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문수사리동자가 선주누각(善住樓閣)에서 나오면서 같이 수행하는 한량없는 큰 보살 대중과 항상 호위하는 금강신(金剛神)들과 온 세상을 위하여 위력을 나타내는 몸 많은 신[身衆神], 예전부터 굳은 서원을 세우고 부처님들에게 공양하는 발로 다니는 신[足行神], 예전 서원을 생각하고 법문 듣기를 좋아하여 쉬지 않는 땅 맡은 신[主地神], 깨끗한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법계를 장엄하고 중생을 축여주는 물 맡은 신[主水神], 지혜와 위력과 광명이 널리 비치는 불 맡은 신[主火神], 마니보배 관을 머리에 쓴 바람 맡은 신[主風神], 광명이 시방을 비추고 의식이 제각기 다른 방위 맡은 신[主方神],
무명의 어둠을 부지런히 없애는 밤 맡은 신[主夜神], 여래의 지혜를 일심으로 나타내는 낮 맡은 신[主晝神], 허공 법계를 두루 장엄하는 허공 맡은 신[主空神], 나고 죽는 바다에서 중생들을 방편으로 부지런히 건지는 바다 맡은 신[主海神], 뛰어난 마음으로 일체지를 향하여 훌륭한 선근 짐대[幢]를 모아 쌓는 산 맡은 신[主山神], 큰 서원으로 중생을 건지고 부처님을 찬탄하는 용맹하고 게으르지 않은 강 맡은 신[主河神], 중생들의 보리 마음의 성(城)을 부지런히 수호하는 성 맡은 신[主城神],
모든 중생을 항상 수호하는 용왕들, 일체지의 성을 항상 수호하는 야차왕, 중생들의 기쁨을 자라게 하는 건달바왕, 아귀들의 기갈을 부지런히 소멸시켜 주는 구반다왕, 모든 중생을 구제하여 나고 죽는 바다에서 건져내기를 항상 원하는 가루라왕, 중생들이 모두 세상을 벗어나서 여래의 힘을 성취하기 원하는 아수라왕, 허리 굽혀 공경하며 부처님의 가지가지 공덕 뵈옵기를 좋아하는 마후라가왕, 나고 죽음을 매우 싫어하고 부처님의 훌륭한 몸매를 항상 우러르기 좋아하는 여러 천왕들, 부처님을 존중히 여기어 공경하고 공양하고 찬탄하는 대범천왕들과 함께 있었다.
036_0018_a_02L문수사리동자가 이러한 가지가지 모양과 위덕(威德)으로 장엄한 큰 보살들과 여러 세간 임금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있던 곳으로부터 부처님 계신 데 와서 오른쪽으로 한량없이 여래를 돌았으며, 온갖 공양구로 가지가지로 공양하고, 공양을 마치고 나서는 정례하고 물러나 오른쪽으로 돌아 나와서 남쪽으로 향하였다.
이때에 사리불 존자가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문수사리보살이 여러 보살들과 모든 세간 임금들의 가지가지 신통과 위력이 자재한 대중으로 장엄하여 서다림으로부터 조용하게 나가는 것을 보고는, 그도 문수보살과 함께 남쪽으로 가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사리불은 그의 권속 60명의 비구들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있던 곳으로부터 부처님 계신 데로 와 예배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르면서 자기 생각을 여쭈었더니 세존께서 허락하셨다. 그래서 부처님을 세 번 돌아 하직하고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로 갔다.
이 비구들은 사리불의 교화를 받고 출가한 지 오래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사리불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해각(海覺) 비구ㆍ묘덕(妙德) 비구ㆍ복광(福光) 비구ㆍ대비(大悲) 비구ㆍ전덕(電德) 비구ㆍ정행(淨行) 비구ㆍ천덕(天德) 비구ㆍ실혜(實慧) 비구ㆍ범승(梵勝) 비구ㆍ적혜(寂慧) 비구 등 60명이니, 모두 지난 세상에 부처님께 공양하고 선근을 깊게 심었으며, 깊은 법을 모두 깨달았고 깊은 신심으로 가장 깨끗한 데에 들어갔으며, 뜻과 실행이 크고 넓어서 부처님 경계와 평등하며, 부처님의 교법을 올바르게 닦아 행하고 모든 법의 근본 성품을 분명히 알며, 중생들을 크게 이익케 하여 성숙시키고, 부지런히 부처님의 공덕을 구하는 이들이니, 모두 문수사리동자가 교화한 것이었다.
036_0018_b_02L“너는 문수사리의 깨끗한 몸매로 장엄한 몸을 보라, 천상이나 세상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다. 너는 문수사리의 둥근 광명이 사무쳐 비침을 보라,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 중생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너는 문수사리가 놓는 광명 그물이 미묘하게 장엄한 것을 보라, 중생들의 한량없는 괴로움을 없앴다. 너는 문수사리를 따르는 대중들의 위덕을 보라, 모두 보살의 지난 세상의 선근으로 섭수하는 것이다. 너는 문수사리의 걸어가는 길을 보라, 좌우로 여덟 보씩이 깨끗하고 평탄하여 여러 보배로 장엄하였다. 너는 문수사리의 머무르는 곳을 보라, 시방으로 주위에 항상 장엄한 도량이 있고 그를 따라 작용한다.
너는 문수사리의 다니는 길을 보라, 한량없는 복덕으로 장엄하였고 좌우에는 복장(伏藏)이 있어 가지가지 보배가 저절로 나온다. 너는 문수사리가 옛적에 부처님들께 공양한 선근으로 있는 데마다 여러 보배 나무가 있는 것을 보라, 그 나무들 사이에서 보배광[寶藏]이 열리어 장엄거리가 나온다. 너는 문수사리의 있는 데마다 모든 세간 임금들이 공양 구름을 일으키는 것을 보라, 모든 공양거리를 내리어서 두루두루 벌여 공양한다. 너는 문수사리를 보라, 시방 부처님들이 법문을 말씀하려 하실 때에는 모두 양미간의 흰 털로부터 광명이 솟아나와 문수사리의 몸을 비추고 정수리로 들어간다.”
