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_1023_b_02L (1) 바라내왕(波羅奈王)이 벽지불(辟支佛)이 되다 바라내국의 왕이 더운 여름에 높은 누각 위의 7보(寶)의 평상에 앉아 있으면서 청의(靑依)에게 안마를 하게 하였는데, 우두전단(牛頭栴檀)의 향을 몸에 바른 청의는 팔에 많은 팔찌를 끼고 왕의 몸을 만졌다. 그 때에 팔찌 소리가 귀에 요란하였으므로 왕은 몹시 싫어하면서 차례로 팔찌를 벗게 하였는데 팔찌 하나만 있게 되자 고요하여 소리가 없자, 왕이 깨달으며 말하였다. “국가의 신민과 채녀들의 일이 많고, 괴로움이 많은 것도 그와 같구나.” 즉시 욕심을 버리고 혼자 있으면서 사유(思惟)하다가 벽지불이 되었는데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저절로 옷이 입혀지며 누각으로부터 떠나 이미 신족(神足)의 힘으로써 출가하여 산으로 들어갔으니, 이와 같은 인연은 중품(中品)의 벽지불이다. 어떤 사람이 벽지불이 되기를 원하여 이 선근(善根)을 심고 부처님이 없는 세상에 선근이 성숙되어 세상을 싫어하면서 출가하고 도를 얻으면, 벽지불이라 한다.『좌선삼매경(坐禪三昧經)』 중권에 나온다.
(2) 월지왕(月氏王)이 서른두 개의 탑(塔)을 만들고 아라한의 도를 이루다 월지국(月氏國)의 왕이 부처님 도를 구하고자 서른둘의 탑을 조성하는데 공양하기 위하여 하나하나를 조성하며 서른한 개째에 이르렀다. 그 때에 나쁜 사람이 왕에게 항거하므로 왕이 나약해져서 ‘이런 나쁜 사람을 어떻게 제도해야 할까?’ 하다가, 즉시 마음을 돌려 생사를 버리고 열반을 향하여 서른두 번째의 부도(浮圖)를 조성하고 해탈을 구하였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아라한의 도를 이루었다. 이 때문에 이 절 이름을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양(梁)나라 말로 해탈(解脫)이다.라 하였다. 이로부터 2백 년이 조금 못 되어 이 절이 그대로 있었으므로, 나도 절을 보았다.『잡보장경(雜寶藏經)』에 나온다.
(3) 마하겁빈녕왕(摩訶劫賓寧王)이 사위국(舍衛國)을 토벌하려다가 부처님 을 만나 도를 얻다 사위국의 왕 이름은 바사닉(波斯匿)이었다. 그 때 남방에 금지(金地)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 땅의 이름은 겁빈녕(劫賓寧)이었고, 태자의 이름은 마하겁빈녕(摩訶劫賓寧)이었다. 부왕이 죽자 태자가 즉위하였는데, 바탕과 성품이 총명하고 용감하였으며, 3만 6천의 작은 나라를 거느렸고, 위풍도 멀리 떨쳐서 조복하지 않는 나라가 없었다. 그러나 중앙의 국토와는 서로 교통하지 않았었다. 뒤에 어느 장사꾼이 금지국에 와서 넉 단(端)의 가는 모전을 그 임금에게 바치자, 왕이 장사꾼에게 물었다. “이 물건은 매우 좋은데 어디서 나온 것이오?” 장사꾼이 아뢰었다. “중앙의 나라에서 나왔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그 중앙의 나라는 이름이 무엇이오?” 장사꾼이 대답하였다. “이름은 라열기(羅悅祇)며, 또 사위(舍衛)라고도 합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중앙의 나라 왕은 무슨 까닭으로 나에게 와서 바치지 아니하는고?” 또 대답하였다. “각자 패자(覇者)의 국토로서 위엄과 명성이 서로 같기 때문에 오지 않을 뿐입니다.” 왕은 생각하기를, ‘이제 위엄을 더하여 그가 복종하게 해야겠다’고 하고서, 다시 장사꾼에게 말하였다. “중앙의 여러 나라 왕들 중에서 누가 가장 어른인고?” 장사꾼이 아뢰었다. “사위국의 왕이 제일 어른이십니다.” 이내 사신을 보내어 사위국으로 나아가 그 사실을 자세하게 쓴 글을 그 왕 바사닉에게 보이며 말하게 하였다. “나의 위풍이야말로 염부제에 두루 미쳐 있는데, 경(卿)은 무엇을 믿고 지워진 임무를 다하지 않는가? 이제 일부러 사신을 보내며 함께 경에게 알리는 것이니, 이로부터 7일 후에 나를 만나시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병사를 일으키어 그대 나라를 파멸시키리라.” 바사닉은 듣고 매우 놀라고 당황하여 이내 부처님께 나아가 이 일을 자세하게 아뢰자,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돌아가 사신에게 말하길, ‘나는 큰 이[大]도 아니고 다시 더 높은 대왕이 계시는데,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듭니다’고 하여라.” 그 사신에게 말하였다. “세상에는 성왕(聖王)이 계시는데 이 근방에 계시니, 경은 그 곁에 가서 그대의 왕의 명을 전하라.” 그리하여 사신은 바로 기원(祇洹)으로 나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스스로 그 몸을 변화하여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시고서 7보(寶) 시종들을 모두 다 갖추고 계셨다. 사신은 나아가 변화로 이루어진 성으로 들어가서 대왕을 뵙게 되자 매우 놀라고 황송하게 여기면서 글을 드렸다. 변화로 된 왕은 글을 받자 발로 밟고서 그 사신에게 말하였다. “나는 대왕으로서 4역(域)을 거느리고 있다. 너의 왕은 완고하고 미욱하여 감히 거역하는구나. 너는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서 나의 분부를 전하도록 하라. 소식이 닿게 된 날에 달려와서 뵙되 누워서 들었으면 일어나야 하며, 앉아서 들었으면 서야 되느니라. 7일 동안의 기한을 주는 것이니 지체하지 말라. 감히 이 분부를 어기면 그 죄야말로 청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사신이 본국으로 돌아가서 보고 들은 것을 모두 말씀드리니, 왕은 듣고 깊이 자책하며 거느리던 모든 소왕(小王)의 무리를 다 인솔하고 대왕을 뵈려 하면서 길을 떠나기 전에 먼저 한 사신을 보내어 대왕에게 아뢰게 하였다. “신(臣)이 통솔하는 3만 6천의 왕이 모두 가야 되옵니까, 반만 데리고 가오리까?” 대왕은 반은 그대로 두고 반만 데리고 오라 허락하였다. 