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170_b_01L잡보장경(雜寶藏經) 제1권
030_0170_b_01L雜寶藏經卷第一有九緣

원위(元魏) 서역삼장(西域三藏) 길가야(吉迦夜)ㆍ담요(曇曜) 공역
030_0170_b_02L元魏西域三藏吉迦夜共曇曜譯

1. 십사왕(十奢王)의 인연
030_0170_b_03L十奢王緣
王子以肉濟父母緣
鸚鵡子供養盲父母緣
棄老國緣
佛於忉利天上爲摩耶說法緣
佛說往昔母迦旦遮羅緣
慈童女緣
蓮華夫人緣
鹿女夫人緣
十奢王緣

옛날 사람의 수명이 1만 세였을 때 한 왕이 있었는데, 이름을 십사(十奢)라 하였으며, 그는 염부제(閻浮提)의 왕이었다.왕의 큰 부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라마(羅摩)라 하였고, 둘째 부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라만(羅漫)이라 하였다.라마 태자는 큰 용맹과 힘이 있어 나라연(那羅延)과 같고, 또 선라(扇羅)가 있어서 소리를 듣거나 얼굴을 보고는 곧 해치기 때문에 아무도 당할 이가 없었다.왕의 셋째 부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바라타(波羅陀)라 하였고, 또 넷째 부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멸원악(滅怨惡)이라 하였다.왕은 그 셋째 부인을 유달리 사랑하여 그녀에게 말하였다.“나는 지금 내가 가진 모든 재보를 너에게 다 주어도 아까워하지 않겠다.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내게 말하라.”부인이 대답하였다.“나는 지금 구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 뒷날 원할 것이 있으면 다시 아뢰겠습니다.”
030_0170_b_13L昔人壽萬歲時,有一王,號曰十奢,王閻浮提王大夫人‚生育一子,名曰羅第二夫人‚有一子,名曰羅漫羅摩太子‚有大勇武,那羅延力‚兼有扇羅,聞聲見形,皆能加害,無能當者時第三夫人‚生一子,名婆羅陁第四夫人‚生一子,字滅怨惡第三夫人,王甚愛敬‚而語之言我今於爾‚所有財寶都無悋惜‚若有所須,隨爾所願夫人對言我無所求,後有情願,當更啓白
030_0170_c_03L그때 왕은 병을 만나 목숨이 매우 위독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태자 라마를 세워 자기를 대신해왕을 삼고, 비단으로 머리털을 묶고 머리에 하늘관[天冠]을 씌워 위의와 법도를 왕의 법과 같게 하였다.
030_0170_b_23L時王遇患,命在危惙,卽立太子羅摩‚代己爲王‚以帛結髮‚頭著天冠‚儀容軌則‚如王者法
셋째 부인은 왕의 병을 보살피다가 왕의 병이 조금 나은 것을 보자 그것을 자기 힘이라 믿었다. 그리하여 라마가 왕의 자리를 이어받는 것을 보고 마음에 질투가 생겨, 곧 왕에게 아뢰어 전날의 소원을 말하였다.“원컨대 라마를 폐하고 내 아들을 왕으로 삼아 주소서.” 왕은 이 말을 듣자, 마치 목구멍에 무엇이 걸려 그것을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것처럼, 큰 아들을 폐하자니 이미 왕으로 세운 터요, 폐하지 않자니 전날 그 소원을 이미 허락한 터이었다. 그러나 십사왕은 젊을 때부터 일찍 약속을 어긴 일이 없었으며, 또 왕의 법에는 두 말이 있을 수 없고 앞의 말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이렇게 생각하고 곧 라마를 폐하고 그 의복과 하늘관을 빼앗았다.
030_0170_c_05L時小夫人‚瞻視王病‚小得瘳差‚自恃,如此見於羅摩紹其父位‚心生嫉妒,尋啓於王求索先願願以我子爲王‚廢於羅摩王聞是語‚譬如人噎旣不得咽‚又不得吐正欲廢長‚已立爲王正欲不廢‚先許其願然十奢王‚從少已來‚未曾違信又王者之法‚法無二語‚不負前言思惟是已‚卽廢羅摩‚奪其衣冠
그때 그 아우 라만은 그 형에게 말하였다.“형님은 그런 용맹과 힘이 있고 또 선라까지 겸하였는데, 어찌 그것을 쓰지 않고 이런 치욕을 당합니까?”
030_0170_c_13L時弟羅漫‚語其兄兄有勇力‚兼有扇羅‚何以不用‚受斯恥辱
형은 대답하였다.“아버지 소원을 어기면 효자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의 저 어머니가 우리를 낳지 않았지마는, 우리 아버지가 저를 사랑하고 대접하는 것은 우리 어머니를 대하는 것과 같다. 아우 바라타는 아주 온화하고 유순하여 조금도 다른 생각이 없는데 지금 내가 큰 힘과 선라를 가졌다 하여 어찌 그 부모와 아우에게 해를 끼쳐 못할 짓을 하겠는가?” 아우는 그 말을 듣고 이내 잠자코 있었다.
030_0170_c_15L兄答弟言違父之願‚不名孝然今此母‚雖不生我‚我父敬待‚亦如我母‚弟婆羅陁‚極爲和順,實無異如我今者,雖有大力扇羅‚寧可於父母及弟‚所不應作而欲加害弟聞其言‚卽便默然
그때 십사왕은 두 아들을 멀리 깊은 산으로 보내면서, 12년이 지나서야 본국으로 돌아올 것을 허락한다고 말하였다.라마 형제는 부모의 명령을 받들고 조금도 원한이 없이 부모에게 절하여 하직하고 멀리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030_0170_c_20L時十奢王‚卽徙二子‚遠置深山‚經十二年‚乃聽還國羅摩兄弟‚卽奉父勅‚心無結恨‚拜辭父母‚遠入深山
030_0171_a_02L그때 바라타는 그 전에 다른 나라에 가 있었는데, 이내 불러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여 왕을 삼으려 하였다.그러나 바라타는 본래부터 두 형과 화목하고 공순하며 매우 공경하고 겸양하는 터이었는데 본국에 돌아와 보니 부왕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리고 그 어머니가 함부로 그 형인 왕을 폐하고 자기를 왕으로 세운 뒤에 두 형을 멀리 떠나 보낸 것을 비로소 알고는그 생모(生母)의 소행이 도리가 아님을 미워하여 꿇어앉거나 절하지 않고 말하였다.“어머님은 왜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여 우리 집안을 망치려 하십니까?” 그리고 큰 어머니를 향해 절하고는 공경하고 효순하기가 보통 때보다 갑절이나 더하였다.
030_0170_c_23L時婆羅陁‚先在他國‚尋召還國‚以用爲王然婆羅陁‚素與二兄‚和睦恭順‚深存敬讓旣還國已‚父王已崩‚方知己母妄興廢立‚遠擯二兄‚嫌所生母所爲非理,不向拜跪,語己母言母之所爲‚何期勃逆‚便爲燒滅我之門戶向大母拜,恭敬孝順,倍勝於常
바라타는 곧 군사를 이끌고 그 산으로 달려가 군사들을 뒤에 머물러 두고 자기 혼자 나아갔다.아우가 오는 것을 보고 라만은 그 형에게 말하였다.“형님은 전에 늘 ‘저 아우 바라타는 의리가 있고 겸양하며 공순하다’고 칭찬하셨는데, 지금 군사를 끌고 온 것을 보면 우리 형제를 죽이려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030_0171_a_06L時婆羅陁‚卽將軍衆,至彼山際,留衆在後‚身自獨往當弟來時,羅漫語兄言先恒稱弟婆羅陁義讓恭順,今日將兵來,欲誅伐我之兄弟
형은 바라타에게 말하였다.“아우는 지금 왜 군사를 거느리고 왔는가?”아우는 형에게 말하였다.“길에서 도적을 만날까 두렵기 때문에 몸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를 데리고 왔을 뿐이요, 다른 뜻은 없습니다. 형님은 본국으로 돌아가 나라 정사를 맡아 다스리기 바랍니다.” 형은 대답하였다.“우리는 일찍 아버지 명령을 받들어 여기 왔는데 지금 어떻게 갑짜기 돌아가겠는가. 만일 우리 마음대로 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자식으로서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의리가 아닐 것이다.” 아우는 간절하고 절실하게 청하였지만 형의 뜻은 확고하여 먹은 마음은 더욱 굳었다.
030_0171_a_09L兄語婆羅陁言弟今何爲將此軍衆弟白兄言恐涉道路,逢於賊難,故將兵衆,用自防衛,更無餘意願兄還國,統理國政兄答弟言先受父命,遠徙來此我今云何‚輒得還返若專輒者,不名仁子孝親之義如是慇懃‚苦求不已,兄意礭然,執志彌固
아우는 마침내 그 형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음을 알고 곧 형이 신은 가죽신을 얻어 가지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본국으로 돌아와 나라 일을 다스렸다.나라를 다스리되 언제나 그 가죽신을 어좌(御座)에 올려 놓고, 아침 저녁으로 예배하고 문안드리는 의리는 형을 대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항상 그 산으로 사람을 보내어 자주자주 그 형을 청하였다. 그러나 그 두 형은 12년이 지난 뒤에 돌아오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연한이 차지 않았다 하여, 지극한 효도와 충성으로 감히 그 명령을 어기지 않았다.그 뒤에 차츰 연한이 차게 되고, 또 그 아우가 자주 사람을 보내어 간절히 부르며, 신을 공경하기를 자기를 대한 것과 같이 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아우의 지극한 정에 감동되어 드디어 본국으로 돌아왔다.
030_0171_a_16L弟知兄意終不可迴,尋卽從兄,索得革屣,惆悵懊惱,齎還歸國,統攝國政常置革屣於御坐上,日夕朝拜問訊之義,如兄無異亦常遣人,到彼山中,數數請兄然其二兄‚以父先勅十二年還,年限未滿,至孝盡忠,不敢違命其後漸漸年歲已滿,知弟慇懃屢遣信召,又知敬屣如己無異,感弟情至,遂便還國
030_0171_b_02L그들이 본국으로 돌아오자 아우는 왕위를 사양해 형에게 돌렸다. 그러나 형은 또 사양하면서말하였다.“아버지가 먼저 아우에게 주셨는데 우리는 받을 수 없다.” 아우도 사양하면서“형님은 맏아들입니다. 아버지의 업을 이어 받는 것은 바로 형님이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자꾸 서로 사양하다가 할 수 없이 형이 도로 왕이 되었다.그들은 형제끼리 서로 우의가 돈독하고 화목하였으므로 그 교화가 크게 떨치고 도덕이 널리 퍼져 백성들은 모두 그 감화를 입었고 서로 권하여 받들어 섬기며 효도하고 공경하였다.바라타 어머니는 비록 큰 허물을 지었지만 거기에 대해서 조금도 원한이 없었으므로,
030_0171_a_24L至國已,弟還讓位而與於兄兄復讓父先與弟,我不宜取弟復讓言爲嫡長,負荷父業,正應是兄如是展轉,互相推讓‚兄不獲已‚遂還爲王弟敦穆,風化大行,道之所被‚黎元蒙賴,忠孝所加‚人思自勸奉事孝敬羅陁母‚雖造大惡,都無怨心
그 충성과 효도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람과 비는 때를 맞추어 다섯 가지 곡식은 풍성하였고 사람은 병이 없었으며, 염부제 안의 모든 인민들은 보통 때보다 열 갑절이나 번성하고 풍만하였다.
030_0171_b_08L以此忠孝因緣故,風雨以時,五穀豐熟,人無疾疫,閻浮提內,一切人民‚熾盛豐滿,十倍於常

