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8_0111_b_01L
아비달마장현종론제16권


중현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4.변연기품(辯緣起品)⑤

V.기세간(器世間)의 구조 및 유정의 크기와 수명

1.3계(界)의 근본―3륜(輪)

이와 같이 유정세간(有情世間)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기세간(器世間)에 대해 분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기세간에 대해 안치 건립해 보면
풍륜(風輪)이 가장 아래 있으니
그 양에 있어 너비는 헤아릴 수 없으며
두께는 16낙차(洛叉)이다.1)
安立器世間 風輪最居下
其量廣無數 厚十六洛叉

다음으로 그 위에는 수륜(水輪)이 있어
깊이가 11억 2만이었는데
밑의 8낙차는 수륜이 되었고
나머지는 응결하여 금륜(金輪)이 되었다.
次上水輪深 十一億二萬
下八洛叉水 餘凝結成金

이러한 수륜과 금륜의 너비의
직경은 12낙차와
3천 4백과 5십이며,
그 둘레는 이것의 세 배이다.
此水金輪廣 徑十二洛叉
三千四百半 周圍此三培

논하여 말하겠다.
이러한 100구지(俱胝,koṭi)의 4대주(大洲)의 세계는 다음과 같이 안치 건립되어 [유정세간과] 동시에 허물어지고 동시에 이루어지니,2) 이를테면 온갖 유정들이 법이(法爾)로서(저절로) 온갖 정려를 닦고 획득하였기 때문이다. 즉 하지에서 목숨을 마치고서 제2정려지 등에 태어나면, 그 아래의 기세간(器世間)은 세 가지 재앙(火ㆍ水ㆍ風의 3災)에 의해 허물어졌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온갖 유정들의 업의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가장 아래의 허공에 의지하여 미세한 바람[微風]이 일어나게 된다.3) 그 후 그것은 점차 증가하고 서로 엉켜 결합하여 [풍]륜(風輪,vāyu-maṇḍala]을 이루게 되니, 그 자체는 대단히 굳고 조밀하여 설혹 어떤 대(大) 낙건나(諾健那)가 금강륜(金剛輪, 구역에서는 金剛杵, 무기의 일종)으로써 위력을 다해 내려치더라도 금강륜은 부서지는 일이 있어도 풍륜에는 어떠한 손상도 없다.4) 이와 같은 풍륜의 너비는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두께는 16억 유선나(踰繕那)이다.5)
또한 온갖 유정들의 업의 증상력은 큰 구름과 비를 일으켜 수레바퀴만 한 물방울을 풍륜 위에 뿌리고 쌓아 수륜(水輪,jala-maṇḍala)을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은 수륜은 아직 응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깊이가 11억 2만 유선나이고, 너비는 풍륜의 그것과 일치한다. 그러나 어떤 이는 “[풍륜의 그것보다는] 협소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륜은] 유정의 업력에 의해 보지(保持)됨에 따라 옆으로 흩어지지 않게 되니,6) 마치 먹고 마신 음식물이 아직 완전히 소화되기 이전에는 끝내 숙장(熟藏)으로 흘러들어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7) 그렇지만 유여사(有餘師)는 설하기를, “바람에 의해 보지됨에 따라 옆으로 흐르지 않게 되는 것으로, 마치 대바구니가 곡식을 보지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다시 유정의 업력이 별도의 다른 바람을 인기하고, 이것이 수륜을 후려치면 그 상부는 응결하여 금륜(金輪,kāñcana-maṇḍala)이 되는데, 마치 잘 익은 젖[熟乳]을 가만히 놓아두면 위의 부분은 응고하여 막을 이루게 되는 것과도 같다. 따라서 이전의 수륜은 감소하여 그 두께는 단지 8낙차(억)가 될 뿐이며, 그 나머지는 전변하여 금륜이 되었으니, 그것의 두께는 3억 2만 유선나이다.
이러한 수륜과 금륜의 두 세계는 100구지(俱胝,백억)의 세계에 각기 별도로 존재하며, 각각의 두 륜은 그 너비가 모두 동등한데, 이를테면 직경이 12억 3천 4백 50유선나이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를 둘러칠 경우 이 수의 세배가 된다. 즉 그 둘레는 36억 1만 3백 50유선나가 되는 것이다.

2.9산(山)

3륜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9산(山)에 대해 논설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소미로산(蘇迷盧山)은 중앙에 처해 있고
다음으로 유건달라산(踰健達羅山)과
이사타라산(伊沙馱羅山)과
걸지낙가산(朅地洛迦山)과
蘇迷盧處中 次踰健達羅
伊沙馱羅山 朅地洛迦山

소달려사나산(蘇達黎舍那山)과
알습박갈나산(頞濕縛羯拏山)과
비나달가산(毘那怛迦山)과
니민달라산(尼民達羅山)이 있으며
蘇達黎舍那 頞濕縛羯拏
毘那怛迦山 尼民達羅山

4대주(大洲) 따위 밖에는
철륜위산(鐵輪圍山)이 있는데,8)
앞의 일곱 산은 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소미로산은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於大洲等外 有鐵輪圍山
前七金所成 蘇迷盧四寶

물에 잠긴 부분은 모두 8만 유선나로서
묘고산(妙高山)은 나온 부분도 역시 그러한데
나머지 여덟 산은 그 반반으로 감소하며
너비는 모두 높이의 양과 동일하다.
入水皆八萬 妙高出亦然
餘八半半下 廣皆等高量

논하여 말하겠다.
금륜 위에는 아홉 개의 큰 산이 있는데, 묘고산왕(妙高山王)이 그 중앙에 처해 있고,9) 나머지 여덟 산은 묘고산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이 여덟 산 가운데 앞의 일곱 산을 내산(內山)이라고 이름한다. 즉 이 일곱 번째 산 밖에는 대주(大洲) 등이 있고, 그밖에는 다시 철륜위산이 있어 마치 바퀴처럼 4대주의 세계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쌍산(持雙山,즉 유건달라산) 등의 일곱 산은 오로지 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묘고산왕(山王)은 산 자체가 네 가지 보배로 되어 있다. 즉 북ㆍ동ㆍ남ㆍ서의 4면이 순서대로 금ㆍ은ㆍ폐유리(吠琉璃,vaiḍūrya,청색의 보석으로 猫眼石)ㆍ파지가(頗胝迦,sphaṭika, 수정을 말함)의 보배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보배의 위덕(威德)에 따라 그 색채가 허공에 나타나게 되니, 그래서 남섬부주(南贍部洲)의 허공은 폐유리의 색깔과 유사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보배는 무엇으로부터 생겨난 것인가?
온갖 유정들의 업의 증상력에 의해 다시 큰 구름이 일어나 금륜 위에 비를 뿌리게 되니, 그 물방울은 수레바퀴만 하였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쌓이고 쌓인 물이 세차게 파도침에 그 깊이가 8만 유선나를 넘었는데, 맹렬한 바람이 그것을 뚫을 정도로 세차게 휘몰아침에 따라 보배 등으로 변하여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금과 보배 등을 변화시켜 낳은 다음, 다시 업력에 의해 또 다른 바람이 인기되어 보배 등을 구별하여 [한군데로] 끌어 모아 [아홉] 산을 이루었고, [네] 대륙[洲]를 성립시켰으며, 물은 단 것과 짠 것으로 나누어 내해(內海)와 외해(外海)로 별도로 성립시켰던 것이다.
어떻게 한 종류의 물이 각기 다른 여러 종류의 보배 등으로 생겨나게 되었던 것인가?
빗물은 능히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보배 등을 낳는 종자의 소의장(所依藏)이 될 수 있을뿐더러, 여기에 다시 온갖 종류의 위덕을 갖춘 맹렬한 바람이 그것을 뚫을 정도로 세차게 휘몰아쳐 여러 가지 보배 등을 낳은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떠한 허물도 없다.
이와 같은 아홉 산은 금륜 위에 위치하고 있는데, 물에 잠긴 부분의 수량은 모두 다같이 8만 유선나이다. 그리고 소미로산의 경우 물 위로 나와 있는 부분 역시 그러하다.10) 그렇기 때문에 묘고산왕은 아래로는 금륜으로부터 위로는 그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총 16만 유선나가 된다고 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의 다른 여덟 산의 경우 물 밖으로 나온 높이의 수량은 내산(內山 즉 안쪽의 산)으로부터 바깥쪽의 산에 이르면서 점차 반반씩 감소하니, 이를테면 첫 번째 내산인 지쌍산이 물위로 나와 있는 부분은 4만 유선나이며, 나아가 최후인 철륜위산이 물위로 나와 있는 부분은 3백 12유선나 반이다.11)
그리고 이와 같은 9산 각각의 너비는 각기 물위로 나와 있는 자신의 높이의 양과 같다.

3.8해(海)

9산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8해(海)에 대해 분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아홉] 산 사이에는 여덟 바다[八海]가 있으니
앞의 일곱 바다를 내해(內海)라고 이름하는데
첫 번째 바다의 너비는 8만이고
네 변[의 거리]는 각기 그 세 배이다.
山間有八海 前七名爲內
最初廣八萬 四邊各三培

다른 여섯 바다의 너비는 반반으로 좁아지며
여덟 번째 바다를 외해(外海)라고 이름하는데
[그 너비는] 3낙차(억) 2만에
3천2백여 유선나이다.12)
餘六半半狹 第八名爲外
三洛叉二萬 三千二百餘

논하여 말하겠다.
묘고산으로부터 시작하여 최후의 철륜위산에 이르기까지 각 산들 사이에는 여덟 바다가 있는데, 앞의 일곱 바다를 내해(內海)라고 이름한다. 그리고 이 일곱 바다 중에는 모두 여덟 가지의 공덕수(功德水)로 채워져 있으니, 이를테면 첫째는 그 맛이 달며, 둘째는 차가우며, 셋째는 부드러우며, 넷째는 가벼우며, 다섯째는 맑고 깨끗하며, 여섯째는 냄새가 나지 않으며, 일곱째는 마실 때 목구멍이 손상되지 않으며, 여덟째는 마시고 나서 배가 아프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곱 바다 중 첫 번째 바다의 너비(즉 묘고산에서 지쌍산 사이의 거리)는 8만 유선나로서, 지쌍산의 안쪽 가장자리의 둘레의 길이에 근거하여 말해 보면 그 네 면의 수량은 각기 그것의 세 배가 될 것이니, 말하자면 각각의 변은 2억 4만 유선나가 된다.13) 그 밖의 여섯 바다의 너비는 [첫 번째 바다의] 반반으로 좁아지니, 이를테면 두 번째 바다의 너비의 양은 4만 유선나이며, 나아가 일곱 번째 바다의 너비의 양은 1천2백50유선나이다.
그러나 [본송에서] 이러한 바다의 둘레에 대해 설하지 않은 것은 번거롭기 때문이며, 앞에서 설한 너비에 준하여 알 수 있기 때문이다.14)
나아가 여덟 번째 바다를 이름하여 외해(外海)라고 하는데, 그곳에는 짠물로 가득 차 있다. 그 너비는 3억 2만3천 유선나에 2백87유선나 반을 더한 것이니, 87유선나 반을 [본송에서] ‘여(餘)’라는 말로 나타내었다.

4.4대주(大洲)

8해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4대주(大洲)의 형태와 크기[量]의 차이에 대해 분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외해] 중에 있는 대주(大洲)의 상(相)은
남쪽 섬부주(贍部洲)의 경우는 수레의 형태로
세 변은 각기 2천 유선나이고
남쪽의 변은 3유선나 반이다.
於中大洲相 南贍部如車
三邊各二千 南邊有三半

동쪽 비제하주(毘提訶洲)의 경우
그 상은 반달[半月]과 같으며
세 변은 섬부주와 같고
동쪽의 변은 3백 유선나 반이다.
東毘提訶洲 其相如半月
三邊如贍部 東邊三百半

서쪽 구타니주(瞿陀尼洲)의 경우
그 상은 둥근 달[滿月]과 같고15)
직경이 2천5백 유선나이며
그 둘레는 이것의 세배이다.
西瞿陀尼洲 其相如滿月
徑二千五百 周圍此三培

북쪽 구로주(俱盧洲)는 네모난 자리와 같아16)
4면은 각기 2천 유선나로 동등하다.
北洲如方座 面各二千等

중주(中洲)에도 또한 여덟 곳이 있는데
4대주 근처의 각기 두 곳이 바로 그것이다.
中洲復有八 四洲邊各二

논하여 말하겠다.
외해 중에는 대주(大洲)가 네 곳 있는데, 이를테면 묘고산의 네 면과 마주하고 있다. 즉 남쪽의 섬부주(贍部洲, Jambu-dvīpa)는 북쪽은 넓고 남쪽은 좁은데, [남쪽을 제외한] 세 변(邊)의 너비가 동등하여 그 형태는 마치 수레와도 같다. 즉 남쪽 변의 너비는 오로지 3유선나 반일뿐이며, 다른 세 변의 너비는 각기 2천 유선나이다.
또한 오직 이 주에만 금강좌(金剛座)가 있는데, 위로는 땅 끝[地際]에 닿아 있으며 아래로는 금륜에 근거하고 있다. 장차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에 오르려고 하는 모든 최후신(最後身)의 보리살타(菩提薩埵)는 모두 이 금강좌 위에 앉아 금강유정(金剛喩定)을 일으키니,17) [최후신이 아닌] 그 밖의 소의신이나 [금강좌가 아닌] 다른 처소에서는 아무리 견고한 힘을 소유하였을지라도 능히 이러한 선정을 지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동쪽의 승신주(勝身洲, Pūrvavideha-dvīpa, 본송에서 비제하주)는 동쪽은 좁고 서쪽은 넓은데, [동쪽을 제외한] 세 면의 너비는 동등하여 그 형태가 마치 반달과도 같다. 즉 동쪽 면의 너비는 3백5십 유선나이며, 나머지 세 변은 각기 2천 유선나이다. 이 동쪽 주의 동쪽 변은 남쪽 주의 남쪽 면보다 넓기 때문에, 동쪽의 승신주는 반달과 같고, 남쪽의 섬부주는 수레와 같다고 한 것이다.
서쪽의 우화주(牛貨洲, Avaragodānīya-dvīpa, 본송에서 구타니주)는 그 형태가 둥근 만월과 같은데, 직경이 2천5백 유선나이며, 그 둘레는 7천 유선나 반이다.
북쪽의 구로주(俱盧洲, Uttarakuru-dvīpa)는 그 형태가 네모진 자리[方座]와 같아 네 변의 너비가 동등하여 각각의 면은 2천 유선나이며, 그 둘레는 8천 유선나이다.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주(洲)의 형상에 따라 그곳 사람들의 얼굴 모습도 역시 그러하다.

