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0598_b_01L불본행경 제3권
029_0598_b_01L佛本行經卷第三一名佛本行讚傅
송 양주 석보운 한역
홍영의 번역
029_0598_b_02L宋涼州沙門釋寶雲譯
14. 위병사왕설법품(爲甁沙王說法品)
029_0598_b_03L爲甁沙王說法品第十四
뜻은 무겁고 경사스런 구름이
때맞춘 감로의 비를 내리려는 듯
깊고 그윽이 흐르는 목소리는
청정한 범천의 음성인 듯
029_0598_b_04L意如重慶雲
欲時降甘露
以深奧流聲
淸淨梵天音
또 여덟 가지 부드러우면서
고르게 퍼지는 메아리인 듯
미묘한 말씀과 교묘한 변재로
병사왕(甁沙王)에게 내려 젖게 하였네.
029_0598_b_06L又復以八種
柔耎和調嚮
以妙辭之前
降測甁沙王
“모두 비춰보고 알았나니 왕의 뜻은
정직하고도 청정하며
자애롭고도 공경하는 뜻이
속마음에 가득하오.
029_0598_b_07L具照知王意
正直且淸淨
慈愛恭敬意
充盈於心懷
지금 왕은 비록 쇠잔하고 끝나가는
혼탁한 세상을 일으켰지만
잘 스스로 거느려 다스림으로
옛 세상의 왕보다 뛰어나오.
029_0598_b_08L今王雖興於
衰末濁亂世
以善自將御
乃踰上世王
왕의 여러 깨끗한 뜻들을 보니
속마음이 청정하게 사무쳐서
마치 대낮 어두운 안개 속에서
꽃이 피니 해가 나왔음을 아는 것 같으오.
029_0598_b_10L見王諸淨意
內意淸淨徹
猶如晝陰霧
花開知日出
비록 어리석은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도
은덕을 마침내 자처하지 않고
작은 선(善)을 현인에게 베풀어도
그 은혜는 좋아 나날이 두터워지오.
029_0598_b_11L雖施恩於愚人
恩德終不居之
施少善於賢人
其恩好日日厚
지금 보니 왕은 매우 기특하게도
왕위에 미혹되지 않소.
교만하고 방자함에 가려져
토지의 주인은 다 미혹하건만
029_0598_b_13L今視王甚奇特
不迷惑於王位
憍自恣所覆蓋
土地主皆迷惑
지혜로운 사람은 재물을 얻게 되면
재물을 바라지 않음으로 중요함을 삼고
몸은 마치 불꽃인 양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몸에서 요긴함을 취합니다.
029_0598_b_15L智慧人若得財
以不要財爲要
身不要如炎花
慧者從身取要
중생이 하늘에 오르면 큰 이익을 얻고
모든 토지의 주인은 바름으로써 법을 다스리나니
정법의 왕이 이치에 따라 다스리면
일체 인민들은 다 그 바름을 따르오.
029_0598_b_17L衆生昇天
甚得大利
諸土地主
以正治法
正法之王
順理而治
一切人民
皆從眞正
만약 재보(財寶)가 있더라도 먼저 중요함을 살펴 취하면
다시 떠나더라도 후회심이 없소.
마치 소젖에서 타락을 빼낸 뒤에는
국물을 엎질러도 후회심이 없음과 같으오.
029_0598_b_20L若有財寶
先審取要
若復別離
後無恨心
猶如從酪
以取酥去
漿若翻棄
亦無恨心
029_0598_c_01L귀빈의 예절로써 맞이하며
은혜롭고 두터운 뜻을 열되
착한 벗의 의(義)로써 하니
내 이제 마땅히 벗의 은혜를 갚고
충고 드리고자 하니 마음 열어 잘 들으오.
029_0598_c_01L以相迎接
用上賓禮
開恩厚意
以善友義
今我當以
友恩相報
意欲相諌
開意善聽
일체 중생의 목숨은 아침 이슬 같나니
나의 지금의 일체는 후세를 성취하기 위함이니
마치 사나운 불에 타락을 부으면 더욱 타서
초목까지 살라도 끝내 만족함이 없는 것 같으오.
029_0598_c_03L一切衆生
命如朝露
我今一切
都就後世
猶如盛火
得酥益熾
及燒草木
終無厭足
마음에 미움과 사랑은 어리석음에서 비롯되는 것
모두 미혹하여 미치고 취하는 고약을 먹음이라
늙음의 병과 죽음의 불은
세차게 5도(道)를 태우고 잠기어 벗어남이 없소
029_0598_c_06L心之憎愛
由愚癡出
皆復迷惑
狂醉高藥
老耄之病
死亡之火
强燒五道
沈無漏脫
내 이제 이미 사나운 불의 힘 알았거니
이제 방편으로 이 큰 근심을 벗어나게 하고자
그러므로 친족과 친지를 버렸소.
애욕은 독과 같거니 어찌 버리지 않으리오.
029_0598_c_09L我今已覺
盛火之力
今欲方便
免此大患
是故捨離
親族知識
愛欲如毒
云何不捨
내 이미 이 모든 독한 뱀과
우박과 사나운 불이며 빠르고 사나운 악풍도 겁내지 않으며
또한 칼을 빼어든 도적도 두렵지 않으오.
029_0598_c_11L吾已不畏
是諸毒虺
雹及火熾
疾暴惡風
亦復不畏
拔刀劇賊
다만 두려움은 은애로 자주 나고 죽는 것
애욕에 미혹한 자 일찍이 싫은 줄 모르나니
029_0598_c_13L但畏恩愛
數數生死
迷於欲者
未曾厭足
諸天亦爾
況世閒人

일체 세간은
욕심 구하기에 싫음이 없어
불이 타매
또한 그칠 줄 모름과 같으오.
029_0598_c_15L一切世閒
欲求無厭
如火所熾
亦復厭極
넓은 세계와 네 큰 바다 안에
또한 건너기를 탐내고 피안(彼岸)에 이르려 하거니
일체를 찾음에 싫고 다함이 없이
마치 온갖 흐름이 큰 바다에 돌아감 같다오.
029_0598_c_17L普得土地
齊海以內
又貪求度
欲得彼岸
一切求索
無有厭足
猶如衆流
歸于大海
7일 동안 보배 비를 내려 내지 무릎에 찼으며
사방을 항복 받아 위로 천상에 이르렀거니
천상의 수명은 7겁(劫) 반이나 길지만
정생(頂生)이란 전륜성왕도 5욕에 싫음이 없었소.
029_0598_c_19L雨寶七日
乃至於膝
勝伏四方
上至天上
天上壽命
長七劫半
頂生聖王
欲無厭足
029_0599_a_01L또 전륜성왕이 있으니 하늘의 복록(福祿)을 먹었으나
때에 제석천왕도 물러나고 아수라를 두려워하면서
교만함이 매우 성해 선인(仙人)들이 무리를 메었고
삿됨을 모르다가 천상에서 타락했소.
029_0598_c_22L更有聖王
食天福祿
時天帝退
畏阿須倫
憍慢遂盛
仙人擔輩
邪住無厭
從天退墮
만유왕(滿唯王)이 있었으니 천상에 가서
하늘의 채녀를 얻어 몸 그대로 데려왔는데
신선(神仙)을 범하므로 금 보배의 궁전은
탐심 때문에 멸망해 재가 되고 말았소.
029_0599_a_02L有滿唯王
往至天上
得天婇女
形專將來
有犯神仙
金寶精舍
懷貪滅亡
尋化成灰
또 담중왕(擔重王)도 군사를 거느리고 천상에 올라가
다시 천상에서 채녀들을 데려오니
이로 인연해 스스로 죽음을 불렀으며
이런 중생은 싫음을 모르다 죽어 버리오.
029_0599_a_04L有重擔王
將兵上天
復從天上
將天女還
緣是天女
自致死亡
如是衆生
無厭而沒
나쁜 이름이 들리되 굳센 화살이 달리듯
왕위를 버리고 숲에 들어가 신선을 배우되
마음대로 안 되면 그 몸으로 행하여
남을 살해하고 그 몸도 망하고 말았소.
029_0599_a_07L名聞弊惡
弓强箭駛
捨棄王位
入林學仙
心所不應
其身行之
殺害他人
身亦滅亡
현(賢)이란 미녀가 있어 모든 왕이 서로 다투므로
군사를 이끌고 와 진(陣)을 치고 싸웠소.
애욕 때문에 원수를 맺고 다투니
애욕을 버리되 원수를 버리듯 해야 하오.
029_0599_a_10L有女名賢
諸王競諍
興師率衆
對陣而戰
以愛欲故
興怨致諍
當捨愛欲
如棄怨敵
모든 왕이란 종족들은 혐의를 끼고 질투하므로
찰제리를 죽이기를 210이나
지난날 열사(列士)도 진에(瞋恚)를 품어 해치나니
마땅히 악심 버리기를 뱀이 껍질 벗듯 해야 하오.
029_0599_a_12L諸王種族
挾慊嫉害
殺諸剎利
二百一十
往古列士
懷恚爲害
宜捨惡心
如虺脫皮
기러기니 학이니 다툼만 이루었고
이래서 서로 살상하기 내지 수억이 되었소.
어리석고 미련해 싸우나 발단은 미미한 데 있으니
미련하고 어리석음을 버리면 스스로 어두운 병도 버리게 되오.
029_0599_a_15L言鴈言鶴
緣是致諍
因相殺傷
乃至億數
愚癡故鬪
始起於微
宜捨愚癡
棄自冥病
지난 옛적 두 왕이 택향(澤香)으로 다투어
거만을 부리므로 드디어 서로 죽였소.
철봉을 쳐 그 머리를 부수었거니
교만함을 버리기를 구름이 걷히듯 해야 하오.
029_0599_a_18L往古二王
鬪諍澤香
因懷貢高
遂相殺傷
以鐵棒擊
破碎其頭
宜捨憍慢
如雲之蓋
또 열사가 있으니 매우 용맹하여
탐애함으로써 남의 부녀를 겁탈하였소.
애착하기 때문에 멸망하고 말았나니
죽음을 두려워하거든 애착을 버리오.
029_0599_a_20L又如列士
甚健勦疾
以貪愛故
奪他婦女
以愛著故
乃致沒亡
如畏死故
宜捨愛著
029_0599_b_01L두 아수라가 여색을 좋아하다 망하고
여색을 탐내어 소리를 듣고 목숨을 다했다오.
그리고 허공에 날아오르던 빈두(賓頭) 왕자는
두 가지 좋아하는 맛으로 목숨을 빼앗았소.
029_0599_a_23L二阿須倫
坐女色亡
有貪女色
聽音沒命
騰翔空中
賓頭王子
是二嗜味
俱致喪命
옛적 이상왕(伊象王)은 코로 향기를 탐내어
길상천(吉祥天)을 범하고 멸망했으며
옛날 은두왕(殷頭王)은 몸에 부드러움을 즐겨
탐착하여 마지않다가 머리가 갈라져 죽었다오.
029_0599_b_03L昔伊象王
以鼻貪香
犯吉祥天
以致喪滅
昔殷頭王
身樂細滑
貪著無厭
頭裂而亡
이들은 욕심으로 6정(情)을 마음대로 하여
바다에 물이 흘러들 듯 끝이 없었나니
마갈어(摩竭魚)의 입이나 채우려니와
6정의 욕심이란 다 채우기 어렵다오.
