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십지품② (1) 환희지② 제2회1)는 보광명전에서이다. 이것은 위로부터 고덕(古德)이 “보리수까지의 거리가 3리(里)다”라 하고, 또 “용이 이를 조성했다”고 했으나, 모두 옳지 못한 것이다. 보광명전이란 것은 현득(顯得:얻은 것을 드러냄)한 보광명지가 보거(報居)하는 전(殿)을 기준으로 한 것이니, 지혜의 체(體)가 광대하고 한량없이 겹치기 때문에 과보의 경계도 한량없이 겹쳐서 법계와 두루 동등한 것이다. 경문의 처음에서 진술했듯이 그 대지가 견고하고 금강으로 이루어졌으며, 보배 나무의 행렬과 궁전이나 누각이 이에 해당된다. 모두 다 빛나는 광명으로 법계에 두루 하고 있으니, 이는 지혜의 체(體)가 보거(報居)하는 집이 일체처에 두루 하고 일체처가 모두 터럭 안에 있어서 그 처소에 구애받을 수 없음을 밝힌 것이니, 지혜로 두루 관하매 그 집도 또한 다시 시방에 두루 해서 모두가 무한의 경계이다. 이 보광명전에서 10신의 법문을 설한 것은 과(果)를 들어 신(信)을 성취하매 오히려 지과(智果)의 보득한 집 안에서 근본부동지불을 설하는 것을 신위(信位)로 삼음을 밝힌 것이다. 이는 자기 마음이 부동지불임을 믿고 이것으로 지혜의 체(體)를 삼음을 밝힌 것이니, 마음 밖에 법이 있으면 신심을 성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여래근본지의 집에서 오히려 자기 마음의 분별이 여래의 근본보광명대지혜임을 믿고서 본질적으로 움직임이 없는 것이니, 단지 근본을 미혹해서 망령되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제3회, 수미산 정상에서 10주(住)를 설한 것은 이(理)에 들어가 지혜에 계합하니 생멸하는 마음으로 이를 바가 아님을 나타낸 것이다. 가령 대해 속에 있는 수미산이 높이가 8만 4천 유순이라서 손이나 발로 반연해 미칠 바가 아닌 것은 8만 4천의 진로산(塵勞山:번뇌의 산)이 번뇌의 대해에 머물면서 일체법에 사념이 없고 작위가 없으면 곧 번뇌의 바다가 고갈해서 진로선이 문득 일체지의 산을 이루고 번뇌의 바다가 문득 성품의 바다를 성취하지만, 만약 마음을 일으켜 사려(思慮)하면, 있는 바의 반연으로 진로산이 더욱 높아지고 번뇌의 바다가 더욱 깊어져서 지혜의 정상에 이를 수 없는 것과 같음을 밝힌 것이다. 이는 정(定)으로 방편을 삼기 때문에 법혜보살이 방편삼매에 들어가 바야흐로 이 법문을 설함을 밝힌 것이니, 반드시 알라. 사념이 없어지면 지혜가 나타나고, 상념이 있으면 곧 미혹이 존재하고, 적멸에 걸리면 지혜가 잠기고, 정(情)이 비면〔虛〕 지혜가 발한다. 이것이 바로 도를 보는 시초요, 부처의 지혜 집안에 태어나는 시초이니, 범부를 벗어나고 세간을 초월하매 천(天)과 같이 자재하면서 지혜산의 정상을 얻음을 나타냄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또 방편의 정(定)으로 마음을 지멸(止滅)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 산의 체(體)가 되기 때문에 간(艮)이 산이 되고 지(止)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10주위(住位)에서 처음으로 부처의 지혜 집안에 태어나서 부처가 머무는 곳에 머무는 것이니, 이는 정(定)에 의거해 슬기를 발하는 것이 수미산과 같음을 밝힌 것이다. 제4회는 야마천궁에서 10행을 설한 것이다. 이 위의 천(天)이 허공에 거처하는 것은 지혜의 법공을 기준으로 해서 행의 체(體)를 삼는 걸 나타낸 것이니, 이는 곧 세간에 처해서도 오염이 없는 것이다. 또 이 천(天)의 명칭이 시분천(時分天)임을 밝히는 것은 보살이 행에 처할 때 근기의 생숙(生熟:설익은 것과 성숙한 것)과 시(時)와 비시(非時)를 알아서 망령되게 중생을 이롭게 하지 않으며, 또 미혹이 얼마만큼 많아지고 미혹이 얼마만큼 감소하는지를 알아서 미혹의 증감에 따라 성숙함을 밝힌 것이다. 근기를 알아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을 시분전이라 칭하고, 법공으로 행을 따르는 것을 공거(空居:허공에 거처함)라 칭함을 나타낸 것이다. 제5회는 도솔천궁(兜率天宮)에서 10회향을 설한 것이다. 이 천(天)은 욕계의 중간에 처해 있고, 또 낙지족천(樂知足天)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회향의 법문이 열반을 탐내지도 않고 생사를 탐내지 않으면서도 늘 생사에 처하고 늘 열반에 처해서 두 성품이 없기에 중도에 처함을 밝힌 것이다. 나머지 네 천(天)은 방일(放逸)이니, 가령 색계와 무색계천(無色界天)은 청정을 좋아하느라 중도의 뜻에 융화 회통하질 못했으며, 비록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서 10지법(地法)을 설했지만 오히려 이 지위의 중도법으로 10지(地)를 성취해서 수행을 쌓아 공(功)을 이루는 것이다. 10회향법을 설할 때 무릎 위로 광명을 놓는 것은, 거두고 폄의 자재로움이 무릎을 말미암지 않는 것이 없음을 나타낸 것이니, 이는 이지(理智)와 대원(大願)과 대비(大悲)가 시방에 두루 원만하면서 걸림 없이 융화회통하는 것이 다 10회향의 지위를 말미암지 않음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 10지는 이에 의거한 행으로 쌓아나가 성숙케 하기 때문에 별개의 법이 없는 것이다. 제6회는 타화자재천궁에서 10지를 설한 것이다. 이는 욕제(欲際)의 정상에 도달함을 나타낸 것이며, 또 중생에 의거해서 융화(融化)하기 때문에 자화(自化)가 없음을 나타낸 것이니, 이 때문에 이 천(天)의 처소를 빌려서 타화(他化)의 지혜를 나타낸 것이다. 또 이 천의 처소가 마왕 파순의 거처이니, 이는 10지위(地位)의 지혜로 심마(心魔)를 조복시켜서 대자비의 행을 성취해 성숙시킴을 밝힌 것이다. 제7회는 제3선(禪)에 있다. 이는 보현행이 원만하게 법열(法悅)로 중생을 이롭게 함을 나타낸 것이니, 이러한 천이 오직 선열(禪悅)로만 기쁘게 움직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제8회는 보광명전(普光明殿)에서 「십정품(十定品)」과 「여래출현품」을 설한 것이다. 이는 부처가 출현해서 닦아 나가는 도의 지극함이 본래의 처소〔本處〕를 여의지 않음을 밝힌 것이며, 한 개의 보광명지를 여의지 않음을 닦아 나감으로 삼음을 밝힌 것이다. 천상(天上)에 오른다고 말한 것은 법의 승진이 원래 한 개 보광명대지혜와 근본 선정〔本定〕의 집을 여의지 않음을 나타낸 것이니, 비록 승진의 행을 닦아서 원만하지만 원래의 근본부동지 중의 보광대용(普光大用)을 옮기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제9회는 역시 보광명전에서 이세간법(離世間法)을 설한 것이다. 이는 보광명지로 시방을 두루 하면서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도 온갖 법에 물들지 않는 것을 이세간이라 칭함을 밝힌 것이니, 보광명지를 보현행을 갖추어 늘 세간에 있으면서도 나가지도 않고 들어가지도 않는 것을 이세간이라 칭하기 때문이다. 지혜의 체(體)가 늘 작용하면서도 의지함이 없기 때문에 그 명칭을 이(離)라 하는 것이니, 이는 싫어해서 떠나는〔厭離〕 것이 아니다. 이처럼 3회(會)가 보광명전에 있는 것은 행의 인(因)ㆍ과(果)와 아울러 보현행의 원만함이 모두 한 개 보광명(普光明)의 시종(始終)도 없고 의주(依住)함도 없는 자재로운 대지혜임을 밝힌 것이니, 만약 보리심을 발한 중생이 이 지혜를 보지 못하면 발심이라 칭하지 못하고 이 지혜를 본 자라야 비로소 발심이라 칭하는 것이며, 만약 마음 밖에 부처를 보는 자와 상(相)을 취해서 진(眞)을 구하는 자는 모두가 선(善)을 짓더라도 아직은 일체지심(一切智心)을 발했다고 칭하지 못하는 것이다. 경문에서 “일체지승(一切智乘)을 타고서 곧바로 도량에 이른다”고 했으니, 보광명대지혜의 승(乘)을 타고서도 도리어 보광명대지혜의 도량을 벗어나지 않는 것을 지(至:이른다)라 칭하는 것이다. 이는 발심과 필경(畢竟) 이 둘이 다르지 않음을 이른 것이니, 이러한 두 마음 중에서는 선심(先心:발심을 말한다)이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발심이 어려운 것이니, 이는 이 지혜가 믿기 어렵기 때문에 믿음을 얻으면 곧바로 능히 들어감을 밝힌 것이다. 대체로 증발심(證發心:구경의 지위)은 쉽지만 먼저 신발심(信發心:초발심)을 일으키기란 어려운 것이니, 믿음이 지극하면 곧 지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다만 방편삼매로 나타내면 곧 지혜 경계가 문득 나타나는 것이니, 이 3회(會)가 모두 보광명전에 있는 것은 정(定)의 체용과 시종과 인과와 만행이 똑같이 하나의 지혜임을 밝힌 것이니, 앞에서 서술한 대로이다. 제10회는 급고독원(給孤獨園)에서 「법계품」을 설한 것이다. 이는 법계가 세간에 양분을 공급함을 여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기 때문이니, 세간에서는 생사(生死)의 원림(園林)이 바로 법계의 체용이란 걸 나타낸 것이다. 이 때문에 여래의 거처인 중각강당(重閣講堂)이 법계를 포함하고 사자좌가 시방에 미치는 것인데, 오직 제도(濟度)에 응하는 자만이 알 뿐 미혹에 처한 자는 깨닫지 못하니 5백 명의 성문과 나머지 중생이 이에 해당된다. 