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실라벌(室羅筏) 서다림(逝多林)의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에 세존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5포죄원(怖罪怨)이 있어 고요히 안정되지 못한 이는 현재 세상의 모든 성현에게서 다 같이 꾸지람과 괄시를 받을 뿐이요 계율을 범하여[犯戒] 자기 자신을 손상하는 이라 하며 죄도 있고 모자라기도 하여 태어나면 대부분 복이 없고[非福]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험하고 악한 세계[險惡趣]거나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024_1091_b_02L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산목숨을 죽이는 이[殺生者]는 살생한 인연 때문에 두려운 죄와 원한[怖罪怨]을 내어 살생을 여의지 못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첫째라 하고, 주지 않는데 취하는 이[不與取者]는 도둑질한 인연 때문에 두려운 죄와 원한을 내어 도둑질을 여의지 못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둘째라 하며, 삿된 음욕을 행한 이[欲邪行者]는 삿된 음행의 인연 때문에 두려운 죄와 원한을 내어 삿된 음행을 여의지 못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셋째라 하고, 거짓말을 한 이[虛誑語者]는 남을 속인 인연 때문에 두려운 죄와 원한을 내어 거짓말을 여의지 못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넷째라 하며, 여러 가지 술[酒]을 마시고 방일한 이[放逸者]는 여러 가지 술을 마시고 방일한 인연 때문에 두려운 죄와 원한을 내어 여러 가지 술을 마시고 방일한 짓을 여의지 못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다섯째라 하느니라.
이와 같은 5포죄원에 대하여 고요하고 안정하지 못한 이는 현재 세상에서는 모든 성현에게서 똑같이 꾸지람과 괄시를 받을 뿐더러 계율을 범해서 자기 자신을 손상하는 이라 하며 죄가 있고 모자람도 있어서 이 세상에 태어나면 대부분 박복하게 살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험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으로 들어가느니라. 그러나 저 5포죄원에 고요하고 안정하는 이는 현재 세상의 모든 성현에게서 다같이 공경과 찬탄을 받을 뿐더러 계율을 지켜서[持戒] 자기 자신을 방호(防護)하는 이라 하며 죄도 없고 부족함도 없어서 이 세상에 태어나면 대부분 많은 복[勝福]을 누리며 살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치면 편안하고 착한 세계[安善趣]에 올라가 천상에 나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산목숨을 죽이지 않는 이는 살생하는 인연을 여읜 까닭에 두려운 죄와 원한이 없어서 살생을 여의게 되나니 이것을 첫째라 하고, 주지 않는 것은 취하지 아니한 이는 도둑의 인연을 여읜 까닭에 두려운 죄와 원한이 없어서 도둑질을 여의게 되나니 이것을 둘째라 하며, 삿된 음욕을 끊은 이는 삿된 음행의 인연을 여읜 까닭에 두려운 죄와 원한이 없어서 삿된 행을 여의게 되나니 이것을 셋째라 하고, 거짓말을 여읜 이는 속이는 인연을 여읜 까닭에 두려운 죄와 원한이 없어서 거짓말을 여의게 되나니 이것을 넷째라 하며, 모든 술을 마시고 방일한 것을 여읜 이는 모든 술을 마시고 방일한 인연을 여읜 까닭에 두려운 죄와 원한이 없어서 모든 술을 마시고 방일을 여의게 되나니 이것을 다섯째라 하느니라.
024_1091_c_02L이와 같은 5포죄원에 대하여 고요하고 안정된 이는 현재 세상의 모든 성현에게서 다같이 공경과 찬탄을 받을 뿐더러 계율을 지켜 자기 자신을 방호하는 이라 하며 죄가 없고 부족함도 없어서 이 세상에 태어나면 대부분 많은 복을 누리며 살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편안하고 착한 세계에 올라가 천상에 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앞에서 말한 뜻을 묶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을 하는 것과 거짓말과 모든 술을 즐겨 취하는 다섯 가지 두려운 죄와 원한에 묶이면 성현에게 꾸지람과 괄시를 받으며,
024_1091_c_04L諸行殺盜婬, 虛誑耽諸酒, 五怖罪怨縛,
聖賢所訶厭。
계율을 범해서 자신을 손상하는 이라 하고 죄를 지어 박복함을 불러들이며 죽으면 험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모든 지옥에 들어가느니라.
024_1091_c_06L名犯戒自傷, 有罪招非福,
死墮險惡趣, 生諸地獄中。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과 거짓말과 모든 술에 즐겨 취함을 여의고 다섯 가지 두려운 죄와 원한에서 벗어나면 성현에게 대접받고 찬탄을 들으며
024_1091_c_07L諸離殺盜婬,
虛誑耽諸酒, 五怖罪怨脫, 聖賢所欽歎。
계율을 지켜 자신을 방호하는 이라 하고 죄가 없어서 많은 복을 받으며 죽으면 편안하고 착한 세계에 올라가 천상 세계에 나느니라.
024_1091_c_08L名持戒自防, 無罪感勝福, 死升安善趣,
生諸天界中。
모두들 무엇을 오바색가(烏波索迦)라 말하는가? 집에 있는 모든 속인[白衣] 남자로서 남근(男根)을 성취하고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은근하고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정성스런 말로써 자칭(自稱) ‘저는 오바색가입니다. 높으신 이여, 기억해 주시고 자비로 호념(護念)하여 주소서’라고 하는 이이니, 이런 이를 이름하여 오바색가라 한다. 이들 중 어떤 이를 한 부분[一分]을 배운 이라 하는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정성을 다하여 말한 뒤에 오직 살생(殺生)만을 여의고 나머지 네 가지를 여의지 못한 이를 한 부분을 배운 이라 한다. 또 어떤 이를 적은 부분[少分]을 배운 이라 하는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정성을 다하여 말한 뒤에 살생과 도둑질은 여의었으나 나머지 세 가지를 여의지 못한 이를 적은 부분을 배운 이라 한다.
또 어떤 이를 많은 부분[多分]을 배운 이라 하는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정성을 다하여 말한 뒤에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은 여의었으나 나머지 두 가지를 여의지 못한 이를 많은 부분을 배운 이라 한다.또 어떤 이를 전 부분[滿分]을 다 배운 이라 하는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정성을 다하여 말한 뒤에 다섯 가지를 다 여읜 이를 전 부분을 다 배운 이라 한다.
024_1092_a_02L5법(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이롭게 하고서 남은 이롭게 하지 못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자신은 살생 나아가 술을 마시고 방일을 일삼는 것은 여의었으나 남에게 살생하는 일과 술을 마시는 일과 방일을 일삼는 일을 여의도록 권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러한 이를 5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 자신만을 이롭게 하고 남은 이롭게 하지 못한다고 한다.
