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자자하는 날, 어떤 다른 곳의 한 비구가 생각하되 ‘부처님께서 분부하시기를 한곳에 모여서 같이 자자를 하라 하셨는데, 나는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곧 비구들에게 이야기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하는 날, 다른 곳에 한 비구가 살았거든 그 비구는 마땅히 설계하는 곳에 가서 깨끗이 소제하고 자리를 펴고 물그릇과 발 씻는 그릇을 갖추고 등불을 밝히고 산가지를 마련하여, 나그네 비구 노릇을 해야 한다. 만일 나그네 비구가 다섯 사람이나 다섯 사람이 넘게 왔거든 알리기와 갈마를 해서 자자를 받을 사람을 뽑아야 하며, 네 사람이거든 서로서로 자자를 하되 ‘오늘 대중이 자자를 하는데 우리들 아무 비구도 자자하여 청정케 합시다’ 하고, 두 번, 세 번 거듭 이렇게 말하라. 세 사람이나 두 사람이 왔어도 이와 같이 자자를 하고, 한 사람뿐이거든 마음속으로 생각하되 ‘오늘 대중이 자자하는 날인데 나 아무 비구도 자자해서 청정케 하리라’ 하고, 두 번, 세 번 거듭 이렇게 말하라. 만일 다섯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에게는 희망하는 뜻을 받았으면, 알리고서 자자를 받는 사람을 뽑지 못한다. 만일 네 사람이 있거든 다섯째 사람의 희망하는 뜻을 받지 못하나니, 서로서로 자자를 하라. 세 사람이 있거든 넷째 사람의 희망하는 뜻을 받지 못하나니, 서로서로 자자를 하라. 두 사람이 있거든 셋째 사람의 희망하는 뜻을 받지 못하나니, 서로서로 자자를 하라. 한 사람만이 있거든 둘째 사람의 희망하는 뜻을 받지 못하나니,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자자를 하라.” 그때에 자자하는 날, 대중이 모여서 자자를 하려 하는데,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조용히 하라. 오늘은 대중들이 자자하는 날이다.” 그때에 다른 비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병든 비구가 있는데 오지 못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를 해주도록 허락한다. 또 남에게 부탁해 주어 자자를 받도록 허락하노니, 이렇게 부탁하라. 병든 사람이 말하기를 ‘그대에게 자자를 맡깁니다’ 하거나, ‘나는 그대에게 자자를 말하오’ 하거나, ‘내 대신 자자를 말해 주시오’ 하거나, 혹은 몸을 움직여서 자자를 맡기거나 혹은 널리 자자를 말하면 이것이 자자를 맡기는 것이요, 몸도 움직이지 않고, 입으로도 말하지 않으면 자자를 맡기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나니, 다시 자자를 맡겨야 한다. 부탁을 받은 비구가 병든 사람에게 갔다가 곧 죽거나, 경계 밖으로 나가거나, 수도를 그만두거나, 외도들이 사는 곳으로 가거나, 대중의 화합을 파괴하는 무리로 들어가거나, 계장(戒場) 위로 가거나, 날이 밝아 시간이 지나거나, 혹은 자기가 말하되 변두리 죄를 범했다 하거나, 비구니를 범했다 하거나, 도적 마음으로 도에 들어왔다 하거나, 외도로 돌아간다 하거나, 내시이거나, 부모를 죽였다 하거나, 아라한을 죽였다 하거나, 대중을 파괴했거나,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 피를 냈거나, 인간이 아닌 무리라 하거나, 축생이라 하거나, 남녀추니라 하거나, 남에게 죄 드러냄을 당했다 하거나, 쫓겨났거나 쫓겨나게 되었다 하면 이런 사람들은 자자를 맡겨 주지 못하나니, 다시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또 길에 있는 동안이나 대중에까지 왔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서 대중이 그에게 죄를 보지 못한다는 갈마를 주었거나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는 갈마를 주었거나 나쁜 소견을 버리지 않는다는 갈마를 주었으면 이런 사람도 자자를 맡겨 주지 못하나니, 다시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만일 잠이 들어서 말하지 않았거나, 선정(禪定)에 들었거나, 깜빡 잊었거나,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고서 자자하는 곳까지 이르면, 이것이 자자를 맡겨 주는 것이니라. 자자하는 곳에 이르러서, 일부러 말하지 않으면 돌길라이니라. 만일 이와 같이 하면 좋거니와 그렇지 못하면 그들은 마땅히 병든 비구를 부축해서 나무 평상이나 노끈 평상이나 옷을 합친 것으로 가마를 만든 것에 태워서 자자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그 비구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이 이 병든 비구를 부축해서 데리고 가면 병이 더할지 혹은 죽을지 걱정이다’ 하거든 대중이 모두 병든 사람에게로 가서 갈마와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여러 비구들이 병들었거든 한자리에 모일 수 있으면 좋고, 그렇지 못하면 비구들이 경계 밖으로 나아가서 갈마와 자자를 할지언정 따로 하는 대중으로서 자자를 해서 안 된다.” 그때에 어떤 비구가 자자의 부탁을 받고, 곧 죽거나, 수도를 그만두거나, 계장 위로 갔거나, 날이 밝아 시간이 지났다. 비구들이 생각하되 ‘자자를 맡긴 것이 잃어지지 않을까?’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잃는다.” 그때 어떤 비구가 자자의 부탁을 받았는데 물과 육지의 두 길이 막혔으니, 호랑이와 사자의 어려움이 생기고 물이 크게 범람하여 경계 안에는 길이 끊어져 갈 수가 없었으므로 경계 밖으로 돌아서 자자의 부탁을 가지고 왔다. 비구들이 생각하되 ‘자자를 부탁한 것이 잃어지지 않을까?’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잃지 않는다. 지금부터 자신의 부탁을 받은 비구가 목숨과 범행을 지니는 데 어려움이 있고, 경계 안에 길이 없거든 경계 밖으로 돌아서 자자의 부탁한 것을 잃지 않는다 하노라.” 비구들이 한 사람에게 자자의 부탁을 받고서는 걱정이 되어 감히 다시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더 받도록 허락하노라.” 그때에 비구가 두 사람에게 자자의 부탁을 받고서는 걱정이 되어 감히 다시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도록 허락하노라.” 그때에 비구들이 세 사람에게 자자의 부탁을 받고서는 걱정이 되어 넷째 사람에게는 자자의 청을 받지 못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도록 허락하노니, 능히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데까지 얼마든지 받으라. 만일 이름을 기억할 수 있거든 이름을 다 말하고,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하거든 성을 말하거나, 모습을 말하거나, 혹은 말하되 ‘내가 여러 비구들이 자자를 부탁하는 것을 받았는데 그들은 법다운 대중의 일에 희망하는 뜻을 맡기어 자자를 말하라 하였소’ 하라.” 나이 어린 비구들이 자자를 알지 못하여 비구들에게 물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화상이나 아사리가 가르쳐 주라. 만일 가르쳐 주어도 잘 잊고 기억하지 못하거든 자자를 해주는 이로 하여금 가르치게 하라. 그래도 여전히 잊거든 구절구절을 같이 외워라.” 어떤 비구가 자자의 부탁을 받은 뒤에 일이 생겼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겨 맡기도록 허락하노니, 이와 같이 맡겨라. ‘내가 여러 비구들에게 자자의 부탁을 받았는데 지금 나는 일이 있으므로 그들을 대신해서 희망하는 뜻을 맡기며, 아울러 나 스스로의 희망하는 뜻을 맡기는 바이니, 법다운 대중의 일에 희망하는 뜻을 맡기어 자자를 말하시오.’” 그 비구가 희망하는 뜻을 맡긴 뒤에 일이 다시 없어졌는데 그들은 걱정하되 ‘나는 이미 자자의 부탁을 옮겨 주었는데 어찌하면 좋을까?’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이 도로 없어졌거든 자자하러 가야 한다. 가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은 자자하는 곳에 가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 즉 ‘나는 자자하는 곳에 가지 않으리니,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 말라. 친한 친구와 아는 이를 위해 가지 않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생각하되 ‘나는 자자하는 곳에 가더라도 앉지 않으리니,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 된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 즉 ‘나는 자자하는 곳에 가도 앉지 않으리니,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 말라. 