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여자들과 추악한 말을 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셨다. 그때에 가류타이가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시되 ‘남근을 희롱하여 정액을 내지 말라. 여자와 몸을 닿게 하지 말라’ 하신 것을 듣고, 곧 문고리를 잡고 문 밖에 서서 여러 부녀자들과 거사의 부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말하였다. “여러분, 내 방에 들어와서 구경하시오.” 그는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그들에게 음욕의 마음으로 추악한 말을 하니, 그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그가 말하는 것을 따라 웃었으나,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성을 내고 꾸짖으면서 밖으로 나아가 비구들에게 외쳤다 “대덕님들이여, 아옵소서. 지금 우리들이 당한 일은 착하지 않고 법답지 않고 마땅치 않고 때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들은 항상 말하기를 여기는 편안하고 근심이 없고 재난이 없고 두려움이 없는 곳이라 하였는데, 오늘에 다시 두려움이 생겨 몸의 터럭이 섰습니다. 우리들은 본래 물이 불을 끈다고 여겼는데, 지금에는 물에서 불이 생겼습니다. 어찌 그런 줄 알았겠습니까? 가류타이께서 우리들을 보더니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음란한 뜻으로 추악한 말을 하여 왔습니다. 우리들이 집에 있을 때 남편이 추악한 말을 하여도 참을 수 없었는데, 하물며 집을 떠난 이가 이와 같이 나쁜 말을 하는 것이겠습니까?”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이에 대해 들었다. 그 중에서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는 위에서 널리 말한 것같이 가류타이를 꾸짖은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대중 가운데로 가셔서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어찌하여 가류타이야, 네가 정말로 그렇게 하였느냐?” “사실이 그러하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못하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바가 아니니라.” 부처님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 가류타이는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물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음욕의 뜻을 품고 여인들과 추악한 음욕의 말을 하면 추악한 음욕의 말을 하는 대로 모두가 승가바시사이다.’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음욕의 뜻도 위와 같고, 여자라 함도 위와 같으며, 추악이라 함은 청정한 범행이 아닌 것이니라. 음욕의 말이라 함은 두 길[二道]의 좋고 나쁨을 칭찬하고 설명하여, 자기가 구하거나 남을 시켜 구하거나 묻거나 대답하거나 해석하거나 설명하거나 가르쳐 주거나 꾸짖는 것이니라. 구한다 함은 나에게 두 길을 주어 이러이러한 일을 하게 하거나,혹은 다른 말을 하는 것이니라. 남을 시켜 구한다 함은 하늘ㆍ범왕ㆍ물의 신ㆍ마혜수라(摩醯首羅) 하늘 등이 나를 도와서 너와 이러이러한 일을 하게 하였다 하거나, 혹은 다른 말을 하는 것이니라. 묻는다 함은 ‘너의 대변, 소변 길이 어떻게 생겼느냐, 너는 어떻게 너의 남편과 정을 통하고 다른 사람들과는 어떻게 통했느냐?’고 하거나 그 밖에 다른 말이니라. 대답한다 함은 ‘너의 대변, 소변 길이 이렇다, 내가 남편이나 딴 사람과 정을 통할 적에 이와 같이 한다’고 하거나, 그 밖의 다른 말을 하는 것이니라. 해석한다 함과 설명한다 함도 이와 같으며, 가르친다 함은 내가 너에게 두 길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 주어 너의 남편이나 남에게 사랑을 받게 하리라 하거나, 그 밖의 다른 말이니라. 꾸짖는다 함은 ‘너는 파괴되고 썩고 타고 타락했으니 나귀와 그렇게 하라’고 하거나, 그 밖의 다른 말을 하는 것이니라. 비구가 여인과 한 번 추악한 말을 하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이며, 추악한 말을 얼마를 하던지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낱낱이 승가바시사이며, 분명치 않은 것은 투란차이니라. 또한 수결이나 글이나 사람을 보내서 형상을 지어 그 여인이 알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알지 못하면 투란차이며, 대변, 소변 길을 제하고 다른 곳의 좋고 나쁨을 말하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하늘ㆍ아수라ㆍ야차ㆍ용ㆍ축생 등의 여자로서 능히 몸을 변할 수 있는 이와 내시, 남녀 추니들 앞에서 추악한 말을 하여 그가 알면 투란차이며, 알지 못하면 돌길라이며, 수결과 글과 사람 등을 보내서 알 수 있는 형상을 나타내어 그가 알면 투란차이며, 알지 못하면 돌길라이니라. 축생으로서 형상을 변하지 못하는 이의 앞에서 추악한 말을 하면 돌길라이며, 남자에게 추악한 말을 하면 돌길라이니라. 또한 어떤 비구가 음욕의 뜻으로 추악한 말을 하면서 추악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추악한 말이라고 의심을 내면 투란차이니라. 추악한 말이 아닌 것을 추악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추악한 말이 아닌 것을 의심하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인간인 여자를 인간인 여자라 생각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인간인 여자를 의심하면 투란차이며, 인간인 여자를 인간 아닌 여자라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인간이 아닌 여자를 인간이 아닌 여자라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인간이 아닌 여자를 의심하면 투란차이니라. 비구니는 투란차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는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여자들에게 부정하게 여기는 관법을 가르치되 ‘여보시오, 아십시오. 이 몸에는 아홉 군데 뚫어진 아홉 구멍이 있어 아홉 군데의 새는 곳으로 아홉 가지가 흘러나오나니, 아홉 구멍이란 두 눈과 두 귀와 두 코와 입과 대변, 소변의 길입니다’라고 할 때에 그 여인이 이를 추악한 말이라 하거나, 계율을 설명할 때에 말하는 차례에 따라 여기에 이르렀을 때에 그가 이를 추악한 말이라고 하거나, 혹은 경을 배울 때나 두 사람이 같이 들을 때나 그가 물을 때나 같이 외울 때나 희롱하고 웃을 때나 혼자 말할 때나 빨리 말할 때나 꿈속에 말할 때나 이것을 말하려는 것이 잘못 저것을 말한 때이니, 모두가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이 계율을 제정하기 전이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힌 때이니라.”
