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0570_c_01L벽지불인연론(辟支佛因緣論) 상권
029_0570_c_01L辟支佛因緣論卷上


실역인명(失譯人名)
진록(秦錄)에 첨부한다
송성수 번역
029_0570_c_02L失譯人名今附秦錄


바라내 국왕이 깨쳐서 벽지불이 된 인연
보상 소마가 깨쳐서 벽지불이 된 인연
월애 대신이 깨쳐서 벽지불이 된 인연
029_0570_c_03L波羅柰國王悟辟支佛緣輔相蘇摩悟辟支佛緣月愛大臣悟辟支佛緣


1. 바라나1) 국왕이 깨쳐서 벽지불2)이 된 인연
029_0570_c_06L波羅柰國王悟辟支佛緣

일체지(一切智)이시고 세존(世尊)이시며
삼세(三世)를 훤히 통달하신 큰 등불[大燈明]께 귀의하오며
위없는 출요의 법[出要法]3)
아울러 응진(應眞)과 모든 훌륭한 스님들께 귀의하나이다.
029_0570_c_07L歸命一切智世尊
了達三世大燈明
歸命無上出要法
幷及應眞諸勝僧

저는 적정(寂靜)한 벽지불의
깨달음의 인연이 된 행동들에 대해 들었습니다.
흠과 더러움[瑕穢] 없는 마음으로 번뇌를 제거하고
금계(禁戒)를 잘 지켜 언제나 청정하셨으니
구름 한 점 가림이 없는 가을 하늘처럼
숲속에서 담박하게 스스로를 지키셨지요.
029_0570_c_09L我聞寂靜辟支佛
悟解因緣之所行
心無瑕穢除煩惱
善護禁戒常淸淨

이제 제가 그분들의 공덕을 간절히 우러러
성심(誠心)으로 공경하고 따르며 믿음과 기쁨을 일으키나니
아무리 그분들의 행동에 의심을 품으려 해도
그분들의 힘이 저를 감동시켜 어쩔 수 없이 믿게 하는데
누가 쾌사(快士)의 맑고 진실한 행[淸眞行]을 듣고서
공경하며 믿는 마음을 내지 않겠습니까?
029_0570_c_11L譬如秋天無雲翳
淡泊自守林藪閒
今我渴仰彼功德
誠心敬順生信樂

제가 이제 벽지불의 공덕과 미묘한 행을
일부나마 설하고자 하오니
그 옛날 선사(先師)로부터 전해들은 것을
오직 바른 말로 거짓 없이 말합니다.
큰 코끼리가 길을 나서면 그 새끼가 뒤를 따르는 법
따라서 제가 이제 열어서 드러내 보입니다.
029_0570_c_13L雖於彼所欲懷疑
彼力感我强令信
孰聞快士淸眞行
而不生於敬信心

【문】벽지불은 어떠한 인연으로 잠자코 스스로 지키며 항시 사심(捨心)4)에 들며, 산과 숲과 깊은 골짜기와 하천 곁의 고요한 곳에 머무는가?
마음의 작용[心行]이 고요하기 때문에 또한 말도 없이 무소의 뿔[皐角]5)처럼 혼자서 다니는데, 무엇 때문에 그처럼 하는가?
또 묻겠다. 벽지불에게는 어떠한 공덕이 있는가?
029_0570_c_15L我今將說辟支佛
功德妙行之少分
昔從先師相傳聞
唯述正言無僞說
【답】여러 노숙들께서 다들 이렇게 말씀하셨다.
029_0570_c_17L大象行道象子隨
是故我今開顯示
029_0571_a_01L옛날 부처님께서 삼십삼천(三十三天)의 궁전에서 설법하시다가 염부제(閻浮提)로 내려오시려 했을 때였다.6)
029_0570_c_18L問曰辟支佛以何因緣默然自守入捨心住於山林幽谷河側寂靜之心行寂故亦無言說譬如犀角獨一之行何故如是
그때 제석(帝釋)이 비수갈마(毘首羯磨)7)에게 칙명을 내려 부처님을 위해 세 개의 보배 계단을 놓아 염부제로 돌아가게 하였는데, 이 세 개의 계단 길은 아래로 승시사국(僧尸沙國)8)까지 뻗쳤다. 여래께서 그때 하늘의 궁전으로부터 계단을 타고 내려오시자, 제석과 대범천왕은 그 권속과 함께 꽃비를 내려 공양 올렸다.
이때 연화(蓮華)비구니는 부처님께서 내려오시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위의와 형상으로 변하였으며, 칠보(七寶)가 그를 인도하고 또 그 뒤를 따랐다. 그때 수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은 모습을 보고는 모두가 의혹을 품고 전에 없던 일이라며 괴이하게 여기면서 제각기 이렇게 말하였다.
“혹시 또 어떤 이가 신력(神力)이 절륜하여 저 비구니보다 더 뛰어난 이가 있을까?”
029_0570_c_22L又問辟支佛有何功德答曰宿舊諸師咸作是說
그때 세존께서는 당시의 모든 대중이 세 개의 계단을 보면서 몹시 기특한 생각을 내고, 다시 저 연화비구니가 부린 이런 신통변화를 보면서 모두가 간절히 우러르는 것을 보시고는, 그들의 신심(信心)을 더욱 더 자라게 하기 위해 곧 모인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신통력이 저 비구니보다 더 뛰어난 벽지불이 있다. 왜 뛰어나다고 하는가? 그 쾌사(快士)는 부처님이 세간에 나오시기 전, 그 중간에 출현하여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였다. 그 색상(色相)을 보이고 굶주리고 목마른 모습을 나타내 옷과 음식을 받으면서 그들에게 복전(福田)이 되고, 법과 행[法行]을 장엄하며 청정하고 적멸(寂滅)하며 조복(調伏)하고 욕심을 여의어 그를 보는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나쁜 마음이 영영 사라지게 하고 칼과 무기를 버리게 하면서 마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다녔느니라.”
029_0571_a_01L昔佛於三十三天宮殿說法將欲來還閻浮提
029_0571_b_01L여러 스승들로부터 전(傳)해 오는 이런 일을 들었으니, 어떤 일을 들었는가? 나는 옛날에 다음과 같
[숨은설명:시작]

[숨은설명:끝]
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섭불(迦葉佛)9) 때에 어떤 사람이 출가하여 만년 동안 범행(梵行)10)을 닦고 바른 계[正戒]를 지켰으며, 인욕(忍辱)을 수행하면서 언제나 부지런히 힘쓰며 수행했기 때문에 많은 비구들이 모두 찾아와 그를 가까이하였다.
이때 모든 비구들이 다 함께 말하였다.
“저희들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그 비구들은 마음으로 모두 고맙게 여기고 좋아했지만, (정작 자신은) 대중의 소란스러움 때문에 진리[諦]를 볼 수 없었다. 그는 죽는 순간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십력(十力)를 뵈었으니, 그분께서 말씀하신 법은 미묘하고 심히 깊어 얻어 듣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듣고도 방일(放逸) 때문에 도과(道果)를 얻지 못했다. 내 비록 청정하게 계율을 지키고 능히 인욕을 행하여 많은 사람을 교화하긴 했지만, 소란스러움 때문에 선정의 마음[定心]을 침해받은 것이 마치 저 서리와 우박이 좋은 모종을 해친 것과 같다. 그래서 내가 도과를 얻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1_a_03L爾時帝釋勅毘首羯磨爲佛作三道寶階還閻浮提此三道階下柱僧尸沙國如來爾時從彼天宮乘階而下時釋梵天王與其眷屬雨華供養蓮華比丘尼見佛來下卽便化作轉輪聖王威儀形像七寶導從時衆人等睹其如是咸皆生疑怪未曾有作是言頗復有能神力超絕踰勝於彼比丘尼不