친하게 아는 이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그들이 생각하되 ‘내가 거기에 가더라도 자자를 말하지 않으리니,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 즉 ‘내가 거기를 가더라도 자자를 말하지 않으리니,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 말라. 친한 친구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그때에 자자하는 날, 어떤 다른 곳에서 여러 대중들이 모여 자자를 하려 했는데, 도적이 왔다는 소리를 듣고 놀라서 자리를 떠나 달아났으므로 끝내 자자를 하지 않았다. 비구들이 이 사실에 의하여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허락하노라. 만일 여덟 가지 어려움과 일이 닥쳐오거든 자자를 간략히 말하도록 허락하노라. 여기에서 어려움이라 함은 왕의 어려움, 도적의 어려움, 불의 어려움, 물의 어려움, 병의 어려움, 인간의 어려움, 인간 아닌 이의 어려움, 독한 벌레의 어려움을 말한다. 여기에서 일이라 함은 대중이 많은데, 앉는 곳이 협착하거나 여러 사람이 병이 났거든 자자를 간략히 말하라. 또 대중이 많은데 방이 모자라거나 비가 새거든 자자를 간략히 말하라. 또 포살하다가 밤이 너무 깊었거나, 싸움이 났거나, 아비담(阿毘曇)을 토론하거나, 계율을 판단하거나, 설법하다가 밤이 이미 깊은 때이니라. 대중이 아직 일어나기 전, 먼동이 트기 전에 갈마와 자자를 해서 남이 부탁해 보낸 자자를 받을 것이요, 먼동이 트기까지 이르지 말지니, 먼동이 트기에 이르면 갈마와 자자를 하지 못하느니라. 여러 비구들이 말하기를 ‘어려움과 일 때문에 자자를 간략히 말하고자 하였으나 어려움과 일이 멀지 않으니, 우리들은 세 번 말하는 자자를 널리 말할 수 없다. 두 번 말하는 자자를 하자’ 하였거든, 그들은 두 번 말하는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두 번 말하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비구들이 말하기를 ‘어려움과 일 때문에 자자를 간략히 말하고자 하였으나 이제 어려움과 일이 가까웠으므로 두 번 말하는 자자를 할 수 없다. 한 번 말하는 자자를 하자’ 하였거든, 그 비구들은 한 번 말하는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비구들이 말하기를 ‘어려움과 일 때문에 자자를 간략히 말하고자 하였으나 어려움과 일이 가까우니, 한 번 말하는 자자를 할 수 없다. 우리들은 제각기 세 마디씩을 같이 말하는 자자를 하자’ 하였거든, 여러 비구들은 곧 아뢰고서 제각기 세 마디씩을 같이 말하는 자자를 할지니, 이렇게 말씀드려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여 허락하십시오. 대중은 지금 제각기 세 마디씩을 같이 말하는 자자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알린 뒤에 제각기 세 마디씩을 같이 말하는 자자를 하라. 두 번 말하는 것과 세 번 말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비구들이 말하기를 ‘어려움과 일 때문에 제각기 세 마디씩을 같이 말하는 자자를 하자’ 하였으나 어려움과 일이 급박하므로 제각기 세 마디씩을 같이 말하는 자자를 할 수 없고, 알릴 수도 없거든 그 비구들은 이 어려움과 일에 의하여 떠나야 한다.” 그때에 어떤 다른 곳의 비구가 승잔(僧殘)을 범했는데, 그는 어찌할 바를 몰라 비구들에게 말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비구가 다른 곳에서 승잔을 범했거든 그 비구를 덮어 줄 만하면 덮어주고, 덮어 주는 갈마를 준 뒤에 자자를 할 것이며, 제날에 다스림[本日治]을 줄 만하거든 제날에 다스림을 주고, 제날에 다스리는 갈마를 준 뒤에 갈마를 할 것이며, 마나타(摩那埵)를 줄 만하거든 마나타를 주고, 마나타의 갈마를 준 뒤에 자자를 할 것이며, 죄에서 벗어나는 갈마를 준 뒤에 자자를 하여라.” 어느 때 자자하는 날에 어떤 다른 곳의 비구가 바일제(波逸提)를 범했는데 혹은 바일제(波逸提)를 범했다 하고, 혹은 바라제제사니(波羅提提舍尼)를 범했다 하니, 그는 생각하되 ‘나는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비구들에게 말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자자하는 날에 다른 곳의 비구가 바일제를 범했는데, 거기의 어떤 비구는 바일제를 범했다 하고, 혹은 바라제제사니(波羅提提舍尼)를 범했다 하거나, 바일제를 범한 줄 아는 이가 이 사람을 데려다가 저 바라제제사니를 범했다 하는 사람이 눈으로는 보이고 귀로는 들리지 않는 곳으로 가서 참회하게 한 뒤에 바라제제사니(波羅提提舍尼)를 범했다 하는 비구에게 가서 말하되 ‘저 죄를 범한 비구를 내가 참회시켰소’ 하라. 이런 방편을 쓴 뒤에 자자를 하라.” 어느 때 자자하는 날에 어느 딴 곳의 비구가 투란차(偸蘭遮)를 범했다 하고, 혹은 바라이(波羅夷)를 범했다 하였는데 투란차를 범했다 하는 이들도 모두가 많이 알고, 아함(阿含)과 아비담(阿毘曇)에 능통하고 계율을 잘 지키고 아는 이가 많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왕ㆍ대신ㆍ갖가지 외도ㆍ사문ㆍ바라문이었고, 바라이를 범했다하는 이들도 모두가 많이 알고, 아함과 아비담에 능통하고 계율을 잘 지키고 아는 이도 많은 비구ㆍ비구니와 내지 사문ㆍ바라문들이었다. 비구들이 생각하되 ‘만일 오늘 자자를 하면 대중에는 반드시 다툼이 일어나서 대중이 깨지거나 대중에 티가 생기어 대중을 더럽히거나 대중이 따로 하게 되리니, 우리들은 어찌하여야 좋을까?’ 하고, 곧 비구들에게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하는 날에 딴 곳의 어떤 비구가 투란차를 범하니, 혹은 투란차를 범했다 하고, 혹은 바라이를 범했다 하였는데, 투란차를 범했다 하는 이도 모두 많이 알고, 아함과 아비담에 능통하고, 계율을 잘 지키고 아는 이가 많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국왕ㆍ대신ㆍ갖가지 외도ㆍ사도ㆍ바라문들이었고, 바라이(波羅夷)를 범했다 하는 비구들도 많이 알고, 아함과 아비담에 능통하고 계율을 잘 지키고, 또 아는 이도 많은 비구ㆍ비구니와 내지 사문ㆍ바라문으로써 비구들이 생각하되 ‘만일 오늘 대중이 자자를 하면 대중에는 반드시 다툼이 생기거나 혹은 대중이 쪼개지거나 혹은 대중이 티가 생기어 대중을 더럽히거나 대중이 따로 하게 되리라’ 하여, 대중이 쪼개질까 걱정이 되거든 그날 자자를 하지 말고 조금 멈추었다가 자자를 하라.” 자자할 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자자를 막도록 허락하셨다는 말을 듣고, 제멋대로 청정한 비구를 막아서 자자를 하지 못하게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청정한 비구의 자자를 막지 말라. 만일 막더라도 막지 않는 것과 같나니, 근거가 없고 짓지 않는 이를 막으면 그것은 자자를 막는 것이 아니며, 근거가 있고 지은 이를 막으면 그것은 자자를 막는 것이며, 근거가 없고 나머지가 없고 짓지 않은 이를 막으면 그것은 자자를 막는 것이 아니며, 근거가 있고 나머지가 있고 지은 이를 막으면 그것은 자자를 막는 것이며, 근거가 없고 나머지가 없고 짓지 않은 이를 막으면 그것은 자자를 막은 것이 아니며, 근거가 있고 나머지가 없고 지은 이를 막으면 그것은 자자를 막는 것이니라. 또 아직 세 마디 자자하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막으면 그것은 자자를 막는 것이 아니며, 세 마디 자자하는 말을 마친 뒤에 자자를 막으면 그것도 자자를 막는 것이 아니며, 세 마디 자자하는 말을 할 때에 자자를 막으면 그것이 자자를 막는 것이니라. 한 번 말하는 때와 두 번 말하는 때도 그러하니라. 또 자자를 막는 사람이 몸의 업이 청정치 못하고 입의 업이 청정치 못하고 뜻의 업이 청정치 못하고 지혜가 없이 분명치 못하고 물을 줄도 모르고 대답할 줄도 모르거든, 다른 비구가 이 비구에게 말하되 ‘그만두시오. 스님, 이렇게 다툼을 일으키지 마시오’ 하고, 그 비구의 말대로 자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자자를 막는 사람이 몸의 업이 청정하고 입과 뜻의 업이 청정치 않고 지혜가 없어 분명치 않고 묻기와 대답할 줄 모르거든, 다른 비구가 이 비구에게 말하되 ‘그만두시오. 스님, 이렇게 다툼을 일으키지 마시오’ 하고, 그 비구의 말대로 자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자자를 막는 사람이 몸과 입의 업은 청정하나 뜻의 업이 청정치 않고 지혜가 없어 분명치 않고 묻기와 대답할 줄을 모르거든, 다른 비구가 이 비구에게 말하되 ‘그만두시오. 스님, 그렇게 다툼을 일으키지 마시오’ 하고, 그 비구의 말대로 자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자자를 막는 사람이 몸과 입과 뜻의 업이 청정하고 지혜가 있고 분명하여 묻기도 하고 대답도 할 수 있거든, 다른 비구가 이 비구에게 말하되 ‘그대는 왜 이 비구의 자자를 막으시오? 