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1125_a_01L투가차복미경(偸迦遮復彌經) 병서(幷序)-진명(晉名)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
029_1125_a_01L偸迦遮復彌經晉名修行道地卷第一 幷序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을 편집한 이는 천축(天竺) 사문으로서 그 이름은 중호(衆護)라고 한다. 그는 인도[中國]의 성인이 태어나신 지역에서 출생하였다. 어려서 대업(大業)을 이루는 일에 가장 크고 긴요한 전적(典籍)을 배우고 법장(法藏) 12부(部)의 경전을 모조리 통달하였다. 3달(達)의 지혜로 널리 꿰뚫어 알지 못하는 게 없었고, 깊은 이치를 찾아내 미묘함을 이룩하였으며, 능히 심오(深奧)한 이치를 체득하였다.
029_1125_a_02L造立『修行道地經』者天竺沙門厥名衆護出于中國聖興之域幼學大業洪要之典通盡法藏十二部經三達之智靡不貫博鉤玄致妙能體深奧
그는 또 큰 자비(慈悲)로 널리 중생들을 이롭게 하였고, 밝음을 돕는 큰 광명으로 깜깜하고 어두운 곳을 두루 비추어 주었으며, 감로(甘露)와 같고 큰 이치가 담긴 세존의 가르침을 널리 폈으며, 방편으로 진인(眞人)을 나타내었으니, 이 사람이야말로 참다운 보살(菩薩)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다.
029_1125_a_06L以大慈悲弘益衆生助明大光照悟盲冥敍尊甘露蕩蕩之訓權現眞人其實菩薩也
그는 또 후현(後賢)들이 거의 도에 근접하였으나 혹 힘이 하열(下劣)하여 더 이상 앞으로 전진해 나아가지 못하는 이를 불쌍하게 생각하였다. 그런 까닭에 숱하게 많은 경전의 대교(大較)를 다 모으고 쉽게 나아갈 수 있는 경로(徑路)를 세워서 5음(陰) 성패(成敗)의 소취(所趣)ㆍ변화가 일어나는 기미(機微)ㆍ생사(生死)의 괴로움을 분별하여 미혹한 이를 권장하고 의혹하는 이를 격려하기 위하여, 그런 까닭에 이 경을 지었다.
029_1125_a_09L愍念後賢庶幾道者儻有力劣不能自前故摠衆經之大較易進之徑路分別五陰成敗所趣變起幾微生死之苦勸迷勵惑故作斯經
비록 그 글은 간략하지만 의미는 풍부하다. 멀고 가까운 비유를 들어 간사한 마음을 방제(防制)하고, 다만 삼매(三昧) 선정에 드는 것을 힘쓰게 하여, 공(空)한 것임을 깨닫게 하고 온갖 생각이 없는 데로 돌아가는 것으로 종(宗)을 삼았으니, 참으로 근심을 여의는 지극함이요 고요하여 아무 함이 없는 도[無爲之道]라고 할 만하다.
029_1125_a_12L文約而義豐採喩遠近防制奸心以三昧禪數爲務解空歸無衆想爲眞可謂離患之至寂無爲之道哉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 제1권
029_1125_a_15L修行道地經卷第一


서진삼장(西晉三藏) 축법호(竺法護) 한역
029_1125_a_16L西晉三藏竺法護譯


1. 집산품(集散品)
029_1125_a_17L集散品第一

부처님 세상에 출현하시어
밝게 빛남이 햇빛보다 더하시고
덕을 쌓음이 매우 높으시어
제왕의 종족과 여러 하늘과 신선들보다
029_1125_a_18L厥元由顯興
灼灼踰日光
德積甚巍巍
勝於帝王種

수승(殊勝)하시고
한결같은 정진으로 우뚝하게 드러나시니
많이 배워 온갖 이치 통하신
가장 훌륭한 분께 모두 예배드리네.
029_1125_a_20L諸天及神仙
專精暴露成
多學博衆義
咸皆禮最安

하늘 신과 용, 그리고 귀신들까지도
현재 세상에서 정진하여
삼계(三界)에서 견줄 이 없는
세존을 받들어 모시네.
029_1125_a_21L天人龍鬼神
在世而精進
奉迎於世尊
三界無等倫
029_1125_b_01L
비할 데 없는 지혜로 제도하시어
생사의 두려움을 없애주시니
부처님과 바른 법과 여러 승가들
이 3보의 공덕보다 더 뛰어난 것 없네.
029_1125_a_22L濟以無比慧
生死懼了除
佛正法衆僧
是三德無踰

마땅히 이 도안(道眼)으로 관찰하여
평등한 법문을 자세히 연설하시고
뜻을 모아 거룩한 가르침 선포하시니
마치 감로(甘露)가 나오듯 하였네.
029_1125_b_02L當觀此道眼
諦說平等法
意採宣尊教
猶如出甘露

혹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는 이가
이 세속에 대해 관찰하되
여러 가지의 시끄러움과
나고 죽음 때문에 편안하지 못해
029_1125_b_03L或有專修行
觀察於世俗
衆鬧若干種
生死之不安

세속 깊숙이 빠져든 것이
마치 썩은 수레가 진흙탕에 빠진 것 같아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서
마땅히 경전의 이치를 따르고
029_1125_b_04L沈溺于世根
猶朽車沒泥
不能自拔濟
當從經典要

또 여러 꽃들의 꿀을 따모으듯
세간을 가엾이 여겨 연설하셨으니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을 전념하여 들으면
유위법(有爲法) 없애고 무위법(無爲法)에 들리라.
029_1125_b_06L亦如採諸花
愍世是故演
專聽修行經
除有令至無

여기서 『수행도지경』을 강론해야만 하는 것은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고ㆍ근심하고ㆍ맺히고ㆍ슬피 우는 등의 모든 헤아릴 수조차 없는 온갖 번뇌의 모임 때문이다.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는 이로서 재가자(在家者)이건 출가자(出家者)이건 최후의 청정(淸淨)한 법을 이루려고 한다면, 뜻을 되돌리지 말아야 마침내 감로법(甘露法)에 이르러 뭇 환난의 고통이 끊어지리니, 그것은 구호(救護)해줄 이도 없고 우러러 의지할 것도 없는 것이라서 오직 모든 욕구를 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하여 번뇌를 여의려고 하는 이는 항상 마땅히 정진하며 이 경을 받들어 행해야 한다.
이것을 게송(偈頌)으로 말한다.
029_1125_b_07L於是當講修行道經生死老病憂結啼哭諸不可意衆惱集會專修行者在家出學欲令究竟淸淨之法志不轉還遂至甘露衆患爲絕其無救護無所依仰唯當棄捨一切諸求是故修行欲離惱者常當精進奉行此經卽說頌曰

나고 늙고 죽음을 따라 근심하고 고뇌하여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온갖 괴로움 있나니
제도되고자 하는 이라면 뜻을 되돌리지 말고
수행도(修行道)를 배우되 싫어하지 말라.
029_1125_b_14L墮生老死而憂惱
身心所興有衆苦
欲得濟度不復還
學修行道莫有厭

어떤 것을 무행(無行)1)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며, 어떤 것을 수행(修行)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수행도(修行道)라고 하는가?
029_1125_b_16L何謂無行何謂爲行云何修行云何修行道
무행이라는 것은 생각으로 음욕(淫欲)과 성냄[怒]을 일으켜 권속과 여러 하늘들과 국토를 침해하려고 하고, 벗에게 폐해를 끼치고 계율을 파괴하며, 악하고 추잡한 말만 익히고 착하지 못한 것만 따르며, 학문을 좋아하지 않으며, 스스로 남을 업신여기거나 스스로 교만을 부리며,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고, 삿되게 헤아려 항상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몸[身]과 그 몸이 머무는 곳이 있다고 탐하고 좋아한다. 여색(女色)을 가까이하고 방일하여 게으름을 피우며, 정욕(情欲)에 집착하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지 못하며, 반연하는 일과 구하는 것이 많고 사람들을 멀리 피하지 않으며, 제멋대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방심하고 의심한다.
029_1125_b_18L其無行者謂念婬怒欲害親諸天國土弊友毀戒習惡麤言聽于不善不好學問自輕自慢興有著想起邪計常貪樂有身所居之處習近女色放逸懈怠而著情欲不離怒癡多緣衆求人捨遠避縱恣自是放心睡疑
029_1125_c_01L 정진(精進)하는 행을 잃고서 늘 두려운 마음을 품고 있으며, 감관[根門]이 안정되지 못하고 온갖 세속 일에 휩쓸리며, 말을 많이 하면서 절도(節度)가 없다. 자기 자랑만 늘어놓으면서 도리어 삿된 말을 논(論)하며, 비뚤어진 일을 말하기 좋아하고 그릇된 법을 따르며 도(道)의 뜻에서 멀어지는 것을 무행(無行)이라고 말하나니, 이것을 무위(無爲)에 대해 행해서는 안 되는 것[不可行]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5_c_01L失于精進常懷恐怖根門不定追逐衆事多於言語無有節度思樂長路反論邪說樂說戾事順逐非法遠于道義是謂無行此於無爲而不可行於是頌曰

성냄과 탐욕을 내어 남의 목숨 해하려 생각하고
몸의 부정(不淨)함을 즐거운 것이라 생각하며
삿된 지혜로 도리어 온갖 잘못된 것들만 따른다면
부처님께선 이런 것들을 행해선 안 된다고 하셨네.
029_1125_c_05L瞋恚貪欲念害命
常有樂身不淨想
邪智反順若干瑕
佛說是輩不可行

어떤 것을 가행(可行)이라고 하는가?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해(害)를 가할 생각을 하지 않으며, 착한 벗[善友]을 가까이 하고 계율을 받들어 청정하게 지키며, 말을 하면 곧 도(道)만을 말하고 가르친 학문을 받아들이며, 스스로 남을 업신여기거나 교만을 부리지 않고 무상하고[無常]ㆍ괴롭고[苦]ㆍ공하고[空]ㆍ나라는 것 없음[非身]을 헤아리며, 거처할 만한 곳에 가려서 기거하며,
029_1125_c_07L何謂可行不起瞋恚不念加害親近善友奉戒淸淨言輒以道受教學問自輕慢念計無常苦空非身處於可
여색을 가까이하지 않고 방탕한 짓을 끊으며, 늘 정진에 뜻을 두고 번뇌를 없애며, 음식을 적게 먹고 절제(節制)할 줄을 알며, 몸으로 행동하는 것을 잘 단속하고 밤낮으로 깨어 있으면서 마음을 거두어들여 잊지 않으며, 의심이 없고, 두려운 마음도 품지 않으며, 감관[根]의 문(門)을 적정(寂靜)하게 하고, 온갖 인연을 없애며, 말을 하면 곧 바르게 하고 평등하게 해탈하며,
029_1125_c_11L不習女色除其放逸常志精進滅於塵勞少食知節救攝身行宿夜覺悟斂心不忘無有狐疑不懷恐怖定根門無有衆緣所說輒正平等解
한가한 곳을 좋아하고, 진리 그대로 관찰하며, 획득하지 못한 법은 당연히 늘 생각하고, 체득한 모든 법은 굳게 지녀 잊지 않으며, 기쁜 마음으로 법화(法化)의 이치를 채취(採取)하고, 온갖 입고 먹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할 줄 알며, 뜻을 경도(經道)에 두어 싫증내지 않으며, 무상한 것이라고 익히고 헤아려 세간의 더러운 양식인 모든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029_1125_c_15L樂于閑居所觀如諦所未獲法當以懷來諸可逮法堅持不忘歡心採取法化之要於諸衣食而知止足存經道而無厭極習計非常不樂世間穢食諸想也
무위(無爲)의 도라고 하는 것은 적연(寂然)한 것을 말하는데 이와 같은 무리들의 법은 무위법(無爲法)에 가까운 것이므로 이것을 가행(可行)이라고 말하나니, 행(行)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하면 바로 니원(泥洹)에 두어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5_c_19L無爲之道所爲寂然如是輩法近於無爲是謂可行行在何許謂之泥洹於是頌曰

계율을 청정히 하고 내가 없다는 생각을 좋아하고
오직 경의 이치만 듣고 훌륭한 친구를 따르며
진리를 자세히 살피고 가르침대로 행하는 것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곧 무위의 도라 하셨네.
029_1125_c_21L戒淨志樂無我想
唯聽經義隨善友
所見審諦如教行
佛說此則無爲道
029_1126_a_01L
모두 옳은 데로 나아가고 온갖 법을 생각하되
여러 가지 생각을 안정시켜 괴롭거나 싫증냄이 없고
그리고 덕(德)의 모임에 대하여 강설하고
모든 감관을 안정시키는 것을 곧 행이라고 한다.
029_1125_c_23L諸可所趣衆法念
定若干意無苦厭
是爲講說德所聚
攝定諸根是謂行

어떤 것을 수행(修行)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는가?
능히 따라 행하고 닦아 익히며 따라 받드는 것을 수행이라고 하며, 닦고 익히는 것을 곧 행이라고 한다.
029_1126_a_02L何謂修行云何爲行謂能順行修習遵奉是爲修行其修及習是謂爲行
어떤 것을 수행도(修行道)라고 하는가?
적정(寂靜)한 도에 대해 전일(專一)하게 정진하는 것을 바로 수행도라고 한다.
도를 수행하는 데에는 세 가지 품계(品階)가 있으니, 첫째는 범부(凡夫)요, 둘째는 도를 향하여 배우는 것[學向道]이며, 셋째는 배울 것이 없는 것[無學]이다. 범부의 수행이라고 말한 것은 새로 배운 것이나 예전에 배운 것을 아직 성취하지 못한 것이니, 이런 무리들을 위하여 『수행도지경』을 설법해주는 것이며, 저 배울 것이 없는 이에 대해서는 이미 통달한 사람이니 더 이상 어떤 것을 말해주겠는가?
029_1126_a_04L何謂修行道專精寂道是爲修行道彼修行而有三品一曰凡夫二曰學向三無所學也所謂凡夫修行新學舊學未成爲此輩說修行道經其不學者以爲通達何所復論
저 이른바 『수행도지경』은 적연(寂然)하게 법(法)을 관찰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어떤 것을 적연하게 법을 관찰한다고 하는가? 사문(沙門)의 네 가지 덕(德)의 과위[果]에 나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029_1126_a_09L彼所以謂修行道地經寂然而觀云何寂觀趣於沙門四德之果
어떤 것을 네 가지 덕(德)의 과라고 하는가? 유여니원(有餘泥洹:有餘涅槃)의 경계에 이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유여니원이라고 하는가? 무위(無爲)의 경계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어떤 것을 무위의 경계에 이르는 것이라고 하는가? 온갖 괴로움의 근본이 모두 끊어 없어진 것을 말한다.
029_1126_a_11L云何四德謂爲有餘泥洹之界云何有餘謂其當至無爲之云何當至無爲之界謂衆苦本一切除盡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가 극심하게 고통스러운 번뇌를 모두를 버리려고 하거든 늘 마땅히 전일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다른 행을 일으키지 않으며, 가르침과 계율을 손상하지 말고 적정한 속에서 관찰하는 법을 닦아 건립(建立)해야 한다.
029_1126_a_14L是故行者欲捨一切劇苦之惱常當專精不興異行不傷教禁修建寂觀
가령 수행하는 이가 계율을 헐어버리고 가르침을 손상한다면 적정한 속에서 관찰하는 법에 이르지도 못하고 공부도 허사가 될 것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나무를 비벼대어 불을 구하려 하는데, 자주 쉬면 전일(專一)하지 못하여 끝내 불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미 불을 얻지 못했다면 그 공력(功力)이 헛수고가 되고 말듯이, 게으른 마음으로 무위의 경지를 구하려고 하는 것도 또한 비유하면 이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6_a_16L假使行者毀戒傷教至寂觀唐捐功夫譬如有人鑽木求數數休息而不專一終不致之不獲火唐勞其功其懈怠心欲求無譬猶亦然於是頌曰

