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301_b_01L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 상권
030_0301_b_01L舊雜譬喩經卷上

오(吳) 천축삼장(天竺三藏) 강승회(康僧會) 한역
030_0301_b_02L吳天竺三藏康僧會譯

1
수없는 과거 세상에 어떤 상인이 있었는데 이름을 살박(薩薄)이라 하였다.
그는 마침 다른 나라로 가서 물건을 팔아 재물을 얻어 가지고 부처님의 제자 집 근처에 머물렀다.
그때 부처님의 제자 집에서는 큰 복을 짓기 위해 높은 자리를 만들고 여러 스님들이 설법하여 죄와 복을 강론하되 선과 악은 모두 몸과 말과 뜻의 행으로 말미암아 되는 것이라 하며, 또 4제(諦)와 덧없음과 괴로움과 공의 법을 설명하였다.
그때 멀리서 온 그 상인도 거기 가서 기거하며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이해하고 믿고 즐거워하여 곧 5계를 받고, 윗자리의 우바새에게 아뢰어 법으로써 권하는 말을 청하였다.
윗자리의 우바새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몸과 말과 뜻을 단속하여 열 가지 선을 갖추어야 한다. 한 계율에는 다섯 신(神)이 있으므로 5계에는 스물다섯 신이 있어서, 현세에서는 그를 호위하여 횡액(橫厄)이 없고 후세에서는 스스로 하염없는 큰 도를 이루게 할 것이다.”
030_0301_b_03L昔無數世有一商人號曰薩薄時適他國賣齎貨所止近住佛弟子家弟子家時作大福安施高座衆僧說法講論罪福善惡由心身口所行四諦非常苦空之法遠道賈人時來寄聽心解信樂便受五戒白優婆塞上座以法勸樂之善男子護身口心十善具者戒有五神五戒有二十五神現世衛護令無抂撗後世自致無爲大道
030_0301_c_01L상인은 이 법을 듣고 거듭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그는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 나라에는 불법이 전연 없었으므로, 곧 교화를 펴고자 하였으나 그것을 받아들일 이가 없을까 걱정하여, 먼저 받은 법으로써 부모ㆍ형제ㆍ처자와 안팎 사람들을 교화하여 그들은 모두 그를 받들었다.
그 상인 사는 데서 천 리가 떨어진 곳에 나라가 있었다. 백성들은 많아 풍성하고 즐거우며, 좋은 보물도 풍족하였다.
그 두 나라는 서로 막히어 백 년 동안 통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하면, 그 나라들 중간 길에 야차가 있어서 사람만 보면 잡아먹으므로 지금까지 사람이 수없이 죽었다. 그래서 두 나라 사이는 끊어져 왕래하는 사람이 없었다.
상인은 생각하였다.
‘나는 부처님 계율을 받는다. 경전의 말씀대로 한다면 스물다섯 신이 있다니 틀림없이 나를 도와줄 것이요, 또 들으니 저 귀신은 하나뿐이라 한다. 내가 가면 반드시 항복 받고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는 동료 상인 5백 인이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게는 이상한 힘이 있어서 능히 저 귀신을 항복 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당신들이 거기 가기만 한다면 가기도 전에 큰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다른 상인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두 나라가 통하지 못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만일 저기까지 가기만 한다면 소득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두 옳다 하고 길을 따라 나아갔다.
030_0301_b_13L賈人聞法重喜無量後還本國國中都無佛法便欲宣化恐無受者以所受法教化父母兄弟妻子及諸中外皆便奉法去賈人土千里有民多豐樂寶物饒好二國否塞絕不復通百餘年中所以故有閱叉居其道中得人便噉前後無數是故斷絕無往來者賈人自念吾奉佛戒經所道及有二十五神見助不疑彼鬼唯一人耳吾往伏之必獲也有同賈五百餘人便語衆人吾有異力能降伏鬼汝等能行詣彼者不及有大利衆人自共議二國不通從來大久若得達者所得不訾便相可適進道而去
도중에 이르러 그 귀신이 사람을 잡아먹은 자리를 보니 사람의 해골과 머리털이 땅에 가득히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살박은 생각하였다.
‘귀신이 지금까지 사람을 잡아먹은 것을 지금 실지로 보겠구나. 내가 죽음으로써 이 사람들의 두려움을 면하게 하여야 하겠다.’
그리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여기 계십시오. 나는 혼자 가겠소. 만일 내가 귀신에게 이기면 돌아와서 서로 만나겠지마는, 오지 않거든 해를 당한 줄로 아시오. 모두 물러나고 더 나아가지 마시오.”
그리하여 그는 혼자서 앞으로 몇 리를 나아가다가 귀신이 오는 것을 보고, 바른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뜻을 정하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030_0301_c_05L來至中路見鬼食處人骸骨髮狼籍滿地薩薄自念鬼神前後所可食人今證驗現我死職當恐此衆人便語衆輩汝等住此吾欲獨進得勝鬼者當還相迎不得來者知爲遇害便各還退勿復進也於是獨前方行數里逢見鬼來正心念佛志定不懼
귀신은 와서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인가?”
살박은 대답하였다.
“나는 이 길을 지나가는 길잡이다.”
귀신은 너털웃음을 웃으면서 말했다.
“너는 내 이름을 듣고도 이 길을 지나가려 하는가?”
“네가 여기 있는 줄을 알기 때문에 너와 싸우려고 온 것이다. 만일 네가 이기면 나를 잡아먹을 것이요, 내가 이기면 이 길로 모든 사람을 통과시켜 천하를 이익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 누가 먼저 손을 쓰겠는가?”
“내가 와서 청한 것이니 먼저 손을 써야 하리라.”
귀신은 좋다고 허락하였다.
살박이 먼저 오른손으로 그 배를 찔렀다. 손은 귀신의 배에 들어가 끄덕도 않고 빠지지 않았다.
왼손으로 다시 쳤다. 왼손도 들어갔다. 이리하여 두 다리와 머리가 모두 귀신 뱃속에 들어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야차는 게송으로 물었다.。
030_0301_c_12L鬼到問曰卿是何人答曰吾是通道導師也鬼大笑曰汝聞我名不而欲通道薩薄曰知汝在此故來相當與卿鬪若卿勝者便可食我我得勝通萬姓道益天下利矣鬼言誰應先下手乎賈人言吾來相求應先下鬼聽可之以右手扠之手入鬼堅不可出左手復打亦入如是腳及頭都入鬼中不能復動於是閱叉卽以頌而問曰

두 손과 두 발과 또 머리와
그 다섯 가지로 나를 묶어놓지만
그저 앞으로 와서 죽음으로 나아가라.
날뛴들 무슨 소용 있으리.
030_0301_c_21L手足及與頭
五事雖絆羈
但當前就死
跳踉復何爲

(살박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두 손과 두 발과 또 머리와
이 다섯 가지가 묶였더라도
금강처럼 마음을 굳세게 가졌거니
끝끝내 너에게 찢어지지 않으리.
030_0301_c_23L手足及與頭
五事雖被繫
執心如金剛
終不爲汝擘
030_0302_a_01L
(야차가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귀신 중의 왕
귀신이 되어 힘이 세기 때문에
지금까지 너희들을 잡아먹은 것이다.
그 수는 이루 다 셀 수 없나니
지금 너는 죽음이 가까이 있다.
무엇하러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가?
030_0302_a_01L吾爲神中王
作鬼多力旅
前後噉汝輩
不可復稱數
今汝死在近
何爲復讇語

(살박이 게송으로 말했다.)

이 몸은 원래 덧없는 것이어니
나는 일찍 버리려 했다.
악마여, 너는 마침 나의 원을 풀었구나.
나는 곧 이 몸으로 보시하리라.
이것을 인연으로 바른 깨달음 얻어
반드시 위없는 지혜를 이루리라.
030_0302_a_03L是身爲無常
吾早欲棄離
魔今適我願
便持相布施
緣是得正覺
當成無上智

(야차가 게송으로 말했다.)

그 뜻이 묘한 마하살이여,
삼계 중에서 희유하구나.
끝내는 사람 건지는 스승이 되어
오래지 않아 온갖 덕을 갖추리니
원컨대 이 몸으로 스스로 귀의하여
머리 조아려 발 아래 예배하게 하소서.
030_0302_a_05L志妙摩訶薩
三界中希有
畢爲度人師
得備將不久
願以身自歸
頭面禮稽首

이에 야차는 살박 앞으로 나아가 5계를 받고, 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곧 예배하고 물러가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살박은 여러 상인들을 불러 저쪽 나라로 갔다.
이에 두 나라는 모두 5계와 십선이 귀신을 항복 받고 길을 틔운 줄 알고는 비로소 부처님 법이 한량없이 참된 것임을 알았다. 그리하여 모두 계율을 받들고 거룩한 세 분을 공경하여 나라가 태평하게 되고 죽어서는 하늘에 올라가 도를 얻었으니, 그것은 곧 5계를 받드는 현자(賢者)의 바른 믿음의 은혜로운 힘이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살박이 바로 내 몸이니, 보살이 행하는 계율바라밀은 구제하는 힘이 이와 같으니라.”
030_0302_a_07L於是閱叉前受五戒慈心衆生卽爲作禮退入深山薩薄還呼衆人前進彼於是二國竝知五戒十善降鬼通道乃識佛法至眞無量皆共奉戒延敬三尊國致太平後昇天得道乃五戒賢者直信之恩力也佛告諸比丘薩薄者我身是菩薩行尸波羅蜜度如是
030_0302_b_01L
2
과거 수없는 겁 전에 어떤 공작왕(孔雀王)이 있었다.
그는 5백의 부인 공작을 데리고 서로 어울려 여러 산을 돌아다니다가, 빛깔이 아주 좋은 파랑새를 보고는 5백의 부인을 버리고 그 새를 쫓아갔다. 파랑새는 단 이슬과 맛있는 과실만 먹었다.
그때 그 국왕의 부인이 병이 들었는데 꿈에 공작왕을 보고 깨어나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중한 상금으로 그것을 구하십시오.”
왕은 활꾼에게 명령하였다.
“누구나 공작왕을 잡아오는 자가 있으면 금 1백 근을 주고 처녀를 주어 아내로 삼게 하리라.”
활꾼들은 여러 산에 흩어져 있다가 어떤 공작이 파랑새를 쫓아다니는 것을 보고, 곧 곳곳마다 여러 나무에 꿀반죽을 발라 두었다. 공작은 날마다 파랑새를 위해 그 꿀반죽을 가져다 먹이는데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사냥꾼은 제 몸에 꿀반죽을 바르고 있었다. 공작이 꿀반죽을 취하러 왔을 때 사냥꾼은 그것을 잡았다. 그는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내가 온 산의 금을 줄 것이니 나를 놓아 주십시오.”
그 사냥꾼은 말하였다.
“왕이 내게 금과 아내를 주신다 하였으니 그것만으로 넉넉하다.”
030_0302_a_15L過去無數劫爾時有孔雀王從五百婦孔雀相隨經歷諸山見靑雀色大好便捨五百婦追靑雀靑雀但食甘露好果時國王夫人有疾夢見孔雀王寤則白王王當重募求王命射師有能得孔雀王來者金百斤婦以女女之諸射師分布諸見孔雀從一靑雀便以蜜麨處處塗樹孔雀日日爲靑雀取食如是玩人便以蜜麨塗己身孔雀便取蜜麨人則得之語人言我以一山金相與捨我人言王與我金幷婦足可自畢已
그리하여 바로 가지고 가서 왕에게 바치자,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은 부인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나를 잡아왔습니다. 원컨대 물을 가져다 주십시오. 주문을 외우고 그 물을 부인에게 주어 마시게 하고 목욕시키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만일 낫지 않으면 그때 가서 죽여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곧 물을 주어 축원하게 한 뒤에, 그 물을 부인에게 주어 먹게 하자 병은 이내 나았다. 그리고 궁중 안팎의 온갖 병자도 모두 그 물을 마시고 다 나았다. 그리하여 여러 나라의 왕과 백성들로 그 물을 가지러 오는 이가 무수히 많았다.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차라리 끈으로 내 발을 나무에 매어 주십시오. 저 호수 위를 자유로이 왕래하면서 축원하여 모든 사람들이 마음대로 와서 물을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왕은 좋다고 말하고 곧 나무에 매어 호수에 넣고 자유로이 축원하게 하였다. 그 물을 마시는 귀머거리와 장님은 곧 듣고 보며, 절름발이와 곱사등이는 모두 다리와 등을 펴게 되었다.
공작은 왕에게 아뢰었다.
“온 나라의 온갖 나쁜 병이 모두 낫게 되므로 백성들은 하늘신[天神]이나 다름없이 나를 공양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곳을 떠날 마음이 없습니다. 대왕은 내 발을 풀어 주십시오. 나는 자유로이 왕래하면서 호수에 들어갔다가 날이 저물면 이 들보 위에 와서 자겠습니다.”
왕은 곧 풀어 주게 하였다.
이렇게 몇 달을 지내다가 공작은 들보 위에서 크게 웃었다.
030_0302_b_03L便持白王孔雀白大王王重愛夫人故相取願乞水來呪之與夫人飮澡若不差者相殺不晩王則與水令授與夫人飮病則除宮中內外諸有百病皆因此水悉得除愈國王人民來取水者無央數孔雀白大王可木繫我足自在往來湖水中方呪令民遠近自恣取水王言大佳則引木入湖水中自極制方呪之人民飮聾盲視聽跛傴皆伸孔雀白大王國中諸惡病悉得除愈人民供養我如天神無異終無去心大王可解我使得飛往來入入湖水中暝止此梁上宿王則令解之如是數月於梁上大笑
030_0302_c_01L왕은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웃느냐?”
공작은 대답하였다.
“나는 천하의 세 가지 어리석음을 비웃었습니다. 첫째는 내가 어리석고, 둘째는 그 사냥꾼이 어리석으며, 셋째는 왕이 어리석습니다.
내가 5백의 아내와 놀기를 버리고 탐욕 때문에 파랑새를 따라갔다가 사냥꾼에게 잡혔으니, 이것이 나의 어리석음입니다.
다음에는 내가 온 산의 금을 주려 하여도 그 사냥꾼은 받지 않고 ‘왕이 내게 아내와 금을 줄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사냥꾼의 어리석음입니다.
다음에는 왕이 신기로운 의왕(醫王)을 얻어 부인과 태자와 온 나라의 병자들이 모두 나아 단정하게 되었습니다. 왕은 그런 신기로운 의왕을 얻고도 굳이 잡지 않고 도리어 놓아 주었으니, 이것은 왕의 어리석음입니다.”
공작은 이렇게 말하고 날아가 버렸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공작왕은 바로 내 몸이요, 국왕은 너의 몸이며, 국왕 부인은 지금의 조달(調達)의 아내요, 그 때의 사냥꾼은 바로 저 조달이니라.”
030_0302_b_18L王問曰汝何等笑答曰我笑天下有三癡一曰我癡二曰獵師癡三曰王癡我與五百婦相隨捨追靑貪欲之意爲射獵者所得是爲我射獵人我與一山金不取言王當與己婦幷金是射獵者癡王得神醫夫人太子國中人民諸有病者得除愈皆更端正王旣得神醫而不牢持反縱放之是爲王癡孔雀便飛佛告舍利弗時孔雀王者我身是時國王汝身是時夫人者今調達婦是時獵師者調達是也

