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347_b_01L아육왕경(阿育王經) 제1권
030_0347_b_01L阿育王經卷第一


양(梁) 부남(扶南)1) 승가바라(僧伽婆羅)2) 한역
김영률 번역
030_0347_b_02L梁扶南三藏僧伽婆羅譯


1. 태어난 인연품[生因緣品]
030_0347_b_03L生因緣第一
030_0347_c_01L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3) 죽림(竹林)4)의 가란타정사(迦蘭陀精舍)5)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곳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시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든 채 여러 비구들에게 둘러 싸여 왕사성으로 걸식을 하러 들어가셨다.
이때에 공중에서 게송을 읊는 소리가 들렸다.

부처님의 몸은 금산(金山)6)과 같고
걸음은 상왕(象王)7)과 같으시네.
얼굴 모습은 매우 단정하고 엄숙하여
마치 둥근 보름달[滿月]과 같으시네.
여러 비구들에 둘러싸이시어
함께 성 안으로 들어가시네.

이때 세존께서 성 안으로 들어가시려고 성문의 문지방을 밟자 가지가지의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났다.
눈먼 자가 보게 되고 귀머거리가 듣게 되었으며, 벙어리가 능히 말을 하게 되고 절름발이가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감옥에 묶이어 갇혀있던 이들은 다 풀려나고 원망과 증오심이 있던 자들도 모두 자비심을 내었으며, 묶여 있던 송아지 새끼까지 저절로 풀려나 제 어미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일체의 모든 짐승, 즉 코끼리나 말이나 소 같은 것들은 마음이 매우 즐거워 모두 큰 소리를 내었으며, 일체의 날짐승, 즉 앵무새와 사리(舍利)와 구시라(俱翅羅)와 공작 등은 지저귀며 서로 화답하였다.
또 모든 장엄(莊嚴)이 갖추어져서, 반지[鐶]와 팔찌[釧]와 비녀[釵]와 귀고리[璫] 등의 갖가지 보물들이 상자 속에서 저절로 소리를 냈다.
참으로 사랑스럽고 즐겁게 일체의 기악(伎樂)이 자연히 다 갖추어졌다.
이때에 이 땅은 자연히 청정해져서 더럽고 악한 것이 없었으니, 모래나 자갈, 기와나 돌, 가시나 독한 풀 따위도 아무 것도 없었다.
여섯 종류의 상서로운 일이 있어 대지(大地)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는데[六種震動], 동쪽이 솟아오르면 서쪽이 가라앉았다가 서쪽이 솟아오르면 동쪽이 가라앉았으며, 남쪽이 솟아오르면 북쪽이 가라앉았다가 북쪽이 솟아오르면 남쪽이 가라앉았으며, 중앙이 솟아오르면 사방이 가라앉았다가 사방이 솟아오르면 중앙이 가라앉았다.
그렇게 두루 돌아가면서 이러한 가지가지의 기이하고 특이한 일들이 나타났다.
이때 공중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일체의 대지(大地)가
사해(四海)를 옷으로 삼았으니
나라의 성(城)과 모든 산도
이로써 장엄하는구나.

세존께서 땅을 밟으시니
여섯 가지로 진동함이
마치 바다 위의 배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구나.

이때 부처님께서는 성에 들어가셨는데, 부처님의 신통력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기뻐 날뛰는 것이 큰 바다의 물결이 바람 따라 흔들리는 것과 같았다.
모든 백성들이 게송으로 말했다.

세상의 사랑스럽고 즐거운 일 가운데
부처님께서 이 나라에 오시는 일만한 건 없네.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래와 자갈 같은 것이 사라졌네.

6근(根)8)을 갖추지 못한 자도
모두 구족함을 얻고
일체의 모든 악기(樂器)들이
저절로 나타나서 묘한 소리를 내네.

부처님의 광명이 모든 나라에 비추는 것이
마치 천 개의 해가 세상을 비추는 것과 같아서
향수(香水)로 땅을 씻고
전단(旃檀)향 가루를 뿌린 것 같구나.

이때에 이 나라의 성은
장엄 가운데 제일이라네.

이때 세존께서는 걷다가 큰 길에 이르셨는데, 큰 길 가운데에 두 아이가 있었다.
한 아이는 하가라구리사(何伽羅久履笥)최상승(最勝姓)이라 번역한다의 아이였고, 다른 한 아이는 구리가(久履苛)승성(勝姓)이라 번역한다의 아이였다.
이 두 아이가 모래밭에서 놀고 있었는데, 첫째 아이는 사야(闍耶)승(勝)이라 번역한다였고 둘째 아이는 비사야(毘闍耶)불승(不勝)이라 번역한다였다.
이 두 아이는 세존의 몸에 있는 32상(相)9)을 보자, 첫째 아이는 모래를 쌀로 생각하여 부처님의 발우 안에 담아드렸고 둘째 아이는 합장하고 기뻐하면서 즉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자연스러운 큰 자비(慈悲)와
원만한 광명으로 몸을 장엄하셨으며
이미 생사(生死)를 멀리 여의셨네.

저는 이제 한 마음으로 생각하오니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는 까닭에
모래를 받들어 공양하나이다.

이때 사야는 공양을 마친 다음에 이렇게 발원하여 말했다.
“이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제가 마땅히 산지왕(繖地王)이 되게 하시고, 불법 가운데서 널리 공양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과 그 올바른 발원을 보시고, 미래의 세상에서 수승하고 오묘한 과(果)가 있게 될 것을 아셨다. 이런 연유로 불여래(佛如來)께서는 복전(福田)이 되기 위하여 자비심으로 그 모래를 받으셨다. 그러면서 곧 미소를 머금으시니 몸에서 여러 가지 광명이 나타났다. 청색과 황색과 적색(赤色)과 백색 등이 혹은 정수리에서 나오기도 하고 혹은 무릎 아래에서 나오기도 하였다.
무릎 아래에서 나온 빛은 여덟 지옥[八地獄]10)을 비추었는데, 이 빛을 쬐면 추운 자는 따뜻함을 얻고 뜨거운 자는 서늘함을 얻었으며, 그 빛이 몸에 비치면 고뇌(苦惱)가 모두 없어졌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모든 중생들은 마음속에 의혹이 일어나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이미 괴로움에서 벗어났다. 그러니 이곳에 머무를 수도 있고 다른 곳에 태어날 수도 있다.’
이때 세존께서 선한 생각을 일으키기 위하여 다시 신통 변화로 사람을 만들어 그 곳에 이르게 하셨더니, 그 중생들이 보고는 마음으로 생각했다.
‘우리들이 지금 별다른 곳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단지 이 사람의 힘 때문에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난 것이로구나.’
그리고 다시 신통 변화로 만들어진 사람을 보면서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지옥의 업보가 다 소멸되어 그곳에서의 목숨을 마치면, 하늘과 사람[人天] 가운데 태어나 견제(見諦)11)에 머무를 것이다. 정수리에서 나온 광명은 사천왕(四天王)12)과 나아가 아가니타(阿迦尼吒)13) 하늘까지 비추고, 그 광명 속에서 고(苦)와 무상(無常)과 공(空)과 무아(無我)의 법을 설하리라.’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마땅히 출가하여 정진(精進)하고
불법(佛法)에 상응(相應)한다면
생사(生死)의 군대를 멸하는 것이
마치 코끼리가 집을 부수듯 하리라.

만약 사람이 불법을
부지런히 행하여 안일하지 않으면
일체의 생사가 없어지고
일체의 괴로움이 멸해지리라.

부처님의 광명은 능히 삼천대천(三千大千)세계를 비추었으며, 두루 다 비추고 나서는 다시 부처님의 몸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만약 부처님께서 과거의 업보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등으로 들어오고, 만약 부처님께서 미래의 업보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이 앞으로 들어오며, 만약 부처님께서 지옥에 태어날 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발로 들어온다. 만약 부처님께서 축생(畜生)으로 태어날 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복사뼈로 들어오고, 만약 부처님께서 아귀(餓鬼)로 태어날 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다리로 들어오며, 만약 부처님께서 사람으로 태어날 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무릎으로 들어온다. 만약 부처님께서 철륜왕(鐵輪王)14)으로 태어날 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왼쪽 손바닥으로 들어오고, 만약 부처님께서 금륜왕(金輪王)15)으로 태어날 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오른쪽 손바닥으로 들어온다. 만약 부처님께서 하늘에 태어나는 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배꼽으로 들어오고, 만약 부처님께서 성문(聲聞)16)의 보리(菩提)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입으로 들어오며, 만약 부처님께서 연각(緣覺)17)의 보리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백호상(白毫相)18)으로 들어오고, 만약 부처님께서 보살(菩薩)19)의 보리를 기억하고자 하시면 광명은 육계(肉髻)20)로 들어오는데, 광명은 삼천세계(三千世界)로부터 돌아와 먼저 부처님을 세 바퀴 휘감은 뒤에 각각 들어갈 곳으로 들어간다.
지금 부처님께서 미소를 머금으셨고, 몸에서 솟아난 광명은 부처님을 세 바퀴 돌아서 왼쪽 손바닥으로 돌아갔으니, 아무 인연이 없이 그냥 미소 지은 것은 아닌 것이다.
이때 아난(阿難)21)이 이 사실을 보고 나서 합장하고 게송으로 말했다.

부처님께서 교만 따위를 없애시고
원수를 멸하여 수승한 인연[勝因]을 이루셨네.
인연 없이 그냥 웃으신 것이 아니니
하얀 치아가 마치 마노(瑪瑙) 같고 눈[雪] 같으시네.

지혜로써 능히
남들이 기꺼이 듣고 싶어 하는 일을 아시어
가장 빼어난 광명으로
능히 그들의 의혹을 멸해 주셨네.

부처님의 음성은 우레 소리와 같으시고
눈은 마치 우왕(牛王)22)과 같으시네.
인천(人天)의 빼어난 복전(福田)이시니
마땅히 모래를 보시하여 바친 과보를 기억하시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내가 지금 아무런 인연 없이 웃은 것이 아니다. 인연이 있었기에 여래(如來) 응(應) 정변지(正遍知)23)는 이렇게 미소를 머금어 보인 것이다.
아난아, 너는 아이가 손으로 모래를 받들어 발우 안에 담는 것을 보지 못했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또 말씀하셨다.
“이 아이는 내가 열반에 든 지 백 년 뒤에 마땅히 파타리불다성(波吒利弗多城)24)의 왕으로 태어나 아육(阿育)25)이라 이름할 것이다. 사분(四分)의 전륜왕(轉輪王)26)이 되어 정법(正法)을 믿으며 즐거워할 것이며, 마땅히 널리 사리(舍利)를 공양하여 8만 4천의 탑을 세워서 많은 사람들을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여래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마땅히 공작성(孔雀姓)27)으로 태어나
아육인왕(阿育人王)이라 이름할 것이며
법을 즐거워하며 널리 명성을 알리게 되리라.

나의 사리탑으로써
염부제(閻浮提)28)를 장엄할 것이니
이것은 그 공덕의 과보로서
모래를 보시하여 부처에게 바친 때문이라네.

