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적에 우바리(優波離)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가류타이(迦留陀夷)가 여자들과 몸을 마주 대니 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장 처음에 아직 계를 제정하기 전에는 범한 것이 아니니라.” “대덕이시여, 남자와 몸을 마주 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대덕이시여, 고자[黃門]와 몸을 마주 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남녀추니[二根]와 몸을 마주 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축생으로서 변화하지 못하는 이와 몸을 마주 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인간의 여자를 여자라 생각하고 (마주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승가바시사니라.” “인간의 여자를 의심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의 여자를 여자 아닌 무리의 여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 아닌 무리의 여자를 인간의 여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 아닌 무리의 여자를 의심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대덕이시여, 여자라 생각하면서 남자와 몸을 마주 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남자라 생각하면서 여자와 몸을 마주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이 여자와 몸을 마주 대면서 저 여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승가바시사니라.” “이 남자와 몸을 마주 대면서 다른 남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하늘ㆍ용ㆍ야차ㆍ아수라ㆍ아귀의 여자나 축생으로서 능히 변화 할 수 있는 무리의 여자와 몸을 마주 대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여자가 비구의 발을 잡고 절을 하는데, 촉감으로 쾌락을 느끼면서 몸을 움직이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여자가 비구의 발을 잡고 절을 하는데 촉감으로 쾌락을 느끼면서도 몸을 움직이지 않고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길라니라.” 이때에 어떤 여자가 비구의 발을 잡고 절을 하는데 촉감으로 쾌락을 느끼면서 엄지발가락을 움직이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여자가 웃으면서 비구를 잡았는데 비구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느냐?” “아닙니다.” “그러면 범하지 않는다. 비구가 웃으면서 여자를 잡은 때도 이와 같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암소 꼬리를 잡고 물을 건넜다. 건넌 뒤에 암소인 줄 알고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한 것이 없느니라. 다시는 암소 꼬리를 잡고 물을 건너지 말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옷깃을 잡았다가 의심하니,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곁에 가서 그 여자의 노리개들을 만지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궁둥이를 쓰다듬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어머니가 비구를 잡으니, 그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끼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길라이니라. 누이ㆍ옛 부인ㆍ음녀의 경우도 이와 같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머리카락을 잡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아가씨가 물에 떠내려가는데, 비구가 이를 보고 가엾이 여겨 건져 주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느냐?” “아닙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이때에 향을 가는[磨] 여자가 물에 떠내려가는데, 비구가 이를 보고 가엾이 여겨 건져 주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느냐?” “아닙니다.” “그러면 범하지 않았느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죽어서 아직 몸이 다 뭉그러지지 않은 여자와 몸을 마주대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만일 조금 뭉그러진 여자 시신과 몸을 마주 대도 승가바시사요, 반이 뭉그러진 여자와 마주대면 투란차요, 많이 뭉그러졌거나 몽땅 뭉그러진 여자와 마주 대면 투란차이다.” 이때에 어떤 여자가 평상에서 거꾸로 기대고 있으니, 비구가 보고 욕심이 발동하여 평상을 움직이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손을 잡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다리를 잡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여자가 비구의 손을 잡았는데, 비구가 촉감으로 쾌락을 느끼어 몸을 움직이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쾌락을 느꼈느냐?” “그렇습니다.” “그러면 승가바시사니라. 여자가 비구의 다리를 잡았을 경우도 이와 같다.” 이때 어떤 비구가 장난삼아 웃으면서 여자의 손을 잡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너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느냐?” “아닙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다리를 잡았을 경우도 이와 같다.” 이때에 어떤 여자가 장난삼아 웃으면서 비구의 손을 잡았는데, 비구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너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느냐?” “아닙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다리를 잡는 것도 그렇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옷자락을 잡아끌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옷자락을 흔들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의 귀고리를 잡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꽃꾸러미와 가락지를 잡는 것, 모두가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여자와 함께 빗속을 가다가 땅이 미끄러워서 여자가 넘어졌는데, 비구도 넘어져서 여자 위에 덮쳤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느냐?” “아닙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비구가 넘어지고 여자가 덮친 것도 이와 같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여자와 함께 빗속을 가다가 똑같이 미끄러져서 같이 뒹굴다가 떨어지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느냐?” “아닙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여자의 항문과 음부 사이를 건드리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팔꿈치ㆍ허벅다리ㆍ오금ㆍ옆구리ㆍ젖가슴ㆍ귓구멍ㆍ콧구멍ㆍ종기 구멍이 모두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어린 사미를 잡고는 어루만지며 감탄을 하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그랬느냐?” “이쁘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음욕의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그렇게 하지 말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비구니와 몸을 마주 댔다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식차마나와 사미니와 경우도 이와 같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소비라를 가지고 가는데, 옛 부인이 비구를 불러 같이 부정행을 하자고 하면서 여근(女根)을 보였다. 그는 얼른 소비라 물을 뿌리면서 말하기를, “냄새나는 물건에 다시 냄새나는 물건이 묻어라” 하였다. 그리고는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너는 무슨 마음으로 그랬느냐?” “그의 뜻을 꺾자는 것이요, 음욕의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그렇게 하지 말라. 물을 가지고 길을 갈 때의 경우도 이와 같다.” 이때에 음녀가 비구를 불러 같이 음행을 하자 하면서 여근을 보이니, 비구는 얼른 돌로 그 여근을 때렸다. 그리고는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그랬느냐?” “그의 뜻을 꺾자는 것이요, 음욕의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여자를 때리면 돌길라니라.” 