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4_0570_b_01L불설사품법문경(佛說四品法門經)
034_0570_b_01L佛說四品法門經


서천(西天) 법현(法賢) 한역
송성수 번역
034_0570_b_02L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明敎大師臣法賢 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34_0570_b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대중과 함께 계셨다. 그때 존자(尊者) 아난은 고요한 방[靜室]에 홀로 있으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간의 중생들에게 있는 두려움ㆍ재앙ㆍ장애ㆍ질병ㆍ허물은 이미 생긴 것이나 장차 생길 것이나 모두 어리석은 사람[愚人]의 것이지 지혜로운 자[智者]에게는 없다.’
034_0570_b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衆俱爾時尊者阿難獨止靜室心生是念世間有情所有驚乃至災害障難疾病過咎已生生者皆是愚人所有智者卽無
존자 아난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로 갔다.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도착해 머리를 숙여 부처님 발에 절하며 문안을 마치고는 한쪽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고요한 방에서 홀로 지내다가 마음에 ‘세간에 있는 두려움 등의 일들은 모두 어리석은 자에게만 있고 지혜로운 자에게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저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034_0570_b_08L尊者阿難思惟如是事已從座而起往詣佛所到佛所已頭面禮足脩奉已畢住立一面而白佛言世尊我獨靜室心生是念世間所有驚怖等事皆是愚人所有智者卽無惟願世尊爲我解說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자세히 들어라. 너에게 말해 주리라.”
아난은 말씀드렸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듣고 싶습니다.”
034_0570_b_14L佛告阿難汝今諦聽當爲汝說阿難白言唯然世尊願樂欲聞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러한 세간에 있는 두려움 같은 일들은 이미 생긴 것이나 장차 생길 것이나, 이른바 재앙ㆍ장애ㆍ질병ㆍ허물 등은 모두가 어리석은 자들의 것이며, 지혜로운 자에게는 없다.
034_0570_b_16L佛言阿難如是世間所有驚怖等事已生當生所謂災害障難疾病過咎等皆是愚人所有智者卽無
아난아,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쌓아놓은 마른 풀이 불에 태워지는 것과 같으니, 어리석은 자들의 두려움 등의 일들 또한 이와 같다.
034_0570_b_19L阿難譬如有人堆積乾葦爲火所燃而彼愚人驚怖等亦復如是
034_0570_c_01L아난아, 이와 같아서 과거ㆍ미래ㆍ현재에서 어리석은 자에게는 재앙이 있고 지혜로운 자에게는 재앙이 없으며, 어리석은 자에게는 장애가 있고 지혜로운 자에게는 장애가 없으며, 어리석은 자에게는 질병이 있고 지혜로운 자에게는 질병이 없으며, 어리석은 자에게는 허물이 있고 지혜로운 자에게는 허물이 없다.
034_0570_b_21L阿難如是過去未來在世中愚人有災害智者無災害人有障難智者無障難愚人有疾病智者無疾病愚人有過咎智者無過
아난아, 어리석은 자의 법을 알고 지혜로운 자의 법을 분명히 알아야 하며, 어리석은 자의 법을 안 뒤에는 마땅히 멀리 여의고 지혜로운 자의 법을 행해야 한다. 이와 같이 아난아, 너는 배워야만 한다.”
034_0570_c_03L阿難當知是愚人法是智者法彼愚人法已當可遠離行智者法阿難汝應當學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자를 어리석은 자라 합니까?”
034_0570_c_05L阿難白佛言世尊何名愚人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대답하셨다.
“어리석은 자란 어리석어 알지 못하는 자이니, 세간의 어리석은 자는 법을 알지 못하는 까닭에 어리석다고 한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법의 경계에 네 가지가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이른바 계법(界法)을 알지 못하고, 처법(處法)을 알지 못하고, 연기법(緣起法)을 알지 못하고, 처비처법(處非處法)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아난아, 이러한 법을 분명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은 자라 한다.”