1)8중주(中洲)

다시 여덟 곳의 중주(中洲)가 있으니, 이는 대주(大洲)에 딸린 권속이다. 즉 4대주 가장자리에 각기 두 곳의 중주가 있기 때문으로, 남섬부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차말라주(遮末羅洲, Cāmara-dvīpa, 猛牛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벌라차말라주(筏羅遮末羅洲, Avaracāmara-dvīpa, 勝猛牛로 번역됨)이다. 동승신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제하주(提訶洲, Deha-dvīpa, 身으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비제하주(毘提訶洲, Videha-dvīpa, 勝身으로 번역됨)이다. 서우화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사체주(舍搋洲, Śāṭha-dvīpa, 諂으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올달라만달리나주(嗢怛羅漫怛里拏洲, Uttaramantriṇa-dvīpa, 上義로 번역됨)이다. 북구로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구랍바주(矩拉婆洲, Kurava-dvīpa, 勝邊으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교랍바주(憍拉婆洲, Kaurava-dvīpa, 有勝邊으로 번역됨)이다.
이러한 일체의 중주는 모두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하등의 저열한 업의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태어나기 때문에 거기에 머무는 이들의 신체의 형태는 비천하고 누추하다.
그런데 유여사는 설하기를, “차말라주에는 나찰사(那刹娑,rākṣasa)가 살고 있으며, 그 밖의 주에는 모두 사람이 산다”고 하였다.

5.남섬부주(南贍部洲)의 산하

여러 주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그렇다면] 무열뇌지(無熱惱池)는 어디에 있으며, 그 크기는 어떠한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이 주(洲) 북쪽에 아홉 흑산이 있고
설산(雪山)과 향취산(香醉山) 사이에
무열지(無熱池,즉 阿耨達池)가 있으니
그 가로 세로의 너비는 50유선나이다.
此北九黑山 雪香醉山內
無熱池縱廣 五十踰繕那

논하여 말하겠다.
지교(至敎)에서는 이러한 남섬부주에 대해 설하는 중에, 중인도(남섬부주의 중앙)로부터 점차 북쪽으로 향하여 가면 세 곳에 각기 세 겹의 흑산(黑山)이 있고, 흑산 북쪽에는 대설산(大雪山,Mahāhimalaya-giri)이 있으며, 대설산 북쪽에는 향취산(香醉山,Gandhamādana-giri)이 있다고 하였다. 바로 이 대설산 북쪽, 향취산 남쪽에 무열뇌(無熱惱,Anavatapta, 혹은 Anotatta, 즉 阿耨達)라고 하는 큰 못이 있다. 그리고 바로 이곳의 네 면으로부터 네 가지 큰 강물이 흘러나와 네 대해로 나아가니, 첫째는 긍가하(殑伽河,Gaṅgā)이며, 둘째는 신도하(信度河,Sindhu)이며, 셋째는 사다하(徙多河,Śītā)이며, 넷째는 박추하(縛芻河,Vakṣu)이다.18)
무열뇌지는 가로 세로의 너비가 똑같은데, 네 면의 너비는 각기 50유선나이다. 여덟 가지 공덕수(功德水)가 그 안에 가득 차 있는데, 신통력을 얻은 사람이 아니라면 능히 그곳에 이르기 어렵다.
그리고 이 못 가에는 섬부(贍部,jambu) 나무의 숲이 있는데, 나무의 형태는 높고도 크며, 그 과실은 달고 맛있다. 바로 이 숲에 의거하여 [이 주(洲)를] ‘섬부주’라고 이름하였다. 혹은 이 나무의 과실에 의해 이 주의 호칭을 [‘섬부주’라고] 설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6.날락가(捺洛迦,지옥)

다시 날락가(捺落迦, naraka,즉 지옥)는 어떤 곳에 위치하며, 그 너비의 양은 얼마이며, 몇 가지나 있는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이 주(洲) 밑으로 2만 유선나를 지나면
무간(無間)이 있어 그 깊이와 너비는 동일하며
다시 그 위에는 일곱 날락가가 있는데
이 여덟 지옥에는 모두 열여섯 ‘증(增)’이 있다.
此下過二萬 無間深廣同
上七捺落迦 八增皆十六

즉 뜨거운 잿불과 송장의 똥오줌과
날카로운 칼날과 뜨거운 강물의 ‘증’이 있어
각기 각 날락가의 사방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 밖에도 차가운 여덟 지옥이 있다.
謂煻煨屎糞 鋒刃熱河增
各住彼四方 餘八寒地獄

1)8열지옥(熱地獄)

논하여 말하겠다.
이 남섬부주 밑으로 2만 유선나를 지나게 되면 아비지(阿鼻旨,Avīci, 즉 無間)라는 대날락가(大捺落迦)가 있어 그 깊이와 너비는 앞의 거리(남섬부주에서의 거리)와 동일하니, 말하자면 각기 2만 유선나이다. 따라서 그 밑바닥은 이 섬부주로부터 4만 유선나 떨어져 있다.
어떠한 연유에서 오로지 이 남섬부주 아래에만 무간지옥이 존재하는 것인가?
오로지 이 주(남섬부주)에서만 극중한 악업을 일으키기 때문이며, 도병(刀兵) 등의 재앙은 오로지 이 주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며, 오로지 이 주의 사람들만이 지극히 예리한 근기를 갖기 때문이다. 그리고 즐거워할 틈[間]이 없기 때문에 ‘무간’이라는 명칭을 설정하게 된 것으로, 그 밖의 다른 지옥 중에서는 비록 이숙(異熟)의 즐거움은 없다고 할지라도 등류(等流)의 즐거움은 존재하기 때문에 크나큰 허물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설하기를, “거기에는 공간적인 틈[隙]이 없기 때문에 ‘무간’이라는 명칭을 설정하게 되었던 것으로, 비록 유정의 수는 적을지라도 몸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이] 설하였다.
“여기서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 쉴 사이[間]가 없다.19) 이를테면 그들은 각기 백 개의 못을 몸에 박고 6촉문(觸門,안촉 내지 의촉)에서 항상 극심한 괴로움을 향수한다. 또한 뜨거운 쇠로 된 땅[熱鐵地]에 살 뿐만 아니라 쇠 울타리에 에워싸여 뜨거운 불길이 서로에 미쳐 일찍이 잠시라도 쉴 틈이 없었다. 몸은 뜨거운 열에 데여 괴로움에 핍박되니, 참으로 견디기 어렵다. 비록 사방에 문이 있어 멀리서 열리는 것을 보았을지라도 뛰쳐나가려고 하기만 하면 바로 닫혀버린다. 구하는 것을 이룰 수가 없으니, 독한 원한에 사무쳐 자신의 몸을 땔감으로 삼아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속에 던져 사지와 몸을 태우고 뼈와 살을 불사르지만, 그럼에도 악업을 지녔기에 끝내 죽음에도 이르지 않는다.”
그 밖의 일곱 날락가는 무간지옥 위에 존재하는데, 겹겹이 쌓여있다.
그 같은 일곱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극열(極熱)이며, 둘째는 염열(炎熱)이며, 셋째는 대규(大叫)이며, 넷째는 호규(號叫)이며, 다섯째는 중합(衆合)이며, 여섯째는 흑승(黑繩)이며, 일곱째는 등활(等活)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설하기를, “이러한 일곱 날락가는 무간지옥 옆에 있다”고 하였다.
즉 안과 밖, 자신과 타인의 몸이 모두 맹렬한 불길을 낳고 서로가 서로를 태워 해치니, 뜨거움 중의 지극한 곳이기 때문에 ‘극열(pratāpana)’이라 이름하였다.
뜨거운 불길이 몸을 따라 전전하고 주위를 활활 불태우니, 뜨거운 괴로움에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염열(tapana)’이라 이름하였다.
지극한 괴로움에 핍박되어 크고 혹독한 소리를 내지르고 비탄의 절규로서 원한을 말하기 때문에 ‘대규(mahāraurava)’라고 이름하였다.
온갖 괴로움에 핍박되어 다른 이들을 슬프게 부르며 원한에 사무친 절규의 소리를 지르기 때문에 ‘호규(raurava)’라고 이름하였다.
괴로움을 주기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도구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몸을 핍박하고 무리지어[合黨] 서로를 해치기 때문에 ‘중합(saṃghāta)’이라고 이름하였다.
먼저 검은 쇠사슬로써 몸과 팔 다리를 묶어놓고서 그 다음에 칼과 톱으로 베고 자르기 때문에 ‘흑승(kālasūtra)’이라고 이름하였다.
그리고 여러 가지 괴로움에 몸을 핍박당해 자주 번민하여 죽을 듯하다가도 본래대로 다시 소생하여 [다시 괴로움에 핍박되기] 때문에 ‘등활(saṁjīva)’이라고 이름하였다. 이를테면 그곳의 유정은 비록 칼로 잘리고, 바늘로 찔리고, 맷돌에 갈리고, 절구에 찧기는 등의 여러 가지 괴로움을 당할지라도 그는 잠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게 되면 다시 본래대로 소생하니, 이전과 동등한 상태로 살아나기 때문에 ‘등활’이라는 명칭을 설정하게 된 것이다.

2)8열지옥의 16증(增)
이러한 여덟 날락가의 증(增)에는 각기 열여섯 곳이 있다.20) 즉 각 날락가의 네 문 밖에 각기 네 가지의 ‘증’이 있지만, 이것들은 모두 각기 다른 이름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지 그러한 결정적인 수로 나타내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박가범(薄伽梵)께서도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덟 날락가는
참으로 벗어나기 어렵다고 나는 설하니
뜨거운 쇠로써 땅을 삼으며
주위는 쇠 담으로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지옥의 4면에는 비록 네 문이 있지만
철부채[鐵扇]로써 열고 닫으며
그 너비의 분량을 교묘히 배치하여
각각에 열여섯 곳의 증(增)이 있기 때문이다.

너비가 수백 유선나인 그곳은
악업을 지은 이들로 가득한데
뜨거운 불꽃이 두루 퍼져 넘실대며
맹렬한 불길이 늘 이글거리기 때문이다.21)

즉 이러한 열여섯 곳 중에서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 극도로 증가하여 본래의 지옥보다 더하기 때문에 ‘증(增)’이라고 말하였다. 혹은 여기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괴로움을 받으며, 괴로움을 주는 도구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증’이라고 말하였다. 혹은 지옥에서 이미 그에 적합한 괴로움을 받고 나서 다시 거듭하여 이러한 괴로움을 당하기 때문에 ‘증’이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어떤 이는 “유정이 지옥을 나와서도 다시 이러한 괴로움과 조우하기 때문에 그러한 곳을 설하여 ‘증’이라 이름하였다”고 설하였다.
[지옥의 사방 각] 문에는 네 가지의 ‘증’이 있다고 하였는데, 그곳의 명칭은 어떠한가?
뜨거운 잿불의 증[煻煨增, 구역에서는 熱灰園]과 송장의 똥오줌의 증[屍糞增, 구역에서는 死屍園]과 날카로운 칼날의 증[鋒刃增, 구역에서는 刃路園]과 뜨거운 강물의 증[烈河增, 구역에서는 熱江園]이 바로 그것이니, 각 문의 네 가지 ‘증’은 그 명칭이 모두 서로 비슷하다.
‘뜨거운 잿불의 증’이란, 이를테면 이러한 ‘증’에서는 뜨거운 재가 무릎까지 차는데, 그 양은 넓고도 넓어 수 유선나에 이른다. 유정이 그곳을 노닐면서 잠시라도 그의 발을 내려놓게 되면 피부는 물론이고 살과 피도 모두 불에 타 문드러지게 된다. 그러나 만약 발을 들게 되면 다시 생겨나 본래의 상태대로 회복된다.
‘송장의 똥오줌의 증’이란, 이러한 ‘증’ 중에는 송장의 똥오줌이 진창으로 가득한데, [이러한 똥오줌의] 여울을 디디면 냄새가 진동하며 사람을 깊이 침몰시킨다. 또한 그 넓이는 앞의 잿불의 증과 같다. 여기에는 입은 날카롭기가 침과 같고, 몸은 희며 머리는 검은 낭구타(娘矩吒)라고 하는 벌레가 수없이 우글거려 유정이 그곳에 노닐게 되면, 그들은 모두 살갗을 뚫고 뼛속으로 파고 들어간 이 벌레들에게 골수를 먹힌다.22)
‘날카로운 칼날의 증’이란, 이러한 ‘증’에는 다시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칼날의 길[刀刃路]’이니, 이를테면 여기에서는 칼날을 쭉 늘어놓고서 그것을 큰길로 삼았다. 그래서 유정이 그곳을 노닐면서 잠시라도 그의 발을 내려놓게 되면 피부는 물론이고 살과 피가 모두 끊어지고 부서져 버리고 만다. 그러나 만약 발을 들게 되면 다시 생겨나 본래의 상태로 회복된다.
두 번째는 ‘칼 잎의 숲[劍葉林]’이니, 이를테면 이 숲의 나무 잎은 순전히 날카로운 칼날로 되어 있어 유정이 그 아래서 노닐다가 바람이 불어 그 잎이 떨어지게 되면 팔 다리와 몸[肢體]은 그것에 잘리고 찔리며, 끝내 뼈와 살점이 말라 떨어진다. 그러면 까마귀와 박(駮, 범을 먹는 말과 비슷한 짐승)과 개가 쳐 쓰러지게 하여 머리를 깨물고 발을 물고, 목을 물어뜯고 어깻죽지를 뜯어내며, 배를 가르고 심장을 후려치고 씹어 삼킨다.
세 번째는 ‘쇠 가시의 숲[鐵刺林]’이니, 이를테면 이 숲 안에는 높이가 사람 키의 백 배도 넘는 쇠로 된 나무가 높이 솟아 있는데, 거기에는 길이가 열여섯 마디 정도나 되는 날카로운 쇠 가시가 박혀있어 유정들이 괴로움에 핍박당해 이 나무를 오르내릴 때면 그 같은 가시의 날카로운 칼날이 아래위에서 그를 찌르고 꿰뚫는다. 여기에는 또한 부리가 쇠로 된 새[鐵嘴鳥]가 있어 유정의 눈알이나 심장과 간을 다투어 쪼아 먹는다.
이처럼 ‘칼날의 길’ 등의 세 가지는 비록 그 종류는 각기 다를지라도 쇠로 된 무기[鐵仗]라는 점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하나의 ‘증’(즉 칼날의 증)에 포섭시킨 것이다.
‘뜨거운 강물의 증’이란, 이를테면 이러한 ‘증’의 강물은 매우 넓을뿐더러 그 안에는 뜨겁고 짠물이 가득 차 있다. 만약 유정이 거기에 빠지거나, 혹은 떠 있거나, 혹은 가라앉거나, 혹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혹은 따라 내려가거나, 혹은 가로 질러가거나, 혹은 돌아가거나 간에 쪄지고 삶겨져 살과 뼈가 문드러진다. 마치 큰 가마솥 안에 잿물을 가득 채운 다음 호마(胡麻,깨)나 쌀 등을 넣고 아래에서 불을 맹렬하게 지피게 되면, 호마 등은 그 안에서 아래위로 빙빙 돌면서 그 자체 불어 문드러져 터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정도 역시 그러하다. 설사 도망가려고 해도 양 강둑 위에는 여러 옥졸(獄卒)들이 손에 칼과 창을 들고 지키면서 [계속] 돌게 하므로 나갈 수가 없다.
또 다른 옥졸들은 큰 쇠 그물을 펼쳐 모든 유정들을 걸러내어 강둑 위에 올려놓고서 구리 녹인 물을 그의 입에 쏟아 붓고, 뜨거운 쇠 구슬을 삼키게 하는 등 온갖 괴로움을 겪게 하고서는 다시 강물 안으로 던져 넣는다.
이러한 강물의 ‘증’은 성을 싸고 있는 해자[塹]와 같으며, 앞의 세 가지 ‘증’은 동산[園]과 유사한데, 그것들은 온갖 대지옥을 에워싸 그것을 장엄하고 있다.

