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587_a_01L일백오십찬불송(一百五十讚佛頌)
030_0587_a_01L一百五十讚佛頌


마질리제타(摩㗌里制吒) 지음
의정(義淨) 한역
김철수 번역
030_0587_a_02L尊者摩咥里制咤造
大唐沙門義淨於那爛陁寺 譯


세존께서는 가장 수승하시어
온갖 번뇌[惑種]를 잘 끊으시니
한량없이 뛰어난 공덕은
여래의 몸에 모두 모였네.
030_0587_a_04L世尊最殊勝
善斷諸惑種
無量勝功德
摠集如來身

오직 부처님만이 우리가 귀의하고
찬탄하고 계승할 만하니
이치에 맞게 생각하는 이라면
마땅히 이 가르침에 머물리라.
030_0587_a_06L唯佛可歸依
可讚可承事
如理思惟者
宜應住此教

온갖 악한 번뇌습(煩惱習)으로부터
세상 사람들을 보호하여 그것을 제거하시고
복덕과 지혜 두 가지를 원만하게 갖추셨으니
오직 세존께서는 결코 퇴몰(退沒)함이 없으시네.
030_0587_a_07L諸惡煩惱習
護世者已除
福智二俱圓
唯尊不退沒

가령 어떤 이가 나쁜 견해[惡見]를 내어
세존께 혐오와 분한을 일으키더라도
몸과 말로 지으신 업을 잘 살펴보면
흠이나 틈을 얻을 수 없으리.
030_0587_a_08L縱生惡見者
於尊起嫌恨
伺求身語業
無能得瑕隙

내가 사람 몸을 받고 태어나
법을 듣고 환희심이 나니
비유하자면 마치 큰 바다에서
눈 먼 거북이가 널빤지 구멍을 만난 것과 같네.
030_0587_a_10L記我得人身
聞法生歡喜
譬如巨海內
盲龜遇楂穴

망념(妄念)은 항상 따라다니고
미혹과 업을 따르면 깊은 구덩이에 떨어지니
그러므로 내가 말로써
부처님의 참다운 공덕을 찬탄하네.
030_0587_a_11L妄念恒隨逐
惑業墮深坑
故我以言詞
歎佛實功德

모니(牟尼)의 한량없는 경계와
성스러운 덕은 그 끝이 없으시나
내가 자신의 이로움을 구하기 위해
지금은 약간만을 찬탄하는 것이네.
030_0587_a_12L牟尼無量境
聖德無邊際
爲求自利故
我今讚少分

무사지(無師智)1)를 갖추신 분께 예경하오며
드문 일이옵니다. 온갖 일의 성품을 갖추신 이여,
복과 지혜와 위덕의 광명을
누가 수량을 알 수 있겠습니까?
030_0587_a_14L敬禮無師智
希有衆事性
福慧及威光
誰能知數量

여래의 공덕은 한량없으니
비할 바도 없고 언설로 표현할 수도 없네.
내가 지금 복덕의 이로움을 구하기 위해
가명(假名)으로 찬탄하여 말하는 것일 뿐이네.
030_0587_a_15L 如來德無限
無等無能說
我今求福利
假讚以名言

나의 지혜력은 미천하고
부처님의 덕은 그 끝이 없으시니
부디 원하옵건대 대자비로
귀의할 곳 없는 저를 구제해 주십시오.
030_0587_a_16L我智力微淺
佛德無崖際
唯願大慈悲
拯我無歸處

원수나 친한 이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시고
무연대비(無緣大悲)2)를 일으키시어
널리 중생계에 대해
항상 참다운 선우(善友)가 되시네.
030_0587_a_18L怨親悉平等
無緣起大悲
普於衆生界
恒作眞善友

안에 있는 재물도 언제나 버리시거늘
하물며 밖에 있는 재물이겠는가?
세존께서는 아끼고 아쉬워하는 마음이 없으시어
구하는 이의 바람[願]을 채워 주시네.
030_0587_a_19L內財尚能捨
何況於外財
尊無悋惜心
求者滿其願

몸으로는 그들의 몸을 보호하시고
목숨으로는 다른 이들의 목숨을 위해 대신 바치시며
온 몸으로 한 마리의 비둘기를 구하시되
환희가 있을 뿐 인색함이란 없으시네.
030_0587_a_20L以身護彼身
以命贖他命
全軀救一鴿
歡喜無慳悋

세존께서는 나쁜 세계[惡道]3)를 무서워하지 않으시고
또한 좋은 세계[善趣]4)도 탐하시지 않으시어
다만 마음을 깨끗하고 고결하게 하시니
시라(尸羅)5)는 이로 말미암아 성취되네.
030_0587_a_22L尊不畏惡道
亦不貪善趣
但爲心澄潔
尸羅由此成
030_0587_b_01L
항상 그릇되고 왜곡된 것을 여의시고
항상 질박하고 곧은 것을 가까이하시며
온갖 업의 본성이 공하시니
오직 제일의(第一義)6)에 거주하시네.
030_0587_b_01L常離諸邪曲
恒親質直者
諸業本性空
唯居第一義

온갖 고통이 그 몸을 핍박하여도
세존께서는 편안한 생각을 내실 수 있으며
바른 지혜로 온갖 의혹[惑]을 끊으시고
허물 있는 모두에게 자비의 마음을 일으키시네.
030_0587_b_02L衆苦逼其身
尊能善安慮
正智斷諸惑
有過悉興悲

목숨을 바쳐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구제하시고
한량없이 기쁜 마음을 내시며
돌아가셨다가도 홀연히 다시 소생하시니
이 기쁨은 저것을 넘어서네.
030_0587_b_04L殉命濟他難
生無量歡喜
如死忽重蘇
此喜過於彼

원수가 그 몸을 해치고
늘 항상 괴롭혀도
그것을 허물로 여기지 않으시고
항상 대비심(大悲心)을 일으키시네.
030_0587_b_05L怨對害其身
一切時恒惱
不觀其過惡
常起大悲心

바르게 널리 보리(菩提)의 종자를 심으시고
마음으로 항상 소중하게 여기시니
부처님[大雄]의 난승지(難勝智)7)
미칠 자가 없네.
030_0587_b_06L正遍菩提種
心恒所珍玩
大雄難勝智
無有能及者

비할 바 없는 보리의 열매[菩提果]는
고행(苦行)이 그 바탕[因]이니
이로 말미암아 몸을 돌아보지 않고
여러 승품(勝品)8)을 부지런히 닦으셨네.
030_0587_b_08L無等菩提果
苦行是其因
由此不顧身
勤修諸勝品

부귀한 이나 비천한 이나
평등하게 대비(大悲)로 이끄시며
온갖 차별 가운데서도
높다거나 낮다거나 하는 생각이 없으시네.
030_0587_b_09L豪貴與貧賤
等引以大悲
於諸差別中
而無高下想

