통합대장경

022_0484_a_01L
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 제8권
022_0484_a_01L根本說一切有部苾芻尼毘奈耶卷第八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022_0484_a_02L三藏法師義淨奉制譯


3) 일월의(一月衣)학처
022_0484_a_03L一月衣學處第三
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어느 때에 필추들은 여분의 옷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푸른색의 옷을 얻게 되면 곧바로 옷을 만들지 아니하였다. 그러면서 간직하기만 하고 다시 다른 것을 바라면서 ‘만약 이와 비슷한 물건을 얻게 되면 내가 마땅히 옷을 만들리라’고 생각하였다. 푸른색의 옷은 물론이요, 황색ㆍ적색ㆍ백색 및 진한 색과 옅은 색의 옷을 얻으면 또한 모두 모아서 간직했다.
그때에 욕심이 적은 필추들은 싫어하고 천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었다.
“어찌하여 필추가 옷가지들을 많이 간직하기만 하고 모아 둔 것들로 기꺼이 옷을 만들지 않는가?”
필추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이 인연으로 앞에서와 같이 대중들을 모으시고 사실을 물으시고 꾸짖으시며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또 말씀하셨다.
“그 계율을 제정하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설하노라.
022_0484_a_04L爾時薄伽梵在室羅伐城時諸苾芻 多畜長衣有得靑衣不卽作衣但知 擧畜更望餘者若得如是相似之物 我當作衣如靑旣然黃赤白衣及得 厚薄亦皆貯畜時少欲苾芻共生嫌 云何苾芻多畜衣物積而貯畜不 肯作衣苾芻白佛佛以此緣同前集 衆問實訶責廣說乃至制其學處如是說
만약 다시 필추니가 옷 짓기가 이미 끝나고 갈치나의(羯恥那衣)도 다시 내놓았는데 때 아닌 옷[非時衣]을 얻게 되거든 필요하면 받고, 받고 나서는 마땅히 빨리 옷을 만들지니라. 만약 바랄 곳[望處]이 있으면 구하여서 만족하게 하되, 만약 부족하면 한 달 간은 간직할 수 있다. 만약 기한을 넘기면 니살기바일저가(泥薩祇波逸底迦)이니라.”
022_0484_a_13L 若復苾芻尼作衣已竟羯恥那衣復 得非時衣欲須應受受已當疾成 若有望處求令滿足若不足者得 畜經一月若過者泥薩祇波逸底迦
‘필추니’는 이 법 가운데의 필추니를 이르는 말이다.
022_0484_a_17L 苾芻尼者謂此法中尼
‘옷 짓기가 이미 끝나고 갈치나의도 이미 내놓았는데’라는 것에는 네 가지 구(句)가 있으니 자세히 설한 것은 앞에서와 같다.
022_0484_a_18L衣已竟羯恥 那衣已出有四句廣如前說
022_0484_b_01L ‘때 아닌 옷을 얻는다’는 것에서 무엇이 제때이고 무엇이 때 아닌 때인가? 만약 머무르는 곳에서 갈치나의가 베풀어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달 동안이니, 즉 안거가 끝난 8월 16일로부터 9월 15일까지이고, 만약 머무는 곳에서 갈치나의가 베풀어진 사람이라면 다섯 달 동안이니, 즉 8월 16일로부터 1월 15일까지를 ‘제때’라고 하고 나머지는 ‘때 아닌 때’라고 하는 것이다.
022_0484_a_19L言得非 時衣者何者是時何者非時若住處 不張羯恥那衣者一月謂從八月十 六日至九月十五日若住處張羯恥 那衣者五月謂從八月十六日至正 月十五日是名時餘名非時
‘만약 바랄 곳이 있다’는 것은 옷이 부족하여 다시 구하는 것을 말한다.
022_0484_b_02L若有望 處者謂衣少更求
‘한 달 간은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은 부모ㆍ형제ㆍ자매ㆍ스승 등의 처소에 바랄 곳을 둔다는 말이니, ‘마땅히 나에게 옷을 줄 것이다. 5년회(年會)나 6년회나 정계회(頂髻會)나 성년회(盛年會)에서 나는 마땅히 옷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족하다면 좋으나 5의(衣)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한 달 동안에 한하여 얻을 수 있다. 만약 기한을 넘겨 간직하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설한 것과 같다.
022_0484_b_03L得畜一月者謂有 望處於父母兄弟姊妹師主等處當 與我衣若五年會若六年會若頂髻 若盛年會我當得衣若足者善衣隨一不足者得齊一月若過畜者 泥薩祇波逸底迦廣如前說
이 가운데에서 범한 모양과 그 일은 무엇인가?
022_0484_b_08L此中犯 相其事云何
게송으로 거두어 말한다.
022_0484_b_09L 攝頌曰

바랄 곳이 있는 경우와 바랄 곳이 없는 경우와
바랄 곳이 끊어진 경우와 같지 않은 옷과
새 옷과 헌옷과 분소의(糞掃衣)의 여러 가지와
조(條)의 수(數)와 주(肘)의 양(量)이 있다.
022_0484_b_10L有望無望處
望斷不同衣
新故糞掃殊
條數肘量等

