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1135_a_01L수행도지경 제2권
029_1135_a_01L修行道地經卷第二


서진삼장 축법호 한역
029_1135_a_02L西晉三藏竺法護譯


6. 자품(慈品)
029_1135_a_03L慈品第六

장사하는 사람이 벌판을 가다가
힘겨운 길에서 배고프고 목마를 적에
길잡이[導師]가 그를 구원하여
물과 과일이 있는 데로 데리고 가듯이
029_1135_a_04L賈人行曠野
飢渴於厄道
導師救護之
將至水果處

무위(無爲)의 도로써
모든 때[垢]와 독(毒)을 소멸하여
편안함을 쌓고 평등심을 얻게 하시는
불세존(佛世尊)께 머리를 조아립니다.
029_1135_a_06L以無爲之道
消滅諸垢毒
積安得等心
稽首佛世尊

배를 타고 큰 바다를 다니다가
마갈어(摩竭魚)의 입을 향하게 되어
그 배가 고기의 뱃속에 들어가려 할 즈음
자비심 내시어 그 배를 구제하시고
배가 금방 함몰하려는 순간에
사람과 보배를 건져주듯이
029_1135_a_07L本舩在巨海
向魚摩竭口
其舩入魚腹
發慈以濟之
向沒之傾間
度人及珍寶

헤아릴 수 없는 백천 겁 동안
나고 죽음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알게 하심이
과거의 모든 성인들보다 뛰어나시어
그 덕이 커다란 산과 같으시고
도의 지혜 햇빛보다 더하신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받들기 원하옵니다.
029_1135_a_09L知無數百千
終始之苦樂
超越諸先聖
其德如太山
道智踰日光
奉願稽首慧

도를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진에(瞋恚)를 버리고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혹은 수행하는 이가 다만 입으로만 중생들을 편안하게 해달라고 발원하고, 무슨 인연으로서 구제하여 편안하게 할지 그 방법을 깨우쳐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그 말이 부드럽고 편안하다 할지라도 평등한 자비의 마음이 되지 못하는 까닭에 반드시 도를 수행하는 이는 입으로만 자비를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029_1135_a_11L修行道者當棄瞋恚常奉慈心或有行者但口發願令衆生安不曉何緣救濟使安雖有此言柔軟安隱不爲慈心平等定故修行道者莫爲口慈
혹 수행하는 이가 자비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들을 편안하게 하려는 뜻만을 일으킨다면 그러한 자비심도 또한 좋기는 하지만 이는 도덕이 원만하게 갖추어진 자비심이 아니다. 그러므로 큰 도를 행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자비심은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5_a_15L或修行者發意念慈欲安一切衆生之類有此慈心亦爲佳耳非是道德具足之慈也欲行大道莫興此慈是頌曰

가령 도를 배우는 이가
자비를 마음만 먹고 입으로만 말한다면
곧 적은 편안함을 얻을 것이요
또한 얻는 복이 엷을 것이다.
029_1135_a_19L設使學道士
心口言念慈
則自尟安隱
亦獲薄福祐

비유하면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
실수로 화살을 불에 떨어뜨려 태웠다면
어찌 능히 그 화살로 하여금
잘 만들어서 쓸 수 있겠는가?
029_1135_a_21L譬如師治箭
失墮火燒之
安能使其箭
成就而可用
029_1135_b_01L
도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큰 자비심을 세워야 한다.
장차 어떻게 행하여야 하는가?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더운 곳에 있는 이는 시원한 곳을 구해 거처해야 편안해지고 추운 곳에 있는 이는 따뜻한 곳을 구해 거처해야 편안해진다. 배가 고픈 이는 밥을 얻고 목마른 이는 마실 것을 얻으며, 먼길을 걸어 몹시 피곤한 이는 수레와 말을 얻은 뒤에야 편안해지는 것과 같다.
029_1135_a_22L修行道地建大弘慈當何行之設修行者在於暑熱求處淸涼然後安隱在冰寒處求至溫暖然乃安隱如飢得食如渴得飮如行遠路疲極甚困而得車乘然後安隱
오래 서있던 이는 앉아야 편안해지고, 몹시 피곤한 이는 누워야 편안해지며, 벌거벗은 이는 옷을 입어 가리고 몸에 때가 있는 이는 목욕해서 때를 씻어야 마음이 매우 상쾌해져서 안정되고 고요해지며, 여러 가지 괴로움이 있는 이는 각기 편안할 수 있는 데를 얻어야 몸과 뜻이 기뻐 뛰는 등 모든 편안함을 얻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을 잡아 어수선하지 않아야만 남에게 사랑 받고 공경을 받게 된다.
029_1135_b_05L如見住立而得安坐如疲極者得臥安隱如人裸形得衣弊蓋如身有垢沐浴澡洗心大忻歡隱定寂然若干種苦各得所便身志踊躍得諸安故執心不亂所可愛敬
부모ㆍ형제ㆍ처자ㆍ친족ㆍ벗ㆍ선지식을 가까이하고 은애(恩愛)하여 모두 편안하게 해주며, 또한 모든 중생들의 온갖 괴로워하는 이를 내 몸처럼 여겨 편안하게 해주며, 시방 세계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다 해탈케 하여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해주며, 부모와 안팎의 종친들로 하여금 죄다 편안하게 하며, 다음에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자비한 마음을 널리 베풀고, 원수의 집안까지도 차별하는 마음을 두지 말아서 다 해탈하게 하여 모두 내 몸처럼 해탈을 얻어 편안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029_1135_b_10L親親恩愛父母兄弟妻子親屬朋友知識皆令安隱一切衆生諸苦惱者亦復如我身得安隱十方人民悉令度脫身心得安欲使二親宗族中外悉令安隱次念凡人等加以慈普及怨家無差特心皆令得度如我身安
설령 먼저 시방 세계의 인민(人民)들을 생각하고 다음 원수를 생각하는데, 그 마음이 혹 어수선하다거나 원수와 친한 벗,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에게까지 처음의 마음이 능히 완벽하게 평등하지 못하다면, 마땅히 ‘내가 원수에 대하여 원한을 품고 미워하면 그 마음은 이미 허물이 있을 것이다’라고 관찰하여 이제 그런 생각을 당장 버리고 다시 매우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부모와 자신의 처자처럼 사랑하고 또한 종친을 공경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029_1135_b_16L設使前念十方人民中念怨家其心儻亂初始之心不能頓等怨家及友中閒之人者當作是觀我所懷結憎於怨家此心已過今已棄捨甚愛之念如父母及身妻子亦如宗親敬之如是
이와 같이 하여 다시는 원한을 품지 않고 저 다섯 갈래 세계[五道]에 나고 죽는 근본을 살핀다면, 전생에 부모ㆍ처자ㆍ형제ㆍ벗이 되었었지만, 다만 그것이 오래 되어서 능히 식별치 못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원한을 품지 않아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5_b_21L不復懷恨察其本源五道生死或作父母家室妻子兄弟但其久遠不復識念以是之故不當懷怨於是頌曰
029_1135_c_01L
마땅히 자비심을 일으켜 행하고
원수를 좋은 벗처럼 생각해야 할지니
반복되어 나고 죽음에 있어
일찍이 모두가 친족이었기 때문이네.
029_1135_c_01L當發行慈心
念怨如善友
展轉在生死
悉曾爲親族

비유하면 나무에 꽃이 피어
점점 자라나 열매를 맺음과 다름없이
부모나 처자나 벗들이나
친족들도 다 그와 같다네.
029_1135_c_03L譬如樹生華
轉成果無異
父母妻子友
宗親亦如是

도를 수행하는 이는 혼자 속으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가령 다른 사람들을 향해 노여워한다면 그것은 곧 제 자신을 침해하는 것이다. 마치 나무가 불을 내지만 도리어 제 몸을 태우는 것과 같고, 또한 파초가 열매를 맺고는 곧 말라죽는 것과 같으며, 또한 노새가 새끼를 배면 도리어 제 몸이 위험한 것과 같이,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설령 노여움을 품는다면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는 경우와 같다.’
029_1135_c_04L修行道者心自念言假使瞋恚向於他人則爲自侵也如木出火還自燒若如芭蕉生實便枯如騾懷駒自危身吾亦如是
만일 다른 사람을 향해서 성냄을 일으킨다면, 그 죄로 인하여 뱀이나 독사 따위의 동물로 태어나거나 나쁜 세계에 들어가게 되리니, 이와 같은 이치를 자세히 관찰하여 마땅히 악을 품지 말고, 미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땅히 자애(慈愛)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5_c_08L設懷瞋恚自侵猶有起瞋恚向他人者儻用此罪於蛇虺或入惡道諦觀如是不當懷若憎於人當發慈哀於是頌曰

그 노여운 마음을 일으켜
남을 향하여 원한을 품고 해친다면
후생에는 뱀이나 독사가 되거나
혹은 잔악한 짐승이 되리라.
029_1135_c_11L其有從瞋恚
怨害向他人
後生墮蛇虺
或作殘賊獸

비유하면 저 대나무와 파초와 노새가
열매를 맺고 새끼를 배면
도리어 침해를 받는 것 그와 같으니
마땅히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029_1135_c_13L譬如竹樹劈
芭蕉騾懷妊
還害亦如是
故當發慈心

도를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평등하고 자비한 마음을 행하여 부모ㆍ처자ㆍ형제ㆍ벗은 물론 원수까지도 멀리함이 없고 가까이함이 없으며, 평등하게 대하여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일이 없고, 한량없이 많은 시방세계에 대해서도 널리 자비한 마음으로 그들을 향하여 일찍이 더 살펴주고 덜 살펴주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
이와 같이 행해야 비로소 자비로운 행[慈行]에 호응하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5_c_14L其修道者當行等慈父母妻子兄弟朋友及與怨家無遠無近等無憎愛及於十方無量世界普以慈向未曾增減有如此行乃應爲慈於是頌曰

그 자비한 마음을 행하려고 하는 이는
평등한 마음으로 미워하고 사랑함이 없고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아야
곧 마땅히 크게 자비한 마음이 되리라.
029_1135_c_18L其行慈心者
等意無憎愛
不問於遠近
乃應爲大慈

평등한 마음으로 큰 자비를 베풀어
삼계의 사람들에게까지 미칠 것이니
자비로운 행을 이렇게 행하는 이는
그 덕이 범천(梵天)의 덕을 뛰어넘으리.
029_1135_c_20L等心行大哀
乃至三界人
行慈如是者
其德踰梵天

도를 수행하는 이가 자비한 마음을 성취하면, 불로도 태우지 못하고 칼로도 해치지 못하며, 또한 독기(毒氣)로도 해치지 못하고 온갖 사악한 귀신들도 해칠 틈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5_c_21L其修道者成具慈心火所不燒刀刃不害毒亦不行衆邪不得便於是頌曰
029_1136_a_01L
칼로도 능히 해치지 못하고
관청[縣官]과 원수와
사악한 귀신이나 모든 나찰(羅刹)들과
뱀ㆍ독사ㆍ우레ㆍ벽력과
029_1136_a_01L刀刃不能害
縣官及大怨
邪鬼諸羅剎
蛇虺雷霹靂

사자 또는 코끼리와 범과
그 밖에 모든 해로운 짐승들도
모두 감히 근접하지 못하고
또한 능히 상해(傷害)할 수 없으리.
029_1136_a_03L師子幷象虎
及餘諸害獸
一切不敢近
無能中傷者

도를 닦는 이가 자비로운 행을 닦아 익히면 마땅히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밤에 잠자리가 편안하고 잠에서 깨어나면 기쁘며, 언제나 하늘 신이 잠자리를 옹호하여 일찍이 나쁜 꿈을 꾸지 아니하며, 얼굴빛이 화열(和悅)하고 의식이 모자라지 않으며, 범천(梵天)이 있는 곳에 태어나는데 태어날 적마다 항상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눈동자의 흑백(黑白)이 분명하고 신체가 유연(柔軟)하며, 질병이 적고 장수(長壽)할 수 있으며, 모든 하늘의 공경을 받는다.
029_1136_a_04L修道習慈行當如是夜寐安隱寤已歡然天人宿護未曾惡夢顏色和悅衣食不乏生於梵天所在之處常端正眼目白黑分明身體柔軟少於疾病而得長壽諸天恭敬
또 태어나는 곳마다 도를 얻고 부처님께 칭송과 찬탄을 들으며, 번뇌를 소멸하고 불퇴전(不退轉)의 경지에 이르며, 편안함을 얻어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경계에 이르고 적멸(寂滅)한 해탈[度]을 얻나니, 모두가 자비한 마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6_a_09L所趣得道佛所稱嘆消於塵勞逮不退轉以獲安隱至無餘界而得寂度皆由慈心於是頌曰

