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2_0980_b_01L
미사색부화혜오분율 제2권
022_0980_b_01L五分律卷第二彌沙塞


송 불타집ㆍ축도생 등 공역
송 성수 번역
곽철환 개역
022_0980_b_02L宋罽賓三藏佛陁什共竺道生等譯


1. 제1분 ②

1) 바라이법(波羅夷法) ②
022_0980_b_03L第一分初第三事

부처님께서 비사리(毘舍離)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부정관(不淨觀)을 닦으면 큰 과보와 이익을 얻느니라.”
022_0980_b_04L佛在毘舍離爾時世尊告諸比丘不淨觀得大果利
그때 여러 비구는 모두 닦아 익혔으므로 이 몸을 싫어하고 미워하며 부끄럽게 여겼다. 비유하면 소년이 정결한 것을 좋아하여 목욕하고 몸에 향을 바르고서 깨끗한 새 옷을 입었는데, 갑자기 세 개의 시체가 그의 목을 둘러서 피고름이 몸에 흥건하고 벌레가 기어 나와 온통 범벅이 되었으므로 그 사람은 몹시 괴로워하면서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하고 다만 어떻게 해야 이 치욕에서 벗어날까 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것과 같이, 여러 비구가 이 몸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도 그와 같았다.
022_0980_b_06L時諸比丘卽皆修深入厭惡恥愧此身譬如少年好憙淨潔澡浴塗身著新淨衣忽以三屍嬰加其頸膿血逼身虫流滿體人苦毒無復餘想但念何何當脫此恥諸比丘厭惡此身亦復如是
그 중에 어떤 이는 스스로 제 목숨을 끊고 나아가 서로 죽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칼과 노끈을 구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독약을 먹기도 했다.
022_0980_b_11L其中或有自殺展轉相害或索刀或服毒藥
한 비구가 몸을 싫어하고 미워한 뒤에 미린전다라(彌隣旃陀羅)에게 가서 말했다.
“나의 목숨을 끊어 주시면 옷과 발우를 드리겠습니다.”
022_0980_b_13L有一比丘厭惡身已便往彌鄰旃陁羅所語言爲我斷命衣鉢相與
그때 전다라는 옷과 발우를 얻기 위해 날카로운 칼로 그의 목숨을 끊고는 피로 더럽혀진 칼을 파구말(婆求末) 강에 가서 씻었다. 그러나 곧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옳지 못한 짓을 했구나. 어떻게 조그마한 이익 때문에 계율을 지닌 사문의 생명을 끊고 한량없는 죄를 지었단 말인가’ 했다.
022_0980_b_14L時旃陁羅爲衣鉢故卽以利刀而斷其命有血污刀持至婆求末河洗之尋生悔心作是念我今不善云何爲小利故而斷持戒沙門性命得無量
그때 자재천 악마가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가 편 사이에 그 앞에 이르러 물에서 솟아나와 물 위에 서서 칭찬하며 말했다.
“장하십니다. 당신은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계율을 지닌 사문의 목숨을 끊어서 아직 제도되지 못한 이를 제도해 주었으니 복과 경사가 한량없습니다. 천신(天神)이 그 일을 기록해 두었기에 일부러 와서 당신에게 알립니다.”
022_0980_b_19L時自在天魔知其心念譬如壯士屈申臂頃來至其前從水踊出立於水上讚言善哉汝得大利斷持戒沙門命未度者度福慶無量天神記錄故來告汝
022_0980_c_01L그때 전다라는 곧 그릇된 견해를 내어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나는 이제부터 다시 아직 제도되지 못한 이를 제도해야겠다’고 했다. 그 전다라는 몸을 싫어하는 이와 아직 몸을 싫어하지 않는 이의 모습을 잘 알았으므로 ‘만일 범부나 비구로서 아직 욕심을 여의지 못한 이는 칼을 들고 향할 때 마음으로 두려워할 것이다. 그는 아직 몸을 싫어하지 않으므로 내가 설령 그를 죽인다 해도 복을 얻는 것이 아주 적을 것이다. 나는 이제 이미 도과(道果)를 얻어서 두려워함이 없는 이를 구해야겠다’고 하고는 손에 긴 칼을 들고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 경행처(經行處)에서 저 경행처로 다니면서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멸도(滅度)하고 싶은 이는 내가 제도해 드리겠습니다.”
022_0980_c_01L時旃陁羅便生惡邪見大歡喜我今當更度未度者彼旃陁羅善知厭身未厭身相若凡夫比丘未離於欲擧刀向時心恐怖者是未厭身我若殺之得福甚少我今當求已得道果無恐怖者於是手執長刀從房至房從經行處至經行處高聲唱言欲滅度者我當度之
그때 몸을 싫어하고 미워한 여러 비구는 다 나와서 그에게 나아가 곧 목숨을 끊었으므로 하루에 10명, 20명 나아가 60명까지 죽이기에 이르렀다. 이런 인연으로 승려의 수가 줄어들었고, 대덕 성문(聲聞)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022_0980_c_08L時諸比丘厭惡身者皆出就之尋斷其命於一日中殺十二十乃至六十以是因緣僧數減少大德聲聞悉不復現
그때 세존께서 삼매에서 나와 드러난 곳에 앉으셔서 대중에게 둘러싸여 계시다가 승가 대중을 자세히 살펴보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오늘 승가 대중이 이렇게 적으냐?”
022_0980_c_11L爾時世尊從三昧起在露處坐大衆圍繞觀視僧衆告阿難言今日僧衆何故減少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느 때 여러 비구를 위해 말씀하신 부정관을 비구들이 닦아 익히고는 몸을 싫어하고 미워하여 괴로워하다가 서로를 죽였으며, 미린(彌隣)은 하루에 범행을 닦는 60명의 목숨을 살해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늘 승가 대중이 적어진 것입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다시 다른 좋은 도법(道法) 말씀하셔서 여러 비구가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게 하소서.”
022_0980_c_14L阿難白佛世尊一時爲諸比丘說不淨觀比丘修習厭惡身苦轉相殘殺乃至彌鄰一日之中傷害梵行六十人命是故今日僧衆減少善哉世尊唯願更說餘善道法令諸比丘得安樂住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비사리(毘舍離)에 있는 비구들에게 널리 알려서 모두 보회강당(普會講堂)에 와 모이도록 하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그들을 불러 모은 뒤에 아뢰었다.
“거룩하신 이여, 때가 된 줄 아소서.”
022_0980_c_19L佛告阿難汝今宣令依止毘舍離比丘皆使來集普會講堂難受教卽呼來集集已白言唯聖知時
022_0981_a_01L세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시고는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실제로 위와 같은 일이 있었느냐?”
“실제로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들은 어리석고 행한 일은 법에 맞지 않느니라. 중생을 사랑하고 늘 보호하라는 나의 말을 듣지도 못했느냐? 어찌하여 이 법을 기억하지 않았느냐?”
022_0980_c_22L世尊從坐起至講堂就座而坐問諸比丘實有上事不答言實爾佛種種呵責汝等愚癡所作非法豈不聞我所說慈忍護念衆生而今云何不憶此法
꾸짖으신 후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스스로 제 목숨을 끊으면 투라차죄를 얻느니라.”
또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마땅히 안반념(安般念)1)을 닦으면서 청정한 관법을 즐기고 기뻐하는 관법을 좋아해야 하나니, 관이 이미 생기면 나쁜 법은 곧 없어지느니라.
022_0981_a_03L呵已告諸比丘若自殺身得偸羅遮罪又告從今已後修安般念樂淨觀樂喜觀觀已生惡不善法卽能除滅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자신이 손수 사람을 죽여 그의 목숨을 끊으면, 이 비구는 바라이를 얻나니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1_a_06L以十利故爲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手自殺人斷其命是比丘得波羅夷不共住
그때 많은 비구들이 위중한 병에 걸려 다른 여러 비구가 와서 문안하며 말했다.
“대덕이여, 병은 좀 나아졌습니까, 고통은 참을 만하십니까?”
병든 비구가 말했다.
“병이 아직 낫지도 않았고, 고통도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비구에게 말했다.
“나에게 칼이나 노끈을 가져다주시오. 나에게 독약을 가져다주시오. 나에게 병을 더 위중하게 하는 음식을 가져다주시오. 나를 데려다 높은 언덕 가에다 놓아 주시오.”
022_0981_a_09L爾時衆多比丘得重病有諸比丘來問訊言大德病寧有損苦可忍不比丘言病猶未損苦不可忍便語諸比丘與我刀與我毒藥與我增病將我至高岸邊
그때 여러 비구는 그들의 말에 따라 가져다주었는데, 병든 비구들은 칼로써 제 몸을 찌르기도 하고, 노끈으로 목을 매기도 하고, 독약을 먹기도 하고, 병을 더 위중하게 하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높은 언덕에서 떨어져 스스로 제 목숨을 끊기도 했다.
022_0981_a_14L時諸比丘皆隨與病比丘或以刀自刺或以繩自絞或服毒藥或食增病食或墜高岸自斷其命
여러 비구는 그들이 죽는 것을 보고 나서 곧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 아난에게 말했다. 아난은 부처님께 그들을 데리고 가서 그 일을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1_a_17L諸比丘見其死已便生悔心以白阿難阿難將至佛所以事白佛佛以是事集比丘僧問諸比丘汝等實爾不答言實爾世尊
부처님께서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들은 어리석구나. 스스로 사람의 목숨을 끊는 것과 칼을 주어서 죽게 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자살할 수 있도록 칼을 가져다주면 바라이를 얻나니,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1_a_20L佛種種呵責汝等愚癡自斷人命與刀令死有何等異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斷人命持刀授與得波羅夷不共住
022_0981_b_01L또 어떤 비구가 위중한 병에 걸려 여러 비구가 와서 문안하자 위와 같이 여러 비구에게 말했다.
“나에게 칼이나 노끈이나 독약을 주시오.”
여러 비구가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람이 자살하는 기구를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사냥꾼이 있으니 당신을 위해 불러서 당신의 목숨을 끊게 하겠습니다.”
병든 비구가 말했다.
“나를 위해 속히 좀 불러 주시오.”
022_0981_a_23L復有比丘得重病諸比丘來問訊上語諸比丘與我刀毒藥諸比丘佛不聽我與人自殺之具然我有知識獵師當爲汝喚令斷汝命病比丘言爲我速喚
그 비구는 달려가서 사냥꾼에게 말했다.
“여기에 중한 병에 걸린 어떤 비구가 있는데 더 살기를 바라지 않소. 당신이 그를 위해 목숨을 끊어 주시면 큰 복을 얻을 것이오.”
022_0981_b_05L彼比丘走語獵師言此有比丘得重病不復樂生汝爲斷可得大福
사냥꾼이 말했다.
“만일 살생을 하여 큰 복을 얻는다면 망나니는 큰 복을 얻겠구려. 그대들 비구는 스스로 자비로운 마음이 있다고 하면서 이제 사람을 죽이라고 가르치고 있구려. 사람을 죽게 하는 것과 직접 죽이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단 말이오?”
022_0981_b_07L獵師言若殺生得大福屠膾之人得大福耶汝等比丘自言有慈悲心今教人殺教人殺與自有何等異
그때 여러 비구는 모두 뉘우치고 아난에게 가서 말했다. 아난은 부처님께 데리고 가서 그 일을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1_b_10L時諸比丘皆生悔心白阿難阿難將至佛所以事白佛以是事集比丘僧問諸比丘汝實爾答言實爾世尊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시고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직접 죽이는 것과 사람으로 하여금 죽게 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스스로 죽이거나 사람을 죽게 하면 바라이를 얻나니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1_b_13L佛種種呵責語諸比丘言自殺教人殺有何等異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自殺教人殺得波羅夷不共住
또 어떤 비구가 위중한 병에 걸려 여러 비구가 문안하여 위와 같이 하고는 병든 비구에게 말했다.
“당신은 계행(戒行)을 구족하셨으므로 천상의 복을 받을 것입니다. 만일 자살한다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수 있을 터인데, 어째서 이렇게 오래도록 고생합니까?”
병든 비구가 말했다.
“만일 그와 같이 되고 이런 고통이 있다 해도 자살할 수는 없소.
왜냐하면 만일 자살하면 투라차죄를 범하기 때문이오. 또 다시는 범행을 널리 닦을 수도 없소.”
022_0981_b_16L復有比丘得重病諸比丘問訊如上語病者言汝等戒行具足應受天福若自殺者必得生天何用如是久受苦爲病比丘言若當如是雖有此苦不能自殺何以故若自殺者犯偸羅遮罪又復不得廣修梵行
022_0981_c_01L또 꾸짖었다.
“자기 손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사람을 자살하도록 하는 것에 어떠한 차이가 있단 말이오. 그대는 비구이면서 이런 나쁜 업을 짓고 있구려.”
여러 장로 비구들이 이 일을 듣고 갖가지로 꾸짖고는 부처님께 데리고 가서 그 일을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1_b_22L又呵言手殺人教人自殺有何等異而汝比丘爲此惡業諸長老比丘聞種種呵將至佛所以事白佛佛以是事集比丘僧問諸比丘;汝實爾不答言世尊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들은 어리석구나. 자기가 직접 사람을 죽이는 것과 사람을 자살하도록 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이냐?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자기가 직접 사람을 죽이거나 사람을 자살하게 하면 바라이를 얻나니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1_c_04L佛種種呵責;汝等愚癡自手殺人教人自殺有何等異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自手殺人教人自得波羅夷不共住
또 어떤 비구가 위중한 병에 걸려 여러 비구가 문안하기를 위와 같이 하고는 병든 이에게 말했다.
“당신은 범행이 이미 섰으므로 죽으면 하늘의 쾌락을 받으실 터인데, 어째서 이런 병의 고통을 오래 받으면서도 자살하지 않습니까?”
병든 비구가 말했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자살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자살하면 투라차를 범한다고 제정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나는 병이 나으면 범행을 닦을 수 있습니다.”
022_0981_c_07L復有比丘得重病諸比丘問訊如上亦語病者言汝等梵行已立死受天何用久受如此病苦而不自殺比丘言我等雖爾不能自殺何以故佛制自殺犯偸羅遮又我病差得修梵行
그때 그 나라에는 또 도둑의 재난이 있어서 모든 속인들은 가까운 혈족끼리도 이리저리 흩어져서 온갖 고통과 번뇌가 있었으므로 비구가 말했다.
“당신들은 이미 천상에 태어날 수 있는 복업을 닦았거늘, 어째서 이런 혈족끼리의 생이별로 인해 근심하고 슬퍼하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자살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비록 근심하고 슬퍼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제 목숨을 끊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있으면서 고통을 만나야 도업(道業)을 닦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022_0981_c_13L爾時彼國又有賊難諸白衣骨肉分離備諸痛惱比丘語言汝等已修生天福業何用受此骨肉生離悲之苦而不自殺答言我雖憂悲能自殺何以故在世遭苦知修道業
그리고는 꾸짖었다.
“사문으로서의 도(道)는 중생을 사랑해야 하거늘, 어떻게 죽음을 찬탄하여 사람이 자살하기를 바라는 것이오. 직접 죽이는 것과 죽음을 찬탄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이오.”
여러 장로 비구들이 이 일을 듣고 갖가지로 꾸짖고는 부처님께로 데리고 가서 그 일을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1_c_17L又呵言沙門之道慈忍衆生云何讚死欲人自殺自殺讚死有何等異諸長老比丘聞種種呵責將至佛所以事白佛佛以是事集比丘僧問諸比丘汝實爾不答言實爾世尊
