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치료하는 약은 네 가지 종류가 있으니, 오전[中前]에 복용하는 약은 오후[中後]나 7일이나 종신(終身)토록 복용할 수 없다. 오후 약은 오전에도 역시 복용하나 종신토록 간직할 수 없다. 오후 약에는 7일 동안 간직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간직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종신약 중에는 오전, 오후 내지 7일 모두 복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약(藥)건도 중에 자세히 밝힌다.
바라문의 아들 시라(尸羅)는 8종의 장(漿)을 가지고 부처님께 보시하였다. 첫째 암라장(菴羅漿), 둘째 첨파장(瞻婆漿), 셋째 조장(棗漿), 넷째 괴미장(壞味漿), 다섯째 다장(多漿), 여섯째 사림비장(沙林毘漿), 일곱째 파유사장(破留沙漿), 여덟째 감장(甘漿) 등이다. 이러한 장들은 부처님께서 비구들이 복용하는 것을 허락하셨다.
부처님께서 술에 관해 제정하신 것은 사제(莎提) 비구가 술을 마셔 취한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것을 정하여 술 마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존자 미사새(彌沙塞)가 말하였다. “사제 비구가 조금씩 술을 마셔 오래도록 몸을 길렀는데, 출가 한 뒤에는 마시지를 않아서 몸이 조화롭지 않기에 여러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자는 항아리 위에서 그것을 냄새 맡는 것은 허락한다. 만약 차도가 있으면 냄새 맡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만약 냄새를 맡아도 차도가 없는 사람은 술로 몸을 씻는 것을 허락한다. 다시 차도가 없으면 술을 밀가루와 섞어 술떡을 만들어 먹고, 만약 또 다시 차도가 없으면 술에 몸을 담그는 것을 허락한다’고 하셨다”
024_0532_c_02L존자 가섭유(迦葉惟)가 말하였다. “어떤 장(漿)은 처음에는 마시는 것이 적당하나 나중에는 적당하지 않다. 어떤 장은 처음에도 마시는 것이 적당하고 나중에도 마시는 것이 역시 적당하다. 어떤 장은 처음에도 마시는 것이 적당하지 않고 나중에도 역시 마시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 어떤 장은 처음에는 마시는 것이 적당하지 않으나 나중에는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부처님께서 비사리에서 정하신 바와 같이 누룩은 먹을 수 없으며 스스로 발효한 술은 마시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
존자 가섭유가 말하였다. “여덟 종류의 술은 마실 수가 없으니, 누룩으로 빚은 술은 마실 수가 없다. 또 밀가루로 술을 빚어 비록 갖가지 약을 넣었더라도 또한 마실 수가 없다. 또 술이 발효하여 능히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은 마실 수 없으며, 술이 비록 달더라도 능히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은 역시 마실 수 없다. 청주(淸酒)도 마실 수 없고 소초주(小酢酒)도 마실 수 없으며 세말반주(細末飯酒)도 마실 수 없고 서타주(書陀酒)도 마실 수 없다. 이와 같은 등의 술은 많으나 모두 다 마실 수가 없다.”
존자 살바다가 말하였다. “창포와 복숭아와 곡식을 사용하여 술을 빚어도 마실 수가 없으며, 꿀을 사용하여 술을 빚어도 마실 수가 없고, 곡식을 부수어서 술을 만들어도 마실 수가 없으며, 갖가지 여러 과일들을 가지고 술을 만들어도 마실 수 없다. 이와 같은 일체의 술은 마실 수가 없다. 이것을 마시기에 적당하지 않은 술이라고 이름한다.”
이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셨는데 여섯 무리의 비구가 높은 굽의 나막신을 신고 선방에 들어왔다. 나막신의 소리가 높고 커서 좌선하는 비구가 이 소리를 듣고는 적군의 말이 도달하여 큰 황포(惶怖)함을 부리는 줄 알았다. 부처님께서 들으시고는 이를 인해 계를 지으셨다. “지금부터 비구는 일체의 나막신을 신을 수가 없으나 병자와 화장실에 오를 때는 제외한다.” 이를 이름하여 나막신을 인연한 것이라 한다.
024_0533_a_02L이때에 자를 유로노(流盧奴)라고 하는 장자가 있었다. 그가 처음 태어날 때 아버지가 기뻐한 까닭으로 20만억 금전을 보시하였기에 곧 20억이라고 이름하였다. 이 사람은 굉장히 큰 부자로서 태어난 이래로 흙을 밟지 않았기에 나중에 부처님께 출가하여 부지런히 닦고 배워 아라한과를 얻었으나, 길을 갈 때 발에 피가 흘러 고통스러웠다.
부처님께서 그가 아주 어려서부터 부유하고 안락해서 발로 흙을 밟지 않았다는 것을 아시고는 한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는 것을 허락하시니, 유로노가 곧 세존께 아뢰었다. “제자는 능히 뛰어나게 부귀한 이와 같은 가업(家業)도 버렸는데 어찌 다시 한 켤레 가죽신에 탐착하겠습니까? 그러나 만약 세존께서 모든 비구가 신도록 허락하신다면 제자는 당연히 신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로 인해 비구가 가죽신을 신는 것을 허락하셨으나 가죽신 신은 이는 법을 듣지 못하게 하셨으며, 병자는 가죽신을 신고 법을 들을 수 있게 하셨다. 어떤 비구가 가죽신을 신고 탑으로 들어오니, 부처님께서 곧 계를 제정하셨다. “가죽신을 신고 탑에 들어오거나 탑 주변에 있는 것과 나아가 부라(富羅)를 신고 탑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노라.” 이러한 까닭은 그 땅의 여러 사람이 가죽신이나 부라를 신으면 모두 교만심을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고로 부처께서는 신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이를 가죽신을 신는 인연이라고 한다.
아반제국(阿盤提國)은 추운 연고로 가죽을 간직하는 것을 허락하셨으나 다섯 종류는 제외하였으니, 첫째 사자 가죽, 둘째 곰 가죽, 셋째 말곰 가죽, 넷째 용 가죽, 다섯째 사람 가죽이다. 이와 같은 등의 가죽은 모두 간직할 수 없고, 마땅한 것이 아니다.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코끼리 가죽ㆍ말 가죽ㆍ낙타 가죽ㆍ소 가죽ㆍ나귀 가죽으로, 이와 같은 것들을 축적하는 무리가 많았다. “출가인의 법에는 술을 큰 옹기 안에 담거나 술을 큰 구리병에 담아 간직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등은 사람들이 싫어하고 의심을 하니 간직하지 말라.”
