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3_0616_b_01L
광홍명집 제28권
033_0616_b_01L廣弘明集啓福篇序卷第二十八


당 석도선 지음
이한정 번역
033_0616_b_02L大唐西明寺沙門釋道宣撰
033_0616_c_02L

8. 계복편(啓福篇)

- 서문
복(福)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낙수(樂受)를 느껴서 몸을 편안히 하고, 즐거움을 취하여 본성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왕(法王)이 법을 세워서 지식을 추구하는 마음을 널리 거두고자 삼계(三界)의 감옥을 3과(科)로 검정하셨으니, 첫 번째가 죄이고, 두 번째가 복이고, 세 번째가 도이다.
죄는 3독(毒)이 맺은 것이고, 업을 맺는 것은 귀왕(鬼王)에 속하는데, 그 모양을 논하는 일은 후편(後篇)에 갖추어 놓았다. 복은 사홍(四弘)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자아(自我)란 본디 천주(天主)에 예속되어 있다. 도는 텅비고 통하여[虛通] 막힘이 없는 것이니, 행에 따라 어둠을 밝힘이 없는 것이 아니다.
어두우면 그 수레를 대소(大小)로 나누고 지혜로 신법(信法)을 건너게 되고, 밝으면 이치와 성품에 통하여 공(空)과 유(有)를 드높이 벗어나니, 이 같은 도가 밝게 빛나는 것은 별도로 논하는 바와 같다. 지금 복을 논하는 사람은 슬픔과 공경을 시초로 삼아야 한다.
‘슬픔’이란 고취(苦趣)가 고생스러움을 슬퍼하여 구제할 것을 생각하여 떠나는 것이고, ‘공경’은 불법(佛法)을 만나기 어려움을 잘 헤아려 신심을 넓혀서 신명을 맑히는 것이니, 대상에 연유하여 사정(事情)에 관계하고, 이치에 의거해서는 오직 마음을 근본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허황된 생각을 매어놓지 않으면 그 복이 나와 남에게 돌아오지 않고, 전도(顚倒)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지은 업보가 행하는 일에서 어긋나게 된다. 그래서 예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따르더라도 왕은 가지고 있는 형체가 내가 아님을 안다.
절과 불탑을 이룩하여 운영하더라도 여타의 일은 매사가 부족함에 곤경을 겪게 되고, 보시를 널리 행하여 두루 공급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업을 짓는 일이 되는지라, ‘뛰어넘었다’고 말하지 못한다. 결국 많은 경우 허물을 짓는 것에 연유하여 생사만 거듭 늘려가기 때문에 죄를 짓는 일은 한결같이 버려야만 하고, 복을 짓는 일이라도 비록 이 같은 행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생각에 연유해서 그 자리와 행실이 둘로 나누어지는데, 막히면 생사가 늘어나고 버리면 도가 늘어난다. 도는 세간의 흐름을 거스르는데 따라서 범부에서 벗어나 성인에 들어가는 것이고, 복은 생에 순응하여 전도(顚倒)를 일으켜 업을 맺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복을 연다는 뜻’은 본래가 현명함을 본받아 나아가는 것이다.
033_0616_b_03L福者何耶所謂感樂受以安形取歡娛以悅性也然則法王立法周統識三界牢獄三科撿定一罪二福曰道也罪則三毒所結繫業屬於鬼論其相狀後篇備列福則四弘所我固屬於天主道則虛通無滯行不無明昧昧則乘分小大智涉信明則特達理性高超有空斯道昌如別所顯今論福者悲敬爲初則哀苦趣之艱辛思拔濟而出離則識佛法之難遇弘信仰而登神境乃涉事情據理惟心爲本故虛懷不繫則其福不迴於自他倒想未移則作業有乖於事用故緜古歷今從不息王者識形有之非我興住持於塔寺餘則困於不足多行施以周是知爲有造業未曰超升多由起重增生死故云爲有造罪一向須爲有起福雖行不著由斯意致行兩分滯則增生捨則增道道據逆流出凡入聖福則順生興倒結業啓福本擬歷賢明

- 양 『홍명집』 계복편(啓福篇)
왕해(王該) 일촉(日燭)
033_0616_c_04L梁代弘明集啓福篇錄 王該日燭

- 당 『광홍명집』 계복편 목록
033_0616_c_05L唐廣弘明集啓福篇第八悔罪篇附
033_0617_a_02L「북대남진전진전연남연후진제제여태산낭법사서(北代南晋前秦前燕南燕後 秦諸帝與太山朗法師書)」와 답
「여림법사서(與林法師書)」 진(晋)나라 왕흡(王洽)
「남제황태자예불원소(南齊皇太子禮佛願疏)」 심휴문(沈休文)
「사신원소(捨身願疏)」 심휴문
「남제남군왕사신소(南齊南郡王捨身疏)」 심약(沈約)
「의제경중행참회원문(依諸經中行懺悔願文)」 양(梁) 고조(高祖)
「천승회원문(千僧會願文)」 심약(沈約)
「사월팔일도인출가원문(四月八日度人出家願文)」 양(梁) 간문제(簡文帝)
「팔관재제서(八關齋制序)」와 제십조(制十條) 양 간문제
「위인조사소(爲人造寺疏)」 양 간문제
「사칙뢰가사계(謝勅賚袈裟啓)」 3수 양 간문제
「위제사작단월원소(爲諸寺作檀越願疏)」 양 간문제
「설무애복회교(設無碍福會敎)」 양 소륜(蕭綸)
「답상동왕서(答湘東王書)」 양 간문제
「여염법사서(與琰法師書)」 2수 양 간문제
「여유지장서(與劉智藏書)」 양 원제(元帝)
「여약법사서(與約法師書)」 심약(心約)
「여인사리서(與印闍梨書)」 양 유지인(劉之遴)
「여운승정서(與雲僧正書)」 양 왕균(王筠)
「여장사왕별서(與長沙王別書)」 양 왕균
「답운법사서(答雲法師書)」 양 유효도(劉孝綽)
「북제무성제이삼대위사조(北齊武成帝以三臺爲寺詔)」 위수(魏收)
「주명제입척사척점이사조(周明帝立陟屺陟岾二寺詔)」
「북제요양산사원문(北齊遼陽山寺願文)」 노사도(盧思道)
「수고조위태조조사비조(隋高祖爲太祖造寺碑詔)」 이덕림(李德林)
「수고조어상주전장입사조(隋高祖於相州戰場立寺詔)」
「수양제행도도인천하칙(隋煬帝行道度人天下勅)」
「당태종어행진소립칠사조(唐太宗於行陣所立七寺詔)」
「주무제이교종명(周武帝二敎鐘銘)」
「당태종위전망인설재행도조(唐太宗爲戰亡人設齋行道詔)」
「당태종대흥선사종명(唐太宗大興善寺鐘銘)」
「당태종도승어천하조(唐太宗度僧於天下詔)」
「당태종사구택위사조(唐太宗捨舊宅爲寺詔)」
「당태종단매불상칙(唐太宗斷賣佛像勅)」
「당태종위목후추복수소(唐太宗爲穆后追福手疏)」
「당동궁황태자서명사종명(唐東宮皇太子西明寺鐘銘)」
「여섬율사등서(與暹律師等書)」 저량(褚亮)
「당태종조흥성사조(唐太宗造興聖寺詔)」
033_0616_c_06L北代南晉前秦前燕南燕後秦 諸帝與太山朗法師書幷答 與林法師書晉王洽 南齊皇太子禮佛願疏沈休文 捨身願疏沈休文 南齊南郡王捨身疏沈約 依諸經中行懺悔願文梁高祖 千僧會願文沈約 四月八日度人出家願文梁簡文 八關齋制序幷制十條梁簡文 爲人造寺疏梁簡文 謝勅齎袈裟啓三首梁簡文 爲諸寺作檀越願疏梁簡文 設無㝵福會教梁蕭綸 答湘東王書梁簡文 與琰法師書二首梁簡文 與劉智藏書梁元帝 與約法師書沈約 與印闍梨書梁劉之遴與雲僧正書梁王筠與長沙王別書梁王筠答雲法師書梁劉孝綽 北齊武成帝以三臺爲寺詔魏收周明帝立陟屺陟岵二寺詔北齊遼陽山寺願文盧思道隋高祖爲太祖造寺碑詔李德珠隋高祖於相州戰場立寺詔隋煬帝行道度人天下勅唐太宗於行陣所立七寺詔周武帝二教鐘銘唐太宗爲戰亡人設齋行道詔唐太宗大興善寺鐘銘唐太宗度僧於天下詔唐太宗捨舊宅爲寺詔唐太宗斷賣佛像勅唐太宗爲穆后追福手疏唐東宮皇太子西明寺鐘銘與暹律師等書褚亮唐太宗造興聖寺詔

1) 북대남진전진전연남연후진제제여태산낭법사서(北代南晋前秦前燕南燕後秦諸帝與太山朗法師書:북대ㆍ남진ㆍ전진ㆍ전연ㆍ남연ㆍ후진 등 여러 황제가 태산 朗 법사에게 준 편지)
(1) 북대(北代) 위(魏) 천자 탁발규서(拓拔珪書)
033_0617_a_21L北代魏天子拓拔珪書
033_0617_b_02L황제가 태산 낭 화상(和上)께 삼가 문안드립니다. 미묘한 성령(聖靈)을 이어 경략(經略)을 하려고 하여, 이미 천명이 원융(元戎)으로 드리웠나이다. 실로 상인(上人)의 덕이 바다와 태산 같으시니, 그 신묘한 헤아림이야말로 참으로 아득하십니다.
위엄 있는 지모(智謀)에 보탬을 주셔서 변방을 편안하게 해 주십시오. 지금 사자를 시켜 흰 비단 20필과 백전(白氈) 50말대와 은 발우 2매를 보내오니, 부디 거두어 주십시오.
033_0617_a_22L皇帝敬問太山朗和上承妙聖靈須經略已命元戎上人德同海嶽筭遐長冀助威謀克寧荒服今遣使者送素二十端白氈五十領銀鉢二到願納受

(2) 진(晋) 천자 사마창명서(司馬昌明書)
033_0617_b_04L晉天子司馬昌明書
황제가 태산 낭 화상께 삼가 문안드립니다. 슬기로운 공덕을 이어 한 시절을 빛내시니, 그 이름이 동악(東嶽)에 이르고 신령한 바다마저 널리 덮었으니, 살아 있는 것들이 모두 그 혜택을 입었습니다. 대인께서 세상에 납시어 잘 도와서 시세를 바로 하여 경략을 펴시니, 그 오묘한 헤아림을 마음에 늘 새겼습니다.
예전에 유요(劉曜)1)가 변방에서 나라를 개창(開創)하고, 융적(戎狄)이 업을 이었으며, 원황(元皇)이 곤룡포를 날리면서 강표(江表)에서 머물렀습니다. 옛 도읍이 땅에 묻히고 신주(神州)가 흩어져 창생이 참혹해져서 그만 왼쪽으로 옷고름을 매게 되었으니, 매번 생각할 적마다 한탄스럽습니다. 짐이 속으로 늘 위(魏)나라와 조(趙)나라를 내쫓고 연(燕)나라와 대(代)나라2)를 평정하고자 하였는데, 지금 용기를 바야흐로 일으켜 이락(伊洛)을 다시 회복하고 보니, 이제는 화상과 더불어 군생을 함께 기르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지인(至人)께서 미묘함에 통하시어, 생각마다 늘 짐의 뜻을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사자를 시켜 오색의 구슬로 만든 성상(聖像) 한 분, 윤기 나는 비단 50필, 상아 이쑤시개 다섯 개, 금 발우 다섯 벌을 보내 드리오니, 부디 허물없이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033_0617_b_05L皇帝敬問太山朗和上承睿德光時飛聲東嶽靈海廣淹有生蒙潤大人起世善翼匡時輒申經略懸稟妙筭昔劉曜創荒戎狄繼業元皇龍飛遂息江表舊京淪沒神州傾蕩蒼生荼寄在左衽每一念至嗟悼朕心驅魏趙掃平燕伐今龍旗方興剋復洢洛思與和上同養群生至人通微想明朕意今遣使者送五色珠像一明光錦五十疋象牙簟五領金鉢五枚到願納受


- 답진주창명서(答晉主昌明書:진 천자 창명의 글에 답함)3) 석승랑(釋僧朗)
승랑이 머리 숙이고 머리 숙입니다.
지인은 숨기는 게 없으니, 덕을 타고난 것이 성인입니다. 덕이 아니면 성스럽지 못할 것이니, 어찌 감히 깨우침이 있겠습니까? 출가란 속세를 떠나 여유 있게 번거로움을 쉬고 산림의 고요함을 그리며, 마음으로 현적(玄寂)을 바라는 것이나, 신령한 자취를 참으로 따르기 어려운지라 몸만 얽매일 뿐입니다.
삼가 조칙의 명을 받고 보니 위안되는 것이 어려움이 대응할 만합니다. 대진(大晋)이 토대를 닦자면 먼저 백성을 효를 통한 다스림을 계승하되, 그 은혜가 천지와 같아져야 덮어 기르는 공덕이 가없게 됩니다. 원하건대 대승(大乘)을 열어 도미(道味)를 선양하십시오.
승랑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17_b_16L僧朗頓首頓首夫至人無隱德生爲非德非聖何敢有喩夫曰出家拪息塵表慕靜山林心悕玄寂靈迹難形累而已奉被詔命慰及應否晉重基先承孝治惠同天地覆養無願開大乘伸揚道味僧朗頓首頓首

(3) 진(秦) 천자 부견서(符堅書)4)
033_0617_b_22L秦天子符堅書
033_0617_c_02L황제가 태산 낭 화상에게 삼가 문안드립니다.
대성(大聖)께서 계획을 품으셨으니, 신령한 권도(權道)가 참으로 뛰어납니다. 음덕은 시방세계를 덮고 교화는 밖이 없이 융화하여, 마치 산과 바다가 군생을 기르듯 하며 천지가 만물을 생육하듯 합니다.
살아 있는 사람을 기르고 죽은 자를 살리면서 정묘하게 신명을 맑히니, 짐이 헛되고 부박한 덕으로 살면서 성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만기(萬機)를 멀리하시므로 가까이 모시지를 못하였습니다. 지금 사람을 시켜 수레를 보내어 모시고자 합니다.
바라건대 신령한 광명을 돌리셔서 경읍(京邑)을 덮어 주십시오. 지금 별도로 자금 몇 근을 보내어 성상을 도금하는 데 공양하고자 하오며, 아울러 비단 30필과 노자(奴子) 세 사람을 함께 보내 드리니, 성상(聖像)을 씻고 닦는 데 충당하실 수 있습니다. 지인은 어기는 일이 없으시니, 받아만 주신다면 실로 다행이겠습니다. 부디 현감(玄鑒)을 보내 주시어, 짐에게 뜻을 일러 주십시오.
-답진주창명서(答秦主符堅書:진 천자 부견의 글에 답함) 석승랑(釋僧 朗)
승랑이 머리 숙이고 머리 숙입니다.
여래께서 세상에 영원하시나 도풍(道風)은 쇠퇴하고 변하였습니다. 출가에 뜻을 두고 마음을 산자락에 두었으나, 정성이 미흡하여 널리 새기지 못했습니다. 대도를 깨치지도 못했는데 폐하께서 멀리 산천까지 안부를 물어 주시며 정중하게 조칙마저 내려 주시니, 실로 성은(聖恩)에 감격스럽습니다.
그러나 기력이 쇠잔하여 행보를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원하건대, 널리 법륜(法輪)을 열어서 하늘의 복을 뚜렷이 보존토록 하십시오.
승랑이 머리 숙이고 머리 숙입니다.
은혜롭게도 은사(恩賜)를 거듭 내리셔서 보시를 베풀었으니, 실로 어느 것도 복력(福力)의 공에 힘입지 않는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빈천한 제가 재주가 모자라 참으로 후한 예우를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033_0617_b_23L皇帝敬問太山朗和上大聖膺期㩲超逸蔭蓋十方化融無外若山海之養群生等天地之育萬物養存生澄神寂妙朕以虛薄生與聖會隔萬機不獲輦駕今遣使人安車相庶冀靈光迴蓋京邑今幷送紫金數斤供鍍形像綪綾三十疋奴子三可備洒掃至人無違幸望納受必玄鑑見朕意焉僧朗頓首頓首如來永世道風潛淪忝在出家拪心山嶺精誠微薄未能弘匠不悟陛下遠問山川詔命慇懃實感恩旨氣力虛微未堪跋涉願廣開法輪顯保天祚僧朗頓首頓首重惠賜卽爲施設福力之功無不蒙貧道才劣不勝所重

(4) 연(燕) 천자 모용수서(慕容垂書)5)
033_0617_c_16L燕天子慕容垂書
033_0618_a_02L황제가 태산 낭 화상께 삼가 문안드립니다.
신령함의 유서를 맑게 하시어 자비로운 음덕이 백국(百國)에 드리우셨으니, 무릇 함생(含生)으로 혜택을 입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짐이 찬통(纂統)을 이어받아 바야흐로 하(夏)나라의 사업을 가슴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촉(蜀)나라가 우호적이지 못했고 위나라 무제(武帝)는 적의를 품었는데도, 지금까지도 두 도적을 평정하지 못했으니, 짐이 어떻게 편안함을 얻겠습니까?
또 원융(元戎)이 군사를 일으켜 이를 정벌하여 난리를 일소하였습니다. 지인(至人)께서는 영명하게 통하시므로 권도(權道)에 따라 교화를 가르쳐 주시니, 부디 군대를 일으켜 칼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사해(四海)가 모두 굴복하여 그 마음을 굽혀서 지성(至誠)으로 돌이키기를 원하오니, 오래도록 공경하는 일을 어찌 그치겠습니까? 지금 사자를 시켜 관청의 비단 100필, 가사 3벌, 비단실 50근을 보내 드리오니, 부디 국사(國事)를 축원해 주신다면 실로 다행이겠습니다.

- 답연주모용수서(答燕主慕容垂書:연 천자 모용수의 글에 답함) 석승랑(釋僧朗)
승랑이 머리 숙이고 머리 숙입니다.
능인(能人)께서 세상에 임하시매, 뛰어난 규범이 멀고 아득합니다. 광명을 펴고 도리로 교화하여 사해를 융화하여 다스렸습니다.
빈천한 제가 법복을 입고, 도를 맛보며 산속에서 가르침을 익히는데, 어찌 조칙을 이어받아 국난에 자문할 수 있겠습니까? 왕자(王者)가 계획을 품고서 6합(合)을 통일하였으니, 큰 것이 작은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은 예부터 늘 행하는 인륜입니다. 해바라기가 태양을 따라 기울고 나는 것은 용봉(龍鳳)을 근본하니, 황제의 은택이 고루 융화되면 군생이 우러러 볼 것입니다. 폐하께서 고명하시다면, 어찌 복종하지 않을 것을 생각하겠습니까?
빈천한 제가 숲 속에서 가난하게 사는데, 은사(恩賜)를 내리심이 너무 과분합니다.
승랑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17_c_17L皇帝敬問太山朗和上澄神靈緖慈蔭百國凡在含生孰不蒙潤朕承籍纂統方夏事膺昔蜀不恭魏武含慨今二賊不平朕豈獲安又元戎剋興征掃暴亂至人通靈隨權指化願兵不血刃四海混伏委心歸誠久敬何今遣使者送官絹百疋袈裟三領緜五十斤幸爲呪願僧朗頓首頓首能人御世英規遐邈光敷道化融濟四海貧道忝服道味習教山林豈惟詔旨諮及國難王者膺期統有六合大能幷小自是常倫葵藿之傾太陽飛步之宗麟鳳皇澤載融群生繫仰陛下高明何思不服貧道窮林蒙賜過分僧朗頓首

(5) 남연(南燕) 천자 모용덕서(慕容德書)6)
033_0618_a_09L南燕天子慕容德書
033_0618_b_02L황제가 태산 낭 화상에게 삼가 문안드립니다.
집안이 많은 환난을 만나 재난이 이어서 닥쳤습니다. 예전에 건희(建熙:前燕 慕容璋의 연호) 때에 서월에 왕실을 두고 무왕에 의지하여 중흥하였습니다. 신무(神武)가 세상을 다스려 동하(東夏)를 크게 열고서 구역을 가르자, 원근을 불문하고 모두 소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천하가 매우 다행으로 여겼으나, 하늘에서 재난을 잊지 않아 무왕(武王)이 세상을 뜨자 영강(永康:後燕 慕容寶의 연호) 초기에 서쪽이 기울고 동녘이 흩어졌습니다.
경화(京華)의 주상이 월(越)나라를 개척하매 매번 영궐(靈闕)을 생각하고는 감영에 병풍을 둘러치고 울었습니다. 짐이 덕이 없이 전쟁이 어지럽고 백성이 흩어지는 때에 태어나, 천록(天祿)을 이은 지 얼마 안 되는데도 다행히 화상의 큰 은혜를 입어 신기(神祇)의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자를 시켜 비단 100필을 보내 드리며, 아울러 동제왕(東齊王)에게 부탁하여 봉고(奉高:山東 泰安府)와 산임(山荏:山東 長淸縣 동북 쪽)의 두 고을을 봉록으로 공급하겠습니다. 글로는 뜻을 다하지 못하겠으니, 짐의 마음을 이로써 헤아려 주십시오.

- 답남연주모용덕서(答南燕主慕容德書:남연 천자 모용덕의 글에 답함) 석승랑(釋僧朗)
승랑이 머리 숙이고 머리 숙입니다.
폐하가 용포를 날리며 백국을 통솔하여 다스리니, 천지가 풍요롭고 황제의 은택에 부축받고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고감(高鑒)을 잘 헤아려 일반 백성들에게 은혜를 내리니, 바야흐로 탕평(蕩平)을 기약하는데 어찌 한결같지 않음을 근심하십니까?
폐하께서 삼보를 신봉하며 성지(聖旨)를 특히 융성케 하실 것을 생각하시나, 빈천한 저는 선정을 익히며 깊은 산속에서 고요히 음미하며 머무는데, 어찌 이 같은 자리에 임할 수 있습니까? 또 백성을 거느려 영찰(靈刹)을 이룩하여 불상의 복을 기린다면, 명보(冥報)에 귀의함이 있을 것입니다.
승랑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18_a_10L皇帝敬問太山朗和上遭家多難禍屢臻昔在建熙王室西越賴武王中興神武御世大啓東夏極拔區域遐邇蒙蘇天下幸甚天未忘災武王卽晏永康之始西傾東蕩京華主上播越每思靈闕屛營飮淚朕以無德生在亂兵遺民未幾繼承天祿幸和上大恩神祇蓋護使者送絹百疋假東齊王奉高山荏二縣封給書不盡意稱朕心焉僧朗頓首陛下龍飛統御百國天地融溢皇澤載賴善達高鑑惠濟黔首蕩平之期何憂不一陛下信向三寶恩旨殊隆貧道習定味靜深山豈臨此且領民戶興造靈剎所崇像福冥報有歸僧朗頓首頓首

(6) 진(秦) 천자 요흥서(姚興書)7)
秦天子姚興書
황제가 태산 낭 화상에게 삼가 문안드립니다.
신명을 올곧이 하고 도를 실천하시어 아름다운 명성을 드날려 세상을 비추었습니다. 매번 그 명성이 멀리까지 드날려 언제나 멈추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짐이 서하(西夏)에 도읍을 정하고 커다란 계획으로 제도할 것을 생각하나, 지금까지 관문을 평정하지 못하고 국사(國事)가 우왕좌왕하였는데, 이미 원융(元戎)을 이기도록 명하여 이락(伊洛)을 편안케 하였습니다. 이에 동쪽을 봉하여 순성(巡省)을 만나게 되었으니, 영장(靈仗)의 위엄에 의지하여 반드시 가르침을 얻고자 합니다.
지금 사자를 시켜 금부도(金浮圖) 3급(級)과 경전 1부와 보대(寶臺) 1좌를 보내 드립니다. 바라건대 부디 현감(玄鑑)8)에다 짐의 뜻을 비추어 주십시오.
033_0618_b_03L皇帝敬問太山朗和上懃神履道飛聲映世休問遠振常無已已朕京西夏思濟大猷今關未平事唯左右已命元戎剋寧伊洛冀因期會東封省憑靈仗威須見指授今遣使者送浮圖三級經一部寶臺一區庶玄鑑照朕意焉

2) 여임법사서(與林法師9)書:임 법사에게 보내는 글) 진(晋) 왕흡(王洽)10)
033_0618_b_10L與林法師書 晉王洽
033_0618_c_02L왕흡이 머리를 조아리며 아룁니다.
가르침이 유래하는 것은 반드시 만물이 깨닫지 못한 것을 창달하려는 데 있으며, 만물이 통하는 까닭은 스승을 바탕으로 하여 얻습니다. 비록 심원한 근원[玄宗]이 심원하여 신묘한 이치가 깊고 그윽하지만, 이를 깨달을 수 있는 것 또한 본디 간단하고도 알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르는 곳은 멀다고 해도 반드시 가까운 말을 빌어서 밝혀야 하며, 이치는 비록 어둡더라도 반드시 밝은 비유로써 이를 징험해야 합니다.
처음 베푸셨던 말씀은 천 년 사이에 얻을 수 있으며, 그 끊어지려는 뜻은 하루아침에 깨우칠 수 있습니다. 지금 본무(本無)에 대한 말씀도 뜻을 간략히 하고 사례를 갖추었으니, 경전마다 이를 밝힌 예가 참으로 많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정미한 말을 이루는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려운 것으로, 이치가 지극한 경지에 이르는 것은 그것에 통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 어찌 통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차이나는 학설을 이어서 넓히겠습니까?
마침내 공과 유에 관한 담론이 어지럽고도 다르게 하였으니, 후학에게 의심을 남기니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지금 도를 행하는 목표는 색(色)과 공(空)을 두루 통하여 펴려는 것으로 참으로 이치가 맑디맑습니다. 그러나 경문(經文)에 상세하지 못하니, 어찌 밝은 이치가 있다고 하겠습니까?
혹 현상을 초월한 데서 얻는 데도 유추하여 펼 수 있겠습니까? 지금 여러 경전이 매우 많지만 비유하는 바는 멀지 않은데, 어찌 분명하게 쉽게 말할 수 있는 한마디가 없겠습니까? 옛사람이 이르기를, “성인의 말씀으로 사람을 부릴 수 있으나 미덥게 할 수는 없다”고 하였으니, 경문에서 징험해 보더라도 어찌 해석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때문에 몇 가지 일을 여쭈니, 삼가 좋은 가르침을 듣고 의심을 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왕흡이 고개를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18_b_11L洽稽首和南夫教之所由必暢物之所未悟物之所以通亦得之於師資雖玄宗沖緬妙旨幽深然所以會之者固亦簡而易矣是以致雖遠必假言以明之理雖昧必借朗喩以徵之故夫殆墜之旨可得之於千載將之趣可悟之於一朝今本無之旨略例坦然每經明之可謂衆矣然造精之言誠難爲允理詣其極通未易豈可以通之不易因廣異同之說遂令空有之談紛然大殊後學遲莫知所擬今道行指歸通敍色空甚有淸致然未詳經文爲有明旨耶或得之於象外觸類而長之乎今衆經甚多或取譬不遠豈無一言昭然易喩古人有云聖人之言可能使人信之不可能是以徵之於文未知所今故諮其數事思聞嘉誨以啓其洽稽首和南


3) 남제황태자11)예불원소(南齊皇太子禮佛願疏) 심휴문(沈休文)
033_0618_c_08L南齊皇太子禮佛願疏 沈休文
033_0619_a_02L유세차(維歲次) 모년 모월 삭일(朔日)에 제자 황태자 아무개가 머리 숙여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과 일체 성현들에게 아룁니다.
지극한 이치는 기릴 수 있으나 반드시 정성을 정각에 의지하고 신묘함이 지극한 것은 느끼는 것이 있으나, 그런 후에 신앙을 진여에 돌린다. 그런 연후에 눈앞에서 증득을 얻게 되고, 당일에 이 같은 징험을 얻게 됩니다. 지난 해 진한(晋漢)의 황제께서 잠시 식사를 결하시고 잠깐 건행(乾行)12)을 폐하자, 사해가 놀라고 백사(百司)가 전전긍긍하였습니다.
휘(諱)가 역겁 이래로 다행히도 숙세의 좋은 연으로 왕가에 생을 보태고 여러 후사[儲嗣]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제자의 마음이 갑절로 초조하기에, 금문(禁門)의 새벽이 열리면 아침 문안을 드리고, 침전의 문이 일찍 열리면 선부 총재의 방문을 받으며 삼가 독원(獨園)에 식목하면서 가슴 깊이 예배하였습니다.
가람과 정사에서 온 몸을 바쳐 예배하니 그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였으니, 백신(百神)이 에워싸고 만복(萬福)이 이르렀습니다. 일찍이 숙세(宿世)를 믿지 않았으나 성스러운 몸이 더욱 조화로우니 어찌 삼보의 특별한 자비와 10호(號)의 법력(法力)이 아니겠습니까? 이미 하늘이 그 마음이 바라는 것을 따라 참으로 결과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지금 숭정전(崇政殿)에서 천승법회(千僧法會)를 받들고 나서, 백여 분의 스님들은 8관재(關齋)를 시행합니다. 또 두 사람의 선비를 제도하여 한날한시에 출가시켰습니다. 오직 이와 같은 공덕에 연유하여 황제 폐하를 받들어 수명이 남산과 같이 장구하시고, 햇수가 북극성과 같이 길이하시기를 바랍니다.
도는 농헌(農軒)13)보다 무성해지고, 덕은 요순(堯舜)보다 높게 하시되, 상계(上界)로는 8만 겁을 기약케 하시고 하방(下方)에서는 7백 대의 복이라도 비할 바가 못 되게 하십시오. 원양(元良:태자를 대신 일컫는 말)의 지위에서는 길이 부모 슬하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고, 상사(上嗣)의 처소에서는 가슴에 품는 사랑을 길이 보전케 하소서.
이 같은 법전(法田)으로 중궁의 황후 전하를 받드니, 복이 선업에 따라 이루어져서 미치지 못하는 바가 없을 것입니다. 천모(天母)의 덕은 두텁게 실어 더 보탤 것이 없으니, 임사(任姒)의 성대함이 곤의(坤儀)로 어찌 짝할 수 있겠습니까? 이 자리에 오지 못한 여러 왕비 주궁(主宮) 및 액전(掖殿)의 빈방(嬪房), 미래의 인연과 과거의 권속들도 이 날을 함께하여 이와 같은 자비에 참여케 하소서.
또 널리 고통을 쌓아가는 아귀와 죄를 받는 축생이 3도(途)의 8난(難)과 6도의 10악(惡)과 물과 뭍의 움직이는 것과 산자락에 둥우리를 틀고 나는 것과 습생(濕生)과 화생(化生)과 유상(有想)과 무상(無想)들까지 모두들 오늘의 자비로움에 의지하여 널리 업을 씻게 하소서.
사람과 천상이 다 같이 섭수(攝受)하고, 유계(幽界)와 현계(顯界)가 다 함께 증명하는, 대중의 힘에 의지하여 모두 해탈의 나루터를 건너게 하소서. 삼가 적습니다.
033_0618_c_09L維年月朔日弟子皇太子諱稽首和南十方諸佛一切賢聖夫至理可祈憑誠於正覺極妙有感乃歸仰於眞然後取證現前獲驗茲日去歲皇帝暫虧御膳小廢乾行四海震遑司戰竦諱歷劫多幸夙世善緣忝生王家叨守儲嗣臣子心地倍用焦迫禁門旦啓欣問豎之安寢城扉早闢訪膳夫之宰祇樹獨園伏膺下拜藍精舍繞足頂禮百神儆衛萬福具曾不信宿聖躬和愈豈非三寶之弘慈十號之法力旣而天從心欲願克果今於崇正殿奉還法會千僧仍留百僧八關行道又度二士同日出家惟願藉此功德奉資皇帝陛下壽與南山共夂年將北極俱長道懋農軒德高堯舜上界八萬之劫可期下方七百之祚未擬元良之位長守膝下之歡上嗣之所永保懷䄂之愛茲法田奉中宮皇后殿下福履攸善無思不屆天母之德厚載不能加姒之盛坤儀寧足疋未及諸王妃主宮掖嬪房未來因緣過去眷屬竝同茲辰預此慈善又普爲積苦餓鬼罪畜生三途八難六道十惡水陸蠢山藪翾飛濕生化生有想無想藉今日慈悲咸簉浣濯人天攝受幽顯證明庶憑衆力共相津濟謹疏

4) 사신원소(捨身願疏) 심씨(沈氏)
033_0619_a_14L捨身願疏 沈氏
033_0619_b_02L우바새(優婆塞) 심군(沈君)14)이 시방세계 3세의 모든 부처님과 본사(本師) 석가여래와 안양국(安養國)의 아미타세존 운운하시는 분들, 일체의 모든 성인들과 오늘날 진도(塵道)와 세속의 여러 대덕들에게 아룁니다.
그 형체는 고정된 형질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온갖 연(緣)으로 뭉쳐지며 4미(微)15)가 같지 않고 풍대(風大) 또한 다릅니다. 이를 갈라서 떠나면 원래 한 물건이 아니니, 연간(燕肝)과 초담(楚膽)으로도 비유할 수 없습니다.
생각을 고요히 하여 나를 구하더라도 얻는 때가 없으니, 이같이 혼탁함만 쌓이는 것이 반복하여 생겨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한 생각으로 구차하게 합하더라도 일찍이 옮겨가는 때가 없었으니, 관습에 방해를 받아 방탕해져서 도리어 길을 잃고 헛되이 손가락을 공(空)이라 가리키며 이를 유(有)라 이름하곤 하였습니다.
자신을 넉넉히 하고자 만물을 해치면서, 낮과 밤을 쉬지 않고 몸 바깥의 재물만 모아서 그 욕심을 채우고, 자기 것 아닌 몫을 끌어다가 사치를 하는 데 썼으니, 어찌 이처럼 살갗을 따뜻이 하고 배를 채우는 것뿐이었겠습니까?
적협(積篋)과 영장(盈藏)을 보아도 일찍이 체득하지 못하고, 조포(俎庖)가 넘쳐서 실컷 먹어 도리어 버리니, 일찍이 율백(栗帛)에 따르되 그 같은 일이 자신에 기인하는 것이 아님을 모르고 검수(黔首)만 수고롭게 하면서 그 몫을 함께하였는데, 떼는 것은 많이 하고 함께하는 것은 적게 하는 것이 참으로 평등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러면 나에게 만약 이유가 있다고 해도 물건이 어찌 넉넉하겠습니까?
어진 이의 마음은 이와 같아서는 안 되며, 다른 이의 재물을 침탈하는 것을 세간에서는 ‘도둑’이라 이르는데, 도둑 가운데 이보다 심한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유계(幽界)와 현계(顯界)를 찾아보더라도 옳다고 할 만한 것이 한 가지도 없습니다.
군(君)으로서 우러러16) 상황이 도래함을 의지하여 오랫동안 휴운(休運)을 탔으니, 옥립(玉粒)으로 아침에 불을 때고 화촉으로 밤을 밝혔습니다. 이 이래로 지금까지 30년을 거쳤으니, 마침내 장복(長服)과 관면(冠冕)으로 나라의 영화를 얻으며, 봉토를 받아서 가업을 이었습니다. 그 몸을 윤택하게 채우고, 경사(慶事)가 노복과 처첩까지 흘렀는데, 집안이 극빈한 것이 아니며 봉록(俸祿)에는 겸금(兼金:보통 금을 두 배로 더한 양질의 금)이 있습니다.
추위를 이기는 데는 무거운 갖옷에 그치지만 장롱에는 여벌의 옷을 넣어 두었고 겨울밤에 이미 비단 장막을 둘러쳤으나 침상에는 두터운 이부자리를 덮었으니, 이 이래로 사치를 늘린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비록 저들 호족과 같이하여도 그 누추함이 심한지라, 바야흐로 여러 누실(窶室)을 많이 세우기까지 하였습니다. 마침내 이와 같은 것이 무상(無常)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부처님을 섬기면서부터입니다. 마음에 지닌 것을 저버리고 도량을 빛내야 하나, 추위와 굶주림의 곤궁함이 절실하게 걱정스러워 주(州)와 현(縣)마다 법음(法音)을 가득 펼쳐 경전의 인연을 알리기 어려웠습니다.
응당 역량에 맞고 일에 따라서 하루아침에서 한 해 동안 해야 하며, 눈과 골수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흠모의 정을 가벼이 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을 덜어서 남을 넉넉히 하는 것은 갑작스럽게 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널리 생각하고 은혜를 깊이 하며, 은미한 것을 쌓아서 현저하게 드러나게 되고자 맹서합니다. 보시의 길과 단월(檀越)의 문을 혹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량(大梁) 천감(天監) 8년 세차(歲次) 현효(玄枵:星次의 이름으로 虛宿에 해당한다.) 은조(殷鳥)가 협종(夾鍾:2월)을 지나는 달 18일에 새로이 이룩한 장릉(蔣陵)17)의 황택(皇宅)에서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오니, 흡사 기원과 같았습니다.
마음을 쉬는 상품의 선비가 모두 백여 분이시니, 비록 과일은 암원(菴園)18)에 미치지 못하고 마실 것은 향국(香國)19)의 것이 아니더라도, 야립(野粒)과 산채를 가져다 먹거리로 충당하면서 아울러 몸을 보하고자 입거나 쓰는 물건 117가지를 버렸습니다. 미약하나마 스스로 이러한 것을 버려서 지금 계시는 스님들을 받들고자 합니다.
집안의 괴로운 근심은 도마로 자르는 것이 절실하지 않은데, 흩어서 재계하면 형체가 초연해집니다. 꿈틀대는 저 중생도 모두 불성(佛性)이 있으니, 머리칼을 베어내고 수염을 자르는 것에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도 이러한 길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연(緣)과 업(業)이 서로 어긋나고 세속의 진리가 번잡해지니, 그 형체를 바꾸고 문식을 고치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8지(支)를 열고, 저 청신사를 인도하여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다 함께 부처님께 출가하나이다.
이단의 가르침을 넓히는 것에 근본을 두어 매사가 승가의 법도가 아니었습니다. 이리하여 세간의 정(情)과 어긋나서 다 함께 이 길에 미혹되었으니, 허리 숙여 이름난 스님을 불러 대궐의 남아 있는 궁실로 모셨으나, 주인은 고상하게 누워 한당(閑堂)에 편안하게 있으면서 8관재(關齋)를 행한다 하니, 실로 매우 멀리 벗어납니다.
비록 공양하고 시주하는 이 인연이 있더라도 누(漏)를 끊는 업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부터 삼가 스스로 아침부터 내일 아침까지 세속의 누를 버리고 다 함께 ‘선래(善來)의 출가’를 이루고 상덕(上德)을 남겨 은미한 뜻을 이루고자 합니다. 이와 같이 가벼운 인연에 의지하여 내생의 과보를 증득하기를 바라니, 공덕이란 말을 감히 말하지도 못하겠습니다.
033_0619_a_15L優婆塞沈君敬白十方三世諸佛本師釋迦如來安養阿彌陁世尊云云一切衆聖今日道俗諸大賢德夫形非定質衆緣所聚四微不同風大亦析而離之本非一物燕肝楚膽未足爲譬靜念求我無時可得而積此淪生生不已一念儻値曾未移時習相蕩旋迷厥路撗指空呼名之爲豐己傷物日夜靡休蓄身外之財以充其欲攘非已之分用成其侈直溫肌歉腹若此而已哉至於積篋盈藏未嘗登體溢俎充庖旣飫斯棄曾不知粟帛所從事非因己悠悠黔 同有其分離多共寡猶或未均我若有餘物何由足仁者之懷不應若此侵他之財世稱爲盜盜之甚者孰過於斯幽顯推求無一或可君仰藉時來久乘休運玉粒晨炊華燭夜自此迄今歷年三十遂乃服冕榮裂土承家潤盈身已慶流僕妾非懸磬俸有兼金救寒止於重裘笥委餘襲冬夜旣蒙累繭而櫝有嬴自斯已上侈長非一雖等彼豪 其陋已甚方諸寠室所邁寔多悟此非常事由諸佛有懷捨散宜光道場寒困苦爲患乃切布滿州縣難悉經其當稱力因事一旦隨年頭目髓誠難輕慕虧已贍物未易頓行欲廣念深恩積微成著施路檀門或能踐以大梁天監之八年歲次玄枵日殷鳥度夾鍾紀月十八日在於新所創蔣陵皇宅請佛及僧髣髴祇樹息心上士凡一百人雖果謝菴園非香國而野粒山蔬可同屬厭兼捨身資服用百有一十七種微自捐撤以奉現前衆僧夫室家患苦刀俎非剃除蕭散形質超然蠢彼群生咸有佛性不因翦削此路莫由緣業舛互世諦煩記變形改飾卽事爲難開以八支導彼淸信一日一夜同佛出家本弘外教事非僧法而世情乖同迷斯路招屈名僧寘之虛室人高臥取逸閑堂呼爲八關去之實雖有供施之緣而非斷漏之業今謹自卽朝至于明旦排遣俗累一同善來分留上德勖成微志藉此輕因庶證來果功德之言非所敢及

