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나찰(僧伽羅刹)은 수뢰국(須賴國) 사람이다.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 7백 년에 이 나라에 나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여러 나라에 노닐면서 가르치다가, 건타월토(健陀越土)에 이르러 견타계니왕(甄陀罽膩王)의 스승이 되었다. 높은 학문이 세상에 뛰어났고 저술(著述)이 많았으며, 수행대도지경(修行大道地經)은 그가 편집한 것이다. 또 이 경을 찬술하여 헌장(憲章)을 삼고, 세존의 성도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 행함이 크고 적음이 벗이 반드시 사실에 따라 부연하였으며, 유행(遊行)하고 교화함이나 여름 안거 등 자세히 갖추지 않음이 없어, 비록 보요(普曜)ㆍ본행(本行)ㆍ도세(度世)의 여러 경에서 부처님의 기거(起居)를 실어 지극히 면밀하다고 하지만, 이제 이 경을 보면 다시 깨달을 것이 많을 것이다.
029_1190_a_01L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가 입적하려 할 때 ‘내가 만약 근(根)을 세우고 힘을 얻은 대사(大士)임이 사실이라면 이 나무 아래 서서 손으로 그 잎을 잡고 이 몸을 버릴 것이다. 나라연(那羅延)의 힘이나 큰 코끼리의 힘으로도 능히 나를 털끝만큼도 움직이게 하지 못하리라. 바로 다비를 시킬지라도 마땅히 이 잎은 태우지 못하리라’고 했다 한다. 그런 뒤에 선 채 목숨을 거두었다. 계니왕(罽膩王)이 와서도 움직이지 못했으며, 큰 코끼리가 줄로 당겼으나 흔들리지도 않았다. 곧 다비를 해서 잎을 태웠으나 상하지 않았다. 그는 도솔천(兜率天)에 올라가 미륵(彌勒) 제8의 부처님 보처(補處)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원(建元) 20년에 계빈국(罽賓國) 사문 승가발징(僧伽跋澄)이 이 경본(經本)을 가지고 장안(長安)에 왔으며, 무위(武威) 태수 조문업(趙文業)이 그를 청하여 나오게 하였다. 불념(佛念)이 번역하여 혜숭(慧嵩)이 받아 썼는데, 바로 모용(慕容)이 근교에서 난을 일으킴을 만났으나, 번역해 냄은 사양하지 않았다. 법화(法和)와 서로 검정(檢定)하였으며, 11월 30일 끝냈다. 이 해에 중아함(中阿含) 60권과 증일아함(增一阿含) 46권이 나왔으며, 북을 치고 목탁을 치는 가운데 이 1백 여 권이나 나온 것이다. 궁하거나 통하거나 그 중요한 뜻을 고치지 않았나니, 이 어찌 선사(先師)의 옛 자취가 아니겠는가.
어느 때 보살이 비로소 수행할 때 세간상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도(道)에 뜻을 두었으며, 그렇게 출가하였으므로 인욕(忍辱)을 행하였고, 모든 경계에 서로 응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으로 삼매(三昧)에 들었으며, 무지(無知)를 끊은 까닭에 ‘금강지혜’를 행하였으며, 조희(調戱)를 버리고 진제(眞諦)를 행한 까닭에 뜻의 때[垢]를 버렸으며, 바로 행하기 위한 까닭에 고행하였으며, 부모에게 자효(慈孝)한 까닭에 마음이 견고하여 서원을 버리지 않았으며, 이미 은혜 갚음을 생각하고 해탈을 구한 까닭에 가사를 입었었다. 응당 숲 속에 살고자 하였으므로 고를 행함을 관(觀)하지 않았고, 지친(知親)을 구한 까닭에 자기 몸의 속박을 알았고, 입으로 거짓이 없음을 행한 까닭에 모든 고(苦)의 근본에 있어서 뜻으로 생각하는 바가 유(有)를 버리지 않음이 없었다.
029_1190_b_01L만약 다시 보살이 지혜를 행할 때, 아는 것이 있는 까닭에 지혜라 일렀다. 자주자주 그 행 가운데 모든 중생들이 깊은 뜻을 알지 못함에 미쳐, 긴긴밤에 권하고 독려하여 지혜로 분별해 결정하되 ‘이것은 깊고 이것이 얕으니 청정한 것이 매우 이롭다’ 하며, ‘이것은 악하고 이것은 추하니 선지식(善知識)을 친근하라’고 하였다. 그 법은 어지럽지 않고 한량없으며, 또한 더하고 덜함이 없어 마치 칼과 창으로 자르는 대로 끊어짐 같아서 그 지혜도 또한 이러하였다. 그 제일의(第一義)를 나타내는 까닭에 그 지혜가 밝고, 이미 뜻에 어둠을 막은 까닭에 그 봄이 밝게 열리어 함께 서로 응하고, 모든 행을 쓴 까닭에 그 봄이 밝게 열리어 함께 서로 응하고, 모든 행을 쓴 까닭에 근문(根門)이 구족하고, 착하지 않은 재물의 업(業)을 끊고자 하여 그 재물 두는 업을 나타냈고, 진기한 보배를 얻기 어려운 까닭에 이러한 진기한 보배를 나타냈다. 목숨을 끊지 않음으로써 그 수명을 나타냈고, 모든 번뇌를 끊은 까닭에 이 힘으로 먼 일을 관찰하여 그로 더불어 분별하여 다 결정케 하고 그 가냘픈 목숨을 구하였다. 그를 근심하고 걱정함으로써 크게 기쁜 마음을 일으키고, 뜻을 쉬어 일어나지 않는 까닭에 악한 법을 버리고 착한 법을 성취하였으며, 삿됨을 버리고 바른 데 나아갔다. 이런 까닭에 그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으며, 생사 때문에 망령된 소견을 끊고 꼭 나아갈 곳에 이르렀으며, 세간에 놀고 건너므로 일체 경계에 노닐었으며, 일체 지혜의 근원을 다하고 함이 없는 데 이르렀었다.
잘 머물러 옮기지 않으므로 생사의 두려움이 없고 곧 돌아오지 않는 곳에 이르러 삼계의 갈래 길을 소멸하였네.
029_1190_b_11L善住不移動, 無有生死畏, 卽逮不還處,
消滅三界趣。
백 겁(劫)으로 지은 행이 중생들을 청정케 함이라 3세(世)의 생각이 없거니 그런 희망도 없다네.
029_1190_b_13L百劫所造行, 欲淨衆生類,
無有三世想, 爾能無悕望。
029_1190_c_01L 보살이 진실[諦]을 행할 때 그 진실됨이라 하는 것은 마음에 허망함이 없고 말에 두 가지가 없음이었다. 항상 그 가운데 오락하여 또한 저것과 이것이 없고, 자주자주 그것을 즐기어 잠자고 깨는 가운데서 일찍 희롱함이 없고, 또한 망령된 말을 하지 않았었다. 또 듣건대 옛날에 수타마(須陀摩)라는 왕이 있었는데, 왕궁에 나서 네 성을 거느리고 법의 북을 멀리 울려 뭇 덕이 있는 사람이 못에 나아가 목욕을 하려 깃 달린 보배 수레를 타고 성문에서 나오려 하자, 그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얼굴빛이 단정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웠다. 찾아와 보배를 빌고자 바라문은 왕에게 자기 성명을 아뢰고 손을 들어 비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왕은 그 비는 말소리를 따라 문득 크게 기쁜 마음으로 대답하였다.
“잠깐 기다리시오, 존자시여. 꼭 내가 왕궁에 돌아가면 서로 구제하겠소.”
대개 왕의 법에도 두 가지 말이 없는 지라, 곧 못에 가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려 하자, 그때 날개 돋친 갈마사바라라는 귀신이 그 두려움을 다투어 손으로 왕의 몸을 잡으려 하였다. 이때 그 왕이 스스로 눈물을 떨어뜨리자, 그 귀신은 왕의 뜻을 알고 말했다. “대왕은 무엇 때문에 울며 그렇게 근심하는 마음이 있는가?” 그때 보살인 왕은 대답하였다. “내 이 몸을 생각함이 없고 오직 내가 바라문에게 재물과 보배를 허락하였으므로 그래서 문득 근심이 생겼느니라.” 그 귀신은 왕에게 아뢰었다. “내 일찍 매우 기특한 이런 일을 듣지 못하였으며, 세상에서 들음이 드물도다. 그 인민들을 위한 까닭에 와서 서로 시험했을 뿐이니, 만약 이제 왕을 놓아 주면 다시 돌아오겠는가.” 왕이 매우 기뻐하자, 그 귀신은 몸의 두 날개를 펴서 허공에 날아올라 그 말한 대로 곧 놓아버리고 갔었다. 왕은 왕궁에 돌아와 크게 기뻐 재물과 보배를 그 바라문에게 보시하였다. ‘참으로 헛되이 보시함이 없으며 후회함이 없다’고 이런 진실된 말을 하였다.” 그때 왕은 다시 그 귀신의 처소에 나아가 자기의 성명을 밝히고 말하였다. “지금 여기 왔노라.” 그러자 그 귀신은 왕의 얼굴을 보고 곧 놀라 이런 말을 실토하였다. “왕의 얼굴빛이 변하지 않고 성냄이 없으니, 살해할 마음이 없노라.” 그리고 문득 이런 말을 이어갔다. “매우 기특하여 일찍 보지 못함이로다.” 이런 게송을 읊었다.
내 차라리 독을 마시거나 구리쇠 물을 입 안에 부우며 날카로운 칼로 몸뚱이를 끊을지언정 누가 감히 법의 왕을 해치랴.
029_1190_c_21L我堪飮惡毒, 洋銅灌口中, 利刀割其體,
誰敢害法王?
과거의 복덕으로 왕족에 태어나 그 덕을 보니 비길 데가 없었다. 용맹하고 참으로 헛되지 않아 상에 응하여 나라의 왕이 되었네.
029_1190_c_23L 宿福生王族, 觀德無有比,
勇猛實不虛, 應相爲國主。
029_1191_a_01L 내 이제 높이 공경하오니
따라서 대왕도 다시 살해치 않기를 지난 일을 고쳐 착함을 닦아 중생들의 즐김을 따르겠네.