024_0533_b_02L이때에 비사거록(毘舍佉鹿)의 어머니가 승려에게 여섯 가지 물건을 보시하였는데, 하나는 시간을 재는 좋은 상(床)이고, 둘은 구리 바리[銅盔]이고, 셋은 등잔대이고, 넷은 부채이며, 다섯은 빗자루이며, 여섯은 큰 구리그릇이다. 여러 비구가 의문이 생겨서 부처님에게 여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구리그릇은 마땅히 받지 말고 나머지 다섯은 받아라.”
한 기와장이가 있어 커다란 기와 그릇 등을 만들어 가지고 스님들께 보시하였다. 스님들이 의문이 생겨서 부처님에게 여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그릇을 제외하고 다른 것은 모두 받아라.”
024_0533_b_05L有一瓦師。大作瓦器持布施僧。僧生疑問佛。佛言。除大器餘者皆受。
이때에 두 상인이 있어 기원정사로 가는데 멀지 않았다. 한 명은 부처님의 말씀을 믿었고 다른 한 명은 믿지 않았다. 믿지 않은 자가 말하기를, “사문 석자는 탐내는 마음이 있는 까닭에 큰 그릇을 많이 축적한다”고 하자, 믿는 사람이 말하기를, “사문 석자는 탐내는 마음이 없고 큰 그릇을 축적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두 사람은 서로 금전 5백을 걸었다. 두 사람 모두 기원정사에 도착하여 여러 단월들이 큰 그릇을 여러 스님들께 보시하는 것을 보았다. 믿는 사람은 같지 않다 하고는 5백 금전을 갚았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들으시고는 곧 제정하셨다. “비구들은 지금부터 술을 담는 큰 그릇을 간직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두 상인은 다시 다른 때에 이치를 다투었는데 믿지 않는 사람이 말하기를, “사문은 이제 탐심이 많아서 아직도 큰 그릇을 축적한다”고 하였다. 믿는 사람이 말하기를, “사문은 지금 큰 그릇을 모으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두 사람은 같이 논쟁하였는데 다시 천전(千錢)을 걸었다. 믿지 않는 사람이 커다란 그릇을 많이 가지고 와서는 사문에게 보시하였는데, 여러 비구들이 모두 받지 않았다. 믿지 않는 사람은 도로 빚 천전을 갚았다. 이것을 그릇을 간직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때에 바난타(婆難陀) 석자가 지팡이 끝에 양털을 묶어서 짊어지고 가고 있었다. 단월이 보고는 웃으면서 “털을 팔 것입니까?”라고 짐짓 물었는데, 난타가 “팔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와 같이 전하여져 세존의 귀에 들리자, 세존께서는 곧 제정하셨다. “지금부터 비구가 지팡이 끝에 양털을 묶어서 어깨 위에 메고 가는 것을 허락지 않노라.”
024_0533_c_02L지팡이를 잡은 사람을 위해서는 설법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지팡이 끝에 쇠나 사슴뿔을 응당 붙이는데 왜냐하면 지팡이가 닳을까 걱정해서이다.
024_0533_b_24L不聽爲捉杖人說法。杖頭若鐵若鹿角皆應著也。何以故。恐杖盡故。
여러 비구가 물들이는 풀을 삶는 법은 3척의 지팡이를 만들어서 그 끝에 풀을 묶고 끓어 넘칠 때에 지팡이로 그것을 휘젓는다. 만약 물들이는 풀이 익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그릇에 물을 뜨고는 지팡이를 잡고서 물들이는 풀을 찔러 즙을 낸다. 걸러서 물을 뜬 그릇 중에 물들이는 풀이 익었으면 즙은 물 아래로 곧장 가라앉는다. 만약 익지 않았으면 물 위로 뜬다. 익게 되면 깨끗하게 걸러서 옷을 염색하고, 염색하고 나서 옷을 말리고자 할 때는 평지에 놓아둔다. 마땅히 네 모퉁이가 오그라들지 않게 하고 옷을 겹치려고 할 때는 당연히 묶어서 축(軸)위에 놓고는 평평하게 한다.
발란타(跋難陀) 석자가 발우주머니에 발우를 담고는 지팡이 끝에 꿰어 머리에 이고 갔다. 여러 대신들이 멀리서 보고는 왕이 깃발을 높이 들고 도착했다고 생각하여 모두 그를 멀리 피했는데, 도착하고서 비로소 그가 사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러 신하가 모두 그를 싫어하니, 부처님께서 들으시고 곧 정하셨다. “비구가 지팡이 끝에 바랑을 꿰어 머리에 이고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노라.”
024_0534_a_02L이때에 세존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어떤 비구가 니단림(尼檀林) 속에서 밤중에 가고 있었는데, 마음에 독사나 벌레가 쏘는 것 그리고 여러 악한 짐승 등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것을 인하여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가 밤에 무서운 곳을 갈 때에 주석 지팡이를 움직여 소리를 내어서 여러 악한 독벌레가 멀리 가게 하여라.” 이와 같이 자세히 알라.
지팡이에 대해서 꾸짖는 것은 가책(呵責)갈마, 빈출멸빈(擯出滅擯)갈마, 의지(依止)갈마, 참회(懺悔)갈마, 승불견범사자(僧不見犯事者)갈마, 미수참회(未受懺悔)갈마, 불사악견(不捨惡見)갈마 등의 이와 같은 것들은 백사갈마를 짓되, 별주(別住)를 행하는 6일 마나타(摩那埵)나 이어위반(異語違返)이나 복발불어(覆鉢不語)를 주니, 다섯은 백사갈마이고 둘은 백일갈마이다. 이를 이름하여 빈벌(擯罰)이라 한다.
무엇을 발우주머니라 하는가? 걸식할 때에 이르러 발우를 응당 안치하되, 발우주머니 안에 두어야 한다. 여러 단월이 국과 밥을 보시하면 손으로 주머니를 잡아 발우 안에 쏟아 붓는다. 국과 밥이 비록 넘쳐 발우 밖에 나와서 주머니를 더럽히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단지 뜨거운 것이 올 때에 손을 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제자가 있어 걸식할 때에 응당히 발우에 채워 화상 아사리에게 준다.
이때에 왕사성에 큰 장자가 있었는데 전단향 나무를 얻고 장인을 고용하여서 전단 발우를 만들고는 보석을 이용하여 주머니를 만들었다. 정원에 높은 깃발을 세우고 그 주머니를 깃발 머리에 걸고는 말하였다. “만약 왕사성 중에 신통력이 있는 사문 바라문으로서 능히 날아서 손을 펴 그것을 취할 수 있으면 취한 자가 그것을 얻을 것이다.”