5) 남제남군왕20)사신소(南齊南郡王捨身疏) 심약(心約)21)
033_0619_c_16L南齊南郡王捨身疏 沈約
033_0620_a_02L제자 소왕(蕭王)이 여러 부처님 세존과 도와 덕 있는 대중 스님들께 아룁니다.
색(色)은 원래 형상이 없으며, 촉(觸)은 반드시 공으로 돌아갑니다. 3세가 본디 헛되고 8미(微)도 끝내 흩어집니다. 비록 다시 천지를 진동시키는 위엄을 회복하더라도 끝내는 적멸(寂滅)로 돌아가고, 제(齊)나라 관대와 초(楚)나라 인수의 수려함이 있더라도 티끌에 덮이는 것을 구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욕심도 번거롭기 쉬워서 늘 마음속으로 근심하면서 희사하여 넓히기가 어렵고, 그 행하는 것은 미혹하여 헛된 것을 비춥니다.
제자가 광겁(曠劫)의 인을 심어 금생에 과보를 받았기에, 그림자를 중선(中璇)22)에 의탁하고, 꽃은 날마다 이채롭고 옥조(玉組)와 숙우(夙紆)가 총총이 무성하게 일찍 피어납니다. 난지(蘭池)와 자연(紫燕)에 깃들어 한가로이 흔들리고, 보장(黼帳)과 취유(翠帷)의 장식은 중침(中寢)에서 빛나는데, 마음의 근원을 이어서 막고 정로(情路)를 밝히지 않으니, 식(識)은 함께 잊는 것만 못하고 도리는 독오(獨悟)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5기(氣:雨暘懊寒風)를 조화롭게 하여 6신(神:부처님의 6신통)을 다스릴 수 없어서 더위와 서리가 때로 어긋나고, 바람과 이슬이 때에 어긋납니다. 옷자락을 상보에 펴고 묘각(妙覺)에 진심을 의지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삼가 육신 이외의 것은 모두 희사하오니 무릇 118가지이온데, 지금 당연히 경위(經衛)가 일찍이 다스려지고 관부에서 주는 것이 때에 따르게 하여야 합니다. 온갖 복이 구름같이 모이고 온갖 재앙을 떨쳐 버리니, 북극을 바라보면 항상함이 있고 남산을 쳐다보아도 늘 영원합니다.
또 신거(宸居)에 보우(寶祐)를 내리니 하늘을 본받아 고루 경사지게 하시며, 소양(小陽)이 복덕을 나누니 여일(儷日)이 이어서 쉬며, 비빈(妃嬪)마다 상서로운 부록(符籙)을 드러내고 황지(皇支)가 한 해의 복을 넓히기를 바랍니다.
보좌를 공경스럽게 꾸며서 장엄하게 보배로운 장막 속에 두고, 우러러 이어서 마음을 쉬고 깨끗한 믿음으로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이와 같은 넓은 서원을 도와 뿌리 깊은 의심을 밝게 증명하소서.
자못 정화(禎和)를 내리심에 신령한 감응을 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윽한 길이 어두운 것이 아니니, 그것을 찾는데 어그러지지 않을 것입니다.[편목의 배열은 『양고승전』에 나와 있다.]
033_0619_c_17L弟子蕭王上白諸佛世尊道德僧衆夫色固無象觸必歸空三世若假微終散雖復迴天震地之威窮於寂齊冠楚組之麗靡救埃壤而嗜欲易繁每疚心術捨施難弘用迷假照弟子樹因曠劫嚮報茲生託景中琁聯華日釆玉組夙紆蕃麾早建蘭池紫燕之乘擾於外閑黼帳翠帷之飾光於中寢徒以心源承滯情路未昭識謝兼忘理慚獨悟不能叶調五氣綏御六神霜暑或褰風露時舛是以敷襟上寶拪誠妙覺敬捨肌膚之外凡百一十八種當令經衛夙理府給時順萬祉雲翔百妖霧滌望北極而有恒瞻南山而同永又願宸居納祐則天均慶少陽分福儷日承休儲妃闡膺祥之符皇支廣惟祺之祚敬飾崇甍嚴置寶幄仰延息心旁旅淸信勖茲弘誓證其幽疑庶可以感降禎和招對靈應玄塗匪昧要之無爽篇首摽列有梁高依

6) 제경중행참회원문(諸經中行懺悔願文)
諸經行懺願文
「제경행참원문(諸經行懺願文)」에 의하면, 6조는 그 글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의 「회죄편(悔罪篇)」에서의 「양진제의경참원문(梁陳帝依經懺願文)」이 바로 이것이다.
第六無其文於下悔罪篇中有梁陳帝依經懺願文應是

7) 천승회원문(千僧會願文) 심휴문(沈休文)23)
033_0620_a_15L千僧會願文
033_0620_b_02L제자 심약이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과 시방의 여러 대성과 오늘날 여기로 현전(現前)하신 대중 스님들에게 아룁니다.
삼계는 유(有)가 아니고 5음(陰)도 본디가 무(無)일진대, 4도(倒)와 10전(纏)에 서로 화합할지라도 모두가 번갯불 같습니다. ‘순간’에서 만겁(萬劫)을 휘두르니 언덕과 늪이 바뀌어 묻히고, 끝내 떠돌다 고해의 기슭으로 빠져 듭니다. 미혹의 갈래가 참으로 멀어서 고해에 빠져서 약상(弱喪)24)이 돌아갈 것을 잊으니, 구구한 일곱 자 몸뚱이의 헛됨을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이목의 감각을 초월한 것을 공허한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의지하여 돌아가지 않고, 믿어서 받아들이지 않으니, 살아 있는 영령이 한번 시들면 다시 얻는 것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을 돌보고 스스로 측은히 여기면서 더할 나위 없이 실천에 임하는 것입니다.
지성(至聖)께서 적멸을 거두어 찾을 만한 자취가 없으나, 오로지 연(緣)에 따라 감응하여 오직 만물을 제도하는 일만 행합니다. 발우를 들고 편안히 걸으며 저 기원으로 나아가니, 표준을 바꾸지 않고 중생에게 복을 내리시니, 남아 있는 향기로운 법은 우뚝하여 변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난 여름 질병에 걸리자, 황제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깊이 염려해 주시는 은혜를 내려 이로써 달이 저서(徂暑)에 머물고 해가 병인(丙寅)의 간지에 있을 때, 그 사택에다 천 분의 스님들을 우러러 모시고 보시를 넉넉히 하여 그 한계를 알지 못하였으니, 이미 신기(神祇)의 넓은 덕을 받들었습니다.
또 스스로 가재(家財)를 다하리라 생각하고 천 명을 채웠으니, 아무리 애쓰더라도 개인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윽고 일을 원만히 하여 혹 쉽게 충당하게 되었는데, 초당(草堂)의 약(約) 법사께서 산사에 머무시며 운영을 하시면서, 여덟 번 법회 가운데 한 번을 상정림사(上定林寺)에 삼가 의지하여 법주(法主)를 맡으셨습니다.
이번 달 29일 열 번째 법회 때에는 백 명의 스님들을 전려(田廬)로 모셨습니다. 복을 널리 일으키지 못하고도 경전의 가르침을 들었습니다만, 마음의 길이 분명해짐이 이보다 더욱 낫습니다. 무릇 한 줌의 보시라도 하면 미래의 업을 증득하리니, 참으로 성주(聖主)에게 귀의하는 데는 보시의 크고 작음이 없습니다.
원컨대 시방세계에 이러한 서원을 다 함께 밝히고자 하오니, 어찌 하늘의 보살핌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겠습니까? 대체로 약소한 것으로 정성스런 마음을 의탁하고자 이같이 아룁니다.
033_0620_a_16L弟子沈約上白十方諸佛十方諸大聖今日見前衆僧三界非有五陰皆四倒十纏共相和合一切如電萬劫於俄頃丘井易淪終漂沈於苦迷塗遂遠溺喪忘歸區區七尺莫知其假耳目之外謂爲空談靡依靡歸不信不受生靈一謝再得無期所以撫心自惻臨踐非譬者也至聖凝寂無迹可尋緣應所感事惟拯物持鉢安行出彼祇樹不逾停午以福衆生芳塵餘法峨然未改約以往夏遘罹痾疾帝上哀矜深垂愍慮以月次徂暑日在丙寅仰會千僧於其私隆慈重施弗知所限旣已奉祇洪德又思自罄家財一擧盈千力難私辦稍而後滿事或易充草堂約法師於所住山寺爲營八集其一仰憑上定林寺祐法主今月二十九日第十會集百僧於所創田廬福不唐捐聞之經訓心路皎然又過於此凡有涓毫應證來業無巨無細咸歸聖主仰願十方共明此誓豈足少酬天眷蓋以微寄誠心云爾

8) 사월팔일도인출가원문(四月八日度人出家願文:사월팔일 도인이 출가를 발원하는 글) 양 간문제(簡文帝)
033_0620_b_16L四月八日度人出家願文 梁簡文
033_0620_c_02L제자 소강(蕭綱)이 오늘 재법을 이룩하여 법회를 여는 공덕 인연으로 시방 진허공계(盡虛空界)의 일체 제불(諸佛)에게 귀의하오며,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존법(尊法)에 귀의하오며,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성승(聖僧)에게 귀의합니다.
『열반경』의 말씀을 들으면 몸이란 물을 자르는 것과 같아서 자를 때마다 다시 합해지는 것이니, 이 몸이 부정하여 아홉 개의 구멍이 늘 멋대로 흐르는데, 범부와 어리석은 사람은 일상적인 행위를 맛들여 집착하므로 어리석은 나찰이 그 가운데서 멈춰 선다고 합니다.
다시 『서응경(瑞應經)』에서는 “사문이 도를 행할 때는 집안과 처자식을 버리고 애욕을 버리고 6정(情)을 끊으며, 계율을 지키면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청정하게 일심(一心)을 얻을 때 만 가지 삿됨이 소멸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일심(一心)의 도(道)를 ‘나한’이라 일컬으니, 성색(聲色)도 그 마음을 물들이지 못하며 영예로운 자리도 그를 굴복시키지 못하며 대지와 같이 움직이기 어려운지라, 이로써 괴로움과 근심을 피합니다. 그래서 은혜의 감옥을 벗어나면서, 경박한 세속에 어려움을 주지만 선을 닦아 가는 비구는 그 복이 깊고 무거음을 알게 됩니다.
제자가 이 같은 인연으로 오늘 사람을 득도하여 출가시키니, 원하옵건대 일체의 6도(道)와 4생(生)마다 늘 애욕을 여의고 영원히 무명의 뿌리를 뽑아서 어두운 미혹을 제거하면서 마음으로 반야의 지혜를 닦으며, 발로는 경륜(輕輪)의 광명을 밟고, 입으로는 현수(懸殊)의 변재(辯才)를 이루며, 인욕의 투구를 쓰고 지혜의 칼을 쥐며 보살의 수레를 타면서 여래좌(如來座)에 앉아서 전박(纏縛)에 매인 것을 풀어 젖히되, 얼굴과 머리가 빛나고 계율의 선인(善因)을 맑고 밝게 하소서.
그 이후의 과보가 높고 무거우며 과업(果業)이 모두 뛰어나며, 법장(法藏)을 받아 지켜서 부처님의 참다운 제자가 되어 일체의 도행(道行)을 모두 행하며, 일체의 큰 서원을 잠시라도 쉬지 않게 하사이다.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제불께 우러러 발원하옵고,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존법에게 우러러 발원하옵고,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성승에게 우러러 발원하오니, 모두 밝은 증득을 더해 주십시오.
다시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여러 천신들에게 우러러 발원하옵고,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여러 신선들에게 우러러 발원하옵고,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총명하고 정직하며 일체 중생을 보호하는 선신(善神)에게 우러러 발원합니다.
또 오늘 현전하신 유계와 현계의 대중에게 발원하오니, 모두 밝은 증득을 내려 주십시오. 오늘날 이렇게 서원하노니, 제자 소강이 이렇게 소원하는 대로 보리(菩提)의 원력이 원만해지며, 일체 중생이 모두 이렇게 소원하는 대로 성취하게 하사이다. 이렇게 발원하며 모두 한 번 절합니다.
033_0620_b_17L弟子蕭綱以今日建齋設會功德因歸依十方盡虛空界一切諸佛依十方盡虛空界一切尊法歸依十方盡虛空界一切聖僧竊聞涅槃經身如畫水隨畫隨合是身不淨孔常流凡夫愚人常行味著愚癡羅剎止住其中又如瑞應經言沙門之爲道也捨家妻子捐棄愛欲斷絕六守戒無爲其淸淨得一心者則萬邪滅矣一心之道謂之羅漢聲色不能染榮位不能屈難動如地以免憂故知出恩愛獄薄俗爲難善來比其福深重弟子以此因緣今日度人出家願一切六道四生常離愛欲永拔無明根削遣闇惑心修習波若足踐輕輪之光口說懸殊之辯忍辱鎧秉智慧刀乘菩薩車坐如來結纏披解頂相光明戒因淸白報尊重所有果業皆悉勝出受持法藏爲佛眞子一切道行皆悉能行切大誓不休不息仰願十方盡虛空界一切諸佛仰願十方盡虛空界一切尊法仰願十方盡虛空界一切聖咸加證明又仰願十方盡虛空界一切諸天仰願十方盡虛空界一切諸仙仰願十方盡虛空界一切聰明正直守護一切善神又願今日現前幽顯大衆咸加證明今日誓願使弟子蕭綱得如所願滿菩提願一切衆生皆悉隨從得如所願願皆禮一拜

9) 팔관재25)제서(八關齋制序) 양 간문제
033_0620_c_24L八關齋制序 梁簡文
033_0621_a_02L5택(宅)26)은 미혹되기 쉽고 4류(流)27)는 그 흐름을 멈추지 않으니, 업이 움직이며 마음이 흩날려 6정(情)이 떠돌며 애욕만 불타오른다.
스스로 진공(眞空)을 깨닫기 힘든 사람에게는 영주(靈珠)를 비추고, 신명이 묘한 경계를 인연으로 하여 교화하지 못한 이에게 자비의 뿌리를 쌓더라도 이 네 가지 마군을 물리쳐 이 열 가지 선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지금 늘어선 처마가 엄숙하고 높은 당우가 우뚝한데다, 향(香)에서는 6수(銖)의 향내를 토하며 그 연기마다 오색이 영롱한데, 두 눈으로 금용(金容)을 보고 두 귀로 옥운(玉韻)을 머금으니, 마음이 다른 것에 물들고 몸으로 공경히 하지 못함을 용납함이 없다. 원궁(鴛宮:원앙 장식을 한 화려한 궁전)에서 서로 의지하고 양각(羊角)28)과 힘을 같이할지니, 이 마음의 독사를 억제하고 이 술 취한 코끼리를 눌러야 한다. 아래와 같이 법도를 제정하니, 모두 듣고서 생각하여 힘쓰라.
삼가 8관재의 제도에 관한 조항은 아래와 같다.
경책(警責)하여도 잠을 깨지 못하는 경우, 벌로 스무 번 절하고 나서 향을 지피고 경계(經界)를 세 번 듣는 것이 첫 번째 조항이다.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선방을 나가는 경우, 벌로 열 번 절하는 것이 두 번째의 조항이다.
외출하여 3계경(契經)29)을 암송하는 시각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경우, 벌로 열 번 절하는 것이 세 번째의 조항이다.
옆 사람이 잠을 자는데 유나(維那)30)가 다가와도 말해 주지 않는 경우, 벌로 열 번 절하는 것이 네 번째의 조항이다.
옆 사람이 잠을 자는데 사사롭게 이를 숨겨서 유나에게 말하지 않는 이가 있는 경우, 벌로 열 번 절하는 것이 다섯 번째의 조항이다.
유나가 잘 살피지 못하여 규제를 어기는 사람이 있어도 이를 규찰하지 못하다가 대중에게 발각되는 경우, 유나는 벌로 스무 번 절하는 것이 여섯 번째의 조항이다.
향로를 받들고 세 번 들어야 하는데, 백번과 흑번의 유나가 다시 규찰하되 만약 숨기는 것이 있는 경우, 벌로 스무 번 절하는 것이 일곱 번째의 조항이다.
경음(經音)을 들으면서 끝내 합창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벌로 열 번 절하는 것이 여덟 번째 조항이다.
신고를 하는데 순서를 어기는 경우, 벌로 열 번 절하는 것이 아홉 번째의 조항이다.
신고를 하는데 흑번과 백번에 어긋나는 경우, 벌로 열 번 절하는 것이 열 번 째의 조항이다.
033_0621_a_02L夫五宅易昏四流不泊業動心風漂愛焰自非識達眞空照靈珠於難神緣妙境蓄慈根於未化無以卻此四魔登茲十善今列莚肅靖高宇閑邃香吐六銖煙浮五色目睹金容飡玉韻無容使情緣異染形不肅恭類倚於鴛宮同力於羊角宜制此心祛斯醉象立制如左咸勉聽思條八關齋制如左 睡眠籌至不覺罰禮二十拜擎香鑪聽經三契出不請刺罰禮十拜 出過三契經不還罰禮十拜 鄰座睡眠維那至而不語者罰禮十拜 鄰座睡眠私相容隱不語維那者罰禮十 維那不勤聽察有犯制者卽糾擧爲衆座所發覺者維那罰禮二十拜 擎香鑪聽經三契白黑維那更相糾察若有阿隱罰禮二十 聽經契終有不唱贊者罰禮十拜 請刺無次第罰禮十拜請刺白黑刺有誤者罰禮十拜

10) 위인작조사소(爲人作造寺疏) 양 간문제
033_0621_a_23L爲人作造寺疏 梁簡文
033_0621_b_02L영주(酃州)의 아무개가 아룁니다.
삼가 수달(須達) 장자가 땅에다 금을 깔아31) 급고독원(給孤獨園)에 정사를 세웠으며, 영석 선인(影石仙人)32)이 이월(離越)에다 가람을 조성하였으니, 일은 세속을 벗어나고 마음은 참된 것의 밖에 의지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단지 사방으로 번뇌와 미혹으로 얽매여 선법의 근원을 버리면서 진구(塵垢)를 씻을 수 없게 하는데다 5탁(濁)이 겹겹이 쌓여졌는데, 지혜의 칼이 아니라면 어찌 휘두를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저들 젖은 땔나무를 불쌍히 여기고,33) 이들 새는 그릇들[滴器]34)을 가련히 여깁니다.
지금 영주의 모산에다 시방의 승가를 위해 초제사(招提寺)를 건립하오니, 교원(郊原)을 등지고 성치(城雉)35)를 마주하였는데, 암벽을 베개로 의지하고 구름을 마시고 내쉽니다. 중문(重門)은 이룩하였으나 하늘을 날 듯한 불전(佛殿)은 미처 이룩하지 못했습니다. 발걸음을 옮기다가 그만 도중에 멈췄으니, 밀석(密石)의 공을 결하였기에 장엄한 장식의 축조는 실로 이루기 어렵습니다.
물병과 발우로 모은 바탕은 이미 다했는데, 진도와 세속이 마땅히 약간의 착한 마음을 남기고 널리 훌륭한 연(緣)을 장려한다면, 일마다 관향(觀香)과 같아지고 이치가 석승(錫乘)과 함께할 것입니다.
옛날 사람도 단월의 보시를 이룩하면서 손으로는 7보를 비오듯 희사했는데, 예전의 어진 이가 널리 베풀면서 손에 전단향과 금백(金帛)을 쥐고 널리 베푸니 그 복이 그윽히 옮겨짐이 있다고 한 것이 참으로 어긋난 말이 아닙니다. 삼가 아룁니다.
033_0621_a_24L郢州某甲敬白竊以布金須達表精舍於給園影石仙人造伽藍於離越莫不事表區中心憑眞外但四纏惑去善源而無滌五濁重繭非慧刃而安揮故以愍彼濕薪傷茲渧器於郢州某山爲十方僧建立招提寺縈負郊原面帶城雉枕倚巖壑吐納煙雲重門洞啓未創飛行之殿步櫩中宿猶寡密石之功嚴飾之理難階甁鉢之資已罄道俗儻能微留善念薄獎勝緣則事等觀香義同錫乘人修檀捨手雨七寶前賢薄施掌擅雙金福有冥移言無多遜謹白

11) 사칙뢰납가사계(謝勅賚納袈裟啓:칙하여 납가사를 내리신 것에 대한 감사 계) 3수
(1) 사칙뢰납가사계(謝勅賚納袈裟啓)
033_0621_b_14L謝勅賚納袈裟啓
신 강(綱)36)이 아룁니다.
전사(殿師) 오묘(吳苗)가 칙지를 받들어 선포하면서, 울니세납가사(鬱泥細納袈裟) 한 벌을 내리셨습니다.
가름을 탄 것37)이 묘한 잎사귀 같고, 경계를 새겨 넣은 것은 밭둑같이 길었습니다. 옷을 치켜들면 꽃도 부끄러우며 금을 새겨 넣은 것이 무겁지 않으니, 물들인 것이 갈수록 새로워지는 것은 오직 전복(田服)38)뿐입니다.
그윽하고 방정하기는 향기로운 두충나무 같고 수줍게 손을 모으는 것은 부용꽃과도 같으니, 참으로 구름 주위를 떠도는 선객(仙客)조차도 그 옷자락을 부끄러이 여겨 날개짓 할 것입니다. 더러운 것을 먹는 범부의 몸에다 무명의 어두운 식견뿐인데도 성명(聖明)하신 은혜를 매번 중하게 내리시니, 그 은택을 참으로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 지극하신 정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이와 같은 일을 표하여 감사드립니다. 삼가 올립니다.
033_0621_b_15L臣綱啓殿師吳苗奉宣勅旨垂賚鬱泥細納袈裟一緣分同妙葉界寫長拂石慚華裁金非重是日新染厥惟田服方使幽眞芳杜恥緝芙蓉客排雲羞裳飛羽穢食凡軀無明暗叨恩每重荷澤難勝不任銘戴之謹奉啓事謝謹啓

(2) 사뢰가사계(謝賚袈裟啓)
033_0621_b_22L謝賚袈裟啓
033_0621_c_02L신 강이 아룁니다.
울니납가사(鬱泥納袈裟) 한 벌을 내려 주셨으니, 비단실로 시침질하고서 무늬를 수놓으니 노나라의 고(縞)와 제나라의 환(紈)이 형장(馨漿)을 빌리고 그 빛깔을 받았습니다.
처음 상자를 열고서 바로 사위국(舍衛國)의 논두렁을 보았으니, 문밖을 나서지 않고 앉아서도 남산의 밭고랑을 보게 됩니다. 실로 3수(銖)의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 정거천(淨居天)에서도 아름다운 옷이라 칭찬하며, 천금과 같이 빼어나 참으로 가섭 존자에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윽한 은혜를 특별히 내리셔서 어리석은 몸에 모아 주시니, 마치 서리 내리듯 옷을 받게 되었습니다. 곡진하신 은택이 이르니 기쁨이 마음 끝까지 출렁이는 것이 마치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스스로 깨닫지 못하듯 합니다.
더욱이 보배 가지가 드리우고 주폭(朱幅)의 네 가지 색마다 매사가 세상을 여의지 않는다고 말하니, 구란(句欄)의 두 잎사귀처럼 각별하신 은택이 실로 중하기만 하시니, 실로 그 지극하신 정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이와 같은 일을 표하여 감사드립니다. 삼가 올립니다.
033_0621_b_23L臣綱啓蒙賚鬱泥納袈裟一緣荀鍼秦縷因製緝而成文魯縞齊紈藉馨漿而受采初開篋笥更睹舍衛田疇不出戶庭坐視南山塍陌竊以三銖輕耎美服於淨居千金巨麗得受用於迦葉湛恩特被萃此愚躬霜降授衣曲澤便及喜溢心崖如從空中所墜忽不自知更謂寶支所出朱襮四色事非離世鉤蘭兩葉殊澤實隆不任荷戴之至謹奉啓事謝聞謹啓

(3) 사칙뢰가사계(謝勅賚袈裟啓)
033_0621_c_09L謝勅賚袈裟啓
신 강이 아룁니다.
선전좌우(宣傳左右) 유경무(兪景茂)가 칙지를 받들어 선포하면서 울니직납구조가사(鬱泥直納九條袈裟) 한 벌을 내리셨습니다.
정세하기가 비단결 같고 묘하기가 담비 털과 같으니, 좋은 복전(福田)을 힘써 가꾸어, 이같이 묘한 옷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비록 다시 귀하기가 천금과 견주면서도 가볍기가 두 냥을 넘으니, 참으로 이와 같은 홍은(洪恩)에 짝할 것이 없습니다.
바야흐로 각별하신 은총을 내려 주셨으나, 신이 병들어 누운 지 수십 일이 지났으나 아직 걷지를 못하는데도, 보방(寶坊)을 모시는 새로 지은 가사를 아무런 공이 없는데도 내려 주시는 가피를 가망하지 못하겠습니다. 속진(俗塵)의 구차한 몸에 연하였는데도 은혜만 모이는 것이 부끄러움과 부담이 쌓입니다.
삼가 이와 같은 일을 표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삼가 올립니다.
033_0621_c_10L臣綱啓宣傳左右兪景茂奉宣勅旨垂賚鬱泥直納九條袈裟一緣精同織縷巧均結邁彼良疇成斯妙服雖復貴比千金踰二兩無以疋此洪恩方斯殊賚臣臥疾累未堪行踐不獲卽被新染陪侍寶坊緣穢體愧荷相集不任慚悚之至謹啓事謝聞謹啓

12) 청위제사단월소(請爲諸寺檀越疏) 양나라 간문제
033_0621_c_17L請爲諸寺檀越疏 梁簡文
033_0622_a_02L보살계(菩薩戒) 제자 소강이 시방 진허공계(盡虛空界)의 일체 제불(諸佛)께 귀의하옵고,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존법(尊法)에게 귀의하옵고, 시방 진허공계의 일체 성승(聖僧)에게 귀의합니다.
무명의 긴긴밤 훈습이 쌓여 윤회하며 잿더미에 뒤덮였으니, 말겁(末劫)에 그 고액을 바꾸려 해도 번뇌의 흐름에서 건져내기 어렵습니다. 미처 복을 양문(兩門)에도 심지 못했는데, 어떻게 두 날개를 다스리겠습니까? 늘 허초(虛蕉)가 미혹에 물들어 영원한 결사(結使)에 냇가로 치닫기만 하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애욕의 넝쿨에 그물처럼 걸려서 고해의 언덕에 길게 늘어졌으니, 감히 삼보가 깨달으신 그 권능을 이어받아 유계와 현계 앞에서 큰 서원을 발합니다.
지금 원하건대 무당산(武當山) 태평사(太平寺) 및 본 진(鎭)의 망초사(望楚寺)ㆍ백탑사(白塔寺)ㆍ동안사(同安寺)ㆍ습선사(習善寺)ㆍ연명사(延明寺)ㆍ두타사(頭陀寺)ㆍ상봉림사(上鳳林寺)ㆍ하봉림사(下鳳林寺)ㆍ광엄사(廣嚴寺) 등의 단월을 모두 목숨이 다하도록 담당하겠습니다.
비록 보잘것없는 7보와 4사(事)로 예전의 성현에 대해 감사함이 많더라도, 한 생각 한 마디 말이 반야(般若)에 부합되어 꺼지지 않는 등불과 짝하여 끝내 세속의 연기를 내는 달콤한 꿀39)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공덕으로 황제의 복을 우러러 바라오니, 춘궁(春宮) 및 가국(家國) 안과 밖이 모두 이 선을 함께합니다. 이렇게 할 때 천룡팔부와 6도(道)의 4생(生)까지도 모두 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033_0621_c_18L菩薩戒弟子蕭綱歸依十方盡虛空界一切諸佛依十方盡虛空界一切尊法歸依十方盡虛空界一切聖僧積習長夜輪轉覆灰沫劫易危煩流難不樹兩門豈修二翼常恐虛蕉染惑永結駃河藤懸網長垂苦岸敢承三寶覺悟之力於幽顯前發弘誓願今願爲武當山太平寺幷此鎭望楚白塔習善延明投陁上鳳林下鳳林廣嚴等寺盡形壽永爲檀越雖七寶四事多謝往賢一念片言庶符般若方類不滅之燈終非起煙之密以此功德仰福皇帝春宮國內外咸同此善乃至天龍八部道四生普皆蒙福

13) 설무애복회교(設無礙福會敎) 양 소륜(蕭綸)
033_0622_a_07L設無㝵福會教 梁蕭綸
하관이 생각하건대, 대사(大士)께서 널리 제도하신 것도 그 이치가 자신을 위하고자 함이 아니라 각종의 방편으로 군생(群生)을 인도하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비워 고요함을 즐기고 내경(內經)을 드러내었으나, 확고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스스로 외전(外傳)을 지으면서도 열반을 보태시니 이러한 이치는 논하기에 넉넉히 하셨을진대, 은밀하면서도 진리를 막지 않았으니 참으로 보살이시다.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 선방(禪房)의 지표(智表) 법사께서는 그 덕망이 스님들 가운데의 호걸이라 이를지니, 실로 사람 가운데 용상(龍像)이시다. 도를 새기고 검박함을 지키시면서 햇수를 거듭하였으니, 일에 따라 굽히지 않았고 상황에 따라 펴지 않았다.
상하가 무상(無常)하니 한 모양의 형상도 없었는데, 마침내 저와 같은 기사산(嗜闍山)40)을 버리시고 와서 진구(塵垢)의 탁세(濁世)를 떠도신다. 한번 뵙고 말을 나누어 교분을 정하였는데, 마치 절구와 방아가 마주치듯 하였다.
내가 미미한 덕으로 헛되이 큰 나라에 임하여 가르침의 의리를 듣지 못하였는데, 존귀하신 성현께서 모두 모이셨으니, 옛날에 기리계(綺離季)41)가 한(漢)나라 때 나왔고 번허(樊許)42)가 당(唐)나라 시절에 태어났듯이, 이에 성주(聖主)가 자비를 베풀면서 하늘의 은택이 사방에 미친 것이다. 이인(異人)들이 사이사이에 출현하여 다시 이 날에 있었으니, 참으로 우리 황제의 넓은 은혜를 이루 더할 수 없이 기뻐하고 있다.
이달 10일에 이르러 서현사(西賢寺)에서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열면서 개사(開士)들에게 예를 올리고 몸소 훌륭한 복을 자문하여 말석(末席)에서 도미(道味)를 맛보았으니, 무릇 저 예민(隸民)과 서인과 선비들까지도 이에 따르지 않는 이가 없었다. 모두가 업을 청하였기에 주상께서 하늘 같은 자비를 내려 주셨으니, 영원히 피안(彼岸)의 바깥과 동화하려면 일에 따라 행해야 할 것이다.
033_0622_a_08L僚紀大士廣濟義非爲己導引群生種種方便所以虛己樂靜表之內經礭乎難拔著自外典又加獨往斯意足論隱不隔眞乃爲菩薩廬山東林寺禪房智表法師德稱僧傑實號人懷道守素多歷年所不爲事屈爲時伸上下無常一相無相遂能捨彼𡺸闍來遊垢濁興言一面定交杵余以薄德謬臨大邦教義未聞貴賢摠至昔綺季之出漢年樊許之興唐日茲迺聖主流慈天澤傍被異人間出復在此辰不勝舞蹈帝之恩普剋今月十日於西賢寺設無㝵會幷致敬開士躬諮勝福下筵飡道厥民隸爰及庶士罔不率從咸皆請業上答乾慈永同彼岸外依事宣行