029_0599_b_05L此等以欲
恣極六情
如海受流
終以無厭
摩竭魚口
猶尚可滿
六情受欲
難可充滿
이렇게 크게 탐함을 이루 헤아릴 수 없나니
6정은 만족함 없이 큰 어려움[艱難]을 만난다오.
왕의 말과 같이 먼저 6정을 멋대로 하니
뉘라서 싫음이 있어 이것을 생각하리오.
029_0599_b_08L如是大貪
及餘難計
六情未足
遭大艱難
可如王言
先恣六情
誰有厭足
宜審思此
왕은 공경하는 뜻으로 나라로 청하나
자세히 왕위를 보면 또한 온전한 낙(樂)이 없고
완전히 사람마다 큰 쾌락을 받아도
낙이 없어진 뒤엔 큰 어려움을 당하오.
029_0599_b_11L王以敬意
相請以國
諦視王位
亦無純樂
純事令人
受極快樂
緣樂之後
受大艱難
그 두텁고 따뜻한 옷이 겨울엔 맞지만
여름날 더우면 도리어 괴로우니
주린 사람이 밥을 얻어 포식하여 즐기면
억지로 많이 먹어 반드시 큰 괴로움을 이루리다.
029_0599_b_13L其厚煖衣
宜冬猛寒
至於夏暑
更反爲患
飢者得食
以爲飽樂
有强逼者
必成大苦
좋은 연꽃 못에도 벌레가 살고
마치 꽃나무 숲에 사자가 가득하며
금 보배의 집도 사나운 불이 차듯
왕위도 그러한데 서로 청할까요.
029_0599_b_16L如好藕池
中有宿虫
猶花樹林
師子滿中
金寶之舍
熾火充盈
王位猶此
用相請爲
고기가 미끼를 삼키자 강한 낚시에 걸리듯
마치 칼날에 발린 꿀과 같거늘
왕위란 마치 7보(寶)의 형틀이어니
비록 겉보기엔 즐거워도 몸과 마음은 매우 괴롭소.
029_0599_b_19L如魚吞餌
不覺强鉤
猶如以蜜
塗利劍刃
王者之位
如七寶械
觀雖悅目
身心甚苦
왕의 용모장식은 하늘의 복색이요
나라의 수레를 타나 감옥을 굳게 다짐이라
왕의 무거운 짐은 큰 산보다 무겁고
괴로움이 말[馬] 싸움 같은데 보는 사람이 즐길 뿐이오.
029_0599_b_21L王者容飾
被服如天
乘國土車
雜糅牢固
王者重擔
重於大山
苦如馬鬪
觀者悅之
029_0599_c_01L홍수ㆍ화재ㆍ태풍과 풍설(風雪), 질병과 주림
도적들과 굳센 적국들이 있어
국경을 파수해도 침략을 당하여
이 모든 어려움은 홀로 왕의 마음을 끊으오.
029_0599_c_01L水火風雹
疾疫飢匱
偸盜劫賊
强陵歒國
邊境屯守
侵奪損耗
是諸艱難
獨切王心
밤낮으로 걱정해 잠자리도 편치 않고
어떤 방편이라야 나라 근심을 덜 것인가를 생각할 뿐
마음에 의심을 품어 신하와 백성을 믿지 못하며
독 있는 곳에 가서 남에게 밥을 얻음과 같으오.
029_0599_c_04L晝夜懷憂
寢不安牀
思設方便
爲國除患
心普懷疑
不信臣民
如至毒鄕
從人得食
가령 왕이 무수한 성을 거느리더라도
그 몸 두는 곳은 하나뿐이오.
한 궁실에 잠자고 한 자리에 앉으므로
영화와 복락은 얼마 되지 않고 근심과 수고로움은 매우 넓다오.
029_0599_c_06L假令王者
領無數城
其身所處
限居其一
寢一宮室
坐御一座
榮樂無幾
憂勞甚廣
옷으로 한 형상을 가리고 먹음도 한 몸을 채울 뿐
나아가 구경해도 수레 하나를 타거니
대개 편함은 적고 나머지는 노동뿐
사치를 마음대로 해도 오직 왕 하나라오.
029_0599_c_09L衣蓋一形
食充一軀
出行遊觀
限駕一乘
王所飮食
蓋少少耳
其餘勞動
以恣憍奢
王唯以一
자재로움을 즐거움으로 삼지만
이 즐거움은 또
모든 괴로움이 섞이어 있다오.
029_0599_c_12L自在爲樂
是樂亦復
雜諸苦毒
마치 칼로 수레를 만들다가
일 처리가 밝지 못하면 도리어 자신을 상하듯
029_0599_c_13L猶如處在
劍所作車
處事不明
輒還傷己
마치 좋은 집을 꽃으로 겉을 장식해도
독한 뱀이 도사려 그 속에 가득하듯
029_0599_c_14L譬如好舍
花飾其表
含毒虺蛇
充滿其中
보기엔 번드르르해도 큰 독해에 부딪치듯
觀其悅目
觸甚毒害
이런 까닭에 나는 왕위를 버리고
이런 까닭에 받지 않는다오.
029_0599_c_16L吾以是故
不甘王位
以是之故
不宜受是
나고 죽음은 보장하기 어려워
마치 꼭두각시 같으니
죽음의 사자가 어디로 몰고 갈지 어찌 알리.
내 이러므로 왕의 간함을 받을 수 없다오.
029_0599_c_18L生死難保
猶如幻化
焉知宿對
馳騁何趣
吾以是故
不受王諌
왕은 집을 버림이 그때가 아니라 하나
이제 잘 들으오, 내 대답하리다.
029_0599_c_20L王云捨家
而非其時
今且諦聽
吾當報王
음식을 좋아한다 돌아보지 않으면
죽음이 온갖 방편으로 뒤쫓게 되오.
029_0599_c_21L恣意飮食
不懷顧慮
死命追人
若干方便
감자종(甘蔗種)의 정반왕이란 분이 있소.
왕은 아십시오. 이 분은 나의 부왕인데
나는 괴로움을 해탈하려고 왕위를 버렸다오.
029_0599_c_22L甘蔗之種
號曰白淨
王當覺此
是我父王
吾欲脫苦
故棄王位
029_0600_a_01L방편을 베풀어 선법(善法)을 세우고
길이 제일가는 두려움 없는 열반을 구하려고
항상 생로병사를 영원히 떠난다오.
029_0600_a_01L欲設方便
建立善法
無畏滅度
永求第一
常與生老
病死長別
감로를 구하여 보전할 곳을 찾으려고
이러므로 모든 욕(欲)으로 만남을 피하여
마치 들짐승이 목말라 물 찾듯 한다오.
029_0600_a_03L欲求甘露
可保之處
是故不甘
與諸欲會
猶如野畜
渴行求水
피로해 지치고 목말라 미혹해 달아나다가
마침 사냥꾼에게 쫓기고 피습되어
목마름을 불쌍히 여기지 않고 반드시 죽음을 당하듯
세간도 그러해 주리고 목마름으로 만 가지나 미혹하다오.
029_0600_a_05L疲勞之渴
迷惑而走
卒遇獵者
截道逐射
不愍其渴
必得殺之
世閒亦爾
飢渴情故
迷惑萬端
죽음이 박두함도 모르고 쾌락을 즐겨
음식을 탐내어 마지않으며
이룩된 일 다시 무너질 줄 모르고
029_0600_a_08L不計死迮
快意自娛
暢情飮食
不慮成事
當有壞敗
늙어 굽어지면 굳센 활을 당기듯
질병이 사람을 상함은 빠른 화살이 깊이 박히듯
죽음이 핍박함은 사냥꾼이 포위를 하듯
어리석게 근심하니 어떻게 때를 기다리리오.
029_0600_a_10L老來屈己
如强張弓
疾病傷人
深於馳箭
死來逼命
如獵放圍
愚意所迷
如何待時
자나 깨나 낮이나 밤이나 물이나 불이나
각각 사람마다 죽으면 돌아오지 못하오.
급히 달림이 마치 물이
마갈 고기의 입에 들 듯 한다오.
029_0600_a_13L若覺若眠
若晝若夜
若水若陸
各各人人
命逝不還
迅速甚駃
猶如水性
入摩竭口
법의 등빛을 아름답게 밝히려
정진하는 뜻을 더함은 타락의 기름을 보태듯
착한 일 하는 이는 크게 기쁨을 품고 가나니
목숨을 다할 양식을 이미 다 갖추듯 했소.
029_0600_a_15L法之燈光
莊美之明
加精進意
增益酥油
奉行善者
懷歡喜逝
命終資糧
已悉備足
좋은 꽃을 받들어 빛이 매우 곱고
뜻 있는 선비는 착한 일 즐겨서 탑상(塔像)을 받드오.
029_0600_a_18L如進好花
色甚鮮明
志士樂善
奉上塔像
만약 뒷날에 꽃이 시든 것을 보고
꽃의 본성을 알면 마음이 매우 기쁘다오.
029_0600_a_19L若後日見
花以萎枯
已得花要
心懷歡喜
만약 명달(明達)한 사람이라면 젊어서부터
몸과 목숨을 다스려 착한 법에 부합하여
저절로 그 몸이 이미 기울어짐을 보고
스스로 생각을 다스려 매양 기쁨을 품는다오.
029_0600_a_21L若明達人
從少小來
和調身命
與善法合
自睹其身
已至朽邁
調自思計
每懷歡喜
029_0600_b_01L마치 나쁜 도적이 감옥을 뚫고 달아나
쓸쓸한 들판 큰 못 가운데나
대나무 숲에 범과 이리가 노는 데를
미혹 속에 달리느라 더위와 목마름에 시달리는데
029_0600_a_23L猶如惡賊
突獄逃走
乃至曠野
大澤之中
竹葦之林
虎狼遊居
迷惑馳騁
熱渴所逼
다섯 역사(力士)가 칼을 빼어 들고 뒤를 쫓으니
공포로 겁에 질려 분주히 달아나다
그 앞에 갑자기 또 흉악하게 취한 코끼리가
문득 다가오며 짓밟아 죽이려 드오.
029_0600_b_03L五士拔刀
馳而追後
恐怖惶灼
逃突奔走
前卒復有
弊惡醉象
卽便前進
欲踐蹹殺
그 사람은 칼과 창 싸움도구 가지지 못하고
양식도 가짐 없고 일산도 신발도 없고
사방을 돌아보나 돌아가 의지할 데 없고
마음이 어지러워 어찌할 줄 모르오.
029_0600_b_06L其人不持
刀仗戰具
不齎糧食
無蓋履屣
四望顧視
永無歸怙
心懷迷憒
無所曉知
내 이제 짐짓 왕을 위해 비유로써
생사의 뜻을 깨닫게 하려 하노니
대왕은 생ㆍ사가 이러함을 아십시오.
029_0600_b_08L吾今故爲
大王引喩
欲令解了
生死之趣
大王宜解
生死如是
중생들은 감옥에서 뛰쳐나와 도적을 만남 같고
쓸쓸한 못은 3도(道)에 비유함이요
범과 이리 나쁜 짐승은 이 번뇌인 줄 깨달으오.