이때 금지왕은 1만 8천의 소왕들을 데리고 같이 가서 변화로 된 왕을 뵙고 배알(拜謁)한 뒤에 생각하기를, ‘대왕의 형모가 비록 나보다는 훌륭하나 힘은 반드시 못하리라’고 하는데, 변화로 된 왕이 그 때에 전병신(典兵臣)에게 칙명하여 활을 그에게 주게 하였으나 금지국의 왕은 손으로도 이겨 낼 수 없었다. 변화로 된 왕은 도로 가져다 손가락으로 활을 펴서는 다시 그에게 주면서 당기도록 명하였으나 금지국의 왕은 더더욱 당길 수가 없었다. 변화로 된 왕이 다시 가져다 그를 튀기니 삼천세계가 모두 진동하였다. 다음에 다시 화살을 가져다 활에 먹여 쏘자, 손을 떠난 뒤에는 변화로 다섯 발(發)이 되어서 그 여러 화살 끝에서는 모두 광명이 나왔고, 그 광명의 끝에서는 모두 연꽃이 있으면서 크기가 마치 수레바퀴만 하였으며, 하나하나의 꽃 위에서는 저마다 모두 한 분의 전륜성왕이 있었다. 7보(寶)가 완전히 갖추어져서 광명을 내어 뿜어 널리 삼천대천의 세계를 비추자 5도[道]의 중생은 힘입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모든 하늘의 경계에서는 그 광명을 보고 설법을 듣고서는 몸과 마음이 깨끗하여져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無上正眞道意]을 내었으며, 또 불퇴지(不退地)에 머무르게 되는 이도 있었다. 인도(人道) 중생은 1도(道)ㆍ2도(道)ㆍ3도(道)를 얻는 이가 있었고, 출가하여 요법(要法)에 들어가 응진(應眞)을 얻는 이가 있었다.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낸 이와 불퇴지를 얻은 이는 헤아릴 수 없었고, 3도(塗) 중생은 고통을 벗어나고 해탈하여 인간 천상의 세계에 가 났다. 이때 마하겁빈녕왕과 금지의 여러 소왕들은 이 신통변화를 보고 믿고 조복하면서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의 깨끗함을 얻었다.
1만 8천의 소왕들도 다 그러하자, 잠깐 사이에 부처님께서는 신력을 거두고 본 형상으로 돌아오면서 모든 비구승들에게 에워싸여 계셨다. 금지왕의 무리가 출가하기를 청하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고, 묘한 법을 생각하다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현우경(賢愚經)』 제7권에 나온다.
(4) 유덕왕(有德王)이 법을 넓히는 법사를 옹호하다가 목숨을 잃고 부처님 의 제자가 되다 “과거의 오랜 겁(劫)에 이 구시성(拘尸城)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계셨으니, 명호는 환희증익불(歡喜增益佛)이시며, 세간에 한량없이 머무시면서 중생을 교화한 연후에야 사라쌍수(娑羅雙樹)에서 열반에 드셨느니라.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남기신 법이 세간에 한량없는 억 년 동안 머물다가 나머지 40년 동안에 부처님 법이 아직은 소멸되지 않았을 적에, 어떤 계율 지닌 비구 각덕(覺德)이라는 이가 많은 무리의 권속에 둘러싸여서 사자후로 경전을 널리 말하면서 모든 비구들에게 노비와 소와 양 등의 법에 맞지 않는 물건을 기르지 말 것을 분부하였는데, 이 때에 많은 파계(破戒) 비구들이 이 말을 듣고 모두 나쁜 마음을 내어 칼과 몽둥이를 가지고 이 법사를 핍박하였느니라. 이때 국왕 유덕(有德)은 이 일을 듣고 나서 법을 수호하기 위하여 이내 설법하는 데로 가서 이 파계한 여러 나쁜 비구들과 끝까지 함께 싸움을 하여 그 설법한 이가 위해(危害)에서 면할 수 있게 하였느니라. 왕은 그 때에 몸을 온통 다쳤었는데, 각덕이 이내 왕을 찬탄하며 말하길 ‘장하고 장하십니다. 왕은 이제 참으로 바른 법을 수호하는 이로서 장차 오는 세상에 그 몸은 당연히 한량없는 법 그릇이 되시리라’고 하자, 왕은 이 때에 그 법을 듣고 나서 크게 기뻐하면서 이내 목숨을 마치며 아촉불(阿閦佛)의 나라에 태어나서 첫 번째의 제자가 되었느니라. 그 왕이 데리고 간 백성과 권속으로서 싸움을 하였거나 따라 기뻐하였던 이들은 모두가 보리(菩提)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다가 죽어서는 모두 아촉불의 나라에 가 태어났으며, 각덕 비구도 그 후에 목숨을 마치고는 역시 아촉불의 나라에 가 나서 성문(聲聞) 대중들 안에서 두 번째의 제자가 되었느니라. 만약 바른 법이 멸하려 하는 일이 있을 때에는 마땅히 이렇게 받아 지니고 옹호해야 되느니라. 그 때의 왕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설법한 비구는 바로 가섭불(迦葉佛)이니라.”『대열반경(大涅槃經)』 제3권에 나온다.
(5) 공덕장엄왕(功德莊嚴王)이 부처님을 청하여 도를 얻다 “그 때 공덕장엄왕(功德莊嚴王)은 부처님께 게송을 듣고, 신통 변화를 보고서 더욱더 보리의 마음이 견고하여져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과 제자 대중들과 함께 저의 8만 4천 년 동안의 청을 받으옵소서. 보명왕(普明王)여래시여, 의복과 음식ㆍ침구ㆍ의약ㆍ시봉 등의 필요한 것을 올리겠습니다.’ 그 부처님과 대중은 이내 청을 받아들였으므로, 왕은 부처님께서 그의 청을 받은 것을 알고서 기뻐하며 떠나갔느니라. 왕자 사자진(師子進)과 2만의 왕자들은 세상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부처님 법 안에서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아 없애고 출가하여 도를 닦았으며,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며 즐거이 선법(善法)을 구하였느니라. 그 때에 사자진은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서 견고하여 물러나지 않았고, 그 부처님께서는 그의 거룩한 신력을 더하여 언제나 중생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드러내 말씀하시며 삼천대천세계에서 두루 불사를 지었으므로 한량없는 중생들은 견고하게 위없는 대승(大乘)에서 물러나지 않았느니라. 공덕장엄왕은 8만 4천 년 동안을 여러 좋은 공양구로써 세존과 그 대중들을 공양하였고, 여러 신하들과 함께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르면서 법을 듣는 대중이 되어 생각하였다.