외도 부란나가섭이 장자가 있는 곳에 이르러서 말하였다. “나는 진정 큰 아라한이니 신통력으로 드러내어 그것을 취할 것이다.” 여러 육사 외도가 각각 신통력을 발휘하였으나 그것을 취할 수가 없었다. 이때에 목련이 큰 돌 위에 머무르면서 거닐고 있었는데 빈두로(賓頭盧)가 목련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부처님 제자 중에서 신통력이 제일이시니 능히 사자후로써 신통력을 드러내어 그 발우를 취하십시오.”
빈두로가 곧 신통력을 드러내어 큰 돌 위에 올라가서 허공을 타고 왕사성 둘레를 도니, 보는 사람들이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었다. 그 돌이 만약 떨어진다면 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장자가 이때에 높은 누각 위에 있으면서 빈두로가 신통력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만족하고는 손을 깍지 껴서 합장하고 빈두로를 향해 예를 올리고 말하였다. “제자는 이미 존자에게 발우를 공양했으니, 그 발우를 취하십시오.”
빈두로가 세존께 대답하였다. “실로 그렇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로 빈두로를 꾸짖었다. “어찌하여 저 나무 발우를 위하여 여러 재가인에게 신통력을 드러내었는가? 비유하자면 음란한 여자가 반 푼의 돈을 위해서 사람의 형체를 보여준 것과 같으니, 너도 이와 똑같다. 지금부터 전단으로 만든 발우를 간직할 수 없으며 또한 나무 발우를 위해서 신통력을 드러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노라. 만약 여러 외도를 항복받기 위해서라면 신통력을 드러낼 수 있다.”
어째서 주머니를 간직하게 하는가? 사미와 정인(淨人)이 같이 바깥으로 다니다가 과일을 얻고서 좋아하는 자는 스스로 먹고 싫어하는 사람은 스승에게 주었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들으시고는 여러 비구들로 하여금 발우주머니를 만들게 하여 과일을 얻으면 그 안에 넣고 입구를 단단히 묶어서 스스로 그것을 지니고는 사찰 내에 이르러 손을 씻고 법답게 받아먹게 하셨다.
024_0534_c_02L존자 살바다가 말하였다. “어떤 비구가 정인과 함께 걸식할 때에 그 정인이 음식을 들고 신경을 쓰지 않아서 외도가 독약을 집어넣었는데도 이를 알지 못했다. 비구는 머무는 곳에 이르러서 먹고는 곧 죽었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인하여 여러 비구에게 교시하기를, ‘여러 비구는 지금부터 각자가 발우주머니를 만들어서 발우를 담아 스스로 그것을 지녀야 한다’고 하였으니, 이런 여러 인연으로 인하여 주머니를 간직하는 것을 허락하셨다.”
마늘은 병든 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먹을 수가 없었다. 이때에 세존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대중 속에서 설법하실 때 어떤 비구가 마늘을 먹고는 부처님 계신 곳을 멀리해서 대중들의 바깥에 앉으니, 부처님이 아난에게 물으셨다. “저 비구는 무슨 이유로 혼자 멀리 따로 앉아 있는가?” “저 비구는 마늘을 먹어서 그 때문에 따로 앉아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잘 설법하고 있는데 저 사소한 일 때문에 법을 듣지 못하는구나.” 그리고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으로부터 병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늘을 먹을 수가 없느니라.”
한때에 사리불이 풍병을 얻었는데 의사가 마늘을 복용하도록 하자, 곧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자는 복용하는 것을 허락한다.” 이때에 세존께서 비사리에 계셨는데 성 밖에 한 단월이 마늘을 크게 재배하고 있었다. 투라난타(偸羅難陀)라는 비구니가 자주 그 마늘 밭 주변을 지나 다녔다. 그 단월은 선심(善心)이 복덕이 되기 때문에 물어보았다. “존자께서는 마늘을 먹지 않습니까?” “본래는 먹을 수가 없지만, 마늘을 먹으면 음식을 내려가게 하는 데 심히 좋습니다.”
024_0535_a_02L단월은 곧 그것을 보시하고 여러 승려들에게 하루에 다섯 쪽의 마늘을 줄 것을 허락하였다. 투라난타는 곧 비구니중에게 말하였고, 그 단월은 하루에 스님에게 다섯 쪽의 마늘을 허락하였다. 스님이 만약 필요로 하면 사미니가 가서 얻게 했다. 어떤 비구니가 마늘을 필요로 하여서 식차마니인 사미니로 하여금 가서 그것을 가져오도록 시켰는데, 마침 마늘 주인은 마늘을 가지고 성안의 시장에 들어갔다. 어떤 정인이 마늘 밭을 지키고 있었는데 사미니가 물었다. “마늘 주인은 어디로 갔습니까?” 정인이 대답했다. “성 안의 시장에 갔습니다.”
사미니는 그에게 마늘을 원했으나 정인이 대답하였다. “나는 알지 못합니다. 단지 마늘을 지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사미니가 화가 나서 말하였다. “주인이 주게 했는데 너는 어찌 지키려고 하는가?” 그리고 손으로 그것을 파서는 “이것은 화상의 몫이요 이것은 아사리의 몫이요 이것은 오늘 몫이요 이것은 내일 몫이다” 하면서, 이와 같은 몫을 마음대로 가지고 가버렸다. 마늘 주인이 돌아와서 그것을 보고는 지키는 사람에게 물었다. “저 마늘을 누가 가져갔느냐?”
정원을 지키는 사람이 위와 같은 연고로써 모든 사정을 주인에게 아뢰었다. 마늘 주인은 곧 여러 비구니를 싫어하고 꾸짖었다. 이와 같이 전하여져 세존께서 그것을 들으시고는 여러 비구니를 불러 꾸짖으면서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비구니는 마늘을 먹을 수가 없다. 먹으면 바야제(波夜提)를 얻느니라.”
어떤 비구가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법에서는 마땅히 어떠한 칼을 사용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동이나 쇠로 칼을 만들어 머리카락을 자르라.” 이미 칼을 만들었으나 안전하게 놓아 둘 장소가 없기에, 또 다시 세존께 여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동이나 철이나 뿔이나 대나무나 갈대를 사용하여 만들라.” 칼을 안치하여 간직하는 법에는 나무껍질 혹은 소나 양의 가죽에다 그것을 안치하여 간직한다. 이것을 머리카락을 자르는 칼을 놓아두는 법이라고 한다. 잡건도 가운데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비구니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법은 마땅히 돌아가며 서로 깎아 준다. 만일 남자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이이면 마땅히 두 비구니가 서로 껴안고 자르게 한다. 만약 비구니가 머리카락을 잘라 주는 남자에게 욕정을 일으키고 남자 또한 비구니에게 욕정의 마음이 있다면 자르게 해서는 안 된다.
