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0765_a_01L출요경 제2권
029_0765_a_01L出曜經卷第二

요진 양주 사문 축불념 한역
029_0765_a_02L 姚秦涼州沙門竺佛念譯

1. 무상품 ②
029_0765_a_03L無常品之二

세차게 흐르는 저 강물이
한번 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사람의 목숨도 그러하니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029_0765_a_04L如河駛流
往而不返
人命如是
逝者不還

그 비구는 이 게송을 듣자마자 마음속으로 부끄러워 하였다. 그는 곧 모든 만물은 다 죽음으로 돌아가고, 덧없고 변하여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며, 사랑하는 이와는 이별하고 미워하는 이와는 만나게 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나도 없고 남도 없고 목숨도 없다. 마음과 뜻이 바르고 한가지이 열반의 문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 죽음의 강물에 빠지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것이니, 묘한 방편을 구하여서 저 세차게 흐르는 강물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때에 그 비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서 아무런 잡념이 없게 되었다. 그는 바로 부처님 앞에서 생과 사의 재난을 벗어나 아라한이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찬탄하면서, “훌륭하도다. 복(福)된 과보여, 원(願)을 이루었도다”라고 하였다.
그때에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중생들은 그 비구가 도의 과(果)를 증득했다는 말을 듣고, 모두 욕심이 없는 청정한 행을 닦으려는 마음을 내어서 수다원(須陀洹)의 과(果)를 얻었다.
029_0765_a_06L是時彼比丘聞此語已內自慚愧知一切萬物皆當歸死無常變易不可久居恩愛別離怨憎會苦思惟無我無人無命心意專正趣泥洹門水所漂蓋不足言死河所溺永劫不當求方便去離駛流爾時比丘聞佛切教心開意解淡然無想卽於佛前離生死難成阿羅漢三自稱善哉福報所願者得爾時坐上無數衆聞此比丘成道果證皆發無欲淸淨之行皆得須陁洹果

1
공덕의 과보는
오랜 뒤에야 얻게 되니
마치 지팡이로 물을 치면
물이 퍼져 나갔다가 합해지는 것과 같다.
029_0765_a_17L所造功勞
永世乃獲
如杖擊水
離則還合
029_0765_b_01L
옛날 부처님께서는 비야리성(毘耶離城)1)의 감리원(甘梨園)에 계셨다.
그때에 많은 비구들은 그 나라를 둘러보았다. 나라는 부유하고 백성들은 많았으며, 사는 땅은 평평하고 곡식은 풍족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천박하고 제멋대로여서 법을 따르지 않고 상하가 서로 교만하여서 제각기 옳다고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기셔서 갖가지 방편으로써 그들을 법미(法味)의 경지로 이끌고자 하셨다.
곧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개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쓰면 저절로 이해한다. 비유하면, 이 세계 안에 물이 가득 차서 동서남북으로 빈틈이 없는데, 어떤 눈먼 자라가 이루 셀 수 없는 수천 겁 동안 그 물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하자. 그리고 세로와 너비가 한 주(肘)쯤 되고 구멍이 단 하나 있는 널빤지가 바람에 실려 떠다닌다고 하자. 그런데 그 눈먼 자라가 백 년 만에 한 번씩 머리를 들고 동쪽을 바라본다고 할 때 널빤지가 바람에 실려서 남쪽에 가 있다고 하면 어떻겠느냐? 비구들이여, 눈먼 자라가 과연 널빤지 구멍에 머리를 내밀 수 있겠는가?”
029_0765_a_19L昔佛在毘耶離城甘梨園中爾時衆多比丘觀見土界國豐民盛所居平穀食豐賤縱情恣意不隨法禁上下相慢各謂眞正爾時世尊愍彼愚以種種方便導引法味卽集大衆告諸比丘夫爲智者以譬喩自解如地界水滿其中東西南北地無空缺處有一瞎鼈無數千劫不可稱計生長於水有一薄板縱廣一肘唯有一孔爲風所吹然彼瞎鼈經歷百歲一擧東看風吹板在南方云何比丘彼瞎鼈者爲値孔不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또 백 년이 지나 그 자라가 남쪽을 바라본다고 할 때 널빤지가 바람에 실려 서쪽에 있다면 어떻겠느냐? 비구들이여, 그 눈먼 자라가 널빤지 구멍에 머리를 내밀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사방과 4유(維)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면 어떻겠느냐? 비구들이여, 그 눈먼 자라가 과연 널빤지 구멍에 머리를 내밀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리고 비구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 눈먼 자라가 마침내는 구멍에 머리를 내밀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일은 매우 어려워서 우연한 기회가 있을 뿐이다. 축생의 몸은 받기도 어렵지만 그 축생에서 사람이 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렵다.
또 사람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때마침 수명이 짧은 때를 만나니, 옛 사람의 한량없는 수명과는 다르다.
029_0765_b_09L對曰不也世尊復經百歲復得南看風吹板復在西云何比丘彼瞎鼈者爲値孔不不也世尊如是四方隅角亦復如云何比丘彼瞎鼈者會當値孔不對曰不也世尊時諸比丘白世尊此瞎鼈身會當與孔相値不耶尊告曰此事極難時乃有相値期耳受畜生身復難於此畜生求人復甚難於此如是比丘人身難得雖得爲人値命促短不類古人壽命無量
비바시(毘婆尸) 부처님2)이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으로서 세상에 나오시고, 그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는 사람의 수명이 7만 세였다. 다시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니, 그 명호(名號)가 식기(式棄) 여래3)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明行成)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었으며, 그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는 사람의 수명이 6만 세였다.
029_0765_b_19L毘婆尸世尊出現於世如來至眞等正覺自佛去世人壽七萬歲復有佛出曰式棄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彼佛去世後人壽六萬歲
029_0765_c_01L그때에 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니, 그 명호가 비사부(毘舍浮) 여래4)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 세존이었으며, 그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는 사람의 수명이 5만 세였다.
그때에 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니, 그 명호가 가구류(迦鳩留) 여래5)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10호(號)의 뜻을 지녔고, 그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는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였다.
그때에 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니, 그 명호가 가나가모니(迦那迦牟尼) 여래6)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10호의 뜻을 지녔고, 그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는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였다.
그때에 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니, 그 명호가 가섭(迦葉) 여래7)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10호의 뜻을 지녔고, 그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는 사람의 수명이 백 세였다.
029_0765_c_01L爾時有佛名曰毘舍浮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出現於彼佛去世後人壽五萬歲爾時有名曰迦鳩留如來至眞等正覺號句義出現於世彼佛去世後人壽四萬歲爾時有佛名曰迦那迦牟尼如來至眞等正覺十號句義彼佛去世後人壽二萬歲有佛出世名曰迦葉如來至眞等正覺十號句義彼佛去世後人壽百歲
지금 내가 세상에 나왔으니, 그 명호가 석가문(釋迦文) 여래8)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10호의 뜻을 지녔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한정된 수명인 백 세보다 더 사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지만 수명이 백 세인 사람은 가끔 있다. 그러므로 ‘공덕의 과보는 오랜 뒤에야 얻게 되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공덕을 쌓았으므로 수명이 한량없었고 온갖 행을 두루 갖추었으며 또 질병이나 흉한 역병(疫病)이나 나쁜 기운이 없었다.
사람의 수명이 8만 4천 세 때에는 세 가지 병이 있었으니, 첫째는 욕심이요, 둘째는 기갈(飢渴)이며, 셋째는 노쇠하여 늙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지금 세상은 5탁(濁)으로 들끓고, 사람의 수명은 극히 짧아져서 4백 네 가지의 질병이 사람의 몸을 얽매고 있다.”
마성(馬聲) 존자가 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65_c_12L我今出世名釋迦文如來至眞等正覺十號句義比丘當知極壽百歲出者無幾壽百歲者時時乃有是故說曰所造功勞永世乃獲古人積德壽命無量衆行備具亦無疾病凶疫惡氣人壽八萬四千歲時有三疾患一曰所欲二曰飢渴三曰衰老如今比丘五濁鼎沸世人壽極短四百四病纏裹人體尊者馬聲亦作是說

온갖 근심이 모여 이 몸을 이루었으니
늙음과 죽음이 항상 나를 엿보고
독 묻은 칼과 타오르는 불길이 핍박하며
만 가지 근심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029_0765_c_21L諸患集爲體
爲老死所伺
毒劍熾火逼
萬患守營衛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65_c_23L是故說曰
029_0766_a_01L
공덕의 과보는
오랜 뒤에야 얻게 되니
마치 지팡이로 물을 치면
물이 퍼져 나갔다가 합해지는 것과 같다.
029_0766_a_01L所造功勞
永世了獲
以杖擊水
離則還合

“비구들이여, 사람의 목숨은 가냘파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데 누가 그것을 탐하고 부러워하여 이 생(生)을 받기를 원하겠는가? 다만 무지한 범부들만이 3유(有)에 나기를 원한다.”
그때에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청정하고 물러서지 않는 행(行)의 마음을 내었다.
029_0766_a_02L如今比丘人命危脆不可久保誰當貪慕願受此生唯有凡夫無知之人願生三有時諸人民聞佛所說皆發淸淨不退轉行

2

마치 어떤 사람이 채찍을 들고
소들을 방목(放牧)하는 것처럼
늙음과 죽음도 그러하니
어찌 살아 있는 것을 기르겠는가.
029_0766_a_05L譬人操杖
行牧食牛
老死猶然
亦養命虫