022_0982_a_01L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들이 한 일은 법에 맞지 않느니라. 직접 죽이는 것과 죽음을 찬탄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이냐?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사람이나 사람과 비슷한 것을 스스로 죽이거나 칼과 약을 주어서 죽게 하거나 남에게 시켜서 죽이거나 스스로 자살하게 하거나 간에 죽음을 부추기고 죽음을 찬탄하면서, 쯧쯧, 이 사람아, 괴롭게 살면 무엇 하겠는가.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다고 하면 이런 마음을 지어 마음에 따라 죽이게 되는 것이다.2) 이러한 여러 인연으로 그가 죽게 되면 이 비구는 바라이를 얻나니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1_c_22L佛種種呵汝所作非法自殺讚死有何等異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若人似人若自殺若與刀藥殺若教人殺若教自殺譽死讚死人用惡活死勝生作是心隨心殺如是種種因緣彼因是死是比丘得波羅夷共住
어머니의 태에 들어간 뒤에 49일이 되면 ‘사람과 같은 것’이라 하고, 이를 지나고 난 이후를 ‘사람’이라 하느니라.
022_0982_a_06L入母胎已後至四十九日名爲似人過此已後盡名爲人
직접 손이나 발이나 칼이나 몽둥이나 독약 등으로 죽이는 것을 ‘직접 죽인다’고 하고, 그가 자살하려고 살해하는 기구를 구할 때 그에게 주는 것을 ‘칼과 약을 주어서 죽인다’고 하고, 사람을 시켜서 죽이게 하는 것을 ‘사람을 시켜서 죽인다’고 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죽음을 취하게 하는 것을 ‘자살하게 한다’고 하고,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다고 말하는 것을 ‘죽음을 부추기고 죽음을 찬탄한다’고 하고, 마음에 따라 온갖 귀신을 보내서 죽이게 하는 것을 ‘이런 마음을 지어 마음에 따라 죽인다’고 하느니라.
022_0982_a_08L自以手毒藥等殺是名自殺彼欲自殺求殺具與之是名與刀藥殺使人殺是名教人殺教人取死是名教自殺言死勝生是名譽死讚死隨心遣諸鬼神是名作是心隨心殺
이 가운데 범한다는 것은 자기가 손수 죽이거나 사람을 시키거나 사람을 바꾸어 시키거나 사람을 거듭 보내 시키거나, 가리켜 보이거나 말을 하거나 잠잘 때에 말하거나 잠자는 이에게 말하거나, 취한 때에 말하거나 취한 이에게 말하거나, 미친 때에 말하거나 미친 이에게 말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운 때에 말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운 이에게 말하거나, 병으로 마음이 파괴되어 말하거나 병으로 마음이 파괴된 이에게 말하거나, 글을 보내거나 형상을 짓거나 손짓으로 말하거나 서로 비슷하게 말하거나, 혼자인데 혼자라고 생각하거나 혼자가 아닌데 혼자라고 생각하거나 혼자인데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장난으로 말하거나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과 우파두(憂波頭)ㆍ우파사(憂波奢)ㆍ우파해(憂波害) 등이다.
022_0982_a_13L是中犯者自殺遣使展轉使重遣使言說眠時說向眠說醉時說向醉狂時說向狂說亂心說向亂心說病壞心說向病壞心說遣書作相相似語獨想不獨獨想不獨戲語優波頭優波奢優波害
‘스스로 죽인다’는 것은 자기가 손수 손과 발과 칼과 몽둥이로 죽이는 것이니, 그 사람이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a_20L自殺者自以手杖等殺彼人死波羅夷
‘사람을 시킨다’는 것은 심부름꾼을 시켜서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이니, 그 사람이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a_22L遣使者遣使殺彼人彼人死者波羅夷
‘사람을 바꾸어 시킨다’는 것은 아무개 갑(甲)을 시켜서 죽이게 했는데, 그 갑이 죽이지 못하면 바꾸어서 을(乙)로 하여금 죽이게 하는 것이니,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a_23L展轉使者遣某甲殺某甲不自殺轉使乙殺死者波羅夷
022_0982_b_01L‘사람을 거듭 보내 시킨다’는 것은 처음에 명을 받은 사람이 죽이지 못하고 돌아와서 비구에게 알리면 비구가 다시 사람을 보내어 죽이게 하는 것이니,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b_01L重遣始受使人不得殺還報比丘比丘更遣使殺死者波羅夷
‘가리켜 보인다’는 것은 해ㆍ달ㆍ별을 가리켜 보이면서 사람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복이 있어 마땅히 저곳에 태어나리니, 당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죽어야 하오’라고 하는 것이니, 그에 따라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b_03L指示者指示星宿語人言汝福應生彼汝可自殺從而死者波羅夷
‘말을 한다’는 것은 삶의 허물과 나쁨을 말하고 죽음의 좋음을 찬탄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b_05L言說者說生過惡讚歎死好因此死者波羅夷
‘잠잘 때에 말한다’는 것은 비구가 잠결에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을 말하면서 ‘당신의 공덕은 이미 성취되었으니, 마땅히 스스로 목숨을 끊고 죽어야 하오’라고 했는데, 그 사람이 듣고 나서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가 묻기를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소?’라고 하면, 대답하기를 ‘나는 잠결에서조차 당신의 이익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오. 깨어 있는 지금도 당신에게 역시 그런 말을 하겠소. 당신은 내가 한 말대로 죽어야 하오’라고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b_06L時說者比丘眠中說先所念言汝功德已成應可自殺彼人聞已待覺問汝何故說此答言我眠中欲利益汝故作是語汝今覺亦作是語汝可隨我語死彼因是死者波羅夷
‘잠자는 이에게 말한다’는 것은 잠을 자고 있는 사람에게 말하기를 ‘당신의 공덕은 이미 성취되었으니, 칼 등을 가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어야 하오’라고 했는데, 귀신이 잠자는 동안에도 듣게 했다. 그리하여 곧 깨어나면서 묻기를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소?’라고 하면, 대답하기를 ‘당신이 잠을 잘 때조차도 나는 당신의 이익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오. 당신이 깨어 있는 지금도 역시 그런 말을 하겠소. 당신은 나의 말대로 죽어야 하오’라고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b_11L向眠說者向眠人作是語汝功德已成以刀等自殺鬼神令眠中聞卽覺問汝何故說此答言汝眠時我欲利益汝故作是語汝今覺亦作是語可隨我語死因是死者波羅夷
‘취한 때에 말한다’는 것은 취해 있을 때에 예전부터 생각한 것을 말하기를 ‘당신의 공덕은 이미 성취되었으니, 마땅히 칼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어야 하오’라고 했는데, 그 사람은 듣고 나서 깨기를 기다렸다가 묻기를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소?’라고 하면, 대답하기를 ‘나는 취해 있을 때조차 당신의 이익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오. 깨어 있는 지금도 역시 그런 말을 하겠소. 당신은 나의 말대로 죽어야 하오’라고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b_16L醉時說者醉中說先所念言汝功德已成應以刀等自殺彼人聞已待醒問言汝何故說此答言我醉時欲利益汝作是語今醒亦作是語汝可隨我語死因是死者波羅夷
022_0982_c_01L‘취한 이에게 말한다’는 것은 취한 이에게 말하기를 ‘당신의 공덕은 이미 성취되었으니, 당신은 칼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어야 하오’라고 했는데 취기에서 깬 뒤에 묻기를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소?’라고 하면, 대답하기를 ‘나는 당신의 이익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당신이 취한 때조차 그런 말을 한 것이오. 깨어 있는 지금도 당신에게 역시 그런 말을 하겠소. 당신은 나의 말대로 죽어야 하오’라고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b_21L向醉說者是言汝功德已成汝可以刀等自殺醉醒已問言汝何故說此答言我欲利益汝故汝醉時作是語汝今醒作是語汝可隨我語死因此死者羅夷
미친 때에 말하는 것과 미친 이에게 말하는 것과 마음이 어지러울 때 말하는 것과 마음이 어지러운 이에게 말하는 것과 병으로 마음이 파괴되어서 말하는 것과 병으로 마음이 파괴된 이에게 말하는 것에 대한 설명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2_c_03L狂時說向狂說亂心說向亂心病壞心說向病壞心說亦如是
‘글을 보낸다’는 것은 비구가 글을 보내면서 죽도록 하는 것이니, 그가 글을 쓸 때에는 글자마다 투라차이고, 글이 거기에 이르러서 그가 이로 말미암아 죽게 되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04L書者比丘遣書令殺彼作書字字偸羅遮書至彼彼因是殺死者波羅夷
‘형상을 짓는다’는 것은 비구가 사람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내가 앉았다가 일어나거나, 손을 들거나 내리는 것을 보거나, 입으로 춥다거나 덥다는 말을 할 때에 곧 그를 죽이시오’라고 하여 그가 그런 형상을 보고서 곧 죽이는 것이니,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06L作相者比丘語人言汝看我坐起下手口言寒暑時便殺彼彼見相便死者波羅夷
‘손짓으로 말한다’는 것은 손짓으로 말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죽이게 하는 것이니, 이것에 따라 죽이는 경우 그가 죽게 되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09L手語者作手語教人彼隨此殺死者波羅夷
‘서로 비슷하게 말한다’는 것은 비구가 서로 비슷한 말을 하여 사람을 죽이게 하는 것이니, 이것에 따라 죽이는 경우 그가 죽게 되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10L相似語者比丘作相似語教人殺彼隨此殺波羅夷
혼자인데 혼자라고 생각하면 돌길라이고, 혼자가 아닌데 혼자라고 생각하거나 혼자인데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투라차이니라.
022_0982_c_12L獨想者突吉羅不獨不獨想者偸羅遮
‘장난으로 말한다’는 것은 비구가 장난으로 웃으면서 말하기를 ‘당신은 공덕이 이미 성취되었으니, 마땅히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어야 하오’라고 할 때에 그 사람이 묻기를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소?’라고 하면, 대답하기를 ‘내가 예전에는 비록 장난으로 말했다 하더라도 지금의 뜻은 진실로 그렇습니다. 당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어야 합니다’라고 하여,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다.
022_0982_c_13L戲語者比丘戲笑語汝功德已成可應自殺彼人問言何故說此比丘答言我先雖是戲言今意實爾汝可自殺因此死者波羅夷
‘빛깔’이라는 것은 비구가 주술을 하여 나쁜 색의 귀신을 불러서 사람을 두렵게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17L色者若比丘作呪術召惡色鬼神使恐怖人因此死者波羅夷
‘소리’라는 것은 만일 비구가 말하기를 ‘그대의 부모와 아들ㆍ딸은 이미 죽었고 재물도 잃고 흩어져 버렸다’고 하여, 그로 하여금 근심과 괴로움으로 자살하게 하려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18L若比丘作是語汝父母兒女已死財物破散作如是語欲令憂惱自殺因此死者波羅夷
‘냄새’라는 것은 독을 온갖 향과 섞어서 그 냄새를 맡게 하여 죽게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21L香者以毒合和諸令嗅便死因是死者波羅夷
‘맛’이라는 것은 독을 음식에 넣어서 먹게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22L味者以毒著食中令食因是死者波羅夷
022_0983_a_01L‘촉감’이라는 것은 가비(迦毗) 독약을 몸에다 발라서 죽이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2_c_23L觸者以迦毘毒藥塗身殺因是死者波羅夷
‘우파두(優波頭)’라는 것은 함정을 파 놓고 온갖 중생을 죽이는 것이니, 만일 사람이 떨어져서 죽으면 바라이, 비인(非人)이 떨어져서 죽으면 투라차, 축생이 떨어져서 죽으면 바일제이니라.
022_0983_a_02L優波頭者爲一切衆生作穽若人墮死波羅夷非人墮死偸羅畜生墮死波逸提
‘우파사(優波奢)’라는 것은 약하게 평상을 만들어 그 위를 얇게 덮어 놓고 아래에는 살인하는 기구를 받쳐 놓고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3_a_04L優波奢者作弱牀薄覆其上下安殺具使人坐上是死者波羅夷
‘우파해(優波害)’라는 것은 독(毒)을 만들어서 죽이는 것이니,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이이니라.
022_0983_a_06L優波害者作蠱毒殺因是死者波羅夷
만일 비구가 생각하기를 ‘나는 그 사람을 죽이겠다’는 마음을 낼 때에는 돌길라, 방편을 쓸 때에는 투라차, 죽이면 바라이이니라. 만일 비인(非人)을 죽이면 투라차, 축생을 죽이면 바일제이니라.
022_0983_a_07L若比丘作是念當殺彼人發心時突吉羅作方便時偸羅遮死者波羅夷若殺非人偸羅若殺畜生波逸提
비구니도 그와 같고, 식차마나ㆍ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라.
022_0983_a_10L比丘尼亦如是式叉摩那沙彌沙彌尼突吉羅
범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비로운 마음과 죽이려는 마음이 없는 것이니라.”세 번째 일을 마침
022_0983_a_11L不犯慈愍心無殺心第三事竟
부처님께서 비사리(毘舍離)에 계셨다.
당시에 세상은 흉년이 들어서 걸식을 해도 얻기 어려웠으므로 여러 비구가 성으로 들어가 걸식했으나 도무지 얻는 것이 없었다.
022_0983_a_12L佛在毘舍離時世飢饉乞食難得比丘入城分衛都無所獲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각자 아는 곳에 가서 안거하도록 하라. 여기에 머물러 굶주리는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 마갈국(摩竭國)으로 가기도 했고, 파구말(婆求末) 강변에 있는 마을로 가기도 했다.
022_0983_a_14L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各隨知識就彼安居莫住於此受飢饉苦比丘受教有往摩竭國者有往婆求末河邊聚落中
022_0983_b_01L강변으로 간 여러 비구가 모여서 함께 의논했다.
“지금은 걸식을 해도 얻기 어려우니, 이 마을 안에 사는 신심 있고 좋아하는 이 앞에서 우리들이 다 함께 서로를 찬탄하면서 ‘아무개는 초선(初禪)을 얻었는데 나도 또한 그것을 얻었다. 아무개는 2선(禪)ㆍ3선ㆍ4선ㆍ4무량처(無量處)ㆍ4무색정(無色定)을 얻었는데 나도 역시 그렇다. 아무개는 4념처(念處)ㆍ8정도분(正道分)ㆍ3해탈문(解脫門)을 얻었는데 나도 역시 그렇다. 아무개는 8해탈(解脫)ㆍ9차제정(次第定)ㆍ10일체입(一切入)ㆍ10직도(直道)3)를 얻었는데 나도 역시 그렇다. 아무개는 견신(堅信)ㆍ견법(堅法)ㆍ4사문과(沙門果)ㆍ3명(明)ㆍ6신통(神通)을 얻었는데 나도 또한 그렇다’고 합시다. 그러면 모든 거사들이 듣고는 반드시 희유(希有)한 마음을 내어 말하기를 ‘이와 같이 도를 얻은 성인들께서 우리의 마을에서 안거하시니 우리는 좋은 이익을 얻었구나’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곧 온갖 맛있는 반찬을 갖추어서 우리들에게 공양할 것이니, 우리들은 모자람 없이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을 것입니다.”
022_0983_a_18L往河邊諸比丘集共議言今乞食難得此聚落中有信樂者我等當共更相讚歎某得初禪我亦得之某得二禪三禪四禪四無量處四無色定我亦如是某得四念處乃至八正道三解脫門我亦如是某得八解脫九次第定十一切入十直道我亦如某得堅信堅法四沙門果三明六神通我亦如是諸居士聞必生希有作是語我得善利乃有如是得道聖人安居我邑便當具諸餚膳供養我等我等無乏得安樂住
의논이 끝나자 곧 성으로 들어가 여러 부잣집에 이르러 서로 칭찬하기를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했다.
“그대들은 큰 이익을 얻으셨소. 성인들의 복전이 그대들의 마을에 의지하기 때문이오.”
모든 거사들이 듣고는 희유한 마음을 내어 전에 일찍이 만난 적이 없었다고 찬탄하고, 모두 자기의 몫을 덜 먹고 제사도 지내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보시하던 것까지 끊고 합쳐서 공양했다.
