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29_1189_c_01L승가나찰소집경(僧伽羅刹所集經) 서(序)
029_1189_c_01L僧伽羅剎所集經卷上 幷序

승가나찰(僧伽羅刹)은 수뢰국(須賴國) 사람이다.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 7백 년에 이 나라에 나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여러 나라에 노닐면서 가르치다가, 건타월토(健陀越土)에 이르러 견타계니왕(甄陀罽膩王)의 스승이 되었다.
높은 학문이 세상에 뛰어났고 저술(著述)이 많았으며, 수행대도지경(修行大道地經)은 그가 편집한 것이다. 또 이 경을 찬술하여 헌장(憲章)을 삼고, 세존의 성도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 행함이 크고 적음이 벗이 반드시 사실에 따라 부연하였으며, 유행(遊行)하고 교화함이나 여름 안거 등 자세히 갖추지 않음이 없어, 비록 보요(普曜)ㆍ본행(本行)ㆍ도세(度世)의 여러 경에서 부처님의 기거(起居)를 실어 지극히 면밀하다고 하지만, 이제 이 경을 보면 다시 깨달을 것이 많을 것이다.
029_1189_c_02L符秦罽賓三藏僧伽跋澄等譯
僧伽羅剎者須賴國人也佛去世後七百年生此國出家學道遊教諸邦至揵陁越土甄陁罽膩王師焉高明絕世多所述作此土『修行大道地經』其所集也又著此經憲章世尊始成道迄于淪虛行無巨細必因事而演遊化夏坐莫不曲備雖『普曜』『本行』『度世』諸經載佛起居至謂爲密覽斯經所悟復多矣
029_1190_a_01L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가 입적하려 할 때 ‘내가 만약 근(根)을 세우고 힘을 얻은 대사(大士)임이 사실이라면 이 나무 아래 서서 손으로 그 잎을 잡고 이 몸을 버릴 것이다. 나라연(那羅延)의 힘이나 큰 코끼리의 힘으로도 능히 나를 털끝만큼도 움직이게 하지 못하리라. 바로 다비를 시킬지라도 마땅히 이 잎은 태우지 못하리라’고 했다 한다.
그런 뒤에 선 채 목숨을 거두었다.
계니왕(罽膩王)이 와서도 움직이지 못했으며, 큰 코끼리가 줄로 당겼으나 흔들리지도 않았다. 곧 다비를 해서 잎을 태웠으나 상하지 않았다. 그는 도솔천(兜率天)에 올라가 미륵(彌勒) 제8의 부처님 보처(補處)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원(建元) 20년에 계빈국(罽賓國) 사문 승가발징(僧伽跋澄)이 이 경본(經本)을 가지고 장안(長安)에 왔으며, 무위(武威) 태수 조문업(趙文業)이 그를 청하여 나오게 하였다. 불념(佛念)이 번역하여 혜숭(慧嵩)이 받아 썼는데, 바로 모용(慕容)이 근교에서 난을 일으킴을 만났으나, 번역해 냄은 사양하지 않았다. 법화(法和)와 서로 검정(檢定)하였으며, 11월 30일 끝냈다.
이 해에 중아함(中阿含) 60권과 증일아함(增一阿含) 46권이 나왔으며, 북을 치고 목탁을 치는 가운데 이 1백 여 권이나 나온 것이다. 궁하거나 통하거나 그 중요한 뜻을 고치지 않았나니, 이 어찌 선사(先師)의 옛 자취가 아니겠는가.
029_1189_c_12L傳其將終我若立根得力大士誠不虛者立斯樹下手援其葉而棄此身使那羅延力大象之勢無能移余如毛髮也正使就耶維者當不燋此葉言然之後便卽立終罽膩王自臨而不能動遂以巨絙象挽未始能搖卽就耶維炎葉不尋昇兜術與彌勒大士高談彼宮將補佛處賢劫第八以建元二十年罽賓沙門僧伽跋澄齎此經本來詣長安武威太守趙文業請令出焉念爲譯慧嵩筆受正値慕容作難於近郊然譯出不襄余與法和對撿定之十一月三十日乃了也此年出『中阿含』六十卷『增一阿含』四十六卷伐鼓擊拆之中而出斯一百餘卷窮通不改其恬詎非先師之故迹乎

승가나찰소집경 상권

부진(符秦) 계빈삼장(罽賓三藏) 승가발징(僧伽跋澄) 등 한역
최철환 번역
029_1190_a_06L僧伽羅剎比丘所集佛行首

어느 때 보살이 비로소 수행할 때 세간상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도(道)에 뜻을 두었으며, 그렇게 출가하였으므로 인욕(忍辱)을 행하였고, 모든 경계에 서로 응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으로 삼매(三昧)에 들었으며, 무지(無知)를 끊은 까닭에 ‘금강지혜’를 행하였으며, 조희(調戱)를 버리고 진제(眞諦)를 행한 까닭에 뜻의 때[垢]를 버렸으며, 바로 행하기 위한 까닭에 고행하였으며, 부모에게 자효(慈孝)한 까닭에 마음이 견고하여 서원을 버리지 않았으며, 이미 은혜 갚음을 생각하고 해탈을 구한 까닭에 가사를 입었었다.
응당 숲 속에 살고자 하였으므로 고를 행함을 관(觀)하지 않았고, 지친(知親)을 구한 까닭에 자기 몸의 속박을 알았고, 입으로 거짓이 없음을 행한 까닭에 모든 고(苦)의 근본에 있어서 뜻으로 생각하는 바가 유(有)를 버리지 않음이 없었다.
029_1190_a_07L爾時菩薩始行時愍世閒故發趣於彼出家故行忍不相應故心三昧斷無知故行金剛智慧除捨調戲行眞諦故除棄意垢爲直行故爲苦行慈孝父母故心堅牢固不捨誓願欲故爲聞饒已念報恩求解脫故袈裟欲應息住林閒故不觀行者知親故知己身縛口行無欺故一切苦本意無所念不捨有故
029_1190_b_01L만약 다시 보살이 지혜를 행할 때, 아는 것이 있는 까닭에 지혜라 일렀다. 자주자주 그 행 가운데 모든 중생들이 깊은 뜻을 알지 못함에 미쳐, 긴긴밤에 권하고 독려하여 지혜로 분별해 결정하되 ‘이것은 깊고 이것이 얕으니 청정한 것이 매우 이롭다’ 하며, ‘이것은 악하고 이것은 추하니 선지식(善知識)을 친근하라’고 하였다.
그 법은 어지럽지 않고 한량없으며, 또한 더하고 덜함이 없어 마치 칼과 창으로 자르는 대로 끊어짐 같아서 그 지혜도 또한 이러하였다.
그 제일의(第一義)를 나타내는 까닭에 그 지혜가 밝고, 이미 뜻에 어둠을 막은 까닭에 그 봄이 밝게 열리어 함께 서로 응하고, 모든 행을 쓴 까닭에 그 봄이 밝게 열리어 함께 서로 응하고, 모든 행을 쓴 까닭에 근문(根門)이 구족하고, 착하지 않은 재물의 업(業)을 끊고자 하여 그 재물 두는 업을 나타냈고, 진기한 보배를 얻기 어려운 까닭에 이러한 진기한 보배를 나타냈다.
목숨을 끊지 않음으로써 그 수명을 나타냈고, 모든 번뇌를 끊은 까닭에 이 힘으로 먼 일을 관찰하여 그로 더불어 분별하여 다 결정케 하고 그 가냘픈 목숨을 구하였다. 그를 근심하고 걱정함으로써 크게 기쁜 마음을 일으키고, 뜻을 쉬어 일어나지 않는 까닭에 악한 법을 버리고 착한 법을 성취하였으며, 삿됨을 버리고 바른 데 나아갔다. 이런 까닭에 그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으며, 생사 때문에 망령된 소견을 끊고 꼭 나아갈 곳에 이르렀으며, 세간에 놀고 건너므로 일체 경계에 노닐었으며, 일체 지혜의 근원을 다하고 함이 없는 데 이르렀었다.
029_1190_a_16L若復菩薩行智慧之時以所知故名曰智慧數數於彼行中及諸衆生解深義長夜勸勵分別決了智慧深此淺淸淨其利此惡此醜親近善知識彼法不亂無量無限亦無增損猶如劍戟所截皆斷彼智慧者亦復如是現第一義故有共慧明已意闇閉故開彼見明與共相應以諸行故根門具足無怯弱故現其威力欲斷不善財業現其有財業以珍寶不可得故如是現珍寶也以斷命現其壽斷諸結使故是力觀察遠事與彼分別皆使決了救彼脆命以彼愁憂故起歡喜之心息意不起故去離惡而成就善法去邪就正以是之故成其智慧力以生死故欲斷望見至出要處猶步世閒故遊一切境界竟一切智原使至無爲

잘 머물러 옮기지 않으므로
생사의 두려움이 없고
곧 돌아오지 않는 곳에 이르러
삼계의 갈래 길을 소멸하였네.
029_1190_b_11L善住不移動
無有生死畏
卽逮不還處
消滅三界趣

백 겁(劫)으로 지은 행이
중생들을 청정케 함이라
3세(世)의 생각이 없거니
그런 희망도 없다네.
029_1190_b_13L百劫所造行
欲淨衆生類
無有三世想
爾能無悕望
029_1190_c_01L
보살이 진실[諦]을 행할 때 그 진실됨이라 하는 것은 마음에 허망함이 없고 말에 두 가지가 없음이었다. 항상 그 가운데 오락하여 또한 저것과 이것이 없고, 자주자주 그것을 즐기어 잠자고 깨는 가운데서 일찍 희롱함이 없고, 또한 망령된 말을 하지 않았었다.
또 듣건대 옛날에 수타마(須陀摩)라는 왕이 있었는데, 왕궁에 나서 네 성을 거느리고 법의 북을 멀리 울려 뭇 덕이 있는 사람이 못에 나아가 목욕을 하려 깃 달린 보배 수레를 타고 성문에서 나오려 하자, 그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얼굴빛이 단정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웠다. 찾아와 보배를 빌고자 바라문은 왕에게 자기 성명을 아뢰고 손을 들어 비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왕은 그 비는 말소리를 따라 문득 크게 기쁜 마음으로 대답하였다.
“잠깐 기다리시오, 존자시여. 꼭 내가 왕궁에 돌아가면 서로 구제하겠소.”
029_1190_b_14L是菩薩行諦之時彼名諦者心無有虛妄言無有二常娛樂其中亦無彼數數樂彼寤寐之中未曾調戲不妄語又聞昔有王名須陁摩於王宮生統領四域法鼓遠振群臣人民無不聞者生如此有德人往詣池水浴洗乘羽寶之車欲出城門時有婆羅門顏色端政聰明智慧欲來乞寶婆羅門卽白王自稱姓名擧手乞言是時王聞乞丐言聲便懷歡喜卽報言止止尊者須我還國當相救濟
대개 왕의 법에도 두 가지 말이 없는 지라, 곧 못에 가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려 하자, 그때 날개 돋친 갈마사바라라는 귀신이 그 두려움을 다투어 손으로 왕의 몸을 잡으려 하였다.
이때 그 왕이 스스로 눈물을 떨어뜨리자, 그 귀신은 왕의 뜻을 알고 말했다.
“대왕은 무엇 때문에 울며 그렇게 근심하는 마음이 있는가?”
그때 보살인 왕은 대답하였다.
“내 이 몸을 생각함이 없고 오직 내가 바라문에게 재물과 보배를 허락하였으므로 그래서 문득 근심이 생겼느니라.”
그 귀신은 왕에게 아뢰었다.
“내 일찍 매우 기특한 이런 일을 듣지 못하였으며, 세상에서 들음이 드물도다. 그 인민들을 위한 까닭에 와서 서로 시험했을 뿐이니, 만약 이제 왕을 놓아 주면 다시 돌아오겠는가.”
왕이 매우 기뻐하자, 그 귀신은 몸의 두 날개를 펴서 허공에 날아올라 그 말한 대로 곧 놓아버리고 갔었다.
왕은 왕궁에 돌아와 크게 기뻐 재물과 보배를 그 바라문에게 보시하였다. ‘참으로 헛되이 보시함이 없으며 후회함이 없다’고 이런 진실된 말을 하였다.”
그때 왕은 다시 그 귀신의 처소에 나아가 자기의 성명을 밝히고 말하였다.
“지금 여기 왔노라.”
그러자 그 귀신은 왕의 얼굴을 보고 곧 놀라 이런 말을 실토하였다.
“왕의 얼굴빛이 변하지 않고 성냄이 없으니, 살해할 마음이 없노라.”
그리고 문득 이런 말을 이어갔다.
“매우 기특하여 일찍 보지 못함이로다.”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0_c_02L夫王之法言無有二卽詣彼池浴洗洗已竟便欲還國是時有翅飛鬼名羯摩沙波羅現其恐怖手執王身是時彼王卽自涕零是時彼鬼觀彼王意何大王何爲啼哭有此愁憂之心菩薩報言我無有此身想唯我許婆羅門財寶以是之故便懷愁憂是時彼鬼卽報王言我未曾聞此甚奇甚特之事世所希聞爲彼人民故來相若今設放王去當復還不時王甚懷喜悅是時彼鬼身有兩翅飛在虛觀其所說卽放使去是時菩薩還歡喜以財與彼婆羅門實無有虛施不有悔有是審諦之言是時國王卽詣彼鬼所自稱姓名今已到此時彼鬼見王形貌卽便驚怖有是實王顏色不變除去瞋無殺害意便作是語甚奇甚特未曾所聞說此偈言

내 차라리 독을 마시거나
구리쇠 물을 입 안에 부우며
날카로운 칼로 몸뚱이를 끊을지언정
누가 감히 법의 왕을 해치랴.
029_1190_c_21L我堪飮惡毒
洋銅灌口中
利刀割其體
誰敢害法王

과거의 복덕으로 왕족에 태어나
그 덕을 보니 비길 데가 없었다.
용맹하고 참으로 헛되지 않아
상에 응하여 나라의 왕이 되었네.
029_1190_c_23L 宿福生王族
觀德無有比
勇猛實不虛
應相爲國主
029_1191_a_01L
내 이제 높이 공경하오니
따라서 대왕도 다시 살해치 않기를
지난 일을 고쳐 착함을 닦아
중생들의 즐김을 따르겠네.
029_1191_a_01L我今當尊敬
從王不復殺
改往修善行
衆生隨所樂