항상 고요한 속에서 선정을 행하고
마땅히 교만과 업신여겨 희롱함을 버리고
받들어 수행하여 허물거나 잃어버리지 말아야
마치 깜깜한 밤에 눈을 뜨고 다니는 것 같으리.
029_1126_a_20L常得寂然行於定
當捨憍慢及輕戲
以奉修行莫毀失
譬如冥夜開目行

이렇게 행하는 이는 나아갈 길을 볼 것이요
지혜가 이와 같으면 정진하여 나아갈 것이니
바른 교화를 받들어 게으르지 않아야
마침내 적정하여 무위의 도[無爲道]를 이루리.
029_1126_a_22L如是行者見所趣
智慧若斯精進前
奉于正化未曾懈
乃致靜漠無爲道
029_1126_b_01L
온갖 깊은 이치와 미묘한 일을 꿰뚫어 보고
대덕(大德)께서 설하신 가르침을 살펴 뽑아왔네.
이 경의 큰 가르침은 고요함을 관하는 법이니
내가 여러 경전에서 뽑아 연설하였네.
029_1126_b_01L徹睹衆玄微妙事
觀採大德所說教
此經洪訓名寂觀
吾鈔衆經以演說

2. 오음본품(五陰本品)
029_1126_b_03L修行道地經五陰本品第二

여러 경전에서 분명한 이치만을 뽑아 모아서
늙고 죽지 않는 감로(甘露:敎法)의 가르침을 세웠으니
밝은 지혜 가진 이는 들은 것을 행하여
청정한 지혜로 번뇌와 무명을 제거하고
029_1126_b_04L從若干經採明要
立不老死甘露言
耳所聽聞明者行
淸淨之慧除垢冥

적정에 들게 되면 마치 햇빛과 같으리니
비유하면 달이 떠올라 많은 별을 비추듯 하리라.
이미 도세(度世)하는 법 얻고 가르침을 받으면
성대하기 한량없어 마치 가을달과 같으리.
029_1126_b_06L入於寂然若日光
譬如月行照衆星
已獲度世當受教
是盛無量如秋月

나한을 공경하고 받들어 머리 조아리고
허공 같으신 능인(能仁:부처님)께 고개 숙여 예배하라.
높으신 이에게 귀의하고 감로(甘露)를 얻으면
세간의 갖가지 욕심의 뿌리와 싹[芽]을 없애리.
029_1126_b_08L恭奉羅漢而稽首
能仁如空頭面禮
歸命巍巍獲甘露
除世根芽種種欲

갖가지 종류의 과일이 생겨나듯이
즐거움과 근심은 여러 갈래가 있으나
부처님께서는 5음(陰)이 본래 없는 것임을 아셨으니
마땅히 여러 경전을 보고 그 근원을 따르라.
029_1126_b_10L生若干種之果實
欣樂憂慼爲諸枝
佛解五陰而本無
當觀衆經從其原

도를 수행하는 이라면 마땅히 몸[身]은 5음(陰)이 근본임을 관찰해야 하나니, 색(色)ㆍ통(痛:受)2)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5음이라고 말한다.
비유하면 성(城)이 이루어지려면 동서와 남북에 흩어져 있는 여러 가구(家口)를 합해야 비로소 하나의 성이 되듯이 색(色)도 또한 그와 같아서 단지 한 가지 색에 대해서만 색음(色陰)이라 하지는 않는다. 통(痛)ㆍ상(想)ㆍ행(行)도 그러하며, 식(識)도 또한 그와 같아서 단지 한 가지 식에 대해서만 식음(識陰)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029_1126_b_12L修行道者當復觀身五陰之本是謂五陰也譬如有城若干家居東西南北合乃爲城色亦如是亦不一色爲色陰也識亦復如此非但一識名爲識陰
색(色)에는 열 가지 입(入)3)이 있는데, 혹은 색관법(色觀法)4)을 색음(色陰)이라고 하기도 한다. 800 가지의 괴로움과 즐거운 감각을 통음(痛陰)이라고 하는데, 상음(想陰)ㆍ행음(行陰)ㆍ식음(識陰)에도 각각 800 가지가 있어 이것을 음(陰)이라고 말한다. 5음의 근본에 대해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6_b_17L彼有十入或色觀法是爲色陰也八百痛樂名之痛陰識陰各有八百乃名爲解五陰本亦當如斯於是頌曰

색과 수와 상과 행과 식
이 5음이 일어나는 것은
비유하면 저 큰 성 안과 같아서
여러 집을 색(色)이라 하나니
029_1126_b_20L色痛想行識
五陰之所起
譬如有大城
若干家名色

한 가지 색을 색이라 하지 않고모두 열 가지 색입(色入)이 있네.괴로움과 즐거움의 감각에 800 가지가 있고
상과 행과 식도 또한 그러하다.
029_1126_b_22L非一色爲色
凡有十色入
痛樂有八百
想行識亦爾

지혜로운 사람은 이 법에 대하여
여러 가지가 합쳐서 음(陰)이 됨을 아나니
한 가지 뿐이 아님을 분별하여 아는 것이
수행하는 사람이 생각할 바이다.
029_1126_b_23L慧人解此法
若干乃名陰
分別知非一
行者之所念
029_1126_c_01L
3. 오음상품(五陰相品)
029_1126_c_01L修行道地經五陰相品第三

온갖 일들이 모이고 쌓여 서로 이어져
지혜를 여읜 말을 하여 부처님의 교법을 버리며
어리석은 데 훈습되어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면
저 나무에 가지와 잎이 무수히 많은 것과 같고
029_1126_c_02L合集衆事而相連
用離慧言捨佛教
習於愚癡不了了
譬如有樹多枝葉

다섯 조롱박이 생겨나 뻗어가는 것과 같으리니
교묘한 방편 없는 품류도 또한 그러하다네.
5음도 이와 같음을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지혜 있는 이는 지혜로 이것을 밝게 아느니라.
029_1126_c_04L其五觚生而分布
無巧便種亦如是
當了五陰爲若斯
黠人解慧明知此

족성(族姓)의 가문에 태어나신 부처님
강론하시는 법과 말씀이 꿀과 같으며
비구는 마치 꿀벌이 꽃맛을 채취하는 것과 같다네.
마치 연꽃이 활짝 피어나듯
지혜의 깨달음 떠오르는 태양보다 더하고
부처님의 초월함 연꽃보다 수승하시네.
029_1126_c_06L所以生長有姓地
所講法言如蜜塗
比丘譬蜂採華味
猶若蓮華之開剖
其慧覺了勝日出
佛復超越勝蓮花

부처님의 청정함 집착함이 없으시니
그러므로 세존께 머리 조아려 귀의하네.
그 모습 맑고 통달하여 걸림 없으시며
고요하게 생각을 없애 선정을 얻으셨고
일찍이 물러나거나 타락하지 않으셨으며
중생들 구제하여 무위(無爲)에 이르게 하셨네.
029_1126_c_09L佛之淸潔無所著
是故稽首歸命尊
其相淡然達無㝵
寂寞無想而得定
未曾有退還墮落
而以救濟至無爲

뜻을 기울여 인도하고 나타내 보이시어
어리석은 이들 가르치시되 몸소 행한 대로 하셨네.
나도 지금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미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이 경을 설하노라.
029_1126_c_12L秉意將導而示現
教訓群萌如己行
以愍傷吾是故說
乃爲當來衆生類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5음(陰)의 모습을 잘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5음 각각의 모양을 아는 것인가? 광명이 있는 것을 색(色)이라 하고 형상이 있는 것도 또한 색이라 하며, 손으로 잡는 것도 또한 색이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도 또한 색이라 한다.
즐거움을 익히는 것을 통(痛:受)이라 하고 즐겁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은 것[不苦不樂]도 또한 통이라 하나니, 이것을 통상(痛想)이라고 한다.
029_1126_c_14L其修行者當解五陰相云何各知五陰之相有光明爲色有像相亦復爲手所獲持亦名爲色若示他人亦復是色也習樂爲痛不樂不苦亦復是是爲痛想也
인식하는 모양이 상(想)이 되나니,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 밖에 여러 가지 물질이라고 인식하는 것을 사상(思想)이라고 한다.
조작하는 것이 있는 것을 행(行)이라고 하나니, 선행(善行)을 하거나 선하지 않은 행[惡行]을 하거나 또는 선한 것도 아니고 선하지 않은 것도 아닌 것을 행하는 것을 행이라고 한다.
029_1126_c_19L識相爲想若男若女及餘衆物是曰思想有所造作名之爲行若作善行若作惡行亦不善惡是謂爲行
느끼는 모습이 식(識)이 되나니, 선하다느니 선하지 않다느니, 또는 선한 것도 아니요 선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고 느끼는 모습을 식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5음의 모양을 각각 알아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6_c_22L曉想爲識不善亦非有善亦非不善曉是爲識如是各了五陰之相於是頌曰
029_1127_a_01L
색은 편안치 못하고 더러움이 많다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법 틀림없나니
말씀하신 그대로 따라 행하여
5음의 갖가지 모양을 분별하라.
029_1127_a_01L色者不安多瑕穢
佛說經教實如應
如其所言隨順行
分別五陰若干相

4. 분별오음품(分別五陰品)
029_1127_a_03L修行道地經分別五陰品第四

감로로써 활활 타는 불을 끄듯이
모든 괴로움의 근본인 5음을 녹여 없애고
그 지혜의 광명이 햇빛보다 더하시므로
삼계에서 받들고 나도 또한 귀의하네.
029_1127_a_04L而以甘露滅盛火
消除五陰諸苦本
其慧光明喩日光
三界普奉吾亦歸

불(佛)ㆍ능인(能仁)ㆍ높으신 분께서 깊은 지혜의 힘으로
청정한 지혜를 환히 깨달으시어
아시는 바를 따라 이치를 나타내셨으므로
그 부처님의 가르침을 채집하여 근기 따라 설하노니
029_1127_a_06L佛能仁尊深慧力
解了淸淨之智黠
順其所知而現義
採佛法教隨應說

그러니 마땅히 그 강설을 듣고 잘 분별하고 이해하라.
지금 저들을 인도하여 순응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고
5음이 본래 일어나는 이유를 분별해 알게 하기 위해
널리 온갖 이치를 인용하여 잘 생각해보게 하였다.
029_1127_a_08L當分別解聽其講
今者導彼順定意
別了五陰本所興
博引衆義善思之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5음이 일어나는 근본을 환히 분별하여 깨달아야 한다.
어떤 것을 5음의 근본을 분명하게 깨달아 안다고 하는가?
비유하면 네 거리 길에 떨어진 진주(眞珠) 꾸러미를 어떤 사람이 보고서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가서 차지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029_1127_a_10L其修行者當分別了五陰行本何謂曉了五陰之本譬如四衢墮貫眞珠有人見之意中欣然欲往斂取
그러면 그 사람이 눈으로 진주 꾸러미를 본 것은 색음(色陰)이라 하고 마음에 들어 애착하고 좋아하는 것은 통음(痛陰:受陰)이라 하며, 처음 그것을 보고 곧 진주 꾸러미라고 인식한 것은 상음(想陰)이라 하고 그 사람이 이 진주 꾸러미를 차지하려고 생각한 것은 행음(行陰)이라 하며, 진주 꾸러미를 분별하는 것은 곧 식음(識陰)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것을 5음이라고 한다.
029_1127_a_13L其人目見眞珠之貫謂應色陰愛樂可意是謂痛陰初始見之識是貫珠名爲想陰其人生意欲取貫珠是爲行陰分別貫珠是爲識陰如是五陰
이와 같은 5음은 하나의 진주 꾸러미와 같아서, 한꺼번에 모두 일어나 여러 가지 행을 조작하나니, 저 마음을 따라 나오는 것도 또한 하나의 진주 꾸러미와 같아, 한꺼번에 모두 일어나고 쇠퇴하여 5음을 따르게 된다. 일체의 입(入)도 또한 이와 같아서, 눈으로 보는 색에 5음이 모두 따르게 된다. 이와 같이 귀의 소리와, 코의 냄새와, 혀의 맛과, 몸의 접촉과, 마음의 법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속에 네 가지 음(陰)은 무색음(無色陰)이다. 이와 같은 것을 5음의 근본을 분별하는 것이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7_a_17L如是五陰如一貫珠一時俱行造若干行若從心出如一貫珠同時俱興退從五陰一切諸人亦復如是目所見色五陰皆從如是耳聲鼻香舌味身更心法心中四陰爲無色陰如是爲別五陰之本於是頌曰
029_1127_b_01L
끝없는 덕 있으신 분께서 분별하여 설하시되
곳에 따라 알맞게 경의 뜻 말씀하셨으나
탐욕스런 이는 미혹하여 가르침을 받지 않으므로
내가 지금 법을 따라 그 강론을 받들어 말하노라.
029_1127_a_23L無極之德分別說
如其所講經中義
貪欲者迷不受教
吾今順法承其講

5. 오음성패품(五陰成敗品)
029_1127_b_02L修行道地經五陰成敗品第五

밝은 지혜 더없는 세존의 요법(要法)에
조순하기를 끝없이 하여 그 끝[際]을 얻고서
이미 경계를 초월하시어 가없는 언덕에 이르신
세존께 머리 숙여 예 올리고 한량없음을 찬탄합니다.
029_1127_b_03L明智之無世尊要
調順無低獲其際
已超境界無邊岸
稽首世尊稱無量

강론하시는 말씀 마치 밝은 해 같아
제자를 비추심이 이와 같으시며
번뇌에 대하여 분명하게 깨달아 아시고
두려움 없애기를 시든 꽃처럼 하셨네.
029_1127_b_05L所講猶日明
照弟子若茲
了知于塵勞
除畏如萎華

모든 것의 생겨남과 사라짐을 보시고
5음의 생겨남과 무너짐을 깨달으셨나니
부디 저 부처님께 머리 조아리고
내가 말하는 존귀한 분의 말씀 경청하라.
029_1127_b_07L其睹諸起滅
了五陰成敗
願稽首彼佛
聽我說尊言

