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088_c_01L부법장인연전(付法藏因緣傳) 제1권
030_0088_c_01L付法藏因緣傳卷第一


길가야(吉迦夜)1)ㆍ담요(曇曜)2) 공역
심삼진 번역
030_0088_c_02L元魏西域三藏吉迦夜共曇曜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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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제(邊際)3)가 없으신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
허공과 같은 움직이지 않는 지혜로
세상을 구제하시는 대자대비하신
높으신 분께 공경히 절하옵니다.

옛날 바가바(婆伽婆)4)께서 헤아릴 수 없는 겁에 중생을 위하여 가장 뛰어난 도를 구하여 여러 가지 행하기 어려운 고행(苦行)을 성취하셨고, 아끼는 몸ㆍ머리ㆍ눈ㆍ골수ㆍ뇌ㆍ나라ㆍ성ㆍ처자ㆍ궁전ㆍ신하ㆍ첩을 버렸으며, 절벽에서 몸을 던지고 불속에 뛰어들고 몸을 끊었으며, 때로는 사구게(四句偈)5) 하나 때문에 가죽을 벗겨 종이를 삼고, 뼈를 부러뜨려 붓을 삼고, 피로써 먹을 삼아 베껴 써서 공양 올렸고, 밝은 스승에게 자문하고 배웠으며,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많은 중생의 고통을 슬퍼하고 아프게 여겼으며, 공로가 있으면서도 겸손하여 덕을 쌓았으며, 온갖 선행(善行)을 닦아 넓은 서원을 내었으니 오백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본생경(本生經)』6)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본래 배움이 구족하시면서도 정각(正覺)7)의 성취를 보이시려고 보리수(菩提樹)8) 아래에서 가부좌(跏趺坐)9)하시자 여섯 번째 하늘의 마군10)이 근심으로 독한 마음을 깊이 내어 ‘그가 도를 이루면 반드시 나를 이길 것이다’라고 생각하고는 곧 관속(官屬) 십팔만억을 거느리고 보리수[樹王] 아래로 나아가서 보살에게 말했다.
“그대는 지금 빨리 일어나 궁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대의 발을 잡고 큰 바다 밖으로 던져 버리겠다.”
그때 보살께서는 사자의 왕같이 마음에 놀라거나 두려워함이 없이 마군에게 말씀하셨다.
“파순(波旬)11)아, 너는 한 벽지불(辟支佛)12)에게 공양을 하고 여덟 계재[八戒齊]13)를 받은 적이 있다. 이러한 일을 말미암은 복 때문에 하늘의 임금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아승기14)겁(阿僧祇劫) 동안 행하기 어려운 고행을 행하여 성취하였다. 이 대지에 바늘 끝으로 찌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내가 옛날에 고행을 닦던 곳이 아닌 곳은 어디에도 없다. 가령 마군의 무리가 항하(恒河)15)의 모래 수와 같을지라도 나의 몸에 난 하나의 터럭을 움직이지도 못할 터인데 네가 지금 어떻게 내 몸을 큰 바다 밖으로 던져 버릴 수 있겠느냐?”
마군이 다시 말했다.
“내가 옛날에 벽지불에게 보시하여 하늘의 주인이 된 사실은 증명할 수가 있으나 지금 그대가 말한 것을 무엇으로써 증명하려는가?”
이에 보살이 손을 펴 땅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이 신(神)이 나를 알고 있다.”
그때 지신(地神)이 금강제(金剛際)16)로부터 몸을 솟구쳐 나와서는 보살에게 합장하고 말씀드렸다.
“진실로 높은 가르침과 같습니다. 이 땅이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신 노릇을 하였습니다. 이 땅에 바늘 끝으로 찌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이 보살께서 본행(本行)17)하신 곳이 아닌 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마군은 이 말을 듣자 거꾸로 떨어졌다. 마군을 깨뜨리고 이미 최고의 정각을 이루셨으며, 세 가지를 통달18)하여 홀로 비추시며, 여섯 가지 신통19)은 막힘이 없었으며, 대비(大悲)20)를 구족하고 변재(辯才)는 다함이 없으셨으며, 말씀을 하시기만 하면 사람들이 모두 믿고 받아들였다. 미묘한 법을 펴시어 많은 중생을 제도하셨으니 비유하면 금강(金剛)이 부수고자 하는 것을 부수는 것과 같았다. 여래께서 가르치신 여러 문[如來敎文]도 이와 같아 중생의 번뇌와 모든 결(結)21)을 없애 버렸다. 국토의 성읍(城邑)과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시면서 청정한 법으로써 많은 독가시를 뽑아 주셨으며, 외도[外學]22)를 항복받고 최고로 뛰어난 깃대[最勝幢]를 세우셨으니, 나쁜 갈래의 문[惡趣門]은 닫히고 열반(涅槃)23)의 길[涅槃道]을 여셨다. 교화하시던 인연을 마치시고 멸도(滅度)하심을 보이시려고 대제자인 마하가섭(摩訶迦葉)24)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반드시 알아라. 나는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 중생을 위하여 부지런히 고행을 닦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오로지 위없이 뛰어난 법[無上勝法]을 구하였다. 나는 옛날에 서원한 것과 같이 지금 이미 만족했다. 가섭아, 반드시 알아라. 비유하면 먹구름[密雲]이 하늘에 가득하면 단비가 쏟아져 온갖 만물이 싹트고 자라는 것과 같이 위없는 법비도 그와 같이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의 종자를 자라게 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부처께서 항상 가피[加]25)하고 수호하고 공경하고 찬탄하고 예배하고 공양한다. 나는 지금 반열반(般涅槃)26)하려 하는데, 이 깊은 법으로써 너에게 부촉(付囑)하겠다. 너는 반드시 뒷세상에 나의 뜻을 공경하고 순종하여 널리 선포하고 퍼뜨려 단절함이 없게 하여라.”
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훌륭하십니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제가 반드시 이와 같이 바른 법을 받들어 유지하여 미래 세상의 중생들을 평등하게 이익되도록 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염려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 마하가섭이 다음으로 바른 가르침을 널리 퍼뜨렸으며, 부처님 법장(法藏)27)을 결집(結集)28)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였으니, 그가 제도하여 해탈시킨 이는 영원히 물러나거나 변하지 아니하였다.
저 대가섭(大迦葉)은 지혜가 깊고 넓어 이름을 온 세상에 떨쳤고, 공덕을 구족하였다. 지금 반드시 그 행과 원을 따라서 말하겠다.
과거 오랜 옛적에 비바시부처님[毘婆尸佛]29)께서 중생 교화를 끝내시고 반열반에 드시자 사부제자(四部弟子)30)가 모두 슬픈 마음을 내었고, 사리(舍利)31)를 거두어 칠보탑을 세웠고 깃대[刹]로 표시하고 장엄한 것이 특수하게 묘하고 좋았다. 그때 저 탑 안에 여래의 상(像)이 있었는데 얼굴에 금이 조금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어떤 여자 거지[貧女]가 구걸을 다니다가 한 개의 금 구슬을 얻자 마음이 기쁨으로 충만하였는데, 그것은 얼굴에 흉이 난 부처님께 금을 입혀 드리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가섭은 그때 대장장이였다. 여자 거지는 금을 가지고 가서 부처님의 얼굴에 금을 입혀 드리도록 청하였다. 그때 대장장이는 이 일이 복이 된다는 말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금을 입히는 일을 끝내었다. 여래의 상을 수선한 인연으로써 두 사람은 함께 서원을 세웠다.
“우리 두 사람은 날 적마다 부부가 되며, 몸은 순금색[眞金色]으로 항상 뛰어난 즐거움을 받도록 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
이 인연 때문에 구십일 겁 동안 몸이 순금색으로 사람과 하늘 가운데 태어나 쾌락이 끝이 없었는데, 최후에 태어난 데가 제칠 범천(梵天)32)이었다.
그때 마갈국(摩竭國)에 니구율타(尼俱律陀)라는 바라문(婆羅門)33)이 있었다. 과거 세상에 오랫동안 뛰어난 업을 지어 뛰어난 재주로 널리 통달하여 지혜가 매우 깊었으며, 재산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금ㆍ은ㆍ유리ㆍ가패(珂貝)ㆍ벽옥(壁玉)과 소ㆍ염소ㆍ밭ㆍ집ㆍ노비ㆍ수레 등이 마갈왕과 견주어 천 배나 더 많았다. 그때 병사왕(甁沙王)의 금송아지가 천 마리였다. 저 바라문은 왕과 같이 하면 모든 죄를 부를까 두려워 하나가 적은 구백구십구 마리의 금송아지를 소유했었고, 그 집에 있는 양탄자[㲲]는 최하의 것이 백천 냥의 금값이며, 이것을 땅에 대고 못으로 일곱 자 깊이로 박아도 양탄자는 구멍 나거나 망가지지 않고 본래와 같이 다름이 없었으니 복과 덕의 힘으로써 재물이 부유함이 이와 같았다. 비록 재물과 보배가 넉넉했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스스로 ‘늙어서 죽을 때가 다가오는데 창고의 모든 물건을 맡기고 부탁할 사람이 없구나’라고 생각하였다.
그의 집 곁에는 나무 신[樹神]이 있었는데, 저 바라문은 아들을 얻기 위하여 나무 신에게 가서 기도하며 청하였다. 한 해가 지나도록 아무런 조짐이 없었다. 그때 구율타는 크게 성을 내며 나무 신에게 말했다.
“내가 그대를 섬긴 지 이미 한 해가 지났건만 도무지 한 가지 복의 조짐도 보여 주지 못하였다. 지금부터 이레 동안 지극한 마음으로 그대를 섬길 터이니 만약 다시 조금의 징험을 보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불태워 베어 버리겠다.”
나무신은 듣고 나서 매우 근심스럽고 두려운 생각이 들어 사천왕(四天王)34)에게 가서 이 사실을 말하자, 이에 사천왕은 재석35)에게 가서 말했다. 제석이 염부제(閻浮提)36) 안을 두루 관찰했으나 복과 덕이 저 집의 아들이 될 만한 이가 없었다. 그러자 곧 범천왕[梵王]에게 가서 자세히 위의 일을 말하였다. 그때 범천왕이 천안(天眼)으로 관찰하다가 어떤 범천(梵天)이 목숨이 마칠 때가 된 것을 보고 곧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만일 내려가겠다면 반드시 저 염부제 세계의 바라문 집에 태어나는 것이 좋겠다.”
범천이 대답하였다.
“바라문의 법은 나쁘고 삿된 견해가 많아 저로서는 지금 그의 자식이 될 수 없습니다.”
범천왕이 다시 말했다.
“그 바라문은 큰 위엄과 덕이 있어 염부제 사람으로서는 감히 가서 태어날 수 없다. 그대가 반드시 거기에 태어나면 내가 돕고 옹호하여 끝까지 그대로 하여금 삿된 견해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주겠다.”
범천이 말했다.
“예, 공경히 거룩한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이에 제석이 곧 나무 신을 향하여 이와 같은 일을 말하자 나무신은 기뻐하면서 바라문의 집에 찾아가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부터 다시 나에게 원한을 일으키지 말라. 앞으로 이레가 차면 반드시 그대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레에 이르러 태기가 있었고 열 달이 차서 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얼굴 모습은 단정하였고 몸은 순금빛으로 광명이 크게 빛나 일 유순(由旬)37)을 비추었다.
관상가가 점을 쳐서 말했다.
