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친족이 아닌 사람에게 옷을 구하지 말라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사위성 안에 있는 장자가 이른 아침에 수레를 잘 꾸미어 하인들을 데리고 동산에 가서 구경을 하고, 다시 수레를 돌려 기원정사(祇園精舍)의 절로 가서 문 밖에다 수레를 두고 기원정사에 걸어서 들어가다가 발난타 석자(跋難陀釋子)를 보고는 예배하고 문안한 뒤에 그 앞에서 설법을 청했다. 발난타 석자는 말 재주와 지혜가 있어서 설법을 잘 하였으므로 곧 장자에게 가지가지 방편으로 설법하여 깨우쳐 주고 권장하여 기쁘게 하였다. 그는 설법을 듣고 나서 곧 발난타에게 말하였다. “무엇이 필요하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난타가 대답하였다. “아무것도 필요한 것이 없소. 그저 이것이 공양일 뿐이오.” 장자가 다시 말하였다. “말씀해 주십시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어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만두시오. 다시는 말씀하지 마시오. 설사 내가 구하는 것이 있더라도 모두 주지 못할 것입니다.” 장자가 다시 말하였다. “말씀만 하십시오. 구하시는 대로 제가 드리겠습니다.” 그때에 그 장자는 몸에 비싸고 넓고 길고 흰 주단 옷을 입고 있었는데 발난타가 말하였다. “그대가 입고 있는 것을 주겠는가? 나는 그것이 필요하오.”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일 나의 집으로 오시면 드리겠습니다.” 발난타가 말했다. “내가 먼저 말하기를 ‘비록 구하는 것을 말하여도 그대는 모두 나에게 주지 못하리라’ 하였는데 지금 과연 내 말과 같이 되었소.” 장자가 다시 말했다. “제가 드린다는 것이지 드리지 않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일 오시면 이 옷을 드리거나 다시 좋은 옷이 있으면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이 옷을 벗어서 그대에게 드리면 저는 옷 없이 사위성에 들어갈 수 없지 않습니까?” 발난타가 말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다시는 구하지 않겠소.” 그때에 장자는 성이 나서 기뻐하지 않은 채 옷을 벗어 척척 집어서 발난타에게 주면서 말했다. “내가 아까부터 대덕에게 말하기를 내일 오시면 이 옷을 드리던지 혹시 더 좋은 것이 있으면 드리겠다고 하였는데 믿지 않으시니, 지금 내가 속옷만을 입고 사위성으로 들어가게 되었소.” 그때에 장자가 곧 기원정사에서 나와 수레를 타고 홑옷을 입고 성으로 들어가니, 문지기가 보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어디서 오십니까? 누구에게 겁탈을 당하셨습니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아까 기원정사에 있을 때 거기서 도적에게 겁탈을 당하였소.” 그때에 문지기는 곧 칼과 무기를 들고 기원정사로 가려 하니, 장자는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그럴 필요가 없소.” 문지기가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그때에 장자가 위의 사실을 자세히 이야기하니, 여러 거사들이 듣고 모두가 비방하였다. “사문 석자가 많이 구하여 만족함을 모르고 부끄러움이 없구나. 겉으로는 내가 바른 법을 안다 하지만, 이렇거늘 어찌 바른 법이 있으랴? 어찌하여 장자의 몸에 입은 옷을 달라고 하였을까? 단월(檀越)이 아무리 보시하기를 싫어하지 않더라도 받는 이는 만족함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그에 대해 들었다. 그 가운데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는 발난타 석자를 꾸짖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장자에게 몸에 입은 그와 같이 비싼 옷을 구하였는가?”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알면서도 짐짓 발난타에게 물으셨다. “너는 참으로 장자에게 몸에 입고 있는 옷을 요구하였느냐?” “그러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발난타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장자에게 몸에 입은 옷을 요구하였느냐?” 이와 같이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발난타,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만일 비구가 거사에게 옷을 요구하면 니살기바일제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시니, 비구들이 모두 두려워하여 친속인 거사들에게까지도 옷을 구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 친속인 거사에게 옷을 구하는 것을 허락하노니,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지금부터 계를 말하려 하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만일 비구가 친속이 아닌 거사에게 옷을 구하면 니살기바일제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실 때에, 다른 여러 비구들이 구사라(拘薩羅) 나라에서 여름 안거를 마치게 되어 15일에 자자(自恣)를 마치고, 16일에는 의발을 가지고 부처님께로 떠났다. 그러나 낮에는 더워서 다닐 수 없으므로 밤에 다니다가 바른 길을 잃고 딴 길을 따라 걸었다. 그때에 도적 떼들이 다른 사람을 겁탈하여 많은 재물을 얻어 가지고 삿된 길을 따라 돌아오다가 만났는데 도적들이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우리들을 찾아온 것이 아니냐?” 비구들이 대답했다. “우리들은 그대들을 찾아온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구사라 나라에서 안거를 마쳤는데 15일에 자자를 마치고, 16일에는 의발을 가지고 부처님을 뵈려고 거기서 떠나오는 길이다. 그런데 낮에는 더워서 다닐 수 없으므로 밤에 다니다가 길을 잃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길로 오는 것이지, 그대들을 찾아온 것은 아니다.” 그 도적들이 다시 말했다. “너희들이 우리를 찾으러 오지 않았으면 무슨 까닭에 이 길로 오느냐? 어찌 우리를 해치려 한 것이 아니겠느냐?” 곧 비구를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하고 의발을 뺏어 가니, 비구들은 몸을 드러내고 기원정사에까지 가서 문밖에 섰다. 여러 비구들이 이를 보고 말했다. “그대들은 몸을 드러내는 니건자(尼揵子)이니, 기원정사에 들어가지 못한다.” 비구들이 말했다. “우리들은 니건자가 아니며, 사문 석자입니다.” 그때에 우바리(優婆難)가 거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거닐고 있었는데, 비구들이 그에게 가서 말했다. “지금 여러 사람이 옷을 벗고 문밖에 섰기에 우리들이 말하기를 ‘그대들은 니건자이니 기원정사에 들지 못한다’ 하였더니, 그들이 대답하기를 ‘우리들은 니건자가 아니며, 사문 석자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다시 우바리에게 말했다. “그대가 가서 누구인지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때에 우바리가 곧 문밖으로 나가 물었다. “그대들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우리들은 사문 석자입니다.” “그대들은 몇 살인가?” “몇 살입니다.” “그대들은 언제 계를 받았는가?” “우리들은 아무 때 계를 받았습니다.” “그대들의 화상은 누구인가?” “우리들의 화상은 아무이십니다.” “그러면 무슨 까닭에 벗고 다니는가?” 여러 비구들이 위의 사실을 자세히 말하니, 우바리는 다시 비구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저들은 니건자가 아니며, 모두가 사문 석자이다.” 