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3_0921_b_01L불설제행유위경(佛說諸行有爲經)


서천(西天) 중인도(中印度) 법천(法天) 한역
김성구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실 때 큰 비구들 1,250명과 함께하시었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온갖 현상[一切行]은 변천하나니, 요술[幻術]과 같아서 진실하지 않고, 오래 머물지 못하며, 결정된 형상이 없으니, 이는 뒤바뀐 법이니라. 비구들이여, 온갖 현상은 때[垢]를 다 닦으면 물듦[染]이 없나니 온갖 때를 여읠지니라. 온갖 중생과 꿈틀거리는 것과 부다(部多)들도 목숨이 다하면 반드시 죽거니와 만일 그들이 나지 않았더라면 멸하지도 않았을 것이니라.
또는 장자ㆍ바라문(婆羅門)ㆍ찰제리(刹帝利)1)의 종족들이 아무리 뛰어나고 호귀(豪貴)하며 재물이 풍부하여 한량없는 금ㆍ은ㆍ진기한 보물, 갖가지 살림살이가 모자라지 않고, 부모ㆍ권속ㆍ친척ㆍ아는 벗ㆍ아전ㆍ신하ㆍ하인들이 모두 온전히 갖추어졌을지라도 목숨이 다하면 또한 면하지 못할 것이니라. 또 찰제리가 정수리에 물 붓는[灌頂] 의식을 받고 큰 나라의 왕이 되어 큰 자유를 얻고, 큰 세력을 가지고, 백성이 한량없으며, 온 누리의 나라들이 모두 항복할지라도 목숨이 다하면 또한 면하지 못할 것이니라.
또 선인(仙人)의 동산에서 수행하는 이들이 맛있는 것을 탐하지 않고 과일들을 먹거나 다시 과일들까지도 멀리하고 고행을 닦을지라도 수명이 다하면 면치 못할 것이니라.
또 10선(善)을 닦아서 사왕천[四大王天]이나 도리천(忉利天)이나 야마천(夜摩天)2)이나 도사다천(都史多天:兜率天)이나 낙변화천(樂變化天)3)이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났거나 또는 선정을 닦아서 범신천(梵身天)과 범보천(梵輔天)과 대범천(大梵天)과 소광천(少光天)과 무량광천(無量光天)과 극광정천(極光淨天)과 소정천(少淨天)과 무량정천(無量淨天)과 변정천(遍淨天)과 무운천(無雲天)과 복생천(福生天)과 광과천(廣果天)과 무상유정천(無想有情天)에 태어났거나 또는 아나함(阿那含)이 무번천(無煩天)이나 무열천(無熱天)이나 선현천(善現天)이나 선견천(善見天)이나 색구경천(色究竟天)에 태어났거나 또는 육신[色身]이 걸리는 것을 싫어하여 그지없는 허공의 삼매를 닦아 공무변처(空無邊處)와 식무변처(識無邊處)와 무소유처(無所有處)와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태어나 그들이 아무리 뛰어날지라도 그것이 태어나지 않은 것이 아니므로 또한 죽어 없어지느니라.
만일 삼계의 번뇌를 다하고 지을 바를 이미 마치었으며 무거운 짐을 멀리하고 자기의 이익을 얻어서 모든 번뇌[結]를 다하여 아라한(阿羅漢)이 되었을지라도 또한 그 몸을 버려야 하느니라. 또 도병겁(刀兵劫)에 한 몸만을 닦기 위하여 고요한 곳에서 인연을 깨닫고 중승(中乘)을 증득하여 벽지불(辟支佛)이라 불리더라도 또한 그 몸을 버려야 하며, 여래ㆍ응공ㆍ정등각(正等覺)께서 열 가지 힘[十力]이 광대하시고 네 가지 지혜[四智]가 밝아서 설법하심에 두려움이 없이 사자후(師子吼)를 하시며, 무수한 겁을 지나서 나라연(那羅延)4)의 몸을 얻었을지라도 또한 버려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이여, 마치 질그릇 만드는 사람이 잔[坏]ㆍ그릇ㆍ동이ㆍ독 같은 것을 만드는 것과 같으니, 비록 이루어지는 것이 있어도 결국 깨질 것이니라. 또 과일이 익으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멸하는 법도 그와 같으니라. 모든 비구들이여, 온갖 중생[有情]과 부다(部多)와 온갖 중생[含識]이 모두 목숨이 다하면 면하지 못하니, 만일 태어나지 않으면 멸하는 것도 없을 것이니라.”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래 하늘 가운데 하늘[天中天]은
항상됨이 없는 법을 말하나니
마치 질그릇이 견고하지 않아서
끝내 깨어져버리는 것과 같으니라.