이때 보살이 유화(柔和)함을 행할 때 그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하므로 이런 이름이 있었으며, 말이 졸속하고 난폭하지 않고 법을 구하려 하므로 항상 그 뜻을 보호하여 일찍 원수와 악함을 일으키지 않고 희망을 내지 않으며,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았다.
어리석고 미련함을 위한 까닭에 그 지혜가 나타나고, 마음의 때[垢]를 제거한 까닭에 모두 명예가 있었다. 갖가지 ‘나’라는 생각이 없고 환(幻)을 따르지 않아 모든 부처님께서 옹호하나니, 여기서 이런 덕을 얻었으며, 또한 간사하고 거짓이 없고 이러한 더러움을 모두 피하여 그 가운데서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을 얻었다. 착한 근성이 있어서 사람들의 사랑하고 생각하는 바이며,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므로 신선들의 찬탄하는 바이었다.
이렇게 부드럽고 온화하므로 그 선악의 과보를 관하건대 그 지혜 공덕이 구족함이 말한 바와 같았다. 착한 근본을 끊지 않고 빈궁한 사람에게 금ㆍ은과 진기한 보배를 베풀어 모든 더러움을 없앴고, 나이 열 살 때 액난을 만났으나 하고자 함이 자재하여 또한 죽이지 않았고, 몸으로 착한 법을 지어 마음에 생긴 공덕의 재물과 입으로 전한 가르침과 행으로 지은 업으로 더러운 악업에 덮인 것을 제거하였다.
어느 때 모든 비구들은 ‘세간에 지닌 몸이 있어 이미 휴식을 얻었고, 나의 소유가 아님을 모두 남음 없이 다하고, 이렇게 이미 다하고는 이런 까닭에 마침내 물듦을 떠나 버리고, 전세에 지은 것도 이미 다하여 다시 짓지 않으니, 근본의 괴로움을 끊어 무너지고 패하는 유위법(有爲法)을 쉬라’고 하였다.
이렇게 말하고 이런 법을 지어 이 깊고 묘한 법 가운데 머물되, 마치 전륜성왕이 손에 보배 바퀴를 잡고 여섯 달을 게을리 하지 않고 사천하를 도는 것같이, 모든 부처님께서는 모두 다 깨달아 아시고 모두 다 성취케 하셨다.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1_a_02L是時菩薩行柔和之時彼心柔和有此名聲言不卒暴欲求法故常護彼未曾起怨惡不生悕望口不吐惡爲愚癡故現其智慧除心垢故皆悉稱名無有若干吾我想不隨幻佛所擁護於此獲如是德亦無奸僞如是之穢皆悉避之於中得柔和之善根本具足人所愛念不惜身命神仙所嘆譽如是柔和觀彼善惡之彼智功德具足如所說善本不斷貧窮之者施以金銀珍寶除去諸穢壽十歲時遭遇厄難所欲自在亦不殺生善身造業心所生財口所傳教行所造業除去穢惡所覆蓋者爾時諸比丘世閒有身已得休息非己所有悉盡無餘如是已盡以是之故當去離染著前世所造者彼已盡更不復造已斷根本苦休壞敗如是說已作是法住於此深妙法中如手執輪六月不懈諸佛世尊皆悉覺知皆悉成就於是便說偈言
029_1191_b_01L
아첨하는 뜻을 짓지 않고
삿된 법의 업을 깨달았네.
본래 또한 이것을 짓지 않거니
마땅히 이렇게 관하라.
029_1191_a_23L不造諛諂意
覺知邪法業
本亦不造此
當作如是觀

용맹한 뜻은 바다와 같고
부드럽고 온화하여 거침이 없으니
집착이 없어 세상에 희유하신 이에게
머리를 조아려 예경하옵니다.
029_1191_b_02L勇猛意如海
柔和不麤穬
頭面稽首禮
無著世希有

그때 보살이 부모에게 자효(慈孝)를 행할 때 성품이 은혜 갚는 데 있어 공경히 섬겨 받들고, 악을 멀리 해 착함에 나아가 때를 따라 베풀었다. 일찍 일어나고 밤에 잠잘 때에도 부모의 뜻을 보살펴 일을 판단하고, 약속한 교훈은 일찍 어기거나 잃음이 없었다. 이러한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이 있었으므로 이런 일이 있었다.
마음으로 수행하되 항상 스스로 관찰하여 마땅히 어떤 일이라도 주선하고, 일깨움을 들으면 곧 따라 알며, 항상 크게 기쁨을 품어 일체를 사랑하고 공경하되 생각을 다하여 부모의 마음을 알고, 항상 은혜 갚기를 생각하여 거친 말이 없었다.
또 듣건대 옛날에 아직 보살이 아니었을 때 큰 코끼리 왕이 되었으니, 단정하기 짝이 없고, 머리ㆍ눈ㆍ살과 털이 모두 단정하여 볼수록 싫거나 부족함이 없었으며, 모든 코끼리 가운데서 귀도 차고 충족하였으며, 긴 어금니의 뿌리가 반듯하여 보는 사람을 기쁘게 하였으며, 입술이 붉고 머리와 귀가 원만하고 형체가 둥글어 매우 크고 높고 넓어 마치 높은 산과 같으며, 걸음걸이가 조용하고 일곱 곳이 만족해 마치 푸른 연꽃 같았으며, 걸음걸이가 조용해 걸림이 없었으며, 용녀(龍女)가 낳았으므로 산과 못 가운데 노닐면 빛이 흰 눈과 같았다.
홀연히 사냥꾼에게 잡힌 몸이 되어 그에게 끌려가니, 이때 산과 들의 나무들도 모두 굽혔다 펴고, 물도 스스로 솟아올랐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아갔다. 갖가지 맛난 반찬과 음식을 주어도 또한 즐겨 먹지 않으므로 사냥꾼은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그 코끼리에게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1_b_03L是時菩薩慈孝於父母時性有報恩恭敬承事遠惡就善隨時供給夙起夜寐瞻父母意無事不辦所約教訓未曾違失有如是柔和之心以是之故有如是事心所修行常自觀察當辦何事所聞教誡尋卽知之常懷歡喜一切愛敬念盡知父母之心常念欲報恩無麤穬言此無處所又聞者未成菩薩時爲大象王端正無雙頭眼肌毛皆悉端正觀無厭足耳滿充備衆象中長牙瓜方政有娛樂之脣齒純赤頭耳滿具形體方圓極大高廣猶高山峻行步庠序七處滿足猶靑蓮花行步庠序無所罣礙女所生遊山澤中色如白雪便爲獵者所獲將彼去時是時山野樹木皆悉屈申水自涌沸將至所止與種種甘饌飮食亦不肯食是時象師在前長跪叉手白彼象言便說此偈

내 본래 착한 근본을 지어
이런 신상(神象)을 항복했거니
즐겨 먹지 않으니
무슨 원한 맺힌 마음이 있느뇨.
029_1191_b_22L我本造善本
降此神象來
何爲不肯食
如有怨恨心
029_1191_c_01L
그러자 그 코끼리왕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의 어미는 눈이 멀고
몸이 야위어 근심에 잠겼네.
그를 생각하니 먹을 수 없어
이런 까닭에 용서하길 바라네.
029_1191_c_01L是時彼神象便答偈言
我母無有目
羸瘦懷愁惱
憶彼不能食
是故願見恕

“그는 깊은 산속에서 먹지 않고 주려서 반드시 목숨을 마치리니 매우 아프고 괴롭소. 각각 서로 떨어졌으므로 이것이 걸려 음식을 먹을 수 없고 물도 마실 수 없소. 과일과 풀 열매를 나의 어머니에게 주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들은 함께 죽고 말 것이오.”
이렇게 괴로운 말을 하므로, 사냥꾼은 문득 가엾은 마음이 생겨 코끼리를 놓아주었다.
어느 때 구살라국(拘薩羅國)에 한 선인의 수도처에 숨은 학사(學士)가 있었는데, 이름을 섬시(睒施)라 하였다.
열 가지 선(善)을 행하여 공덕이 구비하였는데, 하루는 병을 들고 물을 길러 갔었다. 그때 구살라국 왕이 산에 나와 사냥을 하면서 사슴을 쫓아 숲 속에 이르러 활을 쏜다는 게 그만 잘못하여 섬시를 맞혔다.
섬시는 곧 그 부모를 부르며 걱정하는 것이 마치 나는 새가 두 날갯죽지가 떨어짐과 같았다.
“부모는 나이 많고 눈이 어두워 볼 수가 없는데, 이제 내가 독한 화살을 맞았으므로 함께 또한 죽으리라. 부모님은 4등심(等心)을 닦았으니.”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1_c_04L於彼深山中不食飢渴必當命終痛甚苦毒各當共別離以是愁憂亦不能食亦不飮水無有果蓏與我母二人俱當死作如是辛酸語已獵師便懷歡喜放使去於彼拘薩羅有一止住處隱學士名曰睒施十善功德備具持甁行取水是時拘薩羅國王出行遊獵追逐麋鹿於山中射喚呼便憂父母猶如飛鳥無有兩翅父母年老目盲無所見今被毒箭俱亦當死父母修四等心便說此偈

나의 부모는 늙어서
눈이 어두워 앞을 보지 못하네.
부모가 자식을 낳을 때
그 힘을 입고자 하였다네.
029_1191_c_16L惟我父母老
目冥無所睹
父母生子時
欲得蒙其力

스스로 깨닫고 남을 깨치게 하고
일체를 자기의 상(相)과 같이하여
그 색(色)과 성(聲)을 들으면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 뜻을 쉰다.
029_1191_c_18L自覺而覺人
一切同自相
如彼色聲聞
智者自息意

가장 훌륭하게 싹들을 불쌍히 여겨
모두 그 도량에 이르게 하고
나는 것은 모두 다 없어짐이라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묘한 뜻이라네.
029_1191_c_19L最勝愍萌類
皆至彼道場
起者盡滅度
是世最妙義
029_1192_a_01L
최초에 뜻을 낸 것을 ‘보살’이라 함은 이러한 모든 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명(無明)에 덥힌 자를 벗겨 주어 일체 무명을 다 밝음에 이르게 하리라. 능히 무명을 없애고 밝음 있는 지혜를 나타내고자 수행하는 이가 없었다. 다만 그 깨달은 이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보살은 관찰하고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행하여 세간을 어여삐 여김으로 도의 뜻을 내었다.
‘모두 애착하되 또한 자기의 힘으로 그 애착을 끊지 못한다. 다만 그 깨달은 이를 제외하고는.’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이 색(色)에 얽히고 사랑에 얽히고 집착하여, 능히 색에서 벗어날 수 없도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의 마음을 내었다.
‘중생들은 음(陰)의 원수와 미움 두 가지 생각으로 서로 얽매여 능히 이것을 깨달음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괴로움의 무거운 짐이 되어 괴로움의 해를 당하나 능히 이 괴로움의 짐을 건져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항상 두려움을 품고 백 가지 괴로움이 함께 와도 능히 그 두려움을 덜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늘 사랑에 굶주린 듯 목말라 구함에서 싫음이 없으나, 능히 그 주림을 벗겨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1_c_20L最初發意名菩薩者有如是衆行滅無明諸覆蓋者一切無明皆使至有無有能除無明者欲現有明智慧所修行除其所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行大慈愍世閒故發趣於道皆是愛著亦不自任力勢除其所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爲色所縛欲愛縛著無能有解色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發大慈衆生爲陰怨憎二念相繫無有能覺此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爲苦重擔爲苦所害無有能度此苦擔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發大慈衆生類常懷恐百苦幷至無有能除其恐畏者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遭遇飢饉渴愛無厭無有能脫此飢饉者除其智
029_1192_b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병으로 인해 핍박되고 한 가지 병이 움직이자 백 가지 병이 더했으나, 능히 이 병을 벗겨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생ㆍ노ㆍ병ㆍ사가 항상 그 몸을 쫓으나 이것을 근심하고 싫어하면서 능히 이 생로병사를 벗어나 함이 없는 데 이르게 하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도다.
‘중생들은 온갖 일에 다 외람되이 항상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였으나, 능히 그 여러 가지 외람된 집착을 덜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뜻과 성품이 거칠고 어지러워 능히 일을 끝냄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적은 맛에 탐착하여 온갖 괴로움을 겪으면서도 능히 이 고뇌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2_a_18L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爲因病所逼一病動百病增無有能脫此病者除其智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生老病死常自追身而厭患之無有能脫此生老病死使至無爲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衆事摠猥著有常想無有能除其摠猥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時於衆生類而起大慈若衆生之類所爲事不辦志性荒亂無有能究竟其事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貪著少味經歷衆苦無有能脫此苦惱除其智者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항상 유예(猶豫)를 품고 바른 희망을 멀리 하고 삿됨에 나아가나 그 의심을 끊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몇 가지 견취(見趣)가 있으나, 능히 이 견취를 뽑아버림이 없도다. 다만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번뇌에 물들어 저 언덕에 이르지 못하되 능히 저 언덕에 건네줄 이 없었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세 가지 사나운 불에 타나, 능히 그로부터 벗어날 줄 모르며, 또한 능히 법의 비로 꺼 주질 못하였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생사에 유전하면서 쉼이 없으며 또한 능히 저 언덕에 건네줄 이 없었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2_b_10L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常懷猶豫悕望遠正就邪無有能斷其狐疑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有若干見趣無有能拔此見趣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塵垢著不度彼岸能得度彼岸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三種火盛而爲焚燒無有能脫此法者亦不能以法雨滅者除其智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輪轉生死無有休亦無有能得度彼岸者除其智者
029_1192_c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번뇌에 물들어서 생(生)의 근본을 더하나, 이 생사를 벗어남이 없도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몸이 크게 험한 데 있어 손으로 위태로운 줄을 쥐었으나, 이 위태로운 줄에서 벗겨 줄 이 없었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마치 누에가 뽕잎에 가서 몰아 덮침과 같으나, 이 몰아 덮침을 벗어남이 없도다.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생사의 큰 바다에 있으면서 항상 욕망을 품으나, 또한 능히 돌이키어 그치게 할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악도(惡道)에 나아가 항상 욕심대로 행할 생각을 품으나, 능히 바른 길로 인도해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2_c_01L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行垢所染著增益生無有能脫此生死者除其智者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衆生之類身處大嶮手攀脆繩能脫此脆繩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猶如桑虫子爲行所驅逼亦無有能脫此使流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生之類發趣大生死常懷悕望亦無能使還止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發趣惡道常懷欲行想無有能安處正道者除其智者
029_1193_a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오래도록 스스로 어둡고 지혜 없는 곳에 있으나, 능히 이 삿된 길을 벗어나 바른 지혜에 처하게 할 일이 없도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내었도다.
‘중생들은 마침내 현성제(賢聖諦)를 비추어 보지 못하였으나, 능히 현성제를 보게 하여 주는 이가 없었다. 다만 저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내었도다.
‘중생들은 오래도록 흐르고 걸림에 처했으나, 능히 이 흐르고 걸림에서 벗겨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2_c_16L如是菩薩觀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長夜自處幽冥無智之所由無有能脫此邪道使處正智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發大慈衆生之類不照見究竟見賢聖無有能使見賢聖諦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長夜處流滯無有能脫此流滯者除其智者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한가롭고 고요함이 없이 가지가지 갈래 길[趣]과 상응하나, 능히 이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 이르게 하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저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번뇌에 탐착하여 오래도록 물드나, 능히 이 번뇌를 없애 줄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고난을 만나 뜻과 성품이 거칠고 어지러우나, 능히 해탈하는 곳에 이르게 하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는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욕심 때문에 냄새나는 것이 담겨 있는 곳을 조촐하다고 생각하나, 능히 이 애욕에서 벗겨 줄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3_a_02L如是菩薩觀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無有閑靜與種種趣相應無有能脫此閑靜處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貪著結使長夜染著無有能滅此結使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遭遇苦難志性荒亂無有能使至解脫處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謂欲爲淨內盛臭處無有能脫此愛欲除其智者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욕심 때문에 모든 음(陰)의 괴롭고 근심거리로 낙(樂)을 삼으나, 능히 제일의 뜻을 깨달아 열반에 이르게 할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항상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모든 법이 옮기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나, 능히 열반의 길을 보여 주는 이 없도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나라는 생각[我想]을 헤아려 법수(法數)를 알지 못하나, 능히 법을 분별하여 주는 이 없었다. 다만 그 지혜로운 이를 제외하고는.’
029_1193_a_14L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謂欲爲樂諸陰苦患無有能曉第一之義至涅槃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著有常想謂不移動無有能示涅槃之路者除其智者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計吾我想不解法數無有能分別法者其智者
029_1193_b_01L보살은 이렇게 관찰하고 중생들에게 큰 사랑을 일으켰다.
중생들은 구호를 얻지 못하므로 열반을 여의어 싫어하나니, 마치 큰 개가 항상 송장을 지키되 이리저리 뛰어가면서 쉼이 없듯이, 어리석고 미련한 자의 하는 짓도 또한 그러하여, 그 개와 다름없이 스스로 성행(性行)이 없이 이리저리 뛰어가면서 열반의 뜻을 모르고 음(陰)의 뚜껑이 덮이어 모두 살펴보지 못하므로 보살은 용맹한 뜻을 일으켜 저 도에 이르게 하려 하였다. 이런 게송으로 설하였다.
029_1193_a_23L如是菩薩觀察是時於衆生類而起大慈衆生之類不得救護厭患於涅槃猶如大狗常守死屍馳走東西無有休息愚癡所爲今亦如是與彼狗無異自無性行馳走東西不解涅槃義陰蓋所覆不悉觀察菩薩起勇猛意使至彼道便有是偈

