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3_0001_a_01L
사분율(四分律) 서(序)


계율의 흥성함은, 계율의 삿됨을 막아 주고 4마(魔)1)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니, 세간을 벗어나는 불법(佛法)은 계율이 아니면 크게 넓힐 수 없다. 그런 까닭에 계율은 3승(乘)의 중요한 지남(指南)이며, 만선(萬善)의 근거지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중생은 어두운 방에 편안하게 누워 4류(流)2)에 빠져서 8고(苦)를 달게 받아들이고, 악취(惡趣)의 근원을 열어 불법에 귀의하는 길을 막고, 긴긴 무명(無明)의 밤을 떠돌아다니면서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출가를 해서 미묘한 불법을 만나게 되더라도 헛되이 요원한 불과(佛果)에만 뜻을 두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고 헤매게 되는 것이다. 여래께서는 많은 눈먼 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측은하게 여기시고 8난(難)으로 슬픔이 늘어나는 것을 보셨던 까닭에 계덕(戒德)의 미묘한 법문을 열어 열반에 이르는 바른 길을 열어 보이신 것이다.
처음 비야리(毘耶離)에서 결계(結戒)를 하셨을 때에는 모두 258편의 계율이 있었는데, 일곱 가지의 죄과분(罪科分)으로 같은 무리를 분류하고, 죄의 경중(輕重)을 판단하였으니, 이것은 모두가 부처님께서 신구(神口)로써 제정하신 것이고, 화복(禍福)의 결정된 본보기인 것이다. 그러나 율장(律藏)의 깊고 넓음과 적용의 무상(無常)함은, 줄여서 말하면 세 가지에 이르고, 넓혀서 말하면 한량이 없는 것이다. 이 250계율은 대개 부처님 당시의 제자들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으로, 그것으로써 어리석음을 열어 줄 만하였고, 도에 나아갈 만한 것이었다. 삼보(三寶)의 융성함은 곧 계율의 융성함이었고, 선성(先聖)의 도는 계율로써 아름다움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중국에 들어온 지 거의 5백 년이 되어 그 혜택을 입은 것에 남은 광휘가 있으나 율장(律藏)은 아직 완비되지 못하였다. 서역의 고승 대덕들은 모두가 계학(戒學)으로 마음을 삼았으나, 소리와 문자가 다르고, 그 문의(文意)가 소통되지 못한 까닭에 성현의 자취를 따르고자 하여도 끝까지 도달할 수가 없었다. 그런 까닭에 종신토록 근심하며 서역을 바라보고 탄식만 하였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임진년(壬辰, 392년)에 이르러 진(晋)나라의 사문인 지법령(支法領)이, 우리나라가 서역에서 멀고 성인으로부터 멀리 있음과 성인의 바른 가르침이 두루 미치지 못함을 개연히 여겨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도를 널리 펼치고자 하였다. 그는 서쪽으로 사막을 건너 멀리 천축에 가고자 하였으나, 도중에 우전국(于闐國)에서 담무덕부(曇無德部)의 대승 삼장(三藏)인 사문 불타야사(佛陀耶舍)를 만났다. 불타야사는 뛰어난 재주로 널리 공부하였으며, 경률(經律)에 정통하였고, 삼장(三藏)과 방등(方等)을 모두 밝게 암송하고 있었다. 이에 지법령은 그 나라에서 널리 모든 경전을 수집하여 무신년(戊申, 408년)에 진(秦)나라로 돌아왔다.
지법령이 진나라에 들어오자 진나라 임금 요흥(姚興)은 기쁘게 그를 맞이하고, 그가 가지고 온 경전을 지극히 보배롭게 여기고 상서로운 일로 생각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큰 법은 깊고 깊다. 그 연원은 모두 계(戒)에서 나오고, 신중(神衆)이 전하는 바이니, 하나도 빠짐이 없어야 한다.”
임금은 지법령이 진나라에 들어온 그 해에 율장(律藏)을 번역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하였다.
그때에 계율을 지닌 사문 3백 여 명이 장안(長安)의 사찰에서 번역을 하였는데, 지법령의 제자 혜변(慧辯)이 번역과 교정을 맡았다. 그는 번역문을 다듬고 다듬어서 우리말에 가깝게 하였으며, 본말을 정밀하게 갖춘 것이 마치 본래의 계율을 보는 것과 같게 하였다. 그런 까닭에 이 율장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번역된 것과 전혀 다르게 되었으니, 의심스러운 것이 있을 때마다 지금의 율장으로 검토를 해 보면 그 까닭을 알 수 있게 된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가르침이 5부(部)로 나뉜 것은 당시에 각각의 부파(部派)가 나름대로 들은 바에 근거하여 개폐(開閉)를 두었기 때문이니, 이에 스승과 제자 사이에 법을 전함에 있어 서로 다른 차이가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 그것을 미루어 보면 비록 소소한 차이는 있다 할지라도 끝내 귀착되는 것은 하나의 근본이니,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예컨대 살바다부(薩婆多部)의 계율에서는 열반승(涅槃僧)을 입는다고도 하고, 삼의(三衣)를 입는다고도 하여 이름을 여러 가지로 달리하였고, 다른 부파(部派)에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 율장에서는 모두 하나의 이름으로 통일하였으니, 가지런하게 한 것일 따름이다. 높낮이의 차이 또한 견해를 가지런하게 하였다. 이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5부에서 차이가 벌어진 것도 여러 가지로 바른 답을 찾다가 의혹에 빠진 결과라 할 것이다.
이제 율장(律藏)이 분명해져서 바른 가르침이 명백해졌으니, 정신을 똑바로 차린다면 의혹이 없게 되었다. 오늘날의 배우는 이들이 대개가 화려한 꾸밈에 빠져서 계학(戒學)으로 근본을 삼지 않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하잘것없는 것으로 여기거나 승가를 두고 원숭이의 집단으로 치부하는 데서 말미암는 것이니, 이러한 폐해가 극에 이르렀다 할 것이다. 우리 사문들은 마땅히 각자 힘써 분발하고 계율을 밝게 호지(護持)하여 불법(佛法)이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사분율(四分律) 제1권


요진(姚秦) 계빈(罽賓)삼장 불타야사(佛陀耶舍)ㆍ축불념(竺佛念) 등 공역
김월운 번역
주호찬 개역


부처님과 법보와 비구들에게
머리를 조아려 예배드립니다.
이제 비나야[毘尼] 계법을 연설하는 것은
바른 법이 오래도록 머물게 하고자 함입니다.

우바리(優波離) 비구가 으뜸이 되고
그 밖에 몸소 깨친 여러분들[身證者]이
계율의 중요한 뜻 연설하리니
어지신 여러분들은 모두 들으라.

깊고 깊은 계율을 말하는 뜻은
계율을 지니기 좋아하는 이와
잘 외우는 이들을 위한 것이니
이러한 장로(長老)들을 이롭게 하려는 것이니라.

이제 열 구절의 이치[十句義]를 설명하노니
모든 부처님의 계법이라는 것은
스님들을 기쁘고 편안케 하며
스님들을 거두어 주는 것이며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믿게 해 주고
이미 믿는 사람에게는 믿음이 더 자라게 하며
계율을 지니지 않는 자를 끊어 버리고
삿된 길을 버리고 바른 길에 들게 하며

부끄러워하는 자[慙愧者]를 편안케 하여
불법이 오래오래 머물게 하고자 함이니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높은 분께서
계율의 경전을 연설하셨네.

여러 산 중에는 수미산이 으뜸이고
여러 흐름 중에는 바다가 으뜸이듯
여러 가지 경전이 억백천 가지이나
계율의 경전이 으뜸이라네.

제일이며 으뜸인 것 구하려 하면
금생(今生)과 그리고 내생(來生)에서
마땅히 금하신 계율을 굳게 지니되
목숨이 마치도록 범하지 말라.

번뇌를 제거하여 걸림 없으면
속박이 이 때문에 풀어지나니
계율로써 스스로를 관찰하기를
거울로 얼굴을 비치는 것같이 할지라.

착한 법에 나아가
몸과 입과 뜻의 업을 두루 갖추려는 사람은
그 뜻을 자세히 관찰할지니
『나운경(羅云經)』의 말씀과 같이 하여라.

국왕을 뽑아서 세우는 까닭은
세상에 싸움이 있는 탓이니
뭇 사람이 추대하여 세우는 법은
예로부터 있었던 떳떳한 법칙일러라.

법을 범하는 이에게는 법을 알게 하고
법에 수순하는 이에게는 성취케 하나니,
계율도 이와 같아서
국왕이 바른 법을 쓰는 것과 같네.

의사가 여러 가지 병을 살필 때
나아가고 멈춤에 그 알맞음을 얻어서
고칠 만하면 약을 주고
고칠 수 없으면 곧 내버려 두느니라.

의경(醫經)에 말한 것처럼
네 가지 일[四事]은 고칠 수 없고
구원할 수 있는 것에 열세 가지가 있으니
나머지는 구원하려고 하지 말아야 하네.3)

비유컨대 죽은 이의 시체를
바다는 용납하지 아니하므로
질풍에 떠밀려서
바닷가에 버려지듯이

온갖 나쁜 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저 죽은 이의 시체처럼
대중에 용납되지 않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계율을 지킬지라.

문지기가 문을 견고히 지키면
재물을 잃을 근심이 없으나
담과 벽이 헐고 무너지면
재물을 가진 이 근심하는 것처럼

부처님 계율을 허물거나 새지 않게 하고서
받들어 지니면 근심 없지만
계율을 지님이 견고치 못하고
헐고 범하는 이는 근심이 쌓이리라.

질그릇에 구멍이 많이 뚫리면
기와장이[瓦師]가 근심에 싸이고
만일에 그릇이 완전하면
권속이 모두 기뻐하듯이

계율을 지님에 헐고 누실됨이 있고
나쁜 짓 하는 이는 항상 근심이 떠나지 않지만
계율을 범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나 마음이 기쁘게 되리.

불티가 아무리 미세하여도
작다고 가벼이 여기지 말라.
초목에 어디나 지나는 곳마다
다 태워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

나쁜 짓 한 것이 미세하여도
행여나 가볍게 여기지 말라.
이라(伊羅, Eraṇda)의 잎사귀 하나를 다치고도
언제나 용의 몸을 받았느니라.

사자의 으르렁거림이라도
취한 이는 두렵게 여기지 않지만
작은 짐승 소리가 비록 작다 하여도
깨어 있는 이가 들으면 두려워하네.

이와 같이 탐ㆍ진ㆍ치의 세 가지 때가 묻어 있는 이는
온갖 죄악에 아무것도 겁내지 않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작은 죄악에도
언제나 두려운 생각을 품느니라.

여러 가지 약들을 잘 섞는 데 있어
좋지 못한 것을 골라 버려버리면
병든 이가 먹고서 곧 나아서
몸과 마음 건강하고 즐거우리라.

이와 같이 계율 닦기 염원하는 이가
온갖 나쁜 행동을 잘 피하고
모든 번뇌의 근심을 없애면
편안히 열반에 들어가리라.

먼 길을 떠나려 하는 이는
그의 발을 잘 보호해야 하리니,
만일에 발을 상하게 되면
먼 길을 갈 수 없으리라.

하늘에 나기나 열반을 구하는 이는
방편으로 계율을 잘 지키라.
이와 같이 범함이 없이 하는 이
반드시 험한 길을 건너가리라.

강이나 바다를 건너려는 이가
손과 뜨개[浮囊]를 사용하면
아무리 깊어도 근심이 없이
저 편의 언덕에 도달하듯이

불자들 누구나 없이
계율의 근본을 닦고 행하면
마침내 삿된 흐름 따라 들어가
나고 죽는 바다에 빠지지 않으리.

비유컨대 제석의 궁전은
여러 가지 보배를 아로새겨 이루어졌고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층계는
하늘 사람들이 다니는 곳일세.

이와 같이 바른 법의 궁전에는
일곱 가지 깨닫는 법으로 장엄하였고
계율로써 올라가는 층계를 삼으니
현인과 성인들이 다니는 곳일세.
세간에 있는 온갖 기술을
잘 배워 익힌 사람은
국왕의 사랑을 받고
그 까닭에 안락하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계율을
잘 닦아 배운 사람은
끝내 나쁜 길에 빠지지 않고
영원히 편안한 곳을 얻으리라.

먼저 자기의 군사를 굳게 한 뒤에
저쪽의 군사를 무찌르듯이
성현의 무리가 견고한 뒤에야
악마의 군사를 깨뜨릴 수 있다네.

거룩한 무리가 화합하는 것은
세존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니
대중이 화합한 까닭으로써
불법이 오래도록 머물게 되리.

인자한 어머니가 젖을 먹이어
그의 자식 기르고 보호할 적에
물과 불의 재난들 어느 것이나
침노하지 못하게 보호하듯이

계율은 인자한 어머니 같이
수행하는 사람을 보호하여서
마침내 축생이나 아귀 속에나
지옥의 세계에 빠지지 않게 하네.
용맹스런 장수가
싸우는 법을 잘 배우면
적군에게 굴복되어
죽음에 당하여도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니

불자도 그러하여서
계율을 잘 배우면
이 몸이 흩어질 때에
목숨 다함을 겁내지 않네.

부처님의 계율에서 사는 이라야
비로소 참다운 삶이라 할 수 있나니
마치 앙굴마라(鴦崛魔羅, Aṅgulimālya)가
부처님의 수기를 받는 것과 같네.

계율을 버려 지키지 않는 이는
불법에서는 죽은 것이니
계율 지니기를 목숨과 같이 하여
범함이 없도록 잘 지키라.

