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흘러가는 물을 막으려 하는 사람은 그 물의 근원을 막는 것만 못하고, 끓는 물을 식히려 하는 사람은 그 물을 끓게 하는 불을 끄는 것만 못하다. 어째서인가? 근원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에 그 근원을 막지 못하면 물이 끊이지 않을 것이요, 불이 물을 끓게 하기 때문에 불을 끄지 않으면 물이 끓을 테니 어떻게 끓지 않게 하겠는가? 그러므로 물의 근원을 막은 나그네[客]는 흐르는 물을 막지 않아도 저절로 물 이 마르고 불을 꺼버린 손님[貧]은 끓는 물을 식히지 않아도 저절로 끓는 것이 멈추리니, 이에 비교해서 말하면 그것을 자세하게 알 수 있으리라. 비유하면 그러한 결과가 싫은 사람은 그 원인을 막는 것만 못하고 그러한 괴로움이 두려운 사람은 어찌 악(惡)을 정계하는 것만 하겠는가? 원인은 결과의 바탕이 되나니 그 원인을 끊지 않고서는 결과가 다함이 없을 것이요, 악한 데에서 괴로움이 생겨나나니 악을 정계하지 않는다면 괴로움인들 어찌 사라지겠는가? 그러므로 원인을 끊은 사람은 결과를 싫어하지 않아도 저절로 결과가 없어지고 악함을 징계한 현인(賢人)은 괴로움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저절로 괴로움을 여윌 수 있다. 모든 군자(君子)들은 이 내용을 써서 경계해야 할 것이다.
031_0242_b_02L【문】 어떤 것을 지옥(地獄)이라고 말하는가? 【답】 『입세아비담론(立世阿毘曇論)』에 의거해 말하면 이러하다. “범어로는 니려야(泥黎耶)라고 하나니, 그 곳에는 유희(遊戱)와 즐거움[樂)이 없기 때문이요, 또 기쁨도 즐거움도 없기 때문이며, 또한 행하여 나아감도 없기 때문이요, 또 복과 덕이 없기 때문이며, 또 악업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가운데 태어나는 것이다” 또 말하였다. “이 세계는 욕계(欲界) 가운데에서 가장 하열(下劣)하기 때문에 비도(非道)라 고 말하나니, 이러한 일의 인연 때문에 그러한 지옥을 니려야라고 말한다.” 『바사론(婆沙論)』에서 말한 것과 같다. “이것을 자재(自在)롭지 못함이라 하나니, 이른바 저 죄인은 옥졸(獄卒)인 아 방(阿傍)1)의 구속과 억제를 당하므로 자재롭지 못하다. 그러므로 지옥이라고 말하며, 또한 사랑하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지옥이라고 말한다. 또 지(地)라는 것은 밑[底]이라는 뜻이니, 맨 아래 밑바닥을 말하는 것으로서 온갖 물질 가운데 땅이 제일 아래에 있기 때문에 밑바닥이라고 말하며, 옥(獄) 이란 방[局]이요 방이란 방에 구속되어 자재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지옥이라고 한다. 또 니리(泥犂)라고 이름한 것은 범음(梵音)에 의한 것인데, 이것은 존재하는 것이 없다[無有]는 뜻으로서 저 지옥에는 의리(義利)가 없기 때문에 존재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문】 지옥은 그 종류가 많다. 혹은 땅 밑에 있기도 하고, 혹은 땅 위에 있기도 하며, 혹은 허공에 있기도 하다. 그런데 왜 통틀어서 지옥이라고 말하는가? 【답】 옛날 번역에는 지옥을 협소한 곳의 방[狹處局]이라고만 말하였고 땅과 허 공을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지금 새로 번역한 경론(經論)에 의하면 “범본(梵本)의 정음(正音)은 나락가(那落迦), 혹은 나락가(捺落迦)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사람이 사는 곳으로서 괴로움이 쌓인 곳에 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나락가라고 한다”고 하였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문】 무슨 까닭에 저 세계를 나락가라고 말하는가? 【답】 저 곳의 모든 유정(有情)들은 기쁨도 없고 사랑도 없으며, 재미도 없고 이 익도 없으며, 기쁘고 즐거움도 없기 때문에 나락가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저들은 과거에 몸과 말과 뜻으로 더욱 많고 가장 으뜸가는 포악한 짓을 하고 거기에 가서 그것으로 하여금 상속(相續)하게 하기 때문에 나락가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가 말하였다. ‘저 세계는 거꾸로 떨어지기 때문에 나락가라고 한다.’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지옥에 거꾸로 떨어질 때에 발을 위로 하고 머리를 밑으로 하네. 모든 부처님을 훼손하고 비방했기 때문이라네.
그것은 적멸(寂滅)을 즐기고 고행(苦行)을 닦는
어떤 이가 말하였다. ‘나락(捺落)이란 사람을 말하는 것이요, 가(迦)는 악한 짓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악한 사람이 저 곳에 태어나기 때문에 나락가라고 한다.’ 【문】 무엇 때문에 가장 밑에 있는 큰 것을 무간(無間)이라고 말하는가? 【답】 저곳에는 항상 고통의 느낌만 받으면서 기뻐하고 즐거워할 틈이 없기 때문 에 무간이라고 한다. 【문】 그렇다면 다른 지옥은 어쩌면 노래ㆍ춤ㆍ음식 등 기뻐하고 즐거워할 만한 이숙(異熟)2)이 있는 것이어서 무간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인가? 【답】 다른 지옥 중에는 비록 이숙의 기뻐하고 즐거워함은 없더라도 등류(等流)3)의 기쁨과 즐거움은 있으니, 저「시설론(施設論)』에서 말한 것과 같다. ‘등활(等活)지옥4)에서는 때로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 그 때엔 피와 살이 다시 생겨나고 때로 소리내어 ‘등활’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면 저 모든 유정(有情) 들은 갑자기 되살아나게 된다’고 하였다. 다만 이와 같이 피와 살이 생겨날 때와 또 되살아날 때에만은 다만 잠깐 동안 이지만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데 그 사이에도 고통은 느낀다. 그런 까닭에 무간이라고 이름하지 않는 것이다.’
031_0243_a_02L『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한 것과 같다. “【문】 지옥이 어디에 있는가? 【답】 대부분은 이 섬부주(贍部洲) 아래에 있다. 어떻게 안립(安立)되었는가? 어떤 이가 말하였다. ‘이 섬부주로부터 아래로 사만 유선나(踰繕那 : 由旬)를 내려가면 무간지옥의 밑바닥에 이르게 된다. 무간지옥은 가로와 세로 그리고 그 높낮이가 각각 이만 유선나이고 다음엔 일만 구천 유선나를 올라가면 그 안에 다른 일곱 지옥이 안립되었으니, 다음 위에는 극열(極熱)지옥5)이 있고 또 그 위에는 열(熱)지옥6)이 있으며, 또 그 위에는 대역규(大曎叫)지옥7)이 있고 또 그 위에는 역규(曎叫)지옥8)이 있다. 또 그 위에는 중합(衆合)지옥9)이 있고 또 그 위에는 흑승(黑繩)지옥10)이 있으며, 또 그 위에는 등활(等活)지옥이 있다. 이 일곱 지옥은 낱낱이 가로와 세로가 일만 유선나가 되고 그 다음 위로 나머지는 일천 유선나로서 오백 유선나는 하얀 흙으로 되어 있고 오백 유선나는 진흙으로 되어 있다.’ 또 어떤 이가 말하였다. ‘이 진흙 밑에 무간지옥11)이 그 중간에 자리잡고 있고 나머지 일곱 지옥은 이 지옥을 빙 둘러 에워싸고 있으니, 지금의 취락(聚落 : 마을)이 큰 성을 둘러싸고 있는 것과 같다.’ 【문】 만약 그렇다면 『시설론(施設論)』에서 말한 것과는 어떻게 통하는가? 즉, 그 말처럼 섬부주의 주위가 육천 유선나에 삼 유선나 반이라면 그 하나하나의 지옥은 그 양(量)이 넓고도 큰데 어떻게 이 섬부주 밑에 다 수용하여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답】 이 섬부주는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넓어서 마치 곡식 가리와 같다. 그러므로 수용하여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이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네 큰 바다는 점점 들어가면 갈수록 자꾸만 깊어진다. 또 낱낱의 큰 지옥에는 모두 열여섯 증(增 : 層)이 있는데, 거기에 각각 네 개의 문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 밖마다 각각 네 층이 있다고 하였다. 그 첫째는 당외증(煻煨增)이니, 이른바 이 증 안에는 당외(煻煨 : 불을 묻은 재)에 무릎이 빠지고, 둘째는 시분증(屍糞增)이니 이 증 안에는 송장ㆍ똥ㆍ진흙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셋째는 봉인증(鋒刃增)이니 이 증 안에는 또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도인로(刀刃路)이니, 이 안에는 칼날을 위를 향하게 깔아서 도로(道路) 를 만들어 놓았다고 말한다. 둘째 검엽림(劍葉林)이니, 이 숲의 위는 순전히 예리한 톱날 같은 칼날이 낙엽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셋째 철자림(鐵刺林)이니, 이 숲의 위쪽은 예리한 쇠가시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이 가시의 길이는 십육지(十六指)이다. 이 도인로 등 세 가지는 비록 각각은 다를지라도 쇠로 된 숲은 같기 때문에 이 증(增)에 포함된다. 네 번째는 열대하(烈大河 : 烈河增)이니 이 증 안에는 네 개의 크게 뜨거운 짠 물이 있다. 이상의 지옥과 근본 지옥을 합하여 모두 열일곱이 된다. 이와 같은 여덟 개의 큰 지옥과 그 권속을 합해 모두 일백삼십육 소(所)가 있다. 그런 까닭에 경(經)』에서 말하기를 ‘일백삼십육 나락가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 말하였다. “큰 지옥의 그 수효가 모두 여덟이요, 이 여덟 지옥을 각각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이 둘러싸고 있으니, 그것은 마치 사천하 밖을 팔만 천하가 둘러싸고 있는 것과 같다. 이 팔 만 천하 밖에 다시 큰 바다가 있고 바다 밖에는 또 큰 금강산이 있으며, 그 산 밖에 다시 산이 있는데 그것도 이름을 금강이라고 한다.[『누탄경(樓炭經 : 大樓炭經)』에서는 대철위산(大鐵圍山 )이라고 하였다.] 그 두 산 중간은 해와 달, 신천(神天)의 위엄스런 광명도 모두 비추지 못한 다. 여덟 개의 큰 지옥이란, 첫째는 상(想)이요, 둘째는 흑승(黑繩)이며, 셋째는 퇴압(堆壓)이요, 넷째는 규환(叫喚)이며, 다섯째는 대규환(大叫喚)이요, 여섯째는(燒炙)며, 일곱째는 대소자(大燒炙)요, 여덟째는 무간(無間)이다. [『누탄(樓炭 : 大樓炭)』과 다른 경전에서는 이 지옥들의 이름이 같지 않다. 번역에 있어서 그릇됨은 있으나 대의(大意)는 모두 같다.] 첫 번째 상지옥(想地獄)엔 열여섯이 있다. 그 속에 있는 중생들은 손에 쇠손 톱이 나서 서로 번갈아가며 성을 내고 분해 하며 손톱으로 서로 할퀴면 그 손을 따라 곧 살점이 떨어져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이름을 상(想)이라고 한다. 또 그 속에 사는 중생들은 독해(毒害)할 생각을 품고는 손에 칼을 잡고 서로 번갈아가며 쪼개고 찌르며, 가죽을 벗기고 살을 저며내어 몸이 부서져서 땅에 떨어지면 죽은 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차디찬 바람이 불어와서 다시 살아나면 저들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야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죄를 받은 뒤에 그 상지옥에서 나오면 장황(慞惶)해 하면서 사면해 줄 것을 구한다.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홀연히 흑사(黑沙)지옥에 이르게 된다. 거기에는 뜨거운 바람이 사납게 일어나 뜨거운 검은 모래를 일으켜 그 몸 에 달라붙어 기죽을 뜨겁게 만들어 뼈에까지 사무치고, 몸 속에서 불꽃이 일어나 이리 저리 빙빙 돌기도 하고 두루 돌아다니며 몸을 다 태워 문드러지게 한다. 그러나 그 죄가 다 끝나지 않았으므로 그는 기꺼이 죽지도 못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이 흑사지옥을 나와 불뇨(沸尿)지옥으로 간다. 그 지옥 에 가면 오줌물로 끓인 철환(鐵九)이 저절로 앞에 가득 나타나 죄인을 몰아치고 핍박하는데 그로 하여금 철환을 잡게 하여 그의 몸과 수족(手足)을 태우며, 다시 그것을 움켜잡아 입 안에 쏟아부어 목구멍을 따라 뱃속에 이르는데, 그것이 창자를 통해 내려가는 동안 다 타서 문드러지지 않는 것이 없다. 또 쇠부리를 가진 벌레가 살을 물어 뜯어 골수에 사무치면 그 고통의 지독함 이란 그지없다. 그러나 죄를 받는 것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또한 기꺼이 죽지도 못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이 불뇨지옥을 나와 철정(鐵釘)지옥으로 간다. 거기에 가면 옥졸이 그를 때리면서 뜨거운 철판 위에 눕히고, 그 몸을 펴고 손과 발에 못질을 하기 시작해서 온몸에 두루 오백 개의 못을 다 박으면 그 혹독한 고통으로 울부짖지만 그러나 기꺼이 죽지도 못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는 이 철정지옥을 나와 기아(飢餓)지옥으로 간다. 거기에 가변 옥졸이 그를 때리면서 곧 뜨거운 철판 위에 눕히고 구리 녹인 물을 입 안에 쏟아부어 목구멍을 따라 뱃속에 이르는데, 그것이 뱃속을 통해 내려가는 동안 다 타서 문드러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남은 죄가 다 끝나지 않았으므로 기꺼이 죽지도 못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그 기아지옥을 나와 갈(渴)지옥으로 간다. 거기에 가변 옥졸이 곧 그를 때리면서 뜨겁게 달군 철판 위에 눕히고 뜨거운 철환(鐵丸)을 입 안에 넣어 그의 입술과 업을 다 태운다. 