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2_0780_a_01L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제26권
022_0780_a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卷第二十六


의정 한역
022_0780_a_02L三藏法師義淨奉 制譯


제6문 자섭송④
022_0780_a_03L第六門第四子攝頌之餘佛現大神通事

부처님께서 큰 신통을 나타내신 일
그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갈란택가지(羯闌鐸迦池) 죽림원(竹林圍)에 계셨다.
그때 국왕ㆍ대신ㆍ바라문ㆍ장자ㆍ거사와 성읍 취락에 있는 인민과 상주(商主)의 무리가 다 함께 세존과 비구들께 존중하여 공경 공양하였으므로 많은 음식ㆍ의복ㆍ와구ㆍ의약ㆍ그 밖의 몸에 필요한 것 등 이양(利養)을 얻었으나, 모든 외도들은 왕과 대신ㆍ바라문 등의 공경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음식이나 몸에 필요한 것들을 얻지 못하였다.
022_0780_a_04L爾時薄伽梵在王舍城羯闌鐸迦池竹林園住于時國王大臣婆羅門居士城邑聚落所有人民商主之皆共尊重恭敬供養大師世尊及苾芻衆多獲利養飮食衣服臥具資身之物然諸外道不蒙王臣婆羅門等之所恭敬不獲飮食乃至資身之物
그때 마왕(魔王) 파순(波旬)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오랫동안 고타마를 괴롭히고 하였으나 그 틈을 얻지 못하였었다. 이제 마땅히 모든 외도들 편에서 괴롭혀 보리라.’
이때 6사(師) 포라나(哺剌拏) 등이 일체지혜가 아니면서 일체지혜라는 거만을 떨면서 역시 왕사성에 의지하고 있었다.
마왕 파순이 곧 포라나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말갈리구사리자(末羯利瞿舍梨子)의 처소에 가서 곧 그 앞에서 모든 신통변화를 나타내니, 몸에서 물과 불이 나오고 비가 내리고 우뢰와 같은 번개가 일었다.
022_0780_a_12L魔王波旬作如是念我於長夜惱喬答摩不能得便我今宜可於諸外道而爲惱亂是時六師晡剌拏等非一切智作一切智慢亦於王舍城依止而住魔王波旬卽便化作晡剌拏形往末羯利瞿舍梨子處於其前現諸神變身出水火降雨雷
022_0780_b_01L그때 말갈리구사리자가 물었다.
“포라나여, 그대가 능히 이러한 희기하고 수승한 덕을 성취하였는가?”
“나는 이러한 힘을 얻었노라.”
다음은 또 산서이폐라지자(珊逝移陛剌知子)에게 가고, 또 다음은 아시다계사감발라(阿市多鷄舍甘跋羅)에게 가고, 또 다음은 각구타가다연나(脚拘陀迦多演那)에게 가고, 또 다음은 니게란타신약저자(呢揭爛陀愼若低子)에게 가서 모두 그 앞에서 몸에서 물과 불이 나오고 비가 내리고 우뢰와 번개가 이는 모든 신통변화를 나타내었다.
022_0780_a_19L末羯利瞿舍梨子問言晡剌拏汝能成就如是希奇殊勝之德答言我證如是復往珊逝移陛剌知子處復往阿市多雞舍甘跋羅處復往腳拘陁迦多演那處復往昵揭爛陁愼若低子處皆於其前現諸神變身出水火降雨雷電
그리고는 또 말갈리구사리자의 모양으로 변화하여 먼저와 같이 다른 다섯 사람에게 가서 곧 그 앞에서 모든 신통변화를 나타내니, 몸에서 물과 불이 나오고 비ㆍ우레ㆍ번개가 일었다.
그들이 모두 물었다.
“말갈리구사리자여, 그대가 능히 이러한 희기하고 수승한 덕을 성취하였는가?”
“나는 얻었노라.”
다음은 또 산서이폐라지자의 모양으로 변형하고 그들에게 가서 앞에 한 것과 같이 하고, “나는 얻었노라”고 대답하였다.
022_0780_b_03L又復變作末羯利瞿舍梨子形皆往其處卽於其前現諸神變身出水火降雨雷電彼皆問言末羯利瞿舍梨汝能成就如是希奇殊勝之德我證又復變作珊逝移陛剌知子形皆往其處廣說如前乃至答言我證
다음은 또 아시다계사감발라의 모양으로 변형하고 앞에 말한 것과 같이 하였고, 다음은 또 각구타가다연나의 모양으로 변형하였고, 다음은 또 니게란타신약저자의 모양으로 변형하여 모두 그 앞에서 모든 신통변화를 나타내니, 몸에서 물과 불이 나오고 비ㆍ우레ㆍ번개가 일었다. 그러자 그들이 모두 물었다.
“그대가 능히 이러한 희기하고 수승한 덕을 얻었는가?”
“나는 얻었노라”고 대답하니, 이것을 보고는 그들이 모두 제각기 이런 생각을 하였다.
‘저들은 모두 큰 위신력을 갖추어서 수승한 힘을 가졌는데, 나 하나만이 위덕이 없구나.’
022_0780_b_10L次復變作阿市多雞舍甘跋羅形如前所次復變作腳拘陁迦多演那形復變作昵揭爛陁愼若低子形皆於其前現諸神變身出水火降雨雷電彼皆問言汝能證得如是希奇殊勝之德答言我證見是事已彼皆自作如是之念彼竝具大威神有殊勝力除我一人無斯威德
022_0780_c_01L그 뒤 어느 때, 저들 6대사가 창송당(唱誦堂)에 모두 모여서 함께 의논하였다.
“우리들이 전에는 국왕ㆍ대신ㆍ바라문ㆍ거사ㆍ상주들의 존경과 공양을 받아서 많은 음식ㆍ의복ㆍ와구ㆍ의약ㆍ몸에 필요한 것 등 이양을 얻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공경과 공양이 없어져서 음식ㆍ의복이 모두 끊어졌다. 그러나 사문 고타마는 모든 왕들의 공경과 공양으로 몸에 필요한 것이 모두 다 풍족하다. 여러분, 우리는 마땅히 신통 도력으로써 사문 고타마를 불러서 우리와 상인법(上人法)을 겨루자.
022_0780_b_18L彼於異時此六大師在唱誦堂悉皆聚集共爲議論咸作是說我等昔時皆爲國王大臣婆羅門居士商主之類皆共尊重恭敬供養多獲利養飮食衣服臥具資身之物我等今時無復如是恭敬供養飮食衣服悉皆斷絕然而沙門喬答摩爲諸王等恭敬供養資身之具悉皆豐足諸人當知我等應以神通道力喚沙門喬答摩令來共我捔上人法
만약 고타마가 하나의 신변(神變)을 나타내면 우리는 마땅히 둘을 나타내고, 그가 만약 둘을 나타내면 우리는 마땅히 넷을 나타내며, 그가 만약 넷을 나타내면 우리는 여덟을 나타내고, 그가 만약 여덟을 나타내면 우리는 열여섯을 나타내며, 그가 만약 열여섯을 나타내면 우리는 서른둘을 나타내어서, 고타마가 상인법(上人法)을 나타내기만 하면 우리는 모두 두 배, 세 배로 하여 그가 하는 것을 이기자.”
022_0780_c_05L若喬答摩現一神變我當現二彼若現二我當現四彼若現四我當現八彼若現八我現十六彼現十六我現三十二但是喬答摩現上人法我皆二倍三倍勝彼所爲
그때 저 6사들이 영승왕에게 나아가서 왕을 위하여 축원을 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님은 아시옵소서. 우리는 대신통을 갖추고 대지혜가 있습니다. 사문 고타마도 자칭하기를, ‘대신통을 갖추었고 대지혜가 있다’고 하오니 원컨대 대왕님은 허락하시옵소서. 지혜 있는 자가 지혜 있는 자와 신통변화로 상인법을 겨루겠나이다.
만약 저 사문이 하나의 신통변화를 나타낼 때 우리는 마땅히 두 배, 세 배의 신통한 일을 나타내오리다.
만약 그가 반쯤 왔을 때 우리도 그에게로 반쯤 가서 함께 신통을 겨루겠나이다.”
그때 영승왕이 6사들에게 대답하였다.
“그대들은 비록 살았으나 죽은 시체나 다름없거늘 어떻게 능히 상인(上人)의 법으로써 여래를 부르겠느냐.”
그들이 이 말을 듣고는 모두 하직하고 물러갔다.
022_0780_c_09L六師詣影勝王所呪願王已作如是大王當知我等具大神通有大智沙門喬答摩亦復自稱具大神通有大智慧願王聽許以智慧者共智慧人捔量神變上人之法若其沙門現一變時我當示現二倍三倍神通之事若彼行至半路之時我等就彼亦行半路共捔神通影勝王答六師曰仁等雖活死屍無異因何能以上人之法喚如來耶彼聞是語皆辭而退
022_0781_a_01L그 뒤 어느 때 왕이 대성(大城)을 나와 예경을 하기 위하여 부처님 처소로 가는데, 6사가 중로에서 영승왕을 보고 먼저 말한 대로 신통을 겨룰 것을 청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두 번 와서 말하는 것은 탓하지 않겠으나, 만약 다시 말한다면 너희들을 지경 밖으로 쫓아내리라.”
그들은 곧 잠자코 갔다. 그리하여 저희 처소에 이르러 다시 의논하였다.
“그대들은 알라. 왕은 사문에게 깊은 존경과 믿음을 내고 있으니, 여기서는 기약할 수가 없다.
교섬비의 승광 대왕은 성품이 공평하여 치우침이 없다는 것을 여럿이 함께 들었으니, 만약 고타마가 저 성으로 향하거든 우리들이 불러서 그와 신통력을 겨루자.”
