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7_0325_c_01L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 서(序)
037_0325_c_01L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序

어제(御製)
037_0325_c_02L御製

본바탕[大朴:본체]이 이미 흩어지자, 유위(有爲)가 마침내 일어나, 명리(名利)가 교대로 이끌고 교묘한 지혜[巧智]가 진실을 상하게 하였구나. 사랑과 미움이 그 성정(性情)을 해치고, 인연은 그 염습(染習)을 굳건히 세워 안으로 백 가지 생각에 절제함[節]이 없어지며, 밖으로 6근(根)이 다투어 유혹함이라. 천리(天理)가 없어져도 알지 못하고 도의 근원이 미혹[迷]하여도 돌아옴을 잃었도다.
고해(苦海)에 빠졌으나 겁이 다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나니, 오직 성인[至人]만이 만물의 종지[宗]를 아시고 삼계(三界)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확연히 홀로 섰으나 고치지 아니하고, 모든 중생에 두루하시되 항상 그러하다. 그러므로 능히 많은 의심을 개도(開道)하여 온갖 중생[流品]을 구제하고 건져 주신다.
037_0325_c_03L大朴旣散,有爲遂作名利牽乎代,巧智喪乎眞,愛惡攻其性情,因緣堅其染習,內則百慮無節,外則六根競誘,天理滅而莫知,道源迷而忘返,淪溺苦海,劫盡還初唯至人了萬物之宗,越三界之表,廓獨立而不改,遍諸有而常然,故能開導群疑濟拔流品
『육바라밀경(六波羅蜜經)』이란 온갖 법의 나루터요, 대들보이며 건너가는 문[度門]으로 가장 원만하고 지극한 것이다.
옛날 일월등명여래(日月燈明如來)께서 보살을 위하여 설법하신 이래로 지나온 겁수가 아득하나 진실한 게송은 고요하고 고요하다. 문수사리가 기사굴의 큰 모임에 나아가 일찍이 미륵보살과 이 일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러 일체종지를 이루고 무량의(無量義)의 원인을 회통하였으니,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알고 설법하실 수 있다. 가르침에는 반드시 주인이 있으니, 여기에 있도다.
이런 까닭으로 석가여래께서 법을 위하여 나투시고 때를 기다려 드러내신다.
037_0325_c_10L六波羅蜜經者,衆法之津梁,度門之圓極昔日月燈明如來爲菩薩說,歷劫曠遠眞偈寂寥文殊師利往於耆闍會中,嘗與彌勒菩薩語及斯事成一切種智,會無量義因,唯佛能知,唯佛能說,教必有主,其在茲乎是以釋迦如來,爲法而出俟時而現,
037_0326_a_01L3신(身)은 다르지 않은 까닭에 장소와 때를 항상 여의고, 만행(萬行)은 닦음이 없는 까닭에 방위에 따라 자재롭다. 자비의 힘을 움직여 보호하고 포섭하는 문을 열며, 그 6진(塵)을 인연하여 6도(度)를 열어 법의 일부분으로 인도하여 법신을 증득하게 하고 뒤섞인 번뇌와 습기는 이치에 입각하여 깨닫게 하나니, 이것이 진실한 반야의 뜻이다. 그러므로 자씨(慈氏)께서 잘 여쭈어 큰소리로 찬탄하여 말씀하였다.
하늘이 보배 꽃 드리우고 구름이 모여 신선의 덮개를 이루며, 감로의 물이 흘러내리고 광명이 어둠을 밝혀 방위의 얕고 깊음에 미혹한 자들로 하여금 다 자연의 지혜를 얻게 하며,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중생들은 능히 반야의 지혜에 통함이라. 일찍이 시험하여 그것을 논하여 선대의 유생들이 말하였으니, 성(誠)이란 스스로 이루어지고 도(道)는 저절로 이르는 것이다.
037_0325_c_17L三身不異故處代而常離,萬行無修故隨方而自運慈悲之力,開護攝之門,因其六塵示之六度,導於法分令證法身,結習紛綸,乘理而悟,是眞般若之旨也故有慈氏善問大音讚言,天垂寶花雲集仙蓋,甘露流液光明燭幽,使迷方淺深皆得自然之慧,恒沙億衆能通般若之智嘗試論之先儒有言者自成而道自導也
무릇 성이란 자기 안[內:내면]이 성실해지면 곧 힘쓰지 않고도 이치에 들어맞고 생각하지 않아도 얻으며, 밖[外:외면]으로 다른 사람에게 성실하다면 곧 말하지 않아도 응하여지고,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나니, 그 안[內]이라는 것은 법을 증득하는 몸이요 그 밖이라는 것은 대비(大悲)의 힘이니, 덕이 나오는 극치이며 은밀하게 화육(化育)하는 공(功)이다. 크게 봄바람이 불어 만류(萬類)를 다 자라게 하고, 태양이 밝게 떠올라 낮이 되니 온갖 그늘이 다 없어졌다. 건곤(乾坤)의 쉽고 간명한 도리는 곧 대동(大同)이요, 신명(神明)이 그윽하게 돕는 정(情)을 누가 구별한다 말했으리오? 나아가는 길은 다르지만 끝내 하나에 이르나니, 그 이치는 본래 그러하다.
037_0326_a_04L夫誠己於內,則不勉而中,不思而得誠物於外,則不言而應不爲而成其內者,證法之身其外者,大悲之力德產之致也密,化育之功也大,春風發吹,萬類咸滋,旭日昇晝,群陰盡釋,乾坤易簡之道是則大同,神明幽贊之情孰云區別,殊塗一至,其理固然
짐이 삼가 큰 계책을 받들어 백성을 편안하게 기르고자 황극(皇極:大道)을 세워서 큰 꾀[大猷:大道]를 올리려 생각하고 멀리 신령한 자취를 생각하며 계합하기를 기약하였다. 그런데 왕사성의 미묘한 설법이 범문(梵文)에 오래도록 비밀스레 감추어졌고 한갓 병 속의 물을 쏟듯이 하고 싶었으나 아직 유협(遺夾)을 열지 않고 있었는데, 미언(微言)이 어둡지 않아 장차 혹 나를 일으킬까 하였다.
이에 계빈(罽賓) 사문 반야가 왕의 교지를 받아 선양하고 광택사(光宅寺) 사문 이언(利言)이 그것을 번역하였는데 그때 대덕이 있었으니, 자성사(資聖寺) 도액(道液)ㆍ예천사(醴泉寺) 초오(超悟)ㆍ자은사(慈恩寺) 응진(應眞)ㆍ장엄사(莊嚴寺) 원조(圓照)ㆍ광택사 도안(道岸)ㆍ서명사(西明寺) 원조(圓照)ㆍ장경사(章敬寺) 변공(䛒空)ㆍ서명사 양수(良秀) 등으로 그들은 법문에 으뜸이요 사람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분들이었다. 바른 뜻을 증명하고 문장에 빛나고 이치가 깊어 석가의 보배성이 있는 곳을 알고 뭇 존자들의 대승교[滿字]를 식별하였다.
037_0326_a_11L朕虔奉丕圖保又蒸庶,思建皇極以昇大猷,遐想靈蹤期於叶契而舍城妙說久祕梵文,徒懷瀉甁未啓遺夾,微言不昧將或起予於是罽賓沙門般若受旨宣揚,光宅寺沙門利言爲之翻譯,時大德則有資聖寺道液醴泉寺超悟慈恩寺應眞莊嚴寺圓照光宅寺道岸西明寺圓照章敬寺辯空西明寺良秀等,法門領袖人中龍象,證明正義,輝潤玄文,知釋迦之寶城,識衆尊之滿字,
037_0326_b_01L정원(貞元) 4년 무진 12월 28일 서명사에서 번역을 완성하여 올리니, 모두 1부 10권이었다. 용신(龍神)이 돕고 보호하니, 부처님의 말씀[金口]을 전함에 따르는 것과 같고 범행을 닦는 무리가 보호하여 지니니, 호광(毫光:부처님의 몸에서 사방으로 빛이 비치는 모양)의 현현함과 다름이 없다.
037_0326_a_22L以貞元四年歲次戊辰十一月二十八日,於西明寺譯成上進,凡一部十卷,龍神翼衛如從金口之傳梵衆護持無異毫光之現
짐이 마음을 가지런히 하여 생각을 씻고 우러러 종지의 근원[宗源]을 맛보고 일찍이 듣지 못했던 것을 들으니 진실로 희유하도다. 그러나 중생을 인도하는 취지는 유포하는 것이 먼저요, 백성은 진전(眞筌)에 의지하여 부질없는 세속에서 영원히 제도되나니 오직 한가한 날을 인연하여 이 경을 거듭 반복하다 보면 비록 법의 바다는 매우 깊을지라도 흐르는 물결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 개략적인 것을 들어 장래 깨달음을 비추노라.
037_0326_b_02L朕齋心滌慮仰味宗源,聞所未聞實爲希然以汲引之旨流布爲先,庶憑眞筌永濟浮俗聊因睱日三復斯經,雖法海甚深而波流不讓,擧其梗槪照悟將來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제1권
037_0326_b_06L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卷第一

