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0_0958_b_01L
경률이상 제19권
030_0958_b_01L經律異相卷第十九 聲聞不測淺深僧部第八


양 사문 승민 ㆍ 보창 등 편집
030_0958_b_02L梁沙門僧旻寶唱等集
030_0958_c_02L

6. 성문들 ⑦


2) 성문으로서 천심(淺深)을 헤아리지 않은 스님들
030_0958_b_03L伊利沙四姓慳貪爲天帝所化一貧人婦掃佛地得現世報終至得道二毘羅斯那微善出家生天得道三跋璩就鳥乞羽龍乞珠四耶舍因年飢犯欲母爲通致佛說往行五難提比丘爲惑所染說其宿行幷鹿班童子六闡陁比丘昔經爲奴叛遠從學教授五百童子七二摩訶羅同住和合婚姻佛說其往行八常歡嫉於無勝佛說往緣栴沙生墮阿鼻九持戒堅固生天因緣十滿願問餓鬼夫入城久近幷答江岸七反成敗十一比丘遇劫被生草縛不敢挽斷十二比丘夜不相識各言是鬼十三比丘遇王難爲山神所救十四比丘誦經臨終見佛闍維舌存十五比丘居深山爲鬼所嬈佛禁非人處住十六比丘失志心生惑亂十七珍重沙門母爲餓鬼以方便救濟十八沙門入海龍請供養得摩尼珠十九沙門煮草變成牛骨二十沙門行乞主人有珠爲鸚鵡所呑撗相苦加忍受不言二十一沙門遇鬼變身乍有乍無二十二沙門得鬼抱安心說化鬼辭謝而去二十三道人度獵師二十四
030_0959_a_02L
(1) 이리사(伊利沙)라는 4성(姓)이 간탐을 부리다가 천제(天帝)의 교화를 받다
옛날 이리사라는 4성 집안 사람이 있었다. 재산이 부유하기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으나 옷과 밥까지도 아까워할 만큼 인색했다. 그 가까이에 한 가난한 늙은이가 살고 있었는데 날마다 음식과 생선이나 고기를 마음대로 먹고 손님들도 끊이지 않았으므로 4성은 생각하였다.
‘나는 재산은 한없이 많지만 저 늙은이보다도 오히려 못하구나.’
그래서 닭 한 마리를 잡고 쌀 한 되로 쌀밥을 지어서 수레 위에다 싣고 사람 없는 데로 갔다. 수레에서 내려 막 밥을 먹으려 하는데 천제가 변화로 개가 되어 왔다. 그 개를 위 래로 훑어보고는 말하였다.
“네가 거꾸로 공중에 매달려 봐라, 내가 밥을 주는가.”
그러자 개가 이내 거꾸로 공중에 매달리므로 4성은 크게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네가 눈을 땅에다 빼 놓는다면 내가 줄지도 모르지.”
그러자 개는 또 두 눈을 빼서 땅 위에다 놓으므로, 4성은 자리를 옮겨 버렸다. 천제는 4성의 몸으로 변하여 수레를 타고 먼저 집으로 돌아가 집안 사람들에게 명령하였다.
“나 말고 딴 사람이 거짓으로 4성이라 일컫는 놈이 있으면, 종아리를 쳐서 내쫓아라.”
그날 늦게 4성이 돌아오자 문지기가 욕설을 퍼부으며 내쫓아 버렸다. 천제는 집안의 재물을 모두 가져가 크게 보시하였다.
4성은 자기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게다가 집안의 재물마저 벌써 다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발광을 하는데, 천제가 사람으로 변해서 물었다.
“당신은 무슨 근심이 있기에 그러는 거요?”
“나의 재물이 다 없어졌습니다.”
천제는 다시 말하였다.
“대저 값진 보물을 갖고 있으면 사람의 근심이 많아지는 것이오. 그렇기에 난 우리 집에는 그런 것은 두지도 않소. 재물을 쌓아 놓기만 하고 보시를 하지 않으면 죽어서 아귀가 되어 항상 옷과 밥이 모자라게 되며, 만약 거기서 벗어나서 사람이 된다 하여도 언제나 낮고 비천한 자리에 떨어집니다. 당신은 무상함을 깨닫지 못하십니까? 부자이면서도 구두쇠 짓을 하며 욕심 많고 인색하여 먹지도 않다니 대체 무엇을 바라 그리하는 것이오?”
천제가 그를 위하여 4제(諦)를 설명하자 4성은 뜻을 이해하였다. 천제는 다시 원래대로 변화하여 떠나갔다.
그리하여 4성은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예전에 지녔던 뜻을 뉘우치며 마음을 다해 보시하였는데 재산이 다하자 도를 얻었다.『잡비유경(雜譬喩經)』 제 5권에 나온다.

(2) 가난한 사람의 부인이 부처님 계신 땅을 쓸었더니, 현세에서 과보를 얻고 마침내 도(道)까지 얻다
옛날 기원(祇洹) 곁에 한 가난한 집이 있었다. 세존과 그 제자들에게 공양을 하고 싶었지만 사는 형편이 어려워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부처님 정사에 가서 지극 정성으로 게으름을 부리는 일 없이 마당을 쓸었다. 하루는 그 가난한 현자(賢者)의 집 옆에 어떤 장자가 와서 노닐며 구경을 다니고 있었다. 장자는 커다란 연못 안에 수십 칸의 7보(寶)로 장식된 집이 있는 것을 멀리서 발견하고, 이내 다가가서 사람에게 물었다.
“누가 전사(殿舍)를 지었기에 저리도 아름답소?”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어느 가난한 현자가 부처님 정사를 쓸었는데, 그 복으로 여기에 이런 응보(應報)가 난 것이며, 아울러 전사를 지어 그를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장자는 기뻐서 생각하였다.
“내가 그것을 사면 되겠구나.”
장자는 이내 가난한 이의 집에 가서 말하였다.
“당신에게 좋은 물건이 있던데 그것을 나에게 주시오. 내가 당신에게 5백 냥(兩)의 금을 드리리다.”
“나는 원래 가난한 사람인데 어찌 좋은 물건이 있겠습니까?”
장자는 말하였다.
“따질 것 없이 그저 당신은 나에게 준다고 허락만 하십시오.”
“그렇게 합시다.”
장자가 그 자리에서 5백 냥의 금을 주므로 현자는 그 금을 가지고 널리 보시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어 이내 도의 자취[道迹]를 얻었다.『제경중요사(諸經中要事)』에 나온다.

(3) 비라사나(毘羅斯那)는 조그마한 선행을 한 덕에 출가하였고 하늘에 가 태어났으며 도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비사리(毘舍離)에 계실 때였다. 밥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아난을 데리고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셨다.
이때 비사리성에는 비라사나(毘羅斯那)라는 거사(居士)가 살고 있었다. 손님을 집에 들이지 못하게 명령을 해 놓고 7일 동안 혼자서 5욕(欲)을 즐기면서 문지기에게 누구도 바깥문을 통과시키지 말도록 일러 두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걸식을 하시다가 점차로 비라사나 집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때마침 풍악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자 아난에게 물어보시니, 아난은 사실 그대로 대답하였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제 이 장자는 7일이 지나면 죽어서 통곡 지옥[啼哭地獄]에 태어나게 되리라. 왜냐 하면 그가 전에 지었던 선근(善根)은 여기에서 다 끊어져 버렸고, 현세에 다시 선근을 새로 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숨이 끊어지면 지옥에 가 태어날 것이다.”
아난은 아뢰었다.
“어떻게 그 거사로 하여금 7일이 지나서도 수명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방편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수명을 마치지 않게 하는 방편은 없고, 다만 지옥을 면하게 하는 방편은 있다. 만약 그 장자가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고 3법의(法衣)를 입고 신심을 견고하게 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장자는 지옥에는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느니라.”
아난은 아뢰었다.
“제가 이제 가서 권하여 그를 출가하게 하겠나이다.”
이 무렵 비사리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가 석씨 종족이었다. 그들은 모두가 언제나 아난의 심부름으로 집에 오는 이가 있을 때는, 만약 그 집안 사람이 잠을 자거나 여러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 하더라도 아난의 심부름꾼은 곧장 집에 들어가도 된다는 약속을 아난과 해 놓고 있었다. 왜냐 하면 아난은 말이 부드러웠고 말로써 사람을 해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난은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서 가서 아뢰어라.”
문지기가 이내 들어가서 이 일을 자세히 말하였다. 장자는 바로 즐기던 것을 중단하고 급히 나와 아난의 발에 예배하면서 아난에게 아뢰었다.
“저의 집에 들어가셔서 복을 내려 주십시오.”
아난이 대답하였다.
“저 여래께서는 때를 알아보시는데, 절대 거짓이 없습니다. 그대 장자에게 예언하시기를 ‘7일이 지나면 죽게 되고, 죽으면 통곡 지옥에 가서 태어난다’고 하셨습니다.”
장자는 이 말을 듣고 두려워하며 슬피 울면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어떻게 죽지 않게 하는 방편은 있다 하셨습니까?“
아난은 대답하였다.
“죽지 않을 수 있는 방편은 없고, 다만 지옥을 면할 방편이 있을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장자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 방법을 묻자, 아난은 대답하였다.
“만약 당신이 출가하신다면, 지옥을 면할 수 있답니다.”
그러자 이 장자는 생각하였다.
‘집안 일을 다 잘 마무리하여 맡기고 난 다음에 부처님께로 가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 되겠다.’
그래서 이렇게 말을 하였다.
“7일이라면 아직도 날이 많이 남았으니, 저는 오늘은 5욕(欲)을 즐기고 내일 아침에 가겠습니다.”
아난은 다음날에도 또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면서 거사의 집에 이르러 거사에게 말하였다.
“이제 하루가 벌써 지났고 엿새 밖에 안 남아 있습니다. 지금 바로 출가하셔야 합니다.”
장자는 대답하였다.
“저는 나중에 가겠습니다.”
이렇게 또 말하였다.
“좀더 즐기고 싶습니다. 뒷날 가야겠습니다.”
이렇게 미루기만 하면서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지라, 아난은 날마다 늘 가서는 권하였다. 결국 6일이 다 차고 7일째가 되는 날 아침에 아난이 또 가서 말하자, 그제야 비로소 집안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모두와 이별하고 부처님께로 나아갔다.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명하여 구족계를 주게 하셨다.
계를 받고 그 7일째가 되는 밤 5경(更)에 목숨을 마치고 사왕천(四王天)에 가서 났다.
아난은 부처님께 물었다.
“그는 어느 곳에 나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비라사나 비구는 목숨을 마치자 사왕천에 가 났느니라. 거기서 수명이 다하면 삼십삼천(三十三天)에 가서 나게 되고, 이렇게 인간 세상과 하늘 나라를 돌아다닐 것이다. 9겁 동안을 하늘과 인간 세상을 반복하여 생을 받다가, 마지막 몸을 받을 때에는 다시 인간 세상에 와서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고 신심이 견고하게 출가하여 도를 배울 것이다. 비라사나 비구는 구족계를 받고 정진하다가 목숨을 마쳤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아난아, 범행을 닦은 과보는 태어날 때마다 복을 받는 것이니라.”『비라사나거사오욕오락경(毘羅斯那居士五慾娛樂經)』에 나온다.

(4) 발거(跋璩)가 수리에게는 깃을 달라 하고 용에게는 구슬을 달라 하다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너른 벌판[曠野] 정사에 계실 때였다. 5백 비구들이 모두가 남에게 구걸하여 방을 만들려 하였으므로, 장사꾼들은 비구가 오는 것을 보기만 하면 이내 가게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며 그들을 피하였다. 그러면 비구들은 다른 길로 그들을 앞서 집으로 가서 맞으며, 그렇게 만나면 거듭 과보를 설명하여 신심을 내게 하였다. 심지어는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억지로 보시하기를 권하기도 하였다.
“내가 왜 이러냐 하면, 그대로 하여금 색력(色力)과 수명을 얻고 공덕을 더하여 감로(甘露)의 결과에 미치게 해 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오.”
장사꾼이 그 말을 듣고 신심을 내어 약간씩 보시를 하였다. 뒤에 사리불을 만나자 자세하게 이 일을 사리불에게 하소연하였다. 사리불은 이 일을 듣고 나서 설법하여 기쁘게 하고서 돌아가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었으니, 부처님께서는 일을 경영하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에 발거(跋璩)라는 비구가 숲 속에서 살고 있었느니라. 이때 수리[釋軍多鳥]들도 이 숲에 깃을 틀고 살고 있었으니 아침저녁으로 어지러이 울어대어 발거를 괴롭혔다. 발거는 세존께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한쪽으로 비켜 서 있었다. 세존께서는 위로하며 물으셨다.
‘어디 아픈 데도 없이 다른 괴로움도 없이 안락하게 숲 속에서 살고 있느냐?’
비구는 대답하였다.
‘병도 없고 괴로움도 없이 즐거이 숲 속에 있사옵니다. 그러나 다만 수리들이 울부짖고 어지러이 굴어서 사유(思惟)할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새들이 모두 오지 않았으면 좋겠느냐?’
발거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 새들이 올 때마다 새들로부터 각각 털 한 개씩을 달라고 하여 얻도록 하여라.’
비구가 부처님의 분부대로 털을 달라고 하자 새들은 저마다 각각 털 한 개씩을 떨어뜨려 주었다. 아침에 떠날 때마다 매번 이렇게 되풀이하며 털을 달라고 하자 새들은 다른 데로 옮겨 가서 하룻밤을 잤다. 그러나 옮겨 간 잠자리가 편안하지 못하여 다시 돌아왔는데, 그 때도 비구는 다시 그들에게 털을 달라고 하였다. 새들은 또 저마다 한 개씩을 주고는, 여러 새들이 모여 서로 의논을 하였다.
‘저 사문이 털을 한없이 달라고 하니 이제 우리는 오래지 않아서 우리의 옷인 이 털을 몽땅 빼앗기고 말겠다. 그러면 다시는 날 수 없을까 두렵구나.’
그리고 다시 함께 의논하였다.
‘저 비구는 언제나 이 숲 속에 머무르고 있으니 우리들이 떠나가서 다시 다른 살 곳을 구하여야겠다.’
여러 비구들이 자세하게 부처님께 아뢰었다.
‘숲 속의 저 비구는 너무 비겁합니다. 자기 마음은 어지럽게 놔두면서 새소리는 두려워하고 미워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오늘만 비겁한 것이 아니다. 과거 세상 때에 큰 코끼리 한 마리가 숲 속에 살고 있었다. 갑자기 큰 바람이 일어나 나무를 부러뜨리자, 코끼리는 부러지는 소리를 듣고 놀라 두려워하면서 달아났다. 그 두려운 마음이 조금 사그라지자 다른 나무 밑에 가서 서 있었는데, 그 나무까지도 부러지는지라 또 달아났다. 그 때 하늘이 코끼리를 보고 생각하였다.
≺이 코끼리가 미쳐서 멋대로 내닫는구나.≻
이내 게송으로 말하였다.

