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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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비장전 제26권


이창섭 번역


회감일백운시(懷感一百韻詩) ①


천지를 통일하여 태초를 따르니 一統乾坤順太初
【註】바야흐로 지금 도읍지를 거느림에 6합(合)1)에 소외된 곳이 없고 만방이 안녕할 수 있으니, 무심으로 마음을 삼고 다스리지 아니하는 것으로 다스림을 삼아 은택이 초목을 적시고 믿음이 돈어(豚魚)2)에 미쳤다. 현오하기는 태시(太始)의 기풍과 같고 묘함은 무위(無爲)의 교화를 다하였다. 그런 까닭에 천지는 아득하지만 이것을 통일하였다는 것이다.
해와 달이 소외된 곳 없이 내려 비추어

당우3) 시대를 넘어섰다. 照臨無外越唐虞
【註】해의 비추는 곳을 다하고 달이 임하는 곳이 다하도록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거느리고 큰 교화에 귀의하였다는 말이다. 그런 까닭에 ‘소외된 곳이 없다[無外]’고 말한 것이다. 또한 요임금도 갖추지 못한 것이 있었고 순임금도 행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나 우리 조정은 이것을 아울러 갖추고 있으니, 이를 넘어선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즐겁게 크게 안정을 밀고 나가니

명성이 먼 곳까지 알려졌고 樂推大定聲閣遠
【註】전쟁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천하가 크게 평정되어 모든 성교(聲敎)가 덮는 곳에서는 누가 즐거움을 밀고 나가지 아니하겠는가? 반드시 천 년 뒤의 사람들로 하여금 이름이 없이 이름이 있게 하고 덕이 아니면서 덕을 이루게 할 것이기 때문에 명성의 알려짐이 저절로 멀리 퍼지는 것이다. 어찌 그렇지 아니하겠는가?
듣고 단정함에 의심이 없으니

저절로 펴고 말아 들이게 되었다. 聽斷無疑自卷舒
【註】만기(滿機)를 장악하여 역사를 창조하며 천하의 칼자루를 손에 잡았으니, 정치의 상황을 듣고 결단을 내리며 말아 들일 수도 있고 펼 수도 있다. 옥황상제의 마음을 법칙으로 삼아 창생들에게 복을 입히며, 슬기로운 거울을 높이 내걸어 놓아 진실로 의심이 없게 하는 것이다.

교화하고 인도하여 때에 따라 천지에 드러내면서 化導隨時彰覆載
【註】하늘은 말하지 않으면서 덮어줌으로써 사시(四時)가 행해지고 땅은 말하지 않으면서 실어줌으로써 만물이 생성한다. 지금 천하를 거느리는 사람은 침잠(沈潛)으로써 강한 것[剛]을 극복하고 고명(高明)으로써 유한 것[柔]을 극복하여 이를 교화하고 인도하여 시절에 따라가는 뜻이 멀도다. 그런 까닭에 천지의 덮어주고 실어주는 덕이 나타나는 것이다.
두루 다 사물을 이롭게 하려고

수레에 실은 책들이 뒤섞인다. 周通利物混車書
【註】‘사물[物]’이라는 것은 만물이 모인 것의 통칭이니, 두루 갖추지 아니한 것이 없고 공통적으로 해당되지 아니하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백성들이 이롭게 여기는 것으로 인연하여 이롭게 하니, 사물의 마음에 미쳐서 일찍이 한량이 없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책을 실은 수레가 이 때문에 함께 뒤섞이게 된 것이다.
어두워서 요임금 세상과 견줄 만한 것이

적음이 오직 부끄러워하고 唯慙寡昧齊堯世
【註】오직 황제가 극치의 모범을 이루기만 하면 백성들이 이를 법칙으로 삼는다. 제왕의 글로 증험해 보면 실로 요임금 시대와 같으니, 그런 까닭에 ‘제(齊)’라고 말한 것이다. 또한 그 위대하면서도 위대하다고 말하지 아니한 까닭에 ‘적고 어둡다[寡昧]’고 말한 것이다.
미묘한 말로 황제의 자리를 칭송하는 것이

깊이 부끄러워한다. 深愧微言頌帝居
【註】백대 후까지도 세간이건 출세간이건 성인의 말씀은 통틀어 ‘미묘하다[微]’고 말할 것이니, 대개 제왕의 자리 옆에 새겨 놓고 때때로 이것을 풍송하여 반드시 그 극치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통달하여 아는 스스로 축복받은 사람으로서 전에 닦은 사람을 숭상하고 존중하는 까닭에 특히 부끄럽다고 말한 것이다.

단정하게 팔짱을 끼었으나 아직 어찌할 바를 모르므로 端拱未知何所措
【註】옷을 드리우고 단정하게 팔짱끼고 병풍을 등지고 엄연히 앉아서 항상 정치가 갈리지 못한 것을 염려하고 교화가 미흡한 것을 근심한다. 지혜의 작용이 명백하고 간략하면서도,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현명한 사람을 불러 진념하면서

관여해 줄 것을 생각하였다. 招賢軫念慮關予
【註】국가에서 과거를 내걸어 선비를 기다리니 어진 덕을 닦은 사람이 먼 곳에서 찾아온다. 풍요한 벼슬로 등급을 내려 충성스럽고 선량한 선비를 예우하고 상벌을 준엄하게 함으로써 징악권선(懲惡勸善)의 뜻을 정표하는 일은 모두가 황제의 마음에서 나온 일이다.
항상 경계하는 마음을 지니고

편안하고 어진 마음을 베푸니 常持警誡綏仁惠
【註】늘 창생을 생각함이 갓난아기 생각하는 것보다 더하니, 늘 두려워하면서 자리에 있고 근심하고 조심하면서 조정에 임한다. 마치 썩은 새끼줄로 말을 몰고 가듯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
운세가 우연히 태평시대를 이어가서

꼴 지는 신세를 면하게 되었다. 運偶承平免負芻
【註】만대에 창성하기를 기약하니 운세는 한가하고 편안한 시대를 만나게 되었다. 백성들은 세속의 언덕에서 편안하고 나라는 부강하고 집안은 비옥하여 도로에서 노래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모두가 서울의 언덕을 읊조린 노래였다.

구별해서 움직이고 교령을 펼치며 區別動來敷敎令
【註】호령을 내어 명령을 베풀고 어둠을 몰아내어 밝은 곳에 오른다. 아울러 옛 것을 고쳐서 새 것을 안정시키고 풍속을 옮기고 바꾸며, 예악(禮樂)을 중흥시켜 전장(典章)을 만들었다.

한가한 여가에 얽히고설킨 일이 적기를 바라네. 庶幾閑暇少縈紆
【註】만기(萬機)4)의 한가로운 날과 서정(庶政)5)의 여가가 있을 때에는 혹 명해서 거문고와 바둑을 두고 혹 한묵(翰墨)을 열람하며 무위의 교화를 즐기고 유도(有道)의 기풍을 창달한다.

일천 봉우리 길은 험해 삼도의 고을은 아니지만 千峯路險非三島
【註】일천 봉우리가 초록빛 속에 문을 닫고 만길 산봉우리가 공중에 서리어 있다. 비록 3도(島)6)의 고을은 아니지만 자못 10주(洲)7)의 아름다움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사람[幽人]8)이 이곳에 이르러 발길을 멈추는 일이 또한 먼 일이 아니로다.

나뭇잎처럼 가벼운 배 한 척을 오호9)에 띄우노라. 一葉輕舟泛五湖
【註】가슴을 비운 선비와 바탕[素]을 길러가는 무리들은 높이 일엽편주에 올라타고 멀리 오호 위에 배를 띄운다.

갈라진 물줄기 길이 흘러 큰 운세는 영원하리니 分派長流丕祚永
【註】‘길이 흐른다[長流]’고 한 것은 천황(天潢)10)을 말한 것이다. 천하(天河)의 분파는 도도하게 멀리까지 흘러들어가 아득히 나루의 끝이 없으니, 흩어져 베풀면 곧 천택(天澤)11)이 되고 지파로 갈라지면 곧 긴 강물이 된다. 성조(聖朝)의 유서를 이어가며 드리워진 축복과 혁혁한 업적의 흐르는 향기가 실로 강물의 분파와 같이 신령한 근원을 크게 나타나게 하여 영원한 복조는 가없는 아름다움이라, 바야흐로 모든 큰 물줄기를 이루었다.

온 나라에 서로 발길이 이어지며 친소를 구별하리라. 寰瀛相踵別親疎
【註】아비는 자애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우애 있고 아우는 공손한 것이 백성들의 요도(要道)이다. 정치의 교화가 이미 흡족하고 어진 베풂이 이미 펴지니, 나라 안의 사람들이 발길이 저절로 이어지고 친소가 화목하여 효도로 돌아오게 되었다.