이때에 어떤 여자가 나무에 기댔는데,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나무를 흔들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노끈 평상이나 앉는 평상이나 판자나 돌이나 나무나 사닥다리의 경우도 모두가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여자가 가마를 타고 가는데, 비구가 음욕의 마음으로 가마를 흔들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수레[輦]나 배의 경우도 똑같다.” 이때에 어떤 여자가 비구의 등을 잡았는데, 그가 이 여자를 돌아보면서 촉감으로 쾌락을 느꼈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적에 우바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가류타이가 여자들과 추악한 말을 했는데 범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장 처음에 계를 제정하기 전에는 범한 것이 아니니라.” “대덕이시여, 남자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고자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남녀추니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축생으로서 변화하지 못하는 이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인간의 여자를 여자라 생각하면서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승가바시사니라.” “인간의 여자를 의심하면서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의 여자를 인간 아닌 무리의 여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 아닌 무리의 여자를 인간의 여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대덕이시여, 여자라 생각하면서 남자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남자라 생각하면서 여자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이 여자라 생각하면서 저 여자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똑똑히 말하면 승가바시사요,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투란차니라. 손으로 형용을 하거나 글로 쓰거나 모습을 보여서 똑똑히 알리면 승가바시사요, 똑똑히 알리지 않으면 투란차니라.” “이 남자라 생각하면서 저 남자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하늘ㆍ용ㆍ아수라ㆍ야차ㆍ아귀의 여자나 축생으로서 능히 변화할 수 있는 무리의 여자와 추악한 말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똑똑히 말하면 투란차요,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돌길라이다. 손으로 형용을 하거나 글로 쓰거나 모습을 보여서 똑똑히 알리면 투란차요, 똑똑히 알리지 않으면 돌길라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여자에게 추악한 말을 하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면 승가바시사요,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투란차요, 이에게 말하려다 잘못하여 저에게 말하면 모두가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음녀가 비구를 불러 같이 부정행을 하자면서 여근을 보이니, 비구가 말하기를, “네 여근을 찢어지고 망가지고 썩어서 냄새가 나고 떨어지게 하리라. 당나귀와 그런 짓을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그랬느냐?” “그의 뜻을 꺾기 위해 그랬을 뿐이요, 음욕의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나쁜 말을 했으니, 돌길라이다.” 가류타이(迦留陀夷)가 천성이 추악한 말을 좋아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성이 추악한 말을 좋아하는 것은 돌길라니라.” 여섯 무리 비구가 천성이 추악한 말을 좋아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길라니라.” 이때에 어떤 걸식 비구가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속가에 가서 단월의 부인에게 말하기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이에 부인이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 하십니까?” 하니, 비구가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지 않았으니,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걸식 비구가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속가에 가서 단월의 부인에게 말하기를, “가져오십시오” 하였다. 이에 부인이 묻되, ‘대덕이시여, 무엇을 말씀입니까?’ 하니, 비구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지 않았으니, 투란차니라. 만일 ‘나에게 주시겠느냐 하든지, 봅시다 하든지, 무엇을 닮았소?’라고 하는 것같이,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모두가 투란차이다.” 이때에 어떤 비구에게 단월이 있었는데, 단월이 그의 부인에게 말하기를, “아무 비구가 달라는 것이 있거든 주시오” 하니, 부인이 대답하되, “그러겠습니다” 하였다. 이에 단월은 곧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나는 이미 아내에게 분부하되, 아무 스님이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주라고 하였으니, 대덕께서는 필요한 것이 있거든 가서 달라 하십시오” 하여, 비구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나중에 비구가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단월의 집에 가서 자리를 펴고 앉으니, 단월의 부인이 말하기를, “남편이 저에게 아무 스님이 요구하는 것은 드리라고 분부하였습니다. 대덕이시여, 필요한 것이 있거든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비구가 대답하되, “그대는 온갖 것을 나에게 다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니, 부인이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무엇이 온갖 것을 다 드리지 못하는 것입니까?’ 하자, 비구는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지 않았으니,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에게 단월이 있었는데, 그 부인에게 분부하기를, “아무 비구가 요구하는 것은 드리시오” 하였다. 그는 다시 비구에게 가서 “내가 이미 내 아내에게 스님이 요구하시는 것은 모두 드리라고 분부하였습니다. 대덕께서는 필요하신 것이 있거든 가서 달라고 하십시오” 하였다. 비구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였다. 나중에 그 비구가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그 집에 가서 자리를 깔고 앉으니, 그 단월의 부인이 말하되, “저의 남편이 저에게 아무 스님에게 온갖 것을 다 드리라 하였습니다. 대덕이시여, 필요한 것이 있거든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이에 비구는 대답하되, “부인은 온갖 것을 나에게 주지 못할 것입니다” 하니, 그 부인이 묻되, “대덕이시여, 무엇이 온갖 것을 다 드리지 못하는 것입니까?” 하자, 비구가 잠자코 있었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지 않는 것은 투란차이다.” 다음 구절도 이와 같으니, 그대가 말하기를, “온갖 것을 다 준다 하지만, 이것만은 주지 못할 것입니다” 하여, 그가 대답하기를, “그것도 드릴 수 있습니다” 하였다. 비구가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걸식 비구가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단월의 집에 갔는데, 남근이 일어났다. 그는 부인에게 말하기를, “늘어났습니다” 하니, 그녀가 묻되, “대덕이시여, 무엇이 늘어났습니까?” 하자, 비구가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지 않았으니,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에게 식차마나가 단월이 된 이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 계를 범하고는 비구 앞에서 참회를 했다. 이에 비구가 말하되, “너는 부끄러움이 없고, 부정행을 범하였다” 하였다. 그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그랬느냐?” “가르치기 위해서일 뿐이요, 음욕의 마음 때문에 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에게 동녀(童女)의 단월이 있었는데, 자주 계를 범하고 비구에게 말하니, 비구가 말하기를, “너는 부끄러움이 없고, 계를 범하였다” 하였다. 비구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그랬느냐?” “가르치려는 마음으로 그랬을 뿐이요, 음욕의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속가에 갔더니, 어떤 여자가 소(酥)를 젓다가 밑이 드러났다. 비구가 이를 보고 말하기를, “그대는 소를 젓는구료” 하니, 여자가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그렇습니다. 저는 소를 젓고 있습니다” 하자, 비구가 잠자코 있었다. 비구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지 않았으니,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속가에 갔더니, 어떤 여자가 붉은 옷을 입었는데, 밑이 드러났다. 