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선재동자는 점점 앞으로 나아가 파달나성의 이치 있는 시골에 이르렀다. 최승현(最勝賢) 우바이에게 가서 발에 예배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한곁에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저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이른바 일체지의 성품인 눈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귀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코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혀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몸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뜻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공덕 파도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지혜 번개의 광명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중생에게 비치는 지혜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빠른 신통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가 없느니라.
036_0179_a_02L선재동자는 최승현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공손히 우러러보면서 일심으로 앙모하고 하직하며 떠났다.
036_0179_a_02L爾時,善財禮賢勝足,遶無數帀,慇懃瞻仰,一心戀慕,辭退而去。
55. 견고해탈 장자를 찾다
이때에 선재동자는 점점 남쪽으로 가다가 그 성에 이르렀다. 해탈 장자에게 나아가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한곁에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는 잘 일러 주신다 하오니, 저에게 말씀하소서.”
장자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집착하는 생각이 없는 깨끗한 장엄이다. 나는 이 해탈을 얻은 뒤부터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 계신 데서 바른 법을 부지런히 구하고 쉬지 아니하였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집착하는 생각 없는 깨끗한 장엄 해탈문을 알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의 사자후처럼 두려움 없음을 얻고 큰 복덕과 지혜가 훌륭한 자리에 있으면서, 큰 음성으로 중생들을 깨우치는 그러한 공덕과 지혜의 행이야, 내가 어떻게 알고 말하겠는가.
그때에 선재동자는 곧 묘월(妙月) 장자에게 가서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한곁에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께서는 잘 일러 주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저에게 말씀하소서.” 묘월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때 없는 지혜 광명이니라.”
036_0179_b_02L장자가 말했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행하면 이 해탈을 구족하게 얻느니라. 그 열 가지 법이란 모든 선지식을 항상 여의지 아니하며, 부처님 뵈올 생각을 항상 망각하지 아니하며, 바른 법 들을 욕망을 항상 잊지 아니하며, 부처님ㆍ보살ㆍ선지식에게 먼저 문안하고 공경하고 공양함을 항상 잊지 아니하며,
많이 들음과 지혜가 많은 선지식으로서 법문 연설하는 이를 항상 여의지 아니하며, 온갖 바라밀의 행을 듣기를 항상 여의지 아니하며, 모든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듣는 것을 항상 여의지 아니하며, 삼해탈문(三解脫門)을 항상 버리지 아니하며, 범천이 머무는 네 가지 법을 항상 여의지 아니하며, 일체지의 자체를 항상 여의지 아니함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항상 이 열 가지 법을 여의지 아니하면 때 없는 지혜 광명 해탈문을 얻느니라.”
036_0179_b_09L善男子!若諸菩薩常不捨離如是十法,則能得此無垢智光解脫門。”
선재가 다시 말하였다. “이 해탈문은 어떻게 하여야 눈앞에서 증득할 수 있나이까?” “눈앞에서 반야바라밀의 마음을 지어서 서로 응하게 하면, 보고 아는 것을 따라 모두 증득할 것이니라.” “거룩하신 이여! 반야바라밀의 이야기와 글월을 듣고도 눈앞에서 증득할 수 있나이까?” “아니니라. 왜냐 하면 반야 바라밀은 모든 법의 진실한 자체와 성품을 보고야 증득하는 까닭이니라.”
“듣고는 지혜를 내고 또 지혜의 성품을 생각하여 진여(眞如)를 보고야 스스로 증득하는 것이 아니오니까?”
036_0179_b_16L善財白言:“豈不由於從聞生智及思智性,得見眞如而自證悟?”
“아니니라. 만일 듣고 생각하여서 증득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니라. 선남자여! 내가 이 이치를 비유하여 말하리니 자세히 들으라. 넓은 사막에 샘이나 물이 없는데, 뜨거운 여름날 어떤 사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여 가다가 동쪽으로부터 오는 사람을 만나서 물었다. ‘내가 지금 목이 마르고 덥습니다. 어디 가면 물과 서늘한 그늘이 있겠습니까? 나는 거기 가서 물을 먹고 목욕을 하고 쉬면서 더위와 갈증을 면할까 합니다.’
036_0179_c_02L그 사람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이렇게 대답하였다. ‘여기서 동쪽으로 가시오,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이 있는데, 오른쪽 길로 부지런히 가면 반드시 찬 샘이 있고 서늘한 그늘이 있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오.’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덥고 목마른 사람이 나아갈 것을 생각만 하면 덥고 목마름을 없애고 시원함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길을 가르쳐 준 대로 샘과 못에 이르러서 마시고 목욕하여야만 비로소 덥고 목마름을 없애고 서늘함을 얻을 것입니다.”