계빈국(罽賓國) 반야(般若) 한역
김진철 번역
037_0326_b_07L罽賓國三藏般若奉 詔譯

1. 귀의삼보품(歸依三寶品)
037_0326_b_08L歸依三寶品第一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37_0326_b_09L如是我聞
한때 박가범(薄伽梵:세존)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다가(迦蘭多迦) 죽림정사(竹林精舍)에 계셨다.
이때 많은 보살마하살이 물러나지 않는 위계(位階)인 10지(地)에 머물러 10바라밀다가 이미 원만하였다.
또 많은 큰 필추가 있었으니 다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고 이미 이로움을 얻어 마음이 잘 해탈하였고 지혜도 잘 해탈하였다.
또한 아승기야(阿僧企耶)의 모든 유정(有情)들도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다.
037_0326_b_10L一時薄伽梵在王舍大城迦蘭多迦竹林精舍,時與衆多菩薩摩訶薩⎯⎯住不退轉位階十地,十波羅蜜多悉已圓滿復有衆多諸大苾芻⎯⎯皆阿羅漢,諸漏已盡無復煩惱,逮得已利,心善解脫慧善解脫復有阿僧企耶諸有情等⎯⎯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그때 자씨(慈氏)보살마하살이 이 모임 가운데 있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여기에 모인 대중 속의 모든 유정들은 빈궁하고 외로워 믿고 의지할 곳이 없이 생사에 유전하면서 애욕의 강물에 빠져 있다. 피안(彼岸)에 이르고자 하여 법을 듣기 위한 까닭에 세존을 뵙고 일체지(一切智)를 구하기를 원하나 능력이 없다.’
037_0326_b_17L爾時,慈氏菩薩摩訶薩於此會中而作是念此會衆中諸有情類,貧窮孤露無所依怙,流轉生死沈溺愛河達彼岸爲聞法故,願見世尊求一切智,無有力能
037_0326_c_01L그때 자씨보살은 매우 깊은 뜻을 여쭙고자 하였다.
‘일체 유정이 어떻게 보리심을 일으켜야 부처를 구(求)하며, 결정코 3무수겁(無數劫) 동안 피로와 싫증을 내지 않을까? 지금 부처님 세존의 뜻은 알기 어렵고 광대하여 매우 깊으나, 문구(文句)가 교묘하여 원만함을 구족하였으니, 유정의 인과(因果)의 차별에 따라 수기를 주어[記別] 속히 위없는 보리를 구하게 하리라.’
이에 미륵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리하고 6근(根)을 잘 조복하여 몸과 입과 뜻의 업이 모두 적정하였다. 그 6근은 백 가지 복에서 생기는 미묘한 상(相)인 80종호(種好)로 장엄되어 3무수겁 동안 원만하였고 마하반야바라밀다 등 백천만의 태양 광명의 상이 그 몸을 장엄하니, 일체 유정이 우러러 쳐다봄에 싫어함이 없었으며, 비할 바 없는 부처님의 과(果)인 깨달음에 가까웠다. 이와 같은 몸으로써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오체(五體)를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에 예배했다.
037_0326_b_22L爾時,慈氏菩薩爲欲諮問甚深義趣一切有情云何發菩提心求佛決定,三無數劫無有疲倦佛世尊意趣難解廣大甚深,文句巧妙具足圓滿,記別有情因果差別,希求速疾無上菩提於是彌勒菩薩摩訶薩發如是心,卽從座起,整理衣服,善調六根,身口意業皆悉寂靜⎯⎯然其六根百福所生,妙相莊嚴八十種好,三無數劫之所圓滿,摩訶般若波羅蜜多等百千萬日光明相莊嚴其身,一切有情瞻仰無厭,近無等等佛果菩提⎯⎯以如是身往詣佛所,五體投地禮佛雙足,
또 한량없는 공덕으로 장엄된 손을 새로 피어난 연꽃처럼 합장하여 공경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시여, 세존께서는 일념 중에 능히 일체 유정의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마음을 아시니, 어떤 유정은 여쭘으로 인하여 청정한 마음을 얻고, 혹은 어떤 유정은 수기를 받을 때 수다원과(須陀洹果)에서부터 아라한과나 벽지불과(辟支佛果)에 이르기까지를 얻고 혹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여래께 우러러 여쭈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분별하여 해설하여 주옵소서. 세존께서는 지금 3세(世)의 유정이 의지할 주인이오니 유정이 대승행을 행함에 그 마음이 부드럽고 평화로워질 것이옵니다.
오직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자비로써 불쌍히 여기시어 얻으신 감로법(甘露法)을 홀로 수용하지 마시고 그 맛을 함께하게 하여 주소서.
037_0326_c_12L又以無量功德莊嚴之手,如新生蓮華,合掌恭敬而白佛言如來世尊於一念中,能知一切有情過去未來現在之心或有有情因諮問時獲淸淨心,或有有情受記之時獲須陁洹果乃至阿羅漢果辟支佛果,或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爲此義故仰諮如來,唯願世尊分別解說世尊今爲三世有情所依之主,或有有情行大乘行其心柔和唯願世尊,慈悲愍念,獲甘露法不獨受用而同其味
037_0327_a_01L어떻게 하면 모든 유정을 대열반의 안온한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하며, 이들 유정은 마땅히 어떤 일을 하여야 일체지에서 물러나지 아니함을 얻게 되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보시[檀]바라밀에서 반야바라밀에 이르기까지 원만하게 하겠습니까?
또 이 반야바라밀다는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의 모체가 됩니다. 어떻게 닦고 익혀야 능히 원만해지겠습니까?
또 이 큰 서원을 어떻게 드러내고 발하며, 또 모든 유정은 열반 피안을 어떻게 닦고 익혀야 하는지를 세존이시여, 분별하여 해설하여 주소서. 일체 유정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여 환희를 얻게 하고자 하나이다.”
037_0326_c_22L云何令諸有情趣大涅槃安隱正路此等有情當作何事,於一切智得不退轉云何圓滿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多又此般若波羅蜜多與前五種波羅蜜多而爲其母,云何修習而能圓滿又此大願云何顯發又諸有情云何修習涅槃彼岸唯願世尊分別解說,爲欲利益安樂一切有情令得歡喜
그때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을 칭찬하시어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여, 네가 지금 일체 유정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려고 이 깊은 뜻을 묻는구나. 모든 유정에게 선업을 닦도록 권하려는 까닭이요, 항상 유정을 위해 부지런히 닦고 익히게 하려는 까닭이요, 너는 지금 일심으로 널리 유정이 단번에 얽매인 쇠사슬을 끊고 부지런히 법을 구하게 하려는 까닭이요, 너는 지금 이 대자비심으로 3아승기겁에 여섯 가지 바라밀다의 큰 바다 같은 법을 원만히 하려는 까닭이요, 너는 지금 이미 보리도량의 열반 언덕에 가까운 까닭이다. 마치 명성(明星)이 사라지면 빛나는 태양이 곧 비추는 것처럼 너도 지금 또한 그러하여 부처님의 태양[佛日]을 짓는구나.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그것을 잘 생각하라.
내가 지금 너를 위해 아주 깊은 뜻을 구족하게 분별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잘 사유하니, 생사의 험한 길 가운데서 잘 관찰하여 믿고 의지할 것이 없는 곳에서 허물을 짓지 말 것이다. 비유하면 큰 바다로 나가는 배에 선장이 없으면 그 속의 유정은 표류하거나 빠지고 말 것이다. 물결이 일렁이고 소용돌이치면 끝내 부서져 가라앉게 되는데, 이러한 온갖 어려움으로 항상 근심하고 걱정하다가 길상스럽고 위없는 선장[船師]을 구하여 믿고 의지하는 것과 같다.
037_0327_a_08L爾時,薄伽梵讚慈氏菩薩摩訶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今乃能利益安樂一切有情問是深義,勸諸有情修善業故常爲有情,勤修習故汝今一心廣爲有情頓絕羈鎖勤求法故汝今以此大慈悲心,於三阿僧企耶圓滿六種波羅蜜多大海法故汝今已近菩提道場涅槃岸故猶如明星沒已旭日便照,汝今亦爾,當作佛日汝今諦聽,善思念之我今爲汝具足分別甚深之義如有智人能善思惟,觀察生死險道之中,莫能過於無所依怙譬如大海舟舩而無商主,其中有情多所漂溺,涌浪洄澓破壞沈沒,種種諸難常有憂患,求於吉祥無上舩師以爲依怙
037_0327_b_01L또 모든 유정은 생사 가운데서 항상 겁내고 두려워하는 일이 많아 그 까닭으로 힘 있고 세력 있는 사람을 구하여 의지해야만 원수의 침해를 입지 아니하니, 설령 그 원수에게 커다란 힘이 있을지라도 이 사람이 왕에 의지하여 붙으면 그 원수는 두 번 다시 능히 손해를 끼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 그 원수는 이미 세력을 보았으므로 영원히 원한의 마음을 버리고 순종하며, 바르게 교화될 수 있을 것이다.
