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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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6권
031_0069_c_01L諸經要集卷第六


석도세 편집
031_0069_c_02L西明寺沙門釋道世 集


8. 수재부(受齋部)〔여기에는 두 가지 연(緣)이 있음〕
031_0069_c_03L受齋部第八此有三緣

1) 술의연(述意緣)
031_0069_c_04L 破齋部第九
富貴部第十 貧賤部第十一
述意緣
引證緣
述意緣第一
대개 바른 법이 유포(流布)된 까닭은 그 귀중한 경전을 존중하였기 때문이요, 복전[福田]이 더욱 자란 까닭은 그 공이 재계(齋戒)1)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끼니의 공양을 버리면(거르면) 그 복으로 양식이 남아 돌게 되고 일 전(錢)의 밑천을 베풀면 과보는 하늘의 과보를 받는 것보다 뛰어나다.
그런 까닭에 복밭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고 재물은 가볍게 여겨야 한다. 그렇게 하여 무차법회 [無庶會]2)를 함께 세워 다 같이 한량없는 복을 부를 것이다.
031_0069_c_08L夫正法所以流布貴在尊經福田所以增長功由齋戒故捨一飡之供紹餘糧施一錢之資果超天報所以福田可重財累可輕共樹無遮之會等招無限之福也

2) 인증연(引證緣)
031_0069_c_13L引證緣第二
031_0070_a_02L또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네 명의 족성자(族姓子)가 있었는데, 부처님을 청하여 공양을 드시게 하였다. 그 때 어떤 사람이 우유[牛湩]를 팔러 다녔는데, 그 족성[姓]이 밥을 먹지 못하게 하면서 재계를 가르쳐 지니게 하였으므로 경전을 받아 듣고 난 뒤에야 돌아왔다.
그러자 그의 부인이 말하였다.
‘나는 아침에 당신을 기다리다가 아직까지 음식을 먹지 못했습니다.’
그러고는 억지로 남편으로 하여금 밥을 먹게 하여 그의 재에 대한 뜻을 무너뜨렸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일곱 번이나 천상(天上)에 태어났고 일곱 번이나 인간(人間)에 태어났다.
법사가 말하였다.
‘하루 만이라도 재를 지니면 육십만 년 동안 양식이 남아 돈다. 또 다섯 가지 복도 따른다.
그 첫째는 병이 적은 것이요, 둘째는 몸이 편안한 것이며, 셋째는 음욕의 뜻이 적어지는 것이요, 넷째는 잠이 적어지는 것이며, 다섯째는 천상에 태어날 수 있어서 항상 전생에 했던 일들을 아는 것이다.’
또 바사닉왕(波斯匿王) 말리(末利)부인에게 향(香)과 영락(瓔珞)을 주려고 궁전으로 불러내어 만나보았더니, 부인은 재일(齋日)이라 소복(素服)을 입고 나왔다. 육만이나 되는 부인들 가운데 있었는데 유독 밝기가 해와 달 같았으며, 평소란다 갑절이나 더 아름다웠다. 왕은 마음이 송연(悚然)해져서 더욱 공경하며 물었다.
‘무슨 도덕(道德)이 있으시기에 밝기가 그렇게도 특이하오?’
그러자 부인이 왕에게 아뢰었다.
‘제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복이 적기 때문에 이런 여인의 몸을 받아서 정태(情態)가 더럽고 밤낮으로 명을 재촉하여 세 갈래 악한 세계에 떨어질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날이면 날마다 달이면 달마다 불법(佛法)의 재(齋)를 받들면서 애욕을 끊고 도(道)를 따르고 있사오며 세상마다 복을 받고자 하오나, 바라건대 그 향과 영락을 세존께 받들어 바치시기 바랍니다.’
또, 『중아함경(中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녹자모(鹿子母) 비사카(毘舍佉)가 이른 아침에 목욕을 하고 깨끗이 빤 옷을 입고는 아들 며느리와 권속들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이제 재를 가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세존께서 그에게 물었다.
‘거사(居士)의 부인은 지금 어떤 재를 지니고 싶은가? 재에는 세 가지가 있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소 치는 아이의 재[放牛兒齋]요, 둘째는 니건의 재[尼揵齋]이며, 셋째는 성인의 팔지재(八支齋)이다.
무엇을 소 치는 아이의 재라고 하느냐 하면, 소를 놓아 풀을 뜯기는 아이가 아침에는 소를 늪 속에 놓아 두었다가 해가 저물면 거두어 가지고 마을로 돌아오느니라. 그는 마을로 돌아올 때 생각하기를 〈내가 오늘은 이곳에서 소를 놓아 먹였으니, 내일은 꼭 저곳에서 소를 놓아 먹여야겠다. 나는 오늘 이곳에서 소에게 물을 마시게 하였으니, 내일은 꼭 저곳에서 소에게 물을 마시게 해야겠다. 나와 소가 오늘은 이곳에서 묵었으니, 내일은 꼭 저곳에서 묵어야겠다〉라고 하느니라.
그와 같아서 어떤 사람이 만약 재를 지닐 때에 생각하기를 〈내가 오늘 이와 같은 밥을 먹었으니 내일은 꼭 저와 같은 밥을 먹어야겠다. 나는 오늘 이와 같은 음료수를 마셨으니, 내일은 꼭 저와 같은 음료수를 마셔야겠다. 나는 오늘 이와 같은 음식을 먹고 잘 소화시켰으니, 내일은 꼭 저와 같은 음식을 먹어 소화시켜야겠다〉고 하나니, 그 사람은 이렇게 밤낮으로 탐욕의 허물만 좋아하거나 집착하고 있다. 이것을 곧 소를 놓아 기르는 아이의 재라고 말하느니라. 만약 이렇게 재를 지니면 큰 이익도 얻지 못하고 큰 과위(果位)도 증득하지 못하며, 큰 공덕도 없고 널리 유포되지도 못하느니라.
무엇을 니건(尼揵)의 재라고 하느냐 하면, 만약 출가(出家)한 니건이라면 그는 남들에게 권유하여 말하기를 〈그대들이 동쪽으로 일백 유연(由延:由旬)쯤 지나가면 외도인 어떤 중생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그대들을 옹호할 것이니 칼과 몽둥이를 버려라. 이와 같이 남쪽ㆍ서쪽ㆍ북쪽에서도 역시 그렇게 하라〉고 할 것이다. 혹은 옷을 벗고 알몸이 되어 〈우리는 부모와 처자가 없다〉고 하며 허망한 말을 가지고 권유하면서 그것이 참된 진리라 하기도 하고, 혹은 고행(苦行)을 하면서 스스로 굶주리는 등 온갖 삿된 법에 집착하기도 하리니, 이것을 니건의 재라고 말하느니라. 만약 이와 같은 재를 지니면 역사 큰 이익을 얻지 못하고 큰 과위도 증득하지 못하며, 큰 공덕도 없고 널리 유포되지도 않을 것이니라.
무엇을 성인의 팔지재(八支齋)라고 하느냐 하면, 견문(見聞)이 많은 성인의 제자들이 만약 재를 지닐 때 생각하기를 〈아라하(阿羅訶) 진인(眞人)께서는 몸과 목숨이 다하시도록 살생을 여의고 살생을 끊으며 칼과 몽둥이를 다 버리신다. 자신에게나 남에게 부끄러워함이 있고 자비(慈悲)한 마음이 있으셔서 일체에 대하여 유익하게 하시며 곤충(蜫蟲)에 이르기까지 살생에 대하여 깨끗한 마음을 가지신다. 나아가 몸과 목숨이 다하실 때까지 때 아닐 적에는 음식을 여의시고 때 아닐 적에는 음식을 끊으시며 하루에 한 끼니만 잡수시고 저녁밥은 잡수시지 않으시며, 때 맞추어 잡수시는 것을 즐거워하신다. 나는 이 부분이 아라하 등과 같아 전혀 다름이 없다. 그러므로 재를 설명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저들이 이 성인의 팔지재에 머물고 나서는 위에서 말한 것들에 대하여 다시 여래ㆍ무소착(無所着) 등 열 가지 명호와 세간 밖의 깨끗한 법을 기억하면서 더러운 악과 착하지 못한 법을 여의랴니, 이것을 성인의 팔지재라고 말하느니라.
만약 족성녀(族姓女)가 성인의 팔지재를 지니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여섯 욕계의 하늘에 태어남을 얻고 멀리는 네 가지 사문(沙門)의 과위를 증득하리라.’
또 『보살수재경(菩薩受齋經)』에서 말하였다.
“‘아무개는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옵고 스스로 법에 귀의하오며, 스스로 비구승가(比丘僧伽)에 귀의합니다.
아무개는 몸으로 지은 악과 입으로 말한 악과 뜻으로 생각한 악을 이제 이미 없애버렸습니다.
아무개는 얼마간 밤낮으로 보살의 재를 받아 스스로 보살님께 귀의합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須菩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의 재일에는 열 가지 계(戒)가 있느니라.
첫째, 보살은 재일(齋日)에 연지와 분과 향을 바르거나 꽃을 달아서는 안 된다.
둘째, 보살은 재일에 노래하고 춤추고 북을 치면서 풍악을 울리거나 장식해서는 안된다.
셋째, 보살은 재일에 높은 평상 위에 누워서는 안 된다.
넷째, 보살은 재일에 한낮이 지난 뒤에는 밥을 먹어서는 안 된다.
다섯째, 보살은 재일에 칼이나 금ㆍ은 따위의 귀중한 보배를 가지면 안 된다.
여섯째, 보살은 재일에 수레나 소와 말을 타지 않아야 한다.
일곱째, 보살은 재일에 어린 아이나 노비 또는 짐승을 매질하지 않아야 한다.
여덟째, 보살은 재일에 모두 이 재를 지니고서 분수에 따라 보시로써 복을 지어야 한다.
보살은 재일에 누울 때를 제외하고는 부처님 앞에서 합장하고 말하기를 〈오늘 일체의 시방에서 재계(齋戒)를 지난 이와 여섯 바라밀[六度]을 행한 이가 있으면, 저 아무개는 그들을 모두 도와서 편안하게 하고 한량없이 권장하고 돕고 기뻐하면서 복을 베풀 것이오니, 시방의 온갖 사람들과 사람 아닌 이들이 고통과 액난(厄難)을 당하는 곳에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모두 복을 얻게 하여 근심과 고통에서 해탈하게 하옵시며, 인간 세계에 태어나게 하여 안온함과 부유함과 쾌락을 끝없이 누리게 하여지이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홉째, 보살은 재일에 그릇 안의 음식을 다 먹지 않아야 한다.
열째, 보살은 재일에 여인과 함께 웃지도 말고 같이 앉아 있지도 않아야 한다. 여인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열 가지 계이니, 이를 범해서는 안 되고 남을 시켜서 범하게 해서도 안 되며, 또한 남들이 범하도록 권유해서도 안 되느니라.’
보살의 해재법(解齋法)에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 귀의하옵고[南無], 법에 귀의하오며, 비구승(比丘僧)께 귀의합니다. 이 아무개는 얼마 동안의 낮과 밤에 보살의 재를 지녔사오며, 분수에 따라 보시하였사오니 장차 여섯 바라밀(波羅蜜)을 얻게 하소서.’
모든 보살은 육만 명의 보살이 행하는 법과 같이 재일(齋日)밤에 일부분은 참선하고 일부분은 독경하며, 일부분은 누워야 한다.
이것이 보살이 재일에 행하는 법이다.
정윌 열나흘부터 받아서 열이렛날 해제한다.
사월 초여드렛날부터 받아서 보름날 해제한다.
칠월 초하룻날부터 받아서 열엿새날 해제한다.
구월 열나흗날부터 받아서 열엿새날 해제한다.”
[自述] 이미 재를 받고 나서 만약 해재하려면 반드시 크게 밝은 모습이 생겨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니, 그 뒤에야 비로소 죽을 먹을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하면 파재(破齋)이다.
무엇을 환히 밝은 모습이라고 말하는가?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한 것과 같이 밝은 모습에는 세 가지 빛이 있다.
만약 해가 염부제(閻浮提)의 나무에 비치면 검은 빛이 있게 되고, 만약 나무의 옆에 비치면 푸른 빛이 나며, 만약 나무의 잎을 지나가게 되면 흰 빛이 나게 된다. 이 세 가지 빛 중에 흰 빛이 바로 환희 밝을 때이니, 그 때에야 비로소 해제할 수 있고 죽을 먹을 수 있다.”
또 『승기율(僧祇律:摩訶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에 머물고 계실 때였다. 그 성 남쪽에 한 읍(邑)이 있었으니, 그 읍의 이름은 대림(大林)이었다. 그 때 어떤 장사꾼이 소 여덟 마리를 몰고 북방(北方)에 있는 구다국(俱多國)에 이르러 그 곳에 있던 다른 한 장사꾼과 함께 진펄에 소를 놓아 먹이고 있었다.
그 때 어느 이차(離車)3)가 용을 포획하여 먹으려고 하였다. 그 때 붙잡힌 용은 한 마리의 용녀(龍女)였는데, 그 용녀는 포살법(布薩法)4)을 받았으므로 조금도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이차는 코를 꿰어 끌고 갔다. 장사꾼이 그것을 보고 곧 자비의 마음을 일으켜서 이차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 용을 끌고 가서 무슨 짓을 하려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내가 잡아 먹으려고 합니다.’
장사꾼이 말하였다.
‘죽이지 마십시오. 내가 당신에게 소 한 마리를 드릴 터이니 그것과 바꾸십시다.’
그러나 용을 잡아 가지고 가는 사람은 수긍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소 여덟 마리까지 준다고 하자, 그제서야 말하였다.
‘이 고기는 아주 맛이 있는 고기인데, 이제 당신 때문에 내가 이것을 놓아주어야 하겠군요.‘
장사꾼은 용녀를 놓아 보내고 난 뒤에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인데 다시 쫓아가서 잡아가지 않을까 염려되는구나.〉
그리고는 다른 못 안에 놓아주면서 따라가며 보고 있었다. 그러자 용이 사람으로 변화하여 장사꾼에게 말하였다.
‘하늘[天]께서 저의 목숨을 살려주셨습니다. 이제 그 은혜를 갚으려고 하니 함께 용궁으로 들어가십시다. 꼭 하늘의 은혜를 갚아야만 하겠습니다.’
장사꾼이 대답하였다.
‘용의 성질은 갑자기 사나워지기도 하고 성내기도 하여 항상함이 없는데, 혹 나를 죽일지도 모릅니다.’
용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까 그 사람이 나를 묶기는 했지만 나의 힘으로는 그 사람을 죽일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미 포살법(布薩法)을 받았었기 때문에 전혀 죽일 마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물며 하늘께서는 지금 저의 목숨을 살려주신 분인데 어떻게 해치겠습니까? 만약 가시지 않겠다면 잠시만 여기에 머물러 계십시오. 제가 먼저 가서 조치를 취해 놓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가버렸다. 그 후에 장사꾼이 용궁으로 들어가다가 용궁 문 곁에 두 마리 용이 한쪽에 묶여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그대들은 무슨 일로 묶여 있는가?’
대답하였다.
‘이 용녀는 반 달 중에 사흘 동안 재법(齋法)을 받았는데 우리 형제가 이 용녀를 수호(守護)하고 있다가 단단히 지키지 못하여 저 이차에게 붙잡히게 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렇게 묶여 있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하늘께서는 자비스런 말씀을 드려 저희들을 놓아주게 해 주십시오.’
용녀는 그동안 모든 조치를 다 취하고 나서 곧 그 장사꾼을 불러 궁중으로 들어오게 하고는 보배 평상 위에 앉게 하고 말하였다.
‘용궁 안에는 음식이 있는데, 그 음식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소화되는 것입니다. 이십 년 동안 소화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칠 년 동안 소화되는 음식도 있으며, 염부제(閻浮提) 사람이 먹는 음식도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만 하늘께서는 이제 어떤 음식을 드시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염부제의 음식을 먹겠습니다.’
그러자 곧 갖가지 음식을 차려다 주었다.
장사꾼이 용녀에게 물었다.
‘이 용들은 무슨 까닭에 저렇게 묶여 있습니까?’
용녀가 대답하였다.
‘이들에게 잘못이 있어서입니다. 나는 그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장사꾼이 말하였다.
‘당신은 그들을 죽이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습니다. 반드시 그들을 죽여야만 합니다.’
장사꾼이 말하였다.
‘당신이 저들을 놓아주어야 내가 이 음식을 먹겠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곧장 그렇게 놓아줄 수는 없고 마땅히 벌로 여섯 달 동안 인간 세계에 내쫓아 두겠습니다.’
장사꾼은 용궁 안에 갖가지 보물들로 궁전을 장엄한 것을 보고 곧 물어보았다.
‘당신은 이렇게 장엄한 궁전에 살고 있으면서 포삼법을 받은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대답하였다.
‘우리 용들 세계의 법에는 다섯 가지 고통 받는 일이 있습니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하면, 태어날 때와 잠잘 때와 음행할 때와 성낼 때와 죽을 때가 그것입니다. 하루 동안에도 세 차례나 가죽과 살이 땅에 떨어지면서 이글거리는 뜨거운 모래가 몸을 지져댑니다.’
다시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구하려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인간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축생 세계에서는 괴롭기만 하고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여래께 나아가 출가하고 싶습니다.’
용녀는 곧 그에게 금덩어리 여덟 개를 주면서 말하였다.
‘이 금덩어리만 있으면 당신의 부모와 권속들이 평생토록 써도 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또 말하였다.
‘당신은 눈을 감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곧 신통 변화로 본국에 데려다 주었다. 그 장사꾼은 여덟 개의 금덩어리를 부모에게 드리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용이 준 금덩어리입니다.’
그런데 이 금은 끊어 쓰고 나면 다시 자라나곤 하여 수명이 다하도록 썼으나 다하는 때가 없었다.”[생각해 보건대 사람은 자비로운 일을 행하지 않을 수 없다. 잠시 동안 용녀를 구제해 준 은혜에 대한 과보도 매우 중하거늘5) 하물며 큰 재를 지녀 복을 받는 일이야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게송을 말한다.

맛있는 음식을 탐내는 인연 끊고
몸을 지켜 절제하고 검소해야 한다.
한 자리에 앉은 엄숙한 용모
오만 가지 풍부하고 넉넉함이 있네.

계율의 향기 날려 또 향기롭게 하고
정(情)의 관문 닫아 걸어 더욱더 가리네.
고통스럽다고 부질없이 말하지 말라.
마침내는 위험한 일 벗어나게 되리.
031_0069_c_14L又舊雜譬喩經云昔有四姓請佛飯有一人賣牛湩大姓留止飯教持齋戒受聽經已乃歸婦言我朝相待未飯便强令夫飯壞其齋意雖爾七生天上七生世間師曰一日持齋六十萬歲餘糧復有五福一曰少病二曰身安隱三曰少婬意四曰少睡五曰得生天上常識宿命所行事也又波斯匿王欲賞末利夫人香瓔出宮視夫人於齋日著素服而出在六萬夫人中明如日月倍好如常意悚然加敬問曰有何道德炳然有夫人白王自念少福稟斯女形態垢穢日夜命促懼墜三塗是以日月奉佛法齋割愛從道世世蒙福以香瓔奉施世尊又中阿含經云爾時鹿子母毘舍佉平旦沐浴著白淨衣將子婦等眷屬往詣佛所稽首作禮白世尊曰我今欲持齋善世尊問曰居士婦今持何等齋耶齋有三種云何爲三一者放牛兒齋二者尼揵齋三者聖八支齋云何名放牛兒齋者若放牛兒朝放澤中晡收還村彼還村時作如是念我今日在此處放牛明日當在彼處放牛我今日在此處飮牛明日當在彼處飮牛我牛今日在此處宿止明日當在彼處宿止如是有人若持齋時作是思惟我今日食如此之食明日當食如彼食也我今日飮如此之飮明日當飮如彼飮也我今日含消如此含消明日當含消如彼含消其人於此晝夜樂著欲過是名放牛兒齋若如是持齋不獲大利不得大果大功德不得廣布云何名尼揵齋耶若出家尼揵者彼勸人曰汝於東方過百由延外有衆生者擁護彼故捨刀杖如是南西北方亦爾或脫衣裸形我無父母妻子勸進虛妄言爲眞諦或執苦行自餓諸邪法等名尼揵齋也若如是持齋者亦不獲大利不得大果無大功德不得廣布云何名爲聖八支齋多聞聖弟子若持齋時作如是思惟阿羅訶眞人形壽離殺斷殺棄捨刀杖有慚有愧有慈悲心饒益一切乃至蜫虫於殺淨乃至盡形壽離非時食斷非時食一食不夜食樂於時食我以此支阿羅訶等同無異是故說齋彼住此聖八支齋已於上當復憶念如來無所著等十號出世淨法捨離穢污惡不善法是名聖八支齋也若族姓女持聖八支齋者身壞命終得生六欲遠得四沙門果又菩薩受齋經云某自歸佛自歸法自歸比丘僧某身所行惡口所言惡意所念惡今已除棄某若干日若干受菩薩齋自歸菩薩佛告須菩提菩薩齋日有十戒第一菩薩齋日不得著脂粉華香第二菩薩齋日不得歌儛捶鼓伎樂莊飾第三菩薩齋日不得臥高牀上第四菩薩齋日過中已後不得復食第五菩薩齋日不得持刀珍寶第六菩薩齋日不得乘車牛馬第七菩薩齋日不得捶兒子奴婢畜生第八菩薩齋日皆持是齋從分檀布施得福菩薩齋日去臥時於佛前叉手言今日一切十方其有持齋戒者行六度者某皆助安無量勸助歡喜福施十方一切人非人等所在勤苦厄難之處皆令得福解脫憂苦出生爲人安隱富樂無極第九菩薩齋日不得飮食盡器中第十菩薩齋日不得與女人相形笑共坐席女人亦爾是爲十戒不得犯不得教人犯亦不得勸勉人犯菩薩解齋法言 南無佛南無法南無比丘僧某若干日若干夜持菩薩齋從分檀布施當得六波羅蜜如諸菩薩六萬菩薩法齋日夜一分禪一分讀經分臥是爲菩薩齋日法從正月十四日受十七日解從四月八日受十五日解從七月一日受十六日解從九月十四日受十六日解述曰旣受齋已若欲解齋要待大明相出時始得食粥不爾破齋何名明如薩婆多論云明相有三種色日照閻浮提樹卽有黑色若照樹葉則有靑色若過樹葉則有白色於三色中白色爲正始得解齋食其粥也又僧祇律云佛住舍衛城南方有邑大林有商人驅八頭牛到北方俱多國有一商人共在澤中放牛離車捕龍食之捕得一龍女女受布薩法無有害心然離車穿鼻牽行人見之卽起慈心問離車言汝牽此欲作何等答言我欲殺商人言我與汝一牛貿取捕者不肯乃至八牛方言此肉多美今爲汝故我當放之商人恐放龍女去已商人念此是惡人恐復追逐更遣捕取別池中隨逐看之龍變爲人語商人天施我命今欲報恩可共入宮報天恩商人答言龍性卒暴瞋恚無或能殺我答言不爾前人繫我力能殺彼人但已受布薩法都無殺何況天今施我壽命而當加害不去者小住此中我先屛當卽便入後入宮內見龍門邊二龍繫在一商人問言汝爲何事被繫答言龍女半月中三日受齋法我兄弟守護此龍女爲不堅固爲離車所捕是被繫唯願天慈語令放我龍女屛當已卽呼入宮坐寶牀上龍女白言龍中有食能盡壽消者有二十年消有七年消者有閻浮提人食者知天今欲食何食答言欲須閻浮提卽持種種飮食與之商人問龍女此龍何故被繫龍女言此有過欲殺之商人言汝莫殺不爾要當殺商人云汝放彼者我當食耳白言不得直爾放之當罰六月擯置人間商人見龍宮中種種寶物莊嚴宮殿商人便問言汝有如是莊嚴用受布薩何爲答言我龍法有五事苦何等爲五爲生時眠時婬時瞋時死時日之中三過皮肉落地熱沙曝身汝欲求何等答言樂人道中生畜生中苦不知法故欲就如來出家龍女卽與八餠金語言此金足汝父母眷屬終身用之不盡語言汝合眼卽以神變持著本國以八餠金持與父母此是龍金截已更生盡壽用之不可盡時思念人慈不得不行暫救龍女恩報彌鍾況持大齋受福何盡頌曰禁饕緣芳味 持身唯節儉 一坐肅容儀五萬豐餘斂 戒香飛且馥 情關閉愈掩勿言徒辛苦 終然越危嶮

