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6_1081_c_01L수보리심계의(受菩提心戒儀)


불공(不空) 한역
김영덕 번역


제자 아무개 등은
허공법계에 두루하신 시방의 모든 여래와
유가(瑜伽)・총지교(總持敎)1)
모든 대보살2)들께 머리 숙여 귀명례합니다.

나아가 보리심에 예를 올립니다.
능히 복과 지혜를 모아 채우시고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시니
이 때문에 머리 숙여 예를 드리옵니다.

예불(禮佛)의 진언으로 송한다.

옴 살바달타가다 파다반다남 가로미3)
唵 薩嚩怛他孽多引跛娜滿那喃 迦嚧彌

다음에 운심공양(運心供養)4)을 해야 한다.
제자 아무개 등은
시방 모든 국토[刹]5)의 모든 공양,
즉 화만(花鬘)6)과 등(燈)과 도향(塗香)과
음식(飮食)과 당번(幢幡)과 개(蓋)를

정성스런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과 대보살과
나아가 모든 현성(賢聖)7)들께 봉헌하오며
제가 지금 지심으로 예하옵니다.

보공양허공장(普供養虛空藏)의 진언으로 송한다.

옴 가가나 삼바바바아라 호8)
唵 誐誐曩引三婆嚩嚩曰羅二合斛
다음에 반드시 참회해야 한다.

제자 아무개 등은
지금 모든 부처님들과
모든 대보살의 대중께 [참회합니다.]
[저는] 과거세의 시작도 없는 때로부터

[생사윤회에] 헤매어 흘러 다니면서
이에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리석어서 진여(眞如)의 성품9)에 미혹하여
허망분별을 일으켰습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선하지 않은
3업(業)의 모든 번뇌와
수번뇌(隨煩惱)10)로써
타승죄(他勝罪)11)

그 밖의 죄와 허물 등을 범하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훼방하고
삼보의 물건을 빼앗으며,
널리 무간죄(無間罪)12)를 지은 것이

한량없고 가없는 겁 동안
수를 기억할 수도 없습니다.
스스로 짓거나 남을 시키거나
보고 들으면서 기뻐하였습니다.

그러나 승의제(勝義諦)에 의한 진실하고 미묘한 이치를
성스러운 혜안(慧眼)으로 관찰하니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3제에서
그 [망집과 집착 등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자심에서 분별로 만든 것은
허망하여 실답지 않으므로
지혜의 방편13)을 행하면
[그 분별이] 평등하여 허공과 같습니다.

저는 모두 다 참회하여 다짐하며
다시는 덮어 감추지 않겠습니다.
지금 참회한 이후부터는
영원토록 끊어서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나아가 바른 깨달음을 이루기까지
절대로 다시 [망집을] 범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바라나니
시방에 계신 부처님과

모든 보살대중께서
저를 애민하시어 가호하셔서
저의 죄장(罪障)을 멸하게 하소서.
이 때문에 지심으로 예합니다.

참회멸죄(懺悔滅罪)의 진언으로 송한다.

옴 살바파파다 하남 바아라 야 사바 하14)
唵 薩嚩跛波捺引賀曩 嚩日囉二引合野 娑嚩二合引賀引

다음에 반드시 삼귀의를 받아야 한다.

제자 아무개 등은 오늘 이후로부터
모든 여래의 5지(智)15)와 3신불(身佛:불보)께 귀명합니다.
금강승(金剛乘)의 자성진여법(自性眞如法:법보)에 귀명합니다.
불퇴전(不退轉)16)의 대비보살승(大悲菩薩僧:승보)에 귀명합니다.

삼보에 귀명하고 나서 다시는
자신만 해탈하기를 바라는
삿된 견해의 도[외도・이승]에 귀명치 않겠습니다.
저는 지금 지심으로 예하옵니다.

삼귀의의 진언으로 송한다.


옴 부 캄17)
唵 步引 欠

다음에 보리심계(菩提心戒)를 받아야 한다.

제자 아무개 등은
모든 불보살님께 오늘 이후로부터
나아가 정각을 이룰 때까지
맹세코 보리심을 발하오리라.

유정이 끝없더라도 제도하기를 서원하며
복지(福智)가 끝없더라도 모으기를 서원하며
불법이 끝없더라도 배우기를 서원하며
여래가 끝없더라도 섬기기를 서원하며
보리가 위없을지라도 이루기를 서원합니다.