이때에 사리불 존자가 비구들을 위하여 문수사리의 한량없는 공덕이 구족하고 장엄한 것을 찬탄하여 연설하였다. 비구들은 이 찬탄하는 말을 듣고 마음이 깨끗하고 믿음이 견고하여 기쁘게 뛰놀아 어쩔 줄을 모르며, 몸이 부드럽고 얼굴이 화평하여 업장이 스러지고 근심이 없어졌으며, 항상 부처님을 뵈옵고 바른 법문을 들으며 그것을 회향하여 일체지지(一切智智)를 구하고, 보살의 걸림없는 선근을 성취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힘을 얻었고, 다함 없이 원만한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내어 끝없는 큰 서원을 세우며, 모든 바라밀[度]에 들어가 구경의 저 언덕[彼岸]까지 이르렀으며, 시방의 부처 바다가 앞에 나타나 부처님의 경계를 깊이 냄을 대단히 좋아하였다. 그래서 사리불에게 이렇게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화상께서는 우리들을 인도하여 저 훌륭한 대장부를 가까이 모시도록 하시옵소서.”
036_0018_c_02L이때 사리불은 그 비구들을 데리고 문수사리동자에게 가서 예배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보살이시여! 이 비구들이 뵈옵고자 하나이다.” 그때에 문수사리동자는 한량없는 자재한 신통을 얻은 보살들과 다른 대중과 가지가지 권속들에게 둘러싸인 채 코끼리 왕처럼 머리를 돌려 여러 비구들을 둘러보았다.
비구들은 문수사리의 발에 예배하며 합장하고 서서 이렇게 여쭈었다. “거룩하신 문수사리 화상과 사리불과 세존 석가모니께서는 마땅히 다 아시리이다. 바라옵건대, 저희들이 오늘날 거룩한 문수사리보살을 받들어 뵈옵고 예배하고 공경하고 좋아하여 쌓인 선근과 또 저희들이 지난 세상에서 복과 지혜를 닦아 모은 선근으로써 우리들도 보살이 소유하신 그러한 몸과 그러한 상호, 그러한 음성, 그러한 자재 등 모든 공덕을 얻게 하여지이다.”
그 열 가지 마음이란, 모든 여래를 뵈옵고는 큰 마음으로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온갖 선근을 쌓아 끝까지 물러가지 않으려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구하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모든 보살의 훌륭한 바라밀을 부지런히 행하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보살들의 깊고 깊은 삼매를 모두 닦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036_0019_a_02L 삼세에 변천[流轉]하는 모든 법에 차례로 들어가려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시방의 모든 세계 바다를 장엄하여 모두 깨끗하게 하려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모든 중생을 교화 조복하여 모두 성숙케 하려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온갖 세계에서 보살행을 행하면서 모든 겁(劫)을 지내어도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 한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온갖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바라밀 문을 닦아서 여래의 십력을 성취하여 원만케 하며, 이렇게 차례차례로 온갖 중생을 위하여서 여래의 일체지의 힘을 성취케 하려는 마음이 싫증나지 않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라. 선남자ㆍ선여인이 깊은 신심을 이루려면 이 열 가지 싫증나지 않는 마음을 내어야 모든 선근(善根)을 자라게 하고, 나고 죽고 헤매는 데서 벗어날 것이며, 모든 세간에서 뛰어나 성문(聲聞)이나 벽지불(辟支佛)의 지위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여래의 모든 종성(種性)을 성취하며, 보살의 청정한 큰 서원을 만족하여 모든 여래의 공덕을 쌓으며, 모든 보살의 여러 가지 행을 닦아, 여래의 힘과 두려움 없음[無所畏]을 얻으며, 마군과 외도들을 굴복시켜 온갖 번뇌와 버릇을 없애고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 여래의 자리에 가까워지리라.”
이때에 모든 비구가 이 법문을 듣고 즉시에 크고 넓은 삼매를 증득하였으니, 이름이 온갖 부처님 경계를 보는 데 걸림없는 눈[見一切佛境界無礙眼]이다. 이 삼매를 얻은 위신력으로 시방의 모든 세계에 계시는 여러 부처님 여래들과 그 도량에 있는 대중들을 모두 보며, 그러한 세계에 있는 중생들의 가지가지 종류가 각각 같지 않은 것도 보며, 또 저 모든 세계의 같은 것ㆍ다른 것ㆍ물든 것ㆍ깨끗한 것이 각각 차별한 것도 보며, 또 저 모든 세계에 있는 티끌의 모양이 다른 것도 보며, 여러 세계의 모든 중생의 거처하는 궁전들이 가지가지로 장엄하고 가지가지로 성취되고, 그들의 사용하는 여러 가지 도구가 각각 차별한 것도 보며, 또 저 부처님들의 여러 가지 음성으로 법문을 연설하는 갖가지 구절을 듣고, 말씀하는 뜻과 해석하는 말과 성질과 모양의 비밀한 것도 모두 이해하며,
또 저 세계에 있는 온갖 중생의 마음과 근성과 욕망이 각각 차별한 것도 살펴보며, 또 세계에 있는 온갖 중생의 지나간 세상과 오는 세상의 각각 열 세상 동안 일도 기억하며, 또 저 세계의 지나간 세상과 오는 세상의 각각 열 겁(劫) 동안 일도 모두 기억하며, 모든 여래의 열 생애[本生] 동안 지내던 일과 열 번 정각을 이루고 열 번 법 수레[法輪]를 굴리던 일과 열 가지 신통과 열 가지 마음에 기억함과 열 가지 가르친 경계와 열 가지 법문을 연설함과 열 가지 변재도 모두 기억하였다.