저 자비로움을 행하는 이는
단정하고 의식이 풍부하며
사람들이 모두 높여 우러러보고
장수(長壽)하며 눈이 태양처럼 빛나리라.
029_1136_a_12L其有行慈者
端正衣食豐
衆人皆宗仰
長壽明如日

자든지 깨든지 다니든지 멈추든지 다 편안하고
귀신과 하늘 신들이 모두 옹호하며
범천에 태어나고 여러 하늘들이 다 공경하며
세존으로부터 칭송과 찬탄을 듣게 되리라.
029_1136_a_14L臥覺行止安
神天悉擁護
生梵諸天敬
世尊所稱嘆

그러므로 도를 닦는 이는 마땅히 자비한 마음을 행해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6_a_15L是故修道當行慈心於是頌曰

일체를 향하여 자비로운 마음을 행하라.
모든 분노와 침해를 없앰이 바로 자비이니
내가 지금 온갖 덕의 근본을 나타내기 위하여
부처님의 경전을 살피고 뽑아서 말하노라.
029_1136_a_16L其行慈心向一切
除諸瞋害是謂慈
今吾已現衆德本
觀察佛經而抄說

7. 제공포품(除恐怖品)
029_1136_a_18L修行道地經除恐怖品第七

마땅히 깨달아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다 분별하여 해설해 주셨네.
과거 여러 부처님을 보아도
밝게 통달하심이 이와 같으셨네.
029_1136_a_19L諸所當覺了
分別悉解之
睹諸過去佛
明達爲若斯

정등각(正等覺)을 이룩하신 까닭에
그 분을 부처님이라고 호칭하나니
밝은 지혜 있는 이와 하늘과 용들도
귀의하여 받들지 않는 이가 없었네.
029_1136_a_21L用正等覺故
是故號爲佛
明智及天龍
莫不歸命奉

온갖 부류의 세상을 교화하여
온갖 더러운 것을 없애 주시고
악하고 어두운 이를 교화하여
마음으로 하여금 광명을 얻게 하셨네.
029_1136_a_22L教化諸部界
除去衆瑕穢
化惡窈冥者
令心獲光明
029_1136_b_01L
모든 괴로움을 벗어나 평탄함을 얻게 하시고
수많은 두려움을 없애 주셨으니
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면서
가장 수승한 분께 귀의하기를 원합니다.
029_1136_a_23L得安脫諸苦
除去衆恐怖
願稽首彼佛
歸命於最勝

부처님은 조복(調伏)하지 않는 이를 조복하시고
우레처럼 울리는 코끼리 같은 음성으로
뜻 세우신 그 소리를 널리 들리게 하시니
모두들 해탈하는 제도를 받게 되었네.
029_1136_b_02L佛降於不調
象吼如雷震
秉志聲普聞
悉出永蒙度

어리석기 그지없고 제멋대로 방자하여
세찬 비와 같이 이리저리 날뛰는
단발(檀鉢)이라고 이름하는 코끼리의
저 교만한 행동을 조복 받으셨네.
029_1136_b_03L愚癡而自恣
奔走如暴雨
象名爲檀鉢
以制伏貢高

또한 모든 용왕과 귀신의 왕이
독기를 품고 눈으로 불을 뿜어냈어도
부처님께서는 훌륭한 교화로 구제하시어
그 몸이 항상 고요함을 얻게 하셨네.
029_1136_b_04L及諸龍神王
懷毒眼出火
佛以善化救
其身常寂然

해탈하여 걸림 없는 분이시기에
저는 지금 머리 조아려
고요하고 뛰어나신 분
세존의 발아래 귀의하기 원하옵니다.
029_1136_b_06L解脫而無㝵
今吾願稽首
歸命寂然勝
世尊之足下

마군[魔]이 마음에 독한 노여움을 품고
온갖 변화로써 불을 뿜어대면서
산을 이고[戴] 몽둥이를 휘두르고
칼과 창을 들고 달려드는 것을 보셨고
029_1136_b_07L睹魔懷恚毒
變化普爲火
戴山齎兵仗
持刀及矛戟

또 뱀과 독사가 큰 나무를 떠받들고
몰려와서 세존을 위협하려 하거나
온갖 귀신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시고도
조금도 놀라거나 겁내지 않으셨네.
029_1136_b_08L蛇虺擎大樹
欲來危世尊
諸鬼神普至
不懼亦不懅

송곳과 칼날 같은 그들의 털로
사방을 빙 둘러쌌는데
그 수가 아무리 많고 많아도
조금도 두렵게 여기지 않으셨네.
029_1136_b_10L其毛如錐刀
周帀而圍遶
計數甚衆多
不以爲恐畏

또한 일찍이 놀란 적 없으시고
온갖 어리석음이 없으시며
이미 모든 두렵고 어려운 일 버리신
가장 수승하신 분께 귀의하기 바라나이다.
029_1136_b_11L亦未曾驚疑
而無諸愚癡
已棄諸畏難
願歸命最勝

도를 행하는 이가 만일 조용한 곳이나 은밀하게 가려진 곳에 있을 적에 혹 두려움이 일어나 옷과 머리카락이 곤두서거든 마땅히 여래의 거룩한 공덕과 그 훌륭한 형상과 얼굴 및 법과 승가 대중을 생각하며, 그 계율을 생각하고 모든 것은 공(空)하다는 것을 분별하여 알며, 6분(分) 12인연(因緣)법을 이해하고 자애(慈哀)를 받들어 행하여야 할 것이다.
029_1136_b_12L其行道者若在閑居及於屛處儻懷恐怖衣毛爲豎當念如來功德之形像顏貌及法衆僧思其戒禁分別解空知爲六分十二因緣奉行慈
설령 두려운 마음이 일어나더라도 이러한 것들을 생각한다면, 두려운 마음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6_b_17L假使恐怖若念此事無所復畏是頌曰

혹은 두려움 때문에 그 자리에 웅크려
바른 법에 스스로 서지 못할 때에는
그들로 하여금 굳게 계율을 지키게 하되
바람이 불어도 산이 요동하지 않듯이 해야 한다.
029_1136_b_18L或以恐怖而躄地
不能自正立於法
教令堅住持戒法
如風吹山不能動

비유하면 꿀벌이 꽃의 꿀맛을 채취하듯
내가 경전을 뽑아 기록한 것도 그와 같다네.
글은 비록 얼마 안 되지만 유익함이 많으리니
두려워하는 마음 없애기 위해 이를 설하노라.
029_1136_b_20L譬如彼蜂採花味
吾抄諸經亦如是
其文甚少所安多
欲除恐怖故講是

8. 분별상품(分別相品)
029_1136_b_22L修行道地經分別相品第八
029_1136_c_01L
어떤 사람이 보배 구슬을
큰 바다에 떨어뜨리려 잃어버리고는
바로 보물 건지는 기구를 가지고
바닷물을 말려 보배 구슬을 찾기 위해
029_1136_b_23L本失於寶珠
墮之于大海
卽時執取器
耗海求珠寶

정진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마음을 집중해 꼼짝하지 않자
바다 신이 이러함을 보고
즉시 구슬을 찾아 돌려주었네.
029_1136_c_02L精進不以懈
執心而不移
海神見如此
卽出珠還之

그가 마침 이런 방편을 쓰자
천왕은 생각을 끊고
초월하여 대보산(大寶山)에 이르러
나태하거나 게을리 함이 없었네.
029_1136_c_03L適興此方便
休息意天王
超至大寶山
不以爲懈惓

본래의 무(無)함을 마침내 깨달아
집착 없으신 분께 머리 조아리고
서원(誓願)한 것을 바꾸지 않으신
가장 수승한 분께 귀의하여 예배드렸네.
029_1136_c_04L能究竟本無
稽首無所著
所願而不轉
歸命禮最勝

용왕이 몸을 서린 것처럼
또한 이와 같이 단정히 앉아
도를 구하기 위해 정진하여
큰 힘[大力] 일으켜 불도를 얻으셨고
029_1136_c_06L如龍王蟠結
端坐亦如是
求道以精進
大力起得佛

혼자 행한 지 7일째 되는 날에
능히 인욕하여 여인을 교화시키셨나니
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진실하게 보아 바꾸지 않았네.
029_1136_c_07L獨步於七日
能忍化女人
稽首彼至尊
信見而不轉

도를 행하는 이는 혹 마음속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고 죽고 하기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고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익혀온 지도 너무나 오래 되었다. 사람의 수명은 짧고 게다가 게으름까지 피웠으니, 어떻게 한 생(生) 만에 온갖 번뇌를 다 제거해 없앨 수 있겠는가?’라고 하기도 할 것이다.
029_1136_c_08L其行道者心設自念在於生死不可稱計習婬癡已來甚久人命旣短又復懈怠安能一生除盡諸瑕乎
만일 이런 생각이 있을 적에는 마땅히 이런 관법(觀法)을 행해야 한다.
‘비유하면 오래된 낡은 집에 애당초 사는 사람이 없어 여러 해 동안 등불을 켜지 않아 어두울지라도 불을 잡고 들어가기만 하면 어둠은 곧 사라지듯이, 아무리 오랫동안 더러운 때와 온갖 독을 익혀 왔다 하더라도 지혜만 있으면 모든 번뇌는 소멸되고 말 것이다. 왜냐 하면 지혜의 힘은 강하고 어리석음은 하열(下劣)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6_c_11L有此念當作是觀譬如故舍初無居若干之歲冥不燃燈執火而入冥卽消索也雖爲久習塵垢衆毒以有智慧諸瑕則滅所以者何智慧力强愚癡劣故於是頌曰

도의 뜻을 구하려면 게으르지 말지니
법의 이로움[法利]을 얻어 쇠모(衰耗)함을 여의고
부처님의 밝고 빛나는 지혜를 받들어
영원히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없앨지어다.
029_1136_c_16L欲求道義莫懈怠
以得法利離衰耗
承佛光明之智慧
除婬怒癡悉永盡

누가 능히 이것을 받들고 도를 따르기를 이와 같이 할 것인가?
오직 믿음이 있는 자라야 정진하여 지혜로워질 수 있으며, 아첨하는 것이 없는 마음이 있어야 그가 곧 이러한 행을 따를 수 있다.
029_1136_c_18L誰能奉斯順道如是唯有信者精進智慧無諂有志爾乃順行
어떤 것을 믿음[信]이라고 하는가?
온갖 물건은 모두 덧없는[無常] 데로 돌아간다는 이치와, 받은 몸은 죄다 근심과 고통일 뿐이라는 사실과, 삼계(三界)는 모두가 공(空)한 것이라는 것과, 일체의 모든 법들을 따져 보면 모두 나 없음[無我]을 보아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아는 것 이것을 믿음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6_c_20L何謂爲信見知萬物皆歸無常所可受身悉爲憂苦三界悉空一切諸法計皆無我解如此者是謂爲信於是頌曰
029_1137_a_01L
그 도를 수행하는 이는
세간은 불안한 것임을 알아야 하나니
온갖 물질은 모두 덧없는 것이라는 것과
받은 몸은 다 괴롭다는 것과
029_1136_c_23L其行修道者
計知世不安
萬物盡非常
其受身皆苦

삼계는 모두 공(空)하다는 것과
일체 법에는 나[我]라는 것이 없음을 알아서
있는 곳에서 잘 받아 수행하는 이를
곧 믿음이 있는 이라고 말한다.
029_1137_a_02L三界悉爲空
一切法無我
所在能受行
是故謂有信

가령 나[我]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곧 뒤바뀐 사람이라고 하고
능히 모두 다 공한 것임을 잘 알게 되면
곧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029_1137_a_03L設有吾我想
則爲顚倒人
能解了悉空
卽當知是佛