도를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5음이 생겨나고 무너지는 변천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을 5음이 생겨나고 무너지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고 하는가?
비유하면 마치 사람의 목숨이 끝나려고 할 때와 같다. 목숨이 끝나려 하면 핍박을 받기 때문에 그 사람의 몸에는 404가지의 병이 앞뒤로 점점 이르게 된다.
029_1127_b_08L修行道者當知五陰成敗之變何謂當知五陰成敗譬若如人命欲終時逼壽盡故其人身中四百四病前後稍至
그러면 문득 많은 혼몽한 일들에 직면하게 되는데, 좋은 일과 괴이한 일이 눈앞에 나타나 놀라움과 두려움을 품게 된다. 꿈에 꿀벌ㆍ까마귀ㆍ까치ㆍ매ㆍ독수리 따위가 그 사람의 정수리 위에 머물러 있는 것이 보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집 안에 모여 즐기며 노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자신이 푸른색ㆍ노란색ㆍ하얀색ㆍ검은색으로 만든 옷을 입은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털이 더부룩한 말을 타고 달리면서 소리쳐 부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꿈에 큰 개[狗]를 베고 누워 있기도 하고 또는 원숭이를 베고 누워 있기도 하며, 흙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029_1127_b_12L便値多夢而睹瑞怪而懷驚恐夢見蜜蜂烏鵲雕鷲住其頂上睹衆住堂在上娛樂身所著衣靑亂䭷馬而復嗚呼夢枕大狗又枕獼在土上臥
꿈속에서 죽었던 사람이나 백정[屠魁]이나 뒷간을 치는 사람들과 같이 한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거나 한 수레를 타고 같이 놀러 다니는 현상이 보이기도 하며, 혹은 참깨기름[麻油]이나 지방질(脂肪質)이 있는 제호(醍醐)를 가져다가 직접 제 몸뚱이에 뿌리거나 또는 먹거나 하는 모습 등이 보이는데, 이와 같은 모습들이 자주자주 보인다.
029_1127_b_16L夢與死人屠魁除溷者共一器食同乘遊觀或以麻油及脂醍醐自澆其身又服食之數數如是
혹은 뱀이 그 몸뚱이를 감은 채 거꾸로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을 보기도 하고, 혹은 스스로 자신이 즐거워 뛰면서 허벅다리를 치며 깔깔대고 웃는 것을 보기도 하며, 혹은 스스로 화려한 치장거리가 잿더미에 떨어지거나 또는 재를 온 몸뚱이에 바르거나 다시 그것을 거두어 먹는 형상을 보기도 한다.
029_1127_b_18L見蛇纏身倒掣入水或自睹身歡喜踊躍拍髀戲笑或自睹之華飾墮灰以灰坌身復取食之
혹은 개미[蟻]가 그 몸뚱이를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혹은 소금을 씹던 개와 원숭이가 무엇에 쫓기다가 서로 물어뜯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혹은 갓 시집온 부인이나 또는 사당(祠堂) 귀신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집이 무너지거나 사당과 절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꿈속에서 밭가는 쟁기[犁]로 수염과 털을 깎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029_1127_b_21L或見蟻子身越其或見嚼鹽狗犬獼猴所見追逐各還齧之或見娶婦又祠家神見屋崩壞諸神寺破夢見耕犂犂墮鬚髮
029_1127_c_01L혹은 치아(齒雅)가 저절로 땅에 떨어지거나 또는 하얀 옷을 걸친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혹은 자신이 나체가 되어 걸어다니거나 참깨기름[麻油]을 자기 몸에 바른 채 흙 속에서 뒹구는 것이 보이기도 하며, 혹은 꿈속에서 가죽이나 풀로 만든 너덜너덜 떨어진 옷을 입은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029_1127_c_01L或時牙齒而自墮地又著伍白衣或見己身裸跣而行麻油塗身宛轉土中服皮草弊壞之衣
꿈에 다른 사람이 낡은 수레를 타고 그 문 앞에 이르면 그를 맞아들이러 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혹은 온갖 화갑전(花甲煎:향의 이름) 따위의 향을 피우는데 친척들이 가져다가 그 몸을 장식하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하며, 혹은 죽은 조상들이 검푸른 얼굴색으로 나타나 앞에서 부르면서 잡아끄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029_1127_c_04L夢見他人乘朽敗到其門戶欲迎之去或見衆花甲煎諸香親屬取之以嚴其身先祖爲現顏色靑黑呼前捉抴數作此夢
묘지(墓地) 사이를 노닐면서 꽃과 영락 따위를 주워 모으거나 또는 빨간 연꽃이 목 위에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큰 강물에 떨어져 물에 둥둥 떠다니거나, 또는 꿈속에서 밑바닥이 안 보이는 5호(湖)와 9강(江)에 거꾸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029_1127_c_07L丘塚閒拾取華瓔及見赤蓮華落在墮大河中爲水所漂夢倒墮水五湖九江不得其底
혹은 꿈에 그 몸이 우거진 숲 속에 들어갔는데 꽃과 열매는 하나도 없고 가시덤불에 몸이 찔리거나 긁히며 또는 와석(瓦石) 따위가 그 몸뚱이를 짓누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혹은 가지와 잎이 하나도 없는 마른 나무가 보이기도 하고 꿈에 그 위에 올라가서 혼자 즐기며 놀거나, 묘단(廟壇)에 들어가 혼자 손뼉을 치고 춤을 추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029_1127_c_10L或見其身入諸叢無有華果而爲荊蕀鉤壞軀體諸瓦石鎭其身上或見枯樹都無枝夢緣其上而獨戲樂在於廟壇而自搏舞
혹은 깊은 숲 속에서 혼자 즐거워 껄껄 웃고 마른 나무 가지를 꺾어 묶어서 짊어지고 가는 것을 보거나, 혹은 깜깜한 집에 들어가 빠져나올 문을 알지 못해하거나 또는 산악(山嶽)이나 바위틈에 끼어서 빠져나올 곳을 알지 못해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혹은 산이 무너져 자기 몸뚱이가 짓눌려서 구슬프게 울부짖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혹은 코끼리 떼가 갑자기 달려와서 그 몸을 짓밟는 형상이 보이기도 하며,
029_1127_c_14L或見叢樹獨樂其中欣欣大笑折取枯枝束負持行或入冥室不知戶出又上山嶽巖穴之中不知出處見山崩鎭己身上悲哭號呼或見群象悤然來至躡蹈其身
꿈에 머리로부터 온 몸뚱이를 흙먼지로 뒤집어쓰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혹은 다 헤진 옷을 걸치고 허허벌판을 걸어다니는 형상이 보이기도 하며, 꿈에 범을 타고 날쌔게 달리거나 또는 나귀나 개를 타고 남쪽으로 여행을 하거나 또는 무덤 속에 들어가 손톱이나 머리칼을 태운 숯덩이를 거두어 모으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스스로 그 자신이 마른 꽃을 꽂고 태산(太山) 염왕(閻王)에게 끌려 들어가 문초를 받는 형상이 보이기도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7_c_18L夢見土塵坌其身首或著弊衣行於曠野夢見乘虎而暴奔走或乘驢狗而南遊行入於塚閒收炭爪髮自見其身戴於枯華引入大山閻王見問於是頌曰

세간에 있을 적엔 편안함이 많다가도
목숨이 다함에 이르면 급기야 두려워지고
병마에 상처를 입어
고달픈 핍박에 자재(自在)하지 못하네.
029_1127_c_22L處世多安樂
命對至乃怖
爲疾所中傷
逼困不自在
029_1128_a_01L
마음으로 번열하고 근심스럽게 번민하다
꿈에서 본 것으로 두려움을 품나니
마치 악한 사람에게 쫓김을 당하듯
근심과 두려움도 그와 같다네.
029_1128_a_01L心熱憂惱至
見夢懷恐懼
猶惡人見逐
憂畏亦如是

그 사람은 꿈에서 깨어나 마음에 두려움과 무서움을 품고 온몸을 벌벌 떨며, 목숨이 다하려 하는 것이라 헤아리면서 이것을 곱씹으며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지금 내가 꿈꾼 것은 예전엔 있지 않았던 일들이다’라고 생각하고는 마음에 겁을 먹었기 때문에 옷의 털이 곤두서고 급기야 질병이 더욱더 위독해지며, 진동이 일어나 불안해진다. 비유하면 사나운 코끼리 떼가 몰려와서 파초(芭蕉)를 짓밟는 것처럼, 병이 도져 침상(寢床)에 누워 있는 것도 비유하면 그와 같다.
029_1128_a_02L其人心覺已心懷恐怖身體戰慄命欲盡審爾不疑今吾所夢自昔未以意懅故衣毛爲豎病遂困篤震動不安譬如猛象群衆普至踏蹈芭病轉著牀其譬如是
그러다 너무나 절박한 나머지 다른 계책은 아무것도 없고 무턱대고 의원만 찾아오라고 하고, 형제와 친족들은 이렇게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고 사람을 시켜 의원을 부르러 보낸다.
그런데 심부름을 간 사람마저 몸뚱이엔 더러운 때가 많이 묻고 의복은 너덜너덜 떨어지며, 털과 손톱 그리고 발톱은 길게 자란 데다가 다 떨어진 일산을 받쳐 쓰고, 발에 신은 버선은 해지고 나막신은 깨지며 낡은 수레를 타게 된다. 얼굴 색은 아주 새까맣고 두 눈은 푸르스름한데 손으로는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주 만지작거리며, 수레를 끄는 소는 혹은 푸르기도 하고 혹은 까맣기도 하며, 또는 아주 하얗기도 한데, 다급하게 의사를 부르면서 수레에 오르기를 독촉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8_a_07L窮迫無計便求歸醫昆弟族親見困如此遣人呼所可遣人體多垢穢衣被弊壞手爪長戴裂繖蓋其足履決木跂屣乘朽壞車顏色正黑兩眼復靑數以手摩抆鬚髮所可駕牛或靑或又有正白急急呼醫捉來上車是頌曰

사람이 다니며 유람할 적엔
오직 쓸 데 없는 일만 좋아해서
하고 싶은 것을 제멋대로 행하며
일찍이 의사에 대해선 생각한 적 없다가
029_1128_a_14L人行遊觀時
唯樂無益事
放恣於所欲
未曾念於醫

몸에 마침 중한 병이 걸려
위독하여 침상 위에 눕게 되자
그제서야 의원을 불러들여서
그 병을 고쳐보려고 애쓰네.
029_1128_a_16L體適有疾病
困篤著牀席
然後乃請醫
欲令療其疾

그때에 의원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병자를 관찰해보니 틀림없이 죽을 것이다. 왜냐 하면 이렇게 괴이한 감응이 보이고, 게다가 날 부르러 온 사람의 복색(服色)과 그가 하는 말을 살펴보니 찢어진 일산을 받쳐 쓰고 수염과 손톱ㆍ발톱ㆍ머리카락 등이 어수선하고, 또 날 부르러 온 날짜도 아주 나쁜 날이다. 4일ㆍ6일ㆍ12일ㆍ14일, 이런 날짜에 오게 되면 모두가 상서롭지 못하다.’
029_1128_a_17L於時其醫以意察之病者必死所以者何見此怪應視來呼人服色語言持壞繖蓋鬚爪毛亂又其日惡若四六日十二日十四日以此日來者皆爲不祥
그 의원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흉한 별자리[星宿]가 범하였고 좋은 시기를 잃었으니, 이러한 때는 신선과 옛적 성인들도 꺼리는 날이다’.
029_1128_a_22L醫卽不喜以觝星宿失於良時神仙先聖所禁之日
029_1128_b_01L그 의원은 다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비록 이렇게 괴이한 별자리의 길흉을 만났지만 어쩌면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 하면 아무리 질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방편으로 녹여 없앨 수 있으니 만일 본래의 한명(限命)이 다하지 않았으면 생각으로 마땅히 제거하여 낫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마주한 병자가 대(對)에 이르렀다면 그 병은 고칠 수 없을 것이다. 이로써 말한다면 좋은 날짜와 별자리의 길흉만 따질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는 역일(曆日)을 좇아 좋은 시기만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029_1128_a_23L醫心念言雖値此怪星宿吉凶或可治療所以者何雖有病者方便消息本命未盡想當除愈若對至者不能令差以是言不必在善日星宿吉凶是故慧人不從曆日而求良時
신선(神仙)이 항상 말하기를 ≺본래의 한명만 다하지 않았다면 마땅히 방편을 써서 혹 풍병(風病)이나 한병(寒病)을 다스릴 수 있고, 혹 횡사(橫死)할 일이 있더라도 이것들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명이 다했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가서 고쳐보려고 해도 극복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의원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곧 일어나 떠나려고 하였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8_b_05L神仙常言≺當求方便或風寒病命未盡者儻有撗死是者可治設命應盡無如之何雖爾往而治之猶勝不行醫念此已卽起欲去於是頌曰

비유컨대 어떤 사람 둘이서
함께 출발해 바다로 들어가는데
혹은 저 언덕까지 가기도 하고
혹은 중간에서 그치기도 하듯이
029_1128_b_09L譬如有二人
俱發行入海
或有到彼岸
或而中斷絕

질병의 바다에 떨어진 것도
비유하면 또한 이와 같아서
혹 좋은 시기를 따라 병이 낫기도 하고
여의치 않아 죽는 이도 있다.
029_1128_b_11L墮于疾病海
其譬亦如是
儻時從病差
而有更死者

그때 그 의원은 이미 병자의 집이 이르렀는데, 사악하고 괴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흉악한 소리가 들려왔다.
즉 잃어버리고 불타버리고 파괴되고 절단되고 깎아내고 끌어내고 죽을까 두려워서 떨고 끌려가는 등 우와좌왕(右往左往)하면서 구금되어 유폐당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일들로 인하여 점을 쳐보니 다시는 치료하지 못하고 죽고야 말 운명(運命)이었다. 남쪽에서는 여우가 울고 혹은 까마귀와 올빼미 우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였으며, 혹은 어린아이가 흙을 쌓아 모으기도 하고, 또는 벌거벗은 채 마주 서서 서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도 하였으며, 깨진 병(甁)과 동이[盆] 및 모든 기물들이 보였다.
029_1128_b_12L於是其醫已到病家則有惡怪便聞凶聲亡失焚燒破壞斷截剝撥掣出恐殺曳去發行拘閉當以占之不可復療以爲死已南方狐鳴或聞烏梟或見小兒以土相坌而復裸立相挽頭髮破甖甁盆及諸器物
이런 변괴를 보고 나서 앞으로 나아가 병든 사람을 살펴보니 극심한 괴로움에 빠져 침상 위에 누워 있었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8_b_18L見此變前省病人困劣著牀於是頌曰

의원이 병자의 상태를 점쳐보니
놀라고 질겁해 불안에 떨고 있었으니
앉건 서건 침상 위에 누워서건 그러 해
가쁘고 심한 열이 살갗을 태우는 듯했네.
029_1128_b_19L醫則占視病者相
驚怖惶惶而不安
或坐或起復著牀
煩懣熱極如燒皮
029_1128_c_01L
의원은 이와 같은 것을 보고 곧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모든 의학서적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니 이 사람은 꼭 죽을 모습이다. 얼굴 색은 몹시 두려워하고 눈꺼풀은 씰룩거리며, 몸뚱이는 누렇게 뜨고 입에서는 침이 질질 흘러나오며, 눈은 어둠침침하고 콧구멍에서는 누런 콧물이 흘러내리며, 얼굴빛은 색을 잃었고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입술은 갈라지고 혓바닥은 메말라 그 모습이 마치 땅의 색깔처럼 누르스름하며, 온갖 혈맥은 푸른색이고 털과 머리칼은 모두 곤두섰으며, 머리칼을 잡아당기고 코를 막아도 전혀 감각이 없으며, 숨결이 고르지 못해서 혹은 느리기도 하고 혹은 빠르기도 하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8_b_21L醫睹如是便心念言如吾觀歷諸經本末是則死應面色惶懅眼睫爲亂身體萎黃口中涎出目冥昧昧鼻孔騫黃顏彩失色不聞聲香脣斷舌乾其貌如地百脈正靑毛髮皆豎捉髮搯鼻都無所覺喘息不均或遲或疾於是頌曰

얼굴 색은 이미 변해버렸고
털과 머리카락은 곤두섰으며
응시하는 눈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고
혀는 굳어 변괴가 이미 나타났네.
029_1128_c_05L面色則爲變
毛髮而正豎
直視如所思
舌强怪已現

병든 이에게 이런 반응 나타나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니
빠른 열화(熱火)에 포위된 것이
마치 풀과 나무를 태우는 것 같다.
029_1128_c_07L病人有是應
餘命少少耳
疾火之所圍
如焚燒草木