옛날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의 라열성(羅閱城)에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가사를 두르고 발우를 지니신 채 아난(阿難)과 함께 길을 가시다가 어떤 사람이 천 마리의 소를 몰고 좋은 풀이 있는 곳으로 가서 연기를 피워 놓고 돌보고 있는 것을 보셨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떤 사람이 소들을 몰고 와서 방목하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소들은 본래 천 마리였지만, 방목하여 돌보고 울타리를 튼튼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 따위의 사나운 짐승에게 잡아먹혀서 지금은 죽은 놈이 절반이 넘는다. 그렇지만 다른 놈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서로 뿔로 떠받고 날뛰며 부르짖는다. 얼마나 그 무지한 것이 가여우냐?”
029_0766_a_07L昔佛在摩竭國界羅閱城中佛將阿難著衣持鉢道見有人驅牛千頭其美草放煙瞻候佛問阿難汝見有人驅放群牛不乎對曰唯然見之語阿難此群牛本有千頭在外瞻守掌不牢固爲虎惡獸所見噉食死者過半餘不覺知方相抵觸跳踉喚吼傷其無智何乃甚哉
029_0766_b_01L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세상에 사는 중생들도 그와 같다. 나[我]가 있다고 생각하여 그것이 덧없는 줄은 알지 못하고 5욕(欲)에 탐착하여 그 몸을 기른다. 또 유쾌한 마음으로 뜻을 다하지만 종국에는 서로를 해치고, 잠들어서 갑자기 죽음과 대면하니, 그 기약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무지하여 그것을 깨닫지 못하니, 저 소들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비록 물과 풀을 좋아해 살을 찌우지만, 그것은 다만 그 목숨만을 재촉할 뿐, 자신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정사(精舍)로 돌아가셔서 이러한 인연법(因緣法)으로써 사부대중을 경계하시고 또 격려하셨다. 그 가운데 2백여 명은 이 법문을 듣고 마음이 열리어 6신통을 얻고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중생은 간절한 내 가르침에 따라 제도를 받고, 어떤 중생은 내 설법을 듣고는 묘한 지혜로 생각하고 분별하여서 제도를 받으며, 어떤 이는 비유를 듣고 제도를 받고, 어떤 이는 어리석으면서도 한 글귀를 듣고는 갑자기 해탈하기도 한다. 또한 적절한 비유가 있으니, 이 게송이 바로 그 이치로서 때에 맞게 헤아리면 제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치 어떤 사람이 채찍을 들고”라고 말씀하신 것이니, 그 사정이 이와 같다.
029_0766_a_15L佛語阿難衆生處世亦復如是計於吾我不知非常貪著五欲養育其軀快心極意共相殘害無常宿對卒至無期曚曚不覺何異於彼群牛者乎雖好水草長養其膚但促其命無益於己佛還精舍以此因緣誡勵衆會四輩弟子中有二百餘人聞法意悟得六神通成阿羅漢佛告比丘或有衆生應聞切教而得度者或有衆生應聞妙智思惟分別而得度者或有譬喩而得度者或有愚闇趣聞一句便得度脫應聞喩者此偈則是其義隨時料量而得度者是故說曰譬人操杖其事如斯
3

오늘도 이미 지나
그에 따라 목숨이 줄어드니
마치 옹달샘의 물고기와 같아
거기에 어떤 즐거움이 있겠는가.
029_0766_b_05L是日已過
命則隨減
如少水魚
斯有何樂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대개 세상 사는 사람들은 행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가면 그에 따라 목숨도 줄어들게 되니, 비록 백 년을 산다고 해도 그 반은 누워서 보내게 된다.”
곧 부처님께서는 대중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66_b_07L佛告比丘夫人處世所行不同所見亦異一日過去人命隨減雖壽百年臥消其半便與衆會而說此偈

사람들아, 그 덕을 세우려거든
낮과 밤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세월은 빠르기가 번개와 같으니
사람의 목숨 빠르기도 그러하다.
029_0766_b_10L夫人欲立德
日夜無令空
日夜速如電
人命迅如是

그때에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이 이치를 관찰하고는 분별하여 수행하였다.
곧 그들은, ‘낮과 밤은 자꾸 지나가므로 죽음의 인연은 헤아리기 어렵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은 그 목숨에 의지하고 집착하여서 존재를 받는다. 마땅히 용맹스러운 마음을 일으켜서 이 몸뚱이를 잃지 않도록 생각하고 힘써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66_b_12L時來會者觀察此義分別修行日夜已過死緣難計愚人依憑染著受有當念勤加興勇猛心無失軀體是故說曰

오늘도 이미 지나
그에 따라 목숨이 줄어드니,
마치 옹달샘의 물고기와 같아
거기에 어떤 즐거움이 있겠는가.
029_0766_b_16L是日已過
命則隨減
如少水魚
斯有何樂
029_0766_c_01L
너희 비구들은 이 이치를 밝게 알아야 한다. 큰 바다나 강물도 마르는 때가 있어서 만 길이나 되는 큰 고기도 등을 드러내고 밖으로 나오는데, 하물며 옹달샘 따위야 어떻겠느냐?
때론 폭우가 내려서 개울물이 불어나고 밑으로 세차게 흘러내려가면 그 소리가 사방으로 멀리 울리게 된다. 그래서 저 언덕에 있는 사람이 여기 있는 사람을 불러도 여기 사람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여기 사람이 저기 있는 사람을 불러도 저기 사람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또 때로는 개울물이 아주 말라서 남음이 없을 것이니, 그때에 4취(趣)9)의 중생들은 비록 몸뚱이는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목숨은 물을 따라 줄어들어 마치 옹달샘의 물고기와 같을 것이다. 거기에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그런데 어떤 중생들은 그 수명이 극히 길다. 저 하늘의 수명은 8만 4천 겁이요, 지옥의 수명은 1겁이며, 축생의 수명은 지옥과 같고 아귀의 수명은 한량이 없다.
어느 날 만원(滿願) 존자가 탁발할 때가 되어서 발우를 들고 가사를 갖춘 다음, 불가라국(弗迦羅國)으로 들어가는데, 한 아귀가 성문을 의지한 채 서 있었다.
비구 만원이 아귀에게 물었다.
“너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구하느냐?”
아귀는 대답하였다.
“너는 지금 나를 보았느냐?”
029_0766_b_18L汝等比丘當明此理大海江河猶有枯竭萬刃大魚曝脊在外況是小水而不然乎或有時溝㵎瀑雨溢滿疾趣下聲震四遠彼岸人喚此不聞此閒人喚彼不聞聲或時溝㵎水盡無餘四趣衆生雖受形分命則隨如少水魚斯有何樂或有衆生壽命極長諸天壽八萬四千劫地獄壽一劫畜生與地獄同壽餓鬼壽命無有限量如尊者滿願至時持鉢正服入弗迦羅國時有餓鬼倚城門立丘滿願問餓鬼曰汝今在此何所求鬼報彼曰汝今見我耶
비구는 말하였다.
“나는 앞서 너를 본 적이 있다.”
아귀는 다시 말하였다.
“내 남편이 성안에 들어갔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여기 서서 기다리는 것이다.”
비구는 물었다.
“네 남편은 무엇을 구하러 성안에 들어갔느냐?”
아귀는 대답하였다.
“지금 이 성안에는 큰 장자(長者)가 오랫동안 종기를 앓아 오고 있는데, 오늘 그 종기가 터져서 고름과 피가 흘러 넘칠 것이라고 한다. 남편이 그것을 가지고 오면, 우리 둘이서 나누어 먹고 목숨을 연명할 것이다.”
비구는 또 물었다.
“네 남편이 성안에 들어간 지 얼마나 되었느냐?”
그런데 그 성은 바로 강 기슭에 있었다. 아귀는 손을 들어 성을 가리키면서 비구에게 말하였다.
“내 남편이 이 성안에 들어간 뒤로 이 성의 저쪽과 이쪽 언덕이 일곱 번이나 이루어졌다 무너졌다 하였다.”
이와 같이 아귀가 몸을 받은 뒤로는 그 수명을 헤아릴 수도 없고 또 한정할 수도 없다.
그런데 사람은 몸을 받고 난 다음 그 한정된 수명이 백 년인데, 그마저 다 채운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마치 옹달샘의 물고기와 같아, 거기에 어떤 즐거움이 있겠느냐”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분별하셔서 사람들이 저 4취(趣)에 떨어지지 않도록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66_c_08L比丘報曰我先見矣鬼復語曰我夫入城于今未還故於此立自待夫主耳比丘問汝夫入城爲何所求時鬼報言此城中有大長者患癰積久今日當潰膿血流溢夫主將來二人共食以濟其命比丘復問汝夫主入城經幾許時然彼城郭逼近江河擧手指城語比丘曰此城於彼此岸成敗以來今爲第七我夫入城經爾許時餓鬼受形壽不可稱亦無齊限然人受形極壽百歲雖出無幾是故說曰如少水魚斯有何樂故別說人不墮四趣

