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4_0262_c_01L비나야 제7권
024_0262_c_01L鼻奈耶卷第七


축불념 한역
024_0262_c_02L姚秦涼州沙門竺佛念等譯


4. 바일제법(波逸提法) ①
024_0262_c_03L波逸提法之一

불세존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祈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나운(羅芸)1)존자가 대중 가운데에서 장난삼아 거짓말을 하니, 여러 비구들이 꾸짖었다.
“당신은 부처님의 제자로서 어찌하여 거짓말을 합니까?”
비구들이 세존께 가서 모두 아뢰니, 세존께서 나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장난삼아서 거짓말을 하느냐?”
세존께서는 게송(偈頌)으로 나운을 꾸짖으셨다.
024_0262_c_04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尊者羅芸於衆人中戲笑妄語諸比丘誨責汝爲佛子云何妄語諸比丘往具白世尊世尊告羅芸曰汝何爲戲笑妄語以偈誨責羅芸

거짓말을 하는 것은 지옥에 가까이 가는 것이니
지어서 하는 거짓말이나 지어서 하지 않는 거짓말이나
두 가지의 죄는 나중에 모두 받으리니
이것이 스스로를 끌고 가는 행(行)이니라.
024_0262_c_09L妄語地獄近,
作之言不作,
二罪後俱受,
是行自牽去

법의(法衣)를 몸에 입었거늘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스스로 금하지 아니하여
진실로 악행을 저지르는 자는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024_0262_c_11L法衣在其身,
爲惡不自禁,
茍爲惡行者,
命逝墮地獄

계를 지키지 않으면서도 남에게서 공양을 받고
거리에서 걸식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죽어서 불에 달군 죗덩어리를 삼키며
시뻘건 불 속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되느니라.
024_0262_c_12L無戒受供養,
街巷乞不慚,
死噉燒鐵丸,
極熱劇赤火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꾸짖으시고 나서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셨다.
만약 비구가 장난삼아서 거짓말을 한다면 바일제(波逸提)이니라.
024_0262_c_13L如是世尊誨責已爲沙門結戒若比丘戲笑妄語者貝夜提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가 이런저런 말로 비구들을 욕하니, 여러 비구들이 세존께 가서 모두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여러 가지 말로 서로를 욕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2_c_15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六群比丘種類罵諸比丘諸比丘往具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種類相罵者貝夜提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들은 늘 17명의 비구들과 함께 논쟁을 하면서 이쪽에서 들은 말을 저쪽에 가서 하고, 저쪽에서 들은 말을 이쪽에 와서 하곤 하였다. 여러 비구들이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에 비구가 희롱하여 이간질하는 말로써 양쪽을 싸우게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2_c_18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六群比丘常與十七群比丘共諍閒聞語便往告彼彼閒聞語便來告諸比丘聞往白世尊世尊告曰比丘調戲兩舌鬪亂彼此者貝夜提
024_0263_a_01L불세존께서는 구사미(拘舍彌)의 구사라원(瞿師羅園)에 계셨다.
저 구사미(拘舍彌)비구는 논쟁하는 것을 좋아하여 나이 든 비구들을 붙잡아 앉혀 놓고 풀이하는 일을 일삼았다.
육군비구가 다시 본래의 일을 거론하며 말했다.
“여러분들은 무슨 일로 논쟁을 하면서 우리들이 그 논쟁을 그치도록 한단 말인가?”
여러 비구들은 육군비구가 풀린 일을 다시 거론하였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가서 모두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법답게 쟁론(諍論)을 마친 일을 다시 거론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3_a_01L佛世尊遊拘舍彌瞿師羅園彼拘舍彌比丘喜鬪繫閉坐衆耆老事以得六群比丘還揚擧本事諸君以何事諍不使我等斷諸比丘聞六群比丘事解還揚擧往具白世尊世尊告若比丘諍如法事止還揚擧者夜提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가류타이(迦留陀夷)가 혼자서 왕궁에 들어가 말리(末利)부인에게 설법을 하니 왕의 여러 대신들이 수군거렸다.
“어찌하여 비구가 혼자서 왕궁에 들어와 설법을 하는가?”
두타행(頭臨行)을 하는 비구들이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혼자서 여인에게 설법을 하는 경우에는 다섯이나 여섯 마디의 말을 넘어서는 안 되나니 사람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일제이니라.
024_0263_a_08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迦留陁夷獨入宮與末利夫人說法王諸大臣自相謂言云何比丘獨入宮說法十二法比丘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獨與女人說法不得過五六語除其有人貝夜提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가 사미에게 계율을 말하니, 여러 비구들이 그것을 보고 말했다.
“어찌하여 아직 구족계(具足戒)를 받지 않은 자에게 계율을 말하는가?”
비구들이 세존께 가서 모두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아직 구족계를 받지 않은 자에게 한 마디라도 계법(戒法)에 대하여 말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3_a_14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六群比丘向沙彌說毘尼語諸比丘見云何向未受大戒者說戒往具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向未受大戒者說一句戒法貝夜提
024_0263_b_01L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어느 비구가 사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스스로를 칭찬하여 말했다.
“나는 초선(初禪)ㆍ제이선(第二禪)ㆍ제삼선(第三禪)ㆍ제사선(第四禪)과 사무량심(四無量心)을 얻었다.”
여러 비구들이 보고서 곧 그를 책망하였다.
“어찌하여 비구가 아직 구족계를 받지도 않은 자에게 스스로를 칭찬하여 선(禪)을 얻었다고 말하는가?”
비구들이 세존께 가서 모두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아직 구족계를 받지 않은 자에게 스스로를 칭찬하여, ‘나는 이러한 견해를 알며 이러한 실다움을 안다'고 말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3_a_19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有一比丘入沙彌聚稱譽言我得初禪第二第三第四禪悲喜護諸比丘見卽往責數云何比丘向未受大戒者自稱得禪往具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向未受大戒人自稱譽言我知是見是實者貝逸提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가 아직 구족계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 말했다.
“아무개 비구가 승가바시사와 바일제를 범하였다.”
여러 비구들이 듣고 곧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아직 구족계를 받지 않은 자에게 승가바시사와 바일제를 범한 것을 말한다면 승가에서 시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일제이니라.”
024_0263_b_02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六群比丘語不受大戒人某甲比丘犯僧伽婆施沙貝逸提諸比丘聞便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向未受大戒人說犯僧伽婆施沙貝逸提者除其僧使貝逸提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여러 장자들이 절에 와서 구경을 하였는데 돌아갈 때쯤 배가 고파져서 집에 갈 수 없게 되자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에게 말했다.
“사문 석자들은 언제나 먹을 것을 남에게 공양 받으면서도 절에 온 사람들에게는 손님 대접을 하지 않는군요.”
비구들이 육군비구에게 말했다.
“이 여러 장자들이 걸에 와서 구경을 하다가 돌아가야 하는데 배가 고파서 갈수가 없으니 약간의 곡식과 쌀을 내어 손님들에게 공양을 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육군비구가 대답했다.
“아주 좋은 일이다.”
024_0263_b_08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諸長者來詣園房觀看若還去者身飢不能得達便語十二法比丘此沙門釋子常食人供而到園了無待賓比丘語六群比丘此諸長者詣園觀看若還去時飢不能得至可聽少糴穀米以供賓客群比丘答言大善
나중에 비구들이 맡은 곡식을 내어 손님들에게 대접을 하니, 육군비구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누가 그대들에게 승가의 물건인 곡식을 내어 손님들에게 대접하도록 시켰는가?”
비구들이 대답했다.
“당신이 전에 스스로 허락하신 일입니다.”
다시 말했다.
“나는 그대들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여러 비구들은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를 몰라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전에 함께 약속을 하고 나서 나중에, ‘당신이 승가의 물건을 축낸다’고 말하여 이전의 약속을 어긴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3_b_15L後比丘多糴穀米以待賓客六群比丘語諸比丘誰使汝等大散僧物糴穀米以待賓客丘答君前自許復言我不許汝諸比丘不知當何答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先共要後作是語汝減比丘僧物用違前要者貝逸提
024_0263_c_01L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15일이 되어 건치를 치고 비구 승가가 모여 계율을 설하였는데 천노(闡怒)존자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보름마다 이 보잘 것 없는 잡다한 계를 설하여 여러 비구들을 심란하게 만들기 때문에 비구들이 도를 닦지 못한다.”
여러 비구들이 듣고서 곧 세존께 가서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모든 승가 대중을 모으시고 열 가지의 공덕을 갖추시어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포살일(布薩日)에, ‘보름마다 이 보잘 것 없는 잡다한 계율을 설한다’고 말하여 계율을 탓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3_b_21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十五日撾揵稚比丘僧集說戒尊者闡怒語諸比丘半月用說是雜碎戒爲使諸比丘愁憒不得行道諸比丘聞便往白世尊世尊因此事集和合僧備十功佛爲沙門結戒若比丘說戒之日作是語半月用說此雜碎戒爲彈卻戒者貝逸提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육군비구들이 큰 나무를 베어서 평상을 만드니, 수신(樹神)이 성을 내어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에게 가서 말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모두 부수어 버렸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신(神)은 나무 뿌리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어떤 신은 나무 줄기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어떤 신은 나무 줄기 속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나무 거죽 속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어떤 신은 나무 거죽이 갈라진 틈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어떤 신은 나무의 꽃봉오리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어떤 신은 나뭇잎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어떤 신은 나무에 피는 꽃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며, 어떤 신은 나무의 열매에 의지하여 살기도 하여, 모든 약초와 나무에는 어느 것이라도 신이 있는 것이니, 신이 나무에 의지하여 머무르는 까닭은 그 향기를 먹기 때문이니라. 만약에 비구가 스스로 나무를 베거나 남을 시켜서 베게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3_c_06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六群比丘斫樹作牀樹神往語十二法比丘我所居舍盡斫諸比丘往白世尊世尊告曰有神依樹根有神依樹岐有神依樹枝裏有神依樹皮裏有神依樹皮裂中神依樹蓓蕾有神依樹葉有神依樹花住有神依樹菓一切藥草樹木盡有神神所以依住者食其香故若比丘自斫樹教他斫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육군비구는 늘 열일곱 명의 비구들과 함께 논쟁을 벌이곤 하였는데, 열일곱 명의 비구들이 참지를 못하고 갑자기 성을 내었다.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이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갑자기 성을 내는 것은 바일제이니라.”
