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2_0946_b_01L근본설일체유부목득가 제7권
022_0946_b_01L根本說一切有部目得迦卷第七


대당 삼장법사 의정 한역
백명성 번역
022_0946_b_02L大唐三藏法師義淨奉 制譯


5) 다섯 번째 자섭송(子攝頌)
022_0946_b_03L第五子攝頌曰

필추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는
개고기와 죽은 날짐승 들짐승의 고기와
발굽이 있는 가축을 들 수 있겠다.
아울러 원숭이 고기도 먹어서는 안 된다네.
022_0946_b_04L狗肉不應噉 幷食屍鳥獸 及以同蹄畜亦不食獼猴
022_0946_c_01L
한 때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그때는 흉년이 들어 속인들 대부분이 개고기를 먹었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스님께서는 그냥 가십시오. 여기에는 보시할 물건이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집의 솥에서는 음식이 요리되고 있었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그것을 보고는 그에게 물어 보았다.
“당신의 집 솥에 있는 것은 무슨 음식입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개고기입니다.”
필추가 묻기를 “당신들은 개고기를 먹습니까?”라고 하자, 그들이 먹는다고 대답하였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말하였다.
“우리들은 당신들을 믿고 출가하였으니, 당신들이 먹는 음식은 당연히 우리에게도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 그가 주었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고기를 받아 가지고 가는데 그때 많은 개들이 고기 냄새를 맡고는 필추들 주위를 돌고 따라오면서 짖어 대었다.
여러 거사들이 그 광경을 보고 물어 보았다.
“필추들이여, 무슨 까닭에 개들이 따라오는 것입니까?”
대답하기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고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들이 묻기를 “당신들도 개고기를 먹습니까?”라고 하자, 필추들이 먹는다고 대답하였다.
그런 이유로 필추들이 비난을 받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필추들은 개와 올빼미 그리고 일체의 죽은 새나 짐승의 시체를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 먹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 되리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도적이 교살라국 승광대왕의 마구간에서 말을 타고 암림(闇林)1)에 들어가 말을 죽인 후 머리와 꼬리는 버리고 고기를 가지고 가버렸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는 먹기를 많이 하였는데, 새벽에 사방을 두루 살펴보다가 멀리 암림에 수리 떼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는 서로 연락해 함께 그 곳으로 가보았다. 그 곳에 가보니 말 꼬리와 머리, 말굽이 버려져 있었다. 이에 서로 말하기를 “오바난타여, 우리는 지금 버려진 많은 물건을 얻게 되었소”라고 하고는 함께 가지고 갔다.
그때 말을 관장하는 사람이 발자국을 따라 그 곳에 이르러 여섯 명의 나쁜 필추에게 “그대들이 승복[大仙服]을 입고 어찌 이러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단 말입니까?”라고 물었다. 필추들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무슨 잘못을 했단 말입니까?”라고 하였다. 말을 관장하는 이가 “당신들은 왕의 마구간에서 말을 훔쳐 타고 나와 죽인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필추들이 말하기를 “이것은 우리가 죽인 것이 아닙니다. 도적이 훔쳐서 죽인 다음 고기는 가지고 가고, 머리, 발굽, 꼬리는 버리고 갔습니다. 그러니 우리들은 버린 물건을 가진 것뿐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말 주인은 빈정대며 말하였다.
“이것들은 아까운 것들인데 버린 물건이겠습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은 발굽이 있는 가축과 여우, 담비 등의 동물은 모두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먹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어떤 원숭이가 멀리 있는 나뭇가지를 잡으려고 훌쩍 뛰다 그만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 광경을 본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그것을 가지고 처소로 돌아와 솥에 넣어 삶았다. 그때 자식을 잃어버린 어떤 여인이 발자국을 따라 서다림으로 들어와 필추들이 큰 솥에다 원숭이를 삶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에 여인은 가슴을 치며 절규하기를 “아이고, 내 자식이 여기서 삶아졌구나”라고 하였다. 그러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원숭이의 손을 꺼내어 여인에게 보여 주자, 여인은 절규하였다.
“화를 당했구나. 이것은 내 자식의 손이요.”
다시 원숭이의 다리를 꺼내 보여 주자 여인은 말하였다.
“화를 당했구나. 이것은 내 자식의 다리요”
다시 원숭이의 머리를 들어보이자 여인은 말했다.
“화를 당했구나. 이것은 내 자식의 머리요.”
필추들이 다시 원숭이의 꼬리를 들어 보이며 여인에게 말하기를 “당신의 자식에게도 꼬리가 있습니까?”라고 하자, 여인이 대답하기를 “어찌 당신들도 원숭이 고기를 먹는단 말입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당신의 자식이 아닌데 우리가 먹은들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여러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곧 필추들을 비난하였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외형상 원숭이는 사람과 비슷한 점이 있다. 그러므로 필추들은 먹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먹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게 되리라.”
022_0946_b_06L爾時佛在室羅伐城屬儉年諸俗人等多食狗肉六衆苾芻於日初著衣持鉢入城乞食隨所至處皆告曰聖者可去實無一物堪以奉其家釜內有營食處六衆見已便問彼言汝舍釜中是何飮食答云問言仁等食狗肉耶答言我食衆報言我依仁等而爲出家汝所食物宜應與我彼便授與六衆苾芻受肉而去是時群狗旣聞肉氣共來圍號吠隨行諸居士見而告曰何故被群狗逐答言我所持者是其狗肉問言仁者食狗肉耶答言因被譏嫌以緣白佛佛言凡諸苾芻不應食狗及以鴟鴞幷諸鳥獸死屍者咸不應食若有食者得惡作罪緣處同前有盜賊偸憍薩羅國勝光大王廏中上馬將入闇林遂斷其棄其頭尾持肉而去六衆苾芻性多饕餮晨朝遍望觀察四方遙見闇有諸鷲烏從空飛下因卽相報往其處見彼所棄馬尾頭蹄因相謂鄔波難陁我今豐足糞掃之物共收取掌馬人尋蹤而至問六衆仁所著者是大仙服如何更作斯惡行耶問言我作何事答言王廏上馬仁等偸殺報言此非我殺是賊偸殺而取肉頭蹄及尾棄地而去等將作糞掃物取馬主譏曰此實可愛糞掃之物以緣白佛佛言汝等苾芻諸有同蹄之畜狐狢等類竝不應食若有食者得惡作罪有獼猴攀條遠躑忽然墮地因卽命終六衆見已持還住處置於釜內自煮有女人失其兒子尋逐蹤緖入逝多林察見六衆於大釜內煮彼獼猴女人見已搥胸叫曰嗚呼我兒於此被煮是時六衆挑獼猴手以示女人女人叫曰禍哉此是兒手次挑其腳女人告言禍哉是我兒腳次擧其頭女人復言禍哉是我兒頭復擧其尾告女人曰你之兒子亦有尾耶女人告曰豈復仁等食獼猴肉答云不是汝兒我食何過諸人聞已便起譏嫌以緣白佛佛言汝諸苾芻獼猴之貌有類人形是故苾芻亦不應食若有食者得惡作罪

6) 여섯 번째 자섭송
022_0947_a_09L第六子攝頌曰

작은 잔이나 옷 끝 가죽 잎 등으로
관장(灌腸)을 하면 좋지 않고
쇠관을 제외하곤
유리나 동(銅)으로 마음대로 만들어 한다.
022_0947_a_10L小盞及衣角 皮葉等有過 除其鐵一種餘物任情爲
022_0947_b_01L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그때 어떤 필추가 중병에 걸려 몹시도 괴로워 의원에게 가서 말하기를 “의원이시여, 저를 위해 알맞은 처방을 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의사가 대답하기를 “관장약을 복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면 병이 속히 나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필추가 말하기를 “의원이시여, 그것은 아직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라고 하자, 의사가 대답하기를 “당신의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께서는 자비를 근본으로 하시니 그것을 반드시 허락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사의 처방이 관장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면 그렇게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자 그 필추가 작은 잔으로 관장을 하여 그 약을 버리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작은 잔으로 관장을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 필추가 옷 끝으로 관장을 하여 전처럼 약을 버리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 끝으로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 필추가 가죽으로 관장을 하여 다시 약을 버리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으로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가 나뭇잎으로 싸서 하려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리해서는 안 된다. 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가 쇠를 달구어 단단하게 만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쇠만을 제외하고 유리나 동(銅) 등으로 편한 대로 만들도록 하여라.”
022_0947_a_12L佛在室羅伐城有苾芻身嬰重病爲苦所逼便往醫處報言賢首以所宜藥爲我處方醫人答曰有下灌藥宜可用之病速瘳愈告言賢首世尊未許答曰仁之大師慈悲爲本必緣此事開許無疑諸苾芻以緣白佛佛言醫人處方用下灌藥當隨意作彼以小盞而爲下灌便棄其藥佛言不應以盞而爲下灌彼以衣角藥如前棄佛言不應衣角又以皮灌復還棄藥佛言不應用皮彼將葉裹佛言應宜可作筒彼將鐵作熱而且鞕除鐵一種琉璃銅等咸隨意作