바람이 사나워서 숲 속의 나뭇가지 꺾이네.
큰 코끼리 놀라서 두려워하며 달아나는구나.
그렇다고 이 넓은 이 하늘 아래에
큰 코끼리여, 어느 곳에 피하려는가.’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때의 코끼리가 바로 숲 속의 비구이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에 5백의 선인(仙人)들이 설산(雪山) 안에 살고 있었느니라. 이때 한 선인은 다른 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맑은 샘물이 있었고, 꽃과 열매가 무성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살라수(薩羅水)가 있었고, 그 물 속에는 용이 살고 있었다. 용은 선인의 위엄 있는 의젓한 자태를 보고 마음속으로 사랑하는 생각을 갖고 선인을 찾아왔다. 마침 선인이 또 가부하고 앉아 있었으므로 용은 선인을 일곱 바퀴 돌고 머리로 선인의 정수리 위를 가리고서 자리를 잡았다. 날마다 이렇게 하는데 그래도 식사 때만은 오지 않았다. 선인은 용이 몸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밤낮 꼼짝을 못 하고 한 자리에 앉았기만 하고 휴식을 할 수가 없었으므로 몸이 야위고 욕창까지 생겼다. 근처에 사는 어떤 사람이 항상 선인을 공양하곤 하였는데, 하루는 선인에게 왔다가 몸이 야위고 욕창까지 생겨 가려워 긁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아니, 왜 이렇게 되셨습니까?’
선인이 이제까지의 일을 자세히 말하니, 그 사람은 다시 물었다.
‘용이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으시겠습니까?’
선인이 그렇다고 대답하니, 그 사람은 다시 선인에게 말했다.
‘그 용의 목구멍 아래에 영락보주(瓔珞寶珠)가 있습니다. 용에게 그 보주를 달라고 청해 보십시오. 용의 성질이 워낙 구두쇠라 끝내 주지 않을 것입니다.’
마침내 용이 오자 선인은 보주를 달라고 하였다. 용이 이 청을 듣고는 금방 마음이 불쾌해져서 천천히 몸을 풀고 떠나갔다.
다음날 용이 다시 오기에 선인은 멀리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마니보(摩尼寶)인
영락으로 그 몸을 꾸미셨구려.
만약 용께서 나에게 보시하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을 터인데.

그러자 용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마니주를 잃을까 두려워
막대 잡고 개를 부른다네.
보배 구슬은 얻지 못할 것이오.
다시 그대 보러도 오지 않으리다.
으뜸가는 음식과 갖가지 보배가
이 귀한 마니에서 나오나니
이건 끝내 얻지 못할 물건이거늘
무엇 때문에 은근히 구합니까.
구하는 것이 많으면 사랑을 잃으리니
이 때문에 다시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 천인(天人)이 허공 안에서 게송을 읊었다.

싫어함과 박대하는 마음은
모두가 구함이 많아 생긴다네.
범지(梵志)의 탐내는 모습이 나타나자
용은 바로 못 속으로 잠겨 버리누나.”

부처님께서는 일을 경영하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과 코끼리는 하찮은 축생인데도 오히려 많이 구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물며 사람이 어떠하겠느냐? 너희 비구들은 일을 많이 벌여서 널리 구하며 만족할 줄 모르면서 저들 신심 있는 바라문 거사들로 하여금 마지못해 재물을 버리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할지니라.”『승기율(僧祇律)』 제7권에 나오며, 또 『미사색률(彌沙塞律)』 제3권에도 나오는데, 글의 내용은 같지 않다.

(5) 야사(耶舍)가 흉년 때문에 음행을 범했으나 그의 어머니가 통하도록 하
였고, 부처님께서는 전생 일을 말씀하시다
옛날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는 5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발기국(跋耆國)에 이르러 비사리성(毘捨離城)에 머무르셨다. 그 해 그곳은 흉년이 들어 오곡이 익지 않아서 백성들 중에 죽는 이가 많았으므로 걸식을 하여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안에 살던 야사(耶捨)라는 장자도 출가하여 걸식을 하였으나 얻기가 어려웠다. 그가 그의 옛 집에 돌아가서 음식을 구걸하자, 어머니는 그에게 말하였다.
“네가 아주 큰 고생을 하는구나. 우리 집에는 재물이 적지 않으니 너 필요한 대로 쓰려무나. 그리고 너의 아내가 아직 여기에 있으니 함께 생활하면서 너는 마음대로 보시하고 3보(寶)에 공양을 하여도 좋다.”
이렇게 세 번을 권했지만 야사가 따르지 않자 어머니는 다시 말하였다.
“네가 설사 5욕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저 우리 집안의 후사나 잇게 해 다오. 그래야만 내가 죽은 뒤에 재물이 관청에 몰수당하지 않을 것이니, 오직 그것만이 소원이다.”
야사는 대답하였다.
“대를 이을 자손을 남기려는 뜻이라면, 그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어머니는 얼른 들어가서 신부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신부가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신부가 몸단장을 하고 한 번 만나고 나자 부인은 바로 임신을 하였다. 뒤에 마침내 아들을 낳았기에 이름을 속종(續種)이라 하였다.
세간 사람들이 모두 그 일에 대해 수군거리고, 심지어는 재물까지도 모두 속종이라고 놀리므로, 야사는 너무 부끄러워하며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사리불은 세존께 이 일을 아뢰려고 야사와 함께 부처님께로 가서 자세히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야사 비구야, 스님들 중에서 아직 이런 일은 없었도다.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라 큰 죄의 문을 열었구나.”
부처님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너는 오늘날 나의 법 안에서만 이런 누환(陋患)을 끼친 것이 아니니라. 과거 세상에 광음천(光音天)이 생기고 이 세계가 처음 이루어질 때의 일이었다. 어떤 한 사람이 경박하게 탐욕을 내어 먼저 이곳에 와서 이 지미(地味)를 먹어 버렸었다. 그러자 다른 중생들도 차츰차츰 서로 이것을 본받아 습관이 되어서 탐내고 집착하는 마음이 일어나 몸은 갈수록 무거워졌다. 이렇게 욕심을 일으킴으로 인하여 점차 신통력은 물러가고 광명도 사라졌느니라.
이런 이유로 인하여 이 때부터 해와 달이 생겨난 것이니, 그 때의 경박한 중생이 바로 지금의 야사이다.
그 어머니도 비단 오늘날에만 그 아들을 유혹한 것이 아니고, 과거에도 이미 그런 일이 있었더니라.
그의 첫째 부인이 별자리를 자세히 살피자니 금빛 사슴 한 마리가 남쪽으로부터 허공을 가르면서 북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부인은 생각하였다.
‘저 가죽을 벗겨 가지고 요를 만들었으면 죽어도 한이 없겠구나. 만약 얻지 못한다면 왕의 부인으로서 본때를 보여 주리라.’
몸에 매단 온갖 구슬을 다 벗고 때가 낀 해진 옷을 입고는 근심과 고뇌의 방[憂惱])으로 들어갔다. 왕이 일을 마치고 돌아와 부인을 찾다가 심부름꾼에게 물었더니, 시자가 대답하였다.
‘부인께서는 아까부터 근심과 고뇌의 방에 들어가 계십니다.’
왕은 이내 그곳으로 가서 부인에게 물었다.
‘대체 누가 당신을 범했소?’
부인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으니, 왕은 다시 다른 사람을 시켜 물었다. 그러나 부인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왕이 다시 오래전부터 부리던 하인에게 명하여 모든 방법을 써 갖가지로 달래게 하였더니, 마침내 부인이 대답하였다.
‘나를 범한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따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니라. 내가 금빛 사슴을 보았는데, 그 가죽을 가져다 요를 만들었으면 정말 좋겠구나.’
하인이 그대로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누가 그것을 구해 올 수 있을까?’
그리고 급기야 모든 사냥꾼을 모아 놓고 말하였다.
‘어서 빨리 찾아오너라.’
사냥꾼들은 모두 말하였다.
‘저희는 이제껏 그런 이름조차 들은 일이 없습니다. 그런 것을 어디 가서 구한단 말씀입니까?’
왕은 칙명을 내려 사냥꾼들을 감옥에 가두었다.
그 때 내사(耐闍)라는 사냥꾼이 있었는데, 용맹하고 씩씩하며 힘도 세고 달음질은 도망치는 짐승을 따라잡을 정도로 빨랐다. 나는 새를 쳐다보고 활을 쏘면 화살이 공중에서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내사가 생각하였다.
‘죄 없이 감옥에 갇히게 되었구나.’
내사는 왕을 달래 보려고 꾀를 내어 물었다.
‘어떻습니까? 그 사슴을 보았다거나 소문이라도 들었다는 사람은 있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네가 직접 부인에게 물어보아라.’
부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누각 위에서 보고 있었는데, 남쪽으로부터 허공을 가르면서 북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사냥꾼은 날짐승이나 길짐승을 모두 잘 다스리는지라 사슴은 남쪽에서 잠을 자고 북쪽에서 먹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슴이 먹이를 먹는 곳으로 가서 사슴을 찾을 생각으로 활과 화살을 가지고 북쪽을 향해 가다가 설산에 닿았다.
그 산에는 선인(仙人)이 살고 있었으므로 사냥꾼은 모든 사냥 기구를 감추고 선인에게로 찾아갔다. 선인에게 인사를 하고 문안을 드리자, 선인이 앉기를 권하면서 여러 가지 단물 많은 과일상을 차려 대접을 했다.
사냥꾼은 말하였느니라.
‘여기서 사신 지는 오래되셨습니까?’
선인은 대답하였다.
‘벌써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사냥꾼은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여기서 뭐 기이한 일들은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선인이 대답하였다.
‘이 산의 남쪽에 니구율(尼拘律)이라는 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그 나무에는 언제나 금빛의 큰 사슴이 날아와서 그 위에 앉아 니구율 잎을 먹곤 합니다.’
선인이 길을 가르쳐 주었으므로 그 나무 아래로 가 보았더니 잎이 무성하여 그 잎에 가려진 그늘은 더욱 넓었다. 잠시 후에 사슴이 보이는데, 마치 큰 기러기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는 것 같았다. 사슴은 나무 위에 잠시 머물며 잎을 먹고는 배가 부르자 다시 날아가 버렸다. 사냥꾼이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그 사슴은 그물이나 활로는 잡을 수가 없는 놈입니다. 도저히 잡을 수가 없겠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가 직접 부인에게 가서 그렇게 말하라.’
부인이 사냥꾼에게 일렀다.
‘당신은 꿀을 가지고 가서 나무 잎에 바르시오. 나무 위에 있는 잎에서부터 차차 아래로 내려오며 꿀을 바르다가 아래 그물을 쳐 놓은 곳까지 내려오면 됩니다.’
그래서 부인이 시키는 대로 하였더니 사슴은 꿀 냄새를 찾아 잎을 뜯어먹으면서 점차 나무 아래로 내려왔다. 결국 그물 있는 곳에까지 오게 되어 결국 그물에 걸렸으므로 사냥꾼이 사슴을 산 채로 몰고 데려갔다. 선인이 멀리서 이 광경을 보고 말하였다.
‘저런, 무슨 저런 가혹한 재앙을 다 당하는가? 비록 허공을 날 수 있다고 해도 악인의 손을 면할 수는 없었구나.’
선인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세상 커다란 악(惡) 중에서
냄새[香]와 맛[味]보다 더한 게 없다.
범부인 사람에게 속임수를 쓰고
모든 숲과 들판의 짐승들을 속이거니
냄새와 맛을 탐내고 집착하다가
이러한 괴로움의 환난을 받는구나.

사냥꾼은 꿀을 나무 잎에다 발라 사슴에게 먹이면서 데리고 왔다. 왕은 사슴이 왔다는 말을 듣고 향을 사르며 마중 나왔으며, 부인도 사슴을 보고는 그 앞에 나아가 사슴을 끌어안았다. 부인이 더럽게 물든 마음과 무거운 정으로 너무 집착하였기 때문에 사슴의 금빛은 그만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왕이 부인에게 말하였다.
‘이 사슴의 금빛이 갑자기 없어져 버렸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되오?’
부인은 말하였다.
‘이 놈은 이제 볼 것 하나 없는 놈이니 아무 데나 가라고 그만 놓아 버리세요.’
금빛의 사슴은 바로 지금의 야사이며, 부인은 지금의 야사 어머니이다. 그렇게 모든 괴로움을 받았으면서 이제까지도 탐내고 집착하고 있다.”『승기율(僧祇律)』 제1권에 나온다.

