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402_b_01L잡비유경(雜譬喩經) 상권
030_0402_b_01L雜譬喩經卷上


역자 미상
030_0402_b_02L失譯人名附後漢錄


1

보살이 사람을 제도하는 것은 마치 능숙한 유모(乳母)가 아이를 기르는 것 같다.
거기에는 네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목욕을 시켜 깨끗하게 하여 주는 것이요, 둘째는 젖을 먹여 배부르게 하여 주는 것이며, 셋째는 편안히 자게 하여 주는 것이요, 넷째는 안고 다니면서 항상 기쁘게 하여 주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일로 아이를 길러 성취시켜 주는 것처럼, 보살도 네 가지 일로써 중생들을 기르느니라.
030_0402_b_03L菩薩度人譬若巧乳母養子有四事一者洗浴使淨二者乳哺令飽三者臥寐安隱四者抱持出入恒使歡喜以此四事長養其子令得成就菩薩亦復如是有四事育養衆生
첫째는 바른 법으로 그 마음의 때를 씻어 주는 것이요, 둘째는 바른 법의 음식으로서 배부르게 하여 주는 것이며, 셋째는 때를 따라 선정 삼매에서 일으켜 주는 것이요, 넷째는 네 가지 은혜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여 항상 기쁘게 하여 주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일로 모든 중생을 권하고 깨우치고 길러서 지극한 도를 얻게 하느니라.
030_0402_b_08L一者以正法洗浴心垢二者以經法飮食使三者禪定三昧隨時興立四者以四恩饒益一切恒令歡喜以此四事勸誨一切長育衆生使得至道

2

세상에는 두 종류의 지식(知識)이 있어서 항상 사람들과 인연이 되어, 큰 죄를 받게 하기도 하고 큰 복을 받게 하기도 한다.
두 종류의 지식이란 첫째는 악지식(惡知識)이요, 둘째는 선지식(善知識)이다.
030_0402_b_12L世閒有二知識常與人爲因緣令人得大罪亦令人得大福何謂二知識一者惡知識二者善知識
비유하면, 도적이 악역(惡逆)을 지어 임금과 아비를 죽이고 천하를 어지럽게 하면 중생들은 그 독을 입어 받지 않는 재앙이 없는 것과 같다. 그를 따라 섬기면 그는 사람에게 큰 죄를 받게 하느니라.
030_0402_b_15L譬如賊師造惡逆殺害君父破亂天下衆生被毒殃無不加與之從事令人得大罪
그러나 석가문보살처럼 뜻을 내고 도를 구하여 중생을 구호하되 네 가지 평등한 마음과 네 가지 은혜로 일체 중생을 인도하고 보호하면, 삼계(三界)와 오도(五道)의 중생들도 모두 그 구제를 입는다. 그는 이른바 선한 지식이니 그를 따라 섬기면 큰 복을 받느니라.
030_0402_b_17L如釋迦文菩薩發意求道救護衆生四等四恩接護一切三界五道靡不蒙度也所謂善知識與之從事令人得大福
030_0402_c_01L
3