그는 부처가 되어 감로(甘露)의 도를 얻은 이라네.
이와 같은 것을 깨달아 아는 이는
능히 동요할 리가 없을 것이니
이를 곧 믿음이라고 말하네.
029_1137_a_04L獲致甘露道
覺了如是者
無有能動搖
此乃謂爲信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는 것을 정진(精進)이라고 하는가?
가령 수행하는 이가 공한 것이어서 아무 것도 없는 것임을 오로지 정밀하게 하여 마음에서 버리지 않는다면 이것을 정진이라고 한다. 가령 들에서 난 불[野火]이 점점 번져 자리 가까이까지 이르고, 또 의복을 태우며 위로는 머리와 눈에까지 미친다면, 마음속으로 마땅히 생각하기를 ‘불이 내 머리를 태우고, 설령 뼈와 살과 피부까지 다 태워서 내 몸이 죽는다 할지라도 끝내 수행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
029_1137_a_06L修行道者何謂精進假使行者專精空無心不捨離是謂精進設野火燒稍來近座幷燒衣服上及首目心當念言火燒我頭正使燋燃骨肉皮肌令我身死終不捨行
왜냐 하면 아무리 내 몸을 태운다 할지라도 족히 내 몸이라고 말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 몸 속에 있는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불은 나고 죽음이 있는 세 갈래 악한 세계[三惡道] 가운데를 계속하여 돌면서 나의 몸을 태우며, 수없는 세상을 지내는 동안 미처 구경(究竟)의 경지를 얻어 도덕에 이르지 못하게 하였다.
029_1137_a_11L所以者何雖燒吾身爲不足言其內體中婬癡火展轉生死三惡道中燒我身來無央數世未得究竟至於道德
아무리 온몸을 태운다 할지라도 족히 구제될 수가 없고, 다만 마땅히 힘으로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불을 꺼야 할 것이니, 이미 멸도를 얻고 나면 다시는 도로 물러남이 없을 것이고, 이미 몸이 없고 나면 안팎 모든 불의 환난(患難)도 없을 것이다.
029_1137_a_14L雖燒一身不足爲救但當力濟婬癡火已得滅度不復退還已無有身則無內外諸火之患
이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쉽게 소멸할 수 없을 것이니, 비유하면 왕겨[糠]를 태우는 불로 구리쇠를 녹이려고 하면 끝내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처럼 마음을 굳게 먹고 일체 방편을 써야 곧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병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7_a_17L此婬癡不可輕滅譬如以糠欲消銅鐵終不能也執心堅强一切方便乃可除盡婬癡病於是頌曰

도덕에 대하여 전일하고 순수함을 가지고
마땅히 그렇게 할 때에 몸을 아까워하지 말라.
비유하면 코끼리가 그 몸을 씻을 적에
깨끗이 목욕하고는 다시 땅 위에 눕듯이 하라.
029_1137_a_19L其有專精於道德
當爾之時莫惜身
譬如有象洗其身
沐浴適淨復臥土

가령 위급한 액난(厄難)이 자신에게 미치고
우레와 번개가 몰려오더라도 놀라지 말라.
비유하면 시든 꽃을 사람이 아까워하지 않듯
번뇌 버리는 것도 그와 같이 해야 한다.
029_1137_a_21L假使急厄來及已
雷電霹靂不以驚
譬如萎華人不惜
捐棄塵勞當如是
029_1137_b_01L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는 것을 지혜라고 하는가?
조용히 선정[寂定]을 행할 때를 분명하게 알고 마땅히 관(觀)할 때를 알며, 지혜로 살필 때를 알고 법을 받아들일 때를 알며, 마음을 안정하게 가지고 선정에 들 때를 알고 선정을 좇아 일어나는 더디고 빠른 때를 알아야 한다.
029_1137_a_23L修行道者何謂智慧曉了寂定時當觀時知察慧時知受法時了知定意正受之時亦知遲疾從定起時
자기 마음에 소유하고 있는 선과 악을 분별하기를, 비유하면 마치 훌륭한 의원이 뱃속의 병을 알아내는 것처럼 해야 하고, 마땅히 그 마음을 제어하여 방자하게 굴지 않기를, 비유하면 마치 건장한 코끼리가 구덩이나 우물에 빠지려고 할 적에 그 코끼리를 기르는 이가 잘 다루어 빠지지 않게 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도를 수행하는 이도 바깥에 집착하는 것을 끊어 없애는 것 또한 그와 같이 해야 한다.
029_1137_b_03L別己心所有善惡譬如良醫知腹中病也當制其心莫令放恣譬如健象墜向溝井將養之者以御抑之不令墮修行道者制斷外著亦當如是
마음이, 모든 생각[想]이 받드는 인연을 아는 것이, 비유하면 마치 지혜 있는 이가 음식물의 맛있는 것을 알 듯이 하고, 또한 요리사[宰人]가 임금이 마음에 들어하는 것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을 알 듯이 그렇게 해야 한다. 또 일체를 해탈하는 방편으로써 나아가야 할지 멈추어야 할지를 분명히 알되, 비유하면 마치 금을 다루는 연금술사가 금의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듯이 해야 한다.
029_1137_b_07L知心因緣諸想所奉譬如明者知食所便如宰人知君主意所嗜可否也了知方便一切解脫進止所趣猶如金師別金好醜
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밝은 지혜를 여의어 도의 갈래를 뚜렷하게 알지 못하고 마음에 두려움을 품거나,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한다면 지혜를 이루지 못한다.
029_1137_b_11L設行道者離於明智不了道趣心懷恐懼以是爲非以非爲是則不成慧
가령 도를 행하는 이가 첫 번째 선정[禪]을 얻고, 두 번째 선정에 이르면 스스로 두려워하여 선정을 잃었다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더욱 적정해지는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괴이한 일이구나. 미혹함이여’라고 한다면, 설령 본래 선(善)과 호응한 기억이 있었다 하더라도 도리어 마음에 편함을 잃어 곧 달아나고 만다.
029_1137_b_13L其行道者設得一禪至第二禪則自畏懼謂爲失禪不知轉寂心自念言咄哉迷設本有善應念反失心便移走也
기쁨과 희열에 머물러 정의(定意)를 여읜다면, 스스로 마음에 한계가 생겨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의심을 품는 것이 이와 같아서 곧 선정을 잃게 되어, 이룬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고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룩했다고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선정의 뜻을 분명하게 알겠는가?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잡고서, 첫 번째 선정에 들어 마음은 멸진정(滅盡定)에 두는 것이니, 적절하게 이 행을 닦으면,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가게 된다.
029_1137_b_16L在歡喜悅離於定意則自限心而不得前懷疑如此便爲失禪謂成不成謂不成爲成何了知禪定之意專心秉志入第一禪心在滅定適作是行入第二禪
미(迷)해지게 된 이유는 오랫동안 세속 일을 익혀왔기 때문에 바른 진리와 모든 번뇌의 소멸을 알지 못하고, 진리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므로 마음에 번뇌가 있었기 때문이다.
029_1137_b_20L以迷者久習俗事未知正諦及諸漏用不了諦志在所漏故也
029_1137_c_01L두 번째 선정을 구하면서도 마음을 제어할 수 없으면 선정을 원만하게 갖추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라면 마땅히 이와 같은 잘못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가령 수행하는 이가 지혜로워서 이와 같은 미혹한 일을 짓지 않으면, 선정을 잃지 않으리니 이것을 지혜 있는 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7_b_22L求第二禪不能制心則不具禪是故行者當知此非也設行者明不作是迷則不失禪斯謂智慧於是頌曰

가령 몸의 모든 법을 분명히 깨달아 안다면
곧 그 마음이 돌아가야 할 길을 알게 될 것이니
방편을 내어 마음이 나아가는 바를 제지하되
마치 쇠갈고리로 하얀 코끼리를 길들이듯 하라.
029_1137_c_02L假使曉了身諸法
則知其意所歸趣
方便制止心所趣
譬如鐵鉤調白象

그 선정의 의미를 분명히 깨달아 알고
또한 이렇게 고요히 관하는 법을 분별하여
항상 지혜로써 망설이지 않고
도덕에 머물기를 법교(法敎)대로 하라.
029_1137_c_04L其有明了解定意
分別寂觀亦如是
常以智慧無猶豫
住於道德如法教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삿되지 않은 것인가?
아첨하지 않고 그 마음이 솔직하며, 정진에 전념하여 도를 행하고, 믿음을 돈독하게 하고 정성을 다해 지키는 것이다.
029_1137_c_06L修行道者云何不邪謂不諛諂其心質直專精行道敦信守誠
설사 수행을 하는데 행해서는 안 될 것과 모든 번뇌로서 좋지 못한 것이 있을 적에는, 모두 법사(法師)를 향하여 그 번민하는 것을 말하되, 비유하면 병이 든 사람이 그 질병의 증세를 의원에게 성심껏 다 말해주는 것처럼 한다면, 법사가 수행하는 이의 의지를 살펴보고 마땅히 결함이 있는 부분에 대하여 거기에 알맞은 법을 말해 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7_c_08L設使在行而不爲行諸所塵勞不可之事悉向法師說其瑕疹譬如病者而有疾苦悉當爲醫至誠說之法師觀察行者志意應所乏短爲其說法於是頌曰

수행하는 이는 정직한 마음을 품고
그 마음에 아첨하는 일이 없이
법사의 가르침을 이어 받아
모든 번뇌를 끊어야 한다.
029_1137_c_12L行者懷質直
其心無諛諂
承受法師教
斷諸塵勞垢

편안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오로지 정근하여 도를 닦으며
경 받들기를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하고
법 따르기를 전쟁에 임하는 것처럼 하라.
029_1137_c_14L安隱善淸淨
專精勤修道
奉經如佛教
遵法猶戰鬪

가령 수행하는 이가 정욕이 너무 왕성하면 그들을 위하여 사람의 몸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법을 말해주어야 하는데, 그 법은 세 가지 품계의 가르침이 있다.
그 첫째는 몸의 뼈가 쇠사슬처럼 서로 연결되어 지탱하고 있음을 관찰하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적절하게 법의 가르침을 받아 문득 머리뼈를 관찰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미 이렇게 관찰하는 법을 말해 마치고는 다시 이마 위를 관찰하게 하되 마음을 머리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029_1137_c_15L假使行者情欲熾盛爲說人身不淨之法有三品教一曰身骨如鎖支拄相連二曰適受法教便觀頭骨三曰已了是觀復察額上係心著頭
029_1138_a_01L가령 진노(瞋怒)가 너무 왕성하게 많은 사람은 그에게는 자비한 마음을 말해주어야 하는데, 그 자비한 마음에는 네 가지 품계가 있다. 첫째는 부모와 종친을 말하고, 둘째는 몹시 친하거나 소원함이 없는 중간 계층의 사람을 말하며, 셋째는 여러 보통 사람들을 말하고, 넷째는 이러한 수행 방법을 얻어서 자비한 마음을 평등하게 베풀고 원수를 보호해서 어진 마음[仁心]을 원만하게 갖추면, 아홉 가지 번뇌[九惱]와 횡진(橫瞋)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나니, 이러한 이치를 분별한다면 아무리 두터운 친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멀리 여읠 것이다.
029_1137_c_19L假使瞋怒而熾多者爲說慈心慈有四品曰父母宗親二曰中閒之人無大親三曰凡人衆庶四曰以得是行等施慈心護於怨家仁心具足則除九惱及與撗瞋分別此義雖有親厚則遠離之
무엇을 아홉 가지 번뇌이고, 또 횡진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혼자 마음속으로 ‘이 사람은 과거에 나를 침해하여 해를 끼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이 사람이 뒷날 혹 나를 침해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는 ‘금생(今生)에 나를 또 속인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넷째는 ‘과거에 나의 친구를 억울하게 하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후세에 혹 내 친구를 침해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029_1138_a_02L何謂九惱而橫瞋者一曰心自念言此人本曾侵抂我二曰此人後儻侵我三曰今復欺我四曰過去之抂我親友五曰後儻復侵我親友
여섯째는 ‘현세에 또 내 친구를 속인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그 사람은 전에 나의 원수를 존경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후세에 혹 또 그를 존경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금생에 또 그를 존경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비록 이런 마음이 있다 할지라도 마땅히 모조리 버려야 한다.
029_1138_a_05L六曰於今現復欺我親友七曰其人前時敬我怨家八曰後儻復敬九曰於今現復敬之雖有是心悉當棄捨
어떻게 해야 능히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의 몸을 침해하지 못하게 할 것인가?
오직 마땅히 자신을 잘 지켜 남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나도 전생에 착하지 못한 죄가 있었던 까닭에 이런 나쁜 과보(果報)를 초래한 것이고, 나의 친구도 본래 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환난을 받는 것이며, 나의 원수도 본래 저 사람과는 숙세(宿世)에 친한 사이였고, 또 복덕(福德)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공경을 받는 것이니, 세 가지 품계[品]의 아홉 가지 고뇌에 아무런 원한도 품을 처지가 아닌 것이다.
029_1138_a_08L何能令人不侵己身但當自守不侵人耳是我宿罪不善之報致此惡果吾親友本亦有罪故致此患也吾怨家素與彼人宿舊親親又有福德令人敬耳三品九惱不足懷恨
어떤 것을 횡진이라고 하는가?
일찍이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인데도 보게 되면 곧 그에게 성이 나는 것이니, 그러면 곧 생각하기를 ‘이 사람은 일찍이 내 몸을 침해하여 억울하게 한 적이 없고, 현세에도 잘못이 없으며, 후생에도 실수가 없을 터인데, 무슨 까닭에 악한 마음을 품고 남을 대할 것인가’라고 해야 한다.
029_1138_a_13L謂撗瞋未曾相見見便恚之卽當思此人未曾侵抂我身今亦無過復且無失何故懷惡視他人乎
그 악한 마음을 내어 남에게 해를 가한다면 도리어 제 자신이 죄를 받으리니, 비유하면 바람을 향하여 먼지를 뿌리면 도리어 제 자신이 먼지를 뒤집어쓰는 경우와 같다.
도를 수행하는 이가 능히 성냄을 소멸하여 일어나지 않게 하지 못한다면, 이런 사람들은 도품(道品)에 들지 못할 것이니, 비유하면 술잔에 물을 담은 것과 같아서 먼 데까지 미치게 하지는 못하는 경우와 같다. 그러나 능히 성냄을 제어하는 이는 마치 물이 불을 끄는 것과 같아서 해를 끼치는 일이 없을 것이니, 이렇게 수행하는 이는 도율(道律)에 들 수 있을 것이다.
029_1138_a_16L其發惡心撗加於人還自受罪譬如向風揚塵還自坌身也修行道者不能滅恚令不起者此輩之人不入道品如坏盛水不能致遠也能制恚者如水澆火則無所害是應修行入於道律
그런 까닭에 비록 칼과 톱으로 몸이 끊기는 괴로움을 당한다 할지라도 성냄을 일으키지 말되, 마치 마른 나무가 불에 타는 것처럼 원한의 마음이 없어야 할 터인데, 어찌 성내는 마음을 가지고서 정신(精神)으로 향해 가겠는가?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8_a_21L以是之故雖遭苦惱刀鋸截身莫起瞋恚燒枯樹無有恨心況復瞋恚向精神於是頌曰
029_1138_b_01L
자기 자신이나 보통 사람과 원수에 대해
평등하게 보고 조금도 다르게 하지 않으며
아홉 가지 번뇌 모두를 버리고
뜻을 세워 횡진이 없어야 한다.
029_1138_b_01L等觀於己身
凡人怨無異
棄捐諸九惱
立志不撗瞋