022_0780_c_20L後於異時王出大城爲禮敬故往至佛所六師遂於中路見影勝王作如是語廣如前說請捔神變王曰兩度來說事不可追若更言者擯汝出界彼便默去至住處已復還共議仁等當知王於沙門深生敬信此不可期憍閃毘勝光大王爲性中平無有阿衆所共聞若喬答摩向彼城者等喚其捔神通力
그 뒤 어느 때 세존께서 인연을 따라서 왕사성을 나와 실라벌로 가셔서 급고독원에 머무르셨는데, 6사 외도가 역시 뒤를 따라와서 자리를 잡고는 승광왕에게 가서 축원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님이시여, 우리들은 대신통이 있고, 대지혜를 갖추었습니다. 사문 고타마도 스스로 말하기를, ‘대신통이 있고 대지혜를 갖추었다’고 하오니 원컨대 대왕님께서는 허락하옵소서. 지혜 있는 자가 지혜 있는 사람과 신통변화로 상인법을 겨루겠나이다.
만약 저 사문이 하나의 신변을 나타내면 우리는 마땅히 둘을 나타내어서 이렇게 내지 32배까지 하오리라. 자세한 것은 앞에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저가 반쯤 왔을 때 우리들로 반쯤 가서 함께 신통을 겨루겠나이다.”
022_0781_a_06L後於異時世尊隨緣出王舍城往室羅伐漸次到彼住給園中六師外道亦隨後至旣停息已詣勝光王所爲呪願已作如是語大王當知我等有大神通具大智慧沙門喬答摩亦常自謂有大神通具大智慧願王聽許以智慧者共智慧人捔量神變上人之法若其沙門現一神變我當現二如是乃至三十二廣如前說若彼行至半路之時等亦行半路共捔神通
이때 승광왕이 6사에게 대답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그대들은 좀 기다리고 있으라. 내가 부처님께 아뢰리라.”
왕이 곧 세존의 처소에 가서 두 발에 절하고는 한 쪽에 앉아서 합장 공경하면서 세존께 청하였다.
“외도 6사가 신통과 상인의 법으로써 세존께 청하여 신통을 겨루어보겠다고 하오니, 원컨대 자비로 외도를 항복받아 인간과 천상을 기쁘게 하시옵고 신심자로 하여금 환희 용약하게 하옵시고 불신자로 하여금 죄악의 근원을 없애게 하옵소서.”
022_0781_a_16L勝光王答六師曰若如是者仁等且住待我白王卽往至世尊所禮雙足已在一面坐合掌恭敬請世尊曰外道六師欲以神通上人之法命召世尊捔量道德唯願慈悲降伏外道慶悅人令信心者歡喜踊躍其不信者滅罪惡源
022_0781_b_01L대사께서 들으시고는 승광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시오. 나는 성문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들은 내왕하는 사문ㆍ바라문ㆍ장자ㆍ거사들 앞에서 그 신통변화를 나타내어서 상인의 법을 짓지 말라.’
그리고 나는 모든 제자들에게 이와 같은 법을 설합니다.
‘너희들 비구는 수승하고 선한 법엔 마땅히 가리어 덮고 죄악의 일은 드러내는 것이 제일이다.’”
022_0781_a_23L大師聞已告勝光王曰大王當知我於聲聞弟子作如是說汝等苾芻勿於來往沙門婆羅門長者士等前現其神變作上人法然我於諸弟子說如是法汝等苾芻於勝善法應須掩覆罪惡之事發露爲先
그때 승광왕이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세존께 권청하였으나, 세존께서는 거듭 이와 같이 대답하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부처님께서 꼭 해야 할 일이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그 다섯 가지란 첫째는 발심하지 못한 중생에게 위없는 큰 보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오래 착한 뿌리를 심은 법왕 태자에게 관정수기(灌頂授記)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모님께서 진리를 보시게 하는 것이요, 넷째는 실라벌에서 큰 신통을 나타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처님한테서 교화를 받는 중생을 다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는 것입니다.”
022_0781_b_05L勝光王如是再三勸請世尊世尊再三還如是答佛告大王佛有五事必定須作云何爲五一者未曾發心有令彼發起無上大菩提心二者久植善根法王太子灌頂授記三者於父母所令見眞諦四者於室羅伐現大神通五者但是因佛受化衆生皆度脫
그때 세존께서 또 이렇게 생각하셨다.
‘예전에는 모든 부처님이 어디에서 큰 신통을 나타내셨을까.’
그것은 실라벌성이었음을 아셨다.
또 어느 때에 대중이 운집(雲集)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시니, 그것은 7일 후였다.
이렇게 아시고는 승광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은 이제 돌아가시오. 내가 마땅히 기회를 보아서 하리다.”
“그것이 언제쯤 되시겠나이까?”
“7일 후로 할 것입니다.”
왕이 부처님께 절하여 하직하고 돌아가서 곧 외도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알라. 7일 후에는 여래께서 대중을 위하여 대신통을 나타내시니, 그대들은 만약 할 일이 있으면 마음대로 하라.”
022_0781_b_13L爾時世尊復作是念古昔諸佛皆於何處現大神通見在室羅伐城復念何時大衆雲集見七日後如是知已告勝光王曰王今應去觀機應會我當作之王曰欲在何時佛言待七日王禮佛足奉辭而去便詣外道處告言仁等當知七日之後如來爲衆現大神通仁等若有所爲事者隨意應作
022_0781_c_01L외도들이 듣고는 함께 의논하였다.
“사문 고타마가 혹시 도망하거나 혹은 자기의 붕당(朋黨)을 찾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 할까.”
“사문은 반드시 제 붕당을 찾을 것이니, 우리도 서로 아는 자를 찾는 것이 옳다.”
이때 구시나성(俱尸那城)에 한 외도가 있었으니 이름은 선현(善賢)이었다. 그 나이가 노쇠하여서 1백20세였는데, 그때 이 성중에 있는 장사(壯士)들이 다 선현에게 존경심을 내어 공양하면서 아라한이라고 하였다.
022_0781_b_22L外道聞已展轉共議沙門喬答或可逃竄或覓己朋我等諸人欲何所作共相議曰沙門必定求覓己我等亦可覓相知者于時俱尸那城有一外道名曰善賢其年衰老一百二十歲此城中有諸壯士皆於善賢恭敬尊重深心供養謂是阿羅
그때 6사들이 함께 의논하고는 곧 선현에게 가서 물었다.
“선현이여, 당신은 우리와 같은 범행을 닦는 분입니다. 우리가 사문 고타마를 불러서 함께 신통력을 겨루어 상인법을 나타내고자 하니, 당신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그가 대답하였다.
“그대들이 저 사문과 함께 신통변화를 겨룬다는 것은 마땅하지 않으오. 왜 그러냐 하면 그는 대덕으로서 큰 힘이 있나니, 어떻게 아느냐 하면 그러한 까닭이 있기 때문이오.”
022_0781_c_06L諸六師共籌議已卽詣善賢處問言善賢仁是我輩同梵行者我等欲召沙門喬答摩共捔神力現上人仁可相助答言仁等所作非宜共彼沙門捔其神變何以故彼是大德有大力勢如何得知由有理故
“그 까닭이란 무엇인가요?”
“저 대사문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때였소. 내가 일찍이 만타지이(曼陀枳儞) 큰 못가에서 곳에 따라 편안히 앉았어요. 아침엔 밥을 빌어가지고 무열지(無熱池)가로 가서 고요함을 따라서 먹었는데, 그때 저 못에 사는 천신(天神)이 곧 물을 떠가지고 와서 공급하였소.
그런데 사문 고타마가 세상에 나온 뒤에 그의 성문제자로서 가장 제일이라는 사리자의 시봉인 준타(准陀)가 누더기[掃糞衣]를 가지고 무열지로 가서 세탁을 할 때, 못가의 모든 하늘이 곧 옷을 빨아 주고 그 옷을 빨았던 물로 제 몸을 씻으면서 아주 공경하였소. 내가 생각하여 보니 그의 제자의 제자만도 못하오.
그대들이 이제 저 대사를 불러서 신력(神力)을 겨루고자 한다니, 진실로 좋은 일이 아니요.”
022_0781_c_11L問言何理答曰若大沙門未出世時我念曾於曼陁枳你大池之側隨處宴坐於晨朝時乞食已就無熱池邊逐靜而食彼池所有天神住便自取水來相供給沙門喬答摩旣出世後聲聞弟子最爲第一名舍利子彼有求寂名曰准陁持糞掃衣就無熱池而爲洗濯池邊諸天卽爲浣濯衣授與其浣衣水用自灑身極生恭如我惟忖我不及彼弟子弟子仁等今欲喚彼大師共捔神力誠非善
022_0782_a_01L그들이 이 말을 듣고 상의하였다.
“이것도 저 사문의 붕당이니, 다시 다른 사람을 찾아서 함께 의논하자.”