비유컨대 국왕의 허가증을 받으면
어디를 가든 걸림이 아주 없지만
허가증을 손상하면 힐난을 받고
그것을 잃어버리면 속박을 받는 것같이

계율을 온전히 갖추면
무슨 일을 하든지 거리낌이 아주 없지만
조금이라도 범한 이는 안정치 못하고
크게 범하면 나쁜 길[三惡]에 빠지네.
온갖 사람을 위하여
모든 마귀를 항복시키려 할 때
다섯 가지 신통을 얻은 선인들은
주술(呪術)을 차리고 시설하지만

계를 어겨 부끄러워하는 자와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를 거둬 주기 위해
여래께서는 계율의 법을 제정하시고
보름 보름마다 설계(說戒:布薩)를 하셨네.

계율의 이익을 말씀드리고 나서
모든 부처님께 다시금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이 게송은 가섭(迦葉)의 천 무리가 계율을 모을 때 그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니고, 뒷날 부파가 각기 자기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여 각 파로 벌어질 때에 한 부파의 으뜸에 있는 이가 대중에게 계율의 형상을 해석해 주기 위하여 먼저 게송으로 찬탄한 뒤에 계율을 말한 것이 아닌가 한다.

1. 네 가지 바라이(波羅夷, pārājika) ①

계율을 마련하신 까닭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소라바(蘇羅婆) 나라를 지나실 적에 큰 비구들 5백 사람과 함께 계셨다. 점점 걸어서 비란야(毘蘭若) 마을에 이르러 나린라(那隣羅) 강변의 만다라(曼陀羅) 나무 밑에서 묵으셨다.
비란야 바라문은 이러한 소문을 들었다.
“구담(瞿曇) 사문은 석씨의 종족으로서 집을 떠나 도를 닦다가 사위국으로부터 큰 비구를 5백 사람을 거느리고 점점 걸어서 이 비란야 마을까지 오셔서 나린나 강변의 만다라 나무 밑에 계신다. 이 구담 사문은 여러 가지 이름이 있으니, 여래(如來)ㆍ무소착(無所着)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족위(明行足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부처님ㆍ세존이시다.
그는 모든 하늘ㆍ마ㆍ범왕ㆍ사문ㆍ바라문들 가운데서 신통과 깨달음을 얻어 항상 바른 법을 연설하시니,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뒤에도 좋아서 이치가 청정하므로 자연히 맑은 행을 자세히 닦아 익히게 된다.
참 반가운 일이다. 우리들은 이와 같이 집착 없는 사람을 만났으니 우리들 모두가 가서 사문 구담에게 문안을 드리자.”
그때에 비란야 바라문은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문안을 드리고 나서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헤아릴 수 없는 방편으로 설법해 주시고 깨우쳐 주시어 기뻐하게 하셨다.
그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쁨을 얻은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청을 받아 주소서. 비구 스님들과 함께 석 달 동안의 여름 안거(安居)를 하옵소서.”
그때에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은 잠잠히 그의 청을 받으시니, 비란야 바라문은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으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아 예를 표한 뒤에 떠났다.
부처님과 5백 명의 비구들은 그의 여름 석 달 동안의 공양을 받으셨다.
때에 파리(波離) 나라의 말 장사가 5백 마리의 말을 몰고 와서 비란야 마을에서 한 여름, 90일을 머물렀다. 때마침 세상에는 곡식이 귀하여 백성들이 많이 굶주렸고 백골(白骨)이 낭자하였으므로, 비구들이 걸식하는 일이 매우 어려웠었다.
때에 비란야 바라문은 부처님과 비구들을 석 달 동안 청하여 모셨지만 도무지 필요한 것을 공양하고 공급하지 않았으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모두가 마왕 파순(波旬) 때문이었다.
그때에 비구들은 비란야에게서 얻어먹을 수 없었으므로, 다음은 말 장사에게 가서 밥을 빌었다.
그때에 말 장사는 생각하되 ‘요사이 세상에는 곡식이 귀하여 백성들이 많이 굶주리고 걸식을 하여도 얻을 수 없으므로 백골이 낭자한데, 저 비구들이 저 사람에게서 걸식을 하다가 얻지 못하므로 나에게로 왔으니, 내가 날마다 비구들에게는 말보리[馬麥] 닷 되를 주고, 부처님께는 한 말씩을 주리라’ 하였다.
그리고는 생각한 바와 같이 날마다 비구들에게는 말보리 닷 되, 부처님께는 한 말씩을 주었다.
때에 부처님께서는 얻으신 보리를 아난에게 나누어 주시니, 아난이 사람을 시켜 갈아서 건반(乾飯)을 지어 부처님께 바쳤다. 부처님께서 건반을 잡수셨는데 비구들은 각각 보리 죽[煮麥]을 지어 먹으니, 부처님과 비구들의 음식이 같지 않았다.
때에 존자 대목건련(大目犍連)이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부처님께 절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대덕(大德)이시여, 요사이 곡식이 귀하고 백성들이 굶주려 구걸하기가 어려우므로 모든 비구들의 음식이 거칠어서 모두가 야위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신통 있는 비구들이 울단성(鬱單越)에 가서 자연히 생기는 맵쌀을 가져와도 좋다 하시면 곧 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신통이 있는 비구들은 그곳에 가서 맵쌀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신통이 없는 이는 어찌하겠느냐?”
목건련이 아뢰었다.
“신통이 있는 이들은 자기 마음대로 가고, 신통이 없는 이들은 제가 신통의 힘으로 이끌고 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런 말을 말라. 왜냐하면 너희들 신통을 얻은 대장부는 그럴 수 있겠지만, 오는 세상의 비구들은 어찌하겠느냐?”
그때에 존자 사리불이 고요한 곳에서 생각하였다.
‘어느 부처님[等正覺]이 범행(梵行)을 닦으실 때 불법이 오래 머물렀고, 어느 부처님이 범행을 닦으실 때 불법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였을까?’
그때에 사리불은 조용한 곳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머리를 숙여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가 잠깐 만에 다시 물러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저는 조용한 곳에 앉아서 생각하기를, ‘어느 부처님이 범행을 닦으실 때 불법이 오래 머물렀고, 어느 부처님이 범행을 닦으실 때 불법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였을까?’ 하였습니다. 바라옵건대 잘 설명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毘婆尸)부처님과 식(式)부처님과 구류손(拘留孫)부처님과 가섭(迦葉)부처님들은 범행을 닦아 불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셨고, 수섭(隨葉)부처님과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들은 불법이 오래도록 머무르지 못하였느니라.”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까닭으로 비바시ㆍ식ㆍ구류손ㆍ가섭 부처님들은 범행을 닦아 불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셨고, 수섭ㆍ구나함모니 부처님은 무슨 까닭에 범행을 닦아 불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지 못하셨나이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대답하셨다.
“구나함모니부처님과 수섭부처님은 모든 제자들에게 줄글 경[契經], 거듭 게송 경[祇夜], 수기 경[授記], 따로 게송 경[偈], 자진해서 말함 경[句], 인연 경[因緣], 지난 생의 인연[本生], 부처님의 전생 일[善道], 바르고 넓음[方廣], 드문 일[希布], 비유(譬喩), 논의[優婆提舍] 등을 널리 설법하시지 않았고, 또 줄글 경과 내지 논의를 사람들에게도 널리 말씀하시지 않았고, 또 계율을 제정하시거나 말씀하시지 않았으므로 제자들이 피로한 까닭에 법이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였느니라.
그때에 그 부처님께서 제자들의 마음이 피로한 것을 아시면서도 다만 분부하시기를 ‘이 일은 기억하여라. 이것은 기억하지 말라. 이는 생각하여라. 이는 생각하지 말라. 이는 끊으라. 이에는 자세히 머무르라’ 하셨느니라.
사리불아, 옛날에 수섭부처님이 두려움의 숲[恐畏林]에서 큰 비구들 천 사람과 함께 계셨는데,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가 그 숲 속에 들어오면 몸과 털이 모두 일어서는 까닭에 두려움의 숲이라 하였느니라.
또 사리불아, 구나함모니부처님과 수섭부처님,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천 비구들의 마음이 지친 것을 보시고 설법해 주시되 ‘이 일은 기억하고, 이 일은 기억하지 말라. 이 일은 생각하고 이 일은 생각하지 말라. 이것은 끊고 여기에는 자세히 머무르라’ 하셨느니라.
사리불아, 반드시 알아라. 그때의 그 부처님과 성문들이 계시는 세상에는 불법이 널리 퍼졌으나 그 부처님과 성문들이 멸도하신 뒤에는 세간 사람이 갖가지 이름과 갖가지 종족과 갖가지 집안에서 출가하였나니, 이 까닭에 불법이 빨리 멸하여 오래 머물지 않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경전의 법으로써 거두어 주지 않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비유컨대 가지가지 꽃을 책상 위에 흩뜨려 두면 바람이 불어 날려 버리나니 무슨 까닭인가? 실로써 꿰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으므로 사리불아, 그 부처님과 성문들이 세상에 계실 때에는 불법이 잘 퍼졌거니와, 그 부처님과 성문들이 멸도하신 뒤에는 세간 사람들이 갖가지 이름과 갖가지 종족과 갖가지 집안에서 출가하면 불법이 속히 멸하여 오래 머무르지 못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경전의 법으로써 거두어 주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부처님, 식부처님, 구류손부처님, 가섭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경전의 법, 즉 줄글 경과 내지 논의를 널리 말씀하시고, 또 계율도 제정하시고, 또 계율을 말씀하시니 제자들의 마음이 피로하였으나 그 부처님께서 그들의 마음이 피로한 것을 아시고 분부하시되 ‘이는 기억하고, 이는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이는 생각하고, 이는 생각하지 말라. 이는 끊고, 이에는 자세히 머무르라’ 하셨느니라.
이와 같으므로 사리불아, 그 부처님과 성문들이 세상에 계실 때에 불법이 잘 퍼졌고, 그 부처님과 성문들이 열반에 드신 뒤에 온갖 세간의 사람이 갖가지 이름과 갖가지 종족과 갖가지 집안에서 출가하여 왔어도 불법이 속히 없어지지 않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경전의 법으로써 잘 거두어 주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비유컨대 갖가지 꽃을 책상 위에 놓되 실에다 꿰어 두면 바람이 불어도 흩어지지 않나니, 왜냐하면 실로써 잘 꿰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으므로 사리불아, 그 부처님과 성문들이 세상에 계실 때의 불법은 위에서 널리 말한 바와 같으니라.
사리불아, 이러한 까닭에 비바시부처님과 내지 가섭부처님들의 불법은 오래도록 세상에 머물렀고, 구나함모니 부처님과 수섭 부처님의 불법은 세상에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였느니라.”
그때에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러할 때인가 하옵니다. 바라옵건대 큰 성인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계율을 제정하시고, 계율을 말씀해 주셔서 모두가 범행을 닦아 불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가만히 있어라. 여래가 그 시기를 알아서 하리라. 사리불아, 여래는 모든 비구들을 위해 계율을 제정하지 않겠노라. 왜냐하면 아직 비구들 중에서 유루(有漏)의 법을 범하는 이가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유루의 법을 범하는 이가 있으면 비로소 여래는 비구들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리니, 그들의 유루의 법을 끊으려는 까닭이니라.
사리불아, 비구들이 이양(利養)을 얻지 못하는 동안에는 유루의 법이 생기지 않지만 이양을 얻으면 곧 유루의 법이 생기나니, 유루의 법이 생기면 여래는 비로소 비구들을 위해 계율을 정하리니, 그들의 유루의 법을 끊으려는 까닭이니라.
사리불아, 비구들에게 유루의 법이 생기지 않는 것은 명예와 지식과 재물이 있지 않기 때문이거니와 만일에 비구들이 명예와 내지 재물이 많으면 곧 유루의 법이 나나니, 유루의 법이 생긴 뒤에야 여래는 계율을 제정하리니, 그들의 유루의 법을 끊으려는 까닭이니라.
그러므로 사리불아, 너는 가만히 있으라. 여래가 때를 알아 하리라.”