부처님께서는 이때 모래를 쥐어 아난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너는 소의 똥을 가져다 이 모래와 잘 섞어서, 부처님이 경행(經行)하는 땅에 바르도록 하여라.”
아난은 가르침을 받들어 즉시 땅에 발랐다.
한편 파타리불다성에 전나라급다(旃那羅笈多)29)월호(月護)라고 한역한다라는 이름의 왕이 있었다. 이 왕에게는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빈두사라(頻頭娑羅)30)적실(適實)이라고 번역한다였다. 빈두사라의 큰 아들의 이름은 수사마(修私摩)선결(善結)이라 번역한다였다. 이 당시 첨파성(詹波城)31)의 바라문이 한 딸을 낳았는데, 얼굴이 단정하기가 나라 안에서 제일이었다.
관상을 보는 사람이 말하였다.
“이 아이는 분명히 왕후가 될 것이며, 두 아들을 낳을 것입니다. 첫째 아들은 사분(四分)의 전륜왕이 될 것이며, 둘째 아들은 출가하여 도(道)를 얻게 될 것입니다.”
바라문은 이 말을 듣고 너무나 기뻐서 부귀를 얻어 즐기려고 그 딸을 데리고 파타리불다국으로 갔다. 그리고 장엄할 수 있는 일체의 물건으로 딸의 몸을 장식하고, 빈두사라왕에게 아뢰었다.
“저의 딸은 단정하기가 온 나라에 첫째갑니다. 그러니 왕의 부인이 되게 해 주십시오.”
왕은 즉시 받아들여 그 딸을 궁내(宮內)에 거처하게 하였다. 그러자 궁 안의 모든 내인들은 생각하였다.
‘이 여인은 용모가 단정하여 이 나라에서 가장 빼어나다. 그러니 만약 왕이 이 여인을 보게 되면 반드시 그 즐거움에 빠져서 우리들은 사랑하지도 않을 것이다.’
여러 내인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는, 즉시 그 여인을 이발사로 만들어 왕의 머리나 깎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왕이 이발을 하라고 하였는데, 이발하는 중에 왕은 잠이 들었다. 왕이 잠에서 깨어나 여인을 보고는 기쁜 마음이 일어나 그 여인에게 말했다.
“네가 갖고 싶은 것이나 마음에 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해 보아라.”
여인은 즉시 왕에게 아뢰었다.
“저의 소원은 왕과 함께 즐겁게 노는 것입니다.”
그러자 왕이 말했다.
“너는 이발사이고 나는 국왕이다. 어떻게 너와 함께 할 수 있겠는가?”
여인이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바라문의 딸이며 이발사가 아닙니다. 바라문은 본래 저를 왕의 부인이 되게 하려고 보냈던 것입니다.”
왕은 또 물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너를 이발사로 만들었단 말이냐?”
여인이 대답하였다.
“궁 안의 사람들입니다.”
왕이 또 말했다.
“너는 이제부터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말라.”
그리고는 즉시 그 여인을 맞아들여 부인으로 삼았다. 부인은 얼마 안 있어 임신을 하였고, 열 달이 되어 아들을 낳았다. 이때 왕은 생각했다.
‘나는 지금 아무런 근심도 없다. 그러니 이 아이의 이름을 아수가(阿輸柯)32)곧 아육(阿育)이니, 번역하면 무우(無憂)이다라고 해야겠다.’
또 둘째 아이가 탄생했을 때쯤에는 마음의 근심이 완전히 제거된 까닭에 이 아이의 이름을 비다수가(毘多輸柯)33)제우(除憂)라고 번역한다라 하였다. 하지만 그 아이의 몸이 거칠고 껄끄러워서 아버지가 예뻐하지 않았다.
이때 빈두사라 왕은 여러 아들 가운데 누가 자신의 뒤를 이어서 왕위를 감당할 수 있는지 관상을 보고자 했다.
그래서 즉시 빈가라발사(賓伽羅跋娑)창독(蒼犢)이라고 번역한다라는 이름의 외도(外道)34) 관상가에게 이렇게 명령하였다.
“화상(和上)이여, 나는 여러 왕자의 관상을 보고자 한다. 내가 죽은 뒤에는 누가 왕위를 감당하겠는가?”
빈가라발사가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왕자의 상을 보시려면 마땅히 금전(金殿)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그래서 빈두사라 왕이 금전에 들려고 하였다. 이때 아육(阿育)의 어머니가 아육에게 말했다.
“대왕께서 오늘 여러 왕자의 관상을 보고자 하신다. 그러니 너도 그곳으로 가 보아라.”
아육이 말했다.
“왕께서는 저를 예뻐하지도 않으시는데, 어째서 가라고 하십니까?”
어머니가 말했다.
“너는 지금 일단 가야 한다.”
아육이 대답했다.
“지금 마땅히 명을 따르겠습니다. 원컨대 어머니께서는 사람을 보내어 음식을 가지고 그리로 오도록 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아육은 파타리불다성을 나왔다. 이때 성호(成護)라는 이름의 대신(大臣)이 있었는데, 길에서 아육을 보고는 물었다.
“지금 어느 곳으로 가려고 하십니까?”
아육이 대답했다.
“오늘 대왕께서 금전(金殿) 위에서 왕자의 관상을 보신다고 하십니다. 나는 지금 그리로 가는 길입니다.”
성호는 즉시 가장 빼어나고 나이 많은 코끼리를 아육에게 주면서 타게 했다.
아육은 코끼리를 타고 금전에 이르러, 여러 왕자들이 있는 가운데로 가서 땅에 앉았다. 모든 왕자들에게는 갖가지 음식이 있었는데, 모두 금과 은으로 만든 그릇을 사용했다.
이때 아육의 어머니가 사람 편에 밥과 타락[酪]을 보냈는데, 질그릇에 담아 아육에게 주도록 하였다. 이때 빈두사라 왕이 관상가에게 말했다.
“그대는 마땅히 차례대로 모든 왕자들의 관상을 보도록 하라. 내가 죽은 뒤에는 누가 왕위를 감당하겠는가?”
관상가는 생각했다.
‘만약 내가 아육이 왕위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왕은 그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므로 반드시 나를 죽일 것이다.’
관상가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지금 인연으로 관상을 보는 것이므로, 이름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왕이 대답했다.
“좋다.”
관상가는 즉시 말했다.
“만약 왕자 가운데 좋은 탈 것을 가진 분이 계시다면 그 분이 왕위를 감당할 것입니다.”
대왕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다시 관상을 보도록 하라.”
관상가가 다시 말했다.
“만약 앉은 자리가 빼어난 분이라면 왕위를 감당할 것입니다.”
대왕은 다시 말했다.
“그대는 다시 관상을 보는 게 좋겠다.”
관상가가 다시 말했다.
“좋은 음식과 좋은 그릇을 가진 분이 왕위를 감당할 것입니다.”
이때 모든 왕자들은 이 말을 듣고 제각기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좋은 탈 것과 앉을 자리와 음식과 그릇이 있는 자라고 하면, 내가 마땅히 왕이 되겠다.’
아육은 생각했다.
‘지금 관상가가 그 이름을 말하지 않고, 모습만을 말하고 있다. 만약 좋은 탈 것 등으로 왕위를 감당할 수 있다면 내가 탄 것이 가장 빼어나다. 그리고 또 대지(大地)에 앉았으며, 밥과 타락도 제일이다. 그리고 나의 그릇은 흙으로 빚었으며 그 그릇으로 물을 마신다. 내가 보기에는 내가 마땅히 왕이 될 것이다.’
이때 관상가가 그의 어머니를 찾아갔다. 그 어머니가 물었다.
“대왕이 돌아가신 뒤에는 누가 왕이 되겠습니까?”
“아육입니다.”
이렇게 대답하자 어머니는 다시 관상가에게 말했다.
“왕이 혹 다시 왕위를 맡을 자가 누구인가를 물을 지도 모릅니다. 그대는 이곳에 머물지 말고 멀리 떠나도록 하십시오. 만약 아육이 왕이 되거든 그때는 마땅히 다시 오도록 하십시오.”
그래서 관상가는 멀리 다른 나라로 떠났다.
이때 빈두사라 왕이 통솔하던 덕차시라(德叉尸羅)35)라고 하는 나라가 반역(反逆)하여 왕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빈두사라 왕이 아육에게 말했다.
“너는 네 종류의 군사[四兵]를 모집하여 그 나라에 가도록 해라. 하지만 병기와 물자를 모두 주지 못한다.”
이에 아육은 네 종류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파타리불다국에서 출발했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아육에게 말했다.
“우리에겐 지금 병기와 물자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능히 그 나라를 정벌하겠습니까?”
아육이 대답했다.
“만약 나에게 공덕이 있다면 마땅히 왕이 될 것이고, 병기와 물자도 자연히 나타날 것이다.”
이 말이 끝나는 순간에 기다렸다는 듯이 땅이 열리더니 병기와 물자들이 한꺼번에 나왔다.
그래서 아육은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덕차시라의 정벌에 나서게 되었다. 이때 덕차시라의 백성들은 아육이 온다는 말을 듣고 반 유순(由旬)36)이나 나와서 도로를 장엄하고, 땅에다 향수를 뿌리며 아육을 영접하여 말했다.
“저희들은 왕을 환영합니다. 싸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또한 그대 나라의 대왕을 미워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왕께서 파견한 대신(大臣)이 우리나라에서 무도(無道)하게 다스리고 있으니, 원컨대 그를 폐하여 주십시오.”
그러면서 백성들은 여러 가지 음식을 가져다 아육에게 공양하고, 그를 영접하여 나라 안으로 들어와서 이와 같은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이때 아육왕37)은 사신을 보내어 구사국(佉師國)에 가게 했다.
구사국에는 두 명의 건장한 청년이 있었는데, 그들이 그의 왕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저희 두 사람의 힘은 능히 산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저 아육이 왔으나, 신하로서 섬기기에는 족하지 않습니다.”
이때 제천(諸天)이 소리를 내어 말했다.
“아육은 마땅히 4분(分)의 전륜왕이 되어 염부제(閻浮提)를 다스릴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그를 거슬러서는 안 된다.”
이때 빈두사라 왕의 장자인 수사마(修私摩)가 동산에서 돌아와 파타리불다성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마침 빈두사라 왕의 첫째가는 대신은 머리에 털이 없었는데, 성에서 나오다가 길거리에서 수사마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수사마가 장난삼아 손으로 그의 머리를 쳤다.
그러자 대신은 생각했다.
‘네가 지금 손으로 나를 쳤으니, 만약 왕이 된다면 그때엔 칼로 나를 해칠 것이다. 마땅히 방법을 만들어 훗날에 왕이 되지 못하게 해야겠다.’
이때 대신은 5백 명의 신하들을 데리고 수사마를 떠나면서, 또 이렇게 말했다.
“아육이 분명히 4분의 전륜왕이 될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가 마땅히 그를 섬겨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덕차시라 백성들로 하여금 대왕에게 반기를 들게 하고, 다시는 그의 신하가 되지 않도록 하였다.
빈두사라 왕은 수사마를 보내어 그들을 정벌하게 했고, 수사마가 다시 그 나라에 갔지만 정벌하지는 못했다. 이때 마침 아육이 스스로 본국으로 돌아왔다.
이때에 빈두사라 왕이 몸에 중병을 얻어 목숨이 곧 끊어지려 하였기에, 사인(使人)에게 칙명을 내렸다.
“아육을 다시 덕차시라국으로 보내어 수사마에게 속히 돌아오라고 전하도록 하여라. 나는 지금 국사(國事)를 그에게 맡기고자 한다.”
이때 모든 신하들은 노란 생강즙[黃薑汁]을 아육의 몸에 발라서 병든 모습으로 보이게 하였다. 또 낙차(落叉)38)풀어 번역하지 않는다를 끓인 즙을 그릇에 가득 담아서 한곳에 두고는 아육이 병들었다고 소리쳤다.
빈두사라 왕이 아직 임종하지 않았을 때에, 여러 대신들은 아육을 장엄하여 대왕의 처소에 이르러 대왕에게 아뢰었다.