비구가 이를 보고 말하기를, “그대는 붉은 옷을 입었구료” 하니, 여자가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그렇습니다. 저는 붉은 옷을 입었습니다” 하자, 비구가 잠자코 있었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투란차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바라나(婆羅捺)에 계실 적에 어떤 비구가 음녀를 단월로 삼았는데, 그가 비구에게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이 일이 필요하시거든 당장 말씀 하십시오” 하였다. 이에 그 비구가 잠자코 있으니, 음녀가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지금 당장 필요하십니까? 왜 말씀이 없습니까?” 하였다. 그가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한 것이 없느니라.” 이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적에 어떤 외도의 아내가 얼굴이 단정하였는데, 이를 본 비구는 그녀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다. 나중에 이 여자가 기환정사에서 멀지 않은 곳을 지나니, 비구가 보고 말하기를, “그대는 많이 했는가?” 하였다. 이에 그녀가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많이 했습니다” 하였다. 그리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적에 우바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가류타이가 여자들 앞에서 자기 몸을 찬탄하니, 범한 것이 아닙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장 처음에 아직 계를 제정하기 전에는 범함이 없느니라.” “대덕이시여, 남자 앞에서 자기 몸을 찬탄하면, 범한 것이 아닙니까?” “돌길라니라.” “고자 앞에서 자기 몸을 찬타하면, 범한 것이 아닙니까?” “투란차니라.” “대덕이시여, 남녀추니 앞에서 제 몸을 찬탄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축생으로서 변화하지 못하는 무리 앞에서 자기 몸을 찬탄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인간인 여자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승가바시사니라.” “인간인 여자를 의심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이 여자를 인간 아닌 무리의 여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 아닌 무리의 여자를 인간인 여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인간 아닌 무리의 여자를 의심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대덕이시여, 여자라 생각하면서 남자 앞에서 제 몸을 찬탄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대덕이시여, 남자 앞에서 여자란 생각을 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투란차니라.” “대덕이시여, 이 여자라 생각하면서 저 여자 앞에서 제 몸을 찬탄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똑똑히 말하면 승가바시사요,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투란차니라. 손으로 형용을 하거나 글로 편지를 쓰거나 모습을 나타내어 똑똑히 알리면 승가바시사요, 똑똑히 알리지 않으면 투란차니라.” “대덕이시여, 이 남자 앞에서 저 남자라 생각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돌길라니라.” “대덕이시여, 하늘ㆍ용ㆍ아수라ㆍ야차ㆍ아귀의 계집이나 축생으로서 변화할 수 있는 무리의 여자 앞에서 제 몸을 찬탄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똑똑히 말하면 투란차요,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돌길라니라. 손으로 형용을 하거나 글로 쓰거나 모습을 나타내어 똑똑히 말하면 투란차요, 똑똑히 말하지 않으면 돌길라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에게 단월이 있었는데, 그가 부인에게 말하기를, “아무 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모두 공양하시오” 하니, 부인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였다. 그는 바로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제가 이미 제 아내에게 아무 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모두 드리라고 말해 놓았습니다. 대덕이시여, 필요한 것이 있거든 곧 가서 달라고 하십시오’ 하니, 비구가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였다. 나중에 그 비구가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그 집에서 가서 자리에 앉으니, 단월의 부인이 말하기를, “제 남편이 저에게 분부하기를, 아무 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있으면 모두 공양하라 하였습니다. 대덕이시여, 지금 필요하신 것이 있거든 말씀 하십시오” 하였다. 이에 비구가 말하되, “그대는 온갖 것을 다 나에게 공양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였는데, 이에 그 부인이 묻되, “대덕이시여, 온갖 것을 다 공양하지 못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자, 비구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똑똑히 말하지 않았으니, 투란차니라.” 여기에 네 구절이 있는데, 위의 ‘추악한 말(麤惡語) 가운데서와 같다. 위에서는 추악한 말이라 했고, 여기서는 공양한다 한 것이 다를 뿐이다. 이제 간략히 한 구절만 쓰니, 더 이상 번거롭지 않게 하려는 까닭에 거듭 쓰지 않는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여자로 단월을 삼았는데, 그 집에 가서 말하기를, “부인, 이 일이 가장 높고 제일이니, 몸과 입과 뜻을 인자하게 하여 계행을 지키고 착한 법을 행하는 비구에게 공양 하십시오” 하였다. 그리고는 그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함이 없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적에 우바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가라(迦羅) 비구가 중매를 서서 남자에겐 여자를 찬탄하고, 여자에겐 남자를 찬탄하여 혼사를 성취시키거나 간통하는 관계를 이루게 합니다. 그것이 범한 것이 아닙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장 처음에 계를 제정하기 전에는 범한 것이 아니니라.” “부탁을 받고 저쪽에 가서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다시 이쪽에 전하면, 범하는 것입니까?” “승가바시사니라.” “부탁을 받고 저쪽에 가서 이야기 했으나, 저쪽 이야기를 다시 이쪽에 전하지 않으면 범하는 것입니까?”“투란차니라. 만일 저쪽에 이야기했다는 말을 들었으나, 저쪽 말을 다시 이쪽에 전하지 않으면 투란차이다. 부탁을 받지 않았으나 저쪽에 가서 이야기하고, 다시 저쪽 말을 이쪽에 전하면 투란차이다. 부탁을 받았으나 저쪽에 이야기하지 않고, 저쪽 말을 이쪽에 옮기지도 않으면 돌길라요, 저쪽에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말도 하지 않으면 돌길라요, 저쪽에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저쪽 말을 다시 이쪽에 전하기 않으면 돌길라이다. 부탁을 받지 않고 저쪽에 가서 이야기했으나 저쪽 말을 다시 이쪽에 옮기지 않으면 돌길라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에게 단월이 있었는데, 그 부인이 죽은 지 오래지 않아 이 비구가 문상을 갔다. 이때 거사에게 두 아이가 있었는데, 비구가 말하기를, “그대는 왜 다시 장가를 들지 않습니까?” 하니, 단월이 말하기를, “아이들을 고생시킬까 걱정이 되어서 그럽니다. 만일 아무 아가씨를 맞이할 수 있다면 맞아들이겠습니다” 하였다. 이때에 비구는 곧 그 아가씨 집에 가서 말하기를, “내가 아무 거사의 말을 들으니, 아무 아가씨를 얻을 수 있다면 부인으로 삼겠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이에 동녀도 말하기를, “나도 그를 남편으로 삼고자 합니다” 하니, 비구는 다시 단월에게 가서 말하기를, “그 여자가 말하기를 ‘나를 부인으로서 필요하다면 나도 그를 남편으로 맞고자 합니다’ 하였습니다” 하였다. 그리고 나서 비구는 다시 말을 전하지 않았다.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연을 듣고 저쪽에 이야기했으나, 다시 말을 이쪽에 전하지 않으면 투란차이다. 향을 가[磨]는 여자의 경우도 이와 같느니라.” 이때에 어떤 거사가 절에 가서 말하기를, “스님들이시여, 저를 위해 말씀해 주십시오” 하였다. 이에 비구들이 묻되, “거사여, 어떤 말씀입니까?” 하니, 그가 말하기를, “나를 위해 아무 거사에게 말해서 그의 딸로 제 아내를 삼게 하여 주십시오” 하였다. 비구들은 “그대를 위해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곧 한 비구를 뽑아 아뢰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하였다. 심부름하는 비구가 그에게 가서 말하기를, “거사여, 나는 그대에게 대중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하니, 그가 말하되, “대덕 스님들께서 무슨 분부가 계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비구가 말하되, “대중 스님들께서 말하기를 그대의 딸을 아무 거사에게 주라 하셨습니다” 하니, 그가 말하되, “대덕이여, 대중스님들의 분부에 따라 주겠습니다” 하였다. 