029_1191_a_01L我今當尊敬,
從王不復殺, 改往修善行, 衆生隨所樂。
이때 보살이 유화(柔和)함을 행할 때 그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하므로 이런 이름이 있었으며, 말이 졸속하고 난폭하지 않고 법을 구하려 하므로 항상 그 뜻을 보호하여 일찍 원수와 악함을 일으키지 않고 희망을 내지 않으며,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았다. 어리석고 미련함을 위한 까닭에 그 지혜가 나타나고, 마음의 때[垢]를 제거한 까닭에 모두 명예가 있었다. 갖가지 ‘나’라는 생각이 없고 환(幻)을 따르지 않아 모든 부처님께서 옹호하나니, 여기서 이런 덕을 얻었으며, 또한 간사하고 거짓이 없고 이러한 더러움을 모두 피하여 그 가운데서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을 얻었다. 착한 근성이 있어서 사람들의 사랑하고 생각하는 바이며,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므로 신선들의 찬탄하는 바이었다. 이렇게 부드럽고 온화하므로 그 선악의 과보를 관하건대 그 지혜 공덕이 구족함이 말한 바와 같았다. 착한 근본을 끊지 않고 빈궁한 사람에게 금ㆍ은과 진기한 보배를 베풀어 모든 더러움을 없앴고, 나이 열 살 때 액난을 만났으나 하고자 함이 자재하여 또한 죽이지 않았고, 몸으로 착한 법을 지어 마음에 생긴 공덕의 재물과 입으로 전한 가르침과 행으로 지은 업으로 더러운 악업에 덮인 것을 제거하였다. 어느 때 모든 비구들은 ‘세간에 지닌 몸이 있어 이미 휴식을 얻었고, 나의 소유가 아님을 모두 남음 없이 다하고, 이렇게 이미 다하고는 이런 까닭에 마침내 물듦을 떠나 버리고, 전세에 지은 것도 이미 다하여 다시 짓지 않으니, 근본의 괴로움을 끊어 무너지고 패하는 유위법(有爲法)을 쉬라’고 하였다. 이렇게 말하고 이런 법을 지어 이 깊고 묘한 법 가운데 머물되, 마치 전륜성왕이 손에 보배 바퀴를 잡고 여섯 달을 게을리 하지 않고 사천하를 도는 것같이,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 다 깨달아 아시고 모두 다 성취케 하셨다.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1_b_01L 아첨하는 뜻을 짓지 않고 삿된 법의 업을 깨달았네. 본래 또한 이것을 짓지 않거니
마땅히 이렇게 관하라.
029_1191_a_23L不造諛諂意, 覺知邪法業, 本亦不造此,
當作如是觀。
용맹한 뜻은 바다와 같고 부드럽고 온화하여 거침이 없으니 집착이 없어 세상에 희유하신 이에게 머리를 조아려 예경하옵니다.
029_1191_b_02L勇猛意如海, 柔和不麤穬,
頭面稽首禮, 無著世希有。
그때 보살이 부모에게 자효(慈孝)를 행할 때 성품이 은혜 갚는 데 있어 공경히 섬겨 받들고, 악을 멀리 해 착함에 나아가 때를 따라 베풀었다. 일찍 일어나고 밤에 잠잘 때에도 부모의 뜻을 보살펴 일을 판단하고, 약속한 교훈은 일찍 어기거나 잃음이 없었다. 이러한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이 있었으므로 이런 일이 있었다. 마음으로 수행하되 항상 스스로 관찰하여 마땅히 어떤 일이라도 주선하고, 일깨움을 들으면 곧 따라 알며, 항상 크게 기쁨을 품어 일체를 사랑하고 공경하되 생각을 다하여 부모의 마음을 알고, 항상 은혜 갚기를 생각하여 거친 말이 없었다. 또 듣건대 옛날에 아직 보살이 아니었을 때 큰 코끼리 왕이 되었으니, 단정하기 짝이 없고, 머리ㆍ눈ㆍ살과 털이 모두 단정하여 볼수록 싫거나 부족함이 없었으며, 모든 코끼리 가운데서 귀도 차고 충족하였으며, 긴 어금니의 뿌리가 반듯하여 보는 사람을 기쁘게 하였으며, 입술이 붉고 머리와 귀가 원만하고 형체가 둥글어 매우 크고 높고 넓어 마치 높은 산과 같으며, 걸음걸이가 조용하고 일곱 곳이 만족해 마치 푸른 연꽃 같았으며, 걸음걸이가 조용해 걸림이 없었으며, 용녀(龍女)가 낳았으므로 산과 못 가운데 노닐면 빛이 흰 눈과 같았다. 홀연히 사냥꾼에게 잡힌 몸이 되어 그에게 끌려가니, 이때 산과 들의 나무들도 모두 굽혔다 펴고, 물도 스스로 솟아올랐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아갔다. 갖가지 맛난 반찬과 음식을 주어도 또한 즐겨 먹지 않으므로 사냥꾼은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그 코끼리에게 이런 게송을 읊었다.
“그는 깊은 산속에서 먹지 않고 주려서 반드시 목숨을 마치리니 매우 아프고 괴롭소. 각각 서로 떨어졌으므로 이것이 걸려 음식을 먹을 수 없고 물도 마실 수 없소. 과일과 풀 열매를 나의 어머니에게 주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들은 함께 죽고 말 것이오.” 이렇게 괴로운 말을 하므로, 사냥꾼은 문득 가엾은 마음이 생겨 코끼리를 놓아주었다. 어느 때 구살라국(拘薩羅國)에 한 선인의 수도처에 숨은 학사(學士)가 있었는데, 이름을 섬시(睒施)라 하였다. 열 가지 선(善)을 행하여 공덕이 구비하였는데, 하루는 병을 들고 물을 길러 갔었다. 그때 구살라국 왕이 산에 나와 사냥을 하면서 사슴을 쫓아 숲 속에 이르러 활을 쏜다는 게 그만 잘못하여 섬시를 맞혔다. 섬시는 곧 그 부모를 부르며 걱정하는 것이 마치 나는 새가 두 날갯죽지가 떨어짐과 같았다. “부모는 나이 많고 눈이 어두워 볼 수가 없는데, 이제 내가 독한 화살을 맞았으므로 함께 또한 죽으리라. 부모님은 4등심(等心)을 닦았으니.”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나의 부모는 늙어서 눈이 어두워 앞을 보지 못하네. 부모가 자식을 낳을 때 그 힘을 입고자 하였다네.
029_1191_c_16L惟我父母老, 目冥無所睹, 父母生子時,
欲得蒙其力。
스스로 깨닫고 남을 깨치게 하고 일체를 자기의 상(相)과 같이하여 그 색(色)과 성(聲)을 들으면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 뜻을 쉰다.
029_1191_c_18L自覺而覺人, 一切同自相,
如彼色聲聞, 智者自息意。
가장 훌륭하게 싹들을 불쌍히 여겨 모두 그 도량에 이르게 하고 나는 것은 모두 다 없어짐이라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묘한 뜻이라네.
029_1191_c_19L最勝愍萌類,
皆至彼道場, 起者盡滅度, 是世最妙義。
029_1192_a_01L 최초에 뜻을 낸 것을 ‘보살’이라 함은 이러한 모든 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명(無明)에 덥힌 자를 벗겨 주어 일체 무명을 다 밝음에 이르게 하리라. 능히 무명을 없애고 밝음 있는 지혜를 나타내고자 수행하는 이가 없었다. 다만 그 깨달은 이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보살은 관찰하고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행하여 세간을 어여삐 여김으로 도의 뜻을 내었다. ‘모두 애착하되 또한 자기의 힘으로 그 애착을 끊지 못한다. 다만 그 깨달은 이를 제외하고는.’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이 색(色)에 얽히고 사랑에 얽히고 집착하여, 능히 색에서 벗어날 수 없도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의 마음을 내었다. ‘중생들은 음(陰)의 원수와 미움 두 가지 생각으로 서로 얽매여 능히 이것을 깨달음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괴로움의 무거운 짐이 되어 괴로움의 해를 당하나 능히 이 괴로움의 짐을 건져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항상 두려움을 품고 백 가지 괴로움이 함께 와도 능히 그 두려움을 덜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늘 사랑에 굶주린 듯 목말라 구함에서 싫음이 없으나, 능히 그 주림을 벗겨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2_b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병으로 인해 핍박되고 한 가지 병이 움직이자 백 가지 병이 더했으나, 능히 이 병을 벗겨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생ㆍ노ㆍ병ㆍ사가 항상 그 몸을 쫓으나 이것을 근심하고 싫어하면서 능히 이 생로병사를 벗어나 함이 없는 데 이르게 하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도다. ‘중생들은 온갖 일에 다 외람되이 항상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였으나, 능히 그 여러 가지 외람된 집착을 덜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뜻과 성품이 거칠고 어지러워 능히 일을 끝냄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적은 맛에 탐착하여 온갖 괴로움을 겪으면서도 능히 이 고뇌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항상 유예(猶豫)를 품고 바른 희망을 멀리 하고 삿됨에 나아가나 그 의심을 끊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몇 가지 견취(見趣)가 있으나, 능히 이 견취를 뽑아버림이 없도다. 다만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번뇌에 물들어 저 언덕에 이르지 못하되 능히 저 언덕에 건네줄 이 없었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세 가지 사나운 불에 타나, 능히 그로부터 벗어날 줄 모르며, 또한 능히 법의 비로 꺼 주질 못하였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생사에 유전하면서 쉼이 없으며 또한 능히 저 언덕에 건네줄 이 없었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2_c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번뇌에 물들어서 생(生)의 근본을 더하나, 이 생사를 벗어남이 없도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몸이 크게 험한 데 있어 손으로 위태로운 줄을 쥐었으나, 이 위태로운 줄에서 벗겨 줄 이 없었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마치 누에가 뽕잎에 가서 몰아 덮침과 같으나, 이 몰아 덮침을 벗어남이 없도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생사의 큰 바다에 있으면서 항상 욕망을 품으나, 또한 능히 돌이키어 그치게 할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악도(惡道)에 나아가 항상 욕심대로 행할 생각을 품으나, 능히 바른 길로 인도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3_a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오래도록 스스로 어둡고 지혜 없는 곳에 있으나, 능히 이 삿된 길을 벗어나 바른 지혜에 처하게 할 일이 없도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내었도다. ‘중생들은 마침내 현성제(賢聖諦)를 비추어 보지 못하였으나, 능히 현성제를 보게 하여 주는 이가 없었다. 다만 저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내었도다. ‘중생들은 오래도록 흐르고 걸림에 처했으나, 능히 이 흐르고 걸림에서 벗겨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한가롭고 고요함이 없이 가지가지 갈래 길[趣]과 상응하나, 능히 이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 이르게 하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번뇌에 탐착하여 오래도록 물드나, 능히 이 번뇌를 없애 줄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고난을 만나 뜻과 성품이 거칠고 어지러우나, 능히 해탈하는 곳에 이르게 하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욕심 때문에 냄새나는 것이 담겨 있는 곳을 조촐하다고 생각하나, 능히 이 애욕에서 벗겨 줄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욕심 때문에 모든 음(陰)의 괴롭고 근심거리로 낙(樂)을 삼으나, 능히 제일의 뜻을 깨달아 열반에 이르게 할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항상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모든 법이 옮기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나, 능히 열반의 길을 보여 주는 이 없도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나라는 생각[我想]을 헤아려 법수(法數)를 알지 못하나, 능히 법을 분별하여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3_b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구호를 얻지 못하므로 열반을 여의어 싫어하나니, 마치 큰 개가 항상 송장을 지키되 이리저리 뛰어가면서 쉼이 없듯이, 어리석고 미련한 자의 하는 짓도 또한 그러하여, 그 개와 다름없이 스스로 성행(性行)이 없이 이리저리 뛰어가면서 열반의 뜻을 모르고 음(陰)의 뚜껑이 덮이어 모두 살펴보지 못하므로 보살은 용맹한 뜻을 일으켜 저 도에 이르게 하려 하였다. 이런 게송으로 설하였다.