많은 중생들의 무리가
생사의 연못에 유전하므로
이 고통의 괴로움을 보고
편안한 열반에 이르게 하네.
029_1193_b_06L多有衆生類
流轉生死淵
觀此艱難苦
安處至涅槃

음(陰)의 구름이 덮이어
빛이 없고 어두우니라.
지혜로운 이 세상에 나타나
구름을 없애고 빛이 나게 하네.
029_1193_b_08L陰雲所覆蓋
無光處幽冥
智者皆現世
除雲使光出

어느 때 보살이 보시(布施)를 행하여 최초로 법의 생각을 일으켜 맛난 반찬에 향기롭고 아름다움으로 중생을 배부르게 하며, 때를 따라 서로 응하되 제일의(第一義)와 상응하게 하였다.
마음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맛이 없고 충만하게 성취하여 온갖 번뇌를 버리고 또한 멀리 떠나는 것도 없으며, 비는 사람에게 거역하지 않고 베풀고 나서 달라지거나 뉘우치는 마음이 없었으니, 이것은 다 지난 옛날에 베풀어 행한 공덕으로서 거기 집착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029_1193_b_09L爾時菩薩而行此檀最初始時興起法想甘饌香美饒益衆生隨時相應與第一義相應心無悕愛味成就充滿除去衆結亦無所遠離不逆乞者施已無變悔之心皆是曩昔施行功德使彼無結著
온갖 사람을 위하여 무거운 짐을 지되 모든 번뇌를 버림이 오늘의 보시와 같았고, 그 소원을 이루되 중생들이 하고자 함을 다 얻게 하였다. 어려서부터 갖가지 해롭게 할 뜻이 없고 온갖 더럽고 고통스러움을 참고 베푸는 공덕이 점점 두터워서 인민들을 인도하여 뱃사공이 되었다.
자주자주 보시함을 저버리지 않고 항상 은혜로이 베풂을 좋아하여 속으로는 스스로 청정하고 밖으로는 더러운 상을 나타내어 일체 것을 어김이 없었으니, 일체 중생에게 교만함을 제거하고 게으른 마음이 없게 하려 함이었다.
029_1193_b_15L爲衆人荷負重擔棄結使如今日之施成其所願欲使衆生所欲皆獲從小已來無種種害忍諸種種穢患施功德漸漸厚引人民而作舩師數數不廢於施好惠施內自淸淨外現穢相不達一切者謂一切衆生除去憍慢無懈惓
029_1193_c_01L베푸는 마음이 더할수록 얼굴빛이 온화하고 즐거워 원한이 없었다. 자신을 칭찬하지 않고 또한 스스로 낮추지도 않으며, 중생들을 사랑하고 즐겁게 하여 일체 것을 은혜로이 베풀어 할 만한 일이라면 인민을 모아 놓고 자주자주 은혜로이 베풀되 달라지고 후회하는 마음이 없는지라, 마음과 뜻이 즐겁고 보시를 찬탄함으로 과보가 멀리까지 사무쳤다. 금ㆍ은ㆍ진기한 보배ㆍ자거ㆍ마노와 수레와 아들ㆍ딸이며 성곽까지 모두 다 은혜로이 베풀었다. 속으로 간탐하거나 시기함이 없었으며 남에게 신심으로 베풀기를 사랑하였다.
그들의 희망을 충만하고 구족케 하려 하고, 보시의 과보를 모두 다 견고케 하려 했으며, 그로 하여금 배를 타고 건너게 하였다. 그 베풂으로써 이 뜻을 갖추게 하였으며, 보시 과보를 관찰하되 모든 맺힘을 버리고 중생들에게 탐착을 제거하여 삿된 소견이 없이 아끼고 탐하는 마음을 제거하기에 때를 따라 생겼으니, 법비[法雨]에 따라 내린 것이며 이러므로 귀의케 하였다.
029_1193_b_22L施心遂增顏色和悅無有怨恨自稱譽亦不自下愛樂衆生一切所有皆悉惠施義所成辦合集人民數惠施無變悔心心意喜悅嘆譽布施果報遠徹以金銀珍寶車璖馬瑙車乘男女城郭皆悉惠施內無慳嫉愛彼信施欲充滿彼悕望具足欲使彼施果皆悉牢固欲使彼乘舩得度以彼施故具足此義觀察施果捐棄諸結衆生貪著除去使無邪見除去慳貪隨時生依法雨而雨是故歸命

금ㆍ은ㆍ진기한 보배며
자거ㆍ마노ㆍ구슬을 베풀어
그를 보아도 싫고 족함이 없어
이제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029_1193_c_09L金銀珍寶施
車璖馬瑙珠
瞻彼無厭足
今禮釋師子

코끼리와 말과 하늘ㆍ금은
색(色) 가운데 제일이라네.
능히 베풀자 얼굴빛이 온화했나니
해탈한 이에게 귀명합니다.
029_1193_c_11L象馬及天金
色最爲第一
能施和顏色
歸命解脫者

진기한 보배와 영락
수레ㆍ보배가 제일이라네.
아내와 아들딸도 보시하니
얼굴빛이 다 온화하였네.
029_1193_c_12L車寶爲第一
珍寶所瓔珞
顏色皆和悅
妻子及男女

금발우에 은을 가득 담고
혹은 금싸라기를 가득 담아서
기뻐하면서 보시하기는
그 누가 비사문보다 나으리.
029_1193_c_13L金鉢盛滿銀
或盛滿碎金
彼以歡喜施
誰勝毘沙門

온화하고 즐거이 스스로 베풀어
과일이 무성하고 좋듯이
기뻐하면서 은혜로이 베풀어
저 삼천세계에 가득하도록
029_1193_c_15L和悅以自施
如果茂盛好
歡喜而惠施
彼滿三世界

아들과 딸도 매우 단정했으며
아내의 몸이나 자기의 머리와 눈도
세상을 위하여 은혜로이 베푸니
그 무엇이 이 보시와 같으리.
029_1193_c_16L男女極端政
婦身及頭目
爲世而惠施
誰與此施等

보시는 이보다 지남이 없어
천상과 인간은 따르지 못하리.
마치 저 최상의 보살은
뜻이 커 바다에 밑이 없음 같았네.
029_1193_c_17L檀施無過此
天人所不及
猶如彼上人
意大海無底
029_1194_a_01L
그 보살이 계행을 닦을 때 그 계(戒)는 계 아님이 없어 몸과 입으로 행함이나 마음에 일어남이 모두 감로(甘露)의 법이었다.
저 꽃과 과실은 그 뿌리를 잘 가꾸므로 반드시 과실이 생기듯 그는 모두 이 사람의 소행으로 얻음이라 마치 신사(信士)와 같이 살생,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 음란하고 방자한 것 등, 보살은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모든 계와 지혜가 모두 구족하여 계 아님을 도량에서 제거하여 항상 삼매에 들어 멀리 계를 범함을 떠났었다.
또한 죽이는 뜻이 없으며, 물성(物性)이 다 청정하였으며 그 신심의 베풂을 받았다. 자주자주 두터운 맛을 또한 범함이 없고 속으로 모자람이 없었다.
유(有)를 버리고 유에 나가지도 않으며 또한 꽃을 피우지 않았다. 견(見)에 따라 부패하지 않고 더러움이 없고 새로 더러운 열매를 만들지도 않았다. 심는 것은 새로 잘 잠자고 깨어남에 근심이 없었다.
그 중생들은 색이 가장 제일이라 그 공덕으로 인연해 착한 향기가 멀리 퍼지고, 신심의 베풂을 받는 까닭에 뜻이 항상 굳고, 모든 뿌리가 구족한 까닭으로 무너지고 패함이 없고, 지혜에 머물러 옮기지 않는 까닭에 깨트리지 않음이 없고, 그 사람을 인연한 까닭에 이익을 더함이 있고, 그 사람을 위한 까닭에 고뇌를 짊어지고, 좋은 법을 인연한 까닭에 그 처소가 있어 근심도 없고 또한 물듦도 없으며, 형체의 모양 때문에 옷의 꾸밈이 있으며, 그 사람을 위한 까닭에 그 재물과 보배를 지니되 끝이 없고 한량없고 다함이 없었다. 처음 뜻을 낼 적부터 일찍이 변하거나 뉘우침이 없거니 하물며 보살이 금계를 성취함이겠는가. 이때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3_c_19L彼菩薩修行戒時於彼戒非爲無戒及身口所行心所起甘露之法如彼花果擁護其根必生果實於彼而得皆是人所行猶如彼士殺生不與取婬逸及諸放恣菩薩不飮酒於諸戒智慧皆悉具足除去非戒於道場而常三昧遠離犯戒亦不有殺意物性皆淸淨受彼信施數數厚味亦無所內無所缺去不就有亦不敷花依見不腐敗無穢不造新穢果所種有新善眠悟無愁彼衆生色最第一由彼功德故善香遠布受信施故意常牢固諸根具足故無所壞敗智慧住不移故無所不壞緣彼人故有所增益爲彼人故擔負苦惱因善法故有其處所無愁惱亦無所染以形貌故有服飾爲彼人故有其財寶無限無量無有窮盡從初發意未曾變悔況復菩薩禁戒成就於是便說此偈

위아래와 또 사방에서
모두 계의 향을 맡아
모두 다 한가지로 구족하게
욕심을 멀리함이 가장 요긴하네.
029_1194_a_15L上下及四方
諸有聞戒香
皆悉等具足
遠欲爲最要

선지식(善知識)을 친근하여
착한 이는 공덕을 지어
착한 빛은 비길 데 없으나
계의 향기가 제일 복이라네.
029_1194_a_17L親近善知識
善者作功德
善色無有比
戒香第一福

모든 더러움을 다 쉬고
나에게는 나가 없음을 깨치니
가장 훌륭한 제7의 선인(仙人)께
내 이제 스스로 귀의하네.
029_1194_a_18L諸穢悉休息
覺我無有我
最勝後第七
我今當自禮
029_1194_b_01L
다시 보살이 정진(精進)을 행할 때 그 마음에 인연하는 바가 있으나, 마음에 또한 게으름이 없이 출가에 장애나 막힘이 되지 않았다. 중생을 위한 까닭에 출가하였으며, 옮기지 않으므로 그 힘이 있으며, 가지가지 중생으로 인연하여 그 정진이 있으며, 이길 수 없으므로 인욕이 있으며, 길이 이익 되게 함이 있는 까닭에 중생에게 나타나 보이며, 그 마음과 뜻을 거두어들인 까닭에 그 뜻이 옮기지 않으며, 뱃사공이 된 까닭에 저 언덕에 이르며, 마음이 정한 까닭에 어지럽지 않으며, 뜻을 내어 앞으로 걸으므로 건짐이 있으며, 그 중생을 위한 까닭에 그 소원이 성취되며, 도를 이루고자 하므로 코끼리와 말과 보배 수레를 보시하였었다.
그때 보살은 그 중생에게 이런 정진이 있으므로 그 정진의 이름을 들은 사람은 도에 뜻을 내었다. 한 몸 가운데 지은 공덕도 한량이 없거니, 하물며 또 여래(如來)께서 무수한 아승기겁(阿僧祗劫) 동안 지은 공덕으로 도량에 단정히 앉았을 때 외도(外道)를 항복시키고 생사를 겪으면서 정진하는 뜻으로써 근심과 걱정을 제거함이겠는가.
029_1194_a_19L若復菩薩行精進時然彼心有所緣心亦無懈惓出家不可障斷爲衆生故而出家不移動故有其力緣種種衆生有其精進不可勝故有其忍所長益故示現於世有其功德故示現衆生攝其心意故彼意不移動舩師故得到彼岸以定故不亂發意躇步則有所度以彼衆生故成其所欲成道故施象馬寶車是時菩薩於彼衆生有是精進其有聞精進名者發趣於道一身之中所作功德不可限量況復如來無數阿僧祇劫所作功德端坐道場時降伏外道經歷生死以精進意除去愁憂

