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3_0868_a_01L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033_0868_a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

어제(御製)
033_0868_a_02L御製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033_0868_a_03L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性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眞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海譯三藏之祕言天地變化乎陰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細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若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歷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來坦蕩於無邊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033_0868_a_14L達磨西來法傳東土宣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滅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中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雪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起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所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元衆妙生乎太易摠繁形類竅鑿昏明絕彼是非開茲蒙昧
033_0868_b_01L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033_0868_a_22L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淨界騰音利益有情俱登覺岸成障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033_0868_b_10L幻化迷途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墯調御四衆積行十方澍花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033_0868_b_18L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


분별선악보응경(分別善惡報應經) 상권
033_0868_b_21L分別善惡報應經卷上


서천(西天) 중인도(中印度) 야란타라국(惹爛駄囉國) 밀림사삼장(密林寺三藏) 명교대사(明敎大師)
사자(賜紫) 사문 신(臣) 천식재(天息災)가 어명을 받들어 한역
033_0868_b_22L西天中印度惹爛馱囉國密林寺三藏明教大師賜紫沙門臣天息災奉詔 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33_0868_b_23L如是我聞
033_0868_c_01L어느 때 세존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공양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도이야(兜儞野)의 아들 수가(輸迦) 장자 집에 이르러 문 앞에 서 계셨다.
그때 수가 장자 집에는 상가(商佉)라는 개가 항상 문 어귀에 앉아 있었는데, 장자는 늘 구리쇠 그릇에 맛난 음식을 담아 상가에게 주었다.
그때 그 개가 부처님을 보고 성을 내며 짖었다. 부처님께서는 상가를 보고 말씀하셨다.
“네가 아직 지각이 없어 나를 보고 짖는구나.”
이렇게 말씀하시자, 상가는 더욱 독한 마음으로 성을 내면서 제자리를 떠나 전단(栴檀) 나무로 만든 자리 밑으로 들어갔다.
033_0868_c_01L一時世尊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食時著衣持鉢入舍衛城次第乞食至兜你野子輸迦長者舍在門外立是時輸迦長者家有一犬名曰商佉常在門首於是長者常用銅器盛以羙飯與商佉食犬見世尊瞋恚而吠爾時世尊謂商佉言汝由未悟見我乃吠作是語時商佉轉惡心生瞋恨卽離本處往旃檀座下
이때 수가 장자는 집을 나서다가 문 밖에서 그 개가 전단 나무로 만든 자리 밑에 있는 것을 보고 개에게 물었다.
“누가 너를 화나게 하였는가?”
상가는 잠자코 있었다.
수가 장자는 다시 물었다.
“현자(賢子)야, 누가 너를 화나게 하더냐?”
상가는 대답하였다.
“사문 구담이 찾아와 문밖에 섰기에 내가 그를 보고 짖었더니, 사문 구담은 ‘너는 아직 지각이 없어 나를 보고 짖는구나’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본래 자리를 떠나 이 전단 나무 자리 밑으로 왔습니다.”
수가 장자는 이 말을 듣고 잔뜩 화를 내며 사위성을 나서 기수급고독원으로 갔다.
033_0868_c_10L是時輸迦長者出舍門外犬在於旃檀座下長者問言誰瞋於商佉默然是時輸迦長者又復問賢子誰人瞋汝商佉對曰沙門瞿曇而來在此於門下立我見乃吠沙門瞿曇作如是言汝由未悟今乃更吠我聞此語心生瞋怒起離本處來栴檀座下是時輸迦聞是語已大瞋怒出舍衛城往彼祇樹給孤獨
033_0869_a_01L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자리에 앉아 설법하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수가 장자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수가 장자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느냐?”
“예,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도이야) 장자의 아들은 부처에게 성을 내었다. 그러므로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화살처럼 빨리 큰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왜냐 하면 망령되이 남과 나를 헤아려 분별하고, 성내는 번뇌를 일으켜 부처를 비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저 나쁜 세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또 일체 중생으로 나를 업신여기고 비방하는 모든 중생들도 또한 마찬가지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33_0868_c_19L爾時世尊與無量百千諸比丘衆前後圍遶在座說法於是世尊遙見輸迦長者遠路而來告諸比丘汝等見此輸迦長者遠來已不諸比丘言唯然已見世尊告言此長者子向於佛所而發瞋心命終之後如箭剎那墮大地獄何以故虛妄計執分別彼起瞋煩惱毀謗於佛墮諸惡趣受苦無量又復於我心生輕謗一切衆生亦復如是爾時世尊告諸比丘而說頌曰

부처에게 나쁜 마음 일으켜
헐뜯고 비방하며 업신여기면
그는 마침내 큰 지옥에 떨어져
다함 없는 고통을 받게 되리라.
033_0869_a_06L於佛起惡心
毀謗生輕慢
入大地獄中
受苦無窮盡

그 어떤 중생[數取趣]
스승이나 또 비구들에 대하여
잠깐이나마 나쁜 마음을 내면
목숨을 마치고는 지옥에 떨어지리.
033_0869_a_08L有諸數取趣
於師及比丘
暫時起惡心
命終墮地獄

누구나 만일 여래에 대하여
크게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 내면
그들은 모두 나쁜 길에 떨어져
윤회하며 항상 고통받으리.
033_0869_a_09L若於如來處
起大瞋恨心
皆墮惡道中
輪迴恒受苦

그때 도이야의 아들은 부처님께 나아와 땅에 엎드려 발에 머리를 대어 예배하고, 세존의 앞으로 나와 부드럽고 좋은 갖가지 말로 여래를 찬탄하고는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일로 저의 집에 오셨었습니까?”
033_0869_a_10L是時兜你野子來詣佛所頂禮佛足於世尊前種種語言柔和善順稱歎如來說是語已在一面立而白佛言世尊以何因緣到於我舍
부처님께서 수가 장가에게 말씀하셨다.