많은 중생들의 무리가 생사의 연못에 유전하므로 이 고통의 괴로움을 보고 편안한 열반에 이르게 하네.
029_1193_b_06L多有衆生類, 流轉生死淵, 觀此艱難苦,
安處至涅槃。
음(陰)의 구름이 덮이어 빛이 없고 어두우니라. 지혜로운 이 세상에 나타나 구름을 없애고 빛이 나게 하네.
029_1193_b_08L陰雲所覆蓋, 無光處幽冥,
智者皆現世, 除雲使光出。
어느 때 보살이 보시(布施)를 행하여 최초로 법의 생각을 일으켜 맛난 반찬에 향기롭고 아름다움으로 중생을 배부르게 하며, 때를 따라 서로 응하되 제일의(第一義)와 상응하게 하였다. 마음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맛이 없고 충만하게 성취하여 온갖 번뇌를 버리고 또한 멀리 떠나는 것도 없으며, 비는 사람에게 거역하지 않고 베풀고 나서 달라지거나 뉘우치는 마음이 없었으니, 이것은 다 지난 옛날에 베풀어 행한 공덕으로서 거기 집착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온갖 사람을 위하여 무거운 짐을 지되 모든 번뇌를 버림이 오늘의 보시와 같았고, 그 소원을 이루되 중생들이 하고자 함을 다 얻게 하였다. 어려서부터 갖가지 해롭게 할 뜻이 없고 온갖 더럽고 고통스러움을 참고 베푸는 공덕이 점점 두터워서 인민들을 인도하여 뱃사공이 되었다. 자주자주 보시함을 저버리지 않고 항상 은혜로이 베풂을 좋아하여 속으로는 스스로 청정하고 밖으로는 더러운 상을 나타내어 일체 것을 어김이 없었으니, 일체 중생에게 교만함을 제거하고 게으른 마음이 없게 하려 함이었다.
029_1193_c_01L베푸는 마음이 더할수록 얼굴빛이 온화하고 즐거워 원한이 없었다. 자신을 칭찬하지 않고 또한 스스로 낮추지도 않으며, 중생들을 사랑하고 즐겁게 하여 일체 것을 은혜로이 베풀어 할 만한 일이라면 인민을 모아 놓고 자주자주 은혜로이 베풀되 달라지고 후회하는 마음이 없는지라, 마음과 뜻이 즐겁고 보시를 찬탄함으로 과보가 멀리까지 사무쳤다. 금ㆍ은ㆍ진기한 보배ㆍ자거ㆍ마노와 수레와 아들ㆍ딸이며 성곽까지 모두 다 은혜로이 베풀었다. 속으로 간탐하거나 시기함이 없었으며 남에게 신심으로 베풀기를 사랑하였다. 그들의 희망을 충만하고 구족케 하려 하고, 보시의 과보를 모두 다 견고케 하려 했으며, 그로 하여금 배를 타고 건너게 하였다. 그 베풂으로써 이 뜻을 갖추게 하였으며, 보시 과보를 관찰하되 모든 맺힘을 버리고 중생들에게 탐착을 제거하여 삿된 소견이 없이 아끼고 탐하는 마음을 제거하기에 때를 따라 생겼으니, 법비[法雨]에 따라 내린 것이며 이러므로 귀의케 하였다.
금ㆍ은ㆍ진기한 보배며 자거ㆍ마노ㆍ구슬을 베풀어 그를 보아도 싫고 족함이 없어 이제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029_1193_c_09L金銀珍寶施, 車璖馬瑙珠, 瞻彼無厭足,
今禮釋師子。
코끼리와 말과 하늘ㆍ금은 색(色) 가운데 제일이라네. 능히 베풀자 얼굴빛이 온화했나니 해탈한 이에게 귀명합니다.
029_1193_c_11L象馬及天金, 色最爲第一,
能施和顏色, 歸命解脫者。
진기한 보배와 영락 수레ㆍ보배가 제일이라네. 아내와 아들딸도 보시하니 얼굴빛이 다 온화하였네.
029_1193_c_12L車寶爲第一,
珍寶所瓔珞, 顏色皆和悅, 妻子及男女。
금발우에 은을 가득 담고 혹은 금싸라기를 가득 담아서 기뻐하면서 보시하기는 그 누가 비사문보다 나으리.
029_1193_c_13L金鉢盛滿銀, 或盛滿碎金, 彼以歡喜施,
誰勝毘沙門?
온화하고 즐거이 스스로 베풀어 과일이 무성하고 좋듯이 기뻐하면서 은혜로이 베풀어 저 삼천세계에 가득하도록
029_1193_c_15L和悅以自施, 如果茂盛好,
歡喜而惠施, 彼滿三世界。
아들과 딸도 매우 단정했으며 아내의 몸이나 자기의 머리와 눈도 세상을 위하여 은혜로이 베푸니 그 무엇이 이 보시와 같으리.
029_1193_c_16L男女極端政,
婦身及頭目, 爲世而惠施, 誰與此施等?
보시는 이보다 지남이 없어 천상과 인간은 따르지 못하리. 마치 저 최상의 보살은 뜻이 커 바다에 밑이 없음 같았네.
029_1193_c_17L檀施無過此, 天人所不及, 猶如彼上人,
意大海無底。
029_1194_a_01L 그 보살이 계행을 닦을 때 그 계(戒)는 계 아님이 없어 몸과 입으로 행함이나 마음에 일어남이 모두 감로(甘露)의 법이었다. 저 꽃과 과실은 그 뿌리를 잘 가꾸므로 반드시 과실이 생기듯 그는 모두 이 사람의 소행으로 얻음이라 마치 신사(信士)와 같이 살생,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 음란하고 방자한 것 등, 보살은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모든 계와 지혜가 모두 구족하여 계 아님을 도량에서 제거하여 항상 삼매에 들어 멀리 계를 범함을 떠났었다. 또한 죽이는 뜻이 없으며, 물성(物性)이 다 청정하였으며 그 신심의 베풂을 받았다. 자주자주 두터운 맛을 또한 범함이 없고 속으로 모자람이 없었다. 유(有)를 버리고 유에 나가지도 않으며 또한 꽃을 피우지 않았다. 견(見)에 따라 부패하지 않고 더러움이 없고 새로 더러운 열매를 만들지도 않았다. 심는 것은 새로 잘 잠자고 깨어남에 근심이 없었다. 그 중생들은 색이 가장 제일이라 그 공덕으로 인연해 착한 향기가 멀리 퍼지고, 신심의 베풂을 받는 까닭에 뜻이 항상 굳고, 모든 뿌리가 구족한 까닭으로 무너지고 패함이 없고, 지혜에 머물러 옮기지 않는 까닭에 깨트리지 않음이 없고, 그 사람을 인연한 까닭에 이익을 더함이 있고, 그 사람을 위한 까닭에 고뇌를 짊어지고, 좋은 법을 인연한 까닭에 그 처소가 있어 근심도 없고 또한 물듦도 없으며, 형체의 모양 때문에 옷의 꾸밈이 있으며, 그 사람을 위한 까닭에 그 재물과 보배를 지니되 끝이 없고 한량없고 다함이 없었다. 처음 뜻을 낼 적부터 일찍이 변하거나 뉘우침이 없거니 하물며 보살이 금계를 성취함이겠는가. 이때 이런 게송을 읊었다.
위아래와 또 사방에서 모두 계의 향을 맡아 모두 다 한가지로 구족하게 욕심을 멀리함이 가장 요긴하네.
029_1194_a_15L上下及四方, 諸有聞戒香, 皆悉等具足,
遠欲爲最要。
선지식(善知識)을 친근하여 착한 이는 공덕을 지어 착한 빛은 비길 데 없으나 계의 향기가 제일 복이라네.
029_1194_a_17L親近善知識, 善者作功德,
善色無有比, 戒香第一福。
모든 더러움을 다 쉬고 나에게는 나가 없음을 깨치니 가장 훌륭한 제7의 선인(仙人)께 내 이제 스스로 귀의하네.
029_1194_a_18L諸穢悉休息,
覺我無有我, 最勝後第七, 我今當自禮。”
029_1194_b_01L 다시 보살이 정진(精進)을 행할 때 그 마음에 인연하는 바가 있으나, 마음에 또한 게으름이 없이 출가에 장애나 막힘이 되지 않았다. 중생을 위한 까닭에 출가하였으며, 옮기지 않으므로 그 힘이 있으며, 가지가지 중생으로 인연하여 그 정진이 있으며, 이길 수 없으므로 인욕이 있으며, 길이 이익 되게 함이 있는 까닭에 중생에게 나타나 보이며, 그 마음과 뜻을 거두어들인 까닭에 그 뜻이 옮기지 않으며, 뱃사공이 된 까닭에 저 언덕에 이르며, 마음이 정한 까닭에 어지럽지 않으며, 뜻을 내어 앞으로 걸으므로 건짐이 있으며, 그 중생을 위한 까닭에 그 소원이 성취되며, 도를 이루고자 하므로 코끼리와 말과 보배 수레를 보시하였었다. 그때 보살은 그 중생에게 이런 정진이 있으므로 그 정진의 이름을 들은 사람은 도에 뜻을 내었다. 한 몸 가운데 지은 공덕도 한량이 없거니, 하물며 또 여래(如來)께서 무수한 아승기겁(阿僧祗劫) 동안 지은 공덕으로 도량에 단정히 앉았을 때 외도(外道)를 항복시키고 생사를 겪으면서 정진하는 뜻으로써 근심과 걱정을 제거함이겠는가.
