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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 제1권 - 031_0283_b_01L出三藏記集卷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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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승우(釋僧祐) 지음
박상준 번역 - 031_0283_b_02L釋僧祐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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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진제(眞諦)는 현묘하게 응결되어 있고 법성(法性)은 텅 비어서 고요하지만 중생과 속세를 개도(開導)함에는 언어가 아니면 나루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불이(不二)의 침묵으로 응수하여 의공(義空)의 문에 회합하고, 일음(一音)으로 떨쳐서 논변하여 군유(群有)의 경계에 호응하는 것이다. 우리 스승이신 부처님[能仁]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어 녹원(鹿苑)에서 최초의 언설을 부르짖으시고 금하(金河)에서 최후의 설법을 마치셨는데, 계경(契經)으로 소승을 배우는 사람[小學]을 이끌어 주시고, 대승경전[方典]으로 대심중생[大心]에게 권하여 인도하셨다.
이 미묘한 법륜[妙輪]을 12부로 구별하여 법요(法要)를 모두 모으니 팔만의 법문이다. 부처님[善逝]께서 자취를 거두심에 이르러 아라한[應眞]들이 장경을 결집하여 처음에는 4아함(阿含)의 경(經)을 결집하고 중간에는 5부의 계(戒)를 결집하니, 큰 보배가 여기에 있게 되었고, 중생[含識]이 의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도(道)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홍포되고 법(法)은 연(緣)을 의지해서 나타나는 것이니, 도는 있지만 사람이 없으면 문장이 있더라도 깨달을 수 없고, 법은 있지만 연이 없으면 세간에 함께 있더라도 법을 듣지 못하게 된다. 법을 듣는 것은 시절이 도래함을 의지하고 도를 깨치는 것은 기회가 옴을 의지하는 것이니, 기회가 온 뒤에야 이치에 감응하게 되고 시절이 온 뒤에야 교화가 통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 주(周)나라 때에는 각자(覺者)가 흥기했으나 영묘한 나루가 오히려 막힘이 있었는데 한(漢)나라 때에 불교[像敎]가 들어와 오묘한 전적[妙典]이 비로소 유포되었으니, 법은 연을 의지해서 환하게 나타난다는 것[法待緣顯]을 진실로 징험할 만하다. 또한(漢)나라 말기에 이르러 안세고(安世高)가 경전을 번역하고 선양해서 더욱 밝게 하고 위(魏)나라 초기에 강승회(康僧會)가 주(注)를 기술하여 점차로 펼쳤으니, 도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홍포된다는 것[道由人弘]을 여기에서 징험할 수 있다.
진씨(晉氏)가 중흥한 이래로 3장(藏)이 더욱 광대해졌다. 외국의 뛰어난 빈객들이 서로서로 연이어서 모두 이르렀고, 중원(中原)에서는 지혜로운 인재[士]들이 빼어나게 빛을 발하면서 탄생하였다.
담마난제(曇摩難提)와 구마라집(鳩摩羅什)이 큰 그물[宏網]을 들어올리고 도안(道安)과 혜원(慧遠)이 심오한 강령을 떨쳐 내면서 위수(渭水)의 물가에서는 소요(逍遙)의 모임에 힘썼고 여산(廬山)에서는 반야(般若)의 대(臺)를 결성하였으니 불법[像法]이 인재를 얻음이 이에 성해졌다.
경전이 서역(西域)에서 나와 동방(東方)으로 움직여서 흘러온 것을 근원적으로 살펴보니, 만리 길을 가지고 와서 호음(胡音)을 한음(漢音)으로 번역해서 바꾼 것이다. 그런데 나라의 언어[國語]가 각각 다른 까닭에 문장에 같고 다름이 있고, 전후에 걸쳐 중복되어 들어온 까닭에 제목에 신구(新舊)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후세의 학자들 중에 이를 상고해서 밝힐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마침내 앞사람의 뒤를 이어 서사(書寫)하면서도 경이 역출된 시대를 알지 못하게 되었고, 연달아서 독송하고 설하면서도 법을 전한 사람[傳法之人]을 알 수 없게 되었으며, 전수해 주고 전수받는 방법[授受之道]도 없어지게 되었다.
대개 일시(一時)에 성자들이 결집함에도 오히려 다섯 가지 일[五事]로 경을 증명하였는데, 하물며 천 년 후에 바꾸어 번역함[交譯]에 있어서 어떻게 그 사람과 세대에 대해서 어두울 수 있겠는가?
옛날에 도안(道安)법사가 큰 지혜로 심오하게 살펴서 경록(經錄)을 지어서 보고 들은 것을 정정(訂正)하여 분명하게 구분하였고 이 이후로 미묘한 법전[妙典]이 간간이 번역되어 나왔는데 모두가 대승의 보해(寶海)였으며, 끊임없이 다투어 강습(講習)하였다.
그러나 연대[王代]와 인명(人名)을 헤아려서 알 수 없으니 세월이 더 멀어져서 본원(本源)이 없어져 버리면 후학들[後生]이 의혹을 일으키는 경우에 어디에서 분명함을 취할 수 있겠는가? 승우는 용렬하고 얕은 재주로 법문(法門)에 참여하여 의지함에 현묘한 가르침[玄風]을 우러르면서 크게 교화하여 홍포하는 서원을 세워 새벽부터 저녁까지 외우고 수지하였으며, 가을과 여름에 강설하는 때에 이를 때마다 항상 마음이 암원(菴園)으로 달려가지 않고 그림자가 영축산으로 뛰어가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에 수척한 양과 같은 몸을 이끌고 물결을 따라가고 근원을 찾아가면서 들은 것을 묶어서 『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이라고 이름하였으니, 첫째는 연기(緣記)를 찬술하였고, 둘째는 명록(名錄)을 전품(銓品)하였고, 셋째는 경서(經序)를 모두 모았고, 넷째는 열전(列傳)을 기술하였다.
연기를 찬술하니 처음 시작된 근본이 더욱 분명해지고, 명록을 전품하니 연대의 조목이 빠뜨려지지 않게 되었고, 경서를 모으니 뛰어나게 결집한 때를 징험할 수 있게 되었고, 열전을 기술하니 그 사람의 풍모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모두 내경(內經)을 연구해서 분석하고, 외적(外籍)을 연구해서 비추어보고, 선지식[前職]들에게 묻고, 구문(舊聞)을 징험한 것이다. 가령 인명과 연대에 근거가 있으면 이를 표시해서 사남(司南)으로 삼았고, 전해지는 것이 상세하지 않으면 문장을 보류시키는 쪽으로 보내었다.
문서를 손에 잡고 서찰을 깊이 연구하며 믿을 수 있는 사서[信史]에 뜻을 두었으며, 세 번 반복하고 아홉 번 생각하여 사실(事實)을 취해서 기록하여 증명된 것을 표시하여 나타내니, 근원이 없는 것은 저절로 드러나게 되었다.
바라는 점은 빗물이 순유(醇乳)에 섞여 들지 않고 연석(燕石)이 형옥(荊玉)과 어지럽게 뒤섞이지 않는 것이다. 다만 우물 속에 갇힌 지식과 붓대롱으로 엿본 것일 뿐이어서 널리 보고 단련된 사람에게 크게 부끄럽다. 만약 갖추어지지 못한 점이 있으면 청컨대, 눈밝은 사람[明哲]에게 맡기고자 한다. - 031_0283_b_03L出三藏記集序夫眞諦玄凝,法性虛寂,而開物導俗,非言莫津。是以不二嘿詶,會於義空之門;一音振辯,應乎群有之境。自我師能仁之出世也,鹿苑唱其初言,金河究其後說,契經以誘小學,方典以勸大心。妙輪區別十二惟部,法聚摠要八萬其門。至善逝晦迹,而應眞結藏。始則四鋡集經,中則五部分戒,大寶斯在含識資焉。然道由人弘,法待緣顯。有道無人,雖文存而莫悟;有法,無緣,雖竝世而弗聞。聞法資乎時來,悟道藉於機至。機至然後理感,時來然後化通矣。昔,周代覺興,而靈津致隔;漢世像教,而妙典方流。法待緣顯,信有徵矣。至漢末,安高宣譯轉明,魏初,康會,注述漸暢,道由人弘,於茲驗矣。自晉氏中興,三藏彌廣,外域勝賓,稠疊以摠,至中原,慧士煒曄而秀生。提、什擧其宏綱,安、遠振其奧領,渭濱務逍遙之集,廬嶽結般若之臺。像法得人,於斯爲盛。原夫經出西域,運流東方,提挈萬里,翻傳胡漢,國音各殊,故文有同異,前後重來,故題有新舊,而後之學者,鮮克硏覈。遂乃書寫繼踵,而不知經出之歲;誦說比肩,而莫測傳法之人,授之受道,亦已闕矣。夫一時聖集,猶五事證經,況千載交譯,寧可昧其人世哉?昔,安法師,以鴻才淵鑑,爰撰經錄,訂正聞見,炳然區分。自茲以來,妙典間出,皆是大乘寶海,時競講習,而年代人名,莫有銓貫。歲月逾邁,本源將沒,後生疑惑,奚所取明?祐以庸淺,豫憑法門,翹仰玄風,誓弘大化,每至昏曉諷持,秋夏講說未嘗不心馳菴園,影躍靈鷲。於是牽課羸志,沿波討源,綴其所聞,名曰出三藏記集。一撰緣記,二銓名錄,三摠經序,四述列傳。緣記撰,則原始之本克昭;名錄銓,則年代之目不墜;經序摠,則勝集之時足徵;列傳述,則伊人之風可見。竝鑽析內經,硏鏡外籍,參以前識,驗以舊聞。若人代有據,則表爲司南,聲傳未詳,則文歸蓋闕。秉牘凝翰,志存信史,三復九思,事取實錄。有證者旣標,則無源者自顯。庶行潦無雜於醇乳,燕石不亂於楚玉。但井識管窺,多慚博練,如有未備,請寄明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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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記]
집삼장연기(集三藏緣記) 제1
십송률오백나한출삼장기(十誦律五百羅漢出三藏記) 제2
보살처태경출팔장기(菩薩處胎經出八藏記) 제3
호한역경문자음의동이기(胡漢譯經文字音義同異記) 제4
전후출경이기(前後出經異記) 제5 - 031_0284_a_07L集三藏緣記第一十誦律五百羅漢出三藏記第二菩薩處胎經出八藏記第三胡漢譯經文字音義同異記第四前後出經異記第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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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삼장연기(集三藏緣記)[『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 나옴] - 031_0284_a_12L集三藏緣記第一 出大智度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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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구이나갈국(俱夷那竭國)의 살라쌍수(薩羅雙樹) 사이에서 반열반(般涅槃)에 드시려고 침상에 누워 머리를 북쪽으로 두시자 천지가 진동하였다. 사자 등 온갖 짐승들이 모두 크게 울부짖었고, 모든 천인(天人)들이 부르짖으면서 울었고, 산림(山林)과 나무들이 모두 꺾어지고 갈라졌으며, 천녀(天女)와 인녀(人女) 등 한량없는 백천의 무리가 오열하고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을 가누지 못하였다. 모든 3학인(學人)들은 다 즐거워하지 않았고, 모든 무학인(無學人)들은 단지 제법의 모든 것이 무상(無常)함을 사념하였는데, 다만 아난만이 친척과 권속의 탐애가 없어지지 못하고 아직 욕망을 떠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이 근심의 바다에 빠져서 스스로 빠져 나오지 못하였다.