“이분이 왕자이십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이분에게 왕위에 제수해야 합니다.
만약 수사마가 돌아온다 해도 저희들은 마땅히 왕위를 아육에게 줄 것입니다.”
이때 대왕은 이 말을 듣고는 마음에 크게 화를 내었다. 이때 아육이 말했다.
“제가 만약 여법(如法)하게 왕이 된다면, 하늘은 지금 즉시 마땅히 나에게 천관(天冠)을 내려줄 것입니다.”
이 말이 끝나자 모든 하늘이 즉시 그의 머리 위에 천관을 씌워 주었다.
대왕은 그것을 보고 화가 더욱 치밀어서, 마침내 뜨거운 피가 입에서 흘러나오더니 바로 목숨이 끊어졌다. 아육은 이윽고 왕위에 올랐다. 왕위에 오른 다음에는 즉시 성호(成護)를 임관하여 제일의 신하로 삼았다.
이때 수사마는 대왕이 죽고 아육이 왕위에 취임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분노하여 즉각 군사들을 이끌고 아육을 치려고 하였다. 그래서 아육왕은 그 성 안에서 많은 병사들을 차출하여 성의 네 문을 지키게 했다. 용맹하고 힘이 센 두 명의 장사로 하여금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남쪽과 서쪽의 두 문을 지키게 했고, 또 대신 성호로 하여금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성의 북문을 지키게 했다. 그리고 아육왕 자신도 군사들을 거느리고 성의 동문을 지켰다. 대신 성호는 모든 방편을 동원하여 성의 동쪽 문에다 여러 가지 기관(機關)을 만들었다. 나무를 깎아서 아육왕의 신상(身像)과 군사들의 상을 만들었고,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든 다음 연기가 나지 않는 불을 넣고 물건으로 덮은 다음 다시 마른 흙을 그 위에 깔았다. 이때 수사마가 여러 군사를 거느리고 북문을 공격하려고 하자 성호가 말했다.
“너희들은 나를 공격하지 말고 마땅히 동문을 공격하라. 너희들이 만약 아육 왕자를 죽이게 되면 나는 스스로 항복할 것이다.”
그러자 수사마는 그의 말을 따라 즉시 군사를 돌려 동문을 공격했다. 기관(機關)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는, 곧장 앞으로 나아가다가 그대로 불구덩이에 떨어져 스스로 타 죽었다. 수사마가 죽은 다음에 그들 가운데 군주(軍主)가 가 된 사람은 발타라(跋陀羅)현(賢)이라 한역한다와 유타(由他)복(伏)이라 한역한다라고 하는 자였다. 그들은 힘이 세고 용맹하여 모든 군사를 통솔했는데, 그 수가 천 명이 넘었다. 그들이 모두 불법(佛法)에 출가(出家) 수도(修道)하여 즉시 아라한과(阿羅漢果)39)를 얻었다.
아육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에, 5백 명의 대신이 아육왕을 업신여기는 마음을 가졌다. 그래서 아육왕이 모든 대신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꽃과 과일 나무를 꺾어 울타리를 쳐서 가시나무를 보호하도록 하라.”
그러자 모든 신하들이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마땅히 가시나무를 꺾어 울타리를 쳐서 꽃나무와 과일 나무를 보호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육왕이 다시 말했다.
“그렇게 하지 말라. 마땅히 꽃과 과일나무를 꺾어서 가시나무를 보호하도록 하라.”
이렇게 하기를 세 번에 이르렀으나 모든 대신들은 그 교령(敎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육왕은 화를 내며 즉시 직접 칼을 뽑아 5백 신하의 머리를 베어 버렸다. 그리고 아육왕이 한 번은 5백 명의 채녀(婇女)를 거느리고 뒷동산으로 들어갔다.
그 동산에 나무가 있었는데 이름을 아수가(阿輸柯)라 했으며 꽃과 잎이 돋아 있었다. 아수가왕이 그 나무를 보고는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나무는 나와 이름이 같구나. 그것 참 재미있구나.”
이때 아육왕의 몸은 거칠고 껄끄러워서 모든 여인들이 다 왕을 가까이하려 하지 않았다.
왕이 동산에서 잠이 들자 여러 여인들은 왕이 즐거워하지 못하게 하려고 나무의 꽃과 잎을 꺾고 심지어는 모두 없애버렸다.
아육왕이 잠에서 깨어나서 꽃과 잎이 없어진 것을 보고는 여인들에게 물었다.
“나무의 꽃을 없앤 것은 누구의 짓인가?”
여인들은 대답했다.
“저희들이 그랬습니다.”
아육왕은 화를 내며 즉시 대나무 상자 속에 모든 여인들을 가두고 불로 태워버렸다. 이러한 악행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전타아수가왕(旃陀阿輸柯王)가외(可畏)라 한역한다이라 불렀다. 대신 성호가 전타아수가왕에게 아뢰었다.
“때리거나 죽이거나 하는 이와 같은 일들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시고, 응당 스스로는 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왕은 즉시 대신 살생을 할 수 있는 자를 찾아 모집하였다. 그때 산속에 촌락이 하나 있었는데, 그 촌락에 사는 옷을 잘 짜는 사람이 자식을 하나 낳았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을 기리가(耆利柯)산(山)이라 한역한다라고 했는데, 그 아들이야 말로 가히 두려워할 만했다. 어질지 못한 짓을 마구 행하면서 부모에게 항상 욕을 했으며, 집안의 남녀를 모두 두들겨 패고 나아가 모든 중생을 닥치는 대로 죽이거나 해쳤다. 항상 그물을 쳐서 포획하는 것으로 업을 삼았으니, 죽이고 해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또 그를 전타기리가(旃陀耆利柯)가외산(可畏山)이라 한역한다라고 불렀다. 왕이 악인을 찾다가 그를 만나게 되었는데, 사자(使者)가 그에게 말했다.
“왕은 지금 살해(殺害)하는 것으로써 사람을 다스리고자 한다.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는가?”
그 사람이 대답했다.
“염부제 안에 있는 것을 다 죽여 없애라고 하여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사자는 돌아와 그의 말을 대왕에게 아뢰니 왕은 즉시 명령했다.
“그 사람을 데리고 오라.”
사자가 교령을 받들고 그에게 가서 말했다.
“왕이 너를 데려오라고 명령했다.”
그 사람이 사자에게 대답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부모님을 꼭 만나 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즉시 부모에게 아뢰었다.
“아육대왕은 일체를 살해하는 것으로 사람을 다스리고자 하는데, 나에게 그 일을 하라고 하여 지금 가고자 합니다.”
부모가 허락하지 않자 그는 성을 내면서 곧 부모를 죽이고 사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사자가 말했다.
“너는 어째서 이렇게 늦게 오느냐?”
그 사람이 대답했다.
“내가 가는 것을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기에 내가 이미 그들을 죽였습니다.”
뒤에 왕이 거처하는 곳에 이르자 그는 대왕에게 아뢰었다.
“사람을 다스리고자 하신다면 마땅히 뇌옥(牢獄)을 짓고, 옥문(獄門)을 장엄하되 극히 화려하게 하십시오. 그래서 그 감옥을 보는 자들이 사랑하고 즐거워하도록 하십시오.”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청컨대 왕께서는 엄한 교령을 내리시어, 옥에 들어온 자는 아무도 다시 나갈 수 없도록 해 주십시오.”
왕이 말했다.
“참으로 좋은 생각이다.”
이때 전타기리가가 계사(鷄寺)40)에 이르렀는데, 절에 한 비구가 경전[修多羅]41)을 읽고 있었다. 그 수다라에서는 지옥의 일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즉 펄펄 끓는 가마솥[鑊湯]과 훨훨 타는 화로[鑪炭]와 칼로 만들어진 산[刀山]과 가지와 잎이 모두 칼로 된 나무[劍樹]42) 등과 같은 갖가지 괴로운 일을 말하면서, 만약 사람이 지옥에 태어나면 죄에 따라서 그렇게 다스린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천사수다라(五天使修多羅)』43) 중에서 지옥의 일을 설명해 놓은 것과 같이 자세하게 지옥의 일을 설명하고 있었다. 전타기리가는 그 말을 듣고는, 그 내용에 따라서 지옥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을 모두 다 만들어 놓았다.
이 당시 사위국(舍衛國)44)에 한 상인의 우두머리[商主]가 있었다. 그가 부인과 함께 보물을 캐기 위해 바다로 들어갔다가 그만 바다 가운데 이르렀을 때에 아이를 낳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의 이름을 바다[海]라고 하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어느 날 바다에 들어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들은 5백 명의 도적을 만나게 되었다. 도적들은 상인을 해치고 그 재물을 탈취해 갔으나, 오직 아이만은 화를 면했다. 그 아이는 뒤에 불법에 출가하여 차례로 이곳저곳을 떠돌며 유행(遊行)하다가 파타리불다국에까지 이르렀다. 그곳에서 아침 일찍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걸식을 하러 나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그 나라의 사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지옥의 문이 갖가지로 장엄되어 있는 것을 보고도 걸식하려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고통을 주는 여러 기구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즉시 탈출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전타기리가가 그를 발견하고 붙잡으며 말했다.
“너는 이제 죽어야 한다.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이때 비구는 마음이 두렵고 떨려서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전타기리가가 말했다.
“너는 지금 무슨 일 때문에 마치 어린애처럼 울고 있느냐?”
비구가 대답했다.
“나는 이 몸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단지 해탈(解脫)하기 어렵게 된 까닭으로 우는 것이다. 출가하기가 어렵다고 했는데 나는 이미 출가했고, 부처님을 만나기가 어렵다고 했으나 나는 이미 부처님을 만났다. 그러나 법 중의 참법을 나는 아직 얻지 못했으니, 이 때문에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다.”
전타기리가가 비구에게 말했다.
“나는 이미 대왕에게서 이 감옥에 들어오는 자는 누구 건 다 내보내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자 비구는 울면서 말했다.
“그대가 나를 1개월만 더 살 수 있게 해 달라.”
전타기리가가 대답했다.
“1개월까지는 안 된다. 대신 7일 동안이라면 들어주겠다.”
비구는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생각하면서 부지런히 수행하고 정진하여 만 7일이 되었다. 마침 그때에 왕자가 궁 안의 사람과 더불어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었는데, 아육왕이 그것을 보고는 몹시 화가 나서 이 두 사람을 즉시 감옥에 넘겨 죄를 다스리도록 했다. 전타기리가는 그 두 사람을 바로 쇠절구 안에 넣고는 절굿공이로 그들을 찧어버렸다. 비구가 이 광경을 보고는 깊이 두려움과 공포가 일어나 즉시 게송을 읊었다.