3)8한지옥(寒地獄)과 고지옥(孤地獄)

여덟 가지 뜨거운[熱] 날락가에 대해 이미 논설하였다.
차가운[寒] 날락가에도 역시 여덟 가지 종류가 있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알부타(頞部陀)이며, 둘째는 니랄부타(尼刺部陀)이며, 셋째는 알찰타(頞哳陀)이며, 넷째는 확확바(臛臛婆)이며, 다섯째는 호호바(呼呼婆)이며, 여섯째는 올발라(嗢鉢羅)이며, 일곱째는 발특마(鉢特摩)이며, 여덟째는 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이다.23) 이는 곧 여기에 머무는 유정들이 혹독한 추위에 핍박됨으로써 몸과 소리와 [추위에 부르터서 생겨난] 물집의 변화정도에 따라 이러한 차별적인 명칭을 설정하게 된 것으로, 이를테면 순서대로 두 가지와 세 가지와 세 가지가 그러한 것이다.24)
이러한 차가운 지옥은 4대주를 둘러싸고 있는 철륜위산 밖에 있는데, 지극히 어두운 곳이다. 거기에는 항상 매우 거세게 부는 차가운 바람이 있어, 위 아래로 부딪치고 종횡으로 소용돌이친다. 이에 따라 유정은 한곳에 모여 서로[의 체온]에 의존할지라도 혹독한 추위는 몸을 도려내니, 살갗은 부풀어 터지고 몸은 떨다가 나자빠져 굳어진다.(알부타와 니랄부타의 경우) 또한 [유정들은] 각기 다른 소리를 토해내며(알찰타ㆍ확확바ㆍ호호바의 경우), 물집이 터지고 갈라져 마치 세 가지 꽃(청련ㆍ홍련ㆍ대홍련)의 모양처럼 된 것으로, 이는 대개 현성(賢聖)을 비방하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괴로움의 과보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설하기를, “이러한 지옥은 뜨거운 지옥과 나란히 붙어 있다”고 하였다. 즉 남섬부주는 마치 곡식을 쌓아놓은 것처럼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옥(8열지옥과 8한지옥)을 포용할 수 있는 것으로,25) 그렇기 때문에 대해(大海)는 점점 깊어질수록 [그 너비는]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이상의 열여섯 가지 지옥(8熱과 8寒지옥)은 다 모든 유정의 증상업에 의해 초래된 것이다. 그러나 그 밖의 고(孤)지옥은 각기 개별적인 업[別業]에 의해 초래되는 것으로,26) 어떤 경우에는 다수의 유정, 혹은 두 명의 유정, 혹은 한 명의 유정에 의해 초래되기도 한다. 또한 [머무는 처소도 일정하지 않아] 혹 어떤 것은 강이나 하천, 산간, 광야 근처에 머물기도 하고, 혹은 어떤 것은 지하나 공중에 머물기도 하며, 혹은 그 밖의 다른 곳에 머물기도 한다.

4)옥졸(獄卒) 등 그 밖의 문제

그리고 무간과 대열과 염열의 세 지옥의 경우, 거기에는 모두 옥졸이 지키는 일이 없으며,27) 대규와 호규와 중합의 세 지옥에는 적은 수의 옥졸이 있을 뿐이니, 염마왕(琰魔王)의 사자가 때때로 왕래하여 그들을 순검하기 때문이다.28) 그러나 그 밖의 지옥에는 모두 옥졸이 지키고 있다. 즉 그곳은 유정(有情)과 무정(無情)과 다른 존재[異類]의 옥졸들이 지키면서 죄를 지은 유정들을 다스리고 벌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옥의] 불은 그들을 태우지 않는데, 유정의 옥졸일 경우 그들의 신체는 다른 대종을 별도로 품수(禀受)하였기 때문이다. 혹은 업력에 의해 불로부터 차단 격리되어 있기 때문이다.29)
일체의 지옥에서의 몸의 형태는 모두 서있는 모양이다. 또한 태초에는 성어(聖語,바라문의 말로서 범어)와 동일한 말을 사용하였으니, 일찍이 “그대는 사람들 중에 있으면서 욕심이 지나침을 관찰하지 않았다. 또한 범지(梵志) 사문의 가르침을 계승하지도 공경하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러한 극심한 괴로움을 받게 된 것이다”라고 성어로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이를 듣고 이해하여 참회의 마음을 낳을지라도 그 다음은 분명하지 않으니, 괴로움에 핍박받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지옥의 기세간이 분포되어 있는 모습은 이상과 같다.
7.방생과 아귀

방생(傍生,즉 짐승)이 머무르는 곳은 이를테면 물과 육지와 공중이다. 이러한 생류의 색깔과 형태[顯形]의 차별은 무변(無邊)으로, 그들 몸의 행상은 소수만이 서있는 모양[竪]일 뿐 대개는 몸을 뉘어서 옆으로 기어 다니는 것[傍]들이다.
또한 그것들은 본래 바다에 살았지만, 그 후 5취(趣)로 흘러들게 되었다. 그리고 태초에는 다 같이 성어(聖語)를 사용하였지만, 그 후 점차 서로 어긋나게 되었다.

모든 아귀의 본래 주처는 염마왕(琰魔王)의 도성이었지만, 이로부터 전전(展轉)하여 다른 곳으로도 흩어져 가게 되었다. 즉 이 남섬부주의 남쪽 가장자리 바로 아래로 깊이 5백 유선나를 지나면 염마왕의 도성이 있는데, 그 폭과 너비의 양도 역시 그러하다.
아귀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으니, 이를테면 재물이 없는 아귀와 적은 아귀와 많은 아귀가 바로 그것이다.
재물이 없는 아귀에는 다시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를테면 불타는 입과 바늘 입과 냄새나는 입을 가진 아귀이다.30) 재물이 적은 아귀에도 역시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를테면 침으로 된 털의 아귀와 냄새나는 털의 아귀와 목에 혹이 난 아귀이다.31) 재물이 많은 아귀에도 역시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를테면 희사(希祀)와 희기(希棄)와 대세(大勢)의 아귀이다.32)
이상 아홉 아귀에 대한 자세한 해석은 『순정리론』에서와 같다.
그런데 온갖 아귀 중 어떠한 위덕(威德)도 갖지 않는 아귀는 오로지 북구로주를 제외한 세 주(洲)에만 존재하며, 만약 위덕을 갖은 아귀라면 천상에도 역시 존재한다. [예컨대] 남섬부주 서쪽에는 오백여 곳의 모래톱[渚]이 있는데, 이 중의 두 곳은 오로지 아귀들만이 사는 곳이다. [두 곳의] 모래톱에는 각기 250여 곳의 성이 있어 이 중 한 곳의 모래톱의 성에는 위덕을 갖은 아귀가 머물며, 다른 한 곳의 모래톱의 성에는 위덕을 갖지 않은 아귀가 머물고 있다고 한다.
온갖 아귀들은 대부분 곳곳이 서서 가는 형상이다. 또한 겁초에는 모두 다 같이 성어(聖語)를 사용하였지만, 그 후 처소가 달라짐에 따라 여러 가지 말로 어긋나게 되었다.

8.해와 달

해와 달이 머무는 곳의 너비 등의 뜻은 [어떠한가]?
게송으로 말하리라.

해와 달은 소미로산의 중턱에 있는데
[그 직경은 각기] 51과 50유선나이며
밤중과 일몰과 한낮[日中]과
일출은 4대주에서 같은 시간이다.
日月迷盧半 五十一五十
夜半日沒中 日出四洲等

비 오는 계절[雨際]의 두 번째 달의
후반 제9일부터 밤은 점차 길어지고
추운 계절[寒際]의 네 번째 달도 역시 그날부터
밤이 짧아지며, 낮은 이와 반대이다.
雨際第二月 後九夜漸增
寒第四亦然 夜減晝飜此

낮과 밤에 납박(臘縛)이 증가하는 것은
[해가] 남쪽 길과 북쪽 길로 운행할 때이며
[달은] 해에 가까이 갈 때 자신의 그림자에 덮이니
그래서 달의 바퀴가 일그러져 보이는 것이다.
晝夜增臘縛 行南北路時
近日自影覆 故見月輪缺

논하여 말하겠다.
해와 달과 뭇 별들은 무엇에 의지하여 머무는 것인가?
바람[風]에 의지하여 머문다. 이를테면 온갖 유정들의 업(즉 共業)의 증상력이 함께 바람을 견인하여 일으키니, 그러한 바람이 묘고산을 돌고 공중을 선회하여 해 등을 운행시켜 그것들로 하여금 멈추거나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것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이곳(즉 남섬부주)으로부터 몇 유선나 떨어져 있는가?
지쌍산의 꼭대기(즉 4만 유선나)에 있으니, 그곳은 바로 묘고산의 중턱과 나란히 하는 곳이다.
해와 달의 직경은 몇 유선나인가?
해는 51유선나이며, 달은 오로지 50유선나일 뿐이다. 별의 경우 가장 작은 것은 반 구로사(俱盧舍)이며,33) 가장 큰 것은 16유선나이다.
4대주의 해와 달은 각기 별도로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4대주의 해와 달은 동일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네 곳에서 해야 할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인가?(다시 말해 4대주에서 동시에 뜨고 동시에 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어떠한가?
한밤중이거나, 해가 지거나, 한낮이거나, 해가 뜨는 4대주의 시간은 동일하니, 북구로주, 남섬부주, 서우화주, 동승신주는 중앙의 묘고산과 떨어져 서로 상대하며 머물기 때문이다. 만약 북구로주가 한밤중이면, 남섬부주에서는 바로 한낮이고, 동승신주에서는 해가 지며, 서우화주에서는 해가 뜨는 시간이다. 또한 만약 서우화주가 한낮이면, 동승신주에서는 바로 한밤중이고, 남섬부주에서는 해가 지며, 서구로주에서는 해가 뜨는 시간인데, 그 밖의 경우에 대해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즉 어떤 주에 해가 중천에 있거나[日中] 달이 중천에 있으면[月中], 이와 서로 대응하여 다른 두 주에서는 각기 상응하는 바에 따라 그것이 서쪽에서 지고 동쪽에서 떠올라야 할 것이며, 제3의 주에서는 한밤중이거나 한낮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만약 어떤 때 동승신주와 서우화주에 순서대로 해가 중천에 떠 있고(즉 한낮), 달이 중천에 떠 있다면(즉 한밤), 이때 빛[光, 즉 해]과 밝음[明, 즉 달]은 4대주에 모두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34) 그러나 빛의 작용은 동ㆍ남주에만 존재하고, 서ㆍ북주에는 오로지 밝음의 작용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두 가지 작용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북ㆍ남주에서 이다. 즉 남섬부주에서는 해가 뜨는 것과 달이 지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며, 달이 뜨는 것과 해가 지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은 이를테면 북구로주이다. 그리고 동승신주는 오로지 해만을 볼 수 있다면, 오로지 달만을 볼 수 있는 곳은 이를테면 서우화주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 밖의 다른 예(例)에 대해서도 마땅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1)밤과 낮의 길이의 변화

어떠한 이유에서 밤과 낮은 짧아지기도 하고, 길어지기도 하는 것인가?
해(태양)가 이 주(즉 남섬부주)를 운행하는 길에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즉 비 오는 계절[雨際]의 두 번째 달의 후반 제9일째부터는 밤이 점차 길어지고, 추운 계절[寒際]의 네 번째 달의 후반 제9일째부터는 낮이 점차 짧아진다.35)
[더운 계절]
제달라(制呾羅, caitra,좌동)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력 1월~2월ㆍㆍㆍㆍ양력 3월~4월.
폐사가(吠舍佉, vaiśākha,좌동)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2월~3월ㆍㆍㆍㆍ 양력 4월~5월.
서금타(逝琴吒, jyaiṣṭha,誓琴據)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3월~4월ㆍㆍㆍㆍ양력 5월~6월.
알사다(頞沙茶, āsaādha,阿沙茶)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4월~5월ㆍㆍㆍㆍ 양력 6월~7월.