나는 지금 세 가지 유[三有]11)
온갖 악과 번뇌에 빠졌나니
마치 늙고 파리한 코끼리가
깊은 흙탕에 빠진 것과 같네.
029_0571_a_12L爾時世尊見諸時衆睹三道階深生奇特復見蓮華比丘尼作此神變生渴仰爲欲增長彼信心故卽告時 有辟支佛神力過於彼比丘尼何名勝彼快士者佛未出世則於中爲諸衆生而作利益示其色相有飢渴受取衣食爲作福田莊嚴法淸淨寂滅調伏離欲令諸衆生見之者惡心永息捨離刀杖猶如犀角獨一之行

저 벽지불이라면
홀로 숲속에서 살아가리라
무소의 외뿔처럼
온갖 도중(徒衆)을 멀리 여의리라
훨훨 타오르는 불길을 피하듯
029_0571_a_22L傳從諸師得聞此事聞何事耶我昔曾聞迦葉佛時有人出家於十千歲修行梵行護持正戒修行忍辱逕常精勤以修行故衆多比丘皆來親近時諸比丘咸作是言當教授我以教習故是等比丘心皆甘樂以衆鬧故不得見諦臨終之時而作是念我見十力其所說法微妙深遠難可得聞然我得聞以放逸故不獲道果我雖淸淨持戒能行忍辱以教化衆人鬧之故侵毀定心如彼霜雹害於善苗是故令我不獲道果卽說偈言

마땅히 홀로 수행하면서
소란스러움을 멀리 여의어야하나니
원컨대 나는 항상 멀리 여의리라
도당(徒黨)의 온갖 소란스러움을.
029_0571_b_11L我今溺三有
衆惡煩惱中
猶如老瘦象
沒於深淤泥

이런 서원을 세우고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에 태어났으며, 천상에서 즐거움을 누리다가 복이 다하여 목숨을 마치자 가시국(迦尸國) 바라나성(波羅奈城)의 범마달왕(梵摩達王) 첫째 부인(夫人)의 태(胎)로 들어갔다.
태에 들었을 때, 부인의 몸은 마치 맑은 못에 부드러운 꽃이 있는 것과 같았다. 그때 부인은 임신이 됐음을 깨닫고 게송으로 왕에게 아뢰었다.
029_0571_b_13L如彼辟支佛
獨處於林閒
譬如犀一角
遠離諸徒衆

제가 임신했음을 알아차리고 나자
기쁨 속에서 은혜로운 마음 일어나니
이것은 분명 이 아이의 뜻
마땅히 죄 있는 이들을 사면(赦免)하소서.
029_0571_b_14L如避猛熾火
應當獨修行
遠離於憒鬧
願我常遠離
徒黨衆憒鬧

이때 왕이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12)
곧 천하에 사면령을 내렸네
그러자 또 다시 왕에게 아뢰었네
다시 널리 보시해야 합니다.
029_0571_b_16L發是誓願命終生天天上受樂福盡命終生迦尸國波羅柰城中梵摩達王第一夫人胎中入胎之時夫人身體譬如淸池有柔軟花爾時夫人覺有娠已以偈白王
029_0571_c_01L
왕이 듣고 더욱 기뻐하면서
곧바로 창고를 활짝 열어
빈궁한 사람들을 구휼(救恤)하자
충족하지 않는 자가 없었네.
029_0571_b_21L我覺有娠來
歡悅生恩惠
此必是兒志
宜應赦有罪

그때 부인이 태자를 낳았는데 단정하고 빼어남이 마치 보름달과 같았다.
나이 여덟 살이 되자 총명하고 인자하였는데 그 부왕(父王)이 돌아가셨고, 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름달처럼 사랑하였다.
이때 언설(言說)이라는 보상(輔相)13)이 있었다. 언설 보상은 곧 태자를 옹립해 왕위를 계승하게 하였다.
(그는)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과거에 서원한 힘으로 온갖 악을 짓지 않았고 체성(體性)이 어질고 착했으며 모든 중생들에게 깊은 자비심이 있었다.
비록 왕궁에서 살았지만 한적한 곳으로 찾아갈 뜻을 품었으며, 비록 화려한 집에서 살았지만 묘지처럼 여겼으며, 비록 소란스러운 곳에서 살았지만 선사(禪思)를 수행하면서 생사(生死)를 싫어해 그 허물을 헤아렸고, 도(道)로써 마음을 닦으며 왕의 사무[王務]를 내팽개치고 있었다.
(그러자) 모든 신하들이 간(諫)하였다.
“요즘 대왕께서는 오로지 도행(道行)만 힘쓰고 국사(國事)는 처리하지 않고 계십니다. 만일 이와 같이 하신다면 온갖 악이 반드시 일어나 왕의 풍화(風化)를 파괴할 것이니, 마치 바다를 건널 때 선장이 없으면 반드시 온갖 재난으로 파괴당하는 것과 같습니다.”
029_0571_b_23L時王聞歡喜
尋卽赦天下
又復白王言
復應廣布施

왕께서는 선조의 후사를 이으셨고
적지(籍地)도 법답게 얻으셨으니
오직 만민(萬民)을 굽어 다스려 주소서
부디 이 나라를 버리지 마소서.
029_0571_c_01L王聞益歡喜
尋卽開庫藏
賑賜貧窮人
無不充足者

만일 왕께서 바른 법으로 다스린다면
어떤 선(善)도 이보다 나은 것 없나니
사람의 제왕이라면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나라를 수호하는 복이 가장 수승하다는 것을.
029_0571_c_02L爾時夫人生太子已端政殊特如似滿月年始八歲聰明慈仁其父王崩國人愛樂如盛滿月時有輔相名曰言說言說輔相卽立太子以紹王位雖復年稚本誓願力不作衆惡體性賢善於諸衆生有深悲愍雖處王宮志求閑靜雖處華堂猶如塚閒雖處憒鬧修行禪思厭患生死稱量其過以道修心棄捨王務諸臣諌曰今日大王專行道行不理國事若如是者衆惡必起敗王風化譬如渡海若無舩師必爲諸難之所敗壞卽說偈言

그때 그 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탄식하며 사유하다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29_0571_c_14L王承祖先嗣
藉地如法得
唯垂理萬民
願莫放捨國

내가 만일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분명 패망할 것이고
나의 힘으로 나라를 능히 보호하면
주변의 악한 세력이 감히 침범하지 못하리라.
029_0571_c_16L若王正法治
諸善無過者
人帝應當知
護國福最勝

그러나 내가 만일 나라를 다스린다면
왕의 사무가 내 마음을 더럽히리니
만일 죄를 범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형벌을 가해야만 하리라.
029_0571_c_17L爾時其王聞是語已歎息思惟說偈答言