1) 음행하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비사리(毘舍離)에 계셨다.
그때에 가란타(迦蘭陀) 마을에 사는 수제나(須提那) 장자의 아들은 그 마을에서도 재물이 많았으나 믿음이 견고하여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그때에 세상에는 곡식이 귀하여 걸식하기가 힘들었으므로 수제나는 생각하였다.
‘지금 세상에는 곡식이 귀하여 비구들이 걸식하기가 어려운데 내가 비구들을 데리고 가란타 마을에 가서 걸식하면 비구들은 나 때문에 큰 이양을 얻어 범행(梵行)을 닦게 될 것이며, 나의 종족들도 기꺼이 보시함으로써 온갖 복덕을 짓게 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곧 비구들을 거느리고 가란타 마을로 갔다. 수제나의 어머니는 그의 아들이 비구들을 거느리고 가란타 마을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곧 아들을 맞으려 나아가서 아들에게 말하였다.
“도를 버리고 돌아와서 속인이 되는 것이 좋겠구나. 왜냐하면 너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나 혼자 있으니 우리 집 재물이 관가에 몰수될까 두렵구나. 너의 아버님 재물만도 많거늘 할아버님 때로부터 오는 재물이야 더욱 한량없으니 매우 아까운 일이다. 그러니 너는 도를 버리고 속가로 돌아오는 것이 좋겠구나.”
수제나 비구는 곧바로 대답하였다.
“저는 도를 떠나 그러한 옳지 않은 법을 익힐 수 없습니다. 지금 나는 범행을 매우 좋아하여 위없는 도를 닦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까지 이르렀지만 그 아들의 대답은 매양 도를 버리고 속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니, 그의 어머니는 이내 버리고 돌아가서 며느리에게 말하였다.
“네 월경(月經) 때가 오거든 내게 알려다오.”
며느리는 그때가 되자 시어머니에게 가서 말했다.
“시어머님께서 제 월경 때를 알고자 하셨는데 그때가 이르렀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처음에 시집 올 때에 몸을 꾸몄던 옷을 모두 입고 오너라.”
곧 분부와 같이 몸소 장엄하고 시어머니와 함께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니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지금이 곧 도를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기에 꼭 맞는 때이다. 왜냐하면 네가 환속을 하지 않는다면 내 재물은 모두가 관청에 몰수되기 때문이다.”
아들은 대답하였다.
“저는 도를 버릴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이와 같이 두세 번을 하고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의 처가 오늘 월수[月華]가 나왔으니, 자식이나 하나 두어 그대의 종자를 끓이지 않게 하면 좋겠구나.”
아들이 대답하였다.
“그 일이야 심히 쉬우니, 내가 하겠습니다.”
그때에 가란타 마을의 아들(수제나)은 부처님께서 아직 계율을 제정하시기 이전인 까닭에 더러운 것으로 보지 않고, 곧 부인의 팔을 끌고 숲 속의 외딴 곳에 가서 세 차례나 음행을 하였다.
때에 숲 속에 있던 귀신이 목숨이 다하며 그녀의 태(胎) 속으로 들어갔다. 태에 들어간 지 아홉 달 만에 남자로 태어나니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 짝할 이가 없었다.
이름을 종자(種子)라 하였고, 모든 감관[根]이 구족하였다. 점점 자라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집을 떠나 도를 배우되 부지런하고 게으르지 않아 아라한이 되니, 신통변화와 위덕이 한량없으므로 종자(種子) 존자라 불리게 되었다.
수제나는 사문의 위의를 익히어 모르는 것이 없고 당하는 일마다 행하였으며 다시 다른 사람을 교화하기까지 하였었다.
그때에 수제나는 부정한 행을 한 뒤로부터 항상 근심과 걱정에 싸여 있으니, 같이 배우는 이들이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근심하는가? 그대는 오래도록 범행을 닦아 위의와 예절을 모르는 것이 없거늘 무엇이 근심이 되기에 범행을 좋아하지 않는가?”
수제나는 대답하였다.
“나는 매우 범행을 좋아하였는데 요사이 외딴 곳에서 나쁜 짓을 범하였소. 즉 옛 아내[故二]와 음행을 한 까닭에 근심하는 것이오.”
비구들이 말하였다.
“수제나여, 그대는 어찌하여 그렇게 나쁜 짓을 하였는가? 여래의 청정한 법이 음욕에서는 음욕을 없애고, 더러움에서는 더러움을 없애어 욕망[渴愛]을 끊고, 둥우리와 굴택을 깨뜨리고 결박을 제거하여 애욕이 다함으로써 열반을 얻게 하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이와 같이 청정한 법에서 옛 아내와 음행을 하였소?”
그때에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러한 까닭을 갖추어 아뢰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셨다.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물으시기도 하고, 아시면서도 묻지 않기도 하시고, 때로는 물으시고, 때로는 묻지 않기도 하시고, 이치에 합당하면 물으시고, 이치에 합당치 않으면 묻지 않으시는 법이 있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아시고 때에 맞고, 이치에 합당하시므로 수제나에게 물으셨다.
“너는 참으로 옛 아내와 음행을 하였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정한 행을 범하였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헤아릴 수 없는 방편으로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못하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隨順)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청정한 법을 수행해서 애욕을 다하고 열반을 얻게 할 것이거늘, 너는 어찌하여 옛 아내와 부정한 음행을 하였느냐?”
부처님께서 이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차라리 남근(男根)을 독사의 입에다 넣을지언정 여근(女根)에는 대지 말라. 왜냐하면 이 까닭으로는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지만, 여자를 범하면 몸과 목숨이 마친 뒤에 세 가지 나쁜 길에 빠지기 때문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내가 무수한 방편으로써 애욕 끓는 법을 말하여 애욕의 생각을 끊고, 애욕의 기억을 끊고, 애욕의 연을 제거하고, 애욕의 매듭을 면하게 하려는 까닭이니라. 나는 무수한 방편으로 말하기를 애욕은 불길과 같고 불꽃을 만지는 것과 같고, 나무의 열매와 같고, 비치는 것과 같고, 마른 뼈와 같고, 살덩이와 같고, 꿈에 본 것과 같고, 칼날을 밟은 것과 같고, 새로 만든 질그릇에 물을 담아 햇볕에 놓은 것과 같고, 독사의 머리와 같고, 구르는 칼날과 같고, 뾰족한 말뚝에 앉는 것과 같고, 날카로운 가시와 같아서 매우 더러운 것이며, 부처님이 꾸짖으신 것이라고 하였느니라.
수제나야, 나의 청정한 법에서 끝내 애욕을 다하고 열반에 이를 것이거늘, 너는 어찌하여 옛 아내와 음행을 범했느냐?”
그때에 세존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신 뒤에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제나, 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율을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려 하노니, 첫째는 승가를 거두어 주고, 둘째는 승가를 기쁘게 하고, 셋째는 승가를 안락하게 하고, 넷째는 믿음이 없는 이를 믿게 하고, 다섯째는 믿음이 있는 이를 더 늘게 하고, 여섯째는 길들이기 어려운 이를 길들게 하고, 일곱째는 걱정하는 이를 안락하게 하고, 여덟째는 현재의 유루를 끊고, 아홉째는 미래의 유루를 끊고, 열째는 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려는 것이다.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부정한 행을 범하고 음행을 범하면 비구는 바라이(波羅夷)이다. 함께 살지 못한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셨다.
그때에 발사자(跋闍子)라는 비구가 근심에 잠기어 청정한 행을 좋아하지 않다가 곧 집으로 돌아가서 옛 아내와 부정한 행을 범하였다. 그리고는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시되 ≺어떤 비구가 부정한 행을 범하고 음행을 하면 이 비구는 바라이이다. 함께 머무르지 못한다≻ 하셨다. 그러나 나는 근심에 잠기어 청정한 행을 좋아하지 않다가 집에 돌아가서 옛 아내와 부정한 행을 범하였으니, 나는 바라이를 범한 것 아닐까? 나는 어찌하여야 할까?’
그는 곧 같이 배우는 이들에게 말하였다.
“장로(長老)여, 세존께서 비구를 위해 계율을 제정하시되 어떤 비구가 부정한 행을 범하고 음행을 하면 이 비구는 바라이를 범하였다, 함께 살지 못한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나는 근심에 잠기어 청정한 행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집으로 돌아가 옛 아내와 음행을 하였으니, 나는 바라이를 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어찌하여야 하겠습니까? 바라건대 장로께서는 나를 위하여 이 사실을 부처님께 여쭈어 주십시오. 부처님의 분부가 계시면 저는 그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절하고 한쪽에 앉아 그 사실을 자세히 아뢰니, 세존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무수한 방편으로 발사자 비구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짓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한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어찌하여 청정한 행을 즐거워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서 옛 아내와 음행을 함으로써 바라이 죄에 들었느냐. 너 어리석은 사람은 바라이를 범하였으니 함께 살지 못한다.
그러므로 비구여, 그 밖에 다른 이가 범행을 좋아하지 않으면 계를 버리고[捨戒] 집으로 돌아가기를 허락하겠으며 다시 집을 떠나서 불법에 들어와 범행을 닦으려 하면 그를 다시 제도하여 집을 떠나 구족계를 받도록 허락하노니, 지금부터는 이와 같이 계율을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비구들과 함께 계를 지키다가 계를 버리지 않거나 계를 더럽혔으되 뉘우치지 않고 부정한 행을 범하고 음행을 하면 이 비구는 바라이이다. 함께 살 수 없다.’”
여래께서 이와 같이 비구들에게 계율을 제정하여 주셨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숲 속에 자리를 잡았는데 한 마리의 암 원숭이가 먼저부터 그 숲에 살고 있었다.
그 비구는 마을에 가서 밥을 얻어 가지고 숲 속으로 돌아와서 먹었고, 먹은 뒤에 남은 것을 그 원숭이에게 주었다.
이와 같이 하여 점점 길이 들어 비구의 뒤를 따라 잡아도 달아나지 않게 되니, 그 비구는 원숭이를 붙들고 음행을 하였다.
때에 많은 비구들이 살 곳을 찾아다니던 차에 그 숲에 이르렀는데 원숭이가 비구들의 앞에서 몸을 돌려 대고 음행하는 시늉을 하였다.
비구들이 생각하였다.
‘이 원숭이가 우리들 앞에 음행하는 시늉을 하니, 어느 비구와 음행을 한 것이 아닐까?’
모두가 의논하고 외딴 데 숨어서 엿보는데 그 비구가 걸식을 마치고 숲으로 돌아와서 밥을 먹은 뒤에 남은 것을 원숭이에게 주었고, 원숭이가 먹은 뒤에는 함께 음행을 하고 있었다.
비구들은 이것을 보고 그에게 가서 말하였다.
“여래께서 계율을 제정하시기를 ‘비구는 음행을 하지 말라’ 하시지 않았는가?”