정진이 가장 제일이라 법왕(法王)께 귀의합니다. 부처님께서 스스로 잘 깨달았으므로 이제 견줄 데 없는[無等〕이에게 귀의합니다.
029_1194_b_10L精進最第一, 歸命法王主, 於佛善自覺,
今歸命無等。
그 어른이 제일 높은지라 법북의 소리도 멀리 펴져 깨달음에 스스로 깨달을 것을 깨달았으니 이런 까닭에 집착 없는 이에게 귀의합니다.
029_1194_b_12L彼尊爲第一, 法鼓聲遠布,
於覺覺自覺, 是故歸無著。
029_1194_c_01L 다시 보살이 인욕(忍辱)을 행할 때 두려움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으며, 물을 것도 없이 그 과보를 관(觀)하지 않았으며, 그 힘의 세력이 중생들을 옹호하여 항상 멀리 악함을 여의게 하였도다. 자주자주 뜻과 성품이 굳세어 스스로를 살펴 지났으며, 일체 중생들이 다 두려움을 품는지라 두려움이 없게 하기 위하여 그 계율을 보였으며, 또한 일체 중생을 위하여 거침을 항복 받고, 착하지 않은 말을 버려 중생들을 어여삐 여겼으며, 그 한량없고 끝없이 중생을 의지해 말하였으며, 혹 들음이 있어 모두 도의 자취에 이르면 미묘하고 제일이라, 마치 꽃과 과일이 보통 꽃을 피우지 못하였는데 바람에 불리어 산 바위 구멍에서 온갖 꽃의 향기와 맛을 채취함과 같으며, 가지가지 색처(色處)에 복덕의 소리가 메아리쳐 중생들이 모두 다 즐겨 들었으니, 마치 꿀벌의 왕이 온갖 꽃의 맛을 따서 꿀을 만들고 또 여러 작은 벌들이 꿀을 모음과 같으며, 또 모든 샘의 근원이 처처에 흘러넘치고 또 모든 나타원(那陀園)의 쾌락이 비길 데 없음 같았다.
꾸짖는 말에 성취함이 있고, 모든 주술(呪術)을 구하는 사람에게 부끄러움을 보이며, 중생이 도를 수행하는 자는 액난을 만난 이를 위하여 구호를 지음으로 이름하여 인욕 선인(忍辱仙人)이라 하였다. 그때 가람부왕(迦藍浮王)이 깊은 산에 들어가 사슴 사냥을 하려다가 마침 산속에서 이 인욕선인을 보고는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물었다. “이 깊은 산에서 무슨 도를 구하시오?” 인욕 선인은 대답했다. “인욕을 구합니다.” 그러자 왕은 스스로 살펴보지 않고, 또한 살펴보려 하지도 않고, 스스로 시험하고자 하여 즉시 이런 말을 하였다. “그러면 내 이제 그대의 손과 발을 자르겠소.” 곧 그 선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다시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슨 도를 구하오.” 인욕 선인은 여전히 대답했다. “나는 인욕의 도를 구하오.” 그리고 즉시 인욕의 덕을 찬탄하자, 그때 왕은 배나 많이 성내는 마음[瞋恚]을 품고 그 목숨을 살해하려 하였다.
그때 그 선인은 이미 손과 발이 잘리었으나,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나는 세세생생토록 성을 내지 않고 또한 성냄을 없게 하리라.” 그 왕은 모든 법이 다 허망함을 깨달아 알았다. 다시 다른 선인이 그 인욕선인에게 가서 이렇게 물었다. “어찌하여 선인께서는 그 왕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소?” “이런 큰 인욕의 힘이 있어 그때에도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았노라. 이 핏빛이 변하지 않음을 보라.” 그때 세상을 두호하는 사천왕들이 그 선인의 처소에 나아왔다. 그러자 제두뢰타(提頭賴吒) 천왕은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이렇게 물었다. “내 이제 가람부왕을 죽이려 하는데, 그래도 좋겠습니까?”
029_1195_a_01L이렇게 말했으나, 선인은 묵묵히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둘째 천왕이 다시 이렇게 물었다. “내 이제 그 남녀노소를 죽이고 성곽과 인민들을 모두 소탕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했으나, 선인은 묵묵히 대답이 없었다. 이때 비루피차왕이 다시 이렇게 물었다. “내 그 나라 안의 모든 인민을 다 죽여 버리겠으니 허락해 주시오.” 그러나 선인은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비사문(毘沙門)천왕이 다시 이렇게 물었다. “내 그 나라 경계 안의 땅을 다른 지방에 옮겨 버리려 하오니 허락해 주기 바랍니다.” 선인은 크게 기뻐 인욕의 덕을 찬탄하고 문득 이런 게송을 읊었다.
머리와 눈 손과 발이 잘리어도 원수의 나쁜 마음을 내지 않고 모두 다 그에게 베풀었거니 하물며 저 세간에 있어서랴.
029_1195_a_10L截頭目手足, 不起怨惡意, 所有盡施彼,
況當於世閒?
그러자 세상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은 이렇게 물었다. “선인은 어떻게 어떠한 도를 구하십니까?”
029_1195_a_12L是時護世天王復作是問:“云何仙人欲求何等道?”
이때 선인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 왕의 몸으로 하여금 악행의 과보가 없게 하려고 그 왕이 비록 흉포하더라도 그를 걱정하고 스스로 걱정치 않노라.
029_1195_a_14L是時仙人答曰:欲使彼王身, 無有惡行報, 彼王雖兇暴,
憂彼不自憂。
029_1195_b_01L 보살이 삼매(三昧)를 수행할 때 비록 그 삼매에 들어 반연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아직 잃지 않았고, 또한 게으르지 않아 그 한마음을 오로지 하였다. 다시 은근한 방편을 구하지 않고 또한 여러 가지 행을 받지 않고, 모든 법의 맛을 알되 그 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 경지에서 또한 번뇌도 없었도다. 그 삼매 속은 청정하여 티와 더러움이 없이 바깥 적(敵)을 항복시켜 겁약함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그 기미(氣味)를 알았으며, 마음에 집착이 없는지라, 뜻과 성품을 항복시켜 일찍 게으르지 않아 그 행하는 대로 삼매를 성취하였다. 크게 기쁜 근성으로 정진하여 생각을 옮기지 않고 어긋나고 어지럽지 않았으니, 1겁(劫)의 닦은 대로 깨달아 안 도품(道品)이었다. 생각이 크게 기쁨을 의지해 용맹스레 얻은 바요, 모두 지혜를 의지해 점점 환락한 곳을 얻음이었다. 그러나 보살이 그 삼매를 행할 때 삼매에서 일어나 잘 행하여 삼매를 성취하였으며, 가고 머묾을 잘 행하여 일찍 잃음이 없고, 그는 이렇게 행함으로써 착한 법이 구족하며, 모든 착한 행을 일으켜 온갖 구하는 것이 모두 앞에 나타났었다.
029_1195_c_01L비록 마음에 근심이 있더라도 점차 그 뜻을 항복 받아 잃지 않았으며, 더욱 더하고 더욱 더함을 생각하여 만약 마음이 게으르면 다시 착한 법을 생각하였으며, 만약 마음에 근심을 품어 그로 인연해 얽힘이 되면 곧 능히 저 해탈의 착함을 생각했었다. 그 경계에 있어서 위의가 모두 다 착하여 사람을 위해 어지러운 생각과 더러운 병이며, 또 여러 가지 삼매를 연설하되 그 삼매에는 모든 공덕이 구족하였고, 그 삼매를 행하는 보(報)의 결과는 참으로 가장 착한 행이 되었으니, 마치 푸르른 나무가 조촐하게 벗어나듯 또 그 밖에 푸르고 누르고 희고 검음이 모두 그 삼매를 따라 내왕하되 걸리는 바가 없었다. 삼매 힘의 불이 모여 햇빛이 비추지 않은 곳이 없듯이 천안(天眼)을 얻음도 또한 그렇게 낮과 밤을 사무쳐 비추었으며, 다시 천이(天耳)를 얻어 들음도 그러한 힘이 있었다. 그 보살이 이 삼매를 얻음이 한량이 없고 헤일 수도 없었으니, 모두 삼매의 힘을 말미암음이요 또한 사유(思惟)로 말미암은 것이며, 게으르지 않음을 말미암음이요, 지혜의 밝음을 말미암음이며, 말고 폄을 알아 또한 삼매를 희망함을 말미암음이요, 나쁜 생각을 버림을 말미암음이며, 거스르고 쫓는 삼매의 힘을 말미암음이었다. 이러한 모든 생각은 그 삼매에서 난 것이며, 그 총지문(總持門)이 삼매를 이루어 맞은 곳에 또한 피곤함 없이 그 방편으로 견고치 않은 삼매를 구한 까닭에, 삼매를 행하여 일체 욕심을 위한 까닭에, 마음과 뜻을 항복 받고 잘 옹호하고 생각하여 또한 어긋나고 어지럽지 않으며, 뜻에 따라 자유자재하였다. 사람의 허물을 꾸짖지 않기 한량이 없고 다함이 없었으며, 지금 삼매에서 모든 적은 의심을 끊고 가지가지 광명을 놓으며, 일체 착한 법에 의지하여 모든 번뇌가 청정하며, 자주자주 삼매를 익히되 일체 착한 법을 따랐었다. 이때 이런 게송을 읊었다.
이 해탈의 마음을 얻으니 삼매에 걸림이 없었다. 새로운 머리로 큰 바다에 나아가니 빨리 흐름을 막기 어렵네.
029_1195_c_06L獲此解脫心, 三昧無罣㝵, 新頭趣大海,
駃流難可制。
만약 뜻에 하고자 함이 있어도 마음이 또한 옮기질 않네. 경계 안의 물을 끊고자 하니 이것은 다 근문(根門)의 행일세.
