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590_b_01L삼혜경(三慧經)
030_0590_b_01L三慧經


역자의 이름은 알 수 없고, 지금은 양록(涼錄)에 첨부함
송성수 번역
030_0590_b_02L失譯人名今附涼 錄


부처님은 항상 세 종류의 사람을 얻고자 하셨으니, 첫째는 믿는 사람이며, 둘째는 묻는 사람이며, 셋째는 행하는 사람이다. 혹 어떤 이는 믿기만 하고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믿지만 행하려고 하지 않는 자들은 기꺼이 세 가지 잘못을 저지른다. 첫째는 보시하지 않음이며, 둘째는 계율을 행하지 않음이며, 셋째는 뜻이 안정되지 않음이다.
030_0590_b_03L佛常欲得三人一者二者三者或有人但信不喜已作爲信不欲行爲喜有三亡一者不布施二者行戒三者不定意
사상(思想)을 없애야 비로소 도를 얻을 수 있으니, 요점은 ‘염하지 않음[不念]’에 있다. 사상을 없애면 색(色)도 없어지고 식(識) 역시 없어진다.
030_0590_b_07L當滅思想乃得道要在不念已滅思色亦滅識亦滅
마음으로 염해야 할 것이 있으니, 이것을 ‘상대해야 할 네 가지[四所有對]’라 하고, 이것을 ‘상(想)’이라 한다. 마땅히 상이 있어야 하고, 마땅히 상이 없어야 하며, 상을 여의어서는 안 되고, 마땅히 상을 여의어야만 하니, 상을 벗어나지 못하면 다시 나아가게 된다. ‘마땅히 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도상(道想)을 말하고, ‘마땅히 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색상(色想)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며, ‘상을 여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경행상(經行想)을 여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고, ‘마땅히 상을 여의어야 한다’는 것은 마땅히 생사상(生死想)을 여의어야 한다는 말이다. ‘상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도상(道想)이 없어 12문(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고, ‘다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은 사람이 생사에 빠져 곧 해탈을 얻지 못한다는 말이다.
030_0590_b_09L心有所念是爲四所有對是爲想——當有想當無想離想當離想不出想還就當有想謂道想當無想者謂無色想不離想者謂不離經行想當離想者當離生死想不出想謂無道想不出十二還就者謂人生死便不得脫
몸은 땅과 같고 좋은 뜻[善意]은 벼와 같으며 나쁜 뜻[惡意]은 풀과 같으니, 잡초를 없애지 않으면 나락이 영글지 않듯 사람이 나쁜 뜻을 버리지 않으면 역시 도를 이루지 못한다. 사람에게 성내는 마음이 있는 것은 땅에서 명아주[蒺蔾]가 자라는 것과 같다. 좋은 뜻은 번개가 치는 것과 같아 밝음이 가면 곧 다시 어두워지고, 삿된 생각은 구름이 가리는 것과 같아 해를 때때로 보이지 않게 하니, 나쁜 뜻이 일어나고 나면 도는 보이지 않는다.
030_0590_b_15L身譬如地善意如禾惡意如草不去草穢禾實不成人不去惡意亦不得人有瞋恚是爲地生蒺蔾善意如來卽明去便復冥邪念如雲覆日時不見已惡意起不見道
030_0590_c_01L배우는 이에게는 괴로움이 있고 배우지 않는 이에게는 괴로움이 없다. ‘배우는 이에게 괴로움이 있다’는 것은, 마치 사람이 씨를 뿌릴 때 먼저 갈아서 잡초를 제거해야 나중에 많은 수확을 얻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앞에는 괴롭다는 것이다. ‘배우지 않는 이에게 괴로움이 없다’는 것은, 마치 땅을 갈지 않아 명아주 같은 온갖 나쁜 생물들이 연이어 자라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배우지 않는 이에게는 괴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030_0590_b_20L學者有苦不學者無有苦學者有苦譬如人種當先犂去草穢便多得收是爲先苦不學者無有苦者譬如地不犂續自生蒺蔾諸惡物是爲不學無有苦
도를 행함에 있어 첫째는 괴로움을 금할 것이며, 둘째는 즐거움을 금할 것이며, 셋째는 괴로움을 금하지 말 것이며, 넷째는 즐거움을 금하지 말라. 즐겁거나 즐거움을 얻으면 곧 도를 행하기도 하고, 괴롭거나 괴로움을 얻으면 곧 도를 행하기도 한다.
030_0590_c_03L行道第一可禁苦第二可禁樂三者不可禁苦四者不可禁樂能樂得樂便行道能苦得苦便行道
어떤 사람은 도를 행하다가 괴로움을 얻으면 곧 나고 죽는 것을 두려워해 도를 행할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겐 즐거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030_0590_c_06L有人行道得苦便畏生死能行道如不可與樂
어떤 사람은 즐거움을 얻으면 도를 행할 수 있고 마음으로 이와 같이 괴로워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에겐 괴로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030_0590_c_08L有人得樂能行道意不苦如是不可與苦
어떤 사람은 즐거움을 얻어도 도를 행할 수 있고 괴로움을 얻어도 도를 행할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겐 즐거움을 주어야지 괴로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030_0590_c_10L有人得樂能行道得苦亦能行道是可與樂不可與苦
어떤 사람은 괴로움을 얻어도 도를 행하지 못하고 즐거움을 얻어도 도를 행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에겐 괴로움을 주어야지 즐거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030_0590_c_12L有人得苦不能行道得樂亦不能行如是當與苦不可與樂
모두 네 가지 구함[四求]이 있으니, 첫째는 몸 때문에 구함이며, 둘째는 소원 때문에 구함이며, 셋째는 어리석음 때문에 구함이며, 넷째는 행 때문에 구함이다. 사람들이 몸을 보전해 오래 살고자 하는 것이 몸 때문에 구하는 것이며, 부귀와 처자와 진기한 보물을 얻고자 하는 것이 소원 때문에 구함이며, 제사를 지내거나 제압하고 물리침으로써 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어리석음 때문에 구하는 것이며, 법답지 않은 짓을 하고선 집안을 편안하게 하고자 도를 얻는 것이 행 때문에 구함이다.
030_0590_c_14L都有四求一者用身故求二者用願故求三者用癡故求四者用行故求人欲保身長壽是爲身求欲得豪貴妻子珍寶是爲願求祠祀鎭壓欲從得福是爲癡求所行非法欲家安隱得道是爲行求
사람에게는 세 가지 보전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첫째는 기쁜 뜻이며, 둘째는 재물이며, 셋째는 목숨이다.
030_0590_c_20L人有三不可保一者喜意二者財寶三者人命
몸 역시 염(念)해야 할 것이면서 또 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 몸의 온갖 더러운 피고름[惡露]을 헤아리는 것은 염해야 하고, 뜻이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에 빠지는 것은 염해서는 안 된다.
030_0590_c_22L身亦可念亦不可念計身諸惡露是爲可念意墮五樂是不可念
030_0591_a_01L선(善) 역시 염해야 할 것이면서 또 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 이른바 도를 얻으려는 뜻은 염해야 할 것이다. 염해선 안 되는 것은, 이른바 도를 얻으려는 뜻을 가장 높은 죄악으로 돌리는 것이다. 또 염해야 할 것이 있고 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허물이 있으면 스스로 뉘우쳐야 하니 이것은 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뜻이 일어났을 때 악에 빠진다면 이것은 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030_0590_c_23L善亦可念亦不可念謂得道意是可不可念者謂以得道意當轉增上惡亦可念亦不可念有過自悔是可意起墮惡是不可念
바름을 버리고 삿됨을 생각하는 것을 미혹[惑]이라 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는 것을 의심[疑]이라 한다. 악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근본[本]을 위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익[利]을 위하는 것이다. 지은 행을 근본이라 하고, 지은 행의 복을 받는 것을 이익이라 하니, 이것을 제거하면 곧 도를 얻을 것이다.