“이 아이의 지난 세상 복은 커다란 위엄과 덕이 있고 뜻의 힘은 청정하고 심오하며 세상의 일을 탐하지 않고 반드시 출가하여 집착이 없는 과[無著果]38)를 이룰 것이다.”
나이는 비록 어렸으나 뜻과 생각하는 것이 청정했으며, 자비를 행하고 널리 보시했으며, 욕심이 적고 분수에 만족하며, 항상 세상의 즐거움은 무상하며 위험하고 허약함을 관찰하여 일찍이 잠시도 애욕이 즐겁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부모가 그의 이와 같음을 보고 매우 근심하고 번민하면서 서로 의논하였다.
“이 아이가 태어났을 때 관상가가 점을 쳐서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했으니 지금 어떤 방법을 모색하여 그의 뜻을 단절시켜야 하겠다.”
다시 스스로 ‘세상에서 탐착할 만한 것은 오직 미색(美色)뿐이니 반드시 단정하고 좋은 배필을 선택하여 그의 뜻을 끊어 버리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는 나이 열다섯이 되자 아내를 맞아주려 하였다.
가섭이 이것을 듣고 깊은 근심과 고뇌에 휩싸여 부모에게 말하였다.
“저는 청정함에 뜻을 두고 있으니 아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하였으나 부모가 허락하지 않았다. 이에 가섭은 이 일은 모면하기 어려움을 알고 문득 권모(權謀)를 내어 부모에게 말하였다.
“저는 몸은 금빛이 나고 자태와 용모가 세상에서 으뜸가는 여인을 얻을 수만 있다면 마음의 문을 열고 결혼하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면 끝까지 결혼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부모는 그 생각을 존중하였으므로 그 말을 어기지 않았다. 즉시 모든 바라문을 불러서 나라 안에 용무를 주어 보냈다.
“만약 몸이 순금빛으로 단정하고 정숙하며 뛰어나게 묘한 여자가 있으면 나를 위하여 중매하시오.”
모든 바라문이 함께 모의하여 금을 부어 얼굴 모습이 기특한 신상을 만들었다. 이것을 여럿이 함께 매고 모든 마을에 다니면서 높은 소리로 외쳤다.
“만약 여인이 이 금으로 만든 신[金神]을 보고 예배드리고 공양한다면 미래에 반드시 미묘한 지혜와 몸이 순금빛이 될 것이다.”
모든 여자들이 듣고 모두 나와서 예배하고 공경했다. 그때 얼굴이 아름답고 뛰어나며 몸은 자주빛 금색[紫金色]이고 타고난 성품이 부드럽고 온화하며 지혜가 깊고 오묘한 한 여인이 있었으니, 곧 지난날의 금 구슬의 그 여인이었다. 옛날의 뛰어난 인연으로 이러한 묘한 몸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인데 세운 뜻이 견고하여 혼자만 밖에 나오지 않았다. 모든 여자들이 밖에 나오지 않는 뜻을 묻자 대답하였다.
“여러 자매님들, 저는 한가하고 고요한 것에 뜻이 있을 뿐 다른 소원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나가지 않았을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모든 여자들이 억지로 이 여자를 데리고 가서 금신의 모습을 보게 하였다. 이 여자의 광명과 모습과 맵시가 하도 고와서 금신의 빛이 가리워져 조금도 나타나지 않았다. 모든 바라문이 바로 예의를 갖추고 이 여자를 찾아가 드디어 서로가 찬성하고 시기를 의논하여 혼사를 성취시켰다.
그 여자가 이것을 듣고 또한 매우 근심하고 고뇌했으나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하고 시집을 갔다. 두 사람이 마주 대하자 뜻이 각기 정결함으로 맺어졌고, 비록 남편과 아내가 되었으나 끝내 음욕에는 뜻이 없어 함께 약속을 했다.
“우리들은 지금 각기 다른 방을 쓰도록 하고, 서로가 시끄럽게 하거나 가까이 하지 말자.”
그때 부모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곧 사람을 시켜 방 한 칸만을 주어서 함께 기거하게 하되 방 안에는 오직 하나의 침대만을 마련하게 했다.
가섭이 다시 처와 함께 약속했다.
“지금 이 방 가운데는 침대가 오직 한 개뿐이나 우리들 두 사람은 동침할 이유가 없고, 내가 만약 잠자거나 쉬면 그대는 반드시 경행(經行)39)하고, 그대가 만약 잠자거나 누워있으면 내가 반드시 경행하기로 합시다.”
그 뒤 밤중에 가섭은 경행하고 아내는 잠을 잤는데 아내의 손이 침대 밖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그때 밖에 있던 독사가 지게문을 통해 들어와 그 아내의 손을 물려고 했다. 가섭은 자애와 연민의 마음으로 조심조심 앞으로 가서 옷으로 손을 싸서 침대 위로 들어 올렸다. 아내가 문득 놀라서 깨어 이것을 책망하였다.
“지금 그대는 장부의 뜻이 없군요. 저와 함께 세운 서원과 약속은 서로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무슨 인연으로 몰래 내 손을 잡았습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나는 욕정 없이 그대를 가까이한 것이오. 독사가 밖에서 들어와 물려고 하는 것을 보고 상처를 낼까 두려워 그대의 손을 들었던 것뿐이오. 독사가 아직도 있으니 저것을 보시오.”
아내도 마음으로 남편의 뜻을 깨달았다. 이에 남편과 아내는 깊이 제유(諸有)40)를 싫어하여 달갑게 여기거나 즐겁게 여기지 않으니, 사람이 깨끗이 씻으면 먼지나 때를 멀리하는 것과 같이 하였다. 그리고는 부모의 처소에 나아가 출가하기를 청하여 허락을 받고 사문(沙門)이 되어 소박함을 지키며 무위(無爲)ㆍ무욕(無慾)하고 공한(空閑)한 곳41)에 있으면서 부지런히 고행(苦行)을 닦았다.
이에 가섭이 ‘세계에 나한(羅漢)42)을 성취한 분이 있으면 나는 모두 귀의(歸依)하겠다’는 서원의 말을 하고 출가자의 위의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계율을 다 갖추었다. 여래께서 일체의 지혜를 이루시고 왕사성(王舍城)에서 묘한 법을 베풀어 주시는 데 이르렀다. 그때 가섭이 분소의(糞掃衣)43)를 입고 부처님 처소에 와서 머리 숙여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위없이 청량(淸涼)하신 분께 귀의하오니, 불쌍히 여기시어 받아 주시기 원하오며 말석에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감탄하시여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가섭아.”
곧 앉으셨던 자리의 반을 비우시고, 나와 앉도록 명령하셨다.
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여래의 말석에서 수행하는 제자입니다. 고명(顧命)하시며 나누어 주시는 자리이나 감히 의향을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그때 대중은 의문이 생겨 ‘이 늙은 사문은 어떤 특별한 덕이 있는가? 천존(天尊:부처님)께서 자리를 나누어 앉으라고 명하시니 이 사람의 빼어나고 뛰어남은 오직 부처님께서 아실뿐이겠구나’라고 하였다.
이에 여래께서 대중들의 마음을 아시고 의심하는 것을 결단하시려고 곧 가섭의 대행(大行)이 매우 넓음을 말씀하셨다. 세존께서 또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지니고 있는 대자대비(大慈大悲)와 사선(四禪)44)과 삼매(三昧)45)와 헤아릴 수 없는 공덕으로 스스로를 장엄하였으니 가섭비구도 이와 같다. 또 지나간 옛날 옛적에 문타갈(文陀竭)이라는 거룩한 임금이 있었는데 고매한 재주는 세상을 뛰어넘고 지혜는 짝할 이가 없었다. 그때 제석천왕이 그의 덕을 공경하여 칠보 수레를 보내고 궁궐을 지어 왕을 영접하려 했다. 그때 왕이 하늘의 수레를 타고 허공을 날아가자 제석천왕이 마중을 나와 함께 앉아서 서로 즐기다가 왕을 궁궐로 돌려보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제석천왕이 지금의 가섭이고, 문타갈 임금이 바로 나였다. 가섭이 옛날에 나고 죽는 자리[生死座]를 나를 함께 앉게 했던 까닭에 내가 오늘 위없는 도를 이룬 정법의 자리[正法座]로 그 본래의 공훈을 갚은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가섭을 위하여 걸맞게 법을 설하시고 가르침을 보이시어 이익되게 하시고 기쁘게 하셨다.
비유하면 산뜻하고 깨끗한 흰 천이 물을 들이면 색깔을 쉽게 받는 것과 같았다. 앉은 자리에서 아라한과를 얻고 세 가지 밝음[三明]46)과 여섯 가지 신통[六通]을 얻었고 여덟 가지 해탈[八解脫]47)을 갖추었으며, 고매한 재주로 용맹하며 몸짓의 모양이 편안하고 섬세하였으며, 항상 여래와 함께 대좌하여 설법하니, 그때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세존의 스승이라고까지 말하였다. 이에 가섭이 여래와 이별하고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있는 빈발라굴(賓鉢羅窟)에 갔다. 그 산에는 넘치는 샘과 목욕할 만한 못이 많았고 수림은 우거지고 꽃과 과일이 무성했으며 온갖 짐승이 모여 뛰놀고 좋은 새들이 날며 지저귀었고, 금ㆍ은ㆍ유리가 그 땅에 쫙 깔려 있었다. 가섭은 거기에서 경행하고 선정[禪思]48)에 들었으며 묘한 법을 말하여 펴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였다.
뒤에 세존께서 열반(涅槃)에 드심에 이르러 뛰어난 광명을 놓으시니 대지가 진동하였다. 그러자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려고 이러한 모습을 나타내시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였다. 곧 삼매에 들어 천안(天眼)으로써 관찰하니, 세존께서 희련하(熙連河)49) 곁에서 온몸의 수명을 버리신 것을 보았다. 이러한 관찰을 하고 나서 슬프고 참혹하여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
‘여래께서 열반에 드심이 어찌 이렇게 빠른가? 세간의 눈이 없어지고 좋지 못한 것만 더욱 기승을 부리겠구나.’
곧 권속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구시나성(拘尸那城)을 향하여 세존을 바라보며 절하였다. 그 길에서 오른손에 만다라(曼陀羅) 꽃을 든 한 범지(梵志)50)를 만났다.
가섭이 물었다.
“그대는 어디에서 오는가? 나의 스승님을 아는가?
대답하였다.
“그 분을 압니다. 반열반(般涅槃)에 드신 지 벌써 이레가 지났으며 모든 사람들과 하늘들이 크게 공양을 베풀었는데 저는 거기에서 이 꽃을 주워 가지고 오는 길이랍니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이 말을 듣자마자 모두 크게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온몸을 땅에 던져 소리 내어 곡하고 목이 메도록 울어 흐르는 눈물이 비 오듯 하면서 모두 다 이와 같이 말했다.
“안타깝구나. 무상은 큰 세력을 지녔구나. 이와 같은 공덕의 보배 덩어리를 흩어 버리고 법의 바다를 마르게 하며 법의 깃대를 꺾어 넘어뜨렸으니, 세간은 어둡고 영원히 큰 빛을 잃었고, 모든 중생은 근본으로 우러러볼 분이 없어졌고, 악한 길은 더욱 성해지고 하늘과 사람은 감소되겠구나. 기이하도다. 무상이여, 매우 싫고 싫도다. 비유하면 번갯불이 오래 머물 이치가 없는 것 같고 무상은 재빨라 또한 보존키도 어려워 성년의 색력(色力)과 수명을 무너뜨리고 모든 세간의 기쁨과 애욕을 다 없애는구나. 다만 어리석은 이는 이것을 보존하고 지혜로운 이는 그렇지 않을 뿐이도다.”
이에 가섭이 여러 비구들과 함께 지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쌍수(雙樹)51) 사이에 이르러 관(棺)을 세 바퀴 돌고 머리 숙여 예배하고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뛰어넘으셨나이다. 삼계(三界)52)의 승(乘)53)이시여.
영원히 생사의 흐름을 건너셨으니
고요히 상(相)이 없는 서원
미묘하여 생각하고 의논하기 어렵네.