4) 여자들에게 자신을 칭찬함으로써 공양을 구하지 말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셨다. 그때에 가류타이가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시되 ‘남근을 희롱하여 정액을 내지 말고, 여자들과 몸을 마주 대지 말고, 여자들에게 추악한 말을 하지 말라’ 하신 것을 듣고, 곧 문고리를 잡고 문 밖에 서서 부녀자들과 거사들의 부인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말하였다. “여러분, 내 방에 들어와 구경을 하시오.” 그는 그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자기 자신을 찬탄하였다. “여러분, 아십시오. 나는 배우는 지위에서 제일 높은 사람으로서, 범행을 닦고 계를 지키고 착한 법을 닦는 사람입니다. 그대들은 나에게 정조를 제공하여 나를 공양하시오.” 그때에 이 말을 좋아하는 이는 잠자코 앉아서 그의 말에 따라 웃었으나, 좋아하지 않는 이는 비난하면서 뛰쳐나가 비구들에게 외쳤다. “대덕님이여, 아십시오. 우리들이 지금 본 일은 착하지 않고 마땅치 않고 법답지 않고 때를 얻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은 항상 이곳에는 근심이 없고 재난이 없고 두려움이 없으리라고 믿었는데, 어찌하여 오늘 도리어 두려운 일이 생겨 머리 터럭이 서게 되었단 말입니까? 우리들은 본래 물은 불을 끈다고 여겼는데, 지금에는 불이 물에서 났습니다. 우리들이 집에 있을 때에 남편들이 우리들에게 이런 말을 하여도 참을 수 없겠거늘, 하물며 집을 떠난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겠습니까?”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이 말을 들었다. 그 중에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는 가류타이를 비난하였다. “그대는 세존께서 계율을 제정하시되 ‘남근을 희롱하여 정액을 내지 말고 여인들과 몸을 대지 말고, 음욕의 뜻으로 추악한 말을 하지 말라’ 하신 것을 듣지 못하였는가?” 위에서 말한 것같이 널리 비난한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모두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가류타이야, 네가 정말로 그러하였느냐?” “사실이옵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가류타이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못하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바가 아니니라.”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 가류타이는 여러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음욕의 뜻을 품고 여자들 앞에서 자신의 몸을 찬탄하기를, ‘여러분 나는 범행을 닦고 계를 지니고 부지런히 착한 법을 닦는 사람이니 음욕의 법으로 공양하시오. 이와 같이 하는 것이 제일입니다’라고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음욕의 뜻도 위와 같으며, 여자라 함도 위와 같으니라. 자신을 찬탄한다 함은 자신의 단정함과 좋은 얼굴빛을 찬탄하거나, 자기가 찰제리(刹帝利)ㆍ장자ㆍ거사ㆍ바라문 등의 종족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청정한 범행이라 함은 더러움을 버리는 법을 부지런히 닦는 것이니라. 계를 지킨다 함은 계를 이지러뜨리지 않고 헐지 않고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라. 착한 법이라 함은 한가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고, 때가 되면 걸식하고, 떨어진 옷을 입고, 밥이 남았을 때의 법을 지키어 먹지 않고, 한 자리에서 먹고, 한 덩어리를 먹고, 무덤 사이에 앉고, 항상 앉고, 인연 따라 앉고, 세 벌 옷을 지니고, 범패(梵唄)를 하고, 많이 알고, 설법하고, 계를 지니고, 좌선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자신을 찬탄하여 자기를 공양하게 하나 음욕을 말하지 않으면 투란차이며, 음욕을 말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인간인 여자 앞에서 한 번 자신을 찬탄하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이며, 얼마만큼 자신을 찬탄하든지 분명하게 하면 모두가 승가바시사이며, 말하기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수결과 서신과 사람 등을 보내거나 형상을 나타내어 그가 알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알지 못하면 투란차이며, 두 길을 제외한 다른 곳의 공양을 요구하면 투란차이니라. 하늘인 여자ㆍ아수라인 여자ㆍ용인 여자ㆍ야차인 여자ㆍ아귀인 여자ㆍ축생인 여자들로서 능히 제 몸을 변화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찬탄하되 분명히 말하면 투란차이며, 분명치 않게 하면 돌길라이니라. 수결과 서신과 사람 등을 보내서 형상을 지어 자기를 칭찬하여 알게 하면 투란차이며, 말했으나 알지 못하면 돌길라이며, 축생으로서 능히 제 몸을 변화하지 못하는 이에게 자신을 찬탄하면 돌길라이며, 남자에게 자신을 찬탄하면 돌길라이니라. 인간인 여자를 인간인 여자라 생각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인간인 여자를 의심하면 투란차이며, 인간인 여자를 인간 아닌 여자라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인간 아닌 여자를 여자라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인간 아닌 여자를 의심하면 투란차이니라. 비구니는 투란차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어떤 비구가 여인들에게 말하기를 ‘이곳은 가장 존귀하고 이 비구는 부지런히 계를 지키고 착한 법을 닦으니, 그대들은 인자한 몸의 업과 입의 업과 뜻의 업으로 공양하여라’고 했을 때에 그 여자들이 생각하기를 ‘저 비구들이 자신을 찬탄하는구나’ 하거나, 또는 계율을 설명할 때에 말이 비슷하게 된 것을 그들이 생각하기를 자신을 찬탄한다고 하거나, 또는 경을 배우고 경을 외우고 두 사람이 함께 경을 배우고 묻고 같이 외우고 희롱하고 웃고 이야기하고 빨리빨리 이야기하고 꿈속에 말하고 이것을 말하려 하다가 잘못되어 저것을 말한 것이니, 모두가 범하는 것이 아니니라. 또한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계율을 제정하기 전이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매인 때이니라.”
5) 남의 중매를 하지 말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성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에 나열성에 가라(迦羅)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본래 나라의 대신이어서 속세의 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남의 중매를 하면서 남자에게는 여자를 설명하고 여자에게는 남자를 설명하니, 성안에 있는 거사들이 혼사를 하려면 모두가 가라 비구에게 가서 물었다. 가라 비구는 대답하였다. “내가 그 집에 가서 먼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보고 온 뒤에 거사들의 집에 가서 말하기를, “그대가 아무와 혼인을 하려면 마음대로 하여라”고 하였다. 그때에 거사들이 그의 말에 따라 혼인을 하였는데, 혼인한 남녀들이 마음에 맞으면 기뻐서 공양하고 찬탄하면서 말했다. “가라 비구를 오늘의 나와 같이 항상 기쁘게 하리라. 왜냐하면 가라 비구 덕분에 내가 이와 같은 기쁨을 얻기 때문이니, 가라 비구와 그 밖의 비구에게도 공양을 올리리라.” 그러나 혼인한 뒤에 마음이 맞지 않는 이들은 말하였다. “가라 비구를 오늘의 나와 같이 항상 고통을 받게 하리라. 왜냐하면 가라 비구 때문에 혼인하여 이와 같은 고통을 받기 때문이니, 가라 비구와 다른 비구들도 고통을 받아 공양을 얻지 못하게 하리라.” 그때에 나열성 안의 불ㆍ법ㆍ승을 믿지 않는 거사들은 서로서로 수군거렸다. “그대들이 재물 많은 큰 부자와 혼인하려면 사문 석자들에게 가서 묻고, 때때로 공양하거나 가까이하여 공경하시오. 그러면 뜻대로 될 것이오. 왜냐하면 이 사문 석자들은 중매하는 법을 잘 알아서 ‘이 남자는 저 여자에게 장가들어야 하겠다. 이 여자는 저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겠다’ 합니다.” 그때에 비구들이 그에 대해 들었다. 그 중에도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들은 가라 비구를 비난하였다. “어찌하여 남자를 중매하여 여자에게 주고, 여자를 중매하여 남자에게 주었는가?” 이와 같이 비난한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가라 비구야, 너는 참으로 중매를 하였느냐?” “사실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바가 아니니라. 내가 무수한 방편으로 너희들에게 음욕을 여의는 일을 말하였거늘, 너는 어찌하여 지금 음욕을 합치는 일을 하였느냐?” 이와 같이 꾸짖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 가라는 여러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설명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여기저기를 왕래하면서 중매하되 남자의 뜻을 여자에게 말하고 여자의 뜻을 남자에게 말하여 혼사를 이루게 하거나 사사로이 통하게 하면, 잠깐 사이일지라도 승가바시사이다.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 같으니라. 왕래한다 함은 화합할 만한 곳이니라. 여자에는 스무 가지가 있으니, 어머니가 보호하고 아버지가 보호하고 부모가 보호하고 형이 보호하고 누이가 보호하고 형과 누이가 함께 보호하고 스스로가 보호하고 법이 보호하고 성(姓)이 보호하고 종친이 보호하고 자기가 즐겨서 종이 되고 옷을 받고 종이 되고 재물을 받고 종이 되고 같은 업(業)으로 종이 되고 물에 빠져서 종이 되고 세금을 내지 않아 종이 되고 놓아 버려서 종이 되고 나그네로 다니다가 종이 되고 남이 보호하여 종이 되고 변두리에서 얻어다가 종을 만든 것 등이니라. 어머니가 보호한다 함은 어머니가 보호하는 여자이며, 아버지가 보호한다 함은 아버지가 보호하는 여자이니, 부모가 보호하고 형이 보호하고 누이가 보호하고 형과 누이가 함께 보호한다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스스로가 보호한다 함은 자신이 자유로운 여자이며, 법이 보호한다 함은 청정한 행을 닦는 여자이며, 성이 보호한다 함은 낮은 성과 같지 않은 여자이며, 종친이 보호한다 함은 종친에게 보호를 받는 여자이니라. 