그를 묶어 가두라고 말해야 하고
그의 손과 발을 잘라야 하고
그를 사죄(死罪)에 처해야 하고
그의 눈을 뽑아버려야 하리라.
029_0571_c_19L我若不理國
吾國必當敗
我力能護國
邊惡不敢侵
029_0572_a_01L
지금과 같은 탁하고 나쁜 세상에는
반드시 형륙(刑戮)이 필요하니
만일 형륙을 행하는 자라면
그가 곧 전다라(旃陀羅).
029_0571_c_21L我若治國者
王務塵我心
若有犯罪者
必須加毀害

그때 왕은 곧 총애하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제 우선 들으시오. 내가 먹는 음식은 하나의 맛[一味]에 지나지 않고, 내가 입는 옷도 한 벌에 지나지 않으며, 앉고 눕는 자리도 이 몸을 수용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소. 이로부터 관찰해보면, 어디에 쓰겠다고 만족할 줄도 모르며 많은 것을 구하겠소. 왕위를 높은 이름[尊號]으로 일컫는 까닭은 그의 가르침을 반드시 실행시켜 공경히 받들지 않는 일이 없게 하는 데에 있으니, 이 일만 있으면 서로 다른 백성들을 취합할 수 있을 것이오.”
또 보상에게 말하였다.
“왕이 소중히 여길 바는 오직 이 한 가지 일 뿐이니, 내가 이제 그대에게 부탁하겠소. 그대는 이제 마땅히 뒷날을 두려워하여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며 조세를 부과하고 징수하되, 예전대로 하고 일정한 한도를 어기지 말아야 하오.”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1_c_22L當言繫閉彼
當截彼手足
彼應入死罪
彼應挑其眼

내 비록 왕궁에 태어나
선조의 뒤를 이었으나
죽이고 때리는 형벌의 일을
나는 익히지도 배우지도 못하였소.
029_0571_c_23L
如今濁惡世
必當須刑戮
若行刑戮者
卽是栴陁羅

나는 이제 두렵고 무서워
이런 업을 짓지 못하겠으니
그대는 이제 나를 본받지 말고
오로지 백성들을 양육해야만 하오.
029_0572_a_02L時王卽告所親愛臣汝今且聽吾所食者不過一味吾所衣者不過一襲所坐臥處不過容身自此而觀何用多求而無厭足王位所以稱尊號者其教令必行無不承肅唯有此事異衆庶又告輔相王者所重唯此一我今付汝汝今應當畏於後世正法治國賦斂依舊莫違常限卽說偈言

세간 사람들 모두 어리석어
저마다 잘못을 저지르고는
범한 죄 가운데서
다시 두려움을 내고 있소.
029_0572_a_11L我雖生王宮
承藉祖先後
而我未習學
刑戮撾罰事

그대는 마땅히 바른 법으로
그들을 어루만져 무외(無畏)를 베풀고
마땅히 바른 법에 의거하여
백성을 교화하고 인도해야 하오.
029_0572_a_13L我今怖畏故
不能造此業
汝今莫效我
但當育民庶
029_0572_b_01L
그때 왕은 게송을 말하고 나서 곧 나라를 이 대신에게 맡겼다.
그러나 이 대신은 나라를 맡은 뒤 이 년 동안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놀아나 법도가 없었으며, 만백성을 구휼(救恤)하지도 않고 방자하게 제멋대로 온갖 그릇된 법을 저지르는 것이 날이 갈수록 더하였다.
영화로운 지위는 매우 진중해야 하는데도 곧 교만하고 방일한 마음을 내어 온갖 그릇된 법을 행하였으니, 마치 강물이 불어 넘쳐 많은 것을 손상하고 파괴하듯 성에 부자가 있으면 모조리 세금을 매겨 빼앗아버렸다.
그때 성 안 사람들 모두가 그에게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간언하였지만, 다른 이의 충언(忠言)을 들으면 갑절 더 성을 내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너희들이 어찌 감히 이와 같은 말을 꺼내는 것이냐?’며 인상을 쓰는 통에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며 감히 왕에게 알리지도 못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무도한 소행이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는 것이 마치 불이 마른 땔감을 만나 그 불길이 더욱 왕성해진 것과 같았으며, 주색에 빠져서 난폭해지고 하는 일마다 거스르면서 왕이 총애하던 부녀(婦女)까지도 또한 강제로 빼앗아 아내로 삼았다.
이때 왕의 부인이 그의 이런 행동을 보고 몹시 괴로워 눈물을 흘리며 왕에게 찾아가 아뢰었는데, 치미는 분노로 입술이 떨려 말을 더듬거리는 것이 마치 젖먹이 아이와 같았다.
029_0572_a_14L世人皆愚癡
各自作愆過
於所犯罪中
復生其恐怖
이런 사정을 낱낱이 왕에게 아뢰니, 왕은 이 말을 듣자마자 곧 그를 불러오게 하여 그에게 말하였다.
“나의 비후(妃后)에게조차 그대는 감히 몰래 그릇된 법을 저질렀다. 하물며 백성들이야 말할 것도 없겠구나.”
왕은 훈계하며 말했다.
“지금부터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라.”
이때 그 보상(輔相)은 왕의 미움을 사고 아울러 백성들조차 싫어하는 것을 보고는 곧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도망갔고, 그 나라의 국왕과 그의 군사들을 데리고 본국으로 쳐들어왔다.
그러나 본국의 모든 옛 보상들이 병사들을 이끌고 반격하여 그 군사를 격파한 뒤에 그를 사로잡아 돌아왔다.
옛 보상들은 다시 왕에게 “저 자가 왕의 국토를 침략하였습니다”고 아뢰고는 그 신하를 데리고 왕에게 나아갔다.
이때 왕은 그의 얼굴빛이 이미 변했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있는 걸 보았다. 왕은 말하였다.
“괴이하구나. 삶과 죽음이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2_a_15L
汝當以正法
撫育施無畏
當依於正法
化導於民庶

어리석음이 마음을 뒤덮어
뒷날의 큰 고통을 깨닫지 못하고
작은 즐거움을 탐한 인연 때문에
지금 이런 부끄러움을 당하는구나.
029_0572_a_17L時王說偈已卽便以國付此大臣此大臣旣得國已於二年中寬縱無不恤萬民恣心極意作諸非法漸經久榮位深重便生憍逸行諸非如河暴漲多所損壞城中富有一切稅奪時城內人皆諌之曰莫爲此聞他忠言倍生瞋恚顰蹙作色作是言汝等何敢發如是語諸人懼不敢應王由是之故所行無道日轉盛如火得乾薪其炎轉熾婬荒暴亂所爲勃逆王所愛婦亦復妻掠時王夫人見其如是懊惱垂淚而往白王瞋心猛盛脣口瞤動言不解了猶如嬰兒