그것이 통과해 아래로 내려가는 동안 다 타서 문드러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면 그는 혹독한 고통 때문에 통곡하며 울부짖는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그 갈지옥에서 나와 일동전(一銅錢)지옥으로 간다. 거기에 가면 옥졸이 눈을 부릅뜨고 죄인의 발을 잡아 동전 위에 거꾸로 던진다. 그러면 그는 그 끓는 불을 따라 오르내리고 빙빙 돌면서 온몸이 다 문드러지며, 온갖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못하게 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일동전지옥에서 나와 다동복(多銅鍑)지옥으 로 간다. 거기에 가면 옥졸이 죄인의 발을 잡아 가마솥에 거꾸로 던지는데,. 그는 끓는 물을 따라 오르내리고 빙빙 돌면서 온몸이 다 문드러지게 된다. 게다가 쇠갈고리로 그를 찍어 다른 가마솥 안에 던지면 슬프게 울부짖으며 혹독한 고통 을 받지만,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다동복지옥에서 나와 석마(石磨)지옥으로 간다. 거기에 가면 옥졸이 그 죄인을 잡아다가 뜨겁게 달군 돌 위에 세게 내던지고 손과 발을 죽 펴놓고 매우 뜨겁게 달군 돌로 그의 몸 위를 짓누르고는 빙글 빙글 돌리면서 갈아버리면 뼈와 살이 가루가 되나니, 이렇게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석마지옥에서 나와 농혈(膿血)지옥으로 간다. 그곳에선 고름과 피가 끓어 오르는데, 죄인은 그 가운데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치달리면서 그 몸이 삶아지고 머리와 얼굴은 다 문드러진다. 게다가 고름과 피를 취하여 죄인에게 먹이면 그것이 통과하여 아래로 내려가는 동안의 혹독한 고통이란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엔 곧 농혈지옥에서 나와 다시 양화(量火)지옥으 로 간다. 그곳에는 큰 불덩어리가 있는데, 그 불이 훨훨 타올라 죄인을 몰아치고 핍박하면 그 죄인은 뜨겁게 달군 쇠되 [鐵升]를 손으로 잡고 불덩어리를 한 되, 두 되 되어야 한다. 온몸이 두루 다 타서 혹독한 고통으로 뜨겁고 아파 신음하고 울부짖지만,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이 양화지옥에서 나와 회하(灰河)지옥으로 간다. 그 지옥은 세로ㆍ가로와 깊고ㆍ얕음이 각기 오백 유순이나 된다. 그곳엔 끓는 갯물이 끓어 올라 악한 냄새가 엉켜 풍기고 감도는 물결이 서로 부딪쳐 그 소리가 두렵기 그지없다. 밑바닥에서부터 꼭대기까지 외가시가 종횡(縱橫)으로 엉켜 있고 그 강가 언덕 위에는 갈 수림(樹林)이 있어서 가지와 잎새ㆍ꽃ㆍ열매 가 모두 다 칼로 되어 있다. 죄인이 강에 들어가면 물결을 따라 오르내리고 빙빙 돌면서 떠올랐다 잠겼다 하는 사이에 쇠가시가 온몸을 두루 찔러 안팎을 통해 고름과 피가 흘러나와 그 고통이 그지없으나,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그가 곧 회하지옥을 나와서 저 언덕 위로 가면 칼에 부딪치고 그 칼에 베어져 온몸이 다 상하고 파괴된다. 그리고 나면 다시 승냥이와 이라가 와서 그 죄인을 물어 뜯고 그 고기를 날로 먹어 치운다. 그가 칼나무로 올라가면 칼날이 아래로 향하고 칼나무를 내려올 때는 칼날이 위로 향하며 손으로 휘어잡으면 손이 끊어지고 발로 밟으면 발이 잘려 나간다. 그리하여 가죽과 살점이 다 떨어지고 오직 흰 뼈와 힘줄ㆍ맥박만 서로 이어져 있을 뿐이다. 그 때 칼나무 위에 쇠부리를 가진 새가 있다가 그의 머리를 쪼아 골수를 빼먹으면 혹독한 고통으로 절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그는 다시 회하지옥으로 들어가 물결을 따라 떠올랐다 잠겼다 하는데, 그 때 쇠가시가 온몸을 찔러 혹독한 고통이 만 갈래나 되며, 피부와 살점이 다 문드러져 무너지고 고름과 피가 흘러나오면 오직 흰 뼈만 물 위에 둥둥 떠다니게 된다. 그러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곧바로 일어서지만, 전생의 업장에 끄달려 불각(不覺)에 갑자기 철환지옥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선 뜨겁게 달군 철환으로 옥귀(獄鬼)가 몰아치는데, 철환을 손으로 잡으면 손발이 다 문드러져 무너지고 온몸이 불에 타면서 온갖 모진 고통이 밀려들지만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오랫동안 이런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이 철환지옥을 나와 다시 근부(斤斧)지옥으로 간다. 거기에 가면 그 지옥의 옥졸이 이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철판위에 세게 내던지고 뜨겁게 달군 쇠도끼로 손ㆍ발ㆍ귀ㆍ코ㆍ신체를 찍는데, 그는 그러한 혹독한 고통 때문에 절규하지만 그렇다고 기꺼이 죽지도 못한다. 오랫동안 그 죄를 받고 난 뒤에는 근부지옥을 나와 시랑(豺狼)지옥으로 간다. 이 지옥으로 가면 승냥이와 이리떼들이 앞다투어 와서 그를 물어 뜯으면 살점이 떨어지고 뼈가 상하며 고름과 피가 흘러나와 갖가지 고통이 그지없지만, 그러나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시랑지옥에서 나와 다시 검수(劍樹)지옥으로 간다. 그 칼 숲에 들어가면 폭풍(暴風)이 일어나 칼나무의 잎이 날려 그의 몸 위에 떨어져서 머리ㆍ얼굴ㆍ신체를 장해하여 무너지게 하지 않는 것이 없다. 게 다가 쇠부리를 지닌 까마귀가 와서 그의 두 눈을 쪼므로 고통스러워 슬프게 울지만, 그래도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곧 검수지옥에서 나와서 한빙(寒氷) 지옥으로 간다. 그 지옥에 들어가면 매우 차가운 바람이 그의 몸 위로 불어와서 온몸에 동상(凍傷)이 걸려 가죽과 살점이 떨어지는데, 그는 그러한 혹독한 고통에 울부짖다가 얼마 뒤에 목숨을 마치게 된다. 이것은 몸으로 착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업과 뜻으로도 그렇게 했기 때문이니, 이런 사람들은 이 상(想)지옥에 떨어져서 두려운 마음을 품고 온몸의 털이 곤두서게 된다. 두 번째로 흑승(黑繩)대지옥에도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이 그 주위를 에워싸 고 있는데, 가로ㆍ세로가 각기 오백 유순이나 된다. 무슨 까닭에 흑승이라고 말하는가? 그 모든 옥졸들이 그 죄인을 붙잡아 뜨거운 철판 위에 세게 내던지고 그의 몸을 죽 펴서 뜨겁게 달군 쇠밧줄로 묶어 그의 몸을 빳빳하게 하고 뜨겁게 달군 쇠도끼로 밧줄을 따라가며 죄인을 찍어 백천 개로 토막을 낸다. 또 쇠밧줄로 묶어 놓고 톱으로 켜고 다시 뜨거운 쇠밧줄로 수없이 이리저리 얽어매어 달아 놓고 죄인을 몰아쳐서 그 밧줄 사이를 다니게 하고는 폭풍을 일으켜 모든 쇠밧줄에 불게 하여 그 몸을 엮어 댄다. 그리고 가죽을 태워 살 속에 까지 사무치게 하고 뼈를 태워 골수를 끓이면 그 혹독한 고통이 그지없지만, 남은 죄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하므로 이를 흑승지옥이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마침내 흑승지옥을 나와서 흑사(黑沙)지옥으로 가고 나아가 한빙지옥에까지 이르고 난 연후에 목숨을 마치는데, 이러한 일들은 이루 다 갖추어 기술(記述)할 수조차 없다. 나머지 열여섯 지옥에서 받는 고통스런 일들은 앞에 것에 준해 보면 그 법이 똑같다. 그러나 그 받는 고통은 더욱 무거워지나니, 그것은 악한 마음으로 부모와 부처님, 그리고 성문들을 대하였기 때문에 곧 흑승지옥에 떨어지는 것인데, 그 고통은 이루 다 칭량하고 헤아릴 수조차 없다. 세 번째는 퇴압(堆壓) 대지옥이니 거기에도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데, 그 지옥마다 각기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오백 유순이나 된다. 무슨 까닭에 퇴압이라고 말하는가? 큰 돌산이 쌍쌍이 마주 대하여 있는데 사람이 이 사이에 들어가면 두 산이 저절로 합해지면서 그 몸을 눌러 짜다가 뼈와 살이 부서져서 가루가 되면 산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나니, 그 혹독한 고통이 만단(萬端)으로 그지없지만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또 큰 코끼리가 온몸에 불을 붙이고 크게 포효하여 울부짖으면서 달려와서는 그 죄인을 발로 차고 밟으며 그 위에서 완연하게 굴리면 신체가 부서지고 깨져서 피고름이 흘러나오는데, 그는 절규하며 울부짖지만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다시 죄인을 붙잡아 큰 돌 위에 굽히고 큰 돌로 짓누르며, 또 죄인을 취하여 땅에 눕히고 쇠절구로 발에서부터 머리까지 짓찧으면 가죽과 살점 이 부서져서 가루가 되어 고름과 피가 줄줄 흘러 내리는 등 온갖 고초가 한꺼번에 닥쳐오지 만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이 지옥을 퇴압(堆壓)지옥이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비로소 퇴압지옥을 나와 흑사(黑沙)지옥으로 가게 되며 이렇게 전전하여 마침내는 한빙(寒氷)지옥에까지 이른 뒤에야 목숨을 마치게 된다. 다만 세 가지 악한 업을 짓고 세 가지 착한 업을 닦지 않으면 곧 퇴압지옥에 떨어지는데, 그 고통은 이루 다 청량하고 헤아릴 수조차 없다. 네 번째는 규환(叫喚) 대지옥인데 여기에도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들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데, 그 지옥마다 각기 가로와 세로가 오백 유순이나 된다. 무엇 때문에 규환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옥졸들이 죄인을 잡아 큰 가마솥 안에 던지고 또 쇠로 만든 큰 가마솥 안에 넣어두면 뜨거운 물이 끓어올라 그 죄인을 삶는데 그러면 그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괴로워 신음한다. 그러면 또 그 죄인을 잡아 큰 번철 위에 던져놓고 뒤적거리면서 볶는다. 오랫동안 이런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곧 규환지옥에서 나와 흑사(黑沙)지옥 으로 가게 되고 나아가 한빙지옥에까지 이르고 나서야 목숨을 마치게 된다. 그 것은 다 진에(瞋恚)로 말미암아 독한 마음을 품고 온갖 악한 짓을 하였기 때문에 이 규환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대규환(大叫喚)지옥이니, 여기에도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크고 작은 규모는 앞에서와 같다.] 무슨 까닭에 대규환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옥졸이 그 죄인을 붙잡아 쇠로 만든 커다란 가마솥 안에 넣어둔다. 쇠로 만든 가마솥 안에 두면 다시 뜨겁게 끓는 물이 펄펄 끓어올라 그 죄인을 삶는다. 또 큰 쇠로 만든 번철 위에 던지고 뒤적거리면서 볶으면 그는 크게 울부짖으면서 고통이 심하여 신음하게 된다. 그러나 남은 죄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하나니, 그래서 대규환지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대규환지옥을 나와서 마침내는 한빙지옥에까지 이르고 그렇게 한 다음에야 목숨을 마치나니, 온갖 삿된 견해를 익히고 애욕의 그물에 끄달리게 되어 비루(卑陋)한 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이 대규환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소자(燒炙)지옥이니 여기에도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크고 작은 규모는 앞에서와 같다.] 무슨 까닭에 소자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옥졸이 모든 죄인들을 데려다가 쇠로 만들어진 성 안에 가두면 그 성은 불이 붙어 안팎이 다 벌겋게 달아올라 죄인을 태우고 굽는다. 또 쇠로 만든 다락 위에 올려 놓기도 하는데 그 다락도 불이 붙어 있어 안팎 이 모두 벌겋게 달아 있다. 또 큰 쇠도자기 안에 던져 넣기도 하는데, 그 도자기도 불이 붙어 있어서 안팎이 모두 벌겋게 달아 있으므로 죄인을 태우고 구우면 가죽과 살이 타고 문드러져서 온갖 혹독한 고통이 밀려들지만, 남은 죄가 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죽게 하지는 않는다. 그런 까닭에 그 지옥의 이름을 소자(燒炙)라고 한다. 오랫동안 이런 고통을 받고 난 뒤에 소자지옥에서 나와서 마침내는 한빙(寒 氷)지옥에까지 이르른 뒤에야 비로소 목숨을 마친다. 중생들을 태우고 구웠기 때문에 소자지옥에 떨어져 오랫동안 이렇게 태워지고 구워지는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대소자(大燒炙)지옥인데 여기에도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그 크고 작은 규모는 앞에서와 같다.] 무엇 때문에 그 이름을 대소자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른바 옥졸이 모든 죄인들을 잡아다가 쇠로 된 성 안에 가두면 그 성은 불이 타올라 안팎이 모두 벌겋게 달아 오르므로 죄인을 태우고 굽는데, 죄인들의 가죽과 살이 타고 문드러져서 온갖 혹독한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또 큰 불구덩이가 있는데, 불꽃이 치성(熾盛)하고 그 불구덩이 양쪽 언덕엔 커다란 불산[火傘]이 있는데 저 죄인을 잡아다가 철차(鐵叉)에 꿰어 불 가운데 갖다 대고 큰 불에 찍어 구우면 가죽과 살이 다 타서 문드러지지만 남은 죄가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이렇게 오래도록 고통을 받고 난 뒤에는 대소자지옥을 나와 마침내 한빙지옥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목숨을 마치나니, 그는 착한 업을 버리고 온갖 악한 행동을 하였기 때문에 대소자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 여덟 번째는 무간(無間)지옥이니 여기에는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들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그 크고 작은 규모는 앞에서와 같다.] 