옛날 남천축에 사하결(私呵絜)이라는 나라가 바닷가에 있었는데, 그 성은 가로 세로로 8만여 리였다.
그때 다른 나라에 아룡(阿龍)이라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는 난리를 만나 떠돌아 다니다가 이 나라에 와 있었다. 외로운 몸이 돌아갈 곳이 없어 구걸하여 생활하다가 어느 장자의 집에 가서 붙어 있고자 하였다.
030_0402_b_21L昔南天竺有一國名私呵絜處海渚之上其城縱廣八萬餘里時他國有一老母名阿龍遭難荒亂流離在此孤單無所歸依乞丐生活詣長者家欲求寄附
장자의 아내가 그를 보고 사정을 물었을 때 할머니는 곤궁한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장자는 가엾이 여겨 할머니에게 말하였다.
“우리집에 있으시오. 도와 드리겠소.”
할머니는 기뻐하였다.
“내게는 이 은혜를 갚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잔심부름이나 시키면 그 일이 많더라도 꺼리지 않겠습니다.”
030_0402_c_04L時長者婦見之問訊老老母具自陳說窮厄之意長者愴然愍之語老母言可住我家耳當相資給老母喜曰吾無以上報當以小小作使所作衆務不敢憚勞也
그리고 이내 거기 머물러 있었으나 그녀는 슬프기도 하였다.
‘옛날에 여러 스님들을 공양할 때에는 마음대로 차렸지만, 지금은 갑자기 곤궁하게 되어 보시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풀지 못하겠구나.’
그러면서 서러워하였다.
마침 어떤 도인을 만나 문안을 마친 뒤에 물었다.
“별고 없으십니까[不審], 스님은 아침 공양을 마치셨습니까?”
도인은 대답하였다.
“아침에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와 쉬고 있습니다.”
030_0402_c_08L便停止住意有悲喜昔日供侍衆僧隨意所設今日忽爾窮厄施心不達內自感傷前禮道人問訊必訖不審僧朝中供未也道人答曰朝來入城乞丐了無所得是以便還所解耳
할머니는 스님들에게 공양하려 하였으나 자기에게는 아무것도 없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여러 도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성 안에 들어가 보아서 만일 공양이 준비되면 곧 돌아와 아뢸 것이요, 되지 않더라도 소식을 알리겠습니다.”
여러 도인들은 그리 하라 하고 모두 나무 밑에서 쉬고 있었다.
030_0402_c_13L老母卽欲得飯衆僧而自了無所有白諸道人我今入城視之若得供辦者還白之若無者亦當使知消息於是衆許可各各解住樹下
그리하여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가 장자 부인에게 아뢰었다.
“몇천 냥의 돈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금 내가 심부름꾼이 되어 있지마는, 내 몸을 팔아 종신토록 종이 되겠습니다. 증서라도 쓰겠습니다.”
장자 부인은 물었다.
“할머니는 지금 우리집에서 입고 먹고 하는데 또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니, 그것을 가지고 무얼하려는 것입니까?”
“사사로이 급히 쓸데가 있는데, 말할 수는 없습니다.”
030_0402_c_17L於是老母還舍啓長者婦宜用數千錢今我雖在此作使願身自賣終身爲婢可立劵長者婦問曰卿在此仰我衣食復用錢爲持作何等老母白言私宜急用不可得說
030_0403_a_01L그래서 장자 부인은 돈을 주면서 말하였다.
“가져가 쓰시고 때가 되거든 돌려주십시오. 증서는 가져 무엇합니까?”
할머니는 돈을 가지고 그 근처에 본래부터 아는 이를 찾아가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돈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 예순 집에서 공양을 만들게 하였다.
030_0402_c_22L於是長者婦以錢與語言爲持去用若有時自可還以劵何爲老母得錢詣其左右先素知識者具以情告之以錢人人付使爲供六十家
잠깐 동안에 준비가 되어 도인들에게 가지고 갔다.
“본래 아무것도 없다고 하였지마는 지극한 정성이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여러 도인들은 그 음식이 뜻밖에 나온 것을 이상히 여겨 물었다.
“할머니는 어디 계십니까? 우리가 아침에 걸식할 때에는 돌아다니지 않은 마을이 없었는데, 왜 도무지 만나 볼 수 없었습니까?”
030_0403_a_03L須臾已辦齎詣道人謂無實定至城乃爾皆怪其精進於不意而問老母居止何處吾朝分衛無里不遍何以都不相値見耶
할머니는 자기 내력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나는 아무 나라 사람입니다. 집에서는 본래부터 부처님을 받들고 스님들을 공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난리를 만나 집안이 망하고 단신으로 떠돌아 다니면서 여기까지 와서, 이 나라의 어떤 장자 집에 의탁하여 심부름꾼으로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빈 몸으로 목숨만 의지하고 있으니 돈 한 푼 없었습니다.
030_0403_a_06L母具自陳說本末我是某國中人也家先奉佛供養衆僧値世荒亂流離至此室家蕩盡一身孤獨依附此國大長者家給其使令仰其衣食空身寄命了無一錢
그러다가 아까 도인님들을 보니 슬픔과 기쁨이 한데 얽혔습니다.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는 있었지마는 원은 풀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 부인에게 말하였습니다.