제11회는 각성동(覺城東)에서 있었다. 문수사리가 모든 대중을 위해 법계를 두루 비추는 수다라문(修多羅門)과 선재동자의 선지식 등을 설하는 것은 문수가 바로 몽매한 이를 이끄는 수장(首長)이니 시방의 모든 부처와 일체 중생이 모두 이 법에 의거해서 사수(師首)를 삼음을 밝힌 것이며, 자체성 없는 묘한 슬기의 첫머리가 되기 때문에 곧 보현으로 행의 첫머리를 삼는 것이니, 두 가지의 첫머리가 똑같이 발해서 먼저와 나중이 없는 것이다. 이상 회상(會上)의 처소를 펴는 것과 나타낸 바의 의취(意趣)를 마치는데, 다만 여래 자신이 법을 나타냄을 기준으로 한다면 열 번의 방광(放光)이 있다. 둘째,2) 광명을 놓는 곳과 의취를 편다는 것에는 간략히 승진의 수행을 나타낸 광명이 대략 몇 가지가 있다. 제1회 중 「여래현상품」에서 두 번 광명을 놓으니, 하나는 치아 사이의 광명을 놓아서 시방의 대중에게 고하여 부처의 성도(成道)를 알게 하고, 대중을 다 모이게 하여 부처의 인과법을 설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간의 호상(毫相)에서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비추니, 그 명칭이 일체보살력지광명조요시방장(一切菩薩力智光明照曜十方藏)3)이다. 시방을 다 비추고 나자 그 광명이 부처의 발 밑 족륜(足輪)으로 들어오는 것은 과(果)를 들어 인(因)을 성취해서 믿음에 들어가게 하는 광명임을 밝힌 것이다. 또 호상 속에서 불찰미진수의 보살을 내는데 승음(勝音)을 우두머리로 삼는 것은 여래가 스스로 행하는 행의 두루 함을 밝힌 것이니, 이는 부처 스스로의 각행(覺行)이 두루 하는 과(果)로써 믿음을 성취케 함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 이 광명이 부처의 발 밑 족륜으로 들어가는 것은 이 광명과 10지를 설할 때 미간으로 광명을 놓는 것이 비슷함을 밝힌 것이니, 전자는 믿는 바의 불과이며, 후자는 자기가 수행해서 승진해 얻은 과(果)의 광명이다. 제2회에서 여래가 두 발 밑의 족륜에서 광명을 놓으니, 이는 보광명전에서 신위(信位)를 성취한 광명이다. 이것은 초회 중 발 밑 족륜으로 들어온 광명을 이제 방출함으로써 10신의 과(果)를 성취한 것인데, 10신을 설하는 광명을 밝히기 때문에 발 밑으로 나타내는 것이며, 윤(輪)은 원만함을 나타낸 것이니, 이는 부처의 과덕(果德)을 설함을 통해 신심을 성취함을 밝힌 것이기 때문에 신심 가운데 불과의 원만함을 믿음을 나타낸 것이다. 제3회에서 여래가 발가락 끝으로 광명을 놓은 것은 내위(內位)에 들어가는 시초와 성도(聖道)에 오르는 처음과 불가에 태어나는 첫머리와 성행(聖行)을 행하는 시초임을 밝힌 것이기 때문에 이 광명으로 나타낸 것이니, 이는 10주위(住位)를 설한 광명이 발에서 발(發)하여 성(聖)에 들어가는 시초임을 밝힌 것이다. 제4회에서 두 발등 위로 광명을 놓은 것은 법공에 의거해 행을 행함을 나타낸 것이니, 이는 10행위를 설한 광명을 밝힘으로써 공(空)에 의거해 행을 일으킴을 밝힌 것이다. 제5회에서 여래가 무릎 위로 광명을 놓은 것은 10회향의 대원(大願)이 이(理)와 사(事)가 서로 참여하고 지혜와 자비가 똑같이 제도하는 것이 마치 사람의 무릎이 구부리고 펴는 것을 말미암는 것과 같음을 나타냄을 밝힌 것이다. 이것은 바로 10회향을 설한 광명이니, 영원을 세우고 자비를 일으켜서 생사와 열반에 지혜와 자비가 자재로움을 나타낸 것이다. 제6회에서는 미간에서 광명을 놓으니 그 이름이 보살력염명(菩薩力焰明)이며, 이 광명이 초회 중 미간에서 놓은 광명이니 그 명칭이 보살력지광명(菩薩力智光明)이다. 이는 인과가 서로 같은 것이니, 처음에 역지(力智)라 이름붙인 것은 근본지를 나타낸 것이며, 여기서 역염명(力焰明)이라 이름붙인 것은 공(功)으로부터 근본을 요달해서 능히 세속을 비춤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 명칭이 역염명(力焰明)임을 밝혔으니, 3승에서 근본지라 칭하는 것과 세속에 반연함을 후득지(後得智)라 칭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근본지를 요달해서 능히 세속을 비추기 때문에 두 체(體)의 선후가 없음을 밝힌 것이니, 비록 승진하는 지위의 계급을 세우긴 했지만 지혜가 다르지 않고 대자비가 다르지 않고 때〔時〕가 다르지 않고 보현행이 다르지 않은 것이다. 총체적으로 변천함이 없는 법이기 때문에 이에 한량없는 지혜를 설하는 것이 모두 작용을 따라 말한 것이지 근본에서 옮기지는 않은 것이니, 지혜로 비추면 볼 수 있고 정(情)으로 보면 곧 미혹한다. 그리하여 대비문(大悲門) 중에서 세속을 인도하기 때문에 곧 시겁(時劫)과 법이 제각기 나눠진 것이지만, 만약 대지혜로 진(眞)을 잡는다면 시겁이 원래 의지함이나 장단(長短)이 없는 것이니, 이는 총별육상(總別六相)으로 말한 것이다. 제8회에서 여래가 미간에서 광명을 놓아 문수의 정수리에 붓고, 입 안에서 광명을 놓아 보현의 입에 부은 것은 이지(理智)와 만행으로 하여금 다 함께 서로 참여케 함으로써 부처의 과덕을 설하게 함을 나타낸 것이다. 뜻으로는 문수는 이(理)와 묘한 슬기요, 보현은 지혜와 만행의 작용임을 밝힌 것이니, 그 뜻은 이지(理智)의 묘한 슬기가 공적과 작용이 서로 사무치고 참여해서 불과의 문(門)을 묻고 대답함을 나타낸 것이다. 문수는 여래의 법신이 형체가 없으면서도 정사(正邪)를 잘 결택(決擇)하는 묘한 슬기의 과(果)이며, 보현은 여래의 대지혜가 두루 하여 색신을 대현(對現)함으로써 근기를 알아 그에 따라 세속을 이롭게 하는 행과(行果)이니, 일체 모든 부처가 이 두 가지 법을 써서 성불하기 때문이다. 이 가르침 중 「여래출현품」은 또한 이 두 법을 융화회통하고 사무치게 함으로써 불과의 이지(理智)와 만행(萬行)으로 법계의 원융무애한 문을 성취토록 하기 때문에 방광으로 비추어 서로 문답케 함으로써 나중에 배우는 자로 하여금 법을 보는 것이 쉽고 분명하도록 한 것이다. 이 두 분의 인과가 처음 믿음을 발한 때부터 곧바로 과(果)의 종결에 이르기까지 서로 사무치고 융화하는 것이니, 이지(理智)로써 생각하여 자기 마음의 체용을 비추면 볼 수 있을 것이다. 초회(初會)의 불과는 부처가 스스로 성취한 것이며, 이 10지ㆍ11지 이후의 불과는 수행자의 자력(自力)으로 성취한 것이니, 문수와 보현의 두 행이 사무침으로써 이지(理智)와 만행이 원만함을 밝힌 것이다. 제9 「수호광명공덕품」에서 손 안에서 광명을 놓아 악도의 고통을 비추는 것은 도가 원만하매 대자비로 세속을 제접하는 광명을 밝힌 것이다. 이상은 제2회 이래부터는 스스로 수행하는 자의 승진이 종결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일종(一終)의 교말(敎末)이다. 부촉(付囑)과 유통(流通)도 또한 이 「출현품」 안에 있으니, 앞서 밝힌 바와 같다. 제10은 「법계품」에서 또한 미간으로 광명을 놓는 것이니, 그 명칭이 3세를 두루 비추는 법계이다. 이는 3세가 모두 일시(一時)이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법계를 과(果)의 체(體)로 삼음을 밝힌 것이니, 신(信)과 주(住)와 행(行)과 회향(回向)과 10지와 11지로부터 불과까지 모두 법계를 과(果)의 체(體)로 삼아 문수를 법계의 이(理)로 삼고 보현을 법계의 지혜로 삼아서 이지(理智)의 묘용이 일불문(一佛門)이 되는 것이다. 이 1문(門)으로 뭇 몽매한 이를 교화하기 위해 두 가지 법으로 나누는 것이니, 만약 근기를 좇고 세속을 따른다면 법문이 다함이 없겠지만, 만일 실다운 이(理)를 논한다면 자체성 없는 가운데 일법(一法)을 여의지 않는 것이니, 일(一)과 다(多)에 걸림이 없는 것을 보현이라 칭한다. 처음 동몽(童蒙)을 제접할 때 자체성 없는 이(理) 가운데 정사(正邪)를 묘하게 가려냄을 요달해서 무생(無生)의 슬기에 들어가는 것을 문수라 하고 또한 동자 보살이라 칭하며, 능히 고제(苦際)를 함께 하면서 행을 일으켜 중생을 이롭게 하여 부처 가문의 법을 다스리는 것을 보현이라 칭하는 것이며, 두 분의 체(體)가 사무치는 것을 부처라 이름붙이는 것이며, 본래로 자재로움을 법계라 칭하는 것이며, 처음부터 나중까지 사무치는 것이 모두 이 법계가 체(體)가 되지 다시 다른 법이 없다. 이 품은 일체 모든 부처의 인과의 대도(大都)가 되며, 또 온갖 성현이 행하는 대로(大路)가 여기서 벗어나지 않으며, 또 자기 마음의 일체지왕(一切智王)이 노닐면서 관하는 큰 집〔大宅〕이며, 또 일체 중생이 의지하는 바이기 때문에 그 이름이 법계인 것이다. 셋째,4) 법좌의 체(體)가 마니(摩尼)를 대(臺)로 삼은 것은 본체(本體)가 법신의 성품에 스스로 더러움이 없는 것으로써 마니의 명칭인 이구보(離垢寶)로 삼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 뜻은 불과의 보리가 법신의 무구(無垢)함을 체(體)로 삼으니 불신(佛身)과 화신(化身)이 지혜의 작용이 됨을 과보로 얻음을 기준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체(體)에 의거해 지혜의 작용을 일으킴을 밝힌 것이기 때문에 마니로써 법좌의 체(體)를 삼은 것이다. 제2회에서 법좌의 체(體)가 연꽃을 장(藏)으로 삼은 것은 그 뜻이 제2회에서 중생을 교화해 이롭게 함을 기준으로 해서 믿음의 종자를 이루게 함을 나타낸 것이며, 믿음 속에 처해서도 세간에 처한 행이 오염됨이 없음을 나타낸 것이니, 오염됨이 없이 사물을 이롭게 하는 것을 공(功)으로 삼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곧 연꽃으로 장(藏)을 삼은 것이다. 