우바리는 다시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이 임시로 옷을 빌려 주어서, 옷을 벗고 부처님을 뵙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비구들이 곧 옷을 빌려 주니, 그 옷을 입고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을 위로하셨다. “너희들은 몸이 편안하였으며, 살기에 화합하였으며, 음식 때문에 고통스럽지나 않았느냐?” 비구들이 대답했다. “대덕이시여, 저희들은 몸도 편안했고, 살기에도 화합했고, 음식 때문에 고통스럽지도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구사라 나라에서 여름 안거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자자를 끝내고 의발을 가지고 부처님께 문안을 드리러 올 때에 낮에는 더워서 다닐 수 없으므로 밤에 다니다가 길을 잃고 도적을 만나 겁탈을 당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자세히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비구들을 꾸짖으셨다. “너희가 한 일은 옳지 않다. 사문의 법이 아니요 청정한 행이 아니요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아, 너희들은 어찌하여 벌거벗고 다녔느냐? 만일 벌거벗고 다니면 돌길라이니라. 만일 이런 일이 있거든 부드러운 풀이나 나뭇잎으로 몸을 덮고 절 옆으로 가서 먼저 남은 옷이 있으면 꺼내서 입을 것이며, 없으면 잘 아는 동무 비구들에게 있는 남은 옷을 얻어 입을지니라. 잘 아는 동무 비구들에게 옷이 없으면 마땅히 대중에 묻되 ‘나누어 줄 만한 옷이 있는가?’ 할지니, 있거든 나누어 주고, 없거든 다시 묻되 ‘침구라도 있는가?’ 하여 있으면 나누어 줄 것이며, 주지 않으면 스스로가 창고를 열어 보아 요나 땅에 까는 것이나 주단이나 이불이 있거든 뜯어서 재단하여 옷을 만들어 스스로의 몸을 가리고 밖에 나아가서 옷을 구걸할지니라.” 그때에 비구들이 두려워하여 여기의 물건을 저곳으로 가지고 가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허락하노라.” 그때에 비구들이 옷을 빼앗기고 옷을 잃고 옷을 태우고 옷을 물에 띄웠으나 두려워하여 대중의 옷을 감히 입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였다. “입기를 허락하노라.” 그들이 옷을 얻은 뒤에도 대중의 옷을 제자리에 돌리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 만일 옷을 얻었거든 돌려주되, 빨고 물들이고 기워서 본래의 자리에 놓으라. 만일 본래의 자리에 놓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라.” 그때에 어떤 비구들이 옷을 빼앗기고 잃고 태우고 띄웠는데 두려워서 친속이 아닌 거사들과 그 부인들에게 옷을 구걸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을 잃었거나 빼앗겼거나 태웠거나 띄웠으면,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의 부인들에게 옷을 구걸하기를 허락하노라. 지금부터는 이와 같이 계를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의 부인들에게 옷을 구걸하면 나머지 때[餘時]를 제하고는 니살기바일제이다.’ 나머지 때라 함은 비구가 옷을 빼앗기거나 잃거나 태우거나 띄운 때이니, 이것이 나머지 때이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친속과 친속이 아니라 함도 위와 같으며, 거사와 거사의 부인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옷이라 함이 열 가지가 있음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나니, 비구가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의 부인에게 옷을 구걸하면 나머지 때를 제하고는 니살기바일제이니라. 이 니살기바일제를 범한 옷은 버려서 대중에게 줄지니, 여러 사람이나 한 사람에게 줄 것이며, 따로 하는 무리에게는 버리지 말지니라. 버렸으나 버려지지 않으면 돌길라이니, 대중에게 줄 때에는 반드시 대중에 가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고 상좌에게 절한 뒤에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나 아무 비구는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 부인에게 옷을 구걸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으므로, 지금 그것을 버려서 대중에게 주려 합니다.’ 버린 뒤에는 참회할 것이며, 앞에 서서 참회를 받는 사람은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 부인에게 옷을 구걸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으므로, 지금 그것을 버려서 대중에게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나는 이 아무 비구의 참회를 받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알린 뒤에 참회를 받을 때에 그 비구에게 말하기를 ‘스스로 그대의 마음을 꾸짖었는가?’ 하여, ‘그렇습니다’ 하거든 대중은 곧 이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되 알리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할지니라. 반드시 이와 같이 줄지니, 대중에게 능히 갈마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를 위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 부인에게 옷을 구걸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시오. 이 옷을 아무 비구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 부인에게 옷을 구걸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는데 대중은 지금 이 옷을 다시 이 아무 비구에게 돌려주려 합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이 옷을 다시 이 아무 비구에게 돌려주는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누구든지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들이 이미 승인을 하셨으니, 저 아무 비구에게 옷을 주겠습니다. 스님들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대중 가운데 옷을 버렸는데 돌려주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돌려줄 때에 어떤 사람이 돌려주지 말라 하면 돌길라이며, 돌려주지 않고 딴 곳에 청정하게 베풀거나 보내서 남에게 주거나 스스로가 세 가지 옷을 만들거나 파리가라 옷을 만들거나 고의로 찢거나 태우거나 자주 자주 입어서 찢어지게 하면 모두가 돌길라이니라. 비구니가 이와 같이 하면 니살기바일제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옷을 빼앗기거나 잃었거나 태웠을 때에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 부인에게 구걸하거나 함께 집 떠난 이에게 구걸하거나 남을 위해서 구걸하거나 남이 나를 위해서 구걸하거나 구하지 않아도 얻어지는 것은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계를 제정하기 전과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혔을 때이니라.”