2. 왕자가 제 살로 부모를 구원한 인연
030_0171_b_11L王子以肉濟父母緣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030_0171_b_1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에 계셨다.그때 아난은 가사를 입고 바리를 들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장님 부모를 모신 어린애가 걸식하면서 좋은 음식은 부모에게 공양하고 자기는 나쁜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이 어린애는 참으로 드물게 보는 아이입니다. 음식을 빌되 좋은 것을 얻으면 부모께 공양하고, 나쁜 것은 가려서 제가 먹습니다.”
030_0171_b_13L一時佛在舍衛國爾時阿難‚著衣持鉢,入城乞食,見一小兒,有盲父母,乞索得食,好者供養父母,麤者便自食之阿難白佛言世尊此小兒者‚甚爲希有乞得好食,用奉父母,擇麤惡者,而自食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지나간 세상에 부모님을 공양할 때에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하였느니라.”
030_0171_b_18L佛言此未爲難‚我過去世中,供養父母,乃極爲難
아난이 다시 아뢰었다.“세존께서 지나간 세상에 부모를 공양하신 일은 어떠하였습니까?”
030_0171_b_19L難白佛言世尊過去之世‚供養父母,其事云何
030_0171_c_02L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과거에 어떤 큰 나라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왕에게는 아들 여섯이 있어 제각기 한 나라씩 차지하고 있었다.그때 라후구(羅睺求)라는 대신이 있었는데, 그는 은밀히 군사를 일으켜 그 나라의 왕과 다섯 아들을 죽였다.여섯째 아들에게만은 어떤 귀신이 미리 와서 일러 주었다.‘네 부왕과 다섯 형은 모두대신 라후구에게 죽었고, 다음은 네 차례가 될 것이다.’ 왕자는 그 말을 듣고 곧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는 왕자의 근심하는 얼굴빛이 보통 때와 다른 것을 보고 물었다.‘당신 얼굴이 왜 그렇습니까?’왕자는 대답하였다.‘남자의 일을 그대에게 말할 수 없소.’‘나는 당신과 생사를 같이하는데, 무슨 말 못할 일이 있습니까?’ ‘마침 어떤 귀신이 내게 와서 말하기를, 네 아버지 왕과 다섯 형들은 모두 남에게 죽었는데, 다음 차례는 너에게 온다고 하였소. 그 때문에 근심과 두려움으로 어쩔 줄을 모르겠소.’
030_0171_b_21L佛言乃往過去,有大國王,統領國土王有六子,各領一國時有一大臣名羅睺求,計謀興軍,殺彼大王及其五子其第六小子,先有鬼神,來語之言汝父大王及諸五兄‚悉爲大臣羅睺求之所殺害,次欲到汝子聞已,卽還家中婦見王子顏色憂悴,不與常同,而問夫言汝何以爾答婦言男子之事不得語汝婦言我今與汝生死共同,有何急緩而不見語夫答婦言適有鬼神,來語我(汝父大王及與五兄‚悉爲他殺,次來到汝)以是憂懼,莫知所適
두 부부는 곧 아이를 데리고 다른 나라로 떠났다. 거기까지 갈 수 있는 이레분 양식을 준비하였으나 황급하고 두려운 탓에 딴 길로 잘못 들어 열흘이 지나도록 걸어도 도착하지 못하고, 양식은 떨어져 피로하고 굶주림으로 거의 죽게 되었다.왕자는 생각하였다.‘세 사람이 함께 살려 하니 고통이 더욱 심하다. 차라리 한 사람을 죽여 두 사람이 사는 것이 낫겠다.’그가 곧 칼을 빼어 아내를 죽이려 하자 아이가 아버지를 돌아보면서 합장하고 말하였다.‘아버지, 우리 어머니를 죽이지 마십시오. 차라리 저를 죽여 어머님 목숨을 대신하십시오.’ 아버지는 아이 말대로 그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 아들은 다시 아버지에게 아뢰었다.‘그러나 제 목숨을 끊지는 마십시오. 만일 제 목숨을 끊으면 살이 곧 썩어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어머니가 저를 업고 나아가지 못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제 목숨을 끊지 말고 날마다 조금씩 제 살을 베어 먹으십시오.’ 그리하여 그들이 인가에 이르기 전, 아이 몸에는 오직 세 점 살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아들은 다시 그 부모에게 아뢰었다.‘이 살 두 점은 부모님이 자시고 남은 한 점은 저에게 주십시오.’ 그들은 아이를 땅에 던져 두고 앞으로 나아갔다.
030_0171_c_10L夫婦作計,卽共將兒‚逃奔他國持七日糧,計應達到惶怖所致,錯從曲道,行經十日,猶不達到糧食乏盡,困餓垂死子思惟三人倂命,苦痛特劇,寧殺一人,存二人命卽便拔劍,欲得殺婦顧見父,合掌白言願父今者莫殺我母,寧殺我身,以代母命父用兒語,欲殺其子子復白言莫斷我命‚若斷我命,肉則臭爛,不得久停‚或恐其母不得前達不斷我命‚須臾削割,日日稍未到人村,餘在身肉‚唯有三臠‚子白父母此肉二臠,父母食之‚餘有一臠,還用與我擲兒放地,父母前進
030_0172_a_02L그때 석제환인의 궁전이 진동하였다. 석제환인은 이것이 무슨 까닭인가 하고 두루 관찰해 보다가, 그 아이가 희유한 일을 한 것을 보았다. 그리하여 곧 굶주린 이리로 화하여아이에게 가서 살을 청하였다. 아이는 생각하였다. ‘내가 이 살을 먹더라도 끝내 죽을 것이요, 먹지 않더라도 또한 죽을 것이다.’그리하여 마지막 지닌 살을 버려 굶주린 이리에게 주었다.
030_0171_c_23L時,釋提桓因‚宮殿震動,便卽觀之‚是何因緣見此小兒作希有事,卽化作餓狼,來從索肉小兒思惟我食此肉,亦當命盡,不食亦死便捨此肉‚而與餓
석제환인은 다시 사람으로 화하여 아이에게 말하였다.‘너는 지금 살을 베어 주고도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가?’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너는 지금 몹시 괴로워하고 있다. 그런데 네가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그러자 아이는 맹세하였다.‘만일 내가 후회하지 않는다면 몸의 살이 도로 생겨 예전과 같이 되고, 후회한다면 여기서 곧 죽을 것입니다.’이렇게 말하자 몸은 회복되어 본래와 다름이 없었다.
030_0172_a_05L釋提桓因‚卽化作人,語小兒言今割肉‚與汝父母,生悔心不答言天言汝今苦惱,誰當信汝不生悔小兒於是卽出實言我若不生悔心,身肉還生‚平復如故若有悔者,於是卽作此言已,身體平復‚與本無異
석제환인이 그 아이와 부모를 데리고 어느 곳에 이르러 그 나라의 국왕을 만날 수 있게 하였다. 그 왕은 크게 슬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크게 기뻐하였으니, 아들의 지극한 효도를 어여삐 여겨 일찍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한 뒤에 군사들을 주어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러자 석제환인은 그를 잘 옹호하여 염부제의 왕이 되게 하였다.아난이여, 그 때의 그 어린애는 바로 지금의 나요, 그 부모는 바로 지금의 내 부모이니라.”
030_0172_a_10L提桓因‚卽將其子幷其父母,使得一處,見彼國王,心大悲喜,愍其至孝,嘆未曾有,卽給軍衆,還復本國釋提桓因‚卽漸擁護,作閻浮提王爾時小兒‚我身是也爾時父母今日父母是也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나는 오늘만 자비와 효도를 찬탄할 뿐 아니라, 과거 한량없는 겁 동안에도 항상 찬탄하였느니라.”
030_0172_a_15L佛言非但今日讚嘆慈孝,於無量劫,常亦讚嘆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께서 지나간 세상에 부모를 공양하신 그 일은 어떠하였습니까?”
030_0172_a_17L諸比丘白佛言世尊過去世中‚供養父母‚其事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옛날 가시국왕(迦尸國王)의 나라에 큰 산이 있었고, 그 산에는 담마가(睒摩迦)라는 선인(仙人)이 있었다. 그 부모는 늙었을 뿐 아니라 또 장님이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맛있는 과실과 아름다운 꽃과 시원한 물을 가져다 부모께 공양하고 또 고요하고 두려움이 없는 곳에 부모를 모셔 두고, 무슨 일이 있어서 출입할 때에는 먼저 부모에게 아뢰고, 물을 길러 갔다.
030_0172_a_18L佛言昔迦尸國王土界之中‚有一大山,中有仙人名睒摩迦父母年老‚而眼俱盲‚常取好菓鮮花美水,以養父母,安置閑靜無怖畏處凡有所作‚擧動行止‚先白父母白父母已,便取水去
030_0172_b_02L그때 범마달왕(梵摩達王)은 사냥 하러 나갔다가 물을 먹고 있는 사슴을 보고 활을 당겨 쏘았다.그러나 독약이 묻은 화살은 잘못하여 담마가를 맞추었다. 화살에 맞은 그는 큰소리로외쳤다.‘한 개 화살이 세 사람을 죽이니, 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030_0172_a_23L時梵摩達王‚遊獵而行,見鹿飮水,挽弓射之‚藥箭誤中睒摩迦身,被毒箭已,高聲唱言一箭殺三人,斯痛何酷
왕은 그 소리를 듣자 활을 땅에 던지고 그에게 달려갔다.‘이제 누가 그런 말을 하였는가? 내가 들으니 이 산중에는 담마가라는 선인이 있는데, 그는 자비와 효도로 장님 부모를 모시기 때문에 온 세상이 칭찬한다고 한다. 그대가 그 담마가가 아닌가?’그는 ‘바로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이어 아뢰었다.‘지금 내가 당하는 이 고통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늙고 앞 못 보는 부모님이 지금부터 굶주리더라도 아무도 공양할 이가 없을 것이 걱정입니다.’ 왕이 물었다.‘네 장님 부모는 지금 어디 있는가?’담마가는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저 초막 속에 계십니다.’왕은 곧 장님 부모가 있는 곳을 향해 갔다.
030_0172_b_03L其王聞其聲,尋以弓箭,投之於地,便卽往看‚誰作此言我聞此山中有仙人‚名睒摩迦,慈仁孝順,養盲父母,擧世稱嘆今非睒摩迦也答言我卽是也而白王言今我此身‚不計苦痛,但憂父母年老目冥,從今飢困‚無人供養耳復問言汝盲父母‚今在何許睒摩迦指示王言在彼草屋中王卽至盲父母所
그때 담마가 아버지는 아내에게 말하였다.‘내 눈이 이상하게 떨리오. 장차 우리 효자 담마가에게 어떤 불행이 있을 징조가 아닌지 모르겠소.’그 부인도 남편에게 말하였다.‘내 젖통도 이상하게 떨리는데, 우리 아들에게 어떤 불상사라도 없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장님 부부는 바삭바삭하는 왕의 걸음 소리를 듣고, 마음에 두려움이 생겨 ‘우리 아들 걸음이 아닌데, 그 누구인가’ 하였다.왕이 그들 앞에 이르러 큰소리로 인사하자 장님 부부가 말하였다.‘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합니다. 인사하는 이는 누구십니까?’‘나는 가시국의 왕이오.’그때 장님 부부는 왕을 향해 말하였다.‘자리에 앉으십시오. 우리 아들이 있었더라면 대왕께 좋은 꽃과 과실을 올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아침에 물 길러 나가서는 날이 저물도록 오래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030_0172_b_12L睒摩迦父時語婦言我眼瞤動,將非我孝子睒摩迦有衰患不婦復語夫我乳亦惕惕而動,將非我子有不祥事不時盲父母‚聞王行聲索索,心生恐怖非我子行,爲是誰也王到其前,唱言作禮盲父母言我眼無所見,爲是誰禮答言我是迦尸國王盲父母‚命王言坐我子若在,當以好華菓奉上於王我子朝往取水‚遲晩久待不來
왕은 이내 슬피 울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王便悲泣,而說偈言

나는 이 나라의 왕으로서
이 산에 나와 사냥할 때에
다만 짐승을 쏘려 하였더니
사람을 맞춰 해칠 줄은 몰랐네.
030_0172_b_21L我爲斯國王,
遊獵於此山,
但欲射禽獸,
不覺中害人

나는 이제 왕의 자리 버리고
여기에 와서 장님 부모 섬기되
당신 아들과 다름없이 하리니
부디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마시오.
030_0172_b_23L我今捨王位,
來事盲父母,
與汝子無異,
愼莫生憂苦

장님 부모도 게송으로 왕에게 대답하였다.
030_0172_b_24L盲父母‚以偈答王曰
030_0172_c_02L
우리 아들은 인자하고 효순하여
천상이나 인간에 그런 애 없네.
왕이 비록 우리를 가엾이 여기지만
어떻게 우리 아들 효도만 하리.
030_0172_c_02L我子慈孝順,
天上人中無,
王雖見憐愍,
何得如我子