“밥 때가 되어, 나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국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그대의 집 문 앞에 이르러 서 있었다. 그때 상가는 문 어귀에서 구리쇠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던 참이었다. 상가는 내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자마자 이내 짖었다. 나는 상가를 보고 ‘너는 아직 지각이 없구나. 왜 나를 보고 짖느냐’고 하였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성을 내더니 딴 자리로 갔느니라.”
033_0869_a_14L佛告輸迦長者言食時已至吾乃著衣持鉢入舍衛城次第乞食遂至汝舍在門下是時商佉處於門首銅器之內飮食之次商佉見吾在門下立纔見乃我言商佉汝由未悟何故見吠聞是語遂生瞋怒往詣別處
그때 장자가 세존께 여쭈었다.
“저 개 상가의 전생 인연이 어떠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 일은 묻지 말라. 네가 만일 그 일을 들으면 너는 더욱 괴로워 견디지 못하리라.”
033_0869_a_20L是時長者白世尊言此犬商佉過去宿因不知云何願佛演說佛言且止勿問斯汝若聞此倍生懊惱不可忍矣
033_0869_b_01L수가 장자는 이렇게 세 번이나 부처님께 청하였다.
“원컨대 저를 위하여 그 일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은 즐거이 듣겠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저 개는 바로 너의 아버지 도이야니라. 그는 전생에 이 몸에 대하여 망령되이 헤아려, 나[我]가 없는데도 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인색하고 탐내며 질투하여 보시를 행하지 않고, 재물을 탐하면서 삼보(三寶)를 믿지 않다가 축생으로 떨어졌다. 지금의 저 개 상가는 바로 장자의 아버지니라.”
033_0869_a_23L迦長者如是三請白佛言世尊唯願爲我演說斯事我等樂聞爾時世尊告長者言汝今諦聽善思念之吾今爲汝分別演說此犬汝父兜你野身過去生妄計此身無我計我慳貪嫉妒不行惠施貪惜財物不信三寶畜生中今犬商佉是長者父
수가 장자는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저의 아버지 도이야는 살아 계실 때 항상 보시를 행하고, 불과 하늘과 귀신들에게 제사지냈으니 그 몸은 결정코 범천에 태어나 큰 부와 즐거움을 누리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축생 가운데 떨어졌겠습니까? 그것은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033_0869_b_07L輸迦長者復白世尊我父兜你野在生之日常行布施祭祀火天及諸鬼神彼身決定得生梵天受大富樂何故復墮畜類之中此事難信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아버지 도이야는 그런 분별로 말미암아, 망령되이 헤아리고 집착하여 보시를 행하지 않고 삼보를 믿지 않았다. 그 인연으로 저 축생 가운데 떨어졌느니라.”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한 말을 아마 너는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너는 집으로 돌아가 상가에게 물어 보라.”
033_0869_b_11L佛告長者言父兜你野由是分別妄生計執不行惠捨不信三寶以此因緣墮此類中復告長者吾今所說恐汝難信當自還家問於商佉
그때 장자는 부처님을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가 상가에게 말하였다.
“상가야, 네가 정말 나의 아버지 도이야냐?”
그러자 상가는 전단 자리에서 물러나 앉았다. 장자는 다시 말하였다.
“상가야, 네가 정말 나의 아버지 도이야거든, 저 구리쇠 그릇의 음식을 먹지 말고 이 고기 밥을 먹어라.”
상가는 곧 고기 밥을 먹었다. 다 먹고 나자 장자는 다시 말하였다.
“만일 네가 진실로 나의 아버지 도이야라면, 무슨 특별한 표시라도 나타내 보아라.”
033_0869_b_15L是時長者辭佛歸家到已告言商佉汝實我父是兜你野此犬卻坐栴檀之座長者復言商佉實是我父兜你野不可就銅盤食此肉飯商佉卽食食已又復告言若實我父是兜你野當何所表爲顯奇異
033_0869_c_01L상가는 이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본래 있던 곳인 전단 나무로 만든 자리 밑으로 가더니, 코로 땅 냄새를 맡아 보고는 발로써 네 개의 쇠독을 파내었다. 그 안에는 금으로 만든 병과 접시 등 온갖 그릇이 가득 담겨 있었다. 수가 장자는 그 희귀한 금ㆍ은의 보배를 보고 뛰면서 기뻐하다가 다시 소중히 덮어 두었다. 그리고 그는 사위성을 나서 부처님께 나아가며 일심으로 귀의하였다.
033_0869_b_20L於時商佉聞是語已從座而起詣本住處於栴檀座下以鼻嗅地以足攫出四大鐵甕滿中盛金甁盤雜器時輸迦長者見此希奇金銀珍寶躍歡喜愛護覆藏於是長者出舍衛往詣佛所一心歸依
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비구들을 데리고 자리에 앉아 설법하시다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이야의 아들 앵무(鸚鵡) 장자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느냐?”
비구들은 아뢰었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저 장자는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이, 몸을 버리고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그것은 내게 대하여 기뻐 뛰면서 지극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그런 갚음을 받는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33_0869_c_03L爾時世尊無量百千比丘衆等在座說法於是世尊告諸比丘汝見兜你野子鸚鵡長者遠來已不諸比丘言唯然已見佛告比丘今此長者身謝命終如捨重擔往生天上因於我所歡喜踊躍發誠諦心獲報如是爾時世尊告諸比丘而說頌曰

저 한 중생
발심하여 나를 보곤 기뻐하였네.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나리니
마치 무거운 짐 내려놓듯이.
033_0869_c_10L此一數取趣
發心見我喜
命終往生天
如捨於重擔

만일 법을 말하는 스승이나
여래나 또는 비구에 대하여
잠깐이나마 마음으로 기뻐하면
그도 또한 이와 같은 과보 얻으리.
033_0869_c_12L若於說法師
如來及比丘
暫時心歡喜
獲果亦如是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자 수가 장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처음 보는 일이라고 갖가지로 찬탄하고는 한쪽에 서 있었다.
033_0869_c_13L爾時世尊說此偈已於是輸迦長者往詣佛所頭面禮足歡喜無量種種稱讚歎未曾有說是語已在一面立
그때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개 상가가 참으로 너의 아버지더냐?”