3
옛날 어떤 국왕이 넓은 못에서 사냥하다가 매우 굶주리고 극히 피로하였다. 멀리 바라보니 수목이 우거진 속에 어떤 집이 있어서 곧 가 보았더니, 그 집에 한 여자가 있었다. 왕은 음식과 과실 따위를 청하여 모두 얻고는, 그 여자와 만나보기를 청하였다. 그 시자(侍者)는 말하였다.
“옷이 없어 맨 몸으로 있습니다.”
왕이 옷을 벗어 주었더니 저절로 불이 나서 옷을 태웠다. 이렇게 세 번이나 되풀이하다가 왕은 놀라 물었다.
“왜 그렇게 되는가?”
여자는 대답하였다.
“전생에 왕의 아내가 되었었는데, 왕이 사문과 범지에게 밥을 주고 또 옷을 바치려 하기에 나는 ‘밥만 주면 되었지 옷까지 줄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이런 죄를 받습니다. 만일 왕께서 나를 생각하신다면 옷을 지어 온 나라의 사문 도사에게 주시고 또 불경을 아시거든 여자를 축원해 주시면 이런 고통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궁중으로 돌아가 옷을 지어 사문 도인을 찾았으나 마침내 찾지 못하였다.
그때 그 나라에는 불경을 아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왕은 ‘사공[舍度父]에게 물으면 알 것이다’ 생각하고 물었다. 사공이 말하였다.
“예전에 어떤 사람을 건네 주었는데, 그가 돈이 없어 오계(五戒)의 경(經) 한 권을 주기에 그것을 읽었을 뿐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너는 불경을 아는 것이다.”
그리하여 곧 사공에게 옷을 주어 축원하게 하고 또 그 여자로 하여금 한량없는 복을 얻어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여자는 새 옷을 입고도 여전히 귀신 세계에 있었으나 목숨을 마치면 제1의 천상에 날 것이다.
030_0302_c_06L昔有國王行射獵於曠澤中大飢渴疲極遙望鬱然有屋樹木卽往趣之中有一女人王從求飮食果實之輩所求悉得王請女人與相見侍人白裸形無衣王卽解衣與之有自然火燒衣如是至三王驚問女何因如女人答言前世爲王妻王飯沙門梵志又欲上衣我時言但設飯則可不須與衣故受此罪若王相念作衣與國中沙門道士若曉佛經者呪願女人得脫此勤苦王受其言還國作求沙門道人了不得時國無曉佛經者王憶念問舍度父當知之度父乃昔有人度無錢以五戒經一卷相與讀之耳王言汝知佛經則以衣度父使呪願令裸形女人得福無量解脫勤苦女人則時有新衣著身故在鬼道中命盡當生第一天上也
030_0303_a_01L
4
옛날 바닷가에 어떤 국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한 사문을 만났다. 왕은 그를 붙들고, 밤에 경을 외우고 범패(梵唄)를 부르게 하고는 말하였다.
“노래를 매우 잘 부르는구나. 손님이 있거든 언제나 노래하라.”
그때 다른 나라의 장사하는 어떤 우바색가(優婆塞賈)가 그 나라로 갔다.왕은 그 사문을 시켜, 나와서 노래하기를 청하였다. 우바색가는 그 깊은 경전의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뛰면서 돌아갔다.
그 나라의 어떤 사람은 가서 천만 냥으로 그 사문을 사려 하였다. 그러나 3천만 냥이 되어서야 왕은 그에게 사문을 넘겨 주었다. 그 장사꾼은 사문에게 예배하고 말하였다.
“나는 3천만 냥으로 당신을 샀습니다.”
사문은 곧 손가락을 튀기고 공중에 솟아 올라 말하였다.
“그대가 스스로 돈을 내었지마는 나를 사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옛날 왕이 파장수였을 때 그대가 왕에게 와서 파를 사면서 석 냥이 모자라기에 내가 곧 그대에게 돈 석 냥을 빌려 주었는데, 그대는 그것을 갚지 않았다. 지금은 그 이자가 붙어 3천만 냥이 되었다. 그대는 본전 석 냥을 돌려 줘라.”
장사꾼은 그것을 알고 허물을 뉘우치고는, 5계를 받고 우바새가 되었다.
스승님은 말씀하셨다.
“많거나 적거나 빚은 지지도 말고 또 남에게 빌려주지도 말아야 하느니라.”
030_0303_a_01L昔海邊有國王行射獵得一沙門作使沙門夜誦經作梵聲王言此伎大工歌有客輒伎歌時有異國優婆塞賈往到其國王請之出沙門令歌優婆塞聞說深經內心踊躍卽去人以千萬往贖至三千萬王乃與之賈人作禮曰我以三千萬相贖在所道人卽彈指踊在空中卿自贖不贖我也所以者何往昔王爲賣蔥汝來於王買蔥不畢三錢我時任卿遂不還三錢今此生子息乃至三千萬汝當還本三錢也主則意解悔過受五戒爲優婆塞師曰債無多少不可負亦不任人也
030_0303_b_01L
5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어떤 어린아이는 그 형수와 한 집에서 살았다.
아이는 날마다 부처님께 나아가 경전과 계율을 배웠는데, 형수가 아무리 말려도 아이는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 뒤에 형수는 아이를 잡아묶고 매로 때리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과 비구들이 너를 구원할 것이다.”
아이는 두려워 울면서 거룩한 삼보에 귀의하여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위신의 힘을 입어, 그는 결박한 나무와 함께 날아가면서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고 땅을 드나들었다.
형수는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여 머리를 조아리면서 허물을 뉘우쳤다.
아이는 형수를 위하여 선과 악의 행을 설명하고, 부처님께 함께 나아가 계율을 받았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전생의 내력을 이야기하셨다. 그 형수는 기뻐하여 마음이 열리고 때가 없어져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030_0303_a_15L佛在世有小兒與兄嫂共居兒日日至佛所受經戒兄嫂諫不止後取兒牽抱之以杖捶之言佛比丘僧當救兒啼呼恐怖自歸三尊則得須陁洹道乘佛威神便與木抱縛相隨俱飛去出壁入壁出地入地自在所爲兄嫂見之惶怖叩頭悔過兒便爲兄嫂說善惡之行俱到佛所受戒佛則爲現宿命本末兄嫂歡喜心開垢除得須陁洹道