마음을 제어하여 원한을 품지 않기를
마른 나무처럼 성냄이 없어야 하나니
도지(道地)를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이와 같이 해야 번뇌가 없을 것이다.
029_1138_b_03L制心不懷恨
如枯樹無恚
修行道地者
如是無瑕穢

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리석음이 너무 많을 경우, 마땅히 12인연을 관하게 하라. 분별하여 12인연을 분명히 알게 되면 생겨나는 인연을 좇아 늙고 죽음이 있는 것이니, 가령 생겨나지 않는다면 곧 시작과 끝도 없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8_b_04L修行道者設多愚癡當觀十二因緣分別了之從生因緣而有老死設不來生則無終始於是頌曰

어리석지 않으면 생겨남도 없고
늙고 죽는 걱정도 없으리니
본래 시작이 없음을 본다면
무엇을 좇아 쇠망함을 이루겠는가.
029_1138_b_07L不癡則無生
已除老死患
睹本無有始
何從致衰盡

본래 6정(情)으로 인하여 일어나
매우 어지럽히기 때문에 어리석음을 이루고
어리석음을 좇아 번뇌의 그물[結網]이 생겨
이것이 변해서 어리석은 번뇌를 이룬다.
029_1138_b_09L原因六情興
多亂故致癡
從癡有結網
轉成愚冥癡

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생각함[想念]이 너무 많을 경우, 곧 그 사람을 위하여 나고 드는 숨 세는 법[數息]을 설해주어야 한다. 숨이 안정되고 나면 뜻이 고요해져서 구하는 것이 없어진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8_b_10L修行道者設多想念則爲解說出入數息喘息已定意寂無求於是頌曰

숨을 세어 멈추고[止] 서로 따르기를 구하여
올바른 진리를 보아 생각하고 마음을 멈출지니
본성(本性)이 청정한 이는 이와 같이 받들어 행할 것이요
혼자 앉아 생각이 많으면 행을 이루지 못하리.
029_1138_b_12L數息求止及相隨
睹正諦想心便止
本性淨者奉如是
獨坐多想不成行

가령 도를 수행하는 이가 교만이 너무 많을 경우, 그를 위하여 이 이치를 말해주어야 한다.
사람에게는 세 가지 교만이 있나니, 첫째는 ‘내가 아무개만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요, 둘째는 ‘아무개는 나와 동등하다’고 말하는 것이며, 셋째는 ‘내가 아무개보다 낫다’고 말하는 것이다.
029_1138_b_14L修行道者設多憍慢爲說此義人有三慢一曰言我不如某二曰某與我三曰我勝於某
이런 생각을 하는 이는 스스로 대단하다는 마음을 품으리니, 마땅히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
‘성 밖에 무덤 사이에는 버려진 뼈 가루와 몸과 머리가 따로따로 있는 것이 있는데, 혈맥은 없어지고 가죽과 살이 녹아 문드러져 있다.’
마땅히 가서 이런 것을 본다면, 빈부ㆍ귀천ㆍ남녀ㆍ크고 작음ㆍ단정함ㆍ추함ㆍ더러운 것들도 모두 이 마른 뼈와 다를 게 없는데 무슨 차별이 있겠는가?
029_1138_b_17L有念是者爲懷自當作此計城外塚閒棄捐骨鎖身異處無有血脈皮肉消爛當往觀此貧富貴賤男女大小端正醜陋骨正等有何殊別
나서 죽을 때까지 이 몸은 살[肉]이 옷이 되고 가죽으로 그것을 싸고 있으며, 피가 윤택하게 하고 힘줄로 묶어진 것이며, 의복ㆍ향(香)ㆍ꽃ㆍ영락을 두른 그 몸도 비유하면 환화(幻化)와 교풍(巧風)이 합쳐진 것과 같아서 다만 마음[心]ㆍ뜻[意]ㆍ의식[識]을 인하여 두루 돌면서 움직이는 것이다.
029_1138_b_21L本末終時肉衣血潤筋束衣服香花瓔珞其身如幻化巧風所合因心意識周旋而
029_1138_c_01L성곽ㆍ나라ㆍ고을ㆍ마을이며, 나고ㆍ들고ㆍ나아가고ㆍ멈추는 데에 이르기까지도 이러한 법으로 관찰하고 나면, 교만이 없어질 것이므로 본래 무(無)한 것이라는 것을 관찰한 이는 무덤이나 일체 사람들을 보는 것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8_c_01L至於城郭國邑聚落出入進止是觀已無有憍慢本無觀者見於塚閒及一切人等而無異於是頌曰

그 호걸스러우며 부귀를 누리는 이나
가마를 타고 성 밖에 나가 노는 이나
묘지 사이에 흩어져 있는 이도
헤아려 보면 똑같을 뿐 다를 게 없다.
029_1138_c_03L其有豪富貴
乘駕出城遊
及散棄塚閒
計之等無異

한가롭게 나무 밑에 앉아
이와 같은 법(法)을 관하고
마음 잡아 도를 행한다면
교만의 불[慢火]도 능히 태우지 못하리.
029_1138_c_05L閑居處樹下
若有作是觀
執心而行道
慢火不能燒

법사가 경(經)을 설할 적에 사람의 마음[情]을 관찰하는 법이 모두 열아홉 가지가 있다.
무엇을 통해서 알 수 있는가? 번뇌를 분별함으로써 그것을 곧 알 수 있다.
029_1138_c_06L法師說經觀察人情凡十九輩以何了知分別塵勞爾乃知之
어떤 것을 열 아홉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음행을 탐하는 것[貪婬]이요, 둘째는 성내는 것[瞋恚]이며, 셋째는 어리석은 것[愚癡]이요, 넷째는 음란하면서 성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음란하면서 어리석은 것이요, 여섯째는 어리석으면서 성내는 것이며, 일곱째는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것이요, 여덟째는 입은 청정하나 생각이 음란한 것이며, 아홉째는 말은 부드러우나 마음이 억센 것이요, 열째는 입은 지혜로우나 마음이 어리석은 것이다.
029_1138_c_08L何謂十九一曰貪婬二曰瞋恚三曰愚癡四曰婬怒五曰婬癡六曰癡恚七曰婬怒愚癡八曰口淸意婬九曰言柔心剛曰口慧心癡
열한째는 말은 아름다우나 마음에 3독(毒)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두째는 말은 거칠게 하지만 마음은 온화한 것이며, 열셋째는 입으로 악한 말을 하고 마음이 굳센 것이요, 열넷째는 말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것이며, 열다섯째는 입이 거칠고 마음에 3독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여섯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음란한 것이며, 열일곱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노여움을 품고 있는 것이요, 열여덟째는 마음과 입이 다 어리석은 것이며, 열아홉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3독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8_c_12L十一者言美而懷三毒十二者言麤心和十三者惡口心剛十四者言麤心癡十五者口麤而懷三毒十六者口癡心婬十七者口癡懷怒十八者心口俱癡十九者口癡心懷三毒於是頌曰

저 음란함[婬]ㆍ성냄[怒]ㆍ어리석음[癡]
이것들을 합하여 3독이라 한다.
둘씩 서로 뒤섞이는데
이를 계산하면 네 가지가 있다.
029_1138_c_17L其有婬怒癡
合此爲三毒
兩兩而雜錯
計便復有四

또 입이 부드러운 것에 넷이 있고
입이 어리석은 것에 또 넷이 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사람의 마음 열아홉 가지가 이것이다.
029_1138_c_19L口柔復有四
口癡言癡四
世尊之所說
人情十九種
029_1139_a_01L
어떻게 그 사람이 음란을 탐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을 아는가?
겉치레하기를 스스로 좋아하고 농담을 잘 하며, 성질이 급하고 의지가 조급하고 서둘러서 마치 원숭이와 같아 실수가 많으며, 지혜와 꾀가 얕아 멀리 생각할 줄 모르고 행동과 하는 일이 앞뒤를 돌아볼 줄 모르며,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행하고 일에 대해 두려워함이 많으며, 말이 많고 울기를 좋아하며, 쉽게 속고 쉽게 굴복한다.
029_1138_c_20L何而知人有貪婬相文飾自喜調戲性急志操悤悤性如獼猴而多忘誤智詐淺薄無有遠慮擧動所爲不顧前後造作不要多事恐怖多言喜啼易詐易伏
안일하게 여기고 쉽게 알며, 매우 참고 애쓰는 체하며, 조그마한 이익을 얻으면 너무 즐거워하고 보잘것없는 것을 잃고도 몹시 걱정하며, 남에게 칭찬을 들으면 기뻐하면서 그를 믿고 숨기는 일을 죄다 폭로하며, 신체가 뜨거워 땀이 많으며, 피부가 얇고 몸에서 냄새가 난다.
029_1139_a_02L安隱易解不耐勤苦得小利入大用歡喜忘失小小而甚憂慼聞人稱譽歡喜信之伏匿之事悉爲道說體溫多污皮薄身臭
털과 머리칼이 듬성듬성 나고 안색이 창백하고 자주 찡그리며, 수염이 긴 것을 좋아하지 않고 이[齒가 희고 종종걸음을 치며, 깨끗한 옷만 좋아하고 채색으로 치장하기를 좋아하며, 그 몸을 꾸미기 좋아하고 얇고 가벼운 옷을 좋아하며, 기술을 많이 배워 통하지 못한 것이 없는 체하고 자주 다니면서 유람하고 항상 기쁘게 웃음을 머금는다.
029_1139_a_05L毛髮稀疏多白多皺不好長鬚白齒起行喜淨潔衣好著文飾莊嚴其身喜於薄衣多學伎術無所不通數行遊觀常喜含笑
거짓으로 꾸며 계율을 받드는 체하고 성질이 온화한 체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체한다. 사람을 보면 먼저 안부를 묻고, 재주와 지혜가 있고 고상한 체하며, 성질이 사납고 뒤틀리지 않은 체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비한 마음[慈心]이 많은 체 하며,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고 주고받고 하며, 부드럽고 온화하여 매우 가엾이 여기는 체하고 은혜를 많이 베푸는 체한다.
029_1139_a_09L綺飾奉戒性和敬長見人先問巧黠姸雅性不很戾慚愧多慈分別好醜取與交易柔和多哀多所恩惠
모든 친구들에게 넉넉하게 베풀어주고, 가진 것이 많건 적건 사람들과 다투지 않아 그 은혜가 광대한 체하며, 몸매를 살피면서 행동을 느리고 더디게 하여 점잖은 체하며, 능히 세간의 법을 확실하게 알아서 죄다 결단할 능력이 있는 체하며, 만일 훌륭한 사람을 보면 공경하고 삼가는 체하며, 일이 발각되면 말을 잘하여 재빨리 뒤집으며, 말에 재치가 있고 지혜로워 말이 화평한 체하며, 벗은 많아도 능히 오래도록 친하지 못한다.
029_1139_a_11L於諸親友放捨施與所有多少不與人爭所惠廣大觀顧身形所作遲緩了知世法悉能決斷若見好人敬而重之覺事飜疾工於言語黠慧言和多有朋友不能久親
성냄이 적고 어른을 존경하는 체하며, 눕고 일어나고 행보(行步)하는 데 안정되지 못하며, 아무리 법을 배워도 재물을 사랑하고 탐하며, 친족과 친구를 저버려 견고하지 못하고 친구 사이를 오래도록 유지하지 못하며, 색욕(色欲)의 일들을 들으면 곧 탐하고 집착하며, 악로(惡露)를 말하면 곧 만족히 여기고 나아가는 것도 쉽게 하고 물러가는 것도 쉽게 한다.
그러므로 음란을 탐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9_a_16L少於瞋恚尊敬長老臥起行步而不安詳雖學于法愛欲財物親屬朋友捨不堅固結友不久聞色欲事卽貪著之說其惡露尋復厭之易進易退以是之故爲貪婬相於是頌曰