022_0983_b_06L議已卽便入城到諸富家共相稱讚如上所說語言汝得大利聖衆福田依汝聚落諸居士聞生希有心歎未曾遇皆減己分不復祭祠斷施餘人幷以供養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두 시기에 큰 모임이 있는데, 봄철과 여름철의 마지막 달이다. 그때 여러 지방에 있는 비구들이 모두 와서 서로 안부를 묻는다.
마갈국의 여러 비구는 안거를 마치고는 몸이 여위고 파리하게 되어서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있었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에는 객(客) 비구가 오면 모두 안부를 묻게 되어 있었으므로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희들은 안거하는 동안 화합하여 지냈느냐? 걸식할 때에 얻기는 쉬웠느냐? 길을 오느라 고달프지는 않았느냐?”
022_0983_b_10L諸佛常法二時大會夏末月諸方比丘皆來問訊摩竭國諸比丘安居羸瘦憔悴來詣佛所頂禮佛足住一面諸佛常法客比丘來皆加慰問言汝等安居和合乞食易得路不疲耶
여러 비구가 말했다.
“안거하는 동안 화합하여 지냈고 길을 오면서도 고달프지는 않았으나 다만 걸식할 때에는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갖가지로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고는 처소에서 머물게 하셨다.
파구말 강변에 머물렀던 여러 비구는 몸이 윤택하고 충만하여 부처님께 와서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있었다.
022_0983_b_16L諸比丘言安居和合道路不疲但乞食難得時佛爲說種種妙示教利喜令隨所住婆求末河諸比丘身體充悅來詣佛所頂禮佛足卻住一面
부처님께서 역시 위와 같이 위로하고 물으시자 여러 비구가 아뢰었다.
“안거하는 동안 화합하여 지냈고 걸식할 때에 얻기도 쉬웠으며 길을 오면서도 고달프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지금 세상에는 흉년이 들어서 걸식할 때에 얻기 어려웠을 터인데, 너희들은 어떻게 하여 유독 쉬웠다고 하느냐?”
022_0983_b_20L佛亦如上慰問諸比丘白安居和合乞食易得道路不疲卽問言今世飢饉乞求難得汝等云何而獨言易
022_0983_c_01L여러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거기에서도 걸식하여 얻기 어려울 것 같아서 서로 찬탄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세히 위와 같이 한 것을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희들은 찬탄한 것이 사실이냐?”
022_0983_b_23L諸比丘白佛我等在彼以乞食難得更相讚歎具說如上卽問言汝等讚歎爲實爲虛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실인 것도 있고 거짓인 것도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갖가지로 거짓인 것을 꾸짖으셨다.
“너희들은 법에 맞지 않고 도에 따르지 않은 것이니, 출가한 사람으로서는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니라. 차라리 이글이글 하는 돌을 먹고 녹슨 구리를 삼킬지언정 거짓말로 사람들을 믿게 하여 보시한 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 너희들은 어찌 내가 거짓말하는 죄를 꾸짖고, 갖가지로 거짓말하지 않는 덕을 찬탄한 것을 듣지도 않았느냐. 그런데도 어찌하여 이익을 위해 거짓으로 남을 속여 스스로 과인법(過人法)4)을 말했단 말이냐.”
022_0983_c_02L比丘白有實有虛佛種種呵責虛者汝等非法不隨順道出家之人所不應作寧噉燒石呑飮洋銅不以虛妄食人信施汝等豈不聞我毀呰妄語之罪種種讚歎不妄語德耶而今云何爲利養故虛誑自說得過人法
다시 꾸짖으시고 말씀하셨다.
“세간에는 다섯 가지 큰 도둑이 있다. 하나는 100명 나아가 천 명의 주인이 되어 성과 마을을 파괴하면서 사람을 살해하고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요, 둘은 어떤 나쁜 비구가 여러 비구를 데리고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그릇된 생활을 위해 설법하는 것이고, 셋은 어떤 나쁜 비구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에 대해 스스로 ‘이것은 내가 지은 것이다’라고 일컫는 것이요, 넷은 어떤 나쁜 비구가 범행을 닦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범행을 닦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고, 다섯은 어떤 나쁜 비구가 이익을 위해 공연히 과인법이 없으면서도 스스로 ‘나는 얻었다’고 하는 것이니라.
022_0983_c_08L復呵責諸比丘世閒有五大賊一者作百人至千人主破城聚落害人取物有惡比丘將諸比丘遊行人閒命說法三者有惡比丘於佛所說法自稱是我所造四者有惡比丘不修梵行自言我修梵行五者有惡比丘爲利養故空無過人法自稱我得
이 다섯 번째의 도둑을 온갖 세간의 신ㆍ사람ㆍ악마ㆍ범천ㆍ사문ㆍ바라문 중에서 가장 큰 도둑이라 하나니, 너희들은 어찌하여 조그마한 이익을 위해 가장 큰 도둑이 되었느냐.”
이와 같이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과인법의 거룩한 이익과 만족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으면서 스스로, 나는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았다고 했다가 뒷날 묻거나 묻지 않았거나 간에 죄에서 벗어나 청정함을 구하려고 말하기를, ≺나는 알지 못했는데도 알았다고 하고 보지 못했는데도 보았다고 말했으니, 속이고 거짓말을 했다≻고 하면, 이 비구는 바라이를 얻나니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3_c_15L第五賊名爲一切世閒天婆羅門中之最大賊汝等云何爲小利養作最大賊如是呵責已告諸比丘以十利故爲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不知不見過人法聖利滿足自稱我如是知如是後時若問若不問爲出罪求淸淨作是言我不知言知不見言見誑妄語是比丘得波羅夷不共住
022_0984_a_01L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에 계셨다.
어떤 견문이 적은 여러 비구가 배우지도 않고 묻지도 않아서 과인법이 없는데도 스스로 ‘나는 알고 보았으며 증득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들은 뒷날 여러 비구가 도를 얻은 것과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상태를 강론하는 것을 듣고 비로소 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어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전에 아직 얻지 못했는데도 얻었다고 여겼으니, 바라이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했다.
022_0984_a_01L佛在舍衛城有衆多少聞比丘不學不問無過人法自謂我知我見我證彼於後時聞諸比丘講論得道未得道相乃悟非道生慚愧心作是念等先未得謂得將無犯波羅夷罪
또 어떤 견문이 적은 비구가 배우지도 않고 묻지도 않아서 과인법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나는 알고 보았으며 증득했다’고 여기고 있다가, 뒷날 모든 경전을 널리 배우고서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어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이해하건대, 전에는 아직 얻지 못했는데도 얻었다고 여겼으니, 이것은 바로 증상만(增上慢)이다. 바라이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했다.
022_0984_a_06L有少聞比丘不學不問無過人法謂我知我見我證彼於後時廣學諸生慚愧心作是念如我今解佛所說法先未得謂得是增上慢將無犯波羅夷罪
또 어떤 견문이 적은 비구가 배우지도 않고 묻지도 않아서 과인법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나는 알고 보았으며 증득했다’고 여기고 있다가, 뒷날 범행을 널리 닦아서 성인의 경지에 들게 되어서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어 생각하기를 ‘나는 전에 아직 얻지 못했는데도 얻었다고 여겼으니, 이것은 바로 증상만이다. 바라이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했다.
022_0984_a_11L復有少聞比丘不學不問無過人法自謂我知我見我證彼於後時廣修梵行得入道果生慚愧心作是念我先未得謂得是增上慢無犯波羅夷罪
여러 비구가 생각한 뒤에 저마다 아난에게로 나아가 모두 그것을 물었으므로 아난은 부처님께 데리고 가서 그 일을 자세히 아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각기 그 일에 따라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4_a_15L諸比丘念已各詣阿皆以問之阿難將至佛所具以白佛以是事集比丘僧各隨其事問諸比丘汝實爾不答言實爾世尊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가 있어서 과인법을 나타내느니라. 첫째는 어리석음이고, 둘째는 산란한 마음이고, 셋째는 악을 따름이고, 넷째는 증상만이고, 다섯째는 실유(實有)이니라.
만일 어리석거나 마음이 산란하거나 증상만이거나 실유이거나 간에 스스로 ‘나는 얻었다’고 말하여 바라이를 범하면 옳지 못한 것이니라.
022_0984_a_18L告諸比丘有五種現過人法一者二者亂心三者隨惡四者增上慢五者實有若愚癡亂心增上慢實有而自言我得犯波羅夷者無有是處
022_0984_b_01L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과인법의 거룩한 이익과 만족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으면서 스스로 나는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았다고 했다가, 뒷날 비구가 묻거나 묻지 않거나 간에 죄에서 벗어나 청정함을 구하려고 말하기를, ≺나는 알지 못했는데도 알았다고 말하고 보지 못했는데도 보았다고 말했으니, 속이고 거짓말을 했다≻고 하면 증상만을 제외하고 이 비구는 바라이를 얻나니 함께 살지 못한다’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4_a_22L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不知不見過人法聖利滿足自稱我如是知是見是比丘後時若問若不問爲出求淸淨故作是言我不知言知見言見虛誑妄語除增上慢是比丘得波羅夷不共住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다’는 것은 과인법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다는 것이니라. 온갖 번뇌에서 벗어나는 법, 즉 모든 선(禪)ㆍ해탈(解脫)ㆍ삼매정수(三昧正受)ㆍ모든 성인의 경지를 과인법이라고 하느니라.
022_0984_b_05L不知不見者不知不見過人法一切出要法謂諸禪解脫三昧正受諸聖道果是名過人法
부처님께서 설한 고ㆍ집ㆍ멸ㆍ도를 이미 마쳤고 이미 만족하여 다시는 더 구할 것이 없는 것을 ‘거룩한 이익과 만족’이라고 하느니라.
022_0984_b_08L於佛所說苦集滅已辦已足更無所求是名聖利滿
스스로 ‘나는 이와 같이 법을 알고 보았으며 법 또한 나를 알고 보았다’고 말하면, 이것을 ‘스스로 나는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았다고 일컫는다’고 하느니라.
022_0984_b_10L自說我如是知見法法亦知見我是名自稱我如是知如是見
만일 한 달 나아가 일 년 후에 ‘그대는 어떻게 얻었고 어느 곳에서 얻었고 누구에게서 얻었고 어떤 법을 얻었느냐?’고 묻지 않았는데도 스스로가 범한 것을 들추어 계의 깨끗함과 마음의 깨끗함과 견해의 깨끗함과 의심의 깨끗함을 구하기 위해 ‘나는 고ㆍ집ㆍ멸ㆍ도를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는데도 알았다고 말하고 보았다고 말했으니, 속이고 거짓말을 했다’고 하면, 비록 이와 같이 드러냈다 하더라도 바라이를 얻은 것이니라.
022_0984_b_11L若一月乃至一歲後汝云何得何處得誰得以何法得若不問而自發露所求戒淨心淨見淨疑淨我不知不見苦集滅道言知言見虛誑妄語雖作如此發露故得波羅夷
이 가운데 범한다는 것은 두 가지가 있어서 바라이를 얻나니, 하나는 먼저 생각하기를 ‘나는 장차 과인법을 얻었다고 거짓말해야겠다’고 하는 것이요, 둘은 말할 때에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과인법을 얻었다고 거짓말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022_0984_b_16L是中犯者有二種得波羅夷一者作是念我當虛說得過人法二者說時作是念我今虛說得過人法
다시 세 가지가 있어서 바라이를 얻나니, 두 가지는 위에서 설한 것과 같고, 셋은 생각하기를 ‘나는 이미 과인법을 얻었다고 거짓말했다’고 하는 것이니라.
022_0984_b_19L有三種得波羅夷二如上說三者是念我已虛說得過人法
다시 네 가지가 있어서 바라이를 얻나니, 세 가지는 위에서 설한 것과 같고, 넷은 견해를 달리하여 과인법을 말하는 것이니라.
022_0984_b_21L復有四種得波羅夷三如上說四者異見說過人法
다시 다섯 가지가 있어서 바라이를 얻나니, 네 가지는 위에서 설한 것과 같고, 다섯은 생각을 달리하여 과인법을 말하는 것이니라.
022_0984_b_23L復有五種得波羅夷四如上說五者異想說過人法
022_0984_c_01L다시 여섯 가지가 있어서 바라이를 얻나니, 다섯 가지는 위에서 설한 것과 같고, 여섯은 이해를 달리하여 과인법을 말하는 것이다.
022_0984_c_01L復有六種得波羅夷五如上說六者異忍說過人法
다시 일곱 가지가 있어서 바라이를 얻나니, 여섯 가지는 위에서 설한 것과 같고, 일곱은 낙(樂)을 달리하여 과인법을 말하는 것이다.
022_0984_c_02L復有七種得波羅夷六如上說七者異樂說過人法
다시 여덟 가지가 있어서 바라이를 얻나니, 일곱 가지는 위에서 설한 것과 같고, 여덟은 물음에 따라 대답하지 않고 과인법을 말하는 것이다.
022_0984_c_04L復有八種得波羅夷七如上說八者不隨問答說過人法
네 가지 성스럽지 않은 말이 있고 네 가지 성스러운 말이 있다. 성스럽지 않은 말이란 보지 못했으면서 보았다고 말하고, 듣지 못했으면서 들었다고 말하고,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았다고 말하고,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말하는 것이다. 성스러운 말이란 보고는 보았다고 말하고, 듣고는 들었다고 말하고, 깨닫고는 깨달았다고 말하고, 알고는 알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 여덟 가지 성스럽지 않은 말과 여덟 가지 성스러운 말이 있다. 성스럽지 않은 말이란 보지 못했으면서 보았다고 말하고, 보고는 보지 못했다고 말하고, 듣지 못했으면서 들었다고 말하고, 듣고도 듣지 못했다고 말하고,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았다고 말하고, 깨닫고도 깨닫지 못했다고 말하고,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말하고,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것을 여덟 가지 성스러운 말이라 하느니라.
022_0984_c_05L有四種非聖語四種聖語非聖語者不見言見不聞言聞不覺言覺不知言知聖語者見言見聞言聞覺言覺知言知又八種非聖語八種聖語聖語者不見言見見言不見不聞言聞言不聞不覺言覺覺言不覺知言知知言不知反上名八聖語
또 열여섯 가지 성스럽지 않은 말과 열여섯 가지 성스러운 말이 있다.
022_0984_c_12L十六非聖語十六聖語
성스럽지 않은 말이란 보지 못했으면서 보았다고 말하고, 듣지 못했으면서 들었다고 말하고,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았다고 말하고,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말하고, 보았으면서 보지 못했다고 말하고, 듣고도 듣지 못했다고 말하고, 깨닫고도 깨닫지 못했다고 말하고,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본 것을 의심하면서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들은 것을 의심하면서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깨달은 것을 의심하면서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안 것을 의심하면서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본 것을 의심하지 않으면서 의심한다고 말하고, 들은 것을 의심하지 않으면서 의심한다고 말하고, 깨달은 것을 의심하지 않으면서 의심한다고 말하고, 안 것을 의심하지 않으면서 의심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것을 열여섯 가지 성스러운 말이라고 하느니라.