6
옛날 어떤 아라한이 사미를 데리고 산길을 걸어가는데, 사미는 날마다 도인의 집에 가서 밥을 얻어 왔다.
언덕을 지날 때에는 그 길이 위험하여 사미는 땅에 쓰러지면서 밥을 진흙에 엎질렀다.
사미는 더러워지지 않은 밥은 스승의 발우에 담고, 더러워진 밥은 물에 씻어서 자기가 먹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스승은 물었다.
“왜 너는 버려야 할 밥을 씻어서 먹느냐?”
사미는 대답하였다.
“걸식하러 갈 때에는 날이 맑았는데 돌아올 때에는 비가 왔습니다. 그래서 언덕 길에서 미끄러져 밥을 엎질렀습니다.”
스승은 잠자코 선정에 들어 그것은 용이 사미를 괴롭힌 것인 줄을 알고, 곧 일어나 언덕 위에 가서 지팡이로 언덕 밑을 두드리며 휘저었다.
030_0303_b_02L昔有羅漢與沙彌於山中行道沙彌日日至道人家取飯道經歷堤基上行崎嶇危嶮常躄地覆飯污泥土沙彌取不污飯著師鉢中取污飯澡洗食如是非一日師曰何因澡棄飯味行乞去時晴還雨於堤基#躄地覆師默然禪思之知是龍嬈沙彌便起到堤上持杖叩擻之
용은 늙은 첨지로 변하여 와서 머리를 땅에 대었다. 사문은 물었다.
“너는 무슨 이유로 우리 사미를 못살게 구느냐?”
용은 대답하였다.
“감히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얼굴을 사랑할 뿐입니다.”
용은 이어 말하였다.
“무엇하러 날마다 그렇게 다닙니까?”
“밥을 빌러 다니는 것이다.”
“원컨대, 오늘부터 내 목숨이 끝날 때까지 날마다 제 방에서 공양하십시오.”
사문은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그 사미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서 밥을 빌어 거기서 먹고 다시는 밥을 가지고 오지 말라.”
사미는 날마다 나가 밥을 빌어 거기서 먹었다.
그 뒤에 사미는 그 스승의 발우 안에서 두세 개의 밥알을 보았는데, 향기롭고 맛있기가 세상의 밥이 아니었다.
사미는 스승에게 물었다.
“천상에서 공양하십니까?”
스승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사미는 그 스승이 어디서 공양하는가를 엿보아 알고 곧 스승의 평상 밑에 들어가 평상 다리를 잡고 있었다. 스승은 선정에 들어 평상에 앉은 채로 용왕의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으로 날아갔다. 용왕과 부인과 여러 미녀들은 모두 나와 사문에게 예배하고 또 사미에게도 예배하였다.
030_0303_b_10L龍化作老翁頭面著地沙門言汝何因嬈我沙彌乎答曰不敢嬈實愛其容貌耳龍言何以日見其行師曰行乞飯龍言從今日爲始願日日於我室食畢我壽命門默然受請還語沙彌汝往乞止彼勿復持飯來沙彌日日於彼食見師鉢中有兩三粒飯香美非世間問和上曰於天上飯乎師默不應沙彌便伺師知於何許飯便入牀下持牀足和上坐禪定意牀相隨俱飛到龍七寶殿上龍及婦諸婇女俱爲沙門作禮復爲沙彌作禮
030_0303_c_01L스승은 비로소 깨닫고 사미를 불러내어 말하였다.
“너는 마음을 바로 하여 흔들리지 말라. 무엇 때문에 이 떳떳하지 않은 모양을 보고 마음을 더럽히겠느냐?”
공양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사미에게 말하였다.
“그에게 비록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과 부인과 종들이 있지마는 아직 축생일 뿐이다. 그리고 너는 사미로서 아직 도는 얻지 못하였으나, 반드시 도리천에 나서 그보다 백 배나 훌륭하게 될 것이다. 부디 네 뜻을 더럽히지 말라.”
그리고 또 사미에게 말하였다.
“첫째 그것은 맛있는 음식이지마는 용이 입에 넣으면 그것은 곧 두꺼비로 변하므로 구역질이 나서 토하여도 도로 들어간다. 그래서 밥을 물리치고 다시 먹지 못한다.
둘째는, 그 여자들이 아름답지마는 부부의 예를 행하려 하면, 두 마리 뱀으로 변하여 서로 교접하게 된다.
셋째는, 그 용의 등에 거꾸로 된 비늘이 있는데 그 속에 모래가 생겨 그 고통은 가슴에까지 온다. 용에게는 이런 세 가지 고통이 있다. 너는 왜 욕심을 내느냐?”
그러나 사미는 듣지 않고 밤낮으로 그것을 생각하면서 먹지 않다가 병을 얻어 죽었다. 그래서 그 혼은 용의 아들로 태어나 위신이 아주 사나웠고, 그 아비는 목숨을 마치고 축생을 벗어나 사람으로 태어났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도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는 도와 국왕의 내밀한 것을 보이지 않아야 하느니라.”
030_0303_b_22L師乃覺呼正汝心勿動此非常之像何因污飯已卽將還語之彼雖有殿舍七寶婦人婇女故爲畜生耳汝爲沙彌雖未得道必生忉利天上勝彼百倍勿以污意語沙彌言此百味飯入口卽化成蝦蟆意惡吐唾逆反已乃卻飯不復入二曰婦女端正無比欲爲夫婦禮化成兩蛇相交三曰龍背有逆鱗沙石生其中痛乃達心胸龍有此三苦汝何因欲之沙彌不應遂晝夜思想於彼不食得病而死魂神卽生爲龍作子威神致猛其父命盡得脫生人中師曰人未得道不可令見道及國王內也
030_0304_a_01L
7
옛날 어떤 국왕의 부인이 딸을 낳으니 부모는 그녀를 월녀(月女)라고 이름하였다. 월녀는 아름답기 견줄 데가 없었다.
왕은 딸에게 옷과 보물을 주었는데 딸은 매번 자연(自然)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딸의 나이 열여섯이 되자 아버지는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바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인데 너는 왜 저절로 그런 것이라 하느냐?”
그 뒤에 어떤 거지가 와서 구걸할 때에 그 아버지는 딸에게 말하였다.
“이 거지는 너의 남편이다.”
“좋습니다.”
월녀는 곧 승낙하고 자연히 곧 거지를 따라갔다. 거지는 두려워하여 감히 가지려 하지 않았다. 월녀는 말하였다.
“당신은 늘 걸식하지마는 배부른 적이 없었습니다. 왕이 당신에게 아내를 주었는데 당신은 왜 사양하십니까?”
그래서 둘이 함께 성을 나가, 낮에는 숨고 밤이면 걸어 큰 나라로 갔다.
그때 그 나라의 왕이 죽었으나 태자가 없었다. 그들 부부는 성 밖에 앉아 있었다. 성을 드나드는 사람이나 길 가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떤 사람인가, 성명은 무엇이며 어느 나라에서 왔는가?”
그들은 ‘저절로 그런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십여 일을 지냈다.
그때 대신들은 범지 여덟 사람을 시켜 성문 밖에서 길 가는 사람이나 드나드는 사람의 상을 차례로 보게 하였는데, 오직 이들 부부의 상이 적당하였다.
그래서 온 나라 신하들은 그들을 맞이하여 왕을 삼았다. 그 왕의 부부는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백성들은 편안하고 여러 작은 왕들이 모두 와서 조회(朝會)하였다.
030_0303_c_12L昔有國王夫人生一女父母名爲月端正無比王與衣被珍寶輒言自然也至年十六王恚言此是我與何言自然後有乞兒來丐王言此實汝夫月女言諾自然便追去乞人惶怖不敢取女言汝乞食常不飽王與汝婦何爲讓便俱出城晝藏夜進到大國國王時崩無太子夫婦於城外坐出入行人問曰何等人汝何姓何國來答曰自然如是十餘日大臣使梵志八人於都城門行人出入以次相之唯有此夫婦應相耳是時擧國群臣共奉迎之爲王王夫婦以正法治國人民安寧諸小王來朝
월녀의 부왕도 그 속에서 음식을 먹고 떠나려 하였다. 월녀는 특히 그 아버지를 만류해 두고, 일곱 가지 보배로 고기 기관(機關)을 만들었다. 고기 한 마리를 당기면 고기 1백 20마리가 나타나고 고기 한 마리를 밀면 문이 곧 열렸다. 월녀는 내려와 아버지에게 예배하고 아뢰었다.
“이제 이미 자연을 얻었습니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부인은 자연을 따랐으나 신(臣)은 따르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월녀는 전생에 그 거지와 부부가 되어 농사를 지을 때 남편은 아내를 시켜 밥을 가져오게 하였다. 남편은 멀리서, 그 부인이 어떤 사문을 언덕에서 만나 물가에서 쉬는데, 사문이 부인에게 밥을 청하자 부인은 곧 밥을 나누어 그 도인에게 주고 도인은 그것을 먹는 것을 보았다.
남편은 멀리서 그 두 사람을 보고 나쁜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지팡이를 들고 가보았다. 도인은 날아가고, 아내는 말하였다.
‘성내지 마십시오. 당신 몫을 마음대로 처분하였습니다.’
남편은 ‘둘로 나누어 나와 같이 먹자’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남편은 나쁜 뜻을 가졌기 때문에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뒤에 도인을 만나 기뻐하면서 스스로 꾸짖고 뉘우쳤기 때문에 다같이 저렇게 복을 받는 것이다.”
030_0304_a_03L女父王在中飮食已去月女特留父月女以七寶作魚機關帳牽一魚百二十魚現推一魚戶則開下爲父作禮白父今已得自然夫人行然不及矣師曰月女與乞兒宿命夫婦俱田作令婦取餉夫遙見婦與沙門相逢於岸水邊止從乞婦食則分飯上道人道人止飯夫遙見兩人不謂有惡持杖往見道人飛去婦言卿分自在勿恚夫言兩分者我與共食也師曰夫有惡意故墮貧家作子後見道人歡喜自悔責故同受此福耳

8
옛날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길을 가시다가, 술에 취한 사람 셋을 만나셨다.
한 사람은 풀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고 한 사람은 바로 앉아 제 따귀를 때리면서 ‘죄송스럽게 계율을 범했습니다’라고 말했으며, 또 한 사람은 일어나 춤을 추면서 ‘내가 부처님 술을 먹지 않았는데 무엇을 두려워 하랴’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풀 속으로 도망친 사람은 미륵이 부처가 될 때에 아라한이 되어 해탈할 것이요, 바로 앉아 제 따귀를 친 사람은 천 부처를 지나 최후의 부처가 나왔을 때에 아라한이 되어 해탈할 것이며, 일어나 춤을 춘 사람은 끝내 제도되지 못할 것이다.”
030_0304_a_15L昔佛從衆比丘行逢三醉人一人走入草中逃一人正坐博頰言無狀犯一人起儛曰我亦不飮佛酒漿何畏乎佛謂阿難草中逃人彌勒作佛時當得應眞度脫正坐博頰人千佛當於最後佛得應眞度脫起儛未央得度也
030_0304_b_01L
9
옛날 어떤 사문이 밤낮으로 경전을 외웠다. 개 한 마리가 그 평상 밑에서 일심으로 경전 외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밥 먹을 줄도 몰랐다.
이렇게 여러 해를 지내다가 목숨을 마치고 사람으로 태어나 사위국의 어떤 여자가 되었다. 자란 뒤에는 사문의 걸식하는 것을 보고, 밥을 가지고 달려가 주고는 기뻐하였다.
이렇게 하다가 사문을 따라가 비구니가 되어 정진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030_0304_a_22L昔有沙門晝夜誦經有狗伏牀下心聽經不復念食如是積年命盡得人形生舍衛國中作女人長大見沙門分越便走自持飯與歡喜如是後便追沙門去作比丘尼精進得應眞道也

10
옛날 유위불(維衛佛)이 세상에 계실 때, 그 나라의 큰성바지들은 제각기 한 번씩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였다. 그때 어떤 큰성바지는 가난하여 부처님께 공양할 것이 없어 아뢰었다.
“스님들 중에 약을 쓰실 분이 있으면 제가 다 대겠습니다.”
그때 어떤 비구가 병이 있었다. 그는 달콤한 과실 하나를 주었다. 비구는 그것을 먹고 병이 나아 편안하게 되었다.
그 큰성바지는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나서, 다른 여러 하늘보다 훌륭한 다섯 가지 일이 있었다.
첫째는 병이 없고, 둘째는 얼굴이 단정하며, 셋째는 수명이 길고, 넷째는 재물이 많으며, 다섯째는 지혜가 많았다.
이렇게 91겁 동안, 올라가서는 하늘이 되고 내려와서는 큰성바지 집에 태어나, 삼악도에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석가모니부처님 때에 와서는 네 성바지 집의 아들로 태어나 이름을 다보(多寶)라 하였고, 부처님을 뵙고 기뻐하여 사문이 되고 도를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대개 행(行)이 높은 한 사람의 사문에게 보시하는 것이 더럽고 탁한 유파야(踰波邪:잘못된 비난의 일종)의 온 나라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 보다 낫느니라.
030_0304_b_05L昔維衛佛在世時國中諸大姓各各一時供佛及比丘衆時有一大姓貧無以供佛者白言願比丘衆有欲得藥者某悉當給之時有一比丘身體有疾大姓以一甘果與之食比丘得安隱除愈大姓後壽盡生天上勝諸天有五事一者身無病二者端正者命長四者得財富五者智慧如是九十一劫中上爲天下生大姓家墮三惡道乃至釋迦文佛時爲四姓家作子名曰多寶見佛歡喜作沙門精進得道號爲應眞夫施高行沙門一踰波邪穢濁一國人矣
030_0304_c_01L
11
옛날 어떤 부부는 다같이 5계를 가지면서 사문을 섬겼다.
불경을 모르는 어떤 새로 된 비구가 그 집 문앞에 가서 밥을 빌었다. 그들 부부는 그 도인을 청하여 앞에 앉아 공양을 올리고, 공양이 끝난 뒤에는 땅에 내려가 예배하고 말하였다.
“젊을 때부터 도인을 섬겼으나 아직 경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원컨대 이 미욱함을 열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 비구는 머리를 숙이고 아무 답이 없다가 말하였다.
“아아, 괴롭구나, 괴롭구나.”
그들 부부는 마음과 뜻이 함께 열리어 “세상은 참으로 괴롭습니다”라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도의 자취를 얻었다.
그 비구도 그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또한 도의 자취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전생에 여러 번 삼형제가 되어 도를 배우기를 원하여 함께 수행하였기 때문에 다같이 도를 깨달았느니라.”
030_0304_b_18L昔有夫婦俱持五戒事沙門有新學比丘不知經至其門乞夫婦請道人前坐作飯食已畢夫婦俱下地作禮少小事道人未曾聞經願開解弊闇不及比丘低頭無以答苦哉苦哉夫婦心意俱解言世間實苦應時俱得道迹比丘見兩人歡喜亦得道迹師曰宿命累世三人兄弟願學道同行故俱道證