9. 파재부(破齋部)〔여기에는 두 가지 연(緣)이 있음〕
031_0071_c_17L破齋部第九此有二緣

1) 술의연(述意緣)
031_0071_c_18L述意緣 引證緣述意緣第一
031_0072_a_02L생각건대 덧없고 괴롭고 공(空)한 근본으로 생겨나는 슬품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은 근원을 생각하게 한다. 오랜 세월 동안 거꾸로 매달린 괴로움을 슬퍼하고 떠돌아다니는 동안 흐름의 급함을 따르는 것을 불쌍히 여기노니, 그 곤액(困厄)을 생각하면 또한 매우 두려운 일이다.
진실로 이 때문에 복밭[福田]이 가볍고 얇으면 신시(信施)를 소화해내기 어렵고, 재계(齋戒)가 단단함이 없으면 그 일은 구워내지 않은 흙병[坏瓶]과 같아 깨지기는 쉽고 간직하기는 어려우며, 또한 서리와 이슬과도 같다.
아상과 인상[我人]를 깨뜨리고 밤에 음식을 먹는 것은 귀신의 세계와 다름이 없으니, 그런 까닭에 시주(施主)한 사람은 응공(應供:알맞은 공양)의 복을 잃게 되고 수많은 승가는 좋은 밭의 아름다움을 손상하게 된다.
031_0071_c_20L惟夫無常空之本念生死之長夜哀倒懸之苦漂淪愍隨流之思之困厄亦深可懼也良由福田輕薄信施難消齋戒無固事等坏缾易毀難持又同霜露我人轉盛著逾膠漆不懼累劫之殃但憂一身之命所以飽食長眠何異肫犬破齋夜食鬼道無殊是故施主失應供之福僧損良田之美也

2) 인증연(引證緣)
031_0072_a_06L引證緣第二
031_0072_b_02L『사리불문경(舍利弗問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단월(檀越)이 승가의 가람(伽藍)을 짓고 후하게 살림살이를 공급하며 오는 세상에 승려로서 출가한 이와 비슷한 사람이 있어 때 아닐 적에 전식승(典食僧:음식을 담당한 스님)에게 나아가 음식을 찾아서 먹으면, 음식을 준 사람과 음식을 얻은 사람은 어떤 죄를 얻습니까? 그리고 그 본래의 단월은 또 어떤 복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때 아닐 적에 먹는 사람은 바로 계율을 깨뜨린 사람이요, 바로 도둑계를 범한 사람이다. 때가 아닐 적에 음식을 준 사람도 또한 계율을 깨뜨린 사람이며, 또한 도둑계를 범한 사람이다. 단월의 재물을 훔친 것이니, 이는 주지 않은 것을 취한 것일 뿐 시주의 뜻이 아니다. 시주에게도 복이 없으니 그것은 재물을 잃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발심(發心)이 있었다 해도 그것은 그대로 방치해 세워둔 선(善)에 지나지 않느니라.’
사리불이 말하였다.
‘제 때에 받고 제 때에 먹다가 다 먹지 못한 사람이 때 아닐 때에 다시 먹거나 혹은 제 때에 받가는 하였지만 때 아닐 때에 먹게 되면 또한 복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때와 먹는 것이 깨끗하면 이것이 곧 복밭이요, 이것이 곧 출가이며, 이것이 곧 승가(僧伽)요, 이것이 곧 하늘과 인간의 좋은 벗이며, 이것이 곧 하늘과 인간을 인도하는 스승이거니와, 그것이 깨끗하지 못하면 오히려 계율을 깨뜨린 것이 되니, 이것은 곧 큰 겁도(劫盜)요, 이것은 곧 아귀(餓鬼)이며, 죄의 굴택(窟宅)이 되느니라.
때 아닐 때에 밥을 찾는 이나 제 때에 받아서 때 아닌 때에 준 저 전식자(典食者)도 곧 도에서 물러난 사람이니, 이것을 악마라고 하고, 이것을 세 가지 악한 세계라 하며, 이것을 깨진 그릇이라 하고, 이것을 문둥병에 걸런 사람이라 하나니 좋은 결과를 깨뜨렸기 때문이다. 걸식한 것을 훔쳐서 스스로 생활하는 것이니, 그런 까닭에 모든 바라문조차도 때 아닐 때에는 먹지 않고 외도 범지들 조차도 또한 삿된 생활로 먹지 않거늘 하물며 나의 제자로서 법을 알고 법을 실천하는 이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무릇 이와 같은 이들은 나의 제자가 아니며 이들은 나의 법과 이익을 훔치고 도리에 어긋난 일에 집착하는 사람이니, 이것을 밥을 훔쳐먹는 법답지 못한 사람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도적이 훔쳐서 준 것을 받으면 그것이 비록 한 덩어리이거나 한 웅큼이거나 한 조각의 소금과 한 방울의 초[酢]라 하더라도 모두 죽으면 장(腸)을 태우는 지옥에 떨어져서 이글거리는 철환(鐵丸)을 삼킬 것이요, 그 지옥에서 벗어나면 돼지나 개로 태어나서 모든 부정(不淨)한 것을 먹게 될 것이다.
또 악한 새로 태어나게 되어 사람들은 그 소리를 괴이하게 여길 것이며, 그 뒤에는 아귀로 태어나서 가람 안으로 돌아와 뒷간에 살면서 백천만 년 동안 더러운 것들만 먹고 살다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도 가난하고 천하여 사람들의 버림과 미움의 대상이 될 것이니, 사람들이 신용(信用)하지 않을 것은 말로 이루 다 설명할 수 없느니라.
차라리 한 사람의 물건을 훔친 죄가 그래도 가벼운 것만 못하다. 그것은 많은 사람의 것을 빼앗았기 때문이요, 어진 복밭을 빼앗았기 때문이며, 출세간의 도를 끊었기 때문이니라.’
또 『건타국왕경(揵陀國王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간에 계셨을 때였다. 그 때 국왕의 명호는 건타(揵陀)였는데 바라문을 받들어 섬기고 산중에 살면서 과일 나무를 많이 심었다. 그 때 어떤 나무꾼이 그의 과일 나무를 훼손하였다. 바라문이 그것을 보고 곧 그를 데리고 왕에게 가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버릇없이 나의 과일 나무를 망쳐버렸습니다. 왕께서는 마땅히 죽임으로써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왕은 바라문을 공경하고 섬겨온 터라 감히 그의 말을 어기지 못하고 곧바로 그를 죽여버렸다. 그런 일이 있은 뒤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떤 소가 남의 벼를 뜯어 먹다가 그 주인에게 쫓겨 도망치다가 맞아서 뿔 하나가 부러졌다. 피가 흘러서 온 얼굴이 뒤범벅이 되고 아픔을 참을 수가 없었으므로 그 소는 곧바로 왕에게로 달려가서 아뢰었다.
‘제가 진실로 버릇없이 이 사람의 벼를 조금 뜯어먹긴 했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제 저의 뿔을 부려뜨렸습니다.’
벼 주인도 역시 소를 좇아 왕에게 와서 있었다. 왕은 새와 짐승의 말을 알아 들었으므로 소에게 말하였다.
‘내가 당장 너를 위해서 그 사람을 죽이겠다.’
그러자 소가 곧 대답하였다.
‘지금 비록 이 사람을 죽인다 하더라도 역시 저로 하여금 아프지 않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간략하게 다시는 저한테 한 것처럼 그렇게 하지 말라고만 타일러 주십시오.’
왕은 곧 감동하며 생각하였다.
〈내가 섬기던 바라문은 다만 과일 나무를 훼손했다 하여 나로 하여금 그 사람을 죽이게 했으니 이 소만도 못하구나. 이제 이 도를 섬겨보았자 또한 나고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도란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
그리고는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온몸을 땅에 던져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서 다섯 가지 계율과 열 가지 선행을 받게 해 달라고 서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시(布施)와 지계(持戒)는 현재 세계에서 복을 얻는 것이요, 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일심(一心)ㆍ지혜(智慧)는 그 덕이 한량없어서 다음 세상에는 천상에 태어나느니라.’
왕이 곧 기뻐하면서 수다원(須陀洹)을 얻었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왕과 소는 본래 무슨 인연이 있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 때에 왕과 저 소는 형제였었고, 우바새(優婆塞)로서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재계(齋戒)를 지녔었다.
왕은 법을 지켜 정진하여 감히 게을리하지 않았으므로 목숨을 마친 뒤에 하늘로 올라갔으며, 그 하늘의 수명을 마친 뒤에는 다시 내려와 국왕이 되었다.
그런데 저 소는 그 때 재를 범하고 밤에 밥을 먹었으므로 마침내 죄를 받고 말았다. 죄를 마친 뒤에는 다시 소가 되어 오백 세상을 지냈으나 그래도 전생의 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와서 왕의 마음을 깨우쳐 준 것이니, 그 소도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거듭 말씀하셨다.
‘네 무리의 제자들은 재계를 받아 지니되 절대로 범하지 말라.’
또 『법구유경(法句喩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祇樹給孤獨) 동산에 있는 정사(精舍)에 계시면서 하늘ㆍ용ㆍ귀신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계셨다.
그 때 동방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의 이름은 울다라파제(鬱多羅婆提)였다. 그 나라에는 바라문(婆羅門) 등 오백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서로 인솔하여 항하강 물 가에 있는 삼사신(三祠神)의 못에 가서 때를 깨끗이 씻고 벌거벗은 몸으로 선선이 되기를 희망하였으니, 마치 니건(尼揵)의 법과 같았다.
그들이 가야 할 길은 큰 늪지대를 거쳐가게 되어 있었는데 잘못하여 길을 잃고 말았다. 게다가 중도(中道)에 양식마저 떨어져 버렸다. 그들은 멀리 있는 하나의 큰 나무를 보았는데, 마치 선비한 기운이 있어 보였고 사람이 살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나무 아래로 달려가 보았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바라훈들은 소리 높여 크게 통곡하였으며, 배고프고 목뱀에 지칠 대로 지쳐 영락없이 이 늪에서 죽게 되었다.
그 때 나무 신이 몸을 나타내어 여러 범지(梵志)들에게 물었다.
‘도사(道士)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어느 곳으로 가려고 합니까?’
똑같은 소리로 그들은 대답하였다.
신비한 못에 가서 깨끗이 목욕하고 선선이 되려고 합니다. 지금 배고프고 목말라 하고 있으니 가엾게 여겨 구제해 주십시오.’
나무 신이 손을 들자 온갖 맛있는 음식이 손을 따라 넘쳐 흘러 그들이 먹고 마실 만큼 공급하였으므로 모두들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도 음식이 남아 길을 갈 때에 먹을 양식으로 충분했다. 이별하고 떠나려고 할 때에 신에게로 가서 물었다.
‘본래 무슨 덕을 닦으셨기에 이렇게도 신력이 뛰어납니까?’
나무 신이 범지들에게 대탑하였다.
‘내가 본래 살던 곳은 사위국입니다. 그 때 그 나라에 대신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수달(須達)이었습니다. 그가 부처님과 스님께 공양을 하려고 시장에 가서 낙(酪)을 샀으나 낙을 가져올 사람이 없었으므로 나에게 품삯을 주면서 가지고 가자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것을 가지고 정사에 이르렀는데 저한테 낙을 따르라고 하였습니다. 다 따르고 나서는 씻을 물을 돌리고 꿋꿋한 자세로 법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모두들 기뻐하면서 칭찬이 한량없었습니다.
그 때 내가 재(齋)를 받들고 날이 저물어서 돌아왔으나 밥을 먹지 않자 아내가 이상하게 생각하여 나에게 물었습니다.
〈모르겠지만 무슨 한스러운 일이라도 있습니까? 〉
〈장자 수달이 동산에서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을 보았고, 나를 청하여 재(齋)에 갔었는데 그 재의 이름은 팔관(八關)이었습니다. 〉
아내는 벌컥 성을 내며 말하였습니다.
〈구담(瞿曇)은 세속을 어지럽히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를 받아들인단 말입니까? 당신은 전해오는 법을 깨뜨렸으니 이로부터 환란이 생길 것입니다. 〉
이렇게 하면서 다그치기를 그치지 않았으므로 그만 함께 밥을 먹고 말았습니다. 그 때 나는 그 밤으로 수명이 다하여 밤중에 죽었는데 여기에 와서 신으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어리석은 아내 때문에 나의 재법이 무너졌고, 그 업장이 가볍지 않아서[不卒:不率]이 늪지대에 와서 태어나 이러한 나무 신이 되었으며, 낙(酪)을 가지고 간 복으로 손에서 음식이 나오는 것이랍니다.
만약 재법을 끝냈더라면 당연히 천당에 태어나서 봉작을 받고 자연스러워졌을 것이며 곧 범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제사를 지내며 재앙의 근원 심어서
밤낮으로 가지와 줄기 자라게 하는구나.
헛되이 하는 고행(苦行) 몸의 근본 부수지만
법재(法齋)는 세간을 제도하는 신선이라네.”

또 『백연경(百緣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 동산에 계실 때였다.
초저녁에 오백 천자(天子)들이 향과 꽃을 싸가지고 광명을 번쩍거리며 기원림(祇洹林)을 비추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예배하여 마치고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니 모두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증득하였다. 그리하여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도로 천궁(天宮)으로 돌아갔다.
그 날 새벽에 아난이 모든 천자들이 왔던 인연을 묻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과거 세상 가섭(迎葉)부처님 때에 두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들은 국왕을 따라 부처님께 와서 예배하고 문안을 드렸다.
그 때 그를 따라온 일행 중에 어떤 우바새(優婆塞)가 두 바라문에게 권하여 함께 재법을 받았다. 한 사람은 하늘에 태어나기를 원하고 또 한 사람은 인간 세계에 왕이 되기를 원하면서 받고 난 뒤에 다 함께 바라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모든 바라문들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배고프고 목마를 터이니 우리 함께 음식을 드십시다. 〉
그렇게 은근하게 여러 차례 권하자 그듬의 마음을 거절하지 못하여 천상에 나기를 바라던 사람은 곧 음식을 먹었다 그렇게 재를 깨뜨렸기 때문에 결국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그 후 목숨을 마친 뒤에 용의 세계에 태어났으며, 음식을 먹지 않은 이는 국왕이 될 수 있었다.
용은 그 전생의 몸이 같이 재를 받았었던 까닭에 그 국왕의 동산에 있는 못 안에 살게 되었다.
어느 때 동산지기는 날마다 항상 갖가지 과일을 보내 왕에게 바치고 있었는데, 못 속에서 빛깔과 향기가 아주 좋은 한 개의 맛있는 과일을 얻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비록 드나들기는 해도 그 때마다 늘 문감(門監)에게 발견되면 앞에서 쫓겨나기 일쑤였으니, 나는 이 과일을 그에게 주어야겠다. 〉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잠시 후에 가져다가 문감에게 주었다. 문감은 그 과일을 받고 나서 생각하였다.
〈내가 비록 드나들 수는 았으나 또 황문(黃門:內侍)의 눈에라도 발견되면 먼저번처럼 쫓겨날 수도 있으니 그에게 이 과일을 주어야겠다. 〉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잠시 뒤에 곧 바로 가져다가 황문에게 주었다. 황문은 과일을 받고 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인께서 나를 위하여 늘 국왕에게 나의 덕을 찬탄하고 칭찬해 주시니, 나는 이 과일을 가져다가 꼭 부인께 드려야겠다. 〉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바로 가져다 황후에게 주었다.
부인은 그 과일을 받고 나서 다시 그 과일을 대왕에게 올렸다. 왕은 과일을 받자마자 곧 먹어 보고는 아주 향기롭고 맛있다는 생각이 들어 곧 부인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이 과일을 어디에서 얻었습니까? 〉
그러자 부인이 즉시 사실대로 대답하였다.
〈저는 황문으로부터 이 과일을 얻었습니다. 〉
이렇게 차츰차츰 추적해 나가다가 동산지기에까지 이르렀다. 왕은 곧 그를 불렀다.
〈나의 동산 안에 이렇게 맛있는 과일이 있었는데 왜 보내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었느냐? 〉
동산지기는 이에 대하여 그 본말(本末)을 자세히 설명하였으나 왕은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부터 이 뒤로는 늘 이 과일을 보내도록 하라. 만약 보내지 않으면 너를 죽이리라. 〉
동산지기는 돌아가 그 동산 속에 들어가서 통곡하여 울면서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였다.
〈이 과일은 씨앗도 없는데 어떻게 언을 수 있단 말인가? 〉
그 때 그 용왕은 이 통곡 소리를 듣고 변화로 사람의 몸이 되어 그의 앞에 나타나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엇 때문에 그렇게 울고 있습니까? 〉
동산지기는 그 까닭을 낱낱이 갖추어 말해 주었다.
용은 그 말을 듣고 도로 물 속으로 들어가 그 좋고 맛있는 과일을 금 소반 위에 얹어서 동산지기에게 갖다주면서 다시 말하였다.
〈당신은 이 과일을 가져다가 왕에게 받들어 올리십시오. 그리고 아울러 내 뜻을 이렇게 전해 주십시오. 나와 국왕은 옛날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본래부터 친한 친구였고, 함께 범지(梵志)가 되어 똑같이 팔재(八齋)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각각 소원을 구하다가 당신은 계율을 온전히 지켰기 때문에 국왕 이 될 수 있었지만 나는 계율을 온전히 지키지 못하여 용의 세계에 태어났습니다. 나는 이제 다시 재법을 받들어 닦아 이 몸을 버리고자 하니, 바라건대 부디 왕도 나를 위해 팔관재문(八關齋文)을 구해다가 나에게 주십시오. 만약 그것을 어기신다면 나는 당신의 나라를 온통 큰 바다로 만들어 버리겠습니다라고 말입니다. 〉
동산지기는 이 때 과일 소반을 받아 왕에게 바치고 나서 잇따라 다시 용이 부탁했던 말을 해 주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매우 언잖아 하였는데, 그 까닭은 그 당시에는 부처님의 법이라는 이름조차도 없었기 때문이니, 더구나 다시 또 팔관재문이야 있을 수 있었겠느냐? 만약 그 재문을 얻지 못하면 위해(危害)를 당할까 두려웠지만 아무리 생각을 짜내도 성사시킬 방법이 없었다.
그 때 그 국왕에게는 한 대신(大臣)이 있었는데 가장 공정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말하였다.
〈용이 나에게서 팔관재문을 구하고 있으니, 바라건대 경(卿)이 얻어다 주시오. 〉
대신이 대답하였다.
〈지금 세상에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얻을 수 있겠습니까? 〉
왕은 다시 말하였다.
〈그대가 만일 얻어다 주지 못하면 나는 반드시 경을 죽일 것이오. 〉
대신이 그 말을 듣고 나서 물러나와 집으로 돌아왔으나 안색이 변하고 근심과 괴로움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 때 그 대신에게는 연세가 아주 많은 아버지가 계셨다. 그는 늘 밖으로부터 돌아오는 아들의 안색이 평소와 다른 것을 보고 한참 후에 아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들은 곧 아버지께 그 동안 있었던 사실을 설명하였더니, 아버지가 아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우리집 당주(堂柱:마루 기둥)에 광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 너는 그 기둥을 베어 시험삼아 쪼개 보아라. 〉
그래서 시험삼아 기둥을 잘라 쪼개보았더니, 그 속에서 경전 두 권이 나왔다.
한 권은 바로 열두 가지 인연(因緣)에 대한 내용이었고 다른 한 권은 바로 팔관재문(八關齋文)이 있다.
대신은 이 경을 얻고 나서 매우 기뻐하면서 금 소반에 올려 왕에게 바쳤다.
왕은 그것을 얻고는 기뻐서 스스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하여 곧 용왕에게 보내주자 용왕은 그것을 얻고 난 뒤에 아주 기뻐하면서 값진 보물을 싸가지고 왕에게 보내주었다.
그리고는 용은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서 오백의 용자(龍子)들과 함께 부지런히 애써 팔관재의 법을 받들어 닦있다.
그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고, 그 하늘들이 여기엔 와서 나에게 공양한 것이니 바로 그 광명이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재법을 받들어 닦은 이를 알고 싶으냐? 지금의 오백 천자가 바로 그들이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인연을 말씀하실 때에 네 가지 사문(沙門)의 과위를 증득한 이들도 있었고,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낸 이들도 있었는데 모두를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실천하였다.”
게송을 말한다.

아홉 길 산의 공(功) 무너뜨려 숭산(崇山)을 깨뜨리고
순식간에 천리마를 불아 먼 길에 피곤해졌네.
길을 바꾸어 뉘우치고 착해짐은 꽃다운 음성 때문이요
마음 바꾸어 악에 물드는 것은 진실로 요망한 노파[妖嫗]때문일세.

