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383_c_01L아육왕경 제8권
030_0383_c_01L阿育王經卷第八 寫


양 부남 승가바라 한역
김영률 번역
030_0383_c_02L梁扶南三藏僧伽婆羅 譯


7. 부처님 제자 다섯 사람이 법장을 전수한 인연품[佛弟 子五人傳授法藏因緣品] ②
030_0383_c_03L佛弟子五人傳授法藏因緣下


5) 우파급다의 인연
030_0383_c_04L優波笈多因緣
030_0384_a_01L사나파사가 그렇게 대제호산에 절을 세우고 난 후에 다시 생각했다.
‘향을 파는 상인의 우두머리[商主]로서 이름을 급다(笈多)라 하는 이는 태어났을까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그는 급다가 이미 태어난 것을 알았다.
그리고 또 생각하였다.
‘또 이름을 우파급다라 하는 그의 아들을 세존께서는 무상불(無相佛)이라 예언하시었다. 그리고 세존께서 열반에 든 지 백 년 뒤에 우파급다가 능히 불사를 짓게 되리라고 하셨다. 그는 지금 태어났을까 아니면 태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니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래서 사나파사는 방편의 힘으로 향을 파는 상인으로 하여금 정진(精進)하도록 교화했다. 그리하여 사나파사는 어느 날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가, 또 다른 날에는 제자 하나만 데리고 그의 집에 찾아갔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에 사나파사는 혼자서 그의 집에 찾다. 급다는 불사를 하고 있다가 사나파사가 혼자 집에 온 것을 보고 물었다.
“성인(聖人)께서는 무슨 까닭에 따르는 제자도 없이 혼자이십니까?”
장로가 말했다.
“나는 이미 늙었는데, 나를 따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 만약 정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출가를 한다면 나를 따르는 사람이 생길 것이오.”
급다가 말했다.
“저는 집에 머물면서 5욕락(欲樂)을 누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가는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저에게 아들이 태어나면 장로를 따르게 하겠습니다.”
장로가 말했다.
“그렇게 하시오. 그렇게 하시오. 항상 이 원을 세워서 물러서거나 잃지 않도록 하시오.”
그 후 급다가 아들을 낳았는데 이름을 아파급다(阿波笈多)부정호(不正護)라 번역한다라고 하였다.
그가 장성하게 되자 사나파사는 급다의 처소로 찾아가서 말했다.
“그대는 옛날에 ‘만약 내가 아들을 낳으면 마땅히 장로에게 주겠다’는 서원을 세웠었소. 이제 아들이 태어났고, 이 아이에게는 덕도 있소. 그러니 그대는 마땅히 그 아이가 나를 따라 출가하도록 허락하시오.”
급다가 말했다.
“저는 지금 아들이라고는 오직 이 아이 하나뿐입니다. 그러니 만약 둘째 아이가 태어난다면 꼭 장로에게 주겠습니다.”
이때에 사나파사는 생각해 보았다.
‘이 아이가 과연 우파급다일까?’
생각해 본 후에 이 아이가 우파급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급다에게 말했다.
“그렇게 하시오.”
얼마 후 또 둘째 아들이 태어났고, 이름을 다나급다(陀那笈多)보호(寶護)라 번역한다라 했다.
그가 장성하게 되자 사나파타는 다시 급다의 처소에 찾아가서 말했다.
“그대는 옛날에 둘째 아들이 태어나면 마땅히 나에게 주겠다고 서원을 하였소. 지금 아이가 이미 태어났으니 그대는 마땅히 나를 따라 출가하도록 허락하시오.”
급다가 대답했다.
“장로께서는 부디 화를 내지 마십시오. 저에게 있는 두 아들은 함께 가업(家業)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한 아들은 재물을 모으고, 한 아들은 그것을 지켜야 하니까요. 만약 셋째 아이가 태어나면 꼭 장로에게 드리겠습니다.”
사나파사는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이 아이가 과연 우파급다인가?’
생각을 해보고는 그가 우파급다가 아님을 알게 되어, 다시 급다에게 말했다.
“그렇게 하시오.”
그리고 마침내 셋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모습이 단정하고 얼굴이 아름다워 매우 사랑스러웠기에 보는 사람들이 다 좋아하였다. 남보다 뛰어난 그 용모는 천색(天色)도 미칠 수 없었기에, 이 때문에 이름을 우파급다라 하였다. 이 아이가 장성하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집에 머물게 하고, 법으로써 생업을 다스려 많은 이익을 얻으려 했다.
이때 사나파사는 급다의 처소로 가서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전에 서원하기를, 셋째 아이가 태어나면 마땅히 나에게 주기로 하였소. 지금 아이가 이미 태어났으니 그대는 마땅히 그 아이가 나를 따라 출가하도록 허락해 주시오.”
급다가 말했다.
“제가 세운 서원은, ‘이 아이로 하여금 생업을 다스리게 하여, 만약 불어나거나 감소하면 출가를 할 수 없게 하고, 불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다면 바로 출가하도록 허락하리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마왕(魔王)은 마투라국의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그의 물건을 사도록 하여, 그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게 하였다. 그러자 사나파사가 급다의 처소로 갔다. 마침 우파급다는 향을 팔고 있었는데 장로가 말했다.
“너는 심(心)과 심법(心法)1)이 생길 때 어떤 것을 선(善)이라 하고 어떤 것을 악이라 하는지 아는가?”
우파급다가 대답했다.
“저는 지금 심과 심법에서 어떤 것이 선이 되고 어떤 것이 악이 되는가를 알지 못합니다.”
장로가 대답했다.
“만약 심과 심법이 탐(貪)ㆍ진(瞋)ㆍ치(癡)와 더불어 상응(相應)하면 이를 일러 악이라 하고, 불탐(不貪)ㆍ부진(不瞋)ㆍ불치(不癡)와 더불어 상응하면 이를 일러 선이라 하느니라.”
장로는 또 다른 때에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서 말했다.
“선남자야, 너는 어떻게 심과 심법을 내어야 선이 되게 하고 악이 되게 하는지 아느냐?”
대답했다.
“저는 지금 심과 심법에서 어떻게 해야 선이 되고 어떻게 해야 악이 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장로가 말했다.
“너는 지금 심과 심법에서 선이 되고 악이 되는 것을 알고자 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도(道)를 받아서 심과 심법의 악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여라. 내가 마땅히 할 일을 만들어 주겠다.”
이때 장로는 검고 흰 흙으로 구슬을 만들어서 그에게 말했다.
“만약 네가 흑심(黑心)이 일어나거든 검은 구슬을 가지고, 만약 백심(白心)이 일어나거든 흰 구슬을 가져라. 마땅히 부정관(不淨觀)2)을 짓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부처님을 생각하며 마땅히 사유하여라.”
우파급다는 선한 마음과 심법을 잘 짓고자 했으나, 검은 구슬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흰 구슬은 하나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사유하여 이분(二分)은 흑구슬을 취하고 일분은 백구슬을 취하게 되었다. 또 다시 사유하여 반은 흑구슬, 반은 백구슬을 취하게 되었다. 또 다시 사유하여 이분(二分)은 백구슬, 일분은 흑구슬을 취하게 되었다. 또 다시 사유하여 마침내 백심(白心)만 일어나 모두 백구슬을 취하게 되었다.
당시 마투라국에는 이름이 파사파달다(婆娑婆達多)천주여(天主與)라고 번역한다라고 하는 음녀(陰女)가 살고 있었다.
그에게 여종이 하나 있었는데, 그 종이 우파급다의 처소에 향을 사러 가서 많은 향을 얻어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자 그 주인이 물었다.
“너는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향을 얻어 왔느냐? 혹시 상인에게서 이 향을 훔쳐온 것은 아니냐?”
여종이 대답했다.
“우파급다라는 상인이 있는데, 안색과 용모가 구족했으며 언어가 미묘합니다. 그 사람이 법대로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주인이 이 말을 듣고는 우파급다에게 음욕의 마음을 일으켰다.
그래서 다시 그 여종을 우파급다의 처소에 보내며 여종에게 말했다.
“너는 그에게 가서, 내가 그와 더불어 즐기고 싶어 한다고 전하여라.”
그리하여 그 여종이 우파급다에게 가서 아뢰었더니, 우파급다가 말했다.
“너는 주인에게 돌아가서, 우리가 지금 만나는 것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전하여라.”
여종이 돌아와 주인에게 아뢰니 그 주인이 말했다.
“그는 나에게 5백 냥의 은전을 줄 능력이 없어서, 그 때문에 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여종을 보내어 말했다.
“너는 가서, ‘나는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대가 와서 함께 즐기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전하여라.”
그 여종이 다시 우파급다의 처소에 가서 이렇게 말하니, 우파급다는 여전히 같은 대답을 했다.
“우리가 지금 만나는 것은 아직 때가 아니다.”
그러던 중에 다른 장자의 아들이 파사파달다의 처소에 가 있었다.
그때에 다른 한 상인의 우두머리[商主]가 오백 필의 말과 갖가지 물품을 가지고 북천축(北天竺)에서 마투라국으로 찾아왔다. 마투라국에 도착한 후에 나라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나라에서 가장 단정하고 아름다운 여인은 어디에 있는가?”
백성들이 대답했다.
“제일 단정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데, 그 이름은 파사파달다라 한다.”
그러자 상주가 말했다.
“내가 지금 5백 냥의 은전과 갖가지 보물을 가지고 그곳에 찾아가려고 한다.”
그때에 음녀는 그 재물이 탐이 나서 장자의 아들을 살해하고 그 시체를 가져다가 부정(不淨)한 곳에 버려두었다. 그리고는 상주와 함께 즐겼다.
그러자 장자의 아들과 친했던 선지식(善知識)이 부정한 곳에서 시체를 찾아 국왕(國王)에게 가서 아뢰었다. 그리고 국왕이 말했다.
“그대가 파사파달다를 잡아다가 그 여자의 손과 다리, 그리고 귀와 코를 자른 뒤 들판에 던져버려라.”
그리하여 왕의 교령(敎令)에 따라 파사파달다의 손과 발을 자른 다음에 들판에 버려두었다. 이때 우파급다는 파사파달다가 손과 다리가 잘린 채로 들판에 버려져 있다는 말을 듣고 즉시 생각하였다.
‘내가 본래 그녀를 만나거나 함께 5욕(五欲)을 누리기를 바라지는 않았으나, 그러나 지금은 손과 다리, 그리고 귀와 코를 잘린 그녀를 보고 싶구나.’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옛날엔 가장 훌륭한 옷과
갖가지 보배로 꾸몄으며
이와 같은 온갖 장신구로
그의 몸을 장엄했었네.