034_0570_c_06L佛告阿愚人者愚爲不了世間愚人於法不了故名爲愚不了者何不了法境有四品類所謂不了界法不了處法不了緣起法不了處非處法阿難如是法不能了達是故得名爲愚人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네 가지 법을 알지 못하면 어리석은 자라 하겠습니다. 그럼 또 어떤 자를 지혜로운 자라 합니까?”
034_0570_c_12L阿難白言世尊如是如是不了四法得名愚人又復云何得名智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지혜로운 자란, 법을 간택하여 옳고 그름을 잘 아는 까닭에 지혜로운 자라 한다.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법의 경계에 또 네 가지가 있음을 아는 것이니, 이른바 계법(界法)을 잘 알고, 처법(處法)을 잘 알고, 연기법(緣起法)을 잘 알고, 처비처법(處非處法)을 잘 아는 것이다. 이러한 법들을 잘 아는 까닭에 지혜로운 자라 한다.”
034_0570_c_14L佛告阿難言智人者於法揀擇善了是非故名智人善了者何善了法境亦四品類所謂善了界法善了處法善了緣生法善了處非處法善能了知如是等法是故得名爲智人也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런 법을 잘 알면 지혜로운 자라 하겠습니다. 그럼 이 지혜로운 자는 어떤 계법(界法)을 아는 것입니까?”
034_0570_c_19L阿難復白佛言善了此法得名智者而此智者了何界法
034_0571_a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잘 물었다. 너에게 말하리라. 계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른바 안계(眼界)ㆍ색계(色界)ㆍ안식계(眼識界)와 이계(耳界)ㆍ성계(聲界)ㆍ이식계(耳識界)와 비계(鼻界)ㆍ향계(香界)ㆍ비식계(鼻識界)와 설계(舌界)ㆍ미계(味界)ㆍ설식계(舌識界)와 신계(身界)ㆍ촉계(觸界)ㆍ신식계(身識界)와 의계(意界)ㆍ법계(法界)ㆍ의식계(意識界)로서 이 18계(界)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0_c_21L佛告阿難汝能善問當爲汝說言界法者而有多種所謂眼界色界眼識耳界聲界耳識界鼻界香界鼻識舌界味界舌識界身界觸界身識意界法界意識界如是十八界智慧者如實了達
또 6계(界)가 있으니, 이른바 지계(地界)ㆍ수계(水界)ㆍ화계(火界)ㆍ풍계(風界)ㆍ공계(空界)ㆍ식계(識界)이다. 이러한 6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04L復有六界所謂地水界火界風界空界識界如是六彼智慧者如實了達
또 6계(界)가 있으니, 이른바 기쁨의 계[喜界]ㆍ즐거움의 계[樂界]ㆍ괴로움의 계[苦界]ㆍ버림의 계[捨界]ㆍ무명의 계[無明界]ㆍ번뇌의 계[煩惱界]이다. 이러한 6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06L復有六界謂喜界樂界苦界捨界煩惱界無明如是六界彼智慧者如實了達
또 6계(界)가 있으니, 이른바 탐욕의 계[貪欲界]ㆍ성냄의 계[瞋恚界]ㆍ성내지 않는 계[不瞋界]ㆍ죽이는 계[殺害界]ㆍ죽이지 않는 계[不殺界]ㆍ벗어나는 계[出離界]이다. 이러한 6계를 지혜로운 자들은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08L有六界所謂貪欲界瞋恚界不瞋界殺害界不殺界出離界如是六界智慧者如實了達
또 4계(界)가 있으니, 이른바 수계(受界)ㆍ상계(想界)ㆍ행계(行界)ㆍ식계(識界)이다. 이러한 4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11L復有四界所謂受想界行界識界如是四界彼智慧如實了達
또 3계(界)가 있으니, 이른바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이다. 이러한 3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13L復有三界所謂欲界無色界如是三界彼智慧者如實了達
또 3계가 있으니, 이른바 하계(下界)ㆍ중계(中界)ㆍ상계(上界)이다. 이러한 3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15L復有三界所謂下界中界上界如是三界彼智慧者如實了達
또 3계가 있으니, 이른바 선계(善界)ㆍ불선계(不善界)ㆍ무기계(無記界)이다. 이러한 3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16L復有三界所謂善界不善界無記界如是三界彼智慧者如實了達
또 3계가 있으니, 이른바 유학계(有學界)ㆍ무학계(無學界)ㆍ학무학계(學無學界)이다. 이러한 3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18L復有三界所謂有學界無學界學無學界如是三界彼智慧者如實了達
또 2계가 있으니, 이른바 유루계(有漏界)ㆍ무루계(無漏界)이다. 이러한 2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20L復有二界所謂有漏界無漏界如是二界彼智慧者如實了達
또 2계가 있으니, 이른바 유위계(有爲界)ㆍ무위계(無爲界)이다. 이러한 2계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a_22L復有二界所謂有爲無爲界如是二界彼智慧者如實了達
아난아,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계(界)를 모든 지혜로운 자들은 분명하게 잘 알 수 있다.”