등지과(等持果)를 가장 좋아하고
마음속에 탐착(貪着)이 없으시며
널리 온갖 중생들[群生]을 구제하시니
대비(大悲)가 끊임이 없으시네.
030_0587_b_10L勝樂等持果
心無有貪著
普濟諸群生
大悲無閒斷

세존께서는 비록 지극한 고통을 당하시더라도
즐거움을 바라지 않으시며
미묘한 지혜와 온갖 공덕은
너무도 훌륭하시어 함께 할 자가 없네.
030_0587_b_12L尊雖遭極苦
於樂不悕求
妙智諸功德
殊勝無能共

더럽거나 깨끗한 여러 법들이 섞인 것 가운데서
거짓된 것을 가려내어 참된 것을 취하시니
마치 청정한 거위 왕[鵝王]이
우유만 마시고 물은 버리는 것과 같네.
030_0587_b_13L染淨諸雜法
簡僞取其眞
如淸淨鵝王
飮乳棄其水

한량없는 억겁 동안
용맹하게 보리(菩提)로 나아가
그 세세생생 동안
오묘한 법을 구하기 위해 몸을 버리셨네.
030_0587_b_14L於無量億劫
勇猛趣菩提
於彼生生中
喪身求妙法

삼아승기(三阿僧祇) 수량 동안
열심히 정진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으시고
이 보리법을 간직하여 뛰어난 반려로 삼아
미묘한 보리(菩提)를 증득하셨네.
030_0587_b_16L三僧祇數量
精勤無懈惓
持此爲勝伴
以證妙菩提

세존께서는 질투심이 없으시고
하열한 사람들에 대해 경시하는 생각이 없으시며
평등하게 대하시고 사리에 어긋나는 논쟁이 없으셨으니
뛰어난 행을 다 원만하게 성취하셨네.
030_0587_b_17L尊無嫉姤心
於劣除輕想
平等無乖諍
勝行悉圓成

세존께서는 오직 거듭 인지(因地)9)의 수행을 하시고
과위(果位)의 원만함을 구하지 않으신 채
온갖 수승한 업을 두루 닦으시어
갖가지 덕이 저절로 원만하게 성취되셨네.
030_0587_b_18L尊唯重因行
非求果位圓
遍修諸勝業
衆德自成滿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열심히 닦으시어
온갖 행의 정상(頂上)을 뛰어 넘으셨으니
앉고 눕고 경행(經行)10)하는 곳에서
훌륭한 복전(福田)이 되지 않을 수 없으시네.
030_0587_b_20L勤修出離法
超昇衆行頂
坐臥經行處
無非勝福田

온갖 허물과 번뇌[染]를 뽑아 없애시고
청정한 덕을 기르시어
이렇게 덕행을 쌓아 성취하셨으니
오직 세존께서는 최상이시어 위없으시네.
030_0587_b_21L拔除衆過染
增長淸淨德
斯由積行成
唯尊最無上

온갖 복덕을 모두 원만하게 갖추시고
온갖 허물은 다 제거해 없애셨으니
여래의 청정한 법신(法身)은
진습(塵習)11)이 이미 다 끊어졌네
030_0587_b_22L衆福皆圓滿
諸過悉蠲除
如來淨法身
塵習皆已斷
030_0587_c_01L
자량(資糧)을 모으고 다시 모아
그 공력(功力)으로 몸을 조어(調御)하셨으니
비유를 하려 해도
부처님과 동등할 이 없네.
030_0587_c_01L資糧集更集
功歸調御身
欲求於譬類
無能與佛等

모든 세간을 두루 관찰해 보면
재앙ㆍ횡액ㆍ수많은 장애가 번뇌가 있지만
가령 약간의 선(善)만 있더라도
그와 대비되는 일들을 쉽게 얻을 수 있네.
030_0587_c_02L遍觀諸世閒
災撗多障惱
縱有少分善
易得爲比對

온갖 허물과 근심을 멀리 여의시고
맑고 편안하여 흔들림이 없으시며
온갖 선근(善根)이 아주 훌륭하시니
어느 것도 비유할 것이 없으시네.
030_0587_c_03L遠離諸過患
湛然安不動
最勝諸善根
無能爲譬喩

여래의 지혜는 깊고도 아득하여
바닥도 없고 끝도 없으시고
세상의 것들을 부처님의 몸에 비유하면
소 발자국을 큰 바다에 비유하는 격이네.
030_0587_c_05L如來智深遠
無底無邊際
世事喩佛身
牛迹方大海

깊은 인자함으로 일체를 떠맡으시니
세간에서 비교할 것이 없으며
대지(大地)를 짊어지는 무거움은
이에 비유하면 실로 가볍네.
030_0587_c_06L深仁荷一切
世閒無有比
大地持重擔
喩此實爲輕

어리석음의 어둠은 이미 제거되고
모니(牟尼)의 광명이 널리 비추니
세간의 지혜로는 비유할 수 없으며
마치 반딧불을 태양빛에 비교하는 것과 같네.
030_0587_c_07L愚癡闇已除
牟尼光普照
世智非能譬
如螢對日光

여래의 삼업(三業)은 청정하여
가을 달이 넓은 연못을 교교히 비추는 것과 같고
세간의 깨끗함을 부처님의 몸에 비유하면
모두 다 번뇌[塵]의 탁한 성품이 되네.
030_0587_c_09L如來三業淨
秋月皎空池
世潔喩佛身
俱成塵濁性

이상과 같이 인용한 모든 것은
세간 가운데 수승한 일이라도
불법은 이를 훨씬 뛰어 넘으니
세속의 일은 불쌍하고 가엾다고 할 수 있네.
030_0587_c_10L如上諸所引
世中殊勝事
佛法迥超過
俗事可哀愍

성스러운 법의 진귀한 보배가 모인 가운데
불법이 최상이어서 그 정상(頂上)에 위치하니
위없고 비할 데 없는 가운데
오직 부처님만이 불법과 동등하시네.
030_0587_c_11L聖法珍寶聚
佛最居其頂
無上無比中
唯佛與佛等

여래의 성스러운 지혜의 바다 가운데
그 즐거움에 따르는 것은 일부분만을 찬탄한 것일 뿐이니
보잘것없는 말로 뛰어난 덕을 찬탄하는 것이며
이에 비하면 참으로 부끄럽다고 할 수 있네.
030_0587_c_13L如來聖智海
隨樂歎少分
鄙詞讚勝德
對此實多慚

당시의 사람들이 마(魔)를 항복받는 것을 보고는
일체가 다 귀의하여 조복하니
그들의 똑같은 참성품을 관찰하건대
동등하기가 가벼운 털과 같다고 말하리.
030_0587_c_14L時俗睹降魔
一切咸歸伏
觀彼同眞性
我謂等輕毛