만약 사람이 해탈을 좋아하고
세상을 싫어하여 떠나고자 한다면
그렇다면 마땅히 보배로 꾸며
장엄한 몸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금은 가서 보아도 되리라.
오만함도 없고 환희도 없이
그의 형색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그것을 본다면 싫어하고 떠날 마음이 생기리라.

그리하여 우파급다는 동자 하나에게 일산을 잡고 따르게 하여서 야외에 이르렀다.
그때 마침 그 여인의 여종이 은혜를 잊지 못하여 그녀의 시체 가까이에 머물면서 날짐승들이 날아들어 쪼지 못하도록 쫓아내고 있었다.
여종이 그녀에게 말했다.
“전에 여러 번 저를 보내어 우파급다를 불러오라고 했었지요. 바로 그 사람이 지금 오고 있습니다. 욕심(欲心)이 일어납니까?”
주인이 그 말을 듣고 말했다.
“나의 그 아름다웠던 모습이 지금은 이미 다 허물어졌으니, 참으로 고통스럽구나. 이 땅 위는 온통 피로 물들었고 온 몸이 다 붉게 피로 덮였다. 내 몸이 이와 같은데 어찌 그를 보았다고 해서 욕심이 일어나겠는가?”
그리고 여종에게 말했다.
“나의 손과 다리와 귀와 코를 한곳에 모아서 그가 보지 못하게 하여라.”
그래서 여종은 그것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옷으로 덮어 두었다.
이때 우파급다가 이르러 파사파달다와 마주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파사파달다가 우파급다를 보고는 말했다.
“성스럽고 어진 분이시여, 잘 오셨습니다.
지난날에 나의 몸은 5욕(五慾)3)을 받아서 감당할 수 있었는데, 그때 사람을 보내었을 때에는 ‘때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지금 손과 발이 잘리어서 피투성이가 되었는데, 이제야 무엇 하러 찾아왔소?”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전날에는 몸이
마치 연꽃과 같았고
값비싼 보배 옷으로
장엄까지 했었네.

그러나 공덕이 없었기에
그대를 보지 못했었네.

“내가 지금 이 꼴이 되었는데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찾아왔소. 이 몸에 장엄했던 것들은 다 없어지고 기쁨마저도 사라졌소. 이렇게 피로 향칠을 하였는데, 보니 놀랍지 않습니까?”
우파급다가 대답했다.
“나는 지금 욕심이 일어나서 온 것이 아닙니다. 탐욕의 생각과 부정(不淨)한 생각을 보이기 위해서, 그 때문에 내가 왔습니다.”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온갖 보배 옷과
갖가지 꽃으로
너의 몸을 장엄했을 때
보는 자들 마음이 어지러웠으리.

모든 사람들이
만나보고 싶었으나
재물이 없어서
만나보지 못했으리.

지금 너의 몸은
여기 저기 흩어져 있으니
모든 사람들이
보지 않는 자가 없네.

형색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장엄을 벗어버린 채
이렇게 냄새나는 곳에서
해골과 함께 머물고 있네.

엷은 가죽에 덮인 몸뚱이에
피가 흘러내리고
엷은 가죽으로 덮인 몸은
살이 썩어가고 있구나.

천 갈래의 혈맥이 얽혀서
곳곳에 두루 퍼져 있으니
이와 같은 몸을 보고
어찌 애욕을 일으키겠는가.
다시 말하나니 자매여,
밖에 드러난 사랑스런 모습을
세간 사람들은 보고
욕심을 일으키지만,

만약 그 속을 안다면
즉시 해탈을 얻을 것이네.
귀천(貴賤)과 존비(尊卑)가
모두 악취를 풍기고 있건만.

어리석은 자는 그것을 보면서
깨끗하다는 생각[淨見]을 내고,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보면서
깨끗하지 않다는 생각을 일으킨다네.

이 몸은 악취 나고 더러운데
이 깨끗하지 못한 것에다가
갖가지 향으로써
몸에 발라 스며들게 하는구나.

이 몸은 더러워서
때와 기름과 고름과 피 뿐인데
갖가지 의복으로
스스로를 장엄을 하였네.

몸뚱이는 더러운 상자인데
물로써 그것을 깨끗이 하였건만,
어리석은 사람과 죄인들은
이 몸을 사랑하고 집착하네.

만약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선법(善法)을
따르고 받아 지닌다면
5욕락을 싫어하여 떠날 것이네.

해탈을 즐겨하는 마음으로
고요한 숲 속에 들어가
도(道)를 뗏목으로 삼아 의지하며
피안(彼岸)으로 건너가리라.