불일(佛日)54)은 매우 밝고 청정하여
능히 어리석은 어둠을 제거하시고
겁이 쌓이도록 고행을 닦으시어
모든 괴로워하는 사람을 제도하길 서원하셨네.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에
대자대비를 버리는 데 이르셨는가?
온몸이 금관(金棺)에 계셔서
고요하시고 안온하시고 움직이지 않으시네.

오직 천인존(天人尊:부처님)께 원하오니
금빛 몸을 드러내어 나타내시옵소서.
널리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한량없는 서원을 일으키게 하소서.

그때 세존께서 금관 안 천 겹의 천[千張氎] 속에서 금빛 발을 내시니 광명이 밝게 비치어 빛나는 것이 밝은 태양과 같았고, 관이나 천이 망가짐이 없이 발만 드러내셨다. 모든 대중이 이러한 일을 보고 나서 슬픔에 목이 메어 큰 소리로 우는 것이 갑절이나 더하였다.
그때 가섭이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머리를 땅에 대고 발에 예를 올려 절하고는 거듭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여래의 발 복사뼈는 드러나지 않고
천 폭의 윤상[相輪]55)은 나타났네.
발가락은 가늘고 길고 부드럽고 연하고
합하면 그물 같은 엷은 막을 이루네.

대비로 많은 중생 제도하시고
세상의 뭇 의결(疑結)56)을 끊으셨네.
이런 까닭에 저는 오늘
가장 뛰어난 발[最勝足]에 절하옵니다.

저희들은 네 가지 참된 진리[四眞諦]57)를 증득했으며
부처님 공덕의 모임을 설하여
이미 찬탄하고 공경하였사오니
발을 거두어들이심이 좋겠습니다.

그때 가섭이 역사(力士)들로 하여금 다시 천 겹의 천으로써 부처님 몸을 싸고 향유(香油)를 위에 붓고 관의 뚜껑을 닫은 다음 전단의 땔감을 쌓아 여래를 사유(闍維:다비)58)하였다. 아난이 불길을 보고 슬피 울며 흐느끼고 목이 메도록 소리쳐 울고 오뇌(懊惱)에 싸여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빠르도다, 무상함이여.
매우 근심스럽고 두렵구나.
공덕의 보배 덩어리를
이처럼 없앴구나.

세존의 이 몸
청정하여 때가 없으신데
천 겹의 천에 싸이신 채로
지금 금관에 계시도다.

향유를 가득 채우고
전단 땔감으로
미묘하게 뛰어난 몸을 태우니
계실 곳이 어디입니까?

그때 가섭이 우유로써 불을 끄며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천 겹 천으로써 감싼 몸
이것을 불로 태웠으나[火耶旬之]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제일 안의 한 가지 옷은 남았고
제일 바깥 것도 또한 타지 않았으며
오직 중간 것만 다하였네.
이 뛰어난 신력
불가사의하도다.