장자는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부처님 말씀은 진실이요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가졌던 의심이 다 풀렸습니다.”
033_0869_c_16L於是世尊告輸迦言此商佉犬實是汝父長者白言唯然世尊如佛所說眞實不虛所有疑惑皆悉除斷
그리고 수가 장자는 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중생[有情]은 그 수명의 길고 짧음과 병이 있고 없음과 얼굴의 곱고 추함과 종족의 귀하고 천함과 머리의 총명하고 둔함과 살결의 부드럽고 거칠음이 각각 달라 한결같지 않습니다. 그 인과와 선악의 과보는 어떤 것입니까?”
033_0869_c_19L爾時輸迦長者白世尊言一切有情夭壽長命有病無病端嚴醜陋貴賤種族聰明愚鈍柔和麤鑛其事非一因果善惡報應云何
033_0870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나는 지금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일체 중생은 지은 업과 닦은 인의 선악이 같지 않기 때문에 그 받는 과보도 귀천과 상하와 종족의 높고 낮음이 또한 다르다. 나는 지금 간단히 그 일을 말했지만, 만일 자세히 분별하면 그 이치는 매우 깊으니라.”
033_0869_c_23L佛告輸迦長者子言善哉善哉汝應諦聽善思念之今爲汝說一切有情作業修因善惡不等所獲報應貴賤上下種族高低差別亦殊我今略說如斯之事若廣分別其義甚深
그때 장자가 거듭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잘 들어라. 일체 중생은 갖가지 업을 짓고 갖가지 미혹[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중생들의 업에는 흑업(黑業)과 백업(白業)이 있고 그 과보도 선과 악으로 갈라지는데 흑업은 3악도(惡道)의 과보를 받고 백업은 인간이나 천상의 과보를 받느니라.
033_0870_a_05L是時長者重白佛言願佛演說爾時佛告長者言汝應善聽切有情造種種業起種種惑衆生業有黑白果報乃分善惡黑業三塗受白業定感人天
또 업에는 한정이 있어서 중생들의 수명을 짧거나 길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補特伽羅]들의 병을 많거나 적게 하며, 얼굴이 단정하거나 누추하게 한다. 어떤 업은 중생을 부귀하거나 빈궁하게 하고 총명하고 지혜롭게 하거나 미련하고 우둔하게 한다. 또 어떤 업은 중생을 3악도에 떨어지게 하고 어떤 업은 욕계의 인간과 하늘, 나아가서는 유정천(有頂天)에 태어나게 한다.
033_0870_a_09L又業有分限命乃短長復次補特伽羅有業多病少病端嚴醜陋或復有業補特伽羅富貴貧窮聰明智慧根鈍愚闇或復有業補特伽羅生三惡趣或復有業生欲界人天乃至有頂
또 어떤 업은 중생을 먼 곳이나 가까운 곳에 노닐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들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게 하며 어떤 업은 중생들이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르게 한다.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소원 성취를 어렵거나 쉽게 하고 또 성취하거나 성취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033_0870_a_14L或復有業補特伽遠遊及近或復有業補特伽羅求不遂或復有業不求自至或復有補特伽羅成就難易有成不成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을 지옥에서 수명을 다 채우게 하거나 중간에서 죽게 하며 그 죄의 가볍고 중한 것이 같지 않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부귀와 빈궁의 전ㆍ후가 일정하지 않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들의 부귀ㆍ빈궁과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과 인색한 것이 일정하지 않게 하느니라.
033_0870_a_17L復有業補特伽羅地獄壽命圓滿中夭輕重不等或復有業補特伽羅貴貧窮先後不定或復有業補特伽富貴貧窮布施愛樂慳悋不定
033_0870_b_01L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수명을 길게도 짧게도 하여 일정하지 않게 하고, 어떤 업은 중생들의 신심의 쾌락과 고통을 일정하지 않게 하느니라.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의 얼굴이 단정하고 피부가 빛나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겨하게 하며, 어떤 업은 중생들의 얼굴이 누추하고 피부가 거칠어 사람들이 꺼리고 싫어하게 하며, 또 어떤 업은 중생들이 감관을 구족하거나 구족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033_0870_a_21L復有業補特伽羅壽命長短於中不或復有業補特伽羅身心快樂苦惱不定或復有業補特伽羅形貌端嚴光潤愛樂或復醜陋麤澀嫌厭或復有業補特伽羅諸根具足不具足等
그때 부처님께서 (도이야)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열 가지 선업이 있다. 그것을 닦아 익혀야 한다. 또 열 가지 악업이 있다. 너는 그것을 끊어 없애야 하느니라.”
그때 장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수명이 짧은 것은 어떤 업의 과보입니까?”