가령 큰 전쟁터에서는
지혜와 용기로 적을 꺾어 항복시킬 수 있듯이
성스러운 덕은 세간을 초월하여
그들을 항복시키니 비유할 데가 없네.
030_0587_c_15L假令大戰陣
智勇能摧伏
聖德超世閒
降彼非爲喩

차례대로 가깝게는 마귀부터 항복받으신 후에
늦은 밤중에는
온갖 번뇌ㆍ습기를 끊어
뛰어난 덕을 모두 원만하게 갖추셨네.
030_0587_c_17L鄰次降魔後
於夜後分中
斷諸煩惱習
勝德皆圓滿

성스러운 지혜로 온갖 어둠을 제거하시고
천 개의 햇빛을 초월하시며
온갖 그릇된 주장[邪宗]을 꺾어 조복시키시니
희유하시어 비할 바가 없으시네.
030_0587_c_18L聖智除衆闇
超過千日光
摧伏諸邪宗
希有無能比

세 가지 선근(善根)을 원만하게 갖추시어
영원히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멸사기ㅗ
갖가지 습기[習]를 이미 다 제거하셨으니
청정함은 무엇에 비유할 수가 없네.
030_0587_c_19L三善根圓滿
永滅貪恚癡
種習悉已除
淸淨無能喩

미묘한 법에 대해 세존께서는 항상 찬탄하시고
바르지 못한 법에 대해서는 항상 그르다고 하시지만
이러한 그릇되거나 올바른 것에 대해
마음에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감정이 없으시네.
030_0587_c_21L妙法尊恒讚
不正法恒非
於斯邪正處
心無有憎愛

성스러운 제자들이나
아울러 외도(外道)를 따르는 이들이
그 분을 거스르든 따르든
부처님의 마음은 처음부터 두 마음이 없으셨네.
030_0587_c_22L於聖弟子衆
及外道師徒
於彼違順中
佛心初無二
030_0588_a_01L
덕에 대해 마음 속[情]으로 집착함이 없으시고
덕 있는 사람이란 말을 탐하지도 않으시니
훌륭하십니다. 지극히 무구(無垢)함이여,
성스러운 지혜가 항상 원만하고 고결하시네.
030_0587_c_23L於德情無著
德者亦非貪
善哉極無垢
聖智恒圓潔

모든 감각기관[根]이 항상 맑고 적정해서
미혹되고 허망한 마음을 영원히 여의시고
온갖 경계 가운데서
현량(現量)12) 경계는 부처님께서 친히 바라보시는 경계이네.
030_0588_a_02L諸根常湛寂
永離迷妄心
於諸境界中
現量由親睹

염혜(染慧)는 진제(眞際)에 다다른 것이니
어리석은 범부가 측량할 바가 아니며
언어를 잘 안립하시어
저 언어가 다한 세계[亡言處]를 증득하시네.
030_0588_a_03L念慧窮眞際
非凡愚所測
善安立語言
證彼亡言處

적정하고 걸림 없는 광명은
아주 맑고 깨끗하여 더욱더 밝게 비추고
그 미묘한 색상은 세간에서 드문 것이니
누가 공경하는 마음을 품지 않겠는가?
030_0588_a_04L寂靜無礙光
皎潔逾輝映
妙色世希有
熟不懷敬心

잠시 처음 바라보든
혹은 항상 우러러보든
미묘한 상(相)은 일찍이 두 모습이 아니시니
이전이든 이후든 모두 함께 기뻐하네.
030_0588_a_06L 若有暫初觀
或復恒瞻睹
妙相曾無二
前後悉同歡

가장 훌륭한 위덕의 몸[威德身]은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싫증이 나지 않으니
설사 무량겁을 지내더라도
흔쾌하여 우러러보는 것은 마치 처음 바라보는 것과 같네.
030_0588_a_07L最勝威德身
觀者心無厭
縱經無量劫
欣仰似初觀

소의(所依)13)인 덕체(德體)와
능의(能依)14)인 덕심(德心)그 성품과 모습[性相] 두 가지를 원융하게 갖추시어
능(能)ㆍ소(所)가 처음부터 다르지 않으셨네.
030_0588_a_08L所依之德體
能依之德心
性相二俱融
能所初無異

이와 같은 선서(善逝)의 덕은
모두 다 여래의 몸에 모였으니
부처님의 상호(相好)의 몸을 떠나면
그 밖에 다른 곳은 안식처가 아니네.
030_0588_a_10L如斯善逝德
摠集如來躬
離佛相好身
餘非所安處

나는 선세(先世)의 복으로 인해서
다행히 조어사(調御師)를 만나 뵙고
공덕산(功德山)을 우러러 찬탄하며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을 오랫동안 보답하리라.
030_0588_a_11L我因先世福
幸遇調御師
仰讚功德山
遠酬尊所記

일체의 유정(有情)들은
모두가 다 번뇌를 바탕으로 유지되며
오직 부처님만이 번뇌를 잘 제거 하실 수 있으시며
자비함으로 말미암아 세상에 오래 머무시네.
030_0588_a_12L一切有情類
皆因煩惱持
唯佛能善除
由悲久住世

마땅히 누구에게 먼저 예경(禮敬)해야 하는가?
오직 부처님ㆍ대비존(大悲尊)이시네.
성스러운 덕은 세간을 초월하지만
대비의 원력 때문에 생사에 처하시네.
030_0588_a_14L誰當先敬禮
唯佛大悲尊
聖德超世閒
悲願處生死

세존께서는 적정한 즐거움에 머무시면서도
군생(群生)들을 위하여 탁한 곳에 처하시며
영겁의 오랜 세월 동안 부지런히 정진하시어
자애로운 마음으로 일체 중생들을 위하시네.
030_0588_a_15L尊居寂靜樂
處濁爲群生
永劫久精勤
慈心爲一切

진제(眞諦)로부터 다시 세속을 이롭게 하시고
대비(大悲)의 마음으로 중생들을 인도하시니
마치 주문으로 물속의 용[濳龍]을 출현시키고
구름을 일으켜 단비를 내리게 하는 것과 같네.
030_0588_a_16L從眞還利俗
由悲所引生
如呪出潛龍
興雲注甘雨

항상 뛰어난 선정위[定位]에 드시어
원수나 친한 이나 모두 평등하게 보시니
흉악하고 떠들썩한 사람도
몸을 바쳐 성스러운 덕에 귀의하네.
030_0588_a_18L恒居勝定位
等觀以怨親
兇嶮倡聒人
投身歸聖德

신통력으로 사자후(獅子吼)를 하시어
삼계(三界)에서 존귀한 이라고 선언하셨네.
오래전부터 명예를 싫어하셨으나
대비의 마음으로 인해 스스로 칭찬하신 것이네.
030_0588_a_19L神通師子吼
宣言三界尊
久已厭名聞
由悲自稱讚