만약 필추니가 한 달의 초하룻날에 약간의 푸른색 옷을 얻어서 아직은 옷을 만들지 못하고 간직하되, 바랄 곳이 있어 생각하기를, ‘만약 이와 같은 색의 옷을 얻게 되면 나는 마땅히 옷을 만들리라’고 하였다가 바로 그날에 같은 색의 옷을 얻었다면, 그 필추니는 10일 이내에 옷을 만들어서 마땅히 지니거나 마땅히 버리거나 마땅히 작법(作法)을 해야 한다. 만약 지니지도 아니하고 버리지도 아니하며 작법을 하지도 않고서 11일의 새벽이 된다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022_0484_b_12L 若苾芻尼月一日得少靑色衣未作 而畜有希望處若得如是同色衣時 我當作衣卽於是日得同色衣彼苾 芻尼於十日內作衣應持應捨應作 若不持不捨不作法至十一日明 相出泥薩祇波逸底迦
022_0484_c_01L만약 필추니가 초하룻날에 나머지 옷을 얻지 못하고 2일에야 비로소 옷을 얻고 3일에 옷을 얻으며 내지 10일에 옷을 얻었다면, 그 필추니는 10일 하루 안에 옷을 만들어서 마땅히 지니거나 마땅히 버리거나 마땅히 작법을 해야 한다. 만약 지니지도 아니하며 버리지도 아니하고 작법을 하지도 않고서 11일의 새벽이 된다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만약 다시 필추니가 10일에 나머지의 옷을 얻지 못하며 11일에도 얻지 못하고 12일에도 얻지 못하며, 내지 19일에도 옷을 얻지 못하다가 20일에야 비로소 나머지 옷을 얻었다면 곧 마땅히 앞에서와 같이 작법을 해야 한다. 만약 작법을 하지 않는다면 사타(捨墮)를 범한다.
만약 필추니가 21일에 나머지 옷을 얻지 못하고, 내지 29일이 되도록 나머지 옷을 얻지 못하다가 30일에야 비로소 나머지 옷을 얻었다면 30일 하루 안에 옷을 만들어서 마땅히 지니거나 마땅히 버리거나 마땅히 작법을 해야 한다. 만약 작법을 하지도 아니하였는데 31일의 새벽이 된다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푸른색의 옷을 얻은 경우에는 이미 그러하지만 나머지 색깔의 옷을 얻은 경우에도 일은 모두 이와 같다.
022_0484_b_18L 若苾芻尼一日不得餘衣二日方得 三日得衣乃至十日得衣彼苾芻 尼於十日內作衣應持應捨應作法 若不持不捨不作法至十一日明相 亦泥薩祇波逸底迦若復苾芻尼 十日不得餘衣十一日不得十二日 不得乃至十九日不得衣二十日方 得餘衣卽應如前作法若不作法捨墮若苾芻尼二十一日不得餘衣 乃至二十九日得餘衣三十日內作 應持應捨應作分別若不作法十一日明相出泥薩祇波逸底迦得靑色衣旣爾得餘色衣事皆同此
만약 필추니가 초하룻날에 푸른색의 옷을 얻고서 옷을 만들지 못하고 간직하되 별로 바랄 곳이 없어서 곧 생각하기를, ‘만약 이와 같은 색깔의 옷을 얻게 되면 나는 마땅히 옷을 만들리라’고 하였는데 그날에 같은 종류의 옷을 얻게 된다면, 그 필추니는 10일 안에 옷을 만들어서 마땅히 버리거나 마땅히 작법을 해야 한다. 만약 작법을 하지도 않았는데 11일의 새벽이 된다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만약 초하룻날에 나머지 옷을 얻지 못하고 2일에 옷을 얻은 경우와 내지 30일에 옷을 얻은 경우 ……(이하 자자세한 것은 앞에서 설한 것과 같음)…….
푸른색의 옷을 얻은 경우에는 이미 그러하지만 다른 색깔로 된 옷을 얻은 경우 등도 모두 이와 같다.
022_0484_c_08L 若苾芻尼一日得靑色衣不作而畜 無別望處便作是念若得如是同色 衣者我當作衣卽於是日得同類衣 時苾芻尼於十日內作衣應捨應作 若不作法者至十一日明相出時 泥薩祇波逸底迦若一日不得餘衣 二日得衣乃至三十日得衣廣如前 如得靑色衣旣爾得餘色衣等事 皆同此
만약 필추니가 초하룻날에 푸른색의 옷을 얻어서 옷을 만들지 못하고 간직하되, 바랄 곳이 있기는 하지만 바랄 곳이 너무 멀어서 구하는 바에 맞지 아니하여 힘을 얻을 수가 없거나 혹은 그날에 푸른색의 옷을 얻게 되면 10일 안에 마땅히 옷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같이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30일에야 비로소 다른 색깔의 옷을 얻었다면 일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2_0484_c_17L若苾芻尼一日得靑色衣作而畜有希望處然希望處時節長 不稱所求無力能得或於是日得 靑色衣於十日內應作衣如是廣說 乃至三十日方得餘色衣事同前說
만약 필추니가 초하룻날에 푸른색의 옷을 얻어서 옷을 만들지 못하고 간직하되, 바랄 곳이 있는데 그 바랄 곳에서 비록 아직 옷을 얻지는 않았으나 마음이 단절되지는 않았거나 혹은 그날에 푸른색의 옷을 얻었다면 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다.
022_0484_c_21L 若苾芻尼一日得靑色衣不作而畜 有希望處其所望處雖未得衣心不 斷絕或於是日得靑色衣如前廣說
022_0485_a_01L만약 필추니가 초하룻날에 푸른색의 옷을 얻어서 옷을 만들지 못하고 간직하되, 마음에 바랄 곳이 있는데 만약 바랄 곳이 모두 단절되었다면 그 필추니가 얻은 옷은 10일 안에 마땅히 지니거나 마땅히 버려야 하니 ……(이하 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음)…….
022_0485_a_01L 若苾芻尼一日得靑色衣不作而畜 情有希望若所望處皆斷絕者彼苾 芻尼所得之衣於十日內應持應捨 如前廣說
그때 구수 오파리(鄔波離)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몇 종류의 옷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종류가 있나니 하나는 새것이고, 다른 하나는 헌것이니라. 새것이란 새로 짠 것을 말하고, 헌것이란 일찍이 넉 달 이상을 입었던 것을 말하느니라. 오파리야, 다시 다섯 가지 옷이 있나니 첫째는 유시주의(有施主衣)이며, 둘째는 무시주의(無施主衣)이며, 셋째는 왕환의(往還衣)이며, 넷째는 사인의(死人衣)이며, 다섯째는 분소의(糞掃衣)이니라. 무엇이 유시주의인가? 남자나 여자나 반택가(半擇迦) 등이 그를 위하여 시주한 것을 말하느니라. 무엇이 무시주의인가? 남자나 여자나 반택가 등이 그를 위하여 시주하지 않은 것을 말하느니라. 무엇이 왕환의인가? 죽은 사람이 있는데 권속들이 슬프게 생각하여 옷을 시신 위에 올려놓아서 불태우는 곳까지 실어 갔다가 화장이 끝나면 다시 그 옷을 가지고 돌아와서 승중(僧衆)에 받들어 보시한 것을 말하느니라. 무엇이 사인의인가? 묘지에 있는 죽은 자의 옷으로서 주인이 없어 거두어들인 것을 말하느니라. 무엇이 분소의인가? 다섯 종류가 있으니,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길에 버려진 옷이며, 둘째는 더러운 곳에 있는 옷이며, 셋째는 강가에 버려진 옷이며, 넷째는 개미가 쏠아 구멍 난 옷이며, 다섯째는 해진 옷이니라. 다시 다섯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불에 탄 옷이며, 둘째는 물에 젖은 옷이며, 셋째는 쥐가 갉아먹은 옷이며, 넷째는 소가 씹어 놓은 옷이며, 다섯째는 유모가 버린 옷이니라.
022_0485_a_05L 爾時具壽鄔波離白佛言大德有幾 種衣佛言有二種新謂新 故謂曾經四月著用鄔波離復有 五種衣有施主衣無施主衣 往還衣死人衣糞掃衣云何有 施主衣謂有男女半擇迦爲其施主 云何無施主衣謂無男女半擇迦爲 其施主云何往還衣如有死人眷屬 哀念以衣贈送置於屍上送至燒處焚葬已還持此衣奉施僧衆云何死 人衣於屍林中死者之衣無主攝受 云何糞掃衣此有五種云何爲五 道路棄衣糞掃處衣河邊棄衣 蟻所穿衣破碎衣復有五種 火燒衣水所漬衣鼠嚙衣嚼衣嬭母棄衣
022_0485_b_01L만약 필추니가 새 옷을 얻어서 옷을 짓고자 한다면 마땅히 세탁을 하고 물을 들이며 재단하고 꿰매야 하며, 두 겹으로는 승가지(僧伽胝)1)를 만들며, 두 겹으로는 니사단(尼師但)2) 필추가 앉거나 누울 때 땅에 펴서 몸을 보호하며, 또 와구(臥具) 위에 펴서 와구를 보호하는 네모진 깔개이다.
을 만들며, 한 겹으로는 올달라승가(嗢呾羅僧伽)3)를 만들며, 한 겹으로는 안달바사(安呾婆娑)4)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필추니가 두 겹으로 승가지를 만들 때 만약 덧붙여서 세 번째 겹을 붙인다면 덧붙일 때에 악작죄를 얻으며 11일의 새벽 무렵에는 곧 사타를 범하게 된다.
만약 필추니가 새로 만든 승가지에서 오래된 속감을 떼어내어 그것을 다른 데에 쓰려고 한다면 떼어낼 때에 악작죄를 얻으며, 11일의 새벽에 이르는 때에는 곧 사타를 범하게 된다.
만약 필추니가 새로 만든 승가지에서 그 속을 떼어내어 세탁하고 물들이고 꿰매고 수선해서 다시 본래의 자리에 붙이려고 한다면 범하는 것이 없으나 11일의 새벽에 이를 때까지 붙이는 일을 완료하지 못하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승가지의 경우에는 이미 그러하지만 니사단의 경우에서도 일은 모두 이와 같다.
만약 필추니가 새로 만든 올달라승가가 있는데 두 번째의 겹을 붙인다면 붙일 때 악작죄를 얻으며, 11일의 새벽에 이를 때는 곧 사타를 범하게 된다.
안달바사의 경우도 이와 같다.
만약 필추니가 헌옷을 얻어서 옷을 지으려고 한다면, 마땅히 세탁을 하고 물들이며 재단을 하고 꿰매고 하여 네 겹으로는 승가지를 만들고, 네 겹으로 니사단을 만들며, 두 겹으로는 올달라승가와 안달바사를 만든다.
만약 필추니가 두 겹으로 된 올달라승가와 안달바사에서 다시 덧붙이고자 하여 세 번째의 겹을 붙인다면 붙일 때에 악작죄를 얻으며, 11일의 새벽이 되면 사타죄를 범하게 된다.
만약 필추니가 두 겹으로 된 옷에서 속을 떼어 내고자 하거나, 혹은 속을 붙이거나 붙이지 않는 경우에, 범하는 것이 되는가 안 되는가의 자세한 것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만약 필추니가 유시주의(有施主衣)와 왕환의(往還衣)와 사인의(死人衣)가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새것인가 헌것인가에 따라서 겹의 수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분소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겹의 수를 마음대로 하여도 옷을 짓는데 제한이 없다.
022_0485_a_21L 若苾芻尼得新衣欲作衣者應浣染 裁縫兩重爲僧伽胝兩重爲尼師但 一重爲嗢呾羅僧伽一重安呾婆娑 若苾芻尼二重爲僧伽胝時若欲更 著第三重者帖時得惡作罪至十一 日明相出時便犯捨墮若苾芻尼於 新僧伽胝摘去舊裏擬將別用摘時 得惡作罪至十一日明相出時便犯捨 若苾芻尼於新僧伽胝摘去其裏 浣染縫治還欲安此者無犯至十一 日明相出時不安了者泥薩祇如僧 伽胝旣然於尼師但事皆同此若苾 芻尼有新嗢呾羅僧伽帖第二重時得惡作罪至十一日明相出時便犯 捨墮安呾婆娑亦復如是若苾芻尼 得故衣欲作衣者應浣染裁縫四重 爲僧伽胝四重爲尼師但兩重爲嗢 呾羅僧伽及安呾婆娑若苾芻尼於 二重嗢呾羅僧伽及安呾婆娑若欲 更著第三重者帖時得惡作罪十一 日明相出時犯捨墮罪若苾芻尼於 此重衣若欲摘去或安不安有犯犯廣如上說若苾芻尼有主往還死 人衣准其新故重數應知若糞掃衣 隨意重數作無齊限
022_0485_c_01L그때 구수 오파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승가지에는 몇 종류가 있으며, 조(條)의 수(數)는 어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오파리에게 말씀하셨다.
“아홉 종류의 구별이 있느니라. 무엇이 아홉 가지인가? 9조(條)와 11조와 13조와 15조와 17조와 19조와 21조와 23조와 25조이니라.
오파리야, 처음의 세 가지 가사는 긴 조각 두 개와 짧은 조각 한 개로 하고, 다음의 세 가지 가사는 긴 조각 세 개와 짧은 조각 한 개로 하며, 뒤의 세 가지 가사는 긴 조각 네 개와 짧은 조각 한 개로 하나니, 마땅하게 만들고 마땅하게 지킬지니라. 이것을 넘어서면 곧 잘못된 납의(納衣)가 되느니라.”
022_0485_b_23L 爾時具壽鄔波離白佛言大德僧伽 胝有幾種條數云何佛告鄔波離九種別云何爲九謂九條十一條三條十五條十七條十九條二十一 二十三條二十五條鄔波離初三 種衣二長一短次三種衣三長一短 後三種衣四長一短應作應持過此 已上便成破納
오파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가사의 크고 작음에는 몇 가지 차별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지에는 세 가지 차별이 있나니 상ㆍ중ㆍ하를 말하느니라. 상(上)이란 세로가 3주(肘)5)이고 가로가 5주이며, 하(下)란 세로가 2주 반이고 가로가 4주 반이니라. 이 두 가지의 중간을 중(中)이라 이름한다. 올달라승가와 안달바사의 경우에도 세 종류가 있으니, 상ㆍ중ㆍ하를 말하며 분량은 승가지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오파리야, 다시 두 가지의 안달바사가 있으니 세로가 2주이고 가로가 5주인 것과 세로가 2주이고 가로가 4주인 것이니라. 가장 아래의 안달바사의 경우에는 다만 3륜(輪)을 덮었을 뿐이니, 이것이 소지하는 가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이니라. 니살기의(泥薩祇衣) 같은 경우에 가장 작은 것은 다만 가로 세로를 1주로 제한한 것이니라.”
022_0485_c_08L鄔波離白佛言大德 衣之大小有幾差別佛言僧伽胝有 謂上上者豎三肘撗五肘者豎二肘半撗四肘半二內名中嗢呾羅僧伽及安呾婆娑亦有三種 謂上量如僧伽胝說鄔波離有二種安呾婆娑豎二撗五豎二若極下安呾婆娑但蓋三輪是持 衣中最小若泥薩祇衣最極小者但 齊縱撗一肘
만약 필추니가 사타를 범하면 마땅히 세 가지의 일을 하되 마땅히 위에서 설한 바와 같이 해야 한다. 이 가운데에서 말하지 않은 3의(衣)의 법식과 궐소락가(厥蘇洛迦)6)와 승각기(僧脚崎)7)는 모두 다른 곳에서와 같다.
022_0485_c_17L若苾芻尼犯捨墮應爲 三事應如上說此中略言三衣法式 其厥蘇洛迦及僧腳崎具如餘處