033_0870_b_03L爾時佛告長者子言有十善業應當修習若十惡業汝應除斷於是長者白佛言世尊有情短命何業所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살생으로 말미암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살생하는 업에도 열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제 손으로 죽이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 죽이는 것이며, 셋째는 죽이는 것을 통쾌하게 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죽이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제가 낙태하여 죽이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에게 낙태시켜 죽이라고 권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원수를 갚기 위해 죽이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근(男根)을 베어 죽이는 것이며, 아홉째는 방편(方便)으로 죽이는 것이요, 열째는 남을 부려 (서로) 죽이게 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짧은 수명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b_06L告長者子言殺生所獲復次殺業有十種一自手殺二勸他殺三慶快四隨喜殺五懷胎殺六勸墮胎殺七酬冤殺八斷男根殺九方便殺役他殺如是十種獲短命報
“그러면 어떤 업으로 수명이 긴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제 손으로 죽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서도 죽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죽이는 것을 통쾌하게 생각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죽이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형을 받아 죽을 사람을 구원해 주는 것이요, 여섯째는 목숨을 살려 주는 것이며, 일곱째는 남에게 두려움을 없애 주는 것이요, 여덟째는 병자를 돌보는 것이며, 아홉째는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요, 열째는 번기나 등불을 공양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긴 수명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b_11L復云何業獲報長命有十種業何等爲十離自手殺二離勸他殺三離慶快殺四離隨喜殺五救刑獄殺六放生命七施他無畏八慈恤病人九惠施飮十幡燈供養如是十種獲長命報
“또 어떤 업으로 병이 많은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스스로 중생[有情]을 해치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 해치는 것이며, 셋째는 해치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는 것이요, 넷째는 해치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원수를 많이 맺는 것이며, 일곱째는 독한 마음으로 약을 주는 것이요, 여덟째는 음식을 베푸는 데에 인색한 것이며, 아홉째는 현성을 업신여기는 것이요, 열째는 스승의 법을 비방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병이 많은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b_16L復云何業獲報多病有十種業何等爲十一自壞有情二勸他令壞三隨喜壞四讚歎壞五不孝父母六多結宿冤七毒心行藥八慳悋飮食九輕慢聖賢十毀謗師法如是十種獲報多病
033_0870_c_01L“그러면 어떤 업으로 병이 적은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스스로 중생을 해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시켜서도 해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해치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해치는 것을 칭찬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해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스승과 어른을 존경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원수를 맺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스님을 편안케 하는 것이요, 열째는 약이나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병이 적은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b_22L復云何業獲報少病有十種業何等爲十一不損有情二勸他不損三不隨喜損四不讚歎損五離慶快六孝養父母七尊重師長八不結宿冤九施僧安樂十施藥飮食如是十種獲少病報
“또 어떤 업으로 누추한 얼굴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늘 성을 내는 것이요, 둘째는 교만한 마음으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모에게 불효하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마음대로 탐내고 불평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현성을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을 핍박해 재물을 빼앗는 것이며, 일곱째는 부처님의 등불을 훔치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의 추한 얼굴을 비웃는 것이며, 아홉째는 부처님의 등불을 부수는 것이요, 열째는 깨끗하지 않은 짓을 행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누추한 얼굴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c_04L復云何業獲報醜陋有十種業何等爲十一恒起瞋忿恣縱慢心三不孝父母四恒恣貪癡五毀謗聖賢六侵奪%(夌*欠)逼七盜佛光八戲弄他醜九壞佛光明十行非梵行如是十種獲報醜陋
“그러면 어떤 업으로 단정한 얼굴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사랑하고 참는 마음을 닦는 것이요, 둘째는 부처님 탑에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탑과 절을 청소하는 것이요, 넷째는 절을 장엄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불상을 장엄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현성을 믿고 존중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교만을 버리고 겸손한 것이며, 아홉째는 범행(梵行)에 이지러짐이 없는 것이요, 열째는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단정한 얼굴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c_09L復云何業獲報端嚴有十種業云何十業一修慈忍二惠施佛塔三塗掃塔寺四修嚴精舍五莊嚴佛像六孝養父母信重聖賢八謙畀離慢九梵行無缺十遠離損害如是十種獲報端嚴
“또 어떤 업으로 비천한 종족에 태어나는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명예와 이익을 탐내고 사랑하여 보시의 행을 닦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의 번영을 질투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모를 업신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스승의 법을 따르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어진 이를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나쁜 벗을 가까이하는 것이며, 여덟째는 남의 선행을 부수는 것이며, 아홉째는 경전이나 불상을 파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믿지 않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비천한 종족으로 태어나는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c_14L云何業獲種族卑賤有十種業云何十種一貪愛名利不修施行二嫉妒他榮三輕毀父母四不遵師法五譏謗賢善六親近惡友七勸他作惡破壞他善九貨易經像十不信三寶如是十種獲報卑賤
033_0871_a_01L“그러면 어떤 업으로 부유하고 귀한 종족에 태어나는 과보를 얻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질투를 버리고 남의 명예와 이익을 축하하는 것이요, 둘째는 부모를 존중하는 것이며, 셋째는 스승의 법을 믿고 숭상하는 것이요, 넷째는 보리심을 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처님께 일산을 보시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탑과 절을 장엄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나쁜 업을 참회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보시의 행을 널리 닦는 것이며, 아홉째는 열 가지 선행을 닦기를 권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三寶)를 숭상하고 믿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부유하고 귀한 종족으로 태어나는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0_c_20L復云何業得豪族富貴有十種業何等爲十一離嫉妒 慶他名利二尊重父母三信崇師法四發菩提心五施佛傘蓋六修嚴塔寺七懺悔惡業八廣修施行勸修十善十信崇三寶如是十種獲報豪貴
“또 어떤 업으로 인간의 나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함부로 젠 체하는 것이요, 둘째는 부모를 업신여기는 것이며, 셋째는 사문을 업신여기는 것이요, 넷째는 바라문을 업신여기는 것이며, 다섯째는 어진 이를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친족을 업신여기는 것이며, 일곱째는 인과를 믿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제 몸을 업신여기는 것이며, 아홉째는 남을 미워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믿지 않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인간의 나쁜 갚음을 받게 하느니라.”
033_0871_a_03L復云何業獲人間惡報有十種業云何十種一恣縱我慢二輕慢父母三輕慢沙門四輕慢婆羅門輕毀賢善六輕慢親族七不信因果八輕厭自身九憎嫌他人十不信三如是十種獲人間惡報
“그러면 어떤 업으로 인간의 훌륭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겸손하고 교만하지 않은 것이요, 둘째는 부모를 존중하는 것이며, 셋째는 사문을 존중하는 것이요, 넷째는 바라문을 믿고 숭상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친족을 애호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현성을 존중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열 가지 선행을 수행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중생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스승의 법을 존중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확실히 믿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인간의 훌륭한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1_a_08L復云何業獲人中勝報有十種業云何十種謙卑離慢二尊重父母三尊重沙門四信崇婆羅門五愛護親族六尊重賢聖七修行十善八不輕慢補特伽九尊重師法十諦信三寶如是十種獲人中勝報
“또 어떤 업으로 빈궁하고 고독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항상 도둑질하는 것이요, 둘째는 남을 권해 도둑질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도둑질을 칭찬하는 것이요, 넷째는 남을 따라 즐거이 도둑질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모를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현성을 비방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남의 보시를 방해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의 명예와 이익을 질투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재물을 아끼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비방하며 항상 굶주리라고 원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고독과 빈궁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1_a_14L復云何業獲報孤貧有十種業云何十種一恒行劫盜勸他劫盜三讚歎劫盜四隨喜劫盜五毀謗父母六謗讟聖賢七障礙他八嫉他名利九慳悋財物十輕毀三寶願常飢饉如是十種獲報孤貧
033_0871_b_01L“그러면 어떤 업으로 큰 복덕의 과보를 얻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도둑질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에게 나쁜 짓을 권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도둑질하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현성을 믿고 숭상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의 명예와 이익을 기뻐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널리 보시를 행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의 명예와 이익을 질투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재보를 아끼지 않고 외롭고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고 구제하는 것이요, 열째는 삼보를 공양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넓고 큰 복을 얻게 하느니라.”
