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1,250명의 대아라한(大阿羅漢)과 함께 계셨다. 또 한량없는 대보살들이 있었으니, 미륵(彌勒)보살과 만수실리(曼殊室利)보살과 관세음(觀世音)보살이 상수(上首)가 되었다. 그리고 마리지(摩利支) 등의 모든 천(天)과 용(龍) 등의 팔부(八部)가 앞뒤로 에워싸고 있었다.
그러자 부처니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잘 듣거라, 잘 듣거라. 내가 지금 너를 위하여 그것에 대해 말하리라.”
037_0191_c_12L佛告舍利弗:‘諦聽,諦聽。我今爲汝,說於此事。’
이 때 모여 있던 대중들이 뛸 듯이 기뻐하며 거듭 부처님께 청하였다. 곧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해[日] 앞에 마리지천(摩利支天)이라고 하는 천신이 있는데, 매우 신통스럽고 자재한 법을 가지고 있어서 항상 해 앞으로 지나가는데도 그는 해를 볼 수 있으나 해는 그를 보지 못하느니라. 아무도 볼 수 있는 자가 없고, 아무도 알 수 있는 자가 없으며, 아무도 잡을 수 있는 자가 없고, 아무도 해를 입힐 수 있는 자가 없으며, 아무도 속일 수 있는 자가 없고, 아무도 포박할 수 있는 자가 없다. 그리고 아무도 그의 재물을 빌릴 수 있는 자가 없고, 아무도 그를 벌줄 수 있는 자가 없으며, 원수가 그 틈을 엿볼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저 마리지천의 이름을 안다면, 그 사람도 또한 볼 수도 없고, 또한 알 수도 없을 것이며, 또한 잡을 수 없고, 해칠 수도 없을 것이며, 또한 다른 사람에게 속임을 당하지도, 포박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사람들이 그의 재물을 빌릴 수도 없을 것이며, 또한 사람들에게 꾸지람이나 벌을 받지도 않을 것이고 또한 원수가 그 틈을 엿볼 수도 없을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나 선여인이 저 마리지천의 이름을 안다면, 마땅히 다음과 같이 말하라. ‘나 제자 아무개는 저 마리지천의 이름을 알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할 것이며, 아무도 나를 알 수 없고, 아무도 나를 잡을 수 없을 것이며, 아무도 나를 해칠 수 없고, 아무도 나를 속일 수도 없을 것이며, 아무도 나를 포박할 수 없고, 아무도 나의 재물을 빌릴 수 없을 것이며, 아무도 나를 꾸짖거나 벌 줄 수 없고, 또한 원수가 그 틈을 엿볼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 주문에는 대신력(大神力)이 있어서 하는 일이 다 성취할 것이며 모든 악을 깨뜨릴 것이다. 만약 결계를 맺으면 백 유순(由旬) 안에 있는 모든 악한 것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느니라.”
왕난(王難) 가운데서 나를 보호하고, 도적의 난 가운데서도 나를 보호하며, 행로(行路) 가운데서도 나를 보호하고, 길 앓은 광야에서 나를 보호하며, 낮에 나를 보호하고, 밤중에도 나를 보호하며, 물난리에서도 나를 보호하고, 불난리에서도 나를 보호하며, 나찰(羅刹) 가운데서도 나를 보호하고 다지니귀(茶枳你鬼)의 난 가운데서도 나를 보호하며, 독약의 난 가운데서도 나를 보호하고, 부처님의 진실한 말씀이 나를 보호하며, 법의 진실한 말씀이 나를 보호하고, 승가의 진실한 말씀이 나를 보호하며, 천(天)의 진실한 말씀이 나를 보호하고, 선인(仙人)의 진실한 말씀이 나를 보호하리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저 마리지천보살을 안다면 모든 장애와 재난과 왕난(王難)과 도적의 난과 맹수나 독벌레의 난과 물이나 불 등의 난을 없앨 수 있다. 만일 이 법을 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법 가운데서 이 법이 가장 수승하니, 이 주문을 지니고 얼굴을 돌아보면 백 유순(由旬) 안에 있는 모든 귀신이나 악인들이 감히 그 틈을 엿볼 수 없을 것이니라. 또 만일 난(難)이 일어난 곳으로 갈 때는 새벽에 일어나 앞의 신주(神呪)를 외워 한 웅큼의 물에 주술을 건 다음 사방으로 뿌리되, 자신의 몸에 뿌린 후 옷깃이나 옷소매나 가사(袈裟) 자락에다가 한 번 주문을 외울 때마다 한 번씩 매듭을 맺는다. 모두 세 번 매듭을 맺고 곧 난이 일어난 곳에 가되, 계속 앞의 두 대주(大呪)를 외우면서 가면 모든 난을 지키는 군사들이 모두 다 정신이 혼미하여 도무지 아는 자가 없게 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 경에 대해 말씀하시고 나서 모든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와 국왕과 대신 그리고 모든 백성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가 말한 이 마리지천다라니(摩利支天陀羅尼)를 듣고 일심으로 받아 지니면, 이런 사람은 모든 악한 자에게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능히 베껴 쓰고 독송하며 받아 지녀서 육계(肉髻) 속에 지니거나 옷 속에 지녀서 몸에 지니고 다니면 모든 악한 것들이 모두 다 흩어져 도망가고 감히 당할 자가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