4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피로한 사람에게 길은 멀어라.
어리석은 사람에게 생과 사는 아득하니
바른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029_0766_c_20L不寐夜長
罷惓道長
愚生死長
莫知正法
029_0767_a_01L
옛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경우의 밤에 잠자는 사람은 적고 깨어 있는 사람은 많다. 그 네 가지 경우란, 첫째는 여자가 남자를 사모하는 경우이니, 그 밤에는 잠자는 사람은 적고 깨어 있는 사람은 많다. 둘째는 남자가 여자를 사모하는 경우이니, 그 밤에는 잠자는 사람은 적고 깨어 있는 사람은 많다. 셋째는 도둑질하는 경우이니, 그 밤에는 잠자는 사람은 적고 깨어 있는 사람은 많다. 넷째는 비구가 선정을 구해 부지런히 바른 법을 닦는 경우이니, 그 밤에는 잠자는 사람은 극히 적고 깨어 있는 사람은 많다.
세 가지 경우에 깨어 있는 밤은 길지만, 바른 법을 닦는 비구는 밤이 긴 것을 깨닫지 못한다.
피로한 이에게는 길은 멀고 어리석은 사람에게 생과 사는 아득하니, 바른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029_0766_c_22L昔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佛告諸比丘有四夜睡眠者少覺寤者多云何爲四女與男想睡眠者少覺寤者多男與女想睡眠者少覺寤者多三曰盜賊睡眠者少覺寤者多比丘求定勤修正法睡眠極少覺寤者多三覺夜長修正法比丘不覺夜長惓道長愚生死長莫知正法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원(祇洹)의 아나율빈아람(阿那律邠阿藍)에 계실 때였다.
이때에 어떤 범지가 있었다. 그는 전생에 많은 공덕을 지었기 때문에 그 인연이 이르러 제도를 받을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잠깐 동안이지만, ‘어리석은 사람에게 생과 사는 아득하니’라는 게송을 듣게 되었다.
그는 재산과 보물이 많고 부리는 종과 하인들뿐만 아니라 살림살이도 풍족하였다. 맞아들인 아내는 얼굴이 뛰어나서 세상에 짝할 만한 이가 없었으며, 자태와 용모는 한 군데도 빠진 데가 없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저 부처님께 가서 미래의 부처님은 몇 분이나 되는지 여쭈어 보아야겠다.’
029_0767_a_07L佛在舍衛國祇洹阿那律邠阿藍有一梵志緣本宿世造立功業緣至應度暫聞此偈愚生死長然彼梵志多饒財寶僕從給使居業成就所納妻室顏貌殊特與世無雙女人姿容一以無闕彼梵志內自思惟我宜往彼至如來所當來諸佛爲有幾乎
그는 성을 나와 기원정사로 부처님을 찾아가 문안을 드린 다음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여쭐 말씀이 있는데, 만일 허락하신다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 마음껏 물어 보거라. 나는 너를 위해 그 이치를 말해 주리라.”
그는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미래 세상에는 부처님이 몇 분이나 계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의 부처님은 항하(恒河)의 모래 수와 같을 것이다.”
029_0767_a_14L梵志出城至祇洹精舍到世尊所共相問訊在一面立叉手合掌白世尊曰願欲所若見聽者敢自陳啓世尊告曰汝所問如來爲汝敷演其義梵志白云何世尊於當來世爲有幾許等正覺耶世尊告曰將來世諸佛數如恒沙
029_0767_b_01L그러자 범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우러러보며 뛸 듯이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는 곧 선한 마음이 생겨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미래 세상의 부처님 수는 항하의 모래 수와 같다고 하셨다. 나는 그 부처님들 앞에서 범행을 잘 닦아 공을 일으키고 덕을 세워서 복을 짓되, 게으르지 않으리라. 나는 이 세상에 재산과 보물이 많고 부리는 종과 하인들뿐만 아니라 살림살이도 풍족하다.
맞아들인 아내는 얼굴이 뛰어나서 이 세상에 짝할 만한 이가 없다. 나는 이런 복된 업에 의지하여 널리 보시하되, 무엇이나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뜻을 거스르지 않으리라.’
029_0767_a_21L時彼梵志聞佛所說瞻仰喜踊不能自勝善心生焉當來諸佛數如恒沙於諸佛所善修梵行興功立德爲福不惓然吾處世饒財多寶僕從給使居業成就所納妻室顏貌殊特與世無雙我依此業便當分檀布施有所求索不逆人意
그래서 범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긴 후,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는 손을 들어 하직하고 물러갔다.
그때에 그 범지는 얼마쯤 길을 가다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조금 전 부처님께 미래 세상의 부처님에 대해서는 여쭈었지만, 과거 부처님에 대해서는 그만 잊고 여쭈어 보지 못하였다. 나는 지금 다시 부처님께 돌아가서 과거 부처님에 대해 여쭈어 보리라.’
그는 다시 부처님께 돌아가 인사드리고 한쪽에 서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과거 부처님은 몇 분이나 계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과거 부처님의 수도 항하의 모래 수와 같았다.”
029_0767_b_04L爾時梵志聞佛教誡戢在心懷繞佛三帀擧手辭讓便退而去爾時梵志行道未遠復作是念我向所啓問將來佛然吾退忘不問過去諸佛世尊我今宜還至世尊所問過去佛梵志卽還至世尊所共相問訊在一面立爾時梵志白世尊曰過去諸佛爲有幾所佛告梵志過去諸佛數如恒沙
범지는 앞으로 나아가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말했다.
“이 미련한 것은 오랫동안 생과 사에 얽매여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부처님들을 만나뵙지 못하였으니,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인가?”
그는 땅에 쓰러져 뒹굴면서 스스로를 꾸짖었다.
‘이것은 다 내 방일한 행이 근본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범부의 자리에 있게 한 것이니, 혹은 이니(泥梨)지옥10)이나 아귀나 축생의 세계에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았고, 도산(刀山)ㆍ검수(劍樹)ㆍ화차(火車)ㆍ노회(爐灰) 등의 지옥에서 고통을 받았으며, 혹은 설산(雪山)에 엎드려 있다가 겁(劫)이 무너져서야 일어났으며, 혹은 자옥(炙獄)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그 지옥에서 벗어나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변방에 살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지만 친견하지 못하였다.
029_0767_b_12L梵志復前便自悲泣竝自擧聲而作是說愚處生死纏緜積久恒沙諸佛吾不及睹斯何苦哉復自投地宛轉自責斯由放逸行不從本使我退在處凡夫地或在泥梨地獄畜生餓鬼長夜受苦刀山劍樹火車爐炭或伏雪山劫敗乃移或處炙獄受痛無量雖出爲人値生邊地有佛興世不値不睹
029_0767_c_01L앞서 어떤 비구가, 〈 어리석은 사람에게 생과 사는 아득하니〉라고 내게 깨우친 그 말이 진실로 옳다. 나는 지금 더욱 마음을 다하여 정진하고 부처님께 귀의하여야겠다. 그래서 다시 미래의 부처님을 기다려야 하지 않겠는가? 농사를 짓는 일이나 가정의 일은 다 이것 외의 일이다. 그런데 왜 구태여 그것을 탐하여서 성인의 가르침을 훼손하겠는가.’
곧 범지는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 꿇어앉아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도인이 되는 것을 허락하셔서 범행을 닦게 하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범지를 데리고 가서 위의(威儀)를 가르치고 제도하여 비구로 만들어라.”
029_0767_b_20L先有比丘教誨我言愚生死長誠哉斯言我今宜加精勤用意自歸如來復待將來諸佛爲乎田業妻婦斯是外役何必貪慕毀敗聖教爾時梵志叉手合掌佛前長跪白世尊曰唯然世尊聽爲道次得修梵行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將此梵志教授威儀度爲比丘
비구들은 그 분부를 받고 그를 제도하여 사문으로 만들었다. 그는 한적한 곳에서 깊이 생각하고 헤아리면서 상인(上人)의 법을 닦았다. 그래서 그는 족성(族姓)을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게 되었는데,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法衣)11)를 입은 다음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서 위없는 범행을 닦았으며 깨끗한 몸으로 증명을 얻어서 스스로 즐겨 하였다.
곧 그는 생과 사가 이미 다하고 범행을 완전히 이루어서 할 일을 이미 마쳤기 때문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알았다. 그리고 이미 도를 얻었기 때문에 무여(無餘)의 경지에 이르러 아라한의 과(果)를 얻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이치를 관찰하셔서 그 처음과 끝을 살피시고는 비구들로 하여금 속히 열반에 들게 하고, 미래의 중생들을 위해 큰 광명을 나타내며, 바른 법이 크게 일어나 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게 하고자 하셨다. 그래서 그 범지를 위해 다음과 같은 게송을 거듭 읊으셨다.
029_0767_c_05L比丘受教卽度爲沙門在閑靜處思惟挍計修上人所以族姓子出家學道剃除鬚髮著三法衣以信堅固於家出家修無上梵行潔身受證以自娛樂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已得爲道在無餘境得阿羅漢果爾時世尊觀察此義思惟本亦使諸比丘速取滅度爲後衆生現其大明然熾正法久存於世重與梵志而說此偈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피로한 사람에게 길은 멀어라.
어리석은 사람에게 생과 사는 아득하니
바른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029_0767_c_15L不寐夜長
罷惓道長
愚生死長
莫知正法

5

자식이 있어도 믿을 수 없고
부모 형제라도 믿을 수 없으니
죽음이 앞에 닥칠 때에는
어떤 절친한 이도 믿을 수 없다.
029_0767_c_16L非有子恃
亦非父兄
爲死所迫
無親可怙
029_0768_a_01L
옛날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도량(道場)의 감리원(甘梨園) 북쪽에 있는 석실정사(石室精舍)에 계셨다.
그때에 좋은 수레를 타고 큰 도사(導師)를 따라서 보물을 캐기 위해 바다로 나아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이에 비해 다른 가난한 상인(商人)들은 저희들끼리 맛있는 음식을 베풀어서 빈궁한 사문과 바라문들에게 보시하였는데, 바다로 나아가 보물을 캐고 다시 언덕으로 나와서는 날마다 연회를 베풀며 즐기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한 사람만 음식이보잘것없었다. 다만 밀기울[麨]만을 먹었는데, 항상 변함없이 당당하였기 때문에 한량없는 보물을 얻게 되었다.
도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재산과 보물이 많아 이 세상에 너만한 이가 적다. 그런데 왜 스스로 고생하면서 잘 먹으려 하지 않는가? 대개 사람으로서 세상에 살 때에는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 첫째는 널리 남에게 보시하는 일이요, 둘째는 자신이 먹고 사는 일이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곧 화를 내다가 다시 걱정스러운 듯이 도사에게 말하였다.
“만일 내가 잘먹고 지내면 처자를 먹여 살릴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후에 그는 급작스럽게 병이 들어서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도중에서 죽었다.
도사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67_c_18L昔佛在摩竭國道場甘梨園北石室精舍中有一男子將從嚴駕隨大導師入海採寶餘小賈人以類相從 ((飢-几+燕)) 樂施諸貧窮沙門婆羅門以得入海採致珍寶還至平岸共相娛樂飮食歡 ((飢-几+燕)) 日日不斷彼一人飮食麤惡唯服麨而已不改常儀然復多財珍寶所獲無量大導師語其人汝今處世饒財多寶少有比類爲自困不肯食噉夫人處世當行二一者廣施二者自食彼人聞已心不納受乃更懷恨漸生憂悴語導師吾設食噉無以濟彼妻婦男女遇疾急竟不至家中道無常彼大導師說斯偈曰