036_0179_c_03L荅言:“不也。何以故?要依示道至彼泉池,沐浴飮用方除熱渴,乃得淸涼。”
“선남자여! 보살도 그와 같아서 다만 듣고 생각하고 지혜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온갖 법문을 증득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사막은 나고 죽는 일을 말함이요, 서쪽에서 오는 사람은 중생을 말함이요, 더운 것은 번뇌요, 목마른 것은 탐심과 욕정이요, 동쪽에서 오던 길 아는 사람은 부처님이나 보살로서 일체지에 머물러 법의 참 성품이 평등하고 진실한 뜻을 얻은 이요,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얻어서 덥고 목마름이 없어지는 것은 스스로 진실한 이치를 증득함이니라.
선남자여! 내가 그대에게 거듭 비유로써 설하리니 잘 들으라. 가령 부처님이 한 겁 동안을 사시면서 가지가지 방편과 미묘한 변재로 염부제 사람을 위하여 말씀하기를, ‘천상의 소타(蘇陀)는 여러 가지 덕을 갖추어서 부드럽고 묘한 감촉과 빛깔이 곱고 향기롭고 맛이 좋다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저 중생들이 이 말씀을 듣고 생각할 적에 천상의 맛을 알게 되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묘월이 말하였다. “이 일도 그와 같아서, 듣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반야의 참 성품을 증득하지 못하느니라.”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이 해탈을 얻나니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모든 착하지 못한 법을 멀리 여읨이요, 둘은 여래의 마련한 계율을 어기지 아니함이요, 셋은 모든 간탐과 질투를 여읨이요, 넷은 온갖 여래께 공양함이요, 다섯은 모든 복덕의 업을 닦음이요, 여섯은 지혜를 갖춤이요, 일곱은 방편을 구족함이요, 여덟은 큰 서원을 구족함이요, 아홉은 여읨을 구족함이요, 열은 정진을 구족함이니, 만일 보살이 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이 해탈문을 증득하리라.
036_0180_a_02L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때 없는 지혜 광명 해탈문을 알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이 가지가지 보살의 지혜문을 닦아 행하며, 부지런히 애를 써서 위없는 업을 행하며, 마음이 정직하고 성품이 부드러우며, 고요한 데를 좋아하여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 머물며, 세간을 여의지 않고 마음이 물들지 아니하며, 여러 가지로 보시하고도 신세 갚음을 바라지 아니하며, 부처님의 넓고 큰 경계를 항상 생각하며,
부처님의 진실한 법을 항상 생각하며, 보살들에게 가까이 하기를 좋아하며, 보살의 바라밀을 항상 행하며, 보살의 증득한 지(地)에 항상 있으며, 여래의 십력[力]과 무소외(無所畏)와 불공법[不共佛法]을 관찰하며, 한량없는 삼매 바다에 들어가며 끝까지 해탈하는 진실한 법문이야,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재동자는 때 없는 지혜 광명 해탈문을 생각하면서, 차츰차츰 남쪽으로 나아가 그 성에 이르렀다. 무승군(無勝軍) 장자에게 가서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한쪽에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이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는 잘 일러 주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저에게 말씀하소서.”
036_0180_b_02L장자가 대답했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닦으면 이런 해탈문을 증득하나니 그 열 가지란, 하나는 한가한 곳에 있어 오욕(五欲)을 살펴보는 것이니 모든 선정을 닦으려 함이요, 둘은 부지런한 방편으로 삼매에 드는 것이니 색신을 널리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함이요, 셋은 지혜로써 평등하게 관찰함이니 나고 죽는 일과 열반이 한 모양인 까닭이요, 넷은 견고한 생각을 부지런히 닦는 것이니 선하고 선하지 못함을 알아 잊지 아니함이요, 다섯은 보살의 공덕을 부지런히 쌓는 것이니 바라밀에 만족함이 없는 까닭이요,
여섯은 계율의 숲을 부지런히 심는 것이니 바른 법 동산에서 늘 유희하는 까닭이요, 일곱은 나쁜 소견 중생을 항상 구호하는 것이니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바른 소견에 머물게 함이요, 여덟은 가지각색 법약을 널리 보시하는 것이니 중생들의 번뇌병을 다스리는 까닭이요, 아홉은 부지런히 삼세의 법을 관찰하는 것이니 꿈과 환술과 같아서 물들지 않는 까닭이요, 열은 외도들의 삿된 언론을 꺾는 것이니 잘못된 소견으로 중생을 해롭히지 말게 함이니라. 보살이 만일 부지런히 닦아서 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이러한 해탈문에 들어가며, 수없는 백천 법문에 자재하게 들고 나고 하리라.