024_0263_c_15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群比丘常與十七群比丘共諍十七群比丘不能忍卒便瞋恚諸十二法比丘往白世尊世尊告曰卒瞋恚者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가 절 안에서 온통 소란을 피우며 떠들었다.
“여러분온 이미 초선과 제이선ㆍ제삼선ㆍ제사선을 얻어서 나고 죽는 일을 다하였으며 범행(梵行)을 다 닦았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듣고 곧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소란을 피워서 다른 사람을 성나게 만든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3_c_19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六群比丘撓擾激動阿練兒諸君已得初禪第二第三第四盡生死修梵諸比丘聞便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激動人使瞋者
024_0264_a_01L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가 밖에다 평상과 자리를 펴고 하루 종일 앉아서 논쟁을 하다가 그대로 두고 일어나 떠나갔다. 그 때 마침 큰 비가 내려 좌구와 평상을 모두 적셨다.
여러 장자들이 그것을 보고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다.
“우리들은 우리 자식과 손자의 몫을 덜어서 그것으로 승가에 공양을 하는데 이 비구들온 다른 사람의 신심 있는 시주물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비에 적셔서 썩게 만드는구나.”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이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에 비구가 바깥에다 평상과 자리를 펴고서 앉거나 누웠다가 일어난 뒤에 스스로 거두어들이지 않거나 남을 시켜서 거두어들이게 하지 않는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4_a_01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六群比丘於露地敷牀廌席拘拓竟日坐論便起去時天大雨盡污濕座具牀廌席拘拓諸長者見自相謂言我等減損子孫分以供比丘僧此比丘不慚他信施使雨澆爛十二法比丘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於露地敷比丘僧牀廌席拘拓若坐若臥起後不自收不教他人收者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가 방 안에 와구(臥具)를 펴고 누웠다가 일어난 뒤에 와구를 수습하지 않아서 벌레들이 와구를 갉아먹었다.
여러 장자들이 그 방에 왔다가 그것을 보고 수군거렸다.
“이 사문 석자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부자리를 수습하지 않고 벌레들이 갉아먹게 만들었다.”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이 그 말을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방 안에 자리를 펴고서 앉거나 누웠다가 일어난 뒤에 스스로 수습하거나 남을 시켜서 수습하게 하지 않는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4_a_10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六群比丘於房中敷臥具起去後不收坐具虫食諸長者來房中見自相謂言此沙門釋子夜臥已不收臥具使虫噉食二法比丘聞往白世尊世尊告曰比丘比丘僧坐具於房中敷若坐若起後不自收不教人收者
024_0264_b_01L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야사(耶舍)존자가 오백 명의 대중을 데리고 구살라국으로부터 사위국으로 오니 육군비구는 자기들끼리 말했다.
“우리들은 잠깐 피해 있다가 이 비구들이 방을 청소하고 좌구(坐具)를 정리하고 나면 우리가 그들에게 가서 나이가 얼마나 되었는지를 묻고 그들이 몇 살이라고 대답하거든 그들에게, ‘우리가 나이가 많으니, 당신들이 방에서 나가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내쫓겠다’고 말하도록 하자.”
그들은 비구들이 방을 청소하는 것을 엿보고 있다가 청소를 마치고 좌구를 방안에 정리하고 나자 곧 그들에게 가서 물었다.
“당신은 나이가 몇 살이나 되었소?”
대답했다.
“나는 몇 살이 되었습니다.”
육군비구가 말했다.
“우리의 나이가 많으니 당신은 이 방에서 나가시오. 이 방에 머물러서는 아니되오.”
여러 비구들이 무어라 말해야 좋을지를 몰라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다른 비구의 방에 가서 거짓으로 화를 내어 그를 방에서 내쫓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내쫓게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4_a_17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尊者耶舍將五百衆從拘薩羅至舍衛國六群比丘自相謂言我等小避須此比丘掃灑房室敷坐具已我等當往君爲幾歲彼自當說爾許歲答言我等大君若不出者當强驅出伺諸比丘掃灑房室敷坐具已卽往問爲幾歲我爾許歲六群比丘言大君促出去不須住此諸比丘不知當云何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至比丘房詐爲瞋恚驅他使出若使人驅者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여러 비구들이 강당의 앞에서 밤에 좌구를 펴고 혹은 좌선을 하거나 누워 있었는데 가류타이(迦留陀夷)가 뒤에서 나오더니 마찬가지로 좌구를 펴고 누웠다. 그 때에 가류타이는 거짓으로 잠꼬대를 하기도 하고 코를 골기도 하며 마치 가위에 눌리기라도 한 것처럼 사납게 팔과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소란을 피웠다. 좌선을 하던 여러 비구들은 그 때문에 그 곳에 있지를 못하고 좌구를 걷어서 다른 곳으로 피하여 갔다.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이 그 말을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방 안에서 먼저 이부자리를 펴고 누워 있는데 나중에 들어온 사람이 억지로 좌구를 펴고 앉거나 자기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스스로 나가지 아니하고 소란을 피운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4_b_06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衆多比丘於講堂前夜敷坐具或禪或臥迦留陁夷從後至亦敷坐具臥迦留陁夷詐囈喘喘息麤惡如厭喚手腳煩擾諸坐禪比丘不住卽皆收坐具避去諸十二法比丘聞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於房中先敷臥具若後有來强敷坐具若不喜我自當出去及煩擾者
불세존께서는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에 새로 지은 중각(重閣)이 있었는데 중각에는 다리가 뾰족한 평상이 여러 개 있었다. 그 중각 아래에서 어느 비구가 좌선을 하고 있는데 발난타(跋難陀) 석자가 누각 위에서 몸을 함부로 하여 평상 위에 급히 앉으니 평상의 뾰족한 다리가 누각 아래로 빠져서 좌선을 하던 비구의 머리가 찢어졌다.
그 비구가 곧 소리를 지르니 여러 비구들이 모여서 물었다.
“당신은 어째서 머리가 찢어졌습니까?”
비구가 그 까닭을 모두 말하니, 여러 비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중각에 올라가서 다리가 뾰족한 평상 위에 힘주어 앉거나 누우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4_b_15L佛世尊遊羅閱城迦蘭陁竹園所新成重閣重閣上敷義足牀閣下有一比丘禪跋難陁釋子於閣上放身疾坐牀上牀足下陷蹄比丘頭破禪比丘卽失聲喚衆比丘集問汝何以頭具陳所由諸比丘不知當云何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上重閣上作尖足繩牀縱力坐若臥者
024_0264_c_01L불세존께서는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계셨다.
천노(闡怒)존자가 벌레가 있는 물을 땅에 뿌리고 진흙에 섞으니, 여러 비구들이 천노에게 말했다.
“당신은 벌레가 있는 물을 땅에 뿌리고 진흙에 섞지 마시오.”
천노는 마음이 비뚤어져서 비구들이 충고하는 말을 따르지 않았다. 여러 비구들은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세존께 가서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물에 벌레가 들어 있는 줄을 알면서도 그 물을 땅에 뿌리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뿌리게 하거나, 그 물을 스스로 진흙에 섞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섞게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4_b_23L佛世尊遊羅閱城迦蘭陁竹園所者闡怒以有虫水灑地和泥諸比丘語闡怒汝無以虫水灑地和泥闡怒很戾不隨諫語諸比丘不知當如何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知有虫水灑地若教人灑自和泥若教人和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한 어리석은 비구가 시주에게서 백천 냥(兩)의 금을 받아서 큰 강당을 지었는데 하루에 여러 번 흙을 바르니 그 날 밤에 무너져 버렸다.
그 장자는 그 소식을 듣자 놀라고 그렇게 많은 돈을 쓰고도 끝내 강당을 짓지 못하게 된 것을 근심하면서 곧 세존께 가서 모두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모든 승가 대중을 모으시고 열 가지 공덕을 갖추시어 사문을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셨다.
비구가 큰 강당을 지을 때에는 먼저 창문을 내어 햇빛이 들게 하고서 고운 진흙을 흙에 개어 두세 번 거듭해서 바를 것이되 세 번을 넘어서는 경우는 바일제이니라.
024_0264_c_07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一摩訶盧比丘取檀越百千兩金作大講堂一日累塗覆卽夜崩壞其長者聞驚怪愁憂用乃爾所錢竟不成講堂卽往具白世尊世尊因此事和合僧備十功德佛爲沙門結戒丘作大講堂先作閾窗牖得通日光細泥塗地再三覆之重草蓋之若過三者逸提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는 아직 비구니에게 설법할 차례가 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가 서 법을 설하였다.
두타행을 하는 비구가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비구니에게 설법을 하는 비구 승가의 차례가 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가서 법을 설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4_c_16L佛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六群比丘次未應與比丘尼說法往與說法十二法比丘聞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比丘僧次未差與比丘尼說法自往說法者
024_0265_a_01L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모든 비구들이 차례로 비구니에게 설법을 하였는데 난타(難陀)존자는 차례가 되었어도 설법을 하러 가려고 하지를 않았다.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구담미(瞿曇彌)가 오백 명의 비구니를 데리고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한쪽에 머물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마하파사파제와 오백 명의 비구니에게 미묘법(微妙法)을 말씀하시고 설법을 마치고 나서 말씀하였다.