자기가 즐겨서 종이 된다 함은 즐기어 남의 종이 된 여자이며, 옷을 받는다 함은 옷값으로 종이 된 여자이며, 재물을 받는다 함은 내지 1전이라도 준 값으로 종이 된 여자이니라. 같은 업(業)이라 함은 함께 일을 하거나 아직 부부의 예를 이루지 않는 여자이며, 물에 빠진다 함은 물에서 구원한 여자이며,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함은 세금을 내지 않는 여자이며, 놓아 버린다 함은 샀거나 집에서 난 여자이며, 나그네라 함은 돈은 받고 일을 하되 집에서 부리는 사람 같은 여자이니라. 남이 보호한다 함은 남의 화만(華鬘) 받는 것이 목적인 여자이며, 변두리에서 얻는다 함은 약탈하다가 얻은 여자이니, 이것이 스무 가지이니라. 남자에도 스무 가지가 있으니, 위와 같으니라. 어머니가 보호하는 남자가 어머니의 보호를 받는 여자에게 비구를 보내서 그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나의 아내가 되라’고 하거나 혹은 ‘나와 사사로이 정을 통하자, 혹은 잠깐만, 혹은 한 찰나 동안만 지내자’ 하였는데, 비구가 그 말을 승낙하고, 저에게 가서 말하고, 다시 그의 말을 받고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의 말을 승낙하고 저에게 가서 말한 뒤에 사람을 시켜 그에게 돌아가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의 말을 승낙하고 사람을 시켜 저에게 가서 말하게 한 뒤에 다시 자기가 그에게 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의 말을 승낙하고 사람을 시켜 저에게 가서 말한 뒤에 그 대답을 다시 사람을 시켜 그에게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의 말을 승낙하고 손수 글을 써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그 대답을 써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의 말을 승낙하고 손수 글을 써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그 대답의 글을 사람을 시켜 돌아가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의 말을 승낙하고 사람을 시켜 글을 가지고 그에게 가게 하였다가 저의 대답을 써서 자기가 가지고 돌아와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 말을 승낙하고 사람을 시켜 글을 가지고 저에게 가서 했다가 다시 글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수결(手決)과 형상을 나타내는 것도 각각 네 구절이 되나니, 모두 이와 같으니라. 또한 자신이 글을 받고 저에게 갔다가 스스로 글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 글을 받고 저에게 갔다가 사람을 시켜 글을 가지고 가서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글을 받고 사람을 시켜 저에게 가게 했다가 스스로가 글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글을 받고 사람을 시켜 저에게 갔다가 사람을 시켜 다시 돌아와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글을 받고 수결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스스로가 수결을 가지고 다시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글을 받고 스스로가 수결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사람을 시켜 수결을 가지고 돌아와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글을 받고 사람을 시켜 수결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자기가 수결을 가지고 돌아와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글을 받고 사람을 시켜 수결을 가지고 저에게 가게 했다가 다시 사람을 시켜 수결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형상을 나타내는 네 구절도 이와 같으며, 말을 듣는 네 구절도 이와 같으며, 수결의 열여섯 구절도 이와 같으며, 형상을 나타내는 열여섯 구절도 이와 같으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말을 승낙하고 스스로가 글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수결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말을 승낙하고 사람을 시켜 글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스스로가 수결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말을 승낙하고 사람을 시켜 글을 가지고 저에게 가게 했다가 다시 사람을 시켜 수결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말을 승낙하고 스스로가 글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스스로가 형상을 나타내어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는 네 구절도 이와 같으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말을 승낙하고 스스로가 수결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스스로가 나타내는 형상을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 하는 네 구절도 이와 같으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글을 받고 스스로가 수결을 가지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형상을 나타내어 가지고 돌아와서 보고하는 네 구절도 이와 같으니라. 또한 비구가 스스로가 말을 승낙하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보고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스스로가 말을 승낙하고 저에게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보고하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비구가 그의 말을 듣고 저에게 가서 말했으나 돌아와서 보고하지 않으면 투란차이며, 함께 말하였으나 승낙하지 않고 저에게 가서 말했다가 다시 돌아와서 보고하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말을 승낙하였으나 저에게 가서 말하지도 않고 다시 돌아와 보고하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그의 말을 듣고 저에게 가서 말하지도 않고 다시 돌아와서 보고하지도 않으면 돌길라이니라. 또한 그의 말을 승낙하지 않았으나 저에게 가서 말하고 다시 돌아와서 보고하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이미 시집갔다 하거나 남에게 주었다 하거나 다른 곳으로 갔다 하거나 죽었다 하거나 도적에게 끌려갔다 하거나 아무 곳에도 없다고 하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문둥병이 있다 하거나 종기가 났다 하거나 백라(白癩) 병이 났다 하거나 다른 버짐이나 혹이 있다 하거나 미쳤다 하거나 치질 병이 있다 하거나 대소변의 두 길에 종기가 나서 끊임없이 고름이 흐른다고 보고하면 모두가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비구가 한 번 중매하여 인간인 여자를 시집보내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이며, 여러 번 중매하여 시집보내되 분명하게 말하면 낱낱이 승가바시사이며, 말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글이나 수결이나 형상을 나타내어 가지고 왕래하면서 말하면 승가바시사이며, 형상을 나타내어 그가 알게 하면 승가바시사이며, 그가 알지 못하면 투란차이며, 두 길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말하여 중매하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하늘ㆍ아수라ㆍ용ㆍ야차ㆍ아귀ㆍ축생의 여자로서 능히 변화하는 이와 내시, 남녀 추니들을 중매하여 시집보내되 말을 분명히 하면 투란차이며,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돌길라이니라. 또한 글이나 수결이나 형상을 나타내어 그가 알게 하면 투란차이며, 알지 못하면 돌길라이며, 축생으로서 형상을 변하지 못하는 이를 중매하면 돌길라이며, 남자를 중매하면 돌길라이니라. 또한 비구가 중매하러 왕래하면서 중매한다고 생각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중매하는가 의심하면 투란차이며, 중매하면서도 중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중매하지 않는다고 의심하면 투란차이니라. 인간인 여자를 인간인 여자라 생각하면서 중매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인간인 여자인가 의심하면 투란차이며, 인간인 여자를 인간 아닌 여자라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인간 아닌 여자를 인간인 여자라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인간 아닌 여자인가 의심하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비구가 남의 글을 가지고 가되 살펴보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속인을 위해 그 밖의 다른 심부름을 하면 돌길라이니라. 비구니는 승가바시사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어떤 남녀가 이미 먼저부터 정을 통한 뒤 헤어진 것을 다시 화합하거나 부모가 병이 났거나 옥에 갇혔을 때에 보기 위해 글을 가지고 가거나 신심 있게 정진하는 우바새가 병이 났거나 옥에 갇혔을 때에 보기 위해 글을 가지고 가거나 불ㆍ법ㆍ승과 탑을 위해서나 병들은 비구를 보기 위해 글을 가지고 가는 것이니, 이러한 것들은 모두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한 범하지 않는다 함은 최초로 아직 계를 제정하기 전이거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매인 때이니라.”