이 때 아니로두(阿泥盧豆)가 아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지키는 사람이니 보통사람처럼 근심의 바다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오. 모든 유위법은 무상한 것이오. 또 부처님께서 그대에게 법을 맡겨서 부촉할 텐데 그대가 지금 수심에 빠져 있으면 법을 받는 일을 그르치게 될 것이오.
그대는 마땅히 부처님께 질문해야 할 것이니,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저희는 어떻게 도를 수행해야 합니까? 누구를 스승으로 삼아야 합니까? 입이 험한 차닉(車匿)과 어떻게 함께 머물러야 합니까? 불경의 첫머리는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합니까?’ 하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미래의 일에 대해 그대는 반드시 질문해야 하오.”
아난이 이와 같은 일을 듣고 슬픈 마음에서 조금 깨어나 도력(道力)을 사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부처님께서 누워 계신 침상 옆에서 이와 같은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고하였다.
“내가 살아 있는 현재이거나 내가 멸도한 후이거나 스스로 법(法)에 의지하고 여타의 것에 의지하지 말라. 어떤 것이 비구가 스스로 법을 의지하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겠느냐? 안으로 몸을 관하여 항상 일심으로 생각하면 지혜가 나타날 것이니, 부지런히 수행하고 정진해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없애도록 하라. 외신(外身)과 내외신(內外身)도 이와 마찬가지이니, 수념처(受念處)ㆍ심념처(心念處)ㆍ법념처(法念處)를 관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이것을 스스로 법에 의지하고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지금부터는 『해탈계경(解脫戒經)』이 바로 큰 스승이니, 『해탈계경』에서 설한 것처럼 신업(身業)과 구업(口業)도 마찬가지로 수행해야 하느니라.
차닉(車匿)비구는 청정한 법에 걸맞게 대치해야 한다. 만약 마음이 유약해서 굴복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타가전연경(那陀迦旃延經)』을 가르쳐서 도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느니라. 내가 3아승기겁 동안 모은 법보장(法寶藏)의 첫머리는 마땅히 다음과 같이 시작해야 하느니라. 즉,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어느 곳, 어느 국토, 어디에 있는 수림(樹林)에 계셨다’고 해야 하느니라. 무엇 때문이겠느냐? 과거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경에서도 처음에 이와 같은 말을 하며, 현재의 모든 부처님도 열반에 임하였을 때 이와 같은 말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니라. 따라서 내가 지금 열반한 후에도 경의 첫머리에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라는 말을 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시자, 모든 대아라한들이 각각 뜻에 따라서 모든 산림(山林)과 흐르는 시내[流泉]와 계곡의 곳곳에서 몸을 버리고 반열반(般涅槃)에 들었다. 어떤 이는 허공으로 날아올라 기러기처럼 날아가면서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여러 사람의 신심(信心)이 청청해질 수 있도록 하고 반열반에 들었다.
이 때 모든 육욕천 내지 변정천(遍淨天)과 색계의 모든 천인이 이 일을 보고 나서 각각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불일(佛日)이 없어지자 선정해탈제자(禪定解脫弟子)의 광명도 멸도에 드는구나. 이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번뇌인 음(婬)ㆍ노(怒)ㆍ치(癡)의 병을 이 법약사(法藥師)가 지금 멸도하면 누가 치료할 수 있을까? 한량없는 지혜의 큰 바다 가운데서 태어난 제자인 모든 미묘한 연꽃들이 지금 시들고 마르며, 법의 나무[法樹]가 꺾여 쓰러지고 법의 구름[法雲]이 흩어져 없어지는구나. 대지상왕(大智象王)이 서거하자 코끼리 새끼들도 따라가려 하는구나. 법의 상인[法商人]이 가고 나면 누구를 따라서 법보(法寶)를 구하리오?’
이들이 각각 함께 모여서 대가섭(大迦葉)을 찾아와 예를 올리고 게송을 설하여 찬탄하였다. 찬탄하고 나서 말하였다.
“대덕 큰스님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법선(法船)이 부서지려 하고, 법성(法城)이 무너지려 하고, 법의 바다[法海]가 마르려 하고, 법의 깃발[法幢]이 쓰러지려 하고 법등(法燈)이 소멸되려 하고 있습니다. 도를 수행하는 사람은 점점 적어지고 악한 사람의 힘은 더욱더 강성해지고 있으니, 대자대비로써 불법(佛法)을 건립하셔야 합니다.” 이 때 대가섭의 마음은 크기가 마치 바다와 같아서 맑고 고요하여 요동하지 않았는데 잠시 침묵한 후에 대답하였다.
“그대들이 훌륭하게 말을 하였는데 실로 그대들이 말한 바와 같다. 세간은 오래지 않아서 지혜가 없어져 소경처럼 깜깜해지리라.”
이에 대가섭이 묵연히 청을 받아들였다. 제천들은 예를 올리고 나서 홀연히 사라져 각자 돌아갔다.
이 때 대가섭이 ‘어떻게 해야 3아승기겁에 얻기 어려운 불법(佛法)이 세간에 오랫동안 머물도록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말하였다.
“나는 이 법이 세간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는 것을 알았다. 마땅히 수투로(修妬路)와아비담(阿毗曇)과 비니(毗尼)를 결집(結集)해서 3법장(法藏)을 만들어야겠다. 이와 같이 하면 불법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고 미래세의 사람들이 수지해서 수행할 수 있으리라. 무엇 때문인가? 부처님께서 세세생생 동안 부지런히 고행하면서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하게 여겨 이 법을 배워서 얻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연설(演說)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아서 선양(宣揚)하고 깨우쳐서 교화해야할 것이다.”
이와 같이 말하고는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 머물러 구리로 된 건추(楗槌)를 치면서 게송을 설하였다.
모든 불제자들이여
만약 부처님을 생각한다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것이니
열반에 들지 말라.
이 건추 소리가 대가섭의 가르침을 전하여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이르르니 모두가 들어서 알게 되어 신통력을 얻은 모든 제자들이 다 대가섭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었다.
이 때 가섭이 이곳에 모인 모든 이에게 말하였다.
“불법(佛法)이 소멸되려 하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3아승기겁 동안 온갖 고행을 하시었으며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하게 여기셔서 이 법을 배워 얻으셨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자 모든 제자 가운데 법을 아는 사람과 법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 법을 외우는 사람들이 모두가 따라서 반열반(般涅槃)에 들고 있어 이제 법이 소멸되려 하고 있으니 미래의 중생들이 매우 가련하고 불쌍하도다. 그들은 지혜의 눈을 잃어버리고 어리석어서 소경처럼 깜깜하므로 부처님께서는 대자비로 중생을 불쌍하게 여기시고 마음 아프게 여기셨으니, 우리도 마땅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따라서 3장(藏)의결집이 끝나기를 기다려 자기의 뜻에 따라 멸도(滅度)에 들어야 한다.”
이곳에 모인 모든 대중들이 다 가르침을 받아서 머물렀다.
이 때 대가섭이 천 명의 사람을 가려 뽑아서 모았는데 아난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아라한(阿羅漢)이었고, 육신통을 얻고, 3명지(明智)를 갖추었으며, 모든 선삼매(禪三昧)에 자재하게 출입(出入)할 수 있었고, 역으로든 순서대로든 건너뛰면서든 삼장을 독송할 수 있었고, 내외(內外)의 경서(經書)를 알았으며, 모든 외도가(外道家)의 열여덟 가지 대경(大經)도 잘 읽어서 알고, 모두 논의(論議)에 뛰어나서 이학(異學)을 항복받을 수 있었다.