“이제 각자 본래의 처소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마하파사파제와 오백 명의 비구니들은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떠나갔다.
024_0264_c_20L佛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諸比丘次第與比丘尼說法尊者難陀次應直往而不肯行摩訶愛道瞿曇彌將五百比丘尼詣如來所頭面禮足在一面住時世尊與大愛道及五百比丘尼說微妙法說法已今正是時還所在大愛道及五百比丘尼頭面禮足右繞三帀而去
그들이 물러난 지 오래되지 아니하여 세존께서 돌아보시면서 물으셨다.
“아난아, 다음은 누가 비구니에게 설법을 해야 할 차례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구 승가의 차례가 이미 한 바퀴를 돌아서 다음은 난타비구의 차례이온데 난타가 가려고 하지를 않고 있나이다.”
그 때에 난타도 또한 그 자리에 있었으므로 세존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가서 비구니에게 설법을 해 주도록 하여라. 왜냐 하면 나의 설법이 너의 설법과 다르지 않은 까닭이니라.”
난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묵묵히 그 명을 받아들였다.
024_0265_a_05L去不夂顧問阿次應誰與比丘尼說法耶阿難白佛言比丘僧已周次應難陀難陀不肯行時難陀亦在座上時世尊告難汝可往爲比丘尼說法何以故之說法汝之說法有何等異難陀聞佛教默然而受
그 때에 난타존자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사위성에 들어가 탁발을 하였다. 난타는 탁발을 마치자 다시 성을 나와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와서 가사와 발우를 올려놓고 좌구를 들어 어깨 위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좌선을 하였다.
그 때에 비구니 대중들은 난타가 와서 설법을 할 차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에게 말했다.
“난타는 여름 넉 달 동안에 하나의 게송도 능히 독송하지를 못하였는데 어떻게 비구니에게 설법을 하겠다는 것인가?”
난타는 좌선실에서 나와 강당 앞에다 자리를 펴고 결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그 때에 마하파사파제와 오백 명의 비구니들이 난타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난타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024_0265_a_11L時尊者難陀平旦著衣持鉢入舍衛分衛分衛已還出城擧衣鉢擧座布著肩上入房坐禪比丘尼衆聞難陀次來說法自相謂難陀於夏四月讀一偈不能得云何與比丘尼說法難陀出竫室在堂前敷座具結跏趺坐時大愛道及五百比丘尼詣難陀所頭面禮足在一面坐
그 때에 난타존자는 곧바로 삼매(三昧)에 들어서 삼매의 힘으로 동쪽에서 사라졌다가 서쪽에서 솟아나고 서쪽에서 사라졌다가 동쪽에서 솟아나기도 하고, 허공 가운데에 앉거나 누워서 몸에서 청ㆍ황ㆍ적ㆍ백ㆍ유리색의 갖가지 광명을 내기도 하며, 몸의 아래로는 불을 내고 몸의 위에서는 물을 내며 몸의 위에서는 불을 내고 몸의 아래로는 물을 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신통 변화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투고 나서 난타는 본래의 좌구 위로 되돌아와 결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024_0265_a_19L時尊者難陀則入三昧以三昧力東沒西踊西沒東踊坐臥虛空身放種種光靑黃赤白或瑠璃色下出火身上出水身上出火身下出如是變化不可稱數還於本座上結跏趺坐
024_0265_b_01L난타가 여러 비구니들에게 말했다.
“여러분에게 설법을 하리니 잘 생각하시오. 어떠한가? 여러 자매여, 눈(眼)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無常)한 것인가?”
대답했다.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꿔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聖者)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어떠한가? 자매여,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꿔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024_0265_b_01L難陀告諸比丘尼與汝說善思念之云何諸妹眼有常無常荅曰無常也難陀若無常者爲苦不苦耶荅曰苦也難陀若無常苦變易法彼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耶不也難陀云何諸妹鼻舌身心有常無常耶無常也難陀若無常者苦不苦耶苦也難陀若無常苦變易之法彼見諦人作是求是我所非我所不不也
난타가 말했다.
“어째서 그러한가? 이제 항상 불변하는 진리의 지혜로 보는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안식(眼識)의 괴로움과 즐거움도 또한 무상한 것이기 때문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은 무상한 것이며, 의식(意識)이 일으킨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여러 자매여, 여러분이 말한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눈에 의한 안식의 괴로움과 즐거움도 또한 무상한 것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은 무상한 것이며, 의식이 일으킨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024_0265_b_10L難陀何以故今如諦等智見眼無常眼識苦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無常意識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善哉善哉諸妹如汝所言眼無常眼所識苦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無意識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
024_0265_c_01L어떠한가? 여러 자매여, 눈을 인연하여 있게 된 식(識)인 저 안식(眼識)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꿔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마음을 인연하여 있게 된 식(識)인 저 심식(心識)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꿔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024_0265_b_17L云何諸妹眼因緣有識彼眼識者有常無常無常也難陀若無常者不苦耶苦也難陀若無常苦變易之彼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不也難陀如是耳鼻舌身心因緣有識生心識者有常無常無常難陀若無常者苦不苦耶苦也若無常苦變易之法彼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不也
난타가 말했다.
“어째서 그러한가? 이제 항상 불변하는 진리의 지해로 보는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색(色)을 분별하는 작용인 안식도 무상한 것이며, 안식이 일으킨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도 또한 무상한 것이기 때문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 혀ㆍ몸ㆍ마음과 심식(心識)은 무상한 것이며, 심식을 인연하여 생기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도 또한 무상한 것이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여러 자매여, 여러분이 말한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색(色)을 분별하는 작용인 안식(眼識)도 무상한 것이며, 안식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심식이 무상한 것이며, 심식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여러 자매여, 눈과 눈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색(色)과 색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식(識)의 삼사(三事)2)가 함께 모이는 데에는 변개(變改)함이 있을 것이오.
024_0265_c_02L難陀何以故如諦等智見眼無常眼色識無常眼識起想苦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法心識無常心識因緣生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善哉善哉諸妹如汝所言眼無常色眼識無常眼識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法心識無常心識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諸妹眼因緣色色因緣識三事共會有更
어떠한가? 여러 자매여, 변개하는 것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꿔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심식(心識)과 마음이 변개한 마음은 변개하는 것이니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꿔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024_0265_c_12L云何諸妹更者有常無常無常也難陀若無常者苦不苦苦也難陀若無常苦變易法者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不也難陀如是耳鼻舌身心法心識心更心更者有常無常無常也難陀若無常者苦不苦苦也難陀若無常變易法者彼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不也
024_0266_a_01L난타가 말했다.
”어째서 그러한가? 이제 항상 불변하는 진리의 지혜로 보는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색(色)을 분별하는 작용인 안식(眼識)도 무상한 것이며, 눈이 변개하는 것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기 때문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 몸ㆍ마음과 심식(心識)이 무상한 것이며, 마음이 변개하는 것과 마음이 변개하는 것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것이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여러 자매여, 여러분이 말한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색을 분별하는 작용인 안식도 무상한 것이며, 눈이 변개함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것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심식이 무상한 것이며, 마음이 변개하는 것과 마음이 변개함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024_0265_c_20L難陀何以故諦等智觀眼無常眼識眼更眼更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法心識心更心更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善哉善哉諸妹如汝所言眼無常眼識眼更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法心識心更心更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
어떠한가? 여러 자매여, 눈과 눈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색(色)과 색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식(識)의 삼사(三事)가 합하여 변개하나니, 변개함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고통과 저 변개한 고통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여 바뀌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심식(心識)과 마음이 변하여 바뀌는 것과 마음이 변하여 바뀌므로 생겨나는 고통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여 바뀌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024_0266_a_06L云何諸妹眼因緣色色因緣識三事合爲更更因緣痛彼更痛有常無常無常也難陀若無常者不苦苦也難陀若無常苦變易法者彼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也難陀如是耳鼻舌身心法識心更心更所生痛有常無常無常難陀若無常者苦不苦苦也難陀若無常苦變易法者彼見諦人作是言是我所非我所不不也
024_0266_b_01L난타가 말했다.
“어째서 그러한가? 항상 불변하는 진리의 지혜로 보는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색(色)을 분별하는 작용인 안식도 무상한 것이며, 눈이 변하여 바뀌는 것과 눈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과 눈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기 때문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심식이 무상한 것이며, 마음이 변하여 바뀌는 것과 마음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이 무상한 것이며, 마음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여러 자매여, 여러분이 말한 바와 같이 눈은 무상한 것이며, 색을 분별하는 작용인 안식도 무상한 것이며, 눈이 변하여 바뀌는 것과 눈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이 무상한 것이며, 눈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심식(心識)이 무상한 것이며, 마음이 변하여 바뀌는 것과 마음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이 무상한 것이며, 마음이 변하여 바뀌는 것으로 인한 고통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024_0266_a_15L難陀以故如諦等智觀眼無常色眼識眼更痛眼更痛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法識心更心更痛無常痛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善哉善哉如汝所言眼無常眼識眼更更痛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如是耳鼻舌身心法心識心更心更痛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常
어떠한가? 여러 자매여, 눈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색(色)과 색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식(識)파 식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변하고 바뀌는 것과 변하고 바뀌는 것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고통과 고통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 애(愛)와 저 안애(眼愛)라는 것이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이와 같이 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과 심식과 마음이 변하는 것과 마음이 변하여 있게 되는 고통스러움과 사랑함과 저 고통스러움과 사랑함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라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난타가 말했다.
“무상한 것이면서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것이니 저 도를 깨달아 증득한 성자가 이것을 구하여 ‘이것이 나의 것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겠는가, 하지 않겠는가?”
“하지 않을 것입니다.”
024_0266_b_02L云何諸妹眼因緣色色因緣識因緣更更因緣痛痛因緣愛眼愛者有常無常無常也難陀若無常者苦不苦苦也難陀若無常苦易法者彼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不也難陀如是耳鼻舌身心法心識心更心更痛愛彼痛愛者有常無常無常也難陀若無常者不苦苦也難陀若無常苦變易法者彼見諦人作是求言是我所非我所不也
난타가 말했다.