12
옛날 어떤 국왕이 사냥을 나갔다 돌아오다가, 탑을 돌면서 사문을 위해 예배하였다.
신하들이 그것을 보고 웃으니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끓는 솥에 금이 있다면 그것을 손으로 집어낼 수 있겠는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집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찬물을 거기에 쏟을 수 있겠는가?”
“쏟을 수 있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내가 왕으로서 하는 일에, 사냥하는 일은 끓는 솥과 같고, 향을 사르고 등을 켜며 탑을 도는 것은 찬물을 가져다 끓는 물에 쏟는 것과 같다.
대개 왕이 되면 선행과 악행이 있을 수 있는데, 어찌 다만 악행만 있고 선행은 없을 수 있겠는가?”
030_0304_c_04L昔有國王出射獵還過繞塔爲沙門作禮群臣共笑之王覺知問群臣金在釜釜沸中以手取可得不答曰不可得王言汝冷水投中可得不白王可得也王言我行王事射獵所作如湯沸燒香然燈繞塔如持冷水投沸湯中夫作王有善惡之行何可但有惡無善乎

13
옛날 어떤 사문이 다른 나라로 갔다가, 밤이 되어 성 안에 들어갈 수 없어서 성 밖 풀 속에 앉아 있었다.
밤이 깊어 야차 귀신이 와서 붙들고 말하였다.
“너를 잡아먹겠다.”
사문은 말하였다.
“우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왜 멀다고 하는가?”
“네가 나를 해치면 나는 도리천에 날 것이요, 너는 지옥에 들어갈 것이니 어찌 멀지 않은가?”
귀신은 곧 사과하고 예배하고 떠났다.
030_0304_c_12L昔有沙門行至他國夜不得入城外草中坐至夜閱叉鬼來持之當噉沙門言相離遠鬼言何以爲遠門言汝害我我當生忉利天上汝當入地獄中是不爲遠也鬼則置辭謝作禮而去
030_0305_a_01L
14
옛날 어떤 국왕이 사람을 시켜 친구를 불렀다. 친구는 말하였다.
“왕에게 죄송하다고 말해 주시오. 나는 마침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어 일곱 가지 보물을 간직하려 하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놀라면서 사람을 시켜 다시 불렀다.
그는 아뢰었다.
“지금 곧 보물을 구덩이에 내려놓고 있는 중이오.”
왕은 다시 불렀다.
그는 또 아뢰었다.
“지금 막 땅을 고르고 있는 참이오.”
왕은 물었다.
“그대는 어찌 그리 어리석은가, 보물을 간직하면서 왜 남에게 말하는가?”
친구는 말하였다.
“온갖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려는 것은, 땅을 파고 구덩이를 만드는 것과 같소. 국과 밥을 차려 놓는 것은 보물을 구덩이 속에 내려놓는 것이며, 땅을 쓸고 물을 돌리고 경의 뜻을 밝히는 것은 땅을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이어 말하였다.
“이 보물은 왕이라도 빼앗지 못하는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구나. 그대가 먼저 남에게 알리지 마시오. 내가 먼저 알리겠소. 내게는 여러 창고의 보물이 있소.”
왕은 곧 창고를 열어 크게 보시하고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청정한 축원을 말씀하시어 그는 곧 도의 뜻을 내었다.
030_0304_c_18L昔有國王令人呼知識知識言謝王適穿地作坑欲藏七寶王聞大驚人復呼知識白王今適下寶著坑中王便復令呼知識白王今適下平地平地已便往王問汝何癡藏七寶以語人耶知識言屬饌具甘美欲飯佛及比丘僧是爲穿地作坑斟布羹飯是爲下寶坑中掃地行澡水羼經是爲平地白王此寶五家不能辱也王言善哉善哉汝不當早相告我當早相告我當數藏寶王則開藏大布飯佛及比丘僧佛爲說淸淨呪願卽發道意矣

15
옛날 어떤 네 성(姓)이 부처님을 청해 공양하였다.
그때 마침 한 우유 장수가 왔다. 그에게 밥을 먹이고 그로 하여금 재계(齋戒)를 가지고 경을 듣게 하였다. 우유 장수가 집에 돌아가자 그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당신을 기다리느라고 아직 아침도 먹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억지로 그 남편에게 밥을 먹여 재계하려는 뜻을 깨뜨렸다.
그러나 그 남편은 일곱 번 천상에 나고 일곱 번 인간에 났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루만 재계를 가져도 60만 년의 양식이 있다. 그리고 다시 다섯 가지 복이 있다.
첫째는 병이 적고, 둘째는 몸이 편안하며, 셋째는 음욕이 적고, 넷째는 잠이 적으며, 다섯째는 천상에 나서 항상 전생 일을 아느니라.”
030_0305_a_08L昔有四姓請佛飯時有一人賣牛湩大姓留止飯教持齋戒止聽經賓乃婦言我朝相待未飯便强令夫飯壞其齋意雖爾七生天上七生世間師曰一日持齋有六十萬歲糧復有五福一曰少病二曰身安隱三曰少婬意四曰少睡臥五曰得生天上識宿命所行也

16
부처님과 비구들이 어떤 사람의 청을 받아 가셨다.
한 사문은 사미를 데리고 뒤에서 오다가, 어떤 음녀를 만나 끌려들어가 정을 통하고 청하는 집으로 갔다.
부처님께서 사미를 불러 말씀하셨다.
“너는 수미산 밑에 가서 단우물[甘泉]을 떠오너라.”
사미는 이미 도를 얻었기 때문에 그 앞에서 합장하고는 발우를 가지고 날아갔다가 조금 뒤에 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 스승은 부끄럽고 불안해 하면서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 꾸짖고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여자는 전생에 그의 아내였는데, 아내를 만나자 죄가 다하여 곧 도를 얻게 된 것이다.
030_0305_a_16L佛及比丘衆應請有一沙門與一沙彌後來道逢婬女人牽沙門沙門與之有欲欲畢到飯家佛呼沙彌汝到須彌山下取甘泉來沙彌已得道便挑鉢於前叉手追須臾得水來還師慚愧踧踖悔過自責卽得羅漢女人宿命對也逢對畢罪乃得道矣
030_0305_b_01L
17
옛날 아육왕이 날마다 천 명의 아라한을 청하여 공양하였다.
어느 날 한 젊은 사문이 천 명의 아라한과 함께 궁전에 들어왔다. 그는 자리에 앉자 아래 위로 궁전을 살펴보며, 또 그 정부인(正夫人)을 쉬지 않고 바라보고 있으므로 왕은 속으로 화를 내었다. 공양을 마치고 각기 돌아갈 때 왕은 장로 세 사람을 붙들어 놓고 물었다.
“그 젊은 사문은 어디서 왔는가, 성명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을 스승으로 섬기는가, 그는 사문이 아니다. 왜 궁중에 들어와서는 정부인의 모습을 뚫어지게 보면서 잠깐도 눈을 떼지 않는가?”
그들은 대답하였다.
“그 사문은 천축에서 왔습니다. 그의 스승 이름은 아무개며, 그의 성명은 아무개입니다. 그는 지혜롭고 경전에 통달하여, 일부러 와서 궁전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면서 살펴본 것입니다. 또 위로 도리천의 즐거움을 바라본 것이요, 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왕은 전생에 모래를 집어 부처님 발우에 넣었으므로 지금 이처럼 훌륭하시며, 또 지금은 날마다 천 명의 아라한을 공양하므로 복은 한량이 없습니다. 그가 정부인을 바라본 것은, 부인은 6천 인 중에서 가장 뛰어나 단정하기 견줄 데 없지마는 지금부터 이레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들어갈 것이므로 세상이 덧없기 때문에 그렇게 바라본 것입니다.”
030_0305_a_23L昔阿育王日飯千羅漢後有來年少沙門與千道人俱入宮年少沙門坐上下視王宮殿復視正夫人不休王有恚意飯已各自去王留上座三此年少從何來姓名爲何師事何人此非沙門何因將入宮占相正夫人眼不轉休答曰此沙門從天竺師名某乙姓某名某有慧明達經故來以視坐起宮殿復上視忉利天適等無異念王前世以把沙著佛鉢巍巍乃爾今復日飯千羅漢其福無量也所以視正夫人者萬六千人之上端正無比卻後七日壽盡當入地獄世閒無常用是故視之耳
030_0305_c_01L왕은 당황해 부인을 불러 말하였다.
“이 세 분 도인님께 귀의하시오.”
도인은 말하였다.
“왕이 비록 날마다 우리들 천 명을 공양하시지마는, 우리들 천 명으로는 부인의 마음을 깨우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젊은 사문을 청하여 경을 설명하게 하시면 부인은 빨리 도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사람을 보내어 그 도인을 청하여 도인은 돌아왔다.
왕은 부인과 함께 땅에 엎드려 그 발 아래 예배하고 귀의함으로써 무거운 죄를 가볍게 해 주기를 원하였다.
도인은 부인을 위하여 전생에 그가 겪고 본 것을 설명하고 요긴한 법을 나타내었다. 부인은 그 자리에서 너무 기뻐하여 온몸의 털이 일어서면서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부인은 전생에 5백 세 동안 도인의 누이가 되어 누구라도 먼저 도를 얻으면 서로 제도해 주기를 맹세하였던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으로 전생의 인연이 없으면 마침내 그를 따라 깨달을 수 없고, 또 서로 만나 말할 수도 없으며 마음에 들지도 않는다. 사람에게는 각기 본래의 스승이 있느니라.”
030_0305_b_14L王惶怖呼夫人自歸三道人道人言王雖日飯吾等千人千人不能釋解夫人故當得年少沙門爲說經可疾見諦道王使請道人道人還王與夫人俱頭面著地願歸命令重罪得微輕道人則爲夫人說宿命所可經見者爲現法要應時歡喜衣毛豎立則得須陀洹也夫人本五百世爲道人姊宿共誓先得道當相度師曰人無宿終不從解亦不相見語言終不入人各有本師也