6) 시주 없는 스님이 지시를 받지 않고 한도에 넘도록 집을 짓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나열성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사사로이 집을 지어도 좋다고 허락하셨다. 그때에 광야국(曠野國)에 있던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사사로이 집을 지어도 좋다고 허락하심을 듣고, 곧 큰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큰 집을 지으려 하니, 품이 매우 많이 들었으므로 항상 다니면서 구하는 것으로 일을 삼아 말하였다. “나에게 장인바치를 보내 주시오. 나에게 수레와 수레 모는 사람을 구해 주시오. 나에게 재목과 대, 풀, 새끼를 주시오.” 비구들이 구하는 것이 점점 많아지자, 거사들은 멀리서 비구를 보면 수레를 돌려 미리 피하거나 마을로 들어가거나 골목으로 사라지거나 자기 집으로 들어가거나 혹은 머리를 숙이고 지나쳐 버리면서 비구들과는 말을 않기도 하였으니, 비구들이 구하는 것이 있을까 두려워서였다. 그때에 다른 들에 있던 비구들도 집을 짓기 위하여 스스로 나무를 베니, 그 나무의 신[樹神]은 자손이 많은 까닭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 자손이 많은데 이 나무는 내가 의지하는 곳이며, 나를 덮어 주고 있다. 그런데 이 비구가 자르고 베어 파괴하니, 나는 이 비구를 때려야 하겠다.’ 그러나 그 귀신은 다시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먼저 자세히 살핀 뒤에 때리지 않으면 도리에 어긋날지도 모른다. 그러니 먼저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분부가 계시거든 나는 그대로 받들어 행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한 뒤에 곧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위의 사실을 자세히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그를 찬탄하셨다. “너는 계율을 지키는 비구를 때리지 않았으니, 참으로 장하다. 만일 때렸더라면 많은 죄를 범했으리라. 너는 속히 항하(恒河) 강변에 가 보라. 큰 나무가 하나 있는데 사라(娑羅)라 하며, 거기에 있던 신이 방금 죽었으니, 너는 거기에 가서 머무르라.” 그때에 그 신은 머리를 숙여 부처님의 발 앞에 예배하고 세 번 돈 뒤에 사라져서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에 마하가섭(摩訶迦葉)이 마갈(摩竭) 나라로부터 큰 비구 5백 사람을 거느리고 오다가 넓은 들에서 밤을 지내고, 다음 날 아침에 밥 때가 되어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그들은 걸음이 단정하였고, 눈길이 비뚤어지지 않았으며, 굽었다 폈다 하는 몸가짐이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그러나 성안에 있던 거사들은 멀리서 비구를 보고 곧 피하여 마을과 저자로 들어가거나 혹은 집으로 들어가거나 혹은 머리를 숙이고 지나쳐 버리면서 비구들과 마주치지 않았다. 가섭은 이 일을 보고 곧 어떤 사람에게 말하였다. “이 거사들이 무슨 까닭에 비구들을 보고는 피하면서 만나지 않는 것입니까?” “가섭이여,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사사로이 집짓기를 허락하신 까닭에 구하는 것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피하는 것입니다.” 가섭은 이 말을 듣자 서운하여 즐겁지 않았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나열성으로부터 비구들 1,250사람을 거느리시고 광야국 성에 오셔서 각각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가섭은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아뢰었다. “어제 성에 들어와 걸식을 하였는데, 거사들이 멀리서 비구들이 오는 것을 보고 각각 피하여 만나지 않으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위에서와 같이 널리 아뢴 뒤에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세 번 돈 뒤에 나와서 다시 광야국 성을 떠났다. 왜냐하면 광야국의 비구들이 성내는 마음을 낼까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말씀하셨다. “내가 기억하건대 지난날, 이 나열성의 기사굴산에 있을 때에 한 나무 신이 나에게 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나에게 말하기를 ‘세존께서 광야국의 비구들에게 사사로이 집을 지어도 좋다고 허락하셨으므로 구하는 것이 많습니다’ 하였다. 위와 같이 널리 설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에게 묻노니, 참으로 사사로이 큰 집을 지음으로써 구하는 것이 많았느냐?” “사실이 그러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비구들을 꾸짖으셨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내가 허락하기를 사사로이 집을 지으라고 허락했다 하여, 큰 집을 짓노라고 구하는 것이 많아져서 법답지 않게 받기 어려운 물건들을 구걸하였느냐?” 그 비구들을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이 항하 강가에 요계 범지(梵志) 한 사람이 있었는데 항상 이 물가에 살면서도 얼굴이 초췌하고 몸이 야위었느니라. 그때에 내가 그에게 묻되 ‘너는 어찌하여 몸이 야위고 얼굴이 초췌한 것이냐?’ 하였더니,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느니라. ‘이 물속에 마니건대(摩尼揵大)라는 용왕이 있는데, 그가 용궁에서 나와 저에게 와서 몸을 저에게 감고 머리를 제 위에 덮었습니다. 저는 그때에 생각하기를 ≺용의 성질은 포악하고 급한 것이니, 나의 생명을 상할까 두렵구나≻ 하였습니다. 그 까닭에 저는 근심이 되어 몸이 야위고 얼굴이 초췌합니다.’ 그때에 내가 범지에게 말하기를, ‘너는 이 용이 항상 용궁에 있어서 물 밖을 나와 네게로 오지 않기를 바라느냐? 너는 그것을 좋게 여기느냐?’ 하였더니 범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느니라. ‘진실로 그 용이 나에게 오지 못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다시 그에게 묻되, ‘그 용이 영락(瓔珞)을 가지고 있던가?’ 하였더니, 그는 대답하되 ‘턱 밑에 좋은 구슬의 영락이 있었습니다’ 하였느니라. 나는 다시 그에게 말하기를 ‘만일 그 용이 또 나와서 너에게로 오거든 곧 일어나 맞으면서 말하기를 ≺용왕이여, 잠시 멈추시오. 그대의 턱 밑에 있는 영락을 풀어서 나에게 주시오≻ 하여라.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외우라고 하였느니라.