10법(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은 이롭게 하면서도 널리 이롭게 하지는 못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 자기 자신은 살생에서부터 술을 마시고 방일을 일삼는 일까지 여의었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살생에서부터 술을 마시고 모든 방일을 일삼는 일을 여의게 하면서도 다른 이가 살생 등을 여읜 것을 보고 기뻐하며 경하(慶賀)해 주지 못하는 것이니, 이러한 이를 10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은 이롭게 하면서도 널리 이롭게 하지 못한다고 한다.
15법(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도 이롭게 하고 또한 널리 이롭게 한다. 무엇이 열다섯 가지인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자기 자신은 살생에서부터 술을 마시고 모든 방일을 일삼는 일을 여의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살생에서부터 술을 마시고 모든 방일을 일삼는 일에 이르기까지 여의게 하며 나아가 다른 이가 살생 등을 여읜 것을 보고 기뻐하고 경하하는 것이니, 이러한 이를 15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도 이롭게 하고 또한 널리 이롭게 한다고 한다.
024_1092_b_02L8법(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 자신만은 이롭게 하면서 남은 이롭게 하지 못한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자기 자신은 깨끗한 믿음[淨信]을 갖추었으면서도 남에게 권하여 깨끗한 믿음을 갖추게 하지 못하는 것이요, 자기 자신은 깨끗한 계율[淨戒]을 갖추었으면서도 남에게 권하여 깨끗한 계율을 갖추게 하지 못하는 것이며, 자기 자신은 보시[惠捨]를 갖추었으면서도 남에게 권하여 보시를 갖추게 하지 못하는 것이요,
자기 자신은 격려하여 자주 가람(伽藍)에 가서 덕 있는 모든 필추 대중을 뵙고 예배하면서도 남에게 권하여 그로 하여금 격려하여 자주 가람에 가서 덕 있는 모든 필추 대중을 뵙고 예배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며, 자기 자신은 지극한 정성으로 바른 법[正法]을 들으면서도 남에게 권하여 그로 하여금 지극한 정성으로 바른 법을 듣게 하지 못하는 것이요, 자기 자신은 법을 들은 뒤에 잘 지니어 잊지 않으면서도 남에게 권하여 그로 하여금 지니고 잊지 않게 하지는 못하는 것이며, 자기 자신은 법을 지닌 뒤에 이치를 잘 생각하여 간택[思擇]하면서도 남에게 권하여 이치를 잘 생각하여 간택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요,
자기 자신은 생각하여 간택한 뒤에 법의 이치[法義]를 증득하기 위하여 바른 노력[正勤]으로 법(法)ㆍ수법행(隨法行)을 닦고 화경행(和敬行)과 수법행을 성취한 이가 되면서도 남에게는 권하여 바른 노력으로 법ㆍ수법행을 닦고 화경행과 수법행을 성취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8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 자신만을 이롭게 하면서 남을 이롭게 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16법(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은 이롭게 하면서도 널리 이롭게 하지는 못한다. 어떤 것이 열여섯 가지인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자기 자신도 깨끗한 믿음을 갖추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깨끗한 믿음을 갖추게 하며, (자세한 설명을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이 생각하여 간택한 뒤에 법의 이치를 증득하기 위하여 바른 노력으로 법ㆍ수법행을 닦고 화경행과 수법행을 이룬 이가 되며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바른 노력으로 법ㆍ수법행을 닦고 화경행과 수법행을 이룬 이가 되게 하면서도 다른 이의 깨끗한 믿음을 갖추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경하하지는 못하는 것이니, 이러한 것을 16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은 이롭게 하면서도 널리 이롭게 하지는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024_1092_c_02L24법(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하면서 또한 널리 이롭게 한다. 무엇을 스물네 가지 법이라 하는가?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자기 자신이 깨끗한 믿음을 갖추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깨끗한 믿음을 갖추게 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이 생각하여 간택한 뒤에 법의 이치를 증득하기 위하여 바른 노력으로 법과 수법행을 닦고 화경행과 수법행을 이루는 이가 되며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바른 노력으로 법ㆍ수법행을 닦고 화경행과 수법행을 이루게 하고 또한 다른 이의 깨끗한 믿음 등을 두루 갖춘 것을 보고 기뻐하고 경하하는 것이니, 이러한 것을 24법을 성취한 오바색가는 자기와 남도 이롭게 하고 또한 널리 이롭게 한다고 하는 것이다.
1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험난하고 악한 세계[險惡趣]에 떨어져 지옥에 들어간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산목숨을 죽이는[殺生] 것이요, 둘째는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不與取] 것이요, 셋째는 삿된 음욕을 행하는[欲邪行]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을 하는[虛誑語] 것이요, 다섯째는 이간하는 말을 하는[離間語] 것이요, 여섯째는 추악한 말을 하는[麤惡語] 것이요, 일곱째는 잡되고 더러운 말을 하는[雜穢語] 것이요, 여덟째는 탐욕(貪欲)을 부리는 것이요, 아홉째는 성을 내는[瞋恚] 것이요, 열째는 삿된 소견[邪見]을 가지는 것이니, 만일 이와 같은 10법을 성취하게 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험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난다.
1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좋은 세계[安善趣]에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산목숨을 죽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주지 않는 것을 취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삿된 음행을 여의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추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잡되고 더러운 말을 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탐욕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성을 내지 않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소견[正見]을 지니는 것이니, 만일 이와 같은 10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좋은 세계에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024_1093_a_02L2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험난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난다. 무엇이 스무 가지인가? 자기 자신이 산목숨을 죽이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죽이게 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이 삿된 소견을 일으키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삿된 소견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니, 만일 이 20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모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난다.
2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좋은 세계에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무엇이 스무 가지인가? 자기 자신이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산목숨을 죽이지 않게 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이 바른 소견을 일으키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바른 소견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니, 만일 이 20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좋은 세계에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3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험난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난다. 무엇이 서른 가지인가? 자기 자신이 산목숨을 죽이고 남에게도 권하여 죽이게 하며 다른 이가 산목숨을 죽이는 것을 보면 기뻐하면서 위로하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이 삿된 소견을 일으키고 남에게도 권하여 삿된 소견을 일으키게 하며 다른 이가 삿된 소견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기뻐하며 위로하는 것이니, 만일 이 30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험난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난다.
3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좋은 세계에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어떤 것이 서른 가지인가? 자기 자신이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남에게도 권하여 죽이지 않게 하며 다른 이가 죽이지 않는 것을 보면 기뻐하고 위로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이 바른 소견을 일으키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바른 소견을 일으키게 하며 다른 이가 바른 소견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기뻐하고 위로하는 것이니, 만일 이 30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착한 세계에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024_1093_b_02L4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험난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난다. 어떤 것이 마흔 가지인가? 자기 자신이 산목숨을 죽이고 남에게도 권하여 죽이게 하며 다른 이가 죽이는 것을 보면 기뻐하고 위로하며 살생하는 이[殺生者]와 살생하는 일[事]을 찬양하고 찬탄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이 삿된 소견을 일으키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삿된 소견을 일으키게 하며 다른 이가 삿된 소견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기뻐하고 위로하며 삿된 소견을 일으킨 이와 삿된 소견의 일을 찬양하고 찬탄하는 것이니, 만일 이 40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험난하고 악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난다.