033_0871_a_19L復云何業獲大福德有十種業云何十種一離劫盜二離勸他非三離隨喜盜四孝養父母五信崇聖賢六慶他名利七廣行惠施八不嫉名利不慳財寶愛恤孤貧十供養三寶是十種獲福廣大
“또 어떤 업으로 우둔한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중생[補特伽羅]으로서 사문을 믿지도 않고 가까이하지도 않는 것이요, 둘째는 바라문을 믿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스승의 법을 믿지도 않고 가까이하지도 않는 것이요, 넷째는 법을 숨겨 전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스승의 법에서 단점을 엿보는 것이요, 여섯째는 바른 법을 멀리 여의는 것이며, 일곱째는 선법을 끊는 것이요, 여덟째는 현성의 지혜를 비방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잘못된 법을 배워 익히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소견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을 찬양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법은 우둔한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1_b_02L復云何業獲報愚有十種業云何十業一謂此補特伽羅不信沙門亦不親近二不信婆羅門三不信師法亦非親近四隱法不傳五伺師法短六遠離正法七斷滅善法八謗毀賢智九習學非法毀謗正見稱揚邪見如是十法獲報愚鈍
“그러면 어떤 업으로 큰 지혜를 얻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중생으로서 사문을 가까이하여 깊이 믿고 법을 구하는 것이요, 둘째는 바라문을 믿는 것이며, 셋째는 스승의 법을 가까이하여 그 깊은 이치를 알려고 하는 것이요, 넷째는 삼보를 존중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어리석음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여섯째는 스승의 법을 비방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깊은 지혜를 구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법을 전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되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잘못된 법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소견을 찬양하고 삿된 소견을 떠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법은 큰 지혜를 얻게 하느니라.”
033_0871_b_09L復云何業獲大智慧有十種法云何十法一謂此補特伽羅親近沙門深信求法二信婆羅門三親近師法求解深義四尊重三寶五遠離愚癡六不謗師法七求於深智八傳法利生令不斷滅九遠離非法十稱揚正見離諸邪見如是十法獲大智慧
“또 어떤 업으로 지옥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선하지 않은 몸의 업이요, 둘째는 선하지 않은 입의 업이며 셋째는 선하지 않은 뜻의 업이요, 넷째는 항상 몸이 있다는 소견[身見]을 일으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치우친 소견[邊見]을 내는 것이요, 여섯째는 삿된 소견[邪見]을 끊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악을 짓고도 참회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음욕의 삿된 행이며, 아홉째는 현성을 비방하는 것이요, 열째는 바른 법을 부숴 없애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업은 지옥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1_b_15L復云何業獲地獄報有十種法云何十種一不善身業二不善口業三不善意業四恒起身見五恒起邊見邪見不息七作惡不懺八婬欲邪行九毀謗聖賢十壞滅正法如是十業獲地獄報
033_0871_c_01L“또 어떤 업으로 축생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란, 첫째는 중품(中品)의 나쁜 몸의 업이요, 둘째는 중품의 나쁜 말의 업이며, 셋째는 중품의 나쁜 뜻의 업이요, 넷째는 갖가지 탐욕을 일으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갖가지 화를 내는 것이요, 여섯째는 갖가지 어리석음을 내는 것이며, 일곱째는 그릇된 법으로 보시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금하고 싫어하는 주술(呪術)을 익히는 것이며, 아홉째는 보살의 깨끗한 행을 비방하는 것이요, 열째는 ‘영원하다’는 치우친 소견으로 사람이 죽어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는 축생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1_b_21L復云何業獲畜生報有十種業云何爲十一中品惡身業二中品惡語業三中品惡意業四起種種五起種種瞋六起種種癡七布施非法八禁呪厭術九毀菩薩梵行起常邊見人死爲人如是十業獲報畜生
“또 어떤 업으로 아귀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조금 나쁜 몸의 업이요, 둘째는 조금 나쁜 입의 업이며, 셋째는 조금 나쁜 뜻의 업이요, 넷째는 재물을 아끼고 탐하여 보시를 행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크게 삿된 소견으로 부처님의 인과법을 비방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젠 체하고 스스로를 믿어 어진 이를 업신여기는 것이며, 일곱째는 남의 보시를 방해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굶주리는 이를 구제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음식을 아껴 부처님이나 스님에게 보시하지 않는 것이요, 열째는 남이 명예와 이익을 얻으면 방편을 써 이간질하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업은 아귀의 과보를 받게 하느니라.”
033_0871_c_04L復云何業獲報餓鬼有十種業云何十業一耎惡身業二耎惡口業三耎惡意業四貪悋財物不行惠施五起大邪見謗佛因果六我慢自恃輕毀賢良七障礙他施八不恤飢渴九慳惜飮食不施佛僧十他獲名利方便離隔如是十業獲報餓鬼
“또 어떤 업으로 인간의 과보를 받습니까?”
“거기에도 열 가지 업이 있다. 열 가지 업이란, 첫째는 살생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도둑질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음행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더러운 말 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이간질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추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술을 마시거나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어리석음을 여의는 것이요, 열째는 삿된 소견을 버리고 삼보를 확실히 믿는 것이다. 이런 열 가지 가벼운 업을 닦으면 인간의 과보를 받게 되느니라.”