원컨대 우리들을 가엾이 여겨
우리 아들 있는 곳 가르쳐 주오.
아들이 우리 곁에 있기만 하면
목숨과 우리 마음 만족하리다.
030_0172_c_04L王當見憐愍,
願將示子處,
得在兒左右,
幷命意分足

이에 왕은 장님 부모를 데리고 담마가 곁으로 갔다. 그들은 아들 곁에 이르자 가슴을 치고 괴로워하며 울부짖으면서 ‘우리 아들은 인자하고 효순하기 비할 데 없었는데’ 하고, 이내 천신ㆍ지신ㆍ산신ㆍ목신ㆍ수신 등 여러 신들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030_0172_c_05L於是‚王將盲父母往至睒摩迦邊至兒所,搥胸懊惱,號咷而言我子慈仁‚孝順無比天神地神‚山神樹神‚河神池神諸神‚說偈而言

제석천과 범천과 세상 왕들은
어찌하여 인자하고 효성이 있는
우리 아들을 돕지 않고서
이러한 고통을 받게 하는가?
우리 아들의 효성에 감동하여
빨리 구제하여 그 목숨을 살려라.
030_0172_c_09L釋梵天世王,
云何不佐助‚
我之孝順子,
使見如此苦
深感我孝子,
而速救濟命

그때 석제환인의 궁전이 진동하였다. 그는 하늘귀[天耳]로 이 장님 부모의 슬퍼하는 소리를 듣고, 곧 하늘에서 내려와 담마가에게 가서 말하였다.‘너는 왕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가?’‘조금도 미워하는 마음이 없습니다.’‘너에게 미워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누가 믿겠는가?’담마가는 대답하였다.‘만일 내게 왕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 화살의 독기가 온몸에 퍼져 곧 목숨을 마칠 것이오, 내게 왕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 독 묻은 화살이 빠지고 상처가 곧 나을 것입니다.’그러자 그 말과 같이 독 묻은 화살이 저절로 빠지고 상처는 회복되었다.왕은 한량없이 기뻐하여 온 나라에 ‘항상 자비를 닦고 부모를 효도로 섬기라’고 영을 내렸다.
030_0172_c_11L時釋提桓因‚宮殿震動,以天耳聞盲父母悲惻語聲,卽從天下,往到其所‚而語睒摩迦言汝於王所,生惡心也答言實無惡心釋提桓因言誰當信汝無惡心也睒摩迦答言我於王所有惡心者,毒遍身中卽爾命終若我於王無惡心者,毒箭當出身瘡便愈卽如其言,毒箭自出,平復如故王大歡喜,踊躍無量,便出教令‚普告國內當修慈仁孝事父母
비구들이여, 담마가는 옛날부터 인자함과 효순으로 부모를 공양하였다.비구들이여, 알고 싶은가? 그 때의 그 장님 아버지는 바로 지금의 정반왕이요, 그 때의 장님 어머니는 바로 지금의 마야 부인이며, 담마가는 바로 지금의 나요, 그 가시국의 왕은 바로 지금의 저 사리불이며, 석제환인은 바로 지금의 저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니라.”
030_0172_c_21L睒摩迦從昔已來,慈仁孝順,供養父母欲知爾時盲父者今淨飯王是爾時盲母者,摩耶夫人是睒摩迦者,今我身是迦尸國王,舍利弗是時釋提桓因,摩訶迦葉是
030_0173_a_02L
3. 앵무새가 장님 부모를 공양한 인연
030_0173_a_02L鸚鵡子供養盲父母緣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두 가지 삿된 행이 있다. 그것은 마치 차는 제기처럼, 빨리 사람을 지옥에 떨어지게 한다.두 가지 행이란 이른바, 첫째는 부모를 공양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부모에 대해서 온갖 좋지 못한 일을 행하는 것이니라.두 가지 바른 행이 있다. 그것은 마치 차는 제기처럼, 빨리 사람을 천상에 나게 한다.두 가지 행이란 첫째는 부모를 공양하는 일이요, 둘째는 부모에게 온갖 선행을 하는 일이다.”
030_0173_a_03L佛在王舍城,告諸比丘言有二邪行,如似拍鞠,速墮地獄云何爲二一者不供養父母,二者於父母所作諸不有二正行,如似拍鞠,速生天上何爲二一者供養父母,二者於父母所作衆善行
비구들이 아뢰었다.“놀랍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못내 부모를 찬탄하십니다.”
030_0173_a_09L諸比丘言希有世尊來極能讚嘆父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오늘뿐이 아니니라. 지난 세상에 설산(雪山)에 앵무새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부모는 모두 장님이었다. 그는 언제나 좋은 꽃과 과실을 따다가 먼저 부모를 공양하였다.그때 어떤 농부는 처음에 곡식을 심을 때 이렇게 원을 세웠다.‘내가 심은 이 곡식은 여러 중생들과 함께 먹으리라.’ 앵무새는 그 농부가 보시할 마음을 가진 것을 알고 항상 그 밭의 곡식을 가져다 부모를 공양하였다.
030_0173_a_10L佛言非但今日,於過去世,雪山之中,有一鸚鵡,父母都盲,常取好花菓,先奉父母爾時有一田主‚初種穀時,而作願言所種之穀,要與衆生而共噉食時鸚鵡子‚以彼田主先有施心,卽常於田,採取稻穀,以供父母
030_0173_b_02L그 농부는 밭의 곡식을 돌아보다가 여러 벌레와 새들이 곡식 이삭을 뽑는 것을 보고 괴로워하고 화를 내어 그물을 쳐서 앵무새를 잡았다. 앵무새는 말하였다.‘농부님은 처음에 좋은 마음이 있어서 물건을 보시하되 아까워하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와서 곡식을 가지고 갔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 그물로 나를 잡습니까? 또 밭이란 어머니와 같고 종자란 아버지와 같으며 진실한 말은 아들과 같고 농부는 왕과 같습니다. 그리고 보호하는 것은 자기에게 있습니다.’이렇게 말하자, 농부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앵무새에게 물었다.‘너는 누구를 위해 이 곡식을 가지고 가는가?’앵무새는 대답하였다.‘장님 부모님이 계신데 이것으로 봉양하려 합니다.’ 농부는 말하였다.‘지금부터는 여기 와서 가져가되 조금도 어려워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앵무새는 과실이나 종자가 많은 것을 좋아하고밭도 또한 그러하다.그 때의 앵무새는 바로 지금의 나요, 농부는 지금의 사리불이며, 장님 아버지는 지금의 정반왕이요, 그 때의 장님 어머니는 바로 지금의 마야 부인이었느니라.”
030_0173_a_16L是時田主按行苗行,見諸虫鳥揃穀穗處,瞋恚懊惱,便設羅網,捕得鸚鵡鸚鵡子言田主先有好心‚施物無悋‚由是之故,故我敢來‚採取稻穀如何今者而見網捕且田者如母,種子如父,實語如子‚田主如王,擁護由己作是語已,田主歡喜,問鸚鵡汝取此穀,竟復爲誰鸚鵡答言盲父母,願以奉之田主答言自今已後,常於此取,勿復疑難佛言鸚鵡樂多菓種,田者亦然爾時鸚鵡‚我身是爾時田主‚舍利弗是爾時盲父‚淨飯王是爾時盲母‚摩耶是也