‘내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조금 구해 스님들에게 공양하려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
그리하여 하찮은 내 정성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030_0403_a_11L向見道人悲喜交集心有所懷悲願不果白夫人以身自求索少少欲飯衆僧慈惠見愍誠得遂耳
도인들은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참으로 지극한 보시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도 5음(陰)으로 된 몸으로써 걸식하러 다니지마는 오늘 먹은 것은 사람의 살을 먹은 것이다. 우리는 각기 뜻을 세우고 이 보시의 공을 갚아야 한다.”
030_0403_a_14L道人歎曰眞可謂盡信施皆相謂曰吾等亦爲五陰之身行求分衛今日之食便爲噉人肉也宜各建意以報施功
그들은 모두 마음을 거두어 오로지 선정에 힘썼다. 그 정성이 통하여 곧 초정(初定)을 얻어 신통과 위덕은 온 나라를 진동하였다. 그리하여 나무들도 몸을 굽혀 절하는 것 같았다. 도인들은 그것을 보고 시주를 찬탄하였다.
030_0403_a_17L衆人齊心立八惟務精盈感通卽獲超定神足威靈振動境界樹木曲躬有似跪拜道人見讚敍施主
국왕은 그 놀라운 까닭을 이상히 여기고 신하들을 불러 의논하였다.
“그 상서로운 징조를 살펴보라. 무슨 인연으로 그렇게 되었는가?”
신하들은 사방으로 나가 그 까닭을 살펴보았다. 성문 밖에 도인들이 모여 시주를 서로 칭찬하고 있었다. 신하들은 들어가 왕에게 아뢰었다.
“바로 저 때문입니다. 빨리 청하여 불러오소서.”
030_0403_a_20L國王驚肅怪其所以諸群臣共議原其感瑞何緣致茲下四出觀察其所由見城門外道人群集施者濟濟其共相慶賴卽入白王曰正是所爲速請呼來
030_0403_b_01L신하는 돌아와 왕의 명령을 전하였다. 할머니는 두려워하여 어떤 화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대답하였다.
“내 몸은 장자 부인에게 매여 있어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신하는 돌아가 왕에게 그 사정을 아뢰었다. 왕은 말하였다.
“다같이 오라고 하라.”
030_0403_b_01L臣下還宣王命老母怖悸懼有非禍報答臣曰吾身繫屬長者婦不得自由臣還白此意王曰幷請命來
이에 장자 부인은 왕의 명령을 듣고 곧 할머니와 함께 왕에게 나아갔다.
왕이 그 사정을 묻자 할머니는 그 동안의 내력을 자세히 아뢰었다.
왕은 말하였다.
“나는 나라의 주인으로 굉장한 부자지만 3존(尊)을 받들어 공경하지 않고 도사를 공양할 줄을 몰랐다. 그런데 이 할머니는 이처럼 정성이 지극하다.”
030_0403_b_04L於是長者婦聞王勅命卽與老母詣王所王問其意老母具以本末白王言王曰吾爲國主富有自在然不知奉敬三尊供養道士如此老母致感若斯
왕은 이어 말하였다.
“이 할머니는 곧 내 스승이다.”
그리하여 궁전 안으로 맞아 들여 향탕(香湯)에 목욕시키고 스승의 자리에 앉혔다. 궁녀와 채녀(婇女)들이 모두 2만이었다. 그리고 왕이 몸소 계를 받아 우바새가 되자 부인과 채녀들은 모두 우바이가 되었고, 백성들은 모두 도의 마음을 내었다.
030_0403_b_08L王曰此母則吾師迎著宮內香湯洗浴坐於師宮人婇女合二萬人王身受戒爲優婆塞老人婇女爲優婆夷國人一切普發道意

4

옛날 어떤 도인이 산중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 산에는 독사가 많았다.
그래서 도인은 어떤 나무를 의지하여 높은 자리를 만들고 요를 펴고 앉아 참선하고 있었다. 그러나 못견디게 졸려 억제할 수가 없었다. 천인(天人)이 공중에서 웃음으로 깨우려 했으나 도저히 깨울 수가 없었다.
030_0403_b_12L昔道人於山中學道山中多有蝮蛇道人畏之便依一樹下高布牀槈坐禪念定而但苦睡不能自制
천인은 곧 방편으로 그를 무섭게 하여 잠자지 못하게 하려고, 밤중이 되어 말하였다.
“도인이여, 독사가 온다.”
도인은 매우 두려워 곧 불을 켜고 두루 찾아보았으나 독사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천인은 쉬지 않고 자꾸 그렇게 되풀이하였다.
이에 도인은 화를 내어 말하였다.
“천인은 왜 거짓말의 계를 범하는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왜 독사가 온다고 말하는가?”
030_0403_b_15L天人則於空中笑覺之遂睡不解天人因作方便欲恐令不睡極天人言咄咄道人毒蛇來矣道人大怖便然燈火遍求之不見天人數數不止道人乃更恚曰天人何以犯兩舌都不見物云何爲言言毒蛇
030_0403_c_01L그때 천인은 말하였다.
“왜 자기 안의 독사를 보지 못하는가? 몸 속의 네 마리 독사는 없애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다시 밖에서 찾는가?”
도인은 그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생각하고 몸 안을 두루 관찰하다가, 4대(大)가 5음(陰)과 6쇠(衰)에 잠기어 무수한 겁을 지내면서 지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줄을 알았다.
그리하여 4제(諦)와 괴로움[苦]과 공(空)과 내 몸이 아닌 것을 깨닫고, 아직 새벽이 되기 전에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리어 6통을 두루 갖추고 아라한이 되었다.
030_0403_b_21L天人語道人何不自觀內毒蛇身中有四蛇不除如何更從外求之乎道人聞天人語卽自思惟觀身歷藏乃知四大爲五陰六衰所沈沒無數劫來至今未脫卽解四諦苦空非身天未曉漏盡意解通具足得羅漢