간악하고 속이는 것은 이미 근원이 다 막혔으니 姦欺已塞根源盡
【註】둘러싼 바다 안에 화목하고 청정한 교화가 베풀어졌으니, 조정은 곧고 밝은 신하를 임용하여 강직한 법에 빛남이 있게 되었다. 상을 주거나 관직을 박탈함에 질서가 잡혀 간악하게 추구하는 무리와 속이는 무리들이 흉포하고 미친 행위를 자행할 수 없게 되고, 그들의 교만하고 버티는 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포악한 무리는 슬며시 사라지고

덩굴진 풀은 제거되었다. 暴虐潛消蔓草除
【註】교화가 미치지 못하는 곳은 모욕과 오만을 스스로 남기게 되어 포악하고 잔학한 정치가 이루어진다. 농공(農工)이 부지런하지 아니한 곳에서는 덩굴풀이 무성하게 뻗어나서 농사를 망치게 된다. 지금은 무위의 도가 뚜렷해져서 큰 공덕이 두루해지고 강포(强暴)한 사람들이 서로 깔보고 업신여기지 못하게 되었으니, 마치 덩굴풀이 농사에 있어서 그 무성한 덩굴을 마음대로 뻗어가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아졌다.

재주와 학문이 높은 사람들이

조정의 명령에 귀순하니 才業所高歸汗渙
【註】하늘을 경륜하는 재능을 안고 다스림을 보좌하는 그릇을 품고 있어 고기직설[皐蘷稷卨]12)과 같은 명신과 팔개팔원(八凱八元)13)과 같은 사람이 제왕으로 하여금 밝음이 일월과 가지런하게 하고 은택이 우로(雨露)와 같게 하니, 이를 베풀면 우악한 혜택을 행하여 천지 안에 조서(詔書)를 내리게 되고 동물ㆍ식물 가운데서 혜택에 젖게 하는 것이다.
공로를 포상함에 왜 치켜세워

추천하는 일을 아끼겠는가? 賞功何悋借吹噓
【註】선한 사람을 포상하고 악한 사람을 깎아내리는 일은 『춘추(春秋)』에 기재되어 있다.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벼슬을 더해 주어 작위(爵位)에 준하게 하고 공이 없는 사람에게는 지위를 깎아 관직을 강등한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봄이 오면 곤충들이 시절 따라 하품을 불어대면서 태어나게 되고, 가을이 오면 만물이 따라 숙살(肅殺)14)되어 떠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불초한 사람은 숙살되는 것이 마땅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면 치켜세워 추천하는 일을 어찌 아끼겠는가?

미친 마음이 자취를 감추고 모두가 법도에 근거하니 狂心屛跡皆依度
【註】현명한 사람을 임용함에 의심하지 말아야 하며, 공이 있는 사람을 포상함에 사심이 없어야 한다. 그리하면 미쳐 날뛰거나 어리석고 비루한 무리들이 또 어떻게 탐욕과 잔학한 마음을 부리겠으며 교활하고 어지러운 뜻을 마음대로 행사하겠는가? 근심이 동하면 물에 빠져 죽을 곳을 찾아가고 두려움이 심하면 황량하고 편벽한 변방에 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우리의 전장(典章)을 따라 이 제도에서 삼가야 한다.
온 나라 사람들에게 관대하여

어리석은 사람들을 바로잡았네. 率土咸寬整下愚
【註】온 하늘 아래 땅이 왕의 땅 아닌 곳이 없고, 온 땅의 가장자리 백성이 왕의 신하 아닌 사람이 없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만국의 풍조가 한 사람의 교화에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성조(聖朝)는 덕택이 이미 넓고 인혜(仁惠) 또한 도타우니, 의지할 곳 없는 늙은이로서 누가 어리석고 몽매함을 바로잡아 주기를 원하지 아니하겠는가? 우리 임금님의 법도를 품수하면 이를 넘어서는 법을 또 어디서 듣겠는가?

헌법으로 멀리 교활한 좀벌레를 꺾고 憲法逈然摧狡蟲
【註】헌장에는 법칙이 있고 법령에는 규약이 있다. 멋대로 도리에 거슬리는 무리와 교활한 무리들은 스스로 간사한 행위를 끊고 함께 바른 헌장을 받들어, 마치 좀벌레가 나무에 있어도 베풀어 할 일이 없는 것과 같아진다.
공평한 마음으로 갑자기 나타나

아름답고 거친 것을 가려내었네. 公平俄見辯精麁
【註】공평한 논리는 정밀하고 거친 문이다. 일은 그런 일이 있어도 이치에는 부당한 이치가 없다. 가려내 구별하는 것이 정화(政化)와 부합되면 공정하고 맑은 길이 갑자기 밝게 소생하는 곳에 나타난다. 이들에게 맡겨서 관직을 부여하면 모두 그 도리를 얻게 된다.

순화한 기풍은 이미 경박한 태도를 변하게 하였으니 淳和已變澆漓態
【註】옷을 날이 밝기 전에 찾아 입고 알뜰하게 도리를 이루어 경박한 풍속을 모두 순박한 고풍으로 돌아가게 하고자 지혜를 지키며, 어리석은 사람을 복종시켜 모두가 그 태도를 얻게 되었다.
분주하게 다투듯이 예의와 양보를 알고

그곳으로 달려가네. 奔競還知禮讓趍
【註】자취를 숨기고 속세를 피해 있던 무리가 나루터에 도달하여 용서받음으로써 모두가 다시 집과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완고하고 시끄럽고 우둔한 범부들이 문명의 세상을 만나게 됨으로써 모두 예악의 도리를 알게 되었다.

늙은이는 점차 고향의 밭두렁을

경영하기를 바라게 되었고 庶老漸營鄕巷陌
【註】성채와 마을 사이 골짜기와 밭두렁 안에 가을이 풍성하여 풍년이 드니, 속세의 언덕에서 백성들은 편안하다. 즐겁도다, 늙음에 가까운 사람들이여. 아름답도다, 승평의 치화(治化)여. 밭 갈고 김매는 일 경영하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제자리를 이룩하게 된 것이다.
지키는 신하는 할 일이 없어

소송하는 뜰은 비어 있구나. 守臣無事訟庭虛
【註】우뚝하고 높은 성인의 교화로 감옥은 비어 있고 옥리(獄吏)는 항상 맑고 한가롭다. 탕탕하구나 황풍(皇風)이여, 소송은 멎고 공사가 태평한 마음을 편다.

흉금을 털어 놓고 함께 풍류를 지키는 소리 듣기 원하니 願聞啓沃同韶護
【註】‘소호(韶護)’는 바른 소리의 음악을 말한 것이고 ‘계옥(啓沃)’은 직간(直諫)하는 말을 표현한 것이다. 충성되고 곧은 말을 들으면 소호(韶護)의 곡조를 얻은 것과 같다는 말이다.

지극한 이치는 충성되고 곧아서 아첨하는 것을 미워하네. 至理忠貞惡詔謏
【註】선왕이 고른 선비들을 생각하면 아첨하는 사람은 견책하고 유배 보냈으며, 옛 성인이 현명한 신하를 뽑은 일을 생각하면 충성스럽고 선량한 사람을 기록하여 등용하였다. 지금 옛 일을 본받아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게 나아가게 되면 간사하고 아부하는 사람은 스스로 물러가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순수하고 정직하여야

오직 은혜에 보답할 수 있으니 純直但能酬雨露
【註】신하된 도리는 순수하고 정직함이 앞선다. 은혜에 이미 비와 이슬 같이 젖었으니, 그것을 갚는 길은 충성스럽게 부지런히 힘쓰는 것이 합당하다.
긍지를 지니면 반드시

어긋난 다른 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네. 矜持必可離差殊
【註】대도의 순일한 진리에 긍지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단(異端)을 뛰어 넘어 마음속의 분규를 멎게 하니, 자연히 어긋나고 다른 길에서 벗어나게 된다.

높은 곳에 오르면 눈 아래에 낮고 천한 것이 남아있고 升高目下存卑小
【註】높은 곳에 오른 사람을 모두 아래에서부터 올라가서 진리를 함존(含存)하고 있다. 낮은 하류의 인물들은 그의 겸손한 광채에 자리 잡을 수 없으니 그들은 편안하면 위태함을 잊게 되고 귀한 데 처하면 천한 시절을 잊게 된다.
그른 것을 버리고 훌륭한 것을 따르면

심오한 구역에 들어간다. 捨短從長入奧區
【註】그 단점을 버리고 그 장점을 따라가는 사람은 이른바 줄이고 또 줄인 사람으로 대도의 깊고 깊숙한 구우(區宇)에 들어갈 수 있다.