024_0535_b_02L수레에는 네 종류가 있으니, 첫째가 코끼리 수레요, 둘째가 말 수레요, 셋째가 차 수레이며, 넷째가 가마 수레이다. 그때 구담미(狗睒彌)의 성 밖에 큰 나무가 있어서 이름을 니구타(尼拘陀)라고 하였는데, 이 나무 아래에 각종 수레가 가마를 멈추고 쉬었다. 이것을 수레라고 한다. 만일 법을 듣기 위하여 왔으면서 수레에서 내리지 않는 자에게 설법해서는 안 되나, 병든 경우는 제외한다.
병사왕(甁沙王)이 8만의 4천의 코끼리와 말을 타고 야치림(夜置林)에 당도하여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께 법을 들었다. 그때 또한 가섭형제의 무리 천 사람이 부처님 주변에 이르러 법을 들었다. 그때 세존께서 비리기국(毘梨祇國)으로부터 유행하여 비사리에 당도하셨다. 암라녀(菴羅女)와 이거자(離車子) 등이 모두 갖가지 기묘한 수레를 타고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법을 들었다. 법을 듣고 나서는 세존께 암라원에 이르러 주무시고, 다음날 제자의 미공(微供)을 받으시기를 권청하였다. 이와 같은 모든 사람이 타는 것을 이름하여 모두 수레라고 한다.
그때 여섯 무리의 비구가 여러 가지 수레를 타고 있었는데, 모든 사람이 멀리서 보고, “이는 국왕이나 대신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당도하고 나서 이들이 사문인 것을 알고는 사람들이 이를 모두 비난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를 들으시고 계율을 제정하셨다. “늙고 병든 비구를 제외하고 수레를 타서는 안 되며 코끼리와 말을 타서는 안 된다. 병든 자는 모두 탈 수 있다.”
그때 마갈제국 병사왕이 다섯 가지 종류의 장식구를 지녔으니, 하나는 금승도(金繩刀), 둘째는 칠보승(七寶乘), 셋째는 칠보관(七寶冠), 넷째는 잡칠보망선(雜七寶網扇), 다섯째는 잡보혁사(雜寶革屣)이다. 이 다섯 종류의 장엄구를 버리고 맨발로 부처님 앞에 당도하여 머리를 땅에 조아려 여래의 발에 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24_0535_c_02L그때 마갈제국의 왕을 따라온 8만 4천 인이 우루빈라 가섭 형제가 모두 앉아 있음을 보고 마음속에 의심이 생기었다. ‘우루빈라 가섭이 대사문에게 나아가 출가한 것인가. 아니면 대사문이 가섭에게 나아가 출가한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모든 이가 마음속으로 의심을 일으키는 것을 아시고 게송을 설하여 가섭에게 물으셨다.
024_0536_a_02L모든 사람들은 이를 보고 나서 비로소 부처님께서 큰 스승이시며, 가섭을 제도하신 것을 알았다. 그때 부처님은 자리에서 이미 마음속 의심이 풀린 것을 아시고, 다시 법을 설하시어 가르침을 보이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였다. 왕과 8만 4천 사람들을 모두 수다원과를 얻었으며, 10억 나유타의 모든 하늘도 또한 번뇌의 때를 여의어 법의 눈이 깨끗해짐을 얻었다.
그때 제석천과 사천왕 등이 몸을 바라문의 모습으로 바꾸어, 금부채를 잡고 부처님께 부치었다. 이와 같이 마땅히 널리 알아야 한다. 그때 여섯 무리 비구가 구슬 털이개를 잡고 스스로 휘둘러 중생을 다치게 하였다. 모든 단월이 이를 싫어하여, “어떻게 출가인이 털이개를 간직하여 장식을 하고 일부러 중생을 다치게 하는가”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로 인하여 계를 제정하셨다. “지금부터 앞으로는 털이개를 잡고 휘둘러 중생에게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된다.”
또한 비구가 털이개를 잡고 여래탑을 터니 부처님께서 바로 그것을 허락하시었다. 그때 주변에 있던 여덟 사람이 털이개를 잡고 부처님을 털으니, 첫째는 가섭(迦葉), 둘째로는 우타이(優陀夷), 셋째로는 사가타(莎伽陀), 넷째로는 미비유(彌卑喩), 다섯째로는 나가바라(那迦婆羅), 여섯째로는 균타(均陀), 일곱째로는 수나찰라(修那刹邏), 여덟째로는 아난(阿難)이다. 이와 같은 비구가 털이개를 잡고 부처님을 털었으니, 이것을 털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일제히 한곳에 모였다. 그때 볕이 뜨겁고 무더우니,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이 부채를 지니는 것을 허락하셨다. 만일 부채가 부서지면 수선하도록 허락하셨으니, 부채를 만드는 법은 베나 모직이나 혹은 종이로 모두 만들 수 있다. 그때 어떤 부부가 있어 두 사람이 나이가 들어 함께 출가하였는데, 나중에 이 도인은 걸식하다가 비구니 절에 이르렀다. 이 늙은 비구니가 먹는 자리에서 부채를 가지고 그를 부채질하자, 비구가 말하기를, “모름지기 먹는 자리에서는 부채질해서는 안 되오” 하였다.
024_0536_b_02L이 비구니는 화를 내어 부채로 비구를 때리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사정을 들으시고는 계율을 제정하셨다. “지금부터 비구니는 부채를 잡고 비구를 부채질하여서는 안 된다. 만일 무더울 때 스님들이 모여 있을 때에는 화상과 함께 수행하는 제자들은 화상에게 부채질할 수 있다. 아사리와 같이 묵는 제자는 부채질할 수 있다. 대중이 뽑은 아래 비구는 부채질 할 수 있다.” 가섭 등 여덟 사람이 부채를 잡고 부처님에게 부채질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부채질이라 한다.
이때 여섯 무리의 비구가 일산을 잡고 가죽신을 신고 길을 따라 걸어가니, 여러 단월들이 이를 비난하여 말하길, “어떻게 비구가 제멋대로 일산을 잡고 가죽신을 신고서 길을 따라 걸어 다닐 수 있는가”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인연으로 인하여 계율을 제정하셨다. “일산을 잡고 가죽신을 신고 다니지 말라. 만일 절에 있는 경우에는 가죽신을 신는 것과 나무껍질 혹은 풀로 우산을 만드는 것을 허락하나, 마을에 들어가서는 늙고 병들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어느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때 모든 이거자(離車子)가 부처님께 이르렀는데, 타는 말과 수레와 옷과 일체의 몸을 장식하는 장식물이 모두 청색이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도리천(忉利天)에서 나와서 유관(遊觀)할 때 모습과 외양을 알고자 한다면 지금의 이거자와 다르지 않다.”