5

옛날 아육왕은 나라 안에 천 2백 개 절을 세우고, 그 뒤에 병이 나서 매우 위중하였다.
어떤 사문이 왕을 문병하자, 왕은 그를 보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였다.
도인은 말하였다.
“왕은 지금까지 지은 공덕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마음을 크게 잡수시고 슬퍼하지 마소서.”
030_0403_c_04L昔有阿育王於境內立千二百塔寺後得病大困有一沙門往省王王與相見悲不能自勝人曰王前後所作功德不可計數開大意莫有恨也
“비록 죽더라도 서러워하지 않습니다. 다만 슬퍼하는 것은 전에 천 2백 개 절을 짓고는 금실 깃발과 일산 천 2백 개를 각각 짜서, 내 손으로 기를 달고 꽃을 흩으려고 절 안의 물건을 모두 준비하였는데, 이 중병을 얻었습니다. 다만 내 원을 이루지 못할까 하여 슬퍼할 뿐입니다.”
도인은 왕에게 말하였다.
“좋습니다.”
030_0403_c_08L王言正使死至不能有恨也所以悲者前爲千二百寺各織作金縷幡蓋千二百枚欲自懸幡散華於諸寺物始得辦而得重病恐不卒本願故自悲耳道人語王
합장하여 마음을 모아 왕으로 하여금 나라 안의 그 절들을 모두 보게 하였다. 그리고 곧 신통을 나타내자 이내 천 2백 개 탑이 모두 왕의 앞에 있었다.
왕은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여 병이 곧 나았다. 그리하여 금기와 금꽃을 가지고 그 절에 달려고 하자, 절들은 높이를 낮추어 모두 왕의 손에 닿았다.
왕은 본래의 원을 풀고 몸의 병이 나아서, 곧 큰 뜻을 내어 25년을 더 살면서 많은 공덕을 짓고,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게 되었다.
030_0403_c_12L叉手一心令王悉見一界中塔道人卽現神足應時千二百塔皆在王前見大歡喜病卽時差取金幡金華懸諸剎上塔寺低仰皆就王手王得本願身復病愈卽發大意延二十五年遂作功德逮得不退轉

6

옛날 아육왕이 왕위에 오르자 28만 리가 다 거기 속하였고, 육지의 용과 야차들도 모두 신하라고 일컬어 항복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오직 용 한 마리가 북쪽 경계의 못에 살았는데 그 못 너비는 3백 리요, 그 용은 부처님의 사리 한 몫을 얻어 밤낮으로 공양하면서, 홀로 아육왕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030_0403_c_18L昔有阿育王拜爲政位二十八萬里盡屬之陸地龍閱叉等亦奉獻臣使不伏者唯有一龍王北界所止之廣三百餘里得佛一分舍利晝夜供獨不降首於阿育王
030_0404_a_01L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일으켜 그 못으로 갔으나 용은 나와서 응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용이 위신력이 있었기 때문에 왕도 함부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렇게 세 번 갔으나 용을 잡을 수 없어 왕은 생각하였다.
‘위신력을 갖춘 자의 복이 나보다 훌륭하기 때문이다. 나도 지금 크게 공덕을 짓고 거룩한 세 분[三尊]에게 공양하고 가면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030_0403_c_23L王卽擧四種兵到其池上龍不出應龍有威神亦不能得前如是三往不能得龍以威神幷者福勝我故也吾今當大作功德供養三尊以往取必得不疑
그래서 탑과 절을 세우고 쉬지 않고 자주 스님들을 널리 청하였다. 그리고는 스스로 공덕을 시험하려고, 금으로 만든 용 한 마리와 왕의 몸 하나를 만들어 저울 양쪽에 얹어 그 경중을 달아 보기로 하였다.
처음으로 공덕을 짓고는 그 상(像)을 같이 달 때 용이 무겁고 왕은 가벼웠다. 뒤에 다시 달자 저울의 무게는 평평하였다. 다시 공덕을 지은 뒤에는 왕의 저울추는 날로 무거워 가고 용의 저울추는 날로 가벼워 갔다.
030_0404_a_05L於是修立塔寺廣請衆僧數數不欲自試功德便作一金龍作一王著稱兩頭稱其輕重作功德竝稱二像龍重王輕後復稱之輕重衡平復作功德後王稱日重龍稱日輕
왕은 자기 공덕이 날로 많아감을 알고 군사를 일으켜 용을 치러 떠났다. 길을 반도 가기 전에 용왕과 그 크고 작은 권속들이 모두 나와 맞이하면서 항복하고, 그들이 얻은 부처님의 사리 한 몫도 아육왕에게 바쳤다.
아육왕은 다시 절을 일으키고 널리 불법을 펼쳤다.
030_0404_a_09L王知功德日多興兵往討未至道半龍王大小奉迎首伏所得佛一分舍利者獻阿育王阿育王復興塔寺廣闡佛法

7

옛날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백 년 뒤에, 아육왕은 불법을 숭상하고 즐겨하여 그 나라의 2만 비구들을 항상 공양하였다.
아흔 여섯 파의 외도들은 그것을 질투하여, 불법을 망치려고 꾀하고는 모두 모여 그 방법을 생각하였다.
030_0404_a_13L昔佛般泥洹去百年後有阿育王愛樂佛法國中有二萬比丘王恒供養諸九十六種外道生嫉妒意謀欲敗佛法自共聚會思惟方便
그 중에 요술을 잘 부리는 어떤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말하였다.
“내가 요술을 부려 악귀 형상으로 변하여 찾아가면 저 사문들은 모두 흩어져 도망할 것이다. 그리고 이기지 못할 줄을 알고 우리 도(道)로 돌아올 것이다.”
030_0404_a_17L中有一人善於幻化便語衆人吾欲作幻變惡鬼形索沙門聞之必散亡當知其不必來歸吾等道矣
030_0404_b_01L외도들이 받드는 귀신에 마이수라(摩夷首羅)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머리는 하나에 얼굴은 넷이며 눈과 팔은 모두 여덟 개로서 여러 귀신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었다.
범지는 곧 그 귀신 몸으로 변하여 다른 추한 귀신 2백여 명을 데리고, 온 나라를 두루 돌고는 천천히 걸어 차츰 왕궁의 앞에 이르렀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모두 두려워 떨었다.
왕도 나가 맞이하다가 그 무서운 귀신들을 보고 머리를 조아리며 물었다.
“별고 없으십니까[不審], 대신(大神)은 무슨 분부할 일이 있습니까?”
귀신은 말하였다.
“나는 사람을 잡아먹고 싶다.”
030_0404_a_20L異道所奉神魔夷首羅一頭四面八目八臂諸鬼之最是可畏者梵志卽作是身將諸醜鬼二百餘頭洋洋行於國中徐徐稍前至王宮門一國男女莫不怖懼王出迎之見大恐鬼稽首問曰不審大神何所勅欲鬼語王言吾欲噉人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왕이 백성들을 아낀다면 이 나라에 쓸데없는 자들이 있으니, 왕은 그들을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그런 이는 없습니다.”
030_0404_b_03L王言不可爾也鬼曰若王惜人民者國中有無益王者付我噉之王言有也
귀신은 말하였다.
“저 사문들은 농사도 짓지 않고 전장에도 나가지 않으며 또 왕의 신하도 아니다. 그들은 쓸데없는 자들이니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왕의 마음은 언짢았지마는 부득이한 일이라, 곧 사신을 기원(祇洹)으로 보내어 이 소식을 전하였다.
030_0404_b_06L鬼言諸沙門等亦不田作亦不軍征不臣屬王此則無益者付吾噉王心不樂事不得已便遣使詣祇道其消息
그때 2만 비구들 중에 가장 어린 사미가 있었다. 나이는 열셋이요, 이름은 단정(端正)이라 하였다.
그는 여러 비구들에게 아뢰었다.
“제가 가서 만나겠습니다.”
비구들은 허락하였다.
사미는 밖으로 나가 유나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범지라도 기원동산에 떨어지거든, 곧 그 머리를 깎고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십시오.”
030_0404_b_09L二萬比丘中有最下沙年十三歲名端正白諸比丘我當行應焉卽便聽許之沙彌出外語維那曰其有梵志墮祇桓中者便共剃無令得脫
사미는 그곳으로 가서 귀신에게 말하였다.
“네가 와서 우리를 잡아먹으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스님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 그래서 차례대로 제일 먼저 왔다. 다른 비구도 차례가 되면 올 것이다.”
사미는 이어 말하였다.
“나는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다. 그대는 내게 밥을 주어 배를 불린 뒤에 잡아먹으라.”
귀신은 그에게 밥을 주었다.
030_0404_b_13L便往其所語鬼神曰汝來欲噉吾等吾等是僧中最小來先相差次其餘比丘安次當來彌復言吾旦來未得食卿等飯我令得一飽乃卻噉我鬼神與之
그때 그 귀신을 따른 범지도 2만이 있었다. 왕이 큰 부엌을 만들어 이들에게도 밥을 주니, 그 사미가 2만 명의 밥을 빼앗아 모두 입 안에 넣고 신통으로 기원동산에 날아갔으나 아직 배가 부르지 않았다. 그러자 다시 2만 범지들을 입에 머금고 신통으로 기원동산으로 날아갔다.
030_0404_b_17L時從鬼梵志亦有二萬餘人王作大廚當與此等沙彌便取二萬人食具皆著口神足飛著祇桓故未飽復取二萬梵志呑之亦以神足送著祇桓中
그때 요술을 부리던 범지는 두려워하여 도로 사람으로 돌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면서 제자 되기를 청하였다.
비구들은 그 범지들 머리를 모두 깎고 그들을 위해 경법을 설명하여 그들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030_0404_b_21L作幻梵志走大怖懼還復爲人稽首謝過願作弟子諸比丘盡剃諸梵志爲說經法皆得羅漢
030_0404_c_01L그리고 온 나라 백성들도 모두 기뻐하면서 복을 받고 제도되었다.
‘한 어린 사미로도 신력의 감동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대승(大乘)의 바다에야 무엇이 없겠는가?’
왕은 이렇게 생각하고,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다.
그 뒤로는 불법이 크게 일어나 지금까지 멸하지 않았다.
030_0404_c_01L一國人民無不歡喜得福得度王思惟言一小沙彌感動如是況摩訶衍海何所不有我便發無上正眞道意從是以來佛法興盛于今不滅