지금 발하는 각심(覺心)18)
모든 성상(性相)과
5온[蘊]과 18계[界] 및 12처[處] 등과
능취(能取)와 소취(所取)의 집착을 멀리 여읩니다.

제법은 모두 무아(無我)이고
평등하여서 허공과 같으며
자심은 본래부터 태어남이 없으며
공성(空性)이고 원적(圓寂)한 까닭에

모든 부처님과 보살께서
대보리심을 발하신 것처럼
제가 지금 이와 같이 발하나이다.
이 때문에 지심으로 예하옵니다.

다음에 수보리심계의 진언을 송한다.

옴 모디즐담 모달파 나야 미19)
唵 冒地喞多 母怛波二合那野引彌

최상승의 가르침을 받아 보리심을 발하는 계의 참회문(懺悔文).

제자 아무개 등은 시방의 온갖 부처님과 모든 대보살께 귀명하고 대보리심을 대도사(大導師)로 삼겠습니다. 능히 저희들로 하여금 모든 악취(惡趣)를 여의게 하시고, 능히 인천(人天)의 대열반에 드심을 보이소서. 이 때문에 제가 지금 지심으로 정례하나이다.
제자 아무개 등은 과거 무시이래로부터 이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등의 갖가지 번뇌 및 분한(忿恨) 등의 모든 수번뇌가 몸과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널리 온갖 몸으로 짓는 선하지 않은 살생⋅도적질⋅삿된 음행과 입으로 짓는 선하지 않은 망언(妄言)⋅기어(綺語)⋅악구(惡口)⋅양설(兩舌)과 뜻으로 짓는 선하지 않은 탐욕과 성냄과 사견을 짓는 등, 갖가지 번뇌가 시작도 없는 때로부터 상속하여 그 마음에 얽혀 물들고 몸과 입과 뜻으로 하여금 한량없는 죄를 짓게 하여, 혹은 어버이를 죽이거나, 아라한을 죽이거나, 부처님의 몸에서 피를 흘리게 하거나, 화합된 승단을 파괴하거나, 삼보를 훼방하고 중생을 때리고 묶으며, 제(齊)를 깨뜨리고 계율을 어기며, 술과 고기를 먹고 5신채(辛菜)20)를 먹었습니다. 이와 같은 등의 죄는 한량없고 가없어서 기억할 수도 없사옵니다. 오늘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발로참회(發露懺悔)하옵니다. 한번 참회하고 난 뒤로는 영원히 상속을 끊고 다시는 감히 짓지 않겠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시방의 일체 모든 부처님과 모든 대보살께서는 가지호념(加持護念)하시어 저희들의 죄장을 소멸케 하소서.
제자 아무개 등은 지금의 몸으로부터 이에 보리도량에 앉을 때까지 그 중간에 여래의 위없는 3신에 귀의하고 방광대승(方廣大乘)의 법장(法藏)에 귀의하며 온갖 불퇴(不退)의 보살승에 귀의하고,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고 나서 지금 이후로부터 다시는 2승(乘)과 외도에 귀의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을 증지(證知)하소서. 지심으로 정례하나이다.
제자 아무개 등은 비로소 지금 몸으로부터 이에 보리도량에 앉을 때까지 그 중간에 맹세코 무상보리심을 발하옵니다.

중생이 가없지만 제도하기를 서원하며
복지가 가없지만 모으기를 서원하며
법문이 가없지만 배우기를 서원하며
여래가 가없지만 섬기기를 서원하며
보리가 위없지만 이루기를 서원합니다.

지금 발하는 마음으로 아(我)와 법(法)의 두 가지 상을 멀리 여의고 본각진여(本覺眞如)를 밝게 드러내어 평등경지(平等鏡智)를 현전하고 선교지(宣巧智)를 얻어 보현심을 구족원만하게 하겠습니다. 오직 바라나니 시방의 일체 모든 부처님과 모든 대보살께서 저희들을 증지하소서. 지극한 마음으로 정례하나이다.