선남자여! 보살이 또 열 가지 법을 멀리 여의면 이 해탈을 얻을 것이니, 하나는 계율을 범한 모든 보특가라(補特伽羅)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둘은 바른 소견을 파괴한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셋은 바른 위의를 깨뜨린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넷은 바르게 사는 생명을 깨뜨린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다섯은 잡된 것이나 세간 학설을 말하기 좋아하는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여섯은 게으른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일곱은 모든 욕락에 탐착하는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여덟은 흰 옷 입은 이 가까이 하기를 좋아하는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아홉은 출가하였거나 집에 살거나 간에 삿된 복을 닦기를 좋아하고 바른 행에 머물지 않는 보특가라들을 멀리 여의는 것이요, 열은 번뇌가 많고 몸이 게을러서 권고하여도 고칠 수 없는 보특가라들은 멀리 여의는 것이니라.
보살이 언제나 이 열 가지 선하지 못한 사람을 멀리 여의고도, 그들에게 버릴 생각을 품지도 아니하며 못난 이라는 생각을 가지지도 아니하고 다만 자비한 생각으로 거두어 조복하며, 보살이 또 생각하기를, ‘중생들이 나고 죽는 데서 헤매는 것은 이런 착하지 못한 중생들을 가까이 하는 탓으로 선근을 파괴하고 나쁜 갈래에 떨어진 것이니, 마땅히 온갖 나쁜 사람을 멀리 여의어야 한다’고 하느니라.
036_0180_c_02L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멀리 여의면 이 해탈을 증득한다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다함이 없는 모양 해탈문을 알았을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들이 대비심이 으뜸이 되어 여러 가지 행을 일으키며, 지난 세상의 원력이 모두 눈앞에 나타나며, 일체지지(一切智智)를 부지런히 구하며, 가지가지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며, 온갖 법을 깊이 관찰하며 온갖 것의 자체와 성품을 부지런히 구하며,
여래의 십력(十力)과 무소외(無所畏)와 불공법[不共佛法]과 어른다운 몸매[相]와 잘생긴 모양[隨好]과 원만한 음성과 모든 공덕을 모두 증득하고, 여래의 깊고 깊은 해탈을 능히 순종하여 알며, 좋은 방편으로 모두 깨달아 들어가며, 중생이란 집착, 나라는 집착, 사람이란 집착, 오래 산다는 집착, 사대부란 집착, 길러 냈다는 집착, 보특가라라는 집착을 잘 알며, 오온ㆍ십이처ㆍ십팔계 따위의 성품이 공한 줄을 알아 집착하지 아니하며, 모든 세간을 항상 이익케 하여 번뇌가 없어지고 편안케 하며,
일체지지를 항상 좋아하며, 모든 중생을 부지런히 구호하며, 모든 바른 법을 항상 존중히 여기며, 법문을 듣고는 좋아하여 따라 행하며, 바른 말로써 중생들을 이익케 하고 쾌락케 하며, 세간 갈래에 들지 않고 좋은 정진에 머물러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하며, 물러가지 아니하고 잡된 행이 없으며 넓고 크고 평등한 지혜를 구족하여 중생들을 제도하며, 제어할 수 없는 그러한 보살의 공덕과 지혜와 행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재동자는 다함이 없는 모양 해탈문을 기억하고 생각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가 그 마을에 이르렀다. 최적정(最寂靜) 바라문 있는 데로 가서 바라문을 보고는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아 공경하면서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는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저에게 말씀해 주소서.”
바라문이 선재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정성스런 서원의 말[誠願語]이다. 모든 보살들이 이 정성스런 서원의 진실한 말로 말미암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아니하였으니, 이미 물러간 이도 없고 지금 물러가는 이도 없고 장차 물러갈 이도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진실하고 위덕 있고 정성스런 서원의 말에 머물렀으므로 세간법과 출세간법에 대하여 하는 일이 성취되지 아니함이 없으며, 원하는 것을 모두 만족하였노라.”
선재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 진실하고 위덕 있는 해탈을 정성스런 서원의 말이라고 이름한 뜻은 무엇입니까?” “선남자여! 정성스런 서원의 말이라 함은 진여와 같다는 뜻이며,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며, 두 가지 자체가 없다는 뜻이며, 훌륭한 뜻이며, 진실한 뜻이며, 삼세 여래의 법신 자체란 뜻이니라.”