그때 6사들은 공경하는 체하면서 곧 하직하고 갔다.
그들이 다시 한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의논하였다.
“어디서 다시 우리 편을 찾을까.”
한 사람이 말하였다.
“모 성내에 한 5통을 한 사람이 있으니, 마땅히 그에게로 가서 계책을 함께 하면 반드시 서로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사람이 말하였다.
“그는 모든 신변을 나타낼 힘이 없다. 그러나 설산(雪山)의 조용한 곳에 숲은 우거지고 못은 맑고 화과(花果)는 번성하며 솔바람은 가락을 토하고 좋은 새는 어울려 우는데, 거기에 5백의 선인들이 의지하여 살고 있다. 이들 중에는 5통을 증득한 사람이 많으니 우리는 마땅히 저들에게 가서 함께 의논하자.”
022_0781_c_23L彼聞議曰此亦是彼沙門朋黨覓餘人共爲籌議時諸六師詐現敬相卽辭而去遂便詣一寂靜之處爲議曰何處更欲覓我朋流一人告於某城內有一五通宜可就彼共爲計策必當相助一人報曰彼無力能現諸神變然於雪山寂靜之處林淸池花果繁實松風吐韻好鳥和彼有五百仙人依止而住其中多是證得五通我等宜可詣彼共議
이리하여 저곳에 이른 그들은 저들을 만나서 인사를 하고 나서 말하였다.
“당신들은 우리와 같은 범행을 닦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이제 저 사문 고타마를 불러서 함께 신통으로 상인의 법을 겨루고자 하는데, 당신들은 우리와 한편이 되어서 도와주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모두 대답하였다.
“그것은 좋은 일이요. 우리는 함께 성공을 합시다. 크게 모일 때에 마땅히 기이한 상을 나타낼 것이니, 우리의 모습이 보일 때 곧 서로 도우시오.”
그때 6사들이 공손히 그 말을 받들고 하직하고 갔다.
022_0782_a_09L至彼處相問訊已白言仁等與我同修梵行我等今欲喚彼沙門喬答摩共捔神通上人之法仁與我等爲伴助不彼皆答曰斯爲善事我願共成大集之時應現異相見我相時卽行相助
그 뒤 어느 때였다.
승광왕에게는 어머니가 다른 동생인 왕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가라(哥羅)였다. 그가 옷을 잘 입고 향만(香鬘)에 영락들을 갖추고 왕의 궁성가로 지나는데, 높은 누각 위에 있던 왕의 나인[內人]이 보고 그의 미모를 사랑하여 문득 꽃다발을 멀리 왕자에게 던졌다.
꽃이 어깨 위에 떨어진 것을 여러 사람이 함께 보았다.
어느 원한[怨惡]이 있는 자가 이것을 보고는 대신에 말하니, 대신은 왕에게 말하였다.
“왕자 가라가 왕의 나인과 사사로이 정을 두고 좋아합니다.”
022_0782_a_15L爾時六師敬奉其說辭之而去後於異時勝光王有異母弟王子名曰哥整服香鬘具諸瓔珞於王宅邊近城而過王之內人在高樓上見哥羅愛其美貌便以花鬘遙擲王子墮肩上餘人共見有怨惡者見是事已遂白大臣臣白王曰王子哥羅於王內人有私情好
022_0782_b_01L왕이 듣고 그 안의 사정을 자세히 살피지도 않고 곧 대신에게 명령하여 그의 수족을 끊게 하니, 대신이 왕의 명령을 받들고 저자로 데리고 가서 망나니로 하여금 그의 손발을 끊었다. 그때 그 친족과 모든 사람들이 다 모두 놀랍고 슬픔에 빠져서 그를 에워싸고 함께 아파하면서 있을 때, 어느 외도가 그 곁으로 지나는 것을 보고 왕자의 친척들이 그 외도에게 청하였다.
“가라 왕자가 왕의 노함을 입어 그 수족이 잘리었는데, 당신들은 능히 실상의 말[實語]을 써서 그 힘으로 왕자의 끊어진 수족을 전과 같이 회복시킬 수 있습니까?”
외도가 듣고는 잠자코 대답이 없었다.
022_0782_a_23L王聞造次初不詳卽令大臣刖其手足彼承王教將詣市中令魁膾者截其手足彼親族及諸人衆皆共悲啼驚其苦切圍遶而住有外道在傍直過王子諸親請外道曰哥羅王子被王所瞋截其手足仁等頗能以實語力令此王子所截手足平復如故耶外道聞已默然無對
그때 존자 아난타가 걸식을 하기 때문에 역시 이곳을 지나가니, 모든 친척들이 말하였다.
“성자여, 왕자 가라가 손발이 끊기었는데 성자는 능히 왕자를 전과 같이 회복시킬 수 있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당신들은 좀 기다리시오. 내가 부처님께 아뢰고 와서 말하리다.”
모든 사람들이 듣고는 크게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왕자가 이제는 도로 살게 되었다.”
022_0782_b_08L尊者阿難陁因行乞食亦來此過諸親報曰王子哥羅被截手聖者頗能令其平復同昔日乎者答曰君等且住待我白佛還來相諸人聞已生大歡喜作如是語子今時還得壽命
022_0782_c_01L그때 아난타가 곧 빨리 서다림으로 가서 발우와 밥을 놓고는 세존께 나아가서 앞의 사실을 자세히 아뢰니,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가서 저 권속들로 하여금 왕자의 수족을 전과 같이 대어 놓게 하고, 그런 뒤에 실상의 말로 청하되 마땅히 이와 같이 진실한 말을 하여라.
‘숱한 중생에 발이 없는 것, 발이 둘인 것, 발이 많은 것, 빛이 있는 것, 빛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 생각이 없는 것, 생각이 아니면서 생각 아닌 것도 아닌 것이 있으나 여래가 그 중에 가장 제일이며, 모든 법에 힘이 있는 것, 힘이 없는 것이 있으나 물드는 욕심이 없는 법이 가장 제일이며, 여러 무리들이 모인 대중 가운데에 부처님의 성문들이 가장 제일이며, 여러 가지 금계에 정근(精勤)과 고절(苦節)이 있으나 범행(梵行)을 닦는 청정성계(淸淨聖戒)가 가장 제일이니, 이 실상의 말씀이 만약 허망하지 않거든 마땅히 왕자 가라의 그 끊어진 수족이 전과 같이 회복되어라.’”
022_0782_b_13L阿難陁卽便疾往逝多林置鉢飯已詣世尊所具陳上事佛告阿難陁汝今宜去令彼眷屬以王子手足如舊安置然後方以實語請之應如是說眞實之語有衆生無足二足及以多足若有色若無色若有想若無想非想非非想如來於中最爲第一所有諸法若有爲若無爲無染欲法最爲第一所有大衆群類聚集然於其中佛聲聞衆最爲第一所有戒禁精勤苦節修持梵行淸淨聖戒最爲第一此之實語若不虛妄當令王子哥羅所截手足平復如故
그때 아난타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이와 같이 하겠나이다.”
그리고는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나서, 곧 가라에게로 가서 그 권속들을 시켜서 그의 수족을 전과 같은 위치에 놓게 하였다.
그때 아난타가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실상의 말로 청하여 ‘숱한 중생이 발이 없는 것, 발이 둘인 것’ 등에서 위에 말한 바와 같이 ‘청정성계가 가장 제일이라’는 말까지 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거룩하신 말씀에 허망함이 없거든 곧 이 왕자 가라의 끊어진 수족이 전과 같이 회복되어라.”
이 말을 하고 나니, 곧 평상대로 회복되었다.
022_0782_c_03L阿難陁聞佛說已白言世尊當如是作禮佛足已卽便往彼哥羅之處令其眷屬以彼手足如舊安置難陁如佛所教以實語請之作如是所有衆生無足二足等廣如上說乃至淸淨聖戒最爲第一此之聖言無虛妄者卽可令此王子哥羅所斷手足平復如故作是語已王子手足卽便平復
이때 이것을 본 무리들이 모두 뛰면서 큰 소리로 찬탄하였다.
“일찍이 없었다. 존자 아난타는 저 외도들을 이기셨다.”
곧 왕자를 데리고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두 발에 절하고는 한 쪽에 서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왕자 가라이옵니다.”
이때 왕자가 또한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그의 근성(根性)과 취미[意樂]의 차이에 따라서 법을 설하셨다. 왕자가 법문을 듣고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하고 아울러 신통을 얻었다.
022_0782_c_12L諸人衆見是事已悉皆踊躍出大音聲歎未曾有尊者阿難陁勝諸外道卽將王子往詣佛所雙足已在一面立白言世尊大德是王子哥羅于時王子亦禮佛足在一面坐爾時世尊順其根性意樂差別而說法要王子聞法證不還果幷得神通