034_0571_b_01L阿難如是等界諸有智者善能了達
034_0571_b_01L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혜로운 자가 이렇게 계법(界法)을 분명하게 알고 나서는 또 어떻게 처법(處法)을 분명하게 압니까?”
034_0571_b_02L阿難白佛言世尊彼智慧者是了達諸界法已又復云何了達處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처법(處法)이란, 이른바 12처(處)이니, 안처(眼處)ㆍ색처(色處)ㆍ이처(耳處)ㆍ성처(聲處)ㆍ비처(鼻處)ㆍ향처(香處)ㆍ설처(舌處)ㆍ미처(味處)ㆍ신처(身處)ㆍ촉처(觸處)ㆍ의처(意處)ㆍ법처(法處)이다. 이러한 12처를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034_0571_b_04L佛告阿難言處法者謂十二處眼處色處耳處聲處鼻處香處舌處味處身處觸處意處法處此十二處智慧之者如實了達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혜로운 자가 이렇게 12처를 분명하게 알고 나서는 또 어떻게 연생법(緣生法:연기법)을 분명하게 압니까?”
034_0571_b_08L阿難白佛言世尊智者如是了達十二處已又復云何了緣生法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12연법(緣法)의 인연에서 생김을 알아야 한다. 인연으로 말미암아 곧 모든 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인연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무명(無明)은 행(行)의 연(緣)이며, 행은 식(識)의 연이며, 식은 명색(名色)의 연이며, 명색은 6입(入)의 연이며, 6입은 촉(觸)의 연이며, 촉은 수(受)의 연이며, 수는 애(愛)의 연이며, 애는 취(取)의 연이며, 취는 유(有)의 연이며, 유는 생(生)의 연이며, 생은 노(老)ㆍ사(死)ㆍ우(憂)ㆍ비(悲)ㆍ고(苦)ㆍ뇌(惱)의 연이다. 이와 같이 하나의 커다란 괴로움 덩어리가 모인다.
034_0571_b_10L佛告阿難智者應知十二緣法從因緣起由因緣故卽有諸法因緣者何所謂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色色緣六處六處緣觸觸緣受受緣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如是卽一大苦蘊集
034_0571_c_01L위와 같이 인연하여 생기는 법임을 분명히 알면 인연의 성품은 공한 것이다. 인연이 모이면 있고 인연이 흩어지면 없어지는데, 인연이라는 법이 없는 까닭에 모든 법 또한 없는 것이다. 이른바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고, 6입이 멸하면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노ㆍ사ㆍ우ㆍ비ㆍ고ㆍ뇌가 멸하니, 이와 같이 하나의 커다란 괴로움 덩어리가 멸한다. 이러한 생멸(生滅)의 법을 지혜로운 자는 여실하게 분명히 알아야 한다.”
034_0571_b_16L若了如上緣生之法因緣性空緣聚卽有緣散卽無緣法無故卽無諸法所謂無明滅卽行滅行滅卽識滅識滅卽名色滅名色滅卽六處滅六處滅卽觸滅觸滅卽受滅受滅卽愛滅愛滅卽取滅取滅卽有滅有滅卽生滅滅卽老死憂悲苦惱滅如是卽一大苦蘊滅如是生滅之法智者應當如實了達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지혜로운 자가 연생법(緣生法)을 여실하게 안 뒤에는 또 어떻게 처비처법(處非處法)을 분명하게 압니까?”