계를 범했기 때문에 막으시나요? 소계를 깨뜨린 까닭에 막으시나요? 위의를 깨뜨린 까닭에 막으시나요?’ 하여, 그가 대답하되 ‘바라이나 승잔이나 투란차를 범했소’ 하면 그것은 계를 범한 것이니라. 혹 대답하되 ‘계를 깨뜨린 까닭에 막는 것이 아니라 소견을 깨뜨린 까닭에 막는 것이오’ 하거든 다시 묻되 ‘어떻게 소견을 깨뜨렸습니까?’ 하면 그것은 소견을 깨뜨린 것이니라. 혹 대답하되 ‘소견을 깨뜨린 까닭이 아니라 위의를 깨뜨린 까닭에 막는 것이오’ 하거든 다시 묻되 ‘어떻게 위의를 깨뜨렸소?’ 하여, 만일 ‘바일제나 바라제제사니(波羅提提舍尼)나 돌길라 따위를 범했소’ 하면 이것은 위의를 깨뜨린 것이니라. 또 묻되 ‘어떤 사유로 그 사람의 자자를 막으시오? 보았기 때문인가? 들었기 때문인가? 의심했기 때문인가?’ 하여, 만일 그가 말하되 ‘보았기 때문이오’ 하거든 다시 묻되 ‘무엇을 보았으며, 어떻게 보았으며, 그대는 무슨 일 때문에 보았으며, 그 비구는 무엇 때문에 그대의 눈에 띄었소? 그대는 어디에 있었으며, 그는 또 어디에서 어떤 일을 보았기에 바라이와 승잔과 바일제와 투란차와 돌길라의 나쁜 말 따위를 범했다 하는가요?’ 하라. 만일 그가 대답하되 ‘본 것이 아니라 들었기 때문이오’ 하거든 다시 묻되 ‘어떤 일을 들었으며, 어떻게 들었으며, 누구에게 들었는가? 비구에게 들었는가? 비구니에게 들었는가? 우바새나 우바이에게 들었는가? 또 어떤 죄를 범했다고 들었는가? 바라이인가? 승잔인가? 내지 나쁜 말인가?’ 하라. 만일 대답하되 ‘들은 것을 들은 것이 아니라 의심했기 때문이오’ 하거든 다시 묻되 ‘어떤 일을 의심했는가? 누구에게 듣고 의심했는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에게 들었는가? 어떤 일을 의심하는가? 바라이인가? 승잔인가? 내지 나쁜 말인가?’ 하라. 만일 자자를 막는 사람이 지혜 있는 사람에게 대답하지 못하거든, 바라이의 죄로써 막을 이에게는 승잔의 죄를 준 뒤에 대중이 자자를 하고, 승잔의 죄로써 막을 이에게는 바일제의 죄를 준 뒤에 대중이 자자를 하고, 바일제의 죄로써 막을 이에게는 다른 죄를 준 뒤에 대중이 자자를 하고, 만일 다른 죄로써 막을 이에게는 법대로 다스린 뒤에 대중은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자자를 막는 사람이 지혜 있는 사람에게 대답할 수 있거든, 바라이 죄로써 막을 이는 내쫓은 뒤에 대중이 자자를 하고, 승잔 죄로서 막을 이에게는 파리바사(波利婆沙)나 제날에 다스리기나 마나타(摩那埵)나 죄에서 벗어남(무죄)을 준 뒤에 자자를 하고, 바일제 죄로써 막을 이는 참회를 시킨 뒤에 자자를 하고, 다른 일로써 막을 이는 법대로 다스린 뒤에 자자를 하라.” 그때에 어떤 다른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병든 비구가 병든 비구의 자자를 막으니, 그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비구들에게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다른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병든 비구가 병든 비구의 자자를 막으면, 다른 비구가 이 비구에게 말하되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오늘 병든 비구를 막지 마시오. 이 비구의 병이 낫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장로께서 법대로 말씀하시면 저도 법대로 말하리다’ 하라. 이렇게 한 뒤에 자자를 하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병든 비구가 병 없는 비구의 자자를 막거든, 다른 비구가 이 비구에게 말하되 ‘장로여,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그의 병이 낫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장로께서 법대로 말씀하시면 저도 법대로 말할 것입니다’ 하라. 이렇게 한 뒤에 자자를 하라. 또 어떤 다른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병 없는 비구가 병든 비구의 자자를 막거든, 다른 비구가 이 비구에게 말하되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병이 낫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장로께서 법대로 말씀하시면 저도 법대로 말할 것입니다’ 하라. 이렇게 한 뒤에 자자를 하라. 그때에 어떤 곳에서 여러 비구들이 안거를 맞고 부지런히 도를 닦아 가장 높은 도의 결과를 얻었다. 그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이 만일 오늘 자자를 한다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거기서는 이와 같은 쾌락을 얻지 못할까 걱정이다. 우리들은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비구들에게 말했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곳에서 여러 비구들이 안거를 맺고 부지런히 도를 닦아 가장 높은 도의 과위(果位)를 얻고서 그 비구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이 만일 오늘 자자를 하면 딴 곳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거기서는 이런 쾌락을 얻지 못할까 걱정이다’ 하거든 그 비구는 곧 자자를 늦추는 알리기[白增益自恣]를 해야 하나니, 이렇게 말씀드려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여 허락하십시오. 대중이 오늘 자자를 하지 않고 넉 달이 차면 자자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알리고서 넉 달 만에 자자를 하라.” 그때에 어떤 다른 곳에서 여러 비구들이 같이 살았는데 자자하는 날에 그 비구들이 들으니, 다른 곳에 비구들이 싸워서 화합하지 못하므로 여기에 와서 자자를 하고자 하였다. 그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은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곳에서 여러 비구들이 같이 사는데 다른 곳에 사는 비구가 싸워서 화합치 못해 거기에 와서 자자를 하고자 한다는 말을 듣거든 그 비구들은 이틀이나 사흘을 앞당겨 자자를 할지니, 만일 15일에 자자를 할 것이면 줄여서 14일에 자자를 하고, 14일에 자자를 할 것이면 줄여서 13일에 자자를 하라. 만일 오늘 온다고 들리거든 대중이 빨리빨리 모아서 자자를 하고, 듣자마자 경계 안에 왔거든 경계 밖에 나가서 자자를 하고, 듣자마자 절에 들어왔거든 목욕하는 도구와 목욕하는 평상과 목욕하는 물병과 때 미는 칼과 물그릇, 진흙그릇, 비누 약초들을 마련해 놓고, 상좌에게 말씀드려 불을 켜고, 대중을 목욕실에 들게 한 뒤에 본래 살던 비구들은 가만히 하나하나 목욕실에서 빠져나와 경계 밖에 가서 자자를 하라. 만일 나그네 비구가 자자를 하고자 부르거든 대답하되 ‘우리들은 이미 자자를 마쳤소’ 하라. 만일 본래 살던 비구가 자자를 마쳤는데 나그네 비구가 자자를 막으면 막아지지 않고, 나그네 비구가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막으면 막아지나니, 이런 방편으로 할 수 있으면 좋거니와, 그렇지 못하거든 본래 살던 비구들은 자자를 늦추는 알리기를 할지니, 이렇게 말씀드려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여 허락하십시오. 대중은 오늘 자자를 하지 않고 그믐날이 되어서야 자자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자자를 늦추는 알리기를 하라. 만일 나그네 비구가 그믐날까지 있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두 번째로 자자를 늦추는 알리기를 할지니, 이렇게 말씀드려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들으십시오. 스님들이여, 때에 이르렀거든 스님들은 승인하여 허락하십시오. 대중은 오늘 자자를 하지 않고 오는 보름날에야 자자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두 번째로 자자를 늦추는 알리기를 하라. 그래도 나그네 비구가 가지 않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법답고 계율답게 억지로 화합해서 자자를 하라.” 어느 때 자자하는 날에 어떤 곳에서 죄도 모르고 사람도 몰랐는데 자자를 끝내고야 죄도 알고 사람도 알았다. 그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은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곳에서 자자를 할 때에 죄도 모르고 사람도 모르다가 자자를 마치고야 죄도 알고 사람도 알았거든, 자자를 끝낸 뒤에는 이전의 일로써 남의 죄를 드러내지 말라.” 그때에 어떤 곳에서 자자할 때에 죄를 알지 못하고 사람은 알았는데 자자를 바치고야 죄도 알고 사람도 아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를 끝낸 뒤에는 이전의 것으로 남의 죄를 드러내지 말라.” 