정밀하게 닦아야 할 다섯 가지 복도 이미 이루지 못했거늘
팔관수계(八關守戒)를 보호할 수 있겠는가.
짚고 깊은 한 밤중에 그댄 무슨 기약으로
삼삼(森森:盛大한 모습)한 애욕의 흐름을 어찌 건널 수 있으리.
031_0072_a_07L如舍利弗問經云舍利弗白佛言諸檀越造僧伽藍厚置資給來世僧有似出家僧非時就典食僧索食而與者食者得何等罪其本檀越得何等福佛言非時者是破戒人是犯盜人非時與者亦破戒人亦犯盜人盜檀越物是不與取非施主意施主無福以失物故猶有發心置立之善舍利弗言時受時食食不盡者非時復食或有時受至非時食復得福不佛言時食淨者是卽福田卽出家卽僧伽是卽天人良友是卽天人導其不淨者猶爲破戒是大劫盜卽餓鬼爲罪窟宅非時索者以時時輒與是典食者是名退道是名惡是名三惡道是名破器是癩病人壞善果故偸乞自活是故諸婆羅門不非時食外道梵志亦不邪命食我弟子知法行法而當爾耶凡如此非我弟子是盜我法利著無法人是名盜食非法之人盜與盜受一團一撮片鹽片酢皆死墮燋腸地獄熱鐵丸從地獄出生猪狗中食諸不又生惡鳥人怪其聲後生餓鬼伽藍中處其圊內噉食糞穢竝百千萬歲更生人中貧窮下賤人所棄惡不可言說人不信用不如盜一人物其罪尚輕割奪多人故良福田故絕出世道故 又揵陁國王經云在世時時有國王號名揵陁奉事婆羅門婆羅門居在山中多種果樹有擔樵人毀其果樹婆羅門見之便將詣王所是人無狀殘敗我果樹王當治殺王敬事婆羅門不敢違之卽爲殺之自後未久有牛食人稻主逐捶折其一角血流被面痛不可牛徑到王所白言我實無狀食此人少稻今折我角稻主亦追到王所王曉鳥獸語王語牛言我當爲汝殺牛卽報言今雖殺此人亦不能令我不痛但當約勅後莫取之如我便感念言我事婆羅門但坐果樹我殺人不如此牛今事此道復不免生死何用此道便到佛所五體投地爲佛作禮願受五戒十善佛言布施持戒現世得福忍辱精進一心智慧其德無量後生天上王卽歡喜得須陁洹阿難白佛言此王與牛本何因佛言乃昔拘那含牟尼佛時王與牛爲兄弟作優婆塞共持齋戒一日一夜王守法精進不敢懈怠壽終昇天上壽盡下爲國王牛時犯齋夜終受其罪罪畢復作牛五百世有宿識故來開悟王意牛後七日壽上生天上佛言四輩弟子受持齋不可犯也又法句喩經云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精舍中爲天鬼說法東方有國名鬱多羅婆提有婆羅門等五百人相率欲詣恒水岸邊有三祠神沐浴垢穢裸形求仙如尼揵法大澤迷不得過中道乏糧遙望見一大樹如有神氣想有人居馳趣樹下可無所見婆羅門擧聲大哭飢渴委窮死斯澤樹神現身問諸梵志士那來今欲何行同聲答曰欲詣神澡浴望仙今日飢渴幸哀矜濟神擧手百味飮食從手流溢給衆飮皆得飽滿其餘飮食足供道糧當別去詣神請問本行何德致此巍神答梵志吾本所居在舍衛國國大臣名須達飯佛衆僧於市買酪無提酪者倩我提之往到精舍使我斟酌訖行澡水儼然聽法一切歡喜稱善無量我奉齋暮還不飡婦怪問我不審何恨也見長者須達於園飯佛請我往齋齋名八關其婦瞋恚忿然言曰瞿曇亂俗奚足採納君毀則禍從此舋踧迫不已便共俱食我爾夜年壽筭盡終於夜半神來生此爲此愚婦破我齋法不卒其業來生斯澤作此樹神提酪之福手出飮食若終齋法應生天上封受自然卽爲梵志而作頌曰祠祀種禍根 日夜長枝條 唐苦敗身本法齋度世仙又百緣經云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於其初夜有五百天子齎持香光明赫弈照祇洹林來詣佛所已卻坐佛爲說法得須陁洹果遶佛三帀還詣天宮於其晨朝阿難請問諸天來緣佛告阿難乃往過去迦葉佛時有二婆羅門隨從國王來詣佛禮拜問訊彼從中有一優婆塞勸二婆羅門共受齋法一求生天求人王受已俱還諸婆羅門聚會之諸婆羅門言汝等飢渴可共飮食殷勤數勸不免其意求生天者卽便飮食以破齋故不果所願其後命終生於龍中不食者得作國王以其先身共受齋故生彼國王園池水中守園人日日常送種種果苽奉上獻於池水中得一美果色香甚好是念言我雖出入常爲門監所見前我持此果當用與之作是念已卽持與門監得已復作是念我唯出復爲黃門所見前卻當用與之是念已尋卽持與黃門得已復作是夫人爲我常向國王歎譽我德持此果當用與之作是念已卽便持夫人得已復上大王王得果已便食之覺甚香美卽問夫人汝今何得是果來夫人卽時如實對曰從黃門得是果來如是展轉推到園王卽召呼吾園之中有是美果不見送乃與他人園子於是本末自王不聽言而告之曰自今已後送此果若不送者殺汝園子還歸其園中號啼涕泣不能自制此果無何由可得彼龍王聞是哭聲作人形來問之言汝今何以啼哭爾園子具答所由龍聞是語還入水中取好美果著金槃上持與園子因復告言汝持此果奉上獻王幷說吾意云我及國王昔佛在世本是親俱作梵志共受八齋各求所願戒完具得作國王吾戒不全生在龍我今還欲奉修齋法求捨此身爲語汝王爲我求八關齋文送來與若其相違吾覆汝國用作大海子於是納受果槃奉獻王已因復說龍所囑之語王聞是已甚用不樂以然者當爾之時乃至無有佛法之況復得有八關齋文若其不獲見危害思念此理無由可辦彼國王有一大臣最可敬重而告之言從我索八關齋文仰卿得之大臣答今世無法云何可得王復告言若不獲吾必殺卿大臣聞已卻退至顏色異常甚用愁惱時臣有父在耆舊每從外來見子顏色改易異尋卽問言卽向父說委曲諸理答子言吾家堂柱我見有光汝爲就伐試取破看之得經二卷一是十二因二是八關齋文大臣得已甚用歡著金槃上奉獻與王王得之喜不能自勝送與龍王龍王得已甚用歡齎持珍寶贈遺與王各還所止五百龍子勤加奉脩八關齋法其後命終生忉利天來供養我是彼光耳佛告阿難欲知彼時五百龍子奉修齋法者今五百天子是佛說是緣時有得四沙門果者有發無上菩提心聞佛所說歡喜奉行頌曰虧功九仞罷崇山 頓駕千里倦長路改塗悔善因芳音 易情染惡良妖嫗五福精修旣不成 八關守戒誰能護攸攸極夜爾何期 森森愛流安可度

10. 부귀부(富貴部)〔여기에는 두 가지 연(緣)이 있음〕
031_0074_b_05L富貴部第十此有二緣

1) 술의연(述意緣)
031_0074_b_06L述意緣 引證緣述意緣第一
대개 선을 행하여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형제를 따르는 것과 같고, 악을 지어 괴로움을 부르는 것도 마치 소리를 질러 메아리를 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부(富)는 주옥(珠玉)과 같고 귀(貴)는 소조(蕭曺:蕭何와 曺操)와 같다. 비단으로 옷을 만들고 금은(金銀)으로 집을 지으니, 구름은 용의 나팔 소리 앞에서 일어나고 바람은 봉황의 피리 소리 위에서 생겨난다. 걸음걸이는 넓은 궁전을 울리고 얼굴은 긴 행랑에 친근하며, 구슬 같은 선을 빨간 뜰에 끌고 다니고 금빛 귀걸이를 푸른 대궐 안에 달아 놓았다. 음식은 진수성찬으로 상 위에 가득하고 바다 생선과 육지의 고기가 눈 앞에 가득하며 솥 안에도 맛있는 음식이 별처럼 벌려져 있어 갖가지 향기로운 냄새가 구름처럼 퍼진다. 앉은 자리는 높은 마루나 청아한 집이요 옥 같은 섬돌과 구슬 같은 발[簾]이며, 죽사관현(竹絲管絃:관현악기)의 음악 소리 애절하고 맑게 나부낀다. 잠을 잘 때면 난초 등불이 밝은 빛을 내고 수놓은 휘장은 그늘을 드리우며 비단 이불이 이미 깔려 있고 털로 만든 요를 턴다. 다닐 때에는 사마(駟馬: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번개처럼 날고 연(輦)과 가마[輿]소리는 천둥처럼 울리며, 천 대의 수레와 만 마리 말이 너무 많아 가리워져 보이지 않고 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
복의 원인을 대략 기숭하면 선(善)한 과보는 이와 같나니, 이것은 모두 옛날에 보시를 행하였기 때문에 이런 훌륭한 이익을 얻는 것이다.
031_0074_b_08L夫行善感樂如影隨形作惡招苦聲發響故富同珠玉貴若蕭曹錦繡爲衣金銀作屋雲起龍吹之前風生鳳管之上趍鏘廣殿容與長廊伸珠履於丹墀珥金蟬於靑鎖食則珍羞滿席海陸盈前鼎味星羅芬馨雲布坐則高堂雅室玉砌珠簾絲竹弦管凄淸飄颺臥則蘭燈炳曜繡晃垂陰錦被旣敷羺氈且拂行則駟馬電飛輦輿雷動千乘萬騎隱隱闐闐略述福因善報如是由昔行檀受斯勝利也

