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4_0223_a_01L불설제불경(佛說諸佛經)


송(宋) 시호(施護)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취봉산(鷲峯山)에 계셨다.
그때 존자 대목건련(大目乾連)이 식사 때가 다가오므로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곧 왕사성의 성문에 들어가려다가 홀연히 생각하였다.
‘나는 오늘 먼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가서 어떤 인연을 묻고 돌아와서 걸식하리라.’
그리고서 존자 목건련은 삼매[三摩地]에 들어 잠깐 동안에 색구경천에 이르러 그 구경천들과 만나보고 갖가지 부드러운 말씨로써 서로 문안하고는 곧 그 구경천들에게 물었다.
“어느 때부터 부처님들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그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셨습니까?”
이에 구경천들은 같은 소리로 이렇게 대답하였다.
“백천 겁이 가득 찬 옛날에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위없는 보리를 증득 하셨습니다.”
그때 존자 대목건련이 이 말을 믿어 듣고 다시 삼매에 들어 잠깐 동안에 저 색구경천으로부터 왕사성으로 돌아와 평상시와 같이 차례로 걸식을 마친 뒤 양치를 깨끗이 하고 옷과 발우를 거두고는, 부처님 처소에 나와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서 한쪽에 물러앉아 합장하고 우러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오늘 식사 때가 다가오므로 삼매에 들어 저 색구경천에 가서 구경천들에게 묻기를, ‘어느 때부터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셨느냐’고 하자, 그들이 저에게 똑같은 소리로 대답하기를 ‘백천 겁이 가득 찬 옛날에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여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셨노라’고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 말을 믿어 듣기는 하였으나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 깨우쳐 설명하여 주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는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자세히 들으라. 나는 너를 위해 설명해 주리라.
목건련아, 저 색구경천들은 지견(知見)이 매우 모자라므로 너에게 그와 같이 ‘백천 겁이 가득 찬 옛날에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셨다’고 말하였으나 이는 바른 말이 아니므로 너무 깊이 믿을 수 없느니라.
대목건련아, 나의 기억으로서는 옛날 맨 처음 60구지(俱胝)1)의 부처님들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그 부처님들이 세간에 머무시면서 중생을 이롭게 하셨는데, 혹은 오래 머무시고 혹은 오래 머무시지 못한 채 각각 인연에 따라 차례로 입적(入寂)하셨느니라.
그리고 그 뒤를 계속하여 묘화(妙華)라는 같은 명호를 가진 80구지의 부처님이 다시 세간에 출현하셨는데, 그 낱낱 부처님 앞에 내가 큰 서원을 내는 한편 범행(梵行)을 닦았다.
이 부처님 뒤엔 다시 정범(正梵)이란 같은 명호의 5백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또 이 부처님 뒤엔 연등(燃燈)이란 같은 명호의 8백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또 이 부처님 뒤엔 구마몰(昝麽沒)이란 같은 명호의 1만 5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또 이 부처님 뒤엔 명호와 족성이 각각 같지 않은 1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는데, 나는 그러한 부처님 앞에서도 다시 서원을 내고 범행을 닦았느니라.
다음 이 부처님 뒤엔 다시 소발라다파(蘇鉢羅多波)란 같은 명호의 6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또 이 부처님 뒤엔 묘가섭(妙迦葉)이란 같은 명호의 9만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다.
또 이 부처님 뒤엔 위일(爲日)이란 같은 명호의 1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또 이 부처님 뒤엔 염몰정야(染沒野)란 같은 명호의 1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다.
또 이 부처님 뒤엔 에라박제(曀羅縛帝)라는 8만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또 이 부처님 뒤엔 제석(帝釋)이란 같은 명호의 7만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다.
또 이 부처님 뒤엔 덕(德)이란 명호를 가진 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는데, 나는 이 부처님에게도 여러 성문 제자와 함께 서원을 내어 많은 세월을 겪으면서 공경히 공양하였느니라.
그리고 이 부처님 뒤에는 80구지 나유타의 벽지불이 세간에 출현하여 그들이 내 앞에서 큰 서원을 내고, 또 변조(遍照)라는 전륜성왕이 내 앞에서 큰 서원을 내었는데 그들은 과거에 무능승(無能勝)이란 같은 명호의 40부처님을 만난 일이 있었느니라.
대목건련아, 내가 덕(德)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또 한 부처님을 만나니 그 부처님의 명호도 무능승(無能勝)이시다. 이 부처님의 세간에서 나는 그 무능승부처님의 성문 제자들과 함께 오랜 세월에 걸쳐 공경히 공양하였고, 그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도 7보(寶)로써 탑을 세워 사리를 공양하였으니, 이와 같이 한량없는 세월을 겪으면서 수행하였기에 대목건련아, 나는 그때에 보리를 증득하였느니라.
다시 대목건련아, 저 색구경천들은 아는 것이 적고 소견도 모자라느니라.
무능승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다시 지세(持世)라는 한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지지(持地)라는 한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대능인(大能仁)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묘현(妙現)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보광(寶光)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의칭(意稱)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오파저실라(烏波底室囉)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저실로(底室嚕)라는 부천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원광(圓光)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월광(月光)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천광(天光)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아제부(阿提部)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아제야수(阿提野輸)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무멸통(無滅通)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최승(最勝)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저실로다로(底室嚕多嚕)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상화(上華)라는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아리실타(阿哩瑟吒)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아제부(阿提部)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연등(燃燈)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항원(降寃)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금요(金曜)라는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금광(金光)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보안(寶眼)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연화안(蓮華眼)이란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최상연화(最上蓮花)라는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대연화(大蓮花)라는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연화(蓮花)라는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비바시(毘婆尸)라는 부처님이 또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또 시기(尸棄)라는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또 비사부(毘舍浮)라는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또 구류손(拘留孫)이란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또 구나함(俱那含)이란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엔 또 가섭(迦葉)이란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뒤를 이어 이제 나 석가모니(釋迦牟尼)가 세간에 출현하였노라.