037_0327_b_01L又諸有情於生死中常多恐懼,所以求於力勢之人而爲恃怙,不被怨賊之所侵害縱彼怨賊有大狂力,爲此之人依附王者,而彼怨賊必無更能作損害者又彼怨賊旣見力勢,永捨怨心順從正化
일체 유정도 이와 같아 각각 이렇게 생각하되, ‘누가 나에게 귀의처가 되어 쇠약한 근심을 없애고 안락을 얻게 해줄 수 있을까? 이 삼계 5도(五道) 가운데 하늘ㆍ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과 사람 아닌 것 등 모든 무리 속에서 귀의처를 구하고 찾아도 능히 귀의처가 될 자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
그 모든 하늘 등은 스스로도 능히 생사의 쇠사슬을 벗지 못하였고, 번뇌에 얽매어 삼계에 유전하며 한량없고 끝이 없는 온갖 고통을 받으며, 모든 두려운 일을 삼키며 탐욕의 그물에 얽혀 있으니, 하물며 능히 나의 귀의처가 될 수가 있겠는가?
037_0327_b_06L一切有情亦復如是,各作是念誰能與我作歸依處,除其衰患令得安樂於此三界五道之中,天藥叉阿蘇羅迦嚕囉健達婆緊捺羅摩怙洛迦人非人等諸衆之中而求覓之,無有能爲作歸依者所以者何彼諸天等,自未能免生死羈鎖,煩惱繫縛流轉三界,無量無邊衆苦呑噉諸怖畏事,以貪欲網之所纏縛,況能爲我作歸依處
또 모든 하늘 등은 항상 갑옷과 투구와 전쟁의 장비를 갖추고 저 아수라에게도 두려움을 품는데 어찌 사람과 다른 모든 중생[趣]에게 있어서랴.
이로써 삼계 6도를 관찰하니 능히 나를 감당하여 이끌어 제도할 자가 없는 까닭에 마땅히 불(佛)ㆍ법(法)ㆍ승(僧)에 귀의하여야 하리라. 불ㆍ법ㆍ승을 제하고는 나를 구호할 자가 없다.
일체 유정이 만약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열반락(涅槃樂)을 구하고자 하면 불보ㆍ법보ㆍ승보에 귀의해야 할 것이며, 이 인연으로 모든 유정은 불ㆍ법ㆍ승에 귀의하게 해야 한다.”
037_0327_b_15L又諸天等常被甲冑鬪戰之具,心懷怖畏彼阿蘇羅,而況於人及餘諸趣以是觀察三界六道,無有堪能拔濟我者,以是應當歸依佛法僧除佛法僧,更無有能救護我者一切有情若欲求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涅槃樂者,應當歸依佛法僧寶以是因緣令諸有情歸佛法僧
037_0327_c_01L그때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불보ㆍ법보ㆍ승보라고 이름하며, 어떻게 귀의합니까?”
037_0327_b_23L爾時,慈氏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云何名爲佛法僧寶何歸依
부처님께서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불보(佛寶)란 곧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부처님 몸이요, 다른 하나는 부처님의 덕이니라. 부처님의 몸이란,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니라.
이미 과거 무량무변 아승기겁에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부지런히 6도만행(六度萬行)을 원만히 닦고, 보리수 아래 금강좌(金剛座)에 앉아서 마군을 항복받고 모든 번뇌의 도적을 끊고 일체지를 얻어 등정각을 이루었느니라. 이와 같이 모든 미묘한 공덕을 구족하였으므로 부처라 하느니라. 부처님의 덕이라는 것은, 곧 부처님 몸 가운데서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법(不共法)과 대자대비와 대희대사(大喜大捨)와 3해탈문(解脫門)과 세 가지 드러내 보여 인도함[三示導]과 6신통과 마음을 따르는 삼매[隨心三摩地]와 네 가지 지혜[智]와 두 가지 지혜[智]와 아는 경계[知境]에서 떠나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을 끊고, 모든 습기(習氣)를 여의며 공용(功用)이 없는 도(道)로써 여여한 변화[如如化]를 일으키며, 멀리 또는 가까이에서 노닐거나 멈춤에 자재롭고 장애가 없으며, 한 알의 겨자씨에 능히 한량없는 묘고산(妙高山)을 들여놓으니, 이와 같은 무량무변한 공덕을 모든 부처님 여래는 다 구족하시느니라.
037_0327_c_02L佛告慈氏言佛寶者則有二一者佛身,二者佛德言佛身者,所謂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間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已於過去無量無邊阿僧祇劫,不惜身命勤修六度萬行圓滿,菩提樹下坐金剛座,降伏魔軍斷諸結賊,獲一切智成等正覺,具足如是諸妙功德,號之爲佛言佛德者,卽佛身中具足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大慈大悲大喜大捨三解脫門三示導六神通隨心三摩地四智二智,離於知境,斷煩惱障及所知障,離諸習氣,無功用道起如如化,若遠若近遊止自在無有障礙,於一芥子能納無量諸妙高山是功德無量無邊,諸佛如來悉皆具
037_0328_a_01L또 1겁에서 무량겁에 이르도록 수명이 자재하여 능히 줄어듦이 없으며 신족통[神境通]으로 왕래하여 변화를 나타내시는 것이 장애가 없고 마음대로 자재롭다.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다니시는 성읍이나 부락에 먼저 미묘한 금색광명을 놓아 그곳에 비추면 그곳에 있는 중생으로서 이 빛을 받는 자는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이 다 없어져 나으며, 마음의 울화가 없어지고 몸이 맑고 시원해진다. 등이 굽은 자는 펴지고 절름발이는 걷게 되며, 눈이 어두운 이는 보게 되고 귀먹은 이는 듣게 되고 벙어리는 말할 수 있게 되며, 마음이 어지러운 이는 곧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며 귀신병ㆍ미친병ㆍ도깨비병 등 온갖 병이 다 없어지고 치유된다. 벌거벗은 자는 옷을 얻고 교만한 마음이 있는 자는 겸손해지게 되며, 근심하고 고뇌하는 자는 마음이 안온해지고 길을 잃은 자는 바른 길을 얻게 된다. 굶주리고 목마른 자는 음식을 얻고 죄수로 묶인 자는 풀려나고 겁에 질린 자는 두려움이 없어진다.
037_0327_c_18L又從一劫至無量劫,壽命自在無能損減於神境通往來變現,無有障礙隨意自在諸佛世尊之所經行城邑聚落,先放微妙金色光明照曜其處,其中衆生遇斯光者,身病心病皆得除愈心火滅已身得淸涼僂者能跛者能行盲者得視聾者能聽者能言其心亂者便復本心,鬼魅癲狂魍魎所持悉皆除愈裸者得衣,憍慢心者而得謙下,憂惱者心安隱,失道者得正路,飢渴者得飮食,囚繫者得解脫,恐怖者得無畏
또 구릉이나 구덩이나 산이나 물, 언덕은 마치 손바닥으로 친 것처럼 평평해지며, 저택의 문이 낮고 작은 것은 자연히 높고 커지며 좁은 길은 모두 다 넉넉하게 넓어지며, 저잣거리도 자연히 활짝 열리고 더럽고 부정한 것은 즉시 향기롭고 맑아지며 가시나 독가시나 기와나 조약돌ㆍ모래ㆍ돌 등이 다 나타나지 않게 된다. 햇빛이 내리쬐는 극심한 더위에도 고통을 받지 않으며 향기로운 바람이 불고 화창하며 온갖 먼지가 날리지 않는다. 백학과 공작ㆍ앵무ㆍ사리(舍利:황새)ㆍ가릉빈가(迦陵頻伽)ㆍ구지라(拘枳羅)ㆍ구나라(拘那羅)ㆍ명명(命命) 등의 새는 그 소리가 아름답고 미묘하여 평화롭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물소[水牛]ㆍ검정소[犁牛]ㆍ들소[犎牛]ㆍ죽우(竹牛) 등이 각각 자기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미묘하다. 그리고 공후(箜篌)ㆍ피리ㆍ비파ㆍ북ㆍ부는 악기 등 이와 같은 악기가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린다. 그 밖의 갖가지 교묘하고 희유하고 기이하며 모든 신통스러운 일이 다 변화하여 나타난다. 이와 같은 온갖 희유한 일이 날마다 각각 달리 나타나되, 수승한 것이 더하여지니 이 모두가 여래의 위신력이다.
037_0328_a_06L丘陵坑坎山㵎堆阜,皆悉平正猶如抵掌,門第卑小自然高大,衢路隘狹竝皆寬廣,市肆廛里自然開豁,穢惡不淨應時香潔,荊棘毒刺瓦礫沙石悉皆不現光晃曜而無炎毒,香風和暢無諸塵坌,白鶴孔雀鸚鵡舍利迦陵頻伽枳羅拘那羅命命等鳥,其聲羙妙出和雅音水牛犛牛犎牛牛,各出本音其聲微妙吹,如是樂器不鼓自鳴及餘種種巧妙希奇,諸神通事悉皆變現是種種諸希有事,日日各異,轉加殊勝,皆是如來威神之力
037_0328_b_01L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과 부처님의 공덕이 같다거나 다르다고 의심하면 마땅히 부처님과 공덕은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다고 말해야 한다. 비유하면 등불의 기름과 심지는 불빛과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니, 기름과 심지를 떠나서 달리 불빛이 없는 것과 같다. 만약 등불의 빛이 기름과 심지를 떠나 있다고 말하면 빛이 비치는 곳은 모두 다 타버릴 것이다.