비유하면 으뜸가는 훌륭한 음식이
빛깔과 향기 모두 완벽하나
그 속에 독약이 섞여 있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은 관찰하지 못하기에
맛을 탐낸 까닭으로 집어 먹고
밥이 소화되면 해를 당하는 것과 같도다.
029_0572_b_08L以此情事具向王說王聞是已卽召令來而語之言我之妃后汝尚隱忍能行非法況復萬民王卽教誡自今已後更莫如是時彼輔相見王嫌已幷民厭患卽便棄國逃至他土將彼國王及其軍衆還向本國規欲討伐時本國中諸舊輔相將兵逆拒破其軍衆生擒將還舊輔相等復白王言彼人侵毀於王卽將彼臣詣于王所時王見其顏色旣變有慚懼相王曰怪哉生死卽說偈言

왕은 여러 보상들에게 말하였다.
“그의 잘못이 비록 극히 무겁긴 하지만 해를 가하고 싶지 않은 것이 나의 뜻이오.”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029_0572_b_18L愚癡覆蔽心
不覺後大苦
爲小樂緣故
今受此慚恥
029_0572_c_01L
일체가 모두 목숨을 아끼니
속히 그의 죄를 용서해야 하리라.
다른 이의 목숨을 살해하고서
안락을 얻은 자 보지 못하였네.
029_0572_b_20L譬如上善食
色香皆具足
其中雜毒藥
愚人不觀察

범한 죄가 매우 중한 자이나
인자한 마음을 내어야 하고
죄와 해(害)를 스스로 초래한 그를
마땅히 가엾이 여겨야 하나니
만일 그의 생명을 해한다면
스스로 좋아한 법을 훼손하는 것이다.
029_0572_b_21L貪味故取食
食消則成害

여러 옛 신하들은 곧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왕의 칙명을 어기더라도 반드시 죽여야겠으며 끝내 놓아주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왕 앞에서 칼을 뽑아 그의 목을 베었다.
왕은 살해하는 것을 보고는 곧 혐오하는 마음을 일으켰고, 앞의 경계를 보자마자 과거에 인욕(忍辱)을 닦았던 마음을 보았으며, 즉시 마음이 열려 벽지불의 도를 깨친 것이 마치 우담발라꽃[優鉢羅花]이 활짝 피어나는 순간과 같았다. 그 몸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 모든 신하들이 합장하고 우러러 쳐다보자, 그가 말하였다.
“벽지불로서 생사(生死)를 싫어하는 이는 도를 증득하는[證道] 것이 이와 같나니, 내가 지금 얻은 바는 지계(持戒)의 과보이니라.”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2_b_22L王告諸輔相彼之愆過雖復尤重然我意者不欲加害復說偈言

내 비록 영략을 걸쳤지만
마음은 청정하게 범행을 닦았으며
몸을 단속하고 감관을 조복하여
담박하면서 항상 적멸하였다.
029_0572_c_01L一切皆愛壽
宜速赦彼罪

그 어떤 사람에게도
병기나 칼이나 몽둥이를 들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행을 닦으리라
저 무소의 외뿔처럼.
029_0572_c_02L不見害他命
而得安樂者
犯罪深重者
應向生慈心
029_0573_a_01L
이 게송을 말하자마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졌다. 이때 정거천(淨居天)이 즉시 가사를 바치자, 입고서는 이내 허공을 날아 설산(雪山)으로 나아갔다.
그때 그 산중에 있던 벽지불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왕위에 있으면서 어떤 일을 혐오했기에 이 도의 자취를 깨치셨습니까?”
그러자 곧 위의 게송으로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때문에 여래께서는 인욕을 수행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하여 짐짓 인욕의 인연을 말씀하셨고, 탐욕으로 소란스러운 곳을 가까이하는 까닭에 짐짓 가까이하지 않는 인연을 말씀하셨으며, 벽지불의 공덕을 알게 하려고 짐짓 벽지불의 인연을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하늘들을 위하여 선법당(善法堂)에서 벽지불의 인연을 말씀하셨으며, 부처님께서는 삼십삼천에서 모든 하늘들로 하여금 싫증을 내게 하려고 짐짓 이런 일을 말씀하셨다.
바사타(婆四吒)벽지불은 비사리(毘舍離)14)에서 설법하다가 몸을 버리고 열반에 들었으며, 지금 현재에도 탑이 있으니 그 이름은 우타야(優陀耶)이다.
029_0572_c_03L彼自招罪害
當宜生哀矜
若害於彼命
自毀所愛法


2. 보상(輔相) 소마(蘇摩)가 깨쳐서 벽지불이 된 인연
029_0572_c_05L諸舊臣等卽白王言我等今者雖違王勅必當加害終不縱捨卽於王前拔劍斬之王見殺已卽生厭惡見前境界便見過去修忍之心尋時開解悟辟支佛道如優鉢羅花開敷之時踊身虛空一切臣佐合掌仰瞻辟支佛厭生死者證道如是我今所得持戒果報卽說偈言

금계(禁戒)를 굳게 지켜 행(行)을 훼손하지 않는
모든 지혜로운 자 해탈을 얻나니
남에게 배우지 않고 남을 괴롭히지도 않으며
홀로 간다네, 무소의 뿔처럼.
029_0572_c_13L我雖服瓔珞
心修淨梵行
撿身調伏根
淡泊常寂滅

일찍이 여러 스승들로부터 이와 같은 말을 들었다.
가섭불(迦葉佛) 때에 어떤 한 비구가 만년 동안 범행을 수행하고 좌선하며 인욕(忍辱)을 얻고 금계(禁戒)를 닦아 지녔으며, 소란스러움을 벗어나 두타행(頭陀行)을 두루 갖추다가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났다.
그리고 천궁(天宮)에서 오욕락(五欲樂)을 누리다가 하늘의 수명이 다하자 바시다성(婆翅多城) 보상 부인 제바(提婆)의 태(胎)에 들었다.
그때 부인이 남편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029_0572_c_15L於一切人所
而捨兵刀杖
修於獨一行
如犀牛一角