제3회는 제석천의 묘승전(妙勝殿) 위에 있는데, 보광명장(普光明藏)인 사자좌의 백천(百千) 층급을 안치한 것은 뜻이 믿음으로부터 지위에 들어갈 때 방편의 사념도 없고 작위도 없는 적정삼매(寂靜三昧)로써 하는 것을 안치(安置)라 칭하고, 삼매력으로 여래의 근본 지혜를 현득(顯得)해서 처음으로 불가에 태어나 두려움 없는 슬기〔無畏慧〕를 얻는 것을 보광명장인 사자좌라 칭함을 나타낸 것이다. 장(藏)이란 것은 이 지위가 여래 지혜의 장(藏)에 들어감을 나타낸 것이며, 사자(師子)란 것은 지혜의 두려움 없음을 밝힌 것이며, 보광명(普光明)이란 것은 여래의 근본보광명법계의 대지혜에 계합함을 나타낸 것이며, 백천 층급이란 것은 10주를 닦아 나가는 계급과 세간을 벗어남이 백천 가지 정계(情繫)의 무명을 초월한 것이자 백천 가지 업장을 타파함을 나타낸 것이다. 가령 부처의 과좌(果座:과의 법좌)는 모두 층급을 닦아 나가는 것의 오르고 내림과 깨달음과 미혹의 깊고 얕음과 지혜의 뛰어남과 열등함을 말하지 않는 것이니, 10주에서 처음이 또 백천 층급인 것은 지위에 들어가 닦아 나갈 때 업장을 초월하는 분제(分際)를 밝힌 것이다. 제4회 야마천궁에서 보련화장(寶輦華藏)인 사자좌를 화작(化作)한 것은 10행위를 설할 때 행이 세간에 처하면서도 집착이 없는 걸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연꽃으로 나타낸 것이며, 사자는 앞서와 같이 의주석(依主釋)이며, 백만 층급이란 것은 승진이 이전을 넘어서서 업을 초월함이 뛰어나기 때문이며, 법좌를 화작(化作)했다고 말하지 안치(安置)했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여래 지혜에 들어가 지혜로써 행을 따르매 행하는 바의 행업(行業)이 지혜로써 화위(化爲)하는 것이니, 마치 변화와 같음을 말미암기 때문에 안치라 말하지 않은 것과 같으니, 이는 행이 이(理)로부터 화(化)함을 밝힌 것이다. 제5회 도솔천궁에서 전 위에 마니장(摩尼藏)인 사자좌를 백만억 층급으로 편 것은 10회향이 그 중 세간을 벗어난 이지(理智)로 근본 법신에 의거함으로써 세간에 처해서도 더러움이 없고, 근본 불과의 좌체(座體)를 의거해 승진함으로써 오히려 근본에 돌아가기 때문에 설사 회향 방편의 원력으로 그 자비와 지혜를 성취할지라도 법신 자체의 무구(無垢)는 변치 않음을 나타낸 것이다. 자비의 염원을 회향해 융화하고 회통함으로써 체용을 균등케 하기 때문에 법좌를 편다고 말할 뿐 안치나 화작(化作)이라 말하지 않은 것이며, 백만억 층급이란 것은 승진이 이전을 넘어서기 때문에 오염과 청정의 두 가지 장애를 없애서 걸림 없는 법계의 대비지(大悲智)를 성취하는 것이다. 비록 10주와 10행에서 5위를 가지런히 닦긴 하지만, 그러나 가르침으로 병을 가려내어 앞의 두 지위는 세속을 벗어나는 마음이 뛰어나고 대비심이 낮기 때문에 이 10회향위에서 원력으로 회통 융화하여 지혜와 자비가 처소를 얻음을 밝힌 것이다. 제6회 타화자재천왕궁에서 다만 마니장전(摩尼藏殿)이라 말하고 법좌의 체(體)를 말하지 않은 것은 뜻이 법좌가 도솔천의 마니좌를 변역(變易)치 않음을 나타낸 것이니, 다만 법성의 더러움 없는 대지혜로 대자비문을 성취해서 중생을 감싸 기름을 들기 때문에 전(殿)이라고만 말할 뿐 법좌를 말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앞서의 회향법에 의거해 대자비의 전(殿)을 길이 양육함으로써 중생을 감싸 기르는 것이지, 별개의 승진은 없다는 걸 밝힌 것이다. 제7회는 제3선(禪)에 있다. 이 회상의 법칙과 가르침의 행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보현행품」으로 대략 든 것인데, 그 「보현행품」은 36품에 있는 것이 해당된다. 이 또한 대략 든 것일 뿐 대본(大本)은 오지 않았으니 백만억 게송이 있다. 제8회와 제9회 두 회상이 똑같이 보광명전에 있는 것은 10신의 마음과 승진의 수행으로 불과에 이르는 것과 「이세간품」에서 보현이 항상 행하는 것과 10정(定)과 10통(通) 등이 모두 보광명의 한 개의 지체(智體)를 여의지 않기 때문에 5위와 10신 등의 닦아 나감을 성취하는 것이니, 모두가 이 지혜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이 보광명지는 시방의 모든 부처와 일체 중생이 다 함께 공유하고 있지만 모든 부처는 이미 요달했고 중생은 미혹한 것이니, 체용은 하나이지만 미혹과 깨달음은 같지 않은 것이다. 이 가르침 중에 발심한 자를 조망해 보건대, 한 번 깨달으면 곧 지견이 부처와 같아지니, 가령 「법화경」에서 “부처의 지견으로 중생에게 깨달음을 보여서 중생을 부처 지견에 들게 하고, 나아가 일체지승을 타고서 곧바로 도량에 이른다”고 한 것과 이 경전에서 “여래승과 불사의승과 최승승(最勝乘)과 무상승(無上乘) 등을 탄다”고 한 것이 이에 해당된다. 첫째 권 중 모든 보살의 덕을 찬탄한 것 중에서 일체부처의 평등한 법을 잘 알아서 이미 여래의 보광명지(普光明地)를 밟았다고 하니, 이 보광명지는 중생이 지혜를 미혹해 미혹이 되고 깨달은 자는 미혹을 깨달아 보광명지를 성취해서 깨달음이 된다. 이 때문에 초회의 신천(神天)이 법에 들어가 이익을 얻음에 들어간 것이 곧 부처가 들어간 바와 같고 부처의 지견과 같음을 나타내 보임으로써 중생과 더불어 법에 들어가는 본보기를 지어 나중에 배우는 자로 하여금 본받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3회(會)가 모두 보광명전에 있는 것은 뜻이 5위의 승진에서 믿음도 또한 이 지혜를 여의지 않고 깨달아 들어가는 수행도 이 지혜를 여의지 않아서 시겁(時劫)에 굴릴 만한 체(體)가 없고 지혜도 다시 이 보광명지와 다르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10회향 법문으로 비원(悲願)을 융회하면 곧바로 자재로운 신통이 모두 그 안에 있다. 가령 일생에 유루(有漏)의 열 가지 선(善)을 닦는다 하여도 오히려 선상에 태어나게 되서 업보로 신통을 얻으며, 10념(念)을 성취하더라도 오히려 정토에 왕생하게 되는데, 하물며 지혜에 의거해서 발심하고 다시 비원과 모든 바라밀의 행을 더하는데 어찌 일생 후에 지체(智體)의 자재로운 신통을 얻지 못하겠는가? 지혜의 경계로 실(實)을 회통함을 조망해서 논하건대, 설사 다함이 없는 겁이라도 원래 일념을 벗어나지 않거늘 지금 일생이라 말한 것은 시간이 끝내 연장되지 않고 지혜가 결국 다르지 않으며 생(生)이 마침내 무생(無生)인 것이니, 정견(情見)이 생멸하는 생을 좇아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며, 다만 참다운 지혜로 알면 곧 만 가지 미혹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서방 정토의 16관문(觀門)은 모두 상념을 지은 것인데도 상념이 성취되면 스스로 신통을 과보로 얻는데, 하물며 이지가 의지함이 없어서 밝고 청정하게 두루 비춤을 요달하고, 몸과 마음이 체(體)가 없어서 안팎의 견(見)이 없음을 요달하는 자임에랴. 단지 이지(理智)에 맡겨 확연히 대원의 바다를 일으켜서 자비와 지혜를 융화하고, 1찰나에 색신을 대현(對現)하여 모든 부처에게 공양하고, 중생을 교화하면서도 다시 작위하는 것이 없다. 그리하여 성품이 다 평등해서 막음도 없고 주(主)도 없으며, 성품도 없고 상(相)도 없어서 범성(凡聖)이 일여(一如)하여 머무는 바가 없기 때문에 머묾이 없는 법으로 머묾이 없는 지혜를 따라서 부처에게 공양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니, 이렇게 수행한다면 어찌 대력신통(大力神通)을 얻지 못할까 염려하겠는가? 한결같이 「십회향품」에 의거해서 배우고 닦으면 곧 얻을 것이다. 제10 「법계품」에서 다만 “그 법좌가 법계에 널리 두루 한다”고만 말하고 층급을 말하지 않은 것은 단지 불과의 좌체(座體)가 마니를 체(體)로 삼음을 밝힌 것이니, 초회부터 제5회에 이르기까지의 좌체가 똑같이 마니를 계로 삼은 것은 불과의 체(體)가 같음을 회통하였기 때문이다. 대의(大意)는 지혜로 자비를 행하는 것이 하나의 보광명지와 다르지 않고, 세간에 처해 더러움 없음이 하나의 묘리(妙理) 법신과 다르지 않음이니, 지혜와 법신이 똑같이 하나의 자재로움이 되서 체용이 없으면서도 작위가 없고 가지 않으면서도 이르러서 사물에 맡겨 응하는 것이니, 이지(理智)로 회통해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나타낸 뜻은 단지 중생으로 하여금 사(事)를 보고 법을 알게 해서 쉽게 이해하도록 한 것이며, 닦아 나가는 행을 일으키는 데 의혹이 없게 한 것이다. 다시 자세하게 운운(云云)하겠지만, 우선은 나아갈 바를 간략히 알자면 논주(論主)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는다.
보광명지(普光明智)는 허공과 같으니 허공은 다만 공(空)이요 지혜는 자재하도다. 초발심부터 이에 의거해서 낳으며 구경(究竟) 또한 이곳에 의거해 원만하구나.
이 때문에 3회(會)의 보광명전에서 인과가 별개의 체(體)가 없음을 융화 회통하노라. 지위에 따라 닦아 나가는 행이 차별되고 지혜도 행의 차별을 따라 과보의 경계가 다르지만 근본지혜의 생멸 없음을 여의지 않나니 이 때문에 부처는 마니좌에 앉아 계신다.