029_1195_c_08L若意有所欲, 心亦不移轉,
欲斷境界水, 皆是根門行。
내가 백 년 동안이나 부모를 엎고 간다하더라도 나의 소원이 차도록 부모의 은혜를 갚지 못하리.
029_1195_c_09L我於百年中,
擔負父母行, 不充我所願, 能報父母恩。
그곳까지 나를 데려다 달라. 부모의 처소를 가리키리라. 능히 이렇게 깨달음은 세상에 매우 희유함이네.
029_1195_c_10L已得將護彼, 指授父母處, 能覺知如是,
世之所悕有。
029_1196_a_01L 그때 보살이 견고한 마음을 행할 때 해탈을 수습해 이런 방편으로 그 용맹한 뜻이 있으므로 하는 것이 걸림이 없고, 사람의 제지함이 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마땅히 방편으로 구하였다. 듣건대 옛적에 아란가란(阿蘭迦蘭)에게 모든 선정(禪定)을 일으켰다가, 그 선정을 버리고서 다시 삼먁삼불타의 위없는 도를 구하여 문득 남쪽으로 반 유순(由旬)을 가서, 그 고요하고 한가로운 곳에 나아가 가지가지 고행을 닦았었다. 과일을 먹고 물을 마시며, 검은 가죽 옷을 입고 나무 아래서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때로는 물을 마시고 때로는 과일을 먹으며, 혹은 공기를 마시며, 이렇게 고행하여 풀 위에 눕기도 하고 스스로 재[灰]를 안기도 하며, 그것을 즐겨 3숙(宿) 가운데 얼굴빛이 변하지 않았었다. 9일 동안 무릎을 꿇고 불의 신[火神]에게 제사지내자 모든 게으른 사람들이 그의 가르치는 말을 따랐다. 때로는 하늘에 제사도 지내므로 머리와 눈이 점점 야위었으며, 두 팔을 드러내거나 혹은 한 발로 뛰고 몸을 구부리기도 하며, 또한 훔치지 않는 법을 스스로 즐겼다. 또 그 고행으로 도를 구함에 또한 먹고 마시지 않아 살갗과 뼈가 마주 닿았고, 햇빛을 향해 몸이 검고 얼굴이 누렇게 되어 마치 공후(箜篌)와 같이 속이 텅 비었고, 늑골과 척추가 모두 드러나 형상이 백 가지로 변해 눈으로 볼 수 없었으며, 젊어 한창 때의 모습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마치 늙은 코끼리같이 맡겨 둘 곳이 없는 듯 앉고 눕고 가고 걸음에 힘이 없고, 또한 말도 못하였다. 비록 목숨을 탐내었으나, 세상에 오래 있을 수 없었다. 바로 그때 천사(天使)가 그곳에 이르러 방편을 베풀어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법을 위한 까닭에 자나 깨나 그 절조를 잃지 않고 이렇게 해탈을 구하여 그 몸을 돌아보지 않았었다. 그리고는 게송을 읊었다.
설령 내가 썩고 문드러져 사람의 몸이 백 쪽이 되더라도 또한 성내는 생각이 없을 것이요 중생도 다름없는 데 이르게 하리라.
029_1196_a_12L設我當融爛, 人身分爲百, 又無瞋恚想,
衆生至無異。
그 뜻에 무엇을 탐내어 괴롭게 수없이 변하랴. ‘나’라는 생각을 헤아리게 되면 잠자는 것과 죽음이 무엇이 다르랴.
029_1196_a_14L彼意何可貪? 苦惱無數變,
有計吾我想, 眠與死何異?
029_1196_b_01L 그때 보살이 ‘많이 들음[多聞]’을 행할 때 이른바 이름이 들리는 사람은 스스로 그 덕이 가장 마음을 쉬는 이가 된다 일컬으며, 뭇 사람들이 공경히 대하였으며, 뜻과 성품이 어지럽지 않으며, 들은 것을 잘 지녀서 듣고 가짐이 구족하여 또한 잊어버리지 않는지라, 그 뜻을 관찰하여 교만함을 버리고, 이러한 업이 있으므로 지혜가 서로 응하며, 이제 다 듣고 앎으로써 지혜에 게으름이 없었으며, 스승을 공경하여 소원이 자재로웠다. 주리고 허기진 사람에게는 큰 자비를 일으키고 외도를 항복 받아 걸림이 없었으며 또한 번뇌도 없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 도행(道行)을 나타내되 애욕에 물들지 않고, 방편의 뜻을 일으켜 세상 인민을 위하여 해탈케 하려 하였다. 그때 보살은 이러한 자비심이 있어 일체 지혜의 인연하는 바가 다 이 방편으로 일어났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게송을 읊었다.
그 들음이 약간 메아리쳐 그 빛은 변함이 없네. 견고해도 오래 가지 못하거니 하물며 나의 지금 몸이랴.
029_1196_b_03L彼聞若干響, 其色無有變, 牢固不久存,
況我今日身?
가장 처음에 이 법을 받고 저 부처님을 믿음이 있어 문득 큰 지혜가 생겨서 모든 번뇌를 덜어 버렸네.
029_1196_b_05L最初受此法, 有信於世尊,
便生大智慧, 除去諸結使。
029_1196_c_01L 그때 보살이 은혜를 행할 때 그 은덕을 알아 또한 잊지 않았으며, 곧 이런 지혜가 있어 그 은혜를 갚고자 작은 공덕을 지음에도 오래도록 잊지 않았으며, 또한 오래도록 다하지 않았다. 마치 작은 곡식의 씨앗을 심어 그 씨앗의 모체(母體)는 없어져도 그 싹은 잃어버리지 않음과 같았다. 옛날 보살이 위없는 도를 구하였을 때, 어떤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 있었다. 어떤 앵무새가 보살과 항상 그 나무에 살았다. 어느 때 바람이 불어 그 나무가 서로 부딪쳐 불이 일어났다. 불이 나자 점점 사나와져 드디어 산과 바위에 미치고 번져서 청정한 나무들이 불에 다 타 버렸다. 검은 연기가 일어나 빛이 붉고 제대로 타 불시(不時)에 소멸되었다. 마치 햇빛과 연기가 함께 일어 크고 작은 나무가 다 타서 남음이 없는 거와 같았다. 또 천지가 무너질 때 잠깐 사이에 듣고 보는 사람이 다 두려워하고 타는 물건이때에 따라 문득 다해 버리듯 모든 나무가 다 타버렸다. 그때 보살은 앵무새의 몸이 되어 하룻밤 동안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새가 이 나무에 머물렀더라도 마땅히 고마운 마음으로 서로 은혜로운 뜻을 내겠거늘 하물며 우리들은 오랫동안 그 속에 살았으면서 어떻게 이 불을 끄지 않으랴. 나는 이제 바로 지금 위력을 나타내어 큰 바다에 가서 두 날개로 물을 길어다 그 불에 뿌리리라. 혹은 날개로써 뿌리고 혹은 입으로써 뿌리리라.’ 그리고는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그때 어떤 천신(天神)이 문득 이런 게송을 읊었다.
이 불은 매우 사나워 연기와 구름으로 가까이할 수 없네. 비록 이런 착한 마음이 있으나 또한 끌 수 없으리라.
029_1196_c_03L此火甚熾盛, 煙雲不可近, 雖有此善心,
亦不能得滅。
그러나 보살인 앵무새는 그 천신에게 말하였다.
029_1196_c_05L是時菩薩鸚鵡語彼天言:
내 이 산 가운데 살면서 일찍이 그 은혜를 잊지 않았네. 이 나무들이 불에 타는데 어찌해 버리고 갈 것인가.
029_1196_c_06L我處此山中, 未曾失其恩, 云何當捨去,
使火燒此林?
이제 내 이런 힘이 있어 마음으로 이 불을 끄려 하네. 이 산에 있음이 헛되지 않게 그 은혜를 갚고자 하네.
029_1196_c_08L今我有此力, 意欲滅此火,
不空居此山, 欲得報其恩。
이때 수신은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029_1196_c_09L爾時樹神復作是說:
이 새는 은혜로운 자비가 있어 그 빛이 매우 단정하구나. 이것은 곧 사람의 법에 따름이니 이 세상에선 매우 회유하도다.
029_1196_c_10L此鳥有恩慈, 其色甚端正, 此是應人法,
世之所希有。
그리고 천신은 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다시 보살인 앵무새에게 말하였다.
029_1196_c_12L爾時天神作是思惟,便語彼鸚鵡菩薩言:
그대는 은혜로운 자비가 있거니 그대를 위해 불을 꺼 주리라. 서로 어여삐 여기는 이런 마음으로 내 빨리 불을 꺼 주리라.
029_1196_c_14L知汝有恩慈, 爲汝當滅火, 相愍有此心,
我當速滅火。
그러자 큰 구름이 일어 그 앵무새를 어여삐 여김으로 당장 그 불을 끄고 그가 원하는 보람을 얻게 하였네.
029_1196_c_16L爾時有大雲, 愍彼鸚鵡故,
今當滅此火, 使彼願獲果。
하물며 마침내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음에랴.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6_c_17L況當成等正覺?於是便說此偈:
부처님께서는 그때에도 이런 은혜로운 자비가 있어 모든 중생이 크게 기뻐하며 천상 인간의 공양을 받았네.
029_1196_c_18L如來在彼時, 有此恩慈心, 諸有發歡喜,
天人所供養。
능히 저 언덕에 이름으로써 생ㆍ노ㆍ병을 멀리 떠났네. 지극히 믿음이 굳세어 십만 국토를 통섭하였네.
029_1196_c_20L以能到彼岸, 遠離生老病,
篤信已牢固, 統攝十方國。
029_1197_a_01L 그때 보살이 가사(袈裟)를 입을 때 세상 인간의 법칙이 되고자 중생들을 위하여 세속을 버리고 도에 나아갔으니, 이는 곧 큰 깃대와 일산이었다. 이렇게 국왕의 지위와 처자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모든 의심을 끊었었다.
이때 보살이 가사를 입을 때 이러한 이로움을 더하는 공덕이 있었으니, 일찍이 듣건대 과거의 삼먁삼불타가 동산에 놀고 구경하자, 꽃과 열매가 무성하였다. 그 동산 안의 인민들이 구경하다가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보고 싫증내거나 만족함이 없었으며 인민들이 들끓었으나, 그 동산 속엔 온갖 소리가 없었다. 가사를 입었으니 세 가지 빛이 맑고 밝았으며, 귀에 메아리치는 해탈의 소리가 부드럽고 온화하여 일체 중생들이 스스로 귀의했다. 이때 가사를 보호함에 온갖 공덕이 있는지라, 그 티와 더러움을 버렸느니라. 이로 인연하여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또한 스스로 이름을 몰라도 그와 더불어 서로 응하고 또한 잘 목욕하지 않지만 항복한 까닭에 여기 왔네.