선재가 다시 말했다. “모든 보살은 어떻게 닦아서 이 법신을 얻나이까?” “보살이 열 가지 법을 닦아서 구족히 원만하면 이 법신을 얻느니라. 그 열 가지란 평등한 몸, 깨끗한 몸, 끝없는 몸, 닦아 모은 몸, 법의 성품 몸, 살펴 생각함[尋伺]을 떠난 몸, 헤아릴 수 없는 몸, 고요한 몸, 허공 같은 몸, 묘한 지혜 몸이니, 보살이 만일 이 열 가지 몸을 갖추면 부처님의 청정한 법신을 얻느니라.”
선재가 다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보살들이 이 해탈에 머물면 어떠한 지위에서 이 열 가지 몸을 얻나이까?”
036_0181_a_18L善財復言:“聖者!諸菩薩等住此解脫,於何等位,得此十身?”
바라문이 말했다. “선남자여! 보살이 초지(初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평등한 몸을 얻나니, 그것은 법의 성품을 통달하여 잘못된 소견을 여의고 법의 평등함을 보는 까닭이며, 보살이 이지(二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청정한 몸을 얻나니, 그것은 계행을 범한 때를 여의고 온갖 계율에 성품이 항상 청정한 까닭이며, 보살이 삼지(三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끝없는 몸을 얻나니, 그것은 욕심과 성내는 일과 아끼고 미워함을 여의고 훌륭한 선정에 머무는 까닭이며,
036_0181_b_02L 보살이 사지(四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닦아 모으는 몸을 얻나니, 그것은 모든 부처님의 보리분법(菩提分法)을 항상 닦아 모으는 까닭이며, 보살이 오지(五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법의 성품 몸을 얻나니 그것은 온갖 참된 이치를 살펴보고 깨달아 법의 성품을 증득하는 까닭이며, 보살이 육지(六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살피고 생각함[尋伺]이 없는 몸을 얻나니, 그것은 인연으로 일어나는 법이 이해하기 어렵고 알기 어려워 살피고 생각한 경계가 아님을 관찰하는 까닭이며,
보살이 칠지(七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헤아릴 수 없는 몸을 얻나니, 그것은 부처님 법의 방편과 공교함을 모아서 지혜와 행이 만족한 까닭이며, 보살이 팔지(八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고요한 몸을 얻나니, 그것은 온갖 번뇌가 다시 나타나지 아니하여 세간의 희롱거리 일을 떠난 까닭이며, 보살이 구지(九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허공 같은 몸을 얻나니, 그것은 몸의 모양이 가이없어 온갖 것에 가득한 까닭이며, 보살이 십지(十地)에서 이 해탈에 머물면 묘한 지혜를 얻나니, 그것은 일체종지(一切種智)의 미묘한 경계를 두루 모아 원만한 까닭이니라.”
바라문이 대답했다. “선남자여! 부처님과 보살의 가지신 법신은 평등하여 차별이 없느니라. 그 까닭은 온갖 법의 성품이 평등하여 자체가 하나인 까닭이니라. 이와 같이 범부와 성인, 미혹과 깨침, 물들고 깨끗한 것, 원인과 결과, 가는 것과 오는 것,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이 모두 같은 모양이니라. 공덕과 위력이 다르다는 것은 여래의 몸은 공덕이 원만하고 썩 좋은 위력을 갖추었으나, 보살은 그렇지 못한 까닭이니라. 내가 이제 비유를 들어 그 이치를 밝히리라.
선남자여! 마니보배 구슬이 옥장이의 손으로 다듬고 갈고 아로새기지 아니하였을 적에는 광채가 없어서 보는 사람이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지 않지만, 만일 옥장이의 손을 거쳐 아름답게 마찰되면 광채가 찬란하여 세간 사람과 천상 사람들이 귀중하게 여기나니, 마니의 자체는 다르지 않지만 모양이 차별한 까닭이니라. 그와 같이 보살의 몸은 여래의 몸과 더불어 자체가 같아서 모두 법신이라 하지만, 헤아릴 수 없는 청정한 공덕 지혜의 신통과 위력이 여래와 같다고 말할 수 없다.
036_0181_c_02L 그 까닭을 말하면, 여래들은 수없는 오랜 세월에 미묘한 공덕을 깨끗이 닦아서, 끝까지 원만하여 가이없고 한량이 없으며, 허공과 같이 사방세계에 가득하며, 묘하고 아름답고 청정하여 번뇌의 때가 없으며, 엄청난 광명이 비치지 않는 데가 없으며, 훌륭한 위력으로 중생들을 널리 건지지만, 보살들은 비록 법신을 갖추었으나 공덕이 원만치 못하고 때가 남아 있는 까닭이니라. 또 보름 전 달이 초생부터 보름날까지, 이름과 자체는 같으나 광명이 다른 것은 무슨 까닭인가. 뚜렷하고 뚜렷하지 못한 차별이 있는 까닭이다.