혁혁하게 밝은 세상 풍속을 기뻐하여서 赫弈明然欣世俗
【註】혁혁하게 밝은 것은 곧 제왕의 도이니, 일월이 밝게 비추는 것과 같다. 천하에 해와 달이 두루 비추듯이 사심이 없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백성들은 그 제왕이 하사하는 은혜를 받음으로써 흐뭇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희이의 도에 통하여 하늘의 부적을 손에 쥐었네. 希夷道泰握乾符
【註】보아도 보이지 아니하는 것을 ‘희(希)’라고 하고, 들어도 들리지 아니하는 것을 ‘이(夷)’라고 하니 이는 곧 성인의 무위의 도의 태연함이다. 무릇 이와 같이 되면 천부(天符)를 손에 쥐고 큰 보위(寶位)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넉넉하게 포용하여 엄연하고 청아하여

백성들을 다 제도하니 優容儼雅周通濟
【註】‘넉넉하게 포용한다[優容]’는 것은 왕도가 탕탕함을 말한 것이니, 엄숙하고 온화하며 고상하여 두루 끝까지 절도가 있어 만방을 모두 제도하여 원근이 안정되고 모두가 숙연해진다.
비루한 곳을 넓히고 크게 하여

가르침을 만들고 펼치었네. 鄙陋恢張作敎敷
【註】비루한 풍속을 성인은 모두 갓난아기처럼 본다. 그런 까닭에 지극한 도를 널리 벌려 가르침을 만들어 부연하면서 교화하고 인도하는 것이다.

등급을 바꾸고 옮겨 후덕한 것을 숭상하느라 等級遞遷崇厚德
【註】모든 관리들이 등급이 바뀌고 옮겨지는 이유는 덕으로 등급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위계가 있는 사람은 다투어 가며 그의 덕을 닦는 것이다.
어찌 편안한 곳에 거처하며

서로 구속할 여가가 있겠는가? 豈遑安處用相拘
【註】임금이 되는 것도 어렵고 신하 노릇을 하는 것도 쉽지 아니하다. 또한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도 오히려 마음을 비움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게 되는데, 어찌 아랫자리에 있는 사람이 마음을 다하지 아니하고 임금을 섬겨서야 되겠는가? 반드시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잠을 자고, 거처에 편안할 여가가 없어야 총애와 치욕의 근심에 구애받는 일이 없는 것이다.

단정하고 장중하게 선을 다하면 큰 복을 부르나니 端莊盡善延鴻福
【註】단정하고 장중한 몸가짐은 곧 선비의 상도(常道)이다. 이것으로도 오히려 큰 복을 받을 수 있거늘 하물며 천하를 생각하고 겸제(兼濟)에 힘쓰는 사람에게 하늘이 도움을 드리우지 아니하겠는가?

순박함에 되돌아가 끝까지 모범을 세우기를 기한다. 返朴終期立楷模
【註】무릇 제왕이 생각하는 행이란 오래도록 순박한 풍조로 되돌아갈 마음을 품고 끝까지 반드시 이루겠다는 뜻을 이룩하는 일이다. 이는 무릇 천 년 뒤까지 한 모범을 세우고자 하기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란 쉽게 잃는다는 것을 누가 알겠나? 成敗誰知容易失
【註】얻고 잃는 사이란 마치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쉬운 일이다. 반드시 어려움으로써 쉬운 것을 도모하여야 하며, 참으로 쉬운 것으로써 어려운 일에 따라가서는 안 된다. 그런 까닭에 실패가 많은 것이다.
편안함과 위험함에서

아름다운 명성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安危美譽甚難乎
【註】‘편안하고 위태로운[安危] 길’, ‘아름다운 명예[美譽]의 이름’은 이치를 끝까지 추궁해서 말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천 년의 나날을 피하지 아니하고 노심초사하여 焦勞不避千年日
【註】천 년의 운세가 삼대(三代)에서 나와서 법규로 숭상되었고 아침을 기다리는 부지런함이 만방과 더불어 법칙이 되었다. 그런 까닭에 비록 노심초사하더라도 이를 피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만억의 화로 삶는 듯한 고난을 구제하였다. 救苦如烹萬億爐
【註】천지음량을 ‘화로[爐]’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릇 그것이 만물을 성숙시키기 때문이다. 지금 사람들의 고난을 구제하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베풀기 위해서 그 화로를 논하는 것은 부지런히 구제에 힘쓰기를 쉬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찌 한두 가지에 그치겠는가? 곧 만억의 화로에 이웃하게 되는 것이다.

거취에 항상 경개한 지조를 지니고 去就若恒持耿介
【註】사람이 임금을 섬기는 것은 아들이 아비를 섬기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절선진추(折旋進趨)15)에 완연히 겸손과 결부되어, 무리를 뛰어넘고 하늘을 찌르는 회포가 있고 활달한 큰 도량을 쌓아 마음이 굳기가 돌 같아진다. 성품이 곧은 소나무에 비유되니 이것이 경개한 지조를 지닌 사람이다.
절조를 다하여 멀리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

좋은 도모이다. 遠傾竭節是良啚
【註】돌과 구름이 교화하는 곳을 향하여 바다를 건너 왕을 찾아오는 것은, 모두 지조를 동정(彤庭)16)에까지 다한 것이며 신하의 절도를 단금(丹禁)17)에까지 다한 것이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섬기고 위태한 곳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좋은 도모이다.

오직 곧은길에 기대서 찾아와 벼슬을 구하고 但憑直道來干祿
【註】국가는 벼슬을 내걸어 선비를 기다리고 자리를 비워 놓고 현명한 인재를 구한다. 영특한 재능을 갖고 정직한 도를 가슴에 안고 백성을 구제하고 나라를 이롭게 하여 복록을 구하여 어버이를 봉양하는 사람은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사악한 마음을 돌려 교묘한 꾀를 쓰게 하지 말아라. 莫遣回邪用巧謨
【註】임금은 섬길 수 없게 되어 무고와 아첨하는 말만 입 안에 있고 교만하고 속이는 것이 마음이 되어 거짓을 찾아가고 진실을 버리니, 여우가 그의 얼굴이 되고 너구리가 그의 덕이 되어 심정에는 탐내고 다투는 정이 많고 말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지 않게 된다. 그런 까닭에 기지(機智)의 교묘함만 있게 되나니, 군자는 이를 근심하여 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훈고는 염열하여 다시 법으로 삼지 않으며 訓誥恬烈更不法
【註】성인이 덕을 숭상하고 업을 넓히는 이유는 곧 밖으로는 농상(農桑)을 가르치고 안으로는 문교(文敎)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남쪽에서 풍속을 고쳐 예(禮)를 세워 화평하고 즐겁게 널리 드러내고 무위(無爲)로써 하늘이 이룩되고 땅이 평화로워졌다. 지난 조정의 사치한 규모를 다시 고쳐 누대의 번잡한 제도를 고치게 되었다.

품제에는 스스로 고른 옮김이 있음을 깨닫는다. 品提自覺有均輸
【註】잘 갖추어진 황제의 계책에는 빛남이 일어나 울려 퍼지면서 사물을 구휼한다. 물건에 버릴 물건이 없고 사람을 써도 사람에 버릴 사람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산의 나무, 개울의 소나무가 모두 수레바퀴 안에 들어오고 누각이 있는 언덕, 물 마시는 골짜기가 모두 제왕의 행차를 모시는 것이다.
창성한 조정에서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탐리를 징벌하였으나 昌朝畏愛懲貪吏
【註】아랫사람에 임할 때는 혁혁한 모습이 있으나 대중을 거느릴 때는 관대한 마음으로 거느리니 요임금[堯日]의 비춤과 같고, 두려워하는 것도 없고 사랑하는 것도 없으니 순임금[舜絃]의 가르침에 비유된다. 당(黨)도 없고 편(偏)도 없으니 가까우면 삼가하고 먼 곳은 편하게 하여 형벌은 맑아지고 풍속은 성해진다.

우리 시대의 전형은 대부에게 맡겼다. 我代銓衡委大夫
【註】빛나는 집[光宅]18)을 건립하여 온 나라 안이 하늘의 밝은 명을 받들고, 전형을 맡은 상사(上士)는 요행의 문을 단절하고 형평을 지키는 신하는 보필하는 덕을 쌓게 되는 것이다.

