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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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1L불소행찬 제5권
-일명 불본행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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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1L佛所行讚卷第五
亦云佛本行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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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명 보살 지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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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2L馬鳴菩薩造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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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신력주수품(神力住壽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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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4L神力住壽品第二十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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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비사리(鞞舍離)의
모든 리차(離車) 장자들은
세존께서 그 나라에 들어오시어
암마라원(菴摩羅圓)에 계신다는 말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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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5L爾時鞞舍離,
諸離車長者,
聞世尊入國,
住菴摩羅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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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흰 수레를 타고
흰 일산에 흰 옷을 입고
어떤 이는 파랑ㆍ빨강ㆍ노랑 빛깔로서
그들의 차림새는 제각기 달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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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7L有乘素車輿,
素蓋素衣服,
靑赤黃綠色,
其衆各異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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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무리들은 앞뒤로 에워싸고
서로 길을 다투어 나아갔네.
하늘관[天冠] 쓰고 곤화복(袞花服) 입고
보배 장신구로 장엄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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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8L導從翼前後,
爭塗競路前,
天冠衮花服,
寶飾以莊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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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스런 모양은 밝고 또 빛나
그 동산 수풀을 더욱더 빛냈네.
그들은 다섯 가지 위의(威儀)를 버리고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나아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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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09L威容盛明耀,
增暉彼園林,
除捨五威儀,
下車而步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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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마음 버리고 공손한 모습으로
부처님 발에 머리 대어 예배하고
대중들은 부처님을 에워쌌는데
마치 해를 겹으로 싸고 있는 광명 같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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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11L息慢而形恭,
頂禮於佛足,
大衆圍遶佛,
如日重輪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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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 중에 사자(師子)라는 이 있었으니
그는 모든 리차들 중 우두머리로
덕 있는 얼굴 사자와 같았는데
그 위치는 사자의 신하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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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12L離車名師子,
爲諸離車長,
德貌如師子,
位居師子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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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교만을 멸해 없애고
석가족[釋族] 사자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대들은 큰 위엄과 덕망이 있고
이름난 종족에 아름다운 풍채 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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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13L滅除師子慢,
受誨釋師子,
汝等大威德,
名族美色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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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이 세상의 교만 버리고
법을 받음으로써 밝음을 더하였네.
재물과 색(色)과 향과 꽃의 장식도
계율[戒]의 장엄만은 못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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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15L能除世憍慢,
受法以增明,
財色香花飾,
不如戒莊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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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풍족하고 안락함만이
오직 그대들의 영화이니라.
몸을 영화롭게 하고 백성 편안하게 하는 것
그 마음 잘 다루는 데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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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16L國土豐安樂,
唯以汝等榮,
榮身而安民,
在於調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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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좋아하는 마음 거기 더하여
그 덕을 갈수록 더욱 높게 하여라.
땅이 척박하고 사람 마음 더러우면
능히 모든 어진 이를 모을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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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17L加以樂法情,
令德轉崇高,
非薄土群鄙,
而能集衆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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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날로 그 덕을 새롭게 하여
만 백성을 어루만져 길러야 하리.
밝고 바름으로써 대중을 인도하기
마치 소왕[牛王]이 나루를 건너듯 해야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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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19L當日新其德,
撫養於萬民,
導衆以明正,
如牛王涉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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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사람이 능히 스스로
이 세상과 뒷세상을 생각하거든
오직 바른 계(戒)를 닦아야
행복과 이익 있어 두 세상 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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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20L若人能自念,
今世及後世,
唯當脩正戒,
福利二世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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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들에게 존경받으며
훌륭하다는 명성 널리 퍼지고
어진 사람 벗이 되기 좋아하여
덕의 흐름 영원히 다함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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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a_21L爲衆所敬重,
名稱普流聞,
仁者樂爲友,
德流永無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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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1L
산과 수풀과 보배 구슬과 돌은
모두 다 땅을 의지해 생기나니
계(戒)의 덕도 또한 땅과 같아서
온갖 착함이 그것을 말미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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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1L山林寶玉石,
皆依地而生,
戒德亦如地,
衆善之所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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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이 허공을 날려 하고
강 건널 때 좋은 배 없는 것처럼
사람으로서 계율의 덕 없으면
괴로움을 벗어나기 실로 어려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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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2L無翅欲騰虛,
渡河無良舟,
人而無戒德,
濟苦爲實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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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아름다운 꽃과 열매 있어도
가시 있으면 휘어잡기 어렵듯이
많이 알고 아름다운 얼굴의 힘 있으면서
계율 깨뜨리는 사람 또한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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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3L如樹美花果,
鍼刺難可攀,
多聞美色力,
破戒者亦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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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집에 단정히 앉아
왕의 마음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깨끗한 계율의 공덕 갖추어
큰 선인(仙人)을 따라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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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5L端坐勝堂閣,
王心自莊嚴,
淨戒功德具,
隨大仙而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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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毛羽]이나 가죽으로 된 옷 물들여 입고
소라 상투에 수염과 머리 깎더라도
계율의 덕성을 닦지 않으면
결국엔 온갖 고통 겪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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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6L染服衣毛羽,
螺髻剃鬚髮,
不脩於戒德,
方涉衆苦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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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세 번씩 목욕하고
불을 받들어 고행 닦으며
더러운 들짐승에게 몸뚱이 주고
물이나 불에 빠지거나 절벽에 몸 던지기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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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7L日夜三沐浴,
奉火修苦行,
遺身穢野獸,
赴水火投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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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과일 먹고 풀뿌리를 먹거나
공기를 들이키고 항하 물을 마시기도 하며
기운을 마시고 곡기를 끊더라도
바른 계율(戒律)을 멀리 여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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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09L食菓餌草根,
吸風飮恒水,
服氣以絕糧,
遠離於正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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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짐승의 도(道) 배우는 것일 뿐
바른 법의 그릇이 될 수 없나니
계율 깨뜨려 비방을 부르는 것
어진 사람으로서 친할 바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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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0L習斯禽獸道,
非爲正法器,
毀戒招誹謗,
仁者所不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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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는 언제나 두려움 있고
나쁜 이름은 그림자처럼 따라
현세에서 아무런 이익 없나니
뒷세상 어떻게 편함을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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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1L心常懷恐怖,
惡名如影隨,
現世無利益,
後世豈獲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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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마땅히 지혜로운 사람은
청정한 계율을 닦아야 하나니
나고 죽음의 넓은 들에서
계율은 좋은 길잡이가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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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3L是故智慧士,
當修於淨戒,
於生死曠野,
戒爲善導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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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 지님은 스스로의 힘에 있나니
그것은 곧 어려운 것 아니요
깨끗한 계율 사다리 되어
사람을 하늘에 오르게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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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4L持戒由自力,
此則不爲難,
淨戒爲梯隥,
令人上昇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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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계율 이룩해 세운 이
그것은 번뇌가 적어지게 되지만
모든 허물은 그 마음 깨뜨리고
좋은 공덕을 상실하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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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5L建立淨戒者,
斯由煩惱微,
諸過壞其心,
喪失善功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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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먼저 내 것이라 함을 여의어라.
내 것이라 하는 것 모든 착함 덮나니
마치 재가 불을 덮고 있으면
발로 밟아야 뜨거움 깨닫는 것 같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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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7L先當離我所,
我所覆諸善,
猶灰覆火上,
足蹈而覺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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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이 그 마음 덮어버림은
마치 해가 두터운 구름에 가린 것 같다.
게으름은 부끄러워하는 마음 없애고
근심과 슬픔은 강한 의지 약하게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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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8L憍慢覆其心,
如日隱重雲,
慢怠滅慚愧,
憂悲弱强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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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과 질병은 건강한 몸 부수고
나라는 거만은 모든 착함 멸하며
모든 하늘의 아수라(阿修羅)들은
탐하고 미워하여 싸움을 일으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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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19L老病壞壯容,
我慢滅諸善,
諸天阿修羅,
貪嫉興諍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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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덕을 다 잃어버림은
나[我]라는 거만을 품기 때문이네.
‘나는 뛰어난 가운데서 뛰어나고
내 덕은 뛰어난 사람과 동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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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21L喪失諸功德,
悉由我慢懷,
我於勝中勝,
我德勝者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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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뛰어난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하면
이는 곧 어리석은 사람이니라.
색(色)과 종족 모두 덧없는 것이어서
동요하여 잠깐도 쉬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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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22L我於勝小劣,
斯則爲愚夫,
色族悉無常,
動搖不暫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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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01L
마침내 없어지는 법이 되고 말지니
어찌하여 교만 부리랴.
탐욕이란 큰 근심거리이니
거짓으로 친한 체하나 슬그머니 원수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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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b_23L終爲磨滅法,
何用憍慢爲,
貪欲爲巨患,
詐親而密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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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불은 그 안에서 일어나나니
탐욕의 불도 또한 그러하여
탐욕의 불길이 왕성하게 타오르면
이 세간의 불보다 더욱 심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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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02L猛火從內發,
貪火亦復然,
貪欲之熾燃,
甚於世界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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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한 불길은 물로 끌 수 있지만
탐욕과 애욕만은 녹일 수 없네.
사나운 불길이 넓은 들판 태울 때
풀은 다 타도 다시 살아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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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03L火盛水能滅,
貪愛難可消,
猛火焚曠野,
草盡還復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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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불길이 마음 태우면
바른 법은 다시 나기 어려우리.
탐욕은 세상 쾌락 구(求)하지만
그 쾌락은 깨끗하지 못한 업만 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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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04L貪欲火焚心,
正法生則難,
貪欲求世樂,
樂增不淨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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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업은 나쁜 길에 떨어지게 하는데
원수 치고 탐욕보다 더한 것 없네.
탐욕은 곧 애욕을 내고
애욕은 곧 모든 탐욕 익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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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06L惡業墮惡道,
怨無過貪欲,
貪則生於愛,
愛則習諸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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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만 익히면 온갖 고통 부르나니
근본 악은 탐욕보다 더한 것 없네.
탐욕은 곧 큰 병이 되건만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의 약 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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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07L習欲招衆苦,
元惡無過貪,
貪則爲大病,
智藥愚夫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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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된 깨달음 올바른 생각 못해
탐욕만 자꾸자꾸 더하게 하느니라.
덧없고 괴로우며 깨끗하지 못함에는
나라는 것도 없고 또한 내 것이란 것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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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08L邪覺不正思,
能令貪欲增,
無常苦不淨,
無我無我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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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혜롭고 진실한 관찰이라야
능히 저 삿된 탐욕 없애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경계에 대해
진실한 관찰을 닦아야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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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0L智慧眞實觀,
能滅彼邪貪,
是故於境界,
當修眞實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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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관찰이 생긴 뒤에는
탐욕에서 해탈을 얻을 수 있느니라.
덕을 보거든 탐욕을 내고
허물을 보거든 성냄을 일으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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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1L眞實觀已生,
貪欲得解脫,
見德生貪欲,
見過起瞋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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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덕과 허물 한꺼번에 잊으면
탐욕과 성냄을 없앨 수 있으리라.
성냄은 본래 얼굴 변하게 하여
능히 단정한 빛을 무너뜨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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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2L德過二俱忘,
貪恚得除滅,
瞋恚改素容,
能壞端正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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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냄은 밝은 눈을 가려서
법의 이치 듣고픈 맘 해친다네.
친하고 사랑하는 의리를 끊고
세상의 천대와 업신여김 받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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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4L瞋恚翳明目,
害法義欲聞,
斷絕親愛義,
爲世所輕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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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마땅히 성냄을 버려
분해하는 마음을 따르지 말라.
미치고 분한 마음 잘 제어하는 것
그것을 훌륭한 제어자라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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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5L是故當捨恚,
勿隨於瞋心,
能制狂恚心,
是名善御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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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일컫는 훌륭한 말 조련사
그것은 바로 그 말고삐잡이라네.
마음대로 성내 스스로 억제 못하면
근심과 후회의 불 이내 따라 오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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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6L世稱善調駟,
是爲攝繩容,
縱恚不自禁,
憂悔火隨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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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사람이 성냄을 일으키면
먼저 스스로 자기 마음부터 태우고
그 다음에는 남에게 가해
혹은 타거나 혹은 타지 않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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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8L若人起瞋恚,
先自燒其心,
然後加於彼,
或燒或不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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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고통
중생을 못 견디게 핍박하거늘
거기에 다시 성냄의 해를 더해
많은 원한에 다시 원한 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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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19L生老病死苦,
逼迫於衆生,
復加於恚害,
多怨復增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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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온갖 고통스런 핍박 보거든
마땅히 자비스런 마음을 일으키라.
중생이 번뇌를 일으키는 것
많고 적음의 한량없는 차이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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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20L見世衆苦迫,
應起慈悲心,
衆生起煩惱,
增微無量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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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 좋은 방편으로써
병에 따라 간략히 말씀하시니
비유하면 세상의 훌륭한 의사가
병에 따라 약을 주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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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22L如來善方便,
隨病而略說,
譬如世良醫,
隨病而投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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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든 리차(離車)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곧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들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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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4_c_23L爾時諸離車,
聞佛所說法,
卽起禮佛足,
歡喜而頂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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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1L
부처님과 그 대중들에게
내일 소박한 음식일망정 공양 받으시라 청했네.
부처님께서 모든 리차들에게
이미 암마라의 초청 받았노라 말씀하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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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1L請佛及大衆,
明日設薄供,
佛告諸離車,
菴摩羅已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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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우리 이익 빼앗느냐며
모든 리차들은 애석하게 생각했네.
그러다가 부처님의 평등한 마음 알고
곧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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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3L離車懷感愧,
彼何奪我利,
知佛心平等,
而起隨喜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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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여래께서는 마땅함을 잘 따라
위로하여 그 마음 기쁘게 하고
타이르고 설득하여 돌려보내니
마치 뱀이 엄한 주문(呪文) 입은 것 같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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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4L如來善隨宜,
安慰令心悅,
伏化純熟歸,
如蛇被嚴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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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지나고 먼동이 틀 무렵
부처님께서는 많은 대중 거느리시고
암마라(菴摩羅)의 집으로 나아가
그의 공양을 받아 마치신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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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5L夜過明相生,
佛與大衆俱,
詣菴摩羅舍,
受彼供養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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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비뉴(毘紐) 마을로 가시어
거기에서 여름 안거(安居) 지내셨다.
석 달 안거를 마치신 뒤에
다시 비사리(鞞舍離)로 돌아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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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7L往詣毘紐村,
於彼夏安居,
三月安居竟,
復還鞞舍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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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후못[獼猴池] 가에 계시면서
고요히 숲 속에 앉아
큰 광명을 두루 놓으시어
악마 파순(波旬)을 감동시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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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8L住獼猴池側,
坐於林樹閒,
普放大光明,
以感魔波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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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합장하고 권청(勸請)하여 말하였네.
“옛날 니련선(尼連禪) 강가에서
이미 진실한 서원을 세우셨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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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09L來詣於佛所,
合掌勸請言,
昔尼連禪側,
已發眞實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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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야 할 일을 마친 뒤에는
마땅히 열반(涅槃)에 들리라’고 하셨다.
이제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셨니
본래 먹었던 마음대로 실천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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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11L我所作事畢,
當入於涅槃,
今所作已作,
當遂於本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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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멸도(滅度)할 시기가 멀지 않았다.
지금부터 앞으로 석 달이 차면
분명히 열반에 들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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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12L時佛告波旬,
滅度時不遠,
卻後三月滿,
當入於涅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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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악마는 여래께서 이미
멸도할 시기가 되었음을 아시고
그 마음 이미 만족스러워
기뻐하며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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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13L時魔知如來,
滅度已有期,
情願旣已滿,
歡喜還天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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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는 나무 밑에 앉으시어
삼마제(三摩提)를 바르게 받아
업의 과보로 받은 수명[壽]을 놓아 버리고
신력(神力)으로 목숨[命]을 늘이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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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15L如來坐樹下,
正受三摩提,
放捨業報壽,
神力住命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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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 수명을 버리시자
대지(大地)는 크게 진동하였고
시방(十方)의 모든 허공 경계에서는
온통 큰불이 타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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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16L以如來捨壽,
大地普震動,
十方虛空境,
周遍大火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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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꼭대기는 무너져 내리고
하늘에서는 조약돌이 날리며
모진 바람 사방에서 세차게 불어
나무들은 모두 꺾이고 부러졌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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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17L須彌頂崩頹,
天雨飛礫石,
狂風四激起,
樹木悉摧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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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음악은 구슬픈 소리로 연주되고
하늘 사람들은 기쁨을 잊고 있었네.
부처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모든 대중들에게 두루 말씀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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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19L天樂發哀聲,
天人心忘歡,
佛從三昧起,
普告諸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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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수명[壽]을 버렸으므로
삼매의 힘으로 몸을 보존하지만
몸은 이미 썩은 수레와 같아
다시는 가고 올 인(因)이 없노라.
이미 세 가지 유(有)을 벗어났으니
새가 알을 깨고 나온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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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20L我今已捨壽,
三昧力存身,
身如朽敗車,
無復往來因,
已脫於三有,
如鳥破卵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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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리차사별품(離車辭別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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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22L佛所行讚離車辭別品第二十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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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b_01L
존자 아난다(阿難陀)는
천지가 크게 진동하는 것 보고
마음으로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
“무슨 인연이냐”고 부처님께 여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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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a_23L尊者阿難陁,
見地普大動,
心驚身毛豎,
問佛何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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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네.
“내 수명[壽]이 석 달 동안 머물 것이며
다른 목숨[命]과 행(行)은 다 버렸다.
그러므로 땅이 크게 흔들렸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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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b_02L佛告阿難陁,
我住三月壽,
餘命行悉捨,
是故地大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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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슬픈 마음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마치 매우 힘센 저 코끼리가
전단(栴檀)나무를 잡아 흔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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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b_03L阿難聞佛教,
悲感淚交流,
猶如大力象,
搖彼栴檀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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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흔들리고 나무결은 졸려
향기로운 즙(汁)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네.
큰 스승님을 가까이하고 존경하며
은혜 깊고 탐욕 여의지 못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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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b_04L擾動理迫迮,
香汁淚流下,
親重大師尊,
恩深未離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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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이 네 가지 일로 말미암아
슬픔과 괴로움을 견딜 수 없네.
“나는 이제 세존께서
열반에 듣기로 결정했단 말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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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5_b_06L惟此四事故,
悲苦不自勝,
今我聞世尊,
涅槃決定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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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의 맥이 모두 풀려
방향을 잃고 평소의 목소리는 변하며
들었던 법은 모조리 잊고
어지럽고 놀라워 천지를 잃은 듯하네.
-
029_0675_b_07L擧體悉萎消,
迷方失常音,
所聞法悉忘,
荒悸亡天地。
-
괴상하여라, 구세주(救世主)시여,
멸도(滅度)하심이 어찌 그리 빠르신가.
찬물을 만나 죽을 것 같았을 때
불을 만났으나 불길이 이내 꺼져 버린 듯
-
029_0675_b_08L怪哉救世主,
滅度一何駃,
遭寒水垂死,
遇火忽復滅。
-
모든 번뇌의 넓은 들에서
방위를 잃고 헤맬 때
문득 훌륭한 길잡이 만났으나
채 건너지 못하고 이내 다시 잃은 듯
-
029_0675_b_10L於煩惱曠野,
迷亂失其方,
忽遇善導師,
未度忽復失。
-
마치 사람이 넓은 사막 걸어갈 때
덥고 목마르나 물을 구하지 못하다가
홀연히 맑고 시원한 우물 만났지만
달려가자 그 물 말라버린 것 같네.