40법(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좋은 세계에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무엇이 마흔 가지인가? 자기 자신도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남에게도 권하여 죽이지 않게 하며 다른 이가 죽이지 않는 것을 보면 기뻐하고 위로하며 살생하지 않는 이와 살생하지 않는 일을 찬양하고 찬탄하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자기 자신도 바른 소견을 일으키고 또한 남에게도 권하여 바른 소견을 일으키게 하며 다른 이가 바른 소견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기뻐하고 위로하며 바른 소견을 일으킨 이와 바른 소견의 일을 찬양하고 찬탄하는 것이니, 만일 이 40법을 성취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고 나서 편안하고 좋은 세계에 올라 천상에 태어난다.
024_1093_b_11L오바색가에게 5학처(學處)가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목숨을 마치기까지 살생(殺生)을 멀리 여읜 것을 첫째라 하고, 목숨을 마치기까지 주지 않으면 취하지[不興取] 않는 것을 둘째라 하며, 목숨을 마치기까지 음욕의 삿된 행[欲邪行]을 여읜 것을 셋째라 하고, 목숨을 마치기까지 거짓말[虛誑語]을 여읜 것을 넷째라 하며, 목숨을 마치기까지 모든 술[酒]을 마시고 방일한 짓[放逸處]을 여읜 것을 다섯째라 한다.
첫째 가운데 어떤 것을 살생하는 이[能殺生者]라 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시되 ‘살생을 하는 이는 포악(暴惡)하고 피 묻은 손[血手]으로 살해하는 데에 탐착(耽著)하여 모든 유정 중생(衆生)과 뛰어난 종류[勝類]에 대하여 부끄러워함이 없고 불쌍히 여김도 없으며 아래로 군다(捃多)와 비필락가(比畢洛迦)에 이르기까지 모두 죽이는 것을 여의지 못한다’고 하신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은 것을 ‘능히 살생하는 이’라고 한다.
024_1093_c_02L무엇을 지칭하여 ‘살생을 하는 이[有殺生者]’라 하는가? 살생에 대하여 매우 싫어하거나 걱정하지 않으며 멀리하지도 않고 여의지도 못해서 편히 머물러[安住] 성취하는 이이니, 이와 같은 이를 ‘살생을 하는 이’라 한다. 무엇을 ‘포악(暴惡)하다’ 하는가? 갖가지 활ㆍ칼ㆍ막대기 등 살해에 쓰이는 기구들을 모으는 것이니, 이것을 ‘포악하다’고 한다. 무엇을 ‘피 묻은 손[血手]’이라 하는가? 모든 양을 죽이고 닭을 죽이며 돼지를 죽이고 새를 잡으며 고기를 잡는 사냥꾼ㆍ강도ㆍ망나니와 용(龍)을 묶고 감옥을 지키며 개를 삶고 그물과 창애를 쳐 놓는 이 등이니, 이것을 ‘피 묻은 손’이라 한다.
무엇 때문에 이들을 ‘피 묻은 손’이라 하는가? 그들이 비록 자주 목욕하고 깨끗한 옷을 입으며 머리에 꽃다발을 쓰고 몸에 꾸미개로 장식하나 ‘피 묻은 손’이라 한다. 왜냐 하면 그들은 악한 일에 대하여 매우 싫어하거나 걱정하지 않으며 멀리하지도 않고 여의지도 못해서 유정에게 피를 나게 하고 평등하게 나게 하며 생기게 하고 평등하게 생기게 하며 쌓아 모으고 흘러나오게 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피 묻은 손’이라 한다.
어떤 것을 ‘살해(殺害)를 탐착(耽著)한다’고 하는가? 중생에 대하여 해치면서도 죽이지는 않는 것이요 해도 되고 또한 죽이기도 하는 것이다. 해치면서도 죽이지는 않는 것이라 함은 갖가지 활ㆍ칼ㆍ막대기 등 살해할 수 있는 모든 기구로써 중생을 핍박하고 괴롭히면서도 아직 목숨은 완전히 끊어버리지 않은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해치면서도 죽이지는 않는 것이라 한다.
해도 되고 또한 죽이기도 한다 함은 갖가지 활ㆍ칼ㆍ막대기 등 살해할 수 있는 모든 기구로써 중생을 핍박하고 괴롭히며 또한 그의 목숨까지 완전히 끊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해도 되고 또한 죽이기도 한다고 한다. 살해하는 일에 대하여 즐겨 빠지고[耽樂] 집착(執著)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살해에 탐착한다’고 한다. 무엇을 ‘모든 유정 중생(衆生)과 뛰어난 종류[勝類]에 대하여 부끄러워함도 없고 불쌍히 여김도 없다’고 하는가? 우선 중생과 뛰어난 이들을 구별하자면 모든 이생(異生)을 중생이라 하고 세존의 제자들을 뛰어난 이들이라 한다.
024_1094_a_02L또 모든 유정으로서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이 있는 이들을 중생이라 하고 모든 유정으로서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을 여읜 이를 뛰어난 이들이라 하며, 또 모든 유정으로서 애욕[愛]이 있고 취(取)가 있는 이를 중생이라 하고 모든 유정으로서 애욕을 여의고 취를 여읜 이를 뛰어난 이라 한다. 또 모든 유정으로서 순하게 따르고 어김이 없는 이를 중생이라 하고 모든 유정으로서 순하게 따르지 않고 어김이 있는 이를 뛰어난 이라 하며, 또 모든 유정으로서 총명과 지혜는 없고 무명(無明)만 있는 이를 중생이라 하고 모든 유정으로서 총명과 지혜도 있고 명(明)이 있는 이를 뛰어난 이라 한다.
또 모든 유정으로서 아직 욕탐(欲貪)을 여의지 못한 이를 중생이라 하고 모든 유정으로서 이미 탐욕을 여읜 이를 뛰어난 이라 하며, 또 모든 유정으로서 이미 탐욕은 여의었으나 부처님의 제자가 아닌 이를 중생이라 하고 모든 유정으로서 이미 탐욕도 여의고 부처님의 제자도 되었으면 뛰어난 이라 한다. 지금 이 뜻에는 모든 이생(異生)을 중생이라 하고 세존의 제자를 뛰어난 이라 하나니, 왜냐 하면 뛰어나다[勝]는 것은 곧 열반(涅槃)인데, 그는 이것을 획득하고 성취하여 홀로 증득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뛰어난 이라 한다.아래 게송과 같다.