022_0984_c_13L非聖語者見言見不聞言聞不覺言覺不知言見言不見聞言不聞覺言不覺言不知見疑言不疑聞疑言不疑疑言不疑知疑言不疑見不疑言疑聞不疑言疑覺不疑言疑知不疑言反上名十六聖語
만일 비구가 사람을 향하여 스스로 ‘과인법을 얻었다’고 말할 때, 이해하면 바라이요, 이해하지 못하면 투라차이며, 비인(非人)을 향하여 말하면 투라차요, 축생을 향하여 말하면 돌길라이니라.
022_0984_c_19L若比丘向人自稱得過人法解者羅夷不解者偸羅遮向非人說偸羅向畜生說突吉羅
비구니에 있어서도 역시 그러하고, 식차마나ㆍ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라.
022_0984_c_22L比丘尼亦如是式叉摩那沙彌沙彌尼突吉羅
범하지 않는다는 것은 진실한 말을 하는 것이니라.”네 번째 계를 마침
022_0984_c_23L不犯實語第四戒竟
022_0985_a_01L
2) 승잔법(僧殘法)5)
022_0985_a_01L五分律第一分之二僧殘法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에 계셨다.
그때 장로 우타이(優陀夷)가 음욕의 불에 훨훨 타서 몸이 파리해져 겨우 숨기운만 붙어 있었는데 손으로 부정(不淨)을 내고서야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었다.
022_0985_a_02L佛在舍衛城爾時長老優陁夷爲欲火所燒身體羸瘦纔有氣息以手出不淨得安樂住
어떤 다른 비구도 파리해졌으므로 우타이가 물었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습니까?”
“장로여, 나는 음욕의 불에 타서 이같이 되었습니다.”
022_0985_a_05L有異比丘亦復羸瘦優陁夷問汝何故爾答言長老我爲欲火所燒是故如是
우타이가 말했다.
“나도 전에 역시 그러했는데 손으로 부정을 내고서야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당신도 만일 나의 법대로 하면 그와 같이 될 것입니다.”
022_0985_a_07L優陁夷言我先亦爾以手出不淨得安樂住汝若法亦當如是
그 비구가 말했다.
“당신이 한 일은 법에 맞지 않으니, 청정한 행도 아니고 사문의 법도 무너뜨린 것이며 도(道)에 따르지도 않았습니다.
세존께서는 갖가지로 음욕과 음욕에 대한 생각과 감각과 열기를 꾸짖으시면서 ‘음욕에 대한 생각을 끊고 음욕에 대한 감각을 없애며 음욕에 대한 열기를 없애라. 음욕은 마치 붉은 뼈와 같고 독약과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손으로 부정을 내고서도 사람이 믿음으로 한 보시를 받으며, 다시 그런 몸으로 사람을 가르치는 것입니까?”
022_0985_a_09L彼比丘言汝所作非法非淸淨行破沙門法不隨順道世尊種種呵欲欲想欲覺欲熱斷欲想欲覺滅欲熱說欲如赤骨如毒藥今云何以此手出於不淨受人信施復以教人
꾸짖은 뒤에 부처님께 데리고 가서 그 일을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우타이에게 물으셨다.
“너는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5_a_14L呵責已將至佛所以事白佛以是事集比丘僧問優陁夷實爾不答言實爾世尊
부처님도 갖가지로 위와 같이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부정을 내면 승가바시사(僧伽婆尸沙)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5_a_16L佛亦種種如上呵責已告諸比丘以十利故爲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故出不淨僧伽婆尸沙
그때 여러 비구는 마음이 한결같지 못한지라 꿈에서 부정을 내고는 깨어나서 생각하기를 ‘나는 꿈속에서도 역시 마음이 있었고, 또 몸을 움직여서 부정을 내었다. 승가바시사를 범한 것은 아닐까?’ 하면서, 드러내는 이도 있고, 마나타(摩那埵)6)를 행하는 이도 있고, 출죄(出罪)7)하는 이도 있고, 곧장 부처님께 아뢰는 이도 있었다.
022_0985_a_19L爾時諸比丘不一其心夢失不淨作是念我夢中亦有心亦動身失不將無犯僧伽婆尸沙耶或有發露或有行摩那埵者或有出罪者有直白佛者
022_0985_b_01L부처님께서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5_b_01L佛以是事集比丘僧諸比丘汝等實爾不答言實爾世尊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들은 산란한 마음으로 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 만일 산란한 마음으로 잠을 자면 돌길라를 범하느니라.
022_0985_b_02L佛種種呵責汝等不應散亂心眠散亂心眠犯突吉羅
산란한 마음으로 잠을 자면 다섯 가지 허물이 있다. 하나는 나쁜 꿈을 꾸고, 둘은 선신(善神)이 수호하지 않고, 셋은 밝은 생각을 얻지 못하고, 넷은 법을 깨달으려는 마음이 없어지고, 다섯은 부정을 나오게 하느니라.
022_0985_b_04L散亂心眠有五過失一者惡夢二者善神不護三者不得明想四者無覺法心五者失不
산란하지 않은 마음으로 잠을 자면 다섯 가지 덕이 있나니, 나쁜 꿈이 없고, 선신이 수호하고, 밝은 생각을 얻고, 법을 깨달으려는 마음이 있고, 부정이 나오지 않느니라.
022_0985_b_07L不散亂心眠有五德無惡夢善神得明想有覺法心不失不淨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서 잠을 잘 때에 형상이 일어나나니, 하나는 대변이 성한 경우, 둘은 소변이 성한 경우, 셋은 바람이 성한 경우, 넷은 벌레가 무는 경우, 다섯은 음욕이 성한 경우이니라.”
022_0985_b_08L有五因緣眠時形起一者大便盛二者便盛三者風盛四者虫嚙五者欲盛
다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아직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지 못하고 산란한 마음으로 잠을 자면 반드시 부정이 나올 것이요, 비록 아직 여의지 못했다 하더라도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잠을 자면 이런 허물이 없느니라.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가 꿈속을 제외하고 일부러 부정을 내면 승가바시사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5_b_10L復告諸比丘若未離欲恚癡散亂心必失不淨雖未能離以繫念心眠無有是過從今是戒應如是說比丘故出不淨除夢中僧伽婆尸沙
‘일부러 부정을 낸다’는 것은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여서 부정을 내는 것이다. ‘승가바시사’라는 것은 이 죄는 남은 것이 있어 아직 인연이 있고, 오히려 고칠 수 있어 믿는 것이 있으므로 승단에 있으면서 제거하여 없앨 수 있는 것이다.
022_0985_b_14L故出不淨者發心身動出不淨也伽婆尸沙者此罪有殘猶有因緣尚可治有恃怙得在僧中求除滅也
‘부정’에는 열 가지가 있나니, 하나는 푸른색, 둘은 누런색, 셋은 붉은색, 넷은 검은색이며, 다섯은 빨간색, 여섯은 흰색, 일곱은 우유 빛깔, 여덟은 버터 빛깔, 아홉은 기름 빛깔, 열은 꿀 빛깔이니라.
022_0985_b_17L淨有十種一者靑色二者黃色三者紅色四者黑色五者赤色六者白色七者乳色八者酥色九者油色十者蜜色
만일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여 푸른색을 내려고 했으나 누런색, 나아가 꿀 빛깔을 내면 모두 승가바시사이니라. 만일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여서 누런색 나아가 꿀 빛깔을 내려 했으나 그 밖의 다른 빛이 나오면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5_b_21L若發心身動欲出靑色而黃色乃至蜜色出皆僧伽婆尸沙若發心身動欲出黃色乃至蜜色而餘色出亦如是
022_0985_c_01L열 가지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여서 부정을 내면 모두 승가바시사이니라. 하나는 스스로 시험 삼아서, 둘은 병을 낫게 하려고, 셋은 얼굴빛을 위해서, 넷은 힘을 위해서, 다섯은 쾌락을 위해서, 여섯은 보시를 위해서, 일곱은 천상에 나기 위해서, 여덟은 외도가 신들에게 제사지내기 위해서, 아홉은 종자를 위해서, 열은 불에 제사지내기 위해서이니라.
022_0985_c_01L有十種發心身動出不淨僧伽婆尸沙一者自試二者除病爲顏色四者爲力五者爲樂六者爲布施七者爲生天八者爲外道祠天會九者爲種子十者爲火祠
다섯 가지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여 부정을 내는 것이 있는데 모두 승가바시사이니, 내색(內色)과 외색(外色)과 허공과 바람과 물이니라.
‘내색’이라는 것은 자기의 몸이요, ‘외색’이라는 것은 다른 이의 몸이고, ‘허공’이라는 것은 공중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고, ‘바람’이라는 것은 바람을 향하여 가는 것이고, ‘물’이라는 것은 물을 거슬러 가는 것이니라.
022_0985_c_05L有五種發心身動出不淨皆僧伽婆尸沙內色外色虛空內色者己身色者他身虛空者空中動身風者風行水者逆水行
또 다섯 가지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여서 부정을 내는 것이 있는데 모두 승가바시사이니, 대변이 성하고 소변이 성하고 바람이 성하고 벌레가 물고 음욕이 성한 것이니라.
022_0985_c_09L又有五種發心出不淨僧伽婆尸沙大便盛小便風盛虫嚙欲盛
만일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이지 않아 부정을 내지 않거나 마음은 일으켰지만 몸을 움직이지 않고 부정을 내었다면 모두 돌길라이고,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였지만 부정을 내지 않았다면 투라차이니라.
022_0985_c_11L若發心身不動出不淨發心身不動出不淨皆突吉發心身動不出不淨偸羅遮
마음은 일으키지 않고 몸을 움직였지만 부정을 내지 않았거나,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몸을 움직여서 부정을 내었거나, 마음도 일으키지 않고 몸도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부정을 내었거나 하면 모두 범하는 것이 아니니라.
022_0985_c_13L不發身動不出不淨不發心身動出不不發心身不動出不淨皆不犯
잠잘 때에 부정을 내고 깨었을 때에 마음을 일으켜 몸을 움직였으면 투라차, 잠잘 때에 몸을 움직였다가 깨었을 때에 마음을 일으켜서 부정을 내면 돌길라, 잠잘 때에 마음을 일으켰다가 깨었을 때에는 몸을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부정을 내는 경우는 범하는 것이 아니며, 사미는 돌길라이니라.”첫 번째 계를 마침
022_0985_c_15L時出不淨覺時發心身動偸羅遮時身動覺時發心出不淨突吉羅時發心覺時身不動出不淨不犯突吉羅一戒竟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셨다.
그때 장로 우타이는 음욕의 불에 타면서 생각하기를 ‘일부러 부정을 내는 것을 세존께서 이미 금하셨다. 이제는 방편으로 여인과 서로 몸을 접촉하여 그 곱고 매끄러움을 취하여 즐기리라’라고 했다. 그리고는 곧 방안을 청소하고는 좋은 평상을 펴 놓고서 하나의 조그마한 평상을 가져다 놓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022_0985_c_19L佛在舍衛城爾時長老優陁夷爲欲火所燒作是念故出不淨世尊已制今當方便與女人相觸取細滑樂便掃灑房內敷好牀座取一小牀於露地坐
022_0986_a_01L여러 여인들이 함께 구경하러 와서는 우타이에게 말했다.
“우리들이 일부러 온 것은 방을 구경하고 싶어서입니다.”
“자매들이여, 마음대로 구경하십시오.”
022_0986_a_01L有諸女人同來遊觀語優陁夷我等故來欲看房舍答言姊妹意看之
그리고는 곧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지게문은 닫고 창문만 열어 놓고는 갖가지로 문지르고 대고 했는데, 혹은 붙잡기도 하고 안기도 하고, 어루만지기도 하고 문지르기도 하고, 위로 들어올리기도 하고 아래로 내려놓기도 하고, 위에 타기도 하고 뛰어넘기도 했다.
022_0986_a_03L便將入房閉戶開窗種種摩或捉或抱或案或摩或擧上或擧或騎或越
그 중에 그것을 좋아하는 이가 그에게 말했다.
“정식으로 하지도 않고 한갓 그렇게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우타이가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근본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022_0986_a_05L其中喜者便語之言不正作徒用此爲優陁夷言佛不聽我作根本事
그러나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성을 내어 말했다.
“본래 이곳을 안온한 데로 여겼는데 도리어 두려운 곳입니다. 물속에서 불이 탄다는 것으로는 족히 비유 거리도 되지 못할 것입니다. 속인도 집에 있으면서 오히려 이런 일을 부끄럽게 여기거늘 어떻게 비구이면서 이런 나쁜 짓을 한단 말입니까?”
022_0986_a_07L其不喜者便瞋恚言謂此處安隱而今反成恐怖之地中火然未足爲喩白衣在家猶恥此云何比丘乃作是惡
그들의 집으로 돌아가서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널리 말했으므로 불법을 믿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이들이 갖가지로 꾸짖고 욕하였다.
“우리는 속인들이야 여인의 몸을 문지르고 대지만 어찌하여 사문 석자가 이런 짓을 하는가? 한갓 머리만 깎았을 뿐 우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문의 행도 아니고 사문의 법도 무너뜨리고 있구나.”
022_0986_a_10L卽歸其家人宣語諸不信樂佛法者種種呵罵我等白衣摩觸女身沙門釋子亦復如是徒剃此頭與我何異無沙門破沙門法
이와 같이 나쁜 명성이 천하에 널리 퍼졌다.
또 어느 한 바라문이 부인을 데리고 구경하던 차에 우타이의 방 있는 데에 이르러 말했다.
“나는 부인과 함께 방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우타이가 말했다.
“한꺼번에는 안 됩니다. 차례로 들어가도록 하시오.”
022_0986_a_14L如是惡名流布天下有一婆羅門將婦遊觀次到優陁夷房語言我欲與婦同看房舍優陁夷不得一時可前後入
바라문이 말했다.
“만일 함께 들어갈 수 없다면 부인이 먼저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이리하여 부인이 방에 들어가자 우타이는 역시 앞에서와 같이 문지르고 대고 하느라 시간이 오래 돼서야 나왔다.
022_0986_a_17L婆羅門言不得俱聽婦先入婦旣入房優陁夷亦復如前種種摩觸久久乃出
남편이 부인에게 말했다.
“어째서 그리도 오래 걸렸소, 다시 다른 방은 보고 싶지 않소?”
부인이 말했다.
“그만두십시오, 그만두십시오. 그런 말을 하지도 마십시오. 하나의 방에만 들어갔는데도 거의 다 죽어서 나오게 되었거늘, 어찌 그 밖의 다른 방을 구경하겠습니까?”
022_0986_a_19L夫語婦言何以乃久不復欲看餘房舍耶婦言莫作是語但入一房垂死得出何應復看諸餘房舍
남편이 그 까닭을 묻자 부인이 자세히 대답했다. 그러자 바라문은 곧 욕설을 퍼부으며 말했다.
“사문 석자이면서 어떻게 그런 나쁜 업을 짓는단 말이오.”
022_0986_a_22L夫問所以婦具以答時婆羅門卽便罵言沙門釋子云何乃作如此惡業
022_0986_b_01L그리고는 사위성으로 들어가 네거리와 여러 길과 마을을 이리저리 다니며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사문 석자가 나의 부인을 문지르고 대고 했소.”
그러자 불법을 믿지 않는 이들이 꾸짖고 욕했다.
“사문 석자로서 그와 같이 나쁜 짓을 하면서 어찌 범행을 청정하게 닦는다고 스스로 말하는가?”
022_0986_b_01L入舍衛城四衢道中街巷市里處處唱言沙門釋子摩觸我婦諸不信佛法者種種呵罵沙門釋子行惡如此云何自稱淨修梵行
여러 장로 비구들이 이 말을 듣고 갖가지로 꾸짖고 나서 그 일을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자, 부처님께서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우타이에게 물으셨다.
“너는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음욕이 성하여 변한 마음으로 여인의 몸에 접촉하여 손을 붙잡거나 머리카락을 붙잡거나 몸의 곳곳을 붙잡고 문지르면서 그 곱고 부드러운 것에 집착하면 승가바시사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6_b_05L諸長老比丘聞種種呵責具以白佛佛以是事集比丘僧問優陁夷汝實爾不答言實爾世尊佛種種呵責已告諸比丘以十利故與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欲盛變心觸女人身若捉手若捉若捉一一身分摩著細滑僧伽婆尸沙
‘음욕이 성하여 변한 마음’이라는 것은 음욕의 마음이 몹시 일어나 마음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여 선법(善法)과 무기법(無記法)8)이 변하여 불선(不善)에 떨어지는 것이니라. ‘여인’이라는 것은 사람의 여인으로서 갓난아이까지이고, ‘접촉한다’는 것은 몸의 곳곳을 갖가지로 문지르고 만지는 것으로 하나의 머리카락에 이르기까지이니라.
022_0986_b_12L欲盛變心者向欲心深發心事幾成變善法無記法墮不善處女人者女乃至初生觸者身上處處種種摩乃至一髮