무슨 까닭에 이 지옥의 이름을 아비(阿鼻)지옥이라고 하는가? 이곳 말로는 무간지옥이라고 한다. 왜 무간지옥이라고 하는가? 옥졸이 그 죄인을 붙잡고 발에서부터 정수리까지 그 가죽을 벗기고 그 가죽으로 죄인의 몸을 얽어매어 불수레의 바퀴 위에 놓고 뜨겁게 달군 철로 만든 땅 위를 왔다갔다 하게 한다. 그러면 그 몸이 부서지고 문드러져서 가죽과 살이 떨어지면서 온갖 고초가 한꺼번에 이르지만 그래도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또 쇠로 만든 성이 있다. 사변에서 불이 일어나는데 동쪽에서 일어난 불꽃은 서쪽에까지 이르고 서쪽에서 일어난 불꽃은 동쪽에까지 이르며, 남쪽ㆍ북쪽, 위ㆍ아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맹렬한 불꽃이 치성하고 방황하여 그 사이에 빈 곳이란 없다. 그는 동쪽과 서쪽으로 치달리면서 그 몸이 태워지고 구워지면 가죽과 살이 다 타고 문드러져서 고통으로 신음하고 온갖 혹독한 괴로움이 한꺼번에 밀려닥친다. 죄인들은 그 안에 있다가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문을 여 는데, 그러면 그 모든 죄인들이 분주하게 치달려 나가려 하다가 온몸의 마디와 사지에서 다 불꽃이 나오고, 죽기살기로 달려서 문 앞에 이르면 문은 저절로 닫히고 만다. 그러나 남은 죄가 아직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기꺼이 죽지도 못하게 한다. 또 그 안에 있는 죄인들이 눈을 뜨고 보는 것은 다만 나쁜 빛깔만 볼 뿐이고 귀로 듣는 것도 오직 악한 소리만 들을 뿐이며, 코로는 나쁜 냄새만을 맡고 몸으로는 고통스러운 일만 접촉하며, 뜻으로는 악한 법만 기억할 뿐 손가락 한번 튀길 만큼 짧은 시간도 괴롭지 않은 때가 없나니, 그러므로 무간지옥이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이런 고통을 받고 난 뒤에 무간지옥에서 나와 마침내 한빙지옥에까지 이르게 되면, 그렇게 하고 나서야 비로소 목숨을 마치게 된다. 중한 죄를 짓고 악한 세계의 업을 행하였기 때문에 무간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니, 그들이 받는 죄는 이루 다 칭량하거나 헤아릴 수조차 없다. 이상은 여덟 개의 큰 지옥마다에 있는 열여섯 지옥에서 받는 죄가 앞에서와 같음을 낱낱이 말한 것이다.” 또 『관불삼매해경(觀佛三昧海經)』에서 말하였다. “아비지옥이란 가로와 세로가 똑같이 팔천 유순(由旬)이요, 일곱 겹의 쇠로 만들어진 성에 일곱 층의 쇠로 만든 그물이 쳐져 있으며, 거기에 있는 열여덟 개의 칸막이는 일곱 겹으로 둘러져 있으니, 그 모두는 다 칼 숲으로 되어 있다. 또 일곱 겹의 칼 숲이 있고 사각(四角)에는 네 마리의 구리로 만든 큰 개가 있는데 너비와 길이가 각각 사십 유순이며, 눈은 번쩍이는 번개와 같고 어금니는 칼나무와 같으며, 이는 칼산과 같고 혀는 쇠가시와 같으며, 온몸의 털이 모 두 맹렬한 불에 타고 그 연기에선 악한 냄새가 난다. 거기에는 열여덟 명의 옥졸이 있어 입은 야차와 같고 예순네 개의 눈은 철환(鐵丸)을 흩는다. 개의 어금니는 위로 치솟아 그 높이가 사 유순이요 어금니 끝에서 불이 흘러 나와 앞의 쇠수레를 태우는데, 그 바퀴에서는 불의 칼과 창을 내어 아비성(阿鼻城)을 태워 벌겋기가 녹아 내리는 구리와 같다. 옥졸들은 여덟 개의 머리에 예순네 개의 뿔을 갖고 있으며, 뿔 끝에서는 불이 타오르는데, 그 불이 변하여 강철이 된다. 또 그것이 칼바퀴가 되어 바퀴와 바퀴가 서로 교차될 때마다 그 사이에서 불꽃이 생겨 아비성에 가득 찬다. 그 성 안에는 일곱 개의 쇠로 만든 당기(幢旗)가 있고 불길이 치솟아 끓는 것 같으며, 쇳물이 녹아 흘러 내려 네 개의 문으로 용솟음치듯 빠져 나간다. 문 위에는 열여덟 개의 가마솥이 있는데, 구리 녹은 물이 용솟음쳐 넘쳐 흘러 성 안에 가득 찬다. 하나하나의 칸막이 문에는 팔만 사천 개의 쇠로 된 이무기와 커다란 뱀이 있어 독한 불을 토해 내는데 그런 몸이 성 안에 가득 차고, 그 뱀이 포효[哮吼]하는 소리는 마치 하늘에서 천둥을 치는 것과 같으며, 큰 철환 을 비내리듯 쏟아 붓는다. 오백 야차(夜叉)와 오백 억 마리의 벌레들이 팔만 사천 개의 부리 끝에서 불 을 비처럼 흐르게 하여 아비성을 가득 채운다. 이 벌레들이 만약 아래로 맹렬한 불을 내어 크게 타게 하면 팔만 사천 유순의 지옥을 비추고 위로 큰 바닷물을 꿰뚫어 옥초산(沃燋山)을 찌르며, 아래로는 큰 바다 밑을 꿰뚫어 그 형상이 마 치 수레 축(軸)과 같다. 만약 아비를 죽였거나 어미를 해쳤으며 육친(六親)을 꾸짖고 욕한 사람이 있 다면 그가 목숨을 마칠 때는 구리로 만든 개[狗]가 열여덟 개의 수레로 변하리니, 그 형상은 마치 보배 일산과 같을 것이고 일체의 불꽃은 변하여 옥녀(玉女) 가 될 것이다. 죄인들이 멀리서 그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기뻐하면서 그곳으로 가고자 하면 바람칼[風刀]이 풀리는데, 그 때에 죄인들은 너무 추워서 급히 소리를 지를 것이다. ‘차라리 좋은 불을 얻어 수레 위에 편안하게 있는 것이 낫겠다.’ 이렇게 말하면 불은 곧 스스로 폭발하고 그들은 곧 목숨을 마친다. 금(金)수레 위에 앉아서 옥녀를 쳐다보면 옥졸들이 모두 잡아다가 쇠도끼로 그의 몸을 잘라 팔 한 번 굽혔다 펴는 짧은 시간에 곧바로 아비지옥에 떨어지게 한다. 위ㆍ아래를 막은 칸막이로부터 불바퀴를 돌리듯이 아래 칸막이로 내려오면 몸 이 칸막이 안에 두루하여 구리로 만들어진 개가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뼈를 물 어 뜯고 골수를 핥아 먹는다. 옥졸과 나찰들이 큰 쇠작살을 잡고 그 머리를 찍어 들어 올리면 그의 온몸에 서 나오는 불꽃이 아비지옥에 가득 차게 된다. 그러면 염라대왕이 큰 소리로 칙명한다. ‘마련한 사람아, 이 지옥 종자야, 너는 세상에 있을 적에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삿되고 교만하며 무도(無道)하였으니, 네가 이제 태어날 곳은 아비지옥이니라.’ 이와 같이 계속해서 큰 고통을 낱낱이 겪는데 말로는 이루 다할 수조차 없다. 지옥에서 하루 낮과 하룻 밤 동안 죄를 받는 것은 염부제(閻浮提)의 육십 소겁(小劫)과 같은 시간이다. 이 육십 소겁은 한 대겁(大劫)과 같은데, 오역(五逆)죄를 지은 사람은 다섯 대겁 동안 그 죄를 받는다. 또 어떤 중생은 네 가지 중금(重禁 : 婬ㆍ殺ㆍ盜ㆍ妄語)을 범하고 신도들의 보시를 헛되이 먹으면서 비방하고 삿된 견해로 인과(因果)를 알지 못하며, 반야(般若)의 학습을 끊고 십방(十方)의 부처님을 비방하며, 승기(僧祇)의 물건을 훔치고 음일(婬妷)하고 도가 없어서 계율을 깨끗이 지키는 비구니와 자매(姊妹)ㆍ친척들을 핍박하는 등 온갖 악한 일을 지으면, 이 사람이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그 죄의 과보가 나타난다. 이들 죄인들은 팔만 사천 대겁을 지낸 다음 다시 동방의 열여덟 개의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앞에서와 같이 고통을 받는데, 남ㆍ서ㆍ북방에서도 또한 이와 같다. 몸은 아비지옥에 가득 차고 사지(四支)는 열여덟 개의 칸막이[隔]안에 가득 차게 된다. 아비지옥에는 열여덟 개의 작은 지옥이 있고 그 작은 지옥 가운데 각기 열여덟 개의 한빙(寒氷)지옥과 열여덟 개의 흑암(黑暗)지옥, 열여덟 개의 도륜(刀輪)지옥, 열여덟 개의 검륜(劍輪)지옥, 열여덟 개의 화거(火車)지옥, 열여덟 개의 불뇨(沸尿)지옥, 열여덟 개의 확탕(鑊湯)지옥, 열여덟 개의 회하(灰河)지옥과 오백억 개의 검림(劍林)지옥, 오백억 개의 자림(刺林)지옥, 오백억 개의 동주(銅柱)지옥, 오백억 개의 철기(鐵機)지옥, 오백억 개의 철망(鐵網)지옥과 열여덟 개의 철굴(鐵窟)지옥, 열여덟 개의 철환(鐵丸)지옥, 열여덟 개의 첨석(尖石)지옥, 열여덟 개의 음동(飮銅)지옥이 있다. 이와 같이 큰 아비지옥 안에는 이러한 열여덟 개의 지옥이 있고, 그 하나하나의 지옥마다 따로 열여덟 개의 칸막이 작은 지옥들이 있다. 처음의 한빙(寒氷) 지옥에서부터 나아가 마지막의 음동(飮銅)지옥에 이르기까지 통틀어 일백마흔두 개의 칸막이 지옥이 있다. 그것은 각각 지은 업(業)이 같지 않기 때문이니, 이런 지옥을 두루 다니면서 온갖 고통을 다 받게 되는 것이다.” 또 『기세경(起世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비 대지옥에도 열여섯 개의 여러 작은 지옥들이 있는데, 그것을 권속(眷屬)으로 삼아 그 작은 지옥들이 스스로 주위를 에워싸고 있느니라. 그 작은 지옥은 각기 너비가 오백 유순이나 되고 그 안에 있는 중생들은 새로 태어나는 이도 있고 나가는 이도 있으며 머무르는 이도 있다. 악한 업의 과보 때문에 저절로 출생한 모든 옥을 지키는 졸개들이 각각 두 손으로 저 중생들의 몸을 붙잡아 치성하게 타올라 뜨겁게 달구어진 철판으로 된 땅 위에 메치면, 불꽃이 곧바로 치솟아 한결같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한창 맹렬해지면 얼굴을 땅에 대게 하고는 곧 예리한 칼로 다리의 복사뼈 위에서부터 그 힘줄을 도려내어 손으로 잡아당기며, 나아가 목덜미의 힘줄까지도 모두 끌어내어 심장의 골수까지 관철(貴徹)하므로 극심한 고통이란 이루 다 논란하기조차 어렵다. 이와 같이 잡아당기고 난 뒤에는 그들로 하여금 쇠수레를 타게 하고 빨리 치 달리게 한다. 그 수레는 너무도 뜨겁고 불꽃이 치열하게 타오르므로 가는 곳마다 모두 불길로 인해 환하다. 뜨겁게 달군 쇠로 된 험한 길을 왔다갔다 하면서 옥졸의 뜻을 따라 잠시도 멈춤이 없고 어떤 방향으로든 제 마음대로 곧 가려고 하면 그가 가는 곳을 따라 옥졸이 잡아당겨 아예 버려두지 않는다. 그가 가는 곳을 따라 죄인을 녹이므로 몸의 온갖 살과 피는 남아나지 않고 과거 세상에서 사람이나 사람이 아니었을 때에 지은 업장에 대한 과보를 모두 다 받게 된다. 그 불선(不善)의 과보 때문에 갑자기 동쪽에서 큰 불덩어리가 생겨나서 치성 하게 타올라 벌건 색을 띄는데 그 맹렬하고 큰 불꽃은 한결같이 빛나며,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방, 그리고 위ㆍ아래도 각각 이와 같아서 모든 큰 불덩이에 둘러싸여 점점 가까이 다가오므로 온갖 고통을 느끼게 된다. 또 동쪽 벽으로부터 큰 불꽃이 나와서 곧바로 서쪽 벽으로 쏘아대면 거기에 이르러 멈추고, 서쪽 벽으로부터 커다란 불의 광염(光焰)이 나와서 곧바로 북쪽 벽으로 쏘아대고, 북쪽 벽으로부터 커다란 불의 광염이 나와서 곧바로 남쪽 벽에 쏘아대며, 아래로 부터 위로 쏘아대고 위로부터 아래로 쏘아대는 등, 가로ㆍ세로가 서로 잇닿고 위ㆍ아래로 번갈아 쏘아대면 뜨거운 빛이 혁혁(爀奕)하고 날아다니는 불꽃이 서로 충돌하곤 한다. 그 때에 옥졸들은 여섯 가지 큰 불덩어리 안에 모든 죄인들을 집어 던져 방치 한 채 나아가 극심하고 준엄하고 절실한 고통을 받게 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목숨은 마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착하지 못한 업장이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그 중간에 원만하게 갖추어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아비의 지대(至大)한 지옥 안에서 모든 중생들은 온갖 착하지 못한 업의 과보 때문에 한량없는 시간을 지내면서 길고 먼 길에서 온갖 괴로움을 받는데, 그리고 나면 지옥의 네 문이 다시 열린다. 그 문이 열릴 때 모든 중생들이 문 열리는 소리를 듣거나 문 열리는 것을 보면 문을 향하여 달려가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한다. ‘우리들이 이제서야 틀림없이 이 지옥을 빠져 나갈 수 있게 되었구나.’ 그리고는 그 사람들이 이와 같이 달려갈 때에 그 몸은 더욱 맹렬하게 불타오른다. 비유하면 마치 건장한 사내가 마른 풀의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달리 면, 그 횃불이 이미 타서 더욱더 치성해지는 것처럼 저 모든 중생들도 달리고 또 달려가면 그 사람들의 몸은 더욱더 치성하게 타오른다. 발을 들려고 할 때에는 피와 살이 모두 흩어지고 발을 내려놓으려고 할 때에는 살과 피가 다시 생겨나며, 마침내 그 옥문에 이르면 그 문은 다시 닫힌다. 그들이 기어이 나갈 수 없게 되면 그들의 마음은 고민스럽고 혼란해져서 땅에 쓰러져 얼굴로 땅을 덮는다. 그리하여 몸의 가죽을 두루 태우고 다음에는 그 살을 태우며, 다음에는 그 뼈를 태우고 나아가서는 그 골수에까지 연기와 불꽃이 맹렬하게 타오른다. 그 연기가 쑥대처럼 피어오르고 그 불꽃이 밝아져서 연기와 불꽃이 서로 섞이면 뜨거움의 고뇌는 다시 배로 늘어난다. 저 사람들은 거기에서 지극히 준엄한 고통을 받지만 악한 업장이 다 사라지지 않았으므로 일체를 다 받아야만 된다. 이 아비 대지옥에서는 어느 때나 잠시도 편안함과 즐거움을 받지 못하다가 손가락을 튀기는 만큼의 짧은 순간만 잠깐이나마 편안함과 즐거움을 받나니, 이와 같이 차례대로 이런 고통을 갖추어 받게 된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꼭 알아야 하느니라. 저 세계의 중간에 특별히 열 가지 지옥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알부타(頞浮陀)지옥이요, 둘째는 니라부타(泥羅浮陀)지옥이며, 셋째 는 아호(阿呼)지옥이요, 넷째는 호호파(呼呼婆)지옥이며, 다섯째는 아타타(阿吒吒)지옥이요, 여섯째는 소건제가(搔揵提迦)지옥이며, 일곱째는 우발라(優鉢 羅)지옥이요, 여덟째는 파두마(波頭摩)지옥이며, 아홉째는 분다리(奔茶梨)지옥이요, 열째는 구모타(拘牟陀)지옥이니라.