선남자여! 보살의 법신과 여래의 법신도 그와 같아서 뚜렷하고 뚜렷하지 못한 차별이 있는 까닭이니, 보살의 법신은 초생부터 열나흘까지 달의 광명이 원만하게 비치지 못함과 같거니와, 여래의 법신은 보름달이 모양이 뚜렷하고 광명이 널리 비치어 한정이 없는 것 같느니라. 보살의 열 가지 법신이나 부처님의 법신은 그 당체가 같아서 두 모양이 아니지만, 그 닦은 공덕이 다르므로 같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그러므로 만일 보살이 이 해탈에 머물러서 열 가지 몸을 구족하면 공덕이 원만한 부처님의 법신을 증득하느니라.
보살이 또 열 가지 뜻으로 말미암아 금강처럼 깨뜨릴 수 없는 몸을 얻나니, 하나는 모든 번뇌와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삼독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둘은 나[我]라는 교만과 아끼고 미워하고 뒤바뀐 잘못된 소견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셋은 모든 나쁜 갈래의 번뇌와 고통의 핍박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넷은 이롭고 쇠하고 헐뜯고 기리고 칭찬하고 기롱하고 괴롭고 즐거운 것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다섯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수심하고 탄식하고 걱정하고 시끄러운 것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여섯은 모든 야릇한 소견과 외도의 삿된 언론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일곱은 번뇌 마군ㆍ오온 마군ㆍ죽음의 마군들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여덟은 모든 하늘 마군과 마군의 권속들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아홉은 모든 성문과 연각이 깨뜨리지 못함이요, 열은 세간의 애욕 경계가 깨뜨리지 못함이니, 보살이 이 열 가지 뜻을 갖추면 부처님의 금강처럼 깨뜨릴 수 없는 몸을 얻느니라.
036_0182_a_02L선남자여! 또 열 가지 공교한 바른 도가 있어 잘못됨이 없는 말을 분명히 아나니, 하나는 만일 중생들을 대승(大乘)으로 조복할 만한 이에게는 가지가지 보살승의 도를 연설하고 성문승의 도를 말하지 아니하며, 둘은 만일 중생들을 성문승으로 조복할 만한 이에게는 가지가지 성문승의 도를 연설하고 보살승의 도를 말하지 아니하며,
셋은 만일 중생들을 불승(佛乘)으로 조복할 만한 이에게는 여래의 일체지의 도를 연설하고 독각승(獨覺乘)의 도를 말하지 아니하며, 넷은 만일 중생들을 독각승으로 조복할 만한 이에게는 가지가지 독각승의 도를 연설하고 일체지의 도를 말하지 아니하며, 다섯은 만일 중생들이 나와 법에 국집하거든 내가 없고[無我] 법이 공한 것[法空]을 연설하고, 나[我]ㆍ사람[人]ㆍ중생(衆生)ㆍ수명(壽命)ㆍ사대부ㆍ양육ㆍ보특가라 등의 나와 법을 의지하는 도를 말하지 아니하며,
여섯은 만일 중생이 있다 없다 하는 데 국집하거든 가운데 있어서 가[邊]를 떠난 법을 연설하고, 있다 없다 하는 가장자리에 떨어지는 법을 말하지 아니하며, 일곱은 만일 중생들의 마음이 산란하거든, 고요한 사마타(奢摩他)나 비발사나(毘鉢舍那)를 연설하고 가지가지 산란한 법을 말하지 아니하며, 여덟은 만일 중생들이 세간법을 좋아하거든 출세간의 진여와 같은 지혜[如如智]를 연설하고 어리석고 어린아이의 도를 말하지 아니하며,
아홉은 중생들이 나고 죽는 데 있기를 좋아하거든 나고 죽음을 벗어나는 열반의 도를 연설하고 세상에 있으면서 중생 교화하는 도를 말하지 아니하며, 열은 만일 중생들이 법이 공하다는 따위에 고집하고 바른 도를 행하지 않거든, 정직하고 가시가 없는 법을 연설하고 가시가 있는 나쁘고 험한 도를 말하지 않는 것이니라. 만일 보살이 이 열 가지 법을 갖추면 바른 도에 들어가 잘못됨이 없는 말을 잘 알아서 말하는 것이 진실하게 되느니라.