부처님 몸과 공덕도 이와 같으니, 이 미묘한 몸은 바로 부처님 공덕이요, 번뇌가 없는 법신이라 나와 남이 수용하여 평등하게 의지한다. 그러나 부처님 몸 또한 이 몸이 아니요 이 몸을 떠나 밖에 달리 법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037_0328_a_19L若有衆生疑佛世尊及佛功德有一異者,當作是佛與功德不一不異譬如燃燈,膏炷與明不一不異,離於膏炷無別燈若言燈明離膏炷者,明所及處悉應焚爇佛身功德亦復如是此微妙身是佛功德無漏法身,自他受用平等所依然此佛身亦非是體,離是體外無別法身
이 몸이란 것은 밖의 물건과 같아 4대(大)의 모양이 있다. 그러므로 모양도 아니요 모양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알아야 한다. 만약 모양이 아니라면 큰 허공과 같으며, 큰 허공과 같다면 성품이 곧 이에 항상하여 방편의 허물이 없다. 자기 성품이 청정하여 물들거나 집착함도 없으며, 매우 깊고 한량이 없으며, 변하거나 바뀌는 것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려우며, 미묘하고 고요하다. 한이 없이 진실하고 항상한 공덕을 갖추어서 모든 희론이 끊어졌으니, 오직 부처님만이 증득하여 아실 바요 다른 이는 미칠 바가 아니며, 또한 비유로써 비교하며 헤아릴 것도 아니니라.
037_0328_b_04L若是體者,同於外物有四大相故知非相亦非無相若非相者同大虛空,同太虛者性卽是常無方便過自性淸淨無染無著,甚深無量無有變易,難解難知微妙寂靜,具無邊際眞常功德絕諸戲論唯佛證知非餘所及,亦非譬喩之所挍量
자씨야,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몸이란 곧 이 과거ㆍ미래ㆍ현재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 세존의 법신의 모양이다. 부처님의 보신(報身:과보신)이란 모든 여래가 3무수겁 동안 닦아 모은 한량없는 복과 지혜의 양식[資糧]으로서 일어난 한없는 진실한 공덕은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아니하고 모든 근(根)의 상호(相好)의 지혜 광명이 두루 법계에 퍼지니, 다 출세간의 무루 선근에서 생긴 까닭이다. 불가사의하여 세간의 지혜를 뛰어넘어 근기가 무르익은 유정을 위하여 이런 모양을 나타내니, 다함이 없는 법을 펼쳐서 널리 끝없이 이익하게 하느니라. 자씨야, 마땅히 알라. 이것은 곧 여래의 원만한 보신이니라.
037_0328_b_10L當知如此身者,卽是過去未來現在殑伽沙等諸佛世尊法身之相報身者,謂諸如來三無數劫修集無量福慧資糧所起無邊眞實功德,常住不變諸根相好,智慧光明周遍法界,皆從出世無漏善根之所生故,不可思議超過世智,純熟有情爲現茲相,演無盡法廣利無邊慈氏當知此卽如來報身圓滿
037_0328_c_01L화신(化身:응신)이란 저 유정을 위하여 그를 따라서 응하여 변화한 것이니, 한량없는 아승기의 모든 변화한 부처님의 몸[化佛身]을 나타내신다. 그 변화한 몸은 혹 지옥에서 그 몸을 나타내어 유정을 제도하여 온갖 고통을 여의게 하며, 정법으로써 인도하여 수승한 마음을 내게 하고, 사람이나 하늘에 다시 태어나서 수승한 쾌락을 받게 하며, 부처님 법 가운데서 믿음의 즐거움을 깊이 일으켜 부처님 법의 일부분을 얻고 성인의 도과를 얻게 한다. 혹은 아귀의 갈래에 태어나 그 유정을 교화하여 목마름과 굶주림과 온갖 핍박을 여의게 하여 정법으로써 교화하여 수승한 마음을 내게 하여 사람이나 하늘에 다시 태어나서 모든 쾌락을 받고 깊이 불법에 들어가서 성인의 도과(道果)를 얻게 하느니라.
037_0328_b_19L言化身者,爲彼有情隨所應化,故現無量阿僧企耶諸化佛身其所化身,或於地獄以現其身,度彼有情令離衆苦,導以正法令發勝心,便生人天受勝快樂,於佛法中深生信樂,得佛法分獲聖道果生鬼趣化彼有情,令離飢渴種種逼迫,化以正法使發勝心,便生人天受諸快樂,深入佛法得聖道果
혹은 축생으로 변화하여 그 무리에 있으니, 가루라의 몸이 되기도 하고 용의 몸이 되기도 하고, 혹은 사자ㆍ코끼리ㆍ말ㆍ곰ㆍ호랑이ㆍ표범ㆍ승냥이ㆍ이리ㆍ들개[野干]ㆍ여우[狐]ㆍ토끼ㆍ독사ㆍ뱀ㆍ살모사ㆍ전갈ㆍ물고기ㆍ자라ㆍ큰 자라ㆍ악어ㆍ백학ㆍ공작ㆍ봉황ㆍ원앙ㆍ앵무ㆍ사리(舍利) 등 여러 가지의 몸이 되어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서로 해치는 마음을 떠나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 대하게 하며, 능히 갖가지 모든 두려운 일을 여의게 하고 정법을 보여 불ㆍ법ㆍ승을 깊이 믿어 즐거이 귀의하게 한다. 사람과 하늘에 태어나서 모든 쾌락을 얻고 불법의 일부분을 얻어 성인의 도과를 얻게 한다.
037_0328_c_04L或化傍生在於彼趣,或作迦嚕囉身,或作龍身,或作師子豺狼蚖蛇蝮蝎黿白鶴鳳凰鴛鴦鸚鵡舍利種種之身,令諸有情離相殘害慈心相向,能離種種諸怖畏事,示以正法令深信樂歸佛法僧,得生人天獲諸快樂,得佛法分證聖道果
혹은 다른 국토에서 유정으로 교화하여 해와 달의 빛이 능히 비치지 못하는 곳인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부처님 법이 없는 곳에 정법을 세워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부처님의 금계(禁戒)를 받아 비구[苾芻]ㆍ비구니[苾芻尼]나 혹은 우바새[鄔波索迦]ㆍ우바이[鄔波斯迦]가 되게 하여, 승방을 세워 정법을 잘 지키고 한량없고 수없는 유정을 편안하게 하며, 사람과 하늘을 열반의 피안에 안치하여 과(果)를 증득하게 한다.
혹은 하늘의 세계에 태어나 그곳의 유정을 교화하여 5욕(欲)을 여의어 마음에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게 하고 정법으로 인도하여 보리심(菩提心)을 발하게 하고,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깊이 정법에 들어가 열반 해탈의 과를 증득하여 머물게 한다.
037_0328_c_12L或化有情於餘國土,或日月光所不能照如是種種無佛法處建立正法,令諸有情歸佛法僧,剃除鬚髮受佛禁戒,而作苾芻及苾芻尼,或作鄔波索迦鄔波斯迦,建立僧坊護持正法,安立無量無數有情,置於人天涅槃彼岸而得果證或生天趣化彼有情,令離五欲心無染著,導以正法發菩提心,歸佛法僧深入正法,置於涅槃解脫果證
037_0329_a_01L혹은 사람의 세계에 태어나니 왕국의 석(釋)씨 집안에 태어나서 교묘한 방편으로 모든 유정을 교화하여 삼계의 번뇌와 근심과 걱정과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끊어 없앤다. 일부러 현재의 생을 받아 성을 넘고 출가하여 보리수 아래서 길상초(吉祥草)를 받고 도량의 금강좌에 앉아서 마군을 항복하고 등정각을 이룬다. 그리고 유정을 교화하기 위하여 정법의 수레바퀴를 굴리어 큰 광명을 놓아 두루 일체에 펴서 세간을 비추며,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여 모두 원만하게 하며 혹은 고요함[寂靜]을 나타내어 대열반에 드시니, 이것을 곧 부처님의 화신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이와 같이 가지가지 선교방편이 무량무변하니, 이것은 다 여래의 자재로운 신통력이며, 이것이 곧 3신(身)의 체(體)로 다른 모양이 없는 것이니라.”
037_0328_c_21L或生人趣,現處王宮生釋種家,以巧方便化諸有情,斷除三界煩惱憂患生老病死,故現受生踰城出家菩提樹下取吉祥草坐於道場處金剛座降伏魔軍成等正覺爲化有情轉正法輪,放大光明周遍一切照曜世間,自利利他悉皆圓滿,或現寂靜入大涅槃,是卽名爲佛化身也如是種種善巧方便無量無邊,皆是如來自在神力此卽三身,體無異相
이때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부처님께 귀의하는 자는 모든 부처님의 청정법신에 귀의해야 하며, 만약 부처님의 법신을 구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나와 저 일체 유정이 이와 같은 공덕의 법신을 얻게 하여지이다’라는 큰 서원을 세워야 한다. 왜 이와 같은 원을 말하게 하는가? 부처님의 응신(應身)은 찰나 동안에 변천하고 화신불(化身佛)은 속히 열반에 들며, 공덕법신(功德法身)은 고요하게 항상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청정법신에 귀의하는 것이니, 법신에 귀의한다는 것은 곧 과거ㆍ현재ㆍ미래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중생을 버리고 열반에 든다면 곧 함께 지옥의 모든 고통을 받을 것이요, 만약 유정과 같이 해탈하면 비록 지옥에 처하여도 열반과 다름이 없느니라. 이 인연으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 법신에 귀의하여 열반의 즐거움을 증득하게 하는 것이니 구경에는 여여(如如)하여 체(體)가 늘어나거나 줄어듦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법신은 바로 참된 안락이니, 이런 까닭으로 다만 부처님 법신에 귀의하게 하는 것이다.
