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如來)1)ㆍ응(應)2)ㆍ정등각(正等覺)3)께서는 사위국(舍衛國)4)에서 저들 미래의 중생들을 관찰하시면서 머무시었다. 이때 헤아릴 수 없는 하늘과 사람들은 불세존(佛世尊)5)이 사람과 하늘의 스승[人天師]이심을 알고는 공경히 믿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하였으니, 최상의 이락(利樂)과 명칭(名稱)을 얻었으며, 제각기 좋은 옷과 묘한 음식과 침구와 탕약을 받들어 올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저들의 이락을 위해 모두 다 수용하셨지만,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으심이 마치 연꽃이 물에 떠 있는 것과 같았다. 단지 사람과 하늘의 모든 유정의 무리들이 수승한 복과(福果)와 미묘한 장엄을 얻게 하고, 저들 사람과 하늘을 위해 감로를 내리며, 저들 사람과 하늘로 하여금 오래오래 의지하며 머물게 하고자 하셨다.
다시 마가다(摩伽陀)국과 박로만예(嚩▼(口*(曰/羅)曼隷)국과 가시(迦尸)국과 교살라(憍薩薩羅)국과 구로반좌라(俱半左羅)국 등을 떠나지 않으시고, 박차(嚩嗟)왕ㆍ마차(麼蹉)왕ㆍ술라세나(戍囉細那)왕ㆍ시미(尸尾)왕ㆍ나사라노박(那舍囉拏嚩)왕 등 이러한 모든 왕들을 보시고 나서 부처님의 지혜의 힘으로 저들을 모두 항복받으셨다.
033_1067_a_01L다시 하늘[天]의 경행처(經行處)를 행하시고, 범(梵)의 경행처를 행하시고, 성인[聖]의 경행처를 행하시고, 공(空)의 경행처를 행하시고, 적정(寂靜)의 경행처를 행하시고, 모든 부처님[佛佛]의 경행처를 행하시고, 모든 스승[師師]의 경행처를 행하시고, 능지자(能知者)의 경행처를 행하시고, 정변지(正遍知)8)의 경행처를 행하시고는 마음의 개해(開解)를 얻고 최상의 바라밀다(波羅蜜多)를 얻으셨다. 세존께서는 다시 다음의 일체의 존재하는 경행처에서 그 구하는 바 경행으로써 남김없이 경행하실 수가 있었다.
필추가 다시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면 이 필추는 의지사[依止]를 떠나서 머물 수 없다. 무엇이 다섯 가지 법인가?
033_1067_a_13L復有五法具足者,是苾芻不得離依止住。何等五法?
이 필추가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10)를 알지 못하고,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을 알지 못하며, 결계(結界)11)를 알지 못하고, 결계의 일을 알지 못하며, 새로 계를 받은 지 5년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 필추가 이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게 되면 의지사를 떠나서 머물 수 없다.
필추가 따로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면 이 필추는 의지사를 떠나서 머물 수 없다. 무엇이 다섯 가지 법인가?
033_1067_a_22L苾芻別有五法具足者,是苾芻不得離依止住。何等五法?
033_1067_b_01L이 필추가 보사타(寶沙他)12)를 알지 못하고, 보사타의 사업(事業)을 알지 못하며, 결계를 알지 못하고, 결계의 사업을 알지 못하며, 새로 계를 받은 지 만 5년이 되지 않은 경우이다. 필추가 이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게 되면 의지사를 떠나서 머물 수 없다.
033_1067_c_01L이른바 네 가지 바라이법을 행하는 것을 경아발제라 하고,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을 행하는 것을 경아발제라 하며, 서른 가지 사타(捨墮)16) 바일제법을 행하는 것을 경아발제라 하며, 아흔두 가지 바일제법을 행하는 것을 경아발제라 한다. 아흔두 가지 바일제법의 청정을 행하는 것이니, 각각의 네 가지를 경아발제라 말하며, 그 나머지 쉰 가지 계법도 경아발제라 한다. 이처럼 행하는 바에 따라 경아발제를 얻나니, 이와 같이 해서 경아발제를 아는 것이다.