그대의 턱 밑에 있는 영락 나는 지금 그것이 필요합니다. 그대는 거뜬한 마음으로 매우 좋은 그 구슬 나에게 주오.
그때에 그 범지는 내 말을 듣고, 그 뒤에 용이 다시 물에서 나와 그에게로 올 때에 멀리서 맞으면서 말하기를, ≺용왕이여, 멈추시오. 원하건대 그대의 턱 밑에 있는 영락 구슬을 나에게 주시오≻ 하고, 게송을 말하였노라. 그대의 턱 밑에 있는 영락 나는 지금 그것이 필요합니다. 그대는 거뜬한 마음으로 매우 좋은 그 구슬 나에게 주오.
그때에 용왕은 다시 게송으로 범지에게 대답하였느니라.
내가 지금 재물이 많게 된 것은 모두가 이 구슬 때문이거늘 너는 이것을 달라는 사람이므로 다시는 보러 오지 아니하리라.
단정하고 예쁘고 깨끗한 사람이 구슬을 구할 줄을 나는 몰랐네. 다시는 네게 와서 만나지 않을텐데 무엇 때문에 너에게 구슬을 주겠느냐.
그때에 용왕은 곧 용궁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구하는 것 많으면 사랑받지 못하고 지나치게 구하면 원망을 사나니, 범지도 용의 구슬 구하는 까닭에 다시는 만나지 않으려 하였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야 잘 알아라. 축생들까지도 구하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으로서 많이 구하며 만족할 줄 모르는 이를 미워하지 않겠느냐? 어찌하여 광야국의 비구들, 어리석은 사람아, 사사로이 큰 집을 지으면서 구하는 것이 많았느냐?” 위와 같이 널리 말씀하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난날의 어느 때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있었는데 한 비구가 나에게 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느니라. 나는 그를 위로하되 ‘너희들은 살기에 안락하였느냐, 걸식하기에 고통스럽지나 않았느냐?’ 하였더니, 그는 대답하되 ‘저희들은 살기에도 안락하였고, 걸식하기도 고통스럽지 않았사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사는 숲에 있는 새들이 걱정이오니, 한밤에 슬피 울고 부르짖어서 저희들의 선정을 어지럽게 하옵니다’ 하였느니라. 나는 그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그 새들이 다시는 그 숲에 와서 자지 않기를 바라느냐?’ 하였더니, 그 비구들은 대답하되 ‘진실로 그 새들이 다시는 그 숲에 와서 자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였느니라. 나는 그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그 새가 다시 숲으로 돌아와서 자려는 것을 엿보고 있다가 말하기를, ≺나에게 두 날개를 달라. 나는 급히 그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하라’고 하였느니라. 비구들이 그 뒤에 보고하되 그때의 그 비구들이 나의 가르침을 받은 뒤에 곧 새들이 숲으로 돌아와서 자는 때를 엿보다가 한밤중이 지나서 그 새들에게 가서 말하기를 ‘나는 지금 너희들의 두 날개가 필요하니, 나에게 달라’ 하였더니, 새들은 생각하기를 ‘이 비구가 이런 것을 구하다니’ 하면서 곧 숲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알아야 한다. 새 짐승까지도 구걸하는 이를 좋아하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으로서 많이 구하는 이를 미워하지 않겠느냐? 광야국의 비구들, 어리석은 사람아, 너희들은 어찌하여 사사로이 큰 집을 지으면서 구하는 것이 너무 많았느냐?” 위와 같이 널리 말씀하시고 뒤에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뇌타바라(賴吒婆羅)라는 착한 남자가 집을 떠나 도를 닦았는데, 부모의 집에서까지도 구걸하지 않았느니라. 그의 아버지는 뇌타바라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아는가? 내가 잘 살피건대 나에게 와서 구걸하지 않는 이가 없다. 그대의 어버이는 나인데 아들이 어찌 아비에게 구걸하지 않느냐?’ 하였느니라. 그때에 뇌타바라는 아버지께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구하는 것 많으면 사람들 싫어하고 얻으려다 얻지 못하면 성을 내나니 그러므로 이내몸 구걸치 않는 뜻은 좋아하고 미워하는 맘 생길까 해서라오.
비구들아, 잘 알아야 한다. 뇌타바라는 자기의 부모에게도 구걸치 않았거늘, 하물며 너희들은 거사들의 집에서 지나치게 구하여 그들이 기뻐하지 않게 한단 말이냐?” 그때에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비구들의 때에 맞지 않는 구걸과 부드럽지 않은 구걸과 바르지 못한 구걸을 꾸짖으시고, 다시 무수한 방편으로 때를 아는 구걸과 부드러운 구걸과 바른 구걸을 칭찬하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광야국의 비구들,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율을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집을 지으려 하는데 시주가 없이 자기가 지으려 하면 마땅히 한도에 맞게 지어야 한다. 여기에서 한도라 함은 길이가 여래의 열두 뼘이며, 안쪽 넓이가 여래의 일곱 뼘이니, 반드시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가서 장소를 지시 받을 것이며, 비구들은 반드시 장소를 지시하되 장애가 없는 곳과 방해가 없는 곳으로 할지니라. 만일 비구가 장애가 있는 곳이나 방해가 있는 곳에다 자기가 구걸하여 집을 짓되, 시주가 없고 자기를 위하고 다른 비구들에게 지시를 받지 않고 한도에 지나게 하는 이는 승가바시사이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자기가 구걸한다 함은 그가 곳곳으로 다니면서 구걸하는 것이며, 집이라 함은 방이며, 시주가 없다 함은 그에게 시주할 사람이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이나 여러 사람이 없는 것이니라. 스스로 한다 함은 자기가 구해다가 자기가 짓는 것이며, 한도에 맞는다 함은 길이가 여래의 열두 뼘이며, 안의 넓이가 일곱 뼘이니라. 장애가 있는 곳이라 함은 범, 이리, 사자 등 온갖 나쁜 짐승과 내지 개미 떼가 있는 곳이니, 비구가 이러한 벌레와 짐승들에게 시달리지 않으려면 응당 땅을 평평하게 다스리되 돌, 나무, 가시덤불이 있으면 사람을 시켜 파 버리고, 함정, 개울, 구덩이, 둔덕, 못 등이 있으면 사람을 시켜 메우고, 물이 침노할 염려가 있으면 미리 제방을 시설하고, 그 땅이 이미 남의 것으로 인정된 것이면 함께 판단하여 남의 말이 나지 않게 할 것이니, 이것이 장애가 있는 곳이니라. 방해가 있는 곳이라 함은 풀 실은 수레가 통과하거나 돌아가거나 왕래하지 못하는 곳이니, 이것이 방해가 있는 곳이니라. 그 비구가 어려움이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본 뒤에 대중에 가서 신을 벗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이와 같이 말하여라.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아무 비구는 자신이 구걸하여 집을 짓는데 시주가 없고, 제 스스로가 합니다. 저는 지금 여러 스님께서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임을 판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세 번 거듭할지니라. 