030_0591_a_04L捨正念邪爲惑不別是非是爲疑惡有二事爲本二爲利所作行是爲本受行福是爲利除是便得道
‘탐내고 보호한다[貪護]’는 것은, 이른바 이미 얻은 것을 다시 탐하는 것이다. 색(色)을 생각하는 것이 탐욕에서는 으뜸이 되니, 한 번의 뜻으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탐욕을 잘 방호하면 도를 얻지만 탐낸 것을 보호하면 생사에 떨어진다. 이미 얻은 것을 다시 보호하는 까닭에 ‘탐내고 보호한다’고 한다.
030_0591_a_07L貪護謂已得復貪念色爲貪上爲非意滅故護貪爲得道貪護爲墮生已得復護故爲貪護
‘음식을 즐긴다[樂食]’는 것은, 이른바 환희(歡喜)를 말한다. ‘배부르게 먹을 생각을 한다’는 것은 37품경(品經)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배가 부르면 먹은 것을 의식한다’는 것은 법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그런 뒤 통양(痛痒:受)을 따르는 것은 재배하는 것[栽]이고, 구한 뒤에 다시 생각하는 것은 식(識)으로 구하는 것이다.
030_0591_a_10L樂食者謂歡喜飽念食者謂念三十七品經便飽識食者謂樂法已隨痛痒爲栽求後復念爲識求
온갖 세속의 일은 모두가 몸[身]에 속하고 온갖 이름들은 모두가 뜻[意]에 속하며, 온갖 범하지 않는 것은 모두 계(戒)에 속하니, 이것을 제외하고는 도라 할 것이 없다. 도행(道行)을 무너뜨리는 하나의 법이 있으니 바로 정진하지 않는 것이고, 사람을 무너뜨리는 하나의 법이 있으니 바로 간탐(慳貪)이다.
030_0591_a_13L一切世俗事皆屬身一切名字皆屬一切不犯皆屬戒除是無所有爲一法復壞道行謂不精進一法壞人謂慳貪
밖의 나쁜 인연이 사람에게 닥쳐와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참음[忍]이라 하고, 자신의 나쁜 짓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스스로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 한다
030_0591_a_17L外惡因緣來向人不受爲忍自身作不出爲辱己
030_0591_b_01L과거를 다시 생각하지 말고, 미래 역시 기다리지 말며, 지금 현재에 마땅히 끊어라. 사람의 소유가 아닌 것에 근심해서는 안 되니, 온갖 뜻이 있으면 모두 결박이 된다. 좋은 뜻이 있어도 잊어야 하고 나쁜 뜻이 있어도 잊어야 한다. 또 세 가지 인연 때문이니, 첫째는 생각하지 말고, 둘째는 자주 생각하지 말고, 셋째는 전도된 뜻에 집착하지 말라. 이 세 가지 일을 다시는 잊지 말라.
030_0591_a_19L過去莫復念未來亦莫待今見在當斷非人所有莫得憂一切有意皆爲結有善意亦忘有惡意亦忘復用三因緣故一者不習念二者不數念三者不著意倒是三事不復忘
있음으로부터 없음을 얻을 수 있으나 있음은 있음이라고 할 수 없으니, 이것을 37품경의 뜻이라 한다. 생멸하는 뜻이라고 하지만 생멸에는 횟수가 없다. 왜냐하면 깨달은 자에게는 종자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030_0591_b_02L從有可得無有不可得有是謂三十七品經意生死意生死無有數所以覺者種忘故
본래는 열흘 동안 앉아서 도를 닦으려고 마음먹었다가 열흘을 마치지 못하는 것은 전생의 복이 적은 까닭이다. 복이 많은 자는 열흘 동안 앉아서 도를 행하고 싶으면 곧 그럴 수 있다. 몸이 수행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는 용렬하거나 몸이 극도로 수척하기 때문이고, 뜻이 수행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는 죽어서 썩어짐과 괴로움과 허망함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030_0591_b_05L本意欲坐行道十日能竟十日前世福薄故多福者欲十日坐行便得身不欲行用劣瘦極故意不欲行不念死敗苦空故
지혜에는 네 가지 모습이 있으니, 첫째는 좋은 말을 들으면 곧 흔들리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듣고 나선 곧 받아들여 명심하는 것이며, 셋째는 명심하고 나서는 잘 사유하는 것이며, 넷째는 마음으로 잘 사유하고 나서는 다시 질문해 그 뜻을 알려고 하는 것이다. 이 반대는 지혜가 적은 것이다.
030_0591_b_08L智慧有四相一者聞善語便不轉二者已聽便受著意三者已意當思惟念四者意已思惟念復重問欲知其意倒是少慧
어떤 5백 명의 도인이 도를 행하다가 선정을 얻고는 다시 잊을까 두려워 사람을 시켜 자기들을 죽여 달라고 하였다.
030_0591_b_12L有五百人行道得定意恐復失之取人令殺
그 사람이 물었다.
“도인을 죽이는 큰 죄를 나더러 지으란 말입니까?”
030_0591_b_14L人報言殺道人令我得重
도인이 말하였다.
“사람이 원수가 있으면 죽이려고 하지 않는가? 이 몸은 나의 원수이니, 그대가 나를 위해 죽여 다오.”
030_0591_b_15L道人言如人有怨家欲殺之不是爲是我怨家汝爲我殺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마음을 죽여야지 몸을 죽여서는 안 된다.”
030_0591_b_16L佛言當殺勿殺身
어떤 도인이 선정에 들었을 때 들불[野火]이 일어났으나 그는 옷도 타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는 귀신이라며 곧바로 베었는데, 칼이 부러지며 들어가질 않았다. 마음을 한결같이 쓴 까닭에 타지 않고 부드러운 까닭에 칼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030_0591_b_17L有道人得定意時野火燒之衣不然人見之謂是鬼便斫之刀折不入心一故不燒柔軟故不入
어떤 도인이 선정에 들었을 때이다. 제자가 식사하시라고 불러도 알아차리지 못하기에 다가가 팔을 당기자 팔이 한 길[丈]이나 늘어났다. 제자는 크게 놀라 매듭으로 묶어 놓았는데, 묶을 생각만 했지 다시 풀 수가 없었다. 스승이 선정에서 깨어나 팔이 매우 아파서 제자에게 묻자 사실대로 말하였다.
030_0591_b_20L有道人得定意弟子呼之飯不覺前牽臂臂申丈餘弟子大恐因取結意結不可復取解之師禪覺苦臂問弟子白如是
030_0591_c_01L 스승은 말하였다.
“너는 풀지도 못하면 내 팔만 함부로 분질러 놓았구나. 사람이 선정에 들면 솜[綿]처럼 부드러워지니,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도 그렇다.”
030_0591_c_01L師言汝不解者折我臂人得定意柔軟如緜在母腹中亦爾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세 가지 인연이 있다. 첫째는 질문과 다르게 대답하는 것이며, 둘째는 물을 줄 모르는 것이며, 셋째는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030_0591_c_03L有三因緣覺人無所知一者問不如二者不能問三者不能語
‘요점만 취한다[取要]’고 할 때 요점이란 경에서 비유로 말씀하시되 “사람이 홍수를 만났을 땐 진귀한 보배만 가지고 가야 한다”고 하였으니, 이는 사람이 세간에 살면서 좋은 마음만 가지고 가야 함을 비유한 것이다.