옛날에 빈부사라왕(頻浮娑羅王)이 도를 얻자 팔만 사천의 관속(官屬)도 각각 도를 얻었다. 이 때 왕이 궁중에 교칙(敎勅)을 내려 항상 음식을 갖추어서 천명의 사람에게 공양하도록 하였으며, 아사세왕(阿闍貰王)도 이 법을 단절시키지 않았다.
이 때 대가섭이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만약 우리들이 항상 걸식을 하면 외도들이 억지로 찾아와서 따져 물으면서 이 법사(法事)를 없애려 할 것이다. 지금 왕사성에서 항상 음식을 갖추어 놓고 천 명의 사람에게 공양을 하고 있으니, 그곳에 머물면서 법장(法藏)을 결집해야겠다.’
이 때문에 천 명만 뽑아서 모으고 많이 모을 수 없었다.
이 때 대가섭과 천 명의 사람이 모두 왕사성(王舍城)에 있는 기사굴산(耆闍崛山)에 도착해서 아사세왕에게 고하였다.
“우리에게 음식을 공급해서 매일매일 보내 주십시오. 지금 우리는 법장을 결집해야 하므로 다른 수행을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있으면서 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갔는데 첫 십오일에 계(戒)를 설할 때에 대가섭이 곧바로 선정에 들어가 천안으로 지금 이 대중 가운데에서 누가 번뇌가 남아 있어서 축출해야 하는가를 관해 보니 오직 아난 한 사람만이 번뇌가 다 하지 못하였다. 대가섭이 선정으로부터 일어나서 즉시에 대중 가운데에서 손으로 아난을 이끌어 내어 말하였다.
“지금 청정한 대중이 법장(法藏)을 결집하고 있는데 그대는 번뇌의 결(結)이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여기에 머물 수 없다.”
이 때 아난이 부끄러워서 슬피 울면서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25년 동안 세존을 따라다니고 모시면서 가까이에서 받들면서도 애초에 이와 같은 고뇌(苦惱)를 증득하지 못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실로 대덕(大德)이어서 자비롭게 참아서 받아 주셨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말하였다.
“저에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으므로 오래지 않아 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부처님의 법이, 아라한은 근처에서 받들면서 심부름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남아 있는 번뇌의 결(結)을 다 끊지 않았을 뿐입니다.”
가섭이 또 말하였다.
“그대에게는 또 죄가 있다. 부처님께서는 여인의 출가를 받아 주지 않고자 하셨는데 그대가 은근하게 권청(勸請)해서 부처님께서 청을 들어주시어 도를 닦게 하셨다. 이 때문에 부처님의 정법(正法)이 5백 년이나 쇠미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대의 죄이다.”
아난이 말하였다.
“저는 구담미(瞿曇彌)를 가련하고 불쌍하게 여겼습니다. 또 삼세의 모든 부처님 법[佛法]에 모두 사부대중[四衆]이 있습니다. 우리 세존께서만 어찌 홀로 없을 수 있습니까?”
가섭이 또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고 구이성(俱夷城) 가까이 가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허리에 통증이 있으셔서 4첩(疊)의 구다라승(漚多羅僧)을 펴고 누우시면서 그대에게 ‘나에게 물이 필요하구나’ 하고 말씀하셨는데, 그대는 물을 드리지 않았다. 이것은 그대의 죄이다.”
아난이 말하였다.
“그 때 5백승(百乘)의 수레가 물의 흐름을 끊고 건너가면서 물을 혼탁하게 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물을 얻지 못했습니다.”
가섭이 또 말하였다.
“정말로 물이 혼탁했다 해도 부처님께는 대신력(大神力)이 있어서 큰 바다의 흐린 물도 청정하게 할 수 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드리지 않았느냐?”
또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대에게 ‘만약 어떤 사람이 4신족(神足)을 잘 수행하면 세간에 1겁 동안 머물 수 있거나 1겁을 줄이기도 할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사신족을 잘 수행하시어 제일(第一)이었으므로 세간에 1겁을 머물거나 1겁을 줄이고자 한 것인데, 그대는 묵묵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물었는데 그대는 역시 묵묵하였다. 그대가 만약 부처님께 대답하기를, ‘사신족을 잘 수행하면 세간에 1겁을 머물거나 1겁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했으면 부처님께서 더 머물러 계실 텐데 바로 그대 때문에 지금 세존께서 일찍 열반에 드셨다. 이것은 그대의 죄이다.”
아난이 말하였다.
“악마가 제 마음을 가렸습니다. 이 때문에 말하지 않은 것이지, 제가 나쁜 마음으로 부처님께 대답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가섭이 또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께 사첩의 승가리(僧伽梨)를 드리면서 발로 옷 위를 밟았다. 이것은 그대의 죄이다.”
아난이 말하였다.
“그 때 태풍이 갑자기 일어나고 저를 도와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바람에 불려서 제발 아래 떨어진 것이지, 제가 공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옷을 밟은 것은 아닙니다.”
또 말하였다.
“부처님의 음장상(陰藏相)을 열반에 드신 후에 여인들에게 보여 주었으니, 이것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 이것은 그대의 죄이다.”
아난이 말하였다.
“제가 그 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약 모든 여인들이 부처님의 음장상(陰藏相)을 보면 곧바로 여인의 형상을 수치로 여겨서 남자의 몸을 받기를 원하고 구하여 부처님의 모습이 되려고 수행하여 복덕의 업을 심을 것이다.’
이 때문에 보여 준 것이지, 부끄러움이 없어서 계를 파한 것은 아닙니다.”
대가섭이 말하였다.
“그대에게 여섯 가지 죄가 있으니, 마땅히 승가 앞에 잘못을 참회해야 한다.”
아난이 말하였다.
“알았습니다. 삼가 대가섭과 승가의 가르침에 따르겠습니다.”
이 때 아난이 장궤합장(長跪合掌)하고 가사를 벗어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신발을 벗고 여섯 가지 죄를 참회하였다.
참회가 끝나고 나서 대가섭이 다시 스님들 가운데서 아난을 손으로 끌어내어 아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번뇌[漏]를 끊은 후에 들어오라. 남은 번뇌가 다 없어지지 않으면 그대는 들어오지 말라.”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곧바로 문을 닫아 버렸다.
이 때 모든 아라한들이 의논하였다.
“누가 법장(法藏)을 결집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니로두(阿泥盧豆)가 말하였다.
“사리불은 제이의 부처님으로, 훌륭한 제자가 있는데 이름은 교범파제(憍梵波提)입니다. 유연하고 화기롭고 우아해서 항상 한가한 곳에 거처하는데 법장(法藏)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천상(天上)의 시리사수원(尸利沙樹園) 가운데 있는데 사신을 보내서 청하여 오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가섭이 하좌(下座)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마땅히 승사(僧使)를 보내어 천상의 시리사수원 가운데 있는 교범파제가 머물고 있는 처소에 가도록 하라. 도착하고 나서 교범파제에게 ‘대가섭과 모든 번뇌가 다한 아라한들이 모두 염부제(閻浮提)에 모여 있습니다. 승가에 대법사(大法事)가 있으니 스님께서는 어서 빨리 오십시오’ 하고 말하여라.”
이 비구가 환희하고 공경하면서 승낙하고 승가의 칙명을 받들었다. 승가에게 두면례(頭面禮)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마치 금시조(金翅鳥)가 공중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가서 도착하자 발에 예를 올리고 말하였다.
“대가섭께서 말씀하시기를, 지금 승가에 대법사(大法事)가 있으니 어서 빨리 오셔서 중보(衆寶)가 모인 것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이 때 교범파제가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서 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승가에 다투는 일이 없는데 나를 부르겠는가? 승가를 파괴하는 자는 없는가? 불일(佛日)이 멸도에 드셨는가?”
그 비구가 말하였다.
“실로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큰 스승이신 세존께서 이미 멸도에 드셨습니다.”
교범파제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멸도에 드신 것이 너무 빠르구나. 세간의 눈이 없어졌구나. 부처님을 따라서 법륜을 굴리는 대장이며 우리의 화상(和尙)인 사리불께서는 지금 어느 곳에 계시는가?”
대답하였다.
“먼저 열반에 드셨습니다.”
교범파제가 말하였다.
“큰 스승과 법의 장수[法將]가 각자 따로 떠났으니 장차 어찌하겠는가? 마하목건련께서는 지금 어느 곳에 계시는가?”
대답하였다.
“역시 멸도에 드셨습니다.”
교범파제가 말하였다.
“불법(佛法)이 흩어지려 하고 대인께서는 떠나가셨으니 중생들이 불쌍하구나, 장로 아난은 지금 어느 곳에 계시는가?”
대답하였다.
“아난 비구는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통곡하고 있는데 스스로 깨닫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교범파제가 말하였다.
“아난이 번뇌를 일으키는 것은 애욕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별의 괴로움을 일으키는구나. 나후라(羅睺羅)는 또 어떠한가?”
대답하였다.
“아라한과를 얻었기 때문에 근심도 없고 슬픔도 없으며 단지 제법(諸法)의 무상한 모습을 사념하고 계십니다.”
교범파제가 말하였다.
“끊기 어려운 애욕을 이미 끊었기 때문이다.”
또 말하였다.
“내가 지금 큰 스승인 세존을 잃었으니 이 가운데 머문다 해도 또 무엇을 하리오? 우리 화상이신 대사께서도 이미 멸도에 드셨으니 나는 지금 염부제(閻浮提)에 내려갈 수 없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곧바로 반열반(般涅槃)에 들리라.”