14) 답상동왕서(答湘東王書)43) 양 간문제
033_0622_a_24L答湘東王書 梁簡文
033_0622_b_02L늦봄의 아름다운 경치는 수려하고, 난초의 잎사귀는 소담스러운지라 기수[沂川] 가에서 목욕할 만하다.44)
현제[弟] 소남(邵南)이 송사(訟辭)를 적게 하여 시절을 감당(甘棠)45)의 그늘에 잇고 기주(冀州)46)를 다스리느라 잠시 건점(蹇霑)47)의 직무를 그치니, 당경(唐景)48)이 대언(大言)의 시부(時賦)를 노래하고 안태(安太)가 연환(連環)의 변론을 읊으면서 풍류의 아름다움을 다하여 즐거움을 충족시킬 수 있겠는가?
내가 초봄에 병들어 누워 몹시 지쳐 있으니, 비록 서산(西山)의 백록(白鹿)49)을 가지고도 병이 낫지 않을까 두려우며 자예(子豫)의 적환(赤丸)50)도 병을 떨치지 못할까 근심하였다. 고즈넉이 드러누워 여섯 때를 편안히 하면서 늘 편작(扁鵲:전국시대 名醫)의 문진을 생각하느라 네 기둥으로 세운 집이 쓸쓸해져서 생각에 수도(修都)51)의 향수를 끊었는데, 어찌 문수(文殊)52)가 오시리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유독 오객(吳客)53)의 변론을 생각하면 황상께서 솔토(率土)에 자비를 펼 것을 당부하셨으니, 감로가 널리 펴지면 보방(寶坊)에 은고(銀鼓)를 울리고 향지(香地)에 금륜(金輪)을 굴리니, 법의 우레 소리가 미몽을 깨우고 지혜의 태양은 더욱 밝아지니, 진도와 세속이 밀려오고 원근이 모두 모였다.
백번과 흑번으로 나뉜 청중이 날마다 이삼만이나 되는데, 홀로 병으로 막혀 도를 듣지 못하니, 어찌 양복(楊僕)54)이 관외(關外)의 비탄스러움을 가지고, 주남(周南)이 유체(留滯)의 한55)을 일으킨 것에 그치겠는가?
열사흘째 날에 처음으로 법연(法筵)을 모셨는데, 이로써 군장(君長)이 최근 돌아왔는데 붓을 쥐기도 힘들다. 성조(聖祖)가 전대에 매진한 바를 공경하며 좋은 옷가지들을 끊고자 하면서, 매번 고민스럽게 이와 같은 것만 생각하여 참으로 여강(盧江)의 장구함조차 잃었다. 자나 깨나 서로 그리며 매번 동생의 편지를 받아 볼 때마다 몸이 가벼워지고 병이 낫는 것 같았다. 따로 편지를 내겠으니, 여기서 더 이상 쓰지 않겠다.
033_0622_b_02L暮春美景風雲韶麗蘭葉堪把沂川可浴弟邵南寡訟時綴甘棠之陰州爲政暫止褰襜之務唐景薦大言之賦安太述連環之辯盡遊玩之美致足樂耶吾春初臥疾極成委弊西山白鹿懼不能瘉子豫赤丸尚憂未振高臥六安每思扁鵲之問靜然四屋念絕修都之香豈望文殊之來獨思吳客之辯屬以皇上慈被率土甘露聿宣鳴銀鼓於寶坊轉金輪於香地法雷驚夢慧日暉朝道俗輻湊遠邇畢集聽衆白黑日可兩三萬以疾障致隔聞道豈止揚濮有關外之傷周南起留滯之恨第十三日始侍法筵所以君長近還未堪執筆祖前邁裁欲勝衣每自念此愍然慮江之永矣寤寐相思每得弟書痾遣疾尋別有信此無所伸

15) 여염법사서(與琰法師書:염 법사에게 보내는 글) 양 간문제
033_0622_b_20L與琰法師書 梁簡文
033_0622_c_02L5예(翳)56)가 허공같이 없어지고 빛나는 광명이 겉으로 드러났으니, 백화(百華)의 이채로운 빛깔이 아롱져서 봄철을 이룹니다만, 요즈음 생활은 어떠하십니까? 부디 늘 청량하시기만 빕니다. 청허(淸虛)를 마주하여 즐기시니 이미 어지러운 세상 밖에서 유유자적하여 이치에 들어가시니, 정혜(定慧)의 즐거움이 매우 많습니다.
제자가 세속의 업무가 번잡하여 수고롭게 애써야 하는 일이 아주 많아서 물끄러미 북쪽 기슭만 바라보며 성현을 흠모하는 마음만 쌓이니, 다시 만날 날만 기약하며 눈물만 흘립니다. 짝을 연모하는 마음은 기갈 들린 것과 같아 오시기만 바라는 마음에 하루가 3년 같습니다.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이로움을 크게 하고 이치가 합당하여 어긋남이 없게 하며, 이 서신을 손수 보내지만 한 치 마음의 회포도 서술하지 못했습니다.
강(綱)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이른 아침 가랑비에 추위가 느껴지는데
섭생한 지 오래라 기력 찾는다.
타방 법계(法界) 교화의 인연 다하니
기원정사 안에는 언제나 대답하는 말이 있다.
깊이 새겨서 쌓지 않는 때가 없었으며
오래도록 큰 스승으로 인하여 자못 생각을 펴네.
교태로운 웃음 짓는 스님 알지 못하여
자주 해탈 나루 건너지 못할 터이라
전날에 이미 와서 하찮은 일에도 이치 모으고
용상(龍象)과 응공(應供) 다 함께 모이셨구나.
지혜 횃불로 마음 밝히고 정수리로 감로법 받들새
선법(善法)의 기쁜 말씀 들으니 환희와 기쁨이 끝이 없네.
맛보려는 마음 갈수록 다함이 없는데
예전에 어릴 적 제지사(制旨寺)에서 경전 말씀 들었으나
도를 배운 날이 적어서 북면(北面)57)하는 것이 깊지 못하다.
비록 선나(禪那)와 다르기는 하지만 매사가 화수(花水)와 같을지니, 지금 서쪽 곁에서 본마음을 길러간다네.
이치 찾아 질문하는 것은 명덕(明德)에 속하니, 반야가 어려움을 남긴다고 말하지 말라.
지금 우환을 고치지 않으면 해탈나루 물어 볼 기회가 없을 것이니 한탄한들 무엇하리.
대가(大駕)를 받들어 가람으로 방문하니 이때에 한번 뵙기를 바란다.
청두(靑豆)의 방안에서 변론을 그치고, 적화(赤花)의 집에다 미혹만 남기니 왕년에 돌보아 주신 일 돌이켜 지금 촌심이라도 표한다.
이런 일, 이런 기대 반드시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고, 서신을 보내 문안 올리니 답장 있으시길 기대합니다.
강(綱)이 아뢰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22_b_21L五翳消空韶光表節百花異色結綵成春道體何如恒淸宜也對玩淸虛旣在風雲之表遊心入理差多定慧之樂弟子俗務紛糾勞倦特深睠然北嶺欽賢已積會遇之期庶必可孱有緣之儔事等飢渴佇望來儀一日三歲想思弘利益理當無爽指遣此無述寸衿綱和南旦來雨氣殊有初寒攝衛已久轉得其力雖他方法界略息化緣祇洹之裏恒有語對眷佇之深無時不積因倩師頻述方寸不知巧笑之僧爲津及不耳前昨已來徵事義聚象畢同應供皆集慧炬開心甘露入聞之善謔特盡歡怡想味之懷復無極幼年經聞制旨受道日淺北面未深雖異禪那事同花水今段西下特蓄本心訪理質疑屬在明德不謂般若留難現疾未瘳問津無地歎恨何已伏承輿駕尋幸伽藍冀於此時得一覯止辯論靑豆之房遣惑赤花之舍追往年之宿眷述卽日之寸心此事此期必冀非爽指遣承問佇有還書綱白和南

16) 여유지장서(與劉智藏書:유지장에게 보내는 글) 양 원제(元帝)
033_0622_c_22L與劉智藏書 梁元帝繹
033_0623_a_02L보살 소법거(蕭法車)58)가 편지[置郵]59)를 보냅니다.
대사 유지장(劉智藏) 스님의 시자가 임종(林宗)60)을 급히 돌이켜 현도(玄度)61)로 귀의한다고 말하니, 그것으로 원례(元禮)62)마음을 맺고, 진장(眞長)63)의 감탄을 더합니다. 그러므로 그 풍화(風化)에 임하여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달을 마주하면서 성현만 생각합니다. 자나 깨나 고생하면서 오매불망 잊지 못하니, 바야흐로 지금 현명(玄冥)64)의 절기에 한 해가 끝났다고 합니다.
해는 푸른 빛 명주와 같고 구름은 붉은 꽃술처럼 떠 있으니, 청대(淸臺)의 도탄(塗炭)은 무거워지고 북궁(北宮)의 우물은 솟아나 넘칩니다. 선열(禪悅)을 즐거움으로 생각하면서 아홉 차례 거의 부합하는데, 독송하는 공덕을 돌이켜 3밀(密)을 찾습니다. 산간에 두충나무 향기 그윽한데다 소나무와 대나무의 즐거움이 있고, 바위굴이 가야금처럼 울리며 벽라(薜蘿)를 이루지 않음이 없으니, 덕을 닦는 여가를 틈타 즐거움을 누립니다.
예전에 한복(韓福)과 매복(梅福)이 있었고, 구중(求仲)과 양중(羊仲)65)이 있었습니다. 정림(鄭林)은 빙우(憑翊)66)에서 이름을 떨쳤으며, 주당(周黨)67)은 태원(太原)에 향기를 전했습니다. 혹자는 백일(百溢)도 버릴 만하고, 천금도 귀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솔방울을 씹고 창포 뿌리를 먹더라도 진여(眞如)를 높이 밟거나 법해(法海)의 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였습니다.
범왕(梵王)의 네 마리 학이 숲에서 함께 울며 제석(帝釋)의 천 마리의 말이 산속 언덕길을 활보하니, 이 가운데 한 가지만 있어도 때로 기발하다고 말하는데 이들을 함께 겸하고 있으니 얼마나 성대한가? 그러므로 남림(南臨)의 물이 이미 여량(呂梁)68)의 내에 비견됨을 알 수 있고, 북도(北眺)의 산이 무안(武安)의 준령과 더욱 같아짐을 알 수 있으니, 어찌 다시 서포(漵浦)를 그리워하겠습니까? 일찍이 강대(疆臺)를 마음에 품고서 저 한지(漢池)를 돌아보니 황량한 계곡 속에 있는데, 이것으로 서로 구하니 그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오랫동안 진토의 세계를 싫증내고는 인간 세상 바깥을 그리면서 상주(常住)를 마음속에 새기며 깨달음의 인(因)을 맛보았는데, 이에 생각을 더욱 정돈하여 매번 더욱 법우(法友)를 구하였습니다. 늘 초승달이 걸린 준령에 오르고, 언개(偃蓋)의 소나무를 그늘로 삼아, 선기옥형(璇機玉衡)의 근원을 거머쥐고, 연화(蓮華)의 검을 풀고자 하였으나, 세속 일에 매여서 신발을 벗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늘 향후(向詡)69)의 책상에 앉아 관녕(管寧)70)의 사다리를 생각하면서, 광산(匡山:廬山의 다른 이름)을 꿈꾸며 한숨을 내쉬고, 환정(桓亭)71)을 그리며 생각만 늘립니다. 백운(白雲) 사이에 보이는 창강(蒼江)은 다함이 없는데, 손뼉을 칠 계기가 없으니 나의 고생을 어찌하겠습니까?
남아 있는 금옥(金玉)72)이 몇 개 없는데 오히려 옅은 물[弱水]」73)을 건너기 어려울 것을 생각하니, 차라리 나는 청조(靑鳥)74)로 전갈 보내면 오래지 않아 내를 건널 것입니다. 붉은 옥75)에 향기로운 말씀을 기다리니 학처럼 돌아오는 서신을 기다려 그리움을 대신합니다.
뜻을 얻으면 말을 잊는다는데, 여기서 어찌 많이 쓰겠습니까?
법거(法車)에서 머리를 조아립니다.
033_0622_c_23L菩薩蕭法車置鄅大士劉智藏侍者自林宗遄反玄度言歸以結元禮之彌益眞長之歎故以臨風望美月懷賢有勞寤寐無忘興寢方今玄冥在節歲聿云遒日似靑緹雲浮紅淸臺炭重北宮井溢想禪悅爲娛稍符九次成誦之功轉探三密山閒芳杜自有松竹之娛巖穴鳴琴非無薜蘿之致修德之暇差足樂也梅兩福求羊二仲鄭林騰名於馮翊周黨傳芳於大原或有百鎰可捐千金非貴松子爲飡蒲根是服未有高蹈眞如歸宗法海梵王四鶴集林籞而相鳴帝釋千馬經丘園而跼步一於此猶或稱奇兼而摠之何其盛故知南臨之水已類呂梁之川眺之山彌同武安之嶺豈復還思漵尚想彊臺睠彼漢池載懷荒谷此相求心可知矣僕久厭塵邦本懷人外加以服膺常住諷味了因彌用思齊每增求友常欲登卻月之嶺偃蓋之松挹琁玉之源解蓮花之劍藩維有限脫屣無由每坐向詡之牀恒思管寧之榻夢匡山而太息想桓亭而延佇白雲閒之蒼江不極未因扺掌我勞如何想無金玉數存抑亦弱水難航猶致書於靑鳥派川弗遠佇芳音於赤玉鶴望還信以代萱蘇得志忘言此寧多述法車叩頭叩頭

17) 여약법사서(與約法師書:약 법사에게 보내는 글) 심약
033_0623_b_06L與約法師書 沈約
주중서(周中書)76)는 풍취(風趣)가 고상하며 지조가 원대한지라, 진정(眞情)이 말에 드러나며 바탕이 계수(桂水)와 같습니다. 스스로 교제하여 함께 머물렀던 햇수가 이미 12년을 넘었으나, 조석으로 함께 일하면서도 잠시도 어긋나는 날이 없었습니다.
매번 휴가를 받을 때마다 소요하면서 직무를 줄였는데, 어찌 일찍이 북자(北茨)에 유람하며 남거(南居)에 기숙하지 않았겠습니까? 봄철의 아침결에는 새소리를 듣고 가을 밤에는 바람을 쐬었는데, 이는 헛된 말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모두 실다운 일입니다. 그 말소리와 얼굴이 눈에 가득하며 웃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숙초(宿草:묘지에 오래전부터 있던 풀)를 펼쳐 놓고 나서 추가(楸檟:가래나무 교목으로 묘지에 있는 나무)를 합하고자 하니, 떠난 사람을 생각할수록 마음속으로 슬픔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금생에 독실한 믿음이 깊어져서 이 같은 채식만 달게 여기며, 세시(歲時)에 이를 적마다 채식만 내놓도록 매번 요구하였는데, 무릇 채소 반찬인 것은 반드시 바치게 하였습니다.
제자가 아끼고 나서야 뒤에 함께 환락을 즐겼는데, 그 일이 오래지 않았으나 그 사람은 이미 떠나갔습니다. 예전에 정답게 어울리던 것이 이제는 슬픈 추억이 되었으니, 겨울을 지나 새해가 되자 사람과 귀신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석이(石耳:靈芝)와 자채(紫菜:海苔)가 늘 쓸쓸하게 그리움을 일으키니 눈물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예물을 삼가 보내 드리오니, 스님들의 한 끼 소식 공양으로 충당하십시오.
법사께서는 평소에 주중서(周中書)와 마음을 널리 합하기를 바라셨으니, 늘 행하는 교제에 그친 것이 아닙니다. 물건이 옛 그대로인 것을 바라보니 마음만 더욱 간절해지는데, 그 아픔을 어찌하겠습니까? 사람이 이미 떠나갔으니, 어찌하겠습니까?
제자 심약(沈約)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23_b_07L周中書風趣高奇志託夷遠眞情素冰桂齊質自接采同拪年逾一紀朝夕聯事靡日暫違每受沐言休遙寡務何嘗不北茨遊覽南居宴宿春朝聽鳥秋夜臨風匪設空言皆爲實事音容滿目言笑在耳宿草旣陳楸檟將合眷往懷人情不勝慟此生篤信精深甘此藿食至於歲時苞篚每見請求凡厥菜品必令以薦弟子輒靳而後與用爲歡謔其事未遠人已謝昔之諧調倏成悲緖去冬今人鬼見分石耳紫菜愴焉興想下不禁指遣恭送以充蔬僧一飯師與周情期契闊非止恒交覽物存彌當楚切痛矣如何往矣奈何子沈約和南

18) 여인사리서(與印闍梨書:인사리에게 보내는 글) 유지인(劉之遴)77)
033_0623_b_23L與印闍梨書 梁劉之遴
033_0623_c_02L대희(大熹)가 머리를 조아려 인사드립니다.
대희가 정성도 감동도 없이 죄만 받았습니다. 영원히 떠나신 것을 통곡하며 오장을 칼로 저미듯 하니, 스스로를 탓하고 스스로를 애도하여도 만 가지가 이미 다하였는데 무엇이 도움이 되겠습니까?
자애로운 어미[慈母]가 임종하심에 바른 생각이 어지럽지 않아, 여러 부처님과 본사(本師)를 생각하면서 생을 마치셨습니다. 범부는 사랑에 집착하고, 어미와 지식 간에는 은혜가 깊어서 이렇게 긴 이별을 당하니 실로 애간장이 끊어져서 스스로 그 남긴 뜻을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상금(上金) 30냥으로 삼가 도량의 공덕을 별도로 채우고자 합니다.
9월 28일에 묘소를 정리하여 안치하였으니, 끝내 영면하신 것을 어찌 다시 돌이킬 수 있겠습니까. 크게 울부짖으며 고뇌하더라도 이를 기릴 만한 마음조차 없습니다. 삼가 위로의 말씀이라도 듣고자 하니 불쌍히 여겨 거두어 주십시오. 바라건대 마음을 움직여 저이를 구원하셔서 가신 혼령이나마 정토(淨土)에 노닐게 해 주십시오. 뜻하지 않게 이 같은 부음을 전하려니, 편지를 쓰려고 하니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끊어집니다.
대희가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23_b_24L大憙稽首和南大憙精誠無感奄丁禍罰攀號永往五內屠鱠自咎自悼萬歿何補慈母臨終正念不亂繫想諸佛及本師至乎壽盡凡夫戀著子恩深嬰此長別肝心破潰不能自任遺旨以三十兩上金奉別充道場功德九月二十八日奉營安厝終始永畢不可復希長號懊惱無心茍存伏度聞問理垂哀愍所希運心救拔必使亡靈遊於淨土不圖此啓臨紙崩大憙和南

19) 여운승정서(與雲僧正書:운 승정에게 보내는 글) 왕균(王筠)78)
033_0623_c_12L與雲僧正書 梁王筠
033_0624_a_02L제자 고자(孤子) 왕균(王筠)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제자가 유명(幽明)에 허물을 지어 어릴 때부터 모든 괴로움을 겪었는데, 오르던 산봉우리가 무너지듯 살과 골수마저 썩었습니다. 번뇌와 원통함을 풀어내려니 애간장이 끊어지고, 하늘을 울부짖고 땅을 통곡하여도 영원히 정성이 막혔습니다.
목숨을 버리고 몸을 내던지더라도 끝내 도움이 되지 않으니, 생각마다 복을 우러르고자 하고, 널리 불법의 일을 행하여 끝없는 고통을 폄으로써 조금이나마 추모하는 마음을 달래려고 합니다. 성상(聖像)을 주조하고 스님들을 제도시키며 우러러 법의 가르침을 따랐으니, 재법(齋法)을 세우고 법회(法會)를 열며 힘써 경전에 의지하였습니다.
대승을 널리 말하고 군생(群生)을 인도하는 그 복이 가볍지 않습니다. 우러러 바라건대 대정(大正) 법사께서 도심(道心)이 순일하시고 지덕(至德)이 모여 깊으시며, 지혜가 공(空)과 유(有)를 싸안고 진도와 세속을 관통하시며, 들은 것은 끝없이 많고 말재주의 근본마저 걸림이 없으시니, 일대(一代)의 스승으로 사해가 높이 숭상합니다.
제자가 숙세에 선인(善因)을 심어 일찍이 부모 같은 보살핌을 입었으니, 그 정이 골육과 같고, 그 의는 금란(金蘭)과 같습니다. 외서(外書)에서 “그윽히 합하여 신명과 통한다”고 말하였으며, 내전에서는 “선지식”이라 하였습니다. 삼가 사소한 연(緣)에 의지하여 큰 소원을 말씀드리고자 하니, 내년 여름철에 강의를 청하고자 합니다.
법을 넓히는 마음이야 이미 너와 내가 없는지라, 깊이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을 특별히 내려 주시길 바랍니다. 공사와 도속 간에서 요청하는 것이 이미 많기 때문에 미리 말씀드려 듣고자 하오니, 반드시 소원을 이루게 해 주십시오. 어찌 하루아침에 이와 같이 급작스럽게 말씀드리고자 생각했겠습니까? 편지를 쓰려고 하니, 몸 둘 바를 몰라 말에도 두서가 없었습니다.
제자 고자 왕균이 머리 숙이고 머리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23_c_13L弟子孤子筠頓首稽首和南弟子舋結幽明備嬰荼蓼攀援崩踊肌髓糜尋繹煩冤肝腸寸斷號天叫地隔精誠捨命捐軀終無補益思欲仰廣爲法事以申罔極之痛少寄追慕之誠鑄像度僧仰遵法教建齋設務依經典敷說大乘誘度群生福不淺仰惟大正法師道心純淑德凝深智苞空有照通眞俗多聞不機辯無礙一代師匠四海推崇子宿植善因早蒙親眷情同骨肉等金蘭外書所謂冥契神交內典則爲善友知識敬藉微緣敢陳大願歲夏中欲仰請講說弘法之情旣無彼此眷愛之深特希降屈公私道俗要請旣多故預諮聞必願允遂豈圖一旦忽有斯白臨紙崩衄厝言無次弟子孤子王筠頓首頓首稽首和南

20) 여장사왕별서(與長沙王別書:장사왕79)에게 보내는 별도의 편지] 왕균80)
033_0624_a_08L與長沙王別書 梁王筠
왕균이 머리 숙이고 머리 숙입니다.
가을날 스산하온대, 생활은 좀 어떠하신지요? 원하옵건대 나날이 건강하십시오. 삼가 동녘에서 예배하오니 우러르는 마음 깊습니다. 예전에 번후(藩后)81)가 유람할 때도 이 같은 일이 없지 않았으니, 혹 용주(龍舟)로 물에서 즐기기도 하고, 혹 냇가에 임하여 전송하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금패(金旆)를 날리더라도 이러한 편안한 흐름에 의지하여 다시 귀중한 양서를 보는 것으로 성대한 덕을 삼습니다. 덕이 융성하므로 일찍이 날을 선택하지 않아도 정성껏 귀의하여 마음속으로 새기면서 법성(法城)에 노닐고 기원(祇園)에 모이는 것만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찬탄하고자 하여도 비할 만한 말이 없습니다.
제가 요사이 풍질이 악화되어 문 밖을 나서지도 못합니다. 집리(執離)를 얻지 못하여 나날이 심해져 가는지라, 인사를 드리고자 하여도 편지 쓰는 것을 이어가지 못하겠습니다.
왕균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24_a_09L筠頓首頓首高秋凄爽體中何如比勝約承入東禮拜用深傾仰后遨遊不無是事或龍舟水嬉或臨川送遠鏦金飛旆泛此安流猶復見重良書以爲盛德未有選日簡辰誠繫念尋法城之遊逗祇園之聚心贊歎無以譬說僕風疾增瘵蹇廢蓬門不獲執離彌深傾懣願敬勖書不次王筠頓首頓首

21) 답운법사서(答雲法師書:운 법사에게 답하는 글) 유효작(劉孝綽)
033_0624_a_18L答雲法師書 梁劉孝綽
033_0624_b_02L효작(孝綽)82)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가르침을 내려 주시니 참으로 외람됩니다. 칙지에 답하고자 유태복(劉太僕) 사효(思効)가 아룁니다. 뜻은 심원함을 다하였고 말은 선교방편을 겸하셨습니다.
삼가 희소한 법을 듣자오니, 몸과 마음이 뛸 듯이 기쁩니다. 예전에 창과 방패로 수레를 부리더라도 주후(周后)에게 예측할 수 없는 때에 대비하였고, 병마와 군기(軍旗)로 대가(大駕)를 이끌어도 한군(漢君)이 미연에 막도록 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마음의 황옥(黃屋)83)을 고집함으로 감마(紺馬)84)의 상서가 없었습니다. 일은 세상 가운데서 다하더라도 이치는 사람과 천상 밖에 격리되어 있습니다.
황상께서 이러한 선각(先覺)으로부터 염부제에 자취를 내리고 보살지에 머무르는 마음으로 하늘을 본받는 교화를 행하였기 때문에 3유(有)를 인자하게 이끌고 만물을 어질게 제도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정법(正法)의 약을 갖추지 못하여 보배의 배를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장검을 풀고 갑옷을 내던지고 몸소 도량에 이르니, 상서로운 꽃이 그 발자취를 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장엄하고 성대한 수레가 금륜(金輪)으로 길을 여는 것을 보고, 만물은 그 뛰어난 치장마다 실상(實相)을 드러내며 권도(權道)를 여는 것을 보았으니, 그 일은 기원(祇園)과 영취(靈鷲)에서 같습니다. 원래 네 가지 두려움이 없는데, 어찌 5원(怨)을 염려하겠습니까?
사효(思効)도 마침내 양구(梁丘)85)가 칼을 따른다는 설을 인용하면서도 날마다 금슬(琴瑟)이나 마주하는 말을 즐겼으니, 어찌 용상(龍象)86)을 토끼 길로 되돌리고 바닷물을 소 발자국에다 부어 놓은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성지(聖旨)가 은근하여 완곡하게 인도하여 말씀하시니, 어찌 한 사람의 때묻은 옷만 씻겠습니까? 장차 군생의 어두운 방을 깨뜨리게 될 것입니다.
제자는 집안 대대로 정견(正見)을 전하였으므로 어려서부터 진언(眞言)을 보았으나, 여전히 미혹의 그물에 매이고 진로(塵勞)에 결박되었는데, 이제 미미하나마 숙세(宿世)에 심은 업에 따라 법의 가르침을 우러러 받들고 친히 보좌(寶座)를 도우며 향기로운 발우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다시 함께 일음(一音)을 듣고서 8해(解)를 다 같이 듣게 되니, 자못 작은 잎사귀로 인해서 커다란 구름의 윤택함을 받기를 바랍니다. 외람되이 열어 보여 주신 은혜를 입게 되었으니, 깊이 다행으로 생각하며 기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간략하게 제 성심을 여기에 적습니다.
유효작이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033_0624_a_19L孝綽和南辱誨垂示勅旨所答劉太僕思效啓義窮深遠語兼巧便伏聞希有身心踊躍戈盾夾車備不虞於周后兵旗引駕防未然於漢君皆執心黃屋瑞無紺馬事極寰宇之理隔天人之外皇上自茲善覺迹閻浮以住地之心行則天之化故能慈導三有仁濟萬物猶以法藥未周寶舩不倦解劍卻蓋躬詣道場瑞花承足人觀雕輦之盛金輪啓路物睹重英之飾顯實開㩲事均祇本無四畏寧慮五怨思效遂膚引梁丘隨劍之說日磾觸瑟之辭何異迴龍象於兔徑注江海於牛迹聖旨慇懃相誘喩豈直淨一人之垢衣將以破群生之暗室弟子世傳正見幼睹眞但惑網所縈塵勞自結微因宿植仰逢法教親陪寶座預飡香鉢復得俱聽一音共聞八解庶因小葉受潤大雲猥蒙開示深自慶幸不勝歡喜略附陳誠劉孝綽和南

22) 요양산사원문(遼陽山寺願文) 노사도(盧思道)87)
033_0624_b_17L遼陽山寺願文 盧思道
033_0624_c_02L제(齊)나라가 일어난 지 23년88)이 되어서, 천하가 다시 편안해지고 열성(列聖)이 다시 빛을 내고 백신(百神)이 직분을 받았으니, 하늘은 태평하고 땅은 강성하며 예(禮)는 조화롭고 악(樂)은 창달되니, 칼과 창을 녹이고 강해(江海)에는 파란(波瀾)이 없어졌습니다.
황제가 위로는 철인(哲人)을 체득하고 아래로 위엄을 모아서 지극한 덕으로 일반 백성들을 사랑하였습니다. 큰 광명이 중국에 임하여 깊은 어짊으로 그 고통을 굽어보고 은혜로운 교화가 몰래 통하였으니, 6유(幽:천지사방에서 어두운 곳)를 밝게 비추고 8표(表:팔방의 끝으로 멀리 떨어진 곳)를 다시 밝혔습니다.
당(唐)나라의 정기(旌旗)가 세워지자 짐수레가 멀다 않고 다다랐으며, 은(殷)나라의 그물이 만들어지자 미세한 생물들이 모두 제자리를 얻었습니다. 땅에는 따뜻한 기운이 어리고 바다에는 영광(榮光)이 감겼으니, 현호(玄扈)89)는 믿음을 알리고, 취규(翠嬀:仙人의 樓觀)는 예언서를 열었습니다.
아각(阿閣)이 아침마다 떠들썩하며 극림(棘林)은 밤마다 조용하였으니, 서관(西琯:서쪽 지방의 피리)은 음률에 맞고 남창(南鬯)90)은 신명(神明)을 맞이하였습니다. 물고기를 덮어 주고 거북을 잡아 주는 풍속으로 덕음(德音)을 생각하고 관리를 청하나 도리어 허벅지를 닦는 도랑에 모여서 빈 머리로 크게 절하니, 사해(四海)가 숙연해지고 내외(內外)가 복을 누렸습니다.
놀라지 않게 조용히 위로하고 돌보아, 규범을 적어 크게 동화시키면서도 오히려 병풍을 치고 면류관 끈을 늘어뜨리는 것을 사람 사는 세상의 하찮은 일로 간주하였습니다. 공을 이루고 안정되게 다스리는 것은 세속사의 작은 도리이므로 마음을 깨달음의 바다에 던져서 뜻을 현문(玄門)에 묶어 두었으니, 손에는 밝은 구슬을 들고 정수리에는 감로법을 받았습니다. 천상과 인간을 조화롭게 다스리며, 조정의 무거운 일을 따르지 않고 명철한 수행을 구족하고 있으니, 어찌 관복의 존귀함을 따르겠습니까?
10력(力)과 4심(心)이 동쪽에서 일어나 서쪽에 미쳤으니, 해와 달이 뜨고 비바람이 윤택하게 하고, 도살장과 푸줏간을 청정한 곳으로 바꾸며, 부유(蜉蝣)와 혜고(蟪蛄)를 인수(仁壽)의 구역(區域)으로 인도하였습니다. 참허(參墟)와 오양(奧壤)은 왕이 기틀을 놓은 자취일진대, 밀도(密都)를 집으로 삼더라도 별관(別舘)이 여전히 있습니다.
길게 뻗어 있는 육지의 고원은 밝고 뛰어나며, 높은 암벽들은 우뚝 솟아 있으면서 동쪽의 진이 되었습니다. 봉우리가 옥성(玉城)처럼 늘어져 있어서 영취봉의 모양도 곱지 않으며, 굽이굽이 3주(珠)가 늘어져 있으니 계족산(鷄足山)의 형태도 못생겼다 하겠습니다.
동혈(洞穴)들은 바람을 다스려 화아(和雅)의 곡조를 일으키고, 둥근 구슬에 물을 담아 청묘한 소리를 내게 합니다. 이때 왕촉(王燭)은 세월을 고르게 하며, 금상(金商)은 음률을 다스렸으니, 지방에서 직무를 행하면서 예를 갖추고 대가(大駕)를 돌이켜 서쪽을 순행하였습니다.
여섯 마리 용이 재갈을 물리고 일곱 가지 췌(萃)가 부서를 나눴으니, 우레가 치며 구름 가듯이 방울을 울려서 가는 길을 치웠습니다. 이리하여 인사(仁祠)를 승지(勝地)에 이룩하였으니, 오래지 않아 낙성되었는데 이미 수려하고 성대합니다.
예전 주나라의 밤이 처음 밝아지고 한나라의 연못이 이루어졌을 때, 그 일이 먼 지방에는 막히고 정도는 있는 듯 없는 듯하였습니다. 철왕(哲王)이 대대로 다스려 구유(區有:천하)를 널리 제도하였는데, 예전의 성인과 나중의 성인이 아침저녁이 바뀌듯이 천하를 서로 기약하였습니다. 이 같은 훌륭한 인(因)으로 무성 황제(武成皇帝) 및 청묘(淸廟)의 성령(聖靈)을 우러러 받듭니다.
원컨대, 서쪽으로는 아미타불을 만나고 위로는 도솔천에 나아가 삼계를 굽어보며 높이 네거리[四衢]에 임하고, 백 년의 신령한 믿음으로 여러 제후를 가볍게 굽어보며, 일음(一音)으로 인도하는 바가 멀리 부처님의 나날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황태후의 복이 강수(姜水)를 뛰어넘고 지복(祉福)이 도산(塗山)을 넘어서며, 그 수명이 태음(太陰)과 견주어지고 정업(正業)이 고루 두텁게 실리게 하사이다.
성주(聖主)는 그 밝음을 양요(兩曜:해와 달)와 같이하며 덕을 2의(儀:음양)에 합하므로 영하(靈河)에서 녹착(錄錯)91)을 받고, 선악(仙嶽)에서 금간(金簡)을 열어 내어 용궁(龍宮)과 조기(鳥紀)도 그 광대함에 짝하지 못하는데, 하늘을 본받고 땅에 맡긴다면 그 장구함을 어찌 비할 수 있겠습니까?
황태자는 원양(元良)의 덕이 풍성하고 도는 상대(上代)의 사승(嗣承)을 드높이며, 세속에 송덕(誦德)을 열어 낳고 기르는 것이 장대해지게 하소서. 6궁(宮)의 권속과 여러 왕과 곤제(昆弟)들이 모두 지혜가 장엄하여 옥처럼 화려하고 소나무처럼 곧아서 영원히 향기를 드리우되 늘 반석처럼 굳건하게 하소서.
이와 같은 넓은 이로움을 만품(萬品)에게 입혀서 법계의 허공 가운데 생명 있는 동식물이 모두 정(定)의 물에 목욕하고 법의 구름에 함께 그늘지게 하사이다. 이와 같은 서원에 혹 어긋남이 있다면, 정각(正覺)을 얻지 못하게 하소서.
033_0624_b_18L齊興二十有三載區宇又安列聖重百神受職天平地成禮諧樂暢戟云鑄江海無波皇帝體膺上哲#運鍾下武以至德字黔首大明臨赤縣深仁俯漏惠化潛通榮鏡六幽昭蘇八表唐旌已立芻輿不遠而至殷網旣開肖翹咸遂其所壇凝休氣渚幕榮光玄扈造符翠嬀啓籙阿閣朝諠林夜靜西琯協律南鬯迎神衣魚操龜之俗懷音請吏反踵脩股之渠膜拜空首四海懾然中外禔福尉候無警書軌大同猶以爲負扆垂旒人世微功成治定域中小道投心覺海意玄門手執明珠頂受甘露調御天不侚巖廊之重明行具足寧屑衮冕之尊十力四心東漸西被日月出風雨潤之屠門鮑肆化成嚴淨之蜉蝣蟪蛄網於仁壽之域參墟奧壤王迹所基密都是宅別館攸在帶遐長原陸爽秀高巖鬱起作鎭東峯羅群玉鷲頭之狀非美岫列三珠雞足之形可陋洞穴循風生和雅之曲圓珠積水流淸妙之音于時燭調年金商在律職方具禮旋駕西六龍齊轡七萃按部雷動雲移凝鑾佇蹕乃建仁祠于彼勝地成之不日旣麗且康昔周夜初明漢池云事隔荒裔道若存亡哲王馭歷濟區有前聖後聖旦暮爲期以此勝因仰爲武成皇帝及淸廟聖靈願西遇彌陁上征兜率雄視三界高臨四百年之神俯輕群后一音所導遠同佛日皇太后福踰姜水祉邁塗山壽比太陰業均厚載聖主齊明雨曜合德二儀受錄錯於靈河開金簡於仙嶽龍官鳥紀未可疋其光大像天任地焉能喩其長久皇太子德茂元道高上嗣牢籠啓誦孕育莊丕宮眷屬諸王昆弟皆智慧莊嚴玉華松茂永侍披香長固磐石以茲博利被於萬品當使法界虛空生靈動植俱沐定水同蔭法雲斯誓或差無取正覺