(6) 난제(難提) 비구가 음행을 하자 그의 전생의 행과 녹반(鹿斑) 동자에 관 하여 말씀하시다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에 계실 때였다. 난제(難提)라고 하는 비구가 길을 갈 때나 서 있을 때나, 앉아서나 누워서나 언제나 마음으로 항상 정(定)만을 생각하였다. 그렇게 7년을 지냈지만 선정을 잃었기에 다시 나무 아래 의지하여 바른 가르침을 받으며 본래의 정(定)을 찾으려고 하였다.
악마가 기회를 엿보다가 어여쁘기 그지없는 여자로 변해서 난제 앞에 서서 말을 걸었다.
“비구여, 나와 함께 재미있게 놀아 보시지요.”
난제가 말하였다.
“사악한 것, 썩 물러나라. 이 사악한 것, 썩 물러나지 못하겠느냐?”
입으로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여인에게 눈길도 한 번 주지 않았다. 여인이 두 번 세 번을 거듭 시도해 봤지만 똑같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그 여자는 이제 옷을 벗고 몸을 다 드러낸 채 난제 앞에 섰다. 난제가 그 모습을 보고는 그만 더러운 욕심이 일어났다. 그 때 여인은 한 걸음씩 점점 뒤로 물러났다. 난제는 급하게 고함을 질렀다.
“여보시오, 거기 잠깐 서시오.”
여인은 재빨리 기원의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안에는 죽은 말이 있었는데 여인은 거기서 그만 모습을 감추고 나타나지 않아 버린 것이다. 난제는 욕심이 불처럼 일어나서 그 죽은 말에게 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욕심이 좀 사그라지자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이 정말 몹쓸 짓을 했으므로 그대로 법의를 벗고 기원으로 가서 비구에게 말했다.
“제가 무거운 죄를 범했습니다.”
비구가 자초지종을 물으니, 난제는 모든 일을 말했다. 비구는 이 사실을 부처님께 아뢰었고, 부처님께서는 난제를 쫓아내라고 명령하셨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난제는 오랫동안 범행(梵行)을 닦았사온데, 어찌하여 여인에게 유혹되었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난제는 지금 이 세상에서만 여인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 아니고 과거에도 그러하였다. 과거 세상 남방의 아반제국(阿槃提國)에 가섭씨(迦葉氏)가 있었다. 외도(外道)로 출가하였으나 총명하고 박식(博識)하여 왕을 도우며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런데 왕이 국법을 집행하면서 간사한 도둑을 고문하고 죄를 다스리는 것을 보고 외도는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출가한 몸인데 어떻게 왕과 함께 이런 일을 단행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출가하겠습니다.’
그러자 왕이 말하였다.
‘스님은 이미 출가하셨는데, 어떻게 이제 또 출가하겠다는 말씀을 하십니까?’
그가 다시 대답하였다.
‘제가 지금 이 갖가지 형법에 참여하고 있으니 이게 어찌 출가한 것이라 하겠습니까? 저는 이제 신선의 법을 따라 출가하려 합니다.’
왕이 응낙하자 바로 백암산(百巖山)에다 정사를 짓고 신선의 법을 닦아 익려 다섯 가지 신통을 얻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소변을 보는데 부정(不淨)한 것이 흘러나왔다. 이때 한 암사슴이 이 소변을 마시고서 그 산문(産門)을 핥았는데, 바로 태기가 있어서 아이를 낳았다. 선인이 그곳으로 가서 사슴이 낳은 아이를 보고 괴이하게 여기면서 생각하였다.
‘어떻게 해서 저런 짐승이 사람을 낳았을까?’
선인이 선정에 들어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태어난 아이가 바로 자기 자식임을 알게 되었으므로 그 아이를 거두어서 길렀다. 아이는 낳은 어미 때문에 몸에 사슴과 같은 반점이 있었으므로 녹반(鹿斑)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선인은 생각하였다.
‘바른 것을 깨뜨리고 덕을 허물어뜨리는 것으로 여인보다 더한 것이 없구나.’
그래서 선정으로써 가르치고 5통(通)으로써 교화하면서 그를 위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모든 중생의 무리로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는 자 없다.
그 업(業)에 따라 가는 것이니
스스로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선(善)을 행한 이는 하늘에 나고
악(惡)을 행한 이는 지옥에 들어가리.
도(道)를 행하면 범행을 닦게 되고
번뇌[漏]가 다하면 열반을 얻느니라.

게송 읊기를 마치자 선인은 그대로 목숨을 마쳤다. 이 때에 동자는 범행을 깨끗이 닦아서 5통을 얻었다. 석제환인(釋提桓因)이 흰 코끼리를 타고 세간을 두루 살피며 누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순종하는지, 누가 사문과 바라문에게 공양을 올리는지, 또 누가 보시를 하며 계율을 지키고 범행을 닦는 사람인지 찾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이 선인(仙人) 동자를 보고 천제는 생각하였다.
‘만약 이 동자가 제석과 범왕을 구하려고 한다면 모두 다 얻을 수 있겠구나. 더 늦기 전에 어서 없애 버려야겠다.’
제석환인이 방편을 써서 법고(法鼓)를 두드리자 백천의 많은 천자들이 모두 다 와서 모였다. 제석이 말하였다.
‘염부제(閻浮提) 안에 녹반이라고 하는 한 선인 동자가 있다. 큰 공덕을 가졌으므로 그를 무너뜨려야겠다.’
그러자 여러 천자들이 이 말을 듣고 불쾌하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을 무너뜨린다면 장차 여러 하늘 대중들은 수가 줄어들고 아수라(阿脩羅)만 불어나겠구나.’
그 때 한 천자가 부르짖었다.
‘그러면 누가 간다는 것이오?’
이때 누군가 대답하였다.
‘이 천녀(天女)가 가야 됩니다.’
그 자리에서 천녀를 부르자 바로 백천의 많은 천녀들이 다 와서 모였다. 그 중에서도 아람부(阿藍浮)라고 하는 천녀는 머리카락이 푸른색ㆍ노란색ㆍ붉은색ㆍ흰색의 네 가지 색으로 섞여 있었기 때문에 잡색(雜色)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바로 그 천녀를 차출하여 염부제로 보내어 녹반 동자를 무너뜨리게 하였다. 그 천녀는 제석에게 아뢰었다.
‘저는 옛날부터 자주 사람의 범행을 무너뜨린지라 신통을 잃게 되었습니다. 좀더 단정하고 아름다워서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다른 천녀를 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제석은 다시 많은 대중 앞에서 갖가지로 게송을 말하면서 권유하였다. 그래서 천녀는 바로 가서 선인 동자를 무너뜨렸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선인 동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난제이며, 천녀 아람부는 바로 지금의 이 천녀이니라.”『승기율(僧祇律)』 제1권에 나온다.

(7) 천타(闡陀)는 옛날에 종이었는데 배반하고 멀리 떠나 공부를 하여 5백 명의 동자들을 가르치다
부처님께서 구사미국(俱舍彌國)에 계셨다. 그 때에 장로 천타(闡陀)가 성질이 나빠서 말조차 붙이기 어려웠으므로 여러 비구들이나 승가 안에서까지 세 번이나 간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천타는 여전히 그대로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기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옛날 어떤 장자의 아들에게 아마유(阿摩由)라는 종이 하나 있었는데, 성질이 흉악하였다. 어느 날 장자의 아들은 여러 바라문의 아들들과 함께 동산에 놀러 갔는데, 따라온 여러 종들은 모두 동산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아마유는 동산 문 밖에서 주인을 따라온 다른 여러 종들을 때렸다. 아마유에게 매를 맞은 다른 종들은 다들 저마다 자기 주인에게 이 일을 일러 바쳤다. 그러자 여러 바라문의 아들들이 모두 나와서 아마유를 꾸짖었다. 그러나 아마유는 고분고분 야단을 맞고 있지 않고 여러 바라문의 아들들에게 대꾸를 하였다.
‘당신들 말 따위는 따르지 않겠소. 우리 주인이신 도련님이 와서 나를 꾸짖으신다면야 그의 말씀을 달게 받으리다.’
이렇게 대꾸를 하면서 끝내 다른 종들 때리는 것을 중지하지 않았으므로, 사람들은 즉시 가서 아마유의 주인에게 알렸다. 아마유 주인은 나면서부터 천안(天眼)을 얻었으므로 그 싸움하는 곳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 자리 아래에는 금과 은이 묻힌 광맥이 있어서 그 땅의 기운이 아주 흉하였다. 그래서 아마유가 그 자리에서 싸움을 하게 된 것일 뿐이었다. 주인이 가서 꾸짖자 아마유는 때리던 것을 즉시 중지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장자 아들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그 때의 아마유는 바로 지금의 천타 비구이니라.”
“또 과거 세상에 불로혜(弗盧醯)라는 대학자인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국왕의 스승이 되어서 동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집에 사는 가라가(迦羅呵)라는 종에게 여러 동자들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일을 시키곤 하였다. 이 종은 설법하는 말을 한 번 들으면 모두 기억할 만큼 근기가 영리하였다. 그런데 한번은 이 종이 여러 동자들과 조그마한 원한을 맺게 되어 다른 나라로 도망을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거짓으로 자기를 소개하였다.
‘나는 불로혜 바라문의 아들이며 이름은 야야달다(耶若達多)라 한다.’
또 그 나라 국왕의 스승인 바라문에게는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바로 바라내국(波羅奈國)의 왕사(王師)인 불로혜의 아들입니다. 큰 스승에게 나아가 바라문의 법을 배우고자 일부러 여기까지 왔습니다.’
스승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이 종이 원래 머리가 총명하였고, 게다가 설법도 모두 이전에 한번 들었던 내용을 다시 거듭 듣게 되는 것이라 들으면 모두 잘 기억하였다. 스승은 크게 기뻐하며 자신의 문도(門徒) 5백 명의 동자들을 가르치게 하였다.
‘네가 나를 대신하여 가르쳐 보아라. 나는 왕가(王家)에 가 볼 일이 있다.’
이 스승 바라문에게는 아들이 없었고 오직 딸 하나가 있었다. 그래서 바라문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제 내 딸을 야야달다에게 시집을 보내어 야야달다를 내 집에 살게 하며 내 아들을 삼아야 하겠다.’
그래서 야야달다에게 말하였다.
‘봐라, 야야달다야. 이제 너는 네 나라로 돌아가지 말아라. 내가 이제 내 딸을 너에게 시집보내련다.’
그러자 야야달다도 대답하였다.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그래서 바라문은 바로 딸을 주어 한 집에 살게 하여 아들처럼 같이 생활하게 하였다. 그런데 가세가 점차로 풍부하여지자 야야달다는 음식이 좋지 않다며 크게 성을 내곤 하였다. 아내는 그를 매우 공경하였기에 남편의 비위를 맞추려 하였으나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 때 불로혜 바라문은 종이 거기에 있다는 소문을 다 듣고 생각하였다.
‘나의 종 가라가가 다른 나라로 도망을 가 있으니 가서 붙잡아 오거나 아니면 다른 종이라도 얻어 와야겠다.’
불로혜 바라문은 즉시 그 나라로 떠났다. 마침 그 때 야야달다는 여러 문도들과 함께 동산으로 놀러 가고 있었는데, 중도에서 그의 본래 주인을 만나게 되자 놀라 두려워하면서 문도들에게 은밀히 말하였다.
‘동자들아,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가서 각자 외우며 자습을 하여라.’
문도들이 떠나가자, 야야달다는 옛 주인 앞으로 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그 주인에게 아뢰었다.
‘저는 이 나라로 와서 스승에게 주인님이 바로 나의 아버님이라고 말하고, 이 나라 국사이신 대학자 바라문에게 나아가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경전을 많이 배웠기 때문에 스승께서는 그의 딸을 아내로 주셨습니다. 원컨대 어르신께서는 오늘 저의 일을 밝히지 말아 주십시오. 대신 다른 종을 받들어 올리겠습니다.’
그 주인 되는 바라문은 세상살이에 밝은 사람이라 이렇게 대답하였다..
‘실제로 너는 나의 아들이다. 어찌 여러 말을 하는가? 무슨 방법을 쓰든 빨리 보내기만 하라.’
야야달다는 옛 주인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돌아와서 집안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나의 아버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러자 그의 아내는 기뻐하면서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여 식사를 대접하였다. 식사가 끝나고 잠시 한가한 때에 그의 아내는 손님 바라문의 발에 예배하고 물었다.
‘제가 남편 야야달다를 받들어 섬기려 애를 쓰지만 음식 공양이 늘 입맛에 맞지 않는다 하십니다. 이전에 집에 있을 때에는 어떠한 음식을 먹었는지 가르쳐 주시면, 친가에서 음식 만들던 방법대로 그를 위한 음식을 만들겠습니다.’
손님 바라문은 속으로 성을 내면서 생각하였다.
‘이런 놈을 보게나. 이놈의 자식이 남의 집 자녀를 괴롭히는구나.’
그리고 그 여인에게 말하였다.
‘나를 속히 보내만 주거라. 내가 떠날 때에 너에게 게송을 가르쳐 주리니, 너는 이 게송을 외워라. 그렇게 하면 너의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손님 바라문이 막 떠나려 하면서 그 여인을 위하여 게송 하나를 말하였다.

아비도 없는 놈이 남의 나라에서
온 세상 사람들을 속이고 있구나.
거친 음식을 언제나 먹던 놈이
먹는 것도 감지덕지, 무엇을 꺼리느냐.

‘이제 너에게 이 게송을 줄 터이니 만약 그가 또 음식타박을 하면서 성을 내거든, 슬쩍 한쪽으로 물러나 그의 등 뒤에서 조용히 그러나 그가 들을 수 있게 이 게송을 외우도록 하여라.’
이렇게 가르친 뒤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야야달다는 주인이 떠나간 뒤에도 매번 밥 때만 되면 음식타박을 하며 성을 내었다. 아내가 남편의 곁에서 시험삼아 그 게송을 외웠다. 그러자 남편은 이 게송을 듣고 나서 언짢은 마음이 들어서 생각하였다.
‘에끼, 저놈의 늙은이가 나의 어두운 과거를 들추어내는구나.’
그래서 야야달다는 이 때부터 언제나 부드러운 말만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아내가 남들에게 그 비밀을 발설할까 두려워하였기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바라내성에 살던 불로혜 바라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그 때의 종 가라가는 바로 지금의 천타 비구인데, 그는 그 때에 일찍이 나를 믿고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겼었다. 그러더니 오늘날까지도 그렇게 나의 세력을 믿고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있구나.”『승기율(僧祇律)』 제8권에 나온다.