029_1197_a_12L亦不自識名, 與彼而相應, 亦不善浴洗,
降伏故來此,
빨리 항복시킨 그 과는 베어도 아까울 것 없고 입으로 잘 말을 가르쳐도 반드시 스스로 무너지고 패하네.
029_1197_a_14L速降伏彼果, 割己無所惜,
口作善言教, 必當自壞敗,
비록 다시 이렇게 관하니 나와 이 뜻을 말하노라. 내 그에게 은혜를 베풀어 이 고뇌의 근심을 참는다네.
029_1197_a_15L雖復作此觀,
與我說是義, 我當惠施彼, 忍此苦惱業。
이미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마음을 항복시키고 나서 곧 이와 같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1197_a_16L已自割己降伏其心,便作是語,而說此偈。
괴로움과 근심을 일으키지 말라 이와 같이 간탐함이 있다면 그 열매 비록 작더라도 악한 과보 한량이 없으리라.
029_1197_a_18L莫作苦惱患, 有如是慳嫉, 此果雖復小,
惡報無有限。
029_1197_b_01L 그때 보살은 한가롭게 즐기며 고요히 그 동산에 있었다. 청정하고 온갖 어지러움이 없고 또한 온갖 일이 없었다. 거기 이르는 사람은 두려움을 품어도 마음으로 즐겨했으니, 일찍이 들으니 선인(仙人)들의 살던 곳이라, 극히 미묘하고 비길 데 없었으니, 자세히 말하자면 위와 같다. 선인의 살던 곳은 그 온갖 일을 다하여 남음이 없었다. 바로 그때 보살은 토끼의 몸이었다. 토끼는 선인들 주처에 의지해 있었는데, 이때 선인들이 산으로 내려옴을 보고 곧 게송으로 선인들에게 말하였다.
사람의 몸이 세간에 처하니 매우 묘하여 비길 데 없네. 이미 인간에 남을 얻어서 산 숲 동산에 처하였네.
029_1197_b_05L人身處世閒, 極妙無有比, 已得生人間,
應處山林園。
훌륭하도다, 이 선인이여, 좋은 빛의 얼굴을 가까이하니 온갖 티와 나쁨이 없고 마음을 스스로 항복 받았네.
029_1197_b_07L善哉此仙人, 善色面親近,
無有衆瑕惡, 心自能降伏。
살해함을 일으키더라도 한도를 알아 제압하고 능히 몸소 마음을 조복해 경계의 생각이 없네.
029_1197_b_08L殺害之所起,
自知齊限量, 能自降伏心, 無有境界想。
이미 경계의 먹을 것을 버렸으므로 내가 출가한 까닭은 해탈의 길을 구함이니, 마음과 뜻이 결정되어 감로를 버리지 않고, 그 희망을 버리고 공덕을 뜻하며, 함께 산 숲속에 있으니, 이러한 삼매는 뜻에 온갖 어지러움이 없고 이미 이 산 숲에서 즐겼다. 마치 밤엔 달이 비추고 해가 낮에 비추듯 능히 어질고 은혜로운 자비가 있으므로 이 산 숲에 살았다. 그러나 그 선인이 젊었을 때 그 산속에 살아 이제 늙었으니, 어떤 인연으로 이것을 버릴 것인가 하였다. 그 선인은 곧 이런 말을 하였다. “스스로 그 마음을 조복하노라.” 배나 더 크게 기쁨을 내어 이런 말을 하였다. “만약 선인이 간다면 누가 여기 살기를 즐기랴.” 보살인 토끼는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7_c_01L
경계가 매우 조용한지라 산 숲에서 고업(苦業)을 행하네. 항상 한가롭고 고요히 있음을 즐겨 마땅히 스스로 생각하고 지나네.
029_1197_c_01L境界甚庠序, 山林行苦業, 常樂居閑靜,
當自思惟行。
몸을 해탈하는 공덕으로 마음과 뜻이 항상 온화하고 즐겁네. 지혜가 매우 미묘하여 산 숲을 친근하기 알맞네.
029_1197_c_03L解脫身功德, 心意常和悅,
智慧極微妙, 當親近山林。
그때 보살은 이 벗을 친하려는 마음이 있어 항상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제 자식을 돌보듯 하여 듣던 대로 산 숲에 있으면서 널리 말한 것은 계경(契經)과 같았다.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산 숲에는 온갖 과일이 없으나, 모든 법의 해탈은 참는 법으로 해탈한다.’ 이때 보살은 기나긴 밤중에 이런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법을 해탈하고, 그 인민들에게 부딪쳤으나 시끄러움이 없었다. 거기서 단정히 앉아 생각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새가 머리 위에서 집 짓는 것을 본 뒤부터는 머리 위에서 젖먹이는 것을 알고 항상 새알이 떨어질까 두려워 몸도 꼼짝 않았었다. 그리고 곧 관찰하여 몸 버림을 행하여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은근한 힘으로 즐거움을 내어 그것을 포섭하였다. 그러자 새 새끼가 이미 나래가 돋쳤다. 이미 나래가 돋쳤으나, 아직 날 수 없었으므로 마침내 버리고 가지 않았다. 이때 이런 사랑을 행하니 어떤 기이함이 있었고 또한 두려워 떨지도 않았다. 중생도 아직 스스로 이러함을 알지 못하였다.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그는 이 일을 성취하니 수천의 인간보다 크네. 또한 그를 시끄럽게 하지 않으므로 이 덕은 위없다네.
029_1197_c_17L彼能辦此事, 故于人中大, 亦不觸嬈彼,
此德無有上。
그러므로 그 부처님은 가장 으뜸가는 신선이라네. 그래서 도량에 있으므로 공덕이 스스로 구비하였네.
029_1197_c_19L是故彼世尊, 最爲第一神,
故在道場處, 功德自備具。
029_1198_a_01L 그때 보살이 자비를 닦을 때 스스로 힘의 세력이 있어 무거운 짐을 질 만했다. 일체 중생을 내가 해탈시켜서 공덕의 이익을 더하리라 하고, 모든 괴로움을 벗을 힘이 없는 사람에게 세간의 근심을 덜어 주고, 구호함이 없는 사람에게 구호를 하고,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 희망을 지어 주고, 힘과 세력이 없는 사람에게 힘과 세력을 지어 주며, 모든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의사가 되고, 늙은 사람에게는 젊은 뜻을 나타내고, 젊은이에게는 힘이 있음을 나타내 보였었다. 일찍이 들었다. 부처님께서 도를 행할 때 무수한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였는데, 불이 동산을 태울 때 비구들이 큰불과 연기를 보고 부처님께 쫓아가 부처님을 찬탄하고 부처님 앞에 머물러 섰는데, 그때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나와 같이 짝할 이 없이 3세(世)의 공덕이 구족하거니 이런 지극히 정성된 말로 악한 것을 속히 쉬게 하리라.
029_1198_a_08L如我無疇匹, 三世功德具, 以此至誠語,
使惡速休息。
029_1198_b_01L 이 게송을 읊자, 사납게 타오르던 불은 곧 꺼졌다. 이때 비구들은 미증유함을 찬탄하며, 이것은 모두 부처님의 은덕이라고 크게 기뻐 부처님께 각각 이런 말로 찬탄하였다. “아직 이런 일이 없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 있었으니, 거기에는 갖가지 종류의 빛이 있었다. 그때 에 나는 아직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므로 나는 방황하는 나그네였다. 나이 어려서부터 사람에게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미묘한 행을 구하였느니라. 바로 그때 건차국(褰茶國)은 인민들이 매우 번성하고 토지가 비옥하여 대나무가 많고 갈대가 숲을 이루고 수목이 울창하였다. 그러나 불이 일어나 매우 치성하여 산과 못을 점차 태웠으니, 이러한 변괴는 널리 계경(契經)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그때 뭇 새떼들이 각각 알을 낳고 새끼들이 아직 날개가 돋치지 않기도 하고, 혹은 날개가 돋으려 하기도 하여, 혹은 땅에 떨어지고 혹은 머리가 깨어지기도 하였으나, 또한 마음대로 날지 못하였고, 혹 주리기도 하였으나, 그 불이 사납게 탐을 보고 각각 날아가려 하였다.
나는 그때 이 불을 보고 나서 또한 몸도 보호하지 못했으나, 무수한 백 천만 겁의 공덕으로 이렇게 구호할 마음이 있었다. 나는 곧 청정하게 이 마음을 내기를 ‘그 중생들을 이 큰 화난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하였다. 그리고 내가 곧 그 불을 끄자, 불은 즉시 꺼지고 말았다. 나는 그때에도 그 나라의 불을 끄고 이 슬픈 마음을 내었거늘 하물며 슬픔을 성취한 오늘이겠느냐. 오늘 불도 그렇게 멸한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적게 소생(所生)함을 말미암아 본래 일체의 변화를 보노라. 일체가 모두 다 파괴되나니 그래서 중생들을 어여삐 여기노라.
029_1198_b_07L由少之所生, 本觀一切變, 一切皆悉壞,
慈哀於衆生。
그 불이 곧 꺼지자, 오래되지 않아 지혜의 밝음으로써 세상 인간의 불을 껐느니라. 그때 보살이 나고 죽음을 위한 까닭에 보살이 나려 할 때 중생을 구제코자 나는 괴로움의 근본을 관하였다. 일찍 들었나니 쓸쓸하고 고요한 산 숲 속에 까마귀ㆍ사슴ㆍ집비둘기ㆍ뱀이 그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곳에 보살이 선인(仙人)으로 있으면서 그 안에서 과일을 먹고 물을 마셨다. 그러자 까마귀는 그 선인이 머무는 곳에 나아가 한쪽에 섰으므로 곧 이렇게 물었다. “세상에 무슨 괴로움이 있는가?” 까마귀는 대답하였다. “주림이 가장 괴롭습니다.” “무엇을 인연하여 이 괴로움이 생기느냐?” “우리들이 각각 스스로 말하거니와 몸이 파리하고 매우 번거로워 모든 뿌리가 정하지 않아 입으로 말할 수 없고 귀로 들음이 없어 항상 괴로운 생각을 품습니다. 그러므로 주림이 가장 괴롭습니다. 이 괴로움은 몸이 불에 타는 것 같고, 이 주림으로 인연해 이 병은 고치기 어려우며 함께 서로 이어서 모두 이런 괴로움이 있습니다.”