‘나의 아들들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므로 언제나 공양만 받고 스스로가 보시를 행하지도 못하며 또한 아직은 남보다 뛰어난 법을 얻지 못하였다. 차라리 집으로 돌아와서 재물로 보시하며 모든 공덕을 닦아 내가 심은 모든 선근(善根)과 같게 하리라.’ 그 때 보광명왕여래는 이내 공덕장엄왕의 생각을 아시고 사자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의 자재한 공덕의 신력으로 대보살의 변화를 나타내어 이 대중이 널리 보고 듣게 하며, 저 잘못된 마음을 돌리어 바른 소견을 얻게 하여라.’ 사자진보살이 즉시 정(定)에 들어서 이러한 형상들을 나타내니 대천(大千)세계가 진동하였고, 위 허공에서는 꽃과 향ㆍ비단 일산ㆍ당기ㆍ번기ㆍ음악과 맛있는 음식과 영락ㆍ의복ㆍ갖가지 값진 보배가 주룩주룩 내려서 대천세계에 가득히 찼으므로, 중생들은 전에 없던 일을 얻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느니라. 그 때 지신(地神)으로부터 여러 하늘이며 위로 아가니타(阿迦膩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부르짖었다. ‘이 대보살이야말로 이름을 허공장(虛空藏)이라 할 만하다. 왜냐 하면 허공으로부터 구슬과 보배를 비처럼 내려 모두 가득 차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내 인가(印可)하셨느니라. 왕은 보고 뛰며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을 얻고 교만한 마음을 버리며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말하였다. ‘드문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의 공덕과 지혜가 이러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집에 있는 이의 보시는 이익됨이 얼마 되지 않으나 출가한 이의 신통력으로써 하는 보시는 끝이 없으며, 집에 있는 이의 보시는 그의 뜻에 맞지도 않아서 비록 보시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인색하여 괴로워하지만 출가한 이는 인색하지도 괴로워하지도 않습니다.’ 왕은 왕위를 아들 길의(吉意)에게 주고 참된 신심으로 닦아 더욱 착한 법을 자라게 하고 언제나 부지런히 정진하다가 4선(禪)과 4무량심(無量心)과 5신통을 얻었느니라. 그 때의 길의왕은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나라에 원망하는 이가 없었으며 정진하면서 고달파하지도 않고 세존을 공양하였으니, 공덕장엄왕이란 바로 구류손(拘留孫)여래시고, 사자진보살이란 바로 허공장보살이며, 길의왕이란 바로 지금의 미륵(彌勒)이니라.”『공덕장엄왕청불공양출가득도경(功德莊嚴王請佛供養出家得道經)에 나온다.
(6) 남달왕(藍達王)이 목련(目蓮)으로 인하여 도를 깨치다 사위국(舍衛國)에 남달(藍達)이라는 왕이 있었다. 토지가 비옥하고 백성들은 온순하면서 믿음이 있었으며, 임금과 신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도(道)로써 이끌었다. 후왕(後王)이 즉위하자, 법과 습속이 차츰 얇아지고 정치와 행이 평등하지 않았으며 백성에게 가혹하게 굴고 죄 없는 이를 멋대로 베었으므로, 바른 것은 어지럽히고 재앙이 응(應)하여 비는 제때 내리지 않아 오곡은 익지 않았으며, 서로 요괴한 짓을 하여 마침내는 거칠고 잔악하여졌으며, 위험과 망할 것을 두려워하여 사악한 도[邪道] 5백여 인을 받들어 섬겼다. 또 요망한 신에게 제사지내는 것을 상하가 서로 배우는 것이 마치 바람에 풀이 쏠리듯 하였고, 백성들은 어지럽히기를 좋아하여 다투어서 나쁜 짓으로 들끓었으며, 강한 이는 약자를 업신여기고 서로가 서로를 다치게 하고 죽였으며, 남의 재산을 빼앗고 도리를 따르지 않았으며, 남의 부녀자를 간음하였고, 임금과 신하는 한껏 취했으며, 미혹은 날로 자랐고, 가뭄은 3년을 넘었으므로 앞뒤에서 청하고 기도하였으나 전혀 비가 오지 않자, 여러 스승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이제 큰 제사를 지내겠습니다. 어린 사내아이 일곱 사람과 흰 소와 흰 말을 각각 열 마리씩 불에 태워서 하늘에 제사지내야 비를 얻게 되시리다.” 왕은 즉시 모두 갖추어 놓았다. 나라 안은 흉흉하고 온통 소란스러웠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남달국에 흉년이 들어 인민들이 몹시 고생한다. 3억이나 되는 사람들이 너에게서 해탈되어야 할 터이니, 가서 개화해야 할 것이니라.” 목련은 가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며 그의 뜻을 풀려 하였으나 나라 안의 백성들은 애초부터 받아들이지 않았다. 목련은 키가 수십 길[丈]이 되는 큰 귀신의 몸으로 성문에 버티고 앉아 큰 소리로 왕과 그 신하들을 부르며 나오게 하였다. 임금과 신하들은 당황하며 두려워하였고, 왕은 이내 가까운 신하들을 데리고 머리 조아리며 아뢰었다. “살려 주십시오.” 귀신이 왕에게 말하였다. “신하로서 충성하지 않고 아들로서 효도하지 않는 자를 급히 찾아오너라. 내가 잡아먹겠다.” 왕은 이내 여기저기 물어보고서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귀신은 다시 왕에게 말하였다. “도둑질한 자와 음탕한 자와 이간질하고 나쁜 말 하는 자를 급히 찾아오너라. 내가 잡아먹겠다.” 왕은 이내 여기저기 물어보고서 또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이때 목련은 다시 진짜 몸을 나타내고 가서 귀신과 함께 말을 하자, 왕은 목련을 보고서 머리를 조아리고 부탁하였다. “청을 들을 터이니 저 대귀신에게서 풀려나게 하옵소서.” 목련이 왕에게 말하였다. “이 귀신이 무엇을 구하려 합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쁜 사람을 잡아먹겠답니다.” 목련이 물었다. “나라 안에 진실로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거듭 청합니다마는 내보내 주십시오. 제가 종신토록 도인에게 귀명(歸命)하겠습니다.” 목련은 큰 귀신에게 말하였다. “이 나라 안의 백성들 중에 그대가 찾는 이는 없소. 