7) 분수에 지나게 옷을 갖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도적을 만나 옷을 잃어버리고 기원정사로 왔다. 우바새들은 여러 비구들이 도적을 만나 옷을 빼앗기고 기원정사로 왔다는 말을 듣고, 좋은 옷을 많이 가지고 비구들에게 와서 물었다. “아까 들으니, 비구들이 옷을 빼앗기고 왔다는데 어느 분이십니까?” “우리들이오. 왜 묻는가요?” “우리들은 여러 비구들이 도적을 만나 옷을 잃고 기원정사에 왔다는 말을 듣고 이 옷을 가지고 왔습니다. 여러 대덕 스님들께서는 옷이 필요하시면 마음대로 가지십시오.” “그만두시오. 이미 그것으로 공양이 되었소. 우리들은 각각 세 가지 옷이 있으니, 필요치 않습니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이 비구들에게 말했다. “대덕 스님들이여, 그대들이 세 가지 옷이 풍족하거든 어찌 받아서 우리들에게 주던지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으시오?” 그때에 거사들은 비구들이 옷을 잃었으므로 옷을 주었으나, 비구들은 세 가지 옷이 구족하면서도 거사들에게 옷을 받아서 여섯 무리 비구에게 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그에 대하여 들었다. 그 중에서도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닌 이는 여러 비구들을 비방하였다. “사위성의 거사들은 비구들이 옷을 잃었으므로 옷을 보시하였는데, 그대들은 어찌하여 세 가지 옷이 구족하면서도 그들의 옷을 받아 여섯 무리 비구와 그 밖에 다른 사람에게 주었는가?” 이와 같이 비방한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은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알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너희 여러 비구들은 참으로 세 가지 옷이 구족하면서도 남의 옷을 받아서 여섯 무리 비구와 다른 사람에게 주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그 비구들을 꾸짖으셨다. “너희들이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법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사위성의 거사들은 비구들이 옷을 잃었으므로 옷을 보시하였거늘, 너희들은 어찌하여 세 가지 옷이 구족하면서도 그들의 옷을 받아 여섯 무리 비구와 그 밖에 다른 사람에게 주었느냐?” 이와 같이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옷을 잃거나 빼앗기거나 태우거나 물에 띄웠을 때에 친속이 아닌 거사와 거사 부인들이 자자청(自恣請)으로 많은 옷을 주려 하거든 이 비구는 반드시 만족함을 알아 옷을 받을지니, 만일 지나치게 받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다.’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친속이 아닌 이와 친속인 이도 위와 같고, 거사와 거사 부인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고, 옷에 열 가지가 있음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만일 한 가지 옷을 잃고 두 가지의 옷이 남았거든 받지 말 것이며, 두 가지의 옷을 잃고 한 가지 옷만 남았는데 두 겹, 세 겹, 네 겹이거든 쪼개서 만들 것이며, 승가리나 울다라승(鬱多羅僧)이나 안타회 등 세 가지 옷을 모두 잃었거든 그 비구는 반드시 만족함을 알아 옷을 받을지니라. 만족함을 아는데 두 가지가 있으니, 집에 있는 사람의 만족함을 알기와 집을 떠난 사람의 만족함을 알기이니라. 집에 있는 사람의 만족함을 알기란 속인들이 주는 옷을 받는 것이며, 집을 떠난 사람의 만족함을 알기란 세 가지 옷이니라. 만일 거사가 자청하여 비구들에게 옷을 많이 주었는데 옷이 보드랍거나 얇거나 견고치 않거든, 받아서 두 겹, 세 겹, 네 겹으로 포개서 만들되 어깨에다 깃을 달 것이며, 때가 묻은 곳은 기워서 막고, 끈과 고리를 달 것이며, 그러고도 남는 것이 있으면 거사에게 이와 같이 말할지니라. ‘이 남은 옷으로 무엇을 할까요?’ 그 단월이 말하기를 ‘나는 옷을 잃었다고 드리는 것이 아니며, 우리들은 그저 대덕들에게 드렸을 뿐입니다’ 하거든 받고자 하면 받을 것이나, 비구가 만족함을 아는 분수를 지나게 옷을 받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이 니살기바일제를 범한 옷은 버려서 대중에게 줄지니, 여러 사람이나 한 사람에게 줄 것이요, 따로 하는 무리에 버리지 말지니라. 버렸으나 버려지지 않으면 돌길라니, 버릴 때에는 반드시 대중에게 가서 오른쪽 어깨를 들어내고 가죽신을 벗고 상좌에게 예배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나 아무 비구는 만족함을 아는 분수를 지나게 옷을 받아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게 줍니다.’ 버린 뒤에는 참회할 것이며, 앞에서 참회를 받는 사람은 반드시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아무 비구는 만족함을 아는 분수를 지나게 옷을 받아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게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께서는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나는 아무 비구의 참회를 받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알린 뒤에 참회를 받을 때에 그에게 말하기를 ‘스스로 그대의 마음을 꾸짖었는가?’ 하여, ‘그렇습니다’ 하거든 대중은 마땅히 이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되 알리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행할지니, 반드시 이와 같이 줄지니라. 대중에서 능히 갈마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되 위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알리게 할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만족함을 아는 분수를 지나게 옷을 받아서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맞게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대중은 이 옷을 아무 비구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만족함을 아는 분수를 지나게 옷을 받아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대중은 이 옷을 가지고 다시 이 비구에게 돌려주려 하오니,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이 옷을 가지고 이 비구에게 돌려주는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누구든지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들이 이미 승인을 하셨으니, 아무 비구에게 옷을 주겠습니다. 스님들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만일 대중 가운데 버렸는데 돌려주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돌려줄 때에 어떤 사람이 돌려주지 말라고 시키면 돌길라이며, 돌려주지 않고 도리어 청정하게 보시하거나 보내서 남에게 주거나 자기가 세 가지 옷을 만들거나 파리가라 옷을 만들거나 찢거나 태우거나 자주 자주 입어서 찢어지게 하면 모두가 돌길라이니라. 비구니는 니살기바일제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만족함을 알아서 가지거나 만족함을 알기에 모자라게 가지거나, 거사가 옷을 많이 주었는데 보드랍고 얇고 견고치 않거든 두 겹, 세 겹, 네 겹으로 포개서 옷을 만들어 깃을 달고 때 묻은 곳을 기워서 가리고 끈과 고리를 달고서도 남은 옷이 있을 때 거사에게 묻기를 ‘무엇을 만들까?’ 하여 거사가 대답하기를 ‘나는 옷을 잃었으므로 드린 것이 아니며, 우리들은 그저 대덕께 드리는 것입니다’ 하거든 받고, 받고 싶어서 받는 것 등은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아직 계를 제정하기 전이거나 미치고 어리석어서 마음이 어지럽고, 번뇌와 고통에 얽힌 때이니라.”
