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아나가바뎨대성(阿拏迦嚩帝大城)에 계셨다. 이때 셀 수 없이 많은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인비인(人非人)과 목성(木星)ㆍ화성(火星)ㆍ금성(金星)ㆍ수성(水星)ㆍ토성(土星)ㆍ태음성(太陰星)ㆍ태양성(太陽星)ㆍ라후성(羅睺星)ㆍ계도성(計都星) 등 이와 같은 27요(曜)가 공경하며 부처님 주위를 돌았다. 이 대금강삼매장엄도량(大金剛三昧莊嚴道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보살마하살 대중이 함께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금강수(金剛手)보살ㆍ금가분노(金剛忿怒)보살ㆍ금강군(金剛軍)보살ㆍ금강파니(金剛播尼)보살ㆍ금강주(金剛主)보살ㆍ금강장엄(金剛莊嚴)보살ㆍ금강명(金剛明)보살ㆍ금강부(金剛敷)보살ㆍ관자재(觀自在)보살ㆍ보관세음(普觀世音)보살ㆍ길상(吉祥)보살ㆍ연화당(蓮華幢)보살ㆍ연화장(蓮華藏)보살ㆍ연화목(蓮華目)보살ㆍ자씨(慈氏)보살ㆍ문수사리(文殊師利) 법왕자 보살마하살 등 이와 같은 모든 대보살이 공경하며 부처님 주위를 돌았다. 부처님께서 법을 말씀하시니, 처음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마지막도 훌륭하였다. 그 뜻은 깊고 그윽하였으며, 그 말은 재치가 있었고 미묘하였으며, 잡된 것이 섞이지 않았고 오로지 순수하였으며, 청백(淸白)을 두루 갖추어 뜻대로 잘 표현하셨다. 이때 금강수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신통력으로 세존의 주위를 수없이 많은 백천 번을 돌고 머리를 발에 조아려 예[頭面禮: 接足禮]를 올린 다음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앉아서 청정한 눈으로 저 대중들을 둘러본 후 금강합장(金剛合掌)을 하여 가슴 사이를 향하도록 놓고, 세존께 말씀드렸다. “이들 모든 수요(宿曜)는 모습이 추악하고 마음은 분노로 가득하여 중생들을 괴롭히고 해를 입힙니다. 또한 목숨을 끊거나 사람의 재물과 보배를 소모시키거나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히거나 사람의 수명을 재촉하는 등 이와 같이 모든 중생들에게 손해를 입히며 괴롭히나이다. 세존께서 바르고 비밀한 법을 말씀해 주시어 이들을 옹호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그대가 모든 중생들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겨 여래에게 가장 훌륭하고 비밀한 법을 묻는구나. 너는 이제 잘 듣고 잘 기억하라. 내가 너를 위해 말해 주리라. 금강수여, 이와 같은 모든 악한 수요와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人非人) 들에게 반드시 가장 좋은 알가(閼伽:功德水)와 음악(音樂) 등을 법에 따라 하나하나 가지(加持)해 공양하여서 그들을 기쁘게 하면 모든 악(惡)이 소멸될 것이니라.” 이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심장에서 큰 광명을 내시니, 이름이 자비광(慈悲光)이었다. 그 빛이 모든 수요의 정수리로 들어가 찰나 사이에 모든 수요(宿曜)와 해와 달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공경하며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ㆍ여래(如來)ㆍ응(應)ㆍ정등각(正等覺)이시여, 저희들을 거두시어 올바른 법을 말씀해 주소서. 저희들이 그것을 듣는다면 유정들을 옹호하여 재난의 피해가 없도록 하고, 지니고 있는 칼과 검과 독충(毒蟲)을 꼼짝하지 못하도록 묶어 놓아 전혀 해가 되지 않도록 하며, 또한 저희들이 지계(地界)를 정하여 수호하겠나이다.” 이때 석가여래께서 곧 공양수요진언(供養宿曜眞言)을 송하셨다.
이때 세존께서 이 진언을 송하시고 나서 금강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구요진언(九曜眞言)을 기억하는 이는 모두 성취를 이룰 것이니, 반드시 먼저 법에 따라 향수(香水)로써 만다라단(曼拏羅壇)을 칠하고, 손가락 열두 개 거리 정도 떨어져서 금그릇이나 은그릇, 구리그릇이나 질그릇 등에 알가를 받쳐서 성요(星曜)에게 공양하고, 앞의 진언을 각각 108번씩 염송하면 바라는 일이 모두 성취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금강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또 다라니를 송할 것이니, 이름이 성요모(聖曜母)다라니이니라. 이 다라니에는 크나큰 진언의 힘[大明力]이 있어서 모든 유정들을 옹호하며, 모든 수요가 이것을 들으면 모두 기뻐한다. 만약 비구[苾芻]ㆍ비구니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가 이 경전을 듣고 만다라 단에서 알가를 받쳐 공양하고 이 진언을 일곱 번 염송하면, 부귀를 얻고 장수하게 된다. 만약 날마다 지송하면, 저들 모든 수요가 유정들이 마음으로 바라는 모든 것을 만족시켜 줄 것이니라. 수요모다라니(宿曜母陁羅尼)는 다음과 같으니라.”
이때 세존께서 이 다라니를 송하시고 나서 금강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의 이 다라니는 가장 훌륭하고 비밀한 법으로서 중생들의 모든 소원을 만족시켜 줄 것이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오래 살기를 바라면, 8월 7일에 시작하여 재계(齋戒)를 받아 지니고, 14일 밤까지 법(法)에 따라 수요에게 공양하고, 보름에 이르러 하루 낮 하루 밤을 이 다라니를 염송하라. 그러면 그 사람은 오래 살게 되어 99살까지 천둥과 벼락ㆍ용ㆍ귀신ㆍ모든 악한 성요(星曜) 등 어느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또 숙명지(宿命智)를 얻어 바라는 것을 마음대로 얻을 것이니라.” 이때 모든 수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참으로 드문 일이옵니다. 저희들이 받아 지니겠나이다.” 곧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홀연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