큰 스승이시며 자비하신 부처님께서는
첫째가는 선인(仙人)으로서 바른 말씀을 하셨네.
이 몸뚱이란 물거품이 모인 것과 같아서
실상이 없고 상주(常住)하지도 않는다고.

이 단정하고 엄숙한 신색(身色)이
죽어서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버리고 떠나야 하나니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즐겨하는 법을.

이 인연으로 나는 마땅히 알게 되었네.
해탈이 바로 이 지옥에 있으니
이것을 의지하면 마땅히
삼계[三有]45)의 바다를 건너게 되리라는 것을.

이때 비구는 하룻밤 동안 정진하고 사유(思惟)하여 번뇌를 끊어 없애버리고 즉시 아라한과를 얻었다. 전타기리가가 비구에게 말했다.
“밤은 이미 지났고 새벽의 밝은 빛이 나왔다. 고통을 받을 시간이 되었음을 너는 마땅히 알리라.”
비구가 대답했다.
“나는 지금 네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구나. 그렇다. 밤은 이미 지나고 밝음이 나타났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은 오직 무명(無明)의 밤이 지나고 지혜의 낮이 밝았다는 것이다. 나는 지혜의 일광(日光)으로 일체의 세상을 보나니 어느 하나 실상을 가진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제 불법(佛法)으로써 모든 세상을 거두어들이고자 한다.”
그리고 전타기리가에게 말했다.
“이제 이 몸을 너의 뜻에 맡기겠다.”
옥주(獄主)인 전타기리가는 세상에 더 이상 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자비심이라곤 전혀 없었기에, 크게 화를 내면서 이 비구를 피고름과 똥과 오줌이 섞인 오물로 가득 찬 쇠절구 안에 넣었다.
그리고 많은 땔나무를 태워서 비구를 삶으려고 했다. 하지만 땔나무가 다 없어지도록 비구의 몸은 허물어지지 않았다.
옥주는 이렇게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을 보고는 마구 화를 내면서 옥졸을 때리고 욕을 했다.
“너는 어째서 불을 많이 때지 않는 것이냐?”
그러면서 옥주가 즉시 직접 땔나무에 불을 붙여 태우려 했으나 타지 않았다. 그렇게 땔나무가 타지 않는 것을 보고 이상해서 절구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이 비구가 연꽃[蓮花] 위에 결가부(結加趺) 하고 앉아 있는 것이었다. 옥주는 이 광경을 보고는 즉시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모든 백성들과 함께 가서 그것을 보았다.
이때 비구는 즉시 신력(神力)을 써서 한 생각 사이에 쇠절구에서 벗어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비유하자면 마치 거위왕[鵝王]46)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열여덟 가지 변화를 나타내는 것과도 같았다. 아육왕은 이 비구가 마치 큰 산을 부수고 나와서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고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게송으로 말했다.

그대의 몸은 사람의 몸과 같건만
신력(神力)은 사람의 힘을 초월했구나.
나는 이런 일은 알지 못하나니
그대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러므로 마땅히 바른 말을 해주어
나로 하여금 알 수 있게 하여라.
만약 내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마땅히 그대의 제자가 되리라.

이때 비구는 혼자 가만히 생각하였다.
‘이 왕은 지금 능히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감당할 수 있다. 마땅히 널리 탑을 지어 사리(舍利)를 공양하며, 모든 사람을 위해 법을 받게 하여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하리라.’
이런 생각을 한 뒤에 그 공덕을 나타내고자 게송으로 말했다.

부처님은 일체 번뇌를 멸하셨고
큰 자비는 비할 데가 없으시며
가장 빼어난 것을 논의[最勝論]하는 스승이시니
나는 그분의 제자라네.

다함이 없는 정법(正法)의 힘으로
일체의 유(有)에 집착하지 않으시며,
부처님께서는 사람 중의 우왕(牛王)이신지라
스스로도 조복(調伏)하고 또 남도 조복시키신다네.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지금
삼계(三界)의 지옥을 벗어나게 하였다네.

그리고 또 말하였다.
“또 대왕이여,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수기(授記)47)하시었습니다.
‘내가 열반에 든 지 백 년 뒤에 파타리불다성에 이름을 아수가라고 하는 한 왕이 나오리니, 그가 사분(四分)의 전륜왕이 되어 나의 사리(舍利)를 널리 공양하고 8만 4천의 탑을 일으킬 것이다.’
또 대왕이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 왕은 또 감옥과 지옥 등을 세울 것이며 그 감옥 안에서 수없이 많은 살생을 저지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왕은 마땅히 그것을 없애고서 일체 중생에게 무외(無畏)48)를 베풀 것이다.’
대왕께서는 이제 마땅히 세존의 뜻을 만족하게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그러므로 대인왕(大人王)께서는
모든 중생들에게
마땅히 자비심을 일으키어
공포와 두려움이 없는 법을 베푸소서.

마땅히 세존의 뜻을 만족하게 하시어
널리 사리탑을 세우소서.

이때 아육왕은 부처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내어 합장하고 참회하며 게송을 읊었다.

저는 불법에 귀의하여
세존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그대는 부처[十力]49)의 아들이시니
마땅히 인욕의 마음[忍辱心]을 일으키소서.

제가 지은 모든 악을
당신에게 참회하오며
이제부터 마땅히 닦고 정진하여
깊이 공경하는 마음을 내겠습니다.

저는 가지가지의 불탑(佛塔)으로
이 땅을 장엄할 것이며
마노와 백설 같이 희게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말씀한 바와 같이 하겠습니다.

비구가 대답했다.
“훌륭하다.”
그리고 즉시 신력으로써 거처하는 곳으로 돌아갔다. 이때 아육왕이 감옥에서 나오려고 하니 전타기리가가 합장하고 말했다.
“대왕께서 잘 알고 계시듯이, 저는 ‘이 감옥에 들어온 자는 누구도 나가지 못하게 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때 왕이 말했다.
“너는 지금 나를 죽이려고 하느냐?”
“그렇습니다.”
왕이 말했다.
“우리들 가운데 누가 가장 먼저 들어왔느냐?”
전타기리가가 대답했다.
“제가 가장 먼저 들어왔습니다.”
이때 왕은 모든 옥졸들에게 말했다.
“전타기리가를 잡아다가 낙가옥(落可屋)풀어 번역하지 않는다에 집어넣고 불에 태우도록 하여라.”
그리고 다시 사람들에게 이 감옥을 파괴하라고 하여 일체 중생들에게 무외(無畏)의 자비를 베풀었다.
이때 왕은 널리 불탑을 조성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어, 4병(兵)50)을 장엄하여 아사세(阿闍世)51) 왕이 세워 놓은 두루나(頭樓那)병(甁)이라 한역한다라고 하는 탑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사람들에게 그 탑을 무너뜨리고 부처님의 사리를 꺼내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차례로 일곱 탑의 사리를 모두 꺼내 취하였다. 그리고 다시 라마(羅摩)희(戱)라고 한역한다라는 이름의 촌락으로 갔다. 이 촌락 가운데에는 탑이 하나 있었는데, 최초로 세워진 탑이었다. 아육왕은 또 그 탑을 부수어 사리를 꺼내려고 했다.
이때 어떤 용왕(龍王)52)이 아육을 데리고 용궁으로 들어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이 탑은 내가 공양한 것이니 왕께서는 그 탑만은 그대로 남겨 두시오.”
왕이 그렇게 하겠다고 허락했다.
그러자 용왕은 다시 아육을 데리고 라마촌에 돌아왔다.
그래서 아육왕은 생각했다.
‘이 탑은 제일가는 탑이기 때문에 용왕이 배나 소중하게 수호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여기에서는 사리를 꺼낼 수 없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본국으로 돌아왔다.
이때 아육왕은 8만 4천 개의 보석함을 만들고, 사리를 분배하여 이 함 속에다 담았다. 그리고 다시 8만 4천 개의 병(甁)과 번개(幡蓋)를 만들어 야차(夜叉)53)에게 주면서, 일체의 대지(大地) 또는 대해(大海)의 곳곳에다 탑을 세우게 했다.
그러면서 또 말하였다.
“나라 가운데에는 소(小)ㆍ중(中)ㆍ대(大)의 세 종류가 있다. 만약 어떤 나라에서 천만 냥(千萬兩)의 금을 낸다면 그곳에는 마땅히 왕탑(王塔)을 세우도록 하라.”
이때 덕차시라국에서는 36천만 냥의 금을 내었는데, 그 나라 백성들이 아육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왕께서는 마땅히 저희들에게 서른여섯 개의 상자를 주셔야 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생각했다.
‘나는 여러 곳에 두루 불탑을 조성하고자 하는데, 이 나라에서 어쩌자고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갖겠다고 하는가?’
이때 왕은 좋은 방편을 써서 그 백성들에게 말했다.
“지금 마땅히 너희들의 35천만 냥의 금을 없애버리겠다.”
그리고 또 말했다.
“혹시 나라에 탑이 많거나 혹은 적더라도, 지금부터는 다들 다시는 나에게 금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하라.”
더 나아가 아육왕은 야사대덕(耶舍大德)54) 아라한55)의 처소로 가서 말했다.
“나는 하루 한 생각[一日一念] 중에 8만 4천 개의 탑을 일시에 갖추어 조성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먼저 일곱의 탑 가운데
세존의 사리를 취하였다네.
나는 공작성(孔雀姓)의 왕으로
단 하루 동안에
8만 4천의 탑을 조성하였으니
광명이 흰 눈[雪]과 같도다.

아육왕은 8만 4천의 탑을 일으킨 다음 불법을 수호했으니, 당시의 모든 백성들은 그를 아육법왕(阿育法王)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모든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게송으로 말했다.

대성(大聖)이신 공작왕께서는
법을 알아서 크게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하시고
탑으로써 세간을 인가[印]하셨네.
이 땅에서의 악명(惡名)을 없애시고
법왕으로서의 선명(善名)을 얻으셨으니
법에 의지하여 안락을 얻으셨구나.

