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4_0495_a_01L비니모경(毘尼母經) 제1권
024_0495_a_01L毘尼母經卷第一

역자 미상
신성현 번역
024_0495_a_02L失譯人名今附秦錄

모(母)의 뜻을 이제 설하리니
그대들은 그것을 잘 들으라.
이 안의 문장은 비록 간략하지만
비니(毘尼)의 뜻을 자세히 감싸고 있느니라.
024_0495_a_03L母義今當說
汝等善聽之
是中文雖略
廣攝毘尼義

초사(初事)에 의해 연설하리니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알지어다.
온갖 경전의 골수는 갈무리 되어
모두 다 이 가운데 있느니라.
024_0495_a_05L依初事演說
智慧者當知
一切經要藏
皆摠在此中

율장 밖의 모든 뜻을
모경(母經) 안에서 얻을 수 있느니
율의 뜻이 이 경에 들어감은
뭇 흐름이 바다에 들어감과 같으니라.
024_0495_a_06L律藏外諸義
母經中可得
律義入此經
如衆流入海

비니 밖의 모든 뜻은
모경 안에서 얻음과 같이
일체 모든 경의 뜻은
뜻에 따라 다 알 수 있느니라.
024_0495_a_07L毘尼外諸義
如母經中得
一切諸經義
隨意皆能解
율이 능히 의혹을 없앰은
많은 경에서 정히 설해진 것처럼
부처님이 제정하신 모든 계는
다 이 경 가운데 있느니라.
024_0495_a_09L律能滅疑惑
如衆經定說
佛所制諸戒
皆在此經中

물었다.
“어찌하여 모경(母經)이라 하는가?”
지혜로운 자는 말하였다.
“이 경은 능히 교만을 없애고, 번뇌의 얽힘을 풀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온갖 고통을 다하게 하여 끝내는 열반하게 하기에 모경이라 이름한다.”
024_0495_a_10L問曰何故名母經智者說曰此經能滅憍慢解煩惱縛能使衆生盡諸苦際畢竟涅槃故名母經
‘비니(毘尼)’란 멸함[滅]이라 이름하니, 온갖 악법을 없애기에 비니라고 한다. 이제 마땅히 모경의 뜻을 설하리라. 모경의 뜻이란 능히 정해진 뜻을 밝혀 많은 경전에 설해진 것과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이름하여 모경이라 한다.
이 안에서는 두 가지 경을 풀이하는데, 첫째는 비구경이요, 둘째는 비구니경이다. 일체 모든 것들은 이후에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처음에 열 사람의 스승에게 계를 받는 인연이 하나하나 늘어가는[增一] 뜻은 모두 이 경 안에 들어 있다. 첫 인연으로 인하여 초사(初事)를 얻어 알고, 사람의 의심을 끊어 뭇 경 속의 뜻에 다시 미혹되지 않는다.
024_0495_a_13L毘尼者名滅滅諸惡法故名毘尼今當說母經義母經義者能決了定義不違諸經所名爲母經此中解二種經一比丘二比丘尼經一切諸聚後當廣說十人制戒因緣增一中義皆入此經因初因緣得知初事斷人疑心經中義不復惑也
024_0495_b_02L만일 비구들이 『비니모경』 속의 바른 뜻[定解]을 잘 지니고자 한다면, 빨리 생사를 없앨 수 있으며 또한 계를 범하는 적을 이길 것이다. 수구족(受具足:구족계를 받는 것)의 뜻을 이제 설하리라. 어째서 수구족(受具足)이라고 하는가? 지혜 있는 사람은 구족계를 받고 나서 범하지 않고, 구하는 것을 성취하기에 수구라고 말한다. 능히 성취하는 뜻을 이름하여 수구(受具)라고 한다. 이러한 뜻으로써 뭇 선[衆善]을 성취하는 것을 이름하여 수구라고 한다.
024_0495_a_20L若比丘欲善持毘尼母經中定解能速除生死亦勝犯戒賊受具足義今當說何故名受具智慧人受具足已不犯所求成就故言受具能成就義名爲受具以是義故成就衆善名爲受具
또 능히 마음을 오로지 하여 계를 지니기에 수구라고 말한다. 능히 사문(沙門)의 뜻을 이루게 하기에 수구라고 이름한다.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깨끗이 하는 법[意淨法]을 성취하게 하기에 이름하여 수구라고 한다. 능히 적멸(寂滅)의 법을 성취하기 때문에 수구라고 이름한다. 또 비구의 법을 성취하기에 수구라고 이름한다. 이 율 가운데에서 지견(知見)으로 이해하기에 이르러 깨닫게 되는 것을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024_0495_b_04L復次能專心持戒故言受具能使成沙門義名受具能使人成就意淨法故名爲受具能成就寂滅法故名受具又成就比丘法故名受具於此律中知見達解觸證得知名爲受具
비구는 다섯 가지의 수구를 성취함이 있기에 수구라고 한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잘 온[善來] 비구가 얻은 수구요, 둘째는 세 가지 말[三語]1)로 얻는 수구이다. 셋째는 백사갈마(白四羯磨)2)로 계를 받는 것을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넷째는 부처님께서 명하여 수구를 허락했기 때문에[佛勅聽受具] 곧 수구를 얻는다. 다섯째는 가장 높은 수구[上受具]이다.
024_0495_b_09L有能成就比丘五種受具名爲受具何者五者善來比丘卽得受具二者三語卽得受具三者白四羯磨受戒名爲受四者佛勅聽受具卽得受具五者上受具
어째서 가장 높은 수구라고 이름하는가?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계를 받지 않고서도 곧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법을 듣고 아라한과를 얻기에 가장 높은 수구라 이름한다. 이것을 비구의 다섯 가지 종류의 수구[五種受具]라 이름한다.
024_0495_b_14L何故名爲上受具佛在世時不受戒直在佛邊聽法得阿羅漢上受具是名比丘五種受具
비구니 또한 다섯 가지 종류의 수구가 있다. 첫째는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행하는 것을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둘째는 백사갈마로 수구를 얻는다. 셋째는 현전승가에 사람을 보내어 수구를 얻는다. 넷째는 잘 와서[善來] 수구를 얻는다. 다섯째는 가장 높은 수구[上受具]이다. 일체의 온갖 악을 짓지 않음을 성취하였기에 이것을 수구라 한다.
024_0495_b_16L比丘尼亦有五種受具一者隨師教而行名爲受具二者白四羯磨而得受具三者遣使現前而得受具四者善來而得受具五者上受具能成就不作一切諸惡是名受具
또 비니장(毘尼藏) 가운데에서 옳고 그름을 선택하여 믿고 행하기 때문에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능히 5개법(五蓋法)3)을 끊는 것을 성취하였기에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능히 거칠게 살피는 것[覺]과 미세하게 살피는 것[觀]을 없애기에 또한 수구라 한다. 능히 선(禪)에 애착하는 마음을 버리기에 또한 수구라 한다.
024_0495_b_21L又於毘尼藏中選擇是非能信行故名爲受具又能成就斷五蓋法名爲受具有能除覺觀亦名受具能捨愛著禪心亦名受具
024_0495_c_02L괴로움과 즐거움과 근심과 기쁨을 버리기에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4공정(空定)4)을 넘어섰기에 또한 수구라 이름한다.모든 상의 멸함을 알기에 또한 수구라 이름한다. 또 3귀(歸) 5계(戒)를 받기에 수구라 이름한다. 또 8재법(齋法)5)을 받기에 또한 수구라 이름한다. 또 사미 10계를 받기에 수구라 이름한다. 또 나누어 계를 받는 것을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또 능히 선업[白業]을 살피는 것도 또한 수구라 한다. 종성지(種性地)를 성취하기 때문에 이름하여 수구라 한다.
024_0495_b_24L樂憂喜以能捨故名爲受具能過四空定故亦爲受具能知諸相滅亦名受具又受三歸五戒亦名受具又受八齋法亦名受具又受沙彌十戒亦名受具又分受戒名爲受具又能白業觀者亦名受具成就種性地故名爲受具
무엇을 이름하여 종성지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법을 듣고 몸과 마음을 게을리 하지 않고 생각 생각마다 성취하였다. 이 마음으로 인하여 스스로 환히 깨달아 수다원과를 얻었다. 수다원이란 선법(善法)의 종성이다.
024_0495_c_08L云何名種性地有人在佛邊聽法身心不懈念念成就因此心故豁然自悟得須陁洹須陁洹者善法之種性也
4향(向)6)ㆍ4과(果)7)ㆍ제8지에서의 견제지(見諦地)ㆍ박지(薄地)ㆍ이욕지(離欲地)ㆍ이작지(已作地) 내지 무사독각(無師獨覺)을 모두 수구라 한다. 6도(度)를 성취하면 또한 수구라 한다. 좋은 말 또한 수구라 한다. 지혜 수구로부터 나아가 선어(善語)수구까지도 모두 수구라 이름한다.
024_0495_c_11L四果四向第八地見諦地薄地離欲地已作地乃至無師獨覺皆名受具成就六度亦名受具善語亦名受具從智慧受具乃至善語受皆名受具
다시 자세히 설하리라. 어떤 사람들이 마땅히 수구를 얻는가?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장애 없이 청정하면 모두 수구를 얻는다. 무릇 장애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업장(業障)과 보장(報障)과 번뇌장(煩惱障)이다.
024_0495_c_15L復欲廣說何等人應得受具若有善男子善女人無障淸淨皆得受具夫障有三種業障報障煩惱障
청정한 사람은 그 출가를 허락하여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고, 법복을 입고, 3자귀(自歸)와 10계 내지 백사갈마로써 수구하게 한다. 마땅히 출가자로 하여금 4타법(墮法)8)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4의지(依止)9)에 의지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행을 받거나 나아가 범행(梵行)과 영사(營事)를 하여 출가법을 얻으며, 법의 과(果)를 증득하여 즐거움을 받고 큰 공덕을 성취한다. 이 나머지 여러 일들은 마땅히 화상 아사리에게 물으라. 화상 아사리는 마땅히 비니 가운데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
024_0495_c_18L淸淨人者聽其出家剃除鬚髮著法服受三自歸十戒乃至白四羯磨受具當使出家者知四墮法不可犯依四依止盡形壽受行乃至梵行營事得出家法得法證果受樂大功德成就是餘衆事應問和上阿闍和上阿闍梨應教毘尼中所應作不應作
024_0496_a_02L또 다시 함께 배우는 자, 함께 일하는 자, 함께 가는 자에게 모든 선법을 권하되 서로 어긋나거나 반대되지 않아야 한다. 어찌하여 수구를 주는가? 다섯 가지 신통의 즐거움을 얻게 하고 괴로움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고 족함을 알아 큰 사람의 깨달음을 얻게 하고자 한다.
024_0496_a_02L又復勸與諸同學同業同行一切善法莫相違反何故與受具者欲使得五通樂見苦不怖少欲知足得大人覺
무엇을 이름하여 대각(大覺)을 얻었다라고 하는가? 부처님께 받은 것과 같이 비니(毘尼)를 행하기 때문에 이름하여 각(覺)이라 한다.
024_0496_a_05L云何名爲得於大覺如佛所受行於毘尼故名爲覺
어찌하여 욕(欲)이라 하는가? 부처님과 같이 부지런히 발돋움하여 게으르지 않기 때문에 이름하여 욕이라 한다. 또 다시 생각 앞에 얽혀 있는 욕을 밝히려는 것이 부처님의 깨달음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니, 이러한 이치 때문에 욕이라 한다.
024_0496_a_06L云何名欲如佛翹勤不惓故名爲欲又復明欲繫念在前如佛覺無異是義故名爲欲也
어찌하여 촉(觸)이라 하는가? 정(定)을 얻기 때문에 촉이라 이름한다. 선을 얻고 악을 얻기에 또한 촉이라 한다.
어찌하여 증(證)이라 이름하는가?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증이라 이름한다. 증(證)은 뜻을 아는 것이 마치 부처님의 깨달음과 같은 것을 말한다.