8) 옷값을 더 하라고 권하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한 비구가 걸식을 하고 있었는데, 그 비구가 때가 되어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에 들어갔다. 거사의 집에 가서 걸식을 하다가 거사의 부부가 이와 같이 의논하는 소리를 들었다. “발난타 석자는 나의 옛 친구이니, 이러이러한 옷값을 가지고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줍시다.” 그 비구가 걸식을 마치고 절에 돌아와서 발난타 석자를 보고 말했다. “거룩하십니다. 구담이여, 그대는 대단히 복스러운 분이십니다.” 발난타가 물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있기에 나를 복스러운 사람이라 하는가?” “내가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거사의 부부가 의논하기를 ‘발난타 석자는 나의 옛 친구이니, 이러이러한 옷값을 가지고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주어야 하겠다’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그 거사의 집은 어디 있으며, 문은 어느 쪽으로 향하였던가?” “그 거사의 집은 아무 곳에 있는데 문은 아무 쪽으로 향하였습니다.” “아! 그는 나의 친한 단월인데 항상 나에게 공양하니, 진실로 그대의 말과 같을 것이오.” 다음 날 아침에 발란타는 일찍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에 들어가 거사의 집에 가서 말하였다. “참으로 나에게 옷을 주려고 하였는가?” 거사가 대답하였다. “우리들이 으슥한 곳에서 우리끼리만 그렇게 같이 말했을 뿐입니다.” 발난타가 거사에게 말하였다. “나에게 옷을 주려 하거든 이러이러하게 광대하고 새롭고 좋고 견고하고 치밀하여 내가 입기에 맞도록 하오. 만일 내가 입기에 알맞지 않으면 이것을 무엇 하겠소?” 그때에 거사가 즉석에서 비난했다. “사문 석자가 부끄러움도 없이 많이 구하여 만족할 줄 모르는군요. 겉으로는 내가 바른 법을 안다 하면서 강제로 남에게 좋은 옷을 구하니, 이렇거늘 어떻게 바른 법이 있겠소? 베푸는 이는 비록 끝없이 할지라도 받는 이는 마땅히 만족함을 알아야 할 것인데, 으슥한 곳에서 사사로이 한 말까지를 찾아내다니.” 그때에 걸식하던 비구가 듣고 발난타 석자를 비방하였다. “어찌하여 사문은 이와 같이 강제로 남에게서 좋은 옷을 구한단 말이오?” 걸식하던 비구가 곧 그 집에서 나와 절에 가서 이 사실을 여러 비구들에게 이야기하였다. 그 중에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들은 발난타 석자를 꾸짖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이와 같이 강제로 남에게 좋은 옷을 구하였는가?” 이와 같이 꾸짖은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발난타 석자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이와 같이 강제로 남에게 좋은 옷을 구하였는가?” 이와 같이 꾸짖으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반드시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거사나 거사의 부인들이 그 비구를 위해 옷값을 마련하고 그 옷값으로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아무 비구에게 주리라 하는 말을 듣고 곧 그 거사의 집에 가서 말하기를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나에게 주시오. 좋기 때문이오≻ 하여,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실 때에, 거사들이 자청하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어떤 옷이 필요하십니까?” 이 비구는 속으로 의심이 생기어 대답하지 못했다. 거사들이 비구가 찾는 것을 마음대로 준다면 대답하겠지만, 거사들은 비구들을 위해 값진 옷을 만들려 하니 이 비구들은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아 값진 옷이 필요치 않고 그렇지 않은 것을 구하려 하므로 비구들은 속으로 의심이 생기어 마음대로 요구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아 그렇지 않은 것을 구하는 것은 허락하노라. 지금부터는 이와 같이 계를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거사나 거사의 부인이 비구를 위해 옷값을 마련하고,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아무 비구에게 주리라 하였을 때에 이 비구가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은 일이 없이 거사의 집에 가서 말하기를 ≺장하여라. 거사여, 나를 위해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주시오. 좋아하기 때문이오≻ 하여,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거사와 거사의 부인도 위와 같고, 옷값이라 함은 돈, 금, 진주, 유리, 가패(珂貝), 옥돌, 영락, 생금(生金) 등이니라. 옷에 열 가지가 있으니,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구한다 함은 두 가지가 있나니, 첫째는 값을 구하는 것이며, 둘째는 옷을 구하는 것이니라. 값을 구한다 함은 단월이 비싼 옷을 지어 주는데 구하여서 내지 16분의 1전이라도 더 구하는 것이며, 옷을 구한다 함은 거사에게 말하기를 이러이러하게 길고 넓은 옷을 지으라 하거나 내지 끈 하나라도 더하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이 비구가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가서 값지고 광대한 옷을 구하여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며, 구하여도 얻지 못하면 돌길라이니라. 이 니살기바일제를 범한 옷은 버려서 대중에 줄지니, 여러 사람이나 한 사람에게 줄 것이며, 따로 하는 무리에게는 주지 말지니라. 버렸으나 버려지지 않으면 돌길라이니, 버려서 대중에 줄 때에는 대중에 가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고 상좌에게 예배한 뒤에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나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으로 옷 줌[自恣與衣]을 받은 일이 없으면서도 가서 값진 옷을 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겠습니다.’ 버린 뒤에는 참회할 것이며, 앞에서 참회를 받는 사람은 반드시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으로 옷 줌을 받은 일이 없으면서도 가서 값진 옷을 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나는 아무 비구의 참회를 받으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알린 뒤에 참회를 받을 때에 그에게 묻되 ‘스스로 그대의 마음을 꾸짖었는가?’ 하여, 그 비구가 ‘그렇습니다’ 하거든 대중은 곧 이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되 알리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할지니, 반드시 이와 같이 줄지니라. 대중에서 능히 갈마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위와 같이 뽑아서 이와 같이 알리게 하여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으로 옷 줌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가서 귀중한 옷을 요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대중은 지금 이 아무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으로 옷 줌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가서 귀한 옷을 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는데 대중은 지금 이 옷을 가지고 이 비구에게 돌려주려 합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이 옷을 가지고 이 비구에게 돌려주는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누구든지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들이 이미 승인을 하셨으니, 저 아무 비구에게 옷을 주었고, 스님들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이 비구가 이미 대중에 옷을 버렸는데 돌려주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돌려줄 때에 어떤 사람이 돌려주지 말라 하면 돌길라이며, 돌려주지 않고 딴 곳에 보시하거나 보내서 남에게 주거나 자기가 세 가지 옷을 짓거나 파리가라 옷을 만들거나 고의로 찢거나 태우거나 자주 자주 입어서 찢어지게 하면 모두가 돌길라이니라. 비구니는 니살기바일제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고 가서 구하되 만족함을 알아 적게 구하거나 친속인 사람에게 구하거나 집을 떠난 이에게 구하거나 남을 위해서 구하거나 남이 나를 위해서 구하거나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계를 제정하지 않을 때와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힌 때이니라.”