이상은 양 천감(天監)56) 11년(512) 6월 20일에 부남 사문 승가바라는 양도(陽都) 수광전(壽光殿)에서 번역하여 보창(寶唱)57)에게 기록하게 하였다.
030_0347_b_04L佛住王舍城竹林迦蘭陁精舍於彼早起著衣持鉢與比丘衆圍繞入王舍城乞食是時空中而說頌曰佛身如金山 行步如象王 面貌甚端嚴猶若於滿月 與比丘圍繞 俱行入於城爾時世尊將欲入城足履門閫有種種不思議事盲者得視聾者能聽者能語跛者能行牢獄繫閉皆得解有怨憎者悉生慈悲犢子繫縛自然解脫其往母所一切諸獸象心大歡喜悉皆鳴吼一切飛鳥鸚舍利俱翅羅孔雀等鳥鳴聲相和諸莊嚴具鐶釧釵璫種種寶物在篋笥中自然出聲甚可愛樂一切伎樂自然俱作是時此地自然淸淨無諸穢惡沙礫瓦石荊棘毒草六種震動東踊西沒西踊東沒南踊北沒北踊南沒中央踊四邊沒四邊踊中央沒#周迴旋轉現此種種奇特之事爾時空中復說偈言一切大地 四海爲衣 國城諸山以爲莊嚴 世尊蹈地 六種震動如海中舶 爲風所吹佛入城以神力故令一切人悉生喜踊如大海水爲風所吹一切人民而說偈言世閒可愛樂 無過佛入國 大地六種動沙礫無遺餘 諸根不具足 悉皆得具足一切衆樂器 自然出妙聲 佛光照諸國如千日照世 以香水灑地 及栴檀末香是時此國城 莊嚴中第一爾時世尊行至大路於大路中有二小兒一是何伽羅久履笥翻最勝姓兒一是久履笴翻勝姓兒此二小兒在沙中戲第一小兒名闍耶翻勝第二小兒名毘闍耶翻不勝此二小兒見世尊身三十二相第一小兒以沙爲糗捧內佛鉢第二小兒合掌隨喜卽說偈言自然大慈悲 圓光莊嚴身 已遠離生死我今一心念 以心念佛故 捧沙以供養是時闍耶供養已而發願言以此善當令我爲一繖地王於佛法中廣作供養佛知其心見其正願未來之有勝妙果由佛如來爲福田故#以慈悲心而受此沙卽便含笑身出諸或從頂出或膝下出下出光照八地獄寒者得暖熱者淸光照其身苦惱皆除彼諸衆生心生疑惑我已脫苦爲卽住此爲餘處爾時世尊爲起善念復作化人至其處彼衆生見而生心言我等今非異處生但以此人力故令我脫復於化人更生心念地獄報業皆消滅從彼命終生人天中有見諦從頂出光照四天王乃至阿迦尼於光明中說苦無常無我法說偈言當精進出家 相應於佛法 滅除生死軍如象破宅舍 若人於佛法 勤行不放逸捨一切生死 得一切苦滅佛之光明能照三千大千世界照已還入佛身若佛欲記過去業報光從背入若佛欲記未來業報光從前入若佛欲記地獄生者光從足入若佛欲記畜生生者光從踝入若佛欲記餓鬼生者光從腳趾入若佛欲記人生者光從膝入若佛欲記鐵輪王生光從左掌入若佛欲記金輪王生光從右掌入若佛欲記天生光從臍入若佛欲記聲聞菩提光從口入若佛欲記緣覺菩提光從白毫相處入佛欲記菩薩菩提光從肉髻入光從三千世界還者先繞佛三帀然後各隨所入今佛含笑身出光明繞佛三從左掌入不無因緣是時阿難見合掌而說偈言佛除掉慢等 滅怨成勝因 不無因而笑齒白如珂雪 以智慧能知 他所樂聞事以最勝光明 能令彼疑滅 佛聲如雷震眼猶如牛王 人天勝福田 當記施沙報佛言阿難我於今者不無因笑有因緣故如來應正遍知現此含笑阿難汝見小兒以手捧沙置鉢中不阿難白佛唯然已見世尊又言此兒者我入涅槃百年後當生波咤利弗多城王名阿育爲四分轉輪王信樂正法廣供養舍利起八萬四千塔饒益多於是如來復說偈言我入涅槃後 當生孔雀姓 名阿育人王樂法廣名聞 以我舍利塔 莊嚴閻浮提是其功德報 施沙奉於佛佛時取沙授與阿難而語之言汝取牛糞用和此沙塗佛經行地阿難受卽用塗地乃至波咤利弗多城有王名旃那羅笈多翻月護時王有子名頻頭娑羅翻適實頻頭娑羅長子名修私摩翻善結是時有詹波城婆羅門生一女色貌端正國中第一相師記曰是女夫當作王女應生二子第一子作四分轉輪王第二子出家得道婆羅門聞是語已生大歡喜欲樂富貴將其女往波咤利弗多國以一切莊嚴之具莊嚴其身而白頻頭娑羅王言我女端正國中第一與王作婦王卽納之以置宮內一切內人皆作是念此女端正彼國最勝若王見者必當樂著不愛我等諸內人等思惟是已卽便令其作剃毛師爲王剃毛又於一時王令剃毛當剃毛時王便得眠王眠旣覺心生歡喜卽語其言汝有所須隨意所說卽白王言我願與王共相娛樂王語言汝是剃毛師我是國云何同汝復白王言我是婆羅門非剃毛師彼婆羅門本欲以我爲王夫人王又問言誰令汝作剃毛師答言內人王又語言汝今勿復更爲此事卽便取之以爲夫人少時有十月生子王念言我今無憂名此兒爲阿輸柯卽是阿育翻爲無憂乃至生第二兒除心憂故卽名此兒爲毘多輸翻爲除憂其體麤澀父不愛念時頻頭娑羅王欲相諸子誰堪紹繼卽命外道相師名賓伽羅跋娑翻蒼犢語言和上我欲相諸王子若我滅後誰堪爲賓伽羅跋娑答言大王欲相王子當入金殿乃至頻頭娑羅王將至金殿時阿育母語阿育言大王今日欲相諸子汝可往彼阿育答言王不喜云何得往其母語言汝今但去育答言今當如命願母遣人將食至乃至阿育從波咤利弗多城出有大臣名曰成護遇見阿育問言者欲何處去阿育答言今日大王於金殿上欲相諸子我今往彼成護卽以最勝舊象與阿育乘阿育乘象至金殿所至已於諸王中而便坐地王皆有種種飮食金銀爲器阿育母卽便遣人辦飯與酪盛以瓦器送與阿育是時頻頭娑羅王語相師言汝當次第相諸王子於我滅後誰堪爲王相師思惟若言阿育堪爲王者不重之必當殺我思惟是已便白王我今以因緣相不出其名王答言好相師卽言若王子中有好乘者便堪爲王大王復言汝可更相相師復若勝坐處是堪爲王大王復言可更相相師復言有好飮食及以好則堪爲王諸王子聞其此言各思惟若有好乘坐處飮食器者當作王阿育思惟今此相師不出其以相故說若好乘等堪爲王者乘最勝又坐大地飯酪第一我器地以水爲飮如我所見我當作王相師問訊其母其母問言大王滅誰當作王答言阿育復語相師或更問堪作王者汝可遠去不須住若阿育得王汝當更來是時相師遠至餘國頻頭娑羅王所領國名德叉尸羅欲爲反逆不從王化頻頭娑羅王語阿育言汝可集四種兵至彼國器仗資物悉不與之乃至阿育領四兵衆從波咤利弗多國出人白阿育言我等今者無有器仗及以資物云何當能征罰彼國阿育答若有功德應爲王者器仗資物自然而出作此語已應時地開器仗資物一時而出是時阿育領四種兵德叉尸羅德叉尸羅人民聞阿育出半由旬莊嚴道路香水灑地迎阿育而說言我等迎王不爲鬪諍亦不與彼大王相嫌但王所遣大臣在我國者爲治無道願欲廢之是時人民以諸供具供養阿育迎至國中如是乃至廣說阿育王遣使往佉師國佉師國中有二健兒白其王言我等二人力能平山彼阿育來不足臣事是時諸天而發聲言阿育當爲四分轉輪王領閻浮提不可逆也頻頭娑羅王長子修私摩從苑中還入波咤利弗多城是時頻頭娑羅王第一大臣頂上無髮從城內出中路相逢#修私摩戲手拍其頭是時大臣思惟說言其今以手拍我若作王時汝以刀害我宜作方便令其後時得爲王是時大臣令五百臣離修私又言阿育當爲四分轉輪王我等應當悉共事之乃至令德叉尸羅人民反此大王不復臣屬頻頭娑羅王遣修私摩往征罰之修私摩雖復到而不能罰是時阿育自還本國頭娑羅王身遇重病命將欲絕勅語使人可遣阿育#更往德叉尸羅國令修私摩還我今欲以國事付之諸臣以黃薑汁塗阿育身示作病相復煮落叉不解翻汁以鉢盛之置在一處唱阿育病是時頻頭娑羅王未終之頃諸大臣等莊嚴阿育至大王白大王言此是王子大王應當授之王位若修私摩還我復當以王位與之是時大王聞是語已心大瞋忿阿育言若我如法得爲王者天當卽時與我天冠作是言已諸天卽以天冠著其頭上大王見已倍生瞋恚遂有熱血從其口出卽便命終阿育於是卽登王位登王位已卽拜成護爲第一臣是時修私摩聞大王終育就位生大瞋恚卽與兵衆欲罰阿阿育王於其城中出多兵衆城四門令二勇猛大力之將領諸兵守南西二門復令大臣成護領諸兵衆守城北門阿育王自領兵衆守城東門大臣成護以諸方便於城東門作諸機關刻木以爲阿育王身及諸軍衆掘地作坑與無煙火以物覆之復以燥土用置其上修私摩領諸兵衆欲攻北門成護語言汝莫攻我當攻東門汝若得殺阿育王者我自降伏修私摩便從其語卽迴軍衆往攻東門見機關人悉皆不動#於是直前卽墮火坑自燒而死修私摩死已彼有軍主名跋陁羅翻賢由他翻伏大力勇猛領諸軍衆其數過千於佛法中出家修道卽得阿羅漢果阿育王領理國事有五百大臣於阿育王起輕慢心阿育王語諸大臣可折取花菓樹以護棘刺樹諸臣答大王不爾當折取棘刺樹以護花菓樹阿育王復言不如是當折取花護棘刺樹如是至三諸大臣不受其教阿育王瞋卽自拔刀斬五百臣首乃至阿育王復於一時將五百婇女入於後園園中有樹名阿輸柯樹生花葉阿輸柯王見而說言此樹與我同名是故歡喜阿育王身體麤澀諸女人等不欲近之王園中眠諸女人等爲欲令王不歡喜故折樹花葉乃至令盡阿育王覺見無花葉而問諸女樹花脫盡誰之所作諸女答言我等所爲阿育王瞋卽以竹箔裏諸女人以火燒之以其惡故時人謂爲旃陁阿輸柯王翻可畏大臣成護白旃陁阿輸柯王如是所作若打若殺當付餘人不應自作王卽募覓能行殺者是時山中有村村中有人善織衣業而生一子其父字之名耆利柯翻山其人可畏能行不仁恒罵父母家中男女悉皆打拍乃至一切衆生無不殺害常以網捕爲業以其殺害多故人復謂之旃陁耆利柯翻可畏山王覓惡而値遇之使者語言王今欲以殺害治人汝能爲不其人答言閻浮提悉令殺盡我亦能爲使者以其所還白大王王卽語言將此人來使者受教往彼語之王令汝來其答使且待少時須見父母卽白父母育大王欲以一切殺害治人令我爲我今欲去父母不許其人瞋故便害父母還使人處使人語言汝來何其人答言父母不聽我來我已害後至王處白大王言欲治人者作牢獄莊嚴獄門極令華麗令見之無不愛樂復白王言請王嚴教入獄者悉不得出王言甚善是時陁耆利柯往至雞寺寺中有一比丘誦修多羅修多羅中說地獄事謂鑊湯鑪炭刀山劍樹等種種苦事若有人生地獄者隨罪治之乃至廣說五天使修多羅中說地獄事是時陁耆利柯聞此語已一切隨之造地獄具舍衛國有一商主共婦入海至海生兒仍名兒爲海乃至十二年海中往反遇五百賊害此商主奪其財物唯兒得免後於佛法出家次第遊行至波咤利弗多國至已早起衣持鉢入國乞食以不悉故見地獄種種莊嚴便入其中爲欲乞食見諸苦具卽便欲出旃陁耆利柯見而執之語言汝今受死不得出也是時比丘心懷怖懼啼泣流淚旃陁耆利柯語言汝今何事啼泣猶如小比丘答言我不爲惜此身但爲値遇解脫難故出家難得我今已得迦難値我已得値法中眞法我猶未是故憂惱旃陁耆利柯語比丘言我已受大王命有入此獄者悉不得是時比丘啼泣而言汝當申我一答言一月不可聽至七日比丘思死近勤修精進至滿七日有王子共內人語阿育王見而生瞋忿令將此二人付獄治罪旃陁耆利柯卽以二人置鐵臼中以杵擣之比丘見已深生怖畏卽說偈言大師佛慈悲 第一仙正說 此色如泡聚不實不常住 此身色端嚴 滅爲何所趣是故應捨離 癡人所樂法 此緣我當知解脫在此獄 依此當得渡 三有之海岸爾時比丘於一夜中精進思惟斷除煩惱卽得阿羅漢果旃陁耆利柯語比丘言是夜已過明相已現受苦時汝應知之比丘答言我今不知汝之所說是夜已過明相已現唯能自知無明夜過智慧日現我以智慧日光見一切世閒皆無有實是故我今欲以佛法攝諸世閒語旃陁耆利柯我今此身隨汝意作是時獄主無慈悲心不見世閒卽大瞋忿以此比丘置鐵鑊中盛以濃血屎溺雜穢與薪火煮此比丘乃至薪盡身不爛是時獄主見其不異卽生瞋忿罵獄卒汝今何故不多與火獄主卽便自與薪火而火不燃旣見不燃便看鑊中見此比丘坐蓮華上結加趺見是事已卽往白王王聞已一切人民共往看之是時比丘卽以神力於一念頃從鐵鑊出身昇虛空譬如鵝王飛騰空中現十八變育王見此比丘猶如破山臨於空中心生歡喜而說偈言汝身同人身 神力過人力 我不知此事汝今爲是誰 是故當正說 應令我知之若我知此事 當爲汝弟子爾時比丘心自思惟此王今能堪受佛語當廣作塔供養舍利爲一切人受法饒益作是思惟已欲顯其功而說偈言佛滅一切漏 無比大慈悲 最勝論議師我是彼弟子 無盡正法力 不著一切有佛人中牛王 自調復調他 令我今得脫三有之牢獄復次大王如佛所記我入涅槃百年於波咤利弗多城當有王名阿輸柯作四分轉輪王於我舍利廣作供養起八萬四千塔復次大王王所起獄與地獄等於此獄中殺害無數王當除之於一切衆生施與無畏大王今應滿世尊意卽說偈言是故大人王 