이때 발난타가 손으로 기묘한 보개(寶蓋)를 잡고서 길을 따라 갔다. 모든 이가 멀리서 보고 ‘이분은 대국왕이시다’라고 하였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이 사람이 비구인 것을 알았다. 모든 사람들은 이를 비난하기를, “어찌하여 출가한 이가 이와 같이 기묘한 일산을 쓰고 길을 걸어가는가”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를 들으시고 계율을 제정하셨다. “늙은이와 병든 이를 제외하고는 비구가 일산을 잡고 다니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를 일산을 써서는 안 되는 계라고 한다.
무엇을 거울이라 하는가. 신체를 비추어 볼 수 있는 것을 거울이라 한다. 만일 병든 비구가 얼굴 위에 부스럼이 있어 약을 바르기를 원하면 마땅히 비구를 불러 약을 바른다. 그런데 발라줄 비구가 없어서 물이나 발우나 벽에 혹은 얼굴을 드러낼 수 있는 곳에 비추어 볼 수 있으면 스스로 바르되, 쇠 거울 가운데 비추어서는 안 된다.
024_0536_c_02L비구가 눈에 통증이 있어서 세존께 나아가 여쭈니, 부처님께서 세 가지 종류의 안약을 만드는 것을 가르쳐 주셨다. 첫째는 양담(羊膽)이고, 둘째는 기란선(其蘭禪)이며, 셋째는 소비란선(蘇毘蘭禪)인데, 돌 위에 얇게 그것을 갈아 사용하여 눈에 바른다. 만일 보물이 있어 안약으로 넣는 것은 부처님 또한 그것을 허락하셨다. 약을 드는 법[擧藥法]은 마땅히 죽통에 담아야 하나니, 보물을 사용하여 만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이와 같이 마땅히 널리 알아야 한다.
인도에서는 늘 약을 사용하여 눈에 발라 장엄하게 꾸민다. 여섯 무리의 비구가 속인의 법과 같이 장엄하기 위해서 날마다 약을 발라 눈을 치료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이를 들으시고 이 약을 사용하여 날마다 눈에 바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만일 병자라면 3종약을 사용하여 눈을 치료하는 것을 허락하셨다.
비구법에서는 스스로 춤을 추어서는 안 된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춤추는 것을 가르쳐줘서도 안 되니, 부처님께서 금지하신 사항이다. 아범기(阿犯祇) 부나바소(富那婆蘇) 여섯 무리의 비구 등은 스스로 노래하고 춤추고 작기(作伎)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를 들으시고 계율을 제정하셨다. “모든 비구들은 노래하고 춤추고 작기해서는 안 된다.”
여섯 무리의 비구가 있어 개가 즐겁게 달리는 법과 같이 달리니, 부처님께서는 이를 허락하지 않으셨다. 춤추는 법은 어린아이가 추는 것과 같고 노래는 곡소리와 비슷하였으니, 이 법을 비구는 모두 해서는 안 된다. 이빨을 드러내어 웃는 것은 미친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니, 이 또한 허락하지 않으셨다.
024_0537_a_02L여섯 무리의 비구가 노래를 지어 경을 외고 부처님을 찬탄하니, 부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다. 노래를 짓는 데는 다섯 가지의 허물이 있으니, 첫째는 노래 가운데 스스로 염착이 생기는 것이요, 둘째는 사람에게 염착이 생기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하늘이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넷째는 말소리가 바르지 않고 정확하지 않게 되며, 다섯째는 말의 뜻이 명료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음악이라 한다.
영락(瓔珞) 꽃다발은 스스로 걸쳐도 안 되고, 이것을 만들어 속인에게 걸치게 해서도 안 된다. 비구가 만약 부처님을 위하여 공양하고 만일 불탑이나 성문탑을 공양하기 위하여 작기하였다면 이는 범한 것이 아니다. 무엇으로 영락 꽃다발을 만드는가? 하나는 우발라화(優鉢羅花), 둘은 파사가화(婆師迦花), 셋은 담복가화(膽蔔迦花), 넷은 아제목다가화(阿提目多迦花), 다섯은 타금작화(打金作花), 여섯은 타은작화(打銀作花), 일곱은 백납화(百鑞花), 여덟은 연석화(鉛錫花), 아홉은 작목화(作木花), 열은 작의화(作衣花), 열하나는 작대화(作帶花)이니, 이를 꽃다발을 만드는 꽃이라고 한다. 존자 가섭유가 말하였다. “부처님을 위하여 만들고 나머지 중생을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면 범하는 것이 아니다.”
024_0537_b_02L부처님께서 그것을 들으시고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분소의를 얻었을 때 물에 오랫동안 담가 순수한 잿물로서 빨아 깨끗이 하여, 계묵가향(奚墨伽香)을 위에 바른 후에 입고 탑에 들어갈 수 있다. 모든 비구가 머무는 방안에 만약 냄새가 나서 머물기 어렵다면 여러 가지 좋은 향을 태워 연기를 내게 하라.” 이를 향이라고 한다.
인도의 법에서는 귀하고 뛰어난 남녀는 모두 갖가지 좋은 향을 섞어서 그것을 몸에 바르고 훌륭한 옷을 입는다. 여섯 무리의 비구들이 속인의 법과 같이 향을 사용하여 몸에 바르자, 모든 단월이 그것을 비난하기를, “어찌하여 비구는 속인의 법과 같이 하는가” 하였다. 세존은 이를 들으시고 계율을 제정하셨다. “모든 비구가 향을 사용하여 몸에 바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만약 병든 이가 있어 향을 태워서 차도가 있다면 편리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범하는 것이 아니다.”
앉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앉는다 함은 모든 스님들이 모여서 용모를 단정히 하고 의복을 정돈하여 가부좌를 하고 관[觀]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앉는다고 이름한다. 또 다시 앉는다 함이란 부처님께서 유행하다가 한 나무 아래 이르러 결가부좌를 하고 앉는 것이다. 관하는 이가 싫어함이 없는 것을 앉는다고 이름한다. 마치 좌선하는 사람처럼 한자리에서 한 겁이 지나도록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모두 앉는 것이라고 한다.
출가인은 여인과 함께 가려고 숨겨진 곳에 앉아서는 안 되니, 이는 속인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함께 가리고 숨겨진 곳에 앉으면 남자는 여자에 대해 욕망으로써 먹을 것을 삼고, 여자는 남자에 대해 욕망으로써 먹을 것을 삼는다. 비구는 이미 이 법을 버렸으므로 마땅히 같이 가리어지고 숨겨진 곳에 앉아서는 안 된다.