(8) 두 마하라(摩訶羅)41)가 함께 살면서 마음을 맞추어 자식 혼인을 시키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지난날의 행을 설명하시었다
사위성에 두 마하라가 있었다. 두 사람 다 처자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았는데, 오랫동안 세상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함께 사위성에 돌아가 한방에 같이 머물면서 생각하였다.
‘잠깐 집에 돌아가서 아내와 아이를 보고 싶구나.’
그리하여 본가에 도착하였는데, 그 아내가 남편을 보고 성을 내며 말하였다.
“당신은 덕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라 집을 버리고 가서 도를 배우지요. 하지만 덕분에 딸은 다 컸는데도 시집을 못 보냅니다. 이제 다시 집에 나타나면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려 버리겠소.”
작은 마하라는 할 수 없이 다시 방으로 돌아와 걱정스런 마음으로 언짢아하고 있었다. 이때 큰 마하라도 집에서 내쫓기어 역시 방안으로 돌아와서 작은 도반(道伴)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근심하면서 괴로워하는 것이오?”
작은 마하라가 대답하였다.
“물어서 무엇 하려 그러오?”
큰 마하라가 또 물었다.
“우리들 두 사람은 한방에 같이 지내면서도 좋고 나쁜 일을 서로가 모르고 있소. 나에게 말하지 않으면 대체 누구에게 말하겠소?”
작은 마하라가 자세히 사정을 설명하였다. 그러자 큰 마하라는 말하였다.
“그까짓 일을 가지고 뭘 그렇게 근심을 하시오? 내 집에서도 똑같았습니다. 당신에겐 딸이 있고, 나는 아들이 있으니 서로 배필을 삼아 줍시다.”
다른 마하라가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십시다.”
그래서 작은 마하라는 돌아가서 아내에게 말하였다.
“내가 우리 딸을 위하여 사위를 얻었습니다.”
아내는 대답하였다.
“아주 잘 하였소이다.”
큰 마하라도 돌아가서 아내에게 알렸다.
“내가 아이를 위하여 며느리를 얻었소이다.”
아내가 물었다
“그 처자가 누굽니까?”
남편이 대답하였다.
“아무개의 딸입니다.”
그리하여 두 마하라는 마음을 맞추어 자식들 혼인을 시키게 되었다. 두 사람 다 저마다 기뻐하는 것이 마치 가난한 이가 보물을 얻은 것과 같았으며,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두 마하라는 오늘날만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니라. 과거 가시국(迦尸國)에 바라문과 거사가 있었다. 콩고물[磨沙豆]을 삶는데 아무리 오래 삶아도 익지 않으므로 팔려 해도 팔리지 않았다. 또 어느 한 집에는 굼뜬 당나귀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팔려고 하여도 아무도 사가지를 않았다. 그래서 콩 주인은 생각하였다.
‘이제 이 콩을 가지고 가서 저 당나귀와 바꿔야겠다.’
그리고 이내 당나귀 주인에게 가서 말하였다. 당나귀 주인도 생각하였다.
‘이 굼뜬 당나귀를 저 콩과 바꿔 버려야지.’
그래서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십시다.’
그래서 두 사람 다 각자 기뻐하였는데 먼저 콩의 주인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바라문의 법에는 판매 기술이 교묘하지
오래된 얼음 콩은 자그마치 16년이나 되어서
당신네 장작을 다 지펴 삶아도 익지 않을 것이요
바야흐로 당신 집안 모든 이빨을 부러뜨리리라.

그러자 당나귀 주인도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대 바라문이여, 무엇이 그리 즐겁소.
비록 네 다리 멀쩡하고 털옷도 번드르르하나
무거운 물건 지어 먼 길 가 보면 곧 알게 되리니
송곳으로 찌르고 불로 태워도 끝내 꼼짝 않을 것이오.

콩 주인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홀로 천추(千秋)의 지팡이를 만들어서
그 끝에는 네 치[寸]의 송곳을 붙여야지
못되고 굼뜬 당나귀를 능히 조복하리니
다스리지 못할까 누가 근심한단 말이오.

이때 당나귀가 주인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앞의 두 발을 편안히 세우고
뒤의 양 굽을 한꺼번에 날려서
그대의 앞니를 한번에 부러뜨리리니
그런 뒤에야 절로 알게 되리다.

콩 주인이 또 당나귀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등에와 모기와 독벌레가 쏘아대도
살짝 꼬리만 치켜올려 막다가는
너의 꼬리와 다리가 잘려 나가리라.
너에게 쓰린 고통을 알게 하리라.

당나귀는 다시 대답하였다.

선조(先祖) 때부터 내려오면서
이 짓궂고 사나운 법 행해진지라
이제 나도 이어받아 습관이 되었으니
죽으면 죽었지 끝내 안 버리리라.

그 때 콩 주인은 나귀가 성질이 못되어서 거슬리는 말로는 듣지 않을 것을 알아차리고, 이내 칭찬하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울음소리가 사무치게 곱구나.
얼굴은 또 눈처럼 희구나.
너를 위해 짝을 찾아 주리니
숲과 못 찾아 함께 노닐어라.

당나귀는 부드럽고 사랑 담긴 말을 듣고 곧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는 능히 여덟 휘(斛) 곡식을 지고
하루에도 6백 리를 갈 수 있사옵니다.
바라문이시여, 알아 주십시오.
짝이라는 말을 듣자 마음 기뻐지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때의 두 사람은 바로 오늘의 두 마하라며, 그 때의 당나귀가 바로 지금의 마하라의 아이이니라. 이미 일찍이 서로가 마음을 속였으니, 바라문과 거사는 괴로워하면서 재물을 버렸었느니라.”『승기율(僧祇律)』 제7권에 나온다.

(9) 상환(常歡)이 무승(無勝)을 시샘했기에 부처님께서는 전생의 인연을 말
씀하셨으며, 전사(旃沙)는 산 채로 아비(阿鼻)에 떨어졌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진승(盡勝)부처님 때에 두 비구가 있었으니, 첫째의 이름은 무승(無勝)이요, 둘째의 이름은 상환(常歡)이었느니라. 무승 비구는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고[六通神足], 상환 비구는 번뇌가 아직 제거되지 못하였었다.
대애(大愛)라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의 아내의 이름은 선환(善幻)이었다. 그 부인은 아름답기가 견줄 데가 없을 정도였는데, 이 두 비구가 그를 시주[檀]로 삼고 있었다. 선환 부인이 무승을 공양할 때에는 할 때마다 요리가 알맞아서 모자라지 않았지만, 상환에게는 저절로 적어지고 박해지곤 하였다. 상환이 질투하는 마음에 이렇게 비방하였다.
‘무승 비구와 선환은 아마도 내통한 사이이기에 저렇게 은혜와 사랑으로써 공양을 하는 것이리라.’”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상환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며, 선환 부인은 바로 지금의 바리문의 딸 전사이니라.
그 때 무승 아라한을 비방하였기에 셀 수 없는 여러 천 년 동안 지옥 안에 있었다. 이제 비록 부처가 되었으나 아직 재앙이 남았기 때문에 다설(多舌) 동녀가 허리에 사발을 띠로 메어 두르고 배를 불룩하게 하고 내 앞에 와서 말하였다.
‘사문은 무엇 때문에 집안 일을 본 체도 하지 않고 쓸데없이 남의 일만 상관하고 다니시오? 당신은 지금 혼자만 좋자고 나가 다니면서 나의 고통은 모른 체하는군요. 전에 나와 정을 통한 것 때문에 내가 임신이 되었고, 이제 산월이 임박하여서 소유(蘇油)가 필요합니다. 어린아이를 길러야 하니, 나에게 모든 필요한 물건을 대주어야 합니다.’
그 때의 대중 모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머리를 숙이고 잠자코 있기만 하였다. 마침 석제환인이 부처님을 뒤에서 부채질을 해 드리고 있었는데, 변화로 한 마리의 쥐가 되어서 그 여자의 옷 속으로 들어가 사발을 묶어 둔 끈을 갉아먹었더니 사발이 땅에 떨어졌다.
4부 제자와 6사(師)들이 모두 소리내어 칭찬을 하면서 한량없이 즐겁게 웃다가 또 모두가 같이 꾸짖었다.
‘위없고 바르며 참된 이를 비방하였으니 너는 죽을 죄를 지은 물건이로다. 이 땅이 그것을 모르고서 이런 악한 물건을 살려 두고 있었구나.’
그러자 땅이 이내 쪼개지면서 불꽃이 솟아 나오더니 여인은 바로 대지옥 안으로 떨어졌다. 대중들은 이것을 보았고, 아사세왕(阿闍世王)은 놀라서 털이 곤두섰으므로 이내 일어나 아뢰었다.
‘이 여인은 지금 어디에 있사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왕이여, 이 여인이 떨어진 곳은 아비지옥(阿鼻地獄)입니다.’
왕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여인은 산 것을 죽였거나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거짓말을 좀 하였을 뿐인데, 그런데도 아비지옥에 떨어진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법에는 상ㆍ중ㆍ하의 몸[身]과 입[口]과 뜻[意]의 행이 있습니다.’
왕은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어느 것이 소중한 것이고, 어느 것이 중간이며, 어느 것이 맨 아래이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뜻의 행[意行]이 가장 중한 것이고, 입의 행[口行]이 그 중간이며, 몸의 행[身行]이 가장 아래입니다.’” 『흥기행경(興起行經)』 하권에 나온다.

(10) 계율 지님이 견고하여 하늘에 나는 인연을 만들다
교살라국(矯薩羅國)에 두 비구가 있었으니, 한 사람은 계율을 범하는 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계율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다. 부처님을 뵈려고 두 사람이 같이 길을 가다가 도중에 벌레가 있는 물을 만나게 되었다. 계율을 깨뜨리는 이가 계율 잘 지키는 이에게 말하였다.
“같이 이 물을 마십시다.”
계율을 지니는 이가 말하였다.
“물 속에 벌레가 있으니, 어떻게 마실 수 있겠습니까?”
계율을 범한 이가 말하였다.
“우리가 만약 이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죽게 될 것이니, 부처님을 뵙지도 못하고 가르침을 듣지도 못하며 스님들에게 가 보지도 못할 것입니다.”
계율 잘 지키는 이는 죽어 가면서도 물을 마시지 않았고, 계율 범하는 이는 이내 물을 마셨다. 계율 잘 지키는 이는 물을 마시지 않고 죽어서는 곧장 삼십삼천(三十三天)에 가서 났다. 그는 천인의 몸을 완전하게 얻고서 먼저 부처님께로 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갖가지로 설법하시니, 그는 법눈의 깨끗함을 얻고서 즉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말하였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가르침에 귀의하고 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 저는 이 몸이 다하도록 우바새(優波塞)가 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금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잠자코 계시자, 천인은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홀연히 없어졌다.
그 때에 물을 마신 이가 뒤늦게 부처님께로 왔다. 부처님께서는 한량없는 대중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시다가, 비구가 와 있음을 보시고 이내 우다라승(優多羅僧)을 헤치고 금빛 손을 내보이셨다.
“너 이 어리석은 사람아, 나의 육신을 보려고 하느냐? 계율을 지킨 이는 먼저 나의 법신(法身)을 보았으니, 육신을 보려는 것은 그보다 못한 일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으로 잘 관찰하지 아니하고
본다 해도 자세히 살피지 못하여서
마치 부나비가 불에 몸을 던지듯
내 몸 보기만을 탐내는구나.

색신(色身)은 부정한 것일 뿐인데
너는 보아서 무엇 하려느냐.
속에는 기름과 피와 살이 있고
바깥에는 얇은 가죽으로 덮였도다.

그는 갈증으로 불에 타는 듯하였으나
오히려 계율을 공경하는 행(行)으로
죽기까지 나의 가르침을 지켰기에
그는 나를 보았지만 너는 못 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물 거르는 주머니[漉水囊]를 갖고 다니지 않으면 밖에 나다니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만약 그것을 몸에 지니지 않으면 계율을 범하는 것이다. 맑게 흐르는 물이거나 큰 강물 또는 샘물일 경우에는 이것을 지니지 않았더라도 계율을 범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옮겨 가는 이쪽 절에서 저쪽 절까지의 거리가 20리 이내라면 범한 것이 아니니라.”『십송률잡송(十誦律雜誦)』 제3권에 나온다.

(11) 만원(滿願) 비구가 아귀에게 남편이 성에 들어간 지 오래되었느냐고
물었더니, 강 언덕이 일곱 번 만들어졌다가 허물어졌다고 대답하다
한때 가라국(迦羅國)에 아귀 하나가 성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비구 만원(滿願)이 아귀에게 물었다.
“너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이냐?”
아귀가 말하였다.
“당신에게 지금 제가 보입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보인다.”
“저의 남편이 성에 들어가더니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으므로, 여기 서서 남편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의 남편은 무엇을 구하려고 성에 들어갔느냐?”
아귀가 대답하였다.
“지금 이 성 안에 큰 장자가 살고 있는데, 종기를 앓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오늘쯤이면 터져서 피와 고름이 흘러넘칠 것이라, 남편이 가져오면 우리 두 사람이 같이 먹고 이 생명을 건지려고 합니다.”
“너의 남편이 성에 들어간 지는 얼마나 되었느냐?”
그러자 아귀는 성곽 가까이 있는 강물을 손을 들어 가리키면서 비구에게 말하였다.
“이 성이 전에는 저쪽에 있었지요. 이 언덕이 생겼다가 무너지기를 거듭한 것이 이제 일곱 번이나 되었소. 나의 남편이 성에 들어간 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러므로 아귀의 수명은 헤아릴 수도 없고 제한도 없는 것이다.『군우천두경(群牛千頭經)』에 나온다.

(12) 비구가 도둑을 만나서 생풀에 묶였으나 감히 당겨 끊지 않았다
옛날 5백 명의 비구들이 큰 진흙탕 길을 가다가 도둑을 만났다. 도둑이 비구들의 옷을 빼앗고서 여러 비구들을 묶어 모두를 땅에 앉게 하였다. 그리고는 생풀을 끌어다 엮어서 그들의 손에 묶어 놓고 떠나가 버렸다. 여러 도인들은, 살아 있는 풀을 끊어 죽이면서까지 묶인 데서 일어나려 하는 것은 부처님 계율을 어기는 것이라고 저마다 생각하였다.
‘차라리 이렇게 있다가 저절로 몸이 죽도록 두는 한이 있어도, 결코 계율은 어기지 않으리라.’
그렇게 붙잡힌 채 나흘 동안을 고생하고 있던 차에 마침 국왕이 사냥을 나왔다가 여러 도인들이 들판에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국왕이 말에서 내려 예배하고 그 까닭을 물으니, 비구들은 이내 자세히 사정을 대답하였다. 국왕이 모든 도인들을 풀어서 데리고 돌아가 공양하였다.『비유경(譬喩經)』 제6권에 나온다.