이 말을 마치고 나서 곧바로 선정에 들어가 허공으로 뛰어올라 몸에서 광명을 뿜어 내어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일으켰는데, 자신의 마음에서 불을 꺼내어 몸을 태우자 몸에서 물이 나왔고, 네 갈래 길로 아래로 흘러가 대가섭이 있는 곳에 이르자 물속에서 소리가 있어서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교범파제는 머리 숙여 예를 올립니다.
오묘한 승가 중에 제일인 대덕스님이시여,
부처님께서 멸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따라갑니다.
마치 어미 코끼리가 가면 새끼가 따르는 것처럼.
하좌(下座) 비구가 의발을 지니고 승가로 돌아왔다.
이 때 중간에 아난이 사유하면서 남아 있는 번뇌를 다하고자 하였다. 그날 밤에 좌선(坐禪)하고 경행(經行)하면서 정성스럽게 도를 구하였다.
‘이 아난이 지혜는 많고 선정은 적어서[智多定少] 곧바로 도를 얻지 못했구나. 선정과 지혜가 같아지면 신속하게 도를 얻을 수 있으리라.’
다음날 밤이 지나가려할 즈음 피로가 극에 달하여 누워서 쉬려고 침상으로 갔는데 머리가 침상에 채 닿기 전에 확연하게 깨달아 마치 번갯불이 비추면 깜깜한 곳에서 길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아난은 이와 같이 금강정(金剛定)에 들어가 모든 번뇌의 산을 깨뜨리고 3명(明)ㆍ6통(通)을 얻고 8해탈(解脫)을 갖추어 대력아라한(大力阿羅漢)이 되었다.
곧바로 그 밤에 승당(僧堂)의 문에 이르러서 문을 두드리며 불렀다.
대가섭이 물었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누구요?”
대답하였다.
“저는 아난입니다.”
또 물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왔느냐?”
대답하였다.
“제가 오늘밤 모든 번뇌를 다 제거하였습니다.”
또 말하였다.
“그대에게 문을 열어 주지 않겠다. 그대는 열쇠 구멍으로 들어오너라.”
아난이 말하였다.
“예.”
즉시에 신통력으로 문이 아닌 곳으로 들어와 스님의 발에 예배하고 참회하였다.”대가섭이시여, 또다시 견책하지는 마십시오.”
대가섭이 손으로 정수리를 어루만지면서 말하였다.
“내가 일부러 그대가 도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니, 그대는 미워하거나 한스럽게 생각하지 말라. 나도 마찬가지여서 그대처럼 스스로 증득했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손으로 허공에 그림을 그리면 물드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아라한의 마음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라.”
이 때 대중 가운데서 함께 의논하였다.
“교범파제는 이내 멸도에 들어 버렸다. 또 누가 법장(法藏)을 결집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니로두가 말하였다.
“장로(長老) 아난이 부처님 제자들 중에서 부처님을 항상 가까이 모셨으며, 경을 들어서 수지할 수 있었으므로 부처님께서 항상 기뻐하시면서 칭찬하셨습니다. 오직 아난만이 법장을 결집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대가섭이 아난의 머리를 만지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대에게 법장을 수지하도록 부촉하셨으니, 그대는 마땅히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어느 곳에서 최초로 설법을 하셨는가? 부처님의 모든 대제자(大弟子) 가운데서 법장을 수호할 수 있는 사람은 다 멸도에 들었고 오직 그대 한 사람만이 남아 있다. 지금 마땅히 부처님의 마음을 따라서 중생을 불쌍하고 가엾게 여겨 법장을 결집해야 한다.”
이 때 아난이 스님들께 공경히 예를 올리고 나서 사자좌(師子座)에 앉았다.
이 때 대가섭이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였다.
부처님은 성스러운 사자왕(師子王)이시고
아난은 부처님의 제자로다.
사자좌에 자리잡고
대중을 살펴보니 부처님이 안 계시네.
이와 같은 대덕의 대중이
부처님이 안 계셔서 위신(威神)을 잃었으니
허공에 달이 없는 것과 같아서
몸가짐을 새로 해도 위엄이 없네.
그대는 대지혜로 사람들에게 설하고
불자들은 마땅히 연설해야 하리니
어느 곳에서 부처님 처음 설법하셨는지를
그대는 지금 펼쳐서 나타내야 하리라.
이 때 장로 아난이 일심(一心)으로 합장하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곳을 향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설법하실 때
그 때 나는 보지 못하였으나
이와 같이 전해 들었네.
부처님께서 바라내(波羅㮈)에 계실 때
다섯 비구를 위해서
처음으로 감로문(甘露門)을 여시어
고제(苦諦)ㆍ집제(集諦)ㆍ멸제(滅諦)ㆍ도제(道諦)의
4제법(諦法)을 설하시었네.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가
최초로 도를 본 사람이고
팔만의 제천(諦天)의 무리도
도의 길에 들어갔다네.
이천 명의 아라한이 이 말을 듣고 나서 허공으로 올라갔는데 높이가 7다라수(多羅樹)였다. 모두가 말하였다.
“무상의 힘[無常力]은 위대하여라. 우리가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것을 눈으로 본 것과 같으니, 지금에야 ‘나는 들었다[我聞]’고 말하노라.”
그리고 나서 곧바로 게송을 설하였다.
내가 부처님의 신상(身相)을 보니
마치 자금산(紫金山)과 같아라.
미묘한 신상과 중덕(衆德)은 소멸되고
오직 명호만이 남았구나.
장로 아니로두가 다음과 같이 게송을 설하였다.
애닯다, 세간의 무상함이여
달그림자와 파초와 같구나.
공덕이 삼계에 가득 찬다 해도
무상의 바람에 무너진다네.
이 때 대가섭이 또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무상의 힘은 매우 커서
어리석고 지혜롭고 가난하고 부귀한 이와
도를 얻고 얻지 못한
모든 사람이 벗어날 수 없다네.
미묘한 보배는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속이거나 힘으로 다툴 수 없으니
불이 만물을 태우는 것처럼
무상의 모습은 본래 그러하다네.
대가섭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전법륜경(轉法輪經)』으로부터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 이르기까지 모아서 4아함(阿含)을 만들었으니, 『증일아함(增一阿含)』과 『중아함(中阿含)』과 『장아함(長阿含)』과 『상응아함(相應阿含)』이 수투로법장(修妬路法藏)이니라.”
모든 아라한이 또 물었다.
“누가 분명하게 비니장(毗尼藏)을 결집할 수 있는가?”
모두가 말하였다.
“장로 우바리(優波離)가 오백 아라한 중에서 지율제일(持律第一)이니, 우리는 지금 그에게 청해야 한다.”
곧바로 청하여 말하였다.
“일어나서 사자좌로 나아가십시오.”
질문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어느 곳에서 처음으로 비니결계(毗尼結戒)를 설하셨습니까?”
우바리가 즉시에 대중의 명을 받아 사자좌에 앉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에 부처님께서는 비사리(毗舍離)에 계셨다. 그 때 수린나가란타(須隣那迦蘭陀) 장자의 아들이 처음으로 음욕(婬欲)을 일으켰다. 이와 같은 인연이 있기 때문에 처음으로 대죄(大罪)를 책망[結]하셨다. 250계의(戒義)는 3부(部)로 되어 있는데, 7법(法)ㆍ8법(法)ㆍ비구니(比丘尼)ㆍ비니증일(毗尼增一)ㆍ우바리문(優波離問)과 잡부(雜部)와 선부(善部)이다. 이와 같은 등등의 80부로 비니장(毗尼藏)이다.”
모든 아라한이 다 함께 사유를 해 보고는 아난에게 아비담장(阿毗曇藏)을 결집하라고 청하기로 하였다. 즉시에 청하여 말하였다.
“일어나서 사자좌(師子座)로 나아가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어느 곳에서 최초로 아비담을 설하셨습니까?”
아난이 대중의 명을 받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에 부처님께서 사바제성(舍婆提城)에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고하셨다.
‘모든 존재[諸有]에게 다섯 가지 두려움[五怖]과 다섯 가지 죄[五罪]와 다섯 가지 원망이 소멸되지 않는 것[五怨不滅]이 있다. 이와 같은 인연이 있기 때문에 이 생[此生] 가운데서 몸과 마음으로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고 또 후세(後世)에는 악도(惡道) 가운데 떨어지게 된다. 모든 존재에게 이 다섯 가지 두려움과 다섯 가지 죄와 다섯 가지 원망이 없으면, 이와 같은 인연이 있기 때문에 금생(今生)에 여러 가지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받고 후세에는 천상(天上)의 즐거운 곳에 태어나게 된다. 무엇이 멀리해야 할 다섯 가지 두려움인가? 첫째는 살생(殺生)이고, 둘째는 도둑질[盜]이고, 셋째는 사음(邪婬)이고, 넷째는 망어(妄語)이고, 다섯째는 음주(飮酒)이다.’
이와 같은 것 등을 아비담이라고 한다.”
세 가지 법장[三法藏]의 결집이 끝나자 제천(諸天)ㆍ인(人)ㆍ귀신과 모든 용왕(龍王) 등이 여러 가지 천화(天花)와 천향(天香)과 번기[幡]와 일산[蓋]과 의복(依服)을 공양하였고, 법(法)을 공양하였기 때문에 이에 게송을 설하였다.
세계를 가련하고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에
세 가지 법장을 결집하였으니
시방의 일체지(一切智)께서
지혜를 설하시어 밝은 등을 빛나게 하시네.