제가 지금 임신했는데
마음이 너무도 즐거운 것을 보니
복 있는 사람이 찾아와
우리 아들이 된 게 분명합니다.
029_0572_c_16L說是偈已鬚髮自落時淨居天卽奉袈裟尋卽飛空詣雪山中時彼山中有辟支佛而問之言汝處王位厭惡何事悟斯道迹卽說上偈而用答之是故如來爲不能修行忍故故說忍辱因緣以貪親近憒鬧故故說不親近因緣欲使解辟支佛功德故故說辟支佛因緣佛爲諸天於善法堂上說辟支佛因緣佛於三十三天使諸天生厭惡故故說斯事婆四咤辟支於毘舍離說捨身入涅槃今現有名憂陁耶
029_0573_b_01L
“이를 말미암아 온갖 것에 대하여 언제나 자비로운 마음이 생깁니다. 또 저는 지금 방일한 마음이 쉬었고 다시 욕심의 뜻이 없으니, 마치 바다 속의 마리대산(摩梨大山)이 파도를 능히 잘라버리는 것처럼 지금 저의 욕심이 쉰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저는 지금 거짓말을 두려워하고 언제나 진실한 말만을 생각합니다. 또 공덕 있는 착한 사람이 결실(缺失)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지금 제가 삼가면서 두려워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저는 지금 술을 독약을 보듯 하고, 불무더기를 두려워하듯 다른 이의 재물을 두려워합니다. 이와 같은 온갖 악을 지금 죄다 버리고 여의게 되었으니, 모두가 저의 태 안의 복덕 있는 아들을 말미암아 음욕이 제거되고 그것을 쾌락으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그때 보상이 곧 부인에게 말하였다.
“이제 당신 뜻대로 오계(五戒)를 수행하십시오.”
029_0573_a_05L輔相蘇摩悟辟支佛緣
부인은 그때 온갖 선을 수행하면서 열 달을 채운 뒤에 아들을 낳았으며, 그 이름을 소마(蘇摩)라 하였다.
(소마는) 점점 크면서 온갖 경론(經論)과 64예(藝)15)에 있어 밝게 통달하지 못하는 것이 없었으며, 단정하게 아주 잘생긴 것이 마치 보름달과 같았기에 부모의 뜻과 원[情願]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드디어 성년(盛年)이 되자 보상이 왕에게 청하였다.
“저는 이제 나이가 늙었으니 장차 후세를 위하여 저의 복을 닦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왕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제 그대가 복을 닦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소. 그대는 그대의 아들 소마(蘇摩)로 그대의 자리를 대신하여 나에게 공급(供給)하도록 하고, 그대는 마음먹었던 대로 선(善)을 닦으시오.”
보상은 기뻐하였고, 왕은 소마를 보상으로 삼으면서 아버지보다 갑절이나 뛰어난 작위와 포상을 내렸다. 뭇 사람들은 그를 옛날의 우왕(牛王) 대신처럼 사랑하고 공경하였으며, 온갖 여인들이 사랑과 공경심을 일으키게 하였다.
그때 왕의 부인이 소마를 연모하여 소마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만일 나의 소원을 들어준다면 온 나라 모두가 왕처럼 당신을 따르게 하고, 또 당신이 악명을 얻지 않게 하면서 당신의 명령을 왕과 다름없게 하겠습니다.”
그때 소마는 뜻을 견고하게 지키고 겁내지 않으면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29_0573_a_06L堅持禁戒不毀行
諸有智者得解脫
不從他學不惱彼
獨一之行如犀角

청하오니 제 말을 들으시고
혐오하거나 책망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런 말을 들으면 마치
물이 땅으로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029_0573_a_08L曾從諸師聞如是說迦葉佛時有一比丘於十千歲修行梵行坐禪得忍修持禁戒離於憒鬧具頭陁行命終生天於天宮中受五欲樂從天壽盡生婆翅多城輔相夫人提婆胎中夫人說偈白夫

비유하면 마르고 핼쑥한 말이
피곤하고 지쳐 있을 때
그것을 타고 싸움터로 들어가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029_0573_a_14L我今有娠
心甚愛樂
必有福人
來爲我子

저는 남의 부녀자를 보면
애정에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으며
마음과 뜻이 열리지 않는 것이
마치 한밤의 연꽃과 같습니다.16)
029_0573_a_16L由是之故乃於一切常生悲愍又我今者放逸心息更無欲意譬如海中摩梨大山能截水波今我欲息亦復如是我今畏於妄語常思實語又如功德善人畏於缺失今我愼懼亦復如是我今見酒如睹毒藥畏他財物如畏火聚如是衆惡今悉捨離皆由我胎福德之子婬欲旣除用爲快樂爾時輔相卽語婦言今恣汝意修行五戒

보통 사람이라도 공경하기를
어머니와 다름없이 여기거늘
하물며 부인에 대해서이겠습니까?
당신은 제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029_0573_b_03L夫人爾時修行衆善滿十月已而生其子字曰蘇摩漸漸長大一切經論六十四藝無不明達端正殊妙猶如滿月能使父母情願滿足遂至盛年輔相請王我今年老當爲後世聽我修福時王答言我今不能於汝修福而爲障㝵汝以汝子蘇摩使代汝處以供給我任汝修善輔相歡喜王以蘇摩用爲輔相給賜爵賞倍勝於父衆人愛敬同於往古牛王大臣能生一切女人愛敬時王夫人愛著蘇摩語蘇摩言汝今若能稱我願者能使擧國幷及於王盡隨從汝又能使汝不得惡名其所施教與王無異爾時蘇摩執志堅固而不怯弱以偈答言
029_0573_c_01L
저는 굳건한 마음가짐으로
존귀한 분을 공경히 섬기오니
신하인 저는
거역해서는 안 됩니다.
029_0573_b_18L請聽所說
莫見嫌責

또 저는 정욕이
일어났을 때에도
남의 부녀자를 보면
저절로 쉬고 사라지게 됩니다.
029_0573_b_19L我聞此語
如滲入地

저 사나운 물결이 넘칠 때면
수많은 물결이 용솟음치지만
저는 가을철 강과 같아
저절로 맑고 깨끗해집니다.
029_0573_b_20L譬如羸馬
困乏之時
騎入戰陣
不堪前進

그때 부인은17)
마음속으로 다짐하였네.
‘가까이하고 싶은 내 뜻을
저자가 만약 외면한다면
내 반드시 저자를
비방하고 말리라.’
029_0573_b_21L我見他婦
情無染著
心意不開
如夜藕花

곧 왕에게 아뢰었네.
“보상 소마가
도리에 맞지 않는 생각을 일으켜
저를 침범해 욕보이려 하였습니다.”
029_0573_b_22L凡在所敬
與母無異
況在夫人
是我所尊

이때 왕은 생각이 미혹하여 ‘사실일까, 아닐까?’ 의심하였다.
이때 소마는 동산[園苑]으로 나아갔다가, 두 마리 소가 목에 멍에를 얹고 너무도 힘들게 땅을 가는 모습을 보고서 혐오하는 마음을 내고 있었다.
왕은 본래 미혹한 이라 부인의 참언(讒言)을 믿고 곧 사람을 시켜 소마를 죽이게 하였다.
그때 소마는 화살을 맞아 그 화살이 뼈를 관통한 말과 같았다. 그는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사람이 부귀할 때에는 좋아할 만한 색(色)들이 모두 찾아와 앞에 있게 된다. 그러나 독이 섞인 음식처럼 너무도 향기롭고 맛있는 음식이지만 소화되려 할 때에는 몸이 곧 파괴된다. 사람들은 오욕을 탐내지만 그 맛은 보잘 것 없으니, 비유하면 금으로 된 집이 불에 달궈졌을 때 사람이 그 빛깔을 탐해 안으로 들어갔다가 해를 입는 것과도 같다.’
목숨이 다하려 할 때에 마음과 뜻이 산란해지자 그는 곧 스스로를 위로하며 생각하였다.
‘나는 청정한 계율을 지키면서 훼손함이 없었다. 검정소18)가 꼬리를 사랑하듯 나는 계율을 지녔고, 가난한 사람이 땅에 묻혔던 보물을 얻고 애써 수호하듯 나는 금계(禁戒)를 지켰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3_c_01L我堅持心
敬事所尊
我爲臣子
不應爲逆

거칠고 껄끄러운 험악한 길
내 이미 그것을 건넜으니
나는 액난과 위급한 일 만나더라도
계율을 지키면서 버리지 않으리라.
029_0573_c_02L又我情欲
發動之時
見他婦女
自然休息