034_0571_c_02L阿難白佛言世尊彼智慧者於緣生法如實知已復云何了處非處法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비처법(非處法)이란 다음과 같다.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서 즐겁고 좋은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온갖 착한 업을 짓고도 좋지 못한 과보를 받는다는 것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처(是處)란 다음과 같다. 몸과 입과 뜻으로 온갖 착한 업을 짓고서 즐겁고 수승한 과보를 받는다고 하면 그것은 옳다.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서 착하지 못한 과보를 받는다고 하면 그것 역시 옳다.
034_0571_c_04L佛告阿難非處法者謂身意造不善業而獲所樂善果報者無有是處若身意造諸善業而復獲於不善報者亦無是處言是處者謂身造諸善業而獲所樂勝妙果報斯有是處若身意造不善業而獲所感不善果報亦有是處
또 아난아, 비처(非處)란 다음과 같다.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지었어도 수승한 과보를 희망하면 그 인연으로 목숨을 마친 뒤에 인간이나 하늘에 태어난다고 하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업을 지어도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는 것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처(是處)란 다음과 같다. 몸과 입과 뜻으로 온갖 착한 업을 지어 인간이나 하늘에 태어났다고 하면 이것은 옳다. 또 나쁜 업을 지어 나쁜 세계에 떨어졌다고 하면 이것 역시 옳다.
034_0571_c_11L又復阿難言非處者謂身意造不善業如所希求殊勝之果由此因緣命終之後若生人天無有是處若身意造於善業墮惡趣者亦無是處言是處者謂身意造諸善業生人天者斯有是處若造惡業墮惡趣者亦有是處
또 아난아, 세간에 두 부처님이 함께 출현했다고 하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부처님만 출현한다고 하면 이것은 옳다. 또, 세상에 두 전륜왕이 함께 출현했다고 하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전륜왕만 출현한다고 하면 그건 옳다.
034_0571_c_18L又復阿難世間若有二佛出世無有是處一佛出世斯有是處又復世有二輪王出亦無是處一輪王出斯有是處
034_0572_a_01L 이와 마찬가지로 여인이 전륜왕이 되어 세간을 다스린다거나 또는 사왕천주(四王天主)ㆍ도리천주(忉利天主)ㆍ대범천왕(大梵天王)이 된다거나 연각(緣覺)의 위없는 보리를 이룬다고 한다면, 그런 것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남자가 대인상(大人相)을 갖추고 복덕으로 장엄하여 전륜왕이 되어 세간에 출현하고 나아가 위없는 보리를 성취한다고 하면 그건 옳다.
034_0571_c_22L如是若有女人爲轉輪王治化世間乃至爲彼四王天主忉利天主梵天王及成緣覺無上菩提者如是等事無有是處若有男子具大人相福慧莊嚴爲轉輪王出於世間乃至得成無上菩提斯有是處
또 아난아, 바른 소견을 가진 사람이 아버지ㆍ어머니ㆍ아라한(阿羅漢)을 죽이거나 화합한 승가를 깨뜨리거나 부처님의 몸에서 피를 내는 이런 5역죄(逆罪)를 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생(異生)의 범부가 어리석고 삿된 소견으로 5역죄를 짓는다고 하면 그건 옳다.
034_0572_a_04L又復阿難若正見人殺父害母殺阿羅漢破和合僧出佛身血造於如是五逆業者無有是處若異生凡夫愚癡邪見造五逆者斯有是處
또 아난아, 바른 소견을 가진 사람이 계를 갖춰 받았다가 스스로 계율을 범하고 나서 아사리(阿諸梨)를 비방하며 ‘이 아사리는 계법에 능하지 못하고 금계를 지키지도 못한다. 나는 다른 아사리를 선택해 계법을 받고 배우리라’고 말하고 나서는 다른 사문ㆍ바라문을 찾아가 스승으로 삼아 배운다고 하자. 또 그 사람이 온갖 희론(戱論)을 일삼고 율의를 지키지 않는 사문ㆍ바라문을 보고는 그를 의지해 아사리로 삼아 고요함을 구하고 3유(有)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하자. 이와 같은 일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리석고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이 이를 구한다고 하면 그건 옳다.