-
029_0675_b_11L如人涉長漠,
熱渴久乏水,
忽遇淸涼池,
奔趣悉枯竭。
-
검푸른 눈썹 조용한 눈동자는
삼세(三世)의 일을 분명하게 보았고
지혜의 광명으로 그윽한 어둠 비출 때
어둠은 얼마나 빨리 없어졌던가.
-
029_0675_b_12L紺睫瞪睛目,
明鑑於三世,
智慧照幽冥,
昏冥一何速。
-
이것은 마치 메마른 땅의 싹이
구름 끼자 비오기를 바랐지만
사나운 바람에 구름 걷혀서
하염없이 빈 밭만 지키는 것 같아라.
-
029_0675_b_14L猶如旱地苗,
雲興仰希雨,
暴風雲速滅,
望絕守空田。
-
지혜 없는 큰 어둠 속에서
중생들 모두 방향을 잃었을 때
여래는 지혜의 등불을 밝혔는데
갑자기 꺼지면 헤어날 길 없으리.”
-
029_0675_b_15L無智大闇冥,
群生悉迷方,
如來燃慧燈,
忽滅莫由出。
-
부처님께서 아난의 그 마음 아프고
슬프고 간절한 하소연 듣고
부드러운 말로 위로하시면서
그를 위해 진실한 법을 말씀하셨네.
-
029_0675_b_16L佛聞阿難說,
酸訴情悲切,
軟語安慰言,
爲說眞實法。
-
“만일 사람이 그 자성(自性)을 알면
근심과 슬픔 속에 있지 않을 것이네.
일체의 함[爲]이 있는 모든 것
다 닳아서 없어지는 법이니라.
-
029_0675_b_18L若人知自性,
不應處憂悲,
一切諸有爲,
悉皆磨滅法。
-
나는 이미 너에게 말하였나니
만남의 속성은 이별하는 것이요
은혜와 애정의 이치는 항상하지 않나니
슬퍼하고 그리는 마음 버려야 한다네.
-
029_0675_b_19L我已爲汝說,
合會性別離,
恩愛理不常,
當捨悲戀心。
-
함[爲]이 있어서 유동하는 법
나고 멸하여 자재(自在)하지 않나니
비록 영원히 존재하려 하더라도
끝내 그리 될 이치가 없느니라.
-
029_0675_b_20L有爲流動法,
生滅不自在,
欲令長存者,
終無有是處。
-
만일 함이 있는 법 영원히 존재하여
옮겨져 변하는 일 다시 없다면
그것은 곧 해탈이니
무엇을 다시 구한단 말인가.
-
029_0675_b_22L有爲若常存,
無有遷變者,
此則爲解脫,
於何而更求。
-
너희들과 또 다른 중생들
나에게서 무엇을 구하는가.
너희들이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말하여 마쳤노라.
-
029_0675_b_23L汝及餘衆生,
今於我何求,
汝等所應得,
我以爲說竟。
-
029_0675_c_01L
나의 이 몸을 무엇에 쓰려는가.
묘한 법신(法身)은 영원히 존재하며
나는 나의 고요함[寂靜]에 머무나니
오직 중요한 것은 여기에 있느니라.
-
029_0675_c_01L何用我此身,
妙法身長存,
我住我寂靜,
所要唯在此。
-
그러나 나는 중생들에 대해서
일찍이 게을리 한 적 없었나니
마땅히 싫어하고 떠날 생각을 닦아
제 자신의 섬[洲]에 잘 머물러야 하나니
-
029_0675_c_03L然我於衆生,
未曾有所惓,
當修厭離想,
善住於自洲。
-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오롯하고 부지런한 방편으로써
혼자 고요하게 한가히 살기를 닦고
다른 것 믿어 따르지 않는 것이네.
-
029_0675_c_04L當知自洲者,
專精勤方便,
獨靜脩閑居,
不從於他信。
-
마땅히 알라. 제 자신의 섬이란
결정코 밝은 지혜의 등불로써
능히 어리석음의 어둠 없애고
네 가지 경계를 두루 관찰해
-
029_0675_c_05L當知法洲者,
決定明慧燈,
能滅除癡闇,
觀察四境界。
-
훌륭한 법을 체득하여
나와 내 것 여의는 것이니라.
뼈 줄기에 가죽과 살 바르고
피로 물대고 힘줄로 얽었나니
-
029_0675_c_07L逮得於勝法,
離我離我所,
骨竿皮肉塗,
血澆以筋纏。
-
자세히 관찰하면 그 모두 더러운 것
어떻게 이 몸을 좋아할 수 있으리.
모든 받음[受]은 인연으로 생기는 것
마치 물 위의 거품 같다네.
-
029_0675_c_08L諦觀悉不淨,
云何樂此身,
諸受從緣生,
猶如水上泡。
-
나고 멸하며 덧없고 괴롭나니
즐겁다는 생각 멀리 여의어라.
심식(心識)은 나고 머물고 멸하여
새록새록 변하여 잠시도 쉬지 않네.
-
029_0675_c_09L生滅無常苦,
遠離於樂想,
心識生住滅,
新新不蹔停。
-
적멸(寂滅)을 깊이 생각해 보면
항상하다는 생각은 영원히 어긋나리.
갖가지 행(行)은 인연으로 일어나
모였다 흩어졌다 항상 함께하지 않건만
-
029_0675_c_11L思惟於寂滅,
常想永已乖,
衆行因緣起,
聚散不常俱。
-
어리석은 사람은 나라는 생각 내고
지혜로운 사람은 내 것이 없다 말하네.
이 네 가지 경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바르게 관찰하라.
-
029_0675_c_12L愚癡生我想,
慧者無我所,
於此四境界,
思惟正觀察。
-
이것은 곧 일승(一乘)의 도(道)이니
온갖 괴로움을 모두 멸하느니라.
만일 능히 여기에 머물러
진실하고 바르게 관찰한다면
-
029_0675_c_13L此則一乘道,
衆苦悉皆滅,
若能住於此,
眞實正觀者。
-
부처의 몸은 있고 없고 하지만
이 법은 영원하여 다함이 없네.”
부처님께서 이 묘한 법 말씀하시어
아난을 위로하실 때
-
029_0675_c_15L佛身之存亡,
此法常無盡,
佛說此妙法,
安慰阿難時。
-
모든 리차들은 이 말을 듣고
황송하고 두려워해 모두 모였네.
그들은 세속의 모습 모두 버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달려왔네.
-
029_0675_c_16L諸離車聞之,
惶怖咸來集,
悉捨俗威儀,
驅馳至佛所。
-
예배 마치고 한쪽에 앉아
묻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 이미 아시고
미리 방편으로 말씀하셨네.
-
029_0675_c_17L禮畢一面坐,
欲問不能宣,
佛已知其心,
逆爲方便說。
-
“내 이제 너희들을 관찰해보니
마음에 이상한 생각 드는구나.
세속에 인연한 일 모두 버리고
오직 법을 생각함을 마음에 새겨라.
-
029_0675_c_19L我今觀察汝,
心有異常想,
放捨俗緣務,
唯念法爲情。
-
너희들은 지금 나에 대하여
묻고 싶고 알고 싶은 것 있어도
내가 목숨을 마칠 즈음에
부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
029_0675_c_20L汝今欲從我,
所聞所知者,
於我存亡際,
愼莫生憂悲。
-
항상함이 없는 함이 있는[有爲] 성질은
움직이고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견고하지도 않고 이익도 없어
오래 머무르는 모양이 없느니라.
-
029_0675_c_21L無常有爲性,
躁動變易法,
不堅非利益,
無有久住相。
-
옛날의 모든 선왕(仙王)
바사타(婆私吒) 같은 선인과
만타(曼陀) 전륜성왕 같은 사람들
그들 무리[比]도 또한 적지 않았다네.
-
029_0675_c_23L古昔諸仙王,
婆私咤仙等,
曼陁轉輪王,
其比亦衆多。
-
029_0676_a_01L
그러한 모든 훌륭한 조상들
그 힘은 자재천(自在天)과 같았지만
그들도 모두 이미 없어져
누구 하나 지금은 산 사람 없다네.
-
029_0676_a_01L如是諸先勝,
力如自在天,
悉已久磨滅,
無一存於今。
-
해와 달과 제석천[釋帝繹]
그 수도 또한 매우 많았지만
그 또한 모두 지금은 없어져
영원히 남아 있는 것 하나도 없느니라.
-
029_0676_a_02L日月天帝釋,
其數亦甚衆,
悉皆歸磨滅,
無有長存者。
-
과거 세상의 모든 부처들
그 수는 항하(恒河)의 모래 같아서
지혜로 온 세간 비추었으나
모두 다 등불처럼 멸했느니라.
-
029_0676_a_04L過去世諸佛,
數如恒邊沙,
智慧照世閒,
悉皆如燈滅。
-
미래 세상의 모든 부처들
장차 멸할 것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제 어찌 나 홀로 다르겠는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
029_0676_a_05L未來世諸佛,
將滅亦復然,
我今豈獨異,
當入於涅槃。
-
저기 제도해야 할 이 있으니
이제 마땅히 앞으로 나아가리.
비사리(毘舍離)는 쾌락한 곳이라
너희들은 우선 스스로 안온하라.
-
029_0676_a_06L彼有應度者,
今宜進前行,
毘舍離快樂,
汝等且自安。
-
세간은 의지하고 믿을 것 없고
삼계(三界)도 족히 즐겨할 것 없나니
근심하고 슬퍼하는 괴로움 그치고
탐욕을 여읠 마음 내어야 하느니라.”
-
029_0676_a_08L世閒無依怙,
三界不足歡,
當止憂悲苦,
而生離欲心。
-
결단코 끊어 영원히 이별한 뒤에
북방으로 나아가 노니실 때
느릿느릿 먼 길을 걸어가심이
마치 해가 서산에 기우는 것 같았네.
-
029_0676_a_09L決斷長別已,
而遊於北方,
靡靡涉長路,
如日傍西山。
-
그때 모든 리차(離車)들은
슬피 탄식하고 길을 따라 돌아오며
하늘을 우러러 슬퍼하고 탄식했네.
“아아, 얼마나 괴상한 일인가.
-
029_0676_a_10L爾時諸離車,
悲吟逐路隨,
仰天而哀歎,
嗚呼何怪哉。
-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고
온갖 형상 장엄을 갖추었거늘
장차 머지않아 무너지려 하는구나.
덧없음은 어이 그리 자비도 없는가.
-
029_0676_a_12L形如眞金山,
衆相具莊嚴,
不久將崩壞,
無常何無慈。
-
나고 죽음에 오래 목말랐는데
여래께서는 지혜의 어머니셨건만
지금 우리들을 갑자기 버리시니
구원 없는 괴로움을 어떻게 하리.
-
029_0676_a_13L生死久虛渴,
如來智慧母,
而今頓放捨,
無救苦奈何。
-
중생은 오랫동안 어둠 속에 살면서
밝은 지혜 빌려서 길을 갔거늘
어찌하여 그 지혜의 해는
갑자기 그 빛을 감추려 하는가.
-
029_0676_a_14L衆生久闇冥,
假明慧以行,
如何智慧日,
忽然而潛光。
-
무지(無智)는 빠른 흐름이 되어
모든 중생을 띄워서 흘려 보냈네.
어찌하여 이 법의 다리[橋梁]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끊어지는가.
-
029_0676_a_16L無智爲迅流,
漂浪諸衆生,
如何法橋梁,
一旦忽然摧。
-
자비하신 큰 의왕(醫王)은
위없는 지혜의 좋은 약으로
중생의 고통을 치료해 주시더니
어찌하여 갑자기 멀리 가는가.
-
029_0676_a_17L慈悲大醫王,
無上智良藥,
療治衆生苦,
如何忽遠逝。
-
자비의 묘한 하늘 깃대는
지혜로 장엄하고
금강심(金剛心)으로 얽어매어
세간 사람들 보고 싫증내지 않았건만
-
029_0676_a_18L慈悲妙天幢,
智慧以莊嚴,
金剛心絞絡,
世閒觀無厭。
-
사당[祠祀]의 장엄하고 훌륭한 깃대
어찌하여 하루 아침에 꺾여지며
중생은 얼마나 복이 엷기에
나고 죽음의 흐름에 윤회하는가.
-
029_0676_a_20L祠祀嚴勝幢,
云何一旦崩,
衆生何薄福,
輪迴生死流。
-
해탈의 문은 갑자기 닫혀버려
길이 괴로워하며 벗어날 기약 없네.
여래께서는 위로하고 편안하게 하시더니
정(情)을 끊고 영원히 하직하시네.”
-
029_0676_a_21L解脫門忽閉,
長苦無出期,
如來善安慰,
割情而長辭。
-
마음을 억제하여 슬픔과 그리움을 참음이
시든 가니꽃[迦尼花] 같았네.
배회하고 또 느릿느릿 걸으면서
슬퍼하고 원망하며 길을 따라 돌아가니
마치 그 어버이 잃은 사람이
장사 치루고 이별하고 돌아옴 같았네.
-
029_0676_a_22L制心忍悲戀,
如萎迦尼花,
俳佪而遲遲,
悵怏隨路行,
如人喪其親,
葬畢長訣還。
-
029_0676_b_01L
25. 열반품(涅槃品)
-
029_0676_b_01L佛所行讚涅槃品第二十五
-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곳으로 떠나시자
비사리(鞞舍離)는 텅 비고 쓸쓸하여
마치 밤에 어두운 구름이 끼어
별과 달이 그 광명 잃은 듯했네.
-
029_0676_b_02L佛至涅槃處,
鞞舍離空虛,
猶如夜雲冥,
星月失光明。
-
온 나라 먼저는 안락했으나
이제는 갑자기 시들고 여윔이
마치 사랑하는 아버지 잃은
외로운 딸이 홀로 슬퍼하는 듯했네.
-
029_0676_b_04L國土先安樂,
而今頓凋悴,
猶如喪慈父,
孤女常獨悲。
-
단정하지만 들어 아는 게 없고
총명하지만 덕이 없으며
마음으론 분별하나 말이 어눌하고
지혜는 밝으나 재주가 모자라며
-
029_0676_b_05L如端正無聞,
聰明而薄德,
心辯而口吃,
明慧而乏才。
-
신통은 있으나 위의가 없고
자비심 있으나 거짓 많으며
고상하고 훌륭하나 힘이 없으며
위의는 있으나 법이 없는 것처럼
-
029_0676_b_06L神通無威儀,
慈悲心虛僞,
高勝而無力,
威儀而無法。
-
비사리도 또한 그러해
본래는 영화로웠으나 지금은 피폐해
마치 저 가을 밭에 곡식의 싹이
물을 잃고 다 말라 시든 것 같았네.
-
029_0676_b_08L鞞舍離亦然,
素榮而今悴,
猶如秋田苗,
失水悉枯萎。
-
혹은 불을 꺼 연기 없애고
혹은 음식을 대해도 먹는 것 잊으며
공(公)적이건 사적이건 하던 일 멈추고
모든 세속 인연을 닦지 않은 채
-
029_0676_b_09L或斷火滅煙,
或對食忘飡,
悉廢公私業,
不修諸俗緣。
-
다만 부처만 염하며 깊은 은혜 감동해
모두 입 다물고 말못하고 있었네.
그때 그 사자(師子) 리차(離車)는
근심과 슬픔을 억지로 참으며
울먹 울먹 흐느끼는 소리 내어
못내 그리는 마음 나타내었네.
-
029_0676_b_10L念佛感恩深,
默默各不言,
時師子離車,
强忍其憂悲,
垂泣發哀聲,
以表眷戀心。
-
“모든 삿된 길 부수어 깨뜨리고
올바른 법을 나타내 보이셨으며
온갖 외도들 이미 항복받으셨는데
끝내 가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는가.
-
029_0676_b_12L破壞諸邪徑,
顯示於正法,
已降諸外道,
遂往不復還。
-
세상은 세상을 떠나는 길 끊겼으매
덧없음은 곧 큰 병이 되었구나.
세존께서 이제 열반에 드신다면
의지할 곳도 없고 구제할 이도 없네.
-
029_0676_b_14L世絕離世道,
無常爲大病,
世尊入大寂,
無依無有救。
-
가장 훌륭한 방편 가지신 높은 이
최후의 경지에서 광명 감추시니
우리들 이제 굳센 뜻 잃음이
마치 불 지필 섶나무 없어진 듯 하네.
-
029_0676_b_15L方便最勝尊,
潛光究竟處,
我等失强志,
如火絕其薪。
-
세존께서는 세상의 그늘을 버리셨으니
중생들 못내 가여워라.
마치 사람이 신력(神力)을 잃은 듯
온 세상 함께 서러워하네.
-
029_0676_b_16L世尊捨世蔭,
群生甚可悲,
如人失神力,
擧世共哀之。
-
더위를 피해 시원한 못에 들고
추위를 만나 불을 의지했다가
하루아침에 모두 텅 비고 나면
중생들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
-
029_0676_b_18L逃暑投涼池,
遭寒以憑火,
一旦悉廓然,
群生何所歸。
-
특별하고 훌륭한 법 밝게 통달한
그는 이 세상의 도주사(陶鑄師)였네.
이제 이 세간은 주인을 잃었으니
사람이 도(道)를 잃으면 곧 멸망하리라.
-
029_0676_b_19L通達殊勝法,
爲世陶鑄師,
世閒失宰正,
人喪道則亡。
-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자재(自在)로워서
도가 없어지고 도 아님이 통할 때
큰 괴로움의 버팀목이 무너졌으니
이 세간에 어느 누가 그와 짝하리.
-
029_0676_b_20L老病死自在,
道喪非道通,
能壞大苦機,
世閒何有雙。
-
지극히 뜨거운 큰 불길 성하여도
큰 구름비로 그것을 끌 수 있지만
탐욕의 불길 맹렬히 타오름은
그 누가 그것을 꺼지게 하리.
-
029_0676_b_22L猛熱極焰盛,
大雲雨令消,
貪欲火熾燃,
其誰能令滅。
-
튼튼하고 굳세어 능히 짐 져주던 분
이미 이 세상 무거운 짐 버렸으니
다시 어떤 지혜의 힘이 있어서
청하지 않은 벗이 될 수 있으랴.
-
029_0676_b_23L堅固能擔者,
已捨世重任,
復何智慧力,
能爲不請友。
-
029_0676_c_01L
마치 저 사형(死刑)당할 죄인이
죽음에 다다라야 술에 취하듯
저 중생들의 미혹한 의식[識]은
오직 죽게 되셔야 생(生)을 받았네.
-
029_0676_c_01L如彼臨刑囚,
爲死而醉酒,
衆生迷惑識,
唯爲死受生。
-
날카로운 톱으로 목재를 켜듯
덧없음은 이 세간을 끊어 해치건만
어리석음의 어둠은 깊은 물 되고
애정의 탐욕은 큰 물결 되며
-
029_0676_c_03L利鋸以解材,
無常解世閒,
癡闇爲深水,
愛欲爲巨浪。
-
번뇌는 거기 뜨는 물거품 되고
삿된 견해는 마갈어(摩竭魚)가 되는데
오직 지혜의 배만 있어
능히 이 큰 바다 건너갔었네.