9) 두 집에 다니면서 옷값을 더 하라고 권하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걸식하는 비구가 때가 되어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였다. 차례차례 걸식하다가 한 거사의 집에 이르러서 거사의 부부가 이와 같이 의논하는 것을 들었다. “발난타 석자는 우리 옛 친구인데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주어야 하겠다.” 또 다른 곳에 가서 다른 부부가 이와 같이 의논하는 것을 들었다. “발난타 석자는 우리 옛 친구인데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주어야 하겠다.” 그때에 그 걸식하는 비구는 걸식을 마치고 성에서 나와 절로 돌아가서 발난타 석자를 보고 말하였다. “존자는 대단히 복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를 대단히 복덕이 많은 사람이라 하는가?” “내가 아까 사위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할 때에 차례차례 걸식을 하다가 한 거사의 집에서 부부가 의논하기를 ‘발난타 석자는 나의 옛 친구인데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주리라’ 하였고, 또 다른 거사 부부가 의논하는 것을 들으니, 말하기를 ‘발난타 석자는 나의 옛 친구인데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주어야 하겠다’ 하였습니다.” “사실이 그러한가?” “그렇습니다.” “그 거사의 집은 어디 있으며, 문은 어디로 향하였던가?” “그 집은 아무 곳에 있고 문은 어느 쪽으로 향하였습니다.” 발난타 석자는 그 비구에게 말했다. “그 거사들은 진실로 나의 단월이어서 항상 나에게 공양 공급한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에 들어가서, 두 거사의 집을 찾아가서 이와 같이 말했다. “당신들이 참으로 나에게 새로운 옷을 지어 주겠다고 하였습니까?” “으슥한 곳에서 그런 말을 했을 뿐입니다.” 발난타 석자가 말했다. “만일 나에게 옷을 지어 주겠으면, 둘이서 함께 한 벌의 옷을 짓되 매우 광대하고 견고하고 치밀하게 하여 내가 입기에 맞게 하오. 맞지 않는다면 나는 필요치 않소.” 거사들이 이 말을 듣고 함께 비방하였다. “발난타 석자는 만족함을 모르고, 부끄러움도 없다. 겉으로는 내가 바른 법을 안다 하지만 이와 같이 탐내어 구하되 만족함을 알지 못하니, 어찌 바른 법이 있겠는가? 베푸는 이가 만족함이 없을지라도 받는 이는 만족함을 알아야 할 터인데 외딴 곳에서 한 말까지를 찾아와서 구하다니.” 그때에 걸식하는 비구가 이 말을 듣고 발난타 석자를 비방하였다. “어찌하여 강제로 남에게 옷을 요구할까?” 그때에 그 걸식하는 비구가 성을 나와 절에 돌아가서 이 사실을 비구들에게 자세히 이야기하니 비구들이 들었다. 이 가운데서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는 발난타 석자를 꾸짖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강제로 남에게 옷을 요구하였는가?” 이와 같이 꾸짖은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자세히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발난타 석자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강제로 남에게 값비싼 옷을 요구하였느냐?”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발난타,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두 거사와 거사의 부인이 그 비구를 위해 옷값을 마련하고 말하기를 ‘우리들은 아무 비구를 위해 이러이러한 옷값을 마련했으니, 아무 비구에게 주리라’ 한 것을 듣고 그 두 거사의 집에 가서 말하기를 ‘장하여라. 이러이러한 옷값을 마련하여 나를 위해 옷을 짓는다 하니, 함께 한 벌의 옷을 지으시오. 좋게 하려기 때문이오’ 하여,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하신 뒤에 거사들이 자자청으로 비구들에게 말했다. “어떤 옷이 필요하십니까?” 이 비구들은 의심이 나서 대답하지 못하였다. 만일 거사들의 자자청이 비구들의 찾는 옷이었다면 대답하여야 하지만 그때에 거사들은 비구들을 위해 값진 옷을 지으려 하니, 이 비구들은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아 값진 옷이 필요치 않고 그렇지 않은 것을 구하므로 비구들은 의심이 생기어 마음대로 요구하지 못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아 그렇지 않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허락하노니, 지금부터는 이와 같이 계를 설명하여라. 어떤 비구가 두 거사와 거사의 부인들이 그 비구를 위해 옷값을 장만하고, 이러이러한 옷값으로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아무 비구에게 주리라 하는 것을 들었을 때에 이 비구가 먼저부터 그 거사의 자자청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두 거사의 집에 가서 말하기를 ‘장하도다. 거사여, 이러이러한 옷값을 마련하여 나를 준다 하니, 함께 한 가지 옷을 지으시오. 좋게 하려기 때문이오’ 하여,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거사와 거사의 부인도 위와 같으며, 옷값도 위와 같고, 옷에 열 가지가 있음도 위와 같고, 구하는 데 두 가지가 있음도 위와 같으니라. 만일 비구가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값진 옷과 광대한 옷을 구하여,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며, 가서 구하다가 얻지 못하면 돌길라이니라. 이 니살기바일제를 범한 옷은 버려서 대중에게 줄지니, 여러 사람이나 한 사람에게 줄 것이요 따로 하는 무리에게는 주지 말지니라. 버렸으나 버려지지 않으면 돌길라이니, 버릴 때에는 반드시 대중에 가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고 상좌에게 예배한 뒤에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나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지 않았는데도 가서 값진 옷을 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겠습니다.’ 버린 뒤에는 참회할 것이며, 참회를 받는 사람은 반드시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은 일이 없이 가서 값진 옷을 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나는 아무 비구의 참회를 받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알린 뒤에 참회를 받을 때에 그에게 말하기를 ‘스스로 그대의 마음을 꾸짖었는가?’ 