“어째서 그러한가? 항상 불변하는 진리의 지혜로 보는 바와 같이 저 법(法)이라 하는 모든 법은 스스로 생기는 것이며, 법이라 하는 모든 법은 스스로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여러 자매여, 저 법이라 하는 모든 법은 스스로 생기는 것이며, 법이라 하는 모든 법은 스스로 없어지는 것이오. 이와 같이 여러 자매여, 육근(六根)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또한 무상한 것이오. 여러 자매여, 비유하면 소를 도살하는 사람이나 그의 제자가 날카로운 칼을 쥐고 소를 죽여서 가죽을 벗기고 힘줄과 살을 한곳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다시 그 가죽을 그 위에 덮는 것과 같나니,
024_0266_b_12L難陀何以故如諦等智觀彼法法自生法法自滅善哉善哉諸妹彼法法自生法法自滅如是諸妹情因緣起想苦樂不苦不樂亦復無諸妹譬如屠牛人若屠牛弟子利刀殺牛剝皮取筋肉段段置著一還以其皮覆上
어떠한가? 여러 자매여, 그것이 다시 소가 될 수 있겠는가, 없겠는가?”
비구니들이 대답했다.
“소가 될 수 없습니다.”
024_0266_b_18L云何諸妹還得成牛不比丘尼荅不也
024_0266_c_01L난타가 말했다.
“어째서 그러한가? 소는 실체(實體)가 분리되어서 그 본래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오. 이러한 까닭에 이것을 인용하여 비유하는 것이니 마땅히 이 뜻을 알아야 할 것이오. 이와 같이 여러 자매여, 소라고 하는 것은 육근(六根)을 인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인 괴로움과 즐거움과 괴롭지 않음과 즐겁지 않음이 언제나 머물러서 없어지지 않으며 바뀌고 변하지 않는 것이니, 이렇게 하여 구한다면 가히 도를 얻을 수 있다고 할 것이오. 왜냐 하면, 항상 불변하는 진리의 등지(等智)3)로 보는 바와 같이 저 법이라 하는 모든 법이 생기는 것을 보지 못한다면 저 법이라 하는 모든 법이 없어지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오. 인용하여 비유한 것은 뜻이 모이지 않음을 보는 것이 그와 같다는 것이니, 육근이 다르지 않은 것은 저 심줄과 살이 다르지 않은 것과 같으니 그것을 육경(六境)이라 해야 하고, 저 날카로운 칼은 등지(等智)라 해야 옳은 것이오.
024_0266_b_19L難陀何以故以分離實不像本所以引斯喩者解此義如是諸妹牛者六情相因起想苦樂不苦不樂常住不滅無變易作是等求者爲可得道何以故諦等智觀不見彼法法生不見彼法法滅所以引喩者觀意不聚如牛者六情無異如彼筋肉六塵是彼利刀者等智是
어째서 그러한가? 여러 자매여, 왜냐 하면 등지의 힘은 모든 생사의 결박(結縛), 곧 번뇌를 다 끊어서 다시는 이 세계와 저 세계에 태어나지 않도록 똑같이 끊기 때문인 것이오. 착하구나. 여러 자매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할 것이니 마음이 객관의 대상에 물들어 구속되고 집착되는 것에 대하여 마음이 물들어 구속되고 집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견련법(牽連法)을 쉬고자 하거든 마음을 성냄과 어리석음에 따르지 않게 해야 할 것이오. 다음으로는 마땅히 사의지(四意止)4)와 칠각의(七覺意)5)와 팔성도(八聖道)와 팔해탈문(八解說門)을 배워야 하는 것이오. 여러 자매여, 이와 같이 배우게 되면 모든 다타갈아라하삼야삼불(多陀竭阿羅訶三耶三佛)6)께서 그 가운데에서 나오시는 것이며, 무수한 선법(善法)이 모두 삼십칠품(三十七品) 가운데에서 나오는 것이니, 언제든지 마음과 몸을 평등하게 하여 그 가운데에서 끊어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오.”
024_0266_c_04L何以故諸妹等智刀盡斷一切生死結不復生彼此界斷等斷善哉諸妹當作是學於染著法心不染著欲得息於牽連法心不隨瞋恚愚癡息次當學四意止七覺意八聖八解脫門是故當學諸妹如是學諸多陀竭阿羅訶三耶三佛皆從中出無數善法皆從三十七品中出常等心身無令中絕
이 법을 설할 때에 오백 명의 비구니들이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얻었다. 처음에 신통 변화를 나투는 것을 보았을 때에 이백오십 명의 비구니들이 아라한도를 얻었으니, 그 이백오십 명의 비구니들은 가섭불(迦葉佛) 당시에 일찍이 이 법을 들었던 까닭에 지금 법을 듣고 아라한과를 얻은 것이었다.
난타가 여러 비구니들에게 말했다.
“이제 각자의 처소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그 때에 마하파사파제와 오백 명의 비구니들은 이마를 땅에 대어 발에 예배드리고 물러갔다.
024_0266_c_12L說是法時五百比丘尼得阿羅漢道見始變化時百五十比丘尼得阿羅漢道其二百五十比丘尼迦葉佛時曾聞此法故今聞法得果難陀語諸妹今正是時各還所在時大愛道及五百比丘尼頭面禮足而去
이튿날 마하파사파제와 오백 명의 비구니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여래께서 계시는 곳에 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머물렀다.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니들이 잠간 사이에 도과(道果)를 얻었음을 관하여 아시고 여러 비구니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너희들이 각자 본래의 처소로 돌아갈 시간이니라.”
여러 비구니들이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난타야, 내일 다시 비구니들에게 설법을 해 주어라.”
그 때에 난타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잠자코 부처님의 명을 받아들였다.
024_0266_c_18L明日大愛道及五百比丘尼平旦著衣持鉢詣如來所面禮足卻住一面世尊觀諸比丘尼盡得道須臾佛告諸比丘尼今正是各還所在諸比丘尼作禮已還去世尊告曰難陀明日復次與比丘尼說法時難陀默然受教
024_0267_a_01L이튿날 난타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서 사위성에 들어가 탁발을 하고 탁발을 마치자 다시 성율 나와서 가사와 발우를 올려놓고 손발을 씻고서 니사단(尼師壇)을 어깨 위에 걸치고 방에 들어가 좌선을 하였다. 좌선을 마치자 방에서 나와 집 앞에 좌구를 펴고 결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구담미 마하파사파제는 오백 명의 비구니를 데리고 난타의 처소에 와서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를 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난타존자는 갖가지 미묘법(微妙法)을 설하고 설법을 마치자 비구니들에게 말했다.
“이제 각자의 처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여러 비구니들은 발에 예배를 드리고 떠나갔다.
024_0267_a_01L難陀明日著衣持鉢入舍衛分衛分衛已還出城擧衣鉢洗手足以尼師檀著肩上室坐禪出室於堂前敷座具結跏趺瞿曇彌大愛道將五百比丘尼詣難陀所頭面作禮在一面坐尊者難陀與說種種微妙法說法已竟今正是時各還所在諸比丘尼禮足而去
그런데 그 때는 성으로 들어가는 문이 이미 닫혀 있었기 매문에 비구니들은 나무 아래에 의지하여 숙박을 하기도 하고, 혹은 언덕가에 의지하여 밤을 지내기도 하였으며, 연못의 물에 의지하여 자기도 하였고, 흐르는 물에 의지하여 자기도 하였으며, 성의 연못에 의지하여 밤을 지내기도 하였다.
이튿날 성문이 열리고 여러 비구니들이 성으로 들어가니, 문지기들이 서로 수군거렸다.
“여러 비구니들은 사문의 아내이구나. 성 밖에서 함께 자고 이른 아침에 들어오는군.”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이 그 말을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승들은 차례로 비구니들에게 설법을 하되 저녁 늦게까지 해서는 안 될 것이니 저녁 늦게까지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7_a_08L時日入城門已閉或依樹下宿或住阜邊宿或依池水宿或依流水宿依城池宿明日門開諸比丘尼入城其守門者自相謂言諸比丘尼是沙門婦城外共宿淸旦來入其十二法比丘聞以是語往白世尊世尊告曰比丘僧次第與比丘尼說法不得至暮還至暮者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들이 비구니들과 함께 길을 가니 장자들이 보고 서로 수근거렸다.
“이 사문 석자가 여러 비구니들과 함께 길을 가니 저 비구니들은 사문의 아내이구나. 아내가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함께 길을 가겠는가?”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이 그 말을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와 비구니가 함께 길을 가되 어느 마을로부터 다른 마을 안에까지 같이 간다면 바일제이니라. 마땅히 함께 가야 할 경우도 있으니, 장사치가 있거나 호랑이나 도적이 앞에 있는 정우에는 함께 가도 되느니라.”
024_0267_a_16L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六群比丘與比丘尼同道行諸長者見相謂言此沙門釋子與諸比丘尼同道行是沙門婦若非婦者何由同道其十二法比丘聞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共比丘尼同道行從一村至村落內者或應共行者若有賈客前有虎狼賊寇得共行
024_0267_b_01L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육군비구가 구살라국에서 사위국으로 오고 있었는데 아지라강(阿脂羅江)에 이르러서는 배를 타야만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육군비구는 비구니와 함께 배에 타고서 곧바로 강을 건너지 아니하고 물을 거슬러서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물을 따라 내려가기도 하며 놀다가 시간이 지나 해가 진 뒤에야 강을 건너서 각자 흩어졌다.