또 다른 의학 서적[經書]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람이 죽을 무렵이 되면 온갖 괴상한 변화가 일어난다. 설령 목욕을 시켰어도 마치 목욕하지 않은 사람과 같으며, 가령 좋은 향인 목밀향(木櫁香)ㆍ전단향(栴檀香)ㆍ근향(根香)ㆍ화향(花香) 등 이러한 여러 가지 향들을 피워서 그 향내가 아주 좋아도 병자가 그것을 맡게 되면 죽은 사람의 뼈ㆍ머리카락ㆍ털ㆍ손톱ㆍ살가죽ㆍ지방ㆍ골수ㆍ똥 따위를 태우는 냄새처럼 느껴지고, 또는 올빼미ㆍ독수리ㆍ여우ㆍ살쾡이ㆍ개ㆍ쥐ㆍ뱀ㆍ독사 따위를 태우는 냄새처럼 느껴진다. 또 병자의 음성도 변하여 마치 기왓장이 깨지는 듯한 소리로 말을 하고 목구멍이 꽉 막히며, 그 음성이 혹은 학ㆍ기러기ㆍ공작ㆍ소ㆍ말ㆍ호랑이ㆍ이리ㆍ천둥 소리와도 같다.
029_1128_c_08L復有異經說人終時諸怪之變設有洗沐若復不浴設燒好香木櫁栴檀根香花香此諸雜香其香實好病者聞之如燒死人骨糞除之臭也又如梟虺之臭也病者聲變言如破瓦如咽塞其音或如鶴孔雀鼓之聲
병자의 성질도 변하여 일정치 못하니, 어떨 때는 단정한 모습을 나타내는가 하면, 혹은 몸이 보드랍기도 하고 혹은 뻣뻣하기도 하는 등 신체가 자주 변하며, 혹은 가볍기도 하고 혹은 무겁기도 하여 몸이 원하는 것을 잃어버린다. 이와 같은 모든 변괴는 틀림없이 목숨을 마칠 조짐이다.”
이상의 현상 중에 몇 가지 것에 직면하면 누구나 오래 살지 못하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8_c_16L其人志性變改不常現端政其身柔軟或復麤堅身體數或輕或重而失所願此諸變怪命應盡者各値數事不悉具有於是頌曰

여러 가지의 변괴가 나타나고
온갖 괴로움이 온몸을 핍박하며
마음속으로는 두려움을 품나니
액난(厄難)을 당함이 이와 같네.
029_1128_c_20L睹見若干變
衆惱趣逼身
志懷於恐怖
遭厄爲若斯

사람의 성명(性命) 이처럼 파괴되어
신체의 변괴 한 가지만이 아니니
마치 대나무와 갈대의 열매처럼
저절로 생겼다가 저절로 사라지네.
029_1128_c_22L人性敗如此
身變不一種
猶如竹葦實
自生自然壞
029_1129_a_01L
지금 내가 배우고 들은 대로 헤아려보자면 사람이 죽음에 임박해지면 변괴가 나타나는데, 입으로는 맛을 알지 못하고 귀로는 소리를 듣지 못하며, 힘줄과 맥박이 오그라들고 숨결이 고르지 못하며, 몸이 아파 신음을 토해내고 피와 기운이 미약하며, 몸이 점점 여위고 힘줄이 툭 불거지며,
029_1128_c_23L今我所學如所聞知人臨死時所現變怪口不知味耳不聞音筋脈縮急喘息不定體痛呻吟血氣微細身轉羸瘦其筋現麤
혹은 몸이 갑자기 살이 찌거나 혈맥(血脈)이 불쑥 일어나며, 양쪽 뺨이 아래로 처지고 머리를 자꾸 떨며, 보는 모습이 가증(可憎)스럽고 거동(擧動)이 느슨하며, 눈동자는 보통 때보다 몹시 검고 눈이 보이지 않으며, 대ㆍ소변이 통하지 않고 모든 뼈마디가 풀리고 모든 감관이 안정을 찾지 못하며, 눈과 입 속에는 온통 푸른 기운이 맺히고 연달아 숨을 헐떡거리는 등, 모든 변괴가 각기 이와 같이 나타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a_04L或身卒肥血脈隆起頰車垂下其頭戰掉視之可憎擧動舒緩其眼童子甚黑於常眼目不視便利不通諸節欲解諸根不定眼口中盡靑氣結連喘諸所怪變各現如於是頌曰

그 병의 괴로움 헤아릴 수 없고
혈맥과 정기가 모두 말라버리니
나무 뿌리에 물을 부어 주듯이
마땅히 가엾게 여겨 구원[拔栽]5)하소서.
029_1129_a_09L其病惱無數
血脈精氣竭
如水嚙樹根
當愍如拔裁

그때에 의원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와 같은 병이 들었으니 틀림없이 죽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옛날에 의학 서적을 지어낸 훌륭한 의원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이름은 어피제공(於彼除恐)ㆍ장이회장(長耳灰掌)ㆍ양언장육(養言長育)ㆍ급교다염(急敎多髥)ㆍ천우장개(天友長蓋)ㆍ대수퇴전(大首退轉)ㆍ초췌태백(憔悴太白)ㆍ최존노면(最尊路面)ㆍ조우기백(調牛岐伯)ㆍ의회편작(醫徊扁鵲) 등이다. 이들은 모두 다 몸의 병을 다스린 사람들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a_11L於時醫心念言有如此病必死不疑古昔良醫造結經文名曰於彼除恐耳灰掌養言長育急教多髥天又長大首退轉燋悴大白最尊路面調岐伯醫徊扁鵲如是等輩悉療身於是頌曰

이상 거론한 이들은
법을 존중하는 범지(梵志) 선인들로서
바르게 구제하여 결과가 있었으며
또한 국왕(國王)의 의원이었네.
029_1129_a_17L於彼之等類
尊法梵志仙
正救所有果
及餘王良醫

이들은 주로 삶과 죽음을 다루었는데
해박한 지식으로 능히 횡액을 구제하였고
중생을 가엾이 여겨 의서로써 목숨 구제하길
범천(梵天)이 만든 법처럼 하였네.
029_1129_a_19L此爲主成敗
博知能度厄
愍以經救命
猶如梵造法

또한 의원이 있었는데 그들은 주로 귀와 눈을 치료했다. 그들의 이름은 안현동요(眼眴動搖)ㆍ화투영명(和鬪鈴鳴)ㆍ월지영자(月氏英子)ㆍ협장선각(篋藏善覺)ㆍ조우목금독효(調牛目金禿梟)ㆍ역씨뇌명(力氏雷鳴) 등이다. 이들 의원들은 주로 귀와 눈을 치료하였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a_20L復有其醫主治耳目名曰眼眴動搖和鬪鈴鳴月氏英子篋藏善覺調牛目金禿梟力氏雷鳴是上醫名主治耳於是頌曰
029_1129_b_01L
안현(眼眴) 등 의원들은
약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조합하여
병에 걸려 잘못된 곳 없애기를
햇볕이 온갖 어둠 없애듯 하였네.
029_1129_b_01L眼眴醫之等
造合藥分明
除疾之瑕冥
如日滅諸冥

또 종창(腫瘡)에 능한 의원이 있어 모든 종창을 잘 치료하였는데, 그들의 이름은 법재치제(法財稚弟)ㆍ단정사약(端政辭約)ㆍ황금언담(黃金言談) 등이다. 이들 의원들은 모두 종창을 잘 치료하였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b_03L復有瘡醫治療諸瘡名曰法財稚弟端政辭約黃金言談是爲瘡醫等是頌曰

위의 의원들은 종창에 능한 이들로
온갖 종창 잘 치료하여
많은 질병의 액난 없애기를
저 평지를 걸어가는 것처럼 하였네.
029_1129_b_06L其有能療治
百種之瘡痍
能除衆厄疾
如以腳平地

법재(法財)들이 세간에 출현한 까닭은
의학 서적을 만들어
올바르게 종창의 질병을 치료해
중생들의 환난(患難)을 없애주기 위해서라네.
029_1129_b_08L法財所以出
於世造經書
正爲治瘡病
令衆離患難

또 어린아이들의 질병을 잘 치료하는 의원이 있었는데, 그들의 이름은 존가섭(尊迦葉)ㆍ기역(耆域)6)ㆍ봉만속질(奉慢速疾) 등이다. 이들은 모두 어린아이의 질병을 잘 다스렸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b_09L復有小兒醫其名曰尊迦葉耆域慢速疾是等皆治小兒之病於是頌曰

비유하면 어떤 창두(蒼頭)와 같아
제 할 일을 버리고 교만을 없앴네.
그러므로 세속에 태어나
상처입은 이 가엾어 아이들의 병을 치료했네.
029_1129_b_11L譬如有蒼頭
捐務除貢高
故生於世俗
愍傷治小兒

이 존가섭(尊迦葉) 등의 의원은
바른 법으로 인(仁)을 행하며
어린아이를 가엾게 여긴 까닭에
곧 의학 서적을 만든 것이네.
029_1129_b_13L此尊迦葉等
行仁以正法
哀念童幼故
則作於醫經

또 귀신들린 병을 잘 다스리는 의원이 있었는데, 그들의 이름은 대화(戴華)와 불사화(不死火) 등이다. 이들은 귀신이 사람에게 붙어 괴롭게 하는 것을 잘 물리친 의원들이었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b_14L復有鬼神醫名曰戴華不事火是等辟除鬼神來嬈人者於是頌曰

모든 별자리 바뀌어 돌 듯이
인생도 또한 그러하건만
주로 두려운 것만 있어
위험과 해로움이 많이 있다네.
029_1129_b_16L諸宿轉周行
人生猶亦然
主有所恐怖
而多有危害

이 의학서적을 만든 것은
죄다 그 환란에서 풀려나게 하기 위함이니
마치 부처님께서 바른 법으로
어리석음 없애 밝음을 보게 하신 것 같네.
029_1129_b_18L造立是經者
悉爲解其患
如佛以正法
除愚令見明

가령 이상에서 거론한 모든 의원들과 환사[幻蠱道], 그리고 무당들을 다 불러모은다 할지라도 그러한 병은 고칠 수 없으며, 결국엔 죽고 말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b_19L正使合會此上諸醫及幻蠱道幷巫呪說不能使差令不終亡於是頌曰

죄를 짓고 근심거리 만들어
애쓰고 고달파하며 온갖 고뇌 품다가
병에 걸려 그 마음 산란하며
더러움 많은 목숨 날로 재촉 받건만
029_1129_b_21L造作罪塵勞
勤苦懷衆惱
病痛亂其志
多垢命日促

병마에 빠진 신세 되어서
죽을 증세 나타나서야 두려워하나니
천제(天帝)와 모든 신(神)들도
구원치 못하는데 나인들 어찌하리.
029_1129_b_23L爲病所漂沒
死證見便怖
天帝諸神等
不救安況吾
029_1129_c_01L
의원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중얼거렸다.
‘목숨이 아직 붙어 있구나. 명이 끊어지기 전에 얼른 피해가야 하겠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곧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병자가 혹 밥과 맛있는 음식을 달라고 하거든 환자가 달라는 대로 다 주고 그의 뜻을 거슬리지 마시오. 나는 급한 일이 생겨 지금 떠났다가 그 일을 마치고 꼭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일부러 그렇게 말하고는 곧 물러가 버렸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29_c_01L醫心念言曼命未斷當避退矣便語衆人今此病者設有所索飯食美味恣意與之勿得逆也吾有急事而相捨去事了當還故興此緣便捨退去於是頌曰

목숨이 끊어지려고 할 무렵
얻은 병이 너무도 위중한데
번뇌와 더불어 함께 어울려
죄가 이르러도 스스로 알지 못하네.
029_1129_c_06L命欲向斷時
得病甚困極
與塵勞俱合
罪至不自覺

괴변이 저절로 일어나고
한명(限命)에 이르러 음열(陰熱)이 심하니
설사 저 집금강(執金剛)이라 할지라도
그 목숨을 건지지는 못하리.
029_1129_c_08L怪變自然起
得對陰熱極
正使執金剛
不能濟其命

이때 병자 집안의 크고 작은 남녀 가족들은 의원의 말을 듣고, 곧 탕약과 모든 주술(呪術) 따위를 다 던져버리고 집안 권속들과 친척, 그리고 이웃들과 친한 벗들이 모두 모여 병자를 둘러쌓고 슬피 울면서 병세가 위독함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029_1129_c_09L是時病家大小男女聞醫所說便棄湯藥及諸呪術家室眷屬宗黨比鄰親厚知識悉來聚會圍遶病者悲哀啼哭觀念病困
‘비유하면 마치 도축업자들이 돼지를 붙들어 끌고 들어가서 잡으려고 할 때에 다른 돼지들도 다 놀라고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귀를 세우고 죽어 가는 돼지의 소리를 듣고는 당황하고 놀란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과 같구나.
029_1129_c_13L譬如屠家群中捕猪牽欲殺之餘猪悉聚驚怖側耳聽聲惶懅愕視
또 비유하면 마치 사나운 호랑이 떼가 소를 후려쳐 잡을 적에 다른 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달아나 혹은 산 속 바위틈에 들어가기도 하고, 혹은 깊은 골짜기에 숨기도 하며, 또는 숲 속에 들어가 놀라 날뛰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것과 같구나.
029_1129_c_15L譬如猛虎群中搏牛餘牛見驚怖而走或入山巖或投深谷入樹閒跳騰哮吼
비유하면 또 고기 잡는 사람이 그물로 물고기를 잡으면 다른 물고기들이 그 사실을 보고 놀라 흩어져 돌 틈이나 물풀 밑에 숨는 것과도 같고, 또한 보라매가 새 떼에 달려들어 후려쳐 잡을 적에 다른 새들이 그것을 보고 각기 흩어져 날아가는 것처럼, 사람도 그와 같이 덧없어 한명[對]에 다다르면 그 몸이 무너져 흩어지는구나.’
029_1129_c_17L譬如魚師持網捕餘魚見之怖散沈竄石岸草底又如蒼鷹臨其衆鳥有所攫取餘鳥見之各散飛去
이렇게 생각한 온 집안 권속들과 친족들은 틀림없이 서로 이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슬프게 울고 있었다.
029_1129_c_20L其人如是無常對至其身壞散室家親屬念當別離悲哀若斯
029_1130_a_01L이와 같이 목숨이 끊어지려고 할 즈음에 임하여 염왕(閻王:閻羅大王)의 사자(使者)가 저절로 이르렀고, 그 사자가 와서 쇠사슬로 얽어매고 화살로 쏘아 생사선(生死船)에 끌어다가 태워 가지고 떠나려고 하자, 온 집안 권속들과 친족들은 빙 둘러싸고 머리 풀어 헤치고 슬피 통곡하면서 먼지를 얼굴에 뒤집어쓰고, 애달프게 울며 탄식하면서 눈물이 얼굴에 뒤범벅이 된 채 모두들 말하였다.
“애통하구나. 어찌하여 서로들 이별해야 한단 말인가?”
029_1129_c_21L命臨欲斷閻王使者自然來至其到見縛鐵箭所射上生死舩罪所牽引卽欲發去室家遶之放髮悲慟塵坌其面哀泣嘆息涕淚流面皆言痛哉何相捨
이렇게 그들은 가슴을 치면서 답답해하면서 병든 사람의 생전의 여러 가지 덕행을 칭송하면서 마음속으로 오열하는 등 고뇌하였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0_a_03L椎胸鬱𢛡稱歎病者若干德心懷懊惱於是頌曰

그 사람 질병에 시달려서
몸은 차갑고 온기가 사라지자
온 집안 사람들 죄다 모여서
소리 높여 슬프게 우네.
029_1130_a_04L人其疾苦困
身冷消離熱
室家悉聚會
擧聲而悲哀

지은 업은 또한 괴로움과 즐거움뿐
꿀벌이 꽃의 맛을 채취하듯 하다가
마음은 마침내 근심과 슬픔을 받고
온 집안 친족들까지 고뇌하게 하네.
029_1130_a_06L造業更苦樂
如蜂採華味
心遂受憂慼
幷惱一宗門