(13) 비구가 밤에 서로를 몰라보고 서로 귀신이라 말하다
산중의 어느 절에 따로 난 방이 하나 있었다. 그 방에는 어떤 나쁜 귀신 하나가 곧잘 나와서 사람을 괴롭히곤 하였으므로 여러 스님들이 쓰려고 하지 않고 버려 두었다. 어느 날 객승(客僧) 한 사람이 왔기에 유나(維那)가 그 방에 머무르게 하면서 그에게 일러 주었다.
“그 방에는 귀신이 나와서 사람을 희롱하고 괴롭힙니다.”
객승은 스스로 계율을 잘 지켜 힘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였다.
“그깟 조그마한 귀신 하나가 무엇을 할 수 있겠소? 내가 그를 조복하리다.”
그리고 이내 방에 들어가 머물렀다.
해가 지려 하는데 또 다른 객승 하나가 찾아와 머무를 곳을 찾으므로, 유나는 역시 그 방에서 머물게 하면서 역시 귀신이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 사람도 말하였다.
“내가 그 귀신을 조복해야겠습니다.”
그 때 먼저 방에 들어간 이는 방문을 닫고 단정히 앉아 귀신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 밤중에 뒤에 도착한 이가 방문을 두드리면서 들어가기를 청하였는데, 먼저 들어온 이는 귀신이라고 생각하여 방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그러자 나중에 온 이는 있는 힘을 다해 문을 쳤고, 안에 있던 도인도 힘껏 항거하였다. 결국 바깥에 있던 이가 힘으로 이기게 되어 문을 밀어서 쓰러뜨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안에 있던 이가 나중 들어온 이를 때렸고, 바깥에서 들어온 이도 힘을 다하며 몹시 때렸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 서로 얼굴을 보게 되니, 예전부터 잘 아는 동학(同學)이었기에 도인들은 각자 서로 부끄러워하며 사과하였다. 다른 여러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와 비웃으면서 괴이하게 여겼다.『대지론(大智論)』 제91권에 나온다.

(14) 비구가 왕의 재난을 만나서 산신(山神)에게 구제 받다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계실 때였다. 어느 한 비구가 구삼국(句參國)의 바위 사이 토굴[土室] 안에 살면서 머리카락과 수염이나 손톱 발톱을 길게 하고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있었다.
이때 우전왕(優塡王)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려고 온 나라의 도로를 닦았다. 그러다 왕의 하인인 아름다운 여인들이 산 아래에까지 오게 되었다. 미인이 토굴 안을 돌아보다가 비구가 수염과 머리카락과 손톱을 길게 기르고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비구의 모습이 마치 귀신과 같은지라 놀라서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천자여, 이 안에 귀신이 있나이다.”
왕은 멀리서 물었다.
“지금 있는 곳이 어디냐?”
미인이 말하였다.
“이 가까이 바위 사이 토굴 안에 있나이다.”
왕은 바로 칼을 뽑아 그를 따라가서는 비구의 이러한 모양을 보고 물었다.
“너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
“저는 바로 사문입니다.”
“그대는 어떠한 사문인가?”
“저는 석가(釋迦)의 사문입니다.”
“그럼 응진(應眞)이십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4선(禪)이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3선(禪)이나 아니면 2선(禪)이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1선(禪)에는 이르셨습니까?”
“사실을 말하면 1선을 행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왕은 성난 마음이 영 풀리지 않아서 시자(侍者)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설사 고자[黃門]라 할지라도 음탕한 생각이 있을 수는 있다. 지금 이 사문이야말로 범속(凡俗)한 사람이요 참된 행이 없거늘, 어떻게 나의 미인을 본단 말이냐?”
이내 시자에게 칙명을 내려 빨리 죽이라고 하였다. 시자가 비구를 죽이러 가는 것을 보고 산신이 생각하였다.
“이 비구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이렇게 죽게 되니 안 되겠다. 내가 보살펴 주어서 이 재액을 벗어나게 해야겠다.”
산신은 홀연 커다란 돼지의 몸으로 변화하여 천천히 왕 곁을 달려갔다. 시자가 곧 왕에게 아뢰었다.
“커다란 돼지 한 마리가 대왕 곁에 가까이 있나이다.”
그러자 왕은 비구는 버리고 칼을 뽑아 돼지를 쫓아갔다.
비구는 왕이 벌써 멀리 간 것을 보고 이내 도망갔다.『의족경(義足經)』 상권에 나온다.

(15) 비구가 경을 외우다가 죽게 되었을 때에 부처님을 뵈었으니, 화장한 뒤에도 혀가 남았다
어느 한 비구가 『아미타불경(阿彌陀佛經)』과 『대반야바라밀(大般若波羅蜜)』을 열심히 외웠는데, 이 사람이 죽으려 할 때에 제자에게 말하였다.
“아미타불과 그 대중들이 함께 오시는구나.”
비구는 몸을 움직이며 귀의(歸依)하고 잠깐 만에 목숨을 마쳤다. 목숨을 마친 뒤에 제자가 그를 화장하고 다음날 재를 거두면서 보았더니 혀는 타지 않고 남아 있었다.『대지도론(大智度論)』 제9권에 나온다.

(16) 비구가 깊은 산에서 혼자 살다가 귀신에게 홀리자 부처님께서는 비인 (非人)이 사는 곳에서 사는 것을 금하셨다
교살라국(矯薩羅國)에 한 비구가 혼자 깊은 산에서 살고 있었다. 숲 안에 비인(非人)인 여인이 있었는데, 비구에게 말하였다.
“우리 함께 음행을 합시다.”
비구는 말하였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나는 음행을 끊은 사람이니라.”
“당신이 만약 오지 않으면, 나는 당신의 좋은 것들을 모두 깨부숴 버리고 그대에게 쇠약함과 고뇌를 주리라.”
비구가 할 수 없이 말했다.
“그대의 말을 따르리다.”
밤중에 비구가 누워서 잠을 자고 있는데 여귀(女鬼)가 누더기로 비구를 싸 가지고 왕궁 안의 부인 곁에다 뉘어 놓았다. 왕이 잠에서 깨어나 물었다.
“네 놈은 대체 무엇 하는 놈이냐?”
비구는 말하였다.
“저는 사문입니다.”
“어떤 사문이란 말이냐?”
“바로 석씨 제자 사문입니다.”
“그런데 그대가 지금 어째서 여기에 와 있는 것이오?”
비구가 왕에게 자초지종을 자세히 설명하자, 왕은 말하였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깊은 산 숲 속에 혼자 계셨소? 그랬기 때문에 악귀에게 홀린 것이오. 어서 나가시오. 내가 부처님 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당신의 이 일을 불문에 붙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비구는 위기를 벗어나게 되었고, 그 일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인하여 깊은 산중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계율을 제정하셨다.
또 교살라국에 어느 한 비구가 아란야(阿蘭若) 처소에서 살고 있었다. 비사차(毘捨遮) 귀녀(鬼女)가 그곳에 있다가 비구에게 와서 말하였다.
“우리 같이 음행을 하게 내게로 오십시오.”
비구는 말하였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나는 음욕을 끊은 사람이니라.”
“그대가 만약 하지 않겠다면, 나는 장차 그대의 좋은 것들을 모두 깨부수어 버리겠고, 그대를 쇠약하게 하며 괴롭혀 주겠다.”
“그대의 말을 따르리다.”
비구가 밤에 누워 자고 있는데 귀녀는 누더기로써 싸 가지고 술집의 술항아리 속에다 던져 넣어 두었다. 술집 사람이 다음날에 비구가 술항아리 안에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너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는 사문입니다.”
“대체 어디 사문이오?”
“석씨 제자 사문입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 속에 있습니까?”
비구가 그 일을 자세히 설명하였더니, 술 집 사람은 말하였다.
“그대는 어서 떠나가시오.”
이 일로 인하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는 깊은 산 숲 속 빈 곳에 들어가거나 두려움이 생길 만한 곳이나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머무르지 말도록 하라.”『십송률선송(十誦律善誦)』 제11권에 나온다.

(17) 비구가 뜻[志]을 잃으니 마음에 헷갈림과 어지러움이 생기다
어느 한 비구가 널리 걸식을 다니다가 우연히 음녀(婬女)의 집으로 들어갔다. 음녀는 비구가 들어온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이내 일어나 마중하며 그의 발 아래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자리에 앉기를 청하며 물었다.
“현자께서는 어디서 오셨습니까?”
비구는 대답하였다.
“나는 걸식을 하기 위하여 이곳에 음식을 빌러 왔습니다.”
그러자 음녀는 이내 그를 위하여 맛있는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발우에 가득 담아 받들어 올렸으므로, 비구는 그것을 받아 바로 물러갔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을 얻은 것으로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기뻐서 자주자주 그 집을 찾아갔다. 이때 음녀는 생각하였다.
‘이 비구를 보아 하니 법을 지켜내는 경지에는 미치기 어렵겠구나.’
그래서 자주 그를 위하여 맛좋은 음식을 장만하여 주었으니 왕래가 더욱 잦아졌다. 그 비구는 학문이 아직 밝지 못하고 해야 할 일도 마치지 못하여 아직 모든 감관이 조복되지 못하였기에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음욕의 뜻이 동하였다. 그래서 입으로는 부드럽고 사랑이 넘치는 말을 하고 마음에는 정이 들어 가까이하고 싶은 생각을 품었다. 비구는 여인의 말소리를 듣고 얼굴을 볼수록 점점 더 음란(婬亂)에 헷갈리게 되어 스스로가 깨달을 수 없게 되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설사 여인을 본다 하더라도, 어른이면 어머니같이 여기고, 중간 정도 나이이면 누님같이 여기고, 나보다 어리거든 여동생같이 여길 것이다. 또 아들같이 딸같이 여겨야 하느니라. 마음속으로 그 몸 속을 자세히 살피어 모두가 오로(惡露)이므로 사랑할 만한 것이 없으며, 바깥은 마치 병 속 가득 더러운 것이 가득 차 있는 것과 같음을 알아야 한다. 이 4대(大)는 인연으로 거짓 합한 것이라 본래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살펴 알아야 하느니라.”
이때 그 비구는 공관(空觀)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색관(色觀)만을 지었기 때문에 음욕의 마음으로 어지러워져서 여인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가씨는 나이도 어리고 모습은 깨끗하오.
얼굴 모양은 단정하여 빼어나게 아름답소.
그대에게 바라나니 서로 덕을 굽혀 순종하고
뜻을 기울여 서로 돕기 원합니다.

음녀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령 그대 몸에 재업(財業)이야 없다 해도
왜 뜻을 세웠다가 이루기 어렵게 만드는가.
그대의 하는 짓에 부끄러움도 없다면
어서 빨리 달려서 나의 집을 떠나시오.『설비구분위경(說比丘分衛經)』에 나온다.

(18) 진중(珍重) 사문은 어머니가 아귀(餓鬼)가 되었으므로 방편을 써 구제
하였다
옛날에 우다라(優多羅)라고 하는 청신사(淸信士)가 살고 있었다. 부처님을 존경하고 가르침을 좋아하며 성현들을 가까이하였고, 달마다 6재(齋)를 지내고 8계(戒)를 받들었다. 흉한 일을 끊고 어진 일만 행하면서 중생들의 생명을 보호하였으므로, 이름을 진중(珍重)이라 불렀다.
부귀영화가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고, 요염한 여인과 나라의 보배도 그의 뜻을 어지럽힐 수 없었으며, 곧은 신앙은 넘어뜨릴 수 없었고,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효도와 순종만이 바로 그의 일이었으며, 때가 지나면 먹지 않았으며, 허심(虛心)으로 도(道)를 받아들였다. 향과 꽃과 기름과 분은 몸에 바르는 일이 없었으며, 병기나 흉기로써 덕을 허물어뜨리지 아니하였고, 어리석은 이는 멀리하면서 어진 이는 가까이하였다. 부처님의 거룩한 교화로써 그 어머니의 마음을 설득하였으나 어머니는 그릇되고 뒤바뀐 소견을 믿고서 물질을 아까워하며 보시를 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수명을 마친 뒤에 그의 아들은 사문이 되었고, 마음의 찌꺼기가 고요히 사라졌다. 언제나 단정히 나무 아래 앉아 시방(十方)을 꼼꼼히 살피며 생각하였다.
“나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어언 20여 년이 지났다. 진실로 계신 데를 찾아서 낳아 기르신 은혜를 갚고 싶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잠깐 사이에 초라하고 시꺼멓고 더러워 쳐다보기도 싫은 아귀 하나가 나타났다. 머리카락이 길어서 온몸을 두르고 있었고, 감겨 있는 발을 땅에 질질 끌면서 쓰러지고 비틀거렸다. 그리고 자신을 구제해 주는 이가 없다고 한탄을 하면서 사문에게로 와서 말하였다.
“나는 여러 어리석고 나쁜 사람들과 무리가 되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지 않고 입으로 하고 싶은 말을 멋대로 내뱉다가 지금 아귀가 되었습니다. 25년 동안 사문이라고는 보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만나게 되었습니다. 나는 죽은 이후로 계속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습니다. 제발 하늘의 윤택한 덕으로써 나에게 물과 곡식을 주시어 나의 미미한 생명을 구제하여 주옵소서.”
사문은 대답하였다.
“큰 바다의 맑은 물을 어찌하여 마시지 않으셨소?”
“나아가 마시려고 하면 바로 물이 고름으로 변해서 비린내가 심해지고, 밥 한 술을 얻게 되면 금방 이글거리는 숯으로 변해 버리니 입을 태우고 목구멍을 내려가 뚫어 버렸소. 또 악귀는 쇠사슬로 나의 목을 매고 쇠막대기로 몸을 꿰뚫고서 여기저기 나의 몸을 때렸다오. 나의 무슨 죄가 그리 중하여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그대는 옛날 사람이었을 적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고 귀머거리와 소경을 무리로 삼아 어리석은 혼돈을 스스로 좇아 다니며, 화를 복으로 여겼었소. 탐내고 인색하여 보시를 하지 않았고, 또 제 몫이 아닌 것을 탐내며 취하였기 때문이오.”
아귀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진실로 그러하였습니다. 내가 세간에 살면서 사람이었을 적에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5계(戒)를 받들고 오로지 10선(善)을 지키는 청신사였는데, 6재(齋)를 올리고 8계(戒)를 어기는 일이 없었습니다.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기고 지혜로써 성인을 받들며, 높고 맑은 사문의 자취를 찾아 그림자를 좇고 그 모습을 따르곤 하였습니다. 나에게 보시와 성인들께 공양하기를 그렇게 권하였지만, 나는 바르고 참된 지혜가 없었기에 그저 미치고 어리석은 요망한 말만을 믿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이제 이런 재앙을 얻게 되었으니 너무나 심한 고통을 말로 다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울면서 말하였다.
“사문이시여, 나를 가엾이 여기어 제발 구제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어그러진 일들을 많이 하였는데, 무슨 덕으로써 이 화를 물리칠 수 있겠소?”
아귀는 말하였다.
“병에 물을 담아 버드나무 가지를 그 속에 꽂고, 법복으로 그것을 덮고서는 비구 스님에게 올리고 밥 거리로 공양하게 하면서 나의 이름을 들어 주원(呪願)을 하면서 옷과 밥을 얻게 하십시오. 그러면 얼마 되지 않아서 대개는 목숨을 마치게 되며, 아귀지옥에 있는 아귀들은 사문의 주원이면 모두가 바로 그 때에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문은 그의 말대로 병에 물을 담고 버드나무 가지를 그 안에 꽂아 비구 스님에게 공양하며, 법복을 비구 스님에게 올리고 그의 이름을 들어 주원을 하도록 하였다. 그러자 이내 큰 못 물 안에서 연꽃이 나오면서 향기가 진동하고 과일 나무의 서늘한 그늘에 모든 원하는 것이 마음대로 되었다.
무리들의 5백 인이 괴이하게 여기면서 말하였다.
“이 아들에게만이 유독 무슨 복의 도움이 있기에 이렇게 무거운 허물을 일찍 면하고 소원이 그대로 마음대로 이루어질까?”『우다라모경(優多羅母經)』에 나온다.