이에 심부름 비구가 절로 돌아와서 대중에게 말씀드리니, 대중은 곧 그 거사에게 알렸다. 비구가 이 일을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두가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단월이 절에 가서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저를 위해 말씀해 주십시오” 하니, 비구들이 묻되, “거사여, 어떤 말씀입니까?” 하였다. 그가 말하기를, “저를 위해 아무 비구에게 말하여 그의 딸로 제 아내를 삼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비구들은 곧 “그대를 위해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이내 한 비구를 뽑아 아뢰기와 두 차례의 갈마를 하였다. 심부름하는 비구가 그에게 가서 말하기를, “거사여, 그대에게 대중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하니, 그가 말하기를, “대덕 스님들께서 무슨 분부가 계셨습니까?” 하였다. 대표 비구가 말하기를, “대중이 그대에게 말하기를 그대의 딸을 아무 거사에게 주라 하였습니다” 하니, 그가 말하기를, “대덕이여, 대중스님들의 분부에 따라 주겠습니다” 하였다. 이에 대표 비구가 생각하기를, ‘내가 지금 대중에 가서 아뢰면 공이 내게로 돌아오지 않으리라’ 하고, 곧 바로 그 거사에게 가서 말했다. 그리고는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중은 투란차요, 대표 비구는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단월이 항상 공양하던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저를 위해 아무 거사에게 말해서 그의 딸로 저의 아내를 삼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이에 비구가 대답하기를, “거사여, 당신을 위해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곧 그 거사에게 가서 말하기를, “그대는 아무 거사에게 딸을 주어 사위를 삼으십시오” 하니, 거사가 말하기를, “내 딸은 이미 다른 이에게 주었습니다” 하였다. 다른 사람이 이미 데리고 가기로 했다거나, 죽었다거나, 도적에게 잡혀갔다거나, 없다 하는 경우도 모두 이와 같다. 이에 비구가 거사에게 돌아와서 그대로 말하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두가 투란차니라.” 이때에 어떤 단월이 항상 공양하던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저를 위해 아무 비구에게 말해서 그의 딸로 아내를 삼게 해 주십시오” 하니, 비구가 대답하기를, “거사여, 당신을 위해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바로 그 거사에게 가서 말하기를, “그대는 아무 거사에게 딸을 주어 사위를 삼으십시오” 하였다. 이에 거사가 대답하기를, “내 딸은 문둥병이 있습니다” 하였다. 종기[癕]ㆍ백라(白癩)ㆍ마른버짐ㆍ미치광이ㆍ항상 피를 흘림ㆍ발밑이 항상 더움 따위의 병이 있다 한 경우도 같다. 비구가 거사에게 돌아가서 이렇게 말하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거사가 싸워서 부인을 쫓아냈다. 부인은 항상 공양하던 비구에게로 바로 가서 말하기를, “스님, 나는 남편과 싸우다가 쫓겨났는데, 지금 남편과 함께 참회를 하고자합니다” 하였다. 이에 비구는 화합을 붙여 참회케 하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회하기 위한 경우엔 범함이 없느니라.” 이때에 어떤 부인이 남편과 싸우면서 말하기를, “당신이 내가 싫다면, 나도 당신이 싫습니다” 하니, 남편이 말하기를, “나는 그대가 싫습니다” 하여 내쫓았다. 이에 부인은 항상 공양하던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나는 남편과 싸웠는데, 내가 남편에게 ‘내가 싫거든 싫다 하시오’ 하였더니, 남편이 싫다고 하면서 내쫓았습니다. 나는 지금 참회를 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이에 비구가 양쪽을 화합시켜 참회케 하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회시키기 위한 것은 범함이 없느니라.” 이때에 어떤 거사가 음녀를 맞아다가 아내를 삼았는데, 예전에 이 여자와 사귀던 남자들이 만나면 말하기를, “나는 그대와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싶다” 하였다. 이에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 사람은 음녀의 직업을 그만두고, 아무 거사의 부인이 되었습니다” 하였으나, 그는 끝내 그를 억지로 끌고 가서 음행을 했다. 남편이 이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쫓아내니, 그녀는 바로 항상 공양하던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스님, 나는 아무 거사의 아내가 된 이래, 아직까지 한 번도 딴 남자를 범한 적이 없습니다. 오직 이 도적만이 억지로 나를 끌어다 범했는데, 남편과 함께 참회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이에 비구가 곧 따라가서 화합시켜 남편과 함께 참회케 하고 나서, 비구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회하기 위한 것은 범함이 없느니라.” 이때에 어떤 거사가 음녀를 보살폈는데, 항상 공양하는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나를 위해 아무 음녀에게 가서 아무 곳에서 나를 기다리라 해 주십시오” 하였다. 비구는 “당신을 위해 그렇게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음녀에게 가서 말하기를, “아무 거사가 그대에게 아무 곳에서 기다리라 하였소” 하고는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이미 어울렸던 사이면 범함이 없느니라. 그러나 속인의 심부름을 한 것은 돌길라이다.” 이때에 어떤 거사가 처녀[童女]를 차지하고서 아내로 맞지도 않고, 딴 곳으로 시집을 가지도 못하게 하였다. 이에 처녀는 항상 공양하는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저를 위해 아무 거사에게 가셔서, ‘내 부모가 나를 그대에게서 빼앗아서 다른 사람에게 주려 하니, 그대는 나를 맞아들이든지 나를 놓아 주든지 하라’ 하여 주십시오” 하였다. 비구는 “좋다” 하고, 거사에게 가서 말하기를, ‘아무 처녀의 말이 ’그의 부모가 그를 그대에게서 빼앗아서 다른 사람에게 주려 하니, 그대는 지금 맞아들이든지 놓아 주든지 하라‘ 합니다’ 하고 나서, 비구가 이 일을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이미 말로써 서약했으면 범함이 없느니라. 속인의 심부름을 한 것은 돌길라이다.” 이때에 어떤 거사가 처녀를 차지하고서 아내로 맞아들이지도 않고, 딴 곳으로 시집을 가지도 못하게 하였다. 그녀의 부모들은 누구에게 부탁해서 그 거사에게 말하여 이 딸을 맞아들이거나 딴 곳으로 시집 갈 것을 허락하도록 하게 할까 하고 걱정하였다. 이때에 그 집에서 항상 공양하던 비구가 미친병이 나서 말하기를, “내가 가서 말하겠습니다” 하고는, 그 거사에게 가서 그의 머리를 잡고 말하기를, “그대는 아무 거사의 딸을 맞아들이든지 놓아 주든지 하라” 하였다. 그리고는 정신을 차린 뒤에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랄병으로 마음이 어지럽거나 괴로움에 얽매일 때엔 모두 범함이 없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적에 우바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답파마라자(沓婆摩羅子)는 청정한데 자지(慈地) 비구가 근거 없는 말로 비방하니, 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계를 제정하기 전에는 범함이 없느니라.” “대덕이시여, 근거 없는 법으로 청정한 비구를 비방하면 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승가바시사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여자와 나무 밑에 앉았는데, 다른 비구가 말하기를, ‘그대는 여자와 음행을 범했다’ 하니, 그가 대답하기를, ‘나는 범하지 않았소. 그저 같이 앉았을 뿐이었소’ 하였다. 비방한 이가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진실을 위해 말한 것이고 헐뜯기 위함이 아니면, 범한 것이 아니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집에 갔다가 옛 부인과 정을 통했는데, 다른 비구가 그와 닮은 이가 있었다. 이에 또 다른 비구가 그 닮은 비구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옛 부인을 범했다’ 하니, 그가 대답하기를, ‘나는 범하지 않았소. 옛 부인을 범한 비구가 나를 닮았을 뿐이오’ 하였다. 그가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진실을 위한 것이고 헐뜯기 위함이 아니면, 범한 것이 아니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음녀로 단월을 삼았는데, 다른 비구가 말하기를, ‘그대는 음녀를 범했다’ 하니, 그가 대답하되, ‘나는 범하지 않았소. 그는 나의 단월이오’ 하였다. 그가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진실을 위한 것이고 헐뜯기 위함이 아니면, 범한 것이 없느니라.” 이때에 어떤 비구가 다른 비구의 허리띠를 가지니, 저 비구가 말하기를, ‘그대는 나의 띠를 훔쳤소’ 하였다. 이에 이 비구가 말하기를, ‘나는 훔치지 않았소. 그저 친숙한 사이라고 생각되어 가진 것이오’ 하였다. 그가 이를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진실을 위해 말한 것이고 헐뜯기 위함이 아니면, 범한 것이 아니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근거 없는 승가바시사의 죄목으로 남을 비방하고 나서 의심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일제니라.”