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 때문에 알부타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소유하는 몸의 형상[身形]은 마치 물거품과 같기 때문에 알부타지옥이라고 말한다. 또 무슨 인연 때문에 니라부타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소유하고 있는 몸의 형상이 마치 고기 조각과 같기 때문에 니라부타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 때문에 아호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은 준엄하고 절박한 고통으로 핍박을 당할 때 절규하고 부르짖으면서 ‘아호, 아호’ 하며 몹시 큰 고통을 받는다. 그런 까닭에 아호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 때문에 호호파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은 저 지옥의 극심한 고통이 핍박할 때 절규하고 부르짖으면서 ‘호호파 호호파’라는 소리를 낸다. 이런 까닭에 호호파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 때문에 아타타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극심한 고뇌로 그 몸을 핍박하고 절박하게 하기 때문에 다만 ‘아타나 아타타’ 하며 큰 소리를 내게 된다. 그러나 그 혀의 소리가 입에서 나오지 못하나니, 그런 까닭에 아타타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 때문에 소건제가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있는 그 지옥 안의 맹렬한 불에서 생겨나는 그 불빛은 마치 소건제가꽃과 같나니, 이런 까닭에 소건제가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우발라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있는 그 지옥 안의 맹렬한 불에서 생겨나는 그 불빛은 마치 우발라꽃과 같나니, 이런 까닭에 우발라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구모타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있는 그 지옥 안의 맹렬한 불에서 생겨나는 그 불빛은 마치 구모타꽃과 같나니, 이런 까닭에 구모타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분다리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있는 그 지옥 안의 맹렬한 불에서 생겨나는 그 불빛은 마치 분다리가꽃과 같나니, 이런 까닭에 분다리가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무슨 인연으로 파두마지옥이라고 말하는가? 이 모든 중생들이 있는 그 지옥 안의 맹렬한 불에서 생겨나는 그 불빛은 마치 파두마꽃과 같나니, 이런 까닭에 파두마지옥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입세아비담론(立世阿毘曇論)』에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큰 지옥이 있으니, 그 이름은 흑암(黑闇)이다. 그것들은 각기 이 세계 밖 변두리에 모두 있는데 다 뚜껑이 없느니라. 여기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스스로 손을 들 수는 있으나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비록 해와 달처럼 큰 위신을 갖춘 광명이 있다 하더라도 그 빛을 비추지 못하고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 하시어 큰 광명이 세상을 두루 비출 때에야 이 광명으로 인하여 그들이 서로 볼 수가 있느니라. 그들은 두 세계에 살고 있는데 철륜(鐵輪) 밖 변두리를 계외(界外)라 말한다. 이곳이 바로 한빙(寒氷)지옥이다. 그 두 산 사이에 열 가지 지옥의 이름이 있으니, 첫 번째 알부타에서부터 나 아가 열 번째 파두마까지이다. 그 가운데 살고 있는 중생들은 모두 옆으로 다닌다. 위로 향할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치 궁전을 지키는 것처럼 철륜 밖 변두리에서 항상 옆으로 다니고 있다. 그들 몸의 크기 [量]는 마치 알다(頞多)만큼 큰데, 찬바람이 접촉함으로 인하여 그 몸이 터지고 갈라지는 것이 흡사 잘 익은 오이와 같다. 대나무와 갈대 숲에서 큰 불이 났을 때 타타(吒吒)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이와 같이 중생들도 찬바람의 접촉을 입어 뼈가 부서지는 ‘타타(吒吒)’ 하는 폭성 暴聲)이 멀리까지 울려퍼지면 이 소리로 인하여 상호간에 서로 알 수 있고, 오고 가며 서로 접촉을 이루기 때문에 상호간에 서로 알 수가 있다. 모든 중생들은 이 가운데에서 생(生)을 받는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세간에 서 죽으면 대부분 이곳에 가서 태어난다. 한빙(寒氷)지옥은 철륜(鐵輪 : 鐵圍山) 밖에 있어서 만약 다른 세계에서 어떤 중생이 죽으면 대부분 한빙지옥에 태어나는데, 대부분 저 세계의 철륜 밖에 태어난다. 두 세계 중간에서 가장 좁은 곳이 팔만 유순인데 아래에는 밑바닥이 없고 위를 향해 쳐다보면 뚜껑이 없으며, 그 중에 가장 넓은 곳은 십육만 유순이나 된다.
031_0248_b_02L『기세경 (起世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살라국(憍薩羅國)에서 섬[斛]에다 호마(胡麻: 참깨)를 헤아려 담아 스무 섬을 채울 때 담는 그릇의 높이가 일정하지 못한 것처럼, 어떤 한 장부(丈夫)가 만 백 년에 깨 한 알을 집어내고 이와 같이 차례차례 만백 년마다 다시 한 알을 집어내어 다른 곳에 옮겨 넣어 스무 섬에 가득 담겨 있는 참깨를 다 집어낸다고 하자. 나는 그 때의 시절만큼 긴 세월 동안 그의 수명은 오히려 다하지 않는다고 말하리라. 우선 이 숫자로써 대략 계산하는 것을 일 알부타 수명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이십 알부타의 수명이 일 니라부타(泥羅浮陀)의 수명이 되고, 이십 니라부타의 수명이 일 아호(阿呼)의 수명이 되며, 이십 아호의 수명이 일 호호파(呼呼吒)의 수명이 되고, 이십 호호파의 수명이 일 아타타(阿吒吒)의 수명이 되며, 이십 아타타의 수명이 일 소건제가(搔揵提迦)의 수명이 되고, 이십 소건제가의 수명이 일 우발라(優鉢羅)의 수명이 되며, 이십 우발라의 수명이 일 구모타(拘牟陁)의 수명이 되고, 이십 구모타의 수명이 일 분다리가(奔茶梨迦)12)의 수명이 되며, 이십 분다리가(奔茶梨迦)의 수명이 일 파두마(波頭摩)의 수명이 되고, 이 십 파두마의 수명이 일 중겁(中劫)이 되느니라.’” 또 『나선비구문불경(那先比丘問佛經)』에서 말하였다. “세간의 불과 같은 것은 니리(泥梨 : 地獄) 속의 불만큼 뜨겁지 못하다. 작은 돌을 주워다가 세간의 불 가운데 두면 저녁 때까지 가도 녹지 않는다. 그러나 커다란 돌을 가져다가 니리의 불 속에 두면 곧 녹아버린다. 또한 어떤 사람이 악한 짓을 하고 죽어서 니리 속에 있게 되면 수천만 년을 지나도 죽지 않고, 또한 커다란 이무기나 교룡(蛟龍) 따위는 모래나 돌을 음식으로 삼아 먹어도 곧 삭힌다. 사람은 아이를 밸지라도 그 아이가 뱃속에서 녹거나 하지 않는데, 이것은 다 선업(善業)과 악업(惡業)의 힘이 그것을 녹게 하거나 녹지 않게 하거나 하는 것이다. 가령 사람이 지은 선행과 악행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과 같아서 사람이 죽어도 다만 그 몸만 죽을 뿐 그가 지은 행(行)은 없어지지 않는다. 비유하면 밤에 불을 켜고 글씨를 쓸 적에 불이 꺼질지라도 글자 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 다시 불을 켜면 그대로 이어서 쓸 수 있는 것처럼 지금 세상에서 지은 행업은 후세(後世)로 이어진다. 또 발두마(鉢頭摩)지옥에 불꽃이 치성(熾盛)할 때 죄인이 이 불에서 일백 유 순 떨어진 곳에 있으면서도 그 불은 이미 태우거나 굽고, 만약 육십 유순 쯤 떨어져 있으면 죄인의 두 귀가 이미 먹어 아무것도 들어 알지 못하며, 만약 오십 유순쯤 떨어져 있으면 그 죄인은 두 눈이 이미 멀어서 아무것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또 저 구파리(瞿波利)비구가 이미 악한 마음을 품고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目揵連)을 비방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이 발두마 지옥 에 떨어진 것과 같다.’ 또 『기세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파두마지옥에서 머물고 있는 곳에서부터 만약 중생들이 그 처소를 멀리 떠나 일백 유순(由句)쯤 되는 곳에 있으면 곧 그 지옥의 불꽃에 미치게 되고, 만약 오십 유순쯤 떨어져 있으면 머물고 있는 중생은 그 불에 쪼여져 두 눈이 다 멀어 볼 수 없게 되며, 이십오 유순쯤 떨어져 있으면 거기 머물고 있는 중생은 살아 있는 몸의 살과 피가 다 타서 파괴되어 흩어지나니, 이른바 범행(梵行)을 행하는 출가한 사람에 대하여 더럽고 혼탁한 마음을 내기 때문이요 손상하고 괴롭힐 마음을 내기 때문이며, 독하고 악한 마음을 내기 때문이요, 이익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을 내기 때문이며, 자비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요, 깨끗한 마음이 없기 때문에 이런 재앙을 스스로 받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일체의 범행을 행하는 사람에 대하여 자비한 몸ㆍ입ㆍ뜻의 업을 일으키면 항상 편안하고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031_0249_a_02L『문지옥경(問地獄經)』과 『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지옥을 총괄(總括)하면 일백서른네 개의 세계가 있으니, 먼저 지옥 주인의 이름과 그 처소를 기술하겠다. 염라왕(閻羅王)이란 옛날 비사국(毘沙國)의 왕으로서 유타시생왕(維陀始生 王)과 함께 싸우다가 군사의 힘이 대적할 수 없게 되자, 그로 인하여 서원을 세우기를 ‘지옥의 주인이 되게 하여지이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열여덟 명의 대신들과 백만의 군중을 거느렸으니, 그들은 다 머리뿔이 있었고 모두 다 성을 내어 대하면서 다 함께 서원하여 말하였다. ‘지금부터 이 뒤로는 마땅히 왕을 받들고 도와 이 죄인들을 다스리리라.’ 비사왕(毘沙王)이란 바로 지금의 염라왕이요 열여덟 명의 대신은 바로 지금의 모든 작은 왕들이며 백만 대중은 모든 아방(阿傍)들이 바로 그들이니라.” 『문지옥경(問地獄經)』에서 말하였다. “열여덟 명의 왕이란 곧 열여덟 개의 지옥을 주관하여 다스리는 왕이다. 첫째는 가연(迦延)13)이니 니리(泥犁)지옥을 관장하고, 둘째는 굴준(屆遵)이 니 도산(刀山)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셋째는 불진수(沸進壽)이니 불사(沸沙) 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넷째는 불(沸)14)이니 불뇨(沸尿)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다섯째는 가세(迦世)이니 흑이(黑耳)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여섯째는 개차(𡻊傞)이니 화거(火車)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일곱째는 탕위(湯謂)이니 확탕(鑊湯)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여덟째는 확가연(鑊迦然)이니 철상(鐵床)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아홉째는 악생(惡生)이니 개산(𡻊山)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째는 한빙(寒氷)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경전에 왕의 이름이 빠져 있음), 열한째는 비가(毘迦)이니 박피(剝波)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두째는 요두(遙頭)이니 축생(畜生)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열셋째는 제박(提薄)이니 도병(刀兵)지 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넷째는 이화(夷火)이니 철마(鐵磨)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열다섯째는 열두(悅頭)이니 빙(永)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여섯째는 철황(鐵▼(竹/丹))15)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경전에 왕의 이름이 빠져 있음), 열일곱째는 신(身)이니 저충(蛆蟲)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여덟째는 관신(觀身)이니 양동(洋鋼)지옥을 관장하고 있다.” 또 『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에서 말하였다. “또 서른 개의 지옥이 있는데 거기에도 각각 주관하여 다스리는 왕이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으나 번거로워서 다 갖추어 기록하지 않는다. 다만 다섯 관 원[五官]의 이름만 열거하여 알릴 뿐이다. 첫째는 선관(蘇官)이니 살생을 금지하고, 둘째는 수관(水官)이니 도적을 금지 하며, 셋째는 철관(鐵官)이니 음행(婬行)을 금지하고, 넷째는 토관(土官)이니 이간질하는 말을 금지하며, 다섯째는 천관(天官)이니 술을 금지한다.