정진이 가장 제일이라
법왕(法王)께 귀의합니다.
부처님께서 스스로 잘 깨달았으므로
이제 견줄 데 없는[無等〕이에게 귀의합니다.
029_1194_b_10L精進最第一
歸命法王主
於佛善自覺
今歸命無等

그 어른이 제일 높은지라
법북의 소리도 멀리 펴져
깨달음에 스스로 깨달을 것을 깨달았으니
이런 까닭에 집착 없는 이에게 귀의합니다.
029_1194_b_12L彼尊爲第一
法鼓聲遠布
於覺覺自覺
是故歸無著
029_1194_c_01L
다시 보살이 인욕(忍辱)을 행할 때 두려움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으며, 물을 것도 없이 그 과보를 관(觀)하지 않았으며, 그 힘의 세력이 중생들을 옹호하여 항상 멀리 악함을 여의게 하였도다.
자주자주 뜻과 성품이 굳세어 스스로를 살펴 지났으며, 일체 중생들이 다 두려움을 품는지라 두려움이 없게 하기 위하여 그 계율을 보였으며, 또한 일체 중생을 위하여 거침을 항복 받고, 착하지 않은 말을 버려 중생들을 어여삐 여겼으며, 그 한량없고 끝없이 중생을 의지해 말하였으며, 혹 들음이 있어 모두 도의 자취에 이르면 미묘하고 제일이라, 마치 꽃과 과일이 보통 꽃을 피우지 못하였는데 바람에 불리어 산 바위 구멍에서 온갖 꽃의 향기와 맛을 채취함과 같으며, 가지가지 색처(色處)에 복덕의 소리가 메아리쳐 중생들이 모두 다 즐겨 들었으니, 마치 꿀벌의 왕이 온갖 꽃의 맛을 따서 꿀을 만들고 또 여러 작은 벌들이 꿀을 모음과 같으며, 또 모든 샘의 근원이 처처에 흘러넘치고 또 모든 나타원(那陀園)의 쾌락이 비길 데 없음 같았다.
029_1194_b_13L若復菩薩行忍時無畏無所懼無所不觀彼果報有其力勢擁護衆生常遠離惡數志性剛强自省己過切衆生皆懷恐怖使無恐怖示彼戒亦爲一切衆生降伏麤穬去不善語慈愍衆生彼無量無限依衆生語設有所聞及諸至道迹微妙第一如華果未常不敷華爲風所吹動巖處穴採取諸花香味種種色處所福德音響衆生之類皆悉喜聞猶如蜂王採諸花味以用作蜜及諸小蜂而作蜜者及諸泉源處處流溢及諸那陁園快樂無比
꾸짖는 말에 성취함이 있고, 모든 주술(呪術)을 구하는 사람에게 부끄러움을 보이며, 중생이 도를 수행하는 자는 액난을 만난 이를 위하여 구호를 지음으로 이름하여 인욕 선인(忍辱仙人)이라 하였다.
그때 가람부왕(迦藍浮王)이 깊은 산에 들어가 사슴 사냥을 하려다가 마침 산속에서 이 인욕선인을 보고는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물었다.
“이 깊은 산에서 무슨 도를 구하시오?”
인욕 선인은 대답했다.
“인욕을 구합니다.”
그러자 왕은 스스로 살펴보지 않고, 또한 살펴보려 하지도 않고, 스스로 시험하고자 하여 즉시 이런 말을 하였다.
“그러면 내 이제 그대의 손과 발을 자르겠소.”
곧 그 선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다시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슨 도를 구하오.”
인욕 선인은 여전히 대답했다.
“나는 인욕의 도를 구하오.”
그리고 즉시 인욕의 덕을 찬탄하자, 그때 왕은 배나 많이 성내는 마음[瞋恚]을 품고 그 목숨을 살해하려 하였다.
029_1194_c_03L有罵詈所爲成辦諸求呪術爲彼示慚愧衆生修行道者爲厄難者而作救護名曰忍辱仙是時迦藍浮王往入深山欲獵麋鹿適入山中見此忍辱仙人便前跪在此深山爲求何道忍答曰求忍是時大王不自觀察亦不觀察行有所試卽時便作是說我今當截汝手腳卽截彼仙人手腳復作是問今爲求何道是時忍答言我求忍辱卽時嘆譽忍辱之德是時大王倍懷瞋恚欲傷害其命
그때 그 선인은 이미 손과 발이 잘리었으나,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나는 세세생생토록 성을 내지 않고 또한 성냄을 없게 하리라.”
그 왕은 모든 법이 다 허망함을 깨달아 알았다.
다시 다른 선인이 그 인욕선인에게 가서 이렇게 물었다.
“어찌하여 선인께서는 그 왕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소?”
“이런 큰 인욕의 힘이 있어 그때에도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았노라. 이 핏빛이 변하지 않음을 보라.”
그때 세상을 두호하는 사천왕들이 그 선인의 처소에 나아왔다.
그러자 제두뢰타(提頭賴吒) 천왕은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이렇게 물었다.
“내 이제 가람부왕을 죽이려 하는데, 그래도 좋겠습니까?”
029_1194_c_14L是時仙人已截手腳便作誓願言使我世世勿懷瞋恚亦不有瞋恚於彼大王解知諸法皆悉虛空復有異仙人往至彼仙人而作是問云何神仙不起瞋恚於彼王耶若行此忍辱之時有此大忍辱之力當於爾時不起瞋恚之意此血色亦不變易是時護世四天王往詣彼仙人住處是時提頭賴咤頭面作禮便作是問我今欲殺迦藍浮王爲可爾不
029_1195_a_01L이렇게 말했으나, 선인은 묵묵히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둘째 천왕이 다시 이렇게 물었다.
“내 이제 그 남녀노소를 죽이고 성곽과 인민들을 모두 소탕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했으나, 선인은 묵묵히 대답이 없었다.
이때 비루피차왕이 다시 이렇게 물었다.
“내 그 나라 안의 모든 인민을 다 죽여 버리겠으니 허락해 주시오.”
그러나 선인은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비사문(毘沙門)천왕이 다시 이렇게 물었다.
“내 그 나라 경계 안의 땅을 다른 지방에 옮겨 버리려 하오니 허락해 주기 바랍니다.”
선인은 크게 기뻐 인욕의 덕을 찬탄하고 문득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5_a_01L作是語已是時仙人默然不對時第二天王復作是問我今當殺彼男女大小及城郭人民皆悉蕩盡作是語已是時仙人默然不對是時毘樓 ((艹/披)) 叉王復作是問我取彼境界國土所有人民盡取殺之願見聽許是時仙人默然不對是時毘沙門王復作是問我欲取彼境界國土移著他方願見聽許是時仙人歡喜歎譽忍辱之德便說此偈

머리와 눈 손과 발이 잘리어도
원수의 나쁜 마음을 내지 않고
모두 다 그에게 베풀었거니
하물며 저 세간에 있어서랴.
029_1195_a_10L截頭目手足
不起怨惡意
所有盡施彼
況當於世閒

그러자 세상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은 이렇게 물었다.
“선인은 어떻게 어떠한 도를 구하십니까?”
029_1195_a_12L是時護世天王復作是問云何仙人欲求何等道
이때 선인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 왕의 몸으로 하여금
악행의 과보가 없게 하려고
그 왕이 비록 흉포하더라도
그를 걱정하고 스스로 걱정치 않노라.
029_1195_a_14L是時仙人答曰欲使彼王身
無有惡行報
彼王雖兇暴
憂彼不自憂
029_1195_b_01L
보살이 삼매(三昧)를 수행할 때 비록 그 삼매에 들어 반연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아직 잃지 않았고, 또한 게으르지 않아 그 한마음을 오로지 하였다.
다시 은근한 방편을 구하지 않고 또한 여러 가지 행을 받지 않고, 모든 법의 맛을 알되 그 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 경지에서 또한 번뇌도 없었도다.
그 삼매 속은 청정하여 티와 더러움이 없이 바깥 적(敵)을 항복시켜 겁약함이 없으며, 한마음으로 그 기미(氣味)를 알았으며, 마음에 집착이 없는지라, 뜻과 성품을 항복시켜 일찍 게으르지 않아 그 행하는 대로 삼매를 성취하였다.
크게 기쁜 근성으로 정진하여 생각을 옮기지 않고 어긋나고 어지럽지 않았으니, 1겁(劫)의 닦은 대로 깨달아 안 도품(道品)이었다. 생각이 크게 기쁨을 의지해 용맹스레 얻은 바요, 모두 지혜를 의지해 점점 환락한 곳을 얻음이었다.
그러나 보살이 그 삼매를 행할 때 삼매에서 일어나 잘 행하여 삼매를 성취하였으며, 가고 머묾을 잘 행하여 일찍 잃음이 없고, 그는 이렇게 행함으로써 착한 법이 구족하며, 모든 착한 행을 일으켜 온갖 구하는 것이 모두 앞에 나타났었다.
029_1195_a_16L若菩薩修行三昧時設入彼三昧有所緣心未曾忘失亦不放逸專其一若復不慇懃求方便亦不受諸行解諸法味不著於法於彼地中亦無結使彼三昧之中淸淨無瑕穢伏外敵無怯弱一心解其氣味心無所著降伏志性未曾懈惓成其所行得三昧歡喜根精進不移念不錯亂一劫所修覺知道品念猗歡喜勇猛所獲皆依猗智漸漸得歡樂處然菩薩行於彼三昧行時起三昧善行已辦三昧善行若行若住未曾失之彼以有此行善法具足起諸善行諸所求皆悉現在前
029_1195_c_01L비록 마음에 근심이 있더라도 점차 그 뜻을 항복 받아 잃지 않았으며, 더욱 더하고 더욱 더함을 생각하여 만약 마음이 게으르면 다시 착한 법을 생각하였으며, 만약 마음에 근심을 품어 그로 인연해 얽힘이 되면 곧 능히 저 해탈의 착함을 생각했었다.
그 경계에 있어서 위의가 모두 다 착하여 사람을 위해 어지러운 생각과 더러운 병이며, 또 여러 가지 삼매를 연설하되 그 삼매에는 모든 공덕이 구족하였고, 그 삼매를 행하는 보(報)의 결과는 참으로 가장 착한 행이 되었으니, 마치 푸르른 나무가 조촐하게 벗어나듯 또 그 밖에 푸르고 누르고 희고 검음이 모두 그 삼매를 따라 내왕하되 걸리는 바가 없었다.
삼매 힘의 불이 모여 햇빛이 비추지 않은 곳이 없듯이 천안(天眼)을 얻음도 또한 그렇게 낮과 밤을 사무쳐 비추었으며, 다시 천이(天耳)를 얻어 들음도 그러한 힘이 있었다. 그 보살이 이 삼매를 얻음이 한량이 없고 헤일 수도 없었으니, 모두 삼매의 힘을 말미암음이요 또한 사유(思惟)로 말미암은 것이며, 게으르지 않음을 말미암음이요, 지혜의 밝음을 말미암음이며, 말고 폄을 알아 또한 삼매를 희망함을 말미암음이요, 나쁜 생각을 버림을 말미암음이며, 거스르고 쫓는 삼매의 힘을 말미암음이었다. 이러한 모든 생각은 그 삼매에서 난 것이며, 그 총지문(總持門)이 삼매를 이루어 맞은 곳에 또한 피곤함 없이 그 방편으로 견고치 않은 삼매를 구한 까닭에, 삼매를 행하여 일체 욕심을 위한 까닭에, 마음과 뜻을 항복 받고 잘 옹호하고 생각하여 또한 어긋나고 어지럽지 않으며, 뜻에 따라 자유자재하였다. 사람의 허물을 꾸짖지 않기 한량이 없고 다함이 없었으며, 지금 삼매에서 모든 적은 의심을 끊고 가지가지 광명을 놓으며, 일체 착한 법에 의지하여 모든 번뇌가 청정하며, 자주자주 삼매를 익히되 일체 착한 법을 따랐었다. 이때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5_b_07L設心有愁憂漸降伏其意使不忘失思惟增益增益善若心放復思惟善法若心懷愁憂緣縛所卽能思惟彼解脫善於己境界威儀悉善爲人演說亂想穢病及餘種三昧諸功德具足三昧彼處彼處三行報之果實最爲善行猶如靑靑樹木現淨解脫及餘靑黃白黑皆隨彼三昧來往無所罣㝵欲以三昧力火聚日光無所不照彼得天眼亦復如是晝夜徹照亦復得天耳徹聽有如是之力彼菩薩得是三昧無限無量不可稱計盡由三昧之力亦由思惟不懈怠由智慧明知卷知舒亦由悕望三昧由去離惡相由逆順三昧力如是衆想是彼三昧所生彼彼摠持門成三昧所適之處亦無疲惓求其方便不堅固三昧故而行三昧爲一切欲故降伏心意善擁護思惟亦不錯亂隨意自在不說人過無量無限無有窮盡於今三昧斷諸狐疑放種種光明依一切善法諸結使淨數數習三昧依一切善法於是便說此偈

이 해탈의 마음을 얻으니
삼매에 걸림이 없었다.
새로운 머리로 큰 바다에 나아가니
빨리 흐름을 막기 어렵네.
029_1195_c_06L獲此解脫心
三昧無罣㝵
新頭趣大海
駃流難可制