마치 큰 바다의 조수(潮水)가
일정한 주기와 한계를 어기지 않듯
지금 내가 계율을 지키는
그 일 또한 그와 같다.
029_0573_c_03L彼瀑水起
多諸波涌我如秋水
自然潔淸
029_0574_a_01L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그때 모든 하늘과 아울러 모든 선신(善神)이 이 보상의 서원이 그와 같은 것을 모두가 기뻐하였다.
그때 모든 악귀(惡鬼)들이 이내 부인에게 달라붙자 부인은 미친 증세가 일어나 곧 왕 앞에서 귀신들에게 홀려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3_c_05L爾時夫人
心自念言
彼若斷我
親昵意者
我必於彼
而生誹謗卽白王言輔相蘇摩
興意無理
欲侵辱我

저는 이제 스스로를 파괴하였으니
제가 죽음을 받아야 마땅하오리다
그는 진정 순수하고 착한 사람
상해(傷害)를 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029_0573_c_08L時王意惑疑審爾不爾時蘇摩往至園苑見兩牛耕槅在項上極大疲苦生厭惡心時王本惑信夫人讒言便遣使往殺蘇摩爾時蘇摩如馬被箭徹于骨卽自思惟人當貴時愛之色盡來在前如雜毒食極爲香食欲消時身則敗壞如人貪五欲味甚尟譬如金屋爲火所燒人貪其入中被害命欲盡時心意擾亂自安慰而自念言我持淨戒無有毀我之持戒如犛牛愛尾我守禁戒猶如貧人得地伏藏勤加守護而說偈言

제가 어리석어 어린아이처럼
입으로 수미산을 불어 보았으나
끝내 흔들 수 없었으니
그에게는 실로 더러운 행이 없는데
제가 거짓으로 비방한 것입니다.
029_0573_c_21L麤澀嶮惡道
我已得度之
我遭厄急事
護戒而不捨
猶如大海潮
不失於期限
今我守持戒
其事亦如是

그때 그 보상은 동산 가운데서 사유(思惟)하며 염오(厭惡)하다가 벽지불이 되어 허공으로 솟아올랐고,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졌다. 그러자 정거천(淨居天)이 곧 가사를 바쳤다.
그때 모든 사람이 그에게 권하고 청하면서 말하였다.
“원컨대, 저희들을 버리고 천상으로 올라가지 마옵소서.”
이때 벽지불은 위에서와 같은 게송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대답하였고, 설산(雪山)으로 날아가 모든 벽지불을 만나서 또한 위의 일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029_0574_a_01L說是偈已爾時諸天幷諸善神見此輔相誓願如是皆生歡喜時諸惡鬼尋著夫人夫人狂發卽於王前爲鬼所著而說偈言


3. 월애(月愛)대신이 깨쳐서 벽지불이 된 인연
029_0574_a_05L我今自壞破
我應身受死
彼是純善人
不應加傷害

바다의 조수가 기한을 넘지 않고
검정소가 꼬리를 지키다 죽나니
마치 달의 성질은 스스로 차가워
뜨겁게 변화시킬 수 없는 것과 같다.
029_0574_a_07L我之癡嬰愚
口吹須彌山
不能令動搖
彼實無穢行
我妄生是謗

모든 근(根)을 조복한 이가
계율을 수호함도 또한 그러하니
이것을 홀로 살아가는 행이라 하네
무소의 뿔이 둘이 아닌 것처럼.
029_0574_a_08L時彼輔相於園苑中思惟厭惡得辟支佛踊昇虛空鬚髮自落時淨居天卽奉袈裟爾時諸人勸請之言願莫捨我而上天上時辟支佛說如上偈以答諸人飛至雪山見諸辟支佛以上事而具說之

옛날의 여러 큰 스승들께서
차례차례 서로 가르친 것을
나는 옛 스승들로부터 잘 들었기에
지금 드러내어 설명하고자 한다.
029_0574_a_14L月愛大臣悟辟支佛緣
029_0574_b_01L
과거 세상 어느 때에 월애(月愛)라고 하는 벽지불이 있었다. 그는 바가바(婆伽婆)이신 가섭불(迦葉佛) 처소에서 온갖 선근(善根)을 심고 계행(戒行)을 잘 닦았으며 항상 지혜로써 모든 음(陰)이 다 무상(無常)함을 관하였다.
하지만 그 부처님 처소에서 끝내 사문의 도과(道果)를 획득하지 못하였고,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자 곧 천상에 태어났으며, 전생에 지은 선의 힘으로 하늘의 쾌락을 누리다가 하늘의 수명이 다한 뒤에는 도로 인간으로 내려와 첨파국(瞻婆國)19) 큰 장자(長者)의 집에 태어났다.
029_0574_a_15L海潮不過限
犛牛守尾死
如月性自冷
不可變令熱
그는 처음 태어나면서부터 성품이 깊고 반듯했으며, 항상 금계(禁戒)에 의지하여 스스로 몸을 닦았고, 그 선행(善行)을 관하는 것이 노성(老成)한 이보다 더하였고, 또한 경솔하거나 말이 많지 않았으며 성내거나 미워하는 일이 없었다.
소유한 재물은 가난한 이에게 두루 나눠주었고, 집안이 여유가 있고 없음에 따라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었으며, 계율의 영락으로써 자기 자신을 장엄하였다.
그의 아버지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법에 따라 집안을 다스렸으므로 그 성의 인민들은 그의 정성스럽고 근실함을 보고는 깊이 공경하고 믿으면서 스승이나 어른처럼 여겼다.
그가 장성한 나이가 되자 단정한 그 용모에 모든 처녀들이 보기만 하면 사랑에 빠지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모든 장사꾼들은 그의 성실함과 진실함을 보고 모두가 찾아와 의지하고 맡겼다.
그 무렵 북방의 여러 장사꾼들이 좋은 말들을 많이 타고 첨파국으로 오게 되었다. 이때 첨파국 왕이 그 말들을 모조리 계약하였는데, 그 왕은 마음이 포악하고 바른 법에 의지하지 않는 자였다.
왕은 스스로 ‘나는 이제 그들의 말을 많이 계약하였다. 어떻게 하면 값을 치르지 않고 그 말들을 가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곧 간사하며 아첨 잘하는 신하들을 모아 이 일을 의논하였다.
029_0574_a_17L調伏諸根者
守護戒亦爾
是名獨一行
如犀角無二
간사한 신하가 왕에게 아뢰었다.
“만일 그 값을 치른다면 창고가 바닥날 것입니다.”
왕이 곧 대답하였다.
“내가 이제 만일 값을 치르지 않는다면 나에 대한 악명이 천하에 널리 퍼져 모든 국민이 나를 싫어할 것이며, 또한 사방에서 찾아오던 장사꾼들도 끊어지게 될 것이오.”
간사한 신하가 다시 말하였다.
“왕께서 계책을 쓰신다면 재물을 들이지 않아도 그 말을 얻으실 수 있으며, 또한 왕에 대한 악명도 나오지도 않고 국민들도 싫어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왕의 나라에 있는 월애대신은 모든 사람이 깊이 믿는 자 입니다. 그들이 만일 찾아와 값을 요구하면 왕께서는 그저 ‘나는 월애(月愛)를 보내 당신들에 돈을 치렀다’고만 하십시오.”
당시 그 장사꾼들의 말은 일만 마리였고, 그 한 마리마다 값이 일만 금전(金錢)이었다.
029_0574_a_18L往昔諸大師
展轉相教授
我從先勝聞
今欲顯說之
029_0574_c_01L“만일 왕께서 ‘월애 대신이 그 값을 치렀다’고만 말하면 나라의 인민들은 반드시 의혹을 품어 왕을 의심하거나 월애를 의심할 것입니다. 그러면 왕에 대한 악명은 분명 드러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만백성이 싫어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모든 장사꾼들이 찾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우리에게 말 값을 주십시오.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왕이 곧 대답하였다.
“내가 예전에 월애를 시켜 그 값을 치르지 않았던가? 어째서 재차 과도하게 그 값을 치르라고 하는가?”
모든 장사꾼들이 곧 왕에게 대답하였다.
“이 월애란 분은 실로 우리에게 말 값을 준 적이 없습니다. 그 분은 진실로 신용이 있으신 분이니, 차라리 신명(身命)을 버릴지언정 우리에게 값을 치렀다는 거짓말은 끝내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4_a_19L過去世時有辟支佛名曰月愛於婆伽婆迦葉佛所種諸善根善修戒行恒以智慧觀於諸陰皆悉無常於彼佛所竟不獲得沙門道果於彼命終卽生天上以宿善力受天快樂天壽盡已下還人閒生瞻婆國中大長者