2) 인증연(引證緣)
031_0074_b_19L引證緣第二
031_0074_c_02L『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옛날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사위국(舍衛國)에 어떤 한 장자(長者)가 있었다. 그는 권세 있는 큰 부자로서 한 사내 아이를 낳았는데 세상에선 보기 드물 정도로 얼굴 모습이 단정하였다.
부모는 기뻐하며 그것으로 인하여 이름을 단미리(檀彌離)라고 지었다. 나이가 점점 들어 장성하게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은 곧 그 아버지의 벼슬 자리를 그 아들에게 봉해 주었다.
그가 왕에게 벼슬을 받은 뒤로 그 집은 일곱 가지 보배로 변하고 여러 창고에는 창고마다 갖가지 보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 때 왕태자 비유리(琉璃)가 우연히 열병(熱病)에 걸렸다. 그러자 모든 의사들이 약을 처방하면서 왕에게 말하였다.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6)을 그 몸에 꼭 발라야만 그 명이 나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곧 그 약을 사방에 구하고 찾으면서 말하였다.
‘만약 한 냥의 향을 가져 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 값으로 천 냥의 상금을 주리라.’
그런데도 아무도 향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없었다. 어떤 사람이 왕에게 말하였다.
‘단미리의 집 안에 그 향이 많이 있습니다.’
그 때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몸소 단마리의 집으로 가서 그 향을 구하려 하였다. 장자의 문 앞에 이르러 그 집의 바깥 문이 순전한 백은(白銀)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곧 문지기를 보내 안에 들어가서 소식을 전하게 하였다.
그 때 문을 지키던 사람이 들어가서 장자에게 아뢰었다.
‘지금 문 밖에 바사닉왕이 와서 계십니다.’
장자는 그 말을 듣고 곧 나가서 왕을 집 안으로 맞아들였다. 왕이 문 안에 들어가다가 한 소녀를 보았는데 얼굴이 너무도 단정하여 세상에 비할 데가 없있다. 그집 소녀는 백은으로 만든 평상 위에 앉아서 백은실을 뽑고 있었으며 그의 좌우에는 열 명의 소녀들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 때 왕이 불었다.
‘저 여인은 경의 부인이오?’
장자가 대답하였다.
‘이는 문지기 여자 종의 작은 딸입니다.’
다음에 중문(中門)으로 들어갔다. 그 문은 순수한 감색 유리로 되었고 문 안에는 어떤 여인네가 유리 평상에 앉아 있었는데 앞의 여자보다 얼굴이 배나 더 아름다웠으며, 좌우에는 시종들이 앞의 여자를 모시고 있는 숫자보다 배나 더 많았다.
다음에 안 문으로 들어갔다. 그 문은 순 황금으로 되어 있었으며 문 안에는 어떤 여인이 있었는데 얼굴 단정하가가 또 배나 더 아름다웠다. 그 여인은 황금 평상에 앉아 순 황금실을 뽑고 있었으며 좌우에서 모시고 있는 시종들도 앞의 숫자보다 갑절이나 더 많았다.
왕은 다시 물었다.
‘저 여인은 경의 부인이오?’
장자가 대답하였다.
‘그 여인은 문지기의 여자 종입니다.’
왕이 집 안으로 들어가니 땅은 모두 유리로 되어 있었으며, 집 사이에는 갖가지로 온갖 짐승들을 아로새겨 바람이 불어 흔들면 그 형상들이 유리로 된 바닥 위에 나타났다. 왕은 바닥을 물로 생각하고 두려워하여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다른 곳엔 땅이 더 없어서 집 앞에 바다를 만들었소?’
단미리 장자가왕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유리 바닥이지 물이 아닙니다.’
곧 손가락에 끼었던 칠보 가락지를 빼어 땅에 던지니 그 가락지는 벽에 부딪쳐 그대로 멈추었다. 왕은 그제서야 바닥임을 알고 장자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서 칠보전(七寶殿)으로 올라갔다.
부인은 칠보전 위의 유리 평상에 앉아 있었고 그 옆에 또다른 보배 평상이 있어 왕을 앉게 하였다.
그 때 부인은 왕을 보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왕이 부인에게 물었다.
‘무슨 까닭에 기뻐하지 않고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가?’
부인이 대답하였다.
‘매우 기뽑니다. 다만 지금 대왕님 몸 위에서 나는 연기 냄새를 맡았을 뿐인데 그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입니다.’
왕이 곧 물었다.
‘집에서는 불을 때지 않는가?’
대답하였다.
‘불을 때지 않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무엇으로 밥을 짓는가?’
부인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밥 먹을 때가 되면 온갖 음식이 저절로 생깁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밤에 등불도 필요하지 않은가?’
부인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마니주(摩尼珠)를 사용하여 비추면 온 방 안이 두루 다 밝아집니다.’
그 때 단미리가 꿇어앉아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무슨 까닭에 수고롭게 귀하신 몸을 굽혀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바사닉왕은 그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장자는 이 말을 다 듣고 나서 곧 왕을 인도하여 모든 창고를 두루 보여 주었다. 창고마다 칠보가 가득하고 우두 향도 헤아릴 수 없이 가득 쌓여 있었다.
‘왕께선 마음대로 가져 가십시오.’
왕은 두 냥을 취하여 먼저 사람을 시켜 보내고는 공경스레 말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해 계시는데 경은 듣지 못했는가?’
단미리가 대답하였다.
‘어떤 사람을 부처님이라고 말합니까?’
왕은 그를 위하여 설명해 주었다. 단미라는 기뻐하면서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셨다. 그러자 그는 수다원과를 증득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출가하여 아라한을 증득하고 삼명(三明)과 육통(六通)과 팔해탈(八解脫)을 갖추었다.
아난이 이것을 보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단미리는 전생에 무슨 업을 심었기에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 하늘 복의 과보를 받고, 또 세존을 만나출가하여 도를 증득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과거 아흔한 겁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그 명호는 비바시(毘婆尸)였다. 그 부처님께서 열반(涅槃)에 드신 뒤에 상법(像法)시대에 어떤 다섯 비구가 서로 약속하고 어느 숲 속에서 정근하며 도률 닦고 있었다. 그들은 그 중 한 비구에게 말했다.
‘여기에서 성(城)까지는 거리가 너무 멀어 걸식하러 다니다가 매우 피로하고 괴롭다. 그대가 마땅히 복을 지으려면 여름 내내 음식을 벌어다가 우리들에게 공양해야 할 것이오.’
그 한 비구는 곧 성으로 들어가서 여러 단월(檀越)들에게 권유하여 날마다 음식을 보냈다. 네 사람은 이 때문에 편안하게 오로지 수도에만 정진하여 아라한을 증득하였다. 그리고는 곧 이 사람에게 말하였다.
‘그대 덕분에 우리들은 안온하게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쳤다. 그대의 소원이 무엇인가?’
그 비구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하며 발원(發願)하였다.
‘저로 하여금 오는 세상에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서 저절로 부귀(富貴)하고 부처님을 만나 도를 얻게 해 주십시오.’
그는 이러한 공덕을 연(緣)하여 이로부터 그 뒤로 아흔한 겁 동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늘 권세 있는 큰 부자로 살면서 필요한 것은 저절로 생겼고 지금은 나를 만나 출가하여 도를 얻었느니라.’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셨을 때 사위국에 어떤 장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 집은 큰 부자로서 재물과 보물이 한량없이 많아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는 한 사내 아이를 낳았는데 온몸이 금빛을 띠었고, 단정함이란 짝할 이가 없었다. 부모는 그 아이를 보고 한없이 기뻐하면서 이로 인하여 그 아이의 이름을 금천(金天)이라고 지었다.
그 아이가 태어나던 날 그 집 안에 우물 하나가 저절로 생겼는데 가로와 세로가 각각 여덟 자이고 깊이도 여덟 자나 되었다. 물을 길어올리면 무엇이든 사람의 뜻대로 필요한 물건이 나왔으니, 옷이 필요하면 옷이 나오고, 음식이 필요하면 음식이 나오며, 금ㆍ은ㆍ귀중한 보배 등 온갖 필요한 것을 원하기만 하면 사람의 뜻대로 취하여 다 얻을 수가 있었다. 아이는 나이가 먹어갈수록 그 재주와 기예가 널리 통하였다.
그 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 아들은 단정하여 용모가 뛰어나다. 그러니 금빛 얼굴과 절묘한 몸이 내 아들과 같이 뛰어난 여자를 꼭 구해 보리라.’
그 때 사바국(闍婆國)에 큰 장자가 있었는데 딸 하나를 낳있다. 그리고는 이름을 금광명(金光明)이라고 지였다. 그 딸도 단정하기가 범상치 않았으며, 신체 또한 금빛이어서 찬란하게 사람들을 비추었다.
이 딸도 처음 태어나던 날에 역시 깊이 여덟 자나 되는 우물이 저절로 생겼는데 그 우물에서도 갖가지 보물과 의복ㆍ음식 등 일체 필요한 것이면 모두가 사람의 뜻대로 되었다. 그녀의 부모도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 딸은 단정한 데다 사람들 가운데서도 재주가 뛰어나 반드시 내 딸과 비슷한 금빛 찬란하고 현명한 남자를 구해 결혼시키리라.’
이윽고 그녀의 이름이 멀리까지 퍼졌고, 금천은 드디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다.
그 뒤 어느 때에 금천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청하여 음식을 공양했다. 음식 공양이 끝나자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어 금천 부부와 그의 부모가 모두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증득하였다.
금천 부부가 그의 부모에게 아뢰어 출가하기를 청하자 그의 부모는 곧 허락했다. 그들은 이미 출가한 뒤에 부부가 함께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고 일체의 공덕을 다 구족하였다.
아난이 그것을 보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금천 부부는 전생에 무슨 복을 심었기에 부호의 집안에 태어나서 온몸이 금빛을 띠었으며, 또한 여덟 자 우물이 저절로 생겨 갖가지 물건이 나오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아흔한 겁 이전에 비바시(毘婆尸)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여러 비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돌아다니면서 교화하다가 어느 마을에 이르게 되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승려들을 보고 서로 앞다투어 함께 공양을 올렸다.
그 때 어떤 부부가 있었는데 두 사람은 집안이 가난하여 한 되의 쌀도 없있다. 그 남편은 다른 사람들이 많은 스님들을 공양하는 것을 보고는 아내를 마주 보고 슬피 울며 고뇌하다가 그 아내의 팔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아내가 곧 남편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울고 계십니까? 〉
남편은 아내에게 대답했다.
〈우리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는 창고에 재물이 가득 자 있고 풍부하게 넘쳐 한량없이 많았었소. 그런데 나의 대에 이르러 몹시 가난하고 궁색하게 되고 말았소. 전날에는 아무리 재물이 많았어도 보시하지 못했고 오늘날은 스님을 만났으나 가난하여 보시할 수가 없으나, 전신(前身)이 보시하지 않아 지금 이렇게 가난하게 된 것이오. 그런데 지금도 또한 보시할 수 없으니 미래는 더욱 비참할 것이오. 나는 이런 생각을 했고 이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이오. 〉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아무리 공(空)한 마음을 가진다 한들 보시할 돈이 없는데, 미래를 미리 짐작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아내가 또 남편에게 말하였다.
〈시험 삼아 옛 집에 가서 두루 찾아 보십시오. 흑 무엇이라도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남편은 드디어 옛 집에 가서 집안을 뒤지다가 금전 하나를 얻었다. 그것을 가지고 아내에게로 왔다. 그 아내에겐 그 때 밝은 거울 하나가 있었고 또 물병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그 병에 깨끗한 물을 담고 그 돈을 병 속에 넣었으며 그 뒤에는 거울을 얹었다. 부부는 한 마음으로 그것을 가져다가 스님에게 보시하고 나서 발원하고 떠나갔다.
그들은 이 공덕의 인연으로 그 후로 아흔한 겁 동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항상 부부가 되어 온몸은 금빚을 띠었고 또한 복을 받아 쾌락을 누렸으며, 지금은 나를 만났기 때문에 출가하여 도를 증득하였느니라.’
또 『출요경(出曜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에 목련(目連)과 함께 태어난 동생이 있었다. 그는 큰 부자로서 재물이 넉넉했고 일곱 가지 보물을 구족하여 창고에 가득 넘쳤으며, 노비와 복종(僕從)들도 이루 계산할 수 없을 만치 많았다.
그 때 목건련(目揵連)이 자주 동생 집에 가서 동생에게 말했다.
‘내가 들으니 너는 인색하고 질투가 많아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구나.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보시하면 한량없이 많은 과보를 얻는다고 하셨다. 너도 지금 보시하면 한량없이 많은 복을 얻을 것이다.’
동생은 이 형의 가르침을 듣고 창고를 열어 보시하고, 또 새로 창고를 지어 그 과보를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열흘이 채 못 되어 재산과 보물이 다 없어졌기 때문에 창고는 텅 비고 새로 지은 창고에도 아무런 과보가 없었다. 그 아우는 괴로워하면서 형에게 말하였다.
‘전에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는다는 형의 말을 듣고 감히 그 가르침을 어길 수 없어서 구걸하러 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창고를 다 털어 보시했습니다. 그리하여 창고는 텅 비었고 새로 지은 창고에는 아무런 과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형님은 전혀 의심 없이 믿을 수 있습니까?’
형이 말하였다.
‘그만 해라. 그런 말이거든 더 이상 하지 마라. 저 삿된 견해를 지닌 외도들로 하여금 이 같이 추악한 말을 듣게 하지 마라. 만약 그 복덕의 형체가 당장 있는 것이라면 저 허공의 경계도 그것을 다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이제 방편으로 너에게 아주 조그만 과보를 보여주겠다.’
그렇게 말하고는 곧 신통의 힘으로 그 아우에게 손을 대어 여섯 번째 하늘에 이르렀다. 그가 거기에 가 보니 거기에 있는 궁전들은 일곱 가지 보배가 어우러져 있었고 향기로운 바람이 불었으며 목욕하는 못도 있었고, 창고마다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물들이 가득 차 넘쳤으며, 수천만 명의 옥녀(玉女)들이 그를 호위하였는데 순전히 여자일 뿐, 남자란 하나도 없었다.
그는 형에게 물었다.
‘이 궁전은 무슨 궁전이기에 저렇게도 웅장합니까?’
목련이 동생에게 말하였다.
‘네가 직접 가서 물어보아라.’
동생은 곧바로 몸소 가서 천녀(天女)들에게 물었다.
‘이 궁전은 무슨 궁전이기에 일곱 가지 보배가 어우러져 지어졌으며, 우뚝하고 당당하게 허공에 매달려 있는가? 누가 무슨 복덕이 있기에 여기에서 그 과보를 받는가?’
천녀가 대답하였다.
‘염부제(閻浮提)에 있는 가비라라는 나라에 석가문(釋迦文)부처님의 신족(神足) 제자인 목련이라는 이가 있는데 그의 착한 동생은 큰 부호의 장자로서 보시하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훗날 이곳에 태어나서 우리들과 힘께 살면셔 우리의 남편이 될 것입니다.’
동생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착한 마음이 생겨났다. 그는 형에게 돌아와 그 사실을 모두 말하였다. 그러자 목련이 동생에게 말하였다.
‘무릇 사람이 보시하면 과보가 있더냐, 없더냐?’
동생은 부끄러워하며 형에게 참회하였다. 뒤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마음을 돌려 다시 복을 닦고 목숨을 마친 뒤에 곧 천상에 태어나서 이와 같은 과보를 받게 되었다.”
또 『수제가경(樹提伽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어떤 큰 부자인 장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이 수제가(樹提伽)였다. 그의 창고에는 금과 은이 가득 넘쳐 흘렀고, 노비(奴婢)들도 줄을 이루어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가 하나의 흰 명주 수건을 못가에 걸어 두었는데 천풍(天風)이 불어와서 왕의 궁전 앞으로 날려갔다.
왕은 곧 뭇 신하들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함께 앉아 의논하고 그 괴상한 이유를 점쳐 보게 하였다.
모든 신하들이 다 말하였다.
‘나라가 장자 크게 흥하려고 하늘이 흰 수건을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수제가만은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왕이 수제가에게 물었다.
‘여러 신하들은 다 경사가 났다고들 하는데, 경은 왜 아무 말이 없는가?’ 수제가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감히 대왕을 속일 수가 없어서입니다. 그것은 신(臣)의 집에서 몸을 닦던 흰수건이었는데, 못가에 걸어두었던 것이 바람에 날려 대왕의 궁전에 날아온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잠자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 크기가 수레 바퀴만한 아홉 가지 빛깔의 금꽃[金花]이 왕의 궁전 앞에 떨어졌다. 왕은 다시 대신들을 모아 전처럼 문답(問答)을 나누었다.
수제가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신은 감히 대왕님을 속일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신의 집 후원(後園)에 시들어진 꽃이 바람에 날려 대왕님의 궁전 앞에 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잠자코 아무 말이 없었던 것업니다.’
왕이 수제가에게 말하였다.
‘경의 집이 그 정도란 말인가? 경은 집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마음껏 음식을 장만해보도록 하라. 내가 이십만 대중을 거느리고 그대 집에 가 보겠노라.’
수제자가 대답하였다.
‘부디 왕께서 오시기만 하십시오. 꼭 미리 가서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신의 집에는 저절로 평상 자리가 마련되어 사람이 펴지 않아도 되고 음식도 저절로 생겨 꼭 사람이 만들 필요조차 없습니다. 또한 음식도 저절로 받쳐 들고 가져 오므로 꼭 사람을 부를 필요도 없고 저절로 받쳐 들고 가므로 꼭 돌려보낼 필요도 없습니다.’
왕이 곧바로 이십만 대중을 데리고 수제가의 집에 이르러 남쪽 문으로 들어가니 단정하고 사랑스러운 동자(童子) 한 명이 있었다.
왕이 수제가에게 물었다.
‘이 아이는 경의 아들인가?’
대답하였다.
‘이 아이는 신의 집 문지기의 종입니다.’
왕이 다시 조금 더 앞으로 가서 합문(閤門) 안에 이르니 얼굴이 단정하고 피부가 옥같이 고와 매우 사랑스러운 동녀(童女) 한 명이 있었다.
왕이 수제가에게 물었다.
‘이 여아는 경의 딸인가, 아내인가?’
대답하였다.
‘이 아이는 신의 집 합문을 지키는 여종입니다.’
또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 그의 집 앞에 이르니 벽은 흰 은으로 발라져 있고 바닥은 수정(水精)으로 되어 있었다.
왕은 그것이 물인가 의심하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그러자 수제가가 왕을 앞으로 인도하여 마루에 오르게 하였다. 그리고는 금으로 만든 평상에 앉아 옥궤(玉机)에 기대었다. 수제가의 부인은 일백스무 겹의 금은으로 된 휘장 안에 앉아 있다가 휘장을 제치고 나와서 왕에게 예배하고 곧 눈에서 눈물을 흘렸다.
왕이 수제가에게 말하였다.
경의 부인이 나에게 절하고 난 뒤에 무슨 까닭에 눈물을 흘리는가?’
‘신은 감히 대왕님을 속일 수 없습니다. 대왕님의 몸에서 나는 연기 냄새를 맡고 눈에서 눈물이 난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서민들은 기름으로 불을 켜고 제후는 밀랍(蜜臘)으로 불을 켜며, 천자는 칠(漆)로 불을 켠다. 그러나 칠에는 연기가 없는데 왜 눈물이 난단 말인가?’
수제가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신(臣)의 집에는 명월신주(明月神珠)가 있사온데, 그것을 집에 달아놓으면 낮과 밤이 다름이 없어 불빛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수제가의 집 앞에는 열두 층의 높은 누각이 있었다. 수제가는 왕을 인도하여 그 누각에 올라갔다. 왕은 그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황홀 중에 어느덧 한 달이나 지나갔다.
대신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국가의 일이 중대하오니 대왕께서는 이제 돌아가서야만 하옵니다.’
왕이 말하였다.
‘잠깐 동안인데 조금만 더 참으라.’
그리고는 다시 동산과 연못 등을 돌아다니면서 놀다가 부지불식간에 또한 달이 지나갔다. 문답(問答)은 앞에서와 같았다.
수제가는 왕에게 일곱 가지 보배와 아울러 두껍고 앓은 채색 비단을 보시하고 이십만 대중들에게도 사람과 말 등을 많이 주었다. 그들은 일시에 궁중으로 돌아왔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저 수제가는 곧 나의 백생인데도 그의 부인과 살고 있는 집들이 나보다 더 뛰어나고 특별하다. 그래서 내가 그를 치고자 하는데 그렇게 하면 빼앗을 수 있겠는가?’
모든 신하들이 다 빼앗을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왕은 사십만 군중을 거느리고 종을 울리고 북을 치면서 수제가의 집을 수백 겹으로 에워쌌다. 수제가의 집 남문 안에 어떤 역사(力士) 한 사람이 있었는데 손에 금지팡이를 들고서 사십만 대중과 말을 겨냥하자 한꺼번에 곤두박질치면서 손과 발이 뒤틀라고 허리를 휘청거리면서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머리만 치켜든 채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였다.
그 때 수제가가 운모차(雲母車)를 타고 와서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다.
‘여기 오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했으면 땅에 쓰러져서 일어나지도 못하는가?’
‘대왕이 우리를 보내 장자를 정벌하라고 하였는데, 어떤 힘센 장사가 금지팡이를 잡고 사십만 대중을 겨냥하자 사람과 말이 한꺼번에 곤두박질치더니 다시는 일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
수제자가 물었다.
‘일어나고 싶은가?’
모든 사람들이 다 말하였다.
‘일어나고 싶습니다.’
수제가는 신통의 힘을 한 번 부려 사십만 대중의 사람과 말을 모두 일으켜 한꺼번에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왕은 곧 수제가를 불러 함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의 처소에 가서 세존께 아뢰었다.
‘수제가는 전생의 몸이 무슨 공덕을 지였기에 지금 이런 과보를 받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과거에 같은 인연을 맺은 오백 사람이 함께 산에 살고 있었는데 길에서 어떤 병든 도인을 만나 그에게 암자와 양식과 등촉(燈燭)을 주었다.
그 때 그는 두루 걸식하면서 숱한 발원을 하였다.
‘하늘이 스스로 공양하여 공중에서 내려오게 하고, 변화하는 몸이 열여덟 가지나 되게 하며, 큰 광명을 놓아 천하를 두루 비추게 하리라.’
그리고 또 발원하였다.
‘나는 부처가 되어 철위산(鐵圍山)을 부수고 확탕(鑊湯)에서 꽃이 피게 하며 지옥에서 전단(栴檀)향이 나게 하고 아귀를 사문으로 만들며, 나찰(羅刹)이 앉아서 경전을 외우게 하고, 오백 상인이 저 소중한 보물을 싸가지고 오게 하리라.’
그 병든 스님에게 공양하고 널리 하늘의 공양을 벌었기 때문에 지금 이런 과보를 받는것이다.
그 때 그 보시한 사람은 바로 수제가요 병든 스님은 바로 나의 전신이었느니라. 그리고 오백 상인은 다 아라한도를 얻었느니라.’
또 『백연경(百緣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살고 계셨을 적에 사위성에 어떤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재산과 보물이 한량없어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 아내가 한 사내 아이를 낳았는데, 모습이 단정하고 빼어나며 미묘하여 세상에 보기 드문 인물이 있다. 그 아이가 태어나던 날에 하늘에선 큰 비가 내렸다.
부모는 매우 기뻐하면서 온 나라에 소문을 내고 관상쟁이를 불러 아이의 상을 점치게 하여 착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그 아이의 이름을 야사밀다(耶奢蜜多)라고 지었다.
그 아이는 젖을 먹지 않았는데 그 아이의 어금니 사이에서 저절로 여덟 가지 공덕수(功德水)가 솟아나와 그것으로 스스로를 충족시켰다. 그 아이는 점점 장대(長大)해지자 부처님을 뵙고 출가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 그러자 여러 하늘들과 세상 사람들이 그를 보고는 공경하고 추앙하였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이 이런 일을을 보고 나서 부처님께 과거세에 지은 복의 인연에 대하여 설명해 주기를 청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현겁(賢劫)가운데 어떤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가섭(迦葉)이셨느니라. 그 부처님의 법 가운데에 나이가 지긋한 어떤 장자가 있었다. 그 장자는 출가하여 도(道)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부지런히 정근(精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중한 질병에까지 걸렸었다. 훌륭한 의사가 진찰한 결과 반드시 소(蘇)를 먹어야만 그 명이 비로소 낳을 것이라고 하므로 의사의 가르침을 따라 소를 취하여 먹었다. 그러나 그 날 밤에 약을 먹고 열이 나며 갈증이 생겨 사방을 헤매면서 물을 찾았지만 물그릇마다 모두 비어 있었다. 그래서 다시 샘과 강가에 가보았지만 거기에도 모두 물은 말라 있었다. 이와 같이 곳곳마다 물을 구했지만 얻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매우 후회하고 자책한 나머지 그 강 언덕에서 옷을 벗어 나무에 걸어 둔 채 버려두고 알몸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이 사실을 스승에게 말하자 스승이 그 말을 듣고 곧 대답하였다.
〈네가 이런 고통을 만나 그 형상이 마치 아귀(餓鬼) 같구나. 너는 이제 내 병 속에 넣어둔 물을 취해서 그것을 가지고 스님들이 있는 곳으로 가라. 〉
즉시 가르침을 받고 병 속에 물을 받기는 했으나 물이 다 말라버렸으므로 마음에 근심과 두려움이 생겨 말하였다.
〈나는 죽으면 틀림없이 아귀에 떨어질 것이다. 〉
잠시 후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앞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갖추어 진술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드러내 보여 주시면 매우 다행스럽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마땅히 대중스님들께 좋은 물을 돌리면 이 아귀의 몸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그 말을 듣고 난 뒤에 기뻐하면서 곧바로 스님들에게 늘 깨끗한 물을 돌리기를 이만 년이 지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목숨을 마치고 나서 태어나는 곳마다 그 어금니 사이에서 늘 깨끗한 여덟 가지 공덕수가 저절로 솟아 나와 충족할 수 있고 젖을 먹지 않아도 되었으며, 마침내 오늘날에 이르르서는 나를 만나 출가하여 득도하게 되었느니라.
비구는 그 말을 듣고 난 뒤에 매우 기뻐하면서 받들어 실천하였다.”
또 『아육왕경(阿育王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간에 계실 때에 여러 비구들과 아난이 함께 앞 뒤에서 부처님을 에워싸고 왕사성(王舍城)으로 들어가서 걸식(乞食)을 하였다.
거리에 이르렀을 적에 두 어린아이를 만났는데 한 아이의 이름은 덕승(德勝)이었고 또 다른 한 아이의 이름은 무승(無勝)이었다. 그 두 아이는 흙을 가지고 소꼽장난을 하고 있었다. 흙을 쌓아 성(城)을 만들고 집이며 창고도 만들었으며, 흙을 밀가루라고 하면서 창고 안에 가득 쌓아두기도 하였다.
이 두 어린아이가 마침 부처님의 상호를 보았는데 금빛 광명이 성 안을 두루 비추고 있었다. 덕승은 매우 기뻐하면서 창고 안에 쌓아둔 흙을 움켜다가 밀가루라고 말하면서 세존께 받들어 올리고는 발원하였다.
‘저로 하여금 장차 천지를 덮을 만큼 널리 공양을 베풀게 하여지이다.’
이와 같이 선근(善根)을 발원한 공덕으로 인연하여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고 나서 일백 년 뒤에 전륜왕(轉輪王)이 되었다. 왕은 염부제(閻浮提)에 있는 화씨성(華氏城)에 머물면서 바른 법으로 세간을 다스렸는데, 그 명호를 아서가왕(阿恕伽王)이라고 하였다.
그 왕은 부처님의 사리(舍利)를 나누어서 팔만 사천 개의 보배탑을 만들었다.
그 왕은 신심(信心)이 남달라서 늘 대중 스님들을 궁중으로 초청하여 그들을 공양하곤 하였다.
그 때 왕의 궁중에 어떤 노비가 있었는데 너무도 가난하고 천하였으므로 왕이 복을 짓는 것을 보고는 스스로 자책하여 말하였다.
‘왕은 과거세상에 사람의 몸을 받았을 때 여래에게 한 줌의 흙을 보시하였기 때문에 지금 저렇게 부귀(富貴)한데 오늘 거듭 복을 지으니 장래는 더욱 우세하겠구나. 나는 과거에 사람의 몸을 받았을 때 죄를 지어 오늘날 이렇게 하천(下賤)한데 게다가 이와 같이 가난하고 궁색하여 복을 지을 수조차 없으나 장래에 더욱 천하게 되겠구나. 언제쯤 이런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통곡하였다. 대증 스님들이 공양을 마치자 이 노비는 땅을 쓸다가 쓰레기 속에서 한 닢의 동전을 얻었는데 이 한 푼의 돈을 곧 대중 스님에게 보시하고는 마음으로 매우 기뻐하였다.
그후 오래지 않아 병으로 목숨을 마치자 아육왕(阿育王)부인의 뱃속에 잉태되었다. 아육왕의 부인은 열 달이 차서 딸 하나를 낳았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빼어나고 미묘한 것이 세상에 짝할 만할 이가 없었다. 그녀의 오른손은 항상 주먹을 쥐고 있었는데, 나이 다섯 살이 되자 부인은 왕에게 아뢰었다.
‘제가 난 딸이 항상 주먹을 쥐고 있습니다.’
왕은 곧 그녀를 불러다가 안아 무릎 위에 앉히고 왕이 그의 손을 어루만지자 아이의 손이 펴졌다. 그녀의 손바닥 안엔 한 개의 금전이 있었는데 그것을 취하면 곧 다시 생겨나서 아무리 취해도 다함이 없었다. 그리하여 잠깐 사이에 금돈이 창고에 가득하였다.
왕은 그 까닭을 괴상하게 여기고 곧바로 야사(夜舍)아라한 상좌에게 가서 그 까닭을 물었다.
‘이 여아가 과거에 무슨 복덕을 지었기에 손바닥에 이런 금전이 있으며 또한 아무리 빼앗아도 끝이 없습니까?’
아라한 상좌가 대답하였다.
‘이 여아의 과거 몸은 바로 이 왕궁의 사람이었는데 쓰레기 속에서 한 개의 동전(銅錢)을 얻어 대중 스님께 보시하였습니다. 이런 선근 때문에 이 왕가에 태어나서 지금 왕의 딸이 된 것입나다.
그리고 옛날에 한 푼의 돈을 대중 스님에게 보시한 선근의 인연 때문에 항상 손안에 한개의 큰 금전을 쥐고 있으며 또한 아무리 취해 가져도 한이 없는것입니다.’
또 『잡보장경』에서 말하였다.
“옛날 기사굴산(耆闍崛山)에 많은 스님들이 머물고 있었다.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듣고 거기에 공양하는 이가 많았다.
그 때 어떤 가난하고 궁색한 거지 여인이 있다가 모든 장자(長者)들이 그 산에 머물고 있는 스님들께 공양을 보내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는 틀림없이 큰 모임을 가지려는 것이다. 나도 당장 저곳에 가서 음식을 얻으리라. 〉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바로 그 산 속으로 달려갔다. 모든 장자들이 갖가지 음식을 가지고 와서 여러 스님들께 공양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저 모든 사럼들은 전생에 복을 닦아 오늘날 저렇게 부귀한데, 이제 또 거듭 복을 지으니 미래에는 더욱 훌륭하게 될 것이다. 나는 과거에도 복을 닦지 못하여 지금 세상에 이렇게 가난하고 괴롭게 살고 있는데 이제 만약 복을 짓지 않는다면 미래 세상엔 더욱 극심할 것이다. 〉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통곡하며 울다가 또 생각하였다.
‘전에 내가 똥 속에서 돈 두 푼을 주워가지고 항상 보관하여 아끼면서 훗날 구걸이 여의치 않을 때에 마땅히 이것으로 음식을 사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것을 가져다가 여러 스님들에게 보시해야겠다. 하루 이틀쯤 음식을 얻지 못한다 해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스님들이 공양마치기를 기다렸다가 곧바로 가서 보시하였다.
그 때 그 스님들 법에는 어떤 사람이 보시하면 유나(維那)스님이 앞에서 축원(呪願]을 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때에는 상좌스님이 허락하지 않고 스스로 그 사람을 위해 축원하였으며, 게다가 보시한 음식까지 남겨주었다. 모든 사람들은 상좌가 그 음식을 걸식하는 여인에게 주는 것을 보자 모두들 그 여인에게 음식을 주었다. 그러자 여인은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내가 보시한 과보를 얻는구나.’
그리고는 그 음식을 가지고 산을 내려가다가 어떤 나무 아래에 이르러 밥을 다 먹고 누워 자니 보시한 복의 감응 때문에 누런 구름이 그를 가려 시원하게 해주었다.
그 때가 마침 국왕의 가장 큰 부인이 죽은 지 이레째 되는 달이었다. 왕은 사람을 보내 온 나라를 찾아다니면서 누가 복덕이 있어 마땅히 부인이 될 만한가를 살펴보게 하였다. 관상쟁이가 그 나무 아래 이르렀다가 이 여인을 발견하고서 관상쟁이는 그녀의 점을 쳐보았다. 그리고 나서 말하였다.
‘이 여인의 복덕은 부인이 될 만합니다.’
그러하여 곧 향탕(香湯)으로 깨끗하게 목욕을 시키고 그녀에게 부인의 의복을 주어 입게 하니 치수가 크지도 작지도 않고 몸에 꼭 맞있다.
일천 수레와 일만 가병이 호위하여 그녀를 데리고 왕의 처소에 이르니, 왕이 그녀를 보고 기뻐하면서 마음 속으로 매우 공경하고 존중하였다.
이렇게 얼마쯤 지난 뒤에 여인은 스스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지금 이런 복의 과보를 얻은 까닭은 돈 두 푼을 스님에게 보시하였기 때문이다. 마땅히 그 스님들이 곧 나에게 있어 매우 소중한 은인(恩人)임을 알겠다. 〉
그리고는 곧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전에 천한 사람이었는데 왕께서 보시고 선발하시어 지금은 인간 중에 두 번째 지위에 있게 되었습니다. 부디 제가 저 스님들의 은혜를 갚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왕이 말하였다.
‘마음대로 하시오.‘
부인은 곧 음식과 귀증한 보배를 수레에 가득 싣고 그 산으로 가서 보시하였다. 그러자 그 상좌는 곧 유나(維那)7)를 보내 축원하게 하고 스스로 축원하지 않았다.
부인은 생각하였다.
‘전에 돈 두 푼을 보시했을 적에는 나를 위해 축원해주는 것을 보았는데, 오늘은 귀중한 보배를 가득 싣고 와서 보시했는데도 나를 위해 축원하지 않는구나.’ 나이 어린 비구들도 이 일에 대하여 의심하였다.
그 때 상좌가 부인에게 말하였다.
‘마음 속으로 나를 의심하고 있군요. 두 푼의 돈을 보시했을 때엔 나를 위해 축원하더니, 오늘은 귀중한 보배를 싣고 왔는데도 나를 위해 축원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 부처님의 법에서는 오직 선한 마음을 귀하게 여길 뿐 진귀한 보배를 귀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부인께서 지난 번에 두 푼의 돈을 보시 했을 적엔 착한 마음이 매우 성했었는데 지금 귀중한 보배를 보시함에 있어서는 나[我]라는 교만한 마음이 그득합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지금 당신을 위해 축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젊은 스님들도 나를 의심하지 마시오.’
나이 젊은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부끄러워했고 모두 다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으며, 부인도 그 법을 듣고 부끄러워했고 역시 수다원과를 얻었다.”
또 『잡보장경』에서 말하였다.
“옛날 구류사(拘留沙)나라에 악생왕(惡生王)이 있었다. 그 왕이 공원에 나아가 누각에 올라갔다가 황금 고양이 한 마리가 동북 모퉁이로 들어와서 서남 모퉁이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왕이 그 때 그것을 보고는 곧 사람을 보내 땅을 파게 하였는데 한 개의 구리 단지를 얻었다. 그 단지는 석 섬쯤 담을 만큼 컸는데 그 안에 금전이 가득 들어 있었다. 점점 깊이 파들어가자 또 하나의 단지가 있었으며, 이와 같이 차례로 세 개의 단지를 얻었는데 각기 석 섬들이었으며, 단지마다 금전이 가득 들어 있었다.
또 그 곁을 파서 오 리(里)쯤 파들어 가니 한 발자국씩 걸을 적마다 모두 구리 단지를 얻었는데 저기에도 모두 금전이 가득 들어 있었다.
왕이 비록 돈을 얻기는 하였으나 두려워서 감히 쓰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 연유가 괴이하므로 존자 가전연(迦旃延)의 처소에 나아가 그 인연을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존자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이것은 왕이 과거 세상에 지은 인(因)으로 복의 과보를 얻은 것이니, 그냥 쓰시고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왕이 곧 지난 과거 세상의 인연에 대하여 묻자, 존자가 대답하였다.
‘지급으로부터 과거 이흔한 겁 이전에 비바시(毘婆尸)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부처님께서 남기신 법이 있을 때였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네 거리의 길에 자리를 깔고 그 위에 발우를 놓아두고 교화하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세상에 누가 이 단단한 창고 안에 재물을 넣겠는가? 만약 이 창고에 재물을 넣어두가만 하면 왕도 도적도 물도 불도 모두 빼앗아 갈 수 없을 것이다. 〉
그 때 어떤 가난한 사람이 앞서 땔감을 팔아서 돈 삼 문(文)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의 교화를 듣고 기뻐하면서 보시하여 곧 이 돈을 모두 발우에 넣고 발원하고 떠나갔습니다.
집에서부터 오 리쯤의 거리였는데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적마다 기뻐하였고, 집 문앞에 이르러 들어가려고 하다가 다시 멀리서 스님을 향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이마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는 발원하고 들어갔습니다.
그 때 그 가난한 사람이 지금 왕인 당신의 몸이었으니, 옛날 세 푼의 돈을 기쁜 마음으로 스님에게 보시한 인연으로 세상마다 존귀하였으며, 늘 이와 같이 금전이 가득 든 세 개의 구리 항아리를 얻은 것입니다. 또 오 리를 가는 동안 걸음마다 기뻐한 인연으로 항상 오 리 안에 이와 같은 금전이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만약 보시하게 되면 그 때마다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보시해야 하고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게송을 말한다.