간략하게 3장(藏)을 설하는 것을 마친다. - 031_0284_a_13L佛於俱夷那竭國薩羅雙樹間般涅槃,臥牀北首,天地震動,師子等百獸悉大哮吼,諸天人號咷,山林樹木皆悉摧裂,天女人女無量百千,喐咿交涕,不能自勝,諸三學人,僉然不樂,諸無學人,但念諸法一切無常。唯阿難親愛,未除未離欲故,心沒憂海,不能自出。爾時,阿泥盧豆語阿難:‘汝守佛法藏不,應如凡人自沒憂海,一切有爲是無常相。又佛委付汝法,汝今愁悶,失所受事。汝當問佛:佛涅槃後,我曹云何行道,誰當作師,惡口車匿云何共住,佛經初首作何等語。如是種種未來之事,汝當應問。’阿難聞是事,悶心小醒,得念道力,於佛臥牀邊,以此事問佛。佛告阿難:‘若我現在,若我滅後,自依止法,不餘依止。云何比丘自依止法,不餘依止?內觀身常念一心智慧現前,勤修精進,除世間貪憂,外身、內外身,亦如是觀。觀內受心法念處,亦復如是。是名自依止法,不依止餘。從今解脫戒經,卽是大師,如戒經所說,身業、口業,應如是行。車匿比丘,如梵法治。若心耎伏者,應教那陁迦旃延經,卽可得道。我三阿僧祇劫所集法寶藏,是初應作是說:如是我聞,一時,佛在某方某國土某處樹林。何以故?過去、未來諸佛經,初亦稱是語,現在諸佛臨涅槃時,亦教稱如是語,我今涅槃後,經初亦稱如是我聞之語。’佛旣滅度,諸大羅漢,各各隨意,於諸山林、流泉、谿谷,處處捨身,而般涅槃,或有飛騰虛空,鴈行而去,現種種神變,令衆人得信心淸淨,而般涅槃爾時六欲諸天乃至遍淨色界諸天見是事已,各心念言:佛日旣沒,禪定解脫弟子光明,亦復滅度。是諸衆生種種煩惱,婬、怒、癡、病,是法藥師今疾滅度,誰當治者?無量智慧大海之中所生弟子,諸妙蓮花,今復乾枯,法樹摧折,法雲散滅,大智象王旣已逝矣。象子亦隨法,商人已去,從誰求法寶?各共集會,來詣大迦葉,作禮已,說偈讚嘆,嘆已白言:‘大德,仁者知不?法舩欲破,法城欲頹,法海欲竭,法幢欲倒,法燈欲滅,行道漸少,惡力轉盛,當以大慈,建立佛法。’爾時,迦葉心大如海,澄靜不動,良久而答:‘汝等所說,實如所言,世間不久,無智盲冥。於是大迦葉嘿然受請,諸天禮已,忽然不現,各自還去。爾時,迦葉思惟:云何使是三阿僧祇劫難得佛法,久住於世?思惟已,我知是法可得久住於世。應當集修妒路阿毘曇毘尼,作三法藏,如是佛法,可得久住未來世,人可得受行。所以者何?佛世世勤苦慈愍衆生,學得是法,爲人演說。我曹亦應承用佛教,宣揚開化。迦葉作是語已,住須彌山頂撾銅楗槌,說此偈言諸佛弟子 若念於佛 當報佛恩莫入涅槃。是楗槌音傳大迦葉教,遍至三千大千世界,皆悉聞知,諸有弟子得神力者,皆來集會大迦葉所。爾時,迦葉告諸會者:‘佛法欲滅,佛從三阿僧祇劫,種種苦行,慈愍衆生,學得是法。佛涅槃已,諸弟子中,知法持法者及誦法者,皆亦隨般涅槃,法今欲滅,未來衆生甚可憐愍,失智慧眼,愚癡盲冥。佛大慈悲,愍傷衆生,我曹應當承順佛教,須待結集三藏竟已,隨意滅度。’諸來衆會,皆受教住。時,大迦葉選取千人,除其阿難,皆阿羅漢,得六神通,具三明智,諸禪三昧自在出入,逆順超越,誦讀三藏,知內外經書,諸外道家十八種大經,亦善讀知,皆能論議,降伏異學。昔頻浮娑羅王得道,八萬四千官屬,亦各得道。是時,王教勅宮中,常飯食供養千人,阿闍貰王不斷是法。時,大迦葉思惟言:若我等常乞食者,當有外道强來,難問廢闕法事,今王舍城,常設飯食,供養千人,是中可住,結集法藏。以是故,選取千人,不得多取。是時,大迦葉與千人,俱到王舍城耆闍崛山中,告阿闍貰王:‘給我等食,日日送來。今我結集法藏,不得他行。是中夏安居,初十五日說戒。時,大迦葉卽入禪定,以天眼觀視,今是衆中,誰有煩惱應逐出者?唯有阿難一人不盡。大迦葉從定起已,卽於衆中,手牽阿難出言:‘今淸淨衆結集法藏,汝結未盡,不得住此。’時,阿難慚恥悲泣,而自念言:我二十五年,隨侍世尊,供給左右,初未曾得如是苦惱。佛實大德,慈悲含忍。念已白言:‘我能有力,久可得道,但諸佛法阿羅漢者,不得供給左右使令,以是義故,留殘結不盡斷耳。’又言:‘汝更有罪,佛意不欲聽女人出家,汝慇懃勸請,佛聽爲道,以是故,佛之正法,五百歲而衰微,是汝之罪。’阿難言:‘我憐愍瞿曇彌,又三世諸佛法皆有四衆,我世尊云何獨無?’又言:‘佛欲涅槃,近俱夷城,佛時脊痛,四疊漚多羅僧敷臥,語汝言:我須水,不供給,是汝之罪。’阿難言:‘是時,五百乘車截流而渡,令水渾濁,是故不取。’又言:‘政使水濁,佛有大神力,能令大海濁水淸淨,汝何以不與?’又言:‘佛問汝:若有人四神足好修,可住世一劫若減一劫。佛四神足好修第一,欲住世一劫若減一劫,汝嘿然不答。如是至三,汝亦嘿然。汝若答佛神足好修應住世一劫若減一劫正。由汝故,令世尊早入涅槃,是汝之罪。’阿難言:‘魔蔽我心,是故無言,非我惡心,而不答佛。’迦葉又言:‘汝與佛疊僧伽梨,以足蹈上,是汝之罪。’阿難言:‘爾時,大風卒起,無人助我,風吹來,墮我腳下,非不恭敬故蹈佛衣。’又言:‘佛陰藏相,涅槃後,以示女人,是何可恥?是汝之罪。’阿難言:‘我爾時思:若諸女人見佛陰藏相者,便自羞恥女人之形,願求男子之身,修行佛相,種福德業。故我示之,不爲無恥,故破戒也。’大迦葉言:‘汝有六罪,應僧中悔過。’阿難言:‘諾。謹隨大迦葉及僧教。’是時,阿難長跪合掌,偏袒右肩,卽脫革屣,六罪懺懺竟。大迦葉,復於僧中,手牽阿難出,語阿難言:‘斷汝漏盡,然後來入。殘結未盡,汝勿來也。’如是語竟,便自閉門。爾時,諸阿羅漢議言:‘誰能結集法藏者?’阿泥盧豆言:‘舍利弗是爲第二佛,有好弟子,名憍梵波提,柔軟和雅,常處閑居,善知法藏。今在天上尸利沙樹園中,可遣使請來。’大迦葉語下座:‘汝次應僧使到天上尸利沙樹園中,憍梵波提住處,到已語憍梵波提:大迦葉諸漏盡阿羅漢,皆會閻浮提,僧有大法事,汝可速來。’是比丘歡喜敬諾,受僧勅命,頭面禮僧,右遶三帀,如金翅鳥,騰空而往,到已禮足言:‘大迦葉有語:今僧有大法事,可疾速來。觀衆寶聚。’是時,憍梵波提心疑,語是比丘言:‘僧將無鬪諍事,喚我耶?無有破僧者不?佛日不滅度耶?’是比丘言:‘實如所言,大師世尊已滅度。’憍梵波提言:‘佛滅度太疾,世間眼滅,隨佛轉法輪大將。我和尚舍利弗,今在何所?’答曰:‘先入涅槃。’憍梵波提言:‘大師法將,各自別離,當可奈何?摩訶目揵連,今在何所?’答言:‘亦已滅度。’憍梵波提言:‘佛法欲散,大人過去,衆生可愍。長老阿難今何所作?’答曰:‘阿難比丘憂愁啼哭,不能自喩。’憍梵波提言:‘阿難懊惱,由有愛結別離生苦。羅睺羅復云何?’答言:‘得阿羅漢故,無憂無愁。但念諸法無常之相。’憍梵波提言:‘難斷之愛,已能斷故。’又言:‘我失大師世尊,於是中住,亦何所爲?我和尚大師復已滅度,我今不能下閻浮提。今卽於此,而般涅槃。’說此語已,卽入禪定,涌在虛空,身放光明,種種神變,自身出火,而燒於身,身中出水,四道流下,至大迦葉所,水中有聲,說此偈言:憍梵波提稽首禮 妙衆第一大德僧聞佛滅度我隨去 如大象去象子隨。下座比丘持衣鉢還僧。是時,中間,阿難思惟,求盡殘結,其坐禪經行,慇懃求道,是阿難智多定少,不卽得道,定智等者乃可速得。後夜欲過,疲極偃息,卻臥就枕,頭未至枕,廓然得悟,如電光出,闇者見道。阿難如是入金剛定,破一切諸煩惱山,得三明六通,具八解脫,作大力阿羅漢。卽夜到僧堂門,撓門而喚。大迦葉問言:‘撓門者誰?’答言:‘我是阿難。’又問:‘汝何以來?’答言:‘我於今夜,得盡諸漏。’又言:‘不與汝開門,汝從門鑰孔來。’阿難言:‘爾。’卽以神力,從非門而入禮拜僧足懺悔,大迦葉言:‘莫復見責。’大迦葉手摩其頂:‘我故爲汝,使得道故,汝無嫌恨,我亦如是,以汝自證,譬如手畫虛空,無所染著,阿羅漢心,亦復如是,復汝本座。’是時,僧中復共議言:‘憍梵波提已取滅度,更有誰能結集法藏?’阿泥盧豆言:‘是長老阿難,於佛弟子,常侍近佛,聞經能持,佛常嘆譽,唯是阿難,結集法藏是時大迦葉摩阿難頭言佛囑累汝,令持法藏。汝應報佛恩。佛在何處最初說法?佛諸大弟子,能守護法藏者,皆已滅度,唯汝一人在今,應隨佛心,憐愍衆生,結集法藏。’是時,阿難敬禮僧已,坐師子座。時大迦葉說此偈言:佛聖師子王 阿難是佛子 師子座處坐觀衆無有佛。 如是大德衆 無佛失威神如空無月時 有宿而不嚴。 汝大智人說汝佛子當演 何處佛初說 今汝當布現。是時,長老阿難一心合手,向佛涅槃方,作如是說#佛初說法時 爾時我不見 如是展轉聞佛在波羅柰。 佛爲五比丘 初開甘露門說四眞諦法 苦集滅道諦。 阿若憍陳如最初得見道 八萬諸天衆 皆亦入道迹。是千阿羅漢聞是語已,上昇虛空,高七多羅樹,皆言無常力大,如我等眼見佛說法,今乃言我聞。便說偈言:我見佛身相 猶如紫金山 妙相衆德滅唯有名獨存。長老阿泥盧豆說此偈言:咄世間無常 如水月芭蕉 功德滿三界無常風所壞。爾時,大迦葉復說偈言:無常力甚大 愚智貧富貴 得道及未得一切無能免。 非巧言妙寶 非欺誑力諍如火燒萬物 無常相法爾。大迦葉語阿難:‘從轉法輪經,至大般涅槃,集作四阿含:增一阿含、中阿含、長阿含、相應阿含。是名修妒路法藏。’諸阿羅漢更問:‘誰能明了集毘尼藏?’皆言:‘長老優波離,於五百阿羅漢中,持律第一,我等今請。’卽請言:起就師子座。問佛在何處,說初毘尼結戒。優波離卽受僧命,坐師子座:‘如是我聞。一時,佛在毘舍離。