037_0329_a_08L爾時薄伽梵告慈氏菩薩摩訶薩言善男子於意云何若有善男子善女人歸依佛者,當歸依諸佛淸淨法身若欲求於佛法身者,當作如是發大誓願願我及彼一切有情,當得如是功德法身云何乃令發如是願爲佛應身剎那遷變,化身佛者疾入涅槃,功德法身湛然常住,以是歸依淸淨法身歸法身者,卽是歸依過去未來現在諸佛若我捨於衆生取涅槃者,卽同受於地獄諸苦若與有情同解脫者,雖處地獄無異涅槃以是因緣令諸衆生,歸佛法身證涅槃樂,究竟如如體無增減如是法身是眞安樂,是故但令歸佛法身
037_0329_b_01L또한 자씨여, 무엇을 청정법보라고 이름하는가?
법보라고 말하는 것에 또한 세 가지가 있으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 번째 법보는 열반ㆍ감로ㆍ해탈이니,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을 체의 성품으로 삼아서 능히 온갖 생ㆍ노ㆍ병ㆍ사ㆍ근심ㆍ슬픔ㆍ고뇌를 다한다.
무엇이 태어남의 고통인가?
부모가 혼인하여 한 몸이 되었을 때 부정한 종자가 모태 가운데에 자리하게 된다. 그리하여 업력의 바람을 가지고 아홉 달을 지나는데, 머물러 있는 곳은 캄캄하게 어두워서 빛이라고는 전혀 없다. 오장육부에서 살면서 커가되, 더럽고 부정한 8만 가지 벌레와 섞여서 내쉬고 들이쉬는 숨은 어머니를 따라 행하고 입은 능히 말을 못하고 눈은 볼 수 없으며, 굶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더운 가지가지 모든 고통이 몸과 마음을 절실하게 핍박한다.
이와 같은 모든 괴로움이 한량없고 끝이 없어 모든 중생을 자재할 수 없게 만드는 까닭에 태어남의 고통이라고 이름한다. 비록 이런 고통을 받을지라도 한 가지 덕이 있는데, 어떠한 원수들도 그를 보지 못하고 또한 능히 시비(是非)와 잘못이나 죄악을 말하지 않으니, 비할 데 없는 열반의 안락한 법 가운데서는 이와 같은 고통이 없느니라.
037_0329_a_23L復次,慈氏云何名爲淸淨法寶言法寶者亦有三種云何爲三第一法寶所謂涅槃甘露解脫,常樂我淨而爲體性,能盡一切生老病死憂悲苦惱云何生苦謂依父母牉合之時,不淨種子處母胎中,業力風持時經九月,住居黑闇無有光明,生熟藏間污穢不淨,八萬戶虫之所和雜,出息入息隨母而行,口不能言眼不得視,飢渴寒熱種種諸苦逼切身心如是諸苦無量無邊,令諸衆生不得自在,故名生苦雖受此苦而有一德,一切怨家所不能見,亦不能說是非過惡無比涅槃安樂法中無如是苦
037_0329_c_01L무엇이 늙음의 고통인가?
중생이 젊음에서 점차 늙어감에 세월이 흘러 옛것은 가고 새것이 오니, 충실하던 것은 한결같이 차차 감소해지며 근력이 쇠하여 이지러져서 가고 멈춤에 떨리고 머리는 희어지고 얼굴은 주름진다. 눈과 귀는 흐리고 어두워지며, 이는 빠져 성글어지고, 얼굴은 추하고 비루해지고, 몸은 구부러져 사람들이 불쾌하고 천하게 여기게 된다. 모든 말과 가르침은 말하자마자 곧 잊어버리고 몸은 무거워서 짐을 진 것 같으니라.
비유하면 등불에 기름이 이미 다하면 오래지 않아 꺼지는 것과 같다. 늙음도 이와 같아 왕성하던 기름이 다하면 오래지 않아 죽음에 이른다.
또 소막차(蘇莫遮:가면) 모자를 사람의 머리와 얼굴에 쓰면 모든 유정이 그것을 보고 희롱하는 것처럼 늙음의 소막차도 이와 같아 한 성읍(城邑)에서 다른 성읍에 이르름에 일체 중생이 쇠약하고 늙은 모자를 쓴 것을 보고 모두들 희롱하니, 이 인연으로 늙음은 큰 고통이 되는 것이다. 죽지 않고 약으로 능히 치료할 수 없는 것은 제외한다.
비록 늙음의 고통을 받을지라도 그것을 싫어하지 아니하고 하늘과 땅의 귀신에 기도하여 항상 장수하기를 원하니, 비할 데 없는 열반의 안락한 법 가운데는 이런 늙음의 고통이 없느니라.
037_0329_b_14L云何老苦所謂衆生從少至老時節代謝,所有充實悉皆損減⎯⎯筋力衰朽行止戰掉,髮白面皺,眼耳昏暗,牙齒疏缺,顏貌醜陋,身相傴僂人所惡賤,所有言教隨說廢忘⎯⎯而以此身爲其重擔譬如然燈,膏油旣盡不久將滅老亦如是,壯膏旣盡不夂將死又如蘇莫遮帽覆人面首,令諸有情見卽戲弄老蘇莫遮亦復如是,從一城邑至一城邑,一切衆生被衰老帽見皆戲弄以是因緣老爲大苦,除非死至無藥能治雖受老苦而不厭之,祈禱神祇恒願長壽無比涅槃安樂法中,無此老苦
무엇이 병의 고통인가?
땅과 물ㆍ불ㆍ바람이 서로 어긋나고 해치며, 온갖 고통이 그 몸에 와서 모이니, 모든 중생은 젊은이나 늙은이를 가리지 않고 다 같이 병의 고통을 지니고 있다. 안락하고 몸에 맞는 수승하고 미묘한 5욕(欲)과 금ㆍ은ㆍ보배ㆍ가족ㆍ권속을 모두 다 버리며 온갖 가르침을 남녀 친척이 따르지 아니하며 모든 원수가 짐짓 다가와서 친한 듯 아부하니, 이와 같은 병의 고통을 모두 원하거나 구하지 아니한다.
이로써 병은 큰 고통임을 알아야 한다. 안락한 열반의 비할 데 없는 법 가운데는 청정하고 고요하니, 이런 병의 고통이 없느니라.
037_0329_c_04L云何病苦所謂地水火風互相違害,種種諸苦來集其身,一切衆生無問老少皆共有之安樂適身勝妙五欲,金銀珍寶家族眷屬,悉皆捨離所有教詔,男女親戚皆不承順,一切怨家詐來親附如此病苦皆不願求,以是當知病爲大苦安樂涅槃無比法中,淸淨寂然無斯病苦
또한 자씨여, 무엇이 죽음의 고통인가?
중생이 기운이 끊어지고 알음알이[識]가 없어져서 지각해서 아는 것이 없으니, 모든 고통 가운데서 죽음의 고통보다 더한 것이 없느니라.
나고 늙고 병듦의 고통은 다섯 갈래 가운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여 일정하지 않으나 이 죽음의 고통은 모두 다 지니고 있다. 비유하면 빈곤한 고통은 영화로움으로 능히 물리칠 수 있고, 원망과 미움의 고통은 친근하고 사랑함으로써 능히 물리칠 수 있지만, 만약 죽음의 고통이 이르면 늙은이와 젊은이, 어리석은 이와 지혜로운 이, 귀한 이와 천한 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이 몸을 버리고 어둡고 컴컴한 곳에 들어간다. 의복이나 눕는 도구며 일체 재물이나 보배는 쓸모가 없어지고 벌거벗은 모습을 드러낸 채 가게 된다. 게다가 반려할 자 없고 돈과 재물로도 면할 수 없으며 하소연할 곳도 없다.
037_0329_c_11L次,慈氏云何死苦所謂衆生氣絕識滅無所覺知,一切苦中莫過死苦老病苦,五趣之中有無不定,此死苦者皆共有之譬如貧苦能卻榮華,如怨憎苦能卻親愛,死苦若至,不揀老少愚智貴賤,一切盡卻捨此身已入幽闇處,衣服臥具一切財寶莫能用裸露而行復無伴侶,貨財不免披訴無地
037_0330_a_01L아, 무상(無常)이 능히 이런 해를 끼친단 말인가. 비루하고 추악함이 너무 커서 원수와 친한 이를 가리지 않으며, 삼계 중생은 이것을 벗어나거나 떠나지 못한다. 누구나 죽음의 침노를 받으니 무엇으로 구하랴. 설령 전륜왕이나 나라연(那羅延)의 힘이라도 다 사로잡히고 말 것이다. 마땅히 알라. 죽음의 고통은 한량없고 끝이 없으니, 이로써 죽음이 커다란 고통임을 관찰한다. 해탈 열반의 비할 데 없는 법 가운데는 고요하고 안락하여 이러한 죽음의 고통이 없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거센 강물에 빠져서 떠돌다가 높은 산에 오르면 겁나고 두려운 것을 벗어날 수 있는 것처럼, 중생도 그러하여 항상 일체 생사의 거센 강물에 빠져 표류하다가 열반의 산에 오르면 생사의 두려움을 여의게 된다. 또한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능히 지독한 열과 먼지와 더러움과 같은 장애를 없애주어 사람들이 안락해지고 몸과 뜻이 맑고 시원해지며, 온갖 초목이 우거지고 과실이 열리는 것과 같이 여래의 법의 비도 다시 이와 같아 능히 일체 번뇌의 지독한 열을 없애주시니, 중생이 안락해지고 해탈하며 맑고 서늘해진다. 그리고 일체의 밝고 깨끗한 선의 종자를 번성하게 자라게 하며 과실을 맺어 열반을 얻게 하느니라.
이 인연으로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무상의 몸을 버리고 열반의 즐거움을 증득하시느니라.”
037_0329_c_20L咄哉無常能作斯害,甚大鄙惡不揀怨親,三界衆生無能免離,皆被死伐何能救之設轉輪王那羅延力皆被擒獲,當知死苦無量無邊是觀之死爲大苦解脫涅槃無比法中,寂靜安樂無茲死苦譬如有人瀑河漂溺,登陟高山得免怖畏衆生亦爾,常爲一切生死瀑河之所漂溺,登涅槃山離生死畏亦如天雨能除毒熱塵穢等障,人民安樂身意淸涼,百卉滋茂成就果實如來法雨亦復如是,能除一切煩惱毒熱,衆生安樂解脫淸涼,滋長一切白淨善種,成就果實令得涅槃以是因緣,諸佛世尊捨無常身證涅槃樂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베풀고자 하여 게송으로 설하셨다.
037_0330_a_11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여래의 묘체(妙體)는 곧 법신이니,
청정 해탈은 진제(眞諦)와 같네.
태양과 빛이 서로 여의지 못하듯
여래의 공덕이 곧 열반이라네.
037_0330_a_12L如來妙體卽法身
淸淨解脫同眞諦
如日與光不相離
如來功德卽涅槃

