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시방의 모든 세계 가운데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어 머무시고 두루 다니시니, 원하건대 모두 관찰하셔서 저를 가엾이 여겨주소서. 제가 혹 금생이나 다른 생에 시작도 없는 때로부터 많은 죄를 지었는데, 혹 스스로 짓기도 하였고, 다른 사람을 따라 기뻐하며 짓기도 하였고, 다른 사람에게 짓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혹 부처님의 물건과 사방승물(四方僧物)1)을 훔치기도 하였는데, 때로는 스스로 짓기도 하였고, 어느 때는 다른 사람을 따라 기뻐하며 짓기도 하였고, 혹은 다른 사람에게 짓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혹 오무간죄(五無間罪)2)와 십불선업도(十不善業道)3)를 짓기도 하였는데, 어떤 때는 스스로 짓기도 하고, 어느 때는 다른 사람을 따라 기뻐하며 짓기도 하였고, 다른 사람에게 짓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업장(業障)이 몸과 마음을 덮음으로 말미암아 팔난(八難)의 처소에 태어나기도 하였고, 혹 지옥ㆍ축생(畜生)ㆍ귀취(鬼趣)에 떨어지기도 하였으며, 혹은 변두리 지방과 미려차(彌戾車:惡見)에 태어나기도 하였고, 혹은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기도 하였습니다. 설령 사람의 몸을 얻더라도 모든 근(根)을 구족하지 못하였고, 혹 삿된 소견을 일으켜서 인과를 부정하기도 하였으며, 혹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업장을 제가 지금 일체의 모든 부처님ㆍ세존이신 일체지(一切智)를 구족하신 분, 오안(五眼)을 구족하신 분, 실제(實際)를 증득하신 분, 양(量)에 꼭 맞으시는 분, 아시는 분, 보시는 분 앞에서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모두 다 참회하여 덮어 숨기지 않겠사오니, 저의 시라율의(尸羅律儀)4)가 다시 예전처럼 될 수 있기를 바라옵니다. 다시 원하옵건대 모든 부처님ㆍ세존께서는 저를 거두어들이시고 꼭 기억하시어 증명하소서. 만일 제가 금생이나 혹 다시 다른 생에 시작도 없는 때로부터 생사에 유전(流轉)하면서, 혹 축생에게 한 덩이의 음식을 보시한 적이 있거나, 하나의 청정한 계율을 지닌 적이 있거나, 혹 범행(梵行)으로 선근을 닦은 적이 있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위없는 지혜의 선근을 닦은 적이 있으면, 모두 다 합하고 모아 헤아려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가장 수승하고 위없는 데에 회향하신 서원에서와 같이 모두 위없는 정등(正等)보리에 회향하기를 원합니다.
모든 죄 참회하고 모든 복은 다 따라 기뻐하며 모든 부처님께 권청하오니 원하건대 위없는 지혜를 증득하게 하소서.
과거와 미래 현재에 사람들 가운데 가장 높으신 이의 무량한 공덕 바다에 제가 이제 머리 숙여 예를 올립니다.
이 서른다섯 부처님의 명칭과 아울러 참회법은 「오파리소문경(烏波離所問經)」에서 나왔으니, 업장(業障)과 중죄(重罪)를 청정하게 하고, 현생에서 구하는 바의 선정과 해탈과 모든 지위를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오천축국(五天竺國)에서 대승을 수행하는 사람은 항상 여섯 때에 예참하되 빠뜨리지 않고 하여서 공덕이 매우 광대하나, 문장이 번거로워 다 기록하지 못하였고, 다만 천축에서 행한 것에 근거해 간략하게 기록할 뿐이다. 나머지는 본경에서 기술한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