[비오는 계절]
실라벌나(室羅伐拏, śrāvaṇa,室羅筏拏)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5월~6월ㆍㆍㆍㆍ양력 7월~8월.
바달라발타(婆達羅鉢陀, bhādrapada,좌동)월ㆍㆍㆍ음력 6월~7월ㆍㆍㆍㆍ양력 8월~9월.
알습박유사(頞濕縛瘐闍,āśvayuja,呵濕縛瘐闍)월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7월~8월ㆍㆍㆍㆍ양력 9월~10월.
가랄저가(迦刺底迦, kārttika,羯栗底迦)월ㆍㆍㆍㆍㆍ음력 8월~9월ㆍㆍㆍㆍ양력 10월~11월.

[추운 계절]
말가시라(末加始羅, mrgaśīrṣa,末伽始羅)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9월~10월ㆍㆍㆍ양력 11월~12월.
보사(報沙, pauṣa,좌동)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10월~11월ㆍㆍ양력 12월~1월.
마가(磨佉, māgha,磨伽)월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음력 11월~12월ㆍㆍ양력 1월~2월.
파륵루나(頗勒寠拏, phālguna,頗勒寠那)월ㆍㆍㆍㆍㆍㆍ음력 12월~1월ㆍㆍㆍ양력 2월~3월.

따라서 비 오는 계절 제2월 후반 9일은 바달라발타월의 음력 7월의 9일에, 추운 계절 제4월의 후반 9일은 알륵루나월의 음력 1월의 9일에 해당하며, 이날이 바로 가을과 봄의 중간 날이다. 그리고 이로 볼 때 밤이 제일 긴 동지는 말가시라월의 후반, 즉 음력 10월 초순에, 낮이 제일 긴 하지는 서금타월의 후반, 즉 음력 4월 초순에 해당한다.
그리고 낮이 길어지고 짧아지는 것은 이와 반대이니, 밤이 점차 길어질 때에는 바로 낮이 점차 짧아지고, 밤이 점차 짧아질 때에는 바로 낮이 점차 길어진다.
그렇다면 낮과 밤이 길어질 때에는 하루의 낮 밤이 얼마만큼 길어지는 것인가?
1납박(臘縛)씩 증가하며,36) 낮 밤이 짧아지는 시간의 양도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해가 이 남섬부주를 운행함에 있어 남쪽으로 향하거나 북쪽으로 향하면, 그 순서대로 밤이 길어지거나 낮이 길어진다.
어떠한 까닭에서 월륜(月輪)은 흑반(黑半, 즉 보름 이후)이 끝나는 상태나 백반(白半, 보름 이전)이 시작하는 상태에 있을 때 일그러져 보이는 것인가?
『세시설론(世施說論)』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37)
“달의 궁전[月宮]이 운행하다 일륜(日輪)에 가까워짐으로써 달은 일륜의 빛을 받아 그 빛을 침해당하고, 여타의 가장자리는 그림자를 낳아 스스로 월륜(달의 바퀴)을 가리게 되니, 이때 원만하지(둥글지) 않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치상으로도 필시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이니, 그때도 역시 분명하지는 않으나 월륜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로 말미암아 해가 지면서 달이 문득 떠오를 때 서로가 지극히 멀리 떨어져 있어 달의 원만함을 볼 수 있는 것이다.

9.제천(諸天)과 그곳의 유정

1)총설

해 등의 궁전에는 어떠한 유정이 살고 있는 것인가?
사대천왕(四大天王)에게 소속된 천중(天衆)들이 살고 있다.38)
그렇다면 이러한 온갖 천중은 오로지 여기에만 머무는 것인가?
만약 공중에 사는 천[空居天]이라면 오로지 이와 같은 해 등의 궁전에 머물지만, 만약 땅에 사는 천[地居天]이라면 묘고산의 여러 층급(層級) 등에 머물고 있다.39)

2)지거천(地居天)

2-1)묘고산의 4층급―4대왕중천

[그렇다면 묘고산에는] 몇 가지 층급이 있으며, 그 너비의 양은 얼마나 되는가?
또한 어떠한 천중이, 어떠한 층급에 머물고 있는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묘고산의 층급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서로 각기 일만 유선나씩 떨어져 있으며
옆으로 돌출된 너비의 양은 1만 6천,
8천, 4천, 2천 유선나이다.
妙高層有四 相去各十千
傍出十六千 八四二千量

견수(堅手)와 지만(持鬘)과
항교(恒憍)와 사대천왕의 무리가
각기 순서대로 네 층급에 살고 있으며
그 밖의 일곱 산에도 역시 머물고 있다.
堅手及持鬘 恒憍大王衆
如次居四級 亦住餘七山

논하여 말하겠다.
소미로산에는 네 층급이 있는데, 수륜의 끝으로부터 시작하여 제1층을 다할 때까지 서로 떨어진 거리의 양은 1만[十千] 유선나이다. 이와 같이하여 제3층으로부터 제4층을 다할 때까지의 거리도 역시 일만 유선나이다.
이 네 층급은 묘고산에서 옆으로 돌출하여 그 하반부의 반(즉 4만 유선나)을 전부 에워싸고 있는데, 첫 번째 층급의 돌출된 너비의 양은 1만6천 유선나이며, 두 번째ㆍ세 번째ㆍ네 번째 층급의 돌출된 너비의 양은 그 순서대로 각기 8천ㆍ4천ㆍ2천 유선나이다.
첫 번째 층급에 머무는 천(天)의 이름은 견수(堅手)이며, 지만(持鬘)이라 이름하는 천은 두 번째 층급에 머물고 있으며, 항교(恒憍)라고 이름하는 천은 세 번째 층급에 머물고 있으며, 사대천왕과 그의 모든 권속들은 네 번째 층급의 각기 한 방면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견수 등의 [아래] 세 천은 모두 네 천왕들에게 포섭된다.40) 또한 지쌍산 등의 일곱 금산(金山) 위에도 역시 사대천왕에 소속되는 촌읍(村邑)이 있다.
이와 같은 모든 천들을 일컬어 땅에 의지하여 머무는 ‘사대왕중천’이라고 하는데, 욕계천 중에서 이 천이 가장 광대하다.

2-2)삼십삼천(三十三天)

그렇다면 삼십삼천(三十三天)은 어떠한 처소에 주재(住在)하는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묘고산 꼭대기는 8만 유선나로서
삼십삼천이 살고 있는데
그곳 네 모퉁이에는 네 봉우리가 있어
금강수(金剛手)가 머물고 있다.
妙高頂八萬 三十三天居
四角有四峯 金剛手所住

중앙에는 선견(善見)이라 이름하는 궁성이 있어
둘레가 만 유선나나 되는데
높이가 1유선나 반인 금성(金城)은
지면을 여러 가지로 장식하여 아름답고 부드럽다.
中宮名善見 周萬踰繕那
高一半金城 雜飾地柔軟

성 안에는 수승전(殊勝殿)이 있어
둘레가 천 유선나나 되며
성 밖은 네 동산으로 장엄하였으니
중차(衆車)ㆍ추악(麤惡)ㆍ잡립(雜林)ㆍ희림(喜林)이 그것이다.
中有殊勝殿 周千踰繕那
外四苑莊嚴 衆車麤雜喜

또한 [네 동산의] 사방에는 미묘한 땅이
각기 동산과 2십 유선나씩 떨어져 있고
[성밖] 동북쪽에는 원생수(圓生樹)가 있으며
서남쪽에는 선법당(善法堂)이 있다.
妙地居四方 相居各二十
東北圓生樹 西南善法堂

논하여 말하겠다.
삼십삼천은 수미로산 꼭대기에 머물고 있다.41) 그 꼭대기의 네 면은 각기 2만 유선나로, 만약 그 둘레를 말하자면 그 수는 8만 유선나가 된다. 그런데 유여사는 설하기를, “[네] 면은 각기 8만 유선나로서, 아래의 네 변과 그 너비의 양에 있어 어떠한 차이도 없다”고 하였다.42)
수미로산 꼭대기의 네 모퉁이에는 각기 하나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것의 높이와 너비의 양은 각각 5백 유선나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금강수(金剛手)라고 이름하는 약차신들이 살고 있어, 온갖 천들을 수호한다.
수미로산 꼭대기에는 선견(善見)이라 이름하는 궁성이 있는데, 한 면의 길이는 2천 유선나 반으로, 그 둘레는 만 유선나가 된다. 거기에는 높이가 1유선나 반이나 되는 금으로 만들어진 성(城)이 있다. 그곳의 땅은 평탄하며 역시 순금으로 만들어졌는데, 백한 가지의 형형색색의 보배[雜寶]로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땅의 촉감은 부드럽기가 마치 투라면(妬羅綿, tūlapicu, 비단의 일종)과도 같아서 그것을 밟을 때면 발에 따라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니, 이곳이 바로 천제석(天帝釋, Śakra devānām-indra, 因陀羅神을 말함)이 도읍한 큰 성인 것이다.
성에는 갖가지 장식으로 치장되어 화려하고도 장대한 천 개의 성문이 있다. 각각의 문에는 용감하고 튼튼하며, 단정하고 위엄이 있는 5백 명 청의(靑衣)의 약차가 각기 갑옷과 무기로 무장한 채 성문을 지키고 있는데, 그들의 키도 1유선나였다.
또한 이 성 안에는 수승전(殊勝殿)이 있는데, 여러 가지 미묘한 보배를 모두 갖추고서 그것으로 장엄하여 다른 천궁은 이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승’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그 한 면의 길이는 2백50유선나로서, 둘레가 천 유선나나 되었다. 이상의 것들을 일러 성 안의 온갖 애호할 만한 것이라고 한다.
성 밖의 사방에는 네 동산으로 장엄되어 있는데, 이는 바로 그러한 온갖 천들이 함께 유희하는 곳이다. 즉 첫 번째는 중차원(衆車苑)이니, 이 동산 중에서는 천(天)들의 복력(福力)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수레가 나타난다. 두 번째는 추악원(麤惡苑)이니, [이 동산 중에서는] 천들이 전쟁을 하고자 할 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바에 따라 갑옷과 창검 등의 병기가 나타난다. 세 번째는 잡림원(雜林苑)이니, [이 동산은] 온갖 천들이 거기에 들어가 희롱하게 되면 모두가 다 같이 뛰어난 기쁨을 함께 낳는 곳이다. 네 번째는 희림원(喜林苑)이니, 지극히 미묘한 욕진(欲塵)의 잡다한 종류가 모두 모여 있어 스쳐 지나가며 관찰하더라도 싫증남이 없는 곳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네 동산은 모두 네모난 주사위 형태로서, 각각의 둘레는 천 유선나에 이른다.
네 동산 중에는 각기 하나의 여의지(如意池)가 있는데, 각 면의 길이는 50유선나이다. 그 안에는 여덟 가지 공덕수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원하는 바에 따라 아름다운 꽃과 보배로운 배와 좋은 새들이 각기 기묘하고도 수려한 온갖 형태로 장엄되어 있다.
네 동산의 네 측면에는 네 곳의 미묘한 땅[妙地,구역에서는 善地]가 있는데, 그 중앙을 기점으로 각기 동산으로부터 20유선나씩 떨어져 있다. 이 땅의 각 변의 길이는 모두 2백 유선나이다. 이곳은 바로 온갖 천중들의 뛰어난 유희처로서, 온갖 천들은 이곳에서 서로 얽혀 승리를 겨루며 즐겁게 오락한다.
또한 성 밖 동북쪽에는 원생수(圓生樹)가 있는데, 이는 바로 삼십삼천이 욕락을 누리는 빼어난 곳이다. 이 나무가 땅속으로 뻗어 내린 뿌리의 깊이와 너비는 5유선나이며, 높이 솟고 넓게 퍼진 줄기와 가지의 높이와 너비는 다 같이 백 유선나이다. 빼어난 잎과 활짝 핀 꽃에서는 미묘한 향기가 어지럽게 흩날리니, 순풍일 경우 그 향기는 백 유선나에 가득하고, 만약 역풍이 불더라도 50유선나까지 두루 퍼진다.
또한 성 밖의 서남쪽 모퉁이에는 대선법당(大善法堂)이 있는데, 삼십삼천 들은 때때로 이곳에 모여43) 아소낙(阿素洛) 등을 제압하여 항복 받고, 여법(如法)하고 여법하지 않은 일 등에 대해 상세히 논의한다.

3)공거천(空居天)

이와 같이 삼십삼천이 살고 있는 외적인의 기세간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그 밖의 다른 유색(有色)의 천중들이 머물고 있는 기세간은 어떠한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그(즉 삼십삼천) 위의 유색의 천들은
허공[空]에 의지하는 궁전에 머물고 있다.44)
此上有色天 住依空宮殿

논하여 말하겠다.
야마천(夜摩天)으로부터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살고 있는 궁전들은 모두 다만 허공에 의지하고 있다. 즉 어떤 이는 설하기를, “허공 중에는 땅처럼 조밀한 구름이 가득 퍼져있어 그들 궁전의 소의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외적인 기세간은 색구경천까지이니, 그 이상은 무색계이기 때문에 시설할 수 없는 것이다.