파사파달다는 그 말을 듣고 깊이 생사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는 그의 마음은 변하여 열반을 즐거워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곧 게송으로 우파급다에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이 말한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지혜로우며
크나큰 자비를 가지셨으니
여래의 오묘한 법[妙法]을
지금 마땅히 다시 말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우파급다는 차례로 설법했는데, 이른 4제(諦)4)라는 것이었다.
그리고서 우파급다는 다시 자신의 몸을 관찰하였다. 그의 몸을 관찰하기를 마치자 욕계(欲界)를 싫어하게 되었고, 스스로 법을 말한 까닭에 4제를 통달하고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었다. 또 파사파달다는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다.
이때 파사파달다는 우파급다에게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마하살타(摩訶薩陀)5)여, 당신의 힘 때문에 3악도(惡道)6)의 큰 고통과 괴로움의 자리가 덮이고 천당과 열반의 도가 열려졌습니다. 그러므로 다시 여래와 응공(應供)7)과 등정각(等正覺)8), 그리고 법과 승가에 저는 지금 귀의합니다.”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부처님[兩足] 가운데서도 가장 존귀하신 분.
부처님의 눈은 청색의 연꽃 같으시고
하늘과 사람 중에 가장 귀하신 분.
청정하여 욕심을 여읜[離欲] 법과
위없는 응진(應眞)9)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우파급다는 법을 설하여 파사파달다로 하여금 환희심을 내게 한 다음, 본래의 처소로 돌아왔다. 우파급다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파사파달다는 곧 목숨을 마치고 천상(天上)에 태어났다.
이때 모든 하늘들이 마투라국의 사람들에게 그가 하늘에 태어났다고 말해 주었고, 모든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그녀에게 공양을 하였다.
이때 장로 사나파사는 급다의 처소에 찾아가서 말했다.
“그대는 마땅히 우파급다가 나를 따라 출가하도록 허락하시오.”
급다가 대답했다.
“저는 전에 그 아이에게 생업을 꾸리도록 해 보고서, 만약 어떤 이익도 없고 어떤 손해도 없을 때에는 출가를 허락하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장로 사나파사는 신통력으로 그가 생업을 꾸릴 때에 어떤 이익도 어떤 손해도 없도록 해 놓았다.
우파급다는 혼자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저울로 달고 계산을 해보아도, 아무 이익도 없고 또 아무 손해도 없구나.”
그리하여 사나파사는 다시 급다의 처소로 가서 말했다.
“당신의 이 아들에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예언을 하셨소.
‘내가 열반에 든 지 백 년 뒤에 마땅히 나와서 불사를 지을 것이다.’
그대는 마땅히 그가 나를 따라 출가하도록 허락해주시오.”
그리하여 급다는 아들의 출가를 허락했다.
그리하여 장로 사나파사는 우파급다를 데리고 나치파치 절로 가서 그를 출가시키고 구족계를 받게 했다. 그리고 제4갈마(第四羯磨)에 이르러서는 일체의 결박(結縛)을 제거하여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다.
이때 사나파사가 우파급다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예언하셨느니라.
‘내가 열반에 든 지 백 년 뒤에 우파급다라는 비구가 있을 것인데 그는 무상불(無相佛)로서 마땅히 불사를 지으리라.’
이렇게 거듭 말씀하시었다.
‘그리고 불제자 가운데 교화(敎化)의 제일인자가 될 것이다.’
그러니 선남자여, 너는 마땅히 부처님의 법을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하여야 한다.”
우파급다가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나파사는 그를 가르쳐서 설법하게 하였다.
마투라국의 모든 백성들은 우파급다라는 이름의 비구가 무상불(無相佛)로서 설법한다는 소식을 듣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천[無量千] 명의 사람들이 다 가서 듣고자 했다. 그리하여 장로 우파급다는 삼매에 들어서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곳을 사유해 보았다. 그랬더니 사부대중이 반달 모양으로 부처님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시 또 세존께서 설법하시는 차례는 어떠한가를 사유하여 보았더니, 그 차례는 욕심에 맛 들이는 것과 욕심의 허물과 욕심에서 초월하는 것, 그리고 네 가지의 믿음 등으로 되어 있었다. 이러한 차례로 가르쳐 주시고 마침내 열반에 이르셨던 것이다. 그래서 우파급다 역시 이러한 차례로 설법했다.
그런데 이때 마왕이 대중 가운데에 진주(眞珠)를 비처럼 쏟아지게 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대중들은 혼란에 빠져서 어느 한 사람 능히 4제(諦)를 알게 된 이가 없었다. 우파급다는 대중의 마음이 어지러워진 것을 보고는 즉시 혼자 생각하며 말했다.
‘누가 이런 짓을 하여 대중의 마음을 어지럽히는가?’
살펴보고 이것이 마왕의 소행임을 알았다.
두 번째 날에는 사람들이 배나 많이 모였다. 우파급다는 다시 차례로 4제의 참된 법을 말하였다.
이때 마왕은 다시 금을 비처럼 쏟아지게 하여 대중의 마음을 어지럽혔으므로 한 사람도 능히 4제를 깨닫는 이가 없었다. 우파급다는 대중의 마음이 어지러워진 것을 보고 즉시 스스로 생각하며 말했다.
‘누가 이런 일을 하여 대중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가?’
살펴보고 역시 마왕의 소행임을 알았다.
제3일에도 다시 배나 많은 사람들이 왔고, 우파급다는 다시 설법을 했다.
이때도 마왕은 다시 진주와 금을 섞어서 비처럼 내리게 하고 하늘에서 기악(伎樂)이 울리게 하였다. 그리하여 여러 사람들은 욕심을 여의지 못하였고, 그 색(色)을 보고 소리를 듣고는 마음이 변하고 움직여서 더 이상 법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때 마왕이 갑자기 꽃다발을 우파급다의 목에 걸었고, 우파급다는 생각해 보았다.
‘누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고는 즉시 마왕의 소행임을 알았다. 그래서 우파급다는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이 마왕은 세존의 법장(法藏)에 항상 어지러운 장난을 치곤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는 그를 교화하지 않으셨을까?’
그리고 즉시 스스로 사유하였다.
‘이 자는 내가 교화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하시기를 무상불(無相佛)이 되어 사람을 교화하고 거두어 구제하라 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다시 사유하였다.
‘지금 그를 교화하고자 하는데, 지금이 적당한 때일까?’
그리고 마왕이 교화를 받아들일 때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때 장로 우파급다가 세 종류의 시체를 취하였는데, 첫째는 죽은 뱀이었고 둘째는 죽은 개였으며 셋째는 죽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신통력으로써 세 종류의 시체를 꽃다발로 변화시켜서 마왕의 처소로 가지고 갔다.
마왕은 우파급다를 보고는 너무나 기뻐하였다.
“우파급다가 결국 나의 교화를 받았구나.”
그리고 즉시 몸에 꽃다발을 받아 걸려고 했다. 우파급다는 직접 손으로 그것들을 걸어주었다. 즉 뱀의 시체는 그의 머리 위에 걸어주고, 개의 시체와 사람의 시체는 그의 목 아래에다 걸어주었다.
그리고 우파급다는 마왕에게 말했다.
“지난번에 너는 법에 맞지 않는[非法] 꽃을 가지고 나를 욕되게 하였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도 또한 지금 시체로써 너를 결박했다. 너는 이제 부처님의 제자와 더불어 화합한 것이다. 만약 신통력이 있다면 나에게 나타내 보여라.
이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큰 바람은 능히 바닷물을 움직여 파도를 만들 수 있으나, 마라야산(摩羅耶山)10)이구산(離垢山)이라 번역한다을 움직일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이때 마왕은 시체를 벗어버리려고 있는 힘을 다했으나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비유하자면 마치 모기가 산을 옮길 수 없는 것과 같았다.
마왕은 분노하며 허공으로 솟아오르더니 게송으로 말했다.

설사 내가 내 목에 걸린
시체를 벗어버릴 수 없다 해도
다른 하늘이 능히 벗겨줄 것이니
그의 힘은 나보다 훨씬 세다.

장자 우파급다가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네가 가서 범천(梵天)과
일월 제석(日月帝釋)에 귀의하거나
불속에 들어가거나 큰 바다에 들어간다 해도
그것을 말라 문드러지게 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다.