於一切衆生 當起慈悲心施與無怖畏 當滿世尊意 廣起舍利塔爾時阿育王生念佛心合掌懺悔而說偈言我歸依佛法 及世尊弟子 汝今十力子當起忍辱心 我所作衆惡 悉懺悔於汝今當修精進 深生恭敬心 我莊嚴此地以種種佛塔 其白如珂雪 如佛之所說比丘答言善哉卽以神力還其所住阿育王欲從獄出旃陁耆利柯合掌說言大王當知我已受命入此獄皆不得出王語言汝今欲殺我答言如是王言我等誰最前入陁耆利柯答言我最前入王語諸獄卒捉旃陁耆利柯置落可屋不解翻以火焚之又復令人破壞此獄於一切衆生施與無畏王生心欲廣造佛塔莊嚴四兵往阿闍世王所起塔處名頭樓那至已令人壞塔取佛舍利如是次第乃至七塔皆取舍利復往一村名曰羅摩翻戲於此村中復有一塔最初起者復欲破之以取舍有龍王卽將阿育入於龍宮白王言此塔是我供養王當留之卽聽許是龍王復將阿育至羅摩村王思惟此塔第一是故龍王倍加守護我於是塔不得舍利思惟旣竟還其本國阿育王作八萬四千寶分布舍利遍此函中復作八萬四千甁及諸幡蓋付與夜叉令於一切大地乃至大海處處起塔又言國有三種若國出千萬兩金者處應起一王塔是時德叉尸羅國出三十六千萬兩金彼國人民白阿育王言王當與我三十六函王聞是語卽便思惟我欲處處廣造佛塔云何此國頓得多耶王以善方便語彼人民今當除汝三十五千萬兩金若國有多塔若國有少塔從今已悉聽不復輸金與我乃至阿育王往耶舍大德阿羅漢處說言我欲於一日一念中起八萬四千塔一時成而說偈言於先七塔中 取世尊舍利 我孔雀姓王一日中造作 八萬四千塔 光明如白雲乃至阿育王起八萬四千塔已守護佛法諸人民謂爲阿育法王一切世人而說偈言大聖孔雀王 知法大饒益 以塔印世閒捨惡名於地 得善名法王 依法得安樂阿育王經卷第一右梁天監十一年六月二十日扶南沙門僧伽婆羅於陽都壽光殿譯見寶唱錄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인도차이나 반도 남동부 메콩강(江) 하류에 있던 나라 이름으로, 2세기 초에 건국된 후, 3세기 초 범사만(范師蔓)이 ‘부남대왕’이라 칭하면서 말레이 반도까지 지배영역을 확대하였다.
  2. 2)상가팔라의 음역으로 460년에서 524년까지 생존한 사람이름이다. 부남국(扶南國) 출신으로 양(梁) 나라 때 해로(海路)를 통해서 중국에 들어와 정관사(正觀寺)에 머물면서 역경에 종사했다. 『해탈도론(解脫道論)』을 비롯하여 총 11부 38권을 번역하고 524년에 정관사에서 세수 65세로 입적했다. 번역서로는 『공작왕주경(孔雀王呪經)』, 『도일체제불경계지엄경(度一切諸佛境界智嚴經)』, 『문수사리문경(文殊師利問經)』, 『문수사리소설반야바라밀경(文殊師利所說般若波羅蜜經)』, 『보살장경(菩薩藏經)』, 『불설대승십법경(佛說大乘十法經)』, 『사리불다라니경(舍利弗陀羅尼經)』, 『아육왕경(阿育王經)』, 『팔길상경(八吉祥經)』 등이 있다.
  3. 3)고대 중인도(中印度) 마갈타국의 수도로, 원어인 라자그리하를 음역하여 나열기(羅閱祇)라고도 한다. 나열기성(羅閱祇城), 또는 왕사(王舍)라고 부른다.
  4. 4)왕사상(王舍城) 옆 가란타(迦蘭陀) 죽림에 있었던 죽림정사(竹林精舍)를 말한다. 가란타 장자가 부처님께 귀의한 뒤에 죽림을 부처님께 바쳤으므로 이곳에 정사를 세웠는데, 인도 사찰의 효시가 되는 것이다.
  5. 5)가란타정사(迦蘭陀精舍)의 가란타는 가란다라고도 읽으며, 가란다 새가 서식하는 대나무 숲을 가리키는 말이다. 마갈다국 왕사성의 북쪽에 자리한다. 가란다 장자가 석가모니에게 그 숲을 바쳤으며, 그 곳의 정사(精舍)에서 석가모니는 많은 설법을 했다.
  6. 6)세계의 중앙에 있다는 수미산(須彌山) 둘레를 두르고 있는 칠금산(七金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 7해(海)가 있고, 칠금산 밖은 함해(鹹海)가 둘러 있으며, 함해 밖은 철위산(鐵圍山)이 둘러, 수미 세계의 외곽을 이룬다. 함해 속에 사대주(四大洲)가 있으며, 사대주 남쪽이 인도 대륙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7. 7)코끼리 가운데 왕으로, 부처님을 비유한 말이다.
  8. 8)6식(識)의 의지하는 바가 되어서, 6식을 일으켜 대상을 인식하게 하는 근원을 말한다. 안근(眼根), 이근(耳根), 비근(鼻根), 설근(舌根), 신근(身根), 의근(意根)을 말한다.
  9. 9)부처님의 신체에 갖추어진 32가지의 현저한 신체적 특징을 가리키는 것으로, 원래는 전륜성왕에게 갖추어져 있다고 믿어 온 것을 부처님의 신체에 전용한 것이다. 이것은 불상을 조성할 때 고려되어 불상의 특색이 된다. 경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지도론』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①발바닥이 평평하여 지면에 골고루 닿는 족안평상(足安平相). ②발바닥에 수레바퀴의 표시가 있는 족천폭륜상(足千輻輪相). 또는 손과 발에 그것이 있다고 하여 천폭륜상(千輻輪相)이라고도 한다. ③손가락이 긴 수지직장상(手指織長相) 또는 지직장상(指織長相). ④손과 발이 유연한 수족유연상(手足柔軟相) 또는 수족세연상(手足細軟相). ⑤손가락과 발가락에 물갈퀴가 붙어 있는 수족만강상(手足縵綱相) 또는 수족강만상. ⑥발꿈치가 풍만한 족근만족상(足跟滿足相) 또는 족근원장상(足跟圓長相). ⑦발등이 높고 유연한 족부고상(足趺高相) 또는 족부단후상(足趺端厚相). ⑧정강이와 장딴지가 사슴의 다리처럼 섬세하고 원만한 천여녹왕상(腨如鹿王相). 사슴의 이름인 아이네야(aiṇeya)를 음역하여 예니야박상(翳泥耶膊相)이라고 한다. ⑨똑바로 서 있을 때는 손이 무릎까지 내려올 정도로 팔이 긴 수과슬상(手過膝相) 또는 입수미슬상(立手靡膝相). ⑩남근이 신체 내부에 감추어져 있는 마음장상(馬陰藏相) 또는 세봉장밀상(勢峯藏密相). ⑪양팔을 편 길이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의 길이와 같은 신종광상(身縱廣相). 신분원만상(身分圓滿相) 또는 신광홍직상(身廣洪直相)이라고도 한다. ⑫털구멍마다 청색의 털을 낳는 모공생청색상(毛孔生靑色相). ⑬털끝이 오른쪽으로 돌아 위쪽을 향하여 구부러지는 신모상미상(身毛上靡相) 또는 신모우선상(身毛右旋相). ⑭신체의 색깔이 황금과 같은 신금색상(身金色相). ⑮항상 몸으로부터 사방으로 1장 길이의 빛을 발하는 상광일장상(常光一丈相) 또는 상광일심상(常光一尋相). ⑯피부가 매끄러운 피부세활상(皮膚細滑相). ⑰양손, 양발, 양어깨, 정수리가 충만하고 유연한 칠처평만상(七處平滿相) 또는 칠처충만상(七處充滿相). ⑱양쪽 겨드랑이에 살이 충만하여 오목한 곳이 없는 양액만상(兩腋滿相). ⑲신체가 사자처럼 엄숙하고 평정한 위의를 갖춘 신여사자상(身如獅子相). ⑳신체가 단정한 신단직상(身端直相). ㉑어깨가 매우 둥글고 풍만한 견원만상(肩圓滿相) 또는 견박원만상(肩膊圓滿相). ㉒일반인보다 8개가 많은 40개의 이빨을 가진 40치상(四十齒相). ㉓이빨이 깨끗하고 고르며 조밀한 치백제밀상(齒白齊密相) 또는 치제평밀상(齒齊平密相). ㉔네 개의 이빨이 가장 하얗고 큰 사아백정상(四牙白淨相) 또는 아치선백유광명상(牙齒鮮白有光明相). ㉕양쪽 뺨이 사자의 뺨처럼 두툼하게 나온 협거여사자상(頰車如獅子相) 또는 사자협거상(獅子頰車相). ㉖인후에 항상 고여 있는 침으로 음식으로부터 최상의 맛을 얻는 인중진액득상미상(咽中津液得上味相) 또는 득최상미상(得最上味相). ㉗혀가 넓고 길면서도 엷고 유연하여, 길게 펴면 얼굴을 덮고 머리털 부근에까지 이르는 광장설상(廣長舌相) 또는 설부면지발제상(舌覆面至髮際相). ㉘음성이 절묘하고 청정하여 멀리서 들을 수 있는 범음심원상(梵音深遠相) 또는 범음성상(梵音聲相). ㉙눈동자가 짙은 하늘색인 안색여감청상(眼色如紺靑相) 또는 목감청상(目紺靑相). ㉚속눈썹이 소의 눈과 같은 안첩여우왕상(眼睫如牛王相). ㉛미간에 하얀 털이 있고, 이것이 오른쪽으로 돌아 항상 빛을 발하는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 ㉜머리 정수리의 살이 상투처럼 솟아 있는 정성육계상(頂成肉髻相). 무견정상(無見頂相), 오슬니사상(烏瑟膩沙相)이라고도 한다.
  10. 10)여덟 가지 지옥은 첫째 등활(等活), 둘째 흑승(黑繩), 셋째 중합(衆合), 넷째 호환(嘷喚), 다섯째 대호환(大嘷喚), 여섯째 초열(焦熱), 일곱째 대초열(大焦熱), 여덟째 무간(無間)이다. 이상의 지옥들은 엄청난 더위가 엄습하는 곳이기 때문에 팔열지옥(八熱地獄)이라 한다. 혹은 8지옥을 첫째는 알부타(頞部陀), 둘째는 니랄부타(尼剌部陀), 셋째는 알찰타(頞哳吒), 넷째는 확확파(臛臛婆), 다섯째는 호호파(虎虎婆), 여섯째는 온발라(嗢鉢羅)인데 일명(一名)은 청련화(靑蓮華)이고, 일곱째는 발특마(鉢特摩)인데 일명은 홍련화(紅蓮華)이고, 여덟째는 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인데 일명은 대홍련화(大紅蓮華)라고도 한다. 이상의 지옥은 매서운 추위가 엄습하는 곳이기 때문에 8한지옥(寒地獄)이라 한다는 설도 있다.