036_0182_b_02L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정성스런 서원의 말에 머문 위덕이 다함이 없는 해탈을 알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들이 정성스런 서원의 말로 더불어 행동에 어기지 아니하며, 마음이 항상 순종하여 물러가지 아니하며, 본래의 위력인 견고한 갑주를 입고 크게 자비한 마음으로 중생을 버리지 아니하며, 복과 지혜를 늘게 하는 데 만족한 마음이 없으며, 공교한 방편이 계속하여 앞에 나타나며, 더욱 광명한 지위의 지혜[地智]를 닦으며, 오온ㆍ십이처ㆍ십팔계를 깨달으며, 중생이 바른 도를 잘 아는 보살의 지혜에 깊이 들어가서,
지나간 세상 부처님의 법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오는 세상 부처님의 법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지금 세상 부처님의 법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계율의 성품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마음의 성품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보는 성품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자기와 남의 의심을 끊는 성품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모든 바른 도와 잘못된 도를 아는 지혜의 성품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도를 닦고 번뇌를 없애는 지혜의 성품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모든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늘게 닦음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며, 중생들을 조복하여 대비(大悲)로 교화함이 평등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물러 말이 진실하고 허망하지 아니하며, 한량없는 공덕 지혜의 문을 내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고 말하겠는가.
1) 법을 말하고 선지식을 소개 그때에 선재동자는 최적정(最寂靜) 바라문에게서 얻은 큰 법문으로 기뻐하면서 차츰차츰 남쪽으로 가다가 묘한 뜻 꽃문 성에 이르러, 덕생 동자와 유덕 동녀를 보고는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앞에 서서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들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들께서는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자비하신 마음으로 저를 불쌍히 여기어 말씀하소서.”
036_0182_c_02L동자와 동녀가 선재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우리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환술처럼 머무름이다. 이 해탈을 얻어 구족히 원만하고, 이 깨끗한 지혜로 모든 법을 살펴보니 모두 환술처럼 있고, 환술로 성취된 것이다. 모든 세계가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인연으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중생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업과 번뇌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세간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무명(無明)과 애(愛) 따위로 반연하여 생긴 때문이며,
모든 법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나[我]란 소견 따위의 가지각색 환술 같은 인연으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삼세가 죄다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나란 소견 따위의 뒤바뀐 지혜로 생긴 때문이며, 중생들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고통하는 것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없던 것이 지금 있으며 허망하고 참되지 못하여 망상분별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세계가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생각하는 마음과 소견이 잘못되어 무명으로 생긴 때문이며,
성문이나 벽지불(辟支佛)들이 모두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지혜로 끊는 분별로 이룬 때문이며, 모든 보살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스스로 조복하고 중생을 성숙하려는 행과 원이 계속[相續]하여 앞에 나타남으로 이룬 때문이며, 온갖 부처님과 보살 대중의 변화와 신통과 위력으로 하는 것이 모두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가지가지 알음알이[解]와 행(行)과 광대한 원[大願]과 지혜로 익히어서 이룬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환술 같은 경계의 제 성품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우리 두 사람은 다만 이 환술처럼 있는 해탈만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끝이 없이 복잡하고 환술 같은 일 속에 잘 들어가서, 환술처럼 이루어진 지혜를 따라 분명하게 아는 공덕과 행이야, 우리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하겠는가.”
036_0183_a_02L“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바다 근처에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걸은 밭[沃田]이다. 그 나라에 동산이 있으니 이름은 큰 장엄이요, 거기에 큰 누각이 있으니 이름은 비로자나 장엄 광이다. 보살의 가지가지 선근의 과보로 생겼으며, 보살의 가지가지 생각의 힘ㆍ서원의 힘ㆍ자재한 힘ㆍ신통한 힘으로 생겼으며, 보살의 가지가지 공교한 방편으로 생겼으며, 보살의 가지가지 복덕과 지혜로 생겼느니라.
미륵보살마하살이 그 안에 계시니 본래 태어난 곳의 부모와 친척과 여러 사람들을 거두어서 성숙케 하려는 것이며, 또 함께 수행하고 같은 종류의 중생들을 대승 가운데서 견고함을 얻게 하려는 것이며,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지금 있는 곳에서 본래의 선근을 따라 모두 성숙케 하려는 것이며, 또 그대에게 보살의 해탈문을 나타내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온갖 곳에 두루하여서 본래의 원력을 따라 자재하게 태어남을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가지가지 몸으로 모든 중생들의 앞에 나타나서 보여 주고 깨닫게 하여 항상 교화함을 나타내려는 것이며, 보살이 대비(大悲)의 힘으로 모든 세간의 재물을 거두어 가지고 중생들에게 보시하기를 만족하지 않는 것을 나타내어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모든 행을 갖추 닦아서 온갖 행이 모양을 떠난 줄 아는 것을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곳곳에 태어나지만 모든 태어나는 것이 모두 모양이 없는 줄을 분명히 앎을 나타내려는 것이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행하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어떻게 보살의 계율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마음을 깨끗이 하며, 어떻게 보살의 원을 세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돕는 기구를 모으며, 어떻게 보살의 자재한 지위에 들어가며, 어떻게 보살의 바라밀을 만족하며, 어떻게 보살의 생멸 없는 법 지혜를 얻으며, 어떻게 보살의 공덕법을 구족하며, 어떻게 보살의 선지식을 섬기는가를 물으라.