029_0600_b_10L當了衆生
如突獄賊
了知曠澤
喩是三途
虎狼惡獸
覺是塵勞
달아나고 지쳐 목이 타고 초췌함은
곧 이것이 미움과 사랑, 미련하고 어리석음인 줄 아십시오.
029_0600_b_12L奔馳疲極
熱渴燋悴
則當知是
憎愛愚癡
지혜는 날카로운 칼이요 널리 베풂은 양식이며
크고 바른 법은 일산이요 금계(禁戒)는 신발이니
저 사대부가 이런 행이 없고
덕을 심지 않음이니 그 비유가 이러하오.
029_0600_b_14L智慧利劍
廣施資糧
大正法蓋
禁戒履屣
如彼士夫
乏少此行
不種德者
其喩如是
앞에 흉악하고 사나운 취한 코끼리가 있다 함은
세상에 죽음이란 이런 줄 깨달으오.
이때를 당해 믿고 의지할 곳 없으리니
오직 계행을 지키고 착함을 행하여 의지를 삼으십시오.
029_0600_b_16L前有醉象
弊暴凶惡
當覺如是
世之死亡
當于爾時
無有恃怙
唯當依憑
奉戒行善
왕은 뜻을 돌려 백성을 도와 기르고
위태로움을 구하고 재액을 건지되 어린 자식과 같이 하십시오.
029_0600_b_19L王當迴意
覆育民物
救危濟厄
猶如赤子
널리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을 보되 자식과 같이 하며
왕은 나라를 보호하되 마치 궁성을 지키듯 하십시오.
029_0600_b_20L普懷慈心
視民如子
王當護國
譬如護宮
마치 벌레가 방편으로 용맹이
빨리 몸을 피해 빗방울을 만나지 않듯
대왕은 또 이렇게 뜻을 숨기어
나쁜 상(相)을 만나기 전에 스스로 벗어나십시오.
029_0600_b_22L猶如有虫
方便勦健
逃身速疾
不遇雨渧
大王亦當
如是逃意
莫遇惡相
以自免濟
029_0600_c_01L15. 불연아란품(不然阿蘭品)
029_0600_c_01L佛本行經不然阿蘭品第十五
이렇게 보살은 넓은 어깨와 긴 팔로
사자의 걸음같이 조용히 걸어
아란(阿蘭)에게 나아가 생사의 출요(出要)를 물어
생ㆍ사의 관문(關門)을 헐어 버리려 했네.
029_0600_c_02L如是菩薩
廣肩長臂
安徐詳雅
師子應步
詣阿蘭問
生死出要
意欲斷壞
生死門閫
멀리서 아란을 보니 제자들과
함께 모여 앉아 범전(梵典)을 강론했네.
보살은 덕이 넓어 제석천왕과 같은데
영접해 문안하고 앉아 이야기하였네.
029_0600_c_05L遙見阿蘭
與門徒俱
聚會而坐
講論梵典
菩薩德重
喩如天帝
迎接問訊
與坐談論
앉고 나서 훌륭한 뜻으로 서로 보며
보살은 자비로운 뜻으로 아란을 위로하였네.
029_0600_c_08L坐須臾已
善意相視
菩薩慈意
慰勞阿蘭
아란은 대답하되 “오래 덕화를 입었사온대
출가하여 존귀한 영화를 버리셨소.
029_0600_c_09L阿蘭對曰
夂承德化
所以出家
不甘尊榮
사랑에 집착하여 얽매인 그물을 째고
굳세고 용맹함이 큰 코끼리같이
높은 이름의 전륜왕위를 버리시되
지혜로운 사람이 독이 든 밥을 버림과 같소.
029_0600_c_10L裂壞愛著
結縛之網
强壯勇猛
猶如大象
捨棄尊號
轉輪王位
譬如智者
捨避毒飯
옛날 전륜왕도 족히 기이하지 않아
한창때를 지나 늙으면 집을 버리고 숲에 들어가며
전륜왕위를 그 태자에게 물리니
마치 시든 꽃을 사람에게 줌과 같았소.
029_0600_c_13L昔轉輪王
不足爲奇
壯過衰老
捨家入林
轉以王位
授其太子
猶如萎花
轉授與人
내 이제 의심컨대 당신은 젊고 아름다운데
6정이 하고자 함도 다하지 못하고
응당 널리 자연의 영화를 받을 것이거늘
이 아름다운 이름을 버렸으니 뉘라서 의심치 않으리.
029_0600_c_16L吾今所疑
仁壯盛美
六情所欲
未至充足
應受廣博
自然榮樂
捨此美號
誰不懷疑
태자의 진실함을 살펴 짐작하건대
반드시 큰 법의 그릇을 성취하리다.
정진의 덕으로써 지혜의 배를 찾아
빨리 생사의 바다 못을 건너리다.”
029_0600_c_18L欲知太子
事之審實
必當成爲
大法最器
以精進德
尋智慧舟
當速疾度
生死海淵
이때 보살은 아란의 말을 듣고
웃음을 머금고 기뻐 대답하였네.
“내 아직 일을 성취하지 못하므로 여기 왔거니와
지금 그대는 스스로 지켜 일을 반드시 성취하리라.
029_0600_c_21L於是菩薩
聞阿蘭言
含笑懷喜
而答之曰
吾事未成
故來到此
今汝自保
事必當成
029_0601_a_01L마치 어둠 가운데서 문득 광명을 보듯
미혹한 사람이 사람의 길 인도를 얻듯
마치 강을 건넘에 배를 만나 건너듯
그러므로 여기 와 착한 스승을 구하노라.
029_0601_a_01L猶如冥中
忽見光明
喩若迷者
得人引路
譬欲渡江
遇舟濟渡
故來相求
以爲善師
다행히 자비를 드리워 가르침을 보게 하라.
만약 제자가 되어 스승으로 섬긴다면
노ㆍ병ㆍ사의 괴로움을 어떻게 건질지
원컨대 이 이치를 가르쳐 보여라.”
029_0601_a_03L幸垂顧屈
所以見敎
若受爲徒
當事以師
老病死苦
當何從度
願以此理
而見告示
이때 아란은 세간의 도사[世導師]에게 말하되
029_0601_a_06L於是阿蘭
謂世導師
“자세히 들으소서. 우리 바라문의 법은
생사에 구르고 굴러 두루 돌아가고
위아래가 전도되어 마치 수레바퀴가 도는 듯하오.
029_0601_a_07L以諦審聽
我梵志法
生死展轉
周旋迴行
上下顚倒
猶如輪轉
有八私事
號曰內法
8사사(私事)가 있으니 이것을 내법(內法)이라 하오.
또 16종의 의심되고 어지러운 여러 일 있으니
이것을 인연하여 그 사람의 뜻이 강함을 알아야 하오.
029_0601_a_09L又有十六
疑亂諸事
緣此當知
其人意强
일체 세간은 이것을 인연하여 생기고 멸하며
이런 다섯 가지 성(性)과 여섯째 식(識)과
일곱째 의(意)와 여덟째 유예(猶豫) 등이며
무릇 5정(情)이 있으면 5욕(欲)이 있다오.
029_0601_a_11L一切世閒
因是起滅
如是五性
識著第六
意則第七
猶豫第八
凡有五情
又有五欲
또 여섯 가지 잘못의 어지러움을 깨닫소.
이런 것을 깨달아 아는 것을 각업(覺業)이라 부르며
적선(赤仙)의 지위가 되면 다 깨달아 알므로
범천(梵天)이라 부르고 일체를 다 아는 것이오.
029_0601_a_13L又當復覺
有六誤亂
曉知是者
名曰覺業
赤仙與位
皆共覺知
梵天號曰
一切普知
또 이것을 잘 아는 것을 열반업[泥洹業]이라 하며
생사의 뿌리가 익어 끌어 얽매었으니
다만 이것을 깨닫고 다른 것은 결정하지 않고
우리들은 여기서 방편을 구하오.
029_0601_a_16L審知是者
名泥洹業
生死根熟
牽連縛著
但諦覺是
餘不決定
吾等於此
方便求了
우리들의 이 열반을 당신이 깨치고자 하거든
어떤 지혜로운 이가 이것을 열반이라 하거나
혹은 선정의 보(報)를 열반이라 하듯이
029_0601_a_19L是吾泥洹
仁所欲覺
或有智者
謂是泥洹
或云禪報
謂之泥洹
지금 서로 생사에 뛰어나는 길을 가르쳤으니
뜻에 맞게 부지런히 하여 병에 약을 구하듯 하시라.
029_0601_a_21L今相敎已
出生死路
合意當勤
如病求藥
029_0601_b_01L옛 관정한 선인으로 지족(知足)이라 하는 이와
정행(定行)이라 하는 이가 오래 알몸을 드러내고
모두 다 해를 쫓아 도를 행하였으며
다시 해탈을 구하였다 하네.”
029_0601_a_22L古仙灌勝
有名知足
有名定行
久暴露形
是等皆從
日所行道
又復更有
求解脫者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뜻을 돌이켜 이 근본을 찾아 살피니
보살은 겁을 쌓아 깨달은 지혜라
그 흠집을 깨닫고 바라문에게 일렀네.
029_0601_b_02L爾時菩薩
聞是語已
迴意思惟
探察事元
菩薩累劫
所覺智慧
覺其瑕已
卽告梵志
“이미 그대들의 심오한 지혜를 들으니
이른바 각업(覺業)이란 생사에서 벗어난다 하나
내가 아는 바로는 그것은 그렇지 않도다.
029_0601_b_04L已聞汝等
深奧智慧
所謂覺業
出生死者
如我所覺
此事不然
마치 씨앗이 있어야 반드시 나와지듯
모든 정(情)이 각각 다른데 이것을 해탈이라 하네.
029_0601_b_06L猶如有種
必當出生
諸情各別
謂是解脫
만약 상대가 오면 도리어 얽매임이 되나니
지(地)ㆍ수(水)의 기운은 또한 씨가 없이
나지 않는 것이며 인연으로 얽힘이라네.
029_0601_b_08L若對來至
復還結縛
地水節氣
又復無種
所以不生
因緣錯之
만약 씨앗이 상대와 서로 만나면
반드시 다시 난다고 나는 이렇게 아노라.
행이 청정하고 때[垢]가 엷어야 수명이 길며
뜻으로 벗어났다 해야 이것을 열반이라 하리라.”
029_0601_b_10L若種與對
相遇會者
必當更生
吾了如是
行淨垢薄
壽命延長
意呼以脫
謂是泥洹
아란(阿蘭)의 법을 보살은 그렇지 않다 하고
다시 가란(迦蘭)에게 나아가 법을 묻자
여덟 가지 뜻을 해설하여 보살은 곧 알았네.
029_0601_b_12L菩薩不然
阿蘭是法
於是復詣
迦蘭問法
爲說八意
菩薩卽了
적은 식[微識]에 짐짓 집착하여 깨달음에 티가 있으며
그 뜻을 체득하면 법을 얻음이라 한다네.
029_0601_b_14L微識故著
覺有是瑕
體解其意
是必還法
보살은 이 때문에 가란법(迦蘭法)을 버리고
곧 니련선하[尼連禪江] 가에 이르러
청정행을 닦고 선정에 들었네.