024_0537_c_02L존자 이발다(離跋多)가 와서 살바겸(薩婆鉗) 근처에 이르렀다. 살바겸은 이발다가 아주 먼 곳에서 와서 신체가 피로해진 것을 보고 스스로 자리를 좁혀서 이발다를 넓게 앉게 하였다. 이발다는 스스로 속으로 사유하기를, ‘존자 살바겸은 염부제 가운데 제일 윗자리에 있다. 어찌 그 앞에서 해태하고 제멋대로 하겠는가’ 하고는 곧 몸을 거두어 자리를 단정히 하고 생각을 매어 사유하였다. 이 두 사람이 앉은 것 같은 것을 앉는다라고 한다.
비구니가 있어 유행하다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는데, 주인이 없는 집에 잠시 들어가 앉았다. 집주인이 밖에서 와서 비구니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안사람에게 물었다. “그대들 누가 이 비구니를 편안하게 여기에 머물게 했는가?” 안사람이 대답하였다. “비구니 스스로 와서 사람이 없는데도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집주인이 비난하여 말했다. “어찌하여 비구니가 말도 없이 바로 앉을 수 있는가.” 부처님께서 이를 들으시고 제정하시었다. “비구니가 단월의 집에 이르면 묻지 않고 앉아서는 안 된다.”
그때 비구니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출가인이 마을에 들어갔을 때 만약 스님이 많아 방이 좁으면, 사람들은 얼마간의 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니에게 방의 넓고 좁음에 따라 주량(籌量)하여 나눌 수 있다.” 만약 사람이 병이 없는데도 스스로 땅에 크게 누워서 설법해서는 안 된다. 병자가 누워서 법을 듣기를 원한다면 마땅히 설해야 한다.
024_0538_a_02L그때 억이(億耳)비구가 아반제국(阿槃提國) 가전연자 곁으로 출가하였다. 계를 지니어 도를 닦는 데 부지런히 하고 게으르지 않아 아라한과를 얻었다. 아라한과를 얻은 뒤 아반제국으로부터 담파제국(膽婆提國)을 향하여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렀다. 부처님께서 그가 멀리서 오는 것과 아라한과를 얻었음을 보시고, 이러한 인연으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나를 위해 부구를 펴라. 또한 이 비구를 위하여 나의 방안에 부구를 펴라. 이 비구가 부처님 방안에 눕는 법이란 얼굴이 부처님을 향해야 하며 부처님을 등지고 누워서는 안 된다.”
그때 여러 비구가 있어 수면의 즐거움을 탐착하기에 3업을 폐하여 버렸다. 금강역사는 잠자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여래께서는 3아승기겁이 지나도록 여러 가지 고행을 행하여 마침내 부처님이 되시었다. 지금 여러 비구는 누워 잠자는 즐거움에 탐착하여 다시 도를 행하지 않는다. 어떻게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는 도리를 얻을 수 있을까?’
여러 비구가 이를 듣고서 더불어 위의 일로써 불세존께 나아가 여쭈니,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에게 이르셨다. “사람들의 신시(信施)를 받아먹으면서 게을러서는 안 된다. 밤의 세 때 가운데 두 때는 마땅히 좌선하고 경을 읽고 경행한다. 한 때는 스스로 숨을 편안히 한다. 이것을 와구(臥具)라고 한다.”
여러 비구가 노지에 앉아 있었는데, 오래 머물러 있던 상좌들이 모두 등의 통증으로 괴로워하였다. 이와 같은 일이 퍼져 세존께 전해졌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노지에 앉아 있어 등이 아픈 자는 비단과 하얀 피혁을 제외한 나머지 일체를 사용하여 선대(禪帶)를 지어서 앉을 수 있으며, 마땅히 선대를 사용하여 자신을 묶으라. 대를 만들 때에는 넓은 1걸수(磔手)이고, 길고 짧음은 몸의 크기에 따라서 만든다. 이것을 선대(禪帶)라고 한다.”
그때 비구가 처음으로 출가하였을 때에 부처님께서는 아직 끈을 사용하여 니원승을 입는 법을 허락하지 않으셨기에 두 끄트머리를 사용하여 허리 사이에 붙였다. 뒤에 단월의 집에 이르렀는데 무리 가운데서 갑자기 옷이 벗겨져 땅에 떨어졌다. 여러 사람이 비웃자, 비구는 몹시 부끄러워하였다. 이 인연으로 세존께 나아가 여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후부터 길고 짧은 것을 엮어서 다시 돌려서 허리에 묶되, 나머지가 2척의 길이로 해야 한다. 만약 끈일 경우 세 번 돌려 바로 허리 끝에 묶어 각각 한척 남짓 있게 한다. 이것을 대(帶)의 인연이라 하는 것이다.
024_0538_b_02L함께 수행하는 제자나 함께 묵는 제자는 화상 아사리가 밖으로 나가려 할 때에 이 새끼줄이 있는가 없는가를 관찰하고, 벌레나 쥐가 물어뜯은 곳이 있는가 없는가를 자세히 모두 살핀 뒤에 주어라. 만일 아련야 비구로서 제자가 없다면 아랫사람은 마땅히 이와 같이 자세히 모두 살핀 뒤에 윗사람에게 주어야 한다.
어떤 비구가 장난으로 다른 사람의 허리띠를 감추었다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주지 않아 주인을 걱정하게 만드니,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일도 역시 허락하지 않으셨다.
024_0538_b_09L有比丘爲戲笑故藏他繩。過時不與令主憂惱。佛亦不聽。
그때 사리불이 재가인의 집에 들어갔다. 회오리바람이 갑자기 몸에 불어와 가사가 땅에 떨어져 맨몸이 드러나니, 부처님은 이러한 일로 인하여 계율을 제정하셨다. “이제부터 비구는 가사 위에 모두 끈을 묶어야 한다. 한 쪽에 갈고리를 달고, 갈고리에 끈을 묶어 옷이 떨어지지 않게 하라. 이것을 옷에 끈을 하여 갈고리를 다는 법이라 한다.”
그때 여섯 무리 비구가 니원승을 걷어붙이고 등 위에 무거운 것을 지고 머리를 낮추어 걸어가다 몸을 드러내니, 재가인이 그것을 비난하였다. 부처님은 그것을 들으시고 이러한 인연으로 인하여 계율을 제정하셨다. “이제부터 비구가 무거운 것을 짊어지고 옷을 걷어붙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만약 인연이 있어 삼보(三寶)를 위하여 옷을 걷어붙이는 것이 필요하다면 스스로 일을 잘 처리하되, 몸을 나타내지 마라. 이것을 옷을 걷어붙이는 법이라고 한다.”