과일이 익으면 떨어지듯이
중생의 목숨도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이여, 지금 분명히 알지니
생멸은 응당 두려운 것이니라.

이 경을 말씀하시니, 그때 모든 비구들이 한마음으로 믿어 받으면서 즐겁게 받들어 실천하였다.
033_0921_b_01L佛說諸行有爲經西天中印度摩伽陁國那爛陁寺三藏傳教大師賜紫沙門臣 法天奉詔譯如是我聞一時世尊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苾芻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世尊告苾芻衆言苾芻一切行遷流如幻不實不得久住無有定相是顚倒法苾芻乃至一切行垢盡無離一切垢一切衆生乃至蠕動及部多等至壽命盡決定殞滅若彼無卽當無滅若彼長者婆羅門剎帝利種族殊勝豪貴自在財富無量金珍寶及諸受用無所乏少雖有父眷屬親姻知識吏民僮僕皆悉具至壽命盡亦無能免又復剎帝利授灌頂已爲大國王得大自在有大力勢人民無量大地國土皆悉降伏至壽命盡亦復無免又彼仙人林中諸修行者不貪於味食諸菓實又復遠離菓實修諸苦行至壽命盡亦復無免又彼修諸十善得生四大王天忉利天夜摩天睹史多天樂變化天他化自在天又復修行禪定得梵身梵輔天大梵天得少光天無量光極光淨天得少淨天無量淨天徧淨天得無雲天福生天廣果天想有情天又彼阿那含得無煩天熱天善現天善見天色究竟天又彼厭㝵色身修無邊虛空三昧等得生空無邊處識無邊處無所有處非想非非想處彼等諸天雖復殊勝非彼不生亦復殞滅若彼三界漏盡已作所作遠離重擔逮得己利盡諸有結得阿羅漢雖復此身亦當棄捨又彼刀兵劫自修一身處於寂靜悟諸因得中乘證號辟支佛雖復此身當棄捨乃至如來應正等覺十力廣四智圓明說法無畏正師子吼無數勤勞得那羅延身亦復棄捨苾芻所謂如彼窯師造作坏器盆甕之類雖復有成定從破壞又如菓熟自當墮落生滅之法亦復如是諸苾一切有情乃至部多一切含識壽命盡無免斯者如無有生卽當無復說偈言如來天中天 說是無常法 如坏器不堅終趣於破壞 同菓熟自落 有情命如是苾芻今當知 生滅宜應怖爾時世尊說是經已諸苾芻衆一心信受歡喜奉行佛說諸行有爲經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인도 4성(姓)의 하나. 토지의 주인[土田主]이라 번역. 전쟁에 종사. 관리가 되어 나라를 다스리는 종족. 또는 왕이 될 수 있으므로 왕족이라고도 한다.
  2. 2)욕계(欲界) 6천(天)의 제3천. 공거(空居) 4천의 하나. 시간을 따라 쾌락을 받기 때문에 시분천이라 한다. 지상에서 16만 유순 위에 있다. 이 천상 사람의 키는 2유순, 옷의 길이 4유순, 너비 2유순, 무게 3수(銖)이고, 처음 난 때가 인간의 7세 아이와 같고 얼굴이 원만하여 의복은 저절로 마련되고 수명은 2천 세다. 그 하늘의 1주야는 인간의 2백 년과 같고, 인간의 세월로 그 하늘의 2천 세를 환산하면 14억 4백만 년이다.
  3. 3)화락천(化樂天). 욕계 6천의 제5천. 이 하늘에 나면, 자기의 대경(對境)을 변화하여 쾌락의 대상으로 삼게 되므로 이렇게 이름한다. 도솔천의 위, 타화자재천의 아래에 있으며, 이 천상 사람들의 키는 2리 반이고, 몸에서 항상 광명을 놓으며, 수명은 8천 세로서, 인간 세상의 8백 년이 이 하늘의 하루에 해당한다.
  4. 4)또는 나라연나(那羅延那)ㆍ나라야나(那羅野拏)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견고(堅固)ㆍ구쇄역사(鉤鎖力士)ㆍ인생본(人生本)이라 한다. 천상의 역사(力士)로서, 그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