-
029_0676_c_04L煩惱爲浮沫,
邪見摩竭魚,
唯有智慧舩,
能度斯大海。
-
온갖 병은 나무의 꽃이 되고
늙고 쇠함은 그 나무의 잔가지 되며
죽음은 그 나무의 깊은 뿌리가 되고
존재[有]의 업은 그 나무의 싹이 되는데
굳세고 날카로운 지혜의 칼만이
세 가지 존재의 나무 능히 끊어 버렸네.
-
029_0676_c_05L衆病爲樹花,
衰老爲纖條,
死爲樹深根,
有業爲其芽,
智慧剛利刀,
能斷三有樹。
-
무명(無明)은 부시[鑽]와 부싯돌[燧]이 되고
탐욕은 타오르는 불꽃이 되며
5욕(欲)의 경계는 그 섶나무인데
지혜의 물로써 그것을 끄셨네.
-
029_0676_c_07L無明爲鑽燧,
貪欲爲熾焰,
五欲境界薪,
滅之以智水。
-
특별하고 훌륭한 법 두루 갖추어
이미 어리석은 어둠을 깨뜨리고서
편안하고 고요한 바른 길 보아
갖가지 번뇌를 끝까지 다하셨네.
-
029_0676_c_09L具足殊勝法,
已壞於癡冥,
見安隱正路,
究竟諸煩惱。
-
자비로 모든 중생 교화할 때
미운 이건 친한 이건 달리 하지 않으셨고
일체의 지혜를 통하여 아셨건만
이제는 그 모두 버리셨네.
-
029_0676_c_10L慈悲化衆生,
怨親無異相,
一切智通達,
而今悉棄捨。
-
유연하고 아름답고 청정한 음성
방정한 몸에 가늘고 긴 팔
그러한 큰 신선도 끝이 있으니
그 어떤 사람인들 다함 없으리.
-
029_0676_c_11L軟美淸淨音,
方身纖長臂,
大仙而有邊,
何人得無窮。
-
세월의 흐름 빠름을 깨달아
마땅히 힘써 바른 법을 구하되
마치 험한 길에서 물을 만났을 때
물 마시고 빨리 길을 나아가듯 하라.
-
029_0676_c_13L當覺時遷速,
應勤求正法,
如嶮道遇水,
時飮速進路。
-
덧없음이란 매우 사납고 거슬려
두루 무너뜨림에 귀하고 천함 없나니
올바른 관찰을 마음에 두어
비록 자더라도 항상 깨어 있어라.”
-
029_0676_c_14L非常甚暴逆,
普壞無貴賤,
正觀存於心,
雖眠亦常覺。
-
그때 저 리차 사자는
언제나 부처님의 지혜를 생각하며
나고 죽음을 싫어해 여의려고
사람 중의 사자(師子)를 찬탄하고 사모했네.
-
029_0676_c_15L時離車師子,
常念佛智慧,
厭離於生死,
歎慕人師子。
-
세상 은혜와 사랑 마음에 두지 않고
탐욕을 떠난 덕을 깊이 받들어
가볍게 날뛰는 뜻 꺾어 항복받으며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마음 두었네.
-
029_0676_c_17L不存世恩愛,
深崇離欲德,
折伏輕躁意,
拪心寂靜處。
-
부지런히 보시(布施)를 닦아 행하고
교만한 마음을 멀리 여의며
혼자서 한가롭게 살기를 좋아해
오직 참된 법만을 깊이 생각하였네.
-
029_0676_c_18L勤脩行惠施,
遠離於憍慢,
樂獨修閑居,
思惟眞實法。
-
그때 일체 지혜 가지신 분
원만한 몸을 사자처럼 돌려
그 비사리를 바라보면서
하직하는 긴 노래 읊으셨네.
-
029_0676_c_19L爾時一切智,
圓身師子顧,
瞻彼鞞舍離,
而說長辭偈。
-
“비사리에 노니는 것
이것은 나의 맨 마지막이네.
저 역사(力士)들이 사는 곳으로 가
마땅히 열반에 들어야 하리.”
-
029_0676_c_21L是吾之最後,
遊此鞞舍離,
往力士生地,
當入於涅槃。
-
차례차례 계속해 노니시다가
저 포가성(蒲伽城)에 도착하시자
편안히 견고림(堅固林)에 머무시며
모든 비구들을 훈계하셨네.
-
029_0676_c_22L漸次第遊行,
至彼蒲加城,
安住堅固林,
教誡諸比丘。
-
029_0677_a_01L
“나는 이제 한밤중이면
장차 열반에 들 것이다.
너희들은 법을 의지해야 하나니
그것은 곧 높고도 훌륭한 곳이니라.
-
029_0676_c_23L吾今以中夜,
當入於涅槃,
汝等當依法,
是則尊勝處。
-
수다라(修多羅)에 들어가지도 않고
또한 율의(律儀)를 따르지도 않으며
진실한 이치에 어긋나는 것
그것은 마땅히 받지 않아야 하리.
-
029_0677_a_02L不入脩多羅,
亦不愼律儀,
眞實義相違,
則不應攝受。
-
그것은 법도 아니요 율(律)도 아니며
또한 내가 설법한 것도 아니며
그것은 곧 어두운 말이니
너희들은 마땅히 빨리 버리고
-
029_0677_a_03L非法亦非律,
又非我所說,
是則爲闇說,
汝等應速捨。
-
분명한 설법을 받아 가져야 하니
그것은 곧 뒤바뀐 것도 아니요
그것은 곧 내가 말한 것이며
법답고 율다운 가르침이니라.
-
029_0677_a_04L執受於明說,
是則非顚倒,
是則我所說,
如法如律教。
-
내 법과 율처럼 받아 지니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있지만
내 법과 율을 그르다고 말하면
그것은 곧 믿을 수 없느니라.
-
029_0677_a_06L如我法律受,
是則爲可信,
言我法律非,
是則不可信。
-
은밀한 이치는 이해하지 못하고
그릇된 문자만 따르는 것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으로서
법이 아니며 망령된 말이니라.
-
029_0677_a_07L不解微細義,
謬隨於文字,
是則爲愚夫,
非法而妄說。
-
참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주관 없이 어리석게 받는 것
마치 놋쇠와 금을 함께 벌여 놓고
세상 사람을 속이고 미혹함과 같느니라.
-
029_0677_a_08L不別其眞僞,
無見而闇受,
猶鍮金共肆,
誑惑於世閒。
-
어리석은 사람은 얕은 지혜 익혀
진실한 이치는 알지 못한 채
비슷한 법을 받고서도
참된 법을 받았다 하네.
-
029_0677_a_10L愚夫習淺智,
不解眞實義,
受於相似法,
而作眞法受。
-
그러므로 마땅히 이치 살펴서
참다운 법과 율을 관찰해야 하나니
마치 저 금(金)을 단련하는 사람이
달구고 두드려 순금을 취하듯 해야 하리라.
-
029_0677_a_11L是故當審諦,
觀察眞法律,
猶如鍊金師,
燒打而取眞。
-
모든 경론(經論)을 알지 못하면
그것은 곧 지혜가 아니니
마땅히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말하고
마땅히 봐야 할 것은 보지도 않는구나.
-
029_0677_a_12L不知諸經論,
是則非黠慧,
不應說所應,
應作不應見。
-
마땅히 평등하게 받아들이고
글귀의 이치대로 설하고 행해야 하나니
방법을 모르고 칼을 잡으면
도리어 그 손을 다치느니라.
-
029_0677_a_14L當作平等受,
句義如說行,
執劍無方便,
則反傷其手。
-
말이나 문자를 잘 사용하지 못하면
그 뜻을 밝게 깨치기 어렵나니
마치 밤중에 방을 찾으러 다닐 때
집이 넓어 그곳을 알 수 없는 것 같네.
-
029_0677_a_15L辭句不巧便,
其義難了知,
如夜行求室,
宅曠莫知處。
-
이치를 잃으면 곧 법을 잊고
법을 잊으면 마음이 어지럽다.
그러므로 저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한 이치를 어기지 않느니라.”
-
029_0677_a_16L失義則忘法,
忘法心馳亂,
是故智慧士,
不違眞實義。
-
이렇게 훈계하여 마치신 뒤에
파바성(波婆城)에 이르시자
저 모든 역사(力士)들
갖가지 공양을 베풀어 받들었네.
-
029_0677_a_18L說斯教誡已,
至於波婆城,
彼諸力士衆,
設種種供養。
-
그때 순다(純陀)라 이름하는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부처님을 청해 그 집에 모시고
최후의 공양을 마련해 올렸네.
-
029_0677_a_19L時有長者子,
其名曰純陁,
請佛至其舍,
供設最後飯。
-
공양을 끝내고 설법을 마치신 뒤
구이성(鳩夷城)으로 가셔서
궐궐강[蕨蕨河]과 희련강[凞連河]
두 강을 건너가셨네.
-
029_0677_a_20L飯食說法畢,
行詣鳩夷城,
度於蕨蕨河,
及熙連二河。
-
그곳엔 안온하고 한적한
견고림(堅固林)이 있었다.
금강[金河]에 들어가 목욕하시자
그 몸은 마치 진금산(眞金山) 같았네.
-
029_0677_a_22L彼有堅固林,
安隱閑靜處,
入金河洗浴,
身若眞金山。
-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분부하시어
저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를
물 뿌려 청소하고 깨끗하게 한 뒤에
승상(繩牀)을 준비하라 하셨네.
-
029_0677_a_23L告勅阿難陁,
於彼雙樹閒,
掃灑令淸淨,
安置於繩牀。
-
029_0677_b_01L
“나는 오늘 밤 자정에
마땅히 열반에 들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를 받고
기가 막히고 마음이 비통했다네.
-
029_0677_b_01L吾今中夜時,
當入於涅槃,
阿難聞佛教,
氣塞而心悲。
-
울다 걷다 하면서도 분부 받들어
준비를 마치고 돌아와 아뢰었네.
여래께서는 승상에 나가시어
북쪽으로 머리 두고 오른쪽으로 누웠네.
-
029_0677_b_03L行泣而奉教,
布置訖還白,
如來就繩牀,
北首右脅臥。
-
팔을 베개삼고 두 발을 포개셨는데
그 모양 마치 사자왕(師子王) 같았네.
괴로움이 다한 마지막 몸은
한 번 눕자 영원히 일어나지 않았네.
-
029_0677_b_04L枕手累雙足,
猶如師子王,
畢苦後邊身,
一臥永不起。
-
제자들이 모두 주위를 둘러싸고
“세상 눈이 없어졌다”며 슬프게 탄식했네.
바람은 멎고 숲과 물은 고요하며
새와 짐승들은 죽은 듯 소리 없네.
-
029_0677_b_05L弟子衆圍遶,
哀歎世眼滅,
風止林流靜,
鳥獸寂無聲。
-
나무들은 모두 눈물을 줄줄 흘리고
꽃과 잎사귀는 제때도 아닌데 떨어졌네.
탐욕 여의지 못한 사람과 하늘들은
모두 크게 두려워하였네.
-
029_0677_b_07L樹木汁淚流,
華葉非時零,
未離欲人天,
悉皆大惶怖。
-
마치 사람이 넓은 못에서 놀다가
길이 험해 마을까지 이르지 못했을 때
다만 거기까지 가지 못할까
마음만 두렵고 몸은 바쁜 것 같았네.
-
029_0677_b_08L如人遊曠澤,
道險未至村,
但恐行不至,
心懼形悤悤。
-
여래는 마지막으로 누우시어
아난다에게 분부하셨네.
“너는 가서 저 역사(力士)들에게 알려라.
내 열반할 때가 이미 이르렀으니
-
029_0677_b_09L如來畢竟臥,
而告阿難陁,
往告諸力士,
我涅槃時至。
-
그들이 만일 나를 보지 못하면
오래도록 한(恨)이 되어 큰 고통 생기리라.”
아난은 부처님 분부 받고
슬피 울면서 길을 따라가
-
029_0677_b_11L彼若不見我,
永恨生大苦,
阿難受佛教,
悲泣而隨路。
-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세존께선 이제 목숨 마치려 한다.”
모든 역사들 그 소리 듣고
매우 큰 두려움 생겼네.
사내도 아낙네도 모두 달려와
울부짖으며 부처님 처소로 나아갔네.
-
029_0677_b_12L告彼諸力士,
世尊已畢竟,
諸力士聞之,
極生大恐怖,
士女奔馳出,
號泣至佛所。
-
찢어진 옷에 흩어진 머리털
먼지 쓴 몸에는 땀을 흘리고
통곡하며 저 숲으로 나아갔는데
마치 하늘 복이 다한 것 같았네.
-
029_0677_b_14L弊衣而散髮,
蒙塵身流汗,
號慟詣彼林,
猶如天福盡。
-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 발에 예배할 때
근심과 슬픔으로 몸은 시들었네.
여래께서 위로하며 말씀하셨네.
“너희들은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말라.
지금은 마땅히 기뻐할 때이거늘
근심하고 슬퍼함은 올바르지 않느니라.
-
029_0677_b_15L垂淚禮佛足,
憂悲身萎熟,
如來安慰說,
汝等勿憂悴,
今應隨喜時,
不宜生憂慼。
-
오랜 겁(劫)을 두고 꾀하던 바를
나는 이제야 비로소 얻었노라.
모든 감관[根]의 경계를 이미 건너니
다함 없는 시원하고 맑은 곳이네.
-
029_0677_b_17L長劫之所規,
我今始獲得,
已度根境界,
無盡淸涼處。
-
흙ㆍ물ㆍ불ㆍ바람을 여의고
지극히 고요하고 나고 멸하지 않아
영원히 걱정 근심 버렸거늘
어찌하여 나를 위해 근심하는가.
-
029_0677_b_19L離地水火風,
寂靜不生滅,
永除於憂患,
云何爲我憂。
-
나는 옛날 가사산(伽闍山)에서
이 몸을 버리고자 하였으나
그 전생에 지은 인연 때문에
세상에 살아 지금에 이르렀네.
-
029_0677_b_20L我昔伽闍山,
欲捨於此身,
以本因緣故,
存世至於今。
-
위태롭고 연약한 이 몸 보호함이
독사와 함께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야 큰 고요함에 들어
온갖 괴로운 인연 이미 끝났느니라.
-
029_0677_b_21L守斯危脆身,
如毒蛇同居,
今入於大寂,
衆苦緣已畢。
-
다시는 뒷몸을 받지 않기에
미래의 괴로움 영원히 쉬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다시금 나를 위하여
두려움 내지 않아야 한다.”
-
029_0677_b_23L不復更受身,
未來苦長息,
汝等不復應,
爲我生恐怖。
-
029_0677_c_01L
그 역사들은 부처님께서
대열반[大寂靜]에 드신단 말 듣고
마음은 어지럽고 눈은 어두워
큰 암흑세계를 보는 것 같았네.
-
029_0677_c_01L力士聞佛說,
入於大寂靜,
心亂而目冥,
如睹大黑闇。
-
그들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나고 죽는 괴로움 떠나
영원히 적멸(寂滅)의 즐거움에 드신다 하니
저희들은 실로 기뻐하고 경하드립니다.
-
029_0677_c_02L合掌白佛言,
佛離生死苦,
永之寂滅樂,
我等實欣慶。
-
마치 저 불타는 집에서
불 속에서 어버이를 구한 것 같으니
모든 하늘들도 기뻐하겠거늘
하물며 이 세상 사람이겠습니까.
-
029_0677_c_04L猶如被燒舍,
親從盛火出,
諸天猶歡喜,
何況於世人。
-
그러나 여래께서 멸도(滅度)하시고 나면
중생들은 다시는 뵐 길이 없어
영원히 구호를 받을 수 없으리니
그러므로 걱정하고 슬퍼하는 것입니다.
-
029_0677_c_05L如來旣滅後,
群生無所睹,
永違於救護,
是故生憂悲。
-
마치 저 상인(商人)의 무리들이
멀리 빈 벌판을 건너갈 때
오직 한 사람의 길잡이 있었으나
도중에 갑자기 길잡이를 잃은 것 같아
-
029_0677_c_06L譬如商人衆,
遠涉於曠野,
唯有一導師,
忽然中道亡。
-
대중들은 더 이상 믿을 데가 없으니
어찌 근심하고 슬퍼하지 않겠습니까.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알아
일체를 알고 본 이 만났으면서
-
029_0677_c_08L大衆無所怙,
云何不憂悲,
現世自證知,
睹一切知見。
-
그러고도 뛰어난 이로움 거두지 못하면
온 세상의 비웃음을 받을 터이니
보배산을 지나면서 어리석고 미련하여
가난의 괴로움을 고수하는 것 같으리라.”
-
029_0677_c_09L而不獲勝利,
擧世所應笑,
譬如經寶山,
愚癡守貧苦。
-
이와 같이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을 향하여 슬피 하소연하니
마치 어떤 사람의 외동아들이
자비스런 아버지께 구슬피 하소연하듯 하였네.
-
029_0677_c_10L如是諸力士,
向佛而悲訴,
猶如人一子,
悲訴於慈父。
-
부처님께서는 잘 다독거리는 말씀으로
제일가는 진리 나타내 보이시며
저 모든 역사들에게 말씀하셨네.
“참으로 너희들의 말과 같아서
-
029_0677_c_12L佛以善誘辭,
顯示第一義,
告諸力士衆,
誠如汝所言。
-
도(道)를 구해 부지런히 힘쓰되
비록 나를 보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설한 법대로 실천하면
온갖 괴로움의 그물 벗어날 수 있으리라.
-
029_0677_c_13L求道須精勤,
非但見我得,
如我所說行,
得離衆苦網。
-
도(道)를 행하는 것은 마음에 달린 것
굳이 나를 보는 데 있지 않느니라.
마치 저 병을 앓는 사람이
처방에 따라 좋은 약 먹는 것 같다네.
-
029_0677_c_14L行道存於心,
不必由見我,
猶如疾病人,
依方服良藥。
-
온갖 병은 저절로 없어져
의사 만나길 기다릴 필요 없듯이
내가 말한 그대로 행하지 않으면
한낱 나를 보아도 이익 없을 것이네.
-
029_0677_c_16L衆病自然除,
不待見醫師,
不如我說行,
空見我無益。
-
비록 나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법대로 행하면 나와 가까울 것이네.
함께 있어도 그 법을 따르지 않으면
내게서 멀리 떠나는 것인 줄 안다네.
-
029_0677_c_17L雖與我相遠,
行法爲近我,
同止不隨法,
當知去我遠。
-
마음을 거둬 잡아 함부로 놀지 말고
꾸준히 힘써 바른 업을 닦아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
긴긴 세월 온갖 고통 핍박받나니
어지럽게 흔들려 스스로 편안하지 못한 것
마치 바람 앞에 등불과 같구나.”
-
029_0677_c_18L攝心莫放逸,
精勤修正業,
人生於世閒,
長夜衆苦迫,
擾動不自安,
猶若風中燈。
-
그때 그 모든 역사들
부처님의 자비스런 가르침 듣고
마음으로 감동해 눈물 거두며
스스로 감정 억제하고 돌아갔네.