그때에 비구니들이 도적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이 사실을 갖추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 비구와 비구니가 함께 배를 타고서 곧바로 강을 건너지 아니하고 물을 거슬러서 올라가거나 물을 따라서 내려가거나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7_b_01L佛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時六群比丘從拘薩羅國來至舍衛時阿脂羅江須舡爾乃得渡六群比丘與比丘尼同舡或逆水上或隨水下經時日已沒便渡水各散去時比丘尼爲賊所劫以此事具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與比丘尼同舡或逆水上隨水下除直渡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가류타이비구가 굴다(崛多)비구니에게 옷을 주었다.
비구니가 그 옷을 입으니 여러 비구니들이 물었다.
“그 옷은 어디서 났습니까?”
“가류타이비구에게서 보시를 받았습니다.”
여러 비구니들이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친척이 아닌 비구니에게 옷을 보시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7_b_09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迦留陀夷與崛多比丘尼衣著諸比丘尼問所由得此衣迦留陀夷見諸比丘尼往白世尊世尊告曰比丘非親里比丘尼持衣施者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가류타이가 굴다비구니에게 옷을 만들도록 시켰다.
비구니가 옷을 만드는 것을 보고 여러 비구니들이 물었다.
“누구에게 주려고 이 옷을 만들고 있습니까?”
“가류타이비구에게 주려고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 비구니들은 무어라 말해야 할지를 몰라서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친척이 아닌 비구니에게 옷을 만들도록 시킨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7_b_14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迦留陀夷使崛多比丘尼作衣諸比丘尼問與誰作衣荅言迦留陀夷作諸比丘尼不知當云何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非親里比丘尼使作衣者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가류타이가 굴다비구니와 함께 가려진 곳에 앉아 있었다. 여러 비구니들이 그것을 보고 세존께 가서 말씀드리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가 혼자서 비구니와 함께 보이지 않는 곳에 앉아 있는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7_b_20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迦留陀夷與崛多比丘尼屛處坐比丘尼見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獨與比丘尼屛處坐者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가류타이가 불다(佛多)우바이와 함께 드러난 곳에 앉아 있으니, 여러 장자들이 그것을 보고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다.
“이 사문 석자가 어찌하여 남의 아내와 함께 드러난 곳에 앉아 있는가?”
두타행을 하는 비구가 그 말을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 비구가 혼자서 아녀자와 함께 드러난 곳에 앉아 있는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7_c_01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迦留陀夷與佛陀優婆夷露處坐長者見自相謂言此沙門釋子云何與婦人露處坐十二法比丘聞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獨與婦人露處坐者上比丘 尼妹
024_0267_c_01L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어느 우바이가 마하가섭과 사리불과 목건련과 아나율(阿那律)에게 공양을 청하였다. 장자의 아내는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고 훌륭한 좌구를 준비하였다.
그 때에 유라난타(鍮羅難陀)비구니는 전부터 장자의 아내와 잘 아는 사이였는데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집에 왔다가 갖가지 음식과 좋은 좌구가 잘 차려져 있는 것을 보자 곧 물었다.
“누구에게 공양을 드리려고 이렇게 좋은 음식과 훌륭한 좌구를 마련한 것인가요?”
장자의 아내가 대답했다.
“마하가섭과 사리불과 목건련과 아나율존자께 공양청을 하였습니다.”
024_0267_c_07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一優婆夷請摩訶迦葉舍利弗目揵阿那律時長者婦饌具種種飮食敷好坐具時鍮羅難陀比丘尼先與長者婦善知識平旦著衣持鉢來詣此家見饌具種種飮食敷好坐具問長者婦欲請阿誰作是好飮食敷好坐具長者婦荅請摩訶迦葉舍利目揵連阿那律
비구니가 말했다.
“용과 코끼리를 버리고 노새와 나귀를 청하였군요.”
장자의 아내가 물었다.
“누가 용과 같으며 코끼리와 같으신 분입니까?”
비구니가 대답했다.
“제바달다존자와 건타달바(騫陀達婆)와 가류라(迦留羅)와 제시삼(提施三)과 문타계두(文陀系頭)와 같은 상인(上人)들입니다.”
024_0267_c_16L比丘尼語捨龍象而請騾驢長者婦問誰是龍象比丘尼荅尊者調達騫陀達婆迦留羅三文陀糸頭此上人是
그 때에 가섭존자가 가장 먼저 집에 들어오니, 투라비구니는 존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장자의 아내에게 말했다.
“훌륭하시도다. 우바이여, 이른바 용이며 코끼리와 같은 분이 오셨습니다.”
그 때에 장자가 비구니의 말을 다 듣고 있다가 곧 이렇게 생각했다.
‘못된 비구니로다. 먼저는 나귀 같다고 하더니 이제는 용과 코끼리 같다고 하는가? 못된 비구니를 쫓아 버리고 다시는 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겠다.’
024_0267_c_19L迦葉最大先前入舍鍮羅比丘尼見來入語長者婦善哉優婆夷所謂龍象以至長者俱聞此語便作是言惡比丘尼先言騾驢今言龍象耶惡比丘尼莫復入此舍
024_0268_a_01L그 때에 장자는 가섭존자가 단정하고 엄숙하게 자리에 앉은 것을 보자 손수 씻을 물을 갖다 드리고 갖가지 음식을 드렸으며, 공양을 마치자 다시 씻을 물을 갖다 드리고 나서 한쪽에 앉아서 공양을 받은 마하가섭이 공양을 베풀어 준 자에게 하는 설법을 들었다.
마하가섭은 장자에게 설법을 하고 나서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를 드리고 한쪽에 앉아서 이 일을 모두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모든 승가 대중을 모으시고 열 가지 공덕을 갖추셨다.
부처님께서 사문을 위하여 계를 제정하셨다.
“만약 비구나 비구니가 어느 한 비구승을 칭찬하고 다른 한 비구승을 헐뜯은 것을 알면서도 그 곳에 가서 공양을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8_a_01L時長者見賢嚴坐定行澡水布種種飮食飮食已竟重行澡水已在一面坐聽達嚫摩訶迦葉說達嚫已卽從坐起去詣如來所面作禮在一面坐以此事具白世尊世尊因此事集和合僧備十功德爲沙門結戒若比丘知比丘尼譽一比丘僧毀一比丘僧往彼飯者調達 婆兒阿難妹也波逸提
불세존께서는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계셨다.
그 당시에 기근이 들어서 걸식을 하기가 어려웠다. 여러 장자들은 한 사람의 비구에게 공양청을 하거나 두 사람의 비구에게 공양청을 하였는데, 초대를 받지 않았는데도 장자의 집에 가는 비구가 네다섯 명이 되곤 하였다.
여러 장자들이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다.
“이 사문 석자는 염치도 없고 부끄러워할 줄도 몰라서 한 사람을 초대했는데 네다섯 명씩이나 자기 마음대로 온다.”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이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초청을 받지도 않았는데 억지로 그 집에 간다면 바일제이니라. 혹은 마땅히 가야 할 때도 있으니 병이 났거나 절의 일을 보거나 가사를 만드는 경우에는 마땅히 공양을 받아야 하느니라.”
024_0268_a_09L佛世尊遊王舍城迦蘭陀竹園所於爾時人民飢饉乞求難得諸長者或請一比丘或請兩比丘其不請往者或四或五諸長者見自相謂言沙門釋子不知厭足無有慚愧其請一者五三自往十二法比丘聞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不請强往者或時應往或病或執僧事作衣應食
024_0268_b_01L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구살라국의 경계에 있는 어느 장자가 절을 지어서 지나가는 객승을 하룻동안 먹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때에 사리불존자는 우연히 병이 나서 구살라국에서 사위국으로 가다가 그 절에서 사흘을 묵었다.
사리불은 사흘을 묵고 나서 곧 그 곳을 떠나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도착하였는데 곧 의심이 되었다.
‘내가 그 절에서 그 절의 음식을 너무 오랫동안 먹은 것은 아닐까?’
세존께 가서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에게 병이 나지 않은 정우에는 하루만 머물며 숙식을 할 수 있으나 그 이상으로 숙식을 하는 경우에는 바일제이니라.”
024_0268_a_18L佛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拘薩羅界有一長者起招提僧舍其有客比丘得一日食時尊者舍利弗遇病拘薩羅至舍衛國過此僧舍住三宿時舍利弗便發去至舍衛國祇樹給孤獨園便懷狐疑我不過食招提僧食耶往自世尊世尊告曰若比丘無病得一宿住食若過食者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여러 비구들이 구살라국에서 사위국으로 오고 있었는데 도중에 어느 장자가 공양청을 하여 풍부한 음식과 우유로 만든 기름과 음료수를 보시하였다.
그 때에 육군비구는 두세 개의 발우에 음식을 가득 받으니, 음식이 부족하여 차례가 돌아가지 않는 비구도 있게 되었다.
여러 장자들이 보고서 수군거렸다.
“이 사문 석자가 돌리는 음식을 두세 개의 발우에다 거듭해서 받으니 음식을 받지 못하는 비구가 있게 된다.”
가서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만약 비구가 공양청을 받은 집에 들어가 장자가 좋은 음식을 풍부하게 잘 차렸는데, 음식을 먹지 못하는 비구가 있을 정도로 두세 개의 발우에 음식을 가득 받는다면 바일제이니라. 만약에 두세 개의 발우에 음식을 받았다면 그것을 내놓아 마땅히 음식을 받지 못한 비구에게 나누어 줄 것이니라.”
024_0268_b_03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多比丘從拘薩羅詣舍衛國有長者中道請飯豐饒酥酪時六群比丘兩三鉢盛下行比丘不得諸長者見相謂言此沙門釋子重疊兩三鉢盛下行比丘不得往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請入舍長者設好食酥酪豐不得兩三鉢盛犯者墮若兩三鉢取出外當等分與不得比丘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사위국의 어느 장자가 죽어서 어린 사내아이만 홀로 남게 되었다.