이 뜻은 5위(位) 불과 속의 승진이 다 법계의 근본보광명지로 체용을 삼음을 밝힌 것이니, 이 때문에 시종(始終)의 인과가 보광명전 속을 여의지 않은 것이다. 넷째,5) 경문에 따라 뜻을 해석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품의 경문을 네 단락으로 장과(長科)하겠다. 첫째 단락은 서분(序分)이며, 둘째 단락은 정설분(正說分)이며, 셋째 단락은 대지를 진동해 공양을 일으키는 분(分)이며, 넷째 단락은 게송을 설해 법을 찬탄하는 분(分)이다. 첫째 단락이 서분(序分)이라는 것은 처음의 “이 때 세존께서는” 이하부터 “법계의 지인선인(智印善印)”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있는 네 단락의 경문을 서문이라 칭한다. 둘째 단락은 “이 때 시방 모든 부처가 제각기 오른손을 펴고” 이하부터 “39권중 받아 지니고 닦아 익힌 뒤에 일체지의 경지에 도달한다”에 이르기까지의 한 단락이 정설분이다. 셋째 단락은 대지를 진동해서 공양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 때 부처의 신력(神力)” 이하부터 “그리하여 게송의 말을 설한다”에 이르기까지가 이에 해당된다. 넷째 단락은 게송을 설해 법을 찬탄하는 분(分)이라는 것은 “그 마음이 적멸해서 항상 조화롭고 순조롭다”부터 39권 경문 끝까지가 이에 해당된다. 첫 번째의 서분을 다시 네 단락으로 나누겠다. 첫째, “이 때 세존께서는 타화자재천에 계시면서” 이하 “설하여도 능히 다함이 없다”에 이르기까지 18행의 경문은 도래한 모든 보살의 뜻과 덕을 찬탄한 분(分)이다. 둘째, “그 명칭은” 이하 “상수(上首)가 되었다”에 이르기까지 18행의 경문은 보살의 명칭을 열거한 분이다. 셋째, “이 때 금강장보살” 이하 “일체지지(一切智智)를 만족시킨다”에 이르기 까지 25행의 경문은 금강장보살이 선정에 들어가자 명호가 같은 부처가 다 도래해 현전함으로써 권념(勸念)으로 10지 법문을 설하게 함을 밝힌 분이다. 넷째, “이 때 시방 모든 부처” 이하 “법계의 지인선인(智印善印)”에 이르기까지 9행의 경문은 시방 모든 부처가 금강장보살에게 열 가지 힘을 주어서 법을 설함이 자재롭게 함을 밝힌 분이다. 경문에 따라 뜻을 해석한다는 것은 “이 때 세존께서는 타화자재천왕궁에 계시면서”부터는 여래의 지혜 몸〔智身〕이 지위에 응해 나타나기 때문에 처소에 의탁해 법을 나타냄을 밝힌 것이니, 이 보살이 10지의 도(道)가 종결되면서 욕계의 정상에 이름을 밝힌 것이다. 또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10지를 수행하고, 자기를 위해 구하는 바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명칭이 타화가 되며, 또 10지의 도가 종결되매 마음과 경계의 마(魔)를 항복받아서 자재로움을 얻기 때문이며, 이구삼매(離垢三昧)에 들어가매 순백청정하고 청결해서 법이 응당 그러하기 때문이며, 욕계의 정상에 처해 항상 삼매에 처하면서도 청정한 마음에 머물지 않고 선계(禪界)에 거처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 10지의 공(功)이 종결되면서 법운(法雲)이 널리 윤택하여 더러움이나 청정함에 얽매이지 않고 색신을 대현(對現)하기 때문에 이 천(天)에서 10지를 설함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초회 중 자재천왕의 이익을 얻는 게송에서 다음과 같이 읊은 것이다.
불신(佛身)이 두루 하여 법계와 동등하기에 널리 중생에 응해서 다 현전(現前)하누나. 갖가지 교문(敎門)으로 늘 교화하고 이끌어서 법의 자재로움을 능히 개오(開悟)하노라.
【문】어째서 여래가 이 타화천에 강림했으며, 어째서 천왕이 멀리서 부처가 오심을 보는 것과 법좌를 펼쳐 영접하는 것과 장엄하게 게송으로 찬탄하는 등의 일을 말하지 않았습니까? 【답】이 지위는 다만 이전의 도솔천궁의 법문에 있는 원행(願行)과 비지(悲智)의 법을 회향해서 행함을 의거할 뿐 다시 다른 법이 없다. 이 때문에 나머지 일을 진술치 않고, 다만 덕을 쌓음으로써 이전의 원해(願海)에 의거해 공(功)이 종결되고, 지혜가 지극하매 다시 법사(法事)를 빌리지 않는 것이니, 이는 그 승진이 융화회통해서 다만 이전의 법에만 의거함을 나타낸 것이다. 【문】어째서 단계적으로 화락천에 이르지 않고, 무엇 때문에 타화천으로 뛰어넘어가서 10지를 설했습니까? 【답】10지 이전에는 반드시 단계에 의거해서 이지(理智)와 비원(悲願)의 오르고 내림을 회통하니, 이 융화와 회통으로 처소를 얻음을 밝히고 있다. 즉 10회향에선 비원과 이지를 융화해 광협(廣狹)을 균등히 하고 법계에 골고루 칭함이 중생의 양(量)과 같은 것이니, 이는 법이 중도(中道)에 처함을 나타내기 때문에 중(中)에 처한 곳에서 중도의 뜻을 설하고 10회향을 설해서 비원과 이지를 회통하는 것이니, 욕계의 처소에서는 도솔천의 위아래로 다 2천(天)이 있다. 10지를 설한 처중(處中:중에 처함)은 곧 욕계의 상제(上際)와 색계의 하제(下際)이니, 오염과 청정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바로 이지대비(理智大悲)의 자재로움임을 밝히려고 한 것이다. 또 11지 등각(等覺) 법문을 설할 때 제3선(禪)에서 설한 것은 중생을 이롭게 하는 행이 원만하매 법락(法樂)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저 3선의 선열(禪悅)처럼 즐거움을 나타낸 것이며, 제4선은 불과가 두루 해서 묘용이 원만함을 나타낸 것이다. 또 10지에서 화락천을 초월하고 11지에서 2선을 초월하는 것은 두 배씩 지혜가 높아지면서 단계를 초월함을 밝힌 것이다. 마니보장전(摩尼寶藏殿)이란 것은 무구(無垢)한 대자비로 능히 감싸서 사물을 양육함을 나타낸 것이다. 이 지위가 정(情)으로 스스로의 안락을 취하는 마음이 전혀 없고 다만 중생을 요익케 해서 대자비를 증장함을 밝히기 때문에 마니무구보장전(摩尼無垢寶藏殿)에 처하는 것으로 나타낸 것이다. 대보살 대중과 함께 한다는 것은 금강장 등의 37은 37조도법을 나타낸 대중이며, 해탈을 1인은 하나하나의 조도(助道) 하에서 당체(當體)가 모두 해탈의 청량한 즐거움임을 밝힌 것이다. 즉 조(助)가 바로 정도(正道)라서 지(地) 이전에 견도(見道)해 정견이 이미 종결되기 때문에 10지에서는 도움을 드러내 성숙시킴을 나타낸 것이니, 이는 10지에서 견도하고 지(地) 이전에 자량하는 3승과는 같지 않은 것이다. 이 1승의 가르침은 처음부터 여래의 근본지에 의거해 신심을 발해서 살바야지(薩婆若智)6)를 닦고, 공관(空觀)으로 현행의 번뇌를 조복하여 10지에야 비로소 의생신을 얻는 걸 의거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가르침이 비록 여래의 한량없는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과 심의(心意)를 설하긴 했지만 세속의 경계를 무너뜨리지 않고 차별지를 달성함을 밝힌 것이니, 미혹을 조복해 생(生)에 머무는 것이나 정토에 왕생하는 것과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3천(千)의 경계가 부처의 경계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하니, 이 가르침을 조망해 보건대, 첫 신심 중에서 다만 한량없는 부처의 경계가 티끌이 시방을 내포하고 터럭이 법계를 용납함을 기준으로 하여 믿음으로 닦아 나가는 수행을 하기 때문에 삼천대천이 부처의 보경(報境:과보의 경계)이 된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니, 「현수품」이 믿는 바로 기쁘게 수행하는 문이며, 「발심공덕품」이 바로 10주의 깨달아 들어가는 덕과 하나와 같은 것이다. 경문에서 “그 모든 보살이 다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에서 불퇴전을 얻는다”고 했는데, 보리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 소승의 보리이며, 둘째 2승의 보리이며, 셋째 공관으로 6바라밀을 행하는 보살의 보리이며, 넷째 열 가지 상사진여관(相似眞如觀)을 닦고 10바라밀을 닦는데 10진여의 장애와 열한 가지 추중(麁重)과 스물두 가지 우치(愚痴:어리석음)가 있는 보리이며, 다섯째 열 가지 여래 지혜에 의거해서 10바라밀을 닦는데, 다함 없는 겁으로 1찰나를 삼고 다함 없는 다생(多生)이 일생에 되는데 계합함으로써 일념에 미혹이 풀리는 것의 바로 부처 지혜의 보리이니, 이는 근본지에 의거해 보리심을 발함을 밝힌 것이다. 가령 「기신론」에도 이런 경문이 있으니, “본각(本覺)에 의거하기 때문에 불각(不覺)이 있다”고 했으며, 또 “마음이 근원을 깨닫기 때문에 그 명칭이 구경각(究竟覺)이다”라고 한 것이니, 분명히 알라. 여래 지혜를 의지해서 불각(不覺)이 있고 무명을 의지해서 각자(覺者)가 있는 것”7)이다. 그리하여 각자(覺者)가 근기의 종성(種性)을 따라서 다섯 가지 각법(覺法)의 차별이 있으니, 이 같은 경전의 보리는 아울러 1승의 불과인 근본지 상의 불퇴전의 보리이다. 