036_0019_b_02L또 이 삼매의 힘을 얻었으므로 즉시 십천 가지 진실한 보리 마음을 얻고, 십천 가지 깊은 삼매를 성취하며, 십천 가지 바라밀을 구족하며, 십천 가지 지혜의 광명을 갖추며, 십천 가지 자재한 신통력을 일으켰다. 이러한 보살 삼매를 얻어 가지가지 위신과 걸림없는 세력으로 장엄되었기 때문에, 그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미묘하였으며, 믿는 마음이 늘고 보리에 머무른 마음이 굳어서 흔들리지 아니하였다.
그때에 문수사리보살이 진실하고 상서롭고 미묘한 공덕과 보현의 훌륭한 행에 구족하게 머물고, 또 비구들을 권하여 훌륭한 보현의 행에 머물게 하며, 훌륭한 이 행에 머물고는 깊고 넓고 큰 서원 바다에 들게 하며, 이 서원 바다에 든 뒤에는 깊고 큰 서원을 모두 성취하며, 이 큰 서원을 성취하였으므로 마음이 깨끗하여지며, 마음이 깨끗하여지므로 몸이 깨끗하여지며, 몸이 깨끗하여지므로 몸이 경쾌하여지며, 몸이 경쾌하여지므로 물러가지 않는 넓고 큰 신통을 얻으며, 이러한 큰 신통을 얻었으므로 문수사리의 발밑을 떠나지 않고서 시방 모든 세계의 여러 여래 계신 곳마다 몸을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 법을 구족하게 성취하였다.
그때에 문수사리보살이 비구들에게 권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고는, 남쪽으로 가면서 차례차례 인간의 도성과 마을을 지나서 복생성(福生城)에 이르렀다. 그 성의 동쪽에 있는 장엄당(莊嚴幢) 사라 나무 숲 속에 머무르니, 그 곳은 지나간 세상에 부처님들이 계시면서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던 큰 탑이 있는 곳이며, 또 비로자나부처님이 지나간 세상 보살행을 닦을 때에 버리기 어려운 한량없는 몸과 재물을 버리던 곳이었다. 그러므로 이 숲의 이름이 한량없는 부처 세계에 퍼졌으며, 이 곳은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항상 공경하고 공양하는 곳이었다.
036_0019_c_02L이때에 문수사리보살이 여러 권속을 데리고 이 숲에 이르러서는 그 자리에서 사자좌에 앉아 수다라를 말씀하니, 경의 이름이 법계에 널리 비치는 원만한 광명[普照法界圓滿光明]이었다. 백만억 나유타 수다라로 권속을 삼았으며, 이 경을 말씀할 때에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대용왕과 그 권속들이 이 법을 듣고는 용의 세상을 싫어하고 부처님 공덕을 좋아하여, 용의 몸을 버리고 인간과 천상에 태어났으며, 1만 용왕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다시 물러나지 않게 되었고, 한량없고 수없는 중생들이 삼승법에서 성숙함을 얻었다.
그때에 복생성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문수사리보살이 장엄당 사라 나무 숲 큰 탑 근처에 왔다는 말을 듣고 모두 성중으로부터 나와서 이 곳에 이르렀다. 그 사람들 가운데 대혜(大慧)라는 우바새(優婆塞)가 5백 권속을 데리고 왔으니, 그 권속은 수달다(須達多) 우바새ㆍ보덕(寶德) 우바새ㆍ원광(圓光) 우바새ㆍ명칭천(名稱天) 우바새ㆍ월길상(月吉祥) 우바새ㆍ월희(月喜) 우바새ㆍ월지(月智) 우바새ㆍ대지(大智) 우바새ㆍ현호(賢護) 우바새ㆍ현길상(賢吉祥) 우바새 들이었다. 그는 이런 대중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문수사리동자가 있는 데로 와서는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앉았다.
또 대혜(大慧) 우바이(優婆夷)가 권속 5백 사람과 함께 왔는데, 그 이름은 묘원광(妙圓光) 우바이ㆍ범덕(梵德) 우바이ㆍ길상(吉祥) 우바이ㆍ묘비(妙臂) 우바이ㆍ현광(賢光) 우바이ㆍ현길상(賢吉祥) 우바이ㆍ월광(月光) 우바이ㆍ성수광(星宿光) 우바이ㆍ현덕(賢德) 우바이ㆍ묘안(妙眼) 우바이 들이었다. 이런 대중들이 앞뒤로 둘러싸고서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로 와서는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036_0020_a_02L또 동자(童子)가 있으니 이름이 선재(善財)며 권속 5백 사람과 함께 왔는데, 그 이름은 선금(善禁)동자ㆍ선계(善戒)동자ㆍ선위의(善威儀)동자ㆍ선행(善行)동자ㆍ선사유(善思惟)동자ㆍ선지(善智)동자ㆍ선혜(善慧)동자ㆍ선안(善眼)동자ㆍ선비(善臂)동자ㆍ선광(善光)동자 들이었다. 이런 무리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로 와서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또 동녀(童女)가 있으니 이름은 묘현(妙賢)이며 권속 5백 사람과 함께 왔 는데, 그 이름은 대혜(大慧)동녀ㆍ선현(善賢)동녀ㆍ단엄면(端嚴面)동녀ㆍ견선혜(堅善慧)동녀ㆍ길상현(吉祥賢)동녀ㆍ길상지(吉祥智)동녀ㆍ공양덕(供養德)동녀ㆍ길상원광(吉祥圓光)동녀ㆍ묘각(妙覺)동녀 들이었다. 이런 무리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로 와서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가서 한쪽에 앉았다.