그때에 어떤 곳에서 자자를 할 때에 죄는 아나 사람은 알지 못했다가 자자를 끝내고야 죄도 알고 사람도 아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가 끝났거든 이전의 일로써 남의 죄를 드러내지 말라.” 그때에 어떤 다른 곳에서 자자하는 날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고, 나그네 비구는 14일에 자자를 하려 하고, 본래 살던 비구는 15일에 하려 하였다. 비구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다른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고,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곳에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고, 나그네 비구는 14일에 자자를 하고 본래 살던 비구는 15일에 자자를 하거든, 나그네 비구는 본래 살던 비구를 따르라. 만일 따르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할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본래 살던 비구의 수와 같고, 나그네 비구는 14일에 자자를 하고 본래 살던 비구는 15일에 자자를 하거든, 나그네 비구들은 본래 살던 비구를 따라야 한다. 만일 따르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자자할 때에 어떤 곳에서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고, 나그네 비구들은 14일에 자자를 하고 본래 살던 비구들은 15일에 자자를 하거든, 본래 살던 비구가 적으니, 나그네 비구를 따라 화합하기를 바라야 한다. 만일 그들이 화합하기를 받아 주면 좋거니와, 그렇지 않거든 본래 살던 비구들은 경계 밖에 나가서 자자를 해야 한다. 또 자자하는 날에 어떤 다른 곳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고, 나그네 비구는 15일에 자자를 하고 본래 살던 비구는 14일에 자자를 하거든 나그네 비구가 적으니, 본래 살던 비구를 따라 화합하기를 바라야 한다. 만일 화합되면 좋거니와, 화합되지 않거든 나그네 비구가 경계 밖에 나가서 자자를 해야 한다. 또 자자하는 날에 어떤 다른 곳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본래 살던 비구와 그 수가 같고, 나그네 비구는 15일에 자자를 하고 본래 살던 비구는 14일에 자자를 하거든, 나그네 비구들은 본래 살던 비구를 따라 화합되기를 구해야 한다. 만일 화합되면 좋거니와, 화합되지 않거든 나그네 비구는 경계 밖에 나가서 자자를 해야 한다. 또 자자하는 날에 어떤 다른 곳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고, 나그네 비구는 15일에 자자를 하고 본래 살던 비구는 14일에 자자를 하거든 본래 살던 비구가 적으니, 나그네 비구를 따라야 한다. 만일 따르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15일ㆍ16일도 이와 같으니라.” 그때에 자자하는 날에 어떤 곳에서 본래 살던 비구들이 모여 자자를 하려 했다. 바야흐로 자자를 하려 하는데 나그네 비구가 왔다. 그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은 어찌하면 좋을까?’ 하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여러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하는 날에 어떤 곳에서 본래 살던 비구들이 모여서 자자를 하려 했는데, 바야흐로 자자를 할 때에 나그네 비구가 오되, 그 수가 적거든, 나그네 비구의 상좌는 상좌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하고, 하좌는 하좌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하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적거든 청정하다는 뜻을 주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자자하는 날에 본래 살던 비구들이 자자를 하려 할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같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같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자자하는 날에 어떤 곳에서 본래 살던 비구들이 자자를 하려 할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들이 앉아서 자자를 하고자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거든 본래 살던 비구의 상좌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하고, 하좌는 하좌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거든 청정하다는 뜻을 말하고 자자를 하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앉아서 자자를 하고자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같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같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들이 앉아서 자자를 하고자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본래 살던 비구에게 본래 살던 비구가 오는 것도 이와 같으며, 나그네 비구에게 나그네 비구가 오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그때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나그네 비구는 본래 살던 비구가 아직 오지 않은 줄 알고 생각하되 ‘우리들은 다섯 사람이 되거나 다섯 사람이 넘으니, 갈마와 자자를 할 수 있다’ 하고, 곧 갈마와 자자를 하였다. 바야흐로 갈마와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오니, 나그네 비구가 생각하되 ‘우리들은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곧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하는 날에 어떤 곳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나그네 비구는 본래 살던 비구가 아직 오지 않은 줄 알고 생각하되 ‘우리들은 지금 다섯 사람이 되거나 다섯 사람이 넘으니, 갈마와 자자를 할 수 있다’ 하고, 그 비구들이 곧 갈마와 자자를 시작하여, 바야흐로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거든 본래 살던 비구의 상좌는 본래 살던 비구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하고, 하좌는 하좌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하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청정하다는 뜻을 말하고 자자를 하라.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나그네 비구는 본래 살던 비구가 아직 오지 않은 줄 알고 생각하되 ‘우리들은 지금 다섯 사람이 되거나 다섯 사람이 넘으니, 갈마와 자자를 할 수 있다’ 하고 자자를 시작해서 바야흐로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같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같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나그네 비구는 본래 사는 비구가 아직 오지 않은 것을 알고 생각하되 ‘우리들은 다섯 사람이 되거나 다섯 사람이 넘으니, 갈마와 자자를 할 수 있다’ 하고 자자를 시작해서 바야흐로 갈마와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만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나그네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본래 살던 비구는 나그네 비구가 아직 오지 않는 줄 알고 생각하되 ‘우리들은 다섯 사람이 되거나 다섯 사람이 넘으니, 갈마와 자자를 할 수 있다’ 하고, 갈마와 자자를 할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거든 나그네 비구의 상좌는 상좌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하고, 하좌는 하좌의 차례에 따라 자자를 해야 한다.