조급하고 경솔함이 원숭이 같고
항상 기뻐서 웃고 또 울기를 좋아하네.
이익 얻으면 매우 좋아하고 잃으면 매우 걱정하며
말이 많아 수다스럽고 쉽게 굴복한다.
029_1139_a_21L卒暴輕擧如獼猴
常歡喜笑又喜啼
得利大喜失甚憂
多於言語易降伏
029_1139_b_01L
의지가 또 조급하고 놀라고 두려워하며
스스로 쉽게 속아넘어가고 남의 말을 잘 믿는다.
생각과 성품이 잘 잊어버려 멀리 생각할 줄 모르며
계율을 잘 지키는 체하고 지혜 있는 체한다.
029_1139_a_23L志或悤悤而驚恐
自喜易詐信人語
志性多忘無遠慮
好按戒法而有慧

색(色)을 탐하여 살피고 훌륭한 보시 생각하는 체하며
몸매 살피고 벗을 공경하는 체하네.
점잖은 체 하는 몸은 뜨거워 땀이 많고
기쁘게 믿고 부끄럽고 용맹 있는 체하네.
029_1139_b_02L貪視於色志善施
綺顧其身敬朋友
舒緩體溫爲多污
喜信慚軟而有勇

법과 재물과 색(色)과 친구에 대해
옳지 않다고 곧 멀리 대했다가 곧 후회하네.
모든 배운 것에서 무엇이든 얻은 체하고
비록 쉽게 알았더라도 재빨리 잊어버린다.
029_1139_b_04L於法財色及親友
不可便疏尋卽悔
諸所造學卽能得
雖疾知之速忘失

입는 의복은 꽃과 장식물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하는 일 요긴하지 못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체하네.
지혜 있는 이 공경하고 배움에 뜻이 있는 체하고
분명하게 통달하여 무엇이든 다 아는 체하네.
029_1139_b_06L花飾莊嚴其衣服
所作不要而敬老
智者敬之有學志
通達能明而和解

늘 성 밖에 나가 놀러 다니기만 좋아하고
또한 말을 잘 꾸며 듣기 좋게 한다.
영리한 말로 곧잘 분별하는 체하고
앉고 눕는 것에 대해 오래 참지 못한다
029_1139_b_08L常喜出城行遊觀
美於言語亦樂聽
利口便辭能分別
所處臥坐不忍久

성품이 부드럽고 정성을 다하는 체하며
하는 일이 경솔하여 앞뒤를 돌아보지 않네.
뜻이 조급하여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며
벗들에게는 보시를 잘 하는 체한다.
029_1139_b_10L柔軟性至誠
輕事不顧後
志卒不耐苦
朋友好惠施

수염이 긴 것은 싫어하고 짧은 것을 좋아하며
스스로 즐거운 체하고 냄새만 풍기네.
재주와 지혜가 있는 체하고 자주 찡그리고 창백하며
계율 받들고 지혜 있어 걸림이 없는 체한다.
029_1139_b_12L憎長鬚喜短
自喜然而臭
巧黠多皺白
奉戒慧無㝵

사람을 보면 먼저 안부 물으며
옷은 얇게 입고 얼굴과 이는 깨끗이 하네.
자비한 마음 있고 쉽게 일을 따르는 체하고
행을 일으켜 재물을 아끼지 않는 체한다.
029_1139_b_13L見人先問訊
衣薄面齒淨
有慈易從事
起行不惜財

사람을 분별할 줄 알고 자비심 행하는 체하며
가르침을 경솔하게 여기고 뒤틀려 어긋나지 않은 체하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성품이 이와 같으면
마땅히 음란을 탐하는 모습이라고 하셨다.
029_1139_b_14L別知人行慈
易教不很戾
佛說性如是
爲應貪婬相

마땅히 어떤 방법으로 성내는 모습[瞋恚之相]이 있는 줄을 관찰하는가?
깊은 이치를 알아서 사람을 대하여 갑자기 성을 내지 않다가도 만일 성을 냈다하면 풀기 어렵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며, 하는 말은 지극히 성실한 것 같으나 입은 추악하며, 널리 의심을 품어 쉽사리 믿지 않는다. 남의 잘잘못을 따지기 좋아하며, 깨어있는 시간은 많고 자는 시간은 적으며, 원망하고 미워함이 많아 벗들과 끝을 내며, 원수와 화해하기 어려워 당했던 것을 잊지 않으며, 원수를 무서워하지 않아 남들은 두려워하는데도 자기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029_1139_b_16L當何以觀瞋恚之相解於深義不卒懟恨若怒難解無有哀心所言至誠惡口麤䵃普懷狐疑不尋信之喜求他短多寤少寐多有怨憎結友究竟仇讎難和所受不忘無有怨驚人怖不懼
029_1139_c_01L힘이 세고 변덕스럽고 잘 굽히려 하지 않으며 걱정이 많고 가르치기가 어려우며, 신체가 장대하고 목덜미는 살지며, 머리가 크고 어깨는 넓으며, 이마는 모나고 머리카락이 곱다. 용맹스럽고 성질이 강하여 항복 받기 힘들며, 듣고 배우는 데 느리고 둔하여 얻기는 어렵지만 이미 배워 얻은 것은 다시 잊어버리기도 어려우며, 혹은 법재(法財)와 친구를 잃어버리고도 영원히 시름하거나 미련을 가지지 않아 나아가기도 어렵고 물러가기도 어렵다. 이로써 그를 파악할 수 있나니 이것을 성내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39_b_22L多力反復不能下屈多憂難訓身體長大肥項大頭廣肩方額好髮勇猛性强難伏所可聽受遲鈍難得旣受得之亦復難忘若失法財所欲親友永無愁顧難進難退以是知之爲瞋恚相於是頌曰

의지와 성질 굳세고 강하며 이치를 깊이 아는 것 같으나
널리 남을 의심하여 잘잘못을 따지네.
잠[睡眠]이 적고 굴복시키기 어려우며
성품이 어리석어 배우기도 어렵지만 잘 잊지도 않네.
029_1139_c_04L志性剛强深解義
普疑於人求長短
少於睡眠難屈伏
性曚難學亦難忘

고달픔을 잘 견디고 접근하기 어려우며
두려워함이 없고 갑자기 성내지도 않네.
몸과 입이 서로 맞아 깨쳐주기 어려우며
용맹스럽고 힘이 세어 성질만 사납다.
029_1139_c_06L能忍勤苦叵觸近
無所畏錄不卒瞋
身口相應難諌曉
勇猛有力而剛强

두려움이 적고 친구도 적은데 미움과 원망만 많고
편안함은 적은데도 몸은 도리어 큰 체 하네.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뉘우치지 않으며
법재를 버리고도 도리어 돌아볼 생각을 않네.
029_1139_c_08L少恐尟友多怨憎
少安有反身廣大
所可作爲不追悔
棄法財反不顧念

한번 버린 친구는 다시 생각하지도 않으며
일찍이 변하지도 않고 항복하지도 않네.
힘써 정진하여 큰 업을 닦으려고도 하나니
부처님께서 이것들을 성내는 모습이라 하셨다.
029_1139_c_10L一捨所親不思之
未曾還變亦不伏
勤力精進修大事
佛說是輩爲瞋相

어떻게 어리석은 모습이 있는 줄을 관찰하여 아는가?
성질이 부드럽고 연약하여 제 자신을 칭찬하기를 좋아하며, 자애(慈愛)가 없고 법교(法橋)를 파괴하며, 늘 눈을 감고 있고 얼굴빛이 초췌(憔悴)하며, 지혜가 없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며, 가끔 혼자서 탄식하고 게으르고 믿음이 없으며, 착한 이를 미워하고 늘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며, 견해는 보잘 것 없으면서 스스로 큰 체하고 하는 일에 대하여 망설이고 주저하며, 좋고 나쁜 줄을 가리지 못하고 착하고 악함을 분별하지 못한다.
029_1139_c_12L云何察知愚癡之相謂性柔軟喜自稱譽無有慈哀破壞法橋常而閉目面色燋悴無有黠慧愛樂冥處數自歎息懈惰無信憎於善人常喜獨行寡見自大作事猶豫不了吉凶不別善惡
만약 급한 일이 있어도 능히 스스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또한 남이 간하는 말을 듣지도 않으며, 좋은 벗과 원수를 분별하지 못하고 하는 일이 도리어 어긋나고 뒤틀려서 마치 호랑이와 같으며, 해진 옷을 입고 몸에는 때가 많으며, 성품이 스스로 기뻐하지 않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더부룩해도 스스로 정돈할 줄도 모른다.
029_1139_c_18L若有急事不能自理又不受諌不別善友及與怨家作事反戾弊如虎狼被服弊衣身體多垢性不自喜鬚髮蓬亂不自整頓
029_1140_a_01L걱정이 많아 눕기를 즐기고 너무 많이 먹어 절제하지 못하며, 남이 심부름을 시키면 달갑게 하지 않고 도리어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하며,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일은 두려워하지 않고 마땅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일을 도리어 두려워하며, 마땅히 걱정해야 할 일은 도리어 기뻐하고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은 도리어 걱정하며, 꼭 울어야 할 곳에서는 웃고 꼭 웃어야 할 곳에서는 운다.
029_1139_c_21L多憂嗜臥多食無節人倩使之而不肯作不倩不使而更自爲當畏不畏不當畏者然反畏之當憂反喜當喜反憂應哭而笑應笑而哭
설사 급한 일이 있어도 남을 시키고 스스로 하지 않고 꼭 가야 할 자리에는 상대를 부르고 그가 와도 달갑게 돌아보지도 않으며, 늘 괴로움을 당하면 억지로 그 괴로움을 견디고 음식을 먹을 적에도 5미(味)를 분별하지 못하며,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하고 잘 잊어서 한 말을 또 하며, 혀를 깨물고 입술을 빨고는 다음에 잇몸을 나불거리며, 걸어다니고 눕고 일어남에 있어서 언제나 편안한 적이 없으며, 거동하고 일을 함에 있어서 두렵거나 어려워하는 것이 없고 나아가고 물러갈 줄을 알지 못한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것들을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a_02L設有急事使之不行適去呼還不肯反顧常遭勤苦强忍塵勞有所食噉不別五味言語多笑喜忘重語嚙舌舐脣然而噤齘行步臥起未曾安隱擧動作事無所畏難不知去就佛說是輩爲愚癡相於是頌曰

나약한 몰골에다 어리석고 자비심이 없으며
고집이 센 성격에 제 자신을 칭찬하네.
눈은 항상 꿈쩍도 않고
바짝 여윈 채 가끔 탄식만 한다.
029_1140_a_07L弱顏愚無慈
强額而自擧
眼目不視眴
燋焠數歎息

혼자서 다니고 남을 믿지 않으며
어진 이를 미워하고 또 게으르다.
늘 걱정하고 의심이 많으며
모든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한다.
029_1140_a_09L獨行然無信
嫉賢及懈息
常憂多狐疑
不別諸善惡

몸과 얼굴에 때[垢]가 많고
좋고 나쁜 말을 알지 못하며
하는 일마다 시끄러운 것이 많아서
스스로 일을 완전히 해내지 못한다.
029_1140_a_10L體面多塵垢
不知善惡語
作事多憒鬧
不能自究竟