036_0183_b_02L왜냐 하면 선남자여! 그 보살마하살이 온갖 보살들의 행과 원에 들어갔으며, 온갖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온갖 곳에 두루하여 그들의 앞에 나타나서 교화하고 조복하기 때문이니라. 저 보살은 온갖 바라밀을 만족하였으며, 모든 보살의 지위에 머물렀으며, 모든 보살의 법인(法印)을 증득하였으며, 모든 보살의 자리에 들어갔으며, 구족한 수기를 받았으며, 모든 보살의 경계에 다녔으며, 보살의 해탈문에 들어갔으며, 모든 부처님의 신력을 얻었으며, 시방의 여래들이 일체지로써 감로의 법문을 정수리에 부음을 받았느니라.
선남자여! 그 선지식은 너의 선근을 윤택케 하며, 너의 보리심을 자라게 하며, 너의 큰 뜻을 견고케 하며, 너의 모든 선한 일을 일으키며, 너의 보살의 근기를 더하게 하며, 너에게 걸림없는 법을 가르치며, 너로 하여금 보현보살의 지위에 들어가게 하며, 너로 하여금 보살의 원에 머물게 하며, 너로 하여금 보현의 행을 행하게 하며, 너를 위하여 보살들의 한량없는 행과 원으로 성취한 공덕을 연설하며, 너로 하여금 보현보살의 자재한 법문을 나타내게 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부터 한 선근을 닦거나 한 법문을 알거나, 한 서원을 세우거나, 한 수기를 받거나, 한 법인에 머무는 것으로 끝난다는 생각을 내지 말 것이니, 한정된 마음으로 가장 훌륭한 바라밀을 행하지 말며, 한정된 마음으로 보살의 원만한 십지에 머물지 말며, 한정된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지 말며, 한정된 마음으로 선지식을 섬기거나 공양하지 말 것이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한량없는 선근을 심을 것이며, 한량없는 도를 닦는 기구를 모을 것이며, 한량없는 보리의 인을 닦을 것이며, 한량없는 공교한 회향을 배울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 세계를 교화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의 마음을 비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의 근성을 알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의 이해를 인식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깨우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조복할 것이며, 한량없는 번뇌를 끊을 것이며,
한량없는 업과 버릇을 깨끗이 할 것이며, 한량없는 삿된 소견을 멸할 것이며, 한량없는 물든 마음을 없앨 것이며, 한량없는 깨끗한 마음을 낼 것이며, 한량없는 고통의 독한 화살을 뺄 것이며, 한량없는 애욕 바다를 말릴 것이며, 한량없는 무명의 어둠을 깨뜨릴 것이며, 한량없는 아만(我慢)의 산을 무너뜨릴 것이며, 한량없는 나고 죽는 속박을 풀 것이며, 한량없는 삼계의 흐름을 제도할 것이며, 한량없는 태어나는 바다를 말릴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오욕(五欲)의 구렁에서 나오게 할 것이니라.
036_0183_c_02L또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삼계의 감옥에서 떠나게 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성인의 길에 둘 것이며, 한량없는 탐욕의 행을 소멸할 것이며, 한량없는 성내는 행을 없앨 것이며, 한량없이 어리석은 행을 부술 것이며, 한량없는 마군의 그물을 찢을 것이며, 한량없는 마군의 업[事業]을 버릴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좋아하는 마음을 깨끗이 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공교로운 방편을 자라게 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높아지는 근(根)을 낼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결정한 알음알이를 일으킬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평등한 자체를 깨달을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공덕을 깨끗이 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행의 바다를 다스릴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깨끗한 행을 만족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세간의 행을 나타낼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방편의 행을 순종할 것이며, 한량없는 깨끗이 믿는 힘을 낼 것이며, 한량없이 정진하는 힘에 머물 것이며, 한량없는 바르게 생각하는 힘을 깨끗이 할 것이며, 한량없는 삼매의 힘을 만족히 할 것이며, 한량없는 깨끗한 지혜의 힘을 일으킬 것이니라.