4) 여비친필추완고의(與非親苾蒭浣故衣)학처 ①
022_0485_c_19L與非親苾芻浣故衣學處第四
022_0486_a_01L그때 보살께서는 도사천(都史天)으로부터 내려오시어 겁비라성(劫比羅城)의 정반왕(淨飯王)의 가문에 의탁하여 태어나셨다. 그때에 사방에 큰 명성을 날리고 있던 사람이 말하기를, “석가족에 태자가 탄생하셨으니, 설산 주변의 분염(分鹽) 강 곁에 있는 겁비라(劫比羅) 선인(仙人)이 머무는 곳에 계시다”고 하였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아사다(阿私多)라고 하는 바라문 선인이 있었는데, 점을 잘 치고 관상을 잘 보았다. 왕이 부르니, 관찰하는 수기(授記)를 하되, “두 가지 상서로움이 있으니, 만약 출가를 하지 않고 세속에 있게 되면 전륜왕이 되어 온 천하를 교화하여, 대성주(大聖主)가 되어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여보(女寶)ㆍ주장신보(主藏臣寶)ㆍ주병신보(主兵臣寶)인 일곱 가지 보배를 구족하며, 천 명의 아들이 원만하고 큰 위력을 갖추어 용맹무쌍하여 원수를 항복시키되, 이 대지와 사해의 끝을 다하며 온 천하의 모든 도적들이 없어지며, 또한 혹독한 벌로 세상을 다스리는 일이 없어지고 법으로써 사람들을 다스려 편안하게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출가한다면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아 없애고 바른 신심(信心)으로 집으로부터 집 아닌 데에 이르러 마땅히 불(佛)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가 되셔서 명성이 시방에 가득하며 널리 많은 중생을 구제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때 여러 나라의 대왕들을 모두 석가족에 태자가 탄생하여 설산(雪山)에 있으며, 나아가 널리 중생들을 구제하실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각기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가서 태자를 받들어 모셔서 마땅히 다음에 복록(福祿)을 얻도록 해야겠다.’
또한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나는 태자를 만날 수 있는 인연이 없으니, 만약 정반왕을 받들어 모신다면 곧 태자를 받들어 모시는 일이 될 것이다.’
그때에 여러 나라의 왕들이 모두 사신과 함께 나라의 신표(信標)를 지니고 정반왕에게 나아갔다.
022_0485_c_20L爾時菩薩從睹史天下託生劫比羅 城淨飯王家于時四方有大名稱釋族生太子在雪山邊分鹽河側劫 比羅仙人所住之處去斯不遠有婆 羅門仙人名阿私多善解占相王召 觀察授記有二種瑞若在家者爲轉 輪王化四天下爲大聖主七寶具足 所謂輪寶象寶馬寶珠寶女寶主藏 臣寶主兵臣寶千子圓滿有大威力 勇健無雙能降怨敵盡斯大地窮四 海邊無諸盜賊亦無酷罰以法理人 安隱而住若出家者剃除鬚髮以正 信心從家至非家當得成佛正遍 名聞十方弘濟群品是時所有諸 國大王皆悉聞知釋迦太子生在雪 山乃至弘濟群品各作是念我今宜 往承事太子當於後時受其福祿作是念今我無緣能見太子若我承 事淨飯王者卽爲承事太子身也諸國王咸皆遣使幷持國信至淨飯 王所
뒤에 보살은 깊은 궁궐 안에서 자라서 점차 성장하였는데 늙고 병들고 죽은 것을 본 것으로 말미암아 마음에 근심과 고뇌를 품게 되니, 드디어 숲 속으로 가서 세속의 일을 돌보지 않게 되었다.
여러 나라의 왕들은 이 소식을 듣자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지금 정반왕을 섬기는 까닭은 태자를 섬기기 위함인데 태자는 이미 숲 속으로 가서 출리(出離)를 구하고자 하고 있다. 내가 이제 무엇 때문에 쓸데없이 비용을 낭비할 것인가?’
이에 사신과 여러 국신(國信)을 모두 단절시켰다.
022_0486_a_18L後時菩薩養在深宮年漸長大 由見老病死故心懷憂惱遂往林中 屛棄人事時諸國王聞是事已咸作 斯念我今所以事淨飯王者意事太 而今太子旣往林中情求出離今何事徒爲費損於是使人及諸國 信悉皆斷絕
022_0486_b_01L그때에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승광대왕(勝光大王)은 정반왕의 나라와 가까이 있어서 신물(信物)은 비록 단절시켰으나 사신은 여전히 오가게 하여 때때로 사신을 보내어 서로 문안하였다. 파견된 사신은 이 나라의 대신으로서 이름을 밀호(密護)라고 하였다. 이때 밀호는 정반왕의 처소에 이르러 국사를 논하고 나서 곧 대신인 오타이(隖陀夷)의 집에 머물렀다. 정반왕이 사신을 보내어 승광왕을 문안할 때에는 대신인 오타이를 가게 하였는데, 그럴 때 오타이는 실라벌성에 이르러 승광왕을 뵙고 국사를 논의하고 난 뒤에 밀호의 집에 가서 머물렀다.
밀호에게는 부인이 있어서 이름을 급다(笈多)라고 하였는데,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고는 즐거워하였다. 어느 날 오타이는 급다와 법답지 못한 일을 저질렀다.
이때 밀호는 자기 부인이 오타이와 몰래 정을 통한다는 말을 듣자 곧 생각하기를, ‘이 두 못된 것들을 죽여야겠다’ 하다가 뒤에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만약 그들을 죽인다면 왕성(王城)이 시끄러워져서 크게 놀랄 것이다. 어떻게 이 잘못된 여인 때문에 바라문(婆羅門)을 죽이겠는가?’ 하고는 내버려두고 묻지 않았다. 나중에 밀호가 죽자 승광왕은 그에게 아들이 없었으므로 그의 재산을 거두어들여서 왕의 것으로 만들었다.
오타이는 이 일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저 급다로 하여금 아무 의지할 데 없이 만들 수 있겠는가?’
밤새도록 궁리를 하다가 새벽이 되자 곧 정반왕의 처소로 가서 이렇게 아뢰었다.
“왕께서는 승광왕과 국경이 인접하여 있사온데 이와 같이 온당치 못한 일을 보셨으니 마땅히 사신을 보내시어 그곳에 가서 일을 헤아리셔야 할 것입니다. 만약 문안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재앙을 초래하게 되실 것입니다.”
왕이 곧 그에게 말했다.
“그러하다면 경이 사신이 되어 그곳에 가서 일을 헤아리도록 하시오.”
022_0486_b_01L時憍薩羅國勝光大王 與淨飯王國界鄰近信物雖絕使尚 往還時時遣使相問所遣使人是國 大臣名曰密護是時密護至淨飯王 論國事已便於大臣鄔陁夷舍而 爲停止若淨飯王遣使往問勝光王 便遣大臣鄔陁夷往時鄔陁夷至 室羅伐城見勝光王論王事已於密 護舍而爲停止時密護有婦名曰笈 顏貌端嚴人所樂見是時鄔陁夷 便與笈多共行非法時彼密護聞婦 與鄔陁夷私有交密便作是念此二 惡人當斷其命後更思念我若殺者 擾亂王城爲大驚怖如何爲此罪過 婦女殺婆羅門耶卽便捨而不問於異時密護身死時勝光王以無子 所有資財收入王庫時鄔陁夷聞 斯事已便作是念我今現在如何令 彼笈多無所憑託便於夜中思利害 曉便往詣淨飯王所作如是白與勝光王國界鄰接見有如是不穩 便事應遣使人往彼籌度若不問者 當招禍敗王便報曰若如是者卿當 爲使往彼商量
022_0486_c_01L오타이는 곧 실라벌성으로 가서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대왕을 먼저 만나야 될 것인가, 신하를 먼저 만나야 될 것인가? 하고는 곧 다시, ‘일을 하는 법은 이치가 아래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곧 대신의 처소로 가서 자신의 본의(本意)를 설명하고 말했다.
“내가 왕에게 아뢰어 급다를 취하고자 하니 바라건대 당신께서 나를 도와서 말씀드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신이 듣고 나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오타이는 곧 승광왕의 처소로 가서 함께 국사를 논의하고 그 자리에서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저에게 머물 곳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왕이 말했다.
“경이 그 전에 왔을 때는 어느 곳에서 머물렀소?”
“저는 지난번에는 밀호의 집에 머물렀습니다.”
왕이 말했다.
“이번에도 마땅히 그곳에 마무르는 것이 좋겠소.”
곧 왕에게 말하였다.
“밀호는 죽었습니다.”
왕이 말했다.
“집주인이야 비록 죽었지만 집이야 어찌 죽었겠소?”
오타이가 말했다.
“집은 비록 죽지 않았지만 벌어들이는 수입이 하나도 없습니다.”
왕이 신하에게 명했다.
“머물 곳을 찾아서 오타이를 편안하게 해 주도록 하라.”
신하가 말씀드렸다.
“달리 머물 곳이 없나이다. 그런데 저 사람은 전에 급다와 정을 통하여서 본래의 뜻은 이것을 인연하여 왕께 고하자 함이니 왕께서 이제 이 사람을 거두어들이신다면 이는 곧 정반왕을 거두어들이시는 것입니다.”
이때에 승광왕은 곧 사람을 시켜서 오타이를 오게 하고는 그에게 말했다.
“오타이여, 나는 경이 급다와 더불어 정을 통하였던 것을 참으로 알지 못하였소. 이제 급다를 경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하고 집과 재물도 드리도록 하겠소.”
그러자 오타이는 절을 하여 감사드리고 물러났다.
022_0486_c_01L時鄔陁夷卽便往詣 室羅伐城作如是念我今爲當先見 大王先見臣耶作是念已復更思量 求事之法理從下起卽便往至國大 臣所陳其本意我啓王欲取笈多 幸願仁恩助我言及大臣聞已然可 其事時鄔陁夷卽便往詣勝光王所 共論國事卽白王曰幸願大王賜與 停處王曰卿先曾來何處停止白言 我先停在密護之舍王曰今者宜應 還停彼處便白王曰密護身死王曰 家主雖死宅豈死耶鄔陁夷曰宅雖 不死產業皆無王命臣曰可覓停處 安鄔陁夷臣言更無停處然彼先與 笈多交通本意緣斯欲爲啓白王今 若能攝受此人卽是攝受淨飯王矣 時勝光王卽令使者命鄔陁夷至便 告曰鄔陁夷我實不知卿與笈多先 有交密今以笈多與卿爲婦宅及財 物亦竝相供時鄔陁夷拜謝而去
022_0487_a_01L 한편 급다는 오타이가 그의 집에 온다는 말을 듣고 곧 문 밖으로 나와서 큰 소리로 통곡을 하였다.
오타이가 문에 이르러 급다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우는 것이오?”
급다가 그에게 말했다.
“내가 사랑하던 남편이 죽었는데 당신마저 어찌 또한 나를 버리려는 것입니까?”
오타이가 말했다.
“내가 본래 우리 두 사람을 위하여 이곳에 왔소. 이미 왕께 말씀드려서 당신과 집의 재산을 모두 하사받았으니 당신은 이곳에 있겠소, 겁비라성(劫比羅城)으로 가겠소?”
급다는 스스로 생각했다.
‘내가 만약 겁비라성으로 간다면 바라문의 부인이 나를 살려두지 않을 것이니 그냥 이 집에 사는 것이 좋겠다.’
그리하여 오타이는 두 개의 집을 갖게 되었으니, 하나는 겁비라성에 있었고, 다른 하나는 실라벌성에 있었다.
022_0486_c_20L時笈多聞鄔陁夷來詣其舍卽出當 門大聲啼哭鄔陁夷至門問笈多曰 何意啼泣笈多報曰我之所愛夫主 身亡仁豈於今亦當棄我鄔陁夷曰 我本相爲而來至此已白王訖汝及 家資皆蒙賜與汝爲此住爲向劫比 羅城笈多自念我今若往劫比羅者 婆羅門婦不存我命我今宜應留住 本宅是時鄔陁夷便有兩宅一在劫 比羅一在室羅伐城
그때 보살께서는 6년 동안에 하나도 가진 것이 없이 고행을 닦아 마치시고 곧 마음에 따라 훌륭한 음식을 받고자 하시어 곧 음식물과 여러 소유(蘇油)를 온 몸에 바르시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셨다. 그런 뒤에 곧 승군(勝軍) 마을의 두 소치는 여인의 처소로 가셨으니, 한 사람은 이름을 환희(歡喜)라 하였고, 또 한 사람은 이름을 환희력(歡喜力)이라 하였다. 그곳에서 16배(倍)의 우유죽을 받아 배불리 드시고 나서 다시 선행(善行) 남자의 처소로 가셔서 길상초(吉祥草)를 취하시니, 이때에 흑룡왕(黑龍王)이 찬탄하였다. 보살께서는 보리수(菩提樹) 아래로 가셔서 손으로 풀을 고르게 펴서 어지럽지 않게 하신 뒤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시어 몸을 단정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시고서 마음속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나의 모든 번뇌를 끊고 다하지 못한다면 나는 끝내 이 가부좌를 풀지 않으리라.’
그런데 보살은 아직 가부좌를 풀지 않았는데 미혹이 모두 다 하였다.
022_0487_a_07L 爾時菩薩於六年中一無所有修苦 行已後便隨意欲受上妙飮食卽以 飯食及諸蘇油遍塗身體以暖湯水 而爲沐浴遂便往詣勝軍聚落二牧 牛女所一名歡喜二名歡喜力受十 六倍乳糜飽足食已復詣善行男子 取吉祥草時黑龍王讚歎菩薩向 菩提樹下手自布草不令撩亂加趺 而坐端身正意心念口言若我諸漏 未斷盡者我終不解此加趺坐是時 菩薩未解加趺衆惑皆盡
022_0487_b_01L 그때 세존께서는 36억의 마군을 항복시키시고 나서 모든 지혜를 증득하셨다. 그리고 범왕(梵王)의 청을 받아들이시어 바라닐사(婆羅痆斯)로 가셔서 삼전십이행(三轉十二行)의 법륜을 굴리시어 다섯 필추와 그들을 따르던 다섯 필추니를 제도하셨다. 이어서 백첩림(白氎林) 가운데로 가셔서 60현부(賢部)를 제도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견제(見諦)에 머물게 하셨으며, 또한 승군 마을에 이르시어 두 명의 소치는 여인을 제도하시어 또한 견제에 머물게 하셨으며, 또한 오로빈라(烏盧頻螺)숲 근처에 가시어 천 명의 외도를 제도하시어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게 하셨다. 또한 가야산(伽耶山) 정상에 이르시어 삼신변(三神變)을 나투시어 교화하여서 안온한 열반에 머물게 하셨으며, 또한 장림(杖林)에 이르시어 마갈타[摩揭陀]의 국왕인 빈비사라왕(頻毘娑羅王)으로 하여금 견제에 머물게 하셨으며, 아울러 팔십백천(八十百千)의 여러 하늘 무리와 무량백천의 마갈타국 바라문 등을 제도하셨다.
다음으로는 왕사성(王舍城)에 이르시어 죽림정사(竹林精舍)를 받으시고, 또한 사리불과 목건련에게 출가를 허락하시고 구족계를 주셨다. 다음으로는 실라벌성으로 가시어 서다림(逝多林) 급고독원(級孤獨園)을 받으셨다. 다음으로는 교살라국(憍薩羅國)에 이르시어 『소년경(少年經)』을 설하여서 승광왕으로 하여금 견제를 얻게 하시고 서다림에 머무르셨다.
022_0487_a_18L爾時世尊 降伏三十六億魔軍兵已證一切智 受梵王請往婆羅痆斯三轉十二行 法輪度五苾芻及以隨五苾芻已便行詣白㲲林中度六十賢部令住 見諦又至勝軍聚落度二牧牛女亦 令見諦又至烏盧頻螺林側度千外 道出家近圓又至伽耶山頂現三神變 教化令住安隱涅槃又至杖林令摩 揭陁主頻毘娑羅王住於見諦幷度 八十百千諸來天衆無量百千摩揭 陁國婆羅門等次至王舍城受竹林 精舍亦與身子目連出家近圓次往 室羅伐城受逝多林給孤獨園次至 憍薩羅說少年經令勝光王得見諦 住逝多林
022_0487_c_01L 어느 날 승광왕은 사신을 시켜 정반왕이 있는 곳으로 편지를 보내 이렇게 고하게 하였다.
“대왕이시여, 이제 기뻐하십시오. 태자께서는 이미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증득하셨습니다. 또한 유정으로 하여금 같은 감로를 맛보게 하시면서 지금은 서다림 안에 머무르고 계십니다.”
정반왕은 이 소식을 듣자 손으로 뺨을 괴고 근심하면서 탄식하였다.
“지난날 일체의성(一切義成)8) 태자가 고행할 때에 내가 늘 사람을 보내어 태자의 안부를 묻게 하면 심부름하는 사람이 곧 돌아와서 나에게 머무는 곳을 보고하곤 하더니 요즘에는 사람을 보내어 묻게 해도 끝내 한 사람도 돌아오는 자가 없었는데, 지금 서다림 안에 와 있다고 하니 그 일이 어찌 된 일인가?”
그때에 대신인 오타이가 앞으로 나서서 왕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곧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손으로 뺨을 괴시고 근심하고 계십니까?”
왕이 말했다.
“내가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소? 지난날 일체의성 태자가 고행을 할 때에 내가 항상 사람을 보내어 태자의 안부를 물으면 심부름하는 사람이 곧 돌아와서 나에게 머무르는 곳을 알려주곤 하였소. 그런데 요즈음에는 사람을 보내어 묻게 해도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는 자가 끝내 한 사람도 없었는데 이제 소식이 있어서 말하기를 ‘일체의성 태자가 무상정각을 증득하였으며 또한 유정으로 하여금 같은 감로를 맛보게 하며 서다림으로 왔다 하니 어찌 근심하지 않겠소?”
022_0487_b_10L時勝光王遣使持書往 淨飯王所白言大王王今慶喜太子 已證無上正覺亦令有情同飡甘露 今現住在逝多林中時淨飯王聞此 信已以手支頰懷憂而歎往日一切 義成太子修苦行時我常遣使問其 安不使者尋還報我住處比令使問 竟無一還今者來至逝多林內其事 如何時大臣鄔陁夷前詣王所便白 王曰大王何故以手支頰懷憂而住 王曰我今豈得不懷憂耶往日一切 義成太子修苦行時我常遣使問其 安不使者尋還報我住處比令使問 竟無一還今有信云一切義成太子 證無上正覺亦令有情同飡甘露來 逝多林寧不憂也
오타이는 곧 왕에게 말하였다.
“만약 그러하시다면 청하건대 제가 사신이 되어서 소식을 가지고 갔다가 되돌아오겠습니다.”
왕이 말했다.
“경이 간다 해도 도리어 그곳에 머물러서 또한 돌아오지 않을 것이오.”
오타이가 말했다.
“대왕의 명령을 받들었는데 어찌 감히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정반왕은 스스로 편지를 써서 말했다.
022_0487_c_02L時鄔陁夷卽白王 若如是者臣請爲使持信還歸卿若去者還於彼住亦不歸來陁夷曰奉大王命豈敢不來時淨飯 王自裁書曰