시키는 일은 달갑게 행하지 않고
시키지 않는 일을 도리어 행하며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워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은 도리어 두려워한다.
029_1140_a_11L所倩使不肯
不使而反行
當畏而不畏
不畏而反畏

기뻐해야 할 일은 도리어 걱정하고
걱정해야 할 일은 도리어 기뻐하며
꼭 울어야 할 곳에서는 도리어 웃고
꼭 웃어야 할 곳에서는 운다.
029_1140_a_13L應喜而反憂
應憂而反喜
當哭而反笑
當笑而反哭

음식을 탐내어 배부른 줄 모르고
좋은 벗과 원수를 분별하지 못하며
의지와 성품은 뒤틀려 어긋난 짓을 좋아하고
지혜가 없어 늘 괴로움을 당한다.
029_1140_a_14L貪飮食無飽
不別反怨讎
志性喜很戾
無慧遭苦惱

수염과 머리카락은 늘 더부룩하고
믿음이 없이 어두운 곳에 있기를 좋아하며
다섯 가지 맛을 분별하여 알지 못하고
늘 누워 있어 마치 호랑(虎狼)이와 같다.
029_1140_a_15L鬚髮常蓬亂
無信喜居冥
不別知五味
多臥如虎狼

견해는 적으면서 잘난 체하고
혀를 깨물고 입술을 빨며
입을 놀리면서 잇몸을 움직거리고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한다.
029_1140_a_17L寡見而貢高
齧舌而舐脣
弄口而喜齗
所語而多笑

눕는 곳이 편안하지 못하고
급한 일도 진행할 줄 모르며
돌아오라고 부르면 도리어 앞으로 돌진하니
그런 성격을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한다.
029_1140_a_18L臥處而不安
諸急事難進
呼還而突前
性爾爲癡相

어떤 것을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하는가?
전에 말한 음란함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바로 그것이다.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모습은 또한 이와 같아서 저 일체가 번뇌와 합해진 것이다. 이것을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a_19L何謂婬怒癡相向所說婬癡是也婬癡怒癡相亦如是其與一切塵勞合者是謂婬怒癡相於是頌曰

그 번뇌 속에 있으면서
음란과 성냄이 함께 합쳐서
마땅히 음란하고 성내는 모습을 보건대
이것이 곧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것이다.
029_1140_a_22L其處於塵勞
與婬怒俱合
當觀婬怒相
是爲癡無慧
029_1140_b_01L
앞에 설한 모든 것들
탐욕과 온갖 더러움
음란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행동이
곧 어리석음을 여의지 못한 것임을 알라.
029_1140_b_01L一切前所說
貪欲諸垢穢
有婬怒愚行
則知不離癡

어떤 것을 입의 욕망과 마음의 욕망이라고 하는가?
말이 부드럽고 순종하여 어기지 않으며,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며, 말과 생각이 매우 착하고 편안하여 뜻에 맞게 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좋은 나무가 꽃빛깔도 선명하고 열매도 탐스럽듯이, 입의 욕망과 마음의 욕망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b_02L何謂口欲心欲者語言柔軟順從不身所不欲不加於人言念輒善安隱可意譬如好樹其華色鮮果實亦口欲心欲亦復如此於是頌曰

그 말이 항상 부드럽고 온화하고
순종하는 말만 하여 남이 듣기 좋게 하며
말과 행동이 서로 부합하고
마음과 몸으로 남을 다치게 하지 않는 듯함이네.
029_1140_b_06L其語常柔和
順從言可人
言行而相副
心身不傷人

비유하면 좋은 꽃나무에
달고 맛있는 열매가 달려 익듯이
불세존께서는 이것을 해설하시기를
마음과 입의 음란한 모습이라고 하셨다.
029_1140_b_08L譬如好花樹
成實亦甘美
佛尊解說是
心口之婬相

어떤 것을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은 성내는 것이라고 하는가?
입이 하는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은 독을 품는 것을 말한다. 마치 독이 있는 나무가 그 꽃빛깔은 선명하지만 열매는 매우 쓴 것처럼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에 독을 품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b_09L何謂口欲心怒者口言柔軟而心懷毒如種苦樹其花色鮮成果甚苦言柔懷毒亦復如是於是頌曰

입이 하는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은 독해(毒害)를 품고 있나니
사람을 보면 매우 기뻐하면서
서로 따르므로 친할 만하고
029_1140_b_12L其口言柔軟
而心懷毒害
視人甚歡喜
相隨而可親

입이 하는 말은 유순하여도
그 마음속에는 독을 품고 있어
저 독한 나무가 꽃빛깔 선명하지만
그 열매는 쓰고 독한 것과 같다.
029_1140_b_14L口言而柔順
其心內含毒
如樹華色鮮
其實苦若毒

어떻게 입이 탐욕스럽고 마음은 어리석은 것을 아는가?
말은 부드럽고 온화하지만 그 마음은 아주 어리석어 어두우며, 남을 유익하게 할 수는 없어도 또한 속여 손해를 입히지도 않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그림 속에 있는 병(甁)이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아름다워도 속은 어둡고 텅 비어 있는 것처럼 입이 탐욕스럽고 마음이 어리석은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b_15L云何知口欲心癡者言語柔和其心冥冥不能益人亦不欺損譬如畫甁視表甚好裏空且冥口欲心癡亦猶如此於是頌曰

입으로 하는 말은 부드럽고 온화해도
마음은 어리석음을 품고 있나니
마땅히 이런 사람들은
입이 음란하고 마음이 어리석은 줄 알아야 한다.
029_1140_b_19L口言有柔和
而心懷冥癡
當知此輩人
口婬而心愚

입을 보면 지혜가 있는 것 같아도
마음속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고
바깥은 마치 그림 속의 병처럼 좋지만
그 속은 어둡고 텅 빈 것과 같다.
029_1140_b_21L觀其口如慧
心中冥如漆
外好如畫甁
其內空且冥
029_1140_c_01L
어떤 것을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은 성내며 어리석은 이라고 하는가?
말은 부드러워도 착한 것을 생각하는 일이 적고 성격이 순종적이지 못해서 혹은 악한 것을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하지 않기도 하며,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없으므로 그 성격을 알기가 어렵다.
비유하면 마치 달콤한 약에 짜고 쓴 약을 섞으면 맛을 분별할 수 없는 것처럼 입은 탐욕스럽고 마음이 성내고 어리석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b_22L何謂口欲而心怒癡所言柔軟念善尟少性不調順或復念惡有時不念善惡不別其性難知譬如甜藥雜以鹹苦不可分別其有口欲而心怒癡亦復如此於是頌曰

입이 하는 말은 탐욕이 들어있고
마음은 온갖 성냄과 어리석음을 품어서
마치 제호(醍醐)와 벌꿀에
맵고 쓰고 짠맛을 섞은 것 같다.
029_1140_c_04L其有口言欲
心懷諸怒癡
譬如醍醐蜜
雜以辛苦鹹

어떤 것을 입은 거칠고 마음은 음란한 이라고 하는가?
말이 강(剛)하고 조급하여 남을 중상하므로 대중에게 미움을 받아 만나려고 하지도 않고 공경하는 이도 없다.
029_1140_c_06L何謂口麤而心婬者語言剛急中傷於人衆所憎惡不欲見之無有敬者
비유하면 마치 부모가 자손을 꾸짖고 가르칠 적에는 아무리 입은 강하고 급하다 해도 마음으론 오히려 사랑하며, 또한 비유하면 종기를 치료하는 의원이 사람의 종기를 따고 씻을 때는 몹시 아프긴 해도 오래 가면 갈수록 병은 점점 낫고 마음은 기쁜 것처럼 입이 강하고 마음이 음란한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c_08L譬如父母訶教子孫雖口剛急而心猶愛譬如瘡醫破洗人瘡當時大痛久久除愈心甚歡喜其有口剛而心婬者亦復如是於是頌曰

입이 하는 말은 조급하고
마음에는 음욕을 품고 있는 것이,
비유하면 마치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햇빛이 냉수(冷水)를 비추는 것 같다.
029_1140_c_12L有現口言急
而心懷婬欲
譬如夏日熱
其光照冷水

어떤 것을 입은 강하고 마음은 성내는 이라고 하는가?
입으로 하는 말이 추악하고 품고 있는 생각에는 자비하고 착한 것[慈善]이 없어 남에게 이익을 주려고 들지 않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쓴 약에 다시 독을 섞었다면 가령 환자가 마신다 하더라도 곧 토해버리고 먹지 못할 것이요, 설령 마신다 할지라도 그 약이 녹을 적에는 사람의 목숨을 해치는 것처럼, 입이 강하고 조급하며 마음에 성을 내는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c_14L何謂口剛而心怒者口言麤䵃所可懷念無有慈善不欲人利譬如苦藥復和以毒設飮病人吐之不服設飮消時則害人命其口剛急而心怒者亦復如是於是頌曰

말이 급하여 가까이 하거나 공경하지 않고
마음이 악하여 온갖 독한 생각 품으며
남을 침해하여 억울하게 하는 것 좋아하나니
이런 무리를 보니 온갖 나쁜 짓을 행하네.
029_1140_c_19L其口言急無親敬
心念弊惡而懷毒
常喜侵抂於他人
當觀此輩行雜毒
029_1141_a_01L
어떤 것을 입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이라고 하는가?
말이 항상 강하고 조급하여 남에게 악을 가하고, 거동과 하는 일을 제 자신이 깨닫지 못하며, 다른 사람의 선행은 생각해 보려고 하지도 않고 또한 악함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칼을 뽑은 도둑이 사람에게 위협만 가하고 해치지는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행하는 이는 말이 조급하고 마음은 어리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0_c_21L何謂口麤而心癡者言常剛急惡加於人擧動所作心不自覺不念人善亦不念惡譬若有賊拔刀恐人而不能害如是行者知爲口急而心愚癡於是頌曰

말은 강하고 조급하되 마음은 악하지 않고
위협은 곧잘 하지만 사람은 해치지 않나니
마치 칼을 뽑았으나 사용하지는 않는 것처럼
입이 거칠고 마음이 어리석은 이도 그와 같다.
029_1141_a_03L口言剛急心不害
喜恐於人無所加
譬如拔刀無所施
口麤心癡亦如是

어떤 것을 입이 거칠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이라고 하는가?
입으로 내뱉는 말이 강하고 조급하여 혹 남에게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또한 악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잠깐 착하지 못한 일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또한 악한 짓을 하지는 않는 것을 말한다.
029_1141_a_05L何謂口麤心懷三毒者口言剛急或善於人又復加惡乍念不善亦不能
비유하면 마치 포도대장[捕將]이 도둑을 체포했을 적에 그 부하 포졸들 중에는 말로 위협하여 꾸짖는 포졸도 있고 잘 달래가면서 묻는 포졸도 있으며, 곤장을 치면서 고문하는 포졸도 있고 잘잘못을 따지지 않거나 또는 고문과 꾸짖음을 가하지 않는 포졸도 있는 이런 경우와 같다.
이것을 입이 추하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사람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1_a_08L譬如大吏捕得盜賊其下小吏恐責其辭又復有吏誘進問之其次小吏鞭杖拷之又復有吏不問善惡亦不拷責是謂口麤而懷三毒者於是頌曰

그 말이 강하고 조급하며
마음에 3독을 품었으니
생각과 성격이 이와 같은 이는
착하지도 않지만 악하지도 않다.
029_1141_a_11L口言而剛急
其心懷三毒
志性如是者
不善不爲惡

행적이 이와 같은 이는
중간 정도의 사람이라고 하나니
수고스럽게 노력하는 것과 편안함
이 두 가지를 뒤섞어 갖추고 있다.
029_1141_a_13L行迹若斯者
名之中閒人
勤苦及安隱
是事雜錯俱

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탐욕스런 이라고 하는가?
분별하는 지혜가 없으므로 다른 사람들과 말을 해도 도무지 아는 것이 없어 착한지 악한지를 분명히 알지 못하며, 이치가 쏠리는 바에 대해서는 늘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마땅히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을까?’라고 하면서 일의 갈래에 이르러서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대로 하여 그 근본 요체를 잃지 않는다.
비유하면 마치 깜깜한 밤에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것처럼,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탐욕스런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1_a_14L何謂口癡而心欲者無所別知人與共語都無所解不曉善惡義所歸心常自念當何以益加於人也至於趣事如所思念不失本要譬如冥夜興雲降雨其口癡心欲亦復如此是頌曰