029_0601_b_16L菩薩是故
捨迦蘭法
於是便至
尼連禪江
修治淨行
求禪處坐
금빛의 몸은 광명이 빛나고 빛나
마치 연꽃이 햇빛에 비침과 같았네.
029_0601_b_18L金色之身
光影照曜
猶如蓮花
照之於日
하루 삼씨 한 알이나 멥쌀 반 개를 드시고
음식을 주린 지 오래이므로 형체가 야위었다네.
029_0601_b_19L日進一麻
半粒粳米
日日省食
久羸形體
몸의 피가 다하고 기름도 말라
기력이 쇠잔하고 몸도 피로하여서
온 세상 중생들은 참고 견딜 수 없거니
이렇게 피곤한 채 6년이 지났다네.
029_0601_b_20L身血竭盡
脂肪枯乾
氣力羸頓
形體疲索
普世衆生
不能堪忍
如是羸困
具滿六年
보살은 이렇게 몸을 드러내었으나
아직도 감로의 법약을 마시지 못하였다네.
029_0601_b_23L菩薩如是
暴露形體
未能還服
甘露法藥
029_0601_c_01L뜻을 돌리어 생각컨대 도에 옳음이 없었으며
옛적 염부나무 아래 억 가지 훌륭함이 옳았으나
또한 이처럼 수척한 몸으로
이 일을 다 이루지 못하였다네.
029_0601_c_01L意退念來
道德無是
昔閻浮下
億善意是
亦不能已
是羸瘦形
逮及是事
自致成道
모든 천왕이 공중에서 음식을 먹고
기력을 충실히 하여 도를 이루라 권하였네.
029_0601_c_04L諸天空中
勸進飮食
氣力充盈
然後得道
“뜻으로 존중함이 수미산 같았고
부처를 구하는 뜻이 매우 중대한지라
뜻이 비록 굳건해 억세기 금강 같으나
음식이 충실치 않아 몸을 가눌 수 없다.”
029_0601_c_05L意居尊重
如須彌山
求佛之意
甚大重事
意雖堅固
强喩金剛
飮食不充
體不自勝
이렇게 생각하자 보살은 문득 일어나
음식을 더 드시고 그 몸을 기르자
시봉하던 다섯 사람은 보살이 밥 먹는 것을 보고
버리고 피하여 다른 한가한 곳에 갔다네.
029_0601_c_08L覺知是已
菩薩便起
增進飮食
長育其身
侍使五人
見菩薩食
捨棄避去
至他閑處
이때 문득 크게 기쁜 마음으로
두 처녀의 유미(乳糜) 감로의 베풂을 받고
곧 미묘한 보리수 밑으로 나아가되
조용히 걸어 결정코 생사에서 벗어나리라 하였네.
029_0601_c_11L於是便受
喜悅喜力
二女乳糜
甘露之施
卽便行詣
微妙道樹
安詳徐步
定出生死
공덕을 쌓아 장엄함이 드높아
발로 땅을 밟자 곧 크게 진동하였네.
이때 크고 검은 바다의 용왕이
발로 땅을 밟자 진동하는 좋은 소리를 들었네.
029_0601_c_13L嚴飾巍巍
功德積聚
以足觸地
卽大震動
於是大黧
衆龍之王
聞足觸地
震動好聲
그리고 문득 의심이 생겨 곰곰이 생각하자
‘오랜 옛적에도 이런 진동 소리를 들었으리니
세상을 인도하는, 모든 스승 가운데 스승이
그 발로 땅을 밟자 이런 진동 소리가 난 것이었네.’
029_0601_c_16L意懷便疑
熟自思惟
久復乃聞
是震動聲
世之將導
衆師之師
其足觸地
震動如是
땅 귀신도 크게 기뻐 흔들거리고 춤추며
진동 소리 은은하여 버림이 있는 듯
세간의 큰 도사가 나타나려 하므로
땅도 조용히 움직여 뛰놀고 웃는 듯하였네.
029_0601_c_19L地神歡喜
跛%(跳-兆+我)如舞
震聲隱隱
如有所捨
以世導師
將欲出現
地肅肅動
踊躍若笑
진동하는 소리에 따라 물에서 용이 솟구치니
그 형상이 커서 검은 산 같았다네.
029_0601_c_21L因震動聲
卽從水出
其身體大
如黧黑山
갖가지 보배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여
마치 검은 구름이 번갯불로 장식한 듯하였다네.
029_0601_c_23L種種珠寶
瓔珞其身
猶如黑雲
飾以電光
029_0602_a_01L약간 머리를 변화시켜 널리 공중을 덮고
몸에서 광명을 놓되 불이 타듯 하니
마치 구름덩이가 해 가까이 오듯 하였다네.
029_0602_a_01L變若干頭
普覆空中
體放光明
如雜煙火
猶如水雲
來近日側
용은 이런 상으로 보살의 발에 절하며
공경한 마음으로 합장하고 찬탄하였네.
029_0602_a_03L龍以是像
禮菩薩足
起執心敬
叉手而歎
“내 먼저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심을 보나니
과거 부처님에게서도 지금과 같은 상서를 보았네.
029_0602_a_04L我見前佛
興出世時
今之祥瑞
如過去佛
유위불(維衛佛) 이래로 다시 가섭불에 이르도록
여섯 부처가 세상에 나오는 상서를 보았다네.
029_0602_a_06L維衛以來
復至迦葉
眼見六佛
興世之瑞
존자는 지금 일곱째 상서를 나타내되 그와 같이
광명의 상이 세상을 밝게 비추니
오늘 반드시 감로를 성취하리라.
029_0602_a_07L尊今第七
現瑞如彼
如觀光相
明曜於世
今日必當
逮服甘露
지금 존자의 감[行]을 보니 발을 떼는 걸음걸음에
이 땅도 때를 따라 조용히 진동하네.
029_0602_a_09L今見尊行
躇足步步
斯地應時
肅肅震動
광명도 특별하여 햇빛보다 뛰어나니
오늘 반드시 소원을 원만히 이루리.
029_0602_a_10L光明殊勝
超絕於日
今日必當
所願充滿
푸른 새를 봐도 에워싸 따르며 날아
푸른 구름 가운데 해의 묘한 빛이 나타남 같네.
029_0602_a_12L如觀靑雀
順遶而飛
猶靑雲中
日現妙光
사랑에 넘치는 소리로 보살을 공경하니
오늘 반드시 불도를 이루오리라.
029_0602_a_13L齎慈愛音
敬菩薩身
今日必當
逮得佛道
짐작하건대 오늘은 바람도 맑아 고르고
온갖 물도 맑게 허공이 청명함 같습니다.
029_0602_a_14L知見今日
淸風順時
衆流澄渟
空中淸明
나는 새도 다정스레 부드럽게 우느니
오늘 일체 지혜를 이루리.
029_0602_a_16L飛鳥相和
柔耎悲鳴
今日十力
一切智成
보살의 몸을 보니 금산과 같이 빛나
갖가지 보배를 장엄하였네.
029_0602_a_17L觀菩薩身
如瑩金山
種種珍寶
以爲嚴飾
보살의 몸은 온갖 상호로 꾸몄으니
오늘 반드시 부처의 도(道) 그릇을 이루리.
029_0602_a_18L視菩薩身
相好自纓
今日必當
成佛道器
둥근 빛이 수레바퀴 같은 그 중앙에 있어
햇빛처럼 휘황하여 다섯 가지 채색이라
이제 세간의 어둠을 끊을 듯하여라.
029_0602_a_20L圓光如輪
在其中央
晃昱如日
五彩絳色
如今斷除
世閒厚冥
이렇게 오래지 않아 부처의 해가 뜨리니
숲 나무도 다 움직여 이름난 꽃들을 흩뿌리네.
029_0602_a_22L如是不久
佛日當出
相樹皆動
布散名花
029_0602_b_01L일체 온갖 꽃이 같은 때에 활짝 피고
나무도 무심히 굽혀 마음이 있는 양
오늘 반드시 일체가 정례하네.
029_0602_a_23L一切衆花
同時而敷
樹無心屈
傾如有心
今日必爲
一切所禮
흰 연꽃이 달이 밝아 피듯 하며
햇빛이 밝게 비추자 부용이 피네.
029_0602_b_02L猶如白藕
蒙月明開
日光明照
則芙蓉敷
보살은 이제 부처의 해ㆍ달빛을 나타내니
천상과 인간의 마음이 쾌락한 꽃인 양 열리네.
029_0602_b_03L菩薩今現
佛日月光
天人心開
如快樂花
지금 모든 상서가 나타남을 보건대
매우 만나기 어려운 우담바라꽃 같이
꽃을 만나기 어렵듯이 부처도 또한 그러하네.
029_0602_b_05L如今觀察
相已現矣
甚難値遇
優曇鉢花
如花難遇
佛亦甚難
두 가지 어려움이 함께 세상에 나타나니
오늘 꼭 지혜의 날카로운 화살로
반드시 번뇌의 왕궁을 쳐부수었던
과거 부처의 처소가 박두하여 온다네.
029_0602_b_07L兩難値遇
俱現於世
今日當以
智慧利箭
必驚塵勞
王將軍營
已迮及逮
過去佛處
오늘 반드시 감로를 마시게 되리니
지금 결정한 이의 계(戒)를 관찰하건대
029_0602_b_09L今日必當
服食甘露
如今觀察
決定者戒
몸에 80종호로 장엄하여서
모든 천상 세계 인간의 몸을 비추네.
오늘 반드시 천상과 인간의 숭배를 받으시리.”
029_0602_b_11L身體嚴以
八十種好
皆照諸天
現於身中
今日當爲
天人所拜
검은 용[驪龍]은 이렇게 보살을 찬탄하고서
샘물 위로 지나 보리수로 나아갔네.
029_0602_b_13L釐龍如是
歎菩薩已
歷泉上過
行詣道樹
멀리서 보리수를 보자 천상의 장엄같이
마치 천상의 주도수(晝度樹)와 같네.
029_0602_b_14L遙見好樹
如天莊嚴
猶如天上
晝度天樹
손에 길상초(吉祥草)를 가져 받들어 올리고
보살이 이름을 묻자 곧 대답하였네.
029_0602_b_15L吉祥持草
奉迎而進
菩薩問字
卽便自名
“모든 사람이 보고 길상(吉祥)이라 불렀습니다.”
보살은 생각하되 ‘내 반드시 길상하리라.’
029_0602_b_17L衆人見呼
名曰吉祥
菩薩自計
吾必吉祥
곧 그에게 보드라운 풀을 받아
금강좌(金剛座)에 흩으니 풀은 모두 가지런했고
가부를 맺고 앉아 뜻은 굳었네.
029_0602_b_18L卽便從之
受柔耎草
散金剛座
草皆齊整
結跏趺坐
志意堅固
안의 심식(心識)으로 자세 살펴 가늠하되
‘마군의 경계 온갖 번뇌의 티끌을 건지지 못하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또한 밥도 먹지 않으리라.
029_0602_b_20L內以心識
審諦決定
不度魔界
衆勞欲塵
坐是不起
亦不飮食
029_0602_c_01L가령 사대육신이 산산조각이 나고
해ㆍ달이 땅에 떨어지고 수미산이 허공에 올라
이렇게 온갖 것이 변할 수 있을지언정
나는 마침내 이 서원을 어기지 않으리라.’