033_0871_c_10L復云何業獲報人間有十種業何等十業一離殺生二離不與取三離非梵行四離虛誑語五離雜穢語六無離間七離麤惡語八離飮酒食肉九離癡闇十離邪見諦信三寶修如是等十種耎業獲報人間
“또 어떤 업을 닦아야 욕계천(欲界天)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열 가지 선업을 닦으면 그 하늘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아야 색계천(色界天)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열 가지 선정의 선업을 닦으면 그 하늘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아야 4무색계천(無色界天)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033_0871_c_16L復次修習何業得生欲天修十善業得生彼天復修何業得生色界修十定善得生彼天復修何業得生於彼四無色界
033_0872_a_01L“삼마발저(三摩鉢底)를 닦아 인(因)으로 삼으면 그 하늘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넷이란 무엇인가? 일체의 색(色)을 떠나 끝없는 허공이라는 생각을 내고 다시 그 선정을 닦아 색의 장애를 없애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 공무변처천(空無邊處天)에 태어나느니라.
또 앞에 나타나는 거친 의식과 미세한 의식을 멀리 여의고 끝없는 생각을 내어 공(空)의 장애를 없애며 다시 그 선정을 닦으면 후생에는 그 하늘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또 무소유처(無所有處)의 장애를 멀리 여의고 다시 그 선정을 닦으면 후생에는 그 하늘에 태어나느니라.
또 무소유처의 장애를 멀리 여의고 다시 그 선정을 닦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는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033_0871_c_19L修習三摩鉢底爲因得生彼天何等爲四遠離一切色作無邊空想復修彼定伏除彼障命終之後生彼空無邊處遠離麤識細識現前作無邊想伏除彼障復修彼定後生彼天遠離無所有處障染復修彼定後生彼天遠離彼障復修彼定命終之後得生非想非非想處
“또 어떤 업을 닦아 익혀야 무간지옥에 태어나지 않습니까?”
“온갖 선업을 닦고 구하는 자들에게 그 공덕을 회향하면 결정코 여러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무간지옥에는 들어가지 않느니라.”
“또 어떤 업을 닦으면 어떤 과보를 받습니까?”
“만일 선업을 닦으면 사랑할 만한 과보를 받고 악업을 지으면 사랑할 만하지 않은 과보를 받으며, 만일 선하거나 선하지 않은 업을 멀리 여의면 사랑할 만하거나 사랑할 만하지 않은 어떤 과보도 마침내 받지 않는다. 비유하면 아무리 인자한 어머니라도 아들이 상주(商主)가 되어 멀리 떠나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으면 그 아들을 만날 길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033_0872_a_04L復次修習何業不生無間修諸善業迴向所求決定得生諸善趣中不入無間復次修習何業感得何果若修善業感可愛果若造惡業感非愛果若遠離此善不善業愛非愛果終不可得譬如慈女商主遠行久不歸家子無由得
“또 어떤 업이 과보를 받지 않습니까?”
“비록 악업을 지었더라도 마음을 돌려 그것을 드러내고 지난 잘못을 반성하여 깨닫고는 깊이 생각하면서 꺼리고 싫어하여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면서 뜻을 오로지 모아 거듭거듭 참회하면 업을 비록 지었더라도 그 과보를 받지 않는다. 선업에 있어서도 그와 같으니라.”
033_0872_a_10L復云何業而不得果所修惡業迴心發露省悟前非思惟嫌厭心念口言作意專注重重懺悔此業雖作而不受果善業亦然
“또 어떤 업으로 몸과 마음이 원만하게 됩니까?”
“인욕(忍辱)을 닦아 익히면 몸이 원만하게 되고, 듣고 생각하기를 닦아 익히면 마음이 원만하게 된다. 이런 업을 닦아 익히면 반드시 그런 과보를 받게 되느니라.”
033_0872_a_13L復云何業得身心圓滿修習忍辱得身相圓滿修習聞思得心圓滿此業修習必定得果
“어떤 업을 닦아 익히면 뒤에도 그것이 흩어지거나 없어지지 않습니까?”
“만일 어떤 이가 선업을 지은 뒤에 후회하거나 싫어하지도 않고 번민하거나 없다고 여기지도 않으며 시비를 따지거나 멀리 여의지도 않고 또 흔들리지도 않으며 그런 행을 지어 자꾸 닦아 익히면 그것은 마침내 흩어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반드시 그 과보를 받게 되느니라.”
033_0872_a_16L復云何業修作已後而非散失若有善業已作不悔亦不嫌厭而非擾惱又非撥無不說是非而不遠離亦非躁撓作如是行此業修習終非散失定受於果
“또 어떤 업이 과보를 받습니까?”
“무기업(無記業)을 닦으면 그 과보를 받지 않느니라.”
033_0872_a_20L復云何業而不得果修無記業不得其果
033_0872_b_01L“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그 지옥의 수명이 중간에서 끊어지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그런 업을 짓고는 뉘우치거나 싫어하지도 않고 없다고 여기거나 번민하지도 않으며 시비를 따지거나 흔들리지 않으면서 그런 짓을 자꾸 저지른다. 천수(天受)야, 알아야 한다. 그러한 업을 지은 중생은 지옥에 태어나 그 수명을 끝까지 채우고 중간에 요절하지 않느니라.”
033_0872_a_21L復云何業補特伽羅地獄壽命而無中夭此一補特伽羅作彼業已而不悔恨亦不嫌厭又不撥無心不擾惱不說是非又不躁撓行如此行天受當知作彼彼業補特伽羅處地獄生圓滿壽命而非中夭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지옥의 수명을 끝까지 채우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그런 업을 짓고는 그것을 꺼려 뉘우치고 괴로워하면서 스스로 나무라며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깨달아 그 업을 멀리 여의되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행을 자꾸 행하면 그 중생은 그런 업을 지어 지옥에 태어났더라도 그 수명을 끝까지 채우지 않느니라.”