내가 이 시체로
너의 목을 묶어 놓은 것은
신통력의 소행이므로
능히 벗어나게 할 자가 없다.

이때 마왕은 마혜수라(摩醯首羅)11)와 제석 등, 삼십삼천(三十三天)과 사천왕(四天王)을 찾아다니며 시체를 벗기려 하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대범천(大梵天)의 처소에 찾아가서 말하니 대범천이 말했다.
“선남자여, 10력(力)의 제자가 신력(神力)으로 한 일인데, 누가 능히 그것을 벗길 수 있겠는가? 마치 바다에 있는 큰 언덕을 물이 깨뜨릴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연꽃 줄기로
설산(雪山)을 묶어
능히 들어 올릴 수 있냐고 하면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신통의 힘으로
몸에 시체를 묶어 놓은 것은
내가 지금 너를 위해
아무리 벗겨 주려 해도 불가능하다.

우리 같은 모든 하늘이
소유한 힘으로는
여래(如來)의 제자이신
그의 힘에 미치지 못한다.

비유하자면 남은 빛이
이글거리는 불빛에 미칠 수 없지만
이렇게 이글거리는 불빛이라 해도
햇빛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마왕이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지금 마땅히 누구에게라도 귀의하겠습니다.”
대범천이 말했다.
“너는 지금 속히 가서 우파급다에게 귀의하여라. 이것은 사람이 이 땅에서 넘어졌으면 바로 이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하는 것과 같다. 그와 마찬가지로 너는 지금 그의 신통력으로 인하여 넘어진 것이니 다시 그의 신통력으로부터 일어나야 한다.”
이때 마왕은 비로소 부처님 제자의 신통력이 크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생각을 해보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범왕(梵王)이 부처님 제자의
법장에 귀의할 정도라면
누가 능히 여래의
신통력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여래의 그 신통력은
능히 나를 항복시킬 수 있었으나
단지 자비로움 때문에
나를 항복시키지 않았던 것이라네.

“내가 이제 부처님의 힘을 알았으니, 다시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지금 나는 이미
세존의 자비를 알았으니
마음은 번뇌를 여의어서
마치 금산(金山)과도 같다네.

나는 무명(無明)한 까닭에
곳곳에서 부처님을 어지럽히고
곳곳에서 악을 지으면서
항복하지 않았었네.

이때 욕계의 주인인 마왕은 우파급다를 벗어나 도피할 곳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 즉시 오만심을 버리고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서 그 발에 예배드리고 말했다.
“장로여, 내가 보리수 아래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존에게 일으킨 갖가지의 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또한 사라국(沙羅國)12)의 바라문 집에 부처님께서 가셨을 때에 음식을 얻지 못하게 한 것도 바로 저의 소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은 악에 대하여 부처님께서는 아무리 해도 나에게 화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어떤 때는 용사(龍蛇)와 악귀 등 갖가지 두려워할 만한 것을 만들어서 공포스럽게 하였으나 세존께서는 역시 나에게 화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장로여, 지금 세상에는 자비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이 모두 나를 보고 이상하다고 비웃으면서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파급다가 말했다.
“너는 지혜가 없어 생각하지 못하는구나. 여래의 자비공덕을 비구에게 비교하려는 것을, 비유하자면 마치 겨자씨를 수미산과 견주려는 것과 같다. 또 반딧불을 저 태양 빛에다 견주고, 한 움큼의 물을 대해(大海)와 같이 여기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와 같이 사문의 자비는 10력(力)의 자비한 부처님과는 비교할 수는 없다. 이러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네가 지은 악을 부처님께서는 인욕으로 받아주신 것이다.”
마왕이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의 미혹(迷惑)을 끊으셨고 일체의 의혹을 제거하셨기에, 큰 인욕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나는 번뇌의 악 때문에 항상 부처님을 괴롭히려고 했으나, 세존께서는 자비로써 나를 덮고 보호하셨습니다. 이런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나를 굴복시키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장로는 마땅히 말해보십시오.”
우파급다가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지금 마땅히 들어라. 너는 부처님에게 많은 악[衆惡]을 짓고 선하지 않는 법[不善法]을 심어서, 여래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을 없앴다. 그렇게 다 소멸하여 없애버리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미래의 오랜 세월을 보아서 너를 항복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너의 마음에 작은 존경을
여래께서는 일으켰나니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키워간다면
마땅히 열반의 과보를 얻으리라.

네가 지은 모든 악에 대해
지금 단지 대략적으로 말하였으니
마땅히 지혜의 물[念慧水]로
번뇌의 때를 씻어 없애어라.

이때 마왕은 부처님을 생각하니 기뻐서 온몸에 털이 일어나는 것이 마치 가담파화(歌曇婆花)풀어 번역하지 않는다와 같이 되었다. 그래서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여러 차례 갖가지 방법으로
세존을 괴롭혔으나
세존께서는 화를 내지 않으시고
내가 원하는 대로 들어주시었으니,
마치 아이의 잘못을
아버지가 꾸짖지 않는 것과 같았네.

이때 마왕은 오랜 시간 동안 부처님의 은혜를 생각했으며, 부처님을 생각한 까닭에 그의 마음은 맑아져서 장로의 발에 예배드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장로께서는 금일에
이미 저를 거두어 구제하시어
능히 저로 하여금
세존을 공경하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 이 시체로써
저의 목을 묶어서
장엄을 하였습니다.

오직 원컨대 대선(大仙)께서는
자비의 힘으로
저를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장로 우파급다가 말했다.
“만약 능히 약속을 하겠다면 당연히 그것을 벗겨줄 것이다.”
마왕이 물었다.
“어떠한 약속입니까?”
우파급다가 말했다.
“너는 지금 이후로는 비구를 괴롭히지 말라.”
마왕이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가 할 일을 다시 가르쳐 주십시오.”
장로가 대답했다.
“세존의 법장은 널리 유포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할 일이다.”
이때 마왕은 놀라워하면서 다시 말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장로가 대답했다.
“너는 지금 마땅히 여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여래가 열반에 든 지 백 년 뒤에 내가 출가하였기 때문에, 세존의 법신(法身)은 보았지만 세존의 색신(色身)을 보지는 못했다. 너는 지금 나에게 거두어 제도함을 받았으니, 여래의 색신을 너는 마땅히 나에게 보이도록 하라. 나는 이제 더 이상 즐거울 것이 없고, 오직 부처님의 몸을 보아야만 즐거울 수 있겠다.”
마왕이 게송으로 대답했다.

그렇다면 마땅히 함께 약속을 하십시오.
만약 제가 여래의
색신을 짓는 것을 보더라도
예배를 올려서는 안 됩니다.

이는 일체지(一切智)를
공경하는 까닭이니,
장로께서 저에게 예를 올리는 것이 되어
저는 반드시 자멸하고 말 것입니다.