029_0602_b_22L假令四大
捨其本性
日月墮地
須彌昇空
如是衆事
可有變異
吾終不違
是願要誓
서원을 마치자 모든 천왕도 크게 기뻐했네.
“보살은 뜻을 내어 마군을 항복시키려 하였네.
029_0602_c_02L歎誓願已
諸天大喜
菩薩發意
定欲降魔
외도이학(外道異學)도 그렇지 못하듯
천상과 인간과 용의 찬탄한 것같이
중생들에게 찬탄한 바를 입게 하고
시방 중생들도 소원을 이루기를 원하였네.”
029_0602_c_03L猶如不然
外道異學
如爲天人
諸龍所歎
願使衆生
蒙如所歎
十方衆生
逮得所願
16. 항마품(降魔品)
029_0602_c_06L佛本行經降魔品第十六
그때 보살이 비로소 앉아
그 자리를 금강좌(金剛座)라 불렀네.
금강의 마음을 세우니
삼천 세계가 진동하였고
029_0602_c_07L時菩薩始坐
座號金剛齊
建立金剛心
三千世界震
땅 귀신도 기뻐 뛰놀아
갖가지로 진동하였네.
마왕(魔王)은 땅이 진동함을 보고
의심스러워 그 까닭을 물었네.
029_0602_c_09L地神喜踊躍
數數而震動
魔天見地震
疑問何故爾
마왕의 첫째 대신이 있었으니
이름을 언사(言辭)라 불렀네.
그는 몸을 굽혀 공경스럽게
마왕에게 아뢰어 바쳤네.
029_0602_c_10L魔王第一臣
號名曰言辭
傾躬謙敬意
而啓白魔王
“대왕은 잘 들으십시오.
몇 겁을 지나며 공덕을 쌓은
정반왕의 태자 실달다가
정토(淨土)의 착한 행을 닦았습니다.
029_0602_c_11L唯王聽所聞
歷劫積功德
白淨王太子
淨土修善行
이제 대도(大道)를 이루어
욕계(欲界)의 하늘을 비게 하고
욕계의 성읍이며 온갖 문의
닫음을 모조리 쳐부순다 합니다.
029_0602_c_13L今當成大道
空天王欲界
欲壞所欲城
衆門戶之關
반드시 대왕의 경계를 뛰어넘어
일체 중생들을 건지고자
열반의 문을 널리 열고
감로의 법 바퀴를 굴린다 합니다.”
029_0602_c_14L必超王界上
當度勝衆生
廣開泥洹門
甘露之法輪
마왕은 그의 말을 듣자
속이 타서 슬프게 앉았는데
세 딸이 찾아와서 문안했으니
첫째 딸 이름은 애(愛)라 하고
둘째 딸 이름을 지열(志悅)이라 하며
셋째 딸 이름을 난락(亂樂)이라 하였네.
029_0602_c_15L魔王聞其言
情卽慘然坐
三女來問訊
第一女名愛
第二名志悅
第三名亂樂
왕에게 무슨 까닭에 근심하느냐 묻자
마왕은 여러 딸에게 대답하였네.
029_0602_c_17L問王何故愁
王答諸女言
“저기 큰 선인(仙人)의 성자(聖者)가 있어
그는 결정이란 큰 갑옷을 입고
손에는 지혜의 활을 들어
무상(無常)한 화살로 우리를 쏘아
우리 욕계를 항복시키고
우리보다 더 훌륭한 곳에 있으며
우리들 경계를 텅 비게 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우리를 천대토록 하려 하네.
029_0602_c_18L彼有大仙聖
被決定大鎧
手執智慧弓
無常箭射吾
欲伏吾欲界
若勝處吾上
當空吾境界
今衆慢賤吾
마치 억센 이웃나라 왕이
적국이 되어 약탈하듯이
함부로 이제 우리들을 예속케 하니
마땅히 여러 가지 방편을 써서
너희들은 매력이 뛰어난 여자라
그에게 그 본뜻을 잃게 하여라.
가서 못하도록 훼방을 놓되
큰물에 튼튼한 둑을 쌓듯 하라.”
029_0602_c_21L猶如强鄰王
爲歒國所掠
曼今故屬吾
宜廣設方便
卿等女力士
令其失本志
可往施罣碍
如設水坻防
029_0603_a_01L그러자 세 마왕의 딸들은
곧 보리수 아래로 나아가
그 여자들은 마력을 나타내어
천상 세간의 옥녀들같이
아리땁고 고운 모양으로 교태를 부려
사람의 심정을 미혹하고 어지럽게 하여
그의 뜻을 파괴시키려고
힘을 다해 온갖 아양을 부렸네.
029_0602_c_23L於是魔三女
便行詣道樹
欲現其女力
天上世閒女
極現其妖媚
迷惑亂人情
來欲壞其意
盡其盡媚巧
갖가지로 그 형상을 바꾸어
매우 가볍고 빠르게 변화를 부리되
마치 구름 가운데 번갯불처럼
잠시도 한 곳에 머물지 않았네.
029_0603_a_02L種種改其形
變化甚輕疾
猶如雲中電
不停住斯須
보살은 자세히 생각하고 살피자
머리와 몸에 영락을 장엄하고
아름다운 옷으로 교묘하게 덮었으나
마치 뼈를 모아 놓은 집과 같았네.
029_0603_a_03L菩薩諦計察
髮膚瓔絡飾
衣服巧爲覆
猶如聚骨舍
더러움이 가득 찼으므로
흩어지면 사람을 놀라게 함이라
이 어찌 세간을 속이려고
얇은 살가죽을 쌌는가.
029_0603_a_05L惡露充盈滿
解散令人驚
是何欺世閒
裹以薄肌皮
어리석은 자를 미혹함이라
자세히 마왕의 딸들을 관찰하자
형체가 쇠잔하고 초췌하여
꽃이 무서리를 만남과 같이 되었네.
029_0603_a_06L迷惑愚癡者
審諦視魔女
形體衰老悴
如花被重霜
마왕은 딸들이 늙어빠짐을 보고
화를 내기 성난 불과 같아
곧 옆에 신하들을 불러
큰 군사를 모으도록 명령했네.
029_0603_a_07L魔王見女老
懷恚如熾炎
卽召重傍臣
令合召大軍
“가서 석가의 아들을 굳게 막아라.
이제 함부로 우리들 세계에 있어
아직도 잘 살피는 눈이 뜨이지 않았으니
이때에 쳐서 어지럽게 하라.
029_0603_a_09L往固遮釋子
今曼處吾界
未得審諦眼
宜時往壞亂
이제 만약 도를 이루게 되면
갑자기 우리를 이기리라.
빨리 수레와 말의 군사를 부르라.
내 스스로 나아가 싸우리라.”
029_0603_a_10L今若道成者
儻能勝於吾
速召車馬兵
吾當自出戰
보배의 왕관은 밝기 해와 같이
그의 머리를 장엄해 꾸미고
수미산 꼭대기 이르렀으니
곧 몸에 금강(金剛)의 갑옷을 입었네.
029_0603_a_11L寶冠明如日
嚴飾其頭首
來到須彌頂
卽被金剛鎧
마치 태양의 큰 광명이
엷은 구름을 비추듯
금강의 천 개 바퀴 수레에
수레마다 각각 천 개의 살[輻]이 있어
천 필의 말에 멍에를 메었는데
마왕은 그 보배 수레를 탔으니
그 위덕이 매우 밝아서
불 가운데 해가 있음과 같았네.
029_0603_a_13L猶如日光明
如照曜薄雲
金剛千輪車
輪各有千輻
駕以馬千疋
魔王乘寶車
甚曠甚明曜
如日在火中
꽃 궁전이 1유순에 뻗치도록
손에 톱날 같은 화살을 쥐고
보배 자루 일산이 달과 같아
모든 세간을 미혹케 하였네.
029_0603_a_15L花宮一由旬
手執五利矢
寶莖蓋如月
以迷惑世閒
보배 일산은 몇 유순을 덮고
두루 7보의 방울을 장식하여
높은 깃대는 입을 벌린 듯
마치 마갈어(摩竭魚)와 같았네.
029_0603_a_17L蓋覆數由旬
周飾七寶鈴
高幢大開口
猶如摩竭魚
마갈이 바닷물을 집어삼키듯
마왕은 이런 위세로 나왔네.
모든 마군의 무리를 이끌었으니
그 수는 무릇 80억이 되었네.
029_0603_a_18L欲吞海水時
魔王如是出
將從諸魔衆
凡有八十億
이렇게 보리수 아래에 이르니
보살은 꽃자리 위에 앉았는데
마치 범천왕(梵天王)과 같아서
고요한 위덕이 가득 차 넘쳤네.
029_0603_a_19L來至道樹側
菩薩坐花上
猶如梵天王
寂滅德充盈
겹겹이 빛나는 빛이 밝아
크게 금 보배를 쌓은 듯했네.
마왕은 왼손에 활을 들고
금전통에서 화살을 빼내며
보살을 향하여 이르는 말이
029_0603_a_21L重光晃昱昱
如大金寶積
左手以執弓
從金筒拔箭
便語菩薩曰
“빨리 일어나라. 찰제리종아,
무슨 까닭에 죽음을 두려워해
제왕의 자리를 버렸느냐.
그대의 상을 보니 묘한 팔로 활을 쥐고
응당 세간의 영화로운 자리를 받으리라.
옛 왕의 이름은 널리 들리거니
그대는 그것을 받아 마음대로 빛내라.
029_0603_a_22L咄起剎利種
如何故畏死
棄己帝王位
相仁妙臂當執弓
應食世閒之榮位
古王之路名普聞
汝應當受頭縱恣
029_0603_b_01L세상 봉록을 먹으며 나라를 다스려
널리 왕위를 남음이 없게 하라.
비로소 감자종 성왕이 일으킨 업(業)이니
다시 영화를 누리고 걸식하지 말라.
029_0603_b_01L應食世妙祠嚴國
普令役世無遺餘
始起聖王甘蔗種
還食國榮棄乞求
만약에 일어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되
자기의 본래 서원을 어기지 않겠다면
내 화살은 억세어 막을 수 없거니
온갖 굳센 방패를 쳐부수리라.
029_0603_b_03L若不欲起諦自思
莫自違負本誓願
吾箭甚嚴莫能當
徹壞一切堅固楯
사람을 미혹함은 마치 봄날 꽃 같아
심한 햇빛에 시들어 떨어지듯 한다네.
애정이 세간을 기쁘게 함은 단비 같고
욕락은 공작새가 운우(雲雨)를 얻음 같네.
029_0603_b_05L惑人猶如春時花
甚於斷花著日中
愛悅世閒如時雨
欲猶孔雀得雲雨
미혹과 욕락으로 뜻을 잃고 부끄러움을 잊어
질투와 교만으로 홀로 세상을 덮으려고
외도들이 흉한 주문을 외우더라도
이들 모두 이기고 홀로 세상을 덮었다네.
029_0603_b_07L惑欲失志忘慚愧
佐助嫉慢獨弄世
外道遂强行凶呪
受勝是等獨弄世
탐욕이란 모든 천상과 인간을 미혹하여
깨어서 말하다가 잠자면 잊는다네.