4. 기로국(棄老國)의 인연
030_0173_b_05L棄老國緣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다.“노인을 공경하면 큰 이익이 있느니라. 일찍 듣지 못한 것을 알게 되고, 좋은 이름이 멀리 퍼지며, 지혜로운 사람의 공경을 받는다.”
030_0173_b_06L佛在舍衛國爾時世尊‚而作是言敬宿老,有大利益未曾聞事而得聞解,名稱遠達,智者所敬
비구들은 아뢰었다.“세존께서는 항상 부모와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것을 찬탄하십니다.”
030_0173_b_09L諸比丘言來世尊而常讚嘆恭敬父母耆長宿
“오늘만이 아니다. 나는 과거 한량없는 겁 동안 항상 부모와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였다.”
030_0173_b_11L佛言不但今日,我於過去無量劫中,恒恭敬父母耆長宿老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과거에 공경한 그 일은 어떠하였습니까?”
030_0173_b_12L諸比丘白佛言過去恭敬,其事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먼 옛날에 기로국(棄老國)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에서는 집에 노인이 있으면 멀리 쫓아 버리는 법이 있었다.그때 어떤 대신이 있었는데 그 아버지가 늙었으므로 국법에 따라 멀리 쫓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효도하는 마음으로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여, 땅을 깊이 파고 비밀한 방을 만들어 아버지를 그 안에 모시고 때를 따라 효도로 섬겼다.
030_0173_b_13L佛言過去久遠,有國名棄老‚彼國土中,有老人者,皆遠驅棄有一大臣‚其父年老,依如國法,應在驅遣大臣孝順,心所不忍,乃深掘地,作一密屋,置父著中,隨時孝養
그때 어떤 천신(天神)은 뱀 두 마리를 가지고 와서 왕의 궁전 위에 두고 이렇게 말하였다.‘만일 이들의 암ㆍ수를 분별하면 너의 나라가 편안하겠지만, 그것을 분별하지 못하면 네 몸과 너의 나라는 이레 뒤에 모두 멸망할 것이다.’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걱정이 되어 여러 신하들과 함께 이 일을 의논하였지만, 모두 ‘분별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곧 온 나라에 ‘만일 누구나 이것을 분별하면 벼슬과 상을 후하게 주리라’고 영을 내렸다.
030_0173_b_18L爾時天神‚捉持二蛇,著王殿上,而作是言若別雄雌汝國得安不別者,汝身及國‚七日之後,悉當覆王聞是已,心懷懊惱,卽與群臣,參議斯事‚各自陳謝,稱不能別卽募國界,誰能別者,厚加爵賞
030_0173_c_02L대신이 집에 돌아가 그 아버지에게 물으니, 아버지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분별하기 쉽다. 부드러운 물건 위에 그것들을 놓아 두면, 거기서 부스대는 놈은 수컷이요,꼼짝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것은 암컷이니라.’그 말대로 하였더니, 과연 그 암ㆍ수를 알 수 있었다.
030_0173_b_23L大臣歸家,往問其父父答子言此事易別以細軟物,停蛇著上其躁擾者,當知是雄不動者,當知是雌卽如其言,果別雄
천신은 다시 물었다.‘자는 이 중에서 깬 이는 누구며, 깬 이 중에서 자는 이는 누구인가?’ 왕은 또 신하들과 의논하였으나 분별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다시 온 나라에 두루 알렸으나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다.
030_0173_c_04L天神復問言誰於睡者,名之爲覺誰於覺者,名之爲睡王與群臣,復不能辯,復募國界‚無能解者
대신은 그 아버지에게 물었다.‘이것은 무슨 말입니까?’아버지는 대답하였다.‘그것은 학인(學人)을 말한 것이다. 학인은 범부에 대해서는 깬 이요, 저 아라한에 대해서는 잠자는 사람이니라.’그는 곧 그 말대로 대답하였다.
030_0173_c_06L大臣問父此是何言父言此名學人於諸凡夫,名爲覺者於諸羅漢,名之爲睡卽如其言以答
천신은 다시 물었다.‘이 큰 코끼리는 몇 근이나 되는가?’왕은 신하들과 의논하였으나 아는 이가 없었고, 또 온 나라에 두루 알렸으나 아무도 몰랐다.
030_0173_c_09L天神又復問言此大白象‚有幾斤兩群臣共議,無能知者,亦募國內,復不能知
대신은 그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말하였다.‘코끼리를 배에 싣고 큰 못에 띄워, 배가 물에 잠기는 쯤에 표시를 하고는, 다시 그 배에 돌을 헤아려 싣고 물에 띄워, 물에 잠기는 것이 앞의 표시와 같을 때에 그것이 코끼리의 무게니라.’ 그는 그 지혜로써 대답하였다.
030_0173_c_11L大臣問父,父言置象船上,著大池中,畫水齊船深淺幾許卽以此船,量石著中,水沒齊畫,則知斤兩卽以此智以答
천신은 다시 물었다.‘한 웅큼 물이 큰 바닷물보다 많은데, 누가 그것을 알겠는가?’ 신하들은 의논하였으나 알 수 없었고, 또 두루 알리고 물었으나 아무도 몰랐다.
030_0173_c_14L天神又復問言以一掬水,多於大海,誰能知之群臣共議,又不能解,又遍募問,都無知者
대신이 아버지에게 물었다.‘이것은 무슨 말입니까?’아버지는 말하였다.‘그것은 알기 쉽다. 만일 어떤 사람이 청정한 신심으로 한 웅큼의 물을 부처님이나 스님이나 부모나 고생하는 병자에게 보시하면,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수천만 겁 동안 끝이 없는 복을 받을 것이니, 바닷물은 아무리 많아도 한 겁을 지나지 못한다. 이로 미루어 말하면 한 웅큼의 물이 큰 바다보다 백천 곱이나 많을 것이다.’그는 곧 그 말로 천신에게 대답하였다.
030_0173_c_16L大臣問父此是何語父言此語易解若有人能信心淸淨,以一掬水‚施於佛僧及以父母困厄病人,以此功德,數千萬劫,受福無窮海水極多,不過一劫推此言之,一掬之水,百千萬倍‚多於大海卽以此言,用答天神
천신은 다시 굶주린 사람으로 변하여 해골만 이끌고 와서 물었다.‘세상에 과연 굶주리고 궁한 고통이 나보다 심한 이가 있는가?’ 신하들은 생각하여 보았으나 대답할 수 없었다.
030_0173_c_22L天神復化作餓人,連骸拄骨,而來問言頗有人飢窮瘦苦劇於我不群臣思量,復不能答
030_0174_a_02L대신이 다시 아버지에게 가서 물으니, 아버지가대답하였다.‘세상에 어떤 사람은 간탐하고 질투하여 삼보를 믿지 않고, 부모와 스승을 공양하지 않다가, 장래 세상에는 아귀에 떨어져 백천만 년 동안 물이나 곡식은 이름도 듣지 못하며 몸은 태산과 같고 배는 큰 골짝 같지만 목구멍은 가는 바늘 같으며 송곳이나 칼과 같은 털은 몸을 감아 다리에까지 이르고, 움직일 때에는 사지와 뼈마디에 불이 붙는다. 그런 사람은 저 굶주리는 고통보다 백천만 갑절이나 심하니라.’그는 곧 이 말로써 천신에게 가서 대답하였다.
030_0174_a_02L臣復以狀,往問於父,父卽答言世閒有人‚慳貪嫉妒,不信三寶,不能供養父母師長,將來之世,墮餓鬼中,百千萬歲,不聞水穀之名,身如太山,腹如大谷,咽如細針,髮如錐刀,纏身至腳,擧動之時,支節火然此之人‚劇汝飢苦‚百千萬倍卽以斯言,用答天神
천신은 다시 어떤 사람으로 변하여 손과 다리에는 쇠고랑을 차고 목에는 사슬을 걸고, 몸에서 불이 나와 온몸이 타면서 물었다.‘세상에는 나보다 심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 신하들은 갑자기 답할 바를 알지 못하였다.
030_0174_a_09L天神又復化作一人,手腳杻械,項復著鎖,身中火出,擧體燋爛,而又問言世頗有人苦劇我不臣率爾,無知答者
대신이 다시 그 아버지에게 가서 물으니, 아버지가 대답하였다. ‘세상의 어떤 사람은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람을 해치며 남편을 배반하고 삼보를 비방하다가, 장래 세상에는 지옥에 떨어져 칼산ㆍ칼나무ㆍ불수레ㆍ화로숯ㆍ잿강ㆍ끓는 똥ㆍ칼길ㆍ불길 등의 고통을 받는다. 이런 고통은 한량없고 끝없고 헤아릴 수 없다. 이것으로 비유하면 너의 고통보다 백천만 배나 심하니라.’그는 곧 그 말대로 천신에게 대답하였다.
030_0174_a_12L大臣復問其父,父卽答言世閒有人‚不孝父母,逆害師長,叛於夫主,誹謗三尊,將來之世,墮於地獄,刀山劍樹,火車爐炭,陷河沸屎,刀道火道如是衆苦‚無量無邊,不可計數以此方之,劇汝困苦‚百千萬卽如其言,以答天神
천신은 다시 한 여자로 화하여 세상 사람보다 뛰어난 단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물었다.‘세상에 나처럼 단정한 사람이 있는가?’왕과 신하들 모두 잠자코 답하는 이가 없었다.
030_0174_a_18L天神又化作一女人,端政瑰瑋,踰於世人,而又問世閒頗有端政之人如我者不臣默然,無能答者
대신이 다시 그 아버지에게 물으니, 아버지가 대답하였다. ‘세상에 어떤 사람은 삼보를 믿고 공경하며, 부모에게 효순하고, 보시와 인욕과 정진을 좋아하며 계율을 가지다가 천상에 나게 되면, 단정하고 뛰어나기가 너보다 백천만 곱이나 더할 것이다. 거기에 비유하면 너는 눈 먼 원숭이와 같느니라.’ 그는 또 이 말로써 천신에게 대답하였다.
030_0174_a_21L臣復問父,父時答世閒有人‚信敬三寶,孝順父母,好忍辱精進持戒,得生天上,端政殊特‚過於汝身‚百千萬倍‚以此方之,如瞎獼猴又以此言,以答天神
030_0174_b_02L천신은 또네모 반듯한 진단목(眞檀木)을 가지고 물었다.‘어느 쪽이 머리인가?’신하들의 지혜로는 아무도 답하는 이가 없었다.
030_0174_b_02L天神又以一眞檀木方直正等,又復問言者是頭君臣智力,無能答者
대신은 또 아버지에게 가서 물었다. 아버지는 대답하였다. ‘그것은 알기 쉽다. 물에 던져 보면 뿌리쪽은 잠길 것이요, 꼬리쪽은 뜰 것이다.’ 그는 곧 그 말로 천신에게 대답하였다.
030_0174_b_04L臣又問父,父答言易知擲著水中,根者必沈,尾者必擧卽以其言,用答天神
천신은 또 형색이 꼭 같은 두 마리 흰 초마(騲馬)를 가지고 물었다.‘어느 것이 어미요, 어느 것이 새끼인가?’왕과 신하로서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030_0174_b_06L天神又以二白騲馬,形色無異,而復問誰母誰子君臣亦復無能答者
대신은 또 아버지에게 가서 물었다. 아버지는 대답하였다.‘풀을 주어 먹여 보아라. 만일 그것이 어미라면 반드시 풀을 밀어 새끼에게 줄 것이다.’
030_0174_b_08L復問其父,父答言與草令食,若是母者,必推草與子
이와 같이 묻는 것을 모두 다 대답하였다. 천신은 매우 기뻐하여 그 왕에게 진기한 재보들을 많이 주면서 왕에게 말하였다.‘나는 너의 나라를 옹호하여 외적이 침해하지 못하게 하리라.’
030_0174_b_10L如是所問,悉皆答之天神歡喜,大遺國王珍琦財寶‚而語王言汝今國土,我當擁護,令諸外敵不能侵害
왕은 이 말을 듣고 못내 기뻐하면서 그 대신에게 물었다.‘그것을 그대 스스로 알았는가, 아니면 누가 가르쳐 주었는가? 그대의 지혜를 힘입어 우리 나라가 편안하게 되었고 많은 보물을 얻었으며, 또 천신이 보호한다 하였다. 이것은 모두 그대 힘이다.’ 대신은 대답하였다.‘신(臣)의 지혜가 아닙니다. 원컨대 두려움이 없게 하여 주시면 감히 그 내력을 아뢰겠습니다.’왕은 말하였다.‘설령 지금 네게 만 번 죽을 죄가 있다 해도 묻지 않겠거늘, 하물며 조그만 허물이겠는가.’대신은 아뢰었다.‘나라에서 제정한 법률에는 노인을 모시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하온대 신에게는 늙은 아비가 있는데, 차마 버릴 수가 없어 왕법을 무릅쓰고 땅 속에 은신해 두었던 것입니다. 신이 와서 대답한 것은 모두 아버지 지혜요, 신의 힘이 아닙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온 나라에 명령하여 노인을 버리지 말게 하옵소서.’
030_0174_b_13L王聞是已,極大踊悅‚而問臣言爲是自知有人教汝賴汝才智,國土獲安,旣得珍寶,又許擁護,是汝之力臣答王言非臣之智‚願施無畏,乃敢具陳王言設汝今有萬死之罪,猶尚不問,況小罪過臣白王言國有制令‚不聽養老臣有老父,不忍遣棄,冒犯王法,藏著地中,臣來應答,盡是父智,非臣之力唯願大王一切國土‚還聽養老
030_0174_c_02L왕은 탄복하여 크게 칭찬하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그 대신의 아버지를 봉양하고 받들어 스승으로 삼았다.‘내 나라와 모든 백성을 구제하였지마는, 그런 이익은 내가 아는 바 아니다.’하고, 곧 영을 내려 천하에 두루 알려, 노인 버리는 일을 허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를 우러러 효도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거나스승에게 공경하지 않으면 큰 죄를 내리리라’고 하였다.
030_0174_b_22L王卽歎美,心生喜悅,奉養臣父,尊以爲師,濟我國家一切人命‚如此利益,非我所知卽便宣令‚普告天下不聽棄老,仰令孝養其有不孝父母,不敬師長,當加大罪
비구들이여, 그 때의 그 아버지는 바로 이 나요, 그 대신은 저 사리불이며, 그 왕은 저 아사세왕(阿闍世王)이요, 그 때의 천신은 바로 저 아난이었느니라.”
030_0174_c_03L爾時父者,我身是也爾時臣者,舍利弗是爾時王者,阿闍世是爾時天神,阿難是也

5. 부처님이 도리천상에서 어머니 마야를 위하여 설법하신 인연
030_0174_c_05L佛於忉利天上爲母摩耶說法緣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나는 지금 도리천에 올라가 여름 안거를 지내면서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고자 한다. 너희 비구들 중에 가고 싶은 사람은 나를 따라 가자.”이렇게 말씀하시고, 곧 도리천에 올라가 한 나무 밑에 앉아 여름 안거를 지내면서, 어머니 마야와 한량없는 하늘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그리하여 그들이 모두 진리를 보게 되자 다시 염부제로 돌아오셨다.
030_0174_c_06L佛在舍衛國,告諸比丘言我今欲往忉利天上,夏坐安居爲母說法汝諸比丘誰樂去者,當隨我去作是語已,卽往忉利天上,在一樹下,夏坐安居‚爲母摩耶及無量諸天說法,皆獲見諦,還閻浮提
비구들이 아뢰었다.“놀랍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머님을 위하여 90일 동안 도리천에 머무셨습니다.”
030_0174_c_12L諸比丘言希有世尊爲其母‚九十日中,住忉利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오늘만이 아니다. 나는 지나간 세상에서도 어머니를 위하여 그 괴로운 일을 제거해 드렸느니라.”
030_0174_c_13L佛言但今日,我過去時,亦曾爲母‚拔苦惱
그때 비구들이 여쭈었다.“과거의 그 일은 어떠하였습니까?”
030_0174_c_15L時諸比丘‚而白佛言過去所爲,其事云何
030_0175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먼 옛날 설산 기슭에 원숭이왕[獼猴王]이 있어 5백 마리 원숭이를 거느리고 있었다.그때 어떤 사냥꾼이 그물을 쳐서 그들을 둘러싸자 원숭이 왕이 말하였다.‘지금 너희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저 그물을 찢으리니, 너희들은 모두 나를 따라 나오너라.’그는 곧 그물을 찢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두 그것을 벗어나게 되었다.그때 어떤 늙은 원숭이가 새끼를 업고 가다가 발이 미끄러져 깊은 구렁에 떨어졌다. 원숭이 왕은 어머니를 찾았으나 있는 곳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깊은 구렁을 보고 그 곁으로 갔는데, 어머니가 그 속에 있는 것을 보고 여러 원숭이들에게 말하였다.‘너희들은 힘을 내어 나와 같이 어머니를 건져 내자.’ 여러 원숭이들은 서로 꼬리를 붙잡고 구렁 밑으로 내려가 어머니를 잡아당겨 내어 고난을 벗어나게 하였다.그리고 또 오늘 어머니의 고난을 제거해 드렸다.그 때에는 깊은 구덩이의 어려움에서 건져 내었고, 지금은 삼악도(三惡道)의 어려움에서 어머니를 건져 낸 것이다.”
030_0174_c_16L佛言往昔久遠,雪山之邊,有獼猴王‚領五百獼猴時一獵師‚張網圍捕獼猴王言汝等今日,愼勿恐怖‚我當爲汝破壞彼網汝諸獼猴悉隨我出卽時破網,皆得解脫有一老獼猴‚擔兒腳跌,墮於深坑獼猴王覓母‚不知所在,見一深坑,往到邊看,見母在下‚語諸獼猴各自勵力,共我出母諸獼猴‚互相捉尾乃至坑下,挽母得出‚離於苦難況我今日,拔母苦難時拔免深坑之難,今復拔母三惡道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부모를 구제하면 큰 공덕이 있느니라. 나는 어머니를 구제하였기 때문에 세상마다 어려움이 없었고, 스스로 부처를 이루게 된 것이다.이런 이치가 있기 때문에 너희 비구들은 각각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여야 하느니라.”
030_0175_a_04L佛告諸比丘拔濟父母‚有大功德我由拔母,世世無難,自致成佛以是義故‚諸比丘等各應孝順供養父母