비구가 다섯 가지 일로 여인에 접촉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즉,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사람의 여인과 살아 있는 여인을 음탕한 마음과 친근한 정으로 어루만지면서 감촉을 느끼고 쾌락을 느끼는 것이니, 머리카락에 접촉하는 데 이르기까지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6_b_16L比丘五事觸女人僧伽婆尸沙女想人女活女心染以親近情摩觸覺而受乃至觸髮亦如是
다섯 가지 일로 여인에 접촉하면 투라차이니라. 즉,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사람의 여인과 살아 있는 여인을 음탕한 마음과 친근한 정으로 어루만지지 않으면서도 감촉을 느끼고 쾌락을 느끼는 것이니, 머리카락에 접촉하는 데 이르기까지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6_b_18L五事觸女人偸羅遮女想人女活女不以親近情摩觸覺而受乃至觸亦如是
여인이 비구에 접촉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女人觸比丘亦如是
022_0986_c_01L다섯 가지 일은 여인에 접촉해도 범하지 않는 것이니,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사람의 여인과 살아 있는 여인을 음탕한 마음과 친근한 정으로 대하지 않는데도 여인이 비구를 붙잡으면 비구는 방편을 써서 벗어나려 하여 비록 감촉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쾌락을 느끼지 않는 것이니, 머리카락에 접촉하는 데 이르기까지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6_b_21L五事觸女人不犯女想人女活女心染以親近情而女人捉比丘比丘作方便求脫雖覺觸而不受乃至觸髮亦如是
또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여인이라고 의심하고, 여인에게 근(根)이 없다고 생각하고, 여인이 2근(根)이라고 생각하면서 접촉하면 승가바시사이고, 여인을 남자라고 생각하고 여인을 고자라고 생각하면서 접촉하면 투라차이니라.
022_0986_c_02L又女女想女疑女無根想女二根想僧伽婆尸沙男想女黃門偸羅遮
남자를 남자로 생각하고, 남자라고 의심하고, 남자가 고자라고 생각하면서 접촉하면 돌길라이고, 남자를 여자라고 생각하고, 남자에게 근이 없다고 생각하고, 남자가 2근이라고 생각하면서 접촉하면 투라차이니, 고자에 있어서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6_c_04L男想男疑男黃門想突吉羅女想男無根想男二根偸羅遮黃門亦如是
근이 없는 이를 근이 없다고 생각하고, 근이 없다고 의심하고, 근이 없는 이를 2근이라 생각하고, 근이 없는 여인이라 생각하면서 접촉하면 승가바시사이고, 근이 없는 남자라고 생각하고, 근이 없는 고자라고 생각하면서 접촉하면 투라차이니, 2근에 있어서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6_c_06L無根無根無根疑無根二根想無根女想僧伽婆尸沙無根男想無根黃門想偸羅遮二根亦如是
비구가 옷을 입지 않은 여인과 서로 접촉하면 승가바시사, 옷을 입은 여인과 서로 접촉하면 투라차, 여인이 옷을 입지 않은 비구를 붙잡으면 승가바시사, 옷을 입은 비구를 붙잡으면 투라차, 비구와 여인이 다 함께 옷을 입은 채로 붙잡으면 돌길라이니라.
022_0986_c_09L比丘與無衣女人相觸僧伽婆尸沙與有衣女人相觸偸羅遮女人捉無衣比丘僧伽婆尸沙捉有衣比丘偸羅遮比丘與女人俱有衣相觸突吉羅
비구가 여인의 옷을 잡는데 여인이 옷을 버리고 비구와 접촉하면 투라차이고, 여인이 비구의 옷을 잡는데 비구가 옷을 버리지 않고 여인과 접촉하면 돌길라이니라.
022_0986_c_13L比丘捉女人衣女人捨衣與比丘偸羅遮女人捉比丘衣比丘不捨衣與女人突吉
비구가 죽은 사람의 여인이나 사람이 아닌 여인과 접촉하면 투라차이고, 축생의 암컷을 붙잡으면 돌길라이며, 사미가 그런 여인과 접촉하면 돌길라이니라.”[두 번째 계를 마침]9)
022_0986_c_16L比丘觸死人女非人女偸羅遮畜生女突吉羅沙彌突吉羅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셨다.
그때 장로 우타이가 음욕의 불에 타면서 생각하기를 ‘일부러 부정을 내는 것과 여인의 몸에 접촉하는 것은 세존께서 이미 금하셨다. 이제 다시 방편을 써서 여러 여인들에게 추악한 말을 하면서 음욕을 즐기는 쾌락을 취하리라’고 했다. 그리고는 다시 방을 청소하고는 한데에 앉아 있다가 구경 온 여인들을 데리고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은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2_0986_c_17L佛在舍衛城爾時長老優陁夷爲欲火所燒作是念故出不淨觸女人身世尊已制今當更作方便向諸女人作麤惡語取悅欲樂復掃灑房於露地坐女人來觀將入閉戶皆如上說
022_0987_a_01L방 안에서 여인들과 함께 갖가지 추악한 말을 하면서 이와 같이 물었다.
“당신의 손ㆍ다리ㆍ허벅지ㆍ어깨ㆍ배ㆍ목ㆍ유방ㆍ머리ㆍ얼굴ㆍ손발톱ㆍ머리카락과 대소변 보는 곳은 무엇과 비슷합니까?”
022_0986_c_22L便於房內與女人種種麤惡語作如是問汝手大小便處何似
또 말했다.
“자매여, 당신의 손ㆍ다리 나아가 대소변 보는 곳은 추하게 생겼을 것 같습니다.”
또 말했다.
“자매여, 당신의 손ㆍ다리 나아가 대소변 보는 곳은 예쁘게 생겼을 것 같습니다.”
또 물었다.
“당신의 남편이 당신을 가까이 할 때 어떻게 합니까?”
그리고 또 말했다.
“당신에게 가르쳐 주겠소. 만일 당신이 나의 뜻에 따르면 당신에게 값진 보물을 주겠소.”
또 그에게 요구하고 원하면서 “바라건대 나와 함께 일을 합시다. 온갖 천신(天神)이 나의 마음을 증명하실 것입니다.”
여러 여인들이 듣고 기뻐하는 이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있는 것은 역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022_0987_a_02L復言姊妹汝手乃至大小便處惡又言姊妹汝手乃至大小便處好又問汝夫近汝時云何又教汝若隨我意與汝珍寶從乞願與我從事一切天神皆證我諸女人聞喜不喜者亦如上說
장로 비구가 이 일을 듣고 갖가지로 꾸짖고는 그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우타이에게 물으셨다.
“너는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갖가지로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음욕이 성하여 변한 마음으로 여인을 향해 추악한 말을 하고, 음욕의 법에 따라 말하면 승가바시사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7_a_07L老比丘聞種種呵責以事白佛佛以是事集比丘僧問優陁夷汝實爾不答言實爾世尊佛種種呵責已告諸比丘以十利故與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欲盛變心女人麤惡語隨婬欲法說僧伽婆尸沙
이 가운데 범한다는 것은 헐뜯고, 칭찬하고, 요구하고, 원하고, 묻고, 되받아서 묻고, 가르치는 것이니라.
022_0987_a_14L是中犯者反問
비구가 다섯 가지 일로 여인에게 추악한 말을 하는 것이니,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사람의 여인과 살아 있는 여인을 음탕한 마음과 친근한 정으로 헐뜯고, 칭찬하고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가르치는 것이니라. 그가 이해하면 승가바시사이고, 이해하지 못하면 투라차이니라.
022_0987_a_15L比丘五事與女人麤惡語女想人女心染以親近情從毀譽乃至教解者僧伽婆尸沙不解者偸羅遮
‘헐뜯는다’는 것은 여인의 세 곳이 작다거나 크다거나 또는 형색이 나쁠 것이라고 헐뜯는 것이니라.
022_0987_a_18L毀呰女人三處若小若大形色惡
‘칭찬한다’는 것은 여인의 세 곳이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으면서 형색도 좋을 것이라고 칭찬하는 것이니라.
022_0987_a_19L譽者讚歎女人三處不小不大形色
‘요구한다’는 것은 여인에게 세 곳을 요구하면서 ‘만일 나에게 허락하면 나는 당신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는 것이니라.
022_0987_a_21L乞者從女人乞三處若能與我能隨汝意
‘원한다’는 것은 ‘당신의 세 곳을 원하오. 당신의 세 곳을 얻으면 이것이야말로 복락을 받는 사람이오’라고 하는 것이니라.
022_0987_a_22L願者願得汝三處得汝三處是福樂人
‘묻는다’는 것은 ‘당신의 남편은 세 곳에서 몇 가지 행동으로 음행하고 시간은 얼마나 걸립니까?’라고 하는 것이니라.
022_0987_a_23L問者汝夫於三處中幾種行欲幾時作
022_0987_b_01L‘되받아서 묻는다’는 것은 ‘당신의 남편은 세 곳에서 이와 같이 하지 않습니까?’ 하고 묻는 것이니라.
022_0987_b_01L反問者汝夫於三處中不如是作耶
‘가르친다’는 것은 ‘당신이 세 곳으로 남자의 뜻을 따르면 곧 남자의 공경과 사랑을 받을 것이오’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니라.
022_0987_b_02L教者教言汝以三處隨男子意則爲男子之所敬愛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나아가 2근(根)을 2근으로 생각하는 것에서도 모두 위에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
022_0987_b_03L女想乃至二根二根想皆如上說
또 다섯 가지가 있나니, 심부름을 시키는 것과 글을 쓰는 것과 시늉을 하는 것과 손을 움직이는 것과 서로 비슷한 말을 하는 것이니, 그가 이해하게 되면 투라차이고, 이해하지 못하면 돌길라이니라.
022_0987_b_04L又有五種遣使作相動手相似語彼解者偸羅遮不解者突吉羅
비구가 마주 보는 앞에서 사람의 여인에게 추악한 말을 할 때 이해하면 승가바시사, 이해하지 못하면 투라차이고, 사람이 아닌 여인에게 추악한 말을 하면 투라차, 축생의 암컷에게 추악한 말을 하면 돌길라이니라. 사미는 돌길라이니라.”세 번째 계를 마침
022_0987_b_06L比丘面與人女麤惡語解者僧伽婆尸沙不解者偸羅遮向非人女麤惡語羅遮向畜生女麤惡語突吉羅沙彌突吉羅三戒竟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셨다.
그때 장로 우타이는 음욕의 불에 타면서 생각하기를 ‘일부러 부정을 내는 것과 여인의 몸을 어루만지는 것과 여인에게 추악한 말을 하는 것은 부처님께서 이미 모두 금하셨다. 나는 이제 여인에게 스스로 몸을 공양하도록 칭찬하면서 즐기는 쾌락을 취하리라’ 했다. 그리고는 또 방을 청소하고 갖가지로 하는 것이 위에서와 같았다.
022_0987_b_10L佛在舍衛城爾時長老優陁夷爲欲火所燒作是念故出不淨摩觸女身向女人麤惡語佛皆已制我今當向女人自讚供養身取悅意樂又掃灑房種種如上
방안에서 여인에게 말했다.
“자매여, 당신이 사문이나 바라문 나아가 선정에 들고 네 가지 경지를 얻은 이에게 공양하는 것은, 계율을 지닌 이에게 음욕으로 공양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여러 여인들 중에는 듣고 기뻐하는 이도 있었고 기뻐하지 않는 이도 있었으니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부처님께서 갖가지로 꾸짖으신 것은 모두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022_0987_b_15L便於房內語女人言汝供養沙門婆羅門乃至入禪定得四道果不如以婬欲供養持戒者諸女人聞有喜不喜乃至佛種種呵皆如上說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음욕이 성하여 변한 마음으로 여인에게 스스로 몸을 공양하라고 하여 찬탄하기를, ≺자매여, 음욕으로 공양하는 것이 바로 제일의 공양이오≻라고 말하면 승가바시사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7_b_19L呵責已告諸比丘以十利故爲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欲盛變心向女人自讚供養身姊妹婬欲供養是第一供僧伽婆尸沙
022_0987_c_01L만일 갖가지로 말하면서 음욕으로 몸을 공양하는 것을 찬탄하면 돌길라, 만일 ‘음욕으로 공양하는 것보다 못하오’라고 말하면 말끝마다 투라차, 만일 ‘음욕으로 공양하는 것이 바로 제일의 공양이오’라고 말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022_0987_b_23L若作種種語讚欲供養身語語突吉若言不如以婬欲供養語語偸羅遮若言婬欲供養是第一供養僧伽婆尸沙
다섯 가지 일로 스스로 몸을 공양하는 것을 찬탄할 때에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사람의 여인과 살아 있는 여인을 음탕한 마음과 친근한 정으로 ‘음욕의 공양이 제일의 공양이다’라고 말하여 이해하면 승가바시사이고, 이해하지 못하면 투라차이니라.
022_0987_c_04L以五事自讚供養身女想活女心染以親近情婬欲供養是第一供養解者僧伽婆尸沙不解偸羅遮
여인을 여인으로 생각하고 2근(根)을 2근으로 생각하고, 심부름을 보내고 나아가 서로 비슷한 말로 마주 보는 앞에서 여인과 함께 말하는 것과 나아가 사람이 아닌 여인과 축생의 암컷을 향하는 것에서도 모두 위에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 사미는 돌길라이니라.”네 번째 계를 마침
022_0987_c_07L女想乃至二根二根想遣使乃至相似語面與女語向非人畜生女皆如上說沙彌突吉羅四戒竟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셨다.
그때 가류(迦留)라는 장자(長者)가 있었는데 총명하고 근성이 예리하여 사람들의 의심을 잘 판단했다. 그러므로 사위성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으면 혼인에 이르기까지도 그의 의견을 묻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가 허락하라고 말하면 허락했고 허락하지 말라고 하면 허락하지 않았다.
좋은 일을 얻은 이는 말하기를 “가류로 말미암아 나는 이런 좋은 일을 얻었으니 마땅히 가류에게도 역시 이런 즐거움을 얻게 해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쁜 일을 얻은 이는 말하기를 “가류로 말미암아 나는 이런 나쁜 일을 얻었으니, 역시 가류에게도 이런 극심한 고통을 받게 해야겠다”고 했다.
022_0987_c_09L佛在舍衛城爾時有長者名迦留明利根善斷人疑舍衛城人凡有所乃至婚姻無不諮問言與便與便不與得好者言由迦留故我得是好當使迦留亦得是樂得惡者言由迦留故我得是惡亦使迦留受是苦劇
이와 같아서 추한 이름과 훌륭한 명성이 온 나라에 가득 찼다.
가류는 뒷날 믿음으로써 출가했으므로 그에게 의견을 묻는 이들은 나날이 다달이 더 많아졌고 이에 바사닉왕(波斯匿王)조차도 몸소 나아가 국사까지 묻게 되었다. 그리하여 기뻐하거나 성내는 소리가 먼저보다 갑절이나 더했다.
022_0987_c_16L如是醜名善譽充塞一國迦留後時以信出家諸諮問者日月更甚乃至波斯匿王亦自親詣諮問國事喜怒之聲轉倍於前
그때 과부가 있었는데 그 딸의 용모가 마을에서 제일이었으므로 혼인하기를 청하는 이가 많았지만 모두 거절하면서 대답했다.
“만일 내 거처로 가서 자식의 법대로 하면 곧 허락할 것이오.”
022_0987_c_19L時有寡婦其女色貌邑里第一求婚者衆皆不許之答言若就我居如子法者乃當相與
022_0988_a_01L그때 재산이 매우 많은 어떤 바라문이 그 과부에게 말했다.
“나의 아들과 당신의 따님을 혼인시킵시다. 오래도록 안락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답은 역시 처음과 같았다. 이에 바라문은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다.
“누가 자주 이 사람 집에 내왕합니까?”
022_0987_c_21L時有婆羅門財富無量語寡婦言我兒婚汝女可得長處安樂答亦如於是婆羅門便訪衆人誰數來往此人家者
어떤 사람이 말했다.
“사문 가류가 이 집을 자주 내왕합니다.”
곧 가류를 청하여 오랫동안 공양하여 서로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자, 그 일을 아뢰었다.
“저의 아들을 아무개의 딸과 혼인시키고 싶습니다. 원컨대 대덕께서 저를 위해 말씀해 주십시오.”
022_0988_a_02L有人語言沙門迦留與此家數卽請迦留長供養之旣相狎習便以事白我欲爲兒求某甲女願屈大德爲我語之
가류는 곧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집에 이르렀다. 과부가 곧 나와서 예배하고 문안하자 가류가 말했다.
“당신의 딸을 아무개와 혼인시키십시오. 그 집은 부자인지라 틀림없이 안락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대답이 처음과 같았으므로 가류가 다시 말했다.
“만일 허락하지 않으면 이 딸은 뒤에 반드시 등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어째서 딸도 잃고 또 좋은 사위까지 놓치려고 합니까?”
022_0988_a_05L迦留便著衣持鉢到彼舍寡婦卽出禮拜問訊迦留語汝可以女與某甲婚其家饒富得安樂答由如初迦留復言若不與此女後大必當委叛何爲失女去好壻
과부가 이 말을 듣고 마지못해 허락했다. 가류는 돌아가서 알렸고, 곧 혼인이 이루어졌다.
022_0988_a_10L寡婦聞此僶俛從許迦留還卽便成婚
그러나 그 후 남편 집에서는 아내를 맞은 뒤에 아내를 아주 괴롭혔으므로 편지를 보내어 어머니에게 하소연했다.
“남편 집에 말하여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머니는 딸에게 알렸다.
“가류께서 오시면 사람을 보내어 말해 주도록 하겠다.”
022_0988_a_11L其後夫家遇婦甚苦信白母願語夫家小得閑樂母報女須迦留來當使語之
가류가 얼마 후 과부 집에 오자 과부는 딸이 몹시 고생하고 있음을 자세히 알리고는 말했다.