그대는 그 죄를 용서하여 주시오. 만약 다시 범하는 이가 있다면, 다시 와서 잡아먹으시오.” 그러자 귀신이 그 말을 듣고 홀연히 떠나가 버렸으므로 왕과 신민들은 이내 머리 조아리고 감사하고서 귀명하기를 청하니, 목련이 말하였다. “왕께서 만약 귀명하시겠다면 먼저 부처님께 귀명해야 합니다.” 왕이 부처님의 공덕을 물으므로 목련이 말했다. ‘부처님이야말로 삼계(三界)에서 홀로 높으시고 말씀하시는 법의 음성은 삼천세계까지 들린다.’ 목련이 설명하자, 왕이 말하였다. “저는 이제 다행스럽게도 기이한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내 목련에게 여쭈었다. “부처님을 청하여 높으신 법 음성을 받고 종신토록 받들어 행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목련이 왕에게 말하였다. “진실로 그러할 수 있다면 그 복은 측량하기 어려우리다. 다만 마음을 깨끗이 하여 부처님께 두셔야만 합니다.” 그러자 왕은 이내 가르침을 받고 목욕 재계하고 멀리서 부처님 나라를 향하여 머리 조아리고 예배하면서 말하였다. “저는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잘못 백성 위에 군림하게 되었기에 깨끗한 마음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나라를 공허하고 거칠게 하였으니, 허물은 저의 몸에 있습니다. 부처님[天尊]께서는 광명을 드리우셔서 널리 백성들이 그지없는 복을 얻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과 함께 오시다가 백 리쯤의 거리에서 미리 공중을 거니시자, 다섯 빛깔의 연꽃이 그 발 아래를 받쳤으며, 여러 하늘들은 돕고 따르면서 보배 장막과 꽃 일산으로 길에서 받들어 맞았으니, 여러 이름난 음악이 울리면서 공중을 꽉 채웠다. 부처님의 거룩한 신력과 천지가 빛나는 것을 보고 왕과 신하들이 발 아래 머리 조아리고 네거리에다 널리 장막을 펴며 쓸고 뿌리고 깨끗이 하여 놓자, 부처님께서 저절로 된 사자자리[師子座]에 앉으시니, 깔린 천은 모두가 하늘 비단이었다. 왕은 손수 음식을 나르고 몸소 물을 돌렸으며, 주원(呪願)을 마치고 부처님께서 괴로움[苦]과 공(空)과 무상(無常)과 4제(諦)의 법요를 말씀하시자, 왕은 기뻐하면서 5계(戒) 받기를 청하였고, 맺음[結]이 풀리고 때[垢]가 없어지면서 수다원(須陀洹)이 되었다. 그 때에 왕이 섬기던 5백의 외도들은 비구 되기를 청하였고, 부처님께서 이내 허락하시면서 손으로 그들의 머리를 만지시자, 머리카락이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그로부터 7일 후에 다 같이 아라한이 되었다. 모였던 백성들도 수다원이 되었고, 혹은 5계를 받아 부지런히 열 가지 선행을 하며 3존(尊)께 귀명하여 매달 6재(齋)와 매년 3재(齋)를 받들면서 차츰차츰 서로가 이끌며 늘 행하는 법으로 삼았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왕과 인민들은 전생에 목련과는 어떤 인연이 있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유위불(惟衛佛) 때에 목련은 우바새(優婆塞)였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계행을 받들어 행하였고, 뜻을 수호하며 깨뜨리지 않았다. 산중에서 꽃을 따다가 수문수(須文樹)를 보고 나무에 올라가 꽃을 따려 했는데, 앞에 벌집이 있는 것을 몰랐다. 벌떼 수천 마리가 놀라 흩어지면서 대들므로, 생각하기를 ‘만약 내가 도를 얻으면 너희들을 제도하리라’ 하였다. 오늘에 도를 얻은 이들은 모두가 그 때의 벌들이니라.”『남달왕경(藍達王經)』에 나온다.
(7) 보안왕(普安王)이 네 왕을 권화(勸化)하여 법을 듣고 도를 얻다 옛날에 다섯 나라의 왕이 있었다. 나라 국경이 인접해 있었으므로 모두 좋은 벗이 되어 서로 왕래하였다. 거기서 가장 큰 이가 보안왕(普安王)이었는데 보살의 행을 익혔으며, 나머지 네 소왕들은 언제나 그른 행을 익혔다. 대왕은 그들을 가엾이 여기며 불러와서 전각에 올라가 함께 7일 동안을 재미있게 놀았는데, 마지막 날 밤인 7일째가 되자 소왕들은 대왕에게 아뢰었다. “국사가 매우 많아서 물러나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대왕은 그들을 전송하며 나가다가 길 가운데 이르러서 여러 소왕들에게 말하였다. “저마다 좋아하시는 것을 말씀하여 보시오.” 한 왕이 대답하였다. “양춘(陽春) 3월에 나무들이 흐드러질 때 들에서 재미있게 노는 것입니다.” 한 왕이 다시 대답하였다. “나는 언제나 국왕이 되어서 말에 안장을 지우고 의복을 장식하며, 관속과 백성들이 좌우에 에워싸고 번쩍번쩍 거리면서 종을 치고 북을 울리며 출입하여 가고 올 때, 길가 사람들이 눈을 기울이고 보아 주기를 원합니다.” 한 왕이 또 말하였다. “소원은 나의 부인과 아들들이 비할 데 없이 잘생긴 데다가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기면서 지극한 애정으로 기뻐하는 것입니다.” 한 왕이 다시 말하였다. “소원은 나의 부모님이 언제나 계시고 벗과 형제와 처자들이 줄줄이 있으면서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할 수 있으며, 장식 없는 거문고와 하인들과 함께 서로가 재미있게 즐기는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대왕에게 아뢰었다. “대왕께서 좋아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대왕이 대답하였다. “나의 즐거움은,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괴롭지도 않고 시달리지도 않으며 배고프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으며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서 있고 없는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네 왕은 다 같이 말하였다. “그러한 즐거움은 밝으신 스승에게나 있으실 것입니다.” 대왕이 대답하였다. “나의 스승은 명호가 부처님이신데, 가까이 기원정사(祗洹精舍)에 계십니다.” 