033_0872_b_04L復云何業有補特伽處地獄中壽量不滿此一補特伽作彼業已而乃嫌悔煩惱自毀省悟前非遠離彼業而不躁撓行如是此補特伽羅作彼業已地獄中生不滿壽命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지옥에 태어났다가 곧 목숨을 마치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그런 업을 짓고는 초조해하며 ‘인과가 없다’고 말한 것을 뉘우쳐 번뇌의 날카로운 칼날을 버려 멀리 여의고는 ‘이것은 사랑하고 즐길 것이 아니다. 나는 다시는 짓지 않으리라’라고 한다.
033_0872_b_09L復云何業有補特伽羅獄中生卽便命終此一補特伽羅作彼業已悔嫌躁擾說言撥無解除遠離煩惱鋒利不可愛樂我更不作
그것은 마치 저 아사세왕(阿闍世王)이 그 아버지를 죽인 죄를 짓고는 참회하고 드러내어 ‘나는 악업을 지었으니 마땅히 스스로 받아야 한다’ 하고 부처를 향하여 참회하고 지난 잘못을 자세히 말하였을 때, 부처가 그를 가엾이 여겨 죄의 성품을 관찰하게 한 것과 같다. 죄는 인연을 따라 허깨비처럼 있는 것이라 끝내 잡을 수 없는 것이므로 그 중생은 지옥에 태어났다가 곧 목숨을 마쳤느니라.”
033_0872_b_12L阿闍世王作殺父罪已悔過發露作惡業應當自受對佛懺悔解說前佛愍彼王令觀罪性從緣幻有了不可得故此補特伽羅處地獄中卽便命終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는 즐거움을 받으나 뒤에는 괴로움을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처음에는 보시를 행하며 즐거워하고 기뻐하였으나 보시하고는 곧 후회한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인간으로 태어나되 높은 종족으로 살면서 금ㆍ은의 보물과 코끼리ㆍ말ㆍ수레를 모두 두루 갖추고, 부모ㆍ처자ㆍ백성ㆍ친우들이 모두 갖추어져 이지러짐이 없으며, 나아가서는 창고의 보물도 또한 그와 같다. 그러므로 그 과보를 받을 때에도 먼저는 즐거움을 받으나 뒤에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니라.”
033_0872_b_17L復云何業有補特伽羅先受快樂後受苦惱此一補特伽羅初行布施愛樂歡喜施已心悔故此補特伽羅生在人中處上種族金銀珍寶象馬車乘悉皆具足父母妻子吏民知識圓滿無缺乃至庫藏亦復如是故得果時先受快樂後乃苦惱
033_0872_c_01L“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는 가난으로 고달프다가 뒤에는 즐거움을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과거 인(因)을 닦을 때 처음에는 하찮은 마음으로 조금 보시하였으나 보시한 뒤에는 후회하지 않고 도리어 기뻐하였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인간으로 태어나 비천한 종족으로 살면서 음식이나 보물이 모두 모자라고 자유롭지 못하다가 뒤에는 차차 넉넉해져 재물이 많게 되고 나아가서는 갖가지 살림살이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뒷날 그 과보를 받을 때 먼저는 가난으로 고달프지만 뒤에는 즐거움을 받는 것이니라.”
033_0872_b_23L復云何業有補特伽羅先受貧苦後乃快此一補特伽羅由昔因時用下品心微分布施捨已不悔後乃歡喜此補特伽羅生在人中種族卑下食珍寶悉皆乏少亦不自在後漸增長財物廣大乃至種種資具無有乏故此補特伽羅後得果時先乃貧苦後受快樂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도 즐거움을 받고 뒤에도 즐거움을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보시하기 전에도 기뻐하고 보시할 때도 기뻐하며 보시한 뒤에도 기뻐한다. 그래서 과거ㆍ현재ㆍ미래에 후회가 없다. 그 중생은 인간으로 태어나되 부귀한 집이나 높은 종족으로 살면서 부모ㆍ처자ㆍ백성ㆍ친우들이 두루 갖추어져 이지러짐이 없고, 창고의 보물과 코끼리ㆍ말ㆍ소ㆍ양과 나아가서는 동산과 숲과 밭과 집들이 모두 풍족하여 자유로이 쓸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먼저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것이니라.”
033_0872_c_08L復云何業有補特伽羅先受快樂後亦快樂此一補特伽羅未施歡喜正施施已歡喜三時無悔此一補特伽羅生在人中於富貴家上種族中父母妻子吏民親友圓滿具足庫藏珍寶象馬牛羊乃至園林田宅無不具足自在受用故此補特伽羅先受快樂後亦快樂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먼저도 즐거움이 없고 뒤에도 즐거움이 없이 항상 고뇌를 받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처음부터 보시할 마음이 없고 또 그에게 보시하라고 권하는 좋은 벗도 없으며 또 신심도 없어서 재물을 탐내고 아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털끝만큼도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혹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하천한 종족으로 살면서 빈한하고 곤궁하여 재물ㆍ음식ㆍ밭ㆍ집 등 살림과 나아가서는 권속까지도 모두 모자라 먼저도 즐거움이 없고 뒤에도 즐거움이 없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먼저도 괴로움을 받고 뒤에도 괴로움을 받는 것이니라.”
033_0872_c_15L復云何業有補特伽羅先無快樂後無快樂常受苦惱此一補特伽羅先無施心無良友勸令布施又無信心貪惜珍從始至終絕施纖毫故此補特伽若生人中處下種族貧窮困苦寶飮食田宅資具乃至眷屬悉皆乏先無快樂後無快樂故此補特伽先受苦惱後亦苦惱
033_0873_a_01L“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크게 부유하고 귀하면서도 재물을 탐내고 아껴 털끝만큼도 보시하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삼보에 대해 일찍이 보시를 행하였으나 미래 세상에서 보시하는 행을 닦겠다고 원을 세운 일이 한번도 없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 혹 인간으로 태어나게 되면 크게 부하고 귀하며 높은 종족으로 살면서 보물이 많고 코끼리ㆍ말ㆍ종ㆍ소ㆍ양ㆍ밭ㆍ집 등도 또한 풍족하여 자유로이 쓰지만 그 재물을 아끼고 사랑하여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부유하고 귀하며 재물이 많으나 그것을 사랑하고 아끼고 탐내며 또 믿는 마음도 없는 것이니라.”