『기신론』에서 “겁을 초월해서 성불한다”고 말하는 것과 “내가 한량없는 겁을 수행해서 불도를 성취한다”고 말한 것은 다 나태하고 오만한 중생을 위해 무수한 방편을 지은 것이며, “3승기(僧祇)를 거쳐야만 비로소 성불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모두 세간의 정을 좇아서 설한 것이다. 3승은 근본지를 의거해서 발심한 것이 아니지만, 이 가르침은 지혜를 의거해 발심한 것이니, 만약 지혜로써 논한다면 미혹된 정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곧바로 불가수(不可數)의아승기 겁을 무시(無時)로 삼아서 이 무시를 통해 1찰나가 무한한 3세의 겁을 거두고 무한한 3세의 겁이 모두 1찰나를 벗어나지 않음을 임시로 시설한 것이다. 경문에서 “지혜가 3세에 들어가 가고 옴이 없다”고 했으니, 이 같은 3승기의 겁이 정으로는 있으면서도 지혜로는 없기 때문에 지혜로써 정을 거두자 정이 지혜 안에 거처하면서 한량없는 겁의 정유(情有)가 찰나의 지혜 속에 있는 것이다. 만약 정으로는 비어 있고 지혜로 실다움을 취한다면, 원래 시(時)의 체(體)가 전혀 없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옮길 만한 때〔時〕가 없는 것이니, 두 일을 조사하고 헤아려서 단지 실(實)을 좇을 뿐 허(虛)를 좇지 말아야 한다. 경문에서 “다 타방 세계로부터 와서 모였다”는 것은 10회향법으로부터 와서 10지를 성취함을 타방이라 이름붙인 것이기 때문에 법계의 성품 중에는 별다른 타방이 없고 지위의 처소에 이르지 못한 것을 타방이라 칭한 것이며, 나아가 모든 지위도 거의 다 마찬가지다. 일체 보살의 지혜가 머무는 경계에 머문다는 것은 다만 5위 보살의 지혜 경계가 모두 똑같아서 이 10지 중 부처 지혜의 경계에 이르기 때문이며, 여래지혜가 들어간 곳에 들어간다는 것은 여래의 근본지를 의거해 발심해 행의 차별지에 들어가서 대자비를 성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체 보살의 선정에 잘 들어간다는 것은 한결같이 「십정품」의 설과 같다. 삼마발저신통명지(三摩鉢底神通明智)는 삼매가 능히 지인(智印)의 신통을 일으킴을 밝힌 것이니, 삼(三)이라 말한 것은 정(正)인데 한역하면 정혜(正慧)이고, 삼마라는 것은 삼매이고, 발저란 것은 슬기〔慧〕이다. 일념 사이에 동작하는 바가 없이 모두 다 능히 일체 도량에 이른다고 한 것은 삼매의 지인(智印)으로 성품이 스스로 두루 하기 때문이며, 겉과 속이 없기 때문이니, 늘 지혜와 함께 해서 산동(散動)이 없음을 밝히기 때문이다. 그 명칭을 금강장보살이라 한 것은 지혜를 금강으로 삼아 능히 모든 미혹을 타파하는 것이며, 장(藏)이란 것은 지혜의 덕이 두루 함을 장이라 칭함을 밝힌 것이며, 보장(寶藏)보살이란 것은 법보가 두루 함을 보장이라 칭한 것이며, 연화장 보살이란 것은 온갖 행과 열반이나 생사에 염착(染着)하는 바가 없음을 밝힌 것이며, 덕장(德藏)보살이란 것은 온갖 덕이 원만함을 밝힌 것이며, 연화덕장(蓮華德藏)보살이란 것은 오염이 없는 온갖 행으로 지혜의 덕을 장엄함을 밝힌 것이며, 일장(日藏)보살이란 것은 대지혜의 비추는 작용을 밝힌 것이며, 소리야장(蘇利耶藏)보살이란 것은 한역하면 태양의 비추는 작용이며, 무구월장(無垢月藏)보살이란 것은 대자비심으로 세속을 비춰서 번뇌의 불꽃을 타파함을 밝힌 것이며, 일체국토보현장엄장(一切國土普現莊嚴藏)보살이란 것은 복과 지혜의 두 가지 일이 두루 함을 밝힌 것이며, 비로자나장보살이란 것은 광명이 두루 비추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니, 이 같은 모든 보살을 이름 아래의 뜻으로 이해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한 다락에 서른여덟의 보살이 있는데, 서른일곱의 보살의 명칭이 똑같이 장(藏)인 것은 바로 37조도행문(助道行門)을 나타낸 것이며, 해탈월 한 분은 37조도행 중에 보리를 돕는 분(分)인 청량(淸凉)의 과(果)를 나타낸 것이며, 모든 보살과 더불어 법을 청하는 주(主)를 짓는 것이며, 모든 대중으로 하여금 법을 듣고 수행케 해서 청량한 즐거움을 얻게 한 것이다. 열의화(悅意華)란 것은 뜻을 기뻐함이 꽃과 같기 때문에 열의화라 이름붙인 것이다. 우발라덕장(優鉢羅德藏)보살이란 것은 청련화를 취해 비유를 삼은 것이니, 뜻으로 취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성수왕(星宿王)이란 것은 자재롭고 걸림 없는 차별지가 분명함을 밝힌 것이다. 세 번째,8) 입정분(入定分) 속의 25행 경문은 그 뜻을 네 단락으로 나누겠다. 첫째, “이때 금강장보살”의 1행 반 경문은 모두 세 구절의 경문이 있는데, 금강장보살이 선정에 들어감을 밝힌 분(分)이다. 둘째, “이 삼매에 들어간다” 이하 “그 앞에 나타난다”에 이르기까지 2행의 경문은 명호가 같은 모든 부처가 와서 현전함을 밝힌 분이다. 셋째, “이 같은 말을 지었다” 이하 “능히 일체처에 두루 이르러 결단코 개오(開悟)시킨다”에 이르기까지 16행의 경문은 26사(事)의 인연으로 이 삼매에 들어감을 밝힌 분이다. 넷째, “선남자” 이하 5행의 경문은 시방 모든 부처가 금강장보살을 권해서 법을 설하게 함을 밝힌 분이다. 경문에서 “금강장보살이 부처의 신력(神力)을 받아서 보살의 대지혜광명삼매에 들어간다”고 한 것은 여래의 지혜를 믿음으로 닦아 나가는 수행을 삼기 때문에 짓는 바의 일체 불사(佛事)가 모두 부처님의 신력이며 내가 스스로 지은 것이 없기 때문에 삼매이며, 그 명칭이 보살대지혜광명인 것은 여래의 미간에서 놓은 10지 지혜 중도(中道)의 광명이니 그 명칭이 보살력염명(菩薩力焰明)이며, 또한 초회 중에서 여래가 미간으로 광명을 놓으니 그 명칭이 일체보살력지광명(一切菩薩力智光明)이며, 모두가 10지의 도가 종결된 부처 지혜의 광명이다. 이제 삼매에 들어가서 도리어 이 지혜의 삼매로 10지도(地道)의 지혜를 설하는 것을 보살대지혜광명이라 칭하는 것이니, 근본 지혜로 보살의 대자비행을 성취하기 때문이다. 시방으로 각각 십억불찰미진수세계 밖을 지나서 각각 십억불찰미진수 모든 부처의 명호가 같은 금강장이 있다는 것은, 10억은 수(數)의 원만하고 다함 없음을 나타낸 것이며, 세계 밖이라고 말한 것은 10주ㆍ10행ㆍ10회향 속의 불과를 좇는 것이 밖이 되고, 이제 이 10지의 지혜와 덕의 불과를 성취하는 것을 그 앞에 와서 나타난다고 칭한 것이며, 선정에 들어간 보살과 더불어 명호가 같은 것은 선정에 들어간 자의 지혜가 회통해 미치는 것이 근본 지위의 부처 지혜와 합치함을 밝힌 것이며, 십억불찰마진을 수(數)로 삼았다고 말한 것은 작위 없는 지혜의 체용이 두루 함을 밝히기 때문에 십억불찰미진수라고 말한 것이며, 부처가 함께 가지(加持)한 것은 지위가 회원(會源)에 이르자 스스로의 힘이 부처의 힘과 회통함을 밝힌 것이니, 이 때문에 아래 경문에서도 이는 너의 승지력(勝智力:뛰어난 지혜의 힘) 때문이라고 한 것이다. “네가 비로자나(毘盧遮那)여래ㆍ응(應)ㆍ정등각(正等覺)의 본원력으로 하기 때문이며 위신력 때문”이란 것은 이 10지 법문에 오른 것이 모두 10회향 중 일체 모든 부처의 본원으로 발기함을 밝힌 것이니, 만약 열 가지 대원의 회향이 없다면 이 지위를 능히 스스로 성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위신력이란 것은 초발심이 다 여래의 일체지승의 위신력을 타고서 10지에 오르기 때문이며 여래가 지은 바인 일체지의 작용을 여의지 않기 때문이니, 만약 여래의 일체지승을 타는 걸 말미암지 않으면 어찌 10지의 지위에 이른다고 말할 것인가? 이 지혜가 인(因)에 통하고 과(果)에 사무쳐서 지(智)와 지(地)가 똑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가르침 중에 있는 10신ㆍ10주ㆍ10행ㆍ10회향의 각 지위마다 불과가 있기 때문에 이 10지ㆍ11지 중의 불과는 10회향 속의 불과를 취해서 묘용이 같은 것이니, 10신과 아울러 5위의 닦아 나감을 통틀어서 60중(重)의 불과가 있는데 만약 지위에 들어가는 것만 취한다면 50중(重)의 불과가 있으니, 수행의 인(因)을 합치면 모두 100중(重)의 인과가 있다. 그리하여 부처의 근본 지위 중 10바라밀이 스스로 10중의 인과를 갖춘 것이니, 수행자가 모두 부처의 근본 인과에 의거해 5위 수행의 승진을 일으키는 것이 근본에 의거해 일으킴으로써 그 명칭이 110성(城)의 법문임을 밝힌 것이다. 총체적으로는 10회향 중 불과의 이름이 같은 것으로 묘(妙)를 삼음을 통틀어 취하기 때문에 10지ㆍ11지에선 다시 불과의 명호를 따로 세우지 않은 것이니, 10지ㆍ11지의 법이 10회향법과 같기 때문이다. 부처의 근본 지위 중 10바라밀이란 것은 여컨대 초회의 과(果)를 들어 수행을 권함 중에서 여래는 바로 불과이며, 다음 열 분의 보살의 이름 위 글자가 다 똑같은 명호로서 보(普)인 것은 부처의 과위(果位) 중 보현보살이 10바라밀을 닦아서 행을 따라 명칭이 다름을 밝힌 것이니, 이는 부처의 근본 인과 행문(行門)이기 때문이다. 40중(衆)의 신천(神天)도 이를 본받아 생기해서 10주ㆍ10행ㆍ10회향ㆍ10지의 지위를 따라 닦아 나감의 행이 다른 것이며, 10바라밀도 또한 승진하는 행에 따라 명칭이 다른 것이니, 10보현과 40중 신천(神天)을 합쳐서 50이 있고, 10바라밀이 행의 5위상의 승진을 따라서 50분 보살의 행인(行因)과 50개 불과를 통틀어 100이 되는데, 늘 근본 불과와 근본 10보현행의 명칭을 여의지 않아서 십십(十十)이 40중 신천과 합쳐 50개의 바라밀행이 되고, 하니 속에 열을 거두어 곧 5백 가지의 차별지문(差別智門)이 있어야 비로소 만행이 원만한 부처를 성취하는 것이다. 즉 1찰나제(刹那際)를 안립해서 승진(昇進)의 시작하고 마치는 때를 삼는 것이니, 예컨대 용녀가 이 찰나를 벗어나지 않고 3생에 성불하는 것 등이며, 또한 「십정품」에서 찰나제의 강신초생(降神初生:신을 내려 처음으로 탄생함)과 열반에 들어가는 것을 시(時)의 체(體)로 삼음을 취한 것 등이다. 