37. 계율의 늘어남[毘尼增一]1) ①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실 적에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듣고 깊이 생각하라. 만일 어떤 비구가 비슷한 글과 구절을 말해서 법과 계율을 막으면, 이 비구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지 못하고, 온갖 괴로움의 업을 짓고, 바른 법을 멸한다. 그러나 어떤 비구가 문구(文句)에 순응하고 법과 계율을 어기지 않으면, 이러한 비구는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온갖 괴로움의 업을 짓지 않게 하고, 바른 법이 오래 견디게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문구에 잘 순응하여 늘거나 줄이지 말고, 법과 계율을 어기지 말라.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하고 법인 것을 법이 아니라 하면, 이런 비구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고, 온갖 괴로움의 업을 짓게 하고, 바른 법을 멸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비구가 법이 아닌 것은 법이 아니라 하고, 옳은 법은 옳은 법이라 한다면, 이런 비구는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온갖 착한 업을 짓게 하고, 바른 법을 오래 견디게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이 가르침에 따라서 그른 법은 그른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은 옳은 법이라 하라.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그른 계율을 옳은 계율이라 하고 옳은 계율을 그른 계율이라 하면, 이런 비구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고, 온갖 죄업을 짓게 하고, 바른 업을 멸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비구가 그른 계율은 그른 계율이라 하고 옳은 계율은 옳은 계율이라 하면, 이런 비구는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온갖 죄업을 짓지 않게 하고, 바른 업을 오래 견디게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이 가르침에 따라서 그른 계율은 그른 계율이라 하고, 옳은 계율은 옳은 계율이라 하라.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그른 제도는 제정하고 옳은 제도는 끊되, 이렇게 차츰차츰 계법을 헐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고, 온갖 죄업을 짓게 하고, 바른 법을 멸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비구가 그른 제도는 제정하지 않고 옳은 제도는 끊지 않되, 이렇게 차츰차츰 계법이 성취되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고, 온갖 죄업을 않게 하고, 바른 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리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그른 제도를 제정하지 말고, 옳은 제도를 없애지 말라. 반드시 제정해야 할 계법에 따라 배우라.” 비구들이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신 까닭은 온갖 허물을 보셨기 때문이다. 하나의 이치로써 비구들을 위해 계법을 제정하시어 대중들을 보살피셨다. 이 하나의 이치 때문에 여래는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을 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이와 같이 하여 바른 법이 오래 머문다는 구절도 마찬가지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세상에 나와서 한 이치를 위해 비구들에게 꾸짖는 갈마[呵責羯磨]를 제정해 주어 대중들을 보살피나니, 이 하나의 이치 때문에 여래가 세상에 나와서 비구들에게 꾸짖는 갈마를 제정해 주노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이와 같이 하여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른다’는 구절까지 똑같다. 그리고 물리치는 갈마[擯羯磨]와, 의지시키는 갈마[依止羯磨]와, 속가에 가지 못하게 제재하는 갈마[遮不至白衣家羯磨]와, 자기 죄를 보지 못하므로 들추어 주는 갈마[不見罪擧羯磨]와, 참회하지 않는다는 갈마[不懺悔羯磨]와, 나쁜 소견을 버리지 않는다는 갈마[惡見不捨羯磨]와, 법률에서 제재한 바에 비추어, 의지사(依止師)를 받는 제도와, 청정한 행과 벌칙[梵罰]의 제도와, 드러내는[擧] 제도와, 자기 허물을 기억시키는[憶念] 제도와, 허락을 구하는[求聽] 제도와, 자백시키는[自言] 제도와, 아누바타를 막는[遮阿㝹婆陀] 제도와, 설계를 막는[遮說戒] 제도와, 자자를 막는[遮自恣] 제도와, 계율[戒]의 제도와, 설계(說戒)의 제도와, 포살(布薩)의 제도와, 포살갈마(布薩羯磨)의 제도와, 자자(自恣)의 제도와, 자자갈마(自恣羯磨)와 아뢰기와 갈마[白白羯磨]의 제도와, 아뢰기와 두 차례의 갈마[白二羯磨]의 제도와, 아뢰기와 네 차례의 갈마[白四羯磨]의 제도와, 덮어둠[覆藏]ㆍ제 날에 고침[本日治]ㆍ마나타(摩那埵)2)ㆍ죄를 사함[出罪] 따위를 주는 제도와, 네 가지 바라이[四波羅夷]의 판결을 주는 제도와,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僧伽婆尸沙), 두 가지 일정하지 않은 법[二不定法]과, 서른 가지 니살기[三十尼薩耆]와, 아흔 가지 바일제[九十波逸提]와, 네 가지 바라제제사니[四波羅提提含尼]와, 식차가라니(式叉迦羅尼)와, 일곱 가지 다툼 없애는 법[七滅諍]의 제도에도 낱낱구절이 모두 꾸짖는 갈마의 경우와 같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한마디만 말해도 당장에 계를 버리는 법[捨戒]이 이루어지나니, 나는 부처님을 버린다 함이다. 이 한마디로써 계를 버리는 법이 곧 이루어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화상을 버리고 화상 같은 이를 버리고, 아사리를 버리고 아사리 같은 이를 버리고, 여러 청정하게 수행하는 비구를 버리고, 계(戒)를 버리고, 계법[毘尼]을 버리고, 배울 일[學事]들을 버리고, 나는 속인이라 할 때, ‘나는 농장을 지키는 사람이다. 나는 우바새다. 나는 사미다. 나는 외도이고 외도의 제자다. 나는 사문석자(沙門釋子)의 법이 아니었다’ 함을 기억시킬 때에도 모두 이와 같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의 범함이 있으니, 하나는 가벼움이요, 하는 무거움이다. 이것이 두 가지 범함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에 비구들이 기뻐하면서 받들어 지녔다. 다시 두 가지 일이 있으니, 하나는 가벼워서 여유가 있는 것이요, 또 하나는 가벼워서 갈마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바라이와 승가바시사이다.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바라이와 투란차이다.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바라이와 바일제이다.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바라이와 바라제제사니이다.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바라이와 돌길라요,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바라이와 나쁜 말이다. 승가바시사로부터 나쁜 말까지도 이와 같고, 투란차로부터 나쁜 말까지도 이와 같고, 바일제로부터 나쁜 말까지도 이와 같고, 바라제제사니로부터 나쁜 말까지도 이와 같고, 돌길라와 나쁜 말의 경우도 이와 같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출가한 사람이 행하지 말아야 될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그른 법을 옳은 법이라고 여기고,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옳은 계율을 그른 계율이라 여기고, 그른 계율을 옳은 계율이라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범하지 않은 것을 범했다 여기고, 범한 것을 범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가벼운 것을 무겁다고 여기고, 무거운 것을 가볍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남음 있는 것을 남음 없다고 여기고, 남음 없는 것을 남음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추악한 것을 추악하지 않다고 여기고, 추악하지 않는 것을 추악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묵은 법[舊法]을 묵지 않은 법이라고 여기고, 묵은 법 아닌 것을 묵은 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옳은 제도를 그른 제도라고 여기고, 그른 제도를 옳은 제도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옳은 말을 그른 말이라고 여기고, 그른 말을 옳은 말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술을 술이 아니라고 여기고, 술 아닌 것을 술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마시는 것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고 여기고, 마시는 것이 아닌 것을 