23) 북제무성제이삼대궁위대흥성사조(北齊武成帝以三臺宮爲大興聖寺詔: 북제 무성제가 삼대궁을 대흥성사로 삼는다는 조서) 위수(魏收)92)
033_0625_a_15L北齊武成帝以三臺宮爲大興聖寺詔 魏收
033_0625_b_02L문하(門下)
황거(皇居)와 제읍(帝邑)에 해가 비추고 별이 비추는데, 인치(仞雉)93)가 상존하며 궤석(几席)도 그대로 있다. 비록 고금이 바뀌고 문화와 질박함이 번갈아 변하여, 성세에 모범이 되더라도 의리는 시의에 맞는 것을 중시한다.
짐이 사해를 집으로 삼고 만국에 믿음을 펴며, 양대(陽代)에 처하여 병풍을 등지니, 비망(庇甿:몽매한 백성들)을 깊이 보존하면서 백성을 제도하고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만 생각하며 잠시도 잊은 적이 없으며, 어짊을 밝히고 세상을 훈요함에 잠시도 소홀한 적이 없었다.
지금 법의 울림이 임하여 조회를 들으며, 모두가 널리 숭상함을 극진히 하여 쉬는 장소마다 따스함과 넉넉함이 결핍되지 않으니, 꾀하는 자는 수고롭지만 머무르는 자는 편안하다고 늘 말한다. 그러나 이궁(離宮)과 별관(別館)으로 가끔 행차할 때는,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것을 어찌 마음으로 잊을 수 있겠는가?
이리하여 천 문(門)이 활짝 열렸고 만 개의 기둥이 둘러쳐졌으니, 위로는 운한(雲漢:은하수)에 이르고 아래로는 뇌우(雷雨)에 임한다. 금과 구리로 세공을 다하고 붉은 옥으로는 수려함을 다하였으니, 아무리 오래 생각해 보아도 이는 참으로 예전의 마음이 아니다. 3대궁(臺宮)이 나란하되 황폐해진 지 자못 오래되는데, 천보(天保)94) 말엽에 경구(經構)가 흥성하여, 이에 동우(棟宇)를 창건하니 그 규모가 실로 거대하고 넓었다.
유사(有司)가 실제보다 지나치고 장인(匠人)이 교묘함을 드러내며, 서민이 수고로움을 다하니, 그 정성은 이미 헤아리기 어렵다. 이미 침전(寢殿)의 바른 장소가 아니라 바로 허위(虛衛)의 땅이 되었다. 꽃봉오리는 흰색을 피우는데 여러 해를 지나는데도 잡초를 베지 못하니, 일이 번잡하여 아래 사람을 핍박한다. 그 궁실을 낮게 하는 것이 차라리 바랄 만한 일이다. 오히려 이와 같이 화려한데 어찌 편안히 머무를 수 있겠는가?
위(魏)나라 조정이 정권을 잃은 이래로, 구역(九域)이 붕괴되어 사람과 신령에 주인이 없었기에 실로 명철한 성군(聖君)을 애써 구하였다. 우리 태조 헌무(獻武) 황제가 이러한 건기(乾紀)를 잡고 이 지락(地絡)을 거두어서, 일월(日月)을 매어 놓고 풍우(風雨)가 휘몰아치게 하였다. 충정(忠貞)을 근본으로 하여 정무를 이뤘는데, 신령한 징험에 감응하여 대기(大紀)를 마련하였다. 이에 나라를 잘 안정시키던 초기에 몸소 도량의 업을 도모하였으니, 신명의 자취는 그윽이 드러나고 이치는 유명(幽明)을 밝혔다.
짐이 보조(寶祚)를 사승한 이래로 영원히 국가의 복을 남기고자 선대(先代)의 지업(志業)을 우러러 빌렸으나, 아직도 현문(玄門)에 생각은 규율을 닦는 것의 중요함을 펼치고 마음은 희사의 위대함을 돌이켜서 살갗조차 아끼지 않는데, 나라와 도성이 무슨 보배가 되겠는가?
솔토(率土)를 제도하여 지극한 원통(圓通)에 이르기를 기약한다면 삼대궁으로써 대흥성사(大興聖寺)를 삼을 수 있으리라. 이곳은 토목이 웅장한 데다 단청이 어여쁨을 다하였으며 새기고 조각한 것들은 기이함을 갖췄고 채색한 그림들은 빛나고 화려함을 다하였으므로, 참으로 심령의 눈이 트여서 신물(神物)이 다투어 모이게 한다.
진각(眞覺)은 고요하지만 감응하면 통할 것이니, 정토(淨土)로 교화하여 중생에 널리 덕을 펴면, 마음이 유리 같아져 법륜이 늘 구르며 대천세계에 감로를 흩뿌리면서 광겁(曠劫)에 걸쳐 자비의 등불을 비출 것이다.
033_0625_a_16L門下皇居帝邑揆日瞻星仞雉有常几席斯在雖今古推移文質代變成世作範義貴適時朕奄家四海孚萬國當陽負扆深存庇甿濟下利無忘懷抱昭仁訓儉不遺造次臨嚮聽朝咸極崇廣宴息之所不乏溫華每謂爲之者勞居之者逸至於離宮別館有時遊幸耳目所及聊可忘懷而乃千門洞啓萬柱周架上迫雲漢下臨雷雨巧極金銅麗殫珠璧眷然長想良非宿心三臺竝列蕪穢自久天保之末經搆甫興仍創棟宇規摹宏博有司過實匠人逞巧萌庶勞止縻費難量旣非殿寢正所便爲虛衛之地凝華生白經歷歲年不翦茅茨事頗逼下卑其宮室有可庶幾顧茲侈麗豈伊寧處自魏朝失政域崩離人神無主實求明聖我太祖獻武皇帝握茲乾紀執斯地絡懸持日月嘯咤風雲糾忠貞以成務感靈徵而大造爰以克定之初躬圖道場之業神迹冥果理燭幽明朕嗣應寶永惟家祉仰祗先志尚竦玄門展聿修之重念歸喜捨之大肌膚匪國城何寶期濟率土至於圓極以三臺宮爲大興聖寺此處極土木之壯窮丹素之姸奇怪備於刻削華畢於圖彩顧使靈心盻饗神物奔眞覺惟寂有感必通化爲淨土延德衆心若琉璃法輪常轉灑甘露於大千照慈燈於曠劫
033_0625_c_02L
24) 수기사조(修起寺詔:절을 일으키는 조서) 후주명제(後周明帝)제조(制詔)
033_0625_b_24L後周明帝修起寺詔制詔
효성으로 신령에 감통하니 하늘을 우러러도 참으로 망극합니다. 금을 펴서 기원(祇洹)을 이루지 않음이 없고, 은자를 위로하여 보전(寶殿)을 이루었으니, 마침내 녹원(鹿苑)을 기약할 수 있고 학림(鶴林)이 멀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아한 게송을 인연으로 하여 우러러 장엄함에 바탕을 두어 공덕이 천지와 짝하고 언제나 태평가를 부르게 하고자, 태사(太師) 진국공(晋國公) 총감(總監)에게 ‘대척고사(大陟岵寺)’와 ‘대척기사(大陟屺寺)’ 두 사찰을 이룩하도록 명한다.
033_0625_c_03L孝感通神瞻天罔極莫不布金而搆祇洹流銀而成寶殿方知鹿菀可期鶴林無遠敢緣雅頌仰藉莊嚴欲使功侔天地興歌不日可令太師晉國公摠監大陟岵大陟屺二寺營

25) 수문제위태조무원황제행행사처입사건비조(隋文帝爲太祖武元皇帝行幸四處立寺建碑詔:수 문제가 태조 무원 황제를 위해 네 곳을 행행하여 절을 건립하고 비를 세운다는 조서) 이덕림(李德林)95)
033_0625_c_08L 隋文帝爲太祖武元皇帝行幸四處立寺建碑詔 李德林
033_0626_a_02L문하
바람에 나뭇가지 고요하지 않으니, 듬성한 그림자는 물 흐르듯 한다. 보답하려는 마음 공연히 절실하여 헛되이 종신토록 사모한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태조 무원(武元) 황제는 신명(神明)을 다하고 본성을 다하여 궁호(穹昊)의 성령(聖靈)에 감응해서, 비결서와 도표에 합하고 염덕(炎德:불의 덕)의 요강을 열었다.
위씨(魏氏)가 망하려 하자, 몸소 경륜(經綸)에 진력하여 주(周)나라 왕실을 발흥시켰으니,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바로 도왔다. 문관(聞關) 양대에 우리 황제의 기초를 이룩하였으니, 하우(夏禹)가 당우(唐虞)를 섬기듯 하고, 진선(晋宣)이 한위(漢魏)를 보필하듯 하였다.
예전에 양씨(梁氏)가 멸망하려 할 때 직접 환란을 얽어 놓자, 소찰(蕭察)96)이 전쟁을 구실로 백성을 모아서 양양(襄陽)을 점거하였다. 장차 위(魏)나라 조대(朝代)에 접어들었으나 여우 같은 의심을 해결하지 못하자, 선제(先帝)가 군사를 일으켜 번등(樊鄧)이 한수 변에서 말에 물을 먹였으니, 저들이 그 위세에 감동하여 성곽을 연이어 머리를 조아렸다. 수군(隋郡)의 안륙(安陸)97)이 그 풍화에 따르지 않고 적군이 보거(輔車)의 지원군을 부르자, 성곽을 둘러싸 금탕(金湯)의 수비를 굳게 하였다. 이에 다시 병졸을 연마하여 그 무리를 조련하여 일거에 토벌하였으니, 이날에 이르러 비로소 한동(漢東)을 열게 되었다.
소역(蕭繹)98)이 강릉(江陵)으로 가서 ‘후량(後粱)’이라 칭하였는데, 겉으로는 표주(表奏)를 보냈으나 속으로는 다른 모의를 하였다. 그 마음과 태도가 신하의 절개를 다하지 못했으니, 왕의 군대가 정벌함에 황제의 군대는 예봉을 날카로이 하여 이를 주살하고 추방하여 그 끊어진 제사를 이었다.
제(齊)나라가 망해 감에 흉흉한 무리가 크게 들끓었으니, 산을 연이어 크게 막아도 위난(危難)이 만 겹이나 되었고, 진수(晉水)의 북쪽이 그 심장이었다. 마침내 북을 울리며 도끼를 잡고 길을 따라 인근을 평정하니, 가죽옷을 입고 그 기풍을 흠모하는 것이 연기가 따르고 안개가 모이듯 하였다.
만리에 병사를 드리우고 곧바로 참허(參墟)를 가리키니, 왼쪽은 거두고 오른쪽을 떨치는 것이 삼베가 쌓이고 풀잎이 드러눕듯 하였다. 비록 그 일에 공을 다하지 못했으나 영명한 위엄을 크게 떨쳐서 제나라 사람이 이로써 칼을 거뒀으며, 주나라 무제가 이로써 공을 이루고 늘 왕업(王業)에 근면할 것만 생각하며 멀리 풍화의 시초를 생각하였다. 이적(夷狄)을 다스리고 동하(東夏)를 제압하며 한쪽의 군사를 써서 남국(南國)을 취하였으니, 어찌 다만 탕(湯) 임금이 갈백(葛伯)을 정벌하고99) 주공(周公)이 숭후(崇侯)100)를 친 일에 지나지 않겠는가?
마침내 덕을 쌓고 공을 이루어 그 복이 후사에 전해졌다. 참으로 짐이 덕이 부박한데도 천하에 임하여 신명이 꾀하는 일을 추모하고, 진리의 고요함을 그윽히 섬기며, 하토(下土)에 내려오니 권도(權道)의 변화가 실로 무상하다.
전륜왕의 군대를 써서 지인(至人)의 뜻을 펼쳤으니,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며 10선(善)을 행하였다. 그러므로 칼과 창 같은 병기가 이미 꽃의 향기와 같고, 전쟁으로 얼룩진 들판이 오래도록 정국(淨國)과 같았다. 보찰(寶刹)에 우러러 나무를 심고 가람(伽藍)을 경영하여 복의 인(因)을 늘림으로써, 그윽한 뜻에 은미하게 부합할 것을 생각하였다.
예전 하(夏)나라 때 물을 끌어대는 것으로 해서도 오히려 산에 새겼으며, 주나라 때 순행한 일도 돌에 새겨 전하였으니, 제왕이 초석을 놓는 일은 그유래가 오래되었다.
양양(襄陽)ㆍ수주(隨州)ㆍ강릉(江陵)ㆍ진양(晋陽)에 각각 사찰 한 개소를 이룩하고 비를 세워 덕을 칭송하는 것이 마땅하니, 이러한 장엄한 보방(寶坊)이 허공과 함께 다하지 않도록 인도하면서 그 실다움을 성대히 해서 천지와 함께 장구하기를 바란다.
033_0625_c_09L門下風樹弗靜隙影如流空切欲報之心徒有終身之慕伏惟太祖武元皇帝窮神盡性感穹昊之靈膺籙合圖開炎德之紀魏氏將謝躬事經周室勃興同心匡贊間關二代造我帝基猶夏禹之事唐虞晉宣之輔漢魏往者梁氏將滅親尋搆禍蕭察稱兵擁衆據有襄陽將入魏朝狐疑未決先帝出師樊鄧飮馬漢濱彼感威懷連城頓顙隋郡安陸未卽從風敵人騁輔車之援重城固金湯之守乃復練卒簡徒一擧而剋始於是日遂啓漢東蕭繹往在江陵後梁稱制外通表奏陰有異圖心迹之閒未盡臣節王師薄伐帝旅推鋒誅厥放命繼其絕祀有齊未亡凶徒孔熾連山巨防艱危萬重晉水之陽是其心腹於是鳴夔執鉞假道北鄰皮服欽風煙隨霧集懸兵萬里直指參墟左縈右拂麻積草靡雖事未旣功而英威大振齊人因以挫衄周武賴以成功尚想王業之勤遠惟風化之始率夷狄而制東夏用偏師而取南國豈徒湯征葛伯周伐崇侯而已哉積德累功福流後嗣俾朕虛薄君臨區有仰神猷事冥眞寂降生下土㩲變不用輪王之兵伸至人之意百戰百爲行十善故以干戈之器已類香玄黃之野夂同淨國思欲崇樹寶經始伽藍增長福因微副幽旨夏因導水尚且銘山周曰巡遊有聞勒石帝王紀事由來尚矣其襄陽江陵晉陽竝宜立寺一所建碑頌庶使莊嚴寶坊比虛空而不壞揚茂實同天地而長夂

26) 어상주전장입사조(於相州戰場立寺詔:상주의 전장에 절을 세운다는 조서) 수(隋) 고조(高祖)
033_0626_a_21L隋高祖於相州戰場立寺詔
033_0626_b_02L문하
예전에 주나라의 도가 쇠망하자, 온갖 흉당[兇]이 물끓듯 하였다. 업성(鄴城)의 땅은 실로 화근의 시초인데, 때로 선량한 사람들을 몰아서 핍박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악을 함께 행하기도 하였는데, 실로 사해의 절반이 승냥이와 이리같아서 온 백성들이 모두들 그 침탈을 걱정하였다.
이에 짐이 전차를 내고 병졸을 훈련하여 요사스러운 자들을 소탕하였으니, 참으로 무기로 저들을 거꾸러뜨렸으나 실로 곤욕을 치루지 않은 싸움이 없었다. 이에 장군과 사졸이 분발하여 그 무위를 떨친 것이, 초원에 큰불이 일어나 남김없이 태우듯 하였다.
이때 짐이 낭묘(廊廟)에 있으면서 조정의 재상을 맡고 있었는데, 중생을 감화시키기에 부끄러움이 있어 백성이 도탄의 그물로 떨어졌다. 자기를 책망하는 정성이 전에 없이 절실하고 오로지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눈물겨운 마음만 더했다.
그러나 병기란 흉기이고 전쟁이란 실로 위험한 것이다. 절개와 의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죽고 사는 것도 가볍게 잊었으니, 창과 칼 아래서 그 전사한 소식을 전해 들으면 무어라 애도의 말을 해도 그 슬픔이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만 간다.
군생(群生)이 전쟁의 고통을 겪는 것을 길이 추념하며, 지극한 도리를 가슴에 새겨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을 이루는 업을 일으키고자 하니, 만물과 내가 함께 만나 지혜로 살피면 모두 가엾기만 하다. 이에 복전(福田)을 건립하고자 생각하니, 참으로 신공(神功)의 가호가 있으리라.
목숨 바친 신하들은 보리(菩提)가 늘어나고, 반역한 무리들은 암흑에서 광명으로 들어가며, 아울러 고통이 공한 것임을 깨달아 모두들 생사를 여의며, 경예(鯨觬)101)의 관(觀)이 미묘의 보대(寶臺)로 바뀌고 용사(龍蛇)의 벌판이 영원한 파리(頗梨)의 거울로 바뀌기를 바란다. 본성을 가진 무수한 존재들이 모두 법문(法門)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상주(相州)의 전장(戰場)에다 가람 한 곳을 건립하여 비를 새워 그 일을 기록하고 그 제도를 운영하며, 스님들을 다소간 안치하도록 하라.
사찰의 이름은 유사(有司)와 상의하여 품의하라.
033_0626_a_22L門下昔歲周道旣衰群兇鼎沸鄴城之地寔爲禍始或驅逼良善或同惡相濟四海之內過半豺狼兆庶之廣咸憂呑朕出車練卒盪滌妭醜誠有倒戈不無困戰將士奮發肆其威武如火燎毛殆無遺燼于時朕在廊廟任當朝宰德慚動物民陷網羅空切罪己之誠唯增見辜之泣然兵者凶器實危機節義之徒輕生忘死干戈之下又聞徂落興言震悼日夂逾深永念群生蹈兵刃之苦有懷至道興度脫之業物我同遇觀智俱愍思建福田神功祐助庶望死事之臣菩提增長悖逆之侶從闇入明竝究苦空咸拔生死鯨鯢之觀化爲微妙之臺龍蛇之野永作頗梨之鏡無邊有性盡入法門可於相州戰地建伽藍一所碑紀事其營搆制度置僧多少寺之名目有司詳議以聞

27) 행도도인천하칙(行道度人天下勅) 수(隋) 양제(煬帝)
033_0626_b_18L隋煬帝行道度人天下勅
대업(大業) 3년(607) 정월 28일.
보살계 제자 황제 총지(總持)가 시방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시방 일체의 존법과 시방 일체의 현성께 머리 숙여 고합니다. 삼가 오묘한 성령(聖靈)은 헤아리기 어려우나 보응에 감응하는 이치는 형통합니다. 인(因)과 과(果)가 서로 바탕이 되고 기틀에 응하는 무리들은 어긋남이 없으므로 초심(初心)을 펼쳐서 파순(波旬)102)의 궁전을 진동시킵니다.
한 생각이 이르게 되면 도량의 땅도 지척간이니, 비록 쌓인 모래가 생선을 덮을 정도이지만 실로 기사굴산(耆闍崛山)을 덮게 되고, 작은 물방울이 미미하지만 나날이 더해져서 법해(法海)에 범람하게 됩니다.
제자가 전생에 심은 인연으로 보명(寶命)을 잇고 천하에 임하여 다스렸으나 창생을 제도하기는커녕 그 덕화가 넓지 못하여 형벌마저 그치지 않으니, 만방에 죄를 두는데 마땅히 자신을 근심하고 책망해야 합니다. 백성이 넉넉하지 못하여 쓰임새마다 진구(塵垢)의 얽매임만 늘어가 밤낮으로 전전긍긍하는 것이 골짜기와 큰 연못을 만난 듯합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돌이켜 깨달음을 심으려면 반드시 부처님의 자비를 구해야만 합니다.
삼가 제국 안에서 훌륭한 인연을 세우십시오. 주(州)마다 스님들을 청하여 7일간 도를 행하고, 이에 모두 천 명을 득도(得度)하여 출가케 하여, 이러한 공덕으로 일체를 위하면 위로는 유정천(有頂天)에서부터 아래로는 무간지옥까지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것으로 의식과 본성을 품부받은 것들은 모두 무시이래(無始以來)의 악업과 금생 죄업의 진구(塵垢)가 모두 이 같은 선한 인연에 의지하여 청정해질 것입니다.
3도(塗)와 지옥 및 6취(趣)의 원수 맺고 친한 이들이 다 함께 보리를 이루어 일시에 성불하사이다.
033_0626_b_19L大業三年正月二十八日菩薩戒弟子皇帝㧾持稽首和南十方一切諸十方一切尊法十方一切賢聖以妙靈不測感報之理遂通因果相機應之徒無爽是以初心爰發動波旬之宮一念所臻咫尺道場之雖則聚沙蓋鮮實覆匱於耆山滴已微乃濫觴於法海弟子階緣宿嗣膺寶命臨御區宇寧濟蒼生德化弗弘刑罰未止萬方有罪寔當憂責百姓不足用增塵累夙夜戰兢臨淵谷是以歸心種覺必冀慈愍於率土之內建立勝緣州別請僧七日行道仍摠度一千人出家以此功德竝爲一切上及有頂下至無閒飛蠕動預稟識性無始惡業今生罪藉此善緣皆得淸淨三塗地獄趣怨親同至菩提一時作佛

28) 어행진소립칠사조(於行陣所立七寺詔:행진소에 7개의 절을 세운다는 조서) 당(唐) 태종(太宗)
033_0626_c_14L唐太宗於行陣所立七寺詔
033_0627_a_02L문하
지인(至人)은 자신을 비워서 흉금에 너와 나를 잊는다. 석씨(釋氏)의 가르침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같거나 다른 것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다. 이로써 지혜로운 성인이 측은하게 여기심에 만방에 차별 없음을 알게 되고, 큰 자비로 널리 구제하는 것도 그 이치가 외아들같이 함을 알게 된다.
타락하여 도를 잃으면 9복(服)103)의 민심이 들끓는데, 짐이 친히 원융(元戎)을 거두어 이와 같이 명벌(明罰)을 이루었다. 목야(牧野)에서 서약하고 애읍(陑邑)에 올랐으나 일찍이 편안한 세월이 없었으니, 그 걸임금 같은 커다란 어리석음과 미혹을 가지고 이러한 관대함을 만나니 마침내 수염을 물고 의분을 일으키며 끝내 손마디를 꽉 쥐게 된다.
각각 받든 것에 따르는 것은 모두들 가상타 하겠으며, 해가 가고 달이 오면서 세월이 흘러 오래되었다. 비록 다시 항적(項藉:항우)은 명을 반듯이 하고, 수기(樹紀)를 구분(丘墳)에 봉해 주니, 신의(信義)로써 목숨 바친 일을 되새기고자 도상에 단청(丹靑)을 그리면서도, 9천(泉)의 아래서 가마솥에 빠질까 염려하였다.
8난(難)의 사이에 영원히 빙탄과 같은 모순에 얽매이니, 그 비탄이 가슴 속의 병이 되어 잠못 이루게 되었다. 복전을 세워서 그 혼백을 달래는 방법을 생각하여, 그 의로움을 떨친 이래로 병사가 교전한 땅에서 의사(義士)와 흉도(凶徒)를 막론하고 그 군진(軍陣) 속에 몸을 묻은 이를 위하여 각각 사찰을 건립하고 훌륭한 스님들을 초빙하고자 한다.
이에 법고(法鼓)를 울려서 타는 불꽃을 푸른 연꽃으로 바꾸고 청정한 범패(梵唄)를 듣고서 고해를 감로로 바꾸기를 바란다. 주무 관청은 그 처소를 요량하여 사찰을 이룩하고 스님들을 파견할 것이되, 가람을 건축하는 데 일의 조목을 갖추어 상주하여 짐이 가엾이 여기는 뜻에 부합하도록 하라.
설거(薛擧)를 격파한 곳인 빈주(豳州)에 소인사(昭仁寺)를 건립하라.
송노생(宋老生)을 격파한 곳인 대주(台州)에 보제사(普濟寺)를 건립하라.
송금강(宋金剛)을 격파한 곳인 진주(晋州)에 자운사(慈雲寺)를 건립하라.
유무주(劉武周)를 격파한 곳이 분주(汾州)에 홍제사(弘濟寺)를 건립하라.
왕세충(王世充)을 격파한 곳인 망산(邙山)에 소각사(昭覺寺)를 건립하라.
두건덕(竇建德)을 격파한 곳인 정주(鄭州)에 등자사(等慈寺)를 건립하라.
유흑태(劉黑泰)를 격파한 곳인 명주(洺州)에 소복사(昭福寺)를 건립하라.
이상의 일곱 사찰은 모두 관비(官費)로 이룩하되, 그 후손이 되는 집안 식구들에게는 수레와 소와 논밭과 주택을 제공하고, 비문을 세워 그 덕을 칭송하라.
033_0626_c_15L門下至人虛己忘彼我於胸襟釋教慈心均異同於平等是知上聖惻隱無隔萬方大悲弘濟義猶一子有隋失道九服沸騰朕親摠元戎致茲明誓牧登陑曾無寧歲其有桀犬愚嬰此湯羅銜鬚義憤終于握節殉所奉咸有可嘉日往月來逝川斯雖復項籍放命封樹紀於丘墳信捐生丹靑著於圖像猶恐九泉之尚淪鼎鑊八難之閒永纏冰炭然疚懷用忘興寢思所以樹立福田濟其營魄可於建義已來交兵之處爲義士凶徒殞身戎陣者各建寺剎招延勝侶望法鼓所振變炎火於靑淸梵所聞易苦海於甘露所司宜量定處所幷立寺名支配僧徒及修造院宇具爲事條以聞稱朕矜愍之意破薛擧於豳州立昭仁寺破宋老生於台州立普濟寺破宋金剛於晉州立慈雲寺破劉武周於汾州立弘濟寺破王世充於邙山立昭覺寺破竇建德於鄭州立等慈寺破劉黑泰於洺州立昭福寺右七寺竝官造又給家人田莊幷立碑頌德

29) 위전망인설재행도조(爲戰亡人設齋行道詔: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을 위해 재를 설하고 행도한다는 조서) 당 태종
033_0627_a_18L唐太宗爲戰亡人設齋行道詔
033_0627_b_02L문하
형벌로 형벌이 그치기를 목표로 하는 것은 황왕(皇王)의 영전(令典)이다. 전쟁으로 전쟁의 범람을 멈추게 하는 것은 성인의 통규(通規)이다. 그래서 탕(湯)임금과 무(武)임금이 창과 칼로 시대를 다스려 난리를 평정하였으니, 어찌 어리석은 백성들을 사랑하지 않고 함부로 살육하였겠는가? 비록 난폭함을 금하고 병마를 거두고자 하였으나, 대체로 얻지를 못하였다.
짐이 수(隋)나라가 의로움을 열지 못하였기에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는 데 뜻을 두었으니, 북쪽을 치고 동쪽을 정벌하며 가는 데마다 평정하였다. 그러니 누런 도끼와 쇠붙이 화살촉으로 무릇 그 상하게 한 것이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비록 다시 명을 거역하고 상도(常道)를 어지럽혀서 스스로 명을 재촉한다 하더라도, 측은한 마음으로 미루어서 그 생명의 중함을 한탄하니 어찌 애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쓸쓸히 가슴 아파하면서 일어나고 잠자는 것조차 잊는다. 그러나 석씨(釋氏)의 가르침은 인자함을 깊이 숭상하는 것으로, 금지하는 조목 가운데 살생의 금지를 가장 중히 여긴다. 이러한 이치를 말할수록 더욱 두려움만 늘어나는데, 지금 내가 토벌을 시작한 이래로 손수 주살한 것을 전후로 세어 보면 대략 천 명이나 된다.
모두 재법(齋法)을 이룩하여 도를 행하면서 정성을 다해 예참(禮懺)104)할지니, 짐이 입는 옷가지마저 함께 단사(檀捨:보시)에 충당하기로 한다. 3도(途)의 환난을 이것으로 벗어나고 만겁(萬劫)의 고통을 이것으로 널리 구제하며, 다 함께 원수 맺은 마음을 풀고 보리도(菩提道)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033_0627_a_19L門下刑期無刑皇王之令典以戰止列聖之通規是以湯武干戈濟時靜亂豈其不愛黔首肆行誅戮禁暴戢兵蓋不獲已朕自隋未創義志存拯溺北征東伐所向平殄然黃鉞之金鏃之端凡所傷殪難用勝紀復逆命亂常自貽殞絕惻隱之心追以愴恨生靈之重能不哀矜悄然疚無忘興寢且釋氏之教深尚慈仁禁戒之科殺害爲重承言此理彌增悔懼今宜爲自征討以來手所誅翦前後之數將近一千皆爲建齋行道竭誠禮懺朕之所服衣物竝充檀捨冀三途之難因斯解脫萬劫之苦此弘濟滅怨障之心趣菩提之道

30) 도승어천하조(度僧於天下詔:승려를 천하에 정식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한 조서) 당 태종
033_0627_b_11L唐太宗度僧於天下詔
033_0627_c_02L문하
3승(乘)이 법규를 맺은 것은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8정도(正道)에 귀의하는 일은 자비를 위주로 한다. 지혜의 바다로 흘러가 군생(群生)을 윤택케 하며 번뇌의 숲을 잘라내어 만물을 건네주며, 진여(眞如)에 맡겨서 도를 체득하니, 그 이치가 지극한 어짊과 합하고, 훌륭한 원인이 신묘한 과보를 낳으니 일이 선업을 쌓는 것에 부합한다.
짐이 금륜(金輪)105)을 공경스럽게 따르고 보명(寶命:天命의 미칭)을 받들었으며, 지극한 덕의 가르침을 멀리 생각하지 않음이 없었고, 대성(大聖)의 훈계를 그윽하게 살피지 않음이 없었으니, 이 모두가 사람들로 하여금 개전(蓋纏)106)을 벗어나고 집안마다 인수(仁壽)107)로 나아가게 하려는 것이다.
명계(冥界)의 연(緣)으로 현계(顯界)에 감응하여 크게 함령(含靈)을 비호하니, 5복(福)이 「홍범(洪範)」108)에 드러나고 3재(災)109)가 세상에서 끝난다. 난리로 인하여 스님들이 감소하였으니, 연화대와 보탑에 문간을 기웃거리더라도 머무는 사람이 없다. 푸른 연꽃처럼 모발을 물들이고 비바람을 맞으며 열심히 노력하였으나 은혜로운 말씀이 훼손되었으니 참으로 무색하다.
천하의 여러 주(州)마다 사찰이 있는 곳에는 사람을 제도하여 승니(僧尼)로 삼는 것이 마땅하였는데, 총수를 3천 명으로 제한한다. 주마다 크고 작음이 있고 땅에는 중화와 이적이 있으니, 그 처소에 따라 득도하는 이가 많거나 적어야 하는데, 이것은 유사에게 맡겨서 스스로 요량하도록 정한다.
반드시 정성되고 덕업(德業)이 있는 사람을 취하도록 힘쓰되 나이가 많고 적음을 묻지 말며, 예전에 인원감소에 따라 환속한 이와 사사로이 득도(得度)한 백수(白首)의 부류로 만약 그 행업이 칭찬할 만하다면, 정원 내에서 마음대로 취하도록 하라. 반드시 취할 만한 사람이 없다면 그 정수를 궐석한 채로 두어라. 만약 관인이 정밀하고 자세하게 조사하지 못한다면, 마땅히 가장 경미한 실수를 기록하여 붙여야 한다.
단지 계율을 행하는 근본은 오직 무위(無爲)110)가 중요한데, 많은 스님들이 세속에 물들어서 혹 신통에 가탁하여 요사스러움을 망령되이 전하거나, 혹은 의서(醫筮)나 좌도(左道)를 사칭하며 재물을 구하거나, 혹은 관조(官曹)를 찾아가 뇌물을 바치거나, 혹은 살갗을 뚫고 손가락을 태워 세속을 놀래키며 어리석은 사람들을 경악케 하거나, 아울러 스스로 괴로움을 초래하고 형법(刑法)의 그물을 걸어두니, 이들 중 한 가지만 있어도 성인의 가르침을 크게 어지럽히는 것이다.
짐이 마음으로 깊이 이를 보호하고 지켜서, 반드시 용서함이 없을 것이다. 이미 내율(內律)에 의거하고 다시 금과(金科)를 참작하여 조례를 제정하게 하였으므로, 반드시 정법의 문호를 맑게 정돈하도록 힘써라.
관할 관리는 그 지역 안에서 법을 어기는 승려를 세밀하게 검열해야 하며, 이를 고발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주무 관현이 실상을 기록하여 상주하여 보고토록 하라. 무릇 어진 이는 반드시 선발하되 악한 이는 반드시 배척해야만 가람의 정토가 모두 법미(法味)를 알게 되고, 보리(菩提)를 깨닫는 길에서 여러 의근(意根)의 진구(塵垢)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033_0627_b_12L門下三乘結轍濟度爲先八正歸依慈悲爲主流智慧之海膏潤群生煩惱之林津梁品物任眞體道理叶至仁妙果勝因事符積善朕欽若金恭膺寶命至德之訓無遠不思聖之規無幽不察欲使人免蓋纏登仁壽冥緣顯應大庇含靈五福著於洪範三災終於世界比因喪亂徒減少華臺寶塔窺戶無人紺髮靑櫛風沐雨眷言彫毀良用憮然天下諸州有寺之處宜令度人爲僧摠數以三千爲限其州有大小有華夷當處所度少多委有司量定務取精誠德業無問年之幼長其往因減省還俗及私度白首之徒若行業可稱通在取限必無人可取亦任其闕數若官人簡練不精宜錄附殿失但戒行之本唯尚無爲多有僧徒溺於流俗或假託神通妄傳妖怪謬稱醫筮左道求財或造詣官曹致贓賄或鑽膚焚指駭俗驚愚竝自貽伊戚動挂刑網有一於此大虧聖朕情深護持必無寬捨已令依附內律參以金科具爲條制務使法門淸整所在官司宜加撿察其部內有違法僧不擧發者所司錄狀聞奏善者必採惡者必斥伽藍淨土咸知法味菩提覺路絕諸意垢

31) 단매불상칙(斷賣佛像勅:불상을 파는 것을 금지하는 조칙) 당 태종
033_0627_c_17L唐太宗斷賣佛像勅
033_0628_a_02L칙지(勅旨)
불도(佛道)의 성상을 드러내는 일은 그 일이 매우 존엄한 것이다. 재주 있는 사람들이 많이들 이룩하고 공양하는 사람들이 다투어 찾아와 팔고 사는데, 이는 그 품질이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가격의 경중을 헤아린다. 사는 사람은 인과를 따지지 않고 단지 값싸게 사기를 요구하며, 파는 사람은 원래 이윤을 바라고 오직 높은 가격만을 고집한다. 이로써 죄루(罪累)가 특별히 깊어지고, 복의 보응도 함께 없어진다. 모두가 경전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기에, 이 또한 금지해야 한다.
지금 이후로 공장은 모두들 불도의 성상을 이룩하여 판매하지 못하고, 이미 만들어진 성상 또한 없애지 못한다. 각각 사찰에 나누어 전달하여 사관(寺觀)의 대중들로 하여금 그 값어치를 따지게 하되, 관할 주현의 관리가 받들어 감독하도록 하라.
칙지가 도착한 이후 열흘 내로 모두 금지하도록 하라.
033_0627_c_18L勅旨佛道形像事極尊嚴伎巧之家多有造鑄供養之人競來買贖品藻工拙揣量輕重買者不計因果止求賤得賣者本希利潤唯在價高罪累特深福報俱盡違犯經教竝宜禁約自今以後工匠皆不得預造佛道形像賣鬻其見成之像亦不得銷除令分送寺觀令寺觀徒衆酬其價直仍仰所在州縣官司撿挍勅到後十日內使盡

32) 여섬율사등서(與暹律師等書:섬 율사 등에게 보내는 글) 저량(褚亮)111)
033_0628_a_05L與暹律師等書 褚亮
삼가 가르침에 엎드리고 높으신 의리를 공손히 받아들입니다만, 아름다운 청탁을 마음에 품고 있었으니, 황망한 슬픔이 참으로 깊습니다. 늦봄이 화창하니 옥체를 편안히 하십시오.
제자가 전생에 다행히도 선근을 심어 일찌감치 법연(法緣)112)에 참례하고자 하여 화악(華岳:서악화산) 가까이에 스님들의 거처를 창립하였습니다. 이 산은 기묘하고 신비함을 가지고 있으므로 구름과 서리가 맞닿으며 잘라낸 듯한 봉우리는 칼날을 쌓은 듯한데, 영천(靈泉)은 백 장이나 솟구칩니다.
신선도 승지(勝地)라 여기고 어진 철인마저 다 함께 돌아가는 곳입니다. 가람의 배치는 비록 넓지만, 참선과 독송이 아직 부족합니다. 대중을 인도하는 것의 흥망은 사람에 따라 넓혀지는 것입니다. 참으로 삼보를 동량으로 삼으려면 반드시 용상(龍象)의 힘에 의지해야 하고, 사부대중[四衆]을 법도에 맞게 하려면 더욱 여러 조신의 신하들을 기다려야 합니다.
법사님들께서는 학문이 경전에 통달하고 명예가 진도와 속세에 퍼졌으니, 실로 창생을 다 함께 교화하여 피안으로 오르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또한 통달한 사람은 자신을 굽히고 만물에 따르며, 대덕은 명예를 잊고 오직 가르침을 펴고자 하니, 이치가 반드시 널리 구제함에 있어 멀고 가까운 것에 따라 막히지 않습니다.
삼가 원하건대 허리를 굽혀 청을 드리우니, 자취를 내려 왕림해 주신다면, 석혜원(釋慧遠) 선사께서 멀리서 따를 만하고 왕순(王珣)113)도 정사(精舍)에서 끊임없이 진구(塵垢)를 맑게 할 것이니, 이것이 바라는 것입니다. 호밀조차 없이 하면서 이렇게 소원드리고, 이렇게 청원드립니다.
033_0628_a_06L竊伏下風久揖高義有懷靡託於悒良深春暮淸和道體休納弟子植生多幸早預法緣近於華嶽創立僧此山蘊蓄奇秘控接煙霞削峯累靈泉百丈神仙以爲勝地賢哲之所同歸結搆雖淹禪誦猶寡厥導興廢弘之在人且棟梁三寶必資龍象之力羽儀四衆尤待鴛鷺之群法師等學洞經典譽宣眞俗實宜共化蒼升於彼岸且達人屈己存乎應物大德忘名唯在申教理必弘濟無隔遐邇仰願俯從微請降迹來儀則釋遠禪居遙蹤可擬王珣精舍淸塵不是所願也是所願也

33) 사구택조흥성사조(捨舊宅造興聖寺詔:옛 집을 버리고 흥성사를 만든다는 조서) 당 태종
033_0628_a_20L造興聖寺詔 貞觀三年
033_0628_b_02L문하
예전에 단릉(丹陵)114)에서 거룩함을 계시(啓示)하시고 화저(華渚)115)에서 상서로움을 드리우셨다. 덕을 내리시어 신명이 머물러 홍업(鴻業)을 크게 융성시켰다.
짐이 대보(大寶)를 크게 이어받아 역중(域中)에 기거하나, 멀리 교연(郊禋)의 경사로움에 의지하여 우러러 추전(樞電)116)의 복락을 생각하였다. 원림(園林:華林園 또는 鹿野園)을 생각하는 예법이 이미 펼쳐졌고, 거울을 닦는 마음117)만 헛되이 간절하다. 이리하여 자비로운 가르침을 영원히 품고서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보답하려고 하며, 편안하게 인과를 말하며 명복에 의지할 것만 생각한다.
통의궁(通義宮)은 황가(皇家)의 옛 저택인데, 구조가 널찍하여 인사(仁祠)로 기리게 되면 신령한 가호를 보탤 수 있으리라. 마땅히 희사(喜捨)하여 비구니 사찰로 삼으면서 이에 ‘흥성(興聖)’이라 이름한다. 신도(神道)가 방소(方所)가 없으나 개풍(凱風)118)의 생각을 의미하게 펴고자 하니, 주무 관청은 이같이 시행하라.
033_0628_a_21L門下昔丹陵啓聖華渚降祥叶德神克隆鴻業朕丕承大寶奄宅域中遠藉郊禋之慶仰惟樞電之祉思園之禮旣弘撫鏡之情徒切而永懷慈欲報無從靖言因果思憑冥福義宮皇家舊宅制度弘敞以崇仁祠敬增靈祐宜捨爲尼寺仍以興聖爲庶神道無方微申凱風之思主者施行

34) 위태목황후추복원문(爲太穆皇后追福願文:태목 황후를 위해 복을 비는 원문) 문제수소(文帝手疏)119)
033_0628_b_07L爲太穆皇后追福願文 文帝手疏
정관(貞觀) 16년120) 5월 어제원문(御製願文)을 홍복사(弘福寺)에 바치고 이같이 아뢰었다.
성인과 철인이 숭상하는 것은 효성[孝]이며, 어진 사람이 애호하는 것은 친함[親]이나이다. 짐이 어려서 다듬고 길러 주는 은혜를 입었으며, 커서는 쓰다듬고 양육하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육아(蓼莪)121)의 생각을 잊은 날이 없었으니, 그 끝없는 정은 호천(昊天)이라도 갚지를 못합니다.
예전에 자로(子路)가 천 종(鍾)의 봉록으로도 봉양하지 못함을 한탄하였고,122) 우구(虞丘)123)가 양친이 계시지 않음만 한탄하였으니, 방촌(方寸)이 심히 어지러우며 실로 애달프기만 합니다. 매번 비통한 것이 달포 내에 다시 병이 도지듯 하니, 말마다 늘 추모하며 마음속 깊이 애절하기만 합니다. 지은 인연이 없이 보답하고자 하니, 오로지 명조(冥助)에 의탁할 따름입니다.
삼가 비단 200필을 자비(慈悲)의 대도(大道)에 헌납하니, 참으로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예전에 죄악을 씻고 선법(善法)의 인을 심기를 희망하오니, 바라건대 후연(後緣)의 경사스러움을 얻게 하소서.
033_0628_b_08L貞觀十六年五月御製願文致弘福寺曰聖哲之所尚者孝也仁仁之所愛者親也朕幼荷鞠育之恩長蒙撫養之蓼莪之念何日而忘罔極之情昊天匪報子路歎千鍾之無養虞丘嗟二親之不待方寸亂矣信可悲夫每痛一月之中再罹難疚興言永慕哀切深衷欲報靡因惟憑冥助敬以絹二百疋奉慈悲大道儻至誠有感冀銷過往之愆爲善有因庶獲後緣之慶

35) 이교종명(二敎鐘銘)과 서문 주(周) 무제(武帝)124)
033_0628_b_20L大周二教鍾銘 皇帝製
033_0628_c_02L천화(天和) 5년125) 세차(歲次) 섭제(攝提)126) 5월 병인(丙寅) 날에, 범종(梵鍾) 한 구를 이룩하였다. 곤오(昆吾)127)의 돌을 다듬고 약계(若溪:五雲溪)의 구리를 제련하였으니, 영장(郢匠)128)의 장인이 홍로(鴻爐)를 붙여서 이와 같이 신기(神器)를 이룩하였다. 시절이 유빈(蕤賓)에 속하지만 이칙(夷則)과 조화하니,129) 이 때문에 『춘추외전(春秋外傳)』130)에서는 “9칙(則)을 노래 부르니, 평민(平民)들에게는 두 마음이 없다”131)고 말하였다.
양교(兩敎)를 널리 펴서 한 갈래로 함께 돌이키니, 금석(金石)도 그윽하게 부합하고 하늘과 사람도 모두 계합한다. 9궁(宮)과 9지(地)는 멀리 통현(洞玄)에 이르러 삼천대천세계의 끝까지 멀리 울리니, 은각(銀閣)에서 받아들여 봉양하면 법려(法侶)를 이어서 그 소리를 찾으며, 금궐(金闕)에서 참다움을 내리면 선관을 찾아서 음향을 들으며 만고에 그 법식(法式)을 전하게 하라.
명문(銘文)은 이와 같다.