그러자 여러 왕들이 기뻐하므로 같이 세존에게로 나아가서 대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사람이 되었으나 어둡고 무디고 지혜가 없어서 깊이 세상의 즐거움만을 집착하면서 죄와 복을 모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하여 그 괴로움의 진리[苦諦]를 말씀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잘 들으라. 그대들을 위하여 해설하리라. 사람이 태어나 세상에 있으면 많은 괴로움이 몸에 닥치니, 간략하게 설명하면 8고(苦)이니라. 첫째는 태어나는 괴로움[生苦]이다. 사람이 죽을 때에는 정신이 어느 길로 향해 가는 줄 모르며, 아직 나는 곳을 얻지 못했을 때는 널리 중음(中陰)의 형상을 받아 있다가 21일 사이에 그 부모 될 이가 성교를 하게 되면 바로 수태하게 되느니라. 7일 동안에는 마치 묽은 낙(酪)과 같고, 14일 동안에는 마치 빡빡한 낙 같으며, 21일 동안에는 엉긴 소(酥)와 같고, 28일 동안에는 마치 고기 조각과 같아서 다섯 개의 포(胞)가 이룩된다. 교묘한 바람이 배에 들어가 그 몸에 불면 6정(情)이 전개된다. 어머니 뱃속에서는 생장(生藏)의 아래와 숙장(熟藏)의 위에 있게 되며, 어머니가 한 알의 뜨거운 밥을 먹으면 그 몸뚱이에 내리부어져서 마치 끓는 가마에 들어가는 것과 같고, 어머니가 한 잔의 찬물을 마시면 역시 찬 얼음이 몸에 닿는 것과 같다. 어머니 배가 부른 때에는 몸뚱이를 몰아붙여서 고통이 말로 할 수도 없고, 어머니가 배가 고플 때에는 배 안이 헐렁헐렁해서 마치 거꾸로 매달린 것과 같아서 받는 고통이 한량없다. 그 달이 다 차서 태어나려 하면 머리를 산문(産門)으로 향하여 죄어드는 것은 마치 두 개의 산에 돌이 끼인 것과 같으며, 나면서 풀 위로 떨어지는데 몸은 작고 부드러우므로 풀이 그 몸에 닿으면 마치 칼을 밟는 것과 같으니, 갑자기 놀라 소리를 내며 크게 부르짖는 것이니라. 이것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괴로운 것입니다.” “둘째는 늙는 괴로움[老苦]이다. 부모가 길러서 나이가 차고 크게 자라게 된다. 배고플 때에는 아주 배고프고 배부를 때에는 아주 배불러서 절도가 없어진다. 점점 나이가 들어 늙어지면 머리가 희어지고 이가 빠지며 눈으로 보는 것은 어슴푸레하고 귀로 듣는 것은 똑똑하지 아니하다. 한창 때를 지나 쇠약해지면 살갗이 느슨해지고 얼굴이 쭈그러지며, 백 마디의 뼈가 아프고 쑤시며 걸음걸이도 몹시 괴롭다. 앉고 일어나는 데도 앓는 소리를 내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식신(識神)이 차츰 사라지면서 빙 돌다가 이내 없어지며, 죽을 날이 촉박해지면 죽음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앉고 일어나는 데도 남을 필요로 하게 되나니, 이것이 괴로움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실로 괴로운 것입니다.” “셋째는 병드는 괴로움[病苦]이다. 땅[地]ㆍ물[水]ㆍ불[火]ㆍ바람[風]이 어울려서 몸을 이루는 것인데, 한 가지의 요소[一大]가 고르지 못하면 101가지의 병이 생기고, 4대(大)가 고르지 못하면 404가지의 병이 한꺼번에 생기는 것이다. 땅 요소[地大]가 고르지 않으면 온몸이 모두가 아프고, 물 요소[水大]가 고르지 않으면 온몸이 온통 부르트며, 불 요소[火大]가 고르지 않으면 온 몸이 몹시 뜨거워지고, 바람 요소[風大]가 고르지 않으면 온몸이 빳빳해지면서 백 마디가 괴롭고 아픈 것이 마치 몽둥이로 맞는 것 같다. 네 가지 요소가 나아가거나 물러가거나 하면 손발이 마비되고 기력이 허약해져서 앉고 일어나는 데도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된다. 입은 마르고 입술은 타며 힘줄은 끊어지고 코는 꺾이며, 눈으로는 빛을 보지 못하고 귀로는 소리를 듣지 못하며, 똥오줌은 흘러나왔는데 몸은 그 위에 누워 있고, 마음은 괴로워서 말끝마다 비탄이며, 6친(親)이 곁에서 밤낮 간호하는데도 전혀 나아짐이 없고 감미로운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도 모두 쓰디쓸 뿐이니, 이것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실로 괴로운 것입니다.” “넷째는 죽는 괴로움[死苦]이다. 사람이 죽을 때에는 404가지의 병이 한꺼번에 나며, 4대가 흩어지려 하면 혼신(魂神)이 불안해진다. 죽으려 하는 때에는 칼과 바람이 몸을 저미므로 아프지 않은 데가 없고, 구슬 같은 흰 땀을 흘리면서 두 손으로 허공을 휘저으며, 집 안팎이 그 좌우에서 걱정하고 슬퍼하고 울면서 골수에 사무치게 애통해 하며 어찌할 줄 모른다. 바람이 떠나가면 기(氣)가 흩어지고 불이 사라지면 몸이 식어가면서 혼령은 떠나간다. 몸은 굳어지면서 다시는 아는 것이란 없어진다. 10여 일 사이에 살은 무너지고 피가 흐르며, 띵띵 부으면서 문드러지고 냄새가 나서 가까이할 수조차 없게 된다. 들판에 버리면 뭇 새들이 뜯어먹어서 살이 다 없어져 뼈만 앙상해지고 해골은 다른 곳으로 구르는데, 이것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실로 괴로운 것입니다.” “다섯째는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恩愛別苦]이다. 집 안팎과 형제 처자가 함께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다가 하루아침에 깨어져 없어진다. 남에게 약탈을 당하면 각자 흩어지게 되어 아버지는 동쪽, 아들은 서쪽, 어머니는 남쪽으로 딸은 북쪽으로 가게 되니, 같은 곳이 아니게 된다. 다른 이의 남종, 여종이 되어 각자 슬픈 마음으로 불러 봐도 소식은 끊어져서 아득하기만 할 뿐 서로 만날 기약이 없으니, 이것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실로 괴로운 것입니다.” “여섯째는 구하는데 얻지 못하는 괴로움[求不得苦]이다. 집에 있는 재물을 뿌려 벼슬을 구하며 부귀 얻기를 바라는데도 이르지 아니하며, 마침 그것을 얻게 되어 변방의 관직이나 얻으면, 얼마 되지 않는 동안에 백성의 재물을 탈취하다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하루아침에 일이 터지면 함거(檻車)에 실려 오며, 근심 고통이 한량없고 언제 죽고 살지 모르게 되나니, 이것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실로 괴로운 것입니다.” “일곱째는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괴로움[怨僧會苦]이다. 