  11. 11)진실을 보고 실상을 이해하여 불교의 원리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12. 12)동서남북의 사방에서 부처님의 법을 수호하는 신들로, 동방의 지국천왕(持國天王), 남방의 증장천왕(增長天王), 서방의 광목천왕(廣目天王),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을 말한다. 원래는 고대 인도에서 세계의 수호신으로 생각하였던 것을 불교가 수용한 것이다. 저마다 권속을 거느리고 있는 이 사천왕은 힌두교의 사방 수호신과 내용상 동일한 관념을 채택한 것이나, 신의 명칭에서 그 원어까지 동일하지는 않다. 세계의 중앙에 우뚝 솟은 수미산의 정상에는 도리천이라는 신들의 세계인 33천이 있고, 이 수미산의 중턱을 둘러싸고 사방에 사천왕의 세계가 있다. 사천왕은 도리천의 우두머리 신인 제석천의 명을 받아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동작을 살펴 보고한다. 본래 사천왕의 형상을 표현하는 데 정해진 외모는 없었으나, 중국으로 전래되는 과정에서 무장한 장군의 모습으로 일반화 되었다. 갑옷을 두르고 무기 등을 들고서 발로 악귀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이 통례이다. 광목천왕은 필과 책, 다문천왕은 검과 보탑, 다른 두 천왕은 검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으나 반드시 정해진 것은 아니다. 북방을 수호하는 다문천만을 따로 신앙하는 경우에는 다문천이 비사문천(毘沙門天)으로 불린다.
  13. 13)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을 말한다. 범명으로는 Akaniṣṭha-deva, 파리명으로는 Akaniṭṭha-deva이다. 색계(色界) 18천(天) 가운데 하나이며, 5정거천(淨居天) 중의 하나이다. 아가니타천(阿迦膩咤天)ㆍ아가니사타천(阿迦尼師咤天)이라고도 한다. 의역하면 일구경천(一究竟天)ㆍ일선천(一善天)이 된다. 제4선천(第四禪天)의 가장 꼭대기 자리에 있으며, 또한 색계 18천의 최상천(最上天)이다. 형체를 가진 하늘의 구경한 곳에 있으므로 질애구경천(質礙究竟天)ㆍ색구경천(色究竟天)이라고도 한다. 이 하늘을 지나면 무색계(無色界)의 하늘이 되어서 심식(心識)은 있어도 형체는 없게 된다.
  14. 14)사륜왕 가운데 하나로, 철륜(鐵輪)을 굴리면서 남섬부주의 한 주(洲)를 다스리는 왕을 말한다. 증겁(增劫) 때에는 사람의 수명 2만 세에 나타나고, 감겁(減劫) 때에는 사람의 수명 8만 세 이상이 되면 나타난다고 한다. 철륜성왕이라고도 한다.
  15. 15)전륜왕 중에서 금륜보를 지니고 있는 왕을 말하는 것으로, 전륜왕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힘을 지닌 왕이다.
  16. 16)가르침을 듣는 자, 스승의 가르침에 의해 깨닫는 사람, 부처님이 가르치는 음성을 듣고서 수행하는 사람, 가르침의 소리를 듣고서야 수행할 수 있는 제자, 자기의 깨달음만을 구하는 데 전념하는 성자, 자기의 완성에만 주력하는 출가승 등의 의미를 갖는다. 넓은 의미로는 인간의 소질을 가리킨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서 장구한 세월에 걸쳐 주로 4제(諦)를 관찰하는 수행의 결과,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한다. 대승불교에서는 이것을 독각(獨覺)과 함께 이승(二乘), 소승(小乘)이라고 낮추어 본다. 원시불교 성전에서는 출가와 재가의 구별 없이 불제자를 의미했으나, 나중에는 출가의 수행승만을 의미하게 되었다. 특히 대승불교에서는 자기의 깨달음만을 얻는 데 전념하여 이타행이 결여된 출가 수행승을 지칭한다. 『법화경』에서는 십대제자 중의 수보리, 가전연, 마하가섭, 목건련을 모두 일컬어 4대성문이라고 한다.
  17. 17)혼자서 깨달음을 성취한 사람, 깨달음을 얻고 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설법하기 이전의 석가모니불, 자력으로 깨달음을 얻고 나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부처를 말한다. 12인연을 관찰하여 미혹을 끊고 이법을 깨닫기 때문에 연각이라고 한다.
  18. 18)부처님의 신체적인 특징인 32상(相) 가운데 하나로,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이라고 한다. 미간에 하얀 털이 있고, 이것이 오른쪽으로 돌아 항상 빛을 발한다는 특징이다.
  19. 19)성문승(聲聞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의 3승(乘) 가운데 보살을 가리킨다. 3승은 소승(小乘), 중승(中乘), 대승(大乘)이라고도 한다. 성문승 즉 소승은 4제(諦)의 이치를 깨달아 아라한이 되는 것이고, 연각승 즉 중승은 벽지불승(辟支佛乘)이라고도 불리며, 12인연의 이치를 깨달아 벽지불이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보살승 즉 대승은 장구한 기간의 수행으로 최상의 깨달음을 실현하는 것이다.
  20. 20)부처의 32상 중 하나인데, 정수리 부분에 혹 모양으로 솟아 있는 것을 가리킨다. 산스크리트로 우슈니샤란 머리 장식을 붙일 수 있는 머리칼을 뜻한다. 하지만 삭발한 출가 수행자였던 석가모니가 머리 장식을 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래로 인도의 귀족과 왕족들은 머리 장식을 하거나 터반(turban)을 쓰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한 머리 모양을 한 귀인(貴人)의 모습을 따서 초기의 불상이 조성되었고, 점차 민상투의 표현이 양식화되면서 마침내 큰 상투라는 의미는 상실한 채 정수리에 상투처럼 살이 솟아올랐다는 육계의 의미로 바뀌게 되었다. 육계를 풀어서 ‘살상투’라고도 한다.
  21. 21)석가모니의 십대 제자 중의 한 사람인 아난다를 줄여서 아난이라고 한다. 출가한 이래로 20여 년 동안 줄곧 부처님 곁에서 시봉하면서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을 들었다고 하여 ‘다문(多聞) 제일’이라 한다. 부처님이 열반에 든 후에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였으나, 마하가섭의 훈계를 듣고서야 비로소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한다.
  22. 22)부처님의 신체적인 특징인 32상(相)의 하나로, 속눈썹이 소의 눈과 같다는 특징을 말한다.
  23. 23)석가모니를 부르는 열 가지 호칭 중 하나로,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를 가리킨다.
  24. 24)범어 pataliputra의 음역으로, 의역하면 화씨성(華氏城)이라고 한다. 파타리자성(波吒釐子城)이라고도 한다.
  25. 25)아쇼카의 음역으로, 근심이나 비애가 없다는 뜻이다.
  26. 26)전륜성왕(轉輪聖王)ㆍ전륜성제(轉輪聖帝)ㆍ윤왕(輪王)ㆍ비행전륜(飛行轉輪帝)ㆍ비행황제(飛行皇帝)라고도 하며, 윤보(輪寶)를 돌리는 왕이라는 뜻이다. 전륜왕은 칠보를 갖고 있으며 4덕(德)을 구족하여서, 수미사주(須彌四洲)를 통일하여 정법으로 세상을 다스리는데, 그 국토는 풍요하고 인민은 화락하다고 한다.
  27. 27)고대 인도의 왕조 이름인 마우리야(maurya)의 번역이다. 또는 고대 중인도의 지명인 마투라의 번역이기도 하다.
  28. 28)수미산을 중심으로 하여 인간 세계를 동서남북 4개의 주로 나누고, 그 중에서 남쪽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남쪽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여 남염부제라고 한다. 고대 인도의 우주관에서 염부제라는 말은 본래 인도의 지리적인 땅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후세에는 인간 세계를 통칭하게 되었다. 불교 문헌에서도 이러한 관점을 그대로 이어받아 설명하고 있다. 4대주의 인간 세계는 각각 동비제하(東毘提訶), 서구다니(西瞿陀尼), 남염부제(南閻浮提), 북구로주(北俱盧洲)를 가리키는데, 이 네 지역에 사는 인간들 가운데서 동비제하와 북구로주에 사는 인간들이 가장 큰 즐거움을 누리며, 남섬부주의 경우에는 그보다 못하지만 부처의 출현은 남섬부주에 국한된다고 한다.
  29. 29)찬드라굽타의 음역으로, 월호(月護)라고 한역한다. 고대 인도의 마우리야 왕조의 시조로, 난다왕의 장군이었으나 반란을 일으켜 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올랐다.
  30. 30)빈두사라(頻頭莎羅)라고도 쓴다. 중인도 마가다국의 왕 이름이다. 공작 왕조의 전다라급다왕(旃陀羅笈多王)의 아들이며, 아육왕(阿育王)의 부왕이다.
  31. 31)중인도 폐사리국(吠舍離國)의 남쪽에 있던 지명이다. 갠지스강의 남쪽 강변에 첨파국이 있었는데, 섬부주의 여러 성들은 이 나라의 도성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현재 벵갈 지방의 바가르푸르가 이 나라의 도읍지로 추정된다.
  32. 32)범어 아쇼카의 음역으로, 아수가(阿輸迦)라고도 적는다. 아육(阿育), 또는 무우(無憂)라고 한역한다.
  33. 33)아육왕(阿育王)의 동생 이름이다.
  34. 34)불교 이외의 교학이나 종파를 가리키는 말로, 석가모니 당시에 인도에서 성했던 6사(師) 외도 또는 95종의 외도 등이 불전에 거론되고 있다.