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적거든 청정하다는 뜻을 말하고 자자를 하라. 만일 말하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본래 살던 비구는 아직 나그네 비구가 오지 않은 줄 알고 생각하되 ‘우리들은 다섯 사람이 되거나 다섯 사람이 넘으니, 갈마와 자자를 할 수 있다’ 하고, 갈마와 자자를 할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같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왔는데 본래 살던 비구는 나그네 비구가 아직 오지 않은 줄 알고 생각하되 ‘우리들은 다섯 사람이 되거나 다섯 사람이 넘으니, 갈마와 자자를 할 수 있다’ 하고, 갈마와 자자를 할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자자를 끝내고 대중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모두가 이미 일어났을 때에 나그네 비구가 왔는데, 그 수가 많거든 본래 살던 비구는 다시 자자를 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다스리리라. 나그네 비구에게 나그네 비구가 왔을 때도 이와 같고, 본래 살던 비구에게 본래 살던 비구가 왔을 때도 이와 같으니라. 혹은 자자를 하라 하거나, 혹은 자자를 하지 말라 하거나, 혹은 오지 않은 이는 없어졌다 사라졌다 하여, 갖가지 방편을 써서 남을 파괴하고자 하여 제 멋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려 하면 그가 갈마를 하였더라도 그 비구는 갈마를 이루지 못하고 투란차 죄를 얻느니라. 어느 때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의 흔적을 보니, 노끈 평상과 나무 평상과 방석과 담요와 베개와 발씻는 곳이 갖추어 있었다. 이런 흔적을 보고도 비구를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였는데 갈마와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오니, 나그네 비구들이 생각하되 ‘우리들은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곧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자자하는 날에 어떤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의 흔적을 보니, 노끈 평상과 나무 평상과 방석과 담요와 베개와 발 씻는 곳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런 흔적이 있는 것을 보고도 그를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갈마와 자자를 하였더라도 갈마와 자자를 이루지 못하고 죄를 얻는다. 흔적을 보고서 찾고 찾다가 찾지 못하므로 말하되 ‘없어졌다. 사라졌다’ 하여, 갖가지 방편을 써서 남들을 파괴하려 하여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를 이루지 못하고 투란차 죄를 얻는다. 흔적을 보고는 찾고 찾다가 찾지 못하고, 찾지 못하므로 소리내어 부르고, 부른 뒤에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를 이루지는 못하나 죄는 이루지 않는다. 흔적을 보고는 찾고 찾다가 찾아서 화합하게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이루고 죄도 이루지 않는다. 보거나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와서 나그네 비구의 흔적을 보니 의복ㆍ방석ㆍ바늘통ㆍ발 씻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런 흔적을 보고도 보이는 곳을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이루지 못하고 죄를 얻는다. 흔적을 보고는 찾고 찾다가 찾지 못하면 불러야 하는데 부르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갈마와 자자를 이루지 못하고 죄를 얻는다. 흔적을 보고는 찾고 찾다가 찾지 못하면, 찾다가 찾지 못하므로 말하되 ‘없어졌다. 사라졌다’ 하여 갖가지 방편으로 남을 파괴시키고자 하여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갈마를 이루지 못하고 투란차 죄를 얻는다. 흔적을 보고서 찾고 찾다가 찾지 못하면, 부르고 부르고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는 이루지 못하나 죄는 범하지 않는다. 흔적을 보고서 찾고 찾다가 찾아서 화합하게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이루고 죄를 이루지도 않는다. 보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그때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들의 소리와 거니는 소리와 기침하는 소리와 경 외우는 소리와 말소리를 들었다. 이런 소리를 듣고도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였는데 바야흐로 갈마와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오니, 그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하는 날 어떤 곳에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의 소리와 거니는 소리와 기침 소리와 경 읽는 소리와 말소리를 들었는데, 듣고서도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갈마와 자자를 이루지 못하고 죄를 얻는다. 듣고서 찾는 것으로부터 내지 화합하게 자자하는 것도 모두 위와 같으며, 듣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또 자자하는 날에 어떤 곳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와서 나그네 비구의 소리와 옷을 터는 소리를 들었는데, 듣고서도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이루지 못하고 죄가 있다. 듣고서 찾는 것으로부터 내지 화합하게 자자를 하는 것도 이와 같으며, 듣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그때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들이 계장(戒場) 위에 가 있는 것을 보았다. 이를 보고도 찾지 않고 그 비구들은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였는데, 비구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들이 계장 위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를 보고도 찾지 않고 그 비구들이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는 이루나 죄가 있다. 보고서 찾고 찾다가 부르지 않은 채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이루나 죄가 있다. 보고서 찾고 찾다가 부른 뒤에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를 파괴하지 않고 죄가 없다. 보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와서 나그네 비구가 계장 위에 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보고서도 찾지 않고 그 비구들이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성취하나 죄가 있다. 보고서 찾고 찾다가 부르지 않는 채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성취하나 죄가 있다. 보고서 찾고 찾다가 부른 뒤에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를 성취하나 죄는 없다. 보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나그네 비구가 본래 살던 비구의 소리를 듣는 것도 이와 같으며, 듣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그때에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들이 경계 안[界內]에 있는 것을 보았으나 보고서도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했다. 바야흐로 자자를 할 때에 본래 살던 비구가 오는 것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몰라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곳에서 자자하는 날에 나그네 비구가 와서 본래 살던 비구가 경계 안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보고서도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를 이루지 못하고 죄가 있다. 