그때에 대중은 이 비구가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관찰할지니, 믿을 만하면 곧 허락해서 집을 짓게 하고, 믿을 만하지 않으면 모든 스님들이 다 가서 볼 것이며, 여러 스님들이 갈 수 없으면 대중에서 믿을 만한 스님을 뽑아 보내서 보게 할지니라. 만일 그곳에 장애가 있고 방해가 있으면 허락하지 말 것이며, 장애가 있고 방해가 없어도 허락하지 말 것이며, 장애가 없고 방해도 없어야 허락해 주되 이와 같이 해 주어라. 대중에서 능히 갈마를 할 수 있는 이를 뽑되 상좌(上座)나 다음가는 상좌나 계율을 외우는 이나, 혹은 계율을 외우지 못하는 이로 하여금 이와 같이 알리게 하여라.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가 스스로 구걸하여 집을 짓되 시주 없고, 자기를 위하면서, 지금 스님에게 장애가 없고 방해 없는 곳을 지시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스님 여러분, 때에 이르렀거든 여러 스님께서는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이 아무 비구에게 방해 없고 장애가 없는 곳을 지시해 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 여러분은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스스로 구걸하여 집을 짓되 시주도 없고 자기 스스로 지으면서 스님들께 장애가 없고 방해도 없는 곳을 지시해 주기를 청하였으므로, 대중에서는 지금 이 아무 비구에게 장난 없고 방해 없는 곳을 지시하겠습니다. 어느 장로(長老)께서나 대중께서는 이 아무 비구에게 장애 없고 방해 없는 곳을 대중에서 지시하는 일을 허락하신다면 잠자코 계십시오. 인정하지 않으시는 분은 말씀하십시오. 스님 여러분께서 인증하셨으니, 아무 비구에게 장난 없고 방해 없는 곳을 지시해 마쳤으며, 스님들께서 인정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집을 짓는다 함은 먼저 돌, 흙, 벽돌, 진흙 덩이를 놓고, 내지 마지막으로 진흙으로 다스려서 이 일을 마치는 것은 알겠지만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를 넘고, 장애와 방해가 있는 곳에 지으면 두 가지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를 지나고, 장애가 있고, 방해 없는 곳에 지으면 두 가지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를 지나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지으면 두 가지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를 지나지 않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를 넘지 않고, 어려움이 있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에 지나지 않고 어려움이 없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고 한도에 지나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고 한도에 지나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고 한도에 지나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고 한도에 지나지 않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집을 지으면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고 한도를 지나지 않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를 지나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집을 지으면 두 가지의 승가바시사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에 지나지 않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고, 한도에 지나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집을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이니라. 또한 스님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한도에 지나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집을 지어서 완성하면 두 가지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며, 짓다가 완성하지 못하면 두 가지의 투란차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또한 남을 시켜 지어서 완성하면 두 가지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며, 짓다가 완성하지 못하면 두 가지의 투란차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또한 남을 위해 집을 지어서 완성하면 두 가지의 투란차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며, 짓다가 완성하지 못하면 네 가지 돌길라이니라. 또한 집을 지을 때 노끈으로 땅을 재서 한도에 맞게 하려던 것이 한도에 지나게 지으면 범하는 것이요, 비구가 사람을 시켜 땅을 재서 짓게 하였는데 그 분부를 받은 이가 말하기를 법대로 지었다 하고도 한도에 지나게 하면 분부를 받은 이는 범하는 것이니라. 또한 그가 사람을 시켜 노끈에 의하여 법대로 지으라 하니 곧 법대로 짓고서도 돌아와 보고하지 않으면 지은 이가 범하는 것이며, 또 사람을 시켜 노끈에 의하여 짓게 하니, 곧 법대로 지었거늘 분부한 이가 법대로 지었느냐고 묻지 않으면 시킨 이가 범하는 것이니라. 또한 스님들이 지시하지 않은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스님들이 지시하지 않았는지 의심하면 투란차이니라. 또한 스님들이 지시한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스님들이 지시했는지 의심하면 투란차이며, 한도에 지나는 것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또한 장애가 있는 것을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면 돌길라이며, 장애가 있다고 의심하면 돌길라이며, 장애가 있는 것을 장애가 없다고 생각하면 돌길라이며, 장애가 없는 것을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면 돌길라이며, 장애가 없다고 의심하면 돌길라이며, 방해가 있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비구니는 투란차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한도에 맞게 짓거나 한도에 못 미치게 짓거나 스님들이 지시한 대로 지었거나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지은 것이나 법대로 재어서 지은 것이나 스님들을 위해서 지은 것이나 탑, 강당, 풀로 덮는 암자, 잎으로 덮는 암자를 짓거나 조그맣게 몸 하나를 용납하는 집을 짓거나 여러 사람이 살 집을 짓는 것이니, 이것들은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한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계율을 제정하기 전이거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매인 때이니라.”