030_0591_c_05L取要要經譬喩說人逢大水但當取珍寶去喩人在世閒但當取善意去
생각하지 않으면 도를 얻지 못하니, 무슨 까닭인가? 도의 인연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의 인연이 있으면 도를 얻을 수 있으니, 이른바 6바라밀과 안반수의(安般守意)와 37품경이다. 이것이 도의 인연이다.
030_0591_c_07L不所念不得道何以故不念道因緣有道因緣能得道謂六波羅蜜安般守意三十七品經是爲道因緣
믿을 만한 다섯 가지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부처님을 믿는 것, 둘째는 법을 믿는 것, 셋째는 계행을 믿는 것, 넷째는 경을 믿는 것, 다섯째는 선지식을 믿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믿으면 도를 얻는다.
030_0591_c_10L有五因緣可信一者信佛二者信法三者信戒四者信經五者信善知識信是五事得道
말에는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곧은 말[直語]이며, 둘째는 분별하는 말[分別語]이며, 셋째는 묻는 말[問語]이며, 넷째는 그치는 말[止語]이다.
030_0591_c_13L語有四法一者直語二者分別語三者問語四者止語
곧은 말이란 지혜로운 사람이 도 얻는 인연에 따라서 바로 말하는 것이다. 분별하는 말이란 받은 가르침을 자세히 살피지 못할 경우엔 근본과 끝을 분별하여 거듭 설명해 주어야만 한다. 묻는 말이란 사람이 스스로 옳다고 여기고 있는 것을 인연을 따라 물어주면 곧 스스로 알게 된다. 그치는 말이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은 것은 나 역시 말하지 않는 것이다.
030_0591_c_14L語者有黠人墮道得因緣直說分別語者爲所以所受不諦當分別本末重語說問語者人自意爲是墮因緣問之卽自知止語者佛所不說亦不說
네 가지 인연의 질문이 있으니, 첫째는 온갖 질문[一切問]이며, 둘째는 분별하는 질문[分別問]이며, 셋째는 질문에 대한 질문[問問]이며, 넷째는 그치게 하는 질문[止問]이다.
030_0591_c_18L有四因緣問一者一切問二者分別三者問問四者止問
온갖 세간은 덧없고 괴롭고 공하니 도를 행하면 편안함을 얻으리라고 말하면 이것을 당연한 말이라 하고, 온갖 질문이라고 한다. 누군가 눈에 대해 물을 때 귀를 가지고 대답해서는 안 되니, 이것을 분별하는 질문이라 한다.
030_0591_c_20L一切世閒非行道得安隱已說是爲應語是爲一切問若人求問眼事莫持耳往報是爲分別問
030_0592_a_01L 누군가 흰 물건을 가지고 와서 “이건 검은 물건이다”라고 할 경우, 검은 물건을 집어 그에게 “이건 어떤 것으로 보이는가?” 하고 묻는 것이다. 이것이 질문에 대한 질문이다.
030_0591_c_23L若人持白物來是黑物因持黑物問之見爲何等爲問問
누군가 “도란 어떤 종류입니까?” 하고 물으면, “추위란 어떤 종류인가?”라고 대답하고, “뜻이란 어떤 종류입니까?” 하고 물으면, “바람이란 어떤 종류인가?”라고 대답하고, “무위란 어떤 종류입니까?” 하고 물으면, “허공이란 어떤 종류인가?”라고 대답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치게 하는 질문이다.
030_0592_a_02L若人來問道何類因報寒何等類若問意何等類因報風何等類若問無爲何等類因報空何等類止問
네 가지 전도(顚倒)가 있으니, 첫째는 영원하지 않은 것을 사람들이 영원하다고 여기는 것이며, 둘째는 괴로운 것을 사람들이 즐겁다고 말하는 것이며, 셋째는 만물이 모두 공한데 사람들이 진실하다고 말하는 것이며, 넷째는 몸이 아닌데 탐욕으로 몸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030_0592_a_05L有四顚倒一者非常人意以爲常者以苦人謂樂三者萬物皆空人謂爲實四者非身貪以爲有身
사람들이 이처럼 전도된 견해에 떨어져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하다고 헤아리고, 괴로운 것을 즐겁다 여기며, 공한 것을 진실이라 여기고, 몸 아닌 것을 몸으로 삼는다. 사람들은 이러고도 도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030_0592_a_08L人墮顚倒如是非常計常以苦爲樂以空爲非身以作身人如是意便得道
사람들은 뜻이 네 가지 전도에 떨어진 까닭에 이것이 내 몸이라고 계교하며, 자세히 더듬어 몸 안에 아무 것도 없다고 헤아리고 나서는 아무 것도 없다며 곧 공에 떨어지고, 공에 떨어지고 나선 몸이 없다고 하고, 몸이 없다고 하고 나선 곧 무위에 떨어진다.
030_0592_a_10L人墮人意墮四顚倒故計是爲我身諦挍計身中無所有已無所有便墮空墮空便爲無身已無身便墮無爲
사람에게는 네 가지 어리석음이 있어서 항상 네 가지 전도에 집착하니, 첫째는 만물이 영원하지 못한데 스스로 영원한 것이라 여기며, 둘째는 천하가 모두 괴로운데 사람들은 그것을 즐겁다 하며, 셋째는 천하가 공한 것인데 사람들은 진실이라 하며, 넷째는 몸은 몸이 아니라 보존할 수 없는데 사람들은 몸이라 여긴다. 또 다섯째는 달이 처음 솟아오를 때 절을 하며, 여섯째는 보름달이 완전히 밝을 때 꿇어앉아 쳐다보며, 일곱째는 여자가 어릴 땐 사람들에게 안기고, 여덟째는 여자가 크면 볼 수도 없는 것이다.
030_0592_a_13L人有四癡常著四顚倒一者萬物非自以爲常二者天下皆苦人持作三者天下空人以爲有四者身非不可保人以爲身五者月始生時六者十五日盛明時反踞視之女小時從人抱八者女大不可得
네 가지 귀한 것이 있고, 또 네 가지 천한 것이 있다. 첫째는 도가 귀하고 사람이 천하며, 둘째는 보물이 귀하고 사람이 천하며, 셋째는 벼슬이 귀하고 사람이 천하며, 넷째는 지혜로움이 귀하고 어리석음이 천하다.
030_0592_a_20L有四貴亦有四賤一者道貴人賤二者珍寶貴人賤三者官位貴人賤四者黠貴癡賤
아난이 말하였다.
“사람이 선지식(善知識)을 얻으면 불도의 반을 얻은 것입니다.”
030_0592_a_22L阿難言人得善知識爲得佛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선지식을 얻으면 곧 불도를 얻은 것이니, 선지식은 얻기 어렵다.”
030_0592_a_23L佛言人得善知識爲得佛道善知識難得
030_0592_b_01L무엇을 도덕(道德)이라 하는가? 믿음이 도이고, 몸과 입과 뜻을 제재하는 것이 덕이다.
030_0592_b_01L何謂爲道德信爲道制身意爲德
사람에겐 세 가지 벗이 있어야 하니, 첫째는 부귀한 집이며, 둘째는 귀한 것을 섬기는 것이며, 셋째는 매우 존귀한 자이다.
030_0592_b_02L人當有三知識一者富家二者事貴三者大尊者
보시하는 것을 부귀한 집이라 하고, 계행 지키는 것을 귀한 것을 섬기는 것이라 하고, 뜻을 지키고 도를 생각하는 것을 매우 존귀한 자를 섬기는 것이라 한다.