031_0249_b_02L『기세경(起世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염부주(閻浮洲) 남쪽에 있는 두 철위산(鐵圍山) 밖에 염마왕(閻摩王)이 머물 고 있는 궁전이 있으니 가로와 세로가 각각 직경으로 육십 유순이다. 일곱 겹의 장벽(牆壁)과 일곱 겹의 난간[欄楯]과 일곱 겹의 방울이 달린 그물이 있고, 그 밖에는 일곱 겹의 다라행(多羅行)나무가 뱅 둘러싸고 있는데 온갖 색(色)으로 되어 가히 볼 만하며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사방에 각각 문이 있고 낱낱의 모든 문마다 다 각적루(却敵樓)가 있고 노대(櫓臺)ㆍ전각ㆍ정원[園苑]ㆍ화지(華池)가 있으며, 갖가지 나무에는 좋은 과일이 가득하고 향기로운 바람이 멀리서 풍겨오며, 숱한 새들이 화평하게 울어댄다. 염라왕은 악한 업으로써 과보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밤 세 시간과 낮 세 시간 동안 저절로 붉게 녹은 구리 즙액이 앞에서 나오고, 그 왕의 궁전은 곧 쇠로 변하며 오욕(五欲)의 공덕은 다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는다. 왕은 이것을 보고 난 뒤에 두렵고 무서워져 불안해 하며 온갖 털이 다 곤두선 채 곧 밖으로 나온다. 만약 그 왕이 궁전 밖에 있을 때면 곧 안으로 달려 들어 간다. 그 때 옥을 지키던 사람은 곧 염마왕을 붙잡아 높이 들어 뜨겁게 달군 쇠로 만들어진 땅에다 태질하는데, 그 땅은 치성하게 불이 붙어 지극히 맹렬하고 융성하여 광염(光焰)이 혁혁하게 빛난다. 그러면 옥졸이 다시 태질하여 그를 땅에 눕힌 다음 곧 철감(鐵鉗)으로 그의 입을 벌라고 녹아 내리는 구리쇠 물을 입 안 에 쏟아 붓는다. 그 때 염마왕은 입술과 입이 타고 다음에는 그의 혀가 타며, 맨 마지막에는 목과 목구멍이 탄다. 그리고는 또 대장(大腸)과 소장(小腸) 따위가 타고 이렇게 차례대로 타면서 아래로 내려가 나온다. 그 때 그 왕은 이와 같이 생각한다. ‘일체 중생은 지나간 옛날에 몸으로 악행을 지었고 입으로 악행을 지었으며, 뜻으로 악행을 짓고 아울러 다른 중생들과 함께 악한 업을 지었기 때문에 다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는 이 몸을 버리고 나서 다시 몸을 얻을 때엔 다만 인간 세상에서 서로 만나서 생(生)을 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래(如來)의 법 가운데에서 마땅히 믿음과 이해를 얻고 머리와 수염을 모두 깎고 가사(袈裟)를 입고 바른 믿음과 이해를 얻어 집으로부터 출가(出家)할 것이 다. 이미 출가한 다음에는 스스로 신통 증명을 얻어 생사(生死)를 다 끊고 범행(梵行)을 이미 세워 꼭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난 다음 다시는 후세(後世)의 생을 받지 않으리라.’ 이와 같은 마음을 내고 이렇게 좋은 생각을 잘 익히면 곧 그가 사는 궁전은 도로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져서 마치 여러 하늘들과 같아질 것이고 오욕의 공덕이 눈앞에 원만하게 갖추어져 나타날 것이며, 세 가지 업이 선한 까닭에 곧 바로 쾌락(快樂)을 얻게 될 것이다.”[『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도 왕이 또한 세 때에 고통을 받는다고 하였으며, 대략의 뜻이 이 경전과 같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문】 모든 지옥의 옥졸들은 유정(有情)의 작용이 있는 것인가? 유정의 작용이 없는 것인가? 【답】 만약 지옥에 처음 태어난 유정을 쇠사슬로 묶어 염마왕(琰摩王)의 처소로 가면 이것이 바로 유정의 작용이요, 만약 갖가지 고통을 가하는 도구로 지옥 가운데에서 유정들을 해치면 그것은 바로 유정의 작용이 아닌 것이다. 섬부주(贍部洲) 밑에는 큰 지옥이 있고 섬부주 위에도 또한 변(邊)지옥과 독(獨)지옥이 있는데 혹은 골짜기에 있기도 하고 혹은 산 위에 있기도 하며, 혹은 광야(曠野)에 있기도 하고 공중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세 주(洲)에는 오직 변지옥과 독지옥만이 있을 뿐 큰 지옥은 없다. 왜냐 하면 오직 섬부주 사람만이 선(善)을 지어도 맹렬하고 예리하며 저들은 악을 지어도 또한 맹렬하고 예리하여 다른 주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북쪽의 구로주(抱盧洲)에는 또한 변지옥 따위가 없으니, 이것은 순수하고 깨끗한 업의 과보를 받는 처소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문】 만약 다른 주에는 큰 지옥이 없다고 하자. 그런데 저 모든 유정들이 무간 업(無間業)을 짓고 선근(善根) 등을 끊었다면 앞으로 어느 곳에서 이숙(異熟)을 받는가? 【답】 이 섬부주 아래에 있는 큰 지옥에서 받는다. 【문】 지옥의 유정들은 그 형상이 어떠한가? 【답】 그 형상은 사람과 같다. 【문】 그들이 하는 말은 어떠한가? 【답】 저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에는 모두 성인의 말을 하는데 나중에 고통을 받을 때에는 비록 갖가지 고통을 받는 소리를 내지만 마침내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고 오직 ‘쪼갠다, 찌른다, 깨버린다, 모질다’는 소리만 있을 뿐이다.”
031_0250_a_02L『죄업보응교화지옥경(罪業報應敎化地獄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신상(信相)보살이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마음을 내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죄를 받는 중생이 있는데, 그는 여러 옥졸들에게 좌대(剉碓)에 몸이 베입니다. 그는 머리에서부터 발까지 나아가 그 정수리까지 베이게 되었는데 그렇게 베이기를 이미 마친 뒤에 교묘한 바람이 불어와 다시 살아나면 또 그는 베이게 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런 일을 당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삼존(三尊)을 믿지 않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았으며, 백정[屠兒] 노릇을 했고 괴회(魁膾 : 死刑執行人)로서 중생들을 베고 자르고 하였기 때문에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두 번째로 또 어떤 중생들은 신체(身體)가 굳어지거나 마비되고 눈썹과 수염이 떨어지며, 온몸이 문드러졌으므로 새와 같이 깃들고 사슴과 같이 잠을 자면서 사람의 자취라곤 아주 끊어진 데다 친족(親族)들을 더럽히기까지 하니 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만나기를 기뻐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문둥병[癩病]이라고 말 하는데, 무슨 죄로 그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삼존을 믿지 않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았으며, 탑사(塔寺)를 파괴하고 도인(道人)을 박탈(剝脫)하고 현성(賢聖)을 쪼개고 활로 쏘며, 스승과 장로[師長]를 상해하고 항상 돌이킴이 없이 은혜를 저버리고 의리를 잊으며, 언제나 간교를 부려 구차하게 살고 높고 낮은 이를 간음하면서도 숨기거나 꺼려함이 없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세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신체는 장대(長大)하나 귀먹거나 어리석으며, 발 이 없어서 완전히 배로 기어다니며, 오직 진흙만 먹으면서 스스로의 목숨을 보존하고, 여러 종류의 작은 벌레들이 그를 파먹고 갈아먹습니다. 그는 항상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 이겨내지 못하고 있으니,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그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제가 쓰고 좋은 말을 믿지 않았으며,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았고 당시 임금에게 반역하고 거슬렀으며, 또 그가 제왕의 대신이 되었을 때엔 사진(四鎭)의 방백(方伯)과 주군(州那)의 수령, 그리고 관금(官禁 : 관리)과 독호(督護)들이 그의 위세(威勢)를 믿고 백성들의 물건을 침략하여 빼앗았으며, 아무 도리(道理) 없이 백성들로 하여금 고초를 겪고 초췌하게 함으로써 원망하여 탄식하는 소리가 자자하게 하였다. 그런 까닮에 그는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네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두 눈이 멀어 아무것도 전혀 보지 못하여 혹은 나무에 부딪치기도 하고 더러는 구렁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 때 죽고 나서 다시 몸을 받아도 역시 이와 같은데, 무슨 까닭에 그런 일이 이루어집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죄와 복을 믿지 않고 부처님의 광명을 장애하였으며, 매의 눈을 꿰메고 중생들을 잡아 가두며 가죽 자루를 머리에 씌워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다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말을 더듬거나 벙어리가 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므로, 만약 무슨 할 말이 있으면 눈을 감고 손을 들어 내저으며 입으로는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삼존을 비방(誹謗)하고 성인의 도를 업신여기거나 헐뜯었으며, 다른 사람의 좋고 추한 점을 논하고 다른 이의 장점과 단점을 들추어 내었으며, 어질고 착한 사람을 억지로 모함하고 현량한 사람을 미워하고 질투한 일이 있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여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배는 커다랗고 목은 가늘어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데, 만약 무슨 음식이라도 있을라치면 그것이 고름과 피로 변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그는 스님들의 음식을 훔쳤거나 혹은 큰 법회에서 복된 음식을 은밀한 곳에서 훔쳐 먹었거나 제 물건은 아까워하고 비단 다른 사람의 재물만을 탐하였으며, 항상 악한 마음을 실행하여 다른 이에게 독한 약을 주어 숨을 통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일곱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옥졸이 뜨겁게 달군 철못을 온갖 지절(支節)과 뼈ㆍ머리에 박는데, 다 박고 나면 저절로 불이 생겨나 신체를 태워 모두 다 문드러져 녹아 내리게 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침과 뜸을 익힌 의사로서 다른 이의 몸에 침을 놓았으나 그 병은 고쳐주지 못하고 미친듯이 남의 재물을 취했고, 부질없이 근심하고 고통스럽게 하여 남들로 하여금 고뇌하게 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은 것이다.’ ‘여덟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항상 확탕(鑊湯)지옥에 있는데 우두(牛頭) 아방(阿傍)이 세 개의 다리가 있는 쇠작살로 그 사람을 찍어 확탕 안에 집어넣고 삶아 그로 하여금 온몸이 문드러지게 합니다. 그리하여 그를 죽였다가는 다시 숨을 불어 넣어 그가 살아나면 다시 삶곤 합니다. 무슨 죄를 지였기에 이런 죄를 받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삿되고 거꾸로 된 견해를 믿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중생을 도살(屠殺)하여 끓는 물에 데쳐서 털을 뽑고 끓는 물에 삶고 지지고 하기를 한량없이 하였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이런 죄를 받느니라.’ ‘아홉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언제나 화성(火城) 안에서 배꼽과 심장에 불을 붙였을 때, 네 문이 다 열린 것을 보고 만약 그 문으로 달려가면 그 문은 곧 닫기고 맙니다. 그렇게 동쪽ㆍ서쪽으로 치달려 보지만 스스로 벗어날 수가 없고 불에 다 타고 맙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산과 못가에 불을 놓아 병아리[雜子] 등을 불에 구워 먹고 중생들을 태워 죽였으며, 그 중생의 몸에서 껍질을 벗기곤 하였었다.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열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언제나 설산(雪山)에 있으면서 찬바람이 불어 와 서 그 피부와 살이 다 찢겨져서 죽고 싶어도 죽을 수조차 없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부정한 짓을 하는 도적이 되어 남의 옷을 벗겨 한겨울날에 그로 하여금 열어 죽게 만들고 소와 양을 산 채로 가죽을 벗겨 아픔을 견딜 수 없게 하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은 것이니라.’ ‘열한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언제나 도산(刀山)과 검수(劍樹)의 위에 있으면 서 만약 그 무엇을 붙잡으면 곧 그의 사지와 마디를 베거나 상하게 하며 끊어버립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짐승을 잡는 것으로 업을 삼아 중생을 잡아 삶거나 그 껍질을 벗기고 살과 뼈를 분리하였으며, 머리와 다리를 갈라서 높은 곳에 매달아 놓고 저울로 달아서 팔았고, 때로는 또 산 채로 중생을 매달아 놓고 고통을 주어 참기 어렵게 하였었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두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다섯 가지 감관을 원만하게 갖추지 못한 이가 있습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매[鷹]를 날리고 사냥개를 놓아 새와 짐승을 활로 쏘았거나 혹은 그 머리를 끊었으며, 혹은 그의 발을 자르기도 하였고 산 채로 새의 날개를 자르기도 하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얻은 것이니라.’ ‘열세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앉은뱅이이거나 곱사등이이며 허리를 못 쓰거나 절름발이이며, 손이 오그라져 아무것도 잡을 수가 없으며,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남을 위하여 들판의 밭이나 중생들이 다니는 길에 창(槍)을 놓거나 혹은 편안히 활을 쏠 수 있는 구덩이를 파기도 하였었고, 또 깊은 함정을 만들어 두어 중생들을 빠지게 하였다가 거기에 빠진 짐승들을 잡아 머리를 부수고 다리를 자르기도 하였는데, 그런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그는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네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옥졸(獄卒)이 그의 몸에 족쇄와 쇠고랑[桎梏]을 채우므로 그것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그물을 쳐서 중생을 잡았고 사람과 짐승을 가두어 배고파 곤궁에 처하는 고통을 주었었다. 또는 재상이나 수령 따위의 장(長)이 되어 재물과 돈을 탐하여 착취함으로써 선량한 사람을 억울하게 구속하였기 때문에 저들의 원한이 하늘에 사무쳤으나 그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가 없었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열다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더러는 미쳐 날뛰기도 하고 혹은 어리석기도 하며 혹은 아둔하기도 하여 좋고 추(醜)한 것을 구별하지도 못합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술을 마시고 어지럽게 취하여 서른여섯 가지 실수를 범하였었다. 또 그의 어리석은 몽은 마치 술에 취한 사람과 같아서 높고 낮은 이도 분간하지 못하고 좋고 추한 것조차 구분하지 못했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지 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여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그 형상은 매우 작은데 음장(陰藏)은 너무 커서 그것을 잡아 당기면 온몸의 가죽이 온통 끌려오며, 다니거나 서 있거나 앉거나 눕거나 그것 때문에 방해가 되곤 합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장사를 하였었다. 그 때 제 물건은 자랑하고 남의 재물에 대해서는 헐뜯고 흠잡으며, 되[升]를 속이고 말[㪷]을 장난질 치며 앞뒤로 저울 눈금을 속이는 퉁 사람들을 속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일곱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남근(男根)이 완전히 갖추어지지 못하거나 황문(黃門)이 되어서 그 몸으로는 아내를 얻지 못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돼지ㆍ개 따위를 거세(去勢)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게 하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그는 지금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열여덟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태어나서 늙어질 때까지 슬하에 자식이 없어서 홀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사람됨이 포악(暴惡)하여 죄와 복에 대하여 믿지 않았었으며, 온갖 새가 알을 낳아 새끼를 칠 때엔 그릇을 가지고 큰 물가나 늪지대에 나아가 기러기ㆍ학ㆍ앵무새ㆍ거위 따위의 온갖 새들의 알을 주워 울러메고 돌아와서는 삶아 먹었다. 그러자 모든 새들이 새끼를 잃고 슬피 울며 열규(裂叫)하는 바람에 눈에서는 피까지 나오곤 하였다. 그런 까닭에 지금 그는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열아홉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어릴 때부터 고아가 되어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이 남의 심부름꾼이 되어 갖은 고초를 다 겪으면서 생활하다가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서는 재수없이 재앙에 걸려 현관(懸官)에게 구속되어 감옥에 갇힙니다. 그러나 먹을 음식조차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서 굶주려서 극심한 고생을 겪고 있으나 어디에다 하소연할 곳조차 없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수리ㆍ매ㆍ도요새ㆍ암곰ㆍ숫곰ㆍ호랑이ㆍ표범 따위를 잡아 우리 속에 가두고 기르기를 좋아하였으므로, 외로운 이 중생들의 부모와 형제들은 항상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서럽게 울고 열규(裂叫)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슬프게 감동시키고 아무것도 공양할 수 없어서 언제나 배고픔에 고통스러워 하곤 하였었다. 그리하여 뼈는 앙상하고 가죽은 붙어버려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조차 없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스무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그 형상이 매우 추하고 몸은 칠(漆)처럼 까맣고 얼굴과 눈은 또한 푸르스름하며 양쪽 광대뼈는 모두 튀어나오고 얼굴엔 여드름 이 다닥다닥한데 코는 납작코이며, 두 눈은 누렇고 붉으며, 치아는 듬성듬성하고 입에서는 악한 냄새가 나며, 작달막한 키에 온몸은 퉁퉁 부었으며, 배는 커다랗고 넓적다리는 아(亞)자형이며, 다라는 또 뒤틀린 데다 등은 꼬부라졌고 갈빗대는 불룩하고 옷은 헐렁하며 게다가 먹기는 억세게 먹어대고 종기와 마른버짐에 옴병까지 읊고 온갖 옹저(癰疽 : 종창)에는 피고름이 질질 나오고 온갖 나쁜 것들이 그 몸에 다 모여 있습니다. 아무리 사람들과 친해 보려고 하나 사람 들이 조금도 거들떠 보지 않고, 게다가 남이 지은 죄에 걸려들어 재앙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영원토록 부처를 만나지 못하고 끝끝내 좋은 법을 듣지도 못하며, 영구히 스님을 알지도 못합니다. 이런 사람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그는 남의 아들이 되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선하가 되어서는 그 임금에게 충성하지 않았으며, 임금이 되어서는 아랫 사람들을 공경하지 않았고 친구로서 그 믿음에 대해 보답하지 않았으며, 시골 마을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들을 대접하지 않았고 조정에서는 벼슬 높은 이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함부로 행동하였고 마음과 뜻이 전도(顚倒)되어 그 법도가 없었으며, 삼존(三尊)을 믿지 않고 임금을 죽이고 스승을 해쳤으며, 나라를 공경하고 백성들에게서 노략질하였으며, 성을 빼앗고 마을을 부수었으며, 성채(城寨)16)를 침범하되 도적보다 더하였고, 그가 지은 악한 업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었다. 자신을 미화하고 남을 미워하며, 외롭고 늙은 이를 침노하고 업신여겼으며, 현인(賢人)과 성인(聖人)을 속이거나 비방하고, 존장(尊長)을 소홀히 대하거나 업신여기며, 하천(下賤)한 사람을 속이는 등 일체의 죄업(罪業)을 다 범하고 온갖 악한 것으로 그 과보를 쌓았느니라. 그런 까닭에 그는 지금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그 때 죄를 받은 일체 중생들이 부처님의 이와 같은 말씀을 듣고는 슬프게 울 어 땅을 진동시켰고 비오듯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나니 세존이시여, 부디 오래도록 살아 계시면서 법을 설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해탈하게 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내가 오래도록 머물러 있으면 박덕(薄德)한 사람들은 선근(善根)을 심 지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내가 언제나 늘 머물고 있을 것이라고 여겨 무상(無常 : 덧없음)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선남자(善男子)야, 비유하면 마치 어린 아이가 어머니가 항상 제 곁에 있으면 어려움을 만나리라는 생각을 전혀 내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나 만약 어머니가 떠나버리면 곧 간절하게 우러러 사모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내다가 어머니가 비로소 돌아오면 마침내 환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선남자야, 지금 나의 상황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모든 중생들의 착하고 악한 업연(業緣)과 받을 과보의 좋고 추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반열반(般涅槃)에 드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모든 죄를 받은 중생들을 위하여 게송을 설하셨다.
물은 흘러도 언제나 가득 차 있지 않고 불은 치성해도 오래도록 타지 않으며 해는 떠올랐다가도 잠깐 사이에 저버리고 달은 차고 나면 다시 기울어지느니라.
존귀하고 영화롭고 부귀한 사람의 덧없음은 또한 이보다 더 빠르나니 이런 것들을 기억하여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여 무상존(無上尊)께 이마를 대어 예배하여라.”
또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함께 죄를 짓고 모두 지옥에 떨어져서 한 개의 가마솥 안에 같이 있으면서 모두들 자기의 본죄(本罪)를 말하였다. 첫 번째 사람은 사(沙)라고 말하고, 두 번째 사람은 나(那)라고 말하며, 세 번째 사람은 특(特)이라고 말하고, 네 번째 사람은 섭(涉)이라고 말하며, 다섯 번째 사람은 고(姑)라고 말하고, 여섯 번째 사람은 타라(陀羅)라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빙그레 웃으시자 목련(目連)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까닭에 웃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여섯 사람은 짝이 되어 다 함께 지옥에 떨어져서 한 개의 가마솥 안에 함께 있다. 저마다 본래의 죄를 말하려고 할 때 뜨겁게 끓어오르는 물이 용솟음쳐 오르내리기 때문에 연달아 말하지 못하고 각기 한 마디 말만 하고는 곧 밑으로 회전하여 내려가곤 하느니라. 첫 번째 사람이 ‘사’라고 말한 것은 〈이 세간의 육십억만 년은 니리(泥犁) 가운데서는 겨우 하루가 되나니, 어느 때나 이 고초를 마치겠느냐?〉라는 뜻이다. 두 번째 사람이 ‘나’라고 말한 것은 〈이 지옥을 벗어날 기약이 없고 또한 어느 때에 마땅히 이 지옥을 벗어날런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세 번째 사람이 ‘특’이라고 말한 것은 〈쯧쯧, 내가 마땅히 살아서 행동할 때 스스로 제 마음을 제어할 수 없어서 삼존께 공양할 다섯 집의 몫을 빼앗았다. 어리석게 탐욕을 부리면서 만족할 줄 몰랐으니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라는 뜻이니라. 네 번째 사람이 ‘섭’이라고 말한 것은 〈나는 생활을 다스리는데 또한 지극히 성실하지 못해서 모든 재산이 남에게 소속되어 이렇게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 사람이 ‘고’라고 말한 것은 〈누가 마땅히 나를 보호하겠는가? 내가 이 지옥에서 나가면 다시는 도(道)에서 금지하는 것을 범하지 않고 하늘에 태어나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라는 뜻이니라. 여섯 번째 사람이 ‘타라’라고 말한 것은 ‘이 일은 본래 처음부터 마음으로 계획 했던 일이 아니다. 비유하면 마치 수레를 몰고 가다가 길을 잃어 다른 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바퀴통이 부서져 수레가 파괴된 것과 같아서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뜻이니라.’” 또 『십륜경(十輪經 : 大方廣十輪經)』에서 말하였다. “다섯 가지 거스르는 죄[五逆罪]가 있으니, 그 죄가 가장 극악(極惡)하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일부러 부모와 아라한을 죽이는 것이요, 성문(聲聞)과 화합한 승단을 파괴하는 일이며, 나아가 악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에 이르기까지이니, 이와 같은 것들을 오역(五逆)이라고 하느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다섯 가지 거스르는 죄 중에 어느 한 개의 거스르는 죄라도 지으면, 그는 출가(出家)하여 구족계(具足戒)17)를 받을 수 없고, 만약 이런 사람에게 출가를 허락하면 중대한 죄를 범하는 것이니, 마땅히 쫓아내야 하느니라. 만약 이미 출가하여 모든 위의(威儀)를 갖추었으면 마땅히 그를 회초리로 매질하거나 묶어서 가두어서는 안 되느니라. 또 네 가지 큰 죄가 있으니, 그것은 네 가지 거스르는 죄와 같으며 그 또한 근본죄(根本罪)를 범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벽지불(辟支佛)을 살해하는 것이요, 아라한인 비구니를 음행하는 것이며, 또 어떤 사람이 재물을 희사하여 부처님ㆍ법ㆍ승가에 주었건만 이 시주물을 관장하는 사람이 문득 취하여 써버리는 것이요, 또 어떤 사람이 뒤바뀐 소견으로 비구승을 파괴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네 가지 근본죄 중에 어느 한 가지 죄라도 범하면 그들이 다 부처님 법을 수행하기 위하여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요, 설사 출가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구족계를 받는 것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며, 만일 구족계를 받았으면 마땅히 쫓아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출가하여 위의법(威儀法)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회초리로 때리거나 구속하여 가두던가 그의 생명을 빼앗는 짓만은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러한 것은 모두 근본죄를 범한 것으로서 거스르는 죄는 아니나, 근본죄이면서 또한 거스르는 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이가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서 사제(四諦)의 도를 깨달은 이의 목숨을 끊으면, 이것을 거스르는 죄가 되기도 하고 또한 근본죄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중생은 나의 계율 안에서 마땅히 쫓아내어 나가게 할 것이니라. 