행하는 바의 행에 따라 중아발제를 얻는다. 그 나머지 쉰 가지 계법을 행하면 중아발제이니, 제각기 네 가지를 설한다. 아흔 두 가지 바일제법의 중아발제에서 행하는 바가 청정하면 아흔두 가지 바일제법이 청정하다. 서른 가지 사타바일제법의 중아발제에서 행하는 바가 청정하면 서른 가지 사타바일제법이 청정하다.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의 중아발제에서 행하는 바가 청정하면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이 청정하다. 네 가지 바라이법이 중아발제이다. 이처럼 행하는 바의 행으로써 중아발제를 얻게 되니, 이와 같이 해서 중아발제를 아는 것이다. 이것을 5년이거나 만 5년이거나 5년이 지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신의지(信依止)를 얻을 수 있다.
다음은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을 아는 것인가?
033_1067_c_18L次知說波羅提木叉。云何知說波羅提木叉?
일곱 가지 바라제목차가 있다. 어떤 것이 일곱 가지인가? 마땅히 어떻게 설하는 것이 네 가지 바라이법을 설하는 것인가?
033_1067_c_20L有七波羅提木叉。何等爲七?當云何說?說四波羅夷法?
033_1068_a_01L그밖에 들은 것을 마땅히 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첫 번째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이다. 다음에 네 가지 바라이법과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을 설하고 그밖에 들은 것을 마땅히 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두 번째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이다. 다음에 네 가지 바라이법과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과 서른 가지 사타바일제법을 설하고 그밖에 들은 것을 마땅히 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세 번째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이다.
다음에 네 가지 바라이법과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과 서른 가지 사타바일제법과 아흔 두 가지 바일제법의 청정을 설하고 그밖에 들은 것을 마땅히 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번째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이다. 다음에 네 가지 바라이법과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과 서른 가지 사타바일제법과 아흔두 가지 바일제법의 청정을 설하고 각각 네 가지 법을 해설하며 그밖에 들은 것을 마땅히 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다섯 번째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이다.
다음에 네 가지 바라이법과 열세 가지 승가바시사법과 서른 가지 사타바일제법과 아흔두 가지 바일제법 등의 청정을 설하고 각각 네 번을 쉰 가지 계법을 설하며, 그밖에 들은 것을 마땅히 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여섯 번째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이다. 다음에 하나하나 널리 설하는 것이니, 이것이 일곱 번째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이다. 이처럼 바라제목차를 설하니, 이와 같이 해서 바라제목차를 설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른바 지금 대중이 14일과 15일에 결계를 하는데, 이와 같이 해서 결계를 아는 것이다.
033_1068_a_17L謂今衆十四日十五日結界。如是知結界。
다음에 결계의 일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결계의 일을 아는 것인가?
次知結界事。云何知結界事?
첫째는 수지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름을 청하는 것이고 셋째는 청하는 것이며 넷째는 오중(五衆)의 결계를 청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이 결계의 일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5년이거나 만 5년이거나 5년이 지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염의지(念依止)를 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33_1068_b_01L다음은 보사타의 일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을 보사타의 일을 안다고 하는가?
033_1068_b_01L次知寶沙他事。云何知寶沙他事?
첫째는 수지하고, 둘째는 이름을 청하고, 셋째는 청하고, 넷째는 오중(五衆)의 보사타를 청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해서 보사타의 일을 아는 것이다.
033_1068_b_02L一受持、二請名、三請、四請、五衆寶沙他。如是知寶沙他。
다음은 결계를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을 결계를 안다고 하는가?
次知結界。云何知結界?
이른바 다섯 가지가 있어서 다섯 가지로 결계를 모으니, 이와 같이 해서 결계의 일을 아는 것이다.