4)6욕천(欲天)의 행음상(行婬相)

이상에서 설한 온갖 천중들에 대해 다시 게송으로 말하겠다.

6욕천은 교합하고, 포옹하고, 손을 잡고,
웃음 짓고, 바라보며 음욕(婬欲)을 향수한다.
六受欲交抱 執手笑視婬

논하여 말하겠다.
범중천(梵衆天) 등(즉 색계 16천)은 대치력에 의해 온갖 욕계의 법[欲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에 오로지 6욕천만이 묘욕(妙欲)의 경계를 향수한다.
6욕천이란, 첫째는 사대왕중천(四大王衆天)이니, 이를테면 이러한 천에는 4대왕(즉 增上ㆍ廣目ㆍ持國ㆍ毘沙門의 4천왕)과 그들에 의해 영도되는 무리들이 존재한다. 혹은 그러한 천중은 4대왕을 섬기는 천이니, 바로 4대왕에 의해 영도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삼십삼천(三十三天, Trāyastriṃśā devāḥ, 혹은 忉利天)이니, 이를테면 이러한 천의 처소는 바로 서른세 가지 부류의 온갖 천들이 머무는 곳이다. 즉 묘고산 꼭대기의 네 면에 각기 여덟 부류[八部]의 천중들이 있고, 중앙에 일 천(天) 즉 천제석(天帝釋)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삼십삼천인 것이다.
세 번째는 야마천(夜摩天, Yāma-deva)이니, 이를테면 이러한 천의 처소는 시시때때로 대부분 쾌락과 칭합하는 곳이다.
네 번째는 도사다천(都史多天, Tuṣita-deva)이니, 이를테면 이러한 천의 처소는 대개 자신이 향수(享受)한 것에 대해 기쁘게 만족하는 마음[喜足心]을 낳는 곳이다.
다섯 번째는 낙변화천(樂變化天)이니, 이를테면 이러한 천의 처소에서는 즐거이 자주 욕계의 경계를 변화시키며, 그러는 중에 즐거움을 향수하는 곳이다.
여섯 번째는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니, 이를테면 이러한 천의 처소는 다른 이가 변화시킨 욕계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자신의 즐거움으로 향수하는 곳이다.
이러한 6욕천 가운데 땅(즉 소미로산)에 의지하여 머물고 있는 앞의 두 천은 신체적인 형태상으로 교합하여 음애(婬愛)를 성취하니, 인간과 다름이 없다. 그렇지만 풍기(風氣)만을 배설하며 뜨거운 번뇌[熱惱]를 바로 제거하니, 인간처럼 다른 어떤 부정(不淨)을 갖는 것은 아니다.
야마천의 무리는 잠시 동안 포옹함으로써 음애를 성취하니, 둘이 함께 염심(染心)을 일으킬지라도 잠시 서로 껴안기만 하면 바로 뜨거운 번뇌가 종식된다. 그러나 오로지 혼자서만 염심을 일으킨 경우라면 비록 포옹의 즐거움은 향수할지라도 음애는 성취되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둘 모두에게 염심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비록 서로에 집착하여 포옹할지라도 그것은 마치 친구끼리 서로 경애(敬愛)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여기에는 어떠한 허물도 없다.
도사다천은 단지 손을 잡는 것만으로 뜨거운 번뇌를 종식시키며, 낙변화천은 오로지 서로를 향해 웃기만 하면 바로 뜨거운 번뇌가 제거되며, 타화자재천은 서로 마주 봄으로써 음애를 성취한다.
이처럼 뒤의 세 천은 둘 모두에게 염심이 일어나든, 혼자에게만 일어나든, 혹은 [둘 모두에게] 염심이 일어나지 않든 음애를 성취하는데, 그러한 낙애(樂愛)의 차별은 앞의 [세 천과] 같다. 그리고 뒤의 두 천(낙변화천과 타화자재천) 중에서는 오로지 자구(資具)를 변화시켜 [음애를 성취하니], 만약 이와 다르다고 한다면 둘 모두에게 염심이 일어나더라도 [음애를]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실로 이와 아울러 신체적인 형태상으로 교합하여야 비로소 음애를 성취하니, 『시설론(施設論)』상에서 설한 바는 [뜨거운 번뇌가 종식되는 (혹은 음애가 성취되는)] 시간이 동일하지 않음을 나타낸 것이다.45) 즉 이상의 온갖 천들은 인간과는 달리 욕계의 경계로 전전(轉展)함이 미묘하고, 탐심이 일어나는 것이 민첩하며,46) 신촉(身觸)상의 수승함이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에 다수의 음애를 성취하는 것으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천의 욕락은 마땅히 인간의 그것보다 적다고 해야 하는 것이다.

5)갓 태어난 천중(天衆)의 크기와 언어

그곳의 동남(童男) 동녀(童女)는 그러한 온갖 남ㆍ여 천들의 무릎 위에서 홀연히 화생(化生)하는데, 그들을 설하여 그러한 천에 의해 태어난 남ㆍ여라고 한다.
갓 태어난[初生] 천중들의 신체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갓 태어난 경우 5세로부터 10세 정도이며
색계에서는 원만할뿐더러 옷을 입고 있다.
初如五至十 色圓滿有衣

논하여 말하겠다.
바야흐로 6욕(欲)의 온갖 천으로서 갓 태어났을 때의 신체의 크기는 그 순서대로 다섯 살ㆍ여섯 살ㆍ일곱 살ㆍ여덟 살ㆍ아홉 살ㆍ열 살 정도의 인간(남섬부주의 인간)과 같으며, 태어난 이후 신체의 형태는 빠르게 원만함을 성취하게 된다.
색계의 천중들이 갓 태어났을 때에는 신체와 크기가 두루 원만하며, 미묘한 의복을 입고 있다.
그리고 일체의 천중들은 모두 성언(聖言,바라문의 말)으로 말한다. 즉 그들이 사용하는 언사는 중인도의 그것과 같다.47)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배우지도 않고서 스스로 경전의 말씀을 이해한다.

6)욕생(欲生)과 낙생(樂生)

욕생(欲生)과 낙생(樂生)에는 어떠한 차별이 있는 것인가?48)
게송으로 말하겠다.

욕생의 세 가지는 인간과 [욕계의] 천이며
낙생의 세 가지는 [색계의] 아홉 천처이다.
欲生三人天 樂生三九處

논하여 말하겠다.
욕생의 세 가지란 [다음과 같다].
온갖 유정으로서 [자기 앞에] 현전하는 온갖 미묘한 욕계의 경계를 즐거이 향수(享受)하는 자가 있는데, 그는 이와 같은 현전한 욕계의 경계로 자유자재로 전전하니, 이를테면 인취(人趣) 전부와 밑의 네 천이 바로 그러하다.
온갖 유정으로서 자기가 변화시킨[自化] 온갖 미묘한 욕계의 경계를 즐거이 향수하는 자가 있는데, 그는 자신이 변화시킨 온갖 미묘한 욕계의 경계로 자유자재로 전전하니, 이를테면 다섯 번째 천인 낙변화천만이 오로지 그러하다.
온갖 유정으로서 다른 이가 변화시킨[他化] 온갖 미묘한 욕계의 경계를 즐거이 향수하는 자가 있는데, 그는 다른 이가 변화시킨 미묘한 욕계의 경계로 자유자재로 전전하니, 이를테면 여섯 번째 천인 타화자재천이 그러하다.
이러한 욕생의 세 가지는 무엇에 근거하여 건립한 것인가?
생겨난 대로 현전하는 욕계의 경계를 향수함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며,49) 즐기고자 하는 대로 자신이 변화시킨 욕계의 경계를 향수함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며, 즐기고자 하는 대로 다른 이가 변화시킨 욕계의 경계를 향수함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향수(享受)한 경계의 하ㆍ중ㆍ상의 차별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유죄(有罪,즉 염오)이지만 노력에 의해 현전하는 욕계의 경계를 수용함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며, 유죄지만 노력한 일 없이[無勞] 자신이 변화시킨 욕계의 경계를 즐거이 수용하는데 근거하였기 때문이며, 무죄(無罪)이자 노력한 일 없이 다른 이가 변화시킨 욕계의 경계를 즐거이 수용하는데 근거하였기 때문이다.
바로 이와 같은 등의 근거로 말미암아 [욕생의] 차별이 있게 된 것이다.
낙생의 세 가지란 [색계] 세 정려 중의 9처(處)의 생에서 세 종류의 낙(樂)을 향수하는 것을 말하니, 그들은 오로지 즐거움의 이숙만을 향수하고, 괴로움의 이숙은 향수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낙생’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이러한 낙생의 세 가지는 무엇에 근거하여 건립한 것인가?
대개 욕계를 떠나 생겨난 희락[離生喜樂]과 선정에서 생겨난 희락[定生喜樂]과 그러한 ‘희’를 떠나는 [미묘한] 낙[離喜妙樂]에 안주(安住)함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다.50) 혹은 세 종류의 재앙이 미치는 바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며, 혹은 심(尋)ㆍ희(喜)ㆍ낙(樂, 즉 희를 떠난 묘락)의 증상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다.51) 혹은 신체[身]와 생각[想]이 다르고 다르지 않음에 근거하였기 때문이다.52)

7)각 천(天)들 사이의 거리

앞에서 설한 온갖 천의 스물두 처소(6욕천과 색계 16천)는 상하 간에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그 아래로 내려가는 거리의 양과 같이
위로 올라가는 거리의 수치도 역시 그러하다.
如彼去下量 去上數亦然

논하여 말하겠다.
각각의 천들 사이의 거리가 몇 유선나나 되는지는 쉽게 헤아려 볼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 아래로 내려가는 거리를 총괄적으로 언급할 수 있을 뿐이며, 위로 올라가는 거리 역시 그러하다. 즉 [그러한 천들 사이의 거리는] 어떤 천으로부터 그 밑의 바다로 내려가는 거리에 따르는 것으로, 그 위로 올라가는 거리는 그 아래(즉 바다)로 내려가는 거리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묘고산의 네 번째 층급(즉 4대왕중천)으로부터 아래의 바다로 내려가는 거리는 4만 유선나인데, 이로부터 그 위의 삼십삼천(즉 묘고산 꼭대기)으로 올라가는 거리도 역시 그 천(즉 제4층급)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거리와 동일하다. 또한 삼십삼천에서 대해로 내려가는 거리와 마찬가지로, 그 위의 야마천으로 올라가는 거리도 역시 그러하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선견천(善見天)에서 대해로 내려가는 거리와 마찬가지로 그것으로부터 색구경천으로 올라가는 거리도 역시 그러하다.(다시 말해 색구경천으로부터 밑의 바다로 내려가는 거리와 같다.)53)
이와 같이 [각 천들 사이의 거리의 양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유선나로,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마치 눈 밝은 사람이 잠시 색계의 꼭대기를 보듯이, 세존께서는 능히 의세신통(意勢神通)으로써 몸을 날려 그곳으로 왕래하니, 그는 자재하여 장애가 없기 때문으로,54) 부처님의 위신력은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8)하천(下天) 유정의 상승

하처(下處)에 태어날 경우 상승하여 위의 처소를 볼 수 있는가, 볼 수 없는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자신의] 신통력이나 다른 이에 의하지 않고서는
아래의 유정이 상승하여 위의 처소를 보는 일은 없다.55)
離通力依他 下無昇見上

논하여 말하겠다.
사대왕중천(수미산 중턱에 위치함)이 상승하여 삼십삼천(수미산 정상에 위치함)을 보듯이 삼십삼천 등의 천들이 상승하여 야마천 등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가 만약 선정에서 일어나는 신통력을 획득한다면, 일체의 천은 모두 능히 상승하여 위의 처소를 볼 수 있다. 혹은 다른 이의 힘에 의해서도 상승하여 위의 천을 볼 수 있으니, 이를테면 신통을 획득한 이나 위의 천중에 의해 이끌려 영접되면, 각기 상응하는 바에 따라 그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혹은 위의 천이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에도 역시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상계(上界) 상지(上地)로부터 [하계 하지로] 내려올 때 몸을 변화시켜 내려오지 않는다면, 하계의 눈은 능히 [그것을] 보지 못할 것이니, 하계의 경계가 되지 않기 때문으로, 마치 [하지의 신체가] 그러한 상계의 촉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상계 상지로부터 하계로 내려올 때에는 반드시 하계의 몸으로 변화하여 내려오니, 하계로 하여금 보게 하기 위해서이다.

9)공거천의 너비

땅에 근거하여 머무는 천(즉 지거천)의 너비 등에 대해서는 이미 논설하였다.
그렇다면 야마천 등의 처소의 너비는 얼마나 되는가?
어떤 이는 설하기를, “이러한 4천(야마천 내지 타화자재천)은 묘고산의 꼭대기(즉 8만 유선나)와 같다”고 하였다.
또한 어떤 이는 설하기를, “이러한 4천은 위로 올라가면서 각기 두 배씩 증가한다”고 하였다.
또한 유여사는 말하기를, “초정려지의 궁전이 근거하고 있는 처소는 하나의 4대주와 같으며, 제2정려의 경우는 소천세계(小千世界)와 같으며, 제3정려의 경우는 중천세계(中千世界)와 같으며, 제4정려의 경우는 대천세계(大千世界)와 같다”고 하였다.
또한 유여사는 말하기를, “아래 세 정려천(天)의 너비는 그 순서대로 소천ㆍ중천ㆍ대천세계와 같으며, 제4정려 천의 너비는 그 끝[邊際]이 없다”고 하였다.