7) 일곱 번째 자섭송
022_0947_b_02L第七子攝頌曰

사탕수수, 낙(酪), 고기[肉], 삼[麻]으로는
네 종류의 약을 만들 수 있다.
대마죽(大麻粥)과 순무죽은
뿌리 등으로 죽을 만들어 먹는다.
022_0947_b_03L甘蔗酪肉麻 藥有四種別 大麻蔓菁粥根等粥應喰

이때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7일약(七日藥)2)도 진수약(盡壽藥)3)으로 쓸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쓸 수 있다. 가령 사탕수수 같은 경우 뿌리는 시약(時藥)4)이 되고, 즙은 경약(更藥)5)이 되며, 사탕[糖]은 7일약이고, 재[灰]는 진수약이 된다. 그러므로 우바리야, 낙(酪)은 오전 중에 먹고, 장(漿)은 저녁에 먹으며, 소(酥)는 7일 동안 먹고, 낙(酪)을 태우면 재가 되는데 그것은 오래 두고 먹는 것이다. 그리고 우바리야, 고기는 시약이 되고 기름은 7일약이 되며 고기를 태우면 재가 되는데 그것은 진수약이 되니, 일에 따라 복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때 어떤 필추가 몸에 중병이 들어 몹시 괴로워하다가 의사에게 가서 말하기를 “의원이시여, 저는 지금 중병에 걸렸으니 처방을 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의사가 대답하였다.
“스님께서는 대마죽(大麻粥)을 드셔야 하겠습니다.”
그러자 필추가 말하기를 “세존께서 아직 허락하지 않으셨는데, 제가 어찌 먹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의사가 앞에서와 같이 대답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 드렸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사의 처방이라면 마죽 먹는 것을 허락하노라. 그리고 순무의 뿌리, 줄기, 꽃, 잎, 열매 등이 모두 중풍[風疾]을 낫게 하니 그것들로 죽을 만들어 먹도록 하여라.”
022_0947_b_05L爾時具壽鄔波離白世尊言其七日亦得用爲盡壽藥不佛言卽如甘蔗體是時藥汁爲更藥糖爲七日灰得盡形鄔波離酪是時攝漿是更酥爲七日燒酪成灰便爲盡壽波離肉是時藥脂成七日燒肉成灰便爲盡壽隨事應服有苾芻身嬰病苦往醫人處問言賢首我今帶病願爲處方醫人答曰聖者應食大麻苾芻告曰世尊未許我云何食答同前以緣白佛佛言醫人處方聽食麻粥或是蔓菁根莖花葉及其子竝除風疾咸應作粥而噉食之

8) 여덟 번째 자섭송
022_0947_b_18L第八子攝頌曰

수시로 먹는 음료수인 설탕물은
7일을 두고 마실 수가 있노라.
마음만으로도 성립될 수 있는 다섯 가지 일이 있으며
흉년에 받은 공양은 동료 필추와 함께 한다.
022_0947_b_19L開許粆糖飮 得爲七日藥 生心爲五事益彼應共分
022_0947_c_01L
그때 세존께서 인간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다 한 마을에 도착하셨다.
그 마을의 어떤 장자는 숙세의 인연으로 여래의 교화와 제도를 받을 만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장자의 교화 받을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그의 집으로 가셨다. 이에 장자는 세존을 위해 자기 집에 넓은 평상을 준비하였다. 세존께서 자리에 나아가 앉으시니 장자는 세존의 두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아 있었다. 이 때 세존께서는 장자의 생각이 번뇌에 물든 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아시고 유익하고도 훌륭한 교법(敎法)을 말씀해 주시어 그로 하여금 금강같이 굳은 지혜의 몽둥이로 스무 가지의 잘못된 견해를 부수고 예류과를 얻게 하셨다.
그 장자가 예류과를 얻고 나서 세존께 말씀드렸다.
“제가 지금 증득하게 된 것은 조상님이나 부모님의 은덕이 아니며 임금님의 은덕도 아니고 여러 천인(天人)의 은덕도 아니며 사문(沙門)이나 바라문의 은덕도 아니며 친구나 친척들의 은덕도 아닙니다. 오직 위대한 스승이신 세존의 은덕입니다.”
장자는 이렇게 말하면서 청정한 믿음으로 삼보(三寶)에 귀의하였다. 이에 세존께서 그 장자를 위해 법요(法要)를 말씀해 주셨다. 그러는 사이에 시간이 흘러 부처님과 대중들이 모두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자 장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지금 수시로 마실 수 있는 음료수[非時漿]를 마련하였으면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대로 하도록 하시오.”
그러자 장자는 곧 설탕물 등을 준비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대접하였는데, 여러 필추들이 너무 달아 많이 마실 수가 없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포도, 석류, 귤, 유자 등을 비벼 잘게 으깨어 채로 걸러 마실 것이요, 다른 탁한 것을 섞어 마시지 말라.”
이에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설탕물을 가지고 7일 동안 마셔도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된다. 언제까지나 마실 수 있으며, 깨끗한 것이고 원래의 맛이 변해 쉬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어떤 장자가 아난타 존자에게 자기 집에서 식사해 달라고 청하였는데, 마침 급고독 장자가 중병이 들게 되었다. 세존께서 그 소식을 들으시고는 곁에서 시중을 들던 아난타와 함께 그 장자의 집에 가서 문병을 하셨다. 그때 장자는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였다. 세존께서 자리에 앉으시어 장자를 위해 법요(法要)를 설하시고 떠나려 할 때에 장자가 세존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가엾게 여기시어 저의 음식을 받아 주십시오.”
이에 세존께서는 묵묵히 승낙하셨다.
그때 아난타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보다 앞서 장자가 저에게 자기 집에서 식사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먼젓번의 부탁은 사양하여 다른 필추에게 넘겨주도록 하여라. 마음으로 생각만 하여도 성립될 수 있는 다섯 종류의 일이 있으니 옷을 나누는 것, 옷을 지니는 것, 포쇄타(褒灑陀), 수의사(隨意事), 그리고 남의 부탁을 받아들이는 일이 그것들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는 흉년이라 여러 필추들이 걸식을 하여 음식을 얻기가 어려웠었다. 그런데 경건한 믿음이 있는 바라문과 거사들이 나이가 많고 덕이 있는 필추에게 자신들의 집에 와서 식사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단지 한 사람의 요청만을 받아들이고, 다른 이의 요청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흉년이 들어 음식을 구하기 어려울 때라면, 그러한 부탁을 모두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이미 먹었을 경우에는, 다른 필추들이 모두 먹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초청 받지 않은 사람도 그의 집에 가게 되었는데, 시주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당신들은 제가 초청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고는 음식을 주지 않았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부탁을 받아들인 사람이 두세 사람 몫의 음식을 받아서는 먼저 다음과 같이 말하여야 할 것이다.
‘거사여 이 필추들은 걸식하여서도 음식을 얻기가 힘든 분들입니다. 그래 내가 이 음식을 이분들에게 드리려고 하니 당신께서는 기껍게 여겨 주십시오.’
이렇게 두세 차례 말하고 가는 곳마다 받은 음식을 모두 다른 이들에게 준다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022_0947_b_21L爾時世尊人閒遊行至一聚落長者宿世因緣應受如來之所化度爾時世尊知彼長者受化時至詣其住處是時長者卽爲世尊於彼寬廣敷設牀座爾時世尊就座而坐長者禮雙足已在一面坐是時世尊觀彼長者意樂隨眠根性差別而爲說法示教利喜令彼長者以智金剛破二十種薩迦耶見山獲預流果旣得果已白世尊曰我今所證非先祖父母所作非國王作非諸天作非沙門婆羅門等作亦非親友及宗族作由依世尊大師力故如是廣說乃至受三歸依心生淨信爾時世尊爲彼長者宣說法要日時遂過佛及大衆悉皆絕食長者白佛言我今欲作非時漿佛言隨意應作卽去營辦粆糖等漿奉佛及僧諸苾芻等以其過甜不能多飮以緣白佛佛言葡萄石榴及橘柚等捼使破碎以物淨濾勿令稠濁和攪而飮具壽鄔波離白佛言其粆糖飮頗得守持經七日佛言齊何應飮乃至澄淸未醋已來體未變者隨意當飮爾時佛在室羅伐城有長者請具壽阿難陁就舍而食給孤獨長者身嬰重病世尊聞已與侍者阿難陁詣長者處問其疾苦是時長者爲佛敷座世尊就座卽爲長者說法要已從座欲去彼長者請世尊曰唯願哀愍今受我食爾時世尊默然許之阿難陁白佛言先有長者已請我食佛告阿難陁應捨先請與餘苾芻有五種事心念皆成謂分別衣守持衣襃灑陁隨意事及受人請緣處同前屬儉年諸苾芻衆乞食難得有敬信婆羅門及諸居士請耆宿苾芻就舍而食諸苾芻但受一餘皆不受世尊告曰若於儉年食難得隨有請喚皆應受之身自食於餘苾芻咸應共食不被請人詣彼舍施主告曰仁不是我所請之便不與食世尊告曰其受請者應可先受食兩三口爲表相已作如是居士此諸苾芻乞食難得我將此迴以施之汝可隨喜如是二三隨所得食皆應迴授其最後者應自飽食