033_1068_b_04L謂五種。五種集結界,如是知結界事。
어떤 것이 결계의 일을 아는 것인가?
033_1068_b_05L云何知結界事?
사타(捨墮)를 범한 이는 결계를 할 수 없다. 마땅히 맨 끝의 작은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어야 하며, 마땅히 음식을 준비하고 난 뒤에 해야 할 바를 마땅히 해야 한다. 이와 같은 것이 결계의 일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5년이나 만 5년이나 5년이 지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염의지를 얻게 된다.
1)범어로는 Tathā-gata. 이 말을 tathā와 gata의 복합어로 본다면, ‘그처럼 가신 분(如去)’이 되겠지만, 전통적으로는 tathā와 āgata의 복합어로 보아 ‘그처럼 오신 분(如來)’이라 의역하며,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라 음역하기도 한다.
2)범어로는 Arhat. 응공(應供)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3)범어로는 Samyaksaṃbuddha. 정지인(正智人)ㆍ정변지(正邊智)라고도 한다.
4)범어로는 Śrāvasti. 코살라국의 수도. 사위성(舍衛城) 혹은 시라발제(尸羅跋提)ㆍ실라벌실저(室羅伐悉底)ㆍ실라벌국(室羅筏國)ㆍ실라발성(悉羅跋城)이라고도 한다. 석존께서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 발생 당시에는 파사닉(波斯匿)왕의 통치하에 정치ㆍ경제의 중심지로 번영했지만 코살라 왕국이 멸망하자 쇠퇴했다.
5)범어로는 Bhagavat. 여래 10호 가운데 하나로 부처님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어원적으로 보면 ‘행복(bhaga)을 지니시는 분(vat)’이 된다. 음역하여 바가바(婆伽婆)라고도 한다.
6)범어로는 koṭi. 천만에 해당한다. 혹은 ‘첨단’이나 ‘뛰어난 것’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7)범어로는 nayuta. 지극히 큰 수를 가리키는 말로 천만, 천억 혹은 천만억에 상당한다.
8)정등각(正等覺, samyaksaṃbuddha)과 같은 말이다.
9)비구(比丘, bhikṣu)와 같은 말이다.
10)범어로는 prātimokṣa. ‘몸과 입으로 범한 허물을 하나하나 따로 해탈하게 한다’는 뜻에서 처처해탈(處處解脫)ㆍ별해탈(別解脫)이라고도 한다.
11)도량의 경계를 선정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계(界, gotra)란 경계나 범주를 의미한다.
12)범어 poṣadha의 음역. 포살(布薩)ㆍ장정(長淨)ㆍ정주(淨住) 등으로 한역한다.
13)범어로는 pārājika. 계율 가운데 가장 무거운 죄를 범한 것을 말한다. 비구의 경우, 음행ㆍ살인ㆍ도적질ㆍ대망어(大妄語)의 네 개의 바라이죄가 있다.
14)범어로는 saṃgha-avaśeṣa. ‘아직 승가에 남아 있을 여지가 있는 것’을 의미하며, 승잔(僧殘)과 같은 말이다.
15)범어로는 pāyattika, prāyaścittika. 참회를 하면 용서를 받게 되는 경죄(輕罪)로, 단타(單墮)와 같은 말이다.
16)범어로는 naiḥsargika-pāyattikāḥ. 그 값을 보상하거나 몰수당하는 죄를 범한 것을 말한다. 주로 의복이나 금ㆍ은 등의 물건을 넘어서 소지했을 때 그 물건들을 승가에 내어놓아 참회를 하면 용서를 받게 된다.
17)범어로는 Ācārya. 궤범사(軌範師)라고도 한다.
18)범어로는 saṅghārāma. 승원(僧院)을 말한다.
19)범어로는 duṣkṛta. 비교적 경미한 죄목을 말한다. 돌길라(突吉羅)ㆍ돌색흘리다(突色訖理多)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