참된 나는 부처와 차별이 없으니,
일체 유정이 귀의할 곳[歸趣],
생사와 열반은 같아서 둘이 아니니
그 성품은 무너지지 않고 조작도 없네.
037_0330_a_14L眞我與佛無差別
一切有情所歸趣
生死涅槃等無二
其性不壞無造作

더러움과 깨끗함은 여여하니 성품이 다르지 않고
오직 부처님 세존만이
중생에게 모두 여래장 있음을 환히 아시니
3보(三寶)가 이에 세간에 나타나시네.
037_0330_a_16L垢淨如如性不異
唯佛世尊獨能了
衆生悉有如來藏
三寶於是現世間

일체 유정이 부처님 지혜에 들어가
성품이 청정하여 차별 없는 까닭에
부처님과 중생의 성품 다르지 않고
범부의 견해가 성인과 차별 없도다.
037_0330_a_18L一切有情入佛智
以性淸淨無別故
佛與衆生性不異
凡夫見異聖無差

일체 중생 본래 청정하여
3세(世) 여래는 한가지로 연설하시며
그 성품의 더러움과 깨끗함은 본래 둘이 없고
중생과 부처 차별 없도다.
037_0330_a_20L一切衆生本淸淨
三世如來同演說
其性垢淨本無二
衆生與佛無差別

허공은 시방에 두루하되 분별이 없고
마음의 성품이 평등함도 또한 그러해
비유하면 일체 중생계가
널리 허공에서 생멸을 받듯
037_0330_a_22L空遍十方無分別
心性平等亦復然
譬如一切衆生界
遍在虛空受生滅
037_0330_b_01L
모든 근(根)의 생멸도 또한 이 같아
무위(無爲)세계에 있음도 또한 그러하네.
비유하면 허공은 불이 태우지 못하듯이
생사에도 허물어지지 않는 무위의 성품이네.
037_0330_b_01L諸根生滅亦如是
處在無爲界亦然
譬如虛空火不燒
生死不壞無爲性

지(地)ㆍ수(水)ㆍ풍(風)의 수레가 서로 의지하여 구르지만
허공은 의지하는 모양 없도다.
온(蘊)ㆍ처(處)ㆍ계(界) 셋도 또한 그러하여
항상 업(業) 종자와 번뇌의 성품이 머무네.
037_0330_b_03L地水風輪轉相依
虛空無有所依相
蘊處界三亦復然
恒住業種煩惱性

그 업과 번뇌는 어디에 머무는가.
항상 망상과 무명의 근원에서 산다네.
망상의 마음은 어느 곳에 머무는가.
항상 무위의 청정한 마음의 성품에 산다네.
037_0330_b_05L彼業煩惱住何處
常居妄想無明源
妄想之心何所居
恒在無爲淨心性

온ㆍ처ㆍ계 셋은 거짓으로 시설한 것
일체 법성은 본래 머물지 않네.
업과 미혹은 땅과 물처럼 서로 의지하며
망상이 구르고 움직임은 바람 같도다.
037_0330_b_07L蘊處界三假施設
一切法性本無住
業惑相持如地水
妄想轉動猶如風

마음의 성품 깨끗함이 허공과 같아
망상은 공하고 있지 않은 것에 의지해 있네.
번뇌와 업의 고통은 망상에서 일어나고
업의 고통은 도리어 번뇌의 원인이 되네.
037_0330_b_09L心性本淨如虛空
妄想依空無所有
煩惱業苦從妄起
業苦還爲煩惱因

미혹과 업이 순환하여 정처가 없고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어 모일 곳 없네.
037_0330_b_11L惑業偱環無定居
無因無緣無所會

생도 없고 멸도 없어 성품은 공적해
본체의 광명지(光明智)는 청정하도다.
자성은 생하거나 변함이 없으나
번뇌와 수명의 때가 덮고 있도다.
눈에 티가 끼면 달이 둘로 보이듯
중생의 두 가지 집착 또한 그러해.
037_0330_b_12L無生無滅性空寂
本體光明智淸淨
自性無生無變異
煩惱無明垢所覆
亦如瞖眼見二月
衆生二執亦復然

번뇌는 마치 벌떼와 같고
꿀은 곧 여래장에 견주리.
이 벌 떼가 함께 둘러싸도
지혜로운 이는 몸을 보호하고 꿀을 따나니
037_0330_b_15L煩惱猶如衆蜜蜂
其蜜卽喩如來藏
此蜜衆蜂共圍遶
智者護身能取蜜

모양 없는 6도(度)로 방편 삼아서
능히 저 법계의 몸을 증득하도다.
비유하면 껍질을 없애지 않은 오곡과 같아
사람에게 맛 좋은 반찬을 주지 못하네.
037_0330_b_17L無相六度爲方便
而能證彼法界身
譬如五穀未除
不堪與人充羙膳

보살도 번뇌의 껍질 버리지 못하면
능히 남에게 감로의 밥 보시 못하리.
길손이 더러운 곳에 보배를 떨어뜨린 채
설령 백 년이 지나도 상하거나 더럽혀지지 않으니
037_0330_b_19L菩薩煩惱糠未遣
不能施人甘露飯
行人遺寶落穢處
設經萬歲無損污

천안으로 보고 보배 있는 곳 알아
주워 씻은 뒤에 뜻대로 쓰네.
부처님 견해와 중생의 성품 둘이 아니어서
번뇌의 때 씻고자 하니
037_0330_b_21L天眼見寶知所在
收取洗拭隨意用
佛見衆生性無二
爲欲滌除煩惱穢
037_0330_c_01L
대승의 감로(甘露)로 물을 삼아
번뇌[塵勞]를 씻어내면 불성이 나타나네.
비유하면 오곡의 새싹 같아서
그 속에 열매[米] 있다 없다 결정 못하리.
037_0330_b_23L大乘甘露而爲水
滌盡塵勞佛性現
譬如新生五穀芽
說米有無未決定

불성 있고 없음 여의지 않고
부처님만이 증득하여 환히 아시네.
법보(法寶)의 자성은 항상 청정하여서
모든 부처님 세존 이같이 설함이라.
037_0330_c_02L佛性不離有無中
唯佛自證方明了
法寶自性恒淸淨
諸佛世尊如是說

객진(客塵) 번뇌에 덮인 것이
구름이 밝은 태양 가리운 듯하지만
때 없는 법보에는 온갖 덕 구비하여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 다 원만하도다.
037_0330_c_04L客塵煩惱之所覆
如雲能翳日光明
無垢法寶衆德備
常樂我淨悉圓滿

법성 청정함을 어찌 구할까.
분별 없는 지혜가 능히 증득하리.
비유하건대 연못의 물이 맑고 깨끗하면
그 속의 연꽃은 미묘하여 때 묻지 않고,
037_0330_c_06L法性淸淨云何求
無分別智而能證
譬如池水淨無垢
其中蓮花妙無染,

월식 뒤의 광명이 더욱 빛나고
밝은 태양이 구름을 헤치고 나오듯
때 없는 공덕 두루 장엄하여
번뇌 씻어내어 광명 나타내리.
037_0330_c_08L如月蝕已重光明
亦如皎日出雲翳
無垢功德遍莊嚴
滌除煩惱光明現