또 한량없이 훌륭하게 이해하는 힘을 굳게 할 것이며, 한량없는 복덕의 힘을 모을 것이며, 한량없는 지혜의 힘을 더할 것이며, 한량없는 보살의 힘을 낼 것이며, 한량없는 여래의 힘을 만족할 것이며, 한량없는 법문을 분별하며, 한량없는 법문에 깊이 들어가며, 한량없는 법문을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법의 광명을 내며, 한량없는 법의 비침을 지으며, 한량없는 무리들의 근성을 비치며, 한량없는 번뇌의 병을 알며, 한량없는 묘한 법의 약을 모으며,
한량없는 중생의 병을 치료하며, 한량없는 감로의 공양을 마련하며,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에 가며, 한량없는 여래께 공양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모인 곳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여래의 가르침을 받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의 시끄러움을 참으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나쁜 갈래를 여의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에게 좋은 안락을 주며, 사섭법(四攝法)으로 한량없는 중생을 거둘 것이며, 한량없는 다라니문[總持門]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큰 서원을 세울 것이니라.
036_0184_a_02L또 한량없는 자비의 힘을 닦으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법을 구하며, 한량없는 생각의 힘을 일으키며, 한량없는 신통의 일을 일으키며, 한량없는 지혜의 광명을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갈래에 가며, 한량없는 세계에 태어남을 받으며, 한량없이 차별한 몸을 나타내며, 한량없는 시끄러움과 고통을 받으며, 한량없는 범부의 법을 따르며, 한량없는 중생의 고통을 알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법을 말하며, 한량없는 안팎의 재물을 버리며,
한량없는 복밭의 경계를 베풀며, 한량없는 선근을 보호하며, 한량없는 선지식을 가까이 하며, 한량없는 자기의 종족을 조화하며, 한량없는 부처님 법을 닦으며, 한량없는 부처님 법을 말하며, 한량없는 계행 가짐을 찬탄하며, 한량없이 파계한 것을 깨달으며, 한량없이 공교한 법을 회향하며, 한량없는 꿈과 환술과 같은 법을 알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청정한 계율에 머물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에게 금강의 선정을 줄 것이니라.
또 한량없는 중생으로 있다는 소견을 버리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삼계를 빨리 여의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내[我]가 없음을 보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삼승을 깨닫게 할 것이며, 한량없는 차별한 마음에 들어가며, 보살의 큰 경계를 생각하며, 보살의 큰 궁전에 있으며, 보살의 깊은 법을 관찰하며, 보살의 알기 어려운 경계를 알며, 보살의 행하기 어려운 행을 행하며, 보살의 존엄한 덕을 존중하며,
보살의 한량없이 알기 어려운 법을 보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짓는 업[作業]을 나타내며, 보살의 한량없는 삼독(三毒) 고통을 끊으며, 보살의 한량없는 미혹의 근본을 다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지위를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법문을 말하며,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갑주(甲冑)를 입으며, 한량없는 여래를 받들어 섬길 것이니라.
036_0184_b_02L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원을 일으키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행을 닦으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가르침을 받으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번뇌를 따르는 행을 알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번뇌 여의는 행을 알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함이 있는[有爲] 허물을 깨끗이 하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열반을 칭찬하는 깊은 이익을 알며,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공덕을 알 것이다.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칭찬과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이름과 헤아릴 수 없는 열반의 이름과 헤아릴 수 없는 가지가지 세간법과 헤아릴 수 없는 세간의 법을 멸하는 것과 헤아릴 수 없는 묘한 행과 헤아릴 수 없는 말과 헤아릴 수 없는 번뇌의 섞인 행과 헤아릴 수 없는 번뇌를 없애는 행과 헤아릴 수 없는 묘한 행의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말의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에 섞인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를 멸하는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묘한 행의 비밀한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말의 비밀한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가 섞인 비밀한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를 멸하는 비밀한 글귀 등의 모든 것을 다 닦아 배울 것이니라.
선남자여! 요령을 들어 말하면, 마땅히 온갖 보살의 행을 두루 닦을 것이니 법의 평등함을 알기 때문이며, 온갖 중생 세계를 널리 교화할 것이니 잘 조복하는 까닭이며, 온갖 끝없는 겁에 들어갈 것이니 원력이 넓고 큰 까닭이며, 온갖 갈래에 두루 날 것이니 일부러 태어나는 까닭이며, 온갖 삼세의 지혜를 두루 알 것이니 따라서 깨닫는 까닭이며,
온갖 부처님의 법을 두루 행할 것이니 끝끝내 자체가 같은 까닭이며, 온갖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깨끗이 할 것이니 평등하게 장엄하는 까닭이며, 온갖 보살의 서원을 두루 만족할 것이니 자체가 원만한 까닭이며, 온갖 여래를 두루 공양할 것이니 훌륭한 서원이 앞에 나타나는 까닭이며, 온갖 보살의 원과 두루 같을 것이니 한 성품이 평등한 까닭이며, 온갖 선지식을 두루 섬길 것이니 가지가지 보살의 행을 구하여 저의 마음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기 때문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