주성은 인연이 닿으면 위수에서 사냥할 것을 생각하니 主聖當因思獵渭
【註】‘위수에서 사냥한다[獵渭]’는 것은, 예전에 주(周)의 문왕(文王)이 천하를 갖게 되었을 때에 여망(呂望)이 주(紂)의 난을 피하여 숨어서 위수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는데, 문왕이 현명한 신하를 이곳에서 얻는 꿈을 꾸고는 천렵에 나가 위수 가에서 만나 그를 등용하였던 일을 말한다. 문왕이 그의 현명함을 알고 그를 임용하니 과연 훌륭한 보필자가 되었고 후에 큰 공훈을 세웠다. 이는 성덕(聖德)의 문명함이 하늘의 뜻에 응부(應符)하여 현묘한 감응이 일어났음을 말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 『시전(詩傳)』에 “현명하도다. 나를 보필하는 재상이여, 천개(天階)에 모여 들었도다[輻湊]”라고 한 것이다.

신하가 교만하여도 반드시 산호를 치지는 않는다. 臣騎未必擊珊瑚
【註】신하된 도리의 훌륭함은 겸양과 공손함에 달려 있다. 조금이라도 마음대로 교만해서 뽐낸다면 어떻게 끝까지 길한 운세를 보전하겠는가? 예를 들면, 석숭(石崇)19)이 부자임을 믿고 왕이 좋아하는 산호의 홀(笏)20)을 쳤으니, 반드시 재앙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 그 예이다.

신비한 광채가 밤에 곤륜산의 옥을 비추고 神光夜燭崑山玉
【註】높은 산에는 경옥(瓊玉)을 쌓아 빛나고 아름답게 그 광채를 비추며 따뜻하고 윤기 있어 흠집이 없다. 이는 무릇 덕을 비유한 말이며, 또한 성인의 교화하는 일은 흡사 기인한 보배와 같아서 그 신비한 광명이 비추지 아니하는 곳이 없다는 말이다.

벽월은 하늘에서 합포21)의 진주를 나눈다. 璧月霄分合浦珠
【註】달의 광채가 나누어 빛나서 훤하게 거울 같이 사심 없는 비춤이 된다. 진주가 합포로 돌아오니 이에 화덕(化德)의 공이 나타나게 되었다. 무릇 사심 없이 사물을 비추어 사물이 복귀하지 아니하는 것이 없게 한 것을 말한 것이다.

아득한 항하의 모래는 파란 하늘을 흔들고 縹緲恒沙搖碧落
【註】‘아득하다[縹緲]’는 것은 높고 먼 모습이다. 고운별이 분방(芬芳)하여 파란 하늘을 띠 두르고 높고 또한 멀어서 이를 바라볼 수 있으니, 도정(道情)에 적합하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붉은 연꽃이 젖어든다. 霏微雲雨潤紅蕖
【註】‘붉은 연꽃[紅蕖]’은 부용을 말한 것이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때맞춰 이것을 젖게 하여 물에 젖어 광택이 나니 이를 완상(琓賞)할 만하다는 말이다.

꽃잎이 날려 나무에서 일어나니 숨어있던 새가 놀라고 花飛起樹驚幽鳥
【註】봄에는 모든 풀이 기름지고 꽃과 나무가 빛난다. 이에 더하여 그윽한 새소리가 경치를 아름답게 하여 화창한 도가 스스로 꽃 피게 되니, 어떤 즐거움이 이와 같은 것이 있겠는가?

물위에 맑은 하늘이 깃들어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본다. 水壓淸天看躍魚
【註】한가로운 발걸음을 옮겨 경치를 완상하며 마음대로 임천(林泉)을 산책하고 뛰노는 물고기를 구경하니 냉랭한 기운이 밝은 하늘에 침노한다. 또 날마다 도덕을 닦는 여가에 무위하고 무사하니 자성에 맡겨 소요할 만하였고 구경할 만하였다.

북궐에서는 정예 군인들이 말 타고 활 쏘는 모습을 열병하고 北關閱兵精騎射
【註】임금은 병풍을 등지고 친히 용도(龍韜)를 쓰다듬으며 말에 먹이를 주고 군사들을 격려하며, 긴 말고삐를 멀리 몰고 가 무인(武人)들을 열병하여 전투를 교열하고 안위(安危)를 제동한다. 이는 무공을 빛내기 위한 것이 아니고 항상 왕도를 보좌하기 위한 것이니, 금고(今古)에 어찌 이와 같은 웅사(雄師) 백만 명의 웅대한 군사가 있었겠는가?

남방에서는 수역의 출정 길로 내려간다. 南方下水役征途
【註】강이 많은 고을의 땅에서는 논[水田] 농사에 힘쓴다. 호미를 등에 업고 논에 물 대며 씨 뿌리고 논 갈고 김매면서, 늘 출정하는 길을 생각할 때마다 나아가 긍지를 지니고 힘써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덕음은 탕왕의 그물이 삼면이 열려 있었던 것과 같으니 德音湯網開三面
【註】어진 마음은 친지에 깊고 은혜는 일월에 다하니, 탕왕(湯王)과 성왕(成王)이 삼면(三面)의 그물을 연 것과 비슷하다. 짐승과 새들도 그 혜택을 입게 되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도 극히 좋아 이를 미루어가니, 변방에서도 역시 그 가엾이 여기는 덕을 입게 된 것이다.
물에 빠진 백성들을 구제하니

나라의 네 구석이 즐거워하였다. 拯溺黎樂四隅
【註】무지하고 어리석은 백성들을 구제하니 모두가 그 이익과 공덕을 알게 되고, 마음대로 그들이 하고자 하는 업을 따라 각기 그들의 업을 맡아보게 되었다. 편안하도다, 팔극(八極)의 사이여. 즐겁도다, 사우(四隅)의 안이여.

조정의 의식을 받아 받들고 직공을 닦으며 禀奉朝儀修職貢
【註】조정의 의식과 전장(典章)이 갖추어져 거양되고 예의의 모습이 모두 닦여지니, 제후(諸侯)가 모두 조정의 의식을 품수하고 만국이 뜻을 모아 직공(職貢)을 닦게 되었다. 『서전』에 이르기를 “우(禹)임금은 구주(九州)를 나누어 그 땅에 맡겨 공물(貢物)을 바치게 하였다”고 하였다.

경상을 바라보려고 뗏목에 올라탄다. 觀膽景象駕乘桴
【註】사해에 파도가 없으니 뗏목을 타고 들어와 조공(朝貢)을 바친다. 팔만(八蠻)이 옷깃을 여미고 보물을 헌납하며 조정에 와서 우러러 천조(天朝)를 받들며 빛나는 기상의 높은 것을 보게 된 것은 곧 황실[皇家]의 성대한 행사이다. 이는 무릇 왕도가 한결같이 평탄함을 말한 것이다.

진천에 과실이 익으니 앵무새가 생각나고 秦川菓熟思鸚鵡
【註】앵무새는 진(秦)나라와 농서(隴西)22) 지방의 사이에서 나온다. 초록색 털에 분홍색 주둥이를 갖고 능히 사람들의 말을 흉내 낼 수 있어 보통 새와는 다르다. 그런 까닭에 특수하게 귀중한 대접을 받는다. 늘 하천 유역의 벌판[川原]에 있으니, 과실이 익을 때가 되면 이로 인해 곧 생각이 나서 이를 읊게 된 것이다.

택국에 봄이 다할 때면 자고새를 읊조린다. 澤國春殘詠鷓鴣
【註】강남의 나라에서 자고새가 온다. 날개가 비단 같아 시민들의 시[騷雅]의 읊조림 속에 들어온다. 또한 매화꽃이 초나라 땅에 남아 있고 봄은 강남의 언덕에 저물어 감에 날개를 들어 올려 평평한 나뭇잎과 같이 서로 울며 멀리서 달래니, 부(賦)23)는 아름다운 시구를 이루고 아득히 느긋한 정을 이루게 된다.

나라 밖에서 방종한 마음으로 한가하게 세상을 피하여 숨고 域外縱情閑隱逸
【註】‘나라 밖[域外]’이라는 것은 세상 밖을 말한 것이다. 고상한 선비들은 정을 풀어놓고 생각이 편안하여 온갖 경치에 노닐며, 바위 계곡에서 이름을 숨기고 신선세계에서 도를 창달한다. 모두 임천(林泉)에서 벗어나서 성인이 도와 합치하게 된 것이다.
마을 안에서는 배를 두드리며 나무꾼이나 고기잡이가 노래를 부른다. 村中鼓腹唱樵漁
【註】요순의 시대에는 교화가 나라 안에 행해져서 나라 사람들이 그 교화를 즐겼으니, 비록 밭두렁 사이라 하더라도 자연히 배를 두드리며 나무꾼으로서 또 고기잡이로서 각기 그 자성을 노래하였다.