18
옛날 이리사(伊利沙)라는 어떤 사성(四姓)은 한없는 부자면서 아끼고 탐하여,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은 즐겨하지 않았다.
그때 어떤 가난한 노인은 그와 가까이 살면서 날마다 마음대로 고기를 먹으며 손님이 끊어지지 않았다. 사성은 생각하였다.
‘나는 수없는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도리어 저런 노인보다 못하다.’
그리하여 닭 한 마리를 잡고 한 되의 쌀밥을 지어 수레에 싣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음식을 내려 놓고 막 먹으려 하였다.
그때 제석천왕은 개로 변하여 내려와 그의 눈치를 아래위로 살폈다.
그는 개에게 말하였다.
“만일 네가 공중에 거꾸로 매달리지 못하면 나는 너에게 음식을 주지 않으리라.”
개는 곧 공중에 거꾸로 매달렸다.
그는 ‘하늘은 무엇이 무섭기에 이런 일을 있게 하는가’ 하고 다시 말하였다.
“네가 눈을 빼어 땅에 놓으면 나는 너에게 이 음식을 주리라.”
그러자 개의 두 눈이 빠져 땅에 떨어졌다.
그래서 그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제석천왕은 사성의 몸으로 변하여 그에게 말하였다.
“수레를 타고 돌아오라.”
그리고 그의 문지기를 시켜 거짓으로 사성이라고 일컫는 사람이 있거든 때려서 내쫓으라고 하였다.
사성이 늦어서 돌아오자 문지기는 꾸짖으며 내쫓았다.
030_0305_c_02L昔有四姓名伊利沙富無央數慳貪不肯好衣食時有貧老公與相近居日日飮食魚肉自恣賓客不絕四姓自念我財無數反不如此老公便殺一雞炊一升白米著車上到無人處下車適欲飯天帝釋化作犬來上下視之請謂狗言汝若不能倒懸空中我當與汝不狗便倒懸空中四姓意天恐何圖有此汝眼脫著地我當與汝不狗兩眼則脫落地四姓便徒天帝化作四姓身體語言乘車來勅外人有詐稱四姓驅逐捶之姓晩還門人罵詈令去
제석천왕은 그의 재물을 모두 가져다 크게 보시하고 사성은 집에 돌아가지 못하였다. 그리고 재물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만 미쳐 버렸다.
제석천왕은 한 사람으로 변하여 그에게 물었다.
“너는 왜 그리 걱정하는가?”
“내 재물이 모두 없어졌기 때문이다.”
천왕은 말하였다.
“대개 사람은 재물이 많으면 걱정이 많은 법이다. 오가는 기약도 없이 갑자기 오는 것인데, 재물을 쌓아 두고 먹지도 않고 보시도 하지 않으면, 죽어서는 아귀가 되어 언제나 의식이 모자랄 것이요, 혹 아귀를 벗어나 사람이 되더라도 하천한 데 떨어질 것이다. 너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부자면서 아끼고 탐하여 먹지도 않으니 또 무엇을 바라는가?”
천왕은 그를 위해 네 가지 진리와 괴로움과 공(空)과, 내 몸이 아니라는 법을 설명하였다.
그는 뜻이 풀려 기뻐하였고 천왕은 돌아갔다.
사성은 집에 돌아가서 전에 가졌던 마음을 뉘우치고 널리 보시하여 도의 자취를 얻었다.
030_0305_c_15L天帝盡取財物大布施四姓亦不得歸財物盡之發狂天帝化作一人汝何以愁我財物了盡天帝言夫有寶令人多憂五家卒至無期積財不食不施死爲餓鬼恒乏衣食若脫爲人常墮下賤汝不覺無常富且慳貪不食何望乎天帝爲說四諦苦空非身姓意解歡喜天帝則去四姓得歸悔前意施給盡心得道迹也
030_0306_a_01L
19
옛날 어떤 큰성바지의 아들은 얼굴이 매우 단정하였다. 그는 금으로 여자상을 만들어 놓고 그 부모에게 말하였다.
“이런 여자가 있으면 장가들겠습니다.”
그때 또 다른 나라에 얼굴이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그녀도 금으로 남자상을 만들어 놓고 부모에게 아뢰었다.
“이런 남자가 있으면 시집가겠습니다.”
부모들은 각기 그런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멀리서 서로 맞이하여 두 사람을 부부로 만들었다.
그때 그 나라 왕이 거울을 들고 자기 얼굴을 비춰 보고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천하 사람의 얼굴로서 나와 같은 이가 있는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들으니, 저 나라에 얼굴이 아름답기 견줄 데 없는 어떤 남자가 있다고 합니다.”
왕은 곧 사자를 보내어 그를 청하였다. 사자는 가서 말하였다.
“왕께서 당신을 보고자 합니다.”
그는 곧 수레를 타고 달려가다가 스스로 ‘왕이 나를 부르는 것은 내가 지혜 있고 사물에 통달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곧 책의 요술(要術)을 보려고 돌아갔다가 자기 아내가 어떤 손님과 간통하는 것을 보고 슬픈 생각에 기운이 맺혀 얼굴이 야위어지고 괴상하고 추하여졌다.
그 나라 신하는 실망하여 얼굴이 야윈 나그네를 보고 곧 마구간에 끌어 넣었다.
030_0306_a_01L昔有大姓家子端正以金作女像父母有女如此者乃當娵也時他國有女人亦端正亦以金作男像白父有人如此乃當嫁之耳父母各聞有是便遠娉合此二人爲夫婦時國王擧鏡自照謂群臣天下人顏容寧有如我不荅曰臣聞彼國有男子端正無比則遣使請之使者至以王告王欲見賢者則嚴車進去已自念王以我明達故來相呼則還取書籍之要術而見婦與客爲奸悵然懷感爲之結氣顏色衰耗惟怪更醜臣見其如此人行道轗軻顏色痟瘦便斷馬廏以安措之
030_0306_b_01L그는 밤에, 그 나라 왕의 정부인이 가만히 나와 마부와 정을 통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깨닫았다.
‘왕의 부인도 저러하거늘, 하물며 내 아내이겠는가?’
그는 마음이 풀리고 얼굴빛이 회복되었다. 그래서 왕을 뵈었다. 왕은 물었다.
“왜 밖에서 사흘이나 묵었는가?”
그는 말하였다.
“신하의 마중을 받고 오다가 잊고 온 것이 있어서 그것을 가지러 집에 돌아갔습니다. 거기서 저의 아내가 어떤 손님과 간통하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안색이 야위고 변하여 마구간에서 사흘을 묵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에 왕의 정부인이 가만히 나와 마부 아이와 간통하는 것을 보고 왕의 부인도 저러하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는가’
하고 생각하자 마음이 풀리고 안색이 회복되었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내 아내가 그러하거늘, 하물며 보통 여자이겠는가?”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산에 들어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어, 여자와는 사귈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하면서 게으르지 않고 정진하여 모두 벽지불의 도를 얻었다.
030_0306_a_15L夜於廏中見王正夫人出與馬下人通心乃自悟王夫人當如此況我婦乎意解顏色如故則與王相王曰何因止外三日答曰臣來相迎我有所忘道還歸取之而見婦與客爲奸意忿爲之慘怒顏色衰變住廏中三日昨於廏見正夫人來與養馬兒私通夫人乃爾何況餘乎意解顏色復故王言我婦尚爾何況凡女人兩人俱便入山除鬚髮作沙門思惟女人不可與從事精進不懈俱得辟支佛道也

20
옛날에 어떤 부인이 딸을 낳았는데 얼굴이 아름답기 견줄 데가 없었다.
나이 세 살이 되어 국왕은 데려다 보고 도인을 불러 상을 보이면서 물었다.
“뒷날 부인이 되겠는가?”
도인은 대답하였다.
“이 여자는 남편을 둘 것인데 왕은 그 다음이 될 것입니다.”
“내가 마땅히 감옥에 숨겨 두리라.”
왕은 곧 고니를 불러와 물었다.
“네 있는 곳이 어디냐?”
고니는 대답하였다.
“저는 큰 산 중턱에 있는데 나무가 우거져 어떤 사람이나 짐승도 다니지 못하며 밑에는 소용돌이가 쳐서 배가 다니지 못합니다.”
“이 딸을 너에게 맡긴다. 길러라.”
고니는 곧 그 아이를 데리고 가서 날마다 왕에게 밥을 얻어다 그 아기에게 주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지내는데 상류에 있는 어떤 마을이 홍수를 만나 떠내려가게 되어 큰 나무가 물을 따라 내려오다가 멈추었다. 그 나무를 얻어 안고 떠내려오던 하류에 한 남자가 소용돌이에 빠져 더 가지 못하다가 나무를 안은 채 소용돌이 물에서 벗어나 멈추었다. 그 산을 의지해 지내던 남자는 고니가 있는 나무에 올라가 그 여자와 정을 통하였는데, 여자는 그를 숨겨 두었다.
고니는 날마다 그 여자를 들고 달아 보았는데, 이미 아기를 밴 여자의 몸은 가볍지 않았다. 고니는 여자의 몸이 무거운 것을 보고 사방으로 찾아 그 남자를 발견하고는 들어다가 버리고 왕에게 가서 사실을 아뢰었다.
왕은 말하였다.
“그 도인은 참으로 상을 잘보는 사람이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짝이 있어서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다. 짝은 만나면 서로 허락하는 것이니 짐승도 그와 같으니라.”
030_0306_b_03L昔有婦人生一女端正無比年三歲國王取視呼道人相後中夫人不人言此女人有夫王必後之我當牢藏之便呼鵠來汝所處在何所白王我止大山半有樹人及畜獸所不得下有廻復水船所不行王言以此女寄汝養便撮持去日日從王取飯與如是久後上有一聚卒爲水所漂有一樹正倚追水下流有一男子得抱持樹墮廻水中不得去廻滿樹出住倚山男子得上鵠樹與女通女便藏之鵠日擧女稱之已更子身未者輕也鵠覺女重左右求得男子擧棄之往如事白王王曰道人工相人也師曰人有宿命對非力所能制逢對則相可諸畜生亦如是也
030_0306_c_01L
21
옛날에 어떤 국왕이 성급한 부인을 두고 있었다.
정부인은 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네 어미가 되어 난 뒤로는 아직 나라 안을 구경하지 못하였는데, 한번 나가 보고 싶다. 너는 왕에게 아뢰어라.”
이렇게 세 번이나 간청하므로 태자는 왕에게 아뢰었다. 왕도 곧 허락하였다. 태자는 스스로 수레 몰이가 되고 신하들을 길에 내어 부인을 맞이하고 예배하게 하였더니, 부인은 제 손으로 휘장을 열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보도록 하였다.
태자가 모친의 그러한 짓을 보고 거짓으로 배가 아프다 하여 돌아오려 하자 부인은 말하였다.
“내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태자는 ‘우리 어머니가 이러하거늘, 하물며 다른 여자이겠는가’ 하고 밤에 나라를 버리고 떠나 산중으로 들어가 유람하고 다녔다.
마침 길가에 나무가 있고 그 밑에 좋은 샘물이 있었다. 태자는 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다. 어떤 범지가 혼자 와서 물에 들어가 목욕하고 밥을 내어 먹고는 요술을 부려 항아리 한 개를 토해 내는데 그 항아리 속에는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으슥한 곳에서 장난한 뒤에 범지는 누워 있었다.
여자도 요술을 부려 항아리 한 개를 토해 내는데, 항아리 속에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 그들은 같이 누웠다가 여자는 항아리를 삼켜 버렸다.
030_0306_b_19L昔有國王持婦女急正夫人謂太子我爲汝母生不見國中欲一出汝可白王如是至三太子白王王則聽子自爲御車出群臣於道路奉迎爲拜夫人出其手開帳令人得見之子見女人而如是便詐腹痛而還人言我無相甚矣太子自念我母當如此何況餘乎夜便委國去入山中遊觀時道邊有樹下有好泉水太子上樹逢見梵志獨行來入水池浴出飯食作術吐出一壺壺中有女人於屛處作家室梵志遂得臥女人則復作術吐出一壺壺中有年少男子復與共臥已便呑壺
조금 있다가 범지도 다시 일어나 여자를 항아리 속에 넣고 삼킨 뒤에 지팡이를 짚고 갔다.
태자는 나라로 돌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도인과 신하들을 청하여 꼭 붙들고 세 사람이 한 쪽에서 밥을 먹게 하소서.”
범지는 와서 말하였다.
“나는 혼자입니다.”
태자가 말하였다.
“도인은 그 부인을 토해내어 같이 먹으시오.”
도인은 할 수 없이 부인을 토해 내었다. 태자는 다시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그대도 남자를 토해 내어 같이 먹으시오.”
이렇게 세 번 말하자 부인도 할 수 없이 남자를 토해 내어, 세 사람이 같이 밥을 먹고 떠났다.
왕이 태자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것을 알았는가?”
태자가 대답하였다.
“어머니가 나라 안을 구경하고자 하기에 제가 직접 수레를 몰았더니, 어머니가 손을 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보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여자는 음욕이 많구나’ 생각하고 거짓으로 배가 아프다 핑계하고 돌아와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저 도인이 뱃속에 여자를 감추어 두었다가 간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와 같이 여자는 간음을 끊을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원컨대 대왕은 궁중의 여자들을 놓아주어 자유로이 드나들게 하소서.”
왕은 곧 후궁(後宮)에 명령하여 가고 싶은 이는 마음대로 가라고 하였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천하에 믿지 못할 것은 여자니라.”
030_0306_c_10L須臾梵志起內婦著壺中呑之已作杖而去太子歸國白王請道人及諸臣下持作三人食著一邊梵志旣至言我獨自耳太子曰道人當出婦共食道人不得出婦太子謂婦當出男子共食是至三不得止出男子共食已便去王問太子汝何因知之答曰我母欲觀國中我爲御車母出手令人見之念女人能多欲便詐腹痛還入山見是道人藏婦腹中當有奸如是女人奸不可絕願大王赦宮中自在行王則勅後宮中其欲行者從志師曰天下不可信女人也
030_0307_a_01L
22
옛날에 어떤 두 사람이 스승을 따라 도를 배우고, 다같이 다른 나라로 갔다.
길에서 코끼리 발자국을 보고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것은 암코끼리로서 암새끼를 배었고 또 눈이 멀었을 것이요, 또 여기에 어떤 여자가 있었는데 계집애를 배었을 것이다.”
한 사람이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것을 아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나는 마음으로 생각해서 안다. 만일 믿지 못하겠거든 앞으로 가서 보면 알 것이다.”
그들이 코끼리 있는 곳으로 가서 보니 과연 그 말과 같았고, 또 그 뒤에 코끼리와 여자는 아이를 낳았다.
030_0306_c_23L昔有二人從師學道俱去到他國於道路見象一人言此母象懷雌子象一目盲象上有一婦人懷女兒一人言爾何知以意思知也汝不信者前到當見二人俱及象悉如所言至後象與人俱生如是
한 사람은 생각하였다.
‘나는 저 사람과 같이 스승에게 배웠지마는 나만이 혼자 사물의 이치를 보지 못한다.’
그리하여 스승에게 돌아와 아뢰었다.
“우리 두 사람이 같이 가는데 이 사람은 코끼리 발자국을 보고 여러 가지 이치를 알았지마는 저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원컨대 스승님은 거듭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지나치지 않겠습니다.”
스승은 그 한 사람을 불러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것을 알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그것은 스승께서 늘 말씀하시던 것입니다. 나는 그 코끼리의 소변한 자리를 보고 그것이 암놈인 줄을 알았고, 오른쪽 발자국이 깊은 것을 보고는 그것이 새끼를 밴 줄을 알았으며, 길가의 오른쪽 풀이 쓰러지지 않은 것을 보고는 오른쪽 눈이 먼 것을 알았고, 코끼리가 멈춘 곳에 소변이 있는 것을 보고는 그것이 여자인 줄을 알았으며 오른쪽 발자국이 깊은 것을 보고는 아이 밴 줄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나는 세밀히 관찰해 알았을 뿐입니다.”
스승은 말하였다.
“대개 공부는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여야 통달하는 것이다. 간략하고 성기면 이르지 못하는 것이니 그것은 스승의 허물이 아니니라.”
030_0307_a_06L一自念我與俱從師學我獨不見要後還白師我二人俱行此人見一象迹別若干要而我不解願師重開講我不偏頗也師乃呼一人問何因知此答曰是師所常道者我見象小便地知是雌象見其右足踐地深知懷雌也見道邊右面草不動知右目盲見象所止有小便是女人見右足蹈地深知懷女我以纖密意思惟之耳師曰夫學當以意思惟乙密乃達之也夫簡略者不至非師之過也