그럴 힘도 없으면서
성인(聖人)의 예(禮)를 받는 것은
마치 이란(伊蘭)13) 나무의 새싹이
코끼리의 이빨을 들어올려
지탱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함께 약속을 해야 합니다.
장로 우파급다가 말했다.
“그렇게 하겠다. 나는 너에게 예를 올리지 않겠다.”
마왕이 다시 말했다.
“잠깐만 가다리십시오. 그러면 제가 숲속에 들어가서, 마치 옛날에 수라(首羅)라고 하는 한 장자에게 한 것과 같이 하겠습니다. 나는 그때에 그를 어지럽히기 위하여 부처님의 몸으로 변화했습니다. 몸은 금색으로 빛났으며 둥근 빛은 한 길[一尋]이나 되어 마치 태양빛[日光]과 같았습니다.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색신(色身)을 만들었었습니다.
제가 지금 고의로 이런 모습을 만들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두 믿음과 즐거움을 내게 하겠습니다.”
이때 장로 우파급다가 말했다.
“그렇게 하여라.”
그리고는 즉시 세 종류의 시체를 제거해 주었다. 이는 여래의 색신을 보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마왕은 즉시 숲속으로 들어가서 변화하여 부처님의 몸을 만들었다. 그렇게 부처님의 몸을 만든 다음 숲에서 나왔는데, 이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여인이 장막 안으로 들어가서 갖가지로 장엄하고, 장엄을 마친 뒤에 그곳에서 나오는 것과 같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래의 색상(色相)은 비유할 것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환희심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비유하자면 마치 온갖 종류의 색으로 그린 그림과도 같았다.
이때 마왕은 변화하여 바꾼 색으로써 수풀을 장엄한 다음, 다시 사리불(舍利弗)을 만들어서 오른쪽에 두고 목건련(目連)을 만들어서는 왼쪽에 두었다. 그리고 발우를 가진 아난(阿難)을 만들어 뒤에 두었으며, 마하가섭과 아누루타(阿㝹樓馱)14)와 수보리 등 일천 이백 오십의 여러 대성문(大聲聞)으로 하여금 반달 모양으로 변화로 만들어진 부처님[化佛]15)을 에워싸게 했다.
이렇게 변화하여 부처님을 만든 다음 마왕은 우파급다의 처소로 갔다. 우파급다가 부처님의 몸을 보고는 환희심이 솟아 즉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부처님의 색신을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못하였다.
그리고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무상(無常)은 자비가 없어
여래의 색신을 파괴하였고
여래는 무상한 까닭에
색신을 멸하고 열반에 들었도다.

우파급다는 부처님을 생각하는 인연 때문에 마음을 버릴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이 화신(化身)을 뵈오니 진불(眞佛)을 본 것과 다름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일심으로 합장하고 게송으로 줄여서 찬탄했다.

얼굴은 연꽃보다 훌륭하고
눈은 우바라(優波羅) 꽃보다 빼어나며
색은 온갖 꽃과 수풀보다 훌륭하고
또한 진금(眞金)보다도 빼어나네.

사랑스러움은 달[月]보다 낫고
광명은 해보다 나으며
지혜의 깊음은 바다보다 깊고
부동심(不動心)은 수미산보다 더하며
걸음걸이는 사자왕(師子王)보다 훌륭하고
껌벅이는 눈은 우왕(牛王)보다 훌륭하네.

그리고 다시 환희심이 가득하여 크게 소리 내어 게송으로 말했다.

마음을 청정하게 한 업으로
지금 이렇게 오묘한 과보를 얻었으니
이는 스스로가 지은 업이며
남이 지어준 것이 아니라네.

무량하고 무수한 겁 동안에
신(身)과 구(口)의 업을 깨끗이 닦고
육바라밀[六度]16)을 갖추어 행했으니
장엄이 몸을 떠나지 않네.

보는 자들이 다 즐거워하며
원수까지도 오히려 사랑하거늘
내가 지금 여래를 보고
어찌 즐거워하지 않겠는가.

이때 우파급다는 부처님만을 사유하고 생각한 까닭에 이가 마왕임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래서 온 몸으로 마왕의 발에 예배하기를 마치 거대한 나무가 꺾어져 땅에 쓰러지듯이 하였다.
그러자 마왕이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장로는 지금 이렇게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합니까?”
장로가 대답했다.
“무엇을 약속했다는 것인가?”
마왕이 말했다.
“아까 저와 약속하기를, 만약 제가 부처님의 몸으로 변화하여 바뀐다 해도 절대 예를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 나를 보고서 예를 올립니까?”
장로는 땅에서 일어나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여래께서 마치 물이 불을 꺼버리듯이 그렇게 열반하셨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단지 여래를 보았고, 그 색신이 미묘하였으므로 예를 올린 것뿐이다. 결코 너에게 예를 올린 것이 아니다.”
마왕이 물었다.
“그대가 온 몸을 던져 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렸는데[頂禮], 어째서 나에게 예를 올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우파급다가 말했다.
“나는 너에게 예배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약속도 또한 어긴 것이 아니다.
너는 잘 들어 보아라. 이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흙으로 만든 불상(佛像)이 있어 여기에 예경(禮敬)을 올리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단지 부처님만을 생각하는 것이지 흙을 생각하는 것이 아님과 같다. 내가 지금 너를 보는 것도 단지 부처님만을 생각한 것이지 마왕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그러자 마왕은 즉시 부처님의 형상을 버리고 우파급다에게 공양한 뒤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후 4일이 지나자 마왕은 스스로 종을 쳐서 일체의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알렸다.
“만약 하늘에 태어나고 열반을 얻고자 한다면 모두 마땅히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서 정법(正法)을 물어 받도록 하여라. 만약 누구든지 부처님을 뵙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가서 우파급다를 뵙도록 하여라.”
그리고 마왕은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사람이 부귀를 바라고
빈궁함을 즐겨하지 않는다면
만약 천상의 즐거움과
대열반의 즐거움을 좋아한다면

모두들 마땅히 법을 듣고 받아
그 뜻을 사유하여라.

만약 사람으로서 일찍이
가장 훌륭하신 양족존(兩足尊)과
자비로우신 큰 스승이
저절로 성법(聖法) 얻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모두 다 마땅히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라.
이 사람이 세상을 위한
밝은 등불이 되리라.

이때 이 소리는 마투라국에 두루 퍼졌다. 우파급다가 마왕을 항복시키자 마투라국의 모든 바라문들과 일체의 백성들이 다 우파급다의 처소로 갔다.
이때 우파급다는 사자좌(師子座)17)에 앉아 대중을 위해 설법하니 마음에 두려움이 없는 것이 사자와도 같았다.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사람이 지혜가 없다면
사자좌에 오를 수 없으니
설사 정말 높은 자리에 오르더라도
크나큰 두려움이 생길 것이네.
두려움 없는 사자 같아야만
외도(外道)의 견해를 꺾으리니
만약 이런 사람이라면
사자좌에 오를 수 있으리라.