024_0496_a_09L何故名觸得定故名觸得善得惡亦名爲觸云何名證不放逸故名爲證證言知義如佛覺
이 가운데에서 어떤 것이 선래(善來) 비구의 수구인가? 존자 아약교진여(阿若憍陳如)와 같다. 그때 세존께서 바라나(波羅㮈)에 다니실 때, 존자 아약교진여가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깨닫고 법성을 깊이 알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가지런히 하고 오른쪽 어깨에 옷을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손을 모아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제가 출가하여 범행을 닦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024_0496_a_12L此中何者是善來比丘受具如尊者阿若憍陳如當爾之時世尊遊波羅柰尊者阿若憍陳如見法得法證法深解法性卽從座起整衣服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作禮白佛言唯願如來聽我出家修於梵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오너라, 비구여. 그대는 나의 법안에서 범행을 닦아 모든 괴로움이 다하기를 허락하노라. 이 아약교진여는 곧 출가하여 바로 구족할 것이니라.”
여래의 말씀이 끝나자, 몸 위에 걸쳤던 바라문의 옷과 수염과 머리카락이 다 떨어졌고 사문의 법복이 저절로 몸에 있었으며 위의(威儀)가 상서롭고 손에 발우를 들었음이 마치 20여 년 동안 법을 배운 이와 같았다.
024_0496_a_17L尊告曰善來比丘聽汝於我法中修於梵行盡於苦際此阿若憍陳如卽得出家卽得具足如來言已身上所著婆羅門服乃至鬚髮卽皆墮落門法服自然在身威儀庠序手執應如二十年學法者也
024_0496_b_02L존자 아발지(阿鉢紙)ㆍ파범(婆犯)ㆍ발제가(跋提伽)ㆍ마하남(摩訶男) 등도 또한 아약교진여와 같았다. 야수타(耶修陀)의 네 벗인 비마라(毘摩羅)ㆍ수바후(修婆侯)ㆍ부나가(富那伽)ㆍ교범발제(憍梵跋提)와 야사(耶奢)동자의 벗 50인, 미저(彌低)의 벗 50인, 나라타(那羅陀)ㆍ마나파(摩那婆)ㆍ발타발기(跋陀跋期)의 벗 50인, 우루빈나가섭(優樓頻蝝迦葉)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가야가섭(伽耶迦葉) 이들의 무리 1천 인, 우바제사(優波提舍)ㆍ구율타(駒律陀)를 상수로 한 무리 250인이었다.
024_0496_a_23L尊者阿鉢祇婆犯跋提伽摩訶男等亦如阿若憍陳如也耶修陁同侶四人毘摩羅修婆侯富那伽憍梵跋提耶奢童子同侶有五十人彌低同侶亦五十人那羅陁摩那婆跋陁跋期同侶五十優樓頻蠡迦葉那提迦葉伽耶迦葉此等徒衆千人優波提舍駒律陁而爲上首徒衆二百五十人
이들은 모두 굉장히 큰 부자였는데 본래는 외도에 출가했었다가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에 이르러 모두 부처님께 나아가 출가하고자 했다. 마지막의 수발타라(須跋陀羅)와 같은 이 사람들은 모두 선래(善來) 비구로서 그 얻은 과(果)는 모두 무학후변신(無學後邊身)이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스스로 신묘한 입으로 설한 것이기 때문이니, 나머지 가장자리 사람은 얻을 수가 없었다.
024_0496_b_08L如此等皆豪貴巨富本是外道出家佛已出世受悟時至皆來詣佛求欲出家最後須跋陁羅如此人等皆是善來比丘也其所得果皆是無學後邊身者何以故如來自神口所說故餘人邊不能得也
어떤 이가 물었다.
“세존께서는 무엇 때문에 가파라가지파리가(加波羅伽至婆梨伽)와 부가라파리가(富迦羅婆利伽)에게 신묘한 힘을 주지 않고 선래출가하게 하시지 않았습니까?”
024_0496_b_14L問曰世尊何以不與神力加波羅伽至婆梨伽富迦羅婆利伽使善來出家
대답하기를 “내 생각은 이와 같다. 파혜(婆醯)는 도를 방해하는 업이 있다. 이 때문에 선래출가를 할 수 없었다. 부가라파리가라는 이 사람은 무학(無學)의 인연으로 몸을 나타냈기에 선래출가를 얻을 수 없었다. 이러한 뜻 때문에 비록 모두 부처님 곁에 있었지만 모두 선래출가를 얻지 못했다.”
024_0496_b_16L答意如此醯有障道業是故不得善來出家伽羅婆利伽者此人現身無學因緣不得善來出家以是義故雖俱在佛邊不得一切善來出家也
3어수구(語受具)란 다음과 같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인간과 천상의 그물에서 모두 해탈을 얻었다. 그대들도 이 그물 안에서 모두 해탈을 얻었다.”
그때 악마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말하였다.
“그대는 인간과 천상의 그물에서 해탈을 얻지 못했다. 여러 비구들 또한 해탈을 얻지 못했다.”
024_0496_b_20L三語受具者爾時世尊告諸比丘吾於人天羅網皆得解脫汝等於此網中皆得解脫爾時惡魔聞佛此言卽語佛言汝於人天羅網不得解脫諸比丘亦不得解脫
그러자 부처님께서 곧 게송[偈]으로 설하여 답하셨다.
佛卽說偈答曰
024_0496_c_02L
세상 사람들은 오욕을
제 6의식으로 받지만
나는 이미 모든 욕망을 떠났으니
악마 그대는 스스로 떨어지리라.
024_0496_c_02L世人於五欲
第六意識受
吾已離諸欲
惡魔汝自墮

악마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서 그가 아직 욕망을 여의는 곳에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부끄럽고 걱정스러우며 즐겁지 않아 홀연히 스스로 사라졌다.
024_0496_c_04L惡魔聞此言已知佛達其未離欲故慚愧憂愁不樂忽自滅去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각각 두 사람이 함께 여러 지방에 교화하러 나아가고, 홀로 나아가지 말라.”
여러 비구들이 곧 떠나니, 그 지방의 여러 사람들은 비구의 설법을 듣고 모두 부처님께로 나아왔다. 그러나 그 가운데 길에서 후회하는 마음을 낸 사람들은 곧 집으로 돌아갔다.
024_0496_c_06L佛告諸比汝各各二人共詣諸方教化莫獨去也諸比丘卽去彼土諸人聞比丘說法皆來詣佛於其中路有生悔心卽還歸家
이러한 인연을 여러 비구들이 와서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은 곧 가르쳐서 저들이 3어수계를 성취할 수 있도록 가르치시고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각각 돌아가서 그 지방에 만일 출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거든 마땅히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르고 법복을 입게 하고 3어수계를 주어라.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승가에게 귀의합니다. 여래(如來)ㆍ응(應)ㆍ정각(正覺)은 나의 스승입니다.’ 이것이 곧 3어수계법이다.”
024_0496_c_10L以是因緣諸比丘來白世尊佛卽教使就彼三語受戒語諸比丘汝等各各還去彼方若有求出家者當爲剃除鬚髮教著法服與三語受戒歸依佛歸依法歸依僧如來應正覺是我師此卽三語受戒法也
그때 여러 비구들이 의심을 일으켜서 여쭈었다.
“어찌하여 3어가 곧 출가이며, 곧 구족입니까?”
부처님께서 설하셨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가르침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는 것이 곧 출가이다. 두 번째로 부처님께 귀의하는 것이 끝나고, 가르침에 귀의하는 것이 끝나고, 승가에 귀의하는 것이 끝나면 곧 수구이다. 이러한 뜻으로 출가하여 수구를 성취하는 것이다.”
024_0496_c_15L爾時諸比丘生疑云何三語卽是出家卽是具足佛爲說曰歸依佛歸依法歸依僧卽是出家第二歸依佛竟歸依法竟歸依僧竟卽是受具以是義故出家受具成就也
어떤 사람이 다시 의심을 일으켜서 여쭈었다.
“우바새도 3자귀(自歸)를 받으며, 사미나 8계자(八戒者)도 다 3어를 받는데 어찌하여 수구라고 이름하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두 가지 뜻은 각기 다르다. 우바새란 3귀의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5계를 더해야 비로소 우바새라는 이름을 얻는다. 사미나 8계자도 다시 이와 같다.”
024_0496_c_20L有人復更生何故優婆塞受三自歸及以沙彌乃至八戒皆受三語何故不名受具佛說曰此二義各異優婆塞者止在三歸更加五戒始得名爲優婆塞也沙彌乃至八戒亦復如是
024_0497_a_02L3어수구란 이와 함께 구족하여야 다시 더할 바가 없기 때문에 수구라고 말한다. 더할 바가 없는 까닭이란, 3귀(歸)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5계ㆍ10계ㆍ8재(齋)를 받기 때문에 3귀를 받으며, 나아가 250계를 받기 때문에 삼귀의를 받는다. 둘째는 바로 3귀의를 받는 것이다. 그 까닭은 그 당시에 부처님께서 아직도 250계 내지 8재계를 제정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니, 이 뜻 때문에 곧바로 3귀를 설하여 수구를 얻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3어수계를 제정하기를 허락하지 않았으면 비록 3어가 있다고 해도 성취할 수 없다. 부처님께서 나중에 3어수계를 끊은 까닭은 한 병든 비구 때문이다.
024_0497_a_02L三語受具者與此爲足更無所加故言受所以無所加者三歸有二種一者爲受五戒十戒八齋故受三歸乃至爲受二百五十戒故受三歸二者直受三歸所以爾者當爾之時佛未制二百五十戒乃至八齋以是義故直說三歸得受具也佛制不聽三語受戒已後雖有三語不成就也佛所以後斷三語受戒者因一病比丘是故斷也
그때에 아약교진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가지런히 하고 오른쪽 어깨에 옷을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끊고 손을 모아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어떻게 3귀와 3어로 수구(受具)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024_0497_a_11L於時阿若憍陳如卽從座起整衣服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白佛世尊我等云何得知三歸三語受
부처님께서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이 출가를 원하면, 마땅히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르고 이와 같은 말을 하게 해야 한다. ‘나는 이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에게 귀의하며, 나는 이제 부처님에 의지하여 출가하니 박가바는 나의 스승입니다’라고.”
다시 부처님께서는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3어수계는 내가 설한 것과 같이 이해하여야 한다.”
024_0497_a_15L佛告憍陳如若人求出家者當剃除鬚髮教作如是言我今盡形壽歸依佛法僧乃至說我今依佛出家伽婆是我師也佛告憍陳如三語受戒如我所說解也
존자 교진여는 부처님이 설하신 3어수계를 듣고 마음과 뜻이 열렸으며, 곧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존자 아약교진여는 유행하다가 비리기국(毘梨耆國)에 이르렀으며 계속해서 다시 비사리(毘舍離)에 이르렀다.
024_0497_a_19L尊者憍陳如聞佛所說三語受戒心開意解卽退坐禮佛而去尊者阿若憍陳如遊行到毘利耆國展轉復到毘舍離
024_0497_b_02L비사리 안에는 비리기인(毘梨耆人)이 있었다. 두 나라의 족성자(族姓子)들이 함께 한 곳에 있었다. 첫째는 갈갈대차(羯羯帶遮)라 했고, 둘째는 갈윤가(羯倫伽)라 했으며, 셋째는 비근대차(毘斤帶遮)라 했고, 넷째는 갈지차(羯遲遮)라 했으며, 다섯째는 차뢰차(遮賴遮)라 했고, 여섯째는 비타발차(毘陀跋遮)라 했으며, 일곱째는 발타(跋陀)라 했고, 여덟째는 수발타차(修跋陀遮)라 했으며, 아홉째는[본래 빠져있다.], 열째는 야사(耶奢)라 했으며, 열한째는 이수다라(移須多羅)라 했고, 열둘째는 아리야(阿梨耶)라 했다.
024_0497_a_22L毘舍離中有毘梨耆人二國族姓子合在一處一名羯羯帶遮二名羯倫伽三名毘斤帶遮四名羯遲遮五名遮賴遮名毘陁跋遮七名跋陁八名修跋陁遮九名本闕十名耶奢十一名移須多羅十二名阿梨耶
이 모든 사람들이 모두 생각하여 말하였다.
‘아약교진여는 대사문(大沙門)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범행을 닦았다. 이는 큰 지견(智見)을 지닌 자이니, 곧 능히 따라 배운다면 반드시 묘법(妙法)이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어떻게 거기에 출가하여 묘법을 배우지 않겠는가? 그들이 닦은 것을 우리들도 함께 닦으리라.’