024_0538_c_02L비구는 마땅히 치뇌(稚弩:활의 일종)를 지닐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적이 있을 때 공중을 향하여 치뇌를 쏘아 적을 놀라게 하여 도망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에 있어 이름은 같으나 쓰임이 다르다. 마치 치뇌와 사탕수수를 모두 억초(億初)라 하는 것과 같다. 도적이 억초를 찾으면 치뇌를 찾는 것으로 알고, 식사할 때 억초를 찾으면 사탕수수를 찾는 것으로 알아야 한다. 이것을 이름은 같으나 쓰임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비구가 경행을 할 곳에 마땅히 담요를 펴야 하는데 가죽으로 된 부구를 얻을 수가 없었다. 추운 곳에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화상 아사리의 경행처에는 제자들이 머물면서 경행을 할 수 없고 주변에 있으면서 경행한다. 늙은 도인이 있어 화상 아사리와 법랍이 비슷한 자의 경행처에서는 나이 어린 비구가 그 가운데 있으면서 경행할 수 없다.
화상 아사리가 경행할 때에 제자들이 물을 것이 있으면 마땅히 합장하여 몸을 굽혀 머리를 숙이고 묻는다. 어떤 누각의 윗층이 부정한 땅으로 향하여 무너져 내리려 하자, 모든 비구가 의심하여 세존께 나아가 여쭈니, 부처님께서 이르셨다. “무너지지 않게 하여 부정처에 떨어지게 하지 말라. 이것을 정방(淨房)이라 이름한다.”
대중 스님들이 머무는 곳에 아직 부엌이 없을 경우 만약 대중 스님들이 제일 좋은 방을 갈마하여 부엌을 만든다면, 이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마땅히 두 번째 방을 부엌으로 해야 한다. 만약에 먼저 갈마를 지었다면 마땅히 도로 갈마를 풀고서 두 번째 방을 부엌으로 해야 한다.
비단을 경행처에 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까닭은, 단월이 나라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비단을 가지고 와서 승가에 보시하였는데, 승가는 얻어서 경행하는 땅에 깔았다. 단월이 뒤에 와서 그것을 보고 비난하여 말하기를, “어떻게 비구가 아끼는 마음도 없이 이와 같은 귀중한 물건을 경행하는 땅에 펴서 밟을 수 있는가”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사건이 퍼지니, 세존께서 그것을 들으시고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단월이 보시한 좋고 귀중한 물건을 경행하는 땅에 깔지 말라.”
024_0539_a_02L승가가 함께 기거하여서는 안 되는 두 종류의 비구가 있다. 첫째는 별주(別住)하는 비구이며, 둘째는 법답지 않은 비구이다. 지혜로운 이가 그에게 충고하여도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문득 스스로 절을 나오니, 이 두 사람 등과 각각 함께 기거해서는 안 된다. 단월이 승가에 땅을 보시한 것은 받아쓸 수 있다고 부처님께서 허락하셨다. 이를 땅이라 한다.
석가족의 여러 사람이 출가하고자, 그 집안의 이발사인 우바리를 불러 말하였다. “너는 우리들을 섬긴 지 오래되었으나, 이제 따로 가야겠다. 너에게 남김없이 주리니, 단지 몸 위에 옷만을 걸치고 좋은 보배 옷과 영락(瓔珞)과 환천(環玔)과 칠보로 장엄한 칼 등을 모두 너에게 다 주리라.”
비구는 삼보를 위하여 세 종류의 나무를 심으니, 첫째는 과수(菓樹), 둘째는 화수(花樹), 셋째는 엽수(葉樹)이다. 이들은 단지 복만 있으며 허물은 없다.
024_0539_a_16L若比丘爲三寶種三種樹。一者菓樹。二者花樹。三者葉樹。此但有福無過。
어떤 비구가 비고 고요한 곳의 나무 아래에서 안거하기를 좋아하여 세존께 나아가 여쭈었다. “나무 아래에서 안거하여도 좋습니까?” “나무 아래에서 안거하여도 된다.” 비구가 마음에 의심이 생기어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크고 작은 나무 아래서 모두 안거 할 수 있습니까?” “큰 나무는 이롭고 좋다. 만약 큰 나무가 없다면 매우 작더라도 사람의 키보다는 커서 가지와 잎이 사방으로 퍼지고 빽빽하고 치밀하여 비와 눈이 새지 않으며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나무 아래에서는 안거하여도 되느니라.”
024_0539_b_02L 비구가 나무 위에서 안거하였는데, 나무를 얽어매어 평상을 만들고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대소변을 나무 아래로 하였다. 이 나무에 사는 큰 귀신이 분하여 화를 내어 이 비구를 때려서 죽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앞으로는 나무 위에서 안거하며 나무 아래에 대소변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아직 계를 제정하시기 전에 비구들은 모두 무덤이나 나무 아래나 비고 한가한 곳에서 좌선하고 경행하였다. 연화색(蓮花色)비구니는 집착함이 없는 과위[果]를 얻어 가거나 앉는 데 위의가 모두 법식을 갖추고 있었다. 도적의 우두머리가 오가다가 우연히 그것을 보고 곧 신심이 생겨 돌아가면서 다른 곳에서 먹고 남은 고기를 보자기에 싸서 나무 위에 매달아 놓고 원(願)을 지어 말했다. “만약 아라한의 도를 얻은 자가 있다면 식전에 여기에 오면 음식을 얻을 수 있으리라.”
연화색 비구니는 육통을 구족하였기에 멀리서 이 말을 듣고서, 다음날 사미니를 보내어 가서 가지고 오게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길을 따라 가시다가, 한 나무 아래에 이르러 자리를 펴고 앉았다. 다음 날 비뢰타자산기야(毘賴吒子散祇耶)를 만났는데, 60대의 수레에 검은 석밀을 가득히 실고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였다. 나무에 얽힌 인연은 이와 같음을 널리 알라.
어떤 비구가 한 여인과 함께 나무 아래에 앉았다. 속인은 그것을 보고 비난하여 말하기를, “어찌하여 사문이 여인과 홀로 나무 아래에 앉아 있을 수 있는가” 하였다. 모든 비구가 이를 듣고 가서 세존께 여쭈니, 부처님께서 이르셨다. “이제부터 앞으로는 비구는 홀로 여인과 함께 나무 아래에 앉아서는 안 된다.”