030_0592_b_04L以布施是爲富家以持戒爲事貴者守意念道爲是事大尊
안으로 다스리는 생활[內治生]과 밖으로 다스리는 생활[內治生]이 있으니, 돈과 재물과 온갖 보물을 구하는 것은 밖으로 다스리는 생활이며, 뜻을 지키고 도를 생각하는 것은 안으로 다스리는 생활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뜻도 항복받지 못하면서 도리어 남의 뜻을 굴복시키려 든다. 스스로의 뜻을 항복받을 수 있으면 남의 뜻도 항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030_0592_b_06L有內治生外治生索錢財諸珍寶是爲外治生守意念道是爲內治生人不能自伏意反欲伏他人意能自伏意他人意悉可伏
안의 힘[內力]이 있고 밖의 힘[外力]이 있으며, 안의 색[內色]이 있고 밖의 색[外色]이 있으며, 안의 식[內識]이 있고 밖의 식[外識]이 있다. 나쁜 뜻을 다스리는 것은 안의 힘이고, 지은 일에 대해 심하게 성내는 것은 밖의 힘이다. 통양(痛痒:受)ㆍ사상(思想:想)ㆍ생사(生死:行)ㆍ식(識)은 안의 색이고,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은 밖의 색이다. 뜻으로 생각하는 것은 안의 식이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밖의 식이다.
030_0592_b_09L有內力有外力有內色有外色有內有外識能制惡意是爲內力有所作擧重瞋恚是爲外力痛痒生死識是爲內色空是爲外色意念爲內識眼見爲外識
네 가지 매우 어려운 일이 있다. 첫째 도를 얻은 사람과 자리를 함께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이른바 12현자를 말한다. 둘째 경을 듣고 마음에 새기기가 어려우니, 이른바 8난처(難處)에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근본과 같이 보기가 어려우니, 이른바 4전도(顚倒)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넷째 법답게 행하기 어려우니, 이른바 계를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030_0592_b_14L有四事大難一者與得道人共會大謂十二賢者二者聞經入心難在八難處三者如本觀難謂墮四顚四者如法行難謂不能持戒
도를 구하기 대단히 어려운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늙음이며, 둘째는 병듦이며, 셋째는 고을의 관리며, 넷째는 도적이며, 다섯째는 기갈(飢渴)에 시달림이니, 이것이 도를 구하기 대단히 어려운 다섯 가지이다.
030_0592_b_18L有五事求道大難一者年老二者三者縣官四者盜賊五者飢渴爲五事求道大難
다섯 가지 어려운 일이 있다. 첫째는 부처님이 계신 세상을 만나기 어렵고, 둘째는 경을 듣기 어렵고, 셋째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기 어렵고, 넷째는 착한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다섯째는 사람 몸 얻기가 어렵다.
030_0592_b_21L有五事難一者値佛世難二者聞經三者得善師難四者得善人難得作人難
030_0592_c_01L다섯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는 가난하면서 보시하기가 어렵고, 둘째는 부귀하면서 참기가 어렵고, 셋째는 일과 연관되어 관리를 만났을 때 속이지 않기가 어렵고, 넷째는 단정한 여인과 같은 자리에 눕고도 뜻이 어지럽지 않기가 어렵고, 다섯째는 사람의 목숨을 다루면서 상해를 입히지 않기가 어렵다.
030_0592_c_01L有五難一者能布施難二者豪貴能忍辱者難三者有事對吏不欺者四者與端正女人同牀意不亂者五者制人命不得傷害者難
일곱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는 경을 받아들이고서 묻기가 어렵고, 둘째는 경을 듣고서 뜻을 알기가 어렵고, 셋째는 지혜가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이해하기가 어렵고, 넷째는 스스로를 가르치고 또 남을 가르치기가 어렵고, 다섯째는 스스로 편안하고 남도 편안케 하기가 어렵고, 여섯째는 자신의 뜻도 이미 안정되고 남의 뜻도 안정시키기가 어렵고, 일곱째는 항상 법을 여의지 않아 불도를 얻는 데 이르기가 어렵다.
030_0592_c_05L有七難一者受經能問難二者聞經解意難三者與多智人對語能自解四者自敎復能敎人者難五者安隱亦令人安隱難六者己自定意亦令人定意難七者常不離法至得佛道難
세상을 사는 사람에게 매우 있기 힘든 열여덟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부처님이 계신 세상을 만나기 어렵고, 둘째는 비록 부처님이 계신 세상을 만났을지라도 사람의 몸을 성취하기가 어렵고, 셋째는 비록 사람의 몸을 얻었을지라도 중심이 되는 나라에 태어나기가 어렵고, 넷째는 비록 중심이 되는 나라에 태어났을지라도 좋은 집안에 태어나기가 어렵고, 다섯째는 비록 좋은 집안에 태어났을지라도 사지와 여섯 감관이 온전하기가 어렵고, 여섯째는 비록 사지와 여섯 감관이 온전할지라도 재산을 갖기가 어렵다.
030_0592_c_11L有十八事人於世閒甚大難一者佛世難二者正使値佛成就得爲人三者正使成得爲人在中國生難四者正使在中國種姓家難五者正使在種姓家四支六情完具難六者正使四支六情完具有財產難
일곱째는 비록 재산을 얻었을지라도 선지식을 만나기가 어렵고, 여덟째는 비록 선지식을 만났을지라도 지혜롭기가 어렵고, 아홉째는 비록 지혜로울지라도 마음을 삼가고 조심하기가 어렵고, 열째는 비록 마음을 삼가고 조심할지라도 보시하기가 어렵고, 열한째는 비록 보시할지라도 현명하고 선하며 덕스러운 사람을 만나려 하기가 어렵고, 열두째는 비록 현명하고 선하며 덕스러운 사람을 만났더라도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가 어렵다.
030_0592_c_17L七者正使得財產得善知識難八者正使得善知識智慧難九者正使智慧愼心難十者正使謹愼心能布施難十一正使能布施欲得賢善有德人十二者正使得賢善有德人往至其所難
030_0593_a_01L열셋째는 비록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더라도 만날 기회를 얻기가 어렵고, 열넷째는 비록 만날 기회를 얻었을지라도 듣고 묻기가 어렵고, 열다섯째는 비록 듣고 물었더라도 충실하고 바르게 하기가 어렵고, 열여섯째는 비록 충실하고 바를지라도 지혜를 알기가 어렵고, 열일곱째는 비록 지혜를 알았을지라도 깊은 경을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열여덟째는 비록 깊은 경을 이해했을지라도 거듭거듭 하기가 어렵다. 이것이 세상을 사는 사람에게 매우 있기 힘든 열여덟 가지이다.
030_0592_c_23L十三者正使往至其所得宜適難十四者正使得宜適聽問難五者正使受聽問說忠政難十六者正使忠政解智慧難十七者正使得解智慧能受深經難十八者正使能解深經復重難是爲十八事人於世閒大難
여덟 곳의 사람은 부처님도 어찌하지 못하니, 첫째는 벙어리며, 둘째는 귀머거리며, 셋째는 지옥에 태어난 사람이며, 넷째는 아귀로 태어난 사람이며, 다섯째는 축생으로 태어난 사람이며, 여섯째는 변두리에 태어나 법을 모르는 사람이며, 일곱째는 수명이 긴 28천(天)이며, 여덟째는 배우고도 부지런히 행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여덟 곳에 태어난 사람은 부처님도 어찌하지 못한다.