10.삼천대천세계의 크기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크기[量]를 소천ㆍ중천ㆍ대천세계라고 말한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4대주(大洲)와 해와 달과
소미로산과 욕계의 천과
범세(梵世)가 각기 1천 개인 것을
1소천세계라고 이름한다.
四大洲日月 蘇迷盧欲天
梵世各一千 名一小千界

이러한 소천세계의 천 배를
설하여 중천세계라고 이름하며
이것의 천 배를 대천세계라고 하니
이 모두는 동시에 이루어지고 허물어진다.
此小千千倍 說名一中千
此千倍大千 皆同一成壞

논하여 말하겠다.
천 개의 4대주와 내지 범세(梵世), 이와 같은 것을 모두 설하여 1소천세계라 하고, 소천세계를 천 배한 것을 1중천세계라고 하며, 천 개의 중천세계를 모두 설하여 1대천세계라고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세 가지의] 천(千)의 세계는 동시에 이루어지고, 동시에 허물어지며, 그 가운데 살고 있는 유정의 괴멸과 생성도 역시 동일하다.
028_0111_b_01L阿毘達磨藏顯宗論卷第十六 操尊者衆賢造三藏法師玄奘奉 詔譯辯緣起品第四之五如是已辯有情世閒器世閒今當辯頌曰安立器世閒 風輪最居下 其量廣無數厚十六洛叉 次上水輪深 十一億二萬下八洛叉水 餘凝結成金 此水金輪廣徑十二洛叉 三千四百半 周圍此三倍論曰此百俱胝四大洲界如是安立同壞同成謂諸有情法爾修得諸靜慮故下命終已生第二等靜慮地中下器世閒三災所壞經久遠已依下空中由諸有情業增上力有微風起後後轉增蟠結成輪其體堅密假設有一大諾健那以金剛輪奮威懸擊金剛有碎風輪無損如是風輪廣無厚十六億踰繕那又諸有情業增上力起大雲雨澍風輪上滴如車軸積水成輪如是水輪於未凝結位十一億二萬踰繕那廣稱風輪有言狹小有情業力持令不散如所食飮未熟變時終不移流墮於熟藏有餘師說由風所持令不傍流如篅持穀有情業力引別風起搏擊此水上結成金如熟乳停上凝成膜故水輪減唯厚八洛叉餘轉成金厚三億二萬二輪界別有百俱胝一一二輪廣量皆等謂徑十二億三千四百半周圍其邊數成三倍謂周圍量成三十六億一萬三百五十踰繕那已辯三輪山今當辯頌曰蘇迷盧處中 次踰健達羅 伊沙馱羅山朅地洛迦山 蘇達黎舍那 頞濕縛羯挐毘那怛迦山 尼民達羅山 於大洲等外有鐵輪圍山 前七金所成 蘇迷盧四寶入水皆八萬 妙高出亦然 餘八半半下廣皆等高量論曰於金輪上有九大山妙高山王處中而住餘八周帀繞妙高山於八山中前七名內第七山外有大洲等此外復有鐵輪圍山周帀如輪圍四洲界持雙等七唯金所成妙高山王四寶爲體謂四面如次西吠琉璃胝迦寶隨寶威德色顯於空故贍部洲空似吠琉璃色如是寶等從何而生從諸有情業增上力復大雲起雨金輪上滴如車軸經於久時積水奔濤深踰八萬猛風鑽擊寶等變生如是變生金寶等已復由業力引起別風簡別寶等攝令聚集成山成洲分水甘鹹令別成立內海外海云何一類水別類寶等生雨水能爲異類寶等種所依藏復爲種種威德猛風之所鑽擊生衆寶等故有過如是九山住金輪上沒水量皆等八萬踰繕那蘇迷盧山出水亦爾如是則說妙高山王從下金輪上其頂摠有十六萬踰繕那其餘八山出水高量從內至外半半漸畀謂初持雙出水四萬乃至最後鐵輪圍山出水三百一十二半如是九山一一廣量各各與自出水量同已辯九山海今當辯頌曰山閒有八海 前七名爲內 最初廣八萬四邊各三倍 餘六半半狹 第八名爲外三洛叉二萬 三千二百餘論曰妙高爲初輪圍爲後中閒八海前七名內七中皆具八功德水一甘二冷三耎四輕五淸淨六不臭七飮時不損喉八飮已不傷腹如是七海初廣八萬約持雙山內邊周量於其四面數各三倍謂各成二億四萬踰繕那其餘六海量半半狹謂第二海量廣四萬乃至第七量廣一千二百五十此等不說周圍量者以煩多故准前知故第八名外鹹水盈滿量廣三億二萬三千及二百八十七踰繕那半八十七半餘聲所顯已辯八海當辯諸洲形量有異頌曰於中大洲相 南贍部如車 三邊各二千南邊有三半 東毘提訶洲 其相如半月三邊如贍部 東邊三百半 西瞿陁尼洲其相如滿月 徑二千五百 周圍此三倍北洲如方座 四面各二千 中洲復有八四洲邊各二論曰於外海中大洲有四謂於四面對妙高山南贍部洲北廣南狹三邊量等其相如車南邊唯廣三踰繕那三邊各有二千踰繕那唯此洲中有金剛座上窮地際下據金輪諸最後身菩提薩埵將登無上正等菩提皆坐此座上起金剛喩定以無餘依及餘處所有堅固力能持此定東勝身洲東狹西廣三面量等形如半月東三百五十三邊各二千此東洲東邊廣南洲南際故東如半月南贍部如車西牛貨洲形如滿月徑二千五周圍七千半北俱盧洲形如方座四邊量等面各二千周圍八千踰繕那量隨自洲相人面亦然復有八中是大洲眷屬謂四大洲側各有二中洲贍部洲邊二中洲者一遮末羅二筏羅遮末羅洲勝身洲邊二中洲者一提訶洲二毘提訶洲牛貨洲邊二中洲者一舍搋洲二嗢怛羅漫怛理挐洲俱盧洲邊二中洲者一矩拉婆洲二憍拉婆洲此一切洲皆人所住由下劣業增上所生故住彼人身形卑陋有餘師說遮末羅洲羅剎娑居餘皆人住辯諸洲已無熱惱池何方幾量頌曰此北九黑山 雪香醉山內 無熱池縱廣五十踰繕那論曰至教說此贍部洲中從中印度漸次向北三處各有三重黑山有大雪山在黑山北大雪山北有香醉山雪北香南有大池水名無熱惱出四大河從四面流趣四大海一殑伽河二信度河三徙多河四縛芻河無熱惱池縱廣正等面各五十踰繕那量八功德水盈滿其中非得通人難至其所於此池側有贍部林樹形高大其果甘美依此林故名贍部洲或依此果以立洲號復於何處置捺落迦何量有幾頌曰此下過二萬 無閒深廣同 上七柰落迦八增皆十六 謂煻煨屎糞 鋒刃烈河增各住彼四方 餘八寒地獄論曰此贍部洲下過二萬有阿鼻旨大柰落迦深廣同前謂各二萬故彼底去此四萬踰繕那何緣唯此洲下有無閒獄唯於此洲起極重惡業故刀兵等災唯此有故唯此洲人極利根故以無樂閒立無閒名所餘地獄雖無異熟樂而無大過失有等流樂故有說無隙立無閒名雖有情少而身大故有說於中受苦無閒謂彼各爲百釘釘身於六觸門恒受劇苦居熱鐵地鐵牆所圍猛焰交通曾無蹔歇身遭熱逼苦痛難任雖有四門遠觀開闢而走求出便見關閉所求不遂荼毒怨傷以己身薪投赴猛火焚燒支體骨肉燋然惡業所持而不至死餘七地獄在無閒上重壘而住其七者何一者極熱二者炎熱三者大叫四者號叫五者衆合六者黑繩七者等活有說此七在無閒傍外內自他身諸支節皆出猛火互相燒害熱中極故名爲極熱火隨身轉炎熾周圍熱苦難任故名炎熱劇苦所逼發大酷聲悲叫稱怨故名大叫衆苦所逼異類悲號怨發叫聲故名號叫衆多苦具俱來逼身合黨相殘故名衆合先以墨索拼量支體後方斬鋸故名黑繩衆苦逼身數悶如死尋蘇如本故名等活謂彼有情雖遭種種斫刺磨擣而彼暫遇涼風所吹尋蘇如本等前活故立等活名八柰落迦增各十六謂四門外各有四增以非皆異名但標其定數故薄伽梵說此頌言此八柰落迦 我說甚難越 以熱鐵爲地周帀有鐵牆 四面有四門 關閉以鐵扇巧安布分量 各有十六增 多百踰繕那滿中造惡者 周遍焰交徹 猛火恒洞燃此十六中受苦增劇過本地獄故爲增或於此中受種種苦苦具多類說爲增或地獄中遍受苦已重遭此苦故說爲增有說有情出地獄已數復遭苦故說爲增門各四增其名何等煻煨屎糞鋒刃烈河門門四增名皆相似煻煨增者謂此增中煻煨沒膝其量寬廣多踰繕那有情遊中纔下其足皮肉與血俱燋爛墜擧足還生平復如本屍糞增者謂此增中屍糞泥滿搓瀨臭澀深沒於人又廣於前煻煨增量於中多有娘矩咤蟲嘴利如鍼身白頭黑有情遊彼皆爲此蟲鑽皮破骨食其髓鋒刃增者謂此增中復有三種一刀刃路謂於此中仰布刀刃以爲大道有情遊彼纔下足時皮肉與血俱斷碎墜擧足還生平復如本二劍葉林謂此林上純以銛利劍刃爲葉有情遊下風吹葉墜斬刺支體骨肉零落有烏駮狗撲令僵仆齧首齩足䶗頸擘腴攫腹搯心摣掣食噉三鐵刺林謂此林內鐵樹高聳量過百人有利鐵刺長十六指有情被逼上下樹時其刺銛鋒下上劖刺有鐵嘴鳥探啄有情眼精心肝爭競而食刀刃路等三種雖殊而鐵杖同故一增攝烈河增者謂此增河其量深廣熱鹹烈水盈滿其中有情溺中或浮或沒或逆或順或撗或轉被蒸被煮骨皮糜爛如大鑊中滿盛灰汁置麻米等猛火下燃麻等於中上下迴轉擧體糜爛有情亦然設欲逃亡於兩岸上有諸獄卒手執刀槍禦捍令迴無由得出復有獄卒張大鐵網漉諸有情置於岸上洋銅灌其口令呑熱鐵丸衆苦備經還擲河內此河如塹前三似園圍繞莊嚴諸大地獄已說有八熱柰落迦寒柰落迦亦有八種何等爲八一頞部陁二尼剌部陁三頞哳咤四曤臛婆呼呼婆六嗢鉢羅七鉢特摩八摩訶鉢特摩此中有情嚴寒所逼隨身瘡變立差別想名謂二三如其次此寒地獄在繞四洲輪圍山外冥闇所於中恒有凄勁冷風上下衝縱撗旋擁有情遊此屯聚相依酷切身膚皮疱裂身戰僵鞕各出異瘡開剖坼如三花相多由謗賢聖招如是苦果有說此在熱地獄傍贍部洲上尖下闊形如穀聚故得包是故大海漸深漸狹十六大獄皆諸有情增上業感餘孤地獄或多一各別業招或近江河山閒曠野在地下空中餘處無閒大熱及炎熱於中皆無獄卒防守大叫號叫及衆合三少有獄卒琰魔王使時時往巡撿彼故其餘皆爲獄卒防守無情異類獄卒防守治罰罪有情火不焚燒有情卒者彼身別稟異大種故或由業力所遮隔故一切地獄身形皆豎初同聖語曾聞有以聖語告言汝在人中不觀欲過又不承敬梵志沙門是故於今受斯劇苦聞領解生慚悔心後不分明苦所逼諸地獄器安布如是傍生所止生類顯形無邊差別其身行相少豎多傍本住海中後流五趣同聖語後漸乖訛諸鬼本住琰魔王從此展轉散趣餘方此贍部洲南邊直下深過五百踰繕那量有琰魔王都縱廣量亦爾鬼有三種謂無多財無財復三謂炬臭口少財亦有三謂鍼臭毛多財亦有三謂希大勢廣釋此九如順正理然諸鬼中無威德者唯三洲有除北俱盧若有威德天上亦有贍部洲西渚有五百於中有二唯鬼所居渚各有城二百五十有威德鬼住一渚城一渚城居無威德鬼諸鬼多分形豎而行於劫初時皆同聖語後隨處別種種乖訛日月所居量等義者頌曰日月迷盧半 五十一五十 夜半日沒中日出四洲等 雨際第二月 後九夜漸增寒第四亦然 夜減晝翻此 晝夜增臘縛行南北路時 近日自影覆 故見月輪鈌論曰衆星依何而住依風而住謂諸有情業增上力共引風起繞妙高山空中旋環運持日等令不停墜彼所住去此幾踰繕那持雙山頂齊妙高山半日等徑量幾踰繕那日五十一月唯五十星最小者半俱盧舍最大者十六踰繕那四洲日月各有別耶不爾四洲同一日月俱時四處作所作耶不爾云何夜半日沒日中日出四洲時等俱盧贍部牛貨勝身隔妙高山相對住故若俱盧夜半贍部日中勝身日沒牛貨日出若牛貨日中卽勝身夜半贍部日沒俱盧日出此略義者隨何洲相對日中餘二洲隨應西沒東出第三洲處夜中晝中由是若時勝身牛貨如其次第日中月中爾時光明四洲皆有然光作事在東南洲於西北洲唯明作事俱見兩事在北南洲謂贍部洲見日出月沒見月出日沒謂俱盧洲東勝身洲唯得見日唯得見月謂牛貨洲如是所餘例應思擇何緣晝夜有減有增日行此洲路有別故從雨際第二月後半第九日夜漸增從寒際第四月後半第九日夜漸減晝增減位與此相違夜漸增時晝便漸減夜漸減位晝卽漸增晝夜增時一晝夜增幾增一臘縛晝夜減亦然日行此洲向南向北如其次第夜增晝增何故月輪於黑半末白半初位見有缺耶世施設中作如是釋以月宮殿近日輪月被日輪光所侵照餘邊發影自覆月輪令於爾時見不圓滿理必應爾以於爾時亦見不明全月輪故由是日沒月便出時相去極遙見月圓滿日等宮殿何有情居四大王天所部天衆是諸天衆唯住此耶若空居天唯住如是日等宮殿若地居天住妙高山諸層級等有幾層級其量云何何等諸天住何層級頌曰妙高層有四 相去各十千 傍出十六千八四二千量 堅手及持鬘 恒憍大王衆如次居四級 亦住餘七山論曰蘇迷盧山有四層級始從水際盡第一層相去十千踰繕那量如是乃至從第三層盡第四層亦十千量此四層級從妙高山傍出圍繞盡其下半最初層級出十六千第二第三第四層級如其次第二千住初層天名爲堅手持鬘居第二恒憍處第三四大天王及諸眷屬各一方面住第四層堅手等三天皆四王衆攝持雙山等七金山上亦有四王所部村邑是名依地住四大王衆天於欲天中此天最廣三十三天住在何處頌曰妙高頂八萬 三十三天居 四角有四峯金剛手所住 中宮名善見 周萬踰繕那高一半金城 雜飾地柔軟 中有殊勝殿周千踰繕那 外四苑莊嚴 衆車麤雜喜妙地居四方 相去各二十 東北圓生樹西南善法堂論曰三十三天住迷盧頂其頂四面各二十千若據周圍數成八萬有餘師說面各八十千與下際四邊其量無別山頂四角各有一峯其高廣量各有五百有藥叉神名金剛手於中止住守護諸天於山頂中有宮名善見面二千半周萬踰繕那金城量高一踰繕那半其地平坦亦眞金所成俱用百一雜寶嚴飾地觸柔軟如妒羅緜於踐躡時隨足高下是天帝釋所都大城城有千門嚴飾壯麗門有五百靑衣藥叉勇健端嚴踰繕那量各嚴鎧仗防守城門於其城中有殊勝殿種種妙寶具足莊嚴蔽餘天宮故名殊勝面二百五十周千踰繕那是謂城中諸可愛事城外四面四苑莊嚴是彼諸天共遊戲處一衆車苑謂此苑中隨天福力種種車現二麤惡苑天欲戰時隨其所須甲仗等現三雜林苑諸天入中所玩皆同俱生勝喜四喜林苑極妙欲塵雜類俱臻歷觀無厭如是四苑形皆畟方一一周千踰繕那量居中各有一如意池面各五十踰繕那量八功德水彌滿其中隨欲妙花寶舟好鳥一一奇麗種種莊嚴四苑四邊有四妙地中閒各去苑二十踰繕那地一一邊量皆二百是諸天衆勝遊戲所諸天於彼捔勝歡娛城外東北有圓生樹是三十三天受欲樂勝所蟠根深廣五十踰繕那聳幹上昇枝條傍布高廣量等百踰繕那挺葉開花妙香芬馥順風薰滿百踰繕那若逆風薰猶遍五十城外西南角有大善法堂三十三天時集詳辯制伏阿素洛等如法不如法事如是已辯三十三天所居外器餘有色天衆所住器云何頌曰此上有色天 