024_0497_b_05L此諸人等皆生念言阿若憍陳如於大沙門法中出家行於梵行此是大智見者乃能隨學必有妙法我等何爲不就其出家學妙法也所修行我等亦共修行
그때 족성자가 함께 논의하고 나서, 곧 교진여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숙여 발 위에 예를 울린 뒤에 한쪽 켠으로 물러나 존자에게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우리들이 여래의 법 가운데에서 출가하여 범행을 닦게 허락해 주십시오.”
024_0497_b_09L爾時族姓子共論議已卽便相將詣憍陳如所面禮足卻住一面白尊者言惟願大聽我等於如來法中出家修於梵
아약교진여는 곧 그 말을 받아 그의 출가를 허락하고 3어수계를 설했다. 수계가 끝나자, 서로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숙이고 발에 예를 올린 뒤 한 쪽 켠으로 물러나 앉았다.
존자 교진여가 곧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 여러 족성자들이 출가하고자 하여 3어수계를 하였사온데, 이들은 계를 얻은 것입니까?”
024_0497_b_13L阿若憍陳如卽受其言聽其出家爲說三語受戒受戒已卽共相隨詣於佛所頭面禮足卻住一面尊者憍陳如卽白佛言此諸族姓子等求欲出家爲其三語受戒爲得戒不
부처님께서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이 여러 사람들은 3어수계를 구족하여 성취하였고, 그 계를 잘 얻은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 모든 부처님들도 일찍이 이 3어수계를 주셨고, 미래 모든 부처님들도 마땅히 이 3어수계를 주실 것이며, 현재의 나 또한 그와 같으니, 이 때문에 3어수계를 얻은 것이다.”
024_0497_b_17L佛告憍陳如此諸人等三語受戒具足成就善得具戒何以故過去諸佛亦曾與此三語受戒未來諸佛亦當與此三語受戒我今現在亦同彼也是故得有三語受戒
024_0497_c_02L백사갈마는 어째서 눈앞에서 백사갈마로 수구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 설명하자면, 그때가 되어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머무르실 때, 우루빈나 가섭 등 스승들은 이미 출가를 끝냈다. 어떤 한 병든 비구가 공양을 하지 못하여 병이 위중해서 곧 목숨을 마쳤다. 여러 비구들은 이 비구의 병이 위중하여 목숨이 다하는 것을 보고서, ‘첫째는 병을 돌보는 이가 없었고, 둘째는 제자가 없었다. 두 가지가 모두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고뇌하다가 이와 같은 것을 세존께 나아가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곧 여러 비구승들을 모으시고 말씀하셨다.
“이제부터는 3어갈마를 끊고, 열 명의 스님 가운데서 백사갈마로 수구할 것을 허락한다. 이와 같이 하나하나 계를 받는 것은 모두 위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으니 마땅히 알지어다.”
024_0497_b_22L白四羯磨者何以要現前白四羯磨而受具者解云當於爾時佛住王舍城優樓頻蠡迦葉等師徒已出家竟有一病比丘無供養病困篤已卽便命終諸比丘等見此比丘病篤命終一無看病者二無弟子二俱無故苦惱如是往白世尊佛卽集諸比丘僧從今已去斷三語羯磨於十僧中白四羯磨聽使受具如是一一受戒皆如上廣說應當知
그때 어떤 한 악한 비구가 사람을 제도하여 출가시켰다. 출가자가 곧 스승 곁에서 의심이 일어나자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앞서 아직 계를 받지 않았을 때 의심이 일어났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미 구족계를 얻었느니라.”
024_0497_c_08L爾時有一惡比丘度人出家出家者卽於師邊生疑往白世尊世尊問言先未受戒時生疑不答言不也佛言汝已得具足戒也
다시 어떤 한 사람이 스승을 구해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고 나서 마음속에 의심이 생겼다. ‘스승이 청정하지 않으니, 계를 얻은 것인가? 얻지 못한 것인가?’ 의심스러워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앞서 스승이 청정한지 청정하지 않은지를 알았는가?”
“알지 못했습니다.”
024_0497_c_12L復有一人求師出家受具足戒得受具已心中生疑疑師不淸淨爲得戒不往白世尊世尊問汝先知師不淸淨不受戒者言知也
또 다시 물으셨다.
“그대는 앞서 청정하지 않은 스승 곁에서 계를 받으면, 계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는가? 몰랐는가?”
“알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곧 구족계를 얻었느니라.”
024_0497_c_16L又復問言汝先知不淸淨師邊受戒不得戒不答言不知佛言汝便是得具足戒也
다시 어떤 사람이 스승을 구해 출가하니, 스승은 곧 구족계를 받게 했다. 얼마 있다가 마음에 의심이 생겨 세존께 나아가 아뢰니, 세존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앞서 그대의 스승이 파계(破戒)한 것을 알았는가?”
“알았습니다.”
024_0497_c_18L復有一人求師出家師卽爲受具足後心生疑往白世尊世尊問言汝先知汝師破戒不答言知也
또 다시 물으셨다.
“그대는 앞서 청정하지 않은 스승 곁에서 계를 받으면, 계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는가?”
“알았습니다.”
024_0497_c_21L又復問言汝先知不淸淨師邊受戒不得戒不答言知也
다시 물으셨다.
“그대는 앞서 그대의 스승이 계를 받을 때 계를 얻었는지 얻지 않았는지 알았는가?”
“알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곧 구족계를 얻었느니라.”
024_0497_c_22L復更問言汝先知汝師受戒時得戒不答言知也佛言汝便得具足戒也
024_0498_a_02L또 다시 한 사람이 스승을 구해 출가하니, 스승은 즉시 구족계를 주었다. 얼마 있다가 마음에 의심이 생겨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먼저 청정하지 않은 스승의 곁에서 계를 받으면 계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는가?”
“알고 있었습니다.”
024_0497_c_24L又復一人求師出家師卽與受具足後心生疑往白世尊世尊問言汝先知不淸淨師邊受戒不得戒不答言先知
다시 물으셨다.
“그대는 먼저 그대의 스승이 스승 곁에서 계를 받을 때 계를 얻었는지 얻지 않았는지 알았는가?”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일을 다 알고 있으니 계를 받았다 할 수 없느니라.”
이와 같은 뜻 때문에 백사갈마라 하는 것이다.
024_0498_a_04L更問言汝先知汝師師邊受戒不得戒答言知也佛言三事皆知受戒不得也以是義故名爲白四羯磨
무엇을 칙청수구(勅聽受具)라 하는가? 이때에 즈음하여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비사거록모(比舍佉鹿母) 동산에 있는 집에 계셨다. 소타야(蘇陀耶) 사미에게 뜻을 물어보니, 사미가 뜻을 이해하는 것이 부처님께서 이해하시는 것과 같아 여래의 뜻을 헤아렸다. 부처님께서 바로 말씀하시기를, “너는 지금부터 만약 의혹이 있으면 마음대로 와서 물으라” 하시고, 곧 계를 주고 구족계를 얻게 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칙청수구라고 한다.
024_0498_a_07L云何名爲勅聽受具當於爾時佛在舍衛國比舍佉鹿母園中堂上問蘇陁耶沙彌義沙彌解義如佛所解稱如來佛卽告言汝從今已往若有疑惑恣汝來問亦卽與戒卽得具足故名勅聽受具
무엇을 상수구(上受具)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모든 번뇌를 다했으나 아직 만20세가 되지 않았는데 이미 구족계를 받으니, 곧 비구법 가운데서 스스로 의심을 내었다. 같이 사는 모든 비구들도 그가 의심하는 것을 알고 세존께 나아가 아뢰니, 세존께서 이 번뇌가 다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모태 속의 나이를 세고 나아가 윤달에 이르기까지 모두 세면 차는가, 차지 않는가?”
“차지 않습니다.”
024_0498_a_13L云何上受具如有一人盡一切漏未滿二十已受具足卽於比丘法中自生疑心同住諸比丘知其生疑往白世尊世尊語此漏盡比丘汝數胎中年乃至閏月皆數滿不不滿
부처님께서 곧 여러 비구에게 물으셨다.
“이 비구는 아라한과를 증득했는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아라한과를 얻은 것을 바로 상수구라 하는 것이니라.”
또 다시 말씀하셨다.
“나중에 계를 받는 사람은 모태에 있던 나이를 세는 것을 허락하노라.”
024_0498_a_18L佛卽問諸比丘此比丘得阿羅漢耶諸比丘白佛得阿羅漢佛言是上受具也又復告言後受戒者聽數胎中年
024_0498_b_02L무엇을 비구니의 다섯 종류의 수구라고 하는가?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행하는 것을 이름하여 사법수구(師法受具)라 한다. 이때를 즈음하여 부처님께서는 석종(釋種)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 교담미(憍曇彌)가 5백 명의 석종녀와 함께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 나아갔다. 도착한 후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 여성들은 부처님 법 가운데 출가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여성이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난 후 머리를 숙여 눈물을 흘리며 떠나갔다.
024_0498_a_21L云何比丘尼五種受具隨師教而行名爲師法受具當於爾時佛住釋種園中時摩訶波闍波提憍曇彌與五百釋種女來詣佛所到已頭面著地禮佛足白佛言世尊我等女人於佛法中得出家不佛言吾不欲聽女人出家聞此語已低頭泣淚而去
세존이 나중에 석종의 동산에서 사위국의 기원정사로 향하셨다. 교담미 등 5백 여인은 부처님께서 기원정사로 향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속에 슬픔과 괴로움을 품고 스스로 그 몸이 불법 가운데 있지 않음을 개탄하였다. 각자 스스로 머리를 깎고 법복을 입고 부처님의 뒤를 따라갔다. 기원정사에 도착하여 밖에 서서 존자 아난을 만났다.
024_0498_b_05L世尊後時從釋種園向舍衛國祇桓精舍憍曇彌五百女等聞佛向祇桓精舍心懷悲惱自慨其身不在佛法之次各自剃頭著法服隨佛後而去到祇桓精舍在外而立見尊者阿難
아난이 즉시 어머니와 여러 여인에게 물었다.
“우바이들은 어떻게 하여 머리를 깎고 스스로 법복을 입고 안색이 파리하여 즐거워하지 않습니까?”
어머니와 모든 여인들은 곧 대답하였다.
“기뻐하지 않는 까닭은 단지 세존께서 여인의 출가를 허락하시지 않기 때문에 근심스러운 안색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024_0498_b_10L阿難卽問母及諸女言優婆夷等何爲剃髮自著法衣顏色憔悴而不悅乎母及諸女卽答言所以不悅但世尊不聽女人出家是故憂色
아난이 말하였다.
“우선 가만히 계시면 마땅히 세존께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아난이 들어가 바로 세존께 아뢰었다.
“이 우바이들이 출가하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부디 허락하여 주십시오.”
024_0498_b_14L阿難言且止當爲白世尊阿難尋入卽啓世尊是優婆夷等求欲出家願世尊聽許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여인의 출가를 허락하지 않은 이유는 마치 세속의 집에 남자가 적고 여자가 많으면 가업(家業)이 반드시 무너지는 것과 같이, 출가법 가운데 만약 여인이 있으면 반드시 정법이 무너져 오래 동안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024_0498_b_16L佛告阿難吾所以不聽女人出家者如世人家男少女多家業必壞出家法中若有女人必壞正法不得久住
아난이 거듭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인이 불법 가운데서 청정한 행을 닦아 4과(果)를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청정한 행을 닦아 그 뜻이 퇴전치 않으면 얻을 수 있다.”
024_0498_b_19L阿難重白佛言女人於佛法中修梵行得四果不佛告阿難能修梵行其志不退亦可得耳
024_0498_c_02L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간절히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여인이 불법 가운데 있기를 허락하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 여덟 가지 공경하는 법을 행할 수 있다면 그 출가를 허락할 것이고, 만약 행할 수 없는 사람은 불법 중에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이런 까닭으로 여인을 위하여 여덟 가지 공경하는 법[八敬法]10)을 제정하게 된 것이니, 마치 사람이 물을 건너고자 함에 먼저 다리와 배를 조성하여 두면 나중에 비록 큰 물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건널 수 있는 것과 같이 여덟 가지 공경하는 법도 또한 이와 같다. 나중에 정법이 허물어질 것이 두려운 까닭이니, 그것을 위하여 제정할 뿐이다.”