23
옛날에 어떤 부인이 금과 은을 많이 가졌는데,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고는 금과 은과 옷 따위를 모두 가지고 함께 집을 떠났다. 급한 물가에 이르렀을 때 남자가 말하였다.
“너는 재물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먼저 건너갔다가 너를 맞이하러 오리라.”
남자는 그 걸음으로 달아나 돌아오지 않았다.
부인은 혼자 물가에 앉아 있다가, 여우가 매를 잡았다 버리고 고기를 잡으려 하다가 고기도 못 잡고 매도 놓친 것을 보고, 그 여우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그리 어리석은가. 둘을 잡으려다가 하나도 얻지 못하는구나.”
여우는 말하였다.
“내 어리석음은 오히려 낫다. 네 어리석음은 나보다 더하구나.”
030_0307_a_17L昔有婦人富有金銀與男子交通取金銀衣相追俱去到急水邊男子汝持財物來我先度之當還迎汝男子便走去不還婦人獨住在水邊見狐捕取鷹捨取魚不得魚復失鷹婦謂狐汝何癡甚捕兩不得一狐言我癡尚可汝癡劇我也
030_0307_b_01L
24
옛날에 용왕의 딸이 놀러 나갔다가 소먹이는 사람에게 잡혀 두들겨 맞았다. 마침 국왕이 순행하러 나갔다가 그 용녀를 보고 곧 풀어 돌려 보냈다.
용왕이 딸에게 물었다.
“너는 왜 울었느냐?”
“억울하게도 국왕이 나를 때렸습니다.”
“왕은 늘 인자한데 왜 억울하게 남을 때리겠느냐?”
용왕은 가만히 뱀이 되어 왕의 평상 밑에 들어가 엿듣고 있었다. 왕은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나는 오늘 밖에 나갔다가 웬 소녀가 소먹이는 사람에게 맞는 것을 보고 곧 풀어주어 돌려 보내었소.”
이튿날 용왕은 사람으로 변하여 왕을 친견하고 말하였다.
“대왕은 큰 은혜가 있습니다. 내 딸이 어제 사람에게 맞을 때 왕께서 풀어 주셨습니다. 나는 용왕입니다. 대왕께서 얻고 싶으신 것이 무엇입니까?”
왕은 말하였다.
“보물은 내게 많다. 나는 온갖 짐승들의 말을 알아 듣기를 원한다.”
“이레 동안 재계하십시오.”
이레 째가 되어 용왕은 와서 말하였다.
“부디 남에게 알리지 마십시오.”
그리하여 왕이 부인과 같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암나비가 수나비에게 말하였다.
‘저 밥을 가져다 주시오.’
수나비는 대답하였다.
‘제각기 제가 가져다 먹읍시다.’
암나비는 말하였다.
‘나는 배가 아픕니다.’
030_0307_b_01L昔龍王女出遊爲牧牛者所縛捶王出行界見女便解之便使去龍王問女何因啼泣女言國王抂捶我龍王曰此王常仁慈何撗捶人龍王冥作一蛇於牀下聽王王語夫人行見小女兒爲牧牛人所捶我解使龍王明日人現來與王相見語王王有大恩在我許女昨行爲人所捶得王往解之我是龍王也在卿所欲王言寶物自多願曉百畜獸所語龍王言當齋七日七日訖來語愼勿令人知也如是王與夫人共飯見蛾雌語雄取飯雄言各自取雌言我腹不便
030_0307_c_01L왕은 이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부인이 물었다.
“왜 웃으십니까?”
왕은 잠자코 있었다.
조금 뒤에 왕은 부인과 같이 앉아 있다가, 나비가 벽에서 서로 만나 싸우다가 다같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또 웃었다. 부인은 또 물었다.
“왜 웃으십니까?”
이렇게 세 번이나 묻자 왕은 부인에게 말하였다.
“나는 당신에게 말할 수 없소.”
“만일 말하지 않으면 나는 죽어 버리겠습니다.”
“내가 밖에 나갔다 와서 말할 것이니 기다리시오.”
그리고 왕은 밖으로 나갔다.
용왕은 수백 마리 양으로 변하여 물을 건너는데, 새끼 밴 암양이 수컷을 부르면서 말하였다.
“당신은 돌아와 나를 맞이하시오.”
수컷은 말하였다.
“나는 도저히 당신을 건네 줄 수 없소.”
“만일 나를 건네 주지 않으면 나는 죽어 버리겠습니다. 당신은 저 국왕이 그 부인 때문에 장차 죽을 것을 모르십니까?”
수컷은 말하였다.
“그 왕은 어리석어 부인 때문에 죽는 것이다. 네가 죽고 나면 내게는 암양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왕은 이 말을 듣고 나는 한 나라의 왕으로서 저 양의 지혜보다 못한가 하고, 부인에게 돌아가자 부인은 또 말하였다.
“왕께서 말하지 않으시면 나는 죽어 버리겠습니다.”
“당신이 죽건 말건 좋도록 하오. 궁중에는 많은 여자가 있소. 당신은 쓸데 없소.”
스승은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남자는 여자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그 몸을 죽이느니라.”
030_0307_b_15L王失笑夫人言王何因笑王默然後與夫人俱坐見蛾緣壁相逢諍共鬪墮地王復失笑夫人言何等笑是至三我不語汝夫人言王不相語者我當自殺王言待我行還語王便出行龍王化作數百頭羊度有懷妊牸羊呼羝羊汝還迎我羊言我極不能度汝牸言汝不度我我自殺汝不見國王當爲婦死羝羊此王癡爲婦死耳汝便死謂我無牸羊也王聞之王念我爲一國王及羊智乎王歸夫人言王不爲說者當自殺耳王言汝能自殺善我宮中多有婦女不用汝爲師曰癡男子坐婦欲殺身也

25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다. 다섯 가지 곡식이 풍성하고 백성들은 편안하여 아무 병도 없었으며, 밤낮으로 풍류를 즐기면서 걱정이 없었다.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내가 들으니 천하에 화(禍)가 있다는데 어떤 종류인가?”
신하들은 말하였다.
“저희들도 보지 못했습니다.”
왕은 곧 한 신하를 시켜 이웃 나라에 가서 구해 오라 하였다.
그때 천신(天神)은 어떤 사람으로 변하여 시중에서 그것을 팔고 있었다. 모양은 돼지와 같은데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신하는 그에게 물었다.
“이것은 이름이 무엇인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것 이름은 화모(禍母)입니다.”
“얼마에 팔겠는가?”
“천만 냥입니다.”
신하는 돌아보고 다시 물었다.
“이것은 무엇을 먹는가?”
“날마다 바늘 한 되씩 먹습니다.”
030_0307_c_06L昔有一國五穀熟成人民安寧無有疾病晝夜伎樂無憂也王問群臣聞天下有禍何類答曰臣亦不見也王便使一臣至鄰國求買之天神則化作一人於市中賣之狀類如豬持鐵鎖繫縛臣問此名何等答曰禍母賣幾錢千萬臣便顧之問曰此何等食日食一升鍼
신하는 돌아가 집집마다 바늘을 내게 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은 둘씩 셋씩 짝을 지어 다니면서 바늘을 구하였다. 그들이 가는 고을은 요란스러워 그 해독은 구원할 수 없었다.
신하는 왕에게 아뢰었다.
“이 화모는 백성들을 어지럽히고 모두가 직업을 잃게 합니다. 죽여 버리고자 합니다.”
왕은 말하였다.
“매우 좋은 일이다.”
그리하여 성 밖에 끌어내어 창으로 찔렀으나 창이 들어가지 않고 칼로 베었으나 상하지 않고 몽둥이로 두드렸으나 죽지 않았다. 그래서 나무를 쌓고 불을 붙여 태웠다. 온몸이 불처럼 달아 곧 내닫는데, 시골을 지나가면 마을을 사르고 도시를 지나가면 도시를 사르며 성에 들어가면 성을 불살랐다. 이리하여 지나가는 나라마다 모두 요란하고 백성들은 굶주렸다.
그것은 즐거움을 싫어하여 화(禍)를 샀기 때문이다.
030_0307_c_14L臣便家家發求如是人民兩兩三三相逢求鍼使至諸郡縣擾亂在所患毒無憀臣白此禍母致使民亂男女失業欲殺棄之王言大善便於城外刺不入斫不傷掊不死積薪燒之身體赤如火便走出過里燒里過市燒市入城燒如是過國遂擾亂人民飢餓坐厭樂買禍所致
030_0308_a_01L
26
옛날 어떤 앵무새가 다른 산에 갔더니, 그 산의 온갖 새와 짐승들은 모두 그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 해치지 않았다. 앵무는 생각하였다.
‘비록 이렇게 하지만 오래지 않을 것이니 돌아가야 하겠다.’
앵무는 곧 거기서 떠났다.
그 뒤 몇 달이 지나 그 산에 불이 나서 사방이 모두 탔다. 앵무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곧 물에 들어가 날개로 물을 묻혀 공중에 날아 올라, 젖은 털로 물을 뿌려 그 큰 불을 끄려고 이와 같이 여러 번 갔다왔다 하였다.
천신이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너는 어찌 그리 어리석으냐? 천 리의 불이 어떻게 너의 두 날개의 물에 꺼지겠느냐?”
앵무는 말하였다.
“나도 꺼지지 않을 줄을 압니다. 내가 일찍이 이 산의 손님으로 있을 때, 이 산의 온갖 새와 짐승들은 모두 어질고 착해서 형제와 같았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것을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천신은 그 뜻에 감동되어 곧 비를 내려 불을 껐다.
030_0307_c_22L昔有鸚鵡飛集他山中山中百鳥畜轉相重愛不相殘害鸚鵡自念雖爾不可久也當歸耳便去卻後數月山失火四面皆然鸚鵡遙見便入水以羽翅取水飛上空中以衣毛間水灑之欲滅大火如是往來往來天神咄鸚鵡汝何以癡千里之火寧爲汝兩翅水滅乎鸚鵡曰我由知而不滅也我曾客是山中山中百鳥畜獸皆仁善悉爲兄弟我不忍見之耳神感其至意則雨滅火也