9) 아홉 번째 자섭송
022_0948_a_22L第九子攝頌曰
022_0948_b_01L
의사의 처방이라면 소(酥)ㆍ유(油)와
그것들의 찌꺼기를 복용할 수 있다.
필추들은 약 상자를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며
열 군데를 피해 부엌을 만들어야 한다.
022_0948_a_23L醫教應服酥 油及餘殘觸 幷開服藥合除十爲淨廚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필추가 중병이 들어 의사에게 물어 보았더니, 의사가 대답하기를 “소(酥)를 복용하면 병에 차도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사의 처방이라면 마음대로 복용하도록 하여라.”
그때 병난 필추가 밤중에 소(酥)를 먹고자 하였으나, 주는 사람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스스로 가져다 먹어야 할 것이다. 소(酥)를 얻기 어려우면 유(油)를 복용해도 좋을 것이나 그마저 얻기 어려우면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그때 소ㆍ유의 찌꺼기를 가지고 있는 필추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비록 찌꺼기이긴 하지만 나에게 소ㆍ유가 있다. 만일 부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너는 그것을 복용하도록 하여라.”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자가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다면, 설사 찌꺼기라도 복용하는 것이 죄가 되지는 않는다.”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께서 필추들은 복용하는 약을 담아 두는 그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종류의 보물로 만든 것이 아니면 나머지는 모두 가질 수 있다.”6)
이 때 세존께서 벽사리국(薜舍離國)에 계셨는데, 필추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열 군데의 장소에서는 부엌을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니 맨땅, 문이나 집 아래, 처마 앞, 온난당(溫煖堂), 목욕실, 관리의 집, 탑 부근, 외도의 집, 속인의 집, 필추니만 있는 절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곳에 부엌을 만든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만약 공동의 부엌을 만들어 의식을 행하였다면, 상하 사방이 모두 청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대중들이 한 곳에 부엌을 만들어도 좋다고 모두 허락하였다면, 상하 사방에 있는 지역들이 모두 청정하다고 할 수 있느니라.”
022_0948_b_02L緣處同前有一苾芻身嬰重病問彼醫人醫人報曰應可服酥病當除差以緣白佛佛言醫人處方隨意應服病苾芻於其夜分將欲食酥無人爲授佛言應自取服若酥難得應可服油油更難得遂便廢闕餘苾芻有殘觸酥油彼作是言我有酥油是殘觸佛若開者汝當取服以緣白佛言病者貧無設是殘觸服之無具壽鄔波離白佛言如世尊說諸苾芻應持服藥合者其事如何除四寶已餘皆得畜爾時世尊在薜舍離告諸苾芻有十種地不應結作淨廚所謂露地門屋下房簷前煖堂洗浴室官人宅制底邊外道家俗人舍尼寺中若煮食時皆得惡作鄔波離白佛言若結一室共作淨廚旣作法已上下傍邊皆成淨不佛告鄔波離若大衆共許結此一處作淨廚時上下四邊勢分之內悉皆成淨

10) 열 번째 자섭송
022_0948_b_22L第十子攝頌曰
022_0948_c_01L
술 마시는 버릇이 든 출가자에게는 나무 뿌리ㆍ줄기ㆍ잎ㆍ꽃ㆍ과실 등을
모두 묽은 술에 담갔다가
물을 섞어 마시도록 하였으며
뱀에게 물린 필추에게는 다른 음식도 허락하셨네.
022_0948_b_23L根莖葉花果 皆應淡酒浸 水攪而飮用幷許其異食

그때 세존께서 불자들을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였는데, 그들 모두 술 마시는 데 버릇이 들어 있어 술을 끊자 몸과 얼굴이 야위고 누렇게 뜨게 되었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술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나무의 뿌리와 줄기, 잎, 꽃, 열매 등을 모두 가루로 만들어 흰 베로 싸서 술기운이 약한 묽은 술에 담그되 그릇 가득히 담아 먹지는 말아라. 그 후에 맑은 물을 타서 마시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누룩과 나무껍질, 향약(香藥)을 찧고 체로 쳐서 가루로 만든 다음 베나 비단으로 싸 막대기에 가로로 매달아 새로 익은 술 항아리에 걸어 놓되 술에 젖지 않도록 한다. 그런 다음 하루 이틀 묵힌 후에 물을 섞는다.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든 것은 수시로 마시더라도 죄를 짓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하면 술에 대한 갈증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스승으로 삼고 있는 너희 필추들은 술을 마셔서는 안 되며 주거나 받지 말며 더 나아가서는 풀끝에 술을 묻혀 입에 대어서도 안 될 것이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뱀에게 물린 필추에게는 다른 음식을 준다고 하셨는데, 무엇을 주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갓 태어난 송아지의 똥오줌과 굴로타수(崛路陀樹)의 재를 준다. 그리고 첫째 보리수(菩提樹)의 재, 둘째 겁필타(劫畢他)나무, 셋째 아설타(阿說他)나무, 넷째 오담발라수(鄔曇跋羅樹)의 재, 다섯째 굴로타 나무를 땅 아래 손가락 네 마디 깊이 정도 집어넣어 그 곳의 흙과 섞어 사용하도록 한다.”
“어떤 사람이 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믿음을 지닌 자로 하여금 받게 하고 경건한 믿음이 있는 자가 받아야 할 것이니라.”
022_0948_c_02L爾時世尊旣度釋子出家其人皆慣飮酒由斷酒故身色痿黃以緣白佛佛言但有造酒之物所謂根莖果等竝屑爲末以白布裹可於無力不醉淡酒中而爲浸漬勿令器滿封蓋之後以淸水投中攪飮或以麴及樹皮幷諸香藥擣簁爲末布帛裹用杖撗繫懸於新熟酒瓮內勿令霑酒經一二宿以水攪用斯之二種時與非時隨飮無犯如是能令酒渴止息汝諸苾芻以我爲師者不應飮酒不與不取乃至不以茅端渧酒而著口中如世尊說莎底苾芻應與異食者云何與佛言初生犢子糞尿幷崛路陁樹灰一菩提樹灰二劫畢他三阿說他四鄔曇跋羅樹灰五溺崛路及入地四指下土相和一處攪而隨用不知何人應取佛言令信敬者取令信敬者授

2. 별문(別門) 두 번째 총섭송
022_0948_c_22L目得迦別門第二摠攝頌曰
022_0949_a_01L
보시 받은 물건은 정해진 곳에서만 쓰고
주인이 있는 사당의 물건은 가져가서는 안 된다네.
보시 받은 물건은 시주의 의향을 물어 처분하고
교살라국에서 알 수 있듯이 인원수에 따라 나누어야 한다네.