그때 승광왕이 존자 아난타가 가라 왕자를 위하여 실상의 말씀을 한 힘으로 수족이 전과 같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곧 가라에게 가서 말하였다.
“왕자야, 너는 나를 용서하라.”
왕자가 대답하였다.
“용서하였습니다.”
“가라야, 집으로 돌아가자.”
“대왕님이시여, 나는 이미 욕심을 여의었습니다. 이제 여기 있으면서 부처님께 시봉이나 하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나이다.”
“착하다. 뜻대로 하여라.”
022_0782_c_19L勝光王聞尊者阿難陁爲哥羅王子說實語力手足如故詣哥羅所告言王子汝容恕我答言容恕王曰哥羅可來歸舍答言大王我已離欲今於此住奉侍如來不應歸故王言善哉隨情所作
022_0783_a_01L그때 왕이 곧 그를 위하여 한 숲 속에 경행처(經行處)를 만들어서 거기에 있게 하였다. 그의 사지가 동강났던 것이 서로 이어졌다 하여 그 숲을 동강숲[分分林]이라고 하였다.
그때 승광왕이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는 한쪽에 앉아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부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성문에서 서다림 처소에 이르도록 신통사(神通舍)를 짓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대로 지으시오.”
022_0783_a_01L王卽爲於一林中造經行處卽於中住以彼支節分分相連卽名此林爲分分林勝光王往詣佛所禮佛足已在一面坐白言世尊若佛許者始從城門至逝多林所作現神通舍佛言任作
왕이 곧 집을 지어서 문지르고 닦고, 백천의 특수하고 묘한 당기와 일산을 펼쳐서 치고, 전단향수를 뿌리고, 값을 말할 수 없는 꽃을 흩었으며, 여러 색채의 깃발을 다니 그 펄럭이는 것이 사랑스러웠고, 금구슬이 햇빛에 반짝이고, 보배 방울이 화하여 울었으며, 해안향(海岸香)을 사뤄서 그 연기구름이 일산이 되어 덮으니 마치 도리천의 환희원(歡喜園)과 같았다.
부처님을 위하여는 금ㆍ은ㆍ유리ㆍ파리ㆍ마뇌로써 갖가지를 꾸며서 세상에 희기한 미묘장엄의 보배 사자좌를 마련하였다.
022_0783_a_06L王卽造舍塗拭修營張設百千殊妙幢蓋灑以栴檀香水散以無價名花懸諸彩幡飄颻可愛金珠曜日寶鐸和鳴燒海岸香煙雲成蓋猶如忉利歡喜之園爲佛世尊卽以金銀琉璃頗梨瑪瑙種種莊挍盡世希奇微妙莊嚴寶師子座
그때 저 외도의 우파색가도 각기 힘을 따라서 저 6사를 위하여 여섯 자리를 만들고 모두 외도로써 시종을 삼아 앞에 있게 하였다. 외도들이 자리에 있으면서 사자를 보내어서 왕에게 알렸다.
“대왕님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우리들은 벌써 왔으니 사문 고타마를 부르는 것이 옳겠습니다.”
왕이 듣고는 곧 궁중과 대신과 모든 성읍의 원근의 사람들을 데리고 신통사로 나아가서 왕이 사자 마납바에게 일렀다.
“너는 가서 부처님께 절하고 마땅히 내 말을 전하되, 세존께서 병환이나 없으신지 기거가 가볍고 편하신지 기력이 안녕하신지 문안드리고, 이렇게 아뢰어라.
‘여기 모든 외도들이 다 모였사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때가 된 줄 아시옵소서.’”
022_0783_a_13L彼外道鄔波索迦亦各隨力爲彼六師造其六座皆以外道而爲侍從在前居座遣使報王王當知我等已至可喚沙門喬答摩王聞告已卽與中宮及王大臣幷諸城邑遠近人庶悉皆共詣神通舍所王告使者摩納婆曰汝往禮佛當傳我語請問世尊少病少惱起居輕利氣力安不作如是白此諸外道竝皆集會願佛知時
022_0783_b_01L사자 마납바가 왕의 명령을 받고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서 문안을 드리고는 한쪽에 앉아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승광 대왕이 부처님 발에 절하면서 세존께서 병환이나 없으신지 기거가 가볍고 편하신지 기력이 안녕하신지 여쭈라고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대왕과 너 자신의 무병과 안락을 원하노라.”
마납바가 아뢰었다.
“승광 대왕이 이렇게 아뢰나이다.
‘모든 외도들이 모두 모였사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때가 된 줄 아시옵소서.’”
“마납비야, 너는 이제 가거라.”
022_0783_a_22L使者摩納婆受王教往詣佛所問安隱已在一面坐白言世尊勝光大王頂禮佛足請問世尊少病少惱起居輕利氣力安不佛言願彼大王及汝自身無病安樂摩納婆曰勝光大王作如是白此諸外道竝皆集會願佛知時佛告摩納婆今可去
그때 세존께서 신통력을 마납바에게 입히시니, 그가 마치 거위왕이 두 날개를 편 것처럼 허공으로 올라서 신통사로 갔다.
모든 대중들이 그가 허공을 타고 오는 것을 보고 다 모두 날뛰면서 전에 없던 일을 찬탄하였고, 왕도 그 희기함을 보고 깊은 존경과 신심을 내고 모든 외도들에게 말하였다.
“여래 큰 스승님께서는 이미 신통변화를 나타내셨으니, 당신들도 차례로 희기함을 나타내어 보라.”
외도들이 말하였다.
“대왕님이시여, 이제 이미 끝없는 대중이 구름 모이듯 하였으니, 설사 신통변화가 나타난들 누가 하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까. 사문이 하는 것인지, 우리가 하는 것인지…….”
022_0783_b_06L爾時世尊以神通力加被摩納婆若鵝王舒張兩翼上昇虛空往神通諸大衆見乘空來悉皆踊躍歎未曾有王見希奇深心敬信告諸外道曰如來大師已現神變仁等次第可現希奇彼言大王今旣無邊大衆雲集設現神變未知是誰爲是沙門爲是我等
그때 가라 왕자가 신통변화의 힘으로 향취산(香醉山)에 가서 거기에 있는 갖가지 기묘한 나무 숲을 옮겨오니, 무성한 과화(果花)가 달렸고 좋은 새들도 따라와서 우는 것을 신통사의 북쪽에 놓았다.
왕이 이것을 보고는 더욱 신기하여서 외도에게 말하였다.
“여래 대사께서 이미 신통변화를 나타내셨으니, 당신들도 차례로 나타내어 보라.”
그들이 말하였다.
“대왕님이시여, 이전에도 말하지 않았나이까. 이제 이미 끝없는 대중이 구름 모이듯 하였으니, 신통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누구의 힘인지 모르나이다.”
022_0783_b_14L哥羅王子以神變力往香醉山取彼種種奇妙林樹花果資繁好鳥和鳴隨樹而至於神通舍北面安置王見是已特生希有告外道如來大師已現神變仁等次第亦可現之彼言大王豈不前言今旣無邊大衆雲集設現神變未知是誰
022_0783_c_01L다음은 빈인소달다(貧人蘇達多) 장자가 신통으로써 삼십삼천에서 여의수(如意樹)를 취하여다가 신통사 남쪽에 놓으니, 왕이 이것을 보고는 배나 더 기뻐하면서 외도들에게 말하였다.
“여래 대사께서 이미 신통변화를 나타내셨으니, 당신들도 하여 보라.”
외도가 대답하였다.
“대중이 이미 이렇게 많으니, 우리의 힘인지 사문의 힘인지 분별할 수 없거늘 어찌 승부를 알겠나이까.”
그때 백천의 멀고 가까운 나라에서 갖가지 인민이 모두 모였고, 허공 중에는 백천억 모든 하늘 대중이 또한 구름처럼 모여서 신변을 즐기어 보았다.
022_0783_b_20L有貧人蘇達多長者以神通力於三十三天取如意樹於神通舍南面置王見是已倍生歡悅告諸外道曰如來大師已現神變仁等可爲外道答曰大衆旣多誰知勝負我及沙門未能分別有百千遠近方國種種人民悉皆集會於虛空中有百千億諸天大衆亦皆雲聚樂觀神變
그때 세존께서 잠시 방 밖으로 나오셔서 발을 씻으시고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셔서 자리에 앉아 화광정(火光定)에 드시니, 드디어 문고리 구멍으로 큰 불빛이 나와서 신통사에 이르더니 거기에 온통 불이 붙었다.
이걸 보고 외도들이 말하였다.
“대왕님이시여, 이것은 저 사문이 나타낸 신통입니다. 사는 집에 모두 불이 붙어 타니, 어서 저 사문을 불러서 불을 끄도록 하옵소서.”
왕은 듣고 잠잠히 끝내 대답을 못하고 근심을 품고 있었으며, 승만부인ㆍ행우 부인ㆍ선수ㆍ고구ㆍ급고장자ㆍ비사카모와 그 밖에 모든 신자와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도 모두 다 경악하였다.