근본죄는 되지만 거스르는 죄가 아닌 것이 있으니, 만약 어떤 사람이 출가는 하였으나 그도 또한 범부 중생이기 때문에 산 목숨을 살해하나니, 이것을 근본 죄이기는 하나 거스르는 죄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사방에서 승려에게 주는 물건과 음식ㆍ자리 동의 도구를 주거나 함께 이익을 나누게 할 수 없느니라. 또 근본죄도 아니요 거스르는 죄도 아닌 것이 있으니, 만약 어떤 중생이 불(佛)ㆍ법(法)ㆍ승(僧)에 대하여 의심을 내거나, 이 가운데 출가하여 나아가 다른 사람이 경전 독송하는 것을 보고 못하게 방해하거나, 마침내는 하나의 게송조차도 독송하지 못하게 하면, 이것은 근본죄도 아니고 또한 거스르는 죄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악한 죄로서 거스르는 죄에 가깝다고 말하나니, 이런 중생이 만약 참회하여 그 죄의 근본을 제거하지 않으면 끝내 불법에 출가하는 것 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다 하더라도 허물을 뉘우치지 않는 자는 그 또한 쫓아내어 나가게 할 것이다. 왜냐 하면 바른 법을 믿지 않고 삼승(三乘)을 헐뜯고 비방하며 바른 법안(法 眼)을 무너뜨려 법의 등불을 멸하려 하고 삼보의 종자를 끊어버리려고 했기 때 문이다. 그들은 인천(人天)을 감손(減損)하고 그러다가 아무런 이익 없이 악한 세계에 떨어진다. 이러한 두 종류의 사람을 일컬어 바른 법을 비방하고 성현을 헐뜯어 지옥의 겁수(劫壽)가 증장(增長)한다고 하나니, 이와 같은 악한 법을 바로 근본대중죄(根本大重罪)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불위의근본법죄(不威儀根本法罪)라고 하는가? 만약 어떤 비구가 고의로 음행을 하거나 고의로 범인(凡人)을 살해하거나 주 지 않는 것을 빼앗아 가거나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이 네 가지 중에, 만약 어느 한 가지 죄라도 범한다면 이들에게는 다 사방에서 스님들에게 보시한 시주물과 음식ㆍ침구 따위를 다 공동으로 받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그러나 제왕(帝王)이나 대신(大民)들이 그의 몸에 회초리로 매를 가하거나 구속하여 가두거나 형벌을 가하거나 나아가 목숨을 빼앗는 일은 모두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에 근본중죄(根本重罪)라고 말하는가? 만약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은 행위를 하면 몽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악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니, 이것이 곧 악한 세계에 떨어지는 근본이 된다. 그런 까닭에 이것을 근본죄가 된다고 말한다. 비유하면 마치 철환(鐵丸)과 같아서 비록 이 철환을 공중에 던지더라도 잠시도 공중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빠르게 땅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다섯 가지 거스르는 죄를 범하거나 네 가지 중금(重禁 : 重罪)을 범한 두 종류의 중생과 바른 법을 헐뜯고 무너뜨리거나 현성을 비방하는 이러한 등의 열한 가지 죄 중에 만약 누구든지 어느 한 가지 죄라도 범하게 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지느니라.” 또 『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아비지옥 안에서 받는 고통은 앞의 칠대지옥(七大地獄)보다 배나 더 심하다. 수명은 일 겁(劫)을 지나가며 그의 신장(身長)은 그 크기가 오백 유순이나 되는데 네 가지 역죄(逆罪)를 지은 사람은 사백 유순이요, 세 가지 역죄만 지은 사람은 삼백 유순이며, 두 가지 역죄를 지은 사람은 이백 유순이요, 한 가지 역죄만 지은 사람은 일백 유순이다. 저 다섯 가지 역업(逆業)을 지은 사람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큰 소리로 외치면서 똥을 싸고 목구멍에서 숨을 몰아 쉰다. 이와 같이 죽어갈 때에는 어떤 빛깔이 앞에 생겨나도 그것을 보지 못하며, 그 앞에 마주하는 몸은 마치 여덟살 난 어린아이와 같다. 염라왕(閻羅王)은 불붙어 달구어진 쇠올가미[鐵絹]로 그 목을 옭아매면서 두 손을 묶고는 머리와 얼굴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고 발을 위로 올라가게 하여 이 천년이 지나는 동안 아래를 향하고 다니게 하면 타오르는 불꽃이 머리털을 태우는데 맨 먼저 그 머리를 태우고 다음에는 그 몸을 태운다. 저 욕계 육천(六天)은 아비지옥 속의 냄새를 맡으면 곧 다 녹아 없어진다. 왜냐 하면 아비지옥에 있는 사람에게선 극심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또 『관불삼매해경(觀佛三昧海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해치며, 육친(六親)을 꾸짖고 모욕 하는 이런 죄를 지은 사람은 목숨을 마치는 시기가 아주 빠른 사이에 닥칠 것이다. 비유하면 장사(壯士)가 팔 한 번 구부렸다 펴는 짧은 시간에 곧 바로 아비 대지옥(阿鼻大地獄)에 떨어질 것이다. 그 때 변화한 염라왕(閻羅王)이 큰 소리로 그에게 칙명할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아, 지옥 종자야, 너는 세상에 있었을 때에 부모에게 불효하였고 삿되고 거만하여 도리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네가 지금 아비지옥이라 이름하는 곳에 태어났느니라.〉 이렇게 말하고는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옥졸(獄卒)은 다시 죄인을 몰아 하격(下隔 : 아래지옥)에서부터 상격(上隔 : 위 지옥)에 이르기까지 팔만 사천 격자(隔子 : 지옥)를 지내는 동안 빠른 몸으로 그 사이를 지나 쇠그물 주변에 이르기까지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그렇게 아비지옥을 두루 돌 것이다. 그 하루 낮 하루 밤은 이 염부제(閻浮提)의 시간에 비하면 육십 소겁(小劫)을 지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와 같이 그 수명이 한 대겁(大劫)을 지내야 다하느니라. 다섯 가지 역죄를 갖추어 지은 사람은 죄를 받은 것이 다섯 겁이 가득 차야만 만족하게 된다. 또 어떤 중생은 네 가지 중대한 금계(禁戒)를 범하면서 신도들의 시주만 헛되이 먹고 남을 비방하며 삿된 소견으로 인과(因果)를 알지 못하고 반야(般若) 배우기를 끊으며, 시방의 부처님을 헐뜯고 승기(僧祇)의 물건을 훔치며 음일(婬妷)하고 무도(無道)하여 깨끗이 계율을 지키는 모든 비구니와 자매 그리고 친척 들을 핍박하고 약탈하며, 부끄러운 줄 알지 못하고 친한 이를 헐뜯고 욕하는 퉁 온갖 악한 일을 다 짓는다면, 이 사람이 그 죄의 과보로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칼바람이 몸을 가를 것이다. 그러면 그 몸은 잠깐 사이에 쇠꽃[鐵花]처럼 되어 열여덟 격(隔 : 지옥) 안에 가득 찰 것이다. 하나하나의 꽃마다 팔만 사천 개의 잎사귀가 있고 하나하나의 잎새마다 머리와 몸과 팔ㆍ다리가 있어서 각각 한 격자(隔子)에 있지만 지옥이 커진 것도 아니요, 그 몸이 작아진 것도 아니니라. 이와 같은 큰 지옥 안에 두루 가득하여 팔만 사천 대겁(大劫)을 지낼 것이다. 이 나리 (泥犁 : 地獄)에서 죽으면 다시 동방의 열여덟 격자 안에 들어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고통을 겪는데, 이 아비지옥의 남ㆍ서ㆍ북방으로 각기 열여덟 개의 격자를 지나게 될 것이다.『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하고 다섯 가지 역죄(逆罪)를 갖추어 지으며, 승가를 파괴하고 비구와 비구니를 더럽히며, 모든 선근을 끊은 이와 같은 죄인으로서 온갖 죄를 갖춘 이가 있으면 그 몸이 아비지옥에 가득 차고 사지(四支)는 다시 십팔 격 안에 가득 찰 것이니라. 이 아비지옥은 다만 이 지옥에 있는 온갖 중생들을 태울 뿐이요, 겁(劫)이 다 하려고 할 때에는 동쪽 문이 곧 열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그 동쪽 문 밖에서 맑은 샘과 흐르는 물, 그리고 꽃ㆍ열매ㆍ수풀 등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볼 것이다. 이 모든 죄인들이 하격(下隔)을 따라 그 모습을 보면 눈의 불이 잠시 그칠 것이나 하격으로부터 일어나면 완전히 배로 기어다닐 것이다. 몸을 솟구쳐 위로 달려가 상격(上隔)에 이르러 손으로 도륜(刀輪)을 거머잡으면, 그 때 허공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철환(鐵丸)이 비내리듯 쏟아질 것이다. 동쪽 문으로 달려가 이미 그 문지방에 이르면 옥졸인 나찰이 손에 쇠작살을 잡고서 거꾸로 그 눈을 찌르고 쇠로 된 개는 그의 심장을 씹어 그는 기절하여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남쪽 문이 열린 것을 보는데 앞에서와 다름 없을 것이다. 이와 같아서 서쪽 문과 북쪽 문도 역시 그와 같을 것 이니라. 이와 같은 시간으로 반 겁을 지나 아비지옥에서 죽으면 다시 한빙(寒氷)지옥 에 태어날 것이고 한빙지옥에서 죽으면 또 흑암(黑暗)지옥에 태어나서 팔천만년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며, 큰 벌레의 몸을 받아 꿈틀꿈틀 배로 기어다니며, 온갖 감정이 어둡고 막혀 아무것도 아는 게 없을 것이다. 그러면 백천 마리 의 여우와 이리가 이들을 끌어다가 잡아 먹을 것이다. 목숨을 마친 뒤에는 축생의 세계에 태어나 오전만 개의 몸이 새나 짐승의 형상을 받고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면 귀머거리ㆍ장님ㆍ벙어리가 되거나 옴병ㆍ문둥병ㆍ옹저(癰疽) 따위에 걸리거나 아니면 빈궁하고 하천(下賤)하여 모두가 다 쇠약한 것으로 온몸을 장식할 것이다. 이런 천한 몸을 받기를 오백 번 겪은 뒤에는 다시 아귀의 세계에 태어나고 아 귀의 세계에 태어나서는 선지식과 모든 큰 보살들을 만날 것이니, 그 보살들은 그를 꾸짖어 말할 것이다. 〈너는 전생의 몸이 한량없는 세상에 무한(無限)18)한 죄를 지었었고, 남을 비방하고 믿지 않았었다. 이와 같은 죄인은 온갖 죄를 다 갖춘 이이니 그 몸이 아비지옥에 가득 차서 사지(四支)가 다시 십팔 격 안에 가득 차리라. 이들은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뇌(苦惱)를 받는데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지금 자비한 마음을 꼭 내어야 하느니라.〉 이렇게 꾸짖으면 모든 아귀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나무불(南無佛)’하고 말할 것이고 부처님의 은혜를 칭송한 힘 때문에 그는 곧 목숨을 마치고 사천왕천(四天王天)에 태어날 것이다. 그 하늘에 태어나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자책하며 보리심(菩提心)을 낼 것이다. 그러면 보든 부처님 마음의 광명은 이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이 무리들을 거두어 주시되, 마치 나후라(羅睺羅)를 돌보듯 하고 그들로 하여금 지옥을 피하게 하기를 마치 눈을 사랑하는 것처럼 하실 것이니라.’” 그러므로 『기세경(起世經)』에서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설하셨다.
만약 사람이 몸과 입과 뜻으로 업을 지으면 그것으로 말미암아 나쁜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하여 장차 등활(等活)지옥에 태어날 것인데 그곳은 너무도 무서워서 털이 다 곤두서는 곳이라네.
무수한 천억 년을 지내는 동안 죽고 나면 어느새 다시 살아나 원수끼리 서로 만나 저마다 원수를 갚는데 이로 말미암아 중생들은 다시 서로 죽이네.
만약 부모에게 악한 마음 일으키거나 혹은 부처님ㆍ보살ㆍ성문 대중에게 악한 생각을 하면 이들은 모두 다 흑승(黑繩)지옥에 떨어지리니 그곳에서는 받는 고통도 극심하고 준엄하며 치열하다네.
남을 시켜 바른 행을 삿되고 비뚤어지게 하거나 남들이 선한 마음 내는 것을 보고 반드시 파괴하면 이들도 또한 흑승지옥에 떨어지며 이간질ㆍ악한 말ㆍ거짓말 많이 하거나
이런 세 가지의 중대한 악업을 즐겨 지으면서 세 가지 선근의 싹을 기르지 않으면 이런 따위의 어리석은 사람은 틀림없이 지옥에 들어가 큰 지옥 다 합하여 오래도록 고통 받으리.
혹 양과 말 그리고 모든 소를 잡거나 갖가지 온갖 짐승과 닭ㆍ돼지 등을 죽이고 아울러 그 밖에 모든 벌레나 개미들을 죽이면 그 사람은 마땅히 중합지옥에 떨어지리라.
이 세상에는 두렵고 무서운 모습, 그 종류가 많은데 이런 것으로 중생들을 핍박하고 괴롭히는 사람 그는 장차 저 애산(磑山)지옥에 떨어져 밀치고 누르고 절구로 찧는 고통 받으리.
탐욕과 성냄의 독과 어리석음의 결사(結使) 때문에 바른 이치를 회전(回轉)시켜 달라지게 하고 옳게 판단하는 것을 그르게 만들어 법률을 어기게 하나니 그런 사람은 칼수레에 베이어 상하게 되리.
강한 권세를 의지하고 믿고 남의 것을 겁탈하고 힘이 있는 이나 힘이 없는 이의 것을 다 취하며
만약 이런 일로 모든 이를 핍박하고 괴롭히면 그들은 장차 쇠로 만든 코끼리에게 짓밟히리라.
만약 모든 중생들 죽이기를 즐거워하고 몸과 손에 피를 묻히는 마음이 매우 악한 사람이 이와 같이 깨끗하지 못한 업을 항상 행하면 그런 사람은 장차 규환(叫喚)지옥에 태어나리.
갖가지로 중생들을 접촉하여 괴롭혔기 때문에 규환지옥에서 태워지고 묶임을 당하는 것이나 그 지옥 가운데에는 다시 큰 규환지옥이 있으니 이곳은 아첨하고 비뚤어지고 간사하고 교활한 마음에서 연유한 것이네.
그들이 모두 빽빽한 수풀에 덮여지고 가려지는 것은 애욕의 그물이 더욱 조밀하여 거기에 빠지는 것이니 이와 같이 가장 하전한 업을 항상 행하면 그는 저 대규환(大叫喚)지옥에 떨어지리라.
만약 이와 같은 대규환지옥에 이르게 되면 불꽃 왕성한 쇠로 된 성이라서 털이 곤두서는 곳이고 그곳에는 쇠로 만들어진 마루와 집이 있어서 거기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을 다 태워버린다.
만약 이 세간에서 온갖 사업을 하느라고 언제든지 모든 중생들을 많이 괴롭히면 그들도 장차 뜨거움으로 괴로움을 받는 곳에 태어나서 한량없는 시간 동안 뜨거운 괴로움을 받으리.
이 세상의 모든 사문(沙門)ㆍ바라문(婆羅門)과 부모와 존장, 그리고 모든 나이 많은 분 만약 이들을 접촉하여 괴롭히고 기쁘게 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다 열뇌(熱惱)지옥에 떨어지리라.
하늘에 태어날 깨끗한 업을 즐겨 닦지 않고 사랑했던 지극히 친한 이들마저 항상 멀리 떠나는 이와 같은 모든 일을 하기 좋아하면 그 사람들은 장차 열뇌지옥에 들어가리라.
사문과 바라문에 대하여 악한 짓을 하거나 모든 착한 사람들과 부모에게 악한 짓을 하며 혹은 또 다른 존경할 만한 이를 해치면 그들은 항상 불길이 치성한 열뇌지옥에 떨어지리라.
언제나 온갖 악한 업을 많이 짓거나 일찍이 하나의 착한 마음도 일으킨 적이 없으면 이런 사람은 바로 아비(阿鼻)지옥으로 들어가 장차 한량없는 온갖 고뇌(苦惱)를 받으리라.