하여, ‘그렇습니다’ 하거든 대중은 반드시 그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되, 알리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할지니, 반드시 이와 같이 줄지니라. 대중에서 능히 갈마를 행할 수 있는 이를 뽑기를 위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알리게 하여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지 않고서도 가서 값진 옷을 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대중은 이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먼저부터 자자청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가서 값진 옷을 구하여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으므로, 이제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대중은 이 옷을 다시 아무 비구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이 옷을 가지고 이 비구에게 돌려주는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누구든지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들이 이미 승인을 하셨으니, 저 아무 비구에게 옷을 주었습니다. 스님들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이 비구가 대중 가운데 옷을 버렸는데 돌려주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어떤 사람이 돌려주지 말라 하면 돌길라이며, 그것으로 청정하게 보시하거나 보내서 남에게 주거나 자기가 세 가지 옷을 만들거나 파리가라 옷을 만들거나 찢으면 이러한 것은 모두가 돌길라이니라. 비구니는 니살기바일제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그 사람이 먼저 자자청을 받고 가서 구했지만 값지고 좋은 옷 가운데서 그렇지 않은 옷을 구하거나 친속인 이에게 구하거나 집을 떠난 이에게 구하거나 남을 위해서 구하거나 남이 나를 위해서 구하거나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범하지 않느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계를 제정하지 않을 때와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힌 때이니라.”
10) 기한이 지나서 급하게 옷값을 요구하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나열성 안에 한 대신이 있었는데 발난타 석자와 친구이었으므로 자주 자주 왕래하다가 하루는 사자(使者)에게 옷값을 주어 보내면서 말했다. “발난타 석자는 나의 친구이며, 항상 공경하는 사문이다. 이 옷값을 가지고 가서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주어라.” 그때에 그 사자가 옷값을 가지고 절에 와서 발난타에게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당신은 대단히 복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나를 복덕이 많은 사람이라 말하는가?” “나열성 안에 한 대신이 있는데, 나를 시켜 이 옷값을 가지고 와서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그대에게 드리라 하였습니다.” “사실이 그러한가?” “그렇습니다.” 발난타 석자가 다시 물었다. “그 대신의 집은 어느 곳에 있으며, 문은 어느 쪽으로 향하였더냐?” 사자가 대답했다. “집은 어느 곳에 있고 문은 아무 쪽으로 향하였습니다.” 발난타가 말했다. “그대의 말이 옳다. 그는 나의 친구 단월이어서 항상 나에게 공양하고 섬긴다.” 그때에 사위성 안에 또 다른 장자가 있었는데 발난타와 친구이어서 자주 자주 왕래하였다. 이때에 발난타 석자는 이 사자를 데리고 사위성으로 들어가서 그 장자의 집에 이르러 이와 같이 말하였다. “나열성에 있는 어느 대신이 사자를 보내 옷값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옷을 지어 주라 하였으니, 이것을 맡아 두어 주시오.” 그 거사는 그 자리에서 그것을 맡았는데, 대신이 다른 때에 사자에게 물었다. “내가 전에 너를 시켜 옷값을 가지고 가서 발난타에게 주라 하였는데, 옷이 끝난 뒤에 나를 위해 입었느냐?” 사자가 대답하였다. “입지 않았습니다.” 대신이 다시 사자를 보내서 발난타에게 말하였다. “내가 전에 사자를 보내어 그대에게 옷값을 주었는데 내 옷을 입지 않았다 하니, 무엇에 썼는가? 지금 돌려보내 주오.” 그때에 발난타가 이 말을 듣고 급히 장자의 집으로 가서 말하였다. “내가 전에 맡긴 옷값으로 지금 옷이 필요하니, 나를 위해 옷을 지어 주시오.” 그때에 사위성 안의 장자들이 모이는데 먼저부터 규칙이 있기를 참석하지 않는 이는 벌전(罰錢) 5백을 내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장자가 대답하였다. “이 큰 모임의 법칙에 제약이 있으니, 참석하지 않는 이는 벌전 5백을 내도록 되었습니다. 내가 잠시 갔다 오겠으니, 대덕께서는 내가 잠시 갔다 오기를 기다리셔서 내가 벌전 5백을 물지 않게 해 주십시오.” 발난타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우선 옷값을 가지고 내 옷을 지어 주시오.” 그때에 장자가 옷값을 가지고 옷 짓기를 마치니, 모임은 이미 끝났고 여러 사람은 그가 참례하지 않았으므로 벌전 5백을 물게 하였다. 그때에 장자는 비방하였다. “사문 석자가 여러 사람으로 하여금 나에게 벌전 5백을 받아가게 하였다.” 그때에 사위성에 있는 거사들 중에 불ㆍ법ㆍ승을 믿지 않는 이는 모두가 함께 비난하였다. “사문 석자가 만족함을 알지 못하고 부끄러움도 없구나. 겉으로는 내가 바른 법을 안다고 자칭하지만, 이렇거늘 어찌 바른 법이 있을 수 있겠는가? 거사로 하여금 모임에 나아가지 못하게 하여 벌전 5백을 물게 하다니, 지금부터는 가까이하거나 예배하거나 문안하거나 섬기거나 공양하지 말자.” 여러 비구들이 그에 대해 들었다. 그 중에도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고 두타행을 즐기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발난타를 꾸짖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여러 사람이 장자에게서 벌전 5백을 받아 가게 하였는가?” 곧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무수한 방편으로 발난타를 꾸짖으셨다. “네가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발난타는 어찌하여 장자로 하여금 여러 사람에게 벌전 5백을 물게 하였느냐?” 그때에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발난타를 꾸짖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 하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왕이나 대신이나 바라문이나 거사나 거사의 부인이 그 비구에게 사자를 시켜 옷값을 보내되 ‘이러이러한 옷값을 가지고 이러이러한 옷을 사서 아무 비구에게 주라’ 하여, 그 사자가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대덕이여, 지금 그대를 위해서 이 옷값을 보내셨으니, 받으십시오’ 하거든, 이 비구는 으레 그 사자에게 말하기를 ‘나는 이 옷값을 받을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옷이 필요하고 시기가 맞아 청정하면 받겠습니다’ 하라. 그 사자가 다시 비구에게 말하기를 ‘대덕에게 일 보는 사람이 있습니까?’ 하거든, 옷을 구하지 않는 비구는 으레 대답하기를, ‘있습니다. 절 안에 사는 백성 아무개나 아무 우바새가 있습니다. 이들이 비구의 일을 보는 사람으로서 항상 비구들을 위해 일을 봅니다’ 하라. 