항상 이타행(利他行)을 닦으시고
일찍이 자리(自利)의 마음이 없으셨으며
자애로운 마음을 두루 중생에게 베푸시고
자신에게 치우치거나 애착함이 없으셨네.
030_0588_a_20L常修利他行
曾無自利心
慈念遍衆生
於己偏無愛

대비의 원력이 끝이 없으시어
그릇에 따라 중생[群生]들을 교화하시고
처소를 따라 모두 이익되게 하시니
마치 제사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것과 같네.
030_0588_a_22L悲願無邊際
逐器化群生
隨處皆饒益
猶如散祭食

깊은 마음으로 일체 중생들을 생각하시고
항상 잠시라도 버리지 않으시며
그들을 이익되게 하시고 오히려 욕을 당하시니
그런 허물은 부처님께서 지으신 것이 아니네.
030_0588_a_23L深心念一切
恒不捨須臾
利彼反遭辱
由咎非佛作
030_0588_b_01L
자애로운 음성으로 미묘한 뜻을 강연하시어
진실로 허망한 말씀을 하지 않으시며
자세하거나 간략함으로 근기나 인연에 임하시고
절반이든 가득하든 때에 따라 전환하시네.
030_0588_b_01L慈音演妙義
誠諦非虛說
廣略任機緣
半滿隨時轉

만약 세존께서 연설하시는 것을 들으면
누가 그 희유하고 기묘함을 찬탄하지 않을 것인가?
설령 악한 마음을 품었더라도
지혜 있는 이라면 다 귀의하여 믿네.
030_0588_b_03L若聞尊演說
孰不歎希奇
縱令懷惡心
有智咸歸信

뜻을 밝히는 말씀이 항상 훌륭하고 교묘하며
혹 거친 말씀을 하시더라도
중생을 이익되게 하신 것이라 모두 헛되지 않으니
그러므로 모두 참되고 미묘함을 이루네.
030_0588_b_04L義詞恒善巧
或復出麤言
利益悉不虛
故竝成眞妙

부드러움과 거침으로
상황[事]에 따라 중생을 교화하고
성스러운 지혜와 걸림 없는 마음은
한 맛[一味]이어서 모두에게 평등하네.
030_0588_b_05L柔耎及麤獷
隨事化衆生
聖智無礙心
一味皆平等

훌륭하십니다. 번뇌[垢] 없는 업이여.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은 훌륭한 기술자와 같네.
이러한 미묘한 몸을 이루시어
이렇게 진귀한 구절을 강연해 주시네.
030_0588_b_07L勝哉無垢業
善巧喩良工
成此微妙身
演斯珍寶句

바라보는 이들이 모두 기뻐하고
말씀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열리며
아름다운 얼굴로 오묘한 말씀을 베푸시니
마치 달이 감로(甘露)를 흘려 내리는 것과 같네.
030_0588_b_08L睹者皆歡喜
聞說竝心開
羙顏宣妙詞
如月流甘露

자비의 구름으로 법우(法雨)를 내리시어
더러운 탐욕의 티끌을 청정하게 하시니
마치 저 금시조(金翅鳥)의 왕이
온갖 용의 독을 삼켜 없애는 것과 같네.
030_0588_b_09L慈雲灑法雨
能淸染欲塵
如彼金翅王
呑滅諸龍毒

무명(無明)의 어둠을 없애 버리시니
마치 천 개의 태양 빛과 같으시며
아만(我慢)의 산을 부수어 깨뜨리시니
천제저(天帝杵)와 같네.
030_0588_b_11L能殄無明闇
喩如千日光
摧碎我慢山
譬猶天帝杵

허망되거나 오류가 아니라는 것을 현증(現證)하시고
고요한 선정심[慮]으로 산란한 마음을 제거하시며
여실하게 잘 수행하신
세 가지 일[事]이 모두 원만하시네.
030_0588_b_12L現證非虛謬
靜慮除亂心
如實善修行
三事皆圓滿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기뻐 밝게 열리니
이로부터 잘 사유하면
온갖 번뇌[垢染]를 소제(消除)할 수 있네.
030_0588_b_13L創聞佛所說
心喜已開明
從此善思惟
消除諸垢染

괴로움을 만나면 편안하게 위로해 주시고
방일하면 두려운 마음이 생기게 하시며
즐거움에 집착하면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시니
사정[事]에 따라 교화하여 유도하시네.
030_0588_b_15L遭苦能安慰
放逸令生怖
著樂勸厭心
隨事皆開誘

상근기(上根機)의 지혜를 갖춘 이는 법희(法喜)를 증득케 하시고
중간의 근기[中根]를 지닌 이는 뛰어난 이해[勝解]를 내게 하시며
하열한 근기를 가진 이는 믿는 마음을 내게 하시니
세존의 말씀은 모든 이를 두루 이익되게 하네.
030_0588_b_16L上智證法喜
中根勝解生
淺劣發信心
尊言遍饒益

온갖 잘못된 견해를 잘 뽑아 버리시고
인도하여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시며
죄업의 티끌을 잘 씻어 없애시니
세존으로 말미암아 법우(法雨)가 내리네.
030_0588_b_17L善拔諸邪見
引之趣涅槃
罪垢能洗除
由尊降法雨

일체지(一切智)는 걸림이 없어
항상 정념(正念) 가운데 머물며
여래께서 기별(記莂:수기)하신 바는
한결같아 허망하거나 그릇됨이 없네.
030_0588_b_19L一切智無礙
恒住正念中
如來所記莂
一向非虛謬

처소가 따로 있거나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그릇에 맞지 않음이 없이 잘 다루시니
세존의 말씀은 허망하거나 거짓되지 않아
듣는 이들이 다 부지런히 닦네.
030_0588_b_20L無非處非時
亦無非器轉
尊言不虛發
聞者悉勤修

한 길[一路]의 뛰어난 방편은
잡되지 않아 닦아 배울 수 있고
처음이나 중간이나 끝이나 다 훌륭하니
다른 가르침에는 이런 일들이 없네.
030_0588_b_21L一路勝方便
無雜可修學
初中後盡善
餘教所皆無

이와 같이 한결같은 훌륭함에 대해
미치광이나 어리석은 이가 비방하는 마음을 일으켜
이 가르침을 혐오하더라도
원망함이 없이 이들에게 동등하게 대하시네.
030_0588_b_23L如斯一向善
狂愚起謗心
此教若生嫌
無怨與斯等
030_0588_c_01L
겁(劫)의 세월을 지내시면서 미혹한 중생을 위하여
온갖 지독한 고통을 겪으시면서도 준비하셨으니
이 가르침이 설령 훌륭하지 않다 하더라도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언제나 닦아야 하리.
030_0588_c_01L歷劫爲群迷
備經衆苦毒
此教縱非善
念佛尚應修