보고서 찾고 찾다가 부르지 않은 채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를 이루지 못하고 죄가 있다. 보고서 찾고 찾다가 불러서 화합하게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를 이루고 죄가 없다. 보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또 자자하는 날에 어떤 곳에 본래 살던 비구가 와서 나그네 비구가 경계 안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것을 보고서도 찾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이루지 못하고 죄가 있다. 보고서 찾았으나 부르지 않고 그대로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이루지 못하고 죄가 있다. 보고서 찾고 찾다가 불러서 화합하게 갈마와 자자를 하면, 그 비구는 갈마와 자자를 성취하고 죄가 없다. 보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다. 나그네 비구가 본래 살던 비구의 소리를 듣는 것도 이와 같고, 듣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으며, 본래 살던 비구가 나그네 비구의 소리를 듣는 것도 이와 같고, 듣고 의심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들이 생각하되 ‘비구도 있고 살 곳도 있는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만 있는 데로 가자.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다’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 즉 ‘비구도 있고 살 곳도 있는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만 있는 데로 가자.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다’ 하지 말라.” 그 비구들이 생각하되 ‘비구도 있고 살 곳도 있는 데서 비구도 없고 살 곳도 없는 데로 가자.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다’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 즉 ‘비구도 있고 살 곳도 있는 곳에서 비구도 없고 살 곳도 없는 곳으로 가자. 다른 비구들이 나를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다’ 하지 말라.” 그 비구들이 생각하되 ‘비구는 있고 살 곳은 있는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곳으로 가거나 혹은 계장 위로 가자.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다’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생각, 즉 ‘비구는 있고 살 곳은 있는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데로 가거나, 비구들이 계장 위로 가자. 다른 비구들이 우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을까 걱정이다’ 하지 말라. 만일 같이 갈 대중이 없는데 떠나거나, 어려움 되는 일이 없는데 떠나가면 돌길라 죄를 얻는다. 또 비구는 있고 살 곳은 없는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있는 데로 가는 것도 이와 같으며,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없는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없는 데로 가는 것도 이와 같고, 비구는 있고 살 곳은 있는 데서 비구는 있고 살 곳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데로 가는 것도 이와 같으며,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데로부터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없는 데로 가는 것도 이와 같으며, 비구는 있고 살 곳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없는 데로 가는 것도 이와 같으며, 비구는 있고 살 곳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데서 비구는 없고 살 곳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데로 가는 것도 이와 같으며, 친한 벗이나 아는 이를 위해서 가는 것도 이와 같다.” 그때에 여섯 무리 비구니들이 생각하되 ‘절에 가서 다른 비구들이 여섯 무리 비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못하게 하자’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가 그런 생각, 즉 ‘절에 가서 다른 비구들에게 여섯 무리 비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말라 하리라’ 하지 말라. 또 비구는 비구니의 앞에서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말라.” 그때에 비구니들이 식차마나와 사미니를 절에 보내서 다른 비구들이 여섯 무리 비구들을 위해서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못하게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가 식차마나와 사미니를 절에 보내서 다른 비구들이 여섯 무리 비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못하도록 하면 안 된다. 그리고 식차마나와 사미니의 앞에서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으면 안 된다.” 그 비구니들이 생각하되 다시 ‘잘 아는 속인을 절에 보내서 다른 비구들이 여섯 무리 비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못하게 하자’ 하였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가 그런 생각, 즉 ‘잘 아는 속인을 절에 보내서 다른 비구들이 여섯 무리 비구들을 위해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못하게 하리라’ 하지 말라. 그리고 속인들의 앞에서 갈마를 하거나 자자를 막지 말라.” 그때에 바사닉왕(波斯匿王)이 군사를 보내서 여러 대중들을 보호하게 하였는데, 대중들이 그 군사들에게 말했다. “잠깐만 물러나 주시오. 우리들이 갈마와 자자를 하여야겠소.” 그 군사가 말했다. “대왕께서 우리들을 보내어 스님들을 보호하라 하였소. 우리들은 지금 딴 곳으로 갈 수 없소.” 비구들이 부처님께 가서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시 말해서 피하여 다른 곳으로 가게 하라. 만일 떠나면 좋거니와, 떠나지 않거든 너희들이 떠나서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데로 가서 갈마와 자자를 하라. 구족계를 받지 않은 사람의 앞에서 갈마와 자자를 하지 말라.” 그때에 하늘ㆍ용ㆍ야차들이 와서 자자하는 것을 들었는데, 하늘눈이 트인 비구가 보았다. 이를 보고 걱정하되 ‘부처님께서 우리들에게 구족계를 받지 않은 사람의 앞에서는 자자를 하지 말라 하셨는데……’ 하였다. 곧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인간으로서 구족계를 받지 않은 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무리 앞에서는 갈마와 자자를 하도록 허락한다.” 그들이 자자를 끝내고 이어 계를 설하니, 너무 오래 앉아서 몹시 피로해졌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자를 끝내고서 다시 계를 설하지 말라. 자자가 곧 설계(說戒)이다. 이것이 부처의 말이다.” 자자하는 법이 모두 끝나다. 18. 가죽에 관한 법[皮革犍度] ①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에 계셨다. 그때에 첨바성(瞻婆城)에 큰 장자의 아들로서 수롱나(守籠那)라는 동자가 있었다. 그의 부모에게는 오직 이 아들 하나뿐이었으므로 매우 사랑하였고, 평생 쾌락만을 익혀 땅을 밟고 다니지 않았으므로 발바닥에 털이 많았다. 이때에 마갈국의 왕은 첨바성에 있는 큰 장자가 아들을 두었는데, 부모가 매우 사랑하여 생전에 쾌락만을 익히고 한 번도 땅을 밟지 않았으므로 발바닥에 털이 났다는 말을 듣고 한 번 보고자 하였다. 곧 첨바성의 성주(城主)에게 분부하되 “여러 장자들이 제각기 아들을 데리고 나에게로 오게 하라” 하였다. 