사람이 인색하고 탐욕이 많아
재산을 모아 쌓아 두면서
집의 처자만을 생각하다가
자신이 죽는 것은 알지 못한다.
029_0768_a_10L夫人慳貪
貯聚財產
念家怨讎
不覺命終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티없이 맑은 천안(天眼)으로 관찰하셔서 그가 보물을 캐낸 후 도중에 죽는 것을 보셨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인연법으로써 이치를 관찰하시고는 그 처음과 끝을 살피셨다. 그리고 모든 비구들에게 열반을 보이고, 미래의 중생들에게 큰 광명을 나타내 보이며, 바른 법이 크게 일어나 오랫동안 세상에 머물러 있게 하고자 하셨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68_a_12L爾時世尊以天眼觀淸淨無瑕穢彼導師興功採寶中道無常爾時世尊以此因緣觀察此義思惟本末使諸比丘示現滅度爲後衆生現其大明然熾正法久久於世爾時世尊便說斯偈

자식이 있어도 믿을 수 없고
부모 형제라도 믿을 수 없으니
죽음이 앞에 닥칠 때에는
어떤 절친한 이도 믿을 수 없다.
029_0768_a_18L非有子恃
亦非父兄
爲死所迫
無親可怙
029_0768_b_01L
그때에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열리고 뜻을 깨달았다. 그래서 공을 일으키고 덕을 세워서 궁핍한 이를 제도하였으며, 마음과 몸을 정결히 하여 매년 세 번, 매월 여섯 번 행하는 재(齋)를 빠뜨리는 일이 없었다.
또 의복, 음식, 침구, 의약 등 네 가지로 공양을 하되, 옷을 구하면 옷을 주고 음식을 구하면 음식을 주었다. 또한 재보(財寶)나 7진(珍)인 금, 은, 진보(珍寶), 차거(車渠), 마노(馬瑙), 진주, 호박(虎珀) 따위를 구하여도 그 청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멀리서 오는 이나 오래 머무르는 이나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모두 무엇이나 다 주었다. 꽃, 향, 연지, 분 따위도 주되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생사를 싫어하고 근심하여서 탐하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고 굳건한 믿음으로 출가하여서 도를 닦았다. 그리고 보다 훌륭한 법과 물러서지 않는 마음을 닦아서 각각 차례로 아라한의 도를 이루었다.
029_0768_a_20L時諸大衆聞佛所說心開意悟興功立德拯濟窮乏持齋修戒歲三月六未始有闕四事供養衣服飯食牀座臥具病瘦醫藥須衣與衣須食與食財寶七珍金銀珍寶車璖馬瑙眞珠虎珀有求索者不逆其意遠來久住經過人者皆悉供給華香脂粉亦用給與無所悋惜無數大衆厭患生死除貪著意執信堅固出家修道修增上法無退轉意各以次第成阿羅漢道

6

한 사람이 아닌 백천 사람의
족성(族姓) 남자와 여자들이
아무리 재산을 쌓고 모아도
망하거나 죽지 않는 이 없다.
029_0768_b_07L千百非一
族姓男女
貯聚財產
無不衰喪

중생들은 세상에 살면서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재물을 탐하고 구하는데, 그 욕심은 만족할 줄 모른다. 한여름에는 더위를 무릅쓰고 겨울에는 차가운 서 리를 밟으며,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고생하며 걱정하지만, 만 가지를 잃더라도 한 가지를 얻으면 오히려 스스로 만족해 하고 좋아한다.
또한 보시할 마음을 내기 어렵고 그 뜻이 열리지 않아서 스스로도 쓰지 않고 남에게도 보시하지 않으니, 아무리 그에게 재물이 많은들 없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저 좌선하는 사람은 7보로 장엄된 것을 눈앞에 보더라도 그것을 즐기려는 마음이 없다. 다만 인색하고 탐욕이 있기 때문에 생과 사를 유전하여서 지금의 생에서부터 다음 생에 이르는 것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티없이 맑은 천안으로 관찰하셔서 중생들이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재물을 탐하면서도 뒷일을 걱정하지 않는 것을 보시고는 중생들이 어리석어 미혹됨을 아셨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인연법으로써 그 처음과 끝을 살피시고는, 모든 비구들을 법미(法味)의 경지로 이끌고, 미래 중생들에게 큰 광명을 보이며, 또한 정법이 크게 일어나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르고,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님들이 보살피기를 다할 때까지 보호하게 하고자 하셨다.
그래서 대중 앞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68_b_09L衆生居世馳趣四方貪求財貨興欲無厭盛夏冒炎冬履嚴霜飢寒勤苦艱難憂慮萬失一獲猶用自慶施心難果意不開悟旣自不食復不施人雖饒寶貨與無不異坐禪之人裝以七寶雖目視之意不甘樂以慳貪故流轉生死從今世至後世爾時世尊以天眼觀淸淨無瑕穢觀了衆生馳趣四方貪求財貨不顧後慮皆爲愚惑所見迷誤世尊以此因緣尋究本爲諸比丘導引法味亦爲將來衆生示現大明然熾正法久存於世世諸佛盡見將護爾時世尊於大衆而說此偈
029_0768_c_01L
한 사람이 아닌 백천 사람의
족성(族姓) 남자와 여자들이
아무리 재산을 쌓고 모아도
망하거나 죽지 않는 이 없다.
029_0768_b_23L千百非一
族姓男女
貯聚財產
無不衰喪

그때에 그 자리에 있던 수천만의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의 말씀을 열심히 들어 받들었으며 각기 생각하는 것에 따라 도의 과(果)를 성취하였다.
029_0768_c_02L時世坐上數千萬人聞佛所說專意聽受各隨所念成得果證

7

항상 머무는 것도 다할 때가 있고
높은 데 있는 것도 떨어질 때가 있으며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고
한번 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다.
029_0768_c_04L常者皆盡
高者亦墮
合會有離
生者有死

옛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어떤 범지(梵志)가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을 드리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쭐 말씀이 있는데, 만일 허락하시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마음껏 물어 보거라. 나는 너를 위해 그 이치를 설명해 주리라.”
범지는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지금 세상의 중생들은 갈수록 작고 야위다가 결국 죽게 되는 것입니까? 이 인간 세상에서 그들이 번성하는 것은 볼 수 없는 것입니까?”
029_0768_c_06L昔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有異梵志至世尊所共相問訊在一面坐爾時梵志白世尊曰願欲所問若見聽者乃敢陳啓佛告梵志恣汝所問如來當爲敷演其義梵志白佛云何世尊以何因緣今世衆生轉微轉薄遂成減損於人閒世不見熾盛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세 가지 인연이 있어서 중생들로 하여금 갈수록 작고 야위게 하여 결국 죽게 만드니, 이로 말미암아 이 인간 세상에서 그들의 번성함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 셋이란 무엇인가? 범지여, 지금 세상의 중생들은 무도하게 탐욕이 많고 인색함과 질투로 똘똘 뭉쳐 있으며 삿된 소견을 익힌다. 저 중생들은 이 세 가지로 인해 물들고 더러워진다.
그래서 바람과 비가 때를 맞추지 못하고 재앙의 독기가 흐르면 심은 종자는 그때를 놓쳐서 점차 익어 가지 못한다. 만일 중생들이 먹는 음식이 날것이거나 혹은 너무 익은 것이면 온갖 질병이 창궐하고 역병의 기운이 사방으로 떠돌아서 죽은 사람이 길을 메워 이루 셀 수 없을 것이다. 범지여, 이것이 그 첫째 인연으로서 지금 세상의 중생들로 하여금 갈수록 작고 야위게 하여 결국 죽게 만드니, 이로 말미암아 이 인간 세상에서 그들의 번성함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029_0768_c_13L佛告梵志有三因緣使衆生類轉微轉薄遂成減損於人閒世不見熾盛云何爲三於是梵志今世衆生貪欲無道慳嫉堅固習邪倒見時彼衆生爲此三事所見染污風雨非時災害毒流所種穀子各失時節轉不成熟若彼衆生所食之物或生或熟饒諸疾疹疫氣縱撗死者塡路不可稱計是謂梵志最初因緣使今世衆生轉微轉薄遂成減損於人閒世不見熾
029_0769_a_01L바람과 비가 때를 맞추지 못하고 재앙이 떠돌면 심은 종자는 때를 놓쳐서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더구나 익지 않아서 싹도 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먹지 못해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범지여, 이것이 그 둘째 인연으로서 지금 세상의 중생들로 하여금 갈수록 작고 야위게 하여 결국 죽게 만드니, 이로 말미암아 그들의 번성함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또 범지여, 만일 국왕이 무도하게 탐욕이 많으며, 인색함과 질투로 똘똘 뭉쳐 있으며 삿된 소견을 익히게 되면, 그 교화는 법도를 잃는다. 국경을 개척하되, 만족할 줄 몰라서 국경을 넘어 쳐들어가니, 서로가 상해를 입는다. 칼과 창과 화살로 서로 찌르고 쏘아서 죽는 이가 이루 셀 수 없을 것이다. 범지여, 이것이 그 셋째 인연으로서 이 중생들로 하여금 재해에 시달리게 하고, 흉년이 들어 굶어 죽게 하며, 무도하게 전쟁을 하게 하는 것이다.”
029_0769_a_01L風雨非時災害縱撗所種穀子失時不收轉不成熟苗亦不生人民飢饉餓死者衆是謂梵志第二因緣使今世衆生轉微轉薄遂成減損不見熾盛復次梵志如今國王貪欲無道慳嫉堅固習邪倒見治化失度托境無厭越界攻伐共相傷害刀劍鉾箭共相斫射殺者無數不可稱量是謂梵志由三因緣使此生類災害撗起飢饉餓死攻伐無道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목련(目連)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등의 통증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 것이니, 이제는 그대가 마음을 다해 이 범지와 이야기하고 또 모인 사람들을 위해 그 의심을 풀어 주어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상의(上衣)를 접어 깔고 시의(時衣)를 개어서 베신 다음 오른쪽으로 누워 다리를 포개셨다. 그리고는 밝은 빛 가운데 마음을 푸셨다.
목련이 범지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자세히 듣고서 잘 생각하여야 한다.”
범지는 대답하였다.
“원하오니, 듣게 해주십시오.”
목련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0769_a_10L佛說此已告目連曰吾患脊痛還詣靜室汝今專意與梵志論兼與來會永除狐疑對曰如是世尊爾時世尊襞鬱多羅僧僧伽梨右脅倚地腳腳相累繫念在大目連汝今諦聽善思念之志對曰願樂欲聞目連以偈告曰