굽고 녹이는 재상의 솜씨는 현오함을 다하여 陶鎔鼎鼐窮玄奧
【註】조화의 용광로[鑢]를 열고 만물을 도용(陶鎔)함에 그 솥과 가마솥이 화합하니, 묘함이 현공(玄功)을 다하고 움직임이 무사(無私)한 마음과 합치하여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가운데 지리(至理)와 부합한다. 『서전』에 이르기를 “상(商)의 고종(高宗)이 부열(傳說)24)에게 명하여 소금과 매실(梅實)을 솥 안에 섞어 맛보게 하였다”25)고 하였다. 이는 사람이 하늘을 대신하여 두 가지로 그 상(象)을 취하게 한 것이다. 현오한 이치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인륜의 궤범이 되어 기유가 끊어진다. 軌範人倫絶覬覦
【註】하늘이 그 상(象)을 드리우니 성인이 이를 법칙 삼아 행한다. 그런 까닭에 규범을 이루어 아래 땅에 거울이 되는 것이다. 인륜이라는 것은 같고 차이나는 것을 말한 것이고 ‘기유(覬覦)’라 한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무릇 인륜이 하늘을 우러러보고 이를 거울삼으면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스스로 멈추게 된다는 말이다.

상쾌한 기운 고르게 조절되니 몸의 힘이 튼튼해지고 爽氣調身力健
【註】상쾌한 기운이란 가을의 절후를 말한 것이다. 성인(聖人)의 조원(調元)은 골고루 온화함에 이르게 한다. 또한 『주역』에서는 이르기를 “천행이 이루어진다[天行健]”라고 하였으니, 사람의 몸에는 천지의 기운이 갖추어 실려 있기에 절후가 행해지면 사람의 몸도 따라 행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흐린 날씨가 개이니 탕탕한 바람 불고

기러기 서로 부른다. 陰晴蕩颺鴈相呼
【註】구름이 거두어지고 안개와 노을이 거두어지니, 공허하고 드넓게 개인 하늘에 가을 기운이 숙연히 맑다. 경물(景物)이 공허[蕩然]하여 마침내 나그네 기러기가 줄을 이루고 북방 요새를 찾아오는 것이 있게 되었기에, 절후에 응하였다고 말한 것이다. 「월령(月令)」26)에서 말하기를 “그 후 닷새가 지나니 실제로 기러기가 찾아왔다”고 하였다.

천 길 나무 그림자에 빛나는 연기 다채롭고 千尋樹影光煙彩
【註】천 길 되는 나무를 세우니 연기는 광채를 내었다. 이 모습은 뭇 나무 가운데 홀로 한 나무가 넓은 하늘에 솟은 모습과 비슷하다. 이는 지인(至人)의 총명하고 고매함이 뭇 선비의 위에 있음을 밝힌 말이다.

한 조각 강산이 그림 속으로 들어온다. 一片江山入畵圖
【註】지금 사해를 집으로 삼게 되니, 마침내 강산을 한 조각이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공자는 말씀하시기를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仁者樂山, 知者樂水]”고 하였다. 그런 까닭에 천하강산의 수려한 것을 그림 속에 들어오게 한 것이다.

나그네는 인연을 믿어 섬을 떠나고 野容信緣離島嶼
【註】군자는 몸의 기량을 숨기고 때를 기다려서 움직인다. 지금은 밝은 천자가 세상을 거느림으로써 바로 남면(南面)하여 옷을 드리우고 있으니, 험한 산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조공을 올리게 되고 포대기 속의 아기를 업고 귀순하니 나라의 빛남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시대가 표변하였기에 들에는 남아 있는 현인이 없게 되었으니, 황제의 은택이 미치지 아니한 곳이 없는 것이다.

지나가는 상인들은 서로 오가면서 형주와 오주에 배를 띄운다. 經商互往汎荊吳
【註】선기(璿璣)가 바로잡히게 되니 태계(太階)27)가 스스로 평탄해져서 예법이 진작되고 음악이 벌여지니 임금이 부르면 신하가 화답하여 억조창생이 업을 즐기게 되었다. 옥과 비단이 뜰을 메우고 장사꾼이 형주(荊州)와 오주(吳州)에서 배를 띄워 각기 그 자리를 얻게 되었다.
집을 떠나면서도

옷깃에 가득한 눈물을 싫다하지 아니하며 辭家勿慊盈襟淚
【註】길에 지키고 막는 끈이 없으니 헤어지는 사람은 먼 이별의 회포를 즐기고 나그네는 노래를 부르며 소매를 잡고 옷깃을 나누는 눈물을 면하게 되었다. 천하가 탕탕하여 사해에 근심이 없는 것이다.

명을 머금고 아울러 내구의 말에 올라타네. 銜命兼騎內廐駒
【註】멀리 황제의 명을 머금고 천리마를 달리니, 이 행차는 사방에 임금의 은혜를 퍼지게 하는 것이다. 행차는 유시한 명령대로 하여서, 내구의 말을 베풀고 근로(勤勞)를 위안하면서 마땅히 행동을 삼가야 할 것이다.

만 리 멀고 먼 길 구불구불 이어지는데 萬里迢遙程迆邐
【註】만리 길에 황제의 위덕[皇華]을 받드니 기러기는 구소(九霄)28)의 못에 끊어지고, 제왕의 도를 베풂으로써 가르침이 행해진다. 그런 까닭에 멀고 먼 길은 가까운 곳에서 먼 곳에 이어진 것이다.

구의산 높고 험하여 길이 울퉁불퉁하구나. 九疑高嶮路崎嶇
【註】사람은 높고 험한 것이 없으니, 구의산29)에 오름으로써 스스로 평평해진다. 마음으로 지존을 받드니, 나막신은 울퉁불퉁하지만 또한 탄탄하다. 진실로 충성되고 곧은 뜻을 품고 있다면 무엇 때문에 온갖 고초를 겪음을 근심하겠는가?
자기를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은 당연히 얻기 어려우니 解將省已應難得
【註】임금을 섬기는 사람은 지극히 비천한 몸을 가지고 지극히 존귀한 주인을 섬기니, 존비의 도가 합치하면 충절에 이지러짐이 없어진다. 늘 스스로 자기를 반성하고 항상 공이 없음을 부끄러워한다면, 이는 안목이 뒤바뀌지 아니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미혹한 사람들은 경박한 무리 속에 빠진 사람이다. 多是群迷陷薄徒
【註】천지 사이에 처하여 신하가 된 도리로 은혜를 받고 갚지 않는다면 충절이 온전하지 못한 것이다. 아무 하는 일 없이 국록만 축내면 어려움에 임하게 되는데, 구차하게 그곳을 면하는 사람은 스스로 경박한 무리에 빠져든 사람이다.

소나무와 담쟁이넝쿨이 빽빽한 먼 개울 골짜기에 살면서 遠占松蘿森澗谷
【註】소나무는 눈 속에서도 초록빛을 나누고 담쟁이넝쿨은 개울 바닥에서 구름을 이어 받는다. 이는 도를 배우는 사람이 바위 골짜기에 깃드는 것을 밝힌 말이다.

도를 이루어 학 같은 골격에 여윈 몸을 가졌구나. 道成鶴骨瘦肌膚
【註】도를 얻은 선비는 티끌세상과는 아득하게 달라서, 혹은 옥액신장(玉液神漿)30)으로 유지한 형모가 영원히 머물기도 하며 혹은 노을을 먹고 약을 복용하여 기(氣)를 보전하여 수명을 연장하기도 한다. 이는 곧 도덕이 이미 높아 학과 같이 맑고 여윈 모습이 되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하황31)의 변발한 오랑캐도 고향 땅을 생각하여 遐荒辮髮懷鄕土
【註】‘하황(遐荒)’이란 먼 국경지방을 말한 것이다. 변발(辮髮)32)한 오랑캐란 바로 이마에 문양을 새기거나 이빨에 구멍을 뚫는 무리들, 귀에 구멍을 뚫고 몸에 문신을 새기는 무리들을 말한다. 이들의 궁려(穹廬)33)는 눈 속에 있고, 이들의 토담집은 모래밭에 임해 있다. 그러나 항상 고향 땅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품고 있으니, 어찌 고향을 떠날 생각이 있겠는가?

전답을 도랑으로 나누고 도르래를 흔든다. 畎畝分溝掉轆轤
【註】이는 농사짓는 사람이 우물을 파고 두레박을 걸어 놓는 일을 말한 것이다. 밭이랑의 물은 도랑에서 나누어 싹에 물을 대주고 밭이랑을 적셔주니, 스스로의 천성대로 따르는 것이다.