사람의 질병은 이와 같아서 몸 속에 도풍(刀風)이 일어나 병자로 하여금 골절이 풀리게 한다. 또 과(科)라는 바람[風]이 일어나 모든 지절을 끊어지게 하고, 진(震)이라는 바람이 일어나 힘줄과 맥을 느슨하게 하며, 파골(破骨)이라는 바람이 일어나 병자의 골수를 녹게 하고, 감(感)이라는 바람이 일어나 사람의 얼굴빛을 변하게 하며, 또 눈ㆍ귀ㆍ코ㆍ입ㆍ목구멍을 모두 푸르게 한다.
이러한 바람이 모든 구멍을 드나들면서 그 몸을 끊어버리고 무너뜨리며 깎아버린다.
029_1130_a_07L其人疾病如是身中刀風起令病者骨節解有風名科斷諸節解有風名令筋脈緩有風名破骨消病人髓有風名減變其面色咽喉皆靑出入諸孔斷絕破壞㓟剝其身
또 하나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은 지협(止脇)이다. 그 바람은 몸 속과 무릎ㆍ어깨ㆍ옆구리ㆍ등ㆍ척추ㆍ배ㆍ배꼽ㆍ대장ㆍ소장ㆍ간장ㆍ허파ㆍ염통ㆍ지라와 그 밖에 여러 장부(臟腑)들을 모두 끊어지게 하며, 또 선(旋)이라는 바람이 일어나 지방ㆍ피ㆍ대변ㆍ소변과 생장(生臟)ㆍ숙장(熟臟)의 먹은 음식을 소통하지 못하게 하고 한기(寒氣)와 열기(熱氣)를 죄다 마르게 한다.
029_1130_a_12L復有一風名曰止脅令其身內及膝大小之腸幷餘諸藏皆令斷絕有風名旋令其肪血及大小便生藏熟藏所食不通寒熱悉乾
또 절간(節間)이라는 바람이 일어나 모든 지절(支節)을 오그라지게 하기도 하고, 혹은 펴지게 하기도 하며, 손과 발을 들어 허공을 잡으려고도 하고, 일어났다 앉았다 하면서 번민하며 답답해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시시덕거리며 웃기도 한다.
029_1130_a_17L有風名節閒令諸支節或縮或伸而擧手足欲捉虛空坐起煩憒有時笑戲
또한 크게 탄식하기도 하는데 그 소리가 너무도 애처로우며, 뼈마디마다 끊어지고 힘줄과 맥박이 늘어지며 골수와 뇌가 녹아 내리며, 눈은 색깔을 보지 못하고 귀는 소리를 듣지 못하며, 코는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입은 맛을 느끼지 못하며, 몸은 차갑고 기운은 끊어져 더 이상 의식이 없다. 그러나 아직 가슴 밑은 그래도 따뜻한 기운이 남아있어 혼신(魂神)이 부지하고 있지만, 뻣뻣하기가 마치 나무토막과 같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0_a_19L又復大息其聲懇惻節節以斷筋脈則緩髓腦爲消目不見色耳不聞聲鼻不別香口不知味身冷氣絕無所復識心下尚煖魂神續在挺直如木不能動搖於是頌曰
029_1130_b_01L
저 도풍이라는 바람이 일어날 땐
몸이 흔들려서 많이 불안해지고
온갖 인연이 모두 다 이르건만
그 모든 걸 스스로 깨닫지 못하네.
029_1130_a_23L其刀風起時身
動多不安
衆緣普皆至
悉不自覺知

몸이 갖가지 괴로움 당하여
목숨이 곧 다하게 되나니
마치 활줄이 늘어지고 끊어져
쓰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네.
029_1130_b_02L身遭若干惱
命乃爲窮盡
譬如弓弩弦
緩急不可用

그때에 그 사람[其人:병이 든 사람]은 마음이 초조한 채 소유하고 있던 4대(大)가 모두 쇠락(衰落)하고 미약한 목숨이 비록 붙어 있기는 하나 마치 꺼지려고 하는 등불과 같다.
그러나 이 사람의 마음속에는 신근(身根)과 의근(意根)이 있으므로 그가 살아오는 동안에 지었던 선과 악으로 인한 재앙과 복, 그리고 길함과 흉함을 마음속으로 기억하여 금생(今生)과 후생(後生)에 꼭 해야 할 것들을 마음으로는 모두 저절로 알게 된다.
029_1130_b_03L爾時彼人其心周帀所有四大皆爲衰落微命雖在如燈欲滅此人心中有身意根其生存時所爲善惡卽心念本殃福吉凶今世後世所可作爲心悉自知
그러므로 선을 받들어 행한 이는 얼굴빛이 화열(和悅)하고 악을 행한 이는 얼굴빛이 화열하지 못하다. 그 사람의 마음이 기쁘고 얼굴빛이 좋으면 틀림없이 좋은 세계로 돌아가고, 얼굴빛이 나쁘고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선(善)하지 못하면 곧 나쁜 세계로 나아가는 줄을 알게 된다.
029_1130_b_08L奉行善者面色和解其行惡者顏貌不悅其人心喜面色則好當知所歸必至善道其面色惡心念不善則趣惡道
가령 어떤 늙은 사람이 깨끗한 거울에 비추어보면 스스로 자신의 머리카락은 하얗고 얼굴은 주름지고, 이[齒]가 빠지고 상처 난 흔적과 때묻고 더러운 것과 가죽이 늘어지고 척추가 굽은 것과 나이 많아 허탈한 모습이 모두 보일 것이다.
029_1130_b_11L如有老人而照淨鏡皆自見形頭白面皺齒落瘡痍塵垢黑醜皮緩脊僂年老戰𤴨 音又
이 같은 것을 보고는 도리어 스스로 부끄럽게 여겨 눈을 감은 채 거울을 치우면서 ‘나는 이미 젊음은 가버리고 쇠하고 늙음이 이르러 마음에 시름과 근심만 생기며, 이미 편안함은 없어지고 아주 곤궁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구나’ 라고 할 것이다.
029_1130_b_13L設見如是還自羞鄙閉目放鏡吾已去少衰老將至心懷愁憂已離安隱至於窮極
본래 악을 행한 이는 목숨이 다할 때에 이르러 흉악한 변괴를 보고는, 근심하고 슬퍼하며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면서 ‘나는 틀림없이 나쁜 세계로 돌아가게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면서 혼자 깊이 뉘우치고 꾸짖기를 마치 늙은 사람이 거울에 비추어 보고는 자신이 노쇠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아는 경우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0_b_15L素行惡者臨壽終時所見惡變愁慘恐怖深自剋責吾歸惡道定無有亦如老人照鏡見身知爲衰至是頌曰

금전과 보물을 모으는데
재주 있고 졸렬함이 똑같지 않지만
가령 악을 행한 사람은
누구나 깊은 못에 빠지게 되리.
029_1130_b_19L金寶等所作
巧拙成不同
設有行惡者
沈沒於深淵

죽었다가 비록 다시 태어나더라도
돌이켜 보면 의지할 데 없는 것이
마치 물에 표류하는 것과 같나니
죽음에 이르는 것도 이와 같네.
029_1130_b_21L已沒雖更生
顧視無所依
如爲水所漂
臨死亦若斯
029_1130_c_01L
착한 일을 행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몸과 입과 뜻을 거두어 단속하여 깨끗하게 많은 덕을 닦고 법을 재물[財]로 삼는 것이니, 목숨이 다할 때에 이르러서는 마음속으로 기쁨을 품고 좋아서 펄펄 뛰면서 ‘나는 정녕코 하늘에 오르게 될 것이다’ 한다.
이를 비유하면 장사하는 이가 생계를 위해 멀리 장사를 떠나 험난한 길을 겪으면서 많은 이익을 얻어 가지고 집에 돌아옴에 기쁜 마음이 한량없는 경우와 같다.
029_1130_b_22L其有行善爲有三輩攝身淨修衆德以法爲財臨壽終時心懷喜踊吾定上天譬如賈客遠行治生得度厄道多獲財利還歸到家心悅無量
또 비유하면 농사를 짓는 이가 밭 갈 때를 놓치지 않고 비바람이 절기를 맞추어 5곡(穀)을 많이 거두어 그릇마다 가득히 담아놓으면 마음이 매우 흡족한 경우와 같다.
029_1130_c_03L又如田家犂不失時風雨復節多收五穀藏著篅中意甚歡喜
또 비유하면 위중하던 병이 낫고 남의 빚[債]을 다 갚고는 마음이 기뻐 펄쩍펄쩍 뛰는 것과 같다.
또한 꿀벌이 꽃가루를 채취하여 꿀을 만드는 것처럼 덕을 쌓는 것도 또한 그러하여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나는 분명 하늘에 오를 것이다’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0_c_05L如困病得愈得畢償債中心踊躍亦復如是猶蜂採花以用作蜜積德亦爾其意大悅定上天於是頌曰

저 배움이 있는 올바른 사람은
쌓고 쌓은 진실한 법 행하여
온갖 근심을 잘 넘기고
스스로 밝은 도를 이룩했나니
029_1130_c_08L其有學正士
積累行眞法
以度於衆患
自致得明道

비유하면 한가하게 살고 있는 이가
높은 산 위에서 그 아래를 굽어보듯
저 사람도 목숨이 다하려 할 때에
좋은 길 보이는 것도 이러하다네.
029_1130_c_10L譬如閑居者
高山望其下
彼人命盡時
見善道若斯

그때 그 사람이 목숨이 이미 다하고 나면 몸과 의식이 사라지고, 곧 중지(中止)7)를 받게 된다.
이를 비유하면 저울에 달아 그 가볍고 무거움을 따라 혹은 올라가기도 하고 혹은 내려가기도 하는 것처럼 선(善)과 악(惡)도 그와 같다.
029_1130_c_11L爾時其人命已盡者身根識滅便受中止譬若如稱隨其輕重或上或下善惡如是
정신이 사람의 몸을 떠나면 중지에 머물러 있게 되는데 5음(陰)이 다 원만하게 갖추어져 결함이나 부족한 점이 없다. 죽을 때에는 5음이 중지에 이르는 것은 아닐지라도 중지에서의 5음 또한 그 근본을 떠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비유하면 인장(印章)을 가지고 인주[印泥]에 도장을 찍을 경우 그 인장은 인주에 밀착되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과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닌 경우와 같다.
029_1130_c_14L神離人身住於中止五陰悉具無所乏少死時五陰不到中止中止五陰亦不離本也譬以印章以用印泥印不著泥亦不離之
비유하면 5곡을 심으면 싹에서 줄기가 나오고 열매가 맺는데 줄기나 열매가 본래 종자는 아니지만 또한 그 근본을 떠나지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사람이 죽으면 정신과 혼백(魂魄)이 5음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한 그 근본을 떠나 있는 것은 아니다.
029_1130_c_17L如種五穀苗生莖實非是本種亦不離本是人死精神魂魄不齊五陰亦不離本也
본래 심은 것을 따라 각기 과보(果報)를 얻나니, 덕을 쌓은 이는 선(善)한 중지에 머물고 악을 행한 이는 죄(罪)의 중지에 있게 되는데, 오직 도의 안목이 있어야 이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029_1130_c_20L隨本所種各得果報其作德者住善中止履行惡者在罪中止唯有道眼乃見之耳
029_1131_a_01L중지에 머무는 데에는 세 가지 식(食)8)이 있나니, 첫째는 촉연(觸軟: 觸食)이요, 둘째는 심식(心食: 思食)이며, 셋째는 의식(意識: 識食)이다.
중지에 머무는 자는 혹 적게는 1일에서부터 최고 7일 동안 머물러 있다가 부모들이 교합하는 데 이르나니, 그 본래 행한 것을 따라 세 갈래 길[三途]9)이나 인간 세계 또는 하늘로 나아가게 된다.
029_1130_c_22L處於中止而有三食一曰觸軟二曰心食三曰意識在中止者或住一日極久七日至父母會隨其本行或趣三塗人閒天上
악을 많이 행한 이는 중지에 머물 때 큰 불이 일어나서 그 몸을 둘러싸는 것이 마치 들불[野火]이 풀과 나무를 태우는 것처럼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는 것이 보이며 까마귀ㆍ보라매ㆍ독수리와 흉악한 사람들이 손톱과 발톱이 모두 길고 얼굴과 눈은 추하고 더러우며, 의복은 너덜너덜 떨어졌고 머리 위에서는 불이 타오르는 채로 각자 무기나 막대기를 들고 때리기도 하며, 창으로 찌르고 칼로 쪼개는 것이 보여 마음에 공포를 품고 행여나 구원을 얻을까 하여 멀리 잔뜩 우거진 숲을 바라보다가 그곳으로 달려간다.
029_1131_a_02L行惡多者在中止中見大火起圍遶其身猶如野火焚燒草木塵雨其形見烏惡人之類爪齒皆長面目醜陋衣服弊壞頭上火然各執兵仗爲所撾棒矛刺刀斫心懷恐懼欲求救護遙見叢樹走往趣之
그때 곧 중지에서의 5음을 잃고 도산검수(刀山劍樹: 바늘산) 같은 니리(泥犁: 地獄) 속으로 들어가게 되나니, 지옥에 떨어질 사람은 이와 같은 것이 보인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1_a_08L爾時卽失中止五陰入刀劍樹泥犂之中墮地獄者神見若此於是頌曰

미혹하기는 취한 코끼리와 같아
거룩한 법교(法敎)를 어기고
더럽고 혼탁함은 흙탕물과 같아
어지러운 마음이 이러하다네.
029_1131_a_10L迷惑如醉象
違失聖法教
染濁如潦水
心憒亂若斯

항상 바른 도를 버리고
방심하여 삿된 길로 드나니
이런 사람은 많은 괴로움을 만나
목숨 마치면 지옥에 떨어지리.
029_1131_a_12L常捐於正道
放心入邪徑
此人遭衆苦
命終墮地獄

악을 적게 행한 사람은 불이나 자욱한 연기와 먼지가 그 몸을 가득 둘러싸는 모습이 보이며, 또한 사자ㆍ호랑이ㆍ이리ㆍ뱀ㆍ독사ㆍ코끼리 떼에 쫓기는 현상이 보이며, 또는 옛 개천ㆍ깊은 물ㆍ무너지는 산ㆍ큰 시내를 보고는 마음에 두려움을 품고 그 가운데로 뛰어 들게 된다.
그때 바로 중지에서의 5음을 잃고 축생(畜生)의 세계에 떨어지나니, 이런 변괴가 보이는 이는 짐승의 몸을 받을 줄 알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1_a_13L行小惡者見火煙塵遶滿其身及爲師子蛇虺群象所逐又見故渠泉源深水崩山大㵎心懷怖懅赴趣其爾時卽失中止五陰墮畜生處是變者知受獸身於是頌曰

어리석음을 익히고 지혜ㆍ방편을 버린 이는
혹은 취하여 저승길에 떨어지며
악한 입 놀려 항상 추악한 말만 하고
사람 때리기를 좋아하거나
029_1131_a_18L習癡捨慧便
或醉墮冥道
惡口常麤言
喜行撾捶人

또한 죄와 재앙을 범하고
착하지 못한 일 하기를 좋아하네.
이와 같이 자행(慈行)이 없는 사람은
짐승 가운데 태어나게 되리.
029_1131_a_20L又爲犯罪殃
樂爲不善事
如是無慈者
生於畜獸中
029_1131_b_01L
만일 죄가 미미한 사람은 사방에서 두루 뜨거운 바람이 일어나 신체를 푹푹 찌며, 저절로 배가 고프고 목말라 하는데 멀리서 사람들이 모두 칼ㆍ몽둥이ㆍ창ㆍ활ㆍ화살 따위를 잡고 와서 그를 빙 둘러싸는 현상이 보이고, 큰 성(城)을 바라보다가 그곳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먹게 된다.
029_1131_a_21L罪若微者周帀四面有熱風起身體鬱蒸自然飢渴遙見人來皆持刀杖矛戟弓箭而圍遶之望見大城意欲入中
마침 이런 마음을 일으키면 곧 중지에서 받았던 5음을 잃어버리고, 아귀[薜荔] 세계에 태어나나니, 이와 같은 변괴가 보이는 사람은 마땅히 아귀(餓鬼)의 세계에 떨어질 줄 알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1_b_02L適發此心卽失中止所受五陰生於薜荔其見如是變當知墮餓鬼於是頌曰