“혼사는 본래 스님 때문에 한 것이니, 그 애를 위해 말씀 좀 해 주십시오.”
가류가 대답했다.
“그 딸은 복이 없어서 그런 극심한 고생을 하는 것입니다. 만일 복이 있다면 무슨 이유로 그렇게 되었겠습니까? 우리 사문의 법은 으레 인간들이 사는 이 세속의 일에는 아는 척하지 않습니다.”
022_0988_a_13L迦留後日到寡婦家寡婦具白女之辛苦婚本相願爲語之迦留答言此女無福此苦劇若有福者何緣至此我沙門不應知人此世俗事
과부는 욕설을 퍼부으며 말했다.
“먼저는 인간의 일에 아는 척하더니 이제는 응하지 않겠다고 하십니까? 이렇게 나쁜 사람은 결국 불길(不吉)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는 갖가지로 저주했는데 욕설하는 말씨가 너무 심했으므로 이웃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모두 함께 와서 충고했다.
“당신의 딸이 박복한 상이라 그런 극심한 고생을 겪는 것인데 어떻게 사문이 관여하겠소. 너무 저주하며 욕설을 하는구려.”
022_0988_a_17L寡婦罵言知人事今云不應如此惡人終令不種種呪罵言辭苦切鄰人聞之來諫言汝女薄相致此苦劇何豫沙而苦呪罵
과부가 대답했다.
“당신들은 어찌 그리도 모르시오. 이 사문으로 말미암아 나의 어린 딸이 그런 극심한 고생을 하게 되었소.”
그때 부처님의 법을 믿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이들이 말했다.
“당신은 사문을 믿다가 딸이 그런 고생을 받게 되었구려. 만일 또 그의 말을 따른다면 더 심해질 것이오.”
022_0988_a_21L寡婦答言汝豈不知此沙門使我稚女致此苦劇時不信樂佛法者皆作是言汝信沙門女受此苦若復用其語方當劇是
022_0988_b_01L그리고는 또 꾸짖으며 욕설했다.
“우리들은 속인이라 중매를 하지만 사문 석자도 역시 이런 일을 하는구나. 한갓 머리를 깎고 괴색(壞色)의 옷을 입었을 뿐, 하는 일이 이와 같거늘 우리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022_0988_b_01L復呵罵我等白衣行媒嫁法沙門釋子亦復如是徒剃此頭著壞色衣所行如與我何異
이에 나쁜 명성이 사방에 널리 퍼졌으므로 여러 장로 비구들이 듣고 갖가지로 꾸짖고는 부처님께 데리고 가서 그 일을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가류에게 물으셨다.
“너는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022_0988_b_04L於是惡名流布遠近長老比丘聞種種呵責將至佛所事白佛佛以是事集比丘僧問迦留汝實爾不答言實爾世尊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중매를 하면 승가바시사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8_b_07L佛種種呵責已告諸比丘以十利故爲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媒法僧伽婆尸沙
그때 사위성 안의 여러 호족들은 나이가 찬 계집아이를 얻어서 사통(私通)하고 싶었으나 스스로 뜻을 말하기는 부끄러웠고, 또 그러한 일로 올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6군 비구(群比丘)10)비구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우리들을 위해 이런 뜻을 말씀해 주십시오. 만일 재물이 필요하시다면 하루나 하룻밤 아니 한 번만이라도 만나게 해 주시고 얼마든지 청구하십시오.”
022_0988_b_10L爾時舍衛城中諸豪姓欲得年長童女共行私通恥自宣意因無行人便語六群比丘汝可爲我宣此意旨須物者一日一宿乃至一會爲須幾
6군 비구가 곧 여러 여인들에게 가서 이런 뜻을 자세히 묻자,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비방했다.
“사문 석자는 범행을 청정하게 닦아야 하거늘, 어떻게 이런 악업을 행한단 말인가. 삿되고 그릇된 일을 끌어다 맞추는 것은 속인들조차도 부끄럽게 여기는데, 이 여러 사문들은 부끄럼도 없구나.”
022_0988_b_15L六群比丘卽詣諸女具以意問人見之皆共譏論沙門釋子淨修梵而今云何行此惡業搆合耶非衣所恥此諸沙門無有慚愧
022_0988_c_01L여러 장로 비구들이 이 일을 듣고 갖가지로 꾸짖고는 부처님께로 데리고 가서 그 일을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6군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비구로서 중매하거나 사통하는 일을 위해 남자의 뜻을 여인 쪽에 전하거나 여인의 뜻을 남자 쪽에 전하여 한 번이라도 서로 만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88_b_18L諸長老比丘聞種種呵責將至佛所以事白佛以是事集比丘僧問六群比丘汝實爾不答言實爾世尊佛種種呵責已告諸比丘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行媒法若爲私通事持男意至女邊持女意至男邊乃至一交會僧伽婆尸沙
열 가지 여인과 열 가지 남자가 있다.
‘열 가지 여인’이란 부모의 보호를 받고, 형제와 자매의 보호를 받고, 친척의 보호를 받고, 스스로 보호하고, 법이 보호하고, 제 마음대로 하고, 옷과 재물을 위하고, 함께 서약하고, 주인이 있고, 위임하는 것이니라.
022_0988_c_02L有十種女十種男十種女者父母所兄姊所護親里所護自護法護衣物共誓有主作信
‘부모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은 여인에게 부모가 있어서 부모가 줄 수도 있고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형제ㆍ자매’와 ‘친척’에 관한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8_c_05L父母所護者女有父母父母能與能奪兄姊親里亦如是
‘스스로 보호한다’는 것은 자신이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서 스스로 허락하고 스스로 빼앗는 것이니라.
自護者身得自在自與自奪
‘법이 보호한다’는 것은 바른 법에 출가하여 범행을 닦는 것이니라.
022_0988_c_07L法護者正法出家修行梵行
‘제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니라.
022_0988_c_08L自任者自隨所樂
‘옷과 재물을 위한다’는 것은 다른 이로부터 의복과 재물을 받는 것이니라.
衣物者受他衣物
‘함께 서약한다’는 것은 사람과 언약을 맺는 것이니라.
022_0988_c_09L共誓者與人要誓
‘주인이 있다’는 것은 여인으로서 남편에게 속해 있는 것이니라.
有主者女人屬夫
‘위임한다’는 것은 다른 이가 잠시 오는 것을 받아들여 하루나 한 달 또는 한 번 교회(交會)하는 것이니라.
022_0988_c_10L作信者受他片致要一日一月乃至一交會
열 가지 남자에 있어서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8_c_11L十種男亦如是
만일 비구로서 부모의 보호를 받는 남자의 말을 수락하면 돌길라, 부모의 보호를 받는 여인과 나아가 위임받은 여인에게 말하면 투라차, 허락을 얻지 못하고 돌아와 보고하면 투라차, 허락을 얻고 돌아와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022_0988_c_12L若比丘受父母所護男語突吉羅語父母所護女乃至作信女偸羅遮不許還報偸羅遮僧伽婆尸沙
만일 비구로서 부모의 보호를 받는 남자의 말을 수락하고 부모의 보호를 받는 여인에게 말하여 여인이 ‘좋습니다, 내가 부모에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라고 말할 때에 비구가 돌아와서 이 말을 보고하면 투라차이니라.
022_0988_c_15L若比丘受父母所護男語語父母所護女女言可語我父比丘以此語還報偸羅遮
부모의 보호를 받는 남자가 또 비구로 하여금 그 여인의 부모에게 말하게 할 때에 이 말을 수락하면 돌길라, 그 여인의 부모에게 말하여 허락을 받지 못하고 돌아와 보고하면 투라차, 허락을 받고 돌아와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022_0988_c_17L父母所護男又令比丘語彼女父母受此語突吉羅語彼女父母及不許還報羅遮還報僧伽婆尸沙
022_0989_a_01L부모의 보호를 받는 남자의 말을 수락하여 형제와 자매와 친척의 보호를 받는 여인에게 말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나아가 위임 받은 남자의 말을 수락하여 부모의 보호를 받는 여인에게 말하거나 나아가 위임 받은 여인에게 말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만일 비구로서 부모의 보호를 받는 여인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위임 받은 여인의 말을 수락하여 부모의 보호를 받는 남자에게 말하거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위임 받은 남자에게 말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8_c_20L受父母所護男語語兄姊親里所護女亦如是乃至受作信男語語父母所護女乃至語作信女亦如是若比丘受父母所護女乃至作信女語語父母所護男乃至語作信男亦如是
여섯 가지 말이 있나니, 스스로 하는 말, 사람을 시켜서 하는 말, 글을 써서 하는 말, 심부름꾼이 다시 다른 사람을 시켜서 하는 말, 서로 비슷한 말, 시늉으로 하는 말이니라.
만일 비구가 스스로 말할 것을 승낙하고서 스스로 그에게 말하고는 자신이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022_0989_a_02L有六種語使使使相似語若比丘受自自語彼自還報僧伽婆尸沙
만일 비구가 스스로 말할 것을 승낙하고서 그에게는 사람을 보내어 말하고는 자신이 돌아와서 보고하거나, 스스로 말할 것을 승낙하고서 스스로 그에게 말하고는 다른 이를 시켜 돌아와서 보고하거나, 스스로 말할 것을 승낙하고서 사람을 시켜서 그에게 말하고는 심부름한 사람이 돌아와서 보고하면 모두 승가바시사이니라.
스스로 말할 것을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시늉으로 말할 것을 승낙하고서 시늉으로 돌아와 보고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고, 만일 비구가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시늉으로 한 말을 승낙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9_a_04L若比丘受自語使語彼自還報受自語語彼使還報受自語使語彼使還報皆僧伽婆尸沙受自語乃至相語彼相還報亦如是若比丘乃至受相語亦如是
만일 비구가 사람의 남자를 위해 사람의 여인 쪽에 중매하면 승가바시사, 사람의 남자를 사람 아닌 여자 쪽에 중매하면 투라차, 사람의 남자를 축생인 암컷 쪽에 중매하면 돌길라이니라. 사람의 여인을 위해서 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89_a_09L若比丘爲人男人女邊行媒僧伽婆尸沙人男非人女邊行媒偸羅遮人男畜生女邊行媒法吉羅爲人女亦如是
사람 아닌 남자를 위해 사람의 여인 쪽에 중매하면 투라차, 축생의 수컷을 위해 사람의 여인 쪽에 중매하면 돌길라, 사람의 여인을 위해 고자 쪽에 중매하면 돌길라이니라.
022_0989_a_12L爲非人男人女邊行媒法偸羅遮畜生男人女邊行媒法突吉羅爲人女黃門邊行媒法突吉羅
만일 비구가 남자를 위해 여인을 빌려오고 여인을 위해 남자를 빌려와서 오랫동안 심부름을 시키면 투라차이고, 비구니도 또한 그와 같고, 식차마나ㆍ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은 화합시키기 위한 것이니라.”다섯 번째 계를 마침
022_0989_a_15L若比丘爲男借女爲女借男長使偸羅遮比丘尼亦如是式叉摩沙彌沙彌尼突吉羅不犯者爲和合故五戒竟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셨다.
그때 아도비읍(阿荼脾邑)의 여러 비구가 스스로 구걸하여 방을 만들고, 여러 거사들로부터 수레를 구하고 수레를 살 돈을 구하고, 사람을 구하고 사람을 살 돈을 구하고, 재목ㆍ풀ㆍ대 등을 모두 그들로부터 구했다. 그러자 거사들이 비구들을 싫어하여 보기만 하면 모두 도망가고 피했다. 여러 비구가 구걸하려 해도 다시는 얻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 풀과 나무를 베고 땅을 파서 흙을 가졌다.
022_0989_a_18L佛在舍衛城爾時阿荼脾邑諸比丘自乞作房從諸居士求車求車直求人直皆從求索居士厭之見皆逃避諸比丘乞不復能得便自斫伐草木掘地取土
022_0989_b_01L어떤 한 대덕이 몸소 신이 사는 나무를 베었는데, 나무 신의 어린 아들이 나무 사이에서 장난하다가 손가락이 끊어졌다. 나무 신은 몹시 괴로워하다가 나쁜 뜻을 일으켜 그에게 와서 때리려 하다가 생각하기를 ‘이 사람은 큰 위덕이 있다. 만일 내가 때려서 혹시 죽게 되면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온갖 고뇌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하고, 또 생각하기를 ‘세존께서 지금 이 성(城)에 계시니, 가서 아뢰어 부처님께서 분부가 계시면 나는 받들어 행해야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곧 기원(祇洹)으로 가서 이 일을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었다.
022_0989_a_23L有一大德比丘自斫神樹樹神小兒時戲樹閒斫斷其指樹神痛惱便興惡意欲來打之復作是念此大威德若我打者或以之死使我長夜受諸苦惱又作是念世尊今在此城當往白之佛有教勅我當奉行卽詣祇桓具以白佛
그때 세존께서는 나무 신을 찬탄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네가 생각한 것은 잘한 일이니라. 그 비구는 실로 위덕이 있는 이라 만일 때렸다면 반드시 고통의 과보를 받았을 것이다.”
다시 나무 신에게 말씀하셨다.
“아무 곳에 큰 나무가 있는데 아직 소속된 데가 없으니, 너는 그것에 의지하여라.”
022_0989_b_06L爾時世尊讚歎樹神善哉善哉汝所念善今此比丘實有威德若當打者必受苦報復告樹神某處有大樹未有所屬汝可依之
분부를 받고 곧 그곳으로 가자, 이에 세존께서는 한 걸음 한 걸음 가셔서 아다비읍에 도착하셨다.
장로 대가섭(大迦葉)이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는데 거사들이 그를 보고는 모두 도망갔다. 가섭이 괴이하게 여기고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자 그가 대답했다.
“여기의 여러 비구가 방을 지으려고 한없이 구걸하므로 마을 사람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당신을 보고는 모두 도망간 것입니다.”
022_0989_b_10L受教卽往於是世尊漸漸遊行到阿荼脾邑長老大迦葉晨朝著衣持鉢入城乞食居士見之悉皆逃走迦葉怪之問於行人人答言此諸比丘造作房舍乞求無邑人患苦所以見仁皆悉逃走
가섭이 식사 후에 돌아와서 부처님께 가서 그 일을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비구 승가를 모아 놓고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이 실제로 그렇게 했느냐?”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갖가지로 꾸짖으셨다.
“너희들은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을 닦아야 하고, 구걸하는데 전념하느라 족함이 없어서는 안 되느니라.”
022_0989_b_15L葉食後還到佛所以事白佛佛以是事集比丘僧問諸比丘汝等實爾不答言實爾世尊佛種種呵責汝等應修少欲知足不應多事乞求無厭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에 항수(洹水:갠지스강) 강변에 한 선인(仙人)이 석굴에 머물러 있었느니라.
그때 용왕이 날마다 물에서 나와 몸을 일곱 겹으로 하여 선인을 에워싸고 머리를 펴서 위에 두고 아래로 향하여 선인을 공경하면서 보고 있었느니라.
022_0989_b_19L告比丘乃過去世於恒水邊有一仙人住於石窟爾時龍王日從水出身七帀圍繞仙人舒頭在上下向敬
선인이 훗날 인간세상을 돌아다녔으므로 제자가 굴을 지키고 있었는데, 용은 역시 전과 같이 날마다 와서 공경하고 있었으므로 제자는 두려워서 아주 야위었느니라.
022_0989_b_23L仙人後時遊行人閒弟子守窟亦如前日來恭敬弟子怖畏卽大羸
022_0989_c_01L나는 그때 보살도를 행하면서 항수 강변에 노닐다가 그가 그렇게 된 것을 보고 그 까닭을 물었더니, 자세히 대답하는 것이 그와 같았으므로 나는 다시 물었느니라.
‘그대는 다시 용을 보고 싶지 않소?’
‘그렇습니다.’
‘그대는 용의 목구멍 아래에 있는 어떤 물건을 보았소?’
‘마니주(摩尼珠)가 있었습니다.’
022_0989_c_02L我於爾時行菩薩道遊恒水邊其如此卽問其故具答如是我復問汝今欲不復見龍耶答言又問汝見龍咽下有何等物答言有摩尼
나는 또 말했느니라.
‘용이 만일 오거든 그대는 합장하고서 용을 향하여 말하기를, ≺나는 이제 그대의 목구멍 아래의 마니주가 필요하다. 그것을 나에게 보시하기 바란다≻고 하시오’ 라고 했느니라.
그때 선인의 제자는 나의 말을 들은 뒤에 용이 물에서 나오자 곧 그에게 그것을 구했고, 용은 구슬을 달라는 말을 듣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잠자코 있었느니라.
022_0989_c_06L吾復語言龍若來時汝便合掌向龍作如是語≺我今須汝咽下摩尼以施我爾時仙人弟子聞我語已從水出便從索之龍聞乞珠不前不默然而住
그때 선인의 제자가 용왕에게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022_0989_c_10L時仙人弟子復爲龍王說此偈言