지금 이 나라의 경계와
저 온갖 과일 나무와
산과 강과 샘물을 보아라.
강물은 흘러 쉼이 없다.
029_0769_a_16L今觀此土境
及諸衆菓樹
山河流泉源
江海逝不停

옛날 사람들이 굳게 지키던 것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차라리 거룩한 법륜(法輪)을 굴려서
천상과 인간에 나타내 보이리.
029_0769_a_18L昔人瞻固守
今爲斯所在
寧轉尊法輪
示現天世人

죽기를 그렇게 싫어하더니
결국 지금은 어디로 갔는가?
그 옛날 사람들을 찾으려 하나
지금은 한 사람도 볼 수 없네.
029_0769_a_19L不樂取命終
竟知趣何方
欲覓昔舊人
如今不見一

(자세한 것은 옛 글과 같다.)
범지는 이 게송을 듣고서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서 곧 도의 자취를 밟았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69_a_20L廣說如舊文梵志聞偈心開意解卽履道迹是故說曰

항상 머무는 것도 다할 때가 있고
높은 데 있는 것도 떨어질 때가 있으며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고
한번 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다.
029_0769_a_22L常者皆盡
高者亦
合會有離
生者有死
029_0769_b_01L
이것이 바로 그 이치이다.
옛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어떤 홀어머니가 외동아들을 잃었다. 이로 말미암아 그녀는 번민하여 실의에 빠졌으며 때론 발작을 일으키니, 마치 미친 사람 같아서 제정신이 없었다.
어느 날 그녀는 성을 나서서 기원정사로 가다가 사람들에게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큰 성인이시며 천상과 인간의 으뜸으로서 법을 연설하여 근심 걱정을 없게 하시며, 모든 것을 밝게 보시고 모든 것을 통달하셨다.”
이에 홀어머니는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를 하고 꿇어앉아서 말씀드렸다.
“저는 원래 자식이 귀하여 아들 하나를 두게 되었는데, 갑자기 중병에 걸려서 저를 버리고 죽고 말았습니다. 모자의 정을 어쩔 수 없으니, 세존께서 자비로 교화하시어 이 근심과 번민을 풀어 주소서.”
029_0769_a_23L此是其義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有一孤母而喪一子得此憂惱愁憒失意恍惚倒錯譬如狂人意不開悟城至祇洹精舍轉聞人說佛爲大聖天人所宗演說經道忘憂除患無不照鑑無不通達於是孤母往至佛所作禮長跪白世尊言素少子息唯有一息卒得重病捨我喪亡母子情愍不能自勝唯願世尊垂神開化釋我憂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대는 속히 성 안에 들어가 거리를 두루 다니다가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이 있거든, 그 집에서 불을 얻어 가지고 오너라.”
그녀는 이 말씀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사위성 안으로 들어갔다. 곧 어떤 거리에 이르러 집집마다 들어가서 물어 보았다.
“이 집에 혹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습니까? 나는 꼭 불을 얻어 가지고 내 아들을 살리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말하였다.
“우리 증조부모(曾祖父母)가 지금 어디에 계시겠소? 그대는 정신이 돌았구려. 무엇하러 이 거리에 와서 그런 미친 소리를 하는 게요?”
029_0769_b_10L佛告孤母汝速入城遍行衢巷有不死家者求火持還孤母聞已歡悟踊躍入舍衛城至一街巷家家告此中頗有不死者乎吾欲須火還活我息諸人報曰我等曾祖父母今爲所在汝今荒錯何須至巷狂有所
곧 그녀가 가는 집집마다 모두 그 집에는 사람이 죽은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녀는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피로하여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어린애를 안고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말씀드렸다.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성 안으로 들어가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불을 구하였으나 모두 죽은 사람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부처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이 세상에 살 때에 네 가지 일로 말미암아 오래 살지 못한다. 이른바 넷이란, 첫째는 항상 머무는 것도 반드시 항상 머물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부귀영화를 누리더라도 언젠가는 빈천해지는 것이며, 셋째는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는 것이고, 넷째는 건장한 이도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죽음을 재촉하여 죽음으로 향하고 죽음에 끌려다니니, 이 근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029_0769_b_16L所至之家皆言死亡形神疲惓所求不剋便還歸家抱小小兒至世尊頭面禮足白佛言受勅入城家家乞火皆言死喪是故空還佛告孤母夫人處世有四事因緣不可久保謂爲四一者常必無常二者富貴必貧賤三者合會必別離四者强健必當死趣死向死爲死所牽無免此患
029_0769_c_01L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자신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느냐? 왜 널리 보시하지 않고 마음과 몸을 정결히 닦지 않느냐? 매달 8일과 14일, 15일에 네가 할 수 있는 힘껏 홀로 있는 이나 빈궁한 이나 사문이나 먼길을 떠나는 이나 오래 머무는 이나 잠깐 머무는 이에게 보시하면 그 과보로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그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지금 아들에 대한 애정이 골수에 사무쳐 있습니다. 이 아들을 위해서라면 몸도 목숨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029_0769_b_23L佛告孤母汝今何爲不自憂慮何不廣施持戒修齋月八日十四日十五任力堪能給施孤窮沙門婆羅門遠行久住暫停止者果獲其福不可計量孤母白佛言我今愛子入骨徹爲彼子故不惜身命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그녀를 교화하고 깨우쳐 주기 위하여 곧 신통으로 네 개의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서 그녀의 몸을 둘러싸게 하셨다. 불기운이 몸을 덮치자, 그 어린아이로 몸을 가리니, 아이는 불기운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여 울부짖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조금 전 자식에 대한 애정이 골수에 사무쳤으므로 차라리 자신이 죽을지언정, 아들은 죽게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지금 불기운이 네 몸을 덮치니, 그 고통을 견디기 어려워지니 단지 네 몸을 지키려 아들로 가리는구나.
이 인간 세계에서 받는 작은 불기운의 고통쯤은 말할 것이 못 된다. 저 지옥에 타오르는 불의 고통은 한량이 없기 때문이다.
축생은 어리석고 미혹되어 아둔하니 괴롭고, 아귀는 복이 적어서 굶주림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이롭게 하는 이만이 비로소 도를 행하고 온갖 선의 근본을 닦을 수 있다. 보시를 하고 계율을 지키며 인내하면,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의 세계에 남으로써 받는 그 온갖 고뇌를 받지 않으며, 천상과 인간의 복을 받아서 차츰 열반에 가까워질 것이다.”
029_0769_c_06L爾時世尊欲化彼人令得開悟卽化作四大火坑圍繞孤母之身火氣逼身以兒自障兒復呼喚不堪火痛語孤母汝向自陳愛子情重入骨徹寧自喪身不使子亡火氣逼己酸痛難堪但當自受以子障乎人閒微火蓋不足言地獄火然痛苦無量生愚惑懷癡爲苦餓鬼福尟以飢爲能自利者乃得行道修諸善本檀布施持戒忍辱不生地獄畜生餓鬼受諸苦惱受天人福漸近泥洹
그 홀어머니는 부처님의 매우 깊은 법문을 듣고 스스로를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는 마음속 깊이 스스로를 꾸짖었으며 은혜와 애정을 싫어하여서 집착하는 마음을 버렸다. 또한 이 세상은 즐겨 지낼 만한 곳이 못 된다고 생각하였으며, 5성음(盛陰)의 괴로움을 분별하여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녀는 부처님 앞에서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어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이루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이치를 관찰하시고 그 처음과 끝을 살피신 다음 미래의 중생들을 위해 법문(法門)을 열고자 하셨다. 그래서 대중 앞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69_c_17L彼孤母聞佛所說極深之法還自思內心懇責厭患恩愛除去想著便念世閒不可樂想思惟分別五盛陰卽於佛前諸塵垢盡得法眼淨成須陁洹爾時世尊觀察此義尋究本爲後衆生開演法門便於大衆而說此偈
029_0770_a_01L
항상 머무는 것도 다할 때가 있고
높은 데 있는 것도 떨어질 때가 있으며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고
한번 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다.
029_0770_a_01L常者皆盡
高者亦墮
合會有離
生者有死

8

중생들은 서로를 해침으로써
그들의 목숨을 잃게 되니
그의 행(行)에 따라 타락하고
스스로 재앙과 복을 받는다.
029_0770_a_03L衆生相剋
以喪其命
隨行所墮
自受殃福

모든 중생들 가운데 어지러이 나는 것이나 꼬물거리는 것이나 기어다니는 것이나 헐떡거리는 따위의 형상 있는 무리들은 모두 없어지게 되니, 죽음의 근심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은 그의 행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그 과보를 받은 것이다. 즉, 선을 행하면 복을 받고, 악을 행하면 재앙이 따르는 것이다. 마치 그림자가 그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느냐? 이런 인연으로 위의 게송을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70_a_04L一切衆生蜎飛蠕動蚑行喘息有形之類皆歸磨滅無免死患隨行所造而受其報爲善受福惡則禍隨如影隨形有何可免以此因緣故說此偈耳

9

악을 행하면 지옥에 떨어지고
선을 닦으면 하늘에 난다.
그리고 능히 선한 도를 닦으면
번뇌가 없어서 열반에 들어가리라.
029_0770_a_08L惡行入地獄
修善則生天
若修善道者
無漏入泥洹

옛날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타죽원(伽蘭陀竹園)에 계셨다.
그때에 성안에는 역병(疫病)의 기운이 사방으로 독을 뿜어서 죽은 사람이 이루 셀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티없이 맑은 천안(天眼)으로 악을 행한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는 것을 보셨다. 그리고 어떤 비구가 생과 사를 싫어하고 근심하여서 4대(大)로 된 이 몸은 탐할 것도 못 되고, 더러운 냄새 때문에 가까이 하기도 어려운 것임을 관찰하고는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 입멸[般泥洹]한 것을 보셨다.
부처님께서는 이 이치를 관찰하시고 그 처음과 끝을 살피신 다음 미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큰 광명을 나타내고, 또 바른 법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게 하고자 하셨다.
그때에 그곳에 모인 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위없이 바르고 진실된 도의 마음을 내었다.
029_0770_a_10L昔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城中疫氣災害毒出縱撗人民死亡不可稱限世尊以天眼觀淸淨無瑕諸行惡者死入地獄復有比丘厭患生死觀此四大無可貪慕臭穢難便入無餘泥洹而般泥洹爾時世尊觀察此義尋究本末爲後衆生現大明亦使正法久存於世諸大會聞佛所說皆發無上正眞道意