-
029_0677_c_20L時諸力士衆,
聞佛慈悲教,
內感而收淚,
强自抑止歸。
-
26. 대반열반품(大般涅槃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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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7_c_22L佛所行讚大般涅槃品第二十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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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a_01L
그때 수발타(須跋陀)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어짊과 덕을 두루 갖추고
깨끗한 계율[戒]로 중생을 보호하였네.
-
029_0677_c_23L爾時有梵志,
名須跋陁羅,
賢德悉備足,
淨戒護衆生。
-
젊을 때부터 삿된 견해 가져
외도(外道)를 닦으러 출가하였다.
그는 와서 세존을 뵙고자
아난다에게 말하였네.
-
029_0678_a_02L少稟於邪見,
修外道出家,
欲來見世尊,
告語阿難陁。
-
“내 들으니 여래의 도(道)는
그 뜻이 깊어 헤아리기 어려우며
이 세간에서 위없는 깨달음 얻은 분으로
제일가는 조어사(調御師)라 하였네.
-
029_0678_a_03L我聞如來道,
厥義深難測,
世閒無上覺,
第一調御師。
-
그 분 이제 반열반에 드신다 하니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우리.
보기 어려운 분 보는 일 어려움이
마치 거울 속의 달과 같구나.
-
029_0678_a_04L今欲般涅槃,
難復可再遇,
難見見者難,
猶如鏡中月。
-
나는 이제 그 위없는
좋은 도사(導師)를 뵙고자 하네.
숱한 괴로움 면하기 바라고
나고 죽음 건너서 열반 언덕 가고파라.
-
029_0678_a_06L我今欲奉見,
無上善導師,
爲求免衆苦,
度生死彼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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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태양 그 빛을 잃으려 하니
원컨대 나로 하여금 잠시만 보게 해주오.”
아난은 마음에 슬픔을 느꼈으나
다시 말하기를 “비방하려 하거나
-
029_0678_a_07L佛日欲潛光,
願令我蹔見,
阿難情悲感,
兼謂爲譏論。
-
세존이 멸도하심을 기뻐하는 것이니
부처님을 뵙게 할 수 없다” 하였네.
부처님께서는 그가 바라는 것이
바른 법 그릇이 될 만함을 아셨네.
-
029_0678_a_08L或欣世尊滅,
不宜令佛見,
佛知彼希望,
堪爲正法器。
-
아난에게 분부하셨네.
“저 외도를 내 앞에 오게 하라.
나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나왔나니
너는 주저하거나 난처해하지 말라.”
-
029_0678_a_10L而告阿難言,
聽彼外道前,
我爲度人生,
汝勿作留難。
-
수발타라(須跋陀羅)는 그 말씀 듣고
마음에 큰 기쁨을 내고
법을 즐겨하는 뜻 갈수록 깊어
더욱 공경하며 부처님 앞에 나왔네.
-
029_0678_a_11L須跋陁羅聞,
心生大歡喜,
樂法情轉深,
加敬至佛前。
-
시기에 맞추어 공손히 말씀드리고
부드러운 말씨로 인사드리며
온화한 얼굴로 합장하고 청하였다.
“내 지금 여쭙고 싶은 것 있습니다.”
-
029_0678_a_12L應時隨順言,
軟語而問訊,
和顏合掌請,
今欲有所問。
-
세상에 법을 아는 이로서
나 따위와 같은 사람 매우 많지만
오직 부처님께서 얻으신 그 해탈은
다른 중요한 도(道)라고 들었습니다.
-
029_0678_a_14L世有知法者,
如我比甚衆,
唯聞佛所得,
解脫異要道。
-
원컨대 저를 위해 대충 말씀하시어
허하고 갈증난 마음 적셔 주소서.
이것은 서로 논의하기 위한 것도 아니요
승부를 겨루려는 마음도 없습니다.”
-
029_0678_a_15L願爲我略說,
沾潤虛渴懷,
不爲論議故,
亦無勝負心。
-
부처님께서는 저 범지 위하여
여덟 가지 바른 길 간략히 말씀하시자
그 말씀 듣고 마음 비우고 받아들여
마치 헤매던 사람 바른 길을 만난 듯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것들
궁극적인 도(道) 아님을 깨달아 알았네.
-
029_0678_a_16L佛爲彼梵志,
略說八正道,
聞卽虛心受,
猶迷得正路,
覺知先所學,
非爲究竟道。
-
일찍이 듣지 못한 것 비로소 듣고
삿된 길을 버려 여의며
아울러 어리석어 어두운 장애를 버리고서
지금껏 배웠던 것 되새겨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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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a_18L卽得未曾聞,
捨離於邪徑,
兼背癡闇障,
思惟先所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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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냄과 어리석음의 어둠 갖추고
착하지 않은 업만을 자라게 하며
애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행했었네.
능히 모든 착한 업인
많이 들음과 지혜와 정진을 일으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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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a_20L瞋恚癡冥俱,
長養不善業,
愛恚癡等行,
能起諸善業,
多聞慧精進。
-
또한 유애(有愛)로 말미암아 생기는
성냄과 어리석음 끊으면
곧 모든 업을 여의게 되고
모든 업이 이미 없어지면
이것을 업해탈(業解脫)이라 이름한다네.
-
029_0678_a_21L亦由有愛生,
恚癡若斷者,
則離於諸業,
諸業旣已除,
是名業解脫。
-
그러나 모든 업에서의 해탈이란
이치상 서로 맞지 않는 것이다.
세간 사람들은 일체의 것은
그 모두 자성(自性)이 있다고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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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a_23L諸業解脫者,
不與義相應,
世閒說一切,
悉皆有自性。
-
029_0678_b_01L
애욕ㆍ성냄ㆍ어리석음에 있어
만일 그것이 자성이 있다면
그것도 영원히 존재해야 할 것이거늘
어떻게 거기서 해탈할 수 있으리.
설사 성냄과 어리석음 없애더라도
그 유애(有愛)는 다시 도로 생기리라.
-
029_0678_b_01L有愛瞋恚癡,
而有自性者,
此則應常存,
云何而解脫,
正使恚癡滅,
有愛還復生。
-
마치 저 물의 성질은 차가운데
불로 인해 뜨거워졌다가도
뜨거운 불길 멈추면 도로 식어버리는 것 같나니
자성은 항상한 것이기 때문이라네.
-
029_0678_b_03L如水自性冷,
緣火故成熱,
熱息歸於冷,
以自性常故。
-
마땅히 알아야 하니 유애(有愛)의 성품은
많이 들음ㆍ지혜ㆍ정진으로 늘어나지 않나니
불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 것을
어떻게 해탈이라 하리.
-
029_0678_b_05L當知有愛性,
聞慧進不增,
不增亦不減,
云何是解脫。
-
전에는 ‘나고 죽음은
본래 자성으로부터 생긴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이제 그 이치 관찰하면
해탈을 얻을 사람 아무도 없다네.
-
029_0678_b_06L先謂彼生死,
本從性中生,
今觀於彼義,
無得解脫者。
-
자성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니
어찌 거기에 마지막이 있으랴.
비유하면 마치 켜져 있는 등불과 같나니
어찌 그 빛을 없앨 수 있으랴.
-
029_0678_b_07L性者則常住,
云何有究竟,
譬如燃明燈,
何能令無光。
-
부처님 도(道)의 진실한 이치
애욕을 연(緣)하여 세간에 난다 하네.
애욕이 멸하면 곧 고요해지려니
인(因)이 없기에 과(果)도 또한 없으리.
-
029_0678_b_09L佛道眞實義,
緣愛生世閒,
愛滅則寂靜,
因滅故果亡。
-
본래 나[我]는 몸과 다르고
만든 이 없다고 보지 않았는데
이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 들으면
이 세간에는 나라는 것 있지 않다네.
-
029_0678_b_10L本謂我異身,
不見無作者,
今聞佛正教,
世閒無有我。
-
모든 법은 인연으로 생긴 것이니
그것엔 자재(自在)가 없기 때문이다.
인연으로 생겼기에 괴로움 있고
인연으로 멸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네.
-
029_0678_b_11L諸法因緣生,
無有自在故,
因緣生故苦,
因緣滅亦然。
-
세상 인연으로 생기는 것 관찰하면
곧 단견(斷見)을 멸할 수 있고
연(緣)을 여의어 세간 멸하는 것 관찰하면
곧 상견(常見)을 여읠 수 있다.’
-
029_0678_b_13L觀世因緣生,
則滅於斷見,
緣離世閒滅,
則離於常見。
-
그는 본래 가졌던 견해 모두 버리고
부처님의 바른 법 깊이 보고 나서
과거에 좋은 인(因) 심은 까닭에
법 듣자 곧 깨닫게 되었네.
-
029_0678_b_14L悉捨本所見,
深見佛正法,
宿命種善因,
聞法能卽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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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시원하기 다함 없는 곳
좋은 적멸(寂滅)을 이미 얻고서
마음 열리고 믿음은 더욱 넓어져
누워 계신 여래를 우러러 보았네.
-
029_0678_b_15L已得善寂滅,
淸涼無盡處,
心開信增廣,
仰瞻如來臥。
-
그러나 세상을 버리고 반열반에 드시는
여래를 차마 뵐 수가 없어
“부처님 아직 돌아가시기 전에
마땅히 내 먼저 멸도하리라” 했네.
-
029_0678_b_17L不忍觀如來,
捨世般涅槃,
及佛未究竟,
我當先滅度。
-
그리고 합장하여 거룩한 존안에 예배하고
꼿꼿한 자세로 한쪽에 앉아
목숨[壽]을 버리고 열반에 드니
마치 비가 작은 불 꺼버리듯 하였네.
-
029_0678_b_18L合掌禮聖顏,
一面正基坐,
捨壽入涅槃,
如雨滅小火。
-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네.
“나의 이 맨 마지막 제자
이제 여기서 이미 열반에 들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공양올려라.”
-
029_0678_b_19L佛告諸比丘,
我最後弟子,
而今已涅槃,
汝等當供養。
-
초저녁이 이미 지나서
달은 밝고 별들은 총총 빛나며
숲은 고요하여 소리 없을 때
부처님께서 큰 자비심으로
모든 제자들에게 최후를 분부하셨네.
-
029_0678_b_21L佛以初夜過,
月明衆星朗,
閑林靜無聲,
而興大悲心,
遺誡諸弟子。
-
“내 반열반(般涅槃)에 든 뒤에
너희들은 마땅히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공경해야 하나니
이것은 곧 너희들의 스승으로서
어두운 밤을 밝힐 등불이요
-
029_0678_b_22L吾般涅槃後,
汝等當恭敬,
波羅提木叉,
卽是汝大師,
巨夜之明燈。
-
029_0678_c_01L
가난한 사람의 큰 보물 되리니
마땅히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그것 따르기를
나 섬기는 것과 다름없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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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c_01L貧人之大寶,
當所教誡者,
汝等當隨順,
如事我無異。
-
몸과 입의 행(行)을 깨끗이 하여
모든 생업(生業)을 떠나야 하리니
밭과 집과 또 중생들 기르기와
재물이나 곡식을 축적하는
이 모든 일 멀리 여읨을
큰 불구덩이 피하듯 하라.
-
029_0678_c_02L當淨身口行,
離諸治生業,
田宅畜衆生,
積財及五穀,
一切當遠離,
如避大火坑。
-
땅을 개간하기와 풀 나무 베기와
의술(醫術)로 모든 병 다스리기와
천체[曆數]의 운행을 우러러 관찰하기와
길(吉)하고 흉한 상을 헤아려 알고
이롭고 해로움을 점치는 것들
이것은 다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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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c_04L墾土截草木,
醫療治諸病,
仰觀於曆數,
步推吉凶象,
占相於利害,
此悉不應爲。
-
몸을 절제하여 때 맞춰 먹고
남의 사주를 받아 사술(邪術)을 행하지 말며
탕약(湯藥)을 섞어 만들지 말고
아첨과 거짓을 멀리 여의어라.
-
029_0678_c_06L節身隨時食,
不受使行術,
不合和湯藥,
遠離諸諂曲。
-
법에 따라 생활 필수품은
마땅히 양(量)을 알아 받을 것이요
받은 것은 곧 쌓아 두지 말지니라.
이것은 곧 간략히 계(戒)를 말한 것이니
모든 계의 근본이 되고
또한 해탈의 근본이 되리라.
-
029_0678_c_08L順法資生具,
應當知量受,
受則不積聚,
是則略說戒,
爲衆戒之根,
亦爲解脫本。
-
그러므로 이 법으로 말미암아
능히 일체의 정수(正受)가 생기나니
그 일체의 진실한 지혜는
이것을 인연하여 구경(究竟)을 이루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잡아 지녀
그것을 끊거나 무너뜨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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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c_10L依此法能生,
一切諸正受,
一切眞實智,
緣斯得究竟,
是故當執持,
勿令其斷壞。
-
깨끗한 계가 끊어지지 않으면
곧 모든 착한 법 생기게 되고
그것이 없으면 모든 착함도 없나니
계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니라.
-
029_0678_c_12L淨戒不斷故,
則有諸善法,
無則無諸善,
以戒建立故。
-
이미 맑고 깨끗한 계에 머물렀거든
모든 정(情)의 감관[根]을 잘 거두어 잡아
마치 잘 길들인 소[牛]처럼
함부로 사납게 덤비지 않게 하라.
-
029_0678_c_13L已住淸淨戒,
善攝諸情根,
猶如善牧牛,
不令其縱暴。
-
모든 감관[根]의 말[馬]을 거둬잡지 못해서
여섯 경계[六境]에 함부로 놀게 하면
현세에서는 재앙을 가져오고
장차는 나쁜 길에 떨어지리니
-
029_0678_c_14L不攝諸根馬,
縱逸於六境,
現世致殃禍,
將墜於惡道。
-
비유하면 말[馬]을 잘 부리지 못하면
사람을 구렁텅이 떨어지게 하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밝고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감관을 멋대로 놓아주지 않느니라.
-
029_0678_c_16L譬如不調馬,
令人墮坑陷,
是故明智者,
不應縱諸根。
-
모든 감관은 매우 사납고 악해
사람의 큰 원수가 되건만
중생은 모든 감관을 사랑함으로써
도리어 그에게 해침을 당하느니라.
-
029_0678_c_17L諸根甚凶惡,
爲人之重怨,
衆生愛諸根,
還爲彼傷害。
-
그 깊은 원한은 독사나
난폭한 범, 혹은 사나운 불보다 성해
세상 사람들 매우 싫어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
029_0678_c_18L深怨盛毒蛇,
暴虎及猛火,
世閒之甚惡,
慧者所不畏。
-
그는 오직 가볍게 덤비는 마음이
사람을 나쁜 길에 들게 할까 두려울 뿐이었다.
그 조그마한 쾌락에 편안해 하면서
깊고 험한 곳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
029_0678_c_20L唯畏輕躁心,
將人入惡道,
以彼樂小恬,
不觀深險故。
-
미친 코끼리 날카로운 갈고리 없어지고
원숭이 나뭇가지 얻은 것처럼
가볍게 덤비는 마음 그와 같으니
슬기로운 사람은 거둬 잡아야 하네.
-
029_0678_c_21L狂象失利鉤,
猿猴得樹林,
輕躁心如是,
慧者當攝持。
-
마음을 놓아 제멋대로 하게 하면
끝내 적멸(寂滅)을 얻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마땅히 마음을 제어하여
편안하고 고요한 곳으로 빨리 가야 하느니라.
-
029_0678_c_23L放心令自在,
終不得寂滅,
是故當制心,
速之安靜處。
-
029_0679_a_01L
음식을 먹을 때는 분량을 알아
마땅히 약을 먹는 방법처럼 하고
그 음식을 먹음으로 말미암아
탐하거나 성내는 마음을 내지 말라.
음식은 굶주리고 목마름 풀기 위한 것
마치 헌 수레의 기름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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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8_c_24L飯食知節量,
當如服藥法,
勿因於飯食,
而生貪恚心,
飮食止飢渴,
如膏朽敗車。
-
비유하면 벌이 꽃에서 꿀을 딸 때에
그 빛깔과 향기는 다치지 않는 것처럼
비구는 걸식하러 다닐 때
저들의 믿는 마음 상하게 하지 말라.
-
029_0679_a_02L譬如蜂採花,
不壞其色香,
比丘行乞食,
勿傷彼信心。
-
혹 어떤 사람이 기쁘게 보시하더라도
마땅히 그 능력[堪]을 헤아려 보라.
소[牛]의 능력을 헤아리지 않으면
버거운 짐은 그를 해치게 하리.
-
029_0679_a_04L若人開心施,
當推彼所堪,
不籌量牛力,
重載令其傷。
-
아침ㆍ낮ㆍ저녁 세 때를 따라
차례로 바른 업 닦아야 하니.
초저녁과 새벽 그 두 때에는
잠에 집착하지 말며
한밤중에는 단정한 마음으로 누워
생각을 밝음에 매어 두어라.
-
029_0679_a_05L朝中晡三時,
次第修正業,
初後二夜分,
亦莫著睡眠,
中夜端心臥,
係念在明相。
-
밤이 다하도록 깊은 잠에 빠져
몸과 목숨 헛되게 보내지 말라.
시간이란 불은 언제나 이 몸을 태우나
어떻게 오래도록 잠만 자고 있으랴.
-
029_0679_a_07L勿終夜睡眠,
令身命空過,
時火常燒身,
云何長睡眠。
-
번뇌는 온갖 원수의 집으로서
빈틈을 타서 이내 나를 해치건만
마음은 잠에 빠져 어두우니
죽음이 이른들 누가 능히 깨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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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79_a_08L煩惱衆怨家,
乘虛而隨害,
心惛於睡寐,
死至孰能覺。
-
독사가 집에 숨어 있으면
좋은 주문(呪文)으로 벗어나게 하고
검은 살무사 그 마음에 있으면
밝은 깨달음의 좋은 주문으로 없애야 하겠거늘
아무 방법도 없이 오래도록 잠들면
이는 곧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니라.
-
029_0679_a_10L毒蛇藏於宅,
善呪能令出,
黑虺居其心,
明覺善呪除,
無術而長眠,
是則無慚人。
-
부끄러움은 장엄한 의복이 되고
부끄러움은 코끼리 제어하는 갈고리 되나니
부끄러움은 그 마음 안정되게 하지만
부끄러움 없으면 선근(善根)을 잃느니라.
-
029_0679_a_12L慚愧爲嚴服,
慚爲制象鉤,
慚愧令心定,
無慚喪善根。
-
부끄러워할 줄 알면 세간에서 어진 이라 일컫고
부끄러움 없으면 짐승과 같나니
혹 어떤 사람이 날카로운 칼로써
마디마디 그 몸을 해치더라도
성내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입으로는 나쁜 말을 더하지 말라.
-
029_0679_a_13L慚愧世稱賢,
無慚禽獸倫,
若人以利刀,
節節解其身,
不應懷恚恨,
口不加惡言,
惡念而惡言。
-
나쁘게 생각하고 나쁘게 말하면
자기만 해치고 남 해치지 못하나니
몸을 절제하여 고행을 닦을 때
인욕(忍辱)보다 더 나은 것 없느니라.