용왕이여, 지금 그대의 목구멍 아래에 있는
마니주를 요구하고 있소.
마음으로 몹시 그것을 좋아하고 있거늘
어찌하여 잠자코 말이 없는가?
022_0989_c_11L龍王今須汝
咽下摩尼珠
意甚愛樂之
如何默無言

용은 곧 게송으로 대답했느니라.
022_0989_c_13L龍卽以偈答

나는 필요한 모든 것을
이 구슬로 말미암아 얻는데
그대가 이제 나에게 달라고 하니
영원히 끊고 다시는 오지 않겠소.
022_0989_c_14L我一切所須
皆由此珠得
汝今從吾乞
永絕不復來

불이 급히 폭발하는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두렵게 하듯이
내가 이제 그대의 말을 들으니
당황하고 두려워함이 그보다 더하오.
022_0989_c_16L如火急爆聲
使人心恐懼
我今聞汝言
惶怖踰於是

이에 세존께서 옛날에 말한 게송을 인용하셨다.
022_0989_c_17L於是世尊引古說偈

달라 하면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고
자주 하면 원망하고 미워하게 되나니
용왕은 그 달라 하는 소리를 듣고
한 번 가서는 다시 오지 않았네.
022_0989_c_18L乞者人不愛
數則致怨憎
龍王聞乞聲
一去不復還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용왕은 자연의 업보를 받았는데도, 오히려 구걸하는 소리를 듣고 기뻐하지 않았다. 지금의 여러 거사들은 일하여 구하고, 쉬지 않고 힘써서 고생하여 얻는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자주 그들에게 달라고 했느냐?”
022_0989_c_20L又告比丘龍王受自然業報猶尚不憙聞於乞聲今諸居士營求孜孜苦所得汝等云何數數從乞
022_0990_a_01L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어느 때 사위성에 있었느니라. 어떤 비구가 안거를 마치고 나에게 왔기에 내가 물었다.
‘어느 곳에서 안거했느냐? 안거하기에 안온했고 걸식하기는 쉬웠고 길을 오느라 피곤하지는 않았느냐?’
022_0989_c_23L又告比吾昔一時在舍衛城有比丘安居來至我所我時問言何處安居居安隱乞食易得道路不疲耶
그는 나에게 대답했느니라.
‘설산(雪山)의 협림(脇林) 아래에서 안거했는데, 안거에도 안온했고 걸식하기도 쉬웠으며 길을 걷는데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직 새들이 밤에 울어대서 마음이 산란해서 집중하여 좌선과 사유를 할 수 없었을 뿐입니다.’
022_0990_a_03L彼答我言在雪山脅林下安居安居安隱乞食易得行路不疲唯患衆鳥夜鳴所亂不得專一坐禪思惟
나는 비구에게 물었느니라.
‘너는 지금도 그 숲을 좋아하느냐?’
‘매우 좋아합니다.’
나는 말했느니라.
‘너는 곧 그곳으로 돌아가서 여러 새들이 저물어서 돌아오면 합장하고는 그들을 향해 말하기를, ≺나는 이제 너희들의 털을 요구하노니, 나에게 주어야 한다≻고 하라. 밤중에도 새벽에도 역시 그렇게 하여라.’
022_0990_a_06L我問比丘汝等今猶樂彼林不答言甚樂我言汝便還彼衆鳥暮來合掌向言我今須汝毛羽可以見與中夜後夜亦復如是
비구가 분부를 받고 명한 대로 그들에게 달라고 했다. 이에 새들은 밤에 함께 의논하기를 ‘지금 이 비구가 우리들에게 털을 달라고 하는데 주어야겠는가, 주지 말아야겠는가?’라고 하자 모두가 말하기를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곧 날아가 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느니라.”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새들조차 구걸하는 소리를 듣고 기뻐하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들이겠느냐?”
022_0990_a_10L比丘受教如勅從乞於是衆鳥夜共議言今此比丘從我等乞爲當與不皆曰不可便飛而去永不復還告諸比丘鳥猶不喜聞有乞聲況於人乎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의 어느 때에 가이국(迦夷國)의 왕이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모든 궁핍한 이들에게 베풀어 주었느니라. 그때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왕은 그를 매우 애지중지했으나 그때까진 일찍이 왕에게 구걸한 적이 없었으므로 그 왕은 그에게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022_0990_a_14L又告比丘過去世時有迦夷國好憙布施給諸窮乏時有梵志甚愛重未嘗從王有所求乞爾時彼王爲說偈言