처음에 수태(受胎)한 뒤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길렀노라.
번뇌의 불길이 항상 타올라서
언제나 최승수(最勝樹)를 희구하더니
022_0487_c_06L始從受胎後
長養於世尊
煩惱火恒然
常希最勝樹

이제 이미 부처를 이루어
따르는 무리의 수는 끝없으며
나머지 사람들도 안락함을 받았는데
오직 나만이 아직 고통을 없애지 못하였도다.
022_0487_c_08L今旣得成佛
徒衆數無邊
餘人受安樂
唯吾未除苦

편지를 다 쓰고 도장을 찍고 난 뒤에 오타이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오타이는 왕의 친서를 가지고 실라벌성으로 가서 세존께 올렸다. 세존께서는 편지를 받으시자 곧 스스로 뜯어서 읽으셨다.
오타이가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겁비라성에 가시지 않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오타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대와 함께 가겠소.”
그때에 오타이는 그 전에 태자가 성을 넘어서 출가를 하자 왕이 자주 불렀지만 끝내 나라에 돌아오지 않았던 일을 생각하고 거듭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세존께서 가지 않으신다면 제가 억지로라도 모시고 가겠나이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곧 오타이에게 게송으로 설하셨다.
022_0487_c_09L 書了印訖付鄔陁夷時鄔陁夷持王 勅書往室羅伐奉上世尊世尊受已 便自披讀時鄔陁夷白世尊曰世尊 能向劫比羅城不佛言鄔陁夷我共 汝去時鄔陁夷憶昔太子踰城出家 父王頻召竟不還國重白佛言必若 世尊不肯歸者我今有力强自將去 爾時世尊聞斯語已卽說伽他報鄔 陁夷曰

삶과 죽음에 애착하는 그물을 완전히 제거했다면
이야말로 참으로 데리고 갈 사람이 없는 것
세존의 위력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거늘
그대가 무슨 방편으로 능히 데리고 갈 수 있을까
022_0487_c_18L生死愛網若全除
此卽誠無將導者
世尊威力無處所
汝何方便能將去