(19) 사문이 바다에 들어가 용왕의 청으로 공양을 받고 마니주(摩尼珠)를
얻다
옛날 어떤 사문이 장사꾼을 따라 바다를 건너가는데 바다 중간쯤에서 배가 빙빙 돌며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이 입을 모아 떠들었다.
“이 배 안에 부정한 사람이 있어서 이런 것이다. 산가지로 점을 쳐서 찾아내 내쫓아야겠다.”
그리하여 도인(道人)은 세 번이나 산가지가 나왔기에 스스로 바다 안으로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용왕이 7보(寶)의 연꽃으로 그를 받아서 바다에 데리고 들어가 용궁에 이르렀다. 용궁의 누각과 보배와 집이며 전당들이 보였다. 용왕은 안으로 들어가기를 청하고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말하였다.
“제가 두통을 앓은 지 꼭 6백여 년이 되었습니다. 도인을 찾고 구하다가 이제야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도인께서는 꼭 저의 병을 고쳐 주셔야 합니다.”
도인은 말하였다.
“나는 의약을 모르는데, 어떻게 고칠 수 있겠습니까?”
“이 바다 안에는 신약(神藥)이 많이 있지만 그것으로도 나의 병을 고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다만 법약(法藥)을 아직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도인이 법을 말하였더니 잠깐 만에 용왕은 저절로 병이 다 나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용왕은 크게 기뻐하며 도인을 90일 동안 공양하고서 도인에게 아뢰었다.
“오랫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많이 고달프셨을 것입니다. 앞서 갔던 배가 이제 도착할 때가 되었으므로 이제는 보내드리겠습니다.”
용왕은 세 개의 마니주(摩尼珠)를 골라서 한 개는 부처님께 올리고, 또 한 개는 여러 스님들께 보시하고, 마지막 한 개는 도인에게 준다고 하였다. 그리고 용신(龍神)으로 하여금 전송하게 하니 홀연히 배에 이르렀다. 선원들이 도인을 보고 놀라고 기뻐하며 같이 본토로 돌아가서 모두 함께 도인을 따라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니, 모두가 도의 뜻[道意]을 내었고, 제도된 이가 한량없었다.『비유경(譬喩經)』 제9권에 나온다.

(20) 사문이 풀을 삶자 풀이 소뼈로 변하다
옛날 아난(阿難)이 일을 보고 있을 때였다. 어느 사문이 아나함의 도[阿那含道]을 얻고서 산 위에서 풀을 삶아 옷에 물을 들이고 있었다. 그 때 마침 소를 잃은 사람이 여기저기 다니며 소를 찾고 있었는데,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다가가서 솥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솥 안에 있던 풀이 모두 소뼈로 변해 있었고, 발우는 소의 머리로 변하였고, 가사는 소의 가죽으로 변해 있었다. 소를 찾던 사람은 이내 그 소뼈로 사문의 머리를 매어 나라 안을 돌아 다녔으므로 여러 사람들이 모두 그를 보았다.
그 사문의 사미(沙彌)가 해를 보니 벌써 한낮이고 건추(健椎)를 쳤는데도 스님이 오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지라, 지게문 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사유(思惟)하며 스님을 찾아보았다. 스님이 사람들에게 곤욕을 당하고 계시므로 가서 머리를 땅에 대고 말하였다.
“어떠한 일로 이리 되셨습니까?”
“아주 오랜 옛날의 죄 때문이니라.”
사미는 말하였다.
“잠시 돌아가서 식사라도 하게 해 주십시오.”
두 사람은 풀려나서 신족(神足)으로 함께 떠나갔다.
사미는 아직 도를 얻지 못하여 성내는 마음이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 상태였으므로 청신사와 나라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와 우리 스승을 이렇게 애를 먹이다니. 용신으로 하여금 돌과 모래를 비로 내리게 하여 이 나라를 진동시키면 모두들 두려워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사면에서 돌과 모래가 비로 내려서 성과 마을의 집들을 모두 다 부수어 버렸으므로, 스님은 말하였다.
“나는 전생의 한 세상 동안에 소를 잡는 일을 하였기 때문에 이런 재앙을 받았을 뿐이니라. 그런데 너는 왜 죄를 짓느냐? 너는 어서 떠나거라. 다시는 나를 따를 필요가 없다.”
스님은 다시 말하였다.
“죄와 복이 이러한 것이니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비유경(譬喩經)』 상권에 나온다.

(21) 사문이 걸식을 다니다가 집주인의 구슬을 앵무새가 삼키는 자리에 같
이 있었기에 괜한 고통을 받았으나 끝내 참으며 말하지 아니하다
다른 나라에서 한 사문이 걸식을 다니다가 구슬을 사서 모으는 집에 이르렀다. 주인은 그를 위하여 밥을 대접하면서 값어치가 억(億)이나 되는 큰 구슬을 사람들과 함께 가지고 와서 사문의 곁에 두었다. 이때 앵무새가 나와서 그것을 삼켜 버렸다. 주인은 보지 못하고 사문에게 물으므로 대답하였다.
“나는 갖지 않았습니다.”
주인은 다시 물었다.
“그럼 누구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주인은 성을 내며 말하였다.
“내가 아까 분명 구슬을 가지고 왔었고 다른 사람도 없었고, 오직 사문 혼자만이 있었는데 가지지 않았다고 말을 하는 것입니까? 구슬은 지금 어디 있는 거요?”
그러면서 사문을 몹시 쳤으므로 피가 땅바닥에 흘러내렸다. 그래도 사문은 여전히 말하였다.
“나는 구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 때 마침 앵무새가 나와서 땅바닥에 흐른 피를 마시려다가, 그만 막대기에 맞아 즉사하였다. 주인이 다시 손을 들어 사문을 치려 하므로 사문은 말하였다.
“중지하고 나의 말을 들으시오. 앵무새가 그것을 삼켰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바로 앵무새의 배를 갈라서 구슬을 찾아냈다. 그리고 사문에게 물었다.
“그렇다고 왜 일찍 말씀하지 않고 일을 이렇게까지 하게 만드셨습니까?”
“나는 부처님의 계율을 지키므로 살생은 할 수 없습니다. 사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당신이 앵무새를 죽일까 두려워서 그랬습니다. 이제 앵무새가 이미 죽었으니 말을 한 것입니다. 앵무새가 만약 살아 있었다면 당신이 나를 때려 죽인다 하여도 나는 끝내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인은 스스로 자신을 몹시 책망하면서 허물을 뉘우치며 용서를 빌었으나, 사문은 성을 내지도 않고 안색조차 변하지 않았다.『잡비유경(雜譬喩經)』 1권에 나온다.

(22) 한 사문이 몸을 바꾸어 잠깐 나타났다가 또 잠깐 만에 없어지는 귀신
을 만나다
어떤 사문이 산중에서 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귀신이 변화로 머리 없는 사람으로 되어서 다니므로 사문은 말하였다.
“야, 좋겠다. 머리가 없으면 두통이란 건 모르겠구나. 또 눈과 귀가 없으니 소리도 모르겠다.”
그러자 귀신은 다시 변화로 몸뚱이 없는 사람으로 되었기에 사문은 말하였다.
“야, 멋지다. 몸이 없는 사람이니 아픔과 가려움 따위도 모를 것이고, 오장(五臟)이 없으니 병도 들지 않겠네.”
그러자 또 귀신은 다시 변화로 손발 없는 사람으로 되는지라 사문은 말하였다.
“야, 정말 좋겠다. 손발이 없으니 나다닐 수가 없을 테고, 또 남의 물건을 훔치지도 않겠다.”
그러자 귀신은 사문이 뜻을 지키는 사람인 줄 알아차리고 이내 사라져 버렸다.『잡비유경(雜譬喩經)』 1권에 나온다.

(23) 사문이 귀신에게 안기게 되자 마음을 편안히 하며 말로써 귀신을 교화
하였더니 용서를 빌면서 떠나가다
어떤 다른 나라에서 한 사문이 길을 가다가 사람 잡아먹는 귀신을 만났다. 귀신이 재빨리 그를 껴안으므로 사문이 말하였다.
“내가 오늘 너와 서로 만나게 되었으나 너와 나의 마음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너의 마음은 죽이기를 좋아하지만 나의 마음은 살리기를 좋아하니 말이다. 너는 도(道)와는 정반대로구나.”
그러자 귀신은 이내 사문을 놓으며 감히 다시 껴안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용서를 빌며 말하였다.
“제가 어리석어서 미치지 못했을 뿐입니다.”『잡비유경(雜譬喩經)』 제1권에 나온다.