[1]
실제(實際)가 아득히 멀리 있으나
현리(玄理)는 묘하게 통달할지라
연(緣) 따라 바뀌어 업(業)을 얻으며
이루는 이치는 기연(機緣)에 있네.

신령한 부도(浮圖)가 이채로우니
지혜의 햇살은 밝기만 하네.
금하(金河)에 무서리 모이고
구름은 은간(銀澗)에 걸려 있구나.


[2]
9천(天)의 선록(仙籙)132)이나
5악(岳)의 진문(眞文)133)
지혜의 횃불을 널리 비추니
선림(禪林)의 향기는 훈훈하구나.

종과 북소리에 단잠 깨우고
경종(瓊鍾) 소리는 구름을 뚫네.
종소리 가락은 겨울을 조화롭게 하고
메아리 울려서 추분(秋分) 알리네.

[3]
두 가지 가르침 함께 이루니
수레의 옥방울 함께 울리네.
저 멀리 펴져서 천상에 닿고
아득한 땅 끝에 울려 퍼지니

협하(陜河)에 성상(聖像)의 그림자 뜨고
한계(漢溪)에 성인의 가락 퍼지네.
메아리 듣고서 정법 펼치니
그 소리 들을새 믿음 생기네.

[4]
파약(波若)134)은 다하는 끝이 없으나
중현(重玄)에 이르는 문호 있다네.
장구한 어둠 열어 젖히니
미혹의 무명을 건져내누나.

애써서 정각(正覺)을 얻지 못하면
천존(天尊)도 만날 수 없으려니와
지혜의 바다를 건너가자면
앞서서 일반 민중을 제도할지라.
033_0628_b_21L天和五年歲次攝提五月庚寅造鍾一口冶昆吾之石練若溪之銅郢匠鴻爐化茲神器雖時屬蕤賓而調諧夷則故春秋外傳曰所以詠歌九則平民無二弘宣兩教#同歸一揆金石冥符天人咸契九宮九地遙徹洞玄三千大千遠聞邊際銀閣應供延法侶而尋聲金闕降眞候仙冠而聽響式傳萬古迺勒銘云實際遐曠 通玄洞微 化緣待業造理因機 靈圖降采 慧日垂暉金河霧集 銀㵎雲飛其一九霄仙籙 五嶽眞文 智炬遐照禪林普薰 金鼓入夢 瓊鍾徹雲音調冬立 響召秋分其二二教竝興 雙鑾同振 遠赴天霜遙虧地鎭 陜河浮影 漢溪傳韻聽響弘法 聞聲起信其三波若無底 重玄有門 長開久暗永拔沈昏 不求正覺 莫會天尊唯令智海 先度黎元其四

36) 대당흥선사종명서(大唐興善寺鐘銘序) 작자 미상
033_0628_c_19L大唐興善寺鍾銘
033_0629_a_02L황제께서 도(道)가 금륜(金輪)과 어울리고 황옥(黃屋)에 나투시니, 만방을 근심하며 덮어 주고자 나룻배를 삼계(三界)로 운행하셨다. 운화(雲和)135)의 음악으로 법고(法鼓)를 함께 울리며 다 같이 베풀고자 하니, 아송(雅頌)136)의 소리를 범음(梵音)과 더불어 원대히 하고자 하였다.
이에 부씨(鳧氏:周의 관직으로 종을 만듦)에게 명하여 이 금석(金錫)으로 만들게 하니, 소리는 바람과 우레에 합하고 공은 조화에 짝을 이룬다. 날아 오르는 맹호는 순거(簨簴:악기를 거는 틀)를 짊어지고 날아가듯 하고, 반룡(槃龍)은 바람을 타고 그대로 움직인다.
희미한 소리[希聲]137)가 아침에 울리고, 건퇴(犍槌) 소리 저녁 무렵에 뇌성같이 울리니, 귀를 기울여 무생(無生)을 증득하고 신명(神明)으로 들어가 정각(正覺)에 오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원둔(圓屯)의 바다는 다함이 있더라도 복조(福祚)는 무궁하고, 방석(方石)138)은 닳아지더라도 원력은 다하는 일이 없다.
033_0628_c_20L皇帝道叶金輪示居黃屋覆燾萬方舟航三界欲使雲和之樂共法鼓而同宣雅頌之聲與梵音而俱遠乃命鳧氏範茲金錫響合風雷功侔造化騰驤猛虎負簨虡而將飛宛轉槃龍繞乘風而如動希聲旦發揵搥夕震莫不傾耳以證無生入神而登正覺圓海有竭福祚無窮方石易銷願力無盡

37) 당서명사종명(唐西明寺鐘銘)과 서문 작자 미상
033_0629_a_06L京師西明寺鍾銘 令製
유세차(維歲次) 대당(大唐) 인덕(麟德) 2년(665)에 세차(歲次)가 성기(星紀)에 묶였고 월차(月次)가 항루(降婁)하니, 2월 계유(癸酉) 삭망(朔望) 여드레 경진(庚辰) 날이다. 황태자가 두 분의 성인을 받들어 서명사의 구리종 한 구를 이룩하였는데, 1만 근이나 되었다.
한수(漢水)의 기이한 보배를 건져내고 촉산(蜀山)에 감추어진 보물을 파다가, 우수(虞倕)139)는 불로 단련하고 진광(晉曠)140)은 화로를 날아갈 듯이 하였으며, 용호(龍虎)를 띠고서 규척(規尺)을 드날리고, 경부(鯨桴)에 응하여 제작물을 그려냈다. 그 소리가 9지(地)로 흘러서 아득히 두터운 은혜를 펼치고, 3천(天)에 맑게 울려서 멀리 증민(曾旻)141)의 덕을 펼쳐서, 군생(群生)들에게 깨달음의 길을 일깨워 주고 서류(庶類)에게는 미혹된 길을 조심하게 하니, 업이 향원(香垣:香刹 또는 佛寺)에 견주어지고 공은 진겁(塵劫)에 고르게 펴진다. 그 정기를 모범으로 하여 발걸음을 높이 하니, 이에 감히 정금(貞金)에다 이같이 새긴다.
그 명문에서 말하였다.

청산의 지기(靑祇:靑春의 神祇)에 복을 바치니
황도(黃道)의 이덕(離德)142)이 정기 내리네.
굽이치는 강물은 덕으로 흐르고
아득한 준령은 하늘 스치네.

동(銅)으로 만든 악기143)를 불어 본성을 표현하니
침소에서도 듣고 정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말마다 깨끗한 업을 지으니
보하는 공덕이 향성(香城:부처님의 나라)을 여네.

일곱의 보배를 아로새기고
9유(乳)144)로 형태를 그리네.
신룡(神龍)은 움직여 나는 듯하고
뛰노는 언수(偃獸)는 놀라는 것 같네.

주나라 법도로 이루어 가니
규범이 한실(漢室)을 넘어서구나.
아침 바람결 소리 울리니
한밤중 서리가 소리를 전하네.

황실의 복을 우러러 길이 하고자
창생(蒼生)을 굽어서 인도하고자
종소리 억겁에 울려 퍼지니
경사(慶事)가 천령(千齡)에 넘치는구나.
033_0629_a_07L維大唐麟德二年歲躔星紀月次降二月癸酉朔八日庚辰皇太子奉爲 二聖於西明寺造銅鐘一口可一萬斤發漢水之奇採蜀山之秘寶虞倕練火晉曠飛鑪帶龍虡而騰規應鯨捊而寫製聲流九地遐宣厚載之恩韻徹三天播曾旻之德寤群生於覺路警庶類於迷塗業擅香垣功齊塵劫式旌高敢勒貞金銘曰靑祇薦祉 黃離降精 渦川毓德瑤嶺飛英 吹銅表性 問寢登情興言淨業 載啓香城 七珍交鑄九乳圖形 翔龍若動 偃獸疑驚製陵周室 規踰漢庭 風飄旦響霜傳夜鳴 仰延皇祚 俯導蒼生聲騰億劫 慶溢千齡

9. 회죄편(悔罪篇)145)
033_0629_a_24L廣弘明集悔罪篇
033_0629_b_02L
- 서문 당 종남산(終南山) 석도선(釋道宣)
복은 넉넉히 해야 하고 죄는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넉넉히 하여 4취(趣:6趣 중에 인간)에 가까이 태어나면, 부유한 과보와 영예로운 벼슬이 눈앞에 가득하며, 멀리는 3성(聖)146)을 본받아 그 훌륭한 모양을 바탕으로 써서 군유(群有)를 풍요하게 한다.
죄에 이르게 되면 이러한 특별한 길로 돌아온다. 실로 탐욕과 진노가 무거워지기 때문에 급기야 고과(苦果)를 얻고 고초(苦楚)에 오르게 되는데, 이로써 죄업만 늘려서 성인과 범부를 모두 고생시킨다.
무릇 죄취(罪聚)는 토론할 만하지 않으나, 윤리 강령과 바른 행실은 모두 소학(小學)에 실려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과보를 기다리게 하더라도 여전히 노여움과 어리석음에 폐단이 되니, 비록 나한(羅漢)이 되어 누(漏)를 다했더라도 그 몸을 부수게 된다. 이것으로 무시이래(無始以來)의 고업(故業)이 분단생사(分段生死)를 따라 그 값을 추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위(有爲)로 장애를 쌓으면서 변역(變易)하여 도를 돌이키기를 바란다. 자고로 정법(正法)의 성인들이 말씀을 열어 이치를 드러내었는데, 이때 4혹(惑)을 펼쳐 내자면 모두 삼삼은 9품(品)이 되는데, 그 생각마다 이를 베어내고자 하여도 어찌 요원(燎原)의 불길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번뇌가 더욱 번성하여 금하는 계율을 행하기 어렵다. 번뇌가 일어나면 어느 사이에 금법을 잊어버려 바로 뿌리내리게 된다. 과거에 맺어진 것이 이루어지고 나면 뒤늦게 후회해도 어쩔 수 없다. 단지 모든 부처님께서 대자비의 선권방편(善權方便)으로 지나간 죄업을 깨우쳐 흩어버리고, 정령(情靈)을 인도하며 참회의 의례(儀禮)를 세워서 스스로 새롭게 하는 도를 펴셨다.
이미 지나간 일을 돌이키기 어려움은 엎은 물을 다시 담는 것의 비유147)로도 알 수 있으며, 다가오는 허물을 손쉽게 구하는 것은 물에 씻어내는 방편을 열거해야 한다. 마침내 보현(普賢)과 약왕(藥王)의 도반을 두어 갈래를 나누어 이 진토(塵土)를 교화했으며, 도안(道安)과 혜원(慧遠)이 반려를 두어 대가(大駕)의 명을 받아 이 같은 정술(正術)을 행하였다.
후왕(侯王)과 제백(宰伯)이 모두 불교를 신봉하니,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淸信女) 모두가 계율을 어기지 않았다. 예전에 남제(南齊) 사도(司徒) 경릉왕(竟陵王)이 포살법(布薩法)의 정행의(淨行儀)를 제정하였는데,148) 그 상세한 조목은 별도로 기록한 바와 같다. 지금 지묵이 번잡해지겠기에 간단하게 네 가지만 예를 들어 허물을 참회하는 줄기를 밝히도록 한다.

「사칙위건열반참계(謝勅爲建涅槃懺啓)」 양(梁) 간문제(簡文帝)
「육근참문(六根懺文)」 양 간문제
「회고만문(悔高慢文)」 심약(沈約)
「참회문(懺悔文)」 심약
「진군신청수무제참문(陳群臣請隋武帝懺文)」 강총(江總) 혹은 심약(沈約)
「양진황제의경회과문(梁陳皇帝依經悔過文)」 10수
033_0629_b_02L 序 終南山釋氏夫福曰富饒罪稱摧折富則近生四趣厚報榮祿滿於目前遠則三聖勝相資用豐於群有至於罪也返此殊途良由沈重貪能獲果登苦楚所以罪業緜亘勞歷聖凡凡惟罪聚不足討論綸網正行事該小學致使須斯二果尚弊於怒癡羅漢漏盡猶遭於碎體是知無始故業逐分段而追徵有爲積障望變易而迴道自古正聖開喩滋彰時張四惑三三九品欲使隨念翦撲豈得縱以燎原然以煩惱增繁難爲禁制勃起忽忘早樹根基過結已成追悔無己但以諸佛大慈善㩲方便啓疏往咎導引精靈因立悔罪之儀布以自新之道旣往難復覆水之喩可知來過易救補浣之方須列遂有普賢藥上之侶分衢而廣斯塵道安慧遠之儔命駕而行茲術至於侯王宰伯咸仰宗科淸信士女無虧誡約昔南齊司徒竟陵王制布薩法淨行儀其類備詳如別所顯今以紙墨易繁略列數四開明悔過之宗轄焉廣弘明集悔罪篇第九 謝勅爲建涅槃懺啓梁簡文 六根懺文梁簡文 悔高慢文同上 懺悔文沈約 陳群臣請隋武帝懺文江摠一名沈炯 梁陳皇帝依經悔過文十首

1) 사칙위건열반참계(謝勅爲建涅槃懺啓:열반참을 거행하라고 칙령을 내리신 데 대한 감사 계) 양 간문제
033_0629_c_09L謝勅爲建涅槃懺啓 梁簡文
신(臣) 소강(蕭綱)이 아룁니다.
삼가 엎드려 칙지를 내리심을 들었사오니, 신에게 동태사(同泰寺)의 서응전(瑞應殿)에서 열반참(涅槃懺)을 거행하라 하셨습니다. 신이 본시 장애가 많고 재난이 많은지라 몸이 약하여 질병에 자주 걸리기에, 침과 쑥과 탕약으로 매번 천람(天覽)만 어지럽힙니다.
거듭 완곡하신 자비를 입어 이 같은 대복(大福)을 내려 주시니, 은혜로운 단비가 조금이라도 내려서 몸의 불을 끄고 거룩한 바람이 일어 사사로운 청량함이나마 얻고자 원합니다. 일마다 은혜롭지 않음이 없으나, 황송스럽게 무엇을 보답하겠습니까? 참으로 내려 주신 은혜를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받들어 상계(上啓)하며, 이와 같이 감사드립니다.
삼가 올립니다.
033_0629_c_10L臣綱啓伏聞勅旨垂爲臣於同泰寺瑞應殿建涅槃懺臣障雜多災身穢饒疾鍼艾湯液每黷天覽重蒙曲慈降斯大福冀惠雨微垂卽滅身火風纔起私得淸涼無事非恩伏枕何不任下情謹奉啓謝聞謹啓此無所謝也越勅

2) 육근참문(六根懺文) 양 간문제
033_0629_c_17L六根懺文 梁簡文
033_0630_a_02L오늘날 이곳의 대중이 성심(誠心)으로 6근(根)의 장애되는 업장을 참회하나이다. 안식(眼識)이 밝지 못하여 붉은색과 자주색을 쉽게 혼동하고는 그대로 헛되이 염착(染著)에만 물드는지라, 천기(天紀)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비록 다시 천육(天肉)이 뿌리를 달리하고 법혜(法慧)가 아름다움을 달리하더라도, 눈앞의 대상을 보면서 일마다 악업만 일으켰나이다.
지금 원하옵건대, 저 육안(肉眼)을 버리고 불안(佛眼)을 갖추게 하시어 결목왕(決目王)149)이 정명(淨名)을 만나던 방장(方丈)의 거실, 다보의 보탑이 치솟는 서상(瑞相), 영취산에 계신 석가불의 광명, 미륵님이 용화세계(龍華世界)에 시현하시는 시초를 모두 보고, 늘 정토(淨土)에 노닐면서 길이 천궁(天宮)을 디디게 하소서.
이근(耳根)이 어둡고 둔하여 온갖 악업만 여러 갈래로 심었으니, 비단같이 고운 노래에 물드는 일을 기뻐하며 훌륭한 법과 좋은 소리를 들으면 정신없이 졸음에 떨어지면서도, 정(鄭)나라와 위(衛)나라의 음탕한 음악을 들으면 몸을 세우고 귀를 쫑긋이 하였습니다. 훌륭한 선법의 일을 알면서도 즐겼던 적은 드물었고, 음탕한 소리를 기뻐하였던 적은 많습니다.
원하옵건대, 이러한 육신의 이근을 버리고 저러한 천총(天聰)을 얻게 하시어 보탑을 여는 관약(管籥)의 소리를 듣고 손가락을 튀기며 기침하는 소리를 듣게 하소서. 모든 부처님의 말씀을 남김없이 모두 지키면서 정토로 부는 향기로운 바람소리와 보배나무가 쟁쟁하게 울리는 소리를 듣고, 한 생각 가운데에서 홀연히 깨달음에 들게 하소서.
비근(鼻根)의 허물과 근심으로 더욱 완고해져서 6란(蘭)에 탐닉하여 물들고 백화(百和)의 향내에 빠져 버렸습니다. 울금향(鬱金香)에 쉽게 집착하고 섬복향(贍蔔香)150)을 내치기 어려우니, 비록 다시 구리고 매운 냄새가 성품에 맞아 버리기 어렵나이다.
공중이나 해상에서는 더욱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데, 저곳에 아로새긴 술항아리가 있어 향기가 서리고 내음이 퍼지면, 그만 지식에 물들어 서로 끌면서 더욱 얽매임만 생기나이다. 그래서 사마귀가 작은 벌을 달게 여기면서 향기롭다 하며,151) 까마귀가 쥐를 먹으면서 더러운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지금 원하옵건대, 이러한 비근(鼻根)을 버리고 저러한 천수(天受)를 받아 옷자락을 떨치고 발걸음을 옮기어 전단나무의 숲 속을 다니면서 바랑을 메고 발우를 닦으며 향적(香積)의 보배로운 공양을 받들어, 길이 예토(穢土)를 벗어나 영원한 청정함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설근(舌根)의 장애가 무거워 악업에 물드는 것이 더욱 심하니, 독 있는 가시가 다투어 일어나고 사악한 뱀이 다투어 생기나이다.
이미 5황(黃)과 6금(禽)의 맛을 탐내면서, 다시 9정(鼎)과 8진(珍)의 미각을 달게 여기는지라, 이로써 산을 태우고 알을 깨뜨리며 물을 말리고 비늘을 말리면서 자라[黿] 국을 짐작하지 않고 솥에 발가락을 담갔다 맛보는 허물이 있었고152), 양고기국[羊羹]이 두루 이르지 않아서 전쟁에 빠지는 괴로움이 있게 되었습니다.153) 비록 다시 구격(鴝鶪:기러기 비슷한 새)과 녹위(鹿胃)라도 달게 여기지 않으며, 봉황의 가슴이나 용의 태반도 맛있다 말하지 않으니, 정조(鼎俎)를 늘어놓더라도 모두 맛있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와 같은 중생들의 생명을 이미 참혹하게 해놓고 때로 다시 친구를 이간하여 어지럽히고 세속을 상하고 진도(眞道)를 변질케 하니, 자주색이 붉은 빛을 빼앗고 흰 것을 도리어 검다고 하나이다. 그래서 무고하는 말이 세 번 이르니 증삼[曾]의 어미도 베틀 북을 내던졌으며,154) 단목(端木)155)이 한 번 말하자 월(越)나라가 패권을 잡고 오(吳)나라가 망했습니다. 그래서 세 치의 혀를 참으로 놀리기 쉽지 않아서 천리마처럼 달려 한번 잘못하면 일어나서 다시 되돌리기 힘들 것임을 알게 됩니다.
원하옵건대 번뇌를 끊고 청정한 경계로 들어가서 아난(阿難) 존자께서 우유를 훔쳤다는 비방156)과 함께하고자 하나이다. 또 이름을 깨끗이 하여 고요하게 침묵하는 취지에 이르고 선열(禪悅)의 여섯 가지 맛을 맛보며 선법(善法)의 세 가지 덕을 마시고서, 몸가짐을 공손히 하고 마음을 지극히 하여 영원히 보리도(菩提道)로 나아가게 하소서.
신근(身根)의 촉각에 완고하여 오직 부드러운 것만 탐하니, 형질과 몸체의 진애는 창과 방패를 무겁게 여기지 않습니다. 자신만 사랑하면서 남을 가벼이 여기고 다른 이를 능멸하며 만물조차 업신여기지 않음이 없으니, 이같이 벌거벗은 몸을 멋대로 하면 술 취한 코끼리도 얽어매지 못합니다.
6진(塵)과 4도(倒)가 이로부터 생겨나고, 5개(蓋)와 10전(纏)이 이로 인하여 이루어지나이다. 그래서 상점(象簟:상아로 만든 자리)으로 시원하게 여름철 방안에서 편히 머물고, 두터운 흰색의 여우 갖옷으로 겨울철 방안에서 따뜻이 하나이다.
사마[駟]를 매어 놓고 널찍한 집에서 거동을 편안히 하고, 머리를 묶은 채 오고 가며 보배 누각에다 그 몸을 의탁하게 되니, 이로써 3업(業)의 허물이 그 기틀로부터 열립니다. 4대(大)는 임시로 빌어서 이루어진 것인데, 어떻게 참된 ‘나’라는 것이 있겠습니까?
원하옵건대 이러한 꽃병을 버리고 저러한 금색신(金色身)을 얻게 하시어, 보배 같은 법의 장식을 깨끗이 하고 유리 같은 지혜 바탕을 비추어 오분(五分)의 영원히 평강한 10신(身)에 귀의하게 하소서.
의식(意識)이 인연에 엉켜서 죄업이 산처럼 쌓여 꿈결 같은 험난함이 원숭이와 같습니다. 매달린 거울처럼 한 생각을 고요히 하기 어렵고, 통 위를 굴러가는 구슬처럼 온갖 생각이 먼저 내달립니다. 25유(有)가 번거로워 쉬지 못하고, 98사(使)가 분주함을 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불길을 끄고 지혜를 없애어 수행으로 3승을 건져내며 선정(禪定)을 부채질하여 감로법을 머금어서 그 도(道)를 6도(度)에 드높이 하고자 하나이다. 지금 바라건대, 이와 같은 의근(意根)을 끊어서 얽매임을 없어지게 하시고, 마음이 호탕해져서 무생(無生)을 환히 비추게 하소서.
일체의 온갖 죄업이 세속의 문에서 모두 소멸하고, 삼계(三界)의 다른 갈래가 참다운 경지로 돌아가게 하소서.
참회를 마치고 가서 성심으로 예배드리나이다.
033_0629_c_18L今日此衆誠心懺悔六根障業眼識無明易頃朱紫一隨浮染則千紀莫雖復天肉異根法慧殊羙故因見前境隨事起惡今願捨於肉眸俱瞬佛眼如決目王見淨名方丈之室寶踊塔之瑞牟尼鷲山之光彌勒龍華之始常遊淨土永步天宮耳根闇鈍多種衆惡悅染絲哥聞勝法善音昏然欲睡聽鄭衛淫靡聳身側耳知勝善之事樂之者希淫靡之欣之者衆願捨此穢耳得彼天聰聞開塔管籥之聲彈指謦欬之唱佛所說悉皆摠持香風淨土之聲樹鏗鏘之響於一念中怳然入悟鼻根過患彌復頑嚚耽染六蘭流連百和鬱金易著瞻蔔難棑雖復一薰一蕕叶性難遣空中海上彌不自覺至如雕爐在彼翠霧飛煙識染相牽彌生織累所以蝍蛆甘螮自謂馨香烏鴉嗜鼠不疑穢惡今願捨此中根得彼天受振裳躧步跨栴檀之迥林提囊拭鉢捧香積之寶飯長離穢濁永保淸升舌根障重染惡尤深毒刺爭興惡蛇競起旣貪五黃六禽之旨又甘九鼎八珍之味所以焚山破卵涸水枯鱗黿臛不斟有染指之過羊羹不及入陣之苦雖復鴇䐿鹿胃猶不稱甘鳳肺龍胎更云不美雖羅鼎俎未必皆當在彼衆生於命已酷或復閒朋亂友破俗傷眞變紫奪朱反白爲黑所以讒言三至曾母投杼端木一說越霸吳亡故知三寸之舌未易可掉駟馬旣失於事難追願斷煩惑入淸淨境旣同阿難乞乳之譏又等淨名寂默之致飡禪悅之六味欽善法之三德形恭心到永趣菩提身根頑觸唯貪細軟質體塵㝵不重戈矛莫不愛我輕他淩人傲物縱此裸虫不羈醉象六塵四倒自此而生五蓋十纏因斯而致所以象簟淸閑遨遊於夏室重衾狐白溫煦於冬房結駟廣廈動靜必安鷁首翠樓去來有託所以三業之過出自機開四大假成豈有眞我願捨此畫甁得彼金淨寶珠之法飾照琉璃之慧體歸五分永等十身意識攀緣其罪山積險同夢幻譬若猴猿懸鏡高堂一念難靜走丸索上百慮先馳至如二十五有紛繞不息九十八使驚騖無已所以灰心滅智行拔於三乘風禪靈飮道高於六度今願斷此意根祛累斯盡心當恬怕洞照無生一切衆罪悉滅俗門三界異途歸之眞域懺悔已竟誠心作禮

3) 회고만문(悔高慢文)
033_0630_c_04L悔高慢文 同上
제자 소강(蕭綱)이 다시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三寶)에 귀의하나이다.
듣자오니 예법(禮法)은 거만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은 유학 경전에 남겨진 글에 드러나 있으며, 경전에서 “만심(慢心)을 내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유사(踰闍)157)의 묘전(妙典)에서 징험됩니다.
그러므로 한 번 항신(恒神)을 만나매 능가(陵伽)가 여전히 습성(習性)을 낳았고, 위로 천제(天帝)의 빈객인 회남왕(淮南王)158)은 언사가 어긋나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재주를 가진 것을 ‘숨어 사는 무리’라고 말하고 조화롭게 고상한 세속을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앉아서는 진(晋)나라 임금과 나란히 하고 서서는 제(齊)나라 군주보다 앞섭니다. 하물며 다시 도는 3학(學)을 융성하게 하고 그 법(法)은 5중(衆)을 겸하였는데, 그 대전(大殿) 앞을 지나면서도 마치 북문으로 나서듯 하며 밀실에서도 공손히 하지 않고 갈지자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감히 훌륭한 연(緣)에 의지하여 커다란 서원을 일으키고자 발원하오니, 오늘부터 보리의 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출가한 이들에게 공경을 표하고자 하나이다. 장차 일곱 가지 만심(慢心)을 없애서 6근을 끊어 제어하며 빈두(賓頭)159)가 발걸음을 내려 허물이 없기를 바라며, 아기달(阿耆達)이 수레를 버리고 커다란 그리움을 생각하니, 유계와 현계의 성중(聖衆)께서는 모두 증명하사이다.
033_0630_c_05L弟子蕭綱又重至心歸依三寶竊聞記稱弗傲表洙泗之遺文經云不慢驗踰闍之妙典故一遇恒神陵伽尚卒餘習上賓天帝淮南猶有誤辭有才曰隱淪調惟高俗猶足坐痹晉君立前齊主況復道隆三學法兼五如過前殿似出北門而不密室致遺弓接足敢藉勝緣願起弘誓今日始乃至菩提於諸出家悉表虔方欲削除七慢折制六根賓頭下庶無厥咎耆達棄車方思景慕顯大衆咸爲證明

4) 참회문(懺悔文) 심약(沈約)
033_0630_c_17L懺悔文 沈約
033_0631_a_02L제자 심약이 머리 숙여 모든 부처님과 여러 성인들께 아룁니다.
심약이 금생에 이르기까지 이전의 무시이래(無始以來)로부터 죄업에 얽힌 것이 참으로 말로는 다하지 못하겠습니다. 지나간 연(緣)에 어두워 증득(證得)한 것을 드러낼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처음 어린이처럼 욕심내는 마음뿐이니, 자비를 가리지도 못하고 죄의 과보를 분별하지도 못했습니다.
산짐승과 바다 고기로 날마다 주방을 채웠으되 마주하는 인연이 없다고 측은함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자르고 저녁에 구우며 달마다 늘 하고 해마다 이러했으니, 배를 채워 허기를 때우면서 육류를 겸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예전에 어리석고 정신이 깨이지 못했을 때에는 거만하게 희희낙락하면서 살생만 자행하여 꿈틀거리며 기어 다니고 날아다니며 헤엄치는 것으로 도마에 올려지지 않은 것이 없었나이다. 참으로 서로 만나기만 하면 멋대로 박멸하였으니, 이를 미루어 생각하면 갖가지 종류가 번다하므로 멀리 기억을 더듬어 보더라도 참으로 이를 상세히 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더운 날 누워 잠자는데 모기가 살을 문다고 거슬리는 마음에서 손바닥으로 내리쳤으니, 해마다 이렇게 죽인 것이 대략 만여 마리나 됩니다. 손은 단지 노여운 마음에 따랐으나 목숨은 그 손에 의해서 거꾸러졌으니 살생하는 길로 따지자면 부족한 일이 없습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살생하는 업을 면하지 못하니, 다시 물을 퍼내어 고기를 잡곤 하는데 몸소 그물을 놓고 고기 잡는 일이 끝나면 즐겁게 모여 이를 맛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것들이 너무 많아 한두 가지가 아니니, 무리지어 다니면서 죄의 허물만 주고받았습니다. 혹 남의 밭에 열매를 훔치기도 하고, 혹 남이 키우는 돼지를 가져오기도 하면서, 유약한 성품과 몽매한 마음으로 이를 따라 즐거워하며 기뻐했습니다. 남의 살을 토막 내어 삼키면서도 정신이 분명하여 어둡지 않았습니다.
성품이 분전(墳典)160)을 애호하여 실로 염치를 잊고서 자기 것이 아닌 것을 취한 것이 2백여 권이나 됩니다. 다시 말을 꾸미는 사람은 대다수가 번다한 조목을 탐색하여 거짓된 허물을 넓혔으니, 비록 큰 허물은 겨우 면했다 하더라도 소소한 잘못을 그대로 저질렀는데, 이 또한 말로 다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시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면 혈기가 왕성하여 욕구에 얽매이는 일만 행하느라, 일마다 그 구렁텅이를 치우기 어렵습니다.
기수(淇水) 가의 집161)에서는 이렇다 할 기미가 없이 다만 복숭아를 가르고162) 소매를 자르는 일163) 또한 자주 있다고 말할 만합니다. 이야말로 생사의 감옥이니 씻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뜻에는 참담하고 평이함이 있으나 받은 성품은 같으니, 노여움을 옮기고 허물을 채우는 일은 때때로 그러했으며, 낯빛을 붉히며 소리를 높이던 일은 면할 날이 없었습니다. 다시 가혹한 언행은 일찍이 반성하지도 못하고, 허물을 마주칠 때마다 발하여 미혹에 빠져 든 적이 셀 수도 없습니다.
아침에는 산란하며 저녁 무렵은 쉬지 못하니, 어둡고 완고한 결과를 낳는 것도 이로부터 지어지는 것입니다. 예전 생각이 사라지면 뒷생각만 이어 자라나 미세한 파랑은 쉬지 않고 세월만 빠르게 지나갑니다. 이제 이 같은 죄를 뉘우치고 마음을 거두고자 하여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지금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들과 앞에 계신 대중 스님들 앞에서 마음으로 서약하고 자신을 이겨내어 스스로의 허물을 돌이켜 책망하니, 예전의 허물을 거두고 생각을 깨끗이 하여 몸의 여러 가지 허물을 다스리면서 천존(天尊)께 귀의합니다. 또 일곱 자 몸뚱이의 뿌리를 찾으면 8미(微)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를 갈라보아도 그 주인을 알지 못합니다.
비록 업을 지은 사람의 몸이라도 그 몸은 생각에 따라 없어지지만, 생각이 계속 이어져 떨어지고 이어감을 끝없이 되풀이합니다. 가는 곳마다 악을 행하는 것이 마음으로부터 이루어지는데, 이미 물든 마음이 비록 생각과 더불어 없어지더라도, 과거에 물든 것이 바로 후생(後生)의 연(緣)을 이룹니다.
만약 여러 진제(眞諦)에 기초하여 공(空)으로써 유(有)를 소멸시키지 않으면, 과거에 물든 마음의 누(累)를 끝내 갈아낼 수 없으나 지금 이와 같은 부끄러움을 일으키고 조심하면서 예전에 물들었던 바를 갈아냅니다. 물든 것을 없애면 공에 즉하여 성품을 이루니, 그 성품이 이미 공하기에 죄 또한 의탁할 바가 거의 없습니다. 머리카락을 흩트려 이마를 조아리며 예를 표하오니, 유계와 현계에서 그 성취를 증명하십시오.
이러한 생각이 한번 이루어져 끝없이 이어지고 날마다 갈고 해마다 빛나게 하여 쉬지 않고 낳고 낳아, 도량으로 나아가 다시 퇴전(退轉)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저의 악업이 나에게 더해지는 것은 모두가 내가 예전에 남에게 보탠 것 때문이니, 이러한 무거운 연(緣)을 없애지 않으면 닥치는 악은 더욱 얽혀질 것입니다.
지금 이를 끊어내어 오는 인연을 영원히 멈추게 하나, 도는 없는 곳이 없어서 오는 것이 있으면 바로 응하여, 지금 정성스런 마음에 의지하여 모두들 통달하고자 합니다.
033_0630_c_18L弟子沈約稽首上白諸佛衆聖約自今生以前至于無始罪業參差固非詞象所筭識昧往緣莫由證擧爰始成童有心嗜慾不識慈悲莫辨罪報以爲毛群魪品事允庖廚無對之緣非惻隱所及晨剉暮爚亘月隨年腹塡虛非斯莫可兼曩昔蒙稚精靈靡達遨戲之閒恣行夭暴蠢動飛沈罔非登俎儻相逢値橫加剿撲卻數追念種彙寔蕃遠憶相閒難或詳盡又暑月寢臥蚊蝱噆膚忿之于心之于手歲所殲殞略盈萬計手因忿命因手傾爲殺之道事無不足至于今猶未頓免又嘗竭水而漁事網罭牽驅事卒歡娛賞會若斯等輩衆夥非一黨隸賓遊愆眚交互盜人園實或攘人豢養弱性蒙心喜贊悅受分呑贓皎然不昧性愛墳茍得忘廉取非其有卷將二百綺語者衆源條繁廣假妄之愆雖免大過微觸細犯亦難備陳又追尋少血氣方壯習累所纏事難排壑水上宮誠無云幾分桃斷䄂亦足稱此實生死牢穽未易洗灌志有慘性所同稟遷怒過直有時或然色嚴聲無日可免又言謔行止曾不尋硏觸過斯發動淪無記終朝紛擾薄暮不休來果昏頑將由此作前念甫謝後念復興尺波不息寸陰驟往愧悔攢心罔知云厝今於十方三世諸佛前見在衆僧大衆前誓心剋已追自悔責收遜前愆洗濯念慮挍身諸失歸命天尊又尋七尺所本八微是構析而離之莫知其主雖造業者身身隨念滅而念念相生離續無已往所行惡造旣由心行惡之時其心旣染旣染之心雖與念滅往之所染卽成後緣若不本諸眞諦以空滅有則染心之累不卒可磨今者興此愧磨昔所染所染得除卽空成性性旣空庶罪無所託布髮頂禮幽顯證成此念一成相續不斷日磨歲瑩生生不休迄至道場無復退轉又彼惡加我皆由我昔加人不滅此重緣則來惡彌遘當今斷絕永息來緣道無不在有來斯應庶藉今誠要之咸達