마하가섭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이미 부처님의 야순(耶旬)59)은 치렀으니, 세존의 사리(舍利)는 우리들의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국왕과 장자와 대신과 거사들이 최고로 뛰어난 복을 구하여 스스로 반드시 공양 올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반드시 법안(法眼)60)을 결집하여 법의 횃불이 속히 마멸됨이 없게 하여 미래의 세상에 밝게 비춤을 지어서 삼보를 이어 융성하게 하고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때 가섭이 모든 비구들과 더불어 왕사성의 빈발라굴에 이르렀다. 아사세왕(阿闍世王)은 무근신(無根信)61)을 얻었는데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에 여러 신하들이 다 함께 의논하였다.
“대왕의 신심(信心)은 큰 바다와 같아서 모든 사람과 하늘 세계의 위를 넘어서니, 만약 세존께서 열반에 드셨다는 것을 들으시면 피가 끓어올라 반드시 얼굴로 쏟을 것이고 신체가 분산하여 목숨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니 반드시 어떤 방법을 강구해서 이 어려움을 면하시게 해야 합니다.”
그때 우사(雨舍)라는 한 신하가 있었다. 지혜가 깊고 넓으며 방편이 뛰어났다. 가로와 세로가 몇 길[仞]이 되는 구리 연못을 하나 만들고 깨끗한 향유로써 그 안을 가득 채웠다. 아사세왕으로 이 못 가운데 앉게 하고 다시 깨끗하고 산뜻한 흰 천에 여래 본행(本行)의 상(像)을 그렸다.
즉 보살이 도솔천(兜率天)62)에서 변화하여 흰 코끼리를 타고 어머니의 태에 내려왔는데, 아버지의 이름은 백정(白淨)이고 어머니는 마야(摩耶)였다. 열 달 동안 태속에 있다가 달이 다 차자 태어났다. 몸이 아직 땅에 닿기 전에 제석천왕이 받들었고 난타(難陀)용왕과 발란타(跋難陀)용왕 등이 물을 뿜어 목욕시켰으며, 마니발타(摩尼跋陀) 큰 귀신 왕이 보배 일산을 잡고 따르고 뒤에서 모시고 서 있었으며, 땅의 신은 꽃을 만들어 아기보살의 발을 받쳤다. 사방으로 각각 일곱 걸음씩을 걸어 기바천(耆婆天)63)의 사당[天廟]에 들리자 모든 천신의 상이 모두 일어나 받들고 영접하였으며, 아사타(阿私陀)선인이 아기를 안고 상을 점치고는 스스로 나이가 많아 아기가 부처님이 되시는 것을 끝내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크게 슬퍼하고 괴로워하였다. 스승에게 나아가 글과 기예와 도참(圖讖)을 배웠으며, 궁중 깊숙이 육만의 채녀(婇女)와 있으면서 오락을 즐겨보기도 하였다. 그러다 성을 나가 유람하다가 가비라원(迦毘羅圓)에 이르러 길거리에서 노인과 사문을 보고 나서는 궁중으로 돌아와 여러 채녀들의 몸과 얼굴이 오히려 마른 뼈와 같은 것으로 보였고, 살고 있는 궁전은 무덤과 다름이 없었다. 세상이 싫어 밤중에 성을 넘어 출가하였다. 울타가(鬱陀伽)ㆍ아라라(阿羅邏) 등 큰 선인의 처소에 이르러 식처(識處)64)와 비유상비무상정(非有想非無想定)65)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이미 깊이 자세히 관찰하여 그것도 항상한 것이 아니고 괴로움이며 청정하지 않고 아(我)가 없는 것을 알았다. 그것을 버린 뒤에 보리수 아래에 이르러 육 년 동안 고행을 하였으나 고행이 도를 얻게 하지 못함을 알았다. 그때 다시 아리발제하(阿利跋提河)에 이르러 거기에서 목욕하였다.
그때 소를 치는 두 여자가 있었는데 신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천 마리의 소에서 짠 우유를 오백 마리의 소에게 먹이고, 이와 같이 하여 나아가 한 마리의 소에게 이르기까지 먹였다. 그 소의 젖을 짜서 죽을 쑤었는데 죽이 펄펄 끓어 아홉 자까지 끓어올랐으나 솥 밖으로 넘쳐 나지 않았다.
어떤 바라문이 곁에 있다가 물었다.
“자매들아, 그대들은 이 죽을 끓여 어떤 사람에게 올리려 하는가?
여자들이 대답했다.
“나무 신에게 제사 지내려 합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어떤 신이 이 음식을 받을 만한가? 유일하게 드실 분은 일체의 지혜[一切智]66)를 이루신 분이니 그 분이라야 그대들에게 공양을 받을 만하시다. 이것을 그 분께 공양올려라.”
이에 여자들이 곧 보살에게 받들어 올렸고, 보살은 이것을 받아 잡수신 뒤에 보리수 아래에 나아가 마왕 파순(波旬)을 항복받으시고 최고의 정각(正覺)을 성취하셨다. 이후에 바라나(波羅㮈)에 있는 녹야원(鹿野園)에 가셔서 최초로 다섯 비구에게 법륜(法輪)을 전파하셨고, 끝으로 구시나성(拘尸那城)의 역사들이 태어난 땅에서 반열반(般涅槃)에 드시는 등 이와 같은 모습들을 모두 다 그렸다.
아사세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왜 이러한 일들을 하는가?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저희가 여래의 공덕에 대한 모습을 그린 것은 다음에 세존께서 멸도(滅度)하신 뒤 그 모습이 변할까봐 그런 것입니다.”
왕이 곧 깜짝 놀라며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깊은 슬픔이 북받쳐 여래를 사모하였고, 이 못 안의 기름의 오분의 일이 갑자기 왕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비유하면 달구어진 벽돌을 큰 못에 던지면 물이 저절로 스며드는 것과 같이 저 일도 이와 같았다. 이러한 인연으로 목숨을 온전히 건질 수 있었다. 아사세왕은 믿음과 공경이 크고 독실하였고 여래를 사모하는 일이 이와 같았다. 그는 가섭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도로를 치장하고 향을 사르며 꽃을 뿌리고 스스로는 흰 코끼리를 타고 나아가 가섭을 영접하였다. 왕이 옛날에 부처님을 뵙고는 코끼리 위에서 아래로 자신의 몸을 던져 공경히 예배한 적이 있었는데 가섭을 보았을 때도 다시 이와 같이 하였다. 마하가섭이 신비한 힘으로 그를 받들어 상해됨이 없게 하였다.
곧 왕에게 말하였다.
“부처님의 힘은 아주 뛰어나 성문(聲聞)67)과는 다릅니다. 성문이 정(定)68)에 들면 신족(神足)69)이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부터는 저를 보거든 코끼리에서 몸을 땅에 던지지 마십시오.”
왕이 공경하게 대답하였다.
“예.”
곧 가섭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열반하심을 저는 끝내 뵙지 못했습니다. 존자께선 만약 멸도하시려 할 때에는 반드시 저에게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가섭이 말했다.
“좋습니다.”
가섭이 왕에게 말했다.
“여래ㆍ세존께서는 지혜가 심오하셔서 중생의 세 가지 독의 치성한 불길을 없애셨으며 열두 가지 인연의 큰 나무를 말려 버리셨으며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에게 모두 넉넉한 이익을 입히셨습니다. 지금 열반에 드셔서 세간의 눈이 없어졌으니,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쇠퇴하고 고뇌하는 등 이와 같은 고통이 더욱더 치성할 것입니다. 제가 이러한 까닭에 지혜의 밝은 등불[慧明]을 만들려 하는데, 모든 비구들과 함께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모으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지금 이 일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해주십시오.”
왕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모든 거룩한 이들께서는 언제나 저의 공양을 받으십시오.”
이에 가섭이 아나율(阿那律)70)에게 말하였다.
“모든 아라한 가운데 누가 오지 않았는가?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교범바제(憍梵波提)71)가 시리사궁(尸利沙宮) 안에 있는데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가섭이 이바제(梨婆提)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저 시리사궁에 가서 교범바제에게 ‘대가섭 등이 지금 승사(僧事)가 있으니 반드시 서로 만나보라’고 하시오.”
그때 이바제가 허공으로 날아가서 위의 사실을 갖추어 진술하였다. 그때 교범바제가 이바제에게 물었다.
“세존께서는 어디에 계시기에 가섭이 말하였는가?”
이바제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열반하셨습니다. 법의 다리는 이미 무너졌고, 법의 산도 이미 붕괴되었고, 법의 등불도 이미 꺼져 암흑의 시절이 이르렀습니다.”
교범바제가 탄식하였다.
“고통스럽구나. 세간이 공허하고 마왕 파순은 지금 웃겠구나. 어리석은 중생은 무명에 가려져 나고 죽음에 떠돌며 마군의 그물에 걸려 있겠구나. 열 가지 힘[十力]72)을 구족하신 세존께서 당기셔야 벗어날 수 있는데, 지금 열반에 드셨으니 영원히 구제하고 보호할 이가 없구나. 슬프도다. 중생들이 너무나 슬프고 불쌍하구나.”
이바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위하여 가섭과 여타의 거룩한 분들께 절하고, 나처럼 말하시오. 교범바제가 대가섭께 말씀드립니다. 세존께서 만약 세상에 계신다면 제가 반드시 가서 예배 공양을 드리겠지만 지금 열반에 드셨으니 세간은 공허합니다. 염부제를 관찰하여 보니 한 가지도 즐거워할 것이 없습니다. 큰 용왕께서 몸을 버린 뒤에는 용의 아들이 반드시 따르는 것처럼 저도 이와 같이 지금 열반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 멸도해 버렸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소식을 듣고 많이 열반에 들었다.
가섭이 큰 소리로 외쳤다.
“아직 법장을 결집하지 않았으니 열반하지 마시오.”
그때 모든 비구들이 대가섭에게 물었다.
“먼저 무슨 법부터 결집할 것입니까?”
가섭이 대답했다.
“수다라(修多羅)73)를 먼저 하겠소.”
또 물었다.
“누구로 하여금 수다라를 결집하도록 할 것입니까?”
대가섭이 말하였다.
“아난(阿難)비구는 많이 듣고 모두 지니고 있으며[總持] 큰 지혜가 있소. 항상 여래를 수행하여 범행(梵行)74)이 청정하며 최후의 법 가운데서 모든 뭇 승가(衆僧)75)를 이익되고 편안히 하며 지견(知見)76)을 구족하여 부처님께서 항상 찬탄하셨으니, 그로 하여금 수다라를 결집하도록 하는 것이 알맞을 것이오.”
그때 가섭이 곧 아난에게 말했다.
“그대는 지금 법안(法眼)을 펼쳐 내어야 합니다.”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중들의 마음을 관찰하고 게송으로써 말했다.

비구스님들과 모든 권속님들
부처님을 떠나서는 장엄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허공 가운데
별만 있고 달이 없는 것과 같사옵니다.

이와 같이 게송을 말하고, 여러 스님들의 발에 절하고는 곧 법좌(法座)에 올라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나의 녹야원 가운데 옛날 선인이 머물던 곳에 계시면서 다섯 비구를 위하여 최초로 법륜을 설하셨으니, 고성제(苦聖諦)77)를 이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끝내자 오백 아라한이 허공을 날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기이하도다. 무상함이 너무 빨라 빨리 흐르는 물처럼 가 버리고 돌아오지 않는구나. 우리들은 옛날에 세존을 뵈었는데 지금 말을 들으니 모두 각각 슬퍼 눈물이 나는구나.”
게송으로써 말했다.

아, 제유(諸有)의 고통스러움
돌아가면서 움직임은 물이나 달과 같구나.
견실하지 못함은 파초와 같고
또한 환영이나 메아리 같구나.

여래께서는 대웅(大雄)으로 용맹하셔서
공덕이 삼계를 뛰어넘으셨으나
무상의 바람에
표류하셔서 머물지 못하셨네.

오백 아라한이 이 게송을 끝내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때 가섭이 모든 비구들에게 물었다.
“아난이 말한 것에 오류가 없습니까?”
모두가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꼭 같습니다.”
이에 가섭이 우바리(優波離)에게 명령하여 비니장(毘尼藏)78)을 결집하게 하였고, 가섭 자신은 아비담장(阿毘曇藏)79)을 결집하였다. 법장의 결집을 끝내고는 마하가섭이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이 높은 법륜으로써
모든 중생의 유(類)들을 제도하리라.
열 가지 힘 가지신 높은 이께서 말씀하신 것
모두를 반드시 부지런히 수행하여야 하네.

이 법은 밝은 등불
모든 암흑 깨뜨릴 수 있으니
모든 어진이여 마땅히 받아 지녀서
삼가고 방일함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네.