024_0498_b_21L阿難復白佛言惟願世尊聽女人在佛法之次佛告阿難女人能行八敬法者聽其出家若不能者不聽在道所以爲女人制八敬者如人欲渡水先造橋舩後時雖有大水必能得渡八敬法亦如是怖後時壞正法故爲其制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제 여인을 위해 출가를 허락 받았으니 나중에 마땅히 우리의 정법이 5백 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아난이 이 말을 듣고 근심하여 기뻐하지 않고 곧 밖으로 나아가 여러 우바이들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여덟 가지 공경하는 법을 받들어 실천할 수 있습니까?”
024_0498_c_05L佛告阿難汝今爲女人求出家當減吾五百世正法阿難聞此之言憂愁不樂卽出外問諸優婆夷等佛說八敬之法能奉行不
모든 여인들이 이 말을 듣고 난 후 속으로 기뻐하면서 바로 아난에게 청하여 다시 세존께 아뢰어 줄 것을 부탁했다.
“저희들은 오늘 세존의 법 베푸심을 받았으니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비유 하자면 마치 어떤 사람이 향기로운 물에서 목욕을 하고 화장을 마친 후에, 또 어떤 사람이 와서 꽃다발로 그의 머리를 장엄하는 것과 같이 저희들도 오늘 또한 그와 같습니다.”
아난이 이 말을 곧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미 구족계를 받았느니라.”
이것을 사법수구(師法受具)라고 한다.
024_0498_c_08L諸女聞此語已內懷歡喜卽請阿難還白世尊我等今日蒙世尊施法當奉行之譬如有毘尼母經湯莊飾已竟更有人來以花鬘莊其頂上我等今日亦復如是阿難以此之言卽啓世尊世尊言等已得受具是名師法受具
백사갈마수구(白四羯磨受具)라는 것은 앞의 『병비구경(病比丘經)』 가운데 설한 것과 같다. 심부름꾼을 보내어 구족계를 받는다[遣使受具]고 한 것은 또한 『비구니경』 가운데 설한 것과 같다.
024_0498_c_14L白四羯磨受具者如上病比丘經中所說使受具者亦如比丘尼經中所說
어떤 것을 선래비구니수구(善來比丘尼受具)라 하는가? 이때에 즈음하여 세존께서는 사위국에 계셨다. 마등기(摩登祇) 여인이 부처님 계시는 곳에 와서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곧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셨는데, 그가 법의 성품을 깊게 깨달아 수다원과를 얻었다. 그리고 부처님께 출가할 것을 원하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법 가운데서 범행을 잘 닦아 모든 괴로움이 다하기를 허락하노라.”
부처님의 말씀이 끝나자,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과 바리때가 홀연히 몸에 있었다. 위의의 근엄함이 마치 오래 동안 법복을 입은 자와 같았다. 이러한 까닭으로 이름하여 선래수구라 한다.
024_0498_c_16L何名善來比丘尼受具當於爾時尊在舍衛國摩登祇女來到佛所面著地禮世尊足退坐一面佛卽爲說法深悟法性得須陁洹果求佛出世尊告曰聽汝於我法中善修梵行盡諸苦際佛言已訖頭髮自落法服應器忽然在身威儀庠序如久服法者是故名爲善來受具
024_0499_a_02L상수구(上受具)라는 것은 모든 유루(有漏)를 다하여 아라한이 되는 것이니, 앞의 사미와 같다. 비록 아직 만 20세가 되지 않았을지라도 아라한과를 증득했기 때문에 이름하여 상수구라 한다. 이것은 비구니도 또한 이와 같으니, 이것을 상수구 한다. 비구니의 다섯 종류의 수구를 마친다.
024_0498_c_24L上受具者盡諸有漏成阿羅漢如上沙彌雖未滿二十得阿羅漢故名爲上受具此比丘尼亦復如是是名上受比丘尼五種受具竟
입선법상수구(立善法上受具)라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이때 왕사성 가운데 바라문이 있었으니, 이름이 니구타(尼駒陀)로서, 돈과 보배가 막대하여 헤아릴 수 없었다. 이 바라문 가정에 한 아들이 태어났는데, 이름은 필바라연(畢波羅延)이었다. 부모의 종성(種姓)은 청정하였고, 모든 바라문이 소유한 경서를 두루 통달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나아가 대인(大人)의 모습도 아울러 갖추었으며, 또한 그것을 달관하였다. 이 필바라연 동자의 부모가 목숨을 마친 후 가내(家內)에는 잘게 부셔진 금 960말과 돈 8십억 륵사(勒沙)와 10만 1륵사가 있었다. 그리고 노비, 종, 심부름꾼이 1천 곳의 마을에 있었다. 그의 아내 이름은 발타(跋陀)였는데, 용모가 빼어나서 세상에 짝할 이가 없었다. 그는 애욕과 탐욕을 끊어 버리고 떠나리라 하여,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간에 만약 진정한 아라한이 있다면 그에게 출가하리라. 선인(仙人)이 고행하는 숲속에 나아가 청정한 행을 닦으리라.’
024_0499_a_05L立善法上受具者爾時王舍城中有婆羅門名尼駒陁錢財珍寶巨億無量此婆羅門家生一子字畢波羅延父母種姓淸諸婆羅門所有經書無不悉達至大人之相亦能達之此畢波羅延童子父命終後家中有碎金九十六錢有八十億勒沙十萬一勒沙也奴婢僕使有千聚落其婦字跋陁顏貌殊特世之無類故能割愛斷貪捨之而去默生此念世間若有應眞羅漢者就之出家詣彼苦行仙人林中修於梵行
이와 같은 생각을 한 뒤에 애욕과 탐욕을 끊어버리고 떠나 저 선인이 고행하는 숲속에 가서 12년 동안 나물과 열매를 먹고 맑은 샘물을 마시며 청정한 행을 수행하여 모든 선심(禪心)을 얻어 다섯 가지 신통을 성취하였다.
세존께서는 이때 세상에 출현하시어 녹야원에 계시면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셨다. 승단이 이미 이루어져 큰 비구 대중 1천 명과 함께하셨다. 이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들었고 오래 되어 나라에서 소중히 여겼고, 모든 근(根)이 적정하고 모든 번뇌가 다하여 해탈한 사람들이었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과 계속해서 다니시다가 마갈제국(摩羯提國)에 도착하여 야치림(若致林)에 들어가 니구수(尼駒樹)왕의 아래에 계셨다.
024_0499_a_17L作是念已故能割愛斷貪捨之而去詣彼苦行仙人林中二年茹菜食菓飮淸流泉修於梵行得諸禪心成就五通世尊爾時現出於世在鹿野苑初轉法輪僧已成就與大比丘衆千人俱如此人等皆是耆舊長宿國之所重諸根寂靜皆是漏盡解脫者也世尊與諸比丘展轉遊到摩竭提國入若致林中在尼駒樹王下住
024_0499_b_02L이때 세존께서는 불안(佛眼)으로 세간을 살피면서 생각하셨다.
‘어떤 중생이 세간에 태어나 번뇌가 적고 큰 위신력 있어 내가 설한 법을 들을 수 있을까?’
여래께서는 필바라연 동자가 우타(優吒)의 숲속에 있는 것을 보았다. 본 후 즉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셨다.
‘이 사람은 나의 정법을 받을 수 있으리라.’
024_0499_b_03L爾時世尊以佛眼觀於世何等衆生生於世閒少諸煩惱有大神力能堪聽受吾所說法如來見畢波羅延童子在優咤林中見已卽生此念是人堪受吾之正法
이때 세존께서 필바라연 동자를 제도하고자 1천 비구와 함께 마갈제국에서 다자탑(多子塔)을 향하여 도착한 후 나무 아래에 머무시니, 하루 종일 이 숲속은 부처님의 신비한 힘 때문에 광명이 비치고 숲이 불꽃처럼 빛나서 크게 밝았다. 비유하면 마치 가을 달이 구름 없는 하늘에서 태양을 가려버리는 것과 같이, 여래의 광명도 또한 이와 같았다. 이 동자가 12년이 되어 자연히 다자탑에 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험난한 계곡과 수풀을 건너 다자탑에 이르러 이 숲속의 광명이 특이하여 세간의 것보다 월등히 뛰어남을 보고 홀로 생각하였다.
‘이 가운데는 혹 모든 하늘이나 제석이나 범천 혹은 큰 위력이 있는 신선(神仙)이나 사자왕(獅子王) 등이 계시기 때문에 이 숲에 상서러운 모습이 있음에 틀림없다.’
024_0499_b_07L爾時世欲度畢波羅延童子故與千比丘從摩竭提國向多子塔到已在樹下止住一日於此林中佛神力故明照曜林樹焰赫而皆大明譬如秋月無雲翳日如來光明亦復如是童子十二年已自然生心欲向多子經涉嶮難山谷林藪到多子塔已見此林中光明殊特與世超絕自生念此中或有諸天釋梵大力神仙師子王等是故此林有異瑞相
필바라연 동자가 점점 앞으로 나아가니, 여래의 발자취에 천개나 되는 바퀴살 모양이 갖추어져 분명한 것을 보고 바로 자취를 찾아 앞으로 나아갔다. 멀리 여래의 모든 근이 맑고 깨끗하며 용모가 빼어나 뭇 상(相)을 갖추고 근엄히 앉아 계시는 것을 보았다. 동자는 즉시 옷의 털을 모두 세우고 신심(信心)을 내어 묵묵히 생각하였다.
‘처음 출가할 때 마음속에 기대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024_0499_b_17L波羅延童子漸漸前行見如來足迹有千輻相輪具足分明卽尋迹前行遙見如來諸根明淨顏貌殊特衆相具足儼然而坐童子卽時衣毛皆豎生於信心內自默念本出家時心中所期今此是也
그때 모든 하늘이 곧 반복하여 말하였다.
“모름지기 의심해서는 안 되느니라.”
이 동자가 다시 모든 비구들이 생각을 가다듬고 좌선하는 것을 보고, 곧 생각하여 말하였다.
‘본래 구하고자 하였던 것을 이제 여기서 보는구나.’
024_0499_b_23L諸天卽復唱告語言不須疑也此童子復見諸比丘繫念坐禪卽生念言本所求者今乃得見
024_0499_c_02L그리고는 곧 바로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땅에 대고 양손으로 부처님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울며 말하였다.
“나의 성은 가섭이요 자(字)는 필바라연 동자입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했다.
024_0499_c_02L直前詣佛到已頭面著地以兩手摩佛足口復嗚之自云我姓迦葉字畢波羅延童子如是三稱
이때에 세존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번뇌와 결루(結漏)가 없어지지 아니하고, 모든 것을 아는 지혜로운 사람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스승도 아니면서 선법(善法)을 성취하여 남의 예우를 받음이 있다면, 머리가 일곱으로 부서지게 될 것이니라. 나는 이제 참으로 번뇌와 결루가 없어진 자요, 모든 사람을 위한 복전이 된 자요, 중생을 가엾게 여기는 자이며, 또한 일체 모든 것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동자의 예배를 받는 것이다.”
024_0499_c_05L爾時世尊告諸比丘若有煩惱結漏未盡非一切智亦非人師受成就善法人禮者破作七分吾今實是煩惱結漏盡者爲一切人作福田者慈愍衆生者是一切智者是故受此童子禮也
이때 세존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이미 공양을 빠짐없이 감추었고 신심이 성취되었으니, 한쪽으로 물러나 앉아도 좋다.”
동자는 곧 말씀하신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 발에 예배한 후 옆으로 물러나 앉았다. 이때 세존께서 저 동자를 위하여 갖가지 인연으로 모든 법을 공교히 설하시어 이익과 기쁨을 보이고 가르치셨다. 동자가 곧 법을 깨달아 도를 이루어 수다원과를 얻고서,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여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저의 스승이시고, 저는 성문(聲聞)제자입니다.”
024_0499_c_10L時世尊告童子言汝今已具足供養信心成就可退坐一面童子卽受告禮佛足已退坐一面爾時世尊彼童子種種因緣巧說諸法示教利童子卽悟法得道獲須陁洹果從座起合掌作禮前白佛言世尊是我師我是聲聞弟子
024_0500_a_02L부처님께서 곧 동자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념처(念處)11)를 친근히 하여 수행하고, 나아가 8성도(聖道)12)도 또한 이와 같다.”