불상을 성 안으로 들여갈 때에는 미리 날짜를 알려주고
보시 받은 재물을 처분하는 사람을 뽑도록 한다네.
절이나 탑이 너무 크면 층수를 줄이고
필추니들이 식사할 적에 윗자리는 비워 두도록 한다네.
022_0948_c_23L定物有主處 須問憍薩羅 從像預先差大減會尼衆

1) 첫 번째 자섭송
022_0949_a_02L第一子攝頌曰

정해진 장소에서 사용해야 할 물건은 옮길 수 없으며
도적이 버리고 간 물건을 필추가 주워서는 안 된다.
시체를 버리는 숲에 있는 물건도 가져가서는 안 되나
허락되어진 물건은 가져도 될 것이다.
022_0949_a_03L定物不應移 莫拾賊遺物 屍林亦復爾隨許竝應收
022_0949_b_01L
이때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재물이 많은 어떤 장자가 절[住處]을 하나 만들어 스님 대중들에게 보시하고 아울러 침구와 요, 몸에 소용되는 여러 가지 물건도 모두 보시하였다. 젊은 필추들이 그 절에 머물러 있었다. 그들은 서로 상의하기를 “여러 존자[具壽]들의 침구들이 이미 매우 많다. 그런데 들고 다니다가 파손시킬 염려가 있으니, 다니는 데 소용되는 물건 이외의 것은 필추 스님 대중들에게 나누어 주어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즉시 상의한 대로 남는 물건을 모두 근처의 필추 스님 대중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때 어떤 걸식하는 필추가 돌아다니다 그 절에 이르렀다. 절에 있는 필추는 그를 쉬게 해 주었다. 그 나그네 필추가 묻기를 “존자여, 남아도는 여분의 침구가 있습니까?”라고 하였다. 절에 있던 필추는 “이곳에는 남는 침구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여러 나그네 필추들은 부서진 침상에서 고생스럽게 밤을 지냈다.
새벽이 되자 나그네 필추는 방 열쇠를 가지고 그 절을 보시한 속인의 집으로 향하였다. 그 곳에 도착해서는 자리에 나아가 앉아 장자를 위해 법요를 설명하고 일곱 종류의 복업(福業)을 찬탄하였다. 그러자 장자가 말하였다.
“그러한 복업은 제가 이미 하였습니다.”
이에 필추가 말하였다.
“그대가 보시한 절에는 침구가 부족하더이다. 나는 어젯밤 부서진 침상에서 자느라 무척 고생하였습니다.”
그 절을 보시한 자가 말하였다.
“내가 많은 침구와 물품을 대중들에게 보시하였는데, 필추들이 내가 보시한 물건을 다른 곳으로 가져가진 않았겠지요?”
필추가 물었다.
“방 열쇠를 알아볼 수 있겠소?”
장자가 대답하였다.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에 즉시 장자와 함께 가서 살펴보기로 하였다. 그 장자가 절에 도착해서 그 곳에 있는 필추에게 물어 보았다.
“제가 대중들에게 보시한 많은 침구와 물건들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상의 일들을 모두 시주에게 얘기해 주니, 장자가 말하였다.
“나누어 준 물건들을 가져와야 할 것입니다. 제가 본래 이 절에 보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절에 보시한 물건을 다른 절에 주어서는 안 된다. 마땅히 정해진 장소에만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사적으로 준 자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되돌려 놓지 못하면 무거운 월법죄를 짓는 것이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여러 상인과 두루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때 상인들이 도적들에게 물건을 강탈당하였는데, 도적들이 물건을 모두 가져가지 못해 버리고 가버렸다.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도적들을 뒤따라가다가 버려진 물건을 보고는 서로 말하기를 “난타와 오바난타여, 버려진 물건이 몹시도 많으니 함께 가져가도록 합시다”라고 하고 옷을 가져갔다.
물건의 주인들이 와서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옷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는 곧 꾸짖어 말하였다.
“우리 소유의 물건 중에 도적들이 가져가지 못한 것을 그대들이 다시 훔쳤구나. 존자들이 수도자의 옷을 입고 이러한 나쁜 짓을 행하다니.”
필추들이 물어 보았다.
“우리들이 무슨 짓을 했단 말이요?”
상인들이 대답하였다.
“당신들은 우리들의 옷을 훔쳤소.”
이에 필추들이 말하였다.
“도적들이 당신들의 옷을 빼앗은 다음 그것을 버리고 갔기 때문에, 우리들은 버려진 옷이라 생각하고 가진 것이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도적들이 상인들의 옷을 빼앗은 다음 그것을 버렸다면, 그 물건을 주워 가져가서는 안 된다. 만일 주워 가진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또 상인들이 도적에게 물건을 빼앗겼는데, 도적들이 물건을 다 가져가지 못하고 버리고 가는 일이 있었다. 그때 여러 거사들이 필추들에게 말하기를“그대들은 마음껏 가져가도 좋습니다”라고 하였으나, 필추들이 가지지 아니하였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허락을 받았다면 가져도 좋으리라.”
022_0949_a_05L爾時佛在室羅伐城有一長者多饒財寶造一住處施與僧伽及諸臥褥供身雜物咸持奉施有少苾芻在此而住共相謂曰諸具壽臥褥資具旣甚豐盈若擧置時恐多損壞隨足受用所有餘物應可分與苾芻僧伽卽如其議所有餘物悉皆分與隨近僧伽有乞食苾芻遊行至此舊住者便爲解勞彼客苾芻問言具壽頗有餘長閑臥具不答曰此無閑物諸客苾芻於破牀上苦臥通宵至於晨朝執持戶鑰向俗人本寺主處旣至彼就座而坐卽爲長者宣說法要歎七種有事福業長者答曰此之福業我今已作苾芻答曰仁之住處猶乏臥具我於昨夜眠一破牀極受辛其寺本主報言我以衆多臥褥資奉施大衆豈非苾芻將我施物餘處耶苾芻問曰識鎖鑰不答言卽與長者共往觀察彼長者到住處已問舊苾芻我以衆多臥褥資奉施大衆今竝何在諸苾芻卽以上事具答施主長者告曰應可取我本要心施此住處以緣白佛不應持此處物與餘住處應隨定而受用之若私與者應全酬直不還者得重越法罪緣處同前六衆苾芻共諸商旅人閒遊行諸商旅咸被賊劫然彼賊徒將物不盡棄之而去六衆苾芻隨賊後行見其遺物遂相告曰難陁鄔波難陁奇哉豐足糞掃之衣可共持卽取衣物物主來至見六衆持衣便共譏曰我所有物賊不奪者仁復重偸尊者著大仙衣造斯惡行問言我作何事答言汝偸我衣苾芻曰奪汝衣棄之而去作糞掃想我等取以緣白佛佛言賊奪商旅所遺棄不應收取若取物者得惡作罪有商主被賊所偸持物不盡所有殘諸居士等告曰仁者隨樂收取芻不取世尊告曰若隨聽者應取
022_0949_c_01L이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당시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시타림[寒林]의 시체가 있는 곳에 가서 옷과 일산, 땔나무 등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서로 말하기를 “난타와 오바난타여, 버려진 물건이 많으니 함께 가져가자”고 하였다. 얼마 후 시타림을 지키는 전다라(旃茶羅) 등이 그 곳에 이르러 “누가 이 시타림[深摩舍那]에서 물건들을 훔쳐 갔을까?” 생각하였다.
칠팔 일이 지난 후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서로 상의하기를 “난타와 오바난타여, 시타림에는 버려진 옷이 많이 있을 것이니 함께 가서 그 물건들을 가져오자”고 하였다. 그들이 그 곳에 이르렀을 때 전다라가 그들을 잡고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스님네여, 나라에 부역을 바쳐야 할 사람들이 모두 시타림에 나와 일하고 있는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몰래 훔치는 것입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다른 사람이 시타림에 놓아 둔 옷이나 땔감 등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갖는 자가 있다면 무거운 월법죄를 짓는 것이니라.”
또 다른 곳의 시타림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신앙심이 깊은 자가 필추들에게 말하기를 “마음껏 옷을 가져가라”고 하였는데도, 필추들이 가져가지 않는 일이 있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그가 허락하였다면 마음대로 가져도 좋을 것이다.”
022_0949_c_01L爾時佛在王舍城六衆苾芻往寒林中停屍之處遂便共見衣裳傘蓋及以柴樵而相謂言難陁鄔波難陁多糞掃物可共持去其守屍林旃荼羅等後來至此便作是念誰劫奪此深摩舍那是時六衆經七八日共相謂曰難陁鄔波難陁深摩舍那計應豐有糞掃之衣可共往彼收斂其物旣至彼已旃荼羅遂卽執捉告曰阿遮利耶所有王家課役之事皆悉出在深摩舍那云何仁等他所掌物而竊取之以緣白佛佛言汝諸苾芻深摩舍那他所掌物衣蓋柴薪竝不應取若有取者得重越法罪復有餘處掌屍林人旣懷信敬告苾芻曰意取衣彼不敢取以緣白佛佛言彼聽者隨意應取