모든 외도들과 그 제자들은 큰 불이 타는 것을 보고 모두 좋아하였다.
022_0783_c_05L爾時世尊蹔出房外淨洗足已復入房中就座而坐入火光定遂於門鉤孔中出大火光至神通舍悉皆火著諸外道言大王此是沙門現神通事所住堂舍皆被火燒喚彼沙門來滅其火王聞默然竟不能答懷憂而住如是勝鬘夫人行雨夫人仙授故舊給孤長者毘舍佉母更有諸餘淨信之類及處中人悉皆驚愕諸外道師幷彼弟子見大火然悉皆歡喜
그때 저 화광이 신통사를 두루 태워서 먼지와 때를 깨끗이 제거하니, 하나도 손상된 것이 없고 더욱 빛이 났다. 그리고 불은 저절로 꺼졌다. 이것은 부처님의 신력이요, 하늘의 힘 때문이었다.
왕이 이것을 보고는 배나 환희심이 나서 죽었다가 다시 소생한 것 같았다.
“여래 대사께서 이미 신통변화를 나타내셨으니, 그대들도 이제 자기의 신통을 내어 보라.”
외도들은 잠잠히 얼굴을 숙이고 대답이 없었다.
022_0783_c_15L彼火光咸悉遍燒神通之舍除其塵垢皆令淸淨光明更甚一無所損自然火滅由佛神力及天力故王見已倍發歡心如死重蘇便命外道曰如來大師已現神變仁等今可出己神通便默然低顏無對
022_0784_a_01L그때 세존께서 드디어 뜻을 지으셔서 곧 오른쪽 발로 그 향전(香殿)서방에는 부처님이 머무시는 집을 건타구지(健陀俱知)라 한다. 건타는 향(香)이며 구지는 실(室)이다. 이것은 향실(香室)ㆍ향대(香臺)ㆍ향전(香殿)의 뜻으로, 친히 존안(尊顔)을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다만 그가 머무시는 전당(殿堂)을 부르는 것이다. 곧 이 지방의 옥계(玉階)ㆍ계하(階下)의 유(類)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불당(佛堂)ㆍ불전(佛殿)이라 이름하는 것은 서방의 뜻을 따른 것이 아니다.을 밟으시니 이때 대지가 6종으로 진동하여, 약간 움직이다가 바로 움직이다가 극도로 움직였고, 약간 울리다가 바로 울리다가 극도로 울렸으며, 동이 솟고 남이 꺼졌으며, 남이 솟고 북이 꺼졌으며, 가운데가 솟고 가장자리가 꺼졌으면 가장자리가 솟고 가운데가 꺼졌다.
이렇게 대지가 널리 두루 움직였기 때문에, 설산 안에 있던 5백의 선인이 모두 놀라서 서로 말하였다.
“저 같은 범행을 닦는 분들이 이 상서로운 상을 나타내는 모양이니, 우리도 가 보자.”
그리고는 곧 출발하였다.
022_0783_c_21L爾時世尊遂便作意卽以右足踏其香殿西方名佛所住堂爲健陁俱知健陁是香俱知是室此是香室香臺香殿之義不可親觸尊顏故但喚其所住之殿卽如此方玉階陛下之類然名爲佛堂佛殿者斯乃不順西方之意也是時大地六種震動纔動正動極動纔震正震極震東踊西沒西踊東沒北踊南沒南踊北沒中踊邊沒邊踊中沒由斯大地普遍動故於雪山內五百仙人見瑞相已悉皆驚覺共相謂曰彼同梵行者現斯瑞相我等宜卽便進發
세존께서 저들을 위하여 교화할 바가 생겼으므로 곧 금빛을 놓으시니, 그 미묘한 광명이 세존의 처소에서 5백 사람에게 이르는데 그 중간에 밝게 비추지 아니함이 없었다.
그때 모든 선인들이 멀리 보니 세존의 원광(圓光)의 묘한 빛이 마치 보배산에 1천 해가 맑게 비치는 것 같아서 장엄이 구족하니, 32상은 금빛 몸을 더욱 빛내고 80종호는 형체를 따라서 밝게 장식되어 있었다.
선인들이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곧 맑게 안정되어서 오래 선정을 익힌 것과 같았으며, 아들 없는 자가 아들을 얻은 것 같고,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은 것 같으며, 왕위를 좋아하는 자가 관정위(灌頂位)를 받은 것과 같고, 또 전부터 착한 뿌리를 심어 온 사람이 처음으로 부처님을 본 것과 같았다.
022_0784_a_09L世尊爲彼所化生故便放金色微妙光明從世尊所至五百於此中間無不明照諸仙人遙見世尊圓光妙彩如寶山王千日澄輝莊嚴具足三十二相照耀金軀十種好隨形炳飾彼諸仙見佛相心便澄定如久習禪如無子得子貧人獲寶如樂王者受灌頂位亦如有人宿植善根最初見佛
그때 모든 선인들이 어느새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두 발에 절하고는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그들의 근성에 의지하고 기틀의 정도에 따라서 4제의 이치에 순하여 법을 설하셨다.
그들이 법을 듣고는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20살가야견(薩迦耶見)의 산을 부수고 예류과를 얻었다.
이미 진리를 본지라,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공경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가 부처님께 출가하기를 원하나이다. 아울러 비구계를 받고 비구성(比丘性)을 이루어서 큰 스승님 처소에서 범행을 닦게 하옵소서.”
022_0784_a_17L諸仙人旣至佛所禮雙足已在一面坐爾時世尊依彼根性隨機差別順四諦理而爲說法彼聞法已以智金剛杵摧二十薩迦耶見山獲預流果旣見諦卽從座起合掌恭敬白言世尊於佛所願得出家幷受近圓成苾芻於大師所而修梵行
022_0784_b_01L그때 여래께서 곧 명하셨다.
“잘 왔다. 비구야, 옳게 범행을 닦을 만하구나.”
이 부처님의 말씀에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져서 깎은 지 7일쯤 지난 것과 같았으며, 법복이 몸에 입혀졌고 병과 발우가 손에 있었다. 그 위의의 구족함이란 마치 백 세 비구와 같았다.
곧 여법한 교수에 그들 스스로 책려하여 정근을 쉬지 않으니 다섯 갈래의 괴로운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모든 번뇌를 끊어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자세한 말은 다른 데 말한 것과 같다.
이리하여 제석과 모든 하늘이 모두 공경하고 존중하는 바가 되기까지 하였다.
022_0784_b_01L爾時如來卽善來苾芻可修梵行於佛言下鬚髮自落如曾剃髮已經七日法服著身甁鉢在手威儀具足如百歲苾芻卽如法教授彼自策勵精勤不息五趣苦輪斷諸煩惱證阿羅漢果說如餘乃至帝釋諸天所共敬重
그때 세존께서 이 5백의 선인이었던 나한 비구와 그 밖의 비구들과 천룡팔부에게 앞뒤로 에워싸여서 신통사로 가셨다. 그리고 대중 앞에서 사좌자에 오르셨다.
이때 신선모(神仙母)라고 하는 우바사가가 부처님께 와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큰 스승님께서는 신려(神慮)를 번거로이 마옵소서. 제가 외도의 무리와 더불어 함께 신통을 겨루어 상인의 법을 나타내고, 외도들을 항복받아 인간과 하늘을 기쁘게 함으로써 존경하여 믿는 자로 하여금 마음에 인연을 맺게 하여지이다.”
022_0784_b_07L世尊與此五百仙人羅漢苾芻及餘苾芻衆天龍八部前後圍遶往神通舍於大衆前昇師子座有鄔波斯迦名神仙母來詣佛所白言世尊唯願大師勿煩神慮我自與彼外道之類共捔神通現上人法伏諸外道慶悅人天令敬信者心得歡悅其不信者爲結因緣
부처님께서 신선모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걱정하지 말아라. 네가 비록 능력이 있어서 저 외도들을 꺾는 신통한 일을 나타낼 수 있으나, 그렇게 하면 외도들은 이런 말을 하리라. ‘저건 사문 고타마가 신변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성문 여인이 이런 상인의 법을 나타낸 것이다’고. 그러니 너는 이제 마땅히 앉아 있으라.”
그때 빈소달라(貧蘇達多) 장자ㆍ사미 준타ㆍ사미니 총계(總髻)ㆍ연화색 비구니 그 밖에도 다시 한량없는 모든 신통력을 갖춘 자들이 모두 세존께 나아가서 역시 먼저와 같은 청을 드리어 부처님은 먼저와 같이 대답하시고 그들을 모두 앉게 하셨다.
022_0784_b_15L佛告神仙母曰無煩汝意汝雖有能得與外道共相摧伏現神通事然諸外道作如是說非沙門喬答摩能現神變但是聲聞女人現如是事作上人法汝今應坐蘇達多長者求寂准陁求寂女摠髻蓮華色苾芻尼更有無量諸神通者皆詣世尊同前啓請佛如前答令其復坐