爾時,須鄰那迦蘭陁長者子,初作婬欲,以是因緣故,結初大罪二百五十戒,義作三部,七法、八法、比丘尼毘尼增一。優波離問雜部、善部,如是等八十部,作毘尼藏。諸阿羅漢,復共思惟:請阿難,結集阿毘曇藏。卽請言:起就師子座。佛在何處,初說阿毘曇?阿難受僧命說:‘如是我聞。一時,佛在舍婆提城。爾時,佛告諸比丘:諸有五怖、五罪、五怨不滅。是因緣故,此生中,身心受無量苦,復後世墮惡道中。諸有無此五怖、五罪、五怨。是因緣故,於今生種種身心受樂,後世生天上樂。何等五怖應遠?一者殺生二者盜三者邪婬四者妄語五者飮酒。’如是等名阿毘曇藏。三法藏集竟諸天、人、鬼神、諸龍王等,種種供養天花香、幡蓋、衣服,供養法故。於是說偈:憐愍世界故 集結三法藏 十力一切智說智光明燈。 略說三藏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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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십송률(十誦律)』 오백나한출삼장기(五百羅漢出三藏 記) - 031_0287_c_04L十誦律五百羅漢出三藏記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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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십송률』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섭이 말하였다. ‘내가 옛날에 파바성(波婆城)에서 구시성(拘尸城)으로 오는 도중에 부처님께서 열반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떤 어리석은 비구가 말하기를, ≺나는 이제 자재함을 얻었다. 하고자 하면 곧바로 하고 하고자 하지 않으면 그친다≻고 하였다. 또 어떤 비구는 ≺법은 법을 설하지 않는다. 법을 설하면 올바른 법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인연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법장(法藏)을 결집해야 한다.’
곧바로 갈마(羯磨)를 행하였다. 5백 명은 아라한이었고 오직 아난만이 학지(學地)에 있었는데 함께 왕사성에 머물면서 안거(安居)했다. 먼저 우바리(優波離)에게 율장(律藏)을 송출(誦出)하도록 하고, 하나하나의 일이 끝나면 곧바로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에게 질문하고, 다음에는 장로 균타(均陀)와 십력가섭(十力迦葉) 등 오백 나한에게 질문하고, 나아가 맨 나중에 아난에게 질문하여 말하였다.
‘우바리가 설한 것과 같습니까?’
모두가 답하였다.
‘나도 역시 이와 같이 이 일[事]과 이 법을 들었습니다.’
이 때 가섭이 대중 가운데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대덕승(大德僧)은 들으시오. 처음 결집하는 일은 끝났습니다. 이것이 법이고 이것이부처님의 가르침이니, 비구들께서는 이것이 법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대중이 인정하여 잠자코 있기 때문에 이 일을 이와 같이 수지합니다.’
나아가 율장(律藏)을 결집하여 모든 것을 끝낸 후에 비로소 아난에게 명하여 수다라장(修多羅藏)과 아비담장(阿毗曇藏)을 송출하도록 하였다.
아난이 비로소 말하였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에…….’
오백 나한이 모두 땅으로 내려와 호궤(胡跪)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제가 부처님의 처소에서 직접 뵙고 법을 들었기에 이윽고 ≺제가 들었다≻고 말합니다.’
가섭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지금부터 3장(藏)의 첫머리에 모두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고 하라.’
그러므로 두 가지를 다 남겨 둔다. - 031_0287_c_05L又十誦律序云:‘迦葉言:我先從波婆城,向拘尸城,道中聞佛涅槃。有愚癡比丘言:我今得自在,所欲便作,不欲便止。又有比丘,非法說法,法說非法。以此因緣,應集法藏,卽羯磨。五百羅漢,唯阿難在學地,共住王舍城安居。先令優波離出律藏,一一事竟,卽問阿若憍陳,如次問長老均陁及十力迦葉等五百羅漢,乃至最下阿難言:‘如優波離所說不?皆答:我亦如是聞是事是法。爾時,迦葉僧中唱言:大德僧聽,初事集竟,是法:是佛教,無有比丘言非法非佛教,僧忍嘿然故,是事如是持。乃至集律藏一切竟,後方命阿難,出修多羅藏及阿毘曇藏。阿難方云:如是我聞。一時,五百羅漢皆下地胡跪,涕零而言:我從佛所,面聞見法。而已言我聞,迦葉語阿難:從今三藏初皆稱如是我聞。故復兩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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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살처태경(菩薩處胎經)』 출팔장기(出八藏記) - 031_0287_c_24L菩薩處胎經出八藏記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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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처태경(菩薩處胎經)』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섭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에서 하나의 언구나 하나의 글자도 그대는 빠뜨림이 없도록 하라. 보살장(菩薩藏)도 한곳에 결집하여 기록하고, 성문장(聲聞藏)도 한 곳에 결집하여 기록하고, 계율장(戒律藏)도 한곳에 결집하여 기록하라.’
이 때 아난이 최초로 경(經)을 송출하였는데, 태화장(胎化藏)이 첫 번째이고, 중음장(中陰藏)이 두 번째이고, 마하연방등장(摩訶衍方等藏)이 세 번째이고, 계율장(戒律藏)이 네 번째이고, 십주보살장(十住菩薩藏)이 다섯 번째이고, 잡장(雜藏)이 여섯 번째이고, 금강장(金剛藏)이 일곱 번째이고, 불장(佛藏)이 여덟 번째이다. 이렇게 해서 석가문불(釋迦文佛)의 경법(經法)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 031_0288_a_02L菩薩處胎經云:‘迦葉告阿難言:佛所說法,一言一字,汝勿使有缺漏。菩薩藏者,集著一處,聲聞藏者,亦集著一處,戒律藏者,亦著一處。爾時,阿難最初出經,胎化藏爲第一,中陰藏第二,摩訶衍方等藏第三,戒律藏第四,十住菩薩藏第五,雜藏第六,金剛藏第七,佛藏第八。是爲釋迦文佛經法具足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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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호한역경음의동이기(胡漢譯經音義同異記)
무릇 신묘한 이치[神理]는 소리가 없지만 언사(言辭)를 의지해서 뜻을 나타내고, 언사는 자취가 없지만 문자(文字)를 인연해서 소리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문자는 언사를 올무[蹄]로 삼고 언사는 이치를 통발[筌]로 삼는 것이니, 소리와 의미[意義]가 부합(符合)해서 치우치는 잘못이 없어야 한다.
이 때문에 문자를 응용해서 우주에 가득 채우는 것이니, 비록 자취는 한묵(翰墨)에 얽매인다 해도 이치는 신묘함[神]에 계합하는 것이다.