만약 뜻에 하고자 함이 있어도
마음이 또한 옮기질 않네.
경계 안의 물을 끊고자 하니
이것은 다 근문(根門)의 행일세.
029_1195_c_08L若意有所欲
心亦不移轉
欲斷境界水
皆是根門行

내가 백 년 동안이나
부모를 엎고 간다하더라도
나의 소원이 차도록
부모의 은혜를 갚지 못하리.
029_1195_c_09L我於百年中
擔負父母行
不充我所願
能報父母恩

그곳까지 나를 데려다 달라.
부모의 처소를 가리키리라.
능히 이렇게 깨달음은
세상에 매우 희유함이네.
029_1195_c_10L已得將護彼
指授父母處
能覺知如是
世之所悕有
029_1196_a_01L
그때 보살이 견고한 마음을 행할 때 해탈을 수습해 이런 방편으로 그 용맹한 뜻이 있으므로 하는 것이 걸림이 없고, 사람의 제지함이 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마땅히 방편으로 구하였다.
듣건대 옛적에 아란가란(阿蘭迦蘭)에게 모든 선정(禪定)을 일으켰다가, 그 선정을 버리고서 다시 삼먁삼불타의 위없는 도를 구하여 문득 남쪽으로 반 유순(由旬)을 가서, 그 고요하고 한가로운 곳에 나아가 가지가지 고행을 닦았었다.
과일을 먹고 물을 마시며, 검은 가죽 옷을 입고 나무 아래서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때로는 물을 마시고 때로는 과일을 먹으며, 혹은 공기를 마시며, 이렇게 고행하여 풀 위에 눕기도 하고 스스로 재[灰]를 안기도 하며, 그것을 즐겨 3숙(宿) 가운데 얼굴빛이 변하지 않았었다.
9일 동안 무릎을 꿇고 불의 신[火神]에게 제사지내자 모든 게으른 사람들이 그의 가르치는 말을 따랐다. 때로는 하늘에 제사도 지내므로 머리와 눈이 점점 야위었으며, 두 팔을 드러내거나 혹은 한 발로 뛰고 몸을 구부리기도 하며, 또한 훔치지 않는 법을 스스로 즐겼다.
또 그 고행으로 도를 구함에 또한 먹고 마시지 않아 살갗과 뼈가 마주 닿았고, 햇빛을 향해 몸이 검고 얼굴이 누렇게 되어 마치 공후(箜篌)와 같이 속이 텅 비었고, 늑골과 척추가 모두 드러나 형상이 백 가지로 변해 눈으로 볼 수 없었으며, 젊어 한창 때의 모습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마치 늙은 코끼리같이 맡겨 둘 곳이 없는 듯 앉고 눕고 가고 걸음에 힘이 없고, 또한 말도 못하였다. 비록 목숨을 탐내었으나, 세상에 오래 있을 수 없었다.
바로 그때 천사(天使)가 그곳에 이르러 방편을 베풀어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법을 위한 까닭에 자나 깨나 그 절조를 잃지 않고 이렇게 해탈을 구하여 그 몸을 돌아보지 않았었다. 그리고는 게송을 읊었다.
029_1195_c_12L是時菩薩行堅固心時收攝解脫有如是方便彼有勇猛意所爲無罣㝵不爲人所制持是故當方便求昔聞阿蘭迦蘭起諸禪定捨彼禪已更求三耶三佛無上道便往行南半由旬中詣彼空閑處作種種苦行噉果飮水著純黑皮衣在樹下結加趺坐時飮水或時食果蓏或時服氣作如是苦行於草上臥或以灰自擁樂著於彼三宿之中顏色不變易九日之中禮跪祠火諸放逸者隨彼言教時祠天頭目漸羸兩臂露現或翹一足身體僂曲亦不盜竊以法自樂彼苦行求道亦不飮食皮骨相連身日日極身黑面色萎黃猶如箜篌內無有實肋脊悉現形有百變不可觀少壯之貌永無復有猶如老象無所任施坐臥行步而無有力亦不能雖復貪命不久在世當於爾時使已至彼所住之處爲設方便有如是若干變化彼爲法故寤寐不失其如是求解脫不顧其身於是便說偈言

설령 내가 썩고 문드러져
사람의 몸이 백 쪽이 되더라도
또한 성내는 생각이 없을 것이요
중생도 다름없는 데 이르게 하리라.
029_1196_a_12L設我當融爛
人身分爲百
又無瞋恚想
衆生至無異

그 뜻에 무엇을 탐내어
괴롭게 수없이 변하랴.
‘나’라는 생각을 헤아리게 되면
잠자는 것과 죽음이 무엇이 다르랴.
029_1196_a_14L彼意何可貪
苦惱無數變
有計吾我想
眠與死何異
029_1196_b_01L
그때 보살이 ‘많이 들음[多聞]’을 행할 때 이른바 이름이 들리는 사람은 스스로 그 덕이 가장 마음을 쉬는 이가 된다 일컬으며, 뭇 사람들이 공경히 대하였으며, 뜻과 성품이 어지럽지 않으며, 들은 것을 잘 지녀서 듣고 가짐이 구족하여 또한 잊어버리지 않는지라, 그 뜻을 관찰하여 교만함을 버리고, 이러한 업이 있으므로 지혜가 서로 응하며, 이제 다 듣고 앎으로써 지혜에 게으름이 없었으며, 스승을 공경하여 소원이 자재로웠다.
주리고 허기진 사람에게는 큰 자비를 일으키고 외도를 항복 받아 걸림이 없었으며 또한 번뇌도 없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 도행(道行)을 나타내되 애욕에 물들지 않고, 방편의 뜻을 일으켜 세상 인민을 위하여 해탈케 하려 하였다. 그때 보살은 이러한 자비심이 있어 일체 지혜의 인연하는 바가 다 이 방편으로 일어났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6_a_15L是時菩薩多聞之時所謂聞名者自稱揚其德最爲第一息心衆人所敬志性不亂所聞能持聞持具足亦不忘失觀察其義除去憍慢有如是之業與智相應今悉聞知以智無懈恭敬於師長所願自在若飢虛者起大慈悲降伏大外道無所罣礙亦無塵垢於異剎土現其道行不爲愛欲所染著起方便意爲世人民欲使解脫爾時菩薩有如是慈心一切智所因皆是方便所起於是便說此偈

그 들음이 약간 메아리쳐
그 빛은 변함이 없네.
견고해도 오래 가지 못하거니
하물며 나의 지금 몸이랴.
029_1196_b_03L彼聞若干響
其色無有變
牢固不久存
況我今日身

가장 처음에 이 법을 받고
저 부처님을 믿음이 있어
문득 큰 지혜가 생겨서
모든 번뇌를 덜어 버렸네.
029_1196_b_05L最初受此法
有信於世尊
便生大智慧
除去諸結使
029_1196_c_01L
그때 보살이 은혜를 행할 때 그 은덕을 알아 또한 잊지 않았으며, 곧 이런 지혜가 있어 그 은혜를 갚고자 작은 공덕을 지음에도 오래도록 잊지 않았으며, 또한 오래도록 다하지 않았다. 마치 작은 곡식의 씨앗을 심어 그 씨앗의 모체(母體)는 없어져도 그 싹은 잃어버리지 않음과 같았다.
옛날 보살이 위없는 도를 구하였을 때, 어떤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 있었다. 어떤 앵무새가 보살과 항상 그 나무에 살았다. 어느 때 바람이 불어 그 나무가 서로 부딪쳐 불이 일어났다. 불이 나자 점점 사나와져 드디어 산과 바위에 미치고 번져서 청정한 나무들이 불에 다 타 버렸다. 검은 연기가 일어나 빛이 붉고 제대로 타 불시(不時)에 소멸되었다. 마치 햇빛과 연기가 함께 일어 크고 작은 나무가 다 타서 남음이 없는 거와 같았다. 또 천지가 무너질 때 잠깐 사이에 듣고 보는 사람이 다 두려워하고 타는 물건이때에 따라 문득 다해 버리듯 모든 나무가 다 타버렸다.
그때 보살은 앵무새의 몸이 되어 하룻밤 동안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새가 이 나무에 머물렀더라도 마땅히 고마운 마음으로 서로 은혜로운 뜻을 내겠거늘 하물며 우리들은 오랫동안 그 속에 살았으면서 어떻게 이 불을 끄지 않으랴. 나는 이제 바로 지금 위력을 나타내어 큰 바다에 가서 두 날개로 물을 길어다 그 불에 뿌리리라. 혹은 날개로써 뿌리고 혹은 입으로써 뿌리리라.’
그리고는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그때 어떤 천신(天神)이 문득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6_b_06L爾時菩薩行恩之時識其恩德亦不忘失便有是智慧欲報其恩造少功永以不忘失亦不永盡猶如種少穀子終身不忘失昔者菩薩欲求無上道時在一閑靜之處有鸚鵡菩薩常處彼樹爾時有風吹彼樹木相切磨磨便有火出火漸熾盛遂及山巖生靑靑樹木火悉焚燒有鬱煙起極自熾亦不時滅猶如日光塵煙俱大小樹木皆悉被燒無有遺餘如天地融爛時須臾之間聞見者皆爲恐怖所焚燒物隨時便盡諸樹木皆悉盡爾時菩薩爲鸚鵡身一夜之便作是思惟猶如飛鳥止此樹木當有反復之心與彼相應便起恩意況當我等長夜處其中亦不能得滅此火我今政是時現其威力往詣大海中以兩翅而取其水在彼火上而灑其火或以翅灑或以口灑東西馳奔是時有神便說此偈

이 불은 매우 사나워
연기와 구름으로 가까이할 수 없네.
비록 이런 착한 마음이 있으나
또한 끌 수 없으리라.
029_1196_c_03L此火甚熾盛
煙雲不可近
雖有此善心
亦不能得滅

그러나 보살인 앵무새는 그 천신에게 말하였다.
029_1196_c_05L是時菩薩鸚鵡語彼天言
내 이 산 가운데 살면서
일찍이 그 은혜를 잊지 않았네.
이 나무들이 불에 타는데
어찌해 버리고 갈 것인가.
029_1196_c_06L我處此山中
未曾失其恩
云何當捨去
使火燒此林

이제 내 이런 힘이 있어
마음으로 이 불을 끄려 하네.
이 산에 있음이 헛되지 않게
그 은혜를 갚고자 하네.
029_1196_c_08L今我有此力
意欲滅此火
不空居此山
欲得報其恩

이때 수신은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029_1196_c_09L爾時樹神復作是說

이 새는 은혜로운 자비가 있어
그 빛이 매우 단정하구나.
이것은 곧 사람의 법에 따름이니
이 세상에선 매우 회유하도다.
029_1196_c_10L此鳥有恩慈
其色甚端正
此是應人法
世之所希有

그리고 천신은 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다시 보살인 앵무새에게 말하였다.
029_1196_c_12L爾時天神作是思惟便語彼鸚鵡菩薩言

그대는 은혜로운 자비가 있거니
그대를 위해 불을 꺼 주리라.
서로 어여삐 여기는 이런 마음으로
내 빨리 불을 꺼 주리라.
029_1196_c_14L知汝有恩慈
爲汝當滅火
相愍有此心
我當速滅火

그러자 큰 구름이 일어
그 앵무새를 어여삐 여김으로
당장 그 불을 끄고
그가 원하는 보람을 얻게 하였네.
029_1196_c_16L爾時有大雲
愍彼鸚鵡故
今當滅此火
使彼願獲果

하물며 마침내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음에랴.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6_c_17L況當成等正覺於是便說此偈

부처님께서는 그때에도
이런 은혜로운 자비가 있어
모든 중생이 크게 기뻐하며
천상 인간의 공양을 받았네.
029_1196_c_18L如來在彼時
有此恩慈心
諸有發歡喜
天人所供養

능히 저 언덕에 이름으로써
생ㆍ노ㆍ병을 멀리 떠났네.
지극히 믿음이 굳세어
십만 국토를 통섭하였네.
029_1196_c_20L以能到彼岸
遠離生老病
篤信已牢固
統攝十方國
029_1197_a_01L
그때 보살이 가사(袈裟)를 입을 때 세상 인간의 법칙이 되고자 중생들을 위하여 세속을 버리고 도에 나아갔으니, 이는 곧 큰 깃대와 일산이었다.
이렇게 국왕의 지위와 처자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모든 의심을 끊었었다.
이때 보살이 가사를 입을 때 이러한 이로움을 더하는 공덕이 있었으니, 일찍이 듣건대 과거의 삼먁삼불타가 동산에 놀고 구경하자, 꽃과 열매가 무성하였다. 그 동산 안의 인민들이 구경하다가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보고 싫증내거나 만족함이 없었으며 인민들이 들끓었으나, 그 동산 속엔 온갖 소리가 없었다. 가사를 입었으니 세 가지 빛이 맑고 밝았으며, 귀에 메아리치는 해탈의 소리가 부드럽고 온화하여 일체 중생들이 스스로 귀의했다.
이때 가사를 보호함에 온갖 공덕이 있는지라, 그 티와 더러움을 버렸느니라. 이로 인연하여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6_c_21L爾時菩薩著袈裟時爲世人軌則衆生等變俗就道此是大幢蓋如是捨國王妻子出家學道以度諸狐疑是時菩薩著袈裟時有如是增益功曾聞過去三耶三佛遊在園觀花果茂盛欲得出家於彼園中人民遊有佛出世觀無厭足人民熾盛彼園中無有衆音著袈裟三色淸明耳嚮解脫聲音柔和壽有限齊一切自歸爲一切苦故降伏瞋恚色如赤盡力喘息煙風起見色已便作是然與我心相應起此心是我解脫是時護袈裟有衆功德捨彼瑕穢是之故便說此偈

또한 스스로 이름을 몰라도
그와 더불어 서로 응하고
또한 잘 목욕하지 않지만
항복한 까닭에 여기 왔네.
029_1197_a_12L亦不自識名
與彼而相應
亦不善浴洗
降伏故來此

빨리 항복시킨 그 과는
베어도 아까울 것 없고
입으로 잘 말을 가르쳐도
반드시 스스로 무너지고 패하네.
029_1197_a_14L速降伏彼果
割己無所惜
口作善言教
必當自壞敗