돌을 싸서 간직한 것은 진실로 참됨이 아니요
병을 장식한 것 실로 거젓이었으며
높은 문 위에서 의복을 사랑하였고
치헌(緇軒:불가)아래에서 재능도 없는 몸이 부질없이 숫자만 채웠구나.

풍사(風祀)는 놀라는 마음을 맺고
추문(騶文)은 끝내 들판을 좋아하네
진정한 모습이 어찌 행여 밝기만 하겠냐만
덧없는 영화 아직도 버리지 못했구나.

자취는 특별하여 원객(寃客)에 으뜸이요
일은 몰아 달리는 사람을 엄습하네.
얼마 못가서 정성(鄭聲:婬歌)은 끊어지고
천연히 주아(周雅:大小雅)를 어지럽히네.

부귀(富貴)의 부질없는 이름 다투고
명예와 욕됨은 헛되이 서로를 꾸짖는다.
잠깐이라 바람 앞에 등불 같나니
환상과 물거품 어찌 족히 잡으리.
031_0074_b_20L如賢愚經云昔佛在世時舍衛國一長者豪貴巨富生一男兒面貌端世所希有父母歡喜因爲立字檀彌離年漸長大其父命終波斯匿王卽以父爵而以封之受王封已家舍宅變成七寶諸庫藏中悉皆盈滿種種寶物王太子字毘琉璃得熱病諸醫處藥啓王云須牛頭栴用塗其身當得除愈王卽募覓有得者一兩之直賞金千兩無持來有人白王檀彌離家舍內大有王聞已躬自往求到檀彌離長者門見其外門純是白銀卽遣門人通消息守門人入白長者波斯匿王今在門外長者聞已卽出奉迎王入門內見有一女面首端正世間無比坐白銀牀紡白銀縷小女十人侍從左右王問言是卿婦耶長者答言是守門婢其小女者通白消息次入中門純紺琉璃門內有女坐琉璃牀面首端正倍勝於前左右侍從倍復前數次入內門純以黃金門內一女面首端正復倍勝前坐黃金牀紡黃金縷左右侍從復倍上數王復問言是卿婦耶長者答言是守門婢入到舍內見琉璃地屋間剋鏤種種百獸風吹動之形現地上王見謂水怖不敢前語長者言餘更無地殿前作海彌離白王是琉璃地非是水也卽脫手上七寶環玔擲著于地礙壁乃住王知地已卽共入內升七寶殿婦在殿上坐琉璃牀更有寶牀請王令坐婦見王眼中淚出王問之言何故不喜眼中淚出婦答大喜但於今者聞王身上煙氣是以淚出王卽問言家不然火耶答言不也王復問用何作食婦答王曰須食之時味自至王復問言不須明耶婦答王用摩尼珠而以照之遍室大明檀彌離跪白王曰大王何故勞屈尊神到此波斯匿王具以事答長者聞卽將王入遍示諸藏七寶盈滿頭香積不可稱計王須任取王取二遣人先送王敬語之今有佛出聞不耶彌離答言云何名佛王卽爲彌離歡喜卽往佛所佛爲說法須陁洹果尋卽出家得阿羅漢三明六通具八解脫阿難見已而白佛言此檀彌離宿殖何業生於人中受天福報又値世尊出家得道佛告阿難乃往過去九十一劫有佛出世號毘婆尸入涅槃後於像法中有五比丘共立要契在一林中精勤修道語一比丘此去城遠乞食勞苦汝當爲福一夏乞食供養我等其一比丘卽便入城勸諸檀越日爲送食四人身安專精行道得阿羅漢卽語此人緣汝之故我等安隱所作已辦汝願何等其人聞已歡喜發願使我來世天上人中富貴自然値佛獲道緣是功德從是以來九十一劫不墮惡道天上人中常處豪貴所須自然今値我故出家得道 又賢愚經云昔佛在世舍衛國中有一長者其家巨富寶無量不可稱計生一男兒身體金端正少雙父母見已歡喜無量爲立字名曰金天其生之日家中自然出一井水縱廣八尺深亦八尺用能稱人意須衣出衣須食出食銀珍寶一切所須作願取之如意卽兒年長大才藝博通其父念言兒端正容貌絕倫要覓名女金容妙體類我兒者當往求之闍婆國有大長者而生一女字金光明端正非凡身體金色晃焴照人初生之日亦有自然八尺井水其井亦能出種種寶衣服飮食一切所須稱適人情其父母自念言我女端正人中英妙要得賢士金色光暉類我女者乃共爲婚其女名稱遠徹金天遂娶爲婦後時金天請佛及僧飯食供養飯食訖已佛爲說法金天夫婦及其父母悉皆獲得須陁洹果金天夫婦俱白父母求索出家父母卽聽旣出家已夫婦竝得阿羅漢果一切功德皆悉具足阿難見已而白佛言金天夫婦宿殖何福生豪族家身體金色復有自然八尺井水出種種物佛告阿難乃往過去九十一劫毘婆尸佛入涅槃後有諸比丘遊行教化到一村中村人見僧競共供養有夫婦二人貧窮家無升斗其夫見他供養衆僧向婦啼哭懊惱淚墮婦臂上婦卽問夫故啼哭夫答婦言我父在日積財滿藏富溢難量至我身上貧窮困極本日雖有而不布施今日値僧貧無可施前身不施今致此貧今又不施未來轉劇吾思惟此是以懊惱婦語夫言雖有空意無錢可施知當如何婦又語夫試至故舍遍推覓之儻或得之夫遂往覓得一金錢持至婦所其婦爾時有一明鏡復得一缾盛滿淨水安錢缾中以鏡著上夫婦同心持布施僧發願而去緣是功德從是以來九十一劫不墮惡道天上人中恒爲夫婦身體金色受福快樂今値我故出家得道又出曜經云昔佛在世時迦毘羅衛國中有目連同產弟大富饒財七寶具足庫藏盈溢奴婢僕從不可稱計時目揵連數往弟家而告弟曰聞卿慳嫉不好布施佛常說施獲報無數卿今施者得福無量弟聞兄教開藏布施更立新藏欲受其報未經旬日財寶竭盡故藏悉空新藏無報其弟懊惱向兄說曰前見兄勅施獲大報不敢違教諸來求乞竭藏施盡故藏悉空新藏無報將無爲兄所疑誤耶兄曰止止莫陳此語勿使外道邪見之人聞此麤言若使福德當有形者虛空境界所不能容吾今權示汝微卽以神力手接其弟至第六天有宮殿七寶合成香風浴池庫藏盈溢不可稱計玉女營從數千萬衆純女無男卽問兄曰是何宮殿巍巍乃目連告弟汝自往問弟卽自往問天女曰是何宮殿七寶合成巍巍堂懸處虛空誰有福德於中受報女報曰閻浮提內迦毘羅國中釋迦文佛神足弟子名曰目連彼有賢弟大富長者由好布施後生此處而與我等作其夫主弟聞歡喜善心生焉還至兄所具白其情目連告曰夫人布施爲有報耶爲無報耶弟懷慚愧向兄懺悔後至家中轉更修福命終之後卽生天上受斯福報又樹提伽經云佛在世時有一大富長者名爲樹提伽倉庫盈溢金銀具足奴婢成行無所可欲有一白疊手巾挂著池爲天風起吹王殿前王卽大會群共坐參論羅列卜問怪其所以臣皆言國將是興天賜白疊樹提默王語樹提諸臣皆慶卿何無言提答王不敢欺王是臣家拭體白疊挂著池邊爲天風起吹王殿前故默不言卻後數日有一九色金花大如車輪墮王殿前王復會臣問答如前樹提答王言臣不敢欺王是臣之家後園之中萎落之華爲天風起吹王殿前故默無言王語樹提卿家能爾卿須還歸任作調度吾領二十萬衆往到卿家看去樹提答言願王相隨不須預去是臣之家自然牀席不須人鋪自然飮食不須人作自然擎來不須呼喚自然擎去不須返顧王卽將領二十萬衆到樹提伽南門而入有一童子端正可愛王語樹提是卿兒不答言是臣守閣之奴小復前行至閤門內有一童女顏色端正皮色瑤悅甚復可愛王語樹提是卿女耶答言是臣守閣之婢小復前行其堂前白銀爲壁水精爲地王見爲疑不得前樹提導前將王上堂金牀踞玉机樹提伽婦坐百二十重金銀闈帳裏披帳而出爲王設拜中淚出王語樹提卿婦拜我何故淚臣不敢欺王聞王煙氣眼中淚出王語庶民然脂諸侯然蜜天子然漆漆亦無煙何得淚出樹提答王臣家有一明月神珠挂著堂殿晝夜無異不須火光樹提堂前有一十二重高將王上看四面觀視恍忽經月臣白王國計事大王可還歸王謂臾小復可忍復遊園池不覺經月答同前樹提出七寶施兼綾羅繒綵二十萬衆人馬俱重一時還國王語群臣其樹提伽是我之民女婦宅舍過殊於我我欲伐之可取以不諸臣皆言可取王將四十萬衆椎鍾鳴鼓圍樹提宅數百餘重樹提伽宅南門有一力士手捉金杖一擬四十萬人馬俱倒手腳撩戾腰髖娿婆似醉客頭腦叵我不復得起於是提乘雲母之車來問諸人來時何害臥地不起大王遣來欲伐長者力士手捉金杖一擬四十萬衆人馬俱倒不復得起樹提問言欲得起不諸人皆言欲得起樹提一放神力令四十萬衆人馬俱起一時還國王卽便喚樹提伽同車而載往詣佛所白世尊樹提先身作何功德得是果報佛言善聽先有五百同緣在於山阻道逢一病道人賜其菴室米糧燈燭爾時廣乞多願天自供養從空來下變身十八放大光明蕩照天下又願作佛破散鐵圍鑊湯生華地獄出栴檀鬼作沙門羅剎坐誦經五百商人齎其重寶由供病僧僧廣乞天供今得斯報于時施者樹提伽是病僧者身是也五百商人者皆得阿羅漢道又百緣經云佛在世時舍衛城中一長者財寶無量不可稱計其婦生一男兒端正殊妙世所希有當生之天降大雨父母歡喜擧國聞知師占善因爲立字名耶奢蜜多不飮乳餔其牙齒間自然八功德水用自充足年漸長大見佛出家得羅漢果諸天世人所見敬仰諸比丘見是事已請佛爲說宿福因緣爾時世尊告諸比丘此賢劫中有佛出世號曰迦葉於彼法中有一長者年極老耄出家入道不能精勤又復重病良醫占之教當服蘇病乃可差尋用醫教取蘇服之於其夜中藥發熱渴馳走求水水器皆空復趣泉河竝皆枯竭如是處處求水不得深自悔責於彼河岸脫衣繫樹捨之還來至其明旦以狀白師師聞是語卽答之言汝遭此苦狀似餓鬼汝今可卽取我缾中至僧中行卽受教取缾水水盡涸心懷憂怖謂其命終必墮餓鬼詣佛所具陳上事而白世尊幸爲見佛告比丘汝今當於衆僧之中好淨水可得脫此餓鬼之身聞已歡卽便僧中常行淨水經二萬歲便命終在所生處其牙齒間常有淸淨八功德水自然充足不飮乳哺至今者遭値於我出家得道比丘聞歡喜奉行又阿育王經云昔佛在世時與諸比丘及與阿難前後圍遶入王舍城行乞食至於巷中見二小兒一名德二名無勝弄土而戲擁土作城倉儲以土爲麨著於倉中此二小兒見佛相好金色光明遍照城內勝歡喜掬倉中土名爲麨者奉上世而發願言使我將來蓋於天地設供養緣是善根發願功德佛般涅槃一百年後作轉輪王王閻浮提華氏城正法治世號阿恕伽王分佛舍利而作八萬四千寶塔其王信心常請衆僧宮中供養王宮中有一使最貧下賤見王作福自剋責言王先身時布施如來一掬土故今得富貴今日重作將來轉勝我先身罪今日斯下又復貧窮無可修福將來轉賤何有出期思已啼哭衆僧食訖此婢掃地糞掃中得一銅錢以此一卽施衆僧心生歡喜其後不久病命終生阿育王夫人腹中滿足十產生一女端正殊妙世之少雙女右手恒常急捲年滿五歲夫人白所生女子手常捲王卽喚來抱著膝上王爲摩手手卽尋開當於掌中有一金錢隨取隨生而無窮盡須臾之間金錢滿藏王怪所以卽將往問夜奢羅漢上座此女先身作何福德於手掌中有此金錢取已無窮上座答言此女先身是王宮人於糞掃中得一銅錢布施衆僧以此善根得生王家以爲王女緣昔一錢布施衆僧善根因緣恒常手中把一大金錢無窮盡又雜寶藏經云耆闍崛山多有僧住諸方人聞送供者衆一貧窮乞索女人見諸長者送供詣作是念言此必作會我當往乞便向山中見諸長者以種種食供養衆自思惟言彼諸人等先世修福日富貴今復重作未來轉勝我先不今世窮苦今若不作未來轉劇已啼哭先於糞中拾得兩錢恒常保以後乞索不得之時當用買食今持以布施衆僧分一二日不得食意伺僧食訖卽便布施維那僧前爲呪願上座不聽自爲呪願復留食諸人旣見上座乞食諸人亦與大歡喜云我得果報將食出外到一樹下食訖而臥施福所感黃雲覆之値國王最大夫人亡來七日王遣人訪誰有福德應爲夫人使與相師至彼樹下見此女人相師占之此女福德堪爲夫人卽以香湯沐浴淸淨與彼夫人衣服令著大小相稱千乘萬騎將至王所王見歡喜心甚敬重後時自念我今所以得是福報緣以兩錢施僧故爾當知彼僧便爲於我有大重恩卽白王言我先斯賤王見洗拔得爲人次願聽往彼僧所報恩王言隨意夫人卽便車載飮食及以珍寶詣山布施上座卽遣維那呪願不自呪願夫人念言前施兩錢見爲呪願今載珍寶不爲呪願年少比丘亦嫌此事上座爾時語夫人言心念嫌我兩錢施時爲我呪願今載珍寶不爲呪願我佛法中唯貴善心不貴珍寶夫人先施兩錢之時善心極勝今施珍寶吾我貢高是以我今不爲呪願諸年少等亦莫嫌我年少比丘聞已慚愧悉皆獲得須陁洹果夫人聽法慚愧亦得須陁洹果又雜寶藏經云拘留沙國有惡生詣園堂上見一金猫從東北角入西南角出王時見已卽遣人掘得一銅受三斛滿中金錢漸漸深掘復得一盆如是次第得三重盆各受三斛悉滿金錢轉復傍掘經於五里步步之中盡得銅盆皆滿金錢王雖得錢怖不敢用怪其所以卽詣尊者迦旃延所說其因緣尊者答王此王宿因所獲福報但用無苦王卽請問往昔因緣尊者答言乃往過去九十一劫毘婆尸佛入般涅槃後遺法之中諸比丘四衢道頭施座置鉢在上教而作是言誰有人能擧財著此堅牢藏中若入此藏王賊火所不能時有貧人先因賣薪得錢三文僧教化歡喜布施卽以此錢重著鉢發願而去去家五里步步歡喜門欲入復遙向僧至心頂禮發願而時貧人者今王身是緣昔三錢歡喜施僧世世尊貴常得如是三重銅盆滿中金錢緣五里中步步歡喜於五里有此金錢以是因緣若布施應當至心歡喜施與勿生悔心頌曰韞石諒非眞 飾缾信爲假 竉服高門上濫吹緇軒下 風祀結驚心 騶文終好野眞相豈或昭 浮榮未能捨 迹殊冠冤客事襲驅馳者 已矣歇鄭聲 天然亂周雅富貴空爭名 竉辱虛相罵 須臾風火燭幻泡何足把

11. 빈천부(貧賤部)[여기엔 다섯 가지의 연(緣)이 있음〕
031_0079_b_06L貧賤部第十一此有五緣

1) 술의연(述意緣)
031_0079_b_07L述意緣 引證緣
須達緣 貧兒緣
貧女緣
述意緣第一
031_0079_c_02L대개 빈부(貧富)와 귀천(貴賤)은 모두 과거의 업을 따르고 득실(得失)과 유무(有無)는 다 옛날의 행위로 말미암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전에서 말하였다.

과거의 인(因)들 알고자 하면
마땅히 현재의 과보를 보고
미래의 과보를 알고자 하면
마땅히 현재의 원인을 관찰하라.