그때에 그 사자가 일 보는 사람에게 가서 옷값을 주고 다시 비구에게 와서 말하기를 ‘대덕께서 지시하신 일보는 사람 아무에게 옷값을 맡겼으니, 대덕께서는 알맞은 때에 거기에 가시면 옷을 얻을 것입니다’ 하거든, 옷을 필요로 하는 비구가 그 일 보는 사람이 기억하게 하기 위하여 두 차례, 세 차례까지 말하기를 ‘나는 옷이 필요하오’ 하여, 옷을 얻으면 좋고, 옷을 얻지 못하면 네 차례, 다섯 차례, 여섯 차례, 그 앞에서 잠자코 있을지니, 네 차례, 다섯 차례, 여섯 차례 그 앞에 잠자코 서서 옷을 얻으면 좋거니와 이것을 지나서야 구하여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만일 옷을 얻지 못하면 본래 옷값을 얻은 곳으로 자기가 가던지 사자를 보내서 이와 같이 말하여라. ‘그대가 먼저 사자를 시켜 아무 비구에게 옷값을 주었는데 그 비구는 끝내 얻지 못했습니다. 그대는 다시 가져가서 잃어버리지 않게 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그러할 때입니다.’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왕이라 함은 자유로워서 매인 데가 없는 것이며, 대신이라 함은 왕의 좌우에 있는 이며, 바라문이라 함은 살아 있는 바라문이며, 거사라 함은 왕, 대신, 바라문을 제외하고 집에 있는 사람이며, 거사의 부인이라 함도 또한 집에 있는 부인이며, 옷값이라 함은 위와 같고, 옷에 열 가지가 있음도 위와 같으니라. 기억한다 함은 일 보는 사람이 집에 있거나 저자에 있거나 일하는 곳에 있거든 그곳에 가서 두 번 세 번 말하기를 ‘나는 지금 옷이 필요하니, 나에게 옷을 지어 달라’ 하여, 기억하게 하는 것이니라. 두 번, 세 번 기억하게 하여 옷을 얻으면 좋거니와 옷을 얻지 못하면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그 집에 가서 그 앞에 잠자코 섰을지니라. 그 앞에 서 있는다 함은 그 일 보는 사람이 집에 있거나 저자에 있거나 일하는 곳에 있으면 그곳에 가서 그 앞에 잠자코 서 있는 것이니, 일 보는 사람이 묻되 ‘그대는 어찌하여 여기에 서 있는가?’ 하거든, 비구가 대답하되 ‘그대가 알고 있지 않는가?’ 할 것이요, 그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모르겠다’ 하거든 다른 사람이 아는 이가 있거든 비구는 말하기를 ‘저 사람이 안다’ 할지니라. 비구가 한 번 말하면 두 번 잠자코 있음을 깨뜨리고, 두 번 말하면 네 번 잠자코 있음을 깨뜨리고, 세 번 말하면 여섯 번 잠자코 있음을 깨뜨리나니, 비구가 두세 번을 지나게 말해서 구하거나 여섯 번이 지나게 잠자코 서서 옷을 얻으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이 니살기바일제를 범한 옷은 버려서 대중에게 줄지니, 여러 사람이나 한 사람에게 줄 것이며, 따로 하는 무리에게는 주지 말지니라. 버렸으나 버려지지 않으면 돌길라이니, 버려서 대중에게 줄 때에는 대중에 가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고 상좌에게 예배한 뒤에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나 아무 비구는 세 번이 지나게 말해서 옷을 구하고 여섯 번이 지나게 잠자코 서서 옷을 얻어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겠습니다.’ 버린 뒤에는 참회할 것이며, 참회를 받은 사람은 반드시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세 번이 지나게 말해서 옷을 구하고 여섯 번이 지나게 잠자코 서서 옷을 얻어서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나는 이 아무 비구의 참회를 받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알린 뒤에 참회를 받을 때에 그 비구에게 묻되 ‘스스로 그대의 마음을 꾸짖었는가?’ 하여, ‘그렇습니다’ 하거든 대중은 곧 그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되 알리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할지니, 반드시 이와 같이 줄지니라. 대중에게 능히 갈마를 행할 수 있는 이를 뽑기를 위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알리게 할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세 번이 지나게 말해서 옷을 구하고 여섯 번이 지나게 잠자코 서서 옷을 얻어서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지금 이 비구에게 옷을 돌려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세 번이 지나게 말해서 옷을 구하고 여섯 번이 지나게 잠자코 서서 옷을 얻어서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옷을 버려서 대중에 주었는데 대중은 지금 이 옷을 다시 이 비구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이 옷을 이 비구에게 돌려주는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누구든지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들이 이미 승인하셨으니, 저 아무 비구에게 옷을 주었고, 스님들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이 비구가 대중 가운데 옷을 버렸는데 돌려주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돌려줄 때에 어떤 사람이 돌려주지 말라 하면 돌길라이며, 딴 곳에 보시하거나 자기가 세 가지 옷을 만들거나 파리가리 옷을 만들거나 보내서 남에게 주거나 자주 자주 입어서 해지게 하면 모두가 돌길라이니라. 비구니는 니살기바일제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세 번 말해서 옷을 얻거나 여섯 번 잠자코 서서 옷을 얻는 것과 얻지 못하였을 때에 옷값을 얻은 곳으로 자기가 가던지 사람을 보내서 말하기를 ‘그대가 먼저 사자를 보내 아무 비구에게 옷값을 주었는데, 그 비구가 끝내 옷을 얻지 못했으면 다시 찾아서 잃지 않게 하시오’ 하여, 그가 말하기를 ‘나는 필요치 않습니다. 그대로 보시한 것이오’ 하거든 이 비구가 시기와 부드러운 말과 방편으로 요구하는 것과 혹은 그가 말하기를 ‘파리가라 옷을 지으라고 주겠습니다’ 하거든 시기에 맞추어 구하거나 부드러운 말로 구하거나 방편으로 구하는 것은 범하지 않느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계를 제정하기 전이거나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번뇌와 고통이 얽힌 때이니라.”
11) 풀솜을 구걸해서 가사를 만들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광야국 나라의 경계에 계셨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새로이 풀솜을 섞은 침구를 만들기 시작하여 혹은 아직 솜이 되지 않은 것을 찾고, 혹은 이미 솜이 된 것을 찾고, 혹은 물들인 것 또는 물들이지 않은 것 등을 찾고 ,혹은 새것을 찾고 ,혹은 헌것을 찾으면서 누에 치는 집에 가서 말하였다. “우리들에게 솜을 주시오.” 그들이 대답하였다. “조금 기다리시오. 누에가 익거든 오시오.” 그러나 그 여섯 무리 비구들은 곁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다. 고치[繭]를 삶을 때에 번데기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다. 여러 거사들이 이 일을 보고 모두가 비난하였다. “사문 석자가 부끄러움도 없이 중생의 목숨을 해치는구나. 겉으로 내가 바른 법을 닦는다고 자칭하지만 이렇거늘 어떻게 바른 법이 있겠는가? 누에고치를 구해다가 새로이 침구를 만들다니.” 이와 같은 사실로써 비방하니, 여러 비구들이 들었다. 그 중에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는 여섯 무리 비구를 꾸짖었다. “어찌하여 누에고치를 구하여 새로이 와구(臥具)를 만드는가?” 위와 같은 사실로 꾸짖은 뒤에 부처님께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이 사실을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여섯 무리 비구들을 꾸짖으셨다. “너희들이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며, 사문의 법이 아니며, 청정한 행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여섯 무리 비구들은 어찌하여 누에고치를 구해다가 새로운 침구를 만들었느냐?” 