(24) 도인(道人)이 사냥꾼을 제도하다
옛날 어떤 도인이 밤낮으로 도를 행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게으름을 피거나 쉬지 않았지만, 잠시 몸과 입이 다급해져서 음식을 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걸식을 나가 홀연 사냥꾼 곁으로 다가서며 음식을 달라고 빌었다. 사냥꾼은 도를 모르는 사람이라 크게 성을 내면서 도인을 활로 쏘려고 하였으므로 도인은 말하였다.
“잠깐 기다리시오, 기다리시오. 다른 데를 쏘지 말고 바로 여기 나의 배를 쏘십시오.”
이렇게 말하면서 이내 옷을 헤치고 배를 쑥 내밀어 부풀려서 사냥꾼에게 쏘라고 하였다. 사냥꾼은 괴이하게 여기면서 활을 내리고 화살도 풀어놓고 다가가 도인에게 물었다.
“대저 사람이 세상에 살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없는데, 도인께서는 어째서 나더러 배를 쏘라고 하십니까?”
도인은 말하였다.
“이 배가 먹겠다는 생각을 했으므로, 바로 이것 때문에 위험을 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로 배를 쏘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자 사냥꾼은 이내 깨닫게 되었다.
‘내가 녹음 짙은 산꼭대기에서 범과 이리를 피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배 때문이로다.’
그렇게 전생의 인연의 복이 이르렀기에 문득 깨치므로, 도인은 그를 위하여 3도(塗)의 괴로움과 열반(涅槃)의 즐거움을 설명해 주었다. 사냥꾼은 스스로 죽이고 사냥하는 죄가 중함을 알고 이내 그로부터 계율을 받고 보리심(菩提心)을 내었다.『비유경(譬喩經)』 제10권에 나온다.
030_0958_c_20L伊利沙四姓慳貪爲天帝所化一有四姓名伊利沙財富無數慳惜衣食有貧老公居與相近日日自恣飮食魚肉賓客不絕四姓自念我財無數反不如此老公便殺一雞炊一升白米著車上到無人處下車適欲天帝化作犬來上下視之謂狗言汝若倒懸空中者我當與汝不狗卽倒懸空中四姓意大恐曰汝眼著地我當與汝不狗兩眼脫地四姓便徙天帝化作四姓身乘車還家勅語外人有詐稱四姓者驅逐捶之四姓晩還門人罵詈令去天帝盡取財物大布施四姓亦不得歸財物旣盡之發狂天帝作一人問汝何以愁我財物了盡天帝言夫有珍寶令人多憂五家無期積財不施死爲餓鬼恒乏衣食若脫爲人常墮下賤汝不覺無常富而且慳貪惜不食欲何望天帝爲說四諦四姓意解天帝化四姓歸自悔前意盡心施給財盡得道出雜譬喩經第五卷貧人婦掃佛地得現世報終至得道二祇洹邊有一貧家欲供養世尊及諸弟子居貧困窮無所施設便行掃佛精舍至心不惓貧賢者舍邊有長遊行觀見大澤中有數十閒七寶遙見便往問人言誰作殿舍好妙乃爾其人答曰有貧窮賢者掃佛精福應生此竝作殿舍待之耳長者喜言我當圖之便到貧者家語言有好物與我我與卿五百兩金從來貧困那得好物長者言卿但許可爾便與五百兩金賢者得金廣設檀施佛爲說法卽得道迹出諸經中要事毘羅斯那微善出家生天得道三佛在毘舍離食時著衣持鉢將阿難入城乞食毘舍離城有居士名毘羅斯那命斷賓客於七日中五欲自語守門人勿通外門佛乞食詣毘羅那家聞作樂聲便告阿難侍者阿難依事報答佛言今此長者過七日已當命終亡生啼哭地獄中所以然者本造善根於此便斷更不造新以是命終生地獄中阿難白言頗有方便使彼居士過此七日命不終耶佛告阿難無有方便使命不終但有方便免地獄耳若彼長者剃除鬚髮著三法衣以信堅固出家學道長者乃得不墮地獄阿難白言我今當勸使彼出家毘舍離凡諸釋種常與阿難要言阿難所言到家若彼家中有眠寐者及以衆事皆聽阿難使人直入所以然者言語柔和語不害爾時阿難語守門者汝可往白之守門卽入具宣此事長者卽便捨樂速出禮足阿難白言阿難願入我家福度男女阿難報言彼如來者知時不妄記汝長者七日當亡命終當生啼哭地獄長者聞是恐怖悲泣白阿難言頗有方便令不終耶阿難報言無有方便得不終者但有方便免地獄耳長者問故阿難報言若汝出家便免地獄此長者念付家業後佛所出家學道便作是言七日猶遠我於今日五欲自娛淸旦當往阿難至時著衣持鉢入城乞食至居士家語居士言今一日已過餘六日在時出家長者報言我後當往如是復更欲自樂後日乃往如是推遷不能自盡阿難日日常往勸之至六日滿前七日朝阿難復語乃付家業大小別便至佛所世尊命阿難與受具戒受戒已畢於前七日後夜命終生四王天阿難問佛得生何處佛告阿難毘羅斯那比丘命過生四王天於彼命終生三十三天如是流轉人經歷九劫天上人閒更互受生最後身復來人閒剃除鬚髮以信堅出家學道成辟支佛名毘羅斯那所以然者此毘羅斯那比丘受具足精進命終如是阿難梵行果報生受福出毘羅斯那居士五欲娛樂經跋璩就鳥乞羽龍乞珠四佛住王舍城曠野精舍有五百比丘皆乞作房有估客見比丘來卽閉肆歸家避之比丘餘道邀之相値仍說果報教令生信乃至手撮其頭强勸布施所以然者令汝得色力壽命益功德逮甘露果估客聞之生信多布施見舍利弗具以是事訴舍舍利聞已說法令喜還具白佛告營事比丘過去世時有比丘名跋止住林中釋軍多鳥亦拪此林晨暮亂鳴惱於跋璩跋璩詣世尊所頂禮佛足於一面立世尊慰問少病少惱安樂住林中耶比丘答曰少病少惱樂住於中但釋軍多鳥鳴喚惱不得思惟佛告比丘汝欲令此鳥一切不來耶答曰願爾佛言比丘鳥來時汝從衆鳥各乞一毛比丘依乞毛諸鳥各落一毛朝朝去時是復乞鳥卽移異處一宿不得安尋復來還比丘復從乞毛復各與一衆鳥相謂沙門乞毛不已恐我不久毛衣都盡不能復飛更共議言此比丘常住林中我等應去更求餘諸比丘具以白佛言林中比丘怯喜亂畏惡鳥聲佛言不但今日怯過去世時有一龍象住在林中風卒起吹折樹木象聞折聲驚怖奔怖心小歇又蔭餘樹餘樹復折復奔走天見象念言此象撗自狂卽說偈言風暴林樹折 龍象驚怖走 假使普天下龍象何處避佛言于時象者林中比丘是也佛復告比丘過去世時有五百仙人住雪山中一仙人於別處住有好泉水花果茂盛去是不遠有薩羅水水中有龍龍見仙人威儀庠序心生愛念來詣仙人正復値仙結跏趺坐龍遶仙人七帀以頭覆其頂上而住日日如是唯有食時不來仙人以龍遶身日夜端坐不得休息身體萎羸便生瘡疥爾時近處有人居止供養仙詣仙人所見羸劣疥搔卽問何故如是仙人具說上事又問曰欲令龍不復來耶答曰復語仙人是龍咽有瓔珞寶珠可從龍索珠龍法性慳終不相與龍來便從索珠龍聞乞心卽不喜徐捨而去明日龍來說偈曰光耀摩尼寶 瓔珞莊嚴身 若龍能施我乃爲善親友龍偈答曰畏失摩尼珠 猶執扙呼狗 寶珠不可得更不來看汝 上饌及衆寶 由此摩尼尊是終不可得 何故慇懃求 多求親愛離由是更不來有天人於虛空中說偈曰厭薄所以生皆由多求故梵志貪相現龍則潛于淵佛告諸營事比丘龍象是畜生尚惡多求豈況於人汝等比丘莫爲多營事廣索無厭令彼信心婆羅門居士苦惱捨財出僧祇律第七卷又出彌沙塞律第三卷又不合同耶舍因年飢犯欲母爲通致佛說往行五佛與五百比丘到跋耆國住毘舍離城人民飢饉五穀不熟死者縱撗乞食難得城中長者名曰耶舍耶舍出家乞食難得多還家覓食母告之汝甚爲大苦我家財物不少恣汝所用汝婦猶存當共生活恣汝布施供養三寶如是至三耶舍不從母復告之汝若不樂五欲但乞我種以續係嗣令我死沒後財物不沒官耳舍答言欲令留種者今奉此勅母疾入告新婦曰嚴莊及一相見婦卽有身後遂生男因名續種世人謂之乃至財物皆云續種耶舍聞已大自慚愧卽白舍利弗舍利弗以白世尊耶舍與舍利弗共至佛所具以白佛佛言耶舍比丘僧中未曾有此汝愚癡人開大罪門佛言其不但今日於我法中卽諸陋患過去世時生光音此世界初成時有一人輕躁貪欲先來食此地味其餘衆生轉相效習心生耽著身體沈重因起欲退去神通光明卽滅因茲以後日月生焉躁衆生耶舍是也其母非直今日誘誑其子過去已曾告諸比丘國名迦尸城名波羅奈王子大名稱布施持戒以道化世第一夫人觀察星宿見一金色鹿王從南方來陵虛北逝夫人念言取得此皮持作褥者死無遺恨若不得者用作王夫人爲卽脫瓔珞著垢弊衣入憂惱房王看事意還覓之卽問侍者侍者答言夫人向入憂惱房住王便往問誰犯汝者不答王使人問之又復不答復命宿舊靑衣多諸方便者種種說化之無犯我者別有所憶故不語耳敍見金色鹿願得其皮持以爲褥衣白王王問群臣誰能得者乃集諸獵師告急覓獵師僉曰未嘗聞名復見之勅係牢獄有一獵師名耐勇健多力走及奔獸仰射飛鳥箭無空落自惟無罪而見囚執說計問頗有見聞者不王言卿可自問夫夫人荅言我於樓上見從南方來陵虛北逝獵師善相禽獸乃知鹿宿南食北於食處求之獵師持弓矢漸次北行前到雪山山有仙人藏諸獵具詣仙人所作禮問訊命令就坐設諸漿果獵師言止此久近仙人答已歲數獵師言頗嘗奇異事不此山南有一樹名尼拘律常有金色鹿王飛來在上食其葉仙人示路至樹下見樹扶疏葉覆彌廣俄而見鹿猶如鴈王陵虛而來止於樹上葉旣飽便復飛去還以白王非網矢所及無由得之卿可自往白夫人人謂獵師言汝可將蜜塗峯葉次來向下反張網鞙處鹿尋蜜香食葉漸下到其鞙處爲鞙所得生驅將去人遙見曰咄哉禍酷雖能乘虛而不能免惡人之手仙人說偈曰世閒之大惡 莫過於香味 欺誑凡夫人及諸林野獸 因風著香味 受斯苦惱患獵師以蜜塗樹葉食之將還王聞鹿燒香迎著夫人見之前抱鹿王著污染情重令此鹿王金色卽滅告夫人此鹿金色忽然變滅當如之夫人言此金是無施之物放之令金色鹿者耶舍是也夫人者耶舍母是受諸苦惱貪著於今出僧祇律第一卷難提比丘爲欲所染說其宿行幷鹿斑童子六佛在舍衛城有比丘名難提行住坐心常念定過七年已退失禪定依樹下還習正受欲求本定魔伺其便變爲女人端正無比於其前住而語之曰比丘共我行婬來難提言邪速滅惡邪速滅口雖發言而目不第二第三皆亦如是天女卽脫衣露形立難提前難提見其形相欲心染著爾時天女漸漸卻行難提喚言汝可小住天女疾至祇洹塹中塹有死馬天女於此隱形不現難提欲心熾盛卽婬此死馬欲心息已自念不卽脫法衣而往祇洹語比丘言犯重罪比丘卽問因緣難提具說丘以事白佛佛令驅出比丘白佛言難提久修梵行云何爲女所惑佛言難提不但今爲女所惑過去亦然去世時南方阿槃提國有迦葉氏道出家聰明博識助王理國王執國拷治奸賊外道念言我已出家何共王詳斷此事卽白王言我欲出王言師已出家云何方言我欲出答言我今預此種種刑法何名出我今欲依仙法出家王言可爾於百巖山造立精舍修習仙法得五神通忽因小行不淨流出有牝鹿飮此小便舐其產門卽便有胎產一小兒仙人往看見鹿生兒怪而念曰云何畜生而生於人入定觀之知是其子收而養之依母生故體班似鹿故名鹿班仙人念言敗正毀德莫過女人於是教以禪定化以五通爲說偈言一切衆生類 靡不歸於死 隨其業所趣自受其果報 爲善者生天 惡行入地獄行道修梵行 漏盡得泥洹爾時仙人卽便命終於是童子淨修梵行獲五神通釋提桓因乘白龍象案行世閒誰有孝順父母供養沙門婆羅門又能布施持戒修梵行者行世界時見是仙人童子天帝念言若是童子欲求帝釋梵王皆悉能得宜應早壞乃設方便乃扣法鼓百千天子皆悉來集帝釋告言閻浮提中有一仙人童子名曰鹿班有大功德欲便壞之諸天子聞此不樂便自念言壞此人者將減損諸天衆增益阿修羅有一天子而唱是言誰應行有答言是天女應行卽便召之應時百千天女皆悉來集有一天女名阿藍浮其髮雜色髮有四色靑黃赤白故名雜色差此天女往閻浮提壞鹿班童子彼天女白帝釋言自昔已來數壞人梵行令失神通更遣餘天女端正嚴好令人樂者帝釋復於衆中種種說偈勸喩天女於是天女卽壞仙人童子佛告諸比爾時仙人童子豈異人乎卽今禪難提是天女阿藍浮者今此天女是出僧祇律第一卷闡陁昔經爲奴叛遠從學教授五百童子七佛住俱舍彌國爾時長老闡陁惡性難語諸比丘乃至於僧中三諫猶故不止比丘白佛佛言過去時有長者子有一奴字阿摩由爲性凶惡爾時者子與諸婆羅門子遊戲園林諸從人輩皆在園門外住阿摩由在園門外打諸從人諸從人被打者告其主諸婆羅門子盡出呵之阿摩由不受其語答諸婆羅門子言不隨汝語我大家子來呵我者當受其語遂打不止卽來告阿摩由主摩由主生得天眼觀是鬪處下有金銀伏藏其地凶故使其鬪耳卽往呵奴卽止佛告諸比丘爾時長者子豈異人乎卽我身是爾時阿摩由今闡陁比丘是又過去世時有弗盧醯大學婆羅門爲國王師常教童婆羅門家生一奴名迦羅呵使供給諸童子是奴利根聞說法言盡能憶持此奴一時共諸童子小有慊恨便走他國詐自稱言我是弗盧醯婆羅門子字耶若達多語此國王師婆羅門言我是波羅奈國王師弗盧醯子故來至此欲投大師學婆羅門法師答言可爾是奴聰明本已曾今復重聞聞悉能持其師大喜令教授門徒五百童子言汝代我教我當往來王家是師婆羅門無有男兒惟有一女便作是念今可以女妻耶若達多當在我家便如我子告之曰耶若達多汝莫還彼國我今以女妻汝答言從教卽與女在家兒共作生活家漸豐富是耶若達多爲飮食不佳卽便大怒妻甚敬之覓彼人而未能得彼弗盧醯婆羅門具聞奴在彼作是念我奴迦羅呵逃在他國當往捉來或可得奴直便詣彼國耶若達多與諸門徒詣園林遊戲在於中路逢其本主卽便驚密告門徒諸童子汝等還去各自誦習門徒去已便到主前頭面禮足白其主言我來此國師言大家是我便投此國師大學婆羅門爲師大學經典故師婆羅門與女爲婦尊今日勿彰我事當與奴直奉上家主婆羅門善解世事卽便荅言實我兒何所復言但作方便早見發卽將歸家告家中言我所親來婦歡喜辦種種飮食奉食已訖小空閑時禮客婆羅門足而問之曰我奉事夫耶若達多飮食供養常不可意願今指授本在家時何所噉食當如先法爲作飮食客婆羅門卽便瞋恚而作是念如是子如是子困苦他子語此女言但速發遣我臨去時教汝一偈汝誦此偈當使汝夫無發遣客婆羅門已將欲發時爲說一偈言無親遊他方 