그때에 첨바성의 성주가 그 아들을 데리고 마갈왕에게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가서 왕에게 말씀드렸다. “대왕께서 첨바성에 사는 큰 장자의 아들을 보고자 하십니까? 이 아이는 평생 쾌락만을 익혔고, 부모가 사랑하여 한 번도 땅을 밟고 다니지 않아서 발바닥에 털이 났습니다. 대왕께서는 옷으로 땅에 깔도록 허락해 주옵소서.” 그때에 장자의 아들 수롱나는 곧 옷을 땅에 펴고, 왕에게로 가서 머리를 숙여 절을 하니, 왕은 아이의 발밑에 털이 난 것을 보자 매우 좋아하였다. 왕은 곧 이 세상의 이익을 주고서 말했다. “내가 이미 이 세상의 이익을 네게 주었다. 부처님께서 지금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시니, 네게 후세의 이익을 주시리라.” 그때에 첨바성의 성주와 여러 장자들이 왕의 말씀을 듣고 같이 기사굴산으로 갔는데, 때마침 장로 사갈타(婆竭陀) 비구가 부처님의 시봉을 하다가 딴 곳의 반석 위에 앉아 있었다. 그때에 첨바성의 성주가 사갈타 비구에게 가서 물었다. “지금 세존께서 어디에 계십니까? 우리들이 뵙고자 합니다.” “장자여, 조금만 기다리시오. 내가 가서 부처님께 말씀드리겠소.” 그때에 장로 사갈타 비구는 곧 반석 위에서 사라져서 잠깐 사이에 거기서 이리로 와서 부처님 앞에 솟아올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첨바성의 장자가 부처님을 뵙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집 그늘에 가서 자리를 펴라. 내가 가서 앉으리라.” 사갈타 비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자리를 편 뒤에 부처님께 돌아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말씀드렸다. “제가 이미 자리를 폈습니다. 나가시옵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 집 안에서 나오셔서 자리에 앉으신 뒤에 사갈타에게 말씀하셨다. “첨바 장자에게 오라고 하여라.” 그때에 사갈타 비구는 부처님 앞에서 사라져 잠깐 사이에 반석 위에 솟아오르니, 여러 장자들이 보고 모두가 처음 보는 일이라 찬탄하였다. “세존의 제자들도 신통이 이렇거늘, 하물며 여래이시겠는가?” 사갈타 비구가 말하되 “장자여, 지금 가십시다” 하니, 첨바성의 성주와 장자들이 부처님께 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곧 그들 여러 장자와 첨바성의 성주에게 갖가지 방편으로 설법하고 교화하셔서 매우 기쁘게 하시니, 보시하고 계를 지키는 것은 하늘에 태어나는 법이라 하심이었다. 그들도 곧 앉은 자리에서 법의 눈이 밝아져서 법을 보고 법을 얻고 깨달음의 결과를 얻어 다시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게 되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지금부터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겠사오니, 우바새(優婆塞)가 되도록 허락해 주옵소서. 지금부터는 살생을 하지 않고, 내지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그때에 장자의 아들, 수롱나가 모임 속에 앉았다가 생각하되 ‘내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건대, 내가 집에서 처자와 같이 살면 청정한 행을 닦을 수 없다. 나는 지금 부처님께 머리와 수염을 깎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리라’ 하고, 대중이 흩어지기를 은근히 바랐다. 그때에 첨바성의 성주가 부처님께서 갖가지 방편으로 하시는 설법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을 돈 뒤에 떠났다. 장자의 아들 수롱나는 다시 부처님께로 돌아와서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말씀드렸다. “제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건대, 제가 집에서 처자를 거느리고 함께 살면 청정한 행을 닦지 못하겠으므로 이제 세존께 머리와 수염을 깎고 집을 떠나 도를 닦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의 부모가 너에게 허락하였느냐?” “세존이시여, 아직 부모가 허락하지 않았나이다.”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여래는 집 떠나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저는 어찌하여야 부모가 허락하시게 하겠나이까?” “지금이 그러할 때이다.” 그때에 수롱나가 첨바성으로 돌아가서 부모에게 말씀드렸다. “제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건대, 제가 집에서 처자와 함께 살면 청정한 행을 닦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지금 부처님께 머리와 수염을 깎고 집을 떠나 도를 닦고자 하오니, 바라옵건대 부모님은 허락해 주십시오.” 부모가 대답했다. “집을 떠나는 법이 매우 어렵고 사문이 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니, 집에서 5욕락을 즐기면서 마음대로 복을 짓는 것만 같지 못하다. 집을 떠날 것이 없다.” 그때에 수롱나가 부모들의 이런 말을 들었으나 그래도 그치지 않고 두 번, 세 번 말씀드렸다. 수롱나가 이와 같이 세 차례 말씀드려도 부모가 여전히 허락하지 않았다. 수롱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땅에 주저앉아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는 목욕도 하지 않고, 몸에 향도 바르지 않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다가 죽든지 집을 떠나게 되든지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하여 하루를 먹지 않고, 내지 닷새를 먹지 않으니, 수롱나의 친속과 아는 이들은 수롱나가 부처님께 머리와 수염을 깎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려 했으나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므로 하루와 내지 닷새를 먹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모두 수롱나에게 와서 말했다. “수롱나야, 일어나서 몸을 씻고 향을 바르고 먹고 마시고 하여 쾌락을 누리면서 마음껏 복을 지어라. 집을 떠나는 일이 매우 어렵고 사문이 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만두어라. 집을 떠날 필요가 없다.” 수롱나는 친속들의 이런 말을 들었으나 여전히 그치지 않으니, 두 번, 세 번 거듭했으나 역시 그러하였다. 그때에 수롱나의 동료가 수롱나의 부모에게 가서 말했다. “수롱나에게 집을 떠나 도를 닦도록 허락하십시오. 만일 집 떠났음을 좋아하면 항상 만날 수 있을 것이요, 집 떠났음을 싫어하면 이리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다가 수롱나가 죽으면 어찌하겠습니까?” 부모들이 곧 대답했다. “마음대로 집을 떠나게 하라.” 그때에 수롱나가 부모들이 허락했다는 말을 듣고, 생각하되 ‘내가 지금 이렇게 여위었으나, 한식경을 견디기 어렵다. 조금만 요양을 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으나, 수롱나에게는 약간의 힘이 있었으므로 그대로 부모에게 가서 말씀드렸다. “저는 지금 집을 떠나겠습니다.” “그리하여라.” 그때에 수롱나는 곧 나열성의 기사굴산으로 가서 부처님께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말씀드렸다. “부모님께서 저에게 집을 떠나 도를 닦으라고 허락하셨습니다. 바라옵건대 저를 제도하셔서 구족계를 받게 해주옵소서.” 부처님께서 곧 그의 집 떠나기를 허락하시고, 구족계를 받게 하셨다. 그때에 수롱나의 부모는 두 성(城) 사이에 일곱 군데의 여관을 마련하고, 수롱나를 위해서 더운 음식을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도록 보냈다. 그러나 수롱나는 이 음식을 상좌 비구들에게 보시하고 자기는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였다. 그의 부모는 수롱나가 자기들이 보낸 음식은 다른 비구에게 주고, 자기는 걸식한다는 말을 듣고 말하되 “지금부터 다시는 음식을 보내지 말라” 하였다. 그때에 수롱나가 더운 물 강[渴水河]가 있는 시타림(尸陀林)에 가서 있으면서 부지런히 정진하였는데, 거니는 곳에 피가 흘러 마치 푸줏간과 같이 더럽혀 있었다. 수롱나는 조용한 곳에서 좌선을 하다가 생각하되 ‘내가 지금 부지런히 정진하기로는 부처님의 제자들 가운데서 나를 이길 이가 없는데, 나는 왜 무루(無漏)의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 집에 재물이 많아서 마음껏 즐기고 마음대로 복을 지을 수 있으니, 나는 지금 차라리 계를 바치고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도를 닦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그의 생각을 아시고 잠깐 사이에 기사굴산에서 시타림 안으로 오셔서 거니는 곳에서 피가 푸줏간같이 땅에 더럽혀진 것을 보셨다. 