그런 까닭에 원헌(原憲)8)의 집과 금루(黔婁)9)의 방은 새끼로 얽은 문지도리에 항아리 같은 창문이라서 비단과 먼지조차 막을 수 없었고, 거적문과 쑥대사립문이라서 서리와 이슬도 막지 못했다. 혹은 볏짚을 엮어 자리를 만들고 때로는 연잎을 마름질하여 옷을 충당하기도 하였다.
팔꿈치를 가리려면 곧 두 소매가 다 뚫렸고 실로 꿰매려면 두 옷깃이 모두 해어졌다. 입과 배는 안읍(安邑)에서 도움을 받아야 했고 잠자고 머무는 일은 영대(靈臺)에 의탁해 있어야 했다. 머리에는 십 년 묵은 갓을 썼고 몸에는 백 번 기운 누더기를 걸쳤다.
고향에는 이미 밭도 집도 없는데 낙양(洛陽:서울)에도 또한 주인이 없었으며, 낭탕(浪宕)하게 시절을 따르고 할 일 없이 세월만 보냈다. 비록 영첩(靈輒)이 예상(翳桑)에서 피폐하였음을 부끄러워하였으나10) 이내 백이(伯夷)가 곧 수양산(首陽山)의 괴로움을 이룬 것11)을 부끄러워하였다.
갖옷이 전혀 없거늘 어찌 양춘(陽春)을 맞을 것이며, 한 되의 쌀도 없는데 무엇으로 이 해를 넘기겠는가?
그러므로 이와 같은 사람은 다 지난 날에 보시를 행하지 않고 항상 쌓아 둔 채 인색했기 때문에 이런 과보를 불러 하루 아침에 갑자기 다한 것이니, 그런 까닭에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보시해야 할 것이다.
031_0079_b_11L夫貧富貴賤竝因往業得失有無由昔行故經言欲知過去因當觀現在果欲知未來果當觀現在因所以原憲之家黔婁之室繩樞瓮牖無掩風塵席戶蓬扉不遮霜露或舒稻蒿以爲薦或裁荷葉以充衣斂肘卽兩䄂皆穿納縷則雙襟同缺口腹乃資於安邑宿止則寄在於靈臺頭戴十年之冠身被百結之縷鄕里旣無田洛陽又闕主人浪宕隨時巑岏度雖慚靈輒而有翳桑之弊乃愧伯便致首陽之苦裘裳頓乏豈見陽升斗竝無何以卒歲所以如此者皆由曩日不行惠施常薀慳貪致令果報一朝頓盡是故行者宜當布施也

2) 인증연(引證緣)
031_0079_c_03L引證緣第二
031_0080_a_02L『등지경(燈指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마땅히 알아야 한다. 가난하고 궁색한 것은 지옥에 비유할 만하다. 의지할 곳을 잃고 깃들어 의탁할 곳이 없으며, 근심하는 마음의 불꽃은 왕성하고 수심에 쌓인 몸은 초췌하게 타오른다. 화색(華色)마저 이미 잃었으니 얼굴 모습 더욱 누추하기만 하다.
신체는 여위어 기갈(飢渴)에 사그러져 녹아 버리고 눈은 움푹 파이고 모든 뼈마디는 겉으로 드러나며, 엷은 피부는 주름살뿐이요 힘줄마저 드러났다. 머리털은 쑥대처럼 뒤엉키고 손발은 가늘어지며, 얼굴빛은 쑥처럼 파리하고 온몸은 쭈글쭈글하다.
게다가 의상(衣裳)마저 없으니 쓰레기 더미에 이르러 더러운 헝겁을 주워 이리저리 꿰매어 입으면 겨우 형상은 가리지만 사지는 빨갛게 드러난다. 앉고 누울 자리도 없어 쓰레기 더미에 비스듬히 누워 있으면 모든 친한 친구듣이 보고도 모르는 체한다. 이 거리 저 거리 돌아다니면서 밥을 빌면 마치 주린 까마귀와 같고, 아는 친구를 찾아가 밥을 빌어볼까 하면 문지기가 가로막고 들여보내 지 않는다. 가만히 틈을 살피다가 재빨리 들어가면 다시 욕을 퍼부으며 내쫓고, 집 주인이 나와 매를 가하려 하면 곱사등이처럼 몸을 굽혀 두번 세번 절하며 사죄하지만, 집 주인은 경멸하면서 조금도 돌봐주지 않는다.
설령 집 안에 들어가더라도 천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미 서로 이야기하지도 않고 또 자리도 내주지 않는다. 음식을 조금 줄 때도 밥그릇에 던져주며 배불리 먹게 주지도 않는다. 혹 큰 잔치가 있어서 남는 음식을 벌고자 해도 천하게 여기기 때문에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지도 않고 도리어 쫓아낸다.
가난하고 궁색한 사람은 비유하면 마치 나무에 꽃이 없어 벌들이 멀리 떠나가고 서리 맞은 풀잎은 저절로 말라서 말리며, 마른 못에 기러기가 놀지 않고 불에 탄 숲에 사슴들이 오지 않으며, 추수가 끝난 받에 이삭 줍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
오늘날 가난하고 궁색하여 과거 부유하게 살 때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것은 다만 부질없는 말일 뿐인데 누가 그 말을 믿으려고 하겠는가?
또 나의 가난하고 궁색함으로 말미암아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으니, 비유하면 마지 넓은 들이 불에 타버린 것과 같아서 아무도 반가워하고 좋아하지 않고, 마른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의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서리 맞은 모종 같아서 버려두고 거두는 사람이 없고, 사람을 해치는 독사와 같아 모두 멀리 떠나며, 독이 섞인 음식과 같아 아무도 맛보려는 사람이 없다. 마치 쓸쓸한 공동묘지와 같아서 아무도 가는 사람이 없고, 냄새나는 변소와 같아 냄새나고 더러운 것만 가득 쌓이며,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처럼 남의 미움과 천대를 받는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하더라도 다른 이들은 그르다고 하고, 어쩌다 선한 업을 지으면 다른 이들은 야비하다 하며, 행동이 민첩하면 경망스럽다고 미워하고, 또한 행동을 느리게 하면 너무 무겁고 정직한 체한다고 하며, 설령 다시 찬탄하면 사람들은 아첨하려 칭찬한다 하고, 만약 칭찬하지 않으면 또한 비방하면서 말하기를 ‘이 가난한 사람은 언제나 좋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일 또 남을 가르치면 이것을 거짓이라 하고 만약 자세히 설명하면 사람들이 말이 많다고 하며, 만약 묵묵히 말이 없으면 사람들은 상황을 숨긴다 하고 만약 정직하게 말을 하면 다시 거칠고 사납다고 한다.
만약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면 또한 아첨하고 왜곡되다 말하고 자주 친근히 하고 붙임성이 있으면 다시 현혹시킨다고 하며, 만약 친근히 하지 않고 붙임성이 없으면 다시 교만하다 하고 만약 다른 사람의 말을 순종하면 다른 이의 마음을 사취(詐取)한다 하며, 그렇다고 따르고 순종하지 않으면 또한 제멋대로 한다고 말한다.
또 내 뜻을 굽혀 그의 요구를 들어주면 비천하다 꾸짖고 만약 뜻을 굽히지 않으면 이 가난한 사람이 오히려 제 자신만 믿는다고 말하며, 만약 조금이라도 너그럽게 대할라치면 그들은 어리석어 꺼리는 것이 있다고 말하고 만약 스스로 단속하면 공연히 청렴한 체하고 거짓으로 스스로 단정하고 확실한 체한다고 하며, 만약 또 즐거워하고 호탕하면 그들은 방종하여 형상이 꼭 미친 사람 같다고 하고 만약 또 근심하거나 슬퍼하면 독기를 머금고 조금도 기쁜 마음이 없다고 한다.
만약 남의 말을 듣고 극진하지 못한 점에 있어서 그를 위해 판단하고 해석하면 그 명취(命趣)를 말하면서 어리석은 게 지혜로운 체하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하고, 만약 또 잠자코 있으면 다시 미련하여 도리를 알지 못한다고 하며, 만약 조금이라도 희론(戲論)하기라도 하면 죄와 복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무엇을 구하는 것이 있으면 구차하게 얻으려고만 하고 염치를 모른다 하고 만약 구하는 것이 없으면 지금은 비록 구하지 않지만 나중에 큰 것을 얻기 바란다고 말하며, 만약 경서(經書)의 말을 인용하면 또한 거짓으로 총명한 체한다 하고 만약 언어가 질박하고 검소하면 다시 소원하고 우둔하다고 꺼리며, 만약 사실을 공정하게 논하면 또한 떼를 쓴다 말하고 만약 사사로이 은밀하게 바른 말로 일러주면 모함하고 아첨한다고 말한다.
만약 새옷을 입으면 또한 거짓으로 장엄하여 꾸미는 체한다 말하고 만약 해진 옷을 입으면 다시 못나고 가난하다 말하며, 만약 음식을 배불리 먹으면 또한 굶주려셔 음식을 탐한다 말하고 만약 조금 먹으면 사실은 배고프면서 거짓으로 청렴한 체한다 말하며, 만약 경론(經論)에 대하여 말하면 제가 아는 것을 자랑하여 남의 암둔한 단점를 들춰낸다 말하고 그렇다고 결론을 말하지 않으면 어리석고 무식하여 소먹이는 일꾼이나 삼아야겠다 말하며, 만약 스스로 옛날 사업하던 일을 말하면 허황되게 과장하여 스스로 자랑한다 말하고 만약 그렇다고 잠자코 있으면 문벌이 천박하다고 말한다.
모든 가난하고 궁색한 사람은 행동거지와 말의 행동거지에 다 허물이 있고 부귀한 사람은 어떤 비법(非法)이라도 전혀 허물이나 걱정이 없어서 행동과 수완이 다 옳다고 말한다.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은 죽은 시체에서 귀신이 일어난 것과 같아 모두가 다 두렵고 무서워하며, 죽은 병에 걸려 치료하기 어려운 것 같고 넓은 들이나 험난한 곳에 물도 풀도 없는 것 같으며, 마치 큰 바다에 떨어져 파도에 떠내려 가는 것 같고 사람이 목을 누르는 것 같아서 숨도 크게 못쉬며, 마치 눈 위에 꺼풀이 씌여 물건이 이르러도 알지 못하고, 또 두터운 때가 끼인 것 같아 씻어버리기 어려우며, 또한 원수의 집과 같아 비록 함께 입고 먹으면서도 악한 마음을 버리지 못한다.
또 뜨거운 여름날 더러운 우물과 같아 사람이 들어가면 곧 기운이 끊기고 깊은 진흙탕에 빠진 것 같아 헤어나지 못하며, 또 산에서 폭포수가 쏟아져 내려 나무를 꺾어 떠내려 보내는 것과 같나니, 가난한 사람도 이와 같아서 온갖 어려운 일들이 많느니라.
대체로 부귀한 사람은 좋은 위엄과 덕이 있어서 자태와 용모가 조용하고 도량과 마음이 너그럽고 넓으며, 예의를 다투어 일으키고 능히 지혜와 용기를 내며, 가업(家業)이 날로 더욱 불어나고 권속들도 화목하여 서로 사양하며, 좋은 이름이 멀리까지 퍼진다.
이로써 살펴본다면 일체 세간 사람들은 부귀와 영화에도 족히 탐하거나 집착 할 일이 아니요, 모든 사람이나 하늘의 존귀함에 대해서도 꼭 편안하게 즐기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가난과 궁핍은 곧 큰 고통의 덩어리이니 가난과 궁핍함을 만약 끊어 버리고자 하면 마땅히 아끼거나 탐내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만 한다.
그러므로 경전에서 말하였다.
‘가난과 궁핍함은 매우 큰 괴로움이 된다.’
031_0079_c_04L如燈指經云當知貧窮比於地獄所依憑拪寄無處憂心火熾愁顇燋華色旣衰威容轉礙身體尫羸渴消削眼目掐陷諸節骨立薄皮纏筋脈露現頭髮蓬亂手足銳細色艾白擧體皴裂又無衣裳至糞穢拾掇麤弊連綴相著纔遮人形露四體倚臥糞堆復無席薦諸親舊見而不識歷巷乞食猶如餓烏知友邊欲從乞食守門之人遮而不伺便輒入復爲排辱舍主旣出加鞭打俯僂曲躬再拜謝罪舍主輕聊不迴顧設得入舍輕賤之故不與語又不敷座與少飮食撩擲盂不使充飽設値大會望乞殘食輕賤故不喚令坐反被驅走貧窮之譬如林樹無華衆蜂遠離被霜之葉自焦卷枯涸之池鴻鴈不遊燒之林獐鹿不趣由苗刈盡無人桾今日貧困說往富樂但謂虛談肯信之由我貧窮所向無路譬如曠野爲火所焚人不喜樂如枯樹無蔭無依投者如苗被霜捐棄不收如毒蛇害人皆遠離如雜毒食無有嘗者如空塚間無人趣向如惡廁溷臭穢盈集如魁膾者人所惡賤雖說好語他以爲非若造善業他以爲鄙所爲機捷復嫌輕躁若復舒緩又言重直設復讚歎人謂諂譽若不加譽復生誹謗言此貧人常無好語若復教授復言詐爲若廣言說人謂多舌若默無言人謂藏情若正直說復云麤獷若求人意復言謟曲若數親附復言幻惑若不親附復言驕誕若順他所復言詐取他意若不隨順復言自若屈意承望罵言寒賤若不屈意言是貧人猶故恃我若小自寬放其愚癡無有拘忌若自攝撿言其空詐自端礭若復歡逸言其譸張似狂人若復憂慘言其含毒初無歡若聞他語有所不盡爲其判釋其命趣以愚代智耐羞之甚若復默復言頑嚚不識道理若小戲論不信罪福若有所索言其茍得不知廉恥若無所索言今雖不求後望大若言引經書復云詐作聰明若言語樸素復嫌疏鈍若公論事實復言强說若私屛正語復言讒佞若著新復言假借嚴飾若著弊衣復言儜劣寒悴若多飽食復言飢餓饕餮少飯食言腹中實餓詐作淸廉若說經論言顯己所知彰我闇短若不說經論言愚癡無識可使放牛若自道昔日事業言誇誕自譽若自杜默門資淺薄諸貧窮者行來進止言說俯仰盡是愆過富貴之人作諸非法都無過患擧措施爲斯皆得所貧窮之人如起死屍鬼一切怖畏如遇死難可療治曠野險處絕無水草墮大海沒溺洪流如人禁咽不得出如眼上瞖不知所至如厚垢穢可洗去亦如怨家雖同衣食不捨惡如夏暴井人入卽斷氣如入深泥滯不可出如山暴水駃流吹漂樹木摧折貧亦如是多諸艱難夫富貴者有好威德姿貌從容意度寬廣禮義競興能生智勇增長家業眷屬和讓善名遠聞以此觀之一切世人富貴榮華不足貪著於諸人天尊貴不應逸樂當知貧窮是大苦聚欲斷貧不應慳貪是以經中言貧窮者爲大苦

3) 수달연(須達緣)
031_0080_c_07L須達緣第三
031_0081_a_02L『잡보장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옛날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였다. 수달(須達)장자는 최후에 가난하고 고통스러워 재물이라곤 전혀 없었다. 품팔이를 하여 겨우 쌀 네 되를 구해다가 밥을 지었다. 마침 아나율(阿那律)이 걸식하러 왔는데, 아내는 곧 발우를 가져다가 밥을 가득 담아 주었다.
뒤따라 수보리(須菩提)ㆍ가섭(迦葉)ㆍ목련(目連)ㆍ사리불(舍利弗) 등이 차례로 와서 밥을 빌자 부인은 또 이들의 발우에도 음식을 가득 담아 주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께서 오셨는데 그 발우에도 밥을 가득 담아 드렸다.
수달이 밖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부인에게 밥을 달라고 하자 부인이 말하였다.
‘만약 존자 아나율이 온다면 당신은 혼자서 드시겠습니까, 존자에게 보시하겠습니까?’
수달이 대답하였다.
‘차리리 내가 굶을지언정 마땅히 존자에게 보시할 것입니다.’
아내가 또 말하였다.
‘만약 또 가섭ㆍ대목련ㆍ수보리ㆍ사리불 등과 나아가 부처님께서 오신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러자 수달이 또한 아내에게 대답하였다.
‘차라리 내 자신이 굶을지언정 모두 그 분들께 드릴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마침 그 성현들께서 걸식하러 오셔서 음식을 구하기에 가지고 있던 음식을 모조리 다 드렸답니다.’
남편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의 죄는 모조리 없어지고 틀림없이 복덕이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는 곧 창고를 열자 곡식이며 비단ㆍ음식 따위가 그 안에 가득 들어 있었으며, 그것을 다 쓰면 또 생겨나곤 하였다. 이것이다 그 과보였으니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또 『잡비유경(雜警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수달(須達)장자는 일곱 번 가난했다가 최후에는 너무 극심하게 가난하여 돈이라곤 한 푼도 없었다. 훗날 쓰레기 더미에서 나무로 만든 되[升] 한 개를 주웠는데 그것은 바로 전단향(栴檀香)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것을 시장에 내다 팔아 쌀 네 되를 사가지고 와서 부인에게 말하였다.
‘한 되는 몽땅 밥을 지으시오. 나는 가서 채소를 사오겠으니 돌아오면 함께 먹읍시다.’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꼭 수달을 제도하여 그로 하여금 복이 생겨나게 하리라.’
그리하여 밥이 다 되었을 때쯤에 사리불ㆍ목련ㆍ가섭과 부처님이 차례로 왔으므로 네 되의 쌀로 밥을 지어 차례로 다 보시했다. 그 뒤에 부자가 되어 다시 부처님과 스님을 초청하여 모두 다 공양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어 도를 얻게 하셨다.
또 『보살본행경(菩薩本行經)』에서 말하였다.
“처음에 수달 장자는 집이 가난하여 애타했으나 부처님의 설법에 힘입어 몸과 마음이 깨끗해져 아나함(阿那含)의 도를 증득했다.
그에겐 오직 다섯 푼의 돈이 있었는데 매일 한 푼은 부처님께 보시하고 한 푼은 법에 보시하고 한 푼은 스님께 보시하고 한 푼은 자신이 쓰고 한 푼은 살림 밑천으로 삼있다. 날마다 이렇게 했는데도 항상 한 푼은 남아 있어 끝내 다함이 없었다. 그러다가 곧 다섯 가지 계(戒)를 받고 욕심이 다 끊어졌다. 아내와 딸도 그가 즐거워하는 것을 순종하고 따랐다.
어떤 부인이 미숫가루를 만들기 위해 쌀을 볶다가 잘못해서 불이 나 사람과 가축이 많이 죽어 버렸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이 신하를 통해 나라에 칙명을 내렸다.
‘지금부터는 밤에 등불이나 춧불을 켜지 말라. 만일 이 명을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금 천 냥을 벌금으로 내게 하리라.’
그 때 수달은 도를 증득하고 집에 있으면서 밤낮으토 좌선(坐禪)하여 선정에 들곤 했다. 그리하여 밤중에 닭이 울 때쯤 등불을 켜고 참신하다가 관리에게 체포되었다. 관리는 왕에게 등불을 켰던 사람이라고 보고하였다.
‘당연히 벌금을 물게 하라.’
수달이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저는 가난하고 궁핍하여 백 전이라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그 벌금을 물 수 있겠습니까?’
왕은 진노하여 칙명을 내리면서 수달을 옥에 가두게 했고 문지기를 시켜 지키게 하자 사천왕이 이 사실을 보았다. 초서녁에 사천왕이 내려와서 수달에게 말하였다.
‘내가 당신에게 돈을 줄테니 그것을 가져다가 왕에게 벌금으로 보내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수달은 사천왕을 위하여 경을 설하고 곧 떠나갔다. 밤중이 되자 천제(天帝:帝釋)가 다시 와서 보았다. 수달이 그를 위해 설법하였고 설법이 끝나자 곧 제석도 거기에서 떠나갔다. 잇달아 새벽이 되자 범천(梵天)이 다시 와서 보았다. 그는 범천을 위해 법을 설하자 범천도 다시 떠나갔다.
그 때 왕은 밤에 하늘을 쳐다보다가 감옥 위의 불빛을 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왕이 곧바로 사람을 보내 수달에게 가서 말하게 하였다.
‘불 때문에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그래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불을 켰는가?’
수달이 대답하였다.
‘나는 불을 켠 적이 없소. 만약 불을 켰다면 마땅히 연기나 재가 있어야 하지 않겠소?’
다시 수달에게 말하였다.
‘초저녁에는 네 개의 불이 있었고 밤중엔 한 개의 불이 있었는데 앞에 불보다 그 크기가 배나 되었으며, 새벽녘엔 또 하나의 불이 있었는데 밤중의 불보다 또 배나 컸었다. 그래도 불을 켜지 않았다고 말하니 그러면 그것은 무엇이란 말이오?’
수달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불이 아니었소. 초저녁에는 사천왕(四天王)이 와서 나를 보고 갔고 밤중에는 제석이 와서 나를 보고 갔으며 새벽엔 범천이 와서 나를 보고 갔다오. 그 불은 이 천신들의 몸에서 나온 광명의 불꽃이었을 뿐 사람들의 불이 아니라오’
심부름 온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마음으로 놀라 털이 곤두섰다. 왕이 곧 말하였다.
〈이 사람은 복덕이 빼어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러니 내가 지금 어떻게 그 사람을 헐뜯고 모욕을 줄수 있겠는가? 〉
그리고는 곧 심부를꾼에게 칙명을 내렸다.
‘어서 놔주어 돌아가게 하라. 지체하지 말고 즉시 놔주어 돌아가게 하라.’
수달은 감옥에서 풀려나자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예배하고 부처님께 법을 들었다. 바사닉왕도 곧 수레를 장엄해 가지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인민들은 왕을 보자 모두 자리를 피해 일어났는데 오직 수달만은 마을 속에 법미(法味)를 간직하고 있었으므로 왕을 보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원한을 품었다.
‘이 사람도 나의 백성이거늘 오만스런 마음을 품고서 나를 업신여겨 보고도 일어나지 않는구나.’
왕은 마침내 불쾌한 마음을 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의 뜻을 아시고 중지한 채 법을 설하지 않으셨다.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부디 경법(經法)을 설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니 어찌 설법을 하겠습니까? 사람이 성을 내고 원한을 맺어 풀지 않으며, 여색(女色)을 탐하여 음행을 하며, 스스로 뽐내고 공경함이 없으면 그 마음이 더럽고 혼탁하여 미묘한 법을 들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 까닭에 지금은 바로 왕을 위해 설법할 때가 아닙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사람이 앉아 있었기 때문에 나는 오늘 두 번씩이나 체면이 망가지게 되었다. 〉
그리고는 또 성내어 결국 법을 듣지 못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는 물러갔다. 밖으로 나와서는 측근 신하에게 칙명을 내렸다.
‘저 사람이 만약 나오거든 곧바로 목을 베어 가지고 오너라.’
이와 같이 말하자 마자 사방에서 호랑이ㆍ이리ㆍ사자 등 모진 짐승들이 나타나 왕의 주위를 에워쌌다.
왕은 이것을 보고 두렵고 무서워서 다시 부처님께로 갔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물으셨다.
‘어째서 다시 오셨습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서운 광경을 보고 되돌아왔습니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을 잘 아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알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이미 아나함도(阿那含道)를 증득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왕은 앉으나 서나 이 사람을 악한 마음으로 대했습니다. 그 때문에 그런 것이니 만약 되돌아오지 않았더라면 대왕은 틀림없이 위험한 일을 당해 전혀 구제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매우 두려워하며 곧 수달을 향하여 참회하고 예를 올린 다음 양가죽 네 장을 바닥에 깔았다. 그리고는 수달의 앞에서 왕이 말하였다.
‘이 사람은 나의 백성인데도 그와 대면하여 내가 굴욕을 당하고 있으니 진실로 매우 난처한 일입니다.’
수달이 다시 말하였다.
‘내가 가난하고 궁핍한데도 보시를 행한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시라사질(尸羅師質)은 나라의 평정(平正)을 위해 적에게 체포되어 임종하게 되었는데도 거짓말을 범하지 않아 적이 곧 놓아주었으니 이것도 실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또 다른 하늘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시가리(尸迦梨)였습니다. 그는 높은 누각에 누워 있을 적에 천왕의 딸이 왔지만 금계(禁戒)를 지켰기 때문에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이 또한 진실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때 이 네 사람은 곧 부처님 앞에서 각각 말씀드리고 나서 게송을 설하였다.