이는 본래가 그러한 것이니, 시일의 변천을 보는 자는 정(情)으로 명상을 따르는 것이다. 이상 “네가 비로자나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본원력 때문이며 위신력 때문이다”에 대한 해석을 마친다. 이 한 단락은 근본 발심과 과(果)를 성취하는 인연이 모두 초회 중 비로자나의 지력(智力)과 10보현행과 40중 신천(神天)이 행한 행력(行力)을 타고, 이를 본받아 닦는 것을 부처의 신력을 탄다고 칭함을 풀이하는 것이니, 이는 여래의 원력(願力)이며 너의 승지력(勝智力)이기 때문이다. 이하 12행의 경문은 삼매에 들어가는 행위를 모두 든 것이니, 24인연(因緣)은 경문의 뜻에서 알 수 있다. 제4단락인 “선남자”의 5행 경문은 권설분(勸說分)이니, 10사(事)의 인연은 경문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원만케 한다고 말한 것은 하나는 근본지를 원만케 하는 것이며, 둘은 차별지를 원만케 하는 것이다. 네 번째,9) 모든 부처가 역(力)의 가지(加持)를 준다는 뜻을 셋으로 나누겠다. 첫째 모든 부처가 열 가지로 가지함을 밝힌 것이며, 둘째 열 가지 인연법으로 삼매에 들어감을 밝힌 것이며, 셋째 모든 보살이 설법을 청함을 밝힌 것이다. 첫째, “이 때” 이하 “장엄을 구족하다”에 이르기까지 5행 반의 경문은 시방 모든 부처가 금강장보살에게 열 가지 힘을 주어 가지함을 밝힌 분(分)이다. 둘째, “왜냐 하면” 이하 4행의 경문은 열 가지 인연법을 들어서 이 삼매에 합하여 들어감을 밝힌 분인데, 여기서 10지법을 설하고자 할 때 모든 부처의 가지(加持)는 여섯 자기 있다. 첫째는 시방 모든 부처의 동명(同名)이 현전한 가지이며, 둘째 비로자나의 본원과 위신의 가지이며, 셋째 모든 부처가 금강장에게 열 가지 법력을 준 가지이며, 넷째 모든 부처가 말로써 찬탄한 가지이며, 다섯 째 모든 부처가 각각 오른손을 펴서 정수리를 어루만진 가지이며, 여섯 째 여래가 광명을 놓아 정수리에 부은 가지이다. 셋째, 여래와 보살이 설함을 청한 것이 네 가지 있다. 첫째 여래가 광명을 놓으니 광대(光臺)가 설함을 권한 것이며, 둘째 해탈월이 세 번 청한 것이며, 셋째 모든 보살이 똑같이 청한 것이며, 넷째 모든 부처들 전체에 광명을 놓아서 설함을 권하는 것이다. 총체적으로는 여섯 가지 가지(加持)와 네 가지 청(請)과 두 가지 설하길 권함이 있다. 두 번째10)의 정설분(正說分) 가운데 “이 때 시방 모든 부처가 제각기 오른손을 펴고” 이하부터 “대지를 진동해 공양을 일으킴”에 이르기까지는 10지를 올바로 설한 것이다. 우선 처음 제1환희지부터 열 단락으로 장과(長科)하겠다. 첫째, “이 때 시방 모든 부처가 제각기 오른손을 펴고” 이하 1단락의 16행 반의 경문은 시방 모든 부처가 손으로 금강장보살의 정수리를 어루만져서 열 가지 지(地)의 명칭을 올바로 설함을 일으키게 함을 밝힌 분(分)이다. 둘째, “이 때 금강장보살” 이하 긴 행으로 5행이 있는데 게송을 합친 10행의 경문은 금강장보살이 침묵을 하고 법을 설하지 않자 해탈월보살이 대중이 마음을 알고 대중을 위해 10지 법문을 설하길 청함을 밝힌 분이다. 셋째, “이 때 대지무소외금강장(大智無所畏金剛藏)보살” 이하의 긴 행에서 게송을 합친 7행의 경문은 금강장보살이 침묵을 하고 설하지 않은 뜻을 편 것을 밝힌 것이다. 넷째, “이 때 해탈월보살” 이하에서 게송을 합친 9행의 경문은 해탈월보살이 거듭 설법을 청함을 밝힌 분이다. 다섯째, “이 때 금강장보살” 이하의 긴 행과 게송의 9행 경문은 금강장보살이 이해력이 낮아 식(識)을 따르는 자가 능히 믿음을 내지 못할까 두려워함을 밝힌 분이다. 여섯째, “이 때 해탈월보살” 이하 1단락에서 게송을 합친 14행의 경문은 해탈월이 대중의 감문(堪聞)을 세 번 청해서 만약 듣게 됨〔得聞〕이 있으면, 부처의 호념(護念)으로 의심할 게 없음을 설하길 바람을 밝힌 분이다. 일곱째, “이 때 모든 대보살 대중” 이하에서 게송을 합친 6행 반의 경문은 대중이 똑같이 청함을 밝힌 분이다. 여덟째, “이 때 세존께서는” 이하에서 게송을 합친 21행의 경문은 시방 세계의 여래가 제각기 미간에서 광명을 놓아서 금강장보살의 정수리에 부어 서로 비춤으로써 광명의 지음이 대(臺)를 이루고 광명의 대(臺)가 음성을 내서 10지를 권설(勸說)함을 밝힌 분이다. 아홉째, “이 때 금강장보살” 이하의 긴 행과 게송을 합친 13행의 경문은 금강장보살이 10지 법문이 깊고 깊어서 정의식(情意識)을 초월함〔出過〕을 찬탄함으로써 오직 지혜로만 알 수 있지 언어로 미칠 바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부처의 위신(威神)을 받아 약간이나마 설함을 밝힌 분이다. 열째, “불자야, 만약 어떤 중생이” 이하 권말에 이르기까지 제1 환희지의 행상문(行相門)을 올바로 설한 분이다. 이 열 단락 문 속의 대의가 열 가지 있는데, 경문에 스스로 갖추어져 있어서 다시 번거롭게 해석하지 않겠다. 그 열 가지 사항은, 첫째 모든 부처가 정수리를 어루만지는 것이니, 인가(印可)해서 설함을 허락함을 밝힌 것이며, 둘째 열 가지 지(地)의 명칭을 모두 든 것이며, 셋째 침묵했다가 청함을 기다려 비로소 선포한 것이니, 법이 귀한 것이라 가볍게 중생들에게 주지 않음을 밝힌 것이며, 넷째 해탈원이 때〔時〕를 알아 세 번 청한 것이며, 다섯째 금강장보살이 근기가 열등할까 걱정해서 세 번 그친 것이며, 여섯째 대중이 다 똑같이 청하는 것이며, 일곱째 들음을 감당하는 자는 모든 부처가 가지한 바이고 감당치 못하는 자는 원래 스스로 듣지 못함을 밝힌 것이며, 여덟째 광대(光臺)가 음성을 내서 권설(勸說)함을 밝힌 것이며, 아홉째 부처의 광명이 정수리에 부어짐을 밝힌 것이며, 열째 금강장보살이 사양하니 법이 깊어 설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간만 설함을 밝힌 것이니, 이 대의(大意)는 10지의 체(體)가 10신ㆍ10주ㆍ10행ㆍ10회향ㆍ11지와 더불어 서로 의지가 됨을 밝힌 것이다. 이 때문에 10신ㆍ10주ㆍ10행ㆍ10회향으로부터 모든 10지 행문의 단계가 있어서 한 분 여래의 자재롭고 걸림 없는 대지혜로 한 개의 10바라밀을 똑같이 행하는 것을 방편으로 삼아 닦아 나가는 것이니, 총체적으로는 초회의 10보현법이다. 그러므로 해탈월보살이 자모(字母) 등의 비유로써 일체의 서(書)ㆍ자(字)ㆍ수(數)ㆍ설(說)아 자모를 여읨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일체 불법이 모두 10지로 근본을 삼아 10지가 근본임을 밝힌 것이니, 이는 10지법이 인(因)에 통하고 과에 사무쳐서 여래의 근본지를 여의지 않고 10보현행에 의거해서 차별지를 닦기 때문에 살바야해(薩婆若海)를 만족시킴을 밝힌 것이다. 이 때문에 처음 과(果)를 들어 수행을 권함 중에서 미산의 광명을 놓으니 그 명칭이 보살력지광명(菩薩力智光明)으로 부처의 발 밑 족륜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10신을 성취하고, 이제 또한 여래의 미간에서 광명을 놓으니 그 명칭이 보살력염명(菩薩力焰明)으로 금강장보살의 정수리에 부음으로써 10지를 설하는 것이니, 발 밑의 광명은 과(果)로써 인(因)을 성취해 믿음을 내게 하는 것이며, 이 광명은 10지가 믿는 바의 과(果)가 종결됨을 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또한 첫 믿음인 10지 지과(智果)의 광명을 놓아 금강장보살의 정수리에 부어 가지함으로써 이 10지의 행을 설하게 한 것이니, 정수리로부터 들어간 것은 10지가 일체 보살 중도(中道)의 지과(智果)의 정수리이기 때문이며 일체지에 이르는 진처(盡處:멸진한 곳)임을 밝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래출현품」과 「법계품」에서 모두 여래의 미간으로 광명을 놓은 것은 총체적으로 과체(果體)인 지혜 광명이 원만한 곳임을 밝힌 것이며, 또 광명이 정수리로부터 들어간 것은 지혜의 정수리로부터 세상에 처해 자비를 행함으로써 10회향에서 발한 대원(大願)에 부합해서 행을 만족시키도록 함을 밝힌 것이니, 이 10지가 대자비문을 길이 양육함으로써 바라는 바를 만족시키게 됨을 밝힌 것이다. 그리하여 선재동자의 지식(知識)을 10여천(女天)으로 나타내고, 11지에선 자비가 원만하게 지혜를 따라 중생을 두루 이롭게 함을 밝히기 때문에 불모마야(佛母摩耶)가 부처를 낳는 것으로 나타내었으나, 반드시 묘(妙)함으로 그 뜻을 얻어야 비로소 참답게 성취하는 신해(信解)의 문과 승진의 길을 알 수 있지 큰 가르침을 궁구하지 않으면 지남(指南:나침반)으로 삼을 수가 없다. 열째, 정설분의 환희지 행상문 가운데 다시 두 가지 뜻으로 나누리니, 첫 번째는 이 지위를 장과(長果)한 것이며, 두 번째는 경문에 따라 뜻을 해석하는 것이다. 첫 번째 이 지위를 장과한다는 것에서 이 환희지를 열두 단락으로 장과하겠다. 첫째, “불자야, 만약 어떤 중생이 선근을 깊이 심으면” 이하 17행의 경문은 처음 범부지에서부터 서른 가지 광대한 지락(志樂)의 깊은 마음을 일으켜 보살 지위에 들어가서 여래 집안에 태어남을 밝힌 분(分)이다. 둘째, “불자야, 보살이 환희지에 머물러서” 이하 한 단락에 있는 23행의 경문은 보살이 처음 지위에 들어가게 환희가 많음을 밝힌 분이다. 셋째, “불자야, 이 보살은 대자비를 첫머리로 삼는다” 이하 한 단락에 있는 16행의 경문은 초지(初地)에 들어가고 나서 또 서른네 가지 광대한 지락(志樂)을 낳음을 밝힌 분이다. 