널리 세간을 따르면서 방읍(方邑)을 두루 돌아다니고 나보다 뛰어난 이를 구하려 해도 증득할 것도 없고 의지할 이가 없네.
024_1094_a_11L普隨順世閒, 周遍歷方邑, 欲求於勝我,
無所證無依。
그러므로 이 뜻에는 모든 이생을 중생이라 하고 세존의 제자를 뛰어난 이라 한다. 이런 유정으로서 중생과 뛰어난 이에게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하고 불쌍히 여겨야 한다. 그 가운데 그들에 대하여 제 부끄러움[慚]도 없고 남 부끄러움[愧]도 없으며 불쌍히 여김도 없고 가엾이 여김도 없으며 슬퍼함도 없고 염려함도 없는 이러한 것을 ‘모든 유정으로서 중생과 뛰어난 이에게 부끄러워함도 없고 가엾이 여김도 없다’고 한다.
어떤 것을 ‘아래로는 군다(捃多)와 비필락가(非畢洛迦)에 이르기까지 모두 죽이기를 여의지 못했다’고 하는가? 군다라는 것은 모기와 등에 등 작은 벌레들을 말하며 비필락가는 곧 모든 개미들을 말한다. 아래로는 이런 종류의 미세한 중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악한 마음을 일으켜 살해하려고 하는 것이니, 이 때문에 ‘능히 살생하는 이[能殺生者]’라 한다. 곧 이 가운데서 무엇을 ‘생(生)’이라 하고 무엇을 ‘살생(殺生)’이라 하고 무엇을 ‘살생을 멀리 여의었다[遠離]’고 하며, 또한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살생을 멀리 여읜 오바색가의 첫째 학처(學處)’라 하는가?
024_1094_b_02L‘생’이란 모든 중생에게 중생이라는 생각[想]이 있고 모든 유정에게 유정이란 생각이 있으며 모든 목숨이 있는 이[命者]에게 목숨이 있다는 생각이 있고 모든 양육(養育)되는 이에게 양육된다는 생각이 있으며 보특가라(補特伽羅)에게 보특가라라는 생각이 있는 것을 ‘생’이라 한다.
‘살생’이란 중생에 대하여 중생이란 생각을 일으키고 모든 유정에 대하여 유정이란 생각을 일으키며 모든 목숨 있는 이에 대하여 목숨이 있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모든 양육에 대하여 양육된다는 생각을 일으키며 보특가라에 대하여 보특가라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다시 나쁜 마음과 착하지 않은 마음과 손상하려는 마음과 해치려는 마음과 죽이려는 마음을 일으켜 앞에 나타내고, 이와 같은 업(業)과 가행(加行)과 사유(思惟)와 책려(策勵)와 용맹(勇猛)에 의지하여 중생을 살해하되 고의(故意)로 목숨을 끊는 것이니, 이와 같은 업과 가행과 사유와 책려와 용맹으로 말미암아 중생을 살해하되 고의로 목숨을 끊는 것을 바로 ‘살생’이라고 한다.
곧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이 살생에 대하여 잘 생각하여 간택하고 꺼려하며 근심하고 멀리 여의며 그쳐 쉬고 막아 수호해서 짓지도 않고 하지도 않으며 행하지도 않고 범하지도 않으며 버리고 막으며 겨루지도 않고 거스르지도 않으며 어기지도 않고 할 일 밖의 일을 하지도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살생을 멀리 여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살생을 멀리 여읜 오바색가의 첫째 학처’라고 한다.
둘째 가운데서 어떤 것을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이[不與取者]라 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시되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이는 혹은 성읍(城邑)에서나 아련야(阿練若)에서 주지 않는 물건[不與物]의 수(數)를 빼앗거나 훔치려는 마음으로 취하면 도둑질할 마음을 여의지 못한 것이다’라고 하신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은 것을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이’라 한다. 어떤 것을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이[不與取者]’라 하는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데 대하여 매우 싫어하거나 근심하지도 않으며 멀리 하지도 않고 여의지도 않아서 편안히 머물러 성취하는 이이니, 이와 같은 이를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이’라 한다.
024_1094_c_02L어떤 것을 ‘혹은 성읍(城邑)에서 나’라고 하는가? 성(城)을 지키는 담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을 ‘혹은 아련야(阿練若)에서’라고 하는가? 성을 지키는 담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지 않는 것이다. 어떤 것을 ‘주지 않는다[不與]’고 하는가? 다른 이가 거두어 가져서 버리지도 않고 베풀지도 않는 것을 말한다. 어떤 것을 ‘물건[物]’이라 하는가? 다른 이가 거두어 지니는 유정(有情)과 무정(無情)과 모든 살림살이의 도구이니, 이것을 ‘주지 않는 물건의 수[不與物數]’라 한다.
어떤 것을 ‘빼앗거나 훔치려는 마음[劫盜心]으로 취하여 도둑질[劫盜]을 여의지 않는다’고 하는가? 곧 앞에서 말한 주지 않는 물건의 수를 도둑의 마음을 품고 취하되 싫증을 내거나 멀리 여의지 않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주지 않는 물건의 수를 빼앗거나 훔치려는 마음으로 취하여 도둑질을 여의지 않는 것이다’라고 한다. 이 때문에 그를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이’라 한다. 곧 이 가운데서 어떤 것을 ‘주지 않는다[不與]’ 하고, 어떤 것을 ‘주지 않는 것을 취한다[不與取]’ 하고, 어떤 것을 ‘주지 않은 것을 취하는 일을 여의었다[離不與取]’고 하며, 또한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주지 않는 것으로 취하지 않는 오바색가의 둘째 학처’라고 하는가?
‘주지 않는다’는 말은 다른 이가 거두어 가진 유정(有情)과 무정(無情)과 모든 살림의 도구들을 버리지도 않고 베풀지도 않는 것이니, 이것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주지 않는 것을 취한다[不與取]’ 함은 다른 이가 거두어 가진 모든 살림의 도구에 대하여 다른 이가 가지고 있다는 것과 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일으켜서 다시 나쁜 마음과 착하지 않은 마음과 빼앗으려는 마음과 훔치려는 마음과 붙잡으려는 마음과 달라붙으려는 마음과 취하려는 마음을 일으켜 앞에 나타내고 이와 같은 업(業)과 가행(加行)과 사유(思惟)와 책려(策勵)와 용맹(勇猛)과 문(門)과 길[路]에 의지하여 다른 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살림 도구를 붙잡고 착취하고 빼앗고 훔치려는 마음에서 고의(故意)로 본래 있던 자리에서 들어 떨어지게[擧離] 하는 것이다.