2) 두 번째 자섭송
022_0949_c_18L第二子攝頌曰

주인 있는 사당 물건
필추가 가져서는 안 되네.
병든 필추를 돌보는 자가 병자에게
법복(法服)을 보시하라 권해서는 안 될 것이다.
022_0949_c_19L有主天廟物 苾芻不應取 看病人不應勸他捨法服
022_0950_a_01L
그때 부처님께서 실라벌성 서다림 급고독원에 계셨다.
당시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수레를 탄 상인들과 함께 길을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도중에 수레의 축이 부러지고 말았다. 그러자 상인들은 그 부러진 축을 버리고 다른 축으로 바꾸어 타고 갔다. 이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은 네거리에서 부러진 축을 가져다가는 세워서 땅에 묻고는 서로 말하기를 “이것을 ‘수레 축 부처님[車軸天尊]’ 이라고 부르리라” 하고는 그것을 버려두고 떠나갔다.
그런데 어떤 장자가 거기에다 음식을 가져와 제사 지내고, 다른 사람은 거기에다 대고 기원하기를 “만약 내가 원하는 바를 들어 준다면 나는 ‘수레축 부처님’을 위해 사당을 짓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108명의 바라문들도 매일 한낮에 그 곳에 와서 모임을 열며 그러한 기원을 하여 자신들의 바라는 바를 얻었다. 그러자 즉시 그 장소에 사당이 세워지게 되었다. 이에 여러 상인들도 오고가며 그 곳에 이르러서는 모두 옷과 물건, 겁패모(劫貝毛)7) 등을 사당에 시주하였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다시 와서 그 사당에 상인들의 수레와 말이 북적이고 재물들이 그득한 것을 보고는 서로 상의해 말하기를 “‘수레 축 부처님’ 사당에 옷과 물건이 많으니 우리들은 오늘 그것들을 가져가도록 하자”고 하였다.
그때 사당을 지키는 사람이 그들이 물건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는 말하기를 “필추들이여, 나는 이곳을 항상 관리하고 있는 사람인데, 당신들은 어찌하여 주인이 있는 사당의 옷과 겁패모 등을 가져가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대답하기를 “그대들은 진실로 천박하구려. 어느 곳에 이러한 사당이 있을 수 있단 말이요? 그리고 이 사당은 본시 우리가 세워 놓은 것이요. 다시 말해 부러진 수레의 축으로 해서 이러한 사당이 세워진 것이란 말이요. 그런데도 그 유래는 따져 보지도 않고 인색하게 보호하려고만 하는구려”라고 하였다.
그때 오바난타는 주먹으로 수레의 축을 치고 손으로 뽑아 여러 사람에게 보이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설령 존자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소. 그러니 어찌하여 가지고 있는 옷이나 물건을 빼앗길 수 있겠소?”
그러자 여러 거사들이 모두 비방하였다.
이에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인이 있는 사당 소유의 옷이나 겁패모 등을 가져서는 안 된다. 만약 가져간다면 무거운 월법죄를 짓는 것이니라.”
다른 사당에서 원하는 대로 가져가라고 하였는데도, 필추들이 모두 가져가지 않는 일이 있었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그들이 허락하였다면 가져도 좋을 것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그때 어떤 필추가 병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병든 필추는 스님 대중에게 복업(福業)을 닦아야 한다고 하신 적이 있었다. 이에 간병인이 병자에게 말하기를 “스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보시를 하도록 하시지요”라고 하자, 병자가 대답하기를 “저는 아무것도 없으니 지니고 있는 세 가지 옷[三衣]이라도 보시하여야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간병인이 옷을 가지고 가서 보시하였는데, 스님 대중이 옷을 받아 팔아서는 함께 나누어 가졌다. 그로 인해 필추의 병이 차도가 있었으나 세 가지 옷은 없게 되었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든 필추에게 3의(衣)를 보시하라고 권해서는 안 된다. 그에게 보시하라고 권한다면 월법죄를 짓는 것이니라. 그리고 스님 대중은 그 3의를 받아서는 안 되며, 설사 받았다고 하더라도 나누어 가지지 말고 보시한 자가 옷이 없음을 알았다면 곧 되돌려 주어야 할 것이다. 만일 나누어 갖는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 되리라.”
022_0949_c_21L爾時佛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六衆苾芻與車商旅涉路而行於中途其車軸折彼商主棄斯折別將餘軸替之而去六衆苾芻卽取折軸於四衢道中埋令豎立自相謂曰此應名作車軸天尊旣建立已捨之而去有長者以食祭祠復有餘人於斯乞願若能令我稱所求者當爲天尊造立堂舍幷婆羅門衆一百八人於日日中常來設會作斯祈得稱所求卽於其所造立堂廟諸商旅往來至此咸以衣物劫貝奉施天尊六衆重來見彼天廟估雜踏車馬騈闐多有資財非常豐共相謂曰車軸天尊奇豐衣物等今者應可取之守廟人見其取白言聖者我於此處恒作修治何仁等有主神堂衣劫貝而便輒六衆報曰汝久寒賤何處得有如此天廟本由我等創斯建立以折車將作天尊不體來由漫生悋護鄔波難陁拳打車軸以手拔出諸人告曰設尊者造或可餘人而我依此以爲活命如何見奪所有衣資居士咸起譏嫌苾芻以緣白佛佛言不應輒取有主天廟所有衣貲劫貝毛等若有取者得重越法罪有餘天廟隨意令取諸苾芻竝不敢取緣白佛佛言若他聽者是卽應取緣處同前有苾芻身嬰病苦如世尊說令病苾芻於僧伽中宜修福業瞻病者告病人曰可於僧田少當行施病人答曰我無一物今應持我三衣施之瞻病者持衣奉施僧伽受已賣而共分苾芻病差遂闕三衣以緣白佛佛言不應勸病苾芻施人三衣勸他捨者得越法罪然僧伽不合受此三衣假令受者不應分散闕當還若有分者得惡作罪