5) 군신청진무제참문(群臣請陳武帝懺文:군신들이 진 무제에게 청하는 참문) 진(陳) 강총(江總)
033_0631_b_19L群臣請隋陳武帝懺文 江摠文
033_0631_c_02L모위(某位)의 모갑(某甲)이 머리 숙이며 시방 3세의 모든 부처님과 시방 3세의 일체 존법과 시방 3세의 일체 성현 및 이 자리에 모이신 대덕 스님들께 인사하고 아룁니다.
황제 모휘(某諱)보살은 슬기롭고 총명하여 넓고 깊은 것이 성인과 같고, 마음이 허공과 같아서 반야의 지혜를 남김없이 비추며 크고 큰 서원을 발하여 중생에게 은혜를 드리웁니다.
신묘한 도리가 창성하게 모이고 이러한 커다란 일을 품었는데도, 백왕(百王)이 이미 말대(末代)에 접어든지라 운수가 위험에 속하여 5악(岳)이 먼지로 덮히고 전쟁이 날마다 일어납니다. 괴로움과 근심을 염려하고 황제의 마음에 절실함이 있으니, 이윽고 고(苦)가 공(空)한 것임을 깊이 깨닫고 무아(無我)를 지극히 믿을지니, 보배 누각과 화려한 기둥도 본래 실다운 것이 아니기에, 도적의 성채가 창궐하여 괴로운 일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도량에 앉아서 선실(禪室)에 고요히 머물며 선근(善根)의 뿌리를 굳게 하여 단나(檀那)164)를 모두 갖추니, 석벽(石壁)의 산하(山河) 내지 보배 수레와 말과 코끼리에다 몸뚱이와 처자와 도성(都城)과 방울 달린 수레의 용장(龍章)과 비취를 두른 의자 모두가 복덕에 감응하고 위엄과 은혜로써 이룬 바입니다. 참으로 숙연하게, 크게 희사(喜捨)하여 3존(尊)을 공양하는 것은 바로 공동(崆峒)165)에서 옷을 털고 높이 6합(合)으로 올라가려는 것입니다. 숲 속에 다다라 가부좌하고 석가를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노니니, 그 자미(紫微)166)의 궁을 비우고 그 황옥(黃屋)의 수레에 자리도 비워 두고, 상제와 신령도 따라 움직이고 후토(厚土)도 어리둥절합니다.
제자 등이 몸이 애욕에 묶이고 업은 번뇌를 얽어 놓으니, 하늘이 수많은 백성들을 낳으면서 통치자를 세웠으니, 두려움에 떠는 뭇 백성들을 제후가 아니면 누가 지탱하리까? 어찌 지존(致尊)께서 만승(萬乘) 천자의 지위에 계시면서 홀로 가는 마음을 가지고, 제왕의 자리에 있으면서 포의(布衣)의 일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도리어 만족(蠻族)과 이융(夷戎)이 하화(夏華)를 엿보고 외구(外寇)의 도적이 간사한지라, 수인씨(燧人氏)167)가 직분(職分)을 경계하고, 해는 감천(甘泉)168)의 불을 비추고 사방에 보루(堡壘)를 늘려도 거룻배의 위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7성(聖)169)이 구름처럼 아득하게 분수(汾水)의 위170)에서 묘연하게 하고, 8준(駿)171)이 온순하게 요지(瑤池)의 기슭에 있으니, 천하 사람들이 무엇에 의지해야 합니까?
군신(群臣)이 종묘사당[宗社]을 받들지 않으면 묘당(廟堂)의 법도가 피폐해지게 되니, 제자가 심한 낭패를 이기지 못할 것이니, 삼가 약간의 금전과 약간의 재물을 희사하여 삼보 대중을 우러르며 황제와 제왕이 희사한 것으로 대속(代贖)할지니, 모두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게 하소서.
엎드려 원하옵건대 시방의 삼보와 지금 계신 대덕 스님들께서 자비의 힘으로 무애(無礙)의 마음을 쓰시고 도량에 앉아 빛을 발하시어, 널리 설법을 베풀어서 기쁘게 화합하도록 초연히 허락해 주십시오.
황제께서 구름을 바라보고 해를 바라보는 자태가 남산과 같이 견고하게 하시고, 신묘하고 성스러운 덕이 북극과 같이 존귀하게 하시며, 중궁(中宮)과 후비(后妃)의 성(星)과 금정(金禎)과 옥간(玉幹)의 친척이 선업을 쌓은 경사를 다하여 만세의 기쁨을 다하게 하시며, 옥란(玉鑾)이 꼬리를 돌리고 금문(金門)172)이 활짝 열려서 백벽(百辟)이 머리를 조아리며 진신(搢紳)이 늘어서게 하소서.
원하옵건대, 진로(塵勞)와 운예(雲翳)가 다 함께 없어지게 하시어 억조창생과 천지가 함께 태평하게 하소서. 부족하고 어리석음에도 감히 죽기를 각오하고 이같이 청하옵니다.
제자 아무개가 합장하여 인사올립니다.
033_0631_b_20L某位某甲稽首和南十方三世一切諸佛十方三世一切尊法十方三世一切賢聖見前大德僧皇帝某諱菩睿哲聰明廣淵齊聖心若虛空窮波若發弘大誓荷負衆生神道會膺茲景業百王旣季運屬艱難嶽維塵六軍日動劬勞在念有切皇旣而深悟苦空極信無我寶臺花柱本非實錄賊城樓櫓苦具茲多坐道場靜居禪室堅固善本具足石壁山河珍車象馬頭目髓腦國城鑾輅龍章翠帳玉机福德所威惠所及莫不肅然大捨供養三便欲拂衣崆峒高步六合到林閒而宴坐與釋種而同遊紫微虛宮屋曠位上靈聳動厚土怔惶弟子等身纏愛惑業搆煩惱天生蒸民樹以司牧惵惵黔首非后罔戴豈容致尊居萬乘而申獨往之情應在帝王爲布衣之事且蠻夷猾夏寇賊姦宄燧人警職日照甘泉之火四郊多壘未肆樓舩之威若使七聖雲迷窅然汾水之上八駿波委方在瑤池之濱則天下何依群臣莫奉宗社廟堂有廢彝則弟子不勝狼狽之切謹捨如干錢如干物仰嚫三寶大衆奉贖皇帝及諸王所捨悉還本位伏願十方三寶見前大德僧以慈悲力用無㝵坐道放光顯揚宣說歡憙和合然降許當使皇帝望雲望日之姿南山等固乃神乃聖之德與北極同中宮后妃之星金禎玉幹之戚積善之慶盡萬歲之歡玉鑾迴鏕門洞啓百辟翹首搢紳竝列願塵勞與雲翳俱銷億兆與天地同泰慊慊丹愚敢以死請弟子某和南

6) 양진황제의경회과문(梁陳皇帝依經悔過文)
(1) 마하파야참문(摩訶波若懺文) 양(梁) 고조(高祖)
033_0632_a_10L摩訶波若懺文 梁高祖
033_0632_b_02L보살계 제자
황제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한량없는 존법과 일체의 현성에게 머리숙여 이같이 아룁니다.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을 관찰하면, 대체로 진상(眞常)의 묘한 근본으로 상주함이 없어 고(苦)조차 공(空)하지만, 이것이 바로 모든 현생의 누법(累法)입니다. 그리하여 고락(苦樂)이 달리 보이므로 분별하는 길이 생겨나고, 진리와 세속이 이름을 달리하므로 계산하고 집착하는 감정이 상반됩니다.
나와 남의 입장을 뒤바꾸어 더욱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취사와 유무 사이에서 오히려 더욱 완고하게 되니, 이를 연이어 이루며 한결같이 부화(附和)하는데, 어떻게 묘도(妙道)가 모양이 없고 지극한 이치가 말을 초월한 것임을 어찌 알겠습니까?
실상(實相)의 법은 오직 하나이고 진여(眞如)는 둘이 아닌데, 모든 부처님께서 자비로우신 힘으로 방편의 문을 여시고, 탕연함을 보내는 것으로 가르치고 어둡게 소멸하는 것으로 열어 보였으니, 온갖 잘못이 모두 버려지고 4구(句)가 모두 망하고 난 연후에야 다시 괴로운 노력이 없이 해탈하여 청정하게 됩니다. 단지 반야의 설법에 5시(時)가 있다 하나 지혜의 뜻은 끝내 한 갈래로 돌이키니, 제일의제(第一義諦)가 모두 무상(無上)의 법문(法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제자가 대체로 공무(空無)를 배우고 헛된 것을 깊이 깨달아 군주로서 사해를 다스리는데, 만승(萬乘)으로 존귀함을 삼지 않고 억조창생을 거두나, 갈수록 만기(萬機)에 누가 됨을 깨닫습니다. 언제나 크게 드러나서 놀랍게도 3유가 관통하니, 하루 종일 노력하더라도 4생(生)이 모두 탐닉하는 것을 개탄합니다. 늘 지혜의 등불로 세간을 밝게 비추고 반야 지혜의 나룻배로 범식(凡識)을 제도하고자 원하옵니다.
지금 삼가 모처에 약간의 스님들과 더불어 며칠간 대품참회(大品懺悔)를 이룩하니, 지금 계시는 대중 스님들 및 혜명(惠命) 수보리(須菩提) 존자에게 지심으로 경례합니다.
원하옵건대 여러 중생이 모양에 집착하는 것을 떠나고, 법의 즐거움으로 돌아가 선정의 기쁨에 편안히 머물며, 다 함께 향성(香城)에 이르러 다 같이 보대(寶臺)를 친견하고, 반야로써 제법(諸法)의 무상(無相)을 알고 자성(自性)이 늘 공함을 깨달아 무생법인(無生法忍)이 저절로 갖춰지기를 발원합니다.
상주하신 삼보님께 머리 숙여 경배합니다.
033_0632_a_11L菩薩戒弟子皇帝稽首和南十方諸佛及無量尊法一切賢聖觀夫常樂我淨蓋眞常之妙本無常苦空乃世相之累法而苦樂殊見分別之路興眞俗異名計著之情反顚倒我人之所彌見愚癡取捨有無之間轉成專豈知妙道無相至理絕言實法唯一眞如不二諸佛以慈悲之力開方便之門教之以遣盪示之以冥滅非俱棄四句皆亡然後無復塵勞解脫淸淨但般若之說唯有五時而智慧之旨終歸一趣莫非第一義諦悉是無上法門弟子頗學空無深知虛主領四海不以萬乘爲尊攝受兆彌覺萬機成累每時丕顯嗟三有之洞然終日乾乾歎四生之俱溺願以智惠燈照朗世間波若舟航渡凡識今謹於某處建如干僧如干大品懺現前大衆至心敬禮惠命須菩提願諸衆生離染著相迴向法喜安住禪悅同到香城共見寶臺若識諸法之無相見自性之恒空生法忍自然具足稽首敬禮常住三寶

(2) 금강파야참문(金剛波若懺文) 양(梁) 무제(武帝)
033_0632_b_12L金剛波若懺文 梁武帝
033_0632_c_02L보살계 제자
황제가 머리 숙여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한량없는 존법과 일체의 성현에게 아룁니다.
여래께서 40여 년 동안 말씀하신 반야법(般若法)에 그 본말과 순서에 대략 5시(時)가 있으니, 대품(大品)과 소품(小品)173) 및 지업(枝業)으로 나뉩니다.
『인왕반야경(仁王般若經)』과 『천왕반야경(天王般若經)』174)이 종파의 근원과 분파에 따라 나누고,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과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175)은 의리에 따라 이름을 나누었습니다. 수진(須眞)과 법재(法才 )176)는 인격으로 그 의미를 표시하였으니, 비록 다시 예전의 설법과 나중의 설법이 드러나는 것이 같지 않더라도 지극한 이치와 지극한 말씀은 하나의 목표로 돌아가니, 모두가 무상(無相)의 묘법(妙法) 아님이 없고 모두가 지혜의 깊은 상도입니다. 유(有)로써 이를 취하면 이미 특별한 것에 빠지게 되고, 무(無)로 나아가면 더욱 깊이 어긋남을 보게 됩니다.
이치는 가고 오는 것과 다르고 도(道)는 내외가 없으니, 이를 버리고 또 버리더라도 그 참된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공한 것으로써 공하다 하더라도 그 오묘함을 밝히지 못하니, 진속을 함께 버리고 근본과 자취가 모두 아득합니다.
마음에서 얻은 연후에 법이라 이르게 되니, 이로써 무언동자(無言童子)가 말 없는 오묘함을 신묘하게 얻었으며, 불설보살(不說菩薩)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이치를 깊이 보았습니다.
제자가 공무(空無)를 배워 익히며 지혜를 닦으면서, 일찌감치 도를 극진히 높여 자신을 극복하고 법을 행하였습니다. 바야흐로 집안으로 국가의 모범이 되게 하여 가까이에서부터 먼 곳에 이르니, 한 생각의 착함은 천 리 밖에서도 호응하고, 일심(一心)의 힘에 만국(萬國)이 모두 기뻐합니다.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중생이 모두 법려(法侶)가 될지니, 참으로 미진 세계가 모두 도량입니다.
지금 삼가 모처에 약간의 스님들과 며칠 동안 금강반야참(金剛般若懺)을 이룩하오니, 지금 계신 대중 스님들이 석가모니불의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에 지극한 마음으로 경배하며 장로(長老) 수보리177)에게 예배합니다.
원하옵건대 여러 불보살께서 반야의 인연으로 동시에 모이셨으니, 만품(萬品)을 불쌍히 여기고 군생(群生)을 보살피셔서 은혜로운 흐름에 들게 하여 부처님의 바다로 다 함께 돌아가서, 금강의 신묘한 보배를 얻고 금첩(金牒)의 깊은 경전을 깨닫게 하십시오.
머리에 이고 받들어 모시면서 죽을 때까지 떠나버리지 않으니, 자신의 이로움을 얻어 맺어져 있는 여러 유(有)의 결사(結詞)를 다하며, 마음의 자재를 얻어 진로(塵勞)가 다시 없게 하소서.
머리 숙여 상주하시는 삼보님께 경건히 예배합니다.
033_0632_b_13L菩薩戒弟子皇帝稽首和南十方諸無量尊法一切賢聖如來以四十年中所說般若本末次第略有五時大品小品枝條分散仁王天王宗源流別金剛道行隨義制名須眞法身以人摽題雖復前說後說應現不同至理至言其歸一揆莫非無相妙法悉是智慧深經以有取之旣爲殊失就無求也彌見深乖義異去來道非內外遣之又遣之不能得其眞空之以空之未足明其妙眞俗同棄本迹俱冥得之於心然後爲法是以無言童子妙得不言之妙不說菩薩深見無說之深弟子習學空無修行智慧早窮尊道克己行法方欲以家形國自近及遠一念之善千里斯應一心之力萬國皆歡恒沙衆生皆爲法侶微塵世界悉是道場今謹於某處如干僧如干日金剛般若懺見前大衆至心敬禮釋迦牟尼佛金剛波若長老須菩提願諸佛菩薩以般若因同時集會哀怜萬品護念群生入惠流同歸佛海得金剛之妙寶金牒之深經頂戴奉持終不捨離得己利盡諸有結心得自在無復塵稽首敬禮常住三寶

(3) 승천왕반야참문(勝天王般若懺文)178) 진(陳) 선제(宣帝)
033_0632_c_16L勝天王般若懺文 陳宣帝
033_0633_a_02L보살계 제자
황제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한량없는 존법과 일체의 성현께 머리 숙입니다.
학림(鶴林)에서 자취를 거두시고 취령(鷲嶺)에서 성신(聖神)을 모신 이래로, 물병을 기울이듯 하는 총지(總持)로 남겨진 경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등불을 전하여 유포함에 법륜이 점차로 넓어졌으니, 바야흐로 그 법규가 널리 펼쳐져서 이미 서역을 환히 밝혔습니다. 다른 길을 가면서 법의 말씀을 드러내었으니, 점차로 동토(東土)로 옮겨와 주(周)나라 조대(朝代)에 서응179)이 있었으나 밤이 환해진 것에 그쳤고, 한(漢)나라 황제가 감통하였다 하나 밤에 꿈꾼 것에 불과하였습니다.
향상(香象)180)이 실은 것을 호랑이가 보았으나 적막하여 듣지 못하였고, 용궁(龍宮)181)에 소장된 경도 인각(麟閣)의 문을 닫아 취하지 못하였습니다. 산해(山海)가 서로 격리되어 전해지는 것이 대체로 미미하였습니다. 화하(華夏)와 이융(夷戎)이 같지 않으니 얼마나 번역했겠습니까? 『천왕소문(天王所問)』은 단지 경전의 이름을 얻는 데 그쳤고, 금강(金剛)의 경전들도 1품(品)만을 보았습니다.
위(魏)나라와 진(晋)나라를 거치면서도 완비되지 못하고, 송(宋)나라와 제(齊)나라를 거치면서도 늘 결여되었습니다. 우리나라 황제가 가업을 이어 나라를 이룬 것이 빛나기가 참으로 공전 절후하니, 도로써 천지를 바로잡고 덕이 유미(幽微)까지 미쳤습니다.
자비를 크게 열고 지혜를 널리 열어 인수(仁壽)로써 조화(造化)를 베풀었으며, 해탈로써 창생(蒼生)을 제도하였습니다. 세계를 달리하여 그 기풍을 잇고 찰토(刹土)를 달리하여 그 울림에 호응하였으니, 진인(眞人)이 틈틈이 나오시어 법보(法寶)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실로 천가(天嘉) 6년(560)에 이르러 외국의 왕자 월파수나(月婆首那)가 오시어 광령(匡嶺)에 나들이하였는데, 지혜의 터득이 깊고 오묘하여 실로 성인인지 범부인지를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승천왕반야경(勝天王般若經)』 1부를 받들어 가지고 저곳에서 번역하여 경사(京師)에 기증하였는데, 어떤 사람이 그 예전의 이름과 대조해 보니 암암리에 일치하였습니다. 3승의 통교를 모으고 6도의 깊은 바다를 꿰뚫는 것이 마치 어두운 방을 열어 내어 우담을 비추듯 하니, 시방의 중생들이 곤궁한 이가 보배를 얻듯이 하였습니다.
이에 4부(部)의 제자들이 역사가 보주(寶珠)를 취하는 것과 같아서 금첩의 보인이 이날로부터 비로소 한번 열리게 되었습니다. 지혜의 실상법(實相法)이 이때에 이르러 갖추어졌으니, 이로써 여래의 부촉하심도 인왕(仁王)을 기다려야 하며, 반야의 흥성도 성운(聖運)을 타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제자가 홍서(洪緖)를 이어받아 대업(大業)을 넓히고자 생각하오니, 원하옵건대 이러한 법문이 유계와 현계를 두루 비추게 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삼가 모처에 몇몇 스님들이 며칠 동안 천왕반야참(天王般若懺)을 이룩하오니, 이 자리에 모인 대중이 지극한 마음으로 본사 석가여래께 경례하오며, 반야바라밀에 경례하오며, 천왕(天王)에게 경례하나이다.
원하옵건대 일체 중생이 반야를 열심히 구하여 추위와 더위도 피하지 않고서, 저 살타파륜(薩陀波崙)처럼 신명을 아끼지 않게 하사이다. 역진보살(力進菩薩)처럼 반야의 성품과 모양을 얻어 반야와 상응하면서 여러 만유(萬有)를 거두어 편안한 곳에 머물게 하시기 바랍니다.
함령(含靈)과 유식(有識)이 모두 귀의하여, 머리 숙여 상주하시는 삼보님께 경배하나이다.
033_0632_c_17L菩薩戒弟子皇帝稽首十方諸佛量尊法一切賢聖自鶴林滅迹鷲嶺凝神甁寫摠持遺文不墜傳燈流布法輪踰廣方軌弘宣旣昭著於西域分鏕顯說亦漸移於東土而周朝徵止見夜明漢帝感通不過宵夢象所載虎觀寂而未聞龍宮所藏麟閴其無取山海爲隔傳授蓋微夷不同翻譯何幾天王所問止得經金剛之經纔見一品歷魏晉而未經宋齊而恒闕我皇帝承家建國光前絕後道格天地德被幽微大啓慈悲廣開智慧施造化以仁壽濟蒼生於解脫異世界而承風殊剎土而響應眞人閒出法寶傳通粤以天嘉六年外國王子月婆首那來遊匡慧解深妙靡測聖凡奉持勝天王般若經一部於彼飜譯表獻京師某校彼前名冥合符契摠三乘之通貫六度之淵海如開暗室以照優十方衆生若貧人之獲寶四部弟子等力士之得珠金牒寶印始茲辰而一啓智慧實法洎爾時而方具知如來付囑必俟仁王般若興隆期於聖運弟子纂承洪緖思弘大業此法門遍諸幽顯今謹於某處建如干僧如干日勝天王般若懺見前大衆至心敬禮本師釋迦如來禮般若波羅蜜禮勝天王願一切衆生勤求般若不避寒暑如薩陁波崙不愛身如力進菩薩得般若之性相與般若而相應攝諸萬有住安隱地含靈有識悉獲歸依稽首敬禮常住三寶

(4) 묘법연화경참문(妙法蓮華經懺文) 진 문제(文帝)
033_0633_b_04L妙法蓮華經懺文 陳文帝
033_0633_c_02L보살계 제자
황제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한량없는 존법과 일체의 성현께 머리 숙입니다. 실로 예전의 부처님과 미래의 부처님의 여러 종류의 인연으로 말씀하시거나 앞으로 말씀하실 각각의 방편은, 참다운 말씀 아닌 것 없이 모두가 묘법(妙法)입니다.
이치에는 두 가지 근본이 없고 그 목표는 반드시 같은 곳으로 돌아갑니다. 단지 업에 따르고 마음에 따라서 만류(萬類)에 대한 지식을 받았으며, 그 견(見)에 따르고 집착에 따라 군생(群生)의 모양을 달리하고 품류의 나눔에 깊고 얕음이 있으며, 깨달음에 늦고 빠름이 있습니다.
법의 단비는 한 가지이지만 이를 얻는 자는 제각기 다르고, 법의 우레는 하나의 음이나 이를 듣는 이는 각각 차별이 있습니다. 이로써 소승(小乘)과 돈교(頓敎)가 이로부터 그 이름을 달리하고, 성문과 보살이 이로부터 그 길을 나누게 됩니다.
녹야원(鹿野苑)에서 처음 양거(羊車)182)로 소승의 회단열반(灰斷涅槃)과 분단해탈(分段解脫)183)을 말씀하시면서, 모든 부처님의 선교방편(善巧方便)으로 중생의 근기에 맞추었기에 이를 ‘반자(半字)’라 이르고 ‘삼점(三點)’이라 칭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3교(敎)를 회통하여 한 갈래로 돌이키고 근본을 거슬러 근원으로 돌이키고자 대승경전을 설하시어 무량한 이치를 이름하셨으니, 중도에 화성(化城)184)을 멸하고 네거리에 보배 수레[寶車]185)를 몰면서 옷고름 속의 명주(明珠)186)가 숨어 있다가 다시 드러났으며, 상투 속의 진보(珍寶)187)가 이에 처음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보탑(寶塔)을 허공에 드러내고188) 보살이 대지에서 춤을 추며 희유한 일을 드러내어189) 미묘법(微妙法)을 증득하였으니, 가장 뛰어나고 가장 존귀하여 만나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제자가 인지(因地:원인 또는 이유)의 범부로서 그 은혜를 짊어지고 바야흐로 옛 것을 헌장(憲章)으로 하여 여서(黎庶)를 건지고자 하였습니다.
실로 희황(羲皇)190)이 그물을 엮고서도 대자비를 깊이 잃었고, 성탕(成湯)이 덫을 풀면서도191) 묘선(妙善)이 아니었으나, 깃발을 단수에서 휘날리면서192) 도를 뿌리내려 마군을 항복시키는 이적을 행하였으니, 도산(塗山)에서 옥을 잡은 것193)이 보방(寶坊:사원의 美稱)에 크게 모인 바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7각(覺)194)에 의지하고 생각을 정근(精勤)에 묶어두고 보살승(菩薩乘)에 머물러, 삼교가 아닌 가르침을 밝게 드러내며 여래의 행을 배우고 불이(不二)의 문을 열며 여러 미혹한 사람을 인도하고 온갖 미혹한 사람들을 이끌어 보여 주었습니다. 지금 삼가 모처에서 약간의 스님들과 며칠간 법화참(法華懺)을 이룩하고자 합니다.
지금 계신 대중 스님들 및 석가여래와 다보세존(多寶世尊)께 지심(至心)으로 경례하며 『묘법화대승경(妙法華大乘經)』에 예배하며 보현보살과 묘광 법사(妙光法師)에게 예배합니다.
원하옵건대 다보여래께서 땅에서 솟아나시고 보현보살께서 코끼리를 타고 허공으로 오시되, 나란히 도량에 임하시어 공덕을 밝히셨습니다. 큰 법고를 울리시고 묘한 법륜을 굴리시어 세간을 진동케 하시며, 범품(凡品)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진공법계(盡空法界)에 성문(聲聞)이 다시 없게 하시고, 한량없는 중생이 모두 보살이 되게 하시니, 총지(總持)의 성품과 모양으로 다 함께 무생(無生)에 이르게 하시길 바랍니다.
상주하신 삼보님께 머리 숙여 경례합니다.
033_0633_b_05L菩薩戒弟子皇帝稽首和南十方諸無量尊法一切賢聖竊以前佛後佛種種因緣已說當說各各方便非眞語悉爲妙法理無二極趣必同但因業因心稟萬類之識隨見隨異群生之相品分有淺深覺悟有遲速法雨一味得之者參差法雷一音聞之者差別是以小乘頓教由此各聲聞菩薩因斯分路至如鹿菀初羊車小乘灰斷涅槃分段解脫諸佛之善巧會衆庶之根機是曰半未稱三點及夫會三歸一反本還說大乘經名無量義滅化城於中駕寶車於四衢帶裏明珠隱而還髻中眞寶於焉始得出寶塔於虛踊菩薩於大地現希有事證微妙最勝最尊難逢難値弟子以因地凡夫屬符負荷方欲憲章古昔用拯黎庶竊以羲皇結網深失大慈成湯解羅猶非法善揚旌丹水異道樹而降魔執玉塗山非寶坊之大集所以憑心七覺繫念四勤住菩薩乘顯旡三之教學如來行開不二之門汲引群迷導示衆惑今謹於某處如干僧如干日法花懺見前大衆至心敬禮釋迦如來多寶世尊禮妙法花大乘經典禮普賢菩薩妙光法師願多寶如來從地涌出普賢菩薩乘象空來竝入道場證明功德擊大法鼓轉妙法輪震動世間覺悟凡品令使盡空法界無復聲聞無邊衆生皆爲菩薩摠持性相同到無生稽首敬禮常住三寶

(5) 금광명참문(金光明懺文)
033_0633_c_15L金光明懺文 陳文帝
033_0634_a_02L보살계 제자
황제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한량없는 존법과 일체 성현들께 머리 숙여 아룁니다.
영취산 사이에 본래부터 상주하시는 모양이 있어서, 백학(白鶴)의 숲 속에는 본래 변역(變易)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참다운 해탈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가고 옴을 가리겠습니까?
진실한 지혜는 생멸(生滅)이 없으나 미혹에 전도되어 3점(點)195)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무명에 덮여서 헛되이 여든[八十]196)에 대한 의혹만 있게 됩니다. 마침내 네 분의 불세존197)과 백 천의 보살께서 신상(信相)의 방으로 함께 모이시어, 석가불의 수명을 드러내 말씀하시고 분명하고 오묘한 게송으로 이를 칭찬하시며 참회의 법음(法音)을 내셨으니, 이것을 ‘법왕의 미묘법이 제일간다’고 말하였습니다.
종지를 근본으로 삼고 공덕을 장엄으로 삼아 여러 천상의 궁전을 비추며198), 여러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베푸시며, 이변을 일으키는 나쁜 별을 없애시며, 곡식이 귀한 기근을 없애시며, 두려움을 없애시며, 근심과 고뇌를 소멸하시며, 원망하는 적을 물리치시며, 병을 낫게 하실 수 있었으니, 법대로 수행하신 공덕이 깊습니다.
제자가 스스로 우매함으로도 홍업(洪業)을 계승하여 늘 왕으로서 명령하는 것이 정론(政論)에 부합하지 못함을 염려하였으니, 세상을 부리는 도(道)가 천률(天律)에 어긋남이 있었습니다. 자못 그 공적에 강령[康]이 없는지라 여민(黎民)을 돌보지 못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삼보에 귀의하여 명공(冥空:허공 또는 묘망)에 의지하오니, 중생을 보호하고 나라를 도와주소서. 지금 삼가 모처에 약간의 스님들과 며칠 동안 금광명참(金光明懺)을 이룩하오니, 지금 계신 대중 스님들과 석가여래와 네 분의 불세존 및 금광명경과 신상보살(信相菩薩)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경례합니다.
원하옵건대 여러 보살께서 세간에 오래 머무시며 여러 천상의 선량한 신들이 나라를 떠나지 않고, 이로운 방편으로 복전을 늘리시고 자비의 구름을 드리우고 지혜의 해를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도에 안목을 두어 의지할 곳을 만들어 주시고, 보리의 도량을 성취하여 부동(不動)의 경계에 편안하게 머물게 하시길 바랍니다.
머리 숙여 상주하시는 삼보님께 예배합니다.
033_0633_c_16L菩薩戒弟子皇帝稽首和南十方諸無量尊法一切賢聖尋夫靈鷲山自有常住之相白鶴林處本無變易之法故知眞解脫者誰辨去來智慧者非有生滅而顚倒迷愚不曉三點之理無明覆蔽空有八十之疑於是四佛世尊百千菩薩俱會信相之室顯說釋迦之壽明稱歎之妙偈出懺悔之法音是曰法王微妙第一以種智爲根本以功德爲莊嚴能照諸天宮殿能與衆生快樂能銷變異惡星能除穀貴飢饉能遣怖畏能滅憂惱能卻怨敵能愈疾病如法修行功德已甚弟子以茲寡昧纂承洪業常恐王領之宜不符政論御世之道有乖天律庶績未康黎民弗又方願歸依三寶憑藉冥空護念衆生扶助國土今謹於某處建若干僧如干日金光明懺見前大衆至心敬禮釋迦如來四佛世尊金光明經信相菩薩願諸菩薩久住世閒諸天善神不離土境方便利益增廣福田映慈悲雲開智慧日作眼目道爲依止所成就菩提之道場安住不動之境國稽首敬禮常住三寶

(6) 대통방광참문(大通方廣懺文)199)
033_0634_a_18L大通方廣懺文 陳文帝
033_0634_b_02L보살계 제자가 삼보님께 머리 숙여 아룁니다.
실로 여러 불찰토(佛刹土)는 말로 다하지 못하며, 여래의 칭호는 한량이 없습니다.
과거와 현재 다 함께 바라(頗羅)의 성씨200)를 취하기도 하고, 혹은 같은 시기에 세상을 달리하여 석가의 명호를 함께하기도 하니, 혹 명왕(明王)의 호가 백만이시고, 혹 연등(燃燈)의 호가 3만이시어 과거와 미래의 삼계 시방에 두루하므로, 그 이름을 듣는 이는 세속을 여의며 이를 지키는 이는 도를 얻으니, 그것이 공덕이 되는 것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석가여래께서는 무애(無碍)의 능력으로 사라(裟羅)의 깨끗한 길을 유람하시며 길상(吉祥)의 복지(福地)에 머무셨으니,201) 보배 연못이 저절로 생겨나서 물이 저절로 솟구쳤습니다. 『대통방광경(大通方廣經)』을 말씀하셔서 삼보의 명호를 드러내시니, 비유하면 여섯 곳의 천상이 모두 1승(乘)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제자가 자비의 마음을 내어 평등한 업을 닦을지나, 늘 만방에 죄가 있으면 한 사람을 책망하는지라 4생(生)이 편안하지 못하므로 다스림을 막중한 임무로 여깁니다. 그래서 자신을 다스려서 해가 기울어도 피곤함을 잊고 정진하는 데 마음을 가지고 밤중에도 쉬지 않으니, 보살의 행처(行處)를 모두 받아 가지기를 발원합니다.
제불(諸佛)의 법문을 모두 그 말씀과 같이하여 온 천하의 모든 국토가 다시 두려움과 공포의 티끌이 없게 하고, 땅을 기고 날아다니는 것이 영원히 의지할 땅을 얻게 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삼가 경교(經敎)에 의지하여 모처에 약간의 스님들과 며칠 동안 방광참회(方廣懺悔)를 행하오니, 백 편을 독송하며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고서,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고운 분말상태로 간 沈香이나 檀香)으로 장엄한 모양을 다하며, 정념(正念)과 정관(正觀)으로 간절한 마음을 지극히 합니다. 지금 계신 대중 스님들과 본사 석가여래께 지심으로 경례하며 『방광경』 가운데에서 말씀하시는 바 삼보의 명자에 예배합니다.
원하옵건대 여러 불보살께서 소리를 듣고 그 울림에 이르러 청정한 광명을 놓으시어 여러 어두운 곳을 비추시고, 청량한 법의 물을 베푸시어 이 같은 갈애(渴愛)를 소멸하시고, 6도(度)의 나룻배에 올라서 삼매(三昧)의 바다에 들어가 만유(萬有)를 총괄하여 진여(眞如)를 깨달으며 삼계를 고르게 하며 실상의 법에 오르게 하기를 바랍니다.
상주하시는 삼보님께 머리 숙여 경례합니다.
033_0634_a_19L菩薩戒弟子稽首和南三寶竊以諸佛剎土不可言說如來稱號無有限或過去見在共取頗羅之姓或同時異世俱有釋迦之名或明王十億或燃燈三萬來三界遍滿十方名者離塵受持者得道其爲功德難用思議釋迦如來以無㝵力遊娑羅之淨道止吉祥之福地寶池化生自說大通方廣出三寶名號譬如六天摠歸一乘弟子用慈悲之心修平等之業常以萬邦有罪責自一人生未安理爲重任所以薰修在己仄忘勞精進爲心夜分未息菩薩行處皆願受持諸佛法門悉令如說使普天率土無復怖畏之塵蠕動蜎永得歸依之地今謹依經教於某建如干僧如干日行方廣懺悔誦百遍右繞七帀塗香末香盡莊嚴之相正念正觀罄精懇之心見前大衆至心敬禮本師釋迦如來禮方廣經中所說三寶名字願諸佛菩薩尋聲訃響放淨光明照諸暗濁施淸涼滅茲渴愛登六度舟入三昧海萬有而會眞如齊三界而登實法首敬禮常住三寶