024_1095_a_02L이와 같은 업과 가행과 사유와 책려와 용맹과 문과 길로 말미암아 다른 이가 거두어 가지고 있는 모든 살림 도구들을 붙잡고 착취하고 빼앗고 훔치려는 마음에서 고의로 본래 있던 자리에서 들어 떨어지게 하는 것을 곧 ‘주지 않은 것을 취한다’고 한다. 이는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데 대하여 잘 생각하여 간택해서 꺼리고 멀리 여의며 그쳐 쉬고 막아 지키며 짓지도 않고 하지도 않으며 행하지도 않고 범하지도 않으며 버려두고 막아 주며 겨루지 않고 거스르지 않으며 어기지 않고 할 일 밖의 일을 하지도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곧 ‘주지 않는 것을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주지 않는 것을 취하지 아니하는 오바색가의 둘째 학처’라 한다.
셋째 가운데서, 어떤 것을 ‘삿된 음행을 하는 이[欲邪行者]’라 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시되 ‘삿된 음행을 하는 이는 다른 이의 부녀자(婦女子)로서 다른 이가 거두어 보살피고 있는, 즉 그의 부모ㆍ형제ㆍ자매ㆍ시부모[舅姑], 친권(親眷), 종족(宗族)이 수호하는 이요 벌(罰)이 있고 장애[障]가 있고 벌과 장애가 다 함께 있는 이며 더 나아가서는 꽃다발 등의 신물(信物)을 받은 이와 이러한 이들에 이르기까지이니, 음욕의 번뇌를 일으켜 부르고 유혹하여 강압으로 함께 삿된 음행을 해서 삿된 음행을 여의지 않는다’고 하신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은 사람을 ‘삿된 음행을 하는 이’라 한다.
어떤 것을 ‘삿된 음행을 하는 이[欲邪行者]’라 하는가? 삿된 음행에 대하여 매우 싫어하거나 근심하지 않으며 멀리하지 않고 여의지 않아서 편안히 머물러 성취하는 이이니, 이와 같은 이를 바로 ‘삿된 음행을 하는 이’라 한다.‘다른 이의 부녀자’라 함은 일곱 가지가 있다.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첫째 수수부(授水婦)요, 둘째는 재화부(財貨婦)며, 셋째는 군략부(軍掠婦)요, 넷째는 의요부(意樂婦)며, 다섯째는 의식부(衣食婦)요, 여섯째는 동활부(同活婦)며, 일곱째는 수유부(須臾婦)이다.
024_1095_b_02L수수부(授水婦)라 함은 여인의 부모가 물[水]을 다른 남자에게 주면서[授] 자기 딸의 사위로 삼아 그를 집안의 주인으로 삼는 것이니, 이런 여인을 수수부라 한다. 재화부(財貨婦)라 함은 여러 장부들이 적건 많건 간에 재물[財物]로써 다른 여인과 교환한 뒤에 그를 데리고 가서 자기의 아내로 삼는 것이니, 이런 여인을 재화부라 한다. 군략부(軍掠婦)라 함은 어떤 장부가 다른 나라를 정벌한 뒤에 그 나라의 여인을 강제로 빼앗아[掠] 데리고 와서 자기 아내로 삼은 것이다. 또 어떤 국왕이 적국을 격파하고서 그가 바라는 것만을 취하고 그 밖의 다른 것은 모두 버릴 적에 여러 장부들이 그 나라 여인들을 강제로 빼앗아 데리고 와서 자기 아내로 삼는 것이니, 이런 여인을 군략부라 한다.
의요부(意樂婦)라 함은 어떤 여인이 남자의 집에 대하여 스스로 믿고 좋아해서 머물러 살기를 원해서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이니, 이런 여인을 의요부라 한다. 의식부(衣食婦)라 함은 어떤 여인이 남자의 집에 대하여 옷과 밥을 위하여 머물러 살기를 원해서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이니, 이런 여인을 의식부라 한다.동활부(同活婦)라 함은 어떤 여인이 남자 집에 가서 남자에게 말하기를 ‘나는 이 몸을 당신에게 의탁하겠습니다’고 한다. 그리하여 피차가 소유 재산을 함께 합하여 구별하지 않으며 서로가 돕고 살면서 일생을 마치고 죽은 뒤에는 자손에게 제사를 받들 것을 바라는 것이니, 이런 여인을 동활부라 한다.수유부(須臾婦)라 함은 어떤 여인이 남자를 위하여 잠시 동안 아내가 되어 즐기는 것이니, 이런 여인을 수유부라 한다.
다른 이가 거두어 보살피는 가운데서 ‘어머니의 수호’라 함은 어떤 여인의 아버지가 혹은 미쳤거나 혹은 마음에 착란을 일으켰거나 혹은 근심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거나 혹은 이미 출가(出家)하였거나 혹은 멀리 도망을 갔거나 혹은 또 죽어 없어졌을 적에, 그의 어머니가 혼자 외로이 부양하고 수호하고 보살펴서 사사로이 그의 딸을 경계하여 ‘온갖 하는 일들은 반드시 먼저 나에게 알린 뒤에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이니, 이것을 바로 ‘어머니의 수호’라 한다.
‘아버지의 수호’라 함은 어떤 여인에게 그의 어머니가 혹은 미쳤거나 혹은 또 마음에 착란을 일으켰거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혹은 또 죽었을 적에, 그의 아버지가 외로이 부양하고 수호하고 보살펴서 사사로이 경계하는 것이 앞에서와 같은 경우이니, 이것을 바로 ‘아버지의 수호’라 한다.‘형제의 수호’라 함은 어떤 여인에게 부모가 혹은 미쳤거나 혹은 또 마음에 착란을 일으켰거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혹은 죽었을 적에, 그의 형제가 외로이 부양하고 수호하고 보살펴서 사사로이 권하고 경계하기를 ‘온갖 하는 일들은 반드시 먼저 알린 뒤에 해야 한다’고 하는 경우이니, 이것을 바로 ‘형제의 수호’라고 한다.
024_1095_c_02L‘자매의 수호’라 함은 어떤 여인에게 부모가 혹은 미쳤거나, 혹은 또 마음에 착란을 일으켰거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나아가 혹은 또 죽었을 적에 그의 자매가 외로이 부양하고 보호하고 보살펴서 권하고 경계하는 것이 앞에서와 같은 경우이니, 이것을 바로 ‘자매의 수호’라 한다. ‘시부모의 수호’라 함은 어떤 여인에게 그의 남편이 미쳤거나, 혹은 또 마음에 착란을 일으켰거나 나아가 또 죽어서 없으므로 그의 시부모에 의지하여 살 적에 시부모가 위로하면서 ‘너는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스스로 편안하도록 하라. 의식(衣食)과 살림은 모두 다 대줄 것이며 우리는 너를 보살피고 염려하는 것이 아들과 다름없이 할 것이다’고 한다. 그리하여 시부모가 은혜로이 도와주고 수호하면서 사사로이 그를 경계하며 말하기를 ‘하는 모든 일들은 반드시 먼저 우리에게 알리고 해야 한다’고 하는 경우이니, 이것을 바로 ‘시부모의 수호’라 한다.