부처님께서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첫 번째 법보는 바로 마하반야해탈법신(摩訶般若解脫法身)이니라.
037_0330_c_10L佛告慈氏當知第一法寶卽是摩訶般若解脫法身
또한 자씨여, 마땅히 알라. 두 번째 법보는 곧 지계ㆍ선정ㆍ지혜의 모든 미묘한 공덕이니라. 말하자면 37보리분법(菩提分法)이니, 4념주(念住)와 4정단(正斷)과 4신족(神足)과 5근(根)과 5력(力)과 7각분(覺分)과 8성도(聖道)이니라. 이 37가지 법은 앞의 청정법보에 방편이 된다.
무엇을 방편이라 하는가? 이 법을 닦아서 능히 그 청정법신을 증득하니 이것이 곧 두 번째 법보임을 알아야 한다.
037_0330_c_12L復次,慈氏應知第二法寶者,謂卽戒智慧諸妙功德,所謂三十七菩提分法謂四念住四正斷四神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此三十七法與前淸淨法寶而爲方便云何方便修此法而能證彼淸淨法身當知此卽第二法寶
037_0331_a_01L또한 자씨여, 무엇을 세 번째 법보라고 하는가?
말하자면 과거 무량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설하신 정법이고, 내가 지금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설하는 것이니라. 말하자면 8만 4천 모든 미묘한 법장[法蘊]이 인연 있는 중생을 조복하고 근기가 무르익게 하고, 아난타 등 모든 제자가 한 번 듣고 다 기억하게 함이다.
다섯으로 나누니, 첫째는 소달람(素呾纜:經)이요, 둘째는 비내야(毘奈耶:律)요, 셋째는 아비달마(阿毘達磨:論)요, 넷째는 반야바라밀다요, 다섯째는 다라니문이다.
이 다섯 가지 법장은 유정을 교화하되 응하는 바에 따라서 제도하여 그들을 위하여 설하느니라.
037_0330_c_19L復次,慈氏云何名爲第三法寶所謂過去無量殑伽沙諸佛世尊所說正法,我今亦當作如是說,所謂八萬四千諸妙法蘊,調伏純熟有緣衆生,而令阿難陁等諸大弟子,一聞於耳皆悉憶持,攝爲五分一素咀纜二毘奈耶三阿毘達磨四般若波羅蜜多五陁羅尼門此五種藏教化有情,隨所應度而爲說之
만약 그 유정이 산림(山林)에 있기를 즐기고 항상 한적한 곳에 살며 삼매[靜慮]를 닦는다면 그를 위해서는 소달람장을 설하고, 만약 그 유정이 위의를 즐겨 익히고 정법을 보호하여 가지며, 한맛으로 화합하여 오래 머물게 하면 그를 위하여 비내야장을 설하며, 만약 그 유정이 정법 설함을 즐겨하고 성품과 모습을 분별하며, 순환하면서 연구하여 구경에 매우 깊어지면 그를 위하여 아비달마장을 설한다. 만약 그 유정이 대승의 진실한 지혜를 익히기를 즐겨하며 아집과 법집의 분별을 여의면 그를 위하여 반야바라밀다장을 설하며, 만약 그 유정이 능히 계경(契經)이나 조복(調伏)이나 대법(對法)이나 반야를 지니지 못하거나 혹은 다시 유정이 모든 악업을 짓되, 4중(重:비구의 네 가지 중죄)이나 8중죄(重罪:비구니의 여덟 가지 중죄)나 5무간죄(無間罪:五逆罪)나 『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하는 일천제(一闡提) 등 가지가지 중죄를 지으면, 그것을 소멸하게 하여 속히 해탈을 돈오(頓悟)하여 열반을 얻게 하고자 그를 위하여 모든 다라니장을 설하느니라.
037_0331_a_05L若彼有情樂處山林,常居閑寂修靜慮者,而爲彼說素呾纜藏彼有情樂習威儀護持正法,一味和合令得久住,而爲彼說毘奈耶藏彼有情樂說正法分別性相,循環硏覈究竟甚深,而爲彼說阿毘達磨藏若彼有情樂習大乘眞實智慧,離於我法執著分別,而爲彼說般若波羅蜜多藏若彼有情不能受持契經調伏對法般若,或復有情造諸惡業⎯⎯四八重五無間罪謗方等經一闡提等種種重罪⎯⎯使得消滅速疾解脫頓悟涅槃,而爲彼說諸陁羅尼藏
037_0331_b_01L이 다섯 가지 법장을 비유하면 우유[乳]ㆍ타락[酪]ㆍ생소(生酥)ㆍ숙소(熟酥)ㆍ미묘한 제호(醍醐)와 같으니, 계경(契經)이란 우유와 같고 조복은 타락과 같고 대법(對法)의 가르침이란 저 생소와 같고 대승반야는 숙소와 같으며 총지문(摠持門)은 비유하면 제호와 같으니라.
제호의 맛은 우유ㆍ타락ㆍ연유[酥] 가운데 미묘하기가 제일이라 능히 모든 병을 없애며,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몸과 마음을 안락하게 한다. 총지문이란 계경 등 가운데 가장 제일로서 능히 무거운 죄를 없애어 모든 중생이 생사를 해탈하고 속히 열반의 안락한 법신을 증득하게 하느니라.
037_0331_a_17L此五法藏,譬如乳生酥熟酥及妙醍醐⎯⎯契經如乳,調伏如酪,對法教者如彼生酥,大乘般若猶如熟酥,摠持門者譬如醍醐⎯⎯醍醐之味乳酥中微妙第一,能除諸病,令諸有情身心安樂摠持門者,契經等中,最爲第一,能除重罪,令諸衆生解脫生死,速證涅槃安樂法身
또한 자씨여, 내가 멸도한 후에 아난타로 하여금 내가 설한 경장[素呾纜藏]을 받아지니게 하고, 오바리(鄔波離)는 설한 율장[毘奈耶藏]을 받아 지니며, 가전연[迦多衍那]은 설한 논장[阿毘達磨藏]을 받아 지니고 문수사리[曼殊室利]보살은 설한 대승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며, 금강수(金剛手)보살은 설한 매우 깊고 미묘한 모든 총지문을 받아 가질 것이니, 이와 같은 교문(敎門)은 능히 유정의 길고 긴 생사의 번뇌라는 어둠을 없애고, 속히 여의고 벗어나 해탈의 과(果)를 증득하게 하느니라.
비유하면 밝은 등불은 능히 어둠을 없애어 길을 보게 하듯이 부처님도 이와 같아, 지혜의 횃불로 능히 유정의 열 가지 착하지 않은 어둠을 비추어 착한 도를 보게 한다.
설령 그 유정이 재물과 보배를 아껴도 이 법을 듣고서 곧 능히 모든 빈궁한 이에게 은혜를 베풀며, 만약 악업 중생이 이 법을 들으면 악을 버리고 선을 닦으며, 성내는 자는 곧 능히 인욕하고, 게으른 유정이 들으면 정진하며, 산란한 중생이 들으면 고요하여지고, 어리석은 유정이 이 법을 들으면 곧 지혜를 내고 지혜를 얻고 나면 다 능히 마음을 돌려 가지가지 선을 닦느니라. 또 모든 유정은 이 법을 들으면 악으로 나아가는 길은 닫고 열반의 길을 여느니라. 마치 단 이슬이 해탈의 열매를 얻는 것과 같으니, 마땅히 알라. 이것이 곧 세 번째 법보이니라.
037_0331_b_02L復次,慈氏我滅度後,令阿難陁受持所說素咀纜藏,其鄔波離受持所說毘奈耶藏,迦多衍那受持所說阿毘達磨藏,曼殊室利菩薩受持所說大乘般若波羅蜜多,其金剛手菩薩受持所說甚深微妙諸摠持門如是教門,能除有情生死煩惱長夜黑暗,速能出離證解脫果譬如明燈能除暗暝使得見道,佛亦如是,然智慧炬能照有情十不善闇使見善道設彼有情慳悋財寶,聞此法已便能惠施一切貧窮若有惡業衆生,聞此法已捨惡修善若嗔恚者便能忍辱懈惰有情聞已精進散亂衆生聞已寂靜愚癡有情聞是法已便發智慧,得智慧已悉能迴心修種種善又諸有情聞此法已,閉惡趣門開涅槃路,猶如甘露證解脫果當知此卽第三法寶
037_0331_c_01L이 세 가지 법보는 일체 중생이 귀의해야만 할 무위(無爲)의 법보로써 일체 법 가운데 가장 존귀하고 가장 우수하니, 무위보다 더 뛰어난 것이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생사의 큰 고통의 바다 가운데서 능히 배와 뗏목이 되고 능히 유정을 위해 감로의 좋은 약이 되기 때문이니라.
또 이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모든 불ㆍ보살이 3무수겁 동안 6도(度) 만행으로 증득한 과(果)가 이와 같이 묘법의 공덕이 원만함이니라. 이런 까닭으로 무위의 법보에 귀의하여야 하느니라.
만약 중생이 경을 받아 가진다면 마땅히 이런 서원을 세워야 한다.
‘나는 이와 같은 법보에 귀의하기 원하나이다.’ 이 법에 귀의하고 나서는 다섯 갈래의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또한 ‘나도 지금 귀의하이기 원하나이다’라는 서원을 세우기를 기원하며, 또한 유정으로 하여금 이 공덕의 법에 안주하게 하여 이끌어서 열반의 진실한 보배가 있는 곳에 이르게 하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라. 이것을 이름하여 세 번째의 법보라 하느니라.
037_0331_b_20L是三法寶,一切衆生應當歸依無爲法寶,一切法中最尊最勝莫過無爲何以以於生死大苦海中能爲舩筏,能作有情甘露良藥,又是殑伽沙等諸佛菩薩三無數劫六度萬行所證之如是妙法功德圓滿,以是歸依無爲法寶若有衆生受持經者當發是願我歸依如是法寶歸是法已,願令五道一切衆生,亦發是願我今歸依亦令有情安住於此功德法中,引至涅槃眞實寶所慈氏當知此卽名爲第三法寶
또한 자씨여, 무엇을 진실한 승보(僧寶)라 이름하는가?
승보라 하는 것에 또한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제일의승(第一義僧)이다. 말하자면 모든 부처님의 성스러운 승가는 여법하게 머물러서 볼 수도 없고 잡지도 못하고 파괴하지도 못하고 불에 태워서 해를 입힐 수도 없으니, 불가사의한 일체 중생의 진실한 복전(福田)이니라. 비록 복전이 되나 받고 취할 것이 없고, 모든 공덕의 법은 항상하여 변하거나 바뀌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것을 제일의승이라 이름하느니라.
037_0331_c_09L復次,慈氏云何名爲眞實僧寶言僧寶者亦有三種一者第一義僧所謂諸佛聖僧如法而住不可睹見不可捉持不可破壞無能燒害不可思議一切衆生良祐福田雖爲福田,無所受取,諸功德法常不變易如是名爲第一義僧
두 번째의 성스러운 승가[聖僧]란, 말하자면 수다원향(須陀洹向)ㆍ수다원과(果), 사다함향(斯陀含向)ㆍ사다함과, 아나함향(阿那含向)ㆍ아나함과, 아라한향ㆍ아라한과, 벽지불향(辟支佛向)ㆍ벽지불과와 8대인각(大人覺)과 3현10성(三賢十聖)이니, 이와 같은 것은 것을 이름하여 두 번째의 승보라 하느니라.
037_0331_c_16L第二聖僧者,謂須陁洹向須陁洹果斯陁含向斯陁含果阿那含向阿那含果阿羅漢向阿羅漢果辟支佛向辟支佛果,八大人覺三賢十聖如是名爲第二僧寶