8

옛날 어떤 나라의 왕은 사람의 살을 먹기 좋아하여 찬간지기[廚士]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밤에 다니면서 은밀히 사람을 잡아다 내 찬거리를 대라.”
왕은 이것으로 일상사를 삼았다.
그 뒤에 신하들은 그것을 알고, 곧 그 왕을 배척하여 나라 밖으로 쫓아내고 다시 어질고 현명한 이를 구하여 왕으로 세웠다.
030_0404_c_05L昔有國王喜食人肉勅廚士曰汝等夜行密採人來以供廚以此爲常臣下後咸知之共斥逐捐於界外更求良賢以爲國
13년 뒤 사람 먹는 왕은 새짐승으로 태어나 또 사람을 잡아먹되 멀고 가까움이 없었다. 그는 산중에서 나무신을 향해 기도하였다.
“국왕 5백 명을 잡아 와서 제사할 것이니 나를 다시 국왕이 되게 하여 주소서.”
그는 곧 날아다니면서 4백 99명을 얻고는, 산골로 들어가 돌로 그 골짜기 입구를 막아 두었다.
030_0404_c_09L於是噉人王十三年後身生兩翅行噉人無復遠近於山中向山樹神請求祈福當取國王五百人祠山樹使我得復還國爲王於是便飛行取之得四百九十九人之山谷以石密口
그때 국왕은 여러 궁녀들을 데리고 욕지(浴池)에 놀러 나갔다. 막 궁문을 나섰을 때 어떤 도인을 만났는데, 그는 게송을 읊고는 보시를 청하였다. 왕은 궁중에 돌아가서 금과 은을 주리라고 허락하였다.
왕이 욕지에 들어가 목욕하려 할 때에 사람을 먹는 왕은 공중에서 날아와 왕을 안고 산중으로 돌아갔다.
030_0404_c_14L時國王將諸後宮詣浴池戲出宮門逢一道人說偈求乞王卽許還宮當賜金銀時王入池當欲澡噉人王空中飛來抱王得去還於山中
국왕은 그것을 보았으나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고 얼굴빛도 태연하였다. 그래서 사람을 먹는 왕은 물었다.
“나는 본래 사람 5백 명을 잡아 하늘에 제사하려 하였는데 이미 4백 99명을 잡았고 이제 또 너 한 사람을 잡았으니 수가 이미 찼다. 그래서 너를 죽여 하늘에 제사하려 하는데, 너는 그런 줄을 알면서 어찌 두려워하지 않는가?”
030_0404_c_18L國王見噉人王不恐不怖顏色如故噉人王曰吾本捕取五百人當持祠天已有四百九十九人今復得卿一人數已滿殺以祠天汝知是以不恐懼乎
030_0405_a_01L국왕은 대답하였다.
“사람은 나면 죽음이 있고, 물질은 이루어지면 무너지는 것이다. 그래서 만나면 이별이 있고, 모이면 헤어지는 것이니 무엇을 근심하겠는가?
내가 아침에 궁문을 나오다가 길에서 도사를 만났는데 그는 나를 위해 게송을 읊었다. 그래서 나는 보시하겠다 승낙하고 아직 그것을 주지 못하였다. 그것이 한이 될 뿐이다.
지금 왕이 넓은 자비로 너그러이 동정하시어 며칠 동안만 말미를 주면, 그에게 보시하고 돌아와 약속을 어기지 않으리라.”
030_0404_c_22L國王對曰人生有死成有敗合會有離對來分之不敢愁旦出宮時道逢道士爲吾說偈許施物今未得與以是爲恨耳今王弘慈寬恕假數日中有施訖還不違要誓也
그는 승낙하면서 말하였다.
“너에게 이레 동안의 기한을 준다. 만일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가서 잡아오기도 어렵지 않다.”
030_0405_a_04L卽聽令去而告之曰與汝七日期若不還者吾往取汝亦無難也
왕이 궁중으로 돌아가자 안팎은 모두 기뻐하였다. 왕은 곧 창고를 열어 사방에 보시하고 태자를 세워 왕으로 삼은 뒤에 백성들을 위로하고는 하직하고 떠났다.
사람을 먹는 왕은 멀리서 이 국왕이 오는 것을 보고 ‘저이는 기이한 사람이 아닌가? 죽음에서 살아났는데 다시 돌아온다’ 생각하고 물었다.
“목숨은 사람들이 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인데 그대는 목숨을 버리면서 신의를 지키니, 세상에 있기 어려운 일이다. 알 수 없구나. 어떤 생각을 가졌는가? 그 뜻을 말해 보라.”
030_0405_a_05L王卽還宮都中內外莫不歡喜卽開庫藏布施遠近拜太子爲王慰勞百姓辭決而去噉人王遙見其來念曰得無異人乎從死得生而故來還問曰身命世人所重愛者也而卿捨命所信世之難有不審何守志趣說其意
“내가 자비로 보시하고 지성으로 맹세를 지키는 것은 장차 아유삼불(阿惟三佛)을 얻어 세상을 구제하려는 것이다.”
“부처를 구한다. 그 이치는 어떠한가?”
국왕은 그를 위해 5계(戒)와 10선(善)과 4등(等)과 6도(度)를 설명하였다.
그는 마음이 환히 열리어 5계를 받고 청신사(淸信士)가 되고는, 4백 99인을 놓아 주어 각기 제 나라로 돌아가게 하였다.
030_0405_a_12L卽曰吾之慈施至誠信盟得阿惟三佛度十方彼王曰求佛之義其事云何便爲廣說五戒十善六度心開坦然從受五戒爲淸信放四百九十九人各各令還國
그러나 그 여러 왕들은 이 왕의 뒤를 따라 이 나라에 이르렀다. 그 맹세를 지킴으로써 그들의 목숨을 건진 일에 감격하여, 본국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고 드디어 그 나라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나라 왕은 그들을 위하여 훌륭한 집을 지어 나무와 금과 돌에 갖가지 그림과 무늬를 새기고 그리니 그 빛나는 장엄은 국왕의 그것을 본떴고 음식과 의복과 수레도 왕과 다름이 없었다.
030_0405_a_16L王追是後王共至其國感其信誓蒙得濟命各不肯還於本國遂便住止此國於此國王各爲立第一舍彫文刻鏤光飾嚴整法國王飮食服御王無異
사방에서 오는 사람들은 물었다.
“왜 이런 왕궁과 같은 집이 온 나라에 두루 있는가?”
사람들은 대답하였다.
“이것은 다 여러 왕들의 집[王舍]이다.”
마침내 그 이름이 멀리 퍼져 그 뒤로는 그 곳을 왕사성(王舍城)이라고 불렀다.
030_0405_a_21L四方來人問言何以有此如王舍遍一國中衆人答曰皆是諸王舍也名遂遠布從此以來號言王舍
030_0405_b_01L부처님은 도를 얻으신 뒤에 스스로 그 내력을 말씀하셨다.
“신의를 지킨 왕은 바로 내 몸이요, 사람을 잡아먹던 왕이 바로 앙굴마(殃崛摩)며, 왕사성에 돌아와 설법하여 제도한 한량없는 사람들은 다 전생에 왕이 되었을 때에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니라.”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때 일체 대중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복을 받고 제도된 이가 헤아릴 수 없었다.
030_0405_b_01L佛得道已自說本末立信王者我身是也噉人王者殃崛摩是還王舍說法所度無量皆是宿命作王時因緣人也佛說是時無不歡喜得福得不可訾計