-
029_0679_a_15L自傷不害彼,
節身修苦行,
無過忍辱勝。
-
오직 인욕을 행하는 것만이
항복받기 어려운 견고한 힘이니
그러므로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 말고
남에게 나쁜 말로 대하지 말라.
-
029_0679_a_16L唯有行忍辱,
難伏堅固力,
是故勿懷恨,
惡言以加人。
-
성냄은 바른 법을 무너뜨리고
또한 단정한 몸을 무너뜨리며
훌륭한 명예를 잃어버리게 하고
성냄의 불길 제 마음을 태우느니라.
-
029_0679_a_18L瞋恚壞正法,
亦壞端正色,
喪失美名稱,
瞋火自燒心。
-
성냄은 공덕의 원수 되나니
덕을 사랑하거든 원한을 품지 말라.
속가에 있으면 번뇌가 많나니
성냄이 다 이상한 것 아니지만
-
029_0679_a_19L瞋爲功德怨,
愛德勿懷恨,
在家多諸惱,
瞋恚故非怪。
-
출가한 이로서 원한 품으면
그것은 곧 이치와 어긋남이네.
마치 그것은 찬물 속에 있으면서
왕성한 불이 있어 타는 것 같으니라.
-
029_0679_a_20L出家而懷瞋,
是則與理乖,
猶如冷水中,
而有盛火燃。
-
만일 교만한 마음이 생기거든
마땅히 제 손으로 정수리 만져 보라.
머리를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손에는 밥을 비는 발우를 들고
변두리에서 혼자 살아가면서
무엇 때문에 교만한 마음 내랴.
-
029_0679_a_22L憍慢心若生,
當自手摩頂,
剃髮服染衣,
手持乞食器,
邊生裁自活,
何爲生憍慢。
-
029_0679_b_01L
빛깔 옷 족속의 속인에게도
교만은 또한 허물이거늘
하물며 집을 나온 사람으로서
해탈의 도(道)를 뜻하여 구하면서
만일 교만한 마음을 낸다면
그것은 크게 옳지 못한 일이니라.
-
029_0679_a_24L俗人衣色族,
憍慢亦爲過,
何況出家人,
志求解脫道,
而生憍慢心,
此則大不可。
-
굽음[曲]과 곧은 성질 서로 어긋나
서리와 불꽃처럼 함께하지 못하는 법
출가하여 곧은 길 닦는 이에게
아첨과 굽음은 어울리지 않나니
아첨ㆍ거짓ㆍ허환(虛幻)ㆍ간사함도
오직 법만은 속이지 못하느니라.
-
029_0679_b_02L曲直性相違,
不俱猶霜炎,
出家脩直道,
諂曲非所應,
諂僞幻虛詐,
唯法不欺誑。
-
많이 구하면 곧 괴로움 되고
욕심 적으면 곧 안온하나니
안온을 위해서도 욕심 적어야 하거늘
하물며 참해탈을 구함에 있어서이랴.
-
029_0679_b_04L多求則爲苦,
少欲則安隱,
爲安應少欲,
況求眞解脫。
-
아끼는 이는 구하는 이 많음을 두려워하나니
그 재물 손해 볼까 걱정하기 때문이요
보시 좋아하는 이도 또한 두려워하나니
공양할 재물이 모자랄까 부끄러워서이네.
그러므로 마땅히 욕심을 적게 하여
저에게 보시함에 두려움 없게 하라.
-
029_0679_b_05L慳悋畏多求,
恐損其財寶,
好施者亦畏,
愧財不供足,
是故當小欲,
施彼無畏心。
-
이 욕심 적은 마음 말미암으면
곧 해탈의 도를 얻을 것이니
만일 해탈을 구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만족함을 익힐 줄 알아야 하네.
-
029_0679_b_07L由此少欲心,
則得解脫道,
若欲求解脫,
亦應習知足。
-
만족할 줄 알면 늘 기쁨이 있고
기뻐함이 바로 올바른 법이네.
살림살이는 비록 누추하지만
만족할 줄 알기 때문에 항상 편하네.
-
029_0679_b_08L知足常歡喜,
歡喜卽是法,
資生具雖陋,
知足故常安。
-
만족한 줄 모르는 사람
비록 하늘에 나는 즐거움 얻더라도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괴로움의 불길이 항상 그 마음을 태우네.
-
029_0679_b_10L不知足之人,
雖得生天樂,
以不知足故,
苦火常燒心。
-
부자이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면
그것 역시 가난한 이의 괴로움 되고
아무리 가난해도 만족한 줄 알면
그것은 곧 첫째가는 부자이니라.
-
029_0679_b_11L富而不知足,
是亦爲貧苦,
雖貧而知足,
是則第一富。
-
그 만족할 줄 모르는 이에게는
다섯 가지 욕심의 경계 더욱 넓어지리니
자꾸자꾸 구해도 싫어할 줄 몰라
긴긴밤 동안 달리며 고통스러워하고
허겁지겁 걱정 근심 마음에 있어
만족할 줄 아는 이에게 도리어 동정받네.
-
029_0679_b_12L其不知足者,
五欲境彌廣,
猶更求無厭,
長夜馳騁苦,
汲汲懷憂慮,
反爲知足哀。
-
많은 권속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 마음 언제나 편안할 것이요
편안하고 고요하기 때문에
사람과 하늘들이 모두 다 섬기리라.
-
029_0679_b_14L不多受眷屬,
其心常安隱,
安隱寂靜故,
人天悉奉事。
-
그러므로 마땅히 친하거나 소원한
두 가지 권속을 버려야 하나니
마치 넓은 늪의 외로운 나무에
뭇 새들 많이 모여 깃드는 것 같으리.
-
029_0679_b_16L是故當捨離,
親疏二眷屬,
如曠澤孤樹,
衆鳥多集棲。
-
많은 권속 기르는 것 또한 그러하여
오랜 세월 온갖 괴로움에 시달린다.
권속들 많으면 얽매임도 많아
마치 늙은 코끼리 진흙탕에 빠진 듯하리.
-
029_0679_b_17L多畜衆亦然,
長夜受衆苦,
多衆多纏累,
如老象溺泥。
-
사람이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면
어떤 이익이고 얻지 못할 것 없으리.
그러므로 마땅히 낮이든 밤이든 간에
부지런히 힘쓰고 게으르지 말라.
-
029_0679_b_18L若人勤精進,
無利而不獲,
是故當晝夜,
精勤不懈怠。
-
산골짜기 흐르는 실개울물도
늘 흐르기 때문에 돌을 뚫고
마찰하여 불 일으키는 일도 열심히 안하면
한낱 수고로울 뿐 얻지 못하리.
그러므로 마땅히 꾸준하게 정진하여
힘센 사내가 마찰하여 불 일으키듯 하라.
-
029_0679_b_20L山谷微流水,
常流故決石,
鑽火不精進,
徒勞而不獲,
是故當精進,
如壯夫鑽火。
-
착한 벗이 아무리 좋다 해도
바르게 생각함에는 미치지 못하나니
바른 생각이 마음에 있으면
온갖 악한 것 들어오지 않으리.
-
029_0679_b_22L善友雖爲良,
不及於正念,
正念存於心,
衆惡悉不入。
-
그러므로 언제나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그 몸을 생각하여야 하네.
몸에 대한 바른 생각 잃으면
일체의 착한 일 곧 잊어버리리.
-
029_0679_b_23L是故修行者,
常當念其身,
於身若失念,
一切善則忘。
-
029_0679_c_01L
비유하면 저 용맹스러운 장군
갑옷 입고 강한 적을 제어하듯
바른 생각은 겹 갑옷 되어
여섯 경계의 적을 제어하리라.
-
029_0679_c_01L譬如勇猛將,
被鉀御强歒,
正念爲重鎧,
能制六境賊。
-
바른 선정은 깨닫는 마음 단속해
세간의 나고 멸함 관찰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수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삼마제(三摩提)를 익혀야 하네.
삼매에서 이미 고요해지면
능히 일체 괴로움 멸해지리라.
-
029_0679_c_03L正定撿覺心,
觀世閒生滅,
是故修行者,
當習三摩提,
三昧已寂靜,
能滅一切苦。
-
지혜는 능히 밝게 비추어
거두어 받아들임 멀리 여의고
평등하게 관찰하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그것을 따라 바른 법에 나아가나니
그러므로 속인이든 출가한 이든 간에
마땅히 이 길을 따라가야 하리라.
-
029_0679_c_05L智慧能照明,
遠離於攝受,
等觀內思惟,
隨順趣正法,
在家及出家,
斯應由此路。
-
남ㆍ늙음ㆍ죽음의 큰 바다에서
지혜는 가벼운 배 되고
무명(無明)의 큰 어둠 속에서
지혜는 밝은 등불이 된다네.
-
029_0679_c_07L生老死大海,
智慧爲輕舟,
無明大闇冥,
智慧爲明燈。
-
모든 결박의 때[垢]와 질병에
지혜는 좋은 약 되고
번뇌의 가시 숲에서
지혜는 예리한 도끼가 되며
-
029_0679_c_08L諸纏結垢病,
智慧爲良藥,
煩惱棘刺林,
智慧爲利斧。
-
어리석은 애욕의 빠른 물결에서
지혜는 곧 다리[橋梁]가 되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부지런히 익혀서
들음ㆍ생각함ㆍ닦음의 지혜를 내야 하네.
-
029_0679_c_09L癡愛駃水流,
智慧爲橋梁,
是故當勤習,
聞思修生慧。
-
이 세 가지 지혜를 성취하면
비록 장님이라도 지혜의 눈 트이고
지혜 없으면 마음은 거짓되리니
이는 곧 출가한 이라 할 수 없다네.
-
029_0679_c_11L成就三種慧,
雖盲慧眼通,
無慧心虛僞,
是則非出家。
-
그러므로 마땅히 깨달아 알아야 하니
모든 거짓된 법 여의게 되면
미묘한 즐거움 곧 얻게 되니
그곳은 고요하고 안온한 곳이니라.
-
029_0679_c_12L是故當覺知,
離諸虛僞法,
逮得微妙樂,
寂靜安隱處。
-
방일(放逸)하지 않음을 따라야 하니
방일은 착함의 원수이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방일하지 않으면
제석천[帝釋天]의 처소에 태어날 수 있지만
-
029_0679_c_13L遵崇不放逸,
放逸爲善怨,
若人不放逸,
得生帝釋處。
-
마음을 놓아 방일하는 이
그는 곧 아수라(阿修羅) 세계에 떨어지리.
에게 위안을 주는 자비(慈悲)의 업을
호응하는 대로 나는 이미 마쳤으니
너희들도 마땅히 열심히 노력하여
스스로 그 업을 잘 닦으라.
-
029_0679_c_15L縱心放逸者,
則墮阿脩羅,
安慰慈悲業,
所應我已畢,
汝等當精勤,
善自修其業。
-
숲이나 비고 한가한 곳에서
고요한 마음 더하고 기르되
마땅히 스스로 부지런히 힘써
뒷날에 후회와 여한이 없게 하라.
-
029_0679_c_17L山林空閑處,
增長寂靜心,
當自勤勸勉,
勿令後悔恨。
-
마치 세상의 좋은 의사가
병세에 따라 맞는 약을 말해 주어도
병을 앓는 사람이 먹지 않으면
그것은 의사의 잘못 아닌 것처럼
-
029_0679_c_18L猶如世良醫,
應病說方藥,
抱病而不服,
是非良醫過。
-
내 이미 참된 이치 말하여
평평하고 고른 길 나타내 보였으나
그 말을 듣고도 받들어 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말한 이의 잘못이 아니니라.
-
029_0679_c_19L我已說眞實,
顯示平等路,
聞而不奉用,
此非說者咎。
-
네 가지 참된 진리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것 있으면
너희들은 이제 다 물어야 하리니
마음에 품은 의심 숨기지 말라.”
-
029_0679_c_21L於四眞諦義,
有所不了者,
汝今悉應問,
勿復隱所懷。
-
세존께서는 가엾이 여겨 말씀해 주셨건만
모인 대중들은 잠자코 있었다.
그때 저 아나율타(阿那律陀)는
모든 대중들 관찰해 보니
가진 의심 없어 잠자코 아무 말 없자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네.
-
029_0679_c_22L世尊哀愍教,
衆會默然住,
時阿那律陁,
觀察諸大衆,
默然無所疑,
合掌而白佛。
-
029_0680_a_01L
“달은 따뜻하고 햇빛은 차다거나
바람은 고요하고 땅의 성질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등
이와 같은 네 가지 의심이나 미혹은
이 세상에는 이미 없는 것처럼
-
029_0680_a_01L月溫日光冷,
風靜地性動,
如是四種惑,
世閒悉已無。
-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의 참된 이치는
진실하여 일찍이 어긋남 없나니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여서
대중들은 아무도 의심이 없습니다.
-
029_0680_a_02L苦集滅道諦,
眞實未曾違,
如世尊所說,
衆會悉無疑。
-
다만 세존께서 열반하심을
모두들 다 슬퍼하고 있을 뿐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것에 대해
궁극적인 것 아니라는 생각은 내지 않네.
-
029_0680_a_04L唯世尊涅槃,
一切悉悲感,
不於世尊說,
起不究竟想。
-
혹 처음으로 출가한 이로서
아직 마음 속 깊이 이해하지 못한 자라도
이제 그 간절하신 가르침 듣고
의심이나 미혹 이미 다 없어졌네.
-
029_0680_a_05L正使新出家,
情未深解者,
聞今慇懃教,
疑惑悉已除。
-
이미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
욕망도 없고 구하는 것도 없지만
이제 모두 슬퍼하고 애달파하는 것은
부처님의 멸도(滅度) 너무 빠름을 한탄함일세.”
-
029_0680_a_06L已度生死海,
無欲無所求,
今皆生悲戀,
歎佛滅何速。
-
부처님께서는 그 아나율이
갖가지로 근심하고 슬퍼하는 말 들으시자
다시 자애롭고 가엾은 마음으로
그를 위로하여 말씀하셨네.
-
029_0680_a_08L佛以阿那律,
種種憂悲說,
復以慈愍心,
安慰而告言。
-
“비록 몇 겁(劫) 동안 머문다 하더라도
마침내는 갈려 이별하리니
다른 몸이면서 서로 모인 것
언제나 함께할 수 없는 이치이니라.
-
029_0680_a_09L正使經劫住,
終歸當別離,
異體而和合,
理自不常俱。
-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함 이미 마쳤으니
부질없이 머물러 무엇할건가.
하늘이나 사람으로 제도해야 할 자는
이미 다 해탈을 얻었느니라.
-
029_0680_a_10L自他利已畢,
空住何所爲,
天人應度者,
悉已得解脫。
-
이제 너희들 모든 제자는
서로 전해 바른 법 이어가라.
모든 존재 반드시 없어짐을 알아
다시는 근심이나 슬픔을 내지 말라.
-
029_0680_a_12L汝等諸弟子,
展轉維正法,
知有必磨滅,
勿復生憂悲。
-
마땅히 스스로 방편에 힘써
이별 없는 곳으로 나아가야 하리.
나는 이미 지혜의 등불을 밝혀
세간의 어둠을 비추어 없앴네.
-
029_0680_a_13L當自勤方便,
到不別離處,
我已燃智燈,
照除世闇冥。
-
세상은 다 굳건하거나 단단하지 못하니
너희들은 마땅히 나를 따라 기뻐하라.
마치 어버이가 중한 병을 앓다가
병을 고쳐 괴로움을 벗어나듯
-
029_0680_a_14L世皆不牢固,
汝等當隨喜,
如親遭重病,
療治脫苦患。
-
나는 이미 괴로움의 그릇 버리고
나고 죽는 바다의 흐름 거슬러
온갖 괴로움과 근심 영원히 버렸으니
이 또한 나를 따라 기뻐해야 하리.
-
029_0680_a_16L已捨於苦器,
逆生死海流,
永離衆苦患,
是亦應隨喜。
-
너희들은 스스로 잘 보호하여
방일함을 내지 말라.
존재[有]하는 것은 반드시 멸하는 법
나는 이제 곧 열반에 들리라.
말은 이것으로 끊을 것이니
이것이 곧 최후의 가르침이다.”
-
029_0680_a_17L汝等善自護,
勿生於放逸,
有者悉歸滅,
我今入涅槃,
言語從是斷,
此則最後教。
-
부처님께서는 초선(初禪)의 삼매에 들어
차례로 아홉째 정수(正受)에 들고
거슬러 차례로 정수에 들었다가
돌아와 다시 초선에 드셨네.
-
029_0680_a_19L入初禪三昧,
次第九正受,
逆次第正受,
還入於初禪。
-
다시 그 초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드셨다가
선정에서 나온 마음 붙일 곳 없어
이내 열반에 드셨네.
-
029_0680_a_20L復從初禪起,
入於第四禪,
出定心無寄,
便入於涅槃。
-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자
온 땅은 두루 진동하였고
공중에선 비처럼 불을 내려
섶나무도 없이 스스로 타올랐네.
-
029_0680_a_22L以佛涅槃故,
大地普震動,
空中普雨火,
無薪而自焰。
-
그 불은 다시 땅에서도 일어나
8방(方)이 모두 타고
심지어는 모든 하늘 궁전까지
불타는 것도 또한 그러하였네.
-
029_0680_a_23L又復從地起,
八方俱熾燃,
乃至諸天宮,
熾燃亦如是。
-
029_0680_b_01L
우레와 번개는 천지를 뒤흔들고
벼락은 산천을 진동했는데
마치 하늘의 아수라들이
북을 치며 싸우는 소리 같았다네.
-
029_0680_b_01L雷霆動天地,
霹靂震山川,
猶天阿修羅,
擊鼓戰鬪聲。
-
미친 바람은 사방에서 일어나고
산은 무너져 재와 먼지 퍼부었네.
해와 달은 그 광채가 없어지고
맑게 흐르던 물 모두 끓어올랐네.
-
029_0680_b_03L狂風四激起,
山崩雨灰塵,
日月無光暉,
淸流悉沸涌。
-
견고림(堅固林)은 모두 말라 시들고
꽃이나 잎은 때 아닌데 떨어지며
날던 용은 검은 구름을 타고
다섯 머리 떨군 채 눈물 흘렸네.
사천왕(四天王)과 그 권속들
슬픔 머금고 공양을 베풀었다네.
-
029_0680_b_04L堅固林萎悴,
華葉非時零,
飛龍乘黑雲,
垂五首淚流,
四王及眷屬,
含悲興供養。
-
그때 정거천(淨居天)이 하늘에서 내려와
허공에 멈추어 늘어서 모시고
덧없이 변함을 관찰하면서
근심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으며
세상이 천사[天師:부처님]와 멀어짐을 한탄하여
‘눈[眼]의 멸함이 어찌 이리 빠른가’라고 하였네.
-
029_0680_b_06L淨居天來下,
虛空中列侍,
觀察無常變,
無憂亦無喜,
歎世違天師,
眼滅一何速。
-
팔부신장과 모든 하늘신[天神]들은
허공 중에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꽃을 흩뿌려 공양하면서
서러움에 잠겨 기뻐하지 않았으나
오직 마왕(魔王)만은 기뻐해
음악을 연주하면서 스스로 좋아했다네.