강하고 야비하며 남을 모함하기 좋아하며
계율을 멀리하고 법을 따르지 않으며
금법(禁法)을 범하고 더럽고 혼탁한 일을 하며
음식을 탐하여 혼자 먹으려고 하면
029_1131_b_04L剛弊喜譖人
遠戒不順法
犯禁穢濁事
貪餮而獨食

농혈(膿血)이 흥건한 곳에 떨어져
배고픔과 번뇌가 극심하나니
마땅히 이러한 사람들은
아귀세계에 들어가는 줄 알아야 한다.
029_1131_b_06L墮於膿血處
飢餓煩惱極
當知此輩人
定入爲餓鬼

착한 덕을 깨끗하게 닦은 이는 사방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그 바람이 매우 향기로우며, 여러 종류의 향기가 그의 몸 위에 쏟아지고 모든 기악(伎樂) 소리가 서로 화합하여 울려 퍼지는데 원관(園觀)을 바라보다가 수목(樹木)과 꽃과 열매 따위가 아주 무성한 것이 보이면, 그곳으로 가고싶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그러면 그때 곧 중지에서의 5음을 잃고 그의 정신이 저절로 도리천(忉利天)에 오르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1_b_07L淸修德善涼風四來其風甚香若干種熏雨其身上諸伎樂音相和而鳴瞻視園觀樹木花果而悉茂盛發意欲往卽時便失中止五陰精神自然上忉利天於是頌曰

법을 익히고 거룩한 도에 귀의하여
복업(福業)을 심으면 하늘에 태어나서
기악이 울리매 스스로 즐거워하고
모든 꽃나무 속에서 노닌다.
029_1131_b_12L習法歸聖道
種福業生天
伎樂以自娛
遊諸花樹閒

아름답고 고운 옥녀(玉女)들은
단정하고 안색도 조용하여
언제나 보아도 마음이 즐거우며
큰 산 꼭대기에 거처하리라.
029_1131_b_14L美豔玉女衆
端正光從容
常觀心欣悅
居止太山頂

행동이 순박하게 한결같지 못하여 혹 착하기도 하고, 혹 악하기도 한 사람은 마땅히 인간세계[人道]에 떨어지리니, 부모들이 교합하면 정신이 그 때를 놓치지 않고 곧 와서 자식으로 태어나게 되는데 부모의 덕상(德想)이 함께 동시에 동등해지면 그 어미의 태(胎)가 소통함에 구속이나 걸림이 없고 마음에 기쁨을 품고 좋아서 뛰고 삿된 생각이 없으며, 곧 부드러워져 서글퍼함이 없으며, 질병이 없어서 충분히 자식을 밸 능력이 있으며, 거들먹거리거나 또한 어긋난 행동이 없고 바른 법을 따르고 혼탁하고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아 곧 일체의 흠이 있거나 더러운 먼지를 버린다.
029_1131_b_15L行不淳一或善或惡當至人道父母合會精不失時子應來生父母德想而俱同時等其母胎通無所拘㝵懷喜躍而無邪念則爲柔軟而不𢤱無有疾疹堪任受子不爲輕慢亦無反行順其正法不受濁污卽捐一切瑕穢之塵
아비의 정(精)은 맑지도 않고 또한 흐리지도 않아 적당하며, 거세지도 않고 또한 부패하지도 않으며, 빨갛거나 까맣지도 않고 또는 풍한(風寒)과 온갖 독기가 섞여 있지도 않아 소변과는 아주 판이하다.
029_1131_b_22L其精不淸亦不爲濁適不强亦不腐敗亦不赤黑不爲風寒衆毒雜錯與小便別
029_1131_c_01L그러면 마땅히 와서 태어날 이의 영혼이 곧 다가와서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말하기를 ‘가령 이 남자가 여자와 더불어 어울리지 않는다면, 내가 그녀와 더불어 통하여 저 남자의 노여운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싶다. 저 남자를 분노하게 하고 나서, 공경하는 마음을 품어 여자에 대하여 생각한다면 노여움과 기쁨이 한꺼번에 생기게 될 것이다’ 하면서 곧 남자를 배제하고 여인에게 향하려고 할 무렵 아버지의 정액이 떨어지면 그 영혼은 기뻐하며 ‘이것은 바로 나를 허락한 것이다’ 하고 말하게 될 것이다.
029_1131_c_01L應來生者神便趣心自念言設是男子不與女人共俱合者吾欲與通起瞋怒心恚彼男子志懷恭敬念於女人瞋喜俱便排男子欲向女人父時精下其神忻歡謂是吾許
그러면 그때 바로 중지에서의 5음을 잃고 포태(胞胎)에 들어가 부모들의 정기와 합해지게 된다. 이미 포태 속에 있게 되면 갑절이나 더 즐거워 펄펄 뛰는데, 이것은 중지에서의 5음은 아니지만 또한 그것과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029_1131_c_06L爾時卽失中止五陰便入胞胎父母精合旣在胞胎倍用踊非是中止五陰亦不離之
포태 속에 들어가는 이것을 곧 색음(色陰)이라 하고, 기뻐하는 때를 통락음(痛樂陰:受陰)이라 하며, 정(精:父母의 交合)에 대한 생각이 있을 때를 곧 상음(想陰)이라 하고, 본래의 죄와 복의 인연으로 인하여 포태에 들어가는 것을 곧 행음(行陰)이라 하며, 영혼이 포태를 의지하여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곧 마땅히 식음(識陰)이라 하나니 이렇게 화합하는 것을 5음(陰)이라고 한다.
029_1131_c_08L入於胞胎是爲色陰歡喜之時爲痛樂陰於精時是爲想陰因本罪福緣得入是爲行陰神處胞中則應識陰是和合名曰五陰
태 속에 들어있을 때에 두 가지 근(根:감관)을 얻나니, 곧 의근(意根)과 신근(身根)이다.
7일 동안은 그 속에 머물면서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다가 14[二七]일째에 이르면 그 태가 점차 변해서 멀건 타락[酪]처럼 되며, 21[三七]일째에 이르면 생 타락[生酪]처럼 되고, 28[四七]일째에 이르면 정기가 엉겨서 익은 타락[熟酪]처럼 되며,
029_1131_c_12L尋在胎時卽得二意根身根也七日住中而不增減又二七日其胎稍轉譬如薄酪至三七日似如生酪又四七日精凝如熟酪
35[五七]일째에 이르면 태와 정기가 드디어 변하여 마치 생소(生酥)처럼 되어 있다가 42[六七]일째에 이르면 변하여 굳은 살[息肉]처럼 되며, 49[七七]일째에 이르면 더욱 발전해서 한 조각의 살덩어리[段肉]처럼 되고, 또 56[八七]일째에 이르면 그 단단하기가 마치 질그릇[坏]처럼 되고, 63[九七]일째에 이르면 또 변하여 다섯 개의 포(皰)가 생기나니, 즉 두 팔꿈치와 두 허벅다리와 목 부위가 생기는데 안에서부터 생겨 나온다.
029_1131_c_15L至五七日胎精遂變猶如生酥又六七日變如息肉至七七日轉如段肉又八七日其堅如坏至九七日變爲五皰兩肘兩髀及其頸項而從中出
70[十七]일째에 이르면 또다시 다섯 개의 포가 생기나니, 즉 두 팔목과 두 발목과 머리가 생기는 것이고, 77[十一七]일째에 이르면 계속 스물네 개의 포가 생기나니, 즉 손가락ㆍ발가락ㆍ눈ㆍ귀ㆍ코ㆍ입으로서 이것은 안에서부터 생겨나오며, 84[十二七]일째에 이르면 위의 모든 포의 모양이 점점 더 성숙해지고, 91[十三七]일째에 이르면 배[腹]의 모양이 나타나며, 98[十四七]일째에 이르면 간ㆍ허파ㆍ염통ㆍ지라ㆍ콩팥 등이 생기고,
029_1131_c_20L又十七日復有五皰手腕腳腕及生其頭十一七日續生二十四皰足指此從中出十二七是諸胞相轉成就十三七日則現腹相十四七日生肝心及其脾
029_1132_a_01L 105[十五七]일째에 이르면 대장(大膓)이 생기며, 112[十六七]일째에 이르면 소장(小膓)이 생기고, 119[十七七]일째에 이르면 위(%(月*胃)위)가 생기며, 126[十八七]일째에 이르면 생장(生臟)과 숙장(熟臟) 이 두 가지가 생기고, 133[十九七]일째에 이르면 넓적다리ㆍ발꿈치ㆍ창자ㆍ갈비뼈ㆍ손바닥ㆍ발등ㆍ팔ㆍ마디ㆍ힘줄 등이 생기며, 140[二十七]일째에 이르면 음부[陰]ㆍ 배꼽ㆍ젖ㆍ턱ㆍ목 등의 모양이 생긴다.
029_1132_a_01L十五七日則生大腸十六七日卽有小腸十七七日則有胃處十八七日生藏熟藏起此二處十九七日生髀及手掌足趺筋連二十七生陰形相
147[二十一七]일째에 이르면 몸뚱이 뼈가 각기 나누어져서 그 응하는 바를 따르게 되나니, 두 뼈는 머리에 붙고 서른두 개의 뼈는 입에 붙고, 일곱 뼈는 목에 붙고 두 개의 뼈는 넓적다리에 붙으며, 두 개의 뼈는 팔꿈치에 붙고, 네 개의 뼈는 팔뚝에 붙으며, 열두 개의 뼈는 가슴에 붙고, 열여덟 개의 뼈는 등에 붙으며, 두 개의 뼈는 볼기[臗]에 붙고, 네 개의 뼈는 무릎[脥]에 붙으며, 마흔 개의 뼈는 발에 붙고, 미세한 뼈 108개는 몸뚱이 살과 합쳐지며, 열여덟 개의 뼈는 양쪽 갈비에 붙고, 두 개의 뼈는 어깨에 붙는다.
029_1132_a_06L二十一七日骨各分隨其所應兩骨在頭三十二骨著口七骨著項兩骨著髀骨著肘四骨著臂十二骨著胸十八骨著背兩骨著髖四骨著膝四十骨著足微骨百八與體肉合其十八骨著在兩脅二骨著肩
이와 같이 몸에 있는 뼈 300개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뼈가 유연(柔軟)하여 금방 달린 조롱박과 같은 모양이다가 154[二十二七]일째에 이르면 그 뼈가 점차 단단해져서 마치 익지 않은 조롱박과 같아지고, 161[二十三七]일째에 이르면 그 뼈가 더욱 더 단단해져서 마치 호도(胡桃)와 같이 된다.
029_1132_a_12L如是身骨凡有三百而相連結其骨柔軟如初生瓠二十二七日其骨稍堅如未熟瓠二十三七日其骨轉堅譬如胡桃
이 300개의 뼈가 각기 서로 연결되어 발 뼈는 발에 붙고 무릎 뼈는 무릎에 붙으며, 복사뼈는 복사뼈에 붙고 넓적다리뼈는 넓적다리에 붙으며, 볼기뼈는 볼기에 붙고 척추 뼈는 척추에 붙으며, 가슴뼈는 가슴에 붙고 갈비뼈는 갈비에 붙으며, 입술 뼈는 입술에 붙고, 목ㆍ턱ㆍ팔뚝ㆍ손ㆍ발의 모든 뼈가 모습이 바뀌어져 연결된다.
029_1132_a_15L此三百各相連綴足骨著足膝骨著膝骨著踝髀骨著髀髖骨著髖脊骨著胸骨著胸脅骨著脅脣骨著脣足諸骨轉相連著
이와 같이 합쳐진 뼈는 마치 환화(幻化)와도 같고 또는 조합해서 만든 수레와도 같나니, 뼈는 담장[垣墻]이 되고 힘줄은 흐르는 피를 묶었으며, 살갗과 살로 몸 속을 바르고 얇은 피부로 그것을 감싸고 있다.
본래의 죄와 복으로 인하여 과보를 얻어 이런 것을 이룩하는 것인데 생각이 없이 그 마음의 근원에 의지하고 바람을 따라 끌려서 거동(擧動)하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2_a_19L如是聚骨猶若幻化又如合車骨爲垣牆血流皮肉塗裹薄膚覆之因本罪果獲致此無有思想依其心元風所由牽引擧動於是頌曰
029_1132_b_01L
저 다섯 개의 뼈가 모이고 합쳐
마음을 따라 가볍게 멋대로 움직이고
몸에 붙어 있어 서로 버티는 것이
마치 몸을 당겨 기어가는 뱀과 같네.
029_1132_a_23L其五骨積聚
隨心輕放恣
在身現掣頓
猶如牽拽蛇

전생에 지었던 행인
선과 악이 일어나는 법은
비유하면 마치 사람이 다니는 길이
혹 평평하기도 하고 가시덤불도 있는 것과 같다.
029_1132_b_02L前世所造行
善惡所興法
譬如人行路
或平或荊棘

168[二十四七]일째에 이르면 700개의 힘줄이 생겨 그 몸뚱이를 얽어매고, 175[二十五七]일째에 이르면 7천 개의 맥박이 생기는데 아직은 완전하게 성숙되지 못한 상태이며, 182[二十六七]일째에 이르면 모든 맥박이 다 빠짐없이 원만하게 갖추어지고 성숙해져서 마치 연 뿌리의 구멍[蓮華根孔]과 같아지며, 189[二十七七]일째에 이르면 363개의 힘줄이 모두 이루어지며, 196[二十八七]일째에 이르면 처음으로 살이 생기고, 203[二十九七]일째에 이르면 살이 점점 두터워진다.
029_1132_b_03L二十四七日生七百筋連著其身十五七日生七千脈尚未具成二十六七日諸脈悉徹具足成就如蓮華根孔二十七七日三百六十三筋皆二十八七日其肌始生二十九七肌肉稍厚
210[三十七]일째에 이르면 겨우 피부 모양이 생기고, 217[三十一七]일째에 이르면 피부가 점점 변해서 두껍고 단단해지며, 224[三十二七]일째에 이르면 피부가 변해서 완전하게 이루어지고, 231[三十三七]일째에 이르면 귀ㆍ코ㆍ입술ㆍ손가락ㆍ발가락과 무릎의 마디가 모두 이루어지며, 238[三十四七]일째에 이르면 99만 개의 털구멍이 생기긴 해도 털구멍이 아직은 완전한 상태는 아니고, 245[三十五七]일째에 이르면 털구멍이 완전하게 갖추어지며, 252[三十六七]일째에 이르면 손톱과 발톱이 이루어진다.
029_1132_b_09L三十七日纔有皮有像十一七日皮轉厚堅三十二七日革轉成三十三七日諸膝節成三十四七日生九十九萬毛孔髮孔猶尚未成三十五七日毛孔具三十六七日爪甲成
259[三十七七]일째에 이르면 어머니의 뱃속에서 여러 가지 바람이 일어나나니, 바람이 일어나 아이의 귀ㆍ눈ㆍ코ㆍ입을 트이게 하기도 하고, 혹은 바람이 일어나 그 털과 머리카락을 물들게 하기도 하는데, 혹은 단정하게 하기도 하고 혹은 추하게 하기도 한다. 또 바람이 일어나 신체와 얼굴의 색을 형성하는데, 혹은 하얗게 하기도 하고 혹은 빨갛게 하기도 하고 까맣게 하기도 하며, 예쁘게 하기도 하고 혹은 밉게 하기도 하니, 이 모두는 전생에 지은 행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 7일 동안에 풍(風)ㆍ한(寒)ㆍ열(熱)이 생기고 대변과 소변을 통하게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2_b_14L三十七七日其母腹中若干風起有風開兒耳或有風起染其髮毛或端正或醜又有風起成體顏色或白有醜皆由宿行在此七日中生風寒熱大小便通於是頌曰