27
부처님께서 비구들과 함께 가시다가 길을 피해 풀 속으로 들어가셨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왜 길을 버리고 풀 속으로 들어가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앞에 도적이 있다. 뒤에 오는 범지 세 사람은 저 도적에게 잡힐 것이다.”
범지 세 사람은 뒤에서 오다가 길 가에 있는 금덩이를 보고, 모두 멈추어 그것을 나누어 가졌다. 그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을 시켜 마을에 가서 밥을 사오라 하였다.
그 한 사람은 그 밥에 독약을 넣으면서 ‘두 사람을 죽이면 금을 나 혼자 모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 두 사람도 나쁜 생각이 들어, 그가 오는 것을 보고 둘이서 죽여 버린 뒤, 독약이 든 그 밥을 먹고 모두 죽었다. 차례차례로 서로 죽임이 이와 같았다.
030_0308_a_10L佛與比丘俱行避入草中阿難問佛何因捨道行草中佛言前有賊後三梵志當爲賊所得三人後來見道邊有聚金便止共取令一人還聚中市一人取毒著飯中殺二人我當獨得金二人復生意見來便共殺之已便食毒飯俱死三各生惡意展轉相殺如是也
030_0308_b_01L
28
옛날 어떤 사성(四性)은 그 아내를 감추어 두고 남들이 보지 못하게 하였다.
그 부인은 종을 시켜 땅굴을 파고 은방 아이[琢銀兒]와 정을 통하고 지냈다. 그 뒤에 남편이 알게 되자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평생 그런 일이 없습니다. 당신은 억울한 말 마십시오.”
남편은 말하였다.
“당신을 데리고 신수(神樹)한테 갈 것이오.”
“좋습니다.”
재(齋)를 가진 지 이레 만에 재실(齋室)에 들어간 뒤, 그 아내는 가만히 은방 아이에게 말하였다.
“이 일을 장차 어떻게 하면 좋은가? 너는 거짓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머리를 풀고 시장에 나가 만나는 사람마다 잡아 당겨 끌어안으라.”
남편이 재를 마치고 그 아내를 데리고 나올 때 아내는 말하였다.
“나는 아직까지 시장 구경을 못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데리고 시장을 지나 가십시다.”
그때 은방 아이는 그 아내를 안고 땅에 뒹굴고 아내는 그 남편을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왜 사람을 시켜 나를 끌어안게 하시오.”
남편은 말하였다.
“이 사람은 미치광이이다.”
부부는 함께 신이 있는 곳으로 갔다. 아내는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저는 평생에 나쁜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 미치광이에게 안겼을 뿐입니다.”
그리하여 아내는 살아나게 되고 남편은 말없이 부끄러워하였다.
여자의 간사함은 이와 같으니라.
030_0308_a_18L昔有四姓藏婦不使人見婦値靑衣作地窟與琢銀兒相通夫後覺婦言我生不行卿莫妄語夫言當將汝至神樹所婦言持齋七日入齋室密語琢銀兒汝當云何汝詐作狂亂於市逢人抱持牽引之夫齋竟便將婦出婦言我生不見市卿將我過市琢銀兒便抱持臥地在所爲婦便哮呼其夫何爲使人抱持我夫言此狂人耳夫婦俱到神所叩頭言生來不作惡但爲此狂所抱耳婦則得活默然而慚婦人奸詐乃當如是也

29
옛날에 어떤 여자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 여러 여자들이 그를 전송하기 위해 누각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즐거워 할 때 마침 귤이 땅에 떨어졌다. 여러 여자들은 모두 내려다보면서 말하였다.
“누가 내려가서 저 귤을 집어와 같이 나누어 먹게 하겠는가?”
시집갈 여자가 곧 누각을 내려가 보니, 어떤 동자가 이미 귤을 집어 가지고 가려고 하였다.
여자는 동자에게 말하였다.
“그 귤을 이리 다오.”
동자는 말하였다.
“네가 시집갈 때 먼저 내게 오면 나는 이 귤을 돌려주겠지마는 그렇지 않으면 주지 않겠다.”
“그리하리라.”
동자는 귤을 주었다. 여자는 귤을 가지고 돌아 왔다. 여럿은 음식을 만들어 같이 먹고 그 여자를 남편에게 보내었다. 여자는 남편에게 말하였다.
“내게는 중요한 맹세가 있습니다. 먼저 저 동자를 가서 보고 돌아와 당신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남편은 곧 놓아 주어 가게 하였다.
030_0308_b_07L昔有一女行嫡人諸女共送於樓上飮食相娛樂橘子墮地諸女共觀誰敢下取得橘來當共爲作飮食當嫁女便下樓見一童子已取橘去女言童子以橘相與童子曰汝臨嫁時先至我許我還橘不爾不相與女言童子便與橘女得持還衆人共作飮食送女至夫所女言我有重誓願先見童子還爲卿婦夫便放去
그 여자는 성을 나가다가 도적을 만나 그 도적에게 애걸하였다.
“내게는 중한 맹세가 있습니다. 놓아 주십시오.”
도적은 곧 놓아주어 가게 하였다. 그는 앞으로 가다가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을 만났다. 그는 머리를 조아리며 맹세를 지키게 하여 주기를 빌었다. 귀신도 놓아 주어 가게 하였다.
그는 동자의 문에 이르렀다. 동자는 앉으라 하고도 관계는 하지 않고, 그를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또 자기가 가진 금과 떡 한 덩이를 주어 돌려보내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그 남편과 도적과 귀신과 동자를 모두 착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하는 바는 다르다.
그 남편이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아내를 가지기에 급하기 때문이요, 그 도적을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재물을 가지기에 급하기 때문이며, 그 귀신을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음식을 먹기에 급하기 때문이요, 그 동자를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은 겸손하고 청렴하기 때문이니라.”
030_0308_b_16L出城逢賊女向賊求哀我有重誓當解賊放去適前逢噉人鬼女叩頭願乞解誓鬼放去到童子門請前坐童子不干爲設飮以私金一餠送之師曰如是夫童子四人皆善雖爾意有所在有言夫勝者爲持婦急言賊勝者持財物急言鬼勝者爲持飮食急童子勝者爲謙謙也
030_0308_c_01L
30
옛날 어떤 부인이 늘 “나는 잃은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아들이 어머니의 가락지를 훔쳐다 물 속에 던져 버리고 그 어머니에게 가서 물었다.
“금가락지를 어쨌습니까?”
어머니는 말하였다.
“나는 잃은 것이 없다.”
뒷날 어머니는 목련과 아나율과 대가섭을 청하여 공양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고기가 있어야 되겠기에 사람을 시장에 보내어 고기를 사 가지고 돌아와 다루다가, 고기 배 안에서 금가락지를 얻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잃은 것이 없다.”
아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저의 어머니는 무슨 인연으로 저 잃어버리지 않는 복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어떤 선인(仙人)이 산 북쪽에 살았는데 음산하고 추운 겨울이 되어 사람들은 모두 산 남쪽으로 옮겨갔다. 그에게는 늙은 홀어머니가 있고 또 빈궁하여 옮겨갈 수가 없었다. 그 어머니는 혼자 남아 있으면서 사람들의 그릇 따위를 잘 챙겨 간수해 두었다가 봄이 되어 사람들이 돌아왔을 때, 그 물건 하나하나를 모두 그 주인에게 돌려 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홀어머니는 바로 지금의 네 어머니로서 전생에 여러 사람들의 물건을 잘 보호하였기 때문에 그런 잃어버리지 않는 복을 얻은 것이다.”
030_0308_c_01L昔有婦人常曰我無所亡其子取母指鐶擲去水中已往問母金鐶所在母言我無所亡母後日請目連阿那大迦葉飯時當得魚遣人於市買魚歸治於腹中得金鐶母謂子我無所亡子大歡喜往至佛所我母何因有此不亡之福佛言昔有一仙人居北陰寒至冬天人人悉度山南有老獨母貧窮不能行獨止爲衆蓋藏器物人悉來還母以物一一悉付還其主衆人皆歡喜佛言時獨母者是汝母前世護衆人物故得是無所亡福耳

31
옛날 어떤 사성(四姓) 집의 아들이 이월(離越:부처님의 제자 離婆多를 일컬음)을 위해 조그만 집을 지어 거처할 만하게 하고, 다시 그의 거니는 곳을 만들었다.
그 뒤에 그는 목숨을 마치고 도리천에 나서 보배로 된 집을 얻었는데 둘레가 4천 리로 거기서 마음대로 즐기었고, 또 기쁜 마음으로 이월의 집 지붕에 하늘 꽃을 흩었다.
그 하늘은 말하였다.
“나는 조그만 진흙집을 지었을 뿐인데 이렇게 훌륭한 집을 얻었다. 그래서 그 은혜를 생각하고 일부러 와서 꽃을 흩는 것이다.”
030_0308_c_14L昔有四姓家子爲離越作小居處則足自容復作經行處後壽盡上生忉利天上得寶舍周帀四千里所欲自歡喜持天華散離越屋上天言作小泥屋耳乃得好殿舍念恩故來散華耳
030_0309_a_01L
32
옛날 어떤 도인 세 사람이 서로 물었다.
“너는 어떤 인연으로 도를 얻었는가?”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왕의 동산에서 아주 무성하고 아름다운 포도를 보았는데, 석양이 되자 사람들이 와서 모두 꺾어 어지러이 땅에 흩어져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덧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도를 얻었다.”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물가에 앉아 어떤 부인이 손을 흔들면서 그릇을 씻을 때 팔찌가 서로 부딪치는 것을 보고, 인연이 합해야 소리가 나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것을 인연하여 도를 얻었다.”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연못가에 앉아 무성하고 아름다운 연꽃을 보았는데, 석양이 되자 수십 채 수레가 와서 사람과 말이 못 가운데서 그것을 모두 꺾어가는 것을 보고 ‘만물의 덧없음은 저러한 것이라’ 깨닫고 도를 얻었다.”
030_0308_c_20L昔有三道人共相問汝何因得道我於王國中觀蒲萄大盛好至晡時人來折滅取悉敗狼藉在地我見覺無常緣是得道也一人曰我於水邊見婦人搖手澡器臂鐶更相叩緣合乃成聲我緣是得道也一人曰我於蓮華水邊坐見華盛好至晡有數十乘車來人馬於中浴悉取華去萬物無常乃爾我覺是得道也