비록 다시 이렇게 관하니
나와 이 뜻을 말하노라.
내 그에게 은혜를 베풀어
이 고뇌의 근심을 참는다네.
029_1197_a_15L雖復作此觀
與我說是義
我當惠施彼
忍此苦惱業

이미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마음을 항복시키고 나서 곧 이와 같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29_1197_a_16L已自割己降伏其心便作是語而說此偈
괴로움과 근심을 일으키지 말라
이와 같이 간탐함이 있다면
그 열매 비록 작더라도
악한 과보 한량이 없으리라.
029_1197_a_18L莫作苦惱患
有如是慳嫉
此果雖復小
惡報無有限
029_1197_b_01L
그때 보살은 한가롭게 즐기며 고요히 그 동산에 있었다. 청정하고 온갖 어지러움이 없고 또한 온갖 일이 없었다. 거기 이르는 사람은 두려움을 품어도 마음으로 즐겨했으니, 일찍이 들으니 선인(仙人)들의 살던 곳이라, 극히 미묘하고 비길 데 없었으니, 자세히 말하자면 위와 같다. 선인의 살던 곳은 그 온갖 일을 다하여 남음이 없었다.
바로 그때 보살은 토끼의 몸이었다. 토끼는 선인들 주처에 의지해 있었는데, 이때 선인들이 산으로 내려옴을 보고 곧 게송으로 선인들에게 말하였다.
029_1197_a_20L爾時菩薩樂閑居靜處於彼園觀淨無衆亂亦無衆事行到彼者皆懷恐怖心所愛樂曾聞有仙人所居處極妙無比廣說如上仙人所住處所有衆事皆盡無餘遠此園觀去於爾時未定阿惟三佛菩薩爲兔身是時兔依仙人住時兔見仙人下山便以偈語仙人言

사람의 몸이 세간에 처하니
매우 묘하여 비길 데 없네.
이미 인간에 남을 얻어서
산 숲 동산에 처하였네.
029_1197_b_05L人身處世閒
極妙無有比
已得生人間
應處山林園

훌륭하도다, 이 선인이여,
좋은 빛의 얼굴을 가까이하니
온갖 티와 나쁨이 없고
마음을 스스로 항복 받았네.
029_1197_b_07L善哉此仙人
善色面親近
無有衆瑕惡
心自能降伏

살해함을 일으키더라도
한도를 알아 제압하고
능히 몸소 마음을 조복해
경계의 생각이 없네.
029_1197_b_08L殺害之所起
自知齊限量
能自降伏心
無有境界想

이미 경계의 먹을 것을 버렸으므로 내가 출가한 까닭은 해탈의 길을 구함이니, 마음과 뜻이 결정되어 감로를 버리지 않고, 그 희망을 버리고 공덕을 뜻하며, 함께 산 숲속에 있으니, 이러한 삼매는 뜻에 온갖 어지러움이 없고 이미 이 산 숲에서 즐겼다. 마치 밤엔 달이 비추고 해가 낮에 비추듯 능히 어질고 은혜로운 자비가 있으므로 이 산 숲에 살았다. 그러나 그 선인이 젊었을 때 그 산속에 살아 이제 늙었으니, 어떤 인연으로 이것을 버릴 것인가 하였다.
그 선인은 곧 이런 말을 하였다.
“스스로 그 마음을 조복하노라.”
배나 더 크게 기쁨을 내어 이런 말을 하였다.
“만약 선인이 간다면 누가 여기 살기를 즐기랴.”
보살인 토끼는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7_b_09L已捨境界可食我爲出家故求解脫心意決了莫捨甘露去彼悕望意功德同處山林有如是三昧意無衆已處此山林當樂此山林如夜月照明日照於晝能仁有恩慈應住此山林然仙人少壯時於彼山林中而居今年已老何緣捨此去時是仙人便作是語自伏其心倍復歡喜而作是語若仙人去者誰當樂此住菩薩兔便說此偈

내 이제 이 콩이나
멥쌀과 그 밖의 곡식이 없으나
마음을 스스로 항복하여
이 산 숲에 살기 바라네.
029_1197_b_19L我今無此豆
粳米及餘穀
心能自降伏
願住此山林

그때 아유삼불(阿維三佛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을 성취하고, 드디어 그곳에 머물러 세간을 밝게 비추며 한가로이 있음을 즐겼다. 이런 까닭에 마땅히 그 산 숲에 머물렀다. 문득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7_b_21L爾時成阿惟三佛遂住於彼照明於世閒樂彼閑居以是之故當住彼山便說此偈
029_1197_c_01L
경계가 매우 조용한지라
산 숲에서 고업(苦業)을 행하네.
항상 한가롭고 고요히 있음을 즐겨
마땅히 스스로 생각하고 지나네.
029_1197_c_01L境界甚庠序
山林行苦業
常樂居閑靜
當自思惟行

몸을 해탈하는 공덕으로
마음과 뜻이 항상 온화하고 즐겁네.
지혜가 매우 미묘하여
산 숲을 친근하기 알맞네.
029_1197_c_03L解脫身功德
心意常和悅
智慧極微妙
當親近山林

그때 보살은 이 벗을 친하려는 마음이 있어 항상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제 자식을 돌보듯 하여 듣던 대로 산 숲에 있으면서 널리 말한 것은 계경(契經)과 같았다.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산 숲에는 온갖 과일이 없으나, 모든 법의 해탈은 참는 법으로 해탈한다.’
이때 보살은 기나긴 밤중에 이런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법을 해탈하고, 그 인민들에게 부딪쳤으나 시끄러움이 없었다.
거기서 단정히 앉아 생각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새가 머리 위에서 집 짓는 것을 본 뒤부터는 머리 위에서 젖먹이는 것을 알고 항상 새알이 떨어질까 두려워 몸도 꼼짝 않았었다.
그리고 곧 관찰하여 몸 버림을 행하여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은근한 힘으로 즐거움을 내어 그것을 포섭하였다. 그러자 새 새끼가 이미 나래가 돋쳤다. 이미 나래가 돋쳤으나, 아직 날 수 없었으므로 마침내 버리고 가지 않았다. 이때 이런 사랑을 행하니 어떤 기이함이 있었고 또한 두려워 떨지도 않았다. 중생도 아직 스스로 이러함을 알지 못하였다.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029_1197_c_04L爾時菩薩有此親友之心常懷慈心自省所生如實所生如所聞有山林中廣說如契經便作是念此山林無有衆果諸法解脫以忍法解脫是時菩薩長夜之中有此慈心諸法解脫於彼人民無所觸嬈於彼端坐思惟不移動鳥巢頂上覺知鳥在頂上乳恒恐懷怖懼卵墜落身不移動是時便觀察便捨身而行彼處不動善慇懃力生樂攝彼是時鳥已生翅已生未能飛終不捨去今行此慈竟有何奇亦不恐怖衆生亦未曾爲如是自知便說此偈

그는 이 일을 성취하니
수천의 인간보다 크네.
또한 그를 시끄럽게 하지 않으므로
이 덕은 위없다네.
029_1197_c_17L彼能辦此事
故于人中大
亦不觸嬈彼
此德無有上

그러므로 그 부처님은
가장 으뜸가는 신선이라네.
그래서 도량에 있으므로
공덕이 스스로 구비하였네.
029_1197_c_19L是故彼世尊
最爲第一神
故在道場處
功德自備具
029_1198_a_01L
그때 보살이 자비를 닦을 때 스스로 힘의 세력이 있어 무거운 짐을 질 만했다. 일체 중생을 내가 해탈시켜서 공덕의 이익을 더하리라 하고, 모든 괴로움을 벗을 힘이 없는 사람에게 세간의 근심을 덜어 주고, 구호함이 없는 사람에게 구호를 하고,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 희망을 지어 주고, 힘과 세력이 없는 사람에게 힘과 세력을 지어 주며, 모든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의사가 되고, 늙은 사람에게는 젊은 뜻을 나타내고, 젊은이에게는 힘이 있음을 나타내 보였었다.
일찍이 들었다. 부처님께서 도를 행할 때 무수한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였는데, 불이 동산을 태울 때 비구들이 큰불과 연기를 보고 부처님께 쫓아가 부처님을 찬탄하고 부처님 앞에 머물러 섰는데, 그때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029_1197_c_20L是時菩薩行悲時自有力勢堪負重擔求一處所一切衆生我當度脫之增益功德於諸苦脫無力者除世愁無救護者爲作救護無悕望者爲作悕望無力勢者爲作力勢諸疾病者爲作醫王爲老者示現少壯意少者示現有力曾聞世尊行道之時無數比丘前後圍繞火焚燒園觀時比丘見大火煙起各馳走向世尊有嘆譽世尊者於如來前住彼諸比丘住如來前觀者於是便說此偈

나와 같이 짝할 이 없이
3세(世)의 공덕이 구족하거니
이런 지극히 정성된 말로
악한 것을 속히 쉬게 하리라.
029_1198_a_08L如我無疇匹
三世功德具
以此至誠語
使惡速休息
029_1198_b_01L
이 게송을 읊자, 사납게 타오르던 불은 곧 꺼졌다. 이때 비구들은 미증유함을 찬탄하며, 이것은 모두 부처님의 은덕이라고 크게 기뻐 부처님께 각각 이런 말로 찬탄하였다.
“아직 이런 일이 없었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 있었으니, 거기에는 갖가지 종류의 빛이 있었다. 그때 에 나는 아직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므로 나는 방황하는 나그네였다. 나이 어려서부터 사람에게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미묘한 행을 구하였느니라. 바로 그때 건차국(褰茶國)은 인민들이 매우 번성하고 토지가 비옥하여 대나무가 많고 갈대가 숲을 이루고 수목이 울창하였다. 그러나 불이 일어나 매우 치성하여 산과 못을 점차 태웠으니, 이러한 변괴는 널리 계경(契經)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그때 뭇 새떼들이 각각 알을 낳고 새끼들이 아직 날개가 돋치지 않기도 하고, 혹은 날개가 돋으려 하기도 하여, 혹은 땅에 떨어지고 혹은 머리가 깨어지기도 하였으나, 또한 마음대로 날지 못하였고, 혹 주리기도 하였으나, 그 불이 사납게 탐을 보고 각각 날아가려 하였다.
나는 그때 이 불을 보고 나서 또한 몸도 보호하지 못했으나, 무수한 백 천만 겁의 공덕으로 이렇게 구호할 마음이 있었다. 나는 곧 청정하게 이 마음을 내기를 ‘그 중생들을 이 큰 화난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하였다. 그리고 내가 곧 그 불을 끄자, 불은 즉시 꺼지고 말았다. 나는 그때에도 그 나라의 불을 끄고 이 슬픈 마음을 내었거늘 하물며 슬픔을 성취한 오늘이겠느냐. 오늘 불도 그렇게 멸한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029_1198_a_10L說是偈已是火聚火卽休息是時諸比丘嘆未曾有皆是世尊之恩力喜於如來各各嘆說此偈言未曾有世尊告曰諸比丘在一閑靜處種種境界若干種色當於爾時我未成於等正覺爾時我爲桎梏羅瞿也從彼生已來年少自在好施於人求微妙行當於爾時褰荼國界人民熾盛土地豐熟多竹林葦樹木高峻時火所燒極熾盛漸及山澤有如是之變廣說如契經爾時有群鳥衆各各產乳羽未生或有翅始生者或有墮地者或有破頭尾者亦不堪任飛或有飢餓者見彼火熾盛各欲飛去我爾時見此火已亦不護身無數百千劫功有如是護心我爾時於彼淸淨便發此心使此衆生脫此大患爾時我便滅此火火卽時滅我爾時於彼園滅此火行此悲心況我今日成大悲今日火當滅於是世尊便說此偈

적게 소생(所生)함을 말미암아
본래 일체의 변화를 보노라.
일체가 모두 다 파괴되나니
그래서 중생들을 어여삐 여기노라.
029_1198_b_07L由少之所生
本觀一切變
一切皆悉壞
慈哀於衆生