이 몸은 그 내부가 힘줄로 얽혀지고
모든 혈맥으로 된 것으로서
부정한 부패물만 담겨 있나니
물로 새어나가는 모든 구멍을 씻어라.
029_1132_b_19L是身筋纏裹
諸血脈所成
不淨盛腐積
水洗諸漏孔

허망하게 덮여 마음에 부림을 당하고
교활함과 거짓이 합쳐 이루어지니
기계로 움직이는 나무 인형처럼
구하려 하는 것 얻기가 매우 어렵네.
029_1132_b_21L虛覆心使然
巧僞而合成
機關如木人
求之甚難得
029_1132_c_01L
266[三十八七]일째에는 어머니 뱃속에 있으면서 본래 지었던 행을 따라 저절로 바람이 일어나나니, 전생에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곧 향기로운 바람이 일어나 몸과 뜻에 맞고 유연(柔軟)하여 티가 없게 하며, 그 골절에 불어넣어 단정하게 하므로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는 이가 없게 된다.
029_1132_b_22L三十八七日在母腹中隨其本行然風起宿行善者便有香風可其身意柔軟無瑕正其骨節令其端正不愛敬也
전생에 악한 일을 행한 사람은 냄새나는 바람이 일어나 몸이 편안치 못하고 마음과 뜻에도 맞지 않으며, 그 바람이 골절에 불어 등이 구부러지게 하고 단정하지 못하게 하며, 또한 못생긴 남자가 되게 하므로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게 된다.
이 266[三十九七]일은 4일이 모자라는 아홉 달째인데, 그 4일 동안에 아이의 신체와 골절이 자라나서 곧 완전한 사람이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2_c_03L本行惡者則起臭風令身不安不可心意吹其骨節令僂邪曲使不端正又不能男人所不喜也爲三十八七日九月不滿四日其兒身體骨節則成爲人於是頌曰

사람 몸이 아홉 달을 거치는 동안
곧 모든 신체와 혈맥을 갖추고
골절이 모두 완성되며
원만하게 갖추어 결함이 없다.
029_1132_c_07L人在身九月
則具諸體脈
骨節皆成就
滿足無所乏

뱃속에서 점차 저절로 갖추어져
차츰차츰 커지고 자라나서
기한이 되자 모두 완전하게 되는 것이
마치 달이 점점 보름달이 되가는 것과 같네.
029_1132_c_09L腹中漸自辦
稍稍而成長
期至悉具足
如月十五日

그 어린아이의 신체는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한 부분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것이고, 한 부분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다.
신체에 난 모든 머리카락ㆍ털ㆍ뺨ㆍ눈ㆍ혀ㆍ목구멍ㆍ염통ㆍ간ㆍ지라ㆍ콩팥ㆍ창자ㆍ피 같은 연한 것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고, 손톱ㆍ발톱ㆍ이[齒]ㆍ뼈ㆍ마디ㆍ골수[髓]ㆍ뇌(腦)ㆍ힘줄ㆍ맥박 같은 단단한 것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2_c_10L其小兒體而有二分一分從父一分從母身諸髮軟者從母也堅者從父也於是頌曰

사람의 신체 서로 연계(連繼)됨이
모두 부모로부터 받아서 생겨났고
여러 가지의 골절 또한
인연이 변화하여 된 것이네.
029_1132_c_14L人體相連綴
皆由父母生
若干之節解
因緣化成立

이렇듯 의지하여 얼굴빛을 이루었다가도
모두 마땅히 노쇠하여 없어지고 마나니
여러 가지 재료를 합해 수레를 만들듯이
몸뚱이를 헤아려 보면 그 또한 그러하다.
029_1132_c_16L依而致顏色
悉當爲衰耗
衆材合起車
計體猶亦然

화살 만드는 데는 두 가지가 있어야 하듯
몸을 이루는 것도 그와 같다.
부모로부터 그리고 과보를 인하여
그런 뒤에야 비로소 생겨나게 된다.
029_1132_c_17L作前有二事
立身譬若斯
因從父母報
然後乃得生

그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에는 생장 아래와 숙장 위, 그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사내 아이는 등을 밖으로 하고 얼굴은 안으로 향한 채 왼쪽 옆구리에 있고, 계집아이는 등을 어미에게 대고 얼굴은 밖으로 향한 채 오른쪽 옆구리에 있다.
029_1132_c_18L其小兒在母腹中處生藏之下熟藏之男兒背外而面向內在左脅也子背母而面向外處在右脅也
냄새나는 곳에서 깨끗하지 못한 오로(汙露)를 고통스러워하면서 모든 골절을 구부린 채 펴지도 못하며, 가죽 주머니 속에 버려져 있고 창자 그물에 얽매이고 싸여 있다. 피투성이가 되고 더러운 것들이 묻은 채로 거처하고 있는데 너무나 좁아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똥과 오줌 따위의 더러움에 밀착되어 있는 모습이 이와 같다.
029_1132_c_21L苦痛臭處污露不淨一切骨節縮不得伸捐在革囊腹網纏裹藏血塗染所處逼迮依因屎尿瑕穢若斯
029_1133_a_01L아홉 달째 4일이 모자라는 그 동안에는 전생에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첫 날과 다음 날에 마음을 내어 속으로 생각하기를 ‘나는 원관(園觀)에도 있었고 또한 천상(天上)에도 있었다’ 하는데, 악한 일을 행한 사람은 ‘나는 니리(泥犁:地獄)세계의 지옥에 있었다’ 하면서, 사흘이 지나는 동안 시름하면서 좋아하지 않다가 4일째에 이르면 어미의 뱃속에서 바람이 일어나, 혹은 위로 불기도 하고 혹은 아래로 불기도 하면서 그 아이의 몸을 굴려 머리를 거꾸로 하게 하여 산문(産門)으로 향하게 한다.
029_1133_a_01L其於九月此餘四日宿有善行初日後日發心念吾在園觀亦在天上其行惡者謂在泥犂世閒之獄至三日中卽愁不到四日時母腹風起或上或下其兒身而令倒懸頭向產門
이때 덕행이 있는 사람은 속으로 생각하기를 ‘나는 못에 몸을 던져 목욕하며 물 속에서 놀다가 높은 평상 꽃향기가 있는 곳으로 떨어진다’ 하는데, 복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을 내어 말하기를 ‘나는 산으로부터 떨어져 숲 속이나 언덕, 또는 깊은 구렁이나 더러운 곳에 떨어지거나 혹은 지옥 그물 속이나 가시덤불이나 넓은 들판이나 돌 틈이나 창과 칼 위에 떨어진다’고 하면서 시름하고 근심에 싸여 즐거워하지 않나니, 선과 악의 과보가 이와 같이 서로 같지 않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3_a_06L其有德時心念言我投浴池水中遊戲墮高牀華香之處也其無福者自發念言吾從山墮投於樹岸溝坑溷中或如地獄羅網蕀上曠野石㵎劍戟之中愁憂不樂善惡之報不同若此於是頌曰

만일 타오르는 불 속에 뛰어들면
자욱한 연기가 몰려들어 둘러싸는 것처럼
방일하게 산 과보로 이루어진 것은
그 몸이 끓는 물 속에 있는 것 같네.
029_1133_a_12L如投燒熱火
亂煙來圍遶
放逸果所致
處形若沸湯

괴로움과 즐거움이 말미암는 바는
모두 죄와 복으로 인해 이루어지나니
여러 생(生) 동안 지었던 그대로
몸을 받는 것이 각각 이와 같네.
029_1133_a_14L苦樂之所由
皆因罪福成
在在生所作
受身各如是

그 어린아이의 몸이 이미 산문(産門)에 당도했을 때나 또는 땅에 떨어졌을 때, 바깥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여인이 손을 대어 따뜻한 물로 어린아이를 씻으면, 독한 기운이 핍박하여 그 고통이 마치 종창(腫瘡)을 앓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괴로운 고뇌(苦惱) 때문에 혹 죽는 게 아닌가 하고 두려움에 잠겨 문득 어리석음과 의혹이 생긴다.
그런 까닭에 혼미하고 심란해져서 본래 어떤 곳으로 따라 와서 어느 곳으로 가는지를 알지 못하게 된다.
029_1133_a_15L其小兒身旣當向產又墮地時外風所吹女人手觸煖水洗之逼迫毒痛猶如瘡病也以是苦惱恐畏死亡便有癡惑是故迷憒不識本來去至何所也
마침 태어나 땅에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어 냄새나는 곳에 있을 때에는 귀신과 도깨비[鬼魅]가 와서 둘러싸 나쁘고 삿된 곳에 떨어지고, 비시(飛屍)에 접촉되며, 고도(蠱道)와 전귀(癲鬼)가 저마다 엿보다가 범하는 것이 마치 네 거리 길에 떨어져 있는 한 조각 고기 덩어리에 까마귀ㆍ솔개ㆍ보라매ㆍ이리 떼 따위가 각각 몰려와서 다투는 것과 같나니, 모든 요사스런 귀신과 도깨비가 아이에 대하여 틈을 엿보려고 빙 둘러 있는 모습도 또한 이와 같다.
029_1133_a_20L適生在地血纏臭處鬼魅來繞奸邪所中飛尸所觸蠱道癲鬼各伺犯之如四交道墮一叚肉烏鴟雕狼各來諍之諸邪魅鬼欲得兒便周帀圍遶亦復如是
029_1133_b_01L전생에 선을 행한 이는 간사한 무리가 틈을 타지 못하지만, 혹 전생에 악을 행한 이는 온갖 간사한 무리가 곧 달라붙는다.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에는 어머니의 젖으로 인하여 자라나다가 점점 커지게 되면 음식을 먹고 장성하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3_b_01L宿行善者邪不得便設宿行惡衆邪卽著兒初生時因母乳活稍稍長大因食得立於是頌曰

어미의 태 안에 있을 때에도
온갖 괴로움을 받고
이미 태어나서 사람의 몸 얻어도
그 고통 백천 가지나 되네.
029_1133_b_03L在於胞胎時
遭若干苦惱
旣生得爲人
其痛有百千

모든 감관[根] 이미 갖추고 나서
이로써 위태롭고 허약한 몸 태어나더라도
태어나면 반드시 늙고 죽는 것
이것은 가장 참답지 못한 것이라 한다.
029_1133_b_05L諸根已成就
因出危脆身
有生必老死
是爲最不眞

아이가 이미 자라나면 젖을 먹고 몸을 기르다가 마침 곡식의 기운과 맛을 얻게 되면 바로 그 몸에 여든 가지 벌레가 생기게 된다.
029_1133_b_06L兒已長大揣哺養身適得穀氣其體卽時生八十種虫
두 종류는 머리카락의 뿌리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설지(舌舐)요, 둘째는 그 이름이 중지(重舐)이다. 세 종류는 머리에 있는데 그 이름은 견고(堅固)ㆍ상손(傷損)ㆍ훼해(毁害)이다.
029_1133_b_08L兩種在髮根一名舌舐二名重舐三種在頭名曰堅固傷損毀害
한 종류는 뇌(腦) 속에 있고 두 종류는 뇌 표면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철주(%(虫*喆)蛛)10)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모요(耗擾)이며, 셋째는 그 이름이 궤란(憒亂)이다.
029_1133_b_10L一種在腦兩種在腦表名蜇咮二名耗擾三名憒亂
두 종류는 이마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비하(卑下)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후부(朽腐)이며, 두 종류는 눈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설지(舌舐)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중지(重舐)이다. 두 종류는 귀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식미(識味)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현미영(現味英)이다.
029_1133_b_11L兩種在一名卑下二名朽腐兩種在眼名舌舐二名重舐兩種在耳一名識味二名現味英
두 종류는 귀뿌리에 있는데 첫째는 그 이름이 적(赤)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적(復赤)이며, 두 종류는 코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비(肥)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비(復肥)이다. 두 종류는 입 속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요(搖)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동요(動搖)이며, 두 종류는 이 속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악폐(惡弊)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흉포(凶暴)이다.
029_1133_b_14L兩種在耳根一名曰赤二名復赤兩種在鼻一名曰肥二名復肥兩種在口中一名曰搖二名動搖兩種在齒中一名惡弊二名兇暴
세 종류는 이 뿌리에 있나니 그 이름이 천식(喘息)ㆍ휴지(休止)ㆍ졸멸(捽搣)11)이다. 한 종류는 혀에 있나니 그 이름이 감미(甘美)이고, 한 종류는 혀뿌리에 있나니 그 이름이 내왕(來往)이며, 한 종류는 목구멍에 있나니 그 이름이 수후(嗽喉)이다.
029_1133_b_17L種在齒根名曰喘息休止捽搣一種在舌名曰甘美一種在舌根名曰柔一種在上齗名曰來往一種在咽名爲嗽喉
두 종류는 눈동자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생(生)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불숙(不熟)이며, 두 종류는 어깨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수(垂)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수(復垂)이다.
029_1133_b_21L兩種在瞳子一名曰生名不熟兩種在肩一名曰垂二名曰復垂
029_1133_c_01L 한 종류는 팔에 있나니, 그 이름이 주립(住立)이고, 한 종류는 손에 있나니, 그 이름이 주선(周旋)이며, 두 종류는 가슴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액갱(額坑)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광보(廣普)이다. 한 종류는 염통에 있나니 그 이름이 반박(班駁)이며, 한 종류는 젖에 있나니 그 이름이 동현(湩現)이고, 한 종류는 배꼽에 있나니 그 이름이 위요(圍繞)이다.
029_1133_b_23L一種在臂名爲住立一種在手名爲周旋兩種在胸一名額坑二名廣普一種在心名爲班駮一種在乳曰湩現一種在臍名爲圍遶
두 종류는 옆구리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월(月)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월면(月面)이며, 두 종류는 척추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월행(月行)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월모(月貌)이다.
029_1133_c_03L兩種在脅一名爲月二名月面兩種在脊一名月行二名月貌
한 종류는 등과 가슴 사이에 있나니, 그 이름이 안풍(安豊)이고, 한 종류는 가죽 속에 있나니 그 이름이 호조(虎爪)이며, 두 종류는 살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소부(消膚)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요수(遼樹)이다.
029_1133_c_05L一種在背胸閒名爲安豐一種在皮裏名爲虎爪兩種在一名消膚二名燒樹
네 종류는 뼈에 있나니 그 이름이 심독(甚毒)ㆍ습독(習毒)ㆍ세골(細骨)ㆍ잡독(雜毒)이며, 다섯 종류는 골수에 있나니 그 이름이 살해(殺害)ㆍ무살(無殺)ㆍ파괴(破壞)ㆍ잡해(雜骸)ㆍ백골(白骨)이다.
029_1133_c_07L四種在骨甚毒習毒細骨雜毒五種在髓殺害無殺破壞離骸白骨
두 종류는 창자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강랑(蜣蜋)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강랑훼(蜣蜋%(口*隽))이며, 두 종류는 작은 창자[細腸]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아자(兒子)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부자(復子)이다.
029_1133_c_09L兩種在腸一名蜣蜋二名蜣蜋嘴兩種在細腸一名兒子二名復子
한 종류는 간(肝)에 있나니, 그 이름이 은시(%(口*銀)喍)이고, 한 종류는 생장(生臟)에 있나니 그 이름이 피민(帔忟)이며, 한 종류는 숙장(熟臟)에 있나니 그 이름이 태식(太息)이다.
029_1133_c_11L一種在肝名爲嚚喍一種在生藏名曰帔忮一種在熟藏名爲太息
한 종류는 곡도(穀道)에 있나니 그 이름이 중신(重身)이고, 세 종류는 똥 속에 있나니 그 이름이 근목(筋目)ㆍ결목(結目)ㆍ편발(編髮)이며, 두 종류는 꽁무니에 있나니 첫째는 그 이름이 유하(流下)이고, 둘째는 그 이름이 중류(重流)이다. 다섯 종류는 포(胞)에 있나니 그 이름이 종성(宗姓)ㆍ악족(惡族)ㆍ와매(臥寐)ㆍ불각(不覺)ㆍ호즙(護汁)이고, 한 종류는 허벅다리에 있나니 그 이름이 과장(撾杖)이다.
029_1133_c_13L一種在穀道名爲重三種在糞中名曰筋目結目編髮兩種在尻一名流下二名重流五種在胞名爲宗姓惡族臥寐不覺護汁種在髀名爲撾杖
한 종류는 무릎에 있나니 그 이름이 현상(現傷)이고, 한 종류는 복사뼈[踝]에 있나니 그 이름이 침훼(鍼%(口*隽))이고 한 종류는 발가락에 있나니 그 이름이 초연(燋然)이며, 한 종류는 발바닥에 있나니 그 이름이 식피(食皮)이다.
이 여든 가지의 벌레가 사람 몸에 있으면서 낮과 밤으로 몸을 갉아먹는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3_c_17L一種在膝名爲現傷一種在踝名爲鍼嘴一種在足指爲燋然一種在足心名爲食皮是爲八十種虫處在人身晝夜食體於是頌曰