말이 어리석고 마음은 음란하며
입으로 하는 말이 똑똑하지 못하니
저 용이 구름은 일으킬 수 있어도 우레소리는 내지 못하듯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음란한 이도 또한 그와 같다.
029_1141_a_20L其有口癡而心婬
口所言說不了了
如龍興雲而不雷
口癡心婬亦如是
029_1141_b_01L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은 강한 이라고 하는가?
착함을 베풀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또 악함을 가하지도 못하면서 늘 혼자 마음속으로 ‘어떤 방편을 써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가령 기회가 오면 문득 사람들에게 위해(危害)를 가한다.
비유하면 마치 재[灰]로 숯불을 덮어놓아 지나가는 사람이 그 위를 밟으면 곧 발을 데이는 경우처럼, 말이 어리석고 마음엔 성냄이 있는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1_a_22L云何爲口癡心剛不能施善亦不加常心念言以何方便中傷於人得便者輒危害人譬如以灰覆於炭行人躡上便燒其足口癡心怒亦復如是於是頌曰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강하여
부드럽지도 않지만 악한 말도 하지 않는다.
늘 남에게 악을 가할 생각만 하고
착함과 이익을 주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029_1141_b_03L口癡而心剛
不柔無惡言
常懷惡加人
不念人善利

말하는 것이 똑똑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악을 감춰 둠이
마치 재로 숯불을 덮어놓아
사람이 밟으면 발을 데이는 경우와 같다.
029_1141_b_05L所言不了了
藏惡在於心
如灰覆炭火
設躡燒人足

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어둠을 품은 이라고 하는가?
능히 남에게 착함을 베풀지도 못하고 또한 악함을 가하지도 못하며, 남의 착함과 악함을 생각지도 못하고 또한 더하고 덜한 것도 없다. 왜냐 하면,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029_1141_b_06L何謂口癡而心懷冥不能以善加施於人亦不加惡心亦不念他人善惡無所增損所以者何無勢力故
비유하면 마치 꺼진 불은 아무리 재로 덮고 마른 풀 마른 소똥[牛屎]을 가져다가 쌓아놓고 손으로 다지고 발로 밟아도 태울 수도 없고 익힐 수도 없는 것과 같다. 왜냐 하면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니,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어두운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1_b_09L譬如火滅以灰覆之若持枯草及燥牛屎積著其上手觸足蹈無所能燒而不成熟所以者何無所堪任口癡心冥亦復如是於是頌曰

그 하는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어둠을 품으며
도저히 악한 것을 생각할 수도 없고
또한 착한 것을 생각하지도 못한다.
029_1141_b_13L其口有癡愚
而心懷闇冥
都不能念惡
亦不能念善

일을 성취시킬 능력도 없으나
또한 하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도 없으니
마치 뜨거운 햇빛에 밥을 짓는 것 같아
도저히 익힐 수가 없다.
029_1141_b_15L不能成辦事
亦不不爲能
如暴中炊煮
無所能成熟

어떤 것을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이라고 하는가?
입으로 범한 일은 없으나 남을 이익되게 하지도 못하며, 남으로부터 조금만 상처를 입으면 밤낮으로 ‘무슨 방편을 써서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까?’ 하고 생각하며, 또 마음속으로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하며, 또 마음속으로 ‘남을 손해보게 하거나 이익을 보게 하지 않으리라’ 하고 생각하기도 하는 것이다.
029_1141_b_16L何謂口癡心懷三毒口無所犯不益於人少所中傷晝夜思念以何方便中傷於人又復心念云何饒人或心念言不損益人
비유하면 마치 오래 묵어서 때가 잔뜩 낀 병(甁)에 깨끗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을 갈라 담아 놓았는데, 그 입구에 뚜껑을 덮으면 속이 보이지 않고 뚜껑을 열면 속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 어리석고 마음에 3독을 품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1_b_20L譬如故甁盛淨不淨而蓋其口不見其裏發口則現口癡心懷三毒亦復如此於是頌曰

성격은 어긋나고 뒤틀리는 것을 좋아하고
입으로 하는 말은 똑똑하지 못하며
음란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품었고
나쁘고 더러운 것이 가득 담겨 있다.
029_1141_b_22L作性喜反戾
口言不了除
而懷婬怒癡
盛滿以臭穢
029_1141_c_01L
비유하면 아주 오래된 큰 병에
깨끗하고 깨끗하지 못한 것을 담은 것 같아
남에게 이익을 주지도 못하고
또한 조금도 손해를 입히지 않는다.
029_1141_c_01L譬如大故甁
受諸淨不淨
不能益於人
亦都無所損

그러므로 법사는 이 열아홉 가지 일로 사람의 마음을 관찰한 다음,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저 음란한 모습에 대하여 어떻게 해설하는가?
법(法)을 강론하는 말을 듣고서도 음욕을 많이 익힌 사람은 지옥과 아귀의 세계에 떨어진다. 그런 연후에 그곳을 빠져 나오면 다시 음란한 새[婬鳥]인 앵무새ㆍ청작(靑雀)ㆍ집비둘기ㆍ원앙새ㆍ거위ㆍ집오리ㆍ공작이 되며, 또 야인(野人)이나 원숭이가 될 것이다.
029_1141_c_02L其爲法師以此十九事觀察人情而爲說法其婬相者云何解說爲講法習欲多者墮於地獄餓鬼之中後得出復作婬鳥鸚鵡靑雀及鴿孔雀野人獼猴
설령 돌아와 사람이 된다 할지라도 크게 음란하고 방탕하며 경솔하고 사나울 것이다.
어진 사람들은 마땅히 이것을 관찰하여 아름다운 사람의 몸은 다 죄와 번뇌와 악로(惡露)의 부정함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관하여 알고서 음욕을 익히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1_c_07L設還作人多婬放逸輕擧卒暴仁當察此曼及人身觀知罪垢惡露不淨莫習婬欲於是頌曰

저 색(色)에 대한 음란과 교만을 많이 익히는 것은
저절로 불에 타기를 촉구하는 짓이다.
인간에 있거나 또는 축생에 있거나
지옥과 아귀 가운데 있게 되리라.
029_1141_c_10L其多習婬色
憍慢速目燒
在人若畜生
地獄餓鬼中

그런 곳에 태어나도 도리어 자신을 해롭게 해
번뇌의 불에 저절로 타고 말리라.
이곳에서 해탈하게 하기 위하여
행적을 따라 일부러 이것을 말하노라.
029_1141_c_12L生彼還自害
塵勞火見燒
欲令解脫此
隨行故說是

가령 너무 성냄이 많은 이는 그 행적을 따라 그런 사람을 위하여 설법해준다.
많이 성냄을 범하면 지옥과 아귀의 길에 떨어지고, 그러한 악한 곳으로부터 나오더라도 마땅히 독한 짐승이 되든지, 또는 귀신ㆍ도깨비ㆍ나찰ㆍ반족(反足)ㆍ여귀(女鬼)ㆍ변소 귀신의 무리가 될 것이다.
또한 사자ㆍ호랑이ㆍ이리ㆍ뱀ㆍ독사나 독한 벌레ㆍ모기ㆍ등애ㆍ거미ㆍ벌과 100개의 발이 달린 벌레의 무리가 될 것이다.
029_1141_c_13L設多瞋者隨其行迹而爲說法犯衆瞋恚墮於地獄餓鬼之道從惡處出當作毒獸鬼魅羅剎反足女鬼溷鬼之類又作師子蛇虺毒虫蚊蝱蚑蜂百足之虫
설령 그런 곳으로부터 세간으로 환생한다 할지라도, 얼굴이 추하고 더러워서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지 못하며, 항상 수명이 짧거나 병이 많고 신체가 온전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재앙과 죄가 분명한 것이니, 늘 자비로운 마음을 받들어 행하여 그 성냄을 제거해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1_c_18L設從此道還在世閒形貌醜陋人所不媚常當短命而多疾病身體不完以是之故殃罪分明常奉慈心除其瞋恚於是頌曰

사람이 너무 성냄을 품으면
대중들한테 온통 미움을 받는다.
거기에 걸려 나쁜 세계에 떨어지며
병이 많아 편안하지 못하다.
029_1141_c_21L人多懷瞋恚
衆共所憎惡
坐是墮惡道
多病不安隱

귀신 세계나 독한 짐승 세계에 떨어지고
인간으로 태어나도 천한 이가 되나니
능히 자비한 마음을 행하여
곧 성냄의 어둠을 제거하라.
029_1141_c_23L隨鬼及毒獸
旣作人下賤
能行慈心者
卽除瞋恚冥
029_1142_a_01L
가령 어리석음이 너무 많은 이는 그를 위하여 이러한 법을 설해주어야 한다.
몽매한 어리석음이 왕성하고 많으면 죽어서 지옥과 아귀의 길에 떨어지고, 만일 축생으로 태어나게 되더라도 어리석은 짐승이 되나니, 즉 소ㆍ양ㆍ여우ㆍ개ㆍ노새ㆍ나귀ㆍ돼지 등의 종류이다.
029_1142_a_01L設多愚癡爲說此法曚冥興盛死墮地獄餓鬼之路若在畜生則作癡獸謂牛猪豚之屬
가령 사람의 세계에 환생하더라도 성격이 결단력이 있거나 분명하지 못하고 안목이 적으며, 모든 감관[根]이 미약하고, 늘 질병이 많으며 6정(情)이 완전치 못하고, 오랑캐나 야인(野人)들 가운데 태어나서 어둠으로부터 어둠으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12인연을 관(觀)하는 법을 말하여 어리석음의 뿌리를 뽑게 해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2_a_04L設還人性不決了少眼根弱當多疾病六情不完生於夷狄野人之中從冥入以是教之觀十二緣除愚冥本是頌曰

어리석음에 너무 많이 훈습된 이는
모든 감관이 온전하지 못하고
소나 양 따위로 태어났다가
다음 지옥에 떨어진다.
029_1142_a_08L多習愚癡者
諸根不完具
生於牛羊中
然後墮地獄

가령 닦고 배우는 사람이
이 악도에서 제도되길 원하고
이 어둠에서 해탈하길 바란다면
마땅히 12인연에 대한 법을 관하라.
029_1142_a_10L假使修學人
願度此惡道
欲得脫其冥
當觀十二緣

가령 음란함과 성냄이 너무 많은 이는 그 사람을 위하여 마땅히 두 가지 일을 행하게 해야 하나니, 그 부정함을 관하게 하고, 또 자비한 마음을 받들어 행하게 하는 것이다.
만일 음란함과 어리석음이 너무 왕성한 이는 그를 위하여 두 가지 일을 강설해 주어야 하나니, 일체는 공(空)한 것이고 무(無)라는 진리와 자비한 마음에 대해서이다.
가령 성냄과 어리석음이 너무 많으면 그를 위하여 두 가지 일을 말해주어야 하나니, 자비한 마음으로 인도하는 것과, 어리석음의 근본을 깨달아 알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2_a_11L設多婬怒當行二事觀其不淨又奉慈心若多婬癡爲講二事空無及慈設怒癡盛爲說二事導以慈心幷了癡本於是頌曰

자비심을 행하고 부정을 관하게 하여
음란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다스리고
색욕에 흐려 어리석어진 이들과
12인연에 밝지 못한 이를 가르친다.
029_1142_a_15L行慈觀不淨
攻治婬怒癡
教色諸愚者
十二緣不明

만일 사람이 성냄이 너무 왕성하거나
너무 어리석은 이 번뇌 없애려면
마땅히 그를 위해 자비심과
12인연의 근본에 대해 강설해 준다네.
029_1142_a_17L若人瞋恚盛
及癡甚除冥當爲講慈心
十二因緣本