6.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옛날 어머니 가단차라의 인연
030_0175_a_06L佛說往昔母迦旦遮羅緣

부처님께서 어느 때 돌아다니시다가 거하라국(居荷羅國)으로 가시는 도중에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셨다.그때 가단차라(迦旦遮羅)라는 한 노모는 남에게 매어 살면서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었다.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저기 가서 물을 얻어 오너라.”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가서 물을 청하였다.
030_0175_a_07L佛時遊行,到居荷羅國‚便於中路一樹下坐有一老母‚名迦旦遮羅,繫屬於人‚井上汲水佛語阿難往索水來阿難承佛勅,卽往索水
그때 노모는 부처님께서 물을 청하신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물그릇을 들고 와서 부처님 앞에 이르자, 물그릇을 땅에 놓고 부처님을 안으려 하였다. 아난이 그것을 막으려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막지 말라. 그 노모는 5백 생 동안 내 어머니였다. 그래서 애정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를 안으려 하는 것이니, 만일 그것을 막으면 끓는 피가 얼굴에서 흘러 나와 이내 목숨을 마치고 말 것이다.”노모는 부처님을 안자 손발을 불고는 한쪽에 서 있었다.
030_0175_a_11L爾時老母‚聞佛索水,自擔盥往,旣到佛所,放盥著地,直往抱佛阿難欲遮,佛言莫遮老母者,五百生中,曾爲我母,愛心未盡,是以抱我若當遮者,沸血從面門出‚而卽命終旣得抱佛‚嗚其手足,在一面立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너는 가서 이 노모의 주인을 불러 오너라.”그 주인이 와서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섰다.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이 노모를 놓아 주어 집을 떠나게 하라. 만일 집을 떠나면 반드시 아라한이 될 것이다.” 주인은 곧 놓아 주자,
030_0175_a_17L佛語阿難往喚其主其主來至,頭面禮佛,卻住而立佛語主言此老母,使得出家若出家者,當得羅主便卽放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이 노모를 파사파제(波闍波提) 비구니에게 붙여 주어 중을 만들게 하라. 오래지 않아 아라한의 도를 얻어, 비구니 중에서 경전을 잘 알기로 가장 으뜸갈 것이다.”
030_0175_a_20L佛告阿難付波闍波提比丘尼,使度出家不久卽得阿羅漢道‚比丘尼中,善解契經‚最爲第一
비구들은 이상히 여겨 부처님께 여쭈었다.“세존이시여, 저이는 어떤 인연으로 남에게 매여 살며 또 어떤 인연으로 아라한이 되겠습니까?”
030_0175_a_22L比丘疑怪,白佛言世尊以何因緣,繫屬於他‚復以何緣,得阿羅漢
030_0175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저이는 가섭(迦葉)부처님 때 집을 나와 도를 배웠다. 그 인연으로 아라한이 될 것이다.또 그때 여러 주인들을 위하여 성현들을 비방하고 비구니보다 종이 낫다 하였기에 그 인연으로 지금 남에게 매어 살고, 또 5백 생 동안 늘 내 어머니가 되었으나 간탐하고 질투하여 내 보시를 방해하였기에 그 인연으로 항시 빈천한 집에 태어났었다.그런데 나는 오늘만 그를 빈천에서 구제한 것이 아니니라.”
030_0175_a_24L佛言葉佛時,出家學道‚以是因故‚得阿羅當於爾時,爲徒衆主‚罵諸賢聖勝尼爲婢,以此因緣,今屬於他五百生中,恒爲我母,慳貪嫉妒,遮我布施,以是因緣,常生貧賤非但今日拔其貧
비구들이 아뢰었다.“알 수 없습니다. 과거 세상에 그를 빈천에서 구제한 일은 어떠하였습니까?”
030_0175_b_07L諸比丘言不審於過去世拔濟貧賤,其事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지나간 세상에 바라내국(波羅捺國)에 어떤 가난한 집에서 모자가 살고 있었다. 아들은 늘 품을 팔아 어머니를 공양하는데, 재물을 조금 얻어 겨우 조석을 지탱해 나갔다.그때 아들은 어머니에게 말하였다.‘나도 여러 상인들과 함께 멀리 가서 장사하려 합니다.’ 어머니가 허락하자, 그 아들은 길을 떠났는데, 아들이 떠난 뒤에 도적이 와서 그 집을 부수어 재물을 뺏고, 또 그 노모를 끌고 가서 다른 곳에 팔았다.아들이 돌아와 어머니를 찾다가 있는 곳을 알고는 많은 재물을 가지고 가서 어머니를 풀어내고 본국에서 생활할 때 이전보다 몇배나 살림이 풍족하였다.비구들이여, 그 때의 어머니는 바로 지금의 저 가단차라요, 그 아들은 바로 지금의 나다.나는 그 때에도 어머니의 고통을 제거해드렸느니라.”
030_0175_b_08L佛言過去世時,波羅捺國有一貧家,母子共活兒恒傭作‚以供養母,得少錢財,且支旦夕爾時其子‚卽白母言我今欲與諸賈客等遠行商估其母然可‚於是發去兒發去後,賊來破家‚劫掠錢財‚幷驅老母‚異處出賣兒旣來還,推覓其母,卽知處所‚多齎錢財,勉贖其母‚卽於本國‚而爲生活,資財滿足,倍勝於前爾時母者,今迦旦遮羅是爾時兒者,我身是我當爾時,已拔母苦