3) 세 번째 자섭송
022_0950_b_14L第三子攝頌曰

보시 받은 물건을 반드시 시주에게 물어 보고
대중이 공평하게 나누어야 할 것이다.
필추와 필추니는 똑같이 분배하고
사미 등의 경우에는 가감해야 할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022_0950_b_15L物須問施主 衆利可平分 二大合均分餘衆應加減
022_0950_c_01L당시 어떤 장자가 필추ㆍ필추니 두 대중에게 음식과 재물을 보시하였는데, 여러 필추들이 어떻게 나누어 가질지 몰라 하였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주에게 물어 보아 그의 말에 따라 나누어야 할 것이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60명의 필추가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다 한 고을에 이르렀는데, 그 곳에 사는 바른 믿음을 지니고 있는 어떤 장자가 필추들에게 자기 집에 와서 식사해 달라고 청하였다. 그때 그 장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였다.
“이 여러 필추들에게 각각 옷 한 벌씩을 보시하여야겠구나.”
그런데 필추들이 식사를 채 마치기도 전에 다시 걸식하던 60명의 필추니들이 “아무개 장자의 집에서 여러 필추들이 지금 공양을 받고 있으니, 그대들도 가도록 하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곧 그 집에 이르러 음식을 먹게 되었다.
이에 장자는 “내가 지금 옷을 두루 보시할 수가 없으니, 나이 든 분에게 먼저 보시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60장의 무명을 상좌의 앞에다 놓았다. 그러자 필추들이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필추와 필추니 공동의 물건이니, 마땅히 공평하게 나누어야 할 것이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장자가 필추와 사미 두 대중에게 음식과 재물을 보시하였다. 그때 필추와 사미들에게 똑같이 분배하였는데, 필추들이 불평하며 말하였다.
“우리들은 세 가지의 법의[支伐羅]가 필요하지만, 저 사미들은 위에 만조(縵條)8)를 입고 아래에 한 벌의 내의[裙]를 입을 수 있게 두 벌의 옷만 있으면 되는데, 어찌하여 우리와 저들을 똑같이 취급하여 나누어 주는 것인가?”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와 필추니는 똑같이 나눌 것이다. 사미나 사미니의 경우에는 3분의 1만 줄 것이며, 식차마나에게는 2분의 1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구족계를 받으려는 사람에게 2분의 1을 줄 것이니, 마땅히 이렇게 알라.”
022_0950_b_17L爾時佛在室羅伐城有長者施僧尼二衆食復以財物奉施二衆諸苾芻等不知云何應分其物以緣白佛佛言應問施主隨語而分緣處同前有六十苾芻人閒遊行詣一村所彼有長者久懷正信請諸苾芻就舍而食是時居士作如是念彼諸苾芻各以一衣而爲奉施彼食未竟復有六十苾芻尼衆而行乞食諸人告曰某長者家有諸苾芻正受供養仁等可往尼便就彼亦受其食長者念曰我今云何以衣遍施應從老者行與彼長者以六十張㲲上座前苾芻不知云何共分以緣白佛言此是二衆利物應共平分緣處同前有一長者設二衆食幷施財物苾芻等與諸求寂平等分之近圓者因生嫌恨我等所要三支伐羅彼諸求寂上披縵條下著一裙二衣便足如何使我共彼平分以緣白佛佛言苾芻苾芻尼應平等分求寂男求寂女三分與一式叉摩拏二分與一欲受戒人亦二分與一是應知

4) 네 번째 자섭송①
022_0950_c_18L第四子攝頌曰

교살라국에서 흰 무명을 인원 수 대로 나누었으며
불자(佛子)가 보리죽을 먹은 일에 대해 얘기하고
실리급다(室利笈多)를 교화하였던 인연과
불상ㆍ불탑의 건립 등에 대해 두루 논하였네.
022_0950_c_19L憍薩羅白㲲 佛子因飡麨 室利笈多緣廣論營造事
022_0951_a_01L
그때 세존께서 1,250명의 필추들과 함께 교살라국의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시다 우연히 한 마을에 도착하셨다.
그 곳의 어떤 장자가 부처님과 스님, 항상 수행(隨行)하는 제자들의 무리에게 자기 집에 오셔서 식사를 해 주십사 청하였다. 그때 마침 60명의 필추니들도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그 마을에 이르러 집집이 걸식하던 중이라 장자에게도 음식을 청하게 되었다.
그 장자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기를 마치고는 곧 흰 무명 1,250장을 상좌의 앞에다 놓았다. 필추들이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몰라 하자, 60명의 필추니들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전에 보시한 물건의 반을 받았으니, 지금도 우리에게 반을 주십시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는 필추니의 수를 헤아려서 나누어 주라. 반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장자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자기 집에서 식사를 해 주십사 청하였다. 필추들이 모두 때가 되어 그 집에 가서 식사하였는데, 세존만은 그 집에 가지 않으시고 절 안에 머물며 식사를 하셨다. 부처님께서 시주의 집에 가지 않는 경우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여러 제자들에게 계율을 정해 주시기 위해서였다.
그때 그 장자가 나이 든 필추들을 매우 공경하여 그들에게는 최상의 소(酥)와 소를 삶아 만든 떡을 드리고, 중년의 필추들에게는 유(油)를 삶아 만든 떡을 주었으며, 연소한 필추에게는 유와 마재(麻滓), 삶은 나물 등을 주었다.
당시 라후라 존자가 세존을 위해 직접 음식을 발우에 담아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보통 음식을 가지고 온 사람에게 따뜻한 말로 위로하고 “여러 스님 대중들은 좋은 음식을 얻었느냐?”고 물으시곤 하셨다. 이에 라후라가 “여러 스님 대중이 좋은 음식을 아주 많이 얻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세존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어찌하여 몸이 수척하게 야위었느냐?”
라후라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22_0950_c_21L爾時世尊與千二百五十苾芻於憍薩羅國人閒遊行遇至一村有長者請佛及僧幷常隨徒衆就舍而食有六十苾芻尼人閒遊行亦到此巡家乞食至長者宅亦請受食彼長者供佛僧已便以白㲲千二百五十張安上座前諸苾芻等不知云何分其施物六十尼作如是語等前已得半施物今者亦應持半與以緣白佛佛言苾芻與尼計人分不應中半復有長者請佛及僧就舍而食諸苾芻等時至赴食唯獨世尊不赴其請令使請食寺內而住佛有五因緣往赴請廣說如常今欲爲諸弟子其學處彼長者敬重耆宿行與上酥幷酥煮餠中年行油煮餠至於下與油麻滓幷麻滓煮菜具壽羅怙羅親爲世尊取其鉢食持至佛所禮雙足已於一面坐諸佛常法於取食者歡言慰問彼苾芻等得美好食羅怙羅白佛言諸僧伽等得好美極是豐足世尊告曰汝今何故身形羸瘦羅怙羅說伽他曰