이때 우파급다는 최초의 설법을 차례대로 말했다. 이른 바 4제(諦)였다.
이때 무수한 사람들이 아나함과나 사다함과나 수다원과를 얻었으며, 더 나아가 1만 8천의 사람이 출가하여 사유(思惟)하고 좌선하면서 정진하고 도를 닦아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때 대제호(大醍醐) 산에는 길이가 18주(肘)가 되고 너비가 12주가 되는 석굴이 하나 있었다. 모든 제자들이 할 일을 다 마치고 나자, 장로 우파급다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나는 모든 제자들을 교화하여 아라한과를 증득하게 하였다. 지금 아라한과를 얻은 자는 4치 짜리 산가지를 석굴 가운데에 놓도록 하라.”
그러자 하루 만에 1만 8천의 아라한이 산가지를 가져다 석굴 안에 놓았다. 그리하여 해변(海邊)에 있는 먼 땅에까지 그의 명성이 퍼져나가서, 마투라국의 우파급다라는 자는 교화제일이라고 부처님이 예언하신 자라는 것을 모두 다 알게 되었다.
030_0383_c_05L爾時舍那婆私於大醍醐山起寺已卽便思惟賣香商主名笈多生已未見其已生其兒名優波笈多世尊所記無相佛我入涅槃百年後能作佛事生已未生見其未生舍那婆私以方便力教化賣香商主令其精進舍那婆私一日多將弟子入其家別日與一弟子入其家復於一日獨入其家笈多當作佛事見舍那婆私獨來其家問言聖人何故獨無弟子隨從長老語言我是老人何得有人隨從於我若有人樂精進出家則有隨從笈多語言我樂在家受五欲樂不能出家若我生兒當隨長老長老如是如是恒作此願勿令退失至笈多生兒名阿波笈多翻不正護至其長大舍那婆私往至笈多所語言先有願若我生兒當與長老今兒已此兒有德汝當聽其隨我出家多言我今唯有一兒若第二兒生與長老舍那婆私思惟此兒是優波笈多不見其非是語笈多言如是乃至第二兒生名陁那笈多翻寶護其長大舍那婆私往笈多處語言汝先願第二兒生當與我今兒已生汝當聽其隨我出家笈多答言長老勿瞋我有二兒共治家業一令覓物一令守護若第三兒生當與長老舍那婆私復更思惟此是優波笈多不見其非是語笈多言如是乃至第三兒生端正好色甚可愛樂過人之色不及天色是故名爲優波笈多是兒長大其父留之以法治生多獲其利舍那婆私往笈多處語言善男子汝先願第三兒生當以與我今兒已汝當聽其隨我出家笈多答言當作誓令其治生若長若退不得出不長不退乃聽出家是時魔王令摩偸羅國一切人衆悉買其物令其得利乃至舍那婆私往笈多所波笈多正在賣香長老語言汝心心法生云何爲善云何爲惡優波笈多答言我今不知心心法云何爲善何爲惡長老語言若心心法與貪癡相應是名爲惡與不貪不瞋不癡相應是名爲善乃至長老復於異時更往優波笈多所語言善男子汝云何心心法生爲善爲惡答言我今不知心心法云何爲善云何爲惡長老汝今欲知心心法爲善惡者若能受道除心心法惡我當作事長老以黑白土爲丸而語之言若汝黑心取黑丸若白心起取白丸當作不淨觀如所說念佛應當思惟是時波笈多欲善作心心法而取多黑丸乃至不得一白丸復更思惟取二分黑丸一分白丸復更思惟取半黑丸半白丸復更思惟取二分白丸一分黑丸復更思惟乃至一切白心起取白丸是時摩偸羅國有婬女名婆娑婆達多翻天主與其有一婢往優波笈多處買香多得香還其主問言汝於何處得此多香將不於估客偸此香來婢答言有估客名優波笈多形色具言語微妙以法賣物其主聞已優波笈多起婬欲心復令其婢至優波笈多處汝當語彼云我欲與汝共相娛樂乃至其婢白優波笈多優波笈多言汝可答彼我今相見未是其婢還白其主其主云彼不能以五百銀錢與我是故不來復令婢往而語之言我不須錢但須汝來共相娛其婢復往優波笈多所說其此言優波笈多猶答言我今相見未是其乃至別有長者子往婆娑婆達多復有一商主從北天竺來將五百疋馬及種種物至摩偸羅國至已摩偸羅國人此國何處有第一端正女人國人答言有女人第一端正婆娑婆達多商主又言我今欲以五百銀錢及種種寶物往至其處是時婬女貪其物故殺長者子取其身骸置不淨處與後商主共相娛樂是長者子親善知識於不淨處覓得身骸往白國王國王語言汝可取彼婆娑婆達多截其手腳及以耳鼻散置野乃至如王教令截其手腳散置野是時優波笈多聞婆娑婆達多手腳被截散在野外卽便思惟我於本不樂見之共受五欲今時欲見觀其手腳及其耳鼻復說偈曰昔以最勝衣 及種種寶飾 如是等衆具莊嚴於其身 若人樂解脫 欲厭離於世是時不當見 寶飾莊嚴身 今時應往觀無慢無歡喜 其色還本相 視之生厭離爾時優波笈多將一小兒捉繖隨從行至野外是時其婢憶念其恩住其身邊驅逐烏鳥不令侵喙乃至其婢語之先數遣喚優波笈多其人今來起欲心耶其主聞之卽便說言我好形容今已毀壞實爲大苦於此地上爲血所污擧身皆赤我身如是云何見之而起欲心語其婢言我手鼻集之一處無令得見乃至其婢集在一處以衣覆之是時優波笈多至已對婆娑婆達多立而觀之婆娑婆達多見優波笈多語言聖善至昔時我身堪受五欲于時遣使而言#非時今手腳被截在血泥何故而來復說偈言前時之身 猶如蓮花 大價寶衣以爲莊嚴 而無功德 故不見汝我今如此汝何故來卽身離莊嚴歡喜血爲塗香見之驚惋優波笈多答言我今非是起欲心來爲見貪欲想及不淨想是故我來復說偈曰以諸寶衣 及種種花 莊嚴汝身見者心亂 一切衆人 有欲見者以無物故 而不得見 今汝此身散在諸處 一切衆人 無不見者色還本相 離於莊嚴 臭處如是尸骸共住 身薄皮覆 以血灌之薄皮覆之 以肉泥之 千脈纏縛處處周遍 此身如是 云何起愛復說姊妹 外可愛色 世閒人見起於欲心 若知其內 卽得解脫貴賤尊畀 皆有臭尸 愚者見之起於淨見 智者見之 起不淨見此身臭穢 是不淨處 以種種香用以熏身 此身可惡 垢膩膿血種種衣服 以自莊嚴 身不淨篋以水淨之 愚夫罪人 愛著此身若有人聞 佛說善法 隨從受持厭離五欲 樂解脫心 入寂靜林依道爲筏 渡有彼岸婆娑婆達多聞其言深畏生死聞佛功德變其意樂於涅槃卽便說偈優波笈多如是如是 如汝所說 汝實智慧有大慈悲 今當更說 如來妙法乃至優波笈多次第說法所謂四諦優波笈多更觀其身觀其身竟得厭欲界以自說法故通達四諦得那含婆娑婆達多得須陁洹果是時娑婆達多語優波笈多言善哉善哉摩訶薩埵以汝力故覆三惡道大苦惱處開發天堂涅槃之道復次如來應等正覺及以法我今歸依復說偈言我往歸依佛 兩足第一尊 佛眼若靑蓮天人中可貴 淸淨離欲法 