037_0332_a_01L세 번째의 복전승(福田僧)이란, 말하자면 필추와 필추니 등이 금계(禁戒)를 받아 지니고 지혜 법문을 많이 들어 마치 하늘의 의수(意樹)와 같이 능히 중생에게 그들을 드리워주며, 또한 광야의 자갈밭에서 목말라 물을 기다릴 때 때마침 하늘에 구름이 덮였다가 때 맞춰 감로의 비를 내려 충분히 만족해지는 것과 같고, 또한 일체의 보배가 큰 바다 가운데서 나오는 것과 같다.
복전의 승보도 이와 같아서 능히 유정에게 안온하고 쾌락함을 주며, 또한 이 승보는 청정하고 때가 없어서 능히 중생의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어둠을 없애니 마치 보름밤에 꽉찬 달빛과도 같아 일체 유정이 우러러 쳐다보지 아니함이 없다. 또 마니보주와 같아 유정의 온갖 착한 소원을 만족하게 해주니, 이와 같음을 이름하여 세 번째의 승보라 하느니라.
037_0331_c_21L第三福田僧者,所謂苾芻苾芻尼等持禁戒多聞智慧,猶天意樹能蔭衆生又如曠野磧中渴乏須水,遇天甘雨霈然洪霔應時充足又如大海,一切衆寶皆出其中,福田僧寶亦復如是,能與有情安隱快樂又此僧寶淸淨無染,能滅衆生貪嗔癡暗,如十五日夜滿月光明,一切有情無不瞻仰如摩尼寶珠,能滿有情一切善願是名爲第三僧寶
이 세 가지 승보는 일체 유정이 마땅히 귀의해야 할 무의의 승보이니라.
이 세 가지 승보에 일체 유정은 어떻게 귀의해야 하는가?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해야 한다. “마땅히 제일의제(第一義諦)의 무위승보에 귀의하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이 무위에 항상 머무는 승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승보는 무루요 무위며, 변하지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스스로 증득하는 법이다. 이와 같은 무루의 승보에 귀의하여 능히 유정의 일체 고통을 없애주는 까닭이니라.
또한 유정들이 마땅히 이와 같은 무루공덕을 얻기 원해야 하며, 이 법을 얻고 나서는 삼승법을 연설하여 유정들을 제도하고 내가 귀의하는 불ㆍ법ㆍ승보는 3악도의 고통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또한 사람과 하늘에 태어나기를 기꺼이 원하지 아니하며, 맹세코 유정을 생사의 고통에서 구원하니, 이것을 이름하여 곧 승보에 귀의한다고 하느니라.
037_0332_a_08L是三僧寶,一切有情云何歸依應作是說當令歸依第一義諦無爲僧寶所以者何以是無爲常住僧故,而此僧寶無漏無爲不變不異自證之法,歸依如是無漏僧寶,能滅有情一切苦故復願有情,當獲如是無漏功德,得此法已,演三乘法度脫有情我所歸依佛法僧寶,不爲怖畏三惡道苦,亦不願樂生於人天,誓救有情出生死苦是則名爲歸依僧寶
037_0332_b_01L 또한 자씨여, 만약 중생이 3보에 귀의하면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을 낼 것이니라.
나의 지금 이 몸은 이미 사람으로 태어나서 8난(難)을 여의고 얻기 어려움을 능히 얻었으니, 좋은 방편으로 마땅히 수승하고 미묘한 법을 익혀야 한다. 만약 내가 이 같은 서원을 어기고 선한 법을 구하지 아니하면 곧 스스로를 속인 것이 될 것이며, 또한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가 보배가 있는 곳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으리라. 이와 같이 불ㆍ법ㆍ승보에 귀의하여 고통의 방편에서 벗어날 것이다.
만약 귀의하지 아니하면 후회한들 무엇하리오. 이미 이런 것을 알고 나면 모름지기 힘써 정성스럽고 은근하게 닦고 익혀서 속히 원하는 것을 성취하여 착한 법이 이미 이루어지면, 과거의 죄를 마땅히 참회하여 없애고 다시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비롯함이 없는 옛날부터 나고 죽음을 반복하여 온 이래로 몸ㆍ입ㆍ뜻의 업으로 지은 온갖 죄는 한량없고 끝이 없으나 다 허망하고 뒤바뀐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니, 부모나 친교사(親敎師:和上)ㆍ스승ㆍ어른ㆍ불ㆍ법ㆍ승보의 존경할 만한 곳에서 지은 모든 죄를 지금 다 참회합니다.’
037_0332_a_18L復次,慈氏若有衆生歸依三寶,應發是心我今此身已生人趣,得離八難,難得能得,以善方便,當習一切勝妙之法若我違於如是上願,不求善法則爲自欺亦如有人乘舩入海,至於寶所空手而歸如是歸依佛法僧寶脫苦方便,若不歸依後悔何及旣知是已,當須勉勵精懃修習,速願成就善法旣成,過去罪愆應當懺悔使令除滅復作是說我從無始生死已來,身口意業所作衆罪無量無邊,皆從虛妄顚倒心起,而於父母和上師長佛法僧寶尊重之境,所作諸罪,今皆懺悔
또 두 가지 일로써 모든 죄를 지어서 지극히 중한 악업이 묘고산(妙高山)과 같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친애하는 것이요, 둘째는 원망하며 미워하는 것이다. 만약 생사의 위급하고 험난한 가운데서 그 두 종류로 유정을 원망하고 친애하면 나의 몸에는 능히 이익됨이 없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두루 그것을 관찰해야 할 것이다. 그와 나의 몸이 결국엔 마멸(磨滅)되고 말 것인데 내가 어떻게 그런 죄를 짓겠는가.
037_0332_b_09L復爲二事造作諸罪,極重惡業如妙高山云何爲二一者親愛,二者怨嫌若於生死急難之中,而彼二類怨親有情,而於我身不能利益,應作如是遍觀察之,彼與我身悉歸磨滅,而我云何乃作斯罪
037_0332_c_01L또한 시방세계 일체 유정에게 모든 선업을 짓고 유학(有學)ㆍ무학(無學)ㆍ독각(獨覺)ㆍ성문(聲聞)ㆍ부처님 그리고 제자와 모든 어질고 성스러운 이들을 내가 다 따라서 기뻐할 것이다. 또한 시작이 없는 생사를 돌고 돌아 다섯 갈래의 세계에서 몸을 받아 한량없이 원망하고 친애하나, 나에게는 일찍이 털끝만큼의 이익되는 일이 없었고 현재와 미래도 또한 얻지 못하는데, 내가 처음부터 그 원망과 친애 때문에 지은 모든 죄를 나는 스스로 받기를 원하며 맹세코 다른 일체 중생을 끌어들이지 아니할 것이다.
만약 내가 무거운 병이 들어 친애하는 사람을 구했을 때, 비록 자비로운 마음으로 돌보고 살피며, 나의 몸을 붙잡고 시중들되 목욕할 때는 만지고 닦으며 음식을 공급하여 주고, 병들고 야윈 사람에겐 약과 의원이 되어 여러가지로 도와준다고 할지라도 내 몸에 병든 것을 대신할 자가 없는데, 하물며 미래에 누가 능히 생사의 큰 고통에서 구해주겠는가. 그리고 이 몸은 현세에도 의지할 곳 없고 믿을 곳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미래이겠는가. 내 몸이 이미 그러하니 유정도 또한 그러하여 나와 남이 다 의지할 것이 없느니라. 이 때문에 진실한 3보에 귀의하여야 할 것이니라.
037_0332_b_14L又於十方世界一切有情造諸善業,及學無學獨覺聲聞,佛及弟子一切賢聖,我皆隨喜復次於無始際生死輪轉,受五趣身,無量怨親於我未曾獲得毫氂利益之事,現在未來亦不可得,我於無始爲彼怨親,所作諸罪我願自受,誓不擾他一切衆生若我重患之時求親愛人,慈心瞻省扶侍我身,摩抆沐浴供給飮食,病瘦醫藥種種相資,雖則如斯,而於我身病苦之中無相代者,況於未來而能救我生死大苦而我此身於現世中無依無怙,何況未來我身旣然,有情亦爾,自我及他皆無恃怙是故歸依眞實三寶
무슨 까닭인가? 항상 머무는 까닭이니라. 비유하면 지혜 있는 사람이 험난한 곳에 처하면 힘 있는 자를 구하여 구호를 받는 것과 같으니라. 중생도 또한 그러하여 생사의 험난함에 처하면 3보에 귀의하여 이로써 주인을 삼아야 바야흐로 생사의 큰 강을 건널 것이니라.
‘내가 만약 얻고 나면 또한 그 주인이 되어 일체 고난으로부터 중생을 보호하고 덮어 주리라’고 이와 같이 크게 서원하는 자는 큰 신심을 얻게 되니, 부처님 앞에 길게 꿇어 앉아 합장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이렇게 불ㆍ법ㆍ승보에 귀의해야 한다. 비유하면 세간의 빈천한 사람은 일체 유정이 그를 보고 모두 경멸하고 일꾼으로 부리기를 꾀하여 가지가지로 꾸짖고 그 몸을 능욕(凌辱)하니, 이미 가벼이 천대받은 뒤에는 마침내 존귀하고 힘 있는 사람을 구하여 그를 주인으로 삼으면 곧 능히 가지가지 속임과 욕됨을 면하여 여의듯이, 유정도 또한 그러하여 혹 악도에 태어나거나 사람 가운데 있거나 항상 여러 가지 고통을 입어 그 몸을 핍박하지만, 이것을 면하여 여의려면 3보에 귀의하여야 할 것이다.
037_0332_c_05L何以故常住故譬如有智之人於險難中,求有力者以爲救護衆生亦爾,生死險難,歸依三寶以爲其主,方能越渡生死大河我若得已亦爲其主,覆護一切苦難衆生能發如是大誓願者,得大信心,而於佛前長跪合掌偏露右肩,作是歸依佛法僧寶譬如世間貧賤之人,一切有情見皆輕篾策役驅使,種種呵罵陵辱其身旣被輕賤,遂求尊貴有力之人以爲其主,便能免離種種欺辱有情亦爾,或生惡趣及在人中,恒被諸苦逼迫其身,爲求免離歸依三寶,
037_0333_a_01L이와 같이 모든 고통이 다 해탈을 얻으리니, 3보에 귀의하고 나서는 다시 이런 서원을 발하기를 ‘나는 일체 중생을 구호하여 생사의 대해를 건너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하리라’고 한다. 마치 큰 상인이 모든 상인을 인도하여 광대한 광야의 모래 자갈의 험로를 지나 두려움이 없는 곳까지 이르게 하듯 3보의 도사(導師)도 이와 같아 유정을 적막한 광야에서 생사의 기나긴 밤을 지나 대열반에 이르게 인도하여 두려움이 없음을 얻게 하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라. 발심하여 수행하는 대승의 수행자는 이와 같이 3보에 귀의해야 할 것이니라.
037_0332_c_18L如是諸苦悉得解脫依三寶已,復發是願願我救護一切衆生,渡生死海到涅槃岸,如大商主導諸商人度大曠野沙磧險路,至無畏處,三寶導師亦復如是,導引有情度空曠處生死長夜,至大涅槃得無所慈氏當知發心修行大乘行者,應作如是歸依三寶
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卷第一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