그 비구가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제정하신 것은 남자가 여자를 범하는 것이며, 축생을 제한한 것은 아닙니다.”
비구들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절하고 이 사실을 모두 아뢰었다.
그때 세존께서 이 일로 인하여 모든 비구들을 모으고 무수한 방편으로 걸식하는 비구를 꾸짖으셨다.
“어찌하여 비구로서 원숭이와 부정한 행위를 하였느냐? 처음으로 바라이를 범하였구나. 지금으로부터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비구와 함께 계를 지키다 계를 버리지 않거나 계를 더럽히고도 뉘우치지 않고 부정한 행을 하거나, 내지 축생과 음행을 하면 이 비구는 바라이를 범한 것이니 함께 살지 못한다.’
비구에는 명칭뿐인 비구, 비슷한 비구, 자칭하는 비구, 잘 왔다는 비구, 애욕 끊은 옷을 입은 비구, 구걸하는 비구, 번뇌를 끊은 비구, 큰 계율을 받고 네 번 알리는 갈마[白四羯磨]를 법답게 성취하여 자기의 지위를 얻은 비구가 있느니라. 여기에서 비구라 함은 큰 계를 받고 네 가지 갈마(羯磨)를 법답게 성취하여 제 지위를 얻어 머무는 사람이니, 비구의 법에서는 이를 비구의 참 뜻으로 여기느니라.
이 가운데서 비구와 함께한다 함은 다른 비구들도 큰 계를 받고 네 가지 갈마를 법답게 성취하여 제 지위를 얻어 머무는 것이니, 비구의 법에서는 이를 비구와 함께한다 하느니라.
어떤 것이 같이 계를 지키는 것인가? 내가 여러 제자들에게 계율을 제정해 준 뒤에 ‘차라리 죽을지언정 범하지 않으리라’ 할 때에 다른 비구들도 한 계, 같은 계, 동등한 계를 지키면 이것이 계를 지킨다 하느니라.
어떤 것이 계를 버리지 않은 것[不捨戒]인가? 미쳐서 계를 버리고, 미친 사람 앞에서 계를 버리고, 마음이 어지러운 채 계를 버리고, 마음이 산란한 사람 앞에서 계를 버리고, 아파서 번민하면서 계를 버리고, 아파서 번민하는 사람 앞에서 계를 버리고, 벙어리가 되어 계를 버리고, 귀가 먹어서 계를 버리고,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되어서 계를 버리고, 벙어리 앞에서 계를 버리고, 귀머거리 앞에서 계를 버리고,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된 이 앞에서 계를 버리거나, 중앙 사람이 변두리 사람 앞에서 계를 버리고, 변두리 사람이 중앙 사람 앞에서 계를 버리고, 고요하지 못한 것을 고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계를 버리고, 고요한 곳을 고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계를 버리고, 웃으면서 계를 버리고, 하늘ㆍ용ㆍ야차ㆍ아귀ㆍ자는 사람 등에게 계를 버리고, 죽은 사람ㆍ감각이 없는 사람에게 계를 버리거나 자기가 말하지 않거나 자기가 말하여도 앞의 사람이 듣지 못하게 하면 이런 것들은 모두가 계를 버리지 않은 것이니라.
어떤 것이 계를 버리는 것인가? 어떤 비구가 수행이 싫어져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고, 비구의 법이 싫어서 항상 부끄러운 생각을 품고, 집에 있기를 좋아하고, 우바새(優婆塞)가 되기를 좋아하거나 혹은 사미의 법을 생각하고, 내지 외도의 법을 즐기거나 외도의 제자가 되기를 좋아하고, 혹은 사문 석자(釋子)가 아닌 법을 좋아하거든 곧 말하되, ‘나는 부처님을 버리고, 법을 버리고, 승가를 버리며, 화상(和尙)을 버리고, 화상을 같이 섬기던 이를 버리고, 아사리(阿闍梨)를 버리고, 같이 아사리를 섬기던 이를 버리고, 모든 범행을 버리고, 계율을 버리고, 배우는 일[學事]을 모두 버리고서 속인의 법을 받으렵니다. 나는 정인(淨人)이 되거나 우바새가 되거나 사미가 되거나 외도가 되거나 외도의 제자가 되거나 사문도 석자도 아닌 것이 되렵니다’ 하며, 혹은 말하되 ‘나에게는 부처님이 필요치 않습니다. 부처님이 나에게 무슨 이익을 주시겠습니까? 그러므로 나는 부처님을 떠납니다’ 하며, 이와 같이 하여 내지 계율까지도 이와 같이 하며, 혹은 다르게 말하여 불ㆍ법ㆍ승과 내지 배우는 일을 비방하고 속세의 일과 내지 사문도 석자도 아닌 법을 찬탄하여, 이와 같은 말을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계를 버리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계를 더럽히는 것인가? 어떤 이는 계를 더럽혀도 계를 버리지 않고 어떤 이는 계를 더럽히면 계를 버리나니, 어떤 것이 계를 더럽혀도 계를 버리지 않는 것인가? 어떤 비구가 근심에 잠기어 범행을 좋아하지 않고, 속세로 돌아가려 하여 비구의 법을 싫어하며, 항상 부끄러운 생각을 품어 마을에 있기를 좋아하며, 내지 사문도 석자도 아닌 법을 좋아하여 말하되 ‘나는 부모, 형제, 자매, 처자, 마을, 성, 읍, 산, 논, 못 등을 생각한다. 나는 불ㆍ 법ㆍ승과 내지 배우는 일을 버리고 속세의 생활이나 내지 사문 석자가 아닌 법을 지니려 한다’고 하면 이것이 계를 더럽히고도 계를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계를 더럽히고서 계를 버리는 것인가? 어떤 비구가 생각하되 ‘나는 계를 버리리라’ 하고는 곧 계를 버리면 이것이 계를 더럽힌 이가 계를 버리는 것이니라.
부정한 행이란 음욕의 법이니, 아래로는 축생과 음행을 저지르는 일에 이르기까지 음행을 하는 것을 말함이니라.
어떤 것이 바라이인가? 비유컨대 사람의 목을 끊으면 다시 일어날 수 없나니, 비구도 이와 같아서 이 법을 범하면 다시는 비구가 될 수 없는 까닭에 바라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함께 살지 못하는 것인가? 함께 사는 것에 두 가지가 있다. 다 같이 갈마를 하고 함께 계를 말하는데, 이 두 가지의 일에 참여치 못하는 까닭에 함께 살지 못한다 하느니라.
세 종류의 부정한 행을 하면 바라이이니, 사람과 사람 아닌 이[非人]와 축생과 또 다섯 종류와 부정한 행을 하면 바라이이니, 인간인 부인과 계집애와 남녀 추니[二根]와 내시[黃門]인 남자, 이 다섯 곳에 부정한 행을 하면 바라이를 범하느니라.
세 종류의 아녀자와 부정한 행을 하면 바라이이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인간인 아녀자와 인간 아닌 것의 아녀자와 축생의 암컷이니, 이 세 곳에 부정한 짓을 하면 바라이를 범하느니라.
세 종류의 어린 계집과 세 종류의 남녀 추니와 세 종류의 고자[不能男]와 세 종류의 남자 등과 부정한 행을 하여도 바라이를 범하느니라.
사람인 부인의 세 곳을 범하면 바라이이니, 대변하는 길, 소변하는 길, 입이니라. 사람 아닌 것의 아녀자와 축생의 암컷, 그리고 사람인 어린 계집과 사람 아닌 어린 계집과, 축생인 어린 암컷, 그리고 사람인 남녀 추니와 사람 아닌 남녀 추니와 축생인 남녀 추니들의 세 곳을 범하는 것도 그러하니라. 인간인 내시의 두 곳과 부정한 행을 하면 바라이니, 대변하는 길과 입이니라. 인간 아닌 내시와 축생인 내시에게서도 그리하며 사람인 남자와 사람 아닌 것의 남자와 축생인 수컷의 두 곳을 범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비구들이 음탕한 마음을 품고 사람인 부녀자의 대변하는 길과 소변하는 길과 입을 향하여 처음 들어갔으면 범하는 것이며, 들어가지 않았으면 범하지 않으며, 남자가 싸고 여자도 막았거나 남자는 싸고 여자는 막지 않았거나 남자는 싸지 않고 여자만 막았거나 남자도 싸지 않고 여자도 막지 않았을지라도 모두 바라이이니라.
어떤 비구가 음탕한 뜻을 품고 사람 아닌 것의 아녀자와 축생의 암컷과 사람인 계집애와 사람 아닌 계집애와 축생인 계집애나 인간인 남녀 추니와 인간 아닌 남녀 추니와 축생인 남녀 추니의 세 곳에 향하는 것도 이와 같으며, 사람인 내시와 사람 아닌 내시와 축생인 내시와 사람인 남자와 사람 아닌 남자와 축생인 남자의 두 곳에 향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어떤 비구가 음탕한 뜻을 품고 잠자는 부녀자와 또는 죽은 여자로서 대변의 길과 소변의 길과 입의 형체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거나 그다지 많이 무너지지 않은 데를 향하여 처음 들어갔으면 범하는 것이며, 들어가지 않았으면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싸거나 막은 것들도 이와 같으며, 널리 말하여 내지 남자도 그러하니라.
어떤 비구가 원수들에게 끌리어 사람인 부녀자에게 가서 강제로 남근을 끌어다가 세 곳에 넣을지라도 처음 들어갈 때에 즐거움을 느끼고, 들어간 뒤에 즐거움을 느끼고, 나올 때에 즐거움을 느끼면 바라이며, 처음 들어갈 때에 즐겁고, 들어간 뒤에 즐겁고, 나올 때에 즐겁지 않을지라도 바라이며, 처음 들어갈 때에 즐겁고, 들어간 뒤에 즐겁지 않고, 나올 때 즐겁더라도 바라이며, 처음 들어갈 때에 즐겁고 들어간 뒤에 즐겁지 않고, 나올 때 즐겁지 않더라도 바라이며, 처음 들어갈 때에 즐겁지 않고, 들어간 뒤에 즐겁고, 나올 때 즐겁더라도 바라이며, 처음 들어갈 때에 즐겁지 않고, 들어간 뒤에 즐겁지 않고, 나올 때에 즐거워도 바라이이니라.
막힘이 있거나 막힘이 없는 것 등도 이와 같으며, 사람 아닌 여자와 내지 남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러하니라.
어떤 비구가 원수에게 끌리어 잠자는 부녀에게 가서 형체가 전혀 무너지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무너지지 않은 데를 향하게 할 때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이와 같으며 막힘이 있거나 막힘이 없는 것도 이와 같으며, 사람 아닌 여자로부터 내지 남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와 같으니라.
어떤 원수가 강제로 비구를 끌어다가 대변하는 길에다 부정한 짓을 하게 하더라도 들어갈 때에 즐거움을 느끼면 바라이며, 들어간 뒤에 즐거움을 느끼고 나올 때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위와 같으며, 내지 막힘이 있거나 막힘이 없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제 길[道]로부터 제 길에 넣거나 제 길로부터 제 길이 아닌 데 넣고, 제 길이 아닌 데로부터 제 길에 넣고, 제한하여 넣고, 다 넣으라고 말하거나 말하지 않거나 음탕한 마음을 털끝만치라도 넣으면 모두가 바라이며, 방편으로서 넣지 않으면 투란차(偸蘭遮)이니라.
어떤 비구가 방편으로 음욕의 경계를 구하여 부정한 행을 행하되 성취하면 바라이며, 이루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어떤 비구가 다른 비구에게 부정한 행을 행하도록 시켰을 때 그 비구가 하면 시킨 이는 투란차이며, 하지 않으면 돌길라(突吉羅)이니라.
어떤 비구니가 비구에게 부정한 행을 하도록 권하였을 때에 비구가 하면 비구니는 투란차이며, 하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비구와 비구니를 제한 그 밖의 대중이 서로 전하여 부정한 행을 하게 하면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모두가 돌길라를 범하느니라.
죽은 시체가 반만치 썩은 데 부정한 행을 하여 들어가면 투란차이며, 많이 썩었거나 모두 썩은 데서 하여도 투란차이며, 백골 틈에다 부정한 짓을 하여도 투란차이며, 땅을 파고 구멍을 내거나 진흙을 만져서 구멍을 내거나 물병[君持]의 구멍에다 범하여도 투란차이니라.
만일 제 길이라고 생각하거나 의심하면 모두가 투란차이며, 제 길을 제 길이라 생각하면 바라이며, 제 길이라고 의심하여도 바라이며, 제 길을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여도 바라이며, 제 길이 아닌 것을 제 길이라고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제 길이 아닌가를 의심하면 투란차이니라.
비구니가 이와 같이 하면 바라이며, 식차마나(式叉摩那)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의 물리침이니, 이것들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잠이 들어서 아무것도 모르며 쾌락을 느끼지 않으며 전혀 음탕한 뜻이 없는 것이니 모두 범하지 않느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가장 처음에 계를 제정하기 전이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힌 때이니 범하지 않느니라.”