나무동방아촉불(南無東方阿閦佛)
나무남방보생불(南無南方寶生佛)
나무서방아미타불(南無西方阿彌陀佛)
나무북방불공성취불(南無北方不空成就佛)
나무청정법신비로자나불(南無淸淨法身毘盧遮那佛).
036_1081_c_01L受菩提心戒儀一卷開府儀同三司特進試鴻臚卿肅國公食邑三千戶賜紫贈司空謚大鑑正號大廣智大興善寺三藏沙門 不空奉 詔譯弟子某甲等 稽首歸命禮 遍虛空法界十方諸如來 瑜伽摠持教 諸大菩薩衆及禮菩提心 能滿福智聚 令得無上覺是故稽首禮禮佛眞言曰唵薩嚩怛他孽多跛娜滿那喃迦嚧彌次應運心供養弟子某甲等 十方一切剎 所有諸供養花鬘燈塗香 飮食幢幡蓋 誠心我奉獻諸佛大菩薩 及諸賢聖等我今至心禮普供養虛空藏眞言曰唵誐誐曩三婆嚩嚩曰囉二合次應懺悔弟子某甲等 今對一切佛 諸大菩薩衆自從過去世 無始流轉中 乃至於今日愚迷眞如性 起虛妄分別 貪瞋癡不善三業諸煩惱 及以隨煩惱 違犯他勝罪及餘罪愆等 毀謗佛法僧 侵奪三寶物廣作無閒罪 無量無邊劫 不可憶知數自作教他作 見聞及隨喜 復依勝義諦眞實微妙理 聖慧眼觀察 前後中三際彼皆無所得 自心造分別 虛妄不實故以爲慧方便 平等如虛空 我悉皆懺悔誓不敢覆藏 從今懺已後 永斷不復作乃至成正覺 終更不違犯 唯願十方佛一切菩薩衆 哀愍加護我 令我罪障滅是故至心禮懺悔滅罪眞言曰唵薩嚩跛波捺賀曩嚩曰囉二合娑嚩二合引次當受三歸依弟子某甲等 從今日以往 歸依諸如來五智三身佛 歸依金剛乘 自性眞如法歸依不退轉 大悲菩薩僧 歸依三寶竟終不更歸依 自利邪見道 我今至心禮三歸依眞言曰唵步次應受菩提心戒弟子某甲等 一切佛菩薩 從今日以往乃至成正覺 誓發菩提心有情無邊誓願度  福智無邊誓願集佛法無邊誓願學  如來無邊誓願事無上菩提誓願成今所發覺心 遠離諸性相 蘊界及處等能取所取執 諸法悉無我 平等如虛空自心本不生 空性圓寂故 如諸佛菩薩發大菩提心 我今如是發 是故至心禮次誦受菩提心戒眞言曰唵冒地喞多母怚波二合那野最上乘教受發菩提心戒懺悔文弟子某甲等歸命十方一切諸佛諸大菩薩大菩提心爲大導師能令我離諸惡趣能示人天入大涅槃故我今至心頂禮弟子某甲等十方世界所有一切最勝上妙香花幡蓋種種供養奉獻一切諸佛菩薩至心頂禮弟子某甲等自從過去無始已來至今日癡等種種煩惱及忿恨等諸隨煩惱惱亂身心廣作一切身業不善殺口業不善妄言惡口兩舌意業不善貪邪見種煩惱無始相續纏染其心令身意造罪無量或殺父母殺阿羅漢佛身血破和合僧毀謗三寶打縛衆破齋破戒飮酒食肉及食五辛是等罪無量無邊不可憶知今日誠心發露懺悔一懺已後永斷相續不敢造唯願十方一切諸佛諸大菩加持護念能令我等罪障銷滅弟子某甲等自從今身乃至當坐菩提道場於其中閒歸依如來無上三歸依方廣大乘法藏歸依一切不退菩薩僧歸依佛竟歸依法竟歸依僧竟從今已後更不歸依二乘外道唯願十方一切諸佛證知我等至心頂禮弟子某甲等始從今身乃至當坐菩提道場於其中閒誓發無上菩提心衆生無邊誓願度  福智無邊誓願集法門無邊誓願學  如來無邊誓願事無上菩提誓願成今所發心復當遠離我法二相顯明本覺眞如平等鏡智現前得善巧智具足圓滿普賢之心唯願十方一切諸佛諸大菩薩證知我等至心頂禮南無東方阿閦佛 南無南方寶生佛南無西方阿彌陁佛  南無北方不空成就佛南無淸淨法身毘盧遮那佛受菩提心戒儀一卷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유가는 『금강정경(金剛頂經)』, 총지는 『대일경(大日經)』을 가리킨다.
  2. 2)모든 여래는 불보(佛寶), 유가・총지교는 법보(法寶), 모든 대보살은 승보(僧寶)로서 삼보에 귀명함을 나타낸다.
  3. 3)Oṁ sarva-tathāgata-pāda-vandaṅaṁ karomi.
  4. 4)마음을 움직여 관념하는 공양. 이심공양(以心供養)⋅심의공양(心意供養)이라고도 한다. 두 종류가 있는데 첫째는 향과 꽃 등의 공양물을 바치고 그 위에 운심(運心)해서 공양한다. 둘째는 제존을 공양하는 데에 실제의 공물을 사용하지 않고, 이공양(理供養)에 대해 운심해서 공양을 한다.
  5. 5)kṣetra, 전토(田土)ㆍ국토(國土)의 뜻. 음역하여 찰다라(刹多羅)이다. 한 분의 부처님이 제도할 수 있는 중생의 범위를 가리킨다. 즉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이다.