7. 자동녀(慈童女)의 인연
030_0175_b_18L慈童女緣

옛날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부모에게 조금만 공양하여도 한량없는 복을 얻고, 조금만 불효하여도 한량없는 죄를 받느니라.”
030_0175_b_19L昔佛在王舍城,告諸比丘於父母所,少作供養,獲福無量少作不順,獲罪無量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세존이시여, 죄와 복의 갚음은 어떠합니까?”
030_0175_b_22L諸比丘白佛言世尊罪福之報,其事云何
030_0175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먼 옛날 바라내국에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을 자동녀(慈童女)라 하였다. 그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 재물이 모두 바닥이 나자, 땔나무를 해다 파는데, 하루 2전을 벌어늙은 어머니를 봉양하였다.점차 생계가 조금씩 나아져 하루 4전을 벌어 어머니를 공양하고, 다시 하루 8전을 벌어 어머니를 공양하였다. 그리하여 차츰 여러 사람들의 신용을 얻었으니, 어디서나 일하면 얻는 이익은 갈수록 많아져 하루 16전으로 어머니를 받들었다.
030_0175_b_23L佛言我於過去久遠世時,波羅奈國有長者子‚名慈童女‚其父早喪,錢財用盡‚役力賣薪,日得兩錢,奉養老母方計轉勝‚日得四錢,以供於母遂復漸差,日得八錢,供養於母轉爲衆人之所體信,遠近投趣,獲利轉多,日十六錢,奉給於母
여러 사람들은 그의 총명과 복덕을 보고 권하였다.‘너의 아버지가 세상에 계실 때에는 항상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캐었다. 그런데 너는 왜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가?’그는 이 말을 듣고 어머니에게 말하였다.‘우리 아버지는 살아 계실 때 늘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어머니는 말하였다.‘너의 아버지는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캐었다.’그는 곧 어머니에게 말하였다.‘아버지가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캤다면, 제가 지금 어찌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겠습니까.’어머니는 그 아들의 인자하고 효순한 것을 보고, 떠나보내지 않으리라 생각하였으나, 장난삼아 말하였다.‘너도 가야 할 것이다.’그는 어머니의 이 말을 듣고, ‘아아, 이제 되었다’ 하고, 곧 동행들과 의논한 뒤 바다에 들어가려 하였다. 여장을 마치고 어머니에게 하직하고 떠나려 하였다.어머니는 그에게 말하였다.‘너는 내 외아들로서 내가 죽기를 기다려야 하거늘, 내 어떻게 너를 놓아 보내겠느냐?’ 아들은 대답하였다.‘만일 전날에 허락하시지 않으셨더라면 저는 감히 마음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머님은 이미 허락하셨는데 어찌 다시 막으려 하십니까? 저는 이 몸으로써 믿음을 세우고 죽으려 합니다. 남에게 약속하여 이미 결정하였습니다. 도로 여기 머물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그 아들의 뜻이 결정된 것을 보고, 앞으로 나가 다리를 안고 울면서 말하였다.‘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어떻게 떠날 수 있느냐?’ 그러자 아들은 곧 결심하고, 손으로 말리면서 다리를 빼내다가 어머니 머리털을 수십 개 끊었다. 어머니는 그 아들이 죄를 받을까 두려워하여, 곧 놓아주어 떠나게 하였다.그는 드디어 여러 상인들과 함께 바다로 들어가, 보물섬에 이르러 보물을 많이 캤다. 그리하여 다시 여러 동행들과 함께 돌아오려고 길을 떠났다.
030_0175_c_06L衆人見其聰明福德,而勸之言汝父在時,常入海採寶汝今何爲不入海也聞是語已,而白母言我父在時,恒作何業汝父在時,入海取寶便白母言父若當入海採寶,我今何故不復入母見其子慈仁孝順,謂不能去,戲語之‚言汝亦可去得母此語,謂呼已定‚便計伴侶,欲入海去莊嚴旣竟,辭母欲去母卽語言我唯一子,當待我死,何由放汝兒答母言先若不許,不敢正意母已許我,那得復遮望以此身立信而死許他已定,不復得住見子意正,前抱腳哭‚而作是言不待我死,何由得去兒便決意,自掣手出腳,絕母數十根髮母畏兒得罪,卽放使去共諸商賈,遂入於海達到寶渚,多取珍寶,與諸同伴,便還發引
030_0176_a_02L그런데 거기에는 두 가지 길이 있었으니, 하나는 물길이요 하나는 육지길이었다. 여러 사람들은 모두 육지길로 가자고 하여 육지길을 따라 떠났다.그 나라 법에는 도적이 와서탈취할 때에, 만일 그들이 상주(商主)를 잡으면, 여러 상인들의 재물이 모두 도적에게 들어가지마는 상주를 잡지 못하면 비록 재물을 얻었더라도, 상주가 돌아오면 재물을 그에게 돌려주게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그 자동녀가 항상 따로 나와 자면 상인들은 일찍 일어나 맞이하여 그를 보호하였다.하루는 밤에 큰 바람이 불어 상인들이 갑짜기 일어나 그만 상주를 보호하기를 잊었으므로, 상주는 뒤에 떨어져 같이 가지 못하였다.그는 길을 잘 알지 못하였다. 어떤 산이 있는 것을 바라보고 곧 가서 올라가, 멀리서 감유리 빛 성이 있는 것을 보고는 굶주리고 목마르고 피곤하여 성을 향해 빨리 달려갔다.그때 성 안에서 네 명의 미녀가 네 개의 여의주를 받쳐 들고 풍류를 잡히면서 나와 맞이하였다. 그는 거기서 4만 년 동안 큰 쾌락을 누리다가 싫증이 나자 그들을 버리고 떠나려 하였다.
030_0175_c_23L時有二道‚一是水道一是陸道衆人皆言從陸道去‚卽從陸道時彼國法,賊來劫奪,若得商主‚諸商人物,皆入於賊不得商主,雖獲財物,商主來還,盡歸財物以是之故,是慈童女‚恒出營別宿,商人早起‚來迎取之一夜大風,商人卒起,忘不迎取商主於後,卽不得伴,不識途徑見有一山,便往至上,遙見有城,紺琉璃色,飢渴困乏,疾走向爾時城中‚有四玉女擎如意寶珠,作倡伎樂‚而共來迎‚四萬歲中,受大快樂於是自然‚厭離心生,便欲捨去
030_0176_b_02L 여러 미녀들은 말하였다.‘염부제 사람들은 너무 무정합니다. 우리들과 4만 년이나 함께 살아왔는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우리들을 버리고 떠나려 하십니까?’그러나 자동녀는 그 말을 귀에 담지 않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파리성(頗梨城)을 보았다. 거기에서는 여덟 명의 미녀가 여덟 개의 여의주를 받쳐 들고 풍류를 잡히면서 나와 맞이하였다.거기에 8만 년 동안 환락을 누리다가 싫증이 나자 또 그들을 버리고 떠나 백은성(白銀城)에 이르렀다. 거기에서는 열 여섯 명 미녀가 열 여섯 개의 여의주를 받쳐 들고 앞에서와 같이 나와 맞이하였다.거기서 16만 년 동안 큰 쾌락을 누리다가 다시 그들을 버리고 떠나 황금성(黃金城)에 이르렀다. 거기에서는 서른 두 명의 미녀들이 서른 두 개의 여의주를 받쳐 들고 나와 맞이하였다.거기서 32만 년 동안 큰 쾌락을 누리다가 또 그들을 버리고 떠나려 하였다. 미녀들은 말하였다.‘당신은 지금까지 늘 좋은 곳만 얻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좋은 곳이 없습니다. 여기서 사시는 것만 못합니다.’그는 이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이 미녀들은 나를 연모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다.앞으로 더 나아가면 반드시 더 좋은 곳이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을 버리고 떠나
030_0176_a_12L諸玉女言閻浮提人‚甚無反復,共我生活,經四萬歲,云何一旦捨我而去不顧其言,便復前行見頗梨城‚有八玉女,擎八如意珠,亦作伎樂‚而來迎之‚八萬歲中,極大歡樂生厭惡心,復捨遠去至白銀城,有十六玉女,擎十六如意珠,如前來迎,十六萬歲,受大快樂,亦復捨去至黃金城,有三十二玉女,擎三十二如意珠,如前來迎,又三十二萬歲‚受大快樂‚亦欲捨去玉女言汝前後所住‚常得好處,自此已去,更無好處,不如卽住聞是語已,而自念言諸玉女等‚戀慕我故‚作是語耳‚若當前進必有好處卽便捨去
멀리 쇠성[鐵城]을 바라보았다. 그는 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바깥은 쇠지만 안은 매우 좋으리라.’점점 앞으로 나아가 성에 가까이 갔으나 와서 맞이하는 미녀가 없었다.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저 성 안은 매우 즐거운 것 같다. 그래서 나와서 나를 맞이하지 않는 것이다.’차츰 앞으로 나아가 드디어 성 안으로 들어가자 성문 빗장이 내려졌다. 그 안에 있던 어떤 사람이 머리에 불수레 바퀴를 쓰고 있다가, 그것을 벗어 자동녀 머리 위에 씌우고는 곧 나가버렸다.자동녀는 옥졸에게 물었다.‘내가 쓴 이 바퀴는 언제 벗을 수 있는가?’그가 대답하였다.‘세상 사람으로서 죄와 복을 짓되, 네가 지은 것처럼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캐고, 너처럼 오랫동안 여러 성을 지낸 뒤에 여기 와서 너를 대신해 죄를 받기 전에 그 쇠바퀴는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030_0176_b_03L遙見鐵城,心生疑怪‚而作是念言雖是鐵,內爲極好漸漸前進,竝近於城,亦無玉女來迎之者‚復作念言中甚似極大快樂,是故不及來迎於轉轉前進,遂入鐵城門關已下中有一人頭戴火輪,捨此火輪,著於童女頭上,卽便出去慈童女‚問獄卒言我戴此輪,何時可脫答言世間有人‚作其罪福,如汝所作‚入海採寶,經歷諸城,久近如,然後當來代汝受罪此鐵輪者,終不墮地
자동녀가 물었다.‘나는 어떤 복을 지었으며, 또 어떤 죄를 지었는가?’ ‘너는 옛날 염부제에서 날마다 2전으로 어머니를 공양하였기 때문에, 유리성과 네 개의 여의주와 네 명의 미녀를 얻어, 4만 년 동안 그런 쾌락을 누렸다. 또 4전으로 어머니를 공양하였기 때문에, 파리성과 여덟 개의 여의주와 여덟 명의 미녀를 얻어, 8만 년 동안 온갖 쾌락을 누렸다.또 8전으로 어머니를 공양하였기 때문에, 백은성과 열 여섯 개의 여의주와 열 여섯 명의 미녀를 얻어, 16만 년 동안 쾌락을 누렸다. 또 16전으로 어머니를 공양하였기 때문에, 황금성과 서른두 개의 여의주와 서른 두 명의 미녀를 얻어, 32만 년 동안 큰 쾌락을 누렸다.그리고 어머니 머리털을 끊었기 때문에 지금 쇠불바퀴가 씌워지고 땅에 떨어지지 않으니, 너를 대신할 사람이 있은 뒤에라야 그것을 벗게 될 것이다.’
030_0176_b_14L慈童女問言作何福復作何罪答言汝昔於閻浮提,日以二錢‚供養於母,故得琉璃城‚四如意珠‚及四玉女,四萬歲中,受其快樂四錢供養母故‚得頗梨城‚八如意珠‚八玉女等,八萬歲中,受諸快樂八錢供養母故‚得白銀城‚十六如意珠‚十六玉女,十六萬歲,受於快樂六錢供養母故‚得黃金城‚三十二如意珠‚三十二玉女,三十二萬歲,受大快樂以絕母髮故‚今得戴鐵火輪‚不曾墮地有人代汝,乃可得脫
030_0176_c_02L ‘이 옥 중에는 혹 나처럼 죄를 받는 이가 있는가?’ ‘백천이나 한량없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자동녀는 이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였다.‘나는 끝내 면하지 못하겠구나. 원컨대 일체 중생들의 받는 고통이 모두 내 몸에 모여라.’ 이렇게 생각하자 쇠바퀴는 곧 땅에 떨어졌다.자동녀는 옥졸에게 말하였다.‘너는 말하기를 이 바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더니, 어찌하여 지금 떨어졌는가?’ 옥졸은 화를 내며 곧 쇠꼬챙이로 자동녀의 머리를 쳤다. 그는 목숨을 마치고 도솔천에 났다.비구들이여, 알고 싶은가? 그 때의 자동녀는 바로 지금의 이 나이니라.
030_0176_c_02L又問言今此獄中,頗有受罪如我比不答言百千無量不可稱計聞是語已,卽自思惟我終不免,願使一切應受苦者盡集我身作是念已,鐵輪卽墮地童女語獄卒言汝道此輪‚不曾有墮今何以墮獄卒瞋忿,卽以鐵叉打童女頭,尋便命終‚生兜術陁天欲知爾時慈童女者,卽我身是
비구들이여, 명심하라. 조금이라도 부모에게 선하지 않은 일을 행하면 큰 고통의 갚음을 받고, 조금이라도 공양하면 한량없는 복을 얻는다.그러므로 그런 줄 알고 부디 힘써 마음을 다하여 부모를 봉양하여야 하느니라.”
030_0176_c_10L諸比丘當知於父母所,少作不善,獲大苦報少作供養,得福無量當作是學,應勤盡心奉養父母