가령 달님이 불을 뿌리고
태양이 찬 물을 뿌리고
모래를 짜서 기름을 얻고
물을 흔들어 소(酥)를 얻으며
029_0574_b_03L初生沖雅恒依戒禁而自修身其善行過於宿老亦不輕躁無有瞋所有資財周給貧乏隨家豐儉衆共分以戒瓔珞而自莊嚴其父命順法治家彼城人民見其忠謹生敬信同於師長其年盛壯姿貌端諸少婦女一切見者無不耽愛估客以其忠實咸來依附于時方有諸估客多乘好馬至瞻婆國瞻婆國王盡取其馬王心暴虐不依正法王自思惟我今多取彼馬云何當得不與價直而得其馬卽與佞臣集議此事

불 속에서 연꽃이 자라게 한다 해도
저 월애로 하여금
추악한 거짓말을 하게 하는 것은
끝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029_0574_b_15L佞臣白王言若酬其價藏竭盡王卽答言我於今者若不與我之惡名流布天下一切國民當患於我復當斷絕四方商估佞臣復爲王計者不須錢財而得其馬能令王惡名不出國民不患今王國內月愛大臣爲一切人之所體信若來索王但當言我遣月愛送金時彼估客有萬疋馬其一一馬各直一萬金錢

모든 장사꾼들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인간 중의 하늘[人中天]이여, 만약 월애로 하여금 왕의 칙명을 확인하게 하고, 그가 우리에게 주었다고 말한다면 끝내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왕은 곧 월애를 불러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전에 내 앞에 있을 적에 내가 그대에게 돈을 주면서 한꺼번에 상인들에게 갚으라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는 왕은 곧 눈알을 굴리며 위협하면서 ‘네가 나를 따르지 않으면 반드시 너를 죽이리라’고 하였다.
그때 월애대신은 스스로 ‘나는 지금 사실대로 말할 것인가, 왕의 말대로 할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다시 ‘법신(法身)을 취하는 것이 훌륭할까, 이 몸을 취하는 것이 훌륭할까?’라고 생각하다가, 곧 스스로 ‘나는 이제 차라리 이 몸을 버릴지언정 끝내 계율의 법신[戒法身]은 버리지 않겠다’고 결단하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574_c_01L若王但言 月愛大臣其直國內人民必生疑惑或疑於或疑月愛王之惡名不必彰露復不爲萬民厭患諸商估人來白王歸我馬價我欲還家王卽答言先不使月愛償爾價耶寧可再過與爾直乎諸估客等卽答王言此月愛者從先已來實不與我馬之價直彼忠信寧捨身命終不妄語言與我卽說偈言

제가 이제 스스로 생각하며
이 두 몸 가운데
어느 몸을 버려야 할까 하다가
다시 자세히 스스로 관찰하였습니다.
029_0574_c_10L假使月雨火
日雨於冷水
壓沙得膏油
鑽水而得酥
029_0575_a_01L
차라리 더러운 형상을 버릴지언정
끝내 계율은 버리지 않으리라
만일 법신을 버린다면
악명이 곧 널리 퍼지리라.
029_0574_c_12L火中生蓮花
欲令彼月愛
作麤獷妄語
終無有是處

저는 여러 선량한 손들 틈에서도
저들이 이끌고 붙잡았던 손입니다
만일 제가 악한 자가 된다면
그건 저 스스로 달갑지 않은 일입니다.
029_0574_c_13L諸估客等復白王言人中之天設使月愛審如王勅言與我者我終不恨時王卽召月愛而語之言汝先不在我前我與汝金償一估客耶王卽動目現作詭相汝不從我我定殺汝月愛臣私自思惟我於今日爲從實爲用王言復自惟忖爲取法身勝此身勝也?卽自決計我今寧捨此終不捨於戒法身卽說偈言

후회의 뜨거운 불길이 마음에서 일어나고
이 더러운 몸을 버린 뒤에는
당연히 지옥으로 갈 것이니
스스로 금계(禁戒)의 행을 훼손하면
끝내 안락을 얻지 못합니다.
029_0574_c_22L我今自思惟
於此二身中
爲當捨何身
復諦自觀察

한 몸[一形]의 즐거움만 위하면
한량없는 몸[無量身]을 손상시키겠지만
만일 계율을 수호한다면
한량없는 몸이 안락하게 되리다.
029_0575_a_01L寧捐鄙穢形
終不捨戒律
若當捨法身
惡名卽流布

이 때문에 저는 당연히
법신(法身)을 감싸고 보호하여
훼손되거나 파괴되지 않게 하나니
바른 법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당연히 거짓말을 끊어야 합니다.
029_0575_a_02L我處衆善手
爲彼所攜持
若我爲惡者
我自不甘樂

월애대신은 곧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서는 은혜를 베푸시어 저에게 성내지 마십시오. 저는 진실로 왕께서 저들에게 말 값을 주시는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때 왕이 곧 크게 노하여 칼을 뽑으며 말하였다.
“왜 보지 못하였느냐?”
월애대신은 스스로 그 마음을 안정시키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029_0575_a_03L心生悔熱火
捨此穢身已
當趣於地獄
自毀禁戒行
終不得安樂

차라리 성법(聖法)을 위하여 죽을지언정
어리석은 짓을 하며 살지 않으리라
모든 것이 다 태어남이 있으니
죽지 않을 자 누가 있으랴?
029_0575_a_05L但爲一形樂
虧損無量身
若當護戒者
無量身安樂