이때에 문수사리동자가 복성 사람들이 모두 모여 온 줄을 알고 두루 살펴본 뒤에 그들 마음에 좋아하는 대로 신력으로써 자재한 몸을 나타내니, 위엄과 광명이 놀랍게 빛나서 대중에서 뛰어났다. 크게 사랑하는 힘으로는 모든 대중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시원하고 쾌락함을 얻게 하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 힘으로는 법문을 말하는 마음을 일으켜 두루 성취하게 하고, 큰 지혜의 힘으로는 그들을 깨닫게 하여 온갖 번뇌의 때를 소멸하게 하고, 걸림없는 변재로는 장차 깊고 크고 넓은 불법을 연설하려 하였다.
또 선재동자는 무슨 인연으로 선재라는 이름을 지었을까 하고 살펴보았다. 선재동자가 처음 태(胎)에 들 때에 그 집 안에 자연히 칠보 누각이 생겼는데, 누각 밑에는 일곱 군데 복장(伏藏)이 있었고, 그 복장 위에는 칠보의 싹이 났으니, 금ㆍ은ㆍ유리ㆍ파려ㆍ적진주ㆍ자거ㆍ마뇌 등이었다.
선재동자는 태에 든 지 열 달만에 탄생하였는데, 형용이 단정하고 팔다리와 손발가락이 분명히 생겼으며, 일곱 복장은 길이ㆍ너비ㆍ두께가 각각 7주(肘)씩 되는 것이 저절로 솟아올라 빛이 찬란한 것을 안팎 가족들이 모두 보았고, 또 집 안에는 5백 개의 보배 그릇에 진기한 보배들이 가득가득 담겼었다.
그래서 부모와 친척과 관상 보는 사람들이 합의하여 이 동자의 이름을 선재(善財)라고 지었고 또 이 동자가 지난 세상에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선근을 많이 심었고, 믿는 마음과 알음알이가 크고 넓으며,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기를 좋아하고, 몸이나 입이나 마음으로 짓는 일에 모두 잘못이 없고, 깨끗한 보살의 도를 꾸준히 닦았으며, 일체지를 구하여 불법의 그릇을 이루었고, 마음의 움직임이 청정하여 허공과 같은 줄을 알았다.
이때에 문수사리보살이 이렇게 선재동자의 훌륭한 상호를 관찰하고, 화평하게 웃으며 위로하면서 모든 불법을 연설하여 주었으니, 곧 모든 부처님들의 닦아 쌓은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서로 계속하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차례로 깊이 들어가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대중이 청정한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법 수레로 교화하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몸매가 청정한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법신이 두루 성취하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변재가 걸림없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원만하게 장엄한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평등하여 둘 아닌 법을 말하였다.
036_0020_c_02L그때에 문수사리동자가 선재동자와 대중들을 위하여 이러한 법을 말하고, 다시 가지가지 좋은 방편으로 은근하게 권유하여 그들로 하여금 활짝 깨닫고 세력이 점점 자라서 환희심을 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였으며, 또 선재동자로 하여금 지난 세상에 심은 선근을 생각하게 하고, 복성에서 나온 대중들의 근성과 욕망을 따라 신통을 나타내어서 제도(濟度)받을 수 있는 데로 법문을 연설하고 떠났다.
이때에 선재동자는 문수사리동자에게서 부처님들의 여러가지 훌륭한 공덕과 큰 위력을 말하는 것을 듣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부지런히 구하기 위하여 문수사리를 따라가서 우러러 받들기를 잠깐도 버리지 아니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귀의하여 합장하고 우러러 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큰 지혜와 위신의 힘을 얻어서 보리행을 행하여 중생 건지고 그지없는 그 경계 구하려 하니 바라건대 보살님 살피옵소서.
036_0020_c_08L有大智慧威神力, 行菩提行利衆生,
無量境界誓當求, 唯願仁尊哀聽許。
애욕 물 깊이 파서 해자[塹]가 되고 교만한 높은 마음 담이 되었고 여러 갈래 들고 남은 문과 창호요 넘지 못할 삼계(三界)는 성곽이 되며
036_0020_c_10L愛水深濬爲池塹, 憍慢高擧爲垣牆,
諸趣出入爲門戶, 三有難超作城郭。
어리석은 무명이 꽉 덮였는데 탐욕ㆍ노여움[恚] 성하여 불이 늘 타며 마왕이 마음대로 여기 있거든 철없는 범부들이 의지해 사네.
036_0020_c_12L癡闇無明常所覆, 貪恚熾盛火恒燒,
魔王自在處其中, 愚童凡夫依止住。
아첨과 분한(分恨)과 번뇌 북새질 탐욕에 얽히는 건 그물끈 같아 의혹에 가리워져 배냇소경처럼 험난한 잘못된 길 늘 드나드네.
036_0020_c_14L諂誑忿恨惑亂戲, 貪欲所纏如羂索,
疑惑所蔽若生盲, 恒行險趣諸邪道。
간탐과 질투심에 항상 얽히어져서 나쁜 갈래 팔난(八難) 속에 늘 들어가고 다섯 갈래 헤매면서 깨닫지 못해 나고 늙고 병나 죽는 고통이 크네.
036_0020_c_16L常爲慳嫉之所縛, 入於三塗八難中,
五趣輪迴不覺知, 恒受生老病死苦。
대비로 번뇌 끊는 깨끗한 햇님 널리 비친 지혜 빛 두렷한 바퀴 나고 죽는 번뇌 바다 말리시나니 자비 광명 드리우사 살펴 주소서.
036_0020_c_18L滅惑大悲淸淨日, 智光普照圓滿輪,
能竭生死煩惱海, 願降慈光少觀察。
두렷이 사랑하는 깨끗한 달님 복과 덕과 빛나는 때 없는 바퀴 중생들을 골고루 편케 하시니 서늘한 덕 드리우사 살펴 주소서.