삶과 죽음에 애착하는 그물을 완전히 제거했다면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데리고 갈 사람이 없는 것
세존의 경계는 이르지 않는 곳이 없거늘
그대가 무슨 방편으로 능히 데리고 갈 수 있을까
022_0487_c_20L 生死愛網若全除
此卽誠無將導者
世尊境界無處所
汝何方便能將去
022_0488_a_01L
오타이는 세존께서 가타(伽他)를 설하시는 것을 듣고 나서 부처님의 발에 정례(頂禮)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궁으로 돌아가서 부왕께 알려드리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오타이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심부름하는 사람이 된 자는 마땅히 그렇게 해서는 안 되오.”
오타이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의 심부름하는 사람이 된 자는 그 일이 어떠합니까?”
부처님께서 오타이에게 이르셨다.
“무릇 출가를 한 사람이라야 비로소 부처님의 심부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오.”
오타이가 말씀드렸다.
“저는 출가를 하고자 하나이다. 하오나 맹세를 하였기에 돌아가서 정반 대왕께 보고를 해야 하니 저는 우선 떠나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출가하기를 기다렸다가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오.”
오타이가 말씀드렸다.
“좋습니다. 저는 지금 출가하겠나이다.”
그러나 세존께서 보살로 계실 적에 태어나는 곳마다 두 스승과 두 어버이와 여러 존중하는 무리들에게 법답게 하시어 일찍이 거스른 일이 없었기에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말씀에 거스르는 자가 없었다.
그때에 오타이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출가를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오타이에게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고, 그로 하여금 오랫동안 길이 이익을 얻게 하여라.”
사리자가 말씀드렸다.
“알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곧 출가를 시키고 아울러 구족계를 주었으며, 행해야 할 법을 대략 일러주었다.
그때에 오타이는 가르침을 받고 나서 사리자에게 예배드리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드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출가하였나이다.”
022_0487_c_22L 爾時鄔陁夷聞佛世尊說伽他已禮佛足白佛言世尊我欲還宮白父 王知佛告鄔陁夷爲佛使者理不應 鄔陁夷白佛言爲佛使者其事如 佛告鄔陁夷凡出家者方爲佛使 鄔陁夷言我願出家然爲要契事須 還報淨飯大王我今且去佛言待出 家已方報前信鄔陁夷言善哉我今 出家然而世尊爲菩薩時生生之處 於二師二親及尊重類有如法教令曾不違逆由此因緣言無違者時鄔 陁夷白佛言我今出家佛告舍利子 汝與鄔陁夷出家令其長夜永得利 舍利子言如是世尊便與出家幷 受圓具所有行法略竝告知時鄔陁 夷旣受教誡禮舍利子已詣世尊所 禮佛雙足白佛言世尊我已出家
022_0488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떠나가도 좋다. 그러나 잠깐 동안이라도 왕궁에 들어가서는 안 되느니라. 마땅히 그 문에 도달하거든 서서 알리기를, ‘석가의 필추가 지금문 밖에 와 있다’라고 하여 만약 들어오라고 하거든 마땅히 따라 들어가되 그가 ‘또 다른 석가의 필추들이 있습니까?’라고 묻거든 ‘더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만약 묻기를, ‘일체의성 태자께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계십니까?’라고 하거든, ‘또한 이와 같은 형상을 하고 계십니다’라고 할 것이니라. 너는 또한 마땅히 왕궁 안에서 숙박을 하지 말 것이며, 만약 일체의성 태자께서는 왕궁에서 묵으십니까?’라고 하거든, ‘묵지 않으십니다’라고 대답하라. 그가 묻기를, ‘어느 곳에서 머무르십니까?’라고 하거든, ‘아란야나 비하라(毘訶羅)9)에 머무르십니다’라고 대답하여라. 만약 ‘일체의성 태자께서는 오시려고 하십니까?’라고 묻거든, ‘오시려고 하십니다’라고 대답하라. 만약 ‘어느 때에 오시려고 하십니까?’라고 묻거든, ‘7일이 지나서야 이곳에 오시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여라.”
그리하여 오타이는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떠나갔다.
022_0488_a_16L汝今可去然而造次勿入王宮至其門立而告曰釋迦苾芻今至門 若喚入者卽應隨入彼若問言有諸餘釋迦苾芻不答言更有若問 一切義成太子亦作如是形狀耶亦作如是形狀汝亦不應宿王宮 若問一切義成太子宿王宮不不宿何處宿止答言或阿蘭若 或毘訶羅若問一切義成太子欲來 此不答言欲來若言何時欲來答言 過七日後方來至此時鄔陁夷禮佛 而去
022_0488_c_01L 그때 세존께서는 신력(神力)으로 가피를 내리시어 오타이로 하여금 팔을 펴는 잠깐 사이에 겁비라성에 도착하게 하셨다.
오타이는 왕궁의 성문 밖에 서서 문지기에게 알렸다.
“나를 위하여 왕께 고하시오. 석가의 필추가 지금 문 밖에 와 있노라고.”
문지기가 물었다.
“다른 석가의 필추들도 있습니까?”
“더 있습니다.”
문지기가 곧 들어가서 왕에게 고하였다.
“석가의 필추가 문밖에 와 있습니다. 들어오게 할까요?”
왕이 말했다.
“불러들여라. 내가 석가의 필추는 그 형상이 어떠한지 보아야겠다.”
문지기가 인도하여 들어갔다. 왕이 있는 곳에 이르니 왕이 얼굴을 알아보고 오타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 출가를 하였구려.”
오타이가 왕에게 말했다.
“저는 이미 출가를 하였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일체의성 태자도 이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소?”
“대왕이시여, 또한 이 형상과 같으십니다.”
그때에 정반왕은 무시겁(無始劫) 이래의 은애(恩愛)의 정이 두터워 이 말을 듣는 순간 기절하여 땅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였다. 차가운 물을 뿌려서 한참이 지난 뒤에야 소생하여 일어나 오타이에게 물었다.
“일체의성 태자는 이곳에 오려고 하오?”
“오려고 하십니다.”
“어느 때 오려고 하오?”
“7일이 지나 이곳에 오실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 곧 여러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일체의성 태자가 7일이 지나 옛 집에 오려고 하니 경들은 마땅히 성을 꾸미고 도로를 장엄하도록 할 것이며, 궁중의 내인(內人)들도 물 뿌리고 청소를 하게 하라. 태자가 올 것이니라.”
오타이가 말했다.
“세존께서는 왕가(王家)와 내궁(內官) 안에는 머무르지 않으십니다.”
왕이 말했다.
“어느 곳에서 머무르오?”
“아란야나 비하라에 머무르십니다.”
022_0488_b_05L爾時世尊神力加被令鄔陁夷 如伸臂頃卽至劫比羅城立王門外 告守門者曰爲我白王釋迦苾芻今 在門外門人問曰更有諸餘釋迦苾 芻不報言更有門人卽入白王釋迦 苾芻來在門外得令入不王言喚入 我觀釋迦苾芻其狀如何門人引入 旣至王所王識顏狀問言鄔陁夷今出家報言我已出家王便問曰切義成太子亦作如是形狀答言亦同此狀時淨飯王無始劫來恩 愛情重聞是語已卽便悶絕投身躄 以冷水灑良久乃蘇從地起已鄔陁夷曰一切義成太子欲來此不 答言欲來何時欲來過七日已方來 至此時王卽便命諸臣曰一切義成 太子過七日已欲歸故居卿等應可 修飾城隍莊嚴道路宮中內人亦令 灑掃太子欲來鄔陁夷言世尊不住 王家及內宮裏王曰何處居停答曰 或阿蘭若或毘訶羅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말했다.
“경들은 아란야처(阿蘭若處)인 굴로타림(屈路陀林)으로 가서 서다림에 있는 것과 같은 한 주처(住處)를 조성하되 열여섯의 대원(大院)을 두고 하나의 원에는 예순 개의 방을 두도록 하시오.”
이때 여러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들어 곧 아란야처인 굴로타림으로 가서 서다림의 것과 같이 열여섯 채의 큰 집과 집마다 예순 개의 방을 지으니, 대왕의 명령대로 곧 이루어졌다. 여러 천인(天人)들이 마음을 일으키고 일을 준비하여 정력(定力)에 상응하여 뜻과 생각이 모두 이루어졌다. 이 성 안에서는 큰 거리와 골목골목의 모든 더러운 것들이 다 제거되고, 전단향수(栴檀香水)를 곳곳에 뿌렸으며 곳곳에는 모두 기이하고 묘한 향을 공양하였고, 여러 가지 그림들을 내건 당번(幢幡)을 세웠으며, 널리 향과 꽃을 벌여 놓아 참으로 즐길 만하였으니, 마치 제석천에 있는 환희원(歡喜園)과도 같았다. 이때 여러 대중들은 각기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가지고 세존을 고대하며 마음속에 잊지 않고 있었다.
022_0488_c_02L王告諸臣曰等往阿蘭若處屈路陁林同逝多林 造一住處有十六大院院六十房時諸臣奉王命已遂往阿蘭若屈路 陁林同逝多林十六大院院六十房 然大王教令隨言卽成諸勝天人擧 心事辦相應定力意念皆就於此城 中街衢巷陌屛除諸穢以栴檀香水 而遍灑之處處皆有殊妙香供懸衆 繒綵建立幢幡布列香花誠可愛樂 猶如帝釋歡喜之園時諸大衆各懷 渴仰瞻望世尊企想而住
그때 세존께서는 서다림에 계셨는데 대목련에게 명하셨다.
“너는 지금 가서 모든 필추들에게 알리도록 하여라. 여래께서 겁비라성으로 가시고자 하니 만약 여러 구수께서 즐거운 마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는 것을 보고자 한다면 마땅히 가사와 발우를 챙기도록 하시오’라고.”
대목련은 부처님의 명을 받고 나서 필추들에게 알렸다.
“여러 구수여, 세존께서는 겁비라성으로 가시고자 합니다. 만약 여러 구수들께서 즐거운 마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는 것을 보고자 하신다면 마땅히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 세존을 따르도록 하십시오.”
022_0488_c_13L 爾時世尊在逝多林命大目連曰今宜往告諸苾芻如來欲向劫比羅 若諸具壽情樂欲見父子相遇者 應持衣鉢時大目連受佛教已告諸 苾芻曰諸具壽世尊欲向劫比羅城 若諸具壽情樂欲見父子相遇者持衣鉢隨從世尊
022_0489_a_01L필추들은 알리는 말을 받들고 나서 모두 와서 부처님을 뒤따랐다. 그때 세존께서는 스스로 조복(調伏)시키신 까닭에 조복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적정(寂靜)하신 까닭에 적정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해탈하신 까닭에 해탈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안온(安隱)하신 까닭에 안온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선순(善順)하신 까닭에 선순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욕심을 떠나신 까닭에 이욕(離欲)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아라한이신 까닭에 아라한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단엄(端嚴)하신 까닭에 단엄함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전단(旃檀)의 숲과 같으신 까닭에 전단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코끼리왕과 같으신 까닭에 코끼리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사자왕과 같으신 까닭에 사자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대우왕(大牛王)과 같으신 까닭에 여러 소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기러기왕과 같으신 까닭에 여러 기러기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묘시왕(妙翅王)과 같으신 까닭에 묘시조(妙翅鳥)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바라문과 같으신 까닭에 학도(學徒)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훌륭한 의사와 같으신 까닭에 병자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대군(大軍)의 장군과 같으신 까닭에 병사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와 같으신 까닭에 행인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상주(商主)와 같으신 까닭에 상인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대장자(大長者)와 같으신 까닭에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국왕과 같으신 까닭에 대신들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밝은 달과 같으신 까닭에 많은 별들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해와 같으신 까닭에 천(千)의 빛에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지국천왕(持國天王)과 같으신 까닭에 건달바(乾闥婆)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증장천왕(增長天王)과 같으신 까닭에 구반다(鳩槃茶)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추목천왕(醜目天王)과 같으신 까닭에 용(龍)의 무리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다문천왕(多聞天王)과 같으신 까닭에 약차(藥叉) 무리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정묘왕(淨妙王)과 같으신 까닭에 아소라(阿蘇羅) 무리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제석천(帝釋天)과 같으신 까닭에 삼십삼천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범천왕(梵天王)과 같으신 까닭에 범천의 무리에게 둘러싸이셨으며, 스스로 큰 바다가 고요한[湛然] 것과 같으신 까닭에 편안히 머무르셨으며, 마치 큰 구름이 많이 모여서 널리 드리운 것과 같으셨으며, 마치 코끼리의 새끼가 취하여 날뛰는 것을 그친 것과 같으셨으니, 모든 감관을 조복시키시고 위의가 고요하시어 32상(相)으로 꾸미시고 80종호(種好)로 몸을 장엄하셨으며, 1심(尋)의 원광(圓光)이 천 개의 해보다 더 밝게 비추며, 편안한 모습으로 천천히 나아가시는 모습은 보산(寶山)을 옮기는 모양과 같으셨으며, 시방의 4무소의(無所畏)와 대비(犬悲)와 3념주(念住)와 무량공덕이 모두가 원만하였다.
022_0488_c_20L時諸苾芻旣承告 俱來從佛爾時世尊自調伏故調 伏圍繞自寂靜故寂靜圍繞解脫解 脫圍繞安隱安隱圍繞善順善順圍 離欲離欲圍繞阿羅漢阿羅漢圍 端嚴端嚴圍繞如旃檀林栴檀圍 猶如象王象子圍繞如師子王師 子圍繞如大牛王諸牛圍繞猶如鵝 王諸鵝圍繞如妙翅王妙翅鳥圍繞 如婆羅門學徒圍繞猶如大醫病者 圍繞如大軍將兵衆圍繞猶如導師 行旅圍繞猶如商主商客圍繞如大 長者人衆圍繞如諸國王大臣圍繞 猶如明月衆星圍繞猶如日輪千光 圍繞如持國天王乾闥婆圍繞如增 長天王鳩槃荼圍繞如醜目天王龍 衆圍繞如多聞天王藥叉衆圍繞淨妙王阿蘇羅衆圍繞猶如帝釋三十 三天圍繞如梵天王梵衆圍繞猶如 大海湛然安住猶如大雲靉靆垂布 猶如象子屛息狂醉調伏諸根威儀 寂靜三十二相而爲莊飾八十種好 以自嚴身圓光一尋朗逾千日安步 徐進如移寶山十力四無畏大悲三 念住無量功德皆悉圓滿
022_0489_b_01L여러 대성문으로서 존자 아신야교진여(阿愼若憍陳如)와 존자 고승(高勝)과 존자 바슬파(婆瑟波)와 존자 대명(大名)과 존자 무멸(無滅)과 존자 사리자(舍利子)와 존자 대목련(大目連)과 존자 가섭파(迦攝波)와 존자 명칭(名稱)과 존자 원만(圓滿) 등의 여러 대성문과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겁비라성으로 향하여 점차로 행하여 로희다하(盧呬多河)에 이르렀다. 이때에 필추들은 혹은 손과 발을 씻기도 하며, 혹은 양치하는 나무를 씹기도 하며, 혹은 깨끗한 물을 담기도 하며, 혹은 목욕을 하기도 하였다.
이때 겁비라성의 사람들은 일체의성 태자가 지금 막 도착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앞 다투어 달려서 굴로타(屈路陀)숲으로 갔다. 그때 정반왕은 넓은 곳에 상과 좌석을 설치하고서 태자를 기다렸다.
022_0489_a_21L諸大聲聞 尊者阿愼若憍陳如尊者高勝尊者 婆瑟波尊者大名尊者無滅尊者舍 利子尊者大目連尊者迦攝波尊者 名稱尊者圓滿等諸大聲聞及餘人 衆往劫比羅漸次而行至盧呬多河 時諸苾芻或有洗濯手足或嚼齒木 或濾淨水或時澡浴是時劫比羅城 所有人衆聞一切義成太子今欲來 皆大歡喜競共奔走往屈路陁林 時淨飯王於寬廣處敷設牀座以待 太子
무량백천의 대중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으니 혹은 선세(先世)의 선근이 있어 서로가 경각(警覺)시켜 주기도 하였고, 혹은 마음에 기쁘고 즐거운 생각을 내어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예를 갖출 것인가, 아들이 아버지에게 예를 갖출 것인
가?’
불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만약 발로 걸어서 성안으로 들어간다면 여러 석가족의 사람들은 각자가 업신여기는 생각을 일으켜 믿지 않는 마음을 내고 이렇게 의논할 것이다. ≺일체의성 태자는 큰 잘못을 하였다. 옛날에 떠나던 날에는 백천(百千)의 천중(天衆)이 허공으로부터 뒤를 따라가 겁비라성에서 둘러싸고 갔는데 오늘 무상(無上)의 묘지(妙智)를 획득하였거늘 발로 걸어서 돌아오다니≻라고.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업신여기는 마음을 쉬게 만들고자 나는 이제 마땅히 신통변화로써 겁비라성에 들어가도록 해야겠구나.’
그때 세존께서는 마음에 생각하신 대로 삼매에 드셨다. 이미 정(定)에 드시자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으셨고 여러 제자와 함께 허공으로 날아오르시니, 마치 보름달이 함께 둘러싸고 있는 것과 같으셨으며, 또한 큰 기러기왕이 날개를 펼치고 가는 것과 같으셨으니, 행주좌와(行住坐臥)의 네 위의 가운데에 널리 신통변화를 나투셨다.
022_0489_b_09L是時乃有無量百千大衆雲集 或有先世善根共相警覺或有情生 喜樂作如是念爲父禮子爲子拜父 時佛世尊便作是念我若足步入 城中者諸釋迦子各起慢情共生不 作如是議一切義成太子大有所 昔時去日百千天衆隨從空中劫比羅城圍繞而去今者獲得無上 妙智便乃足步而還欲令諸人息輕 慢心故我今應以神變入劫比羅城 爾時世尊隨心所念入三摩地旣入 定已於座不現共諸苾芻踊在虛空 猶如滿月共相圍繞亦如鵝王舒翼 而往行住坐臥四威儀中廣現神變
022_0489_c_01L그때 세존께서는 먼저 동쪽에서 화광정(火光定)에 드시어 갖가지 불꽃으로 청(靑)ㆍ황(黃)ㆍ적(赤)ㆍ백(白)ㆍ홍(紅)의 파지(頗胝:수정) 색깔을 나투셨으며, 혹은 신통변화를 나투시어 몸 위로는 물을 나오게 하고 몸 아래로는 불을 나오게 하시며, 몸 위로는 불이 나오게 하고 몸 아래로는 물이 나오게 하셨다.
동쪽에서 이미 이와 같이 하시고, 남쪽ㆍ서쪽ㆍ북쪽에서도 이와 같이 하셨다.
다음으로는 신통을 거두어서 허공 가운데에서 7다라수(多羅樹)의 높이로 오르시니 필추들은 다만 6다라수의 높이였다. 세존께서 6이 되면 필추는 5가 되고, 부처님께서 5가 되면 대중은 4가 되고, 부처님께서 4가 되면 대중은 3이 되고, 부처님께서 3이 되면 대중은 2가 되고, 부처님께서 2가 되면 대중은 1이 되고, 부처님께서 1이 되면 대중은 여섯 사람의 키와 같게 되었으며, 부처님께서 여섯 사람의 키와 같게 되면 대중은 5가 되고, 부처님께서 5가 되면 대중은 4가 되고, 부처님께서 3이 되면 대중은 2가 되고, 부처님께서 2가 되면 대중은 1이 되고, 부처님께서 1이 되면 대중은 곧 땅에 머물렀다. 세존께서는 땅을 떠나시어 한 사람의 키를 넘는 높이로 허공을 다니시며, 아울러 무량백천 구지(俱胝)10) 인간과 천상의 대중에게 둘러싸이셔서 겁비라성에 도착하셨다.
그때에 정반왕은 부처님을 뵙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대고 두 손을 내밀어 손바닥으로 부처님의 발을 받들어 올려 예배드리고 게송을 설하였다.
022_0489_b_22L 爾時世尊先於東方入火光定現種 種焰靑黃赤白紅頗胝色或現神變 身上出水身下出火身上出火身下 出水如東方旣然南西北方亦復如 次攝神通於虛空中高七多羅樹 時諸苾芻但高六樹世尊高六苾芻 高五佛五衆四佛四衆三佛三衆二 佛二衆一佛一衆與六人等佛六衆 佛五衆四佛四衆三佛三衆二二衆一佛一衆便居地世尊去地高 踰一人行空而去幷與無量百千俱 胝人天大衆圍繞而去至劫比羅城 時淨飯王旣見佛已頭面禮足說伽 他曰