세상 사람은 경박한 풍속으로 애욕의 안에서 살면서 하찮은 일로 다투어 서로서로 죽이고 해치면서 마침내 큰 원수가 되며, 각자 서로 피하고 숨지마는 숨을 곳이 없다. 저마다 칼과 화살을 갈며 활을 메고 몽둥이를 가졌다가 마침 좁은 길에서 만나면 화살을 퍼붓고 두 칼날이 맞붙어서 누가 이기고 질지 모르게 된다. 이럴 때에는 두려움이야말로 한량없는 것이니, 이것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실로 괴로운 것입니다.” “여덟째는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괴로움[憂悲惱苦]이다. 사람이 태어나 세상에 있으면서 길면 백 년이요 단명하면 태 안에서도 죽어 떨어진다. 비록 백 살을 산다 하여도 밤이 그 반을 소비하는 것이므로 50년뿐이다. 술에 취하고 아파 누우면 사람 구실도 못하게 된다. 어릴 적에는 어리석었고, 15년 동안은 아직 예의를 몰랐으며, 나이 여든이 지나면 늙고 무디어져서 지혜가 없게 되며, 귀가 먹고 눈이 멀어서 법칙조차 없다. 천하가 어지러워지려면 불 같은 가뭄과 큰 서리가 곡식을 익지 않게 하며, 집안의 안팎은 질병만이 많아지고 다스릴 일이 생기면서 기쁜 일은 가시며, 관가에서는 백 가지 것을 거두어들이고 감옥에 갇히면 나올 기약조차 없다. 형제와 아들딸은 멀리 가서 돌아오지 아니하고, 집안은 가난해서 옷과 밥이 없으며, 이웃집이거나 마을이거나 나라에서 일을 힘써 주선하지 않으니, 집 안의 사람이 죽어도 엄습하거나 파묻을 수조차 없다. 봄철에는 씨를 뿌리고 갈 터인데 쟁기와 소가 없고, 명절날에는 함께 모여서 기뻐해야 마땅한데 함께 마주 보며 슬퍼하게 되니, 이것이 괴로운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대답하였다. “실로 괴로운 것입니다.” 이때 다섯의 왕과 여러 신하들이며 모임 안의 수천만 인이 괴로움의 진리에 대한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열리고 깨달으면서 이내 수다원의 도를 얻었으며, 궁전을 바라보았더니 마치 더러운 측간을 보는 것과 같아서 즐길 만한 것이 없었으므로, 이내 왕위를 아우들에게 맡기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모든 공덕을 닦아 날마다 게으르지 않았다.『오왕경(五王經)』에 나온다.
(8) 바라문왕(婆羅門王)이 나라의 봉록(俸祿)을 보시하고 도를 얻다 다매국(多昧國)에 바라문왕(婆羅門王)이 있었는데, 그 왕은 봉록을 보시하면서 외도를 많이 섬겼다. 왕은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착한 마음을 내며 크게 보시를 하려 하였다. 바라문의 법에서는 보석을 산과 같이 쌓아 놓고 와서 구하는 이가 있으면 그 자신이 가져가게 하였다. 손으로 한껏 한 번만 집어가게 하고 이렇게 수일 동안 하였으나 그 쌓아 놓은 보석은 줄지 않았는데, 부처님께서는 이 왕이 전생의 복으로 제도될 만함을 아시고 변화로 범지(梵志)가 되어서 그 나라로 가셨다. 왕은 나와 만나 인사하고 문안하며 말하였다. “무엇을 구하십니까? 어려워할 것 없습니다.” 범지는 대답하였다. “저는 멀리서 왔습니다. 값진 보석을 빌어 가져다 집을 짓고 싶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직접 한껏 한 번 집어 가십시오.” 범지가 한 번 집어서 가지고 일곱 걸음쯤 가다가 돌아와서 본래대로 다 놓으므로, 왕은 물었다. “무엇 때문에 갖지 않습니까?” 범지는 대답하였다. “이것이면 겨우 집을 짓겠습니다마는, 다시 장가를 들어야겠는데 부족하겠습니다. 그 때문에 가지지 않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다시 세 번을 집어서 가져가십시오.” 범지가 이내 그 말대로 집어 가지고 일곱 걸음쯤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본래대로 놓으므로, 왕은 범지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또 그러하십니까?” 모두가 대답하였다. “이것이면 족히 아내는 얻겠습니다마는, 다시 논밭이며 종과 소와 말이 없으므로 헤아려 보니 또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그만두겠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다시 일곱 번을 집어 가지십시오.” 범지가 이내 그 말대로 집어 가지고 일곱 걸음쯤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본래 있던 곳에다 놓으므로, 왕이 말하였다.
“또 무슨 뜻 때문이오?” 범지는 대답하였다. “만약 아들딸이 있게 되면 또 결혼도 시키고 길흉(吉凶)의 비용도 들 터인데, 헤아려 보니 부족하겠습니다. 때문에 가지지 않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쌓인 보석을 다 가지십시오. 드리겠습니다.” 범지가 받았다가 버리고 떠나가니 왕은 매우 괴이하게 여기면서 거듭 그 까닭을 묻자, 범지가 대답하였다. “본래 구걸하는 것은 생활에 쓰려 하였는데, 자세히 생각하니 사람의 목숨이란 세상에 있으나 오래가지 못합니다. 만물은 덧없어서 아침저녁조차 보존하기 어려운데, 인연은 마침내 중해지고 근심 고통은 날로 깊어지니 보석이 산처럼 쌓인들 나에게는 이익 될 것이 없습니다. 탐내고 계략을 써도 헛되어서 고생일 뿐이니, 마음을 끊고 무위(無爲)의 도를 구하는 것이 보다 낫겠습니다. 이 때문에 가지지 않습니다.” 왕이 뜻을 이해하고 말하였다. “원하옵건대 밝은 가르침을 받들게 하소서.” 이 때에 범지는 부처님의 광명과 모습을 드러내며 솟아올라 공중에 서서 그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록 쌓아 놓은 값진 보석이 높고 높아 하늘까지 닿고 세상을 채운다 하여도 도(道)의 요체(要諦)를 보는 것만 못하느니라.
착하지 않은 모양 착한 것 같고 사랑하지만 사랑이 없는 것 같으며 괴로움을 즐거움의 모양으로 삼는 것은 미친 이도 만족하게 여기지 않느니라.