만약 바른 법을 말하면 그릇된 법이라 하고 온갖 그릇된 법을 말하면서 바른 법이라 하면 그것은 이미 착한 일에 있어서 무익한 것이나 그 사람은 장차 아비지옥에 들어가리라.
등활(等活)과 흑승(黑繩) 이 두 지옥과 합(合)ㆍ회(會)ㆍ규환(叫喚) 등이 다섯 지옥이 되고 열뇌(熱惱)와 대열뇌지옥을 보태면 일곱 지옥이 되며 거기에 아비지옥을 더하면 여덟 지옥이 된다.
이 여덟 가지를 이름하여 대지옥이라고 하는데 준엄하고 치열한 고통 절박하여 차마 받기 어려워라. 그것은 악한 업을 지은 사람이 만든 것이기 때문인데 그 가운데에는 또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들이 있다.
031_0254_c_02L『기세경(起世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 천사(天使)가 세간에 있나니,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늙음이요, 둘째는 병이며 셋째는 죽음이다. 어떤 사람이 방일(放逸)하여 세 가지 업을 악하게 행하다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지옥에 태어나게 되었다. 그러자 모든 옥졸들이 때 맞추어 와서 그 중생을 몰고 염왕(閻王 : 閻羅大王) 앞으로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이들 중생은 옛날 인간 세계에 있을 때에 마음대로 방일하여 착하지 못한 세 가지 업을 짓다가 지금 여기 와서 태어났습니다. 오직 바라옵나니 대왕께서 잘 가르쳐 보여 주십시오.〉 왕이 그 죄인에게 물었다. 〈네가 옛날에 인간 세계에 있었을 적에 제일의 천사가 너를 잘 가르쳐 보여주고 너를 잘 꾸짖어 주었다. 그런데 너는 어째서 그런 것을 보지 못하고 여기에 태어났느냐?〉 죄인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저는 정말로 보지 못했습니다.〉 대왕이 거듭 말하였다. 〈너는 어째서 보지 못했느냐? 네가 사람의 몸으로 있을 때에 혹은 부녀(婦女)가 되기도 하였고 혹은 장부(丈夫 : 男子)가 되기도 하였었는데 거기에 노쇠(老衰)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다. 그래서 곧 이가 빠지고 머리털이 희어졌으며 피부가 느슨해져 주름이 지고 온몸에 두루 난 검은 점은 그 형상이 마치 검은 참깨와 같았을 것이다. 대퇴는 굽고 동은 꼬부라지며 걸음걸이는 절룩거리고 다리는 몸조차 지탱하지 못하여 좌우로 비틀거리며, 목은 가늘어지고 피부는 느슨해지며, 양 어깨가 처진 모습은 마치 소의 호(胡)19)와 같으며, 입술과 입은 마르고 목구멍과 혀는 타서 깔깔하며, 신체는 약해지고 기력은 줄어들며, 헐떡거리는 소리(喘息出聲]는 마치 톱질을 하는 소리와 같고, 암을 향해 가려다가 넘어져서 지팡이에 의지하여 다녔을 것이다. 젊은 나이는 점점 쇠퇴해 가고 피와 살은 자꾸 말라 여위고 약해져서 미래 세계의 길로 나아갈 때 거동은 침체되어 다시는 씩씩한 모습을 볼 수 없으며, 나아가 몸과 마음이 언제나 떨리고 일체의 지절(支節)에 맥이 풀려 조섭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너는 그런 것도 보지 못했단 말이냐?〉 대답하였다. 〈대천(大天)이시여, 저는 진실로 그런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 왕이 말하였다. 〈너는 어리석고 정말 지혜가 없구나. 옛날에 이미 그와 같은 모습을 보았으면서도 어째서 이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느냐? 나는 지금 이와 같이 늙음이라는 법을 갖추었기 때문에 이것을 멀리 여윌 수가 없겠구나. 그러니 착한 업을 지어 이 몸으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편안하고 즐겁고 이익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니라.〉 그가 다시 대답하였다. 〈대천이시여,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마음이 방탕하여 방일을 일삼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왕이 또 말하였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착한 업을 닦지 않았으니 마땅히 방일함을 구족(具足)한 죄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 괴로운 과보는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니라 바로 네가 스스로 지은 업이니, 지금 다시 그것이 모이고 쌓여 이런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 때 염마왕(閻摩王)은 두 번째로 꾸짖어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째서 제이의 천사가 세간에 출현한 것을 보지 못했는가?〉 대답하였다. 〈대천이시여, 저희들은 정말로 보지 못했습니다.〉 왕이 다시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째서 보지 못했단 말이냐? 옛날 너희들이 세간에서 사람의 몸으로 있었을 적에 만약 부녀의 몸이었거나 혹은 장부의 몸으로서 네 가지 요소[四大]의 화합이 갑자기 일그러지면서 병고(病苦)의 침노를 받아 끊임없이 고달프고 위독하여 혹은 크고 작은 평상 위에 누워 대변과 소변의 더러움 속에서 이리 저리 뒹굴면서 자재롭지 못하여 누워 자거나 일어나 앉을 때에도 남의 부축을 받아 씻기고 안기며, 마시거나 먹을 때에도 늘 모든 사람의 수발이 필요했을 터인데, 너는 그런 것을 보지 못했단 말이냐?〉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대천이시여, 저는 진실로 그런 것들을 보았습니다.〉 왕이 다시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그와 같은 것을 보고도 왜 생각하지 못했느냐? 나에게 지금 이와 같은 법이 있으나, 그 근심되는 법을 멀리 여윌 수 없구나. 그러니 진정 착한 업을 지어서 나로 하여금 다가올 세상에서 오랜 세월 동안 큰 이 익을 얻어 크게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야겠다는 생각 말이니라.〉 그 사람은 다시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정말로 이와 같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게으른 마음으로 방일하게 행동하였었기 때문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이미 게을러서 착한 업을 짓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런 악한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것은 남이 지은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지어 도로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 때 염마왕은 세 번째로 꾸짖으며 말하였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옛날 사람으로 있었을 적에 어째서 제삼의 천사가 세간에 출현한 것을 보지 못했느냐?〉 대답하였다. 〈대천이시여, 저는 정말로 보지 못했습니다.〉 왕이 다시 말하였다. 〈네가 인간으로 있었을 적에 부녀자의 몸으로나 남자의 몸으로 때를 따라 목숨을 마치면 평상 위에 두고 잡색(雜色) 옷으로 그 시체를 덮고는 마을로 들고 나와 높게 천막을 치고 일산을 쳐서 갖가지를 장엄하고는 주변을 권속들이 둘러싸고 손을 들고 머리를 풀어헤치고는 재흙을 덮어 봉분을 만들고서 매우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큰 소리로 통곡하고 울부짖으며, 가슴을 치고 애통해 하며, 목메어 우는 등 갖은 고초를 절실하게 느끼는 모습을 너는 어째서 보지 못했단 말이냐?〉 대답하였다. 〈대천이시여, 저는 정말로 그런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자 왕이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아, 네가 옛날에 이미 그와 같은 것을 보았으면서도 어째서 생각하지 않았느냐? 나에게도 죽음이라는 게 있어서 그것을 면할 수가 없구나. 그러니 이제라도 마땅히 착한 일을 하여 오는 세상에 오래도록 큰 이익이 있게 해야겠다고 말이니라.〉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대천이시여, 저는 정말로 그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 하면 방일하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때 왕이 말하였다. 〈너는 이미 방일하게 살았기 때문에 착한 업을 짓지 못하였구나. 스스로 이런 악업을 지은 것이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니니라. 이 과보를 얻게 된 것은 네가 지어 스스로 네가 도로 받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 천사(天使)로써 가르쳐 보이시고 꾸짖으신 뒤에 옥졸을 시켜 데리고 가게 하였다. 그 때 옥을 지키던 이가 죄인의 두 발과 두 팔을 붙잡고는 머리 부분을 밑으로 향하게 하고 발을 위로 향하게 하여 멀리 저 지옥 속으로 던져버렸다.’” 게송을 말한다.
태어나서 왔다가도 죽으면 다시 되돌아가니 해가 지면 다시 달이 뜨는 것과 같다. 몸이 허약하자 혼몽한 바람이 움직이고
이리저리 유랑하며 물건 따라 옮아간다.
어리석은 사람이 바른 길을 잃어버리고 떴다 잠겼다 하면서 깊은 못으로 들어간다. 어두운 곳으로 한 번 떨어져 버리면 만 겁 동안 칼날을 밟는 고초를 겪는다.
여섯 갈래 세계를 돌면서 괴로워하고 세 가지 업이 일찍이 완전하지 못하여 지옥에 떨어지고 흘러다니지만 아무도 구제하는 이 없나니 슬프고 슬픈 일이구나. 스스로를 가엾게 여기누나.
진실한 마음으로 돌아가 물건의 현상을 살피고서 비로소 허망한 통발[筌]인 줄 알았나니 괴로움의 바다 깊기만 한데 어디로 돌아갈꺼나. 반야의 배에 오르기만 생각하네.
1)아방라찰(阿防羅刹), 범어로는 Avoraksas. 번역하여 하방가외귀(下方可畏鬼)라고 한다. 지옥의 옥졸로서 소 머리에 사람의 목을 하고 있으며, 두 다리에는 소 발굽이 있다. 힘은 산을 뽑을 만큼 세고 강철로 만든 창을 가지고 있다.
2)범어로는, vipāka. 비파가(毘播伽)라고 음역한다. 선악의 업인(業因)으로 얻은 무기성(無記性)의 결과. 구역으로는 과보(果報)라고 한다. 이숙에 대해서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변이숙(變異熟)이니 원인[因]이 달라져서 결과[果]가 성숙하는 것을 말하고, 둘째는 이류숙(異時熟)이니 결과가 원인과 때를 달리하여 성숙하는 것을 말하며, 셋째는 이류숙(異類熟)이니 결과와 원인이 별개의 류[別類]로 성숙하는 것을 말한다.
3)등류(等類)라고도 하며, 범어로는 Nisyanda라 한다. 등은 비슷한 것이요, 유는 같은 종류라는 뜻으로 같은 무리가 상속(相續)하는 것을 말한다.
4)팔열지옥(八熱地獄)의 하나. 남섬부주(南贍部洲) 아래 일천 유순쯤 떨어진 곳에 있는 지옥으로, 이 지옥에 태어나는 중생은 서로 할퀴고 찢으며 옥졸들도 쇠몽둥이를 가지고 죄인을 때려 부수고 칼로 살을 찢는다고 한다. 죄인이 죽으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서 살아나 게 되며, 혹은 옥졸이 쇠갈퀴로 땅을 두들기면서 살아나라고 하거나, 혹은 공중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살아나서 전과 같이 된다고 하여 등활이라고 한다. 산 목숨을 죽인 이가 이 지옥에 태어난다고 한다.
5)팔열지옥의 하나. 대초열(大焦熱)지옥이라고도 하며, 뜨거운 고통이 더욱 심한 지옥을 말한다.
6)초열(焦熱)지옥이라고도 하며, 뜨거운 불길이 몸을 둘러싸서 그 뜨거움을 견디기 어려운 지옥으로 팔열지옥의 하나이다.
7)팔열지옥의 하나. 대규환(大叫喚)지옥이라고도 하며, 지독한 고통에 못 견디어 통곡하는 지옥.
8)팔열지옥의 하나. 규환(叫喚)지옥이라고도 하며, 온갖 고통에 못 견디게 원망하는 슬픈 고함소리를 지르게 되는 지옥을 말한다.
9)팔열지옥의 하나. 여러 가지 고통을 주는 기구가 한꺼번에 닥쳐와서 몸을 핍박하여 해치는 지옥.
10)팔열지옥의 하나. 뜨거운 쇠사슬로 몸과 팔ㆍ다리를 묶어 놓고 큰 톱으로 자르는 지옥.
11)팔열지옥의 하나. 아비(阿鼻)지옥이라고도 하며 쉴새없이 고통을 받는 지옥.
12)어떤 책에는 분도리가(奔茶梨迦)로 되어 있는 곳도 있다. 아래에 나오는 내용으로 보아 분다리가라고 하는 것이 옳은 듯하다.
13)『고려대장경』 본문에는 ‘가(迦)’자만 있고 ‘연 延)’자는 없다.『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본과 궁본는 ‘가(迦)’자 아래 ‘연(延)’자가 더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가연(迦延)’으로 번역하였다.
14)어떤 책에는 ‘불뇨(沸尿)’로 되어 있고『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 (元)본과 명(明) 본에는 불(沸)’자 아래에 ‘곡(曲)’자가 더 있다”고 하여 ‘불곡(沸曲)’으로 표가하고 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15)『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본과 궁(宮)본에는 ‘철황(鐵▼(竹/丹))’이 ‘철통(鐵筒)’으로 되어 있고 원(元)본과 명(明)본에는 ‘철황(鐵▼(竹/丹))’이 ‘철책(鐵笧)’으로 되어 있다.” 고 하 여 그 이름이 각기 다른데, 어느 것이 옳은 표기인지는 알 수 없다.
16)『고려대장경』 원문에는 ‘한(寒)’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의미가 서로 통하지 않고 『신수대장경』 각해 의하면 “송ㆍ원ㆍ명ㆍ궁본에서는 ‘한(寒)’ 자가 ‘채(寨)’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성채(城寨)라고 번역하였다.
17)비구와 비구니가 받아 지켜야 할 계법으로 비구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이며, 이 계를 받으려는 이는 젊은이로서 일을 감당할 만하고 몸이 튼튼하여 병이 없고 온갖 죄과가 없어야 하며 이미 사미계를 받은 이에게만 한한다.
18)『고려대장경』 본문에는 ‘무근(無根)’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의미가 잘 통하지 않고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본과 궁본에 모두 ‘무근(無良)’ 두 자가 ‘무한(無限)’으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19)『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본과 궁본에 모두 ‘호(胡)’자가 ‘힐(頡)’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다. 어느 것이 옳은지 알 수 없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각주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