欺誑天下人 麤食是常法但食復何嫌今與汝此偈若彼瞋恚嫌食惡時便在其邊背面微誦令其得聞作是教便還本國是耶若達多送主去已每至食時還復瞋恚婦於夫邊試誦其偈夫聞是偈已心卽不喜便作是念是老物發我穢事從是已後常作濡語恐婦向人說其陰私佛告諸比丘時婆羅奈城弗盧醯婆羅門豈異人乎卽我身是時奴迦羅呵今闡陁比丘是彼於爾時已曾恃我陵易他人今復如是恃我勢力陵易他人出僧祇律第八卷二摩訶羅同住和合婚姻佛說其往行八舍衛城有二摩訶羅竝捨妻兒出家爲道久遊人間俱還舍衛共住一房各自思惟欲暫還家看其婦兒卽到本家婦見瞋言汝薄德無相棄家學女年長大不得嫁娶今用來爲當折汝腳小摩訶羅卽還房愁憂不大摩訶羅亦被驅逐共歸房內問小伴言何以憂苦荅言何須問爲又問我等二人共在一房好惡之事而不相知不向我說更應語誰卽具說之大摩訶羅云此何足愁我家亦爾汝男我女可爲疋偶荅言可爾小摩訶羅還語婦言我爲女得壻婦荅甚善其大者復歸報妻言我爲兒得婦問言是誰荅言某女二摩訶羅和合婚姻各自歡喜如貧得寶更相愛敬佛告諸比丘此二摩訶羅不但今日作如是事過去伽尸國有婆羅門居磨沙豆陳久煮不可熟之不售復有一家養一態驢賣亦不豆主念言今以此豆易取彼驢便往語之驢主復念用是態驢易彼豆答言可爾咸各歡喜豆主頌曰婆羅門法巧販賣 塵夂冰豆十六紀唐盡汝薪煮不熟 方折汝家大小齒驢主又作頌曰汝婆羅門何所喜 雖有四腳毛衣好負重遠道令汝知 錐刺火燒終不動豆主復說頌曰獨生千秋杖 頭著四寸錐 能伏敗態驢何憂不可治驢謂主復說頌曰安立前二足 雙飛後兩蹄 折汝前板齒然後自當知豆主又謂驢頌曰蚊蝱毒虫螫 唯仰尾自防 當截汝尾卻令汝知辛苦驢復答曰從先祖已來 行此𢤱悷法 今我承習此死死終不捨爾時豆主知其弊惡不可苦語便稱譽頌曰音聲鳴徹好 面白如珂雪 當爲汝取婦共遊諸林澤驢聞濡愛語卽復說頌曰我能負八斛 日行六百里 婆羅門當知聞婦心歡喜佛言時二人者則是今日二摩訶羅時驢者今摩訶羅兒也已曾相欺心婆羅門居士苦惱捨財出僧祇律第七卷常歡嫉於無勝佛說往緣栴沙生墮阿鼻九佛告舍利弗往昔有佛號名盡勝兩比丘一名無勝二名常歡無勝比丘六通神足常歡比丘結使未除一長者名曰大愛婦名善幻端正無此兩比丘以爲檀越善幻婦者供養無勝事事不乏料理常歡甚自微常歡興妒謗曰無勝比丘與善幻自以恩愛得供養耳佛語舍利弗汝知常歡者不則我身是善幻婦者則婆羅門女栴沙者是爾時誹謗無勝羅漢無數千歲在地獄中今雖得餘殃故多舌童女舞杅起腹來我前曰沙門何以不說家事乃說他事汝今獨樂不知我苦先共我通有身臨月事須蘇油養於小兒盡當給我爾時衆會皆低頭默然釋提桓因侍後扇佛化爲一鼠入其衣裏嚙杅落時四部弟子及六師等揚聲稱慶欣笑無量皆同罵曰汝死罪物興誹謗無上正眞此地無知乃能容載此惡物也地卽擗裂炎火勇出女卽便墮大泥犂中大衆見此阿闍世王便驚毛豎卽起白言此女今在何處大王此女所墮名阿鼻泥犂王復問佛此女不殺盜直妄語墮阿鼻耶佛語大王我所說法有上中下身意行王復問佛何者爲重何者爲中何者爲下佛語阿闍世王意行最重口行處中身行在下出興起行經下卷持戒堅固生天因緣十憍薩羅國有二比丘一人犯戒一人持戒欲共往見佛道中値有虫水戒者語持戒者言可共飮是水持戒者言水中有虫云何可飮犯戒者言我若不飮便死不得見佛聞法及僧持戒者至死不飮犯戒者便飮戒者不飮便死卽生三十三天上天身具足先到佛所頭面禮足在一面立佛爲種種說法得法眼淨卽時禮佛足言歸依佛歸依法歸依僧盡形壽爲優婆塞佛更爲說法已默天禮佛已忽然不現飮水者後到佛所佛爲無量衆圍繞說法見比丘來到佛卽披優多羅僧示金色手汝癡人欲見我肉身爲不如持戒者先見我法身佛說偈心不善觀察 見則不審諦 愚如蛾投火而貪觀我身 色身但不淨 汝欲見何爲內有脂血肉 外爲薄皮覆 彼爲渴所燒猶行恭敬戒 至死護我教 彼見我非汝佛說是偈已告諸比丘從今不持漉水囊不聽行若不持者犯不犯者有淸流水或大河或泉水從此寺至彼寺二十里內不犯出十誦律雜誦第三卷滿願問餓鬼夫入城久近幷答江岸七反成敗十一迦羅國時有餓鬼倚城門立比丘滿願問餓鬼曰汝今在此何所求索汝今見我耶比丘曰鬼曰我夫入城于今未還故於此立自待夫出比丘問曰汝夫入城爲何所求鬼答曰今此城中有大長者患癰積今日當潰濃血流溢夫主持來人共食以濟其命比丘復問汝夫主入城已幾許時城郭逼近江河擧手指城語比丘曰此城於彼此岸成敗以來今爲第七我夫入城經爾許時餓鬼形壽不可稱亦無齊限出群牛千頭經比丘遇劫被生草縛不敢挽斷十二有五百比丘行大澤中値遇劫寇劫其衣裳縛諸比丘悉令坐地攬生草合結其手而便捨去此諸道人適欲殺草而起則違佛戒各各生念自滅身終不違戒執窮四日國王出見諸道人坐于曠野下馬作禮其意故卽具便答解諸道人將歸供出譬喩經第六卷比丘夜不相識各言是鬼十三山中有一佛圖有一別房中有惡鬼喜來惱人諸僧捨去有客僧來維那處分令住此房而語之言此房有鬼來惱人客僧自以持戒力故答言鬼何所能爲我能伏之卽入房住將欲暮更有僧來求覓住處維那亦令在此房住亦語有鬼其人亦言當伏之先入者閉戶端坐待鬼不後來者夜打門求入先入者謂爲是鬼不爲開戶後者極力打門在內道人以力拒之外者得勝排門得入內者打之外者亦極力熟打至明旦相見乃是故舊同學道人各相愧謝衆人雲集笑而怪之出大智論第九十一卷比丘遇王難爲山神所救十四佛在舍衛國有一比丘在參國石閒土室中長髮鬚爪被敗壞衣優塡王欲出遊觀治諸道路王從羙人到於山下有一羙人顧見土室有一比丘長鬚髮爪衣服裂敗狀類如鬼便大聲呼天子是中有鬼王便遙問何所在羙人言近在石閒土室中卽拔劍從之見比丘如是卽問汝何等人對言我是沙門王問汝何等沙我是釋迦沙門王言是應眞耶非也寧有四禪耶復言無也寧有三禪二禪耶復言無有寧至一禪耶對曰言實一禪行王便心恚不解謂侍者黃門以是婬意今是沙門凡俗人無眞行奈何見我羙人便勅侍急取斷命侍者便去山神念是比丘無過今當恐死我可擁護令脫是便化大猪身徐走王邊侍者卽白大猪近在王邊王便捨比丘拔劍逐猪比丘見王已遠卽便走出出義足經上卷比丘誦經臨終見佛闍維舌存十五有一比丘誦阿彌陁佛經及大波若波羅蜜是人欲死語弟子言阿彌陁佛與其大衆俱來動身自歸須臾命命終之後弟子燒之明日收灰舌不燒出大智論第九卷比丘居深山爲鬼所嬈佛禁非人處住十六憍薩羅國有一比丘獨住深山林中有非人女語比丘共作婬欲比丘言作是語我是斷婬人女言汝若不來我當破汝利養與汝衰惱比丘言中夜比丘臥女鬼以納衣持比丘著王宮內夫人邊臥王覺問言汝何人耶比丘言我是沙門是何沙門是釋子沙門王言汝今何以來此比丘具向王說王言汝何用在深山林中故爲惡鬼所嬈出去我知佛法故不問汝比丘得脫具說其事佛因此制無入深山中又憍薩羅國有一比丘阿蘭若處住有毘舍遮鬼女來語比丘言共作婬欲來比丘言莫作是語我斷婬欲人鬼女言汝若不作我當破汝利養令汝衰惱比丘言比丘夜臥鬼女以納衣裹持著酒舍酒甕中酒家人明日見比丘在酒瓮中問言汝是何人答言我是沙門是何沙門答言釋子沙門問言何故在是中比丘具說是事酒舍人言因此佛言比丘不得入深山林中空處可畏處無人處住出十誦律善誦第二卷比丘失志心生惑亂十七有一比丘普行分衛偶入婬舍婬女見入歡喜踊躍卽奉迎稽首足下出就坐又問比丘仁從何來比丘答吾主分衛故來乞丐卽爲施設餚饌衆味盛以滿鉢而奉上之比丘受已而退得是羙食心中歡喜不能自數數往詣女心念計此比丘守法難及頻爲興設甘脆肥美之食而授與之往返不息學問未明所作不未伏諸根見女妙色欲意便動出柔濡恩愛之辭心懷親附比丘聞見婬亂迷惑不能自覺世尊曰睹女人長者如母中者如姊少者如如子如女當內觀身念皆惡露無可愛者外如畫甁中滿不淨觀此四大因緣假合本無所有彼比丘不曉空觀但作色觀婬欲意亂爲女說頌曰淑女年幼形淸淨 顏貌端正特姝妙望汝屈德能見從 志意傾蓋願相保婬女頌曰假使卿身無財業 何爲立志求難致如卿所作無羞慚 馳走促出離我家逐出比丘追至祇樹問諸比丘來詣佛啓白世尊具說本末佛言比丘宿命曾作水鼈女作獼猴亦相好樂志不得果還自侵欺不入正教增益惱患今復如是願不從心逆見折辱慚愧而去佛言過去世時有鼈江水邊樹木熾盛彼叢樹閒有一獼止頓彼樹鼈從水出遙見樹有獼而與交語前行親近日日如是之不懈則起染心說偈往反罵而避文多不載時獼猴今婬女是鼈分衛比丘是出說比丘分衛經珍重沙門母爲餓鬼以方便救濟十八有淸信士名優多羅尊佛樂法親賢聖衆月六齋奉八戒絕殃行仁生護命名曰珍重榮華不能迴其心豔女國寶不能亂其志貞信難傾不歷口孝從是務過時不食虛心稟香花脂粉未嘗附身兵仗凶器不以毀德遠愚親賢以佛神化喩其母母信邪倒見慳而不惠壽終之後子爲沙門心穢寂滅端坐樹下觀察十方常自念曰吾母死二十餘年尋所在欲報生養之恩斯須之閒一餓鬼醜黑可憎髮長纏身繞足曳進退頓蹌呼嗟無救到沙門所曰吾與群愚惡人爲黨不信佛教恣口所欲今爲餓鬼二十五年不見沙門今日遇矣死便餓渴願以天潤惠我水穀濟吾微命沙門答曰大海淸水豈不足飮乎鬼曰適欲就飮水化爲鱢臭無量獲飯一飡化爲炎炭口下徹惡鬼又以鐵鎖繫吾頸鐵杖洞然亂捶吾身吾罪何重乃至于斯沙門曰昔爲人時違戾佛教聾瞽爲愚惑自逐以禍爲福守慳不施取非分鬼泣淚曰誠如此矣又吾處世爲人時有男奉佛五戒專守十善淸信士六齋八戒未嘗有虧以孝事以智奉聖尋高淸沙門之迹由影追形勸吾布施供養聖衆吾以無正眞之智信狂愚妖言今獲其禍楚毒難陳垂泣而曰沙門哀我濟我沙門乃當斯戾以何德攘禍乎鬼曰甁盛水楊枝著中以法服覆上比丘令飯具供養擧吾名呪願之令得衣食其爲不久夫有命終在餓鬼者沙門呪願皆應時得沙門如其言水楊枝住其中飯比丘僧以法服上僧擧其名呪願卽有大池水中生蓮花芬芳動身果樹陰涼所願從心伴等五百人怪之曰斯子猶獨有何福助早免重咎願卽從心乎出優多羅母經沙門入海龍請供養得摩尼珠十九有沙門隨商人度海半路船迴復得去衆人僉曰船中當有不淨潔探籌出之道人三得出籌自投海中龍王卽以七寶蓮華承之入海到龍宮見樓閣寶舍殿堂龍王請入頭面禮足曰吾得頭痛六百餘歲求索道人今乃得之道人當療我病人曰吾不知醫藥以何相療龍王曰吾此海中多有神藥不愈我病唯未得法藥道人說法須臾之頃龍王自覺除愈龍大歡喜供養道人九十日白道人言久相勞屈想亦勞悒前船甫到今當相送龍王選三摩尼珠以上佛一以施衆僧一與道人遣神忽然至船船伴驚喜共還本土人悉隨道人詣佛佛爲說法皆發道意所度無量出譬喩經第九卷沙門煮草變成牛骨二十阿難報事有沙門得阿那含道山上煮草染衣有失牛者遍求煙便往視釜中草悉成牛骨鉢化成牛頭袈裟化成牛皮人便以骨繫頭侚行國中衆人共見之沙彌見日己捶撻抵不見師至便入戶悉思惟見師爲人所辱則往頭面著足何時言如此久遠時罪也沙彌言可暫歸食兩人則放神足俱去沙彌未得常有恚未除顧見淸信士及國人乃取我師如此使龍雨沙石動此國令之恐怖念此適竟四面雨沙城塢屋室皆悉壞敗師言我宿命一世屠牛爲業故得此殃耳汝何緣作罪乎汝去不須復與我相追師曰罪福如是可不愼矣出譬喩經上卷沙門行乞主人有珠爲鸚鵡所呑撗相苦加忍受不言二十一外國有沙門行乞到買珠家主人爲設飯食有大珠其價億數與人持歸置沙門邊有鸚鵡便出呑之主人不見因問沙門荅言我不取主人復有他人耶荅言無有主人瞋曰適持珠來旣無他人獨有沙門而言不取珠今所在便撾沙門血出流地沙門故言我不隱珠須臾鸚鵡出飮地血與杖相遇鸚鵡卽死復欲擧手撾於沙門沙門言止聽我語鸚鵡呑卽破鸚鵡得珠主人謂沙門曰不早說乃使如是沙門曰我持佛戒不得殺生卽欲說之恐殺鸚鵡今鸚鵡死我乃說之鸚鵡若活卿撾我死我終不說也主人便自剋責悔過謝之沙門不瞋顏色不變出一卷雜譬喩經沙門遇鬼變身乍有乍無二十二有沙門於山中念道有一鬼化作無頭人而行沙門言咄快無頭則不知頭痛又無目不知音響鬼復化作無軀人沙門言咄快無頭人不知痛無五藏不病鬼復化作無手足人沙門言咄快無手足不能行亦不取人物鬼知沙門守志卽便滅去出一卷雜譬喩經沙門得鬼抱安心說化鬼辭謝而去二十三外國有沙門行道與噉人鬼相逢急抱之沙門言我今因與卿相得心與我如天地相去大遠卿心好殺我心好生卿與道反鬼便捨沙門敢復抱卽卻辭謝言我愚癡不及耳出一卷雜譬喩經道人度獵師二十四有道人晝夜行道初不懈息且有口之急當須飮食便行乞丐忽到獵師邊乞獵師無道便大瞋恚欲射道人道人言止止勿射我餘處正射我腹便開衣露腹喚令其射獵師卽下弓釋箭前問道人夫人之處世不畏死而道人何故令我射腹道人語言此腹欲食由此之故不避危嶮是以射之獵師卽悟吾緣山嶺不避虎狼亦爲此腹宿緣福至忽便開解道人爲說三塗之苦泥洹之樂獵師自知殺獵罪重便從受戒發菩提心出譬喩經第十卷經律異相卷第十九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1. 41)무지(無知), 노(老) 등으로 번역한다. 연장자라는 뜻으로 노쇠한 사람이나 바보를 부르는 호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