하물며 크게 이익되게 하고
다시 깊고 미묘한 뜻을 선설(宣說)해 주시니
설사 머리가 불타는 일이 있더라도
먼저 마땅히 이 가르침을 구제해야 하네.
030_0588_c_02L況能大饒益
復宣深妙義
縱使頭被焚
先應救此教

자재하시어 보리의 즐거움을 누리시더라도
성스러운 덕은 항상 담연(淡然)하시며
이로 말미암아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시어
저 언어가 멸한 세계[妄言處]를 증득하시네.
030_0588_c_04L自在菩提樂
聖德恒淡然
皆由此教生
證彼亡言處

세간 영웅의 진실한 가르침은
그릇된 종파가 들으면 다 놀라고
마왕도 괴로운 마음을 품게 되지만
인간과 천상은 뛰어난 기쁨을 일으키네.
030_0588_c_05L世雄眞實教
邪宗聞悉驚
魔王懷惱心
人天生勝喜

대지는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
평등하게 두루 간직하듯이
성스러운 가르침도 중생[群生]들을 이롭게 하니
그릇된 이나 올바른 이나 모두 이로운 혜택을 입네.
030_0588_c_06L大地無分別
平等普能持
聖教利群生
邪正俱蒙益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잠시만 들어도
금강(金剛)의 종자가 이미 성립되고
설령 아직 새장[樊籠]같은 데서 벗어나지 못했더라도
결국은 죽음의 행처(行處)를 넘어서네.
030_0588_c_08L暫聞佛所說
金剛種已成
縱未出樊籠
終超死行處

법을 듣고 바야흐로 뜻을 생각하여
여실하게 잘 닦아 행하면
차례대로 세 가지 혜[三慧]15)가 원만해지니
다른 가르침에는 이런 일이 없네.
030_0588_c_09L聞法方思義
如實善修行
次第三慧圓
餘教皆無此

유독 우왕선(牛王仙)16)만이
참되고 원만한 이치에 오묘하게 계합(契合)하시나니
이 가르침을 힘써 닦지 않더라도
어찌 원수가 이를 넘어서겠는가.
030_0588_c_10L唯獨牛王仙
妙契眞圓理
斯教不勤修
寧有怨過此

이 법은 잠시만 들어도 갈애(渴愛)가 제거되고
그릇된 견해를 지닌 이들도 신심을 내니
듣는 이가 기쁜 마음을 내고
이에 의지하여 청정한 계율을 구족하네.
030_0588_c_12L 暫聞除渴愛
邪見信心生
聽者發喜心
依斯具淨戒

탄생하실 때 모두가 기뻐하고
성장하시매 세상의 모두가 환희하였으며
크게 중생들을 교화하여 이롭게 하셨고
멸도를 보이시어 슬픈 마음[悲感]을 일으키셨네.
030_0588_c_13L誕應時咸喜
成長世皆歡
大化利群生
示滅興悲感

노래를 불러[讚詠] 온갖 번뇌의 독을 제거하시고
억념(憶念)하여 흔쾌하고 경사스러운 마음을 불러내시며
혜명(慧明)을 발현하실 일을 찾아 구하시니
깨닫는 마음[解悟心]이 원만하고 고결하시네.
030_0588_c_14L讚詠除衆毒
憶念招欣慶
尋求發慧明
解悟心圓潔

만나는 이들마다 존귀하게 여기도록 하시어
공경하게 모시어 수승한 마음을 내게 하시고
일을 계승하여 복인(福因)을 감득(感得)하게 하시며
친히 받들게 해 걱정과 괴로움을 없애게 하네.
030_0588_c_16L遇者令尊貴
恭侍勝心生
承事感福因
親奉除憂苦

시라(尸羅)가 청결함을 갖추고
정려(靜慮)의 마음이 깨끗하고 적정하며
반야(般若)의 지혜 원융하니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복이 모이네.
030_0588_c_17L尸羅具淸潔
靜慮心澄寂
般若圓智融
恒沙福所集

세존의 용모와 세존의 가르침,
그리고 세존께서 증득하신 법은
보고 듣고 생각하여 깨닫는 가운데
이 보배가 가장 뛰어나네.
030_0588_c_18L尊容及尊教
及尊所證法
見聞思覺中
此寶最殊勝

떠내려가는 이에게 모래톱이 되어 주시고
자신을 해치는 이를 항상 보호해 주시며
두려움에 떠는 이에게 귀의처가 되어 주시고
그들을 이끌어 해탈케 하시네.
030_0588_c_20L漂流作洲渚
害己恒爲護
怖者作歸依
引之令解脫

청정한 계율로 미묘한 그릇을 이루시고
좋은 밭으로 훌륭한 열매를 생산하시며
선한 벗이 되어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시니
혜명(慧命)은 이로 말미암아 성취되네.
030_0588_c_21L淨戒成妙器
良田生勝果
善友能饒益
慧命由此成

은덕(恩德)을 행하시고 온화한 마음으로 인욕하시어
보는 이들이 다 즐거워하며
널리 인자한 마음을 모으시니
공덕이 가없으시네.
030_0588_c_22L行恩及和忍
見者咸欣悅
廣集仁慈心
功德無邊際
030_0589_a_01L
몸과 입에 허물과 해악이 없으시니
친애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이로부터 발생하며
길상한 온갖 공익[義利]은
다 선서(善逝)의 덕에 의지하네.
030_0589_a_01L身口無過惡
愛敬由之生
吉祥衆義利
咸依善逝德

도사(導師)께서 잘 인도해 주시어
교만에 빠진 이가 다시 부지런히 정진하도록 하시고
굽은 마음을 한결같이 조정해 주시어
미혹된 길에서 바른 길로 돌아가게 하시네.
030_0589_a_02L導師能善誘
惰慢使翹勤
等持調曲心
迷途歸正道

선근(善根)이 성숙한 사람은
삼승(三乘)의 수레를 잘 부리시니
사나움으로는 사람들을 조복시키지 못하며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잠시 버리는 것이네.
030_0589_a_03L善根成熟者
駕馭以三乘
𢤱悷不調人
由悲故暫捨

액난을 만나면 능히 구해 주시고
안락하게 하시어 잘 닦도록 권장하시며
고통을 받고 있는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여러 중생[群品]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시네.
030_0589_a_05L於遭厄能設
安樂勸善修
悲愍苦衆生
利樂諸群品

어긋나거나 해를 끼치는 이에게 자애로운 마음을 내시고
행실이 바르지 못한 이들을 걱정하시며
포악한 이들에게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시니
그 성스러운 덕을 이루 다 찬탄할 수 없네.
030_0589_a_06L違害興慈念
失行者生憂
暴虐起悲心
聖德無能讚

은혜의 깊이가 끝이 없음은
온 세상이 모두 다 아는 바이며
이에 대해 오히려 원망하는 마음을 내더라도
세존께서는 항상 자비의 마음을 일으키시네.
030_0589_a_07L恩深於罔極
擧世所咸知
於此返生怨
尊恒起慈愍