부처님께서 처음에 태어나 대지가 진동했을 때와
섬부(贍部)나무의 그림자가 부처님의 몸을 떠나지 않았을 때였도다.
이제 세 번째로 부처님의 원만한 지혜에 예배드리오니
마군과 원수를 항복시키시고 정각(正覺)을 이루셨도다.
022_0489_c_13L佛初生時大地動
贍部樹影不離身
今是第三禮圓智
降伏魔怨成正覺
022_0490_a_01L
여러 석가족과 나머지 대중들은 정반왕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는 것을 보자 마음으로 참지 못하여 함께 큰소리로 말했다.
‘어찌하여 존귀하신 아버지께서 아들의 발에 예배를 드리십니까?”
정반왕은 모든 석가족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그와 같이 말해서는 안 된다. 당시에 보살께서 처음 태어나신 날에는 대지가 진동하였으며 큰 광명을 놓아 세계를 두루 비추었으니 그 빛이 찬란하여 삼십삼천을 지났고, 세계의 중간에 있는 어두운 곳으로서 해와 달의 광명이 미치지 않는 곳에도 그때를 당하여서는 모두가 그 빛을 받았으며, 그곳에 오랫동안 살고 있던 유정(有情)들도 광명을 받아서 서로 볼 수 있었으니 서로가 말하기를, ‘당신들 유정이 또한 이곳에 살고 있었구나’라고 했다. 그때 내가 그 보기드믄 일을 보고 나서 곧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렸느니라.
또한 보살께서 일찍이 밭 가운데로 가셔서 여러 가지 농사짓는 것을 관찰하시고 섬부나무 그늘에서 결가부좌로 앉으시어 욕계(欲界)의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不善法]을 멀리 여의시고 거친 사유와 미세한 사유가 남아 있는 희락정(喜樂定)을 얻으셔서 초정려(初靜慮)에 들어가셨다. 이미 정오가 지나서 다른 여러 나무들의 그림자는 모두 동쪽으로 옮겨갔으나 오직 섬부나무의 그늘만은 홀로 옮겨가지 아니하고 보살의 몸에 그늘을 드리웠던 것이니라. 그때 나는 그 희유한 일을 보고 나서 다시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렸던 것이니 이것이 두 번째로 세존의 발에 예배를 드렸던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필추 대중 가운데에서 여러 대중들과 자리에 나아가시어 앉으셨다. 정반왕은 다시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얼굴을 마주하고 앉았다. 이것이 네 번째로 세존의 발에 예배드린 일이었다.
022_0489_c_15L 時諸釋迦及餘大衆見淨飯王禮佛 足已情生不忍共相唱言云何尊父 禮子之足時淨飯王告諸釋子釋女 汝等不應作如是語當時菩薩初 生之日大地震動放大光明普照世 其色晃曜過於三十三天於世界 中閒黑闇之處日月威光之所不及 當爾之時竝蒙光曜彼處所有舊住 有情蒙光曜已互得相見共作是語 仁等有情亦居此處爾時我見希有 事已便禮佛足又復菩薩曾往田中 觀諸產業於贍部樹影結加而坐離欲界惡不善法有尋有伺得喜樂 定入初靜慮日已過午其餘諸樹影 悉東移唯贍部樹陰而獨不移轉覆蔭菩薩身爾時我見希有事已復 禮佛足此是第二禮世尊足爾時世 尊於苾芻衆中及諸大衆就座而坐 時淨飯王復禮佛足對面而坐此是 第四禮世尊足
한편 여러 석가족 사람들은 굴로타숲의 훌륭하고 묘한 곳에서 훌륭한 자리와 좋은 공양을 차려놓고서 세존과 여러 필추 대중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그 숲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시어 대중 가운데에 마련되어 있는 자리로 나아가 앉으셨다. 그때에 정반왕은 곧 갖가지 온 세상의 미묘하고 훌륭한 공양으로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드렸다.
정반왕은 백반왕(白飯王)ㆍ곡반왕(斛販王)ㆍ감로반왕(甘露飯王)과 나머지 그곳에 온 백천의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사람들 중에는 합장만 하는 사람도 있었고, 혹은 멀리서 세존께서 묵묵히 앉아 계시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정반왕은 곧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022_0490_a_12L時諸釋迦於屈路陁 林中殊妙之處敷設勝座幷上供養 以待世尊及苾芻衆爾時世尊詣彼 林所於大衆中就座而坐時淨飯王 卽以種種盡世微妙殊勝供養供佛 僧已時淨飯王白飯王斛飯王甘露 飯王及餘百千諸來大衆禮佛足已 在一面坐或有諸人但爲合掌復有 諸人遙望世尊默然而坐時淨飯王 卽以伽他而問佛曰