빠르기 비길 데 없고 세력도 굳세며
애욕은 그림자 없이 모든 것을 부순다네.
029_0603_b_09L欲迷諸天及世人
覺悟談言失睡眠
健疾無比力勢强
愛欲無形壞衆形
애욕의 불로 계(戒)를 태우므로
옛 왕인 촉지(燭之)는 야위고 망하였으며
재여(財餘)란 왕도 만비(滿臂)로 망하였으니
지난 세상도 그렇거늘 하물며 오늘이겠는가.”
029_0603_b_11L或以愛火燒殺戒
古王燭之瘦消亡
王名財除亡滿臂
上世惑欲何況今
그렇게 마왕은 이런 말을 하였으나
보살의 뜻은 요동할 수 없었네.
문득 활을 당겨 급히 살을 쏘고
모든 미혹을 나타내어 여자로 변화했다네.
029_0603_b_13L彼時魔王說是言
不能搖動菩薩意
卽便發弓捷疾矢
現諸妖惑作女變
보살의 앉은 자리는 끄떡도 않아
굳세기가 산과 같아 마왕이 의심을 품고 말하기를
“보살은 태연하기가 수미산 같으나
여자들의 화살에는 거꾸러지리.
029_0603_b_15L見菩薩坐不傾動
堅固如山懷疑曰
安詳大子如山王
以女箭射卽傾動
사방으로 변화하여 나타내어 그를 맞이하되
스스로 가벼이 여겨 보이지 말라.
생각건대 태자가 화살을 알지 못하리니
너희들이 뜻을 잃으면 내 화살이 어긋나리라.
029_0603_b_17L化現四面以迎之
現不自輕與相見
想今太子不識矢
若子失志吾箭誤
그러나 이는 애욕의 화살로도 되지 않을 것이고
겸손하고 공경한 말로도 안 될 것이다.
가벼이 여기어 공경치 않고
큰 군사의 세력으로 강하게 치리라.”
029_0603_b_19L是不宜以欲化矢
不可謙敬典雅辭
是當輕易不宜敬
以大軍勢强恐迫
마왕은 이런 생각으로 군사들을 생각하며
호통하자 하늘에 사무치고 마계(魔界)에 울렸네.
곧 온갖 무수한 형상들이 모이니
두렵고 겁나 천지를 움직이네.
엄하기 마치 설산(雪山)의 왕 같고
온갖 음악과 장엄이 볼 만하였네.
029_0603_b_21L魔王發意念兵衆
大呼徹天盡魔界
卽會若干無數形
甚可恐畏動天地
嚴事如雪衆山王
衆藥挍飾甚可愛
029_0603_c_01L서른두 개 머리의 아락(阿樂)이란
제석천왕이 타는 코끼리요
몸을 변하여 천 개의 눈과 구슬 갑옷을 입고
모가 난 금강저 천 개를 손에 들었으며
무수한 무리들을 풀어 하늘도 두려워하는
코끼리 군사 8억이 서로 따르네.
029_0603_c_01L三十二頭名阿樂
是天帝釋所乘象
化身千目被珠鎧
手執金剛千楞杵
釋從無數可畏天
象兵八億相隨來
은으로 만든 수레 매우 커서 희게 꾸미고
멍에한 천 필의 흰 말이 그것을 따르며
흰 구슬 갑옷에 흰 구름의 일산
스스로 그 몸에 백 개 머리로 둔갑하고
모든 흰 용의 큰 군사들을 거느렸으니
12만억이 진영을 짜고 따르네.
물을 맡은 귀신을 화륜(和崙)이라 하는데
땅을 말아 오며 모든 산을 이끄네.
029_0603_c_04L銀車甚大容飾白
駕千白馬將從白
白明珠鎧白雲蓋
自化己身有百頭
將諸白龍大軍衆
十二萬億爲營從
是至水神名和崙
卷地而來曳諸山
하늘의 금ㆍ유리 등 갖가지 보배와
밝은 구슬로 머리와 몸을 장엄하고
유리 갑옷에 황금 비녀를 꽂고
오른손에 금강봉(金剛棒)을 쥐었는데
온갖 보배로 꾸민 천 마리 사자를 탔으니
유리의 수레 탄 것이 햇빛 같으며
무수한 수억의 야차들이며
비사문(毘沙門)의 군사도 폭포수 쏟듯 하였네.
029_0603_c_08L天金瑠璃種種寶
明珠嚴首及身體
被琉璃鎧栗金鈿
右手執持金剛棒
駕千師子衆寶精
乘琉璃車色如日
與無數億相叉神
毘沙門軍如暴水
눈물 없이 성내는 신선이 때로
비를 멈추게 하듯 해ㆍ달ㆍ바람ㆍ불의 귀신들이
꽃처럼 빛나는 묘한 말[馬]에 억센 금강저로
어진 재주와 돈독한 바른 행으로
이런 큰 천신(天神)들이 한량없이
수레와 코끼리ㆍ용을 타고 범을 멍에하고
천 필의 말과 천 마리의 사자 수레를 탔으며
또 천 마리의 법의 수레를 탔었네.
029_0603_c_12L無泣威怒及仙時
雨立日月風火神
花照妙馬堅金剛
賢才厚務及正行
是大天神無央數
乘車象龍及駕虎
車駕千馬千師子
或復有以千虎駕
또 기러기와 공작이 끄는 수레와
노새와 낙타ㆍ황소ㆍ숫양을 타기도 하고
혹은 구름수레를 타고 산의 나무도 탔으며
용과 사슴ㆍ독사를 타기도 했으며
불을 뱉고 코에서 불을 내며
눈과 귀에 불을 내고 불타는 머리며
혹은 치고 던지는 것 다 불이 되어
마치 사나운 불꽃이 겁(劫)을 태우듯 하였네.
029_0603_c_16L或復有駕鴈孔雀
駕驢駱駝特牛牴
或乘雲車乘山樹
或有乘龍虺毒蛇
或有吐火鼻火出
眼耳出火頭火然
其所打擲皆成火
熾盛炎作如劫盡
해같이 되고 혹은 달같이 되고
큰 산 같은 데 날개가 있으며
혹은 어둡기가 검은 구름 같고
우레와 번개가 번쩍거리기도 하며
이렇게 무수하게 허공을 메우고
혹은 검은 코끼리로 변화하여 수미산같이
큰 코끼리를 타고 큰 활을 들고
보살에게 다가서며 태워 버리려 하였네.
029_0603_c_20L或化如日或如月
化如大山有羽翼
或冥昏晦如黑雲
雷震電光晃昱昱
如是無數塞虛空
或化黑象如須彌
乘是大象執大弓
來向菩薩欲燒然
029_0604_a_01L혹은 돼지 머리, 낙타의 머리
코끼리ㆍ곰의 머리 등 무수하게 변화하고
몸을 변화하되 매우 큰 코끼리 머리에
어금니가 산 바위 같이 하늘을 찌르듯하네.
029_0604_a_01L或化猪頭駱駝首
象羆熊頭無數變
化身甚大爲象頭
牙如山巖上刺天
혹은 사자의 몸에 말 머리도 되고
혹은 범의 머리에 마갈어 몸도 되고
혹은 두 개의 머리, 셋ㆍ넷ㆍ다섯 개
여섯ㆍ일곱ㆍ여덟ㆍ아홉 내지 열 개 머리도 되었네.
029_0604_a_03L或化師子及馬頭
或化虎頭摩竭魚
或化二頭三四五
六七八九乃至十
백 개의 머리에 백 개의 손과 팔이며
백 개의 발과 백 개의 눈으로 끔찍이도 무섭고
약간 변화하여 천 개의 머리와
천 개의 눈 천 개의 팔로 불을 놓으며 오는데
029_0604_a_05L或化百頭百手臂
百足百眼甚可畏
若干變化至千頭
千眼千臂放火來
수레 소리, 말 소리, 코끼리 울부짖음과
북과 악기를 치는 소리 천지를 움직이고
혹은 화살과 창과 칼을 들고
혹은 산 나무와 금강저(金剛杵)를 이기도 했네.
029_0604_a_07L車聲馬聲象吼嚮
聲鼓軻音動天地
或執弓箭刀矛戟
或戴山樹金剛杵
모두 다 잡았던 무기를 내던지니
산 나무와 금강철퇴가 우박 같거늘
보살이 위덕으로 변화시키니
금ㆍ은 온갖 꽃과 여러 보배로 되어 뿌려졌네.
029_0604_a_09L皆放所執戰鬪具
山樹金剛和雨雹
菩薩德大化所放
金銀雜花衆寶雨
검은 여인을 설산(雪山)처럼 희게 변화시켜
기구를 쥐고 요망한 주문으로 보살을 매혹시키려 하였네.
그러나 도리어 스스로 미쳐 어쩔 줄 모르고
들었던 기구와 제구(祭具)를 모두 깨어 던지며
혹은 땅에 꿇어앉아 울부짖는 소리
땅을 흔들고 허공을 메웠다네.
029_0604_a_11L化黑女人如雲山
執器沃呪惑菩薩
還自狂惑無所識
破所執器祭具散
或有跪地吼嚾聲
雷動震地塞虛空
혹은 이무기 껍질을 입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눈ㆍ귀ㆍ코ㆍ입으로 뱀과 이무기를 내었으나
도리어 서로 타고 성내고 싸워
혹은 말울음을 울고 혹은 이리처럼 울었네.
보살의 뜻에는 더하고 덜함이 없어
마치 반딧불과 햇빛이 다툼 같았네.
029_0604_a_14L或被虺皮若干形
眼耳鼻口蛇虺出
還相騎乘瞋恚戰
或有馬鳴或狼呼
於菩薩意無增減
猶如螢火日爭明
어떤 천자(天子)가 한 사람 마왕에게 이르되
존장을 보니 이 분은 선성(仙聖)의 위덕으로
몸 가운데 모든 천궁을 나투고
해와 달 다섯 별과 모든 별이며
철위산과 수미산이며 강과 바다며
제석ㆍ범천ㆍ사왕천ㆍ태산군(太山君)까지
일체가 보살의 몸을 비추어 나타내되
마치 온 세상이 달 가운데 나타나듯 하였네.
029_0604_a_17L有一天人謂魔王
熟尊觀是仙聖德
身中照現諸天宮
日月五星及諸宿
鐵圍須彌江海淵
釋梵四王太山君
一切照現菩薩身
猶如普世現月中
그러자 마왕은 더욱 진에가 성하여
곧 병기들과 애욕의 불을 놓으니
땅과 허공이 타서 분간할 수 없었네.
029_0604_a_22L於是魔王益恚盛
卽放戰具愛欲火
地虛空然不可知
029_0604_b_01L보살은 감로의 관(觀)을 놓으니
구름과 비로 변화하여 탐욕의 불을 끄자
애욕은 보살의 위덕을 겁내며
안상천(安詳天)이 이르니 사귀(邪鬼)도 물러갔네.
029_0604_a_23L菩薩卽放甘露觀
化雲雨潤滅欲火
愛卽畏懼菩薩德
安詳天至邪鬼退
마왕이 곧 진에(瞋恚)의 독을 피우고
재화(災禍)를 부르듯이 이무기로 화하니
땅 위에 독사와 이무기 가득 차서
보리수 둘레를 두루 감고 돌았네.