사람들은 모두 멀리서 와서
나에게 한없이 구걸하는데
그대는 이제 여기에 있는데도
구하지 않으니 무슨 뜻이 있어서입니까?
022_0990_a_17L人皆從遠來
無方從吾乞
而汝今在此
不求有何意

범지가 곧 게송으로 대답했느니라.
022_0990_a_19L梵志卽以偈答

구걸하면 사람이 기뻐하지 않고
주지 않으면 원망하며 미워하나니
그 까닭에 잠자코 구하지 않았으니
친애한 정을 여읠까 두려워서입니다.
022_0990_a_20L乞者人不憙
不與致怨憎
所以默無求
恐離親愛情

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022_0990_a_22L王復說偈
022_0990_b_01L
지혜로운 이는 구걸함을 싫어하지 않고
와서 구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거늘
하물며 그대와는 친애하는 사이인데
어찌 인색한 마음이 있을 수 있겠소.
022_0990_a_23L智者不惡乞
思聞來求聲
況汝所親愛
豈容有悋心

가난을 지키면서 구하기를 부끄러이 여겨
얻어야 할 데서 얻지 않으면
사람의 사심 없는 복을 상실하고
스스로 제 몸만을 곤궁하게 만듭니다.
022_0990_b_02L守貧愧有求
應得處不取
喪人虛心福
而自困於己

구차한 중에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얻어야 할 곳에서 얻으면
이미 사람으로서의 선(善)을 이루어
저절로 길이 안락하게 됩니다.
022_0990_b_03L安貧不恥求
應得處便取
旣成人之善
而自長安樂

구걸은 덕을 상하게 하는 행이 아니요
또한 몸과 입의 허물도 없으며
유(有)를 털어 무(無)를 보충하는 것인데
어찌하여 구하지 않는 것이오.
022_0990_b_04L乞非傷德行
亦無身口過
損有以補無
何爲而不索

범지가 다시 게송으로 대답했느니라.
022_0990_b_06L梵志復以偈答

어진 사람은 달라고 말하지 않고
달라 하면 반드시 어질지 않나니
구하지 않고 잠자코 있어야
이를 대인(大人)이라 합니다.
022_0990_b_07L賢人不言乞
言乞必不賢
默然不有求
是謂爲大人

그때 왕이 어진 사람의 게송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큰 소 한 마리와 어린 소 천 마리를 그에게 베풀어 주었느니라.”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왕과 범지는 비록 서로 친애하고 존중하는 사이였지만 오히려 구하는 것을 어렵게 여겼거늘, 하물며 여러 거사들은 너희들에게는 사랑이 없는데도 많은 것을 구걸함이겠는가.”
022_0990_b_09L時王聞說賢人之偈心大歡喜卽以牛王一頭及餘千牛而施與之告諸比丘王與梵志雖相愛重猶難有求況諸居士於汝無愛而多求乎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라타파라(羅吒波羅)라는 좋은 집안의 아들이 있었는데, 부모가 애지중지했는데도 스스로 출가한 뒤에는 부모에게 구하는 것이 없었느니라.
그때에 부모가 역시 게송으로 물었느니라.
022_0990_b_13L又告比丘昔有族姓子名羅咤波羅父母重愛自以出家不從父母有所求索時父母亦以偈問

사람들은 모두 멀리서 와서
나에게 한없이 구걸하는데
너의 어버이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면서
구하지 않으니 무슨 뜻이 있어서냐?
022_0990_b_16L人皆從遠來
無方從吾乞
汝親吾愛子
不求有何意

라타파라는 게송으로 대답했느니라.
022_0990_b_18L羅咤波羅卽以偈答

구걸하면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고
주지 않으면 원망하고 미워하게 됩니다.
저는 이미 출가했으므로
다시는 구하지 않아야 합니다.
022_0990_b_19L乞者人不憙
不與致怨憎
我旣已出家
不應復有求

비구들아, 라타파라는 부모가 애지중지했는데도 출가하여 구하지 않았거늘, 하물며 여러 거사들은 너희들과 친하지 않는데도 많은 것을 구함이겠느냐”
022_0990_b_21L諸比丘羅咤波羅父母愛重尚以出家不還求索況諸居士於汝無親多求乎
022_0990_c_01L이와 같이 갖가지로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이익 때문에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나니, 지금부터 이 계는 마땅히 설하기를 ‘만일 스스로 구걸하여 방을 만들 때에 시주가 없고 자신을 위해서라면 마땅히 한도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그 길이는 부처님의 열두 뼘이고, 너비는 일곱 뼘이니, 반드시 여러 비구를 데리고 가서 장소를 구해야 한다. 여러 비구는 장소를 구하되, 어려움이 없는 곳과 통행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만일 여러 비구를 데리고 가서 장소를 구하지 않거나 한도를 지나면 승가바시사이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90_c_01L如是種種呵責已告諸比丘以十利故爲諸比丘結戒從今是戒應如是說若比丘自乞作房無主應如量作長佛十二磔手廣七磔應將諸比丘求作處諸比丘應示作處無難處有行處若不將諸比丘求作處若過量僧伽婆尸沙
‘스스로 구걸한다’는 것은 비구가 자기를 위해 다른 이로부터 구걸하는 것이요, ‘방’이라는 것은 그 안에서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네 가지 동작을 할 수 있는 곳이니라. ‘시주가 없다’는 것은 단월(檀越)11)이 없는 것이요, ‘자신을 위한다’는 것은 자기를 위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아니고 또 승가를 위해서도 아닌 것이니라.
022_0990_c_07L自乞者比丘爲己從他乞房者於中可得行行四威儀無主者有檀越爲身者爲己不爲人亦不爲
‘반드시 여러 비구를 데리고 가서 장소를 구해야 한다’는 것은 마땅히 법을 알고 계율을 아는 비구들을 데리고 가서 장소를 지시받아야 한다는 것이니라.
022_0990_c_11L應將諸比丘求作處者應將知法持律比丘示己作處
‘여러 비구는 장소를 구하되, 어려움이 없는 곳과 통행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에서 ‘어려움이 있는 곳’이란 네거리 길 가운데거나 여러 사람들이 모여 노는 곳이거나 음녀(婬女)들이 있는 곳이거나 저자의 가게가 있는 곳이거나 짐승을 놓아 치는 곳이거나 사자ㆍ범ㆍ이리 등의 나쁜 짐승이 사는 곳이거나 험한 언덕이거나 물이 흘러내리는 곳이거나 사당 나무나 큰 나무가 선 곳이거나 좋은 동산과 밭이 있는 곳이거나 무덤이 있는 곳이거나 마을이 너무 가까이 있거나 마을에서 너무 멀고 길이 험난한 곳이니, 이러한 곳을 어려움이 있는 곳이라 하느니라. 이런 모든 어려움이 없으면 이것을 바로 어려움이 없는 곳이라 하느니라.
022_0990_c_12L諸比丘應示作無難處有行處者難處名四衢道中多人聚戲處婬女處市肆處放牧師子虎狼惡獸處嶮岸處水湯湥社樹大樹處好園田處墳墓處逼村或去村遠道路嶮巇是名難處無此諸難是名無難處
‘통행할 수 있는 곳’이란 네 변의 주위로 수레가 통행할 수 있는 곳을 바로 통행할 수 있는 곳이라 하느니라.
022_0990_c_18L有行處者四邊得通車是名有行處
만일 위의 여러 어려움이 있는 곳이거나 통행할 수 없는 곳이면 여러 비구는 반드시 그 비구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이곳을 취하지 마시오’라고 해야 하느니라. 만일 위의 어려움이 없는 곳이거나 통행할 수 있는 곳이면 여러 비구는 그 비구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이곳을 취하시오’라고 해야 하느니라.
022_0990_c_19L若有上諸難處無行處者諸比丘應語彼比丘汝莫取是處若無上諸難處有行處諸比丘應語是比丘汝取是處
그 비구가 승가에 장소의 지시를 청할 때에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가사 차림으로 가죽신을 벗고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말해야 하느니라.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나 아무개 비구는 시주 없이 자신을 위해 스스로 구걸하여 방을 짓고자 지금 승가로부터 장소의 지시를 청합니다. 원컨대 현재 머물고 있는 스님들께서는 저에게 장소를 지시하여 주십시오.’
022_0990_c_22L是比丘應從僧乞示作處偏袒右肩脫革䠒跪合掌作如是言大德僧聽某甲比丘自乞作房無主爲身今從僧乞示作處願僧現前示我作處
이와 같이 세 번 청하면 승가에서 마땅히 한 사람이 아뢰어야 하느니라.
022_0991_a_03L是三乞僧中應一人白
022_0991_a_01L‘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비구는 시주 없이 자신을 위해 스스로 구걸하여 방을 짓고자 승가로부터 장소의 지시를 청합니다. 이제 승가는 아무개를 위해 장소를 지시하되 어려움이 없는 곳과 통행할 수 있는 곳을 지시하여 주십시오. 승가가 때에 이르렀으면 승가는 승인하시고 허락하십시오. 이와 같이 아룁니다.’
022_0991_a_04L大德僧聽某甲比丘自乞作房無主爲身從僧乞示作處今僧爲某甲示作處無難有行處若僧時到僧忍聽白如是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비구는 시주 없이 자신을 위해 스스로 구걸하여 방을 짓고자 승가로부터 장소의 지사를 청했습니다. 이제 스님들께서는 아무개를 위해 장소를 지시하되 어려움이 없는 곳과 통행할 수 있는 곳을 지시하여 주십시오. 어느 장로이시든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시고 승인하지 않으면 말씀하여 주십시오. 승가는 이미 아무개를 위해 어려움이 없는 곳과 통행할 수 있는 곳을 지시하는 일을 마쳤습니다. 스님들께서 인정하시어 잠자코 계셨기 때문이니, 이 일은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022_0991_a_07L大德僧聽此某甲比丘自乞作房爲身從僧乞示作處今僧爲某甲示作處無難處有行處誰諸長老忍默然不忍者僧已爲某甲示作處無難處有行處竟僧忍默然故是事如是持
만일 승가가 어려움이 있는 곳과 통행할 수 없는 곳을 지시하면 그 승가는 돌길라이고, 그곳에 짓는 이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022_0991_a_13L若僧示難處無行處僧突吉若於此處作者亦如是
만일 여러 비구를 데리고 가서 장소를 지시받지 않았다면 마음을 내서부터 땅을 고르고 흙을 거칠게 짓이긴 것에 이르기까지 모두 돌길라, 미세하게 짓이겼으면 투라차, 지어 마쳤으면 승가바시사이니라.
022_0991_a_14L若不將諸比丘示作處從發心及治地至麤泥皆突吉羅細泥偸羅遮作竟僧伽婆尸沙
금과 은의 값진 보물을 섞어서 지었거나 기와집을 완성했거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승가가 쓰는 땅 안에 지었으면 모두 투라차이고, 사미는 돌길라이니라.”여섯 번째 계를 마침
022_0991_a_17L雜金銀珍寶作及完成瓦屋至僧地中作皆偸羅遮沙彌突吉羅六戒竟
五分律卷第二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
  1. 1)안나반나념(安那般那念)의 준말이다. 안나(安那)는 팔리어 āna의 음사로 들숨, 반나(般那)는 apāna의 음사로 날숨, 염(念)은 sati의 번역으로 마음챙김이다. 즉, 들숨과 날숨에 마음챙기는 수행을 말한다.
  2. 2)아래의 해설에 의하면, 마음에 따라 온갖 귀신을 보내서 죽이게 한다는 뜻이다.
  3. 3)8정도(正道)에 정해탈(正解脫)과 정지(正智)를 더한 것이다.
  4. 4)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성인의 경지를 말한다.
  5. 5)범어 saṃghāvaśeṣa 승가바시사(僧伽婆尸沙)라고 음사한다. 승단에 남겨 둔다는 뜻이다. 바라이(波羅夷)를 저지른 비구ㆍ비구니는 승단에서 추방되지만, 승잔을 저지른 비구ㆍ비구니는 일시적으로 그 자격이 상실되지만 정해진 벌칙을 받고 20인 이상의 비구 앞에서 참회하면 자격이 회복된다. 여기에 비구가 지닐 13승잔과 비구니가 지닐 17승잔이 있다. 단, 『마하승기율』에서 비구니의 승잔은 19조(條)이다.
  6. 6)범어 mānāpya의 음사로, 열중의(悅衆意)라고 번역한다. 승가바시사를 저지른 비구가 그것을 즉시 승단에 고백하고 6일 밤낮 동안 참회하는 의식이다.
  7. 7)승가바시사를 저지른 비구가 참회하고 승단에의 복귀를 허락받는 것을 말한다.
  8. 8)선(善)도 아니고 불선(不善)도 아닌 것이다. 선으로도 불선으로도 기록할 수 없다고 하여 무기(無記)라고 한다.
  9. 9)『고려대장경』에는 빠져 있으나 문맥상 13승잔법 중 두 번째에 해당하므로 이 말을 넣었다.
  10. 10)부처님 당시에 악행을 일삼은 여섯 비구, 즉 난타(難陀)ㆍ발난타(跋難陀)ㆍ가류타이(迦留陀夷)ㆍ천나(闡那)ㆍ아설가(阿說迦)ㆍ불나발(弗那跋)을 말한다.
  11. 11)범어 dāna-pati의 음사로, 수행승에게 재물을 베푸는 사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