이와 같이 꾸짖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라.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어떤 비구가 누에고치 솜을 섞어서 침구를 만들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섞는다 함은 솜털ㆍ겁패ㆍ구차라ㆍ유엽초(乳葉草)ㆍ추마ㆍ삼[麻] 등이니 비구가 이것을 가지고 누에고치 솜에다 섞어서 침구를 만들어 완성하면 니살기바일제이며, 지어서 이루지 못하면 돌길라이니라. 남에게 말하여 지어서 이루게 하면 니살기바일제이며, 지어서 이루지 못하면 돌길라이며, 남을 위해 지으면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나 모두가 돌길라이니라. 이것은 버려야 하니, 이 가운데서 버린다 함은 도끼나 낫으로 가늘게 썰어서 진흙에 섞어 벽을 바르거나 토방을 바르는 것이니라. 비구니는 돌길라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들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이미 완성한 것을 얻거나 도끼나 낫으로 가늘게 썰어서 진흙에 섞어 벽을 바르거나 토방을 바르면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맨 처음으로 계를 정하기 전과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힌 때이니라.”
12) 검은 염소 털로 침구를 만들지 말라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비사리 나라의 미후강가에 있는 누각에 계셨다. 그때에 비사리에 사는 여러 이차(梨車)들이 흔히 삿된 음행을 하였는데, 그들은 순전히 검은 염소 털로 담요[氈]를 만들어 몸에 덮고 밤길을 다님으로써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였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도 이것을 본받아 순전히 검은 염소 털을 골라서 담요 침구를 만들었다. 그때에 여러 이차들이 이를 보고 모두가 물었다. “대덕이여, 우리들은 세속에 있으므로 음욕을 하기 위해 검은 염소 털 담요를 만들었거니와, 그대들은 이 따위 검은 털 담요를 만들어 무엇에 쓰려 하시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그에 대해 들었다. 그 중에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고 두타행을 하고 계율 배우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이는 여섯 무리 비구를 비난하였다. “무엇 때문에 이차들을 흉내 내어 순전히 검은 염소 털 담요를 만들었는가.?” 이와 같이 꾸짖은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이 일로 인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무수한 방편으로 여섯 무리 비구들을 꾸짖으셨다. “너희들이 한 일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요 청정한 행이 아니요 수순하는 행이 아니어서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여섯 무리 비구들아, 너희들은 어찌하여 여러 이차들을 흉내 내어 순전히 검은 염소 털 담요를 만들었느냐?” 그때에 부처님께서 무수한 방편으로 꾸짖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유루의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계를 범하였다. 지금부터 비구들에게 계를 제정해 주어 열 구절의 이치를 모으고, 내지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리니, 계를 말하려는 이는 이와 같이 말하여라. 비구가 새롭고 순전히 검은 염소 털로써 새로운 침구를 만들면 니살기바일제이니라. 비구의 정의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순전히 검은 털이라 함은 본래 검거나 물들여서 검은 것이니라. 비구가 순전히 검은 염소 털을 가지고 새로운 침구를 만들어 완성하면 니살기바일제이며, 지어서 이루지 못하면 돌길라이며, 남을 시켜 지으면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거나 돌길라이니라. 이 니살기바일제를 범한 옷은 버려서 대중에 줄지니, 여러 사람이나 한 사람에게 줄 것이며, 따로 하는 무리에게는 주지 말지니라. 버렸으나 버려지지 않으면 돌길라이니, 버려서 대중에 줄 때에는 대중에게 가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가죽신을 벗고 상좌에게 예배한 뒤에 오른쪽 무릎은 땅에 꿇고 합장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나 아무 비구는 순전히 검은 염소 털로 새로운 침구를 만들어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침구를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버린 뒤에는 참회할 것이며, 앞에서 참회를 받는 사람은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순전히 검은 염소 털로 침구를 만들어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침구를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나는 이 아무 비구의 참회를 받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알린 뒤에 참회를 받을 적에 그에게 말하기를 ‘스스로 그대의 마음을 꾸짖었는가?’ 하여, ‘그렇습니다’ 하면 대중은 곧 그 비구에게 침구를 돌려주되 알리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할지니, 반드시 이와 같이 줄지니라. 대중에서 능히 갈마를 할 수 있는 이를 뽑기를 위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알릴지니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아무 비구는 순전히 검은 염소 털로 침구를 만들어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침구를 버려서 대중에 주었습니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고 허락하십시오. 이 아무 비구에게 침구를 돌려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대덕 스님들 들으시오. 이 아무 비구는 순전히 검은 염소 털로 침구를 만들어 니살기바일제를 범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 그 침구를 버려서 대중에 주었는데 대중은 지금 이 침구를 다시 이 비구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어느 장로께서나 대중이 이 침구를 가지고 이 비구에게 돌려주는 것을 승인하시면 잠자코 계십시오. 누구든지 승인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스님들이 이미 승인을 하셨으니, 이 아무 비구의 침구를 돌려주었고, 스님들이 승인하여 잠자코 계시므로 이 일을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이 비구가 대중 가운데 침구를 버렸는데 돌려주지 않으면 돌길라이며, 돌려줄 때에 어떤 사람이 돌려주지 말라 하거나 딴 곳에 보시하거나 보내서 남에게 주거나 자주 자주 깔아서 해지면 모두가 돌길라이니라. 비구니는 돌길라이며, 식차마나와 사미ㆍ사미니는 돌길라이니, 이것들은 범하는 것이니라. 범하지 않는다 함은 이미 완성된 것을 얻거나 쪼개고 끊어서 무너뜨리거나 가늘고 얇거든 포개서 두 겹으로 만들거나 요를 만들거나 베개를 만들거나 반듯하고 작은 방석을 만들거나 눕는 요를 만들거나 발우 펴는 방석을 만들거나 삭도(朔刀) 주머니를 만들거나 모자를 만들거나 버선을 만들거나 땀 닦는 수건을 만들거나 신주머니를 만들면 모두가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또 범하지 않는다 함은 가장 처음에 계를 제정하기 전과 어리석고 미쳐서 마음이 어지럽고, 고통과 번뇌에 얽힌 때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