  6. 6)kusumamālā. 생화를 실로 묶고, 혹은 한 줄로 이어서 만든 꽃다발. 꽃은 반드시 일정하지 않으나, 주로 향기가 많은 것을 고른다. 본래 인도의 풍속이나, 비구는 이것으로 몸을 장식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고, 다만 방안에 걸어 두거나, 또는 부처님께 공양하는 데 쓴다.
  7. 7)현(賢, bhadra)과 성(聖, ārya)의 병칭. 현(賢)은 선화(善和)의 뜻으로 견도(見道)이전의 마음을 조복하며 악을 떠난 사람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범부가 악을 떠났으나 아직 무루지(無漏智)를 개발하지 않았으며, 이치를 증득하지 못하고 아직 번뇌를 끊지 못한 견도 이전의 단계이다. 성(聖)은 바른 이치와 계합하였다는 뜻으로 진리를 보고 증득하여 중생의 성품을 버린 사람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범부의 성품을 버리고 무루지를 개발하여 이치를 증득하고 번뇌를 끊어서 견도 이후의 위에 속한다. 요점을 말하면 유루지(有漏智)로써 선근을 닦는 자를 현자(賢者)라 하고 무루지로 바른 이치를 증득한 자를 성자(聖者)라 한다.
  8. 8)Oṁ gagana-saṁbhava-vajra hoḥ.
  9. 9)불성(佛性), 혹은 정보리심(淨菩提心)을 가리킨다.
  10. 10)upakleśā, 근본번뇌(根本煩惱)에 따라서 일어나는 번뇌. 수혹(隨惑)⋅지말혹(枝末惑)이라고도 한다.
  11. 11)pārājika. 수행자가 범하는 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죄. 바라이(波羅夷) 또는 바라희가(波羅希迦)라 음역하며 무여(無餘)ㆍ극악(極惡)ㆍ불공주(不共住)라고 의역한다. 살생과 투도ㆍ사음ㆍ망어의 네 가지 죄를 가리키며, 이 네 가지 악한 죄가 선법을 이겼다는 뜻으로, 승가 내에서 가장 엄하게 제지한 것이다.
  12. 12)무간지옥에 떨어지는 죄. 무간지옥에는 다섯 종류의 무간(無間)이 있으므로 5무간이라 한다.
  13. 13)지혜를 갖가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14. 14)Oṁ sarva-pāpa-dāhanaṃ vajrāya svāhā.
  15. 15)유식의 4지(智)에 법계체성지를 더한 밀교의 다섯 가지 지혜, ① 대원경지(大圓鏡智):동방 아축불의 지혜, ② 평등성지(平等性智):남방 보생불의 지혜, ③ 묘관찰지:서방 아미타불의 지혜, ④ 성소작지(成所作智):북방 불공성취불의 지혜, ⑤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중앙 대일여래의 지혜.
  16. 16)깨달음의 경지를 증득한 뒤 결코 그 경지에서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 보살. 물러서지 않는 불퇴의 법을 증득하여 법륜을 굴리므로 불퇴전이라 하며, 중생으로 하여금 퇴전치 못하게 하므로 불퇴보살이라고도 함.
  17. 17)Oṁ bhūḥ khaṁ.
  18. 18)보리심(菩提心)을 말한다. 본래 가지고 있는 불심(佛心)을 일으키는 것.
  19. 19)Oṁ bodhi-cittam utpādhyāmi.
  20. 20)불교에서 출가자에게 금하는 다섯 가지 야채. 냄새가 많이 나는 다섯 가지 야채로서 고기류와 함께 승려들이 먹지 못하도록 금지된 식품이다. 5신채는 부추・파・마늘・흥거(興渠:형상은 마치 꾸불꾸불한 부추와 비슷하고 냄새와 맛은 마늘과 비슷한 야채의 일종)・생강의 다섯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