또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러 족성자(族姓子)가 사는 마을에 들어가도 마음에 집착함이 없어야 할 것이니라. 마치 달이 세상을 비춤에 집착함이 없는 것처럼, 네가 모든 마을에 들어가 마음에 집착함이 없는 것이 또한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니라. 벌이 꽃에서 꿀을 따는 것과 같이 모든 마을에 들어가는 것도 또한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 동자야, 진다라(眞陀羅) 동자의 비유와 같이 마땅히 족성과 재산과 덕을 믿는 마음을 버리고, 당연히 겸허하게 마을에 들어가야 할 것이니라. 마치 소의 무리 가운데 큰 소가 스스로 뿔의 날카로움만 믿고 나머지 소를 업신여길 때에 뿔을 베면 잘난 체하는 마음이 완전히 그치는 것처럼, 그대가 마을에 들어가서 마음에 집착함이 없는 것도 또한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024_0499_c_17L佛卽爲童子說如是言當於四念處親近修行廣演乃至八聖道亦如是佛告童子言入諸族姓子聚落心莫染著猶如月照世閒無所染著汝入諸聚落心無染著亦復如是如蜂採花入諸聚落亦應如是童子如眞陁羅童子喩捨恃姓財德之心應當謙下入於聚如牛群中大牛自恃角峯慢於餘者後時刖角慢心都息汝入聚落心無染著亦應如是
또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내육입(內六入)13)은 상(想)을 취하여 집착하지 말아야 하나니, 마음을 옭아매기 때문이다. 또 외육입(外六入)14) 내지 중육식(中六識)15)도 또한 이와 같다.
색음도 또한 마땅히 집착하여 생각을 취하지 말아야 하며 내지 식음(識陰)도 이와 같으니라. 눈ㆍ코ㆍ귀ㆍ혀ㆍ몸ㆍ뜻 및 외육진(外六塵)16)이 관(觀)을 깨닫고 관(觀)을 의식해야 하는 것도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은 것이니, 상(想)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 비유컨대 마치 허공 가운데 물방울이 물방울과 물방울이 서로 합쳐질 때에 막히고 걸림이 없는 것처럼, 18계(界)17)ㆍ 12입(入)18)ㆍ5음(陰)19) 등을 관할 때에도 취하여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에 장애가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선남자야, 너희들은 이와 같이 배워야 할지니라.”
024_0500_a_04L佛告童子內六入莫取想封著繫縛心也外六入乃至中六識亦如是色陰亦不應封著取乃至識陰亦如是眼耳鼻舌身意及外六塵得覺觀意觀亦應如是不取想也譬如空中水渧渧渧相尋無有滯㝵觀十八界十二入五陰等不取著心無罣㝵亦復如是善男子汝如此應學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의 가르침을 받들겠나이다.”
이때 동자는 불세존께서 온갖 비유를 인용하여 갖가지 설법하시는 것을 듣고, 즉시 깨달아 앎을 얻었다. 동자는 법을 받은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 예를 올린 후 떠났다.
한 나무 아래에 도착하여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가다듬어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을 7일 낮 7일 밤 동안 곰곰이 생각하며 8일째 아침에 이르러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해 3명(明)20)과 6통(通)21)을 갖추고 8해탈(解脫)22)을 증득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024_0500_a_12L童子白佛言奉世尊教爾時童子聞佛世尊引諸譬喩種種說法卽悟取解童子受法已卽從座起遶佛三帀禮佛而去到一樹下端身繫念佛所說法七日七夜至八日朝諸漏已盡三明六通具八解脫證阿羅漢果
024_0500_b_02L아라한과를 얻어 마치고는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께 예를 올린 후 물러나 한 켠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나는 먼저 여래께서 설하신 법을 듣고 7일 낮 7일 밤 동안 곰곰이 생각하여 8일째 아침에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해 마음에 해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3명과 6통을 얻어 아라한과를 증득했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어떤 사람이 ‘한 마리의 큰 코끼리의 키가 7촌(약 1자)이고 한 그루의 나무는 높이가 6촌 반인데 이 나무가 코끼리를 가린다고 하면 그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만약 아라한과를 얻고 3명과 6통에 8해탈(解脫)을 갖추었기 때문에 나보다 낫다고 한다면 이것은 옳지 못합니다.”
024_0500_a_18L得阿羅漢果已往至佛所頭面著地禮佛已卻坐一面白佛言世尊我先聞如來所說法七日七夜至八日朝諸漏已盡心得解脫得三明六通獲阿羅漢果譬如有人說言有一大象高於七肘復有一樹高六肘半說言此樹能蔭象者無有是處若有得羅漢果三明六通具八解脫能過我者無有是處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가섭이여, 너의 말과 같다. 너는 내가 설한 법 가운데 갖가지 모든 비유에서 깊이 무생법(無生法)23)을 깨달아 아라한과를 얻었으니, 곧 이것이 구족계를 받은 것이니라.”
024_0500_b_03L佛告迦葉善哉善哉迦葉如汝所說汝於我所說法中種種諸喩深悟無生得阿羅漢果卽是受具足戒也
이때 세존께서는 이 일 때문에 여러 비구들을 모으고 말씀하셨다.
“나는 먼저 가섭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을 설하였다. 너희들은 이제 모두 이것을 수행해야 할지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너희들이 선근을 세워 상수구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과 미래의 모든 부처님은 다 선근을 세워 상수구를 하나니, 나도 지금 또한 그와 같으니라. 이것을 입선근상수구(立善根上受具)라 하는 것이다.”
024_0500_b_06L爾時世尊因是事故集諸比丘告言我先爲迦葉說如此法汝等今日皆修行之佛復告諸比丘從今已去汝等立善根上受具佛告諸比丘去諸佛未來諸佛皆立善根上受我今亦復如是是名立善根上受具也
이때 존자 가섭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옷을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를 올려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은 여래의 법 가운데서 어떠한 법에 머물러 어떠한 법을 닦아야 합니까? 법을 수행하는 사람은 어떠한 차별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가섭이여, 네 물음은 매우 훌륭하구나. 마치 솟아 나오는 샘물이 다함이 없는 것처럼 머무름과 닦음과 차별의 말과 뜻을 막힘없이 묻는구나.”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4성종(聖種)24)은 머무르는 곳[住處]이요, 12두타(頭陀)25)는 행하는 곳[行處]이라 이름하며, 모든 유루(有漏)를 다 하는 것을 차별이라 이름하느니라.”
024_0500_b_13L爾時尊者迦葉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禮佛白佛言世尊我等於如來法中住何等法修何等行法之人有何差別佛言善哉善迦葉汝之所問甚善如泉涌出不可窮盡所問住修乃至差別言辭義理所問無滯佛告迦葉四聖種是住十二頭陁名爲行處盡諸有漏爲差別
024_0500_c_02L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4성종과 12두타와 번뇌가 다한 해탈을 마땅히 머리에 이고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향기로운 물에 목욕하고 저고리를 입어 스스로 장식하고, 또 어떤 사람이 와서 그의 머리를 아름다운 꽃다발로 장엄하는 것과 같이 우리들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가르침을 머리에 이고 행하겠나이다.”
024_0500_b_22L迦葉白佛言四聖種十二頭陁乃至漏盡解脫當頂戴奉行若長者若長者子沐浴香湯以上衣服而自莊飾更有人來以好花鬘繫其頂上等亦復如是頂戴如來所告勅法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4성종 가운데 머물겠느냐?”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첫째는 앞서 얻은 분소의(糞掃衣)26)에 대해 만족한 생각을 하겠습니다. 둘째는 앞 사람이 입은 분소의를 보고 역시 찬탄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스스로 입은 분소의를 보고 스스로 믿고 그것을 나무라지 않는 것입니다. 넷째는 음식이나 병으로 몸이 파리하여 탕약을 얻으면 그 얻은 것에 대해 만족한 생각을 하겠습니다. 또 다시 스스로 믿어 그것을 나무라지 않고 또 타인에 대해 ‘저 사람은 나보다 뛰어나고, 저 사람은 나와 같지 않다’는 생각을 내지 않겠습니다. 또 ‘저 사람은 나와 비슷하고, 저 사람은 나와 비슷하지 않다’거나 ‘이 사람은 나보다 낮고, 저 사람은 나보다 낮지 않다’거나 ‘저 사람은 나보다 신묘하고, 저 사람은 나보다 신묘하지 않다’는 생각과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앞에 말한 것과 어긋나더라도 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하겠습니다.”
024_0500_c_04L告迦葉汝云何復住四聖種中迦葉白佛一者隨前所得糞掃衣以爲足二者見前人所著糞掃衣亦讚歎三者自見所著糞掃衣不自恃譏四者得飮食乃至病瘦湯藥隨所得以爲足想又復不自恃譏彼又於他人不生此念彼人勝我彼人不如復不念言彼人似我此人不似我復不生心此人卑我彼人不卑我不念言彼人妙我彼人不妙我世人皆與上相違而我如上也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4성종에 머물러 마땅히 그와 같이 배워야 할 것이니라. 가섭이여, 또 어떻게 12두타행을 하고자 하는가?”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첫째는 항상 스스로 고요하고 한적한 곳에 가서 마땅히 그 한적한 곳을 찬탄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걸식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분소의를 입는 것입니다. 넷째는 만약 성내는 마음이 나면 잠시 머물러 밥을 먹지 않고 있다가 사라진 후 밥을 먹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한자리에 앉아서 먹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한 번만 취하여 받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늘 무덤 사이에서 수행하는 것입니다. 여덟째는 한 데에 앉는 것입니다. 아홉째는 나무 아래에 앉는 것입니다. 열째는 항상 앉아 있고 눕지 않는 것입니다. 열한째는 얻음을 따라 발우를 펴는 것입니다. 열두째는 3의(衣)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이들과 같은 법들은 모두 마땅히 찬탄해야 하며, 또한 스스로 믿어서 그것을 나무라지 말아야 하며, 나아가 욕구를 적게 가져 여러 가지를 갖춤에 만족을 알고, 여러 가지를 갖춤에 다른 사람에게 널리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024_0500_c_15L佛告迦葉四聖種住應如是學迦葉云何復欲行十二頭陁迦葉白佛言一者常自行空閑靜處亦當讚彼閑靜之處者乞食三者糞掃衣四者若有瞋心止不食滅已乃食五者一坐食六者一時受取七者常塚閒行八者露地九者樹下坐十者常坐不臥十一者隨得敷具十二者齊三衣如此等法皆應讚歎亦不自恃譏彼乃至少欲衆具知足衆具廣示於人
024_0501_a_02L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말한 것 같이 12두타를 행함은 바로 그와 같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다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안행(按行)의 숲으로 나를 따르거라.”
가섭이 답하여 말하였다.
“세존의 말씀을 받들겠나이다.”
024_0501_a_02L佛告迦善哉善哉如汝所言行十二頭陁正應如是佛復告迦葉汝可隨吾按行林藪迦葉答言奉世尊告
부처님께서 일어나 가시자, 가섭이 곧 자리를 집어서 어깨에 걸치고 세존의 뒤를 따랐다. 가섭이 부처님을 따르는 것이 마치 사자의 새끼가 어미 사자를 따르는 것과 같았다. 그때 세존께서 길을 따라 가시다가 한 나무 아래에 이르러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위하여 이 나무 아래에 자리를 펴거라.”
024_0501_a_05L佛起而迦葉卽捉坐具著肩頭隨世尊後迦葉隨佛如師子子隨大師子爾時世尊隨道而行到一樹下告迦葉言汝可爲吾於此樹下敷座
가섭이 곧 말씀을 받들어 승가리(僧伽梨)를 네 겹으로 겹쳐서 자리를 폈다. 여래께서 나아가 앉으시자, 가섭이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였다. 세존께서 오른손으로 자리를 어루만지시며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자리는 대단히 부드럽구나.”
024_0501_a_09L迦葉卽奉揲僧伽梨四揲敷座如來就坐葉禮佛足世尊以右手按坐告迦葉此坐甚柔軟
가섭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자리는 진실로 부드럽습니다. 이 옷은 이 제자가 처음 출가할 때의 옷으로 처음의 가치는 가시국(迦尸國)과 같았으나, 지금은 가치가 내려 가시국의 반이옵니다. 여래시여, 이 옷을 받아 주옵소서.”
024_0501_a_12L迦葉言世尊此坐實柔軟此衣是弟子初出家時衣此衣新時價直迦尸一國今價已退可直半國唯願如來納受此衣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가엽이 여기는 까닭에 이 옷을 받겠으나, 너는 어떤 옷을 받아 지니겠느냐?”
가섭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장차 가시가(迦尸迦) 풀의 분소의(糞掃衣) 중에서 최하의 것을 구하여 받아 지니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가시가 풀로 만든 분소의를 받아 지니는 것은 이익되는 것이 많으며, 안은(安隱)한 것이 많으니라.”