왕은 부처님의 광명이 멀리 천지를 비추는 것을 보고 또 이 게송을 듣고서 날뛰며 기뻐하였으며, 왕과 여러 신하들은 이내 5계(戒)를 받고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출요경(出曜經)』 제16권에 나온다.
(9) 마달왕(摩達王)이 아라한으로부터 법을 듣고 도를 얻다 마달(摩達)이라는 국왕은 군대를 출동시켜 정벌을 하려고 백성 수백만을 선발하였다. 이때 어느 아라한의 도를 얻은 비구가 나라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선발하는 이에게 붙잡혀 왕궁으로 끌려오자, 왕은 관청의 말을 기르게 하였다. 고생한 지 7일 만에 왕이 몸소 와서 보므로, 비구는 왕을 보면서 가벼이 날아올라 공중에 서서 그 거룩한 신력을 나타냈다. “제가 실로 어리석어서 참과 거짓을 분별 못했나이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물어보았다.
“누가 신인(神人)에게 이 일을 하시게 하였느냐? 이제 당장 다스려서 죽이리라.” 그러자 비구는 왕에게 말하였다. “왕과 나라 사람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제가 전생에 도를 행하면서 언제나 스승을 공양하였는데, 제가 그 때에 스승을 위하여 마실 것을 차려 놓자 스승은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먼저 손을 씻고 그런 뒤에 마셔야겠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어리석은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스승은 관청 말도 기르지 않으면서 무엇 때문에 미리 손을 씻지 않았을까?’ 하였더니, 스승은 이내 저에게 말하기를 ‘너의 지금의 생각은 여기서는 가볍지만 뒷날에는 중할 터인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였습니다. 제가 그 말을 듣고 이내 근심하자 스승은 그런 뜻을 알고 생각하기를 ‘내가 열반해야겠구나. 무엇 때문에 남을 괴롭게 한단 말이냐?’ 하면서, 바로 그 밤 3경(更)에 열반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오랫동안을 나고 죽고 하다가 이제 이 때문에 그 전생의 재앙을 받느라고 말을 이레 동안 길렀습니다. 모든 착하고 나쁜 행은 바로 재앙과 복이 있는 것이어서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왕은 비구가 죄와 복을 말하는 것을 듣고 깨닫고 기뻐하면서 신인에게 귀명하기를 청하였으므로, 비구는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께 귀의해야 합니다. 부처님이야말로 삼계(三界)의 스승이십니다.” 왕과 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비구를 따라 부처님께 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5계를 받들어 받고 우바새(優婆塞)가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왕과 나라의 백성들을 위하여 상호(相好)와 거룩한 신력을 드러내어 천지를 빛나게 하셨고, 다시 그들을 위하여 덧없음[非常]과 괴로움[苦]과 공(空)함을 말씀하셨다. 왕은 이 때에 수다원 도를 얻었으며, 나라 안의 백성들은 모두가 5계(戒)와 10선(善)을 받고 3존(三尊)에게 귀명하며 매달의 재계(齋戒)를 늘 하는 법으로 삼았다.『마달국왕경(摩達國王經)』에 나온다.
(10) 건타왕(乾陀王)이 바깥[外]을 버리고 안[內]을 익혀 수다원의 도를 얻다 어느 때에 건타(乾陀)라는 국왕이 있었다. 바라문을 받들어 섬기느라 산중에 살면서 과일 나무를 많이 심었다. 나무꾼이 나무를 상하게 하자, 바라문은 왕에게 데리고 가서 그의 무례함을 말하면서 ‘과일 나무를 망가뜨렸으니 다스려서 죽이십시오’ 하고 왕에게 청하였다. 왕은 바라문을 공경히 섬기던 터라 죽여 버렸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서 어느 소가 남의 벼를 먹었다. 그 주인은 소를 쫓고 때리면서 뿔 하나를 부러뜨렸다. 소는 피가 흘러 얼굴을 덮었고, 고통을 참을 수 없었으므로 지름길로 하여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저는 실로 무례하게도 남의 벼를 조금 먹기는 했습니다마는, 지금 때리면서 저의 뿔까지 부러뜨렸습니다.” 왕은 새와 짐승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으므로 소에게 말하였다. “당장 너를 위하여 그를 다스려서 죽이겠느니라.” 소가 말하였다. “비록 이 사람을 죽인다 하더라도 나의 고통은 멎지 않습니다. 다만 온순하게 만들어 뒤로는 남을 괴롭히지 않도록 타이르시면 됩니다.” 왕은 이내 감동하면서 ‘나는 바라문을 섬기고 있다. 단지 과일 나무 때문에 나에게 사람을 죽이도록 하였는데, 이 소보다 못하구나’ 하고서 이내 바라문을 불러 물었다. “이제 이 도를 섬기면 어떠한 복이 있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이르게 하며 부귀하고 장수할 수 있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생사를 벗어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생사를 면할 수는 없습니다.” 왕은 부처님께 가서 온몸을 땅에 던지고 예배하고 아뢰었다. “제가 들으니 부처님 도는 지극히 높고 천하를 교화하여 제도된 바가 무수 하다 하였습니다. 법의 말씀을 받아서 스스로 고쳐지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이내 왕에게 5계(戒)와 10선(善)을 주시고, 그를 위하여 ‘온 천지의 사람과 물건으로서 태어나는 것은 죽지 않는 것이 없으며, 보시와 계율을 지니면 현재의 세상에서 복을 얻으며, 인욕하고 정진하며 마음의 행이 지혜로운 이는 그 덕이 한량이 없어서 뒤에는 천상에 가 나고 차가월왕(遮迦越王:轉輪聖王)도 될 수 있으며, 무위(無爲)로 세간 건너는 도를 얻을 수 있다’고 함을 말씀하시고, 부처님 상호(相好)와 거룩한 신력과 광명을 나타내셨다. 왕은 기뻐하면서 뜻을 이해하고 수다원의 도를 얻었으며, 소는 그 뒤 7일만에 죽어서 천상에 올라가 났다.『건타국왕경(乾陀國王經)』에 나온다.