030_0593_a_06L有八處人佛無那何一者二者聾人三者地獄中人四者鬼中人五者畜生中人六者邊地不知法義七者長生二十八天上八者受不精進行是爲八處人佛無那何
제각기 자기가 훌륭하다고 말하는 사람 5백 명이 있었다. 부처님께서 “너희들이 정말 훌륭하다면 나의 뒤를 따르라”고 말씀하시자, 모두들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030_0593_a_10L有五百人自說言我善佛言汝當善當隨我後人言
부처님께서 곧장 불속으로 들어가시자 5백 명은 모두 멈춰 섰고 아무도 감히 따르려 하지 않았다.
030_0593_a_12L佛便行入火中百人皆止住無敢隨者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사람은 만나기 참으로 어렵다.”
言善人至難得
어떤 사람이 물었다.
“부처님께선 착한 일을 하라고 가르치시는데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
030_0593_a_13L有人問佛佛敎人作善何等益
부처님께 대답하셨다.
“천하 사람들이 괴로워하므로 내가 가르칠 뿐이다.”
030_0593_a_14L佛言天下人惱我故敎之耳
그가 다시 물었다.
“사람에게 마음이 있으니 마음대로 하게 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030_0593_a_15L人復言人有當恣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그 천하 사람들의 방자한 마음을 꺾으려고 나는 백 겁 동안을 머물러 도를 얻었다.”
030_0593_a_16L佛言坐天下人恣心故止住百劫乃得佛道
도에는 일곱 가지가 있다. 첫째는 기꺼이 보시하고 남기고자 하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들으려고만 하는 것이며, 셋째는 믿기만 하는 것이며, 넷째는 계를 지니기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행하려고만 하는 것이며, 여섯째는 지혜를 배우려고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벗어나려고만 하는 것이다.
030_0593_a_17L道有七事一者意喜布施不欲餘者但欲聞三者但信四者但持戒但欲行六者欲學慧七者但欲脫去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해탈을 얻고선 다음 생애에는 지혜를 배우려고만 하고, 또 다음 생애엔 행하려고만 하고, 또 다음 생애엔 계율을 지키기만 하고, 또 다음 생애엔 믿기만 하고, 또 다음 생애엔 들으려고만 하고, 또 다음 생애엔 보시하려고만 한다.
030_0593_a_20L佛在世時得脫轉後世但學慧復轉後世但欲行復轉後世但持戒復轉後世但信復轉後世但欲聞復轉後世但欲布施
030_0593_b_01L보시만 할 것이 아니라 또한 들어야 하며, 듣기만 할 것이 아니라 또한 믿어야 하며, 믿기만 할 것이 아니라 또한 계율을 지켜야 하며, 계율을 지키기만 할 것이 아니라 또한 행해야 하며, 행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또한 지혜로워야 하며, 지혜롭기만 할 것이 아니라 또한 벗어나야 하니, 이 일곱 가지 일은 아울러 행해야 한다.
030_0593_b_01L不但布施當復聞不但聞當復信不但信當復持戒但持戒當復行不但行當復慧不但慧當復脫去是七事當幷行
다섯 가지 총체적인 쇠퇴가 있다. 첫째 옛날 사람들은 오래 살았는데 지금 사람들은 단명하며, 둘째 옛날 사람들은 복숭아꽃 빛깔처럼 단정하였는데 지금 사람들은 추악하며, 셋째 옛날 사람들은 도를 얻는 자가 많았는데 지금 사람들은 얻지 못하며, 넷째 옛날 사람들은 널리 통달하여 경의 뜻을 잘 알았는데 지금 사람들은 통달해 알지 못하며, 다섯째 옛날 사람들은 편안했는데 지금 사람들은 질병이 많다. 이것이 다섯 가지가 총체적으로 쇠퇴한 세상이다.
030_0593_b_04L有五叢殘一者上世人長壽今世人短壽二者上世人端正桃華色今世人醜惡三者上世人多得道今世人不能得四者上世人博達通知經要今世人不能通知五者上世人安隱今世人多疾瘦是爲五叢殘世
나이가 많은 한 도인이 있었다. 그는 큰 부자여서 재물이 한량없었고 보시하기를 좋아하였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너무 많이 보시하는 것 아닙니까?”
030_0593_b_10L有長壽者道人大富財產無數好作布施有人言卿作布施大多
도인이 대답하였다.
“내가 부처님께 듣기로, 인간이 생사를 왕래하며 세상에서 지낸 날은 헤아릴 수 없다고 하셨소. 지금 내가 한 보시는 하루에 한 푼도 되지 못하는데 어찌 많다고 합니까?”
030_0593_b_12L道人報我從佛聞人在世閒往來生死日不可數今我所有布施尚不能日用一錢何以爲多
부처님께선 말씀하셨다.
“사람이 천하의 온갖 보배를 다 얻어도 부처님의 한 말씀을 듣는 것만 못하니, 무슨 까닭인가? 재산이 많더라도 세간을 벗어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030_0593_b_15L佛說人得一切天下珍寶不如聞佛一言何以故徒多財產不能離世閒故
산중에 꼬리에 긴 털이 있는 게조(揭鳥)라는 새가 있다. 그 새는 털이 닿는 곳에는 다시 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사랑스런 그 털이 빠질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냥꾼에게 잡혀 몸이 갈가리 찢기는 신세가 되니, 바로 털 하나 때문이다.
030_0593_b_17L山中揭鳥尾有長毛毛有所著便不敢復去愛之恐拔罷爲獵者所得坐分散而爲一毛故
사람이 뜻과 생각을 산만하게 하고 재산을 아끼고 사랑하면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니, 탐욕과 음욕 때문이다. 사람이 살림을 모으는 것은 마치 벌이 꿀을 만드는 것과 같다. 온갖 꽃에서 꿀을 채취하며 수많은 날을 고생해 만들고 나면 사람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빼앗아 가버리니, 자기는 먹지도 못하면서 죽을 고생만 한 것이다.
030_0593_b_20L人散意念恩愛財產不得脫苦用貪婬故人治生譬如蜂作蜜採取衆華勤苦積日已成人便攻取持去亦不得自適自疲極
030_0593_c_01L 인간 역시 동쪽 서쪽으로 달리며 마땅한 것을 구하고 마땅한 일을 하며 재물과 보배를 모으기 위해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한다. 그러나 목숨이 다하면 다른 사람이 그 재물을 가지게 되고 몸으로 지은 무거운 죄만 남아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받는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진흙으로 만든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것과 같아 배를 띄우자마자 곧 무너져버린다. 사람의 몸 역시 진흙으로 만든 배와 같아 오래 가지 못하니 속히 도를 행해야 한다.
030_0593_c_01L人東走西走求是作是合聚財寶勤苦不可言已命盡他人得其財身及得重罪受苦不可量在世閒譬乘泥船渡河當浮渡船且人身如泥船不可久當疾行道
황금은 네 가지 방법으로 시험하니, 첫째 태워보고, 둘째 갈아보고, 셋째 두드려보고, 넷째 달궈보는 것이다. 이에 빗대어 사람을 시험하는 방법에도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홀려보고, 둘째는 함께 일을 해보고, 셋째는 색(色)을 대해보고, 넷째는 제지했을 때 그치는지를 보는 것이다.
030_0593_c_05L金有四試一者二者三者者鍊譬喩人亦有四試一者二者共從事三者爲制不止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데 필요한 네 가지 인연이 있다. 첫째는 함께 지내보는 것, 둘째는 오래도록 함께 지내보는 것, 셋째는 함께 얘기를 나눠보는 것, 넷째는 함께 일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알 수 있다.
