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苾芻] 대중과 함께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모든 신해지력(信解智力)의 법을 알아야 한다. 이 법은 진실의 이치를 증득할 수 있으니, 곧 이것은 여래의 두려워할 것이 없는 법이며, 오직 부처님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비구들아, 혹은 어떤 성문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신해지력의 법을 사실대로 분명히 알며 정진이 헛되지 않아서 모든 번뇌를 떠났다.’ 또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잘 말할 수 있고, 나는 잘 조복하였다. 나는 설법해야 하니,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이다. 이것이 가장 훌륭한 것이며 남들에게 의지(依止)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진실을 마땅히 닦고 배워야 하며 부지런히 행해야 한다.’ 또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법이 가장 높고 최상이며 그와 평등한 것이 없는 법이니, 이렇게 보고 이렇게 듣고 이렇게 깨닫고 이렇게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성문이 있다면 그것은 곧 허망하고 거짓된 말이며, 이와 같이 보는 것도 아니고, 이와 같이 듣는 것도 아니고, 이와 같이 깨닫는 것도 아니고, 이와 같이 아는 것도 아니다. 무엇 때문인가? 이 법은 곧 모든 부처님의 진리이며, 오직 부처님만 알 수 있으며 성문은 함께할 수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해(信解)의 법이란 이른바 여래의 5력(力)과 10력(力)이다. 5력이란 첫째는 신력(信力)이며, 둘째는 진력(進力)이며, 셋째는 염력(念力)이며, 넷째는 정력(定力)이며, 다섯째는 혜력(慧力)이니, 이것이 신해의 법이며 이것이 5력이다. 또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여래의 10력을 구족하였으니, 이것은 바로 불무상처(佛無上處)를 분명히 아는 것이며, 또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들을 위해 미묘한 법륜(法輪)을 잘 굴리는 것이다. 여래의 10력이란 이른바 도리에 계합하고 못함을 여실히 분명하게 아는 것이니, 도리에 계합하고 못함을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첫 번째 지력(智力)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法輪)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의 지력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법의 행업과 인연의 과보를 모두 여실히 아니, 이와 같이 여래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법의 행업과 인연의 과보를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두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선정ㆍ해탈ㆍ삼마지(三摩地)ㆍ삼마발저(三摩鉢底)와 내지 번뇌와 업의 고통에 모두 청정하며 여실하게 분명히 아니, 이와 같이 선정ㆍ해탈ㆍ삼마지ㆍ삼마발저 내지 번뇌와 업의 고통에 모두 청정하며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세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중생들의 갖가지 근기와 행을 모두 여실히 아니, 이와 같이 여래가 중생들의 갖가지 근기와 행을 모두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네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중생들의 갖가지 신해(信解)를 모두 여실히 아니, 이와 같이 여래가 모든 중생의 갖가지 신해를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다섯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갖가지 세계를 모두 여실히 아니, 이와 같이 여래가 갖가지 세계를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여섯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모든 중생이 좋아하는 성품을 모두 여실히 아니, 이와 같이 여래가 모든 중생이 좋아하는 성품을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일곱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과거의 끝없는 행법(行法)을 생각하고 기억한다. 이른바 1생ㆍ10생ㆍ백 생ㆍ천 생 및 10만 생 내지 한량없고 끝없는 증겁(增劫)과 감겁(感劫)의 이와 같은 생(生)의 수와 겁(劫)의 수를 기억하며, 모든 중생의 이름과 종족의 성씨, 음식과 고락, 수명의 장단, 또 얼마나 오래 살았고,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서 태어나고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서 태어났으며 이러한 체(體)의 모습에 이러한 업(業)의 작용이 있었다는 등 한량없고 끝없는 과거의 일을 모두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여래가 과거의 끝없는 행법, 즉 1생ㆍ10생ㆍ백 생ㆍ천 생 및 10만 생 내지 한량없고 끝없는 증겁ㆍ감겁의 이와 같은 생의 수와 겁의 수를 기억하며, 모든 중생의 이름과 종족의 성씨, 음식과 고락, 수명의 장단, 또 얼마나 오래 살았고,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서 태어나고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서 태어났으며 이러한 체의 모습에 이러한 업의 작용이 있었다는 등 한량없고 끝없는 과거의 일을 모두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여덟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육안보다 나은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세간 일체 중생의 태어남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 귀함과 천함, 높음과 낮음,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지은 업을 관찰하고 본다. 나아가 몸과 입과 뜻으로 온갖 나쁜 업을 갖추어 성현을 헐뜯고 다시 삿된 소견으로 나쁜 업을 짓고 나쁜 법을 행하는 중생들이 있는데, 이것은 다 삿된 인연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들이 이 삿된 인연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의 고통을 받는 것을 관찰하고 본다.