유(油)를 먹으면 힘이 나고
소(酥)는 발에 빛이 나게 합니다.
그러나 마재와 채소만을 먹으니
어찌 윤기와 힘이 날 수 있으리.
022_0951_a_22L食油能有力 酥乃足光暉 麻滓及菜蔬何能有色力
022_0951_b_01L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몸이 야윈 까닭을 물었는데, 너는 어찌하여 먹는 음식으로 대답하느냐?”
이에 라후라가 이상의 일을 갖추어 세존께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누가 스님 대중의 상좌인가?”
라후라가 대답하였다.
“저의 스승이십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스승 사리자는 악식(惡食)을 하였지 선식(善食)을 하였다고는 할 수 없겠구나. 어찌하여 중좌(中座)와 하좌(下座)의 음식을 살펴보지 않았더란 말이냐?”
이어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 중 상좌가 행하여야 할 법을 내 지금 정해 주겠노라. 상좌인 자가 처음 음식을 가지고 온 사람을 보거든, 먼저 그로 하여금 무릎 꿇고 합장 한 채 삼발라거다(三鉢羅佉多)9)를 말하게 하여라. 그런 다음 상좌는 똑같이 나누어 주라고 말하여야 할 것이니라.”
그때 필추들이 좋은 나물과 떡들을 받게 되면 모두 이런 말을 하다가 이내 그만 두어 버렸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처음 소금을 나누어 줄 때에나 반드시 알려 주어 평등하게 하라고 할 뿐이지, 일일이 번거롭게 하지는 말라. 만약 이 계율을 어긴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그때 사리자 존자가 세존께서 선식(善食)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고 하신 말씀을 듣고는 곧 손가락을 입 속에 집어넣어 음식을 토해 내었다. 그러자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말씀드렸다.
“사리자가 먹은 음식을 곧 토해 내었습니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사리자는 오늘만 내가 음식이 비루하다고 하여 음식을 토한 것이 아니니라. 그는 과거세(過去世)에도 내가 비루하다고 하였을 때 음식을 토해 내었느니라. 이제 너희들은 그 얘기를 들어 보아라. 지난날 어떤 바라문이 한 동자 바라문과 함께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교화하다가 한 마을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동자를 마을 밖 못가에서 기다리게 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는 지금 이곳에서 잠시 머물러 있거라. 내가 먼저 마을에 들어가 보리죽[麨食]을 구걸할 테니.’
그래 동자가 그 곳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때 어떤 전다라가 못가로 와서 보리죽을 먹었다. 그 동자가 그 광경을 보고 그에게 말하기를 ‘여보시오. 그대는 은혜를 베풀어 나에게 보리죽을 조금 나누어 주시오’라고 하였다. 그가 동자에게 대답하기를 ‘그릇을 대시오’라고 하였다. 이에 곧 그릇을 대니 전다라가 보리죽을 그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때 동자가 보리죽에 기름이 떠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물어 보았다.
‘이 보리죽에는 어찌하여 기름이 떠 있습니까?’
그가 대답하였다.
‘기름 그릇에 보리죽을 담았더니, 기름이 뜨게 되었습니다.’
그 동자가 보리죽을 다 먹은 후, 바라문이 마을에서 돌아와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도 지금 저 마을에 들어가 보리떡을 구걸해 오도록 하여라.’
그러자 동자가 말하였다.
‘저는 이미 보리죽을 먹었습니다.’
바라문이 물었다.
‘어디에서 얻었느냐?’
동자가 대답하였다.
‘전다라에게서 얻었습니다.’
그러자 바라문이 말하기를 ‘그 사람은 청정치 못한 사람인데, 네가 어찌 그에게서 보리죽을 얻었단 말이냐?’ 하고는 그 동자를 천하게 여겼다. 그때 그 동자는 곧 보리죽을 토해 내었다.”
이런 얘기를 하시고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상하게 생각지 말라. 그 교화하던 바라문은 바로 나 자신이었으며, 그 동자는 사리자였느니라. 사리자는 과거세에도 내 말을 듣고 보리죽을 토해 내더니, 오늘날에도 나의 꾸중을 듣고는 곧 음식을 토해 냈던 것이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갈란탁가지(羯闌鐸迦池)의 죽림정사에 계셨다.
당시 성중에 실리급다(室利笈多)라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본시 노형외도(露形外道)의 제자로서 취저색가(聚底色迦)의 처남이 되는 사람이었다. 취저색가는 삼보(三寶)를 깊이 믿고 있었는지라,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였었다.
“내가 지금 실리급다에게 부처님과 스님 대중이 최상의 복전(福田)임을 알도록 해 주어야겠구나.”
이에 곧 실리급다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과 스님들께 당신이 음식을 장만해 공양한다면 무한한 복을 얻게 될 것이요.”
그러자 실리급다가 말하였다.
“지금 내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한다면, 당신도 우리의 포란나(哺㘓拏)10)와 그 제자들에게 음식을 공양하시겠소?”
그때 취저색가가 곧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지금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저 사람으로 하여금 훌륭한 복전들에게 공양하지 않게 해 커다란 손실이 있게 될 것이다. 널리 일체 중생에게 보시해야 할 것이니, 포란나 등에게 공양한들 무슨 잘못이 되겠는가?”
그래서 곧 그리하겠다고 허락하였다. 이때 실리급다가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만일 지금 내가 먼저 사문 교답마(喬答摩)11)를 집으로 모셔 와서 식사를 대접한다면, 그 다음에는 저 취저색가가 포란나와 그의 제자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에 그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먼저 포란나와 그의 제자들에게 집에 와서 식사해 주십사 청하도록 하시오. 그 다음에 내가 부처님과 스님 대중에게 청하여 공양하도록 하겠소”라고 하였다.
그러자 취저색가가 곧 허락하고는 포란나에게 가서 진정으로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어지신 포란나와 여러 제자들이여, 원컨대 내일 저의 집에 오시어 식사를 해 주십시오.”
그때 포란나가 곧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이 사람이 교답마에게 허물이 있음을 보고 기꺼운 믿음이 없어져 지금 나에게 은근하고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겨났으니, 내 오늘 커다란 이익을 얻게 되었구나. 또 이 사람의 조상이 나의 시주이었는데, 이제 다시 나에게 돌아왔으니 진정 마땅한 일이로다.’
그리고는 곧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이에 취저색가가 그 밤으로 음식을 장만하고 자리를 깔고 물동이 등을 진설하였다. 그런 다음 아침 일찍 사람을 보내 포란나에게 “음식이 이미 마련되었으니 저의 집으로 와주십시오”라고 알리게 하였다.
그때 실리급다가 포란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성자(聖者)께서는 아시고 계십니까? 사문 교답마는 속사(俗舍)의 요청이 있어 속인의 집에 도착하게 되면 오른발로 그 집의 문지방을 밟고는 문득 미소를 짓는답니다. 그러면 시자(侍者)인 아난타가 웃옷을 제쳐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偏袒右肩]12)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댄 채 합장하고서 말합니다.
‘대덕이시여, 위대한 성인이신 여래와 여래의 제자들께서는 인연이 없이는 미소를 보이지 아니하십니다. 대덕이시여, 이곳에 어떠한 인연이 있는 것입니까?’
그러면 그가 곧 대답하기를 ‘그렇다. 아난타야, 인연이 없이는 미소를 짓지 않느니라. 그러나 부처님이 이르신 곳에서는 모두 수기(授記)를 해 주시어 대중들로 하여금 크게 공경스러운 믿음을 갖게 하느니라’라고 합니다.
그러니 당신께서도 지금 취저색가의 처소에 이르러 그 집에 들어갈 적에 이와 같이 하여 크게 대중들이 공경스러운 믿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십시오.”
이에 포란나가 그리하겠다고 하였다. 포란나와 제자들이 위의를 차리고 취저색가의 집에 가서 그 문지방에 이르자, 포란나가 입을 벌려 크게 웃었다. 그러자 제자들이 그의 발에 예배하고 합장하고 물었다.
“대덕께서는 인연이 없다면 이렇게 입을 벌려 크게 웃으시지 않으십니다.”
이에 포란나가 곧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러하다. 인연이 없이 크게 웃지는 않느니라. 내가 천안(天眼)으로 보니 무취지(無醉池) 옆의 수놈 원숭이가 암컷 원숭이 뒤를 쫓아다니다 발을 헛디뎌 나무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내 이제 생각해 보니 그런 짐승은 생각이 없고 욕정만 있는지라 더러운 욕심 때문에 커다란 불행을 당하게 되었던 것이니라.”
이때 취저색가가 이 말을 듣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이 엉터리 같은 놈이 감히 부처님의 흉내를 내고 있구나. 내 지금 그 못된 버릇을 고쳐 놓으리라.”
그리고는 곧 포란나와 그의 제자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동(銅)으로 만든 주발 위에 음식을 가득 담아 맛있는 것을 위로 하였다. 그리고 떡을 아래에 둔 것으로는 제자들에게 주고, 포란나의 그릇에는 맛있는 것을 아래에 두고 위를 떡으로 덮어 주었다. 그러자 포란나가 생각하기를 ‘내가 교주이니 의당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장자가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지 않는가?’ 하였다.
그때 장자가 묻기를 “어찌하여 음식을 드시지 않으십니까?”라고 하자, 그가 대답하기를 “내가 먹는 음식에는 단지 떡만 있고 맛있는 것이 없으니, 맛있는 것을 가져와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장자 취저색가예전에 수제가(樹提伽)라고 한 것은 잘못이다가 곧 그 앞에 나아가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2_0951_b_01L佛告羅怙羅問汝身瘦因何便以食事答我羅怙羅具以上事而白世尊佛言誰爲僧伽上座答言是我鄔波馱耶佛告羅怙羅汝師舍利子此是惡食不名善食何不觀察中下座食佛告諸苾芻僧伽上座所有行法今制之爲上座者初見行食人來先教長跪合掌唱三鉢羅佉多上座卽應告言可平等行彼見行美菜餠等事事來時咸作是語便成廢闕世尊告曰創始行鹽卽須報言可平等行無煩一一若違所制得惡作罪具壽舍利子聞世尊說不名善食遂便以指抉吐其食具壽鄔波離白世尊言舍利子所受之食彼便吐出世尊告曰汝諸苾芻非但今日我鄙其食彼便嘔出於過去世我鄙其食當時已吐汝今應聽昔有婆羅門爲唱讀共一婆羅門童子遊行人閒至一聚落彼便置此童子於聚落外息在池邊語言汝今於此可蹔時住我入村中乞求麨食童子遂住旃荼羅種來至池邊就水食麨童子見而告曰丈夫仁可惠我少多麨食便報童子曰可縫葉器卽便縫旃茶羅以麨授之是時童子見麨潤膩卽報彼曰此麨何故潤膩膩器盛麨因斯帶潤是時童子尋食其麨彼婆羅門從村來至告童子汝今亦可入此村中乞取麨餠子告曰我已食麨彼便問曰何處得答曰於旃荼羅處得婆羅門曰是不淨惡人汝何取麨婆羅門遂生嫌賤彼童子卽便吐麨佛告諸苾芻汝等勿生異念彼時唱讀婆羅門者卽我身是彼童子者卽舍利子往時由我吐其麨食復於今日我訶責還吐出食爾時佛在王舍城羯闌鐸迦池竹林園住彼城中有一長者名室利笈元是露形外道門徒卽是聚底色迦姊妹夫也其聚底色迦深信三寶作如是念我今宜可勸室利笈多知佛僧伽是上福田卽便告曰佛及衆汝能設食親供養者獲福無量便告曰今我供養佛及僧者汝亦爲請晡㘓拏及彼弟子設食供養聚底色迦便作是念我今若其不見許者遂令彼人於勝福田有大損失普施一切此復何違卽許爲請利笈多復生是念我若先請沙門喬答摩就舍食者彼聚底色迦後不肯請晡㘓拏及諸弟子而設其食遂報彼曰爾可先請晡㘓拏等就舍而食我於次後請佛僧伽而申供養卽便許之尋往晡㘓拏處廣申言論情歡喜已遂便告曰仁者晡㘓拏及諸弟願至明日就我舍食晡㘓拏便生是念豈非此人於沙門喬答摩處見有過失情不信樂今於我所起慇重心我於今者獲大利益又此先祖是我施主今復歸向正是其宜卽便受請聚底色迦卽於其夜營辦飮敷設座席安置水盆晨朝遣使晡㘓拏處白言時至飮食已辦唯願知時室利笈多告晡㘓拏曰聖者知不然沙門喬答摩但有俗舍來請命時創到彼門先以右腳蹈其門閫便現微笑有侍者阿難陁卽偏袒右右膝著地合掌請曰大德大聖如來及如來弟子非無因緣輒現微笑大德此等有何因緣彼便答曰如是阿難陁非無因緣輒便微笑然佛所之處皆爲授記能令大衆發敬信心仁等今往聚底色迦處入彼舍時應如是作復能令大衆生敬信心卽然其事時晡㘓拏及諸弟子圍而去詣聚底色迦住旣至彼已到其門閫遂開口大笑露形弟子頂禮其足合掌問曰大德非無因緣如是勝人輒開口大笑彼便告曰其實如是非無因緣我以天眼觀見無醉池側有雄獼猴逐雌獼猴隨後而走是時腳跌從樹顚墮因卽命終今我念曰如此之畜無識有情爲鄙欲故受大憂苦聚底色迦聞此語已作是念此婬女兒向鍼行裏更欲賣鍼我今折挫令其改肅卽爲晡㘓拏及諸弟子敷設妙座以上妙飮食滿盛銅鉢置餠於上下安雜味奉露形於晡㘓拏器下安諸雜味上以餠而授與之彼便念曰我是教主合受好食如何長者而不見與長者請何不食耶彼便告曰此但有餠無雜味宜可將來是時聚底色迦舊云樹提伽者訛也長者卽於其前說伽他曰