7) 시주 있는 스님이라도 지시를 받지 않고 집을 짓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구섬미(拘睒彌) 나라의 구사라(瞿師羅)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우전왕(優塡王)은 존자 천타(闡陀) 비구와 친한 사이였는데,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를 위해 집을 지어 주리니, 마음대로 좋은 곳을 고르라. 어디든지 좋은 땅이 있어서 집을 지을 만하거든, 마음대로 지은 뒤에 돌아와서 보고하면 좋겠다.” 그때에 구섬미성 근처에 니구율(尼拘律) 신수(神樹)가 있었는데 많은 사람이 왕래하다가 코끼리, 말, 수레들을 그 밑에서 쉬게 하는 곳이었다. 그때에 존자 천타가 그 나무를 베어다가 큰 집을 지으니, 거사들이 이를 보고 모두가 비방하였다. “사문 석자가 부끄러운 마음도 없이 뭇 생명을 끊는다. 겉으로는 자기들이 바른 법을 안다 하지만, 이와 같거늘 어찌 바른 법이 있겠는가? 이와 같이 좋은 나무가 있으면 많은 사람이 왕래하다가 코끼리, 말, 수레를 그 밑에서 쉴 것인데, 그것을 베어다가 큰 집을 짓다니.”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이 말을 들었다. 그 중에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들은 천타 비구를 비난하였다. “이와 같이 좋은 나무가 있으면 많은 사람이 왕래하다가 코끼리, 말, 수레들과 그 밑에서 쉴 것인데, 어찌하여 베어다가 큰 집을 지었는가?” 그 비구들이 이와 같이 꾸짖은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네가 참으로 그렇게 하였느냐?” “사실이 그러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셨다. “네가 한 바는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와 같이 좋은 나무가 있으면 많은 사람이 왕래하다가 코끼리, 말, 수레가 그 밑에 쉴 수 있거늘, 어찌하여 네가 베어다가 큰 집을 지었느냐? 너는 신성한 그 나무를 베지 말아야 할지니, 베면 돌길라를 범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신 뒤에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 천타 비구는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리니, 계율을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큰 방을 지으려 할 때에 시주가 있어 자기를 위해 지어 주려 하거든 마땅히 다른 비구들을 데리고 가서 장소를 지시 받을 것이며, 그 비구들은 마땅히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지시해 줄지니라. 만일 비구가 장애가 있는 곳에나 방해가 있는 곳에 큰 방을 짓는데 시주가 있어서 자기를 위해 지어 주더라도, 다른 비구를 데리고 가서 장소를 지시해 주기를 청하지 않으면 승가바시사이다.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크다 함은 재물을 많이 쓰는 것이며, 방이라 함은 집이며, 시주가 있다 함은 하나, 둘 혹은 여러 사람이 자기를 위해 주는 것이며, 자기의 몸을 위한다 함은 자기 자신을 위해 짓는 것이니라. 어려운 곳이란 사자, 호랑이, 이리, 곰, 용 등과 내지 개미떼가 있는 곳이니, 비구가 그들에게 시달리지 않으려면 마땅히 땅을 평평히 다스리되 나무 포기가 있거나 돌과 가시덤불이 있으면 제거해 버릴 것이며, 구덩이나 진흙물이 있으면 마땅히 메워서 평평하게 다스릴 것이며, 물의 위험이 있으면 제방을 시설할 것이며, 다른 사람이 차지한 곳이면 먼저 분명히 판단할지니, 이것이 장애가 있는 곳이니라. 방해가 없는 곳이라 함은 중간에 풀 싣는 수레가 돌 수 있는 곳이니, 이를 방해가 없는 곳이라 하느니라. 그 비구가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만든 뒤에는 마땅히 스님들에게 가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신을 벗고, 상좌의 발 앞에 절한 뒤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저 아무 비구는 큰 방을 지으려 하는데 시주는 있고, 자신의 힘으로 지으려 합니다. 지금 스님들에게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지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거듭하면 스님들은 그 사람이 믿을 만한가, 지혜가 있는가를 관찰할지니, 만일 그가 믿을 만하거나 지혜가 있거든 곧 그를 믿고 갈마를 해 줄 것이며, 믿을 수 없고, 지혜가 없거든 마땅히 대중을 추천하여 보내거나 혹은 믿음이 있고 지혜가 있는 이를 보내서 장소를 지시해 주게 하여라. 만일 그곳이 장애가 있고 방해가 있는 곳이면 지시하지 말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없는 곳이라도 지시해 주지 말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이라도 지시해 주지 말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이라도 지시해 주지 말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이면 지시해 주되 이와 같이 하고서 지시해 주어라. 대중에서 능히 갈마를 할 사람을 뽑기를 위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가 큰 방을 지으려는데 시주는 있고 자기의 힘으로 지으면서 지금 스님들에게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지시해 주기를 청합니다. 스님들이여, 만일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대중은 이 아무 비구에게 장애 없고 방해 없는 곳을 지시해 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가 큰 방을 짓는데 시주는 있고, 자기를 위해 하면서 스님들에게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지시해 주시기를 청하므로 지금 대중은 이 아무 비구에게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지시해 주겠습니다. 어느 대덕께서나 대중이 아무 비구에게 장애가 없고 방해 없는 곳을 지시해 주는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승인하시지 않는 분은 말씀하십시오. 스님들께서 승인을 하셨으니, 아무 비구에게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는 곳을 지시하겠으며, 스님들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방을 짓는다 함은 처음에 돌이나 흙이나 벽돌이나 진흙덩이를 놓는 것이며, 방을 마친다 함은 진흙으로 다스려 마치기까지이니, 알겠지만 스님들의 장애 있고 방해 있는 곳에 지으면 지시를 받지 않고,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장애가 있고 방해가 없는 곳에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며, 스님들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장애가 없고 방해가 있는 곳에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하나의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의 지시를 받고, 장애와 방해가 있는 곳에 지으면 둘의 승가바시사이며, 스님들의 지시를 받고, 장애는 있으나 방해가 없는 곳에 지으면 하나의 돌길라이며, 스님들의 지시를 받고 장애는 없으나 방해가 있는 곳에 지으면 하나의 돌길라이며, 스님들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장애와 방해가 없는 곳에 지으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이니라. 어떤 비구가 스님들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장애와 방해가 있는 곳에 큰 방을 세우되 시주는 있으나 스스로가 자기를 위해 지어서 완성하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며, 짓다가 이루지 못하면 하나의 투란차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니라. 사람을 시켜 지어서 완성하면 하나의 승가바시사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며, 짓다가 완성하지 못하면 하나의 투란차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며, 남을 위해 방을 지어 완성하면 하나의 투란차와 두 가지의 돌길라이며, 짓다가 완성하지 못하면 세 가지 돌길라이니라. 스님들이 지시하지 않은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승가바시사이며, 스님들이 지시하지 않았는지 의심하면 투란차이며, 스님들이 지시하지 않은 것을 지시했다고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스님들이 지시한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투란차이며, 스님들이 지시한 것을 의심하면 투란차이며, 장애가 있는 것을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며, 방해가 있는 것을 방해가 있다고 생각하는 다섯 구절도 이와 같으니라. 비구니는 투란차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스님들이 지시했고 어려움과 방해가 없는 곳에 짓는 것과 스님들을 위해서나 탑, 강당, 풀이나 잎으로 덮는 암자나 작아서 겨우 몸을 용납하는 집이나 여러 사람을 위해서 집을 짓는 것이니,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한 범하지 않는다 함은 가장 처음에 계를 제정하기 전이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매인 때이니라.”