가난하고 궁핍한 처지에서는 보시하기 어렵고
호족으로 부자인 사람은 인욕하기 어려우며
위험에 처했을 때엔 계율 지키기 어렵고
한장 젊었을 때엔 음욕 버리기 어렵다.12)

부처님께서 게송을 마치고 나자 왕과 신민(臣民)들을 모두들 크게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돌아갔다.”
031_0080_c_08L如雜寶藏經云佛在世時須達長最後貧苦財物都盡客作庸力米四升炊作飯食値阿那律來從乞婦卽取鉢盛滿飯與後須菩提目連舍利弗等次第來乞悉施滿末後佛來亦與滿鉢須達在外行還到家從婦索食婦卽語言其若尊者阿那律來汝當自食爲施尊者不須達答言寧自不食當施尊者婦又語言若復迦葉大目連及須菩提利弗等乃至佛來汝當云何亦答婦寧自不食盡當施與婦卽語夫言朝來諸聖盡來索食所有飮食盡施與之夫聞歡喜而語婦言我等罪盡福德應生卽開庫藏飮食悉皆充滿用盡復生果報云云不可說盡又雜譬喩經云長者須達七貧貧最劇乃無一錢後糞壤中得一木其實是栴檀出市賣之得米四升語婦倂炊一升吾當索菜茹還時共佛念曰當度須達令福更生炊米方熟舍利目連迦葉佛來四升米次第炊盡將去後富更請佛僧供養盡佛爲說法得道又菩薩本行經云初時須達長者家貧燋煎蒙佛說法身心淸淨得阿那含道唯有五金錢一日持一錢施佛一錢施法一錢施僧一錢自食一錢作本日日如是常有一錢終無有盡卽受五戒欲心已斷婦女各各隨其所樂有一婦人炒穀作麨失火廣燒人畜波斯匿王勅臣作限自今以去夜不得然火及於燈燭其有犯者金千兩爾時須達得道在家晝夜禪入定夜半鷄鳴然燈坐禪伺捕得提燈白王當輸罰負須達白王我貧窮無百錢產當用何輸王瞋勅使閉著獄中卽將須達付獄執守天王見初夜四天王來下語須達言我與汝錢用輸王罰可得來出爲四天王說經便去到中夜天帝復來見須達爲說法竟帝釋便去比到後梵天復下見爲說法梵天復去王夜於觀上見獄上火光王明日卽便遣人往語須達坐火被閉而無慚羞續後然火須達答言我不然火若然火者當有煙灰復語須達初夜有四火中夜有一火倍大前火後夜復有一火隨倍於前言不然火爲是何等須達答言此非是火初夜四天王來見我中夜天帝來見我後夜梵天來見我是天神上光明之焰非是火也使聞其語卽往白王王聞如是心驚毛豎王言此人福德殊特乃爾我今云何而毀辱之卽勅使言促放出去勿使稽遲便放令去須達得出往至佛所禮佛聽法波斯匿王卽便嚴駕尋至佛所人民見王皆悉避起唯有須達心存法味見王不起王心微恨此是我民懷於輕慢見我不起遂懷慍心佛知其意止不說法王白佛言願說經法佛告王言今非是時云何是人起瞋恚忿結不解貪婬女色自大無敬其心垢濁聞於妙法而不能解以是之故今非是時爲王說法王聞佛語意自念言坐此人故令我今日有二析減又起瞋恚不得聞法爲佛作禮而去出到於外勅語左右此人若出直斫頭取作是語已應時四面虎狼師子毒害之狩悉來圍遶於王王見恐怖還至佛所佛問大王何以來還王白佛言見怖來還佛告王曰識此人不王曰不識佛言此人已得阿那含道坐起惡意向此人故是故使爾若不還者王必當危不得全濟王聞佛語卽大恐怖卽向須達懺悔作禮羊皮四布於須達前王言此是我人而向屈辱實爲甚難須達復言而我貧窮行於布施亦復甚難尸羅師質爲國平正爲賊所捉臨命不犯妄語賊便放之實爲甚難復有天名曰尸迦梨於高樓上臥天王女來以持禁戒而不受之實爲甚難於是四人卽於佛前各說頌曰貧窮布施難 豪貴忍辱難 危嶮持戒難少壯捨欲難佛說偈已王及臣民皆大歡喜作禮而去

4) 빈아연(貧兒緣)
031_0082_a_04L貧兒緣第四
031_0082_b_02L『변의장자자경(辯意長者子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변의장자의 아들이 부처님께 예를 올린 뒤에 합장하고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나니 세존이시여, 가난한 저의 마음을 지나실 때 여러 대중들과 함께 내일 집에서 차린 식사 대접[舍食]에 왕림하여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잠자코 계시다가 허락하셨다. 장자의 아들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음식을 장만하였다.
다을날 세존께서 여러 대중들과 함께 그 집에 가셔서 엄연(儼然)한 모습으로 자리에 앉으셨다. 변의(辯意)가 부모와 여러 권속들에게 아뢰었다.
‘우선 부처님 앞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각자 공양을 올리십시오.‘
변의가 자리에서 일어나 씻을 물을 돌리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올렸다.
공양이 아직 끝나기 전인데 어떤 거지 아이가 사람들 앞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밥을 빌었다. 그렇지만 부처님께서 아직 축원하기 전이라서 아무도 감히 주려고 하지 않았다. 두루 돌아다녔으나 음식을 얻지 못하자 성을 내면서 떠나갔다. 그는 곧 악한 마음이 생겼다.
〈이 모든 사문(沙門)들은 방일(放逸)하고 어리석고 미혹한데 무슨 도가 있겠는가? 가난한 사람이 음식을 빌어도 줄 마음이 전혀 없다. 장자는 미혹하여 저렇게 자비한 마음도 없는 사람에게 음식을 공양하고 있구나. 내가 만일 왕이 되면 쇠수레 바퀴로 저들의 머리를 갈아 부수어버리리라. 〉
이렇게 중얼거리고 나서 곧 떠나갔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셨을 때 또 어떤 거지 아이가 들어와서 음식을 빌었다. 앉아 있던 대중들은 저마다 그에게 음식을 주었다. 그 아이는 많은 음식을 얻어가지고 기뻐하며 떠나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모든 사문들은 모두 자비한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나 같이 가난한 사람을 어여삐 여겨 음식을 주어 배부르게 먹었으니, 이제 며칠은 견딜 수 있겠구나.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저 장자는 이런 여러 대사들께 공양할 수 있었으니 그 복이 한량없이 많으리라. 내가 만약 왕이 되면 마땅히 부처님과 그 대중 제자들을 공양하라라. 이렇게 이레가 될 때까지 공양하더라도 오히려 오늘 배고프고 목마름을 구제해 준 은혜는 다 갚지 못할 것이다. 〉
이렇게 중얼거리며 그곳을 떠나갔다.
부처님께서 공양이 끝난 뒤에 법을 설하시고 곧 정사(精舍)로 돌아와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이후로는 공양 보시를 받을 때에는 늘 오늘 행한 법대로 하라.’
그 때 두 거지 아이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구걸하다가 다른 나라에 가서 길가의 우거진 숲 속에 누워 있었다.
그 때 그 나라 왕이 갑자기 죽었는데 그 뒤를 이을 사람이 없었다. 때마침 그 나라에는 관상보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관상쟁이가 있었다. 그는 말하였다.
‘『참서기(讖書記)』에 이르기를 〈마땅히 어떤 천한 사람이 꼭 왕이 되리라〉고 하였습니다.’
여러 대신과 백관(百官)들은 천 수레와 만 마리 말을 타고 온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누가 왕이 될 만한가 하고 찾다가 길가 우거진 숲 속을 돌아보니 그 위에 구름이 덮혀 있었다. 관상쟁이는 점을 쳐보고 말하였다.
‘저 속에 신인(神人)이 있습니다.’
곧바로 그곳으로 가서 거지 아이의 상을 보니 과연 마땅히 왕이 될 만한 상이 있다. 그래서 여러 대신들은 저마다 배알(拜謁)하고 신하가 되겠다고 자처하였다. 거지 아이는 놀라고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저는 하천(下賤)한 사람입니다. 저는 왕의 종족이 아닙니다.’
모두들 말하였다.
‘관상을 따랐을 뿐, 강한 세력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는 데리고 가서 향수물에 목욕을 시키고 왕의 옷을 입히니, 빛나는 상호가 엄연하였다. 모두들 한량없이 훌륭하다고 칭찬하면서 앞뒤로 호위하고 수레를 돌려 도성으로 들어갔다.
그 때 나쁜 생각을 한 거지 아이는 우거진 숲 속에서 누워 자다가 부지불식간에 수레에 치어 그 머리가 박살이 났다.
왕이 성 안에 들어가자 음양(陰陽)이 고루어졌고 사기(四氣:四季節)가 융성하고 빛났으며 백성들은 안락(安樂)하여 모두들 왕의 덕을 칭송하였다.
그 때 국왕은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옛날에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이었는데 무슨 연연 때문에 국왕이 될 수 있었을까? 옛날 걸식을 행할 때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많은 음식을 얻고 문득 선(善)한 생각을 내어 만약 내가 왕이 되면 이레 동안 공양하여 부처님의 은덕을 갚으리라 했더니 이제 정말 그렇게 되었구나. 〉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신하들을 불러 멀리 사위국(舍衛國)을 향하여 향을 사르고 예를 올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사자(師子)를 보내 부처님을 초청하면서 말하게 하였다.
세존의 은혜를 입어 사람의 왕이 되었습니다. 바라옵건대 존신(尊神)께서는 부디 이 나라에 오셔서 교화해 주십시오. 그러면 우매한 사람들이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초청을 받아 주리라.’
부처님께서는 그 제자들을 데리고 무앙수(無央數)의 대중들과 함께 그 나라에 가셨다.
그 때 왕은 마중나와 환영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그리고 궁중으로 모시고 들어가서 공양을 마친 뒤에 왕은 세존께 청하여 왕이 된 인연을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그 인연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앞에서 지은 인연대로 된 것입니다. 착한 생각을 일으켰기 때문에 지금 왕이 된 것입니다. 그 때 악한 생각을 했던 사람은 비단 수레에 치어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 뒤로 지옥에 들어가서 불수레에 깔려 억 겁을 지낸 뒤에야 비로소 나오게 될 것입니다.
왕은 지금 부처를 초청하여 맹세했턴 대로 매우 후하게 은혜를 갚았으니 대대로 그지없는 복을 받으실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사람의 마음은 바로 독(毒)의 뿌리요
입은 재앙의 문이 되나니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면
몸이 곧 그 재앙과 죄를 받게 펀다.

사람이 선과 악을 생각하지 않고
몸이 지어 몸이 근심을 받네.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려 하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수레에 머리 치이리.

마을은 감로(甘露)의 법이 되어
사람들을 천상(天上)에 나게 하나니
마음으로 생각하고 또 입으로 말하면
몸으로 그 복과 덕을 받는다.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생각하고
스스로 몸을 편안하게 한 근본 지으며
마음으로 일체의 선행만을 생각하면
대왕과 같은 하늘 자리[天位]얻으리.

이 때 왕은 이 경을 듣고 기뻐하였고 온 나라 신하와 백성들은 수다원도(須陀洹道)를 증득하였다.”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서 여러 제자들 일천이백오십 사람과 함께 계셨다.
그 나라에는 오백 명의 거지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늘 여래에게 의지하여 대중 스님늘을 따라다니면서 음식을 얻어 먹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마음 속에 세상 번뇌를 싫어하여 출가를 구하기 위하여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만나기는 너무도 어렵사온데 하천(下賤)한 저희들은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출가를 탐내고 있사오니 허락해 주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거지 아이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법은 청정(淸淨)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맑은 물이 모든 더러운 것을 씻는 것과 같아서 귀하거나 천하거나 간에 이 물에 씻기는 자는 깨끗해지지 않는 사람이 없다.
또한 큰 불과 같아 이르는 곳마다 이 불에 태워지는 것은 무엇이든 타지 않는 것이 없다. 또 저 허공과 같아 빈부(貧富)와 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든 여기에 들어오고 싶은 자는 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거지 아이들이 이 말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믿는 마음이 배나 더 높아져서 정성을 쏟아 출가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왔구나.’
그러자 저들의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지고 법의(法衣)가 몸에 입혀져서 곧바로 사문의 형상이 이루어졌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자 저들은 다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 그 나라의 귀족과 장자들은 부처님께서 거지 아이들을 제도하셨다는 말을 듣고 모두 교만한 마음이 생겨 수군거렸다.
‘왜 여래께서는 이렇게 하천한 사람들이 스님의 자리에 참여하는 것을 허락하셨을까? 우리들이 복을 닦기 위해 부처님과 대중들을 청하여 공양을 할 때에 저 하천한 무리들로 하여금 우리 자리에 함께 앉아 우리 밥그릇에 손을 대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 때 태자인 기타(祇陀)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청하기 위하여 심부름꾼을 보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저의 초청을 받아 주십시오. 다만 제도하신 거지 아이들은 저희들이 초청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데리고 오지 마십시오.’
다을 날 공양할 때가 되자 부처님께서 거지 아이들께 말씀하셨다.
‘나는 저들에게 초청을 받았으나 너희들은 그 반열에 들지 못했다. 너희들은 지금 북쪽에 있는 울단윌[北單越]에 가서 저절로 잘 삶아진 멥쌀을 가지고 그 집에 돌아와서 차례에 따라 마음대로 앉아서 그것을 먹도록 하라.’
비구들은 그 명령대로 곧 신족(神足)으로 그 세계에 가서 각각 마음대로 취하여 발우에 가득 담아가지고 돌아올 때에 위의를 바로 하고 허공을 타고 기러기가 날 듯이 기타의 집에 와서 차례대로 앉아서 그것을 먹고 있었다.
그 때 태자는 그 비구들의 위의와 의젓한 행동과 신통력과 복덕을 보고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이 모든 현성(賢聖)들은 어느 곳에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 기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알고 싶은가? 이들은 바로 어제 그대가 청하지 않은 그 사람들이니라.’
그리고 태자를 향하여 그 인연을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그 때 기타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부끄러워하면서 말하였다.
‘제가 어리석고 가리워져 명암(明暗)을 가리지 못했습니다. 알 수 없사옵니다. 이 분들은 어떤 선행(善行)을 지었기에 지금 세존을 만나 특별한 은혜를 입었사오며 또 무슨 잘못을 지었기에 밥을 빌어먹으면서 살아왔습니까?’
부처님께서 기타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아주 오래 전 어느 때에 큰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의 이름은 바라내(波羅奈)였다. 그 나라에 산이 하나 있었으니, 그 산의 이름은 이사(利師)였느니라. 그 산에는 옛날부터 여러 부처님께서 살고 계셨었다. 만약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을 때에는 이천 명의 벽지불(辟支佛)이 항상 그 산에 머무르곤 하였다.
그 때 그 나라에 어떤 장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산타녕(散陀寧)이었다.
때마침 세상에는 가뭄과 흉년이 들었으니, 그는 집안이 큰 부자였기에 곧 창고 관리인에게 물었다.
‘지금 우리 창고에는 쌀이 얼마나 있는가? 내가 대사(大士)들을 초청하려 하는데 공양을 올릴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창고 관리인이 대답하였다.
‘넉넉합니다. 충분히 공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곧 이천 명의 벽지불을 초청하여 음식을 공양하기 위하여 오백 명의 요리사를 시켜 공양할 음식을 준비하게 하였다.
그 때 그 요리사들은 싫어하는 마음이 생겨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다 저 거지 아이들 때문이다.”
그 때 장자는 늘 어떤 사람을 시켜 공양할 시간이 되었을을 아뢰게 하였는데 기르고 있던 개 한 마리가 날마다 따라다녔었다.
그 때 그 심부름꾼은 어느날 깜빡 잊고 그 사람들에게 가서 공양시간을 알리지 못하였는데, 개가 혼자 그곳에 가서 여러 대사들을 향하여 큰 소리로 짖있다. 벽지불들은 그 개 짖는 소리를 듣고 곧 때가 이르렀을을 알고 와서 자리에 앉아 법대로 공양을 받았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장자에게 말하였다.
‘하늘에서 지금 곧 비를 내리려고 하니 곡식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장자는 그 말대로 씨앗을 뿌렸는데 뿌린 씨앗이 모두 싹이 터 자라나서 큰 박으로 변하였으므로 장자는 그것을 보고 괴이하게 여기면서 수시로 물을 주곤 하였다. 훗날 그 박이 다 자라서 익자 장자는 곧 그것을 쪼개 보았다. 그랬더니 그 안에는 곳에 따라 갖가지 물건들이 아주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고 또 그 안에는 보리가 가득하였다. 장자는 매우 기뻐 그것들이 집에 가득 차자 다시 친족들에게 나누어 주어 온 나라가 모두 그의 은혜를 입게 되었다.
이 때 오백 명의 요리사들은 생각하였다.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실로 다 저 대사들의 은혜이다. 우리들이 어짜다가 그들에게 나쁜 말을 했단 말인가?’
그들은 곧 그곳에 가서 참회하고 다시 서원하는 말을 하였다.
‘바라옵건대 우리들로 하여금 미래 세상에 저 성현들을 만나 해탈을 얻게 해 주십시오.’
이러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오백 세 동안 항상 거지 아이가 되었으며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서원을 세우는 말을 했기 때문에 지금 나의 세상을 만나 제도를 받게 되었다.
태자는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그 때의 큰 부자였던 산타녕(散陀寧)은 바로 지금의 나이고 창고 관리인은 지금의 수달(須達)이 바로 그 사람이며, 날마다 공양 때를 알려주던 사람은 지금의 우전왕(優塡王)이요, 오백 명의 요리사는 지금의 이 오백 아라한이 바로 그들이었느니라.’
그 때 기타와 모임에 있었던 대중들은 그 신통 변화를 보고 다 네 과위를 증득하였다.”
031_0082_a_05L如辯意長者子經云於是辯意長者爲佛作禮叉手白佛言唯願世尊過於貧聚及諸衆會明日屈於舍食爾時世尊默然許可諸長者子禮佛而去到舍具饌明日世尊與諸大衆往到其處就坐儼然辯意白父母及諸眷屬前禮佛足各自供侍辯意起行澡水敬意奉食下食未訖有一乞前歷座乞佛未呪願無敢與者無所得瞋恚而去便生惡念此諸沙門放逸愚惑有何道哉貧者從乞心見與長者迷惑用爲飴此無慈愍吾爲王者以鐵輞車轢斷其頭已便去佛達嚫旣訖復有一乞兒來入乞食坐中衆人各各與之大得飯食歡喜而去卽生念言此諸沙門皆有慈心怜吾貧寒施食充飽得濟數日善哉善哉長者乃能供事此諸大士其福無量吾爲王者當供養佛及衆弟子乃至七日猶不報今日飢渴之恩言已便去佛食已訖說法卽還精舍之中佛告阿難從今已後訖下食以此爲常二乞兒展轉乞到他國中臥於道邊深草之中彼國王忽然崩亡無有繼後國相師明知相法讖書記曰當有賤人爲王者諸臣百官千乘萬騎案行國誰應爲王顧視道邊深草之中有雲蓋相師占相曰中有神人卽見乞兒相應爲王諸臣拜謁各稱爲臣乞兒驚愕自云下賤非是王種皆言應相非是强力香湯沐浴著王者之光相儼然稱善無量導從前後車入國時惡念者在深草中臥寐不車轢斷其頭王到國中陰陽和調四氣隆赫人民安樂稱王之德爾時國王自念昔者貧窮之人以何因緣得爲國王昔行乞時得蒙佛恩大得飯食便生善念得爲王者供養七日佛之恩德今已果之卽召群臣遙向舍衛國燒香作禮卽遣使者請佛言蒙世尊遺恩得爲人王願屈尊神來化此國愚冥之人得見教訓於是佛告諸弟子當受請佛與弟子無央數衆往到彼國王出迎爲佛作禮入宮食訖王請世尊說得王因緣佛具爲說如前因緣由起善念今王是也惡念者非直轢頭而死已入地獄爲火車所轢億劫乃出王今請佛報誓過厚世世受福無有極已爾時世尊以偈頌曰人心是毒根 口爲禍之門 心念而口言身受其殃罪 不念人善惡 身作身受患意欲害於彼 不覺車轢頭 以爲甘露法令人生天上 心念而口言 身受其福德有念善惡人 自作安身本 意念一切善如王得天位是時國王聞經歡喜擧國臣民得須陁洹道又賢愚經云佛在舍衛國與諸弟子千二百五十人俱國中有五百乞兒常依如來隨逐衆僧乞丐自活厭心內發求索出家共白佛言如來出世甚爲難遇我等下賤蒙濟身命今貪出家不審許不告諸乞兒我法淸淨無有貴賤譬如淸水洗諸不淨若貴若賤水之所洗無不淨者又如大火所至之處其被燒者無不燋然又如虛空貧富貴賤有入中者隨意自恣乞兒聞說竝皆歡喜信心倍隆歸誠出家佛告善來頭髮自墮法衣在身沙門形相於是具足佛爲說法成阿羅漢於時國中諸豪長者聞度乞兒皆興慢心云何如來聽此下賤之人在衆僧次我等修福請佛衆食令此下賤坐我牀席捉我食器爾時太子祇陁請佛及僧遣使白佛唯願世尊明受我請及比丘僧所度乞兒我不請之愼勿將來明日食時佛告乞兒吾受彼請汝不及例今可往至鬱單取自然成熟粳米還至其家隨意坐次自食粳米比丘如命卽以神足往彼世界各各自取滿鉢還攝威儀乘空而來如鴈飛至祇陁家坐隨次各食於時太子睹衆比丘威儀進止神足福德敬心歡喜歎未曾有而白佛言不審此諸賢聖從何方來佛告祇陁若欲知者正是昨日所不請者具向太子說其因緣爾時祇陁聞說是語極懷慚愧自我愚弊不別明闇不審此徒種何善行今値世尊特蒙殊潤復造何咎乞丐自活佛告祇陁過去久遠時有大國名波羅柰有一名曰利師古昔諸佛多住其中無佛時有二千辟支佛恒至其中一長者名曰散陁寧世旱儉其家巨富卽問藏監今我藏中穀米多少欲請大士未知供不藏監對曰饒多足供卽請二千辟支飯食供養差五百使人供設飯食諸使人厭心便我等諸人所以辛苦皆由此諸乞爾時長者恒令一人知白時到一狗子日日逐往爾時使人卒値一日忘不往白狗子時到獨往常處諸大士高聲而吠諸辟支佛聞其狗卽知時到來詣便坐如法受食白長者天今當雨宜可種殖長者如言耕種所種之物盡變爲瓠長者見隨時漑灌後熟皆大卽劈看之所種物成治淨好麥滿其中長者歡其家滿溢復分親族合國一切咸蒙恩澤是時五百作食之人念言之獲果實是大士之恩我等云何惡言向彼卽往其所請求改悔復立誓願使我等於將來世遭値賢聖得解脫由此之故五百世中常作乞因其改悔復立誓故今遭我世得過度太子當知爾時大富散陁寧我身是也時藏臣者今須達是也日白時到者今優塡王是也五百作食人者今此五百阿羅漢是也爾時祇陁及衆會者睹其神變皆得四果