마시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먹는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고 여기고, 먹는 것이 아닌 것을 먹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제때[時]를 제때가 아니라고 여기고, 제때 아닌 적을 제때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깨끗한 것을 더럽다고 여기고, 더러운 것을 깨끗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어려운 것을 어렵지 않다고 여기고, 어렵지 않은 것을 어렵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벌레 없는 것을 벌레가 있다고 여기고, 벌레 있는 것을 벌레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잘못된 소견을 잘못되지 않았다고 여기고, 잘못되지 않은 소견을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종자[種]를 종자 아니라고 여기고, 종자 아닌 것을 종자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이미 알고 있는 이치를 알지 못한다고 여기고, 아직 알지 못한 이치를 이미 알고 있는 이치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친한 것을 친하지 않다고 여기고, 친하지 않은 것을 친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두려운 것을 두렵지 않다고 여기고, 두렵지 않은 것을 두렵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제길[道]을 제길 아니라고 여기고, 제길 아닌 것을 제 길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행해야 할 것을 행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여기고, 행하지 않아야 할 것을 행해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벗어나야 할 것을 벗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여기고, 벗어나지 않아야 할 것을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여기고, 버리지 않아야 할 것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세간을 항상 하다고 여기는 것과, 세간을 무상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세계가 끝이 있다고 여기는 것과, 세계가 끝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몸과 목숨이 같다고 여기는 것과, 몸과 목숨이 다르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여래께서 열반에 드셨다고 여기는 것과,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소견이 있으니,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기도 하고 드시지 않기도 하다고 여기는 것과,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기도 하고 드시지 않기도 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불법 안에 있는 이런 두 가지 소견은, 출가한 사람이라면 수행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행하면 법대로 다스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계법[毘尼]이 있으니, 범함의 계법과 다툼[諍]의 계법이다. 또 두 가지 계법이 있으니, 범함의 계법과 결사(結使)3)의 계법이다. 또 두 가지 계법이 있으니, 비구의 계법과 비구니의 계법이다. 또 두 가지 계법이 있으니, 모난[方] 계법과 두루한[遍] 계법이다. 이것이 두 가지 계법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람은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니, 하나는 성내기를 좋아하는 이요, 또 하나는 원망을 품은 이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인색이요, 둘째는 질투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속이는 것이요, 둘째는 아첨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뽐내는 것이요, 둘째는 싸우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꾸미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둘째는 게으른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교만함이요, 둘째는 뛰어난 체[增上慢]함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탐냄이요, 둘째는 성냄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제 자랑이요, 둘째는 남을 헐뜯음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삿된 소견이요, 둘째는 치우친 소견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가르치기 어려운 것이요, 둘째는 가르침을 받지 않는 것이다. 이런 두 종류의 사람들은 마음이 안락하지 못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유학(有學)의 비구가 아직 무학(無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여, 항상 닦아 익혀 수승한 법을 더하려 하면, 두 가지 법이 많은 이익을 얻게 하나니, 얻지 못한 이는 얻게 하고, 들어가지 못한 이는 들어가게 하고,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게 한다.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잘 범하고 범함을 잘 제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학인(學人)이 무학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여, 항상 닦아 익혀 수승한 법을 더하려 하면, 두 가지 법이 많은 이익을 얻게 하나니, 얻지 못한 이는 얻게 하고, 들어가지 못한 이는 들어가게 하고,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게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이런 법을 부지런히 닦아 익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을 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선정에 잘 드는 것[入定]과 선정에서 잘 나오는 것[出定]도 역시 이와 같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비구가 아직 무학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여, 항상 닦아 익혀 수승한 법을 더하려 하면, 두 가지 법이 있어 많은 이익을 얻게 하나니, 얻지 못한 이는 얻게 하고, 들어가지 못한 이는 들어가게 하고,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게 한다.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싫어해야 할 것은 싫어하고, 이미 싫어한 것은 바른 억념(憶念)으로 끊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학인이 아직 무학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여, 항상 닦아 익혀 수승한 법을 더하려 하면, 두 가지 법이 있어 많은 이익을 얻게 하나니, 얻지 못한 이는 얻게 하고, 들어가지 못한 이는 들어가게 하고,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게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싫어해야 할 것은 싫어하고, 이미 싫어한 것은 바른 억념(憶念)으로 반드시 끊도록 하라.” 그리고는 이어 다음과 같은 게송을 말씀하셨다.
밝은 이는 싫어할 만한 곳에 있으면 싫어하고 여의려는 마음을 내나니 두려움 없이 무서워하지 않고 잘 끊는 이는 성인이 되리라.
비구가 바른 생각으로 끊어서 위없는 바른 도를 얻으면 다시는 물러남이 없이 열반에 머무르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계를 깨뜨리면 두 가지 길에 떨어지나니, 지옥이나 축생이요, 계를 지키면 역시 두 가지 길에 태어나나니, 하늘이나 인간이다. 으슥한 곳에서 나쁜 업을 지으면 두 가지 길에 떨어지나니, 지옥이나 축생이요, 으슥한 곳에서 착한 업을 지으면 역시 두 가지 길에 태어나나니, 하늘이나 인간이다. 삿된 소견은 두 가지 길에 빠지나니, 지옥이나 축생이요, 바른 소견은 두 가지 길에 나나니, 하늘이나 인간이다. 부처의 거룩한 제자들이 하늘이나 인간에서 존귀하건만, 두 가지 법이 있어 해탈하지 못하나니, 첫째는 계를 범하는 것이요, 둘째는 범한 줄을 모르는 것이다. 두 가지 법이 있으면 해탈하나니, 첫째는 범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범한 줄 아는 것이다. 두 가지 법이 있으면 해탈하지 못하나니, 첫째는 범하고도 죄를 알지 못함이요, 둘째는 범한 줄 알고도 법답게 참회하지 않는 것이다. 두 가지 법이 있으면 해탈하지 못하나니, 첫째는 죄를 알고도 법답게 참회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법답게 참회하여도 상대가 받아 주지 않는 것이다. 두 가지 법이 있어 저절로 해탈하나니, 첫째는 죄를 보고 법답게 참회하는 것이요, 둘째는 법답게 참회했는데, 그가 법답게 받아 주는 것이다. 