넷째, “불자야, 보살이 이 환희지에 머물러서” 이하 58행의 경문은 환희지에 머물러서 열 가지 다함이 없는 광대한 서원(誓願)을 발함을 밝힌 분이다. 다섯째, “불자야, 이 대원은” 이하 7행 반의 경문은 이전의 열 가지 다함 없는 원(願)을 열 가지 다함 없는 구(句)로써 능히 성취함을 밝힌 분이다. 여섯째, “불자야, 보살이 이 같은 대원을 발해서” 이하 8행의 경문은 열 가지 다함 없는 원(願)을 다 발하자 열 가지 이로운 마음과 열 가지 믿음의 공용(功用)을 얻음을 밝힌 분이다. 일곱째, “불자야, 이 보살은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이하 18행의 경문은 보살이 진(眞)을 알고 세속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연(緣)에 미혹된 중생을 따라서 대자비를 일으킴을 밝힌 분이다. 여덟째, “보살마하살” 이하 21행 반의 경문은 초지에 들어간 보살이 대자대비를 따라서 보시를 행함을 밝힌 분이다. 아홉째, “불자야, 보살이 이 환희지에 머물러서” 이하 18행 반의 경문은 대원력으로써 다백천만억(多百千萬億) 부처를 보게 되는 것과 4섭법을 행에서 중생을 포섭함을 밝힌 분이다. 열째, “불자야, 보살마하살” 이하 28행 반의 경문은 보살이 초지에 들어갈 때 각 지(地)의 단계적으로 닦아 나가는 수행을 잘 물어서 장애를 대치함을 밝힌 분이다. 열한째, “불자야, 보살마하살” 이하 20행 반의 경문은 보살이 지위에 들어가 직(職)을 받음을 밝힌 분이다. 열두째, “만약 사람이 온갖 선(善)을 모아서” 이하 46행의 게송은 이전의 법을 읊은 분이다. 두 번째로 경문에 따라 뜻을 해석한다는 것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 단락부터 경문에서 “불자야, 만약 어떤 중생이 깊이 선근을 심으면”이라는 것은 이 단락 속에서 서른 가지 지락(志樂)의 광대함을 내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모든 행을 잘 닦고 조도(助道)를 잘 모은다는 것은 바로 10바라밀과 37조보리(助菩提)의 행과 관(觀)이이에 해당된다. 4념관(念觀)으로부터 늘 몸이 공무성상(空無性相:텅 비이서 성품과 모습이 없다)임을 염관하고, 수(受)가 안과 밖, 중간에도 있지 않음을 관하고, 마음이 머묾이 없음을 관하고, 법에 나〔我〕가 없음을 관해서 부지런히 이 관(觀)을 행하는 것을 4정근(正勤)이라 칭하는 것이다. 마음이 관하는 바에 부합해서 법의 무아(無我)를 얻는 것을 4여의족(如意足)이라 칭하는데, 법의 무아를 얻기 때문에 5근(根)을 획득한다. 관(觀)하여 진(眞)을 요달해서 물러나지 않는 것을 5근이라 이름붙인 것이니, 5근이란 신(信)ㆍ진(進)ㆍ염(念)ㆍ정(定)ㆍ혜(慧)인데 생사에 물러나지 않음으로써 올바른 신근(信根)을 성취하기 때문이다. 행을 따르면서도 오염됨이 없어서 정(情)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을 역(力)이라 칭하는데, 역이란 것은 이전의 5근과 같으니 경계를 따르면서도 물러나지 않아서 정과 합치하지 않고 단지 지혜와 함께 하는 것을 역이라 칭한 것이다. 그리하여 문득 7보리분법(菩提分法)을 획득하는데, 7각(覺)이란 것은 염각지(念覺支)와 택법각지(擇法覺支)와 정진각지(精進覺支)와 희각지(喜覺支)와 사각지(捨覺支)와 의각지(猗覺支)와 이 마음이 이(理)에 부합한 의정각지(猗定覺支)이다. 이 일곱 가지 각지분(覺支分)을 얻기 때문에 여덟 가지 정도분(正道分)을 획득하니, 8정도(正道)란 것은 정견(正見)과 정사유(正思惟)와 정정진(正精進)과 정념(正念)과 정정(正定)과 정어(正語)와 정업(正業)과 정명(正命)이 이에 해당된다. 이를 해석해보면, 부처 지혜에 들어가는 것을 정견이라 이름붙이고, 지혜로 법을 관하는 것을 정사유라 이름붙이고, 5위법에 의거해서 수행을 행하는 것을 정정진이라 이름붙이고, 항상 지혜와 합일할 뿐 정(情)과는 함께 하지 않는 것을 정념이라 이름붙이고, 마음이 생멸이 없으면서도 능히 모든 부처의 지혜를 발기하고 아울러 한량없는 대신통력을 일으키는 것을 정정이라 이름붙이고, 인천(人天)의 외도(外道)와 3승 및 1승의 사견(邪見)과 정견(正見), 사정(邪定)과 정정(正定), 사행(邪行)과 정행(正行)을 능히 잘 분별하는 것을 정어(正語)라 이름붙이고, 자타(自他)의 일체 삿된 업을 잘 가려내고 부처 지혜가 평등해서 일체 중생도 다 함께 공유하고 있음을 잘 드러내는 것을 정업이라 이름붙이고, 일체 중생과 인천(人天) 외도와 세간의 생사, 그리고 3승의 출세간의 해탈 법문을 모두 여래의 근본일체지심(根本一切智心)에 회향케 함으로써 본래부터 정동(情動)이 없는 것을 정명이라 이름붙인다. 그리고 서른 가지의 광대한 지락(志樂)은 경문에서 밝힌 대로이다. “불자야, 보살이 처음으로 이같은 마음을 발해서” 이하 5행의 경문은 보살이 능히 이 서른 가지 광대한 지락(志樂)을 발함을 한꺼번에 매듭지은 것이니, 처음 이 같은 마음을 발하자 곧 범부지를 초월해 보살 지위에 들어가서 여래 집안에 태어난다. 이 한 단락은 앞서 10주 중의 초발심주가 10지 중 최초인 환희지에서 여래 집안에 태어나 부처의 참된 자식이 되는 것과 같음을 통틀어서 모아들인 것이니, 이는 하나의 여래 지혜를 똑같이 타는 것이 체(體)가 됨을 밝힌 것이다. 5위 중 차별행과 차별지가 전후나 시종이 없어서 일시에 같이 나아가기 때문에 3승의 정(情)을 좇는 법과는 같지 않음을 밝힌 것이니, 법행(法行)이 비록 넓긴 하지만 1불(佛)의 지인(智印)이기에 모든 법이 전후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10지법이 도리어 이전의 10주ㆍ10행ㆍ10회향법을 성취한 것이지 이 10지가 따로 법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니니, 마치 나복(蘿菔)이 뿌리로부터 잎을 내고 나서 다시 잎으로 뿌리를 자양하는 것과 같으며, 또한 곡식을 심을 때 열매로 싹을 틔우고 싹이 성숙해지면서 열매가 이루어진 것이 또한 초과(初果)인 것과 같다. 가령 선재동자가 자씨여래(慈氏如來)를 보자 자씨여래가 문득 문수를 보게 한 것은 과(果)가 인(因)을 여의지 않는 과(果)임을 밝힌 것이며, 또 사람이 처음 태어나서 서른 살에 이르면 성장을 멈추는데 다만 초생(初生)이 자라나서 커진 것이지 따로 큰 것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님과 같으며, 또 첫 탄생에서부터 늙음에 이르기까지 때〔時〕에 선후가 없는 것이니, 지혜가 선도(先導)가 된 것이지 정으로 거두어진 바가 아니기 때문에 선호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 1승이 5위 법문은 지혜가 선도가 되서 전후가 없기 때문에 5위의 행의 가르침에서 승진의 동이차별(同異差別)을 가려내 비록 오르고 내리는 차이를 세우긴 했지만 다만 1법계 지혜 속의 계급을 밝힌 것이기 때문에 정견(情見)의 계급과 같지 않은 것이니 지혜로 비추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용녀가 1찰나에 3생의 행을 갖춰서 성불한 것이 이에 해당되니, 3승의 종성은 「법화경」에서 방편을 회통해 실제로 나간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화(化)라고 말함으로써 3기겁(祇劫)을 지내야 비로소 성불하게 된다고 하니, 이는 법계 대지혜의 집 밖 문 앞의 견(見)이라서 오히려 초암(草庵)에 머무는 것이며, 겨우 삼계의 거친 고(苦)의 즐거움을 벗어나 세 가지 의생신을 얻어서 화택문(火宅門) 밖에다 방편으로 시설한 세 대의 수레에 머무는 것이다. 그리하여 궤안(机案)에 빙자할 근거의 승(乘)11)이 있게 됨으로써 정토와 예토의 구별이 있는 것이며, 법계 대지혜의 생사와 열반이 의주(依住)가 없는 데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지혜와 자비가 무한한 부처는 본보(本報)가 화장해(華藏海)의 집에 거처하고 있기 때문에 중생의 바다가 바로 부처의 바다이며 중생의 지혜가 바로 여래의 지혜인 것이니, 이 때문에 하나의 털구멍에서 지혜로 관(觀)한 일체의 찰해에 범성(凡聖)이 다 함께 그 속에 있어서 찰나 속에 무한한 3세의 겁해(劫海)가 시종이 없음을 널리 보니, 이는 시겁(時劫)과 정예(淨濊)를 정해서 온전히 차별법을 짓는 권교(權敎)와는 같지 않은 것이다. 이 경전의 10지 법문은 3승으로써 미혹에 머무른다거나 원력으로 정토를 취하지 않는다거나 몸을 예토의 경계에 머물러서 중생을 자비로 교화한다는 등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니, 모두가 법계보광명대지혜의 본택(本宅)의 문에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반드시 3승의 견망묘목자(見網眇目者)12)를 고쳐서 멸존(滅存:2승을 뜻함)과 미혹에 머묾과 정토와 예토의 누신(漏身)을 원만케 해야 비로소 지신(智身)의 광대함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이며, 이 부동의 광대한 지신(智身)에 들어가야 비로소 환희지부동상응(歡喜地不動相應)이란 칭하는 것이니, 이 또한 10신 중 부동지불로 체(體)를 삼아서 10주ㆍ10행ㆍ10회향의 승진을 따라 명칭을 세우고는 이 지위에 이르러서야 본래의 명칭에 돌아가는 것이다. 논주(論主)가 이에 게송으로 말한다.