036_0020_c_20L圓滿大慈淸淨月, 福德光明無垢輪,
一切衆生咸施安, 願賜淸涼少觀察。
온갖 법계 공덕의 임금이시여 설한 업을 이룩해 윤보(輪寶) 삼아서 갈 데를 지도하여 걸림없나니 이내 마음 따라서 가르치소서.
036_0020_c_22L一切法界功德王, 白業成就爲輪寶,
所向導前無所礙, 願順我心垂教敕。
복과 지혜 넓으신 큰 장사 물주(物主) 용맹하게 나아가 보리를 얻어 온 법계 중생들을 이익하시니 자비를 드리우사 건져 주소서.
036_0020_c_24L廣博福智大商主, 勇猛不退求菩提,
普利一切諸衆生, 唯願垂悲拔濟我。
036_0021_a_02L
몸에는 욕을 참는 갑옷을 입고 손에는 날카로운 지혜 칼 잡아 자재하게 마군을 깨뜨리시는 용맹으로 이 몸을 보호하소서.
036_0021_a_02L身被最勝忍辱甲, 手提明利智慧劍,
常能自在破魔軍, 願雄猛者守護我。
묘한 법 수미산에 편안히 계셔 삼매의 하늘 아씨 호위를 받고 번뇌의 아수라를 깨뜨리시니 진실한 제석천왕 살펴 주소서.
036_0021_a_04L安住妙法須彌頂, 遶以三昧諸天女,
摧滅業惑阿脩羅, 眞實帝釋願觀我。
캄캄한 삼계 안에 범부의 굴택(窟宅) 번뇌에 헤매이는 삼악도 인(因)을 영원히 씻은 듯이 소멸하시고 밝은 등불 앞길을 비춰 주소서.
036_0021_a_06L三有昏闇凡愚宅, 煩惱輪迴地趣因,
仁尊永滅盡無餘, 照世眞燈示我道。
나쁜 갈래 가는 길 막아 주시고 좋은 길을 닦으사 깨끗케 하여 삼계 중생 건지시는 큰 다리[橋梁]시니 나에게 해탈 법문 보여 주소서.
036_0021_a_08L衆生惡趣行已除, 修治善道咸淸淨,
度諸有海橋梁者, 示我眞乘解脫門。
항상하다 즐겁다 내다 깨끗다 뒤바뀐 나쁜 고집 어두운 소견 밝으신 지혜로써 없애 주시고 참된 법 해탈의 길 열어지이다.
036_0021_a_10L常樂我淨顚倒想, 厚重邪執常迷覆,
明利智眼悉能除, 開我眞乘解脫路。
참된 이치 깨달아 의혹 없으며 여러 가지 법에서 두려움 없고 중생을 조복하는 자재하신 님 나에게 보리의 길 보여 주소서.
036_0021_a_12L善了眞諦無迷惑, 於諸法中無所畏,
調伏衆生自在人, 願示於我菩提道。
여래의 정견(正見) 땅에 편안히 계셔 부처님의 공덕을 늘게 하시며 부처님 묘법 꽃을 내리시나니 나에게 보리 길 속히 보이소서.
036_0021_a_14L安住如來正見地, 增長諸佛功德樹,
雨一切佛妙法華, 願速示我菩提道。
가고 오는 삼세의 여러 부처님 밝은 햇빛 세간에 떠오르는 듯 중생에게 감로문을 열어 주시니 저 부처님 얻으신 길 말씀하소서.
036_0021_a_16L去來現在一切佛, 如日光明出世閒,
爲衆能開甘露門, 彼所得道願宣說。
번뇌 업의 속박을 풀어 주시고 삼승의 법 수레를 운전하시는 지혜에 결정하여 자재하신 님 마하연의 밝은 불꽃 보여 주소서.
036_0021_a_18L能善解除諸業縛, 巧轉諸乘妙法輪,
智慧決了自在人, 示我普焰摩訶衍。
자비는 속바퀴[轂] 행원은 겉바퀴[輪] 믿음은 빗장 되고 참음은 굴대[軸] 깨끗한 공덕 보배 수레채[轅] 되니 이러한 보리 수레 나를 태워요.
036_0021_a_20L大悲爲轂行願輪, 信鎋深固堅忍軸,
淨功德寶眞實轅, 令我載此菩提乘。
여러 가지 진언은 앉는 데[車箱] 되고 사랑으로 장엄한 뚜껑을 덮고 아름다운 변재로 풍경을 달아 훌륭한 이런 수레 나를 태워요.
036_0021_a_22L一切㧾持圓滿箱, 慈愍普覆莊嚴蓋,
妙辯才音鈴震響, 令我載此最上乘。
깨끗한 계율로 자리를 삼고 여러 가지 삼매는 채녀(采女)가 되고 두둥둥 법북 소리 중생을 경책 마하연의 큰 수레에 나를 태워요.
036_0021_a_24L淸淨戒品爲茵蓐, 諸妙三昧爲采女,
法鼓洪音警有情, 令我載此摩訶衍。
036_0021_b_02L
네 가지 거둬주는 무진장 고방 영락으로 장엄한 공덕의 보배 나와 남 부끄러움 말굴레[羈鞅] 삼아 가장 좋은 큰 수레 나를 태워요.
036_0021_b_02L具足四攝無盡藏, 莊嚴瓔珞功德寶,
自他慚愧爲羈鞅, 令我載此無上乘。
모든 것을 버리고 광명을 놓고 정계(淨戒)의 진실한 향 항상 발라서 번뇌의 혹[疣]과 헌 데[瘡] 없애 버리니 훌륭한 이 수레에 나를 태워요.
036_0021_b_04L常放大捨圓滿光, 恒塗淨戒眞實香,
永滅煩惱瘡疣者, 令我載此最勝乘。
세 가지 업 조복 받기 물러섬 없고 육근이 고요한 삼매의 자리 훌륭한 지혜 방편 멍에 만들어 미묘한 법 수레에 나를 태워요.