‘친권(親眷)의 수호’라 함은 어떤 여인에게 그의 어머니와 남편을 제외한 그 밖의 다른 성씨(姓氏)의 친척을 친권이라 하는데 이 여인이 그 친권의 수호를 받고 있는 경우이니, 이것을 바로 ‘친권의 수호’라 한다. ‘종족(宗族)의 수호’라 함은 어떤 여인이 그의 아버지와 형 등을 제외한 나머지 같은 성씨의 친척을 종족이라 하는데 이 여인이 종족들에게 수호를 받고 있는 경우이니, 이것을 바로 ‘종족의 수호’라 한다. ‘벌(罰)이 있다’는 말은 어떤 여인에게 자신의 권속은 없고 또 음녀(淫女)가 아닌데 만일 능욕을 당하면 그 일이 왕에게 알려져서 혹은 살해되기도 하고 혹은 포박되기도 하며 혹은 내쫓기기도 하고 혹은 재산을 박탈당하기도 하니, 이것을 바로 ‘벌이 있다’고 한다.
024_1096_a_02L‘장애[障]가 있다’고 함은 어떤 여인이 몸이 비천(卑賤)한 데 있고 비록 친족은 없다 하더라도 정조를 지키기도 하나니, 이것을 바로 ‘장애가 있다’고 한다. ‘장애와 벌이 다 함께 있다’고 함은 어떤 여인에게 자기의 권속은 없고 또 비천한 이가 아니므로 다른 이를 의뢰하며 믿고 살 적에 다른 이가 보호하고 있는데 만일 능욕을 당하게 되면 그 보호하고 있는 이는 곧 그를 위하여 벌을 가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로 ‘장애와 벌이 다 함께 있다’고 한다. 또 위에서 말한 온갖 여인들은 그들이 의지하는 것에 따라 모두 장애와 벌이 있다. 왜냐하면 모든 여인은 법의 구애(拘碍)를 받고 있기 때문이니, 예의가 아닌 행을 하는 이는 곧 살해와 포박을 당하게 되며 혹은 재산을 박탈당하기도 하고 혹은 추방되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온갖 여인에게는 모두가 ‘장애와 벌이 함께 있다’고 한다.
어떤 것을 ‘더 나아가서는 꽃다발 등의 신물(信物)을 받은 이’라 하는가? 어떤 여인이 이미 남자로부터 꽃이나 혹은 꽃다발이나 혹은 모든 영락(瓔珞)이나 혹은 바르는 향ㆍ가루 향이나 혹은 그 어떤 한 물건을 신물로 받은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말하여 ‘더 나아가서는 꽃다발 등의 신물을 받은 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이러한 이들에 이르기까지’라 하는가? 모든 남자와 모든 반택가(半擇迦)와 모든 범행(梵行)을 닦은 이들을 말한다.
어떠한 이를 ‘범행을 닦는 이’라 하는가? 모든 필추니(比丘尼)와 정학(正學:式叉摩那)과 근책녀(勤策女:沙彌尼)와 오바사가(鄔波斯迦)며 출가한 외도(外道)의 여인으로부터 더 나아가서는 집에 있으면서 고행(苦行)을 닦는 여인에 이르기까지니, 이를테면 어떤 남자가 자기 아내의 시녀(侍女)를 놓아주면서 말하기를 ‘착하고 어질구나. 그대를 놓아주리니, 자유로이 범행을 닦아라’ 하면, 그녀는 그 말을 듣고 고행을 받아 행하며 게으름이 없게 된다. 어떤 것을 ‘음욕의 번뇌를 일으키고 나아가 삿된 행을 여의지 않는다’고 하는가? 욕계(欲界)의 음탐(婬貪)을 일으켜 앞에 나타내고서 해서는 안 될 행[不應行]을 부르고 유혹하여 강제로 함께 삿된 행을 하면서 싫어하거나 멀리 여의지 못한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음욕의 번뇌를 일으키고 나아가 삿된 행을 여의지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삿된 음행이라 한다.
곧 이 가운데서 무엇을 ‘음욕[欲]’이라 하고 무엇을 ‘삿된 음행[欲邪行]’이라 하고 무엇을 ‘삿된 음행을 여읜다[離欲邪行]’고 하며,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삿된 음행을 여읜 오바색가의 셋째 학처’라 하는가? 말한 바 ‘음욕[欲]’이라 함은 곧 음탕한 탐욕[婬貪]이며 혹은 탐할 경계이기도 하다. ‘삿된 음행[欲邪行]’이라 함은 위에서 말한 해서는 안 될 행에 대하여 잠깐 동안 교회(交會)한 것으로부터 더 나아가서는 비록 자기의 아내라 하더라도 분수가 아니고[非分] 예의가 아니며[非禮] 그리고 때[時]와 처소[處]가 아닌 것에 이르기까지도 모두가 ‘삿된 음행’이라 한다.
024_1096_b_02L곧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삿된 음행에 대하여 잘 생각하여 간택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멀리 여의고 그쳐 쉬고 막고 지켜서 짓지도 않고 하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고 범하지도 않으며 버려두고 막아주며 겨루지 않고 거스르지도 않으며 어기지도 않고 할 일 밖의 일은 하지도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삿된 음행을 여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에 이르기까지 삿된 음행을 여읜 오바색가의 셋째 학처’라 한다.
넷째 가운데서 어떤 것을 ‘거짓말을 하는 이[虛誑語者]’라 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시되 “거짓말을 하는 이는 혹은 평정(平正) 앞에서 혹은 대중(大衆) 앞에서 혹은 왕가(王家) 앞에서 혹은 집리(執理) 앞에서 혹은 친족(親族) 앞에서 동일하게 검문(檢問)을 할 적에 ‘아무개여, 그대는 아는 것은 말해 주어야 하고 모르는 것은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대가 보았으면 말해 주어야 하고 보지 않았으면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라고 한다.
그는 이런 질문을 받은 뒤에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아는 것을 ‘모른다’고 하며, 본 것을 ‘보지 않았다’고 하고,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하는 것이니, 그는 혹 자기 자신을 위하고 또는 다른 이를 위하며, 혹은 이름과 이익을 위하여 일부러 바르게 알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여의지 못했다”고 하신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은 것을 ‘거짓말을 하는 이’라 한다. 무엇을 ‘거짓말을 하는 이[虛誑語者]’라 하는가? 거짓말에 대하여 매우 싫어하거나 근심하지 않으며 멀리 하지 않고 여의지도 않아서 편안히 머물러 성취하는 이이니, 이와 같은 이를 바로 ‘거짓말을 하는 이’라 한다.