2) 훔치지 말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성(羅閱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그때에 나열성 안에 단니가(檀尼迦)라는 한 비구가 있었으니 옹기장이의 아들이었다. 그는 고요한 곳의 어느 초막에 살고 있었는데, 마을에 가서 걸식을 하는 동안에 나무꾼이 와서 그 초막을 뜯어 갔다.
그 비구가 걸식을 마치고 돌아와서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혼자서 조용한 곳에서 풀과 나무를 구해다가 초막을 짓고 사는데, 마을에 가서 걸식하는 동안 나무꾼이 와서 내 초막을 뜯어 갔다. 그러나 내게는 기술이 있으니, 차라리 진흙을 이겨서 완전한 기와집을 짓는 것이 낫겠다.’
그때에 그 비구는 곧 진흙을 이겨서 완전한 기와집을 만들고는 나무와 쇠똥을 주어다가 태우니, 집이 이루어진 뒤에는 빛이 붉기가 불길과 같았다.
그때에 세존께서 기사굴산에서 내려오시다가, 멀리서 이 집의 빛이 불길 같음을 보시고, 알면서도 짐짓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저것이 무엇이기에 저렇게 붉으냐?”
비구들이 아뢰었다.
“단니가라는 비구가 있는데 옹기장이의 아들로서 조용한 곳에 한 간의 초가를 짓고 살더니, 걸식을 하러 간 사이에 나무꾼들이 그 집을 뜯어 갔습니다. 그가 돌아와서 집이 부서진 것을 보고 생각하되 ‘내게는 기술이 있으니, 차라리 완전한 기와집을 짓고 살리라’ 하고, 곧 지었는데 그 집이 이와 같이 붉사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그 비구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짓은 옳지 못하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바가 아니다. 비구이며 옹기장이의 아들인 단니가야, 너는 어찌하여 이와 같이 큰 집을 손수 지으면서 나무와 쇠똥을 많이 모아다가 태웠느냐. 내가 항상 무수한 방편으로 말하기를 중생을 불쌍히 여기라 하였거늘, 어찌하여 이 어리석은 사람아, 손수 진흙집을 짓고 또 나무와 쇠똥을 모아다가 쌓아 놓고 태웠느냐. 지금부터는 붉은빛 나고 완전한 기와집을 짓지 말라. 짓는 이는 돌길라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분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다 모여 빨리 가서 단니가가 지은 집을 부수어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대로 그곳에 가서 집을 부수니, 단니가는 비구들이 집을 부수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나에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내 집을 부수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대에게는 허물이 없고, 또 미워하는 것도 아니오. 우리들은 아까 부처님의 분부를 받았으므로 와서 그대의 집을 부셨을 뿐이오.”
단니가 비구가 말하였다.
“부처님의 분부시라면 타당하게 여기겠소.”
그때에 마갈(摩竭) 나라의 병사왕(甁沙王)에게 산지기가 있었는데 이 단니가 비구와는 어릴 적부터의 친구였다. 단니가 비구는 그 산지기에게 가서 말하였다.
“자네도 알겠지. 병사왕께서 나에게 재목을 주신다는 것 말일세. 나는 지금 그 재목이 필요하니 나에게 주게.”
산지기가 대답하였다.
“왕께서 허락하셨다면 좋건 나쁘건 얼마든지 마음대로 가져가게.”
비구는 왕이 아껴 둔 좋은 재목을 베고 끊고 하여 가지고 갔다.
때에 어느 대신이 성 안의 일을 맡아 다스리던 차에 재목 창고에 왔다가, 왕이 아껴 둔 좋은 재목을 베고 끊고 하여서 어지러워진 것을 보았다. 그리하여 그는 산지기에게 물었다.
“왕께서 아껴 두신 좋은 재목을 누가 끊어 갔는가?”
산지기가 대답하였다.
“단니가라는 비구가 저에게 와서 말하기를 ‘왕께서 나에게 재목을 주셨는데 지금 필요하니 주시오’ 하기에 제가 대답하기를 ‘왕께서 그대에게 재목을 주셨다면 마음대로 가져가시오’ 하였습니다. 그때 비구는 곧 재목 창고에 들어가서 베고 끊고 하여 가져갔습니다.”
대신은 이 말을 듣고 왕을 원망하였다.
‘어찌하여 이와 같이 좋은 재목을 비구에게 주셨을까? 차라리 쓰고 남은 재목이 있거든 줄 것이지, 이 비구로 하여금 이 좋은 재목을 베어 가게 하시다니.’
그때에 대신이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전에 아껴 두셨던 좋은 재목을 어찌하여 비구에게 주셔서 모두 베어 가게 하셨나이까? 행여 남는 재목이 있거든 주실 것이지, 무슨 까닭에 그 좋은 재목을 주셨나이까?”
왕이 대답하였다.
“나는 누구에게 재목을 주었다는 기억이 도무지 없다. 만일 기억하고 있는 이가 있거든 나에게 말하여라.”
때에 대신은 곧 산지기를 데리고 왕에게로 가는데, 산지기가 멀리서 단니가 비구를 보고 말하였다.
“대덕이여, 그대가 재목을 가져갔기 때문에 지금 내가 불려 가니, 그대는 나를 불쌍히 여겨 나에게 와서 나를 위해 의혹을 풀어 주게.”
비구가 대답하였다.
“그대가 먼저 가게. 내가 곧 뒤를 따라가겠네.”
그때에 단니가 비구가 뒤를 따라 왕에게 가서 왕의 앞에 잠자코 섰으니, 왕이 그 자리에서 물었다.
“대덕이여, 내가 참으로 그대에게 재목을 주었는가?”
“진실로 저에게 재목을 주셨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재목을 준 일이 생각나지 않으니, 내가 기억하도록 하여 주오.”
“왕께서는 기억하시겠나이까? 처음 왕위에 오르실 때에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대의 내 국토에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부끄러움을 알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는 이가 있더라도 주는 것은 가지고 주지 않는 것은 가지지 못하며, 주면 사용하고 주지 않으면 쓰지 못하였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풀, 나무, 물은 마음대로 쓰기를 허락하노니, 주지 않는 것을 쓰는 죄를 받지 않으리라. 오늘부터는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초목과 물은 마음대로 쓰기를 허락한다’고 하셨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대덕이여, 내가 처음으로 왕위에 오를 때에 진실로 그렇게 말한 일이 있소. 그러나 대덕이여, 나는 주인 없는 물건을 말한 것이지 주인 있는 물건을 말한 것이 아니오. 대덕은 죽어야 마땅하오.”
왕은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찰제리[刹利]의 왕족으로서 머리에다 네 바다의 물을 뿌린 왕이거늘, 어찌 적은 재목 때문에 집 떠난 사람의 목숨을 끊겠는가? 이는 할 일이 못된다.’
그때에 왕이 무수한 방편으로 그 비구를 꾸짖은 뒤에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그 비구를 놓아 주게 하니, 대신들은 모두 높은 소리로 불평을 털어 놓았다.
“왕의 뜻은 무엇이기에 이와 같이 죽을 죄 지은 이를 꾸짖기만 하시고 놓아 주실까?”
그때에 나열성에는 불ㆍ법ㆍ승에게 믿음이 두텁지 못한 거사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이 일을 싫어하고 비방하였다.
“사문 석자가 부끄러움도 없고 두려움도 없이 주지 않는 물건을 가져간다. 겉으로는 내가 바른 법을 안다고 자칭하지만, 이렇거늘 어찌 바른 법이 있으랴? 왕의 재목까지 가져가는데 하물며 다른 이의 물건이겠는가? 우리들은 지금부터 다시는 사문 석자에게 가까이하여 예배 공양 공경하지 말며, 마을에 들지도 못하게 하며, 머물지도 못하게 하자.”
여러 비구들이 그에 대해 들었다. 그 중에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頭陀)를 행하고, 부끄러움을 알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단니가 비구를 비방하였다.
“어찌하여 병사왕의 재목을 훔쳤단 말인가?”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런 사실을 모두 아뢰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단니가 비구야, 네가 참으로 왕께서 주지 않은 재목을 가져갔느냐?”
“사실이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에 세존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단니가 비구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짓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단니가야, 너는 어찌하여 왕께서 주지 않은 재목을 가져갔느냐? 내가 무수한 방편으로 찬탄하되 ‘주는 것을 가지고, 가진 것을 쓰라’ 하였거늘 너는 어찌하여 왕께서 주지 않은 재목을 가졌느냐?”
그때에 다시 가루(迦樓)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본래 나라의 대신으로서 세상 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마침 부처님과 멀지 않은 곳에서 대중들 틈에 앉아 있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아시면서도 짐짓 그에게 물으셨다.
“나라의 법에서는 주지 않는 물건을 얼마까지 가지면 죽이느냐?”
“5전을 갖거나 5전어치 물건을 가지면 죽이나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단니가 비구는 왕께서 주지 않은 재목을 가졌나이까?”
그때에 세존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단니가 비구를 꾸짖으시고,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단니가 비구, 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율을 범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비구들에게 계율을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마을이나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주지 않는 물건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훔치다가 도적을 잡는 법에 따라 국왕, 대신에게 붙들려서 죽음이나 결박이나 추방을 당하거나, 혹은 ‘너는 도적이다. 너는 어리석다. 너는 아는 바가 없구나’ 하는 비방을 받으면 이 비구는 바라이이니, 함께 살지 못하느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마을이라 함은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담을 두른 것이며, 둘째는 울타리가 있는 곳이며, 셋째는 울타리와 담이 없는 곳이며, 넷째는 집이 둘려 있는 곳이니라.
고요한 곳이라 함은 마을 밖에 비고 조용한 곳이니, 이를 고요한 곳이라 한다. 주지 않은 물건이라 함은 남이 버리지 않은 물건이다. 도적이라 함은 훔치려는 마음으로 가지는 것이다. 도둑을 잡는 법에 따른다 함은 5전을 훔치거나 5전어치 물건을 훔치는 것이다. 왕이라 함은 자유로이 남에게 매이지 않는 사람이다. 대신이라 함은 가지가지 큰 신하와 재상들로서 왕을 보좌하는 사람이니라.
바라이이어서 함께 살지 못한다 함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주지 않은 것을 갖는 바라이 죄에 세 종류가 있으니, 제 손으로 가지는 것과, 지켜 주고 가지는 것[看取]과, 사람을 시켜서 가지는 것이니라.
또 세 종류로 가지는 바라이가 있으니, 자기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가지는 것, 잠시 쓰는 것이 아니면서도 가지는 것, 승낙하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이니라.
또한 세 종류로 가지는 바라이 죄가 있으니, 남의 물건을 가지는 것과 남의 물건이라고 생각하면서 가지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세 종류로 가지는 바라이 죄가 있으니, 주인 있는 물건을 가지는 것과 주인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가지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세 종류로 가지는 바라이 죄가 있으니, 남이 보호하는 물건을 가지는 것과 남이 보호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면서 가지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네 종류로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바라이 죄가 있으니, 제 손으로 가지는 것과 지켜 주고 가지는 것과 남을 시켜서 가지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네 종류로 가지는 바라이 죄가 있으니,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가지는 것과 잠시 쓰지 않으면서 가지는 것과 승낙하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네 종류로 가지는 바라이 죄가 있으니, 남의 물건을 가지는 것과 남의 물건이라고 생각하면서 가지는 것과 물건을 포개서 가지는 것[重物]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네 종류가 있으니 주인 있는 것과 주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네 가지가 있으니 남이 보호하는 것과 남이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다시 다섯 종류의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바라이가 있으니, 제 손으로 가지는 것과 지켜 주고 가지는 것과 사람을 시켜 가지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다섯 종류가 있으니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가지는 것과 잠시 쓰는 것이 아니면서 가지는 것과 승낙 없이 가지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다섯 종류가 있으니, 남의 물건과 남의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훔치려는 마음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다섯 종류가 있으니, 주인 있는 것과 주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훔치려는 마음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다섯 종류가 있으니, 남이 보호하는 것과 남이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훔치려는 마음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또 여섯 종류의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바라이 죄가 있으니, 제 손으로 가지는 것과 지키고 가지는 것과 사람을 시켜서 가지는 것과 물건을 포개는 것과 훔치려는 마음과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이니라.