부처님께서 아시면서도 짐짓 다른 비구에게 물으셨다. “여기는 누가 거니는 곳이기에 이처럼 푸줏간같이 피가 땅에 더럽혀졌느냐?” 비구들이 대답했다. “여기는 수롱나 비구가 부지런히 정진하는 곳인데, 그의 피가 묻은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러보라.” 비구가 분부를 받고 수롱나에게 가서 말했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시오.” 수롱나가 부처님께서 부르신다는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부처님의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네가 외딴 곳에서 생각하되 ‘내가 부지런히 정진을 하기로는 부처님의 제자들 가운데서 나와 같을 이가 없는데, 나는 지금 왜 무루의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 집에 재물이 많아서 마음껏 즐기고 마음대로 복을 지을 수 있으니, 나는 지금 차라리 계를 바치고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도를 닦지 않으리라’ 하였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내가 너에게 물으리니,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라. 네가 집에 있을 때에 거문고를 쳐 보았느냐?” “그러하옵니다. 집에 있을 때는 거문고를 친 것이 사실이옵니다.” “수롱나야, 어떻더냐? 거문고 줄이 팽팽해야 소리가 곱더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수롱나야, 어떻더냐? 거문고 줄이 느슨해야 소리가 곱더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수롱나야, 어떻더냐? 거문고 줄이 팽팽하지도 않고 느슨하지도 않아야 소리가 곱더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수롱나야, 너무 부지런히 정진하면 들뜨고, 너무 적게 정진하면 게을러지나니, 알맞게 정진하여 여러 감관에 알맞게 하라.” 그때에 수롱나가 부처님께서 간략하게 설법하시는 것을 듣고, 고요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부지런히 정진하되 조금도 방일하는 마음이 없었고, 초저녁과 새벽녘으로 뜻을 경책하여 도에 도움이 되는 법을 수행하였다. 그 까닭에 집을 떠난 지 오래지 않아 과위(果位)를 얻고, 위없이 청정한 행을 이 생(生)에 증득하고서 ‘나의 생사는 이미 끝났고, 범행(梵行)은 이미 이루어지고, 할 일은 이미 마쳐서 다시는 몸을 받지 않으리라’ 하여, 수롱나 비구는 자기가 아라한의 도를 얻은 것을 알았다. 그때에 수롱나 비구는 아라한의 도를 얻은 뒤에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말씀드렸다. “어떤 비구가 아라한의 과위를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면 여섯 가지를 즐기나니, 이른바 벗어남을 즐거워하고, 성내지 않음을 즐거워하고, 고요함을 즐거워하고, 애욕이 다함을 즐거워하고, 5음(陰)이 다함을 즐거워하고, 어리석음이 없는 것을 즐거워하리이다. 어떤 비구가 아라한의 과위를 얻어 번뇌가 다하면 이 여섯 가지를 즐거워하거니와, 세존이시여, 혹시 어떤 이가 믿음에 의하지 않고서 벗어나는 이가 있겠습니까? 그런 생각, 즉 ‘믿음에 의하지 않고서도 아라한의 도를 얻고 유루를 다해서 애욕을 다하여 애욕이 없어지고, 성냄을 다하여 성냄이 없어지고, 어리석음 다하여 어리석음이 없어져서 벗어남을 즐거워하리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혹시 어떤 이가 계율 지키기에 의하지 않고서도 성냄이 없음을 즐거워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생각, 즉 ‘계율 지키기에 의하지 않고서도 아라한의 도를 얻고 유루를 다해서 애욕을 다하여 애욕이 없어지고, 성냄을 다하여 성냄이 없어지고, 어리석음을 다하여 어리석음이 없어져서 성냄이 없음을 즐거워하리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혹시 어떤 이가 온갖 이익을 끊지 않고서 고요함을 즐거워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생각, 즉 ‘이익을 끊지 않고서도 아라한의 도를 얻어 성냄을 다하여 성냄이 없어지고, 어리석음을 다하여 어리석음이 없어져서 고요함을 즐기리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는 애욕을 다하여 애욕이 없어지고, 성냄을 다하여 성냄이 없어지고, 어리석음을 다하여 어리석음이 없어지고, 애욕이 다하고, 5음이 다하여서 어리석음이 없는 경지를 즐깁니다. 이러한 비구는 마음의 해탈[心解脫]인 유루(有漏)의 눈으로 많은 빛을 보거니와 지혜의 해탈[慧解脫]도 마음의 해탈과 같이 두 가지가 다 물들지 않은 의식[不染汚識]이어서 빛과 섞이지 않고 넷째 선정에 머무르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이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큰 돌 한 덩이가 그대로 하나의 산이 되어 이지러지지도 않고 구멍도 없고 새지도 않는다면 동쪽에서 큰 폭풍이 불어와도 이 산은 요동시키지 못할 것이며, 남ㆍ서ㆍ북쪽에서 부는 바람도 그러하리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어떤 비구가 아라한의 과위를 얻고 마음이 해탈하여 유루를 다해서 눈으로 여러 가지 빛을 보며, 지혜의 해탈이 마음의 해탈과 같이 두 가지가 다 물들지 않는 의식이어서 빛과 섞이지 않고 넷째 선정에 머무르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그러하나이다.” 수롱나가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벗어남을 좋아하고 고요함을 즐기는 비구는 성내지 않음을 좋아하고 애욕이 다함을 좋아하고
5음(陰)이 다함을 좋아하네.
마음이 어리석지 않으면 태어나지 않을 줄 분명히 아나니 일로부터 해탈했다 하거니
바르게 해탈하였기에 그대로 쉬고 사라지나니 더 관찰할 것이 없음을 얻으면 다시 더 할 일 없으리.
비유컨대 큰 돌 산을 바람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이 빛ㆍ소리ㆍ향기ㆍ맛ㆍ닿임ㆍ법과 착한 법ㆍ나쁜 법,
어느 곳에도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마음이 해탈에 머물러 열반의 경지를 바로 보리라.
수롱나가 이 게송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인가하시니,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떠났다. 수롱나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자기가 도 얻은 것을 표시하되 저렇게 그 뜻만을 말할지언정, 분명히 얻었다 하지 말라. 그리하여 다른 어리석은 비구들이 기뻐하면서 자기가 얻었다고 표시하다가 뒤에는 얻은 바가 없이 헛되이 피로해 하는 것 같지는 말아야 한다.” 그때에 수롱나가 다음 날 부처님께 와서 머리를 숙여 발 앞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평생 쾌락만을 익히고 고통은 겪지 않았으니, 너만은 절 안에서 한 겹의 가죽신[革屣]을 신도록 허락하노라.” 수롱나가 얼른 대답했다. “저는 다섯 마리의 코끼리를 버리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는데 혹시 사람들이 비웃으면서 말하되 ‘수롱나는 다섯 마리의 코끼리를 버리고 집을 떠나 도를 닦더니, 이제 한 겹의 가죽신을 탐한다’ 할까 걱정이오니,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다 갖도록 허락하시면 저도 갖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잠자코 승낙하셨다. 그리고 이 사실에 의하여 비구들을 모으시고 비구들을 위해 알맞게 설법하시되, 무수한 방편으로 두타를 행하는 이와 욕심이 적고 벗어나기를 좋아하는 이를 찬탄하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몸과 옷과 방석을 보호하기 위하여 절 안에서는 한 겹의 가죽신을 신도록 허락하노라.” 그때에 비구들이 가죽신 한 켤레를 신은 지 오래지 않아 뚫어지거나 뜯어지니, 나무껍질이나 가죽으로 깁든지 실로 꿰매라 하셨고, 끊어지거든 심줄이나 털이나 가죽 끈으로 꿰매라 하셨다. 그러므로 송곳[錐]이 필요하게 되자 비구들이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송곳을 갖도록 허락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