無上應眞僧乃至優波笈多以說法故令其歡喜還歸本處去已未久婆娑婆達多卽便命終生於天上是時諸天爲摩偸羅國人說其生天諸人聞已供養其是時長老舍那婆私往笈多所汝當聽優波笈多隨我出家笈多答言我先有約令其治生不利不銳乃聽出家乃至長老舍那婆私以神通力令其治生不利不銳是時優波笈多卽自思惟稱量筭計不利不銳舍那婆私更至笈多所而語言汝此兒是佛所記我入涅槃百年後當作佛事汝當聽其隨我出家乃至笈多聽其出家是時長老舍那婆私將優波笈多往那哆婆哆寺與其出家受具足戒至第四羯磨除一切結得阿羅漢果是時舍那婆私語優波笈多善男子如佛所記我入涅槃百年有比丘名優波笈多無相佛當作佛事如是爯說佛弟子中教化第一善男子汝當作佛法饒益優波笈多答言如是舍那婆私教其說法摩偸羅國一切人民聞有比丘名優波笈多無相佛當說法無量千人皆欲往聽乃至長老優波笈多入三昧思惟佛說法處四衆圍繞如半月形復更思惟世尊說法次第云何卽見次第謂欲味欲過欲出及四信等如是次第乃至涅槃優波笈多亦如是說法魔王於大衆中雨於眞珠以亂人衆人亂故無有一人能見四諦波笈多見衆心亂卽自念言誰作此以亂衆心卽見知是魔王所作第二日倍多人來優波笈多更次第說四諦眞法是時魔王復更雨金亂衆心無有一人能見四諦優波笈多見衆心亂卽自念言誰作此事亂衆心卽見知是魔王所作至第三日復倍多人來優波笈多復更說法是時魔王更雜雨珠金及作天伎樂是時衆人未得離欲見色聞聲其心變動不復聽法是時魔王卽以花鬘繫優波笈多項乃至優波笈多思惟誰作此事卽知是魔王所作優波笈多生意此魔王於世尊法藏常作亂何故世尊不教化之卽自思惟我可化佛記於我爲無相佛教化人攝受故乃至思惟今欲化之是其時卽見魔王受化時至是時長老優波笈多取三死尸一者死蛇二者死三者死人以神通力變三死尸以作花鬘往魔王處魔王見優波笈多大歡喜優波笈多已受我化卽便以欲受花鬘優波笈多自手縛之以死蛇繫其頂上死狗死人繫其頸優波笈多語魔王言如汝先以非法之花以辱於我如是我今還以死繫縛於汝汝今已與佛子和合有神力可以現我譬如大風能動海水以爲波浪而不能動摩羅耶山翻離垢山是時魔王欲脫死尸用力極多而不能脫譬如蚋子不能移山魔王瞋忿上昇虛空而說偈言若我自不能 從頸脫死尸 有餘天能脫其力則大我長老優波笈多復以偈言汝往歸依梵 及日月帝釋 入火及大海不燥爛不脫 我以此死尸 繫著於汝頸神力之所作 無有能脫者爾時魔王往摩醯首羅及帝釋等三十三天四天王爲脫死尸而不得脫復往大梵天處大梵語言善男子力弟子神力所作誰能脫之如大海岸水不能破復說偈曰如蓮花絲 縛於雪山 有能稱擧此不爲難 神通之力 死尸繫身我今不能 爲汝脫之 若我諸天所有之力 不及如來 弟子之力譬如餘光 不及火光 如此火光不及日光魔王語言云何教我所作我於今者當歸依誰大梵語言汝今速往歸依優波笈多如人於此地墮卽於是地得起汝今從其神力墮還從其神力是時魔王方知佛子神力爲大便思惟復說偈言若梵王歸依 佛弟子法藏 誰復能思量如來之神力 如來之神力 實能降伏我但以慈悲故 是故不降伏我今已知佛力不復廣說復說偈言今我已知 世尊慈悲 心離煩惱譬如金山 我無明故 處處亂佛處處作惡 而不降伏爾時欲界主魔王無逃避處離優波笈多而思惟卽捨慢心往優波笈多禮其足說言長老我從菩提樹閒乃至今日於世尊所起種種惡無量無數復於娑羅國婆羅門舍佛往彼令不得食是我所作我所作惡亦不嗔我或時化作龍惡鬼種種可畏以怖世尊亦不嗔我長老今日無有慈悲令一切世閒天阿修羅皆見怪笑令我羞愧優波笈多言無智慧不能思惟欲以如來慈悲功德比於比丘譬如芥子比須彌山無螢火等彼日光取一掬水同於大如是沙門慈悲不得比十力慈悲佛以是因緣汝所作罪佛忍受之王言佛斷一切惑除一切疑有大忍我以煩惱惡故常欲惱佛世尊以慈悲覆護於我以是故佛不伏我長老當說優波笈多答言善男子汝今當汝於佛多作衆惡種不善法除於如來生信敬心無以除滅是故佛見當來久遠不伏於汝復說偈言汝心少敬重 如來則發起 從小增長大當得涅槃果 汝所作衆罪 今但略說之當以念慧水 洗除煩惱垢爾時魔王念佛擧身毛豎如歌曇婆不解翻復說偈言我多種種 苦惱世尊 世尊不瞋我願相應 如兒罪過 父不責之爾時魔王多時思惟佛恩以念佛故令其心冷禮長老之足而說偈言長老今日 已攝受我 能令於我恭敬世尊 今以死尸 繫縛我頸以爲莊嚴 唯願大仙 以慈悲力爲我脫之長老優波笈多言若能有約當爲脫魔王問言云何爲約優波笈多言汝從今去莫惱比丘魔王答言如是如是復當云何教我所作長老答言世尊法藏當廣流布是我所作是時魔王驚而復說教我所作長老答言汝今當知如來入涅槃百年後我時出家世尊法身我已得見世尊色身我所未見汝今爲我所攝受故如來色身汝當現我我於今者更無所樂唯樂見佛身魔王偈答當共作約 若見我作 如來身色不得見禮 此是一切 智恭敬故長老禮我 我當自滅 令無有力擔聖人禮 如伊蘭芽 不能勝持象牙所擔 故先共約長老優波笈多答言如是我不禮汝魔王復言小待須臾乃至我入林中猶如往昔有一長者名曰首羅我於爾時欲亂彼故化作佛身金色晃曜圓光一尋猶如日光如是色身不可思議我今故作令人見者悉生信樂是時長老優波笈多答言如是卽便爲除三種死尸爲欲見於如來色身故是時魔王卽入林中化作佛身作佛身竟從林而出譬如女人入屛帳裏種種莊嚴莊嚴旣竟然後乃出如來色相無有譬喩令人見者無不歡喜譬如采畫有種種色爾時魔王以變化色莊嚴林竟又復作舍利弗以置右邊作目揵連以置左邊復作阿難持鉢在後摩訶迦葉阿㝹樓馱須菩提等一千二百五十諸大聲聞圍繞化佛半月形作是化已往至優波笈多所波笈多見佛身色生歡喜心卽從坐觀佛色身目不暫捨卽說偈言無常無慈悲 破壞如來色 如來無常故滅色入涅槃優波笈多緣念佛故心不能捨我今見此化身見眞佛無異一心合掌略以偈讚面勝於蓮花 眼勝優波羅 色勝衆花林亦勝於眞金 可愛過於月 光明過於日智深過於海 不動過須彌 行勝師子王眼瞬勝牛王復次歡喜滿心大聲而說偈言以心淸淨業 今得此妙果 以自業所造不由他所作 無量無數劫 修淨身口業具足行六度 莊嚴不障身 見者皆歡喜怨家亦生愛 我今見如來 云何不歡喜是時優波笈多思惟念佛故不覺是以一切身禮魔王足譬如大樹根折躄地爾時魔王驚而說言長老者不應乖約長老答言云何爲約王言先共作約若我作佛不應作禮云何於今而見禮耶長老從地起聲答言我非不知如來涅槃如水滅但見如來其色微妙是故作禮禮汝也魔王問言汝一切身分頂禮我足云何而言不禮我耶優波笈多我不禮汝亦不乖約汝今當聽譬如以土爲佛若禮敬者但作佛想不作土想我今見汝但作佛想不作魔想爾時魔王卽捨佛形供養優波笈多還歸本處剋後四日魔王卽自打鍾令一切人悉皆聞知若欲生天及得涅槃皆應往優波笈多所諮受正法若有人未見佛者當往觀優波笈多於是魔王說偈言若人欲富貴 不樂於貧窮 若樂天上樂及大涅槃樂 悉當聽受法 思惟其義趣若人未曾見 最勝兩足尊 大師有慈悲自然得聖法 悉皆應當往 優波笈多所此人爲世閒 而作於明燈爾時此聲遍滿摩偸羅國優波笈多降伏魔王已摩偸羅國諸婆羅門等一切人民皆往優波笈多所優波笈多坐師子座爲衆說法心無所畏猶如師子卽說偈言若人無有智 不登師子座 如茍登高座深生大怖畏 如師子無畏 摧伏外道論若能如是者 堪登師子座是時優波笈多初所說法已次第說所謂四諦是時無數人有得阿那含斯陁含果須陁洹果乃至一萬八千人出家思惟坐禪精進修道得阿羅漢果於大醍醐山有石窟長十八廣十二肘是時諸弟子已作所作長老優波笈多語諸弟子諸弟子我已教化證阿羅漢果得阿羅漢取四寸籌置石窟中乃至一日中有萬八千阿羅漢取籌置石窟中乃至海邊大地廣聞名聲知摩偸羅國有優波笈多教化第一佛之所記