자기의 물건이 아닌 것과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함 등에도 여섯 종류가 있으니, 이와 같이 여섯 종류로써 바라이 죄를 얻느니라.
곳이라 함은 땅 밑의 곳과 땅 위의 곳과 타는 곳과 메는 곳과 허공, 나무 위, 마을, 고요한 곳의 곳과 논, 장소, 배, 물의 곳과 사사로이 관문을 통과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거나 남이 보내는 물건을 훔치거나, 물, 양지(楊枝), 나무, 과일, 초목, 발 없는 중생, 두 발 가진 중생, 네 발 가진 중생, 많은 발의 중생을 훔치거나 남과 함께 재물의 사업을 하거나 요구하거나 엿보거나 지키거나 (요긴한) 길목을 망 보는 것 등이니, 이것을 모두 곳이라 하느니라.
땅 밑의 곳이라 함은 땅 속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은 7보, 즉 금, 은, 진주, 유리, 패옥, 자거, 마뇌와 불린 금[生像金寶]과 옷과 그 밖의 땅 속에 묻힌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이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어 가지거나 묻어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에 제 곳을 옮기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려 하다가 들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땅 위의 곳이라 함은 금, 은 등의 7보와 내지 의복이 묻히지 않은 것이나 그 밖의 땅 위에 있는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이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어 가지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에 제 곳을 옮기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려 하다가 들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타는 곳이라 함은 타는 것에 네 가지가 있으니, 코끼리ㆍ말ㆍ수레 ㆍ사람 위에 타는 것이며, 그 밖의 타는 것도 모두가 타는 곳이니라. 이 타는 것 위에 금, 은 등 7보와 내지 의복이 있거나 그 밖의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이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어 가지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제 곳을 옮기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려 하다가 들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또 수레를 훔쳐 가지고 길에서 길로 가거나 길에서 길 아닌 데로 가거나 길 아닌 데서 길로 가거나 구덩이에서 언덕 위로 가거나 언덕 위에서 구덩이에 가면서 이와 같이 훔쳐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제자리를 옮기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갖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메는[擔] 곳이라 함은 머리에 이거나 어깨에 메거나 등에 지거나 안거나 그 밖에 메는 것들이니, 이 온갖 메는 것 위에 금, 은 등 7보와 내지 의복과 그 밖에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이 있는 물건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어 가지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에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려 하다가 들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또 메는 것을 훔친 이가 길에서 길로 가거나 길에서 길 아닌 데로 가거나 길 아닌 데서 길로 가거나 구덩이에서 언덕으로 오르거나 언덕에서 구덩이로 가되 이렇듯 훔치려는 마음으로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가지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빈 곳이라 함은 바람에 불리는 털옷이나 겁패(劫貝)와 구차라(拘遮羅) 비단이나 차라파니(差羅波尼) 옷이나 추마(芻麻)나 삼[麻]이나 솜[綿]이나 발탐남바(鉢耽嵐婆)나, 두두라(頭頭羅) 모시나 기러기, 학, 공작, 앵무, 구관조[鸜鵒] 등의 털이나 그 밖에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이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고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가지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나무 위의 곳이라 함은 물건을 나무 위나 담 위나 울타리 위나 말뚝 위나 용아(龍牙) 말뚝 위나 옷걸이 위나 노끈 평상 위나 나무 형상 위나 크고 작은 자리 위나 책상 위나 땅에 까는 것 위에 두었는데 금, 은과 내지 의복이나 그 밖에 필요한 물건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려 하다가 들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마을이라 함은 네 가지가 있으니, 위에서 말한 것과 같거니와 어떤 마을에 금, 은 내지 의복과 그 밖의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어 가지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다가 들지 못하면 투란차니라.
또 어떤 기계로 그 마을을 공격하여 깨뜨리되, 혹은 물을 대어 공격하거나 혹은 친한 이의 강한 세력으로 하거나 혹은 말을 잘 하는 재주로 속이어 빼앗으면, 처음 얻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가지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고요한 곳이라 함은 마을 밖에 주인이 있는 빈 땅이 있는데, 그 빈 땅에 금, 은 등 7보와 의복과 그 밖에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들어서 가지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다가 들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남의 빈 땅을 무너뜨리거나 혹은 물을 대거나 혹은 친한 이의 강한 세력에 의하거나 혹은 말 잘하는 재주로 속이어서 가지면 처음 갖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갖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논의 곳이라 함은 벼, 보리, 감자 논과 그 밖에 다른 논이니, 그 논에 금, 은 등 7보와 의복과 그 밖에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들어서 가지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려 하다가 들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남의 논을 무너뜨리거나 물을 대거나 친한 이의 강한 세력에 의하거나 혹은 잘하는 말 재주로 속여서 가지면 처음 가지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갖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장소의 곳이라 함은 집의 장소나 저자, 과실 밭, 채소 밭, 못, 뜰 앞, 집 뒤 등의 장소와 그 밖에 다른 것이니 그곳에 금, 은 등 7보와 의복과 그 밖에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들어서 가지거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들다가 들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남의 장소를 파괴하되 혹은 친한 이의 강한 세력에 의하거나 말로써 속이어 가지면 처음 얻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얻으려 하다가 얻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배[船]의 곳이라 함은 작은 배, 큰 배, 대선(臺船), 외나무 배[一木船], 쌍배[舫船], 노 젓는 배, 거북 모양 배, 자라 모양 배, 가죽 배, 뜬 바가지 배[淨瓠船], 과일 배, 달린 배[懸船], 떼 배[栰船] 등과 그 밖의 다른 배이니, 그 위에 금, 은 등 7보와 의복과 그 밖에 필요한 물건으로서 주인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묻어 두거나 들어서 제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들이니, 처음 옮기는 것이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가지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이 언덕에서 저 언덕에 가거나, 저 언덕에서 이 언덕에 오거나, 물을 거스르거나 물을 따르거나, 물속에 숨기거나 언덕 위에다 옮겨 두거나, 풀어서 제자리를 옮기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가지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물의 곳이라 함은 금, 은 등의 7보와 온갖 의복을 물속에 숨겨 둔 것과 수달피, 고기, 자라, 실수마라(失收摩羅), 우발라(優鉢羅)꽃, 발두마(鉢頭摩)꽃, 구물두(拘物頭)꽃, 분타리(分陀利)꽃과 그 밖에 물속에 있는 것으로서 주인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거나 묻어 두거나 제자리를 옮기면 처음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가지려 하다가 가지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남의 물의 장소를 파괴하여 가지는 것과 내지 투란차가 되는 것은 위와 같으니라.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비구에게는 세금 내는 법이 없지만, 속인이 세금을 바쳐야 할 것을 비구가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성 밖으로 던져서, 묻거나 말 재주로 속이거나 주문을 써서 통과시키는 것이니, 내지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가 되는 것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남이 보내는 물건을 훔친다 함은 남이 보내는 물건을 가지고 가다가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머리에서 어깨로 옮겨 두거나 어깨에서 머리에 옮겨 두거나 오른 어깨에서 왼 어깨로 옮겨 두거나 왼 어깨에서 오른 어깨로 옮겨 두거나 오른손에서 왼손에 옮겨 두거나 왼손에서 오른손에 옮겨 두거나 품안에 두거나 땅에 놓거나 들어서, 제자리를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물이라 함은 크고 작은 물동이와 그 밖에 가지가지 물그릇에 있는 갖가지 향수나 약수를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거나 버리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양지(楊枝)라 함은 하나, 둘, 혹은 여러 개, 혹은 한 묶음, 혹은 한 아름, 한 짐을, 향에 쪼이고 약을 바른 것이니,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어 가지거나 제자리를 옮기면, 처음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동산[園]이라 함은 온갖 초목, 숲, 꽃, 과일 밭으로서 임자가 있는 것을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되, 끌어내어 가지거나 들거나 묻어서 제자리를 옮기면, 처음 옮기는 것은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발 없는 중생[無足衆生]이라 함은 뱀, 고기 등과 그 밖에 발이 달리지 않은 중생으로서 주인이 있는 것이니,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두 발의 중생이라 함은 사람, 긴나라[非人], 새, 등과 그 밖의 두 발 달린 중생으로서 주인 있는 것이니,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네 발의 중생이라 함은 코끼리, 말, 소, 낙타, 나귀, 사슴, 양 등과 그 밖의 네 발 가진 중생으로서 주인 있는 것이니,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발이 많은 중생이라 함은 벌, 울주륭가(鬱周隆伽), 지네[而足] 등과 그 밖에 발이 많은 중생으로서 주인이 있는 것이니,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재물의 사업을 같이한다 함은 같이 사업을 하여 재물을 얻으면 마땅히 공평하게 나누어야 할 것이니,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같이 요구한다 함은 남에게 요구하는 말을 하되 ‘언제 오게, 언제 가게. 그리하여 담을 두르고 물건을 훔치거나 길가에서 겁탈하거나 혹은 불을 놓아라. 거기서 얻은 재물을 함께하리라’ 한 것이니,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엿본다 함은 ‘내가 마을, 성, 읍, 나루터, 산골, 사람들이 사는 곳, 시장, 골목 등에 가서 엿보리니, 거기에서 얻는 것은 모두 함께 가지자’고 하는 것으로서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지킨다 함은 ‘밖에서 얻어 온 재물을 내가 지켜 주리니, 얻어지는 물건은 모두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한 것으로서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중요한 길을 망본다 함은 ‘내가 길목에서 망을 보다가 관군[王軍]이나 적군이나 장자의 군사가 오면 말하여 주리니, 거기서 얻어지는 것은 모두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한 것으로서 훔치려는 마음으로 5전어치나 5전어치가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5전이 지나게 얻으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5전을 얻으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5전이 못 되게 얻으면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얻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5전을 구하다가 5전이 지나게 얻으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5전을 구하다가 5전을 얻으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5전을 구하다가 5전이 못되게 얻으면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5전을 구하다가 얻지 못하면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5전이 못 되게 구하다가 5전이 지나게 얻으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5전이 못 되게 구하다가 5전을 얻으면 바라이며, 방편으로 5전이 못 되게 구하다가 5전이 못 되게 얻으면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5전이 못 되게 구하다가 얻지 못하면 돌길라이니라.