024_0501_a_15L佛告迦葉吾憐愍汝故受此衣汝受持何等白佛言我當取迦尸迦草糞掃衣中最下者求覓受持佛告迦葉善哉善汝受持迦尸迦草糞掃衣者多所利益多所安隱
024_0501_b_02L그때 세존께서 훌륭한 비구스님 1,250인과 함께 다시 마갈제국(摩羯提國)을 다니다가, 숲 가운데에 서 있는 훌륭한 마구타(摩拘陀) 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그때 여섯 무리의 비구[六群比丘]가 조용한 방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가섭은 아약교진여 등과 같이 선래수구도 아니며, 또한 비사리의 발기자(拔祇子) 비구처럼 3어수구도 아니며, 파로파사나(婆盧波斯那) 비구처럼 백사갈마수구도 아니어서, 이는 구족계를 받은 자가 아니다. 어떻게 모든 비구들과 더불어 함께 포살(布薩)과 갈마를 하는가?”
024_0501_a_20L爾時世尊與大比丘僧千二百五十人俱次復遊行摩竭提在林中善立摩拘陁樹王下坐時六群比丘於靜房中共談迦葉不如阿若憍陳如等善來受具亦不如毘舍離拔祇子比丘三語受具亦不如婆盧波斯那比丘白四羯磨受具此非受具者也云何與諸比丘同共布薩羯磨
이때 세존께서는 나무 아래서 하늘 귀[天耳]로써 여러 비구들이 은밀한 곳에서 말하는 것을 들으시고,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물 좀 가져 오너라.”
가섭이 즉시 발우를 가지고 물을 얻고자 연못으로 향하였다. 여섯 무리의 비구는 가섭이 온 것을 보고 곧 거슬리는 말을 하였다.
“너는 교진여 등의 다섯 사람과 같이 선래수구한 것도 아니요, 비사리의 발기자와 같이 3어수구한 것도 아니요, 파로파사나와 같이 백사갈마수구한 것도 아니다. 너는 구족계를 받은 자가 아닌데, 어떻게 여러 비구들과 함께 포살과 갈마를 할 수가 있는가?”
024_0501_b_05L世尊爾時在樹下以天耳聞諸比丘在屛處論佛告迦葉爲吾取水迦葉卽持鉢向池取水六群比丘見迦葉來到六群卽逆語言汝非如五人憍陳如等善來受具亦不如毘舍離子三語受具亦不如婆盧波斯那白四羯磨受具汝非受具云何與諸比丘同共布薩羯磨
가섭은 즉시 비구들에게 응답하였다.
“세존께서 나를 위하여 다자탑(多子塔)에 계시면서 선법(善法)을 세우고 상수구를 마치셨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곧 물을 가지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와 부처님께 발우의 물을 드렸다.
024_0501_b_13L迦葉卽答諸比丘言世尊爲我在多子塔建立善法上受具竟說此言已卽持水來到佛所奉佛鉢
부처님께서 마신 뒤에 나머지는 가섭에게 주셨다. 가섭이 물을 받은 뒤에, 의복을 가지런히 하고 오른쪽 어깨에 옷을 벗어 메고,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합장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섯 무리의 비구들이 저를 보고 말하기를, ‘너는 선래수구가 아니며, 또한 3어수구도 아니며, 갈마수구도 아닌데 어떻게 법의 일을 스님들과 똑같이 하는가?’ 하기에, 제자가 비구들에게 대답하기를, ‘세존께서 나를 위하여 다자탑(多子塔)에 계시면서 선법(善法)을 세우고 상수구를 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어서 정할 것이며, 얻음과 얻지 못함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따라서 받아 행하여야 한다’ 하였나이다.”
024_0501_b_16L佛飮已餘殘持與迦葉迦葉取水整衣服偏袒右肩頭面著地禮佛足合掌白佛言六群比丘見向說言汝非善來受具復非三語受具亦非羯磨受具云何同僧法事弟子答諸比丘世尊爲我在多子塔建立善法上受具汝等當詣佛諮啓取足得與不得隨佛所說當受行之
024_0501_c_02L그때 세존께서는 미래에 비구들이 비방하고 헐뜯는 마음을 끊고자 하여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왕사성에 가서 그 성 안에 있는 모든 비구들이 모두 큰 승방(僧坊) 가운데에 모이도록 하여라.”
아난이 교시를 받자 곧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곧 모든 비구들을 모아 큰 승방에 있게 하였다. 대중 스님들을 모은 후 곧 돌아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스님들이 이미 모였습니다.”
세존께서 스스로 그 때를 아시고 곧 승방에 이르러 평안하게 자리에 나아가 오른편 겨드랑이로 누우시고, 마치 코끼리의 왕이 보듯이 가섭을 자세히 바라보셨다.
024_0501_b_23L爾時世尊爲欲斷未來諸比丘謗毀心故告阿難言汝往到王舍城此城中若有諸比丘盡集在大僧坊中阿難卽受教而去至彼卽集諸比丘在大僧坊僧集已卽來白佛僧已集竟世尊自當知時爾時世尊卽詣僧坊安庠就座右脅而臥如象王觀諦視迦葉
그때 가섭은 자리로부터 일어나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머리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무릎 꿇어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처음 재가에 있었을 때 부친이 사망한 후에 율금(栗金) 96곡(斛)이 있었고, 금전이 80억 륵사(勒沙)가 있었고, 제 처의 용모가 진기하고 뛰어나 세상에 짝할 이가 없었으나, 속으로 ‘만약에 참된 아라한이 있다면 마땅히 그를 맞이하여 출가하리라’고 생각하고는, 곧 애욕을 버리고 탐욕을 끊고 출가하여 도를 구하였습니다. 세간에서 만약 제자의 스승이 있다면 오직 부처님이십니다. 어떻게 여섯 무리 비구들이 구족계(具足戒)를 받지 않았다고 비방하는 말을 합니까?”
024_0501_c_07L時迦葉從座而起右膝著地頭面禮胡跪合掌白世尊言本在家時父終亡後粟金有九十六斛金錢有八十億勒沙自妻顏容瑰瑋世之無疋內自思惟若有眞阿羅漢者當受之出家思惟已卽捨愛斷貪出家求道世閒若有弟子師者唯佛是也云何六群謗言不受具也
그리고는 또 다시 말하였다.
“세간에 만약 기이한 색(色)의 묘한 보화(寶貨)가 있다면 출가 전에 이미 소유했던 것입니다. 재화를 탐하지 않고 여색을 바라보지 않아 옛날에 이미 그것을 버렸는데, 어떻게 비방을 당합니까? 출가한 후로부터 저 숲속에 12년을 있으면서 4선심(禪心) 내지 5신통(神通)을 얻었고 일념의 혼란한 마음도 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생사(生死)의 모든 행위들을 보고 가히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024_0501_c_15L又復更言世閒若有奇色妙寶不出已有非貪財視色久已捨之云何方被謗從出家已來在彼林中十二年得四禪心乃至五通未有一念亂心在前何以故此生死諸行可怖畏故
또 다시 말하였다.
“본가에 부친이 계실 때에 금전 20억을 사용하여 처와 결혼하고 하루 세 번 때에 따라 옷을 바꾸어도 모자람이 없었으며, 나아가 병으로 허약함에 의약이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간의 8법(法)27)을 떠났으니 성(姓)과 부(富)와 고귀(高貴)함을 믿어 일찍이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 처가 아름다웠지만 여러 청정한 행을 닦는 데에 훼손됨이 없었습니다.”
024_0501_c_20L復次言家父在時用二十億金錢娉妻一日三時隨時易服未曾有乏乃至病瘦醫藥及離世八法恃姓豪貴不曾經心娉其妻各修梵行未曾有毀
024_0502_a_02L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과거세에 벽지불에게 음식을 보시한 인연으로 이때부터 항상 출가를 바라며, 열반과 해탈, 부처님의 자증지(自證知)를 구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속으로 항상 스스로 5도(道)를 유전(流轉)하며 생사를 받는 것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처음 다자탑(多子塔) 숲 가운데에 이르러 여래를 보고, 곧 ‘이분은 곧 처음 출가할 때에 구하던 스승이시다’라는 생각을 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과거의 모든 부처님에게 믿는 마음을 내는 것과 지금 보고 있는 세존에게 믿는 마음을 내는 것이 같아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024_0501_c_24L迦葉白佛言世尊我過去世緣以食施辟支佛故從是以來常樂出家求涅槃解佛自證知何以故心中常自怖畏流轉五道受於生死世尊我初至多子塔林中見如來卽生此念此卽是本出家時所求師也何以故我於過去諸佛生於信心今見世尊生於信心等無有異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에 번뇌(煩惱)와 결루(結漏)가 다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아는 지혜로운 사람도 아니며, 또한 다른 사람의 스승도 아니면서 대사(大士)를 성취한 사람의 예를 받는다면, 머리가 일곱으로 부서질 것이다. 나는 진실로 번뇌(煩惱), 의혹(疑惑), 루(累), 무명(無明), 암장(闇障) 모두가 이미 영원히 끊어져, 모든 법을 다 알고, 사람의 스승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이 사람의 예를 받느니라.”
024_0502_a_09L爾時世尊告諸比丘若有煩惱結漏未盡非一切智復非人師受此成就大士禮者頭破作七吾實是煩惱惑累無明闇障皆已永斷知一切法爲人作師是故受此人禮
이때 가섭이 즉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구들이 비록 이와 같이 비방하더라도 또한 근심하여 고뇌함이 없으며, 세존께서 지금 비록 가끔 그 덕을 칭찬하실지라도 또한 기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칭찬하는 것과 칭찬받는 것, 이 둘 모두가 공(空)함을 관(觀)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일체가 나도 없고 남도 없어 모든 법이 공하다는 관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세존께서 다자탑(多子塔)에 계시면서 저를 위하여 달빛의 비유와 물방울의 비유를 설하여 준 이래로, 마음이 서로 이어져 항상 이 법을 생각하며 다시는 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한 까닭은 항상 마음을 잡아매어 선법(善法)에 있게 하고 다른 생각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아직 부처님을 뵙지 못하였을 때, 12년 동안 항상 지수화풍(地水火風)과 삼계(三界)를 관하여 모두 공(空)한 상(想)을 지었습니다. 하물며 오늘날 세존의 설법을 만나고서 어찌 다른 마음의 생각이 있었겠습니까? 또한 3세(世)의 견문각지(見聞覺知)28)도 있지 않는데, 어찌 여섯 무리의 비구들에게 다른 생각을 내겠습니까?
024_0502_a_14L爾時迦葉卽白佛言諸比丘雖如此謗亦無憂惱世尊今時雖復種種讚歎之德亦不欣悅何以故我觀能讚所讚是二皆空所以者何我得一切無我無人諸法空觀故從爾時世尊在多子塔爲我說月光喩水渧喩已來心心相續常念此法更無餘所以爾者常繫心在於善法不隨餘念世尊我未見佛時十二年中常觀地水火風及與三界皆作空想於今日遇世尊說法有餘心想亦復無有三世見聞覺知豈於六群生異念乎
024_0502_b_02L 세존께서 저를 위해 4성종(聖種)을 설한 이래로 저는 또한 맛이나 촉감의 생각을 내지 않았으며, 이 음신(陰身)을 마치 네 마리의 독사와 같이 보고 4위의(威儀)를 행하여 마음이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옛날부터 이것이 허물과 근심의 근본임을 알아 이 5음(陰)은 생각생각에 생하고 멸하고 또한 다섯 명의 칼을 빼든 도적과 같다고 관하고, 색집(色集)과 색멸(色滅),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식집(識集)과 식멸(識滅)을 관하고, 6입(入)이라는 빈 마을에 다섯 명의 칼을 빼든 도적이라고 관하고, 무아(無我)를 관하였기 때문입니다.