-
029_0680_b_08L八部諸天神,
遍滿虛空中,
散華以供養,
慼慼心不歡,
唯有魔王喜,
奏樂以自娛。
-
염부제(閻浮提)는 빛을 잃어
마치 산이 무너져 내리며
큰 코끼리의 흰 상아가 부러지고
큰 소의 두 뿔이 꺾이며
-
029_0680_b_10L閻浮提失榮,
猶山頹巓崩,
大象素牙折,
牛王雙角摧。
-
허공의 해와 달이 없어지고
연꽃이 찬이슬 맞은 듯했네.
여래께서 이제 반열반에 드시자
이 세간의 처량함도 또한 그러하였네.
-
029_0680_b_11L虛空無日月,
蓮花遭嚴霜,
如來般涅槃,
世閒悴亦然。
-
27. 탄열반품(歎涅槃品)
-
029_0680_b_13L佛所行讚歎涅槃品第二十七
-
그때 어떤 천자가
천백 개의 흰 고니궁전[白鵠宮]을 타고
하늘 위 허공에서
부처님 반열반하심을 보고
널리 모든 하늘신을 위하여
무상게(無常偈)를 노래하였네.
-
029_0680_b_14L時有一天子,
乘千白鵠宮,
於上虛空中,
觀佛般涅槃,
普爲諸天衆,
廣說無常偈。
-
“일체의 성질은 무상한 것이어서
속히 생기고 속히 멸하네.
태어남은 곧 괴로움을 동반하니니
오직 적멸(寂滅)만이 즐거움이라네.
-
029_0680_b_16L一切性無常,
速生而速滅,
生則與苦俱,
唯寂滅爲樂。
-
행업(行業)의 섶나무 더미를
지혜의 불로 태워 없앴고
명예의 연기 하늘을 찌를 때
때맞추어 비내려 그것을 멸하였는데
마치 겁화(劫火) 일어나도
수재(水災)가 소멸시키는 것 같다네.”
-
029_0680_b_18L行業薪積聚,
智慧火熾燃,
名稱煙衝天,
時雨雨令滅,
猶如劫火起,
水災之所滅。
-
그때 다시 범선천(梵仙天) 있어
마치 제일가는 진리의 선인(仙人)처럼
하늘의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받으면서도
그 하늘 과보에 물들지 않았네.
-
029_0680_b_20L復有梵仙天,
猶第一義仙,
處天勝妙樂,
而不染天報。
-
그는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네.
“삼세(三世)의 법을 관찰해 보면
끝내 무너지지 않는 것 없구나.
-
029_0680_b_21L歎如來寂滅,
心定而口言,
觀察三世法,
始終無不壞。
-
제일가는 묘한 진리 밝게 통달해
세상에는 그분과 짝할 이 없고
지혜로 알고 또 보던 사람
두루 이 세간을 구호하던 이
-
029_0680_b_22L第一義通達,
世閒無比士,
慧知見之士,
救護世閒者。
-
029_0680_c_01L
모두 다 덧없어 무너졌으니
어느 누군들 영원히 존재할 수 있으랴.
슬프다, 이 온 세상 중생들
모두 삿된 길에 떨어졌구나.”
-
029_0680_c_01L悉爲無常壞,
何人得長存,
哀哉擧世閒,
群生墮邪徑。
-
그 때의 아나율타(阿那律陀)는
세상에 있어서는 불률타(不律陀) 요
이미 멸하여서도 불률타이며
나고 죽음에는 니율타(尼律陀)였던 그가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였네.
-
029_0680_c_02L時阿那律陁,
於世不律陁,
已滅不律陁,
生死尼律陁,
歎如來寂滅。
-
“중생들 모두 장님이 되었구나.
모든 행(行)의 무더기는 덧없는 것이어서
마치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금방 생겨났다가도 어느새 멸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 유지하려 하지 않네.
-
029_0680_c_04L群生悉盲冥,
諸行聚無常,
猶若輕雲浮,
速起而速滅,
慧者不保持。
-
무상(無常)이란 금강저(金剛杵)가
모니산왕(牟尼山王)을 부수었으니
더러워라, 세상은 가볍고 성급하여
파괴되고 견고하지 않구나.
무상이란 사나운 사자는
용상(龍像)의 큰 선인 해쳤네.
-
029_0680_c_05L無常金剛杵,
壞牟尼山王,
鄙哉世輕躁,
破壞不堅固,
無常暴師子,
害龍象大仙。
-
저 여래의 금강 깃대도
오히려 무상함에 부서지는데
하물며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들
어찌 두려운 마음 내지 않으리.
-
029_0680_c_07L如來金剛幢,
猶爲非常壞,
何況未離欲,
而不生怖畏。
-
여섯 가지 종자에 하나의 싹
한 방울의 물을 받음으로써
네 가지 인도하는 깊은 뿌리와
두 큰 박[觚]과 다섯 가지 과일로서
-
029_0680_c_09L六種子一芽,
一水之所雨,
四引之深根,
二觚五種菓。
-
삼제(三際)에 걸쳐 동일한 몸인
모든 번뇌의 큰 나무를
모니(牟尼) 대상(大象)은 그것을 뽑아냈건만
그런 그도 무상함은 면치 못했네.
-
029_0680_c_10L三際同一體,
煩惱之大樹,
牟尼大象拔,
而不免無常。
-
그것은 마치 저 식기조(飾棄鳥)가
물을 즐겨 독사까지 삼켰다가
갑자기 큰 가뭄을 만나
물을 잃고 그 몸도 잃은 것 같네.
-
029_0680_c_11L猶如飾棄鳥,
樂水吞毒蛇,
忽遇天大旱,
失水而身亡。
-
저 뛰어난 말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싸움 마치면 기죽어 돌아오고
불은 나무를 의지해 타다가
나무 다 타면 절로 꺼지는 것처럼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을 마치고 열반으로 돌아가셨네.
-
029_0680_c_13L駿馬勇於戰,
戰畢純熟還,
猶火緣薪熾,
薪盡則自滅,
如來亦如是,
事畢歸涅槃。
-
비유하면 마치 밝은 달빛이
널리 세상을 위해 어둠 없애는데
중생들 모두 그 빛을 받다가
달이 다시 수미산에 숨은 것처럼
-
029_0680_c_15L猶如明月光,
普爲世除冥,
衆生悉蒙照,
而復隱須彌。
-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의 광명 어둠을 비추어
중생을 위해 어둠 없애주시다가
열반산에 숨어 버렸네.
-
029_0680_c_16L如來亦如是,
慧光照幽冥,
爲衆生除冥,
而隱涅槃山。
-
큰 이름과 훌륭한 광명
이 세간을 두루 비추고
일체 어둠을 멸해 없애되
멈추지 않음이 빠른 물결과 같았네.
-
029_0680_c_17L名稱勝光明,
普照於世閒,
滅除一切冥,
不停若迅流。
-
잘 조련된 일곱 마리 준마가
군사와 천자를 따라 놀 때
마치 저 빛나는 일천자(日天子)가
암자산(崦嵫山)으로 드는 것 같네.
-
029_0680_c_19L善御七駿馬,
軍衆羽從遊,
光光日天子,
猶入於崦嵫。
-
또 해와 달에는 다섯 가지 장애 있어
중생이 그 광명 잃는 것 같나니
불 받들어 하늘에 제사지내 마치면
오직 검은 연기만 남아 있듯
여래께서 이미 빛을 감추자
세상이 빛을 잃음 또한 그러하였네.
-
029_0680_c_20L日月五障翳,
衆生失光明,
奉火祠天畢,
唯有燋黑煙,
如來已潛輝,
世失榮亦然。
-
인간적 은혜와 애정의 희망을 끊고
중생의 소망에 두루 응하시다
중생의 소망 이미 가득 채우고
일이 끝나자 희망을 끊어버렸네.
-
029_0680_c_22L絕恩愛希望,
普應衆生望,
衆生望已滿,
事畢絕希望。
-
029_0681_a_01L
번뇌 몸의 결박을 떠나
진실한 그 도를 얻자
군중들의 시끄럽고 어지러움 떠나
고요한 곳으로 들어가셨네.
신통으로 허공에 올라 노니셨지만
괴로움의 그릇이기에 버리셨다네.
-
029_0680_c_23L離煩惱身縛,
而得眞實道,
離群聚憒亂,
入於寂靜處,
神通騰虛遊,
苦器故棄捨。
-
어리석음의 밤 중첩된 어둠은
지혜의 광명으로 비추어 없애고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는
지혜 물로 씻어서 깨끗하게 하셨네.
-
029_0681_a_02L癡冥之重闇,
智慧光照除,
煩惱之埃塵,
智水洗令淨。
-
다시는 빈번히 돌아옴 없는
영원히 고요한 곳으로 가셨나니
일체의 나고 죽음을 멸해
모두가 다 높이고 공경했네.
-
029_0681_a_04L不復數數還,
永之寂靜處,
滅一切生死,
一切悉宗敬。
-
일체로 하여금 법을 즐기게 하고
은혜로써 일체를 가득 채우며
일체를 두루 편안하게 하셨고
일체의 덕 널리 흘러 퍼졌네.
-
029_0681_a_05L令一切樂法,
以惠充一切,
悉安慰一切,
一切德普流。
-
그 이름은 일체에 두루하고
겹겹이 비추던 광명 오늘날 그쳤으니
그와 덕을 다투던 자들도
슬퍼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생겼네.
-
029_0681_a_06L名聞遍一切,
重照迄於今,
諸有競德者,
於彼哀愍心。
-
네 가지 이익도 기뻐하지 않고
네 가지 손해도 슬퍼하지 않았나니
모든 정(情)을 잘 거두어 잡아
모든 감관[根] 밝게 통했네.
-
029_0681_a_08L四利不爲欣,
四衰不以慼,
善攝於諸情,
諸根悉明徹。
-
맑은 마음으로 평등하게 관(觀)하여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않고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으니
남이 얻지 못한 것 얻었다네.
-
029_0681_a_09L澄心平等觀,
六境不染著,
所得未曾得,
得人所不得。
-
모든 번뇌 벗어나는 물로써
허기짐과 목마름을 한껏 풀어주셨고
남이 주지 못한 것을 주셨지만
또한 그 과보 바라지 않으셨네.
-
029_0681_a_10L以諸出要水,
虛渴令飽滿,
施人所不施,
亦不望其報。
-
지극히 고요하고 묘한 상(相) 가진 몸은
일체 중생의 생각을 알고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으며
그 힘은 모든 원수 이겼으며
일체의 병에 좋은 약 되었건만
무상함에 무너져 버렸네.
-
029_0681_a_12L寂靜妙相身,
悉知一切念,
好惡不傾動,
力勝一切怨,
一切病良藥,
而爲無常壞。
-
저 일체 중생 무리들
좋아하는 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그가 구하는 바에 두루 응하여
그 소원을 모두 채워 주셨네.
-
029_0681_a_14L一切衆生類,
樂法各異端,
普應其所求,
悉滿其所願。
-
거룩한 지혜의 큰 시주(施主)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이
마치 세간의 사나운 불길이
섶나무 다하면 더 이상 타지 않듯 하네.
-
029_0681_a_15L聖慧大施主,
一往不復還,
猶若世猛火,
薪盡不復燃。
-
여덟 가지 법에도 물들지 않고
다루기 어려운 다섯 가지를 항복받아
3으로써 3을 보고
3을 떠나 3을 이루며
-
029_0681_a_16L八法所不染,
降五難調群,
以三而見三,
離三而成三。
-
1을 간직하여 1을 얻었고
7을 뛰어넘어 길이 잠드셨으니
최후의 경지인 적멸(寂滅)의 도(道)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떠받드는 바이네.
-
029_0681_a_18L藏一以得一,
超七而長眠,
究竟寂滅道,
賢聖之所宗。
-
이미 번뇌의 장애를 끊고
받들던 사람들 다 제도하셨으며
굶주리고 목마른 가난한 이에게는
감로(甘露)를 마시게 하셨네.
-
029_0681_a_19L已斷煩惱障,
宗奉者已度,
飢虛渴乏者,
飮之以甘露。
-
욕됨을 참는 겹 갑옷 입고
모든 성냄을 항복받아
훌륭한 법과 미묘한 이치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셨네.
-
029_0681_a_20L被忍辱重鎧,
降伏諸恚怒,
勝法微妙義,
以悅於衆心。
-
세상에 착함을 닦는 이에게는
거룩한 종자를 심게 하고
바른 것 익히건 바르지 않음을 익히건
차별 없이 거두어 버리지 않으셨네.
-
029_0681_a_22L修世界善者,
植以聖種子,
習正不正者,
等攝而不捨。
-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실 때에
온 세상 기쁨을 받았나니
일찍이 법을 좋아하는 인(因)을 심었기에
이들은 모두 해탈을 얻었다네.
-
029_0681_a_23L轉無上法輪,
普世歡喜受,
宿殖樂法因,
斯皆得解脫。
-
029_0681_b_01L
인간 세상에 노니시면서
아직 제도하지 못한 이 제도하고
진실을 보지 못한 사람들
모두 진실을 보게 하셨다네.
-
029_0681_b_01L遊行於人閒,
度諸未度者,
未見眞實者,
悉令見眞實。
-
외도(外道)를 배우는 모든 이에게는
심오한 법으로써 가르쳐 주시고
나고 죽음의 무상함을 말씀하시고
주인도 즐거운 존재도 없음을 설하셨다네.
-
029_0681_b_03L諸習外道者,
授之以深法,
說生死無常,
無主無有樂。
-
큰 이름의 깃대를 세워
마군(魔軍)의 무리들을 쳐부수었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기쁨과 슬픔 없이
생(生)을 업신여기고 적멸(寂滅)을 찬탄하셨네.
-
029_0681_b_04L建大名稱幢,
破壞衆魔軍,
進卻無欣慼,
薄生歎寂滅。
-
건너지 못한 이 건너게 하고
벗어나지 못한 이 벗어나게 하였으며
고요하지 못한 이 고요하게 하고
깨닫지 못한 이 깨닫게 하셨네.
-
029_0681_b_05L未度者令度,
未脫者令脫,
未寂者令寂,
未覺者令覺。
-
모니(牟尼)께서는 적정(寂靜)한 도로써
중생을 거두어 주셨으나
중생은 거룩한 도를 어겨
모든 바르지 못한 업 익힌다.
마치 큰 겁(劫)이 다한 것처럼
법을 가진 어른은 길이 잠이 드셨네.
-
029_0681_b_07L牟尼寂靜道,
以攝於衆生,
衆生違聖道,
習諸不正業,
猶若大劫盡,
持法者長眠。
-
두터운 구름은 벼락을 울려
수풀을 꺾고 감로를 내릴 때
젊은 코끼리들 가시 숲을 꺾었고
마음 수양하는 이들을 이익되게 하였네.
-
029_0681_b_09L密雲震霹靂,
摧林雨甘澤,
少象摧棘林,
識養能利人。
-
그러나 구름은 흩어지고 코끼리는 늙었나니
이는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한 견해 부수고 한 견해 이루고
세상에서 건질 건 이미 건졌네.
-
029_0681_b_10L雲離象老悴,
斯皆無所堪,
破見能成見,
於世度而度。
-
모든 삿된 주장 무너뜨려
자재로운 도(道)를 이미 얻으시고서
이제 크게 고요함에 한 번 드시니
세간을 구호해 줄 사람 없구나.
-
029_0681_b_11L已壞諸邪論,
而得自在道,
今入於大寂,
世閒無救護。
-
마왕(魔王)의 그 많은 군사들
무기를 휘둘러 천지를 흔들면서
모니란 높은 분을 해치려 하였으나
끄덕도 못하게 하였거늘
어떻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무상이란 악마에게 넘어졌는가.
-
029_0681_b_13L魔王大軍衆,
奮武震天地,
欲害牟尼尊,
不能令傾動,
如何忽一朝,
非常魔所壞。
-
하늘 사람은 널리 구름처럼 모여들어
허공을 가득 메우고
다함 없는 나고 죽음 두려워해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였네.
-
029_0681_b_15L天人普雲集,
充滿虛空中,
畏無窮生死,
心生大憂怖。
-
이 세간의 멀고 가까움 없이
천안(天眼)으로 모두 비추어
그 업보(業報)를 자세히 살펴보기
거울 속의 모양을 보시듯 했고
또 천이(天耳)는 가장 밝게 트여
어떤 먼 곳의 소리도 못 듣는 것 없으셨네.
-
029_0681_b_16L世閒無遠近,
天眼悉照見,
業報諦明了,
如觀鏡中像,
天耳勝聰達,
無遠而不聞。
-
허공에 올라 모든 하늘신을 교화하고
인간 세계에 노니시며 사람을 교화하실 때
몸을 나누었다가 몸을 합하고
물을 건너도 젖지 않으셨네.
-
029_0681_b_18L昇虛教諸天,
遊步化人境,
分身而合體,
涉水而不濡。
-
과거의 생(生)을 모두 기억해
몇 겁(劫)이 지나도 잊지 않았고
모든 감관[根]을 경계에 놀려
많은 사람의 각기 다른 생각을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지혜로써
일체 모두에 대해 다 아셨네.
-
029_0681_b_19L憶念過去生,
彌劫而不忘,
諸根遊境界,
彼彼各異念,
知他心通智,
一切皆悉知。
-
신통의 깨끗하고 묘한 지혜는
평등하게 일체를 관찰했고
일체의 누(漏)를 두루 다하여
그 모든 일을 이미 마치셨거늘
그 지혜는 유여계(有餘界)를 버려 두고
지혜는 쉬어 길이 잠드셨구나.
-
029_0681_b_21L神通淨妙智,
平等觀一切,
悉盡一切漏,
一切事已畢,
智捨有餘界,
息智而長眠。
-
029_0681_c_01L
중생의 굳세고 강한 마음도
그를 보면 부드럽고 연하게 되며
근기가 둔한 모든 중생들
그를 보면 지혜가 밝아지고 날카로워지네.
-
029_0681_b_23L衆生剛强心,
見則得柔軟,
鈍根諸衆生,
見則慧明利。
-
한량없는 나쁜 업의 허물도
그를 보면 제각기 통하는 길 얻었으니
하루아침에 갑자기 길이 잠드심이여
그 누가 다시 그런 덕 나타내리.
-
029_0681_c_02L無量惡業過,
見各得通塗,
一旦忽長眠,
誰復顯斯德。
-
이 세간은 구호할 사람이 없어
희망이 끊어지고 숨길이 막혔으니
그 누가 맑고 시원한 물을
그들에게 뿌려 다시 살아나게 하리라.
-
029_0681_c_03L世閒無救護,
望斷氣息絕,
誰以淸涼水,
灑之令蘇息。
-
할 일은 스스로 일해 마치고
대비(大悲)한 마음 이미 영원히 쉬었으니
이 세간 어리석음의 그물
누가 장차 그것을 다시 찢으며
나고 죽음의 빠른 흐름을 향해
누가 장차 말하여 그것을 돌리리.
-
029_0681_c_04L所作自事畢,
大悲已長息,
世閒愚癡網,
誰當爲壞裂,
向生死迅流,
誰當說令反。
-
중생의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에
누가 있어 고요한 도(道)를 말하며
누가 있어 안온한 곳을 보이고
누가 있어 진실한 이치를 나타내며
중생들은 큰 고통 받고 있는데
누가 자비스런 아비되어 구제하리.