6) 사나파사가 도를 얻게 된 인연
030_0389_a_10L舍那婆私得道因緣
이렇게 사나파사는 우파급다가 출가하도록 하였으며, 우파급다는 마왕을 교화하여 항복시켰다. 중생을 거두어 제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사나파사는 사유하였다.
‘이제 정법(正法)을 거두어 제도하는 일을 이미 마쳤으니, 나는 지금 계빈국으로 가서 삼매의 즐거움을 받도록 해야겠다. 세존께서 예언하신 말씀에 의하면 계빈국은 제일의 좌선처이다.’
그리하여 사나파사는 즉시 그곳으로 가서 석굴에 들어가 삼매의 즐거움을 주렸다. 청정하고 서늘한 바람이 그의 몸에 불어오니, 즉시 아라한과를 얻고 해탈의 즐거움을 받았다.
그래서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사나파사의 옷을 입고
다섯 가지 삼매[五種三昧]를 감촉하며
가장 훌륭한 산중에서
단정히 앉아 선정(禪定)에 들었네.

지금 바람 소리를 내어서
두루 계빈국에 알리노라.
이 사나파사는
지금 이미 도의 즐거움을 얻었으며

청정한 서원을 세워
무루(無漏)의 해탈을 얻었으니
지금 사나파사는
스스로 이와 같은 게송을 읊노라.
030_0389_a_11L爾時舍那婆私與優波笈多出家竟優波笈多教化降伏魔王已爲攝受衆生故舍那婆私思惟攝受正法已我今欲向罽賓國受三昧樂世尊所記罽賓國是第一坐禪處是時那婆私卽往彼處入於石窟受三昧有淸淨涼風以吹其身卽得阿羅漢果受解脫樂而說偈言著舍那婆衣 觸五種三昧 於最勝山中端坐入禪定 令風中出聲 遍告罽賓國是舍那婆私 今已得道樂 以淸淨自誓得無漏解脫 今舍那婆私 自說如是偈阿育王經卷第八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030_0389_b_01L
  1. 1)심(心)은 범어 citta의 의역이며, 음역하면 질다(質多)라고 쓴다. 이것은 또 심법(心法) 또는 심사(心事)라고도 하는데, 사량(思量) 작용을 갖추어 취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심법(心法)이라고 하는 것은 범어 citta-dharma의 음역으로, 우주 만유를 5위(位)로 나누었을 때의 첫 번째인 심왕(心王)을 가리키는 말이다. 5위는 심왕 외에 심소법(心所法)과 색법(色法)과 불상응행법(不相應行法)과 무위법(無爲法)이다. 심법은 심소(心所)에 상대되는 말이며, 6식(識) 혹은 8식(識)의 식체(識體) 자체를 심왕이라고 한다. 정신 작용의 주체라는 뜻이다.
  2. 2)5정심관(停心觀)의 하나인 부정관(不淨觀)은 범어 a-śadhā-smṛti, 팔리어 asubhānupassin을 번역한 것이다. 또는 부정상(不淨想)이라고도 의역한다. 자신의 몸이 깨끗하지 못함을 관함으로써 탐심(貪心)을 버리는 수행 방법이다. 자신의 몸이 깨끗하지 못함을 관하는 방법으로써 9상(想)이 있다. 또 5정심관이란 불도를 수행하는 다섯 가지 관법을 말하는 것으로, 부정관(不淨觀)ㆍ자비관(慈悲觀)ㆍ인연관(因緣觀)ㆍ계분별관(界分別觀)ㆍ수식관(數息觀) 등 다섯 가지를 닦아서 사심(邪心)을 그치기 때문에 정심관이라 하는 것이다.
  3. 3)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 등 5경(境)에 집착해서 일으키는 다섯 가지의 욕망을 가리킨다. 또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다섯 가지로 구분하여, 재욕(財欲)ㆍ색욕(色欲)ㆍ음식욕(飮食欲)ㆍ명욕(名欲)ㆍ수면욕(睡眠欲)으로 나눈 것이기도 하다. 세속적인 인간의 욕망에 대한 총칭으로 쓰이는 말이다.
  4. 4)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 즉 불교의 근본 진리를 4제(諦)라고 한다. 고제(苦諦)ㆍ집제(集諦)ㆍ멸제(滅諦)ㆍ도제(道諦) 네 가지를 가리킨다. 고제(苦諦)란 미혹의 세계는 모든 것이 고통이라고 하는 진리이고, 집제(集諦)란 고통의 원인은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 즉 갈애(渴愛)라고 하는 진리이며, 멸제(滅諦)란 갈애를 없앤 상태가 궁극의 이상 상태라고 하는 진리이고, 도제(道諦)란 구극의 이상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덟 가지의 바른 행위 즉 8정도(正道)를 따라야 한다는 진리이다.
  5. 5)마하살타(摩訶薩埵)는 범어 mahāsattva의 음역으로, 보살이나 대사의 통칭이다. 줄여서 마하살(摩訶薩)이라고 한다. 의역하면 대(大)가 된다. 또 유정(有情) 혹은 중생의 뜻이 있으므로, 마하살타는 대유정, 대중생의 뜻이 되기도 한다.
  6. 6)3도(途) 또는 3악도(惡途)라고 하는데, 세 가지 악도(惡途)라는 뜻이다. 세 가지란 화도(火途) 즉 지옥도(地獄途)ㆍ혈도(血途) 즉 축생도(畜生途)ㆍ도도(刀途) 즉 아귀도(餓鬼途)를 가리킨다.
  7. 7)응공(應供)이란 세상의 공양과 존경을 받을 만한 자라는 뜻으로, 아라한(阿羅漢)을 뜻한다. 여래의 10가지 칭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8. 8)여래의 10호 중 하나로, 바르고 평등한 진리를 깨달은 부처라는 뜻이다.
  9. 9)아라한을 말한다. 『삼장기(三藏記)』에 “응(應)은 응할 수 있는 지(智)를 가리키고, 진(眞)은 곧 응한 바의 이(理)를 가리킨다. 지혜로써 이치에 응하는 자이기 때문에 응진이라 한다”고 하였고, 아라한(阿羅漢)의 구역(舊譯)에는 “인천(人天)의 공양을 응당 받을 만한 진인(眞人)이다”라고 하였다.
  10. 10)마라야(摩羅耶)는 범어 malaya의 음역으로, 마라야(魔羅耶)라고도 한다. 고대 남인도의 달라비다국(達羅毘茶國)의 남쪽에 자리했던 말라구타국(秣羅矩吒國)에 있었던 산 이름이며, 백전단(白栴檀)의 산지로 유명했다.
  11. 11)마혜수라(摩醯首羅)는 범어 maheshwara의 음역으로, 인도의 쉬바(Śiva) 신을 가리킨다. 대자재천(大自在天)이라고도 한다.
  12. 12)중국 신강성(新疆省)과 월지국(月支國)의 경계에 자리한 작은 나라로, 비단길의 길목에 위치하여 중국과 서역을 오가는 상인들에게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
  13. 13)범어 eraṇḍa의 음역으로 이나발라수(伊那拔羅樹)라고도 하는 나무 이름이다. 의역하면 극취목(極臭木)이 된다. 아주까리 종류에 속하여 악취가 심하여 전단 향기와는 상반되는 의미로 쓰인다. 그 종자로 피마자기름을 짤 수 있다. 경전 중에서는 이 나무로 번뇌를 비유하고 전단의 오묘한 향기로 보리를 비유한다.
  14. 14)부처님 10대 제자 중 하나인 아나율(阿那律)을 말한다.
  15. 15)화불(化佛)이란 원래 없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부처를 뜻하는 것으로 기의(機宜)에 응하여 홀염 변화하여 나타난 부처의 형상을 말한다. 혹은 불타가 중생을 구도하기 위하여 다른 어떤 형태로 변화하는 것도 화불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전자의 뜻으로 쓰였다.
  16. 16)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 등의 6바라밀(波羅蜜)을 6도(度)라고 부른다.
  17. 17)사자좌(師子座)는 부처님을 사자에 비유하여 부르는 데서 유래하여, 부처님이 앉는 자리를 총칭하는 말이다. 가장 존귀한 자리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