그때 가섭이 서원과 지혜의 삼매[願智三昧]에 들어 ‘결집한 법이 빠진 것이 조금도 없는가?’를 관찰하였다. 사유를 끝내고는 모두 구족함을 알았다.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여래 큰 스승은 나의 선지식(善知識)으로 이익되고 편안함을 넉넉하게 해주셨으니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함과 같았다. 내가 지금 법으로써 같은 범행하는 이를 이익되게 하고 미래 세상에 대비(大悲)의 생각을 지어 보여서 큰 법으로 하여금 온갖 곳에 널리 퍼지게 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였으니 비로소 지금 여래의 은혜에 보답하였다. 나는 나이가 많아 몸이 늙어 무너지고, 냄새나고 썩은 몸뚱이가 매우 싫고, 무상하여 위태롭고 퇴락하니 의지하지 못하겠으며, 항상 모든 고통의 괴롭힘과 해로움을 받는 바이니, 지혜 있는 이라면 누가 이 몸을 반드시 즐거워하겠는가? 나는 지금 마땅히 반열반에 들어가야 한다.’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반드시 대자대비하신 부처님ㆍ바가바ㆍ참선지식께 가서 헤아릴 수 없는 청정한 선(善)의 공덕을 훈습 받아야겠다. 미묘한 사리가 모셔진 곳을 모두 찾아가 예배하고 공경하며 공양을 올려야 하겠다.’
곧 허공으로 날아가 네 군데 탑80) 앞에 이르러 예배하고 공양 올리고, 다시 여덟 군데의 탑81)에 이르러 지극한 마음으로 공경하였다. 비유하면 기러기 왕과 같이 날아서 큰 바다의 사가라(娑伽羅)82) 궁전에 이르러 부처님의 치아[牙]에 예배 공경하였으며 큰 장사가 팔을 굽혔다 폈다 하는 사이에 도리천(忉利天)에 이르렀다. 석제환인(釋提桓因)과 모든 하늘 무리[天衆]가 나와서 가섭을 영접하고 예경하여 공양을 올렸다.
마하가섭이 제석(帝釋)에게 말하였다.
“저는 여래의 모발(毛髮)에 예배한 뒤 열반하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석제환인이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슬픔에 젖어 슬피 울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직접 부처님의 모발을 가지고 정중하게 가섭에게 주었고, 가섭은 받고 나서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하여 공경하며 우두전단(牛豆栴檀)으로써 공양을 올렸다. 공양 올리기를 끝내고 모든 하늘들에게 말하였다.
“다섯 가지 욕심은 무상하여 오래 보전할 수 없습니다. 꽃잎 위의 이슬이 해가 뜨면 곧 없어지는 것과 같으니, 오직 선법(善法)만이 깊이 원하고 좋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드시 괴롭고 공한 것임을 관찰하여 삼가고 방일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말을 마치고 도리천에서 모습을 감추고 왕사성으로 돌아왔다. 아난은 언제나 곁에서 조금도 자리를 비우지 아니하며 열반에 들면 혹 보지 못할까 두려워하였다. 나중에 어느 때에 마하가섭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혼자 성에 들어가시게. 나도 거기에 가겠네.”
그때 가섭이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왕사성에 들어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사세왕이 본디 나와 함께 약속하였지. 만약 열반할 때가 되면 반드시 와서 자기를 만나달라고 말하였으니 내가 지금 반드시 가서 그에게 알려야 하겠다.’
왕의 문 앞에 이르러 문을 지키는 사람한테 말하였다.
“나를 위하여 왕에게 말해 주시오. 마하가섭이 지금 문 밖에서 만나 뵙기를 원한다고 말입니다.”
문을 지키는 사람이 말하였다.
“왕께서 지금 주무시는데, 만약 잠을 깨운다면 그 사람에게 죄를 주어 포박하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가섭이 말하였다.
“왕이 만약 깨거든 좋게 나의 말을 하시오. 마하가섭이 열반에 들고 싶어 왕에게 작별하기 위해 왔다가 뵙지 못하고 간다고.”
이에 가섭이 계족산(雞足山)에 이르러 풀을 모아 자리를 만들고 그 위에 가부(跏趺)하고 앉아서 이러한 서원을 세웠다.
‘지금 나의 이 몸은 부처님께서 주신 분소의(糞掃衣)를 입었고 쓰시던 발우를 지녔다. 미륵(彌勒)부처님께서 이르실 때까지 썩거나 망가지지 않게 하여 미륵부처님의 제자들이 나의 몸을 보고 싫어하는 생각을 내게 하겠다.’
다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아사세왕이 만약 나를 보지 못하면 반드시 피가 들끓어 얼굴로 쏟으면서 생명이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그 왕이 아난과 함께 오면 산이 열리어 그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하고, 만약 돌아가고 나면 다시 합하여지게 해야겠다. 그러고 나서 곧 생명을 버려도 될 것이니 조금 동안만 더 수명을 머물러야 하겠다.’
때마침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석제환인과 모든 하늘들이 만다라 꽃과 하늘의 모든 말향(末香)으로써 사리에 공양 올리며 큰 슬픔과 괴로움을 일으키고 이러한 말을 하였다.
“여래께서 멸도하셔서 생각나고 연연함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가섭존자가 열반하여 우리들의 비애와 괴로움을 더하는구나. 빈발라굴이 텅 비고 마을이 스산하고 고통과 재앙이 겹쳐 가난으로 고달프며 매우 쓸쓸하도다. 가섭존자는 항상 가엾게 여기셨는데 지금 이들을 버리고 가셨으니, 누가 감싸 주고 보호하겠는가? 보름날에 하늘에 한 점의 구름이 없으면 달과 뭇 별이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내어 나타내듯이 여래의 거룩한 대중들도 이와 같았고 세존께서 머물러 계심은 오히려 달과 별과 같으셨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상한 구름에 사라짐이 빨리 일어나는가? 하루아침에 최고로 뛰어난 복밭[福田]83)이 은폐되었구나.”
모든 하늘들이 이와 같이 지극하게 슬픈 생각을 내고 슬프게 근심하여 소리 내어 울며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다가 함께 서로 달래며 천상으로 돌아갔다.
아사세왕이 잠자는 동안 집의 기둥이 무너지는 꿈을 꾸고는 놀라 깨어 마음이 두려움에 휩싸였다.
문지기가 왕에게 말하였다.
“마하가섭존자께서 열반에 들려고 대왕에게 작별하기 위해 왔다가 바로 잠들어 쉬실 때였기에 저에게 자기의 뜻을 전달하게 하고 곧 돌아가셨습니다.”
왕은 이 일을 듣고 기절하여 바닥에 쓰러졌다. 냉수를 얼굴에 뿌리자 겨우 깨어나서 큰소리로 크게 울고 눈물이 글썽한 채로 말하였다.
“나는 얼마나 복이 없고 업장이 두터워 모든 성인의 열반하심을 한 번도 친견하지 못한단 말인가?”
곧 죽원(竹圓)84)에 나아가는 아난의 발에 절하고 물었다.
“가섭 성인께서 아직 멸도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이미 열반하셨습니다.”
“지금 어느 곳에 모셨습니까? 제가 공양을 올리고 싶습니다.”
아난이 아사세왕과 함께 계족산(雞足山)으로 향하였다. 왕이 도착하니 산이 저절로 열리고 가섭이 그 속에 있었는데 온 몸이 살았을 적과 같았고[不散] 만다라 꽃이 그 위를 덮고 있었다. 왕은 보자마자 소리내어 울며 몸을 땅에 던졌으며, 향나무를 쌓아 가섭을 사비(闍毘:다비)하려 하였다.
아난이 물었다.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
답하였다.
“야순(耶旬)하려고 합니다.”
아난이 말했다.
“마하가섭께서는 정(定)으로써 몸을 머물게 하여 미륵부처님을 기다리고 계시니 태울 수 없습니다. 미륵부처님께서 출세하셨을 때 뭇 대중 구십육억을 이끌고 이 산 위에 이르러 가섭을 볼 텐데, 그때 미륵부처님의 대중들이 모두 이러한 생각을 할 것입니다.
‘석가여래의 제자는 몸이 비루한 것이 이와 같으니 저 부처님 또한 당연히 이와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가섭께서 몸을 허공에 솟구쳐 열여덟 가지 변화를 나타내고 변화시켜서 큰 모습이 되어 세계에 가득하게 할 것입니다. 그때 미륵부처님께서는 곧 가섭에게 나아가 승가리(僧伽梨)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때 대중들은 그의 신기한 힘을 보고 교만한 마음이 제거되면서 아라한과를 성취할 것입니다.”
왕이 공양을 마치고 나서 본국으로 돌아가자 그때 계족산이 합쳐져서 처음과 같이 되었다.