029_1198_c_01L그러자 사슴이 곧 이야기했다. “놀랍고 두려움이 괴로움입니다. 이른바 놀라고 두려워함이란 혼자 있을 때 사냥꾼을 만나 그에게 살해될까 두렵습니다. 이 몸이 무엇이 견고함이 있습니까.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없어 늘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이 놀랍고 두려움은 어떻게 하여 있을까’라고 항상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 여러 사슴들도 다 이렇게 그 몸을 버린지라 우리들의 이 몸이 있는 것도 항상 놀랍고 두려움을 품어 잠깐도 편안치 않습니다. 이것은 다 본래 지은 대로 무너지고 패하는 괴로움입니다. 이러한 괴로움이 있는 까닭에 놀라고 두려움이 괴로움이 됩니다.” 그러자 집비둘기도 곧 이런 말을 하였다. “욕심이 가장 괴로운 감수(感受)가 됩니다. 그 가운데 마음의 경계가 조촐하더라도 생각하는 그곳에 이 욕심의 우환을 벗음이 없습니다. 이 욕심은 마치 불과 같고, 또한 기름과 타락을 그릇에 넣고 불을 붙이면 미친 듯이 타는 것처럼, 말한 대로 그 마음에 물들고 집착하여 욕의 불도 또한 이렇게 그 마음에 물들고 집착하여 그 형상을 녹여 없애고 모든 얽매임을 더욱 더합니다. 무수겁을 두고 욕심은 미혹의 원인이 되어 불이 타고 사람의 몸을 태웁니다. 이런 까닭에 욕심이 가장 괴롭습니다.” 그러자 뱀이 곧 이런 말을 하였다. “성냄[瞋恚]이 가장 괴로움입니다. 성냄이란 곧 사람의 목숨을 해치고, 높고 낮음 없이 모든 죄의 뿌리를 더하며, 몸과 얼굴빛이 항상 변하기 쉽고, 자칫하면 죽을 뜻이 생기며, 절름거림으로 눈이 붉고 어금니가 길고 날카로워 사람들이 보기를 싫어합니다. 머리를 흔들고 몸을 움직여 긴 한숨에 늘 독을 뿜으며, 몸의 살갗과 껍질은 성냄의 불 그대로여서 일체세간 사람은 모두 보시를 싫어합니다. 항상 쓸쓸한 곳에 누워서 주려도 성내고 배불러도 또한 성내며, 눈으로 봄이 좋지 않아 이러한 변이 있습니다. 저 불이 산과 못을 태움과 같이 이 성냄의 불도 또한 그러하여 이런 까닭에 성냄이 괴롭습니다.” 그러나 보살인 선인은 매우 깊은 지혜로 이것을 생각하고 나서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9_a_01L 일체는 모두 다 괴로움뿐 그 얼굴빛을 친근히 함도 나는[生] 것은 반드시 괴롭나니
내가 하는 말을 들으라.
029_1198_c_23L一切皆悉苦, 親近其顏色, 生者必有苦,
聽我今所說。
마치 이 큰 근심은 고뇌가 끝이 없음과 같노라. 일체는 이 남[生]이 근본이니 이런 까닭에 남은 참되지 않느니라.
029_1199_a_02L猶如此大患, 苦惱無有限,
一切是生根, 是故生非眞。
만약 반드시 보살도(菩薩道)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사에 유전하면서 자(慈)ㆍ비(悲)ㆍ희(悲)ㆍ호(護)로써 일체 중생을 어여삐 여기고, 민첩하고 빠른 지혜로써 걸림이 없이하여 용맹한 뜻으로 일체 지혜를 닦으며, 게으름 없는 마음으로 교화하여 의심이 없고, 항상 평등한 생각을 내어 뜻과 성품이 굳건하여 무너뜨리지 못하였다. 그 기미(氣味)를 얻되 그 뜻을 잃지 않고, 힘이 있어 참고 견디되 모든 법을 분별하여 헐어버리거나 새지 않고, 큰 지혜를 성취하여 뜻으로 해탈을 베풀되 변하거나 뉘우치는 마음이 없었다. 일체를 은혜로이 베풀기를 습비국왕(濕鞞國王)과 같이하고, 항상 청정한 행을 닦아 일찍 게으름이 없기를 마하제피(摩訶提披)왕과 같이 하며, 인욕이 구족하여 인욕 선인과 같이 하고, 계행에 물샐틈없게 하되 포뢰다(布賴多) 학사와 같이 하며, 항상 출가를 즐기고 얼굴빛을 온화하고 즐겁게 하고, 다시 사랑하고 공경하는 가운데 뜻에는 물들고 집착함이 없어 대수달시나왕(大須達施那王)과 같이 하고, 세속에 즐기고 사랑하기를 울다라마납(鬱多羅摩衲)과 같이 하고,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서 기악(伎樂)의 소리가 맑게 사무치기를 선각보살(善覺菩薩)과 같이 하며,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를 하여 모두 해탈을 얻고 열반에 이르도록 하며, 모든 공덕을 반드시 구족하게 성취하여 도에 있어 모든 덕을 배나 더하여 보살행을 성취하였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언제나 상해하는 뜻이 없이 보살의 공덕이 청청하였네. 이미 뜻과 성품이 굳건해 해가 빛을 놓음과 같다네.
029_1199_a_20L倍無傷害意, 菩薩功德淨, 已志性牢固,
如日放光明。
이렇게 법을 사랑하고 즐겨 복밭[福田]에 더러움 없네. 저 세상 인민들을 어여삐 여겨 그러므로 이런 업(業)을 말씀하네.
029_1199_a_22L愛樂如是法, 福田無有穢,
愍彼世人民, 故說如是業。
029_1199_b_01L 그때 보살은 두려움을 품지 않고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와 ‘함이 있는 행’에 무상(無常)함을 관하되 마음에 어지러운 생각이 없고, 항상 스스로 관찰하여 태어날 곳을 알며, 또한 스스로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음을 알았다. 이 진제(眞諦)가 있으니, 그 근원을 다하여 마음에 물들고 집착함이 없이 모태(母胎) 안에 태어나 그곳에 머물렀으되 또한 마음에 어지러움이 없으며, 저 계를 범하면 악행이 되고 계를 가지면 청정함이 됨을 관하되 또한 마음에 물들고 집착함이 없었다. 태 안에 있음도 청정행 아님이 없으니, 마치 연꽃이 물에 묻지 않음과 같이, 거기서도 도의 뜻을 많이 일으켰다. 이미 지혜가 있는지라, 모든 천자가 항상 호위하였으며, 도솔천의 모든 천왕이 교대하여 밤을 지켰다. 음(婬)을 나타냄은 청정한 행이 아니니, 즐겨 범행(梵行)을 닦았으며, 보살이 모태 안에 들자 부인의 몸은 일찍이 더러움이 없었으니, 보살의 계행이 극히 청정함이요 마음에 상해하는 뜻이 없고 맹세코 보시를 행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심제(審諦)하였으며, 태에서 나오려 하자 크게 높고 묘한 신(神)의 천자들이 모두 다 부축하여 태가 청정하여 번뇌가 없었다. 발을 들어 일곱 걸음을 걸으며 곧 출가할 뜻을 품어 사방을 보고 ‘이제 어느 곳을 향해야 온갖 괴로움이 없게 할 것인가’ 하고 관찰하였다. 향수로 목욕하자 자연히 향기 못이 있었으니, 이것은 다 전생의 공덕으로 이루어짐이요, 하늘에서는 우발라꽃과 구물두꽃을 내려 여래를 공양하였다. 그리고 다시 게송을 읊었다.
무수한 세상에 부지런히 힘써 그 모든 중생을 구하려 하였네. 법바퀴 굴림이 한량없어 천상과 인간이 안온함을 얻네.
029_1199_b_18L無數世勞勤, 救彼衆生故, 轉輪無有量,
天人得安隱。
모든 천상에서 음악을 연주해 모두 다 크게 기쁨을 얻었네. 향바퀴가 앞에 구르니 온갖 마군의 원한을 항복시켰네.
029_1199_b_20L諸有天伎樂, 皆得歡喜心,
香輪在前轉, 降伏衆魔怨。
029_1199_c_01L 그때 보살이 도솔천에서 하강할 때 범천(梵天)의 무리들이 모두 다 시중을 들었다. 세존께서 인민들과 하늘들이 에워쌀 때와 같이 이것이 제일의 상서였고, 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오자 땅이 크게 진동하였으니, 세존께서 중생의 번뇌가 더러움이 없음을 깨닫자, 이 처음 상서로 땅이 크게 진동하고, 저 중생들이 번뇌가 생기지 않게 함이 제일의 낙이었다. 이것이 처음 상서이며, 보살이 도솔천에서 하강할 때 큰 광명이 세간을 비추었으니 이것은 지혜의 광명 상(相)인 처음 상서며, 모든 어두운 곳을 다 밝게 보게 하였으니 또한 이는 지혜의 상서였다. 보살이 처음 났을 때 발을 들어 일곱 걸음을 걸음은 7각의(覺意)의 상서요, 그때 보살이 사방을 관찰하였음은 곧 4성제(聖諦)의 상서요, 그때 보살이 크게 웃은 것은 인간을 제도할 상서이며, 그때 보살이 꿈에 이 세계가 침상이 되고 수미산이 책상이 되고 손발을 4해(海) 밖에 드리웠음은 세상이 항상함이 있는 생각으로 곧 감로법 맛의 상서이며, 또 꿈에 제예가(緹隸迦)나무가 솟아나 삼천세계를 덮었음은 곧 도량의 상서로 천상과 인간이 높이 공경함이었고, 꿈에 많은 무리의 새들이 두루 에워싸되 한 가지 빛임을 본 것은 권속의 대중을 성취함의 상서요, 꿈에 벌레의 머리는 검고 몸이 흼을 본 것은 우바새의 무리들을 성취할 상서이며, 또 꿈에 산꼭대기를 걸어가 봄은 이익을 얻어도 간탐하지 않는 상서였느니라. 여기 다시 게송을 읊었다.