022_0784_c_01L그때 대목련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제가 외도와 함께 신변을 겨루어 상인법을 나타내어 외도를 꺾어 굴복시키고 인간과 하늘에 이익을 더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힘이 있어서 능히 외도를 꺾을 줄 안다. 그러나 저 외도들은 이렇게 말하리라. ‘저건 사문 고타마가 신변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성문 대목건련이 위덕이 있어서 능히 신통을 나타내는 것이니 우리의 적수가 된다’고. 그러니 너는 마땅히 다시 앉으라.”
022_0784_b_23L大目連合掌向佛白言世尊願勿爲慮我共外道捔其神變現上人法摧伏外道增長人天佛告目連知汝有力能摧外道然彼外道作如是說非沙門喬答摩能現神變但是聲聞大目乾連有斯威德能現神通共我爲敵汝宜復坐
그리고 부처님께서 승광왕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여래에게 외도들과 신변을 겨루는 일을 청할 것입니까?”
그때 왕이 곧 일어나서 오른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부처님께 청하옵나이다. 외도들에게 신통변화와 상인의 법을 나타내셔서 외도를 항복시키고, 인간과 하늘을 기쁘게 하사 존경하여 믿는 자로 하여금 배나 더 믿음을 굳게 하옵시고 믿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믿음의 인연을 짓게 하시며, 미래에 사문ㆍ바라문과 인간 천상의 대중으로 하여금 모두 이익을 입어 긴 밤을 안락하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왕의 청을 받고 잠자코 계시니, 왕이 허락하심을 알고는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
022_0784_c_06L佛告勝光王曰誰請如來共諸外道捔神變事卽起偏露右肩合掌向佛白言世尊我今請佛共諸外道現其神變上人之法降伏外道慶悅人天令敬信者倍復增長其未信者作信因緣令於未來沙門婆羅門皆蒙利益長夜安樂佛受王請默然而住知受已復座而坐
그때 세존께서 문득 여시승삼마지(如是勝三摩地)에 드시니, 곧 그 자리에서 부처님의 몸이 나타나지 않다가 동방 허공 중에 나와서 가고 서고 앉고 눕는 4위의를 나타내시면서 화광정(火光定)에 들으셔서 갖가지 빛을 내시니 이른바 청ㆍ황ㆍ적ㆍ백 및 홍색이었다.
그리고 몸 밑에서 불이 나오고 몸 위에서 물이 나오며, 몸 위에서 불이 나오고 몸 밑에서 물이 나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신통변화를 동방에서와 같이 남ㆍ서ㆍ북방에서도 나타내셨다.
이미 신변을 나타내시고는 곧 도로 거두시니, 사자좌에는 여전하신 모습이 그대로 앉아 계셨다.
022_0784_c_14L爾時世尊便入如是勝三摩地便於座上隱而不現卽於東方虛空中出現四威儀行立坐臥入火光定出種種光所謂靑黃赤白及以紅色身下出火身上出水身上出火身下出水如於東方南西北方亦復如是現其神變旣現變已卽還收攝於師子座依舊而坐
022_0785_a_01L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모두 부처님과 성문의 무리가 다 가지고 있는 신통입니다. 대왕이여, 누가 여래에게 청하여 외도와 인간ㆍ천상의 무리에 대하여 마땅히 위없는 큰 신통변화의 일을 나타내게 할 것입니까.”
왕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도로 먼저와 같이 하고 이렇게 아뢰었다.
“내가 세존께 청하나이다. 모든 대중을 위하여 마땅히 위없는 큰 신통한 일을 나타내시어 외도를 항복시켜 주옵소서.”
자세한 말은 먼저와 같다.
부처님께서 잠자코 계시니, 왕이 수락하심을 알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022_0784_c_22L佛告王言此是諸佛及聲聞衆共有神通大王誰請如來對諸外道及人天衆當現無上大神變事王從座起還復同前作如是說我請世尊爲諸大衆當現無上大神通事降伏外道廣說如前佛便默然王知受已復座而坐
그때 세존께서 문득 상묘륜상(上妙輪相) 만자길상망만(卍字吉祥網鞔)의 그 손가락으로, 무량 백복이 난다고 하는 상호 장엄의 시무외수(施無畏手)로 그 땅을 만지면서 세간심(世間心)을 일으켜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어떠한 용들이 묘한 연꽃을, 크기가 큰 수레바퀴와 같고 그 잎이 천 잎이며 보배로 줄기가 되고 금강으로 꽃술이 된 것을 여기에 가지고 온 것인가.’
모든 부처님의 항상한 법은 만약 세속심을 일으키실 때는 곤충 개미도 부처님의 뜻을 알게 되지만, 만약 출세심을 지으시면 성문ㆍ독각도 오히려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금수 따위나 모든 용들이 부처님의 생각을 능히 알겠는가.
022_0785_a_05L爾時世尊便以上妙輪相萬字吉祥網鞔其指謂從無量百福所生相好莊嚴施無畏手以摩其地起世間心作如是念如何諸龍持妙蓮花大如車輪數滿千葉以寶爲莖金剛爲鬚來至於此諸佛常法若起世俗心時乃至蜫蟻亦知佛意若作出世心聲聞獨覺尚不能知禽獸類及以諸龍能知佛念
그때 저 용왕이 부처님의 뜻을 알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 손으로 땅을 만지셨는가. 부처님께서는 신변을 나타내고자 하시는데 이 연꽃이 필요하신 것임을 알겠구나.’
곧 큰 수레바퀴와 같고 꽃잎 수가 천이며 보배로 줄기가 되고 금강으로 꽃술이 된 연꽃을 가지고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다.
세존께서 보시고는 곧 그 꽃 위에 앉으시니, 그 오른편 위쪽과 등 뒤로 각각 한량없는 묘보련화가 형상이 그 꽃과 똑같은 것이 저절로 솟아 나왔고, 그 꽃마다 위에는 화신불이 앉았다.
022_0785_a_13L彼龍王知佛意已作如是念何因世尊以手摩地知佛大師欲現神變須此蓮卽便持花大如車輪數滿千葉寶爲莖金剛爲鬚從地踊出世尊見已卽於花上安隱而坐於上右邊及以背後各有無量妙寶蓮花形狀同自然踊出於彼花上一一皆有化佛安坐
022_0785_b_01L또 그 부처님의 연꽃 오른편과 등 뒤로 모두 이와 같은 연꽃이 솟아나서 화신불이 앉아 있었고, 이렇게 거듭거듭 위로 펼쳐 올라가서 색구경천까지 잇닿았다. 그런데 혹 때로는 그 부처님 몸에서 화광이 나오고, 혹은 비가 내리고, 혹은 광명을 놓았으며, 혹은 때로 수기도 하고, 혹은 문답도 하며, 혹 또 걷고 서고 앉고 눕고 하여 4위의를 나타내는데, 이것이 부처님의 신력이기 때문에 설사 어린 아이일지라도 능히 여래의 영상(影像)을 볼 수 있었다.
022_0785_a_21L各於彼佛蓮花右邊及以背皆有如是蓮花踊出化佛安坐重展轉上出乃至色究竟天蓮花相或時彼佛身出火光或時降雨放光明或時授記或時問答或復行立坐臥現四威儀佛神力故假使童亦能現見如來影像
그때 세존께서 이렇게 신변을 나타내시니, 승광 대왕과 그 내궁의 여인과 왕자와 대신이며, 모든 성읍의 먼 지방에서 온 무량 백천 무수 대중이 그 신통을 우러러보기에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허공 중에도 무량 백천의 모든 하늘의 대중들이 함께 신변을 보면서 위의를 고치지 않았고, 공경하고 공양하는 뜻이 잠시도 변함이 없었다.
곳곳에 북을 울리고 소라를 부는 등 음악소리가 계속되었고, 노래와 춤이 연달았다. 예를 들면 금수도 모두 기뻐서 각기 소리를 내었으니, 말ㆍ코끼리ㆍ낙타ㆍ소도 울고 공작ㆍ원앙도 아름답게 지저귀는 것이었다.
인간과 하늘의 대중이 부처님의 신변을 보고 일찍이 없던 일에 탄복하였다.
022_0785_b_04L爾時世尊現神變已勝光大王及內宮女王子及諸城邑他方遠客無量百千無數大衆悉皆雲集瞻仰神通目不蹔於虛空中亦有無量百千諸天大共觀神變不改威儀恭敬供養情無蹔替處處皆有鼓樂音聲蠡貝長鳴歌儛遞發假令禽獸亦皆歡喜各出音聲馬嘶象吼駝叫牛鳴孔雀鴛鴦各爲哀響人天大衆觀佛神變歎未曾有
그때 저 모든 하늘이 허공 중에서 하늘 음악을 연주하고 또 여러 가지 꽃을 흩으니, 이를테면 바두마화ㆍ구물두화ㆍ분타리화ㆍ만다라화였다. 또 하늘의 침수전단향 가루와 모든 향을 모두 뿌렸고, 묘한 하늘 옷과 인간에서 제일 좋은 옷이 분분이 내렸다.
그때 여래께서 널리 이와 같은 신통변화를 나타내시고는, 교화를 받는 중생을 조복하고자 하시어 게송을 설하셨다.
022_0785_b_14L彼諸天於虛空中奏諸天樂亦散衆花所謂鉢頭摩花拘物頭分陁利花曼陁羅花以天沈水栴檀香粖及以諸香悉皆散布以天妙衣及人間上服繽紛而下爾時如來廣現如是神變事已爲欲調伏受化有情故說伽他曰