030_0593_c_08L欲得人相有四因緣一者與共居者共居當久三者當共語言四者事可以知之
도인인지를 알아보는데 필요한 네 가지 인연이 있다. 첫째는 나쁘고 어지러운 말을 들어도 곧 생각을 돌리는 것, 둘째는 남의 나쁜 점을 말하지 않는 것, 셋째는 자신의 논리에 빠지지 않는 것, 넷째는 능히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와 같으면 스스로를 보호하는 도인임을 알 수 있다.
030_0593_c_11L有四因緣知爲道人一者聞惡亂意卽時轉念二者不說人惡三者自不墮論議四者能自護如是知爲道人自護
이 세상에서는 네 가지 인연으로 복을 받으니, 첫째는 처소이며, 둘째는 때이며, 셋째는 업이며, 넷째는 스승이다.
030_0593_c_15L今世四因緣乃受福一者有處二者有時三者四者
사람이 머물 곳이 있어 편안하고 뜻대로 이루어지면 이것이 처소이다. 30세가 되어야 부자가 될 사람은 15세에는 아무리 구하여도 얻지 못하며 30이 되어야 비로소 얻으니, 이것이 때이다. 어떤 사람은 흰 구슬이나 다른 물건을 사야만 이익을 얻으니, 이것이 업이다. 분별하여 경을 말해 주는 밝은 사람[明人]을 만나면 마음이 열려 이해하게 되니, 이것이 스승이다.
030_0593_c_17L人有所止得安如意是爲處如人年三十當富五時求不可得至三十乃得是爲時若人宜賈白珠亦餘物從得利是爲遭得明人分別說經心卽開解爲師
030_0594_a_01L누구보다 힘세고 용감하다고 스스로 자부하던 3형제가 함께 밤을 지새우게 되었다. 두 형은 먼저 누웠고 작은 동생만이 홀로 앉았는데, 불길(不吉)이라는 벌레가 와서 그의 볼기를 물었다. 동생이 손가락으로 짓누르자 벌레는 도리어 커졌고 때리면 때릴수록 더 커졌다. 그 사람은 성이 나서 벌레를 잡아 발로 짓밟았으나 지칠 때까지 해도 벌레는 더욱 커지기만 해 그 사람은 곧 그만두었다.
030_0593_c_22L有兄弟三人各自謂高健無輩共更持夜二兄居前臥小弟便獨坐有一虫名爲不吉來嚙其髀弟便以手指之虫便長大復捶益大其人瞋取虫蹙蹹自致疲極虫益大不止其人便止休
초저녁이 지나고 가운데 형을 불러 일어나자 벌레가 다시 물었다. 형도 역시 동생처럼 벌레와 싸웠으나 벌레는 더욱 커져 집채만 해졌다. 이렇게 지칠 때까지 하다가 또 그만두었다. 한밤이 지나고 다시 큰 형을 불러 일어나 앉자 벌레가 또 물었다. 큰 형 역시 손가락으로 문질렀으나 벌레는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형이 꾀를 내어 독으로 덮자 눈 깜짝할 사이에 벌레는 독을 벗어나 달아났다.
030_0594_a_04L一夜已竟便呼仲兄起虫復嚙之兄復如小弟與共鬪虫更長大至屋如是疲極復止休二夜竟便呼大兄起坐虫復嚙之大兄便持手指摩娑虫復起兄生意以㼜覆之須臾極虫便出㼜去
다음 날이 밝았는데, 두 동생은 끝내 일어나지를 못하였다. 형은 두 동생이 벌레와 싸운 것을 알면서 물었다.
“왜 일어나지 않느냐?”
030_0594_a_09L至明日二弟極不能復起兄知二弟與虫共鬪便問何以不起
두 아우는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였다.
二弟慚不敢語
형이 말하였다.
“벌레와 싸우느라 피곤하냐?”
030_0594_a_11L兄言與虫共鬪極耶
아우들은 그렇다고 하였다. 형은 아우들에게 말하였다.
“다음에 혹시 또 불길이라는 벌레가 나타나거든 독으로 덮기만 해라. 손가락으로 짓눌러선 안 된다.”
030_0594_a_12L弟言兄語弟言後儻有不吉虫來但以㼜覆之不當指也
비유컨대 어리석은 사람은 상대를 만나면 곧 성을 내어 그 까닭에 죄를 얻는데, 이는 그 동생들이 벌레와 싸우다 스스로 지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상대가 오는 것을 보면 문득 피해 복(福)을 얻으니, 마치 불길이란 벌레를 독으로 덮는 것과 같다.
030_0594_a_13L喩如癡人得對便瞋恚從得罪如弟與虫鬪自致疲極黠人見對來便避是得福譬如㼜覆不吉虫
옛날에 어떤 도인이 왕에게 경을 설하자 왕이 물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는 많은 사람이 도를 얻었는데, 지금은 부처님의 경을 똑같이 말해도 사람들이 도를 얻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도법(道法)을 가지고 가기라도 한 겁니까?”
030_0594_a_16L昔有道人爲國王說經王言佛在世多人得道今同說佛經人不得道爲持道法去耶
도인이 대답하였다.
“비유컨대 천하에 맛있기로 포도주(葡萄酒)보다 나을 것이 없으니, 한 되를 마시면 곧 취합니다. 그러나 한 되의 물을 갖다가 한 되의 술에다 섞으면 다 마셔도 취하질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사람들의 마음상태를 알고 경을 말씀하셨으니, 마치 사람들이 한 되의 술을 마시고 곧 취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희들은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상태를 알고 경을 말씀하신 것은 병에 맞추어 약을 주신 것이므로 많은 사람이 도를 얻었던 것입니다.”
030_0594_a_19L道人言譬天下極美不過葡萄酒飮一升便可醉持一升水澆一升酒中飮之不能復醉佛在世時說經知人意態譬如人飮一升酒便得醉今我輩不知是佛說經知人意態應病與藥故人多得道
030_0594_b_01L어떤 국왕이 여러 비구들에게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때 천신이 내려와 왕에게 손으로 가리켜 보이며 ‘이 사람은 아라한(阿羅漢)을 얻었고, 이 사람은 보살이고, 이 사람은 도의 자취를 얻었고, 이 사람은 계행을 지키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왕은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마음을 평등이 가지고 다른 마음을 갖질 않았다. 그러자 모든 천신들이 그를 대신해 환희하였다.
030_0594_b_01L有國王飯諸比丘天來指示王是人得阿羅漢是人菩薩是人得道迹人不持戒王悉覺知持心正等無有異意諸天代其歡喜
어떤 국왕이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값을 두고 어떤 사람과 경쟁하였는데, 왕은 더욱더욱 높은 값 부르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때 그 사람이 말하였다.
“저는 지금 가졌던 재물과 처자를 팔고, 내 몸까지도 남의 종이 되어 부처님을 목욕시키겠습니다.”
그러자 왕도 어쩔 수 없었다.
030_0594_b_05L有國王與人共爭高價浴佛王輒擧高價不止人言今我悉持所有財物妻子自身爲奴以浴佛王便不得
아육왕(阿育王)은 8만 개의 탑을 세웠는데, 목숨을 마치려 할 때 보살과 아라한 5백 명이 함께 모여 보살피고 또 경을 읽어 주었다. 그러나 어떤 부인도 가까이 오거나 보지 못하게 하였으니, 왕을 하늘에 오르게 하고자 함이었다.
030_0594_b_08L阿育王作八萬塔臨命欲絕時菩薩阿羅漢有五百人共守護更爲說經不使諸夫人得近與相見欲令王上天故
어떤 작은 나라의 왕이 늘 전쟁을 일삼자 큰 나라 왕이 생각하였다.
“몸을 망치고 죄악을 얻는 것은 모두 탐욕에서 생긴다. 나는 차라리 나라를 그에게 주는 것이 좋겠다.”