상서 나타냄이 미증유한지라 그 큰 공덕이 있음이여, 생기는 것은 반드시 멸하니 괴로움과 즐거움이 뒤바뀜이라.
029_1199_c_20L瑞應未曾有, 彼有大功德, 起者必當滅,
苦樂之所更。
그것을 보고 다 크게 기뻐해 반드시 부처님께서 나오리라 했네. 해가 구름과 안개를 제거하듯 다시 온갖 번뇌가 없었네.
029_1199_c_22L見彼皆歡喜, 必當有佛出,
如日除雲霧, 無復有衆塵。
029_1200_a_01L 보살의 뜻과 성품이 회전(廻轉)할 수 없음은 말한 바와 같다. 달이 어두운 곳에서 처음 나오면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듯 곧 자리에서 일어나 출가하려하여 이런 마음을 일으켰다. ‘이것은 가장 뒤에 세 가지 감각이 다함이다.’ 그리고 보살은 높은 침상에서 내려왔다. 그때 또 이런 생각을 일으켰다. ‘이것은 가장 뒤의 높고 넓은 침상이리라.’ 보살이 성문에서 나올 때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도를 이루지 못하면 마침내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리고 보살은 영락을 풀어 차닉(車匿)에게 주었다.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타던 말이다.’ 이때 보살은 오른손에 칼을 들고 스스로 머리털을 깎았다. 그리고 보살은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내가 가장 뒤에 남긴 머리털과 수염이다.’ 이때 보살은 보배 옷으로서 사슴의 가죽 옷과 바꾸어 가사를 삼고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가부좌를 하고 앉아 일체의 지혜를 이루지 못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이때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덕을 쌓음은 적은 데서 일어나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 마치 방울 물이 점점 불어나 반드시 큰 강물을 이룸과 같네.
029_1200_a_17L積德從小起, 當獲無量福, 猶水渧漸漲,
必成大江河。
이 약간의 무리들을 관찰하건대 모두 함이 있는 행에서 지음일세. 응당 감로의 맛을 먹고 모든 사나운 독을 소멸하려네.
029_1200_a_19L觀此若干類, 有爲行所造,
應食甘露味, 消滅諸惡毒。
029_1200_b_01L일체 지혜의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였을 때 세상을 관찰하자, 무상하고 괴로움과 공한 것뿐이었다. 이미 등정각을 이루어 온갖 번뇌가 없이 옳은 대로의 인연으로 등정각을 성취했으니, 생긴 물건은 모두 다 무너져 돌아가며, 모든 죽음이란 것은 저 생(生)과 함께 있는 것임을 깨달아 알았었다. 이때 안식(眼識)을 분별하고 이렇게 깨달아 알았고, 높고 낮음은 중생들이 하는 바 경계의 소유에 따름이라, 지혜가 이미 성취되어 적은 의심도 없었다. 거기서 본래 인연들을 깨달아 알았으니, 바로 깨침은 가이나 폭이 없었다. 그리고 온갖 지혜가 생겨 도가 있어 세간에 유포함을 알았다. 도는 쉽게 움직일 수 없음을 깨달아 알았으며, 일체 괴로움을 초월하고 낱낱 분별의 경계를 다하였으되 일 겁이나 또는 백 겁, 다시 백천 겁 동안 뜻이 유전해도 쉽게 옮길 수 없고, 물들고 집착함이 없이 뜻이 또한 어지럽지 않으며, 지혜가 한량없어 또한 지혜를 버리지 못하며, 뜻을 잘 분별하여 경계 안에 놀고, 그 방편을 구하자 과보가 한량없고, 지혜가 모두 다 구족하여 일체에 걸림이 없었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200_c_01L 그때 세존께서는 홀로 유행(遊行)하여 벗도 없고 또한 스승도 없었다. 공덕이 한량없어 중생들을 일깨우려 저 부처의 법을 모두 다 성취하되 일체 지혜의 등정각을 성취하여, 가장 높고 미묘하여 비교할 이가 없이 일체 번뇌의 근본을 깨달아 다 성취하셨다. 생각에 움직임이 없고 지혜로써 일체 법을 분별하여 모든 번뇌를 건지니, 미묘하기 제일이라, 일체 행을 빛내어 말함으로 ‘일체 지혜’라 하셨다. 이미 일체 지혜가 있는지라, 그 한마음을 오로지하여 일체 법을 알아서 일체번뇌를 끊은 까닭에 ‘일체멸(一切滅)’이라 하셨다. 유(有)를 제거하여 애(愛)가 없고 또한 벗이 없이 일체 공덕의 지혜를 성취하여 한가지로 일체중생을 옹호하되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이렇게 전전하여 공덕의 힘을 성취하였으며, 간탐하고 교만함이 없는 까닭에 가장 뛰어났다고 하셨다. 8현성도(賢聖道)를 펴고 나누어 법의 수레를 굴리니, 그것은 마치 그림자가 해 앞에 있지 않고 어둠에 있듯, 이것도 또한 그러하여서 일체 번뇌가 도와 함께 서로 응하지 않으므로 이런 까닭에 법의 수레를 굴리셨다. 그리고 곧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낱낱 공덕이 구족하여 그것은 한량이 없네. 하물며 색(色)이 부사의함으로, 일체의 상(相)이 구족함이랴.
029_1200_c_09L一一功德具, 彼不可限量, 況色不思議,
一切相具足。
마치 달의 광명이 어둠을 두루 비추듯 하고 온갖 보배가 바다에 모이듯 석가 세존의 덕도 또한 그러하네.
029_1200_c_11L猶如月光明, 而照幽冥中,
衆寶集于海, 釋種德亦爾。
029_1201_a_01L 모든 연기(緣起)를 관찰하여 지혜로 12인연을 헤아리되, 번뇌가 굳건해 애착(愛着)하는 지혜를 일으켜 뜻이 그 마음 가운데 달림으로, 혹은 유루(有漏)의 지혜를 일으켜 모든 고행을 지어 벗어나는 길을 얻었으며, 지혜로 모든 번뇌를 멸하려 하는 까닭에 고락(苦樂)의 생각과 휴식(休息)의 생각이 없으며, 지혜로 내가 없음으로써 더욱 이익됨을 얻으며, 지혜와 함께 서로 응하여 몸과 마음이 공함을 알며, 지혜로 젊음의 뜻이 그 마음에 집착됨을 항복 받으며, 의의지(依倚智)를 일으켜 스스로 살피고 결정해 모든 번뇌를 멸하며, 명혜지(明慧智)를 일으킴은 번뇌의 부림을 항복코자 함이며, 복식지(伏息智)를 일으킴은 저 언덕에 건너고자 함이요, 경거지(輕擧智)를 일으킴은 스스로 그 몸의 깨달음을 일컬어 중생들에게 제(諦)로써 가르치며, 멸진지(滅盡智)를 일으킴은 그 제(諦)를 생각함을 인연해 모든 미묘한 선(禪)이 있게 하며, 그것을 생각함으로써 도피안지(到彼岸智)를 일으키며, 그 마음에 희망을 얻고 다른 이에게도 또한 희망을 얻게 하여 모두 그 자취를 같이 하고, 뜻의 의지하는 대로 지혜를 얻어 4대(大)가 쉬고 머무는 곳에 생각함과 함께 서로 무리지어 저 언덕에 나아가 도달하므로 천이지(天耳智)를 얻는다. 또 한 가지로 그 경계를 건너서 그와 함께 가서 같이 저 언덕에 이르므로 천비지(天鼻智)를 얻고, 그 아는 데 따라 분별하는 지혜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지혜가 있으며, 생각함이 청정하여 온갖 수행을 청정케 하여 중생을 교화하고자 하므로 곧 스스로 아는 숙명지[自識宿命智]를 얻으며, 그 착한 빛을 위한 까닭에 4대(大)를 깔아 보이어 곧 천안지(天眼智)를 얻고, 마음에 깨달은 대로 계행이 청정함을 관찰하므로 서원지(誓願智)의 큰 신선의 공덕을 얻으며, 그 삼매(三昧)의 씨앗이 나는 대로 모든 삼매의 경계를 건져 길이 그것을 이롭게 하려 하므로 중생들이 크게 기뻐 곧 구경지(究竟智)를 얻으셨다.
가지가지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친근하여 부처님 앞에 있으면서 분별하는 가지가지 법으로 큰 신선에게 보이면
029_1201_a_12L種種人思念, 親近現在前, 分別種種法,
以示大神仙。
그 업을 깨달아 아시고 모든 번뇌를 버리게 하시네. 그들의 마음을 사무쳐 관찰하시나니 거룩하셔라, 사람 가운데 높으신 이여.
029_1201_a_14L當覺知彼業, 以捨諸塵蓋,
悉達觀察心, 善哉人中上。
029_1201_b_01L 그는 여실히 애욕이 없고 그 애욕과 서로 응하지 않으며, 또한 진에(瞋恚)와 살해(殺害)의 뜻이 없고, 또한 우치(愚痴)함 없이 그 병을 깨달아 알았으며, 또한 첨곡함이 없이 항상 부드럽고 온화함을 품었으며, 또한 스스로 예탄(譽嘆)하지 않고 착한 가르침의 말을 하되 또한 상(相)이 없으셨다. 희망을 없애고 또한 이것저것의 마음이 없으며 저 사람을 상해하지 않고 스스로 해탈하여 맞고 맞지 않는 것이 없었다. 자애로운 마음이 있어 할 것을 다 성취하였으며, 사랑하는 마음도 없지 않고 슬픈 마음이 있어 잡되고 더러운 생각이 없으며, 또한 마음을 보호하여 한 가지로 중생을 건지고 보호하려 하므로 빈 마음이 있었으며, 금계(禁戒)가 구족하여 원하는 마음이 없었다. 지혜가 윤택했으나 상의 마음이 없고, 또한 물듦이 없고 또한 희롱함도 없이 세상 인민을 위하여 조희(調戱)함을 떠나지 않고, 모든 악업(惡業)을 피하여 법을 말씀해 가르쳤다. 금계를 성취하여 물샐틈없고 삼매(三昧)를 성취하여 정(定)하고 움직이지 않았으며, 지혜를 성취하여 모두 다 저 언덕에 이르게 하였고, 10력(力)이 구족하여 능히 뛰어난 사람이 없고, 4무소외(無所畏)를 얻어 겁약한 마음이 없이 홀로 삼계에 거닐어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후를 하셨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