부처님께서 예전에 왕궁에 계실 때에는
나가실 적에 코끼리나 말이 끄는 수레를 타셨거늘
어찌하여 두 발로
가시밭 가운데를 돌아다니십니까?
022_0490_a_21L佛昔在王宮
出乘象馬輿
云何以雙足
遊於棘刺中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022_0490_a_23L 世尊報曰
022_0490_b_01L
나는 신족통(神足通)으로
자유자재로 허공을 타고 날아다니니
온 대지를 두루 다니더라도
번뇌의 가시에 다치는 일이 없습니다.
022_0490_b_01L我以神足通
自在乘空去
周行大地盡
煩惱刺無傷

왕이 다시 여쭈었다.
022_0490_b_03L 王復問曰
예전에는 아주 좋은 옷을 입으시고
얼굴빛도 많은 광채가 났었거늘
지금은 거칠고 해진 옷을 입으셨으니
어떻게 견디실 수 있겠나이까?
022_0490_b_04L昔衣上妙服
容色多光彩
今著麤弊衣
如何得堪忍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022_0490_b_06L 世尊報曰

부끄러움은 최상의 옷이니
매우 단정하고 엄숙합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환희심을 내게 하나니,
고요히 숲이나 들에 머무릅니다.
022_0490_b_07L慚愧爲上服
披著甚端嚴
見者起歡心
寂靜居林野

왕이 다시 여쭈었다.
022_0490_b_09L 王復問曰

예전에는 기름진 쌀로 지은 밥을 드시고
훌륭한 금으로 만든 쟁반에 먹을 것이 풍성하였거늘
구걸을 하여 손수 거친 음식을 드시니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겠나이까?
022_0490_b_10L昔飡香稻飯
盛以妙金槃
乞丐噉麤疏
云何得充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022_0490_b_12L 世尊報曰

저는 미묘한 법을 먹으니,
맛은 정(定)과 상응합니다.
음식을 탐하는 마음을 깨끗이 물리치고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받을 뿐입니다.
022_0490_b_13L我飡微妙法
味與定相應
蠲除飮食貪
愍物故哀受

왕이 다시 여쭈었다.
022_0490_b_15L 王復問曰

예전에는 훌륭한 누각과 집에 오르시어
시절 따라 스스로 편안하셨거늘
지금은 숲 속에 계시니
어찌 두렵지 않으십니까?
022_0490_b_16L昔昇妙樓殿
隨時以自安
比在山林中
云何不驚怖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022_0490_b_18L 世尊報曰

저는 두려움의 근본을 끊었고
번뇌를 모두 깨끗이 제거했으니
비록 숲이나 들에 머물지라도
모든 근심과 두려움이 영원히 끊겼습니다.
022_0490_b_19L 我斷怖根本
煩惱悉蠲除
雖處林野中
永絕諸憂懼

왕이 다시 여쭈었다.
022_0490_b_21L 王復問曰

예전에는 왕궁 안에 계시어
향내 나는 물을 끓여서 목욕을 하셨거늘
이제 숲과 들판 가운데에 머무르시니
모니께서는 무엇으로 목욕을 하시나이까?
022_0490_b_22L昔在王宮內
沐浴以香湯
比居林野中
牟尼以何浴
022_0490_c_01L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022_0490_c_01L 世尊報曰

법(法)의 연못은 공덕수(功德水)로 가득 차 있어서
청정한 사람을 기쁘게 하나니
지혜로운 이는 그 가운데에서 목욕을 하여
모든 번뇌의 때를 영원히 끊어버립니다.
022_0490_c_02L法池功德水
淸淨人所歎
智者浴於中
永絕諸塵垢

왕이 다시 여쭈었다.
022_0490_c_04L 王復問曰

예전에는 왕궁에 계시어
금으로 만든 병으로 물을 뿌리면서 목욕하셨거늘
지금은 강이나 못이 있는 곳에 계시니
어떤 그릇으로 몸에 물을 뿌리시나이까?
022_0490_c_05L昔日在王宮
金甁灌水浴
比在江池處
何器以澆身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022_0490_c_07L 世尊報曰

저는 청정한 계율의 물로 목욕을 하고
묘법(妙法)의 그릇으로 물을 뿌립니다.
지혜로운 이는 모두 흠모하여 찬탄하니
능히 몸과 마음의 때를 깨끗하게 합니다.
022_0490_c_08L我浴淨戒水
灌以妙法器
智者共欽讚
能淨身心垢

그때 세존께서는 묘한 게송으로 정반왕에게 대답하시고 나서 다음으로는 대중들의 하고자 하는 생각[意樂]과 번뇌[隨眠]와 계성(界性)의 차별을 관하시고 그들의 근기에 맞게 법을 설하셨다.
그 법을 들은 사람들, 이를테면 백반왕(白飯王)ㆍ곡반왕(斛飯王)ㆍ감로반왕(甘露飯王)과 나머지 그곳에 왔던 백천의 대중들은 함께 묘법(妙法)을 듣고 예류과(預流果)를 얻으며, 혹은 일래과(一來果)를 얻기도 하였으며, 혹은 불환과(不還果)를 얻기도 하였으며, 혹은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기도 하였으며, 혹은 독각보리심(獨覺菩提心)을 발하기도 하였으며, 혹은 무상(無上)의 보리심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나머지 모든 대중들 모두를 삼보에 귀의하게 하여 바른 믿음 가운데에 머무르게 하였다.
그러나 정반왕은 너무나 기쁨에 사로잡혀 있었던 까닭에 미처 견제(見諦)를 얻지 못하였다. 정반왕과 여러 대중들은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공경스럽게 물러났는데 그 정반왕은 밤중에 이렇게 생각했다.
‘오직 하나뿐인 내 아들만이 이러한 위덕을 갖추었으니 그에 미칠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022_0490_c_10L 爾時世尊以妙伽他答淨飯王已觀大衆意樂隨眠界性差別稱彼根 機而爲說法其聽法者所謂白飯王 斛飯王甘露飯王及餘百千諸來大 同聞妙法得預流果或得一來果 或得不還果或有出家斷諸煩惱證 阿羅漢果或發獨覺菩提心或有發 趣無上菩提心自餘諸衆皆令歸依 三寶住正信中時淨飯王由極歡喜 故未得見諦淨飯王及諸大衆禮佛 足已恭敬而去其淨飯王便於夜中 作如是念唯我一子有此威德餘無 及者
022_0491_a_01L그때 세존께서는 정반왕의 생각을 아시고 종친(宗親)이라는 교만심을 항복시키려고 새벽이 되자 대목련에게 명하였다.
‘너는 부왕을 불쌍하게 여겨 관찰하도록 하여라.”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곧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정반왕의 처소로 갔다. 왕은 존자를 보자 곧 큰소리로 ‘어서 오십시오’라고 말하고는 받들어 맞아들여서 자리로 나아갔다.
이때 목련은 곧 생각한 대로 삼매[三摩地]에 들었다. 곧 정(定)에 들자 몸을 자리에서 숨기고 뛰어올라 허공에 몸을 나타냈다. 먼저 동쪽에서 대신통 변화를 나투어 화광정(火光定)에 들어서 갖가지 불꽃을 나타내니 청ㆍ황ㆍ적ㆍ백ㆍ홍색의 수정[頗貾迦] 색깔이었다. 몸 위로는 물을 나오게 하고 몸 아래로는 불을 나오게 하였으며, 또 몸 위로는 불을 나오게 하고 몸 아래로는 물을 나오게 하였다. 남쪽ㆍ서쪽ㆍ북쪽에서도 그와 같이 하였다. 다음으로는 신통을 거두고 본래의 자리에 몸을 나타내었다.
정반왕은 대목련에게 말하였다.
“세존의 제자들께서는 이와 같은 대위덕(大威德)을 갖추심이 존자와 같으십니까?”
대목련은 곧 부왕을 위하여 게송으로 설하였다.
022_0490_c_23L爾時世尊知淨飯王心念欲令 降伏宗親慢故至天曉已命大目連 汝當觀察愍念父王目連白佛言 唯然世尊卽持衣鉢詣淨飯王所見尊者便唱善來奉迎就座是時目 連卽如所念入三摩地旣入定已隱 身於座踊現空中先於東方現大神 變入火光定現種種焰靑黃赤白紅 色頗胝迦色身上出水身下出火上出火身下出水於南西北方亦復 如是次攝神通現於本座時淨飯 王白大目連曰世尊弟子更有如是 具大威德如尊者不時大目連卽爲 父王說伽他曰