024_0502_b_03L世尊爲我說四聖種已來我亦不取味觸之想見此陰身如四毒蛇行四威儀心不與俱何以故爾久知此是過患之本觀此五陰念念生滅亦如五拔刀賊觀色集色滅受想行識識集識滅觀六入空聚落中五拔刀賊觀於無我
세존이시여, 저는 이 몸을 관하기를 마치 그릇에 깨끗하지 못한 것이 가득차서 밖으로 흘러내리는 것과 같다고, 몸을 따라 몸을 관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마음을 관하기를 무상(無常)하여 신속함이 마치 들판에 말이 질풍처럼 달리는 것과 같다고, 마음을 따라 마음을 관하였습니다. 저는 괴로움 받는 것을 관하기를 생하고 멸하는 것의 대사(代謝)가 마치 물의 흐름이나 등불의 불꽃과 같다고, 괴로움 받는 것을 따라 괴로움 받는 것을 관하였습니다. 저는 법을 관하기를 무아이고 여러 인연(因緣)들에 속한다고 법을 따라 법을 관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께서 설하신 법 중에는 잘못됨과 어긋남이 없기에 마땅히 머리 위로 받들어 행하였습니다.
024_0502_b_09L世尊我觀此身如器盛不淨流出於外身隨身觀世尊觀此心無常迅速如野馬疾風心隨心觀我觀受苦生滅代謝如水流燈受隨受觀我觀法無我屬諸因緣法隨法觀世尊我於如來所說法中無有錯謬當頂戴奉行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왕사성의 1,250인의 스님들 중에 있었는데, 많은 스님들이 제비뽑기29)를 행하여 외쳤습니다. ‘누가 이 진실에 응하여 이 제비를 잡을 수 있겠는가?’ 저는 그때에 곧 이 제비를 뽑았습니다. 만약에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신 것을 만나지 않았다면, 응당 벽지불을 얻어 열반에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까닭은 일찍이 모든 부처님께 오랫동안 여러 선근(善根)을 심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때 필바라(畢波羅)석굴 속에 있으면서 갑자기 작은 병에 걸렸는데, 세존께서 짐짓 문병을 오셨습니다. 석굴은 작고 몸은 크시어, 제가 곧 손으로 석굴을 들어 올려 크게 함에, 세존께서 곧 들어오시어 저를 위하여 고(苦)ㆍ공(空)의 법을 설하셨습니다.
024_0502_b_15L世尊我於爾時王舍城千二百五十僧中衆僧行籌唱言誰是應眞可捉此籌我於爾卽拔此籌若不遇如來出世應得辟支佛而入涅槃所以爾者曾於諸佛久種善根我於爾時在畢波羅窟中卒遇小患世尊故來問疾但窟小身大我卽以手擧此石窟令大卽入爲我說苦空法也
024_0502_c_02L그때 저는 필바라 석굴에서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들었습니다. 이때 제석천의 범왕(梵王)이 내려와 나의 발에 예배하였고 또 어떤 한 사람은 칼을 쥐고서 나를 해치려 하였습니다. 선정으로부터 나와 이 두 사람을 관하니 평등하여 다르지 않았습니다.”
가섭이 또 말하였다.
또한 제가 대중에 있을 때와 사사로이 방에 있을 때의 위의가 다르지 않았습니다.”
024_0502_b_23L爾時我在畢波羅窟中入火光三昧是時帝釋梵王來禮我足復有一人捉刀欲害我從定出觀此二人平等無異復言我在大衆及與私房威儀無異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위의(威儀)의 나아감과 그침이 마땅히 가섭과 같아야 한다.”
“저는 비록 이 말을 들어도 기뻐하지 않습니다.”
024_0502_c_05L佛告諸比丘威儀進止當如迦我雖聞此言不以喜悅
가섭이 다시 말하였다.
저는 밤에는 경행(經行)하고 일정한 때에 걸식함에, 마음속으로 밤에는 짧게 궁핍하게 한다는 생각을 내었습니다. 눈을 들어 해와 달을 바라보니 모두 머물러 움직이지 않다가, 모든 하늘이 사람의 몸으로 변해 앞뒤에 둘러싸고 나에게 공양하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때에도 도무지 기뻐하거나 특별한 마음이 없었습니다. 제가 왕사성에 1,250비구들과 함께 한 곳에 모여서, 제비뽑기를 행하여 외쳤습니다. ‘여래께서 멸(滅)한 후 누가 능히 불법을 지키겠는가?’ 저는 그때 즉시 이 제비를 뽑았습니다. 왜냐하면 논(論) 중에 ‘말하는 재주가 막힘이 없는 자는 이러한 까닭에 제비를 뽑는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024_0502_c_06L迦葉復言我夜經行及中時乞食意中生念短中逼擧目上看日月皆住不行天變爲人身前後圍繞供養於我於爾時於此事中都無喜歡奇特之我於王舍城中與千二百五十比丘俱集一處行籌唱言如來滅後誰能持佛法我於爾時卽拔此籌所以爾者於論中辯才無制御者是故拔
만약에 바른 질문이 있어 ‘5욕(欲) 가운데에서 누가 심히 더럽지 않습니까?’ 하면, 응당 ‘저 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3유(有) 가운데서 잘 해탈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5근(根), 5력(力)30), 7각지(覺支)31), 8정도(正道)를 누가 능히 성취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저는 이 중에서 능히 사자후(獅子吼)를 합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고(苦), 집(集), 멸(滅), 출리(出離)에 있어 맛을 알고, 허물을 알아 그것을 여실(如實)하게 보기 때문입니다. 욕(欲)은 불구덩이와 같고 나아가 모극(牟戟)에 비유되며, 욕(欲)의 허물과 근심 또한 그와 같습니다. 저에게는 애탐(愛貪)이 없으며, 영원히 이미 끊어졌습니다. 마음은 해탈과 열반이 반연(攀緣)하여 빠르기가 산꼭대기의 물과 같고, 유루(有漏)를 버리는 것이 눈물과 침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4념처(念處) 내지 8성도(聖道)를 널리 닦음으로써 8해탈정(解脫定)에 자재로이 출입하며, 신통 자재하며 걸림이 없습니다.
024_0502_c_15L若有正問於五欲中誰不重染說我是何以故於三有中善得解脫若有人問於根力覺道誰能成就我於此中能師子吼何以故於一切苦集滅出離知味知過如實見之如火坑乃至喩於牟戟欲之過患亦復如是我無愛貪永已絕矣心緣解脫涅槃速疾如山頂水捨於有漏如棄㖒唾我以廣修四念處乃至八聖於八解脫定自在出入我於神通自在無㝵
024_0503_a_02L세존이시여, 저는 중생들의 유루(有漏)와 무루(無漏)의 갖가지 마음들에 모두 잘 통달하여서 중생의 과거 무량한 숙명을 압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하늘 눈[天眼]으로 사람의 눈을 넘어 중생을 보되, 저기서 태어나 여기서 죽는, 그 모두를 봅니다. 저는 모든 유루(有漏)를 다하여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을 얻었습니다.”
024_0503_a_02L世尊我於衆生有漏無漏種種諸心皆能悉達我知衆生過去無量宿命世尊我以天眼過於人眼見衆生生彼死此皆悉見之我盡諸有漏心得解脫慧得解脫
가섭이 말하였다.
“모든 비구들과 나머지 여섯 무리 대덕이여, 내가 스스로 그 덕을 찬탄하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공덕 이미 모두 버렸는데, 하물며 다시 그 나머지 허황되고 거짓된 이름에 있어서 이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긴 밤의 모든 중생들을 이익케 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024_0503_a_06L迦葉言比丘及餘六群大德莫謂我自歎其所有功德皆已捨之況復其餘虛假之名所以說者爲欲利益長夜諸衆生故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가섭아. 네가 이익코자 하는 일은 나를 제외하고 다른 성문들이 미칠 수가 없구나. 너는 여섯 무리 비구들의 어리석음을 가엾게 여겨 마땅히 참회하게 해 주어라.”
024_0503_a_10L佛告迦葉善哉善哉迦葉所利益事除吾一人其餘聲聞無能及者汝可爲諸六群愍其癡故當與懺悔
이때 우바리(優波離)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옷을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끊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배한 뒤 세존께 여쭈었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 선법을 세우고 상수구를 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께서 그것을 세우시지는 않는다. 세우는 까닭은 오탁중생(五濁衆生)을 위하여 그것을 세울 뿐이니라. 오탁(五濁)이란 것은 이른바 겁탁(劫濁)ㆍ명탁(命濁)ㆍ중생탁(衆生濁)ㆍ업탁(業濁)ㆍ번뇌탁(煩惱濁)이니, 과거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나는 지금이 오탁악세(五濁惡世)이므로 그것을 제정하는 것이니라.”
024_0503_a_13L爾時優波離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禮佛問世尊言一切諸佛皆建立善法上受具不佛告優波非一切諸佛皆建立之所以立者爲五濁衆生建立之耳五濁者所謂劫濁命濁衆生濁業濁煩惱濁過去未來諸佛亦復如是我今五濁惡世是故制之
024_0503_b_02L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몇 가지 경우가 선법을 세우고 상수구를 하여 원만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경우가 원만하였느니라. 어떠한 것이 다섯인가?
첫째는 최후변신(最後邊身)이고, 둘째는 파혜(婆醯)와 파라가(破羅伽)와 지파륵가(至婆勒伽)로서 앞서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는 자가 이것이다. 셋째는 소타이(蘇陀夷)를 따른 것으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은 것이고, 넷째는 소를 방목하는 난타(難陀)이다. 다섯째는 지금의 가섭이 여래에게서 구족계를 받은 것이니, 다른 성문들은 아니다. 우바리야, 이 다섯 가지 경우가 선법을 세우고 상수구를 하여 원만하였느니라.”
024_0503_a_21L優波離問佛幾處得建立善法上受具滿足佛告優波離五處滿足何等爲五一者最後邊身二者婆醯破羅伽至婆勒伽先得須陁洹果者是三者隨順蘇陁夷諸漏已盡心得解脫四者難陁放牛兒五者今迦葉如來受具戒非餘聲聞優波離此五處建立善法上受具而得滿足
“세존이시여, 몇 가지 경우가 있어야 백사갈마로 수구를 하되 원만함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경우가 있어야 원만함을 얻느니라. 첫째는 화상이 여법(如法)해야 하고, 둘째는 아사리가 여법해야 하며, 셋째는 일곱 명의 스님이 청정해야 하고, 넷째는 갈마가 성취되어야 한다. 다섯째는 많은 스님들과 화합하여 함께 하고자 하는 경우이다.
우바리야, 이 다섯 경우의 성취가 없으면 원만하다고 할 수 없느니라. 이 중에 네 가지 수구가 있으니, 선래(善來) 내지 백사(白四)이다.
024_0503_b_05L世尊有幾處白四羯磨受具而得滿佛言有五處而得滿足一者和上如法二者二阿闍梨如法三者七僧淸淨四者羯磨成就五者衆僧和合與欲優波離此五處不成就不名滿此中有四種受具從善來乃至白四是也
비구니에게도 또한 네 가지 수구가 있다. 첫째는 마등기녀(摩登祇女)이고, 둘째는 사법(師法)이며, 셋째는 견사현전(遣使現前)이고, 넷째는 백사갈마이다. 함께 하고자 하는 경우이다.
칙청수구(勅聽受具)와 상수구, 이 둘은 선법을 세우고 상수구를 짓는 것이다. 이름을 지어 비구니의 상수구를 설하는 것 역시 선법을 세우고 상수구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상은 수구를 말한 것이다.
024_0503_b_12L比丘尼亦有四種受具一者如摩登祇女是二者師法是三者遣使現前四者白四羯磨是勅聽受具上受此二皆作建立善法上受具名說比丘尼上受具亦建立善法上受具名說是名受具
불수구(不受具)란 위와 다른 수구를 이름하여 불수구라 한다. 만약에 성문이 선래(善來)라는 말을 사용하여 사람에게 계를 주면 수구를 성취한 것이 아니며, 3어를 사용하여 사람에게 계를 주면 또한 수구를 얻은 것이 아니다. 백사갈마하여 성취하지 못하면 역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024_0503_b_18L不受具者異於上受名不受具若聲聞用善來語授人戒者不成受具用三語授人戒亦不得受具白四羯磨唱不成就者亦不得受具非法僧亦不得受具
비법승(非法僧) 또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무엇을 비법승이라 부르는가? 수계 장소에 나아가지 않거나, 갈마를 먼저하고 아뢰는 것[白]을 나중에 하거나, 또 다시 다른 갈마를 짓는 것 모두는 비법승이라 이름한다.