몸을 바쳐 일체를 구원하시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시며
무너져 떨어지는 모든 사람들을
친히 돕고 옹호하시네.
030_0589_a_09L亡身救一切
自事不生憂
於諸崩墮人
親能爲援護

두 세간에 걸쳐 은혜를 행하여 지으시고
모든 세간을 초월하셨으며
어둠을 항상 밝게 비추시니
세존께서는 지혜 등불의 심지이시네.
030_0589_a_10L二世行恩造
超過諸世閒
於闇常照明
尊爲慧燈炷

인간이나 천상에서 수용하는 바는
중생의 품류에 따라 차별이 있지만
오직 세존의 정법의 맛은
평등하여 차별이 없네.
030_0589_a_11L人天所受用
隨類有差殊
唯尊正法味
平等無差別

씨족(氏族)을 고려하지 않으시고
색력(色力)17)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선한 근기를 지닌 사람들에게 수순하셨으니
구하는 이들은 모두 성취하는 은혜를 입었네.
030_0589_a_13L不觀於氏族
色力及年華
隨有善根人
求者皆蒙遂

널리 온갖 회유한 일을 나타내시고
아무런 조건 없이 대자(大慈)의 마음을 일으키시니
성중(聖衆)과 인천(人天)이
합장하여 모두 친근히 하네.
030_0589_a_14L廣現諸希有
無緣起大慈
聖衆及人天
合掌咸親近

아아, 생사의 두려움에 대해
부처님께서 출한하시여 광명을 비추시니
모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시고
모두 그 소원을 원만하게 하시네.
030_0589_a_15L嗚呼生死畏
佛出乃光暉
饒益諸衆生
皆能滿其願

악인과 함께 거처하시어
그들이 즐거움을 쳐부수고 걱정과 위험을 불러들이고
비방하고 그 몸을 괴롭히고 해쳐도
마치 훌륭한 덕을 수용하듯 하시네.
030_0589_a_17L惡人與共處
推樂取憂危
謗惱害其身
猶如受勝德

중생[物]을 위해 애써 고행하셔도
일찍이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시니
세존의 희유한 덕은
언설로 표현하기가 어렵네.
030_0589_a_18L爲物行勤苦
曾無染著心
世尊希有德
難以名言說

세존께서 험악한 악도(惡道)에 노니셨던 것은
마치 마맥(馬麥)과 우장(牛鏘)의 일과 같다.
고행을 하며 육년 동안 지내시면서도
편안하게 받아들이시며 마음에 퇴전함이 없으셨네.
030_0589_a_19L尊遊嶮惡道
馬麥及牛鏘
苦行經六年
安受心無退

세존께서는 가장 뛰어난 경지[位]에 머무시면서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교화하셨고
설령 경박하고 천박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몸과 말로 한층 더 겸손하게 공경하셨네.
030_0589_a_21L尊居最勝位
悲愍化群生
縱遇輕賤人
身語逾謙敬

혹은 존귀한 위치에 있더라도
일찍이 교만심이 없으셨으며
자신을 굽혀 중생을 섬기고
낮추어 공경함이 마치 종복이 심부름하듯 하셨네.
030_0589_a_22L或位尊貴主
曾無憍慢心
屈己事衆生
卑恭如僕使
030_0589_b_01L
억만 종류의 다양한 중생들[機情]이
백천 가지로 논란하여도
여래의 자애롭고 훌륭한 음성은
한 번 답하여 의문을 모두 끊으시네.
030_0589_a_23L機情億萬種
論難百千端
如來慈善音
一答疑皆斷

은혜는 깊어 덮거나 실을 수 있는 정도를 초과하는데
그 덕을 배반하여 깊은 원망을 일으켜도
세존께서는 그 원망함을 지극한 경계로 여기시니
마치 지극히 소중한 은혜로 여기는 것과 같네.
030_0589_b_02L恩深過覆載
背德起深怨
尊觀怨極境
猶如極重恩

원수가 세존께 해를 끼쳐도
세존께서는 그 원수를 친근한 사람으로 전환시키시니
그들이 항상 부처님의 허물을 찾으려 해도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네.
030_0589_b_03L怨於尊轉害
尊於怨轉親
彼恒求佛過
佛以彼爲恩

그릇된 주앙[宗]을 하는 이가 질투심을 가지고 청문(請問)하거나
독 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불구덩이에 밀어 넣어도
비원(悲願)에 의해 깨끗한 연못으로 변화시키시고
독을 변화시켜 감로가 되게 하시네.
030_0589_b_04L邪宗妒心請
毒飯與火坑
悲願化淸池
變毒成甘露

인욕으로 성냄과 분노를 조복시키시고
참다운 말씀으로 비방하는 말을 녹이시며
자비의 힘으로 악마나 원수를 굴복시키시고
바른 지혜로 사악함과 독을 제거하시네.
030_0589_b_06L以忍調恚怒
眞言銷謗毀
慈力伏魔怨
正智降邪毒

중생[群生]들은 한량없는 겁 동안
악함을 익혀 성품을 이루었으니
오직 세존만이 오묘하게 원만함을 행하시어
한 생각에 선함으로 바꾸어 주시네.
030_0589_b_07L群迷從曠劫
習惡以性成
唯尊妙行圓
一念翻令善

온유함으로 포악함을 항복받으시고
보시를 베풀어 간탐(慳貪)함을 깨뜨리시며
선한 말씀으로 거친 말을 조복시키시니
오직 세존의 뛰어난 방편이시네.
030_0589_b_08L溫柔降暴虐
惠施破慳貪
善語伏麤言
唯尊勝方便

난제(難提)18)도 거만함을 꺾고
앙굴(鴦掘)19)도 자비심을 일으켰네.

조복하기 어려운 자들을 능히 훌륭하게 조복시키시니
누가 희유함을 찬탄하지 않겠는가?
030_0589_b_10L難提摧巨慢
鴦掘起慈心
難調能善調
誰不讚希有

오직 세존과 성스러운 제자들만이
법미(法味)가 저절로 기쁘고 신묘하게 하니
풀로 만든 자리를 편안하게 여기시고
금으로 장식된 형상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시네.
030_0589_b_11L 唯尊聖弟子
法味自怡神
草座以爲安
金牀非所貴

중생들의 근기와 탐욕의 성품을 잘 아시어
그 근기와 인연에 맞게 교화하시며
혹은 청문(請問)함을 기다리시기도 하고
혹은 청문하지 않아도 스스로 설해 주시네.
030_0589_b_12L善知根欲性
攝化任機緣
或有待其請
或無問自說

처음에는 보시와 지계 등을 나열하시고
점차로 청정한 마음이 생기면
나중에는 진실한 법을 담론하시어
마침내는 원만하게 증득하게 하시네.
030_0589_b_14L初陳施戒等
漸次淨心生
後談眞實法
究竟令圓證