10

허공도 아니고 바다 속 한가운데도 아니며
산 속 바위틈도 아니다.
죽음을 받지 않고 벗어날 만한
그러한 곳은 아무데도 없다.
029_0770_a_19L非空非海中
非入山石閒
無有地方所
脫止不受死
029_0770_b_01L
옛날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가란타죽원에 계셨다.
그때에 어떤 범지 4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5신통을 얻어서 자신들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아 이레 뒤에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 형제들은 모두 5신통을 얻어서 그 신기한 힘이 천지를 뒤엎으며, 몸을 아주 크게 만들어 손으로 해와 달을 어루만지고, 산을 옮겨 놓으며, 흐르는 물을 그치게 하는 등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 그런데 이 죽음은 벗어날 수 없는가?’
첫째 형이 말하였다.
“나는 큰 바다 속에 들어가서 아래위에 치우치지 않고 꼭 그 중간에 있겠다. 죽음의 귀신인들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겠는가?”
029_0770_a_21L昔者佛在王舍城迦蘭陁竹園所有梵志兄弟四人各得五通自知命促近在不遠卻後七日皆當命終共議言我等弟兄五通通達以己神力翻覆天地現身極大手捫日月山住流無所不辦寧當不能避此難第一兄曰吾入大海上下平等正處中閒無常殺鬼安知我處
둘째가 말하였다.
“나는 수미산의 한복판에 들어간 다음, 그 겉을 둘러싸서 아무런 표시가 안 나게 하겠다. 죽음의 귀신인들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겠는가?”
셋째가 말하였다.
“나는 허공에 올라가서 몸을 숨긴 다음 그 자취를 없애겠다. 죽음의 귀신인들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알겠는가?”
넷째가 말하였다.
“나는 큰 시장의 한복판에 가서 숨어 있겠다. 사람들이 북적거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니, 죽음의 귀신이 한 사람을 잡으려고 하다가 하필 나를 잡겠느냐?”
그들은 이렇게 서로 의논한 뒤에 모두 왕에게로 가서 하직 인사를 하였다.
“저희들이 남은 목숨을 헤아려 보니, 이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각기 도망쳐 많은 복을 구하고자 합니다.”
029_0770_b_06L第二弟吾入須彌山腹中閒還合其表使無際現無常殺鬼焉知我處第三弟吾處虛空隱形無迹無常殺鬼安知我處第四弟言吾當隱大市之中衆人猥鬧各不相識無常殺鬼趣得一人何必取吾四人議訖相將辭王吾等計筭餘命七日各欲逃走欲求多福
왕은 말하였다.
“모두들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하라.”
그래서 그들은 왕에게 하직 인사를 올리고 제각기 갈 곳으로 갔다. 이레의 기한이 차자, 그들은 각각 그곳에서 목숨을 마쳤는데, 허공에 있던 사람은 마치 익은 과일이 저절로 시들어 떨어지는 것 같았고, 시장지기는 왕에게 한 범지가 시장 한복판에서 갑자기 죽었음을 알렸다.
왕은 재앙의 덧없음을 깨닫고 말하였다.
“네 사람이 죽음을 피하고자 하였는데, 이제 한 사람은 이미 죽었다. 나머지 세 사람인들 어떻게 그것을 피하겠는가?’
029_0770_b_14L王尋告曰善進其德於是別去各適所至七日期滿各從其處而皆命終處虛空者猶如熟菓自然凋落市守白王有一梵志卒死市中王乃醒悟禍災無常四人避對一人已死其餘三人豈得免乎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티없는 맑은 천안(天眼)으로 관찰하셔서 범지 네 사람이 죽음을 피해 각기 세상을 벗어나 그 재난을 피해 보려고 했지만, 숙명은 결국 피하지 못한 것을 아셨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인연법의 처음과 끝을 살피시고는, 미래의 중생들에게 큰 광명을 보이고, 또 바른 법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게 하고자 하셨다. 그래서 대중들 가운데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70_b_19L爾時世尊以天眼觀淸淨無瑕穢知四梵志避無常各求度世免濟其難然其宿命終不可避以此因緣尋究本末欲使後世人示其大明亦使正法久存於世爾時世尊在大衆中而說此偈
029_0770_c_01L
허공도 아니고 바다 속 한가운데도 아니며
산속 바위틈도 아니다.
죽음을 받지 않고 벗어날 만한
그러한 곳은 아무데도 없다.
029_0770_c_01L非空非海中
非入山石閒
無有地方所
脫止不受死

11
누구나 늙으면 괴롭고 고통스러우며
죽으면 곧 의식이 사라진다.
세속에 빠지면 얽매이는데도
끊임없이 세상 일을 탐하는구나.
029_0770_c_03L老見苦痛
死則意去
樂家縛獄
貪世不斷

옛날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타죽원에 계셨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는 오늘날 어떠한 이치를 관찰하신 것입니까? 또 무슨 일 때문에 인간의 즐거움과 세상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버리시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을 위하여 『생경(生經)』에 대해 자세히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서 마음에 새겨 두어라. 나는 지금 지극히 미묘한 법을 말하리라.”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예, 진실로 듣고자 하나이다.”
029_0770_c_05L昔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衆多比丘白世尊曰如來今日爲觀何義有何事故捨人閒之樂極世之美家學道爾時世尊與諸比丘廣演生汝等諦聽善思念之戢在心懷今當說極微之法諸比丘對曰願樂欲聞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을 위하여 널리『생경』을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어느 때에 나의 부왕이신 진정왕(眞淨王)이 여러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나는 지금 후원을 둘러보겠다. 속히 우보(羽寶)의 수레로 장엄하여라.’
그러자 신하들이 진정왕에게 나아가 전하였다.
‘태자님이 후원을 둘러보려고 하시기에 그 분부를 받들어 우보의 수레로 장엄하고 있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태자가 후원을 둘러보게 하여라. 그러면 혹 근심 걱정이나 산란한 마음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029_0770_c_12L世尊告曰爾時世尊廣與比丘生經比丘當知父眞淨王勅諸臣佐吾今欲出後園觀看可速嚴駕羽寶之車爾時臣佐至眞淨王所而白王太子欲出後園觀看被勅嚴駕羽寶之車時王聞此語歡喜踊躍不能自勝告臣佐曰聽太子出後園遊觀或能除去愁憂亂想
029_0771_a_01L왕은 곧 스스로 수레를 장엄하고 대중을 모았다. 그리고 앞뒤의 호위 이외에 30부(部)의 군사로 하여금 좌우에 날개처럼 15부씩 따르게 하였다.
비구들이여, 내가 후원에 이르렀을 때, 형색이 초췌하고 얼굴이 쪼글쪼글한 어떤 노인이 기운 없이 지팡이를 짚고 신음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마부[御者]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저처럼 형색이 초췌한가?’
마부가 대답하였다.
‘저 사람은 늙은이입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느냐?’
‘이른바 늙었다는 것은 몸이 쇠약해지고 나이가 들어서 그 목숨이 조석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쇠약해져 죽음에 가까워지기에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다시 마부에게 물었다.
‘나도 장차 저렇게 늙게 되는가?’
029_0770_c_19L卽自嚴駕集諸大衆三十部軍左右翼從各十五部除前後導引比丘我時至後園觀看見有老人形衰色變皮緩面皺拄杖呻吟氣力枯竭時問御者斯是何人形衰色變乃至於斯御者報曰此是老人太子問曰何謂爲老御者報曰所謂老者形衰年邁伺命旦夕衰耗之法漸近死趣故謂爲老我時比丘復問御者吾亦當復有此衰耶
마부가 대답하였다.
‘태자님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천인도 다 저런 근심이 있어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때에 나는 생각하였다.
‘무릇 사람의 몸을 받으면 다 저런 근심이 있으니, 가난한 자거나 부유한 자거나 구별이 없다.’
그래서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리게 한 다음 궁중으로 돌아가서 스스로 청정함을 지키면서 도덕을 생각하였다.
이 때 진정왕이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후원을 둘러볼 때에 기분이 유쾌하더냐?’
마부가 대답하였다.
‘태자님은 비록 나가셨지만 후원까지는 가시지 않았습니다.’
‘무슨 연유로 후원에 가지 않았느냐?’
‘태자님은 도중에 길에서 형색이 초췌한 노인을 보시고는 근심에 잠겨서 돌아오셨습니다.’
029_0771_a_05L御者報曰尊及人天皆有斯患無免此者時我自念夫人受形皆有此患貧賤富貴皆當有此便勅御者迴車歸宮淸淨自守思惟道德眞淨王問彼御者太子出遊觀看得遂意乎御者太子出遊竟不至園王問御者曰以何因緣不至園觀御者報王太子出遊中道見老人形變色衰憂思而時眞淨王得此罔然
진정왕은 이 말을 듣고 정신이 아득하였다.
‘나는 이미 거리에 있는 어떤 더러운 것도 태자로 하여금 그것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였다. 만일 어기는 자가 있으면 전후 좌우의 일곱 집을 멸망시키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왕은 곧 그 노인을 찾아보았으나 집조차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노인은 정거천(淨居天)의 화신이었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그때에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나이가 많아 노쇠해지는 것은 지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몸을 받아 태에서 나오면 곧 노쇠가 있게 된다. 태에서 나와 걸어다닐 때에는 아직 젊고 힘이 세지만 차츰 갈수록 노쇠해지니 누구에게나 이러한 근심이 있다.’
비구들이여, 그래서 나는 그때에 가만히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029_0771_a_14L吾先有教令勅語街巷諸有不淨穢污之物無令太子見之若有犯者左右前後當誅七家卽遣尋究而無有家所以然者以其淨居天所化故也時我比丘作是念衰老年邁非適今有人出胞胎已受形分則有衰老及出胞胎行步出入年盛力壯漸微轉衰皆有此時我比丘竊說偈曰