(7) 허공장보살참문(虛空藏菩薩懺文)202) 진(陳) 문제(文帝)
033_0634_b_21L虛空藏菩薩懺文 陳文帝
033_0634_c_02L실로 보살은 중생에게 커다란 의지가 되시니, 성품과 모양을 관찰하시어 근기(根機)에 따라 제도하시되, 한 사람이라도 제도하지 못하면 도과(道果)를 증득하지 않으시기에, 예부터 지금까지 수행과 발원[行願]이 한결같습니다. 그러나 허공장보살께서는 가장 으뜸이시며, 대중 가운데서 당왕(幢王)이시며, 대명(大明)의 존주(尊主)이시니, 제불(諸佛)의 지혜를 갖추시어 여래의 비밀장(秘蜜藏)을 얻으셨습니다. 심지어 꿈을 통해 그 모습을 나투어 연(緣)을 따라 모양을 드러내시니, 한 번 그 명호를 들으면 물과 불도 능히 태우거나 빠뜨리지 못합니다.
일심(一心)으로 이름을 부르면 칼과 몽둥이도 상해하지 못하니 수명과 재산의 소원도 생각만 하면 반드시 흡족하게 됩니다. 색(色)ㆍ성(聲)ㆍ미(味)ㆍ촉(觸)이 원하는 것도 구하면 모두 이루어지니, 몸과 마음이 병들고 괴롭더라도 불쌍히 여겨 치료하시고, 옥에 갇혀 두렵더라도 방편으로 풀어 주십니다.
이것은 대개 세상의 법에 따라 중생을 안락케 하는 것이며, 저 신묘한 변화의 산을 움직여서[神變] 향집(香集)의 경계를 떠나고,203) 청정한 광명을 놓아 염부(閻浮)204)의 세계로 오는 것입니다. 삼매정(三昧定)에 드시어 번뇌의 열기를 끄시고, 다라니를 말씀하시어 악업의 장애를 깨뜨려서, 오탁악세(五濁惡世)를 일시에 깨끗하게 하시고 다섯 가지 근본죄(根本罪)에서 모두 벗어나게 하시니, 이것이 세간의 안목이 되시어 열반의 길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제자가 여래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제불(諸佛)의 자비를 본받았으니, 나라에서는 보살의 공덕을 받고 집안에서는 대사(大士)의 업을 본받아 행합니다. 바야흐로 원하옵건대, 시방 찰토(刹土)가 모두 1승(乘)을 가지고 시방의 중생들이 모두 10지(地)를 닦게 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삼가 모처에다 약간의 스님들이 며칠 동안 허공장보살참(虛空藏菩薩懺)을 이룩하오니, 지금 계신 대중 스님들과 본사 석가문불(釋迦文佛)께 지극한 마음으로 경례하며, 승화부장여래(勝花敷藏如來)께 예배하며, 다라니신주(陀羅尼神呪)205)에 예배하며, 허공장보살께 예배합니다.
원하옵건대 허공장보살께서는 음성을 듣고 찾아오시어 신통력을 드러내고 지혜의 광명을 열어 내시되, 갖가지 화신(化身)으로 여러 국토에 다니시며 중생을 제도하셔서 서원에 어긋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상주하시는 삼보님께 머리 숙여 경례합니다.
033_0634_b_22L竊以菩薩之於衆生是大依止觀察性相隨機濟拔一人未度不證道果往古今來行願如一而虛空藏菩薩最爲勝上爲衆中之幢王爲大明之尊主具諸佛之智慧得如來之秘密至如因夢見形隨緣示相一聞稱號火不能焚溺一心稱名刀杖不能傷壽命財產之願念而必諧觸之須求而皆遂身心疾惱怜愍療牢獄怖畏方便解釋此蓋隨從世安樂衆生及夫動神變相去香集之境放淨光明來閻浮之界入三昧除煩惱熱說陁羅尼破惡業障濁惡世一時淸涼五根本罪竝皆解此則世閒之眼示涅槃之路弟子承如來之教稟諸佛之慈國被菩薩之功家行大士之業方願十方剎土悉有一乘十方衆生皆修十地今謹於某處建如干僧如干日虛空藏菩薩懺見前大衆至心敬禮本師釋迦文佛禮勝花敷藏如來禮陁羅尼神禮虛空藏菩薩願虛空藏菩薩尋聲應訃見神通力開智慧光以種種身遊諸國土度脫衆生不乖誓願稽首敬禮常住三寶

(8) 방등다라니206)재참문(方等陀羅尼齋懺文)
033_0634_c_24L方等陁羅尼齋懺文 陳文帝
033_0635_a_02L생각하건대,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서원(誓願)의 인연으로, 시방의 모든 여래께서 지혜의 방편으로, 무애(無碍)의 변론에 자재하시고 다함 없는 법문을 여시며, 법의 흐름이 그 유파를 달리하더라도 그 근원은 한량이 없습니다. 법의 근본이 분산 되어 그 가지가 끝이 없어서 마하반야(摩訶般若)에 홀로 8만 4천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라니문(陀羅尼門)에도 구백이십만 가지207)가 있습니다.
곳곳마다 갖가지 명칭으로 널리 말씀하시며 공덕은 한량없고 위신력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바수(婆藪)가 지옥을 나오고,208) 파순(波旬)209)이 보리심을 내며, 화취(花聚)가 신통을 얻고, 뇌음(雷音)이 가리워짐을 벗긴 것은 모두가 이 장구(章句)에 따라 이 업력을 계승한 것입니다.
또한 4부(部)의 제자와 시방의 중생은 한 구절을 듣고 발심하며 한 번 설법을 듣고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일체의 제법(諸法)이 참답고 묘하지 않은 바 없음을 알게 됩니다.
제자가 몸을 기울여 수행하면서 배우는 것은 보리의 도이고, 끼니를 거르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행하는 것은 제도입니다. 일심으로 힘껏 중생을 거두며 한 생각 사이에 여러 법상(法相)을 두루하되 여래의 종지를 모두 가지기를 원하옵고, 여러 부처의 공덕을 모두 펼치기를 바랍니다.
지금 법전을 삼가고 경의 가르침에 근본하여 지금 계신 스님들과 석가모니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경례하며, 다라니장구(陀羅尼章句)께 예배하고, 뇌음 비구(雷音比丘)210)에게 예배하고, 화취보살(華聚菩薩)께 예배합니다.
원하옵건대 이 같은 공덕을 이어 중생을 조복(調伏)하고 3독의 마음을 없애고 열 가지 악업을 깨뜨려서, 4백 가지 번뇌가 저절로 청정해지며, 8만 4천의 세속의 괴로움을 일시에 벗어나며, 신주(神呪)의 힘을 얻어 법인(法印)의 선법(善法)을 갖추고 다라니문에 들어가 모든 부처님 경계를 관찰하며, 지옥의 불길이 영원히 꺼져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바랍니다.
상주하시는 삼보님께 머리 숙여 경례합니다.
033_0635_a_02L竊以三世諸佛以誓願因緣十方如來以智慧方便縱無㝵之辯開無盡之門法流派別宗源無限法本分散枝條不極非直摩訶般若獨有八萬四千至於陁羅尼門亦有九十二億處處宣說種種名稱功德無量威神不測至如婆藪之拔地獄波旬之發菩提花聚之獲神通雷音之脫掩蔽莫不因斯章句承茲業力亦有四部弟子十方衆生聞一句而發心聽一說而悟道故知一切諸法無非眞妙弟子側身修行所學者菩提旰食夙所行者濟度一心之力攝取衆生一念之頃遍諸法相如來種智皆願摠持諸佛功德悉欲流布今謹於法典本之經教見前大衆至心敬禮釋迦牟尼佛禮陁羅尼章句禮雷音比禮花聚菩薩願承此功德調伏衆滅三毒心破十惡業四百之煩惱自然淸淨八萬四千塵勞一時解脫得神呪之力具法印之善入陁羅尼觀諸佛境界獄火永盡無餘稽首敬禮常住三寶
033_0635_b_02L
(9) 약사재참문(藥師齋懺文)
033_0635_b_02L藥師齋懺文 陳文帝
033_0635_c_02L생각하건대, 무상한 제행(諸行)이 모두 얽매는 법이 됩니다. 만유(萬有)가 전도되어 모두가 고(苦)의 근본을 이루니, 뜨거운 불꽃이 거울같이 비추면 변역(變易)이 쉬지 않음을 알게 되고, 떠다니는 풀이 풀더미를 이루면 생멸의 신속함을 보게 됩니다.
업의 바람에 밀려 고해로 들어가고 과보의 장애에 쫓겨서 유도(幽途)로 나아가니, 삼계를 가고 오면서도 편안한 곳을 보지 못하였으며, 5도(道)를 윤회하면서도 끝내 잠시 휴식할 기대조차 못합니다. 약사여래께서 큰 서원을 내시어 만물을 인도하고 중생을 구호하시어, 백 갈래 냇물로 나뉜 제유(諸有)의 중생을 인도하시고, 법(法)의 흐름으로부터 한 가지 맛으로 돌아가시니, 세속을 따라 화림을 베푸시고 안락함을 얻어 두려움이 없게 하십니다.
심지어 8난(難)211)ㆍ9횡(橫)ㆍ5탁(濁)212)ㆍ3재(災)와 물ㆍ불ㆍ도적ㆍ질병ㆍ기근 및 원수 맺고 빚진 이와 왕법(王法)과 관헌이 능멸하는 기세가 만 갈래이고, 학살하는 법이 천 가지로 변하더라도 모두 화(禍)를 돌이켜 복(福)을 만들고 위험을 바꾸어 편안함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시 부귀를 구하면서 봉록과 자리를 바라며 수명을 늘리고 자식을 많이 두는 일은 생민(生民)의 커다란 욕심이고, 세간에서 절실하게 구하는 것이니, 모두가 그 마음에 따라 생각대로 자연히 채우지 않음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의 방편은 사량을 끊어버리는 데 종사하는 것임을 알게 합니다. 제자가 관리로서 방법을 줄여 서적(庶績)이 교차하지 못하니, 이에 약사여래의 본원에 의지하여 중생을 성취케 하고자 합니다.
지금 삼가 경교에 의지하여 모처에다 약간의 스님들과 며칠간의 약사재참(藥師齋懺)을 이룩하고서, 지금 계신 대중 스님들과 본사 석가여래께 지극한 마음으로 경례하며 약사여래를 예배하오니, 자비를 널리 드리워 본원(本願)에 어긋나지 마시고 세간을 저버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4등(等)에 구름을 일으키시고 6도(道)의 단비를 뿌리시어, 생사의 불길을 끄시고 번뇌의 화살을 빼시며, 시방세계를 등불 나투듯 밝게 하시며, 7백의 귀신이 실을 맺듯이 찾아와 장애를 멀리 쫓아서 재화가 다시 없게 하소서.
명(命)이 번당(幡幢)을 따라 이어져213) 점차로 상주(常住)에 올라 신묘한 법의 성품에 노닐게 하시며, 무등(無等)의 정각(正覺)에 들어가서 행원(行願)이 약사여래처럼 원만해지게 하시길 축원합니다.
033_0635_b_03L竊以諸行無常悉爲累法萬有顚倒皆成苦本熱炎鏡像知變易之不停漂草爨矛見生滅之奔迅隨業風而入苦海逐報障而趣幽途來三界未見可安之所輪迴五道終無暫息之期藥師如來有大誓願接引萬物救護衆生導諸有之百川歸法流之一味亦能施與花林隨從世俗使得安樂令無怖畏至如 八難九撗三災水火盜賊疾疫飢饉怨家王法縣官憑陵之勢萬端虔殺之法千變悉能轉禍爲福改危成安有求富貴須祿位延壽命多子息民之大欲世閒之切要莫不隨心應自然滿足故知諸佛方便事絕思弟子司牧寡方庶績未又方憑藥師本願成就衆生今謹依經教於某建如干僧如干日藥師齋懺現前大衆至心敬禮本師釋迦如來禮藥師如來慈悲廣覆不乖本願不棄世興四等雲降六度雨滅生死火煩惱箭十方世界若輪燈而明朗百鬼神尋結縷而應訃障逐香然無復有命隨幡續漸登常住遊甚深之法性入無等之正覺行願圓滿藥師如來

(10) 사라재참문(娑羅齋懺文)
033_0635_c_06L娑羅齋懺文 陳文帝
033_0636_a_02L저 참다운 해탈을 찾은 사람은 원래 나지도 않고, 지혜를 채운 사람은 지금도 소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림(鶴林)에서 색(色)을 변한 것이 변역(變易)의 무늬가 아니고, 취산(鷲山)에 늘 머물러 계시는 것이 실로 상주(常住)의 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세계가 하나가 아니므로 그 부응하는 것이 다함이 없고, 중생이 가없으므로 방편이 끝이 없으십니다.
생각과 집착에 따라 갖가지 법문이 생기고 업과 마음으로 인하여 각각으로 시현하시니, 혹 80소겁(小劫) 동안 단좌하시는 모양을 옮기지 않으시고, 8천 년 동안 무여(無餘)의 기틀을 이미 미치셨으니, 희니련선하(熙尼連禪河)의 기슭214)에서 아침의 천색(天色)이 홀연히 밝아지고, 사라수(娑羅樹) 사이에서 중야(中夜)의 소리가 잠잠해지니, 최후의 공덕이 이날 이 시각에 있었습니다.
제자가 연이 있어 ‘인간세상[閻浮]’에서 무거운 임무를 부여 받았으니, 군생이 전도됨을 가엾이 여기고 ‘뭇 중생[庶類]’이 우매함을 한탄하기에, 늘 6도(度)의 나룻배를 제조하여 피안으로 건네주고 1승의 수레를 부려서 중도(中道)로 몰아가기를 원하였습니다. 지금 삼가 태극전(太極殿)에서 무차대회를 열어 백 명의 스님들이 하루 저녁 사라대재(娑羅大齋)를 행합니다. 원하옵건대 법의 단비와 법의 구름으로 삼계의 불길을 시원하게 해 주시고, 지혜의 등불과 지혜의 횃불로 백 년의 어두운 방을 밝게 비추소서.
‘상주(常住)’라는 두 글자를 사람과 천상이 함께 듣고, 이자(伊字)와 삼점(三點)을 범부와 성인이 나란히 깨달아 가섭의 질문을 수고롭지 않게 하며, 수보리의 의심을 기다리지 않게 하소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근본으로 삼아 한량없는 공덕으로 스스로를 장엄하게 하고, 의수(意樹)에 해탈의 꽃을 피우며 신전(身田)에 정혜(定慧)의 물을 담으면서, 길상(吉祥)의 땅에 거처하며 복덕의 도량에 베개 고이며, 2기(氣)와 더불어 모두 방정케 하시고 사시사철 보우(寶祐)를 내리소서.
일월 천자(日月天子)가 대천(大千)에 합벽(合壁)을 비추고, 성진궁전(星辰宮殿)에는 백억의 구슬을 흩트리고, 자비의 상서로운 비를 상서로운 바람과 더불어 흩날리시며, 보리의 보배 구름을 함께 연기처럼 날려서 합쳐 모으며, 6합(合)의 사해(四海)에 다시 진로가 없이 하며, 6도의 사생이 모두 청정함을 얻게 하소서.
033_0635_c_07L尋夫眞解脫者本自不生實智慧者今亦無滅故知鶴林變色非變易之鷲山常在實常住之法但世界不應訃所以不窮衆生無邊方便所以無際#隨念隨著種種法門因業因各各示現或八十小劫端坐之相未移方八千年無餘之幾已及熙連河側晨朝之色忽明娑羅樹閒中夜之聲便寂最後功德是日茲辰弟子有緣閻浮屬當重任愍群生之顚倒嗟庶類之愚迷常願造六度之舟之於彼岸駕一乘之傳驅之於中道今謹於太極殿設無㝵大會百僧一夕娑羅大齋願法雨法雲淸涼三界之火慧燈慧炬照朗百年之室常住二字人天共聞伊字三點凡聖竝悟無勞迦葉之問不待須跋之疑一切種智而爲根本無量功德以自莊嚴意樹開解脫之花身田含定慧之水居處吉祥之地枕藉福德之場與二氣而俱貞隨四時而納祐日月天子照合璧於大千星辰宮殿散連珠於百億慈悲輕雨與祥風而竝飛菩提寶雲共飛煙而合來六合四海無復塵勞六道四生俱蒙淸淨