두렵고 무서운 곳이나 표류하는 곳에서도
오직 부처님만이 귀의할 분이시며
용맹한 대비존(大悲尊)께서는
여러 중생들을 구제하시네.
030_0589_b_15L怖畏漂流處
唯佛可歸依
勇猛大悲尊
拯濟諸群品

부처님 몸의 구름이 법계에 두루하여
법우(法雨)가 티끌 같은 세계[塵方]에 뿌려져
상응하여 나타나는 바가 각기 다른데
근기에 따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이네.
030_0589_b_16L身雲遍法界
法雨灑塵方
應現各不同
隨機故有異

선량하고 청정하시어 어긋남이나 다툼이 없으시니
오직 세존만이 계승하여 받들 만한 분이시네.
널리 모든 인간과 천상을 이롭게 하시니
모두 다 공양하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네.
030_0589_b_18L善淨無違諍
唯尊可承奉
廣利諸人天
咸應興供養

몸과 입으로 짓는 바가 없이도
두루 시방세계(群方]를 잘 교화하시고
말씀하시는 바가 오묘하게 상응하시니
이 덕은 오직 세존께 있네.
030_0589_b_19L身口無起作
善化遍群方
所說妙相應
此德唯尊有

오랜 동안 세 가지 업(業)을 청정하게 닦으시어
오묘하고 상서로움이 가없이 나타나니
널리 모든 세간을 둘러보아도
일찍이 이처럼 훌륭한 덕은 없었네.
030_0589_b_20L久修三業淨
妙瑞現無邊
普觀諸世閒
曾無此勝德

하물며 극악한 이들에게도
순수하게 최상의 자비를 행하시어
널리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시고
용맹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셨네.
030_0589_b_22L況於極惡者
純行最上悲
廣利諸衆生
勇猛勤精進

성문(聲聞)으로서 법을 아는 사람은
세존을 항상 받들어 모시며
설사 열반을 증득하였더라도
끝내 부처님께 빚을 졌다고 말하네.
030_0589_b_23L聲聞知法者
於尊恒奉事
設使證涅槃
終名爲負債
030_0589_c_01L
저들 모든 성중(聖衆)이
자신만을 위하여 닦고 배운다면
중생을 이롭게 하는 마음을 버림으로 말미암아
다시는 빚을 졌다고 말하지 않네.
030_0589_c_01L彼等諸聖衆
爲己而修學
由捨利生心
不名還債者

무명(無明)의 잠에서 이미 깨어나시어
대비(大悲)의 마음으로 두루 시방세계[群方]를 살피시고
책임을 느끼고 부지런히 실천하시니
마땅히 성선(聖善:부처님)을 친근히 해야 하네.
030_0589_c_03L無明睡已覺
悲觀遍群方
荷負起翹勤
聖善宜親近

악마와 원수가 괴롭히고 해를 입혀도
부처님의 힘으로 제거하셨으니
두려움 없는 공덕[無畏功德] 가운데
이는 단지 일부분만을 드러내는 것이네.
030_0589_c_04L魔怨興惱害
佛力已能除
無畏功德中
斯但顯少分

대비(大悲)의 마음으로 일체를 교화하기를
성스러운 마음으로 몹시 바라시어
이로움과 즐거움을 베풀어 주시지 않음이 없으시며
능히 이런 모든 일을 다 해 끝마치시네.
030_0589_c_05L悲心化一切
聖意絕希求
利樂無不施
能事斯皆畢

여래의 훌륭하고 오묘한 법은
전수하여 옮길 수 있더라도
조달(調達)20)과 선성(善星)21)
이 가르침에 몸을 던지지 않았네.
030_0589_c_07L如來勝妙法
若或可遷移
調達與善星
不應投此教

무시(無始)이래 유전하는 가운데
서로 이익되게 하지 못하므로
이로 말미암아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법을 열어 보여 중생을 교화하셨네.
030_0589_c_08L無始流轉中
互爲不饒益
由斯佛出世
開示化衆生

녹야원(鹿野苑)에서 구린(俱隣)22)을 제도하시고
견림(堅林)23)에서 수발(須跋)24)을 교화하셨으며
이 국토에서 근본 인연이 다하자
다시는 책임지고 이끄시는 일이 남아 있지 않았네.
030_0589_c_09L鹿菀度俱鄰
堅林化須跋
此土根緣盡
更無餘債牽

법륜을 이미 오래 전부터 굴리시어
모든 미혹한 중생들을 깨닫게 하시고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학인(學人)들을 받아들이시어
모두를 삼유(三有)25)에서 이롭게 하셨네.
030_0589_c_11L法輪久已轉
覺悟諸群迷
恒沙受學人
皆能利三有

뛰어난 금강정(金剛定)으로
스스로 감옥과 같은 몸을 부수시되
대비의 마음을 버리시지 않으셨으니
친히 교화하시어 널리 법이 퍼지게 하셨네.
030_0589_c_12L以勝金剛定
自碎堅牢身
不捨於大悲
自化猶分布

두 가지 이익된 행26)이 이미 원만하시고
색(色)과 법(法)의 두 가지가 몸이 원만하시며
일천제(一闡提)27)를 구원하여 거두어들이시고
쌍림(雙林)에서 불성(佛性)을 드러내셨네.
030_0589_c_13L二利行已滿
色法兩身圓
救攝一闡提
雙林顯佛性

대비의 마음은 삼유(三有)를 꿰뚫으시고
색상(色像)28)으로 시방세계[群方]에 응하시어
좁쌀 알갱이처럼 몸을 나누어 나투시지만
이내 원적(圓寂)29)에 머무시네.
030_0589_c_15L悲心貫三有
色像應群方
粟粒以分身
爾乃居圓寂

훌륭하고 수승한 행과
희유한 공덕의 몸과
대각(大覺)의 모든 법문들은
일찍이 세상에 없었던 것이네.
030_0589_c_16L善哉奇特行
希有功德身
大覺諸法門
世所未曾有

두루 인간[含識]에게 은혜를 베푸시고도
몸과 말씀은 항상 적연(寂然)하시지만
어리석은 범부들은 성은(聖恩)을 등지고
세존께 비방과 분노를 일으키네.
030_0589_c_17L流恩遍含識
身語恒寂然
凡愚背聖恩
於尊興謗怒

법을 모은 보배 창고는 참으로 한이 없고
덕의 근원과 복의 바다는 실로 헤아리기 어려우니
만약 어떤 중생이 일찍이 세존께 예를 올렸다면
그 분께 예를 올린 것은 훌륭한 예경(禮敬)이라 할 수 있네.
030_0589_c_19L法聚寶藏眞無際
德源福海實難量
若有衆生曾禮尊
禮彼亦名爲善禮