성루는 질펀한데 공연히 저항하고 견주니 城壘漫令空抵擬
【註】‘성루(城壘)’라는 것은 저 먼 국경 지대의 요새를 말한 것이고, ‘만령(漫令)’은 저항하고 방어하는 사람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이는 다른 경계에서 인(仁)에 의지하고 먼 지방에서 의(義)를 사모하여 목을 길게 빼서 바라보고 섬돌을 쓸고 무릎을 꿇어 조정을 찾아오는 것을 밝힌 글이니, 곧 성인이 도덕으로 중생들을 교화하니 성루를 설치하는 수고를 하지 아니하고도 오랑캐의 침입을 막는다는 뜻이다. 싸우지 아니하고 훌륭히 승리하는 것을 표현한 글이다.

관문을 지킨 은혜 무거워 지탱할 수 없도다. 關防恩重不支梧
【註】‘관문을 지킨다[關防]’는 것은 곧 변방 먼 곳을 말한 것이며, ‘은혜가 무겁다[恩重]’고 한 것은 곧 그곳의 군사(軍師)를 말한 것이다. 성인이 도로써 중생들을 양육하고 덕으로 백성들을 교화하여, 마침내 먼 지방에도 전쟁이 끊어지게 하여 전원에서 마음대로 바라게 한 것을 말한 것이다.

시서예악으로 우주를 맑게 하고 詩書禮樂淸寰宇
【註】시서(詩書)를 일으키고 예악을 편 까닭에 바다에 둘러싸인 나라 안이 태평하고 맑아질 수 있게 되었다. 수레에 가득 실은 책이 혼연히 하나를 이루니 가을의 찬 기운이 초목을 시들게 하지 아니하여도 이루어지고, 엄하게 다스리지 아니하여도 다스려지는 것이다.

도덕을 일으켜 오는 것은 노나라의 선비에게 맡긴다. 道德興來任魯儒
【註】인의(仁義)가 퍼지게 되면 도덕은 더욱 높아지리니, 성루를 마련하는 데 힘쓰지 아니하여도 군사를 일으키는 일은 스스로 위임하고 문신들은 정치를 보필한다.

화목하게 기강이 모두 정숙하며 和睦紀綱皆整肅
【註】『서전』에 이르기를 “구족(九族)이 이미 화목하니 백성이 밝게 빛나고, 만방이 협력하며 조화를 이루니 여민(黎民)이 변한 시대에 화목[雍和]하다”고 하였으니, 이것이 이른바 대화(大和)의 보합(保合)인 것이다. 그러니 또한 무슨 정숙하지 아니한 기강이 있겠는가?

고르고 평등하게 길이 길러서 기쁨과 즐거움을 이루었다. 均平長養致歡娛
【註】고르게 당파가 없고 평등하에 치우친 것이 없으니, 그런 까닭에 길이 중생들을 보양할 수 있다. 이는 이른바 “품물(品物)이 함향(咸享)하여 그들로 하여금 각기 그 자성을 이루게 하는 것”으로, 반드시 환오(歡娛)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우임금이 호씨를 정벌한 공은 비유하기 어렵고 禹征有扈功難比
【註】우임금이 후사를 세울 때에 호씨(扈氏)라는 종족이 모든 5행(行)을 모멸하고 2정(正)을 버리고 멎게 하였으니, 마침내 6경(卿)을 소집하여 공손히 천벌을 행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 공은 비유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이다.