(11) 보달왕(普達王)이 부처님을 만나 도를 얻다
부연국(夫延國)에 보달(普達)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부처님 법을 받들어 언제나 치우치거나 그릇됨이 없었으며 항상 자비스러웠다. 국내의 어리석은 백성들은 3존(尊)을 알지 못하므로, 항상 재계(齋戒)할 적에는 높은 누관(樓觀)에 올라서 보다가 뒤로 돌아서 반드시 머리를 조아리고 예배를 하였다. 나라 안의 신하와 백성들은 왕의 이러한 것을 괴이하게 여기어 다 함께 의논하였다. “왕은 만백성의 어른으로 계시며 멀고 가까운 이가 공경하고 승복하며, 왕위에 오르게 되면 백성이 복종할 것인데, 무엇을 청하고 바람이 있기에 위의를 욕되게 하면서 머리를 땅에 대며 절을 하실까?” 신하들은 간(諫)하려 하였으나 감히 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관민 수천 인과 함께 궁중을 나오는데 얼마 오지 않아서 한 도인(道人)을 만났다. 왕이 연(輦)에서 내려와 일산을 물리치면서 서므로 그 군중들도 따라서 그에게 예배하고 이내 같이 돌아와서 음식을 준비만 하여 놓고 아직 돌리지 않으면서 신하들은 간하였다. “대왕은 지극히 높으신 분이온데, 어찌하여 길에서 그 거지 도인에게 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셔야 됩니까? 천하에 존귀한 것은 머리와 얼굴이 있을 뿐이오며, 게다가 국왕이 되시면 다른 이들과는 같지 않으십니다.” 왕은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죽은 사람의 머리와 여섯 개의 짐승 머리를 구하여 오너라.” 이리하여 신하들이 두루 찾아 여러 날이 걸려서야 비로소 얻자, 왕은 말하였다. “저자에 가서 팔아 오너라.” 신하들은 팔러 갔으나 소와 말과 돼지와 양 대가리는 모두 팔렸는데도 사람의 머리만은 팔리지 않자, 왕이 말하였다. “귀한 것과 천한 것을 팔러 갔으나 그렇게 팔리지 않으니, 거지에게나 쓰게 하라.” 이렇게 하여 며칠을 지나면서 팔았지마는 팔리지도 않았고, 거지도 가져가는 이가 없자 머리는 모두 띵띵 부풀면서 냄새가 나게 되었다. 왕은 이내 크게 성을 내면서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말하기를 ‘사람의 머리는 가장 존귀해서 욕되게 할 수 없다’고 하더니, 이제 사람의 머리를 무엇 때문에 거지조차 가져가는 이가 없느냐? 곧 명하노니, 수레를 차려라. 너른 못 가운데로 나가 물을 것이 있도다.” 그리하여 여러 신하들이 떨며 두려워하면서 성 밖으로 나가자,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나의 선군(先君) 때에 어린아이로서 언제나 일산을 붙잡고 있던 이를 아는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알고 있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이제 그 아이가 어디에 있는고?” 대답하였다.
“죽은 지 17년이나 되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그 아이의 사람됨이 착하든가, 나쁘든가?”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신 등이 항상 그를 보건대, 선왕(先王)을 받들어 섬기면서 재계와 공경과 정성스런 믿음으로 제 몸을 지켰으며, 법이 아니면 말하지 않았었습니다?”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제 만약 그 아이가 있을 때 입었던 옷을 보면, 알아보겠느냐?” 여러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비록 오래되었사오나, 신 등은 본디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 왕은 죽은 어린아이의 옷을 가지고 나오게 하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그것인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그것이옵니다.” 왕이 말하였다. “이제 만일 아이의 몸을 보게 되면 알아보겠는가?” 신하들은 한참 있다가 대답하였다. “신 등은 어슴푸레해서 갑자기 보면 분별 못할 것 같습니다.” 전에 만났던 도인이 왔다. 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그 도인에게 말하였다. “머리를 팔았으나 걸인도 가지지 않으므로 이제 그 본말(本末)을 보이려 하는데, 다행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위하여 깨우쳐 주소서.” 그러자 도인은 이내 신하들을 위하여 말하였다. “왕은 본시 선왕 때에 일산을 붙잡았던 어린아이입니다. 언제나 선왕을 따르면서 재계하고 바른 법을 받들어 행하였으며 깨끗하게 뜻을 수호하여 모든 악행을 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뒤에 죽어서 왕자로 태어났다가 이제는 존귀하게 되었는데, 모두가 전생에 재계를 행한 소치입니다.” 신하들은 다 함께 말하였다. “우리들은 다행하게도 도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기시어 제자가 되게 하소서.” 도인은 여러 신민들에게 말하였다. “나에게는 큰 스승님이 계십니다. 그 분에게서 받고 물으셔야 됩니다.” 여러 신하들은 말하였다. “이 목숨이 다하기까지 한 번이라도 법의 말씀을 받게 하여 주소서.” 도인은 말하였다. “나의 스승님의 명호는 부처님이라 합니다. 공중을 날 수 있고 정수리에는 광명이 있으며 몸을 분산시키어 만 가지로 변화하고 홀로 삼계(三界)를 거닐어서 짝할 이가 없으며, 문도들은 깨끗하여 모두가 사문이고, 그 가르치신 바에 의해 제도되고 해탈되어 허망하지 않습니다.” 신하들은 곧 도인에게 여쭈었다. “부처님을 어떻게 뵈올 수 있습니까? 여기서 얼마나 떨어져 계십니까?” 도인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세존께 아뢰어야 되겠습니다. 6천여 리쯤 됩니다.” 도인이 이내 날아서 사위국에 도착해서 자세히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일 가겠느니라.” 그리하여 부연국에 와서 모두가 거룩한 신력을 나타냈다. 왕과 신하들은 꽃과 향을 가지고 성을 나가 부처님을 맞았으며, 부처님의 거룩하고 신령함을 보고 기뻐하기도 하고 한편 두려워하기도 하면서 온몸을 땅에 던져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수고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리고 스님들께서도 멀리서 여기까지 오셨습니다.” 왕은 마음을 다하여 공양을 베풀고 손수 나르며 씻을 물을 돌렸다. 주원(呪願)을 마치시고, 부처님께서 웃으시니 입에서 오색의 광명이 나오므로 아난(阿難)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허망하게 웃으시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옛날 마하문불(摩訶文佛) 때에, 왕은 큰 성바지 집안의 아들이어서 그 아버지가 3존(尊)께 공양하면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명하여 향을 전하게 하였다. 그 때 어느 한 시인(侍人)을 마음속으로 가벼이 여겼기에 그 향을 주지 않았었다. 죄와 복은 향응(響應)이라 잠시 동안 수자리의 과보를 받았으나 법 받들기를 그만두지 않았기에 이제 왕이 될 수 있었으며, ‘만약 내가 도를 얻으면 이 사람들을 제도하리라’고 하였었느니라.” 이 본말을 말씀하시자, 뜻이 이해되어 이내 수다원이 되었으며, 나라 안의 백성들은 모두가 5계(戒)를 받고 10선(善)을 행하였다.『보달왕경(普達王經)』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