(11) 무애회사신참문(無礙會捨身懺文)
진(陳)나라 문제(文帝)가 황태후를 위하여 보위를 희사하였다.
033_0636_a_09L無㝵會捨身懺文 陳文帝爲皇太后大捨寶位
033_0636_b_02L삼가 살펴보면, 단아하신 말씀[雅誥]과 깊은 이치는 황왕(皇王)이 ‘허물이 나에게 있다’는 말을 하고,215) 예경(禮經)의 영전(令典)은 성인은 자신에게 죄를 묻는다는 설을 선양합니다.216) 그래서 자기 몸을 잊고 만물을 제도하는 것이 인자(仁者)의 항심(恒心)이고, 자기를 이겨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군자의 상덕(常德)입니다.
하물며 보살 대사가 다시 법의 근본을 곳곳마다 행하시며 삼계에 임하여 사생을 받아들이시는데, 무량(無量)의 4심(心)을 움직이고 6도를 평등하게 닦으시며 국성과 처자의 얽힘을 저버리심에 있어서랴. 제가 조정의 대업(大業)을 이어서 이를 인도하느라 숨을 헐떡이며, 천하의 막중한 임무를 맡았으나 일반 백성을 다스리지 못하고 여러 업적을 훌륭히 밝히지 못하므로 썩은 나무를 잡고 얼음을 밟으며 업을 다투는 일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다시 물거품 같고 뜬구름 같은 세상의 모습이 이슬이 되고 번개가 되니, 애욕의 냇물이 빠르게 흐르고 욕해(慾海)마저 끓어오릅니다.
품수 받은 지각이 함께 불타서 함령(含靈)이 다 함께 물에 빠지는데도 귀마개를 꽂고 옥에 의거하는지라 깨달음으로 돌이키는 데는 만승도 높이지 않으니, 병풍을 등지고 도리어 만기(萬機)가 얽매임이 됩니다. 저녁까지 두려워하며 생각을 조심하면서217) 널리 인도하여 날마다 크게 드러냅니다.
7묘(廟)의 성령(聖靈)을 받들고 황태후 성어(聖御)를 받들지니, 천룡과 귀신으로 유계(幽界)와 명계(冥界)에 공한 것이든 존재하는 것이든, 삼계의 4생(生)과 5도(道), 6취(趣), 색(色)이나 상(想)이나, 원수 맺거나 친한 이나 원수 맺거나 친한 것이 아니든 허공에 두루하고 법계에 가득하고, 과거를 다하고 미래를 다하더라도 한량없으니, 명식(名識)의 일체 종류에게 평등하게 크게 희사합니다.
제자 자신과 승여(乘輿), 법복(法服)을 희사하니, 5복(服)의 난로(鑾輅), 6면(冕)의 용장(龍章), 옥기(玉几)와 현구(玄裘), 금륜(金輪)과 감마(紺馬), 주교(珠交)와 영락(瓔珞) 및 보배로 꾸민 장엄구로 공급하여 쓰던 재료와 평생 가지고 놀던 것을 모두 단나(檀那)하면서 일체의 삼보에게 보시합니다. 지금 삼가 대전 앞에 무차대회를 열어 원하는 바를 행하고자 하니, 여러 고덕대승들이 그 앞에 늘어서 있습니다.
원하옵건대 모든 불보살과 명공(冥空)과 유현(幽顯)의 성중이 모두 오시어 증명하소서.
지혜의 해를 열고 자비의 구름을 비추어 대천세계에 보당(寶幢)을 심으시며, 백억 개의 일월에 법고(法鼓)를 두드리어 세계를 진동케 하고 군생(群生)을 깨우치시며, 삼매의 청정한 광명을 놓으시고 일미(一味)의 법우(法雨)를 흐르게 하시어 불구덩이에서 어리석은 이를 끌어내시고, 가시 숲에서 번뇌를 뽑아내시고, 윤회 전생하는 강에서 벗어나 전생이 없는 기슭에 이르게 하십시오.
033_0636_a_10L竊觀雅誥奧義皇王興在予之言經令典聖人揚罪己之說故亡身濟仁者之恒心克己利人君子之常況復菩薩大士法本行處應訃三界攝受四生運無量之四心修平等之六度國城妻子僶俛哀荒承祖宗之大業扶曳喘息當天下之重任民弗乂庶績未熙御朽履冰無忌兢又以世相泡影有爲露電愛河奔欲海飛騰稟識同焚含靈共溺瑱憑玉還覺萬乘非尊當宁負扆以萬機成累夕惕若厲思弘汲引每且不顯奉爲七廟聖靈奉爲皇大后聖御奉爲天龍鬼神幽冥空有三界四生五道六趣若色若想若怨若親若非怨親遍虛空滿法界窮過去未來無量名識一切種類平等大捨捨弟子自身及乘輿法服五服鑾輅六冕龍章玉几玄裘金輪紺馬珠交纓絡寶飾莊嚴給用之所資待生平之所玩好竝而檀那咸施三寶今謹於前殿設無㝵大會奉行所願幷諸功德具列于前願諸佛菩薩冥空幽顯俱到證明開智慧日映慈悲雲樹寶幢於大千擊法鼓於百億震動世界覺悟群生放三昧之淨光流一味之法雨引愚癡於火穽拔煩惱於棘林出輪轉河到無生岸
廣弘明集卷第二十八
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1. 1)전조왕(前趙王)으로 장안에 도읍하였으나, 후조(後趙) 석륵(石勒)을 위하여 망명하였다.
  2. 2)대(代)는 진대(晉代)에 척발씨(拓跋氏)가 건국한 나라의 국호이고, 북위 도무제 척발규(拓跋珪)는 대왕(代王)이 되고 후에 국호를 후위(後魏)로 바꾸었다.
  3. 3)답서 부분의 명칭은 명본(明本)을 따랐다.
  4. 4)전진왕(前秦王) 부견이다. 자는 영고(永固)이고, 동진 효무제 태원 10년(385년)에 죽었다.
  5. 5)후연왕(後燕王)이다. 자는 도명(道明)이고 동진 광무제 태원 7년(382)에 죽었다.
  6. 6)남연왕(南燕王)으로 자는 현명(玄明)이다. 동진(東晋) 안제(安帝) 의희(義熙) 원년(元年:405)에 죽었다.
  7. 7)후진왕(後秦王)으로 자는 자략이고, 장(萇)의 장자이다. 동진 안제 의희 12년(416)에 죽었다.
  8. 8)밝은 거울이다. 고유(高誘)는 ‘현(玄)’을 물로 해석하고, ‘감(鑑)’을 거울로 해석하고 있다.
  9. 9)지둔(支遁)으로 자는 도림(道林)이다.
  10. 10)왕도(王導)의 셋째 아들이다. 자는 경화(敬和)이고, 동진 목제(穆帝)의 중서령이 되었다.
  11. 11)남제의 문혜 태자(文惠太子)이다. 무제의 큰 아들이다.
  12. 12)건도(乾道), 또는 천도(天道)이다. 『주역(周易)』 동인괘(同人卦)에는 “들에서 남과 화합하니 커다란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로우며, 건도의 행이다”라고 하였다.
  13. 13)신롱씨 염제(炎帝)와 헌원씨 황제(黃帝)이다.
  14. 14)이 원소(願疏)는 소의 내용으로 보면 심약이 양무제를 위하여 지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러나 앞머리의 ‘우바새심군’은 어떨까 싶다. 이 글의 말미에도 ‘약’이라는 이름이 있다. 이 문장의 작자에 대해 여본(麗本)에는 심씨로, 송원본에는 심약(沈約)으로, 명본에는 작자 명기가 없다.
  15. 15)색(色)ㆍ향(香)ㆍ미(味)ㆍ촉(觸)의 4미(微)이고, 4대(大)를 형성한다.
  16. 16)남제 고제(高帝)의 즉위에 관하여 말하는 것이다. 고제의 이름은 소도성(蕭道成)이고, 양무제(梁武帝)는 소연(蕭衍)으로 제와 동성동족으로 하여 선양을 받아 나라를 세웠다.
  17. 17)장산(蔣山)으로 원종산(元鍾山)이다. 지금 남경시에 있다.
  18. 18)암라수(菴羅樹) 정원이다. 암라수 열매는 복숭아 비슷하지만 복숭아는 아니다. 이 나라에서 『유마경』이 설해졌다.
  19. 19)향적불(香積佛)의 나라이다. 유마가 이 나라로부터 위로하는 음식을 내어 한번 모인 대중에게 공양하였다.
  20. 20)이름은 소자하(蕭子夏)이고, 세조 무제의 막내아들이다. 일곱 살 때 주살당했다.
  21. 21)명본(明本)에는 작자가 없다.
  22. 22)중천(中天)의 선(璿)은 중천의 옥으로, 태양이다.
  23. 23)명본의 작자를 따랐다.
  24. 24)부모의 집을 잃은 아이이다. 『장자』 「제물론」에는 약상으로서 돌아갈 줄 모른다고 하였다.
  25. 25)여덟 가지 재계하는 것으로 8계라고도 한다. 첫째 살생(殺生), 둘째 불여취(不與取), 셋째 비범행(非梵行), 넷째 허광어(虛誑語), 다섯째 음제주(飮諸酒), 여섯째 도식무가관청(塗飾舞歌觀聽), 일곱째 면좌고광엄려상상(眠坐高廣嚴麗床上), 여덟째 식비시식(食非時食)이다. 이 여덟 가지 법이 아닌 것을 떠나게 된다.
  26. 26)5온(蘊)의 집이다. 5온을 돌이켜 화합하여 사람의 몸과 마음을 이루는 것을 가택에 비유한 것이다.
  27. 27)견류(見流)ㆍ욕류(欲流)ㆍ유류(有流)ㆍ무명류(無明流)이다. 유정(有情)은 이 네 가지 때문에 표류하여 멈추지 않는다.
  28. 28)회오리 바람이다. 붕새는 부요를 쳐서 회오리바람을 타고 9만 리를 올라간다.
  29. 29)3계(契)는 송(頌)이나 구(句)를 세 번 읊조리는 것이다. 삼계로 경을 듣는 시각이다. 또 음조를 세 단계로 나누어 경을 암송하는 것을 삼계경이라고도 한다. 『고승전』에 의하면, 백법교(帛法橋)가 삼계경을 읊는 소리가 마을까지도 들렸다고 한다.
  30. 30)절에서 사무를 담당하는 관직의 이름이다.
  31. 31)수달다(須達多)는 급고독 장자(給孤獨長者)의 본래 이름이다. 장자는 금을 땅에 펼쳐서 동산을 사 기원정사를 세웠다. 이 정원을 급고독원이라고 한다.
  32. 32)가람을 이월(離越)에 세웠다. 이 고사는 분명하지 않다. 부처님이 그림자를 나건가라국(那乾呵羅國)의 석굴에 남겨 놓았는데, 용왕을 제도하여 부처님의 그림자를 보는 사람은 여래의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여래가 앉아 있는 것을 본 사람은 여래의 몸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설함에 의하여, 제천의 부처님의 그림자를 공양하고자 하였다. 『관불삼매경』에 내용이 있다. 또 이월은 이파다(離婆多)로 나한의 이름이다.
  33. 33)불을 붙일 수 없는 나무이다. 지혜가 빛나지 않는 것이다.
  34. 34)번뇌가 새는 그릇이다.
  35. 35)치(雉)는 척도 이름이며, 일장 사방을 도(堵)라 하고 3도(堵)를 치(雉)라 한다. 도성의 담장을 말한다.
  36. 36)간문제 소강(蕭鋼)이다.
  37. 37)납가사(納袈裟)가 고운 고포를 짜서 지은 것이라면 그 포를 나눈다는 뜻이다.
  38. 38)복전의(福田衣)를 말하며 가사(袈裟)의 다른 이름이다.
  39. 39)꿀은 감언(甘言)이고, 불 없이 연기를 일으키는 꿀과 같은 말이다.
  40. 40)기사굴산(耆闍崛山)이며, 취봉(鷲峯) 또는 영취산(靈鷲山)이다.
  41. 41)기리계(綺里季)로도 쓰며, 한고조 때 상산(商山)에 은거했던 4호(皓) 가운데 한 사람이다.
  42. 42)번(樊)은 소(巢)자의 잘못이다. 소부(巢父) 허유(許由)는 당요(唐堯) 때에 은거하던 선비로 영수(穎水) 북쪽의 기산(箕山) 아래 살았다.
  43. 43)이 글은 본서 16권 「불덕편(佛德篇)」에도 실려 있다. 상동왕은 양 원제(元帝)로 이름은 역(繹)이며, 간문제(簡文帝)의 동생이다. 천감(天監) 13년에 상동왕으로 봉해졌는데, 간문제가 양 말기의 혼란으로 폐위되자 강릉에 즉위하였다. 재위 기간은 3년이다.
  44. 44)『논어』 「선진」에서 공자가 제자 네 명에게 각각 자신들의 뜻을 말하라고 질문했을 때, 증점(曾點)이 말한 내용이다. 곧 늦봄에 봄옷이 만들어지고 나면 어른 5~6명과 어린이 6~7명과 함께 기수 가에서 목욕하고, 무에서 바람 쐬다가 노래 부르며 돌아오겠다고 대답하였다.
  45. 45)『시경』 「소남」 ‘감당(甘棠)’시의 고사이다.
  46. 46)간문제는 천감 9년 남북(南北) 연주(兗州), 청주(靑州), 서주(徐州), 기주(冀州) 등 5주의 도감이었으며, 13년에는 형주(荊州), 옹주(雍州) 등 7주의 도독이 되었다.
  47. 47)정무를 볼 때의 정장(正裝)이다.
  48. 48)황당하고 과장된 말을 하는 무리들이다. 당(唐)은 그런 일이고, 영(景)은 그림자이다.
  49. 49)백록(白鹿)은 오래 사는 것이고, 서산(西山)은 곤륜산을 가리킨다. 주 목왕(穆王)은 견융을 정벌하면서 서쪽에서 백록을 얻었다고 하는데, 목왕은 서쪽으로 순수하여 곤륜산에서 서왕모(西王母)를 보았다고 전해진다. 사슴은 수천 세를 살아 5백 년이 되어야 희게 된다고 한다.
  50. 50)적송자여(赤松子輿)의 황제 때의 신선이다. 적환(赤丸)은 선약(仙藥), 또는 환약(丸藥)이다.
  51. 51)돌아갈 수도, 남방의 양도를 생각하는 것을 끊었다.
  52. 52)문수(文殊)가 유마거사(維摩居士)의 병에 대해 질문한 것을 가리킨다.
  53. 53)오(吳)는 화(譁)이다. 떠들썩한 손님이라는 뜻이다.
  54. 54)양은 현의 이름으로 하동군에 있으며, 동쪽의 복동(僕童)이 서쪽의 방관(方關) 밖으로 옮긴 것을 상심하였다.
  55. 55)『사기』 「태사공자서」에는 ‘이 해에 천자가 처음으로 한가의 봉지를 세웠다. 그래서 태사공은 주남에 남아서 일에 함께 참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울분을 발하여 마침내 죽으려고 하였다고 한다. 의미는 사마담이 이릉의 화에 연루되어 한나라의 봉건하는 커다란 일에도 주남에 남아 있으면서 건국하는 일에 종사하지 못하는 울분을 발하여 죽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아들 사마천이 때마침 사자로 돌아와 아버지를 보았다. 사마담은 아들의 손을 잡고 울면서 아버지의 뜻을 이을 것을 말하였다. 사마천은 그것에 감격함으로써 아버지의 사업을 크게 이루어 『사기』를 완성하였다.
  56. 56)‘예(翳)’는 흐린 것이다. 연(煙), 운(雲), 진(塵), 무(霧), 수다라(阿修羅)의 손 등 다섯 가지는 일월의 빛을 흐리게 한다.
  57. 57)일반적으로 군이 남면하기 때문에 신하를 일컬을 때 북면한다고 하는데, 경사(敬師)를 예우할 때도 북면한다고 한다.
  58. 58)양 원제(元帝)의 법호이다.
  59. 59)말로 전하는 것을 ‘치(置)’라고 하고, 사람이 전하는 것을 ‘우(郵)’라고 한다.
  60. 60)후한 곽태(郭泰)의 자이다. 널리 분전(墳典)에 통달하여 낙양(洛陽)에 유학하면서 이응(李膺)의 아들 이원례(李元禮)와 사귀었는데, 경사에서 명성을 날렸다. 후에 임종은 향리로 돌아왔는데 강가에서 전송하는 여러 학자들의 수레가 수천 양(兩)이 되었다.
  61. 61)진의 허순(許詢)으로 자는 현도(玄度)이고, 진의 징사(徵士)가 되었다.
  62. 62)이응(李膺)이다. 명성이 높아서 손님들 가운데 응대를 받게 되면 등용문이 되었다고 말한다. 당고(黨錮)의 난에 연루되었다.
  63. 63)진의 유염(劉惔)이다. 자는 진장(眞長)이고 왕도(王導), 손성(孫盛), 왕희지(王羲之) 등과 잘 지냈다. 허순(許詢)과의 교우는 특히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보인다.
  64. 64)물의 신, 하백(河伯)으로 만물이 걷히는 겨울을 뜻한다.
  65. 65)한나라 때 은사이다. 두 사람은 수레를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장우사중은 대나무 아래서 삼괴를 열고 두 사람은 그와 함께 교유하였다. 이때 이중(二仲)이라 일컬어졌다.
  66. 66)한나라 때 군의 이름으로 지금 협서성에 있다.
  67. 67)후한(後漢) 태원(太原) 광무인(廣武人)이다. 뜻을 다스려 고상한 것으로 일컬어졌다. 왕망이 왕의 자리를 훔치자 병을 구실로 문을 잠그고 나가지 않았다.
  68. 68)사수(泗水)의 다리이며, 여현(呂縣)을 지난다.
  69. 69)후한의 향허(向栩)를 말한다. 항상 노자를 읽었다. 도를 배운 것처럼 하고 광자(狂者)처럼 하였다. 조정에 큰일이 있을 때는 늘 온화하게 안색을 바르게 하니, 백관들이 그를 꺼려하였다.
  70. 70)삼국의 위(魏)나라 사람이다. 황건의 난에 요동에 이르러 산을 근거로 여막을 짓고 난을 피하는 사람은 모두 와서 그에게로 갔다. 시서(詩書)를 읽고, 위의(威儀)를 꾸미며 예의(禮義)를 밝혔다. 명제 때 부름을 받았으나 사양하고 출사하지 않았다.
  71. 71)우정(郵亭)의 표찰(表札)이다. 역의 표지로 세운 나무로 이것을 환(桓)이라 하고 정은 우정(郵亭), 역(驛), 문서(文書)의 중계소이다.
  72. 72)『시경』 「소아」 백구(白駒)편에 나온다. “그대의 소식을 금옥처럼 아껴서 나를 멀리하는 마음을 가지지 마소서”라고 하였다. 곧 자신의 말을 금옥처럼 아껴서 소식을 끊지 말라고 하는 뜻이다.
  73. 73)약수의 서쪽에 서왕모가 있었고, 청조(靑鳥)를 사자로 삼았다.
  74. 74)세발 달린 까마귀를 청조(靑鳥)라고 한다. 서왕모를 위하여 먹이를 취하며 그 사자가 되었다.
  75. 75)안기생(安期生)이 말한 것으로 3일 낮 3일 밤인데, 진시황이 금벽(金璧)을 내려 보냈다. 안기생은 붉은 신발을 남겨서 보답하였다. 그리고 글을 남겨서 말하기를 “나는 이후 수십 년 동안은 봉래산 아래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76. 76)남제의 주옹(周顒)이다. 제의 중서랑겸저작(中書郞兼著作)이 되었다. 청빈 과욕하였으며 채식을 하고, 처자가 있어도 산에 홀로 살았다.
  77. 77)유규(劉虯)의 아들이다. 양나라 후경(候景)의 난에 혼란을 피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다 이르지 못하고 죽었다.
  78. 78)양(梁)나라의 문학(文學) 선비이다. 명본에는 작자에 대한 언급이 없다.
  79. 79)양나라 장사(長沙) 사왕(嗣王) 업(業)으로, 무제의 큰형이 의(懿)의 아들이다. 의는 천감 원년에 추숭되어 장사왕에 봉해졌다. 업이 그 후사가 되었다.
  80. 80)명본에는 작자에 대한 언급이 없다.
  81. 81)장사왕 업(業)의 부친인 의(懿)의 일 같은 것이다.
  82. 82)문장(文章)에 능했으며, 양무제 소명 태자의 빈객으로 대우받았다.
  83. 83)천자의 수레는 누런 비단을 덮개로 씌운다고 하여 황옥거(黃屋車)라 칭해진다.
  84. 84)양 간문제의 상택사 비(碑)와 원제의 명(銘)에도 있다. 감청색의 준마이다.
  85. 85)한의 양구하(梁丘賀)는 선제의 부름을 받아 소심주밀하고 신중하였다. 황제가 효소의 묘를 제사지낼 때 정기를 세우려다가 저절로 검이 뽑혀 땅에 떨어져 검의 끝이 진흙에 꽂혔다. 칼의 앞부분이 타고 있던 수레를 향했다. 이에 양구하를 불러 점을 쳐보게 하였는데, 점괘에 의하면 전쟁을 도모하는 것이 불길하다고 하였다. 실제로 대군의 태수 임선 부자가 모반하다가 발각되어 주살당하였다.
  86. 86)지행을 겸비한 스님을 말한다.
  87. 87)북제의 문선제(文宣帝)가 죽었을 때 만가(挽歌)를 지어서 유명하였다.
  88. 88)북제 문선제의 건국은 천보 원년(550)인데 이로부터 23년은 북제 후주 무평 3년에 해당한다. 더욱이 5년에 북주에 의해 멸망하였다.
  89. 89)신선(神仙)이 사는 산이다. 『산해경』 가운데 「산경」에 의하면 이산(釐山)의 머리는 녹제산(鹿蹄山)으로부터 현호산(玄扈山)에 이르기까지, 아홉 산이 있는데 6,170리이다. 그 신은 형상이 모두 사람 머리에 짐승의 몸을 하고 있다.
  90. 90)창(鬯)은 조상을 제사지낼 때 쓰는 술이다.
  91. 91)‘녹착(祿錯)’으로 쓸 수도 있다. 『헌표기(軒表記)』에 따르면 황룡도(黃龍圖)를 지고서 하수에서 나왔는데 그 도는 오색으로서 모두 백도(白圖)를 갖추었다. 황제는 그것을 이름하여 ‘녹착도’라 하였다.
  92. 92)북제 고조 신무제(神武帝)의 부름을 받아 중서령겸저작랑(中書令兼著作郞)이 되었다. 『위서(魏書)』를 편찬하였다.
  93. 93)인은 길이 7척이고 치(雉)는 성의 담을 말한다. 길이 3장, 높이 1장을 말한다. 이것은 왕성(王城)의 일반적인 상례이다.
  94. 94)북제 문선제의 연호로, 서기 550~559년이다.
  95. 95)주(周) 무제(武帝)의 내앙상사(內央上士), 수(隋) 고조(高祖)를 보좌하고 대계(大計)를 정하였다.
  96. 96)소예(蕭譽)로 쓸 수 있다. 양무제의 손자로 소명 태자(昭明太子) 통(統)의 셋째 아들이다. 아버지 통이 죽자 무제는 예(譽) 등을 버려두고 간문제 강(鋼)을 세우려 하여, 항상 불평을 품었다.
  97. 97)현재 호북성에 있다.
  98. 98)양 원제의 이름이다. 상동왕으로 후경의 난에 이미 간문제는 폐위되고 스스로 세워 강릉에서 즉위하였다. 주군(州郡)의 대부분이 위(魏)나라에 편입되었다.
  99. 99)갈백(葛伯)은 하나라의 제후인데, 은나라 도읍지인 박(亳)의 인근에 있었다. 은 탕왕은 갈백이 농민의 땅에 향자(餉者)를 죽여서 그 음식[餉]을 빼앗는 것을 보고 갈 땅으로부터 정벌하여 서이와 북적에 미쳤다.
  100. 100)숭후호(崇侯虎)는 은의 제후이다. 은의 주왕 때에 주 문왕을 참소하여 은주는 서백을 구리에 가두었다. 후에 서백은 숭후호를 정벌하고 풍읍을 건설하여 도읍으로 정했다.
  101. 101)고래의 암컷과 숫컷.
  102. 102)범어로 pāpiyas이며 마왕의 이름이다. 욕계 제6천의 주인으로 그 뜻은 악과 살해를 행하는 것이고, 스님을 죽이는 것을 본업으로 삼는다.
  103. 103)왕기(王畿) 바깥의 아홉 등급의 지역으로 후복(侯服), 전복(甸服), 남복(男服), 채복(采服), 위복(衛服), 만복(蠻服), 이복(夷服), 진복(鎭服), 번복(藩服)을 말한다.
  104. 104)불보살에게 예배하고 경문을 염송하면서 지은 죄를 참회하는 것이다.
  105. 105)범어로 Cakra인데, 인도 고대에 전쟁 때 사용하던 일종의 무기이다. 사방을 정복하는 전륜왕이 태어날 때 공중에서 저절로 이 보배로운 바퀴[輪寶]가 출현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장래에 더할 수 없는 힘을 가지게 될 것임을 예시한다. 보배로운 바퀴에는 금ㆍ은ㆍ동ㆍ철의 네 가지가 있다. 금으로 된 윤보를 감득한 자는 금륜왕이 되어 4륜(輪)의 영수로서 동남서북 4대주(大洲)를 통솔한다.
  106. 106)5개(蓋)와 10전(纏)은 모두 번뇌의 수를 의미하며, 개전(蓋纏)은 일반적으로 번뇌를 가리킨다.
  107. 107)『논어』 「옹야」에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는 산을 좋아한다. 지자는 동적이고, 인자는 정적이다. 지자는 즐겁고, 인자는 오래 산다[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고 하였다. 그러나 공자의 제자 안연은 다른 제자보다 어진 것으로 공자가 칭찬하였는데 불행히도 단명하여 어진 덕으로 오래 사는 것이 안연에게는 해당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있다.
  108. 108)천지의 대법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전범이다. 『서경』 「홍범」에 따르면, 하늘이 우(禹)에게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내려 주었는데, 이륜을 질서지우는 일이라 하겠다. 9주의 아홉 번째 것으로 누릴 것으로 5복(福)을 쓰고 두려워할 것으로 6극(極)을 쓴다고 하였다.
  109. 109)겁말(劫末)에 발생하는 세 종류의 재난이다. 전쟁ㆍ질병ㆍ기근이 소삼재(小三災)이고, 주겁(住劫) 사이에 생겨나서 겁말에 줄어든다. 화재ㆍ풍재ㆍ수재가 대삼재(大三災)이며, 괴겁(壞劫)의 말기에 일어난다.
  110. 110)『노자』 37장에 “도는 언제나 인위적으로 하는 일이 없지만,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道常無爲而無不爲]”고 하였다.
  111. 111)자는 희명(希明)이고, 진(陳)ㆍ수(隋) 시기에 이미 명성이 있었다. 당 태종의 군중에 있으면서 비밀스런 모의에 참여하였다. 문학관을 짓는다든가 두여회(杜如晦)와 함께 본관겸학사(本官兼學士)가 되었다.
  112. 112)일세의 모든 현상은 인연에 말미암아 생겨나고 독립 불변하는 독자적 성품이 없다는 것이다.
  113. 113)진(晉)나라 사람이고, 자는 원림(元琳)이고, 진(晉) 안제(安帝) 융안(隆安) 원년(元年) 제바(提婆)가 서울에 왔을 때 왕순은 정법을 견지하면서 정사를 건립하여 널리 대중을 모았다. 제바는 이 정사에서 아비달마를 강론하고, 다시 사문 혜지(慧持) 등 40여 명을 모아서 제바는 『중아함(中阿含)』 등을 강론하였다.
  114. 114)요(堯)의 어머니는 경도(慶都)에서 음풍(陰風)을 사방으로 합하고, 적룡(赤龍)의 상서에 감응하여 잉태하고 14개월만에 제(帝)를 단릉(丹陵)에서 낳았다.
  115. 115)제지(帝摯) 소호(少昊)씨의 어머니는 별이 무지개처럼 화저(華渚)로 흘러 내려가는 것을 보고 얼마 안 있어 꿈을 꾸고 감응하여 소호를 낳았다. 황제의 자리에 오를 때 봉황의 상서가 있었다.
  116. 116)하늘의 복을 의미한다. 북두성의 첫 번째 별을 천추(天樞)라고 한다. 천추의 덕이 드러나면 봉황이 난다.
  117. 117)조상을 흠모하여 그 모습을 보려고 하여 거울을 닦는 것이다.
  118. 118)화풍(和風)으로 ‘개(凱)’는 부드럽다는 말이다. 『시경』 「패풍(邶風)」의 시로 효자들을 찬미한 시이다. 시 ‘소서(小序)’에 따르면, 이 시는 위(衛)나라에 음란한 풍속이 유행하게 되면서 비록 일곱 자식을 가진 어머니라도 오히려 그 결혼생활을 걱정하였다. 그래서 일곱 자식들이 효도를 다할 수 있는 것을 찬미하여 그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고 그 뜻을 이루어 준 것이다.
  119. 119)명본에는 작자에 대한 명기가 없다.
  120. 120)서기 642년이다. 태종은 따로 전년인 641년 5월에도 홍복사(弘福寺)에 행차하여 목태후(穆太后)를 위하여 발원을 지었다.
  121. 121)『시경』 「소아」의 편명으로, 자녀들이 양친이 길러주신 덕을 추모하는 감정을 노래한 시이다.
  122. 122)『공자가어』 「치사」에 의하면, 자로가 공자를 뵙고 말하기를 “옛날에는 벼슬할 때 가난하더라도 부모를 위하여 백 리나 쌀을 졌었는데, 양친이 돌아가신 후 초나라에 갔을 때는 따르는 수레가 백 승(乘)이고, 쌓아 놓은 곡식이 만 종(鍾)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를 위해 쌀을 지려고 해도 다시 할 수 없습니다. 양친의 삶이 순간적으로 틈을 지나는 것처럼 빠릅니다”라고 하였다.
  123. 123)춘추시대 초장왕의 영윤을 우구라고 했는데 상세하지 않다. 증자는 “돌아가시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부모이다”라고 했는데, 이 고사는 효자가 봉양하려고 해도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한시외전(韓詩外傳)』)
  124. 124)명본을 따랐다.
  125. 125)북주 무제의 연호로 서기 570년이다.
  126. 126)태세(太歲)의 인(寅)에 있는 것을 섭제격(攝提格)이라 한다. 고대 세성의 기년법에서 십이진의 하나로 간지기년법에서 인년에 해당한다.
  127. 127)산이름이다. 『산해경』에 따르면, 곤오산 위에는 적색의 구리가 많다고 한다. 『십주기(十洲記)』에는 유주(流州)는 서해 중에 있으며 많은 돌이 쌓여 있고, 그 돌을 정련하여 철을 만든다 하고 창을 만든다고 한다.
  128. 128)영인과 장석으로 이름난 공인들이며, 『장자』 「서무귀(徐無鬼)」편에 나온다.
  129. 129)유빈은 양(陽)의 6률(律) 가운데 4번째 율이다. 오(午)시에 해당하고, 5월에 해당한다. 이칙(夷則)은 다섯 번째 율이고, 신(申)에 자리하며 7월에 해당한다.
  130. 130)『국어(國語)』의 별칭이다. 『춘추좌전』을 내전(內傳)이라 하고 ,『국어』를 외전(外傳)이라 한다. 두 책은 모두 좌구명(左丘明)의 저술이지만, 『국어』는 경(經)을 위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외전이라고 일컫는다.
  131. 131)이 말은 「주어(周語)」에 나온다. ‘주경왕(周景王)이 종무역(鐘無射)을 주조하려고 하여 사람을 시켜 율(律)에 대해 영주구(伶州鳩)에게 물었다. 구가 응대하여 12률을 말하였다. 그 네 번째를 ‘유빈’이라고 하였는데, 신인(神人)을 안정시켜 번갈아 헌수(獻酬)하는 바가 된다. 다섯째를 ‘이칙’이라고 하였는데, 9칙(則)을 노래하여 백성들을 화평하게 하고 마음을 바꾸지 않게 하는 것이 된다. ‘이(夷)’는 화평한 것이고, ‘칙(則)’은 법도가 되는 것이다. ‘이(貳)’는 두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9칙’이라는 것은 9공(功)의 덕으로서 곧 수ㆍ화ㆍ금ㆍ목ㆍ토ㆍ곡(穀)ㆍ정덕(正德)ㆍ이용(利用)ㆍ후생(厚生)의 덕이 가지는 법칙이다. 이 음률은 9공의 법칙을 노래하여 백성들의 뜻을 화평하게 하고 의심치 않게 하는 것에 적합하다.
  132. 132)신선의 비적 또는 도교 경전을 가리킨다.
  133. 133)불도에서 가르치는 경문이나 부록(符籙) 등이다.
  134. 134)prajnā의 음역이다. 불교에서 일체의 집착을 떠난 커다란 지혜를 일컫는 말이다.
  135. 135)금슬(琴瑟)의 다른 이름이다. 운화산(雲和山)의 나무로 만들었다는 고사에 의한다고 하더라도 생쟁금슬(笙箏琴瑟) 같은 것을 ‘운화’라고 일컫는 때가 많다.
  136. 136)시의 6의(義) 중 다섯 번째를 아(雅), 여섯 번째를 송(頌)이라 한다. 대아(大雅), 소아(小雅), 주송(周頌), 노송(魯頌), 상송(商頌)이 있다.
  137. 137)『노자』에 의하면 “그것을 보려고 하여도 볼 수 없는 것을 이(夷)라고 하고, 그것을 들으려고 해도 들을 수 없는 것을 희(希)라고 하며, 그것을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것을 미(微)라고 한다[視之不見名曰夷 聽之不聞名曰希 搏之不得名曰微]”고 하였다.
  138. 138)『송서』 「사령운전」에는 방석은 바로 위로 만 장(丈)이고, 아래로는 깊은 계곡이 있다고 하였다.
  139. 139)순(舜)임금 때의 공인(工人)으로 순에게 등용되었다. 『서경』에는 ‘우수(虞垂)’라 기록되어 있다.
  140. 140)춘추시대 진나라의 악인(樂人)으로 음률을 판별하여 길흉을 알 수 있었다.
  141. 141)‘증(曾)’은 ‘층(層)’과 통하며 ‘중복된다’는 뜻이다. 곤륜산의 가장 높은 곳을 ‘증성(曾城)’이라고 한다. 9층(層)으로 거듭 쌓인 것을 일컫는다.
  142. 142)『주역』 「이괘」 육이효(六二爻)에는 “중정하게 부착해 있으니 크게 길하다[黃離元吉]”라고 하였다. ‘이(離)’의 ‘단(彖)’에는 ‘이’는 ‘걸린다[麗]’는 것이라고 하였다. 「소(疏)」에는 여(麗)는 ‘부착한다’는 것이다. ‘황리원길’의 상에 중도(中道)를 얻은 것이라고 하였다. 황은 중앙 황색의 도로서 이것에 따라 중도를 얻은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이 종(鍾)은 중도를 얻어 정성을 내리는 것이 된다.
  143. 143)가의(賈誼)의 『신서(新書)』에 의하면 동으로 만든 악기[銅器]를 불어서 성율(聲律)을 중도에 맞게 한다고 하였다. 또 「한보전서(漢保傳序)」에도 동으로 만든 악기를 불어 성음(聲音)을 바르게 한다고 하였다. ‘동(銅)’은 ‘동각(銅角)’으로 원래 서역 지방의 악기이다. 형태는 소의 뿔과 같다. ‘취금(吹金)’이라고 한다. 동은 그 성질이 매우 보드라워 조습한서(燥濕寒暑)에 따라 그 절조를 바꾸지 않고, 풍우폭로에 따라 그 형태를 바꾸지 않는다. 견개한 상태로 항심을 가지는 사군자의 행실과 유사함이 있는 것으로 일컬어진다.
  144. 144)종에는 아홉 가지 유형(乳形)이 있다. 황종(黃鐘)이 하나를 낳고, 하나는 만물을 낳는다. 그래서 군자는 종을 만들고, 종에는 구유가 있다고 한다.
  145. 145)명본에는 여기부터 권제36으로 권을 구분하고 있다.
  146. 146)불삼존으로 비로자나불(毘盧舍那佛)과 문수(文殊), 그리고 보현(普賢)이다. 또는 아미타불(阿彌陀佛)과 관세음(觀世音)이다.
  147. 147)옛날에 태공망이 마씨(馬氏)를 부인으로 얻었는데, 공부만 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자 마씨가 떠났다. 후에 태공망이 제나라에 봉토를 얻어 벼슬하게 되자 마씨는 다시 합할 것을 의망하였다. 태공망이 물을 한 대야를 취하여 땅에 쏟고서 부인으로 하여금 물을 담게 하니 단지 진흙물만 담을 뿐이었다. 태공망이 말하기를 “떨어진 것을 다시 합하고자 하는 것은 마치 엎은 물을 다시 주워 담는 것만큼 어렵다”고 하였다.(『습유기(拾遺記)』)
  148. 148)본서(本書) 권27에 소자량(蕭子良)의 정주자정행법문(淨住子淨行法門) 30조가 있다.
  149. 149)오자서(吳子胥)가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분노하여 나의 눈을 빼서 오나라 동문에 걸어 놓아 그것으로 월(越)의 도적들이 들어와서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을 보고자 한다고 하였다.
  150. 150)식물로서 범어로 Campaka로 번역되며 섬파(贍波), 점파(占波), 섬복(贍蔔) 등은 금색화수로 번역된다. 그 꽃의 향기가 멀리까지 퍼진다.
  151. 151)‘낭조(蜋蛆)’는 메뚜기 비슷하나 커다란 배에 긴 더듬이를 가지고 뱀의 골을 먹는다고 한다. 『장자』 「제물론」에서는 “사람은 채식육식 동물[芻豢]을 잡아먹고, 사슴들은 풀을 먹으며, 사마귀는 뱀을 맛있게 먹고, 솔개[鴟鴉]는 쥐를 맛있게 여긴다”고 하였다.
  152. 152)『좌전』 「선공」 4년에 의하면, 공자(公子) 자공(子公)이 자가(子家)와 함께 정영공(鄭靈公)을 알현하였다. 영공은 대부에게 자라를 먹게 하기 위하여 자공에게 주지 않았다. 자공이 화가 나서 발가락을 솥에 담갔다가 그것을 맛보고 나갔으므로, 공이 분노하여 자공을 죽이려고 하였다고 한다. 자공은 자가와 도모하여 영공을 죽이려고 하는 데 이르렀다.
  153. 153)중산군(中山君)은 수도의 사대부들에게 음식을 내렸는데, 사마자기(司馬子期)는 양고기 국이 고르게 이르지 않는 것에 화내어 초나라로 갔다. 초왕에게 유세하여 중산을 정벌하였다.(『전국책』 「중산」)
  154. 154)증삼(曾參)이 비(費)땅에 살았었는데, 증삼이 자신과 이름이 같은 사람을 죽였다. 세 사람이나 그런 사실을 고하자, 증삼의 어머니는 베틀북을 내던지고 담장을 넘어 도망갔다. 그것은 증삼이 어질어서 그의 어머니가 그것을 믿지 않은 것을 말하지만, 세 사람이 그것을 의심하였으므로 그 어머니도 두려워했다고 한다.(『사기(史記)』 「감무전(甘茂傳)」)
  155. 155)단목사(端木賜)로 자는 자공(子貢)이며 공자의 제자이다. 노(魯)나라를 구하고자 하여 제왕(齊王) 전상(田常)에게 유세하고, 다시 오(吳)나라가 월(越)을 공격해야 한다는 것을 오왕 부차(夫差)에게 유세하였다. 오나라와 제나라가 전쟁을 하였는데, 오왕은 다시 진을 공격하려고 했을 때 월왕(越王) 구천(勾踐)으로 하여금 오를 정벌하게 하였다. 오는 월을 격파하고 3년 안에 패자가 되어 자공이 한번 나서자 노나라가 보존되었다.(『사기』 「중니제자열전」)
  156. 156)부처님이 중풍을 앓고 있을 때 아난(阿難)은 브라만 가정에 가서 우유를 빌어 왔다고 했으나, 브라만은 스스로 가서 취했다고 말한다.(『출독자경(出犢子經)』 「경율이상(經律異相)」 15)
  157. 157)‘유순(由旬)’을 ‘유사나(踰闍那)’라고도 말한다. 인도에서 제왕이 하루에 행군하는 거리이다. 여기에서는 단순히 천축(天竺)을 일컫는다.
  158. 158)회남왕 유안(劉安)은 유술(儒術)과 방기(方技)를 좋아하여 여덟 공과 함께 대낮에 승천하고자 하였다. 약을 만든 솥을 닭과 개가 핥고서 모두 가볍게 올라가 닭은 구름 속에서 울고, 개는 하늘에서 짖었다고 한다. 『열선전(列仙傳)』에 내용이 나온다. 천제의 손님이 되었다는 것은 왕의 승천을 가리킨다.
  159. 159)빈두노바라추(賓頭盧頗羅墯)는 16나한(羅漢)의 첫 번째이다. 아라한과를 증득하자마자, 백의(白衣)에 대하여 신통력을 가지고 희롱했기 때문에 부처님의 꾸짖음을 당하여, 염부제(閻浮提)로 갈 수가 없었다.
  160. 160)3매(坆)ㆍ5전(典)을 함께 일컫는 것으로 후대에 고대의 전적을 통칭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161. 161)『시경』 「위풍」 ‘죽간(竹竿)’은 위나라 여인이 이국에 시집가서 기수 가에 살아 부부의 예를 행할 수 없어 친정으로 돌아가려고 생각해도 부인의 예에 위배되어 돌아갈 수 없는 것을 상심한 시이다. 시에 “기수는 오른쪽에 있고, 천원은 왼쪽에 있다고 운운” 하고, “기수가 유유히 흐른다 운운”하고 있다. 뜻은 돌아가려고 해도 가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는 것을 말한다.
  162. 162)서왕모(西王母)와 한무제(漢武帝) 사이의 고사이다. 서왕모가 복숭아 일곱 개를 담아 그 중 다섯 개를 한무제에게 주고 자신은 두 개를 먹고 나머지는 나누어 먹었다. 무제는 왕모의 과수원에서 이별을 애석해 했다.(『열선전』, 『한무제전』)
  163. 163)남자의 깊은 총애를 뜻한다. 한나라 애제(哀帝)가 동현(董賢)을 사랑했는데 함께 누워서 동현이 황제의 소매를 한쪽에 깔려고 하자 황제가 일어서려고 하였는데, 동현이 이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자, 황제는 동현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지 않아 소맷자락을 끊고 일어났다.(『한서(漢書)』 「동현전(董賢傳)」)
  164. 164)범어 dāna의 음역이며, 시주 또는 보시를 의미한다.
  165. 165)고인(古人)들은 북극성이 하늘의 가운데 있으며 북극 아래는 공동(崆峒)이며, 낙양이 땅의 가운데이기 때문에 ‘공동’이 낙양을 대신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166. 166)북두성의 북쪽에 있는 별이다. 이곳을 천제가 사는 곳으로 간주함으로써 천자의 궁전이라는 뜻이다.
  167. 167)변방에서 경계할 때는 밤에는 봉화를 들고, 낮에는 수(燧)를 사른다. 또 수(燧)는 불이 다하여 불을 내는 것이다. 태고에는 수인씨가 있었다. 여기에서는 변방을 경계하는 것이다.
  168. 168)산이름이다. 황제는 만령을 밝은 대전에서 만나는데, 명정이 감천이라고 『사기』 「봉선서」에 있다. 한무제의 감천궁은 이 산 위에 있다. 이것은 감천의 산에 불을 피워 변경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가 비추어 세계를 평화롭게 하는 뜻이다.
  169. 169)황제의 대괴(大隗)를 구자산(具茨山)에서 보려고 하여, 방명(方明) 등 일곱 성인이 수레를 몰아 양양(襄陽)의 들에 이르러 일곱 성인이 모두 길을 잃었는데 물을 곳이 없었다. 마침 목동을 만나 그에게 길을 물었다.(『장자』 「서무귀(徐無鬼)」)
  170. 170)요임금이 천하의 백성을 다스릴 때 천하의 정치를 평정하였다. 나아가 네 아들을 묘고야(藐姑射)산과 분수(汾水)의 북쪽에서 보려고 하다가 막연하게 그 천하를 잃었다.
  171. 171)주(周)의 목왕(穆王)은 멋대로 생각하여 멀리까지 나가 놀았는데, 8준(駿)의 말에 수레 맬 것을 명하여 곤륜산 언덕에 올랐으며, 서왕모의 빈객이 되어 요지(瑤池) 가에서 연회를 열었다.(『열자』 「주목왕(周穆王)」)
  172. 172)금으로 장식한 문으로 부귀한 집의 문을 가리킨다.
  173. 173)구마라집이 번역한 『마하반야바라밀경(摩訶般若波羅蜜經)』 27권본을 『대품반야경』, 그 10권본을 『소품반야경』이라 한다.
  174. 174)‘인왕(仁王)’은 구마라집이 번역한 『인왕반야경』 2권이며, ‘천왕(天王)’은 『천왕문반야(天王問般若)』로서 지금 진(陳)의 월파수나(月婆首那)가 번역한 『승천왕반야(勝天王般若)』 7권이 된다고 일컬어진다.
  175. 175)구마라집이 번역한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 1권, 다시 지루가참(支婁迦讖)이 번역한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 10권이 그것이다.
  176. 176)양(梁)의 『삼장기집(三藏記集)』 2권에 나온다. 『수진천자경(須眞天子經)』 2권, 또 『수진천자문사사경(須眞天子問四事經)』이라고도 한다. 진(晉) 태시(太始) 2년 천축국의 사문인 담마라찰(曇摩羅察)이 입으로 전해 주었다고 한다. 동집 7권에는 저자 미상의 『수진천자경기(須眞天子經記)』를 싣고 있다. ‘법재(法才)’의 뜻은 상세하지 않다.
  177. 177)『금강경』에서 여래의 설법을 듣고 믿음으로 따르고 실천하던 장로(長老)이다.
  178. 178)『승천왕반야경(勝天王般若經)』 7권과 진의 월파수나가 번역한 『승천왕문반야경(勝天王問般若經)』이라고도 한다.
  179. 179)주 장왕(莊王) 10년에 해당한다. 밤에 항성이 보이지 않았으며, 별똥이 떨어져 비가 오려는 것이라 하였다.
  180. 180)세친보살이 『구사론』을 짓고서 그것을 향기 나는 코끼리에 실었다. 신통한 고사로부터 『구사론』을 가리켜 향상의 문장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불전을 통칭한다.
  181. 181)부처님이 입적한 후 교법은 용궁에 숨겨져 있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용수보살은 용궁에 들어가서 『화엄경』을 취하였다.
  182. 182)『법화경』 「비유품」에 양(羊)ㆍ녹(鹿)ㆍ우(牛)의 세 수레를 성문(聲聞)ㆍ연각(緣覺)ㆍ보살(菩薩)로 비유하였다.
  183. 183)생사를 나누는 범부가 몸을 초월하려고 하는 소승열반(小乘涅槃)이다.
  184. 184)소승열반에 비유한 것이다. 험한 길에 있어서는 도중에 태만한 것을 가지고 방편으로 하여 화성(化城)을 지어 피로가 극심한 중생에게 보여주어 보처(寶處)에 가까이 이르면 화성은 소멸하게 된다.
  185. 185)여러 보배로써 장엄케 한 대백우거(大白牛車)로 법화일승에 비유하였다.(『법화경(法華經)』 「비유품(譬喩品)」)
  186. 186)『법화경』의 일곱 가지 비유의 하나이다. 불성(佛性)을 옷 속의 구슬로 비유하였다. 옷 속에 더할 수 없이 귀한 보배구슬을 매고 있는 것을 모르고 다른 나라에서 어려움에 처한다고 해도 마침내는 깨닫는다는 것을 비유한다.
  187. 187)『법화경』 일곱 가지 비유 가운데 하나이다. 큰 공이 있는 일에는 왕이 상투 중에 명주를 풀어서 주는 것과 같다. 생사에 따라 나뉘고, 생사에 따라 변하는 것을 떠나기 때문에 법화를 말하는데, 이 구슬은 부처님 여래의 비밀장(秘密藏)으로서 최상의 것이다.
  188. 188)7보로 장식한 대보탑이 지상으로부터 용출하여 허공에 매달려서, 탑으로부터 다보불이 『법화경』의 진실을 실증한다.
  189. 189)사바의 국토가 갈라지면서 수없이 많은 보살들이 동시에 솟아올라 석가(釋迦)와 다보(多寶) 두 부처님께 예(禮)를 표하였다.
  190. 190)2황(皇) 가운데 복희는 서계(書契)를 만들고, 결승문자와 그물을 엮어 농사와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다.
  191. 191)은나라 탕왕은 들에서 사냥을 할 때 그물의 세 면을 풀었다.
  192. 192)요임금은 단수(丹水) 가에서 전쟁하여 묘만(苗蠻)을 복종시켰다.
  193. 193)하우는 제호들을 도산(塗山)에 모았는데, 옥백(玉帛)을 잡은 자가 만국이 되었다.
  194. 194)‘7각분(覺分)’이라고도 하며, 불교 수행 가운데 일곱 종류의 내용이다. 37도품(道品) 중의 하나에 속한다. 곧 첫째가 지혜로 진위를 판별하는 택법각분(擇法覺分), 둘째는 지키고 닦는 데 힘쓰는 정진각분(精進覺分)이고, 셋째가 선법을 얻어 기뻐하는 것이 희각분(喜覺分)이다. 넷째가 번뇌에 빠지는 것을 끊어 버리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경안각분(輕安覺分)이고, 다섯째는 불법을 생각하며 잃어버리지 않는 염각분(念覺分)이며, 여섯째는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혼란시키지 않는 정각분(定覺分)이고, 일곱째가 일체 분별을 버리고 평등에 머무는 사각분(捨覺分)이다.
  195. 195)고대 인도 바라밀 글자체가 표시하는 i-(kara)의 자모를 가리킨다. 불교는 이 삼점의 세로도 가로도 아닌 삼각 관계(∴)를 빌어서 교의(敎義)를 비유한다. 『열반경』에서 말하는 3덕을 가리킨다.
  196. 196)신상보살(信相菩薩)이 부처님의 수명 80이 줄어든 것에 대하여 의심함에 따라, 네 부처님이 불수의 무량함을 설하여 신상(信相)의 의심을 풀게 되었다.(『금광명경(金光明經)』 「수량품(壽量品)」)
  197. 197)동방의 아촉(阿閦), 남방의 보상(寶相), 서방의 무량수(無量壽), 북방의 미묘성(微妙聲)이다.
  198. 198)이 구절부터 ‘여러 병을 낫게 하실 수 있으시며’까지 8항목은 이 경의 「사천왕품(四天王品)」의 구절이다.
  199. 199)『대통방광참회멸죄장엄성불경(大通方廣懺悔滅罪莊嚴成佛經)』 3권(대정장 권85)의 고일부(古逸部)에 편수되어 있다. 대개 『대통방광경(大通方廣經)』이라고도 말해진다.
  200. 200)부처님의 다른 이름은 바라가(婆羅迦, Parāga)이다. 『지도론(智度論)』 2에는 바가바(婆伽婆) 등과 함께 부처님의 한량없는 명호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201. 201)사라(娑羅)는 사라림(娑羅林)이다. 부처님은 이곳 쌍수 밑에서 열반하셨다. 이 경(經)에 의하면, 세존은 무량무변의 대중을 위하여 앞뒤로 둘러싸여 사라로 출발하면서 2월 15일, 열반하려고 할 때에 임하여 중생들을 거두고자 하여 널리 중생들에게 고하여 이들을 제도하였다.
  202. 202)『허공장보살경(虛空藏菩薩經)』 1권으로 요진(姚秦)의 불타야사(佛陀耶舍)가 번역하였다.
  203. 203)이 경에서 말하였다. “서방에 하나의 사찰이 있었는데, 일체향집이라고 이름하였으며, 저 나라에 부처님이 있어서 그를 승화부장여래(勝華敷藏如來)라고 이름하였다. 허공보살은 저 부처님을 따라 심묘한 법을 얻고, 여러 선정(禪定)을 얻으며, 저 사찰을 떠나서 몸으로 허공을 올라가 동방으로 가서 석가모니여래의 사바세계로 왔다.”
  204. 204)Jambu의 음역으로 큰나무의 이름이다. 범어로 jambudvīpa, 곧 남섬부주(南瞻部洲)이다. 시문에서는 ‘인간세’를 지칭하는 때가 많다.
  205. 205)허공보살(虛空菩薩)이 이 경에서 다라니신주(陀羅尼神呪)를 말한 것이 다섯 군데 있다.
  206. 206)『대방등다라니경(大方等陀羅尼經)』 4권으로 북량(北凉) 법중(法衆)이 번역하였다.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 권22에 있다.
  207. 207)이 경의 1권에는 이러한 다라니에 920만 항하사(恒河沙)의 문이 있고, 하나하나의 다라니에 다시 920만 항하사의 문이 있다고 한다.
  208. 208)선인(仙人)의 이름이다. 이 경에서는 바유(菠萸)로 썼다. 범어로는 Vasu이다. 이 사람은 선하지 않은 행을 지어 지옥에 들어갔는데, 여러 곳을 거치면서 고통을 받고서 화취보살(華聚菩薩)의 대비광명(大悲光明)에 의하여 아비지옥으로부터 나와서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을 얻었다.
  209. 209)이 경에 나오는 악마 파순(波旬)을 조다라(祖荼羅)라고 말한다.
  210. 210)비구의 이름이다. 이 비구는 지림(至林)에 가서 선삼매에 들자마자, 파순 조도라(祖荼羅)가 920만 권속을 데리고 이 비구의 선근인연(善根因緣)을 엄폐하였다. 화취보살은 보견왕불(寶見王佛)의 묘법다라니장구(妙法多羅尼章句)에 의하여 이 비구를 구제하여 비구가 가려진 것을 풀어 주었다.
  211. 211)부처님을 보고 법문을 듣기 힘든 것으로 여덟 가지 어려운 단서이다. 곧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북구로주(北拘盧洲), 장수천(長壽天), 맹농암아(盲聾瘖啞), 세지변총(世智辯聰), 불전불후(佛前佛後)의 여덟 종류가 있다. 첫 번째 지옥에서 세 번째 축생까지는 3악도(惡道)이다. 악업이 무거우면 부처님을 볼 수 없다. 북구로주를 낳으면 즐거움만 있고 고통이 없어 수도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장수천을 낳는 것은 색계와 무색계천으로 오랜 수명을 안락하게 누리는 곳이므로 그 즐거움이 북구로주보다 훨씬 좋아서 수행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귀먹고 눈멀며 벙어리들도 모두 도를 구하는 데 장애가 있다. 세속의 지혜로 총명하게 변설하는 자들은 스스로의 총명과 재능을 믿고 부처님을 믿으려 하지 않으므로 부처님의 앞뒤로 태어나도 부처님을 만날 계기가 없다.
  212. 212)오탁악세(五濁惡世)를 말하는 것이다. 『아미타경(阿彌陀經)』에서 “석가모니불은 매우 어렵고도 드문 일을 할 수 있어서 사바세계의 겁탁(劫濁)ㆍ견탁(見濁)ㆍ번뇌탁(煩惱濁)ㆍ중생탁(衆生濁)ㆍ명탁(命濁) 등의 오탁악세에서 아뇩다라삼막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증득하였다.
  213. 213)『관정경(灌頂經)』 12에 의하면, 약사재(藥師齋)에 오색의 명(命)을 이어 신번(神幡)을 드리우면, 신번은 오색 49척으로 49등을 태운다고 한다.
  214. 214)범어로 Ajiravati이며, ‘희연(希連)’으로도 적는다. 이 강가의 사라쌍수 사이에서 부처님은 열반하셨다. 『북량열반경(北凉涅槃經)』 권1에 열반에 드려고 하는 최후의 설법이 있던 그때에 세존은 새벽에 그 얼굴로부터 각종의 광채를 발하여, 그 빛은 청황적백의 다채로운 광채로 파리마노광(頗梨馬瑙光)이 되어 삼천대천불의 세계를 널리 비추었다고 한다.
  215. 215)『서경』 「탕고(湯誥)」에는 “그대 만방에 죄가 있으면 내 한 사람 때문이고, 나에게 죄가 있으면 그대 만방은 책임이 없다”고 하였다.
  216. 216)『예기』 「방기(坊記)」에서 공자는 “선한 일에 대해서는 남을 칭찬하고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나를 문제 삼으면 백성들이 다투지 않을 것이고, 선한 일에 대해서는 남을 일컫고 화에 대해서는 나를 탓하면 원망이 더욱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217. 217)『주역』 「건괘」 구삼(九三)에서 “군자는 하루 종일 열심히 노력하며, 저녁까지 조심하며, 경계하므로 허물이 없다[君子終日乾乾 夕剔若 厲 无咎]”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