029_0604_b_02L魔王卽放恚毒發
如召禍害化成虺
地上普滿毒蛇虺
纏繞道樹悉周遍
보살은 이에 곧 대자심(大慈心)을 일으키니
길상함이 이루어져 뱀은 물러갔네.
마왕이 다시 어리석음을 내자
보살은 인연관을 써서 도로 이겼네.
029_0604_b_04L菩薩卽放大慈發
化成吉來蛇退滅
魔王復放愚癡發
菩薩計緣逆得勝
마왕이 또 질투와 원한의 화살을 놓자
악구(惡口)란 이름의 용이 되므로
보살은 대비(大悲)의 화살을 놓으니
금시조가 되어 용은 도망쳐 달아났네.
029_0604_b_06L魔王復放嫉嫌箭
名曰惡口化爲龍
菩薩復放大悲箭
化爲金鳥龍逃退
마왕은 다시 교만의 화살 내쏘니
범수(梵手)란 이름의 사나운 코끼리 되었으나
보살이 10력(力)의 화살을 놓자
사자가 되어 코끼리는 물러갔네.
029_0604_b_08L魔王復放憍慢發
發名梵手化成象
菩薩復放十力發
化成師子象退去
마왕은 다시 망언(妄言)의 화살을 쏘니
조희(調戱)란 이름의 태풍이 되었으나
보살이 지극한 정성의 화살을 놓으니
마군의 화살은 꺾이어 산같이 쌓였네.
029_0604_b_10L魔王復放妄言發
名曰調戲化成風
菩薩卽放至誠發
挫折魔箭化成山
마왕이 다시 간탐의 화살을 쏘니
인악(悋惡)이란 이름의 티끌 안개가 되었으나
보살이 은혜로 베풂을 내자
이슬비가 되어 티끌과 안개를 제거했네.
029_0604_b_12L魔王復放慳貪發
發名悋惡化成霧
菩薩卽放慧施發
化雲細雨除土霧
마왕은 다시 5음(陰)의 가림의 화살을 놓으니
수면(睡眠)이란 이름의 구름이 되었으나
보살이 5정(淨)의 화살을 쏘자
폭풍이 되어 구름을 흩어 버렸네.
029_0604_b_14L魔王復放陰蓋發
名曰睡眠化成雲
菩薩卽放五淨發
化成暴風壞裂雲
마왕은 다시 사견(邪見)의 화살을 내쏘니
삿된 어둠이 되어 세상을 덮었으나
보살이 정견(正見)의 화살을 놓으니
해가 되어 마군의 어둠을 제거했네.
029_0604_b_16L魔王復放邪見發
化成邪冥覆世閒
菩薩復放正見發
化成爲日除魔冥
보살은 큰 인욕의 갑옷을 입고
지계(持戒)를 갖추어 버티어 서자
7각지(覺支)의 꽃다발을 걸고
정진(精進)과 선정(禪定)의 영락도 미묘하고 좋은지라
029_0604_b_18L菩薩被大忍辱鎧
戒成充備跱立地
著七覺意之花鬘
進定瓔珞微妙好
손에 자비의 활을 쥐고 적멸의 화살을
뜻의 통 가운데서 뽑아내어서
적절히 한 번 쏘자 다 이기되
아수라가 제석천을 이김과 같았네.
마군이 제 아무리 무서운 모양을 해도
보살의 뜻이 정해[定]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네.
029_0604_b_20L手執慈弓梵寂箭
從意筒中而拔之
適放一發都得勝
如阿須倫勝古烈
魔若干變來相恐
菩薩意定毛不動
029_0604_c_01L이때 정거천의 천왕이
과거의 성불하는 법을 받들어 가졌으니
마음의 미움과 사랑을 모두 다함이라
허공중에서 보살이 이김을 보았네.
029_0604_b_23L爾時天上淨居天
奉持過去成佛法
心之憎愛滅除盡
上空中見勝菩薩
그러자 모든 천자들은 마왕에게 이르되
“오직 그대 파순(波旬)아, 항상 자세히 살펴라.
파순아, 무슨 까닭에 헛수고를 하느냐.
부질없이 너의 재주만 허비함을 말하노라.
029_0604_c_02L時諸天人語魔王
唯仁波旬當諦計
天告波旬何故勞
唐棄汝功實相語
악한 생각을 버리고 적멸한 마음을 가질 일
어찌하여 보살을 해치려 하는가.
이 어른은 누구라도 움직일 이 없거니
마치 입김으로 수미산을 부는 것 같으리.
그러므로 자애로이 마왕에게 말하노니
스스로 지키고 보살을 괴롭히지 말라.
029_0604_c_04L捨懷惡意寂滅心
何爲惚慊於菩薩
是士無誰能動者
猶比口氣吹須彌
故以慈愛語魔王
自愛莫觸嬈菩薩
온갖 물건이 본성을 버리되
바람은 가벼이 움직임을 버리고, 불은 뜨거움을 버리고
땅은 무거움을 버리고 물은 습함을 버리고
어두움은 밝음을 피치 못해 해는 비춤을 버리며
달은 오히려 땅에서 다니고
수미산은 공중에 오르고 바다를 건너가더라도
한량없는 겁으로 쌓은 복덕의 업은
마침내 그 결정의 맹세를 버리거나 물러나지 않는다.
029_0604_c_07L諸物尚可捨本性
風捨輕動火捨熱
地捨沈重水捨濕
冥不避明日捨照
月尚可使在地行
須彌昇空海過濟
無央數劫成德業
終不退捨決定誓
그 결정과 정진의 힘은
미워하건 좋아하건 중생을 사랑하며
법회가 흥성하여 모든 하늘 사람에게
정법(正法)의 감로수를 먹였네.
029_0604_c_11L如其決定如精進
如惡如好慈衆生
法會盛賓諸天人
食以正法甘露珍
발심하고 원함은 중생을 편케 함이라.
자연히 뜻을 내되 세간을 어여삐 여김으로
본래 서원을 이루지 못하면 마침내 일어나지 않으니
해가 나면 어둠을 구해도 될 수 없듯 하네.
029_0604_c_13L發心求願安衆生
自然發意愍世間
不逮本願終不起
日出求冥不得然
보살은 큰 자비로 세간이 번뇌의
근심에 유린됨을 불쌍히 여겨
널리 모든 법의 좋은 약과
37종의 신기한 고약을 모으심은
널리 세간에 신기한 약을 펴려 함이라
너 마군은 침범하거나 어지럽게 못하리.
일체 중생이 삿되고 미혹한 길에 떨어지므로
바르게 인도하려거니, 어찌 못 하리.
029_0604_c_15L菩薩大悲愍世閒
塵勞之患所蹂踐
博集諸法之良藥
三十七種之神膏
欲爲普世和神藥
卿魔不宜犯繞遮
一切墮邪迷惑路
欲導以正不可固
세간의 어둠은 타락기름으로 없애나
일체 큰 지혜의 등불은 밝아
부처님 큰 뜻은 지금도 밝나니
그대 마왕은 끄지 못하니 물러감이 좋으리.
029_0604_c_19L世愚昏冥滅酥油
一切大智之燈明
佛大庭燎今當然
卿魔莫滅方便退
이 세간을 보건대 번뇌의
깊은 바다 밑에 잠기고 빠졌기에
잠기고 빠진 것을 건지려 하거니
어찌 못되게 선행하는 이를 어길 수 있으랴.
029_0604_c_21L見是世閒沈沒深
塵勞海淵無涯底
欲度一切沈沒者
何惡能違行善者
029_0605_a_01L처음 선근(善根)을 냄이 견고하여
큰 인욕의 모난 줄기를 세웠으며
뜻의 가지와 잎이 넓고 크며
금계(禁戒)의 꽃이 매우 고와서
큰 지혜의 나무가 이제 나고자 하며
바른 법의 단 과일이 익으려 하거니
그대 마왕은 방해를 지으려 말라.
참으로 굳고 요긴한 나무가 나리라.
029_0604_c_23L初始發善根堅固
建大忍辱之觚幹
意志枝莖大廣博
持戒禁花甚鮮潔
大智慧樹今欲生
當成熟正法甘果
卿魔莫爲作妨礙
眞堅要樹始欲生
예부터 부처의 씨를 갖가지로 심어
이제 그 꽃이 활짝 필 때라
지금 앉은 이 자리가 가장 마땅해
과거세에 있어 모든 부처님처럼
이 자리가 덕이 있어 지제(地齊)라 하고
수억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이거늘
넓고 넓은 이 땅 위에는 다시
뜻으로 받들 만한 거룩함이 없다네.”
029_0605_a_04L古來下佛種種種
今是應生開敷時
今坐是座是其宜
如先過去之諸佛
是坐有德名事齊
無數億人所愛處
普此地上更無處
意大尊重可勝者
마왕은 이 말을 듣고 근심에 싸여
“보살은 나의 커다란 힘을 보았는가.
천지를 태우려 하면 다 태워 버리고
철위산의 넓은 땅은 삼킬 수 있다.”
029_0605_a_08L魔王聞是慘愁曰
菩薩觀我是大力
欲燒天地令燋盡
能吞鐵圍普大地
보살은 그 말에 대답하기를
“본래 어떤 수행으로 큰 힘을 얻었느냐?”
마왕이 하는 말이 “나는 사당에 제사하되 크게 베풀어
이름과 덕이 널리 들려 두루 하였네.”
029_0605_a_10L時菩薩因問魔曰
本修何行得大力
答曰吾祠大開門
名德普聞無不周
“너는 한 번 사당에 제사한 덕이 그러하나
파순아, 다시 내 말을 들어라.
나는 크게 사당에 제사하기를 그 수가 없고
두루 이 땅에 빈 곳이 없었노라.”
029_0605_a_12L卿一祠祀大德爾
波旬且可聽我說
吾大祠祀無央數
遍此地上無空處
마왕이 말하길 “내가 행한 것은 당신도 잘 알지만
당신 수행함은 누가 증명하리오.”
보살이 마왕에게 “자세히 들어라.
이제 너에게 나의 수행하였음을 증명해 보이리라.”
029_0605_a_14L魔語我行汝具知
汝所行德誰爲證
菩薩告魔具諦聽
今當示汝吾行證
그리고 보살은 빛나는 팔에서
붉은 구름 속에서 불빛이 빛나듯
가사 속에서 그 팔을 내니
소담하고 미끈한 묘한 팔이네.
029_0605_a_16L於是菩薩光明臂
如出赤雲照然明
從袈裟中出其臂
卽展傭平微妙臂
전생에 착한 행을 쌓고 모으므로
천 가지 복의 바퀴무늬 손바닥도 묘상이 구비한데
마왕에게 손으로 땅을 치면서
“나의 행함은 이 땅이 증명하리라.”
029_0605_a_18L先世善行之積聚
千輻輪掌妙相具
告魔王已手觸地
我行汝知地逮證
그러자 땅의 귀신이 몸을 나타내어
큰 소리로 외치되 “내가 증명하겠소, 내가 증명하겠소.
이 땅에서 큰 제사를 베푸니
명문이 제일이라 갖추지 않음이 없소.