030_0088_c_03L敬禮無邊際 去來現在佛 等空不動智救世大悲尊婆伽婆於無量劫爲衆生故求最勝道成就種種難行苦行捨所愛身國城妻子宮殿臣妾投巖赴火斬截身體或時有爲一四句偈剝皮爲紙折骨爲筆以血爲墨書寫供養諮學明師稟受諸佛悲傷群生勞謙累德修萬善行發洪誓願如五百本生緣中廣說本學具足垂成正菩提樹下跏趺而坐第六天魔深生愁毒念其道成必當勝我卽率官屬十八萬億詣樹王下謂菩薩曰今宜可速起還宮若不爾者當持汝擲大海外爾時菩薩如師子王無驚畏告言波旬汝曾供養一辟支受八戒齋由斯福故得爲天王我已於阿僧祇劫具足成就難行苦大地未有如鍼鋒許非吾昔日苦行處假使魔衆如恒河沙不能傾動我之一毛云何汝今欲以吾身大海外魔復言曰我於往昔施辟支佛得爲天主斯事可明今汝所說何爲證於是菩薩申手指地曰此神知爾時地神從金剛際踊身而出掌白言誠如尊教有此地來我爲其此地無有如鍼鋒許非是菩薩本行之處魔聞斯言顚倒而墮破魔軍成最正覺三達獨照六通無閡足大悲辯才無盡所可宣說人皆信暢微妙法拯濟群生譬如金剛所擬摧壞如來教門亦復如是能滅衆生煩惱諸結遍遊國土聚落城邑淸淨法拔衆毒刺降伏外學立最勝閉惡趣門開涅槃道化緣將畢當滅度告大弟子摩訶迦葉汝今當知我於無量阿僧祇劫爲衆生故修苦行一心專求無上勝法如我昔今已滿足迦葉當知譬如密雲充遍世界降注甘雨生長萌芽無上法雨亦復如是能令衆生增善根子以諸佛常加守護恭敬讚歎禮拜供如我今者將般涅槃以此深法囑累汝汝當於後敬順我意廣宣流無令斷絕迦葉白言善哉受教當如是奉持正法使未來世等蒙饒唯願世尊不以爲慮是故如來滅度之後摩訶迦葉次宣正教集佛法化諸衆生其所度脫永不退轉大迦葉智慧淵廣名稱普聞功德具今當隨順說其行願過去久遠毘婆尸佛化衆生已入般涅槃四部弟子咸生悲戀收取舍利起七寶塔剎莊嚴殊特妙好彼塔中有如來像面上金色少處缺壞有貧女遊行乞丐得一金珠內懷歡喜意欲爲補像面上迦葉爾時爲鍛金師卽持往倩令修造是時金師聞其爲歡喜治之瑩飾旣訖用補像面共願曰願我二人常爲夫妻身眞金恒受勝樂以是因緣九十一劫眞金色生人天中快樂無極最後託第七梵天摩竭國有婆羅門尼俱律陁於過去世夂修勝業高才博達智慧深遠多饒財寶巨富無量琉璃珂貝璧玉田宅奴婢車乘比摩竭王千倍爲勝甁沙王金犂千具彼婆羅門恐與王齊招諸罪咎乃少其一唯有九百九十九具其家有㲲最下之者直百千兩金釘釘之入地七尺㲲不穿破如本不以福德力財富如是雖饒財寶有子息自念老朽死時將至庫藏諸無所委付於其舍側有樹林神婆羅門爲求子故卽往祈請經歷年了無徵應俱律陁大生瞋忿樹神曰我事汝來已經年歲都不見爲垂一福應今當七日至心事汝復無驗必相燒翦樹神聞已甚懷愁向四天王具陳斯事於是四王往白帝釋帝釋觀察閻浮提內無福德堪爲彼子卽詣梵王廣宣上事梵王以天眼觀見有梵天臨當命卽告之曰汝若降神宜當生彼閻浮提界婆羅門家梵天對曰婆羅門法多惡邪見我今不能爲其子也王復言彼婆羅門有大威德閻浮提人莫堪往生汝必生彼吾相擁護不令汝入邪見也梵天曰敬承聖於是帝釋卽向樹神說如斯事神歡喜尋詣其家語婆羅門汝今勿復起恨於我卻後七日當滿卿願七日已婦覺有娠足滿十月生一男顏貌端正身眞金色光明赫弈一由旬相師占曰此兒宿福有大威志力淸遠不貪世務必當出家無著果年雖童稚志念淸淨行慈博少欲知足恒觀世樂無常危脆曾蹔生愛樂之想爾時父母見其如甚懷愁惱而相謂言是兒生時師占曰必當出家今設何方斷絕其覆自思惟世可耽著唯有美色爲選擇端正良疋用斷其意至年十欲爲娉妻迦葉聞之深生愁惱父母言我志淸淨不須妻也如是至父母不聽於是迦葉知事難免便設㩲謀白父母言能爲我得金色女姿容超世然後乃當開意納之不得者終不娶也爾時父母敬念彼不違其語卽時迎召諸婆羅門行國界若有女人身眞金色端嚴殊爲我娉之諸婆羅門便共爲謀鑄金爲人顏貌奇特衆共輿之遊諸聚高聲唱言若有女人見此金神拜供養未來必得微妙智慧身眞金諸女聞已皆出禮敬有一女顏容瑰瑋體紫金色稟性柔和智慧深卽是往日金珠女也以昔勝緣有此妙身立志堅固獨不出外諸女咸不出之意答言諸姊我意閑寂悕餘願故不出耳諸女人强將此往觀金神此女光明形貌姿麗蔽金神悉不復現諸婆羅門卽爲娉遂相然可計期成婚彼女聞之甚愁惱志不自從卽便行嫁二人相志各凝潔雖爲夫妻了無欲意立要曰我等今者宜各異房不相嬈爾時父母知是事已卽便勅人去除一室令共同處空其室內唯置一牀於是迦葉更共妻要今此室中唯有一牀我等二人理無同寢我若眠息汝當經行汝若睡臥我當經行後於中夜迦葉次行妻時眠睡手垂牀前外有毒蛇從戶而入欲螫其妻迦葉慈愍卽便徐前以衣裹手擧置牀上妻便驚寤而責之曰今汝丈夫無志乃爾共我立誓要不相近今復何緣竊擧吾手迦葉答言我無欲情而近汝也蛇從外入規欲相螫恐爲傷擧汝手耳毒蛇猶在卽便示之意乃悟於是夫妻深厭諸有不生甘如人淨洗不憙塵垢詣父母所欲出家旣蒙聽許便作沙門淸淨守無爲無欲在於空閑懃修苦行是迦葉作是誓言世界所有成羅漢我悉歸依作是語已出家威儀所有諸戒皆悉具足逮至如來成一切於王舍城頒宣妙法爾時迦葉披糞掃衣來詣佛所稽首禮敬合掌而白佛言世尊我今歸依無上淸涼願哀納受聽在末次世尊歎曰善來迦葉卽分半座命令就坐迦葉白佛我是如來末行弟子顧命分座不敢順旨是時衆會咸生疑曰此老沙門有何異德乃令天尊分座命之此人殊勝唯佛知耳於是如來知衆心念欲決所疑卽宣迦葉大行淵廣世尊又曰我今所有大慈大悲四禪三昧無量功德以自莊嚴迦葉比丘亦復如是又於往昔過去久遠時有聖王號文陁竭高才超世智慧無倫帝釋欽敬其德遣七寶車造闕迎王乘天車飛空而往天帝出迎與共同坐相娛樂已送王還宮佛告比丘爾時天帝今迦葉是文陁竭王則吾身是迦葉往昔以生死座命吾同坐故吾今日成無上道以正法座報其本勳爾時世尊卽爲迦葉如應說法示教利喜譬如鮮淨白㲲易受染色卽於座上得阿羅漢三明六通具八解脫高才勇猛儀相安詳常與如來對坐說法諸天人謂世尊師於是迦葉卽辭如來往耆闍崛山賓鉢羅其山多有流泉浴池樹林蓊鬱果茂盛百獸遊集吉鳥翔鳴璃羅布其地迦葉在斯經行禪思暢妙法度諸衆生至後世尊垂入涅放勝光明大地震動便作是念非如來欲入涅槃現斯相耶卽入三以天眼觀見於世尊熙連河側全身捨壽作是觀已慘然不悅如來涅何期駛哉世閒眼滅不善增長與眷屬前後圍遶向拘尸那城禮覲世於其前路見一梵志右手執持曼陁羅花迦葉問言汝從何來識吾師答曰識之入般涅槃已經七日切人天大設供養吾從彼閒得斯花諸比丘聞是語已皆大悲惱身投地號哭哽咽淚下如雨咸作是咄哉無常有大勢力能壞如是功寶聚枯竭法海摧倒法幢世閒闇冥永失大明一切衆生無所宗仰長惡道減損天人奇哉無常深可厭譬如電光理無久停無常迅駛難可保能壞盛年色力壽命殄滅一切世閒歡愛愚人保之智者不也是迦葉與諸比丘卽便前行至雙樹繞棺三帀稽首作禮而說偈言超哉三界乘 永度生死流 寂然無相願微妙難思議 佛日甚明淨 能除愚癡闇積劫修苦行 誓度諸苦人 云何於今者棄捨大慈悲 全身處金棺 寂然安不動唯願天人尊 顯現金色身 普令一切衆興起無量願爾時世尊於金棺內千張㲲中出金色足光明照曜猶如盛日棺㲲無虧而足顯現一切大衆見是事已倍更悲惱號哭哽塞爾時迦葉偏袒右肩接足作禮重說偈言如來足踝滿 千輻相輪現 指纖長柔軟合縵網成就 大悲濟群生 斷世衆疑結是故我今日 頂禮最勝足 我證四眞諦說佛功德聚 已讚歎恭敬 宜還斂足入爾時迦葉令諸力士更以天㲲用纏佛身香油灌上而閉棺蓋積栴檀薪闍維如來阿難見火悲泣哽咽號哭懊惱而說偈言怪哉無常 甚可憂畏 能滅如是功德寶聚 世尊此身 淸淨無垢今在金棺 以千㲲纏 香油流灌然栴檀薪 微妙勝身 爲何所在爾時迦葉以乳滅火說偈讚曰千㲲纏身 火耶旬之 佛神力故內一衣在 外亦不燒 唯中都盡此勝神力 不可思議摩訶迦葉說是偈已告諸比丘佛已耶旬世尊舍利非我等事何以故長者大臣居士求最勝福自當供我等宜當結集法眼無令法炬速疾磨滅爲未來世當作照明紹隆三使不斷絕爾時迦葉與諸比丘王舍城賓鉢羅窟阿闍世王得無根及至如來滅度之後群臣相與咸共議曰大王信心猶如巨海超諸人天世界之上若聞世尊入涅槃者血必當從面流出身體分散命不云當設何方令免斯難有一臣名曰雨舍智慧淵廣善於方便造一銅縱廣數仞以淨香油盈注其內阿闍世王坐斯池中而復更以鮮淨白㲲圖畫如來本行之像所謂菩薩從兜率天化乘白象降神母胎父名白淨母曰摩耶處胎滿足十月而生生未至地帝釋奉接難陁龍王及跋難陁吐水而浴摩尼跋陁大鬼神王執持寶蓋隨後侍立地神化華以承其足四方各行滿足七步至於天廟令諸天像悉起奉迎阿私陁仙抱持占相旣占相已生大悲苦自傷當終不睹佛興詣師學書技藝啚讖在深宮六萬婇女娛樂受樂出城遊至迦毘羅園道見老人及以沙門#還詣宮中見諸婇女形體狀貌猶如枯骨所有宮殿塚墓無異厭惡出家夜半踰城至鬱陁伽阿羅邏等大仙人所聞說識處及非有想非無想定旣聞是已深諦觀察知非常不淨無我捨至樹下六年苦行便知是苦不能得道爾時復到阿利跋提河中洗浴爾時有二牧牛女人欲祀神故以千頭牛搆取其乳飮五百頭如是展轉乃至一牛卽取其乳煮用作糜涌高九尺不棄一渧有婆羅門問言姊妹汝煮此糜欲上何人女卽答曰持祀樹神婆羅門言何有神祇能受斯食唯有食者成一切智乃能受汝若斯之供於是女人便奉菩薩卽爲納受而用食之然後方詣菩提樹下破魔波旬成最正覺於波羅柰爲五比丘初轉法輪乃至詣於拘尸那城力士生地入般涅槃如是等像皆悉圖畫王問群臣汝作何等答言大王我畫如來功德之像次至世尊滅度形變王便驚愕擧身毛豎深生悲戀思慕如來此池中油五分之一忽然流注王身中譬如燋墼投之大池水自滲彼亦如是由斯因緣命得全濟闍世王信敬隆篤感戀如來其事若聞迦葉往甚大歡喜嚴治道路香散華自乘白象出迎迦葉王昔見自投象下恭敬禮拜見迦葉時復如是摩訶迦葉神力接之令無傷卽告王曰佛力殊勝不同聲聞聞入定乃有神足自後見我勿投象王言敬諾卽白迦葉世尊涅槃我竟不見尊若滅度願必垂告迦葉曰因告王言如來世尊智慧深遠滅衆生三毒熾火能枯十二因緣樹諸天世人皆蒙饒益今入涅槃閒眼滅生老病死憂悲衰惱如是等苦轉更熾盛我欲爲彼而作慧明諸比丘集佛法藏王於今者宜辦供王言善哉願諸聖士恒受我供是迦葉告阿那律諸羅漢中誰不來阿那律言憍梵波提在尸利沙宮猶未來此爾時迦葉告梨婆提汝可往彼尸利沙宮語憍梵波提大迦葉等今有僧事要須相見梨婆提飛空而往具陳上事爾時尊者問梨婆世尊何在而云迦葉梨婆提言入涅槃法橋已壞法山已崩法燈已黑闇時至憍梵波提歎曰苦哉閒空虛魔王波旬今當喜矣凡愚衆生無明所蔽流轉生死沒在魔網力世尊挽而出之今入涅槃永無救哀哉衆生深可悲愍告梨婆提可爲我頂禮迦葉及餘聖衆如我辭憍梵波提白大迦葉世尊若在我當往彼禮拜供養今入涅槃世閒空觀閻浮提無一可樂如大龍王捨身已龍子必隨我亦如是今欲涅槃作是語已卽便滅度如是諸人聞佛滅度悉入涅槃迦葉唱言未集法勿涅槃也諸比丘問大迦葉集何法迦葉答言先修多羅又問使誰集修多羅大迦葉言阿難比丘多聞摠持有大智慧常隨如來梵行淸最後法中利安衆僧知見具足所讚歎宜可使彼集修多羅爾時葉卽告阿難汝於今者可演法眼難曰觀察衆心而說偈言比丘諸眷屬 離佛不莊嚴 猶如虛空中衆星之無月說是偈已禮衆僧足卽昇法座而說是如是我聞一時佛住波羅柰鹿野苑中古仙住處爲五比丘初轉法輪謂苦聖諦如是廣說說是語已五百羅漢飛昇虛空高聲唱言奇哉無常甚大迅速如河駛流逝而不返我等昔者目睹世尊今乃言聞皆各悲泣而說偈言咄哉諸有苦 迴動如水月 不堅如芭蕉亦如幻影響 如來大雄猛 功德超三界猶爲無常風 漂流而不住五百羅漢說是偈已還復本座爾時迦葉問諸比丘阿難所言不錯謬耶皆曰不異世尊所說於是迦葉命優波離集比尼藏迦葉自集阿毘曇藏集法藏已摩訶迦葉卽說偈言以此尊法輪 濟諸群生類 十力尊所說皆當懃修行 此法是明燈 能破諸黑闇諸賢宜受持 