그 소년은 부처님께와 비구 승가에게 음식을 공양드리면 도리천(情利天)에 태어나게 된다는 말을 듣고 이럴게 생각했다.
‘나는 마땅히 내 몸으로 품을 팔아서 얻는 돈으로 부처님과 비구 숭가께 음식을 공양해야겠다.’
소년은 곧 비사(比舍)7)의 마을로 가서 한 장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일꾼이 되고자 하는데 받아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장자가 대답했다.
“대가를 얼마나 받고 싶으냐?”
소년이 말했다.
“저에게 오백 냥(兩)의 금을 주신다면 저는 마땅히 있는 힘을 다하여 일을 하겠습니다.”
장자는 생각했다.
‘요즈음에는 기근이 들어서 걸식을 하기도 어려워 한 끼니의 밥을 얻고자 해도 얻지 못하는데 하물며 그렇게 많은 금을 얻으려고 하는가?’
024_0268_b_12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舍衛國有一長者居門衰喪唯有一少男兒在後此少兒聞其飯佛及比丘僧者得生三十三天第二天我當往行出筋力作所得錢財當飯佛及比丘僧卽往詣比舍語一長者作是我欲客作爲可爾不長者荅須幾許物少兒言與我五百兩金自當竭力作使長者便思惟如今人飢饉乞求難得乞一食者尚不可得況爾所兩金
024_0268_c_01L장자가 물었다.
“너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금ㆍ은ㆍ동ㆍ철ㆍ면ㆍ비단ㆍ실을 파는 가게에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보수는 열 달이 지나고 나서 주십시오.”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보수부터 받으려고 하는데 이 아이는 먼저 일을 해 주고 나서 대가를 받으려고 하는구나.’
장자는 소년에게 금과 은을 파는 가게에서 일을 하도록 해 주었다. 그런데 이 소년에게는 숙세의 쌓은 복덕이 있었던지라 보통 사람 같으면 가게에 앉아서 한 배의 이익을 얻을 일에서 이 소년은 여덟 배에서 열 배의 이익을 얻었다.
024_0268_b_23L長者問少兒能何等作爲少兒能坐金銀銅鐵緜絹絲肆要不取竟十月已長者便作是念或有人先索價卻作使今此少兒先與人使卻乃索直卽使知金銀肆是少兒宿有福德常人坐肆得一倍利此少兒得八倍十倍
장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아이를 얻은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가게에서 한 배의 이익을 얻었을 것인데 이 아이는 가게에서 여덟 배 내지 열 배의 이익을 얻는구나.’
다음에는 소년에게 동ㆍ철ㆍ솜ㆍ비단ㆍ실을 파는 가게를 차례로 보게 하였는데 각각의 가게에서 모두 전과 같은 이익을 얻었다. 다음에는 농장을 맡겼는데 보통 사람 같으면 밭을 갈아서 한 배의 이익을 내는 곳에서 이 소년은 여덟 배에서 열 배의 이익을 얻게 만들었다.
열 달의 기한이 차자 소년은 장자에게 그 동안의 품삯을 달라고 하였다. 그 때에 장자는 품삯을 주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바로 주면 소년이 자기에게서 떠나갈 것을 두려워하여 두세 번을 요구받은 끝에 품삯을 주기로 하고 소년에게 물었다.
“이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
소년이 대답했다.
“제가 들으니,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을 드리면 도리천에 태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일꾼이 된 것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을 드리고자 해서였는데 이제 때가 되었으니 품삯을 주시기 바랍니다.”
024_0268_c_06L長者便作是念得此少兒是我之幸常人坐肆得一倍利少兒坐肆得八倍十倍利次使知銅鐵緜絹絲肆皆爾獲利次使知田業常人耕種得一倍利此少兒得八倍十倍利十月期盡卽從長者索直長者不爲不欲與正欲與恐少兒去復重再三索爲欲與我不長者問此金用作何等少兒荅我聞飯佛及比丘僧得生三十三天所以客作飯佛及比丘僧願見時與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아이가 부처님과 비구 승가를 위하여 이렇게 부지런히 일을 했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장자가 곧 소년에게 물었다.
“너는 부처님께 음식을 공양드리고자 하느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자 합니다.”
장자가 말했다.
“앉을 좌구와 음식을 마련할 그릇과 일손도 없이 어떻게 이대로 부처님께와 비구 승가께 공양을 드릴 수가 있겠느냐?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하면 그러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두 사람이 함께 복을 받을 것이다.”
소년이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장자가 말했다.
“네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가서 공양청을 하거라.”
024_0268_c_16L長者便作是念怪此少兒爲佛及比丘僧執此勤勞卽問少兒汝欲飯佛耶荅言奈得薪草釜竈器皿及人力可卽於此閒飯佛及比丘僧二人俱時得少兒荅亦可爾耳長者語汝自往請佛及比丘僧
024_0269_a_01L소년은 곧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소년에게 법을 설하시고 설법을 마치시자 잠잠히 계셨다.
그 때에 소년은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왼쪽 어깨만 덮고서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약간의 공양을 마련하였사오니, 부처님과 비구 승가께서는 잠간 오셔서 드시기 바랍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잠잠히 청을 받아들이셨다.
024_0268_c_22L卽詣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世尊與說法說法已默時少兒卽從坐起偏袒右肩右膝著地叉手向佛白世尊言欲設微供願佛及比丘僧臨顧須臾時世尊默然受請
소년은 여래께서 아무 말씀이 없이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를 땅에 대어 발에 예배드리고 물러갔다.
소년은 그 날 밤으로 갖가지의 음식을 마련하고 좋은 좌구를 설치하고서 세존께 가서 아뢰었다.
“음식이 이미 다 준비되었나이다. 지금이 바로 가실 때입니다.”
비구 승가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별도로 음식을 보내 드리기로 하고 스님들은 장자의 집으로 가서 각자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
스님들이 자리에 앉자 소년은 자신이 직접 물을 나누어 드리고 갖가지 음식을 보시하였다.
024_0269_a_04L少兒見如來默然可之卽起頭面禮足而去卽夜具種種飯食敷好座具往白世尊飮食已辦今正是比丘僧往世尊住別送食來僧詣長者家各次第坐坐定少兒自手行布種種食
그런데 매월 여드렛날은 나라사람들이 먼저 돌아가신 분들께 음식을 드리고 그 남은 음식을 여러 비구 스님들께 보시하는 풍속이 있는 날이었다. 비구 스님들은 음식을 먹고 난 뒤에 소년이 있는 장자의 집으로 왔기 때문에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다.
소년이 음식을 스님들에게 돌리는데 스님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음식을 들리는 사람은 나에게 음식을 조금만 주시오.”
소년은 음식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스님들께서 음식을 드시지 않는다면 나는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나지 못할 것이다.’
소년은 울면서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세존께 아뢰었다.
“비구 스님들께서 음식을 조금밖에 드시지 않습니다. 스님께서 음식을 드시지 않는다면 저는 도리천에 태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024_0269_a_09L時是月八日國俗此日食先亡者以殘食施諸比丘僧諸比丘僧食已至少兒家略不食諸比丘同聲語行食人稍下少兒見飮食不便作是念比丘僧不食者我必不生三十三天涕泣詣如來所白世尊比丘僧食少不多比丘不食者必不生三十三天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가서 음식을 조금씩만 드리더라도 너는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날 것이니라.”
소년은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여래께서 광장설(廣長舌)로써 나에게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소년은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매우 기뻐하면서 곧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들고 물러갔다.
소년은 비구 스님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스님들이 공양을 마치자 소년은 씻을 물을 나누어 드리고 나서 스님들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스님들이 축원해 주는 것을 받았다.
상좌(上坐) 스님은 소년에게 축원을 해 주고 나서 곧 떠나갔다.
024_0269_a_16L世尊告曰汝往稍益食必生三十三天無疑少兒復作是念如來廣長舌言必得生三十三歡喜踊躍不能自勝卽頭面禮足繞佛三帀而去往詣比丘僧所比丘僧食竟行澡水已在前長跪受呪願上坐呪願已便去
024_0269_b_01L그런데 바로 그 날 오백 명의 상인들이 바다에 들어갔다가 되돌아왔는데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성에 들어와 먹을 것을 구하다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었다.
“누구의 집에서 음식을 팔고 있습니까?”
행인이 대답했다.
“아무개 장자의 집에서는 오늘 부처님과 비구 승가께 음식을 공양하였으니, 반드시 음식이 있을 것입니다.”
상인의 우두머리는 그 집으로 가서 문지기에게 말했다.
“당신은 장자께 가서 바다에 들어갔던 상인의 우두머리가 와서 뵙고자 한다고 말하시오.”
024_0269_a_22L卽日有五百賈客入海還歸最大導師入城求食問行路人誰家有食賣行人荅言某長者家今日飯佛及比丘僧必有飮食師卽詣此舍語守門者言汝往白長外有入海導師欲得相見
문지기가 곧 들어가서 장자에게 아뢰니, 장자는 나와서 서로 인사를 하고 안으로 이끌고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장자에게 말했다.
“음식을 우리에게 파시면 마땅히 값을 치러드리겠습니다.”
그 때에 소년도 한쪽에 앉아 있었는데 장자가 대답했다.
“이 음식은 나의 것이 아니라 이 단월(檀越)의 것입니다.”
다시 소년에게 물었다.
“음식을 우리에게 준다면 음식값을 치러주겠다.”
소년이 대답했다.
“우리 음식은 팔지 않습니다. 필요하시다면 함께 이 곳으로 오십시오. 마땅히 공급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024_0269_b_04L守門者卽爲白長者出迎共相問訊揖引入須臾起語長者言承有飮食賣送直時少兒在一面坐長者荅此非我食指言此檀越食也復問少兒食見與當送直荅言我食不賣若須者便相呼入坐當相供給不須直
오래 되지 않아서 상인들을 불러서 들어와 앉으니 소년은 자신이 직접 물을 나누어 주고 갖가지 음식을 대접하였다. 상인들이 식사를 마치자 소년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갔는데 소년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는 구살라 마노 건자(拘薩羅碼碯撻茨)8)구살라국이 큰 나라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가 있었다.