024_0539_c_02L대중 가운데 서너 명이 따로 큰방을 만들어 함께 머물렀다. 방을 만들 땅에 이미 나무가 있을 경우 승가 대중이 장소를 나누어 준다면 사용할 수 있으나, 만약 승가가 나누어 주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만일 방을 만들었다면 그 땅에 스스로 나무를 심어 사용할 수 있으나, 원래 지어졌던 방인데 나중에 머무르는 스님이 없을 경우 이 나무가 필요하지 않으면 승가에 아뢰고 사용할 수 있다. 만일 머무는 방처에 공한처가 있어 방의 주인이 이 방을 위해서 나무를 심었다면 방을 고치는 데 사용할 수가 있다. 만일 나무를 심은 사람이 없고 다른 스님이 머무르는데 이 나무가 필요하지 않다면 승가에 아뢰고 사용할 수 있다. 화수와 과수는 승가 대중이 화합하여 탑을 고치고 방을 만드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사로이 베어낼 수 없다.
베어서는 안 되는 다섯 종류의 나무가 있으니, 첫째는 보리수, 둘째는 신수(神樹), 셋째는 길 가운데 큰 나무, 넷째는 시타림(尸陀林) 가운데 나무, 다섯째는 니구타수(尼拘陀樹)이다. 다음과 같은 인연은 제외하니, 인연이란 혹은 불탑을 허물때나 혹은 승가람을 허물 때나 물에 잠기거나 불에 탔을 때는 보리수를 제외하고 네 종류의 나무는 벨 수 있다.
무엇을 투쟁(鬪爭)이라 하는가. 말로써 싸우는 경우, 두 사람이 싸우면 그것을 이름하여 투(鬪)라고 한다. 도당(徒黨)이 서로 도우면 그것을 다툼[諍]이라고 한다. 승가에게 통하게 하는 것을 말[言]이라고 하며, 각 그 이치를 설하는 것을 송(訟)이라고 한다. 다시 네 종류의 다툼[諍]이 있다. 첫째는 말로 하는 다툼, 둘째는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다툼, 셋째는 범하게 되는 다툼, 넷째는 짓게 되는 다툼이니, 이것을 다툼이라 한다.
무엇을 파괴[破]라고 하는가. 파괴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법륜(法輪)을 파괴하는 것이요, 둘째는 승가를 파괴하는 것이다. 법륜을 파괴하는 것은 8정도를 행하지 않으며, 삿된 법을 유포하여 지혜를 사특한 것이라 하고 어리석음을 바름이라 하여, 지혜를 가리고 사특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것을 법륜을 무너뜨리는 것이라 한다.
제바달다와 더불어 따르는 자는 모두 투란차(偸蘭遮)를 범하는 것이나, 승가에 다시 돌아와 참회하는 자는 제외된다. 오지 않는 자일 경우, 승가를 파괴하는 것을 조성하였더라도 승가를 파괴하는 죄라고 할 수 없다. 단지 제바달다 한 사람만이 승가를 파괴하는 죄를 짓는 것이다. 다시 일설이 있으니, 승가를 파괴하지 않더라도 법륜을 행하지 않으면 곧 승가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두 종류의 파괴가 있으니, 첫째는 붕당(朋黨)으로 파괴하는 것이고, 둘째는 견해로 파괴하는 것이다. 구담미 비구가 붕당하여 서로 다투어 논ㆍ경ㆍ율에 의지하지 않고 잘못을 옳음이라 하는 것이니, 이것은 어리석기 때문에 그렇다. 이것은 구담미건도 가운데 널리 밝히고 있다. 견해로 파괴하는 것이란 제바달다가 승가를 파괴한 것과 같은 것이니, 이것을 견파(見破)라고 한다. 파승(破僧)건도 가운데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위에서 설하는 열여덟 종의 파괴와 같다.
그때 어떤 비구가 홀로 떨어진 곳에서 안거하고 있었는데, 한 비구가 있어 승가를 파괴하는 법을 행하고자 한다는 것을 듣고, 이 비구는 마음속에, ‘만약 가서 충고한다면 안거를 파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일어났다. 그러나 만일 가지 않는다면 악법이 유포되지 않을까 두려웠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들으시고 이 비구에게 이르셨다. “만일 법사(法事)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안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며, 비구니 또한 이와 같이 법을 위하여 하는 것은 안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충고하는 이유는 그가 지옥에 떨어지는 과보를 받을까봐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충고하는 것이다.”
024_0540_b_02L다시 어떤 비구가 이 가운데서 승가를 파괴해 버렸다는 것을 듣고, 가서 그것을 화합하고자 했으나 안거를 놓칠까봐 마음속에 의심이 생겼다. 부처님께서 이를 아시고 이르셨다.
“만약 승가를 파괴하는 법을 화합하기 위하여 하는 것은 안거를 잃지 않는 것이며, 비구니도 이와 같다.”
사구법(四句法)을 사용하여 승가를 파괴하니, 법을 법이 아니라 말하고,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고, 비니가 아닌 것을 비니라고 말하고, 비니인 것을 비니가 아닌 것이라 말한다. 범(犯)이 아닌 것을 범이라 말하고, 범한 것을 범하지 않은 것이라 말하고, 가벼운 것을 무겁다라고 말하며, 무거운 것을 가볍다라고 말하는 이 네 구절로써 비구의 마음을 미혹하게 한다. 하나의 승가람 가운데 따로 도당(徒黨)이 있으면 포살, 갈마, 열여덟 종류의 법에 이르기까지 모두 스스로 따로 지으며 승가와 같이 하지 않으니, 비구경과 비구니경 가운데서 마땅히 널리 알아야 한다. 이것을 파괴라고 한다.
무엇을 화합이라 하는가. 승가를 파괴하는 자를 위하여 설하는 것이니, 법을 법과 같이 설하고, 법 아닌 것을 법 아닌 것과 같이 설하고, 범한 것을 범한 것과 같이 설하고, 범하지 않은 것을 범하지 않은 것으로 설하고, 비니를 비니와 같이 설하고, 무거운 것을 무거운 것과 같이 설하고 가벼운 것을 가벼운 것과 같이 설하고, 내지 포살 갈마를 모두 승가와 같이 하여 다시 따로 짓지 않는 것, 이것을 화합이라 이름한다.
다시 다섯 종류의 화합이 있으니, 첫째는 견법(見法)화합, 둘째는 견초(見初)화합, 셋째는 여욕(與欲)화합, 넷째는 신(信)화합, 다섯째는 묵연(黙然)화합이다. 이 다섯 가지 법을 가지고 승가로 하여금 화합하게 함을 이와 같이 널리 알아야 한다. 우바리가 세존께 여쭈었다. “승가를 파괴하려 하는 것을 화합하게 하면 어떠한 이익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가를 파괴하려 하는 것을 화합하게 하면 하늘에 태어나 일겁의 과보를 받는다.” 비구가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승가에 쟁사가 일어나 아직 참회하지 않았다면 화합이라 이름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회하지 않으면 화합이라 하지 않으며, 법답게 뉘우쳐야만 화합이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