옛날에 글자[書]를 만든 주체[主]는 모두 세 사람이다. 처음으로 만든 사람[長]은 범(梵)이라고 하는데 그 글씨는 우행(右行)이다. 그 다음 사람은 가루(佉樓)라고 하는데 그 글씨는 좌행(左行)이다. 그 다음 사람은 창힐(蒼頡)이라고 하는데 그 글씨는하행(下行)이다.
범과 가루는 천축(天竺)에 있었고, 황제의 신하인 창힐은 중하(中夏)에 있었다. 범과가루는 정천(淨天)에서 법을 얻었고, 창힐은 새 발자국[鳥跡]에서 모양을 본떴는데, 문자와 그림은 실로 다르지만 이치를 전달함에 있어서는 같다.
선각(先覺)께서 설한 것을 우러러 살펴보니 64서(書)가 있는데 녹륜전안(鹿輪轉眼)으로 필제(筆制)를 구분하였고, 용귀팔부(龍鬼八部)로 자체(字體)의 방식을 달리했다. 오직 범과 가루의 것만이 세간에서 뛰어난 문자이기 때문에 천축의 모든 국가에서는 이것을 천서(天書)라고 하였다.
서방에서 경을 옮겨 쓸 때 비록 다 같이 범문(梵文)을 본받았지만 서른여섯 나라에서 이따금씩 차이가 있었다. 비유하면 모든 중토(中土)에 전주(篆籒)의 변형된 자체[變體]가 있는 것과 같다 할 것이다.
창힐의 고문(古文)을 조사해 보니 세대(世代)에 따라서 변하였다. 고문이 바뀌어 주문(籒文)이 되었고, 주문이 변천하여 소전(小篆)이 되었고, 소전이 바뀌어 예서(隸書)가 되어 변화하고 바뀐 것이 많다.
곁가지로 생긴 8체(體)에 이르러서는 선룡운지(仙龍雲芝)가 있고, 24(書)의 경우에는 해전침수(楷奠鍼殳)가 있어서 명칭은 비록 번다하지만 쓰임은 대체로 적다. 그러나 원본(原本)의 정의(定義)는 체(體)가 6문(文)에 갖추어져 있으며, 시기에 맞게 민첩한 것은 예법(隸法)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이와 같이 동서(東西)의 글씨의 기원[書源]을 간략하게나마 고찰할 수 있다.
범음[胡音]이 어구(語句)가 되는 경우에 이르면 단독 글자와 복합 글자가 일정하지 않아서 혹은 하나의 글자로 많은 이치를 포섭하기도 하고, 혹은 여러 언구가 하나의의미가 되기도 한다.
『대열반경(大涅槃經)』을 조사해 보니, 글자 50개를 나열해서 여러 가지 의미를 종합해서 해석하였는데 14음(音)을 글자의 근본[字本]이라고 한다. 그 발음과 어구를 끊는 것[發語裁音]을 살펴보니, 변화하면서 서로를 의지하는데, 혹은 혀의 뿌리[舌根]나 입술 끝[脣末]에 나오는 장단(長短)으로 차이를 만든다.
또 호자(胡字)는 하나의 음(音)으로는 어구를 이루지 못하고 반드시 나머지 언구(言句)가 갖추어진 후에 의미가 성립되니 번역하는 사람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또 범서(梵書)로 문장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반자(半字)와 만자(滿字)가 있다. 반자라고 부르는 것은 의미가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字體)가 반쪽만 있는 것인데, 마치 한문(漢文)의 월(月)자가 이지러져 변[傍]으로 쓰이는 것과 같다.
만자라고 부르는 것은 이치가 끝까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자체(字體)가 원만한데, 마치 한문의 일(日)자가 온전한 형태로 쓰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반자(半字)의 나쁜 의미[惡義]로 번뇌를 비유하고 만자(滿字)의 훌륭한 의미[善義]로 상주(常住)를 비유한다. 또 반자가 체(體)가 되는 것은 한문의 언(言)자와 같은 경우이고, 만자가체가 되는 것은 한문의 제(諸)자와 같은 경우이다. 자(者)와 언(言)을 짝지으면 비로소 제(諸)라는 글자가 되는데, 제(諸)자에 두 글자가 합해진 것이 바로 만자의 예이고, 언(言)이라는 글자가 단독으로 독립해 있는 것은 바로 반자의 종류이다. 반자는 비록 단독 글자이긴 하지만 글자의 근본이 되므로 반자를 의지해서 만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 비유하면 범부가 무명(無明)에서 시작하여 상주(常住)하게 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글자를 의지해서 의미를 만드는 것을 열반(涅槃)에 비유한다. 범문(梵文)의 의미가 심오한 것은 모두 이와 같은 종류이다.
이 때문에 범문을 소통시켜서 이해하는 것은 분명한 번역[明譯]에 달려 있다. 번역하는 사람은 풀이함에 있어서 양국의 언어를 비교해서 풀이해야 하는데, 말이 잘못되면 이치가 어긋나게 된다.
전한(前漢) 말기부터 경법(經法)이 처음 소통되었는데 번역하는 소리[譯音]가 서로 잘못 전해져서 분명하게 익힐 수 없었다. 그러므로 부도(浮屠)와 상문(桑門)의 오류가 한나라 기록에 남게 되었다. 소리와 글자도 오히려 그러한데 하물며 의미[義]의 경우에 있어서 중하(中夏)의 이전(彝典)을 조사해 보니, 시(詩)를 외우고 예(禮)를 집행함에 있어서 스승과 제자가 서로 전수했는데도 오히려 잘못 전해져서 혼란이 있었다.
『시경(詩經)』에서 말하기를 ‘유토사수(有菟斯首)’라고 하였는데, 사(斯)는 마땅히 선(鮮)으로 써야 한다. 제(齊)나라의 말소리가 잘못 전해져서 마침내 『시경』의 문장을 변화시켰으니, 이것은 상문(桑門)과 같은 예이다.
『예기(禮記)』에서는 말하기를 ‘공자조작(孔子蚤作)’이라고 하였는데, 조(蚤)는 조(早)로 써야 한다. 그런데 이 글자는 조슬(蚤蝨)과 같다. 이것은 옛 글자가 문장에서동일하게 쓰인 것인데, 바로 부도(浮屠)의 경우와 같은 예이다.
중국의 옛날 경에도 사(斯)와 조(蚤)의 잘못[異]이 있다. 중화(中華)에서 외국[戎]의멀리 떨어진 말을 번역하면서 도(屠)와 상(桑)의 경우가 있다고 해서 무엇이 이상하겠는가?
가령 글자를 뛰어넘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度字傳義]에는 말은 제쳐 두고 필세를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신구(新舊)의 여러 경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이다.
천축(天竺)의 말로 유마힐(維摩詰)이라고 부르는 것을 구역(舊譯)에서는 풀이하여 무구칭(無垢稱)이라 하였고, 관중역(關中譯)에서는 정명(淨名)이라고 하였다. 정(淨)이 바로 무구(無垢)이고, 명(名)이 바로 칭(稱)이니, 이것은 말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은 것이다.
구경(舊經)에서는 중우(衆祐)라고 하였는데 신경(新經)에서는 세존(世尊)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의미를 수립한 취지가 다른 것이다. 구경(舊經)에서는 건답화(乾畓和)라고 하였는데 신경(新經)에서는 건달바(乾闥婆)라고 하였다. 이것은 나라의 말소리[國音]가 같지 않은 것이다.
대략 세 가지를 들었는데 나머지는 이것과 같이 유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의미의 잘잘못은 번역하는 사람에 달려 있고, 문장의 질박함과 화려함은 집필자에게 달려 있다. 가령 호문(胡文)의 의미는 잘 알지만 한문(漢文)의 뜻은 알지 못하거나 혹은 한문에는 밝지만 호문의 의미에는 밝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치우치게 한쪽은 이해하더라도 끝내 원만하게 소통시킴에는 간격이 있게 된다. 가령 호문과 한문 양쪽에 밝고 의미도 사방으로 통달[四暢]한 후에 경전의 심오함을 선양해서 기술하는 경우, 여기에서 올바르게 된다.
이전의 옛날에 번역한 사람들은 자세하게 익힐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경문(經文)의 의미가 막히고 장애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어찌 경문이 장애하는 것이겠는가? 번역자의 잘못일 뿐이다.
옛날 안식국(安息國)의 세고(世高)는 총명하고 지혜로움이 무리에서 뛰어나서 역출한 여러 경전의 문(文)과 질(質)이 매우 올바르게 되었다. 안현(安玄)과 엄조(嚴調)는 조리(條理)있게 하는 데 힘썼고, 지월(支越)과 축란(竺蘭)도 문질(文質)이 갖추어져서[彬彬] 고아하고 화창(和暢)하였다. 이 몇몇 현인(賢人)들이 함께 나타나서 전대(前代)를 아름답게 하였다.
호공(護公)에 이르러서는 전일하고 정밀하게 화융(華戎)을 겸해서 익혔으므로 경문(經文)을 번역해서 전달하매 옛날의 잘못을 범하지 않았다. 나집(羅什) 법사의 경우에 미쳐서는 준수하고 신묘하여 황금처럼 빛났고, 진(秦)나라의 스님인 도융(道融)과 승조(僧肇)는 지혜의 기틀이 수경(水鏡)과 같았다. 그러므로 문장 솜씨를 발휘해서 나타내고 경전의 심오함을 밝힐 수 있었으므로 대승(大乘)의 미묘한 언어가 여기에서 환하고 밝게 나타나게 되었다.