024_0503_b_22L何者名非法僧不就戒場先羯磨後白又復更作餘羯磨皆名非法僧
024_0503_c_02L부처님을 여의고, 법을 여의고, 비니를 여의어 구족계를 받으면 역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나이가 만 20세가 되지 않으면 수구를 얻을 수 없다. 화상이 없거나, 화상이 둘이거나, 화상이 셋이거나, 나아가 화상이 많은 것 또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024_0503_b_24L離佛離法離毘尼受具亦不得具年不滿二十不得受具若受亦不得具若無和上若二和上若三乃至衆多作和上亦不得受具
수계자나 화상이 몸을 숨겨 나타나지 않는 것 또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십 수 명의 많은 스님들이 비록 다 찼더라도 한 스님이라도 몸을 숨겨 나타나지 않거나, 수계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또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밖으로 큰 경계를 맺지 않고 바로 작은 경계를 맺으면 또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만약에 화상과 많은 스님들과 수계인이 서로 경계의 안과 밖에 있으면, 또한 수구를 얻을 수 없다.
024_0503_c_05L若受戒者若和上隱身不現亦不得受具十數衆僧雖滿若一隱不現受戒者不現亦不得受具外更不結大界直結小界亦不得受具若和上衆僧受戒人互在界內外亦不得受
024_0504_a_02L열세 가지의 사람은 화상을 모시고 수구를 얻을 수 없다.
첫 번째는 재가 시에 우바새계(優婆塞戒)를 받고 하나라도 훼손하여 파계하거나 8재계(齋戒)를 받고 하나라도 훼손하거나 사미 10계를 받고 하나라도 훼손한 이와 같은 사람은, 후에 출가하여도 계를 얻을 수 없으며 또한 화상을 모실 수 없다. 두 번째는 출가와 재가 시에 비구니의 청정행(淸淨行)을 파괴한 자는 또한 화상을 모실 수 없다. 세 번째는 옷과 음식 때문에 스스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거짓으로 스님들 속에 들어와 스님들과 법사(法事)를 같이 하는 자는, 또한 화상을 모실 수 없다. 네 번째는 외도의 사람으로서 불법 가운데에 출가하였으나 후에 도를 싫어하여 계를 버리지 않고 나갔다가 외도로부터 돌아와 불법 가운데에 있고자 해도, 부처님은 이 사람이 스님들 가운데에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나니, 화상을 모실 수 없다. 다섯 번째는 황문(黃門)32)은 화상을 모실 수 없다. 여섯 번째는 아버지를 죽인 자, 일곱 번째는 어머니를 죽인 자, 여덟 번째는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낸 자, 아홉 번째는 성자[眞人]인 아라한을 죽인 자, 열 번째는 승단의 화합을 깨뜨린 자, 열한 번째는 사람이 아닌 것이 모습을 변형하여 사람이 된 자이니, 이름하여 사람이 아닌 자이다. 열두 번째는 축생도(畜生道)에서 형태를 변형하여 사람이 된 자, 열세 번째는 두 가지 근(根)을 모두 가진 자33)이다.
이와 같은 열세 가지는 화상을 모실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은 계(戒)가 없기 때문이다.”
024_0503_c_11L有十三種人不得作和上受具在家受優婆塞戒若毀破一有受八齋毀一若受沙彌十戒毀一如此人後出家亦不得戒亦不得作和上 二者若出家在家破比丘尼淨行不得作和上三者爲衣食故自剃頭著袈裟詐入僧中與僧同法事此亦不得作和上四者若有外道人於佛法中出家後時厭道不捨戒而去外道中還來欲在法中佛不聽此人在於僧中亦不得作和上五者黃門不得作和上六者殺父七者殺母者出佛身血九者殺眞人羅漢十者破和合僧十一者若非人變形爲人者名爲非人十二者若畜生道變形爲人者十三者二根人如是十三種不任作和上何以故是人無戒故
毘尼母經卷第一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불ㆍ법ㆍ승에 귀의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2. 2)일백삼갈마(一白三羯磨) 라고도 쓴다. 대중 가운데서 일을 할 때에, 수계와 같은 중요한 일에는 대중을 모으고 먼저 그 일의 경위를 자세히 말하는 것을 백(白)이라 하고, 다음에 세 번 그 가부를 물어 결정하는 것을 3갈마라 한다. 곧 한 번 아뢰고, 세 번 갈마 하는 것을 백사갈마라 한다.
  3. 3)5법이 있어 심성을 가려 선법을 낼 수 없게 하는 것이다. 탐욕개(貪慾蓋:5욕에 집착함으로 심성을 가리움)ㆍ진에개(瞋恚蓋:성내는 것으로써 심성을 가리움)ㆍ수면개(睡眠蓋:마음이 흐리고 몸이 무거워짐으로 심성을 가리움)ㆍ도회개(掉悔蓋:마음이 흔들리고 근심함으로 심성을 가리움)ㆍ의법개(疑法蓋:법에 대하여 결단이 없이 미룸으로써 심성을 가리는 것)이다.
  4. 4)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ㆍ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ㆍ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ㆍ비상비비상처정(非常非非常處定)의 네 가지이다.
  5. 5)재가인이 하루 밤 하루 낮 동안 받아 지키는 계율에 관한 것이다. 첫째는 중생을 죽이지 말라, 둘째는 훔치지 말라, 셋째는 음행하지 말라, 넷째는 거짓말 하지 말라, 다섯째는 술 먹지 말라, 여섯째는 꽃다발 쓰거나 향 바르고 노래하지 말며 가서 구경하지 말라, 일곱째는 높고 넓은 큰 잘 꾸민 평상에 앉지 말라, 여덟째는 때 아닌 적에 먹지 말라 등이다. 이 가운데 여덟 번째는 재(齋)이고, 나머지 일곱은 계(戒)이다.
  6. 6)소송들이 닦는 네 가지 계위에 관한 것으로 증과(證果)를 향하여 수행하되, 아직 과(果)에 이르지 못한 동안을 말한다. 수다원향ㆍ사다함향ㆍ아나함향ㆍ아라한향이다.
  7. 7)소승 증과의 4계위로서 과(果)는 무루지(無漏智)가 생기는 지위이다. 수다원과ㆍ사다함과ㆍ아나함과ㆍ아라한과이다.
  8. 8)살(殺)ㆍ도(盜)ㆍ음(婬)ㆍ망(妄)의 네 가지인 4바라이를 말한다.
  9. 9)4념처(念處)를 말한다.
  10. 10)비구니가 지켜야 하는 여덟 가지 경법에 관한 것이다. 첫째, 100세의 비구니라도 새로 비구계 받은 비구를 보거든 일어나 맞아 예배하고, 깨끗한 자리를 펴고 앉기를 청해야 한다. 둘째, 비구니는 비구를 흉보거나, 꾸지람하지 못한다. 셋째, 비구니는 비구의 죄를 들어, 그 허물을 말하지 못한다. 넷째 식차마나는 이미 6법을 배웠으므로 대중 스님들을 따라서 대계(大戒) 받기를 구해야 한다. 다섯째, 비구니가 승잔죄(僧殘罪)를 지었을 때에는 반달 동안 안에 2부 대중이 있는 가운데서 참회해야 한다. 여섯째, 비구니는 반달마다 비구 대중 가운데서 가르쳐 줄 사람을 구해야 한다. 일곱째, 비구가 없는 곳에서 여름 안거를 하지 못한다. 여덟째, 여름 안거를 마치거든 마땅히 비구 대중 가운데 가서 자자(自恣)할 스승을 구해야 한다.
  11. 11)신역은 사념주(四念住)이다. 소승의 수행자가 3현위(賢位)에서 5정심관(停心觀) 다음에 닦는 관에 관한 것이다. 신념처(身念處)ㆍ수념처(受念處)ㆍ심념처(心念處)ㆍ법념처(法念處)의 네 가지이다.
  12. 12)수행에 있어서의 여덟 가지 길에 대한 것이다. 곧, 정견(正見)ㆍ정어(正語) ㆍ 정업(正業)ㆍ정명(正命)ㆍ정념(正念)ㆍ정정(正定)ㆍ정사유(正思惟)ㆍ정정진(正精進)이다.
  13. 13)6식(識)의 소의(所依)가 되어 6식을 일으키고, 대경(對境)을 인식케 하는 근원으로 안근(眼根)ㆍ이근(耳根)ㆍ비근(鼻根)ㆍ설근(舌根)ㆍ신근(身根)ㆍ의근(意根)을 말한다.
  14. 14)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닿임ㆍ법(法)의 6경(境)을 말한다.
  15. 15)객관적 만유의 대상을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의 경(境)으로 하고, 이 6경에 대하여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닿고, 알고 하는 인식작용을 말한다.
  16. 16)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을 말한다.
  17. 17)6근(根)ㆍ6경(境)ㆍ6식(識)의 각각이 계(界)를 이루어 6근계와 6경계가 성립되고, 식별의 작용에 의해 6식계가 성립되어 18계가 이루어진다.
  18. 18)12처(處)를 말한다. 6근(根)과 그 대상인 6경(境). 이 6근과 6경이 접촉하여 온갖 정신작용이 일어난다.
  19. 19)5온(蘊)을 말한다. 무릇 생멸하고 변화하는 것을 종류대로 모아서 5종으로 구별한 것으로서 색온(色蘊)ㆍ수온(受蘊)ㆍ상온(想蘊)ㆍ행온(行蘊)ㆍ식온(識薀)을 말한다.
  20. 20)아라한의 지혜에 갖추어 있는 자재하고 묘한 작용에 대한 것이다. 지혜가 분명히 대경을 아는 것을 명(明)이라 한다. 6신통(神通) 중의 숙명통ㆍ천안통ㆍ누진통에 해당하는 숙명명(宿命明)ㆍ천안명(天眼明)ㆍ누진명(漏盡明)을 말한다.
  21. 21)육종신통력ㆍ육신통이라고 한다. 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신족통(神足通)ㆍ누진통(漏盡通)의 여섯 가지 이다.
  22. 22)내유색상관외색해탈(內有色想觀外色解脫)ㆍ내무색상관외색해탈(內無色想觀外色解脫)ㆍ정해탈신작증구족주(淨解脫身作證具足住)ㆍ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ㆍ식무변처해탈(識無邊處解脫)ㆍ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ㆍ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ㆍ멸수상정해탈신작증구족주(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의 여덟 가지이다.
  23. 23)진여의 이치, 열반의 체(體)를 말한다. 이는 생멸을 멀리 여읜 것을 말한다.
  24. 24)성자가 되는 네 가지 행법에 관한 것이다. 항상 밥을 빌어먹고, 항상 분소의(糞掃衣)를 입고, 늘 나무 아래 앉고, 진기약(陳棄藥)을 먹는 것이다.
  25. 25)번뇌를 제거하고 의ㆍ식ㆍ주를 간단히 하여 불도를 수행하는 12가지 행법(行法)이다.
  26. 26)세속 사람이 버린 헌 옷을 주어다 빨아서 지은 가사. 이 버린 옷은 똥을 닦은 헝겊과 같으므로 분소의라 한다.
  27. 27)인간의 마음을 선동하는 여덟 종류의 일들을 가리킨다. ①이득(lābha) ②손실(alābha) ③칭찬(yaśas) ④비난(ayaśas) ⑤훼(毁:nindā) ⑥예(譽: parśaṃsā) ⑦즐거움(sukha) ⑧괴로움(daḥkha) 등이다.
  28. 28)눈으로 빛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ㆍ혀ㆍ몸으로 냄새ㆍ맛ㆍ촉감을 알고, 뜻으로 법을 아는 것이다. 심식(心識)이 객관 세계에 접촉함을 총칭한 것이다.
  29. 29)제비뽑기라는 것은 산가지[籌]를 이용하여 승려의 수를 세거나 다수결로 결정을 하는 등의 의식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30. 30)불교에 대한 실천 방면의 기초적 덕목이 되는 5종에 관한 것이다. 신력(信力)ㆍ진력(進力)ㆍ염력(念力)ㆍ정력(定力)ㆍ혜력(慧力)이다.
  31. 31)불도를 수행하는데 지혜로써 참되고 거짓되고 선하고 악한 것을 살펴서 골라내고 알아차리는 데 7종이 있다. 택법각분(擇法覺分)ㆍ정진각분(精進覺分)ㆍ희각분(喜覺分)ㆍ제각분(除覺分)ㆍ사각분(捨覺分)ㆍ정각분(定覺分)ㆍ염각분(念覺分)이 그것이다.
  32. 32)내시처럼 남근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33. 33)남근(男根)과 여근(女根)의 두 가지 근을 가진 자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