순임금이 묘족을 바로잡아 뜻대로 몰아냈다. 舞格苗民用意驅
【註】우순(虞舜)은 묘족(苗族)들이 이곳에서 꿈틀거림으로써 어둡고 미혹하여 공손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우(禹)에게 명령하여 천자의 말씀을 받들어 죄를 벌하게 하였다. 우에게 익찬(益贊)하게 하니, 우는 그 창성한 말씀을 받들어 황제가 곧 문덕을 크게 펴게 하고 찾아오게 하였다. 그런 까닭에 칠순(七旬)에 묘족이 틀이 잡히고 또한 토벌하여도 복종하지 아니하던 것이 토벌하지 아니하여도 스스로 찾아오게 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마음먹은 대로 몰아낸 것[意驅]’이다.
035_0946_a_01L御製秘藏詮懷感一百韻詩卷第二十六 卷上一統乾坤順太初方今之御極也六合無外萬邦克寧以無心而爲心不治而爲治恩霑草木信及豚魚玄同太始之風妙盡無爲之化故邈乾坤而一統也照臨無外越唐虞窮日之所照極月之所臨咸一乎心率歸大化故云無外也且堯有所不偸舜有所未行我朝兼而有之不越而何樂推大定聲聞遠不擧干戈而天下大定凡聲教所被孰不樂推必使乎千載之下無名而名不德而德故聲聞自遠也豈不然哉聽斷無疑自卷舒握機創歷執天下之柄以聽以斷可卷可舒則上帝之心授蒼生之福高懸睿鑑固無疑化導隨時彰覆載天以不言而覆而四時行焉地以不言而載而萬物生焉今御天下者以沈潛剛克高明柔克化之導之隨時之義遠矣哉所以彰天地覆載之德也周通利物混車書物卽萬彙之通稱也周無不備通無不該因民之利以利之則及物之心曾無有量矣故書軌以之而混同也慚寡昧齊堯世惟皇作極而民用康式驗帝書寔同堯代故云齊也又以其大而不言其大故云寡昧矣深愧微言頌帝居百代之下世出世間聖人之言通謂之微也多銘於帝座之側時或諷之必造其極然以生知自慶崇重前脩故特言之愧矣端拱未知何所措垂衣端拱負扆凝旒常慮政之未敷化之未洽而智用明略尚謂無所措焉招賢軫念慮關子國家懸科待士修仁來遠豐爵帙以禮忠良峻刑賞而旌懲勸竝出宸衷矣常持警誡綏仁惠每念蒼生過於赤子而兢兢在位惕惕臨朝如馭杇索以莅天下運偶承平免負芻代屬昌期運當扉泰民安俗阜國富家肥聞道路之歌竝京坵之詠區別動來敷教令發號施令黜幽陟明竝革故鼎新移風易俗中興禮樂載造典章庶幾閑暇少縈紆萬機暇日庶政餘時或命以琴棋或閱之翰墨樂無爲之化暢有道之風千峯路險非三島千峯鎖翠萬仞盤空雖非三島之游頗盡十洲之美幽人至止不亦遠哉一葉輕舟泛五湖懷靈之士養素之流高乘一葉之舟遠泛五湖之上分泒長流丕祚永長流天潢也滔滔遠注邈無津涯散施卽爲天澤分泒卽爲長河聖朝繼緖垂慶奕業流芳實猶分泒靈源丕顯永祚無彊之美方諸洪流寰瀛相踵別親疏父慈子孝兄友弟恭民之要道政化旣洽仁惠巳敷區宇之人自相踵繼和睦親疏歸乎孝道欺巳塞根源盡寰海宣穆淸之化朝庭仼鯁亮之臣剛憲有章賞黜司秩則姦宄之輩欺詐之徒不能恣彼兇狂肆其驕踞暴虐潛消蔓草除教化之所不及則侮慢自貽暴虐是作農工之所不勤則蔓草滋延敗乎稼穡今無爲道著可大功周强暴之人不相凌如蔓草之於農工不能恣其滋蔓矣才業所高歸汗渙抱經天之才懷佐理之器若皐夔稷卨入凱入元俾帝王明齊日月恩同雨露施之則爲乎渥澤汗渙於天地之內霑濡於動植之中者矣賞功何悋借吹噓襃善貶惡載在春秋有功者加位准爵無功者削地降官是知春之來昆虫逐吹噓而生秋之至品彙隨肅殺而謝不鰥則肅殺是宜若賢則吹噓何惜也狂心屛迹皆依度任賢勿貳賞功無私則猖狂愚鄙之徒復何恣貪殘之心縱猾亂之志動虞赴溺畏甚投荒遵我典章愼茲制度率土咸寬整下愚普天之下莫非王土率土之濱莫非王臣是知萬國之風繫一人之化聖朝德澤旣廣仁惠亦孚惸婆耆艾孰不願整愚蒙稟我王度踰越之法復何聞哉憲法迥然摧狡蠹憲章有則法令有規狂悖之徒狡猾之輩自絕姦詐俱奉條章如蠹虫在木無所施爲也公平俄見辯精麤公平之義精麤之門事有所歸理無不當辯別旣符於政化公淸俄見於昭蘇委之職官咸得其理淳和巳變澆漓態求衣未明孜孜致理欲使澆篱之薄俗咸歸淳朴之古風守智服愚皆得其態奔競還知禮讓趍遁迹避傜之輩逢肆赦而盡復家鄕頑嚚愚鈍之夫遇文明而咸知禮樂庶老漸營鄕巷陌堡里之間巷陌之內秋豐歲稔俗阜民康樂哉庶老之人美矣昇平之化得不營募耕耘皆遂其所矣守臣無事說庭虛巍巍聖化囹圄空而職掌淸閑蕩蕩皇風詞訟息而公私舒泰願聞啓沃同韶護韶護正聲之樂啓#直諌之詞閒忠讜之言若得韶護之曲至理忠貞惡諂諛想先王之選士譴謫謟諛念古聖之擢賢忠良錄用將今倣古忠貞進而狐媚自退矣純直但能酬雨露爲臣之道純直是先恩旣霑於雨露酬合效於忠勤矜持必可離差殊矜持大道純一之理者則必超乎異端息乎紛糾自然離差殊矣升高目下存卑升高者皆自下而擧理合存其卑下流其謙光不可居其安而忘其危處其貴而忘其賤捨短從長入奧區捨其所短從其所長者所謂損之又損可以入大道淵奧之區宇也赫弈明然欣世俗赫弈明然則帝道如日月之明照臨天下而無私也所以民受其賜而欣樂也希夷道泰握乾符視之不見名曰希聽之不聞名曰夷則聖人無爲之道泰然也夫如是可以握乾符而升大寶矣優容儼雅周通濟優容則王道蕩蕩儼肅和雅周極有截通濟萬方遠安邇肅鄙陋恢張作教敷鄙陋之俗聖人皆視如赤子所以恢張至道作教敷演而化導之等級遞遷崇厚德凡百之官所以等級遞遷者蓋以德而升也故有位者競修其德矣豈遑安處用相拘爲君之難爲臣不易且居上者猶虛心以御物豈居下者不盡心以事君必能夙興夜寐居不遑寧則寵辱之憂無以拘也端莊盡善延鴻福端莊乃士之常也猶可以資其大福況以天下爲懷務其兼濟而天不再祐乎返朴終期立楷模夫帝道之行也夂矣猶懷返朴之心終遂必成之志蓋所以欲立楷模於千載之下也成敗誰知容易失得喪之間其猶返掌耳必頃以其難而圖其易誠不可以其易而從其難也故多失矣安危美譽甚難乎安危之道美譽之名究理而言甚爲難也焦勞不避千年日千年之運出三代而崇規待旦之勤與萬方而作則故雖焦勞而不避也救苦如烹萬億爐天地陰陽所以謂之爐者蓋取其能成熟於萬物也今拯人之苦惠人之樂論其爐也孜孜汲汲寧止乎一二將鄰乎萬億矣去就若恒持耿介人之事君如子之事父是以折旋進趍宛約謙遜有倜儻之沖襟蘊豁達之大度心堅匪石性比貞松是持耿介矣遠傾竭節是良啚石雲向化航海來王皆竭志於彤庭盡臣節於丹禁捨小事大去危就安是良啚也但憑直道來干祿國家以懸爵待士仄席求賢有不羈之才抱正直之道濟民利國干祿養親者無不得意遂志者也莫遣回邪用巧謨事君不得以讒佞在口矯詐爲心造其僞而棄其眞狐其面而狸其德情多貪競言不由裏是以有機智之巧君子恥而不爲也誥恬然更不法聖人所以崇德廣業是乃外訓農桑內興文教扇淳風而禮和樂暢闡無爲而天成地平更往朝奢侈之規改累代繁難之制矣品提自覺有均輸藻繪皇猷發煇鴻祚恤物而物無棄物用人而人無棄人是以山木㵎松咸入輪轅之用樓丘飮谷皆陪鴛鷺之行矣昌朝畏愛懲貪吏臨下有赫御衆以寬同堯日之照臨有畏有愛比舜絃之教化無黨無偏邇肅遐安刑淸浴阜矣我代銓衡委大夫光宅寰區奉天明命司銓土士絕僥倖之門持衡之臣蘊輔弼之德也主聖當因思獵渭獵渭者昔周文王當有天下時呂望避紂之亂隱釣於渭文王夢得賢臣於是出獵渭濱之際遇而擧之文王乃知其賢而用果爲良弼後立大功斯謂聖德文明應符玄感故賢手輔翊輻溱天階者也臣驕未必擊珊瑚爲臣之道善在謙恭茍縱驕矜曷保終吉如石崇恃富擊王愷之珊瑚必不免矣神光夜燭崑山玉崔山積於瓊玉瑩然燭其光溫潤無瑕蓋比之於德旦聖人之所化洽異寶奇珍靡不燭其神光者璧月霄分合浦珠月彩分輝洞顯無私之照珠還合浦爰彰化德之功蓋燭物無私致物無不復者矣縹緲恒沙搖碧縹緲者高遠之貌麗景芬芳帶于碧落之上高而且遠足以觀之適于道情者上霏微雲雨潤紅蕖紅蕖則芙蓉也霏微雲雨時以潤之滋以光輝堪爲景玩也花飛起樹驚幽鳥春滋百卉花木燦然加以幽禽麗于景致暢道自樂何樂如之水壓淸天看躍魚閉步遊賞縱翫林泉觀魚戲躍冷浸淸天且曰道德之餘無爲無事足以任性逍遙堪觀者矣闕閱兵精騎射人君負扆親撫龍韜秣馬勵兵長轡遠馭閱武挍戰制動安危非耀武功常佐王道雄師百萬今古寧如也南方下水役征途江鄕之地水田所務負鋤灌水播殖耕耘每念征途遐矜力穡也德音湯網開三面仁深覆載恩極照臨類成湯解三面之網則翾飛被其澤惠極好生人推宥遇亦其矜憐之德也拯溺黎甿樂四隅拯救黎甿皆知利病任從所欲各親其業康哉入極之間樂矣四隅之內稟奉朝儀修職貢朝章備擧禮容咸修諸侯皆稟於朝儀萬國盡修於職貢書曰禹別九州任土作貢瞻景象駕乘桴四海無波乘桴入貢八蠻斂衽納賮來庭仰奉天朝觀光象魏乃皇家之盛事蓋王道之一平也秦川菓熟思鸚鵡鸚鵡出於秦隴之間翠毛紅嘴能效人言異於常禽故見殊貴每至川原果熟因乃思而詠之澤國春殘詠鷓鴣江國出於鷓鴣羽翼如錦入詩人騷雅之詠復以梅殘楚甸春晩江皐擧翼平蕪相鳴遠樹賦成佳句邈爾怡情矣域外縱情閑隱逸域外者世表也高尚之士放情逸意遊乎萬景藏名嵒谷暢道煙霞盡出林泉乃合聖道村中鼓腹唱樵漁堯舜之代化行于國國人樂其化雖田壤之間自然鼓腹而歌以樵以漁各遂其性陶鎔鼎鼐窮玄奧造化鑪開陶鎔萬物和其鼎鼐妙盡玄功動合無私潛符至理書云啇高宗命傅說爲鹽梅以和鼎味人代天二取其象也玄奧之理於斯在焉軓範人倫絕覬覦垂其象聖人則而行之故成規範鑑于下土人倫者等差也覬覦者倖望也蓋人倫仰乎天鑑倖望之心自止氣調匀身力健爽氣者秋之節令也聖人調元至于匀和又易云天行健人身備載天地時令旣行人身亦得行焉陰晴蕩颺鴈相呼雲收煙斂虛豁晴空秋氣肅淸景物蕩然遂有賓鴈離塞成行而來應乎節候月令云後五日鴻鴈來賓矣千尋樹影光煙彩建木千尋煙籠光彩頻扷群木獨聳長空是顯至人聰邁群儒之上矣一片江山入盡圖今四海爲家遂得江山言乎一片孔子云仁者樂山智者樂水故使天下江山秀麗盡入畫