그 불이 곧 꺼지자, 오래되지 않아 지혜의 밝음으로써 세상 인간의 불을 껐느니라.
그때 보살이 나고 죽음을 위한 까닭에 보살이 나려 할 때 중생을 구제코자 나는 괴로움의 근본을 관하였다.
일찍 들었나니 쓸쓸하고 고요한 산 숲 속에 까마귀ㆍ사슴ㆍ집비둘기ㆍ뱀이 그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곳에 보살이 선인(仙人)으로 있으면서 그 안에서 과일을 먹고 물을 마셨다.
그러자 까마귀는 그 선인이 머무는 곳에 나아가 한쪽에 섰으므로 곧 이렇게 물었다.
“세상에 무슨 괴로움이 있는가?”
까마귀는 대답하였다.
“주림이 가장 괴롭습니다.”
“무엇을 인연하여 이 괴로움이 생기느냐?”
“우리들이 각각 스스로 말하거니와 몸이 파리하고 매우 번거로워 모든 뿌리가 정하지 않아 입으로 말할 수 없고 귀로 들음이 없어 항상 괴로운 생각을 품습니다. 그러므로 주림이 가장 괴롭습니다. 이 괴로움은 몸이 불에 타는 것 같고, 이 주림으로 인연해 이 병은 고치기 어려우며 함께 서로 이어서 모두 이런 괴로움이 있습니다.”
029_1198_b_09L彼火卽得滅火滅未久以智慧明滅世人火爾時菩薩爲生死故菩薩欲生時救濟衆生觀生苦本曾聞空靜山林之中有烏鹿鴿蛇在彼止於彼有仙人菩薩常處其中食果飮水時烏往詣彼仙人所在一面立便作是說世有何苦爾時烏便作是言爲最苦由何因緣而生此苦我等各各自當陳說身體疲極煩熾諸根不口不能言耳無所聞常懷思想故飢最爲苦此苦患身火所燒由此飢饉此病難療共相牽連皆有如是之苦
029_1198_c_01L그러자 사슴이 곧 이야기했다.
“놀랍고 두려움이 괴로움입니다. 이른바 놀라고 두려워함이란 혼자 있을 때 사냥꾼을 만나 그에게 살해될까 두렵습니다. 이 몸이 무엇이 견고함이 있습니까.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없어 늘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이 놀랍고 두려움은 어떻게 하여 있을까’라고 항상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 여러 사슴들도 다 이렇게 그 몸을 버린지라 우리들의 이 몸이 있는 것도 항상 놀랍고 두려움을 품어 잠깐도 편안치 않습니다. 이것은 다 본래 지은 대로 무너지고 패하는 괴로움입니다. 이러한 괴로움이 있는 까닭에 놀라고 두려움이 괴로움이 됩니다.”
그러자 집비둘기도 곧 이런 말을 하였다.
“욕심이 가장 괴로운 감수(感受)가 됩니다. 그 가운데 마음의 경계가 조촐하더라도 생각하는 그곳에 이 욕심의 우환을 벗음이 없습니다. 이 욕심은 마치 불과 같고, 또한 기름과 타락을 그릇에 넣고 불을 붙이면 미친 듯이 타는 것처럼, 말한 대로 그 마음에 물들고 집착하여 욕의 불도 또한 이렇게 그 마음에 물들고 집착하여 그 형상을 녹여 없애고 모든 얽매임을 더욱 더합니다. 무수겁을 두고 욕심은 미혹의 원인이 되어 불이 타고 사람의 몸을 태웁니다. 이런 까닭에 욕심이 가장 괴롭습니다.”
그러자 뱀이 곧 이런 말을 하였다.
“성냄[瞋恚]이 가장 괴로움입니다. 성냄이란 곧 사람의 목숨을 해치고, 높고 낮음 없이 모든 죄의 뿌리를 더하며, 몸과 얼굴빛이 항상 변하기 쉽고, 자칫하면 죽을 뜻이 생기며, 절름거림으로 눈이 붉고 어금니가 길고 날카로워 사람들이 보기를 싫어합니다. 머리를 흔들고 몸을 움직여 긴 한숨에 늘 독을 뿜으며, 몸의 살갗과 껍질은 성냄의 불 그대로여서 일체세간 사람은 모두 보시를 싫어합니다. 항상 쓸쓸한 곳에 누워서 주려도 성내고 배불러도 또한 성내며, 눈으로 봄이 좋지 않아 이러한 변이 있습니다. 저 불이 산과 못을 태움과 같이 이 성냄의 불도 또한 그러하여 이런 까닭에 성냄이 괴롭습니다.”
그러나 보살인 선인은 매우 깊은 지혜로 이것을 생각하고 나서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8_b_22L是時鹿便作是語驚怖爲苦謂驚怖者身在獨處見獵師常懷驚怖身心之穢常恐無此身復畏獵師欲殺害己此身有何牢要住無常處馳走東西此驚怖者由何而生有此念彼一切有是行捨離一切身我等有此身常懷驚怖須臾不寧是本所造壞敗之苦有如是驚怖是之故驚怖爲苦是時鴿便作是語欲最爲苦更樂其中心境界淨思惟所處無脫此欲患此欲猶如火亦如脂酥著器然則熾狂有所說染著其欲火亦復如是染著其心消盡其形增益諸縛無數劫爲欲惑會合然燒人形體以是之故欲最爲苦蛇便作是語瞋恚最爲苦所謂瞋恚便傷害人命無有尊卑增諸罪根身體顏色常變易動有殺意顰蹙眼赤牙齒長利人所惡見搖頭動身長息吐毒身體肌皮純有瞋恚之火切世人皆不喜見常伏空處飢亦瞋飽亦瞋眼視不善有如是之變彼猶如火焚燒山澤此瞋恚火亦復如是以是故瞋恚爲苦爾時菩薩甚深之思惟此已便說此偈
029_1199_a_01L
일체는 모두 다 괴로움뿐
그 얼굴빛을 친근히 함도
나는[生] 것은 반드시 괴롭나니
내가 하는 말을 들으라.
029_1198_c_23L一切皆悉苦
親近其顏色
生者必有苦
聽我今所說

마치 이 큰 근심은
고뇌가 끝이 없음과 같노라.
일체는 이 남[生]이 근본이니
이런 까닭에 남은 참되지 않느니라.
029_1199_a_02L猶如此大患
苦惱無有限
一切是生根
是故生非眞

만약 반드시 보살도(菩薩道)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사에 유전하면서 자(慈)ㆍ비(悲)ㆍ희(悲)ㆍ호(護)로써 일체 중생을 어여삐 여기고, 민첩하고 빠른 지혜로써 걸림이 없이하여 용맹한 뜻으로 일체 지혜를 닦으며, 게으름 없는 마음으로 교화하여 의심이 없고, 항상 평등한 생각을 내어 뜻과 성품이 굳건하여 무너뜨리지 못하였다.
그 기미(氣味)를 얻되 그 뜻을 잃지 않고, 힘이 있어 참고 견디되 모든 법을 분별하여 헐어버리거나 새지 않고, 큰 지혜를 성취하여 뜻으로 해탈을 베풀되 변하거나 뉘우치는 마음이 없었다.
일체를 은혜로이 베풀기를 습비국왕(濕鞞國王)과 같이하고, 항상 청정한 행을 닦아 일찍 게으름이 없기를 마하제피(摩訶提披)왕과 같이 하며, 인욕이 구족하여 인욕 선인과 같이 하고, 계행에 물샐틈없게 하되 포뢰다(布賴多) 학사와 같이 하며, 항상 출가를 즐기고 얼굴빛을 온화하고 즐겁게 하고, 다시 사랑하고 공경하는 가운데 뜻에는 물들고 집착함이 없어 대수달시나왕(大須達施那王)과 같이 하고, 세속에 즐기고 사랑하기를 울다라마납(鬱多羅摩衲)과 같이 하고,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서 기악(伎樂)의 소리가 맑게 사무치기를 선각보살(善覺菩薩)과 같이 하며,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를 하여 모두 해탈을 얻고 열반에 이르도록 하며, 모든 공덕을 반드시 구족하게 성취하여 도에 있어 모든 덕을 배나 더하여 보살행을 성취하였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9_a_03L若有必成菩薩道者流轉生死以慈悲喜護愍一切衆生以捷疾之智無所罣礙有勇猛意修一切智無懈惓之心教化無有狐疑常懷等見志性牢固不可沮壞得彼氣味不失其志有力堪任分別諸法亦不毀漏彼成大智慧施意解脫無變悔心一切惠施如濕鞞國王常修淨行未曾懈惓如摩訶提披王忍力具足如忍神仙戒不缺漏如布賴多學士常樂出家顏色和悅若復於愛敬之中意無染如大須達施那王遊化世俗瞿頻陁王愛樂於法如鬱多羅摩納樂閑靜之處爲伎樂聲響淸徹如善覺菩薩在大衆中爲師子吼皆得解脫至泥洹界諸功德具足必成於道倍益諸德成菩薩行於是便說此偈曰

언제나 상해하는 뜻이 없이
보살의 공덕이 청청하였네.
이미 뜻과 성품이 굳건해
해가 빛을 놓음과 같다네.
029_1199_a_20L倍無傷害意
菩薩功德淨
已志性牢固
如日放光明

이렇게 법을 사랑하고 즐겨
복밭[福田]에 더러움 없네.
저 세상 인민들을 어여삐 여겨
그러므로 이런 업(業)을 말씀하네.
029_1199_a_22L愛樂如是法
福田無有穢
愍彼世人民
故說如是業
029_1199_b_01L
그때 보살은 두려움을 품지 않고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와 ‘함이 있는 행’에 무상(無常)함을 관하되 마음에 어지러운 생각이 없고, 항상 스스로 관찰하여 태어날 곳을 알며, 또한 스스로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음을 알았다. 이 진제(眞諦)가 있으니, 그 근원을 다하여 마음에 물들고 집착함이 없이 모태(母胎) 안에 태어나 그곳에 머물렀으되 또한 마음에 어지러움이 없으며, 저 계를 범하면 악행이 되고 계를 가지면 청정함이 됨을 관하되 또한 마음에 물들고 집착함이 없었다.
태 안에 있음도 청정행 아님이 없으니, 마치 연꽃이 물에 묻지 않음과 같이, 거기서도 도의 뜻을 많이 일으켰다. 이미 지혜가 있는지라, 모든 천자가 항상 호위하였으며, 도솔천의 모든 천왕이 교대하여 밤을 지켰다.
음(婬)을 나타냄은 청정한 행이 아니니, 즐겨 범행(梵行)을 닦았으며, 보살이 모태 안에 들자 부인의 몸은 일찍이 더러움이 없었으니, 보살의 계행이 극히 청정함이요 마음에 상해하는 뜻이 없고 맹세코 보시를 행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심제(審諦)하였으며, 태에서 나오려 하자 크게 높고 묘한 신(神)의 천자들이 모두 다 부축하여 태가 청정하여 번뇌가 없었다.
발을 들어 일곱 걸음을 걸으며 곧 출가할 뜻을 품어 사방을 보고 ‘이제 어느 곳을 향해야 온갖 괴로움이 없게 할 것인가’ 하고 관찰하였다. 향수로 목욕하자 자연히 향기 못이 있었으니, 이것은 다 전생의 공덕으로 이루어짐이요, 하늘에서는 우발라꽃과 구물두꽃을 내려 여래를 공양하였다.
그리고 다시 게송을 읊었다.
029_1199_a_23L是時菩薩不懷恐怖從兜術天降神觀有爲行無常心無亂想常自觀察知所從生處亦復自知更不受胎是眞諦究竟其原心無染著降母胎中住彼處所亦無亂想於彼觀犯戒爲惡行持戒爲淸淨亦無染著於胎之中無不淨行猶如蓮花不染著水於彼多起道意已有此智慧諸天子常衛護兜術諸天遞來宿衛現婬不淨行樂修梵行自從菩薩降母胎中夫人之身未曾有穢菩薩戒行極爲淸淨心無傷害之意施行立誓審諦至誠欲出於家大尊妙神天子皆悉扶持胎淨無惱若擧足行七步時懷出家意卽觀四方今當向何方便無衆苦香汁浴洗自然有香池皆是前世功德所致天雨優鉢拘文羅花而供如來於是便說偈言

무수한 세상에 부지런히 힘써
그 모든 중생을 구하려 하였네.
법바퀴 굴림이 한량없어
천상과 인간이 안온함을 얻네.
029_1199_b_18L無數世勞勤
救彼衆生故
轉輪無有量
天人得安隱

모든 천상에서 음악을 연주해
모두 다 크게 기쁨을 얻었네.
향바퀴가 앞에 구르니
온갖 마군의 원한을 항복시켰네.
029_1199_b_20L諸有天伎樂
皆得歡喜心
香輪在前轉
降伏衆魔怨
029_1199_c_01L
그때 보살이 도솔천에서 하강할 때 범천(梵天)의 무리들이 모두 다 시중을 들었다. 세존께서 인민들과 하늘들이 에워쌀 때와 같이 이것이 제일의 상서였고, 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오자 땅이 크게 진동하였으니, 세존께서 중생의 번뇌가 더러움이 없음을 깨닫자, 이 처음 상서로 땅이 크게 진동하고, 저 중생들이 번뇌가 생기지 않게 함이 제일의 낙이었다. 이것이 처음 상서이며, 보살이 도솔천에서 하강할 때 큰 광명이 세간을 비추었으니 이것은 지혜의 광명 상(相)인 처음 상서며, 모든 어두운 곳을 다 밝게 보게 하였으니 또한 이는 지혜의 상서였다.
보살이 처음 났을 때 발을 들어 일곱 걸음을 걸음은 7각의(覺意)의 상서요, 그때 보살이 사방을 관찰하였음은 곧 4성제(聖諦)의 상서요, 그때 보살이 크게 웃은 것은 인간을 제도할 상서이며, 그때 보살이 꿈에 이 세계가 침상이 되고 수미산이 책상이 되고 손발을 4해(海) 밖에 드리웠음은 세상이 항상함이 있는 생각으로 곧 감로법 맛의 상서이며, 또 꿈에 제예가(緹隸迦)나무가 솟아나 삼천세계를 덮었음은 곧 도량의 상서로 천상과 인간이 높이 공경함이었고, 꿈에 많은 무리의 새들이 두루 에워싸되 한 가지 빛임을 본 것은 권속의 대중을 성취함의 상서요, 꿈에 벌레의 머리는 검고 몸이 흼을 본 것은 우바새의 무리들을 성취할 상서이며, 또 꿈에 산꼭대기를 걸어가 봄은 이익을 얻어도 간탐하지 않는 상서였느니라. 여기 다시 게송을 읊었다.
029_1199_b_21L彼時菩薩從兜術天降神時梵天衆皆悉侍從若世尊人民天衆圍繞時此是第一相若菩薩從兜術天降神地爲大動若世尊覺悟衆生塵勞無有雜穢此初瑞應地爲大動衆生之類塵勞永不生最第一樂初瑞應若菩薩從兜術天降神時大光明照世閒界是智慧光明相初瑞應諸幽冥之處皆悉見明亦是智慧之相若菩薩初生時擧足行七步此七覺意之瑞應是時菩薩觀察四方時此是四賢聖諦之瑞應是時菩薩大笑時現度人之瑞應是時菩薩夢見以此世界爲牀須彌山爲机腳垂四海之外此是世有常之想是甘露法味之瑞應復夢緹隸迦樹生齊上覆三千世界此是道場之瑞應天人所尊敬夢見衆多飛鳥周帀圍皆同一色現衆成就之瑞應夢見虫頭黑身白現優婆塞衆成就之瑞復夢見山頂上行現得利不慳之瑞應於是便說偈曰

상서 나타냄이 미증유한지라
그 큰 공덕이 있음이여,
생기는 것은 반드시 멸하니
괴로움과 즐거움이 뒤바뀜이라.
029_1199_c_20L瑞應未曾有
彼有大功德
起者必當滅
苦樂之所更