33
옛날 어떤 범지가 있었다. 그는 재주와 학문이 매우 높아 남의 이론을 반박하였다. 까닭없이 바른 가르침을 힐책하고 어기며 거짓을 인용하여 진실이라 주장하고 사물을 끌어와 비유를 계속하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당할 수 없어 여러 나라에서는 그를 스승으로 섬겼다.
뒷날 그는 사위국으로 가서 한낮에 등불을 들고 다니므로 성 안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 나라가 너무 어두워 밝음이 없기 때문에 등불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그 나라의 왕은 매우 부끄러이 여겨 성문에 북을 달고 이 사람을 꺾을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을 널리 구하였다.
그때 어떤 사문이 그 나라에 들어와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 나라의 왕이 저 범지의 하는 짓에 매우 부끄러이 여겨 지혜로운 사람이 있으면 이 북을 치라고 하였습니다.”
그 사문은 발을 들어 그것을 뛰어넘었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사문과 범지를 청하여 궁전 위에서 음식을 공양하였다. 사문은 왕에게 말하였다.
“장합니다. 이 범지는 참으로 지혜가 밝은 도인입니다. 그러나 종도 아니요, 졸병도 아니며 상여꾼의 종족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합니까?”
범지는 잠자코 답이 없었다. 그때 왕은 한꺼번에 풍악을 울려 그 범지를 붙들어 똥 쓰레받기에 담아 자취를 쓸고 그 나라에서 쫓아내었는데, 이 소문이 사방에 퍼졌다.
030_0309_a_06L昔有梵志大高才學問反駮論議立無端彈易正要引虛爲實牽物連莫當之者諸國遂師之後到舍衛白日然火行城中人問曰何以故如是國冥無明故然火也國王大恥之而懸鼓城門下募求明人有能折此人者時有一沙門入國問之以有此荅曰王恥梵志所爲有明者捶鼓沙門擧足踰之王聞大歡喜請沙門梵志上殿飯食沙門語王哉是梵志智慧明達眞是道人非奴非卒非擔死人種梵志默然無以荅伎樂同時作便取梵志著糞箕中迹驅逐出國相傳告語也

34
옛날 어떤 사문이 밥을 먹고는 화장한 얼굴을 닦고 옷을 정돈하면서 앞뒤를 살피고 있었다.
아난은 그것을 보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비구의 법답지 않음이 저와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막 여자들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남은 흔적이 다하지 못하여 그러하니라.”
비구는 곧 아라한의 도를 나타내어 열반에 들어 떠났다.
030_0309_a_20L昔有沙門飯已減除粧飾面目整頓衣被闚視前後阿難白佛言此比丘非法乃爾佛言適從女中來餘態未盡故耳比丘則現羅漢道般泥洹去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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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옛날 사위성 밖에 사는 어떤 부인은 청신녀(淸信女)가 되어 계행을 순수히 갖추었다. 부처님께서 그 집 문에 가서 걸식하실 때, 부인은 부처님 발우에 밥을 담고 물러나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를 심으면 열이 생기고, 열을 심으면 백이 생기며, 백을 심으면 천이 생긴다. 이리하여 만이 생기고, 억이 생기며, 또 도를 보는 자리를 얻게 되느니라.”
도덕을 믿지 않는 그 남편은 뒤에서 잠자코 부처님의 축원을 듣고 있다가 여쭈었다.
“사문 구담의 말씀은 어찌 그리 지나치십니까? 한 발우의 밥을 보시함으로써 그러한 복을 받고, 또 어떻게 도를 보는 자리까지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어디서 왔는가?”
“저는 성 안에서 왔습니다.”
“네가 그 니구류(尼拘類) 나무를 볼 때 그 높이가 얼마나 되던가?”
“높이는 40리요, 해마다 수만 섬의 열매를 땁니다.”
“그 씨는 얼마 만한가?”
“겨자 만합니다.”
“한 되쯤 심었던가?”
“씨 하나를 심었을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말이 어찌 그리 지나친가? 겨자 만한 열매 하나하나를 심어 어떻게 그 높이가 40리가 되며 해마다 수십만 개의 열매를 따겠는가?”
“진실로 그러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땅은 지각이 없는 것이지마는 그 갚음이 그러하거늘, 하물며 기뻐하면서 한 발우의 밥을 여래에게 올림이겠는가? 그 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들 부부는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030_0309_b_01L昔舍衛城外有家人婦爲淸信女行純具佛自至門分衛婦以飯著鉢中卻作禮佛言種一生十種十生百種百生千如是生萬生億得見諦道其夫不信道德默於後聽佛呪願瞿曇沙門言何若過甚哉施一鉢飯乃得爾所福復見諦道佛言卿從何所來答曰從城中來佛言汝見尼拘類樹高幾許答曰高四十里歲下數萬斛實其核大如芥子答曰少少耳佛言一升乎答曰一核耳佛言汝語何若過乎栽種一芥子乃高四十里歲下數十萬子答曰實爾佛言地者無知其報力爾何況歡喜持一鉢飯上佛其福不可稱量夫婦心意開解應時得須陁洹道也
030_0309_c_01L
36
이미 아나함의 도를 얻은 어떤 사문이 산 위에서 풀을 삶아 가사에 물을 들이고 있었다.
그때 소를 잃어버린 어떤 소먹이는 사람이 두루 다니면서 소를 찾다가, 산 위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가 보았다. 그 솥 안에는 모두 소 뼈요, 발우는 소 머리로 변하며 가사는 소 껍질로 변하였다.
그 사문은 소 뼈를 머리에 매달고 온 나라를 돌아다녔다.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구경하였다.
그때 사미는 점심 때가 된 것을 보고 건추를 쳤으나 스승이 오지 않아 곧 방에 들어가 선정에 들어 그 스승이 어떤 사람에게 욕을 당하는 것을 보고, 곧 그리로 가서 땅에 엎드려 발 아래 예배하고 말하였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스승은 대답하였다.
“오랜 과거의 죄업 때문이다.”
“어서 돌아가 공양하십시오.”
그들은 곧 신통을 부려 함께 갔다.
사미는 아직 도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에 항상 성을 참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 청신사와 그 나라 사람들을 돌아보고 생각하였다.
‘이 나라 사람들이 우리 스승을 이처럼 욕을 보였다. 용을 시켜 모래와 돌을 내려 이 나라를 진동시켜 모두 놀라게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자 사방에서 모래가 내려와 성과 집들이 모두 부서졌다.
스승은 말하였다.
“나는 전생의 한 세상 동안 소 잡기로 업을 삼았기 때문에 이런 화를 받는 것이다. 그렇지마는 너는 무슨 이유로 이런 죄를 짓느냐? 너는 떠나라. 다시는 나를 따르지 말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와 복이 이와 같다.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되느니라.”
030_0309_b_17L昔有沙門已得阿那含道於山上煮草染衣時有失牛者遍求牛見山上有火煙便往視見釜中悉牛骨鉢化成牛頭袈裟化成牛皮人便以骨繫徇行國中衆人共見之沙彌見日已中捶楗椎不見師至便入戶坐思見師乃人所辱則往頭面著足言何因如此久遠時罪也沙彌言可蹔歸食兩人則放神足俱去沙彌未得常有恚未除顧見淸信士及國人國人乃取我師如此使龍雨沙石動此國令之恐怖念此適竟四面雨沙塢屋室皆悉壞敗師言我宿命一世屠牛爲業故得此殃耳汝何緣作此罪乎汝去不須復與我相追師曰福如是可不愼矣

37
옛날 어떤 국왕에게 다섯 사람의 대신이 있었다. 한 대신이 일찍이 부처님을 청하였으나 부처님께서 거기에 응하지 않자, 그 대신은 돌아가 왕의 이름으로 부처님을 청하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대신은 오늘 반드시 목숨을 마칠 것인데, 내일이 되어 누가 복을 지을 것인가?”
그 대신은 일찍이 관상쟁이에게 상을 보였는데 관상쟁이는 ‘장차 흉기(凶器)에 죽을 것이니 흉기로써 스스로 보호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칼을 빼어 가지고 있다가 밤이 깊어 눕고 싶어 그 칼을 아내에게 주어 들고 있게 하였더니, 아내는 졸다가 칼을 떨어뜨려 그 남편의 목을 베었다.
아내는 “남편이 죽었다”고 울부짖었다.
왕은 곧 네 대신을 불러 문책하였다.
“너희들은 호위한다는 것을 빙자하고 이 간사한 사고를 거짓으로 꾸며 그 아내와 갑자기 이런 죄를 저질렀다. 그 여자가 누구를 위해 그 곁에 있었던가.”
이렇게 말하고 네 대신의 오른손을 베었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것은 무슨 인연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남편은 전생에 양을 치는 아이가 되었고 그 아내는 흰 양의 어미였는데, 그 네 대신은 전생에 도적이 되어 양치는 아이를 불러, 그 오른 손가락을 함께 들고 양의 어미를 죽이게 하였다. 그리고 다섯 사람을 위해 그것을 삶을 때, 그 아이는 슬피 울면서 양을 죽여 도적들을 먹였다.
그리하여 생사에 흘러다니다 금생에 와서 함께 모였기 때문에, 그 전생의 죄를 마친 것이니라.”
030_0309_c_10L昔有國王大臣五人一臣宿請佛不受臣則還因王請佛佛言此臣今必命當終明日將誰復作福乎臣嘗令相師相之當兵死常以兵自衛亦拔劍持之夜極欲臥以劍付婦持之婦睡落劍斷其夫頭婦便啼叫君死王則召四大臣問汝曹營衛激修奸變其婦與相隨而忽至此罪爲誰在邊者便斬四臣右手阿難問佛何因佛言其夫前世作牧羊兒爲白羊母其四臣前世作賊見兒牧便呼兒俱擧右手指令殺白羊母與五人烹之兒啼泣悲哀殺羊食賊如是展轉生死今世共會故畢其宿命罪也
030_0310_a_01L
38
옛날 어떤 큰성바지는 억대의 큰 부자로서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누구나 구하는 것이 있으면 그 청을 어기지 않았다.
뒤에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손발이 없어 형체가 고기 같았으므로 이름을 어신(魚身:고기 몸)이라 하였다.
그는 부모가 돌아간 뒤 집안 살림을 물려받고, 항상 방 안에 누워 자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보는 이가 없었다. 그때 어떤 역사(力士)가 왕의 부엌밥을 의지해 살면서도 늘 굶주리므로 혼자 열여섯 수레의 나무를 끌고 가서 그것을 팔아 살아 갔으나 또한 모자랐다. 그래서 이 사성(四姓)에게 가서 모자라는 것을 청하면서 말하였다.
“여러 해로 왕의 음식을 의지해 살았으나 항상 모자라 늘 굶주렸습니다. 듣자니 사성은 억대의 재산이 있다 하기에 빌러 왔습니다.”
어신은 그를 청해 보고 제 형체를 보였다.
030_0310_a_02L昔有大姓家富巨億常好惠施所求不違後生一男無有手足形體似魚名曰魚身父母終亡襲持家業寢臥室內又無見者時有力士仰王廚食恒懷飢乏獨牽十六車樵賣以自又常不供詣此四姓求所不足累年仰王飮食常不供足恒抱飢餓聞四姓貲財巨億故來乞丐魚身請與相見示其形體
역사는 물러나와 생각하였다.
‘나는 역사이면서 이 꼴이니, 저 손발 없는 사람보다 못하다.’
역사는 그의 물건을 여러 가지 훔치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그 의심되는 바를 여쭈었다.
“세상에는 국왕처럼 호화롭고 존귀한 이도 죽고 손발이 없는 사람도 저렇듯 부자인데, 나는 힘 세기로 이 나라에서 당할 이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음식이 부족하여 굶주림을 안고 있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이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가섭부처님 때에 어신은 저 왕과 함께 부처님께 공양하게 되었는데, 너는 그때 빈궁하여 심부름으로 그들을 도와주었다. 어신은 얻어야 할 것을 갖추어 왕과 같이 가게 되었을 때 왕에게 말하였다.
‘오늘은 일이 있어 같이 갈 수 없습니다. 이 일을 그만두는 것은 내 손발을 끊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 간 사람은 바로 저 왕이요, 가지 않고 거짓말한 사람은 저 어신이며, 빈궁하여 그 일을 도와 준 이는 지금의 네 몸이다.”
이에 역사는 마음이 열리고 뜻을 깨달아 곧 사문이 되어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030_0310_a_11L力士退自思惟石乃爾近不如無手足人聯取其物往到佛所問其所疑世或有豪尊如國王者死無手足殖富乃爾近我筋幹國中無敵而常抱餓飮食不足何緣如此佛言昔迦葉佛時魚身與此王共飯佛汝時貧窮驅使助之魚身具所當得已與王行而謂王言今日有務不得俱行廢此事爲斷我手足無異故時行者今王是也不行失言者魚身是也時貧窮佐助者汝身是於是力士心意開悟卽作沙門阿羅漢道也
舊雜譬喩經卷上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