030_0594_b_12L有小國王常起往伐大國王思惟言亡身得惡皆從貪愛故我不如以國與之
큰 나라의 왕은 나라를 버린 채 다른 나라로 가서 평민이 되었다. 오랜 뒤에 옛 나라로 돌아오자 어떤 백성이 고자질하고 “대왕께서는 사람들을 보내 그를 잡아 죽이소서” 하였다. 죽음에 임한 그는 아들을 불러 놓고 한 마디 유언을 남겼다.
“절대 잊지 말거라. 너는 원수를 생각지 말고 반드시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030_0594_b_15L大國王捨國去作白衣在他國久後歸故國有人白言王便勅左右往捕取殺之臨當死時呼其子囑一愼勿忘也汝勿念怨家要當慈心
어떤 국왕이 평등하게 다스리지 않고 백성들을 수탈하며 그릇된 법을 받아들이자 하늘에서 비가 계절에 맞지 않게 내렸다. 어떤 여인이 말하였다.
“하늘에서 비가 때맞춰 내리지 않는 것은 왕의 정치가 평등하지 못한 까닭이다.”
030_0594_b_18L有國王治行不平侵抂人民受取非天爲雨不時節有女人言天雨不時節王治行不平正故
왕은 이 소문을 듣고 곧 여인을 불러 비를 청하게 하였다. 그 여인은 세 개의 그릇을 땅에 놓고 가운데 그릇에만 비가 내리기를 소원하였다. 또 차례차례 다른 그릇도 그렇기를 바랐더니, 모두가 소원대로 되었다.
030_0594_b_21L王以聞知便呼女人令請雨以三器著地女人願令雨墮中央器中復令從一頭起如其願
030_0594_c_01L왕이 무슨 까닭으로 그렇게 되는가를 묻자 여인이 대답하였다.
“저의 지극한 정성 때문입니다.”
030_0594_c_01L王問何因緣得是女人白言我至誠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땅이 있어야 만물이 있듯 사람에게는 지극한 정성이 있어야 도가 있다.”
030_0594_c_02L佛言有地乃有萬物人有至誠乃有道
어떤 국왕이 성을 나섰다가 비할 데 없이 단정한 여인을 보았다. 왕이 그 남편을 죽이고 그 여인을 가지려고 마음먹자 곁에 있던 신하가 말하였다.
“죽여서는 안 됩니다. 상을 주어야 마땅합니다.”
030_0594_c_03L有國王出行見一女人端正無比王意欲殺其夫取是女人旁臣言不當殺當享之
국왕은 그 남편에게 관직을 내리고 금가락지를 주면서 말하였다.
“가락지를 잃어버리면 너를 죽이겠다.”
030_0594_c_05L王國序其夫以金指環與之語言忘環者殺汝
그리고 왕은 몰래 그 여인을 불러 그 가락지를 훔쳐 오게 하였다. 뒷날 왕은 그 남편을 불러 가락지를 어디에 두었는지 물었다. 남편은 찾았으나 알 수가 없었다. 왕은 곧 신하에게 죽이라고 명하고 마지막으로 맛좋은 음식을 먹게 하였다. 그러나 남편은 두려워서 먹지를 못하였다. 그때 사람들이 “그대는 곧 죽는데 왜 먹지 않는가?”라고 하자 남편은 마침내 생선 하나를 먹으려 하였다. 그때 고기 배에서 가락지를 얻었다. 이것은 모두 지극한 정성의 결과이다.
030_0594_c_06L私呼婦令盜取環以後王呼問其夫環所在夫求不知處便勅臣殺之美飮食夫恐不敢食人言卿當死不食夫適欲噉魚因於魚腹中得環是至誠所至
어떤 가난한 도인이 10만 냥을 가지고 살림을 하는데, 먼저 3만 냥은 보시를 하고, 나머지 돈으로 장사를 떠났다. 그러나 도중에서 일행과 함께 도적에게 빼앗겼다. 그러자 왕이 곧 진기한 보물들을 나누어 주었는데, 큰 주머니와 작은 주머니가 있자 다른 사람들은 제각기 큰 주머니를 가지고 갔다. 도인은 ‘나는 잃은 돈이 적으니 큰 주머니를 갖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고는 작은 주머니를 가지고 갔다. 그러나 그 안에는 온통 하얀 진주가 가득해 팔아서 6천만 냥을 얻었다. 지극한 정성으로 욕심내지 않은 까닭에 이렇게 진귀한 보배를 얻은 것이다.
030_0594_c_11L有道人貧窮擧十萬用治生便先持三萬布施持餘錢行賈途中爲賊所王便以珍寶物丐與之有大囊餘人各取大囊去道人自念言錢少不宜取大囊便取小囊去其中悉有白珠賣得六千萬用至誠不貪得是珍寶
옛날에 어떤 국왕이 나라 안의 모든 맹인을 불러 놓고 코끼리 우리에서 코끼리를 구경시켜 주었다. 그 중에는 코끼리의 발을 만진 이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귀를 만진 이도 있고, 혹은 코끼리의 꼬리를 만진 이도 있었다. 그 뒤에 그들은 서로가 물었다.
“코끼리는 어떤 것인가?”
030_0594_c_18L昔有國王徵國中諸盲人令於象廏中觀象中有持象足者中有持象鼻中有持象耳者中有持象尾者後共相問象何等類
030_0595_a_01L코끼리의 발을 만진 이는 “코끼리는 큰 기둥과 같다”고 하고, 코끼리의 코를 만진 이는 “코끼리는 새끼줄 같다”고 하고, 코끼리의 귀를 만진 이는 “코끼리는 키[籏箕]와 같다”고 하고, 코끼리의 꼬리를 만진 이는 “코끼리는 큰 지팡이 같다”고 하면서 맹인들은 제각기 자기의 뜻을 고집하며 다투었다. 비유컨대 사람들이 제각기 경을 조금 보고는 그 뜻도 깨닫지 못하고서 스스로 크게 알았다고 하는 것이 이와 같다.
030_0594_c_22L持象足者言大如柱持象鼻者言象如繩索持象耳者言象如簸箕持象尾者言象如大杖皆共諍之盲人各自信其意如人各見少所經不了其法自謂大亦如是
어떤 국왕이 성 밖에서 크게 음악과 연희를 베풀자 온 나라 백성이 모두 구경하러 나왔다. 성 안 어느 집에 늙은 아비가 있었는데 병이 들어 걸을 수가 없었다. 가족들이 함께 부축해 데리고 나섰으나 성을 나서자마자 곧 멈추었다. 나무 아래에서 자기는 갈 수 없다고 말하고는 가족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가서 구경하고 돌아올 때 나를 데리고 가거라.”
030_0595_a_04L有國王於城外大作伎樂戲擧國中人民皆出行觀城中有一家其父有疾不能行步家室共扶將令行城便止樹下不能自致語家中言自行觀來還乃持我歸
이때 하늘의 제석(帝釋)이 한 도인으로 변화하여 그 옆을 지나면서 병든 사람을 불러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따라오라. 내가 그대의 병을 고쳐 주리라.”
030_0595_a_09L時天帝釋化作一道人過其邊便呼病人汝隨我我能令汝病愈
병든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여 곧 일어나 그를 따랐다. 제석이 그를 데리고 하늘에 올라가서 궁전에 이르니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금ㆍ은 등 좋은 물건들이 매우 많았다. 누군가 말해 주되 “맘에 든다고 얻으려 하지 말고 병[匈甁]을 구하라” 하므로 병든 사람은 제석의 앞에 갔을 때에 말하였다.
“저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이 병을 갖고 싶으니 저에게 주십시오.”