속박함[縛]과 속박하지 않음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가지 청정함이 있으니, 범하지 않음과 참회함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종류의 사람이 여래를 비방하나니, 첫째는 믿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요, 둘째는 믿어 좋아하더라도 받아 지닐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너희들에게 말하여 이 이치를 알게 하나니, 여래를 비방하면 큰 죄를 얻는다. 만일 온갖 천인(天人)ㆍ인간ㆍ마왕ㆍ범왕ㆍ사문ㆍ바라문을 비방하면 그 죄가 가볍고, 여래를 비방하면 그 죄가 무겁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시 두 가지 종류로 여래를 비방함이 있으니, 첫째는 그른 법을 옳은 법이라고 하고, 둘째는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하는 것이다. 두 가지 종류로 여래를 비방하지 않나니, 첫째는 그른 법을 그른 법이라 하고, 둘째는 옳은 법을 옳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또 두 가지 종류로 여래를 비방하나니, 첫째는 그른 계법을 계법이라 하는 것이요, 둘째는 옳은 계법을 그른 계법이라 하는 것이다. 두 가지 종류로 여래를 비방하지 않나니, 첫째는 그른 계법은 그른 계법이라 하고, 옳은 계법은 옳은 계법이라 하는 것이다. 또 두 가지 종류로 여래를 비방하나니, 첫째는 그른 제도를 옳은 제도라 하는 것이요, 둘째는 옳은 제도를 끊는 것이다. 두 가지 종류로 여래를 비방하지 않나니, 첫째는 그른 제도를 그른 제도라 하는 것이요, 둘째는 옳은 제도를 끊지 않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으로 여래를 비방하나니, 첫째는 그른 법을 옳은 법이라 하고, 둘째는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하는 것이다. 두 가지 법으로 여래를 비방하지 않나니, 첫째는 그른 법을 그른 법이라 하고, 둘째는 옳은 법을 옳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옳은 말을 그른 말이라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二處]과 두 가지 일[二事]과 두 가지 소견[二見]도 역시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여래의 좋은 가르침을 받지 않는 것도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여래의 가르침을 어기는 것도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여래의 주장[諍]을 꼭 지니는 것도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여래를 받들지 않는 것도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여래를 만나지 못하는 것도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여래에게 인자한 마음이 없이 거칠게 구는 것도 이와 같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무리가 있으니, 첫째는 법답게 말하는 무리요, 둘째는 법답지 않게 말하는 무리이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게 말하는 무리인가? 대중 가운데서 법다운 계법을 쓰지 않고, 부처님이 가르치신 대로 말하지 않고, 가르칠 것을 가르치지 않고 살고, 멸할 것을 멸하지 않고 사는 것이니, 이를 법답지 않게 말하는 무리라 한다. 무엇을 법답게 하는 무리라 하는가? 대중 가운데서 법다운 계법을 쓰고, 부처님이 가르치신 대로 말하고, 가르칠 것을 가르치면서 살고, 멸할 것을 멸하고 사는 것이다. 이것이 법답게 말하는 무리이다. 이 두 가지 무리 가운데서 나는 법답게 말하는 무리를 거룩하다 하노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또 두 가지 무리가 있으니, 법다운 무리와 법답지 않은 무리이다. 어떤 것이 법답지 않은 무리인가? 대중 가운데 법답지 않은 이가 힘이 있고 법다운 이는 힘이 없으며, 법답지 않은 이는 동무가 있고 법다운 이는 동무가 없으며, 법답지 않은 갈마는 하고 법다운 갈마는 하지 않으며, 계법에 맞지 않은 갈마는 하고 계법에 맞는 갈마는 하지 않으며, 그른 법은 행하고 옳은 법은 없애는 것이다. 이것이 법답지 않는 무리이다. 어떤 것이 법다운 무리인가? 대중 가운데서 법다운 이가 힘이 있고 법답지 않은 이는 힘이 없으며, 법다운 이는 동무가 있고 법답지 않은 이는 동무가 없으며, 법다운 갈마는 하고 법답지 않은 갈마는 하지 않으며, 계법에 맞는 갈마는 하고 계법에 맞지 않는 갈마는 하지 않으며, 옳은 법은 행하고 그른 법은 없애는 것이다. 이것이 법다운 무리이다. 이 두 가지 무리 가운데서 법다운 무리를 나는 제일이라 찬탄하노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평등한 무리와 평등하지 않은 두 가지 무리가 있는 것도 역시 이와 같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국왕의 힘이 약하여 도적들이 성하면, 국왕은 마음 놓고 출입할 수 없고, 변두리의 작은 왕들은 천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나라 안의 백성들도 마음 놓고 출입할 수 없고, 생업(生業)을 놓게 되고, 근심과 괴로움에 시달려 이익을 얻지 못한다. 이와 같이 법답지 않은 비구가 힘이 있고 법다운 비구가 힘이 없으면, 법다운 비구는 안락할 수 없고, 대중 가운데 있어도 이야기를 하지 못하며, 한적한 곳[空處]에 살면서 제 때에 법답지 않은 갈마는 하고 법다운 갈마는 하지 않으며, 계법에 맞지 않는 갈마는 하고 계법에 맞는 갈마는 하지 않으며, 그른 법은 당장 행하면서 옳은 법은 행하지 않는다. 그들은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면서, 아직 얻지 못한 이는 얻게 하고, 들어가지 못한 이는 들어가게 하고,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게 하려 하나, 모든 하늘이나 인간들로 하여금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하고 오래도록 심한 괴로움을 받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국왕이 힘이 강하고 뭇 도적이 약하면, 모두가 와서 항복하거나 혹은 숨어버리리니, 이런 때에 국왕은 안락하게 출입하여 아무런 걱정이 없고, 변두리의 작은 왕들은 모두가 명령에 복종하고, 나라 안의 백성들도 모두 안락해서 제각기 생업에 힘써 아무런 괴로움이 없이 많은 이익을 얻고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와 같이 법다운 비구가 힘이 있고 법답지 않은 비구가 힘이 없으면, 법답지 않은 비구가 법다운 비구에게 와서 가르침을 받아 어기지 않고, 혹은 멀리 달아나서 다시는 나쁜 일을 하는 이가 없게 된다. 그럴 때에 법다운 비구는 안락하여 대중 안에서도 말을 할 수 있고, 한적한 곳에 살면서 법다운 갈마는 하고 법답지 않은 갈마는 하지 않으며, 계법에 맞는 갈마는 하고 계법에 맞지 않는 갈마는 하지 않으며, 옳은 법은 행하고 그른 법은 행하지 않는다. 그들은 부지런히 노력함으로써, 아직 얻지 못한 이는 얻게 하고, 아직 들어가지 못한 이는 들어가게 하고, 아직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게 하려고 하니, 모든 하늘과 인간들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사리불(舍利弗)이 비구들에게 말했다. “스님들이여, 만일 다툼이 있을 때, 다른 이를 드러낸 비구와 죄 있는 비구가 스스로 관찰하지 않으면, 그 시비는 더욱 늘어나서 끝내는 법답고 계율답게 없애지 못하고, 비구들은 안락하지 못합니다. 어떤 비구들이 다툼이 있을 때, 다른 이를 드러낸 비구와 죄 있는 비구가 각자 스스로 허물을 살피면, 그 시비는 더 자라지 않고 법답게 계법답게 소멸시킬 수 있으며, 비구들은 안락할 수 있습니다. 스님들이여, 어떤 것이 스스로 허물을 관찰하는 것인가? 죄 있는 비구가 생각하기를, ‘내가 이미 이러이러한 일을 범했으므로 저가 내 잘못을 보게 되었다. 내가 잘못을 범하지 않았다면, 그는 내가 잘못을 범하는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나, 내가 범했기 때문에 그가 보게 되었다. 그러니 나는 지금 스스로 뉘우쳐서 저로 하여금 다시는 나쁜 말로 나에게 욕을 하지 않게 하리라. 내가 이렇게 하면 착한 법이 더욱 자랄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비구가 스스로의 허물을 살리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다른 이를 드러낸 비구가 스스로 허물을 살피는 것인가? 그가 생각하기를, ‘저가 잘못을 범했기 때문에 내가 보았다. 저가 범하지 않았던들 나는 보지 못했을 것이나, 저가 범했기 때문에 내가 보았다. 만일 저가 와서 참회한다면 내 입에서 더 나쁜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착한 법이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니, 이것이 다른 이를 드러낸 비구가 스스로 허물을 살피는 것입니다. 비구들이 다툼이 있을 때, 다른 이를 드러낸 비구와 죄 있는 비구가 각자 스스로 허물을 살피면, 이 허물은 더 늘어나지 않고, 법답고 계법답고 부처님의 가르침다워서 비구들이 안락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리불이 이와 같이 말하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어리석음이 있으니, 첫째는 죄를 범한 것이요, 둘째는 범한 줄 모르는 것이다. 두 가지 지혜로움이 있으니, 첫째는 죄를 범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범한 줄 아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어리석음이 있으니, 첫째는 죄를 범한 줄 모르는 것이요, 둘째는 범한 줄 알고도 법답게 참회하지 않는 것이다. 두 가지 지혜로움이 있으니, 첫째는 죄를 범한 줄 아는 것이요, 둘째는 범한 줄 알고 법답게 참회하는 것이다. 다시 두 가지 어리석음이 있으니, 첫째는 죄를 보고도 법답게 참회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법답게 참회하여도 저쪽에서 받아 주지 않는 것이다. 