036_0021_b_06L三業調伏不退輪, 六根寂靜三昧箱,
最勝智慧方便軛, 令我載此妙法乘。
회향하는 큰 원력 수레 모는 이 다라니의 모든 법 굳은 힘으로 두루 도는 지혜로 운전하나니 빨리 가는 이 수레 나는 타리라.
036_0021_b_08L大願迴向善御者, 摠持諸法堅固力,
智慧周旋常徧轉, 令我載此速疾乘。
보현의 만행(萬行)으로 그물을 치고 자비한 마음으로 천천히 운전 가는 대로 걱정 없고 불편 없나니 위없이 좋은 수레 나는 타리라.
036_0021_b_10L交絡普賢諸行網, 悲心廣運能徐轉,
所行無畏得安詳, 令我載此無上乘。
확실히 맡아 가짐 금강과 같고 지혜로 잘 꾸민 것 환술도 같아 여러 가지 장애를 모든 끊나니 보현보살 큰 수레 나는 타리라.
036_0021_b_12L任持堅固等金剛, 妙智巧成如幻事,
一切障礙皆能斷, 令我速載普賢乘。
때 없이 사랑하심 중생에 평등 성현의 즐거움을 온 세상 주며 허공 같은 지혜로 법계 비추니 하루 빨리 이 수레 나는 타리라.
036_0021_b_14L大慈無垢等群生, 普與世閒賢聖樂,
淨智如空照法界, 願速令我載此乘。
여러 가지 업과 번뇌 깨끗이 하고 헤매는 세상 고통 끊어 버리고 악마와 외도들을 항복 받나니 미묘한 이 법 수레 나는 타리라.
036_0021_b_16L能淨一切業惑塵, 亦斷世閒流轉苦,
摧伏諸魔及外道, 令我載此妙法乘。
지혜로 아는 경계 허공과 같고 장엄한 실행의 길 법계에 가득 중생들의 욕망을 만족케 하니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036_0021_b_18L智慧境界等虛空, 行力莊嚴徧法界,
普滿一切群生欲, 願速令我載此乘。
깨끗한 고운 마음 한량이 없어 무명과 애욕들을 모두 없애고 중생을 이익하는 끝없는 마음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036_0021_b_20L志樂淸淨量難窮, 無明愛見皆除滅,
利益一切心無盡, 願速令我載此乘。
서원은 바람처럼 빠르게 가고 선정은 잘 머물러 흔들리잖게 한량없는 중생을 운전하나니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036_0021_b_22L願力如風速疾行, 定心安住恒無動,
普運一切諸含識, 願速令我載此乘。
서원은 땅과 같이 까딱도 없고 자비는 물과 같이 늘 이익커든 힘차게 짐을 지고 가쁜 줄 몰라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036_0021_b_24L堅誓如地永無傾, 大悲如水恒饒益,
勇健荷擔無疲倦, 願速令我載此乘。
036_0021_c_02L
중생을 비추는 지혜의 햇빛 쬐어 주는 광명이 둥글고 가득 훌륭한 다라니와 청정한 그 빛 내게도 비추시어 뵙게 하소서.
036_0021_c_02L普照衆生智慧日, 四攝光明圓滿輪,
摠持勝妙淸淨光, 願示於我咸令見。
한량없는 세월에 수행을 힘써 일체지 가득 이루고 끈덕진 집착성을 깨뜨리시니 그러한 금강 지혜 내게 주소서.
036_0021_c_04L能於劫海勤修學, 一切種智圓滿因,
摧滅堅執有爲城, 與我如是金剛智。
부처님의 넓으신 지혜 바다에 가없이 많은 지혜 모두 얻으신 수없는 부처님 덕 충만하시니 바라건대 보살님 말씀하소서.
036_0021_c_06L仁於諸佛大智海, 獲是智海廣無涯,
一切佛德靡不充, 善哉大聖當宣說。
법왕(法王)의 묘한 법성 이미 드시고 지혜의 훌륭한 관 이미 쓰시고 부처님 때 없는 깁 머리에 매신 가장 높은 지혜로 살펴 주소서.
036_0021_c_08L已入法王妙法城, 已冠智王大智冠,
已繫諸佛離垢繒, 最勝智眼願觀察。
문수사리보살은 코끼리왕이 돌듯이 선재를 관찰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고, 다시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려 하며, 보살의 행을 닦으려고 보살들이 행하던 길을 묻는구나. 선남자여! 선지식을 모시고 공양하는 일은 일체지를 닦아 모으는 첫 인연이 되느니라. 선지식을 가까이 모심으로 말미암아 일체지를 빨리 이룰 수 있으니, 이 일에 대하여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아라.”
선재동자는 이렇게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자비를 드리우사 말씀하여 주십시오. 제가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닦으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일으키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행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원만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깨끗하게 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운전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에 깊이 들어가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만들어 내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관찰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넓히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성취하며, 어떻게 하면 보현의 행을 빨리 갖추겠나이까?”
착하다, 깨끗한 공덕 바다인 부처님의 아들이 나에게 와서 넓고 큰 자비한 맘 일으키고서 위없는 바른 각을 힘써 구하며
036_0021_c_24L善哉淸淨功德海, 佛子能來至我所,
發起廣博大悲心, 勇猛志求無上覺。
036_0022_a_02L
저 모든 중생들이 온 세계에서 헤매는 많은 고통 건져 주려고 바다같이 깊은 서원 벌써 세우고 보살의 온갖 행을 닦으려 하네.
036_0022_a_02L爲欲度脫諸有情, 一切世閒流轉苦,
已發大願深如海, 勤修一切菩薩行。
만일 어떤 보살이 굳은 맘으로 생사에 오래 있어 싫증 없으면 보현의 온갖 행을 모두 갖추고 금강 같은 부처님의 공덕 얻으리.