024_1096_c_02L어떤 것을 ‘혹은 평정(平正) 앞에서’라 하는가? 평정[集會]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마을[村]의 평정이요, 둘째는 성(城)의 평정이며, 셋째는 나라[國]의 평정이다. 이 모든 평정의 모임 앞에 나타나 동일하게 검문을 받을 때를 바로 ‘평정 앞에서’라고 한다. 어떤 것을 ‘대중 앞에서’라고 하는가? 대중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찰제리 대중[刹帝利衆]이요, 둘째는 바라문 대중[波羅門衆]이며, 셋째는 거사 대중[居士衆]이요, 넷째는 사문 대중[沙門衆]이다. 이 모든 대중이 모인데서 그 앞에 나타나 동일하게 검문을 받을 때를 바로 ‘대중 앞에서’라고 한다.어떤 것을 ‘왕가(王家) 앞에서’라고 하는가? 모든 국왕과 그 밖의 재상이나 공무(公務)를 다스리는 이들이니, 그들이 모인 앞에 나타나 검문 받을 때를 바로 ‘왕가 앞에서’라고 한다.
어떤 것을 ‘집리(執理) 앞에서’라고 하는가? 집리란 법률(法律)을 익혀 확고하고 바르게 판단하는 사람이다. 이 집리들이 모인 앞에 나타나 검문 받을 때를 바로 ‘집리 앞에서’라고 한다. 어떤 것을 ‘친족(親族)의 앞에서’라고 하는가? 모든 친족들이 모인 앞에 나타나 검문을 받을 때를 바로 ‘친족 앞에서’라고 한다. 어떤 것을 ‘동일하게 검문을 받는다’고 하는가? 혹은 증거를 위해서요 혹은 그의 몸에 대한 일을 알아보기 위하여 대중들이 적당히 모여서 같이 검문하는 것이니, ‘아무개여, 그대는 지금 대중 앞에 서 있다. 진실한 말로써 사실을 자세히 알려 주어야 한다. 만일 이 일에 대하여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 있으면 마땅히 자세히 말하고 시설하고 표시해야 하며, 만일 이 일에 대하여 보고 들은 것이 없으면 마땅히 말하거나 시설하거나 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것을 곧 ‘동일하게 검문을 받는다’고 한다.
어떤 것을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한다’고 하는가? 이식(耳識)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분명하게 알았던 것을 말하여 ‘이미 들었다’고 하는 것인데 그는 이식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분명히 안 것이 없으면서도 이와 같은 상(想)ㆍ인(忍)ㆍ견(見)ㆍ락(樂)을 숨기고 ‘나는 이미 들었다’고 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곧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한다’고 한다. 어떤 것을 ‘아는 것을 모른다고 한다’고 하는가? 이식(耳識)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분명히 알았던 것을 ‘이미 들었다’고 하는 것인데 그는 이식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와 같은 상ㆍ인ㆍ견ㆍ락을 숨긴 채 ‘나는 듣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아는 것을 모른다고 한다’고 한다.
024_1097_a_02L어떤 것을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한다’고 하는가? 안식(眼識)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분명히 알았던 것을 ‘이미 보았다’고 하는 것인데, 그는 안식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분명히 알았던 것이 없으면서도 이와 같은 상(想)ㆍ인(忍)ㆍ견(見)ㆍ락(樂)을 숨긴 채 ‘나는 이미 보았다’고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한다’고 한다. 어떤 것을 ‘본 것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고 하는가? 안식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분명히 알았던 것을 ‘이미 보았다’고 하는 것인데, 그는 안식으로 일찍이 느꼈거나 알았던 것이 있으면서도 이와 같은 상ㆍ인ㆍ견ㆍ락을 숨긴 채 ‘나는 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본 것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고 한다.
어떤 것을 ‘그를 위하고 혹은 자기를 위해서’라고 하는가? 어느 한 무리가 자신이 강도질을 하고 왕에게 붙잡혀 심문을 받을 때 “너는 도둑질을 하였느냐?”고 할 적에 그는 이런 질문을 받고서 가만히 생각하기를 ‘만일 사실대로 대답하면 반드시 왕에게 혹은 살해되거나 포박되거나 내쫓기거나 재산을 박탈당할 것이다. 나는 이제 사실을 숨기고서 바르게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거짓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왕에게 대답하기를 “저는 진실로 도둑질을 하지 않았습니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고 한다.
어떤 것을 “또 다른 이를 위하여‘라고 하는가? 어느 한 무리가 친족이나 아는 벗이 강도질을 하였을 때에 왕 등에게 증인이 되어 심문을 받으면서 “너는 이 사람이 강도질을 한 것을 알고 있느냐?”고 하면, 그는 그런 질문을 받은 뒤에 가만히 생각하기를 ‘만일 사실을 그대로 대답하면 나의 친구는 반드시 왕에게 혹은 살해되거나 포박되거나 또 내쫓기거나 재물을 박탈당할 것이니, 나는 이제 그런 일을 숨기고서 일부러 바르게 알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해야겠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그는 왕에게 대답하기를 “친한 벗이 결코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고 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로 ‘다른 이를 위해서’라고 한다.
어떤 것을 ‘혹은 이름과 이익을 위해서’라고 하는가? 어느 한 무리가 바라는 것이 많이 있고 생각하는 것이 많이 있으며 원하는 것이 많이 있으면서 그는 생각하기를 ‘나는 이러이러한 거짓 방편을 시설하여 반드시 뜻에 맞는 빛깔[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감촉[觸] 등을 획득해야겠다’고 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방편을 써서 뒤좇아 구하면서 일부러 바르게 알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혹은 이름과 이익울 위해서’라고 한다.
024_1097_b_02L어떤 것을 ‘바르게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고 하는가? 스스로가 상(想)ㆍ인(忍)ㆍ견(見)ㆍ락(樂)을 숨긴 채 고의(故意)로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생각과는 어긋나는 일을 자주 말하고 시설하고 표시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일부러 바르게 알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곧 이 가운데서, 무엇을 ‘거짓[虛誑]’이라 하고 무엇을 ‘거짓말[虛誑語]’이라 하고 무엇을 ‘거짓말을 여읜다[離虛誑語]’고 하며,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거짓말을 여의는 오바색가의 넷째 학처’라 하는가?
‘거짓[虛誑]’이라는 말은 일[事]이 진실이 아닌 것을 허(虛)라 하고 생각[想] 등이 진실이 아닌 것을 광(誑)이라 하나니, 이것을 바로 ‘거짓’이라 한다. ‘거짓말[虛誑語]’이라 함은 탐냄[貪]ㆍ성냄[瞋]ㆍ어리석음[癡]으로써 일과 생각과는 어긋나게 말하여 다른 이로 하여금 그렇게 알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로 ‘거짓말’이라 한다. 곧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거짓말에 대하여 잘 생각하여 간택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멀리 여의고 그쳐 쉬며 막고 지켜서 짓지도 않고 하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고 범하지도 않으며 버려두고 막아주며 겨루지 않고 거스르지 않으며 어기지도 않고 할 일 밖의 일을 하지도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거짓말을 여읜다’고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거짓말을 여의는 오바색가의 넷째 학처’라고 한다.