-
029_0681_c_06L群生癡惑心,
誰說寂靜道,
誰示安隱處,
誰顯眞實義,
衆生受大苦,
誰爲慈父救。
-
비유하면 많이 외우는 이 도리어 뜻을 잊고
말[馬]은 주인이 바뀌어 위엄 잃으며
임금이 나라 잃고 망한 것처럼
세상에 부처님 없음도 또한 그러하구나.
-
029_0681_c_08L猶多訟志忘,
馬易土失威,
王者亡失國,
世無佛亦然。
-
많이 알아도 말솜씨 없고
의사(醫師)가 되어도 지혜 없으며
임금이 광영의 모습을 잃은 듯
부처 멸하자 세상은 빛을 잃었네.
-
029_0681_c_10L多聞無辭辯,
爲醫而無慧,
人王失光相,
佛滅俗失榮。
-
좋은 말[馬]은 훌륭한 말 조련사 잃고
배를 탔는데 뱃사공 잃었으며
삼군(三軍)은 훌륭한 장군을 잃고
장사꾼은 그 길잡이 잃었다네.
-
029_0681_c_11L良駟失善御,
乘舟失舩師,
三軍失英將,
商人失其導。
-
병든 이는 좋은 의사를 잃고
성왕(聖王)은 일곱 가지 보배를 잃었으며
뭇 별은 밝은 달 잃고
목숨을 아끼는 이는 목숨 잃은 것처럼
세간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 멸하자 큰 밝음을 잃었네.”
-
029_0681_c_12L疾病失良醫,
聖王失七寶,
衆星失明月,
愛壽而失命,
世閒亦如是,
佛滅失大明。
-
이와 같이 저 아라한은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였으나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기 위해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되풀이해 말하고
부처님 덕 찬탄하고 세상 고통 늘어놓았네.
-
029_0681_c_14L如是阿羅漢,
所作皆已畢,
諸漏悉已盡,
知恩報恩故,
纏緜悲戀說,
歎德陳世苦。
-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한 이는
슬피 울면서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고
모든 번뇌[漏]가 다한 사람은
오직 나고 죽는 괴로움을 한탄하였네.
-
029_0681_c_16L諸未離欲者,
悲泣不自勝,
其諸漏盡者,
唯歎生滅苦。
-
그때 저 모든 역사(力士) 대중들
부처님 이미 열반하셨단 말 듣고
어지러운 소리로 슬피 통곡할 때
마치 고니떼가 소리개 만난 것 같았네.
-
029_0681_c_18L時諸力士衆,
聞佛已涅槃,
亂聲慟悲泣,
如群鵠遇鷹。
-
모두 몰려 와서 사라쌍수로 갔는데
여래께서 영원히 잠드시어
다시 깨어날 기색 없는 것 보고
가슴을 치며 하늘에 울부짖음이
마치 사자(師子)가 송아지를 잡을 때
뭇 소들 어지럽게 울부짖는 것 같았네.
-
029_0681_c_19L悉來詣雙樹,
睹如來長眠,
無復覺悟容,
椎胸而呼天,
猶師子搏犢,
群牛亂呼聲。
-
그 중에 한 역사 있었는데
마음으로 이미 바른 법 즐겼나니
거룩한 법왕(法王) 이미 대열반에
드신 모습 분명히 보고 말하였네.
-
029_0681_c_21L中有一力士,
心已樂正法,
諦觀聖法王,
已入於大寂。
-
“중생들 모두 잠들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깨우쳐 일어나게 하시더니
이제 도리어 대열반에 들어
결국엔 영원히 잠드셨네.
-
029_0681_c_22L言衆生悉眠,
佛開發令覺,
今入於大寂,
畢竟而長眠。
-
029_0682_a_01L
중생들 위해 법의 깃대 세웠다가
이제 하루아침에 무너졌구나.
여래는 지혜의 태양으로서
큰 깨달음으로 밝게 비추셨으니
-
029_0682_a_01L爲衆建法幢,
而今一旦崩,
如來智慧日,
大覺爲照明。
-
정진(精進)은 뜨거운 불꽃이 되고
지혜는 일천 광명 빛내어
그 모든 어둠을 멸하였건만
어찌 다시 영원히 어둡게 되었는가.
-
029_0682_a_02L精進爲炎熱,
智慧耀千光,
滅除一切闇,
如何復長冥。
-
한 분의 지혜로 삼세(三世)를 비추어
두루 중생의 눈이 되었건만
이제 갑자기 눈이 멀어
온 세상 나아갈 길 알지 못하네.
-
029_0682_a_03L一慧照三世,
普爲衆生眼,
而今忽然盲,
擧世莫知路。
-
나고 죽음은 큰 강물이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큰 물 흐르는데
법의 다리 하루아침에 끊어졌으니
중생들은 영원히 빠져 헤매리라.”
-
029_0682_a_05L生死大河流,
貪恚癡巨浪,
法橋一旦崩,
衆生長沒溺。
-
그때 그 모든 역사들
슬피 울어 부르짖으며
혹은 소리 없이 남몰래 탄식하고
혹은 몸을 던져 땅에 뒹굴며
혹은 잠자코 깊은 생각에 들고
혹은 번민하여 길게 신음하였네.
-
029_0682_a_06L彼諸力士衆,
或悲泣號咷,
或密感無聲,
或投身躄地,
或寂默禪思,
或煩冤長吟。
-
금ㆍ은 보배로 꾸민 상여에
향과 꽃 장식하여 장엄 갖추어
여래의 몸을 편안히 모시고
보배 장막으로 그 위를 덮었네.
-
029_0682_a_08L辦金銀寶輿,
香花具莊嚴,
安置如來身,
寶帳覆其上。
-
당(幢)과 번(幡)과 꽃 일산 갖추고
갖가지 풍류잡이와
모든 역사(力士)의 사내와 아낙들
앞뒤로 따르며 공양에 힘썼네.
-
029_0682_a_09L具幢幡花蓋,
種種諸伎樂,
諸力士男女,
導從修供養。
-
모든 하늘은 향기로운 꽃 뿌리고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하니
사람과 하늘 하나같이 슬퍼하고 탄식하며
소리를 합해 다 같이 서러워했네.
-
029_0682_a_11L諸天散香花,
空中鼓天樂,
人天一悲嘆,
聲合而同哀。
-
성 안으로 들어가 마주친 사내와 여자
어른과 아이들의 공양 받아 마치고
용상문(龍象門)을 나와
희련(凞連)강을 건너서
과거의 모든 부처 멸도하셨던
지제(支提)11)에 이르렀네.
-
029_0682_a_12L入城見士女,
長幼供養畢,
出於龍象門,
度熙連河表,
到諸過去佛,
滅度支提所。
-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과
또 갖가지 이름 있는 향나무를
부처님의 몸 위에 올려놓고
또 갖가지 향유(香油)를 붓고
그 밑에다 불을 지폈는데
세 번을 지폈으나 타지 않았다네.
-
029_0682_a_14L積牛頭栴檀,
及諸名香木,
置佛身於上,
灌以衆香油,
以火燒其下,
三燒而不燃。
-
그때 저 대가섭(大迦葉)이
먼저 왕사성(王舍城)에 머물다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 듣고
그 권속을 데리고 거기서 올 때
-
029_0682_a_16L時彼大迦葉,
先住王舍城,
知佛欲涅槃,
眷屬從彼來。
-
깨끗한 마음으로 묘한 서원(誓願)을 세워
세존의 몸 뵙기 원하였나니
그 간절한 소원 있었기 때문에
불은 자꾸 꺼지고 붙지 않았다네.
-
029_0682_a_17L淨心發妙願,
願見世尊身,
以彼誠願故,
火滅而不燃。
-
가섭과 그 권속 이르러
슬피 탄식하면서 존안을 우러르고
두 발에 공경하여 예배하자
그제서야 비로소 불이 붙었네.
-
029_0682_a_19L迦葉眷屬至,
悲歎俱瞻顏,
敬禮於雙足,
然後火乃燃。
-
마음에 번뇌 불 끊어졌으니
바깥 불은 그것을 태우지 못하고
한낱 바깥 가죽과 살을 태우더라도
금강(金剛) 같은 참된 유골은 남아 있었네.
-
029_0682_a_20L內絕煩惱火,
外火不能燒,
雖燒外皮肉,
金剛眞骨存。
-
향유가 이미 다 타고 난 뒤에
금병에 그 유골을 주워 담았는데
법계(法界)가 다하지 않는 것처럼
유골이 다하지 않음 또한 그러하였네.
-
029_0682_a_21L香油悉燒盡,
盛骨以金甁,
如法界不盡,
骨不盡亦然。
-
금강과 같은 지혜의 열매는
수미산처럼 움직이기 어려워
저 힘센 금시조(金翅鳥)도
능히 움직여 옮기지 못했는데.
-
029_0682_a_23L金剛智慧果,
難動如須彌,
大力金翅鳥,
所不能傾移。
-
029_0682_b_01L
이젠 보배 병 속에 담겨져
세상을 따라 흘러 퍼지게 되었으니
이상하여라, 세간의 힘이여
적멸(寂滅)의 법을 능히 굴릴 적엔
-
029_0682_b_01L而處於寶甁,
應世而流遷,
奇哉世閒力,
能轉寂滅法。
-
그 덕의 칭송 널리 흘러 퍼져
시방(十方)에 두루 가득 찼었건만
세상 이치를 따라 영원히 적멸하시자
오직 유골만 남아 있구나.
-
029_0682_b_02L德稱廣流布,
周滿於十方,
隨世長寂滅,
唯有餘骨存。
-
큰 광명이 천하를 비추어
중생들 모두 그 광명 입었건만
하루아침에 빛을 감추고
그 유골만 병 속에 담겼구나.
-
029_0682_b_04L大光耀天下,
群生悉蒙照,
一旦而潛暉,
遺骨於甁中。
-
금강 같은 예리한 지혜는
번뇌의 괴로운 산을 부수어
온갖 괴로움이 그 몸에 쌓였어도
금강과 같은 뜻은 능히 편안케 하시어
-
029_0682_b_05L金剛利智慧,
壞煩惱苦山,
衆苦集其身,
金剛志能安。
-
큰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들
모두 그 고통 멸하게 하시더니
그러한 금강 같으신 몸도
이제는 불에 타고 말았구나.
-
029_0682_b_06L受大苦衆生,
悉令得除滅,
如是金剛體,
今爲火所焚。
-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용맹하고 건장하기 세상에 짝할 이 없어
원수들이 주는 고통 꺾어 항복받아서
괴로운 이 구제해 귀의하게 하였고
-
029_0682_b_08L彼諸力士衆,
勇健世無雙,
摧伏怨家苦,
能救苦歸依。
-
친한 사람 고난을 겪을 때에도
뜻이 굳세 근심이 없었는데
이제 여래의 멸도하심 보고는
모두 근심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렸다네.
-
029_0682_b_09L親愛遭苦難,
志强能無憂,
今見如來滅,
悉懷憂悲泣。
-
건장한 몸에 기운은 왕성하고
그 교만은 천운[天步]을 업신여길 정도거늘
이제 근심과 괴로움 그 마음 핍박하여
성으로 들어갔을 때 마치 빈 못 같았네.
-
029_0682_b_10L壯身氣强盛,
憍慢虛天步,
憂苦迫其心,
入城猶曠澤。
-
사리(舍利)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갈 때
거리마다 사람들 모두 공양하였고
높은 누각에 그것을 모셔 두자
하늘 사람들 모두 받들어 섬겼다네.
-
029_0682_b_12L持舍利入城,
巷路普供養,
置於高樓閣,
天人悉奉事。
-
28. 분사리품(分舍利品)
-
029_0682_b_13L佛所行讚分舍利品第二十八
-
그 모든 역사 무리들
사리(舍利)를 받들어 섬길 때
훌륭하고 묘한 향과 꽃으로
위없는 공양을 일으켰네.
-
029_0682_b_14L彼諸力士衆,
奉事於舍利,
以勝妙香花,
興無上供養。
-
그때 일곱 나라 모든 왕들은
부처님 이미 멸도하셨단 말 듣고
역사들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부처님의 사리를 청하여 구하였네.
-
029_0682_b_16L時七國諸王,
承佛已滅度,
遣使詣力士,
請求佛舍利。
-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여래의 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또한 자기들의 용맹을 믿고
이에 교만한 마음 일으켰다.
차라리 그 목숨 버릴지언정
부처님의 사리는 내놓지 않으리.
-
029_0682_b_17L彼諸力士衆,
敬重如來身,
兼恃其勇健,
而起憍慢心,
寧捨自身命,
不捨佛舍利。
-
그 사자들 빈손으로 돌아가자
일곱 나라의 왕들은 크게 분노하여
구름과 비처럼 군사 일으켜
구이성(鳩夷城)으로 몰려왔었네.
-
029_0682_b_19L彼使悉空還,
七王大忿恨,
興軍如雲雨,
來詣鳩夷城。
-
성 밖에 나갔던 백성들
모두 놀라고 두려워 돌아와서는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여러 나라 군사들 몰렸왔는데
코끼리ㆍ말ㆍ수레와 또 보병(步兵)들
구이성을 에워쌌네.
-
029_0682_b_20L人民出城者,
悉皆驚怖還,
告諸力士衆,
諸國軍馬來,
象馬車步衆,
圍遶鳩夷城。
-
성 밖의 모든 동산 수풀과
샘물ㆍ못ㆍ꽃ㆍ열매ㆍ과일나무를
군사들이 모두 짓밟아 버려
빛나던 경관 다 못쓰게 되었소.”
-
029_0682_b_22L城外諸園林,
泉池花果樹,
軍衆悉踐蹈,
榮觀悉摧碎。
-
029_0682_c_01L
역사들 성에 올라 바라볼 때
모든 생업(生業) 터전 다 부서졌다네.
이에 전쟁 도구 든든하게 갖추어
바깥 적(敵)들과 맞섰을 때
쇠뇌[弩]와 화살, 돌을 날리는 수레
나는 횃불들이 모두 쏟아져 왔네.
-
029_0682_c_01L力士登城觀,
生業悉破壞,
嚴備戰鬪具,
以擬於外歒,
弓弩挽石車,
飛炬獨發來。
-
일곱 나라의 왕들은 그 성을 에워쌌는데
군사들은 모두 잘 훈련되어 날쌨으며
위용[羽儀]은 왕성하게 빛나고 밝아
마치 일곱 개의 빛이 빛나는 것 같으며
-
029_0682_c_03L七王圍遶城,
軍衆各精銳,
羽儀盛明顯,
猶如七耀光。
-
종과 북소리는 우레와 같고
군사들의 기세 구름과 안개 같았다.
역사들은 이에 크게 성내어
성문을 열고 적군들에게 명령했다네.
-
029_0682_c_04L鍾鼓如雷霆,
勇氣盛雲霧,
力士大奮怒,
開門而命歒。
-
그러나 나이 많은 모든 남자와 여자로서
마음으로 부처님 법 믿는 사람은
놀라고 두려워해 정성으로 소원하였다.
‘저를 항복받아도 해치지는 말았으면’
그리고 친함을 따라 서로 권하여
싸움하지 말기를 바랐네.
-
029_0682_c_05L長宿諸士女,
心信佛法者,
驚怖發誠願,
伏彼而不害,
隨親相勸諌,
不欲令鬪戰。
-
용사들은 겹 갑옷 입고
창을 휘두르며 긴칼을 번쩍이고
종과 북소리 어지럽게 울리면서
무기는 들었으나 아직 접전하지 않았네.
-
029_0682_c_07L勇士被重鉀,
揮戈舞長劍,
鍾鼓而亂鳴,
執仗鋒未交。
-
그때 어느 한 범지가 있었는데
그 이름 독루나(獨樓那)라 하였네.
많이 알고 지략(智略)이 뛰어났지만
겸허하여 많은 이의 존경을 받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바른 법 즐겼나니
그가 모든 왕들에게 아뢰었네.
-
029_0682_c_09L有一婆羅門,
名曰獨樓那,
多聞智略勝,
謙虛衆所宗,
慈心樂正法,
告彼諸王言。
-
“저 성(城)의 형세를 보니
한 사람으로도 당해낼 수 있겠거늘
하물며 여러 사람 마음과 힘을 합쳐
저를 능히 항복받지 못하겠는가.
설령 저들을 무찔러 멸한다 한들
거기에 무슨 덕스런 이름 있으리.
-
029_0682_c_11L觀彼城形勢,
一人亦足當,
況復齊心力,
而不能伏彼,
正使相摧滅,
復有何德稱。
-
날카로운 무기가 서로 맞붙고 나면
그 형세 둘 다 완전할 수 없으리니
이쪽 곤하게 하고 저쪽도 해쳐
둘 다 상함만 있을 뿐이네.
-
029_0682_c_13L利鋒刃旣交,
勢無有兩全,
困此而害彼,
二俱有所傷。
-
싸움이란 그때그때 변화가 많아
그 형세 헤아리기 어렵나니
혹은 강함이 약함을 이길 수 있고
혹은 약함이 강함을 이길 수 있네.
힘센 사람이라 하여 독사 업신여기면
어찌 그 몸 다치지 않을 수 있으랴.
-
029_0682_c_14L鬪戰多機變,
形勢難測量,
或有强勝弱,
或弱而勝强,
健夫輕毒蛇,
豈不傷其身。
-
어떤 사람은 성질이 부드럽고 약하여
뭇 여자들의 칭찬을 받다가도
전쟁터에 다다라 전사(戰士)가 되면
마치 불이 기름을 얻은 것 같나니
-
029_0682_c_16L有人性柔弱,
群女子所獎,
臨陣成戰士,
如火得膏油。
-
이른바 저들은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싸움에서 약한 적을 깔보지 말라.
몸의 힘이란 족히 믿을 것 못되니
법의 힘 강한 것만 못하네.
-
029_0682_c_17L鬪莫輕弱歒,
謂彼無所堪,
身力不足恃,
不如法力强。
-
옛날에 훌륭한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 가란타마(迦蘭陀摩)라 하였나니
그는 단정히 앉아 자애로운 마음 내어
능히 큰 원수의 적 항복받았네.
-
029_0682_c_19L古昔有勝王,
名迦蘭陁摩,
端坐起慈心,
能伏大怨歒。
-
온 천하[四天下]의 왕으로서 아무리
명성이 있고 재물이 많더라도
마침내 허무(虛無)로 돌아가리니
소가 한껏 물 마시고 돌아가는 것 같네.
-
029_0682_c_20L雖王四天下,
名稱財利豐,
終歸亦皆盡,
如牛飮飽歸。
-
마땅히 법과 의리(義理)로써 하고
마땅히 온화한 방편으로써 해야 하리니
싸움으로 이기면 원한을 늘리지만
온화함으로 이기면 뒷 근심 없다네.
-
029_0682_c_21L應以法以義,
應以和方便,
戰勝增其怨,
和勝後無患。
-
이제 피를 마시는 원수 맺는 것
이 일은 애당초 옳지 못하네.
만일 부처님께 공양하려 하거든
마땅히 부처님의 인욕(忍辱) 따라야 하리.”
-
029_0682_c_23L今結飮血讎,
此事甚不可,
爲欲供養佛,
應隨佛忍辱。
-
029_0683_a_01L
이와 같이 저 바라문
결정하여 그 정성된 마음 토하였나니
옳은 이치와 온화한 진리를 가지고
그 말에 조금도 두려움 없었네.