응당 보아야 할 것은 보지 못하고
보지 않아야 할 것은 보았다고 거짓말하네.
못 옆에서 원숭이 죽는 것은 보면서
어찌하여 그릇 속의 국은 보지 못하나.
022_0952_c_05L應合見者不能見 不合見者詐言明尚睹池側獼猴死 如何不見椀中羹

그리고는 주발의 떡 밑에 있는 맛있는 음식을 보여 주었다. 그러자 포란나가 부끄러워하고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창피를 당했으니 잠시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저주하는 게송을 지어 현재ㆍ미래에 쌓은 복업(福業)이 헛된 것이라 이로운 결과가 없음을 일러 주리라’ 하였다.
그는 식사를 마치자 곧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었다.
022_0952_c_07L是時長者於鉢餠下示其雜味羞愧卽自念言我被挫折待少食訖我爲呪願令現在未來所設福業無果利彼旣食罷卽爲呪願說伽他曰

사람이 조금이라도 은혜를 베풀거나
음식을 차려 공양한다고 하는 일이
비난할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좋은 복을 받는 것도 아니라네.
022_0952_c_11L若人少行惠施時 及以供養設食時此非言難詰責時 令其善福皆無報

그때 장자 취저색가의 문지기가 이 말을 듣고는 곧 다음과 같이 생각을 하였다.
“이 무지한 놈이 우리의 음식을 받아먹고는 저주하는 게송을 지어 복이 없게 하는구나. 이 엉터리 같은 놈에게 내 혼을 내 주리라.”
그는 곧 문에다 흙탕물 항아리를 비스듬히 세워 놓은 다음 문빗장을 반쯤 열어 놓았다. 이에 포란나와 제자들이 문을 나오다 진흙에 미끄러지고 땅에 엎어져 머리가 문에 부딪히며 피를 흘렸다. 그때 문지기가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2_0952_c_13L聚底色迦長者有守門人旣聞事便作是念斯無智人受我舍食陳呪願令無果報此婬女兒我今料理令其落節彼遂當門傾穢水瓨復拽門關令其半出晡㘓拏尋竝出門俱被泥澾遂便倒地頭觸門關打破流血守門人說伽他曰

문빗장이 바로 반쯤 열려 있고
흙탕물 항아리의 오물이 쏟아져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른다 할지라도
그로 인해 좋은 복을 받는 것은 아니라네.
022_0952_c_20L正是門關抽出時 及以穢瓨傾水時打破其頭血流時 此時善福還無報
022_0953_a_01L
포란나가 흐르는 피를 막으며 실리급다의 집에 갔다. 실리급다가 보고 묻기를 “대덕이시여, 어찌하여 이렇게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시는 것입니까?”라고 하자 포란나는 “장자 취저색가가 나를 넘어뜨렸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곧 실리급다가 말하였다.
“당신이 목숨을 건지고 나왔으니 천만 다행입니다. 저는 속임수를 써서 저 교답마의 스님 대중이 우리 집에 와서 살아 나가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그때 실리급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였다.
‘내 지금 교답마의 처소에 가서 우리 집에 와서 식사해 달라고 청해야겠구나. 그가 만일 모든 것을 아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라면 반드시 나의 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나에게 속을 것이다.’
이에 실리급다는 곧 부처님의 처소로 가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과 스님 대중께서는 내일 저의 집에 오셔서 한 끼 음식을 드셔 주실 수 있겠습니까?”
022_0952_c_22L晡㘓拏持其流血詣室利笈多處彼見已問言大德何意頭破流血若斯答曰被聚底色迦長者躓頓於卽便告曰仁大有幸存命出來今作計令彼喬答摩及僧伽衆入我宅中不活而出室利笈多遂生是我今宜往喬答摩處請其受食若定是一切智人必不受請如非一切智卽便見許室利笈多卽往佛共相問訊在一面坐復從座起世尊曰佛及僧伽頗能明日就我舍受一食耶根本說一切有部目得迦卷第七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사위국 기원정사 부근에 있는 숲의 이름이다.
  2. 2)7일 동안 먹는 약이다.
  3. 3)오랫동안 두고 먹는 약이다.
  4. 4)오전 중에 먹는 약이다.
  5. 5)저녁이나 밤에 먹는 약이다.
  6. 6)제4권의 제5에 실린 내용을 참조할 것.
  7. 7)겁패나무에서 뽑은 솜을 말한다.
  8. 8)가사의 일종으로 만의(縵衣)라고도 한다. 5조(條)나 7조로 끊지 않고 그대로 꿰매어 조(條)의 모양이 없는 가사를 말하다. 원래는 사미나 사미니가 입던 것인데, 필추도 조가 있는 정의(正衣)를 구하지 못할 때에는 3의(衣) 대신 입는 것을 허락했다.
  9. 9)스님들이 식사할 때 유나(維那)가 소리쳐 부르는 말. 이를 혹은 시주가 여러 스님에게 평등하게 보시한다는 뜻을 말하는 것이라고도 하며, 혹은 음식의 독[食毒]을 없애는 비밀한 말이라고도 한다. 승발(僧跋), 선지(善至), 정지(正至), 시지(時至), 등시(等施) 등으로 의역한다.
  10. 10)육사외도(六師外道) 중 하나로 사견(邪見)을 일으켜서 온갖 법을 허공과 같이 생명이 없고 흑백(黑白)의 업보가 전혀 없다고 하여 인과의 이치를 부정하는 외도를 말한다.
  11. 11)범어 고타마(Gautama)의 음역으로 석존을 말한다.
  12. 12)오른쪽 소매를 벗어서 오른 어깨를 드러내는 것. 인도 예법의 하나. 이것은 자진하여 시중을 들겠다는 뜻을 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