圖野客信緣離島君子藏器於身俟時而動今明天子以御世正南面而垂衣梯山入貢襁負而歸可以觀國之光取乎豹變則野無遺賢皇澤無不及矣經商牙往汎荊璿璣旣正太階自平禮振樂張君唱臣和兆庶樂業玉帛充庭商汎荊吳各得其所辭家勿慊盈襟淚道無艱阻離人樂遠別之懷客有行歌執袂免分襟之淚天下蕩蕩四鄙無虞銜命兼騎內廏駒遠銜竩命馳馹是行使于四方以敷君惠行如綸之令宣內廏之駒以慰勤勞宜愼行矣萬里迢遙程迆邐萬里之程奉皇華而鴻漸九霄之澤宣帝道以風行故迢遙之途自邇而遠也九疑高嶮路崎嶇人無高嶮登九疑而自平心奉至尊履崎嶇而亦坦茍懷忠之志叉何患乎艱苦者哉解將省巳應難事君者將至卑之軀事至尊之主尊卑道合忠節無虧每自省巳恒愧無功是知爲臣之不易也多是群迷陷薄徒處天地之間爲臣子之道承恩匪報忠節不全尸祿素飡臨難茍免者自陷薄徒也遠占松蘿森㵎松卽雪中分翠蘿乃㵎底承雲彰學道之人棲身巖谷者也道成鶴骨瘦肌鬳得道之士迥異塵俗或玉液神漿持顏永駐或飡霞服堡氣延齡此乃明道德旣高鶴儀淸瘦爾遐荒辮髮懷鄕土遐荒遠塞辮髮戎夷卽雕題鑿齒之徒儋耳文身之輩穹廬在雪白屋臨沙常懷戀土之心安有離鄕之畎畝分溝掉轆轤此明種植之人鑿以泉井架以轆轤畎水分溝灌苖潤畝任自天性矣城壘漫令空抵擬城壘卽指彼遠塞漫令則不在抵防此明異境依仁遐方慕義延頸歸附屈膝來朝卽聖人以道德化物不勞設壘而稟之乃明不爭而善勝也關防恩重不支梧關防乃言乎邊遠恩重卽述彼軍師卽聖人以道育物以德化民遂致遠方絕擧千戈乃田園任糞詩書禮樂淸寰宇興以詩書布以禮樂故得寰海晏淸車書混一乃不肅而成不嚴而治矣道德興來仼魯儒仁義旣布道德彌高不勞設壘興師自委文臣輔治也和睦紀綱皆整肅書云九族旣睦百姓昭明恊和萬邦黎民於變時雍所謂保合大和也又何紀綱而不整肅哉均平長養致歡娛均而無黨平乃無偏故能長養生聚所謂品物咸享令彼各遂其性必致歡娛也禹征有扈功難比禹嗣立以有扈氏威侮五行怠棄二正乃召六鄕恭行天罰故云功難比也舜格苗民用意驅虞舜以蠢茲有苗昏迷不恭命禹奉辭罰罪旣益贊于禹而禹拜昌言帝乃誕敷文德以來之故七旬有苗格且討而不服不討自來所謂用意驅也御製秘藏詮懷感一百韻詩卷第二十六丁未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천지와 사방을 말한다.
  2. 2)미련하고 못난 중생을 돼지와 물고기에 비유한 말이다.
  3. 3)중국의 도당씨(陶席氏)와 유우씨(有虞氏)를 함께 일컫는 말로서 즉 중국 역사상 가장 이상적 태평시대였던 요(堯)ㆍ순(舜)의 시대를 함께 부르는 말이다.
  4. 4)임금이 보살피는 정무(政務)를 가리킨다.
  5. 5)여러 가지 정사를 말한다.
  6. 6)전설 속에 나오는 바다 위의 신선산 셋을 말하는 것으로, 봉래(蓬萊)ㆍ방장(方丈)ㆍ영주(瀛洲)를 가리킨다. 보통 선경(仙境)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7. 7)도교에서 말하는 바다 속의 신선이 사는 열 곳은 명산이다. 보통 선경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8. 8)유인(幽人)이란 멀리 숨어사는 사람, 즉 은사(隱士)를 가리키는 말이다.
  9. 9)오호(五湖)는 ①고대 오월(吳越) 지방의 호수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그 설은 여러 가지여서, 오현(吳縣) 남부의 호수라는 설, 태호(太湖)라는 설, 태호 및 부근의 네 개의 호수라는 설, 태호 부근의 다섯 개의 호수라는 설 등이 있다. ②강남 오대호의 총칭이라고 한다. ③동정호(洞庭湖)이다. ④근대에는 화중(華中)ㆍ화동(華東)의 유명한 다섯 호수, 즉 동정호(洞庭湖)ㆍ파양호(鄱陽湖)ㆍ소호(巢湖)ㆍ홍택호(洪澤湖)ㆍ태호(太湖)를 가리키기도 한다. ⑤춘추 말 월국(越國)의 대부 범려(範蠡)가 월왕 구천(勾踐)을 보좌하여 오국(吳國)을 멸망시켰는데, 공을 이룬 후에 물러나 가벼운 배에 몸을 싣고 오호에 은거하였다고 한다. 『국어(國語)』 「월어(越語)」 하(下)에 나온다. 후에 이로 인하여 오호는 운둔의 장소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10. 10)천하(天河)를 말한다. 별이름으로, 여기서는 황족(皇族), 즉 제왕의 후예를 가리킨다.
  11. 11)하늘의 못이다. 전(轉)하여 황제의 은택(恩澤)을 뜻한다.
  12. 12)순대(舜代)의 명신인 고요(皐陶)ㆍ기(蘷)ㆍ후직(后稷)ㆍ설(卨)을 가리킨다.
  13. 13)팔개(八凱)는 팔개(八愷)로도 쓰며, 고대 고양씨(高陽氏)의 8재자(才子)를 말한다. 팔원(八元)은 고대의 전설 중에 나오는 8재자(才子)이다. 『좌전(左傳)』 「문공(文公)」 18년에, “고신씨에게 재주 있는 사람 여덟이 있었는데 백분(伯奮)ㆍ중감(仲堪)ㆍ숙헌(叔獻)ㆍ계중(季仲)ㆍ백호(伯虎)ㆍ중웅(仲熊)ㆍ숙표(叔豹)ㆍ계리(季狸)이었다”라고 하였다.
  14. 14)가을의 찬 기운이 초목을 시들게 하는 것을 말한다.
  15. 15)절선(折旋)은 오가고 달려 나가는 모양을 표현한 것이고 진추(進趨)는 나아가는 행동을 표현한 말이다.
  16. 16)동정(彤庭) 혹은 동정(彤廷)이라고 쓴다. 한대(漢代)의 궁정(宮廷)이 붉은 칠로 장식하였기에 이렇게 불렀으며, 후에 황궁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17. 17)단금(丹禁)이란 제왕이 사는 자금성(紫禁城)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궁전을 뜻한다.
  18. 18)광택(光宅)이란 거하는 곳이 빛나고 크다는 말로, 도읍을 건립한다는 말이다.
  19. 19)진(晉) 나라의 대부호인 석숭(石崇)을 가리키는 말로 집안에 금곡원(金谷園)이라는 화려한 정원을 두었기에 금곡노(金谷老)라고도 불린다.
  20. 20)신하가 임금을 뵐 때 조복에 갖추어 손에 쥐는 물건이다.
  21. 21)합포(合浦)는 한(漢) 나라 때의 군명(郡名)으로, 지금의 광서성(廣西省) 장족자치구(壯族自治區) 합포현(合浦縣) 동북쪽에 있었다. 현의 동남쪽에 진주성(珍珠城)이 있었는데, 백룡성(白龍城)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진주의 산지로 유명하였다.
  22. 22)농서(隴西)는 옛 군명(郡名)으로, 감숙성(甘肅省)의 별칭이기도 하다. 농우(隴右)라고도 한다.
  23. 23)문체의 하나이다.
  24. 24)중국 은(殷) 나라 고종 때의 재상으로 원래는 토목공사의 일꾼이었는데 당시의 재상으로 등용되어 중흥의 대업을 이루었다.
  25. 25)음식의 간을 맞추는 것인데, 전(轉)하여 임금을 보좌하여 선점(善政)을 베푸는 것을 말한다.
  26. 26)『예기(禮記)』의 편명이다.
  27. 27)태계(太階)란 옛날 별이름으로, 삼태(三台)를 말한다. 상태(上台)ㆍ중태(中台)ㆍ하태(下台)가 각각 두 개의 별로 서로 비견되며 비끼니, 마치 계급과 같아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삼공의 지위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고, 궁전과 묘당의 태계(台階)를 가리키기도 한다.
  28. 28)구소(九霄)란 하늘의 가장 높고 먼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도가에서는 선인이 사는 곳이라 한다. 비유하여 황제가 사는 곳을 말하기도 하며, 직접 제왕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29. 29)구의(九疑) 또는 구의(九嶷)라고도 쓴다. 산 이름으로 중국 호남성(湖南省) 영원현(寧遠縣) 남쪽에 있다.
  30. 30)도가에서 말하는 신선의 약을 가리킨다.
  31. 31)도성에서 멀리 떨어진 오랑캐의 땅을 말한다.
  32. 32)뒤로 길게 머리를 땋은 것을 말한다.
  33. 33)고대 유목민족들이 치고 사는 장막을 말하는데, 보통 북방 소수민족이 사용하였으므로 그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