030_0595_a_11L人聞之大喜便起隨行釋將上天至宮見金銀好物甚衆多欲從求之人言勿得可求丐甁病人因前到釋所言我欲去願持此甁丐我
제석은 곧 주면서 병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그 안에 그대가 소원하는 물건이 들어 있다.”
030_0595_a_15L釋卽與之語病人言中有物在汝所願
병든 사람이 가지고 돌아와 집안사람들과 함께 뒤져 보니, 마음속 소원대로 금ㆍ은ㆍ보배들이 모두 뜻대로 얻어졌다. 그는 안팎의 일가친척들을 모두 모아 서로 즐기며 취하고 배불리 먹었다. 나중에 병을 들고 뛰면서 “내가 네 은덕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하면서 뛰기를 멈추지 않다가 그만 땅에 떨어뜨려 깨져버렸다. 그 후로는 원하는 것을 다시 얻을 수 없었다.
030_0595_a_16L病人持歸室家相對探之轉得心中所願金銀珍寶恣意皆得大會宗親諸家內外共相娛樂醉飽已後因取甁跳之我受汝恩令我富跳踢不止便墮地破之所求不復得
030_0595_b_01L세간에 지혜로운 사람이 수없이 많지만 미륵(彌勒)만 한 사람이 없다. 미륵도 오히려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는가. 부처님께서도 도를 얻으시고 난 뒤 앉아서 안반수의(安般守意)를 행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헤아릴 수 없는 세상으로부터 싫어하지 않음으로써 부처가 될 수 있었다. 뒷세상 사람들은 무엇을 배워야 불도를 얻을 수 있을까?”
030_0595_a_20L世閒有黠人多無數未有如彌勒者彌勒尚復行學不厭何況餘乎佛已得道坐行安般守意佛言我從無數世以來與不厭乃得佛後世人學當那得佛道
이미 계행을 지키는 이는 다시는 죄악을 짓지 말아야 한다. 믿지 않는 마음이 있으면 다시 계율을 범하고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염라왕(閻羅王)이 물을 때 “저는 나쁜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염마왕이 다시 물을 것이다.
“네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 있겠느냐?”
030_0595_b_02L已持戒不復作惡有不信意故復犯便墮地獄閻王問之便對言我不作惡閻王復問汝不作惡何爲是中
어떤 거룩한 이가 도적떼에게 욕을 보았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왜 그들을 죽이지 않았습니까?”
030_0595_b_05L有尊者爲賊人所折辱有人言何以不殺之
그 거룩한 이가 대답하였다.
“내가 인부[人客]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尊者言我人客未具故
그 사람이 다시 말하였다.
“제가 당신을 위해 인부를 제공하겠습니다.”
030_0595_b_07L人復我爲卿出人客
거룩한 이가 말하였다.
“그만 두라. 나는 지금 이렇게 병마(兵馬)를 갖추었다. 20년 동안 도적을 죽이니 그들은 병이 들어 죽었다.”
030_0595_b_08L尊者言不也我兵今自具如是二十餘歲殺賊人被病
그 사람이 다시 말하였다.
“당신이 죽이지 않으면 지금 도리어 죽게 될 겁니다.”
人復言卿不殺之今反自死
거룩한 이가 대답하였다.
“나는 병마를 갖추었다. 무슨 까닭인가? 어리석은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니, 이것이 병마를 갖춘 것이다.”
030_0595_b_10L尊者我兵馬以具何故癡人當入地獄是爲兵馬具
그 사람이 물었다.
“어떤 것이 하나를 알면 만 가지를 아는 것입니까?”
030_0595_b_12L問曰何等爲能知一萬事畢
대답하였다.
“하나라 함은 뜻이 없음[無意]이다. 무념(無念)이면 만 가지 일이 저절로 끝난다. 뜻에 백 가지 생각이 있으면 만 가지 일이 모두 잘못된다.”
030_0595_b_13L報曰者謂無意無念萬事自畢意有百念萬事皆失
어떤 도인이 밤길을 앞서 가는데 도를 얻지 못한 사람이 그 뒤를 따랐다. 뒷사람이 의심을 품자 앞 사람은 손을 들어 다섯 손가락 끝에서 불을 밝히고, 또 열쇠로 문을 열었다. 뒷사람이 그때서야 깨닫고 도인임을 알았다.
030_0595_b_15L有道人夜行前未得道人隨其後人有疑悔前人擧手五指頭出火以鑰開戶後人乃覺悟知爲道人
경을 말하는 데 여섯 가지 쇠퇴함이 있다 하자, 어떤 사람이 물었다.
“일곱 가지 쇠퇴함이니, 집이 쇠퇴하는 것은 쇠퇴함이 아닌가?”
030_0595_b_18L說經有六衰有人言七衰屋舍衰獨非衰耶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다시 너에게는 한 가지 쇠퇴함이면 충분하다고 하겠으니, 어리석음이 큰 쇠퇴함이다. 무슨 까닭인가? 남은 몸에 대해 말하는데 도리어 집에 대해 이야기하니, 이것이 어리석음이다.”
030_0595_b_20L佛謂人言我復饒汝一衰爲大衰何以故人說身事反說屋舍是爲癡
어떤 사람이 바다에 빠졌는데 다른 사람이 가르쳐 주었다.
“바닷물을 다 마시면 걸어 나올 수 있다.”
030_0595_b_22L有人墮海中有人敎食水盡可得步
030_0595_c_01L그 사람은 대답하였다.
“내가 이미 마셔 보았지만 뒤에서 물이 다시 밀려오더라.”
세속은 이와 같이 앞뒤로 끊임없이 닥쳐와 다함이 없다.
030_0595_c_01L人言我已飮後水復來世俗如是前後相趣不可極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데에는 네 가지 인연이 있다. 첫째는 그 사람이 단정한 까닭이며, 둘째는 지난 세상부터 사랑하던 까닭이며, 셋째는 명예가 높은 까닭이며, 넷째는 깊은 경을 듣고자 함이다. 편함[安]은 옳은 법을 아는 것이며, 안온함[隱]은 스스로를 갈무리하는 것이며, 스스로를 갈무리한다[自藏]는 것은 악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030_0595_c_02L人欲相見有四緣一者其人端正故二者宿命相愛三者名聞四者欲聞深經安爲知是隱爲自藏自藏者見惡態
세간에는 무릇 천 여덟 가지의 길이 있으나 부처님은 모두 아시니, 전 세상에 이미 모두 배운 것이다. 그것들로는 도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지혜를 구한 것이다.
그 사람이 물었다.
“사람이 말할 때 소리가 먼저 생기는가, 뜻이 먼저 생기는가?”
030_0595_c_06L世閒凡有千八道佛一切已知前世皆已學從是不得道故索知問人語時聲先生耶意先生乎
대답하였다.
“뜻이 먼저 생긴다. 무슨 까닭인가? 뜻은 소리를 깨닫지만 소리는 뜻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030_0595_c_09L報意先生何以意覺聲聲不能覺意故
어떤 사람이 구슬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다 구슬을 잃었다. 그 사람은 곧 나무바가지[木斗]를 가지고 물을 퍼서 언덕 위로 버렸다. 해신(海神)이 물었다.
“네가 언제까지 퍼야 그 물이 없어질까?”
030_0595_c_10L有人持珠度海失亡其珠人便持木㧉水棄岸上海神言汝當何時盡是水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죽으나 사나 끝까지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人言生死棄之不置
해신은 그의 원대한 뜻을 알고 구슬을 꺼내 그에게 돌려주었다.
030_0595_c_13L海神知其意大出珠還之
三慧經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