5) 빈녀연(貧女緣)
031_0083_c_12L貧女緣第五
031_0084_a_02L『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옛날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존자 가전연(迦旃緣)은 아반제국(阿槃提國)에 있었다.
그 때 그 나라에 어떤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큰 부자로서 재물이 넉넉하였다. 그 집에는 한 여종이 있었는데 자그마한 허물이라도 있으면 장자는 매를 때리며 밤낮으로 부려먹었다. 그 여종의 옷은 몸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음식은 배를 채우지도 못했으며, 연로하도록 고생하였으므로 죽기를 생각했으나 그것도 이루지 못하였다. 한 번은 물병을 가지고 강에 나아가 물을 걷다가 큰 소리로 통곡하였다.
그 때 존자는 그 통곡 소리를 듣고 그 곳에 가서 그 인연을 물어 알고는 곧 그 노모(老母)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만약 그렇게 가난하면 왜 그 가난을 팔지 않습니까?’ 노모가 대답하였다.
‘누가 가난을 사겠습니까?’
가전연이 말하였다.
‘그 가난을 정말 팔 방법이 있습니다.’
노모가 그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가난을 팔 수 있다니 어떻게 해야 그 가난을 팔겠습니까?’
가전연이 말하였다.
‘당신이 만약 팔려고 한다면 한결같이 내 말대로 하십시오.’
그리고는 우선 물병을 깨끗이 씻게 하였다. 다 씻고 나자 보시하라고 가르쳤다. 노모가 존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가난하고 궁핍하여 몸에 걸칠 옷도 없고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란 오직 이 병뿐입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우리 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할 것인데 장차 무엇으로 보시해야 하겠습니까?’
가전연은 곧 자기 발우를 그에게 주어 물을 떠달라고 했다. 물을 받고는 그를 위해 축원하고 다음에는 계를 주고 또 염불까지 가르쳤다. 그리고는 끝으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떤 곳에 머물고 계십니까?’
여종이 곧 대답하였다.
‘일정하게 머무는 곳이 없습니다. 방아 찧고 밥 지어 주고 맷돌질 하다가 그대로 그곳에서 잠들곤 합니다. 때로는 쓰레기 더미 위에서 잘 때도 있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당신은 좋은 마음, 부지런한 마음으로 공경하고 조심하여 그 집에서 일하다가 그 주인 집에서 모두 잠든 틈을 타서 몰래 문을 열고 들어가서 그 집 안에 풀을 깔고 앉아서 부처님을 생각하고 관하십시오.’
노모는 그가 시키는 대로 밤에 그 방안에 들어가서 앉았다가 그 자리에서 목숨을 마치고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다. 주인은 새벽이 되어 그 모습을 보고 성을내며 말하였다.
‘이 늙은 종은 항상 허락도 받지 않고 방을 드나들더니, 하필이면 갑자기 여기에서 죽었단 말인가?
곧 사람을 시켜 풀로 그의 자리를 매어 끌어다가 숲 속에 버리게 하였다. 이 노비는 천상에 태어나서 오백 명의 천자들을 권속으로 삼고 곧 천안(天眼)으로 옛날 몸이 천상에 태어나게 된 인연을 관찰하고, 조금 있다가 그 오백 명의 천자들을 데리고 향과 꽃을 싸가지고 싸늘한 숲 속으로 내려와서 향을 사르고 꽃을 뿌려 시체에 공양하고는 하늘 광명을 놓아 마을 숲을 비추었다.
대가(大家:주인)는 괴이한 현상을 보고 멀고 가까운 곳에 두루 알리고 그 숲으로 가서 천자들을 보고 말하였다.
‘이 늙은 여종은 이미 죽었는데 무엇 때문에 공양합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이 시체는 나의 옛 몸입니다.’
그리고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된 인연을 자세히 이야기한 뒤에 모두 가전연에게로 가서 예배하고 공양을 올렸다. 가전연의 인연 설법으로 오백 천자들은 다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증득하였다.
이미 그 과를 증득한 뒤에는 천상으로 되돌아갔다. 이러한 인연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또 『불설마하가섭도빈모경(佛說摩訶迦葉度貧母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때였다. 그 때에 마하가섭은 혼자서 교화하러 다니다가 왕사성(王舍城)에 이르렀다. 항상 중생들을 불쌍하게 여겨 중생에게 복을 주되 모든 권세 있는 부호들은 버려두고 가난한 집만 찾아 다니면서 걸식하였다. 그는 분위(分衛 :걸식)하려고 먼저 삼매(三昧)에 들었다.
‘어느 곳에 있는 가난한 사람에게 내가 장차 복을 줄까?’
그리고는 곧 왕사대성(王舍大城)에 들어가 홀로 살고 있는 한 노파를 보았다.
그 노파는 매우 빈곤(貧困)하여 거리의 큰 쓰레기 더미 속 한쪽을 파서 암굴(巖窟)을 만들고 파리하니 병든 몸으로 늘 그 속에 누워 있었다. 고단하고 쓸쓸한 데다가 옷도 없고 밥도 없이 암굴에서 조그만 울타리의 나무 조각으로 그 몸뚱이를 가리고 있었다.
가섭은 삼매 속에서 이 사람이 전생에 복을 심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가난하게 되었을을 알고 또 그 노모가 죽을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 제도하지 않으면 영원히 복당(福堂)을 잃겠구나.’
그 때 그 노모는 몹시 주리고 지쳐 있었다. 어떤 장자의 하인[靑衣]이 쌀뜨물을 내다 버렸는데, 그 냄새가 너무 지독하여 말로 형용하기조차 어려웠다. 그 노모가 그를 따라가면서 구걸하자, 그 하인은 깨진 기와 조각에 물을 담아 그 곁에 놓아주었다.
그 때 가섭이 그곳에 가서 축원하고 그녀에게 구걸하였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나에게 보시하면 큰 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 노모는 곧 게송을 설하였다.

온몸이 질병에 걸려 있고
외롭고 곤궁함 어찌 말로 다하랴.
이 나라에서 가장 가난하가에
옷도 밥도 이 몸 하나 지탱할 게 없다네.

세상에 자비롭지 못한 사람도
오히려 불쌍하고 가엾게 보는데
어찌하여 자애(慈哀)롭다 하면서
이렇게 죽어가도 알지 못할까?

넓은 세상에 혹독한 괴로움이
나보다 더한 사람 어디 있을까?
바라건대 부디 나를 가엾게 여기소서.
실로 당신에게 아끼는 것 아니라네.


마하가섭이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부처님은 삼계에 높으신 어른
우리도 모두 그 안에 있다네.
당신의 주리고 가난함 털어주기 위하여
그 때문에 가난한 그대에게 구걸한다네.

만약 당신의 입고 먹을 것 털어
조금이나마 나에게 보시한다면
길고 긴 어둠 속에서 해탈을 얻고
다음 생엔 권세 있고 부귀하리라.

그 때 노모는 그 게송을 듣고 기뻐하면서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전일(前日)에 갖다 놓은 냄새 나는 쌀뜨물이 있지만 저 사람에게 보시한다해도 마실 수가 없을 것이다. 〉
그렇게 생각하고는 넌지시 가섭에게 물었다.
‘저를 불쌍하게 여겨 이것을 받아주시겠습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아주 좋습니다.’
노모는 곧 그 뜨물을 가지고 굴 속에서 기어나오려고 하다가 형체가 알몸이었으므로 가지고 나오지 못하고 몸을 옆으로 구부리고 울타리 위로 그릇을 내밀어 주었다.
가섭은 그것을 받아 존귀한 입으로 축원하여 그녀로 하여금 복을 받게 하고는 마음 속으로 생각하였다.
〈만일 내가 이것을 싸가지고 다른 곳으로 가서 마시면 저 노모는 믿지 않고 내가 버렸다고 말할 것이다. 〉
그는 곧 노모 앞에서 다 들이마시고 빈 발우를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그러자 노모는 확실하게 믿었다.
가섭은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신족(神足)을 나타내어 저 노모로 하여금 반드시 큰 안락을 획득하도록 해야겠다. 〉
그리고는 곧 공중에 올라가서 신통변화를 나타내었다.
그 때 노모는 이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여 일심으로 꿇어앉아 가섭을 바라보았다.
가섭이 말하였다.
‘노모께서 지금 마음 속으로 소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노모는 곧 가섭에게 말하였다.
제 소원은 조그만 복을 지었지만 천상에 태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에 가섭은 홀연히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노모는 며칠 뒤에 목숨을 마치고 곧 도리천상에 태어나니, 그 위덕(威德)이 당당하여 천지를 진동시켰고 광명의 치솟음은 비유하면 마치 일곱 개의 태양이 한꺼번에 솟아오른 것처럼 천궁을 환하게 비추었다.
제석이 놀라 말하였다.
‘어떤 사람의 복덕이기에 그 감동이 나보다 뛰어난가?’
그리고 곧 천안(天眼)으로 이 천녀(天女)를 관하여 그의 복덕이 그렇게 만들었을을 알았고 곧 천녀의 전생에 있었던 일까지 다 알게 되었다.
그 때 천녀는 스스로 생각에 잠겼다.
‘이 복덕의 과보는 내가 전생에 가섭에게 공양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가령 이 천상의 온갖 보배를 갖가지로 가져다가 백천 번 가섭에게 보시한다 해도 오히려 그 순간의 은혜는 다 갚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는 곧 시녀(侍女)들을 데리고 하늘향과 꽃을 가지고 홀연히 가서 허공에서 가섭에게 뿌리고 난 뒤에 가섭이 있는 곳으로 가서 온몸을 땅에 던져 예를 마치고 한쪽으로 물러나 머문 채로 합장하고 찬탄하였다.

대천(大千)세계에서
부처님께서 특별히 존귀하시고
다음에는 가섭이 있어
죄의 문을 잘 닫으셨네.

그 옛날 염부제(閻浮提)의
쓰레기 더미 굴 앞에서
가난한 노모를 위하여
진리의 말씀[眞言]을 설하셨네.

그때 노모는기뻐하면서
쌀뜨물을 보시하였는데
겨자만한 보시로써
산만한 과보를 얻었네.

스스로 천녀(天女)가 되어
저절로 봉함을 받았으며
그 때문에 이곳에 내려와서
복 밭에 귀명(歸命)한다네.

천녀는 그 게송을 설하고 나서 모두 천상으로 돌아갔다.
제석이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저 여자는 쌀뜨물을 보시하여 마침내 이런 복을 이룩했다. 가섭의 큰 자비는 다만 복이 하열한 집만을 골라 걸식하고 큰 성바지의 집엔 가지 않는다. 나는 좋은 꾀를 써야겠다. 〉
그리고는 곧 천후(天后)와 함께 온갖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가 조그만 병에 담아 왕사성(王舍城)으로 가서 길가에 작고 허름한 집을 짓고 흡사 노인처럼 변신하여 신체는 수척하고 허리까지 굽은 모습으로 걸었다.
그때 이 늙은 부부 두 사람은 함께 자리를 짰는데 가난하고 궁핍한 모습으로 저축한 음식도 없었다. 가섭이 훗날 분위(分衛)를 행하다가 이 가난한 사람을 보고 거기에 가서 밥을 빌었다. 노인이 말하였다.
‘너무도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으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가섭은 축원하면서 잠시 머문 채 떠나지 않았다. 노인이 말하였다.
‘우리 부부는 매우 늙어서 겨우 자리나 짜면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시주할 경황이 없습니다. 다만 밥이 조금 있는데 마침 먹으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듣자하니 어지신 분께서는 자비한 덕으로써 오직 가난한 집만 다니면서 걸식하시어 그 때문에 복을 받게 하신다 하니 지금은 비록 곤궁하지만 이것을 나누어 현자에게 보시할까 합니다. 진실로 소문대로라면 우리들로 하여금 복을 얻게 하여 주소서.’
그러나 이 하늘의 음식 향기는 세상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가 아니라서 만약 미리 병뚜껑을 열면 향기가 진동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섭이 그 사실을 알고 전혀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노인은 곧 이렇게 말하였다.
‘도인이시여, 보살것없는 음식이 그나마 많지도 않으니 발우를 가지고 와서 받아가십시오.’
가섭은 곧 발우로 그 음식을 받은 뒤에 시주한 집을 위하여 축원하였다. 그런데 그 향기가 왕사대성과 그 국경에까지 널리 퍼지자 가섭은 곧 그 향기를 의심하였다. 노인부부는 제석의 몸인지라 빠르게 공중으로 날아 올라 손가락을 퉁기며 기뻐하였다.
가섭이 생각하다가 제석이 노인으로 변화하여 복을 지으려 했음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내 이제 이미 받은 것이라서 돌려 줄 수도 없다.’
그리고는 가섭이 찬탄하였다.
‘제석은 온갖 복에 만족하지 않고 이렇게 누추한 일을 참아내면서까지 인간 세계에 내려와서 복을 심었으니, 틀림없이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
제석과 그 왕후는 곱절이나 더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
그 때 천상에서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제석을 맞이하였고 제석은 궁에 이르러 갑절이나 더 기뻐하였다.”
게송을 말한다.

뜬구름 같은 인생 남북(南北) 어디에도 끝내 돌아갈 곳 없으니
아들 손님 동서(東西) 중 어느 곳에 의지할꼬.
원헌(原憲:공자 제자)의 보살것없는 음식[糟糠]은 그래도 바랄 수 았으나
전씨(田氏)의 가름진 음식[膏腴]이야 어찌 감히 바랄 수 있으리.

초목 무성한 거칠어진 뜰에 거마(車馬)조차 끊어지고
적적(寂寂)한 쑥대 대문 굳게도 닫혀 있다.
과거 세상에 빛을 훔치고 남은 빛 아꼈더니
오늘날 길을 잃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네.
031_0083_c_13L如賢愚經云佛在世時尊者迦旃在阿槃提國時彼國中有一長者大富饒財家有一婢小有愆過長者鞭打晝夜走使衣不蓋形食不充口年老辛苦思死不得適持瓨詣河取擧聲大哭爾時尊者聞其哭聲到其所問知因緣卽語之言汝若貧何不賣之老母答言誰買貧者旃延言貧實可賣老母向言貧可賣賣之云何迦旃延言汝若賣者隨我語告令先洗洗已教施母白尊者我今貧窮身上衣無手許完納有此瓨是大家許當以何施卽持鉢教取水施受爲呪願次與授戒教念佛竟問之言汝止何處婢卽荅無定止處隨舂炊磨卽宿其處在糞堆尊者語言汝好勤心恭謹走使伺其大家一切臥訖竊開戶入其戶內敷草而坐思惟觀佛母受教至夜坐處戶內命終生忉利天家曉見瞋恚而言此婢常不聽入舍何忽此死卽便遣人以草繫腳置寒林中此婢生天與五百天子以爲眷卽以天眼觀見故身生天因緣卽將彼五百天子齎持香華到寒林燒香散華供養死屍放天光明於村林大家見怪普告遠近詣林觀見已語言此婢已死何故供養子報言此吾故身卽爲具說生天因後皆迴詣迦旃延所禮拜供養緣說法五百天子悉皆獲得須陁洹旣得果已還歸天上以是因緣者應當如是學之又佛說摩訶迦葉度貧母經云佛在舍衛國是時摩訶迦葉獨行教化王舍城常行大哀福於衆生捨諸豪而從貧乞欲分衛先入三昧所貧人吾當福之卽入王舍大城之見一孤母最甚貧困在於街巷大糞聚中傍鑿糞聚以爲巖窟羸劣疾常臥其中孤單零丁無有衣食便於巖窟施小蘺柵以障五形迦葉三知此人宿不植福是以今貧知母受命終日在近若吾不度永失福堂母時飢困長者靑衣而棄米汁惡難言母從乞之卽以破瓦盛著左迦葉到所呪願從乞多少施我得大福爾時老母卽說偈言擧身得疾病 孤窮安可言 一國之最貧衣食不蓋形 世有不慈人 尚見矜愍憐云何名慈哀 而不知此死 普世之寒苦無過我之身 願見哀矜庶 實不爲人惜摩訶迦葉卽答偈言佛爲三界尊 吾備在其中 欲除汝飢貧是故從貧乞 若能減身口 分銖已爲施長夜得解脫 後生得豪富爾時老母聞偈歡喜心念前日有臭米汁是以施之則不可飮遙啓迦葉哀我受不迦葉答言大善母卽在窟匍匐取之形體裸露不得持出側身僂體籬上受與迦葉受之尊口呪願使蒙福安迦葉心念若吾齎去著餘處飮母則不信謂吾棄之卽於母前飮訖盪鉢還著囊中於是老母特復眞信迦葉自念當現神足令此母人必獲大安卽在空中廣現神變爾時母人見此踊躍一心長跪遙視迦葉迦葉告曰母今意中所願何等卽啓迦葉願以微福得生天上於是迦葉忽然不現老母數日壽終卽生忉利天上威德巍巍震動天地光明挺特譬如七日一時俱出照曜天宮帝釋驚悸何人福德感動勝吾卽以天眼觀此天女福德使然卽知天女本生來處爾時天女卽自念言此之福報緣其前世供養迦葉所致假令當以天上珍寶種種百千施上迦葉猶尚未報須臾之恩卽將侍女持天香花忽然來下於虛空中散迦葉上然後來下五體投地禮畢卻住叉手歎曰大千國土 佛爲特尊 次有迦葉能閉罪門 昔在閻浮 糞窟之前爲其貧母 開說眞言 時母歡喜貢上米潘 施如芥子 獲報如山自致天女 封受自然 是故來下歸命福田天女說已俱還天上帝釋心念女施米汁乃致此福迦葉大哀但福劣家不往大姓當作良策卽與天后持百味食盛小缾中詣王舍城巷邊作小陋屋變其形狀似于老公身體痟瘦僂行而步公妻二人而共織席貧窮之狀不儲飮食迦葉後行分衛見此貧人而往乞食公言至貧無有如何迦葉呪願良久不去公言我等夫妻甚老織席不暇向乞唯有少飯適欲食之聞仁慈德但從貧乞是以福之今雖窮困意自割損以施賢者審如所云令吾得福天食之香非世所聞若預開缾苾芬之香迦葉覺之全不肯取卽言道人弊食不多將鉢來取迦葉卽以鉢取受呪願施家其香普熏王舍大城及其國界迦葉卽嫌其公母釋身疾飛空中彈指歡喜葉思惟卽知帝釋化作老公而爲福吾今已受不宜復還迦葉讚歎帝釋種福無厭忍此醜類來下殖福獲影報帝釋及后倍復欣踊是時上伎樂來迎帝釋到宮倍益歡喜頌曰浮雲南北竟無歸 子客東西何可依原憲糟糠竊有望 田氏膏腴詎敢希靄靄廡庭絕車馬 寂寂蓬門掩席扉宿昔偸光悋餘照 今日窮途空自欺
諸經要集卷第六
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1. 1)재(齋)는 정오가 지나면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요, 계(戒)는 불살생(不殺生) 등의 일곱 가지 계율을 지니는 것으로 팔재계(八齋戒)의 준말이다. 또는 식사와 몸가짐 또는 마음가짐을 조심하고 삼가하는 일.
  2. 2)범어 panca-parisad를 음역하여 반사우슬(般闍于瑟)이라 한다. 번역하여 무차회(無庶會)라 한다. 귀천과 상하를 막론하고 평등하게 재시(財施)와 법시(法施)를 행하는 법회. 인도에서는 자주 시행되었고 중국에서는 양(梁)나라 무제(武帝) 원년 (527)에 처음 시행되었다.
  3. 3)이차(利車)ㆍ이사(離奢)ㆍ율창(栗唱)ㆍ예차(隷車)ㆍ여창(黎昌)ㆍ율차(律車)ㆍ이차비(梨車毘) 등으로 부른다. 비사리성(毘舍離城) 찰제리족의 이름으로 한역으로는 박피(薄皮)라고 한다. 그 선조가 한 덩어리의 고기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4. 4)포쇄타(布灑他)ㆍ포사타(布沙他)ㆍ포살타바(布薩他婆)ㆍ포쇄타(褒灑陀)ㆍ오포사타(烏逋沙他)라고도 한다. 동일 지역 내의 비구들이 보름마다 모여서 지나간 반 달 동안 행위를 반성하고 죄가 있으면 고백ㆍ참회하는 행사로서 매월 15일과 30일에 행한다. 이 때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외우는 것이 본래의 제도였다. 만일 장애가 있으면 그 일부만 외워도 무방하다. 재가 신자는 6재일 등에 8재계를 받는 것을 포살이라고 말한다.
  5. 5)『고려대장경』원문에는 ‘종(鍾)’자로 되어 있다. 문맥으로 보아 억지로 의역하면 무겁다고 표현해도 되겠지만, 그러나 『신수대장경』각주에 의하면“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 모두 ‘종(鍾)’자가 ‘중(重)’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6. 6)범어로는 Gosirsacandana이다. 적전단(赤栴檀)이라 하고 마라야산(摩羅耶產)이라고 한다. 인도 마라야산에서 생산되는 향나무의 이름. 빛은 적동색(赤銅色)으로 전단 중 가장 향기가 짙은 향이다. 그 향기는 오랜 동안 없어지지 않으므로 예전부터 이 나무로 불상ㆍ전당ㆍ기구(器具) 등을 만들었다. 또 그 가루는 약재로도 사용되고, 그 기름은 향수의 원 료로도 쓴다.
  7. 7)사찰의 사물을 맡아 보는 일을 지휘 관장하는 소임. 유는 강유(綱維). 나는 범어 갈마타나(羯摩陀那)의 준말이다.
  8. 8)공자(孔子)의 제자. 자는 자사(子思) 또는 원사(願思)이다.
  9. 9)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제(齊)나라 은사(隱士). 위왕(威王)의 스승이었다.
  10. 10)춘추전국시대 진(晋)나라 사람.“조선자(趙宣子)에 사냥을 나갔다가 잠시 예상(翳桑)에서 쉬고 있었다. 영첩이 굶주려서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음식을 주었는데 다 먹지 않고 반쯤 남겼다. 이유를 묻자 어머니에게 드리려고 한다고 하였다.” (『춘추(春秋)』 선공(宣公) 2년 조항 참조.
  11. 11)은(殷)나라 고죽군(孤竹君)의 아들로서 무왕(武王)이 은나라를 치는 것를 말리다가 듣지 않자 주(周)나라 녹을 먹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으며 숨어 살다가 굶어 죽었다고 한다.
  12. 12)『고려대장경』 원문 그대보 번역하다 보니 앞의 게송은 부처님께서 설한 게송이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불설보살본행경』중권의 원문을 살펴보면 이 게송 앞 부분에“게송을 마친 뒤에 부처님께서 거듭 경법을 설하시자”로 되어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