그 때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여러 상인들에게 말했다.
“이 소년이 우리에게 음식을 주어서 모두 배불리 먹게 하였으니 우리는 각자가 함께 그 은혜에 보답하도륵 합시다.”
여러 상인들은 모두가 좋다고 대답하였다.
그 때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소년에게 말했다.
“이 건자(揵茨)보다 더 큰 것을 가지고 오면 더 큰 것에 가득 채워 주겠다.”
024_0269_b_10L往呼伴入坐少兒自手行水布種種賈客食訖少兒還就牀坐去少兒不遠有拘薩羅碼碯揵茨拘薩羅國 外大故稱時大導師語諸賈人此少兒飯食我等皆令充足我等各各共報其恩商偁善時大導師語少兒過此揵茨
024_0269_c_01L상인의 우두머리는 두건을 열고 그 속에 있는 하나의 밝은 구슬을 집어서 건자 속에 넣었는데 그것은 값으로 치면 백천 냥금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나머지 다른 상인들도 그 값이 구십천 냥금(兩金)에서 팔십ㆍ칠십ㆍ육십ㆍ오십ㆍ사십ㆍ삼십ㆍ이십천 냥금에서 아래로는 십천 냥금에 해당하는 구슬을 내놓아서 건자에 구슬이 가득 차게 되었다.
상인의 우두머리가 그것을 가져다가 소년에게 주니 소년은 받지 아니하고 말했다.
“보잘 것 없는 음식으로, 판 것이 아니라 보시를 한 것뿐입니다.”
상인의 우두머리가 다시 말했다.
“이 구슬의 값을 따져 보면 너의 음식보다 백천만 배는 될 것이니 거스르지 말고 받아 주면 좋겠다.”
소년은 곧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만약 구슬을 받는다면 도리천에 태어나지 못할 것이다.’
소년이 말했다.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가서 세존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024_0269_b_17L卽過與導師開頭巾裏一明珠百千兩金著揵茨鉢中其餘商人直九十千兩金珠或八十七十六十五十四十三十二十下至直十千兩金珠流溢揵茨持與少兒少兒不取薄食不賣自相施耳導師復語此珠價百千萬倍勝汝飮食意欲相幸莫見逆少兒便作是念我若取者不生三十三天上少住此閒聽我往問世尊
소년은 곧 여래에서 계시는 곳에 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서서 이 사실을 모두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그것을 받도록 하여라. 이것은 과보의 꽃이 함께 핀 것이니 그 열매는 나중에 열리게 될 것이니라.”
소년은 매우 기뻐서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곧 물러갔다.
소년이 떠나간 뒤에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는 사문에게 계율을 제정하여 주셨다.
만약에 비구가 먼저 식사를 하고 나서 거듭해서 가서 식사를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9_c_03L還卽詣如來所頭面禮足在一面住以此事具白世尊世尊告汝往受之此竝花報果實在後兒歡喜踊躍不能自勝頭面禮足便退去去不夂佛與沙門結界若比丘先食重往食者
그 때에 그 장자가 아내의 처소로 가서 이렇게 말했다.
“이 소년의 종성(種姓)이 우리 종족보다 못지 아니하고 구슬 하나의 값만 따져 보더라도 우리가 농사짓는 땅을 살 만큼 부자이니 우리 딸을 시집 보내어 부부가 되게 하는 것이 좋겠소.”
아내가 말했다.
“좋습니다.”
그리고는 곧 딸을 시집 보냈다. 장자 부부가 다 죽은 뒤에 파사닉왕(波斯匿王)은 그 장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측근의 신하에게 물었다.
“그에게 형제나 자식이 있는가, 없는가?”
대답했다.
“없습니다. 다만 그의 딸 부부가 집에 있습니다.”
왕은 명을 내려 불러 오게 하니 곧 가서 불러 왔다. 왕이 멀리서 그의 얼굴과 용모를 보고 매우 기뻐하며 그를 공경하여 일천 호(戶)의 변두리 성을 다스리게 하였다. 그는 해가 뜨자 자리에 나아갔으므로 곧 이름을 일출상국(日出相國)이라고 하였다.
024_0269_c_08L時此長者往詣婦作是語此少兒門戶種姓不減我計一珠價足得我田業可嫁此女與爲夫婦婦曰卽嫁女與俄爾長者夫婦盡喪亡王波斯匿聞彼長者問傍臣頗有兄弟兒息不荅言唯有女夫在家王勅召來卽往召至王遙見容顏甚歡敬之卽封戶一千使知邊城日出就位卽名日出相國
024_0270_a_01L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여러 명의 비구들이 사위국에서 구살라국의 경계로 가고 있었는데 발난타(跋難陀)의 제자가 그 비구들과 같은 무리가 되어 구살라국으로 가고자 하여 발난타에게 와서 인사드리고 말하였다.
“지금 비구들이 가는데 제자도 함께 가고자 합니다.”
발난타는 전에 그 길이 위험한 것을 경험하였으므로 곧 제자에게 말했다.
“너는 잠시 머물러서 식사를 하도록 하여라.”
제자가 자신은 이미 공양을 마쳤다고 하였으나 발난타는 말했다.
“네가 이미 공양을 한 것은 알지만 너에게 음식을 더 먹여서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주고받는 말이 길어져서 여러 비구들은 이미 떠나갔고 발난타의 제자는 나중에 떠났으나 그 무리를 따라잡지 못하여 도적에게 겁탈을 당했다.
발난타의 제자가 곧 세존께 가서 일을 모두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먼저 공양을 한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권하여 먹게 한다면 바일제이니라.”
024_0269_c_16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多比丘從舍衛國詣拘薩羅界時跋難陀弟子欲與諸比丘伴至拘薩羅來辭跋難陀今比丘去弟子欲共行跋難陀以前恐故卽語卿少住食子對先以食跋難陀語知卿已食欲使卿更食去言語留連諸比丘已跋難陀弟子後去不及伴爲賊所卽往具白世尊世尊告曰若比丘以知比丘食强勸使食犯者墮
불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실리굴(失梨崛)장자는 외도를 섬겨서 언제나 여우와 같이 의심을 하였다.
‘세존은 부처인가, 아닌가? 법다운 법인가, 아닌가? 비구승인가, 아닌가? 내가 마땅히 음식을 마련하고서 부처를 청하여 시험해 보아야겠다.’
그는 곧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주먹을 높이 들어 안부를 묻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그에게 갖가지 미묘한 법을 설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설법을 마치시고 나서 잠잠히 계셨다.
024_0270_a_03L佛世尊遊舍衛國祇樹給孤獨園失梨崛長者事外道常狐疑世尊是佛非佛耶是法非法耶是比丘僧非比丘僧耶我當施設飯食往請佛試卽往詣世尊所擎拳問訊在一面時世尊與說種種微妙法佛說法已默然住
실리굴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문 구담과 비구 승가께 저회 집에 오석서 공양을 드시기를 청합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아무 말씀을 안 하시고서 그것을 허락하였다. 실리굴장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들어올리고 물러났다.
장자는 문간에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불붙은 숯을 가득 채우고 연기가 나지 않도륵 얇게 모래를 덮고서 이런 생각을 내었다.
‘사문 구담이 일체지(一切智)를 갖추고 있다면 아직 불타지 않은 숯이 있다는 사실을 마땅히 알 것이고, 일체지가 없다면 스스로 사문 대중과 함께 불구덩이에 빠지게 될 것이다.’
024_0270_a_10L長者失梨崛白佛言欲請沙門瞿曇及比丘僧時世尊默然可失梨崛從坐起擎拳而退於門中鑿坑盛滿炭火無有煙焰以沙薄覆興起此念沙門瞿曇有一切智一切未然事自當知若無一切智當墮火及沙門衆
실리굴장자는 다시 당(堂) 위에다가 새끼줄로 매달지 않은 평상에 거짓으로 좌구를 펴놓고 이런 생각을 내었다.
‘만약 사문 구담이 일체지를 갖추고 있다면 이 일을 스스로 알 것이고, 일체지를 갖추고 있지 않다면 사문 대중과 함께 평상에 떨어져서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장자는 다시 독을 섞은 음식을 마련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사문 구담이 일체지를 갖추었다면 스스로가 마땅히 알 것이고 일체지를 갖추고 있지 않다면 독이 든 이 음식을 먹고 사문 대중과 함께 죽을 것이다.’
024_0270_a_16L堂上設不纍繩牀僞敷坐具復作是念若沙門瞿曇有一切智者自當知若無一切智者墮牀及沙門衆爲人所笑復設雜毒復作是念若沙門瞿曇有一切智自當知若無一切智食此毒飯自當死及諸沙門
024_0270_b_01L실리굴장자는 곧 부처님께 가서 아뢰었다.
“음식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가실 시간입니다.”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시고 비구 승가와 함께 실리굴장자의 집에 도착하셨다.
세존께서 아난을 돌아보시고 말씀하셨다.
“네가 모든 비구에게 가서, 누구도 여래보다 앞서서 실리굴의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여라.”
아난이 곧 가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누구도 여래보다 앞서서 실리굴의 집에 들어가서는 아니 됩니다.”
024_0270_a_22L卽往白佛食具已辦今正是時世尊著衣持鉢及比丘僧來至失梨崛舍世尊顧語阿難汝往語諸比丘盡不得先如來前入失梨崛舍阿難卽往告諸比丘不得先如來入失梨崛舍
그때에 여래의 발이 불구덩이를 밟으시니 불구덩이가 있는 자리에는 저절로 연못이 이루어져서 그 가운데에는 우발라화(憂鉢羅花)와 구물두화(拘物頭花)와 파두마화(波頭摩花)와 분다리화(分陀利花)가 피어나고 오리ㆍ기러기ㆍ원앙이 섞여서 울어댔다.