성덕(聖德)의 신이한 공덕은 다함이 없으나
내가 지금 지혜 하열하기가 마치 티끌과 같아
여래의 공덕산(功德山)을 찬탄하려 하지만
너무도 망망하여 겁이 나 물러서니 이로 말미암아 그치네.
030_0589_c_21L聖德神功無有盡
我今智劣喩微塵
欲讚如來功德山
望崖怯退由斯止
030_0590_a_01L
한량없고 무수하고 가없는 경계는
사유하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그 이치를 증득하기 어려워
오직 부처님의 성스러운 지혜만으로 헤아려 알 수 있으니
어찌 어리석은 범부가 찬탄할 수 있겠는가.
030_0589_c_23L無量無數無邊境
難思難見難證理
唯佛聖智獨了知
豈是凡愚所能讚

한 터럭 모습으로 법계를 가득 채우시고
하나의 행(行)과 하나의 덕(德)으로 마음의 근원에 두루하시니
청정하고 광대하기가 아름다운 연못과 같아
중생의 번뇌의 갈증을 치료해 주시네.
030_0590_a_02L一毫一相充法界
一行一德遍心源
淸淨廣大喩芳池
能療衆生煩惱渴

나는 석가모니부처님의 공덕해(功德海)를 찬탄하여
이 선업(善業)에 의지해 보리를 증득하는 데로 나아가
널리 중생[含生]들이 훌륭한 마음을 내도록 발원하고
어리석은 범부의 허망한 의식[識]을 영원히 여의게 하려네.
030_0590_a_04L我讚牟尼功德海
憑斯善業趣菩提
普願含生發勝心
永離凡愚虛妄識
一百五十讚佛頌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
  1. 1)다른 나라의 힘이나 스승의 가르침을 의지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성취한 지혜를 가리킨다. 예컨대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지혜는 스승이나 혹은 외부적인 힘에 의지하지 않고 증득하신 것이다. 또한 연각(緣覺)도 제법(諸法)이 인연에 따라 생멸하는 것을 관찰하여 스승의 가르침을 의지하지 않고서도 깨달음을 증득하는 지혜를 이룬다.
  2. 2)부처님께서는 일체가 다 공하다고 관조(觀照)하시어 특정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으시기 때문에 부처님의 자비를 특별히 무연대비라고 한다. 그 자비심은 일체 중생들에게 두루 미치기 때문에 자비 가운데 가장 존귀하다.
  3. 3)악취(惡趣)라고도 하며 육취(六趣) 가운데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를 말한다.
  4. 4)선도(善導)라고도 하며 육취 가운데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의 세계를 말한다. 여기에 아수라의 세계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5. 5)범어 śila의 음역(音譯)이며, 육바라밀 가운데 지계(持戒)를 말한다.
  6. 6)여기서는 부처님의 범행(梵行)이 청정하시어 더할 나위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7. 7)부처님의 훌륭한 지혜는 어느 누구도 그보다 뛰어날 수 없는 지혜라는 의미이다.
  8. 8)도(道)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닦아야 하는 훌륭한 도품(道品)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삼십칠도품이 있다.
  9. 9)인위(因位)와 같은 의미이며 과지(果地) 또는 과위(果位)와는 반대 개념이다. 그 의미는 불도를 성취하기 위해 닦아 나가는 단계로 아직은 불과(佛果)를 증득하지 않은 상태의 수행 과정을 말한다.
  10. 10)음식을 먹은 후나 피곤할 때, 그리고 좌선하는 동안 수면이 몰려올 때 일정한 장소 내에서 왔다 갔다 왕복하며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일종의 산책을 의미한다.
  11. 11)우리의 생각이나 행위, 특히 번뇌 업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습관ㆍ습성ㆍ기분ㆍ남은 습성ㆍ남게 된 기분 등을 의미한다.
  12. 12)경계(境界)를 인식하는 데 있어 헤아리거나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 색(色) 등 외경(外境)의 자상(自相)을 직각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13. 13)능의(能依)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두 가지 법이 상대를 의지할 때 자동(自動)의 법을 능(能)이라 하고 피동(被動)의 법을 소(所)라 한다. 다른 법을 의지하여 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능의라 하고 그것이 의지하도록 대상이 되어 주는 것을 소의라 한다. 예를 들어 초목이 땅을 의지하여 자라날 때 초목은 능의이며 땅은 소의인 것이다.
  14. 14)소의(所依)와 상대되는 개념이다.
  15. 15)문(聞)ㆍ사(思)ㆍ수(修)를 말한다.
  16. 16)우왕(牛王)이란 소 가운데 가장 뛰어난 소를 의미하며, 비유적으로 부처님의 덕이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나타낸다. 우왕선은 덕이 그렇게 뛰어난 부처님을 뜻한다.
  17. 17)몸의 모습이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18. 18)범어로는 Nandi이며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 19)범어로는 Aṅguli-mālya이며 부처님의 제가가 된 사람이다. 바라문 스승의 그릇된 가르침을 따라 흉악한 살생을 저질렀으나 부처님을 만나 참회하여 나중에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20. 20)범어로 Devadatta이며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가 배반하여 승단의 화합을 해치고 부처님께 적대적이었던 인물이다.
  21. 21)범어로는 Sunakṣatra이며 석존이 태자일 때 낳은 아들이라고도 한다. 출가 후에 욕계의 번뇌를 끊고 제사선정(第四禪定)을 얻었으나, 후에 악우(惡友)를 가까이하여 인과(因果)를 부정하는 사견(邪見)을 일으키고 부처님께 악심을 품어 지옥에 떨어졌다고 한다.
  22. 22)범어로는 Ājñata-kauṇḍnya이며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과 아약구린(阿若俱鄰) 등으로 음역(音譯)한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후 가장 먼저 교화했던 다섯 비구 가운데 한 사람이다.
  23. 23)사라수(娑羅樹)로 이루어진 숲을 뜻한다.
  24. 24)범어로는 Subhadra이며 수발타(須跋陀)라고 음역(音譯)되기도 한다. 부처님께서 입멸하시기 전에 맨 마지막으로 가르침을 받아 도를 얻은 제자이다.
  25. 25)욕유(欲有)ㆍ색유(色有)ㆍ무색유(無色有)를 말하며, 이 삼유는 삼계(三界)와 같은 뜻이다.
  26. 26)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이다.
  27. 27)범어로는 icchantika이며, 그 뜻은 일체 선근(善根)을 끊고 욕심이 지극히 많아 부처님의 종성(種性)이 없어서 성불할 수 없는 자라는 의미이다.
  28. 28)색신(色身)의 모습이다.
  29. 29)범어 parinirvāṇa의 의역(意譯)이며, 그 뜻은 멸도(滅度)ㆍ입멸(入滅)의 의미이다. 음역(音譯)하여 반열반(般涅槃)이라 하며, 모든 덕이 원만하고 온갖 악이 적멸(寂滅)된 상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