036_0022_a_04L若有菩薩心堅固, 久處生死無疲厭,
彼當具足普賢行, 得佛功德無能壞。
복덕의 광명이요 복덕 별이요 복덕의 나온 데며 복덕 바다며 여러 가지 중생들을 모두 위하여 보현의 청정행을 닦으려거든
036_0022_a_06L福德威光福德星, 福德生處福德海,
汝能普爲諸衆生, 誓修普賢淸淨行。
끝없는 온 세계의 지난 세상과 이 세상 오는 세상 부처님 보고 그들의 연설하신 법문을 듣고 모두 다 기억하고 잊지 말아라.
036_0022_a_08L汝見無邊諸佛土, 去來現在一切佛,
亦聞所轉妙法輪, 念力憶持無忘失。
네가 만일 시방의 온 세계에서 수없는 여래를 찾아 뵈옵고 서원 바다 깨끗하여 모두 이루면 티끌 같은 보살행을 모두 갖추리.
036_0022_a_10L汝於十方一切剎, 普見無量諸如來,
願海淸淨悉皆成, 具足菩薩塵沙行。
방편의 법 바다에 네가 들어가 여래의 공덕 땅에 편히 머물고 도사의 훌륭한 행 힘써 닦으면 스승 없는 일체지 이루게 되리.
036_0022_a_12L汝入方便大法海, 安住如來功德地,
導師勝行汝當修, 當成一切無師智。
네가 만일 넓고 넓은 많은 세계서 세계 바다 티끌처럼 오랜 세월에 그 동안 보현보살 행을 닦으면 가장 좋은 보리도를 이루게 되리.
036_0022_a_14L汝於一切廣大剎, 所有剎土微塵劫,
於中修習普賢行, 成就最勝菩提道。
네가 만일 그지없이 오랜 세월에 시방세계 많은 나라 두루 다니며 네가 세운 큰 서원을 이룩하려고 보현보살 온갖 행을 모두 닦으면
036_0022_a_16L汝於無邊劫海中, 普徧十方一切剎,
爲欲成滿諸大願, 修行普賢諸妙行。
그 가운데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 이 서원 얻어 듣고 즐거워하며 크고 넓은 보리 마음 모두 내고서 일심으로 보현보살 법을 배우리.
036_0022_a_18L此中無量諸衆生, 聞汝願已皆歡喜,
悉發廣大菩提意, 專心願學普賢乘。
문수사리보살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036_0022_a_20L爾時,文殊師利菩薩說此偈已,告善財童子言:
036_0022_b_02L“착하고 착하도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는 것도 진실로 어려운 일이지마는, 그 마음을 내고 다시 보살의 행을 부지런히 행하려는 것은 몇 곱이나 더 어려운 일이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이제 발심하고 보살의 도를 구하여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성취하려거든, 마땅히 진정한 선지식을 부지런히 찾아야 할 것이니, 선남자여! 선지식 찾기를 고달파하지 말며, 선지식을 보거든 싫증을 내지 말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고 어기지 말며, 선지식의 미묘한 방편에 다만 공경할 뿐이요 허물을 보지 말아야 한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한 나라가 있는데, 이름이 승락(勝樂)이요, 그 나라에 묘봉산(妙峯山)이 있고, 그 산에 비구(比丘)가 있으니 이름은 길상운(吉祥雲)이다. 그 비구를 찾아가서 ‘보살이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닦으며, 내지 어떻게 하면 보현행을 빨리 갖출 수 있나이까’하고 물으라. 선남자여! 그 선지식이 그대에게 보현의 행과 원을 구족하게 할 수 있는 일을 말하여 주리라.”
그때에 선재동자는 남쪽으로 향하여 가다가 승락국에 이르러 묘봉산에 올라갔다. 산 위에서 동ㆍ서ㆍ남ㆍ북과 네 간방과 상방과 하방을 두루 찾았으나, 이레가 지나도록 길상운 비구를 만나지 못하였다. 선지식을 만나기 위하여 몸과 목숨을 잊어 버리고 배고픈 생각도 없이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며 조금도 낙심하지 아니하였다. 이레가 지난 뒤에 그 비구가 다른 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천천히 걸어 그 앞에 나아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해야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해야 보살의 행을 닦으며, 어떻게 해야 보살의 행을 일으키며, 어떻게 해야 보살의 행을 행하며, 내지 어떻게 해야 보현의 행을 빨리 갖출 것인가를 알지 못합니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말씀해 주소서. 어찌하오면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성취하겠나이까?”
036_0022_c_02L이때에 길상운 비구는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낸 것도 진실로 어려운 일인데, 다시 보살의 행을 행하려고 물으니 이는 어려운 일 중에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른바 보살의 도를 부지런히 구하는 것이며, 보살의 경계를 부지런히 구하는 것이며, 보살의 엄청나고 깨끗한 행을 구하는 것이며, 보살의 나타내는 신통 변화를 구하는 것이며, 보살의 나타내는 여러 가지 해탈문을 구하는 것이며, 보살이 일부러 세간에서 가지가지 짓는 업을 구하는 것이며, 보살이 중생들의 가지가지 마음의 움직임을 따르는 일을 구하는 것이며, 보살이 일부러 나고 죽는 데와 열반에 드나드는 일을 구하는 것이며, 보살이 함이 없는 법에나 함이 있는 법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부지런히 구하는 것이며, 보살이 중생들의 갖가지 번뇌와 미세한 허물까지 끊어 없애는 일을 부지런히 구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나는 자재하고 결정한 알음알이 힘을 얻어서 믿음의 눈[信眼]이 깨끗해서 지혜 빛이 밝게 비치며, 널리 보는 눈[普眼]이 밝고 사무치어 청정한 행을 갖추었으며, 지혜의 눈[慧眼]으로 온갖 경계를 두루 보며 공교한 방편으로 온갖 장애를 여의었으며, 깨끗한 몸으로 시방의 일체 국토에 나아가 모든 부처님께 공경하고 공양하며, 믿고 이해하는 힘으로 시방 부처님들을 항상 생각하며, 잘 기억하는 힘[摠持力]으로 시방의 여러 부처님 법을 받아 지니며, 지혜 눈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을 항상 보노라.