또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5전이 지나게 얻으면 둘이 모두 바라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5전을 얻으면 둘이 모두 바라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5전이 못 되게 얻으면 둘이 모두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지나게 구하다가 얻지 못하면 둘이 모두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을 구하다가 5전이 지나게 얻으면 둘이 모두 바라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을 구하다가 5전을 얻으면 둘이 모두 바라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을 구하다가 5전이 못 되게 얻으면 둘이 모두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을 구하다가 얻지 못하면 이는 모두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못 되게 구하다가 5전이 지나게 얻으면 가져온 이는 바라이며, 시킨 이는 투란차이다,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못 되게 구하다가 5전을 얻으면 가져온 이는 바라이며, 시킨 이는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못되게 구하다가 5전이 못 되게 얻으면 둘이 모두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 못 되게 구하다가 얻지 못하면 둘이 모두 돌길라이니라.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구하는데 분부를 받은 이가 다른 물건을 가져오면 가져온 이는 바라이며, 시킨 이는 투란차이며,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구하는데 분부를 받은 이가 다른 곳에서 다른 물건을 가져오면 분부를 받은 이는 바라이며, 시킨 이는 투란차이니라.
또 방편으로 사람을 시켜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구하는데 분부를 받은 이가 생각하되 ‘물건을 훔치라 하는구나’ 하면서도, 훔치려는 마음이 없이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얻으면 시킨 이는 바라이며, 분부를 받은 이는 죄가 없느니라.
또 사람을 시켜 물건을 가져오게 하는데 분부를 받은 이가 생각하되 ‘도둑질을 시켜 물건을 가지려 하는구나’ 하면서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얻으면 분부를 받은 이는 바라이며, 시킨 이는 죄가 없느니라.
또 주인 있는 것을 주인 있다고 생각하면서 주지 않는 것을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가지면 바라이요 주인이 있는지 의심하면서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가지면 투란차이며, 주인 없는 것을 주인 있다고 생각하면서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가지면 투란차이며, 주인 없는 물건을 의심하면서 5전이나 5전이 지나게 가지면 투란차이니라.
주인 있는 것을 주인 있다고 생각하면서 5전이 못 되게 가지면 투란차이며, 주인 있는 것을 의심하면서 5전이 못되게 가지면 돌길라이며, 주인 없는 것을 주인 없다고 생각하면서 5전이 못 되게 가지면 돌길라이며, 주인 없는 것을 의심하면서 5전이 못 되게 가지면 돌길라이니라.
비구니는 바라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의 물리침이니, 이것들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주었다고 생각했거나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했거나 버린 것으로 생각했거나 잠깐 쓴다고 생각했거나 매우 착한 이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니, 모두 범하지 않느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계율을 제정하기 전이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힌 때이니 모두 범함이 없느니라.
023_0001_a_01L四分律序夫戒之興所以防邪撿失禁止四魔超世之道非戒不弘斯乃三乘之津萬善之窟宅者也然群生愚惑寢冥室宛轉四流甘履八苦開惡趣之原杜歸眞之路遊遊長夜莫能自時有出家庶幾玄微者徒懷遠趣迷於發足是以如來悼群瞽之無目睹八難以增哀開戒德之妙門示涅槃之正路始於毘耶離初結茲戒有二百五十八篇以此七罪科分降相從輕重位判斯皆神口之所制禍福之定揩者也然律藏淵曠卷舒無常略而至三廣則無量此二百五蓋因時人之作也足以啓曚足以階道三寶之隆以之爲盛先聖之道斯爲羙矣自大教東流幾五百載蒙餘暉然律經未備先進明哲多以戒學爲心然方殊音隔文義未融步聖蹤難以致盡所以怏怏終身西望歎息曁至壬辰之年有晉國沙門支法領感邊土之乖聖慨正化之未乃亡身以俎險庶弘道於無聞西越流沙遠期天竺路經于闐會遇曇無德部體大乘三藏沙門佛陀耶舍才體博聞明鍊經律三藏方等皆諷通利卽於其國廣集諸經於精還以歲在戊申始達秦國秦主姚欣以爲深奧冥珍嘉瑞而謂大法深濟必由戒神衆所傳不可有闕卽以其年重請出律藏時集持律沙門三百餘人於長安中寺出卽以領弟慧辯爲譯校定陶鍊反覆務存無本末精悉若睹初制此土先所出差互不同每以爲惑以今律藏檢之方知所以蓋#由大聖遷化後五部分張各據當時所聞開閉有以於是資相傳遂使有彼此之異會曩推雖復小小差互終歸一本何以明之如薩婆多部律著涅槃僧著三衣爲多名餘部亦爾此律藏摠爲一名齊整而已高#下參差乃是齊整之說以是推之五部之差麤亦可想諸尋求不以爲惑今律藏畫然正教明白可以濟神可以無惑而今之學者多修文飾之印不以戒學爲先由使佛藏有鳥鼠之喩衆集有猿猴之況斯之苦切亦以極矣凡我之徒宜各勖勵明愼執持令大法久住焉四分律 卷第一分之一 和姚秦罽賓三藏佛陁耶舍共竺佛念等譯稽首禮諸佛 及法比丘僧 今演毘尼法令正法久住 優波離爲首 及餘身證者今說戒要義 諸賢咸共聽 今欲說深戒爲樂持戒者 爲能諷誦者 利益諸長老今說十句義 諸佛之戒法 令僧喜永安攝取於僧故 不信者令信 已信者增長斷不持戒者 令邪道入正 慚愧者安隱佛法得久住 是以世最勝 演布禁戒經衆山須彌最 衆流海爲最 衆經億百千戒爲第一最 欲求第一最 今世及後世當持此禁戒 終身莫毀犯 除結無罣㝵縛著由此解 以戒自觀察 如鏡照面像夫欲造善法 備具三種業 當審觀其意如羅云經說 所以立王者 由世諍訟故衆人之所擧 古昔之常法 犯罪者知法順法者成就 戒律亦如是 如王治正法如醫觀衆病 進止得其所 可治則進藥不可者則捨 如醫經所說 四事不可治可救有十三 餘者不須救 譬如有死屍大海不容受 爲疾風所飄 棄之於岸上諸作惡行者 猶如彼死屍 衆所不容受以是當持戒 如守門牢固 不憂失財物若垣牆缺壞 有財者憂懼 佛戒不缺漏奉持者無憂 禁戒不牢固 毀犯者懷憂坏器多穿漏 瓦師懷愁憂 器物若完具眷屬皆歡喜 持戒有缺漏 爲惡者常憂不毀禁戒者 心常懷歡喜 如熛火雖微莫輕以爲小 所經諸草木 燒盡無有餘所造惡雖微 愼莫謂爲輕 如破伊羅葉常在於龍中 如師子虎吼 醉者不恐怖小獸聲雖微 醒者聞則懼 如是三垢人一切惡不懼 智者於微惡 常懷於恐畏如合和衆藥 擇去不良者 病者服除愈身康得安樂 如是念修戒 能避諸惡行除諸結使患 安隱入涅槃 若欲涉遠路當自護其足 足若毀壞者 不能涉遠道求天若涅槃 方便守護戒 如是無毀壞必能度嶮道 如人欲渡河 用手及浮囊雖深無沒憂 便能到彼岸 如是諸佛子修行禁戒本 終不迴邪流 沒溺生死海譬如帝釋堂 彫飾衆寶成 七寶爲階陛天人之所行 如是正法堂 七覺意莊嚴禁戒爲階陛 賢聖之所行 如善學世閒一切衆技藝 爲王所愛念 以是得安樂佛所說禁戒 能善修學者 終不墮惡趣永得安隱處 如先自牢衆 然後破彼軍賢聖衆牢固 然後破魔軍 聖衆若和合世尊所稱譽 以衆和合故 佛法得久住如乳母慈愛 養護於其子 一切水火難護使不傷害 禁戒猶慈母 守護於行者終不墮畜生 餓鬼地獄中 如有勇猛將善習戰鬪法 降伏於彼敵 沒死不顧命佛子亦如是 善學於禁戒 五陰散壞時終不畏命盡 從佛戒所生 爾乃是眞生猶如鴦崛魔 如來所記別 若有捨戒者於佛法爲死 持戒如護命 守之無毀失譬如得王印 所往無罣㝵 毀缺則難詰全失則被縛 戒印全具者 所至無罣㝵小毀則不定 大毀入三惡 爲一切人故降伏諸魔鬼 神仙五通人 造設於呪術爲彼慚愧者 攝諸不慚愧 如來立禁戒半月半月說 已說戒利益 稽首禮諸佛此偈非是迦葉千衆集律時人所造乃是後五部分張各據所傳卽是居一衆之首者將欲爲衆辦釋律相故先偈讚然後說之 四波羅夷法之一爾時佛遊蘇羅婆國與大比丘衆五百人俱漸漸遊行至毘蘭若卽於彼宿那鄰羅濱洲曼陁羅樹下毘蘭若婆羅門聞瞿曇沙門釋家子離釋種出家爲道從蘇羅婆國將大比丘衆五百人俱漸漸遊行來至此毘蘭若那鄰羅濱洲曼陁羅樹下住此沙門瞿曇如是大名稱如來無所著等正覺行足爲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天人師佛世尊彼於諸天婆羅門衆中獲神通作證常說正上善中善下善義味淸淨自然具足修習梵行善哉#我等得見如是無著人我今寧可宜往問訊沙門瞿曇爾時毘蘭若婆羅門卽往世尊所已共相問訊在一面坐世尊無數方便爲說法開化令得歡喜聞佛說得歡喜已卽白佛言世尊唯見哀當受我請及比丘僧三月夏安居世尊及比丘僧默然受請毘蘭若婆羅門見世尊默然受請卽從坐遶佛而去世尊與五百比丘衆彼夏安居三月有波離國販馬人驅五百疋馬住毘蘭若夏九十日世穀貴人民飢餓白骨狼藉乞求難毘蘭若婆羅門雖請如來及比丘僧三月都不供養供給所須何以皆是魔波旬所作爾時諸比丘從毘蘭若乞食不得次往彼販馬人所乞食時販馬人自念如今此閒時世穀貴人民飢餓乞食難得白骨狼藉彼諸比丘從彼乞食不得故來此耳我今寧可日施比丘馬麥五升世尊一斗耶卽如所念日與諸比丘馬麥五升世尊一斗佛所得麥分與阿阿難使人磨作乾飯奉佛佛食乾諸比丘各各得成煮麥而食佛與比丘所食各異尊者大目連往世尊所頭面作禮卻坐一面白世尊言大德今此閒穀貴人民飢餓乞求難諸比丘食飮麤惡而皆羸瘦若世尊聽諸神足比丘詣鬱單越取自然粳米食者當往佛告目連言諸有神足比丘可往至彼取粳米食無神足者當云何目連白佛諸有神足者意自往不得神足者我當以神足力接往至彼佛告目連止止莫作是語何以故汝等丈夫得神足可爾未來世比丘當云何尊者舍利弗於閑靜處作是念言何者等正覺修梵行佛法久住何者等正覺修梵行佛法不久住爾時舍利弗從靜處起整衣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臾退坐白世尊言向者我於靜處坐作是念何者等正覺修梵行佛法久何者等正覺修梵行佛法不久住願爲開示佛告舍利弗毘婆尸佛拘留孫佛迦葉佛此諸佛修梵行法得久住隨葉佛拘那含牟尼佛不久住舍利弗白佛言以何因緣婆尸佛式佛拘留孫佛迦葉佛修梵法得久住以何因緣故隨葉佛那含牟尼佛修梵行法不得久住耶佛告舍利弗拘那含牟尼佛隨葉佛不廣爲諸弟子說法契經祇夜經記經偈經句經因緣經本生經善道方等經未曾有經譬喩經優波提舍經不爲人廣說契經乃至優波提舍經不結戒亦不說戒故諸弟子疲是以法不久住爾時彼世尊知諸弟子疲厭心故但作如是教是事應是不應念是應思惟是不應思惟是應斷是應具足住舍利弗乃往昔隨葉佛依恐畏林中住與大比丘千人俱舍利弗若有人未離欲入彼林中身毛皆豎故名恐畏林又舍利拘那含牟尼佛隨葉佛如來至眞等正覺觀千比丘心中疲厭爲說法是事應念是不應念是事應思惟事不應思惟是應斷是應具足住利弗當知爾時彼佛及諸聲聞在世佛法廣流布若彼佛及諸聲聞滅度世閒人種種名種種姓種種家出家以是故疾滅佛法不久住何以故以經法攝故舍利弗譬如種種花散置案上風吹則散何以故以無線貫穿故如是舍利弗彼佛及聲聞衆在世者佛法流布若彼佛及諸聲聞衆滅後世閒人種種名種種姓種種家出家者令法疾滅不久住#何以故以經法攝取故爾時世尊告舍利弗毘婆尸佛式佛拘留孫佛迦葉佛諸弟子廣說經法從契經乃至優波富守提舍經亦結戒亦說戒弟子衆心疲時佛知彼心疲厭作如是#教是應念是不應念是應思惟是不應思惟是應斷是應具足住如是舍利弗彼諸佛及聲聞衆在世佛法流布若彼諸佛及聲聞衆滅度後諸世閒人種種名種種姓種種家出家不令佛法疾滅何以故以經法善攝故舍利弗譬如種種華置於案上以線貫雖爲吹而不分散何以故以線善貫攝如是舍利弗彼佛及聲聞衆在世佛法廣說如上舍利弗以此因緣毘婆尸佛乃至迦葉佛佛法得久以此因緣故拘那含牟尼佛隨葉佛佛法不得久住爾時舍利弗從坐起偏露右臂右膝著地合掌白佛世尊今正是時唯願大聖與諸丘結戒說戒使修梵行法得久住告舍利弗且止佛自知時舍利弗如來未爲諸比丘結戒何以故比丘未有犯有漏法若有犯有漏法者然世尊爲諸比丘結戒斷彼有漏故舍利弗比丘乃至未得利養故未利才生有漏法若得利養便生有漏法有漏法生世尊乃爲諸比丘結戒欲使彼斷有漏法故舍利弗比丘未生有漏法者以未有名稱爲人所識多聞多財業故若比丘得名稱乃至多財業便生有漏法若有漏法生然後世尊當爲結戒欲使彼斷有漏法故舍利弗汝且止如來自知時爾時世尊在毘舍離時迦蘭陁村須那子於彼村中饒財多寶持信固出家爲道時世穀貴乞求難得須提那子作是思惟今時世穀貴諸比丘乞求難得我今寧可將諸比丘詣迦蘭陁村乞食諸比丘因我故大得養得修梵行亦使我宗族快行布施作諸福德作是念已卽將諸比丘詣迦蘭陁村須提那母聞其子將比丘還歸本村卽往迎到彼子所語其子言可時捨道還作白衣何以故汝父已死我今單獨恐家財物沒於官但汝父財旣多況祖父已來財物無量甚可愛惜是以汝今應捨道就俗卽荅母言我不能捨道習此非今甚樂梵行修無上道如是至三其子亦荅言不能捨道還俗其母便捨之而去詣其婦所語言汝月期時便來語我婦自知時到往語其姑欲知我月期時至母語其婦汝取初嫁時嚴身衣服盡著而來卽如其便自莊嚴與母共俱至其兒所正是時便可捨道就俗何以故汝若不捨道者我財物當沒入於官兒答母言我不能捨道母如是再三語子汝婦今日華水已出便可安子使汝種不斷子白母言此事甚易我能爲之迦蘭陁子佛未制戒前不見欲穢便捉婦臂將至園中屛處三行不淨園中有鬼命終卽處其胎胎九月生男顏貌端政與世無雙爲種子諸根具足漸漸長大剃髮被袈裟以信堅固出家學道精勤不懈得阿羅漢神足變化威德無量故號尊者種子須提那習沙門威儀無事不知觸事皆行亦能轉教於人爾時須提那行不淨已來常懷愁憂諸同學見已問汝何愁憂耶汝久修梵行威儀禮節無事不知何所愁爲不樂梵行耶須提那言我甚樂梵行近在屛處犯惡行與故二行不淨故愁耳諸比丘言須提那汝云何乃作如是惡事於如來淸淨法中於欲無欲垢無垢能斷渴愛破壞巢窟除衆結愛盡涅槃汝今云何於此淸淨法與故二共行不淨行耶爾時諸比丘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此因緣具白世尊世尊爾時以此因集諸比丘世尊知而問知而不問時而問時而不問義合問義不合不爾時世尊知時義合問須提那實與故二行不淨行耶如是世尊犯不淨行爾時世尊以無數方便責言汝所爲非非威儀非沙門法非淨行非隨順行所不應爲汝須提那云何