9

옛날 설산(雪山)에 흰 코끼리 왕이 있었다. 몸에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고 2만 코끼리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 코끼리에게는 두 부인이 있었는데 하나는 나이가 많고 하나는 나이가 젊었다. 놀러 나갈 때에는 늘 그 부인들을 좌우에 데리고 갔다.
030_0405_b_05L昔雪山有白象王身有六牙生二萬象王有二夫人一人年長一人年每出遊戲時夫人挾左右
어느 때 왕이 놀러 나가다가 도중에 큰 나무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 나무에는 꽃이 무성하고 좋았다. 왕은 꽃을 꺾어 두 부인의 몸을 꾸미려고, 코로 나무를 감아 흔들었다.
그때 바람이 불어 그 꽃은 큰 부인의 몸에만 떨어지고 작은 부인은 바람맞이에 있었으나 꽃을 얻지 못하였다. 그래서 왕이 치우쳐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은근히 독한 마음을 품었다.
030_0405_b_08L時王出道過一大樹樹花茷好欲取二夫人身上以爲光飾鼻絞樹而搖逍之風吹樹花獨落大夫人上小夫人在下風不得華謂王爲有偏意內生毒
그 뒤에 왕의 연못 가운데서 천 개의 잎사귀가 있는 금색 연꽃이 났다. 작은 부인은 그것을 꺾어 왕에게 바쳤다. 왕은 그것을 받아 큰 부인에게 주어 머리에 꽂게 하였다. 작은 부인은 끝내 더욱 시기하여 왕을 해치려 하였다.
030_0405_b_13L後王池中生一金色千葉蓮花象見之取持上王王得以與大夫人使著頭上小夫人遂益妒忿念欲害
설산에는 도사가 많았다. 그때 작은 부인은 아름다운 과실을 따다가 백 명의 벽지불에게 공양한 뒤에 산 위의 험준한 곳에 가서 스스로 맹세하였다.
‘지금까지 벽지불에게 보시한 복의 갚음으로 인간에 나거든 부자이고 큰 세력이 있으며, 또 전생에 이 코끼리의 왕을 죽이려고 했던 것을 스스로 알리라.’
그녀는 곧 몸을 산 밑으로 던져 죽었다.
030_0405_b_16L雪山中多有道士於是小夫人採取美果每供養百辟支佛以後山上臨一嶮處而自誓願持是前後施辟支佛福報生於人中有豪勢自識宿害殺此象王卽便放身自投山下而死
그 식신(識神)은 인간에 태어나 어떤 장자의 딸이 되어 지혜가 밝고 많이 알며 단정하기 짝할 데 없었다.
그녀가 자라자 그 나라 왕은 그녀를 맞이하여 부인으로 삼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었다. 부인은 생각하였다.
‘이제야말로 묵은 원수를 갚게 되었다.’
누른 치자를 얼굴에 바르고는 병을 핑계삼아 자리에 누웠다.
030_0405_b_21L神來生人閒爲長者女明慧遠識端正無比其女長大國王聘爲夫愛重之夫人念言今眞得報宿怨便以%(⺘+(⼚/巴))子黃面委臥稱病
030_0405_c_01L왕은 들어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는 대답하였다.
“밤에 꿈을 꾸었는데 머리에 여섯 개 어금니가 있는 코끼리를 보았습니다. 그 어금니를 가지고 비녀를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만일 왕이 그것을 얻지 못하면 내 병은 날로 위독해질 것입니다.”
왕은 평소부터 그녀를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감히 그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곧 나라 안의 사냥꾼 수백 명을 불러 말하였다.
“너희들은 혹 산중에서 여섯 개 어금니를 가진 흰 코끼리를 보았느냐?”
모두 말하였다.
“본 일이 없습니다.”
030_0405_c_01L王入問答曰夜夢見象頭有六牙欲得其牙持作釵耳王若不得此象牙者日篤矣王素重之不敢違意卽召國中諸射獵者得數百人而告之言等山中頗見有白象身有六牙者不皆言未曾見也
왕은 딱하게 생각하고 사람을 시켜 부인을 불렀다. 그러나 사냥꾼들은 모두 그런 사정으로 말하였다. 부인은 말하였다.
“요새 이 근처에 참으로 그런 코끼리가 없다면, 너희들 중에 누가 괴로움을 잘 견디고 담이 큰 사람이 없는가?”
어떤 사람이 꿇어앉아 말하였다.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030_0405_c_07L王意不樂使夫人呼獵者共道此意夫人言此間近處實無此象汝衆中誰有能耐苦大膽者有一人長跪曰我最可矣
이에 부인은 그에게 만 냥 금과 쇠갈고리와 도끼와 끌과 또 법의(法衣) 한 벌을 주면서 말하였다.
“네가 지름길로 설산(雪山)에 가면 길에 큰 나무가 있고 그 좌우에는 몸 길이가 수백 발이 되는 큰 구렁이가 있어서 가까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때에는 도끼와 끌로 그 나무를 뚫고 그 구멍으로 빠져 나가 앞으로 더 나아가면 큰 물을 볼 것이요, 거기에는 나무가 물 위에 늘어져 있을 것이니, 쇠갈고리를 나무에 걸고 기어 올라가 가지를 따라 나아가면 큰 코끼리가 사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것이 늘 있을 만한 곳을 살펴서 그 밑에 깊은 구덩이를 파고 그 위를 얇게 덮고는, 그 속에 들어가 코끼리가 올 때를 엿보아서 활로 쏘아라. 그리고 사문처럼 가사를 입으면 코끼리는 거룩한 세 분을 받들기 때문에 결코 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030_0405_c_10L於是夫人與萬兩金與其鐵鉤斧鑿及法衣一告之汝徑詣雪山中道當有大樹左右有蟒身長數百丈不可得近鑿穿樹從中過去前行當見大水樹木臨水上取鐵鉤鉤上樹尋枝進而前度至象所住視其常可頓止處當下作深坑薄覆其上在中伺象來以箭射之卽著袈裟如沙門法奉三尊終不害汝
사냥꾼은 그 명령을 받고 곧 떠나, 7년 7개월 7일 만에 그 코끼리가 사는 곳에 이르러 거기서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들어가 조금 있자니 코끼리왕이 돌아왔다. 사냥꾼은 독이 묻은 화살로 코끼리를 쏘았다. 그 화살이 멀리서 오지 않았기 때문에 코끼리는 코로 그 근처를 뒤지다가, 구덩이 속의 그 사람을 보고 누구냐고 물었다.
그는 매우 두려워하여 스스로 고백하였다.
“나는 품팔이꾼입니다.”
030_0405_c_19L獵者受教卽涉道七年七月七日到象所止處作坑入其中須臾象王還獵者以毒箭射象被此箭不從遠來便以鼻撈其邊地見坑中人卽問何人其人大怖懼自首言我是應募人
030_0406_a_01L코끼리왕은, 그것이 부인이 시킨 짓인 줄 알고 스스로 그 어금니를 빼어 그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너는 빨리 돌아가라. 다른 코끼리들이 보면 곧 너를 해칠 것이요, 설령 뿌리치고 가더라도 그대의 자취를 찾아 뒤쫓을 것이다.”
코끼리왕은 위신력으로써 그를 보호하여 그는 이레만에 그 지경을 벗어나게 되었다.
그는 본국으로 돌아와 코끼리 어금니를 부인에게 올렸다. 부인은 그것을 받아 몇 번이고 보고는 기뻐하기도 하고 뉘우치기도 하다가 얼마 뒤에 피를 토하고 거의 죽게 되었다.
030_0406_a_01L象王卽知是夫人所爲自截其牙用與獵者語人汝還去諸象見汝卽當害卿教卻行去群象必當尋迹追汝象王以威神將護七日之中得出部界還至本國以象牙與夫人夫人得之反覆視且喜且悔未幾吐血死近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하늘과 용과 귀신과 네 무리의 제자들이 큰 법회(法會)를 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어떤 큰 비구니가 멀리서 부처님을 자세히 바라보고는 곧 큰소리로 웃다가 조금 뒤에는 다시 소리를 높여 울었기 때문에 모두 괴상히 생각하였다.
아난이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어떻게 저 비구니는 아라한이 되었으며, 무슨 이유로 슬픔과 기쁨을 스스로 이기지 못합니까? 그 사정을 듣고자 합니다.”
030_0406_a_07L釋迦文佛在世時鬼神四輩弟子大會說法坐中有大比丘尼遙瞻視佛便大聲笑須臾復擧聲哭衆坐中無不怪者阿難問佛云何此比丘尼得阿羅漢何因且悲且喜不能自勝願聞其事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흰 코끼리는 바로 내 몸이요, 그 부인은 지금의 구이(瞿夷)이며, 그 작은 부인은 지금의 비구니이니, 그는 신통을 얻었기 때문에 전생 일을 아는 것이다.
그가 슬퍼하는 것은 그 마음을 섬기지 않았기 때문이요, 기뻐서 웃는 것은 착한 사람을 해쳤다가 다시 도를 얻었기 때문이니라.”
030_0406_a_13L佛告阿難爾時白象王者我身夫人者今瞿夷是小夫人者今比丘尼是以得神通識往昔事所以悲不事心所喜笑者賊害善人更從得道
대중은 이 말씀을 듣고 모두 생각하였다.
‘부처님과 나쁜 인연을 지었어도 오히려 구제를 받거늘, 하물며 도와 덕의 인연이겠는가?’
모두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고, 그 원은 시방(十方)에 미쳐 일체를 구제하였다.
030_0406_a_17L衆會聞皆念曰與世尊作惡因緣猶尚得度況有道德之因緣乎切衆會皆發無上正眞道意願及十方廣度一切