너희들이 고통에서 떠나기를 구하거든
부처님의 가르침에 부지런히 수행하라.
생사의 마군을 항복 받되
코끼리가 초막을 부수듯이 하여라.
022_0785_b_20L汝當求出離
於佛教勤修
降伏生死軍
如象摧草舍

이 법의 계율 가운데에서
항상 방일하지 말지니라.
능히 번뇌의 바다를 말리면
가없는 고통이 다하리라.
022_0785_b_22L於此法律中
常爲不放逸
能竭煩惱海
當盡苦邊際
022_0785_c_01L
다른 숱하게 많은 화신불들도 일시에 이와 같은 게송을 설하였다.
022_0785_b_23L自餘所有衆多化佛一時宣說如是伽他

햇빛이 아직 나타나기 전에는
반딧불도 오히려 빛이 나더니
밝은 해가 허공에 솟아오르자
횃불도 여기서는 빛을 잃었네.
022_0785_c_02L日光若未現
熠燿粗舒光
曦輪上太虛
爝火從斯沒

여래의 광명이 나타나기 전에는
외도들이 희유하고 기특함을 내더니
부처님의 광명이 세간에 비추자
6사와 제자들이 모두 항복하였네.
022_0785_c_04L如來光未顯
外道出希奇
佛光照世間
降伏師弟子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있었던 신통변화를 너희들은 기억하여 두어라. 대신통을 나타내는 일이 이제 곧 끝나리라.”
이 말씀이 끝나자, 신변은 곧 모두 사라졌다.
이때 승광왕이 6사들에게 말하였다.
“큰 스승님 세존께서 이미 신변을 나타내셨으니, 그대들도 이제 신통을 지어보라.”
022_0785_c_05L爾時世尊告諸苾芻曰所有神變汝等憶持大神通事今將隱沒說是語已神變皆無勝光王告六師曰師世尊已現神變仁等今者可作神
그때 외도 포라나가 잠자코 대답이 없이 곧 팔꿈치로 말갈리구사리자를 찔렀다. 말갈리구사리자는 또 그 옆 사람을 찌르고 이렇게 하여 끝까지 서로 찔렀으나 마침내 한 사람도 감히 응대함이 없으니, 왕은 재삼 신통을 나타낼 것을 재촉하였다.
6사들은 또 서로 옆 사람을 찌르기만 하다가 묵묵히 목을 움츠리고 머리를 숙인 채, 마치 깊은 선정에라도 들은 것처럼 언제까지나 수작이 없었다.
022_0785_c_10L外道晡剌拏默無所答卽便以肘觸末羯利瞿舍梨子如是向末展轉相觸乃盡六人竟無一人敢爲應再三王命令現神通時彼六師還相築觸同前默爾縮項低頭如入深禪竟無酬酢
그때 금강수(金剛手) 대야차왕이 생각하였다.
“이 여섯 어리석은 이들[痴物]이 오래 세존을 괴롭혔으니, 모름지기 방편을 지어서 그들로 하여금 고치고 가게 하리라.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모두 도망하여 숨게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사나운 바람과 비와 우박을 마구 퍼부었다. 그러자 저들의 신통사가 여기저기 무너졌고 외도의 삿된 무리들은 모두 흩어져서 혹은 놀라서 산 굴속으로 들어가 나무와 풀떨기로 감추고 있었으며, 혹은 하늘을 위하는 당사(堂祠)에 들어가서 배를 끌어안고 근심을 품었다. 그러나 부처님의 신통사는 조금도 기울거나 움직임이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 이것을 보시고는 게송을 설하셨다.
022_0785_c_15L金剛手大藥叉主作如是念此六癡物久惱世尊須作方便令其改往更不敢然悉皆逃竄是念已卽放猛風雨雹交注彼神通舍隨處崩摧外道邪徒竝皆離散有驚怖入山穴中林樹草叢潛藏而或入天堂祠室抱腹懷憂佛神通舍一無傾動爾時世尊觀是事已說伽他曰
022_0786_a_01L
사람들이 흔히
공포에 쫓기면
산으로 숲으로 탑사와 같은 곳으로
들어가 의지하지만
022_0785_c_23L衆人怖所逼
多歸依諸山
園苑及樹林
制底深叢處

이런대로 돌아가 의지하는 것은
수승함도 아니요, 높은 것도 아니니
이러한 귀의(歸依)로는
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하네.
022_0786_a_02L此歸依非勝
此歸依非尊
不因此歸依
能解脫衆苦

모든 중생들아,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과 승가에 귀의하라.
네 가지 거룩한 진리를
항상 지혜로써 관찰하라.
022_0786_a_03L諸有歸依佛
及歸依法僧
於四聖諦中
恒以慧觀察

고통을 알고 고통이 쌓임을 알고
고통을 영원히 초월한 경지를 알고
여덟 가지 거룩한 길을 알면
안온한 열반으로 나아가리라.
022_0786_a_04L知苦知苦集
知永超衆苦
知八支聖道
趣安隱涅槃

이러한 귀의만이 가장 수승하고
이러한 귀의만이 가장 높나니
반드시 이러한 귀의라야만
온갖 고통에서 해탈할 수 있으리라.
022_0786_a_06L此歸依最勝
此歸依最尊
必因此歸依
能解脫衆苦