8) 근거 없이 남이 중한 죄를 범했다고 비방하지 말라 ①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나열성의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에 존자 답파마라자(畓婆摩羅子)가 아라한의 지위를 얻고 고요한 곳에서 생각하였다. ‘이 몸은 견고치 못하니, 나는 어떤 방편으로 견고한 법을 구할까?’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부터 힘으로 공양하되, 스님들의 와구(臥具)를 나누어 주고, 밥 먹으라는 청을 받아 차례에 따라 보내는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 그때에 답파마라자는 저녁나절 고요한 곳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하고,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아뢰었다. “저는 아까 고요한 곳에서 생각하되 ‘이 몸이 견고치 못하니, 나는 어떠한 방편으로 견고한 법을 구할까. 나는 지금부터 차라리 힘으로 공양하되, 스님들의 와구를 나누어 주고, 밥 먹으라는 청을 받아 차례에 따라 보내는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답파마라자를 뽑아서 대중의 와구를 나누어 주고, 밥 먹으라는 청을 받아 차례에 따라 보내는 일을 맡게 하되 아뢰기와 두 차례의 카라마[白二羯磨]를 하여라. 대중에서 능히 카라마를 할 수 있는 이를 뽑되 위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알리게 하여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스님들이 때에 이르렀거든 답파마라자를 뽑아서 스님들의 와구를 나누어 주고 밥 먹으라는 청을 받아 차례에 따라 보내는 일을 하게 하겠으니, 스님들은 허락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대중에서 지금 답파마라자를 뽑아서 스님들의 와구를 나누어 주고, 밥 먹으라는 청을 받아 차례에 따라 보내는 일을 맡기려 합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답파마라자를 뽑아서 스님들의 와구를 나누어 주고, 밥 먹으라는 청을 받아 차례에 따라 보내는 일을 맡기기를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들께서 승인하셨으니 답파마라자를 뽑아서 스님들의 와구를 나누어 주고, 밥 먹으라는 청을 받아 차례에 따라 보내는 일을 맡기겠으며, 스님들이 잠자코 계셨으니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그때에 답파마라자는 곧 스님들을 위해 와구를 나누어 주되 뜻이 같은 이들을 함께 모았으니, 아란야(阿練若)는 아란야와 함께하고, 걸식하는 이는 걸식하는 이와 함께하고, 납의(納衣)는 납의와 함께하고, 밥 남기는 법[餘食法]을 짓지 않는 이는 밥 남기는 법을 짓지 않는 이와 함께하고, 한 번 앉아 먹는 이는 한 번 앉아서 먹는 이와 함께하고, 한 덩어리를 먹는 이는 한 덩어리를 먹는 이와 함께하며, 무덤 사이에 앉는 이는 무덤 사이에 앉는 이와 함께하고, 맨 땅에 앉는 이는 맨 땅에 앉는 이와 함께하고, 나무 밑에 앉는 이는 나무 밑에 앉는 이와 함께하고, 항상 앉는 이는 항상 앉는 이와 함께하고, 인연 따라 앉는 이는 인연 따라 앉는 이와 함께하고, 세 벌 옷은 세 벌 옷과 함께하고, 노래하는 이는 노래하는 이와 함께하고, 많이 아는 이는 많이 아는 이와 함께하고, 법사는 법사와 함께하고, 계율 지니는 이는 계율 지니는 이와 함께하고, 좌선하는 이는 좌선하는 이와 함께하게 하였다. 그때에 나열성에서 나그네 비구가 왔다. 답파마라자는 곧 차례에 따라 그에게 알맞은 와구를 나누어 주었다. 그때에 한 장로 비구가 저물게 기사굴산으로 올라왔다. 존자 답파마라자는 손에서 불빛을 내면서 그에게 와구를 나누어 주고 난 뒤에 말하였다. “이것은 빵이며, 이것은 노끈 평상이며, 이것은 나무 평상이며, 이것은 큰 자리와 작은 자리이며, 이것은 눕는 베개이며, 이것은 땅에 자는 것이며, 이것은 타구이며, 이것은 소변 그릇이며, 이것은 대변 그릇이며, 여기는 깨끗한 땅이며, 여기는 부정한 땅입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답파마라자를 칭찬하셨다. “나의 제자 가운데서 스님들의 와구를 나누어 주는 일은 답파마라자가 가장 으뜸이다.” 그때에 자지(慈地)라는 비구가 나열성으로 왔는데, 답파마라자는 그 나그네 비구를 위해 와구를 나누어 주되 상좌로부터 차례에 따라 알맞은 것을 주었다. 그때에 그 자지 비구가 대중에서 아랫자리이므로 나쁜 방과 나쁜 와구를 얻게 되었다. 자지 비구는 문득 성을 내면서 말하였다. “답파마라자는 애욕이 있어서 좋아하는 이에게는 좋은 방과 좋은 와구를 주고, 좋아하지 않는 이에게는 나쁜 방을 준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까닭에 나에게 나쁜 방과 나쁜 와구를 주었다. 스님들은 어찌하여 이와 같이 애욕이 있는 이를 뽑아서 대중의 와구를 나누게 하였는가?” 그때에 존자 답파마라자가 밤이 지나고 날이 밝으매 스님들을 집집에 보내어 밥 먹으라는 청에 응하게 하였다. 그때에 나열성에 단월(檀越)이 있어, 스님들을 위해 매년에 두 차례씩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여 공양하였다. 그런데 자지 비구가 차례에 뽑히어 그 집에 가게 되자, 그 단월은 자지 비구가 자기의 집으로 와서 밥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곧 문 밖에서 헌 거적을 펴고 나쁜 음식을 베풀어 놓았다. 그때에 자지 비구는 이와 같이 나쁜 음식을 받고 더욱 성이 나서 말하였다. “답파마라자는 애욕이 있어서 좋아하는 이에게는 좋은 방과 좋은 와구를 주고 좋아하지 않는 이에게는 나쁜 방과 나쁜 침구를 준다. 그런 까닭에 우리들에게 고의로 나쁜 방과 나쁜 침구를 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또 나를 좋아하지 않는 까닭에 나를 다시 나쁜 음식을 주는 곳으로 보냈다. 어찌하여 대중에서는 이와 같이 애욕이 있는 비구를 뽑아서 대중을 위해 와구를 나누어 주게 하고, 또 차례대로 청을 받으러 보내는 일을 맡긴단 말인가?” 그때에 나열성에 자(慈)라는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는 자지 비구의 누이동생이었다. 자지 비구가 나열성에 왔다는 말을 듣고, 곧 자지 비구에게 가서 그의 앞에 서서 문안을 하였다. “멀리 오시기에 수고로우셨지요. 피로하시지 않습니까?” 이와 같이 좋은 말로 물었으나 자지 비구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므로 비구니가 물었다. “대덕이여, 저에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대답도 하지 않습니까?” “너하고 말을 해서 무엇하겠느냐? 답파마라자가 나를 골탕 먹여도 네가 나를 도와주지 못하지 않느냐?” 비구니가 물었다. “제가 어떤 방편을 써야 답파마라자가 대덕을 골탕 먹이지 못하겠습니까?” “너는 부처님과 비구들이 모이는 짬을 기다렸다가 대중에 가서 이와 같이 말하여라. ‘대덕이여, 이는 착하지 않고 마땅치 않고, 좋지 않고, 수순하는 것이 아니며, 알맞은 바에 응하지 않고 때에 맞지 않습니다. 제가 본래 의지한 까닭은 두려움과 번뇌가 없기 때문이었거늘, 어찌하여 두려움과 번뇌가 다시 생기는 것입니까? 어찌하여 물에 불이 나는 것입니까? 이 답파마라자가 나를 범하였습니다.’ 그러면 스님들은 마땅히 화합하여 그를 물리치리니, 그러면 다시는 나를 골탕 먹이지 못하리라.” 비구니가 말하였다. “그것이야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곧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에 자 비구니는 스님들이 계신 곳에 가서 위와 같이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