033_0872_c_23L復云何業補特伽羅得大富貴貪惜財物無纖毫施此一補特伽羅於過去世向三寶處曾行布施不曾發願於當來世更修施行故此補特伽羅命終已後若生人間得大富貴居上種族珍寶廣大象馬奴婢牛羊田宅亦皆廣大受用自在於其財物慳惜愛護不行惠施故此補特伽羅富貴多財愛護慳貪亦無信心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일생 동안 가난으로 고달프면서도 보시하기를 즐겨 하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삼보라는 훌륭한 곳에 일찍이 보시하는 행을 닦았고 또 미래 세상에서도 보시하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서원하였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과 천상을 왕래하며 복을 받다가 그 뒤에 복이 다하여 또 인간에 태어나게 되면 빈궁하면서도 보시하기를 즐겨 한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빈궁하면서도 보시하기를 즐겨 하고 또 믿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니라.”
033_0873_a_09L復云何業有補特伽一生貧苦愛樂布施此一補特伽於過去世三寶勝處曾修布施又復發願而於未來施心不斷命終之後生在人天受福往來彼後福盡又生人間貧窮愛施故此補特伽羅貧窮愛施信心不斷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일생 동안 가난으로 고달프면서 또 아끼고 탐내어 조그만 보시도 행하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착한 벗을 만나지 못하고 또 어리석고 어두워 인과를 믿지 않고 보시의 행을 털끝만큼도 닦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되 빈궁한 종족으로 살면서 재물ㆍ음식ㆍ농사 등 살림이 모두 모자란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빈한하고 곤궁하면서 보시하기를 즐겨 하지 않는 것이니라.”
033_0873_a_15L復云何業有補特伽羅一生貧苦又復慳貪不行少施此一補特伽羅於過去世不遇善友又復愚闇不信因果於其施度微分不修故此補特伽羅命終之後生在人間種族貧窮財物飮食田業資具一切乏少故此補特伽羅貧窮困苦不樂布施
033_0873_b_01L“또 어떤 업이 전륜왕에 비길 만한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얻고도 복 짓기를 즐겨 하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살생하지 않는 계율을 닦고 남에게 두려움이 없게 하며 또 원을 세워 보시하는 마음이 어두워지지 않게 하였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에 태어나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얻고 항상 보시하기를 즐겨 하는 것이니라.”
033_0873_a_22L復云何業得身心快樂譬如輪王又樂作福此一補特伽羅過去世修不殺戒施他無畏又復發願施心不昧故此有情命終之後生在人間得身心快樂常愛惠施
“그러면 또 어떤 업이 중생으로 하여금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얻지만 마치 아주 늙은 노인이 오래도록 집안 살림을 버린 것같이 복 짓기를 즐겨 하지 않게 합니까?”
“어떤 중생은 전생에 남에게 두려움이 없게 하고 중생을 해치지 않았지만 훌륭한 원을 세우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그런 중생은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에 태어나 몸과 마음이 모두 즐겁지만 복 닦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라.”
033_0873_b_03L復云何業有補特伽羅身心快樂如極老人家務久棄不樂作福此一補特伽於過去世施他無畏不損有情不發勝願故此補特伽羅命終已後生在人間而得身心悉皆快樂不愛修
分別善惡報應經卷上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 : 이 서문은 태평흥국(太平興國) 7년(982)에 천식재(天息災)가 『성불모경(聖佛母經)』을, 법천(法天)이 『길상지세경(吉祥持世經)』을, 시호(施護)가 『여래장엄경(如來莊嚴經)』을 각각 번역하여 올리자 송나라 태종(太宗)이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상법(像法) : 부처님의 열반 뒤에 정법(正法)ㆍ상법(像法)ㆍ말법(末法)으로 나누어진 교법의 세 시기 중의 하나이다. 열반 후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시기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은 따르지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3. 3)육정(六情) : 육근(六根) 또는 육근이 발생시키는 정식(情識)을 말한다.
  4. 4)설산은 인도, 패엽은 불교경전을 뜻한다.
  5. 5)연라(煙蘿) : 연하등라(煙霞藤蘿)의 준말로, 안개와 노을이 자욱하고 등나무 여라덩굴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깊은 산이나 은둔처를 의미한다.
  6. 6)향계(香界) : 향기 자욱한 세계라는 뜻으로, 사찰을 가리키는 말이다.
  7. 7)십성(十聖) : 10지(地)의 보살을 말한다.
  8. 8)삼현(三賢) : 10주(住)・10행(行)・10회향(回向)의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9. 9)건원(乾元) : 하늘의 도(道)이며, 천덕(天德)의 시초이다.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되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하였다.
  10. 10)태역(太易) : 기(氣)가 분화되기 이전 최초의 상태이다.
  11. 11)천식재(天息災) 등 : 역경원에서 번역을 주도했던 천식재(天息災)와 법천(法天)과 시호(施護)를 말한다.
  12. 12)사인(四忍) : 무생법인(無生法忍)・무멸인(無滅忍)・인연인(因緣忍)・무주인(無住忍)을 말한다. 인(忍)은 인가(忍可)・안인(安忍)의 뜻으로, 진실을 수긍하고 안주(安住)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3. 13)오성(五聲) : 오음(五音)이라고도 한다.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의 다섯 가지 음조를 말한다.
  14. 14)풍율(風律) : 시나 음악의 운율을 말한다.
  15. 15)사시(四始) : 사성(四聲)이라고도 한다. 평성(平聲)・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이니, 사성으로 음운(音韻)의 고저(高低)와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구분한다.
  16. 16)화택(火宅) : 삼계(三界)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 『법화경』 「비유품」에 나온다.
  17. 17)천식재(天息災)가 『분별선악업보경(分別善惡報應經)』을 번역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8. 18)금륜왕[金輪] : 4종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제왕을 말한다.
  19. 19)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 : 비람풍(毘嵐風)을 말한다.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이 바람이 불어 인간세계로부터 위로 색구경천까지 차례로 파괴한다고 한다. 유정천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에 파괴된다.
  20. 20)석전(釋典) : 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전적, 즉 불교서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