愼勿生放逸爾時迦葉入願智三昧觀所集法闕少耶思惟已訖知皆具足便作是如來大師我善知識利安饒益母愛子我今以法益同梵行示未來作大悲想欲使大法流布不絕於今者報如來恩我年朽邁身爲老壞臭爛之體甚可厭惡無常危敗可依恃恒爲諸苦之所惱害誰有智者當樂此身我今宜可入般涅槃更思惟我今當住大慈大悲佛婆伽婆眞善知識無量淨善功德所熏妙舍利所在之處皆往禮拜恭敬供卽飛虛空至四塔前禮拜供養詣八塔至心恭敬譬如鴈王飛到大娑伽羅宮禮敬佛牙如大壯士屈申臂頃至忉利天釋提桓因與諸天衆出迎迦葉禮敬供養摩訶迦葉告帝釋曰我欲涅槃禮如來髮故來至釋提桓因聞是語已心懷惆悵泣懊惱自取佛髮敬授迦葉迦葉受至心禮敬牛頭栴檀以用供養養已訖語諸天子五欲無常不可久如花上露見陽則晞唯有善法深可願樂當觀苦愼莫放逸作是語從彼天沒還王舍城阿難隨逐曾捨離恐入涅槃或不睹見後於少摩訶迦葉告阿難曰汝獨入城亦當往爾時迦葉著衣持鉢入王舍作是念言阿闍世王本與我要涅槃時必來見我我今當往告之可到王門下語守門人爲我白王訶迦葉今在門外欲得相見守門人王今睡眠若覺之者恐貽罪累葉語言王若覺者好爲我語摩訶迦葉欲入涅槃來與王別不見而去是迦葉至雞足山於草敷上跏趺而作是願言今我此身著佛所與糞掃之衣自持己鉢乃至彌勒令不朽使彼弟子皆見我身而生厭惡作是念阿闍世王若不見我沸血必當從面而出命不全濟若使彼王與阿難來山當爲開令其得入若還去復當還合便捨命行唯留少壽大地六種震動釋提桓因與諸天子以曼陁羅花天諸末香供養舍利生大悲惱而作是言如來滅度感戀未息迦葉涅槃增我悲惱賓鉢羅窟卽便空曠巷里窮酸苦厄羸劣貧露孤寒彼恒矜愍今捨之去誰當覆護如十五日天無雲翳月及衆星處空顯現如來聖衆亦復如是住在世閒猶如星月死無常雲如何卒起一旦隱蔽最勝福田諸天如是極生悲感哀摧號哭啼泣懊惱共相裁抑歸還天上阿闍世王於睡臥中夢屋梁折尋便驚覺心生惶怖門人白王摩訶迦葉欲入涅槃來與王別正値眠息令我致意卽便迴還王聞是事悶絕躄地冷水灑面方得醒悟擧聲大哭涕泣盈目我何薄祐垢障深厚諸聖涅槃不一睹見卽詣竹園禮阿難足問言迦葉滅度未耶阿難答言已涅槃矣今在何處我欲供養於是阿難共阿闍世王向雞足山王旣到已自開闢迦葉在中全身不散曼陁羅花以覆其上王見是已發聲號哭身投地𧂐諸香木欲闍毘之阿難問欲作何等欲耶旬阿難言曰訶迦葉以定住身待於彌勒不可得彌勒出時當將徒衆九十六億此山上見於迦葉彌勒衆皆作是釋迦如來弟子身形卑陋若此彼亦當與斯無異於是迦葉踊身虛作十八變變爲大形充滿世界彌勒佛卽就迦葉取僧伽梨是時衆見其神力除憍慢心成阿羅漢供養已還歸本國雞足山還合如初付法藏因緣傳卷第一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인도 스님으로 중국에 와서 담요(曇曜)와 함께 『잡보장경(雜寶藏經)』과 『부법장인연전』 등 5부 19권을 번역하였다.
  2. 2)중국 스님으로 5세기경 길가야 등 다른 스님들과 『부법장인연전』ㆍ『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ㆍ『대길의신주경(大吉義神呪經)』 등을 번역하였다.
  3. 3)뛰어넘을 수 없는 끝이라는 의미로서 무월극(無越極)이라 번역한다.
  4. 4)모든 부처님께 통하는 명호로서 범어로 Bhagavat인데 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표기한다. 한역하여 세존(世尊)ㆍ중우(衆祏)ㆍ파정지(破淨地)라고도 한다. 첫째 ‘바가’는 덕을, ‘바’는 있다[有]는 뜻이다. 둘째 ‘바가’는 분별을 말하고 ‘바’는 공교하다는 뜻으로 모든 법의 총상(總相)과 별상(別相)을 잘 분별한다는 뜻이다. 셋째 이름이 가장 뛰어나다는 뜻이다. 넷째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깨뜨렸다는 뜻이다. 『불지론』에서는 여섯 가지 뜻으로 풀이하였는데 자재(自在)ㆍ치성(熾盛)ㆍ단엄(端嚴)ㆍ명칭(名稱)ㆍ길상(吉祥)ㆍ존귀(尊貴) 등의 뜻이다.
  5. 5)중요한 어떤 경전의 내용이 많을 때 네 구로 축약하여 표현한 게송이다.
  6. 6)열두 가지 부류의 경전 가운데 하나로서 범어로 Jātaka라고 한다. 파리(巴利)어 경전이며 한역본은 없다. 다만 『현우경』ㆍ『잡보장경』ㆍ『백연경』ㆍ『생경』 등의 한역 대장경이 『본생경』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부처님께서 전생에 행하신 육바라밀의 행을 서술한 책이다.
  7. 7)부처님께서 만유의 실상을 바르게 깨달았음을 이르는 이름으로 등정각(等正覺)의 준말이다.
  8. 8)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시려고 앉으셨던 자리를 덮고 있던 나무 이름으로 범어로 Bodhi-druma이다. 한역으로는 각수(覺樹)ㆍ수왕(樹王)ㆍ도수(道樹)ㆍ도량수(道場樹)라고도 한다.
  9. 9)결과부좌(結跏趺坐)의 준말로 앉음새의 한 가지이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시기 위해 앉으셨던 앉음새로, 먼저 오른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다음 왼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고 앉는다.
  10. 10)부처님께서 성도하실 때 성도를 못하게 방해한 욕계 여섯 번째 하늘의 마왕 파순(波旬)을 말한다.
  11. 11)범어로 Pāpīyas이다.
  12. 12)부처님의 가르침 없이 혼자 깨달았기 때문에 독각(獨覺) 또는 열두 가지 인연법을 스스로 깨달았다고 하여 연각(緣覺)이라고 말한다. 범어로 Pratyekabuddha라고 한다.
  13. 13)구체적 명칭은 팔관재계(八關齋戒)로서 범어로 ạṣtāṅgaśīla라고 한다. 줄여서 팔계라고 한다. 재가 불자들이 하루만이라도 받아 지키는 여덟 가지 계율이며 다음과 같다. 첫째, 중생을 죽이지 말라. 둘째, 훔치지 말라. 셋째, 음행하지 말라. 넷째, 거짓말하지 말라. 다섯째, 술 마시지 말라. 여섯째, 꽃다발을 목에 걸거나 향을 바르거나 노래하고 춤추며 가서 구경하지 말라. 일곱째, 높고 넓으며 아름답게 장식한 평상에 앉지 말라. 여덟째, 때가 아닌 때에 먹지 말라.
  14. 14)범어로 Asaṁkhya. 『화엄경』 「아승기품」에서 밝힌 124대수(大數) 가운데 105번째 숫자. 한자로 무수(無數) 또는 무앙수(無央數)라 번역한다.
  15. 15)범어로 Gaṅgā. 지금의 갠지스강을 말한다.
  16. 16)불교의 세계관(고대 인도의 세계관)에 따르면 허공 위에 풍륜(風輪)이 있고, 그 풍륜 위에 수륜(須輪)이 있으며, 그 위에 금륜(金輪:또는 地輪)이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땅속의 제일 안쪽을 말한다.
  17. 17)성불한 원인이 되고 근본이 되는 행법(行法)으로 부처님께서 발심하여 성불하시기까지의 경력을 뜻한다.
  18. 18)아라한에게 있는 것을 삼명(三明)이라 하고, 부처님께 있는 것을 삼달이라 한다. 즉 천안(天眼)ㆍ숙명(宿命)ㆍ누진(漏盡)이다.
  19. 19)불가사의(不可思議)한 여섯 가지 작용으로 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신족통(神足通)ㆍ누진통(漏盡通) 등을 말한다.
  20. 20)고통 받는 중생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의 정도를 나타낸다.
  21. 21)범어로 Saṃyojana. 몸과 마음을 결박하는 것으로 번뇌의 또 다른 이름이다.
  22. 22)불교 이외의 종교로 여기서는 그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23. 23)범어로 Nirvāṇa. 불교가 추구하는 최상의 이상 경지. 한자의 뜻으로는 멸(滅)ㆍ적멸(寂滅)ㆍ멸도(滅度)ㆍ원적(原籍) 또는 무위(無爲)ㆍ무작(無作)ㆍ무생(無生) 등의 여러 가지 뜻이 있다.
  24. 24)범어로 Mahākāśyapa. 부처님의 제일 맏이 제자. 불교의 제2대 조(祖)이다.
  25. 25)불보살이 중생에게 자비의 힘을 베풀어 이롭게 해주는 것이다.
  26. 26)열반과 뜻이 같은 것으로 석존이 무여(無餘)열반에 드는 것을 말한다.
  27. 27)부처님의 법을 담고 있는 모든 불전(佛典). 여기서는 그 법 자체를 말한다.
  28. 28)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經)ㆍ율(律)ㆍ논(論)을 산실(散失)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제자들이 편집하여 모은 것으로 세 번의 결집이 있었다. 오백결집(五百結集)ㆍ칠백결집(七百結集)ㆍ일천결집(一天結集) 등이다.
  29. 29)석가모니부처님 이전의 일곱 분 부처님 가운데 한 분이다.
  30. 30)사부대중.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ㆍ우바새(憂婆塞)ㆍ우바이(憂婆夷)를 말한다.
  31. 31)범어로 Śarīra. 영골(靈骨)ㆍ유신(遺身)ㆍ신골(身骨)이라고 번역한다. 여섯 가지 바라밀을 닦은 한량없는 공덕으로 생기는 것이다.
  32. 32)범어로 Brahma-deva. 색계(色界)의 제일 첫 층을 말한다.
  33. 33)범어로 Brāhmaṇa. 고대 인도의 네 가지 성(姓) 가운데 최고의 위치에 있던 한 가지로서 부처님의 제자가 아닌 승려 계급이다.
  34. 34)욕계(欲界) 여섯 층 하늘 가운데 제일 첫 층인 동서남북의 하늘을 맡아 다스리는 네 임금이다.
  35. 35)욕계 여섯 층 하늘 가운데 둘째 번 층인 도리천의 임금, 사천왕과 32천을 통솔하는 하늘임금. 흔히 석제환인(釋提桓因)이라 말한다.
  36. 36)범어로 Jambū-dvipa. 수미산의 남쪽에 위치한 세계, 남섬부주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불교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37. 37)범어로 Yjana. 길이의 단위로서 1유순에 대한 설명은 일정하지 않다.
  38. 38)아라한과(阿羅漢果)의 초기 한자어 번역어이다.
  39. 39)정진하다가 졸리거나 육체가 피로할 때 운동 삼아 일정한 구역을 가볍게 거니는 행도(行道)를 말한다.
  40. 40)모든 현상계와 모든 중생으로 3유ㆍ4유ㆍ9유ㆍ25유가 있다.
  41. 41)범어로 Āraṇya. 아란야(阿蘭若)라고도 하며,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곳으로 한가하고 고요하여 스님들이 수행하기에 적당한 곳을 말한다.
  42. 42)범어로 Arhan. 아라한(阿羅漢)의 준말. 소승(小乘) 4과 가운데 제일 높은 경지의 지위 이름이다.