무한한 지혜와 자비가 부처의 덕을 성취하고 부처는 지혜와 자비로써 10지를 성취하는데 도리어 10지를 갖고서 모든 지위를 성취하니 먼저와 나중의 5위 가행문(加行門)은 10지의 자비와 지혜를 여의지 않고 일어난다.
그러므로 10지는 초발심에서 발심하자마자 곧 10지의 지혜에 들어가나니 비록 그렇듯이 5이의 방편은 다르다 해도 다만 10지의 지혜를 성숙시키기 위한 것이다.
마치 빠른 새가 허공을 나는데 놀면서 다니더라도 이르는 바가 없듯이 또한 어룡(魚龍)이 물 속에 노니는데 항상 노닐면서도 물을 여의지 않는 것처럼
이 같은 5위의 행의 차별이 차별을 없애지 않으면서도 지혜를 여의지 않으니 해와 달의 세월로써 있는 차별은 지혜의 법으로 인(印)을 쳐 차이가 없도다.
지혜의 체(體)는 이루어지지도 않고 무너지지도 않는데 모든 지위의 습기(習氣)를 제거함을 밝힘으로써 습기의 습기 없음을 요달하니 자비행이 성취되서 만행을 늘 일으키지만 작위 없는 지혜일세.
이같은 무애지(無礙智)는 관해서 요달하는 것이며, 무애(無礙)는 관(觀)을 인해서 성취되는 것이니, 모두가 자연의 작위 없는 지혜로 체(體)를 삼으며 또한 명칭도 부동지이니 의지함도 없고 움직일 만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같이 안립한 5위의 승진문에 열한 가지 사(事)의 인연이 있으니, 무엇이 열한 가지인가? 첫째, 보리심을 발한 자로 하여금 한 법에 걸려서 게으름과 오만함을 내게 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보리심을 발한 자로 하여금 지혜를 얻어서 모든 행을 수행케 하는 것이다. 셋째, 보리심을 발한 자로 하여금 원(願)으로 지혜를 일으켜 자비를 좇게 함이다. 넷째, 자비를 행하는 자를 견고하고 원만케 하는 것이다. 다섯째, 보리심을 발한 자로 하여금 세속에 따른 습기를 스스로 다스려서 모든 바라밀을 지혜와 자비의 경계에 승진케 하는 것이다. 여섯째, 보리심을 발한 자로 하여금 지위로부터 행을 알아 습기의 미혹을 대치케 함으로써 지문(智門)을 닦아 나가는 것이다. 일곱째, 보리심을 발한 자를 위해 3승과 1승과 인천(人天) 등의 온갖 차별행을 가려내는 것이다. 여덟째, 보리심을 발한 자로 하여금 스스로 자기 행의 도달하는 연(緣)을 알게 하는 것이다. 아홉째, 보리심을 발한 자로 하여금 3승과 1승의 교회의 넓고 좁음과 복과 지혜의 늘어나고 줄어듦을 밝히는 것이다. 열째, 고금 모든 부처의 화의(化儀)가 늘 그러함을 밝힌 것이다. 열한째, 진금(眞金)을 단련하는데, 금(金)의 체(體)를 여의지 않으면서도 10도(度)로 연마하니 더욱더 다시 밝고 청정해지는 것과 같다. 그리고 환희지의 12문(門) 중 초문(初門)의 17행 경문을 간략히 해석하여 마친다. 제3,13) 차례대로 해석하면 제2 단락 속의 25행 경문14)을 다섯 단락으로 나누겠다. 첫째, “불자야, 보살이 환희지에 머물러서” 이하 “성냄과 원한의 없음이 많다”에 이르기까지 2행 반의 경문은 이 한 단락이 보살이 처음의 환희지에 들어가매 환희가 많음을 밝힌 분이다. 둘째, “불자야” 이하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에 이르기까지 5행 반의 경문은 이 지위 보살의 환희지의 뜻에 열 가지 환희가 있음을 올바로 설함을 밝힌 것이니, 이 같은 한 단락은 보고 듣는 데서 모든 불법을 염(念)하기 때문에 환희를 냄을 밝힌 분이다. 셋째, “내가 일체 세간의 경계를 전리(轉離)하기 때문에” 이하 “왜냐 하면”에 이르기까지 6행 반의 경문과 열 가지 환희는 부처 지혜를 얻어서 고(苦)의 근원을 영원히 여의는 줄 스스로 앎을 밝힌 것이니, 이 한 단락은 법에 들어가기 때문에 환희를 내는 분이다. 넷째, “이 보살이 환희지를 얻어 마쳤다” 이하 “왜냐 하면”에 이르기까지 2행 반의 경문은 이 환희지에 들어가고 나서 능히 다섯 가지 포외(怖畏)를 여읨을 밝힌 분이다. 다섯째, “이 보살” 이하 “모수(毛竪) 등의 일”에 이르기까지 7행의 경문은 다섯 가지 포외(怖畏)를 여의는 소연(所緣)을 올바로 설함을 밝힌 분이다. 이 이상 25행의 경문은 경문에 스스로 갖추어져 있어서 번거롭게 다시 해석하지 않겠다. 제3단락의 “불자야” 이하 15행 반15)의 경문을 세 단락으로 나누겠다. 첫째, “불자야” 이하 “일체 선근을 닦아서 성취를 얻었다”에 이르기까지 1행 반의 경문은 이 한 단락이 다시 권해서 믿음으로 나아가 보리행을 돕는 것을 부지런히 닦는데 피로하거나 나태함이 없는 분이다. 둘째, “이른바 믿음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하 “상상(上上)의 수승도(殊勝道)”에 이르기까지 12행 반의 경문은 이 한 단락이 서른 가지 법의 증상(增上)하는 닦아 나감으로 이 지(地)의 법을 청정히 다스림을 밝힌 분이다. 셋째, “불자야” 이하 1행 반의 경문은 이 한 단락이 주지(住地)를 권해서 닦음을 모두 매듭지음을 밝힌 분이니, 위와 같은 15행 반의 경문은 경문에 스스로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번거롭게 다시 해석하지 않겠다. 제4단락의 57행 반16)의 경문을 열두 단락으로 나누겠다. 첫째, “불자야” 이하 “이 같은 대작용”에 이르기까지 1행 반의 경문은 이 지(地)의 감당할 바가 열 가지 대원(大願)이 됨을 모두 들은 분이다. 둘째, “이른바” 이하 “휴식함이 없다”에 이르기까지 3행 반의 경문은 바라건대, 일체 공양의 도구로써 일체 모든 부처에게 공양하면서도 법계와 허공계처럼 휴식이 없음을 밝힌 분이다. 셋째, “또 대원을 발해서” 이하 “휴식함이 없다”에 이르기까지 3행의 경문은 바라건대, 일체 불법을 호지(護持)해서 휴식이 없음을 밝힌 분이다. 넷째, “또 대원을 발해서” 이하 “휴식함이 없다”에 이르기까지 4행 반의 경문은 바라건대, 일체 세계에서 부처가 세간에 출현할 때 모두 가서 공양하고 상수(上首)가 되서 정법(正法)을 받아 행하는 데 휴식함이 없음을 밝힌 분이다. 다섯째, “또 대원을 발해서” 이하 “휴식함이 없다”에 이르기까지 4행 반의 경문은 보살의 광대한 행이 모든 바라밀을 여의지 않고, 모든 지(地)를 청정히 다스리고, 총별(總別)ㆍ동이(同異)ㆍ성괴(成壞) 등의 여섯 가지 상(相)이 있음을 실답게 설해서 중생을 교화하는 데 휴식함이 없음을 밝힌 분이니, 이 한 단락은 5위 승진의 지위에 따라 안립한 10바라밀과 10보살행과 십불세계(十佛世界)와 10불(佛)의 명호가 모두 이 1바라밀 속의 행을 따라 명칭을 이루어서 5위 중에 5백을 갖추는 것이다. 즉 1바라밀 속에 10을 갖추고, 10중에 100을 갖추고, 5위를 따라 가행(加行)하는 동이(同異) 상에 5백이 있는 것이니, 곧 초회 중 보살과 신천(神天) 등의 대중이 1중(衆)에 10이 있고 10중(衆)에 100이 있고 50중(衆) 위에 5백이 있어서 각각의 지위 중 해당 지위를 따르는 보살과 신천의 이름 아래 글자의 뜻이 바로 바라밀행이다. 또 선재동자의 4중(衆)이 저마다 5백을 갖춘 자가 이에 해당되니, 하나 속에 열 가지 뜻을 구족하는 것을 총(總)이라 칭하고, 그 행의 방도(方途)가 다음을 별(別)이라 칭하며, 하나의 지혜가 둘이 없음을 동(同)이라 칭하고, 행을 따라 과보가 다름을 이(異)라 칭하고, 능히 별다른 과보를 성취함을 성(成)이라 칭하고, 인과가 본래 비었음을 괴(壞)라 칭하는 것이니, 행마다 체(體)가 없기 때문이다. 또 바라밀이 하나 속에 6문(門)이 있으니, 첫째 간탐(慳貪) 등의 열 가지 번뇌의 결박을 타파함을 괴(壞)라 칭하는 것이며, 둘째 능히 착한 과(果)를 성취함을 성(成)이라 칭하며, 셋째, 온갖 미혹이 많긴 하지만 많은 법을 사통(捨通)함을 총(總)이라 칭하며, 넷째 별개의 과(果)를 특별히 초래함을 별(別)이라 칭하며, 다섯째 하나의 지혜로 종결되어 돌아감을 동(同)이라 칭하고, 여섯째 미혹에 따라 대치함을 이(異)라 칭하는 것이니, 이 6상(相)의 법이 일체법 속에서 총체적으로 이 6문을 갖추고 있다. 하나하나를 법에 들어가는 행문 가운데 지혜로써 관(觀)하면 볼 수 있으니, 만약 하나하나의 법 속에 이 6의(義)가 없으면 모두 편견이다. 또 1바라밀 위에서 10바라밀을 보는 것이 바로 사의(捨義)가 전체적으로 해당하여 법마다 두루 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니, 나머지는 예에 준해서 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