모니(牟尼)의 여러 제자들은
모두가 대위덕을 갖추었으니
3명(明)과 6통(通)을
구족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022_0491_a_13L牟尼諸弟子
皆有大威德
三明及六通
無不具足者
022_0491_b_01L
그때에 정반왕은 곧 생각하기를, ‘오직 나의 아들만이 대위덕을 가진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가지고 있었구나. 이와 같은 필추도 대신력(大神力)을 갖추고 있구나’ 하고는 전에 일어났던 교만한 마음이 곧 없어졌다.
왕은 다시 생각하기를 ‘이번에 세존께서는 오직 사람들만이 공양을 올렸을 뿐 여러 천(天)들은 보이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대목련은 왕의 생각을 알고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저는 이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겠습니다.”
“뜻대로 하십시오.”
그때에 정반왕도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세존께서는 부왕의 생각을 아시고 곧 굴로타숲을 모두 소파지가(蘇頗胝迦)로 변하게 하셨다.
왕이 동쪽 문으로 들어가려 하자 문지기가 말했다.
“대왕께서는 들어가지 마십시오.”
왕이 말했다.
“무슨 까닭이냐?”
“부처님께서는 지금 오로지 여러 천(天)들만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계십니다.”
022_0491_a_15L 時淨飯王便作是念非唯我子有大 威德於餘亦有如是苾芻具大神力 前起慢心卽便除斷時王復念今者 世尊唯人供養不見諸天大目連知 王念已白言大王我今還欲往世尊 白言隨意時淨飯王亦詣佛所時世尊知父王念卽於屈路陁林悉 皆化作蘇頗胝迦王欲東門入門人報 大王勿入王曰何意門人報曰今純爲諸天說法
왕이 문지기에게 물었다.
“현수(賢首)여,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대왕이시여, 나는 동방의 지국천왕(持國天王)입니다.”
곧 남쪽 문으로 가서 세존을 뵈려고 하니 문지기가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들어가지 마십시오.”
왕이 물었다.
“무슨 까닭이냐?”
“부처님께서는 지금 오로지 여러 천들만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계십니다.”
왕이 문지기에게 물었다.
“현수여, 당신은 누구인가?”
“나는 남방의 증장천왕(增長天王)입니다.”
곧 서쪽 문으로 가서 세존을 뵈려고 하니 문지기가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들어가지 마십시오.”
왕이 물었다.
“무슨 까닭이냐?”
“부처님께서는 지금 오로지 여러 천들만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계십니다.”
왕이 문지기에게 물었다.
“현수여, 당신은 누구인가?”
“나는 서방의 광목천왕(廣目天王)입니다.”
곧 북쪽 문으로 가서 세존을 뵈려고 하니 문지기가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들어가지 마십시오.”
왕이 물었다.
“무슨 까닭이냐?”
“부처님께서는 지금 오로지 여러 천들만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계십니다.”
왕이 문지기에게 물었다.
“현수여, 당신은 누구인가?”
“나는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신력(神力)으로써 정반왕에게 가피를 내리시어 문 밖에서 불세존께서 여러 하늘의 무리들에게 미묘한 법을 설하시는 것을 보게 하셨다. 왕은 그것을 보자 곧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불세존께서는 사람들의 공양을 받으실 뿐만 아니라, 또한 여러 천(天)들도 와서 친히 받들어 봉양을 하는구나.’
정반왕으로 하여금 자랑하고 업신여기는 마음을 쉬게 하시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신통변화를 거두어들이셨다.
022_0491_b_02L王問門人曰賢首 汝是何人門人答曰大王我是東方 持國天王便往南門欲見世尊門人 白言大王勿入王問何意門人報曰 佛今純爲諸天說法王問門人曰汝是何人答曰我是南方增長天 便往西門欲見世尊門人白言勿入王問何意門人報曰佛今純 爲諸天說法王問門人曰賢首汝是 何人門人答曰我是西方廣目天王 便往北門欲見世尊門人白言大王 勿入王問何意門人報曰佛今純爲 諸天說法王問門人曰賢首汝是何 門人答曰我是北方多聞天王時世尊便以神力加被淨飯王令於 門外見佛世尊與諸天衆說微妙法 時王見已便作是念今佛世尊非唯 人衆之所供養亦爲諸天而來親奉 令淨飯王慢心息已便攝神變
022_0491_c_01L 그러자 대목련은 정반왕을 인도하여 안으로 들여서 세존을 뵙게 하였다. 정반왕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정반왕과 정반왕을 따라온 여러 대중들의 의요(意樂)와 수면(隨眠)과 계성(界性)의 차별을 따라서 근기에 맞게 법을 설하시어 정반왕으로 하여금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스무 가지 신견(身見)11)의 높은 산을 쳐서 무너뜨리고 예류과를 얻게 하셨다.
정반왕은 이미 예류과를 얻고 나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증득한 것은 고조(高祖)께서 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부모님께서 해 주실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왕이나 천(天)이나 사문ㆍ바라문이나 여러 종친(宗親)들이 능히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옵니다. 저는 세존 선지식(善知識)께 의지한 까닭에 비로소 이 일을 얻었나이다. 나락가[㮈落迦:지옥]와 방생(傍生:축생)과 아귀(餓鬼)의 3악도(惡道)에서 벗어나 인간과 하늘에 편안히 놓이게 되었사오니 능히 미래의 생사의 끝을 다하고, 젖과 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다를 마르게 하고, 백골로 이루어진 높은 산을 뛰어넘어 무시이래로 일찍이 쌓아온 신견(身見)의 집을 이제 모두 제거해 버리고 이러한 묘과(妙果)를 증득하였나이다.
대덕이시여, 생사의 물결에서 제가 이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사오니 저는 이제 불보ㆍ법보ㆍ승보에 귀의하여 우바새[鄔波索迦]가 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살피소서. 저는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중생의 목숨을 끊지 않을 것이오며 나아가 술을 절대 마시지 않겠나이다. 세존의 다섯 가지를 공경히 받겠나이다.”
022_0491_b_20L時大 目連引淨飯王入見世尊旣至佛所 禮佛足已在一面坐爾時世尊隨淨 飯王及餘諸衆意樂隨眠界性差別 隨機說法令淨飯王以智金剛杵摧 破二十身見高山得預流果旣證果 已白佛言世尊我今所證非高祖所 亦非父母所作非王非天非沙門 婆羅門非諸宗親之所能作我依世 尊善知識故方獲斯事於柰落迦餓鬼三惡道中拔濟令出安置人 能盡未來生死邊際乾竭乳血巨 越度白骨大山無始已來曾所積 集身見窟宅今竝除棄證斯妙果於生死流我今得出我今歸依佛 法僧寶爲鄔波索迦唯願世尊慈悲 鑑察我從今日乃至盡形不斷有情 命乃至不飮諸酒頂受世尊五支學
022_0492_a_01L정반왕은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나서 곧 백반왕의 처소로 가서 그에게 말했다.
“아우는 이제 왕위를 받으라.”
그가 곧 말했다.
“무슨 까닭이십니까?”
왕이 말했다.
“나는 이제 견제(見諦)를 얻었으니 왕이 될 수가 없다.”
“언제 얻으셨습니까?”
“오늘이다.”
그가 곧 왕에게 말했다.
“저는 세존께서 처음 오시던 날에 이미 견제를 얻었습니다.”
다음으로 곡반왕에게 갔고, 뒤에는 감로반왕의 처소로 가서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였으나 그들은 모두가 스스로 말하였다.
“저는 이미 견제를 얻었습니다.”
정반왕이 말했다.
“만약 그러하다면 나는 이제 누구의 정수리에 물을 뿌려 왕위를 받게 할 것인가?”
그가 곧 말했다.
“석가족의 동자로서 현선(賢善)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왕위를 이을 만합니다.”
왕이 자신의 뜻을 알리니 그는 곧 잠자코 받아들였다. 정반왕은 곧 그의 정수리에 물을 뿌려 왕위를 현선에게 주었다.
022_0491_c_15L時淨飯王禮佛而去便詣白飯王 報言弟今可受王位彼便報曰何意耶王曰我今見諦不能爲王何時報言今日彼便報曰我於世 尊初來之日已得見諦次往斛飯王 後往甘露飯王所冀禪王位彼悉自 我已見諦淨飯王曰若如是者今欲灌誰頂令受王位彼便報曰迦童子名曰賢善可紹王位知王意 旨卽便默受時淨飯王卽灌彼頂其王位授與賢善
022_0492_b_01L 그때 세존과 여러 필추 대중들은 하루의 정오에 왕궁 안으로 들어가셔서 공양을 받으셨다.
그때에 정반왕은 이와 같이 생각했다.
‘지금의 부처님 제자 가운데에는 전에 외도였던 자들의 수가 천 명이나 있다. 그들의 마음은 비록 단정하나 몸은 보기에 좋지 못하니 예전에 몸을 괴롭혀 몰골이 초췌해진 까닭이다. 어떻게 해야 세존의 문도들로 하여금 용모와 위의를 사랑할 만하게 하여 보는 이가 좋은 마음을 내게 할 수 있을까? 만약 석가족의 사람들로 하여금 세존을 모시게 한다면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함께 존중할 것이다.’
정반왕은 석가족의 사람들을 모으고 말했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라. 일체의성 태자께서 만약 출가하지 않으셨다면 무슨 일을 하고 있겠는가?”
“전륜왕(轉輪王)이 되셨을 것입니다.”
“그대들은 무엇을 하고 있겠는가?”
“저희들은 신하로서 모두가 따르는 사람들이 되었을 것입니다.”
왕이 다시 그들에게 일렀다.
“지금 일체의성 태자는 감로법을 증득하셨으며, 또한 유정들로 하여금 똑같이 그 맛을 보게 하고 계신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그분을 따르지 않는 것인가?”
그들은 모두 말했다.
“저희들은 출가하여 세존을 따르기를 원합니다.”
왕이 말했다.
“각자 그대들의 뜻대로 하라.”
여러 석가족의 남자들이 말했다.
“온 가족이 다 가야 합니까, 집집마다 한 사람씩만 가야 합니까?”
왕이 말했다.
“집집마다 한 사람씩만 가도록 하라.”
그때에 정반왕은 방울을 울려 널리 알리고 석가족들에게 말했다.
“집집마다 한 사람씩 출가하여 부처님을 모시도록 하라. 만약 기꺼이 따르지 않는다면 반드시 책망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때 석가족 가운데에서 현선(賢善)과 무멸(無滅) 등 5백 명의 석가족 남자가 모두 출가하였다. 세존께서 만약 귀족을 버리고 출가한다면 많은 이양(利養)을 얻게 된다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그때 5백 명의 석가족 출신의 필추들은 매우 많은 이양을 얻었다.
022_0492_a_02L爾時世尊及苾芻 僧衆於日日中入王宮內受其供養 時淨飯王作如是念今佛弟子先是 外道數有千人心雖端正身非嚴好 由昔苦身形容瘦悴云何得令世尊 門徒容儀可愛見者生善若令釋種 陪隨世尊方是端嚴人共尊重時淨 飯王集諸釋種告言諸君當知一切 義成太子若不出家者當何所作皆報曰作轉輪王又問曰君等作何 報言我等稱臣皆爲從者王復告曰 今一切義成太子證甘露法亦令有 情同飡斯味仁等何因不爲隨從皆報曰我願出家隨世尊後王曰隨汝意諸釋子曰爲全家竝去爲當家 別一人王曰家別一人時淨飯王搖 鈴宣令告釋種曰家別一人出家奉 若不肯者必招咎責卽於是時種之中賢善無滅等五百釋子悉皆 出家如世尊說若捨貴族而出家者多獲利養時五百釋子苾芻極招 利養
根本說一切有部苾芻尼毘奈耶卷第八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승가리(僧伽梨). 3의의 하나로 중의(重衣)ㆍ합의(合衣)라 번역하고 대의(大衣)라고도 한다. 설법할 때나 마을에 나가 걸식할 때에 입는다.
  2. 2)좌구(坐具)ㆍ부구(敷具)ㆍ수좌의(隨坐衣)로 번역된다. 부처님이 수행자를 위해 마련한 궤도에 따라 만든 필추육물(比丘六物)의 하나이다.
  3. 3)울다라승(鬱多羅僧)으로서 가사(袈娑)ㆍ법의(法衣)ㆍ상의(上衣)의 일종으로 상의(上衣)ㆍ상착의(上着衣)라 번역한다.
  4. 4)안타회(安陀會)와 같으며 내의(內衣)ㆍ중숙의(中宿衣)ㆍ중착의(中着衣)ㆍ하의(下衣)ㆍ속옷이라 번역한다. 3의의 하나. 홑겹. 5조(條)로 만들며 일할 때나 와상(臥床) 등을 할 때 사용한다.
  5. 5)주(肘)는 팔꿈치의 길이를 말한다.
  6. 6)필추니의 치마를 일컫는다.
  7. 7)승기지(僧祇支). 필추니가 입는 오의의 하나. 흔히 생략해서 기지(祇支)라 말하기도 하는데, 엄액의(掩腋衣)ㆍ부견의(覆肩衣) 등으로 번역한다.
  8. 8)일체의성취(一切義成就)를 말하며, 싯달태자를 번역한 말이다. 석가세존께서 아직 출가하시기 전 정반왕의 태자일 때의 이름이다.
  9. 9)오늘날의 절을 의미하며, 주처(住處)ㆍ사(寺)ㆍ승방(僧坊)이라 번역한다.
  10. 10)인도에서 쓰던 수의 단위로 1천만에 해당한다고 하며, 억(億)이라 번역한다.
  11. 11)5견(見)의 하나. 5온이 거짓으로 화합한 이 몸을 상일주재(常一主宰)하는 뜻이 있는 아(我)로 망집(妄執)하며, 또한 아에 따른 기구와 권속을 나의 소유라고 잘못 생각하는 견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