  43. 43)스님들의 옷(가사)을 일컫는 말. 세상 사람들이 버린 헌 옷을 주워다 빨아서 가사를 만들어 입었던 데서 온 말. 납의(衲衣)라고도 한다.
  44. 44)범어로 Catur-dhyāna. 사정려(四靜慮)라고도 한다. 색계의 선정에 네 개의 계층이 있는 것을 말한다. 일정한 수행을 성취해야만 태어나는 색계의 제4선천을 뜻하기도 한다.
  45. 45)범어로 saṃādhi. 정(定)ㆍ등지(等持)ㆍ정수(正受)ㆍ조직정(調直定)ㆍ정심행처(定心行處)라고도 한다. 산란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마음이 한 곳에 집중되어 망념이 스며들지 못하는 정신세계의 상태를 말한다.
  46. 46)범어로 Tisro vidyāḥ. 아라한의 지혜에 갖추어져 있는 세 가지 자재하고 묘한 작용으로, 숙명명(宿命明)ㆍ천안명(天眼明) 등이다.
  47. 47)오욕(五欲)의 경계를 등지고 번뇌를 끊어 아라한과에서 얻는 여덟 가지 해탈로, 내유색상관외색해탈(內有色想觀外色解脫)ㆍ내무색상관외색해탈(內無色想觀外色解脫)ㆍ정해탈신작증구족주(淨解脫身作證具足住)ㆍ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ㆍ식무변처해탈(識無邊處解脫)ㆍ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ㆍ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ㆍ멸수상정해탈신작증구족주(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 등이다.
  48. 48)선정(禪定)의 다른 이름. 정려(靜慮)ㆍ적정(寂靜)의 뜻으로 조용히 마음을 한 곳에 모아 다른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정신 상태이다.
  49. 49)범어로 Hiraṇyavatī. 강 이름으로 부처님께서 이 강의 서쪽 언덕에서 열반하셨다. 일반적으로 발제하(跋提河)라고 한다.
  50. 50)바라문 종족의 수행 기간에서 가장 초기 과정을 이행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서, 범어로는 Brahmacārin이라고 하며, 한자어로는 정행(淨行)ㆍ정예(淨裔)라고도 한다.
  51. 51)사라쌍수(沙羅雙樹)의 준말.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발제하 언덕에 있던 사라수림을 특별히 일컫는 말이다.
  52. 52)이 세계를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 등 세계로 나눠 보는 불교의 세계관이다.
  53. 53)범어로 Yāna. 실어서 옮겨 놓는다는 뜻이다. 중생들을 법이라는 탈 기구를 이용하여 이상 세계로 이송한다는 상징적인 언어로서, 보조관념은 수레 또는 탄다는 뜻이지만 원관념은 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54. 54)부처님을 비유로 일컫는 말이다. 태양이 만물을 발생, 성장하게 하는 것과 같이 부처님께서 법으로 마음을 내고 수행하여 열반을 증득하게 하시기 때문이다.
  55. 55)학술적으로는 탑의 꼭대기에 장식하는 윤형(輪刑)의 모습이지만 여기서는 부처님의 발에 그려져 있는 상호를 말한다.
  56. 56)인과(因果) 등을 믿지 않고 의심하여 삼계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함을 일컫는다.
  57. 57)네 가지 참된 진리, 즉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를 말한다.
  58. 58)범어로 Jhāpita. 분소(焚燒)하다ㆍ연소(燃燒)하다의 뜻으로 주검을 다비[闍毘]한다는 뜻이다.
  59. 59)다비의 한 종류로서, 우리에게 생소한 장례 풍속이다.
  60. 60)글자의 뜻은 법 눈이지만 여기서는 삼장을 말한다. 원래의 관념은 최고로 중요한 것이라는 듯이다.
  61. 61)불법승을 공경하는 것을 모르는 무근(無根)의 자가 불력(佛力)에 의해 신심(信心)을 일으키는 것이다.
  62. 62)범어로 Tuṣita-deva. 욕계 여섯 층 가운데 넷째 번 하늘 이름이다. 미륵보살 이곳의 내원궁(內院宮)에 계시는데 다음번에 사바세계에 오셔서 정각을 성취하신다고 한다.
  63. 63)고대 인도 사회에서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하늘 신으로 추앙된 하늘 이름이다. 제석천왕을 좌우에서 옹위한다고 한다.
  64. 64)식무변처(識無邊處)의 준말로서,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을 닦아 태어나는 무색계 4층 중에 제2층이다. 공(空)의 상태를 싫어하고 오직 식(識)을 반연하여 마음이 고정된 청정하고 적정한 상태를 말한다.
  65. 65)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인 무색계 제일 위층에서 닦는 선정으로서, 이곳은 실제로 국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정에 의지하여 존재하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존재이다.
  66. 66)범어로 sarvajñatā. 세 가지 지혜의 하나로서, 일체 모든 법의 총상(總相)을 개괄(槪括)하여 아는 지혜이다.
  67. 67)범어로 Śrābaka. 3승 가운데 하나이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그 내용에 따라 수행하지만 자기 혼자 해탈하는 것을 목적하는 출가의 성자를 뜻한다.
  68. 68)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머물게 하여 흩어지지 않게 하는 정신 작용이다. 삼학(三學) 가운데 하나를 말한다.
  69. 69)여섯 가지 신통 가운데 하나이다.
  70. 70)부처님 십대 제자 중에서 천안(天眼)제일이라 한다.
  71. 71)부처님의 제자로서 해율(解律)제일이라 한다.
  72. 72)부처님께만 있는 열 가지 지혜의 힘을 말한다.
  73. 73)범어로 sūtra. 원래 선(線)ㆍ조(條)의 뜻이다. 부처님께서 직설하신 경전들을 말한다.
  74. 74)범어로 Brahmacaryā. 맑고 깨끗한 행실, 주로 음욕을 끊는 것을 말한다.
  75. 75)승(僧)의 갖춤말. 범어로 Saṃgha. 삼보(三寶) 가운데 하나이다. 무리[衆], 즉 중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비구계를 받은 스님 네 분(혹은 세 분) 이상이 한 곳에 화합하여 모여 불법을 수행 선교하는 단체를 말하는 것이나, 뒤에 그러한 단체의 한 분을 말할 때에도 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중이란 말이 원래는 존경어 내지 평범한 말이었으나 지금은 낮춤말, 더 나아가 비칭으로 인식되는 언어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은 중이란 말 대신 스님이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76. 76)모든 법의 이치를 증득하여 아는 견해를 말한다.
  77. 77)범어로 duḥkha-satya. 사성제(四聖諦)의 하나이다. 즉, 고제(苦諦)로서 삼계에서 일어나는 과보는 괴로움이고 안락할 수 없다는 것이 절대의 진리이므로 고제라고 한다.
  78. 78)범어로 Vinaya-piṭaka. 삼장(三藏)의 하나로서 비니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계율이란 뜻이요, 장은 집합ㆍ저장의 뜻이다.
  79. 79)범어 Abhidharma-pitaka의 초기 번역으로서 즉 아비달마(阿比達磨)이며, 대법(對法)ㆍ무비법(無比法)이라 한다. 본래는 진지를 탐구하는 지혜를 일컫는 말이었으나 여기서는 삼장의 하나인 논부(論部)를 말한다.
  80. 80)부처님 생애의 중요한 영지(靈地)에 세운 네 개의 탑으로 나신 곳인 가비라국 룸비니 동산의 탑ㆍ정각을 이루신 마갈타국 가야성 탑ㆍ최초에 설법하신 바라니국 녹야원 탑ㆍ최후에 열반하신 구시나국 발제하 탑을 말한다.
  81. 81)팔대영탑(八大靈塔)을 말한 듯하나 부처님 머리카락이 있는 탑과 부처님의 치아가 있는 탑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확정할 수는 없다. 참고로 부처님의 발우 탑, 부처님의 옷 탑과 네 군데 탑을 합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82. 82)불법을 옹호하는 여덟 용왕 가운데 하나로서, 『법화경』에 나오는 여덟 살 난 용녀가 성불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83. 83)부처님과 부처님의 법과 스님들을 일컫는 말로서, 삼보에 공양 올리는 것을 농부가 밭에 씨를 뿌려 수확하는 것에 비유한 것으로 다음에 좋은 과보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84. 84)죽림정사를 말한다. 마갈타국 가란타 마을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왕래하시며 설법하시던 곳으로, 불교 최초의 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