젊어서는 의욕이 왕성하지만
늙어가매 핍박을 당하니
몸은 쇠약해져 몹시도 메마르고
기운은 다해 지팡이에 의지한다.
029_0771_a_22L少時意盛壯
爲老所見逼
形衰極枯槁
氣竭憑杖行
029_0771_b_01L
비구들이여, 후원을 둘러보기 위해 나갔다가 이러한 장면을 본 뒤 며칠 후에 나는 다시 마부에게 명령하였다.
‘나는 후원을 둘러보겠다. 속히 우보의 수레로 장엄하여라.’
029_0771_b_01L是時比丘吾出遊觀先見此變如是數日復告御者吾欲出遊至後園觀速疾嚴駕羽寶之車
그때에 마부는 진정왕에게 가서 전했다.
‘태자님이 후원으로 가시려고 우보의 수레를 속히 장엄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태자가 후원을 돌아보게 하여라. 그러면 혹 근심 걱정이나 산란한 마음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왕은 곧 스스로 수레를 장엄하고 대중을 모았다. 그리고 앞뒤에 호위 이외에 30부의 군사로 하여금 좌우에 날개처럼 각각 15부씩 따르게 하였다.
비구들이여, 내가 후원에 이르렀을 때 어떤 병자를 보았다. 그는 여윈 몸으로 구역질을 하고 있었으며, 대소변 위에 그대로 누워 있었는데, 파리들이 달려들어 그 몸을 빨고 있었다. 배에는 복수가 차 있었고 몸은 누렇게 떠 있었으며, 더러운 냄새 때문에 가까이하기 어려웠다.
비구들이여, 그때에 나는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029_0771_b_04L爾時御者至眞淨王所而白王曰子欲出後園觀看被勅嚴駕羽寶之王聞此語歡喜踊躍不能自勝臣佐曰聽太子出後園遊觀或能除去愁憂亂想卽自嚴駕集諸大衆三十部軍左右翼從各十五部除前後導引比丘我時至後園觀看見有病形羸吐逆臥大小便蠅噆其身腹痿黃臭穢難近時我比丘問彼御斯是何人
마부가 대답하였다.
‘저 사람은 병든 사람입니다.’
‘어떤 것을 병이라고 하는가?’
‘병이란, 몸에 있는 바람 기운[風]과 불 기운[火]이 조화를 잃고 마음에는 아무런 즐거움이 없는 것입니다. 또한 한꺼번에 온갖 열병에 시달리고 음식을 넘기지 못하며 사람의 말소리를 귀찮게 듣기 때문에 병이라고 합니다.’
‘내게도 저러한 근심이 있겠느냐?’
‘태자님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천인도 저러한 근심이 있습니다.’
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또 생각하였다.
‘사람의 몸을 받으면 이러한 근심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후원을 둘러 본들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029_0771_b_14L御者對曰病人也何謂爲病對曰病者風差火錯心無歡樂衆疹集聚食則不消惡聞人聲故謂爲病時我問彼御者吾亦當復有此患耶御者報曰尊及人天亦有此病時我比丘復作是念夫人受形不免此患至園觀看竟何求乎
029_0771_c_01L그래서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리게 한 다음 궁중으로 돌아와서 고요히 스스로 마음을 닦으면서 근심을 버리려고 하였다.
이 때 진정왕이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후원을 둘러볼 때 기분이 유쾌하더냐?’
마부는 대답하였다.
‘태자님은 비록 나가셨지만 후원까지는 가시지 않았습니다.’
‘무슨 연유로 후원에 가지 않았느냐?’
‘태자님은 도중에 길에서 어떤 병자를 보았습니다. 그는 여윈 몸으로 구역질을 하고 있었으며, 대소변 위에 그대로 누워 있었는데 파리들이 달려들어서 그 몸을 빨고 있었습니다. 배에는 복수가 차 있었고 몸은 누렇게 떠 있었으며, 더러운 냄새 때문에 가까이하기 어려웠습니다.’
029_0771_b_20L卽勅御者迴車歸宮靜寂自修欲除其患時眞淨王問彼御者太子出遊後園觀看爲適意乎御者報曰太子出遊竟不至園王問御者以何因緣不至園觀御者報王太子出遊中道見病人羸吐逆臥大小便蠅噆其身水腹痿黃臭穢難近
진정왕은 이 말을 듣고 정신이 아득하였다.
‘나는 이미 거리에 있는 어떠한 더러운 것도 태자로 하여금 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였다. 만일 이 명령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전후 좌우의 일곱 집을 모두 멸망시키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왕은 곧 그 병자를 찾아보았으나 집조차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병자는 저 정거천의 화신이었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또 생각하였다.
‘사람의 몸을 받으면 반드시 저런 병이 있다. 이것은 옛날부터 있어 온 것으로, 지금에야 생긴 것이 아니다.’
029_0771_c_04L時眞淨王得此罔然先有教勅語街巷諸有不淨穢污之無令太子見之若有犯者左右前後當誅七家卽遣尋究無有家聚以然者以其淨居天所化故時我復作是念夫人受形必有此病來有是非適今也
이때에 진정왕은 생각하였다.
‘태자는 도중에 그런 장면을 보았기 때문에 세상을 걱정하고 집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반드시 도를 배우러 출가할 것이다. 나는 지금부터 그의 시녀를 배로 늘려 좌우에서 모시게 하고 그 마음을 즐겁게 하리라.’
029_0771_c_10L眞淨王便作是太子出遊所見瑞應憂念世閒必不樂家會當出學吾今當倍彼直衛侍護左側娛樂其志
며칠이 지난 뒤에 나는 또 마부에게 명령하였다.
‘나는 후원을 둘러보겠다. 속히 우보의 수레로 장엄하여라.’
마부는 진정왕에게 가서 전했다.
‘태자님이 후원으로 가시려고 우보의 수레로 속히 장엄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태자가 후원을 둘러보게 하여라. 그러면 혹 근심 걱정이나 산란한 마음이 없어질는지 모르겠다.’
029_0771_c_13L復經數日勅告御者吾欲出遊觀看速疾嚴駕羽寶之車王聞此語歡喜踊躍不能自勝告臣佐曰聽太子出後園遊觀或能除去愁憂亂想
왕은 곧 스스로 수레를 장엄하고 대중을 모았다. 그리고 앞뒤의 호위 이외에 30부의 군사로 하여금 좌우에 날개처럼 각각 15부씩 따르게 하였다.
비구들이여, 내가 후원에 이르렀을 때, 어떤 죽은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의 종족과 다섯 친족들은 쑥대머리처럼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고 둘러앉아 하늘을 보며 울부짖고 땅을 치며 곡을 하고 있었다.
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종족과 다섯 친족들이 쑥대머리처럼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고 둘러앉아 하늘을 보며 울부짖고 땅을 치며 곡을 하고 있는가?’
마부는 대답하였다.
‘저 사람은 죽은 사람입니다.’
029_0771_c_17L卽自嚴駕集諸大衆三十部軍左右翼從各十五部除前後導引我時比丘至後園看見有死宗族五親散髮蓬頭呼天扣地圍繞啼哭時我比丘問彼御者斯是何宗族五親散髮蓬頭呼天扣地圍繞啼哭御者報曰死人也
029_0772_a_01L‘어떤 것을 죽었다고 하는가?’
‘이른바 죽었다는 것은 은혜롭고 사랑스러운 것과 떠나는 것입니다. 목숨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처자와 친족들과도 영원히 이별하게 됩니다. 또한 몸을 이루는 바람ㆍ불ㆍ물ㆍ땅의 기운[四大]이 모두 흩어져서 각기 다른 곳에 있는 것이며, 영혼이 떠남으로써 몸은 마른 나무와 같아져서 아무런 지각이 없으므로 죽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다시 마부에게 물었다.
‘내게도 장차 저러한 죽음이 있겠느냐?’
마부는 대답하였다.
‘태자님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천인에게도 다 저러한 근심이 있습니다. 저것을 벗어나는 이는 없습니다.’
029_0771_c_23L問曰何謂爲死御者報曰所謂死人恩愛已離無復命根妻子五親永與世別風逝火滅水消土散各在異處魂神遷轉形如乾木無所覺知故曰死也我時比丘問彼御者吾亦當復有此死耶御者報曰尊及人天皆有此患無有免者
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다시 생각하였다.
‘대개 사람으로서 세상에 살면 아무도 저 근심을 벗어날 수 없다. 후원을 둘러본들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그래서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리게 한 다음 궁중으로 돌아가 고요히 마음을 닦으면서 그 근심을 없애려 하였다.
이때에 진정왕이 그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후원을 둘러볼 때 기분이 유쾌하더냐?’
마부는 대답하였다.
‘태자님은 비록 나가셨지만 후원에는 가시지 않았습니다. 도중에 죽은 사람을 보고는 곧 돌아오셨습니다.’
029_0772_a_07L時我比丘復作是念夫人處世不免此患至後園觀竟何求乎卽勅御者迴車歸宮靜寂自修欲除其患眞淨王問彼御者曰太子出遊後園觀看爲何適意乎御者報曰太子出遊竟不至園中道見死人於是便
왕은 이 말을 듣고 정신이 아득하였다.
‘나는 이미 거리에 있는 어떠한 더러운 것도 태자로 하여금 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였다. 만일 어기는 자가 있으면 그의 전후 좌우의 일곱 집을 모두 멸망시키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왕은 곧 그 죽은 사람의 집을 찾아보았으나 아무데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죽은 사람은 정거천의 화신이었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생각하였다.
‘아, 늙음과 병과 죽음에서 벗어날 사람은 없구나. 나는 이제 묘한 방편을 구해 곧 출가하여 도를 닦겠다.’
029_0772_a_13L時眞淨王得此罔然吾先有教令勅語街巷諸有不淨穢污之物無令太子見之若有犯者左右前後當誅七家卽遣尋究而無有家所以然者以其淨居天所化故也時我比丘便作是念咄老病死無免之者吾今宜可善求巧便出家學道
029_0772_b_01L비구들이여, 나는 그때에 곧 출가하여 위없는 도를 구하고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그래서 지금 부처가 되어 만민을 제도하는 것이니, 이것은 다 연연하는 마음 없이 행(行)을 쌓았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세상에 나서 스스로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였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이치를 관찰하시고는 그 처음과 끝을 살피셨다. 그래서 미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큰 광명을 나타내고, 바른 법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하여 대중들 가운데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72_a_19L時我比丘捨家出求無上道成最正覺今得爲佛度脫萬民皆由積行無戀慕心我出現自致正覺爾時世尊觀察此義尋究本末爲將來衆生示現大明亦使正法久存於世爾時世尊在大衆中而說此偈