034_0572_a_08L又復阿難若正見人受具戒品自犯戒於阿闍梨而生毀謗作如是言此阿闍梨不善戒法亦復不能受持禁戒我當揀擇別阿闍梨受學戒法作是言已詣餘沙門婆羅門所選擇師受彼人或見沙門婆羅門作諸戲論律儀者依稟於彼爲阿闍梨而求寂靜出離三有無有是處如是等事愚癡邪見作此求者斯有是處
또 아난아, 어떤 사람이 근본번뇌(根本煩惱)와 수번뇌(隨煩惱)를 끊지 못해 그 번뇌로 말미암아 선근을 손상시키고, 지혜를 장애하고, 참되고 고요한 법인 열반을 가리고 덮었다고 하자. 그 사람이 4념처 (念處)를 깨닫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근본 번뇌와 수번뇌를 끊고서 4념처 를 잘 이해해 열반에 나아가기를 구한다고 한다면 그건 옳다.
034_0572_a_17L又復阿難若人不斷根本煩惱及隨煩惱由煩惱故損減善根障礙智慧覆蓋涅盤眞寂靜法彼人若了四念處者無有是處若人斷除根本煩惱及隨煩惱善能了解四念處法求趣涅盤者斯有是處
034_0572_b_01L또 아난아, 어떤 사람이 번뇌를 끊지 않고도 4념처 (念處)를 잘 알고 7각지(覺支)를 증득하여 열반을 향해 나아간다고 하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사람이 번뇌를 끊어버리고 4념처 를 깨달아 7각지를 증득하고 열반으로 행한다고 하면 그건 옳다.
034_0572_a_23L又復阿難若人不斷煩惱善了四念能證七覺支趣向涅盤者無有是若人斷除煩惱法已了四念處七覺支趣向涅盤者斯有是處
또 아난아, 어떤 사람이 번뇌를 끊지 않고도 4념처 를 깨닫고 7각지를 증득해 괴로움을 끝까지 없애고 열반으로 나아가 연각의 보리를 이루고 내지 위없는 정등정각(正等正覺)을 이룬다고 한다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번뇌를 끊고서 4념처 를 깨달고 7각지를 증득해 괴로움을 끝까지 없애고 열반으로 나아가 연각의 보리를 이루고 내지 위없는 정등정각을 이룬다고 한다면 그건 옳다.”
034_0572_b_04L又復阿難若人不斷煩惱而了四念證七覺支盡苦邊際趣向涅盤緣覺菩提乃至無上正等正覺者有是處若斷煩惱了四念處證七覺盡苦邊際趣向涅盤成緣覺菩提乃至無上正等正覺者斯有是處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자는 이와 같이 처(處)와 비처(非處)를 여실하게 분명히 안다. 너희들은 이치에 맞게 배워야 한다.”
034_0572_b_10L佛告阿難智者如是如實了達處非處法汝等應當如理而學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이런 법을 듣고 감로(甘露)의 맛을 얻었으니 매우 경사롭게 여깁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034_0572_b_12L爾時阿難白佛言世尊我聞如是未曾有法得甘露味深自慶快世尊何名此經我等云何受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사품법문(四品法門)’ 또는 ‘법경(法鏡)’ 또는 ‘감로고(甘露鼓)’ 또는 ‘다계(多界)’라고 한다. 이런 이름으로 너희들은 받들어 지녀라.”
그때 존자 아난과 모든 대중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034_0572_b_15L佛告阿難是經名爲『四品法門』亦名『法鏡』亦名『甘露鼓』亦名『多界』如是名字汝當受爾時尊者阿難及諸大衆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佛說四品法門經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