그 때에 세존에서 꽃 위에 오르셔서 실리굴장자의 집으로 들어가시니 유리색꽃이 피고 감벽색(紺碧色) 꽃이 피어나니, 여래의 황금빛 색깔과 함께 색색이 서로 섞었다.
그 때에 새끼줄을 써서 거짓으로 만들어 놓았던 평상이 저절로 변하여 보상(寶牀)이 되었다.
그 때에 장자는 이 두 가지의 신통 변화를 보고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풀려서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이 음식에는 독이 들어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다시 좋은 음식을 마련하겠나이다.”
024_0270_b_04L時如來足躡火坑然成浴池中生憂鉢拘物波頭摩陀利花鳧鴈鴛鴦和聲悲鳴時世尊足登花上入失梨崛舍花瑠璃色紺碧色如來黃金色色色相奪時繩僞牀自然成寶牀時此長者見二變心開意解叉手向佛白世尊言食雜毒願小頃留更設好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고생할 것 없이 이 음식을 나누어 주도록 하시오.”
그 때에 실리굴장자는 자신이 직접 물을 나누어 주고 갖가지 음식을 보시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비구들에게 이 곳에서 음식을 먹지 말고 아뇩달지(阿耨達池)에 가서 먹도록 하여라.”
024_0270_b_11L世尊告但行此食無苦時失梨崛自手行布種種食佛語阿難此諸比丘盡不得於此閒食當詣阿耨達所
그 때에 세존께서는 실리굴 장자의 아들딸에게 법을 설하시어 보시의 뜻과 계의 뜻과 십선(十善)의 뜻과 생천(生天)의 뜻과 음욕을 탐하여 악도에 떨어지는 뜻과 출가하여 도를 얻는 것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 다시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에 대하여 법을 설하시자, 실리굴장자는 그 자리에서 도를 깨달았으니 그것은 마치 순백색의 모직물이 쉽게 물드는 것과 같았다.
실리굴장자는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아뢰었다.
“이제부터 부처님께 귀의하고 부처님의 법에 귀의하며 비구 승가께 귀의하오니, 원컨대 우바새가 되게 하시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을 하지 않게 하소서.”
024_0270_b_14L時世尊與失梨崛男女說法施義戒義善義生天義貪婬墮惡出家得道世尊復與說法苦習盡道失梨崛卽得道迹如純白㲲易染爲色失梨崛卽從座起頭面禮足從今以去歸佛歸法歸比丘僧聽爲優婆塞盡命不殺生
024_0270_c_01L세존과 오백 명의 아라한들은 발우에 밥을 가득 담고서 곧 삼매에 들어 실리굴의 집에서 모두 허공에 날아올라 아뇩달용왕(河耨達龍王)의 용궁으로 갔다. 그 때에 아뇩달용왕은 또한 여래께서 신통 변화를 일으키신 줄을 알고 오백 개의 연꽃을 큰 수레와 같이 만들고 다시 여래를 위하여 가장 묘한 하나의 꽃을 만들었다.
여래께서는 그 위에 오셔서 앉으시고 오백 명의 아라한들도 각자 차례로 연꽃위에 앉았다. 여래와 오백 명의 아라한들인 비구 승가는 음식을 먹고 나서 『아뇩달경(阿耨達經)』을 말씀하였다. 그 때에 여래와 비구 승가는 삼매에 드시어 아뇩달용왕의 용궁으로부터 사라져서 기원정사에 되돌아오셨다.
024_0270_b_21L世尊及五百阿羅漢盛滿鉢飯卽入三昧從失梨崛門盡飛陵虛阿耨達宮時阿耨達亦知如來來五百蓮華大如車輪復爲如來化作一華最妙如來坐上五百阿羅漢各次第坐如來五百阿羅漢比丘僧食廣說阿耨達經時如來及比丘僧入三昧從阿耨達宮沒還至祇桓
그 때에 비사거모(毘舍佉母)는 부처님과 오백 명의 아라한들이 실리굴 장자의 공양청을 받으시고서 아뇩달지에 가서 공양을 드시고 『아뇩달경』을 자세히 말씀하시고서 지금 사위성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마땅히 별도로 부처님께와 오백 명의 아라한께 공양청을 드려야겠다.’
그는 곧 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에 머물렀다.
세존께서는 비사거를 위하여 자세히 법을 설하였다. 부처님께서 설법을 마치시자 비사거는 곧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와 오백 명의 아라한에게 공양을 드실 것을 청하였다.
024_0270_c_05L毘舍佉無夷羅母聞佛及五百阿羅漢受失梨崛請詣阿耨達食廣說阿耨達經今來舍衛我當別請佛及五百阿羅漢卽往詣如來所頭面禮足在一面住世尊廣爲毘舍佉說法法已毘舍佉卽長跪請佛及五百阿羅漢
세존께서 잠잠히 그 청을 받아들이시니 비사거는 이마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물러갔다. 비사거는 그 날 밤으로 좋은 음식과 좌구를 마련하고 문을 열고 손에 높이 향로를 받쳐 들고 합장을 하여 예배드리고 아뢰었다.
“음식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시간이 되었나이다.”
모든 비구들이 비사거의 집으로 갔는데 어떤 비구는 땅으로부터 솟아 나오기도 하고, 어떤 비구들은 벽을 뚫고 들어가기도 하였으며, 어떤 비구들은 허공으로부터 아래로 내려오기도 하였는데, 오직 여래께서만은 가지 않으시어 별도로 부처님의 음식을 남겨두었다.
비사거는 비구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보자 자신이 직접 물을 나누어 드리고 갖가지 음식을 나누어 드렸으며 식사를 마치고 나자 다시 씻는 물을 나누어 드리고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축원을 받았다. 상좌 비구는 축원을 마치고서 떠나갔으며, 아난이 부처님의 음식을 가지고 갔다.
024_0270_c_12L世尊默然可之毘舍佉頭面禮足而去卽夜辦饌具好食敷好坐具重開門戶手擎香爐叉手禮言飮食已辦今正是時諸比丘往或從地踊或從壁入或從空下唯如來住留佛食毘舍佉見比丘坐定自手行布種種食食已竟復行澡水在前長跪受呪願上坐呪願已而去阿難來取佛食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아난에게 물으셨다.
“몇 명이나 되는 비구들이 비사거의 집에서 공양을 하였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전에 아뇩달용왕의 용궁에 가서 공양을 했던 오백 명의 아라한들이 모두 그곳에 가서 공양을 하였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였다.
“어떠하냐? 아난아, 비구 승가 가운데에서 한 사람의 비구라도 불러서 음식을 나누어 주었느냐,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하지 않았나이다. 세존이시여.”
024_0270_c_20L世尊知而問阿難有幾比丘在毘舍佉舍食阿難白佛前所至阿耨達宮食五百阿羅漢盡在彼食世尊告曰云何阿難頗有一比丘比丘僧中唱使行不不也世尊
024_0271_a_01L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사거가 하나의 복도 얻지 못한 것이 안타깝구나. 어찌하여 한 사람의 비구에게도 공양을 드리지 못하였느냐? 아난아, 비사거모가 한 사람의 비구에게라도 공양을 하였다면 큰 복을 얻고 큰 과보를 얻었을 것이니라.”
세존에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비구 대중 가운데에서 말하지 않고 사사로이 회중(會衆)에서 떠나간다면 바일제이니라. 떠나갈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길을 가는 중이거나 배를 타고 가는 중이거나 나라의 큰 잔칫날이거나 사문 대중이 널리 공양을 하는 경우에는 마땅히 떠나가도 되느니라.”
그 때에 나라의 온 백성들이 한 사람의 비구승에게 음식을 공양하고서 그 비구에게 법문을 듣는 것이 오백 명의 아라한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것보다 낫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서 장자와 바라문들이 모두 부처님을 믿고 비구 승가를 공경하였다.
024_0271_a_01L世尊告曰愍此毘舍佉不獲一福云何不食一比丘阿難毘舍佉母食一比丘僧者得大福獲大果報世尊告曰若比丘衆中不唱私去會者犯者墮有應得去若道路行若乘舡若大節若沙門普會此應去時擧國人民聞佛言飯一比丘僧達嚫勝飯五百阿羅漢長者婆羅門盡得信佛淨比丘僧三十六竟
鼻奈耶卷第七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인명(人名)으로 범어 Rāhula의 음역. 부처님의 아들. 나후라(羅睺羅).
  2. 2)근(根)ㆍ경(境)ㆍ식(識). 곧 육근(六根)이 육경(六境)을 반연하여 육식(六識)을 내는 것.
  3. 3)십지(十智)의 하나. 세속의 작은 일들도 아는 지혜.
  4. 4)사념처(四念處)를 말함.
  5. 5)칠각지(七覺支)라고도 함. 각지(覺支)는 범어 saṁboclhyaṅga의 번역. 삼십칠도품(三十七道品) 가운데에서 여섯 번째의 행법(行法)으로 각(覺)은 깨달음의 지혜를 의미하며 이 일곱 가지 법이 깨달음의 지혜를 도와 주므로 각지라 한다.
  6. 6)다타갈은 여래(如來), 아라하는 응공(應供), 삼야삼불온 정변지(正遍知)라 번역한다. 여래의 열 가지 호 가운데 세 가지.
  7. 7)범어 vaiśay의 음역. 인도 사회의 계3계급으로 농(農)ㆍ공(工) 상(商)에 종사하는 평민 계급.
  8. 8)마노로 만든 큰 발우라는 뜻. 건자는 철발우 가운데 작은 발우로서 분자(錛子)라고도 한다. 발우 속에 세 개의 작은 발우를 넣는데 모두 분자라 하고, 둘째는 대건자, 셋째는 소건자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