於此淸淨法中行乃至愛盡涅與故二行不淨耶告諸比丘寧持男根著毒蛇口中不持著女根中以故不以此緣墮於惡道若犯女人身壞命終墮三惡道何以故我無數方便說斷欲法斷於欲想滅欲念天亮散欲熱越度愛結我無數方便說欲如火如把草炬亦如樹果又如假借猶如枯骨亦如段肉如夢所見如履鋒刃如新瓦器盛水著於日中如毒蛇頭如輪轉刀如在尖摽如利戟刺甚可穢惡佛所呵責須提那於#我淸淨法中乃至愛盡涅槃與故二行淨行爾時世尊無數方便呵責已諸比丘須提那癡人多種有漏處初犯戒自今已去與諸比丘結戒十句義一攝取於僧二令僧歡喜三令僧安樂四令未信者信五已信者令增長六難調者令調順七慚愧者安樂八斷現在有漏九斷未來有十正法得久住欲說戒者當如是說若比丘犯不淨行行婬欲法是比丘波羅夷不共住如是世尊與諸丘結戒爾時有跋闍子比丘愁憂樂淨行卽還家共故二行不淨行彼作是念世尊與諸比丘結戒若比丘犯不淨行行婬欲法是比丘波羅夷不共住然我愁憂不樂淨行還家與故二共行不淨行我將不犯波羅夷耶我當云何卽便語諸同學言長老尊爲諸比丘結戒若比丘犯不淨行婬欲法是比丘犯波羅夷不共然我有愁憂不樂淨行還家與故共行不淨行我將無不犯波羅夷耶我今當云何善哉長老爲我以事白佛隨佛所教我當奉行爾時諸丘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坐以此因緣具白世尊世尊爾時以此因緣集比丘僧無數方便呵責跋子比丘汝所爲非非威儀非沙門法非淨行非隨順行所不應爲云何人不樂淨行還家與故二行不淨行初入便波羅夷汝癡人得波羅夷共住是故比丘若有餘人不樂淨行聽捨戒還家若復欲出家於佛法中修淨行應度令出家受大戒自今去當如是說戒若比丘共比丘同若不捨戒若戒羸不自悔犯不淨行行婬欲法是比丘波羅夷不共住如是世尊與諸比丘結戒爾時有乞食比丘林中住有一雌獼猴先在彼林中時乞食比丘到村乞食還在林中食食已餘食與此獼猴如是漸漸調順逐比丘後行乃至手捉不去此比丘卽捉獼猴共行不淨有衆多比丘案行住處次至彼林中獼猴在比丘前迴身背之現其婬相諸比丘作是念此獼猴在我等前迴身現其婬相將無與餘比丘作不淨行耶咸共相告在屛處伺之彼比丘乞食還在林中食已以餘食與彼獼猴獼猴食已便共行不淨行諸比丘見已卽來語言如來不制言比丘不得行不淨行耶彼比丘報言如來所男犯婦女不制畜生諸比丘聞此語已往至佛所頭面作禮以此因緣具白世尊世尊爾時以此因緣卽集比丘僧無數方便呵責彼乞食比丘言云何比丘與獼猴共行不淨行耶初入波羅夷欲說戒者當如是說若比丘共比丘同戒若不還戒戒羸不自悔犯不淨行乃至共畜生是比丘波羅夷不共住若比丘者名字比丘相似比丘自稱比丘善來比丘乞求比丘著割截衣比丘破結使比丘受大戒白四羯磨如法成就得處所比丘中比丘若受大戒白四羯磨如法成得處所住比丘法中是謂比丘義是中共比丘者餘比丘受大戒白四羯磨如法成就得處所住比丘法中是共比丘義云何名爲同戒我爲諸弟子結戒已寧死不犯是中共餘比丘一戒同戒等戒是名同戒云何名不捨戒顚狂捨戒顚狂人前捨戒亂捨戒心亂人前捨戒痛惱捨戒惱人前捨戒啞捨戒聾捨戒啞聾捨啞人前捨戒聾人前捨戒啞聾人前捨戒中國人邊地人前捨戒邊地人中國人前捨戒不靜靜想捨戒作不靜想捨戒戲笑捨戒若天若龍若夜叉若餓鬼若睡眠人若死人無知人若自不語若語前人不解是等不名捨戒云何捨戒若比丘不樂修梵行欲得還家厭比丘法常懷慚愧貪樂在家貪樂優婆塞法念沙彌法或樂外道法樂外道弟子樂非沙門非釋子法便作如是語我捨佛捨法捨比丘僧捨和上捨同和上捨阿闍梨捨同阿闍梨捨諸梵捨戒捨律捨學事受居家法我作淨人我作優婆塞我作沙彌我作外我作外道弟子我作非沙門非釋種子若復作如是語我止不須佛於我何益離於佛所如是乃至學事亦如是若復作餘語毀佛乃至學事便讚歎家業乃至非沙門非釋子以如是語了了說是名捨戒戒羸者或有戒羸不捨戒或有戒羸而捨戒何者戒羸不捨戒若比丘愁憂不樂梵行欲得還家厭比丘法常懷慚愧意樂在家乃至樂欲作非沙門非釋子法便作是言我念父母兄弟姊妹婦兒村落城邑園田浴池我欲捨佛乃至學事便欲受持家業乃至非沙門非釋種子是謂戒羸不捨戒何者戒羸而捨戒若作如是思惟欲捨戒便捨戒是謂戒羸而捨戒淨行者是婬欲法下至共畜生者行婬處者是也云何名波羅夷譬如斷人頭不可復起比丘亦復如是此法者不復成比丘故名波羅夷何名不共住有二共住同一羯磨一說戒不得於是二事中住故名不共住三種行不淨行波羅夷非人畜生復有五種行不淨行波羅夷童女有二形黃門男子於此五處行不淨行波羅夷於三種婦行不淨波羅夷何者三人婦非人婦畜生於此三處行不淨行犯波羅夷種童女三種二形三種不能男三種男子於此行不淨行波羅夷亦如是犯人婦三處波羅夷大便道小便道及口非人婦畜生婦人童女非人童畜生童女人二形非人二形畜生二形三處亦如是人黃門二處行不淨波羅夷大便道及口非人黃門生黃門亦如是人男非人男畜生男二處亦如是比丘有婬心向人婦女大便道小便道及口若初入犯若不入不犯有隔有隔有隔無隔無隔有隔無隔無隔波羅夷若比丘有婬意非人婦女畜生婦女人童女非人童畜生童女人二形非人二形畜生二形三處亦如是人黃門非人黃門畜生黃門人男非人男畜生男二處亦如是若比丘婬意向人睡眠婦女若死#形未壞多未壞大便道小便道及口若初入犯不入不犯有隔無隔亦如是廣說乃至男子亦如是若比丘爲怨家將至人婦女所强持男根令入三處始入覺樂入已樂出時樂波羅夷始入樂入已樂出時不樂羅夷始入樂入已不樂出時樂波羅始入樂入已不樂出時不樂波羅夷始入不樂入已樂出時樂波羅夷始入不樂入已不樂出時樂波羅夷有隔無隔亦如是從非人女乃至男亦如是若比丘爲怨家將至人睡眠婦女若死形未壞若多未壞覺樂亦如是有隔無隔亦如是從非人女乃至男子亦如是若怨家强捉比丘大便道中行不淨若入覺樂波羅夷入已覺樂出時覺樂亦如上乃至有隔無隔亦如上從道入道從道入非從非道入道若限齊入若盡入語不語若以婬心乃至入如毛頭羅夷方便而不入偸蘭遮若比丘方便求欲行不淨行成者波羅夷不成偸蘭遮若比丘教比丘行不淨行彼比丘若作教者偸蘭遮若不作教突吉羅比丘尼教比丘行不淨行若比丘作尼偸蘭遮不作尼突吉羅除比丘比丘尼餘衆相教行不淨行作不作盡犯突吉羅若死屍半壞不淨入便偸蘭遮若多分壞若一切偸蘭遮若骨閒行不淨偸蘭遮穿地作孔摶泥作孔若君持口中偸蘭遮若道想若疑如是一切偸蘭若道作道想波羅夷若道疑波羅若道非道想波羅夷非道道想蘭遮非道疑偸蘭遮比丘尼波羅夷式叉摩那沙彌沙彌尼突吉羅滅擯是謂爲犯不犯者若睡眠無所覺知不受樂一切無有婬意不犯不犯者初未制戒癡狂心亂痛惱所纏無犯一境爾時世尊遊羅閱城耆闍崛山中羅閱城中有比丘字檀尼迦陶師子在閑靜處止一草屋彼比丘入村乞後有取薪人破其草屋持歸比丘乞食還作是念我今獨在閑靜處取草木作屋入村乞食後取薪柴人破我屋持歸我今自有技藝寧可和作全成瓦屋彼比丘卽便和泥作全成瓦屋取柴薪牛屎燒之屋成色赤如火爾時世尊從耆闍崛山下遙見此舍色赤如火見已知而故問諸比丘此是何等赤色諸比丘白佛世尊有一比丘名檀尼迦陶師子獨處閑靜住一草屋乞食後諸取薪破其屋持歸彼還見舍破卽作是我自有技藝今寧可作全成瓦屋於中止住卽便作之是其屋色赤如爾時世尊以無數方便呵責彼比丘言汝所爲非非威儀非沙門法淨行非隨順行所不應爲云何檀尼迦比丘陶師子自作此屋大集柴薪牛屎而燒之我常無數方便說慈愍衆生云何癡人自作泥屋聚積柴薪牛屎而燒之自今已去不得作赤色全成瓦屋作者突吉羅爾時世尊勅諸比丘汝等共集相率速詣檀尼迦屋所打破諸比丘卽如佛教往詣打破檀尼迦見諸比丘破屋已便作是語我有何過而破我屋諸比丘荅曰汝無有過亦不憎汝我向受世尊教故來破汝屋耳檀尼迦比丘言若世尊教勅者正是其宜爾時摩竭國甁沙王有守材人與此檀尼迦比丘少小親厚知識檀尼迦比丘往至守材人所語言汝知不耶王甁沙與我材木我今須材便可與我彼人言王與者好惡多少隨意自取王所留要材比丘輒取斫截持去有一大統知城事至材坊見王所留要材斫截狼藉見已卽問守材人言此王所留要材誰斬截持去守材人言檀尼迦比丘來至我所而作是言王與我材今須材用便可見與我尋報王與汝材恣意取之比丘卽入材坊斫截持去大臣聞此語已嫌王言云何以此要材與比丘幸自更有餘材可以與之而令此比丘斫截要材持去大臣往至王所白言大王先所留要材云何乃與比丘斫截持去幸自更有餘材可以與之何故壞此好材王報言我都不自憶以材與人若有憶者語我大臣卽攝守材人來將詣王所守材人遙見檀尼迦比丘語言大德以汝取材今攝我去汝可來爲我決了慈愍比丘報言汝但去我正爾往尼迦比丘後往王所在前默然而住王卽問言大德我實與汝材不比丘答言實與我材王言我不憶與汝材汝可爲我作憶念比丘報言王自憶初登位時口自發言若我世時我境內有沙門婆羅門知慚愧樂學戒者與而取不與不取與而用不與不用從今日沙門婆羅門草木及水聽隨意用不得不與而用自今已去聽沙門婆羅門草木及水隨意用大德我初登位時實有如是語大德我說無主物不說有主物德應死王自念言我剎利王水澆頭云何以少材而斷出家人命是所不應爾時王以無數方便呵責比丘勅諸臣放此比丘去卽如王教去後諸臣皆高聲大論不平王意云何如此死事但爾呵責而放也閱城中有諸居士不信樂佛法衆者皆譏嫌言沙門釋子無有慚愧無所畏懼不與而取外自稱言我知正法如是何有正法尚取王材何況餘人我等自今已往勿復親近沙門釋子禮拜問訊供養恭敬無使入村勿復安止諸比丘聞諸少欲知足行頭知慚愧樂學戒者嫌責檀尼迦何偸甁沙王材木耶爾時諸比丘往至佛所頭面禮足已在一面坐以此因緣具白世尊世尊爾時以此因緣集比丘僧知而故問檀尼迦比丘審爾王不與材而取不荅言實爾世尊爾時以無數方便呵責檀尼迦比丘言汝所爲非非威儀非沙門法非淨行非隨順行所不應爲云何檀尼迦王不與材而取我無數方便歎與者當取取者當用汝今云何王不與材而取耶爾時復有一比丘名曰迦樓本是王大臣善知世法去世尊不遠在衆中坐爾時世尊知而故問迦樓比丘言王法不與取幾許物比丘白佛言若取五錢若直五錢應死云何檀尼迦比丘王不與材而取爾時世尊以無數方便呵責檀尼迦比丘已告諸比丘檀尼迦比丘癡人多種有漏處最初犯戒自今已與比丘結戒集十句義乃至正法久住欲說戒者當如是說若比丘若在村落若閑靜處不與盜心取隨不與取法若爲王王大臣所捉若殺若驅出國汝是賊汝癡汝無所知是比丘波羅夷不共住比丘義如上村者有四種一者周帀垣牆二者柵三者籬牆不周四者四周屋閑靜處者村外空靜地是謂閑靜處不與他不捨盜者盜心取也隨不與取若五錢若直五錢王者得自在屬人大臣者種種大臣輔佐王波羅夷不共住者如上說有三種不與取波羅夷若自手取若看取若遣人取復有三種取波羅夷非己物想取暫用取非同意取復有三種取#他物他物想取若擧離本處復有三種取有主有主想取若擧離本處復有三種取他護他護想取若擧離本處有四種不與取波羅夷自手取若看若遣人取擧離本處復有四種取波羅夷非己物想取不暫取不同意若擧離本處復有四種取他物物想取若重物若擧離本處復有四有主有主想若重物若擧離本處復有四種他護他護想若重物若擧離本處復有五種不與取波羅夷自手取若看他取若遣人取若重物若擧離本處復有五種非己物想取不暫取非同意取若重物若擧離本復有五種若他物他物想若重物盜心擧離本處復有五種有主有主若重物盜心擧離本處復有五種他護他護想若重物盜心擧離本處復有六種不與取波羅夷自手取遣人取若重物盜心擧離本處己物非己物想有六種亦如是是爲六種取得波羅夷處者若地處若地上處若乘處若擔若虛空若樹上若阿蘭若處若田若處所若船水處若私度關塞不輸稅若取他寄信物若取水楊枝樹果草木無足衆若二足四足多足若同財業若要若伺候若守護若邏要道是謂處地處者地中伏藏未發出七寶眞珠琉璃貝玉硨璖瑪瑙生像金寶衣被若復有餘地中所須之物屬主若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取若埋藏若擧離本處初離處羅夷若方便欲擧而不擧偸蘭遮上處者金銀七寶乃至衣被不埋若復有餘地上所須之物屬主者若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取若埋藏若擧離本處初離處波羅夷方便欲擧而不擧偸蘭遮乘處者乘有四象乘馬乘車乘步乘若復有餘乘盡名爲乘乘上若有金銀七寶乃至衣被若復有餘所須有主物若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取若埋若取離本處初離處波羅夷便欲擧而不擧偸蘭遮若取乘從道至道從道至非道從非道至道從坑中至岸上從岸上至坑中如是取離本處初離處波羅夷若方便欲取而不取偸蘭遮擔處者頭擔肩擔背擔若抱若復有餘擔此諸擔上有金銀七寶乃至衣被若復有餘所須之物有主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取若埋藏若取離本處初離處羅夷若方便欲擧而不擧偸蘭遮取擔者從道至道從道至非道從非道至道從坑中至岸上從岸上至坑如是以盜心取離本處初離波羅若方便欲取而不取偸蘭遮空處若風吹毳若劫貝拘遮羅若差羅波尼若芻摩若麻若緜若鉢耽嵐婆若頭頭羅若鴈若鶴若孔雀鸚鵡若復有餘所須之物有主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離本處初離波羅方便欲取而不偸蘭遮上處者若擧物在樹上牆上籬上杙上龍牙杙上衣架上繩牀上木牀上若大小蓐上机上地敷上有金銀乃至衣被及餘所須之物在上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取若埋藏若擧離本處初離波羅夷方便欲擧而不擧偸蘭遮村處者有四種如上若村中有金銀乃至衣被及餘所須之物有公茂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取若埋藏若擧取離處初離波羅夷方便欲擧而不擧偸蘭遮若以機關攻擊破村若作水澆或依親厚强力以言辭辯說誑惑而取初得波羅夷方便欲取而不取偸蘭遮阿蘭若處者村外有主空地彼空處有金銀七寶衣被及餘所須有主物以盜取五錢若過五錢若擧取若埋藏擧離處初離波羅夷方便欲擧而不擧蘭遮若以方便壞他空地若作水澆或依親厚强力或以言詞辯說誑惑而取初得波羅夷方便欲取而得偸蘭遮田處者稻田麥田甘蔗田若復有餘田彼田中有金銀七衣被及餘所須之物有主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擧取若埋藏擧處初離波羅夷方便欲擧而不擧偸蘭遮若以方便壞他田若作水澆壞若依親厚强力或以言詞辯說誑惑而取初得波羅夷方便欲取而不取偸蘭遮處所者若家處所若市肆處若果園若菜園若池若庭前若舍後若復有餘處彼有金銀七寶衣被餘所須之物有主以盜心取五錢五錢若擧取若埋藏取擧離處初離波羅夷方便欲擧而不擧偸蘭遮壞他處所若依親厚强力若以言詞辯說誑惑而取初得波羅夷方便不得偸蘭遮船處者小船大船臺一木船舫船櫓船龜形船鼈形船皮船浮瓠船果船懸船栰船若復餘船上金銀七寶衣被及餘所須之物有主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埋藏本處初離波羅夷方便欲取而不得偸蘭遮若從此岸至彼岸從彼岸至此岸若逆流若順流若沈著水中若移岸上若解移處波羅夷方便欲取而不得偸蘭遮水處者若藏金寶及諸衣被沈著水中若水獺魚若鼈若失收摩羅若優鉢羅華鉢頭摩華拘物頭華分陁利華及餘水中物有主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取若埋藏離本處初離波羅夷方便欲取而不得偸蘭遮若以方便壞他水處取乃至偸蘭遮如上不輸稅者比丘無輸稅法若白衣應輸稅比丘以盜心爲他過物若擲關外若五錢若過五錢若埋藏擧若以辯言說誑惑若以呪術過乃至方便偸蘭遮如上取他寄信物者寄持信物去作盜心取五錢若過五錢頭上移著肩上肩上移著頭上從右肩移著左肩上從左肩移著右肩上若從右手移著左手從左手移著右手抱中若著地擧離處初離波羅夷便偸蘭遮水者若大小盆及餘種種水器若衆香水若藥水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取若棄波羅夷方便蘭遮楊枝者若一若兩若衆多若一把若一束若一抱若一擔若香所熏藥塗若賊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取離本處初離處波羅夷方便蘭遮園者諸一切草木叢林華果以盜心取五錢若過五錢若牽挽若擧若埋藏離本處初離處波羅方便偸蘭遮無足衆生者魚及餘無足衆生有主者盜心取直五錢若過五錢波羅夷方便偸蘭遮二足衆生者非人鳥及餘二足衆生有主者以盜心取直五錢若過五錢羅夷方便偸蘭遮四足衆生者駱駝鹿羊及餘有四足衆生有主者以盜心取直五錢若過五錢羅夷方便偸蘭遮多足者鬱周隆伽若百足及餘多足衆生有主者以盜心取直五錢若過五錢波羅夷方便偸蘭遮同財業者同事業得財物當共以盜心取直五錢若過五錢波羅夷方便偸蘭遮共要者共他作要教言某時去某時來若穿牆取物若道路劫取若燒從彼得財物來以盜心取直五錢若過五錢波羅夷方便偸蘭遮伺候者我當往觀彼村若城邑若船渡處若山谷若人所居市肆處作坊處於彼所得物一切以盜心取直五錢若過五錢波羅夷方便偸蘭遮守護者從外得財來我當守護若所得物一切共若以盜取直五錢若過五錢波羅夷方便偸蘭遮看道者我當看道若有王者軍來若賊軍來若長者軍來當相告若有所得財物一切共若以盜心直五錢若過五錢波羅夷方便偸蘭方便求過五錢得過五錢波羅夷若方便求過五錢得五錢波羅夷便求過五錢得減五錢偸蘭遮方便求過五錢不得偸蘭遮方便求五錢得過五錢波羅夷方便求五錢得五波羅夷方便求五錢得減五錢蘭遮方便求五錢不得偸蘭遮方便求減五錢得過五錢波羅夷方便求減五錢得五錢波羅夷方便求減五得減五錢偸蘭遮方便求減五錢不得突吉羅教人方便求過五錢過五錢二俱波羅夷方便教人求過五錢得五錢二俱波羅夷方便教人求過五錢得減五錢二俱偸蘭遮便教人求過五錢不得二俱偸蘭遮方便教人求五錢得過五錢二俱波羅夷方便教人求五錢得五錢二俱波羅夷方便教人求五錢得減五錢二俱偸蘭遮方便教人求五錢不得二俱偸蘭遮方便教人求減五錢過五錢取者波羅夷教者偸蘭遮方便教人求減五錢得五錢取者波羅夷教者偸蘭遮方便教人求減錢得減五錢二俱偸蘭遮方便教人求減五錢不得二俱突吉羅方便人求五錢若過五錢受教者取異取者波羅夷教者偸蘭遮方便教人求五錢若過五錢受教者異處取物受教者波羅夷教者偸蘭遮若方便教人求五錢若過五錢受教者謂使取物無盜心而取得五錢若過五錢教者波羅夷受使者無犯若教人取物受教者謂教盜取若取得直五錢若過五錢受教者波羅夷教者無犯有主有主想不與取五錢若過五錢波羅夷有主疑若取五錢若五錢偸蘭遮無主有主想取五錢過五錢偸蘭遮無主物疑取五錢過五錢偸蘭遮取有主物有主想減五錢偸蘭遮取有主物疑減#五錢突吉羅無主有主想取減五錢突吉羅無主物疑取減五錢突吉羅比丘尼波羅夷式叉摩那沙彌沙彌尼突吉羅滅擯是謂爲犯不犯者與想取已有想糞掃想暫取想親厚意想一切無犯無犯者最初未制戒癡狂心亂痛惱所經是謂無犯二竟四分律 卷第一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네 가지의 마(魔). 곧 온마(蘊魔)ㆍ번뇌마(煩惱魔)ㆍ사마(死魔)ㆍ천마(天魔).
  2. 2)중생으로 하여금 도를 얻지 못하게 하는 네 가지의 흐름.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는 욕류(欲流)ㆍ유류(有流)ㆍ견류(見流)ㆍ무명류(無明流)로 되어 있다.
  3. 3)나머지는 앞의 두 가지의 추죄를 제외한 다른 죄, 곧 갈마 등의 여법회과에 의해서만 구원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구원할 수 없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