대목건련아, 나는 과거에 서원을 세워 이러한 여러 부처님께 7보의 꽃으로써 공양한 뒤에 바야흐로 정등정각(正等正覺)을 성취하였노라. 대목건련아, 저 낱낱 부처님도 다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정등정각을 성취할 때까지는 무수한 겁을 겪으셨나니, 나 또한 발심할 때부터 헤아릴 수 없는 매우 많은 겁수를 지나서 이제야 성불하였다. 저 아는 것이 적고 소견이 모자라는 색구경천들의 말을 듣고 너는 의심하지 말지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대목건련은 곧 의심이 제거되어 뛸듯이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034_0223_a_01L佛說諸佛經西天譯經三藏朝散大夫試鴻臚卿傳法大師臣 施護 奉 詔譯如是我聞一時佛在王舍城鷲峯山尊者大目乾連食時欲至著衣持鉢將詣王城忽作是念我於今日先往色究竟天問少因緣卻來乞食於是尊者大目乾連入三摩地等引譬如力士屈伸臂頃到色究竟天至彼已與天相見以種種軟語互相問訊尊者大目乾連乃問天言於何時有佛世尊出現於世證無上菩提於是有百色究竟天主同聲荅滿百千劫有佛出世證無上菩提爾時尊者大目乾連聞已信受卽入三摩地譬如力士屈伸臂頃從色究竟天還到王城卽如常日次第乞食畢澡漱收衣鉢已往詣佛所卽以頭面禮佛雙足修敬畢已在一面坐合掌瞻仰而白佛言世尊我於今日食時欲至入三摩地往色究竟天彼天人經於何時有佛出世證無上菩提彼百天主同聲告我滿百千劫有佛出世證無上菩提世尊我雖信是事云何唯願世尊爲我開說爾時世尊告大目乾連汝今諦聽爲汝說大目乾連彼色究竟天主知見甚少乃謂汝言滿百千劫有佛出證無上菩提此非正言未可深信大目乾連我念往昔最初値遇六十俱胝諸佛如來出現於世而彼諸佛住世利生或久或近各各隨緣次第入滅如是相繼復有八十俱胝佛現於世同名妙華我於如是一一佛發大誓願及持梵行於此佛後有五百佛出現於世同名正梵於此佛後復有八百佛出現於世同名燃於此佛後復有一萬五千佛同名昝麽沒出現於世於此佛後復有一千佛出現於世名號族姓各各不同我於如是佛前復發誓願修持梵行於此佛後復有六千佛出現於世名蘇鉢囉多波於此佛後復有九萬出現於世同名妙迦葉於此佛後復有一千佛出現於世同名爲日此佛後復有一千佛出現於世同名染沒野於此佛後復有八萬佛現於世同名曀羅嚩帝於此佛後有七萬佛出現於世同名帝釋於此佛後復有一佛名德出現於世我於此佛與諸聲聞弟子同發誓願恭敬供養經于多歲於此佛後復有八十俱胝那由他辟支佛出現於世大目乾連彼辟支佛在於我前發大誓願及有轉輪聖王名曰徧照亦於我前先得値遇四十同名無能勝佛大目乾連我於德佛滅後値遇一佛亦名無能勝於此佛世我爲轉輪聖王爲百號與無能勝佛聲聞弟子同發誓願恭敬供養經歷多年佛入滅後我以七寶建塔供養舍利如是修行經無量時大目乾連我於是時得證菩提復次大目乾連彼色究竟天少知少見無能勝佛滅度之後復有一佛現於世名曰持世後復有佛出現於名曰持地後復有佛名大能仁現於世後復有佛名曰妙現出興於後復有佛名曰師子出現於世復有佛名最上希有出現於世後復有佛名斷一切憂出現於世後復有名一切義成就出現於世後復有名曰得勝出現於世後復有佛曰寶光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意出現於世後復有佛名烏波底室囉出現於世後復有佛名底室嚕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圓光出現於後復有佛名爲月光出現於世復有佛名曰天光出現於世後復有名阿提部出現於世後復有佛阿提野輸出現於世後復有佛名無滅通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最勝出現於世後復有佛名底室嚕多嚕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上華出現於世後復有佛名阿哩瑟咤出現於後復有佛名阿提部出現於世復有佛名曰燃燈出現於世後復有名曰降冤出現於世後復有佛曰金曜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金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寶眼現於世後復有佛名蓮華眼出現於後復有佛名最上蓮華出現於世後復有佛名大蓮華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蓮華出現於世後復有佛名毘婆尸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尸棄出現於世後復有佛名毘舍浮出現於世後復有佛名拘留孫出現於世後復有佛名俱那含牟尼出現於世後復有佛名曰迦葉出現於世今我釋迦牟尼出現於世大目乾連我先發誓願於如是等諸佛以七寶而散供養已然後方成正等正覺大目乾連彼一一佛從初發心乃至成等正覺皆是經歷無數之劫我從發心至今成佛劫數甚多不可筭計彼色究竟天少知少見汝勿生疑爾時世尊說是經已大目乾連疑心卽除歡喜踊躍禮佛而退佛說諸佛經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범어 koṭi의 음역. 수의 단위로 십의 7승(乘). 십만ㆍ천만, 혹은 억ㆍ만억 또는 경(京)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