만일 입이 음란하고 마음에 탐욕이 있는 이가 있으면 그를 위하여 일체는 다 무상(無常)이라는 이치와 공적(空寂)의 이치를 말하여 주고, 마음에 성냄이 있고 말로 성내는 이가 있으면 그들을 위하여 자인(慈仁)에 대하여 말해 주고, 말이 어리석고 마음이 어두운 이가 있으면 그를 위하여 12인연에 대한 이치를 말해주어야 한다.
029_1142_a_18L若有口婬而心欲者爲說無常空寂之義也心怒口恚唯講慈仁也口癡心冥講十二緣
그 밖에도 네 종류의 온갖 병폐가 갖추어져 있나니, 첫째는 말은 음란하고 마음에는 3독을 품는 것이요, 둘째는 말로 성내고 마음에는 음란함ㆍ성냄ㆍ어리석음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이며, 셋째는 말이 어리석고 마음속에는 3독을 품고 있는 것이요, 넷째는 사람이 온통 세 가지 번뇌를 품고 있는 것이다.
029_1142_a_21L其餘四種衆病備具者口婬心懷三毒二者口怒婬恚癡三者口愚內懷三垢四者有人淳懷三毒
029_1142_b_01L그것을 알고 계신 법사께서 마땅히 이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교화하시어, 그들로 하여금 고요히 인연의 근본을 관찰하게 하셨다.
왜냐 하면 이런 무리들은 번뇌가 많아 모든 죄와 재앙이 두둑하게 쌓여 두터워지고 스스로 거기에 얽매이기 때문이니, 비록 현재에는 거룩한 진리를 보지 못한다 해도 마땅히 그에게 경을 독송하라고 가르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권유해야 한다.
이를 반연하여 그 때문에 오로지 외우는 데 힘써서 번뇌가 점점 얇아진다면 비록 도는 얻지 못할지라도 하늘에는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2_b_01L其解法師當爲此輩說法教令其寂然觀因緣本所以者何輩種類塵勞淳厚積諸罪殃而自纏雖爲現法不見聖諦唯當教之諷誦勸進緣是之故專在誦務塵勞轉雖不獲道可得上天於是頌曰

행동에 있어 음란을 범하고
마음엔 성냄과 어리석음이 있다면
마땅히 경을 독송하라고 가르치고
또한 복을 지으라고 권유해야 한다.
029_1142_b_06L其有行犯婬
而心瞋恚癡
當教諷誦經
及勸使爲福

아무리 번뇌가 왕성하게 일어날지라도
이것을 반연하여 죄와 번뇌를 제거하면
이 방편을 원인으로 하여
그런 연후에 하늘에 나게 되리.
029_1142_b_08L塵勞雖興盛
緣是除罪蓋
因斯之方便
然後得生天

비유하면 사람이 공원에 나무를 가꾸려면, 땅이 높은 곳은 낮추고 언덕은 편편하게 만든 다음, 때를 맞추어 물을 주고 가시덤불과 잡초와 갈대 같은 것들을 다 뽑아버리며, 잘못 나오고 굽은 나무들과 쓰지 못할 곁가지를 모두 베어 울 밖에 버리고 곧고 좋은 나무들로 하여금 걸림 없이 뿌리가 깊이 내리고 잎이 무성하게 해야 하며, 낱낱이 보호하여 꺾어지거나 상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029_1142_b_09L譬如有人修治樹園地高下之坵墟平之漑灌以時拔去荊棘穢草蘆葦邪生諸曲撗出不理皆落治之棄著垣外令其順好樹木無㝵根生滋茂皆悉護之令不折傷
그렇게 함으로써 나무가 점점 자라나고 꽃과 열매가 무성해질 것이다. 수행하는 이도 그와 같아서 법사의 가르침을 받아 음란함ㆍ성냄ㆍ어리석음과 탐욕의 생각[欲想] 따위의 모든 번뇌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침내는 성숙해져서 도를 얻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2_b_14L以是之故樹木轉大花實興盛其修行者受法師教除婬怒癡欲想諸穢以是之故行遂長成至于得道於是頌曰

나무가 굽고 비뚤어진
잘못 나오고 곧게 자라지 않은 것과
가시덤불과 모든 장애가 되는 것들을
죄다 없애어 곧게 자랄 수 있게 하듯이
029_1142_b_17L其樹木曲戾
邪出不順生
荊蕀諸瑕穢
悉落治令政

갖가지 방편을 써서
닦고 다스려야 곧 이루나니
수행하여 법 나무를 가꾸듯
경을 받드는 것도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
029_1142_b_19L以若干方便
修理乃得成
修行治法樹
奉經亦如是

모든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없애고
스승의 갖가지 가르침을 받아
온갖 더러운 것들을 다 없애되
저 정원사가 나무를 가꾸듯 하라.
029_1142_b_20L除諸婬怒癡
受師百千教
滅去諸瑕穢
如園師修樹
029_1142_c_01L
법사께서 경을 말씀하심에 있어서, 네 가지 일로 관찰하셨나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널리 배워서 도에 이르는 것이요, 둘째는 도를 생각하지만 그 학문에 대해서는 논의가 능하지 못한 것이며, 셋째는 널리 배웠어도 도덕(道德)을 성취하지 못하는 것이요, 넷째는 아는 것도 없고 도(道)도 없는 것이다.
029_1142_b_21L法師說經察以四事何謂爲四一曰博學而得至道二曰懷來以道其於學問不能論義三曰博學道德未得成就四曰無知無道
또 네 가지 법이 있나니, 첫째는 처음부터 그 법사의 가르침을 따라 이치를 깨닫고 법을 이해하는 것이요, 둘째는 비록 그 이치는 이해했어도 미묘한 경지에 미치지는 못한 것이며, 셋째는 쉬운 법은 분별하지만 능히 깊은 이치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이요, 넷째는 그 이치를 알지 못하고 또한 분명하게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법을 배우는 것은 익힌 것이 황당하고 괴로운 것이다.
029_1142_c_02L復有四法一曰初由法師從其啓受知義解法二曰雖解其義不能微妙三曰分別淺法不能至深四曰不知其義亦不曉了如是學法所習唐苦
비유하면 마치 헤엄을 칠 줄 모르는 두 사람이 깊은 물에 빠졌는데, 서로 건지려고 애쓰다가 도리어 다 빠져죽고 마는 것과 같고, 또 장님이 장님을 이끌고 길을 가려고 하나 가는 도중에 미혹하여 마침내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는 것처럼, 이치를 알지 못하는 이는 또한 밝은 지혜도 없는 법인데, 그런 사람이 법을 설하려고 하거나 중생을 구원하려고 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2_c_06L譬如兩人俱不曉泅墮深水中欲相免濟反更溺死如盲牽盲欲有所至中道迷惑竟不能達不知義者亦不曉慧而欲說法欲有所救亦復如是於是頌曰

비유하면 널리 배운 사람이
수없이 많은 선(善)으로
이미 6도무극(度無極:波羅蜜)을 얻은 것과 같이
만일 사람이 큰 바다를 뛰어 넘는다면
029_1142_c_10L譬如人博學
衆善無央數
已得度無極
若人越大海

만일 사람이 청정한 진리에 대해
아무런 지혜가 없으면
다만 그 요점만을 취할 뿐
능히 깊은 이치는 얻지 못한다.
029_1142_c_12L若人淨如諦
而無有智慧
但可取其要
不能獲深義

만일 도에 들기를 익히는 이가
따르고 믿어 율(律)을 어기지 않고
가르침을 잘 공경하여 받든다면
이렇듯 깨우치는 바 있으리.
029_1142_c_13L若習入道者
隨順不違律
以能敬受教
如是有反復

비유컨대 존자(尊者)를 가까이하면
틀림없이 큰 이익을 얻는 것처럼
수행도(修行道)를 배우는 사람은
구하는 이치에 반드시 전진함이 있으리.
029_1142_c_14L譬如近尊者
必當獲大利
其學修行道
所求義必進

그러나 단지 그 이치만 이해할 뿐
미묘함을 터득하지 못하면
사람이 밥 먹을 적에 국만 있고
밥은 없는 경우와 같다.
029_1142_c_16L但解進其義
而不能微妙
如人食空羹
而無有飯具

스승으로부터 이치만 듣고
이같이 미묘함을 깨닫지 못하면
능히 큰 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바르고 참된 지혜에 이르지 못하리라.
029_1142_c_17L從師諮受義
不了妙如是
不能解大道
不至正眞慧

가령 도에 들지 못하고
분별하여 해설하지 못한다 해도
곧 지혜에 대하여 이해하면
이치에 어두워 분명히 깨닫지도 못하리.
029_1142_c_18L設使不入道
不能分別說
則不解於慧
無義不了了

마치 장님이 장님을 안내하여
목적지에 이를 수 없는 것처럼
이치에 어둡고 지혜가 없는 것도
비유하면 또한 그러하다네.
029_1142_c_20L如盲欲御盲
不能致所趣
無義亦無慧
譬之亦其然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세 가지 계품을 헤아려야 할 것이니, 첫째는 혹 몸은 도를 행하려고 하여도 마음이 따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혹 마음은 도를 행하려고 하나 몸이 따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도를 닦아 몸과 마음이 함께 행하는 것이다.
029_1142_c_21L其修行者計有三品一曰或身行道而心不隨二曰或心行道而身不從三曰修道身心俱行也
029_1143_a_01L어떤 것을 몸은 도를 행하려 하여도 마음이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가?
가령 수행하는 이가 가부[跏趺]를 틀고 앉아 몸이 바르고 마음이 단정하기가 마치 기둥이나 나무와 같아 아예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하려고 애써도 이런 모양[相]이 나타나면, 속마음이 움직여 빛깔[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닿임[細滑:觸]에 대한 생각을 걷잡지 못하여 고쳐야 할 것을 고치지 못하고 두루 갈구하다가 그 마음이 방일하여 자재(自在)를 얻지 못함이, 비유하면 마치 죽은 시체를 묘지에 버려 두면 호랑이ㆍ이리ㆍ새ㆍ짐승ㆍ개ㆍ담비 떼들이 다투어 먹어치우듯이, 몸은 안정되었지만 마음이 어수선한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이 도덕의 자리를 수행하는 이가 몸은 안정되었어도 마음은 어수선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3_a_01L何謂身行而心不隨假使行者結加趺坐政直端心譬如柱樹未曾動搖而現此相內心流逸色細滑之念所更不更而普求之其心放逸不得自在譬如死屍捐在塚墓禽獸飛鳥狗犬狢爭食之身定內亂亦猶其然斯爲修行道德地者身定心亂於是頌曰

가부를 틀고 단정히 앉아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으나
그 마음속이 어수선하고 혼미함이
못에 빠진 코끼리 심정 같다.
029_1143_a_08L結加趺端坐
不動如太山
其心內迷散
情猶象墮淵

이와 같이 수행하는 이는
몸은 안정되었어도 마음은 산란하여
비유하면 나무에 헛꽃이
열매를 못 맺고 떨어지는 것과 같다.
029_1143_a_10L如是修行者
身定而心亂
譬若樹狂花
不成果而落

어떤 것을 도지(道地)를 수행하는 이가 마음은 도에 있어도 몸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는가?
몸은 단정히 앉아 있지 못하면서 4의지(意止)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니, 이 때에는 곧 마음은 안정되었으나 몸은 불안하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3_a_11L何謂修行道地者有心在道而身不身不端坐成四意止是時心定而身不安於是頌曰

가령 심성(心性)이 저절로 조화되어
4의지에 머물러 다른 생각 없으면
이 때를 곧 4의지라고 말하나니
몸은 비록 안정되지 못했어도 마음은 산란하지 않다.
029_1143_a_14L假使心性自調和
住四意止無他相
是時則名四意止
雖身不定心不亂

어떤 것을 도지를 수행하는 이가 몸과 마음이 다 안정되었다고 하는가?
앉은 몸의 자세가 단정하고 마음이 방탕하지 않으며, 몸 안의 감관[內根]이 모두 고요해져서, 밖으로 치달려 모든 인연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때에 몸과 마음이 단정하여 전혀 움직이지 않고, 이로 인해 몸과 마음이 똑같이 안정된 줄을 알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3_a_16L修行道地何謂身心而俱定者身坐端正心不放逸內根皆寂亦不走外隨諸因緣也當爾之時身心端定都不可動以此知之身心等定於是頌曰

그 몸과 마음이 다 안정되어
안과 밖으로 방일하지 않고
고요히 가부를 틀고 앉되
쓰러뜨리기 어려운 기둥처럼 하라.
029_1143_a_20L其身心俱定
內外不放逸
寂然加趺坐
如柱定難傾

생사의 진리 보기를
물이 언덕의 나무를 떠내려 보내듯 하여
몸과 마음이 서로 호응해야
빨리 도를 이루어 과위를 얻으리.
029_1143_a_22L見於生死諦
如水漂岸樹
身心而相應
疾成道得果

도지를 수행함에 있어서 오로지 도에만 부지런히 정진하여 움직이지 않아야 하나니, 이렇게 적정(寂定)해져야 빨리 니원(泥洹)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029_1143_a_23L修行道地專精於道而不動轉如是寂滅速至泥洹於是頌曰
029_1143_b_01L
갖가지 요긴한 이치를 강설함이
젖과 꿀을 섞어서 먹는 것과 같나니
아첨을 없애고 능히 법을 받들면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저절로 조복되리라.
029_1143_b_01L講說若干之要義
如乳石蜜和食之
其無諛諂能承法
則以佛教自調順
修行道地經卷第二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