住依空宮殿論曰從夜摩天至色究竟所住宮殿皆但依空有說空中密雲彌布如地爲彼宮殿所依外器世閒至色究竟上無色故不可施設如是所說諸天衆中頌曰六受欲交抱 執手笑視婬論曰梵衆天等由對治力於諸欲法皆已遠離唯六欲天受妙欲境六欲天者一四大王衆天謂彼有四大王及所領衆或彼天衆事四大王是四大王之所領故二三十三天謂彼天處是三十三部諸天所居妙高山頂四面各有八部天衆中央有一卽天帝釋故三十三三夜摩天謂彼天處時時多分稱快樂哉四睹史多天彼天處多於自所受生喜足心五樂變化天謂彼天處樂數化欲境於中受樂六他化自在天謂彼天處於他所化欲境自在受樂六中初二依地居天形交成婬與人無別然風氣泄熱惱便除非如人閒有餘不淨夜摩天衆纔抱成婬俱起染心暫時相抱熱惱便息唯一起染雖受抱樂而不成婬若俱無染心雖相執抱如親相敬愛而無過失睹史多天但由執手熱惱便息樂變化天唯相向笑便除熱惱他化自在相視成婬如是後三無染成婬樂愛差別如前後二天中唯化資具若異此者俱染不成實竝形交方成婬事施設所說顯時不同由上諸天欲境轉妙貪心轉重身觸有殊故經少時數成婬事不爾天欲樂應少於人中隨彼諸天男女膝上有童男童女欻爾化生卽說爲彼天所生男女初生天衆身量云何頌曰初如五至十 色圓滿有衣論曰且六欲諸天初生如次如五十歲人生己身形速得圓滿界天衆於初生時身量周圓具妙衣一切天衆皆作聖言謂彼言詞同中印度然不由學自解典言欲生生云何差別頌曰欲生三人天 樂生三九處論曰欲生三者有諸有情樂受現前諸妙欲境彼於如是現欲境中自在而轉謂全人趣及下四天有諸有情樂受自化諸妙欲境彼於自化妙欲境中自在而轉謂唯第五樂變化天有諸有情樂受他化諸妙欲境彼於他化妙欲境中自在而轉謂第六他化自在天此欲生三依何建立依受如生現前欲境故依受如樂自化欲境故依受如樂他化欲境故又依所受下中上境故又依受用有罪有勞現前欲境故依樂受用無罪有勞化欲境故依樂受用無罪無勞他化欲境故樂生三者三靜慮中於九處受三種樂以彼所受有樂異熟苦異熟故名樂生此樂生三依何建依多安住離生喜樂定生喜樂喜樂故或依三種災所及故或依尋樂增上故或依身想異無異故說諸天二十二處上下相去其量云頌曰如彼去下量 去上數亦然論曰一一中閒踰繕那量非易可數但可摠擧彼去下量去上例然隨從何天去下海量彼上所至與去下同謂妙高山從第四層級去下大海四萬踰繕那上去三十三天亦如去下海量如三十三天去下大海上去夜摩天其量亦爾如是乃至如善見天去下大海從彼上去色究竟天其量亦爾如是懸遠多踰繕那如明眼人暫見色頃世尊能以意勢神通運身往來自在無㝵故佛神力不可思議於下處生昇上見不頌曰離通力依他下無昇見上論曰如四大王天衆昇見三十三天非三十三等天昇見夜摩天等然彼若得定所發通一切皆能昇見於上或依他力昇見上天謂得神通及上天衆引接往彼隨其所應或上天來亦能見若上界地來向下時非下化身下眼不見非其境界故如不覺彼觸故上界地來向下時必化下身爲令下見依地居天已說處量夜摩天等處量云何有說四天如迷盧頂有說此四上倍倍增有餘師言初靜慮地宮殿依處等一四洲第二靜慮等小千界第三靜慮等中千界第四靜慮等大千界有餘師言下三靜慮如次量等小大千第四靜慮量無邊際齊何量說小大千頌曰四大洲日月 蘇迷盧欲天 梵世各一千名一小千界 此小千千倍 說名一中千此千倍大千 皆同一成壞論曰千四大洲乃至梵世如是摠說爲一小千千倍小千名一中千界中千界摠名一大千如是大千同成同壞中有情類成壞亦同說一切有部顯宗論卷第十六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여기서 ‘낙차’(lakṣa)란 원래 10의 5승, 즉 십만을 의미하나 이하 ‘억’이라는 수와 교차되어 쓰이고 있다. 본론 제17권 주32) 참조.
  2. 2)『구사론』 제11권(고려장27,p.533하; 대정장29,p.57상; 권오민 역, 동국역경원2002, p.503)에서는 ‘100구지(俱胝,koṭi)의 4대주(大洲)의 세계’를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즉 일체의 기세간으로 언급하고 있다. ‘구지’는 10의 7승, 낙차의 백 배로서 100억.(본론 제17권 주32 참조)
  3. 3)유정들이 사는 기세간(器世間)은 각각 20중겁의 괴겁(壞劫)과 공겁(空劫)을 거친 다음 온갖 유정들의 공업(共業)에 의해 다시 이루어진다. 이러한 기세간의 괴멸과 생성, 그리고 화(火)ㆍ수(水)ㆍ풍재(風災)의 세 가지 재앙에 대해서는 본론 제17권 ‘성ㆍ주ㆍ괴ㆍ공의 4겁’과 ‘대삼재(大三災)’에서 상론한다.
  4. 4)대낙건나(mahā-nagna,구역에서는 大諾那力人)는 큰 힘을 가진 인취(人趣) 중의 한 신.
  5. 5)유선나(yojana,구역에서는 由旬)는 거리의 단위. 이에 관해서는 다양한 이설이 있으나 보통은 유행자(혹은 제왕)가 하루에 가는 거리정도로서, 마을에서 유행자들이 머무는 숲까지의 거리인 1구로사(俱盧舍)의 8배. ‘길이(色)의 단위’에 대해서는 본론 제17권을 참조할 것.
  6. 6)물은 응당 사방으로 퍼져 흩어지는데, 수륜은 어찌하여 옆으로 흘러 흩어지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답.
  7. 7)숙장(pakvaśaya)이란 소화기의 상부인 生藏(amāśaya)의 반대로서, 하복부 즉 장(腸)을 말한다.
  8. 8)9산(山)의 원어와 본론 장행에서 서로 교차되면서 쓰이고 있는 음역 혹은 의역어는 다음과 같다. ① 소미로(蘇迷盧, Sumeru, 妙高山). ② 유건달라(踰健達羅, Yugaṁdhara, 持雙山). ③ 이사타라(伊沙馱羅, ĪṢādhara, 持軸山). ④ 걸지낙가(朅地洛迦, Khadiraka, 檐木山). ⑤ 소달려사나(蘇達黎舍那, Sudarśana, 善見山). ⑥ 알습박갈나(頞濕縛羯拏, Aśvakarna, 馬耳山). ⑦ 비나달가(毘那怛迦, Vinataka, 象耳 또는 有障礙山). ⑧ 니민달라(尼民達羅, Nimindhara, 持山 또는 魚名山). ⑨ 철륜위(鐵輪圍, Cakravāḍa).
  9. 9)묘고산 즉 소미로(蘇迷盧,혹은 須彌山Sumeru)은 산 중에 가장 큰 것이기 때문에 산 중의 왕 즉 산왕이다.
  10. 10)따라서 묘고산왕은 밑의 금륜으로부터 위의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총 16만 유선나가 된다.
  11. 11)두 번째 내산인 지축산이 물위로 나와 있는 부분은 2만유선나이고, 첨목산은 1만, 선견산은 5천, 마이산은 2천5백, 상이산은 천2백5십, 그리고 지산은 6백25유선나이다.
  12. 12) 『구사론본송』(고려장27,p.534중; 대정장29,p.57하; 권오민 역,p.508)과 『순정리론』 제31권에는 ‘[3낙차(억) 2만] 2천 유선나이다(二千踰繕那)’로 되어 있다. 제8해를 둘러싸고 있는 안쪽의 니민다라산은 정방형이고, 바깥쪽의 철륜위산은 원형이기 때문에 가장 길고 가장 짧은 곳의 폭의 양이 일정하지 않은데, 본론 장행에서는 3억 2만 3천2백87유선나 반으로 논의하고 있다.
  13. 13)즉 묘고산의 너비 8만에 그것을 에워싸고 있는 첫 번째 바다의 양쪽 너비 각 8만이 더해진 것으로, 이는 바로 첫 번째 바다와 접하고 있는 지쌍산의 안쪽 길이에 해당한다.
  14. 14)둘레는 너비의 네 배로서, 이를테면 제1해의 경우 묘고산과 접한 안쪽은 8만×4유선나이며, 지쌍산과 접한 바깥쪽은 (8만+8만+8만)×4유선나이다. 제2해의 경우 지쌍산과 접한 안쪽은 (24만+4만+4만)×4 유선나(여기서 4는 지쌍산의 너비)이며, 지축산과 접한 바깥쪽은 (32만+4만+4만)×4 유선나(여기서 4는 제2해의 너비)이다. 제3해의 경우 지축산과 접한 안쪽은 (40만+2만+2만)×4 유선나이며, 첨목산과 접한 바깥쪽은 (42만+2만+2만)×4 유선나로서, 계속하여 산과 바다의 너비가 반감된다.
  15. 15)『구사론본송』(고려장27,p.534하; 대정장29,p.57하; 권오민 역,p.510)과 『순정리론』 제31권에는 ‘그 상은 둥글어 이지러짐이 없고[其相圓無缺]’로 되어 있다. 즉 ‘둥글다’는 말은 바로 ‘이지러짐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개작하게 된 것이다.
  16. 16)『구사론본송』(같은 책)과 『순정리론』에는 ‘북쪽 구로주(俱盧洲)는 주사위와 같아(北俱盧畟方)’로 되어 있다. 즉 ‘주사위와 같다’는 말과 ‘4면이 동등하다’는 말은 동일한 의미이기 때문에 개작하게 된 것이다.(『순정리론』 제31권 참조)
  17. 17)금강유정(vajropama-samadhi)은 금강에 비유되는 선정으로, 보살은 여기서 34찰나[念]에 걸쳐 견도의 번뇌와 무색계 유정지(有頂地) 제9품(하하품)의 번뇌를 끊고 불과(佛果)를 획득한다.
  18. 18)이 네 강은 각기 동ㆍ남ㆍ북ㆍ서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데, 구역에서는 긍하(恆河)ㆍ신두(辛頭)ㆍ사다(私多)ㆍ박수(薄搜)로 번역하고 있다.
  19. 19)이는 『구사론』 (고려장27,p.535중; 대정장29,p.58중; 권오민 역,p.514)의 정설이다. “여기에서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 쉴 사이[間]가 없으니, 항상 괴로움을 받는 것은 아닌 다른 일곱 곳의 대나락가와 같지 않기 때문에 ‘무간’이라 이름한 것이다.”
  20. 20)여기서 증(增,utsada,구역에서는 ‘園’)이라 함은, 본래의 날락가에서 받는 괴로움 이외 별도의 괴로움을 더 받는 곳을 말한다. 혹은 괴로움을 주는 도구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혹은 본래의 지옥에서 이미 그에 상응하는 괴로움을 받았으면서 다시 거듭하여 이 같은 괴로움을 당하기 때문에 ‘증’이라고 이름하였다.(후술) 말하자면 그곳은 해당 지옥에 딸린 정원과도 같은 곳으로, 각 날락가의 4면에는 각기 네 종류의 ‘증’이 딸려 있다. 그럴 경우 모두 128증이 있다고 해야 하겠지만 이것들은 모두 각기 다른 이름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지옥의 그것만을 일컬어 16증이라 하였다.
  21. 21)『잡아함경』 제47권 제1244경(대정장2,p.341상); 『증일아함경』 제36권(동p.747하) 참조.
  22. 22)낭구타(혹은 攘鳩多,nyatkuṭa). 날카로운 입을 가진 벌레로서, 침구충(針口蟲)이라고도 함.
  23. 23)알부타(頞部陀, Arbuda, 皰로 번역됨)는 몸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혹독하게 추운 지옥. 니랄부타(尼刺部陀, Nirarbuda, 皰裂로 번역됨)는 물집이 터질 정도로 추운 지옥. 알찰타(頞哳陀, Aṭaṭa, 구역은 阿吒吒)ㆍ확확바(臛臛婆, Hahava, 구역은 阿波波)ㆍ호호바(呼呼婆, Huhuva, 구역은 漚睺睺)의 세 지옥은 추위의 고통을 참기 어려울 때 내는 소리에서 유래한 명칭임. 올발라(嗢鉢羅,Utpala, 靑蓮華로 번역됨)는 혹독한 추위로 인해 몸이 퍼렇게 어혈지고 살이 얼어 터져 마치 푸른 연꽃과 같이 되는 지옥. 발특마(鉢特摩, Padma, 紅蓮華로 번역됨)는 살이 벌겋게 된 채 부르터 마치 붉은 연꽃과 같이 되는 지옥. 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 Mahāpadma, 大紅蓮華로 번역됨)는 추위로 살이 터지는 것이 대홍련화처럼 되는 지옥.