8. 연화부인(蓮華夫人)의 인연
030_0176_c_13L蓮華夫人緣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부모에게나 또 부처님이나 그 제자들에게 성을 내어 미워하면, 그 사람은 흑승지옥(黑繩地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되 끝이 없을 것이다.”
030_0176_c_14L佛在舍衛國,告諸比丘若於父母,若復於佛及弟子所,起瞋恚心,此人爲墮黑繩地獄‚受苦無量‚無有邊際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세존이시여 부모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또는 부모를 공경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선하지 않은 일을 행하면 그것은 어떠합니까?”
030_0176_c_17L比丘問佛言世尊敬重父母,若於父母‚不生敬重,作少不善,其事云何
030_0177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한량없이 먼 지난 세상에 설산 기슭에 제바연(提婆延)이라는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그는 바라문 종족이었다. 그런데 바라문 법에는 사내나 계집애를 낳지 않으면 천상에 나지 못한다고 되어 있었다.그 바라문은 항상 돌 위에다 소변을 보았는데, 그의 정기가 흘러 나와 돌 틈에 떨어졌다. 어떤 암사슴이 와서 그 소변이 떨어진 곳을 핥아 먹고 아이를 배었다. 달이 차자 사슴은 그 선인이 사는 굴 밑에 와서 한 딸 아이를 낳았다.어미 태에서 나오면서부터 꽃이 그 몸을 쌌고, 얼굴은 단정하고 뛰어나게 묘하였다.선인은 그것이 자기 딸임을 알고 그를 데려다 길렀는데, 점점 자라나 걸어다니게 되자 발로 밟은 곳에는 모두 연꽃이 솟아났다.바라문 법에는 밤에도 늘 불을 묻어 두는데, 우연히 어느 날 밤에는 불이 아주 사라져버렸다. 딸은 남의 집에 달려가 불씨를 빌리려 하였다. 그 집 사람은 그녀의 발자국마다 연꽃이 생기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우리 집을 일곱 번 돌면 나는 너에게 불을 주리라.’ 그는 일곱 번 돌고는 불을 얻어 돌아왔다.
030_0176_c_19L過去久遠無量世時,雪山邊有一仙人‚名提婆延,是婆羅門種‚婆羅門法‚不生男女,不得生天此婆羅門‚常石上行小便,有精氣‚流墮石宕有一雌鹿,來舐小便處,卽便有娠日月滿足,來詣仙人窟下,生一女子‚華裹其身,從母胎出,端正殊妙仙人知是己女,便取畜養‚漸漸長大,旣能行來,腳蹈地處,皆蓮華出婆羅門法‚夜恒宿火,偶値一夜火滅無有,走至他家,欲從乞火他人見其迹迹有蓮華‚而便語言遶我舍七帀,我與汝火卽遶七帀‚得火還歸
마침 오제연왕(烏提延王)이 사냥을 나왔다가, 그 사람 집에 일곱 겹으로 연꽃이 있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물었다.‘어떻게 너의 집에는 이런 연꽃이 있는가?’그는 왕에게 대답하였다.‘산 중에 사는 바라문의 딸이 불을 빌리러 제게 왔었는데, 그의 발 밑에서 이런 연꽃이 났습니다.’ 왕은 발자국을 따라 선인이 사는 곳으로 갔다. 왕은 그 여자의 얼굴이 단정하고 뛰어나게 묘한 것을 보고, 선인에게 말하였다.‘이 딸을 내게 주시오.’선인은 곧 주면서 왕에게 말하였다.‘장차 5백 왕자를 낳을 것입니다.’왕은 드디어 그를 세워 부인을 삼으매 5백 명 미녀 중에서 가장 으뜸이 되었다.왕의 큰 부인은 이 사슴 딸을 매우 질투하여 이렇게 혼자 말하였다.‘대왕이 지금 그를 저처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데, 만일 5백 명의 왕자를 낳으면 갑절이나 사랑할 것이다.’
030_0177_a_09L値烏提延王遊獵,見彼人舍有七重蓮華,怪而問之爾舍所以有此蓮華卽答王言山中梵志女來乞火‚彼女足下生此蓮華尋其腳迹到仙人所王見是女端正殊妙,語仙人言與我此女便卽與之,而語王當生五百王子遂立爲夫人,五百婇女中,最爲上首‚王大夫人‚甚妒鹿女‚而作是言王今愛重,若生五百子,倍當敬之
그 뒤에 오래지 않아 사슴 딸은 5백 개의 알을 낳아 그것을 상자 안에 담아 두었다.그때 큰 부인은 5백 개의 밀가루 떡을 만들어 알이 있던 곳에 대신 넣어 두고, 알이 든 그 상자는 뚜껑을 덮어 표를 하여 항하에 던져버렸다.왕이 그 부인에게 물었다.‘무엇을 낳았는가?’부인이 대답하였다.‘순전한 밀가루떡을 낳았습니다.’왕은 ‘그 선인이 거짓말을 하였구나’ 하고, 곧 부인의 지위를 내리니, 그는 다시는 왕을 보지 못하였다.
030_0177_a_18L其後不久,生五百卵,盛著篋中時大夫人‚捉五百麪段‚以代卵處,卽以此篋,封蓋記識,擲恒河中問夫人言爲生何物答言純生麪段王言仙人妄語卽下夫人職,更不見
030_0177_b_02L그때 살탐보왕(薩耽菩王)은 항하 하류의 물가에서 여러 미녀들과 놀다가 그 상자를 보고 말하였다.‘이 상자는 내 것이다.’여러 미녀들은 말하였다.‘대왕은 지금 상자를 가지셨다. 우리는 저 상자 안의 물건을 가지자.’ 왕은 사람을 보내어 상자를 가져 와서 5백 부인들에게 각각 알 하나씩을 주었다. 그 알들은 저절로 열렸는데, 그 속에는 얼굴이 단정한 5백 명 아기가 있었다. 그들이 자라나자 모두 큰 역사의 힘이 있었으므로 5백 개 역사의 당기[幢]를 세웠다.
030_0177_a_23L時薩耽菩王‚在於下流‚與諸婇女‚遊戲河邊見此篋來‚而作是言此篋屬我諸婇女言王今取篋,我等當取篋中所有遣人取篋,五百夫人‚各與一卵‚卵自開敷,中有童子,面目端正‚養育長大,各皆有大力士之力,豎五百力士幢
그때 오제연왕은 항상 살탐보왕에게 공물(貢物) 바치기를 요구하였다. 살탐보왕은 공물 바치기를 요구한다는 말을 듣고 근심에 잠겨 있었다. 여러 아들들은 왕에게 아뢰었다.‘무엇 때문에 근심하고 괴로워하십니까?’왕은 말하였다.‘나는 지금 세상에 살면서 남의 모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의 모욕을 받습니까?’‘오제연왕이 항상 내게 공물을 바치라고 독촉하고 있다.’ 아들들이 아뢰었다.‘저희들은 능히 염부제의 모든 왕에게 공물 바치기를 요구하여 대왕께 바치게 할 수 있는데, 대왕께서 무엇 때문에 다른 이에게 공물을 바치겠습니까?’ 5백 역사들이 드디어 군사를 이끌고 오제연왕을 치려 하자,
030_0177_b_06L烏提延王‚從薩耽菩王常索貢獻‚薩耽菩王聞索貢獻,愁憂不諸子白言何以愁惱王言今我處世,爲他所%(夌*欠)諸子問言爲誰所%(夌*欠)王言烏提延王,而常隨我‚責索貢獻諸子白言一切閻浮提王‚欲索貢獻,我等能使貢獻於王王以何故與他貢獻五百力士‚遂將軍衆,伐烏提延
030_0177_c_02L오제연왕은 두려워하여 말하였다.‘한 역사도 당하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5백 명 역사이겠는가? 온 나라에 영을 내려 이 적을 물리칠 수 있는 자를 뽑자.’그러다가 다시 생각하였다. 저 선인이면 능히 그 방법을 알 것이다.그는 온갖 방편을 써서 선인에게 가서 말하였다.‘나라에 큰 어려움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것을 물리칠 수 있겠소?’ 그는 물었다.‘원수의 도적이 일어났는가?’왕은 말하였다.‘살탐보왕에게는 5백 명 역사가 있는데, 그들이 모두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나를 치려 하오. 내게는 지금 그들과 대적할 만한 그런 역사가 없소. 어떤 방법을 써야 그 적을 물리칠 수 있겠소?’선인이 대답하였다.‘왕은 돌아가서 연화 부인에게 청하시오. 그는 능히 그 적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오.’ ‘그가 어떻게 물리칠 수 있겠소?’선인이 대답하였다.‘그 5백 명 역사는 모두 당신 아들이오. 그들은 연화 부인의 소생이오. 당신의 큰 부인이 질투하여 연화 부인의 낳은 아들을 모두 강물에 던져 버렸는데,살탐보왕이 그 강 하류에서 놀다가 그들을 얻어 길러 낸 것이오. 지금 그 연화 부인을 큰 코끼리에 태워 군사들 선두에 두면 저들은 스스로 항복할 것이오.’왕은 그 선인의 말대로 곧 돌아와 연화 부인에게 사과하고는
030_0177_b_14L烏提延王恐怖而言一力士尚不可當,何況五百力士便募國中能卻此敵又復思憶彼仙人者‚或能解知作諸方便‚往到仙人所,語仙人言有大難,何由攘卻答言有怨敵也薩耽菩王‚有五百力士,皆將軍衆‚欲來伐我我今乃至‚無是力士‚與彼作對知何方計,得卻彼敵仙人答言汝可還求蓮華夫人,彼能卻敵王言彼云何能卻仙人答言此五百力士‚皆是汝子,蓮華夫人之所生也汝大夫人‚心懷憎嫉,擲彼蓮華所生之子,著河水中薩耽菩王‚於河水下頭接得養育,使令長大王今以蓮華夫人,乘大象上,著軍陣前,彼自然當服如仙人言,還來懺謝蓮華夫人
부인을 장엄하게 하여 좋은 옷을 입히고 크고 흰 코끼리에 태워 군사 선두에 두었다. 5백 명 역사들은 활을 들어 쏘려 하였으나 손이 저절로 꼿꼿해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그때 그 선인은 날라와 허공에서 역사들에게 말하였다.‘삼가 손을 들지 말고 나쁜 마음을 내지 말라. 만일 나쁜 마음을 내면 모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이 왕과 그 부인은 바로 너희들의 부모니라.’ 어머니는 곧 손으로 젖통을 눌렀다. 한 젖통에서 2백 50 갈래의 젖이 나와 여러 아들들의 입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곧 부모를 향해 참회하고 스스로 부끄러워하였기 때문에 모두 벽지불(辟支佛)이 되었다. 왕도 또한 스스로 깨닫아 벽지불이 되었다.
030_0177_c_06L共懺謝已莊嚴夫人,著好衣服,乘大白象,著軍陣前五百力士擧弓欲射‚手自然直不得屈申‚生大驚愕仙人飛來‚於虛空中,語諸力士愼勿擧手,莫生惡心‚若生惡心,皆墮地獄此王及夫人‚汝之父母母卽按乳,一乳作二百五十岐,皆入諸子口中卽向父母懺悔,自生慚愧,皆得辟支佛‚二王亦自然開悟,亦得辟支佛
비구들이여, 그 때의 그 선인은 바로 이 나다. 나는 그 때에도 여러 아들들을 만류하여 부모에게 나쁜 마음을 내지 않음으로써 벽지불이 되게 하였고, 지금도 또한 늙은 부모를 공양하는 덕을 찬탄하는 것이다.”
030_0177_c_15L爾時仙人卽我身我於爾時,遮彼諸子‚使於父母不生惡心,得辟支佛我今亦復讚歎供養老父母之德也