그때 세존께서 모든 대중의 근성의 차별과 번뇌의 다름을 관찰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모두 알아듣게 하시고 나니, 무량 백천억 수의 대중이 수승한 견해를 얻었다. 혹은 초과(初果)나 2과나 3과나 아라한과를 얻었으며, 혹은 성문의 보리심을 발하였고, 혹은 독각의 보리심을 발하였고, 혹은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였다. 그리고 대중 가운데의 모든 중생들이 모두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께 귀의하니, 세존께서 그 모든 대중들을 위하여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하실 일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떠나셨다.
022_0786_a_07L爾時世尊觀諸大衆根性差別隨眠各異爲其說法令彼聞已無量百千億數大衆得殊勝解或得初果二果三果阿羅漢果或有發聲聞菩提心或有發獨覺菩提心或發無上菩提於大衆中所有衆生皆悉至心歸向三寶世尊爲彼大衆說法示教利所作事了從座而去
그때 포라나 등의 제자가 그 스승과 한 곳에 있으면서 스승에게 물었다.
“오파타야(鄔波馱耶)여, 무엇이 실지[實]입니까?”
그때 6사들이 각각 기만하여 이러한 말을 희롱하였다.
“세간은 항상한 것이니, 이것이 실지이니라.”
어떤 자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항상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실지이니라.”
또 어떤 자는 말하였다.
“항상하기도 하고 항상함이 없기도 한 것이다.”
“항상함도 아니요, 항상함이 없음도 아니니, 이것이 실지이니라.”
“가[邊]가 있는 것이다.”
“가가 없는 것이다.”
“가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없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가 없는 것도 아니다.”
022_0786_a_15L有晡剌拏等弟子與其師主在於一處問其師鄔波馱耶何者爲實諸六師各生欺誑共相調弄作如是語世間是常此爲實事又有說言無常是實亦常亦無常又云非常非無常謂爲實又云有邊無邊又云亦有邊亦無邊又云非有邊非無邊
022_0786_b_01L또 말하였다.
“몸속에 목숨이 있다.”
“몸과는 달리 목숨이 있는 것이다.”
또 말하였다.
“죽은 뒤에도 나는 있는 것이다.”
“나는 없는 것이다.”
“나가 있기도 하고 나가 없기도 한 것이다.”
“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가 없는 것도 아니니, 이것만이 실지요 다른 것은 다 허망한 것이다.”
022_0786_a_22L又云中有命又云異身有命又云死後有又云無我又云亦有我亦無我非有我非無我唯此是實餘皆虛
비록 이런 말들을 하곤 있으나 부끄러운 생각이 많아서 머리를 숙였다 쳐들었다 하였다. 울화로 속을 태우다가 마실 물을 구하고자 못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반쯤 갔을 때 길에 한 고자[黃門]가 있다가 보고는 게송을 말하였다.
022_0786_b_03L雖說此語情多恥愧低頭俛仰憂火燒心欲求水飮便往池所於其半路有一黃門見而說頌

그대 이제 혼자 어디를 가나.
싸우다가 뿔이 빠진 소와 같구려.
석가의 묘법을 알지 못하고
들소처럼 아무 데나 마구 달리네.
022_0786_b_05L汝今獨行何處去
狀同相觸折角牛
釋迦妙法不能知
亦如野牛隨處走

포라나가 듣고는 역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786_b_07L晡剌拏聞此頌已亦便說頌

죽음이 항상 내 눈앞에 있으니
내 몸엔 강건한 힘이 없어졌네.
모든 것은 윤회하여 고와 낙을 받는데
나는 이제 벗어나서 안온한 곳을 구하려네.
022_0786_b_08L死常在我目前行
我身無有强健力
諸有輪廻受苦樂
我今解脫求安處

햇빛이 뜨거워서 불을 뿜는데
나는 이제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네.
그대는 속이지 말고 바로 알려주오.
어디에 시원한 못이 있는가.
022_0786_b_10L日光極熱吐炎暉
我今身心竝疲倦
汝當無諂直相報
何處得有淸涼池

고자가 듣고는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786_b_12L黃門聞已復說頌曰

가까이에 시원한 곳이 있어서
새들과 밝은 꽃이 가득하건만
그대는 아주 나쁜 소경인지라
아름다운 못을 못보고 묻기만 하네.
022_0786_b_13L近此卽有淸涼處
鵝鴨鮮花皆遍滿
汝是極惡生盲者
不見芳池共相問

포라나가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786_b_15L晡剌拏復說頌曰

그대는 이제 남자도 여자도 아니면서
못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지 않는구나.
내가 어서 가서 시원함을 찾으리라.
몸과 마음에 불타는 번뇌를 식히리라.
022_0786_b_16L汝今非男亦非女
向池之路不相教
我速須往覓淸涼
求歇身心諸熱惱

그때 저 고자가 그 길을 가리키니 포라나가 곧 그 못으로 갔다. 그 못에 이른 그는 모래를 담은 항아리를 목에 매고 물에 들어가서 스스로 빠져 죽었다.
그때 그의 제자가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우리 스승님을 보았습니까?”
모두 못 보았다고 말하니, 또 물었다.
“당신들은 우리 스승님이 말한 바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았습니까?”
022_0786_b_18L彼黃門教其路已晡剌拏卽詣池旣至池已以沙瓨繫頸入水自沈因卽命過彼弟子更相問曰仁等頗有見我鄔波馱耶不皆云不見相問曰仁等頗曾見鄔波馱耶有所說不
022_0786_c_01L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세간은 다 항상한 것이라고, 오직 이것만이 실지이고 다른 것은 다 헛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소.”
또 누가 말하였다.
“나는 항상함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소.”
또 누가 말하였다.
“항상함도 아니고 항상함이 없음도 아니라고 하였소.”
“가가 있는 것이라고 하였소.”
“가가 없는 것이라고 하였소.”
“가가 있기도 하고 가가 없기도 한 것이라고 하였소.”
이러한 말들을 앞에 말한 바와 같이 자세히 말하여 주었다.
022_0786_c_01L一人答曰見說世間皆常唯此是實餘皆是虛又云我說無常又云亦常亦無常又云非常非無常又云有邊又云無邊又云亦有邊亦無邊又云非有邊非無邊如前具說
그때 제자들이 서로 말하였다.
“당신들이 하는 말은 모두 같지 않으니, 우리가 이제 친교사를 찾아서 어느 것이 실지인가를 묻는 것이 옳겠소.”
그리고는 곧 찾아 나섰는데 그 중로에서 동녀가 오는 것을 보고 게송으로 물었다.
022_0786_c_05L弟子共相謂曰仁等應知所有言說悉竝不同我今宜可覓親教師問其實事卽便求覓於其中路見童女來伽他問曰

아가씨여, 그대는
포라나 대사를 보았는가.
옷으로 몸을 가리지 않고
땅에 서서 맨손으로 먹는 그를
022_0786_c_09L賢首汝頗見
晡剌拏大師
不將衣覆身
立地手中食

동녀가 듣고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22_0786_c_11L童女聞說卽以伽他而答之曰

그는 벌써 지옥의 사람일세.
손을 벌려서 남에게 빌어도
수족은 모두 흰빛이더니
이제 물속에 잠긴 것을 보았네.
022_0786_c_12L彼是地獄人
展手從他乞
手足皆白色
見在水中沈

제자가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786_c_14L弟子亦以頌答

그대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그런 말은 좋지 않은 말이다.
법으로 의상을 삼으시고
선인(仙人)께서는 법에 의해 사신다.
022_0786_c_15L汝勿作是語
斯爲不善說
以法作衣裳
牟尼依法住

동녀가 또 대답하였다.
022_0786_c_17L童女復答

알몸으로 인간에 다니는
그를 누가 슬기롭다 하리.
다른 이가 모두 함께 보아도
수치심이 없는 그를
022_0786_c_18L露體人間行
誰將此爲智
令他衆共見
了無羞恥心

뻔뻔하게 몸뚱이를 드러내는
그것을 가지고 법이라 하는가.
비사문왕이 본다면
틀림없이 칼로 벨 것일세.
022_0786_c_20L靦面露身形
便將此爲法
毘沙門王見
刀割定無疑
022_0787_a_01L
그때 모든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잠자코 갔다. 곧 못가에 가서 그의 스승이 모래 항아리를 목에 매달고 빠져 죽은 것을 보았다.
제자 중에 계(戒)를 좋아하는 자가 있어 함께 이런 말을 하였다.
“이 일만이 실지이고 나머지는 다 허망한 것이다.”
하고, 역시 모래 항아리를 목에 매달고 스스로 빠져 죽으니 그 나머지 무리들은 모두 사방으로 흩어져서 변방에 가서 의지하였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신변을 나타내고 마치시니, 인간ㆍ천상의 대중들이 모두 다 기뻐하였다.
022_0786_c_21L諸弟子聞是語已默爾而去卽詣池所見其師主以沙瓨繫頸沈沒而弟子之中有樂戒者共作是說事是實餘皆虛妄亦以沙瓨繫頸自沈而死所有餘衆竝皆四散依止邊佛現如是大神變已人天大衆悉皆歡喜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卷第二十六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