이른바, 동방에서 한 부처님ㆍ두 부처님ㆍ열 부처님ㆍ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백천 부처님ㆍ억 부처님ㆍ백억 부처님ㆍ천억 부처님ㆍ백천억 부처님ㆍ나유타억 부처님ㆍ백 나유타억 부처님ㆍ천 나유타억 부처님ㆍ백천 나유타억 부처님을 보며, 내지 수없고, 한량없고, 가없고, 같을 이 없고, 셀 수 없고, 일컬을 수 없고, 생각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을 보며,
036_0023_a_02L 내지 염부제 티끌 수 같은 부처님, 사천하 티끌 수 부처님, 소천 세계 티끌 수 부처님, 중천 세계 티끌 수 부처님, 대천 세계 티끌 수 부처님, 열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백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천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백천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억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백억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천억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백천억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 나유타억 불세계 티끌 수 부처님을 보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불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을 보는 것이다.
동방에서 일체 부처님들을 보는 것처럼 남방ㆍ서방ㆍ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과 하방에서 부처님 보는 것도 역시 그러하며, 그 보는 바를 따라 낱낱 방위에 있는 부처님들이 가지가지 몸매와 형상과 신통과 수용함과 유희와 대중으로 장엄한 도량과 광명이 끝없이 비침과 궁전으로 장엄한 국토와 가지가지 수명이 장수하고 단명함을 보이는 것과 중생들의 갖가지로 좋아함을 따라 가지가지로 정각을 이루는 문을 나타내심으로, 대중 가운데서 신통 변화를 나타내시며, 사자후로써 중생 건지시는 것을 보노라.
이른바, 지혜 빛으로 차별 경계를 두루 비추는 염불문이니 항상 부처님들의 가지가지 국토와 궁전의 장엄이 모두 앞에 나타나는 까닭이며, 가지가지 늘어나는 뜻[意樂]에 편안히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중생의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부처님을 뵈옵고 깨끗함을 얻게 하는 까닭이며, 구경의 부처님의 힘에 편안히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여래의 십종력(十種力)에 들어가 따라서 행하게 하는 까닭이며, 가지가지 여래의 구경법에 편안히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부처님들의 법문 말씀하심을 보고 모두 듣는 까닭이며,
036_0023_b_02L 시방을 두루 비추되 차별 없는 광[藏]인 염불문이니 모든 세계 중에 차별 없는 모든 부처님 바다를 널리 보는 까닭이며, 볼 수 없을 만큼 미세한 곳에 들어가는 염불문이니 온갖 미세한 경계에서 여래의 신통 변화에 자재한 일을 보는 까닭이며, 가지가지 겁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겁에서 불사를 이루는 부처님들을 항상 보고 모두 가까이 모시는 까닭이며, 온갖 시간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시간에 부처님을 뵈옵고 함께 있어서 여의지 않는 까닭이며, 온갖 세계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세계에서 부처님 몸이 세상에 뛰어나 비길 데 없음을 보는 까닭이다.
그리고 온갖 세계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마음에 좋아함을 따라 삼세의 모든 여래를 널리 뵈옵는 까닭이며, 온갖 경계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경계에서 부처님들이 계속하여 세상에 나오심을 보는 까닭이며, 온갖 성품이 고요함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세계의 여러 부처님이 열반에 드심을 보는 까닭이며, 온갖 때와 모든 곳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하루 동안에도 많은 부처님들이 계시는 처소로부터 떠나가서 교화함을 보는 까닭이며, 온갖 경계가 넓고 큰 데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부처님이 결가부좌(結跏趺坐)하시면 낱낱 부처님 몸이 법계에 가득함을 보는 까닭이다.
온갖 법이 미세한 데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한 털구멍 속에서 말할 수 없는 부처님들이 나시는 것을 보고 모두 그 곳에 나아가 가까이 섬기는 까닭이며, 찰나의 짬까지 장엄한 데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잠깐 사이에도 모든 세계에 계시는 부처님들이 정각을 이루고 신통을 나타내는 것을 보는 까닭이며, 온갖 법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어 지혜 광명으로 법 수레를 운전하는 것을 보는 까닭이며, 자재한 마음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자기 마음의 욕망을 따라 모든 여래가 나타내는 영상(影像)을 모두 보는 까닭이며, 온갖 업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법계의 온갖 중생들이 짓는 업을 따라서 그 몸을 나타내어 깨닫게 하는 까닭이며, 온갖 신통 변화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모든 부처님이 넓은 향물 바다 속에서 연화대에 앉아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시방에 가득 차는 까닭이며, 평등한 허공에 머무르는 염불문이니 여래의 나타내시는 몸 구름이 법계와 허공계에 장엄함을 보는 까닭이다.
036_0023_c_02L이와 같이 한량없고 수없는 염불문을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을 알며 그 공덕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해문국(海門國)이 있고 그 나라에 해운(海雲) 비구가 있으니 그대는 그이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느냐고 물으라. 해운 비구는 넓고 큰 선근의 인연을 잘 분별하고 열어 보이어서, 그대로 하여금 엄청난 도를 돕는 자리에 들어가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넓고 큰 선근의 힘을 이루게 하며, 그대를 위하여 보리심 내는 원인을 말하며, 그대로 하여금 큰 법의 광명을 내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넓고 큰 바라밀을 얻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넓고 큰 수행 바다에 들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넓고 큰 서원을 운전케 하며, 그대로 하여금 넓고 큰 장엄문을 깨끗하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넓고 큰 자비를 일으키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