10

옛날에 부처님께서 나국(倮國)에 가셔서 수갈(須竭)의 공양을 받으셨다.
그 나라는 바다가 가깝기 때문에 용이 구름과 비를 일으켰다. 부처님은 대중이 물에 빠져 떠내려갈까 걱정하여, 공양을 받고는 대중을 데리고 아뇩달못가로 가셨다.
030_0406_a_20L昔佛詣裸國受須竭請其國近海興雲雨佛恐漂沒人民受飮食已衆詣阿耨達池
030_0406_b_01L대중이 모여 모두 자리에 앉자 부처님은 사리불을 부르셨다. 그러나 사리불은 그 모임에 없었다. 천제(天帝)는 생각하였다.
‘부처님 제자들은 신통을 얻어 그 지혜는 부처님보다 더 빛난다.’
030_0406_a_23L佛會畢衆坐已定舍利弗不在會中天帝念曰佛左右常得神足智慧益佛光暉
부처님은 천제의 생각을 아시고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사리불을 불러오라.”
목련은 예배하고 떠났다.
그때 사리불은 가사를 깁고 있었다. 목련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아뇩달못에 계시면서 나를 시켜 스님을 불러오라 합니다. 바로 갑시다.”
030_0406_b_02L佛知其所告目揵連汝往呼舍利弗來目連作禮而往舍利弗補護法衣目連曰佛在阿耨達池天大會佛使我來相願以時去
사리불은 말하였다.
“이 가사를 다 기울 때까지 기다리시오.”
“만일 빨리 가지 않으면 내가 신통으로 그대와 이 산의 돌집을 모두 오른쪽 손바닥에 얹고 부처님께 가겠소.”
030_0406_b_06L舍利弗言須我衣竟連答曰不時去者吾當神足取卿及山石室置右掌中持詣佛所
사리불은 곧 허리띠를 끌러 땅에 놓고 목련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이 띠를 땅에서 떼어야 내 몸을 들 수 있을 것이오.”
목련은 그 띠를 들어 보았다. 그러나 땅은 움직일 수 있으나 띠는 들 수 없었다.
목련은 신통으로 부처님께 돌아왔다. 사리불은 먼저 와서 부처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목련은 신통의 힘이 지혜의 힘보다 못한 것을 알았다.
030_0406_b_08L舍利弗便解腰帶著地語目連曰汝能令帶離於地者我身乃可擧目連卽擧之地能爲振動帶不可擧目連以神足還佛所舍利弗先坐佛邊目連乃知神足之力不如智慧之力也
그때 그 자리의 어떤 비구가 귀에 수만꽃[須曼花]을 꽂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은 모두 이상히 여겼다.
“비구 법에는 꽃 장식을 하지 않는데 저 비구는 꽃을 꽂고 있으니 무슨 까닭인가?”
그때 천제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저 비구는 왜 꽃을 꽂았습니까?”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 귀의 꽃을 버려라.”
030_0406_b_13L時坐中有一比丘耳中有須曼花衆坐皆疑比丘之法離於花飾而此比丘著花何謂天帝卽白佛言不審比丘何以著花佛告比丘遣耳中花
그 비구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손으로 그 꽃을 빼어 내었으나 꽃은 여전히 꽂혀 있었다.
이렇게 여러 번 빼어 내어 버렸으나 꽃은 그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신통으로 그것을 버려라.”
030_0406_b_17L比丘受教卽手挽去其花續復如故如是取去其處故有佛語比丘以神足去之
그는 곧 삼매의 힘으로 수천만의 손을 만들어 허공에서 그 귀의 꽃을 빼내어 버렸으나, 꽃은 그치지 않고 나왔다. 그래서 대중들은 그것은 도와 덕의 인연이요, 잠깐 붙어 있는 꽃이 아님을 아뢰었다.
“원컨대 그 사실 내력을 설명하시어 대중의 의심을 풀게 하여 주소서.”
030_0406_b_19L以三昧力作數千萬手虛空中取耳中花花故不盡衆坐乃知是道德因非暫著花也天帝白佛願說本末使衆會疑解
030_0406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유위불이 세상에 나오신 지 91겁 되던 때에 그 부처님은 큰 법회를 열었다. 그때 어떤 취객(醉客)이 그 모임에서 설법을 듣고 기뻐하여, 귀에 걸었던 꽃을 떼어 부처님 위에 흩고는 예배하고 떠났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91겁 동안 천상과 인간에서 복을 받고 다시는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았다.
알고 싶은가? 그 때의 그 사람이 바로 지금의 저 비구이다. 꽃 하나를 흩은 복으로 지금 도를 얻었고 또 그 꽃도 다하지 않는 것이다.”
030_0406_b_23L佛告天帝昔惟衛佛時從來九十一劫時佛大會說法有一醉客在會中聽聞經歡喜耳上著花取散佛上作禮而去命終之後九十一劫天上人中受福不復更三惡道知彼時人者今此比丘是也散一花福至今得道故未盡也
천제는 아뢰었다.
“과거의 그 취객은 계도 받지 않고 육바라밀도 행하지 않았지마는, 한 번 꽃을 흩은 복은 91겁을 지난 지금에도 다하지 않거늘, 하물며 그 일을 많이 한 사람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제여, 알아야 한다. 부처님[薩芸若]께서 일체의 중생을 이익하게 하는 것이 모두 이와 같으니라.”
그 모임의 대중들은 이 말씀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다.
030_0406_c_06L天帝白佛言往日醉客不受戒亦不行六波羅蜜散花福乃九十一劫于今不盡何況多作者佛告天帝當知薩芸若饒益一切如是一切衆會聞說如是大歡普發無上正眞道意

11

옛날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도를 얻어 천하를 교화하시니 감동하지 않는 이가 없었는데, 오직 사위국의 왕만은 부처님을 믿지 않았다.
부처님의 절과 왕의 동산은 벽을 사이하여 가까이 있으면서 모두 강에 다다라 있었다.
그 절에는 3백여 명의 사미가 있어서 늘 거룩한 세 분을 모셨다.
030_0406_c_11L佛始得道教化天下莫不承動舍衛國王不時信解佛之精舍與王園觀隔壁相近皆臨江水精舍中有沙彌有三百餘人每給三尊
어느 때에 유나(維那) 스님은 여러 사미들을 시켜 각기 병을 가지고 강에 나가 물을 길어 오게 하였다. 사미들은 강가에 나가 모두 가사를 벗어 집놀이를 하였다.
030_0406_c_15L使令時維那使諸沙彌各持甁於江上取水諸沙彌至江岸便脫袈裟作屋戲
그때 파사닉왕은 그 부인과 함께 누각 위에 앉아 있다가 멀리서 사미들이 유희하는 것을 바라보고 부인에게 말하였다.
“내가 구담을 믿지 않은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구담 무리들은 스스로 청정하여 번뇌가 없다고 일컫지마는, 지금 저들의 장난치고 노는 것이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그러면서 어떻게 참되다고 하겠는가?”
030_0406_c_17L王波斯匿夫人在樓觀上坐遙見沙彌等共戲如是卽謂夫人我之不信瞿曇良以爲是瞿曇之等自稱淸淨有陰蓋彼今戲樂與我無異那得言
030_0407_a_01L부인은 대답하였다.
“비유하면 바다 가운데에는 용과 뱀이 있는 것처럼 대승의 법도 그와 같아서, 도를 얻은 이도 있고 도를 얻지 못한 이도 있어서 통틀어 말할 것이 아닙니다.”
부인의 이 말이 끝나기 전에 사미들은 모두 가사를 입고 물병을 들고 바로 절을 향해 가면서 그 자리에서 신통으로 3백 개 병을 허공에 던지고 각기 날아서 절로 들어갔다.
030_0406_c_22L夫人答王譬如海中龍蛇摩訶衍亦復如是有得道者有未得道者不可一論也夫人語未竟諸沙彌等著衣服各各取水正往向精舍所在以神足挑三百甁著虛空中各各飛逐皆入精舍
부인은 그것을 가리키면서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님의 마음이 흡족하지 않으면 지금 저 신통을 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왕은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여 곧 누각에서 내려와 여러 신하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는 귀의하고 뉘우쳤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왕과 부인과 모든 대중들은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내었다.
030_0407_a_04L夫人便指大王所言意未盡者今現神足何如也王見大歡喜卽下觀與群臣百官共詣佛所稽首作禮歸命悔過佛爲說法王及夫人一切衆會皆發無上正眞道意