머리카락에서부터 발에 이르기까지
그 속에서 골고루 벌레가 사람을 갉아먹나니
헤아려보건대 모두 더러운 것뿐이어서
비유하면 마치 흐린 물[濁水]과 같네.
029_1133_c_21L從頭髮下至足
遍中虫消食人
計念之爲瑕穢
譬喩比如濁水
029_1134_a_01L
제 자신에서 생겨나 도리어 제 자신을 해치는데
마치 칼로 원수진 사람을 해치듯 하고
늘 몰려와서 그 몸을 씹어 해치기를
흘러가는 물이 양쪽 언덕을 무너뜨리듯 하네.
029_1133_c_23L從己生反自殘
如刀怨患害人
常來齧傷其身
若流水侵兩岸

대개 사람의 몸 속에 풍(風)과 습(濕)12)으로 인해 일어나는 병이 101가지가 있고, 한(寒)과 열(熱)로 일어나는 병이 각기 101가지가 있나니, 모두 합쳐 계산하면 404가지 병이 사람 몸 속에 있다.
마치 나무에서 불이 생겨나서 도리어 나무 자신을 태우듯이 병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본래 몸으로 인하여 생겨나서 도리어 사람을 위태롭게 한다.
029_1134_a_02L其人身中因風起病有百一種共合各有百一凡合計之四百四病在人身中如木生火還自燒然病亦如是本因體興反來危人
몸 속과 겉에도 여든 가지 벌레가 생겨나서 그 몸에서 요동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치 못하게 만드는데, 더구나 몸 밖에서 일어나는 괴로움이야 어떠하겠는가?
이와 같이 몸을 헤아려본다면 늘 근심과 걱정뿐인데, 범부들은 스스로 편안하다고 생각하면서 들으려 하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왜냐 하면 진리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4_a_06L及身中表八十種虫擾動其身令人不安豈復況外諸苦之惱也計身如是常有憂凡夫之士自謂爲安不聞不解以者何不見諦故於是頌曰

머리카락ㆍ털ㆍ손톱ㆍ발톱ㆍ치아와
염통ㆍ살ㆍ가죽ㆍ뼈가 합해진 것이며
정액ㆍ피ㆍ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이 생기고
골수ㆍ뇌ㆍ비계ㆍ생장ㆍ숙장이 있다.
029_1134_a_10L髮毛諸爪齒
心肉皮骨合
精血寒熱生
髓腦脂生熟

침과 눈물이 항상 흘러내리고
대변과 소변이 늘 새어나가고 있으니
따져 보면 무상하고 부정한 것뿐인데
어리석은 이는 이를 보배로 여기네.
029_1134_a_12L諸寒涕唾淚
大小便常漏
非常計不淨
愚者謂爲珍

사람의 몸을 헤아려 생각해 보건대 얇은 가죽으로 덮여 있는 것이 마치 매우 얇은 벗나무 껍질로 대추를 합하여 싸놓은 것과 같을 뿐이건만 번뇌가 가득한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가령 가죽만 벗겨버린다면 마치 미련한 고기 덩어리와 같은 것인데, 어찌 사람의 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029_1134_a_13L計念人身覆以薄皮如合棗柰皮甚薄少耳以爲蓋之人而不知假使脫皮如困鈍肉何可名之爲是人身
다만 골절이 서로 버텨주고 있어서 저 쇠사슬[鐵鎖]을 연결해 놓은 것과 같을 뿐이니, 진리를 깨달아 이와 같음을 안다면 오히려 발로 밟지도 않을텐데, 하물며 가까이하고 눈으로 쳐다보겠는가?
이것을 게송으로 찬탄하여 말한다.
029_1134_a_16L節相拄如連鐵鎖諦見如是尚不足況復親近而目視之於是以偈而歎頌曰

근본을 따져보면 더러운 것뿐이어서
비유하면 냄새나는 시체와 같고
또한 모든 먼지나 때[垢]와 같으며
몸의 벌레 또한 모두 그와 같다.
029_1134_a_19L計本爲瑕穢
譬如臭爛屍
亦如諸塵垢
體虫俱復然

또한 허울 좋은 그림과 같아
나중에는 부패로 돌아가나니
진리로 본다면 본래 없는 것[無]인데
어찌 의지하고 가까이 하겠는가?
029_1134_a_21L亦如畫好像
會當歸腐敗
以諦見本無
安可附近之

헤아려 보건대 사람이 세간에서 재앙과 복을 짓다가 그 수명을 다하지 못한 채 중간에 일찍 요절하는 이가 있다.
029_1134_a_22L計人在世所作禍福不盡其壽亦有中夭而死傷者
029_1134_b_01L비유하면 도자기 만드는 기술자[陶家]가 여러 가지 질그릇을 만드는데,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에는 더러 깨지기도 하고, 혹은 칼로 질그릇을 다듬을 때 깨지기도 하며, 혹은 그릇을 올리다가 깨지기도 하고, 혹은 내릴 때 깨지기도 하며, 혹은 땅에 놓을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다룰 때 깨지기도 하며, 혹은 그릇을 말릴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그릇을 굽는 가마 속에서 깨지기도 하며, 혹은 구울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옮길 때 깨지기도 하고, 혹은 사용할 때 깨지기도 한다. 설령 사용치 않더라도 오래 보관하다 보면 모두 깨지고 마는 것과 같다.
029_1134_b_01L譬如陶家作諸瓦器或始破者向欲刀治坏時破者或塼上破下時破或著地破或拍時破或坏燥破或陶中破或熟破者或移時破者或用破者設使不用久久會破也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처럼 발심하여 오다가 끝까지 이르지 못하고 죽기도 하고, 혹은 두 근(根)을 얻었을 적에나 태 안에서 생낙(生酪)과 같은 시기에서나 숙낙(熟酪)과 같은 모습일 때나 식육(息肉)과 단육(段肉)과 같이 되었을 적에나 6정(情)을 모두 원만하게 갖추었을 때나 또는 원만하게 갖추지 못하였을 적에 죽기도 하며, 태어나려고 할 무렵이나 막 땅에 떨어지자마자 죽기도 하며, 태어난 지 1일이나 100일, 혹은 한 살이나 열 살 되었을 적에 죽기도 하고 학업을 닦다가 죽기도 하며, 스무 살ㆍ서른 살이나, 마흔 살ㆍ쉰 살에 죽기도 하며, 한 살 때에 죽기도 하고 100살까지 살다가 죽기도 하며, 설령 아무리 오래 산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꼭 멸진(滅盡)에 돌아가게 마련이다.
029_1134_b_05L人亦如是有初發意向來未至死者或有二根胎如生酪有如熟酪息肉段肉具足六情或不具足而有死者向欲生時又適墮地一日百日一歲十歲學業死二十三十四十五十從一歲死至到百歲雖復長壽會當歸盡也
그러므로 헤아리건대 5음은 본래 다 공(空)한 것이어서 이리저리 서로서로 의지하여 잠시 동안에 태어났다가 잠시 동안에 멸하며, 발[足]을 한 번 들었다 내려놓는 짧은 시간이기도 하여 모두 무상한 것이다.
029_1134_b_11L如是五陰計本皆空展轉相依須臾有起須臾有滅擧足下足而皆無常
그런데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여 도리어 이 몸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고 헤아리고 있다. 그리하여 젊은 때로부터 늙어질 때까지 모두들 내 것이라고 고집하면서 한 가지로만 부르짖으며 덧없이 변하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있다.
029_1134_b_13L愚癡之人不聞不知反計有身從少至老皆謂我所呼爲一種不知非常之變
도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생각하여 ‘이것으로부터 이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것을 없애면 무(無)가 된다’고 그렇게 헤아려야 한다.
본래 행한 것으로 인하여 재앙과 복이 생기는 까닭에 결국엔 죽어서 중지(中止)로 있다가 포태(胞胎)에 이르게 되면 정신이 거기에 의지하여 그 모양이 마치 멀건 낙(酪)이나 식육(息肉), 또는 단육(段肉)처럼 되고 점점 단단한 고기 덩어리 같이 되면, 그로 인하여 6근이 생기게 된다.
029_1134_b_16L修行道者思惟計之從是致是是則無何謂從是致是者因本之行所作殃福故致死亡而在中止至于胞胎精神處之形如薄酪息肉段肉稍至堅肉因有六根
6근이 원만하게 갖추어지면 곧 태어난다. 그리하여 어린 때로부터 중년에 이르고, 마침내는 늙고 병드는 지경에 이르렀다가 다시 죽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5음이 항상 생사의 바퀴에 굴러서 항상 흐르는 냇물처럼 그치지 않는다. 저 일체는 다 공(空)한 것이어서 비유하면 마치 허깨비[幻化]와 같나니 이와 같이 뒤바뀌어 늙고 병들고 죽기에 이르는 것이다.
029_1134_b_20L六根具足則便出生從少小身及至中年乃到老當復歸死其五陰轉於生死之輪常如川流無有休息一切皆空譬如幻如是顚倒至于老
029_1134_c_01L비유컨대 큰 성(城)의 서쪽 문에서 불이 나서 차례차례 타올라 마침내는 동쪽 문에까지 이르러 모두 다 타서 잿더미가 되었을 적에 동쪽 문에서 난 불을 따져보면 이것이 맨 처음 난 불은 아니지만, 그러나 타는 것이 본래 불에서 떠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본래 인연으로부터 화(禍)와 복(福)이 따르므로 마땅히 이와 같음을 관찰하여 ‘이것으로부터 이것이 있다’고 알아야 한다.
029_1134_c_01L譬如有大城西門失火從次燒之乃到東門皆令灰燼計東門火非是初火也然其燋燃不離本火也人亦如是從本因緣隨其禍福當觀如此從是有是也
어찌하여 이것이 없어지면 곧 무(無)라고 하는가?
재앙과 복, 그리고 다른 번뇌가 없으면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미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중지(中止:中陰)로 있지도 않나니, 가령 중지가 없다면 어디로부터 생겨남[生]이 있을 것이며, 이미 생겨남이 없다면 저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어디로부터 있겠는가?
029_1134_c_05L何謂無是則無也無有凶福及餘塵勞則不歸死已不歸死不在中止設無中止何從有生已不有生其老死何由而有也
이 생사의 흐름[流]의 그 근본과 끝을 헤아려 보건대 이와 같으니, 도를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5음이 어디로부터 좇아서 성하고 패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4_c_09L計生死流本末如此修行道者當觀五陰所從成敗於是頌曰

모든 지혜의 이치를 밝게 알아서
청정한 마음 둥근 달과 같으시고
뜻 가짐이 한결 같으시어
삼계의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시네.
029_1134_c_10L明識諸慧義
心淨如月盛
秉志而專一
愍哀三界人

마치 물 속에서 핀 연꽃이
감미(甘美)롭고 부드러운 것처럼
입으로 베풀어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이들은 곧 기뻐하며 통달하네.
029_1134_c_12L如蓮花於水
甘羙柔耎上
口之所宣說
聽者則欣達

본래 생겨나는 이치를 분별하고
사라짐으로 돌아감을 깨달아
능인(能仁)을 끝내 이루셨으니
중생을 가엾이 여기시기 때문이네.
029_1134_c_13L分別演本起
了之歸滅盡
能仁悉究竟
以愍衆生故

나는 부처님의 경전을 좇아
살펴 모으고 뽑아 기록하였나니
부처님께서 강설하신 것을 의지하여
『수행도지경』을 지었다네.
029_1134_c_14L吾從佛經中
省採而鈔取
因佛之講說
故造修行經
修行道地經卷第一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무위열반(無爲涅槃)의 도를 저버린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하지 말아야 할 신(身)ㆍ구(口)ㆍ의(意)의 3업(業)을 말한다.
  2. 2)범어로는 vedanā이며, 감각(感覺)을 뜻하는데, 주로 고(苦)ㆍ락(樂)의 두 가지 감각을 뜻한다. 신역(新譯)에서는 수(受)라 한역한다. 본문에서는 고ㆍ락의 두 가지 감각 가운데 고(苦)로서의 통(痛)만을 취해 번역용어로 사용함.
  3. 3)열 가지 입(入)이란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의 5근(根)과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의 5경(境)을 말한다.
  4. 4)법처소섭색(法處所攝色)에 있어 무표색(無表色)을 말한다.
  5. 5)현응(玄應)의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 제12권에 의하면, “발재(拔栽)는 ‘심어 가꾸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6. 6)산스끄리트어로는 jīvā, jīvaka라고 한다. 또는 한문으로 음역하여 기바(耆婆)ㆍ시박가(時縛迦)라고 하며, 의역하여 고활(固活)ㆍ능활(能活)이라고 한다. 어진 의사의 이름이다.
  7. 7)중유(中有, Antarā-bhava) 또는 중음(中陰)이라고도 한다. 사람이 죽고 나서 미래의 생을 받기 전의 중간존재(中間存在)를 말한다.
  8. 8)유정(有情)의 신체를 지켜나가는 자양분을 음식[食]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여기에 유정의 육체적(肉體的) 요소인 단식(段食)을 더하여 4식설(食說)이 설해지고 있으나 본문에서는 정신적(精神的) 요소로서의 3식(食)만 표현되었다. 3식 가운데 촉연은 감각을 말하는 것으로 희열(喜悅)의 정감을 일으키는 감촉에 의해 스스로의 신체나 생명을 기르기 때문이다. 심식은 사고ㆍ의지작용을 말하는 것으로 사상ㆍ희망에 의해 신체를 지켜 나가기 때문이다. 식식(識食)은 6식(識)이 작용하여 인간의 신체나 생명을 유지 발달시키는 것으로 마음에 의해 신체를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9. 9)지옥ㆍ아귀ㆍ축생의 3악도(惡道)를 말한다. 지옥은 맹렬한 불길에 타는 곳이므로 화도(火途)라 하고, 아귀는 칼막대기로 박해당하는 곳이므로 도도(刀途)라 하며, 축생도는 서로 잡아먹는 곳이므로 혈도(血途)라 한다.
  10. 10)송(宋)ㆍ원(元)ㆍ명(明)ㆍ궁(宮) 이 네 본에는 지주(蜘蛛)로 되어 있다.
  11. 11)어떤 본에는 졸멸(捽搣)로 되어 있다.
  12. 12)원문에 습(濕)은 없는데 아래 404가지가 되려면 풍ㆍ습ㆍ한ㆍ열이 되어야 하므로 역자가 습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