  35. 35)타크샤쉴라의 음역으로, 석실(石室)이라 번역한다. 고대 북인도에 자리했던 나라 이름이다. 왕사성의 북쪽, 건타라국의 동남쪽, 가습미라국의 서남쪽에 있었다. 고대인도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한때 대승불교가 성행했다. 일찍이 건타라국의 속지(屬地)였으나, 현장(玄奘)이 서역에 갔을 당시에는 가습미라국에 예속되어 있었다고 전한다. 현재 인도의 펀자브(punjab) 지방의 북쪽, 파키스탄의 영토인 라왈핀디(rawalpindi) 지역이 해당한다.
  36. 36)범어 yojana의 음역이다. 의역하면 합(合)ㆍ화합(和合)ㆍ응(應)ㆍ한량(限量)ㆍ일정(一程)ㆍ역(驛) 등이 된다. 또는 유사나(踰闍那)ㆍ유선나(踰繕那)ㆍ유선나(瑜膳那)ㆍ유순(兪旬)ㆍ유연(由延)이라고도 한다. 인도의 거리 측정 단위이다.
  37. 37)아쇼카의 음역으로, 중인도 마가다국의 왕 이름이다. 마우리야, 즉 공작(孔雀) 왕조의 제3세 왕이며, 재위 연도는 대략 기원전 269년에서 32년경으로 추정한다. 전다라급다왕(旃陀羅笈多王)의 손자이며, 빈두사라왕(賓頭沙羅王)의 아들이다. 불법에 귀의하여 8만 4천 개의 불탑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38. 38)범어 라크샤의 음역으로, 낙차(洛叉)라고도 쓰고, 또는 낙사(落沙)라고도 한다. 인도의 수량 단위로 10만(萬)에 해당하며, 밀교에서는 다라니를 염송하는 수를 가리키기도 한다. 여기서는 음식의 이름으로 쓰였다.
  39. 39)아라한에 도달한 경지를 말하는데, 소승불교에서 불제자들이 도달하는 최고의 단계이다. 삼계(三界)의 모든 번뇌를 완전히 끊은 성자의 과보를 말하는데, 이것을 향해 수행하고 있는 과정을 아라한향이라고 한다.
  40. 40)범어 굴굴타아람마(Kukkutaarama)를 번역한 것으로, 계원(鷄園)이라고도 번역한다, 계작사(鷄雀寺), 계두말사(鷄頭末寺)라고도 한다. 인도 마갈타국에 있던 절 이름이며, 아쇼카왕(BC 3세기)이 창건하였으며, 이름난 스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41. 41)수트라의 음역이다. 수트라는 본래 실이나 끈을 의미하며, 선(線), 규칙, 경구(警句), 강요서, 경전 등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고대 인도에서 종교와 철학 및 학문의 기본적인 내용을 간단한 문장으로 정리해 놓은 것을 수트라, 즉 경(經)이라 불렀다. 이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리해 놓은 것도 경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인도에서는 그러한 경을 야자수 잎사귀 등에 적어서 실로 꿴 다음 바구니에 담아 놓았는데, 그처럼 실로 꿴 경을 한데 모아 놓았다는 뜻에서 경장(經藏)이라고 한다.
  42. 42)검수(劍樹)는 가지와 잎과 꽃과 과실이 모두 칼로 되어 있다는 지옥의 나무를 말한다. 불경하고 불효한 무자비한 죄를 지은 사람이 떨어지는 지옥을 검수지옥, 혹은 검림지옥이라고 하는데, 시뻘겋게 단 뜨거운 쇠 알의 열매가 달리고 잎이 칼로 된 나무 숲 속에서 온몸이 찔리는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43. 43)『오천사경(五天使經)』을 말한다. 『불설염라왕오천사자경(佛說閻羅王五天使者經)』의 약칭이다. 혜간(慧簡)의 저작으로, 악행을 지은 자가 지옥에 떨어져 겪게 되는 일을 설한다.
  44. 44)슈라바스티의 음역으로, 고대 인도의 지명이다. 석가모니가 세상에 계실 당시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수도였다. 교살라국은 남북으로 두 나라가 합해져 이루어졌는데, 남쪽의 교살라국만을 교살라국이라 하고 북쪽은 사위국(舍衛國)이라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 석가모니의 재세 당시 불교를 적극적으로 장려했으며, 석가모니의 포교도 활발했던 나라이다. 석가모니가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하다
  45. 45)삼유(三有)는 삼계(三界), 즉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를 말한다. 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라고도 한다.
  46. 46)아왕(鵝王)은 부처의 다른 이름이다. 부처의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수족만망상(手足縵網相)이라는 얇은 막이 있어 그 모습이 거위의 발과 같다는 데서 유래한다.
  47. 47)부처님이 불법에 귀의한 중생에게 어느 시기, 어느 국토에서 어떤 이름의 부처로 태어날 것이며, 그 수명은 얼마나 될 것이라는 것 등을 낱낱이 제시하면서, 미래세의 언젠가는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라고 알려 주는 것을 말한다. 또는 부처님이 중생에게 기별(記別)을 주는 것을 말한다.
  48. 48)불보살이 갖추고 있는 덕 중의 하나인데, 지혜를 갖춤으로써 중생에게 설법할 때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을 무외(無畏)라고 부른다. 그 내용에 따라 4종 무외, 6종 무외 등으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49. 49)10력(力)은 부처가 갖추고 있는 열 가지 힘을 말한다. 소승(小乘)에서는 18불공법(不共法)의 하나로, 대승에서는 140불공법의 하나로 꼽는다.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 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 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 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 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 편취행지력(遍趣行智力), 숙주수념지력(宿住隨念智力), 사생지력(死生智力), 누진지력(漏盡智力) 등이다. 혹은 보살이 갖추고 있는 열 가지 힘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 경우에는 심심(深心), 심신(深信), 대비(大悲), 대자(大慈), 총지(總持), 변재(辯才), 바라밀(波羅蜜), 대원(大願), 신통(神通), 가지(加持) 등이 된다. 단, 문헌에 따라 그 내용이 상이하여, 어떤 곳에서는 심심력(深心力), 증상심심력(增上深心力), 방편력(方便力), 지력(智力), 원력(願力), 행력(行力), 승력(乘力), 신변력(神變力), 보리력(菩提力), 전법륜력(轉法輪力) 등이 열거되기도 한다.
  50. 50)전륜왕을 따라다니는 네 종류의 병정으로,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차병(車兵)ㆍ보병(步兵)을 말한다.
  51. 51)아자타삿투 또는 아자타샤트루의 간략한 음역으로, 사람 이름이다. 아사세(阿闍貰)라고도 쓴다. 중인도 마가다국의 빈바사라왕의 아들이다. 모친이었던 위제희(韋提希) 부인이 회태했을 때, 점을 보니 장차 부왕을 살해할 아이라 했기에 아자타샤트루, 즉 미생원(未生怨)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미생원이란 태어나기 전에 원한을 가졌다는 뜻이다. 훗날 석가모니에게 귀의하여 불법의 보호자로서 널리 교법을 폈다.
  52. 52)천룡 8부 중의 하나로, 수많은 용들 중에서 가장 우두머리인 용이라는 뜻이다.
  53. 53)범어 yaksa를 약차(藥叉)ㆍ야걸차(夜乞叉) 등으로 음역한 말이다. 첩질귀(捷疾鬼)ㆍ용건(勇健) 등으로 한역한다. 원래 신성한 영적 존재, 초자연적인 존재를 의미하였는데, 나찰(羅刹)과 함께 나쁜 귀신의 총칭으로 사용된다. 매우 포악스런 귀신의 종류이지만 불법을 지키는 사람은 적극 돕고 불법을 해치는 무리는 무참히 공격한다.
  54. 54)아육왕(阿育王) 대에 화씨성(華氏城) 계작정사(鷄雀精舍)의 상좌로, 아육왕(阿育王)이 8만 4천 탑을 조성하는 것을 도왔고, 왕에게 우파국다(優婆毛笈多)를 추천하였다. 『잡아함경(雜阿含經)』 제23권에 나온다.
  55. 55)수행의 완성자, 공양을 받기에 적합한 사람, 존경해야 할 수행자라는 뜻으로, 소승불교에서 수행의 최고 단계에 도달한 성자, 모든 번뇌를 끊어 열반에 든 최고 단계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 부처님의 열 가지 호칭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원래는 부처님의 호칭이었으나 나중에 불제자가 도달하는 최고의 단계로서 구분된 것이다.
  56. 56)양(梁) 무제(武帝)의 왕호로, 서기 502년부터 519년 사이에 사용되었다.
  57. 57)중국의 양(梁) 나라 때의 승려로, 승우(僧祐, 445-518)의 문도이다. 516년에 장엄사(莊嚴寺)에서 『비구니전(比丘尼傳)』을 편찬하였고, 승민(僧旻) 등과 함께 『경률이상(經律異相)』도 편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