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열 가지 착한 업을 행하며 성현을 헐뜯지 않고 바른 소견을 일으켜 온갖 착한 업을 짓고 온갖 착한 법을 행하는 중생들이 있는데, 이것은 다 바른 인연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들이 이 바른 소견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세계에 태어나 하늘과 사람이 되는 이와 같은 법을 관찰하고 보아 모두 여실히 안다. 이와 같이 여래가 육안보다 나은 청정한 천안으로 세간 일체 중생의 태어남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 귀함과 천함, 높음과 낮음,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지은 업을 관찰하고 보고, 나아가 몸과 입과 뜻으로 온갖 나쁜 업을 갖추어 성현을 헐뜯고 다시 삿된 소견으로 나쁜 업을 짓고 나쁜 법을 행하는 중생들이 있는데 이것은 다 삿된 인연에서 일어난 것이며 이들이 이 삿된 인연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의 고통을 받는 것을 관찰하고 보며,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열 가지 착한 업을 행하며 성현을 헐뜯지 않고 바른 소견을 일으켜 온갖 착한 업을 짓고 온갖 착한 법을 행하는 중생들이 있는데 이것은 다 바른 인연에서 일어난 것이며 이들이 이 바른 소견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세계에 태어나 하늘과 사람이 되는 것을 관찰하고 보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아홉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또 여래는 모든 번뇌의 법을 다하여 무루해탈(無漏解脫)과 지혜해탈(智慧解脫)에서 스스로 증득한 신통으로 일체의 법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수립되었으며 할 일을 이미 다해 후생에 몸을 받지 않는다’는 이와 같은 일들을 모두 여실히 안다. 이와 같이 여래가 모든 번뇌의 법을 다하여 무루해탈과 지혜해탈에서 스스로 증득한 신통으로 일체의 법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수립되었으며 할 일을 이미 다해 후생에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아는, 이것이 바로 여래의 열 번째 지력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구족하신 지력인 이런 지력이라야 불무상처를 분명히 알 수 있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하며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륜을 잘 굴릴 수 있다. 그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도리에 계합하고 못하는 것을 아는 저 여래의 지력에 대해 묻기를 ‘도리에 계합하고 못하는 것을 어떻게 여래가 가진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이렇게 물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일체 중생 스스로의 업을 아는 지력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업을 아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모든 선정ㆍ해탈ㆍ삼마지ㆍ삼마발지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선정을 아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일체 중생의 갖가지 근기와 성품을 아는 지력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근기와 성품을 아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일체 중생의 갖가지 신해를 아는 지력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신해를 아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일체 중생의 갖가지 세계를 아는 지력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세계를 아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일체 중생이 좋아하는 것을 아는 지력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좋아하는 것을 아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과거를 기억하는 지력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기억하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일체 중생이 태어나고 없어지는 것 등의 법을 어떻게 여래는 천안의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또 모든 번뇌가 다했음을 아는 지력에 대해 ‘어떻게 여래는 번뇌가 다했음을 아는 지력으로 모두 보고 듣고 깨닫고 알며, 내지 다 등정각을 이루는가?’라고 묻는 이가 있으면 사실대로 대답하라.” 다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도리에 계합하고 못한 것을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等持)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업을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선정ㆍ해탈ㆍ삼마지ㆍ삼마발저를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은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일체 중생의 갖가지 근기를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일체 중생의 갖가지 신해를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일체 중생의 갖가지 세계를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일체 중생이 좋아하는 것을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숙명을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천안의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또 이 번뇌가 다했음을 아는 지력을 나는 등지를 닦는 이를 위해서만 말한 것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이를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 부처님께서 이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등지를 닦는 자는 바른 도이며, 등지를 닦지 않는 자는 그릇된 도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모두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고 나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