내가 만일 이제 죽음을 당한다면
법을 위해 고의로 몸을 버리는 것
천상(天上)에 태어날 것이 분명한데
어찌 놀라고 두려워하랴?
029_0575_a_06L是故我應當
覆護於法身
不令有毀壞
爲利正法故
當斷於妄語
029_0575_b_01L
곧 왕에게 대답하였다.
“가령 왕이 이제 저의 몸을 베고 저미어 깨처럼 부순다 해도 수지한 금계(禁戒)를 끝내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저는 선성의 도[仙聖道]에 머물고 있으니, 만일 이 혀로 거짓말을 한다면 제가 해야 할 도리가 아닙니다. 제가 이제 만일 왕을 위하여 고의로 거짓말을 한다면 나중에 지옥에 떨어져 무엇을 믿고 의지하겠습니까?”
왕은 이때 부끄러움으로 갑절이나 더 분노하면서 훨훨 타는 불길처럼 성난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월애는 그때 마음으로 ‘지금이 바로 내가 선정의 마음을 일으킬 때요, 지금이 바로 내가 법을 단단히 붙잡을 때이다. 다시 어느 곳에서 법 듣기를 바라겠는가? 오늘 이 일이 곧 나를 위한 설법이다. 지금 나는 법을 위하다 목숨을 버리게 된 것이니, 지금의 왕은 나의 참되고 위대한 친구로다’ 하며 기뻐하였다.
029_0575_a_08L月愛大臣卽白王言願王開恩莫忿於我我實不憶見王與彼價時王卽大怒扣劍而言云何不見月愛大臣自定其意而作是念
이와 같이 법을 생각하는 순간 즉시 깨달아 벽지불이 되었다. 그는 허공으로 몸을 솟구쳐 파계한 자들로 하여금 이와 같은 것을 보고 모두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고, 선을 닦는 이들을 위해서는 더욱 믿음의 행[信行]이 자라게 하였으며, 참된 말을 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진실한 일의 과보가 나타나게 하였다.
허공 가운데서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자, 그때 정거천(淨居天)이 그에게 법복(法服)을 바쳤다. 그는 향산(香山)으로 날아가 여러 벽지불과 함께 한자리에 모여 위와 같은 게송을 말하였다.
029_0575_a_12L寧爲聖法死
不爲愚癡生
一切諸有生
誰有不死者
029_0575_a_14L我今若受死
爲法故喪身
決定生天上
何足生驚畏
029_0575_a_15L卽答王言假使王今切割我身碎如胡麻所受禁戒終不放捨今我住於仙聖道中若以此舌作妄語者非我所宜
029_0575_a_19L我今若當爲王故作妄語後墮地獄何所恃怙王時羞愧倍增瞋忿怒眼視之如熾然火月愛爾時心生歡喜今正是我生定意時今正是我秉持法時更於何處欲求聞法今日此卽爲我說法今我爲法乃至捨命今王於我眞大親友
029_0575_b_03L如是念法卽時開悟得辟支佛踊身虛空令破戒者見其如是皆生慚愧爲修善者增長信行爲實語者現實事果於虛空中鬚髮自落時淨居天奉其法服飛往香山與諸辟支佛共集一處說偈如上
辟支佛因緣論卷上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Vārāṇasī의 음역이다. 바라나(波羅奈)ㆍ바라나사(波羅奈斯)ㆍ바라니사(波羅尼斯)로 음역하기도 하고, 강요성(江遶城)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인도 중부 마가다국(Māgadhā, 摩竭陀) 서북쪽에 있던 나라로 까시(Kāsī, 迦尸)라고도 하였다.
  2. 2)pratyeka-buddha의 음역이다. 벽지가불타(辟支迦佛陀)로 음역하기도 한다. 구역(舊譯)에서는 연각(緣覺), 신역(新譯)에서는 독각(獨覺)으로 의역하였다. 부처님이 없는 세상에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혼자 수행하여 깨달은 이를 말한다.
  3. 3)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중요한 가르침이란 뜻이다.
  4. 4)평등한 마음, 또는 평정한 마음.
  5. 5)독각(獨覺)의 언행(言行)을 무소의 뿔에 비유한 것은 예로부터 관습적으로 행해져 온 것이다. 파리어경집(巴利語經集)의 「서우경(犀牛經)』ㆍ대사비유담(大事譬喩譚)의 「서우경』 등이 모두 그것이다. 본론(本論)에서도 자주 인용하고 있다.
  6. 6)삼십삼천(三十三天)은 Trāyastriśa의 의역이다. 도리천(忉利天)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욕계 제2천으로 수미산의 정상(頂上)에 있는데, 중앙에 제석천(帝釋天)이고 사방으로 각각 8천이 있어 합하면 33천이 된다. 석존이 승가의 나태함을 경책하기 위해 홀로 삼십삼천으로 올라가 망모(亡母) 마야부인(摩耶夫人)에게 설법하며 안거를 보낸 기사가 불전佛傳에 나온다.
  7. 7)Viśvakarman의 음역이다. 비습박갈마(毘濕縛羯摩) 또는 비수갈마(毘守羯磨)라고도 하며 종종공작(種種工作)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제석천왕의 신하로서 공작(工作)을 맡은 신(神)이다. 불교 설화(說話)에 제석천의 명으로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들을 위하여 정사(靜舍)와 장엄물을 지었다는 기사가 자주 나온다.
  8. 8)Saṅkassa의 음역이다. 승가사(僧佉舍)라고도 한다. 삼십삼천에서 안거한 후 부처님께서 지상으로 내려오셨던 나라 이름이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불(舍利佛)이 상캇사에서 여법하게 안거하는 모습을 보고, 그곳으로 내려오셨다고 한다.
  9. 9)사람의 수명 이만 살 때에 세간에 출현하시어 정각(正覺)을 이루신 분이다. 석가모니불의 바로 앞에 세간에 나오셨던 부처님이다.
  10. 10)brahmacara의 번역이며, 정행(淨行)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보통 음욕과 음주 등을 끊고 청정하게 섭욕(攝欲)의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11. 11)삼계(三界)의 이명(異名)이다. 생사의 경계에는 인(因)이 있으므로 있다고 하는 유(有)를 쓰며, 삼유(三有)는 바로 삼계의 생사이다. 첫째는 욕유(欲有)이니 욕계의 생사요, 둘째는 색유(色有)이니 색계의 생사며, 셋째는 무색유(無色有)이니 무색계의 생사이다.
  12. 12)이하의 게송은 왕비의 말이 아니다. 왕과 왕비 사이에 있었던 일을 게송의 형식으로 서술하였다.
  13. 13)보좌(輔佐)하는 대신(大臣)이다.
  14. 14)vaiśāli의 음역이다. 비야리(毘耶離)ㆍ비사리(鞞舍離)ㆍ폐사리(吠舍釐)ㆍ유야리(維耶離)라고 하며, 광엄성(廣嚴城)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중인도에 있던 나라로 항하를 사이에 두고 남방으로 마가다국과 상대하였다. 발지인(跋祗人)의 도성(都城)이다.
  15. 15)외도의 모든 경론과 64종의 모든 기예(技藝)를 말한다.
  16. 16)연꽃은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밤이면 꽃 봉우리를 닫는다.
  17. 17)이하의 게송은 소마의 말이 아니다. 왕비의 생각과 왕과 왕비 사이에 있었던 일을 게송 형식으로 서술하였다.
  18. 18)보통의 소와 비슷하나 꼬리가 길다. 서장(西藏)에 많이 있고 그 꼬리로 불자(佛子)를 만든다.
  19. 19)짬빠(Campā, 金色花樹)라는 나무의 이름을 따서 붙인 나라이다. 중인도 마가다 동부에 있던 앙가국의 수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