9. 녹녀부인(鹿女夫人)의 인연
030_0177_c_18L鹿女夫人緣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두 가지 법이 있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인간과 천상에 빨리 나서 열반의 즐거움에 이르게 한다. 또 두 가지 법이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세 가지 나쁜 곳에 빨리 떨어져 큰 고뇌를 받게 하느니라.
030_0177_c_19L佛在王舍城耆闍崛山中,告諸比丘有二種法,能使於人疾得人天,至涅盤樂有二種法,能使於人速墮三惡,受大苦惱
어떤 두 가지 법이 사람으로 하여금 인간과 천상에 빨리 가서 열반의 즐거움에 이르게 하는가?”
030_0177_c_23L何等二法,能使於人疾得人天,至涅盤樂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첫째는 부모를 공양하는 것이요, 둘째는 성현을 공양하는 것이다.
030_0177_c_24L佛言一者供養父母,二者供養賢聖
030_0178_a_02L어떤 두 가지 법이 사람으로 하여금 세 가지 나쁜 곳에 빨리 떨어져큰 고뇌를 받게 하는가?”
030_0178_a_02L云何二法,速墮三惡‚受大苦惱
첫째는 부모에게 온갖 선하지 않은 행을 행하는 것이요, 둘째는 성현에게 선하지 않은 행을 행하는 것이다.”
030_0178_a_03L佛言一者於父母所‚作諸不善二者於賢聖所‚亦作不善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선악을 빨리 이루는 그 일은 어떠합니까?”
030_0178_a_04L諸比丘白佛言世尊速成善惡,其事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한량없이 먼 과거 세상에 바라내라는 나라가 있었고, 그 나라에 선산(仙山)이라는 산이 있었다.어떤 범지(梵志)는 그 산에 살면서 언제나 돌 위에 대소변을 보았다. 뒤에 그의 정기(精氣)가 소변 본 곳에 떨어져 암사슴이 와서 그것을 핥아 먹고 곧 아이를 배었다.달이 차자 그 사슴은 선인이 사는 곳에 와서 한 계집애를 낳았는데, 얼굴이 단정하고 뛰어나게 묘하였으나 다리만이 사슴 다리를 닮았다. 범지는 그것을 가져다 길렀다.범지 법에는 항상 불을 받들어 섬겨 그 불을 끊어지지 않게 하는데, 어느날 그 딸 아이는 불을 묻었다가 부주의하여 불이 꺼지게 하였다. 그녀는 범지의 성냄을 두려워하였다.거기서 1구루사(拘屢奢)[진(秦)나라에서는 5리(里)를 뜻한다]쯤 떨어진 곳에 다른 범지가 살고 있었다. 그래서 그 딸 아이는 범지에게 빨리 가서 불을 빌고자 하였는데, 범지가 그 발자국을 보니 발자국마다 연꽃이 있었다.범지는 그녀에게 말하였다.‘우리 집을 일곱 번 돌면 너에게 불을 주리라. 또 나갈 때에도 일곱 번 돌아라. 그리고 본래 발자국을 밟지 말고 다른 길로 돌아가라.’딸 아이는 그 말대로 하고는 불을 얻어 가지고 돌아갔다.
030_0178_a_05L佛告諸比丘過去久遠無量世時,有國名波羅奈,國中有山‚名曰仙山有梵志‚在彼山住,大小便利‚恒於石上,後有精氣,墮小行處‚雌鹿來舐,卽便有娠日月滿足,來至仙人所,生一女子‚端正殊妙,唯腳似鹿‚梵志取之,養育長成梵志之法‚恒奉事火,使火不絕此女宿火,小不用意,使令火滅此女恐怖,畏梵志瞋有餘梵志‚離此住處‚一拘屢者秦言五里‚此女速疾‚往彼梵志‚而求乞火梵志見其迹‚迹有蓮華,要此女言遶我舍七帀,當與汝火若出去時,亦遶七帀,莫行本迹,異道而還卽如其言‚取火而去
030_0178_b_02L 그때 범예국왕(梵豫國王)은 사냥을 나왔다가, 그 범지의 집 주위에 일곱 겹으로 두른 연꽃을 보았다. 그리고 두 길에 두 줄 연꽃이 있는 것을 보고, 그 까닭을 이상히 여겨 범지에게 물었다.‘못물이 전연 없는데 어떻게 이런 묘하고 좋은 연꽃이 피는가?’ 범지가 대답하였다.‘저 선인이 사는 곳에서 어떤 딸 아이가 불을 빌러 내게 왔었는데 그 애 발자국마다 연꽃이 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만일 불을 얻고자 하거든 우리 집을 일곱 번 돌고 갈 때에도또 일곱 번 돌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연꽃이 둘러 있습니다.’왕은 곧 꽃 발자국을 따라 범지의 처소에 이르러 그 여자를 청하였는데, 그녀의 단정한 모습에 반하여 범지에게 그 딸을 달라고 청하였다. 범지가 곧 왕에게 딸을 주니, 왕은 그녀를 세워 둘째 부인으로 삼았다.
030_0178_a_19L時梵豫國王‚出行遊獵,見彼梵志‚遶舍周帀十四重蓮華,復見二道有兩行蓮華其所以,問梵志言都無水池,云何有此妙好蓮華答言彼仙住處有一女‚來從我乞火‚此女足迹‚皆生蓮華,我便要之(若欲得火,遶舍七帀‚將去之時,亦復七帀是以有此周帀蓮華尋華迹,至梵志所從索女看見其端正,甚適悅意,卽從梵志,求索此女志卽與王,王卽立爲第二夫人
그러나 그 여자는 어릴 때부터 선인이 길렀기 때문에 그 받은 성질이 단정하고 곧아 부녀들의 애교에 대한 일은 알지 못하였다.그 뒤에 그녀가 아이를 배자 관상장이는 점을 치고는 ‘장차 아들 천 명을 낳으리라’고 하였다. 큰 부인은 그 말을 듣고 시기하고 질투하여 차츰 계교를 부렸다. 그리하여 은혜를 두터이 하여, 그 녹녀(鹿女) 부인의 좌우 시종을 불러 달래고 재물과 보배를 넉넉히 주었다.그때 녹녀는 달이 차서 천 송이 연꽃을 낳았다.그런데 아이를 낳으려 할 때에 큰 부인은 어떤 물건으로 그의 눈을 흐리게 하여 보지 못하게 하고, 다 썩은 말 허파를 임부 밑에 바쳐 두고, 천 송이 연꽃은 함 안에 담아 강물에 띄워 버렸다. 그리고는 눈을 풀어 주면서 말하였다.‘네가 낳은 아기를 보아라. 한 덩이 썩은 말 허파뿐이구나.’왕은 사람을 보내어 물었다.‘무엇을 낳았는가?’‘다 썩은 말 허파를 낳았습니다.’그때 큰 부인은 왕에게 말하였다.‘왕은 미혹하시기를 좋아하십니까? 축생이 낳고 선인이 기른 그 여자는 이 상서롭지 못한 썩은 물건을 낳았습니다.’왕의 큰 부인은 둘째 부인의 지위를 물리치고 다시는 눈 앞에 보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030_0178_b_06L此女少小仙人養育,受性端直,不解婦女妖孽之事後時有娠‚相師占言當生千子王大夫人‚聞此語已,心生妒忌,漸作計校,恩厚招喩鹿女夫人左右侍從,饒與錢財珍寶爾時鹿女‚日月滿足,便生千葉蓮華欲生之時,大夫人以物瞞眼,不聽自看,捉臭爛馬肺,承著其下,取千葉蓮華,盛著檻裏,擲於河中,還爲解眼而語之言看汝所生‚唯見一段臭爛馬肺王遣人問生何物而答王言唯生臭爛馬肺之時大夫人而語王言王喜到惑,此畜生所生,仙人所養,生此不祥臭穢之物王大夫人‚卽便退其夫人之職,不復聽見
030_0178_c_02L그때 오기연왕(烏耆延王)은 여러 시종과 부인과 미녀들을 거느리고 강 하류에서 놀다가, 누런 구름 일산이 강 상류에서 물을 따라 흘러 내려오는 것을 보고‘저 구름 일산 밑에는 반드시 신비한 물건이 있으리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사람을 보내어 누런 구름 밑으로 가서 살피다가 함이 하나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건져 와서 열어 보았다.거기는 천 송이 연꽃이 있는데,꽃 한 송이마다 아이 하나씩이 있었다. 그것을 데려다 길렀는데, 그들은 차츰 자라나 모두 큰 역사의 힘이 있었다.
030_0178_b_21L時烏耆延王‚將諸徒從夫人婇女‚下流遊戲見黃雲蓋‚從河上流,隨水而來,王作是念此雲蓋下‚必有神物遣人往看,於黃雲下,見有一檻,卽便接取‚開而看之,見千葉蓮華‚一葉有一小兒,取之養育,以漸長大,各皆有大力士之力
030_0179_a_02L오기연왕은 해마다 늘 범예왕에게 공물을 바쳐 왔다. 그래서 여러 가지 공물을 모아 싣고 사자를 보내어 떠나려 할 때, 여러 아들들이 물었다.‘무엇하려 하십니까?’왕이 대답하였다.‘저 범예왕에게 공물을 바치려고 하는 것이다.’아들들이 모두 말하였다.‘우리 한 아들로도 천하를 항복 받아, 모두 와서 공물을 바치게 할 수 있거늘, 하물며 우리 천 명 아들이 있으면서 어찌 남에게 공물을 바치겠습니까?’ 그들은 군사를 거느리고 여러 나라를 차례로 항복 받으면서 범예왕의 나라로 갔다. 왕은 그 군사가 온다는 말을 듣고 온 나라에 영을 내렸다.‘누가 저 도적을 물리칠 수 있겠는가?’그러나 아무도 그들을 물리칠 사람이 없었다.둘째 부인이 그 부름을 받고 와서 말하였다.‘제가 물리칠 수 있습니다.’왕은 물었다.‘어떻게 물리칠 수 있는가?’부인은 대답하였다.‘다만 나를 위해 백 발[丈] 되는 대(臺)를 만들어 주소서. 내가 그 위에 앉으면 틀림없이 물리칠 수 있습니다.’대를 다 만들자 둘째 부인은 그 위에 앉았다.그때 천 명 아들은 활을 들어 쏘려 하였으나 손이 저절로 들리지 않았다. 부인이 그들에게 말하였다.‘너희들은 삼가 부모를 향해 손을 들지 말라. 나는 너희들의 어머니다.’ 그들은 물었다.‘무슨 징험으로 우리 어머니인 줄을 알 수 있겠습니까?’ 그녀는 대답하였다.‘내가 만일 젖통을 눌러 한 젖통에서 5백 줄기씩 젖이 나와 너희들 입에 각각 들어가면 그것이 어머니인 표요, 만일 그렇지 않으면 너희 어머니가 아니다.’ 그는 곧 두 손으로 젖통을 눌렀다. 한 젖통에서 5백 줄기 젖이 나와 천 명 아들 입에 들어가고, 다른 군사들은 아무도 얻어 먹지 못하였다. 천 명 아들은 항복하고 부모를 향하여 참회하였다.이에 여러 아들들은 서로 화합하고 두 나라는 원한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권하고 이끌어, 5백 아들은 친 부모에게 주고 5백 아들은 양부모에게 주었다.그때 두 나라 왕은 염부제를 나누어 가지고, 각기 5백 아들을 길렀느니라.” 부처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셨다.“비구들이여, 알고 싶은가? 그 때의 천 명 아들은 바로 저 현겁(賢劫)의 1천 부처요, 질투하는 부인으로 눈을 흐리게 한 이는 바로 저 교린(交鱗)의 눈 먼 용이며, 그 아버지는 바로 백정왕(白淨王)이요, 어머니는 바로 저 마야부인이었느니라.”
030_0178_c_04L烏耆延王‚歲常貢獻梵豫王‚集諸獻物,遣使欲去諸子問言欲作何等時王答言欲貢獻彼梵豫國王諸子各言若有一子,猶望能伏天下使來貢獻,況有我等千子,而當獻他千子卽時將諸軍衆,降伏諸國,次第來到梵豫王國王聞軍至,募其國中誰能攘卻如此之敵都無有人能攘卻者第二夫人‚來受募言我能卻之問言云何得攘卻之夫人答言但爲我作百丈之臺,我坐其上,必能攘卻作臺已竟,第二夫人‚在上而坐爾時千子‚欲擧弓射,自然手不能擧夫人語言汝愼莫擧手向於父母,我是汝母千子問言何以爲驗得知我母答言我若按乳,一乳有五百岐‚各入汝口,是汝之母若當不爾,非是汝母卽時兩手按乳,一乳之中,有五百岐‚入千子口中‚其餘軍衆‚無有得者千子降伏,向父母懺悔諸子於是和合‚二國無復怨讎,自相勸率‚以五百子與親父母,以五百子與養父時二國王‚分閻浮提,各畜五百子佛言欲知彼時千子者,賢劫千佛是爾時嫉妒夫人瞞他目者,交鱗瞽目龍是爾時父者,白淨王是爾時母者,摩耶夫人是
비구들이 아뢰었다.“그 여자는 어떤 인연으로 사슴 뱃속에서 나와 발 밑에 연꽃이 났으며 또 어떤 인연으로 왕의 부인이 되었습니까?”
030_0179_a_07L諸比丘白佛言此女有何因緣,生鹿腹中,足下生蓮華有何因緣,爲王夫人
030_0179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 여자는 지난 세상에 빈천한 집에 태어났는데, 모녀 둘이서 밭에서 김을 매다가 어떤 벽지불이 발우를 들고 걸식하는 것을 보고, 어머니는 그 딸에게 말하였다.‘나는 집에 있는 내 밥을 가져다 저 쾌사(快士)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 그 딸도 말하였다.‘저도 제 몫을 가져다 주고 싶습니다.’그래서 그 어머니는 곧 집으로 돌아가 두 사람 몫을 가지고 와서 그 벽지불에게 주기로 하고 떠났다.그 동안에 딸은 그를 위해 풀을 베어 풀자리를 펴고 꽃을 따서 위에 흩어 깔고는 벽지불이 앉기를 청하였다.딸은 그 어머니가 더디 오는 것을 이상히 여겨 높은 곳에 올라가 멀리서 오는 어머니를 바라보고 말하였다.‘사슴이 달리듯 왜 빨리 오지 않습니까?’어머니가 이르자 그 더딘 것을 미워해 원망하면서 말하였다.‘내가 어머니 곁에서 난 것은 사슴 곁에서 난 것보다 못합니다.’ 그 어머니는 두 몫으로 나눈 음식을 벽지불에게 주고 나머지는 모녀가 같이 먹었다.벽지불은 다 먹고 나서 바리를 허공에 던지고 그것을 따라 허공에 올라 열여덟 가지 신변을 나타내었다.그때 그 어머니는 매우 기뻐하면서 서원을 세웠다.‘나로 하여금 장래에 거룩한 아들을 낳되 지금 저 성인과 같게 하소서.’ 이런 인연으로 그 뒤에 5백 아들을 낳아 모두 벽지불이 되었는데, 한 쪽은 양모가 되고 한 쪽은 생모가 된 것이다.또 그 어머니를 사슴 달림에 비유하여 말한 인연으로사슴 뱃속에서 나서 다리는 사슴 다리 같았으며, 꽃을 따서 벽지불에게 흩었기 때문에, 그 발자국에서 천 송이 꽃이 났고, 또 풀을 깔았기 때문에 항상 왕의 부인이 된 것이다.그 어머니의 후신은 범예왕이 되었고, 딸의 후신은 연화 부인이 되었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그 뒤 현겁의 1천 성인을 낳았고, 그 서원의 힘으로 항상 성현을 낳았느니라.”
030_0179_a_09L佛言此女過去世時,生貧賤家母子二人‚田中鋤穀,見一辟支佛,持鉢乞食‚母語女言欲家中取我食分與是快士女言取我分幷與母卽歸家‚取母子二人食分‚來與辟支佛女取草採華‚爲之敷草坐‚散華著上,請辟支佛坐女怪母遲,上一高處,遙望其母‚已見其母,而語母言何不急疾鹿驟而來母旣至已,嫌母遲故,尋作恨言我生在母邊,不如鹿邊生也母卽以二分食與辟支佛,餘殘母子共食辟支佛食訖‚擲鉢著虛空中,尋逐飛去,到虛空中,作十八變時母歡喜,卽發誓願使我將來恒生聖子,如今聖人以是業緣,後生五百子,皆得辟支佛‚一作養母,一作所生母以語母鹿驟對言因緣,生鹿腹中,腳似鹿甲以採華散辟支佛故,迹中一百華生以敷草故,常得爲王夫人其母後身,作梵豫王,其女後身‚作蓮華夫人由是業緣,後生賢劫千聖‚以誓願力,常生賢聖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030_0179_b_07L諸比丘‚聞是語已,歡喜奉行
雜寶藏經卷第一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