  24. 24)즉 알부타와 니랄부타는 추위에 의한 몸의 상태에 따른 명칭이고, 알찰타ㆍ확확바ㆍ호호바는 추위에 떠는 소리에 근거한 명칭이며, 올발라ㆍ발특마ㆍ마하발특마는 부스럼에 근거한 명칭이다.(후술) 참고로 『구사론』 (고려장27,p.536중; 대정장29,p.59상; 권오민 역, p.520)에서는 몸과 소리의 상태에 따른 명칭으로만 분별하고 있다.
  25. 25)이는 8열지옥과 8한지옥이 남섬부주 아래 존재한다면 이 주(洲)의 너비는 얼마 되지 않는데, 어떻게 그 아래 모든 지옥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해명이다.
  26. 26)고(孤,prādeśika)지옥(『바사』에서는 獨지옥). 16대지옥은 남섬부주 아래에만 있고 다른 3주에는 없는데, 그것은 오로지 이 주의 사람들만이 선업과 악업을 맹리(猛利)하게 짓기 때문에다. 그러나 고지옥은 4대주에 어디에도 존재한다.(『대비바사론』 제172권, 한글대장경124,p.504)
  27. 27)무간 등의 지옥은 그 고통이 너무나 극심하기 때문에 굳이 옥졸이 지킬 필요가 없다.
  28. 28)염마왕(Yamarāja,즉 염라대왕)은 원래 『리그베다』에서 사자(死者)가 가는 저승의 주(主)였지만 점차 그 지위가 변하여 본론에 이르러서는 아귀세계의 주가 되었다. 아귀에 대해서는 후술함.
  29. 29)지옥의 옥졸은 유정인가, 무정물(괴로움을 낳게 하는 도구)인가? 유정이라면 그는 어떻게 지옥의 옥졸로 태어나게 되었으며, 불은 어떤 까닭에서 그를 태우지는 않는 것이며, 그들이 지옥에서 지은 악업의 이숙과는 어디서 받을 것인가? 또한 무정물이라면 어떻게 저절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설이 있다. 소승 제파 중 대중부와 정량부는 지옥의 옥졸을 유정이라 설하지만, 유부에서는 다만 악업에 의해 초래된 증상의 대종일 뿐이라고 하였다.(『유식이십론술기』상, 대정장43,p.986상) 그리고 그것은 마치 성겁(成劫) 시의 바람처럼 유정의 업력에 의해 움직인다. 즉 염마왕에 의해 유정을 지옥에 던지는 나찰사(邏刹娑, rākṣasa, 염마의 옥졸)은 유정이지만, 지옥 중에서 실제 유정을 해코지하는 것은 무정물이다. 자세한 내용은 『구사론』 제11권(권오민 역,p.518~519)을 참조할 것.
  30. 30)불타는 입의 아귀[炬口鬼]는 항상 입에서 불을 토하는 아귀로, 지극히 인색한 자의 과보이다. 바늘 입의 아귀[針口鬼]는 배는 산의 계곡만 하지만 입이 바늘구멍 만하다. 냄새나는 입의 아귀[臭口鬼]는 항상 입에서 악취가 나 음식을 보더라도 먹을 수 없다.
  31. 31)침으로 된 털의 아귀[針毛鬼]는 날카로운 침으로 말미암아 자신과 남을 찔러 항상 광란하여 달리며, 냄새나는 털의 아귀[臭毛鬼]는 지독한 냄새로 몸을 후려치고 털을 쥐어뜯어 피부가 상하고 째지는 등의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목에 혹이 난 아귀[癭鬼]는 악업의 힘에 의해 목구멍에 큰 혹이 나있어 고통에 시달리는데, 이 세 가지 아귀는 때로 부정한 것(이를테면 자신과 타인에게서 나오는 농혈)을 만나 기갈을 면한다.
  32. 32)희사의 아귀는 항시 제사에 가 제물을 향수하며, 희기의 아귀는 남이 버리거나 토한 것을 먹으며, 대세의 아귀는 약차(藥叉)나 나찰(羅刹)과 같은 것으로, 그의 부귀는 마치 천(天)과도 같다. 이상의 아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순정리론』 제31권을 참고할 것.
  33. 33)『구사론』 (고려장27,p.536하; 대정장29,p.59상; 권오민 역,p.523)에서는 1구로사. 구로사(krośa)는 길이의 단위로서 500길. 또는 8분의 1유선나. 본론 제17권에서 상론한다.
  34. 34)이때 남섬부주는 일출(日出)이자 월몰(月沒)이고, 북구로주는 일몰이자 월출임.
  35. 35)인도에서는 1년을 더운 계절[熱際, grīṣma]ㆍ비오는 계절[雨際, varṣa]ㆍ추운 계절[寒際, hemanta 혹은 śiśira]로 나누고, 각 계절을 다시 네 달로 나누어 12달로 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국토가 넓고 기후상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세 계절에 12달을 배치하는 방법에는 이설이 많은데, 『구사론기』 제11권에서 진제(眞諦)가 전하였다고 일컬어지는 설과 『서역기』 제2권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 )안의 오른쪽의 명칭은 『대비바사론』 (제136권, 한글대장경123,p.235~236)의 역어임.
  36. 36)납박(臘縛,lava)은 시간의 단위로서, 1모호율다(牟呼栗多)의 30분의 1. 30모호율다가 하루 낮 밤임. 즉 오늘의 시간으로 1.6분 정도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론 제17권 ‘시간의 단위’를 참조 바람.
  37. 37)구역에서는 『분별세경(分別世經)』으로 전한다. 『기세인본경(起世因本經)』 제10권(대정장1,p.416중) 참조.
  38. 38)사대천왕에게 소속된[所部] 천중이란 다문천(多聞天)ㆍ지국천(持國天)ㆍ증장천(增長天)ㆍ광목천(廣目天) 등의 천중을 말함.
  39. 39)여기서 공중에 사는 천[空居天]이란 욕계의 야마ㆍ도솔ㆍ낙변화ㆍ타화자재 등의 4천과 색계 16천을 말하며, 땅에 사는 천[地居天]이란 욕계 6천 중의 사대천왕과 삼십삼천을 말한다.(후설)
  40. 40)견수 등의 3천은 모두 약차신(藥叉神,yakāa)으로서 사대천왕의 권속들이다. 그리고 사대천왕과 그 권속인 이상의 온갖 천들을 합하여 ‘사대왕중천(四大王衆天)’이라고 한다.
  41. 41)후술하듯이 삼십삼천(trāyastriṃśā devāḥ, 혹은 忉利天)은 수미산 정상에 위치하는 천으로, 중앙에 제석천이 있고, 정상 사방에 각기 8천이 있어 도합 33천이 된 것이다.
  42. 42)『구사론』 제11권(고려장27,p.537중; 대정장29,p.59하; 권오민 역,p.528)에서는 반대로 이 유여사(有餘師)의 설을 정설로, 앞의 논설을 유여사의 설로 전하고 있다.
  43. 43)『대비바사론』 제133권(한글대장경123,p.186)에 의하면, 반월(半月)의 8일과 14일과 15일.
  44. 44)묘고산의 네 층급과 꼭대기에 사는 사대왕중천과 삼십삼천(이는 地居天임)을 제외한 욕계의 야마ㆍ도사다ㆍ낙변화ㆍ타화자재천과 색계 16천은 허공에 의지하는 궁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공거천(空居天)이다. 색계 16천에 대해서는 본론 제12 권 ‘색계’에서 상론하였다.
  45. 45)즉 앞서 언급한 여러 다른 형태의 섹스는 『시설론』에서 설한 내용으로, 이는 다만 그것이 성취되는 시간을 나타내는 것일 뿐 욕계 6천은 인간과 다름없이 신체상으로 교합하여 음애를 성취한다는 뜻. 『구사론』 (제11권, 고려장27,p.538상; 대정장29,p.60중; 권오민 역,p.533)에 의하면, 이는 비바사사(毘婆沙師)의 정설로서, 여기서 『시설론』은 『세시설론(世施設論)』. 보다 자세한 내용은 『대비바사론』 제113권(한글대장경122,p.292~293)을 참조할 것.
  46. 46)원문은 ‘貪心轉重(탐심이 일어나는 것이 무거우며)’이나 『구사론』 (제11권, 고려장27,p.538중)에 따라 ‘중(重)’을 ‘첩(捷)’으로 고쳐 번역하였다.
  47. 47)앞서 지옥ㆍ아귀ㆍ방생도 겁초에는 성언과 동일한 말을 사용하였지만, 그 후 처소에 따라 여러 가지 말로 어긋나게 되었다고 하였다.
  48. 48)욕생이란 묘욕(妙欲)의 경계를 수용하는데 자재한 욕계 인(人) 천(天)을 말하며, 낙생이란 즐거움의 이숙(異熟)만 존재할 뿐 괴로움의 이숙이 없는 색계의 아래 세 정려천을 말한다.
  49. 49)여기서 ‘생겨난 것’이란 숙업력에 의해 태어나면서부터 생겨난 욕계의 경계, 즉 과거업의 이숙과인 현재의 욕계의 경계를 말한다.
  50. 50)즉 첫 번째는 초정려천인 범중ㆍ범보ㆍ대범천의 이생(離生) 희락이고, 두 번째는 제2정려 천인 소광ㆍ무량광ㆍ극광정천의 정생(定生) 희락이며, 세 번째는 제3정려 천인 소정ㆍ무량정ㆍ변정천의 이희(離喜) 묘락이다. 참고로 유부에 의하면 대범천은 독립된 천처가 아니지만(본론 제12권 참조), 희락이 현행하는 일이 있어 낙생천(樂生天)이라 말해도 무방하다.(『순정리론』 제31권 참조)
  51. 51)제2정려 이하는 화재(火災), 제3정려 이하는 수재(水災), 제4정려 이하는 풍재(風災)가 미치는데, 그것은 각 정려의 내적 재앙인 심(尋)ㆍ사(伺), 희수(喜受), 동식(動息)과 동등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론 제17권 ‘대삼재’를 참조할 것.
  52. 52)초정려의 3천은 신체는 서로 다르지만(대범천의 신체와 범중천의 신체는 大小勝劣의 차이가 있음) 생각이 동일하며(양자 모두 범중은 대범천의 화생으로 생각함), 제2정려의 3천은 신체는 동일하지만 생각이 서로 다르며, 제3정려의 3천은 신체와 생각이 동일하다. 이에 대해서는 본론 제12권 ‘7식주’를 참조할 것.
  53. 53)욕계 제1천인 사대왕중천에서 대해까지의 거리는 4만 유선나이고, 그것으로부터 삼십삼천까지의 거리 역시 4만 유선나이기 때문에, 삼십삼천에서 대해까지의 거리는 8만 유선나이고, 그것으로부터 야마천까지의 거리 역시 8만 유선나이다. 또한 야마천에서 대해까지는 16만 유선나이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도사다천까지의 거리 역시 16만 유선나이다. 그렇다고 할 때 색계 제16천인 선견천에서 대해와 색구경천까지의 거리는 각기 838억 8천 6백 8만 유선나이며, 색구경천에서 대해까지의 거리는 1,677억 7천2백16만 유선나이다. 그리고 이 위로는 더 이상 [유색의 천중이] 머무는 곳이 없으며, 이곳이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색구경(色究竟Akaniṣṭha)’이라 이름한 것이다.
  54. 54)장애[礙]란 색의 공간적 점유성을 말하는 것으로, 색계 최고천인 색구경천은 그러한 장애성을 다하였기[究竟] 때문에, 또한 어떠한 장애도 갖지 않아야만 그곳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애구경천(礙究竟天,Aghaniṣṭha)’이라고도 한다.(『구사론』 제11권, 고려장27,p.538하; 대정장29,p.60하; 권오민 역,p.536 참조)
  55. 55)하천(下天)의 상승에는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스스로 신통력을 얻어 가는 것이며, 둘째는 신통력을 얻은 이에 인도되어 가는 것이며, 셋째는 상천(上天)에 인도되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