두 가지 지혜로움이 있으니, 첫째는 죄를 보고 법답게 참회하는 것이요, 둘째는 법답게 참회하여 저쪽에서 받아 주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에게 허물이 있기 때문에 여래는 두 가지 이치에 의하여 다툼 없애는 법을 제정하나니, 첫째는 조복하기 어려운 사람을 조복시키려는 것이요, 둘째는 부끄러움[慚愧]4)을 아는 이가 안락함을 얻게끔 하려는 것이다. 이런 두 이치에 의하여 여래는 비구들에게 다툼 없애는 법을 제정해 주노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를 드러내는 비구가 다른 이의 죄를 드러내려면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하나니 첫째는 진실이요, 둘째는 성내지 않음이다. 드러냄을 당하는 비구도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하나니, 진실과 성내지 않음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에게 두 가지 법이 있으면 바른 법이 빨리 멸하나니, 그른 법을 옳은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二處]과 두 가지 일[二事]과 두 가지 범함[二犯]도 역시 이와 같다.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 착한 법을 나지 못하게 하나니,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한 것으로부터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 스스로 파괴하고 죄를 범한 형편이 되어 지혜로운 이의 꾸지람을 듣고 온갖 죄를 얻나니,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한 것으로부터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다시 두 가지 법이 있어 비구가 화살 같이 빠르게 지옥에 빠지나니,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함으로부터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법이 있어서 바른 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나니, 그른 법을 그른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을 옳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비구들이 착한 법을 내나니, 그른 법은 그른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은 옳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비구들이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고 죄를 범하지 않고, 지혜로운 이에게 꾸지람을 받지 않고, 한량없는 복을 받나니, 그른 법을 그른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을 옳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화살과 같이 빠르게 하늘에 태어나나니, 그른 법을 그른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을 옳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또 비구에게 두 가지 법이 있으면 허물을 드러낼지니 그른 법을 그른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을 옳은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기억시키기와 스스로 말하게 하기와 아누바타(阿㝹婆陀)를 막기와 설계(說戒)를 막기와 자자(自恣)를 막기도 이와 같고,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소견도 역시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법답게 허물을 드러내는 것이니, 그른 법을 옳은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이와 같다. 기억시키기와 스스로 말하게 하기와 아루바타를 막기와 설계를 막기와 자자를 막기도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소견도 역시 이와 같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비구는 꾸짖는 갈마를 줄지니, 그른 법을 옳은 법이라 하고,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하는 것이다. 나아가 말함과 말하지 않음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범함도 역시 이와 같다. 물리치는 갈마ㆍ의지시키는 갈마ㆍ속가에 가지 못하게 하는 갈마ㆍ허물을 드러내는 갈마도 이와 같다. 두 곳과 두 가지 일과 두 가지 소견도 역시 이와 같다.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有漏)의 법이 늘어나나니, 부끄러워할 것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것은 도리어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나니, 부끄러워할 것은 부끄러워하고, 부끄럽지 않은 것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나니, 더러운 것을 깨끗하다고 여기고, 깨끗한 것을 더럽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소견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나니, 더러운 것을 더럽다고 여기고, 깨끗한 것을 깨끗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소견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두 가지 소견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나니, 범하지 않은 것을 범했다고 여기고 범한 것을 범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나니, 범하지 않은 것은 범하지 않았다 하고, 범한 것은 범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니, 가벼운 것을 무겁다고 여기고, 무거운 것을 가볍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런 두 소견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나니, 가벼운 것을 가볍다고 여기고 무거운 것을 무겁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나니, 남음 없는 것을 남음 있다고 여기고, 남은 있는 것을 남음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나니, 남음 없음을 남음 없다고 여기고, 남음 있음을 남음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나니, 그른 법을 옳은 법이라 여기고, 옳은 법을 그른 법이라 여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나니, 그른 제도를 제정하고 옳은 제도를 없애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나니, 그른 제도를 제정하지 않고 옳은 제도를 없애지 않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법이 있으면 유루의 법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두 마디의 말로써 계 버리는 법이 이루어지나니, ‘나는 부처를 버리고 법을 버리고 나아가 나는 사문이 아니다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이니, 위에서와 같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심은 온갖 허물을 보시기 때문이니, 두 가지 이유를 위해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하신다. 첫째는 대중을 거두기 위함이요, 둘째는 대중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믿지 않는 이를 믿게 하고, 둘째는 이미 믿은 이를 더욱 믿음이 늘게 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조복하기 어려운 이를 조복시키고, 둘째는 부끄러움을 아는 비구가 편안히 살게 하기 위해서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바른 법이 오래 견디게 하기 위함이요, 둘째는 계법을 간직하기 위한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이 세상을 원한을 끊고, 둘째는 미래의 원한을 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현재의 유루의 끊고, 둘째는 미래의 유루를 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현재의 두려움을 끊고, 둘째는 미래의 두려움을 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현재의 무거운 죄를 끊고, 둘째는 미래의 무거운 죄를 끊는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현재의 착하지 못한 법을 끊고, 둘째는 미래의 착하지 못한 법을 끊는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여래는 비구들을 위해 계를 제정해 준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여래는 비구들을 위해 꾸짖는 갈마를 제정해 준다. 첫째는 대중들을 잘 거두어 주고, 둘째는 대중들을 기쁘게 한다. 그리하여 현재의 착하지 못한 법을 끊기와 미래의 착하지 못한 법을 끊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위와 같다. 이와 같이 하여 낱낱 구절이 일곱 가지 멸쟁(滅諍)에 이르기까지 모두 꾸짖는 갈마의 경우와 같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며 믿고 좋아하여 받들어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