다섯째 가운데서, 무엇을 ‘모든 술[酒]’이라 하고 무엇을 ‘모든 술을 마신다’하며 무엇을 ‘방일하는 곳[放逸處]’이라 하고 무엇을 ‘모든 술을 마시고 방일한 곳을 여읜다’고 하며, 말하기를 ‘이에 목숨을 마치기까지 모든 술을 마시는 것과 모든 방일한 곳을 여읜 오바색가의 다섯째 학처’라 하는가? ‘모든 술’이라 함은 솔라주(率羅酒)와 미려야주(迷麗耶酒)와 말타주(末陀酒)이다. ‘솔라(率羅)’라 함은 쌀과 보리 등을 법대로 쪄서 누룩에 버무리고 모든 약물을 넣어 빚은 뒤에 술의 빛깔과 향기와 맛이 완전하게 되면 그것을 마시고 취하는 것을 솔라주라 한다.
024_1097_c_02L‘미려야(迷麗耶)’라 함은 모든 뿌리ㆍ줄기ㆍ잎사귀ㆍ꽃과 열매의 즙(汁)을 누룩에 버무리지 않고 빚은 뒤에 술의 빛깔과 향기와 맛이 완성되면 그것을 마시고 취하는 것을 미려야주라 한다. ‘말타(末陀)’라 함은 포도주(葡萄酒)와 혹은 솔라주ㆍ미려야주를 마신 뒤에 취하게 되는 것을 통틀어 말타라 한다. ‘모든 술을 마신다’고 함은 위와 같은 모든 술을 마시고 삼키고 먹고 하는 것을 바로 ‘모든 술을 마신다’고 한다.
‘방일한 곳[放逸處]’이라 함은 위에서 말한 모든 술을 마시고 나면 교만한 마음이 생기고 정신 없이 취하여 광란(狂亂)을 부리면서 위와 아래[尊卑]를 분간 못하며, 혹(惑)과 악업(惡業)을 한꺼번에 저지르는 것이 모두 이로 말미암아 일어나게 되고 방일(放逸)이 의지하게 되므로 ‘방일한 곳[處]’이라 한다. 앞에서 말한 오바색가가 모든 술을 마시는 데 대하여 잘 생각하여 간택해서 싫어하고 꺼리며 멀리 여의고 그쳐 쉬며 막고 지켜서 짓지도 않고 하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고 범하지도 않으며 버려두고 막아 주며 겨루지 않고 거스르지 않으며 어기지도 않고 할 일 밖의 일을 하지도 않나니, 이와 같은 것을 바로 ‘모든 술을 마시는 것과 모든 방일한 곳을 여읜다’고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목숨을 마치기까지 모든 술을 마시는 것과 모든 방일한 곳을 여의는 오바색가의 다섯째 학처’라 한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를 어찌하여 학(學)이라 하고 어찌하여 처(處)라 하여 학처(學處)라고 하는가? 말한 바 ‘학’이라 함은 다섯 가지 곳에 대하여 아직 원만하지 못한 것을 원만하게 하기 위하여 항상 힘써서 굳고 바르게 가행(加行)을 닦아 익히기 때문에 ‘학’이라 한다. 말한 바 ‘처(處)’라 함은 곧 살생 등을 여의는 것이니, 이것을 배움[學]이 의지할 곳[所依]이므로 ‘처’라 한다. 또 살생 등을 여읜 것을 곧 ‘학’이라 하고 또한 ‘처’라고도 하나니, 이 때문에 ‘학처’라고 한다.
온갖 오바색가는 모두가 불ㆍ법ㆍ승에 귀의하는가? 세속의 모든 오바색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불보(佛寶)ㆍ법보(法寶)ㆍ승보(僧寶)에게 귀의한다. 그리고 불보ㆍ법보ㆍ승보에 귀의하면서도 오바색가가 아닌 이가 있나니, 이른바 필추ㆍ필추니ㆍ정학(正學)ㆍ근책(勤策)ㆍ근책녀(勤策女)ㆍ오바사가(鄔波斯迦) 등이다.
024_1098_a_02L온갖 오바색가는 모두가 세존의 제자인가에 대하여는 마땅히 사구(四句)로 만들어야 한다. 오바색가이면서 세존의 제자가 아닌 이가 있나니, 이른바 오바색가로서 아직 견제(見諦)를 증득하지 못하고 미래의 과(果)에 대하여 아직 능히 현관(現觀)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세존의 제자이면서 오바색가가 아닌 이가 있나니, 이른바 필추ㆍ필추니ㆍ정학ㆍ근책ㆍ근책녀ㆍ오바사가 등으로서 이미 견제를 증득했고 미래의 과에 대하여 이미 능히 현관한 사람이다. 오바색가이면서 또한 세존의 제자이기도 하니, 이른바 오바색가로서 이미 견제를 얻었고 미래의 과에 대하여 이미 현관한 사람이다. 오바색가도 아니고 세존의 제자도 아닌 이가 있나니, 이른바 필추ㆍ필추니ㆍ정학ㆍ근책ㆍ근책녀ㆍ오바사가로서 아직 견제를 증득하지 못하고 미래의 과에 대하여 아직 현관하지 못한 사람이며 그리고 그 밖의 이생(異生)으로서 아직 견제를 증득하지 못한 사람이다.
온갖 승보의 대열에 낀 이는 모두가 승가(僧伽)로서 화경(和敬)을 얻는가에 대하여는 마땅히 사구(四句)로 만들어야 한다. 승보의 대열에 끼면서도 승가로서 화경을 얻지 못한 이가 있나니, 이른바 정학ㆍ근책ㆍ근책녀ㆍ오바색가 등으로서 이미 견제(見諦)를 얻었거나 미래의 과(果)에 대하여 이미 현관(現觀)한 이다. 승가로서 화경을 얻었으면서도 승보의 대열에 끼지 못한 이가 있나니, 이른바 필추ㆍ필추니로서 아직 견제를 증득하지 못하고 미래의 과에 대해서도 아직 현관하지 못한 사람이다.
승보의 대열에도 끼고 또한 승가로서 화경을 얻는 이가 있나니, 이른바 필추ㆍ필추니로서 이미 견제를 증득했고 미래의 과에 대해서도 이미 현관한 사람이다. 승보의 대열에 낀 것도 아니요 승가로서 화경을 얻은 것도 아닌 이가 있나니, 이른바 정학ㆍ근책ㆍ근책녀ㆍ오바색가ㆍ오바사가로서 아직 견제를 증득하지 못했거나 미래의 과에 대해서도 아직 현관하지 못한 이와 그 밖의 이생(異生)으로서 아직 견제를 증득하지 못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