029_0605_a_20L於是地神出現形
大擧聲我證我證
於此地開門大祀
名聞第一無不備
다시 이름하되 “금을 많이 베푼다.” 하고
또 한량없이 말[馬]을 베풀되
자주자주 포식시켜 이 땅에 가득했고
또 7보를 비 내리듯 세간을 배부르게 하였네.
029_0605_a_22L又復名曰多金施
復以馬施無央數
數數食飽充此地
又雨七寶飽世閒
029_0605_b_01L여기서 머리를 보시함도 수천이요
여기서 자기의 처자도 보시했으며
여기서 몸의 살과 껍질을 벗겨 줬고
여기서 피와 골수를 보시하였네.
029_0605_b_01L是處頭施有千數
有處以自及妻息
是處剝皮是處肉
是處以血破骨體
또 이 땅에서 수없는 몸을 보시하였고
갖가지 몸으로 세상에 버려도 거역하지 않았다네.
땅은 이렇게 증명하고 번복하여
땅을 진동시켜 큰 소리를 내었네.
029_0605_b_03L於是地施無數身
捨世種種身不逆
地卽爲證現返復
地應震應出大聲
삼천대천세계가 6종으로 움직여
마왕과 그 군사들을 잡아 쳐서
거꾸러지고 둘러엎고 땅에 떨어지며
공중에서 큰 소리로 외치되
029_0605_b_05L三千世界六返動
盡撲魔王幷其軍
顚倒偃覆都墮地
空中大聲普告曰
“석가 태자가 완전히 원수를 이기고
이미 마왕의 원수와 번뇌를 이겼네.”
마왕의 큰 깃대가 꺾여 버리고
마군은 패하여 물러났다”는 소리만 두루 찼었네.
029_0605_b_07L釋種太子都勝怨
已勝魔怨諸塵勞
魔王大幢卽摧折
魔退魔敗聲流遍
이에 마왕을 이기고 다시 뜻을 정했나니
뜻을 정하자 깊이 모든 불사(佛事)를 생각했네.
덕이 무거워 땅도 이길 수 없고
마음이 뛸 듯이 기뻐함이 천둥치듯 하였네.
029_0605_b_09L已勝魔王還定意
意定深思諸佛事
德重地神不能勝
心懷喜踊連震動
보살은 곧 땅 귀신에게 일러 말하되
“움직이고 움쩍 않음은 다 너 때문이니
다시 움직이지 말고 잠깐 참아라.
내 귀의가 없는 사람에게 귀의를 지으리라.
029_0605_b_11L菩薩卽告地神曰
動不動類皆因汝
且定莫動耐斯須
吾爲無歸者作歸
너 오래도록 집을 찾기가 한량이 없으니
어버이와 임금을 역해하고 친족을 속인 자
바르지 못하고 삿되어 온갖 죄를 지은 자며
착한 뿌리를 뽑고 악을 행하는 사람이며
전도견해[倒見]의 독을 먹고 어둠에 떨어지는 사람이며
고액의 무거운 짐으로 지옥에 떨어짐을
이미 이런 것도 이겼거니 다시 조금만 참아라.
꼭 내 모든 괴로운 짐을 버리게 해 주리라.”
029_0605_b_13L汝久耐負無央數
逆害親君族欺者
越限傾邪向衆罪
掘盡善根行惡人
飮倒見毒墮冥者
苦厄重擔地獄分
已勝此等且小忍
須吾捨棄諸苦擔
이렇게 하고 모든 선정을 관하여
모든 선정에서 가장 자재로움을 얻어
구원겁의 첫 시작 일
전세(前世)에 지난 일을 엊저녁 일같이 생각했네.
029_0605_b_17L於是現歷觀諸禪
於諸禪得最自在
憶念久遠初始事
前世所經如昨暮
밤중이 되자 천안(天眼)으로 관하여
일체 것을 밝은 거울같이 보았네.
5도(道)의 중생들을 비추어 사무치니
단단하지 못함이 파초와 같았네.
029_0605_b_19L時至夜半天眼觀
見一切了如明鏡
照察明達五道生
無有堅要如芭蕉
그날 밤 3경에 이르러서
뜻의 요긴하고 묘함을 살피고 생각하자
일체 세간은 모든 괴로움의 모임이라
생ㆍ노ㆍ병ㆍ사로 드디어 헤어지며
어리석고 미련함에 덮이어 출요(出要)의 길이 막혔으므로
함정을 피치 못함이 장님과 같았네.
029_0605_b_21L於其夜至第三時
審諦思惟意要妙
一切世閒諸苦會
生老病死遂別離
愚冥覆弊出要道
不避坑塹猶如盲
029_0605_c_01L보살은 생사의 근원을 다하고
그 생기고 멸함을 살펴 밝게 알았네.
마음으로 거듭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되
늙음은 어디서 오고 죽음은 어디서 생기느냐.
029_0605_c_01L菩薩推盡生死原
察其起滅悉曉了
心更生念重思惟
老由何來何從死
다시 바른 생각을 내되 생(生)을 인연한 까닭에
늙음을 인해 병나고 병으로 죽으며
그 머리가 있으므로 머리 아픈 근심이 있나니
마치 나무가 생기면 반드시 썩어짐과 같았었네.
거듭 본래 씨앗이 유(有)로 인함을 생각하자
갖가지 행(行)이 수(受)에 인연함을 깨달았네.
029_0605_c_03L復生正念緣生故
因老有病從病死
其有頭者有頭患
猶樹已生必當墮
重思本種所由有
覺種緣行受緣對
수란 어디서 나느냐. 애(愛)에서 생기며
애가 생김은 각식(覺識)에서 옴을 관하고
각식은 촉(觸)에서 생기며
촉으로 인연해 모든 뿌리가 있어
육입(六入)의 원인은 명색(名色)을 인연하며
명색의 인연하는 것의 인연들을
이렇게 밑으로 인연해 위에 이르자
어리석음으로써 생사가 일어나는 근원을 깨달았네.
029_0605_c_06L受何從起從愛有
觀愛所由從覺識
覺識所由從觸更
緣其觸更有諸根
所由六入緣名色
名色之緣則因緣
如是緣下至於上
得癡縮起生死原
이것이 멸하면 일체가 다 멸하여
어리석음의 생사 근원도 따라 멸했네.
12인연의 근본을 살펴 알되
깨달은 대로 자세히 깨달아 알자
여덟 가지 성인의 길의 가장 제일은
먼저 정견(正見)을 잡음이 실다워
내가 없으면 삼계가 다함을 보았고
지혜의 불로써 번뇌의 못을 태웠네.
029_0605_c_10L是滅已一切都滅
癡原生死所應滅
審覺十二緣起本
如所應覺諦覺知
八賢聖路最第一
先執正見如審實
見死吾我盡三界
燒塵勞澤以慧火
이렇게 판단하고 스스로 찬탄하되
“깨달을 일을 이미 다 성취했으니
나는 이미 옛적 선성(仙聖)들이며
모든 불ㆍ세존이 행하던 길을 얻었네.”
029_0605_c_14L辨是事已自歎曰
所應覺作悉已成
吾已及逮久仙聖
諸佛世尊所行道
그날 밤 3경이 지나고 나서
해가 돋을 무렵에 도의 깃대가 나타나
중생들이 고요히 잠들고 있을 때
일체 지혜의 가장 위인 불도(佛道)를 성취하였네.
029_0605_c_16L至於其夜第三時
日普照之導幢現
衆生休息時寂靜
一切智成最佛道
“내 이미 옛 선성의 도를 이룩하였네.”
모든 불ㆍ세존이 행하던 도를
부처의 가장 제일인 지위를 이루자
삼천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며
모든 하늘 사람들이 허공에 가득히
크게 기뻐 꽃을 뿌려 대지를 메웠네.
029_0605_c_18L吾已及逮久仙聖
諸佛世尊所行道
逮佛第一最處已
三千世界六變動
諸天側塞滿空中
歡喜散花普遍地
금싸락ㆍ은싸락ㆍ전단향 가루 등
하늘이 만든 꽃이 두루 가득해
땅에 가득하고 허공에 차도록
사랑에 맺힘 없는 하늘 꽃을 내렸네.
029_0605_c_21L粟金粟銀末栴檀
天意作花悉周布
地普充盈塞空中
從無結愛雨天花
029_0606_a_01L악기를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모든 하늘이 허공에서 음악을 지어
하늘들은 세간이 얻어짐을 경사롭게 여기고
땅과 허공의 귀신들도 춤추고 뛰놀았네.
029_0605_c_23L伎樂不鼓自然鳴
諸天鼓樂空中作
天應慶喜世得持
地虛空神普踊躍
불귀신은 크게 기뻐 저절로 타고
못과 바다도 파도가 쳐 묘한 소리를 내며
나무귀신들은 각기 기이한 꽃을 바치고
수미산과 모든 산도 기뻐 절을 했네.
029_0606_a_02L火神歡喜自然燃
淵海波涌震妙聲
樹神各各獻奇花
須彌喜與諸山禮
지옥도 쉬고 아귀도 배부르며
중생들은 서로 사랑해 원수와 미움이 없었네.
부처님 몸에서 바른 법의 빛을 놓자
4유(維)와 위 아래 시방에 가득 찼네.
029_0606_a_04L地獄涼息餓鬼飽
衆生相愛除慊仇
佛身奮放正法光
四維上下遍十方
갖가지 온갖 형상을 나타내어
먼저 두루 깨치도록 하고
여덟 가지 성인의 길이 비로소 다시 나타나
길 잃은 아이에게 길을 인도케 했네.
029_0606_a_06L變現種種諸形像
故先使至遍覺悟
八賢聖路始復現
如童無導令諸道
여기 묘한 꽃이 있으니 모든 깨달음[諸覺]이라 이름하네.
모든 깨달음이라 말할 찰나 숲이 나타나
37조도품(助道品)의 수도 각각 달라
각각 제대로 형상을 나타냄이 뜻을 말하듯
희고 푸르고 누런 여러 빛으로
광명도 이렇듯 법은 소리로 말했네.
029_0606_a_08L是有妙花名諸覺
言諸覺復林樹現
三十七品數各別
各自現形如說義
或白靑黃若干色
光明如是說法音
부처의 해가 세간을 밝게 비추며
그 광경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부처님은 다시 신비로운 광명을 내고
7일 동안 먹지 않고 앉은 채 법을 즐겼네.
029_0606_a_11L佛日出曉照世閒
是其光明諦覺之
佛卽還攝神光明
不食七日坐樂法
이때 부처님께서는 이런 게송을 읊되
“기쁘도다. 복보(福報)로 묘한 원이 이루어져
빠르게도 곧 가장 위인 적정을 얻었으니
안락을 보호해 다시 다른 괴로움을 받지 않네.
029_0606_a_13L爾時世尊說此偈
快哉報福妙願成
速疾乃逮最上寂
保安不受餘他苦
마왕이 군사들과 함께 모여 와
각기 형상을 나타내어 나를 대적했으나
마침내 내 뜻을 움직이지 못했고
공덕의 힘으로써 항복 받아 이겼네.”
029_0606_a_15L魔王睹共相聚來
各各現形力向吾
終不能令吾意動
以功德力勝降之
佛本行經卷第三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