그것을 보고 다 크게 기뻐해
반드시 부처님께서 나오리라 했네.
해가 구름과 안개를 제거하듯
다시 온갖 번뇌가 없었네.
029_1199_c_22L見彼皆歡喜
必當有佛出
如日除雲霧
無復有衆塵
029_1200_a_01L
보살의 뜻과 성품이 회전(廻轉)할 수 없음은 말한 바와 같다. 달이 어두운 곳에서 처음 나오면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듯 곧 자리에서 일어나 출가하려하여 이런 마음을 일으켰다.
‘이것은 가장 뒤에 세 가지 감각이 다함이다.’
그리고 보살은 높은 침상에서 내려왔다.
그때 또 이런 생각을 일으켰다.
‘이것은 가장 뒤의 높고 넓은 침상이리라.’
보살이 성문에서 나올 때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도를 이루지 못하면 마침내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리고 보살은 영락을 풀어 차닉(車匿)에게 주었다.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타던 말이다.’
이때 보살은 오른손에 칼을 들고 스스로 머리털을 깎았다. 그리고 보살은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내가 가장 뒤에 남긴 머리털과 수염이다.’
이때 보살은 보배 옷으로서 사슴의 가죽 옷과 바꾸어 가사를 삼고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가부좌를 하고 앉아 일체의 지혜를 이루지 못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이때 곧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199_c_23L是時菩薩志性不可迴轉如所說如月初出於幽冥處衆人所敬卽從座起欲得出家是時便起此心此最後有斯三更樂是時菩薩從高牀下時亦起是意此最是高廣之牀如菩薩出城門時是時便作是念我不得道終不歸還猶如菩薩解瓔珞以授車匿爾時復作是念計此寶衣最是我後所有若復菩薩以馬授車匿亦作是念此是我後所乘馬是時菩薩右手執刀自剃頭髮是時菩薩復作是念最是我遺餘鬚髮是時菩薩以寶衣貿鹿皮用作袈裟是時菩薩復作是念最是我應所著衣若復菩薩在道場坐是時復作是念我不解加趺坐不逮一切智不起于座是便說此偈

덕을 쌓음은 적은 데서 일어나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
마치 방울 물이 점점 불어나
반드시 큰 강물을 이룸과 같네.
029_1200_a_17L積德從小起
當獲無量福
猶水渧漸漲
必成大江河

이 약간의 무리들을 관찰하건대
모두 함이 있는 행에서 지음일세.
응당 감로의 맛을 먹고
모든 사나운 독을 소멸하려네.
029_1200_a_19L觀此若干類
有爲行所造
應食甘露味
消滅諸惡毒
029_1200_b_01L일체 지혜의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였을 때 세상을 관찰하자, 무상하고 괴로움과 공한 것뿐이었다. 이미 등정각을 이루어 온갖 번뇌가 없이 옳은 대로의 인연으로 등정각을 성취했으니, 생긴 물건은 모두 다 무너져 돌아가며, 모든 죽음이란 것은 저 생(生)과 함께 있는 것임을 깨달아 알았었다. 이때 안식(眼識)을 분별하고 이렇게 깨달아 알았고, 높고 낮음은 중생들이 하는 바 경계의 소유에 따름이라, 지혜가 이미 성취되어 적은 의심도 없었다.
거기서 본래 인연들을 깨달아 알았으니, 바로 깨침은 가이나 폭이 없었다. 그리고 온갖 지혜가 생겨 도가 있어 세간에 유포함을 알았다. 도는 쉽게 움직일 수 없음을 깨달아 알았으며, 일체 괴로움을 초월하고 낱낱 분별의 경계를 다하였으되 일 겁이나 또는 백 겁, 다시 백천 겁 동안 뜻이 유전해도 쉽게 옮길 수 없고, 물들고 집착함이 없이 뜻이 또한 어지럽지 않으며, 지혜가 한량없어 또한 지혜를 버리지 못하며, 뜻을 잘 분별하여 경계 안에 놀고, 그 방편을 구하자 과보가 한량없고, 지혜가 모두 다 구족하여 일체에 걸림이 없었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029_1200_a_20L一切智成等正覺時觀世無常苦空彼已成等正覺無有衆惱所可因緣成等正覺起者皆悉歸滅知一切死者與彼生相應皆悉覺知是時分別眼識作如是覺知高下隨衆生所爲境界所有智已辦無有狐疑於彼覺知本因緣等正覺無有邊幅爾時有衆智生覺知有道流布世閒覺知道不可移動是時盡越一切苦一一分別境界若於一劫若百劫若百千劫意流轉不可移動無染著意亦不亂智慧無量亦不捨智慧意善分別遊境界裏求其方便果報無量智慧悉具足一切無有罣礙於是便說此偈

일체 물건을 깨달음이
또한 한량없어
오가고 돌아감에
걸림이 없네.
029_1200_b_11L覺一切物
亦無有量
來往周旋
無所罣㝵

모두 다 깨달아
가장 뛰어나게 보나니
삼계의 괴로움을 제거해
마땅히 세간을 비추네.
029_1200_b_13L悉覺一切
最勝所觀
除三界苦
當照世閒

누가 능히 분별하랴
오직 부처만 아나니
미묘함을 구하거든
여래를 구하라.
029_1200_b_14L誰能分別
唯佛能解
欲求微妙
當求如來

여래는 때를 따라
서로 응하여
성취한 그대로
물러남 없어라.
029_1200_b_15L如來隨時
與彼相應
所當成就
無有退轉
029_1200_c_01L
그때 세존께서는 홀로 유행(遊行)하여 벗도 없고 또한 스승도 없었다. 공덕이 한량없어 중생들을 일깨우려 저 부처의 법을 모두 다 성취하되 일체 지혜의 등정각을 성취하여, 가장 높고 미묘하여 비교할 이가 없이 일체 번뇌의 근본을 깨달아 다 성취하셨다. 생각에 움직임이 없고 지혜로써 일체 법을 분별하여 모든 번뇌를 건지니, 미묘하기 제일이라, 일체 행을 빛내어 말함으로 ‘일체 지혜’라 하셨다. 이미 일체 지혜가 있는지라, 그 한마음을 오로지하여 일체 법을 알아서 일체번뇌를 끊은 까닭에 ‘일체멸(一切滅)’이라 하셨다.
유(有)를 제거하여 애(愛)가 없고 또한 벗이 없이 일체 공덕의 지혜를 성취하여 한가지로 일체중생을 옹호하되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이렇게 전전하여 공덕의 힘을 성취하였으며, 간탐하고 교만함이 없는 까닭에 가장 뛰어났다고 하셨다. 8현성도(賢聖道)를 펴고 나누어 법의 수레를 굴리니, 그것은 마치 그림자가 해 앞에 있지 않고 어둠에 있듯, 이것도 또한 그러하여서 일체 번뇌가 도와 함께 서로 응하지 않으므로 이런 까닭에 법의 수레를 굴리셨다. 그리고 곧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029_1200_b_17L爾時世尊獨遊無侶亦無有師功德無量欲訓誨衆生於佛法衆皆悉成一智成就成等正覺最尊微妙無等覺知一切塵勞所趣根本一切皆悉成念不移動以智分別一切法以一切結使微妙最爲第一暢說一切行故曰一切智已有一切智專其一心解一切法斷一切結使故曰一切除去有無有愛亦無有伴侶一切功德智成就等擁護一切衆生如父母愛子展轉功德力成就無貪憍慢故曰最勝布現八賢聖道而轉法輪彼喩如影不在日前在闇前此亦如一切結使不與道共相應是故而轉法輪於是便說此偈

낱낱 공덕이 구족하여
그것은 한량이 없네.
하물며 색(色)이 부사의함으로,
일체의 상(相)이 구족함이랴.
029_1200_c_09L一一功德具
彼不可限量
況色不思議
一切相具足

마치 달의 광명이
어둠을 두루 비추듯 하고
온갖 보배가 바다에 모이듯
석가 세존의 덕도 또한 그러하네.
029_1200_c_11L猶如月光明
而照幽冥中
衆寶集于海
釋種德亦爾
029_1201_a_01L
모든 연기(緣起)를 관찰하여 지혜로 12인연을 헤아리되, 번뇌가 굳건해 애착(愛着)하는 지혜를 일으켜 뜻이 그 마음 가운데 달림으로, 혹은 유루(有漏)의 지혜를 일으켜 모든 고행을 지어 벗어나는 길을 얻었으며, 지혜로 모든 번뇌를 멸하려 하는 까닭에 고락(苦樂)의 생각과 휴식(休息)의 생각이 없으며, 지혜로 내가 없음으로써 더욱 이익됨을 얻으며, 지혜와 함께 서로 응하여 몸과 마음이 공함을 알며, 지혜로 젊음의 뜻이 그 마음에 집착됨을 항복 받으며, 의의지(依倚智)를 일으켜 스스로 살피고 결정해 모든 번뇌를 멸하며, 명혜지(明慧智)를 일으킴은 번뇌의 부림을 항복코자 함이며, 복식지(伏息智)를 일으킴은 저 언덕에 건너고자 함이요, 경거지(輕擧智)를 일으킴은 스스로 그 몸의 깨달음을 일컬어 중생들에게 제(諦)로써 가르치며, 멸진지(滅盡智)를 일으킴은 그 제(諦)를 생각함을 인연해 모든 미묘한 선(禪)이 있게 하며, 그것을 생각함으로써 도피안지(到彼岸智)를 일으키며, 그 마음에 희망을 얻고 다른 이에게도 또한 희망을 얻게 하여 모두 그 자취를 같이 하고, 뜻의 의지하는 대로 지혜를 얻어 4대(大)가 쉬고 머무는 곳에 생각함과 함께 서로 무리지어 저 언덕에 나아가 도달하므로 천이지(天耳智)를 얻는다.
또 한 가지로 그 경계를 건너서 그와 함께 가서 같이 저 언덕에 이르므로 천비지(天鼻智)를 얻고, 그 아는 데 따라 분별하는 지혜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고자 하는 지혜가 있으며, 생각함이 청정하여 온갖 수행을 청정케 하여 중생을 교화하고자 하므로 곧 스스로 아는 숙명지[自識宿命智]를 얻으며, 그 착한 빛을 위한 까닭에 4대(大)를 깔아 보이어 곧 천안지(天眼智)를 얻고, 마음에 깨달은 대로 계행이 청정함을 관찰하므로 서원지(誓願智)의 큰 신선의 공덕을 얻으며, 그 삼매(三昧)의 씨앗이 나는 대로 모든 삼매의 경계를 건져 길이 그것을 이롭게 하려 하므로 중생들이 크게 기뻐 곧 구경지(究竟智)를 얻으셨다.
029_1200_c_12L觀諸緣起已智度十二因緣塵垢牢固起愛著之智意馳其心中或起有漏智造諸苦行而得出要道知欲滅諸結使故無有苦樂之想休息之想智以無我故得增益智與共相應識身心空智欲降伏少壯之意染著其心起依猗智自省決了滅諸結使明慧智欲降伏結使起伏息智欲度彼岸故起輕擧智自稱其身覺衆生以諦挍授起滅盡智緣彼諦思惟有諸微妙禪以彼思惟故起度彼岸智彼心得悕望餘者亦得悕望悉同其意有所猗而逮智慧四大休止思惟與相類趣到彼岸得天耳智等度彼境界同其一行已得等度彼得天鼻智依彼識欲有分別智他人心智所念悉淸淨有所修行化衆生故便得自識宿命智爲彼善色故敷示四大便得天眼智心有所觀察戒淸淨得誓願智大神仙功彼三昧種子所生度諸三昧界長益彼故衆生歡喜便得究竟智是便說此偈

가지가지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친근하여 부처님 앞에 있으면서
분별하는 가지가지 법으로
큰 신선에게 보이면
029_1201_a_12L種種人思念
親近現在前
分別種種法
以示大神仙

그 업을 깨달아 아시고
모든 번뇌를 버리게 하시네.
그들의 마음을 사무쳐 관찰하시나니
거룩하셔라, 사람 가운데 높으신 이여.
029_1201_a_14L當覺知彼業
以捨諸塵蓋
悉達觀察心
善哉人中上
029_1201_b_01L
그는 여실히 애욕이 없고 그 애욕과 서로 응하지 않으며, 또한 진에(瞋恚)와 살해(殺害)의 뜻이 없고, 또한 우치(愚痴)함 없이 그 병을 깨달아 알았으며, 또한 첨곡함이 없이 항상 부드럽고 온화함을 품었으며, 또한 스스로 예탄(譽嘆)하지 않고 착한 가르침의 말을 하되 또한 상(相)이 없으셨다.
희망을 없애고 또한 이것저것의 마음이 없으며 저 사람을 상해하지 않고 스스로 해탈하여 맞고 맞지 않는 것이 없었다. 자애로운 마음이 있어 할 것을 다 성취하였으며, 사랑하는 마음도 없지 않고 슬픈 마음이 있어 잡되고 더러운 생각이 없으며, 또한 마음을 보호하여 한 가지로 중생을 건지고 보호하려 하므로 빈 마음이 있었으며, 금계(禁戒)가 구족하여 원하는 마음이 없었다.
지혜가 윤택했으나 상의 마음이 없고, 또한 물듦이 없고 또한 희롱함도 없이 세상 인민을 위하여 조희(調戱)함을 떠나지 않고, 모든 악업(惡業)을 피하여 법을 말씀해 가르쳤다. 금계를 성취하여 물샐틈없고 삼매(三昧)를 성취하여 정(定)하고 움직이지 않았으며, 지혜를 성취하여 모두 다 저 언덕에 이르게 하였고, 10력(力)이 구족하여 능히 뛰어난 사람이 없고, 4무소외(無所畏)를 얻어 겁약한 마음이 없이 홀로 삼계에 거닐어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후를 하셨다.
그리고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029_1201_a_15L彼如實而無有愛欲不與彼愛欲相亦無瞋恚及殺害之意亦無愚癡覺知彼病亦無諛諂常懷柔和亦不自嘆譽語出善教亦無有想除去悕望之想亦無彼此之心不傷害彼人自得解脫無所適莫有慈哀心所爲皆悉辦非爲無慈心有悲心無雜穢想亦有護心欲等度護衆生故有空禁戒具足有無願心智慧潤澤有無想心亦無所染亦無調戲爲世人民不離調戲避諸惡業而說法教戒成就無所缺漏三昧成就定不移智慧成就皆悉至彼岸十力具足無能勝者得四無所畏無怯弱心步三界於大衆中而師子吼於是便說此偈言

마치 이 큰 바닷가
넓고 넓어 매우 미묘하듯
10력의 일체 덕이
지혜로운 이의 보는 바라네.
029_1201_b_08L猶如此大海
廣博極微妙
十力一切德
智者之所觀

마치 이 큰 바닷가
파도가 쳐서 흔들릴 때에
사람이 저쪽 언덕에 서서
그 공덕을 생각 못함과 같도다.
029_1201_b_10L猶如此大海
瀾波搖動時
有人立彼岸
不究其功德
僧伽羅剎所集經卷上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