-
029_0683_a_01L如是婆羅門,
決定吐誠實,
方宜義和理,
而作無畏說。
-
그때에 그 모든 왕들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 때를 잘 맞추어
지혜로운 이치로 이익되게 하였다네.
-
029_0683_a_02L爾時彼諸王,
告婆羅門言,
汝今善應時,
黠慧義饒益。
-
친밀하고 지극하며 정성된 말은
법에 순응하고 이치에 맞는 강변이었네.
그러나 잠깐 우리의 말 들으라.
무릇 왕자(王者)의 법이란
-
029_0683_a_04L親密至誠言,
順法依强理,
且聽我所說,
爲王者之法。
-
혹은 다섯 탐욕으로 말미암아 다투고
미워하고 원망하여 힘센 이와 다투며
혹은 그 즐거운 유희거리로 말미암아
성급히 전쟁을 치르기도 하나니
하물며 우리들은 지금 법을 위함이거늘
전쟁이 뭐 그리 새삼스럽겠는가.
-
029_0683_a_05L或因五欲諍,
嫌恨競强力,
或因其嬉戲,
不急致戰爭,
吾等今爲法,
戰爭復何怪。
-
교만하고 또 이치에 어긋나더라도
세상 사람은 오히려 복종하나니
하물며 사람을 교화하여 겸손케 한
교만을 여의신 부처님이겠는가.
-
029_0683_a_07L憍慢而違義,
世人尚伏從,
況佛離憍慢,
化人令謙下。
-
그런데도 우리들은 능히
몸을 죽여서도 공양할 수 없구나.
옛날의 여러 국왕들로서
필슬아난다(弼瑟阿難陀)는
-
029_0683_a_08L我等而不能,
亡身而供養,
昔諸大地主,
弼瑟阿難陁。
-
한 단정한 여자를 위해
전쟁하여 서로 죽이고 멸했거늘
하물며 이제 맑고 깨끗한
탐욕을 떠난 스승 공양함이겠는가.
-
029_0683_a_10L爲一端正女,
戰爭相摧滅,
況今爲供養,
淸淨離欲師。
-
몸을 사랑하고 목숨을 아낀다면
힘으로 다투어 구하지 않아야 하리.
옛날 왕 교라바(驕羅婆)가
반나바(般那婆)와 싸울 때
-
029_0683_a_11L愛身而惜命,
不以力爭求,
先王驕羅婆,
與般那婆戰。
-
계속하여 서로를 쳐부순 것은
바로 이익을 탐했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탐욕 없는 스승을 위해
다시금 살기를 탐할 것인가.
-
029_0683_a_12L展轉更相破,
正爲貪利故,
況爲無貪師,
而復貪其生。
-
저 라마(羅摩) 선인의 아들이
천비왕(千臂王)을 미워하고 원한 품어
나라를 파괴하고 백성을 죽인 것은
바로 성이 났기 때문이거늘
하물며 성냄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
029_0683_a_14L羅摩仙人子,
瞋恨千臂王,
破國殺人民,
正爲瞋恚故,
況爲無恚師,
而惜於身命。
-
라마 태자는 사타(私陀) 여인 위해
모든 귀신의 나라를 몰살시켰거늘
하물며 섭수(攝受)할 수 없는 스승을 위해
그 목숨을 죽이지 않을 것인가.
-
029_0683_a_16L羅摩爲私陁,
殺害諸鬼國,
況無攝受師,
不爲其沒命。
-
아리(阿利)와 바구(婆俱)
두 귀신 언제나 원수 맺어
정녕 어리석음 때문에
중생을 널리 해쳤거늘
하물며 지혜로운 스승을 위해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
029_0683_a_17L阿利及婆俱,
二鬼常結怨,
正爲愚癡故,
廣害於衆生,
況爲智慧師,
而復惜身命。
-
이와 같은 그 많은 무리들
아무런 의미 없이 스스로를 망하게 하였네.
하물며 이제 천상과 인간의 스승
두루 이 세상의 공경 받아야 하겠거늘
몸을 헤아리고 목숨을 아껴
힘써 공양하기 바라지 않으랴.
-
029_0683_a_19L如是比衆多,
無義而自喪,
況今天人師,
普世所恭敬,
計身而惜命,
不勤求供養。
-
그대가 만일 이 싸움 그치게 하려거든
우리를 위해 저 성에 들어가
그들이 깨닫도록 권하여
우리들의 소원 이루게 하라.
-
029_0683_a_21L汝若欲止爭,
爲吾等入城,
勸彼令開解,
使我願得滿。
-
그대의 법다운 말로 인해
우리 마음 조금은 가라앉았네.
비유하면 마치 사나운 독사가
주문의 힘 때문에 조금 조용해진 것 같네.”
-
029_0683_a_22L以汝法言故,
令我心小息,
猶如盛毒蛇,
呪力故蹔止。
-
029_0683_b_01L
그때 그 바라문은
여러 왕들의 분부 받고서
성으로 들어가 역사들에게 나아가
인사한 뒤에 정성껏 말하였네.
-
029_0683_b_01L爾時婆羅門,
受彼諸王教,
入城詣力士,
問訊以告誠。
-
“저 바깥의 여러 왕들은
손에는 날카로운 무기를 잡고
몸에는 겹으로 된 갑옷을 입고
잘 훈련된 날쌘 군사 햇빛처럼 번쩍이며
사자(師子) 같은 용기로 떨쳐 일어나
모두 이 성을 쳐부수려 한다네.
-
029_0683_b_03L外諸人中王,
手執利器仗,
身被於重鉀,
精銳耀日光,
奮師子勇氣,
咸欲滅此城。
-
그러나 그것은 법을 위함인데
법 아닌 행동 일어날까 두려워하네.
그러므로 나를 여기 보냈으니
내 여기 온 뜻을 말하려 하네.
-
029_0683_b_05L然其爲法故,
猶畏非法行,
是故遣我來,
旨欲有所白。
-
‘나는 토지를 위해서도 아니요
또한 재물을 구해서도 아니며
교만한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요
또한 원망하는 마음 품지도 않았네.
-
029_0683_b_06L我不爲土地,
亦不求錢財,
不以憍慢心,
亦無懷恨心。
-
다만 큰 선인을 공경하기 때문에
나는 이제 이 곳으로 찾아왔나니
그대들은 마땅히 내 뜻을 알라.
무엇하러 괴롭게 서로 버티랴.
-
029_0683_b_07L恭敬大仙故,
而來至於此,
汝當知我意,
何爲苦相違。
-
높은 이 받들기는 피차 같으니
곧 법으로서는 형제가 되리.
이제 세존께서 남기신 영(靈)을
한마음으로 다 함께 공양하자.
-
029_0683_b_09L尊奉彼我同,
則爲法兄弟,
世尊之遺靈,
一心共供養。
-
재물을 아끼고 아까워하는 것
그것은 곧 큰 잘못 아니지만
법을 아끼는 잘못 가장 심하니
온 세상의 업신여김 받으리라.
-
029_0683_b_10L慳惜於錢財,
此則非大過,
法慳過最甚,
普世之所薄。
-
결정코 이 뜻이 통하지 않으면
마땅히 손님 대접하는 법을 닦으라.
찰제리(刹帝利)의 법도 없거든
문을 닫고 스스로 버텨 보라.’
-
029_0683_b_11L決定不通者,
當修待賓法,
無有剎利法,
閉門而自防。
-
저들은 모두 이와 같이
이 길(吉)하고 흉한 법 알렸나니
나도 이제 내 가진 생각을
또한 성의껏 진실되게 말하리라.
-
029_0683_b_13L彼等悉如是,
告此吉凶法,
我今私所懷,
亦告其誠實。
-
피차에 서로 거스르는 행동하지 말라고
이치에 맞게 서로 화합해야 하네.
세존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언제나 인욕(忍辱)으로 가르치셨으니
그 거룩한 가르침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공양이라 말하겠는가.
-
029_0683_b_14L莫彼此相違,
理應共和合,
世尊在於世,
常以忍辱教,
不順於聖教,
云何名供養。
-
세상 사람은 다섯 가지 탐욕 때문에
재물과 밭과 집을 다투지만
만일 바른 법을 위하는 이라면
마땅히 성인의 이치를 따라야 하리.
-
029_0683_b_16L世人以五欲,
財利田宅諍,
若爲正法者,
應隨順聖理。
-
법을 위하여 원수 맺는 것
그것은 곧 이치에 어긋나나니
부처님의 고요함과 자비로움은
언제나 일체를 편안하게 하시려 했거늘
대비(大悲)하신 분 공양한다 하면서
도리어 큰 해(害)를 일으키겠는가.
-
029_0683_b_17L爲法而結怨,
此則理相違,
佛寂靜慈悲,
常欲安一切,
供養於大悲,
而興於大害。
-
마땅히 사리(舍利)를 고루 나누어
두루 공양할 수 있게 한다면
법에 순응하여 좋은 이름 퍼지고
정의에 통하고 바른 이치 피어나리.
-
029_0683_b_19L應等分舍利,
普令得供養,
順法名稱流,
義通理則宣。
-
혹 그들의 행동 법답지 않더라도
마땅히 법으로써 그것을 대[和]하면
그것은 곧 법 즐기는 것 되어
법을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리라.
-
029_0683_b_21L若彼非法行,
當以法和之,
是則爲樂法,
令法得久住。
-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시 가운데
법 보시가 가장 훌륭하다 하셨으니
사람들은 재물 보시 행하지만
법 보시 행하기란 어려운 것이네.”
-
029_0683_b_22L佛說一切施,
法施爲最勝,
人斯行財施,
行法施者難。
-
029_0683_c_01L
역사들은 바라문의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부끄러워 서로 바라보면서
저 범지에게 대답하였네.
“그대가 온 뜻에 깊이 감동하였네.
-
029_0683_b_23L力士聞彼說,
內愧互相視,
報彼梵志言,
深感汝來意。
-
좋은 우정(友情)은 법다운 말을 따르고
이치에 맞는 아름답고 반듯한 말이었네.
범지(梵志)가 행했던 일들은
스스로의 공덕을 그대로 따랐네.
-
029_0683_c_02L親善順法言,
和理雅正說,
梵志之所應,
隨順自功德。
-
저들과 우리의 사이를 잘 화해시키고
우리에게 중요한 길 보여주었으니
마치 길을 헤매는 말[馬]을 제어해
바른 길로 돌아가게 한 것과 같다네.
-
029_0683_c_03L善和於彼此,
示我以要道,
如制迷塗馬,
還得於正路。
-
이제 우리 마땅히 적합한 이치를 따라
그대가 말한 대로 할 것이니
정성스런 말을 돌아보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회한이 생기리라.”
-
029_0683_c_04L今當用和理,
從汝之所說,
誠言而不顧,
後必生悔恨。
-
그들은 곧 부처님의 사리병을 열어
여덟 몫으로 고루 나누어
그 한 몫은 자신들이 공양하고
범지에게는 일곱 몫을 주었다네.
-
029_0683_c_06L卽開佛舍利,
等分爲八分,
自供養一分,
七分付梵志。
-
일곱 나라 왕들은 사리를 얻자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아
자기들 나라로 가지고 돌아가
탑(塔)을 세우고 공양을 더하였네.
-
029_0683_c_07L七王得舍利,
歡喜而頂受,
持歸還自國,
起塔加供養。
-
그 범지는 다시 역사를 찾아가
사리를 나누던 병을 얻었고
또 그 일곱 왕에게서
여덟째 몫을 나누어 받아
가지고 돌아가 지제(支提)를 세우고
그것을 금병탑(金甁塔)이라 이름했네.
-
029_0683_c_08L梵志求力士,
得分舍利甁,
又從彼七王,
求分第八分,
持歸起支提,
號名金甁塔。
-
또 구이나갈(俱夷那竭) 사람들은
다비하고 남은 재를 거두어 모아
하나의 지제를 세우고
회탄탑(灰炭塔)이라 이름했네.
-
029_0683_c_10L俱夷那竭人,
聚集餘灰炭,
而起一支提,
名曰灰炭塔。
-
여덟 왕이 여덟 탑을 세운 데다가
금병탑과 회탄탑 등
이리하여 염부제(閻浮提)에는
비로소 열 개의 탑이 세워졌네.
-
029_0683_c_12L八王起八塔,
金甁及灰炭,
如是閻浮提,
始起於十塔。
-
온 나라의 모든 남자와 여자
모두 보배로 만든 꽃일산 가지고
탑을 따라 공양했나니
그 장엄은 마치 금산(金山) 같았고
갖가지 모든 풍류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길이 찬탄하였다네.
-
029_0683_c_13L擧國諸士女,
悉持寶花蓋,
隨塔而供養,
莊嚴若金山,
種種諸伎樂,
晝夜長讚嘆。
-
그때에 5백 나한(羅漢)들
큰 스승의 그늘을 영원히 잃고
의지할 데 없음을 두려워하여
모두 기사굴산(耆闍崛山)으로 돌아갔네.
-
029_0683_c_15L時五百羅漢,
永失大師蔭,
恇然無所恃,
還耆闍崛山。
-
그들은 제석(帝釋) 바위에 모여
온갖 경장(經藏)을 결집(結集)할 때
그들은 모두 함께
장로(長老) 아난다를 추대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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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3_c_16L集彼帝釋巖,
結集諸經藏,
一切皆共推,
長老阿難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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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 늘 말씀하셨던
크고 작은 내용을 그대는 모두 들었으니
비제혜(鞞提醯) 모니(牟尼)는
이 대중들 위해 마땅히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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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3_c_18L如來前後說,
巨細汝悉聞,
鞞提醯牟尼,
當爲大衆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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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은 대중 앞에서
사자좌(師子座)에 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하려고
‘이렇게 나는 들었노라’고 말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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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3_c_19L阿難大衆中,
昇於師子座,
如佛說而說,
稱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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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었노라’는 이 소리에 감격하여
앉아있던 대중들 모두 눈물 흘렸다.
그 법(法)도 같고 그 때[時]도 같으며
그곳[處]도 같고 그 사람[人]도 같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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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3_c_20L合坐悉涕流,
感此我聞聲,
如法如其時,
如處如其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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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설명을 따라 붓으로 받아 써서
마침내 경장(經藏)을 완성하였고
부지런한 방편으로 닦고 배워서
모두 다 열반을 얻게 되었나니
현재에 얻고 미래에도 얻을
저 열반 또한 그러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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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3_c_22L隨說而筆受,
究竟成經藏,
勤方便修學,
悉已得涅槃,
今得及當得,
涅槃亦復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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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01L
무우왕(無憂王:아쇼카왕)이 세상에 나와
강한 자에겐 능히 근심을 하게 하고
약한 이에게는 근심을 없애주었나니
마치 무우화(無憂花) 나무 같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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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01L無憂王出世,
强者能令憂,
劣者爲除憂,
如無憂花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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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
마음은 언제나 근심하는 일 없고
바른 법을 깊이 믿었나니
그러므로 무우왕이라 이름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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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02L王於閻浮提,
心常無所憂,
深信於正法,
故號無憂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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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작왕(孔雀王)의 후손으로서
바른 성품을 받아 태어났나니
능히 온 천하를 두루 건지고
아울러 모든 탑묘(塔廟) 일으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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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03L孔雀之苗裔,
稟正性而生,
普濟於天下,
兼起諸塔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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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강무우(强無憂)라 이름하였으나
지금은 법무우(法無憂)라 이름하니
그는 저 일곱 왕이 만든 탑 열고
거기서 사리를 모셔 내어
그것을 나누어 펴 하루아침에
8만 4천 개의 탑을 세웠기 때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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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05L本字强無憂,
今名法無憂,
開彼七王塔,
以取於舍利,
分布一旦起,
八萬四千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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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오직 여덟 번째 탑만은
저 마라(摩羅) 마을에 있었는데
귀신과 용들이 지켜 보호하기에
왕이 모셔 내려 했으나 얻을 수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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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07L唯有第八塔,
在於摩羅村,
神龍所守護,
王取不能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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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사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부처님께서 남기신 유골 거기 있기에
귀신과 용들이 공양하는 줄 알고
믿고 공양하는 마음 더욱 더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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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09L雖不得舍利,
知佛有遺骼,
神龍所供養,
增其信敬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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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비록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지만
첫 거룩한 과위(果位)를 증득하게 되어
능히 온 천하 백성들로 하여금
여래의 탑을 공양하게 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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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10L雖王領國土,
逮得初聖果,
能令普天下,
供養如來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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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모두 해탈 얻었고, 얻을 것이며, 얻게 하나니
여래가 현세에 나신 곳이나
그 열반하신 곳 그리고 그 사리를
공경하고 또 공양하는 사람은
그 복이 똑같아 차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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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11L去來今現在,
悉皆得解脫,
如來現在世,
涅槃及舍利,
恭敬供養者,
其福等無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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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지혜와 보다 왕성한 마음으로
여래의 그 덕을 깊이 살펴
도(道)를 생각하고 공양을 일으키면
그 복 또한 함께 훌륭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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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13L明慧增上心,
深察如來德,
懷道興供飬,
其福亦俱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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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훌륭하고 높은 법 얻었기에
마땅히 일체 공양을 받을 만하고
이미 죽지 않는 곳에 이르셨으니
그것을 믿는 이도 또한 따라 편안하리라.
그러므로 모든 하늘과 사람
마땅히 다 늘 공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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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15L佛得尊勝法,
應受一切供,
已到不死處,
信者亦隨安,
是故諸天人,
悉應常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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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가는 큰 대자비(大慈悲)로
제일가는 이치를 통달하시어
일체 중생을 건지셨으니
그 누가 듣고 감격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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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17L第一大慈悲,
通達第一義,
度一切衆生,
孰聞而不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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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
세상 괴로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으나
죽음의 괴로움은 고통 중에도 큰 것이라
저 모든 하늘도 두려워하는 바이네.
그는 두 가지 고통 영원히 여의었으니
어떻게 그를 공양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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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19L生老病死苦,
世閒苦無過,
死苦苦之大,
諸天之所畏,
永離二種苦,
云何不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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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세상 즐거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나니
삶을 늘려 괴로움 커지면
세상의 괴로움은 비길 데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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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21L不受後有樂,
世閒樂無上,
增生苦之大,
世間苦無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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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삶의 괴로움 여의셨고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얻으시어
세상을 위해 널리 나타내 보였으니
모든 모니(牟尼) 가운데 높은 이시네.
어떻게 찬탄하여 공양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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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a_22L佛得離生苦,
不受後有樂,
爲世廣顯示,
如何不供養。
讚諸牟尼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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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b_01L
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일을
스스로 보아 알고 있는 것 드러내지 않고
또한 명예와 이익 구하지 않으며
다만 부처님 경전을 따라 말함으로써
모든 세상을 구제하려 함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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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684_b_01L始終之所行,
不自顯知見,
亦不求名利,
隨順佛經說,
以濟諸世間。
佛所行讚卷第五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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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범어로는 caitya라고 함. 묘(廟)ㆍ영탑(靈塔)의 의미. 불교가 흥기하기 이전에는 신령이 머문다고 믿어졌던 커다란 신령스런 나무를 의미했음. 종종 탑(塔:stūpa)과 혼용되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