12

옛날 사위국의 범지 장자는 성을 나가 놀다가 차츰 기원 동산 곁으로 갔다.
부처님은 그 사람이 공덕이 있어 구제할 수 있음을 아시고, 곧 어떤 나무 밑에 나가 앉아 큰 광명을 놓아 기원 동산 경계를 두루 비추셨다. 그래서 나무와 흙과 돌들이 모두 금색이 되었다.
030_0407_a_08L舍衛國梵志長者出城遊戲展轉到祇桓邊佛知其人有功德可度卽出坐一樹下放大光明照祇桓界皆作金色
범지는 그 광명을 보고 종자(從者)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광명인가?”
종자는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030_0407_a_12L梵志見光問從者曰此爲何光乎從者答曰不知
장자(長者)가 말하였다.
“햇빛이 아닌가?”
“햇빛은 뜨거운데 이 빛은 차가움과 따스함이 잘 조화되어 있으니, 햇빛이 아닙니다.”
030_0407_a_13L者曰非是日光耶從人言日者光熱此光寒涼和調非日光矣
“그러면 불빛인가?”
“불빛도 아닙니다. 불빛은 흔들려 가만히 있지 않는데 이 빛은 고요하여 불빛 같지 않습니다.”
030_0407_a_15L長者復問得無火光乎從人曰非火光火者動搖不定此光澤然不像火光也
종자는 생각하다가 깨닫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사문 구담의 도와 덕의 광명입니다.”
장자는 이내 말하였다.
“그런 말 말라. 나는 구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빨리 수레를 돌려 돌아가자.”
030_0407_a_17L人思惟知之語長者此是沙門瞿曇道德之光長者卽曰勿說此吾不喜瞿曇速廻車還
030_0407_b_01L부처님은 곧 신통으로 3면에 큰 시내를 만들어 어디로도 지나가지 못하게 하고 오직 부처님 앞에만 길이 있게 하였다.
종자는 말하였다.
“구담 쪽으로만 길이 통했습니다.”
할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장자는 멀리서 부처님을 보고 곧 부채로 얼굴을 가렸다. 부처님은 다시 신통으로 부채 안팎이 환히 트이게 하였다. 장자는 눈을 들자 부처님과 마주 보게 되었다. 장자는 갑자기 깨닫고 곧 수레에서 내려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였다.
030_0407_a_20L佛便作變化三面自然有大㵎所向不得過唯於佛前有道徑從人白言瞿曇邊有道過矣事不得已如前遙見如來卽以扇覆佛復以威神使內外徹擧目故與佛相見悟覺下車稽首作禮
부처님은 그를 위해 설법하시고 그는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어 이내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었다.
부처님을 등지고 가는 이도 도의 지혜를 얻거늘, 하물며 부처님을 믿고 향하는 이겠는가?
030_0407_b_02L佛與說便發無上正眞道意尋得不退轉背佛去者尚得道慧何況信向者哉

13

옛날 바라내국에 역사(力士) 여덟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 한 사람이 60마리 코끼리의 힘을 당하였다.
그 중의 어떤 사람은 많은 책략과 기이한 병법, 64변화술과 문무(文武)를 두루 갖추었다. 그래서 그것을 믿고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이 없었다.
030_0407_b_04L波羅奈國有大力士八人一人當六十象力中有一人獨多權奇兵法六十四變文武皆具以是自恃無所畏難
부처님께서는 그 사람이 반드시 나쁜 길에 떨어질 것을 보시고, 구제하려고 그에게로 가셨다.
문지기가 그에게 아뢰었다.
“구담이 밖에 와서 뵈려고 합니다.”
역사는 그 말을 듣고 좌우에 말하였다.
“구담의 가진 지혜가 어찌 나보다 낫겠느냐? 나보다 못하다.”
030_0407_b_08L佛觀其人必墮惡道中往到其欲度脫之守門人白瞿曇在外欲相見力士聞之語左右言瞿曇所在智豈能勝我不如我也
그리고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돌려 보내어 만나지 못하게 하라.”
부처님께서는 세 번이나 그 문에 갔으나 만나지 못하셨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소년 역사로 변하여 힘을 겨루려고 가셨다. 문지기가 들어가 아뢰자, 그 역사는 물었다.
“이 나라의 그 여덟 사람이 아니던가?”
030_0407_b_11L語守門者發遣令去不能見之佛三詣門不見佛於是化作年少力士來角倚門人入白力士問曰得無是國中八人耶
“소년인데 못 보던 사람입니다.”
역사는 밖에 나가 만나보고 그를 데리고 놀이터로 가서, 그 나이 어림을 업신여겨 당장 쳐 죽이려고 소년에게 말하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오라. 손으로 서로 치기를 하자.”
030_0407_b_14L 門人答言年少耳未曾見也力士出外相見將詣戲場輕其年少便欲撲殺之語年少曰强來前當共手搏
두 사람이 나와 막 붙으려 할 때에 부처님께서는 신통으로 그를 들어 땅에서 여나믄 발 떨어진 허공에 두었다. 그가 밑으로 내려다 볼 때 땅에는 다만 불이 붙는 칼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교만하고 분해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다만 죽음이 두려워 공중에서 말하였다.
“아래 있는 역사님께 귀의합니다. 목숨을 살려 주십시오.”
030_0407_b_17L俱前當欲合之閒佛以神足擧著空中去地十餘丈下向視地但見火都失貢高瞋恚之意但恐畏死於空中言歸命下方力士乞得全命
030_0407_c_01L부처님께서는 그를 땅에 내려 놓고 부처 몸을 나타내셨다.
그는 곧 부처님임을 알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였다.
“부처님이신 줄을 내가 알았으면 감히 교만하여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원컨대 용서하시어 무거운 재앙을 면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그 청을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 깊은 법을 말씀하셨다. 그는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내어 아유월치(阿惟越致)를 얻었다.
부처님의 방편[權道]으로써 제도하심이 이와 같으니라.
030_0407_b_21L佛便著地還見佛身力士知是佛首作禮我當知佛神足力如是不敢憍慢乃至於今也願見原恕以滅重佛卽受之爲說深法便發無上正眞道意卽得阿惟越致佛之權道所度如是

14

옛날 나열기국의 어떤 바라문의 아들은 홀로 그 어머니와 살고 있었다.
그는 자라서 어머니에게 물었다.
“우리 아버지는 무엇을 받들어 섬겼습니까? 나는 그 자취를 따르고자 합니다.”
030_0407_c_04L羅閱祇國有婆羅門子獨與母居年少長大自問其母我父何所奉事欲習其蹤
어머니는 말하셨다.
“네 아버지는 세상에 계실 때 하루 세 번씩 물에 들어가 목욕하셨다.”
“아버지는 무엇을 바라고 그렇게 하셨습니까?”
“항하수에 때를 씻으면 신통을 얻는다고 하셨다.”
“그렇지 않습니다.”
030_0407_c_07L母語子言汝父在時一日三反入水自洗浴子言父作是何所希望乎母言恒水遣垢可得神通矣子曰不然
“너는 다른 의견이 있느냐?”
“만일 그렇다면 저 강 북쪽에 사는 백성들은 날마다 소를 몰고 남쪽으로 건너가 놓습니다. 그들은 하루 두 번씩 목욕하는데 왜 도를 얻지 못합니까? 또 물속에 있는 고기와 자라들도 물에서 사는데 왜 도를 얻지 못합니까?”
030_0407_c_10L母謂子汝寧有異見乎若其然者水北居民日驅牛南渡日再洗浴何不得道且水中有魚鼈之屬在水活何以復不得道耶
“네 생각은 어떠냐?”
아들은 말하였다.
“오직 부처님의 8해탈(解脫)과 삼매의 물이 있습니다. 여기에 목욕해야 열반을 얻습니다.”
아들은 이어 말하였다.
“부처님께 나아가 신령스런 교화에 목욕하기를 구하십시오.”
030_0407_c_13L汝意云何子言唯有如來八解之三昧之水浴此乃無爲耳因報母當詣佛所求沐神化
그리하여 두 모자는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고, 아들은 사문이 되어 아라한이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여 어머니는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030_0407_c_16L於是母子至佛所佛爲說法子作沙門得羅漢道還爲母說法復得須陁洹道
雜譬喩經卷上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