담무참(曇無讖)이 『열반경(涅槃經)』을 전역(傳譯)하고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가 『화엄경(華嚴經)』을 역출(譯出)함에 이르러서는 문장과 이치[辭理]가 분명하게 통하여 밝기가 해와 달보다 뛰어났다. 그 아름다움을 살펴보니 집공(什公)의 법도를 따라서 계승한 것이다.
잡류(雜類)와 세경(細經)의 경우에 이르러서는 대부분 4아함(阿含)을 역출하였다. 혹은 한나라 때부터 역출하고 혹은 진나라 때 역출했는데, 번역한 사람의 이름이 없어서 자세하게 궁구할 수가 없다.
그러나 꾸밈[文]이 지나치면 너무 화려해지는 손상이 있고 질박함[質]이 심하면 비속해질 염려가 있다. 비속함과 지나친 화려함의 폐단은 다 같이 경의 체[經體]를 그르치게 한다. 그러므로 눈 밝은 종장[明允之匠]은 대대로 만나기 어려운 것임을 알 수 있다.
승우(僧祐)가 나름대로 경전의 말씀을 연구해 보니, 이론(異論)과 주술(呪術)의 언어문자도 모두가 불설(佛說)이다. 그렇다면 말씀은 본래 한 가지인데 호음(胡音)과 한음(漢音)으로 소리가 나뉜 것이고, 의미는 본래 두 가지가 아니니, 질박하고 화려한 체(體)가 다를 뿐이다. 비록 전역(傳譯)에 잘잘못이 있더라도 시운이 통하면 인연에 따라서 존귀하고 미묘한 경전의 이치가 담연하게 항상 빛나는 것이다.
이미 삼장이 시작된 인연을 공경스럽게 모았기 때문에 다음에는 후에 번역된 것[末譯]을 기술한다. 시작한 인연은 서방에서 흥기했고 후에 번역된 것은 동국(東國)에서 행해졌다. 따라서 원래 시작한 것은 반드시 끝이 있어야 하므로 말미에 붙여서 기록하는 것이다. - 031_0288_a_11L胡漢譯經音義同異記第四夫神理無聲,因言辭以寫意;言辭無迹,緣文字以圖音。故字爲言蹄,言爲理筌,音義合符,不可偏失。是以文字應用彌綸宇宙,雖迹繫翰墨,而理契乎神。昔,造書之主,凡有三人,長名曰梵,其書右行。次曰佉樓,其書左行。少者蒼頡,其書下行。梵及佉樓居于天竺,黃史蒼頡在於中夏。梵佉取法於淨天,蒼頡因華於鳥迹,文畫誠異,傳理則同矣。仰尋先覺所說,有六十四書,鹿輪轉眼筆制區分,龍鬼八部字體殊式,唯梵及佉樓爲世勝文。故天竺諸國,謂之天書。西方寫經,雖同祖梵文,然三十六國往往有異。譬諸中土,猶篆籒之變體乎。案蒼頡古文,沿世代變,古移爲籒,籒遷至篆,篆改成隸,其轉易多矣。至於傍生八體,則有仙龍雲芝,二十四書,則有揩奠鍼殳,名實雖繁,爲用蓋尟。然原本定義,則體備於六文,適時爲敏,則莫要於隸法,東西之書源,亦可得而略究也。至於胡音,爲語單複無恒,或一字以攝衆理,或數言而成一義。尋大涅槃經,列字五十,摠釋衆義,十有四音,名爲字本。觀其發語裁音,宛轉相資,或舌根脣末,以長短爲異。且胡字一音,不得成語,必餘言足句,然後義成,譯人傳意,豈不艱哉?又梵書製文,有半字、滿字。所以名半字者,義未具足,故字體半偏,猶漢文月字,虧其傍也。所以名滿字者,理旣究竟,故字體圓滿,猶漢文日,字盈其形也。故半字惡義,以譬煩惱,滿字善義,以譬常住。又半字爲體,如漢文言字,滿字爲體,如漢。文諸字,以者配言,方成諸字,諸字兩合,卽滿之例也。言字單立,卽半之類也,半字雖單,爲字根本,緣有半字,得成滿字。譬凡夫始於無明,得成常住。故因字製義,以譬涅槃,梵文義奧,皆此類也。是以宣領梵文,寄在明譯,譯者釋也。交釋兩國言謬則理乖矣。自前漢之末,經法始通,譯音胥訛,未能明練。故浮屠、桑門,言謬漢史,音字猶然,況於義乎案中夏彝典誦詩執禮師資相授,猶有訛亂。詩云:有菟斯首。斯當作鮮,齊語音訛,遂變詩文。此桑門之例也。禮記云:孔子蚤作,蚤當作早,而字同蚤,蝨此古字同文。卽浮屠之例也。中國舊經,而有斯蚤之異,華戎遠譯,何怪於屠桑哉?若夫度字傳義,則置言由筆,所以新舊衆經大同小異。天竺語稱維摩詰,舊譯解云無垢稱,關中譯云淨名,淨卽無垢,名卽是稱,此言殊而義均也。舊經稱衆祐,新經云世尊,此立義之異旨也。舊經云乾沓和,新經云乾闥婆,此國音之不同也。略擧三條,餘可類推矣。是以義之得失,由乎譯人,辭之質文,繫於執筆。或善胡義,而不了漢旨,或明漢文,而不曉胡意,雖有偏解,終隔圓通。若胡漢兩明,意義四暢,然後宣述經奧,於是乎正。前古譯人莫能曲練,所以舊經文意致有阻礙,豈經礙哉?譯之失耳。昔,安息世高,聰哲不群,所出衆經。質文允正,安玄、嚴調,旣亹亹以條理;支越、竺蘭,亦彬彬以雅暢。凡斯數賢,竝見美前代。及護公專精,兼習華戎,譯文傳經,不愆于舊。逮乎羅什法師,儁神金照;秦僧融肇,慧機水鏡。故能表發揮翰,克明經奧,大乘微言,於斯炳煥。至曇讖之傳涅槃,跋陁之出華嚴,辭理辯暢,明踰日月,觀其爲義,繼軌什公矣。至於雜類細經,多出四含,或以漢來,或自晉出,譯人無名,莫能詳究。然文過則傷豔,質甚則患野,野豔爲弊,同失經體。故知明允之匠,難可世遇矣。祐竊尋經言,異論、呪術言語文字,皆是佛說。然則言本是一,而胡漢分音;義本不二,則質文殊體。雖傳譯得失,運通隨緣,而尊經妙理,湛然常照矣。旣仰集始緣,故次述末譯,始緣興於西方,末譯行於東國。故原始要終,寓之記末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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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후출경이기(前後出經異記) - 031_0289_b_03L前後出經異記第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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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舊經):중우(衆祐) 신경(新經):세존(世尊) 구경:부살(扶薩)개사(開士)라고도 함 신경(新經):보살(菩薩) 구경:각불(各佛)독각(獨覺)이라고도 함 신경:벽지불(僻支佛)연각(緣覺)이라고도 함 구경:살운야(薩芸若) 신경:살바야(薩婆若) 구경:구항도(溝港道)도적(道跡)이라고도 함 신경:수다원(須陀洹) 구경:빈래과(頻來果)일왕래(一往來)라고도 함 신경:사다함(斯陀含) 구경:불환과(不還果) 신경:아나함(阿那含) 구경:무착과(無着果)응진(應眞)이라고도 하고 응의(應儀)라고도 함 신경:아라한(阿羅漢)아라하(阿羅訶)라고도 함 구경:마납(摩納) 신경:장자(長者) 구경:유수(濡首) 신경:문수(文殊) 구경:광세음(光世音) 신경:관세음(觀世音) 구경:수부제(須扶提) 신경:수보리(須菩提) 구경:사리자(舍梨子)추로자(秋露子)라고도 함 신경:사리불(舍利弗) 구경:위오중(爲五衆) 신경:위오음(爲五陰) 구경:십이처(十二處) 신경:십이입(十二入) 구경:위지(爲持) 신경:위성(爲性) 구경:배사(背捨) 신경:해탈(解脫) 구경:승처(勝處) 신경:제입(除入) 구경:정단(正斷) 신경:정근(正勤) 구경:각의(覺意) 신경:보리(菩提) 구경:직행(直行) 신경:정도(正道) 구경:건답화(乾畓和) 신경:건달바(乾闥婆) 구경:제근남(除饉男)ㆍ제근녀(除饉女) 신경: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 구경: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 신경:아뇩다라다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 031_0289_b_04L舊經衆祐 新經世尊舊經扶薩亦云開士 新經菩薩舊經各佛亦獨覺 新經辟支佛亦緣覺舊經薩芸若 新經薩婆若舊經溝港道亦道迹 新經須陁洹舊經頻來果亦一往來 新經斯陁含舊經不還果 新經阿那含舊經無著果亦應眞亦應儀 新經阿羅漢亦言阿羅訶舊經摩納 新經長者舊經濡首 新經文殊舊經光世音 新經觀世音舊經須扶提 新經須菩提舊經舍梨子亦秋露子 新經舍利弗舊經爲五衆 新經爲五陰舊經十二處 新經十二入舊經爲持 新經爲性舊經背捨 新經解脫舊經勝處 新經除入舊經正斷 新經正勤舊經覺意 新經菩提舊經直行 新經正道舊經乾沓和 新經乾闥婆舊經除饉除饉女 新經比丘比丘尼舊經怛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新經阿耨多羅三藐三菩提。三藏記集卷第一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