누구나 늙으면 괴롭고 고통스러우며
죽으면 곧 의식이 사라진다.
세속에 빠지면 얽매이는데도
끊임없이 세상 일을 탐하는구나.
029_0772_b_02L老者苦痛
死則意去
樂家縛獄
貪世不斷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물러갔다.
029_0772_b_04L諸比丘聞佛所說踊躍歡喜卽從坐禮佛而去

12

늙는 것은 곧 그 몸이 변하는 것이니
마치 저 고장난 수레와 같은 것이다.
바른 법은 능히 괴로움을 없애니
마땅히 힘써 닦아야 할 것이다.
029_0772_b_06L老則形變
喩如故車
法能除苦
宜以力學

옛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이제 연세가 드셔서 피부에 탄력이 없어지니 이전과 같지 않습니다.”
“그렇다, 너희들 말과 같이 나는 이미 늙었다. 그러나 가령 계율을 지키며 범행을 닦은 비구로서 여래의 몸을 높은 보좌에 오르게 하거나, 또한 사해(四海)를 돌아다니며 공경함으로 중한 은혜를 갚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원래 교만한 마음 없이 수행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도를 증득하여 부처가 된 것이다.
내가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늙는다는 것은 곧 그 몸이 변하는 것이니 마치 고장난 수레와 같다.’
029_0772_b_08L昔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衆多比丘白世尊曰如來今日年已耆老肌膚舒緩不與常同佛告比丘如是如是如汝所言我年已老設當持戒梵行比丘以如來身安處高牀周行四海雖與恭敬以報重恩然我本修無憍慢心自證成佛吾不說是老則形變喩如故車
고장난 수레란, 왕가(王家)에서 만든 수레를 말하는 것이다. 금과 은을 새겨 넣기도 하며, 혹 수정과 유리로 사이사이를 꾸미기도 하지만 여러 해가 지나면 썩어서 못쓰게 된다. 더구나 4대(大)로 이루어진 이 몸은 힘줄로 얽어져 있고, 피가 돌아가는 등 갖가지 활동 요소로 취합되어 비로소 형태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은 부모가 만든 것으로서 열 달 동안 품고 있으면서 따스한 기운은 보내 주고 습기는 버리는데, 때를 따라 돌본 뒤에야 비로소 사람이라 불리게 된다.
029_0772_b_16L所謂故車者家所造或以金銀刻鏤作車或水精琉璃雜廁其閒經年積歲猶有朽敗況四大身筋纏血澆衆事合集乃成此形父母所造十月懷抱推溫去濕隨時瞻視乃名爲人
029_0772_c_01L그런데 오직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그 괴로움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법으로 중생을 다루어서 깨닫지 못한 것을 깨우쳐 주기도 하고, 혹은 방편으로 교화하는 등 무슨 방법이라도 다 쓰는 것이니, 부디 힘써 배워야 한다. 또한 다음과 같이 부처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말씀을 항상 드러내야 한다.
‘아첨과 망령된 소견을 버리며, 신(身)ㆍ구(口)ㆍ의(意)의 행을 범하지 않고, 가장 으뜸가는 진리로써 일체를 배불리며, 중생을 거두어 기르되 그 행에 실수가 없어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를 부처님의 제자라 한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을 가르치시되, 계율로써 그 잘못을 미리 방지하신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아시고 그 처음과 끝을 살피신 다음 미래의 중생들을 위해 큰 광명을 나타내고, 바른 법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하여 대중 가운데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029_0772_b_21L唯有明智能除此苦以法自將訓誨未悟加以權化應適無方宜以力學稱佛世尊誘導之言以無諭謟蠲除妄見不犯身口意行以第一義充飽一切將育衆生行不漏失無懼畏者謂佛世尊如來弟子教訓弟子以禁防非爾時世尊知彼內心有所趣向尋究本末亦與後世衆生示現大明使正法久存於在大衆中便說此偈

늙는 것은 곧 그 몸이 변하는 것이니
마치 저 고장난 수레와 같은 것이다.
바른 법은 능히 괴로움을 없애니
마땅히 힘써 닦아야 할 것이다.
029_0772_c_07L老則形變
喩如故車
法能除苦
宜以力學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물러갔다.
029_0772_c_09L諸比丘聞佛所說歡喜作禮而去

아아, 어느새 늙게 되니
몸은 변하여서 노인이 되어 버렸네.
젊어서는 뜻한 대로 되더니
늙어서는 유린당하네.
029_0772_c_10L咄嗟老至
色變作耄
少時如意
老見蹈藉
029_0773_a_01L
옛날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타죽원에 계셨다.
그때에 아난 존자는 가사를 단정히 하여 오른팔을 드러낸 다음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 부처님을 뵈오니, 형색이 변하여 파리해지시고 모든 감관은 탄력이 없으시며 형상은 갈수록 여위어 보입니다.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의 근(根)도 이전과 같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늙는다는 것은 아주 뛰어난 용모도 다르게 변하게 하고, 원만하던 모든 감관도 이지러지게 하며, 질병과 짝이 되고 죽음과 더불어 떠돌게 하는 것이다. 넘치던 체력과 부귀영화조차 시들게 하며, 건강하고 기운이 충만하더라도 능히 허리를 굽게 해서 지팡이에 의지해 걷게 한다.
그리고 검푸르거나 꿀처럼 윤기가 흐르던 흑단 같던 머리털도 모두 흰 털로 만들어서 쉼없이 빠지게 하며, 마치 소의 눈처럼 희고 까만 빛이 분명하던 눈에는 눈꼽이 끼게 한다.
029_0772_c_12L昔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爾時尊者阿難著衣正服偏露右臂長跪叉手白佛言世尊今觀如來形變色諸根舒緩形狀轉朽眼根耳鼻舌身諸根不與常同佛告阿難如是如如汝所言所謂老者能使極妙殊特之容變爲異色諸根具滿能使缺與病結伴與死竝流色力豪貴財富盈溢能使闕減身體平正內理充滿能使僂步憑杖而行髮如紺靑亦如蜜王猶如純黑能使變白髮落不眼如牛眴白黑分明能使目中生膚睆瞖
또 기름처럼 윤기가 반짝이던 이마도 마치 불에 그을린 가죽처럼 주름살을 지게 하며, 또 마치 흰 옥돌이나 흰 눈이나 새로 짠 소젖이나 오징어 뼈처럼 새하얗게 꽉 차 있고, 아래위가 가지런하여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던 이도 빠지게 하거나 벌레먹어 앓게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것은 건답화(揵沓和)나 아수륜(阿須倫)이나 가류라(迦留羅)나 진다라(甄陀羅)나 마휴륵(摩休勒)이나 인비인(人非人)들도 쇠약하게 만들어서 기운이 없게 한다. 온갖 고통 가운데서도 늙는 것보다 심한 고통은 없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73_a_02L額如油光晃昱照曜能使面皺狀如皮燋齒如白珂亦如白雪新 ((穀-禾+牛)) 牛乳如烏賊魚絕白胞滿上下齊平觀無厭足能使凋落虫齲疼痛要言之於揵沓和阿須倫迦留羅陁羅摩休勒人及非人能使衰耗無少壯心痛中之苦莫甚於老是故說

아아, 어느 새 늙게 되니
몸은 변하여서 노인이 되어 버렸다.
젊어서는 뜻한 대로 되더니
늙어서는 유린당하네.
029_0773_a_09L咄嗟老至
色變作耄
少時如意
見蹈藉

부처님께서는 거룩한 32상(相)을 스스로 갖추셨고, 80종호(種好)로 그 몸을 장엄하셨으며, 일곱 자나 되는 광명을 비추지 않는 곳 없이 비추시며, 여덟 가지 음성은 멀리 시방(十方)에 떨치시지만 그래도 오히려 늙음과 병에 유린 당하는데 하물며 범부로서 그것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부처님께서는 이런 인연으로써 그 처음과 끝을 살피시고, 미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큰 광명을 나타내고, 또 바른 법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하여 대중 가운데서 위와 같은 게송을 말씀하신 것이다.
029_0773_a_10L如來世尊以三十二相而自纏絡八十種好莊嚴其身圓光七尺無冥不照八種音聲遠震十方猶爲老病所見蹈藉況處凡夫得免此乎以此因緣尋究本末爲後衆生示現大明亦使正法久存於世於大衆中故說斯偈
出曜經卷第二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1)비사리(毘舍離)라고도 하며, 중인도에 있는 vaiśālī의 음사이다.
  2. 2)2)과거 칠불(七佛)의 첫 번째 부처로서 vipaśyin의 음사이다.
  3. 3)3)과거 칠불의 두 번째 부처로서 śikhin의 음사이다.
  4. 4)4)과거 칠불의 세 번째 부처로서 viśvabhū의 음사이다.
  5. 5)5)과거 칠불의 네 번째 부처로서 krakucehandu의 음사이다.
  6. 6)과거 칠불의 다섯 번째 부처로서 kanakamuni의 음사이다.
  7. 7)과거 칠불의 여섯 번째 부처로서 kāśyapa의 음사이다.
  8. 8)과거 칠불의 일곱 번째 부처로서 śākyamuni의 음사이다.
  9. 9)9)지옥, 아귀, 축생, 수라(修羅)를 뜻한다.
  10. 10)10)이니(泥梨)라고도 쓰며, 최악의 지옥인 niraya의 음사이다.
  11. 11)11)안타회의(安陀會衣:五條袈裟, antarvāsa), 울다라승의(鬱多羅僧衣:七條袈裟, uttarāsaṇga), 승가리의(僧伽梨衣:九條袈裟에서 二十五條袈裟, saṃghāṭī)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